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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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30 (오후) 부산 중구 즉문즉설 강연

nbsp안녕하세요. 스님은 오전에 부산 사상구 즉문즉설 강연에 이어서 오후 2시부터는 부산 중구 구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했습니다.nbspnbsp오후 2시가 가까워오자 부산 중구 남포동의 롯데백화점 광복점 문화홀에는 스님의 강연을 듣고자 모여든 인파로 북새통을 이루었습니다. 이곳은 부산의 중구, 영도구, 서구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백화점이라 시민들의 왕래가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nbsp▲ 부산 중구 롯데백화점 광복점 문화홀nbsp강연 3시간 전부터 40명이 넘는 봉사자들은 일사천리로 강연장 세팅부터 무대, 조명 및 여러 가지를 점검하여 준비에 만전을 기했습니다. 서면정토회 경전반에서 공부 중인 한 봉사자는 “스님 강연에 꼭 봉사를 하고 싶어서 한달 전부터 직장에서 일정 조정을 하며 겨우 시간을 빼서 왔는데, 함께 하면서 봉사하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밝게 웃었습니다.nbspnbsp또 오늘 참가한 분들 중에는 대전에서 아침 일찍 출발하여 제일 처음 강연장의 문을 연 할머니가 계셨습니다. 할머니는 그저 스님의 얼굴 뵙고 강연 듣는 것이 정말 감사하다 허리굽혀 인사를 했고, 긴시간 동안 아랑곳 않고 조용히 강연을 기다리는 모습이었습니다. 이어서 2시간 전부터 와서 기다리는 분들, 점심을 급하게 먹고 오시는 분들, 준비된 좌석이 자리가 다 차자 급기야 무대 위에라도 앉아서 스님의 강연을 듣겠다는 분들 등 강연장은 만원을 이루어 스님의 인기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nbspnbsp좌석이 매진이 된 관계로 결국 70명이 넘는 사람들은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돌아가게 되었습니다.nbspnbsp▲ 강연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돌아가게 된 분들nbsp오후 2시가 되자 드디어 스님이 무대 위에 오르고 롯데백화점 문화홀을 가득 메운 600여명의 대중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로 스님을 반갑게 맞이했습니다.nbspnbsp스님은 강연장이 비좁아 다소 불편하게 앉은 분들에게 사과의 마음을 전한 후 즉문즉설은 어떤 강연인지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고통, 고뇌들을 친구가 친구에게 이야기하듯 편하게 대화를 통해 풀어가는 것이 바로 즉문즉설이라며 누구든지 어려움이 있으면 함께 이야기 해 보자고 덧붙이며 강연을 시작했습니다.nbspnbsp오늘은 총 6명의 질문이 있었습니다. 성질이 더러워 자신의 성질을 고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겠냐는 60대 여자분, 26살 아들이 있는데 정신질환을 앓고 있어서 매우 힘이 든다는 분, 결혼 14년 동안 서로 기싸움을 하며 갈등이 많아 이혼하였다는 분, 새로운 백년을 읽고 통일에 대하여 궁금한 분, 40세 된 딸이 우울증을 앓고 있어 걱정이 많다는 분, 혼자 살고 있는데 외로움을 떨쳐버릴 좋은 방법이 없겠냐며 질문하는 분 등 오늘도 참으로 다양한 삶의 이야기들이 펼쳐졌습니다.nbspnbspnbsp6명의 질문자들과 문답을 주고 받는 가운데 대중들은 자신의 일은 아니지만 마치 자신의 일인 듯 마음 아파하기도 하고, 스님의 대답에서 답답한 속이 뻥 뚫린 듯 가벼운 얼굴을 비추기도 했습니다. 질문자의 이야기에 연신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던 어떤 분들도 나중에는 환한 얼굴이 되어 있었습니다.nbsp오늘은 그 중에서 성질을 고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되느냐고 물었던 61세 아주머니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nbspnbspnbsp“61살입니다. 지금껏 살림만 하면서 열심히 살았는데 이제는 좀 착하고 순하게 살고 싶습니다. 제가 착해지면 옆 사람도 편해지고 주변에 잘 해줄 수 있을 것 같은데, 항상 성질을 내고 나중에 ‘왜 그랬을까’ 후회를 해요. 생각은 항상 하는데 꼭 닥치면 안 돼요.”nbsp“성질이 더러워서 그렇죠.” nbsp“예, 제가 성질이 엄청 더러워요. 그 성질을 어떻게 하면 좀 착해질까요?”nbsp“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 들어봤죠? 어릴 때 성질은 죽을 때까지 못 고쳐요. 생긴 대로 사세요.”nbsp“생긴 대로 살려니 옆 사람이 저 때문에 너무 괴로워 보여요. 영감이 첫째고요. 자식, 형제도 그렇죠.”nbsp“자식들은 나이 들면 독립하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그래도 엄마 옆에 붙어 있는 건 얻어먹을 게 있어서 붙어 있는 거니까, 자기가 답답하면 떠날 거예요. 자식도 신경 쓸 필요 없는데 형제 신경 쓸 건 또 뭐 있겠어요? 영감은 좀 문제긴 문제네요. 질문자가 성질이 더러우니 성질부릴 때 영감이 질문자를 야단치거나 폭력을 행사했을 수도 있는데 영감이 착한가 봐요.” nbsp“남들은 착하다는데 제 눈에는 안 그래요. 사는 방식이 저랑 안 맞아요.”nbspnbsp“아니에요, 질문자는 성질이 더럽고 영감은 착한 거예요. 어떤 남자들은 성질 더러운 마누라를 때리기도 해요. 그래도 질문자는 안 맞고 살았잖아요?”nbspnbsp“예, 맞지는 않았습니다.” nbsp“그러면 착한 거죠. 질문자가 보기에는 영감이 착한 게 아니라 답답하고 바보 같아요?”nbsp“예. 바보 같은 게 아니라 바보예요.” nbspnbsp“그건 어쩔 수 없어요. 질문자가 성질이 더러우니 그 정도 영감이라도 있는 게 복이라고 생각해야죠. 성질 더러워서 시집도 못 갈 걸 가서 아이까지 낳고 사니 그 정도면 되었잖아요. 질문자 복에 만나도 얼마나 더 좋은 영감을 만나겠어요?”nbsp“제가 7대 종부고 부모님 다 모시고 한 집에서 살다 보니 겉으로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살았어요. 그 결과 어디를 가든 제 자리는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그걸 버려야 하는데 그걸 못 떼는 거예요. 나는 내 할 거 다 했는데 자꾸 성질이 먼저 나와서...”nbsp“내 할 거 다 했다고 질문자가 자신하니까 어디 가서 큰소리를 치죠. ‘나는 나 할 일을 다 했다’라고 생각하니까 성질이 나오는 겁니다.”nbsp“예, 그걸 버려야 하는데 그걸 못 버리겠어요. 그걸 버리는 방법을 좀 알고 싶어가지고요. ‘내가 다 했다’ 하는 거요.”nbspnbsp“다 한 게 사실이잖아요. 다 해놓고 안 했다 하면 어떡해요? 질문자가 다 했다면서요?”nbsp“그런데 그게 아닌 것 같아요. 마음이 안 편하니까요. 나를 주장하고 다니기는 하는데 마음이 안 편해요.”nbsp“천성은 못 고친다는 말 들어봤죠? ‘천성이 변하는 걸 보니 죽을 때가 됐나보다’라는 말도 들어봤죠? 질문자는 그럼 지금 죽고 싶다는 거예요?” nbspnbsp“아니오, 그걸 자꾸 바꾸고 싶어요.”nbsp“바뀌기를 자꾸 원한다는 건 죽고 싶다는 거잖아요.”nbsp“안 그래도 어제는 ‘내가 왜 이리 변하려고 하지, 죽으려고 그러나’ 했습니다.” nbsp“그러니 제가 이야기하잖아요. 더러운 성질대로 살래요? 고치고 죽을래요?”nbsp“더러운 성질이라도 살고 싶어요.”nbspnbspnbspnbsp“그래요. 그러니 그냥 사세요. 제가 들어보니 아무 문제없어요.”nbsp“이게 어떻게 문제가 아니에요?”nbsp“아무 문제없어요. 스님 말을 못 믿어요? 믿지도 않으면서 묻긴 왜 물어요? 물었으니까 제가 ‘괜찮습니다, 그냥 사세요’ 하고 대답하잖아요. 그러면 그냥 ‘알았습니다’ 하면 되지 왜 자꾸 자기가 못됐다 그래요. 맏며느리로 와서 평생 그 고생을 했으면 그 정도 성질부리고 살 권리가 있어요. 괜찮아요.nbsp질문자에게 한번 물어볼 테니 대답해보세요. 술 마시고 비틀거리는 걸 보고 옆에서 ‘너 술 취했다’ 하고 말했을 때 ‘뭐? 내가 술 취했다고? 소주 한 병 가지고 무슨 술이 취해?’ 이런 사람이 있어요. 그런데 ‘너 술 취했다’ 했을 때 ‘어, 좀 취했나? 안 그래도 소주 한 병 마셨는데 조금 알딸딸하다’ 이렇게 답하는 사람이 있어요. ‘내가 이 정도에 취할 사람이냐’ 이러는 사람과 ‘어, 좀 취했나보다’ 이러는 사람 중 누가 더 취했을까요?“nbsp“전자요. 안 취했다고 하는 사람이 더 취했어요.”nbsp“그건 잘 아네요. 질문자가 성질이 더러운 것은 맞아요. 그런데 자기 성질 더러운 줄은 아는 사람이니까 질문자는 술 마시고 취했다고 얘기하는 사람이에요? 안 취했다고 얘기하는 사람이에요?”nbsp“취했다고 애기하는 사람이요.”nbspnbsp“예, 그러니까 사실은 덜 취한 거예요. 성질이 그 정도면 덜 더러운 편이라고요. ‘내 성질이 어때서 어떤 여자든 맏며느리로 평생 살면 이 정도도 안 돼서 어떡해’ 이렇게 하는 걸 진짜 성질이 더럽다고 해요. 그런데 질문자는 ‘내가 성질이 좀 더러워서요’ 이러니까 그 정도는 그냥 살 만하다는 거예요. 스님이 일부러 격려하려고 하는 말이 아니라, ‘첫 말을 딱 들어보니 자기 성질 더러운 줄 알기는 아는구나. 그러니 그냥 살아도 되겠다’ 이런 이야기입니다.”nbsp“그러면 스님, 만날 이렇게 후회하고 살아도 괜찮습니까?”nbsp“후회를 하지 말라니까요. 후회한다고 고쳐져요? 안 고쳐져요?”nbsp“다시는 안 그래야지 해도 3일이 안 넘어가요.”nbsp“원래 3일 못 넘어가니까 작심삼일이라고들 하잖아요. 괜찮아요 ‘다시는 안 그래야지’ 그걸 하지 말라니까요. ‘다시는 안 그래야지’ 하니까 오히려 또 하게 되고 또 하게 돼요. 안 고쳐진다는 걸 알아버리면 다시는 안 하겠다는 말을 안 하잖아요. 그러니 성질 한번 벌컥 내버리면 ‘아이고, 미안합니다. 내 성질이 더러워서요.’ 이렇게 하세요. ‘맨날 말만 그러지’ 하면 ‘아이고, 성질이 더러운 걸 어떡해요? 죄송합니다.’ 이러고, ‘다음부터 안 할게요’ 이런 소리는 하지 말란 말이에요. 어차피 그 약속은 못 지키니까요. 그러니 늘 아이들에게도 ‘미안하다, 엄마가 성질이 더러워서 그렇다,’ 남편에게도 ‘여보, 성질 더러운 나와 살아줘서 고맙습니다’ 이렇게 하면 아무 문제가 없어요.”nbspnbspnbsp“그런데 스님, 저는 제 스스로는 성질이 못되고 더럽다는 것을 잘 알거든요. 그런데 다른 사람이나 가족이 ‘성질이 더러워서 그렇다’ 하면 또 성질이 나요. ‘내 성질이 뭐가 더럽냐?’ 이러거든요.” nbsp“저도 제 성질이 좀 더러운 줄 알지만 남이 더럽다고 말하면 기분 나빠요. 우리나라 대통령이 마음에 안 든다고 욕하다가도 일본 놈이 동조해서 같이 욕을 하면 기분 나빠요. 원래 그래요. 내가 하면 괜찮은데 남이 하면 싫어요. 질문자만 그런 게 아니라 천하 사람이 다 그래요.”nbspnbsp“스님, 그러면 제가 정상입니까?”nbsp“지극히 정상이에요. 그러니 오늘부터 정상이라는 자신감을 갖고 사세요. 성질이 나면 버럭 내고, 대신에 누가 뭐라고 하면 ‘죄송합니다.’ 해야 해요. ‘죄송합니다, 내가 성질이 더러워서 그렇습니다’라고 하고, ‘아이고, 성질 더러운 줄 알긴 아네’ 하면 ‘그러니까 소크라테스 정도 수준은 됩니다’ 이렇게 대답하세요. 소크라테스가 ‘너 자신을 알라’라고 했어요. 질문자는 자기 성질 더러운 줄 아니까 자기 자신을 알잖아요. 소크라테스는 세계 4대 성인 중 한 사람이에요. 질문자는 지금 누구 수준은 된다고요?”nbsp“소크라테스 수준이요...” nbsp“예, 굉장합니다. 나이 들어서는 성질을 못 고쳐요. 젊을 때 물었으면 고칠 수 있게 조언을 해드렸을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안 돼요. 환갑 정도면 살 만큼 살았어요. 내일 죽어도 되는 나이인데 하루하루 더 사는 걸 감사하게 생각하세요. 옛날에는 예순 넘으면 죽어도 되었어요. 질문자도 예순 넘었기 때문에 죽어도 되는데 안 죽고 사니까 감사하세요.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 있는 것만도 감사하다. 이건 덤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간섭도 좀 덜하게 돼요.”nbspnbsp“그런데 제가 성질만 부리면 마음이 안 좋아서요. 그것만 딱 고치면 좋겠는데...”nbsp“일본 수상 아무개도, 북한의 김 아무개도 그 성질만 고치면 얼마나 좋겠어요? 그러면 동아시아 전체가 얼마나 조용하겠어요? 성질은 못 고쳐요. 그래도 어떤 지도자는 눈 한번 흘기면 주변에서 오줌을 지리는데, 질문자는 그 정도는 아니잖아요. 괜찮아요. 그런 사람들도 나라 지도자라고 앉아 있는데 질문자 성질 정도를 갖고 뭘 그래요. 아무 문제없어요. 절에 다녀요? 교회 다녀요?”nbsp“아무 데도 안 다닙니다.”nbsp“그러면 조상님께 감사 기도를 하세요. ‘조상님, 감사합니다. 환갑이 되도록 큰 분란 없이 살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요. 영감이 나와 살아주는 것도 고맙고, 애들도 잘 커줘서 고마워요. 이렇게 자꾸 ‘고맙다, 고맙다’ 하면 성질이 조금 죽어요. 문제 제기 하지 말고, 무조건 이것도 고맙고 저것도 고맙다고 하세요.”nbsp“문제 제기를 안 하려니 살림에 너무 많이 손해가 나요.”nbspnbsp“예순이 되었으니 이제 죽었다고 생각하고 사세요. 살림도 살아 있어야 필요한 거지, 죽어버렸으면 살림이 뭐 중요해요? 어느 정도로 고맙다는 마음을 가져야 하냐면 이따 나가다가 넘어져서 한쪽 다리가 부러졌다 해도 ‘스님 법문 듣고 재수가 없어 다리가 부러졌네’ 이러는 대신 안 부러진 다리를 붙들고 ‘오늘 법문 안 들었으면 두 다리 다 부러질 뻔했는데 한 쪽 다리만 부러져서 다행이다. 감사합니다’ 이럴 정도가 되어야 해요. 그 정도로 ‘고맙다, 고맙다’ 하고 살면 성질이 조금 가라앉아요. 그래도 그 정도 성질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으니 괜찮아요.”nbsp“예, 스님. 고맙십니데이”nbspnbsp스님의 명쾌한 답변과 아주머니의 맞장구가 재미있게 이어지며 연신 웃음을 자아내었습니다. 아무 문제가 없고, 본인의 상태를 본인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소크라테스 수준은 된다고 하니 아주머니는 함박 웃음을 지으며 기뻐했습니다. 대화를 나누다보니 어느덧 마음이 가벼워져 버린 것이죠. 청중들은 마음이 가벼워진 아주머니에게 큰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nbspnbspnbsp어느새 시간이 훌쩍 2시간이 넘어 스님이 마무리 인사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스님은 지금까지 안 죽고 산 것만 해도 대성공이라고 하면서 아이가 행복해지려면 엄마인 나부터 웃고 나부터 행복해져야 한다고 강조해 주었습니다.nbspnbsp“살다 보면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셔서 고아가 될 수도 있고, 큰집에 맡겨져 자랄 수도 있고, 어릴 때 성추행 당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이건 내가 선택한 게 아니라 주어진 거예요. 게다가 이미 다 지나간 일입니다. ‘나는 이러저러해서 힘들다’ 이러지 말고 ‘그럼에도 안 죽고 아직 살았다’라고 생각하세요. 죽어버린 사람들 많잖아요. 이런 경험 저런 경험, 이런 일 저런 일을 당했지만 아직도 안 죽고 살았다는 건 대성공한 인생이에요.nbspnbspnbsp그러니 살아있는 것을 감사해 할 줄 알아야 해요. 아침에 눈 딱 뜨자마자 ‘아이고, 오늘도 살았네’ 이렇게 감사해야 해요. 스님은 혼자 살지만 그래도 여러분들은 결혼해서 살잖아요. ‘이혼해서 힘들다’가 아니라 ‘나는 그래도 결혼 한번 해봤다,’ ‘애 키우기 힘들다’가 아니라 ‘그래도 나는 애라도 하나 있다. 아무 것도 없는 스님보다 내가 낫다’ 이렇게 생각하세요. 아무 것도 없는 스님도 웃고 사는데 여러분이 웃고 살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nbspnbsp마흔 일곱까지도 결혼을 못했다고 고민이라지만 저는 예순 셋까지도 결혼 못하고 살고 있어요. 그걸 저한테 고민이라고 하면서 이야기를 해요? 자식이 결혼 못 했다고 어쩌고 저쩌고 하지 말고 ‘그래도 우리 아이가 큰 사고 안 나고 사는 것만 해도 다행이다’ 이렇게 생각하세요. 늦은 나이까지 혼자 사는 게 나아요? 스님 되는 게 나아요? 성질 날 때는 ‘그럴 바엔 스님이나 돼라’ 하겠죠. 막상 스님 된다고 하면 또 말립니다. 요즘은 남자든 여자든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도록 세상이 되어 있잖아요. 그러니 너무 간섭하지 말고 스스로 알아서 살게끔 해주세요.nbspnbspnbsp저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절에 들어와서 살았으니 부모 입장에서는 얼마나 말 안 듣는 아이였겠어요? 벌써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부모 말을 안 듣고 이렇게 살아온 제가 무슨 낯짝으로 남의 집 아이한테 부모 말 들으라고 이야기하겠어요? 그래도 다 자기 삶을 독립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자식이 20살 넘었으면 신경을 끄세요.nbspnbsp신경을 끄라는 말은 집착을 놓으라는 뜻인데 자꾸 쫓아내려고 또 생각들을 해요. ‘스님이 쫓아내라고 했다’ 하고 자식한테 협박용으로 사용합니다. 그래서 우리 청년들이 저 때문에 죽겠다고 해요. 무슨 이야기만 하면 엄마가 무조건 ‘내 말 안 들으려면 집나가라’ 한대요. 아이가 ‘엄마, 그게 무슨 소리예요?’ 라고 물으면 부모들이 ‘법륜 스님 유튜브 보면 무조건 20살 넘으면 쫓아내라더라.’ 이런다고 해요. nbspnbsp우리는 누구나 다 행복할 수 있습니다. 어려운 경험을 겪었거나, 지금 힘들어 하고 있는 분들도 그것 때문에 힘들게 살아야 하는 게 아니라 그래도 행복할 권리가 있어요. 감사할 줄 알면 행복해집니다. 그러니 자꾸 울며 살지 마세요. 딸 걱정하고 손자 걱정하면서 울면 3대가 우울증에 걸려요. 우는 것 자체가 우울증인데 그게 내림이 됩니다. 나부터 밝아져야 내 얼굴을 보는 딸도 밝아지고, 딸이 밝아져야 손자도 밝아집니다. 나는 울면서 정작 아이에게는 ‘엄마는 이리 살지만 너는 밝아져라’ 아무리 해본들 안 돼요. 그러니 나부터 웃고, 나부터 밝게 살고, 나부터 행복해야 합니다. 괴로워해야 할 이유를 자꾸 대지 말고요. 그렇게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nbsp행복하게 사시기 바란다는 밝은 목소리와 함께 2시간 동안의 열정적인 강연을 마친 스님에게 청중들은 뜨거운 박수 갈채와 환호를 보냈습니다.nbspnbspnbsp곧이어 스님의 책 사인회가 무대에서 열렸습니다. 스님의 새책 ‘야단법석’이 인기리에 판매가 되어 스님의 사인을 받고자 하는 줄이 구불구불 끝없이 이어졌습니다.nbspnbspnbsp▲ 책 사인회nbsp스님은 책 사인을 한 후 한 분 한 분 얼굴을 보며 와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빠뜨리지 않았습니다. 어떤 분은 사인을 받으며 “오늘 스님 법문을 듣고 가슴이 뻥 뚫렸다”며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nbspnbspnbsp스님과 대화를 주고 받은 61세 아주머니를 만나 스님의 답변을 듣고 어떠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잘 고쳐지지 않는 내 성질 때문에 괴로웠는데 스님의 말씀을 듣고 이만하면 괜찮다 하는 마음이 생겨 가벼워져서 좋아요.” 라며 입가에 미소를 보였습니다. 강연 전 긴장하던 질문자의 표정은 온데간데 없고 밝은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nbspnbsp또 책 사인을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는 사람에게 다가가 오늘 강연이 어떠했는지 물었더니 “명확하고 긍정적인 스님의 답변이 시원시원해서 좋다” 며 웃음을 터뜨리는 여자 분도 있었습니다.nbspnbsp책 사인회를 마치고 스님은 강연준비를 위해 수고한 봉사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수고했어요”라는 말씀으로 봉사자들을 격려해 주었습니다.nbspnbsp오늘은 부산울산 지부에서 준비한 강연 중에서는 마지막 강연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동안 고생한 봉사자들은 서로를 격려하고 자축하며 그리고 매일 전국을 돌아다니며 대중들에게 인생의 지혜를 들려주고 있는 스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자 서면정토회에서는 조촐한 축하 이벤트를 했습니다. 한 봉사자가 직접 만들어 온 장미꽃 떡케이크에 촛불을 켜고 봉자자 모두가 다함께 ‘스승의 은혜’를 합창했습니다. 스님을 빙 둘러싸고 합창하는 봉사자들의 얼굴에서 기쁨이 묻어났습니다.nbspnbsp▲ 2015년 부산 울산 지역 강연을 모두 마치며 축하 이벤트nbsp곧이어 단체 사진 촬영이 있었습니다. “서면정토회, 화이팅” 이라는 봉사자들의 외침이 강연장을 가득 메웠습니다. nbspnbsp▲ 오늘 강연을 준비한 부산 서면정토회 자원봉사자들nbspnbsp사진 촬영을 마치고 스님은 바쁜 시간을 쪼개어 봉사자들과 간담회를 30분 동안 가졌습니다. nbsp오늘 강연이 열린 롯데백화점 광복점은 부산 중구 남포동에 위치해 있는데, 강연을 총괄한 서면정토회 총무님이 “이곳 남포동에도 정토법당이 하나 마련되면 많은 시민들이 스님의 가르침을 더욱 쉽게 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하자 스님도 “불사라는 것은 신심이 우러나야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라며 “우리가 법의 혜택을 얻었으니까 우리가 십시일반 해서 소외된 이쪽 지역에도 법당을 하나 만들면 좋겠다.” 고 격려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그리고 봉사자들이 기운을 불어 넣어달라고 하자 스님이 “얍” 하고 기압을 넣어주니 모두들 “와아” 하며 환호하면서 박수를 쳤습니다.nbspnbsp서면정토회에서는 이곳에 스님의 가르침을 널리 전하기 위해 주위에 있는 영도구를 포함하여 기획법회를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이번 롯데백화점 광복점에서의 강연은 그래서 더욱 의미 깊은 행사이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nbspnbsp연일 무리한 강연 일정으로 몸에 기운이 없어 보이는 가운데도 강연을 힘차게 해준 후 또 다른 일정을 하기 위해 떠나는 스님을 배웅했습니다. 스님의 뒷모습을 보고 ‘나는 법을 전하는 수행자입니다’ 라는 명심문을 떠올려 보았습니다.nbspnbspnbsp부산을 출발한 스님은 곧바로 울산 두북으로 향했습니다. 하루 종일 강연을 했더니 기운이 없으신지 차 안에서 곧바로 쓰러져 주무셨습니다. 두북에 도착해서는 12월에 새로 출간할 책의 원고 교정 업무를 계속 보다가 오늘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nbspnbsp내일은 하루 종일 평화리더십아카데미 수강생들을 위해 경주역사기행을 안내할 예정입니다.nbsp

