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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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4 경동교회 성탄전야 예배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경동교회 성탄전야 예배에 참석해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고 기쁜 마음을 함께 나누었습니다.nbspnbsp새벽 예불과 기도를 마친 후 아침 7시부터 조찬 모임과 각종 회의를 오전 내내 가졌습니다. 오후 4시에는 치과에 들러 치료를 받았고, 6시에는 병문안을 잠시 다녀왔습니다. 이동 중에는 차 안에서 계속 원고 교정 업무를 보았습니다. nbspnbsp저녁 7시에는 경동교회를 찾아가 성탄전야 예배에 참석했습니다. 경동교회는 박종화 목사님이 담임 목사로 계신 곳인데, 스님과 박 목사님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활동을 함께 해오며 수년간 좋은 인연을 맺어오고 있습니다. 매년 부처님오신날에는 박 목사님이 정토회를 방문해 석탄일 기념 법문을 해주고, 오늘처럼 성탄전야에는 스님이 경동교회를 찾아 축하 인사를 해주고 있습니다.nbspnbsp▲ 경동교회nbsp교회 식당에서 박종화 목사님과 담소를 나누던 스님은 7시 30분이 되어 목사님과 함께 예배당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nbspnbsp정면에는 십자가가 높이 솟아 있고, 파이프오르간 반주가 예배당 안에 가득히 울려퍼지는 가운데 들려오는 찬송가는 절로 마음을 숙연하게 했습니다.nbspnbspnbsp행사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되었습니다. 먼저 1부에서는 주일학교 학생들이 준비한 성탄 축하음악회가 열렸습니다. 유치부에서는 신나게 노래를 부르면서도 통솔되지 않는 귀여운 모습을 보여주었고, 어린이부에서는 성탄 메들리를 들려주어 흥을 돋우워 주었고, 중고등부에서는 ‘해피 크리스마스’라는 노래를 멋진 율동으로 표현해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nbspnbspnbsp주일학교 학생들의 공연이 모두 끝나자 박종화 목사님이 앞으로 나와 동방박사로 온 사람들을 소개시켜 주었습니다nbspnbspnbsp“예수님 탄생 때 전혀 다른 곳에서 살던 사람들도 말구유에서 나신 예수님을 찾아왔습니다. 저 멀리서 별만 보고 찾아온 동방박사들이 있었어요. 오늘날 21세기에 경동교회에서 태어나신 예수들을 찾아온 동방박사를 소개하겠습니다. nbspnbsp대표로 두 분이 오셨는데 두 분과 함께 온 동방박사 무리들이 많습니다. 천도교에서 오신 동방박사 분들 일어나 주십시오. 다음은 정토회에서 오신 동방박사 여러분들입니다. nbspnbsp이 땅에 평화와 화해를 나눠주기 위해 오신 예수님을 찾아 다른 동네에서 이곳까지 오셨어요. 동방박사를 대표해 오신 두 분을 앞으로 모시겠습니다. 먼저 천도교 박남수 교령님이, 다음으로는 정토회의 법륜 스님이 나오셔서 동방박사 이야기를 해주시겠습니다.”nbspnbsp이어서 박남수 교령님이 앞으로 나와 축하 말씀을 한 후 다음으로 법륜 스님이 축하 말씀을 하였습니다. 스님은 어렸을 때 교회에 다녔다고 하면서 그 때 배운 찬송가 한 구절을 불러주었습니다. 열렬한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습니다.nbspnbspnbsp“메리 크리스마스”nbspnbsp“메리 크리스마스” nbsp“성탄을 축하드립니다. 저도 어렸을 때 교회에 다녔습니다. 교회 다닐 때 성극에서 동방박사 역을 했는데, 아직도 동방박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nbspnbspnbsp그때 제가 아기 예수 역할을 맡았으면 혹시 지금 목사님이 되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박남수 교령님께서 좋은 말씀 다 해 주셨기 때문에 다른 말 길게 하지 않고 저는 어릴 때 교회에서 불렀던 찬송가 한 곡 하고 들어가겠습니다. nbsp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 ♬십자가 짐 같은 고생이나내 일생 소원은 늘 찬송하면서 ♬주께 더 나가기 원합니다.nbsp아멘.nbspnbspnbspnbsp어릴 때 교회에 나갔던 것을 제외하고 다시 교회에 오게 된 계기는, 고 강원룡 목사님이 운영하던 크리스찬 아카데미에서 사회교육을 받게 되면서 입니다. 강원룡 목사님과의 인연을 계기로 종교 간의 대화모임에도 참여하게 되었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활동도 함께 하면서 박종화 목사님과도 인연이 되었습니다. 제가 강원룡 목사님을 존경했던 이유는 사람이 나이가 들면 보통 보수화되기 마련인데 그분은 영원한 청년 같았기 때문입니다. 저희보다 더 새로운 것을 추구하시는 진보적인 분이셨습니다.nbspnbsp또 박종화 목사님을 뵈면서는 균형 감각에 놀랐습니다. 항상 회의 진행을 하실 때 정말로 균형을 잘 잡으세요. 좌우 사상에 관련된 것이든 어떤 주제에서든 감탄스러울 정도였습니다. 늘 넘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는 균형감각을 유지하시는데, 이것을 불교에서는 ‘중도’라고 합니다. 인격적으로 중도가 체화되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저도 항상 존경합니다.nbspnbspnbsp목사님께서 곧 은퇴하신다고 들어서 저도 은퇴식에 오려고 알아보니까 외부 사람을 일절 초청하지 않고 아주 간소하고 조용히 하신다기에 이 자리를 빌어 인사 드립니다. nbspnbsp목사님,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목사님이 은퇴하시더라도 은퇴는 하나의 형식이니까 여러분께서는 변함없이 목사님을 사랑해 주시고 또 스승으로 모시고 공부 계속해 나가시기 바랍니다.nbspnbsp나라를 일본에 빼앗겼을 당시에는 천도교의 교세가 제일 컸습니다. 그래서 천도교가 중심이 되어 불교, 개신교, 이렇게 세 종교가 함께 3.1 독립운동에 참여했어요. 오늘도 그때와 똑같이 이렇게 저희들 셋이서 그 당시를 생각하며 종교의 벽을 넘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함께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nbspnbsp nbspnbsp스님은 이렇게 성탄 축하 인사를 한 후 은퇴를 하시는 박종화 목사님에게 꽃다발을 건넸습니다. 마음이 훈훈해지는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nbspnbsp▲ 은퇴하시는 박종화 목사님에게 꽃다발을 건네는 법륜 스님nbsp또한 종교의 벽을 넘어선 세 분의 만남은 더욱더 많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100년 전처럼 다시 세 종교가 힘을 합했으니 남북의 통일도 곧 이뤄지지 않을까 간절히 기원해 봅니다.nbspnbsp박 목사님은 스님으로부터 꽃다발을 받은 후 그 답례로 간단히 소감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nbspnbsp“세월이 많이 흘러서 요즘의 동방박사는 찬송도 하시네요. 우리가 이렇게 성탄 예배를 함께 드리고 있는데, 오늘 이분들은 경동교회에 오신 예수님을 축하하고자 함께 자리해 주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우리도 답례를 드려야겠는데, 뭘 드릴까 생각해 보니까 주님께서는 당신 방식대로, 다시 말해 하나님 방식대로 하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주님께서 천도교에도 오시고, 정토회에도 오셔서, 하나님의 평화와 화해로 아름다운 일을 이루시기 기원합니다. 성탄의 은총이 온누리에 가득하길 바랍니다. 다함께 성탄을 찬송하십시다.”nbsp다함께 ‘아멘’을 외치며 이어서 찬송가를 함께 불렀습니다.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며 함께 어우러지는 이 모습은 무어라 형언할 수 없는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nbspnbspnbsp이어진 2부 행사에서는 본격적으로 성탄전야 예배를 함께 했습니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찬송을 일어서서 함께 부르는 가운데, 목사님과 촛불을 든 어린이들, 성가대가 차례대로 입장했습니다. 어린이들과 목사님이 제단에 촛불을 밝히자 예배당도 환하게 밝아지고, 목사님의 인도가 이어졌습니다.nbspnbspnbsp“오늘밤 탄생하시는 주님을 송축하나이다. 오늘 주님의 탄생과 함께 시작되는 하나님 나라의 역사에 저희도 참여하게 하옵소서. 하늘이 땅이 되고, 하나님이 인간 되어 오시는 축제의 예배를 하나님께 바치나이다. 하늘 천사들이 전해준 성탄의 기쁜 소식을 우리 함께 온 세계에 전합시다.”nbspnbsp목사님의 인도에 스님도 “할렐루야. 아멘” 하고 응답했습니다.nbspnbspnbsp이어서 마태복음서 1장 18절에서 24절까지를 함께 봉독한 후 다함께 성 프란시스의 ‘평화의 기도’를 하면서 예배를 모두 마쳤습니다.nbspnbspnbsp“주님, 저를 평화의 도구로 써 주십시오.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상처가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의혹이 있는 곳에 믿음을, 오류가 있는 곳에 진리를,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어둠이 있는 곳에 광명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심게 해주십시오.nbspnbsp위로 받기보다는 위로하며, 이해 받기보다는 이해하며, 사랑 받기보다는 사랑하며, 자기를 온전히 줌으로써 영생을 얻게 해주십시오. 주님, 저를 평화의 도구로 써 주십시오. 아멘.”nbsp예배당을 나와 경동교회 정문 앞에서 스님과 목사님, 교령님 세 분이 함께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목사님이 “메리 크리스마스” 라고 외치자 스님과 교령님도 함박 웃음을 머금었습니다.nbspnbsp▲ 성탄전야 예배에 함께한 박남수 교령님, 박종화 목사님, 법륜 스님nbsp부처님과 예수님이 동시대에 살았다면 이런 모습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오늘날 한국 사회를 이끌어가는 지도자들도 여야, 진보와 보수, 종북이니 친일이니 하면서 서로 갈등하지 말고, 더 큰 미래를 그리며 국민 통합을 해나간다면 국민들에게 얼마나 많은 희망을 줄 수 있을까요. 오늘 세 분의 모습을 정치인들이 좀 본받았으면 하는 바랍을 가져봅니다.nbspnbsp목사님과 인사를 나눈 후 경동교회를 출발한 스님은 밤 10시 30분에 정토회관에 도착했습니다. 앞마당에는 송년법회를 마치고 청년들이 대거 나와서 스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스님이 “메리 크리스마스” 하고 손을 흔들자, 모두들 “스님과 사진 찍으려고 기다리고 있었다”며 너무나 기뻐했습니다.nbspnbspnbsp청년들은 맑은 눈망울과 환한 얼굴로 이 땅에 예수님 오심을 함께 기뻐했습니다. 그리고 스님은 덕담으로 “내년에는 청년법회에 한 300명이 오도록 해보라”며 기운도 불어 넣어주었습니다.nbsp▲ 송년법회를 마친 청년들과 함께nbsp스님은 집무실에서 늦은 밤까지 업무를 보다가 오늘 일정을 마쳤습니다. 성탄절인 내일은 오전 11시에 쑥고개성당에서 천주교인들을 위해 성탄절 기념 강론을 할 예정입니다.nbspnbsp ※ 카카오톡으로 법륜 스님의 하루를 매일 받아보세요. 아래 배너를 누르고 친구 추가

2015.12.25. 64,816 읽음 댓글 64개

2015.12.23 (저녁) 저녁반 송년법회

nbsp오전에 있었던 주간반 송년법회에 이어서 저녁 7시 30분부터는 저녁반 송년법회가 열렸습니다.nbspnbsp저녁에도 스님이 직접 법문을 해준다는 소식을 듣고 많은 저녁반 대중들이 서울 정토회관에 모여 들었습니다. 신발장이 부족해 신발을 둘 곳이 없을 정도로 대중들이 법당에 들어찼습니다.nbspnbspnbsp청법가와 삼배에 이어서 죽비 삼성과 함께 명상이 끝난 후 스님의 송년 법문이 시작되었습니다. 스님은 먼저 젊은 시절에 감옥에 갔던 이야기를 들려주며 수행적 관점을 가지면 언제 어디서나 깨달음과 배움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nbspnbsp“제가 젊은 시절에 감옥에 갔을 때 이런 걸 깨달았어요. 들어갈 때는 ‘나는 들어갈 이유가 없다’라고 생각했는데 내 의지와 관계없이 집어넣었고, 들어가서 지내다 보니 생각이 바뀌어서 안 나오려 했는데 내 의지와 관계없이 내보내더라는 겁니다. 안 들어가려 하니까 안 들어갈 자유를 빼앗고, 안 나오려고 하니까 안 나올 자유를 빼앗아서 늘 속박받는 기분이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에 깨닫고 보니까 들어갈 때는 들어갈 자유를 누렸고, 안에 있을 때는 안에 있을 자유를 누렸고, 나올 때는 나올 자유를 누렸습니다. 그래서 도무지 그들이 나를 속박할 수가 없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 안에서의 경험은 이 바깥에서 같은 시간을 보낸 것에 비해 10배는 더 많은 학습이라면 학습, 수행이라면 수행이었어요.nbspnbspnbsp그 학습을 하기 위해서 일부러 들어가려고 했다면 들어가기가 굉장히 어려웠을 거예요. 남을 두들겨 패서 폭행죄로 들어가거나, 남의 물건을 훔쳐서 절도범으로 들어가거나, 싫다는 사람에게 추근거려서 성추행범으로 들어가거나, 돈을 빌려놓고 안 갚아서 사기죄로 들어가거나, 술 마시고 행패 부려서 주폭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그것도 한 번 만에는 못 들어가잖아요. 초범은 내보내버리니까 재범, 삼범까지 해야 겨우 들어갈 수 있는데, 그걸 아무런 계율도 어기지 않고 들어갈 수 있었으니 굉장한 특혜죠. nbsp저처럼 집회시위법 위반으로 들어간 사람은 ‘우리는 죄가 없다’ 이런 뜻으로 양심수라고 합니다. 그런데 말을 안 들으니까 소위 온갖 죄가 있다는 사람들을 모아놓은 잡범방에 집어넣어요. 그 방에 처음 들어갈 때는 조금 겁이 났지만 막상 들어가서 생활해보니 그것도 축복이었어요. 양심수라고 하는 사람들은 같은 감방에 있어도 다른 사람들 보고 잡범이라고 합니다. 도둑질한 죄, 폭행한 죄, 성폭행한 죄, 간통한 죄, 교통사고 낸 죄 등 온갖 죄가 많으니까 잡범이라고 부르는 겁니다. 그런 잡범 12명과 한 방에서 지냈는데 막상 그 사람들과 이야기해 보니 아무도 죄가 없어요. 전부 다 억울하거나 재수가 없어서 들어왔대요. nbspnbsp이건 제게 대단한 발견이었어요. 제가 감옥에 안 가봤다면 그들이 죄 없다는 사실을 몰랐을 거예요. 제가 감옥에 가기 전에는 교도소 법회를 가면 ‘여러분들이 죄를 지었지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진실하게 참회하면 다 새 사람이 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법회를 했어요. 그런데 감옥에서 나온 뒤부터 교도소 법회를 갈 때는 완전히 관점이 달라졌어요. ‘다들 억울하시죠?’ 이렇게 법문을 시작하면 다들 얼굴이 환해져서 어떤 법문을 해주는 것보다, 간식을 가져다주는 것보다 훨씬 더 좋아들 합니다. nbspnbsp자기 답답한 마음이 풀어지니까요. 제가 감옥에 직접 들어가 보지 않았다면 그걸 어찌 알았겠어요? 책 같은 데서 보고 ‘그런가보다’ 해도 그렇게 읽어서는 가슴에 다가오질 않아요. 그리고 제가 감옥에 처음 들어갔을 때는 너무너무 억울해 했는데, 알고보니 모든 사람이 다 그렇게 억울하다는 걸 알았습니다.nbspnbspnbsp이렇게 배우려고 하면 어디서나 배울 수 있습니다. 소위 관재수에 걸린 것이 인생에서 큰 복이 되었어요. 같은 기간에 그보다 더 많이 배울 수 없고, 그보다 더 많이 경험할 수 없고, 그보다 더 깨달을 수 없는 거예요.”nbsp재앙 속에서 오히려 더 많은 성찰과 배움이 있을 수 있음을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보니 다사다난 했던 한 해였지만 그 속에서 우리는 많은 성장을 할 수 있었고,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음이 되짚어졌습니다. 지금 이 순간 관점을 딱 바꾸니 지난 과거의 경험들이 너무나 소중한 자산으로 다가왔습니다.nbspnbsp이어서 스님은 송년의 의미에 대해 오전에 주간반을 위해 해주었던 많은 이야기들을 저녁반을 위해서도 들려주었습니다. 그리고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감사한 마음을 갖자며 마지막 마무리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또 수고한 정토회 회원들 모두를 위해 격려 말씀도 함께 해주었습니다.nbspnbsp“우선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지난 한 해 잘 살았음을 감사할 줄 알아야 합니다. 부모님도 감사하고, 형제들도 감사하고, 직장 동료들도 감사하고, 식당에서 상한 재료 안 쓰고 밥 차려준 사람도 감사해요. 불보살과 천지신명, 일체 많은 중생의 은혜 속에 올 한 해도 잘 살았으니 감사하는 마음이 좀 있어야 해요.nbspnbspnbsp불평불만이 많다는 건 감사할 줄 모른다 거예요. 자기를 낳아 키워준 부모님에게, 같이 사는 남편이며 아내에게, 자기가 낳아 키운 자식에게, 자기가 속한 조직이며 나라에 불평불만인 사람들은 천국에 데려다놔도 금방 불평불만을 할 거에요. ‘여기는 술집도 없냐, 노래방도 없냐’ 하고 3일 안에 다시 나오거나 천국을 지옥으로 만들어버릴 겁니다. nbspnbsp또 연말을 마무리하면서 지난 경험은 발전의 바탕으로 삼아야 합니다. 올해 산 건 다 잘 산 거예요. 엎어져도, 자빠져도, 놀아도, 밤낮으로 일했어도 다 잘 산 겁니다. 그건 모두 이미 지나가버리고 없어요. 그렇게 잘 산 것을 경험이자 재산으로 삼고, 내년에 그걸 밑천으로 더 잘 살겠다는 마음으로 한해를 마무리하면 좋겠습니다.nbsp정토회에서도 여러분 모두 올해 1년 동안 일 많이 하셨죠? 불교대학 다니는 분들은 공부하느라 고생하셨고, 불교대학 졸업한 분들은 아는 것도 없는데 불교대학 담당이 되어서 조교 노릇 하느라 고생하셨고, 경전반 다니는 분들은 또 불교대학 담당하랴, 깨달음의 장 다녀오랴, 전법하랴, 즉문즉설 강연 준비하랴 애쓰셨어요. 모두 수고들 하셨습니다.nbspnbsp경기가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여러분들이 아껴서 생활하고 내어준 보시금 덕분에 정토회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 또한 감사드립니다. 특히 정토회는 자원봉사들을 많이 해주셨어요. 방석 하나 옮기는 것부터 모두 여러분들이 자원봉사를 통해 정토회가 유지, 발전될 수 있도록 해주신 것에 한 해를 마무리하며 감사드립니다.nbsp정토회에서 보시하고 봉사하는 게 간단한 일이 아니에요. 다른 절이나 성당, 교회에서는 돈도 낼만하고 봉사도 할 만합니다. 나중에 이자 쳐서 돌려받는다, 즉 복 받는다고 하니까 당장 좀 아까워도 미래를 위해 투자할 만해요. 이생에 못 받으면 천국에 가서 받는다는 보장도 해주잖아요. 그런데 정토회는 아무런 보상을 준다는 이야기가 없어요. 우리가 어려서 절에 다닐 때는 절 촛대를 닦으면 다음 생에 눈이 맑아지고 뭐 하면 다음 생에 뭐가 좋아진다고 해서 다들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몰라요. nbspnbspnbsp뭘 하면 보상을 받는다는 당근이나 뭘 하면 지옥 간다는 채찍이 있어야 할 텐데, 아무런 당근도 채찍도 없는 가운데서도 하지 말아야 할 일은 가능하면 하지 않고, 마땅히 해야 할 일은 하기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다른 교회나 절에도 이보다 더 보시와 봉사를 많이 하는 단체들이 있지만 거기에는 반드시 당근과 채찍이 있어요. 그런데 여러분들이 말이 아니기 때문에 정토회에서는 당근과 채찍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nbspnbspnbsp여러분이 어린아이가 아니기 때문에 심부름 다녀오면 뭘 준다며 어르지도 않아요. 자기 인생의 주인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은 마땅히 행하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은 하지 않을 뿐입니다.nbsp우리는 워낙 노예로 길들여져 있기 때문에 이렇게 주인으로 살려하면 좀 어색하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여기는 주인 되기 운동하는 곳입니다. 신자 되기가 아니라 수행자 되기 운동을 하는 곳이에요. 그러니 여러분들이 정치인이 아닌데도 나라를 생각하고, 스님이 아닌데도 수행을 하잖아요. 이렇게 해서 내 인생을 내가 책임져야 해요. 내 인생을 두고 남을 원망하고 ‘너만 잘 하면 내가 이러겠냐’라고 하는 소리가 딱 끊어져야 해요. ‘내가 내 인생의 희망이 되어 행복하게 살겠습니다’라는 명심문대로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내 인생의 희망이 되어야 해요. 내가 우리 가족의 희망이 되어 화목하게 살고, 내가 이 사회의 희망이 되고, 내가 이 나라의 희망이 되어야 해요.nbspnbsp그래서 우리가 우선 수행정진해서 나부터 행복하고 자유로워져야 합니다. 다음으로 이 좋은 법을 이웃에 널리 전해서 그 사람들도 수행자가 되도록 해야 해요. 그러려면 우리 생활공간 가까이에 수행도량이 있어야 하니 여기저기 법당을 내는 겁니다. 이런 일을 하려면 연수원도 있어야 하고, 활동을 뒷받침해줄 물적 토대도 있어야 해요. 또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국에 있는 교포들에게도 법을 전해서 그들도 혜택을 보도록 해줘야 합니다.nbspnbspnbsp또 지구적으로는 환경을 잘 보존하고, 굶어죽거나 병들어 죽는 일이 없고, 어린아이들은 제때 배우도록 하자는 거예요. 또 먹고는 살만하지만 다들 자기 믿음과 생각만 옳다고 고집해서 그저 증오심으로 싸우고 죽이잖아요. 문명사회인데도 자기 종교, 자기 인종, 자기 나라 아닌 소수자에 대한 저주와 증오가 갈수록 심해집니다. 나와 다른 상대를 인정하고 이해해서 평화롭게 살아가자는 뜻에서 우리가 우선 이 땅에 다시는 전쟁이 없도록, 또 남북이 통일되도록 노력하는 겁니다. 나아가 우리 정토회에만 국한되지 않고 불교 안의 다른 사람들, 불교뿐 아니라 다른 종교의 사람들, 종교를 넘어서서 시민 단체의 사람들, 우리나라를 넘어서서 세계 각국의 사람들과도 이런 삶의 방향이 같다면 함께 나아가야 해요. 이것이 우리 정토행자의 10대 목표입니다.nbspnbsp이렇게 한 발 한 발 나아가는데 여러분들이 보시와 봉사를 해주셨습니다. 여러분들이 매일매일 수행을 하기 때문에 보시와 봉사도 할 수 있었어요. 수행자로서는 이 모든 게 다 학습이 되고 수행이 되지만, 수행적 관점을 안 가지면 이런 경험이 오히려 지옥이 됩니다. 직장 다니는 것만으로도 힘들어 죽겠는데 봉사까지 하라고 하고, 가정생활하는 것만으로도 힘들어 죽겠는데 이런저런 일을 하라고 해요. 월급도 안 주면서 단순 봉사가 아닌 책임자를 하라고 하고, 올라가봐야 월급은커녕 내는 돈만 많아지고 책임만 늘어나는데 팀장 하라고 하니 불만이 많아요. nbspnbspnbsp그러나 수행자라면 감옥 가는 것도 수행이고, 또 이런 일을 맡아서 해봐야 수행이 됩니다. 그래서 정토회는 항상 수행자 모임이라는 것을 자각해야 해요. 수행자가 아니라면 여기서 살기 힘들어요. 여러분들이 수행자라는 사실을 늘 잊어버리지 않고, 놓쳐도 다시 환기한다면 올 연말은 저절로 가을걷이가 잘 이루어지게 될 것입니다.nbspnbsp이루 말할 수 없이 수고하신 행자님들, 법사님들을 한 명 한 명 거명하면 밤을 꼬박 새도 모자랄 거예요. 그런데 이런 건 드러내지 않고 묻어놔야 나중에 복 된다고 하니 복 되도록 묻어두겠습니다.” nbspnbsp정토회 회원들은 모두 대가가 없는 봉사 활동을 하고 있기에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그만둘까 말까 많은 고민들을 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수행자임을 자각하면 모든 고민이 해결될 수 있다는 말씀을 들이니 절로 힘이 다시 났습니다. 이 모든 과정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이 될테니까요.nbspnbsp특히 억울하게 감옥에 붙잡혀 갔던 경험조차도 수행자의 관점을 가졌더니 그 어떤 경험보다도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던 기회가 되었다는 말씀은 많은 여운을 남겨 주었습니다.nbspnbsp그리고 스님은 20분 정도 더 시간을 갖자고 하면서 “지난 한해 동안 정토회가 하는 일에 대해 혹시 의혹이 있거나 개선했으면 하는 점이 있다면 무엇이든지 이야기해보라” 며 건의를 받았습니다. 총 5명이 스님에게 몇가지 건의를 했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각각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주고, 개선점은 수용을 했으며, 혹시 오해가 있는 부분은 시원하게 설명해 주기도 했습니다.nbspnbsp이렇게 송년법회를 마치고 이어서 대중을 대표하여 가을 불대 담당을 맡고 있는 안은정님이 스님께 감사 편지를 읽었습니다.nbspnbspnbsp안은정님은 청춘콘서트에서 스님을 처음 뵈었지만 잊고 지내다가 직장생활로 한참 힘들 무렵에 제주도 여행을 갔다가 만난 어떤 분을 통해 다시 정토회를 만나게 되었다고 합니다. 불교대학과 깨달음의장을 하면서 직장생활에서 일어나는 잦은 화가 부모님에 대한 원망으로부터 비롯되었음을 자각하고 매일 아침 기도를 한 결과 지금은 편안해졌다며 스님께 감사의 마음을 담은 편지 내용을 읽어 내려갔습니다. 마지막에는 “스님의 가르침으로 인해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되었고, 내가 나를 사랑하니 남의 눈치를 볼 일이 없어졌으며, 나는 이런 사람이라고 인정하니 마음도 편안해졌다”고 하면서 “생활 속에서 법을 전하는 수행자가 되겠다”는 다짐을 말해 주었습니다.nbspnbsp편지 낭독을 마치고 편지지를 고이 접어서 봉투에 담아 스님께 직접 건네자 대중들도 박수를 함께 쳐주며 공감의 마음을 표했습니다.nbspnbspnbsp2015년 한해 동안의 활동 모습이 담긴 영상을 함께 시청한 후 보이지 않는 곳곳에서 공로가 많았던 분들에 대한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서울정토회 마경숙 대표님은 총 14개 부문에서 26명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선물을 건넸습니다.nbspnbspnbsp그리고 한해 동안 차 안에서 쪽잠을 주무시며 전국 방방곡곡에서 소중한 가르침을 설해 준 법륜 스님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담아 선물을 전달했습니다.nbspnbspnbsp유수 스님이 대중을 대표하여 법륜 스님에게 선물을 건네자 대중들도 뜨거운 박수 갈채를 보냈습니다.nbspnbspnbsp사홍서원을 끝으로 송년법회를 마친 후 스님은 집무실로 올라가고, 대중들은 법당에 그대로 남아 2부 프로그램을 함께 했습니다. 그동안 여법하게 법회가 이뤄졌던 법당은 오늘 하루만큼은 시끌벅적한 놀이판이 되었습니다. 대중 가요 반주에 맞춰 율동을 하는 팀, 기타 연주를 하는 팀, 가야금 연주를 하는 팀, 합창을 하는 팀 등이 어우러져 서로 친목을 도모하며 흥겨운 시간을 가졌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집무실에서 늦게까지 업무를 보다가 오늘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 내일은 아침 일찍부터 조찬 모임으로 하루를 시작해서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이해 저녁 7시 30분부터는 경동교회에서 열리는 성탄전야 예배에 참석해 축하 인사를 할 예정입니다. nbspnbsp ※ 카카오톡으로 법륜 스님의 하루를 매일 받아보세요. 아래 배너를 누르고 친구 추가

