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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4 아버님 10주기 천도재 및 감따기, 배추 묶기
nbsp nbsp안녕하세요.nbsp어제밤 12시에 아버님 10주기 제사를 오랜만에 가족들과 함께 지낸 스님은 아침 식사를 한 후, 아버님 10주기, 어머님 30주기를 맞이하여 두북 정토수련원에서 천도재를 지냈습니다. nbsp 대구 정토법당의 보살님들 몇 분이 오셔서 함께 재를 준비하고 화광법사님, 장선옥님이 법주가 되어 천도재를 지내주었습니다. 대구 정토법당 보살님들은 오늘 사천왕사지에서 통일기도를 하려고 했는데, 비가 오는 바람에 두북으로 와서 함께 재를 준비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nbsp nbsp nbsp재를 마친 후 스님은 두북 정토마을 근처에 계신 어르신 몇 분과 초등학교 친구 몇 분을 점심에 초대해서 식사를 함께 하였습니다. nbsp 항상 해외 일정이 있어서 아버님과nbsp어머님 제사에 한번도 참석을 못했는데, 러시아 일정이 취소되는 바람에 천도재도 드리고 마을 분들에게도 식사를 접대할 수 있었습니다.nbsp nbsp nbsp 점심식사 후에는 아버님이 살으셨던 신기 마을의 마을회관에 들러 어르신들에게 점심 식사 대접을 하고 인사를 나누기도 하였습니다. 마을 분들과 농사 작황이라든가, 무농약 농사의 어려움, 쌀 수매가 등 농민들의 어려움을 nbsp듣고 함께 마음을 나누었습니다. nbsp 그리고 지난 주말과 어제, 비가 와서 제대로 따지 못한 감나무의 감을 땄습니다. 까치밥만 남겨두고 다 딴 나무도 있었고, 시간이 모자라서 반만 따고 반은 남겨둔 나무도 있었습니다.nbsp nbsp nbsp 그리고 그동안 어느 정도 알이 찰 때까지 기다렸던 배추들을 묶어주기도 하였습니다. nbsp nbsp 아버님의 10주기 천도재와 감따기, 배추묶기로 하루를 보낸 스님은 저녁에는 원고 집필 작업을 한 후 일과를 마무리 하였습니다. nbsp 내일은 정토회 제8차 천일결사 7차 백일기도 입재식이 문경 국군체육부대에서 있습니다.nbsp ※ 법륜 스님과 함께하는 인도 성지순례 참가자 접수가 진행 중입니다.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서 인도의 10대 성지를 내 발로 직접 밟아보고 그 감흥을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아래 배너에서 직접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nbsp
2015.11.13 가을 산책 및 감따기
nbsp nbsp안녕하세요.nbsp스님은 어제밤 평화리더십아카데미 강의를 마치고 울산 두북으로 출발하여 오늘 새벽 2시경에 도착하였습니다.nbsp원래 오늘부터 스님은nbsp2박 3일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한·러 수교 25주년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nbsp행사가 취소되는 바람에 오랜만에 아버님의 10주기 제사에도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nbsp 울산 두북에 도착해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아침 식사를 하고nbsp8시 40분경에 통일암에 잠시 들렀습니다. 전병찬 대구정토회 대표님과 함께 지난주에 영남 지역 자원봉사자들이 1차로 정비해 놓은 통일암을 둘러보고 어떻게 더 정비할 것인지 점검하고 의논했습니다. nbsp nbsp nbsp통일암은 지난 제1차 통일의병대회 때 회향식을 한 곳으로 앞으로도 봄과 가을에 경주 남산 순례를 할 때 회향식 장소로 계속 사용할 예정입니다. 그래서 2천여 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대규모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서 어디를 어떻게 더 정비해야 할지 점검한 것입니다. nbsp nbsp 약 1시간 동안 통일암을 둘러 본 후 오랜만에 휴식을 겸해서 가을을 만끽하기 위해 찾아 온 손님들과 함께 하루를 보냈습니다. 오늘도 지난 주말과 마찬가지로 비가 계속 왔습니다. 그동안의 가뭄 해갈에는 반가운 소식이였지만nbsp모처럼 스님을 방문한 손님들은 조금 아쉽기도 한 일정이었습니다. nbsp nbsp 그렇지만nbsp탑곡 정토수련원에 들러 비를 맞으며 감을 따서 맛보기도 하였습니다. 또 두북 수련원의 화광법사님이 재배하고 있는 배추밭을 둘러보면서 점심 식사상에 올릴 배추를 몇 포기 뽑았습니다. nbsp nbsp nbsp 비가 와서 원래 계획 했었던 감을 따지는 못하고nbsp점심 공양 후 잠시 쉬었다가 집 앞의 감나무에서 감을 땄습니다. nbsp 다들 어려운 시간을 내어 방문한 지라 비를 맞으면서 복안 저수지 주변을 산책하기도 했습니다. nbsp nbsp 복안저수지 주변에는 아직까지 단아함을 지니고 있는 들국화도 피어 있었고, 철 모르고 철쭉도 피어 있었습니다. 산책을 다녀온 후에는 사랑방 아궁이에서 고구마를 구우면서 비에 젖은 신발도 말렸습니다. nbsp nbsp nbsp 저녁 식사 후에는 야경이 유명한 안압지를 둘러보았습니다. 스님은nbsp“경주 역사 순례, 고구려와 발해 독립운동 유적지를 찾아가는 동북아 역사기행,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가보는 인도성지순례, 이 세가지는 반드시 스님과 함께 해야 한다.”고 하면서 아직 다녀오지 못한 곳이 있으면 다음에 대중이 갈 때 함께 가보자.고 했습니다. nbsp nbsp 손님들을 모두 배웅하고 난 후 스님은 아버님의 10주기 제사를 지내기 위해 찾아온 가족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밤 12시에 제사를 지냈습니다. nbsp 내일은 아버님의nbsp10주기를 추모하는 천도재를 올리고 마을 사람들에게 식사 접대를 할 예정입니다.nbsp ※ 법륜 스님과 함께하는 인도 성지순례 참가자 접수가 진행 중입니다.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서 인도의 10대 성지를 내 발로 직접 밟아보고 그 감흥을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아래 배너에서 직접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nbsp
2015.11.12 평화리더십 아카데미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평화리더십아카데미 수강생들을 위해 ‘갈등의 대한민국, 화합과 통합의 길 찾기’를 주제로 강연을 했습니다.nbspnbsp오늘도 새벽 예불과 기도로 하루를 시작한 스님은 아침 7시부터 평화재단에서 조찬 모임을 시작으로 10시 30분에는 치과에 들러 치료를 받고, 12시에는 이비인후과에 들러 목을 치료했습니다. 그리고 연이어 각종 미팅과 회의를 하면서 하루를 보냈습니다.nbspnbsp미팅과 회의를 모두 마치고 나서는 저녁 7시 30부터 평화리더십아카데미 수강생들을 위해 특강을 해주었습니다. 평화리더십아카데미는 균형적인 사고와 리더십을 가진 한국 사회의 비전 그룹을 양성하고자 평화재단에서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한 차례씩 운영하고 있는 강좌입니다.nbspnbsp이번 13기 평화리더십아카데미는 지난 9월 17일에 입학식을 가진 후 매주 목요일 저녁마다 명사들의 특강을 듣는 시간을 가져왔습니다. 오늘은 전체 12강 중 9번째 시간으로 법륜 스님이 강연을 해주는 날입니다. 스님은 갈등의 대한민국을 어떻게 화합과 통합의 길로 이끌수 있는지에 대해 2시간에 걸쳐 열강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nbsp먼저 불교의 공사상, 원효의 십문화쟁론 등의 이론적인 큰 틀을 제시한 후 스님이 실제로 한국 사회의 첨예한 갈등을 해결했던 구체적인 사례들을 이야기해 주면서 수강생들의 이목을 시종일관 집중시켰습니다.nbspnbsp우선 인천에 살고 있는 사람과 수원에 살고 있는 사람, 강릉에 살고 있는 사람은 각각 그 위치에 따라 서울로 가는 방법이 다르지만 서울로 향한다는 그 목표는 같다고 강조하면서 각기 서로 다른 주장을 어떻게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지 명쾌한 설명을 들려주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그 비슷한 예로 동산과 서산을 각각 주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nbspnbspnbsp특히 스님은 평소와는 달리 직접 보드 마카를 들고 화이트보드에 그림을 그려가며 아주 쉽게 설명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여기 산이 하나 있고 산 양쪽에 A와 B가 각각 살아요. A가 볼 때는 이 산이 자기 동네의 동쪽에 있으니까 동산이고, B가 볼 때는 서산이에요. 둘이 만나서 이야기하다가 동산인지 서산인지를 두고 시비가 붙었어요. ‘야, 저게 어떻게 동산이냐? 서산이지.’ ‘야, 그게 어떻게 서산이냐? 동산이지’ 이렇게 싸우다가, 동네사람들한테 물어보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A가 자기 동네 사람들한테 다 물어봐도 동산이라 하고, B가 자기 동네 사람들한테 다 물어봐도 서산이라고 해요. 이번에는 역사책들을 봅니다. A의 동네에 전해 내려오는 일지를 100년 전 기록부터 다 살펴봐도 전부 동산이라고 써놨어요. B의 동네에 내려오는 일지에는 전부 서산이라 되어 있고요. 그래서 해가 뜨고 지는 방향을 보자고 했어요. A가 자기 동네에서 살피니 분명히 해 뜨는 쪽이 맞습니다. ‘해 뜨는 걸 내 눈으로 똑똑히 봤으니 동산이다’라고 하면 B가 ‘무슨 소리야, 눈이 삐었냐? 산 쪽으로 해가 지는 걸 내가 똑똑히 봤다. 서산이다’라고 맞받아칩니다. 이렇게 아무리 대화를 해도 끝이 안 나요.nbspnbspnbsp이럴 때 문제를 해결하려면 A와 B가 모두 자기 동네에서 나와야 합니다. 자기 동네에서 나오면 A는 ‘어, 동산이 아니네’ 이렇게 되고 B는 ‘어, 서산이 아니네’ 이렇게 됩니다. 다시 말해 이 산은 동산도 아니고 서산도 아니에요. 각자의 동네에서 그 인식이 동산 또는 서산이라고 인식된 거죠. ‘동’이라고 말하지만 동이 아니고, ‘서’라고 말하지만 서가 아닙니다. 이걸 ‘비동비서’라고 합니다. ‘동산이다,’ ‘서산이다’ 하는 것은 틀린 이야기, 즉 거짓이고, 이 산의 진실한 모습은 비동비서산이라는 것입니다. nbspnbspnbsp그런데 또 비동비서산이라고 정해버리면 동산이라고 말하는 사람에게 ‘야, 동산이 아니라 비동비서산이야. 진리를 좀 알아야지’라고 하고, 서산이라는 사람에게도 ‘서산이 아니야. 비동비서산이야’라고 말합니다. 동산이라는 사람과 서산이라는 사람 둘이 싸울 때는 서로 말이 안 된다고 하면서도 그나마 통하는 구석이 있었지만, 비동비서산이라고 하는 사람은 그 두 사람이 보기에는 진짜 미친놈이에요. ‘동산이면 동산이고 서산이면 서산이지, 동산도 아니고 서산도 아니라는 게 말이 되냐?’ nbspnbsp그러면 비동비서산이라고 하는 사람은 ‘너희는 못 깨달아서 그래. 깨달아 봐라. 비동비서지’ 이렇게 응수해요. 그러나 이것은 진실상이 아니에요. 이걸 법집이라고 합니다. ‘동산’과 ‘서산’ 사이에 갈등이 생기듯이 ‘진리’와 ‘진리 아닌 것’ 사이에 또 갈등이 생겨요.nbspnbsp진리라는 것은 그런 게 아닙니다. 그러면 이 산의 이름, 즉 진리는 뭘까요? 누가 와서 ‘내가 어제 동산에 갔는데 말이야’ 이러면 진리를 아는 자는 ‘야, 그게 어떻게 동산이냐?’ 이렇게 얘기하지 않고 ‘아, 저 사람은 A 동네에서 온 사람이구나’ 이렇게 알아버리는 거에요. 누가 서산이라고 하면 ‘아, 저 사람은 B 동네에서 왔구나’ 이걸 알아버리는 거예요. ‘서울 가는 길은 동쪽이야’라고 하면 ‘아, 저 사람은 인천에서 왔구나’ 하고 알고, ‘아니야, 서쪽이야’ 하면 ‘저 사람은 강릉 사람이구나’ 이렇게 아는 거예요.nbspnbsp우리는 아집, 즉 자기의 집착으로 서로 갈등을 일으키거나 법집, 즉 진리라는 이름으로 갈등을 일으킵니다. 부부싸움은 하루저녁이면 해결되지만 법집으로 인한 종교전쟁은 천 년이 지나도 해결이 안 나요. 진리라는 집착을 하기 때문에 더 무서워요. 가르치기는 늘 평화를 가르치지만 하는 행동은 늘 싸우는데 그것도 아주 극렬하게 싸우죠. ‘너와 나’라고만 하면 상대를 비난하면서도 그렇다고 자기가 100퍼센트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은 없는데, ‘나는 천사이고 너는 악마’라고 생각하면 상대를 털끝만큼도 봐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공부한 사람들의 이념 논쟁이 더 풀기 어려운 겁니다. 좌파는 공부를 많이 하다 보니 자기 이론에 집착하죠. 그래서 자꾸 갈등이 많이 생기는 거예요. 그런데 우파는 부패한다고 흔히들 말하죠. 그러나 이해관계를 따지니까 싸우다가도 자기 이해관계에 손실이 나면 금방 합쳐집니다. 이해를 갖고 싸우고 이해를 갖고 합칩니다. 그런데 진보는 이념적인 문제에 집착하기 때문에 합쳐지는 법은 거의 없고 점점 더 벌어집니다. 이해관계로 통합되지도 않고, 이념을 떠나기도 어려우니까요. 그런 데서 우리가 사는 세상의 장단점이 있습니다.”nbsp스님의 동산과 서산, 비동비서산의 비유는 한국 사회의 갈등을 어떻게 통합해 갈 수 있는지를 아주 명쾌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수강생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하는 모습이었습니다.nbspnbsp이어서 스님은 앞서 설명한 이런 원리를 어떻게 한국 사회에 적용할 것인지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천성산 고속철도 건설을 반대하며 100일 동안 단식을 했던 지율 스님과 정부의 갈등을 어떻게 중간에서 합의를 이끌어 내었는지, 등 스님의 생생한 경험담을 들려주자 강연은 점점 더 흥미를 더해 갔습니다. 말과 행동이 일치된 스님의 모습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nbspnbsp마지막으로 스님은 우리 사회의 좌우 대립을 어떻게 통합할지, 남북 간의 갈등을 어떻게 풀어갈지에 대해 스님의 생각을 들려주면서 강연을 마쳤습니다. 무엇보다 갈등이 첨예할 때 어떻게 조율을 할 수 있는지 방법을 자세히 들을 수 있었습니다.nbspnbsp“오늘 강연에서 우리 사회의 좌우를 어떻게 통합할 거냐, 여야를 어떻게 통합할 거냐를 이야기하지 못했는데 그건 여러분들이 하시면 돼요. 우리가 이런 관점을 딱 가지면 이쪽저쪽 이야기를 모두 들어보고 조율을 하면 돼요. 그런데 조율이 안 되고 자기를 고집하면 방법이 없어요. 방법이 없는 것은 서로 싸우도록 좀 놔둬야 합니다. 서로 싸우면 서로 손해가 나죠. 더 가지자고 싸웠는데 오히려 둘 다 손해가 나요. 그때가 되면 다시 말을 좀 듣습니다. 무조건 이론적으로 맞다 해서 말을 듣는 건 아니에요. 그걸 알고 상황과 시기를 잘 살펴야 합니다.nbspnbspnbsp이해관계 때문에 싸워도 감정이 좀 덜 상했을 때는 타협이 쉽고 합리적인 안을 내기 쉽습니다. 그래서 조기 수습을 해야 해요. 그런데 격렬해지고 나면 타협이 불가능합니다. ‘찔러라, 찔러 너 죽고 나 죽자’ 이렇게 나오잖아요. 이념에 사로잡혀서 이해관계가 조정이 안 될 뿐더러 눈에 뵈는 게 없습니다.nbspnbsp그런데 그렇게 타협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또 조금 더 지나면 타협이 나옵니다. 지치고 서로에게 막대한 손실이 다가오니까요. 그럴 때 다시 조율하면 다시 또 길이 열리죠.nbspnbsp그러니 조율도 시기에 따라 달라집니다. 어떤 사건이 일어날 때 마치 예방을 하듯이 조기에 수습하는 게 하나의 방법입니다. 일단 불이 붙어서 수습이 어렵겠다면 좀 기다려야 해요. 격렬한 싸움 끝에 서로 상처를 입고서 누군가가 방법을 좀 강구해줬으면 할 때가 있어요. 그럴 때 다시 나서서 수습하는 게 또 하나의 방법입니다. 이런 것들을 여러분들이 익혀야 해요.nbspnbspnbsp부부관계도 회사일도 남북문제도 그렇습니다. 남북이 싸우는데, 여러분들은 남쪽에 서서 남쪽 말만 들으니까 저쪽이 문제 같죠? 저는 비교적 북쪽 말도 들어보고 내부 사정도 잘 아는 쪽이잖아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처지가 다르기 때문에 사물을 보는 관점이 달라요. 여야도 마찬가지예요. 야당 사람만 만나고 다니면 모르지만, 여당 사람도 만나보면 자기들은 나름대로 다 이유가 있어요. 옳다 그르다를 떠나서 그것을 이해하면 화가 나지 않습니다. 상대를 이해하고 문제를 있는 그대로 보면서 어떤 현실 안에서의 해결점을 모색해야 합니다.nbsp그럴려면 반드시 일정한 양보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양보를 안 하려 하죠. 우리가 100을 얻으면 좋지만 갈등이 심해서 타협이 안 될 경우 100을 다 잃게 된다면 60 선에서 타협을 해야 해요. 그러면 야합을 했다는 둥 비판이 따르죠. 반대로 힘으로 절대 우위를 점유해서 이기는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그러나 이기게 되면 나중에 상대편의 저항이 따르겠죠. 그게 안 된다면 ‘100프로 안 될 바에야 다 잃어도 좋다, 죽어도 좋다’ 해서 순교하는 방법도 있어요. 그러나 그것도 어렵다면 현실적으로는 타협을 해야 해요. 내 것을 다 포기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타협을 할 때 우리는 1단계를 디뎌줘야 합니다. 예컨대 세월호 사고가 100퍼센트 다 명확히 해명되면 좋겠지만 이번 정부에서 100퍼센트는 불가능해요. 그러면 두 가지 길이 있어요. ‘그거 안 되면 우리는 아무것도 안 하겠다’ 이렇게 나가는 길, 즉 순교하는 길이 하나 있어요. 다음은 현실적으로 이 정부에서는 60퍼센트까지만 진상을 밝히고 나머지 40퍼센트는 유보하는 거예요. 그리고 힘을 정권 교체에 모아야 하겠죠. 진상을 밝히는 게 목적이라면 그렇습니다. 이 정부에서는 안 밝혀지니까 힘을 모아 정권을 바꾼 뒤 다음 정부에서 100퍼센트 밝힌다, 이런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세월호를 두둔해서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예를 든 것입니다.nbspnbspnbsp그런데 우리는 항상 무모합니다. 힘 있는 자만 완승을 원하는 게 아니라 힘없는 자도 항상 완승을 원하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명분만 강하고 타협을 잘 못합니다. 이해관계를 조율할 줄 알아야 합니다. 여기저기 나쁜 놈 딱지만 붙이지 말고, 상대방 처지에서도 그럴 수밖에 없는 문제는 어느 정도 이해관계를 조율해서 좀 나누라는 거예요. 실리도 내가 챙기고 명분도 내가 챙기면 다른 사람은 어떡합니까? 명분을 내가 챙기면 실리를 좀 주고, 실리를 내가 챙기면 명분을 좀 줘서 타협을 해야 국민이 볼 때 통합하는 이미지가 생기죠. 그래서 나중에 그릇이 커지면 지금 나눠준 것보다 새로 얻는 게 훨씬 크잖아요.nbspnbsp북한 문제도 그래요. 좀 나눠줬다고 야단들이지만, 통일되면 새로 얻게 되는 것이 지금 나눠준 것보다 훨씬 크다는 점을 봐야 해요. 지금 나눠주는 것을 아까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여러분들도 이런 관점을 가져주면 좋겠습니다. 부모들도 애들 요구를 윽박질러서 해결하려 들거나 ‘네 마음대로 해라, 난 모르겠다’ 하고 팽개치는 경우가 많잖아요. 가만히 관찰해서 연구를 좀 해야 해요. 가만히 관찰해보고, 아이가 지금까지 어떻게 해왔는지 행동양식도 좀 연구해봐서 조율을 해야 한단 말이에요. 우리의 삶이라는 건 상호충돌하는 것들을 어떻게 조율하느냐의 문제예요. 그 조율이 곧 통합입니다.nbsp이런 관점에 선다면 우리 대한민국의 문제가 그리 복잡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도 못 막는다고 하듯이 초기에는 간단하게 해결될 것을 확대시켜서 감정을 유발시키고 손실을 키웁니다.nbspnbspnbsp노무현 대통령 때 결정한 세종시를 이명박 대통령 때 와서 뒤집었어요. 그런데 4대강은 국민의 반대가 훨씬 많고, 여야 합의도 안 되고, 예산도 확보가 안 됐는데 추진했어요. 세종시는 이명박 대통령도 선거 때 공약을 했고, 여야가 합의해서 입법화했고, 예산까지 편성한 사안인데도 잘못 결정했다며 중지시키고요. 저는 개인적으로는 세종시 건설에 반대해요. 지금은 통일수도를 건설해야 할 때지 분단 수도를 건설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민주적인 절차로 보면 세종시는 합법적이고 4대강은 합법적이지 않습니다. 이렇게 합법적인 것을 엎어버리고 합법적이지 않은 것을 추진하면서도 그게 모순인 줄 모르는 게 우리의 모습입니다. 자기가 갑일 때는 갑만 생각하고 자기가 을을 때는 을만 생각하니까요. 우리 인생 자체가 이렇게 늘 갑이 되었다가 을이 되었다가 하며 상충되어 있습니다. 오늘은 철학 강의가 됐네요. 하하.” nbspnbsp스님의 쉽고 재미있는 설명에 모두 큰 박수를 보내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이렇게 2시간 동안의 강연을 모두 마치고, 잠깐 시간이 남아 즉석 질문을 받았습니다.nbspnbsp앞자리에 앉아서 스님의 강연을 열심히 듣고 있던 한 분이 지금의 북한 사정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 질문했고, 스님은 우리가 북한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명확한 관점을 잡아 주었습니다.nbspnbspnbsp“우리가 북한 사정에 대해서 알려면 제약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2012년도에 강성대국을 발표한 걸 보면 핵도 보유한 것 같고, 자력으로 위성도 쏘아올리는 등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과학 기술이 발달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국내 언론에서 접하지 못했던 정보들이 옳다면 우리가 민간 교류나 대북 지원을 할 때도 단순한 비료나 식량 지원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지 않나 싶은데요. 