2015.10.31. 46,280 읽음 댓글 37개

2015.10.30 (오전) 부산 사상구 즉문즉설 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오전 10시 30분에 부산 사상구 구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한 후 오후 2시에는 부산 중구 국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했습니다.nbspnbsp오늘도 새벽 4시에 일어나 예불과 기도로 하루를 시작한 스님은 아침 식사 후 강연이 열리는 부산 사상구청으로 향했습니다. 부산으로 향하는 길에는 창밖으로 보이는 청명한 가을 하늘과 추수를 마친 들판이 눈을 시원하게 해주었습니다.nbspnbspnbspnbsp오전 10시에 부산 사상구청 강당에 도착해 잠시 휴식을 취한 뒤 10시 30분에 강연장으로 들어갔습니다.nbspnbsp오전에 열리는 강연이고 가을이라 하기엔 조금 쌀쌀한 날씨임에도 많은 봉사자들이 함께 했습니다. 특히 바람이 불면서 기온이 뚝 떨어져 날씨가 싸늘해지자 한 봉사자가 밖에서 고생하는 외부 안내 봉사자들의 마음을 읽은 듯 따뜻한 차 한잔씩 한분 한분에게 건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절로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nbspnbsp▲ 부산 사상구청nbspnbsp오전 10시 30분이 되자 어느새 강연장은 만원이 되었고, 좌석이 부족한 탓에 통로쪽이며 뒷에서 서서라도 듣겠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한 젊은 청중이 경로석 자리를 양보하는 모습은 주위 사람들로 하여금 훈훈한 온기를 느끼게 해주었습니다.nbspnbspnbsp총 600여명이 자리한 가운데 스님의 소개 영상이 끝나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스님이 무대로 걸어나오자 청중은 환호와 박수를 보냈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즉문즉설은 어떤 강연인지 간단히 설명한 후 거두절미하고 곧바로 질문을 받았습니다. 총 7명이 질문했습니다. 40대 후반쯤 되어 보이는 여성분은 3남 5녀 중 막내 며느리라라고 하면서 시어머니가 연세가 많아 살아 생전에 자주 찾아뵙고 싶은데 형님들한테 눈치가 보여 고민이라고 물었고, 20대 청년은 예전에 군대 문제로 스님에게 질문한 후 얼마 전 무사히 전역을 했다며 감사 인사를 하면서 지금은 진로 문제로 고민한다며 물었고, 한 질문자는 불교 입문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경전에 나오는 여러 부처님들에 대해서 궁금해 했습니다.nbspnbspnbsp그리고 40대 남성분은 수행자라면 바른 길로 가야 하는데 주변 친구들은 엉뚱한 길로 가는 것 같은데 화두는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물었습니다. 그런데 스님이 정성을 들여 답변을 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질문자는 답변이 본인의 마음에 들지가 않자 화를 내면서 강연장 밖으로 나가버렸습니다. 질문자의 무례한 행동을 보고 청중석은 크게 술렁거렸지만 스님은 “괜찮아요” 하고 웃으며 이 분의 행동을 보고 청중들은 다시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법문을 설해 주었습니다.nbspnbsp오늘은 그 중에서 옛 직장에 복귀 후 자신감이 떨어지고 스스로가 가치 없다고 여겨져 마음이 위축된다는 임산부 여성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nbspnbspnbsp“스님. 저는 지금 대학 병원 간호사로 일하고 있고 임신 7개월 된 임산부입니다. 지금 제 고민은 예전에 공부를 하다가 그만두고 다시 예전 직장으로 복귀를 했는데 삶에 목표가 없고 방향이 없어진 것 같아서 약간 허전하다는 마음이 많이 드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도 욕심이라 생각해서 내려놓고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의미를 부여해서 잘 살고 싶다고 생각하는데 자꾸 제 스스로 가치가 없다고 느껴지면서 약간 허무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직장에 복귀하고 나서 예전에는 일을 잘한다는 칭찬을 많이 들었었는데 오히려 지금은 업무 처리도 잘 안 되는 것 같고 제 자신이 마음에 안 들어서 마음을 어떻게 다잡아야 될지 좀 충고 부탁드립니다.”nbsp“그런데 자기가 자기를 좀 너무 높이 평가하는 것 같아요. 내 생각에는 내가 200이 되어야 된다고 하는데 현실에 있는 나는 150밖에 안되니까 늘 내가 50이 부족한 사람처럼 느껴지는 거예요. 그래서 늘 자기 비하, 자기 학대가 일어나는 거예요. 그러니까 150인 이게 현실에 있는 나지, 내가 생각하는 200은 환상이에요. 환상을 버려야 돼요. 질문자는 그 자체 그대로 괜찮은 사람이에요.nbspnbspnbsp어떤 학생이 시험을 쳤는데 70점이 나왔어요. 그게 자기 실력이에요. 그런데 자기가 150점이 나오고 싶은데 절반밖에 안 나오니까 ‘아 왜 나는 이거밖에 안되나.’ 이렇게 생각하는 거예요. 자기가 자기를 50이라고 생각하면 70이 나오면 잘 나온 거예요.nbspnbsp그래서 이런 것 때문에 일어나는 문제가 있어요. 우리 아이가 공부를 못하는데 엄마가 로비를 해서 억지로 공부 잘하는 학교에 넣었어요. 실력이 100이 되는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 우리 아이는 70밖에 안되는데 요행히 들어간 거잖아요. 그 아이는 그 학교, 그 반에서 아무리 노력을 해도 꼴찌를 할까요? 1등을 할까요?”nbspnbsp“꼴찌요.”nbsp“그럼 그게 아이한테 얼마나 열등의식을 갖게 하는지 아세요? 이게 다 누가 만든다고요? 부모 욕심이 만드는 거예요. 그래서 여러분들은 아이들이 다 이렇게 열등의식을 갖게 만들어요. 그런데 만약 아이가 자기에 대해서 너무 열등의식을 갖고 자신감이 없다면, 지혜로운 부모는 이 아이를 지금 다니는 학교보다 못한 곳으로 옮겨줘야 합니다. 그러면 거기 가서는 공부를 안 해도 상위그룹에 속하겠지요. 그럼 아이가 자신감을 가져요. 자신감을 가져야 오히려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거예요. 아이가 실력이 오르기를 바란다고 올라지는 게 아니에요. 여러분들은 아이의 실력을 올리기 위해 끊임없이 끌고 올라가는데 그렇게 되질 않습니다.nbspnbsp좋은 대학에 들어갔다고 어릴 때 공부를 잘 했다고 그 아이가 나중에 행복해지는 것도 아니고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효자 되는 것도 아니에요. 그건 여러분들의 일시적 만족에 불과해요. 엄마가 자식한테 해야 될 가장 중요한 일은 아이의 심리적 안정이지요. 즉 마음이 편안하도록 해주어야 합니다.nbspnbsp두 번째는 자신감이에요. 뭐 중국집에서 일하든, 파출부를 하든, 농사를 짓든, 뭘 하든 자기에게 만족할 줄 알고 자립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해주는 것이 엄마가 자식한테 물려줘야 할 최고의 선물이에요.nbspnbspnbsp엄마가 아닌 세상 사람은 달라요. 세상 사람은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그 사람이 돈이 많다. 지위가 높다 이런 것을 갖고 높이 평가하게 됩니다. 그런데 정말 그 사람을 아끼는 사람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얘기에요.nbspnbsp그것처럼 자기가 지금 자기를 너무 높이 평가하니까 스스로 만족을 못 하는 거예요. 키도 그만하면 됐고, 얼굴도 그만하면 됐고, 직장도 있고, 다 괜찮아요. 그래서 이럴 땐 자기한테 ‘그래 괜찮아. 이 정도면 괜찮아.’ 이렇게 자기가 자기를 긍정해야 돼요. 세상 아무도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없어요. 전부 나를 이용해 먹으려고만 해요. 남편이 나를 사랑한다 하지만 진짜 사랑인지 아닌지 잘 몰라요. 내 얼굴 예쁜 것을 보든지, 내 재산을 보든지, 내 음식 솜씨를 보든지 다 자기 유리한대로 쓰려고 해요.nbspnbsp아내도 마찬가지에요. 남자가 돈 잘 버는 것을 보든지 그럽니다. 그래서 어떤 여성은 남자가 돈 잘 번다고 해서 결혼해서 살았는데 돈 못 벌면 헤어지잖아요. 그러니까 이 세상이란 게 전부 이렇게 이해관계로 얽혀 있단 말이에요.nbspnbsp사랑이라는 것도 이해관계에요. ‘내가 너를 좋아하는데 너는 왜 나를 안 좋아하니? 나는 10을 좋아했는데 너는 왜 3밖에 안 좋아하니?’ 이렇게 계산을 해보고 손해가 나면 ‘에이 안 하겠다.’ 전부 이런 식 아니에요. 인생사가 그렇단 말이에요. 그러니 남으로부터 사랑을 갈구하지 마세요. 자기가 자기를 사랑해야 돼요. 자기가 자기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래, 니 사랑한다. 사랑한다’ 이게 아니라 자기를 낮춰보지 마라는 거예요. ‘그래, 이 정도면 됐다’ 이렇게 마음을 가지는 것이 중요한 거예요. 몇 살이에요? 지금 첫 애기 가진 거예요?”nbsp“네, 35살이고 첫 애기 입니다”nbspnbsp“대학은 나왔어요?”nbsp“네”nbsp“직장은 있어요?”nbsp“네.”nbsp“키는 그 정도면 됐고, 체중을 뺄 일도 별로 없어 보이네요. 거기에다가 결혼까지 했고요. 요새 결혼 못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거기에다가 애까지 생겼어요. 직장까지 있어요. 결혼도 했겠다, 애도 가졌겠다, 직장도 다니겠다, 욕심 안 부리면 다 괜찮은데 욕심 부리니까 그래요.nbspnbspnbsp성적이 반에서 한 5등을 하면 상위 그룹에 속함에도 불구하고 1등을 하려고 하면 열등의식을 느끼겠죠. 그래서 더 노력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려고 하지 말고 ‘이 정도도 괜찮다.’ 이렇게 자기를 긍정하는 게 필요해요. 절을 하면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감사 기도를 해야 돼요. 그렇게 자기가 자기에게 긍정이 있어야 애기도 정신적으로 안정이 돼지요. 엄마가 자기를 부정하면 애기가 볼 때 어떻겠어요? 자기 엄마가 남도 아니고 본인 자신을 형편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엄마 밑에서 자란 애가 크게 될 수 있겠어요?”nbsp“네. 잘 알겠습니다.”nbsp스님의 자상한 설명에 자신감이 없어 보이던 질문자도 환한 웃음을 보였습니다. 청중들도 위로와 공감의 마음을 담아 큰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nbspnbspnbsp2시간 가량의 긴 강연을 끝내고 마지막으로 스님은 방금 전 스님의 답변을 듣고 화를 내며 강연장을 나가 버린 사람을 예로 들며 우리는 이 모습을 보고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당황스럽고 무례한 행동이 갑자기 벌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스님은 편안히 받아들이고 오히려 이 속에서 배울 수 있는 점을 상기키셔 주었습니다. nbspnbsp“우리가 어떤 생각을 움켜쥐고 있으면 이걸 사로잡힘이라고 해요. ‘네가 바람 피웠지’, ‘하느님만 믿어야 돼’, ‘공산주의는 죽여야 돼’, ‘공산주의가 최고야’ 이런 식으로 뭐든 움켜쥐고 있는 걸 사로잡힘이라 그래요. 그 사로잡힘을 놔버리면 괴로움이 사라져요. 아까 거사님도 ‘이거 빼곤 다 사이비다, 거짓말이다’ 이렇게 움켜쥐고 있어요. 그럼 움켜쥔 걸 내려놓는 게 수행인데 수행이라는 걸 하나 정해놓고 그걸 움켜쥐고 있는 거예요. 전혀 다른 형태지만 하느님 믿으면 천당 가고 안 믿으면 지옥 간다, 예수천국 불신지옥 하면서 스님한테도 대들고 하는 사람들 있잖아요. 그 사람이나 저 거사님이나 심리 상태는 똑같아요.nbspnbspnbsp이 사로잡힘 또는 편집증이 공산주의에 물들면 공산주의 편집증이 되고, 종교로 가면 종교 편집증이 되고, 좌로 가면 극좌가 되고, 우로 가면 극우가 됩니다. 무조건 다 사기꾼이라고 하고, 자기 것만 옳고, 그게 아니면 다 틀린 것이라고 합니다. 기독교 신자 중에는 우리만 보면 ‘믿냐? 안 믿냐?’ 하고, 극우는 ‘인공기 안 밟으면 다 종북이다‘ 하면서 이렇게 남한테 잣대를 들이대고 그러잖아요. 이런 것을 ’편집증‘ 또는 ’사로잡힘‘이라고 말해요.nbspnbsp그래서 자기 신앙은 최고이고, 남의 신앙은 사이비이고, 자기 이념이 최고이고, 남의 이념은 다 사이비이고, 이런 식으로 접근하는데 이런 것이 저분에게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들도 나만 옳고 남편은 틀렸고, 나는 옳고 애는 틀렸고 이렇게 잣대를 댄단 말이에요. 이게 심해지면 남의 말을 들을 귀는 없어지고 자기 주장만 하죠. 100분 토론 같은 것도 한번 보세요. 자기 얘기만 해놓고 남이 말할 때는 다음 차례에 자기 얘기할 거 적고 있고, 그러다 또 자기 말만 하고, 거기다 청중을 의식해서 더 자기 주장을 세게 하고. 그러니까 토론을 만 번 해봐야 결론이 날 수가 없어요. 주고받는 대화가 아니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나머진 안 들으려고 하니까요.nbspnbsp방금 전 거사님은 다른 사람을 맹신자라고 질타했는데 결국 자기가 맹신자예요. 이것을 심리적으로 분석하면 나쁜 사람이라서가 아니고 편집증이에요. 우리도 다들 편집증적인 증상이 조금씩 있는데 우린 그래도 사로잡혔다고 얘기해주면 정신을 차리는 편인데 편집증이 심한 사람은 지적을 해줘도 전혀 남의 말을 못 듣는 거예요. 이런 사람은 종교로 가면 종교 극단주의자가 되고, 사상으로 가면 이념 극단주의자가 되는 거예요.nbspnbsp그래서 여러분들도 너무 내 생각에 사로잡혀 버리면 남편이 객관적으로 보면 괜찮은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남편 말은 다 변명처럼 들리고 모든 게 혐오스럽고 사기꾼 같이 들리는 거예요. 스님이 말할 때는 들리는데 똑같은 말을 남편이 할 때는 귀에 안 들어와요. 그런데 제 얘기를 듣고 좀 깨닫고 보면 이미 남편이 다 얘기했고 부모님이 다 얘기했던 말들입니다. nbspnbspnbsp이것은 나에게 불신의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에 이런 병이 발생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여러분들도 남편의 얘기, 아내의 얘기, 자식의 얘기, 부모의 얘기, 직장 상사의 얘기에 무조건 반대하지 말고 조금 귀담아 들어야 돼요. 그래서 뭘 말하는지를 보고 대응하는 게 필요하지요. 그러면 사로잡힘에서 벗어나고 사로잡힘에서 벗어나면 누구나 다 행복할 수가 있습니다.”nbsp스님의 소중한 가르침에 많은 청중이 박수 갈채로 화답했습니다.nbspnbsp강연이 모두 끝나고 이어서 로비에서는 책 사인회가 진행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미리 구매한 책을 들고 미소 가득한 얼굴로 줄을 서서 스님의 사인을 기다렸습니다. 한 젊은 남성은 스님 책을 여러권 구입해 강연에 함께하지 못한 지인들을 위해 선물할 것이라며 기쁜 표정을 지었습니다.nbspnbspnbsp▲ 책 사인회nbsp한 분 한 분에게 정성껏 사인을 해 준 후 스님은 오늘 강연을 홍보하고 준비한 사하정토회 자원봉사들과 함께 기념사진 촬영을 했습니다. 스님은 웃음으로 봉사자를 응원해 주었습니다.nbspnbsp▲ 오늘 강연을 준비한 부산 사하정토회 자원봉사자들nbsp사진 촬영을 마친 봉사자들을 위해 스님은 “모두 수고했어요” 라고 격려하면서 봄 불대생, 가을 불대생, 경전반이 각각 몇 명인지 확인하며 응원도 해주었습니다. 봉사자들은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환한 얼굴로 청중들을 맞이하여 주었고, 다함께 구내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한 후 마음 나누기를 하며 마무리를 했습니다. nbspnbspnbspnbsp오후 2시부터 연이어 부산 중구 롯데백화점 광복점에서 강연이 열리기 때문에 스님은 곧바로 강연장을 나와 차량으로 이동했습니다. 점심식사를 따로 할 시간이 없어 차 안에서 김밥을 간단히 먹었습니다.nbspnbsp▲ 스님의 점심 식사nbsp부산 중구 즉문즉설 강연은 다음 이야기에 계속 됩니다...

