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차

천일결사 회향식

날짜 : 2019년 12월 15일(일) 오전 9시 45분
장소 : 태권도원 T1 경기장 (전라북도 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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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출간 이벤트] 2020년 달력을 드립니다

지금 이대로 좋다

2019년 12월 12일~ 소진시 까지
(온라인 서점별 포인트 차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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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법회

기도정진 : 12월 20일(금) ~ 22일(일)
동지법회 : 12월 22일(일) 오전 10시 서초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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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대학생 행복 프로젝트

대학생행복연습실.kr

2019년 12월 21일(토)~2020년 1월 19일(일)
상세일정은 참가신청서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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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과 함께하는

청춘 역사톡톡

2019년 12월 20일(금) 19시 30분
평화재단 3층 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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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기부금 영수증 발급 안내

발급시작일 : 2020년 1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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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토회 홈페이지

웹디자이너 봉사자 모집

기간 : 모집 시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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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토행자의 하루

밥 짓는 도반들, 복 짓는 도반들

2016년 8월에 개원한 이래 9차 천일결사를 회향하는 뜻깊은 시간에 이르기까지, 굳건히 밥심으로 공양간을 지켜온 봉사자들이 있습니다. 봄 불교대학과 가을 불교대학이 함께 열리는 화요일 공양간 담당 도반들은 아침 일찍 장을 보고 양손 가득 공양물을 들고 법당으로 출근합니다. 25여 명의 도반에게 따뜻한 점심 공양을 준비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매주 화요일이 되면 어김없이 장을 보고 밥을 짓는 도반들의 알콩달콩 수행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우리 법당에는 장금이가 산다 공양간 봉사는 힘든 일이 많아 많은 사람들이 꺼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봉사이든 각자의 재주를 잘 살려 소임을 맡아야 법당이 원활히 돌아간다고 하며, 수시로 변하는 마음을 바라보는 수행 거리로는 공양간 봉사가 최고라고 웃으며 말하는 도반의 모습에서 엄마 같은 따뜻함이 묻어납니다. 금정법당 공양간은 선입선출법을 잘 지키고 있습니다. 먼저 들어온 음식은 비록 냄새가 좀 나더라도 먼저 먹으면서 냉장고 파먹기를 철저히 지킵니다. 지렁이 관리도 잘해서 3년간 한 번도 죽인 일이 없이 잘 키워 타 법당으로 분양하고 있습니다. 옥상에 텃밭을 가꾸어 채소 등을 자급자족하고 매년 된장과 매실 엑기스는 직접 담가 먹고 있습니다. 옥상 텃밭에서 직접 키우는 채소들 텃밭을 함께 가꿉니다 신정화 님의 이야기 1 – 가랑비에 옷 젖듯 도반들에게 배워갑니다 오랫동안 하던 일을 접고 쉬던 중 친구를 따라 사찰로 공양간 봉사를 하러 가게 되었습니다. 평소 관심은 있었으나 여건상 자주 가보지는 못했던 터라 이번 기회에 제대로 된 부처님 법을 배워 스스로를 돌아보고 성찰해보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나 막상 시작하고 보니 부처님 전에 복을 빌며 복을 구하는 모습, 아집을 내세우고 서로 부딪치는 도반들의 모습들만 여기저기 눈에 보였고 조금씩 봉사에 회의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화명법당에 다니고 있던 동생이 정토회에 가서 불교 공부를 해볼 것을 권유해 그해 8월에 개원한 금정법당의 가을 불교대학생 1기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처음 1년 동안은 계단 청소를 자진해서 맡아 했었고 그다음부터는 공양간 봉사를 지금까지 해오고 있습니다. 평소에 음식을 해서 이웃들과 나누어 먹기를 좋아했던 덕분에 공양간 봉사는 제게 잘 맞는 편이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봉사와 달리 정해진 방식이나 형식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각자 자기 집 주방에서 해오던 방식대로 풀어내다 보니 채소를 다듬고 씻는 방식에서부터 간을 맞추고 조리하는 방법까지 각양각색이어서 처음에는 작은 부딪힘이 잦았습니다. 하지만 스님의 법문과 수행으로, 가랑비에 옷 젖듯이 젖어 든 지금은 ‘아 저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저런 방법도 편하고 좋구나’하고 관점을 달리하며 매 순간 내 마음보기에 집중하게 되어 이제는 되려 함께 하는 도반들에게 배워가는 자세로 임하고 있습니다. 점심 공양 중인 도반들의 모습 신정화 님의 이야기 2 – 매사에 감사하게 되어 행복합니다 저는 평소 겉으로 남들 보기에는 부드럽고 순해 보인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속으로는 욕심이 많았습니다. 자식도 번듯해야 했고 남편도 내 맘에 들어야 하는 등의 집착으로 저 자신을 괴롭히고 있었습니다. 아들 둘은 각자 독립하여 타지방에서 수년을 떨어져 살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전화로 의견을 주고받는 일이 많은데, 의견대립으로 화가 나서 토라졌을 때 먼저 전화해서 엄마의 감정을 풀어주지 않는 아들들의 무심함에 속이 상했습니다. 또한, 술을 좋아해서 자주 늦게 귀가하는 남편도 미웠습니다. 그러나 이 또한 내 방식대로 나를 고집하는 내 생각일 뿐, 옳고 그른 것은 없고 다만 입장차이만 있을 뿐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나니 아들들의 잘못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서 아들과의 관계도 좋아졌습니다. 