지금 북한 사정이 과연 어떤지 여쭤봅니다.”nbsp“지금 이야기가 다 맞아요. 인공위성 쏘아올린 것도 맞고, 핵 실험한 것도 맞고, 굶어죽는 것도 맞고, 결핵약이 없어서 결핵환자가 100만 명을 돌파한 것도 맞고, 평양이 화려한 것도 맞고, 지방에 가면 아직 굶어죽는 사람들이 있는 것도 맞고, 총 포탄이 되어 조국을 위해 싸우겠다는 사람이 있는 것도 맞고, 압록강과 두만강을 건너 목숨 걸고 도망치는 사람이 있는 것도 맞습니다. 한 가지 모습만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모습을 가지고 있는데, 우리가 한 쪽으로 편향된 정보만 접하다보니 그 반대쪽 정보와는 정 반대 모습으로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니 단편적으로만 보지 말고 이렇게 종합적으로 들여다봐야 합니다.nbspnbspnbsp북한은 기둥과 지붕은 제대로 서 있지만 살림이 하나도 없는 빈 집과 같습니다. 멀리서 보면 아주 멋있지만 안에 들어가 보면 살림이 하나도 없고 폐허가 되어 내일 망할지 모레 망할지 알 수 없는 집이에요. 그러나 멀리서 보면 남쪽이 먼저 망했으면 망했지 북쪽이 절대로 망할 리가 없어 보이는 아주 굳건한 건물입니다.nbspnbsp그런데 여러 대통령들이 자꾸 오판을 하는 이유는, 국정원에서 애초에 정보를 수집하는 데도 어느 정도 한계가 있지만, 수집한 정보를 올릴 때 대통령의 기호에 맞는 정보 위주로 올리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만 그런 건 아니에요. 미국도 제가 가서 이야기해보면 그런 것 같아요. 다만 우리는 그 정도가 좀 심하죠. 편향된 정보가 지속적으로 올라오기 때문에 대통령이나 윗사람들은 북한이 곧 망한다는 확신을 갖게 돼요. 인도적 지원 문제만 해도 그래요. 정부와 대통령이 인도적 지원을 원하는 편이라면 인도적 지원이 얼마나 긍정적 효과가 있고 북한 사회가 그것 때문에 얼마나 변했는지에 대한 정보만 계속 올라갑니다. 위에서 인도적 지원을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면 지원한 식량이 군대로 가고 어디로 새어나가서 누구 배만 불렸다, 이런 정보만 계속 올라가요. 실제로 가서 보면 양쪽이 다 같이 있어요. 지원한 식량이 주민들이며 고아원에 전달되어서 눈물 뚝뚝 흘리며 고마워하는 사람도 있고, 중간에 새어나간 식량이 군대에 들어가거나 시장에서 몰래 팔려나가기도 합니다. 그런데 정보를 어떻게 올리느냐에 따라서 지속적으로 정보를 듣다 보면 편향이 생깁니다. 여러분들은 접근 경로가 제한되어 있겠지만 저만 하더라도 북한 정보를 어느 한쪽만 보지 않습니다.nbsp이렇게 종합적으로 봐야 해요. 북한에 좋은 점도 많아요. 그러나 비판받을 요소도 분명히 있습니다. 우리처럼 물질주의가 지나치지 않은 건 장점입니다. 그러나 빈곤한 건 사실이에요. 굶어죽는 것도 사실이고요. 국가가 위기에 처한 상태다 보니 사람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것도 사실이에요. 북한이 인민을 귀하게 여긴다는 주장은 이제 이론만 남았지 현실은 그렇지도 않아요.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봐야 합니다.nbspnbspnbsp‘북한’이라고 해서 다 같은 북한이 아닙니다. 국가로서의 북한은 UN에 가입된 국가로서 우리가 존중해줘야 하고, 정부로서의 북한은 완전 독재정부니까 우리가 비판해야 합니다. 북한 주민은 우리가 껴안아줘야 할 대상입니다. 그래서 ‘북한’이라고 할 때는 어느 북한을 말하는지 그 내용을 밝혀서 북한 문제를 다뤄야 합니다. ‘북한에 지원해주지 마라,’ ‘북한은 죽일 놈이다,’ ‘북한 불쌍하다,’ ‘북한 당당하다’ 이런 말 안에는 그런 다양한 요소들이 같이 들어가 있어요. 당당하다는 건 국가로서의 북한입니다. 사실 주권 국가로서는 우리보다 더 당당해요. 이렇게밖에 제가 말씀드릴 수 없네요.”nbsp스님의 말씀을 들으니 그동안 북한의 어느 한쪽 측면만을 바라보고 전체를 판단했음을 되돌아 볼 수 있었습니다. 비단 북한 뿐만 아니라 한 사람에 대해서도, 또는 한 사건에 대해서도 다양한 측면을 종합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nbspnbsp스님의 강연을 듣다보면 이렇게 시야가 넓어지고,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도 포요하게 되고, 점점 더 사고가 유연해져 가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 평화리더십아카데미 강연도 그러했습니다.nbspnbsp이렇게 열정적인 강연을 해 준 후 스님은 곧바로 서울을 출발해 울산 두북으로 향했습니다. 내일과 모레는 시골에 머물며 새책 원고 집필 작업과 농사일을 할 계획입니다.nbsp ※ 법륜 스님과 함께하는 인도 성지순례 참가자 접수가 진행 중입니다.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서 인도의 10대 성지를 내 발로 직접 밟아보고 그 감흥을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아래 배너에서 직접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nbsp
2015.11.11 천안 통일의병 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천안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과 통일이야기”를 주제로 강연을 했습니다.nbspnbsp어젯밤에는 원고 교정 작업과 업무를 하느라 집무실에서 밤을 샌 스님은 새벽 예불과 기도를 마친 후 아침 7시부터 하루 종일 평화재단에서 각종 미팅과 회의를 하였습니다.nbspnbsp▲ 새벽 예불nbsp지방 강연을 돌아다니면 차 안에서 주무실 수가 있는데, 서울에 계시니 계속 미팅과 회의 일정이 잡혀서 오히려 더 바쁜 하루를 보내게 되는 것 같습니다.nbspnbsp미팅과 회의를 모두 마치고 오후 5시에 강연이 열리는 천안으로 출발했습니다. 천안으로 향하는 길에는 많이 피곤하셨는지 의자를 뒤로 젖히고 단잠을 청했습니다.nbspnbsp차창 밖을 보니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하는 노래가 저절로 웅얼 거려지는 멋진 가을날입니다. 스님이 ‘즉문즉설과 통일이야기’를 시작한지 오늘로 11번째 강연인데, 11월 11일에 강연이 이뤄지는 우연이 겹쳐 시작부터 기분을 좋게 합니다.nbspnbsp▲ 오늘 강연이 열린 천안백석중학교 다목적실nbsp저녁 6시20분에 강연이 열리는 천안백석중학교에 도착하니 몇몇 지역 인사분들이 모여 스님과의 사전 간담회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천안 지역의 교수, 교사, 협동조합 이사장 등 약 10여분과 함께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간단한 소개로 시작하여 평양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공개된 로저 셰퍼드의 백두대간 종주 사진전에 대한 이야기, 새터민들의 현황이나 북한의 황폐한 삼림 문제 등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누었습니다.nbspnbspnbsp특히 대화의 말미에는 의인들의 고장인 천안에서 통일의병들이 많이 나와주기를 당부한 후 지금 통일의병이 필요한 이유와 어떤 활동을 할 것인가에 대해 설명해 주었습니다.nbspnbsp“남한의 보수와 북한이 대화를 해야 진정한 남북 대화라고 볼 수 있는데, 보수의 문제는 지금 북한을 적대하느라 북한과 대화를 못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보수가 집권하면 북한을 인정하고 대화를 해야 하고, 진보가 집권하면 보수와 합의해가며 남북관계를 진전시켜야 합니다. 보수와 합의 없이 남북 관계를 진전시키면 정권이 바뀌었을 때 되돌아가버려요. 지금이 그런 상황이잖아요.nbspnbsp‘진보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안 지킨다,’ ‘보수는 반통일 세력이다’ 이렇게 자꾸 다른 쪽을 비판만 하면 안 됩니다. 각자 이런 우려가 있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이 현실 위에서 통일을 어떻게 도모할지 접근해야 합니다.nbspnbsp결국 가장 핵심은 통일지향적 정부를 세우는 것입니다. 그런 정부가 들어서야만 통일 문제는 풀릴 수가 있어요. 제가 민간 차원에서 20년 간 통일을 위해 노력해봤지만 정부가 지금처럼 하는 한 민간에서 아무리 노력해본들 별 의미가 없어요. 통일만이 국가 운명과 민족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의지를 갖는 정부를 우리가 구성해내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물론 최선이 없으면 차선의 길이라도 가야겠지요. nbspnbsp이념 논쟁에서 벗어나려면 진보니 보수니 하는 잣대를 우리가 먼저 내려놓고 누가 더 통일지향적이냐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가야 합니다. 그러면 ‘보수가 통일지향적일 수 있느냐’라는 의문을 제기하는데요, 논조를 정파적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는 겁니다.nbspnbsp그런 관점에서 의병의 가장 중요한 일은 민간교류가 아니라 남한에 통일지향적 정부를 세우는 데 온 힘을 쏟을 사람들을 결집하는 것입니다. 특정 당이나 개인의 지지 세력이 되면 안 됩니다. 그러면 의병이 아니라 한낱 정파에 지나지 않아요.”nbsp왜 통일의병 모임이 만들어졌는지 그 취지를 이해하게 되자 모두들 공감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강연 시간이 다 되어 자리에서 일어나야 했습니다. 다함께 기념 촬영을 한 후 강연장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자고 하며 곧바로 강연장으로 이동했습니다.nbspnbspnbsp오늘 강연은 대전 통일의병 모임과 서울 통일의병 모임이 주축이 되고 천안에서 자원봉사를 자청한 분들이 함께 준비를 했습니다. 강연장이 학교 강당인지라 강연장으로 다시 셋팅을 하기 위해 봉사자들은 일찍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고 합니다. 가지런히 놓인 플라스티 의자들을 보니 그 수고로움이 절로 느껴졌습니다.nbspnbspnbsp300여명이 자리한 가운데 소개 영상에 이어서 스님이 무대에 오르자 큰 함성과 박수 소리와 함께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스님은 먼저 통일 강연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며 말문을 열었습니다.nbspnbsp“오늘은 정토회가 아니라 통일의병에서 주관하는 통일 강연회입니다. 강연 취지가 통일 이야기를 나누고자 하는 것이니까 개인적으로 인생 이야기를 묻는 사람은 반드시 통일의병에 가입한다는 전제 조건 하에 질문해 주세요. nbspnbspnbsp그냥 법륜 스님 인생 이야기만 들으러 오셨던 분들도 개인 이야기를 넘어서서 우리 공동체 모두의 삶을 발전시키는 것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 봅시다.”nbsp오늘 강연의 취지에 대해 모두 공감대를 이룬 후 본격적으로 즉문즉설이 시작되었습니다. 여기저기서 손을 들고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nbspnbsp첫 번째 질문자는 피해망상증을 앓고 있는 어머니를 위해 자식된 입장에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물었고, 두 번째 질문자는 남편이 주식을 하고 도박을 해서 1년 전에 이혼을 했는데 둘째 아이가 아빠의 성향을 많이 닮은 듯 해서 더 걱정이라며 어떻게 가족이 행복할 수 있는지 물었고, 세 번째 질문자는 의대에 진학하고자 외국어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재입학을 준비 중인 고1 학생이었는데, 불안한 마음을 해소하기 위해 어떻게 시간을 보내면 좋을지 물었고, 네 번째 질문자는 중학생이었는데 경제적 이유 말고 인도적 차원에서 통일이 되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물었고, 다섯 번째 질문자는 새터민이었는데 남쪽에 와보니 통일을 원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에 많이 감격했다며 과연 언제쯤 통일이 될지 울먹였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각각의 질문에 대해 명쾌한 답변을 들려주며 2시간 30분 동안 열정적인 강연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오늘은 통일이 그 누구보다 목마른 새터민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과연 언제쯤 통일이 될 것이냐는 질문에 스님은 어떻게 하면 통일이 가능해질 수 있는지 마치 그림을 그리듯이 자세히 이야기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저는 이북에서 온 이탈주민이고 한국에 온지는 두 달 되었습니다. 오늘 스님께서 통일 이야기를 하신다기에 우리 북녘 형제들이 제일 목말라하는 통일이 언제 오겠는지 알고 싶어서 왔습니다.nbspnbsp산을 넘고 강을 건너 목숨을 내걸고 오는 우리 이탈주민들은 통일이 가장 목마른 대한민국의 국민입니다. 북에서는 남한 분들이 통일을 염원하지 않는다고 어릴 때부터 세뇌교육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와서 보니까 통일을 지지하고 바라는 분들도 많고, 통일을 어떻게 해야 할지 연구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온 모든 분들에게 우리 북녘 동포들을 대표해서 정말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nbspnbsp스님, 통일은 과연 언제쯤 될까요?”nbsp새터민은 말을 다 잇지 못하고 끝내 눈물을 보였습니다. 통일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느껴져서 가슴이 짠해졌습니다. 스님은 어떻게 통일이 될 수 있는지 차근차근 답해 주었습니다.nbspnbsp“통일이 언제 될까 예측하는 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마음속에 노력은 하지 않고 결과만 바라는 마음이 있을 때 ‘언제쯤 되나’ 하고 예측하려는 심리가 일어나요. 통일이 오도록 우리가 노력을 하면 통일이 오겠고, 노력을 안 하면 안 오겠고, 노력을 많이 하면 빨리 오겠고, 노력을 게으르게 하면 늦게 오겠지요. 우리가 통일이 다급하다면 빨리 오도록 노력을 할 테고, 별로 다급하지 않으면 노력도 덜 해서 늦게 올 테고, 원치 않으면 안 올 것입니다.nbspnbspnbsp북한은 지난 90년대부터 지금까지 2530년 간 경제적으로 계속 나빠졌어요. 질문자가 어렸을 때보다 지금 상황이 더 안 좋을 겁니다. 정치적으로도 독재가 강화됐고, 안보적으로도 취약해졌습니다. 그래서 주민들이 통일을 더 강력하게 원할 수밖에 없어요. 말 그대로 ‘통일만이 살 길이다’ 이렇게 되는 겁니다.nbspnbsp반면 남한은 지난 50년을 돌아보면 분단된 상태로도 경제적으로 발전해왔고 정치적으로도 민주화가 되어왔어요. 국방도 튼튼해져서 군사적 우위를 점하게 되었습니다. 이렇다 보니 남한 사람들에게는 통일이 다급한 문제가 아닙니다. 되면 좋지만 안 돼도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통일을 굳이 할 필요가 있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상당히 많습니다. 연령적으로는 젊은 사람일수록 더 그렇습니다. 젊은이들은 북한에 대한 증오심은 없는 대신에 통일에 대한 의지도 별로 없어요. 나이 든 사람은 북한에 대한 미움은 있는데 그래도 통일하자는 생각은 강합니다. 이산가족의 경험도 있고 하니까요.nbspnbsp그런데 현재 한국에서 통일을 주장하는 나이 드신 분들은 북한 붕괴를 전제한 통일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붕괴까지는 아니어도 항복을 요구해요. 예를 들어 이명박 대통령의 비핵개방 3000 정책은 핵무기를 포기하고 개방하면 밥 먹고 살도록 해주겠다는 식의 접근이었습니다. 그런데 질문자가 북한에 살아봐서 알겠지만, 북한이 남쪽보다 여러 가지 면에서 부족하다고 하더라도 북한의 현 지도부나 군부가 남한한테 무릎 꿇고 항복할 가능성이 있을까요?“nbsp“항복할 가능성은 없다고 봅니다. 그 사람들이 굴복했다면 이미 통일이 되었을 겁니다.”nbsp“예. 특히 지도부는 쉽게 굴복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북한이 조금 군사력이 약하더라도 남쪽에 심각한 피해를 줄 정도의 군사력은 있다고 봐요? 없다고 봐요?”nbsp“북한은 일단 전쟁이 나도 기름이 없습니다. 국가 탱크에는 얼마나 차 있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북한 시민들은 장작을 때서 살기 때문에...”nbspnbsp“질문자의 이야기대로라면 우리가 군사력으로 밀어버리는 게 제일 낫겠네요?”nbspnbsp“그러면 남한도 북한도 손해가 많을 테니 가급적 평화적으로 통일하면 좋겠습니다.”nbsp“그렇습니다. 일방적으로 힘에 의한 통일이 아니라 합의에 의한 평화적 방법으로 통일해야 합니다. 그런데 남북이 합의해서 통일하려면 남한이 북한 측의 요구를 어느 정도 들어줘야 합니다. 주민들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남한에서 경제적 지원을 해줘야 하고 지도부의 저항을 막으려면 신분보장을 해줘야 해요. 그냥 처벌 안 하는 것으로 충분한 게 아니라 정치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자유를 허용해줘야 해요. 평화롭게 합의 통일을 하려면 현실적으로 이런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렇게 남한이 중심이 되어 통일 하기 위해 상대의 요구를 받아주는 것을 포용이라고 해요.nbspnbsp그런데 둘 사이에 세력 차이가 나서 세력이 큰 쪽, 즉 남한을 중심으로 통일을 하자고 하니 북한이 호응하기 어려워요. 그러니 힘으로 하면 전쟁이 날 것이고, 평화적으로 통일하려면 남한이 북한의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해줘야 합니다.nbspnbspnbsp독일의 통일이 그랬어요. 결과적으로 서독이 중심이 돼서 통일을 했는데, 통일과정의 30년 동안 서독이 동독에 거의 일방적인 지원을 했어요. 그리고 통일 전 분단된 상태에서도 서독은 이미 서독 안에서 공산당 활동을 합법적으로 허용했습니다. 이게 신분 보장이에요. 그러니까 동독의 일반 주민들은 통일되면 더 잘 살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환영했고, 동독의 지도부도 자기들의 정치적인 활동이 통일된 뒤에도 보장이 된다니 동의한 겁니다. 이렇게 동독의 기득권층이 통일 과정에서 손해를 하나도 안 봤기 때문에 나중에 특별한 저항이 없었습니다. 제일 꼭대기의 몇 명만 처벌했지, 나머지는 처벌을 면해주고 다들 정치활동도 허용해줬습니다.nbspnbsp우리로 치면 북한 주민들이 통일된 뒤에도 조선노동당을 만들어 출마해서 함경도는 조선노동당이 지역 정부를 구성할 수도 있도록 한 거예요. 그렇게 해주니까 저쪽에서 통일하자고 나온 겁니다.nbspnbsp이런 배경을 만든 건 서독이지만, 통일하자는 결정은 동독이 한 겁니다. 통일의 시기도 서독은 준비가 덜 되었으니 통일할 때가 멀었다고 봤는데 동독 쪽에서 하자고 몰려온 거예요. 당시 서독 장관을 지냈던 분에게 제가 ‘돈 많이 들면 저쪽에서 하자고 해도 안 하면 되지 않았어요?’ 하니까 ‘총 들고 넘어오면 총으로 막겠지만 숟가락 들고 넘어오는 사람들을 어떻게 막습니까?’라고 했어요. nbspnbspnbsp우리도 통일 준비는 남한이 하지만 통일을 언제 할지는 북한에게 선택권을 줘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경제적 지원도 하고 신분도 보장해줄 테니 통일을 언제 하면 좋을지는 너희가 결정해라. 너희가 좋다고 할 때까지 기다릴게.’ 이렇게요. 중국도 지금 홍콩이나 대만에 대해서 그렇게 하고 있잖아요. 중국처럼 어마어마하게 큰 나라가 조그마한 섬나라인 대만도 일대일로 딱 만나서 존중해 주고 ‘피는 물보다 진하다’라고 이야기하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지금 원수같이 여기니 통일이 되기 어렵죠.nbspnbsp객관적으로 보면 북한이 문제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의 관점에서 본다면 남한이 의지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의지가 있으면 포용을 해야 하는데, 하나하나 똑같이 싸우려 드니 통일되기가 어렵죠. 힘 있는 쪽에서 힘없는 쪽을 감싸줘야 해요. 난리를 피우고 속된 말로 지랄발광을 해도 감싼다면 통일이 가능하겠지만 그걸 일일이 대응한다면 군사적 충돌 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그런데 군사적인 통일은 현재 제가 보기에는 불가능해요. 남한에 핵발전소가 많이 있기 때문에 이곳이 공격 받는다면 이것은 전쟁의 승패를 떠나 통일에 아무 득이 없는 엄청난 피해를 몰고 오게 됩니다. 또 군사적 통일을 하려 들면 중국이 개입합니다. 