2015.10.31. 47,324 읽음 댓글 36개

2015.10.29 울산 통일의병 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즉문즉설과 통일이야기”를 주제로 울산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nbspnbsp어제 제주 시민들을 위해 오전과 저녁 두 번의 강의를 마친 후 제주도에서 하룻밤을 지낸 스님은 오전에 붉은오름 자연휴양림을 산책했습니다.nbspnbsp▲ 한라산nbsp붉은오름 자연휴양림은 한라산 동쪽 기슭에 자리잡고 있는데, 온대, 난대, 한대 수종이 다양하게 분포된 울창한 삼나무림과 해송림, 천연림 등 자연 경관이 잘 보존되어 있어 편안하게 자연의 향기와 멋을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nbspnbsp▲ 붉은오름 자연휴양림nbsp스님은 매일 이어지는 빡빡한 강연 일정 속에서 시원한 녹음을 만끽하며 오랜만에 여유로운 시간을 지냈습니다. 해맞이 숲길을 걸은 후 잠시 정자에 앉아 보온병에 챙겨 온 차를 한잔 마셨는데, 스님은 갑자기 주어진 여유 시간이 어색했는지 “아이고, 세상에 이렇게 정자에 앉아 잡담을 떨 수 있는 시간도 생기다니...” 하며 함박 웃음을 보였습니다.nbspnbspnbspnbsp상잣성 숲길을 내려와 어제 강연 준비하느라 수고가 많았던 강재연 제주정토회 총무님 부부에게 새책 ‘야단법석’ 책을 선물하며 악수를 건네고 격려를 해준 후 공항으로 향했습니다.nbspnbsp▲ 도로를 달리다보면 곳곳에 보이는 감귤 농장nbsp공항으로 가기 전 잠시 약천사와 천제사를 들렀습니다. 약천사는 혜인 큰스님과 인연이 있어서 잠시 인사를 드릴려고 들렸는데 큰스님이 출타 중이여서 법당만 참배했습니다.nbsp약천사는 그 규모 면에서 단일 사찰로는 동양 최대라고 하는데, 특히 소원을 비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었습니다.nbspnbsp▲ 약천사nbsp천제사는 중문 바닷가에 위치한 작은 암자인데 주지인 연담 스님과의 인연이 있어 잠시 들러 인사를 하려고 했으나 안 계셔서 새책 ‘야단법석’을 전한 후 법당만 참배하고 나왔습니다.nbspnbsp▲ 천제사nbsp제주공항에서 다시 비행기를 타고 오후 4시 30분에 김해공항에 도착한 스님은 곧바로 통일이야기 강연이 열리는 울산으로 향했습니다. 오는 길에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가 있었는지 차가 계속 막혀서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예정된 사전 간담회에는 참석하지 못했습니다.nbspnbspnbsp오늘 울산 강연이 열리는 곳은 근로자종합복지회관입니다. 1층에 들어서자 입구부터 파란색 조끼를 입은 봉사자들이 환한 표정으로 강연을 들으러 오는 시민들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nbspnbsp▲ 울산시 근로자종합복지회관nbsp입구 한 쪽에는 울산 지역에서 활동하시는 분들 중 예전 대불련 활동을 하셨거나 시민기자로 활동하는 분들이 통일의병에 관심을 갖고 스님과 차담을 하기 위해 모여 있었습니다. 스님은 교통 체증 때문에 늦은 걸 미안해 하며 간단히 자기소개를 듣고 통일운동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열심히 활동할 것을 독려했습니다.nbspnbsp▲ 울산 지역 통일의병들과의 간담회nbsp오늘 도로 체증이 심해 6시 반이 되어도 좌석이 많이 차지 않아 살짝 걱정되기도 했지만 강연 시작 시간이 다가오자 어느덧 350석 좌석이 거의 찼습니다. 일찍 오신 분들은 스님의 소개 영상을 재밌게 보거나 접수할 때 받은 통일시민학교 신청서와 통일의병 소개서를 유심히 읽어보기도 했습니다.nbspnbsp▲ 울산 시민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는 통일의병들nbsp예정보다 10분 늦게 강연이 시작되고 통일의병의 백왕순 사무총장이 인사말로 강연을 열었습니다. 이어서 통일운동가로서의 법륜스님을 소개하는 영상이 나오고 청중들의 힘찬 박수 속에서 스님이 무대에 올랐습니다.nbspnbspnbsp요즘 가을철의 멋진 풍경을 소재로 말문을 연 스님은 오늘 강연 주최가 통일의병임을 상기시켜 주며 인생 상담 뿐 아니라 통일에 대한 대화를 함께 해보자며 즉문즉설을 시작했습니다.nbspnbsp“제가 평소에는 정토회에서 강연을 주관해서 인생 고민 상담을 많이 했는데, 오늘은 강사는 같지만 주관 단체가 ‘통일의병’입니다. 임진왜란 때 관군이 외적을 막아내지 못하니까 일반백성들이 일어나서 나라를 지키고자 헌신했잖아요. 그런 의병들처럼 나라의 독립과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나서서 평화통일을 이루겠노라 뜻을 모아 만들어진 단체가 ‘통일의병’ 이예요. 통일의병이 주최가 되어 오늘 행사가 마련되었기 때문에 오늘은 통일 이야기를 좀 하면 좋겠습니다.nbspnbsp여러분들은 스님만 보면 인생상담 하고 싶죠? 오늘은 통일, 평화, 민족 문제에 대해 물어보라고 자리를 마련했지만 아마 마이크 잡으면 또 아이 문제나 가족 문제를 물어볼 거예요. 그건 어쩔 수 없어요. 하하. nbspnbspnbsp개인적인 문제를 좀 물어도 됩니다. 그러나 개인적인 문제만 묻지는 마세요. 그러면 행사를 주최한 통일의병 측에서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하잖아요. 그런 걸 묻는 사람은 반드시 통일의병학교에 입학해야 해요.” nbsp총 6명이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24살 여성은 아버지가 너무 보수적이라 이성교제를 상상도 못하는 반면에 남동생의 이성교제엔 아무 말씀 안 하시는데 이를 어떻게 해야 할지 질문하였고, 고3, 중3 딸 둘을 기르는 엄마는 작은애는 비교적 잘 하는데 첫 애는 더 애정을 갖고 키웠는데도 고1때부터 공부에서 손을 떼고 검정고시를 보고 메이크업 공부를 하고 해서 대학에도 합격을 했지만 애가 비뚤어지는데도 지도가 잘 안 되는 것 같다는 고민을 털어놓았고, 한 40대 남자는 정권교체를 위해 선거를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질문했습니다.nbspnbspnbsp통일에 관심이 없었는데 스님의 통일강연을 듣고 통일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됐다는 40대 여성은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큰 갈등 즉 진보와 보수의 갈등, 세대간의 갈등, 새터민과의 갈등을 해결하는 것보다 통일이 우선인지 질문했고 40대 남자분은 우리 사회에 여러가지 문제가 많은데 그 중에서도 왜 통일이 되어야 하는지와 스님은 이미 통일된 세상에서 살고 계시다고 하셨는데 그게 어떤 의미인지 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50대 남자 분은 국정교과서가 통일을 요원하게 하고 중국의 동북공정을 도와주는 것 같은데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를 질문했는데 스님은 각 질문자에 맞게 때론 유쾌하게 때론 진지하게 답변을 해주셨습니다.nbsp오늘은 그 중에서 정권 교체를 위해서는 어떻게 선거를 잘 할 수 있는지 물었던 내용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스님은 주어진 조건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명쾌한 답변을 들려주었습니다.nbspnbspnbsp“오늘 아침 신문을 보니 어제 보궐선거에서 야당이 대거 졌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정의당이나 진보당이 잘되면 좋겠지만 그건 이상일 테니, 현실적으로는 대안세력인 민주당이 당선되었으면 합니다. 저는 대안세력이 나서서 정권이 한번 정도 바뀌기를 바랍니다. 그러려면 저와 같은 직장인들이 무엇을 해야 도움이 될까요? 심지어 제 아내조차 제 말을 안 듣고 보수 정당에 투표했거든요.”nbsp“기독교인은 다 기독교 믿으면 좋겠다, 불교인은 다 불교 믿으면 좋겠다, 우리 아이 서울대 가면 좋겠다, 선거 이기면 좋겠다, 이런 생각만으로는 다 너무 막연해요. 선거를 하려면 첫째, 울산 시민 중 선거권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해봐야 해요.nbspnbspnbsp예컨대 질문자가 대선이든 뭐든 어떤 선거에서 현재의 집권당 말고 누구든 반대세력이 되길 바란다고 합시다. 그러면 질문자가 그걸 실현할 권리가 우선 헌법에 있는지를 보세요. 대한민국 헌법 제1조 제1항에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다’라고 나와 있어요. ‘공화국’이란 말은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뜻이에요. 그러니 질문자가 소위 대한민국의 주주라는 겁니다. 다음으로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이렇게 되어 있어요. 그러니 대통령도, 시장도 아닌 질문자 같은 국민이 주인입니다.nbsp그런데 국민은 혼자가 아니에요. 대한민국 인구가 5천만이니 나 혼자가 아닌 5천만 국민이 주인이에요. 그런데 지금 법 체계에서는 그냥 5천만 중 몇 명이 동의했다 해서 승리할 수 있는 게 아니라, 2천 5백만 명에서 한 명이라도 더 많은 표를 얻어야 승리할 수 있습니다.nbspnbsp선거에서 예컨대 49대 51로 이겨서 당선이 되었다면 51이 다 먹는 지금과 같은 승자독식 방식이 아니라 51은 51만큼 먹고 49는 49만큼 먹도록 헌법을 개정하면 좋겠지요. 독일의 선거법은 이런 식으로 되어 있어요. 독일은 예컨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당 표가 51퍼센트, 야당 표가 49퍼센트 나왔다면 의원석을 51 대 49로 배정해요. 그런데 우리는 모든 선거구에 예컨대 51 대 49의 결과가 나와서 여당이 당선 되었다면 야당은 한 명도 안 되고 여당만 다 될 수 있는 승자독식 구조입니다. 이런 구조는 국민의 의사가 왜곡되니까 바꾸는 것이 좋겠죠. 그런데 이걸 바꾸려면 선거법을 고쳐야 해요. 법을 고치기 전에는 이 법에 따라 내가 행동할 수밖에 없어요. 내 성질대로 하겠다면 그건 독재예요. 대한민국 헌법을 부정하는 행위입니다.nbspnbsp울산시에 선거권을 가진 성인들, 즉 선거권자가 70만명이라고 해봅시다. 그러면 시장 선거에서 뽑히려면 35만표에다가 1표라도 더 얻어야 하잖아요. 선거권자들을 대상으로 지지율을 조사해보면 여당 지지층이 45퍼센트, 야당 지지층이 35퍼센트, 무당층이 20, 이런 식으로 결과가 나오겠죠. 야당 지지층은 그 중에서도 노동당 지지층이 얼마고 민주당 지지층이 얼마라는 식으로 갈리고요. 첫 번째 해야 할 일은 이렇게 시민 전체의 의견을 조사하고 분석해서 파악하는 거예요.nbspnbsp그런데 선거는 투표율과 큰 관계가 있습니다. 이번에 질문자는 어제 보궐선거에서 야당이 다 진 걸 보고 분개했다지만, 제가 보기엔 처음부터 야당이 질 수밖에 없었어요. 시의원, 구의원, 군의원 선거할 때는 사람들이 투표하러 잘 안 가잖아요. 그럴 때 주로 가서 투표하는 사람들은 주로 노인들입니다. 예를 들어 야당 지지율이 60퍼센트, 여당 지지율이 40퍼센트라고 해도 야당은 지지자들 중 투표하러 가는 사람이 30퍼센트이고 여당은 지지자들 중 투표하러 가는 사람이 80퍼센트라면 실제 투표함을 열어봤을 때 여당이 이길 거예요. 노인층이 반드시 여당을 지지한다는 뜻이 아니라, 예를 들어서 하는 이야기입니다.nbspnbsp지금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지역에 따른 차이도 있지만 연령에 따른 차이가 더 큰데, 나이가 많으면 일단 보수 쪽을 많이 지지하잖아요. 지금은 지역적 불균형보다도 세대적 불균형이 크단 말이에요. 현 정부의 지지율을 보면 30대, 40대에서는 반대가 거의 70퍼센트에 가깝지만 60대 이상은 찬성이 7080퍼센트란 말이에요. 이렇다 보니 선거 결과는 해보나 마나 이미 나 있는 셈인데, 그걸 아침에 신문에서 보고 분개했다는 것은 ‘내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다’라는 말밖에 안 됩니다. 그러니 이걸 딱 살펴서 제일 먼저 인구 분포에 따른 여론조사를 해봐야 합니다.nbspnbspnbsp예컨대 여기 모인 사람들 중 야권 지지층이 40퍼센트, 여권 지지층이 50퍼센트, 무소속 지지층이 10퍼센트라고 합시다. 그런데 야권은 분열되어 있잖아요. 진보당 계열도 있고 정의당 계열도 있고 민주당 계열도 있어요. 분열해서 각기 출마하면 100퍼센트 실패예요. 처음부터 못 이길 승부입니다. 합친다면 어떨까요? 야권 전부를 합쳐도 40 대 50이니까 안 돼요. 단순히 합쳐도 이기기 어렵다면, 합친다는 전제 하에 표를 어디서 더 가져올지를 모색해야 합니다. 이게 두 번째예요.nbsp지지 성향만으로는 승리할 수 없으니까 상대편 지지층의 표를 가져와야 합니다. 그럴려면 후보를 통해서 표를 가져와야죠. 그러면 후보를 누구로 내세워야 할까요? 여당 또는 보수 성향의 후보를 내세워야 겠지요. 그래야 여당표가 분산될 게 아니에요.nbspnbsp그런데 승리가 별로 중요하지 않고 ‘우리 진보세력이 어느 정도 지지층이 있느냐를 보여주자’ 이렇다면 승리를 목표로 하지 않고 그냥 한번 해보는 거예요. 그런데 만약 승리를 목표로 삼는다면 방금 전 말한 것 같이 전략적으로 모색해야 하고요. 이런 관점을 가져야 그게 과학적인 접근입니다.nbspnbspnbsp그런데 인간은 그렇지 않아요. 지금도 그렇게 안 되잖아요. 안 되는 건 내내 해봤자 안 돼요. 그런데 시민들을 보고 화를 내면 어떡해요? 야권이 똘똘 뭉치면 평소에 별로 지지 안 했던 사람들까지도 ‘쟤들이 요새 정신 좀 차렸나보다’ 해서 지지가 확 늘 수도 있죠. 그런데 그렇게 안 하잖아요. 여당이 분열되고 야당이 통합되어야 승리가 가능할 텐데, 지금 구조를 보면 여당은 싸우다가도 일이 생기면 바로바로 통합되고, 야당은 열 명이면 열 명 다 자기 잘났다고만 하니까 국민들이 보기에는 어때요? 말로는 혁신한다고 하지만 정작 혁신의 이미지가 아니라 분열의 이미지가 인상에 남아요. 현 정부를 보면서 정권이 바뀌어야 한다든지 여당을 혼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경상도에도 많이 있지만, 그렇다고 야당이 훨씬 낫겠다는 아무런 확신이 없으니까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투표하러 안 가는 거예요. 저쪽 지지층은 투표하러 가는데 이쪽 지지층은 ‘에이, 이놈이나 저놈이나 똑같다. 투표하기 싫다, 정치도 싫다’ 이렇게 되니까 맨날 지는 겁니다.nbsp그리고 대주주는 서너 명만 힘을 합치면 51퍼센트를 쉽게 장악하지만 소액주주는 사람을 많이 모아야 해요. 지금의 여당 지지층에서는 질문자의 이야기를 듣고 동조할 사람이 없어요. 아내조차 질문자의 말을 안 듣잖아요. 아내의 한 표라도 확보하려면 질문자가 평소에 집에서 아내한테 잘 해야 해요. 이념적으로 접근하지 말고, 평소에 밥도 하고 청소도 하고 말도 잘 받아줘서 ‘아, 우리 남편 괜찮네’ 이렇게 되어야죠. 그래야 선거할 때 ‘여보, 내가 이것 때문에 요즘 머리 아픈데 좀 도와주면 안 될까?’ 이러면 부인이 조금이라도 동조해줄 가능성이 있잖아요.nbspnbsp친구들이 여당 일색으로 지지하더라도 그거 갖고 싸우지 말고 그냥 잘 해주세요. 싸우면 성질 더럽다는 소리밖에 못 듣습니다. ‘그래그래, 정치 이야기 그만하고 커피나 한 잔 하자. 내가 살게.’ 이렇게 하다가 나중에 때가 오면 슬쩍 이야기해보세요. 그렇게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는 행동을 해야죠. 아까 질문자 발언하는 걸 보니까 그 말 듣고 찍어줄 사람이 여기 하나도 없겠어요.” nbspnbspnbsp“스님의 명쾌한 답변 잘 들었습니다.” nbsp스님의 명쾌한 조언에 질문자도 아주 만족해하며 자리에 앉았습니다. 스님은 함께 자리한 청중들을 위해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니까 조금 더 주인 의식을 갖고 참여해 보면 좋겠다고 하면서 덧붙여 설명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질문자가 분노하는 건 이해가 됩니다. 흔히 충청도 사람들이 멍청하다고 ‘멍청도’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충청도 사람들이 진짜 똑똑한 사람들이에요. 경상도 사람은 무조건 이쪽 하나만 찍고, 전라도 사람은 무조건 저쪽 하나만 찍잖아요. 그러니 보수 쪽이 집권할 때는 경상도는 집토끼여서 신경 안 써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쪽은 아무리 애써도 어차피 안 잡히는 산토끼라서 아예 처음부터 신경을 안 써요. 야당 쪽이 집권해도 지역만 바뀔 뿐 똑같아요. 그러다보니 승패를 항상 수도권과 충청도에 걸게 됩니다.nbspnbspnbsp수도권과 충청도는 늘 지지율이 반반 정도에서 왔다갔다 하며 때에 따라 한쪽으로 몰아줍니다. 이렇게 유동성이 있으니까 이쪽도 저쪽도 전부 거기에 신경을 쓰잖아요. 그러니까 수도권과 충청도까지는 여당이든 야당이든 공천을 받았다고 당선된다는 보장이 없어요. 공천을 받으면 출마할 수 있다는 것이지, 당선 보장은 전혀 안 되니까 주민들에게 선거운동을 굉장히 열심히 하고 서비스도 잘 합니다. 주민들에게 못 보이면 당선이 안 되니까요.nbspnbspnbsp그런데 경상도와 전라도는 선거에 당선되고 안 되고를 시민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위의 공천자가 결정하는 셈입니다. 공천만 받으면 그냥 되는데 다만 요식행위로 선거를 할 뿐이에요. 여러분은 사실상 민주공화국에 사는 사람들이 아니에요. 저 윗동네와 똑같이 아무런 선택권이 없다는 말이에요. nbspnbspnbsp그나마 전라도는 이제 반란이 좀 생겼어요. 지난번에 무소속 후보를 하나 당선시켜놨더니 전라도 전체가 흔들리잖아요. 이제 민주당만 가지고는 안 되니까 너도 나도 나와서 새 당들을 만들겠다 하잖아요. 얼핏 보면 분열 같지만, 분열이 나쁜 것만 아니에요. 국민은 선택권이 넓어지니 좋아요. 그런데 여기 경상도는 선택권이 없어요. 미우나 고우나 찍을 곳이 한군데뿐이잖아요. 마음에 안 들어도 그렇다고 민주당을 찍어주기는 지역감정 때문에 싫으니까 늘 똑같이 되어버리죠.nbspnbsp그러니 이것은 새누리당이 좋다, 민주당이 좋다를 떠나서 생각할 문제입니다. 시민으로서 헌법에 보장된 권리를 제대로 행사해서 선거를 치르려면 여러분에게 선택권이 있어야 합니다. 지금은 선택권이 없는 상태예요. 내 지역 사람을 찍고 내 지역을 좋아하는 게 나쁜 게 아니에요. 고등학교 선배 찍어주고 친구를 찍어주는 것 자체가 나쁜 게 아니에요. 그러나 무조건 찍는 건 잘못됐다는 겁니다. 이 사람이나 저 사람이나 똑같으니까 그나마 같은 학교, 같은 고향 사람 찍어준다는 마음은 이해가 돼요. 확연히 뛰어난 사람이 있다면 부부지간에도 표가 갈릴 수 있겠죠. 그러나 우리 정치에 옛날처럼 갑자기 걸출한 사람이 나오기 어려운 게 현실이에요.nbspnbsp그러니 여러분들이 시민으로서 권리 행사를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지역주의에 너무 편중되어서 ‘우리가 남이가’ 이렇게 밀어붙이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올바른 태도는 아닙니다. 자기 지역을 더 사랑해서 동향 사람을 미는 게 꼭 나쁘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울산 사람이 대통령 후보로 나오면 여러분들이 많이 찍겠죠? 울산고등학교 출신이 나오면 동문들이 다 밀어줄 거예요. 이것 자체를 나쁘다고 하면 안 돼요. 그건 사람이니까 어찌 보면 당연해요. 그러나 지금 이런 고질적인 지역주의에 뿌리를 둔 양당 구조는 현재 대한민국의 정치 발전을 분명히 방해하는 요인입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이걸 한번 흔들어버리세요. 시민들이 그런 각성이 있어야 합니다.nbspnbsp그리고 질문자처럼 정치의식이 좀 있는 사람은 이런 정치 현실을 인정하고 그 조건 속에서 어떻게 전략과 전술을 세울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새누리당이라면 이렇게 점증하는 반대세력을 어떻게 제어하고 재집권할지 머리를 써야 하고, 반대세력이라면 이걸 어떻게 극복해서 역전을 한번 시켜볼까를 고민해야 합니다. 이기려면 뒤집기를 한번 해야 하고, 뒤집기를 하려면 머리를 쓰고 기술을 개발해야죠. 부처님한테 빈다고 질문자 소원이 이루어지지는 않아요. nbsp여러분들이 다음 선거 때 어느 쪽이든 본때를 한번 보여주세요. 분열해서 내부 다툼에 정신이 없는 야당에게 본때를 보여주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고, 너무 독재적으로 정국을 운영하는 여당에게 본때를 좀 보여주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 국민의 생각이 다 다른데 독재시대도 아니고 그걸 어떻게 통제하겠어요? 그러니 여러분들이 자기가 생각하는 바를 노력해서 다수로 만드는 게 경쟁입니다. 이걸 폭력적으로 하면 안 돼요. 법에 보장된 자신의 권리를 확보해나가는 수밖에 없습니다.”nbsp스님의 자상한 설명에 모두들 감탄하며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 스님의 강연을 듣고 나니 정말 깨어있는 시민이 되어야겠다는 의지가 불끈 솟아나는 것 같았습니다.nbspnbsp모든 질문에 대해 답변을 마치고 나니 어느덧 2시간 30분이 훌쩍 지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강연을 마무리하면서 목표를 분명히 하고 서로 다른 것을 인정하고 협력하는 자세가 중요함을 강조했습니다.nbspnbsp“여러분들은 ‘스님이 개인상담이나 하지 왜 사회 이야기를 하냐’ 혹은 ‘통일 이야기를 좀 해주지 왜 인생상담만 하냐’ 하는데 저는 개인의 인생사든 사회 문제든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남북한이 서로 싸우는 것이나 부부간의 갈등이나 똑같아요. 부부도 둘 사이에 갈등이 생기면 생판 남인 변호사한테 돈을 더 줘가면서 그동안 자기와 함께 살았던 배우자의 돈을 조금이라도 더 빼앗으려 들잖아요. 남북관계가 안 좋을 때 우리도 북한 괴롭히려고 중국이나 미국 같은 외세를 이용하려 들잖아요. 감정이야 이해는 되지만, 제가 보기에 현명하지는 않아요.nbspnbspnbsp누구든지 다 감정은 우리가 이해해야 합니다. 욕할 일은 아니에요. 그러나 그게 바람직하지 않다면 우리는 그것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혹은 막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합니다. 성질내지 말고 지금부터 자기가 세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하고, 실패하면 술 마시며 한탄하지 말고 다시 해야 합니다. 올해 못 하면 내년에 하고 5년 만에 못 하면 10년 후까지 해야 해요. 이걸 불교용어로 ‘원력’이라고 해요. 성질을 내는 것은 수행이 안 된 거예요. 또 자기만 편하다고 가만히 있으면 보디사트바, 즉 보살이 아닙니다.nbspnbsp남북도 손 잡고 하나가 되자고 하는 판에, 우리 안의 보수 세력이나 진보 세력을 용납 못한다면 어떻게 통일을 할 수 있겠어요? 우리 국민 중에 친일파의 자손이 있다고 해서 죽일 놈이라며 날뛰면 어떻게 남북 통일을 해요? 앞으로 거대한 중국에 대응하려면 일본하고도 협력해야 해요. 현재의 군국주의 일본하고는 협력을 못하겠다고 하는 것이지만, 일본 안에도 평화세력이 있어요. 이번에 헌법 지키기 운동도 했잖아요. 일본 안의 그런 사람들하고 협력하려면 너무 국가주의나 민족주의로만 나가면 안 돼요.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찾는 건 좋지만 남의 민족도 인정하고 협력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nbspnbsp여기서 진보끼리만 똘똘 뭉쳐 있으면 영원히 소수로 전락해요. 세가 불리하면 보수, 중도보수 정도와는 손잡아서 극보수를 견제해야죠. 그게 전략이라는 거예요. 그러니까 일본이 쳐들어올 때는 깡패도 좀 독립군에 넣어줘야 해요. 싸우기는 깡패가 더 잘 싸우니까요. 예전 의병들을 보면 주요한 전투력이 포수들입니다. 포수는 양반이 볼 때는 상놈이지만 나라를 지킬 때는 그 사람들이 굉장히 효과적이에요. 그런데 저 놈은 상놈이라고 빼고 저 놈은 뭐라고 해서 빼면 나설 사람이 없어요.nbspnbsp그러니 조금 지혜롭게 대응하십시오. 목표가 분명하면 통합이 됩니다. 뭘 목표로 할 거냐 이것이 분명하면 견해 차이를 극복할 수 있지만, 목표가 없이 감정을 앞세우면 부부조차도 통합이 안 돼요. 그러니 조금 더 큰 목표를 향해서 우리의 작은 차이를 뛰어넘읍시다. 그럴 때 국민통합이 되는 것이지, 어떤 게 먼저냐의 문제가 아닙니다.nbspnbspnbsp통일의병은 이런 운동을 하는 단체예요. 우리가 나라와 민족을 위해서 이 시대의 새로운 의병이 되어보자는 것이지, 무슨 반정부 운동을 하는 게 아닙니다. 반정부 운동을 하면 의병이 아닌 반군이 되잖아요. 우리는 정부 밑에 붙어 있는 관군도 아니고 정부와 무조건 싸우는 반군도 아니고 정의를 위해서 싸우는 민병입니다. 그걸 의병이라고 해요. 그런 운동이니 여러분도 적극적으로 같이 하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nbsp좁은 시야를 벗어나 크고 넓게 바라볼 수 있게 해 준 스님의 열정적인 강연에 모두들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nbspnbsp이어서 함께한 청중들 모두가 일어서서 서로 손을 맞잡고 오늘의 감동을 가슴에 새기며 ‘우리의 소원’ 노래를 함께 불렀습니다. 아무렇지 않게 다가오던 통일 노래였는데 스님의 강연을 듣고 나서 다시 불러보니 통일이 더 간절하게 느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nbspnbspnbsp참석한 울산 시민들은 통일을 위해 작은 기여라도 할 것을 다짐하며 모두들 큰 박수로 오늘의 통일 강연을 모두 마쳤습니다.nbspnbspnbsp강연장을 나가는 길에는 통일시민학교에 대한 홍보가 한창이었습니다. 11월 14일과 15일 양일 간 울산에서도 통일시민학교가 열리는데 이곳에서는 역사적 관점과 외교적 관점에서 통일이 왜 필요한지,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더욱더 구체적인 강연이 이뤄질 예정입니다.nbspnbspnbsp많은 시민들이 오늘 강연이 감명 깊었는지 통일시민학교에 신청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nbspnbsp원래는 책 사인회가 예정되어 있었으나 장소를 대관해 준 쪽에서 운영 규정상 책 사인회를 하지 못하도록 해서 아쉽게도 시민들이 스님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인 책 사인회가 열리지 못했습니다.nbspnbsp하지만 스님은 오늘 강연 준비를 위해 많은 수고를 해준 통일의병 자원봉사자들과는 기념 사진을 함께 찍어 주었습니다. “통일 의병”을 힘차게 외치는 얼굴에는 함박 웃음이 가득했습니다.nbspnbspnbsp강연장을 나온 스님은 곧바로 울산 두북으로 향했습니다. 내일은 오전 10시 30분에 부산 사상구청 강당에서 즉문즉설 강연을 한 후 오후 2시에는 롯데백화점 문화홀에서 즉문즉설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nbsp