2015.12.24. 48,260 읽음 댓글 43개

2015.12.23 (오전) 주간반 송년법회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서울 정토회관에서 오전에는 주간반 회원들을 대상으로, 저녁에는 저녁반 회원들을 대상으로 송년법회를 함께 했습니다.nbspnbsp아침 7시부터 조찬 모임을 마치고 서울 정토회관으로 돌아온 스님은 10시부터 송년법회에 참석했습니다. 오늘도 스님이 직접 강의를 하는 날이라 많은 대중들이 참석해 정토회관은 발디딜 틈 없이 자리가 가득 찼습니다.nbspnbspnbsp죽비 삼성과 함께 명상이 끝나고 스님의 법문이 시작되었습니다. 스님은 약 1시간 동안 수행자는 어떤 마음으로 한 해를 마무리해야 하는지 많은 가르침을 주었습니다.nbspnbsp“오늘은 어제의 결과이고 내일의 원인입니다. 지금은 지나간 과거의 결과이고, 앞으로 올 미래의 원인이 됩니다. 인생은 시작과 끝이 있는 듯 보이지만 본래 시작과 끝이 없어서 늘 흘러가는 물처럼 우리는 시간의 흐름 속에 있습니다. 현존하는 것은 늘 현재만 있습니다. 지난 뒤에 보면 성공한 일이든 실패한 일이든,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현재의 시점에서 보면 과거의 일이고, 과거의 일은 내 인생의 한 부분일 뿐입니다. 과거의 일은 성공이든 실패든 하나의 경험에 불과합니다.nbspnbspnbsp일이 일어날 그때 그때에는 성공하는 일은 좋고 실패하는 일은 나쁘게 보입니다. 그런데 지나고 보면 그때 좋은 일이 지금도 반드시 좋다고 할 수 없고, 그때 나쁜 일이 지금도 반드시 나쁘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그때 실패한 것이 오히려 지금은 더 큰 발전의 바탕이나 새로운 기회가 되어주기도 하고, 그때 성공했던 것이 지금 큰 낭패나 실패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미 지나가버린 것은 성공이든 실패든 현재의 나에게는 중요한 게 아닙니다. 현재의 나에게는 그냥 하나의 경험일 뿐이에요.nbspnbsp이 경험을 나의 자산으로 만들 지, 빚으로 만들 지는 그 사건이 결정하는 게 아니라 지금 내가 결정하는 거예요. 과거의 성공에 도취되어 자만하게 되면 지금 실패의 원인이 되고, 과거의 성공을 잘 살려서 계승한다면 지금 성공의 원인이 됩니다. 과거에 실패했던 것을 잘 반성하고 실패의 원인을 규명해서 경험화한다면 그것은 지금 성공의 원인이 됩니다. 그러나 과거의 실패에 상처를 입어서 좌절하고 절망해 버리면 지금 실패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순간순간은 성공과 실패, 좋음과 나쁨이 있지만, 지나가버린 일에 대해서는 객관적으로 좋은 일, 나쁜 일, 성공, 실패가 없습니다. 그것이 좋은 일이냐, 나쁜 일이냐는 지금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달렸습니다. 지금 그것을 교훈으로 삼아서 경험의 자산으로 삼을 지, 상처로 간직해서 지금 내 인생의 큰 빚으로 남길 것인지는 지금 나의 시각에 달린 거예요.nbspnbsp올 한해를 되돌아보면 좋은 일과 나쁜 일, 성공과 실패가 수없이 반복되었을 겁니다. 다사다난이라는 표현도 있잖아요. 그런데 그건 흘러간 물처럼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현재에 어떻게 남아 있느냐가 문제입니다. 지나가버리고 없지만 뭔가 흔적이 남아 있거든요. 그 흔적이 어떻게 남아 있느냐에 따라서 이게 미래의 좋은 자산이 되기도 하고 엄청난 빚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니 지금의 태도가 중요합니다. 성공했다고 자만하거나 교만하거나 들뜨지 말고, 실패했다고 좌절하거나 절망하지 마세요. 실패했든 성공했든 그건 그냥 내 인생의 일부입니다. 성공했다면 그 성공의 좋은 점들을 지금 간직해서 미래에 계승하고, 실패했다면 실패의 원인을 잘 규명해서 다시는 그런 실패를 반복하지 않도록 미래에 예비를 하세요. 그러면 그것도 소중한 내 인생의 자산이 됩니다.nbspnbspnbsp농사를 지을 때는 봄에 밭갈고 씨뿌리고, 여름에 김매고 거름 주는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가을에 추수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그런 일을 아무리 많이 했더라도 가을에 추수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앞서 해 놓은 일들이 다 의미가 없어집니다. 그래서 마무리를 잘해야 해요.nbspnbsp우리가 부지런히 사는 가운데 내가 원하는 대로 된 것도 있고, 안 된 것도 있고, 뜻하지 않은 일을 당하기도 합니다. 그때는 그것 때문에 헐떡거렸다 해도 한 해를 마무리하는 지금에 이르러서는 지나간 실패를 상처로 간직하지 마세요. 실패한 게 상처가 되는 것은 좌절하고 절망하기 때문입니다. 그 좌절과 절망은 욕심 때문에 생겨요. 한번 해 보고 안 되면 ‘이러면 안 되니까 저렇게 해 봐야지’, ‘이렇게 해도 안 되네? 또 다르게 해봐야지’ 이렇게 오히려 계속 연구를 하면 더 좋은 방법을 새로 발견해 나가게 됩니다. 그런데 안 된다고 좌절하고 절망하는 것은 연구하거나 노력하지 않고 공짜로 먹으려는 욕심 때문입니다. 그러면 실패가 상처로 남아서 다음에 할 때 두렵거나 망설이게 돼요.nbspnbsp겪었기 때문에 두려워하는 게 있고, 겪었기 때문에 오히려 두려움이 없어지는 게 있습니다. 처음 할 때 두렵지, 한두 번 해보면 ‘까짓 거, 전에도 해 봤는데’ 이런 경우가 있고, 처음 할 때는 오히려 괜찮았는데 한동안 해본 사람이 오히려 더 겁을 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객관적으로 보면 실패가 거듭되더라도 해볼수록 두려움이 없어지고 능수능란해져야 합니다. 그런데 욕심을 내면 마음에 상처를 입기 때문에, 즉 좌절과 절망을 하기 때문에 오히려 실패가 쌓여서 큰 빚이 됩니다. 어린 아이가 자전거를 배울 때 넘어지고 또 넘어지는 것은 자전거를 못 타는 게 아니라 곧 탈 수 있게 되는 과정입니다. 많이 넘어졌다는 것은 곧 잘 탈 때가 다 되어간다는 뜻이에요.nbsp이렇게 지나간 1년을 돌아보고 마무리할 때 실패한 것을 경험화해서 내년에는 그것이 좋은 아이디어 또는 참고사항이 되도록 하세요. 그러면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가 됩니다. 또 성공했던 것에 들뜨거나 교만에 빠지지 말고, 그것을 잘 계승해 나간다면 그것 또한 내년에 성공의 기초가 될 겁니다.nbspnbsp산다는 것은 다 수행이에요. 앞으로 엎어져도 수행이고, 뒤로 자빠져도 수행입니다. 성공했든 실패했든, 순간순간이 다 똑같은 시간이에요. 군대 입대하는 날이나 제대하는 날이나, 그믐날이나 초하룻날이나 다 같은 날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초하루는 여유가 있다며 낭비하고, 그믐날은 다 지나갔다며 포기합니다. nbspnbspnbsp똑같은 날이지만 이미 지나가버린 것을 경험화해서 축적시켜야 합니다. 그래서 매일 매일이, 하루하루가, 매년 매년이 늘 새로운 시작이에요. 이제까지는 다 연습이고, 그 연습을 기초로 해서 이번에는 제대로 하도록 노력하는 것의 반복입니다. 여태까지 100번을 했다면 101번째는 제대로 해 보고, 그 다음에 101번 연습한 걸 갖고 102번째는 더욱 제대로 해 보는 거예요. 그래서 오늘 하루는 그냥 하루가 아니라 이제껏 살아온 총 날수에 더해진 하루입니다.nbspnbsp그런데 보통 사람들은 어떻게 삽니까? 그냥 수학적으로 하루하루 살아요. 어제 것을 버리고 오늘 하루를 살고, 오늘 것을 버리고 내일 하루를 삽니다. 그러나 오늘 하루는 지금까지 살아온 날들 위에 또 얹어진 하루이기 때문에 오늘 하루는 어제 하루보다 훨씬 값져요. 10년 전의 하루보다는 오늘 하루가 훨씬 값집니다.nbspnbsp그런데 그렇게 살지 않으니까 인생에서 비약이 일어나지 않는 겁니다. 어느 정도 경험이 축적되면 문리가 터지듯이 비약이 일어나야 해요. 아이들이 공부해서 시험 치고 나면 쓰레기통에 버리고, 시험 치고 나면 쓰레기통에 버리기를 반복하니까 대학 졸업한 사람에게 뭘 물어봐도 중학교 수준이 안 돼요. 그게 계속 축적이 되어서 올라온 게 아니라서 그래요. 자기 필요에 의해서 공부하지 않고 억지로 했기 때문에 시험만 통과하면 그냥 버려버렸어요. 시험은 통과하기 위한 서류에 불과했거든요.nbspnbsp그나마 인생에서 다 버린 것까지는 괜찮은데, 그걸 또 녹화해 놨다가 내내 다시 틀어보면서 괴로워해요. 오지도 않은 10년 후, 20년 후의 일도 상상의 녹화를 해 놨다가 틀어보면서 ‘죽으면 어떡하나? 애가 어찌 되면 어떡하나?’라고 근심 걱정해요. 미래의 일을 근심 걱정하고 과거의 일을 괴로워 하느라 현재는 허수아비로 사는 거예요. 머릿속에는 내내 과거나 미래의 테이프를 틀어놓고 슬픔과 괴로움, 초조와 불안, 근심과 걱정 속에 인생을 사느라고 지금 여기 깨어있지 못한 겁니다. 그러니 지금 여기 깨어있어야 합니다. 이미 과거는 지나가버려서 없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아서 없고, 지금만 존재하니까요.nbspnbsp그리고 이 ‘지금’은 과거의 결과요, 미래의 시작입니다. 이미 지나가버리고 없는 과거를 우리가 돌이켜보는 것은 과거의 기억을 가지고 아파하려는 게 아니라 그것을 경험화해서 그 교훈으로 미래를 잘 살기 위해서여야 합니다. 그래서 어제의 하루와 오늘의 하루가 달라요. 오늘의 하루는 그만큼 축적된 하루예요. 우리가 인생의 계단을 올라갈 때, 10년 전의 한 층이 9층에서 10층으로 올라가는 것이었다면 지금의 한층은 100층에서 101층으로 올라가는 거예요. 보이는 전망이 달라요. 그리고 우리가 미래를 생각하는 이유는 내일이라는 게 내일이 되면 또 지금이 되니까 준비를 하는 거예요. 근심하고 걱정하라고 미래를 생각하는 게 아닙니다.nbspnbsp그러니 2015년을 마무리 하면서 개인적으로 인생을 잘 정리하세요. 실패든 성공이든 관계없이 다 정리해서 추수를 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해서 내년 1년을 간단히 설계해야 합니다. 멍하게 시작하지 말고요. nbspnbspnbsp처음에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시작해도 시간이 흐르면 멍청해지기가 쉬운데 대부분 새해를 멍청하게 시작하잖아요. 공부 잘 하는 아이는 공부를 많이 하는 아이가 아니라 오늘 뭘 배우는지 미리 알고 수업에 들어가는 아이예요. 그 시간에 배울 지식을 다 알고 들어간다는 게 아니라, 뭘 배울 예정이고 내가 뭘 모르는지를 알고 수업에 들어가야 선생님 말씀이 귀에 쏙쏙 들어옵니다. 이번 시간에 뭘 배우는지, 자기가 뭘 모르는지도 모르고 들어가면 들은 내용이 기억에 남지도 않고, 이해도 잘 안 되고, 끝난 뒤 복습을 아무리 해도 별로 효과가 없어요. 공부할 줄도 모르면서 괜히 책상에 앉아 애만 쓰는 꼴이에요. 그러니 한 해 마무리를 잘하고, 새해 기본준비를 해서 새해를 맞으세요. 항상 현재에 깨어있어야 합니다. 즉 지금에 충실해야 해요.”nbsp스님의 말씀을 들으니 한 해를 어떻게 마무리를 해야할지 명쾌하게 정리가 되고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주옥 같은 말씀을 해준 스님에게 대중들도 뜨거운 박수 갈채를 보내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nbspnbsp이어서 스님은 지난 1년을 돌아보며 모두들 만족스러운지 물어본 후 스님 자신은 대만족이라고 하며 그 이유를 아주 재미있게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우리들은 생각해보지 못한 새로운 측면에서 한해를 평가하는 스님의 모습을 보며 스님이 늘 웃음을 머금고 사는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nbspnbspnbsp“1년을 돌아보니 여러분 개인의 삶은 만족스러웠어요?”nbsp“......” nbspnbsp“저는 대만족입니다. 첫째, 올 한해도 안 죽고 살았거든요. 지구상에서 수많은 사람이 죽어가는 가운데 안 죽고 이렇게 살아남았잖아요. 둘째, 살아남았을 뿐만 아니라 큰 사고도 안 나고 살아남았어요. 깁스하고 병원에서 수액 맞아가며 살아남은 게 아니잖아요. 그런 것에 비하면 저는 이렇게 큰 사고 없이 살아남았어요. 또 신체 검사도 했는데 몇 가지 병명이 나오긴 나왔지만 암이나 무슨 큰 병은 아니고 사는 데 별 지장 없는 병들이었어요. 이것도 지난 한 해 동안 제가 잘 살았다는 거예요. 아프거나 사고 당해서 휴가 낸 사람들도 있는데 저는 지난 한 해 동안 휴가도 안 내고 잘 살았어요. 그런데 제가 한 해 잘 살았다고 생각하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지난 한 해도 지루하지도 않았고 ‘죽겠다’는 소리를 입에 달고 살지도 않았다는 겁니다. 힘들 때도 있었고 아플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다 지났습니다.nbspnbsp그런데 인생이 60살이 되면 시속 60㎞로 가고 70살이 되면 시속 70㎞로 간다더니, 빨리 가기는 확실히 빨리 가는 것 같습니다. 어릴 때는 설을 기다리는 열흘도 엄청나게 길었는데, 저는 벌써 내년이 다 가버렸습니다. 10월에 내년 수첩을 미리 받아서 강의 일정을 적어 넣어보니까 일정 없는 날이 열흘이 안 돼요. 수첩 일정에서 벌써 1년이 다 가버려서 저는 이미 꼼짝달싹 못합니다. 자유롭게 살라고 중이 됐는데, 이게 노예보다도 더 꽉 짜인 일정으로 살고 있어요. 다만 ‘내가 정했다’ 하는 정보 하나 때문에 자유롭다고 착각하지만 사실은 노예예요. 짜인 대로 사는 기계나 다름없는데 ‘내가 정했다’는 그 정보 하나 때문에 노예이면서도 노예가 아니라 주인인 양 착각하고 살아가게 하는 것 같아요. nbspnbsp여러분들은 어때요? 첫째, 개인수행도 좀 발전했어요? 수준이야 비슷비슷하겠지만 작년보다는 나아졌어요? ‘작년보다 나아졌다’, ‘아니다. 올해가 작년보다 못하다’, ‘작년이나 올해나 비슷하다’ 셋 중 어느 쪽이에요? 사람이 수행이 됐느냐는 걸 묻는 건 아니에요. 다들 형편없지만 그래도 작년하고 비교해서는 나아졌어요?”nbspnbsp“네.”nbspnbsp“작년하고 똑같아요?”nbsp“아니오.”nbspnbsp“더 못 해졌어요?”nbsp“아니오.”nbsp“그럼 나아졌다는 거네요. 그렇다면 그 다음으로, 우리가 이렇게 자기만 수행할 게 아니라 이 기쁜 소식을, 즉 복음을 전파를 해야 해요. 주위 인연들에게 정토불교대학을 소개하고, 천일결사에 입재하게 하고, ‘깨달음의 장’에도 가게 하고, 수행법회도 오게 하고, 즉문즉설 강연에도 참여하게 하고, 카카오스토리에서 희망편지도 읽게 하고, 카카오톡으로 스님의하루도 구독하게 해서 이 기쁜 소식을 주위에 널리 전파하는 전법을 해야 합니다.nbspnbsp그리고 수행자가 너무 칭찬에 신경을 써서는 안 되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송년법회를 통해서 서로가 고생한 것을 알아주고, 성과도 알아주는 것은 참 좋은 것 같아요. ‘우리가 늘 먹는 밥은 누가 해 줬지?’, ‘누가 늘 스님을 따라다니면서 스님의 하루를 매일 써서 올려주지?’ 이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알게 되면 좋잖아요. 법륜 스님은 얼굴 같고 나머지 정토행자는 다 몸 같아요. 손발 같은 사람이 몇 명 있어서 고생하는 게 남들 눈에도 보이기도 하지만 대다수는 옷에 가려져서 안 보이고 생색은 얼굴이 다 내요. nbspnbspnbsp법륜 스님 혼자 다 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지요. 그러니까 이럴 때 옷을 홀랑 벗고 각각의 역할과 속을 다 보여주면서 ‘아, 법륜 스님은 얼굴 마담이고 우리 정토회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손발이 되고 장기며 기관이 되어주었기에 정토회가 여기까지 왔구나’ 하는 것을 우리가 함께 공유하는 게 송년법회의 의미가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신년을 맞을 때는 지나간 것 중 나쁜 기억들은 다 털어버리고 교훈으로만 남겨서 그것을 경험삼아 새 출발을 할 수 있으면 좋겠지요. 그래서 이런 송년법회가 열리게 된 겁니다.nbsp세상에서 흔히 말하는 송년회는 ‘지긋지긋한 한해 잘 갔다. 그러니 한잔 먹고 놀자’는 의미이기 쉽습니다. 사실 올해도 수많은 사람이 죽었는데 안 죽고 산 것만 해도 축배 들 만해요. 그런데 우리는 너도 살고 나도 살았는데 새삼스럽게 축배까지 할 건 없고 이런 의미로 송년법회를 열었어요.nbsp여러분 모두, 특히 임원단들, 지난 한 해 동안 수고들 많으셨습니다. 일일이 제가 거명해서 이야기하긴 어렵지만 그래도 한 사람 한 사람 다 불러서 치하할까요,? 그냥 다 한 걸로 해요?” nbspnbsp“네.”nbspnbspnbsp“굳이 옷 벗어 보여주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지요? 수고하신 많은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말씀 드립니다. 표가 나든 안 나든 여러분들의 노고와 아껴서 보시한 돈에 의해 정토회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요즘 경제가 안 좋아서 어려운 속에서는 보시하기가 더 어려울 텐데, 감사합니다. 또 경제가 안 좋으니 일하러 가서 자기 재능을 한 푼이라도 받고 팔아야 할 텐데 그걸 가지고 봉사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렇게 보시와 봉사로 정토회가 유지되는데, 그 보시와 봉사를 할 수 있는 것은 수행이 기초이기 때문입니다. 수행이 안 되면 얼마 안 돼서 다 떨어져 나가는데 장기간 보시와 봉사를 한다는 것은 수행이 기초가 되었다는 거예요. 그래서 여러분들의 수행, 보시, 봉사 덕분에 오늘날 정토회가 이렇게 유지 발전되고 있습니다. 거기에 관여한 우리 모두는 바로 모자이크 붓다입니다. 비록 작지만 붓다를 이루는 작은 한 조각으로써 활동하고 있는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말씀을 드리며 한 해를 마무리하겠습니다.”nbsp한해 동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온갖 일들을 도맡아 준 정토회 자원봉사자들의 노고를 깊이 헤아려 볼 수 있었고, 이런 노고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계시는 스님께도 존경의 마음이 들었습니다.nbspnbsp이어서 지금 대중들이 편안하게 법회를 듣고 있는 중에도 지하 공양간에서 열심히 밥을 하고 있는 분들이 앞치마를 입고 불단 앞으로 걸어나왔습니다. 많은 대중들이 늘 밥만 먹고 가는 경우가 많은데, 오늘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결 같이 공양을 지어준 분들의 얼굴을 직접 보고 소감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nbspnbspnbsp공양팀장을 맡고 있는 이보경님은 “공양간에만 있다 보니까 스님 얼굴을 볼 기회가 없는데 오늘 이렇게 보게 되어서 너무 좋다”며 기뻐했습니다. 그리고 “정성스럽게 늘 음식을 준비해 놓는데 법회만 듣고 공양은 안 드시고 가는 분들이 많아서 아쉬울 때가 있다”며 대중들이 공양을 꼭 드시고 가주실 것을 부탁했습니다. 대중들도 그렇게 하겠다며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공양팀 한 분 한 분의 손을 꼭 잡아준 후 함께 기념 사진을 찍어 주었습니다. 대중들의 박수갈채가 계속 이어지면서 순식 간에 법당 안은 감동의 물결로 넘쳐 흘렀습니다.nbspnbsp▲ 한해 동안 대중들을 위해 공양간에서 밥을 해준 공양팀 자원봉사자들nbsp지난 한해 동안 서울정토회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영상을 시청한 후 특별히 수고한 분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유수 스님이 나와서 한 분 한 분에게 선물을 전달했습니다.nbspnbspnbsp그리고 올해도 대중들에게 소중한 가르침을 많이 설해 주신 법륜 스님께도 대중들은 감사의 마음을 담아 선물과 꽃다발을 전달했습니다. 모두들 스님께 감사한 마음을 어떻게든 표하고 싶은 마음이 큰데 대중을 대신해서 신성숙님이 꽃다발을 전하자 모두들 우레와 같은 함성과 함께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nbspnbspnbsp마지막으로는 2015년을 마무리하고 2016년 새해를 맞이하는 발원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대중들이 모두 일어서서 마주보고 합장을 하자 봄 불교대학을 다니고 있는 권혜진님이 발원문 낭독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nbsp권혜진님은 도박 중독과 알코올 중독에 빠져 황폐한 삶을 살고 있는 남편, 이런 아들을 보며 점점 야위어가는 시어머니, 주말이면 교회에 갈 것을 강요하는 시어머니 때문에 힘들어하는 아이들, 이렇게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든 상황 속에서 친구의 권유로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을 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24층 아파트 창문이 삶과 죽음의 경계로 느껴질 즈음에 만난 스님의 법문은 인생 최고의 선물이 되었다고 하면서 수행은 참는 것이 아니라 알아차리는 것이라는 스님의 법문을 아침마다 가슴에 새기며 기도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은 아침 기도 시간이 매일 기다려질 정도라며 이제는 남편과 시어머니, 아이들을 큰 분별심 없이 편안하게 바라보게 되었다고 하면서 앞으로는 수행, 보시, 봉사하는 삶을 주위에 더 널리 전하는 일을 하겠다는 발원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nbsp발원문을 들으며 많은 분들이 눈물을 닦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의 행복은 스님의 법문을 만나지 못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이야기에 모두가 공감을 했기 때문입니다.nbspnbsp바로 이어서 스님이 한 해를 마무리하는 간절한 발원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거룩하신 부처님, 대자대비하신 관세음보살님, 대원본존 지장보살님. 오늘 저희 정토행자들은 2015년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두 손 모아 합장하며 발원하옵니다.nbspnbspnbsp이 세상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뜻하는 대로 다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원하는 대로, 뜻하는 대로 다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되지 않을 때 우리는 원망하고 괴로워합니다.nbspnbsp세상 사람들이 나에게 원하는 것을 내가 다 해 줄 수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남이 원하는 것을 다 해 줘야 한다는 의무감과 부담을 갖고 살아가기에 해 줄 수 없는 나를 초라하게 여기고, 해달라는 그들을 원망합니다.nbspnbsp내가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면 다행이고 이루어지지 않아도 그만인, 남들이 원하는 것을 해 줄 수 있으면 좋고 해 줄 수 없으면 ‘죄송합니다’ 하면 그만인, 그러면 우리는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그런 가운데에서도 자유롭고 행복할 수가 있는데, 우리는 어리석음에 사로잡혀, 욕망에 사로잡혀, 자기견해에 사로잡혀 그렇게 살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nbspnbsp그가 나를 사랑하지 않기에 내가 그를 사랑할 수 없고,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행동을 하기에 내가 그를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은 나만이 아니라 이 세상사람 모두가 다 하고 있는 일입니다. nbsp다른 사람이 사랑할 수 없을 만한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 때,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내가 이해할 수 있을 때,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을 용납할 수 있을 때, 그럴 때 우리가 다른 사람과 달리 좀 더 수행자다운 삶, 다른 사람보다도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nbspnbsp그런데도 우리는 늘 비교를 합니다. ‘동네사람한테 물어봐라’, ‘어머니도 그렇게 생각하신다’ nbsp이렇게 남을 핑계 대며 자기를 합리화합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어떤 종류의 사람이든, 어떤 경험을 했든, 어떤 상황에 처해 있든 우리의 괴로움을, 불행을 합리화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것은 그들의 삶이고 그 가운데에서 나는 행복의 길을 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들을 행복으로 이끄는 것도 내가 행복한 가운데 해야 합니다. 그들을 행복하게 이끌기 위해서 내가 불행하다는 것은 자신을 학대하고 희생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항상 자기 먼저 행복하기, 자기 먼저 희망 갖기, 자기 먼저 사랑하기, 자기 먼저 나눠주기를 행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nbspnbspnbspnbsp이 자유의 길, 행복의 길, 주인의 길, 부처의 길을 열어주시고 보여주시고, 우리 또한 그 속에 들게 하여 주신 부처님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우리 또한 그 받은 은혜를 우리 이웃에게 나눠줄 것을 다짐하면서 한 해 동안 이렇게 죽지 않고 살아있고 행복할 수 있도록 돌봐주신 불보살님과 일체중생, 모든 천지만물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nbsp스님의 간곡한 발원에 더욱더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스님의 발원을 가슴에 새기며 한해를 감사한 마음으로 마무리 할 것을 다짐해 봅니다.nbspnbsp이렇게 송년법회를 모두 마친 후 스님은 정토회를 창립할 때인 20여년 전부터 법당을 지켜주고 계신 연화회 노보살님들을 챙겼습니다. 노보살님들만 따로 불러 모아서 함께 기념 사진을 찍어주니 노보살님들도 무척 기뻐했습니다.nbspnbspnbsp30대의 젊은 수행자에게 큰 신심을 보여주시고 오늘날 정토회가 있기까지 물심양면으로 마음을 써주신 것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하고 싶은 스님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nbspnbsp주간반 송년법회를 마친 후에는 내년 2월에 졸업하는 불교대학 학생들을 위한 졸업 축하 영상과 다다음주에 출발하는 인도성지순례 참가자들을 위한 환영 인사 영상을 함께 촬영했습니다.nbspnbsp그리고 오후에도 손님들과 미팅을 갖거나 원고 교정 업무를 하며 바쁜 일정을 보냈습니다. 대중들은 점심 식사 후 2부 프로그램을 가지며 서로 장기자랑도 하고, 노래도 부르면서 서로를 격려하는 등 여흥을 즐겼습니다.nbspnbsp저녁 7시 30분부터는 저녁반 자원활동가들을 위한 송년법회가 열렸습니다. 다음 이야기에 계속 됩니다...nbspnbsp ※ 카카오톡으로 법륜 스님의 하루를 매일 받아보세요. 아래 배너를 누르고 친구 추가