그러나 남북이 합의해서 평화적으로 통일을 한다면 중국이 개입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nbspnbsp그래서 통일을 하려면 평화적으로 해야 하고, 평화적 통일을 하려면 남한 측에서 북한을 포용해야 합니다. 그런데 한국 정부는 지금 포용할 준비가 안 되어 있고, 북한 지도부 버르장머리 고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제가 보기에 통일의 시기는 더 길어질 거예요. 그러나 반드시 그렇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다음으로 들어서는 남한 정부가 자신감을 가지고 북한을 포용하는 자세를 가진다면 통일의 시기는 앞으로 훌쩍 당겨질 것이고, 계속 대결하는 정책으로 가면 통일의 시기는 뒤로 멀어질 것입니다.nbspnbspnbsp게다가 중국과의 관계도 변수가 됩니다. 질문자가 보기에는 북한이 현재 힘든 상황이긴 하지만 중국 말을 들을 것 같아요? 안 들을 것 같아요?”nbsp“좀 듣는다고 봐야죠.”nbsp“아이고, 북한에서 살았는데도 저리 모르네요. 한국 말도 안 듣고 미국 말도 안 듣는 북한인데 중국 말이라고 들을까요? 안 들어요.nbspnbsp그런데 저런 북한은 통일의 관점에서 보면 유리해요. 북한만 결정하면 통일이 되니까요. 그런데 자꾸 우리가 지금처럼 중국더러 북한에 압력 넣어달라고 요청하면 어떻게 될까요? 중국의 압력으로 북한이 개방하고, 중국이 북한의 군사적인 우산이 되는 대신 북한의 핵무기를 없애도록 하면 남북 간에 평화는 오지만 통일은 오히려 어려워집니다. 통일을 하고 싶어도 중국의 동의를 얻어야 해요. 주한미군 철수를 비롯해 이러저런 조건을 중국이 당연히 요구할 것입니다. 그러면 미국이 안 받아주겠죠. 미국이 요구하는 조건은 또 중국이 안 받아줄 테니 통일은 어려워져요. 그러니 북한이 중국에 기대지 않고 버티는 것은 현재의 긴장 국면에서 보면 굉장히 나쁜 요소지만 통일의 관점에서는 유리한 요소입니다.nbsp그러나 질문자도 알겠지만 북한이 독자적으로 계속 버티기는 거의 한계에 이르렀습니다. 조만간 무너지거나 중국으로 기울어질 가능성이 높아요. 버티고 버티다가 안 되면 중국으로 기울어지거나, 쿠데타가 일어나서 친중정권이 들어설 거예요. 그러면 긴장국면은 풀릴지 몰라도 통일의 기회는 상당히 뒤로 멀어집니다.nbspnbsp이런 전체적인 조건을 보면 지금은 통일의 시기가 굉장히 가까이 와 있습니다. 다만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할 한국 정부의 의지가 부족합니다. 북한이 중국 쪽으로 넘어지면 통일이 어려워지고, 남한이 미국 쪽으로 너무 가까워져서 사드 배치까지 해버린다면 중국이 남한을 경계하게 됩니다. 지금 중국이 북한까지 버리는 척 하면서 남한에 엄청난 공을 들이는 것에는 남한이 미일동맹체제에 합류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해서입니다. 남한이 미국의 압력을 못 견뎌서 미일동맹체제에 들어가면 중국은 아마 다시 북한을 감싸는 쪽으로 갈 겁니다. 지금 국제관계를 보면 미국과 중국이 세력 재편을 두고 엄청난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nbspnbsp그런데 이런 위기 속에서 정작 우리는 우리 민족의 이익과 자주성을 어떻게 보전하고 통일을 할 거냐는 관점에 서 있지 않고 서로 앙숙이 돼서 주도권을 놓고 싸우는 꼴이에요. 그런 가운데 민족적 이익은 점점 멀어져갑니다. 그러니까 계속 북한 욕만 하는 것은 통일에 도움이 안 됩니다. 북한이 나쁜 줄은 이미 천하가 다 알아요. 지금은 그런 북한을 어떻게 통일 대열에 참여시킬지 전략적 사고가 필요한 때입니다.nbspnbsp남한 정부가 통일을 적극적으로 지향하면 통일이 됩니다. 남한 국민은 북한과 달리 정부를 선택할 수 있어요. 남한 국민들이 진정 통일을 원한다면 그런 정부를 만들어버리면 되는데 그런 선택을 안 한다는 것은 남한 국민들이 통일에 그리 관심이 없다는 반증입니다. 국민의 절반 이상이 관심이 있어야 남한 정부가 바뀔 수 있어요.nbsp그래서 협력을 해야 합니다. 현 정부가 정책을 바꾸거나 다음 정부가 적극적인 통일정책을 추구한다면 통일은 굉장히 단시간에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지금 이런 식으로 대결 국면을 계속 끌고 가고 북한이 더 이상 버티질 못해 중국 쪽으로 기울어지면 통일의 시기는 먼 훗날로 넘어가버리고, 남북은 미중 양국체제의 하위변수가 되어서 다시 분단 고착화로 갈 위험이 있어요. 지금은 분단 고착화로 갈 위기와 통일로 갈 수 있는 기회가 함께 있어요. 이 위기를 극복하면 기회가 되고, 기회를 살리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국민과 정치 지도자들의 의식 수준을 보면 기회를 살리기보다는 위기를 극복 못할 가능성이 확률적으로는 더 높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기회를 한번 살려보자고 해서 우리가 이렇게 국민운동을 하는 거예요. 가만히 둬도 이루어진다면 가만히 있지 굳이 통일 운동을 할 필요가 없잖아요.nbspnbspnbsp꼭 휴전선이 무너져야 통일이 아닙니다. 통일은 내일 남한 정부가 북한하고 통일하겠다고 결심만 하면 통일이에요. 그러면 관계를 풀면서 교류가 가능해지고, 질문자도 고향에 가서 가족을 만날 수 있고 질문자가 번 돈을 가족에게 보내줄 수도 있잖아요. 통일하겠다고 정책적 결정만 나면 여러 가지 장애가 있더라도 그것은 극복 대상이지 별로 중요한 게 아닙니다. 완전히 이런저런 경계를 다 없애서 정치적으로 한 나라가 되는 것은 시간이 많이 걸리는 문제예요. 질문자가 원하는 통일은 남한에서 결정만 하면 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아주 빠른 시일 내에 올 수도 있어요. 그러니 지금의 기회를 살려내고자 통일의병 모임을 만들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데 질문자도 가입해서 힘을 좀 보태주세요.”nbspnbsp“예,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nbsp울먹이던 새터민은 환하게 밝아진 얼굴로 스님에게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강연을 마치고 나가는 길에는 통일시민학교도 듣겠다며 통일을 향한 실천 활동을 다짐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nbspnbsp스님의 명쾌한 답변 덕분에 통일을 향한 길을 환히 내다보게 된 청중들은 기쁜 마음으로 박수를 쳤습니다.nbspnbspnbsp모든 질문에 대한 답변을 마치고 나니 어느덧 2시간 30분이 훌쩍 지나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새터민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 이어서 통일이 되면 우리가 어떤 희망을 그려볼 수 있는지 이야기하면서 강연을 마쳤습니다.nbspnbsp“서울에서 신의주, 나진선봉, 블라디보스토크로 이어지는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만들려면 비용이 3조원 든다고 합시다. 10년이나 20년만 지나면 그 금액이 물류 비용에서 빠지게 됩니다. 그러면 이건 투자이지 소비가 아니에요. 천문학적 금액이 드는 건 맞지만 그건 다 나중에 본전이 빠지는 일인 거예요. 그러니 이 일은 우리가 돈이 없으면 빌려서 쓰면 돼요. 그걸 통일비용이라고 해서 마치 손해나는 것처럼 호도하기 때문에 국민들이 겁을 내는 거예요. 전 세계에 투자처를 찾는 돈은 널려 있습니다. 우리나라 안에서도 기업이 투자처를 못 찾아서 묶어둔 돈만 해도 어마어마합니다.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연결해서 물류 혁명이 일어나면 효과는 이루 말할 수 없어요. 사할린에 있는 석유며 시베리아에 묻힌 가스가 송유관을 통해 서울과 부산까지 바로 들어오면 가스비가 절반 가까이 떨어집니다. 또 북한에는 남한의 25배에 달하는 광산자원이 묻혀 있어요.nbspnbspnbsp이렇게 북한 개발이 이루어지면 경제가 살아납니다. 정치는 당분간 양국 체제를 유지하더라도 통합 경제와 북한 개발 없이는 한국 경제가 다시 성장할 수 없습니다. 북한의 노동력과 남한의 자본 및 기술이 결합하면 북한이 세계의 생산 기지가 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남한이 한 때 생산 기지였다가 중국으로 역할이 넘어갔는데 이제는 중국도 인건비가 비싸져서 인도로 넘어가고 있어요. 그런데 북한은 지금 중국 인건비의 3분의1 밖에 안 됩니다. 그러니 남한의 중소기업이 북한에 진출하면 활로를 열 수 있습니다. 북한에 중국 관광객이 엄청나게 늘어나는 것도 한 효과이고요.nbsp이렇게 대한민국이 통일되면 향후 2030년까지 세계 7위권 정도까지 올라갈 수 있고 2050년쯤 되면 세계 5위권까지 올라갈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습니다. 그러면 한국의 태도에 따라 중국이 유리해질 수도 있고 미국이 유리해질 수도 있기 때문에 한국이 미중 사이의 균형을 잡아줄 수 있어요. 그러면 우리의 평화뿐 아니라 동아시아의 평화가 도래하게 되고, 한국과 중국, 일본이 협력하는 동아시아 공동체를 만들면 이 경제규모가 세계 최대가 돼요. 이렇게 21세기 후반에는 동아시아 시대가 도래하고 그 중심에 우리가 설 수 있습니다.nbspnbspnbsp통일이 평화적으로 이루어진다면 그렇다는 겁니다. 군사적으로 통일이 이루어진다면 우리는 중국과 적대해서 미국과 협력하는 체제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통일은 되어도 동아시아 공동체로는 나아갈 수 없습니다. 통일이 어떻게 이루어지느냐에 따라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고 오히려 여러 가지 갈등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것이 현재 우리에게 놓인 선택입니다. 그러니 이런 가능성을 우리가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 고민해야 합니다.nbspnbsp21세기 초반에 통일을 하고, 21세기 중반에 동아시아 공동체를 만들고, 21세기 후반에 가면 세계 문명의 중심이 동아시아로 오는 새로운 꿈을 우리가 한번 꿔볼 수 있습니다. 문명이라는 것은 항상 그대로 있지 않고 변방으로 이동해갑니다. 유럽에서 미국으로, 미국에서 동아시아로 이동하고 있어요.nbspnbsp그런데 이 현대 문명은 많이 생산해서 많이 소비하는 것이 잘 산다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명 자체의 지속성에 한계가 있어요. 결국은 자원 고갈과 환경오염으로 인해 성장이 멈추고 쇠퇴하게 됩니다. 그러면 그 다음 문명이 무엇일까요? 그때까지 우리가 사는 건 아니지만 저는 이 문명 안에서의 우리의 역할을 넘어서서 다음 문명의 모델을 어떻게 만들 건지도 생각해야 한다고 봅니다. 현대 문명이 위기에 처했을 때 이걸 극복할 수 있는 대안 모델이 있어야 그것으로 갈아탈 수 있잖아요. 그래서 누가 그 모델을 만들거냐에 사실은 관심을 가져야 하고, 우리가 그걸 만들어 낸다면 새로운 문명의 중심에 설 수도 있습니다.nbspnbspnbsp왜 우리가 그 일을 할 수 있냐하면 현대 인류의 모든 모순이 이곳에 다 집약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융합해서 새로운 것을 창조해낸다면 인류의 모든 모순을 극복하는 단초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이게 곧 기회이자 위기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어떻게 사물을 볼 것인지가 매우 중요한 거예요.nbspnbsp그런 면에서 통일의병은 그저 옛날처럼 ‘분단됐으니까 통일하자’는 단계를 넘어섭니다. 통일이라는 용어가 식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이것은 문명 전환 운동이고 새로운 문명의 중심에 서는 운동입니다. 그 1단계가 통일이고, 2단계가 동아시아 협력관계이고, 3단계가 세계 문명의 중심으로 나아가는 역할을 우리가 하고 뒤이어 새로운 문명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nbspnbspnbsp우리는 그런 꿈을 꿀 수 있는 것은 지금으로부터 6천 년 전 배달나라가 건국될 때는 바로 그것이 세계 최고의 문명이었습니다. 그 세계 최고 문명의 DNA를 우리가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충분히 새로운 문명의 꽃을 피울 수 있습니다. 이런 자신감을 갖고 우리가 이 통일 운동을 하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그냥 같은 나라니까 하나가 되자는 식의 통일 운동을 했지만 지금은 그것보다 훨씬 더 높은 차원의 이상을 갖고 이 운동을 전개해 나가고자 하는 것입니다.”nbsp스님의 통일 비전은 언제 들어도 가슴이 뛰는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듣는 내내 가슴이 콩닥콩닥 거렸습니다.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이렇게 가슴 뛰도록 제시해주는 분이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소중하고 감사하게 다가왔습니다.nbspnbsp마지막으로 사회자가 나와 천안 지역에서 열리는 통일시민학교에 대해 알려 주었습니다. 그리고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청중 모두가 둥근 원을 만들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를 손에 손을 잡고 함께 불렀습니다.nbspnbspnbsp오늘 강연의 감흥이 컸는지 많은 분들이 눈시울을 붉힙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통일에 대한 간절한 염원을 가슴에 새겨볼 수 있었습니다.nbspnbsp노래를 마친 후 스님은 강당 뒤쪽으로 이동해 책 사인회 시간을 가졌습니다. 많은 분들이 스님 책을 사서 긴 줄을 섰고 서로 사진을 찍어 달라 부탁하며 즐거워하는 표정이었습니다. 모두들 스님에게 사인을 받고 밝은 표정으로 강연장을 빠져 나갔습니다.nbspnbspnbsp책 사인회가 이뤄지고 있는 사이 통일의병들은 통일시민학교를 알리고 후원을 받는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의인이 많이 난다는 천안에서 나라를 구할 통일의병들이 많이 생겨나길 간절히 기원해 봅니다.nbspnbspnbsp마지막으로 오늘 강연을 준비한 통일의병들과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통일 의병”을 늠름하게 외치는 얼굴에는 함박 웃음이 가득했습니다.nbspnbspnbsp이어서 스님은 “모두들 수고 했다”는 격려 말씀을 하며 악수를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앞서 질문한 자퇴한 여고생을 보면서 다시 한 번 격려를 해주면서 강연장을 빠져나갔습니다.nbspnbsp천안을 출발한 스님은 밤 11시가 다 되어 서울 정토회관에 도착했습니다. 집무실에서 늦은 시간까지 원고 교정과 업무를 보다가 오늘 일정을 마쳤습니다.nbspnbspnbsp내일은 아침 7시부터 평화재단에서 조찬 모임을 시작으로 각종 미팅과 회의를 연이어 가진 후 저녁 7시부터는 평화리더십아카데미 수강생들을 위해 ‘갈등의 대한민국, 화합과 통합의 길 찾기’ 란 주제로 특강을 할 예정입니다.nbspnbsp ※ 법륜 스님과 함께하는 인도 성지순례 참가자 접수가 진행 중입니다.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서 인도의 10대 성지를 내 발로 직접 밟아보고 그 감흥을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아래 배너에서 직접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nbsp
2015.11.10 발우공양 후 ‘수행자의 본분’에 대한 말씀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정토회 서울공동체의 발우공양에 참석해 ‘수행의 자세’에 대해 법문을 한 후 하루 종일 새 책 원고 집필 업무를 하며 휴식을 취했습니다.nbspnbsp새벽 3시에 일어난 기도를 먼저 마친 스님은 원고 교정 업무를 하다가 새벽 5시가 되자 법당으로 내려와 공동체 대중들과 함께 예불을 올렸습니다.nbspnbsp▲ 새벽 예불과 명상nbsp예불을 마치고 나서는 서울 공동체의 발우공양에 참석해서 함께 공양을 드셨습니다.nbsp▲ 발우공양nbsp발우공양을 마친 후 대중대표가 스님에게 한 말씀을 청하자 스님은 수행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는 대중들을 위해 ‘수행자의 자세’에 대해 소중한 가르침을 들려주었습니다.nbspnbspnbsp먼저 그동안 행사가 많아서 공동체 생활이 많이 흐트러진 점일 지적하며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것을 당부했습니다.nbspnbsp“그 동안 행사가 많다 보니 생활이 규칙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최근에 특히 그랬는데, 불규칙적인 생활도 시간이 오래 경과되면 습관이 됩니다. 아침 기도 빠지는 것도 오래 되면 습관이 되고, 발우공양 빠지는 것도 오래 되면 습관이 되고, 울력에 빠지는 것도 오래 되면 무의식적으로 빠져도 될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자꾸 핑계가 생깁니다. 활동 때문에 바쁘셨던 분들도 이제는 생활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면서 일을 하도록 합시다.nbspnbspnbsp안 그러면 나중에 수행자의 대열에서 낙오되기 쉽습니다. 낙오된다는 게 다른 뜻이 아니라, 본인이 괜히 불만이 생기고 생활이 답답해져서 대중생활 때문에 일이 안 되는 것처럼 느껴지는 번뇌가 생깁니다. 그러니 일과를 잘 챙기고, 바깥에 나가 있을 때도 아침 기도를 하는 걸 놓치지 않도록 합시다. 놓치면 결국은 본인에게 손해가 돼요. 정토회에서 살다가 나간 사람들 중에서도 기도를 계속 챙겨서 하는 사람들은 밖에 나가 살아도 천일기도 입재식에도 참여하는 등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정토회 활동을 꾸준히 함께하는데, 기도를 안 챙기는 사람들은 천일결사에도 참여하지 않고 옛날에 우리가 세웠던 원이 뭔지도 까맣게 잊어버려서 일반회원보다도 못한 수준으로 떨어집니다.nbspnbsp기도를 정기적으로 한다는 게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사실은 굉장한 힘이 됩니다. 해외 나가 있는 사람들 중에서도 기도를 꼬박꼬박 챙기는 사람은 1년이면 1년, 3년이면 3년 정해진 기간을 끝까지 하는데 비해 아무리 똑똑하고 일을 잘 해도 기도를 챙기지 않는 사람들은 꼭 중간에 그만두고 귀국하거나 정토회를 나가거든요.nbspnbsp억지로 하면 기도도 스트레스가 돼요. 기도하는 시간을 내느라 자꾸 뭔가 일이 안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절에서 하는 게 굉장히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 딱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바깥 세상에 사는 사람들도 누구나 직장 다니고, 밥 해먹고, 살림 살고, 부모 모시고, 명절에는 주변을 다 챙기며 삽니다. 그러니 우리가 같이 밥 해먹고 청소하고 아침기도 하는 생활은 기본으로 지켜야 합니다.nbspnbsp그래서 lt금강경gt에서도 부처님의 일상생활을 앞 부분에 자세하게 기록해 놓았습니다. 문답이 나오기 전에 부처님의 일상생활을 먼저 이야기했어요. 그래서 옛 선사들도 ‘1장에 부처님의 모든 법문의 내용이 다 들어 있다. 말 없는 가운데 이미 모든 법문이 다 설해졌다.’ 고 했습니다. 수보리가 묻는 부분부터, 즉 우리가 주옥같이 여기는 문답을 오히려 ‘평지풍파를 일으킨 셈이다. 즉 고요한 연못에 공연히 돌을 던져 물결을 일으켰다.’ 라고 평가할 정도였습니다.nbspnbsp이렇게 일상생활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것은 남에게 보이기 위해서도 아니고, 자랑하기 위해서도 아닙니다. 우리의 일상생활을 꾸준히 정진하면서 지켜가면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건강도 지켜낼 수 있고 마음도 지켜낼 수 있습니다.nbspnbsp그런데 마장이라는 건 늘 핑계거리를 만듭니다. 몸이 아프거나 바깥 상황이 바쁘다 해서 기도를 한 번 빠지고 두 번 빠지고 하다 보면 빠지는 게 당연해지고, 기도하는 게 오히려 힘들어집니다. 그러니 생활이 흐트러진 사람들은 다시 다잡아서 추스르도록 합니다. 저도 막 돌아다니다 보면 잠자는 시간, 먹는 시간이 모두 제때를 벗어나 일상이 흐트러집니다. 규칙적으로 안 해주면 힘들잖아요. 일을 계속 해야 하니까 약이라도 먹고 버티는데, 그래도 1년에 두 차례씩 시간을 정해놓고 단식을 해서 몸에 밴 약 기운을 다 빼내서 원상복귀 시켜놓고, 또 하다가 안 되면 약의 도움을 좀 얻지만 그게 또 쌓이면 단식을 해서 빼고 새로 시작합니다.nbspnbspnbsp항상 이렇게 일상으로 돌아와서 정해진 일과를 규칙적으로 딱 하고, 또 좀 바쁘면 바쁘더라도 조금 흐트러졌다 싶으면 다시 일상을 탁 잡아야 해요. 기본을 잡아서 안정시킨 뒤에 다시 또 좀 흐트러지는 활동을 하더라도 해야 합니다. 이걸 놓쳐버리고 그냥 흐트러진 상태가 일상이 되어버리면 수행자로서는 굉장히 큰 마장에 부딪힐 위험이 있습니다. 그러니 일상을 지키는 것을 꼭 잊어버리지 않도록 합시다.”nbsp정해진 일과를 규칙적으로 잘 지키는 것이 마장을 극복하게 해주는 큰 힘이 된다는 말씀이었습니다. 