2015.10.30. 33,690 읽음 댓글 24개

2015.10.28 (저녁) 제주시 공무원노동조합 초청 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오전에 제주 시민들을 위한 즉문즉설 강연에 이어서 저녁에는 제주시 공무원노동조합에서 초청한 강연에서 공무원들의 고민을 듣고 지혜를 들려주었습니다.nbspnbsp오전에 한라대학교 한라아트홀에서 열린 즉문즉설 강연을 마치고 오후 3시 30분에는 원희룡 도지사님의 초청으로 제주도청을 방문했습니다. 원 지사는 오랜만에 제주도를 방문한 스님을 반갑게 맞이해 주었습니다.nbspnbsp▲ 원희룡 제주 도지사 부부nbspnbsp원 지사님은 요즘 도정 활동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특히 최근 들어 중국에서 온 저가 관광 여행객들의 폐해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스님의 해법을 묻기도 했습니다. 하루에 많을 때는 3만 5천명에서 4만 5천명이 제주도를 방문하는데 원 지사님은 여행객들에 대한 정책을 어떻게 할지 고심이 많은 것 같았습니다. 미팅을 마치고 스님은 원 지사님에게 얼마 전 새로 나온 스님의 책 ‘야단법석’을 선물했습니다.nbspnbspnbsp도청 공무원들도 스님이 도청을 방문한 것에 대해 깜짝 놀라하며 서로 스님과 사진을 찍고 싶어했습니다. 몇 몇 분들과 사진을 함께 찍어준 후 도청을 나왔습니다.nbspnbsp저녁 7시에는 제주시 공무원노동조합의 주관으로 제주시 학생문화회관에서 즉문즉설 강연을 했습니다. 스님은 그동안 외부에서 초청한 강연에는 거의 응하지 않았었는데 오늘은 마침 제주시에서 희망세상만들기 강연이 있어서 방문한 김에 공무원노조의 초청 강연도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초청 강연이 아니였으면 스님은 아마도 오후 3시 비행기로 서둘러 서울로 향해야 했을 겁니다. 그런데 저녁 강연 덕분에 제주도에서 하룻밤을 머물게 된 것입니다.nbspnbsp▲ 제주시 학생문화회관nbsp200여명의 공무원들이 자리한 가운데 큰 박수와 함께 즉문즉설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인생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기 보다는 조금 더 자유로운 삶을 살면 좋겠다고 하면서 강연을 시작했습니다.nbspnbsp“저는 여러분에게 인생을 어떻게 살라고 특별히 전할 메시지가 없습니다. 그냥 살면 됩니다.nbspnbsp토끼도 살고 다람쥐도 사는데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이 못 살 일이 뭐가 있겠어요? 어제도 어떤 분이 그래요. ‘육십 평생을 힘들게 살다가 스님 법문 듣고 모든 욕심을 내려놓고 나니 인생이 아주 가벼워졌습니다. 이제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겠습니까?’ 그래서 제가 ‘그냥 사십시오’ 했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는 말은 아직 다 못 내려놨다는 말입니다. 다 내려놓았다면 그냥 살면 되거든요.nbspnbsp우리는 인생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합니다. 특히 종교인들이 의미를 많이 부여하죠. 그런데 자연 생태계를 보면 사는 데 무슨 의미가 있는 게 아니에요. 사람이나 풀 한 포기나 토끼 한 마리나 나서 살다가 죽는 건 다 같습니다. 다만 사람은 인생에 원래 어떤 의미가 있는 건 아니지만 사람이 인생에 의미를 부여한다는 점이 다릅니다. 내 생존이 먼저이고 의미는 나중인데, 스스로 만들어낸 의미에 사로잡혀서 노예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의 종교를 보면 자기가 만든 믿음의 노예가 되어 살기가 쉽고, 이념이나 윤리, 도덕도 그런 경우가 참 많습니다. 때로는 이런 이념들이 살아있는 사람을 옥죄고 괴롭히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가 그런 것으로부터도 좀 자유로워지는 편이 좋다고 생각합니다.nbspnbsp여러분들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묻고 싶은 게 있으면 뭐든지 오늘 물으세요. 어떻게 하는 게 더 좋은 길인지 대화를 통해 함께 모색해봅시다. 이건 ‘현재 이 시점, 이곳에서 내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늘 ‘여기’의 이야기가 아니라 ‘저기’의 이야기를 합니다. 오늘 하루도 잘 못 살면서, 죽어서 어디 가는지를 물어요. 죽어봐야 알지, 산 사림이 그걸 어떻게 알겠어요? 게다가 오늘도 제대로 못 살면서 죽은 뒤는 알아서 뭐하겠어요? 그리고 우리는 늘 옛날이야기를 해요. 어릴 때 이러저러해서 힘들었고 어쩌고저쩌고 한 것은 다 지나가버린 일입니다. 과거 이야기도 미래 이야기도 저기 이야기도 아닌 지금 여기의 이야기, 그리고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나의 이야기가 사실은 가장 중요합니다. 그래서 ‘지금 여기 나에게 깨어 있기’가 행복으로 가는 길입니다.nbspnbsp오늘 저는 공무원 여러분들은 무슨 이야기를 할지 궁금합니다. 아이, 부부관계, 공무원 생활, 민원인의 항의, 나라 걱정, 신앙 문제, 환경 문제 등 온갖 고민이 있을 수 있겠죠. 뭐든지 자기 이야기, 자기 고민을 가지고 한번 대화를 해봅시다.”nbsp스님이 밝게 웃으며 이야기를 꺼내자 참석한 공무원들도 그제서야 마음이 열렸는지 조금씩 웃음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아직은 즉문즉설 강연이 많이 낯선 분들이 많았던지 처음에는 질문하고자 하는 분들이 없었습니다. 스님이 “그럼 강연을 일찍 마칠까요?” 라고 하자 그제서야 여기저기서 손을 들고 질문을 했습니다.nbspnbsp노동조합원들이기 때문에 사회 문제에 대한 질문이 많을 줄 알았는데 예상과는 달리 개인적인 고민에 대한 질문이 많았습니다. 2시간 동안 많은 대화가 오고 갔지만 오늘은 그 중에서 미원인의 항의 때문에 힘들어하는 보건소 공무원의 고충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nbspnbsp“보건소에 근무하며 평소 유튜브나 팟빵으로 스님 말씀을 즐겨듣고 있습니다. 나름 민원인들의 편에 서서 일하려는 기본자세로 임하고 있지만 하루에 한두 통에서 많게는 10여 통에 이르는 민원 전화를 받습니다. 민원인들이 의료기관이나 다른 곳에서 당한 불편을 마치 제가 큰 죄를 지은 양 화를 내며 항의해서 언어 폭력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컨디션이 좋거나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 있을 때는 괜찮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너무 힘들어서 공무원 생활을 그만두거나 한바탕 싸워버리고 싶어집니다. 이럴 때는 어떤 태도로 어떻게 잘 풀어가야 할까요?”nbsp“질문자의 현재 직책이 보건의료에 관계되는 민원을 접수하는 부서 아닙니까? 그거 하라고 월급을 주는 것이잖아요. 그 사람이 화가 나서 욕을 하는 걸 어쩌겠어요?”nbsp“그걸 받아들이기엔 제가 너무 그릇이 작은 건지...”nbsp“그러면 그만두고 중국집 주방 가서 일하면 되죠. 지금 정도의 월급과 대우를 받고 살려면 국민들의 그런 민원 정도는 들어줘야죠. 욕을 하든 뭘 하든 그건 그 사람의 성질이니까 그냥 들으면 돼요. ‘욕이 배 뚫고 안 들어간다’는 말도 있잖아요.”nbspnbsp“어떤 법을 적용해서 당장 해결할 수 있으면 괜찮지만 그러기 힘들면요?”nbsp“질문자에게 해결하라고 안 했잖아요, 민원을 들어주라고 했죠. 질문자가 해결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고 있으니까 지금 스트레스 받는 거예요. 질문자가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럼 그냥 들어주고, 해결할 수 있는 것은 해결해주고, 못 하는 건 못 하는 거죠 뭐.”nbsp“못 한다고 하면 예컨대 감사위원회나 감사부서에 다시 민원을 제기해요.”nbsp“그러면 그쪽에서 처리하겠죠.”nbsp“그러면 다시 저희들한테 옵니다.” nbsp“돌아오면 위에다가 ‘이건 해결 못합니다’ 하고 이야기하면 되잖아요.” nbspnbsp“그러면 일이 계속 많아지고...”nbsp“일이 많아야 질문자가 월급을 받죠. 왜 공짜로 먹고 살려고 해요? 일을 해서 먹고 살아야죠. 그 사람이 민원을 제기하고 항의를 해주기 때문에 질문자 같은 직책과 부서가 있는 거예요. 민원이 없으면 부서를 없애버리지 왜 놔두겠어요?”nbsp“그런데 스트레스가 많아서 그걸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nbsp“공짜로 먹으려니 스트레스가 많은 거예요. 민원인들이 다 고분고분하면 좋겠다고 바라잖아요. 민원인 입장에서는 하소연하고 항의할 곳이 민원 받는 부서밖에 없어요. 다른 어디에 가서 말을 하겠어요? 그러니 질문자는 그걸 받아주고 먹고 사는 거예요.nbspnbsp‘무슨 일이죠? 네, 알겠습니다. 욕을 하면 쌍시옷자 떼고 이야기하세요.’nbsp이러면서 받아주면 되지요. 그게 뭐 어려워요? 두드려 맞는 것도 아니고 좀 들어주기만 하는 건데요. 그래도 정 듣기 힘들면 스님의 유튜브 법문을 좋아하신다고 하니까 유튜브 법문이라도 틀어놓고 들으면서 그냥 ‘네, 네, 알겠습니다. 전화번호 알려주세요.’ 이러면 돼요.”nbspnbsp“예,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nbspnbspnbsp질문자의 완전히 수긍하지 못한 목소리에 스님도 크게 웃었습니다. 청중들도 박장대소를 했습니다. 스님은 다시 한 번 자상하게 보충 설명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질문자가 자꾸 끌려들어가는 거예요. 우리가 남에게 항의할 때 어떻게 하는지를 한번 생각해보세요. 우리도 뭐가 잘못되면 다 대통령한테 이야기하잖아요. 지금 교과서 문제도 대통령한테 이야기하는데 대통령은 ‘그건 교육부 소관’이라고 해요. 우리는 음식이 다양한 가운데 골라 먹는 게 낫다 싶지만 위에서는 ‘뭐 그리 복잡하게 신경 쓰냐? 하나 딱 주는 대로 그냥 먹으면 되지.’라고 해요. 중국집 가도 그래요. 각자 취향대로 시키면 될 텐데 한국 사람은 대부분 ‘야, 뭐 먹을래? 짜장면, 짬뽕 둘 중에 손들어라.’ 이러잖아요. 그건 습관이에요. ‘뭐 이리저리 복잡하고 시끄럽게 구냐? 하나로 하면 되지’ 이러고, 젊은 세대는 ‘사람마다 식성이 다른데 무슨 음식인지까지 정해줄 필요 있냐? 자기 알아서 골라먹도록 열어주면 좋지’ 이래서 의견차이가 생기는 거예요.”nbsp질문자는 그제서야 스님의 설명을 알아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 앉았습니다.nbspnbsp다음에 이어진 질문에서도 민원인의 항의를 많이 받아서 힘들다는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질문자는 그러면서 공무원들이 어떤 마음을 살아가면 좋을지 스님의 조언을 부탁했습니다. 스님은 공무원은 공공의 이익을 위하는 자세를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소중한 가르침을 주었습니다.nbspnbspnbsp“저희 공무원들한테 꼭 해주고 싶은 말씀은 무엇인지요? ‘그냥 되는 대로 살아라’ 하지 마시고 솔직히 말씀해주십시오.”nbsp“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남자든 여자든, 피부빛깔이 희든 검든, 종교가 불교든 기독교든, 한국 사람이든 일본 사람이든, 아이든 어른이든, 건강하든 아프든, 어릴 때 성추행을 당했든 고아로 자랐든, 어떤 인생을 살았든 관계없이 모두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살아 있는 모든 사람은 행복할 권리가 있어요. 그러니 행복하게 사십시오. 이게 제 요지예요. nbspnbsp그리고 민원인들이 욕을 해서 괴롭다는 마음은 이해됩니다. 그런데 취직 못하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한번 말해보세요. ‘여기 오면 쌍욕을 이렇게 많이 들어야 하는데, 그래도 이 직업 가질 사람 손들어 봐라.’ 손드는 사람이 엄청나게 많을 거예요. 그러니 자리 넘겨주고 그냥 다른 일 하면 돼요. nbspnbsp이건 각자 신념의 문제예요. 청소를 하거나 농사를 짓고 사는 게 낫지, 이유 없이 욕 얻어먹는 건 싫다면 소신껏 탁 버리고 나와서 살면 돼요. 그런데 청소부 일 좀 해보고 중국집 배달 일 좀 해봤는데 ‘그것보다는 욕 좀 얻어먹더라도 이 일이 낫겠다’ 싶으면 욕 좀 얻어먹고 사는 거예요. 욕 하지 말라고 아무리 이야기해본들 화가 잔뜩 나서 찾아온 사람이 욕 안 하겠어요? 제일 확실한 해결책은 시장이나 도지사한테 얘기해서 민원과를 아예 폐지시켜버리는 겁니다. nbspnbspnbsp그런데 시장이나 도지사는 표를 얻으려면 민원과를 늘려야 해요. 또 시민이 주인이니까 민원과는 늘리는 게 정상이에요. 그러니 우리가 민주주의를 확대해갈수록 민원이 늘 수밖에 없어요. 다만 시민들은 아직 훈련이 덜 되었습니다. 사실대로 서류를 첨부해서 정확하게 이야기하는 게 민원 처리에 더 효과적이라는 점을 알면 될 텐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억울한 마음이 앞서요. 그 억울함을 못 견뎌서 이야기했는데 금방 해결이 안 되니까 입에서 욕부터 나옵니다. 나한테 권리가 있다는 생각은 하지만, 그 권리를 행사하는 절차를 잘 몰라서 성질부터 내는 거예요. 이건 민주주의의 발전 단계에서 나타나는 과도기 현상이니까 좀 견뎌야 해요. 시간이 좀 경과되어야 사회 교육이 이루어져서 조금씩 나아지지, 당장은 달리 방법이 없어요.nbspnbsp아까 공무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뭐냐고 물었죠? 예컨대 돈을 왕창 벌어보겠다거나 권력을 쥐어보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공무원이 안 됐으면 좋겠습니다. 돈을 벌고 싶으면 개인적인 사업을 하든 장사를 하든 민간 영역으로 가서 돈을 벌어야지요. 공직이란 것은 공익을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 직책이에요. 공익을 중시하겠다는 사람이 공무원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사회에서 큰 문제가 됩니다.nbspnbsp의사도 그래요. 옛날에는 어릴 때부터 환자를 생각하는 심성이 있는 사람이 스승 밑에서 10년, 20년 일해서 의원이 되고 또 제자를 길러냈어요. 요즘은 그렇게 환자를 생각하고 환자를 위해 헌신하는 의사가 거의 없어요. 공부를 좀 잘 하는 이과 학생에게는 무조건 의대 가라고 해요. 돈 많이 번다고 의대 가라는 거예요. 돈 벌려고 의대를 가니 가서도 성형외과처럼 돈 많이 버는 과에만 지원이 몰려요. 돈을 벌어야 하니까 과잉진료하고 보험사기도 칠 수밖에 없어요. 돈 벌려고 의사가 됐는데 돈을 못 벌면 주위의 의사들이나 세상 사람들로부터 무능력자나 바보 취급을 받으니까요. 또 의사라면 다 돈 잘 버는 직업이라고만 생각하기 때문에 의사라면 일단 부잣집에서 흔쾌히 사위나 며느리로 삼습니다. 그러면 본인이 아무리 다르게 살고 싶어도 배우자나 집안의 요구조건과 기대에 부응해서 살 수밖에 없어요. 사회가 이렇기 때문에 의사들이 그렇게밖에 할 수 없는 겁니다.공공의 이익을 생각하는 사람이 공무원이 되어야 하는데 지금은 소위 ‘안전빵’이라고 해서 안정을 위해서 공무원이 되려다 보니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급수에 관계없이 수십에서 수백 대 일까지 치솟습니다. 그렇게 들어오니까 내가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이 직책에 있다는 생각을 안 해요.nbspnbsp공공의 이익에 내가 조금이라도 기여하겠다는 마음가짐이 공무원이 되기 위한 기본 조건이에요. 그렇지 않은 사람이 그 자리에 앉아 있으면 업무도 귀찮고 부정에 대한 유혹도 받게 되죠. 지금 보면 우리 사회 전체가, 시스템이 그런 식으로 흘러갑니다. 공무원이 되고자 할 때는 공공의 이익을 위하는 직책에 내가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는 마음이 우선이고, 신분 보장 같은 것은 부차적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신분이 보장된다는 점을 1순위로 삼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나 싶어요.”nbsp공무원들은 공공의 이익을 위하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는 말씀에 모두들 공감하며 큰 박수 갈채를 보냈습니다.nbspnbspnbsp어느덧 모든 질문에 대한 답변을 모두 마치니 2시간이 훌쩍 지났습니다. 스님은 마지막으로 강연을 마무리하면서 공무원 노조의 운동 방식이 좀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조언해 주었습니다.nbspnbsp“행복하게 사세요. 잔소리 듣기 싫으면 그만둬버리고 청소를 하든지 감귤 따러 가도 됩니다. 굳이 욕 얻어먹어가면서 살 필요는 없어요. 그래도 욕 듣는 게 낫겠다 싶으면 그냥 욕을 기꺼이 받아주세요. 그럴 때 그냥 들으면 스트레스 받으니까 이렇게 한번 생각해보세요. ‘저 분이 얼마나 답답하면 저럴까? 얼마나 여러 군데 찾아가도 안 되었기에 저럴까?’ 이렇게 생각하고 들으면 듣는 게 하나도 불편하지 않아요. 욕에도 별별 욕이 다 있는 걸 배우니 오히려 재미있어요. nbspnbspnbsp‘아까 한 욕 좀 적어놓고 싶은데 한번 더 말해주세요.’ 이러면 욕하던 상대가 웃어요. 인생이란 이런 속에서도 웃을 수 있는 길이 열려야 합니다. nbsp시위할 때도 머리띠 둘러메고 싸우기만 하지 마세요. 그것도 재미가 있어야 오래 싸워요. 여러분은 너무 심각하게 싸우기 때문에 하다가 지쳐버리고, 안 된다고 지쳐버려요. 저는 싸움을 하면 끝까지 합니다. 재미있게 하니까요. 그런 걸 좀 개발하셔야 해요.nbspnbsp제가 보기에 요즘 여러분들은 좀 어리석게 싸우는 것 같아요. 너무 힘들게 싸우니까 사람이 안 오잖아요. 재미있게 싸우면 오지 말래도 자기 돈 내가면서 모여들어요. 꽹과리 치고 노래 부르라는 게 아니에요. 부담이 안 되게끔 해서 많은 사람이 동참하도록 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nbspnbspnbsp그러니 제가 조언을 드린다면 여러분들이 조금 더 지혜로웠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같은 소액주주들은 대주주들을 상대하려면 쪽수가 많아야 해요. 그러니 약간은 대중성을 가져줘야 합니다. 2030년 전에 생존이 걸린 사람들이 절박하게 싸우던 투쟁방식을 지금도 그대로 쓰는데, 여기 있는 사람들 중 생존 문제가 걸린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다 먹고 살 만한 가운데 조금 더 먹으려는 정도예요. 당장 죽는 사람은 목숨을 걸지만, 조금 더 먹으면 좋고 없어도 되는 정도면 그렇게 하기 힘들어요. 지도부가 조금 요령껏 하시면 좋겠다는 말씀을 보너스로 드리고 마치겠습니다.”nbsp공무원노조원들은 운동 방식이 조금 더 가볍게 재미있어지면 좋겠다는 스님의 조언에도 역시 모두들 공감을 표하면서 기뻐했습니다.nbspnbsp이렇게 제주시 공무원노동조합원들과의 대화 시간을 마치고 스님은 곧바로 제주 정토법당으로 향했습니다. 제주 정토법당에서는 제주정토회 저녁반 회원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밤 9시 30분이 되었지만 제주정토회 저녁부 회원들은 스님을 뵙고자 모두들 늦게까지 법당에 남았습니다. 낮에는 주간반 회원들을 위한 대화 시간이었다면 이번에는 저녁반 회원들을 위한 대화의 시간입니다.nbspnbsp▲ 제주정토회 저녁반 회원들nbsp제주도는 육지에서 떨어져 있어 교통편 때문에 정토회 법사단에서 수련이나 법회 지원을 많이 해주지 못한 편입니다. 그래서 오늘처럼 스님이 제주도에서 강연이 있을 때마다 법당에 들러 이렇게 대화의 시간을 가져오고 있습니다.nbspnbsp1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제주정토회 저녁반 회원들은 스님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하며 대화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중에 육지에 비해 수련에 대한 많은 지원을 받지 못하거나 생업으로 바쁜 사람들은 어떻게 수행 점검을 해나가면 좋을지에 대한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nbspnbspnbsp“깨달음의 장과 나눔의 장을 한 번씩은 다녀왔는데 또 가고 싶긴 하지만 아무래도 생업에 시간 내기가 여의치 않습니다. 정토회 본부에서도 육지에 있는 법당들에 비해 수련 지원이 많지가 않고요. 이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 어떻게 자기 수행을 점검하며 살 수 있을까요?”nbspnbsp“불교의 핵심은 알아차림이에요. 내가 넘어지면 ‘아, 지금 넘어졌구나’ 하고 알아차리고, 분별심이 나면 ‘아, 내가 분별심을 냈구나,’ 화가 났으면 ‘아, 내가 화가 났구나,’ 이렇게 언제나 알아차리는 거예요.nbspnbspnbsp지적해줘도 그걸 놓친다면 ‘너 지금 그거 놓치고 있다’라고 지적해줄 따름이지 제가 달리 뭘 어떻게 해주겠어요? 자기점검은 자기가 늘 해야 합니다. 놓치면 ‘놓쳤구나’ 이거라도 알아차려야 합니다. 천하 어디를 가도 알아차림만 딱 쥐고 있으면 돼요. 사로잡히지 않으면 좋지만, 사로잡히면 ‘사로잡혔구나’ 하고 알아차려야 해요. 안 넘어지면 좋지만, 넘어졌으면 ‘넘어졌구나’ 하고 알아차려야 해요.nbspnbsp넘어진 줄 알아차렸으면 일어나야죠. 또 넘어지면 ‘넘어졌구나’ 알고 일어나면 되고요. 백 번 넘어지든 만 번 넘어지든 무슨 상관이에요? 넘어지면 일어나면 돼요. ‘안 넘어지는 방법 없습니까?’ 이렇게 묻는 것은 욕심이에요. 넘어지면 일어나면 돼요. 그렇게 자꾸 반복해 연습하다 보면 넘어지는 횟수가 조금 줄어드는 것이지, 안 넘어지는 방법은 따로 없어요. 그런 게 있으면 단박에 깨달아버리지 무엇 때문에 수행을 하겠어요?” nbspnbspnbsp늘 알아차림을 유지하면 된다며 스님은 환한 웃음을 보였습니다. 제주정토회 회원들도 스님의 답변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습니다.nbspnbsp제주정토회 회원들은 더 오랫동안 스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했지만 밤이 너무 늦어서 모임을 마쳐야 했습니다. 스님은 “수행은 꾸준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당부한 후 참석한 분들 모두에게 악수를 건네며 격려를 해준 후 밤 10시 30분이 넘어서 제주 정토법당을 나왔습니다.nbspnbsp▲ 제주 정토법당nbspnbsp내일은 오전에 산책을 겸해 한라산 동쪽 자락에 위치한 ‘붉은 오름 자연휴양림’에 다녀온 후 오후 3시 비행기로 김해 공항으로 들어와 저녁 7시부터는 울산 시민들을 위해 통일이야기를 주제로 즉문즉설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nbsp