2015.12.24. 61,102 읽음 댓글 47개

2015.12.22 동지법회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동지날을 맞이하여 동지에 담긴 수행의 의미에 대해 법문해 주었습니다.nbspnbsp아침 일찍 조찬부터 종교인 모임이 있었습니다. 각 종교계 대표들이 모여 3.1 운동 100주년 기념사업 준비, 연해주 블라디보스톡 신한촌 독립운동 유적지 재건 문제, 남북관계 개선 방안 등에 대해 많은 의견을 서로 나누며 회의를 했습니다. 그리고 정토회관으로 돌아왔습니다.nbspnbsp정토회관에는 동지날을 맞이하여 아침부터 많은 대중들이 몰려 들었습니다. 300여 명이 법당을 가득 메운 가운데 자리가 부족해 2층과 3층에서 영상으로 법문을 들어야 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nbspnbspnbsp죽비 삼성과 함께 명상이 끝나자 스님은 빼곡이 들어찬 대중들을 보며 “동짓날인데 왜 이렇게 많이들 오셨어요?” 하고 웃으면서 법문을 시작했습니다. 왜 동지가 불교의 큰 명절이 되었는지, 동짓날이 가지는 수행적 의미는 무엇인지에 대해 아주 재미있게 설명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불교의 4대 명절은 부처님이 태어나신 사월 초파일, 출가하신 출가일, 성도하신 성도절, 열반하신 열반절입니다. 그런데 현재 한국 불교에서 행하는 불교 명절에는 민속명절이 불교에 들어 온 경우가 있습니다. 먼저 정초기도와 입춘기도가 있고, 다음으로 백중기도가 있습니다. 백중기도는 원래 인도의 민속명절인데 불교를 통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불교 명절이 되었습니다. 현재 한국의 불교문화에서는 부처님 오신 날 다음으로 백중을 다른 명절보다 크게 행하는 편입니다.nbspnbsp마지막으로 동지기도가 있습니다. 정토회에 비해 전통 절에서는 동지기도를 아주 중시합니다. 정토회에서는 하지 않지만, 전통 불교문화에서는 ‘동지 건대’라고 해서 동지 때는 반드시 주머니에 쌀을 담아가지고 절에 보시하는 풍습이 있습니다. 그렇게 보시를 받으면 절에서는 그걸로 내년 봄까지, 즉 사월 초파일까지 먹고삽니다. 그리고 사월 초파일에 또 보시 받아서 백중까지 먹고살고, 백중 때 보시 받아서 동지까지 먹고살아요. nbspnbsp사계절 중 겨울에 있는 동지를 이렇게 중시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1년 중에 해가 가장 짧은 날이 동짓날입니다. 주식으로 말하면 가장 주가가 떨어졌을 때를 ‘최저점을 찍었다, 바닥이다’라고 하잖아요. 동지가 그렇습니다. ‘인생에서 오늘이 바닥이다. 더 이상 나쁠 수 없다’, 즉 ‘나쁜 건 끝이다’는 뜻이 있습니다. ‘앞으로는 점점 더 좋아진다’, ‘내리막으로 갔다가 바닥을 치고 오늘부터 올라간다’ 이런 뜻입니다.nbspnbsp서양에서는 태양이 다시 살아났다고 해서 이 때를 태양절이라고 불렀어요. 드러난 현상만으로 이야기하면 태양이 작열할 때인 하짓날로 태양절을 잡아야 해요. 그런데 동짓날을 태양절로 잡은 것은 ‘해가 새로 생겼다. 다시 부활한다’ 이런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인생에 비유하면 ‘우리의 재앙은 이걸로 끝이다. 앞으로 불행이 없진 않겠지만 적어도 이보다 더한 불행은 없다. 이미 최고의 불행을 겪었기 때문에 설령 어떤 불행이 닥친다 하더라도 능히 이겨낼 만하다. 그리고 갈수록 불행이 줄어든다’라는 개념입니다.nbspnbsp그래서 동짓날 재앙을 쫓는 행사를 하는 거예요. ‘잡귀들은 이걸로 끝났다’ 해서요. 옛날부터 잡귀 쫓는데는 붉은 팥이 좋다고 했는데, 붉은 색은 옛날부터 ‘금지’를 의미했습니다. 중국의 자금성, 불국사의 자하문의 ‘자’자도 붉은 색을 의미하는데, 붉은 색은 전통적으로 재앙, 귀신, 악귀를 쫓는 색깔이에요. 그래서 붉은 색의 팥죽을 쑤어서 뿌리면 재앙을 막을 수 있다고 믿었어요. 그리고 팥죽을 끓일 때 새알을 집어넣어 자기 나이만큼 먹습니다. 저는 옛날에는 항상 ‘나이가 빨리 차야 새알을 더 많이 먹을 텐데’ 했는데, 이제는 주어진 것도 다 못 먹는 수준이 됐습니다. nbspnbspnbsp이렇게 한 해가 끝나고 새로운 한 해가 시작이 되는 날이 동지입니다. 달도 기울었다가 다시 차기 시작하는 날이 초하루예요. 그러니 태양의 길이로만 말하면 오늘이 초하루와 같아서 신년이 돼야 해요. 그래서 동지를 ‘작은 설’이라고 하고, 팥죽을 먹어야 나이를 먹는다는 풍속도 있는 겁니다.nbspnbsp이렇듯 이치로만 따지면 새해의 시작을 동짓날로 잡아야 됩니다. 그런데 이치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 이치가 눈에 보이면 우리가 어리석을 이유가 없지요. 해가 점점 길어지면 날도 따뜻해져야 되는데, 실제 현상은 전혀 그렇지 않고, 오늘부터 앞으로 더 추워지거든요. 편차가 있긴 하지만 평균적으로는 동짓날부터 한 달 지난 때가 제일 춥습니다. 여름은 하지 지나고 한 달 이후가 제일 덥고요. 그러니까 여름은 하지 지난 뒤가 오히려 더 덥고, 겨울은 동지 지나고 한 달 전후가 제일 추워요. 그래서 동지 뒤에 소한, 대한이 있습니다. 동지로부터 딱 한 달 뒤가 대한이에요. 지구가 데워지는데도 시간이 걸리고, 지구가 식는데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일어납니다. 지금까지는 해가 짧아지면서 지구가 식었기 때문에 앞으로 해가 길어지더라도 그 식는 속도가 그대로 한참은 더 가요. 그래서 한 달 지나서야 제일 추운 데서 다시 따뜻한 데로 움직입니다. 하지도 마찬가지예요. 그때까지 지구가 데워지는데 한 달이 걸리니까 하지 지나고 한 달 이후는 더 덥다가 조금씩 다시 식어가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우리가 현상으로 느끼기로는 대한을 지나야 ‘날씨가 이보다 더 추워지는 날은 없다. 앞으로도 춥지만 이보다 더 추워진 않는다’라고 느끼게 됩니다. 그것이 봄의 소식, 입춘입니다.nbsp입춘이라고 해서 바로 따뜻하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소한, 대한 지나면 얼어 죽을 사람 없다’고 하잖아요. 그 말은 대한을 넘으면 안 춥다는 뜻이 아니라, 가장 추운 시기를 지났기 때문에 앞으로 추운 것 정도는 견딜 만하다는 겁니다. 대한을 넘겼다는 건 나머지는 견딜만하다는 겁니다.nbspnbsp대한을 지나고 맞는 첫 번째 절기는 ‘봄이 왔다. 봄에 들어간다’는 뜻을 가진 입춘이지만 그렇다고 그게 곧 따뜻하다는 뜻이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더 이상 이보다 더한 추위는 없다’는 정도의 뜻이니까요. 참 재밌지요? ‘아직도 춥지만 벌써 봄의 문턱에 들어섰다’는 표현인 것입니다.nbspnbsp봄이 올 첫 번째 징조는 해가 길어지는 건데, 그런 의미에서 새해의 시작이 동지라는 겁니다. 두 번째 징조는 우리가 피부로 느낄 때 ‘이보다 더 추워질 날은 없다. 앞으로는 점점 따뜻해질 거다’ 하는 것이 입춘입니다. 그래서 입춘과 가장 가까운 음력 달을 정월로 잡았어요. 음력설은 입춘을 기준으로 해서 입춘과 비슷한 날이거나 열흘 전후입니다. 1월 하순에 빠른 설이 오고, 입춘 전후로 중간 설이 오고, 입춘하고도 한 열흘 뒤에 늦은 설이 오고, 다시 또 빠른 설이 오는 게 3년 주기로 반복됩니다. 음력은 3년마다 윤달이 드니까요.nbspnbsp이렇듯 입춘을 전후로 한 달이 정월이고, 그 첫날이 설날입니다. 그러니까 입춘하고 설은 같은 거예요. 그래서 중국에서는 설을 춘절이라고 하잖아요. 계절로 따지면 입춘을 새해의 시작으로 잡고, 그것을 음력으로 잡은 것이 음력설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한 해의 시작이 양력과 음력하고 다른데, 양력 1월도 왜 추울 때로 잡을까요? 양력은 태양력이니까 동지를 지나고 첫 시작을 정월로 잡은 겁니다. 그래서 1월 1일 새해를 추울 때 맞게 되는 거예요.nbsp그런데 실제로 누구나 다 ‘진짜 추위가 가고 따뜻해졌다’고 느끼는 건 입춘이 지나고도 거의 두 달이 지나야 됩니다. 즉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춘분을 지나야 이제 꽃이 핀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춘분 지나야 개나리며 벚꽃, 진달래 같은 꽃이 피니까 그때는 너도 나도 다 봄인 줄을 알 수 있습니다.nbspnbspnbsp이걸 우리 수행에 비유하면, 오늘 부처님 법문 듣고 ‘아, 모든 것이 다 내 마음이 짓는 거구나. 내가 미워하고 원망하고 괴로운 건 누가 나를 괴롭혀서가 아니라 내가 마음으로 짓는 것이구나’ 하고 자각해서 ‘오늘부터 나도 수행해야지’ 하는 마음을 먹고 입재하는 날이 바로 동짓날입니다. 그래서 동짓날 기도를 열심히 하라는 거예요.nbsp그런데 동짓날 입재하면 앞으로 좋은 일이 생길까요? 아니에요. 동지 지나고 날씨가 더 추워지듯이, 기도는 시작했지만 한 달을 해도 좋아지기는커녕 더 힘들어져요. 예컨대 부부갈등은 더 심해지고, 남편은 더 성질을 부리고, 애는 말을 더 안 듣고, 나는 더 괴로워집니다. 그러면 대부분 하다가 그만두지요. 이걸 마장이라 그래요. 그러나 이치적으로는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 당연한 거예요. 이런 장애는 기도를 하기 때문에 생기는 게 아니라, 그 전에 어리석게 살았던 것의 과보가 늦게 나타나는 거예요. 그런데 나타나기는 기도한 뒤에 나타나니까 여러분은 기도를 잘못 했나 싶어서 자꾸 묻잖아요. 첫째는 ‘기도해 봐야 소용 없더라’ 싶어 그냥 집어치워버리고, 둘째는 자꾸 ‘기도가 잘못 됐느냐?’고 물어요. 기도를 잘못해서가 아니라 고비가 찾아온 것입니다. 그래서 그 고비를 넘겨야 합니다. 십중팔구는 이 고비를 못 넘기고 그만둡니다.nbspnbsp지구가 데워지는 데는 한 달이 걸리는데, 우리의 업식과 관계 있는 이 고비는 보통 백 일이 걸려요. 백 일을 해야 고비를 넘기는데 대부분 그 백 일을 못 채워요. ‘백일기도해서 고비를 넘겼다’는 것은 날씨에서 ‘대한을 지났다’는 것과 같은 말이에요. 가장 큰 어려움을 이겨냈기 때문에, 아직도 어려움이 많이 남아있고 수행하기 싫은 마음도 들지만 백 일이 넘으면 자기 꼬라지를 자기가 좀 알 게 돼요. ‘아이고, 내가 성질이 더럽구나. 내가 이렇게 나를 괴롭히는구나’ 이런 걸 좀 알게 되니까 그게 수행을 이어갈 동력이 되는 거예요.nbspnbsp그래서 백일기도를 회향하면 그게 곧 입춘을 맞고 설을 맞는 것과 같아요. 그렇다고 괴로움이 다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더 정진을 해서 춘분을 지나야 합니다. 그래서 꽃도 피고 누가 봐도 ‘봄이 왔구나’ 하고 알 수 있는 수준이 되려면 천 일이 지나야 됩니다. 그래서 천일기도를 하는 겁니다. 기도를 하려면 3년은 하라고 많이들 얘기하잖아요. 천일기도를 해야 변화가 일어나요. 자기가 생각해도 ‘아직 많은 과제가 남았지만 내가 조금 변한 것 같다’고 느껴져집니다. 그리고 남이 옆에서 나를 보고 ‘요새 당신 보니까 화가 좀 줄어든 것 같아’라고 이야기해 주기도 하는데, 그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천 일입니다. 그러면 벚꽃도 피고 개나리도 피는 걸 볼 수 있어요.nbspnbspnbsp그런데 진달래, 개나리가 핀 뒤에도 또 한 번 추위가 찾아옵니다. 꽃샘 추위가 와서 꽃이 얼어 죽는 경우도 많잖아요. 수행을 하다 보면 그런 때가 역시 옵니다. 그러면 수행하기 전으로 되돌아가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 때 또 그만두는 사람이 많아요. 수행해서 좋아졌다고 까불다가 꽃샘 추위 한번 맞고 나면 정이 뚝 떨어져서 수행을 관두는 사람이 많아져요. 그럴 때도 일시적인 장애를 넘어서야 합니다. 날씨가 추웠다 더웠다를 반복하다가 점점 따뜻해지듯, 수행을 계속하면 수행이 된 것 같다가 후퇴하는 것 같기를 몇 번 반복해야 해요. 그렇게 꾸준히 하다 보면 드디어 따뜻한 봄날을 맞게 됩니다.nbsp절에서 24절기 중 동지와 입춘을 명절로 삼은 이유는 이런 원리와 관계가 있습니다. 동지기도는 입재와 같고, 입춘기도는 백일기도를 회향하고 3년 기도에 들어가는 것과 같습니다. 여러분을 예로 들면 그 3년 기도하는 동안 불교대학도 졸업해야지, 천일결사에 입재해야지, ‘깨달음의 장’도 갔다 와야지, 경전반도 졸업해야지, 명상수련도 해야지요. 그러다 보면 안 변할래야 안 변할 수가 없어요. 자기도 모르게 수행자가 되어서 우리 인생의 봄날을 맞게 됩니다. 그 시작이 바로 동지가 되기 때문에 동지를 중요시하는 겁니다. nbspnbspnbsp그래서 동지는 우리의 전통문화로 잘 유지해나가야 할 의미가 있는 날입니다. 발렌타인데이보다 훨씬 의미가 있어요. 이런 중요한 민속은 앞으로 복원할 필요가 있어요. 우리 정토회에서도 전법 같은 건 초현대적으로 잘 해가더라도 우리의 전통문화 중에 아주 소중한 것은 다시 되살리는 활동도 함게 해나가면 좋겠습니다.”nbsp수행을 날씨와 절기에 비유해서 한 설명이 참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대중들은 스님의 법문을 가슴에 새기며 동짓날을 계기로 다시 한번 발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nbspnbsp동지날의 수행적 의미에 대해 이렇게 설명을 마친 후 다음으로는 이런 수행을 통해 내가 먼저 행복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가장 큰 경쟁력은 행복이라고 하면서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 처해도 빙긋이 웃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보자며 법문을 마쳤습니다.nbspnbsp“여러분이 먼저 행복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아무리 부처님의 좋은 법을 사람들에게 전달하려 해도 ‘그러는 너는?’이라는 반응이 돌아오기 때문에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그래, 나는 사는 게 재밌다. 내일 죽어도 좋다. 스님 법문을 약으로 먹어보니까 정말 좋아졌다’ 이래야 전달할 때 경쟁력이 있습니다. 여러분이 부처님 말씀 어쩌고저쩌고 할 때 아들이나 딸, 남편이 ‘너나 잘해라’라고 하면 딱 막혀서 할 말이 없어지잖아요. nbspnbspnbsp여러분이 아직 부족한 건 사실이에요. 그래서 짜증도 내고, 성도 내고, 욕심도 내지만 ‘그래도 남보다는 내가 더 행복하다. 짜증을 내지만 너보다는 덜 낸다. 나도 괴롭지만 너보다는 덜 괴롭다’ 이런 게 하나라도 있어야 경쟁력이 있지요. 이런 행복 무기를 하나 가져야 이 세상에 법을 전파할 힘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게 있는 한은 전파력이 있고 이게 점점 줄어들면 전파력이 없어져요. 기성의 종교는 이게 없기 때문에 전파력이 없어요. 일부 기독교에서도 복음을 전할 도덕성이 없으니까 신도 수로, 돈으로, 거대한 건물로, 권력과 결탁한 파워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잖아요. 자신이 행복한 것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게 아닙니다.nbspnbsp조선시대 때 천주교가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초기에는 천주교 신자들이 박해받다가 죽게 되더라도 웃으면서 죽었답니다. 같이 사형당하는 형제들끼리 ‘천국에 가서 보자. 우리 천국에 가서 점심 먹자’라고 인사하면서 죽었다고 해요. 그러니 죽이는 사람도 그 모습을 보고 감화를 받았다는 겁니다. 안중근 의사가 사형 당하게 되었을 때 그 어머니는 아들에게 수의를 준비해 주면서 ‘1심 재판 결과에 불복해서 항소하거나 상고를 하지 마라. 침략자를 상대로 무슨 재판을 하느냐. 천국에 가서 보자’라고 했답니다. ‘이 옷 입고 죽어라. 이 세상에서 너와는 더 이상 볼 일이 없다’라는 건데, 엄마가 아들한테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요? 우리 같으면 울고불고 야단이었을 겁니다.nbspnbsp천주교가 우리나라에 들어와 박해를 받으면서도 200년 만에 이렇게 큰 교파를 형성한 것은 그런 신앙심 때문입니다. 저는 여러분들도 아무리 못해도 그 정도는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처님 법이 훌륭하다 말하면서도 실제로 하는 행동은 영 다르니까 다른 사람들로부터 ‘너나 잘 해라’라는 말을 듣는 거예요. 그러니 오늘 동지를 맞아서 다시 발심을 하셔야 해요. nbspnbsp똑같은 일을 당했는데도 다른 사람들은 ‘죽네 사네’ 야단이더라도 우리는 빙긋이 웃어야 해요. 예를 들어 병원에서 암이라는 진단을 받으면 빙긋이 웃으면서 의사 선생님한테 ‘아이고, 축하드립니다. 드디어 발견하셨네요’라고 할 수 있어야 해요. nbspnbspnbsp의사가 그거 발견한다고 애썼잖아요. 환자가 돈을 들였는데, 뭐라도 발견이 안 되면 돈만 많이 쓰게 한 것 같아서 괜히 미안할 수도 있잖아요. 그렇게 병난 몸으로 의사를 교화할 수도 있어요. 굳이 ‘불교 믿으세요’ 이런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어요. 그런 수준이 될 때까지 수행하셔야 합니다. 어떤 일을 당해서 처음에는 화나 슬픔이 올라오더라도 금방 정신을 차리고 ‘아, 그래’ 할 수 있어야 돼요. 암이 오늘 갑자기 생긴 건 아니잖아요. 내 몸에 이미 있던 거예요. 그러니 오늘 발견한 건 잘 된 거예요. 오늘 발견하지 못했으면 암덩어리가 계속 커져서 나중에 더 큰일이 되었을 텐데, 지금 발견해서 더 커지기 전에 치료할 수 있게 되었잖아요. 그러니 죽겠다고 인상 쓰지 말고, 오늘 발견한 걸 축하하면서 건배를 해야 해요. 그런 자세가 필요합니다.nbspnbsp암 선고를 들었을 때 슬픔이 올라오더라도 ‘아, 그래. 발견했으니 잘된 거야’ 이렇게 생각을 돌이켜서 얼른 표정을 바꾸고 웃으면서 ‘축하합니다’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같이 수행해봅시다.”nbsp암 선고를 받아도 웃을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수행을 해보자는 말씀에 대중들은 큰 박수로 공감을 표했습니다. 너무나 적나라한 비유였지만 그 어떤 비유보다 수행이란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는 말씀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nbspnbspnbsp이렇게 동지 법회를 모두 마치고 곧 이어 정진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대중들은 스님의 법문을 가슴에 새기며 처음 수행을 시작할 때의 마음으로 돌아가 한 배 한 배 절을 했습니다. 내년 봄에 입춘이 되면 제8차 백일기도 입재식이 열리는데 스님 말씀대로 그 때가 되면 여러 고비를 넘기고 곳곳에서 봄소식을 접하며 따듯한 날을 맞이하게 되겠지요.nbspnbsp한편 공양간에서는 동지 날을 맞이하여 많은 봉사자들이 아침 일찍 나와서 팥죽을 쑤어 주었습니다. 오늘은 팥죽을 먹고자 평소보다 많은 대중들이 배식대 앞에 길게 줄을 섰습니다.nbspnbspnbspnbsp팥죽을 먹으며 한 해의 액운을 모두 떨쳐내고 내년에는 더욱더 수행정진을 많이 할 수 있기를 다짐해 보았습니다. 농담삼아 새알을 나이 수만큼 먹으려고 하는 대중들도 보였는데, 새알이 부족해서 웃으면서 아쉬움을 달래야 했습니다.nbspnbspnbsp동지 법회 후 스님은 찾아온 손님들과 연이어 미팅을 가지면서 오후 내내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았습니다. 내일은 오전 10시에 주간반 대중들을 위해 송년법회를, 저녁 7시에 저녁반 대중들을 위해 송년법회를 할 예정입니다.nbspnbsp ※ 카카오톡으로 법륜 스님의 하루를 매일 받아보세요. 아래 배너를 누르고 친구 추가

