정토행자의 하루

[특집] 정토행자상 수상자
세계전법팀은 뭐해요?

오늘은 ‘2023년 정토 포교상’을 수상한 국제지부 지원국 세계 전법 팀을 소개합니다. 세계 전법 팀은 국제지부 지원국 소속입니다. 저희는 마음을 모아 세계 곳곳의 외국인 정토회원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함께 만들고, 함께 가는 길

2차 만일의 중심에 있는 세계 전법, 그 이름 그대로인 ‘세계 전법 팀’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하시죠?

세계 전법 팀의 업무는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현지인을 대상으로 하는 영어 불교대학 운영, 영어강연, 영어 천일결사자 지원입니다. 그와 더불어 일요 명상 녹화본을 정토회에 보내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영어강연은 매주 금요일 한국에서 진행하는 온라인 즉문즉설처럼, ‘영어로 진행하는 즉문즉설’입니다. 법륜스님과 정토회를 현지인에게 알리는 첫 단계이며, 이들이 영어 불교대학에 입학하도록 돕기 위한 디딤돌입니다. 그리고 영어 불교대학 1 과정 수료자에게 천일결사 입재 자격이 주어지니, 이 세 가지 주요 업무는 긴밀히 연관되어 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큰 업무는 역시 영어 불교대학 운영입니다. 2023년에는 영어 불교대학 1 과정에 이어 2 과정을 처음 개설했습니다. 각 과정의 운영은 세계 전법 팀이 맡고 있지만, 사실 국제지부 모두가 함께하는 일입니다. 이번 포교상 역시 영어 불교대학을 만들어온 모든 도반과 부서를 대표해서 세계 전법 팀이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2024년 3월 5일 세계전법팀 화상회의, 세계 전법 팀원(시계방향으로 미국 라스베가스 윤희정, 대한민국 서울 박성희, 호주 시드니 김미선, 미국 뉴욕 정민경, 캐나다 런던 장미아)
▲ 2024년 3월 5일 세계전법팀 화상회의, 세계 전법 팀원(시계방향으로 미국 라스베가스 윤희정, 대한민국 서울 박성희, 호주 시드니 김미선, 미국 뉴욕 정민경, 캐나다 런던 장미아)

세계 전법 팀원은 영어 불교대학 1 과정 담당 김미선 님, 영어 불교대학 2 과정 담당 정민경 님, 영어 천일결사1담당 장미아 님, 지원 담당 박성희 님, 행사 담당과 팀장을 겸하는 윤희정 님까지 모두 5명입니다. 팀원들이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어서 회의 한 번 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닙니다. 그런 의미에서 먼저, 전 세계 팀원들의 시간에 맞춰 하루를 사는 윤희정 팀장을 소개합니다.

세계전법의 선두에 서다

세계전법 팀장 윤희정

2019년 9월, 펜데믹 이전 직장을 배경으로 벨라지오 호텔 분수 앞 윤희정 님
▲ 2019년 9월, 펜데믹 이전 직장을 배경으로 벨라지오 호텔 분수 앞 윤희정 님

국제지부 세계 전법 팀장 윤희정입니다. 저는 미국 라스베가스에 살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국제지부 회의사무를 담당했고, 영어 불교대학 1기부터는 진행자를 맡고 있습니다. 이제 2차 만일결사2를 맞아, 세계전법의 선두에서 직접 현지인들과 더 소통하고 싶어 세계 전법 팀에 합류했습니다.

팀장 소임을 권유받았을 때는 적잖이 물러서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지부 팀장단 회의를 지원할 때마다 구성원들이 전부 천재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지켜보면서 ‘어떻게 저런 아이디어를 내지?’, ‘어떻게 이만큼의 시간을 할애하고도 가정생활이 가능하지?’라는 경외심마저 들었습니다. 그들에 비하면 저는 너무 부족했습니다.

