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1.10.10 봉화 수련원 예초 작업, 온라인 일요명상
“명상을 하면 일상생활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나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봉화 정토수련원에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친 후 스님은 주변 밭을 둘러보았습니다. 들깨를 3000평이나 심었지만, 제대로 돌보지 않아 풀이 가득한데 그나마 일부를 수확할 때가 되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그러나 늦게 심어서 그런지 아직 수확할 때가 멀었습니다.

돌아와서 아침을 먹고 해가 뜨자마자 마당으로 나갔습니다. 대구와 영주에서 향존 법사님과 거사님들도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 봉화 수련원에 도착했습니다. 스님이 오늘 해야 할 일을 안내해 주었습니다.

“원래는 들깨 밭에서 일하려고 했는데, 아직 수확할 때가 멀어서 며칠 후 백일출가 행자님들이 와서 수확을 하겠다고 해요. 그래서 오늘은 봉화 수련원 전체를 예초하면 좋겠어요. 직접 보시면 알겠지만 곳곳에 잡초가 무성합니다. 산 위쪽에서부터 내려오면서 구역을 나누어 예초기를 돌리면 좋겠어요.”

명심문을 함께 읊은 후 일을 시작했습니다.

거사님들은 산 위쪽으로 올라가서 내려오면서 예초기를 돌리고, 스님은 아래쪽 요사가 있는 구역에서 예초기를 돌렸습니다.


“아무래도 요사 쪽은 어디에 풀을 베어야 하는지 아는 사람이 예초기를 돌려야 하니까 제가 요사 쪽을 맡을게요.”

예초기 일곱 대가 동시에 요란한 소리를 내며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거사님 한 분은 낫을 들고 예초기가 닿지 않는 구석구석에 난 풀을 베었습니다.





거사님들 모두 힘이 좋은 분들이라 예초기를 쉼 없이 돌렸습니다. 무성하던 잡초가 차츰차츰 사라졌습니다.


온몸에 땀이 흠뻑 젖었습니다.


“참 드시고 하세요.”

1시간 30분이 경과한 후 잠시 휴식을 하고 다시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봉화 수련원이 좁은 줄 알았는데 꽤 넓네요. 일곱 명이 예초기를 돌리는데도 금방 작업이 안 끝나요.” (웃음)

예초기가 지나간 자리에는 풀이 눕혀져 있었습니다. 갈퀴로 풀을 한 곳으로 모은 후 손수레에 실어 날라서 깨끗하게 치웠습니다.


위쪽에 예초 작업을 끝내고 모두가 마당으로 내려왔습니다. 마당에는 키가 작은 풀들이 많이 자라 있었습니다. 마지막까지 힘을 다해 마당에 난 잡초까지 깨끗하게 베어냈습니다.



예초기를 돌리기 시작한 지 3시간만에 전체 구역에 있는 풀을 다 벨 수 있었습니다.

“수고했어요. 감사합니다.”

작업을 마치고 각자 집에서 싸 온 도시락을 꺼내 점심 식사를 한 후 스님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스님은 바쁜 와중에 봉사를 와 준 거사님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샤워를 하고 개인 정비 시간을 가진 후 오후 2시에 봉화 수련원을 출발했습니다.

봉화에서 두북 수련원으로 가는 도중에 의성에 있는 조문국 고분군을 관람하기 위해 잠시 차에서 내렸습니다.

마치 경주에 온 것처럼 완만한 언덕에 40여 기의 중대형 고분들이 분포되어 있었습니다.



“스님, 이 무덤들은 도대체 어느 시대에 생긴 무덤들인가요?”

“조문국이라고 알아요? 삼국 시대 이전에 부족 국가 시기에 이 지역에 조문국이라는 나라가 있었어요. 가야처럼 나중에 신라에 병합이 된 나라입니다. 이 무덤들은 조문국의 유적으로 밝혀진 무덤들입니다.”

탐방로를 따라 전체를 한 바퀴 둘러본 후 대리리 2호분의 내부 모습을 재현한 고분전시관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저도 여기는 처음 와 보네요.”

유구와 출토 유물, 순장 문화를 비롯해 당시의 매장 풍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가을 햇살이 강하게 내리쬐는 가운데 땀을 흘리며 오르막 길을 걸어 다시 차에 올랐습니다.