2015.12.23. 51,947 읽음 댓글 45개

2015.12.21 김제동과 어깨동무 창립총회

nbsp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김제동씨가 새롭게 시작하는 사단법인 ‘어깨동무’ 창립총회에 참석해 격려 말씀을 해주었습니다.nbsp nbsp 어젯밤 장례 염불을 마치고 울산 두북에서 주무신 스님은 새벽 예불과 기도를 마친 후 휴식과 더불어 몇 가지 남은 겨울 준비를 했습니다. 오후에는 다시 서울로 와서 김제동씨와 청년들이 스스로 어려운 청년들을 돕고자 설립하는 사단법인 ‘어깨동무’ 창립총회에 참석해 격려 말씀과 더불어 응원의 마음을 전했습니다.nbsp nbsp ‘어깨동무’ 창립총회가 열린 서초동 카페50에는 저녁 7시부터 청년들 50여 명이 빼곡이 자리를 메워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보고자 하는 열기로 가득찼습니다.nbsp nbsp ▲ 카페50. 대안적인 삶을 고민하는 50명의 청년들이 출자자가 되어 만든 협동조합형 카페. nbsp 김제동씨는 오래 전부터 소외된 청년·청소년을 위한 자립 지원 활동을 전개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쳐 왔는데, 드디어 오늘 자산의 일부를 출현하여 본격적으로 공익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동안 곳곳에서 의미있는 기부활동을 꾸준히 해왔지만, ‘어깨동무’ 창립을 통해 이제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더 빨리 제대로 지원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nbsp nbsp nbsp ‘어깨동무’는 앞으로 크게 세가지 방향에서 일을 해나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청년 대상 공익 문화콘서트 개최, ▶청소년 대상 공익 문화콘서트 개최, ▶소외된 청년,청소년 자립 지원 활동 등을 통해 새로운 청년 문화를 만들고, 공익을 위해 헌신하다가 불의의 사고로 어려움에 빠진 청년들을 스스로 만나서 돕고, 후배들인 청소년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이야기를 들어주고 새로운 희망을 나눠줄 예정입니다.nbsp nbsp 창립총회가 열리는 오늘도 세월호 사고의 후유증을 앓고 있는 안산지역 고등학교에 급식비를 내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지원금을 전달하고 왔다고 합니다. 창립하는 첫날부터 훈훈한 소식과 함께 창립총회가 시작되었습니다.nbsp nbsp 먼저 김제동씨와 청년들이 뜻깊은 일을 시작한다는 소식을 듣고 먼길을 달려온 스님이 격려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스님은 청춘콘서트를 하면서 김제동씨와 함께 청년들을 응원하는 일을 수년째 같이 해오고 있는데 창립 취지를 전해 듣고나서 스님도 무척 반가운 마음이 들었나 봅니다. 스님은 도움 받으려고만 하는 청년이 되지 말고, 자립하고 남을 도울 줄 아는 청년이 되라며 nbsp‘어깨동무’의 창립 멤버들을 격려했습니다. nbsp nbsp nbsp “드디어 일을 벌렸네요. 지금 우리나라는 특이하게도 청년이 보호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나라가 되었어요. 마치 노인하고 청년이 누가 먼저 보호를 받아야 하나를 두고 경쟁을 하고 있고 있는 것 같아요. 청년들에게는 좀 창피한 일이 아닌가 싶어요. 우리 스스로 벌어먹고 살고, 우리가 이웃을 돕는 사람이 되자, 저는 이런 자세가 청년들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어깨동무’의 설립 취지를 들어보니 그와 부합하는 것 같아서 참 좋았어요. 여러분들도 이제 도움 받으려고만 하지 말고 자립하고 나아가 베푸는 삶의 자세를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nbsp nbsp nbsp 첫째, ‘내가 막노동을 해서라도 내 삶은 내가 영위하고, 우리의 일은 우리가 한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nbsp 둘째, 여러분과 같은 청년들 중에도 어려움에 처한 사람이 많은데 이들을 좀 도왔으면 좋겠어요. 지금 우리 사회에는 많은 구호단체와 지원단체가 있습니다. 정부에도 있고, 민간에도 있고, 돈도 많습니다. 그런데 모든 지원은 ‘폼’ 나는데 씁니다. 신문에 나거나 TV에 나오거나 성과가 나는 데만 쓰려고 하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돈이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잖아요. 그래서 우리의 목표는 ‘틈새공략’입니다. 그렇게 폼 나는 데만 쓰려고 하다 보니까 진짜 도움이 필요한 데는 도움을 못 주는 경우가 있잖습니까.nbsp nbsp 얼마 전에 놀랄 일이 있었잖아요. 군대에서 지뢰를 밟아서 다쳤는데, 정부가 치료비를 지원 안 해 준다는 일이 있었지요. 저는 그런 얘기를 그 때 처음 알었어요. 상상도 못한 일이에요. 그런 일에 대해 법적으로 보장이 안 되어 있었다는 거잖아요. 그리고 소방관이 말벌을 제거하러 갔다가 사망했는데, 장비를 안 갖췄다고 순직으로 인정을 못 받은 일도 있었지요. 그 소방관이 악의가 아닌 선의로 일을 했는데, 약간의 실수가 있었다고 그렇게 되었다 하잖아요. 그러니 우리가 이웃으로서 도움을 줘야 되지 않겠어요? 즉, 우리가 먼저 자립하고, 그 다음으로 우리 주위에 있는 어려운 청년들도 돕자는 겁니다.nbsp nbsp 셋째, 여러분에게도 다음 세대가 있잖아요. 바로 청소년들입니다. 그들의 어려움도 돕자는 겁니다. 물론 경제적으로 어려운 청소년이 있다면 그들을 경제적으로도 도와야 되겠지만,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공부하라며 억압하는 부모 때문에 얼굴에 웃음기를 잃어버린지 오래된 청소년들에게 여러분들이 웃음을 좀 되찾아줄 수 있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웃음기를 잃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심지어 자살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불행이 일어나지 않도록 여러분들이 후배들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주는 자세가 필요합니다.nbsp nbsp nbsp 넷째, 여러분들은 세계시민으로서도 교양을 갖춰야 해요. 우리나라를 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주변에 있는 나라들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돕는 마음을 가져야 됩니다. 그러기 전에 먼저 우리나라 안에 들어와서 살고 있는 북한동포들, 조선족들, 동남아 등에서 온 이주여성들, 외국인 노동자들, 이 분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돕는 마음을 내야 합니다. 제가 5, 6년 전에 안산시장을 만났을 때 얘기 듣기로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자녀 중에 10명에 3명은 초등학교에 못 들어가고, 중학교 안 다니는 아이는 50, 고등학교 안 다니는 아이는 70라고 합니다. 우리는 보통 고등학교까지는 졸업을 하잖습니까. 물론 약간 문제가 있어서 검정고시를 치는 사람도 있지만요. 설령 부모가 불법체류자라고 하더라도 아이에게는 아무 죄가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아이가 이 땅에 사는 한은 ‘교육의 혜택’을 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nbsp nbsp 제가 중국에서 북한난민들을 돕다보니까, 그분들은 아이를 낳아도 호적에 못 올리니까 그 아이들도 교육의 혜택을 못 받는 걸 보고 무척 안타까웠던 적이 있습니다. 어린 아이들은 인종이나 종교나 국적으로 차별해서는 안 됩니다. 적어도 교육의 혜택만큼은 모든 아이들이 평등하게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만약 법이 잘못 됐다면 법을 개정하도록 하거나 법이 없다면 법을 재정할 수 있도록 하는 일도 우리가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그 아이들을 직접 돕는 운동도 할 수 있을 겁니다. 결혼을 통해서 한국으로 이주해 온 여성들을 돕는 일은 청년들이 하기가 좀 어려우니까, 청년들은 주로 청년들의 후배들을 돕는 일을 하면 될 것 같아요. 그것이 곧 세계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될 것입니다. 특히 우리와 가까운 동남아에는 여러 가지 긴급재난상황이 발생하지 않습니까. 그런 일이 있을 때 우리가 가서 도울 수도 있을 겁니다. nbsp 그리고 청년들이 이런 일을 하는 것을 보고 어른들이 감동을 받아서 어깨동무 법인에 도네이션을 하는 것은 좋지만, 청년들이 ‘우리 이렇게 좋은 일을 하니까 기부를 좀 해주십시오’ 하는 건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좋을 일을 하는데 구걸 할 이유는 없습니다. 좋은 일을 할 때는 내 힘이 닿는 데까지 하면 됩니다. 그러나 누가 도와준다면 안 받을 이유는 없겠지요. 선의의 지원은 받되 “우리가 좋은 일을 하니까 너도 좀 내놔라” 하고 요구하는 건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nbsp nbsp nbsp ‘우리가 이런 좋은 일을 하고 있다’ 하고 알리는 건 좋아요. 왜냐하면 사람들이 몰라서 후원을 못 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그러나 우리가 그것을 구걸할 이유는 없어요. 우리 힘으로 할 수 있는 만큼 하자는 겁니다. 몸으로 할 수 있는 건 몸으로 하고, 이후에 모금이 조금 더 되면 지원사업도 하겠지만, 마음으로 할 수 있는 건 마음으로 하면 됩니다. 이렇게 해서 여러분들이 이 사회의 책임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nbsp 제가 인도에서 구호사업을 해보면서 놀라운 현상을 봤어요. 처음에는 ‘초등학교까지만 무상교육이고, 나머지는 나는 못한다’고 했더니 초등학교 졸업한 아이들이 자꾸 찾아와서 ‘중학교 보내주세요’ 라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그건 내 능력에 안 맞다’고 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졸라서 타협한 내용이 이렇습니다.nbsp nbsp ‘네가 중학생이면, 유치원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지 않느냐?’ ‘당연히 할 수 있습니다. 동생 돌보는 거니까요.’ ‘그럼, 좋다. 네가 오전에는 유치원 아이들을 가르치고, 오후에는 중학교 과정 공부를 하면 어떻겠느냐?’ ‘좋습니다.’ nbsp 그래서 유치원이 동네마다 생겨났어요. 중학생들이 아침에는 자전거 타고 유치원에 가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오후에는 자기네가 중학교 수업을 받는 식으로 시스템이 돌아갔습니다. 인도는 초등학교가 5학년까지 있는데, 5학년은 아직 어린 아이입니다. 그런데 그 아이가 중학교 1학년이 되어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1년을 지내고 나면 어른이 되어 있습니다. 손도 안 씻던 아이가 저보다 어린 아이한테 ‘너 손 씻어라’고 가르치다 보니 자기 손을 안 씻을 수가 없잖습니까. nbsp nbsp nbsp 그런데 거기도 지금은 변화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중학교 1학년이 유치원 보조선생, 중학교 2학년은 유치원 담임선생, 중학교 3학년은 유치원 원장을 했습니다. 지금은 중학교 2학년이 보조선생, 3학년이 담임선생, 고등학생이 원장을 하고 있습니다. 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자각이 일어나면서 교육을 받는 학생 수는 늘었지만 학생들의 의식 수준은 점점 어려져요. 어른이 되는데 전보다 더 시간이 걸리는 겁니다. 참 묘한 현상입니다. 우리 한국사회는 어떻습니까? 대학생이라 하더라도 어린애 같잖습니까. 그래서 인도에서의 제 경험으로 봤을 때 나이가 어려도 돕는 자가 되면 저절로 어른이 됩니다.nbsp nbsp 제가 옛날에 이런 실험을 해 본 적이 있어요.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수련을 할 때 지도만 주고 야간에 ‘어디까지 갔다 오라’고 시켰습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어린 아이에 불과했는데, 밤에 길을 잃고 그 길을 찾다보면 초등학교 6학년짜리가 완전히 동생들을 책임지는 리더가 됩니다. 그리고 1학년, 2학년짜리는 대원이 되고요. 그렇게 확 변합니다. 그러니 방에서 100번을 가르치는 것보다 한번 경험을 하는 게 훨씬 낫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nbsp nbsp nbsp 그래서 저는 무기력한 청소년 아이 때문에 고민하는 부모에게는 아이를 데리고 인도여행을 가라고 하거나 고비사막에 같이 갔다가 버리고 오라고 권합니다. 버리고 오는 게 제일 좋은데, 그러면 아이가 조금 원망할 수도 있으니까 부모가 같이 가서 부모가 아파버리면 됩니다. 엄마나 아빠가 아파서 아이가 스스로 차표도 구하고, 오히려 엄마나 아빠를 보살피는 역할을 해보게 되면 아이는 변합니다. 부모가 정말 자식을 위한다면 이렇게 자기 희생을 할 줄 알아야 됩니다. 그렇게 하면 자식은 변합니다. 베푸는 일을 하면 인간의 의식구조가 그렇게 변하게 되어 있습니다.nbsp nbsp 옛날에 가난해서 못 배운 아이들은 12살만 되어도 어른이 되었는데, 왜 지금은 대학을 나오고 30살이 되어도 어른이 안 될까요? 어른 역할을 안 해 봤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여러분들이 개인적으로 실험해 보기는 어려울 텐데, 이렇게 김제동씨를 선장으로 해서 끼리끼리 모여서 해 보면 어른 되는 훈련을 많이 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한 가정의 어른이 되는 훈련이 아니라 ‘이 나라를 우리가 돌본다’ 하는 나라의 주인이 되는 훈련입니다. 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재능을 살려서 일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그런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권리가 여러분에게 있으니까 그 권리를 위해서 투쟁도 할 줄 알아야 됩니다. 그런 일들을 여러분들이 함께 해 나가면 좋겠습니다.nbsp nbsp nbsp 어른들의 그늘에 있다가 이제 광야로 나오게 되었는데 어떨지 모르겠어요. 광야에 나가면 처음에는 힘들지만 조금 지나면 괜찮습니다. 밝은 불에 있다가 불을 탁 끄면 어둡지만, 조금만 있으면 눈이 적응해서 다 보이는 것과 같습니다. 여러분들이 사회 활동을 잘 함으로 해서 많은 청년들에게 용기가 되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nbsp 스님의 힘있는 격려사에 함께 자리한 청년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내며 기뻐했습니다. 김제동씨도 큰 박수로 스님의 격려 말씀에 공감의 마음을 표했습니다.nbsp nbsp nbsp 이어서 창립총회를 통해 ‘어깨동무’ 법인의 이사장으로 선출된 김제동씨가 간단히 소감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미처 고백하지 못했던 것이 있다며 한마디 덧붙이기도 했습니다.nbsp nbsp nbsp “예전부터 제가 해보고 싶었던 일을 이제 본격적으로 할 수 있게 되었고, 또 여러분들도 신나게 해볼 수 있는 일이 생겼네요. ‘이사장’으로서가 아니라 똑같이 ‘청년’의 이름으로 함께 어깨동무하며 즐겁게 해나가면 좋겠습니다.nbsp nbsp 한 가지 고백하자면, 늘 ‘나는 안 그렇다’ 그러면서도 여러분들을 가르쳐야 할 대상, 뭔가 더 배워야 될 대상으로 인식했던 것 같습니다. 방금 총회에 임하는 여러분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제가 좀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 내가 그런 선입견이 있었구나’ 하면서 자기성찰의 기회가 되었습니다. 제가 여러분들을 자꾸 보살펴야 될 존재로만 봤던 것 같아서 무척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여러분들이 저를 좀 잘 보살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nbsp 청년들은 김제동씨의 솔직한 이야기에 모두 웃음을 터뜨리며 환호를 보냈습니다.nbsp nbsp nbsp 창립 총회는 계속 진행이 되고 있었고, 스님은 격려사를 마친 후 곧바로 행사장을 나왔습니다.nbsp nbsp 밤늦게까지 집무실에서 원고 교정 업무와 보고서를 체크하며 업무를 본 후 오늘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 nbsp 내일은 동지날을 맞이하여 오전 10시부터 서울 정토회관에서 동지법회가 열릴 예정입니다.nbsp nbsp ※ 카카오톡으로 법륜 스님의 하루를 매일 받아보세요. 아래 배너를 누르고 친구 추가

2015.12.22. 64,776 읽음 댓글 73개

2015.12.20 (오후) 청년활동가 송년 만남 “즉문즉설”