대중들도 바쁜 업무 중에 놓친 점들을 많이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nbspnbsp이어서 스님은 임진왜란 때의 승병을 예로 들며 정토행자는 수행자로서의 본분을 지키면서 사회활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nbspnbsp“우리가 업무를 효율적으로 열심히 하는 건 다 좋지만, 정토행자는 수행자로서의 본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저 봉사 열심히 한다고 좋은 게 아니에요. 우리는 수행을 기초로 하고 수행자로서 봉사하고 사회활동을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수행자가 아닌 일반인으로서 열심히 사회활동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우리는 수행자로서 어려운 사람도 돕고 환경운동도 하고 통일운동도 하는 것이지 그냥 통일운동가나 환경운동가가 아닙니다. 그런데 하다 보면 자꾸 착각을 하게 돼요. 아무리 효율이 높은 길이 있다고 해도 수행자로서의 본분을 지켜가면서 해야 합니다.nbspnbsp임진왜란 때 승병들을 보세요. 전쟁하는 게 스님들이 원래 해야 할 일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전쟁할 때는 목숨을 바쳐 싸웠지만 전쟁이 끝나고 돌아왔을 때는 세속의 업식, 전쟁의 업식을 빼기 위해서 엄청난 정진과 참회를 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면 엄청난 자기희생을 했는데 왜 참회를 했을까요? 수행자로서는 참회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비록 상대가 적군이거나 나쁜 사람이라 하더라도 정상적인 때였다면 수행자들은 그들을 자비로 품어안아서 살려줘야 하는데, 긴급상황이다 보니 죽일 수밖에 없었잖아요. 그 악심을 전부 참회하고 또 참회해서 수행자의 본분을 잃지 않도록 이어갔어요.nbspnbsp그러나 개중에는 참회가 덜 된 사람도 있었어요. 수행자의 본분으로 돌아오는 게 늦거나 제대로 안 된 사람들은 흔히 말하는 땡초가 되거나 나중에 사회저항세력의 일원이 되거나 의병에서 반군으로 바뀌어 나가는 일이 생겨났습니다. 그래서 불교가 임진왜란 이후에 훨씬 더 빨리 근본을 놓쳐버리는 쪽으로 흘러갔어요. 고려 말부터 임진왜란이 있을 때까지는 탄압을 받아도 그래도 그 본분을 지켜가면서 해왔고, 그것은 임진왜란 때 승병으로서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바탕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전쟁이 7년이나 끌면서 수행자가 병사로서 7년을 살아버리니까 이미 그 업이 군인의 업이 되어버렸잖아요. 그걸 딱 끊고 돌아와서 엄청나게 정진을 해야 했는데 그게 부족했던 사람들은 수행자로서 탈락하게 되고, 그 이후에 계율이 급격하게 허물어졌습니다. 말은 수행자라고 하지만 거의 도적떼 비슷하게 가버린 경우도 많았습니다.nbspnbsp이렇게 절마다 계율이 엉망이 되어버렸어요. 그래서 다시 그 계율을 새로 세운다고 기도를 하고, 계를 새로 받는 등 복원 작업을 한 겁니다. 왜 용성조사님을 보고 조선불교중흥률 제6조라고 부를까요? 계가 없어져 버렸기 때문입니다. 전쟁을 하는데 무슨 계율을 지키겠어요? 그것도 12년짜리 전쟁도 아니었잖아요. 계가 끊어져버렸기에 새롭게 기도를 해서 복원을 했기 때문에 ‘조선불교중흥률’이라고 부른 겁니다.nbspnbsp우리도 그렇습니다. 특히 정토회는 사회활동을 많이 하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수행자로서의 본분을 놓치기가 매우 쉽습니다. 지금은 스님이 버티니까 유지되지만 시간이 좀 흐르면 이 안에서 사회활동을 완전히 빼버리고 명상하고 수행하는 쪽으로만 가는 부류가 생겨날 테고, 아예 사회운동만 하는 부류가 생겨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수행을 기초로 한다는 점을 늘 잊지 말아야 합니다.nbspnbsp그렇다고 수행만 해서도 안 돼요. 우리는 수행을 기초로 한 위에 수행자로서 사회활동을 해야하고 대중의 무거운 짐들을 같이 져주는 역할도 해야 하는 겁니다. 어떤 사회활동을 해도 좋아요. 다만 수행자로서 해야 합니다. 정치를 하더라도 수행자다운 사람으로서 해야 합니다. ‘아, 저 사람은 정치만 빼면 수행자다’ 이렇게 볼 수 있는 정치를 해야 다른 정치인과 다릅니다. 기업을 운영해도 수행자로서 운영해야 하고, 시민활동을 해도 수행자로서 시민활동을 해야 합니다. 농사를 지어도 수행자로서 농사를 짓는 거지 그냥 단순히 농사꾼이 되면 안 됩니다. 여러분들도 이것을 딱 지키는 것부터 시작해야 해요.nbspnbspnbsp특히 대외활동을 많이 하는 사람들은 항상 일정하게는 공동체 안으로 들어와서 수행 생활을 하고요. 그래서 우리가 매년 ‘안거’를 하잖아요. 포교활동을 하더라도 안거 때는 딱 들어와서 수행자로서 본분을 지키는 거예요. 우리는 옛 선배들처럼 그렇게 길게는 못하더라도 일상생활을 수행자로서의 본분을 놓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이게 가장 중요합니다.”nbsp스님은 대외활동을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수행자의 본분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를 했습니다. 갈라지는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더욱 힘을 주어 강조하는 모습 속에서 스님의 대중들에 대한 애정을 많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nbspnbsp마지막으로 스님은 오는 15일이 천일결사 입재식인데 그동안 기도를 빼먹은 사람들은 빼먹은 만큼 하루 날을 잡아서 보충할 것을 당부했습니다.nbspnbsp“이번주 주말인 15일에는 천일결사 입재식이 있으니까 기도를 중간에 빠지고 못 했던 분들은 날을 잡아서 자기가 빠졌던 만큼 합시다. 다른 건 못하더라도 절이라도 하세요. 100일 동안 10번 빠졌다고 하면 500배씩 나눠서 두 번을 하든지 하루 잡아서 1,000배를 하든지 해서 다른 건 못 하더라도 절이라도 빠진 걸 헤아려서 채우고 회향을 하세요. 그리고 새로 입재할 때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해야겠다는 새로운 다짐을 하고요. 자기가 세운 원이잖아요. 그렇게 해야 회향할 때 마무리가 깔끔합니다. 제 시간에 기도를 못하고 빼먹은 것은 참회해야 할 일입니다. 그러나 참회만 하고 마칠 일이 아니라 그것을 반드시 채워서 부족하나마 그렇게라도 입재자로서 자기 책임을 다한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nbspnbsp이런 저런 일을 하다 보면 법문도 자꾸 빠지잖아요? 다 아는 소리 같지만 법문도 자꾸 빠지다 보면 해이해져요. lt금강경gt을 한 번 읽으면 될 텐데 왜 500독을 하고 1,000독을 하겠어요? 부처님 법문을 매일 들으면 좋지만 최소한 일주일에 한 번은 법회를 꼭 들어야 합니다. 그러니 그것도 빠진 사람들은 반드시 다음에 챙겨 들읍시다.nbspnbsp이렇게 해서 자기 생활을 자기가 정비해야지, 누구 눈치를 보고 한다든지, 시켜서 하지 마세요. 수행의 가장 핵심은 자발성입니다. 스스로 할 때만 그게 수행이지, 억지로 하면 심리가 억압이 되기 때문에 나중에 반드시 반발심이라고 하는 부작용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항상 스스로 해야 해요. 언제 어디서나 항상 주인이 되어야 합니다.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말은 자발적으로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nbspnbspnbsp대중보다 우리가 더 수행을 해야 하는데 오히려 대중보다 더 수행을 안 하고 산다면 우리는 그냥 일꾼이에요. 우리가 수행을 더 해서 수행자로서의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데, 활동하다 보면 수행은 간 곳없고 그냥 한 사람의 일꾼 혹은 직원으로서 생활하게 됩니다. 이제 연말이 되고 하니 위에서 조직적으로 진행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그렇게 자기 정비를 잘 해주시기 바랍니다. 차분한 가을에 무르익은 오곡을 잘 추수하듯이 1년 동안 이리저리 뛰면서 활동했던 것들을 개인적으로는 내적으로, 또 조직적으로는 각 부서별로 수렴을 잘 하시기 바랍니다.”nbsp다른 사람 눈치를 보지 말고 자기 생활은 자기가 정비를 해야 할 뿐만 아니라 수행은 자발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아침부터 스님의 감로와 같은 법문을 들은 대중들은 그동안 흐트러졌던 마음을 바로 잡을 수 있었습니다.nbspnbsp발우공양을 마친 후 대중들은 “오늘 스님 말씀을 듣고 많은 반성이 되었다”, “스님이 왜 수행자의 본분을 강조하는지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스님이 버텨주시니까 그렇지 시간이 흐르면 정말 어떻게 될지 걱정이다. 지금부터라도 부지런히 정진하자” 등 여러 소감을 서로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오늘 스님의 말씀은 개인과 공동체의 수행 생활에 많은 지침이 될 것 같습니다.nbspnbsp스님의 말씀을 듣고 다기 기운을 낸 대중들은 각자의 부서로 돌아가서 기쁜 마음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했습니다.nbspnbsp이렇게 발우공양을 마친 후 스님은 하루 종일 집무실에서 12월에 출간 예정인 새 책 원고 집필 업무를 했습니다. 어제와 그제 연달아 하루에 3번씩 강의를 하느라 입안이 헐고 목이 붓고 편두통이 심했는데, 오늘은 틈틈이 휴식도 취하는 등 건강을 위해 몸을 추스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님에게 오랜만에 여유 시간이 생겨서 참 다행이다 싶었습니다.nbspnbsp ※ 법륜 스님과 함께하는 인도 성지순례 참가자 접수가 진행 중입니다.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서 인도의 10대 성지를 내 발로 직접 밟아보고 그 감흥을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아래 배너에서 직접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nbsp
2015.11.9 (저녁) 인천 청년 즉문즉설 강연
nbsp오늘 스님은 오전에 시흥 즉문즉설 강연과 오후에 야단법석 북콘서트에 이어서 저녁 7시부터는 인천시 계양구청 대강당에서 청년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청년정토회의 인천경기서부지부 자원봉사자들은 스님과 청중을 맞이하기 위해 오후 4시부터 계양구청 대강당에 모여 무대를 점검하고 사전 리허설을 했습니다.nbspnbsp▲ 인천 계양구청nbspnbsp저녁 6시가 되자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강연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더 많은 청중들이 우르르 몰려들었고, 봉사자들의 손길도 바빠졌습니다. 봉사자들은 먼 곳에서 찾아오는 청중들의 길라잡이가 되어 주었습니다.nbsp▲ 강연 준비를 하고 있는 봉사자들을 격려해주고 있는 스님nbsp해가 일찍 저물어서 계양구청으로 가는 길은 어두웠습니다. 하지만 스님 강연의 열기는 뜨거웠습니다.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이었지만 청년들뿐만 아니라 연세가 있어 보이는 늙은 청춘 분들도 많이 참석해 주었습니다. 380석의 자리를 꽉 채우고도 자리가 부족해 강연장 복도에 앉아야 하는 청중도 많이 보였습니다.nbspnbsp조계사 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야단법석 북콘서트가 오후 5시 20분에 끝났기 때문에 퇴근길 교통 체증을 감안하면 인천시 계양구청까지 제 시간에 도착하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nbspnbsp스님은 점심 식사도 못했는데 저녁 식사도 할 여유가 없이 곧바로 강연을 들어가야 할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차가 막히지 않아 30분 일찍 계양구청에 도착해 구청 앞 식당에서 칼국수 한 그릇을 먹고 강연장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nbspnbsp저녁 7시가 되어 스님이 강연장에 들어서자 청중들은 일제히 환호의 박수를 쳤습니다. 스님은 환한 얼굴로 웃으면서 “저녁은 드시고 오셨는지?” 반갑게 인사를 건넸습니다.nbspnbspnbsp그리고 오늘은 청년들을 위해 늙은 청년들은 좀 양보하라며, 35세 이하만 질문하라고 우스갯소리를 하면서 강연을 시작했습니다.nbspnbsp“이 자리는 여러분들이 살아가면서 겪는 인생의 이런저런 고뇌, 고통, 의문을 아무런 구애 받지 말고 편안하게, 자유롭게 대화하는 자리예요. 그렇게 하다 보면 ‘우리도 중생인 줄 알았더니 부처의 씨앗을 갖고 있구나, 부처님이 될 소질이 있구나’ 이런 희망을 갖게 됩니다. 땅의 이야기를 하지만 이야기하다보면 ‘아, 우리도 하늘나라로 가고 있구나’ 이렇게 천국 가는 길이 열린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우리의 삶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합니다.nbspnbsp청년들은 오늘 어떤 의문과 고뇌를 가지고 질문을 할지 저도 궁금합니다. 오늘 질문은 35세 이하로 연령 제한이 있습니다. nbspnbspnbsp연령제한이 없는 일반인 강연에서는 나이든 사람들이 주로 마이크를 독점해서 늘 아이 키우는 이야기, 부부 싸움하는 이야기예요. 그래서 청년들이 자기들 이야기도 좀 하고 싶다기에 청년들만을 위한 자리를 마련한 게 오늘 강연이예요. 늙은 청춘들은 오늘 질문자가 아니라 참관인이 되어 아들딸들이 무슨 고민을 하는지 들어보는 시간이 되겠습니다. 아시겠죠?”nbsp스님의 이야기가 끝나자 여기저기서 손을 들었습니다. 총 8명이 스님에게 질문할 기회를 얻었습니다.nbsp첫 번째 질문자는 결혼 4년차 주부였는데 신랑이 같이 술 먹기를 좋아해서 짜증이 나고, 또 신랑이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부동산 일을 하려고 해서 걱정이고, 또 신랑보다 남동생에게 더 정신적으로 의지하게 되는 것 같다며 고민을 말했고, 두 번째 질문자는 현재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지만 만족스럽지 못해서 진로를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물었고, 세 번째 질문자는 여럿이서 대화할 때 의사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서 눈물이 자주 나곤 하는데 어떻게 하면 대화법을 개선할 수 있을지 물었고, 네 번째 질문자는 36세 직장 여성이었는데 취업을 못하고 있는 남자 친구 때문에 걱정이고, 결혼을 할지 말지 고민이 되고, 업무 이해도가 떨어져서 상사와 의사소통이 잘 안되는 것이 고민이라고 물었고, 다섯 번째 질문자는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갔지만 학교 근처에서 자취하며 혼자 지내는 것이 너무 외롭다며 울먹였습니다.nbspnbsp이렇게 사전에 신청했던 질문자들의 질문이 모두 끝나고 시간이 남자 스님은 다른 청년들의 추가 질문을 받았습니다.nbspnbsp여섯 번째 질문자는 10년 간 여러 남자친구를 만났으나 내가 상대에게 맞춰주기 보다는 쿨하게 헤어지는 것을 반복했는데 어떻게 하면 사랑을 주면서 사람을 사귈 수 있는지 물었고, 일곱 번째 질문자는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 늘 시간이 부족한데 어떻게 하면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지 물었고, 여덟 번째 질문자는 선의의 거짓말을 자주 하게 되는데 그래도 괜찮은지 물었습니다.nbspnbsp스님의 재치 있는 답변에 청중들은 때론 배꼽 잡고 웃거나, 때론 깊은 울림으로 감동을 받았습니다.nbspnbsp오늘은 그 중에서 남자 친구 때문에 고민인 직장인 여성의 고민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선택 앞에서 망설임이 클 때 어떻게 판단을 해야 하는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nbspnbspnbsp“36살 직장인입니다. 결혼을 생각하고 있는 남자친구가 2년 동안 월급을 안 받고 수학강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남자친구가 학원을 그만두려 할 때마다 학원장이 ‘앞으로 국제학교를 열면 높은 연봉을 주고 데려가겠다’며 정작 월급도 안 주고 지금까지 부려먹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국제학교로 너를 데려갈 수는 없다’고 하고, 학원도 접은 마당입니다. 더 기가 막힌 건 남자친구가 배신당했다고 생각하지 않고 원장에게 또다른 신기술을 배우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게 전망이 있다는 건 알지만, 그 원장 때문에 다니던 학교도 그만두고 월급도 2년이나 못 받는 등 남은 게 하나도 없는데 아직도 그 원장을 믿고 따르고 있습니다. 벗어나면 좋겠지만 남자친구는 앞으로도 그 원장과 같이 일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종교에 심취한 것처럼 사람도 이상해졌어요. 사람을 바꿀 수 없다는 걸 알기에 저는 이제 좀 포기한 상태지만, 모두들 이 남자와 결혼하면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립니다. 헤어져야 하나요? 말아야 하나요?”nbspnbsp“네 알아서 하세요.” nbsp“처음에는 ‘이 남자가 못 벌면 어떻게든 내가 벌어서 가정을 끌고 가야겠다’ 했는데 고집을 피우고 계속 그 원장을 따르겠다고 하니 무척 답답합니다.”nbsp“그건 그 사람의 인생인데 어쩌겠어요. 질문자가 선택을 해야지 그 사람을 바꾸려 들면 안 되죠. 정토회에도 지금 돈 안 받고 일하는 자원봉사자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부모며 애인들이 다 미쳤다고 해요.” nbspnbspnbsp“그것과는 다른 것 같아요. 정토회에서 봉사활동하는 것은 뜻깊은 일이니까요. 제 남자친구는 먹고 살아야 하는데 계속 그러니까요. 남자친구가 저보다 10살 어린데 똑똑하지만 고집이 셉니다. 자기가 뭘 해야 하는지는 알지만 너무 고집이 세서 도저히...”nbsp“남자친구가 10살 어리다면 26살이겠네요. 26살이면 아직 자기가 어떤 것을 책임질 생각이 없는 거예요. 학원에서도 자기 나름대로 꿈을 가지고 원장 말을 믿으면서 이것도 배우고 저것도 배우고 있는 것입니다. 질문자가 보기에는 어리석고 바보 같지만 그 바보 같은 것도 자기가 선택해서 하는 것이라면 존중해줘야 해요. 친구로만 지내면 상관없잖아요. 결혼을 꼭 하고 싶어요?”nbsp“본인은 결혼하고 싶어 하고, 결혼하자고 계속 말도 해요. 그 원장과 신기술을 배우면서 지금부터라도 아르바이트를 해서 결혼 자금을 모으겠다고는 합니다. 내년 3월에 상견례하고 5월에 결혼하자며 나름 계획도 있지만 2년 동안 해온 걸 보면 안 될 것 같아요.”nbsp“그 정도 어린 남자랑 결혼하면 질문자가 좀 먹여 살려도 안 될까요?” nbspnbsp“그래서 제가 먹여 살리겠다고 했지만 원장과는 인연을 안 끊겠다고 하니까요.”nbsp“원장과 인연 끊을 바엔 먹여 살릴 게 뭐 있어요? 자기 알아서 먹고 살지요. 그런 재미로 다니려고 하니 질문자가 후원을 해줘야죠.”nbspnbsp“언제까지요?” nbsp“언제까지란 건 없어요. 죽을 때까지요.”nbsp“저는 일을 너무 오래 해서 지쳤어요. 결혼하면 좀 평온하게 살고 싶어요.”nbspnbsp“그러면 그 남자와는 안 맞죠.”nbspnbsp“그러면 제가 알아서 선택하면 될까요?”nbsp“그렇죠.” nbsp“남자친구가 좀 바보 같진 않아요?”nbsp“그 남자는 하나도 바보 같지 않아요. 정토회 다니는 사람들이 다 바보 같아요? 제가 보기에는 똑똑해요.” nbspnbsp“그래도 그건 유익한 활동이잖아요. 이것과는 좀 다른 것 같아요.”nbsp“똑같아요. 정토회 회원들도 상당수가 밖에서는 종교에 미쳤다는 소리를 듣고 삽니다. 질문자는 이걸 유익하다고 보지만 다른 사람들이 보면 바보라고들 해요. 숫제 머리를 깎고 중이 되면 모를까 머리를 길러서 승도 속도 아닌 것이 돈을 받는 것도 아니고 전망이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래서 당신 아들은 정토회에서 뭘 하냐고 물으면 할 말이 없대요.nbspnbsp또 ‘스님이면 스님이지 실무자는 또 뭐냐?’라고 물어요. 실무자라고 해서 ‘일만 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하기도 이상하잖아요. 그래서 애매모호하다고 다들 난리예요. 예전에는 사이비라고 난리였는데 그래도 요즘은 스님이 좀 유명해지니까 ‘사이비는 아닌가보다’ 해줍니다. nbspnbspnbsp질문자가 가만히 한번 따져보세요. 남자친구가 약간의 미혹에 빠져서, 즉 누구한테 세뇌되어서 저럴 수도 있어요. 어떤 이상한 종교에 세뇌되어서 저렇게 있는 건지 정토회처럼 자기가 좋아서 있는 건지 살펴보세요. 정토회는 세뇌시키는 데는 아니거든요. 여기서 봉사하면 나중에 돈을 많이 번다든지, 여기 와서 봉사하면 죽어서 천국 간다든지, 여기서 수행하면 나중에 좋은 혼처를 얻는다든지 하는 주장을 미끼로 내걸어서 사람을 잡고 있으면 좀 의심해볼만 합니다. 정토회는 그런 아무런 미끼가 없어요. 복도 빌지 말라고 하고, 죽어서 좋은 데 간다는 소리도 안 합니다. ‘좋은 일 하면 복 받는다’ 이런 소리도 안 하고 그냥 ‘네가 좋으면 해라’ 이렇게 말하잖아요.nbsp그러니 남자친구와 가만히 대화를 해보세요. 