또한 술을 좋아하는 남편에 대한 불만도 술을 그의 기호품으로 인정하고 나니 문제 될 것이 아무것도 없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큰아들은 어렸을 때 과묵하고 느긋한 성향이어서 제 성에 차지 않아 강압적으로 밀어붙이며 아이에게 많은 것들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불교대학 공부를 하고 나서부터 내 욕심 때문에 아들에게 상처 준 지난 일들이 가슴에 맺혔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결혼하여 예쁘게 잘살고 있는 아들에게 찾아가서 비록 아들은 까맣게 잊고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일들을 진심으로 사과했습니다. 조금 더 젊었을 때 정토회를 만났으면 자식 마음을 잘 헤아리는 엄마가 되었을 거라는 생각에 주위에 아이 키우며 옥신각신하는 젊은 엄마들에게 전법도 하고 있습니다. 정토회에 들어와서 법당 봉사로 만3년을 채우고 나니 삶에 매우 큰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참 많이 편안해지고 매사에 감사해하는 저를 보게 되어 행복합니다. 신정화 님과 강정숙 님 강정숙 님의 이야기 1 – 공양간 봉사를 통해 내 마음을 봅니다 20여 년 전 동래법당에서 법륜스님이 직접 강의하는 금강경 강의를 들었습니다. 평소 금강경 공부에 대한 갈증이 있었던 터라 재미나게 수업을 듣고 나서 바로 불교대학에 입학했습니다. 당시는 보수법사님이 매주 내려와서 강의 해주어서 큰 행운이었습니다. 저는 성격이 무던하여 감정표현을 잘 하지 않는 편이라 정토회에 오기 전에는 마음에 늘 화가 차 있었다는 것을 저 자신도 모르고 살았습니다. 술을 좋아해서 자주 늦게 귀가하는 것이 일상인 남편, 성장이 조금은 더딘 둘째 아들까지 제가 챙기고 거둬야 하는 일들이 많았지만, 대학을 다니기 위해 시골에서 올라온 시동생까지 함께 살고 있는 형편이라 드러내놓고 제 목소리를 한 번 크게 내어보지도 못했습니다. 불교대학 공부가 끝날 때 즈음 가슴 깊이 화가 차 부글부글 끓고 있는 제 모습을 보았습니다. 업식은 한꺼번에 녹아내리지 않는다는 보수법사님의 말씀을 듣고 그때부터 공양간 봉사를 해나가며 매 순간순간 내 마음읽기와 마음보기에 집중해나갔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금은 가득 차 있던 화도 없어졌으며 매사 뜻대로 잘 안되어 짜증을 내던 둘째 아들 역시 편안해진 듯합니다. 나비장터를 연 도반들 나비장터에서 도반들의 모습 강정숙 님의 이야기 2 – 다만 할 뿐입니다 동래법당에서부터 공양간 봉사를 맡아 3년 전 개원한 금정법당으로 옮겨온 후로 지금까지 20여 년을 봉사하고 있습니다. 체력이 좋지 않은 편인데, 아침에 시장을 본 공양물을 무겁게 들고 법당에 들어섰을 때 전날 저녁부에서 싱크대 뒷정리를 제대로 안 해놓고 간 것을 본다든지 하면 분별심이 일어납니다. 큰 행사를 치르고 난 뒤 가득한 설거짓거리 등 갖가지 널린 일거리를 도와주겠다고 나선 도반들이 어느새 보면 사무실 책상에 앉아서 다른 일을 하는 것을 보면 나도 모르게 짜증이 올라올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순간순간 올라오는 제 마음을 수행 거리로 삼아 지내다 보니 공양간 봉사가 되려 저를 더 성장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법당에 요일 봉사 체제가 자리잡혀가고 있어 공양간 봉사에도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니 잘 극복하고 잘해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저 제게 주어진 소임을 ‘다만 할 뿐입니다’하며 수행하고 있습니다. 도반과 함께 이주경 님 이주경 님의 이야기 1 – 이제는 넘어져도 빨리 일어납니다 2013년 동래법당에서 봄 불교대학에 입학하면서 정토회와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불교대학에 다니던 시기에는 친정어머니가 치매에 걸린 채 거리를 돌아다니시는 바람에 연일 찾으러 다닌다고 법당 봉사를 할 여유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JTS 돼지저금통을 맡는 등 작은 소임만 맡았었습니다. 이후 부모님 문제가 해결되었을 즈음 집 근처에 금정법당이 생기면서 ‘영수증만 잘 챙겨 보라’는 책임팀장님의 말씀에 회계라는 업무를 겁도 없이 덥석 맡게 되었고 공양간 봉사도 하고 있습니다. 개원하는 법당은 전 품목을 전부 새로 장만해야 해서 영수증을 꼼꼼히 챙겨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처음부터 마무리까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움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매사를 혼자 알아서 결정하고 일을 헤쳐나가는 성향이라 누군가의 간섭도 받아 본 적이 없는 저는 처음에는 내 방식이 옳다고만 여겼습니다. 그래서 정토회의 원칙에 따라 모든 일을 도반들과 함께 의논하여 결정하고 때로는 지시를 받아 보고해가며 일하는 방식이 제 성격과는 맞지 않아 힘들었고, 조율하는 과정에 도반들과 부딪힘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법문을 다시 들으며 여러 가지 꽃들이 모여 화단을 만드는 방식으로 생각하다 보니 이제는 법당이 완성되어 감에 따라 성취감도 느끼며 다 같이 어울려 일해나가는 재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여전히 그 부분에서 넘어지고는 있지만 예전보다는 확실히 빨리 일어나고 있는 저를 발견합니다. 공양간 패션, 예쁘죠? 이주경 님의 이야기 2 – 지나고 나니 나쁜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8남매의 막내며느리로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며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이 많았습니다. 남편과 시댁에 배려하는 마음으로 집안 대소사를 혼자서 다 챙겼는데 도리어 남편은 그런 저에게 눈치 없이 많은 일을 다 한다며 답답하게 생각했습니다. 시어머니가 뇌졸중으로 쓰러져 대소변을 받아내며 집에서 병간호하기도 했고, 남편이 회사를 관두는 일도 있었습니다. 저는 너무 힘들어 법당에서 울면서 그저 이 모든 환경을 감당할 수 있는 힘을 달라고 빌었습니다. 그랬더니 어느 날부턴가 시어머니의 욕설도 애정표현으로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관점을 바꾸어 바라볼 줄 알게 되니 조금씩 삶이 가볍게 와닿게 된 것입니다. 이 모든 일이 지나놓고 보니 나쁜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고3 큰아들과 작은아들은 할머니로 인해 정신없는 제게 밥만 해주면 자기 일은 다 알아서 하겠노라며 할머니만 잘 챙기라고 의젓한 모습을 보여주며 자기 앞가림을 알아서 해나갔습니다. 또한 신혼 초부터 평행선처럼 영원히 맞지 않을 것 같았던 남편도 어느 날 보니 함께 한 점에서 만나 같은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모든 인연 공덕에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도반들과 함께 김치를 담그는 모습 우리말에는 주로 의식주 활동에 ‘만들다’라는 말 대신 ‘짓는다’라는 표현을 많이 씁니다. 집을 짓고 옷을 짓고 밥을 짓는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무언가 중요하고 소중한 일에 ‘짓는다’라는 말을 쓰는 것 같기도 합니다. 소중한 도반들을 위해 공양간으로 모인 봉사자들, 밥도 짓고 복도 함께 지어가고 있는 게 아닐까요? 공양간 봉사를 통해 내 마음을 들여다보며 수행을 이어나가는 도반들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글목승혜 희망리포터 편집방현주