2015.10.29. 34,587 읽음 댓글 26개

2015.10.28 (오전) 제주 즉문즉설 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한라대학교 한라아트홀에서 제주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했습니다.nbspnbsp새벽 4시에 일어나 예불과 기도를 마친 스님은 제주도 강연을 위해 아침 식사 후 5시 30분에 울산 두북을 출발해 김해 공항으로 향했습니다.nbspnbsp밖으로 나오니 아직 해가 뜨기 전 보름달이 휘영청 밝아 있었습니다. 스님은 “저기 보름달 봐라”고 하며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이태백이 놀던 달아” 하는 노래 가사를 흥얼 흥얼 거렸습니다. 스님 덕분에 환한 웃음으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nbspnbsp▲ 보름달nbspnbsp아침 7시에 김해 공항에 도착해 탑승 수속을 기다렸습니다. 스님은 비행기를 기다리며 또 비행기를 타고 나서 계속 원고 교정 업무를 보면서 길 위에서의 시간을 아껴 사용했습니다. 오늘 12월에 곧 출간할 새책 원고 교정 업무 때문에 스님은 길 위에서도 바쁜 시간을 보냈습니다.nbspnbspnbspnbspnbsp▲ 김해공항에서 제주공항으로 가는 비행기nbsp제주 공항에 도착하자 제주정토회 강재연 총무님과 거사님 부부, 박금주님 자매가 나와 스님 일행을 반갑게 맞이해 주었습니다.nbspnbsp▲ 제주공항에 마중을 나온 자원봉사자들.nbspnbsp강연 시작 전까지 조금 여유가 있어 한라대학교 정문 앞에 있는 작은 공원에서 간단히 간식을 먹었습니다. 스님은 비행기를 타고 오며 박스 하나를 직접 알뜰히 챙기는 모습이었는데, 드디어 스님이 직접 박스를 개봉했습니다.nbspnbspnbspnbsp박스 안에는 말갛게 잘 익은 홍시가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어제 탑곡 정토수련원에서 스님이 직접 딴 감인데, 혹시나 감이 터졌을까봐 각별히 신경을 썼던 겁니다.nbspnbsp스님은 공항에 마중을 나와 준 네 분에게 감을 하나씩 선물했습니다. 네 분은 “스님의하루에서 감을 따는 모습을 보았다”며 “그 감을 지금 우리가 먹고 있네” 하면서 무척 기뻐했습니다.nbspnbsp드디어 10시 30분부터 한라대학교 한라아트홀에서 제주 시민들을 위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 맑고 푸근한 날씨가 계속 되던 중 어제 비가 내려 홍보나 준비에 착오가 생길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스님을 만나는 오늘은 모처럼의 가을비가 몰고 온 쌀쌀함이 청명함으로 느껴질 만큼 맑은 날씨였습니다.nbspnbsp▲ 제주 한라아트홀nbsp8시부터 모인 봉사자들은 한라아트홀 곳곳에 퍼져 강연 안내 포스터 부착 및 무대와 객석을 정비하면서 설레는 마음으로 스님과 관객을 맞을 만반의 준비를 하였습니다. 이번 강연 준비에서는 특히 불교대학생들 위주로 꾸려진 봉사팀이 많았는데, 서툴지만 열정을 가지고 스님을 직접 뵐 좋은 기회에 봉사자로서 참여하는 기쁨을 누리게 되었습니다.nbsp10시 15분경이 되자 810여석의 객석이 마련된 한라아트홀의 1층의 객석이 꽉 차고, 25분이 되자 2층까지 모두 꽉 차서 늦게 오신 분들은 통로와 복도에 앉아서 스님을 뵈어야 했습니다. 스님이 등장하시기 전까지 영상을 통해 스님을 만나던 관객들은 스님이 강연장에 들어서시자 뜨거운 박수로 스님을 맞이했습니다.nbspnbsp스님은 전날 보름이었던 달이 어찌나 밝던지 ‘달아달아 밝은 달아 이태백이 놀던 달아’라는 노래가 절로 나왔다고 말하며, “좋은 날 만나서 반갑다”고 인사했습니다. “아침 기온이 4도밖에 안되던 경주보다는 제주도가 기대만큼 따뜻해서 역시 좋은 곳이구나, 제주에 사는 여러분들에게 부럽다” 고 하면서 즉문즉설에 대해 간단히 설명한 후 강연을 시작했습니다.nbspnbspnbsp“그냥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인생 얘기, 괴로움이든, 번뇌든, 의문이든 이런 얘기를 친구가 친구에게 얘기하듯이 편안하게 드러내 놓고 함께 대화를 하는 그런 시간입니다.”nbspnbsp스님은 질문을 받기에 앞서 관객들에게 제주도 토박이인지, 육지에서 온 사람인지, 종교가 무엇인지 등에 대해서 간략하게 묻고 파악했습니다.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가진 관객들이 때에 따라서 자칫 오해를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때를 대비해서 미리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그 어떤 질문에 대한 답변도 종교적 배경에 상관없이 답변해준다고 하며 스님의 팬들 중에서는 무교인 분들이 가장 많다는 농담도 곁들여주고 강연 시작 전 가볍고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어주셨습니다.nbsp총 10명의 질문자들이 질문을 했습니다. 첫 번째 질문자는 어머니에게 너무 잘하고 뜻을 거역하지 못하는 남편과 사는 어려움에 대해 토로하였습니다. 두 번째 질문자는 자식이 고3이어서 입시를 앞두고 진로에 대해서 고민하는데 부모로서 어떤 조언을 해줘야하는지 물었고, 세 번째 질문자는 그동안의 스님 법문을 듣다보면 자식이 스무 살이 되면 독립을 시켜야 한다고 하셨는데 요즘 현실적으로 대학에 입학하는 아이들을 경제적 지원까지 끊는 것이 가능한 것인지, 진정한 자녀독립은 어찌 시켜야 하는 것인지 물었습니다. 그리고 네 번째 질문자는 폭력을 쓰던 남편과 이혼하고 9년 만에 만나 재결합을 기대하는 과정에서 남편이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데서 오는 답답함을 토로하였습니다.nbspnbsp또 다른 젊은 여성분은 스님의 법문을 접하고 동영상 등을 통해 보면 질문자들이 답을 이미 가지고 와서 스님께 듣고 싶은 답을 듣기 원하고 때로는 답변에 수긍하지 못해 스님이 답답해하실 것 같은데, 인간적으로 욱하는 마음이 들지 않느냐는 질문을 했습니다. 그 질문에 다들 즐겁게 웃었고, 스님도 ‘내가 사람으로 안 보이느냐’며 “다만 그 욱하는 마음을 지켜볼 따름”이라는 법문을 해주었습니다. 곁들여 스님과 함께 했던 수행팀의 에피소드를 몇 개 들려주었습니다. 모두들 인간적인 스님의 모습을 엿볼 수 있어서 가볍고 즐거운 웃음을 지었던 시간이었습니다.nbspnbsp이어지는 질문자는 앞으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진단을 받은 젊은 위암 환자분이었습니다. 이 분은 종교적인 의식에 참여하거나 특정 종교의 의례를 통하지 않지만 본인만의 하나님에게 의지하고 있으며, 깊은 믿음으로 생을 더 이어가고 싶다는 마음의 기도를 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다만 종교적인 의례를 통하지 않고서도 기도가 통할까 하는 절박한 질문을 하였고 이 분의 말씀에 많은 분들이 숙연해졌습니다.nbspnbsp예정된 마지막 질문자는 영국으로의 워킹 홀리데이를 준비 중인 젊은 여성이었는데, 부모님이 반대하는 현재 상황과 그 곳에서 많은 것을 얻어올 수 있을지 걱정되는 마음을 털어놨습니다. 스님은 “뭔가를 얻어오려고 큰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고생하러 가는 현실을 직시하고 목표를 낮추라”고 따끔한 충고를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지내는 동안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많은 것들을 겪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많은 공부가 될 것”이라는 조언도 해주었습니다.nbspnbsp추가로 질문한 한 분은 게임을 좋아하는 5학년 아들을 둔 엄마였습니다. 그 분은 자식이 부모 보기에 옳지 않은 길을 가려고 할 때, 어떻게 설득해야하는지 모르겠다고 질문하였고 그 전 강연의 스님의 법문들 중에서 아이를 데리고 1년 정도 인도 여행을 하는 사례에 대한 부분도 함께 물어봤습니다. 스님은 “일단 아이가 게임을 하고 싶어 하는 그 마음도 헤아려주어야 한다”고 하였고, “하지 못하게만 하는 부모에 대해서 아이의 반발심이 있을 때 부모도 함께 하고 싶은 것을 참는 모습도 보여주고 아이와 많은 대화를 통해서 아이를 이해해주면서 게임을 끊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 주었습니다.nbspnbsp강연 중간 중간 스님은 질문자들의 속내를 꿰뚫는 듯 재차 질문자에게 질문하면서 질문자가 스스로 답을 깨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습니다. 때로는 ‘알겠습니다’ 하고 앉으려는 질문자에게 진짜 알고있는지‘ 물었고, 각각에 필요한 추가적인 조언도 해주었습니다. 많은 청중이 한 사람 한 사람의 질문에 깊이 공감하고 스님의 답변에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었습니다.nbsp오늘은 그 중에서 아들을 잃고 너무나 가슴 아파하고 있던 어머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nbspnbspnbsp“저는 올 초에 둘째 아이를 저 세상으로 보내면서 그 아이한테 진 마음의 빚이 너무 많습니다. 제 나름대로는 마음을 편하게 가지려고 하는데도 그게 잘 안되네요. 아이가 결혼은 안 하고 32살에 죽었어요. 제가 이혼하면서 그 아이를 키우지 못했어요. 그런데 아빠하고 살다가 20년 만에 제 옆에 와서 같이 살고 싶다고 해서 작년에 돌아왔어요. 아이가 가게를 하나 차려주기를 원했어요. 형편이 조금 부족하기도 하고 저는 올해 차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아이가 원한 건 작년이라서 그것도 또 거절하면 안 되겠다 싶어서 가게를 차려줬는데 그 가게가 제대로 잘 안됐어요. 그런데 작년 6월 달에 새엄마의 막내딸이 자살하면서 제 아들이 이 아이하고 굉장히 가깝게 지냈던가 봐요. 그 아이를 못 잊어서 자꾸 힘들어 하기에 데리고 왔거든요. 그런데 결국 올해 초에 그 아이를 따라간다고 유서를 한 장 남기고 자살을 했어요.nbsp주위에서는 제가 밝게 살아주는 게 그 아이를 위하는 거라 하지만 그 아이만 생각나면 제가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그런데 제가 한 가지 그 아이의 부탁을 못 들어준 게 있어요. 유서에 자기를 화장해서 산에다가 뿌려 달라 했는데 제가 보내기 싫어서 우선 여기 제주도 공원 납골당에 안치를 했어요.nbsp제가 그냥 아들한테는 마음 속으로 내가 너를 떠나보낼 수 있을 때까지만 데리고 있겠다고 했어요. 제 마음에서 조금이라도 그 아이한테 진 빚을 갚게 되면 그때 보내주려고 하는 것이 제 욕심인지, 제가 묶어 놓아서 그 아이를 훨훨 날아가지 못하게 하는 건지, 이게 항상 숙제이고 제 마음 속에 남아 있습니다. 한번은 하도 답답해서 철학관에 갔는데 거기서는 아직 갈 때가 아니라서 제가 그런 행동을 했다고 마음 편하게 가지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래도 이렇게 큰 스님께서 오셨으니까 지인으로부터 그렇게 답답하면 질문을 한번 해보는 게 어떻겠냐 해서 용기를 내서 오늘 이렇게 질문하게 되었습니다.”nbspnbsp“질문자는 묻기만 하지 제 말을 안 들을 것 같은데요.”nbsp“그래도 말씀 좀 해주세요.”nbsp“안 들을 건데 얘기해서 뭐합니까. 듣겠다고 약속을 하면 제가 얘기를 하고요.”nbspnbsp“들을게요.”nbsp“정말이에요?”nbsp“예. 듣겠습니다.”nbspnbsp“뿌리세요.”nbsp“뿌려줘요? 날짜는 상관없이요?”nbspnbsp“네.”nbspnbsp“감사합니다.”nbsp“하루라도 빨리 뿌리세요. 더 이상 이런 저런 얘기 하지 말고요. 지금 자기는 결혼생활 하다가 어린 애 놔두고 나와서 그 때도 애한테 고생시켰고, 엄마의 에고로 죽은 영혼까지 또 고생시키는 거예요. 그러니까 옛날 잘못은 잘못이라고 하더라도 잘못을 두 번이나 할 필요가 없어요. 부처님이 말씀 하시기를 제 1의 화살은 맞을지언정 제 2의 화살은 맞지 말라고 하셨어요. 한번 실수한 것까지는 봐주겠는데 두 번 실수할 필요는 없어요. 그러니까 뿌리세요. 바로 하시겠어요?”nbsp“예.”nbsp“또 돌아가면 잘 안 될 거예요. 오늘이 음력으로 16일이잖아요? 내일이 17일, 모레 18일이 지장재일이지요. 내일 모레 바로 뿌려주세요.”nbsp▲ 질문자의 딱한 사정에 눈시울을 붉히는 청중들nbsp“아들이 원하는 곳에 뿌려요?”nbsp“그건 알아서 하세요. 바다에 뿌리든, 산에 뿌리든, 그건 아무 관계가 없어요. 그런데 핵심은 자기가 집착을 탁 놓아야 된다는 말이에요. 내가 집착을 탁 놓아줘야 됩니다. 지금부터 제가 하는 말은 신앙의 문제이니까 믿거나 말거나 하는 얘기인데 한번 들어보세요. 보통 하늘 나라에 간다, 윤회 한다 이런 말이 있잖아요. 그러면 극락에 간다고 칩시다. 그럼 이유가 어떻든 일단 죽었잖아요. 교통사고가 나서 죽었든, 자살을 했든, 병으로 죽었든, 우리가 볼 때는 이유가 중요하지만 객관적 사실은 죽었다는 거예요. 죽었으면 다시 돌아올 수 있어요? 없어요?”nbsp“없습니다.”nbsp“그건 확실해요? 그럼 돌아올 수 없는데 엄마가 자꾸 울면 죽은 영혼이 떠날 수 있어요? 없어요?”nbsp“없을 것 같아요.”nbsp“떠날 수 없으면 아이는 어떻게 될까요? 무주고혼이 되는 거예요. 죽어서까지 애를 무주고혼으로 만들고 싶어요? 엄마가 아이를 안 잊고 싶은 자기 만족 때문에 아이를 무주고혼으로 만들어야 되겠어요? 나는 떠나보내는 게 섭섭하지만 아들은 극락에 가려면 빨리 가야되고, 천당에 가려면 빨리 가야되고, 환생하려면 빨리 해야 될 거 아니에요? 그럼 빨리 보내야 될까요? 잡고 있어야 될까요?”nbsp“빨리 보내야 되겠습니다.”nbspnbsp“그런데 왜 이렇게 붙들고 있어요? 뭐 때문에요?”nbsp“제 욕심 때문에요.”nbsp“그래요. 왜 애를 또 고생시키려 그래요. 그 정도 고생 시켰으면 됐지요.”nbsp“잘 알겠습니다.”nbsp“이유야 어떻든 명을 다했잖아요? 그럼 좋은 곳으로 빨리 가야 될까요? 안 가야 될까요?”nbsp“좋은 곳으로 빨리 가야지요.”nbspnbsp“그러니까 잘 했고 잘못 했고 그건 지난 일이고 앞으로 잘 살아야 될 것 아니에요. 좋은 곳에 빨리 가야 되겠지요? 이름이 뭐에요?”nbsp“000이요.”nbsp“그러면 ‘00야, 잘가’ 이렇게 한번 해봐요. 지금 이 자리에서 해봐요. ‘00야, 잘 가라.’ 이렇게 해봐요.”nbspnbsp “00야 잘 가.” nbsp“에이 그렇게 해서는 안돼요. 대중들도 박수치면 안돼요. 울먹이면서 ‘00야, 잘 가라’ 했는데 이것은 가지 말란 얘기에요. 울먹이면서 ‘아이고 가거라’ 하는 것은 손은 잡고 당기면서 ‘가거라’ 하는 것과 같아요. 그러지 말고 진짜 ‘아, 내가 잘못 생각했구나 얼른 가서 행복하게 살아라’ 이런 마음으로 ‘00야 잘 가’ 이렇게 뒤끝이 딱 올라가야 된단 말이에요. 울먹이면서 잘가... 이건 안돼요. 다시 해봐요. 내 마음에서 집착이 딱 끊어져야 돼요. ‘00야 잘 가라 잘 가’ 이렇게 뒤끝이 딱 올라가게 해봐요.”nbspnbsp“00야 좋은 곳으로 잘 가라” nbspnbsp울먹이던 질문자가 가벼운 마음으로 아들을 마음 속에서 떠나보내자 청중들도 뜨거운 격려의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 정말 가슴이 뭉클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nbspnbspnbsp앞 선 질문에서 너무가 가슴 아픈 사연이 공감대를 이루면서 다음 질문자는 질문을 취소하고 말았습니다.nbspnbsp“직접 뵙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그런데 앞에 분들 상담하시는 것 보니까 제가 질문하고자 하는 내용은 너무 사소한 거라서 저는 그냥 취소하려고 합니다. 호호, 죄송합니다. 그냥 스님의 좋은 말씀 듣고 싶습니다.”nbspnbsp스님은 “아이고. 착하십니다.” 라고 하면서 “이 분이 제일 지혜로운 분”이라고 칭찬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nbsp때로는 울고 웃고 스님의 가벼운 농담과 깊은 가르침에 두 시간이 어찌 흘렀는지 모를 정도로 즐거운 시간이 모두 끝났습니다.nbspnbsp스님은 마무리 말씀으로 모두에게 즐거웠고 유익했느냐고 물으며 모두가 행복할 권리가 있다고 하면서 다시 한 번 큰 위로와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nbspnbsp“여러분들이 좀 더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모든 사람은 다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인정합니까? 그 어떤 사람도, 흑인이든 백인이든, 남자든 여자든, 한국사람이든 일본사람이든, 기독교인이든 불교인이든 다 행복할 권리가 있고 행복할 수가 있어요. 그것이 바로 모든 중생은 다 불성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예요. 부처가 될 성품을 가지고 있다는 거에요. 기독교로 말하면 모든 사람은 다 하나님 앞에 평등하다는 것이지요. ‘모든 사람은 다 하나님의 사랑스러운 아들이다.’ 라는 말은 누구나 다 행복할 권리가 있다는 거에요. 그 행복을 여러분들이 가지셔야 돼요.nbspnbspnbsp그런데 여러분들을 보면 괴로운 걸 합리화 하려 그래요. ‘나는 괴로워야 되요.’ 이렇게 주장을 해요. 그래서 괴로운 거예요. 괴로울 일은 없어요. 조금만 살펴보면 모든 게 다 어리석음에서 빚어지는 일들입니다.nbspnbsp방금 전 아드님을 잃고 힘들어하는 분의 마음이 이해는 되죠? 그런데 괴로워해서 무슨 이익이 있어요? 죽은 아들한테도 이익이 안 되고 나한테도 이익이 안 되고 살아있는 아들한테도 이익이 안 되잖아요. 그러니까 재를 뿌리듯이 훌훌 떨쳐 보내야 영혼에게도 좋고, 나에게도 좋아요. 아들 죽은 어미도 행복할 권리가 있어요. 죽을 때까지 울고 지내야 되요? 이혼한 여자도 행복할 권리가 있어요. 모든 사람은 다 행복할 권리가 있어요. 그러니까 여러분들이 어떤 핑계를 대고 자꾸 괴로워 하는 걸 합리화 할 이유가 없다 이런 얘기에요.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nbsp누구나 다 행복할 수 있다는 거듭된 강조에 모두들 공감하며 스님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냈습니다.nbspnbspnbsp강연을 마치고 일어서는 사람들의 표정은 많이 상기되어 보였습니다. 스님은 질문을 했던 분들에게 찾아가 악수를 건네며 한 번 더 위로와 격려를 해주었습니다.nbspnbsp▲ 질문자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주고 있는 스님nbsp스님의 최근 신간 야단법석 책을 이미 서점에서 구입해서 온 분도 있었고 강연장에서 구매한 분들도 많았습니다. 그 분들이 스님의 사인을 받기 위해서 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동안 몇 마디 나누었습니다.nbsp▲ 책 사인회nbsp그 중에 강사로 근무 중인 여성분은 “오늘 강연이 다양한 생활 속 사례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고 특히 아직 겪어보지 못한 결혼생활에 대한 조언, 그리고 아이들을 키우고 대하는 문제에 대한 것들도 함께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유익했다”고 하였습니다. 스님의 신간을 추첨을 통해 선물 받으신 한 분은 “이런 좋은 법문과 정토회 활동이 더 많은 홍보로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는 소감도 전하였습니다.nbspnbspnbsp질문자 중에서 스님께서도 인간적으로 욱하시지 않느냐고 물었던 분은 “스님의 인간적인 모습이 너무 좋았고, 본인이 답답한데 스님께서는 오죽하실까 싶었다”고 했는데 스님에 대한 깊은 애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밖에 많은 분들이 벅차고 상기된 얼굴로 스님의 강연이 너무 좋았다는 말씀을 해주었습니다.nbsp사인회가 끝나고 나서는 봉사자들과 기념촬영을 했습니다. nbsp제주정토회 자원봉사자들은 오랜 만에 제주를 방문해 준 스님을 열렬한 환호로 반겼습니다.nbspnbsp▲ 오늘 강연을 준비한 제주정토회 자원봉사자들nbsp이어서 스님은 다음 일정을 소화하기 앞서 제주 정토법당에 들러 봉사자들과 제주정토회 회원들에게 귀한 시간을 내어주었습니다. 각 소속별로 둥그렇게 앉은 봉사자들은 각자 자기 소개를 하였는데 가장 새내기인 가을 불대생들의 참여도가 높았고 이번 강연 준비에 많은 기여를 한 부분에 대해서 스님도 인상깊어 했습니다.nbspnbsp▲ 제주 정토법당 주간반 회원들nbsp봄불대, 경전반을 거듭할수록 마음먹었던 공부를 끝마치지 못하고 중도에 탈락하는 사례를 보며 일단 마음을 내고 시작을 했으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nbspnbsp“수행이라는 건 1년 다니기로 했다 하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다니고 싶거나 안다니고 싶거나, 병이 나나 안나나 꾸준히 1년 다녀보는 게 수행이에요. 배우는 것도 수행이지만 1년은 꾸준히 해본다 이게 수행이에요. 100일 기도 입재한다 하면 안 빼먹고 하는 것이 중요해요. 기도 내용이 어떠냐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꾸준히 하는 거예요.nbspnbspnbsp부처님의 마지막 유훈이 불방일 이에요. ‘게으르지 말고 부지런히 정진하라.’ 이게 맨 마지막 말씀이에요. 뒤에 또 후렴구가 있어요.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이.’ 낙숫물이 떨어져서 어떻게 바위가 뚫어지겠어요. 그런데 낙숫물 밑에 바위를 놓으면 오랜 세월이 지나면 낙숫물에도 돌이 뚫어져요. 그렇게 우리 업장이 아무리 두껍다 하더라도, 정말 성질은 못 고친다 하더라도 꾸준히 하면 변화가 와요.nbspnbspnbsp그런데 대부분 하다가 말아서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백일기도 입재하면 백일 간은 꾸준히 해야 하는 거에요. 불교대학을 다니다 보면 마음이 늘 좋았다가 싫었다가, 싫었다가 좋았다가 이렇게 되거든요. 처음에는 법문 들으니까 엄청나게 좋지요. 또 어느 때는 자기 마음이 한번 식으면 그 소리가 그 소리 같고 마음이 시큰둥 하다가 그래서 그만두면 그걸로 끝이고, 또 다시 다니면 가물었다가 비 오면 땅에서 싹이 트듯이 또 신심이 일어나요. 이런 것을 몇 번 되풀이를 해야 되요. 안 떨어지고 붙어 있으면 이게 몇 번 되풀이 되면서 우리의 까르마가 숨이 좀 죽는 거예요. 감정기복이 좀 약해집니다. 그래서 꾸준히 하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천일기도 입재했으면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천일은 nbsp꾸준히 해야 돼요.” nbsp nbspnbspnbsp이어서 즉석에서 몇몇 분들의 질문을 받아 즉문즉설을 해준 후 마지막에는 수행, 보시, 봉사하는 삶의 중요성을 강조해 주었습니다.nbspnbsp“수행, 보시, 봉사, 이 세 가지가 정토회의 수행 목표에요. ‘공부만 하면 되지 왜 이런 걸 하나?’ 이렇게 생각하면 안돼요. 이론적으로 아는 건 수행의 아주 일부분에 불과해요. 이론만 알고 실천이 없으면 사량 분별이라고 해요. 지식을 쌓는데 불과합니다. 그것이 자기에게 체험이 되어야 해요. 첫째는 바르게 이치를 알고, 두 번째는 자기가 그걸 몸으로 직접 실천을 하고, 그리고는 자기 스스로 경험적으로 증득을 해야 돼요.nbspnbsp▲ 제주 정토법당nbsp그래서 반야심경에서는 이것을 ‘신, 해, 행, 증’이라고 하잖아요. 믿고, 이해하고, 실천하고, 증득한다는 말이 나옵니다. 이 깨달음이라는 것은 어떤 믿음보다도 신비한 믿음이고, 어떤 앎이나 이해보다도 밝은 이해이고, 어떤 실천보다도 높은 실천이고, 어떤 체험과도 비교할 바 없는 증득입니다. 이것이 반야심경에 뭐라고 표현되어 있어요? 시대신주, 시대명주, 시무상주, 시무등등주 이렇게 되어 있어요. 그러니까 이제 그런 의미들을 직접 실천하면서 배워야 돼요. 아시겠죠?” nbspnbspnbsp스님의 명쾌한 설명에 모두들 “네” 하고 크게 대답하며 박수로 환호했습니다.nbsp스님은 이어지는 제주 도지사님과의 약속 시간이 촉박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수행에서 오는 어려움에 대해서 진지하게 끝까지 답변해주고 격려해주었습니다.nbspnbsp오후 3시 30분에는 원희룡 도지사님과 미팅을 가진 후 저녁 7시부터는 제주시 공무원노조에서 주관한 초청 강연에 참석해 즉문즉설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음 이야기에 계속 됩니다...nbsp