고속도로 위를 달려서 저녁 6시 무렵에 두북 수련원에 도착했습니다.

해가 지고 저녁 8시 30분에는 일요명상 생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79번째로 진행되는 온라인 명상 시간입니다.

스님은 어제와 오늘의 일상을 나누면서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그제 들깨를 베서 수확을 했고요. 어제는 예비 법사 교육 입재식에서 법문을 하고, 지회장 교육과 모둠장 교육을 온라인으로 했습니다. 오늘은 봉화 수련원에 가서 거사님들과 함께 예초기로 풀을 벴습니다. 요즘은 시골에 살면서 이렇게 명상도 하고, 법문도 하고, 농사도 지으면서 하루하루를 잘 보내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지난 한 주 어떻게 보내셨는지요?”

이어서 질문을 받았습니다. 지난주에 방송이 끝난 후 영어로 2개의 질문이 올라왔습니다. 그중 하나를 소개하고 스님이 답변했습니다.

명상이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

"Can meditation make my work more efficient?"
(명상이 제가 일을 더 효율적으로 하는데 도움이 될까요?)

“도움이 된다고 할 수도 있고, 도움이 안 된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도움이 안 된다고 하는 이유는 명상이 우리가 하는 일과 직접 관계가 없기 때문입니다. 신속하게 마쳐야 할 일이라면 명상이 특별히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도움이 된다고 하면 어떤 것일까요? 첫째, 스트레스를 받으면 일의 능률이 떨어지는데, 명상이 스트레스를 풀어주니까 일의 능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둘째, 우리는 일상적으로 육체적인 피곤을 안고 살아가는데, 명상은 육체적 피곤을 풀어주기 때문에 일에 도움이 됩니다. 셋째, 어떤 일에 집중을 해야 좋은 방법을 찾아낼 수 있는데, 명상은 집중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양궁 선수들에게 명상을 많이 지도합니다. 왜냐하면 활을 쏠 때 집중력을 높여주기 때문입니다.

넷째, 우리는 사고가 났을 때 조급한 마음에 실수를 하게 되는데, 명상은 평정심을 유지하도록 해주기 때문에 일을 처리할 때 냉정하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결정을 할 때 감정적으로 흥분한 상태로 결정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지나 놓고 보면 후회할 때가 많죠. 그런데 명상은 흥분을 가라앉히고 평정심을 유지시켜주기 때문에 후회할 일을 섣불리 결정하는 것을 막아줍니다.

명상은 이렇게 평정심을 유지시키고 집중력을 높여주기 때문에 일을 더 효율적으로 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결과적으로는 말할 수 있지만 명상 자체는 일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습니다.”

질문 하나에 대해 더 답변을 한 후 명상을 시작했습니다.

“자세를 바로 합니다.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갖습니다. 아무 할 일 없는 사람, 한가한 사람이 됩니다. 아무 할 일이 없기 때문에 모든 것을 멈춥니다. 몸의 동작도 멈추고, 생각도 멈춥니다. 편안한 가운데 모든 것을 멈추면, 우리 몸에서 호흡이 일어나는 것이 저절로 알아차려집니다. 멈추지 않고 동작을 알아차리려고 애쓰는 것은 옳은 방법이 아닙니다. 온갖 생각을 멈추게 되면, 호흡은 저절로 알아차려지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처음에 생각을 좀 멈췄다가도 또다시 계속 뭔가 생각을 합니다. 지나간 비디오를 다시 꺼내 보면서 감정을 불러일으킵니다. 미래의 이런저런 구상을 하면서 불안해 하고, 두려워합니다. 그렇게 되면 호흡 알아차림이 없어지게 됩니다. ‘동작은 멈췄지만 생각은 멈추지 않았구나’ 하고 알아차리고 그 생각을 멈추게 되면 호흡은 저절로 알아차려집니다.

그러나 멈추는 것이 목표이지만 멈춰지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나도 모르게 일을 하고, 다시 멈추고, 이렇게 하는 과정이 호흡을 놓치고 호흡을 알아차리는 것과 일치합니다. 편안한 가운데 호흡을 알아차리고 있다는 것은 모든 것을 멈추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호흡을 놓쳤다는 것은 뭔가 일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동작과 생각을 멈춰서 몸과 마음을 편안히 하는 휴식을 취해 봅니다. 코끝에 관심을 두고 다만 호흡을 알아차립니다.”