금정법당 2019.12.14. 645 읽음

정토행자의 실천

두북 어르신 가을 잔치, 내년에 우리 다시 만나요!

가을 들녘을 풍성하게 채우던 추수가 끝나고 산과 들이 온통 단풍으로 물들 때 즈음, 매년 스님과 함께 두북 어르신들을 모시고 큰 잔치가 열립니다. 가을 햇살처럼 따뜻하고 정겨웠던 잔치 현장으로 여러분을 안내합니다. 매년 가을, 오늘은 두북 어르신들과 함께 하는 잔칫날입니다. 이날은 농사일로 힘드셨을 어르신들께 행복한 휴식을 드리는 날이기도 합니다. 부산울산지부 동래정토회가 지난해에 이어 세 번째로 이 행사를 주관했습니다. 2년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달 전부터 파트별로 일감을 나누고, 봉사자를 꾸리고 소통방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여러 번의 회의를 거쳐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서면, 사하, 해운대정토회도 봉사자와 음식 준비를 나눠서 맡았습니다. 일주일 전부터 시장을 보고 두북수련원 청소와 강당 및 수련원 꾸미기를 했습니다. 바쁜 일정이었지만 함께하는 도반들이 있어 그 시간이 놀이처럼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행사를 여는 모임을 가졌습니다. 11월 8일 하늘은 더없이 높고 푸르렀고 들판과 산에는 온통 단풍이 물든 날입니다. 마을 입구엔 ‘두북 어르신 큰잔치’를 알리는 현수막이 바람에 흥겹게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아침 7시 30분부터 선발대를 시작으로 봉사자들이 두북에 도착하고 법회준비, 음식준비, 차량대기 등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9시 전 각 마을에 계시는 어르신들을 모시러 차량들이 출발하고 잠시 후 어르신들이 두북수련원 강당에 도착하기 시작했습니다. 봉사자들은 환한 미소와 함께 어르신 한 분 한 분을 반갑게 맞이하고 안내했습니다. 어르신들은 “아이구, 해마다 애쓴다”고 하시며 몇 년 동안 봉사를 한 봉사자들은 어르신들의 얼굴을 알아보고 그간의 안부를 묻기도 했습니다. 170명이 넘는 어르신들이 자리한 강당은 서로 인사를 나누느라 웃음소리로 가득 찼습니다. 어르신 맞이 준비 완료 반가운 얼굴로 어르신을 맞이합니다. 10시가 되자 스님이 오시고 법회가 시작되었습니다. 따스하고 친근한 스님의 법문에 어르신들의 표정이 마냥 행복해 보였습니다. 법문이 시작되기 전부터 봉사자들은 분주히 어르신들을 대접할 점심을 조용히 그리고 빠르게 준비해나갔습니다. 며칠 동안 정성스럽게 준비한 맛 난 음식들이 상이 부족할 만큼 가득했습니다. 자신의 부모님을 모시듯 봉사자들 모두 기쁜 마음으로 준비하는 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정성껏 음식을 차립니다. 땀 흘리며 열심히 음식을 준비합니다. 어르신들의 건강과 장수를 바라는 스님의 축원으로 법회가 끝나고 점심시간이 왔습니다. 봉사자들의 안내로 각방으로 이동한 어르신들은 다양하게 차려진 음식을 칭찬하며 맛있게 드셨습니다. 혹여 불편하거나 부족한 건 없는지, 국은 따뜻한지, 어르신들 곁을 분주히 다니며 부족한 것을 나르느라 봉사자들의 발걸음은 더욱더 바빴습니다. 부모님께 따뜻한 밥 한 끼를 차려드린 듯 뿌듯한 점심시간이 어느새 끝났습니다. 맛있는 음식 준비 완료 도란도란 즐거운 점심시간입니다. 강당에서는 어르신들을 위한 여흥 준비가 한창입니다. 설거지와 뒷정리를 맡은 봉사자들은 정토회에서 배운 대로 물은 아껴 쓰되 효율적으로 산더미같이 쌓인 설거지를 시작했습니다. 남은 음식도 종류별로 분류하고 쓰레기도 분리했습니다. 역시 정토행자입니다. 뒷정리도 완벽한 정토행자입니다. 분리수거도 철저하게 합니다. 그 사이 저 멀리 사물놀이패의 꽹과리와 장구 소리로 여흥이 시작되었습니다. 두북수련원을 한 바퀴 돌아 강당으로 들어서자 어르신들도 덩실덩실 춤을 추었습니다. 