2015.10.29. 48,804 읽음 댓글 43개

2015.10.27 (저녁) 진주 즉문즉설 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전에 양산에서 즉문즉설 강연을 한 스님은 저녁 7시부터 진주 경남문화예술회관에서 진주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했습니다.nbspnbsp울산 두북에서 원고 교정 업무를 하던 스님은 오후 4시에 강연을 하기 위해 진주로 출발했습니다. 진주로 가는 길에는 늘 그렇듯이 차 안에서 단잠을 주무셨습니다.nbspnbspnbsp오늘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 그동안 홍보에 전력을 다해온 진주정토회 봉사자들은 가슴을 졸이며 아침을 맞았습니다. 오전에는 예정대로 비가 왔지만 오후에는 거짓말처럼 비가 그치고 햇볕이 나서 “하늘도 감동해서 차마 비를 내릴 수가 없었나보다” 하며 기뻐했습니다. 그만큼 봉사자들이 오늘 강연 준비를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nbspnbsp▲ 경남문화예술회관nbsp흰 티셔츠와 까만 슈트 차림의 봉사자들이 환한 얼굴로 꼭지별로 서서 꼼꼼하게 점검하고 준비하는 모습에는 오늘 즉문즉설 강연을 준비하는 설레임과 기대가 한껏 묻어났습니다.nbsp이번 진주 즉문즉설 강연은 경남문화예술회관의 1600석을 다 채우고도 50여분은 돌아가야 하는 상황까지 발생했습니다. 그 동안 진주에서 강연을 해왔던 경남과기대의 700여석 좌석 수에 비하면 배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봉사자들은 그만큼 준비와 홍보에 전력을 쏟아야 했습니다.nbsp발걸음을 돌려야 하는 분들에겐 참으로 죄송한 마음이 들었지만, 그동안 열정적인 홍보와 준비가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라서 봉사자들은 더욱 고무되었습니다. 봉사자 91명을 포함해서 총 1700여 명이 강연장에 함께 했는데 이는 진주 인구 34만명 중 성인을 어림했을 때의 1에 해당하는 숫자입니다. 스님은 늘 인구의 1만 수행하고 봉사하는 삶을 살면 대한민국이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해 오셨는데 오늘 강연은 그 기초를 마련하는 일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nbspnbsp‘예술회관 돌계단 위로 스님이 장삼자락을 휘날리며 오르시는 모습을 꼭 보고 싶다’ 는 바람으로 수차례의 거절 세례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접촉하고 설득해서 대관을 이루어낸 진주정토회 주선자 총무의 노력과 함께, 골목골목마다 휩쓸다시피 하면서 홍보지를 돌리고 포스터를 붙이는 것은 물론, 출근길에서의 현수막 홍보, 자기 집 베란다에 현수막 걸기, 방송광고, 시내버스 내 포스터 부착 등 다양하고 기발한 홍보 방법들이 총 동원되었습니다. 강연 홍보기획팀을 꾸려서 집단지성의 힘으로 아이디어를 모으고 각 법회나 불교대학을 중심으로 발로 뛰며 동참하면서 이루어낸 성과입니다.nbspnbsp▲ 진주정토회 자원활동가들의 강연 홍보 모습nbsp교차로에서의 현수막 홍보에 참여했던 한 봉사자는 “처음에는 부끄러워 멈칫거리는 마음이 있었지만 나중에는 힘차게 손도 흔들어주고 눈도 마주치면서 즐겁게 하게 되었다. 봉사하면서 순간순간 부딪치는 내 마음을 돌아보게 되니 공부의 기회가 되고, 지나가시는 분들도 호응해주시기도 하고 즐거운 기분이 전달되어 축제 분위기가 됐다. 정토회가 정말 많은 경험을 시켜준다.”며 활짝 웃었습니다.nbspnbspnbsp강연을 총괄한 정홍자 경남지부 사무국장님은 “한달 전부터 몇 개의 모둠으로 나누어 매일 같이 출근 시간과 퇴근 시간에 현수막과 포스터를 들고 횡단보도 앞에 서 있기도 하고, 장갑을 끼고 출근길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기도 했다” 며 거의 선거 운동을 방불케 할 정도였던 강연 홍보 과정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이 얘기를 듣고 스님은 “진주에서 출마라도 해야겠네” 하며 웃었습니다. nbspnbsp7시가 되자 고성의 보리수동산 풍물패의 신명나는 공연으로 희망 강연의 문을 열었습니다. 보리수동산 풍물패는 승욱 스님이 부모와 인연이 짧은 아이들을 하나 둘 품에 거둬들여 만든 경남 도내에 유일한 불교 아동복지시설입니다.nbspnbsp▲ 신명나는 공연을 보여준 보리수동산 풍물패nbsp스님은 강연장에 도착하자마자 제일 먼저 보리수동산 풍물패 아이들을 찾아가 손을 꼭 잡아주며 격려를 해준 후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nbspnbspnbsp어깨춤이 저절로 덩실거려지는 아이들의 힘찬 공연에 참가자들은 큰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nbspnbsp한편 2층 입구에서 길게 늘어서 있던 사람들에게 사전 책 사인회를 해 주고 들어온 스님이 무대로 오르자 모두 열렬한 환호와 함께 박수로 맞아주었습니다.nbsp▲ 경남문화예술회관을 가득 메운 1600여명의 진주 시민들nbsp오늘은 시간 내에 마쳐야 되는 대관장의 사정에 따라 총 4명의 질문자를 먼저 정하고, 나머지 분들은 사정이 되면 추가로 질문을 받기로 했습니다.nbsp첫 번째 질문자는 회사의 임원으로 인사를 담당하고 있는 여자 분이었는데, 능력은 있지만 회사 내규를 어겨서 문제를 일으키는 직원에 대해 미운 마음이 드는데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물었고, 두 번째 질문자는 정토회에서 가을 경전반에 다니는 분으로, 봉사정신이 강하고 착한 목사인 큰 언니가 다른 종교를 모두 이단으로 여기는 원리주의 입장이라 거부감이 들고, 큰 언니도 이전에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자신에 대해 서운함을 갖고 있는데 어떻게 부딪치지 않고 잘 지낼 수 있는지를 물었습니다. 세 번째 질문자는 현재 중2인 딸아이가 작년부터 등교거부를 하고 집에만 있는데 무엇이든 한다고 할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지만 기다리기가 힘들고 밉기도 한데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물었고, 마지막으로 추가 기회가 주어져서 일어선 20대 청년은 어떻게 하면 스님처럼 지혜로워질 수 있는지를 물었습니다.nbspnbsp답답한 표정이던 질문자들이 스님과의 문답을 통해 환해진 얼굴로 자리에 앉으면 참가자들은 큰 박수로 격려를 해주었습니다. 스님과 질문자의 대화를 들으며 웃기도 하고 안타까워하기도 하고, 큰 공감으로 끄덕이기도 하는 사이, 2시간이 넘는 시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nbspnbsp오늘은 그 중에서 네 번째 질문자로 나서서 엄마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딸을 어떻게 위로하고 기도해야 하는지 물었던 내용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nbspnbspnbsp“연년생 남매를 둔 40대 엄마입니다. 20살 때부터 줄곧 일을 했지만, 아이들을 한번도 남의 손에 맡기지 않고 직접 업어 키웠습니다. 그런데 제 욕심이 너무 커서 아이를 심하게 억압한 탓에 큰 딸이 사춘기를 중 2때부터 대학교 1학년인 지금까지 굉장히 심하게 앓고 있습니다. 아이 뜻대로 하지도 못하게 했고, 제 허락 없이 어디를 가면 많이 때리기도 했고요. 아이가 커서 ‘엄마 허락 없이 친구와 재미있게 놀았다는 이유만으로 엄마가 나한테 이렇게 폭력을 행사할 수 있냐’고 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다 큰 아이가 자라서 힘이 생기니까 받은 대로 똑같이 되돌려 준다면서 제게 힘을 행사했습니다. 집에 남아나는 물건이 없고, 자기 말을 안 들어주면 저를 두들겨 팼습니다.nbspnbsp이제 머리가 큰 남동생은 또 그걸 용납하지 못해서 누나를 말리고, 아빠도 합세하면 딸은 ‘이집에서 나만 왕따다’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렇게 가족에서 자기 혼자 밀려나는 걸 느끼면서 딸이 긴 세월 동안 굉장히 힘들어했습니다. 아이가 고등학교 때 제가 법륜 스님의 법문을 만나서 ‘아, 이게 내 탓이구나’ 알고 계속 아이를 감싸려고 했어요. 지금 딸은 대학을 서울로 갔습니다. 딸이 없으니 집이 너무나 조용하고 평화롭고, 딸은 객지 기숙사에서 혼자 생활하면서 걱정을 좀 덜었습니다.nbsp문제는 딸이 방학 때 집에 내려오거나 할 때입니다. 아들은 누나와 밥도 먹지 않고 대화도 하지 않고, 전화도 안 받습니다. 누나는 지난 일을 다 잊은 듯이 동생에게 다가가지만 동생은 ‘죽을 때까지 용서할 수 없다. 똑같이 컸는데 왜 너만 엄마한테 그렇게 반항하고 집 분위기를 이렇게 만드느냐’라고 비난합니다. 상처를 받은 딸은 또 ‘엄마 때문에 내 인생이 이렇게 되었다’라고 하면서 저한테 가끔씩 폭력 행사를 합니다. 저는 제가 만든 일이기 때문에 다 받아주지만, 아들은 그걸 용납하지 못합니다. 제가 이 아이들을 어떻게 위로해줘야 하는지, 어떻게 기도를 해야 하는지 너무 막막합니다.”nbsp“그래도 아들이 옆에 있으니까 질문자를 때리지는 못하네요. 호위무사 하나 잘 키웠네요. nbspnbspnbspnbsp그런데 부모는 아이가 어릴 때 자식하고 싸우면 안 돼요. 첫째, 화를 내면 안 됩니다. 화를 낸다는 건 싸운다는 이야기예요. 두 번째, 때려도 안 됩니다. 그러면 아이의 심리가 억압되거든요. 힘으로 못 이기니까 폭력이나 권위나 압박에 의해 억지로 숙여지면서 심리가 억압돼요. 참고 참다 보면 나중에는 폭발할 수밖에 없어요. 남자아이든 여자아이든 사춘기를 넘어가면서 힘이 세지면 반드시 말대꾸를 심하게 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같이 욕을 하고 덤비다가, 두 번째로 물건을 집어던져요. 차마 엄마를 때릴 수는 없으니까요.nbspnbsp부부싸움 할 때 그릇이나 물건 깨는 남편들 있죠? 사실은 여자를 때리고 싶지만 여자가 아끼는 살림인 그릇을 대신 깨면서, 여자가 잘못했다고 빌기를 바라는 거예요. 그릇을 깨도 승복을 안 하면 세 번째, 직접 폭행을 하게 됩니다. 여러분도 아이가 어릴 때 대응하는 순서가 이렇잖아요. 말로 하다가, 말을 안 들으면 욕을 하다가, 그래도 안 들으면 잡아서 두들겨 패잖아요. 아이가 자란 뒤의 반응도 똑같습니다. 그래서 아이하고 싸우면 나중에 자식에게 맞는 과보를 받습니다.nbspnbsp자식에게 맞아서 내가 억울한 것보다 더 가슴 아픈 일은 자식이 부모를 때렸다고 세상에 알려져서 자기 자식을 망치는 거예요. 그러니 아이가 어릴 때 사소한 걸 자기 마음대로 하는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야단을 치더라도 화를 내서 애하고 싸우면 안 돼요.nbspnbspnbsp야단쳐야 할 것은 다음 다섯 가지 뿐입니다. 첫째, 남을 때리거나 죽이는 경우, 즉 해치는 것입니다. 둘째, 남의 물건을 빼앗거나 훔치는 경우, 즉 손해 끼치는 것입니다. 셋째, 성추행하거나 성폭행해서 괴롭히는 경우입니다. 넷째, 욕설하거나 거짓말해서 말로 남을 괴롭히는 경우입니다. 다섯 번째, 술 마시고 취해서 행패 부리는 경우입니다. 이 다섯 가지를 제외하고는 자식이든 남편이든 절대로 남의 인생에 간섭하면 안 됩니다. 다시 말해 야단치면 안 됩니다. 한편 나도 이 다섯 가지가 아니면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롭게 살아도 돼요. 거기 해당되지 않으면 나쁜 게 아니에요.nbspnbsp아이가 존다면 야단쳐야 할까요? 선생님이 보기엔 좀 기분 나쁘지만 남을 방해하는 건 아니에요. 나쁜 짓이 아니기 때문에 야단치면 아이가 억울해집니다. 그렇다고 내버려둬도 안 돼요. 이건 나쁜 행위는 아니지만, 스스로에게 손해를 끼치고 스스로를 해치는 것이니까 어리석은 행위예요. 어리석음은 깨우쳐줘야 합니다. 흔들어 깨우면서 ‘많이 피곤하구나. 정신 차리고 공부하자’ 이렇게 깨우쳐줘야 해요. 그래도 졸면 또 깨우쳐주고, 그래도 졸면 또 깨우쳐주고, 그래도 졸면 ‘너무 피곤한가 보다. 그냥 자라’ 하고 담요를 덮어주세요. nbspnbspnbsp어리석은 걸 깨우쳐주는 것은 그 아이를 위해서입니다. 백 번 되풀이해도 잘못은 아니니까 야단치면 안 돼요. 공부를 안 한 것도 남을 해친 게 아니니 야단치면 안 돼요. 성적이 떨어진 것은 어때요? 남한테 손해 안 끼친 것은 물론이고, 다른 애 성적을 올려줬기 때문에 오히려 칭찬할 일이에요. nbspnbsp그러나 강의 중에 옆 친구와 장난친다면 다른 아이들의 수업을 방해한 것이니 그건 야단을 쳐야 해요. 야단친다고 해서 화를 내거나 때리면 안 돼요. 그만하라고 했는데 아이가 말을 안 들으면 ‘밖에 나가서 이야기하고 와라’ 이렇게 다른 사람 방해를 안 하게끔 해야 합니다.nbspnbsp오늘날 학교 폭력 문제가 심각하다고 합니다. 학교 폭력은 다른 애를 때리거나 물건을 빼앗거나 성추행하거나 욕설하는 거잖아요. 이건 기본교육이 안 됐다는 거예요. 여러분들은 가장 중요한 기본 교육은 안 시키고, 엉뚱한 걸로 화내거나 짜증내고 자기 마음대로 하니까 이런 과보를 받는 거예요. 자기가 아이한테 욕설하고 구타를 했기 때문에 자식에게 욕설을 듣고 구타당하는 거예요. 이건 억울하고 분해 할 일이 아니라 맞아도 싼 일입니다. 그러니 나는 과보를 당연히 받아들여야 해요.nbspnbsp그런데 자식이 분풀이로 엄마를 욕하거나 때리면 자식한테 나쁩니다. 내가 지금 힘든 게 문제가 아니에요. 사람들은 자기 힘든 것만 생각하지, 자식에게 문제 되는 건 걱정 안 해요. 성질나서 매 집어 들고 애를 때리는 건 자기 화풀이예요. 그런데 조선시대 어머니들은 몇 번 타일러도 아이가 나쁜 짓을 계속하면 매를 꺾어와 아이에게 주면서 엄마 종아리를 때리라고 했습니다. ‘네가 이리 된 것은 모두 엄마가 너를 잘못 키워서 그렇다. 그러니 엄마에게 매를 쳐라.’ 잘못된 행동은 고쳐야 하지만, 화를 내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엄마 종아리를 때리라고 시킬 때 엄마는 화가 나서 그리 하는 게 아니라 아이를 사랑해서 그리 하는 거예요. 그런데 여러분들이 지금 하는 짓은 아이를 사랑해서가 아니라 다 내가 견디기 힘들어서 하는 행동이에요. 그건 교육이 아닙니다.nbsp그러니 첫째, 당연히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래서 질문자가 참회를 해야 해요. 자기 애 키우는 게 힘들다고 성질내서 ‘다 너 잘 되라고 이렇게 고생하는데 어떻게 네가 내 말을 안 듣니?’ 이러는 셈이잖아요. 열심히 키웠는데 애가 말을 안 들으니까 화딱지가 나는 심정이 이해는 됩니다. 그러나 그건 엄마로서의 자격은 없어요.nbspnbsp죽을 고생을 해가며 힘들게 키운 아이는 잘 되기 어렵습니다. 엄마가 아기 키우는 게 힘들었기 때문이에요. 아이만 없으면 이 고생을 안 했을 텐데 아이 때문에 고생했으니까 아이가 불효자잖아요. 엄마를 괴롭힌 불효자가 어떻게 잘 되겠어요? 그리고 고생하면서 아이를 키우면 아이에 대한 기대가 크고 요구가 많다 보니 아이가 또 불효자가 됩니다. 아이는 나름대로 하는데 부모는 늘 불만이거든요. 아이가 잘 되려면 부모가 아이를 키우는 게 재미있어야 해요. ‘몸은 좀 힘들지만 네가 있어서 내가 항상 이렇게 행복하다’ 이런 마음으로 키우면 조그마한 아이가 벌써 엄마를 즐겁게 해주는 효자가 되니 잘 될 수밖에 없죠. 또 아이를 키우면서 내가 이미 재미를 봤기 때문에 아이에게 별로 기대가 없어요. 고생을 해야 기대가 있지, 고생을 안 하면 기대가 없어요. 학교 가주는 것만 해도 고맙고, 안 죽고 산 것만 해도 고맙습니다. 이렇게 키우면 아이는 성적이 어떤지를 떠나서 다 효자가 되고 잘 됩니다. 엄마의 심리가 행복하면 아이들의 심리도 건강해요. 엄마가 우울하면 아이들의 심리도 우울해 집니다.nbspnbsp아이한테 죄의식을 가지라는 게 아니라, 질문자의 잘못으로 일어난 일이니 과보를 달게 받으라는 겁니다. 아이가 어떻게 행패를 부려도 거기에 대응해서 억울해하거나 화를 내지 마세요. ‘아이고, 내가 너를 많이 괴롭혀서 네가 이러는구나. 부처님, 감사합니다. 지은 인연의 과보는 피할 수 없다는 부처님 말씀이 참 진리입니다.’ 이런 마음을 내야 해요.nbspnbsp두 번째, 아이가 폭력을 행사하면 바로 파출소에 연락을 해서 신고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엄마들은 이렇게 못 해서 아이의 상태를 악화시켜요. 아이 교육을 제대로 시키려면 바로 전화해 신고해야 해요. 아이가 도둑질을 했다면 바로 경찰에 신고해서 ‘이 아이가 지금 물건을 훔쳤으니 법에 따라 처벌해 주세요’ 이래야 아이가 바르게 자랍니다. 잡혀 들어간 걸 돈을 들여 빼낸다면 엄마가 부정한 행위를 한 것이니 아이는 교육이 안 돼요. 그런데 우리는 이게 지금 안 돼요. 공부 못 하면 야단치고, 남 때리면 돈 주고 빼내니까 뒤죽박죽이 돼서 세상이 혼란스러운 거예요.nbspnbsp부모 자식 간이든 부부 간이든 법적으로는 누구도 누구를 때릴 수 없습니다. 법에 보장된 권리를 행사해야 해요. 아들이 술집에서 맞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깡패들을 데려가서 상대를 두들겨 팬 재벌 회장이 감옥 간 사건 기억나요? 상대가 때릴 때 방어하는 것은 정당방위지만, 나를 때린 상대를 한 시간쯤 뒤에 쫓아가 뒤통수를 쳤다면 폭력범이에요. 시간이 경과한 뒤에 가서 때리면 폭력에 들어갑니다. 우리가 생각할 때는 ‘나도 한 대 맞았으니 때리는 게 뭐가 문제냐’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때렸으면 신고를 해서 법에 따라 처벌을 받도록 해야 해요. 개인이 보복을 할 수 없도록 되어 있는 것이 법치주의입니다. 그래서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고들 하잖아요. 그냥 한 대 마주 때려버리면 될 텐데, 한 대 맞은 것에 대해 상대방을 벌주려면 3년이 걸릴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감정이 격해지면 그냥 때려버리려 드니까 해결도 개선도 안 되는 거예요. 자식이 때리면 마주 때리지 말고, 신고해야 해요. 남편이 때리더라도 바로 신고해야 해요. 부모는 물론 자식이 감옥 가는 걸 원치 않지만, 아이를 위해서 신고해야 합니다. 나를 위해서도 신고해야 하고요. 신고해서 아이의 나쁜 행동을 고쳐줘야 합니다. 질문자는 지금 딸이 질문자를 때리면 바로 신고할 자신 있어요?”nbsp“없습니다.”nbsp“그래도 해야 해요. 안 하면 더 악화됩니다. 딸이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은 질문자의 잘못이에요. 그런데 내 잘못이라고 해서 때리는 대로 그냥 맞고 있어서는 안 돼요. 누가 잘못했든, 시간이 지난 뒤에 때리는 것은 폭행죄에 들어갑니다. 제 말 이해하셨어요?”nbspnbsp“예. 그런데 딸이 사춘기 때는 그렇게 폭력을 행사했지만 서울에 간 뒤로는 집에 한 번씩 왔을 때 물건을 집어던지는 정도예요. 그런데 제가 걱정하는 것은 남매가 서로 모른 척 한다는 것과 저 아이가 저리 마음아파 하는 것입니다. 아이가 엄마에게 물건을 던지고 나서 후회도 많이 하거든요. 제가 그렇게 만들어놓은 아이지만, 제가 어떻게 아이의 마음을 풀어줄 수 있을까요?”nbsp“풀어줄 수 없어요. 그건 남을 실컷 때려놓고 가서 사과 한 마디로 해결하려는 것과 같아요. 과보를 달게 받아야 해요.”nbsp“너무 가여워요.” nbsp“방법이 없어요. 과보를 받아야 해요. 동생은 엄마와 누나의 이런 인과관계를 잘 모르고 드러난 모습만 보잖아요. 누나가 엄마에게 행패 부리는 것을 야단치는 것이니 동생도 나무랄 수 없어요. 그래서 그 남매는 상당 부분 원수로 지낼 수밖에 없어요.nbspnbsp‘내가 욕심에 눈이 어두워서 아이에게 성질부리고 폭행한 죄로 이런 과보를 받습니다. 지은 인연의 과보는 피할 수 없다고 하신 부처님 말씀이 진리입니다. 어떤 과보도 달게 받겠습니다.’nbspnbsp이렇게 자기 어리석음을 좀 길게 참회해야 해요. 여러분들은 돈 빌릴 때는 천만 원 빌려놓고, 한 십만 원 갚고 나서 ‘아직도 갚아야 하나’ 이래요. 어린 아이에게 상처를 줬으면 과보를 좀 길게 받아야 해요. 질문자에게는 당연한 과보지만, 그걸 동생이 볼 때는 또 달라요. 현재 누나가 엄마에게 하는 모습은 너무나 잘못되었고 법률적으로 처벌받아야 할 행동이니까 누나에게 제재를 가할 수밖에 없어요. 또 누나가 ‘엄마 때문에 동생이 나한테 저런다’라고 생각하는 것도 지당합니다. 모두 정상이고, 비정상은 하나도 없어요. 그러니 지금은 내가 힘든 걸 생각하면 안 되고 매일 300배씩 절하면서 참회 기도를 하세요. 그래서 어떤 일이 벌어져도 달게 받아야 해요.nbspnbspnbsp이렇게 참회 기도를 하면 아이 성질을 안 건드리기 때문에 아이가 예전처럼 미쳐 날뛰지는 않을 거예요. 그러나 혹시라도 폭행을 하면 바로 신고를 해서 멈춰줘야 해요. 빼내면 안 돼요. 면회를 가는 등 엄마로서의 역할은 하되, 폭행이라는 잘못은 법률적으로 처벌해서 바로잡아줘야 아이가 좋아집니다. 안 그러면 이 아이가 결혼해서 다시 남편한테 똑같은 행패를 부리고, 그러면 이 아이는 다시 남편한테 맞을 과보가 생깁니다. 그리고 나중에 자기 자식에게도 똑같이 분풀이를 합니다. 질문자도 마찬가지로 엄마 성질을 그대로 받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어요. 질문자가 어릴 때 엄마가 어땠는지 생각해보면 똑같을 거예요. 결혼을 안 했으면 내 대에서 끊어졌을 텐데, 결혼해서 애를 낳고 이렇게 업을 물려줬으니 그냥 놓아두면 또 손자 손녀에게 내려가요. 그러니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질문자가 참회해서 딸을 진정시키고, 딸의 아이에게는 넘어가지 않도록 이 업을 종식시키면 좋지요. 조금 길게 봐야 해요. 지금 자기가 괴로워하는 것을 가지고 딸이 어떻게 정신 좀 차리기를 바란다면 못 고쳐요. 기도하시겠어요?“nbsp“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nbsp가슴이 애가 타는 듯한 표정으로 질문하던 여성 분은 스님의 답변을 듣고 겨우 마음을 진정시킨 듯 했습니다. 청중들은 질문자에게 격려의 박수를 크게 보내주었습니다.nbspnbspnbsp아이에 대한 사랑도 필요하지만, 때로는 아이를 바른 길로 이끌기 위해서는 냉정할 줄도 알아야 함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를 키울 때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들을 명확하게 제시해 주자 청중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했습니다.nbspnbsp모든 질문에 대해 답변을 모두 마치니 어느덧 2시간이 훌쩍 지났습니다. 오늘 강연을 마무리하며 스님은 탐구하는 자세를 가져보라고 강조하며 강연을 마무리했습니다.nbspnbsp“원인을 모르면 신비하게 느껴집니다. ‘신비하다,’ ‘신기하다,’ ‘기적이다’ 라고 하는데 그건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그래요. 우리는 핸드폰을 신기하게 여기지 않지만, 원시인의 눈에는 핸드폰이 신비롭게 보입니다. 기적이나 신비라고 하는 것은 무지로부터 일어납니다. 항상 무지를 깨뜨려야 해요. 신비한 기적에 현혹되지 말고, ‘원인이 뭘까?’ 하고 탐구를 해야 해요.nbspnbsp남편이 갑자기 바람을 피웠다면 성질내지 말고 탐구를 해야 해요. ‘나이 오십에 늦바람이 난 이유가 뭘까?’ 남편에게 술을 사주면서 이야기도 들어보고, 심리가 어떤지 알아보고, 남편만 연구해서 잘 모르겠으면 상대 여자를 만나서 또 인터뷰해 보세요. nbspnbspnbsp그렇게 연구를 해서 원인을 딱 알면 이제 처방이 나올 수 있잖아요. 내가 같이 살려면 어떤 요구는 수용해야겠다는 결론을 내릴 수도 있고, 그렇게까지 하면서 살고 싶지 않으면 ‘안녕히 계십시오’ 하고 인사하고 헤어질 수도 있어요. 이렇게 연구하는 건 좋지만 상대를 미워할 권리는 없어요. 미움과 원망은 모두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생깁니다. 원인이 뭔지 연구를 안 해서 그래요. 그런데 저는 그걸 좀 연구합니다, 하하. nbspnbsp원인을 딱 규명해야 한다는 말이에요. ‘이게 뭐지?’ 이렇게 원인을 규명하는 게 탐구예요. 화두라는 것은 탐구예요. 탐구하는 자세를 가지세요. 그러면 우리 인생은 불행할 이유가 없습니다. 살아있는 것만으로 행복한 거예요. 이런 고민도 다 살아야 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여러분들이 아무리 고민을 해도 제가 웃는 겁니다. 그래도 여러분은 살아 있으니 죽은 사람보다 나아요. 어떤 분이 남편이 죽었다고 울면서 ‘스님, 저는 어떻게 살아요’ 하소연을 해요. 저는 ‘죽은 남편은 걱정 안 하고 산 자기 걱정만 하네요. 지금 죽은 사람도 있는데 당신이 무슨 걱정이에요?’ 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렇게 우리는 다 행복할 수 있습니다.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nbsp참가자들은 지혜로운 스님의 답변에 열렬한 박수를 보내며, 보다 자유로워지고 행복해지는 길을 알게 되었다며 기뻐했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강연 후에도 강연장의 감동을 이어가고 싶어 길게 줄을 선 사람들에게 책 사인을 해 주었습니다. 오늘 강연에는 1600여명이 참석했기 때문에 책 사인을 받기 위해 늘어선 줄도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진주 시민들 중에는 스님과 눈을 마주치며 “스님 덕분에 인생이 많이 행복해졌다”며 감사 인사를 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nbspnbspnbsp▲ 책 사인회nbsp이어서 스님은 봉사자들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오늘 강연을 홍보하고 준비하느라 워낙 고생이 많았던 진주정토회 봉사자들은 그 고생 만큼이나 기쁨도 배가 된 것 같았습니다. 얼굴에 함박 웃음이 가득했습니다.nbspnbspnbsp▲ 오늘 강연을 준비한 진주정토회 자원봉사자들nbsp봉사자들은 경남문화예술회관 돌계단 위에서 둥글게 서서 서로 손을 맞잡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를 함께 불렀습니다.nbspnbspnbsp그리고 스님은 봉사자들이 진주 강연을 준비하며 홍보에 얼마나 열심이었는지를 헤아려 주면서 그 동안의 노고를 위로하고 일일이 악수를 해주며 격려해 주었습니다. 봉사자들은 “손을 씻지 말자”고 하면서 너무나 기쁜 표정을 지었습니다. 모두들 그동안의 노고가 스님의 따뜻한 위로로 순식간에 녹아내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합니다.nbspnbspnbsp스님은 진주정토회 주선자 총무님의 간절한 바램대로 장삼 자락을 휘날리며 경남예술문화회관 돌계단을 뛰어 내려와 봉사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한 후 진주를 출발했습니다.nbspnbsp밤 10시에 진주를 출발한 스님은 12시가 다 되어 울산 두북에 도착한 후 오늘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 내일은 아침 8시 비행기로 김해 공항에서 제주도로 이동할 예정입니다. 오전에는 제주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한 후, 오후에는 제주 도지사와 미팅을 하고, 저녁에는 제주시청 공무원 노조의 초청으로 즉문즉설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nbspnbsp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52개 도시를 순회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 강연 일정을 확인한 후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강연장으로 오세요. 질문을 하고 싶은 분들도 강연장에 직접 오셔서 하실 수 있습니다.nbspnbsp 즉문즉설 강연 일정 바로 가기nbspnbspnbsp 선착순 무료 입장입니다.nbsp