nbsp안녕하세요. 오전에 ‘청년 수행자의 삶’을 주제로 한 입재 법문에 이어서 오후 1시부터는 그동안 활동해 오면서 갖고 있었던 고민에 대해 묻고 답하는 즉문즉설 시간을 가졌습니다.nbspnbsp스님께서 사주신 점심 식사를 맛있게 하면서 청년활동가들은 자신들이 1년 간 잘 했던 내용으로 팀별로 상장을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상장은 스님이 수여하지만 상장의 내용은 자신들이 적는 프로그램입니다.nbspnbsp▲ 자신들에게 줄 상장의 내용을 적고 있는 청년활동가nbsp상장을 발표하기에 앞서 대학생정토회에서 준비한 축하 공연이 펼쳐졌습니다. 신나는 음악에 가운데 선 친구가 ‘통일’이라는 문구를 들고 어설픈 춤을 춰서 모두를 크게 웃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정토회에 끝까지 붙어있을 거라고 다함께 구호를 외쳐서 박수를 받기도 했습니다.nbspnbsp▲ 대학생정토회 축하공연nbsp이어서 드디어 상장 발표 시간을 가졌습니다. 각 지역별로 대표자가 나와서 자신들이 쓴 상장 내용을 읽고 스님께 사인을 받은 후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nbspnbsp▲ 자신들이 쓴 상장을 스님 앞에서 읽고 있는 청년들nbsp모두가 하나같이 재치있고 인상깊은 내용들이었지만, 특히 대구경북지부는 가장 착실하게 모임을 활성화시켰다고 하면서 잘한다 잘한다 상을 자신들에게 주었고, 대전충청지부는 내부가 가장 결속이 잘 되었다고 하면서 찰떡궁합상을 주었고, 대학생정토회는 존재만으로도 상을 받을 만하다고 하면서 미친존재감 상을 주었고, 진주청년포럼에서는 많은 봉사자를 출산해서 양육을 잘했다고 하면서 출산양육상을 주어서 많은 박수를 받았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시상을 모두 마치고 나서 환한 웃음으로 짧게 소감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nbspnbsp“역시 상장의 내용을 자기가 쓰니까 자기 노력을 잘 표현하는 것 같아요. 남이 쓰면 구체적인 내용을 몰라서 ‘성실하였기에’, ‘열심히 노력하였기에’처럼 형식적인 문구를 쓰는데 자기가 쓰니까 좀 과대망상도 있긴 하지만 훨씬 구체적이고 좋네요. 하나하나 다 좋았어요.nbspnbspnbsp여러분들이 지난 한 해 동안 애를 많이 썼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조직을 유지하는 데만도 애를 많이 썼고, 새로운 사람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도 동분서주했던 노력들이 내용에 다 녹아 있어서 좋았습니다.”nbspnbsp본인들이 수고한 내용에 대해 본인들이 가장 잘 알기 때문에 솔직하게 적을 수 있었고, 또 그것을 마지막에 스님이 인정해 주고 격려해주니 그 기쁨이 배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스님의 격려에 쉴 새없이 환호가 터져나왔습니다.nbspnbsp이어서 즉문즉설 시간을 가졌습니다. 청년정토회와 청년포럼에서 지난 1년간 봉사를 해 온 청년활동가들은 희망강연이며 불교대학이며 청춘콘서트며 많은 청년들을 위해 강연을 준비하는 일을 해왔지만 정작 자신들은 스님께 질문할 기회를 갖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스님도 “이번 시간은 여러분들의 고민을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라며 마음껏 질문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nbspnbspnbsp총 10여 명의 청년들이 스님께 고민을 질문했습니다. 2시간 30분 동안 계속된 스님의 명쾌한 대답에 연신 웃음과 박수갈채가 쏟아졌습니다.nbspnbsp그 중에서 한 달 전 결혼을 한 후 아기를 낳고 싶은 마음과 정토회 활동을 하는 것 사이에서 고민하는 20대 여성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청년활동가 중에는 결혼과 출산, 양육에 대해 자주 고민을 하기 마련인데 스님의 답변은 많은 가르침을 주었습니다.nbspnbspnbsp“봄학기 정토불교대학를 담당하고 있고, 결혼한 지 한 달이 되었습니다. 빨리 건강하고 예쁜 딸을 낳고 싶은데 한편으로는 ‘이게 욕심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들이 아닌 딸을 낳고 싶거든요. 또 남편과 계속 같이 있고 싶어서 내년에는 정토회 활동을 좀 줄일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요?”nbsp“아기를 낳고 싶다는 질문에 대해서 먼저 답변해 드리면, 그건 반생명적 태도입니다. 그러면 오히려 좋은 자식을 낳거나 좋게 키우기 어려워요. 생명이라는 건 낳고 싶다고 낳아지는 것도 아니고, 안 낳고 싶다고 안 낳아지는 것도 아니고, 딸 낳고 싶다고 해서 딸 낳아지는 것도 아니고, 아들 낳고 싶다고 해서 아들 낳아지는 것도 아니에요. 그건 내 욕심이에요. 자꾸 욕심으로 접근하면 안 돼요.nbspnbspnbsp여러분의 부모님들이 자꾸 ‘우리 자식은 이래야 한다’고 해서 그것이 여러분들에게 무거운 짐이 되잖아요. 그래서 부모님을 보면 지긋지긋할 때가 많잖아요. nbspnbspnbsp일베 이용자들이 여성을 혐오하고 공격하는 걸 심리적으로 분석해보면 대부분 어릴 때 엄마의 억압으로부터 인해 생긴 여자에 대한 저항감이 빚어낸 결과물인 경우가 많습니다. 엄마가 아이를 괴롭히려고 한 건 아니지만, 엄마의 욕심으로 아이를 키우려 하니 아이가 심리적인 억압을 받아요.nbspnbsp그러니 아이 낳는 건 잊어버려야 해요. 다른 건 욕심을 좀 부리더라도 아이는 욕심 부리면 안 돼요. 아이가 빨리 생기면 신혼생활이 온데간데 없어지고 아이 키우는 데만 집중해야 해요. 일부러 안 낳으려고 조치해서도 안 되지만 낳으려고 애쓰지도 말라는 겁니다. 생명은 소중하니까 아이가 생기면 신혼을 포기하더라도 아이를 키워야 하지만, 일부러 아이를 빨리 가질 필요는 없어요. 나이가 40살 넘어서 지금 안 낳으면 앞으로 아기 낳는 데 장애가 좀 있다면 이해는 되지만 그래도 내려놓아야 합니다. 또 질문자는 20대잖아요. 내려놓고 신혼을 즐기세요. ‘그래도 3년은 신혼생활을 즐겨야지. 3년 뒤에 생겨라’ 이런 마음으로 지내다가 생기면 생기는 대로, 안 생기면 안 생기는 대로 하면 됩니다. 생긴 걸 지운다고도 하지 말고, 안 생기는 걸 억지로 생기게 한다고도 하지 말고 자연 질서에 맡기세요.nbspnbsp그리고 딸 아들 구분하지 마세요. 옛날에는 아들만 좋아해서 딸은 갖다 버리거나 없는 자식 취급을 해서 어머니 세대가 얼마나 많이 상처받았는지 알잖아요. 질문자가 딸을 선호하면 아이가 아들이면 낳을 때부터 이미 기분이 안 좋잖아요. 엄마의 축복을 받아야 할 아이가 이 세상에 나올 때부터 벌써 약간의 저주를 받고 나오는 거예요. 그게 얼마나 큰 불행이에요? 별 거 아닌 듯 보이지만 사실은 굉장한 화를 자초하는 위험한 생각이에요. 오늘부터 다 잊어버리고 신혼을 즐기세요.nbspnbsp그리고 아이 낳고 키우는데 빼앗길 시간 3년을 오늘 제가 만들어줬으니까 애 낳고 키우는 데 걸리는 시간만큼 정토회 활동을 하세요. nbspnbspnbsp아이를 낳으면 아이를 키워야 하니까 신혼을 즐길 시간이 없는데, 이제 시간이 생겼잖아요. 그 시간을 정토회 활동에 죄다 쓰라는 건 아니에요. 아이 낳는 건 놔두고, 부처님께 불공드린다는 생각으로 정토회 활동을 하면 저절로 좋은 아이가 낳아질 겁니다. 자꾸 신혼생활과 불교 활동을 대립시키면서 어느 게 우선인지 계산하려고 하면 안 돼요. 활동은 그냥 하고 신혼은 신혼대로 즐기세요. 남편을 데려와서 같이 놀면 활동도 하고 신혼도 즐길 수 있습니다. nbspnbspnbsp연애도 하고 싶고 공부도 하고 싶으면 공부하는 사람과 연애해서 도서관에서 같이 공부하면서 연애하면 됩니다. 술도 마시고 싶고 공부도 하고 싶으면 공부하는 친구와 술 마시면서 토론하면 돼요. 술 마시면서 꼭 잡담을 해야 할 이유가 없어요. 술도 마셔야 하고 정토회 의논도 해야 하면 술자리에서 술 마시면서 의논해도 돼요. nbspnbspnbsp그러니 우선은 신혼도 즐기고 정토회 활동도 하세요. 그렇게 하니 신혼도 불만족스럽고 활동도 불만족스럽다면 둘을 합치세요. 그러나 그 시간을 아이 낳으려고 노력하는 것에 빼앗기지는 말고, 아이는 하나님이든 부처님이든 점지해주는 대로 미뤄놓으세요. 그러다가 아이가 생기면 정토회 활동도 좀 줄이고 신혼생활도 좀 줄여야 해요. 아이가 우선이니까요. ‘아이를 낳았기 때문에 활동을 줄여야 해서 팀장을 그만두겠다’ 하면 정토회에서 말리지 않아요. 아이에게 정성을 쏟는 것은 정토행자가 가야 할 길이기 때문입니다.nbsp아이를 낳는 것은 자연의 질서이기 때문에 자연에 맡겨야 해요. 결혼한 지가 3년을 훌쩍 지나 5년, 10년이 되어도 아이가 안 생긴다면 자연의 질서에서는 좀 덜 맞으니까 병원에 가서 상호 신체검사를 해봐야겠지요. 신체검사 결과 이상이 있다면 치료를 하고, 신체적으로 장애가 있다면 인공수정 같은 방식으로 시도해 보고요. 이상이 없는데 아이가 안 생긴다면 욕심을 내려놓아야 해요. 욕심 부리는 상태에서 아이가 나오면 아이에게도 안 좋아요. 부모가 싸우거나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자기 살 길이 좀 막막하니까 나오려다가도 안 나오고 수정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거든요. 그러니 이상이 없는데 아이가 없다면 마음을 더욱 편안히 하고 ‘나오려면 언제든 나와라. 나는 어떤 경우든 너 하나 키워줄 준비는 다 되어 있다. 편안하게 키워줄게’ 이렇게 마음먹어야 합니다. ‘나는 준비되어 있다’라고 편안히 기다릴 수 있으려면 내가 수행을 더 해서 내 마음을 더 안정시켜야 해요.nbspnbspnbsp한 번의 성추행으로도 아이가 생길 수 있고, 한 번의 만남에도 아이가 생길 수 있고, 5년을 부부생활 해도 아이가 안 생길 수 있어요. 자주 만나면 아이가 생길 확률이 높아지지만 그렇다고 반드시 생기는 건 아니에요. 거기에는 어떤 인연이 있어서, 약물치료를 해야 할 게 있고, 수술로 치료해야 할 게 있고, 기도를 해야 할 게 있습니다. 그러니 우선 3년은 아이 낳는 데 집중할 게 아니라 두 사람의 신혼생활을 가꿔가는 데, 즉 서로의 차이를 극복하고 행복해지는 데 먼저 신경을 쓰세요. 아직 같이 사는 데 적응이 덜 되었는데 아이가 생기면 아이를 안은 채 갈등이 생겨서 아이한테 나쁜 영향을 줍니다. 3년쯤 싸우다 보면 안 살려면 갈라서든지 살려면 적응하든지 둘 중 하나가 결정됩니다. 그렇게 어느 정도 안정된 뒤에 아이가 나오면 좋죠. 그러니 그건 신경 쓰지 말고, 그런 데 신경 쓸 에너지가 있으면 정토회 활동을 하세요. nbsp“예, 감사합니다.”nbspnbsp질문자는 스님이 이야기해준 대로는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고 하면서 기쁜 표정을 지었습니다. 모두 비슷한 또래의 청년들이여서 그런지 스님의 답변에 공감하며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nbsp시간이 다 되었지만 스님은 한 명만 더 질문을 받았습니다. 아주 간단한 질문에 아주 간명하게 답변을 해주어 모두가 큰 웃음을 터뜨렸습니다.nbspnbspnbsp“서초 청년 불교대학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nbspnbsp“어떻게 살긴요, 밥 먹고 살면 되죠.” nbspnbsp“밥만 먹으니까 좀 재미가 없어요.”nbsp“재미가 없으면 통일운동 하고 살면 되죠.”nbsp“네, 알겠습니다.” nbspnbsp한번의 문답에 고민이 해결된 청년은 활짝 웃으며 자리에 앉았습니다. 이어서 스님은 왜 간단하게 대답을 했는지 부연 설명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여러분들은 ‘뭘 하면 재미있다’라고 하는데 발상을 전환해 보세요. 예컨대 게임을 하면 재미있다면, 게임할 때만 게임을 하려고 하지 말고 현실 속의 통일 운동을 게임으로 한번 생각해보세요. ‘지금 위나라와 오나라가 있는데 촉나라도 세워서 전국을 삼발이로 만든 뒤 통일하자’ 이런 그림을 그려서 게임 삼아 활동할 수도 있잖아요. 사람이 노는 데는 여러 가지 방식이 있어요. 저는 주로 틈나면 농사지으며 놀아요. 그러면 운동도 되고 좋아요. 이번에 배추를 키워서 김치 담아 나눠먹은 것처럼 성과가 나면 재미도 있어요. 어떤 일을 노동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놀이라고 생각하세요.nbspnbspnbsp제가 오늘 와서 여러분과 대화하니까 서로 좋잖아요. 여러분도 스님에게 이런 이야기 듣는 게 좋지만, 저도 늘 바쁘다 보니 젊은이들의 이런 저런 고민을 들을 시간이 없었는데, 오늘 우리 청년활동가들이 어떤 고민을 하는지 열 몇 명씩 들었잖아요. 이것도 제게는 큰 학습이에요. ‘청년정토회 입장에서는 저런 문제가 있구나. 열심히 한다는 것만 알지 자세한 내용은 몰랐는데 상 문구를 들어보니 청년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어려움을 겪고 어떤 노력을 했구나. 개인들은 이런 고민이 있구나’ 하고 알 수 있었어요.nbsp예를 들어 조금 전 질문을 들을 때도 ‘아이를 가지고 싶은 사람은 아이에게 오히려 안 좋은 저런 생각을 할 수도 있구나’ 하고 알 수 있어요. 이렇게 배우고 나면 다음에 강의를 할 때 굳이 그 질문을 다시 하지 않아도 젊은이들에게 이야기할 때, 특히 아이에 대해 이야기할 때 아이를 낳겠다거나 안 낳겠다는 생각을 하지 말라고 이야기해줄 수 있겠죠.nbspnbsp청년정토회 활동이며 청년포럼 활동하는 것을 여러분은 손해라고 여기지만 절대 손해가 아닙니다. 가정생활, 직장생활을 비롯해 여러분들 인생에 다 도움이 돼요. 단지 그 기간을 짧게 계산하면 좀 도움이 안 된다는 데는 동의해요.nbsp‘우리가 힘을 모아서 우리 사회를 좋은 방향으로 바꿔보자’ 이런 꿈을 가져 보세요. 너무 막막한가요? 좋은 세상으로 바꾸면 60살 넘은 스님이 아니라 20대인 여러분들에게 좋잖아요. 저는 제게 좋은 게 별로 없어도 여러분들에게 좋으니까 하는데, 여러분은 왜 자기 좋은 것도 안 하려고 해요? 통일되면 여러 가지 이익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무궁무진해요.nbspnbsp이렇게 여러분들이 좀 자신감을 가지면 좋겠어요. 그래서 첫째, 나가지만 말고 붙어 있어요. 힘들면 농땡이 치더라도 나가지만 말고 그냥 붙어 있어요. 그러면 시간이 흐르면 자연히 밀려 올라가서 자기도 모르게 어느 날 일어나보니 중요한 사람이 되어 있어요. nbspnbspnbsp어차피 그럴 바에야 억지로 끌려가는 대신 자기가 주체적으로 활동을 해보세요. 그러면 그때가 되어서 그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게 됩니다. 반면 억지로 밀려 올라가면 사람들의 기대는 높고 나는 역량이 안 돼서 나중에 힘들어져요. 남이 보면 성공했다고 하지만 나는 그때부터 괴로워져요. 그러니 여러분들은 성공이나 성과를 두고 지금 머리 굴릴 필요 없어요. 스님이 다 보고 판을 짜놓았으니 그대로 쭉 가기만 하면 어느 날 자기도 모르게 지도자가 되어 있다니까요. nbspnbsp그러니까 거기에 부족하지 않도록 그 자질을 지금 연습하는 기회로 삼으세요. 이런저런 실험을 해본 경력이 있어야 나중에 주어지는 역할을 감당할 수 있어요. 불교대학생 관리도 해보고, 청년포럼 활동도 해보고, 김제동씨와 청춘콘서트도 해보고, 다른 누구와도 해보고, 통일 운동도 한번 해보고, 미쳤다 소리 듣는 일도 해보세요. 다양한 경험이 있어야 나중에 CEO가 돼서 경영을 해도 잘할 수 있고, 결혼을 해도 상대와 잘 맞추어서 잘 살 수 있어요. 하나도 버릴 게 없습니다. 어때요, 희망이 좀 생겨요?”nbsp“네”nbspnbsp“그러니 고민하지 마세요. 어차피 할 거니까 긍정적이고 주체적인 자세를 가지세요. 안 떨어지려면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게 아니에요. 안 떨어지고만 있으면 그건 저절로 되는 거니까 이왕 하는 거 놀이삼아 연구한다는 자세로 가볍게 생각하고 합시다.”nbspnbsp“감사합니다.”nbspnbsp어떻게 살면 되는지 짧게 물었지만 정말 용기와 힘을 북돋워주는 온갖 이야기들이 쏟아졌습니다. 강연장은 순간 열기로 화끈 달아올랐습니다. 내년에도 활동을 계속 할까 말까 고민하던 청년들도 금새 고민이 없어지고 즐겁게 놀자는 마음이 된 것 같았습니다.nbspnbsp이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즉문즉설 시간을 마친 후 곧이어 ‘법륜 스님께 듣고 싶은 한마디’ 시간이 되었습니다. 쉬는 시간에 청년활동가들은 포스트잇에 자신이 스님께 듣고 싶은 한마디를 적어서 게시판에 붙였습니다.nbspnbsp▲ 청년들이 쓴 법륜 스님께 듣고 싶은 한마디를 고르고 있는 스님nbsp스님이 무대로 나와 눈에 보이는 몇 장을 뽑아서 적혀 있는 그대로 읽어 주었습니다.nbspnbsp“괜찮아. 아직 안 늙었어.”“쉬엄쉬엄 해라.”nbsp“너 자신을 믿고 꿋꿋이 나아가렴. 언제나 응원한다. 파이팅”“느그가 미래이고 비전이고 희망이다. 똑바로 해라.”“내년에는 결혼해라.”“지금 이대로 충분하다. 정토회에 주욱 붙어 있으래이.”nbspnbsp이 정도만 읽어주고 사회자가 프로그램을 마치려고 했는데, 스님이 “적어 놓은 것은 다 읽어주면 안될까?”라고 하자 청년들 모두 환호를 하며 기뻐했습니다.nbspnbsp“너는 큰 사람 될거야.”“사랑한다.”“욕 좀 먹자.”“늦었지만 세상이 너의 능력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파이팅”nbsp“어설프게 생겨서 정토행자 아닌 것 같다고 고생 많다. 너는 나의 제자다. 사랑스런 정토행자다.”“지연아, 니 곁에 법륜 스님 있다.”“사랑하는 대학생들아. 1년 동안 수고많았다. 항상 겸손하고 당당하게 인생을 살아가길 바란다.”“내년에는 활동도 열심히 하고 결혼도 하거래이.”“여러분 드디어 통일이 왔습니다. 그동안 수고해주신 정토행자 여러분 진심으로 고맙습니다.”...이렇게 스님이 모든 메모지를 다 읽어주자 강연장은 순간 감동의 물결이 일었습니다. 스님의 따뜻한 마음을 듬뿍 느낄 수 있었습니다.nbspnbspnbsp너무나 많이 웃어서 배가 아플 정도이고, 박수를 너무 쳐서 손바닥이 얼럴한 가운데 삼귀의와 반야심경을 봉독한 후 회향식이 이어졌습니다. nbspnbspnbsp마지막 회향 법문을 통해 스님은 이렇게 아무런 이해관계 없이 진지하게 이야기나눌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성공적인 삶의 모습이라고 격려해 주었습니다.nbspnbsp“제가 지금 젊은 시절로 되돌아간다 해도 지금까지 걸어온 길 말고 달리 특별히 할 게 없을 것 같아요. ‘불교를 새롭게 해보자. 한국 사회를 좀 더 잘 만들어보자’ 이런 생각으로 지금까지 40년을 지내왔는데, 해놓은 것도 없고 성과도 없지만 그래도 남은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제가 제일 이득을 본 것 같아요. 안 죽고 살았잖아요. nbspnbspnbsp그리고 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했지만 그 가운데 성과가 축적되어 있다는 것, 아직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는 것, 여러분들과 이렇게 만나서 아무런 이해관계 없이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성과로 남아 있습니다.nbspnbsp우리가 어떤 사람과 만날 때 이성적 애정이나 아무런 이해관계 없이 만나기가 쉽지 않아요. 이렇게 해서 뭐가 이루어진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아무런 이해관계 없이 진지하게 토론도 하고, 같이 밥도 먹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이런 인간관계를 우리가 형성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삶의 성공적인 모습이에요.nbspnbsp또 우리에게는 함께 꾸는 꿈이 있잖아요. 되고 안 되고를 일단 떠나서, ‘개개인들을 행복하게 하는 데 좀 도움이 되자. 대한민국을 좋게 한번 바꿔보자. 우리 선조들 그 누구도 못 이룩한 통일을 우리가 한번 해보자’ 하고 마음을 냈잖아요.nbspnbsp여러분들이 지금 좀 힘들긴 하지만 그 작은 힘들이 모여서 오늘날 청년정토회와 청년포럼을 만들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있어서, 여러분들은 저 같은 사람이 있어서 서로 도움이 되잖아요. 없는 게 좋겠어요?”nbsp“아니요”nbsp“그러니 늙은 사람도 하나씩 있어야 해요. 이렇게 서로가 있어서 서로 좋은 관계를 만들어 나갑시다. 정토회를 발전시키고 우리 사회를 바꾸고 통일을 하려면 여러분 같은 젊은이들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여러분 한 명 한 명이 참으로 소중한 사람이에요. 자기의 소중함을 잊어버리지 말고 ‘내가 소중하다. 그리고 함께 하는 게 좋다’ 이런 자세를 가져봅시다.nbspnbsp지난 1년 동안 수고 많이 하셨고요, 내년에도 희망을 찾아서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데 우리가 손잡고 함께 일해 봅시다. 감사합니다.”nbspnbsp회향법문이 끝나자 박수갈채가 오랫동안 계속되었습니다. 가슴이 뭉클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nbspnbspnbsp마지막으로 다함께 단체 사진을 찍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활짝 웃는 얼굴들을 보니 150여 명의 청년활동가들은 모두가 오늘 스님 법문을 듣고 새로 태어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nbspnbspnbsp법륜 스님이 강연장을 나가고 이어서 유수 스님이 무대 위로 올라와 닫는 인사를 해주었습니다. 유수 스님은 “여러분들이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기쁨과 슬픔을 나눌 수 있는 좋은 친구가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필요한 것은 스승입니다.”라고 하면서 “스승님의 가르침을 잘 새겨서 통일을 꿈꾸는 청년이 되어보자”고 다시 한 번 청년들을 격려해 주었습니다.nbspnbsp▲ 유수 스님nbsp대전 중구 문화원을 빠져나온 스님은 곧바로 부산으로 가서 돌아가신 이모님을 위해 부산정토회 회원들과 함께 천도법회를 한 후 밤늦게 울산 두북에 도착해서 오늘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nbspnbsp내일은 휴식과 겨울 준비 마무리를 한 후 저녁에는 서울로 다시 와서 김제동씨가 우리 사회에 어려운 이웃과 청년들을 돕고자 설립하는 ‘어깨동무’ 재단 창립 총회에 참석해 격려 말씀을 해줄 예정입니다. nbspnbsp ※ 카카오톡으로 법륜 스님의 하루를 매일 받아보세요. 아래 배너를 누르고 친구 추가