강당은 어느새 어르신들과 봉사자들의 웃음소리와 노랫소리로 가득 찼습니다. 일어나서 함께 춤추고 싶지만, 평생 힘든 농사일로 다리가 불편한 어르신들이 많아 마음이 아팠습니다. 하지만 반짝이 조끼와 토끼 머리띠로 치장한 봉사자들은 어르신들의 손을 잡고 함께 춤을 추며 노래도 불렀습니다. 신나는 노래자랑과 함께 봉사자들의 이마엔 땀이 송골송골 맺혔지만, 행복해하는 어르신들을 보는 마음이 더 행복했습니다. 덩실덩실 신명 납니다. 어느덧 여흥시간도 끝나고 선물을 받아든 어르신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이 왔습니다. “잘 가시고 내년에 꼭 봬요”하고 인사하니 “내가 내년에 살아있겠나” 하시는 모습에 봉사자들은 어르신들 모두 건강하길 간절히 바랬습니다. “다들 수고했대이, 해마다 이런 호사가 어딨노” 하시며 봉사자들의 수고에 칭찬을 한 가득 주고 가셨습니다. 행사 후 뒷정리가 끝나자 꼭지별로 나누기가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행사에 대한 평가와 나누기 시간을 가졌습니다. 화광법사님은 오늘 함께한 모든 봉사자들에게 수고했다는 격려와 앞으로 참고했으면 하는 말씀도 해주었습니다. 함께 한 도반들은 ‘어르신들이 맛있게 식사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부모님께 맛난 것을 사서 가야겠다’, ‘어르신의 손을 잡고 걷는데 부모님 손을 잡고 걸은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손을 꼭 잡고 걸어봐야겠다’, ‘세 번째 봉사하다 보니 좀 더 여유 있게 잔치를 즐길 수 있었다’, ‘힘든데도 함께 해준 도반들이 있어 감사한 마음이다’ 등 마음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어여쁜 도반들의 모습 행사팀장을 맡았던 동래정토회 안진수 님은 “디테일하지 못한 성격이라 이리 뛰고 저리 뛰며 했지만, 봉사자들이 잘 도와주어서 소임을 마무리하게 되어 행복합니다.”라고 소감을 나누어주었습니다. 행사를 주관하고 실무총괄을 맡은 동래정토회 총무 이혜옥 님은 “벌써 3년째하고 있는 큰 행사인데 늘 긴장이 됩니다. ‘국은 따시게, 음식은 맛있게, 어르신들은 즐겁게’ 그리고 안전하게 해야 한다는 마음에 조심스럽습니다. 하지만 부산, 울산 각 정토회에서 음식을 해오시고 법당에서 봉사도 지원해주셔서 수월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고 행사가 끝난 지금 마음은 뿌듯하고 홀가분합니다.”라고 마음을 나누어주었습니다. 가을 하늘아래 도반들과 함께 하루 종일 힘들었을 텐데도 드린 것보다 배운 게 더 많다는 도반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모자이크 붓다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부족한 부분은 내년 행사에 잘 참고하기로 하고 모든 일정이 마무리되었습니다. 밖으로 나오니 몇백 년은 되었을 두북수련원 마당의 큰 은행 나뭇잎들이 떨어져 노란 카펫이 되었습니다. 오늘 함께한 봉사자 모두 은행잎 카펫 위에 앉아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은행나무 카펫에 앉아 모두 함께 “두북 잔치 파이팅” “두북 잔치 파이팅”하며 활짝 웃는 봉사자들의 모습이 은행나무와 어우러져 더욱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 어느덧 서쪽 하늘엔 붉은 단풍빛 노을이 펼쳐졌습니다. 부처님 법이라는 기둥에 의지하고 그 기둥을 더욱 단단하게 할 70명이 넘는 모자이크 붓다들이 함께해서 오늘이 더욱 빛나고 소중했습니다. 어르신들도 봉사자들도 모두 건강하고 내년 두북에서 또 만나요 글최인정 희망리포터 편집방현주

복지 2019.11.16. 1,539 읽음

법륜스님의 하루

“어떤 사람이 지도자가 되어야 할까요?”