2015.10.28. 58,040 읽음 댓글 59개

2015.10.27 (오전) 양산 즉문즉설 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늘 오전, 스님은 양산문화예술회관에서 700여명의 양산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했습니다.nbspnbsp오늘도 새벽 4시에 일어나 예불과 기도로 하루를 시작한 스님은 아침 식사 후 텃밭을 가꾸는 농사일을 했습니다. 농사일을 마치고 나서는 골목길에 낙옆이 우수수 떨어져 있어 지저분한 것을 보고 빗자루를 들고 골목길 청소를 했습니다.nbspnbspnbsp9시에 울산 두북을 출발한 스님은 10시가 조금 넘어서 양산 문화예술회관에 도착했습니다. 가을비가 추적 추적 내리고 있어 사람들이 강연장을 많이 찾을까 염려가 되기도 했는데, 다행히 강연장은 강연 시작 10분 전 1층 좌석이 가득 차고 2층에 사람들이 앉기 시작했습니다. 총 700여 명의 청중이 비가 오는 가운데에 강연장을 찾았습니다.nbsp▲ 양산 문화예술회관nbsp봉사자들은 아침 8시 30분부터 모여 각자 맡은 소임을 점검하며 분주한 모습이었습니다. 양산 정토법당의 불교대학 학생들과 김해 정토법당에서 지원을 온 13명을 포함해서 50여 명의 봉사자들이 강연 준비를 함께 했습니다. 스님은 강연 시작 전 로비를 둘러보며 봉사자들 한 명 한 명과 눈을 맞추고 환한 웃음으로 격려를 해주었습니다.nbspnbspnbsp여는 영상이 끝나고 스님이 등장하자 청중들은 함박 웃음과 박수로 스님을 맞이했습니다.nbspnbsp스님은 즉문즉설은 애환이나 고뇌, 의문을 편안하게 내어놓고 고민하는 자리라고 설명해 주면서 강연을 시작했습니다.nbspnbsp“오늘은 저기 얘기가 아니라 여기 얘기, 과거나 미래 얘기가 아니라 지금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식당에 앉아서, 찻집에 앉아서 친구가 친구에게 얘기하듯이 그렇게 편안하게 대화를 하는 자리입니다. 다른 사람의 얘기를 들을 때도 ‘아이고 저 사람은 저렇구나.’ 이렇게 비난조로 듣지 마시고 그런 고뇌와 의문은 우리도 다 갖는 거니까 함께 그 사람이 되어서, 질문자가 되어서 그렇게 같이 느껴보시길 바랍니다.nbsp이 즉문즉설은 제가 오히려 궁금해 합니다. ‘오늘은 또 뭘 물을까?’. 보통 강연회에 가면 여러분들이 궁금해 하죠. ‘강사가 오늘 무슨 얘기를 할까.’ 하고요. 그런데 즉문즉설은 제가 궁금해 합니다. ‘또 어떤 얘기를 하실까.’ nbspnbsp그리고 이 즉문즉설의 좋은 점은 강의 준비를 안 하고 와도 된다는 겁니다. 이유는 뭘 물을 줄 모르니까 예습을 해 와도 아무 도움이 안 돼요. 그래서 시간만 맞춰서 몸뚱이만 들고 오면 되지요. 자 그럼 한번 시작해보죠.” nbspnbsp스님이 설명이 끝나기가 무섭게 여기저기서 질문을 하고자 손을 들었습니다. 오늘은 비가 와서 그런지 차분한 가운데 총 7명이 질문을 하였습니다.nbspnbsp지난 4월에 스님에게 정신불열증이 있다고 질문했었다는 남성은 스님의 가르침대로 기도해서 많이 좋아졌는데 수행하다 궁금한 점이 있어 3가지 질문을 한다며 화를 참는 습관이 수행을 하면서도 계속되는데 어떻게 하여야 하는지, 정신병이 있어도 스님 법문을 적용시킬 수 있는지, 직장을 꼭 3년은 다녀야 하는지 물었습니다. 베트남에서 온 30대 여성은 베트남에 가면 더 좋은 직장을 구할 수 있음에도 한국에서 그보다 못한 조건에서 일을 하려니 괴로운데 기도문을 하나 달라고 했고, 둘째 아이가 태어난 지 6개월 만에 죽었다는 여성은 첫째 아이가 죽은 둘째 아이를 찾을 때마다 어떻게 말을 해 줘야 하냐며 울먹이며 질문했고, 36년 전 7남매의 맏이에게 시집 왔다는 62살 여성은 시어머니와 시누이가 본인을 괴롭힌 것을 용서 못하겠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물었고, 5살 아이의 엄마라는 여성은 비정상적으로 자존심이 센 거 같다고 했고, 61살 여성은 남은 인생의 숙제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고 했습니다. nbspnbspnbsp질문자들은 울면서 질문하다가도 스님의 말씀에 웃음을 터트리기도 하였습니다. 청중들은 질문자와 함께 고민도 했다가 함께 웃기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nbsp오늘은 그 중에서 결혼 후 18년 동안 남편의 간병을 해야 했다며 답답한 마음을 토로한 여성 분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스님은 어떤 어려움에 처하더라도 우리는 누구나 행복할 수 있음을 알려주어 많은 감동을 주었습니다.nbspnbspnbsp“저는 전생하고 후생에 대해서 스님께 여쭤보고 싶습니다. 지금 제가 남편 간병을 18년째 하고 있는데 ‘네가 전생에 죄가 많아서 그 업을 따라가니까 후생에 또 다시 이렇게 안 살려면 이 업을 다 닦고 견뎌라’ 하고 말씀들을 하시거든요. 그래서 제가 전생에 얼마나 많은 죄를 지어서 이러고 살고 있는지 여쭙고 싶습니다.”nbspnbsp“그러면 제가 하나 거꾸로 물어볼게요. 병원에 있는 간호사들은 전생에 얼마나 죄를 많이 지어가지고 그렇게 매일 환자만 보살피며 살고 있을까요? nbsp또 병원에 있는 간병인들은 전생에 얼마나 죄가 많아가지고 자기 남편도 아니고 자기 가족도 아닌 남의 가족을 이렇게 돌아가면서 간병을 해야 될까요? 어떻게 생각해요? nbspnbsp왜 아픈 환자를 돌보는 것을 죄라고 생각할까요? 아픈 환자를 돌보는 것은 좋은 일이잖아요. 그런데 왜 그걸 죄값이라고 생각해야 될까요? 지금 결혼생활이 몇 년 째에요?”nbsp“35년 됐습니다.”nbsp“18년이면 절반을 간병했네요. 그 전 17년도 남편한테 별로 도움을 못 받았나 봐요? 도움을 받았으면 빚 갚는다고 한다 하지만... 그러니까 17년 결혼 생활도 남편 도움을 못 받은데다가 18년을 다시 병간호만 한다고 생각하니까 계산을 해보니 밑지는 장사 아니에요? 그죠?nbspnbsp그러면 ‘왜 이렇게 밑지는 장사를 계속 해야 되느냐’ 생각해보니 ‘아, 이게 전생의 빚이구나. 그러면 빚을 갚아야 되겠다.’ 이렇게 계산이 되면 조금 받아들이기가 낫겠지요. 그런데 ‘진짜 빚을 졌을까?’ 이게 이제 궁금하다는 얘기 아니에요? 그럼 만약에 제가 전생에 빚진 거 없다고 질문자한테 말하면 남편을 어떻게 할 거에요?”nbspnbsp“이 빚을 못 갚으면 후생이 있다고 말씀들을 하시는데 후생에 가서도 또 이렇게 살고 싶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정말로 후생이 있다면 이생에서 좀 힘들더라도 갚아야 되지 않겠나 하면서 견딘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습니다.”nbsp“만약에 전생에 빚진 게 없으면 후생에 갚을 것도 없을 거 아니에요. 그래서 스님이 ‘당신 내가 보니까 전생에 빚진 거 없어.’ 이렇게 얘기하면 자기는 지금 남편을 어떻게 할거냐고 묻는 거예요. 남편 갖다 버릴 거예요? 남편한테 내가 아무것도 빚진 게 없다면 어떻게 할 건지를 물어보는 거예요.”nbspnbsp“같이 안 살 것 같습니다.”nbspnbsp“그럼 남편은 누가 보살펴요? 남편 엄마가 돌봐야 되요?”nbsp“남편이 엄마가 없어서 만나게 됐습니다.”nbsp“남편이 엄마가 없으니까 시집살이는 안 했을 거 아니에요? 시집살이라고 생각해야지요. 그러니까 여러분들 왜 시집살이를 힘들어해요? 이럴 때 남의 남자 데리고 살아보다가 별 볼일 없으면 누구한테 줘버리면 된다? 엄마한테 줘버리면 되잖아요. 그런데 지금 질문자는 줄 곳이 없잖아요. 그럼 남편을 어디에 갖다 버리려 그래요?”nbspnbspnbsp“남편이 엄마가 없어가지고 제가 엄마처럼 잘해주고 싶어서 만났는데 해주면 해줄수록 저한테 자꾸만 기대고 이러다 보니까... 자녀는 남매가 있는데 서른다섯 살이고 서른입니다.”nbsp“그럼 애들은 어떻게 생각해요? ‘엄마가 그냥 아빠 버려 버려라’ 이렇게 생각해요?”nbsp“절대로 그런 말은 안 하고 ‘엄마는 부처님 좋아하니까 큰 아들 하나 더 키운다고 생각하세요’라고 해요.”nbsp“그거 나쁜 자식들이네요. 그건 스님이 할 얘기인데... 제 법문을 어디서 남한테 듣고 가서 거기에다 말했나요? 손자들도 있어요?”nbsp“네, 있습니다.”nbsp“손자들 봐달라 소리는 안 해요?”nbsp“네.”nbsp“그런데 자기가 남편을 안 돌보면 할머니가 되어서 손자 돌보는데 등골이 빠질 거에요. 남편이 무슨 병이에요?”nbsp“알콜성 치매에다가 중풍이 세 번씩이나 재발을 했어요. 지금은 술을 안 먹습니다.”nbspnbsp“그러면 치매 상태인데 의사가 볼 때는 한 팔십까지 살겠다 그래요?”nbsp“예. 1년에 한 번씩 신수 보러 가면 저보다 오래 살거라고 해요. 남편은 전생에 덕을 많이 쌓아서 과거에 대통령 보다 더 많은 복을 누리고 있다고 합니다. 만사에 걱정이 없고 아무것도 하는 게 없으니까요.”nbsp“그래요. 그건 제가 이해해요. 마누라 하나 잘 만난 것도 큰 복이에요.”nbsp“저는 제가 항상 원망하는 마음을 못 버리고 있어서 그거를 좀 버리고 싶은데 잘 안 되더라고요. 항상 ‘너가 그때 돈 좀 벌어 두었으면 지금 좀 편할 텐데...’, ‘네가 방해만 안 했으면 지금은 네가 이렇게 누워있어도 너를 좀 덜 미워할 텐데...’. ‘내가 아플 때도 네가 좀 나한테 잘했으면...’ 자꾸 그런 마음이 생겨요. 힘들 때는 ‘지금은 너한테서 벗어나고 싶다. 버리겠다는 게 아니고 이제는 시설이나 병원에라도 보내고 싶고, 좀 벗어나고 싶고, 안 보면 좀 편할까’ 싶은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전생과 후생이 있는지, 정말 이생에서 제가 병원에 데려다 놓는다든지 입원을 시킨다든지 해서 또 죄를 짓게 되면 후생에 또 다시 이렇게 살아야 되는지 여쭙고 싶습니다.”nbspnbsp“자기는 죄 지은 거 없어요. 입원시키고 싶으면 입원시키세요. 자기는 잘못한 거 하나도 없고 자기가 지금 바라는 것은 한 사람으로써 정당한 권리예요. 너무 당연한 것이고 정당한 요구입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은 모르겠는데 제가 보기에는 죄 지은 것도 없고 빚진 것도 없어요. 이제 어떻게 할래요?” nbspnbsp“부모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참 많더라고요. 그래서 항상 힘들 때마다 저는 그 부분에서 힘을 얻었는데 저는 그래도 용돈 드릴 부모님이 계시는 것도 아니고 비록 가난해도 항상 그런 쪽으로 비교를 하면서 긍정적으로 보고 살았어요.”nbsp“그래요. 이렇게 부모가 없다는 게 좋은 점도 있잖아요. 남편이 집에 누워있어요? 다리는 어때요?”nbsp“완전히 누워 있지는 않은데 그냥 아기입니다.”nbsp“어디 가서 바람피우고 그래요?”nbsp“거동을 할 때는 그런 것도 조금 있었습니다. 몇 년 전에는 국민연금이 나오고 그러니까 그걸 노리고 접근 하는 사람이 있더라고요.”nbsp“그 사람한테 넘겨주지 그랬어요? 저 같으면 박수치고 잘됐다 했겠어요. 얼마나 좋은 기회예요? 덤터기 씌우 듯 확 넘겨줘 버리지요. 그런데 또 그때는 질투해서 안 넘겨주고 뺐어왔지요. 그래서 전생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라 자기 고생은 자기가 만든 거예요. 지금 질문자는 직업은 가지고 있어요?”nbsp“네.”nbsp“그럼 지금 똥오줌 다 받아내요? 똥오줌은 자기가 가려요?”nbsp“지금은 그 정도는 아닙니다. 밥은 자기가 떠먹어요.”nbsp“그 정도면 아주 괜찮네요. 제가 아는 분은 똥오줌 다 받아내고 밥 다 떠먹여주고 그러고도 살았어요. 그래서 진짜 도망 나오려고 해서 나한테 물었는데 제가 몇 마디 해줬어요. ‘전생에 지은 죄는 아니다. 가고 싶으면 가고, 말고 싶으면 말고 마음대로 해라. 그런데 가게 되면 이런 일이 있을 거고, 있게 되면 이런 일이 있을 거다.’ 그랬더니 고민을 하다가 뒷바라지를 잘했는데 그분 경우는 다행인지 아닌지 제 기도문을 받고 3년 만에 남편이 돌아가셨어요. 그래서 그분이 남편 돌아가시고 저한테 와서 엄청나게 고마워했어요. 왜 그랬을까요? 만약에 못 참고 가버렸으면 장례식장에도 오지 못하고, 자식들에게도 아버지 버린 사람이라고 원수지고 이랬을 것 아니에요? 그런데 딱 그렇게 되니까 이 아주머니가 어떤 결정을 해도 일가 친척 그 누구도 한마디 말을 못한다는 거예요. 끝까지 병수발을 했기 때문에요. 아이들도 엄마가 재혼 한다, 뭐 한다 해도 더 이상 할 말이 없겠죠. 그래서 완전히 자유인 되어 버린 거예요. 그러니까 내생이라는 건 멀리 볼 필요가 없어요. 우리는 내일 어떻게 될지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자기가 딱 그만 두고 갔다가 만약에 이분처럼 3년 만에 남편 돌아가시면 자기는 후회 할까요? 안 할까요?”nbsp“후회하죠.”nbspnbsp“그럼 애들 보는 앞에서 얼굴이 설까요?”nbsp“그것 때문에 지금 살고 있습니다.” nbsp“그러니까 내생이 아니라 금생에, 곧 미래에 이런 재앙이 닥칠 수도 있다는 거예요. 사실 어떤 여자든 남편과 여행도 다니고 그러고 싶겠죠. 그런데 이렇게 병수발을 하고 자기가 경제적인 책임도 져야하고 간호도 하는데, 남편이 이렇게 해주면 고마워 할 것 같아요? 고마워하면 저한테 묻지도 않았을 거예요. 고마움은 털끝만큼도 없고 짜증내고 성질냅니다. 왜 그럴까요? 입장을 바꿔서 한번 생각해보세요. 중풍이 들어서 하루 종일 누워있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남편이 올 때까지 기다리고 거동도 불편하고 이렇게 환자로 누워 있는 게 나을까요? 숫제 내가 건강해서 돈도 벌고 환자를 간호하는 게 나을까요? 자기는 둘 중에 하나 선택하라고 하면 어느 게 낫겠어요?”nbsp“예. 병간호 하는 저를 선택하겠습니다.”nbspnbsp“그러면 입장이 유리한 사람이 짜증낼까요? 불리한 사람이 짜증낼까요? 남편이 짜증을 내고 화를 내고 물건을 집어 던진다 하더라도 자기는 누워 있는 게 낫겠어요? 그냥 욕 좀 얻어먹고 물건 집어던지면 좀 피하고 이러는 것이 낫겠어요? 내가 건강하고 남편을 받아내어 주는 것이 낫겠지요. 그런데 거기다가 짜증까지 안 낸다면 아주 좋은 조건이지요.”nbsp“제가 며칠 전에도 되게 아파가지고 병원에 실려간 적이 있어요. 그런데 남편은 본인만 배부르고 본인만 죽을까봐 걱정이에요. 그렇게 실려 가서 입원까지 했는데도 아는 척 한마디도 없고, 아는 척도 안 하고 그러니까요...”nbsp“방금 질문자가 남편의 지능이 어린애 정도라고 그랬잖아요. 어린애가 그걸 어떻게 알아요? 자기가 남편에게 정상적인 남자로써의 기대를 갖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괴로운 거예요. 남편은 환자잖아요. 그게 다 되면 그게 어떻게 환자에요? 그러니까 육체만 멀쩡하고 큼지막하다고 어른이 아닌 거예요. 그러니 남편은 모르는 거예요. 알고도 무관심 한 게 아니고 의식 수준이 병이 나서 그렇게 되어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다른 뇌 작동이 다 멈추고 생존을 위한 뇌만 작동을 하는 수준이란 말이에요. 자기가 남편에게 잘못된 기대를 하고 있는 거예요. 어디 기댈 데가 없어서 어린애한테 기대요? nbspnbsp질문자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되요. 그래도 멀쩡한 남자 만나서 남은 여생이라도 좀 남부럽지 않게, 꼭 부자가 아니라 정상적인 생활을 좀 해보고 싶다는 마음은 저도 간절하게 이해가 되는데 지금 시어머니가 있어서 갖다 맡길 데도 없잖아요. 아들한테 맡기면 어때요?”nbspnbsp“예, 아직 아들은 결혼을 안했습니다.”nbsp“안 했으니까 맡기지요. 결혼하면 못 맡기지요. 자기 남편도 안 모시겠다는데 시아버지를 모시겠다는 며느리가 어디 있겠어요? 자기는 고생하기 싫고 남의 젊은 여자는 고생하라고요? 결혼을 안 했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말 이예요. 그런데 자기가 아들한테 맡기기에는 자기 아들을 너무 사랑해가지고 안 맡기고 싶다 이거 아니에요? 그건 너무 이기적이에요.”nbspnbsp“예. 며느리 될 사람한테 맡기고 그러고 싶지는 않고요. 아들도 이제 한 번씩 와서 보고 그러면 엄마가 힘들고 한 번씩 아프니까 아빠보다 덜 한 사람들도 보호원에 모시는데 시설 좋은 곳에 모시는 것도 자기는 찬성이라고 하더라고요. 딸도 있는데 딸하고는 이런 얘기를 안 해봤고요.”nbsp“딸은 모실 수 있지요. 딸한테 맡겨버리세요. 남편 입장에서는 시설에 맡기는 걸 싫어해요?”nbsp“본인한테 그런 얘기도 안 해봤고 저도 아직까지는 내생이 겁이 나서 그럴 마음은 못 먹겠어요. 내생에 또 이렇게 살라고 할까 봐요.”nbsp“첫째, 의사 선생님하고 의논해보세요. 환자 상태를 봐서 집에서 모신다고 꼭 환자한테 좋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 다음에 아이들하고 의논을 하고요. 일단 남편을 시설에 한번 모셔보세요. 