2015.12.22. 52,893 읽음 댓글 32개

2015.12.20 (오전) 청년활동가 송년 만남 “청년 수행자의 삶”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청년정토회와 청년포럼에서 활동하는 청년활동가 150여 명과 함께하는 송년 만남에서 “청년 수행자의 삶”을 주제로 법문하고, 대화를 나누었습니다.nbspnbsp대전 중구 문화원에 모인 150여 명의 청년활동가들은 스님이 강연장에 들어서자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성으로 열렬히 스님을 맞이했습니다. 오늘 송년 만남은 한 해 동안 불교대학과 희망강연, 청춘콘서트를 하며 전국 방방곡곡에서 수고한 청년활동가들을 격려하고, 내년에는 더욱더 힘차게 나아가기 위해 용기를 북돋워 주기 위해 마련된 자리입니다.nbspnbsp먼저 지역별로 참가자 소개가 있었습니다. 무대로 올라와 자신이 맡은 소임과 이름을 이야기하자 스님도 환하게 웃으며 한 명 한 명과 모두 눈을 맞추고 박수를 쳐주었습니다.nbspnbspnbspnbsp이어서 스님이 “청년 수행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주제로 입재 법문을 해주었습니다. 청년 활동가들은 스님의 법문을 들으며 그동안 활동에 묻혀 잊고 있었던 수행자로서의 정체성을 다시 되새길 수 있었습니다. 또한, 애정이 담긴 격려 말씀을 속에서 따뜻한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며 모두 기뻐했습니다.nbspnbspnbsp“직장 다니랴, 결혼하신 분들은 가정생활 하랴, 청년활동 하랴, 다들 바쁜 한 해를 보냈을 것 같습니다. 활동하느라 용돈의 대부분은 교통비로 쓰지 않았나 싶어요. 활동하다 보면 ‘이렇게 바쁜데다 경비까지 드는 생활을 할 필요가 있나? 나한테 무슨 이익이 있나?’ 이런 회의도 들 수 있을 겁니다. 사회에서는 시간을 내서 강의를 듣거나 어떤 활동을 하면 모두 취직이나 수입과 연결되는데, 우리의 활동은 수입과도 관계가 없고, 취직할 때 경력이 되지도 않고, 지금은 물론 나중에도 장기적인 이익과 크게 연결되지도 않아요.nbspnbsp일반 종교 활동은 이생에서는 이익이 안 돼도 다음 생에는 천국이나 극락에 태어난다는 이야기라도 하니까 내생의 이익을 얻기 위해 이런 손실과 희생을 감수하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우리 청년포럼과 청년정토회에서는 내생이나 사후의 이익을 준다는 이야기조차도 안 해요. 소위 이익을 따져보면 아무리 봐도 밑지는 장사이기 때문에 왜 해야 하느냐는 회의가 간간이 들 수 있어요. nbspnbspnbsp게다가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 사회는 자본주의 사회라고 합니다. 자본, 즉 돈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가치의 중심에 있기 때문에 이렇게 부르는데, 인류 역사 전체와 인간 존재를 잘 살펴보면 돈으로 삶의 가치 기준을 평가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어요. 정말 돈만 있으면, 혹은 지위만 높으면 행복하다고 할 수 있고, 죽을 때 ‘후회 없이 살 만큼 살았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지금 그걸 향해서 줄달음질치는 것이 이해는 됩니다. 나뿐만 아니라 가족들, 주변 사람들은 물론 현대 사회 전체가 그러니 우리도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해는 되지만 ‘정말 그런가?’ 하는 것은 다시 생각해봐야 해요.nbsp그런 면에서, 삶의 가치를 어디에 둘 것인가에 대한 관점이 잡혀야 이런 활동을 하면서 좀 힘이 들어도 회의가 안 들어요. 그런데 이게 안 잡히면 죽을 때까지 회의에 시달립니다.nbsp지금 와 있는 150여 명 중 재벌집 자녀는 한 명도 없죠? 출신 지역은 다양하지만 재벌집 자녀는 없어요. nbspnbspnbsp그런데도 우리는 재벌의 이익이 보장되는 사회 시스템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는 길거리에서 머리에 띠 두른 채 항의하는 사람들과 그 이해가 같지만, 정작 우리는 그건 배제하고 예컨대 TV 탤런트 아무개가 강아지를 어떻게 했다거나 누구와 연애했다거나 재벌 집안의 누가 어떻게 했다는 데에 더 큰 관심을 둬요. 우리 가족이나 나와 실제로 관계되는 일에는 관심이 없는 거예요. 연속극을 봐도 부잣집에서 형제간에 싸우거나 복잡하게 얽힌 연애에 관련된 내용을 많이 보잖아요. 내 삶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 기득권자들의 가치관에 세뇌되어 있어요. 조선시대에 평생 종으로 세뇌되어 살다 보니 나이가 쉰 살을 넘어도 열 살짜리 아이에게 ‘도련님, 도련님’ 하며 모시는 것과 같아요. 덩치 큰 코끼리도 훈련이 되면 자기보다 훨씬 작은 아이 앞에서 맥을 못 추잖아요. 이런 면에서 우리가 어떤 변화를 가져와야 합니다.nbspnbsp그러려면 현실을 부당하다고 생각하고 울분이 있어야 변화의 동력이 생기는데, 울분을 가지면 내가 괴롭고, 변화를 시도하다가 안 되면 지치게 된다는 문제가 생깁니다. 그래서 먼저 여러분들이 지금 살 만하다는 것을 자각하라고 가르치는 거예요. 그러면 행복도는 높아지는데, 이것의 맹점은 사회의 모순을 변혁할 생각을 안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기 수행과 사회 변화가 자꾸 분리돼요.nbspnbsp그래서 첫째, 우선 나부터 좋아야 합니다. 세상이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으니 우선 내가 내 가치관을 조절해서 내 행복도를 높여야 해요. 예컨대 지금까지는 부모님이 내가 원하는 대로 안 해준다며 미워하고 갈등했는데,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것만도 고맙다고 생각하면 일단 내 행복도가 높아집니다. 이렇게 수행을 먼저 해야 해요.nbspnbspnbsp그런데 이렇게 해서 전보다 행복해졌으니까 그냥 이대로 살면 되는 건 아닙니다. 일단 수행을 통해 내 괴로움을 덜었다면 이제는 이렇게 관점을 바꾸는 것을 우리 주위에 전파해서 자살하는 사람도 막고, 괴로워하는 사람도 우선 괴로움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줘야 해요. 이게 전법이에요. 정토회는 이 일을 하고 있죠.nbspnbsp그런데 또 이것만 해서 된다고 하면 사회적이고 구조적인 모순을 변화시킬 가능성을 막아버릴 수 있습니다. 사회적 모순을 온존시키려는 의도는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그렇게 될 수 있어요.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니지만 마음공부만 하면 된다는 쪽으로 가면 사회의 모순을 외면하는 결과가 빚어지게 됩니다. 그런 데서 우리는 사회적인 변화도 함께 도모해야 합니다.nbspnbsp기득권을 가진 사람은 변화를 거부하지만, 그 구조 속에서 불이익을 당하는 사람은 그 변화가 오히려 기회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변화를 두려워하면 안 됩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그 변화를 두려워하면서 이 안정된 시스템 안에서 좀 더 나은 직장에 들어가는데 온통 몰두 되어 있다는 겁니다. 모든 국민이 균등한 발전을 도모하도록 헌법에 명시되어 있어요. 그래서 우리는 우리 사회가 균등한 발전을 하도록 변화도 함께 추구해야 합니다.nbspnbspnbsp그러나 그것이 불만으로 표출하게 되면 내가 괴로워집니다. 모르고 살 때보다 이런 모순을 알고 나서 더 괴로워지게 됩니다. 수행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이런 변화를 추구할 때도 분노 없이 행복한 마음을 가지고 해나가기 위해서입니다. 이런 사회 변화를 ‘일’이라고 표현하고, 자기를 행복하게 하는 것을 ‘수행’이라고 표현해서, 정토회는 ‘일과 수행의 통일’을 추구합니다. 그래서 기성사회의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들보다 우리가 더 행복해야 경쟁력이 있습니다. 아무런 사회의식도 없고 수행도 모른 채 결혼해서 사는 사람들보다 이렇게 잠 안 자고 밤낮으로 쫓아다니는 내가 더 행복해야 해요.nbspnbsp제 경쟁력은 제가 더 행복하다는 데 있지, 제가 얼마나 더 재주가 뛰어나냐에 있지 않습니다. 저는 나이 들었지만 젊은 여러분보다 더 행복하고, 혼자 살지만 결혼한 사람보다 더 행복해요. 건강이 좀 안 좋지만 건강한 사람보다 행복하고, 해외에 나갈 때는 공항에서 침낭 펴놓고 자지만 호텔에서 자는 사람보다 더 행복합니다.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가장 큰 경쟁력은 제가 행복하다는 거예요. nbspnbspnbsp내 문제가 괴롭다며 울고불고하지도 않고, 남한테 도와달라고 부탁도 하지 않고, 돈 없어서 죽겠다고 정부나 부자들에게 빌지도 않아요. 오히려 대기업에서 지원 제의를 해도 합당하지 않으면 거절하고, 지금은 정부 프로젝트도 일절 안 하고 지원도 안 받잖아요. 사람이 살면서 굳이 남 앞에서 엎드려 빌며 살 이유가 없잖아요. 상대가 돈이 많으면 많은 거고, 지위가 높으면 높은 것일 뿐이에요. 돈 많거나 지위 높다고 배척하자는 게 아니라, 그 앞에 머리 숙이고 구걸할 이유가 없다는 거예요. 두 사람이 결혼해서 사는 건 두 사람 문제지, 그게 부럽지 않아요. 혼자 사는 제가 더 행복하니까요. 게다가 그 둘이 싸워대는 걸 제가 늘 보고 있잖아요.” nbsp내가 행복한 것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는 스님의 말씀에 청년들은 큰 박수를 보내며 공감을 했습니다. 이 말씀보다 더 큰 희망을 주는 이야기가 또 어디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nbspnbsp이어서 스님은 정토회는 열려 있는 곳이라고 하면서 통일 운동도 또한 그 가능성이 활짝 열려있는 활동임을 강조했습니다. 오늘 모인 청년들은 모두 자원봉사로 이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데, 때론 이익되는 것이 없는 것 같아 회의가 들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고 하면서 더 길게 내다볼 수 있게 안내해 주었습니다. nbspnbsp“제가 어릴 때는 가난해도 뭔가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었어요. 지금 여러분들은 먹고 살만하지만, 앞이 좀 막혀 있어요. 비유한다면 정토회는 지금 셋방 얻어서 하고 있지만, 활짝 열려 있어요. 정토회 자체의 발전도 열려 있고, 사회적인 영향력에도 열려 있고, 미래 문명에도 열려 있으니까 여러분 같은 젊은이들이 그래도 정토회에 제일 많이 모여들잖아요. 기성 불교 단체에서는 청년들이 이만큼 안 될 겁니다. 미래에 열려 있지 않기 때문에 젊은이들 입장에서는 기성사회가 답답하듯이 절에 와도 답답하거든요.nbspnbspnbsp남한 안의 발전도 이처럼 지금은 거의 닫혀 있어요. 옛날에는 남한 안의 발전도 열려 있었지만, 지금은 성장동력이 거의 끝났기 때문에 닫혀 있어요. 그런데 통일이라고 하는 문제는 열려 있잖아요. 물론 통일 과정에서는 여러 가지 혼란이 있겠죠. 우리도 지금까지 발전해오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혼란이 있었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건 열려 있는 공간이에요.nbspnbsp그리고 한국과 일본과 중국이 협력하는 동아시아 공동체도 열려 있습니다. 중국과 미국이 갈등하는 가운데 미국 편에 붙은 일본이 중국과 갈등하고 또 우리가 그사이에 낀 현재의 구도 그대로 닫혀버리면 동아시아의 상황은 100년 전 1, 2차 세계대전을 거칠 당시의 유럽과 비슷해요. 각국이 발전은 이루었지만 서로 충돌하고 있습니다. 유럽의 과거 역사를 보고 반성한다면 우리도 꼭 그런 과정을 거친 뒤에야 지금의 EU처럼 협력해야 할 필요는 없어요. 다 잃고 다 죽은 뒤에야 반성해서 새로 시작하는 것보다는 그 선례를 타산지석 삼아 지금부터 협력으로 가는 게 낫잖아요.nbsp단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남북한의 통일을 두고 우리가 일본과 중국과도 협력하는 이런 열린 공간을 가져야 해요. 그런데 여러분들이 일본에 가서 한일 간에 민족을 뛰어넘어 협력하자고 설득할 때 모순이 생겨요. 제 민족이자 형제인 북한은 원수로 놔둔 채 이웃 나라 사람과는 벽을 넘어 손을 잡자고 말하는 것은 무의식 세계에 늘 모순을 남깁니다.nbspnbspnbsp그것은 마치 부모님을 욕하면서도 죄스러운 마음이 들어 마음이 무거운 것과 같습니다. 감정적으로는 부모를 미워하지만, 한편으로는 은혜도 입었기 때문에 그 두 가지가 늘 상충하는 거예요. 얼굴을 보면 싸우고 돌아서면 후회하기를 늘 반복하잖아요. 떨어져 있으면 안 부딪혀서 편하면서도 뭔가 잘못한 것 같고, 잘하겠다고 다시 갔는데 얼굴만 보면 또 부딪쳐요. 이럴 때는 부모님께 감사 기도를 해서 이걸 풀어버려야 이 모순에서 여러분들이 해방될 수 있습니다.nbspnbsp그것처럼 남북관계를 풀어야 동아시아 공동체로 나아가서 아시아의 꿈을 이룰 수 있습니다. 우리는 서양에 대한 열등의식이 있어요. 미국과 협력해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처럼 좋은 점도 있지만 차별당하면서 생긴 열등의식도 있는데, 우리가 이 문명의 중심이 되면 이 인종적, 문명적인 열등의식에서 벗어날 수 있어요. 우리가 죽을 때까지 이루어질지는 알 수 없지만, 이왕 하는 김에 그런 꿈을 향해 가다가 죽는 것도 괜찮아요. 그래서 정토회에서는 많은 분이 저와 함께 그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nbspnbsp여러분 나이 때였던 29살에 제가 한국에서 그동안 하던 걸 접고 미국 갔다가 다시 들어왔는데 그때 우리는 새로운 꿈을 꾸었어요. 제가 지금 63살이니까 30년 전이죠. 지난 30년을 돌아볼 때 사회에서 흔히 말하는 출세의 길로 갔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제 경우에는 승려라는 조건에서 종단의 높은 자리에 간들 무슨 희망이 있고 무엇을 하겠느냐는 거예요. 그러나 정토회는 지금 규모는 작지만 어쨌든 가능성이 열려 있어요.nbspnbspnbsp여러분들은 지금 당장 먹고살아야 하니 직장도 다녀야 하고 결혼도 해야죠. 그걸 하지 말라는 게 아니에요. 그러나 그것만으로 자기 인생을 정하면 답답해진다는 겁니다. 그것만 하면 행복해진다면 왜 사람들이 제게 와서 이렇게 상담을 하겠어요? 다 자기가 바라는 걸 끝까지 했는데도 말이죠. 그걸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거기에만 몰두하지 말라는 겁니다. 아예 그만두고 저와 함께 이 일을 해보면 더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먹고 사는 문제에는 에너지의 80퍼센트 정도만 사용하되 한 20퍼센트는 여력을 내어 우리의 꿈과 미래의 가능성을 함께 만들어나가자는 것입니다.nbspnbsp저도 20대 말, 30대 초에 사회운동을 했어요. 그러다 1987년을 겪으면서 ‘이것만 가지고는 안 되겠다, 다른 가능성을 좀 열자’라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함께 일하는 사람 중에 10에 해당하는 서너 명을 아예 분리해 연구소를 차렸습니다. 1년의 시간을 줄 테니 자유롭게 우리 사회를 새롭게 조망해보고 문제 제기를 해라, 그렇게 단호하게 분리한 것은 미래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그 연구소에서 1년간 연구해서 제출한 결과에 따르면 사회의 민주화도 과제지만 지구적으로는 환경문제가, 인류적으로는 빈곤퇴치 문제가, 세계적으로는 평화 문제가, 우리 민족적으로는 통일 문제가 있어요. 또 230년 전 당시에는 스웨덴, 핀란드 같은 나라가 세계에서 자살률이 제일 높았어요. 지금은 많이 떨어지고 우리가 제일 높아졌지만요. nbspnbspnbsp우리가 볼 때는 세계에서 제일 잘 사는 나라가 왜 이렇게 자살률이 높은지 연구해본 결론은 환경만 바꾼다고 인간이 행복해지는 게 아니고 수행이라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가치를 네 개로 잡은 거예요. 지구적으로는 환경, 인류적으로는 빈곤 퇴치입니다. 또 평화가 있어요. 빈곤만 퇴치해서 되는 게 아니라 이념 때문에 싸우는 것도 멈춰야 하니까요. 이걸 우리 민족에 적용하면 평화와 통일입니다. 그다음이 개인적으로는 수행이에요. 그래서 ‘정토행자의 서원’에 자아 상실, 공동체 붕괴, 지구 환경 파괴라는 문구가 나온 겁니다. 여러분들은 별생각 없이 읽고 넘기지만 이게 우리가 30대였던 30년 전에 이미 문제의식을 가졌던 결과물이예요.nbsp그래서 이 문제를 풀 방안을 고민한 끝에, 지금까지 우리가 해오던 사회 민주화 운동은 사회의 담당 주체에게 맡기고, 우리는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야겠다고 해서 정토회를 창립했어요. 정토회를 창립하면서 원래 민주화 그룹에서 분리되어 나왔을 때 같은 활동을 하던 사람들과 후배들에게 ‘드디어 스님이 종교인의 본색을 드러냈다’며 엄청난 비난을 받았어요. 그때는 투쟁의 형태가 아니면 운동이 아니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런데 30년이 지난 지금 보면 투쟁을 이야기하던 사람들은 국회의원이 되었든 사업가가 되었든 변호사가 되었든 모두 사회에서 하루하루 먹고사는 길로 흘러가 버렸어요. 그때 남았던 소수의 사람이 정토회를 이루었고, 그것이 발전해 지금 이 정도 된 겁니다. 당시에 비난했던 사람들이 30년 지난 지금은 ‘아, 운동을 포기한 게 아니었구나’라고 말합니다. 이렇게 새로운 세상의 변화를 보고 준비해 나간 거예요.nbspnbsp지금 우리가 하는 게 무모할지 모르지만, 또 10년, 20년 지난 뒤 보면 ‘아, 그게 새로운 세상에 대한 준비였구나’라고 알 수 있겠죠. 20년 후면 저는 80대가 되니 사회의 주역이 아니지만, 지금 20대 30대인 여러분들은 50대니까 사회의 주역이 됩니다. 사회의 주역이 되었을 때 평범한 시민으로서 역할을 다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결국은 여러분들 중에서 정치인, 행정관료, 교수 같은 사회 여러 분야의 지도자들이 나와야 해요. 지도자가 되기 싫어도 20년 지나면 나이에 밀려서 저절로 지도자가 됩니다. 솔직히 여기도 정토회 다니다 보니 자기가 잘나서가 아니라 밀려서 저절로 팀장 됐잖아요. nbspnbspnbsp그렇게 지도자가 되었을 때 지도자의 자질이 없으면 발전을 막을뿐더러 본인도 부담돼서 힘들어요. 여러분들이 정토회 올 때는 내가 힘드니까 공부 좀 하려고 왔지 처음부터 활동가 되려고 온 사람은 별로 없어요. 그런 데 있다 보면 저절로 활동가가 됩니다. 지금은 ‘내가 무슨 지도자가 되겠어’라고 하지만 정토회에 계속 있으면서 활동하다 보면 20년 뒤에는 우리 정토회는 말할 것도 없고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돼요. 이렇게 새로운 미래, 새로운 문명을 준비하고 대비하는 단체가 없기 때문에 여러분들은 좋으나 싫으나 지도자가 됩니다. nbspnbsp그러니 지금 지도자의 자질을 좀 갖춰야 해요. 지금 살기도 바쁜데 왜 쓸데없이 20년 뒤를 대비한 공부를 해야 하나 싶겠지만, 지도자가 되려면 자기 수행도 좀 되어야 하고 세상에 대해서도 사회 전문가까지는 아니더라도 좀 넓게 알아서 사회의식을 갖춰야 합니다. 농사를 짓더라도 농촌에서 지도자가 되려면 다른 농민들보다 좀 더 많이 알아야 해요. 그 그룹에서 다른 사람보다 좀 폭이 넓어야 지도자가 될 거 아니에요. 그래야 어떤 창의성도 나오고 사람들도 아우를 수 있어요. 지금까지는 혼자 좋을 대로 하고 살아온 삶이었지만, 이렇게 사람끼리 늘 찌그럭대며 부딪치고 싸우는 가운데 다른 사람을 이해하게 됩니다. 안 떨어져나가고 남아 있으면 점점 인식의 폭이 넓어지고 사람과의 관계의 폭도 넓어져요. 자기를 변화시키지 않으면 상대의 꼬라지 보는 것을 못 참아서 여기에 있기 힘들잖아요. nbspnbspnbsp그러면 결국 떨어져 나가서 지도자가 안 되는 거예요. 어떻게든 붙어있다는 건 저절로 인식이 넓어지고 영향력이 커진다는 뜻입니다. 활동가 되기를 의도하지 않았지만 활동가가 되듯이, 여러분들이 이 그룹에 속해 있다면 시간이 흘렀을 때 지도자가 되게 되어 있습니다. 제 말에 동의가 되시나요?”nbspnbsp“네”nbspnbsp“그렇기 때문에 여러분들은 지금 지도자 훈련을 하고 있는 셈이에요. 지도자라고 사람을 콕 집어 뽑아서 ‘지도자는 이래야 한다’고 가르치는 훈련이 아니라, 지금 여기서 지지고 볶고 살면서 안 떨어져 나가고 남는 게 자연스럽게 지도자가 되는 길이에요. nbspnbspnbsp여러분들이 어디 가서 불교대학생 10명을 통솔하는 반장을 해보겠어요? 그럴 수준이 안 되는데 지금 억지로 밀려서 반장 맡았잖아요. 나가떨어지지만 않고 계속하다 보면 저절로 자기보다 나이도 많고 경험이 많은 사람들을 내가 반장으로서 관리할 수 있게 됩니다. 하다 보면 당연히 힘들지만, 힘들어야 배우는 게 있습니다. 땀 흘리며 운동을 해야 근육이 생기지, 편안하게 누워만 있으면 운동이 안 되잖아요.nbspnbsp여러분들이 힘들어하는 그 상황을 보면 안쓰럽지만 제가 도와줄 의향이 별로 없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 그게 여러분한테 이익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제가 늘 ‘떨어지지만 말고 붙어만 있어라’라고 이야기하잖아요. 적극적으로 하면 더 좋겠지만, 그리 못 하더라도 최소한 떨어지지만 마세요. ‘깨달음의 장’도 가서 적극적으로 깨닫겠다고 나서는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박차고 나가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붙어만 있어도 5일 지나면 도움이 돼요? 안 돼요?”nbsp“돼요.” nbspnbspnbsp“그건 경험해서 알아요?”nbsp“네”nbsp“그거랑 똑같아요. 붙어만 있으면 자기에게 도움이 돼요. 우리의 길은 비전이 있는 길이기 때문에 여기에 있으면서 배우고 성장하시기 바랍니다.nbsp그리고 이왕 자기에게 도움이 돼서 안 나가고 여기에 붙어 있을 바에는 억지로 하는 것보다 조금 적극적으로 하는 게 나아요. 그러는 편이 본인 기분도 좋아지고요. 수행이라고 하는 것도 지금 사회적 수요가 어마어마합니다. 그런데 통일을 이루고 사회를 변화시킬 필요성도 우리 사회에 지금 수요가 많아요. 어떤 새로운 세력이 나와서 한국 사회의 변화를 위한 희망이 되어주기를 모든 사람이 바랍니다. 그런데 개인이든 집단이든 아무도 안 나오고 있죠. 이때 젊은이들이 사회의식을 가진 데다 수행까지 되면 큰 역할을 할 수 있어요. 이런 수요가 열려 있다는 겁니다. 사회적인 진출도 그냥 개인이 욕심으로 하면 막혀 있어서 소위 흙수저에 그치지만 흙수저가 뭉치면 금수저가 됩니다. nbspnbsp그러니 너무 힘들어하지 말고 크게 보세요. 힘든 건 사실이니 인정합니다. 그러나 힘이 들어야 훈련이 됩니다. 군대에서 일부러 사다리를 오르고 장애물을 넘도록 시키는 것도 힘이 들어야 훈련이 되기 때문입니다. 힘이 드는 건 당연한 거예요. 이걸 이겨내야 합니다.nbsp그러니 우리들의 활동이 무엇이든 도움이 되려면 우선 매일 수행정진해서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자기를 소중하게 여기는 게 자기를 행복하게 하는 거예요. 다음으로 여러분들이 이런 비전을 가져야 해요. 회사에서 승진하는 게 비전이 아니에요. 승진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그건 그것대로 올라가더라도 여러분들의 비전은 새로운 세상, 새로운 사회처럼 더 큰 곳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게 지금 당장은 회사에 별 도움이 안 돼요. 직장 상사들에게 잘 보이고 프로젝트 열심히 하는 게 더 눈에 띄는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지금 대기업들도 20년 뒤에는 기업 자체가 존속할 수 있을지조차 알 수 없습니다. 변화의 때는 언제 올지 몰라요. 그때 여러분은 그 변화에, 새로운 길에 동참해야 합니다.nbspnbspnbsp이런 경험이 있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기업도 사회도 어떤 변화를 추구하려면 젊을 때 변화를 추구했던 사람이 필요해요. 그래서 장기적으로 보면 지금의 활동이 기성 사회에서도 별로 손해 볼 일이 아닙니다. 다만 당장은 학습비가 들어야 하니 단기적으로는 손해일 수 있지만요. 그러니 너무 ‘지금’만 쳐다보지 마세요. 앞으로 우리에게 전개되는 미래는 안주가 아닌 변화가 기회입니다. 새로운 세상의 변화에 우리가 미리 대비해 나가는 거예요. 많은 사람이 다 좌절하고 절망할 때 여러분들은 오히려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 이끌어갈 수 있도록 지금부터 방향을 잡아 나아가기 바랍니다.”nbsp안 떨어져 나가고 붙어 있기만 하면 저절로 지도자가 될 위치에 오르게 되니 이곳에서 온갖 경험을 재미있게 해보라는 말씀이 가슴에 많이 남았습니다. 지금까지 청년들에게 한 번도 이런 말씀을 해주신 적이 없었는데, 정말로 오늘은 스님의 청년들에 대한 깊은 애정이 느껴졌습니다.nbspnbsp지난 1년 동안 온갖 고생을 하며 속으로 눈물도 많이 삼켰을 청년활동가들은 “스님의 따뜻한 위로에 고생한 게 눈 녹듯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며 기쁜 표정을 지었습니다.nbspnbsp이렇게 입재 법문이 끝나고 스님은 청년활동가들에게 “한 해 동안 수고 많이 하셨다고 오늘 점심은 제가 살게요” 라고 하였고, 모두 환호를 터뜨리며 좋아했습니다. 스님이 사주시는 5000원짜리 국밥과 짜장면을 먹으며 청년활동가들은 “올해 먹은 밥 중에서 가장 비싼 밥이다.” 라며 즐겁게 식사를 했습니다.nbspnbsp식사를 마치고 다시 강연장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많은 청년들은 “오래오래 붙어 있을 거야” 라며 오전에 있었던 법문을 곱씹으며 서로 소감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nbspnbsp오후 1시부터는 ‘우리 팀 잘했어요’라는 주제로 상장을 써서 발표하는 시간, 법륜스님에게 고민을 묻고 답하는 즉문즉설 시간, 스님께 따뜻한 말 한마디를 들어보는 시간 등 한해를 마무리하고 격려하는 재미난 프로그램들이 이어졌습니다. 다음 이야기에 계속 됩니다...nbspnbsp ※ 카카오톡으로 법륜 스님의 하루를 매일 받아보세요. 아래 배너를 누르고 친구 추가