2019.12.12 평화·여성 리더십 아카데미 송년회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필리핀 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귀국하는 날입니다. 필리핀JTS 이원주 대표님 댁에서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 예불과 천일결사 기도를 한 후 5시에 마닐라 공항으로 출발했습니다. 아침 식사도 못하고 오전 7시에 비행기는 인천공항을 향해 이륙했습니다. 스님은 비행기 안에서도 휴식하지 않고 업무를 보았습니다. 필리핀에서 돌아온 스님은 저녁 7시부터 용산 육군회관에서 평화·여성 리더십 아카데미 송년회에 참석했습니다. 평화재단을 통해 인연이 된 평화, 여성 리더십 아카데미 동문들은 매년 12월에 송년회를 개최하여 법륜 스님의 말씀을 듣고, 평화와 통일을 위한 후원금을 모으고 있습니다. 송년회는 진도 북놀이 공연과 함께 힘차게 시작했습니다. 1년간 동문회 활동과 회계를 보고하고 동문회 신임 운영진을 발표했습니다. 발표에 이어 대금 명인의 연주와 함께 시낭송을 들었습니다. 동문들은 저마다 한 해를 보내는 감상에 젖었습니다. 이어서 스님을 무대로 모시고 ‘한반도 평화’에 대한 말씀을 청했습니다. 대한민국은 문제가 많은 나라일까요, 괜찮은 나라일까요? “지금 한반도의 상황은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 구도에 한반도가 계속 하위 변수로 전락해 가는 형국에 처해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능동적인 역할은 점점 줄어들고 과거에 분단이 될 때 우리가 겪었던 위치로 점점 빠져 들어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국내 정치 상황도, 국제 관계도 앞으로 희망보다는 불안이 더 큰 시점에 놓여 있습니다. 연말을 보내면서 이런 우려와 안타까움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저는 지난 4일 동안 필리핀 민다나오에 다녀왔습니다. 오늘 이 행사 때문에 필리핀 일정을 조정하고 아침 비행기로 출발해서 이 자리에 왔습니다. 민나다오에서 JTS가 하고 있는 첫 번째 활동은 원주민 마을에 학교를 짓는 것입니다. 첩첩산중에 화전을 일구고 사는 원주민 마을의 아이들은 교육 기회가 거의 없습니다. 학교도 없고요. 그래서 원주민 아이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난 15년간 꾸준히 학교 짓기 운동을 한 결과, 장애인 학교를 포함하여 지금까지 총 50여 개의 크고 작은 학교를 지었습니다. 두 번째 활동은 무슬림 지역에 학교를 짓는 것입니다. 민다나오는 MILF라고 하는 반군과 정부군 사이의 갈등 때문에 치안이 매우 불안정한 지역입니다. 그러다 보니 학교에 교사가 파견되지 못하고, 사람들도 한 군데에 정착해서 살지 못하고 계속 피난을 다니다 보니 아이들에게 교육 기회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JTS에서는 무슬림 분쟁 지역에 학교를 짓는 일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활동은 장애인 학교를 짓는 것입니다. 그동안 민다나오에는 장애인을 위한 학교가 주에 한 개조차 없었습니다. 우리로 말하면 도 하나에 장애인 학교가 하나도 없는 셈입니다. 군이나 읍내에 있는 학교에서 장애인들을 함께 받아서 가르치지만, 일반학생도 교실이 부족한 실정이다 보니 장애아들은 정상적인 특수교육은 고사하고 교실도 배정받지 못하고 창고 같은 곳에 수용돼 있는 실정이었습니다. 그래서 JTS에서는 군 소재지마다 장애인 학교를 하나씩 만들어가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원주민들의 전통문화를 보존하는 일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제가 필리핀 현지에서 본 주민들의 생활상을 말씀드리고 싶어서입니다. 이번에 필리핀에 가서 장애인 학교와 다리 그리고 유치원 준공식을 하고 왔는데요.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이 30명 정도 있는 마을이었습니다. 초등학교를 만들기에는 마을이 너무 작기 때문에 데이케어센터 하나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받았어요. 이번에 가보니 아이들과 마을 주민들 5060명이 앉아 있었는데, 개중 신발을 신은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이 전부 맨발이었어요. 오늘날과 같이 물자가 풍부한 시대에 아직도 사람들이 그렇게 사는 곳이 있다는 거예요. 물론 제가 2030년 전에 인도나 다른 오지에 갔을 때는 그런 사람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우리가 활동하는 인도 불가촉천민 마을에도 어릴 때나 신발 없이 맨발로 다니지 성인들은 맨발로 다니는 경우가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이 마을은 어른들까지 다 그렇게 맨발로 생활하고 있었어요. 우리나라 안에서 우리나라를 보면 좀 답답하지만, 밖에 나가서 이런 나라의 시선에서 한국을 바라보면 다르게 보여요. 한국 사람들은 죽겠다고 하지만 그래도 이런 나라에 사는 사람들이 보면 한국은 부러움의 대상입니다. 한국도 정치인들이 서로 싸운다고 야단이지만, 필리핀은 정치인들이 서로를 막 죽이는 지경이에요. 선거하는 중에도 상대편을 몇십 명씩 한꺼번에 몰살시켜 버리거든요. 우리나라에서 그런 일이 일어났으면 난리가 났을 텐데, 사람을 그렇게 죽여 놓고도 감옥살이를 23년만 하면 다 나옵니다. 그런 나라에 사는 사람들이 바라볼 때 대한민국은 경제 성장을 이룬 나라일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도 상당 부분 발전된 나라입니다. 또 전쟁이라는 큰 위험이 도래하고 있긴 하지만 우리는 일상에서 피부 가까이 전쟁을 실감하지는 못하잖아요. 그런데 이 사람들은 일상적으로 전쟁의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NPA라고 들어보셨죠? NPA는 ‘New People’s Army’, 즉 신인민군입니다. 