대화해봐서 사고가 정상적이라면 자기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 자꾸 상대에게 요구하지 말고 내가 선택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질문자는 지금 남자가 마음에 들고 젊기도 해서 다 좋은데 돈을 못 벌어서 불만인 거예요. 요것만 고치면 쓸 만하다 싶죠? 그런데 여기 있는 사람들 다 그래요. ‘술 만 안 마시면 이 남자 참 괜찮은데,’ ‘시어머니에게만 안 매여 있으면 생활이 다 좋은데’ 이러면 끝이 없어요. 죽을 때까지 이렇게 살아야 해요. 그러니 변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그냥 두세요. 설령 거기서는 나온다 하더라도 이런 성격이라면 예컨대 정토회에 오면 또 푹 빠져서 그럴 수도 있어요.”nbsp“정토회에 빠지는 건 괜찮을 것 같습니다.” nbspnbsp“거기 빠지나 정토회에 빠지나 똑같은데 뭘 그래요. 제 말은 그걸 고칠 수 있는 방법은 없으니 질문자가 선택을 해야 한다는 거예요. 이 사람과 결혼을 하려면 내년 봄까지 어떻게 하고 언제까지 취업하겠다는 계획을 의논해서 정하고 그 시점까지 딱 지키는지 한번 보세요. 그런데 사람이란 게 약속을 안 지켰는데도 또 미련을 갖잖아요. 그냥 무조건 ‘네가 뭘 하든 좋다. 난 널 사랑하니까 결혼하자’ 이렇게 가든지, 아니면 ‘아무리 사랑하지만 서로 책임을 져야 하지 않느냐? 내 몫까지 벌어 먹이라는 소린 안 하지만 네 몫은 벌어먹어야 하지 않겠느냐?’ 이런 의사가 분명하다면 ‘좋다, 약속하자. 언제까지 취직하고 언제까지 뭘 할 거냐?’ 이렇게 딱 정해보고 그때 봐서 안 되면 결정을 내리세요.nbspnbsp제가 보기엔 약속 지키기는 거의 불가능해 보이지만, 그래도 기회를 한번 주세요. 기한을 정해보고, 그때까지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그래, 너 좋을 대로 살아라’ 하고 정리해야죠. 계속 끌려가면 금방 40살, 50살 넘어가요.”nbspnbsp“결혼이란 걸 해야 하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지금 세 번째 남자친구예요.”nbsp“그거야 자기 선택이죠. 스님한테 물으면 결혼하라고 하겠어요? 결혼하려면 나부터 하지 왜 나는 안 하면서 남보곤 하라고 하겠어요? 엄마한테 물어보면 당연히 ‘해야 한다’ 하는데, 스님한테 물어보면 뭐라고 하겠어요?nbspnbsp그런데 저는 제가 결혼하기를 원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남더러 ‘안 해야 한다’ 이런 말은 안 해요. 사실 저는 ‘결혼을 안 하는 게 낫다’라고 말하고 싶긴 하지만, 남의 인생에 간섭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해야 한다,’ ‘안 해야 한다’라는 말은 안 하고 그저 ‘네가 알아서 해라’ 합니다.”nbsp“저희 어머니는 애를 낳아보지 않은 여자는 뭘 모른다고 하세요.”nbsp“맞아요. 그 말은 저도 인정해요.”nbsp“그럼 결혼해야 되겠네요.”nbsp“질문자의 대화 수준을 보니 결혼하고 싶어 하는 수준이에요. 그런데 그걸 왜 저한테 물어요? nbspnbsp결혼하겠다면 서로 뚜렷하게 자기 입장을 밝히세요. ‘나는 이런 일로 평생 봉사를 하겠다. 네가 좋고 결혼하고 싶지만 경제적으로는 책임을 못 진다. 내 이런 현상을 인정하고 결혼해서 같이 살려면 결혼해보자’ 이렇게 남자가 이야기를 하든지, 아니면 질문자가 ‘언제까지 이러저러하게 한다는 약속을 지키면 결혼하겠다’ 이런 식으로 입장을 분명히 표명하고 이야기를 해봐야죠. 계약서까지 분명히 써놓고 결혼해도 결혼하고 나면 약속을 안 지켜요. 그런데 계약서도 없이 말 한마디만 믿고 기다리는 것을 보니 젊은 남자가 좋긴 좋은가 봐요.” nbspnbsp“결혼하자는 남자가 이 남자밖에 없어서 선택했어요.”nbsp“그러니까요. 그 남자가 3년 뒤 취직시켜준다는 유혹에 빠져서 붙어 있듯이 질문자도 결혼하자는 유혹에 빠져서 지금 붙어 있는 거예요. 부모가 보면 질문자야말로 홀린 거예요. 남자보다 자기가 지금 더 빠져 있어요. 거기는 3년이지만 질문자는 평생이에요. nbsp그런 건 내가 미련이 있기 때문에 빠지는 겁니다. 학원장더러 뭐라 할 필요가 없어요. 남자친구는 뭔가 자기의 욕망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미혹돼 있는 거예요. 질문자도 결혼에 욕망이 있으니까 이리 미혹되는 것이고요. 나중에 지나놓고 객관적으로 보면 영 아니었는데 결혼하고 싶은 생각에 그래요. 아무도 결혼하자고 안 하는데 이 남자만 결혼하자고 하니 지금 거기에 미련을 갖는 거예요. 그래도 한번 해보지 그래요? nbspnbsp결혼해서 하루 살고 그만둬도 ‘결혼 안한 노처녀’라는 소리는 안 들어도 되잖아요. 노처녀가 나아요? 이혼녀가 나아요? 저는 이혼녀가 낫겠어요. 하하.” nbspnbspnbsp스님이 밝게 웃자 질문자도 웃음을 터뜨리며 욕심껏 준비해온 다음 질문을 마저 했습니다.nbspnbsp“한 가지만 더 질문하겠습니다. 업종을 전환해서 늦은 나이에 신입사원으로 들어갔는데 선임자인 대리님이 저더러 업무 이해도도 많이 떨어지고 의사소통이 안 된다며 무척 답답해하십니다. 입사 3개월이 되었는데도 일이 진행되지 않는다고요. 말이 많은 편이시라서 듣는 저도 피곤하긴 하지만 잘리지만 않는다면 어떤 일도 참을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업무 이해도를 높여서 저도 발전하고 대리님도 흡족해하며 잘 지낼 수 있을까요?”nbsp“그냥 잘릴 때까지 있으면 돼요. ‘내가 나간다’ 이렇게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요. 내가 잘리고 안 잘리고는 위의 상사가 결정하는 것이지 내 업무가 아니잖아요. 내가 있기를 원해도 잘릴 수 있고, 나가기를 원해도 안 잘릴 수 있어요. 그건 내 업무가 아니니까 그냥 상사한테 맡기고 현재 나의 업무에 충실하세요. nbspnbsp지금 상사와 의사소통이 잘 안 돼서 고민이라는 거죠? 질문자가 보기에는 상사가 문제예요? 자기가 문제예요?”nbsp“둘 다 약간 문제가 있어요. 그 분은 말이 너무 빠르고 많고, 저는 말이 좀 없는 편이에요.”nbsp“그 분 말을 질문자가 100퍼센트까지는 이해 못 하는 거예요?”nbsp“네.”nbsp“그러면 다시 물어보면 되잖아요. 다시 물어보면 말 못 알아듣는다고 화내요?”nbsp“그렇기도 하고요. 지금은 그냥 말 안 해도 대충 넘어가고 있어요.”nbsp“그런 건 커피를 한잔 사든지 따라다니든지 살갑게 굴든지 해서 ‘제가 조금 둔하니까 천천히 분명하게 말씀 좀 해주세요. 아까 말씀을 대충은 알아들었는데 정확하게는 못 알아들었으니 설명을 다시 해주세요.’ 이렇게 노력을 해야죠. 그냥 대충 넘어가지 말고요.nbspnbspnbsp내가 잘 못 알아들었다면 확인 작업을 해야 합니다. 내가 상사라면 이런 부하직원을 답답하게 생각하지 말고 ‘이해했어? 들은 대로 다시 이야기해 봐’ 이렇게 확인 작업을 해줘야 해요. 내가 부하직원이라면 물어서 확인 작업을 해야 하고요. 상사가 성질을 내더라도 방글방글 웃으면서 살갑게 물어서 자꾸 확인하는 작업을 해주면 이 문제는 극복됩니다. 그런데 ‘에이, 성질 더러운 양반한테 이야기해 뭐 하나. 대충 하자’ 이렇게 되면 계속 갈등이 생깁니다. 확인 작업을 해야 해요. 모르면 물어야 해요. 상대가 성질낸다고 놀라거나 두려워하지 말고, 알 때까지 집요하게 물어야 해요. 그렇게 물어서 확인 작업을 통해 정확하게 일하는 버릇을 가지면 좋겠어요.”nbspnbsp“예, 알겠습니다.”nbsp“자기 업무도 그렇게 확인 작업을 하고, 남자 친구도 확인 작업을 하세요. 딱 부러지게 ‘그래, 나하고 결혼하자는 남자는 세상에 태어나서 너밖에 없었다. 내가 밥 먹여줘도 좋으니 결혼하자’ 이렇게 전부 껴안고 하든지, ‘그래도 네가 나와 결혼하려면 네 밥벌이는 네가 해야 하지 않겠니? 약속을 했으면 지켜야지’ 이런 생각이 있으면 시한을 정해놓고 계획을 다시 정확하게 의논하세요. 그렇게 지켜보다가 ‘사람은 좋지만 같이 살면 신뢰를 못할 사람이다’ 이러면 아무리 젊거나 인물이 괜찮아도 안 돼요. 같이 살 때는 인물이 아니라 신뢰를 갖고 삽니다. 믿음을 가져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면 함께 살기 어려워요.nbspnbsp‘며칠까지 취직할래? 사인해.’ 이렇게 해서 안 지키면 아무리 상대가 좋아도 ‘알았다, 너는 거기서 너 좋을 대로 살아라’ 하고 끝내야죠. 이 상사에게도 불평은 좀 접어두고 모르는 건 묻고, 성질내도 따라다니면서 물어요. ‘에이, 제가 좀 둔해서 그러니 한 번 더 말씀해주세요’ 이렇게 농담조로 넘어가고요. 질문자는 사실 둔하지 않고 똑똑하잖아요. 다만 말귀를 잘 못 알아들어서 그렇죠. 확인 작업을 통해 정확하게 하는 걸 노력해서 연습하면 누구나 다 고칠 수 있어요.”nbspnbsp“대리님에게 계속 질문을 하면 바보 같은 질문을 한다고 생각하실까 봐서요.”nbsp“괜찮아요, ‘바보’ 소리 좀 들으면 되죠. 이야기를 들어보니 바보 같은데요. 뭘. 바보 같은 질문을 한다고 하면 ‘아니에요, 대리님. 바보 같은 게 아니라 바보예요’ 이렇게 이야기하세요. 그러면 ‘알긴 아네’ 이러면서 분위기가 좀 풀려요. ‘알다 뿐인가요? 제가 소크라테스 수준은 됩니다’라고 하고요. 내가 바보인 줄을 알면 ‘네 자신을 알라’고 한 소크라테스 수준이에요. 그걸 심각하게 듣지 말고 유머러스하게 받아들이면서 자기 걸 챙길 줄 알아야 해요.” nbspnbsp“예. 감사합니다.”nbspnbsp질문자는 줄곧 뚱한 목소리였는데 마지막엔 한결 밝아진 목소리로 감사 인사까지 했습니다. nbsp청중들도 스님의 말을 흔쾌히 알아듣고 환하게 웃는 질문자에게 큰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nbspnbspnbsp약속한 시간이 어느덧 흘러 9시 20분 경에 강연이 모두 끝났습니다. 뜨거운 박수와 함께 스님은 강단에서 내려왔습니다. 많은 청중들이 복도를 걸어 나오는 스님의 손을 잡고 악수를 청했습니다.nbspnbsp강연이 끝나고 봉사자들은 더욱 분주해졌습니다. 도서구입 부스와 사인회 부스에는 스님의 사인을 받기 위한 청중들의 줄이 길어졌습니다. 스님은 책에 일일이 이름을 적어주며 사인을 해주었습니다. 스님의 모습을 먼발치에서라도 보고자 하는 청중들은 카메라로 스님을 찍으며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습니다.nbspnbsp사인회가 이루어지는 동안 오늘 강연을 준비한 몇몇 봉사자들에게 소감을 물어 보았습니다.nbsp오늘 강연 총괄을 맡은 안재호님은 “2년새 청년정토회가 이렇게 커져서 현재 인천경기서부 소속 청년들로만 팀을 꾸려 강연을 준비한 게 뜻깊다” 라고 말했고, 실무 담당인 강유진님은 “이렇게 큰 행사에서 여러 가지로 미숙했던 준비과정이 마음에 걸립니다. 일과 수행의 통일을 체험할 수 있었다” 고 했습니다. 모두 평소 스님의 법문을 들으며 자원봉사도 열심히 하는 청년들인데 강연 준비 과정도 그대로 수행의 과정이었음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nbspnbspnbsp이윽고 북사인회가 마무리되고 청중들이 모두 빠져나갔습니다. 스님은 오늘 강연을 준비한 청년정토회의 인천경기서부 지부 봉사자들과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nbspnbspnbsp그리고 일일이 악수를 해주면서 수고했다고 도닥여 준 후 강연장을 빠져나왔습니다. 스님의 좋은 법문과 따뜻한 격려 덕분에 청년들도 기운을 듬뿍 받고 마음도 풍성해지는 가을밤이었던 것 같습니다.nbspnbspnbsp계양구청을 출발해 밤 10시가 넘어서 서울 정토회관에 도착한 후 스님은 오늘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nbspnbsp내일은 하루 종일 서울 정토회관에 머물며 연일 무리한 강연 일정으로 인해 쌓인 피로를 풀며 휴식도 취하고 새책 원고 교정 업무도 보면서 하루를 보낼 예정입니다.nbsp※nbsp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52개 도시를 순회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 강연 일정을 확인한 후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강연장으로 오세요.nbspnbspnbsp강연은 선착순 무료 입장이며, 질문을 하고 싶은 분들은 강연장에 직접 오셔서 사전 신청을 하셔야 합니다.nbsp
2015.11.9 (오후) 야단법석 북 콘서트
nbsp오전에 시흥시에서 열린 즉문즉설 강연을 마친 후 스님은 점심도 먹지 못하고 곧바로 야단법석 북 콘서트가 열리는 조계사 불교역사문화기념관으로 향했습니다.nbspnbsp콘서트장으로 가기 전에 급히 병원에 들러야 했습니다. 그제와 어제 연달아 비를 맞고 걸었고, 또 어제는 3시간짜리 강연을 3번을 하다 보니 몸에 무리가 갔는지 입안이 헐고 목이 붓고 편두통이 심해졌다며 스님은 급히 병원으로 가자고 했습니다. nbspnbsp▲ 병원 진료nbsp오후 북 콘서트와 저녁 강연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응급처방을 한 뒤 곧바로 조계사로 향했습니다. 스님의 건강이 많이 염려되는 상황이었습니다.nbspnbsp오후 2시 40분에 조계사에 도착한 스님은 먼저 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에 들러 조계종 자성과쇄신추진결사본부장인 도법 스님을 만나 환담을 하였습니다. 두 분은 좌우 대립이 심한 한국 사회의 문제점과 최근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에 대해 대화를 나누기도 했습니다.nbspnbsp▲ 도법 스님과 환담nbsp이어서 오후 3시부터는 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 2층에 자리한 전통불교문화예술공연장에서 스님의 새 책 ‘야단법석’의 북 콘서트가 열렸습니다.nbspnbsp▲ 조계사 불교역사문화기념관nbsp공연장 입구에는 포토존과 야단법석 구매 코너, 다과 코너 등 다양한 부스들이 마련되어 풍성함을 더했습니다.nbspnbsp▲ 스님의 새 책 야단법석nbsp4대 인터넷 서점에서 사전 신청을 한 분들 중심으로 300여 명이 자리를 가득 메운 가운데 열렬한 환호와 박수로 북 콘서트가 시작되었습니다.nbspnbsp먼저 조성환 님의 피리 연주가 강연장에 울려 펴지자 아주 차분한 분위기가 되면서 가을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늘 북 콘서트의 주제와도 맞는 멋진 연주를 들려준 조성환 님에게 청중들도 힘찬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nbspnbsp▲ 피리 연주자 조성환님nbsp오늘 북 콘서트의 사회를 맡은 분은 KBS 1라디오에서 ‘인문학 산책’을 진행하고 있는 이주향 교수님입니다. 이 교수님은 감미로운 목소리로 청중들을 집중시키며 말문을 열었습니다.nbspnbsp먼저 야단법석 책이 나오기까지 세계 115개 도시를 순회했던 스님의 기나긴 여정을 영상으로 만나보았습니다.nbspnbsp▲ 스님이 지난 115일 동안 걸어온 세계 100회 강연 모습이 담긴 영상nbsp이 교수님은 “사람이 절망인 시대,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면 인간관계가 기적이라고 느낄 때가 있다”라고 하면서 “꽃보다 아름다운 분, 사람이 희망인 분입니다.” 라며 스님을 무대 위로 모셨습니다.nbspnbsp▲ 야단법석 북콘서트nbsp이 교수님은 “600페이지에 육박하는 내용을 거의 다 읽고 왔다”고 하면서 “책을 읽기가 참 쉬웠는데, 그만큼 메시지가 너무나 명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책을 읽은 소감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책 내용 중에서 의미있게 다가왔던 부분들을 짚어가며 스님에게 몇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nbspnbsp이주향 교수님은 왜 책의 이름을 야단법석이라고 지었는지, 왜 하루 1개 도시에서의 강연을 고집했는지, 사랑 받으려고 하면 100 실패한다고 얘기하셨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 행복에 대해서도 욕심을 내면 안된다고 하셨는데 그 의미는 무엇인지, 또 자기를 이기는 것이 가장 큰 장부라고 하신 말씀의 의미가 무엇인지, 또 매일 아침 108배를 해보라고 권유한 대목이 인상적인데 그 이유는 무엇인지 등 다양한 질문을 스님에게 했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각각의 질문에 대해 명쾌한 답변을 들려주었습니다. 그 중에서 야단법석 책에서 자기를 이기는 것이 가장 큰 장부라고 이야기한 이유와 자기 자신을 이기는 방법에 대해 질문한 내용과 스님의 답변을 잠깐 소개하겠습니다. 알아차림이 왜 수행의 핵심이 되는지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nbspnbsp▲ 오늘 사회를 맡은 이주향 교수님nbsp“야단법석 책 속에서 밖의 100만 대군을 이기는 것보다 자기 자신을 이기는 것이 더 큰 장부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이 대목이 무척 인상적이었는데요.”nbsp“부처님이 계신 건물 이름을 ‘대웅전’이라고 그러잖아요. 이 세상에서 그 어떤 영웅보다도 부처님보다 더 큰 영웅은 없다. 즉, 가장 큰 영웅이라는 뜻으로 ‘대웅’ 이라고 하는데 붓다는 바로 자기를 이긴 자입니다. 그래서 자기 운명의 주인이 되었습니다. 여기서 자기를 이겼다고 할 때 그 ‘자기’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자기의 까르마, 업을 말합니다.nbspnbspnbsp우리는 이 업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해요. 그래서 이 업에 늘 끌려다니면서 살기 때문에 운명론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당신의 운명은 이미 정해져 있다고 하는 것이죠. 그만큼 고치기가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운명론을 부정하시고 이 운명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해탈의 길을 보여주셨습니다.nbspnbsp우리가 자유와 행복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때 이것을 건강에 비유하면 이렇습니다. 이 방안을 무균 상태로 만들었다면 우리가 병들 이유가 없겠죠. 이것이 바로 천당, 극락이라고 말해지는 이상 세계입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해탈과 열반은 이런 무균 상태에서 건강한 것이 아니고 우리 몸에 어떤 세균이 들어와도 능히 이겨 낼 면역력을 갖추는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이 방안 뿐만 아니라 천하 어디를 다녀도 병들지 않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면역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태가 바로 해탈입니다.nbspnbsp아무런 장애가 없어서 행복한 것이 아니고 어떤 장애가 벌어지더라도 내가 거기에 구애받지 않는 것이 해탈입니다. 어떤 객관적인 상황을 두고 좋은 세상 나쁜 세상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누구나 다 그런 경지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nbspnbspnbsp그런데 그렇게 잘 안 되는 이유는 우리의 까르마가 경계에 부딪히면 그 경계에 자동적으로 반응하고 끌려가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까르마에 대한 충동적 반응이라고 그럽니다. 의식에서 통제가 되지 않는 것입니다. 나도 모르게 튀어나와 버리는 겁니다. 그러나 이 반응을 자기가 그 즉시 바로 알아차리면 충동적으로 반응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것을 깨어있음이라고 말합니다. 이 정도가 되어야 진짜 자기를 이기는 영웅이라고 말할 수 있겠죠”nbspnbsp“그렇다면 자기 까르마를 아는 방법이 있을 것 같아요. 그것이 수행일 것이고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주시죠.”nbspnbsp“화가 일어날 때 화를 참는 것이 아니라 화를 알아차려야 합니다. 심리가 불편할 때 자기 상태를 딱 알아차려서 진정을 시키는 것입니다 .‘너 또 욕심내고 있구나’ 이렇게 자기 마음을 자기가 알아차리는 겁니다. 그러면 옆에 사람이 볼 때는 ‘저 친구는 화도 안 내고 욕심도 안 내고 사람 참 좋다’고 얘기합니다. 그러나 본인은 자신이 화가 있고 욕심이 있는 줄을 잘 알고 있어요. 세상 사람들은 나를 모르는데 나는 나를 압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넌 욕심도 없니?’ 라고 물으면 ‘아니야. 나도 욕심이 있어. 욕심 없는 사람이 어디 있어?’ 이렇게 사실대로 얘기했는데 다른 사람들은 ‘야, 저 사람은 겸손까지 하네’ 이렇게 얘기합니다. nbspnbspnbsp이렇게 내가 나를 알아야 합니다. 이 알아차림이라는 것은 밖을 주시해서 알아차린다는 뜻이 아니고, 자신의 기분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것을 알아차린다는 뜻입니다. 생각을 알아차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생각을 알아차리는 것은 쉬워요. 그러나 기분이나 마음 작용은 무의식으로부터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의식이 잘 못알아차립니다. 그래서 아주 예의주시해야 순간적으로 반응하는 기분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nbspnbsp12연기에서는 ‘수’, 즉 느낌이라고 표현합니다. 이 ‘수’에서 맹목적인 충동으로 일어나는 것이 ‘애’ 즉 마음입니다. 마음은 감정입니다. 이 마음을 알아차려야 하는데, 그래서 신심명에서는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다. 