3년만 해보자

그래서 팀장 소임에 대한 설명을 듣고 단호하게 거절했습니다. ‘그걸 나한테 하라고?’ 하며 멀찍이 물러섰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없다는 말씀에 ‘그래, 3년만 해보자’ 마음먹고 가족회의를 열었습니다.

2019년 12월 14일 네바다주립대학교에서 라스베가스 법회 10차 회향식(앞줄 맨 오른쪽 윤희정 님)
▲ 2019년 12월 14일 네바다주립대학교에서 라스베가스 법회 10차 회향식(앞줄 맨 오른쪽 윤희정 님)

남편은 어릴 적부터 독실한 아이리쉬 카톨릭 집안에서 자랐습니다. 가족 중에 신부님과 수녀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종교’에 반발심이 있습니다. 제가 직장 복귀를 미루고 앞으로 3년 더 정토회 봉사를 하겠다고 말하니, 남편은 조건을 달았습니다. ‘정토회 소임이 가족 행사를 절대 방해하지 않도록 한다.’라며 마지못해 받아들였습니다.

아들에게는 ‘앞으로 엄마는 매일 미팅을 해야 하니, 방과 후 엄마를 필요로 하는 일정이 있으면 미리 의논해야 한다.’라고 알렸습니다.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가족 행사는 하안거, 동안거 기간에만 했습니다. 가족 여행 중에도 인터넷이 터지는 곳을 만나면 길을 걷다가도, 산에서도, 그 자리에 멈춰서 소통했습니다.

영어 불교대학은 매주 수업이 있습니다. 또 운영팀은 스텝 교육은 물론 다음 학기 준비를 해야 하니 한 주도 쉬지 못합니다. 저는 팀장 소임에 행사 담당까지 겸하는지라, 주말에도 원 없이 정토회 도반과 함께합니다.

특히 작년에 영어 불교대학 2 과정을 개설하면서 인력이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저는 대체 진행자(진행자가 개인 사정으로 빠질 경우, 대체 진행자가 수업을 진행)로 지부 회의뿐 아니라 학사 회의에도 참여했습니다.

게다가 팀원이 세계 곳곳에 있어 새벽 3~4시에 회의를 해야만 일정을 맞출 수 있었습니다. 평균 5시간도 자기 힘들었습니다. ‘내가 무슨 수험생도 아니고, 이게 나를 행복하게 하는 일인가?’라는 분별심이 일었습니다. 그때마다 법륜스님이 수행 법회와 일요 명상의 법문을 통해 들려준 대답은, ‘모든 분별심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되지 않는 데서 온다.’라는 것이었습니다.

2023년 12월 19일 영어 불교 대학Ⅱ학생들과 크리스마스 전 수업을 마치며(아랫줄 맨 오른쪽 윤희정 님)
▲ 2023년 12월 19일 영어 불교 대학Ⅱ학생들과 크리스마스 전 수업을 마치며(아랫줄 맨 오른쪽 윤희정 님)

나를 이끄는 ‘사람들’

분별 속에서 1년쯤 살고 보니, 소임을 지속하는 원동력은 결국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사람에게서 힘을 얻었던 순간을 모아보았습니다.

ㅇ 영어 불교대학 수업 초반에 삐뚤삐뚤 모난 말을 하던 학생이 결국 마음을 열고 자신의 이야기를 가볍게 해냈을 때
ㅇ 수행 연습을 통해 몰랐던 마음을 알았다고 기뻐하던 학생
ㅇ 영어강연이 끝난 후 고맙다는 문자를 받았을 때
ㅇ 인도성지순례에 갈 수 있을까 고민하던 일흔 넘은 미국 학생이 신청서를 작성했을 때
ㅇ 국제 수행 법회, 일요 명상, 새벽 공동 정진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참여하는 현지인 도반의 울림 가득한 나누기를 들었을 때
ㅇ 늘 다급하게 진행자 멘트와 PPT를 만들면서도, 웃으며 일하는 영어 불교 대학 운영지원팀
ㅇ 영어로 제공되지 않는 공지가 있어도 학생들과 잘 소통하는 불교대학 스텝들
ㅇ 새벽 3시 수업을 참관하는 법사님
ㅇ 지부 일정도 바쁠 텐데 매주 세계 전법 팀 회의에 참여하는 지부장과 지원국장
ㅇ 일정을 착착 잘 챙기는 담당들
ㅇ 못난 분별심을 이야기할 때마다 들어주는 도반