원주민 마을에는 이렇게 NPA라는 공산반군이 있고, 무슬림 마을에는 MILF이 있다 보니 전쟁이 늘 일상 속에 존재합니다. 어느 마을에 반군이 출몰해서 정부군과 분쟁이 생겼다고 하면 그 마을 전체가 이사를 가야 합니다. 그러다가 상황이 괜찮아지면 고향으로 다시 돌아오기를 반복합니다. 우리가 너무 한국 안에서만 있다 보면 한국이라는 나라가 다 부정적으로 보이기가 쉬운데, 제가 늘 여러분보다 좀 더 긍정적으로 보고 활동을 해나갈 수 있는 이유는 다른 나라의 상황을 많이 접하기 때문입니다. 밖에 나가서 보면 그래도 대한민국이 괜찮은 나라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괜찮다고 해서 마냥 좋다는 뜻은 아니에요. 한국 안에서만 보면 나쁜 것만 있는 것 같지만, 밖에서 보면 그래도 괜찮은 축에 들어갑니다. 이 ‘괜찮다’라는 긍정 위에서 비판적인 시각을 가져야 개선시켜 나가는 동력이 나옵니다. 그런데 ‘전부 문제다’라고 하는 부정적인 바탕 위에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면 파괴적인 에너지가 나옵니다. ‘다 때려 부수자’라고 하든지, ‘에이, 여기 못 살겠다. 떠나버리자’ 이렇게 이민을 가버리는 거죠. 요즘 젊은이들도 대한민국에 대한 긍정성이 없이 계속 부정적 시각만 가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내가 한다고 되나?’ 이렇게 외면하거나, 계속 불평불만하거나, 이민을 가려고 합니다. 이런 태도는 사회 변화에 아무런 힘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도 대한민국은 괜찮은 나라다. 과거 100년의 불행한 역사 속에서도 우리의 선배들이 노력해서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놓았다.’ 이렇게 긍정적인 사고가 바탕에 늘 깔려 있어야 해요. 그러나 여기에 안주하게 되면 미래가 밝지 못합니다. 우리 내적으로 갖고 있는 부정적인 문제를 개선하려는 노력 역시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산업화에는 성공했지만 분배에 실패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문제를 개선해야 하고, 민주화에는 성공했다 하더라도 권력 집행 과정의 문제는 개선해 나가야 해요. 선출하는 과정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만큼 민주적이지만, 그 권력을 집행하는 과정은 아직도 전근대적이고 비민주적인 요소가 많습니다. 선출된 권력이 그 권력을 집행하는 과정이 민주적이지 못하고 투명하지 못하다는 사실은 지금도 온갖 비리 사건을 통해 알 수 있잖아요. 이런 것들을 우리가 어떻게 더 보완해서 개선해 나갈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대한민국이 이룩해놓은 기본 바탕은 괜찮습니다. 조금만 손보면 괜찮은 나라예요. 우리는 세계에 내놓을만한 괜찮은 나라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어요. 필리핀에 태어났다면 이런 꿈을 꿀 수가 없어요. 그런데 오늘날 대한민국은 많은 부정적인 요인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이런 꿈을 꿀 수가 있습니다. 전쟁이라고 하는 굉장한 위험이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전쟁 없는 평화를 가져올 꿈을 우리가 꿀 수 있어요. 또 분단이 워낙 고착화되어 있고, 남북 간에 대립과 갈등이 심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는 통일의 꿈을 꿀 수가 있어요. 동아시아에서 한중일 사이에 대립과 갈등이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동아시아 전체가 협력하는 꿈을 꿀 수 있어요. 지금은 문명의 중심이 유럽이나 미국이지만 그래도 앞으로 50년이나 100년 후의 미래를 생각해보면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주위의 동아시아권이 인류 문명의 중심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가능성이 있다는 건 꼭 그렇게 된다는 뜻은 아니에요. 우리가 꿈을 꾸고 나아가 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것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복인지 모릅니다. 꼭 정치를 직접 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여러분들도 평화 리더십 아카데미, 여성 리더십 아카데미에 참여하면서 정치의 중요성을 모두 인식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불평만 하거나 외면하기보다는 비판적 시각을 가지고 꾸준히 변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때 세상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불평한다고 세상이 변하는 것은 아니에요. 전쟁이 나도 죽을 사람은 우리이고, 남북한이 대립할 때 국방비를 더 많이 써야 하는 것도 우리입니다. 북한에서 굶어 죽어가는 사람들도 우리 민족이지, 다른 나라 사람들이 아니에요. 정당끼리 경쟁을 하더라도 이렇게 국가의 이익을 위하거나 국가의 위기를 극복하는 일에 대해서는 서로 머리를 맞대고 협력하는 정치를 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희망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밖의 힘을 이용해서 국내의 자기 입지를 다지려고 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 평화를 가져와서 입지를 다지려고 하든, 갈등을 가져와서 입지를 다지려고 하든, 이러한 정쟁이 국익에 앞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모름지기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개인보다는 자기가 소속된 당의 이익을, 그리고 당의 이익보다는 국가의 이익을 더 중요시하는 공인이 되어야 합니다. 