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특집]오디오북
오디오북-법광법사님 두 번째 이야기

정토회 용두리 시절을 열다. 내 마음의 문을 열다

카세트테이프 법문을 들은 이후 법륜스님과 정토회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정기법회가 있을 거라 생각하고 홍제동 법당을 찾아갔습니다. 마침 용맹정진 기간이라 8일 내내 법회가 열렸습니다. 8일 모두 참석하고 그 후로도 매주 수행법회에 참석했습니다. 법회에서는 도반들이 이제 그만 질문하라고, 적당히 끊으라고 해도 계속 질문을 했습니다. 그만큼 마음이 답답했습니다.

도반들과 함께
▲ 도반들과 함께

당시 법당에는 청년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법당에 수련할 공간이 없어서 수련 장소를 찾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와 남편은 도자기 장사를 하며 모은 돈으로 용두리에 작은 땅을 마련해서 한쪽에 비닐 집을 짓고 살고 있었습니다. 우리 집의 노는 땅을 수련원 지을 때까지 만이라도 빌려주자고 남편에게 이야기하니 그러자 하며 법당에 물어보라고 했습니다. 정토회에 다니며 제가 좀 달라지니 남편이 흔쾌히 마음을 내었던 거죠. 그래서 전화를 했습니다.
“여보세요? 최석호 법사님 좀 바꿔주세요. 수련장이 없다면서요? 내 조그만 땅이 있는데 비닐하우스 짓고 여기서 수련하면 안 되겠습니꺼? 경기도 용두린데요”
스님께서 좋다 하셨고 남편은 재료비를 받아 비닐 하우스 수련원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눈썰미와 손재주가 좋았던 남편은 재료를 구하는 일부터 골격을 세우고 복도와 여러 개의 방을 만드는 일까지 척-척 해냈습니다. 저는 옆에서 못 집어달라면 못 집어주고 잡아달라면 잡아주고 먹을 것도 챙겨주며 남편을 도왔습니다. 외풍이 없도록 이중벽까지 만들어 몇 개월 만에 법당과 요사채가 완성되었습니다.

비닐 하우스 수련원은 법륜스님과 정토회의 모든 법사님이 생활하고 청년들이 수련하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저녁에 시장에서 팥죽 장사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불빛이 환하게 밝혀진 비닐 하우스의 창문들을 바라볼 때면 눈물이 날 만큼 기뻤고 아침이면 우렁찬 소심경 소리에 환희심이 났습니다. 그곳 용두리 수련원에서 법륜스님과 법사님들, 저를 포함한 전국 정토행자 200여 명이 참석한 최초의 백일기도 입재식이 열렸습니다. 1차에서 6차까지 〈깨달음의 장〉이 진행된 곳도 바로 여기였습니다.

지리산에서 봉사자들과 함께
▲ 지리산에서 봉사자들과 함께

환희심에 마음마저 불을 켠 듯 밝아진 나날을 지내고 있을 때였습니다. 어디서 민원이 들어갔는지 무허가 건물 철거반이 굴착기를 끌고 와서 비닐 하우스 수련원과 비닐 집을 두 차례에 걸쳐 보일러까지 모두 철거하고 전기를 끊어버렸습니다. 법륜스님께서는 전기도 안 들어오고 지붕도 바닥도 다 헐린 자리에서 며칠 밤을 주무셨습니다. 홍제동 법당에서 주무실 수도 있었는데 우리 마음을 살피고 위로해 주시려고 일부러 함께하셨습니다. 이런 마음을 알게 되니 참 스승을 만남에 더욱 감사했습니다. 그 후 철거된 자리에 정토회 법사님들과 청년들을 모아 다시 비닐 집을 지었습니다. 처음처럼 이중 벽을 지을 겨를도 없어 외풍이 셌습니다. 법륜스님 방은 외풍이 더 세서 겨울에 몹시 추웠다는 말씀을 듣고 죄송한 마음이었습니다.

용두리 비닐 하우스 수련원에서 법사님들과 도반들이 언제나 웃는 얼굴로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모습이 매우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그때부터 ‘돈을 벌어서 정토회를 후원할 것인가? 저분들 뒤를 따라 봉사 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내일 이 시간에 법광법사님의 세 번째 이야기가 찾아옵니다.

낭독_고정석
글,사진_인천경기서부지부 희망리포터
편집_온라인.홍보팀

전체댓글 24

0/200

김복분

홍제동법당에서 오늘도 구청에서 비닐하우스 철거했다고 가봐야된다는 청년들이 말을할때 그때나는 현장을 몰랐고 알생각도 못했음을 참회합니다()

2023-10-11 07:51:37

진달래

감동입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2020-01-01 09:14:11

김정화

고맙습니다 덕분입니다

2020-01-01 00:5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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