사랑하고 미워하지 않으면 된다’고 표현을 합니다. 여기서 사랑과 미움은 남녀 간의 감정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좋고 싫고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좋고 싫고로부터 자유롭지가 못하죠. 좋으면 반드시 가지려고 하고, 싫으면 멀리하려고 합니다. 이 좋고 싫고 하는 감정을 12연기에는 ‘애’라고 합니다. 좋다는 것을 ‘갈애’라고 하고, 싫다는 것을 ‘혐오’라고 합니다. 이 좋고 싫고가 일어나면 반드시 집착이 일어나요. 이 집착을 ‘취’라고 합니다.nbspnbsp그래서 좋고 싫고 하는 감정은 일어나지만 거기에 끌려가지 않고 의지로 차단하는 것이 계율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계율을 지켜야 합니다. 좋고 싫은 감정이 일어나지만 적어도 말하고 행동하지는 않는 것입니다.nbspnbspnbsp그러나 화가 났는데 화를 안 내면 내가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그래서 한 번 두 번 참게 되지만 압력이 쌓여서 나중에 폭발을 하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계율을 범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폭발하지 않도록 계율을 굳건히 지켜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자꾸 터지게 돼요. 그래서 계율을 지키는 것도 큰 수행이지만 그것만으로는 해탈에 이를 수 없습니다. 계율을 지킨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nbspnbsp그래서 바로 그 전 단계로 가야 합니다. 그것은 선정을 닦는 것입니다. 선정을 닦기 위해서는 첫째, 마음이 들뜨지 않고 고요해야 합니다. 둘째, 집중을 해야 합니다. 셋째, 뚜렷이 알아차림이 있어야 합니다. 즉, 아주 고요한 가운데 아주 뚜렷한 알아차림이 유지되는 것이 선정입니다. 이 선정에 든 상태에서는 느낌이 일어날 때나 마음에서 감정이 일어나는 순간을 아주 금방 알아차릴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선정을 닦는 것입니다. 고요한 것만이 선정이 아니라 거기에는 뚜렷한 알아차림이 있어야 선정입니다.nbspnbsp그러나 알아차림을 유지하려면 긴장이 돼요. 그래서 고요함을 놓치게 됩니다. 알아차림을 유지하기 위해서 긴장을 하거나 애를 쓰게 되면 고요해질 수가 없습니다. 이를 악 다물고 하면 그것은 선정이 아닙니다. 선정은 모든 긴장을 풀고 편안한 가운데 임해야 합니다. 그러면 졸리고 멍청해집니다. 그리고 망상이 치성해요. 온갖 잡념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온갖 잡념이 일어나고 졸리는 가운데도 뚜럿이 알아차림을 유지해야 합니다. 이것이 연습되면 상대를 보고 기분이 팍 나쁘면 벌써 자신이 감지를 할 수 있어요. 호흡이 가빠지거나 몸에 열이 나거나 하기 때문에 벌써 ‘너 화날 조짐이 보여’ 이렇게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화가 나면 ‘너 화 나고 있어’ 하고 바로 알아차려지는 것입니다.nbspnbspnbsp화가 나서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하는데 이를 악 다물고 참는 것은 계율은 지키는 것에 해당합니다. 이건 알아차림이 아니예요. 선정은 마음이 들뜨거나 상할 때 바로 알아차리는 것을 말합니다. 이렇게 알아차림이 유지되면 그 기분이 자연적으로 사라지게 되어 있습니다.nbspnbsp그래서 자기를 이기는 방법은 첫째, 계율을 지키는 것입니다. 이미 감정이 일어나버리면 그럼에도 말이나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것도 자기가 자기를 이기는 것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이기기는 이기는데 자기를 억압하고 있기 때문에 나중에 폭발해서 계율을 어겨버릴 가능성도 높고, 본인이 스트레스를 받게 되어 괴롭습니다. 그래서 그 전 단계인 ‘알아차림’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우선 느낌을 알아차리고, 느낌에서 놓치면 그 다음 단계인 마음을 알아차리면 이 감정이 일어났다가 사라지게 됩니다. 그러면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nbspnbspnbsp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알아차림을 통해서 저절로 감정이 조절이 되는 것입니다. 이 때 ‘해야지’ 하는 의지를 불러일이키면 안 됩니다. 이렇게 알아차림이 지속되면 자기를 이기는 쪽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이기게 되는 것이지 이기기 위해 이를 악 다물면 이기지 못합니다.”nbsp스님 말씀을 들으니 바깥 대상이나 지식이 아니라 나의 감정 자체가 내 공부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이 무척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그러면서 나 자신을 온전하게 긍정하게 되는 것 같았습니다.nbspnbsp이 교수님은 스님의 명쾌한 답변에 여러 차례 감탄을 하며 계속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이렇게 교수님과 스님의 야단법석 책에 대한 대화를 모두 마친 후 이후에는 청중들과 함께하는 즉문즉설 시간을 가졌습니다.nbspnbsp전 세계를 누비며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더불어 지혜를 들려준 스님인데, 오늘 북콘서트에도 스님의 위로와 지혜가 필요한 사람이 많았습니다. 청중들은 강연장에 들어오면서 미리 자신이 스님에게 묻고 싶은 질문을 질문지함에 넣어둔 상태였습니다.nbspnbsp질문지함이 무대 위로 올라오자 먼저 스님이 손을 넣어 질문지 한 장을 뽑았습니다. 이 교수님이 질문지를 적은 사람의 이름을 부르자 직접 그 분이 일어나서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nbspnbsp▲ 청중들이 미리 써놓은 질문지를 하나 고르고 있는 스님nbsp첫 번째로 뽑힌 분은 남동생이 사업을 하다가 부도를 내게 되었는데 뒤늦게 부모님이 사는 집을 동생에게 이전해준 사실을 알게 되었다며 오빠는 이 사실에 대해 분개하고 있고, 자신은 부모님의 집을 찾아드리고 싶은 마음인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고, 두 번째 질문자는 자신이 아끼는 팀원이 고등학교 동창의 합당하지 않은 유혹에 자꾸 넘어가는 것 같아 어떻게 해야할지 물었고, 세 번째 질문자는 수면제를 먹는 것이 습관이 되어서 어떻게 이 습관을 고칠 수 있을지 물었고, 네 번째 질문자는 매사에 남탓하는 습관을 어떻게 고칠 수 있는지 질문했습니다.nbspnbspnbsp그 중에서 남탓하는 습관과 아버지에 대한 감사함이 없는 자신을 어떻게 고칠 수 있는지 물었던 내용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자신의 습관을 어떻게 바꾸어나갈 수 있는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nbspnbspnbsp“저는 어렸을 때부터 문제가 잘 안 풀리면 항상 남탓을 했어요. 결혼 전에는 아빠 탓을 하고, 결혼한 후에는 시어머니 탓을 했고요. 이런 안 좋은 모습을 좀 바꾸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남탓을 하지 않고 제 탓을 하면서 지낼 수 있을까요?”nbsp“네, 남 탓을 안 하면 됩니다.” nbsp“그리고 친정 아버지에게 감사한 마음이 없어서 아이들에게도 나쁜 영향을 주는 것 같은데 어떻게 하면 아버지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가질 수 있을까요?”nbsp“아버지에 대해 감사하면 됩니다.” nbspnbspnbsp“더 물어봐도 되요? 저도 알고는 있는데요. 아버지를 보면 그게 잘 안돼요.”nbsp“어릴 때 친정 어머니가 자기가 있는 데서 남편 탓, 시어머니 탓을 많이 했어요?”nbsp“아버지가 술을 많이 잡수셔서 아버지에 대해 불만이 많이 있으셨어요.”nbsp“어머니가 아버지 때문에 늘 힘들어해서 아이 안고 아버지를 원망하고 투덜댔기 때문에 자기의 무의식 세계에 아버지에 대한 이미지가 좀 부정적이예요.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고의 습관이 형성되었기 때문에 나중에 커서 ‘아버지는 괜찮은 사람이다’ 라고 이성적으로 생각한다고 하더라도 아버지를 보면 마음에서는 거부 반응이 일어납니다. 보면 그냥 짜증이 나는 겁니다. 이것은 생각이 통제를 못합니다. 부딪히면 자동으로 거부 반응이 일어나고 또 찬찬히 되돌아보면 아버지는 잘못한 것이 하나도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nbspnbsp그래서 어릴 때 부모가 자식을 야단치고 너무 많이 간섭을 하면 아이들의 심리에는 거부 반응이 형성되지만 그러나 부모가 자신에게 잘 해준 것에 대해서는 고마운 마음이 들어서 정신적인 갈등이 아주 심해집니다. 부모 때문에 못 살겠다고 하면서 집을 나와 놓고는 또 늘 부모를 걱정합니다. 그런 것처럼 질문자는 무의식 세계에 아버지에 대한 거부 반응을 가지고 있습니다.nbspnbsp어릴 때는 아무것도 모르니까 무지로 인해서 그럴 수가 있어요. 그런데 지금 커서 다시 돌아보니 아버지가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이해가 되잖아요. 질문자는 어렸을 때 아버지의 어떤 모습 때문에 가장 힘들었어요?“nbspnbsp“아버지의 사업이 많이 힘들어지면서 아버지한테 굉장히 짜증을 많이 내었어요.”nbsp“그것이 근본 원인은 아니에요. 아버지에 대한 호의적인 감정이 있으면 아버지의 사업이 실패하면 오히려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일어나는 것이 정상이예요. 아버지의 사업 실패를 보고 짜증이 났다면 그것보다 훨씬 이전에 아버지에 대한 부정적인 마음이 형성되었기 때문입니다. 질문자가 그것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질문자가 엄마의 업을 물려받은 것입니다. 엄마가 아빠 때문에 힘들어하는 모습을 그대로 물려 받았기 때문에 그것은 고치기 어렵습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듯이요.nbspnbspnbsp그래서 나의 바탕이 그렇게 형성되었기 때문에 아버지를 보면 반갑고, 호의적이 되기는 어려워요. 그렇게 되려고 너무 욕심을 내게 되면 그렇게 안 되는 나를 또 학대하게 돼요.nbspnbsp그러나 커서 다시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니 아버지가 나한테 잘못한 것은 아무것도 없잖아요. 나를 공부시키고 키워주신 분이잖아요. 그러니 절을 하면서 이렇게 기도하세요.nbspnbsp‘아버지, 저를 사랑하고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nbspnbsp절을 하면서 이렇게 자꾸 반복하게 되면 암시 효과가 있습니다. 자기가 자기에게 끊임없이 암시하는 겁니다. 일종의 자기 최면이죠. 자기에게 끊임없이 암시를 하면 무의식의 바탕에 아버지에 대한 부정적인 업이 형성되어 있어서 처음에는 상충이 되니까 거부 반응이 생겨서 절을 하고 싶지가 않아요. 짚어 치우고 싶은데 지속적으로 절을 하면 거부 반응이 감사한 마음으로 조금씩 바뀌어 가요. 그러면 아버지에 대해 호의적이 될 수 있습니다.nbspnbspnbsp어느 정도로 호의적으로 바뀌었는지는 아버지를 만나서 테스트를 해보면 돼요. 백일마다 한번씩 아버지를 만나서 대화를 나눠보면 혼자서 기도할 때는 호의적이 된 것 같은데 탁 부딪혀보면 거부 반응이 쏙 튀어나옵니다. ‘아, 아직도 바닥은 청소가 안 되었구나’ 알 수 있죠. 그러면 또 돌아가서 열심히 기도하고, 부딪히면 또 돌아가서 열심히 기도하고, 이렇게 반복하면 자신의 까르마가 변해나갑니다.nbspnbsp대신 욕심을 내면 안 돼요. 이걸 빨리 바꾸려고 하면 자학 증상이 생겨요. 빨리 안 바뀌는 나를 내가 또 나무라게 되거든요. 그러니 바뀌기는 바뀌지만 바뀌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시작하면 안 바뀐다고 좌절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지난번 보다는 거부 반응이 조금 약하네’ 이렇게 신기해 하면서 재미가 붙습니다.nbspnbsp완전히 소멸되려면 부처님이나 예수님처럼 한번 죽었다가 다시 태어나야 합니다. 생사를 건 수행을 통해 까르마를 완전히 소멸하면 몰라도 그렇지 않고 우리들의 수준에서 수행을 하면 완전히 없앨 수는 없고 그 거부반응을 약화시킬 수는 있습니다.nbspnbspnbsp다른 사람을 탓하는 것도 여기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에 남편을 만나면 남편을 탓하고, 아이를 만나면 아이를 탓하고, 시어머니를 만나면 시어머니를 탓하고, 절에 오면 스님을 탓하게 됩니다. 탓하는 마음이 일어나는 것은 현실이지만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감사하니까 감사 기도를 자꾸 하면 감사한 쪽으로 조금씩 나아가게 됩니다. 목표는 감사한 쪽이고, 현실은 탓하는 것인데, 수행은 그 사이에 놓인 과정을 말하는 것입니다. 계속 절을 하시면 조금씩 개선이 될 겁니다. 감사 기도를 많이 하시면 좋겠습니다.”nbsp“네, 감사합니다.”nbsp질문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스님 말씀을 듣다 보니 내가 머리를 싸메고 고민하는 일들이야 말로 나를 알아가는 거울이 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nbspnbsp이주향 교수님은 어떤 질문에도 막힘 없이 명쾌한 대답을 들려주는 스님에게 냉철한 지혜를 가진 사람 같다며 감탄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청중들은 각자 자신의 고민들을 더 꺼내놓고 스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했지만 마칠 시간이 다 되어 아쉬움을 달래야 했습니다.nbspnbspnbsp북콘서트를 마무리하면서 이 교수님은 오늘 참석한 청중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씀 들려달라고 스님에게 부탁했습니다. 스님은 살아있는 모든 사람은 행복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긍정적 사고의 중요성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nbspnbsp“살아있는 모든 사람은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권리를 제대로 행세를 못해요. ‘아이가 말을 안 들어요.’, ‘남편이 맨날 늦게 들어와요.’ 이렇게 자기는 괴로울 수 밖에 없다고 이미 정해놓고 그 이유를 찾아요. 그런데 제가 듣기에는 괴로워해야 할 이유가 별로 안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남편이 죽어서 울고 있는 한 도반의 장례식장에 가서 문상을 하고 나서는 그 분의 귀에 대고 그랬어요. ‘당신은 좋겠소. 시집 한 번 더 갈 수 있잖아.’ nbspnbspnbsp일반 사람 같았으면 뺨때기를 맞았을 수도 있었겠지만, 도를 공부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이런 이야기를 서로 나눌 수가 있는 거예요. 죽었다는 관점에서 보면 슬프지만, 결혼을 한 번 더 할 기회가 생겼다는 관점에서 보면 기분 좋은 일이예요. 결혼을 한 번 더 할 필요가 없겠다 싶으면 혼자 살면 되죠. 즉 선택의 폭이 넓어진 거에요. 왜냐하면 스님은 결혼을 해보지도 못했는데 그래도 결혼을 한 번 해봤잖아요. 그래서 불행해 할 요소가 아니예요. 그런데 사람들은 자꾸 불행하다고만 생각을 하거든요. 어떻게 사물을 보느냐 이 문제입니다.nbspnbsp부처님은 있는 왕위도 버리고 출가를 했잖아요. 그런데 국회의원 떨어졌다고 해서 그게 괴로워할 일이예요? 국회의원 선거에 나와보지도 못한 사람들도 수두룩 한데요. 재산을 잃어버렸다는 것이 슬픈 일이예요? 아니예요. 어차피 부처가 되려면 있는 재산도 다 버려야 하는데요. 뭘.nbspnbsp우리가 사물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그 일은 좋은 일이 되기도 하고 나쁜 일이 되기도 합니다. 그 일 자체는 공이에요. 그 일 자체는 좋은 일도 아니고 나쁜 일도 아니에요. 그 사람 자체는 좋은 사람도 아니고 나쁜 사람도 아니에요. 남편이 바람을 피웠다고 합시다. 내 쪽에서 보면 배신자이지만 그런데 상대편 여자가 볼 때는 더 진실한 사랑이 됩니다. 총각도 아니고 아내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피해까지 감수하고 나를 사랑해준다고 평가할 수 있는 일이 됩니다.nbspnbsp그래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그냥 책 속에 있는 내용 따로 현실 따로 이렇게 이해하면 안 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신앙심이 깊지 못한 것입니다. 존재 자체는 선도 아니고 악도 아니고 다만 그것일 뿐입니다. 그것을 우리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그것은 좋은 일이 되기도 하고 나쁜 일이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일체유심조입니다. 금이라고 하면 금이 되고 똥이라고 하면 똥이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 분별이 다 마음에서 일어난다는 뜻입니다.nbspnbsp그러니 괴로움이란 것은 사물을 부정적으로 보고 거기에 사로잡혀 있을 때 일어나는 것입니다. 그것을 내려놓으면 괴로움이 사라지고, 사물을 긍정적으로 보면 즐거워집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사물을 매사에 부정적으로 봅니다. 그래서 자기의 괴로움을 합리화합니다.nbspnbsp그러니 여러분들은 스스로 중생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주인이 되고 싶어요? 종이 되고 싶어요?“nbspnbsp“주인이 되고 싶습니다.”nbspnbsp“진짜예요? 테스트를 한 번 해볼게요. 두 사람이 밭에서 일을 하는데 저 둘 중에 누가 주인이고 누가 객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고맙습니다 인사를 하면 누가 주인이예요? 인사하는 사람이 주인이예요.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돈을 주면 누가 주인이예요? 돈을 주는 사람이 주인이예요. 그런데 여러분들은 인사를 하고 싶어해요? 인사를 받고 싶어해요?”nbsp“인사를 받고 싶어해요.”nbspnbsp“돈을 주고 싶어해요? 돈을 받고 싶어해요?”nbspnbsp“돈을 받고 싶어해요.” nbspnbspnbsp“거 봐요. 주인이 되기 싫잖아요. 내가 주인이 되기 싫어서 주인이 안 되는 것이지 내가 주인이 되려고 하는데 못 되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여러분들의 눈에는 종이 되는 것이 좋아 보이는 겁니다. 그래서 주인이 못 되는 거예요. 부처가 되는 것이 어려워서 못 되는 것이 아니고, 되기 싫기 때문에 안 되는 겁니다. 아무리 큰 바가지를 들고 빗물을 받아도 거꾸로 들고 있으면 물이 안 고입니다. 즉, 주인이 되기 싫다는 겁니다. 행복하기 싫다는 겁니다.nbspnbsp사랑하는 마음을 내면 행복해지는데, 사랑 받으려고 하면 내가 상대에게 종속되잖아요. 내 행복이 상대의 손에 달려있게 되잖아요. 상대에 따라서 내 행복과 불행이 좌우되잖아요. 그래서 사랑 받으려고 하지 말고 사랑하라 말하는 것입니다. 도움 받으려고 하지 말고 베풀어라. 이해 받으려고 하지 말고 이해해라. 이것은 다른 사람을 위해서 그렇게 하라는 것이 아니고 내가 자유롭고 행복하기 위해서 그렇게 하라는 것입니다. 부처님과 예수님이 무슨 억한 심정이 있어서 우리를 괴롭히려고 하겠어요? 우리 자신을 가장 행복하고 자유롭게 하도록 하기 위해서 하신 말씀입니다.nbspnbsp과거에 사생아로 태어났든, 고아로 자랐든, 어릴 때 성추행을 당했든, 사업에 실패했든, 자식이 없든, 자식이 먼저 죽었든, 누가 돌아가셨든, 그 수많은 경험을 겪고도 여러분들은 지금 살았어요? 죽었어요?“nbsp“살았어요.”nbspnbsp“살아있는 사람은 행복할 권리가 있어요. 자식이 죽었다고 해서 불행해야할 아무런 이유가 없어요. 나의 자유와 행복은 다른 누구에게 양보할 수 있는 게 아니예요. 사랑하기 때문에 괴로운 것이 아니고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괴로운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들도 주인이 될 권리, 행복할 권리를 마음껏 누리시기를 바랍니다.”nbspnbsp살아있는 모든 사람은 행복할 권리가 있다는 스님의 간곡한 호소에 청중들도 뜨거운 박수를 보냈습니다.nbspnbspnbsp마지막 순서는 재즈 가수 말로의 멋진 공연이 펼쳐졌습니다. 가을과 초겨울이 다가오고 있는 요즘에 듣기에는 너무나 안성맞춤인 아름다운 목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nbspnbsp▲ 재즈가수 말로nbsp말로 씨는 멋진 노래를 들려준 후 “좋은 강연을 듣고 맑은 정신을 가지신 분들에게 이런 공연을 하게 되어 너무 영광”이라며 기쁜 마음을 나누어 주기도 했습니다.nbspnbsp이렇게 북콘서트를 모두 마친 후 이어서 스님이 참가한 청중들 모두에게 책 사인을 해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nbspnbspnbsp▲ 야단법석 책 사인회nbsp청중들은 스님과 눈을 마주치며 소중한 가르침을 준 스님에게 거듭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특히 어떤 분은 “스님 책을 읽으며 제 인생이 얼마나 행복해졌는지 몰라요” 라며 그 기쁨을 감출 줄 몰라 했습니다.nbspnbspnbsp사인회를 모두 마치고 나서는 오늘 강연을 준비한 정토회 컨텐츠사업국 자원봉사자들과 모두와 함께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활짝 웃는 얼굴 속에는 오늘도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할 수 있어 보람 있었다는 뿌듯함이 가득 묻어 있었습니다.nbspnbsp▲ 오늘 북콘서트를 함께 준비한 정토회 컨텐츠사업국 자원봉사자들nbsp스님은 북콘서트를 마친 후 폴짝 폴짝 뛰듯이 계단을 지나 곧바로 저녁 강연이 열리는 인천시 계양구청으로 향했습니다. 차가 막히게 되면 강연 시간에 늦을 수도 있는 상황이라 많이 서둘렀습니다.nbspnbsp저녁 7시부터는 인천시 계양구청에서 청년들을 위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 다음 이야기에 계속 됩니다...nbspnbsp※ 법륜 스님의 세계 100회 강연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야단법석을 지금 인터넷 서점에서 만나보세요. 14만 킬로미터의 여정에서 만난 2만 2천여 명 세계인과의 행복한 대화가 생생하게 담겨 있습니다.nbspnbsp지금 구매하기nbsp