또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여러분들께서도 그냥 ‘우리도 그런 공부를 하며 나라 걱정을 했지’ 이렇게 한때의 지식적인 만족에 머무르지 말고 적극적인 리더의 역할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우리가 지금 당면한 이 위기를 잘 극복하면 평화롭고 통일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어요. 나아가서는 세계무대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인류 문명을 이끄는 대한민국을 만들 수도 있어요. 아직 부족하기는 하지만, 그런 희망과 꿈을 가질 수 있을 정도까지는 우리 선배들이 토대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제 우리는 남은 계단을 한 발 한 발 오르면 됩니다. 여러분 모두 개인적으로는 한 분야에서 나름대로 성공했다고 할 수 있지만, 이제는 개인의 성공을 넘어서서 우리 공동체의 성공을 향해 함께 협력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공동의 성공을 위해 협력하자는 스님의 당부에 동문들은 큰 박수로 대답했습니다. “평화에 대해서는 최상용 교수님이 최고 전문가이시고, 국내 정치에 대해서는 윤여준 전 장관님이 탁월한 식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제가 이야기를 청해서 듣고 싶습니다.” 스님은 최상용 교수님께는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한일 관계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윤여준 전 장관님께는 도덕성에 흠이 난 진보 세력에게 실망한 사람들이 많은데 이런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질문했습니다. “청춘콘서트가 아니라 노인 콘서트네요. 제가 60년 공부해봐야 법륜스님이 평화에 기여한 것에 조금도 못 미칩니다. 사상보다 실천이 역사를 움직입니다. 저도 이제 실천 좀 하다가 죽으면 어떨까 싶어요. 한일관계는 잘해야 차선이고, 대체로 차악입니다. 최악만 피하면 됩니다. 스님께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평화를 위해서는 국민 통합이 중요합니다. 국민 통합의 중요성도 널리 알려주세요.” 윤여준 전 장관님은 진보 세력에 대한 실망이 커지는 가운데 국민 통합을 어떻게 해 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스님은 두 분의 이야기를 경청했습니다. 송년회는 한반도 평화에 대한 이야기로 더욱 깊어지고 있었습니다. 이어서 질문을 받았습니다. 어떤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할까요? 한 분은 어떤 정치인을 언급하며 그분이 대통령이 될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 스님의 생각을 물어보았습니다. “저는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는 그분이 대통령이 되면 괜찮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하고 있는데요. 스님이 보시기에는 그분이 대통령이 될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시나요?” “저는 대한민국 대통령은 누가 되더라도 성공하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려면 세 가지 중 하나는 있어야 합니다. 첫째, 자기를 지지해주는 세력이 있어야 합니다. ‘친박’이니 ‘친노’이니 하는 말 들어보셨죠? 이런 세력 없이는 대통령이 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애초에 당내 경선도 통과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런 세력의 지지를 받는 사람이 국민을 통합하는 국가 경영 능력까지 갖추기는 쉽지 않습니다. 둘째, 돈이 아주 많아야 해요. 셋째, 아주 높은 인기가 있어야 합니다. 이 세 가지 모두 갖고 있거나, 하다못해 개중 하나라도 갖고 있어야 대통령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세 가지는 국가를 경영하는 것과는 별개의 능력이라는 것이 비극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런 제왕적 대통령제 시스템이 유지되는 한 불행이 계속될 것이라고 봅니다. 대통령이 된 개인에게도 불행이 계속되고, 국가에도 불행이 계속될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한 개인을 지칭해서 그 사람이 대한민국을 이끌 대통령이 될 자질이 있느냐고 묻는다면, 저의 대답은 ‘누구를 봐도 없다’입니다. 그렇다고 대한민국의 정치 지도자들 전부가 문제인 것은 아니에요. 다들 한 가지씩은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 문제를 극복하려면 집단주의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다시 말해 역할을 서로 나누는 게 필요합니다. 중국의 경우를 보면 국가 통치는 독재로 하지만 당내 민주주의가 어느 정도 이루어져 있어요. 그런데 우리는 정당 안에서 당내 민주주의가 거의 안 이루어져 있어요. 이런 측면에서 볼 때 한국 정치도 시대에 맞게 좀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첫째, 대통령에게 권력이 너무 집중되어 있는 것을 내각으로 분산시켜서 집단주의적으로 국가가 경영되도록 시스템을 바꾸어야 해요. 가장 바람직한 건 의원내각제이지만, 국민 정서상 받아들이기 어렵다면 적어도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 사이의 중간 정도까지는 도달해야 합니다. 