2015.12.21. 63,771 읽음 댓글 53개

2015.12.19 남북화해와 평화네트워크 워크샵 2일째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평화재단에서 주관한 ‘남북화해와 평화네트워크 워크샵’ 2일째를 맞이하여 통일 문제 전문가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nbspnbsp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민족화해센터에서 전문가들과 함께 하룻밤을 묵은 스님은 아침 9시부터 다시 토론을 이어갔습니다.nbspnbsp▲ 제3마당 2016 북한 및 동북아 국제정세 전망nbspnbsp이번 워크샵은 2015년을 성찰하고 2016년을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마련되었는데, 특히 어제는 1,2마당을 통해 한반도에 살고 있는 남북한 주민들의 평화로운 삶에 대한 각 분야의 논의들이 있었고, 오늘 오전에는 그 연장선 상에서 ‘2016년 북한 및 동북아 국제정세 전망’에 대해 외교, 안보, 국방 등 각 분야별로 살펴보는 자리로 제3마당이 열렸습니다. 발제자가 따로 없이 모든 분들이 발제성 토론에 함께 하는 방식으로 진행이 되었습니다.nbspnbspnbsp먼저 북한 정세에 대해서는 이정철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님과 주성하 동아일보 기자님이 발표를 해주었고, 미국 정세에 대해서는 마상윤 카톨릭대 국제학부 교수님과 박영호 강원대 통일강원연구원 교수님이 발표를 해주었고, 일본 정세에 대해서는 박영준 국방대 안보대학원 교수님과 최희식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님이 발표를 해주었고 중국 정세에 대해서는 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님이 발표해 주었습니다.nbspnbsp각각의 발표를 들은 후 조민 평화연구원 원장님은 “미국이 20여 년 이상 해온 북한에 대한 제재 압박 정책의 성과가 무엇인지 총평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하면서 “미국의 대북정책은 실패했고, 북한 끌어안기 전략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 새판을 짜야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약 4시간에 걸친 발표와 토론 내용을 경청한 후 마지막 총 정리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스님은 미국의 대북정책의 겉과 속이 어떻게 다른지, 북한의 지금 상황을 살펴보면 통일을 위한 기회가 그렇게 많이 남아있지 않다는 점, 남한이 어떤 입장을 취해야 통일로 나아갈 수 있는지 등에 대해 깊은 있는 분석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nbsp“아주 좋은 말씀들을 많이 해주셨고 저도 대부분 여러분들 말씀에 동의하는 편입니다. 다만 조민 박사님께서 미국의 대북정책이 실패했다고 하신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습니다. 미국이 공식적으로 내건 정책목표인 ‘북한 비핵화’는 분명히 실패한 게 맞습니다. 그런데 실제 미 국방부나 북한 문제 담당자들을 제가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니 자기들은 전혀 실패했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외부적으로 내건 목표와 내부적인 목표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내부적인 목표는 한국을 대중 전선, 즉 미일동맹 체제에 끌어들이는 게 목표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한일 간 군사정보교류협정을 맺는 것은 결국 남북관계의 긴장으로 목표가 달성된 것입니다.nbsp두 번째는 사드 배치를 관철시키려고 했는데, 박근혜 대통령의 고집 덕분에 일단 한숨 돌렸다고 생각합니다. 이 정부가 끝까지 버틸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대통령 개인의 고집으로 버틴다고 봐도 될 정도예요. 어쨌든 이 문제 때문에 미국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불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중 포위 전략과 중국을 통한 경제적 이익이 상충되는데, 현시점에서 우리가 어떻게 미국을 설득하면서 이 문제를 풀어나갈 것인가는 국가적으로 매우 큰 과제입니다.nbspnbsp이 문제를 풀려면 결국은 한미동맹의 위상을 좀 더 분명히 정해야 해요. 미국의 대아시아정책에 따른 하위변수로서 한국의 위상을 정하는 한미동맹이냐, 적어도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이라고 하는 문제에서만큼은 한국의 이익을 더 우선시 하되 나머지는 우리가 미국에 협조하는 자주적 한미동맹이냐를 정해야 합니다. 패전국인 일본조차 이제는 자주적인 입장에서의 미일동맹으로 갔는데 한국의 정치 지도자들이 자신감을 갖고 이 부분을 정립하지 못하면 두 강대국 사이에서 자기 위치를 찾기가 어려워져서 자칫하면 양쪽 모두로부터 팽 당할 수도 있지 않을까 우려됩니다.nbspnbsp그래서 미국의 대북 정책에 대한 평가가 겉으로 내놓은 평가와 내부적인 평가가 달라요. 천안함 사건 때도 하는 이야기가 ‘한국의 우방이 미국인지 중국인지를 확실히 보여줬잖냐’라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싶습니다.nbspnbspnbsp그리고 클린턴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오바마 정부처럼 북한 문제를 풀기는 더 어려워질 겁니다. 클린턴의 성격이나 여러 요소로 봐서요. 북한 문제를 풀려면 오히려 트럼프 같은 사람이 더 유리할 수 있어요. 트럼프가 북한과 성격이 통하잖아요. 상대가 트럼프라면 클린턴이 당선 되겠지만 상대가 루비오라면 상황이 달라져요. 그래서 현재로서는 대체로 흐름이 그렇지만 아직은 변수가 좀 더 있다고 보는 게 좋겠습니다.nbspnbsp그리고 북한의 시장화는 되돌이키가 좀 어렵다고 봅니다. 과거에 몇 번 되돌이키다가 북한이 망가진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제는 쉽게는 되돌이키기 어렵습니다. 북한의 핵·경제 병진정책은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고 하지만, 우리가 북한을 적이 아니라 그냥 한 나라로 생각해보면 어떤 나라도 안보를 지키는 범위 안에서 경제 정책을 추진하지 안보를 포기하고 경제 정책을 추진하는 나라는 없어요.nbsp원래 북한의 전략은 평화협정을 맺어서 북미관계를 개선하면서 안보를 유지한 다음에 경제 정책을 추진하려는 것이었는데 이게 안 되니까 결국은 핵으로 무장하고 경제 정책을 추진하려는 거예요. 핵무장을 통해 ‘우리를 건드리면 너희도 죽고 우리도 죽는다’라는 걸 보여주면서 경제 정책을 개방하고 있기 때문에 전에 안보 부분이 불안정할 때와는 상황이 좀 다릅니다. 다만 북한 경제가 좋아진다는 것은 지극히 민간 차원에서 일어나고 있는 겁니다. 중국에서 수입되어 들어오는 것과 간단한 소비재 생산의 결과일 뿐 국가 경제라고 할 수 있는 에너지, 비료, 철강, 철도 같은 문제의 개선에는 지금 전혀 영향을 줄 수 없는 구조입니다. 생활적 측면에서의 발전이긴 해도 국가 경제의 건전성과는 동떨어진 문제라서 이게 언제까지 갈 수 있을지 모릅니다.nbspnbsp아직 공식적으로는 계획 경제이다 보니 돈을 가진 사람은 국가 소유 회사에 투자해야 하고, 제대로 운영하려면 권력과 결탁해야 하고, 권력은 돈이 없으니까 돈을 구해야 해요. 그래서 북한에서는 권력자라고 해도 돈이 없으면 아주 푸대접 받는 분위기라고 해요. 또 돈이 있는 사람은 권력자를 안 잡고는 사업을 할 수가 없는 구조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결합한 권력이 최고 권력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느냐 없느냐가 문제이지, 그렇지 않다면 시장화는 쉽게 뒤집어질 수 없으리라 봅니다.nbspnbspnbsp현재로서는 사드 문제와 관련해서 미국에게 얼마나 버틸지가 남한의 과제라면 중국에 얼마나 오랫동안 고개를 안 숙이고 버틸 수 있을지가 북한의 과제입니다. 통일이나 평화 문제를 생각해보면 내부의 혼란이 아니라 이게 관건인 것 같아요. 남한에게도 북한에게도 이 문제를 해결할 시간이 그렇게 많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nbsp뭐가 진행되든 2018년에 가서야 제대로 진행될 것이라는 말씀에는 저도 동의합니다. 그런 면에서, 2017년에 들어설 한국 정부가 ‘진보냐 보수냐, 여당이냐 야당이냐’가 문제가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국가의 최고 목표로 두고, 이를 가장 강력하게 추진할 정부가 들어설 거냐’가 문제예요. 그런 지도자나 정치 집단, 이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있다면 통일의 기회가 있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현재의 변화 속에서 결국은 통일의 기회를 상실할 가능성이 높습니다.nbspnbsp그래서 저희가 지금 내리는 평가가 평가로만 끝나지 않아야 합니다. 북한은 역량으로 보나 어느 면으로도 더 이상 통일의 주체가 될 수 없기 때문에 결국은 남한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습니다. 남한은 미국을 어느 정도 움직일 수 있고, 중국도 어느 정도 움직일 수 있고, 북한을 포용해서 이끌어 나갈 수도 있기 때문에 결국 열쇠는 남한이 쥐고 있고, 남한 안에서도 특히 민간이 아니라 정부가 쥐고 있습니다. 남한 정부는 국민이 선택하니까, 그런 정부가 들어서려면 국민이 그만큼 깨어있어야 해요. 과연 지금 우리 국민이 그 정도 깨어있느냐가 사실은 관건인 것 같습니다.nbspnbsp그래서 저는 새로 구성될 정부를 ‘진보 정부’라고 자꾸 명명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우리가 내세워야 할 정부는 통일을 강력하게 추진할 정부, 국제 정세와 국내 상황을 살펴서 평화적 통일이 국가의 비전이라는 확신을 가진 정부입니다.nbspnbsp평화적이지 않은 통일은 현실에도 안 맞고 부작용이 엄청납니다. 통일하자고 해서 당장 정치, 군사적으로 통일하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국가 목표를 ‘통일한다’라고 정하는 게 중요하지, 실질적인 통일은 20년, 30년이 걸리더라도 중요한 문제는 아니에요. 북한이 받아들일 때까지 기다리면서 가면 됩니다. 그러나 일단 통일을 한다고 국가 방침을 정하면 북한에 대한 우리들의 태도나 외교의 관점이 완전히 달라져요. 투자를 하더라도 선투자의 개념이 되니까 나무를 심거나 철도를 놓는 등 수많은 선투자를 할 수 있어요. 그리고 통일이라는 목표가 딱 정해져 있으면 북한이 난동을 피워도 그걸 위험으로써 관리하지, 대응해서 싸울 필요가 없습니다. ‘어차피 우리 것이니 관리를 한다’라는 관점으로 앞서서 포용해낼 수 있어요. 저는 국가가 그런 방침을 정하는 게 통일이지, 남북한이 정치군사적으로 하나 되는 통일에 걸리는 시간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nbspnbspnbsp그런데 우리 정부는 과연 그런 방침이 서 있는지 물어본다면 아직은 그런 방침이 서 있지 않다고 생각해요.”nbsp스님의 마지막 정리말씀을 듣고 전문가들도 모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통일을 생각하니 지금 우리 정부의 반대되는 모습에 마음이 착잡해지기도 했습니다.nbspnbsp그리고 사회를 맡은 권영경 교수님은 “스님께서 9.19 공동 성명을 내는데 많은 역할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금도 스님께서 너무 중요한 역할을 해주셔야 할 시점에 있는 것 같다”며 “우리 전문가들도 다함께 어려운 난국을 돌파할 지혜를 모아보았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제3마당 토론을 모두 마쳤습니다.nbspnbsp열띤 토론을 하다보니 시간 가는 줄을 몰랐습니다. 벌써 점심 먹을 시간이 되었습니다. 식사를 하러 가는 길에 다함께 기념사진을 찍기로 했습니다.nbspnbsp이곳 ‘민족화해센터’ 옆에는 ‘참회와 속죄의 성당’이 함께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한국 전쟁의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고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함께하기를 기도하기 위해 천주교 의정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에서 세운 성당인데, 성당 앞에서 다함께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평화재단은 좌, 우, 중도를 모두 포용해서 통일로 나아가는 단체라는 의미를 담아 왼쪽으로 머리를 기울여서 찰칵, 중간에 멈춰서 찰칵, 오른쪽으로 머리를 기울여서 찰칵 하고 사진을 찍었습니다.nbspnbsp▲ 좌, 우, 중도를 모두 포용한다는 뜻을 담아 즐겁게 사진 촬영nbsp재미있는 포즈로 사진을 찍자 전문가 분들도 너무나 기뻐하며 웃었습니다. 2016년에도 이렇게 즐겁게 통일 운동을 해나갔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보았습니다.nbspnbsp점심 식사 후 오후 1시부터는 마지막 제4마당이 열렸습니다. ‘통일코리아, 사회 공감대 확산을 위한 연대’를 주제로 통일운동 단체와 시민사회를 대표하는 분들의 다양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습니다.nbspnbsp▲ 제4마당 통일코리아, 사회 공감대 확산을 위한 연대nbsp김보근 한겨레평화연구소 소장, 이자형 한백통일재단 이사장, 배기찬 통일코리아협동조합 이사장, 임강택 평화나눔연구소 소장,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 이성훈 한국인권재단 상임이사, 노옥재 평화재단 사무총장 등 시민사회를 아우르는 다야한 단체의 대표자들이 모여서 함께 머리를 맞대고 2016년에는 어떤 활동을 도모해볼지 열띤 토론이 이뤄졌습니다.nbspnbsp역시 마지막 순서로 모든 발표와 토론을 경청한 스님이 정리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먼저 발표자 중에 한 분이 한반도 통일을 위해서는 중국에 있는 조선족들에 대한 지원 정책과 한국에 이미 들어와 있는 탈북자들에 대한 포용이 필요하다고 주장을 했는데, 이에 대한 스님의 의견을 먼저 이야기해 주었습니다.nbspnbsp“1박 2일 동안 수고들 많이 하셨습니다. 조선족에 대한 정책과 탈북자 정책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시니까 저도 함께 생각해 볼만한 아이디어를 하나 던져 보겠습니다. 중국에 있는 조선족들이 중국에 살 때는 한중 축구시합에서 다 한국을 응원하지만, 한국 와서 한 5년 살면 한중 축구시합에서 다 중국을 응원해요. 우리가 조선족들에게 적응교육을 잘못시켜서 그렇다고만 볼 건 아닙니다. 이건 인간의 심리적 측면이에요. 조선족이 중국에서 살 때는 중국에서 소수자로 차별을 받기 때문에 한국에 동료의식을 느끼는 한편 중국에 반감이 생기고, 이 사람들이 한국에 와서 살아보면 다시 소수자라고 느끼기 때문에 자기의 정체성을 중국에서 찾는 겁니다.nbspnbspnbsp북한 사람도 북한에 살 때는 한국이 천국 같은데, 한국에서 살아보면 자기는 한국에서 제일 뒤처지는 사람이니까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그렇다고 북한으로 다시 돌아가겠다는 북한 사람도 없고, 한국에 불만이라고 해도 중국으로 돌아가서 살 조선족은 많지 않습니다. 이것은 남과는 원수 될 일이 없는데, 좋아서 결혼한 사람과는 살다보니 원수 되는 것과 같아요. 같이 사는 데 기준을 두고 보기 때문에 부부간에 원수가 되잖아요. 그 많은 사람들 중에서 자기 눈에 제일 좋아 보이는 사람을 골라서 같이 살게 되었는데도 원수가 되는 게 누군가의 잘못은 아닙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인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거예요.nbsp중국에 있는 조선족들을 한국에 데려오거나 북한 사람을 한국에 데려오는 게 이 문제의 해결책이 아닙니다. 오히려 중국에 있는 조선족들은 중국에서 잘 살 수 있도록 여기서 지원을 해줘야 합니다. 거기서 조선족이 한족보다 더 잘 살도록, 조선족 학교가 한족 학교보다 더 훌륭하도록, 또 조선족 학교에서 공부하면 북경으로 유학갈 수 있도록 도와주면 조선족은 거기서 굉장한 자부심을 갖고 살 수 있어요. 미국 교포들도 처음에 미국에 갔을 때는 미국이 천국 같았지만 좀 살다보면 고국이 그리워서 다시 오려고 해요. 그런데 막상 한국에 와보면 다시 한국에 온갖 불만이 생기니까 도로 보따리 싸서 미국으로 돌아갑니다. nbsp이런 점도 고려해서 인간의 행복을 위해 어떤 정책을 세울지 돌이켜봐야 합니다. 한국인도 지금 일자리가 부족한데 조선족을 여기서 출세시켜주려는 건 아니잖아요. 그런데 거기서 잘 나가던 사람이 여기 와서 3D업종에 종사하면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이건 절대로 좋은 민족 정책이 아닙니다. 중국에 살며 중국 국적을 갖고 있으면서도 중국보다 한국을 더 사랑하는 조선족이 200만 명이나 된다는 게 한국으로서는 어마어마한 재산이에요. 그런 조선족이 중국 안에서 출세하도록, 즉 중국 정부의 고위직에 올라 지도자가 되고 중국에서 사업해서 성공하도록 지원을 해준다면 이들도 우리에게 중국 교포로서 어마어마한 역할을 해줄 수 있습니다.nbspnbspnbsp그런데 우리는 국가적으로 이런 장기적 전략이 없기 때문에 그저 ‘불쌍하니까’라는 관점에서 단기적으로만 접근하거든요. 이런 상태로는 그들이 한국에 들어와서 오래 살게 되면 반드시 불만 세력이 됩니다. 한국에 와서 돈을 좀 벌다가 돌아가도록 하면, 즉 중국에 돌아가서 투자하여 살 수 있는 밑천을 마련하도록 도와주면 오히려 고맙게 생각합니다.nbsp한국의 장기적 전망을 생각해보면 20년 뒤 한국에 대한 최고의 저항세력이 되거나 극단적으로는 갈등을 일으킬 수도 있는 불안 요인은 지금 한국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노동자와 다문화가정 아이들입니다. 특히 다문화가정 아이들은 한국말도 잘 못하고, 차별 받아서 심리가 불안한 엄마들에게 양육되기 때문에 아이 심리도 불안한데다가, 학교에서 혼혈이라고 차별받는데 국적은 또 한국이어서 정체성 혼란도 겪기 때문에 이 아이들이 20대, 30대가 되면 한국사회의 엄청난 불안요소가 될 거예요.nbspnbspnbsp국가 지도자가 20년 후를 대비해서 이주 여성들의 자부심을 키워주고, 학대받지 않도록 도와주고, 그 자녀들이 학교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보호하고 심리치료해 주는 일에 한국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들에게 하는 것보다 두세 배 더 투자해야 해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안전문제 차원으로 봐서 이렇게 투자해야 그들이 한국 국민으로서 수용됩니다. 제일 중요한 문제는 대통령이든 국회의원이든 시장이든 국가지도자들이 공동체에 대한 장기적 비전이 없다는 겁니다.”nbsp스님 말씀을 듣고 나니 한반도 통일을 고려했을 때 해외 교포들에 대한 정책, 탈북자들에 대한 정책 등이 어떠해야 하는지 명쾌히 정리가 되었습니다. 특히 마지막에 외국인 노동자와 다문화가정 아이들의 사회 적응 문제를 강조한 부분은 우리들이 간과해왔던 많은 점을 되돌아보게 해주었습니다.nbspnbsp이어서 스님은 통일을 너무 어렵고 복잡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왜 사람들이 통일에 대해 무관심해지게 되었는지, 어떻게 통일을 바라보고 접근해야 하는지 이야기해 주었습니다.nbspnbsp“통일에 대해서 무관심한 사람이 많은 이유는 우리가 통일을 안 하고도 발전했기 때문입니다. 분단된 상태로도 경제도 발전하고, 민주화도 되었고, 국방도 튼튼해졌기 때문에, 생각으로는 ‘통일해야 된다’고 하지만 마음은 ‘통일 안 해도 사는 데 아무 지장이 없다’고 해서 통일을 향한 동력이 없어요. 소수만 통일 문제를 이야기하지, 일반인들은 안 하는 겁니다.nbspnbspnbsp그런데 분단된 상태로도 경제가 성장하고, 민주주의가 발전하고, 평화가 유지되기는 더 이상 어렵습니다. 중국의 부상에 따라 한반도의 국내외 정세가 급변하고, 국내적으로는 부의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는 이 상황에서 통일 없이는 결코 돌파구가 없어요. 통일을 하지 않고는 경제성장도 정체되고, 빈부격차도 심해지고, 민주주의도 후퇴한다고 할 정도로 정체되고, 국방은 튼튼하지만 안보는 불안해져서 결국 우리의 행복도가 떨어집니다. 우리 민간에서 평양 좀 다녀오고 남북교류 좀 한다고 통일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아요.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국가가 나서야 합니다. 국가가 통일만이 유일한 길이자 최고의 길임을 알아서 그에 따른 비전을 가지고 문제해결에 나서야 해요.nbspnbsp저는 ‘남북한이 하나의 국가를 형성해야 한다’라는 국가적 방침을 정하는 것이 통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방침을 정해 버리면 북한이 어떤 말과 행동을 하든 어차피 하나가 되어야 하니 우리가 크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예컨대 ‘내가 저 여자와 결혼하겠다’라고 마음을 먹으면 상대가 선물을 집어던졌을 때 주워서 다시 갖다 줘야 결혼을 할 수 있죠. 집어던진다고 상대를 욕하면 결혼은 물 건너 가는 거예요. 그런 관점에서 통일 문제를 다뤄나가면 좋겠습니다.nbspnbspnbsp그렇다면 정치적인 통일이 언제 되느냐는 우리가 아니라 북한주민이 선택할 일입니다. 우리는 통일을 염두에 두고 모든 국가정책을 시행할 뿐이에요. 북한주민이 보기에 합치는 게 좋겠다고 하면 합치고, 따로 사는 게 좋겠다고 하면 10년이든 20년이든 기다려주면 돼요. 그렇게 되면 저쪽에서 통일하겠다는데 하지 말자고 해도 말이 안 되고, 하기 싫다는 걸 강제로 끌고 와도 민주주의에 어긋나요. 이런 관점이 잡혀야 합니다. ‘통일’이라는 말을 들으면 내일이라도 당장 휴전선을 걷어내고 정치적으로 하나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니까 온갖 부작용을 자꾸 염려하는 거예요.nbsp통일비용 문제에 대해서 저는 ‘통일비용은 없다. 하나도 안 든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연결하거나 북한을 개발하는 건 전부 투자에 속하는 것이지 비용이 아니에요. 투자야 빚내서 해도 됩니다. 투자비용은 엄격히 말하면 비용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북한주민들이 현재 월급이 한 달에 30불, 하루에 1불인 지금은 북한주민에게 일당 1불만 주면 산에 나무를 심게 할 수 있어요. 그런데 당장 정치적으로 통일을 해서 북한주민이 우리와 같은 대한민국 국민이 된다면 일당 50불을 줘도 나무 심는 일을 시키기 어려워요. 그렇게 계산해 보면 지금 투자해두면 천문학적인 이익이에요. 이렇게 일정한 과정을 거쳐가면서 통일할 것을 계산하면 엄청난 이득인데, 이걸 당장 오늘 통일했다고 치고 계산하면 들어가는 돈이 복지비용만 해도 어마어마한 거예요.nbsp그러니 북한에서 ‘통일하자’ 라고 해도 지금은 ‘좀 기다리라’고 말해야 될 판인데, ‘안 하겠다’라고 하는 걸 군사력을 내세워 억지로 하겠다면 그건 거의 바보 수준입니다. 그렇게 하면 통일은 대박은 커녕 완전히 쪽박 차는 것이 되는 거예요. 박근혜 대통령에게 고마운 것은 통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정부가 나서서 긍정적으로 바꿔놓아 주어서 우리가 통일을 위해 반정부 운동을 안 해도 되게 해주었다는 거예요. 민간단체에서 대통령의 뜻을 받들어서 열성적으로 앞장서고 있잖아요. nbspnbspnbsp우리는 정부지원금을 받는 관변단체가 아니라 순수한 민간단체잖아요. 그런 장점이 있기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 대박론이 꼭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어요. 우리는 정부가 통일 대박론을 이야기하면서 통일지향적 방향으로 끌어주는 것은 받아들이되, 통일의 과정과 내용은 상생할 수 있는 길로 갈 수 있게끔 우리가 더 노력해야 합니다.nbspnbsp또 ‘통일은 제외하고 평화만 이야기하자’ 혹은 ‘두 국가로 가자’라고 하는 건 작은 문제로 전체를 자꾸 흐리는 거예요. 전체적으로 보면 우리가 통일국가를 형성해야만 중국과 일본과 미국 사이에서 ‘균형자 역할’을 할 수 있어요. 분단 한국은 할 수 없는 역할입니다. 분단된 상태에서 균형자 역할을 하겠다고 하니까 뒤통수를 맞는 겁니다. 내 편에 있던 녀석이 갑자기 나서서 ‘내가 중간에서 조절할게’라고 하면 누구든 고분고분 받아들이지 않을 겁니다. 그건 분단 한국이 아니라 통일 한국이 해야 할 역할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가 어떤 정책을 내놓을 때는 시기적절한 시점에서 내놓아야 합니다. 20년 후에 내놓아야 할 정책을 미리 내놓으면 현실에 안 맞아요.nbspnbsp크게 보면 통일하는 게 낫고, 통일만 하는 게 아니라 동아시아 공동체로 나아가야 하고, 더 크게는 세계 문명의 중심이 아시아로 올 것에 대비해야 합니다. 이런 그림을 그려볼 때 통일은 필수적이지만, 우리의 노력 없이 통일이 저절로 오지는 않습니다.nbspnbspnbsp그렇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통일의 부작용은 최소로, 상승효과는 최대로 할 수 있을까요? nbsp아까 이야기한대로 많은 문제들을 고려하여 서두르지 않되 방침은 정해야 하고, 결정은 북한주민들이 하도록 해야 합니다. 먼저 통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우리 사회가 개혁해야 할 점이 굉장히 많습니다. 통일은 놔두고 우리 사회부터 개혁하자고 해도 안 되고, 무조건 한국사회를 통일사회에 적용시켜도 안 됩니다. 그렇게 되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져요. 한국사회가 통일의 모델이 되려면 정치적으로는 지방자치가 더 발전해야 하고, 경제적으로는 복지사회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식의 그림을 그려가면서 구체화시키는 작업이 필요해요. 이건 국가 외에는 누구도 할 수 없어요.”nbsp통일을 하겠다고 국가 목표와 방침을 정하는 것이 바로 통일이라는 말씀에 가슴이 시원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전문가들도 환한 미소를 지으며 공감의 뜻을 표했습니다.nbspnbsp그리고 토론 과정에서 몇몇 분들이 “지금 통일 운동이나 평화 운동을 하는 단체들이 많이 침체되어 있다”고 하면서 답답한 마음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그 모습이 염려가 되었는지 스님은 1박2일 동안의 워크샵을 마치면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통일을 향해 꾸준히 나아가고 있는 전문가들을 위해 용기와 힘을 북돋우는 격려 말씀을 마지막으로 해주었습니다.nbspnbsp“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이겁니다. 일제시대 때 일제를 물리치고 독립할 가능성과 지금 통일할 가능성을 비교해 봤을 때 저는 통일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생각합니다. 70년대와 80년대에 독재정권과 싸워서 민주화를 성취할 가능성보다도 지금의 통일 가능성이 훨씬 높아요. 또 독립 운동할 때는 잘못하면 죽어야 했고, 민주화 운동할 때는 감옥 가야 했는데, 통일 운동은 그런 위험도 훨씬 적습니다. nbspnbspnbsp가능성도 높고 위험도 적어요. 내부의 의견 차이도 크지 않은 편입니다. 독립운동 진영도 수없이 갈라져서 서로 싸웠고, 민주화 운동도 ‘양김’부터 해서 많이 나뉘어 싸웠잖아요. 물론 통일 운동에 있어서도 국내에 여러 견해 차이가 있지만 이 차이는 독립운동 당시 ‘좌우’의 차이나 민주화운동 당시 NL이나 PD의 차이에 비하면 사실은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그리고 통일이 실현되었을 때의 성과는 독립운동이나 민주화 운동의 성과보다 엄청나게 큽니다.nbsp이렇게 실현가능성은 높고 위험부담과 의견 차이는 적고 실현되었을 때 성과는 크니 한번 다같이 힘을 모아 통일할 만하지 않습니까?nbspnbspnbsp그런데도 통일이 안 되는 이유는 ‘안 해도 사는데 지장이 없다’, 즉 ‘통일의 성과는 미래의 이익이지만 지금 당장 굶어죽는 건 아니지 않느냐’라는 인간심리의 문제예요. 이걸 추동하려면 통일은 안 해도 그만인 문제가 아니라는 점, 안 하면 20년 후에는 한국이 앞으로 못 가는 정도가 아니라 뒤로 간다는 점을 정확하게 설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시리아처럼 저렇게 쫓겨 다녀야 되겠느냐? 전쟁 때문에 보따리 싸서 남의 나라로 도망가서, 거기서 또 차별받고, 가족이 죽는 사태를 근원적으로 없애는 게 통일이다’라고 설득할 수 있어야 해요. 또 민주화나 독립보다 ‘통일코리아’는 훨씬 더 비전과 희망이 있는 그림이라는 점을 정확하게 설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럴 수 있다면 저는 통일의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보는데, 다만 우리가 지금 그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조금 더 힘을 모아보면 좋겠다 싶습니다.”nbsp독립운동이나 민주화운동에 비해 실현가능성은 높고 위험부담과 의견 대립은 더 낮다는 이야기에 모두 큰 웃음을 터뜨리며 아주 기뻐했습니다. 관점을 바꾸니 무거웠던 마음이 환하게 밝아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스님의 따뜻한 격려에 모두 큰 박수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nbspnbspnbsp즉문즉설에서처럼 통일문제 전문가들에게도 행복하고 보람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게 인도해주는 스님의 애틋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nbspnbsp이번에 워크샵 장소인 민족화해센터를 사용할 수 있게 허락해 주셨고, 의정부교구 민족화해위원장인 이은형 신부님에게 감사 인사를 한 후 곧바로 행사장을 나왔습니다.nbspnbsp이렇게 1박2일 동안의 워크샵을 모두 마치고 스님은 서둘러 평화재단으로 향했습니다. 민족화해센터를 나오니 바로 앞 강 건너에 북한 땅이 보여서 애틋한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nbspnbsp▲ 강 건너 보이는 것이 북한 땅nbsp저녁 6시에 찾아온 손님과 미팅을 가진 후 7시에는 정토회 대표자 회의를 마친 대중들과 간담회 시간을 가졌습니다.nbspnbsp▲ 정토회 전국 대표자 회의nbsp전국 각 정토회와 지역을 대표하는 분들이 모두 모여 그동안 민의를 수렴한 내용에 대해 스님에게 전달하고 스님의 조언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스님은 어떻게 민의를 잘 수렴할 수 있는지 보다 더 많은 연구를 해달라고 부탁하면서 한 해 동안 수고한 대표자들을 격려해 주었고, 대표자들도 송년을 맞이하여 오랜만에 스님을 뵐 수 있어서 너무나 기쁜 표정이었습니다. 스님은 기념사진도 함께 찍어 주었습니다.nbspnbsp▲ 정토회 대표단과 함께nbsp평화재단을 나온 스님은 곧바로 부산으로 향했습니다. 이모님이 오늘 아침에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는데 밤새 부산으로 내려가서 조문을 하고 올 예정입니다. 내일은 아침 10시부터 하루 종일 대전 중구문화원에서 청년활동가 150여 명과 함께 ‘청년 수행자의 삶’을 주제로 대화의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nbspnbsp