2015.11.9 (오전) 시흥 즉문즉설 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시흥시 ABC행복학습타운에서 시흥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했습니다.nbspnbsp어젯밤 문경 정토수련원의 행자님들을 위해 법회를 해준 후 새벽 5시 30분에 문경을 출발한 스님은 서울 정토회관에 잠시 들렀다가 곧바로 강연이 열리는 시흥시로 향했습니다.nbspnbsp며칠째 내린 비가 새벽까지 내려 아침 기온이 쌀쌀하게 느껴지는 가운데 시흥시 ABC행복타운에는 아침 7시부터 봉사자들이 모여 강연 준비를 했다고 합니다. 접수 부스, 책 판매 부스, 시흥 정토법회와 후속 강좌 안내 부스, JTS부스를 설치하고, 길거리에 안내푯말을 들고 서 있는 등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습니다.nbspnbsp▲ 시흥시 ABC행복학습타운nbsp오늘 즉문즉설 강연은 부천정토회 시흥법회에서 주최하였는데 인근의 광명, 인천, 안산 법당에서 온 자원봉사자들까지 포함하여 60여 명이 함께 준비했습니다. 시흥시는 인구 39만의 도시로, 부천시와 광명시에 접해 있는데 아직 법당이 없어 부천 정토법당에서 시흥시 봄학기 불교대학생을 모집하여 지난 3월부터 두레 생협에서 수업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 강연도 시흥시 봄학기 불교대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인근 안산 법당과 부천 법당, 광명 법당이 함께 지난 10월 20일부터 거의 매일 시흥시 전역을 다니며 홍보를 했다고 합니다.nbspnbspnbsp10시 30분이 되자 스님 소개 영상이 상영되고, 이어서 스님이 무대 위에 오르자 500여석의 객석을 가득 채운 청중들의 열띤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nbspnbspnbsp스님은 “이른 아침에 오시기 힘들지 않았느냐?” 고 물어보며 “지난 2012년 300회 강연할 때 와보고 3년 만에 온 것 같다”며 시흥 시민들을 향해 다정한 인사말을 건네며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nbspnbspnbsp“한 면만 보는 것을 편견이라고 합니다. 편견에 사로잡히면 괴로워하고 미워할 수밖에 없지만 사물의 전모를 보면 ‘그렇게 미워하거나 괴로워할 일이 아니다’ 이렇게 될 수도 있습니다. ‘미워하지 마라’가 아니라 ‘알고 보니 미워할 일이 아니네’가 되고, ‘용서해주라’가 아니라 ‘알고 봤더니 잘못한 게 아니네’가 됩니다. 이걸 깨달음이라고 해요.nbspnbspnbsp이렇게 자기 스스로 통찰력을, 즉 지혜를 갖게 되면 자신의 괴로움이 사라지거나 얕아집니다. 가벼워져요. 그래서 우리가 중생이지만 부처의 경지로 나아갈 수 있고, 우리가 땅에 살지만 어느덧 하늘의 경지에 다가가게 됩니다. 몸이 죽어서 하늘에 있는 천국에 가는 게 아니라, 우리가 지금 이곳에 살고 있으면서도 천국 같은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불교에서는 이것을 ‘번뇌 즉 보리’라고 합니다. ‘보리’는 인도 말로 ‘깨달음’이라는 뜻이에요. 번뇌, 즉 괴로움이 곧 깨달음이라는 겁니다. 성경에서는 ‘고통 속에서 하나님의 음성이 들린다’라고 합니다. 모두 자기 뜻대로 되어서 기분 좋을 때 하나님의 음성이 들리는 게 아니라 우리가 고뇌에 차 있을 때 하나님의 참 음성이 들린다는 말이에요. 그래서 우리들이 살면서 겪는 이 고뇌나 의문이 우리가 천국으로 가는 통로이자 깨달음으로 가는 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nbspnbsp오늘 여러분들이 보기에는 인생상담이지만, 저는 여러분들이 겪는 인생의 고뇌를 소재로 해서 깨달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 거예요. 서로 입장이 좀 다르죠? 여러분들은 상담하러 왔고 저는 설법하러 왔어요. 다만 경전을 인용하거나 부처님 이야기를 하지 않을 뿐이죠. 가능하면 예수님 이야기를 더 많이 하고요. nbspnbspnbsp서두에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은 질문하시는 분들이 편안하게 하시라는 뜻입니다. 고상하게 하려고 애쓸 필요 없어요. 우리 중생의 삶이라는 게 원래 그리 고상하지 않습니다. 욕심내고 치고받고 싸우는 게 원래 중생의 세계잖아요. 그런 이야기 속에서 우리가 진리의 세계를 엿볼 수 있습니다. 자, 그럼 질문하실 분들 손들어 보세요.”nbsp스님의 이야기가 끝나기가 무섭게 곳곳에서 손을 들며 스님에게 질문을 청했습니다.nbspnbsp총 6명이 스님에게 질문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첫 번째 질문자는 30대 주부로 10살 연상인 회사 상사와 결혼했는데 남편이 삐져서 한 달째 말을 하지 않아 외롭다고 호소하였고, 두 번째 질문자 역시 30대 주부인데 남편이 반복되는 사업 실패로 화가 나서 자신과 어린 아이들에게 화를 많이 내서 남편의 화를 풀어줄 방법은 무엇인지 물었고, 세 번째 질문자는 20대 초반의 남성으로 법륜 스님을 은사로 3년간 출가해서 마음공부를 하고 싶은데 가능한지 물었고, 네 번째 질문자는 70대의 할머니였는데 선산에 조상님을 여섯 분 모시고 있고,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서 화장을 하고 싶은데 그렇게 해도 되는지 물었습니다.nbspnbsp다섯 번째 질문자는 7세 아들을 둔 40대 여성으로 맞벌이 하느라고 친정어머니의 도움을 받고 함께 살았는데 최근에 직장을 그만두어 어머니와 분가를 하고 싶지만 마음이 편하지 않아 어찌해야 하는지 물었고, 여섯 번째 질문자는 50대 중반의 남성으로 20여 년간 책을 구입하여 부처님 말씀을 혼자 공부하고 있는데 그 방대한 양의 경전을 어떤 순서와 체계로 공부해야 하는지를 물었습니다.nbspnbsp질문자들의 심리를 잘 이해해서 상황에 따라 속시원하게 답변해주는 스님의 말씀을 들으며 청중들은 즐겁게 웃고 박수치며 공감하였습니다. 스님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질문자들에게 정성을 기울여 답변해 주면서 자신의 삶의 주인으로서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 것을 강조했습니다.nbspnbsp오늘은 그 중에서 첫 번째 질문이었던 남편이 삐져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인 분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nbspnbspnbsp“결혼한 지 6년인데 남편이 삼시세끼 밥을 너무 좋아합니다. 일요일에 제가 짜파게티를 먹자고 했더니 남편이 밥을 달라고 했어요. 농담조로 ‘아이고, 우리 밥돌이들 밥해주러 가야지’ 했더니 그 말에 삐쳐서 한 달째 말을 안 합니다. 결혼 초부터 그러는데 이게 가슴에 응어리가 되어 맺혔어요.”nbsp“남편이 질문자와 나이가 몇 살 차이나요?”nbsp“그게 중요해요. 10살이 많아요.” nbsp“10살이 많은 남편더러 밥돌이라 불러요?” nbsp“애교 비슷한 거예요.”nbspnbsp“애교도 상대가 귀여워해줘야 애교죠. 애교라고 정해진 게 있어요? 내가 좋다고 애교가 아니라 상대가 귀여워해줘야 애교죠.”nbsp“속이 터져서 이젠 화해할 방법도 모르겠고 그냥 하루하루 대충 사는 기분이에요. 그래서 아들한테 미안해요.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데 이렇게 아무것도 아닌 일을 갖고 한두 달씩 말도 안 하니까요.”nbsp“질문자는 강제로 결혼했어요, 연애했어요?”nbsp“연애 결혼했어요.” nbsp“남편의 뭐가 좋았어요?”nbsp“회사 과장님이셨는데 맛있는 걸 많이 사줬어요.” nbsp“예, 얻어먹은 과보예요. 얻어먹은 과보로 밥을 많이 해줘야 해요. 그런데 요새 밥하기가 뭐 그리 어려워요? 장작불을 때서 밥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밥솥에 쌀 안쳐서 전원만 꽂으면 되잖아요.”nbsp“저는 짜파게티를 먹고 싶었어요.” nbspnbsp“질문자는 먹고 싶은 걸 먹고 남편은 밥을 주면 되죠. 연애할 때 한 사람은 ‘짜장면 먹으러 가자’ 하고 한 사람은 ‘비빔밥 먹으러 가자’ 해서 먹는 걸로 다툴 때 있잖아요. 제가 미국 갔을 때 어떤 박사 부부를 만났어요. 그 부부는 그럴 때 한 사람이 양보해서 이쪽으로 갈 수도 있고 다른 한 사람이 양보해서 저쪽으로 갈 수도 있지만 너무너무 먹고 싶을 때는 헤어져서 한 사람은 짜장면 먹고 한 사람은 비빔밥 먹고 카페에서 다시 만난대요. 제가 그 말 듣고 ‘오, 너희는 부처님 말씀 안 듣고도 부처님 가르침대로 하는 사람들이다’ 그랬어요. 질문자도 자기는 짜파게티 먹고 남편은 밥 주면 되잖아요.”nbsp“짜파게티는 최근의 예일 뿐이고 결혼 생활 중에 이런 일이 비일비재해요. 한두 달씩 말 안 하는 걸 어떻게 하루로 줄일 수 있을까요?”nbsp“한두 달씩 말 안 하게 되는 시작점이 주로 먹는 것 때문이에요? 밥 문제 가지고 그래요?”nbsp“주로 먹는 문제가 많은 것 같아요.”nbsp“그런데 과장님하고 결혼했으면 경제적 여유도 좀 있겠네요.”nbsp“예, 지금은 사장님이죠.” nbsp“그러면 밥 주는 정도의 서비스는 해줘야 하지 않을까요? 그 정도도 안 해주면 어떡해요.”nbsp“그러면 제가 먼저 또 화해를 해야 할까요?”nbsp“화해를 하지 말고 밥을 잘해주면 되죠.” nbspnbsp“저는 싸워도 밥은 삼시세끼 꼬박꼬박 제 시간에 차려줘요.”nbsp“네, 그냥 밥만 잘 해주고 남편 스스로 풀릴 때까지 놔두세요. 보통의 경우 질문자가 어떻게 해야 풀리는데요? 말로 해서 풀린다면 풀면 되죠. 어떻게 하면 주로 풀어져요? 가만 내버려둬서 시간이 흐르면 풀어져요? 뭐라고 빌어야 풀어져요?”nbsp“시간이 지나면 자기가 먼저 말을 해요. 주로 아들이랑 놀러가고 싶을 때요. 아들과는 말도 잘 하고 잘 노는 90점짜리 아빠예요. 저한테만 그래요. 그래서 외로워요.” nbspnbsp“그런데 상사와 결혼을 하면 남편의 심리에 이런 게 있습니다. 한국에서 나이 차이가 한 10살 되는 상사와 결혼해서 외국에 나와 있는 부부를 만난 적이 있어요. 상사가 아랫사람과 결혼할 때는 나이 차이와는 별개로 자기가 늘 우위에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부인이지만 좀 직원처럼 낮춰 보는 게 있어요. 그런데 결혼해서 한 이불 밑에서 잠도 자면서 살면 나이와 지위를 떠나서 둘이 맞먹게 되잖아요. 그런데 부인이 그렇게 함부로 대하는 게 남편은 항상 기분 나쁘다고 하더라고요. ‘이게 다 컸구나, 머리 굵어졌구나’ 이렇게 은근히 기분 나빠하는 게 항상 있어요. 게다가 이 부부의 경우는 외국에 나와서 사니까, 나이 든 사람보다 젊은 사람이 외국 생활에 빨리 적응하잖아요. 부인은 외국어도 잘하고 현지 생활에 빨리빨리 적응하고, 한국에서 목에 힘주고 살다 간 남편은 돈은 좀 있지만 적응이 다소 늦었어요. 그래서 사업은 자기가 시작했어도 실제 경영은 부인이 다 하니까 남편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바지저고리가 되었다고 느끼는 거예요.nbspnbsp우리가 생각하기엔 부인이 다 해주고 자기는 그냥 돈만 쓰면 되니 좋잖아요. 그런데 인간 심리가 안 그래요. 겉으로는 폼 잡고 싶은데 속으로는 위축감을 느끼게 되니까 사소한 걸 가지고 자꾸 시비를 해요. 그러니까 부인 입장에서는 자기가 일을 도맡아 하는데 남편이 도와주기는커녕 계속 딴지만 거니까 그게 또 화가 너무 나는 거예요.nbspnbspnbsp이런 심리가 있기 때문에 남편이라고만 생각하면 안 돼요. 사람의 심리를 생각해봤을 때, 질문자가 가정을 행복하게 만들려면 두 가지를 해야 합니다. 첫째, 남편을 상사처럼 존중해줘야 합니다. 남편이라고 맞먹지 말고, 밥돌이라고 부르지 말고, ‘아이고, 우리 어르신은 밥을 참 좋아하셔서 다행이다’ 이렇게요.”nbsp“지금 스님 말씀하신 게 딱 남편이 원하는 거예요.”nbsp“그래요. 그렇게 상사로서 존중해주세요. 두 번째, 술을 마시고 약간 취했거나 밤에 잘 때는 아기처럼 돌봐주세요. 늘 상사처럼 존중만 하면 안 돼요. 등도 두드려주고, 큰 아기 키운다고 생각하고 해주세요. 작은 아기만 귀여워하면 그걸 보고 또 삐쳐요. nbspnbsp아무리 아들이 귀여워도 남편을 우선시해줘야 해요. 내가 아이보다 남편을 우선시하면 남편이 아이를 극진히 대합니다. 그런데 내가 아이만 너무 극진히 대하고 남편을 무시하면 아이를 싫어하거나 성질내고 갈등이 굉장히 심합니다. 사람 심리가 그래요. 남자라는 게 덩치만 크지 속을 들여다보면 텅텅 비었어요. 아내가 ‘잘 한다, 잘 한다, 당신이 왕이로소이다’ 이러면 죽을 둥 살 둥 일해요. 그런데 딱 무시하면 기가 빠져서 맥을 못 춰요. nbspnbspnbsp그러니 질문자는 남편이지만 남편으로만 대하지 말고 두 가지로 대해줘야 해요. 지금 남편에게는 정반대의 두 가지 심리가 있거든요. 한 가지는 어릴 때 엄마로부터 사랑을 못 받은 심리가 있기 때문에 아기처럼 돌봐줘야 해요. 또 한 가지는 어른으로서 항상 깍듯이 존중해주는 태도가 필요해요. 질문자의 심정은 이해가 됩니다. ‘나 보고 어쩌란 말이냐? 어른으로 대우해주면 또 삐치고 아이로 대하면 무시한다고 하는데’ 그러나 남편의 속을 들여다보면 두 가지 이중심리가 있기 때문에 지혜롭게 적절히 맞춰주는 게 필요합니다.”nbsp“네, 감사합니다.”nbspnbsp“그렇게는 살기 싫다, 어떻게 그렇게 힘들게 사느냐, 이렇게 생각하면 ‘안녕히 계십시오’ 하고 헤어지고, 아까 질문자가 말한 대로 행복하게 살고 싶다면 그렇게 맞춰가며 살아야 해요. 외국인하고 사는데 계속 된장찌개만 끓여주면서 ‘아무거나 해주는 대로 먹어야지’ 하면 안 되잖아요. 가끔 피자도 해주고 빵도 해주는 것처럼 상대한테 좀 맞춰줘야 해요. 남편이 시골 출신이에요?”nbsp“아뇨, 서울 토박이에요. 제가 시골 출신이고요.”nbsp“서울에서 태어났는데 그런 밥돌이가 있어요? 우리처럼 시골에서 태어났으면 천하에 좋은 걸 줘도 밥이 최고지만요.”nbspnbsp“어머님이 그렇게 키우셔서요. 아버님이랑 똑같아요. 아버님 닮았어요.”nbspnbsp“아이고, 질문자 말투만 봐도 남편을 무시하는 말투예요. ‘너희 아버지 닮았다’ 이런 소리까지 하죠?” nbspnbsp“아뇨, 그런 건 티 안 내죠. 속마음으로만요. 그 정도 눈치는 갖고 살아야죠.” nbsp“그 정도는 갖췄어요? 하하. 네, 조금 더 갖춰보세요. 그렇게 대우를 해줘야 해요. 부인한테도 자꾸 무시당한다고 느끼면 굉장히 마음이 상해요. 그러니까 오늘 가서 깍듯이, ‘스님 법문을 들었는데 내가 당신을 좀 무시한 것 같다. 당신을 좀 어른으로 깍듯이 모시라고 하더라’ 이렇게 말해 봐요. ‘그 중이 뭘 안다고’ 틀림없이 이렇게 말하겠지만 속으로는 ‘그 중 뭘 알긴 아네’ 이럴 거예요. 그래서 스님을 좋아하게 될지도 몰라요. nbspnbspnbsp밤에 잘 때나 술 마시고 취했을 때는 어른으로 대하지 말고 아기처럼 보살펴줘야 해요. 잠들 때나 취했을 때는 무의식의 세계로 들어가거든요. 그러면 자기 나이 같은 건 잊어버리고 어릴 때의 욕구 불만으로 돌아가게 돼요. 그래서 그걸 잘 살펴 좀 다독거려주는 게 필요합니다. 그러면 행복하게 살 수 있어요.”nbsp“예, 강연 끝나고 스님이 말씀하신 대로 남편에게 문자를 보내면 아마 웃으면서 퇴근하지 않을까 싶어요.” nbsp질문자가 기뻐하는 표정으로 환한 웃음을 터뜨리자 청중들도 함께 웃으며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nbspnbspnbsp이렇게 모든 질문에 대한 답변을 마치고 나니 벌써 2시간 30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스님은 마지막으로 모든 사람은 다 행복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강연을 마쳤습니다.nbspnbsp“태어남에 의해서는 어떤 죄도 없습니다. 얼굴이 검은 것도 죄의 과보가 아니고, 신체 장애인 것도 죄의 과보가 아니에요. 그런데 우리는 장애아를 낳으면 ‘아이고,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서 이런 애를 낳았나’ 이렇게 말합니다. 이건 굉장히 잘못된 생각이에요. 장애가 징벌이라는 말이잖아요. 왜 장애가 벌이에요? 부처님의 가르침은 ‘비록 장애가 있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행복할 권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즉 부처가 될 성품이 있다는 이야기예요. 이게 부처님의 가르침입니다.nbspnbspnbsp여자라 해도 행복할 권리가 있고 인간으로서 존중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옛날에는 여자로 태어난 것도 전생에 죄를 많이 지어서 하늘의 벌을 받아 그렇다고 믿었습니다. 이건 가부장적 제도에서 만들어진 잘못된 생각이에요. 태어남에 의해서는 차별받아서는 안 됩니다. 사람은 누구나 피부 빛깔이나 남녀나 성적 취향이나 신체 장애 유무나 민족에 의해 차별 받아서는 안 됩니다.nbspnbsp누구나 다 존중받아야 하고, 누구나 다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빌어 표현하면 ‘모든 사람은 다 하나님의 아들딸이다’라고 해요. 즉 하나님 앞에 평등하다는 겁니다. 불교식으로 말하면 ‘모든 사람은 다 불성이 있다’고 해요. 부처가 될 성품이 있다, 다시 말해 행복할 권리가 있다는 이야기예요.nbspnbspnbsp그러니 여러분들은 더 이상 열등의식을 갖지 말고, 돈 좀 있거나 지위가 좀 높다고 잘난 척도 하지 말고, 한 사람으로서 부처가 되어, 즉 자기 삶의 주인이 되어서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nbsp오늘 질문자들도 자신은 괴로울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지만 스님과의 문답 속에서 괴롭지 않을 수 있는 길을 발견했듯이 모든 사람은 행복할 수 있다는 스님의 간곡한 호소는 깊은 울림으로 남았습니다.nbspnbspnbsp강연이 끝난 후 무대 위에서 책 사인회를 가졌습니다. 무대에서 입구까지 사인을 받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렸는데 스님이 한 분 한 분에게 정성껏 사인을 해주자 모두들 매우 흡족해 했습니다.nbspnbsp여러 권의 책을 구입하여 사인을 받고 나오는 50대 질문자에게 소감을 물어보았습니다. 이 분은 불교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스님에게 질문한 분입니다. “20년 넘게 여러 스님의 해설서와 불경을 접하며 공부해 왔는데 오늘 들은 법륜 스님 말씀에 몰랐던 눈이 떠지고 환희심이 생겼다” 고 하면서 “시시콜콜한 질문에도 불교적 관점에서 자연스럽고 유연하게 답변하는 모습은 태어나서 처음 접하는 모습이었다.”고 하며 들뜬 마음을 표현했습니다.nbspnbspnbsp또 무대 앞에서 사진을 찍는 30대 여성 질문자에게 소감을 물었습니다. 이 분은 화내는 남편에 대해 질문했습니다. “화내는 남편이 문제가 아니고, 내 마음이 문제인 것을 알게 되었다. 좋은 엄마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라며 밝게 웃었습니다.nbspnbsp사인회를 마치고 오늘의 즉문즉설 강연을 준비한 봉사자들이 모두 무대 위에 모여 “시흥 정토법당 파이팅”을 외치며 스님과 사진을 찍었습니다. 강연장에 쩌렁쩌렁하게 울려퍼지는 목소리에는 시흥에도 정토회 모임이 생기길 바라는 간절한 바램이 느껴졌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봉사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봉사자들의 노고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전했습니다.nbspnbspnbsp봉사자들은 다음 주부터 3회에 걸쳐 여기서 실시될 후속 강좌에도 많은 시민이 참석하길 바라며 열심히 안내 전단을 나눠주고 뒷정리까지 잘 마쳤습니다. 시흥시에도 정토회가 새로 개원해서 많은 이들의 행복한 삶을 만나게 되길 기원해 봅니다. nbspnbsp이어서 오후 3시부터는 조계사 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새책 야단법석 북콘서트가 열리고, 저녁 7시부터는 인천 계양구청에서 청년들을 위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 다음 이야기에 계속됩니다.nbspnbsp ※ 법륜 스님과 함께하는 인도 성지순례 참가자 접수가 진행 중입니다.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서 인도의 10대 성지를 내 발로 직접 밟아보고 그 감흥을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아래 배너에서 직접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nbsp