전문가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지금은 청와대가 거의 모든 일을 하지, 장관은 실제로 아무 힘이 없다고 합니다. 청와대 비서관이나 행정관이 어쩌면 장관보다 더 영향력이 있을 수도 있어요. 어느 대통령 할 것 없이 시스템 자체가 이렇게 되어 있다는 겁니다. 둘째, 모든 권력이 중앙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지방 자치가 어느 정도 활성화돼야 여러 가지 실험을 할 수 있을 텐데 그러기가 어렵습니다. 예산 집행 규모로 따지면 지방 대 중앙이 28인데 최소한 46은 돼줘야 해요. 이런 제도 개혁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셋째, 지금 선거법 개정이 약간 나눠먹기식으로 진행돼서 문제가 되고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승자독식 구조로 인해 발생하는 사표를 방지할 수 있도록 선거제도가 바뀌어야 합니다. 이렇게 협치를 해가는 구조로 바뀌어야 대한민국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 텐데, 지금은 너무 한 개인에게만 목을 매다는 방식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5년간 일하고 나면 결국 마지막은 불행해지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봅니다. 또 대통령이 되는 것만이 중요한 게 아니라 되고 난 뒤에 어떤 일을 할 거냐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대부분 ‘되는 것’만이 목적인 것 같아요. 내가 돈을 많이 버는 게 목적이고, 내가 장관이 되는 게 목적이고, 내가 대통령이 되는 게 목적이고, 내가 신부가 되고 승려가 되는 게 목적인 문화가 대한민국 사회에 팽배해 있는 것 같아요. 그게 되어서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없는 사회입니다. ‘시민운동을 해봤더니 시민운동 방식으로는 도저히 우리 동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최소한 군수라도 돼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다.’ 이렇게 지위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그 지위를 획득해서 하고 싶은 일이 목적이 되고 지위는 수단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전부 그 지위를 획득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어 있어요. 돈을 버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어려운 사람을 돕겠다는 것처럼 돈을 꼭 쓸 데가 먼저 있어서 돈을 벌겠다는 게 아니라, 일단 벌어놓고 보자는 식입니다. 그러다 보니 막상 돈을 벌고 나서는 사치와 향락에 빠져서 패가망신을 하게 되는 일이 많습니다. 권력도 똑같습니다. 권력을 잡은 사람들의 결말은 대부분 패가망신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여러분도 인생에서 뭔가가 ‘되는’ 데에 너무 목적을 두지 말고, ‘돼서 뭘 할 건지’, ‘왜 이게 돼야 하는지’에 대해 좀 더 깊이 생각하고 선택해서 그 길을 가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사회적인 문제도 인생관과 다 관련이 있습니다. 개인도 그래요. 결혼하는 게 목적이지, 결혼해서 어떻게 살 거냐가 목적이 아니에요. 예쁜 여자를 만나는 것, 멋있는 남자를 만나는 것 자체가 목적입니다. 그렇게 만나고 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에 대해서는 아무 생각도 안 해요. 그렇게 자기들이 일을 벌여놓고는 또 내내 저한테 찾아와서 즉문즉설을 해달라고 하소연을 합니다. 저도 고추 농사짓느라 바빠요. 오늘 송년회를 맞이해서 한 해를 돌아보면서 여러분도 새해에는 이런 인생관을 좀 분명하게 가지고 살면 좋겠어요.” 이 외에도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있었습니다. 리더십 아카데미가 중단되어 많이 아쉽습니다. 다시 리더십 아카데미를 열 계획이 있으신가요? 내년에 총선이 있습니다. 이번에 패스트트랙을 통과해서 선출방식이 달라지면 386세대가 더욱 세력을 키울 텐데 그로 인한 정치 변화와 대처 방안이 궁금합니다. 오늘 새로운 보수당이 출범했습니다. 그 당의 전망에 대해서 어떻게 보시나요? 정치에 대한 질문은 주로 윤여준 전 장관님이 답을 했습니다. 손을 든 사람이 더 있었지만, 9시에 무조건 장소를 비워줘야 했습니다. 아쉽지만 송년회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다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오랜만에 모인 동문들은 기수별로 스님과 사진을 찍기도 했습니다. 스님은 행사장을 나가는 동문들에게 악수를 건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스님은 밤 10시가 다 되어 서초 법당으로 귀가했습니다. 내일은 평화재단에서 송년 워크숍이 열립니다.

2019.12.14. 9,657 읽음 댓글 16개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전국 강연 일정은 2020년 3월 공지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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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내내 총성없는 전쟁과 같았던 결혼생활. 이혼장을 쓰던 중에 정토불교대학 입학홍보문자를 받게 되었어요. 남편과의 싸움은 제 인생의 풀지 못하는 숙제 같았는데, 그게 해결되니까 풀지 못하는 숙제가 없어졌어요. 제가 변하고 나니 남편이 불교대학 홍보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