1-4차 백일기도 입재식3에서 국제지부 세계 전법 팀이 포교상 수상자로 불렸을 때,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순간 혼잣말로 “우리가? 대박!” 하며 한참 있다가, 각 담당에게 감사 문자를 보냈습니다. 저는 이 ‘사람들’ 덕에 세계 전법 팀이 포교상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지인 전법, 기획 법회를 포함해 온/오프라인 홍보에 힘쓴 국제지부 회원들, 와우4 회원등록과 회계 등을 지원하는 지원팀, 홈페이지와 SNS 등 다양한 방법으로 홍보를 지원하는 기획홍보팀, 학생들의 사전학습과 수행 나누기를 위해 에듀 플랫폼을 운영하는 시스템 팀, 번역, 자막, 영상편집 등 학습자료를 제작하는 콘텐츠 국, 영어 불교대학 교과과정을 만들고 업데이트 해 온 교육 개발위원회 불교대학 분과, 그리고 한마음 한뜻으로 영어 불교대학 학생들을 자유와 행복의 길로 안내해 준 모든 진행자, 돕는 이, 법사님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더 열심히 정진하라’는 격려를 상에 담아 준 것으로 여기고, 앞으로도 온 마음을 담아 활동하겠습니다.

2022년 12월 14일, 미서부지역 국제 수행 법회 현지어권  나누기 그룹(맨 아랫줄 오른쪽 끝 윤희정 님)
▲ 2022년 12월 14일, 미서부지역 국제 수행 법회 현지어권 나누기 그룹(맨 아랫줄 오른쪽 끝 윤희정 님)


세계전법 팀 특집 기사는 다음 주 금요일에 이어집니다.

글_국제지부 지원국 세계전법팀
편집_이승준(광주전라지부 전주지회)


  1. 천일결사 정토회는 개인의 행복과 정토세상 실현을 위해 1993년 3월 만일결사를 시작. 3년을 정진하면 개인의 의식 흐름이 바뀌고, 30년(만일)을 정진하면 한 사회가 바뀔 수 있다는 믿음으로 3년(천일) 단위로 천일결사 정진을 이어오고 있음.  

  2. 만일결사정토회는 개인의 행복과 정토세상 실현을 위해 1993년 3월 만일결사를 시작. 3년을 정진하면 개인의 의식 흐름이 바뀌고, 30년을 정진하면 한 사회가 바뀔 수 있다는 믿음으로 3년 단위로 천일결사 정진을 이어오고 있음 

  3. 입재식정토행자 천일결사를 백일 단위로 나누어 매 백일 마다 함께 모여 수행을 점검하고, 새롭게 백일기도를 시작하는 의식. 

  4. 와우정토회의 회원정보 통합관리시스템 

전체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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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주영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흐르네요. 감동입니다. 항상 고맙습니다.

2024-04-12 09:20:34

임영현

우물 안 개구리처럼 세상을 봤던 것 같습니다. 여길 통해서 세상을 다르게 보는 시각이 생긴 것 같아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고맙습니다🙏

2024-03-31 09:21:34

참회

너무 감동적입니다. 오랜만에 많이 울게 되는 시간입니다. 세상에 0.00000%도 되지 않는 부처의 맘으로 봉사하는 윤희정님과 세계전법을 위해 일하시는 수행자분들 존경합니다

2024-03-30 21:5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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