2015.11.8 (저녁) 문경 정토수련원 행자원 수행법회
nbsp오늘 스님은 새벽 6시에 정토불교대학 특강수련에 이어 오후 1시 30분에 저녁반 자원활동가 즉문즉설 강연을 마친 후 저녁 7시 30분부터는 문경 정토수련원에서 수행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는 행자들을 위해 수행법회를 해주었습니다.nbspnbspnbsp오늘 수행법회에는 백일 출가 프로그램에 입재해서 수행하고 있는 분들, 백일 출가를 마치고 2학기 과정에 있는 분들, 행자대학원 과정에 입학해서 행자생활을 하고 있는 분들 등 80여명이 함께 참석해 스님의 법문을 청해 들었습니다.nbspnbsp스님은 우리는 모두 고뇌가 있기 마련이라고 하면서 수행은 너무 욕심을 내어서 하지 말고 꾸준히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법문을 시작했습니다.nbspnbsp“단박에 되려고 하지 말고 현실에 두발을 딱 딛고 서서 이상을 향해서 꾸준히 한발 한발 나가야 합니다.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되, 능력밖에 욕심을 내서 초조 불안해 하지 말고, 또 할 수 있는 데도 게으름을 피워서 안주 하지 말고, 꾸준히 하는 데까지 해 나가면 됩니다. 이것을 ‘다만 할 뿐이다’ 이렇게 표현합니다.nbspnbspnbsp이런 관점을 가지면 공부가 잘 되니 안 되니 수행이 잘 되니 안 되니 이런 얘기를 할 필요가 없어져요. 이 현실에서 내가 출발하고 있기 때문에 남이 뭐라고 평가하든 나는 어제보다는 오늘이, 지난해보다는 올해가, 입재하기 전보다는 입재한 후가 나아지고 있어요. 물론 두 발 갔다가 한발 뒤로 가고, 세 발 갔다가 두발 뒤로 가는 일이 있다 하더라도 그건 나아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이지 후퇴하는 것은 아니에요. 그런 관점을 가지고 여러분들이 정진을 해나간다면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요.nbsp여러분들은 정진을 너무 어렵게 생각해요. 그건 욕심 때문에 그러는 거예요. 또 수행자인데 수행의 본분을 놓치고 살아요. 여기까지 들어와서 그냥 세상 살 때의 버릇으로 똑같이 살아요. 그건 수행자라는 본분을 잊어버린 거에요. 또 너무 조급해 하고, 나갈까 말까 망설이는 것은 욕심을 내기 때문에 그래요. 나가더라도 여기서 배운 것의 유익함에 대해 감사해 하고, ‘세상에 나가서도 꾸준히 정진을 이어나가야 되겠다. 틈틈이 여기로 돌아와서 점검하면서 가야되겠다.’ 이런 자세가 필요한 거예요. 욕심을 내기 때문에 여기서도 무리하게 되고, 지쳐서 나가떨어지면 도망가듯이 나가게 되고, 그래서 다시 돌아오지도 못하게 되고, 정진도 안 하게 되고 하는데 이건 어리석은 행동입니다.nbspnbspnbsp자기가 무엇을 하든 그건 개인의 자유에요. 자유를 속박 받을 필요는 없어요. 그러나 맺은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해서 내가 무엇을 하든 어디에 있든 꾸준히 정진을 해나가는 이런 자세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nbspnbsp이런 말씀을 서두로 언급하면서 스님은 행자님들에게 생활하면서 어려움이 있으면 한번 얘기해 보라며 질문을 받았습니다.nbspnbspnbsp첫 번째 질문자는 백일출가 팀장 소임을 맡고 있는데 한 분이 결정된 사항을 제대로 시행하지 않아서 답답하고 깝깝하다며 어떻게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이해할 수 있을지 물었고, 두 번째 질문자는 행자원의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데 백일출가 행자님들이 다수가 뭉치고 한 사람이 왕따당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데 이 문제를 어떻게 관점을 잡고 풀어나가야 하는지 물었고, 세 번째 질문자는 살림팀을 맡고 있는데 팀원들과 마음을 나누기 보다는 일을 우선해서 자꾸 대하게 되어서 고민이라고 물었고, 네 번째 질문자는 3년째 백일출가 스텝을 하고 있는데 백일출가가 초기보다 참가 인원이 많이 줄어들고 있어서 걱정스런 마음이 든다며 질문을 했습니다.nbspnbsp그 중에서 어떻게 하면 팀장 소임을 잘 할 수 있을지 물었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리더십을 가지려면 어떤 마음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nbspnbspnbsp“저는 팀장 소임을 한지 약 8개월 정도 됐는데요. 이제 업무파악은 어느 정도 되었는데 제가 가장 약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팀원들과의 공감대 형성이고 그 부분이 가장 힘들다고 느껴져요. 살아온 패턴 자체도 누구한테 별로 아쉬운 소리를 하지 않았고, 사람들을 많이 접하지 않고 살아왔다 보니까 팀장으로써 팀원들의 습성들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그리고 일을 할 때 함께 일하는 사람을 이해하면 더 일이 효과적으로 됐을 텐데 일이 먼저 우선적으로 보이는 그런 경험들이 많았어요. 일은 잘 처리를 하되, ‘같이 일하는 상대의 마음을 더 이해하면서 처리를 하면 좀 더 좋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이 요즘 많이 듭니다. 그래서 제가 팀원들에게 어떻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까요?nbspnbsp또 한편으로는 저도 사람인지라 ‘아, 나도 힘든데.’ 이런 마음도 있고 ‘그래도 일은 처리해야 되지 않나.’ 이런 마음이 자꾸 듭니다. 그러나 상대의 마음을 백 프로 받아주지 못한 것에 대해서 일을 마치고 나면 항상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 부분을 제가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요?”nbsp“부처님의 말씀 중에 ‘수처작주’ 라는 것이 있어요. 어떤 상황에 처하든 주어진 조건에서 주인 된 자세를 가져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주인 된 자세를 갖기란 말처럼 쉽지가 않습니다.nbspnbspnbsp한 예를 들어보면 제가 미국에서 있었던 일인데 어떤 절에 갔어요. 미국은 절의 문을 다 잠궈 놓아요. 치안이 안 좋아서 아무나 들어올 수 있게 안 되어 있어요. 제가 문을 막 두들기는데 문을 안 열어주는 거예요. 밖에서 한참 동안 벨을 울리고 두들기고 했는데도 문을 안 열어주니까 사람이란 게 짜증이 나잖아요. 계속 안 열어줬으면 괜찮았는데 갈려고 하는데 누가 문을 여는 거예요. 그러니까 짜증이 그 사람한테 탁 쏠린 거에요. ‘아니 안에 있으면서 도대체 뭐하는 거예요. 벨소리도 못 들었어요? 문 좀 빨리 열어주면 안돼요?’ 제가 이런 식으로 얘기했어요. 그랬더니 그 사람이 ‘나도 오늘 여기 처음 온 사람이에요.’ 이러는 거예요.nbspnbsp여기서 제가 크게 착각한 것이 10분 먼저 왔든, 1시간 먼저 왔든, 하루 먼저 왔든, 한달 먼저 왔든, 그 절을 방문하는 입장에서는 그 절 안에 있는 사람을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였어요. 저는 객이고요. 우리들의 심리가 그래요. 그런데 그 사람 입장에서는 여기 오늘 왔기 때문에 절의 주인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벨을 아무리 눌러도 그건 자기 일이 아닌 거에요. ‘뭐, 누가 열어주겠지.’ 이렇게 생각하니까 벨소리를 들어도 신경 안 쓰고 자기는 자기 볼일 보다가 계속 문을 두드리니까 자기가 객이지만 ‘어떻게 된 건가’ 싶어서 문을 열어 준 거예요. 자기는 잘한다고 한 건데 문을 열자마자 그냥 야단을 치니까 기분 나쁠 거 아니에요. 이게 우리 인생이에요.nbspnbsp가장 대표적인 게 전화 받는 거예요. 어떤 사람이 정토회에 전화를 했어요. 그런데 딱 담당자가 전화를 받으면 ‘네, 무슨 일이시죠?’ 이렇게 되는데 여러분들이 담당자도 아닌데 정토회에 놀러 와 있다가 전화벨이 울렸는데 아무도 안 받아서 슬쩍 받았어요. ‘여보세요.’ 하니까 상대는 전화를 한참 안 받았으니까 화가 나서 뭐라 그러면 여러분들이 뭐라고 그래요? ‘아, 죄송합니다. 제가 늦게 받았습니다.’ 이런 사람 거의 없잖아요. ‘저도 오늘 처음 왔어요. 제가 담당 아니에요. 전화를 하도 안 받아서 그냥 받아 본 거에요.’ 이렇게 나올 거 아니에요. 그럼 이건 주인 된 자세가 아니라 객의 자세에요. 주인이란 생각을 안 하는 거예요.nbspnbspnbsp그런데 스님이라면 어떨까요? 그게 어떤 전화든 저는 주인으로 받겠지요. 그런데 자기 부서가 아니면 다 객으로 전화를 받아요. 누가 어떤 추궁을 하면 ‘난 몰라요.’ 이렇게 얘기해요. ‘아, 네네. 무슨 일이시죠? 메모 남겨주시면 담당이 오면 바로 전달해서 연락해 드릴게요.’ 이렇게 얘기하는 것이 주인 된 자세에요.nbspnbsp그것처럼 질문자가 팀장이라면 팀원들은 다 팀장이 주인이라고 생각해요. 질문할 게 있으면 다 팀장한테 묻는데 팀장은 자기가 주인이라는 생각이 별로 없는 거예요. 정토수련원의 주인은 원장님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보통은 ‘나도 여기 와서 뼈 빠지게 일해주고 있는데...’, ‘나도 힘들어 죽겠는데 왜 나한테 시비야.’ 이렇게 나오기가 쉽다는 거예요. 이게 문제에요.nbspnbsp우리가 어떤 일을 할 때는 주인 의식과 책임 의식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수행자는 어떤 상황에서든 자기가 주인으로써 책임 의식을 가져야 되요. 그러니까 우리가 만약 수행자라면 대한민국 국민들이 막 흥분해서 대통령을 욕하면 덩달아 욕만 하지 말고 그 분노와 비난에 대해서 우리도 책임 의식을 느끼고 그것을 해소하는데 조금이라도 기여를 해야 되요. 그들이 원하는 행정적인 처리는 못해 주더라도요.nbspnbsp제가 청춘콘서트 시작한 동기도 카이스트 대학교에서 학생이 자살을 한 것이 계기였습니다. 그럼 그것은 누구 책임이에요? 사회에서 아무도 책임질 사람이 없어요. 대통령도 책임 안지고, 교육부 장관도 책임 안지고, 대학 총장도 책임 안 지고, 담당교수도 책임 안 져요. 그러니까 누군가는 그 부모의 아픔도 어루만져 줘야 되고, 이 일로 인해 아파하는 사람들의 마음도 누군가가 ‘제가 부족해서 그렇습니다.’ 이렇게 얘기해줘야 되는데 우리 사회엔 그런 사람이 아무도 없잖아요. 이 문제에 대해서 기성세대로써, 특히 종교인으로써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자살하지 마라 얘기한다고 해서 자살을 안 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청춘들을 위로하기 위해서 대학을 다니면서 청춘콘서트를 하게 된 것입니다.nbspnbsp‘의병’이라고 하는 것도 어때요? 바로 국가에 대한 책임 의식이에요. 실제로는 국민들이 뭐 때문에 책임이 있겠어요? 지도자들이 책임져야 되는 것이죠. 그런데 임금도 도망가고 관군도 도망가니까 농사짓던 백성들이 ‘우리가 책임을 지자.’ 이렇게 일어난 것이 의병이란 말이에요.nbspnbspnbsp질문자는 이런 주인 의식과 책임 의식이 부족한 거예요. 질문자는 지금 이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나는 이 정토수련원의 책임자가 아니다. 여기 와서 봉사하는 사람일 뿐이다, 나도 힘들어서 내 수행하러 왔는데 밥 할 사람이 없다고 해서 내 차례도 아닌데... 지금 나도 힘들어서 겨우 맡고 있는데... 어디 나한테 자꾸 그러나?’nbspnbsp그럼 밑에 있는 사람의 입장은 어떨까요? ‘어쨌든 너가 팀장이니까 네가 알아서 우리를 다 감싸줘야 되지 않느냐? 너가 내 힘든 거 봐줘야 되지 않느냐. 일 좀 똑바로 분류해줘야 되지 않느냐.’ 이렇게 이 사람들은 요구하는 거예요.nbsp우리가 못한 것은 네가 다 감싸줘야 되고, 잘못한 건 다 네가 책임져줘야 되고요.nbspnbsp우리가 지금 정치 지도자한테 요구하는 게 항상 그 두 가지입니다. 잘못한 책임은 당신이 져줘야 돼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책임을 위에서 안 져주니까 지금 문제가 되는 거예요. 또 잘하는 게 있으면 성과를 팀장이 다 가져가면 안 돼요. 팀원들은 ‘내가 잘한 걸 왜 네가 가로채느냐?’ 이렇게 생각하는 거예요. 또 힘들면 팀장 보고 다 보듬어 달라고 해요. 이런 팀원들의 요구가 있는 거예요.nbspnbsp그래서 여러분들이 스님한테 요구하는 것도 항상 이중적으로 요구합니다. ‘스님은 우리하고 달라야 한다. 우리보다 뭐든지 잘해야 된다.’고 해요. 그런데 달라야 된다고 하면서 또 ‘니나 내나 다 인간 아니냐. 똑같지 않냐. 니는 왜 목에 힘주고 다니노.’ 라고 합니다. 이렇게 또 똑같이 대우를 받고싶어 하면서 술 먹고 고기 먹을 때는 또 자기들끼리 먹어요. nbspnbspnbsp그러면서 다른 일을 할 때는 또 ‘왜 니는 목에 힘주고 다니냐? 똑같은 인간인데.’ 이렇게 요구합니다. 이런 식으로 우리들이 마음을 가집니다. 부부지간에도 아내들은 주로 남편한테 ‘니가 가장이니까 돈은 니가 벌어야 된다.’ 이렇게 주장하면서 ‘남녀가 평등한데 설거지도 네가 절반은 해라, 밥도 절반은 니가 지어라.’ 이렇게 권리를 똑같이 요구합니다. 의무에 대해서는 ‘니가 가장이잖아. 니가 벌어야지.’ 이렇게 생각해요. 남편이 돈을 벌어서 그 돈으로 아내가 사는 건 남편이나 그 누구도 문제를 안 삼는데 아내는 내가 벌어서 남자가 먹는 건 탁 기분이 나빠요. 여러분들도 결혼하면 이게 문제에요.nbspnbsp그런데 이것이 일반인의 특성이에요. 그러니까 질문자는 주인 의식을 가져야 돼요. 팀원들이 문제가 생기면 다 자기가 책임져줘야 돼요. 자기가 팀장이니까요. ‘그 사람 잘못을 왜 내가 책임지는가’ 하는데 군대에서 병사가 사고를 치면 누가 책임져요? 사단장이 책임지잖아요. 그것처럼 팀장이 책임을 져주어야 된다는 거예요. 그리고 성과는 팀원들의 것이라고 해줘야 돼요. 그러니까 이게 쉬운 일이 아니에요. 이것이 바로 리더십입니다. 팀장이라면 리더십이 있어야 해요. 이런 속성을 알아서 사람들을 움직여야 돼요. 팀원들이 모르는 게 있으면 자세히 가르쳐주고 잘못한 게 있으면 ‘아이고, 제가 잘못 했습니다.’ 이래야 되는데 ‘얘가 문제라서 이렇잖아요.’ 이렇게 얘기하면 안 되는 거예요. ‘아이고,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관리를 제대로 못했습니다.’ 이렇게 얘기 하되, ‘그런데 왜 관리를 못 했나?’ 물으면 ‘멤버 중에 한사람 이런 사람이 있어서 사실은 제가 주의를 했는데도 제대로 안 됐습니다. 죄송합니다.’ 이렇게 책임을 전가하지 말고 자기가 져줘야 돼요.nbspnbsp또 성과가 있을 때는 법사님이 ‘아이고, 이번에 큰일했네.’ 하면 ‘아닙니다. 사실은 팀원들이 다 노력을 해서 이렇게 잘 됐습니다. 부서원들에게 칭찬 좀 해주세요.’ 이렇게 할 수 있으면 바로 리더가 되는 거예요. 그렇게 못하면 리더가 안 되는 거예요. 자기 혼자는 일을 잘하는데 리더십은 없는 거예요. 여러 명을 데리고 일은 못하는 거예요.nbspnbspnbsp여러 명을 데리고 일을 하는 건 쉬운 일은 아니에요. 일을 잘 나눠줘야 되고, 또 수렴해줘야 되고, 성과는 나눠줘야 되고, 책임은 대신 져줘야 되고 이렇게 해야 팀워크가 형성됩니다. 옛날에 훌륭한 장군들은 전리품이 생기면 부하들에게 나눠주고, 부하가 잘못되면 자기가 대신 나서서 책임을 져줍니다. 그렇게 하면 사람 사이에 신뢰가 생겨요. 그런데 리더십이 없는 장군들은 전리품이 오면 자기 혼자 독식하고, 잘못이 있으면 책임을 전가합니다.nbspnbsp그러니 질문자는 지금 리더라고 생각을 안 하고 있네요. ‘나는 리더 아니다. 나도 온지 얼마 안 되었다.’ 이렇게 생각하는데, 팀원들이 볼 때 자기는 정토회의 책임자에요. 질문자를 보고 정토회를 평가하는 이런 수준이 된 거예요.nbspnbsp자기 일 밖에 할 줄 모르면 팀장을 하면 안 돼요. 회계를 혼자 한다든지, 자기 혼자만 해도 되는 업무를 맡아야지요. 그래서 리더십이 부족한 사람은 두 가지 부류가 있어요. 자기 일은 굉장히 책임지고 잘하는데 팀원 관리를 못하는 사람이 있고, 사람들에게 일을 시키기도 잘하는데 자기는 일을 안 하는 사람이 있어요. 후자와 같은 사람과 같이 일해 보면 나중에 사람들의 불만이 많아요.반대로 자기는 죽어라 열심히 일하는데, 사람들 관리도 못하고, 일을 시킬 줄도 모르는 사람도 있는 거예요.nbspnbspnbsp그래서 이런 모든 과정이 다 훈련이에요. 나도 일을 열심히 해야 되지만 팀장이나 리더가 되면 내가 일하는 것을 좀 줄여야 되요. 대신 내가 하기 보다는 대중들이 하도록 해줘야 되고, 그 결과를 수렴해줘야 합니다. 자기 일에 폭 빠져버리는 스타일은 전체 관리를 잘 못하게 됩니다.”nbsp“네, 감사합니다.”nbsp스님이 왜 질문자가 그런 마음을 갖게 되는지 콕 집어서 이야기해 주자 질문자는 스님에게 본심을 들킨 듯 박장대소를 하며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주인 의식과 책임 의식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배울 수 있었습니다.nbspnbsp함께 자리한 행자님들도 공감이 많이 되었는지 큰 박수로 질문자를 격려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네 명의 질문에 모두 답을 하고 나니 2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습니다.nbspnbsp마지막으로 스님은 법회를 마치면서 백일 출가 행자님들을 위해서 어떤 자세로 백일을 보내면 좋을지 소중한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무엇보다 지금 여기 깨어있을 것을 당부했습니다.nbspnbsp“백일 입재를 했을 때 처음에는 굉장할 것 같다가 한 50일 넘어가니까 남은 날만 손꼽고 있어요? nbspnbspnbsp‘50일 남았다.’, ‘45일 남았다.’ 이렇게 날짜를 세면 이런 고생을 하는 게 아무 소용이 없어요. 끝나는 날까지 첫 입재한 날과 같은 마음으로 임해야 되요. ‘끝나고 나서 뭐할까.’ 이런 생각을 할 필요 없어요. 그건 끝난 뒤에 생각하세요. 그래야 이 백일이 소중하지요. 100일 동안 시간을 내기가 어렵잖아요. 어럽게 백일 동안 시간을 내어 놓고 여기 앉아서 계속 ‘끝나면 뭐하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으면 얼마나 낭비에요?nbsp그러니까 이 기간에는 여기서 할 수 있는 일만 해야 돼요. 나머지는 다 나가서 할 수 있잖아요. 그럼 그때 가서 하면 되요. 나가면 또 ‘아, 그때 내가 기도를 좀 바짝 할 걸’, ‘봉사 좀 바짝 할 걸’, ‘일 좀 열심히 할 걸.’ 또 이런 생각을 해요. 군대에 갔으면 군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하고, 여기 있을 때는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해요. 여기에 두 번 세 번 입재하기는 어렵잖아요. 오히려 나가려고 하는 사람일수록 나갈 생각하지 말고, 딱 여기서 ‘내 평생에 이런 기회가 어딨나.’ 이렇게 마음을 먹고 딱 집중해야 되는데 현실은 안 그래요. 그래서 시간을 낭비하는 거예요. 여기서는 계속 밖을 생각하고, 나가면 또 여기를 생각해요. 이것은 마치 밥 먹으면서 똥 생각하고 똥 누면서 밥 생각하는 것과 같아요. 그런데 ‘도’란 뭘까요? 밥 먹을 땐 밥만 먹고 똥눌 땐 똥만 누는 거예요. 이것을 다른 말로 하면 ‘지금 여기 깨어있기’ 가 됩니다. 지금 여기 깨어있어야지 늘 지나간 과거와 미래의 구상에 머물러 있으면 그 사람은 꿈 속에서 사는 사람이에요. 그러니 날짜 세지 말고 여기 주어진 일에 탁 집중하는 것이 미래의 나에게 가장 큰 이익이 되는 겁니다.nbspnbsp좀 힘들어요? 왜 이렇게 표정이 멍해요. 눈에서 총기가 나야지요. 재미가 없나봐요. 수행이 재미있어야 합니다. 일 하는 게 재미가 있어야 해요. 나무에 감을 따도 재미있고, 풀을 베어도 재미있어요. 재미있게 임해 봅니다. 알았죠?” nbspnbsp“네.”nbsp스님이 재미있게 임해 보라고 기운을 불어넣어주자 행자님들 모두 우렁찬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스님에게 정말 기운을 듬뿍 받은 듯 환한 웃음을 보여주었습니다.nbspnbspnbsp행자원 수행법회는 밤 10시가 다 되어 끝이 났습니다. 법회를 마친 뒤 스님은 곧바로 휴식을 취했습니다.nbspnbsp오늘은 새벽 6시부터 3시간씩 3번이나 연달아 강연을 했기 때문에 스님도 평소와는 달리 피곤한 기색이 역력해 보였습니다. 목이 붓고, 입안이 헐고, 목소리도 많이 갈라졌습니다. nbspnbsp내일은 새벽 예불과 기도를 마친 후 서울로 이동해 오전 10시 30분에는 시흥시에서 즉문즉설 강연을 한 후, 오후 3시에는 조계사 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리는 새책 야단법석 북콘서트에 참석한 후, 저녁 7시에는 인천시 계양구청에서 청년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 내일도 스님은 오늘보다 더 바쁜 하루를 보낼 것 같습니다.nbspnbsp※ 법륜 스님과 함께하는 인도 성지순례 참가자 접수가 진행 중입니다.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서 인도의 10대 성지를 내 발로 직접 밟아보고 그 감흥을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아래 배너에서 직접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nb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