탁, 탁, 탁!

죽비 소리와 함께 40분 간 명상을 해보았습니다.

“명상해 보니 어땠는지 자신이 경험한 것을 함께 나누겠습니다.”

실시간 댓글창에 소감이 계속 올라왔습니다. 스님이 하나씩 직접 읽어주었습니다.

“다리가 아팠지만 계속하니 괜찮아졌습니다.”
“My legs ached but we went on to get better.”

“졸음으로 푹 쉬었습니다.”
“I took a really nice rest by dozing off.”

“피로가 풀리고 개운합니다.”
“I'm relieved of my fatigue and I feel refreshed.”

“몸을 멈추는 것은 익숙한데 생각을 멈추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I'm used to stopping my body posing but posing my mind and thoughts that's really hard.”

소감을 다 읽고 나서 마지막으로 스님이 정리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명상하면서 피로가 풀린 사람, 졸음이 온 사람, 다리가 아픈 사람, 망상을 피운 사람, 여러 가지 사람들이 있네요. 이것이 현실입니다. 우리는 이런 멈추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모든 것을 멈출 수 있는 방향으로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있습니다.

다만 할 뿐

이것은 마치 농구 선수가 연습하면서 공을 여러 번 던지지만 들어갈 때도 있고 들어가지 않을 때도 있는 것과 같습니다. 한 달, 두 달, 석 달을 연습하면 공이 골대에 들어가는 횟수가 점점 늘어나게 됩니다. 이때 들어가는 횟수가 늘어나는 것만 중요한 게 아니에요. 들어가든 들어가지 않든 꾸준히 매일 연습함으로 해서 그가 건강해진다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등산을 하다 보면 여러 가지 경험을 하게 됩니다. 평탄한 길을 만나기도 하고, 가파른 길을 만나기도 하고, 물을 건너기도 하고, 고개를 넘기도 합니다. 또 숲 속을 지날 때도 있고, 풀밭을 지날 때도 있습니다. 등산 잘 갔다고 느낄 때도 있고, 몸이 피곤하면 괜히 왔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이런 것들을 경험하면서 등산을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어떤 풍경을 봤고, 어떤 생각을 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등산을 한 발 한 발 오르고 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명상을 하면 졸리기도 하고, 다리가 아프기도 하고, 이런저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런 과정은 등산을 하는 중에 그때그때 상황 따라 경험해 가는 것과 같습니다.

괴로움은 줄어들고, 마음은 고요해지고

어떤 증상이 나타나든 거기에 구애받지 않고 편안한 가운데 마음을 한 곳으로 모아서 늘 깨어 있어 봅니다. 이런 연습을 꾸준히 하게 되면 자신의 욕망이나 성질에 덜 끄달리게 됩니다. 옳다, 그르다, 맞다, 틀리다, 하는 이런 소견에도 덜 끄달리게 됩니다. 그러면 괴로움은 점점 줄어들고, 마음은 고요해집니다. 어떤 사람을 만나고, 어떤 일을 해도, 어떤 상황에 처해도, 명상할 때 이런저런 상황이 일어나듯이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고, 이런 상황도 있고, 저런 상황도 있을 뿐 있구나’ 하고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인생을 살아가게 됩니다. 그렇게 괴로움이 없는 사람 자유로운 사람이 되어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다음 주에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생방송을 마쳤습니다.

내일은 오전과 저녁에 전법활동가 법회를 생방송하고, 낮에는 통일특별위원회 운영위원들과 화상회의를 하고, 그동안 아침마다 주운 밤과 얼마 전 수확한 땅콩을 선물로 포장하는 일을 할 예정입니다.

11월 온라인 주말명상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편안하고 한가한 나를 만나 볼 수 있는 시간"

나만의 공간에서 도반들과 함께
법륜스님 안내에 따라
랜선으로 떠나는
온라인명상에 많은 참여 바랍니다.

*온라인 주말명상 자세히 보기
https://www.jungto.org/training/meditate_on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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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댓글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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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민

스님의 하루가 공부아닌것이 없네요^^ 감사합니다()()()

2021-10-17 19:55:35

자재왕

스님, 감사합니다. 법문 듣고 행복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2021-10-15 16:51:20

김영주

감사합니다 큰 가르침을 잘 새기고 실천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일보 전진해 또 감사드립니다.

2021-10-14 23:4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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