2015.12.21. 39,600 읽음 댓글 32개

2015.12.18 남북화해와 평화네트워크 워크샵 1일째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평화재단에서 연말마다 개최하는 ‘남북화해와 평화네트워크 워크샵’에 참석해 각 분야를 대표하는 전문가들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nbspnbsp새벽 예불과 기도를 마치고 아침 7시부터 오후 2시까지 평화재단 실무자들과 미팅 및 회의 시간을 가진 스님은 오후 2시에 평화재단을 출발해 파주로 향했습니다. 잠깐 치과에 들러 진료를 받은 후 오후 4시에 워크샵이 열리는 경기도 파주 ‘민족화해센터’에 도착했습니다.nbspnbsp▲ 민족화해센터nbsp오후 4시가 되자 30여 명의 전문가들이 속속 도착했고, 가볍게 스님과 인사를 나눈 후 곧바로 워크샵이 시작되었습니다.nbspnbsp▲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남북화해와 평화네트워크 워크샵nbspnbspnbsp제1마당은 ‘분단 70년의 성찰과 변화’를 주제로 발표와 토론이 열렸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님이 ‘분단 70년의 성찰과 새로운 통일 패러다임’에 대해 기조 발제를 한 후 정치 분야에서는 최태욱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님이, 헌법 분야에서는 대표해서 정태호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님이, 경제 분야에서는 대표해서 위평량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님이, 북한 변화에 대해서는 이영훈 SK경영경제연구소 연구위원님이 각각 토론을 해주었습니다. 특히 조한범 박사님은 새로운 통일 패러다임으로 ‘선도형 통일’과 ‘예방적 관여정책’을 강조해 많은 공감대를 모았습니다.nbspnbspnbsp저녁 식사 후 8시부터는 ‘평화와 민주주의의 위기, 시민사회의 역할’을 주제로 제2마당이 열렸습니다. 이태호 참여재단 사무처장님이 기조 발제를 한 후 평화와 여성 분야에서는 정희진 서강대 여성학 강사님이, 청년 분야에서는 대표해 강주희 통일의병 수도권본부 사무국장님이, 환경 분야에서는 대표해 최광수 에코붓다 대표님이, 국제평화 분야에서는 이문영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님이 각각 토론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nbsp토론의 말미에 사회자가 오늘 토론을 지켜본 소감을 스님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오후부터 밤 늦게까지 발표자와 토론자들의 이야기를 경청한 스님은 제2마당에서 나온 IS, 파리 테러, 시리아 난민, 일베, 유슬림, 재특회 등의 현상에 대해 나름의 소견을 들려주었습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사회과학적인 측면에서 접근을 하는데, 스님은 심리적 측면에서도 깊이 살펴볼 있다며 깊이 있게 분석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nbsp“좋은 발표 잘 들었습니다. 발표한 이야기와 관련해 덧붙이면 아이의 폭력성이나 심리적 억압은 엄마로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예컨대 오줌을 못 가린다거나 옷이 젖었다고 야단치고 때리는 데서 주로 시작돼요. 아이가 45살 되면 엄마와 서로 싸워요. “너, 왜 이랬어?” ‘엄마는 왜 그래?’ ‘조그마한 게 엄마한테 대들어?’ 이렇게 엄마가 화를 내면서 아이와 큰 싸움 하듯이 싸워요. 자식이 부모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는 대부분 어릴 때 엄마와 싸우면서 심리가 억압되어 있다가 크면 소위 저항을 하게 됩니다.nbspnbsp그래서 제가 아이와 싸우지 말라고 늘 이야기하지요. 말을 안 들으면 그냥 내버려두라는 게 아니라 아이의 심리가 억압되지 않도록 가르쳐야 해요. 엄마에게는 수십, 수백 가지로 아이를 제지할 수 있는 선택의 여지가 아주 많습니다. 그런데 아이는 울거나 소리 지르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잖아요.nbspnbspnbsp그런데 힘이 강한 쪽은 힘이 있기 때문에 그 힘을 사용하는 것을 제일 용이하게 여깁니다. 예를 들어 남녀가 말다툼을 할 때 남자는 말로 진다 싶으면 주먹을 사용합니다. 남자만 그런 게 아니에요. 아이와 엄마가 말다툼 하다가 안 되면 엄마가 ‘요게 그냥’ 이렇게 나가거든요. 지금 미국이 작은 나라를 때리는 것도 다 똑같은 인간의 심리적 흐름인데, 우리는 자기가 가하는 폭력은 정당화하면서 자기가 받는 폭력에는 굉장히 억울해하면서 저항하는 경향이 있습니다.nbspnbsp그런데 요즘 가정에서는 어머니가 아이를 못살게 구는 것도 있지만 아버지에 대해서 엄마가 함부로 하는 모습을 보거나 해서 아이 입장에서는 그런 엄마에 대한 저항감이 여성 혐오로 나타나기도 하는 것 같아요. 다 그런 건 아니지만 10명 중 한 명이라도 극단적으로 나타나 문제가 되기 때문에, 여성운동 하시는 분들이 이 문제에 대해서 조금 더 깊이 성찰하면서 불평등을 해결해 나가야 하지 않나 합니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자꾸 부작용이 발생하게 돼요.nbspnbsp옛날에는 우리 사회에 청와대는 건드리면 안 된다거나 공산주의는 건드리면 안 된다는 식의 금기가 있었어요. 지금 우리 사회에는 또 다른 금기가 있습니다. ‘여성문제를 건드리면 안 된다, 건드리면 벌떼처럼 일어나서 달려든다’ 라고들 합니다. 이것은 일베 같은 데서 여성 비하 같은 극단적 저항감을 나타내는 부작용으로 드러나기도 합니다. 그것이 왜곡이 되어 있는 것은 분명하고, 그것이 올바르지 않다는 사실도 분명하지만, 인간 심리가 그렇게 작동하기 때문에 그것을 단순히 나쁘다고만 정의해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그 현상에 대한 원인 분석을 해서 본질적으로 문제를 풀어가야 해요. 물론 여성 입장에서도 할 말이 있습니다. 엄마가 짜증을 내는 데는 예컨대 남편과 부부지간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있어요. 자기는 다 그렇게 할 만한 이유가 있다는 거예요. 그런데 그러면 아이도 또 그렇게 자랐기 때문에 아이도 그렇게 할 만한 이유가 있다고 나옵니다.nbspnbspnbsp그래서 이런 문제들을 단순히 사회과학적인 차별 문제로만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인간의 본질이 무엇이며 인간의 심리가 어떻게 작용하느냐에 대한 고찰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nbspnbspIS 테러 문제도 한국사회에서 지금처럼 단순히 테러 문제로만 접근하면 안중근 의사, 윤봉길 의사를 비롯한 우리 독립운동가들도 죄다 테러리스트에 해당됩니다. 적어도 우리처럼 식민 지배를 받고 독립운동을 한 경험이 있는 나라가 제국주의의 입장에서 사용되는 용어에 쉽사리 끌려가거나 놀아나는 것은 전체적으로 좀 경계해야 해요. 아베 총리가 한국을 보는 사고방식, 대통령이 야당을 보는 사고방식, 야당 대표가 비주류를 보는 사고방식, 이런 사고방식들이 다 동일합니다. 역사교과서를 국정화 하고자 하는 방식도 동일하고, 지나간 과거에 대해 역사적 성찰을 안 하는 것도 동일한데, 자기들끼리 만나면 또 원수가 돼요. nbspnbsp그런 면에서 소위 운동권 출신이라는 야당 사람들의 사고방식도 다르지 않습니다. 절차적 민주주의가 운동권에도 전혀 없잖아요. 예를 들어 이번에 문안박 연대를 제안한 것도 전혀 당규에 맞지 않는 이야기예요. 최고회의에서 의논해서 ‘이렇게 해보면 어떻겠느냐’라고 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대표 기구가 있는데도 무시하고 그냥 하잖아요.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초에 정부 조직을 개편할 때 정부조직법 개정도 안 됐는데 임명부터 해놓고 빨리 처리해주지 않아서 행정이 안 돌아간다고 한 것도 엄격히 말하면 위법 행위예요. 남의 그런 모습을 비판하면서도 자기들도 전혀 절차를 안 지키고 준법정신이 없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렇게 남의 허물만 자꾸 이야기하고 자기들 허물은 생각조차 하지 않는 문제가 있어요.nbspnbsp지금 소위 진보세력이나 운동권 출신이 갖는 도덕성의 결함이 그 문제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봅니다. 20년 전만 하더라도 억압은 받을지언정 도덕성만큼은 절대적인 우위에 있었잖아요. 우파가 도덕성 운운하며 설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어요. 그런데 이들 진보세력이 집권을 하는 과정에서 도덕성을 잃어버렸습니다. 그러니 오히려 친일을 정당화하는 극단적인 행위가 판을 치게 됐습니다.nbspnbsp엄혹하던 유신 시대에도 친일을 정당화하는 일은 있을 수 없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친일을 정당화하죠. 교과서 문제에 대한 논쟁도 1948년을 건국 년도로 잡자는 게 핵심이에요. 1948년을 건국 년도로 하면 그 다음부터는 국가를 어떻게 건설하느냐의 문제를 서술하는 것이니까 친일했던 기술관료들이 전부 건국의 공로자가 되잖습니까. 그런데 그 전의 3.1운동과 상해임시정부부터 따진다면 이 사람들은 친일이 된단 말이에요. 그 전의 것은 죄다 없애버리고 1948년부터 딱 잡아서 대한민국의 건국과정을 서술하면 친일했던 사람들이 전부 국가를 세운 공로자가 되는 거예요. 대한민국을 세우는 데 기존의 친일파들이 그 기술적 측면으로 기여한 것은 사실이니까요. 시점을 어디로 잡느냐에 따라 역사 서술이 이렇게 완전히 차이 납니다. 그런 쪽으로 의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면, 자기들이 운동권에 도덕성이 밀리다 보니 사회적인 가치 기준이 너무 치우쳐버려서 이걸 바로잡아야 한다는 게 자기들의 시각이래요. 그러니 교과서 문제를 두고 ‘친일미화다’ 이렇게만 봐서는 결국은 해결하기 어려울 겁니다.nbsp사회 현상적으로도 결국은 한국 사회가 정체됐기 때문에 그 답답함이 결국은 표출되고 있다고 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파시즘이 등장할 때와 똑같은 현상이 오늘날의 시대에 일베 같은 형태로 드러나는 거예요. 우리 사회가 고성장하다가 정체되면서 일본과 동일한 방식으로 나타나는 이 현상은 어떤 대상을 잡아 분풀이를 하는 거예요. 그러니 북한을 막 욕하고 혐오를 부추켜서 희화화합니다. 누군가 처형당했다는 둥 신문에서 요란하게 보도했는데 멀쩡히 살아서 돌아다니는데도 오보 정정을 안하잖아요. 북한 문제라면 신문이든 학자들이든 아무렇게나 써버려요. nbspnbspnbsp신문이라는 건 반드시 오보에 대해서는 오보 정정 기사를 내야 하고, 학자라면 자기가 잘못한 것은 수정해야 하는데 방송에 나와서 다들 아무 근거 없는 이야기를 마음대로 하고도 정정하지 않잖아요. 이런 게 좀 오염되어서 우리 사회 안에서도 아무 근거 없는 이야기를 마구 하고도 거기에 대한 책임의식이 점점 마비되는 현상이 널리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게 분단의 문제죠. 하나를 적으로 돌려버리면 어떤 이야기를 해도 되는 구조예요. 우리 내부에서도 어떤 상대를 적으로 돌리면 무슨 이야기를 해도 되잖아요.nbspnbsp십자군 원정 때 상대를 악마화해서 적을 다 죽여 버려도 된다고 했던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일부 보수 기독교에서 동성애자를 적으로 돌리는 것도 그래요. 시청 앞에서 시위하는 걸 보면 상식을 초월하는 행동들을 하거든요. 옛날 같으면 길에 나오지도 못했을 극단적인 시각이 오히려 이제는 공공연히 기세를 드높입니다. 시민단체라고 하면 요즘은 다 보수 시민단체잖아요. nbspnbsp그러니 이런 사회적인 현상들에 대해서 조금 더 고찰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처럼 똑같이 대응하는 방식은 해결책이 안 돼요. 솔직히 말해, 진보세력이 정권을 안 잡았다면 아직까지도 도덕성을 가지고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정권을 잡았기 때문에 이 사람들이 빚을 다 청산한 겁니다. ‘너희들도 다 해먹지 않았냐’ 이렇게 인간 심리가 바뀐다는 거죠. 그래서 사회 전체의 개혁을 위해서는 꼭 정권을 잡아야만 개혁이 되는 건 아닙니다. 도덕성의 우위를 어떻게 지속적으로 유지해내느냐는 문제가 어떤 면에서는 더 중요해요. 그러면 세력이 조금 딸려도 그 도덕성을 가지고 계속 개혁을 추동해 나갈 수 있는데, 도덕성을 잃어버리니까 공격에 속수무책이 됩니다. 이쪽에서 뭔가를 잘못해서 도덕성을 잃어버리는 게 아니라도 ‘너희도 똑같은 놈들이다’라는 틀에 갖혀버리면 방법이 없어요. ‘너희는 차떼기 했지만 우리는 봉투떼기 하지 않았냐’ 이렇게 대응하는 것 가지고는 안 됩니다. ‘너희도 해먹지 않았냐’라고 관점이 잡혀버리니까요. 이렇게 심리적인 문제가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이제는 우리 사회에 대한 대응을 달리 해야 합니다.nbspnbsp사람들이 그렇게 인식한다는 현실은 인정하되, ‘그렇게 인식하면 결국 스스로에게 손해다’라고 접근해야 합니다. ‘남을 미워해서는 안 된다’라고 도덕성을 내세우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접근이 어려워요. ‘미워하면 결국은 네가 너를 괴롭히는 것 아니냐, 네가 손해다’ 이렇게 좀 다른 차원에서 접근하면서 대화를 이어가야 하겠습니다.nbspnbspnbsp저는 남북문제를 비롯해 한국 사회에 여러 가지 갈등이 심하다고 보는 사람입니다. 그게 사실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게 꼭 나쁘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한국 사회가 세계의 여러 가지 갈등에서 나타나는 복합적인 요소를 두루 갖고 있으니까 우리가 이걸 잘 해결하면 세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nbspnbsp어쨌든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려면 문제의 복합적인 면을 잘 따져봐야 합니다. 북한의 세습 문제를 이야기하지만 우리 사회에서의 재벌 세습도 똑같은 모양이에요. 모 재벌 기업과 북한은 그 권력 구조와 형태, 세습하는 방식까지도 똑같습니다. 그 기업에서 오신 분도 오늘 여기 계십니다만 그 안에 있거나 있다가 나온 분들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면 가족주의, 혹은 혈통주의가 남북한이 거의 같습니다. 또 종교에도 가족주의가 있어서 대형 교회에서는 가족 세습의 행태를 보이고, 정치까지도 지금 가족 세습으로 가서 어떤 면에서는 민주화와 역행되는 모습을 보입니다.nbspnbspnbsp이렇게 우리가 빠른 민주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전통적인 혈통주의 혹은 가족주의가 여전히 남아 있는 한국 사회의 현실을 어떻게 볼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시아인들이 믿을 수 있는 게 가족밖에 없는데 그걸 마냥 나쁘게만 보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요. 이런 특징들을 우리가 함께 살피면서 우리 나름대로 해법을 찾아야지, 자꾸 서구의 선례만을 내세워 따라 하는 것은 해법이 되기가 좀 어렵지 않을까 합니다.”nbsp스님은 최근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해되기 어려운 현상들에 대해 심리적인 측면에서 깊이 분석을 해주었습니다. 전문가 분들도 각기 자기 분야에서 깊이 있는 식견을 갖고 있지만 스님의 말씀처럼 심리적인 차원에서는 깊이 살펴보지 못했는데, 스님의 통찰력에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박수를 쳤습니다.nbspnbsp닫는 이야기를 해준 김형기 평화연구원 원장님도 마지막에 스님의 코멘트를 들을 수 있어 더 깊이 있는 성찰의 시간이 되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nbspnbsp이번 워크샵은 분단 70년을 성찰하고 통일 정책에 대해 제언을 하는 자리인데, 제1마당에서 나눴던 거시적인 이야기도 좋았지만, 제2마당에서 나눴던 일베, IS, 재특회, 유슬림 등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회 현상들에 대한 관찰과 분석으로 통일에 대한 관점을 찾아가보는 것이 참 신선했습니다. 토론을 마치고 나서 스님도 “오늘 주제가 참 재미있네요” 하면서 웃음을 보였습니다.nbspnbsp이렇게 워크샵 1일째 일정을 모두 마친 후 다함께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모두들 통일에 대한 염원의 마음을 담아 “통일 해버리자” 하고 구호를 외치며 환한 웃음을 내비쳤습니다.nbspnbsp▲ 통일 문제 전문가들과 함께nbsp이어서 밤 11시부터는 친목 도모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전문가 분들은 각기 소속도 다르고 연구 분야도 서로 다른데, 오늘은 통일을 주제로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통일은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를 포용하고 어우러지는 과정인데, 전문가들끼리도 그런 시간이 필요하다며 화기 애애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님도 2015년 한해 동안 평화재단의 다양한 연구활동에 참여해 준 전문가 분들에게 깊이 감사 인사를 전하며 그동안 못다한 이야기들을 나눈 후 오늘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nbspnbsp내일은 워크샵 2일째 일정이 아침 8시부터 계속 이어질 예정입니다. 제3마당은 ‘2016년 북한 및 동북아 국제정세 전망’에 대해, 제4마당은 ‘통일코리아, 사회 공감대 확산을 위한 연대’를 주제로 시민사회가 통일을 위해 어떻게 연대할 것인가를 집중적으로 토론할 예정입니다.nbsp

2015.12.19. 51,201 읽음 댓글 34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