한번 모셔보면 본인이 처음에는 거부하지만 시간이 지나서 적응을 할 수 있으면 그곳에 적응 하는 게 좋아요. 자기가 모신다고 꼭 좋은 거 아니에요.nbsp두 번째, 도저히 적응을 못 하면 가족들하고 의논해서 집에 모시더라도 핵심적인 가족인 딸, 아들, 본인 이렇게 셋이서 역할분담을 할 필요가 있어요. 5일은 엄마가 모시고, 토요일은 아들이 모시고, 일요일은 딸이 돌보고. 이렇게 정하고 자기는 주말에는 자유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이렇게 한번 살펴보면 좋겠네요.nbspnbsp전생에 죄를 지어서 그런 게 아니에요. 이것이 전생에 죄를 지어서 그런 것이라면 그건 남편이 나쁜 사람이라는 얘기밖에 안되거든요. 신체장애나 병은 죄가 아니에요. 우리가 장애아를 낳았다 그러면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서 장애아를 낳았나 하는데 이 말은 장애를 징벌로 보는 거예요. 부처님의 가르침은 비록 장애아라도 그는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 남편도 비록 신체적으로 병이 들어도 그 분도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분도 보호 받고 살 수 있는 조건을 갖춰 줘야 해요.nbspnbsp지금까지는 그것을 한 가족, 그 아내나, 부모, 자식에게만 맡겼기 때문에 이런 사고가 생기게 되면 가족들에게 너무 부담이 크니까 이걸 우리 공동체가 껴안자고 해서 지금은 국가가 책임을 져주는 것이 사회 보장 제도예요. 그러니 이걸 전적으로 개인이 책임져야 된다는 것은 과거 사회의 논리이고 현대 사회에서는 ‘꼭 이건 내 책임이다’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그래서 이것은 사회에서 우리가 함께 공유해야할 문제에요. 이런 환자가 있더라도, 이런 자식을 낳아도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엄마가 ‘꼭 내가 데리고 키워야 된다’가 아니라 사회 시설에서 키우는 것도 좋은데 다만 갖다 버리듯이 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건 사회적인 악이 된다 이 말이에요.nbsp그러니까 이건 가족과 의논을 하고 그 다음에 의사 진찰 결과를 확인해보세요. 사회적으로 봐도 시설에 맡기는 게 사회적 노동력을 활용하는 측면에서 더 효율적입니다. 자기가 오히려 더 열심히 일을 해서 경비를 부담하면 서로 역할 분담이 되기 때문에 꼭 자기가 안 보살펴도 되요. 그것 때문에 내생에 벌 받을 일도 없어요. 그런다고 갖다 버리면 안 돼요.nbspnbsp그러나 내생이라는 건 이거에요. 질문자가 지금 18년이나 보살펴 왔는데 여기서 그냥 팽개치다시피 어떤 결정을 내리면 그 과보가 자녀들과의 관계에서 도로 원수가 되는 일이 발생하기 때문에 그것이 내생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자기가 고생을 한 건 다 자녀들과 잘 지내려고 그런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태어나기 전이나 죽은 뒤는 너도 모르고 나도 모르잖아요. 그런데 전생, 후생이라는 말은 왜 생겼냐? 지금 어차피 주어진 현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라는 뜻이예요. 그렇게 생각하면 효과가 있어요.nbsp빚 갚는다고 생각하라는 건 이 현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라 이 말이에요. 전생에 빚진 것도 없고 또 내생에 벌 받을 일도 없습니다. 다만 이렇게 신체가 불편한 사람은 누가 돌봐도 돌봐야 되잖아요. 나하고 그래도 인연이 된 사람이니까 이 세상사람 중에는 누가 이 사람을 돌보는데 가장 앞장서야 되요? 내가 제일 앞장서야 됩니다.nbspnbsp그러나 자기도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기 때문에 아이들과 의논을 해서 당분간 시설에 좀 모시고, 또 안 되면 집에 좀 모셔오고, 또 힘들면 시설에 좀 모시고요. 집에 모실 때는 주말마다 번갈아가면서 아이들의 도움을 좀 얻고요. 내 자식이라고 봐주고 그러면 자기만 힘들어지는 거예요. 시설에 모시더라도 반드시 주말에는 내가 가서 돌보고요. 그렇게 한번 의논해보세요. 해결이 됐어요?”nbsp“예. 감사합니다.” nbspnbsp“좀 길어졌네요. ‘그래. 너 전생에 빚졌다. 그러니까 죽을 때까지 해라’ 하면 딱 1분 만에 할 수 있는데 차마 말을 그렇게 못해가지고요. 그런데 ‘빚 진 것만 갚으면 된다.’ 이렇게만 생각하시는데 그러지 말고요. 왜 여러분은 꼭 빚 갚는 것만 생각해요? 빚진 것은 없습니다. 지금 뭐하고 있는 중인 겁니까? 저축하고 있는 중이다. 저축을 많이 해놨기 때문에 앞으로 잘될 거에요. 내생은 걱정도 하지 마세요. 제가 보증을 서 줄게요.” nbspnbspnbspnbspnbsp웃음과 박수, 그리고 눈물이 계속 이어졌던 문답이었습니다. 조금 답변이 길었지만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nbspnbsp마지막으로 스님은 남편 간병을 하느라 힘들어 한 질문자를 예로 들며 생각을 바꾸면 누구나 행복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강연을 마쳤습니다.nbspnbsp“내가 간호해 주면 남편한테는 좋은데 내가 힘들잖아요. 그러니까 오래 할 수가 없어요. 또 나한테는 좋은데 남한테 손해되는 것은 오래 지속이 안돼요. 왜 그럴까요? 그 사람이 가만히 있지를 않지요. 그러니까 내 행복이 지속 가능하려면 나도 좋고 남도 좋아야 되요. 남편 간호하는 것을 ‘복 짓는다.’ 이렇게 생각하면 간호하는 게 행복해요. 저 수녀님들은 자기 남편, 자기 자식도 아닌데 장애인들, 환자들 돌보잖아요. 그럼 그건 복 짓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 분들은 천국에 가는 겁니다. 전생에 죄를 많이 지어서 지금 수녀 하는 게 아니고 복을 지어서 천국에 가려고 하는 겁니다.nbspnbspnbsp그런데 이건 남이어도 복 지으려고 이렇게 하는데 남도 아니고 누구입니까? 내 남편이잖아요. 그러니 복 좀 지으세요.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서’ 왜 그렇게 자꾸 부정적으로 생각해요? 자기가 뭐 얼마나 잘났는데 그래요. 자기를 그렇게 너무 학대하지 마세요.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서 이렇게 됐다.’ 그렇게 생각하지 말고 ‘남편이 병이 났으니까 남도 이런 일 하면서 복을 짓는데 이 참에 나도 복이나 좀 짓자.’ 이렇게 생각해 보세요. 이렇게 복 지어 놓으면 다음에도 괜찮고 내생에도 괜찮아요. 아시겠죠? 그러니까 천국 가는 티켓을 쥐고 있는 거예요. 극락 가겠다고 아미타불을 열심히 부르지만, 복을 지으면 저절로 극락에 가게 되요. 이렇게 마음을 조금 가볍게 가지세요. 생각을 바꾸면 누구나 다 행복할 수가 있어요. nbsp아셨죠?”nbsp“네.” nbsp“행복하시기 바랍니다.”nbsp청중들 모두 질문자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 그리고 질문자에 대한 이야기였지만 스님의 답변은 우리 모두에게 어떤 상황 속에서도 행복할 수가 있음을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주었습니다.nbspnbspnbsp강연을 마치고 남편 간병으로 힘들어 하였던 질문자에게 다가가 스님의 답변을 들은 소감을 물어보았습니다. “지금까지는 이생에서 전생에 지은 죄를 닦는다는 생각으로 마음이 무거웠는데, 앞으로는 계속 복 짓고 살겠다”며 “스님의 말씀이 많이 도움이 됐다”고 하면서 활짝 웃었습니다.nbspnbsp이어서 로비에서는 스님의 책 사인회가 열렸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게 줄을 선 양산 시민들은 스님과 눈을 맞추며 “소중한 가르침 감사합니다”며 감사 인사를 했고, 스님은 웃음으로 화답해 주었습니다. 스님의 책에 직접 사인을 받아 기쁘다는 62살 여성은 “마지막 질문자의 스님 대답에서 인생을 사는 해답을 얻은 것 같다”고 하며 밝은 웃음을 보여주었습니다.nbspnbspnbspnbsp강연은 12시 40분 쯤 끝나서 사인회까지 마치고 나니 1시 10분이었습니다. 스님은 봉사자들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은 후 “수고했다”며 환한 웃음을 보여주고 길을 나섰습니다.nbspnbsp봉사자들은 무탈하게 강연을 마친 것에 즐거워 하면서 열심히 준비해 온 서로를 격려하며 강연장 뒷정리까지 잘 마무리 하였습니다.nbspnbsp스님은 곧바로 양산에서 울산 두북으로 돌아왔습니다. 두북에서 점심 식사를 한 후 원고 교정을 하며 시간을 보낸 후 오후 4시에 저녁 강연이 열리는 진주로 향했습니다. 진주 즉문즉설 강연 소식은 잠시 후 계속 이어집니다...nbspnbsp 2015년 한해 동안 전국을 순회하였던 청춘콘서트가 마지막 피날레 무대를 갖습니다. 11월1일 16시 서울 시청광장으로 오시면 김제동과 법륜 스님으로부터 듣는 행복 메시지를 비롯해 청년 인디밴드들의 다채로운 뮤직과 함께 신나는 페스티벌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nbspnbsp▼ 행복의나라 페스티벌 in 서울광장 참가 신청하기nbspnbsp 자세한 사항은 http청춘콘서트.kr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전 청춘콘서트와는 달리 2030 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가능합니다.

2015.10.28. 42,287 읽음 댓글 35개

2015.10.26 경주고등학교 초청 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모교인 경주고등학교를 방문하여 후배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했습니다.nbspnbsp새벽에 일어나자마자 곧바로 두북 정토수련원 법당으로 이동한 스님은 5시부터 법사단과 함께 새벽 예불과 기도를 하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nbspnbspnbsp기도를 마친 후에는 아침 식사를 한 후 곧바로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텃밭 채소들을 위해 물을 주었습니다. 어제는 하루 종일 남산 순례를 하면서 걸었고, 저녁에는 즉문즉설 강연을 하며 계속 서 있었기 때문에 몸이 많이 피곤했을 법도 한데 스님에게는 농사일을 할 수 있는 여유 시간이 항상 부족하기 때문에 아침부터 바쁘게 일을 했습니다.nbspnbspnbspnbsp8시에는 신규 법사님들과 함께 탑곡 정토수련원으로 올라가 가을 배추를 심어놓은 밭에도 물을 듬뿍 주었습니다. 올 가을에는 탑곡에서 생산한 배추로 맛있는 김장 김치를 담굴 예정인데, 이곳 김치가 아주 맛있다며 주위에 소문을 많이 내어놓은 터라 스님도 책임감이 느껴졌는지 배추 한 포기 한 포기에 정성을 듬뿍 기울였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농사일 하는 것을 가장 즐거워하는 것 같았습니다. 농사일에 여념이 없는 모습을 보니 언젠가 스님의 꿈이 무엇이냐는 청년의 질문에 “은퇴하면 농사일을 하며 사는 것”이라고 대답한 것이 생각났습니다.nbspnbspnbsp한편 감나무에는 울긋불긋 잘 익은 홍시가 탐스럽게 열려 있었습니다. 모두들 군침을 삼키고 있자 스님은 장대를 가져와서 감을 따기 시작했습니다. 감이 땅에 떨어져서 터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가지를 장대 끝에 끼워 톡 꺾었습니다. 감을 너무 잘 따는 스님을 보고 법사님들이 “어떻게 감을 이렇게 잘 따세요?” 물으니, 스님은 “아니, 내가 시골 사람인데 무슨 소리야” 하며 웃었습니다.nbspnbspnbsp스님이 직접 따준 감은 아주 꿀맛이었습니다. 보통 도시에서는 나무에서 감을 딴 후 오랫동안 냉장 보관이 된 감을 먹게 되는데 오늘은 나무에서 따자마자 먹는 감이여서 그런지 더욱 싱싱하고 맛있는 것 같았습니다.nbspnbsp한참 동안 재미있게 감을 따던 스님은 “오늘 감 따다가 아무 일도 못하겠다”며 감 따던 일을 멈추고 탑곡에서 내려왔습니다.nbspnbspnbsp법사단과 함께 칼국수로 점심 식사를 한 후 12시 30분부터 2시까지는 법사단과 회의를 했습니다. 회의를 마치고 나서는 경주고등학교 강연을 위해 경주로 향했습니다.nbspnbsp3시부터 강연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조금 일찍 도착한 스님은 가장 먼저 ‘전몰학도병 추념비’를 참배했습니다. 6.25 전쟁으로 경주고 학생들 320명이 학도병으로 출정했는데 애처롭게도 돌아오지 못한 이가 139명이고, 39명은 전사하고 100명은 지금도 행방이 묘연하다고 합니다. 추념비는 이들의 넋을 기르는 비석입니다.nbsp스님은 전사자 39명을 추모하며 흰 국화꽃 39송이를 헌화 한 후 합장을 하고 기도를 하였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교정에 들어서면서 “경주중학교 다닐 때부터 처음 1년을 제외한 5년 동안 학비를 내지 않고 장학금을 받고 다녔는데 왠지 빚을 진 것 같아 부담이 되네” 라고 했습니다. 아마도 스님에게는 오늘 그 빚을 갚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nbspnbsp▲ 경주고등학교nbsp이어서 교장실로 들어가 교장선생님 이하 학교 관계자 분들과 차담을 나누었습니다. 교장 선생님은 “작년부터 스님을 초청하려고 정토회 측에 여러번 전화를 하였지만 세계 100회 강연 중이라는 답변만 들었다”며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내어 준 스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했습니다. 원래는 지난 6월에 초청 강연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메르스 때문에 취소가 되어서 강연을 못할 뻔 했지만 오늘 이렇게 다시 일정이 잡히게 되었습니다.nbspnbspnbsp특히 교장선생님이 “모교에 오신 김에 스님의 손결이 묻어 있는 물품을 기증해 주십사” 부탁하자 스님은 감사의 마음을 담아 작은 목탁과 새책 ‘야단법석’을 사인해서 선물했습니다.nbspnbspnbsp강연을 위해 강당으로 이동하는 길에는 강연을 듣지 못하고 수능 시험 준비를 해야 하는 고3 학생들을 만났습니다. 스님은 손을 꼭 잡아주며 격려를 해준 후 함께 사진도 찍었습니다.nbspnbspnbsp오후 3시부터 본격적으로 즉문즉설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경주고 재학생들이 축하 공연을 보여주었습니다. 기타 연주와 대중가요를 자신들의 학창시절에 빗대어 개사한 노래 등을 부르며 스님을 반갑게 환영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학생들이 부르는 노래 가사 중에 “행복은 성적 순이 아니잖아요. 숫자로 사람을 평가할 순 없는 거잖아요” 라는 구절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며 박수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스님도 답례로 지금까지 발행된 스님의 책 한 박스를 도서관에 기증했습니다.nbspnbspnbsp다음은 학생 회장이 앞으로 나와 꽃다발을 건넨 후 “차렷 대선배님을 향해 경례” 라고 우렁찬 목소리로 구령을 외치자 학생들 모두 큰 목소리로 스님에게 인사를 했습니다.nbspnbsp이어서 교장선생님이 앞으로 나와 “신라시대 때 온 국민의 정신적 스승이 원효 스님이었다면 오늘날 대한민국의 정신적 스승은 법륜 스님이 아닌가 생각한다” 며 큰 박수로 스님을 소개했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환한 웃음을 머금으며 후배들에게 반갑게 인사를 하였습니다. 먼저 스님이 “공부하기 힘들죠?” 물으니 모두 “예” 하고 대답했습니다. “공부가 재미있어요?” 라고 묻자 “아니요” 라고 대답하고, “그럼 왜 학교에 다녀요?” 물으니 “몰라요” 라는 답이 이어졌습니다. 학업의 부담감에 짓눌린 무거운 어깨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님은 학생들에게 용기를 북돋워 주고자 밝게 웃으며 말문을 열었습니다.nbspnbsp“저도 여러분처럼 이 학교에 다녔습니다. 저는 고향이 내남 위의 봉계예요. 행정 구역상으로는 울산시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그러다 중학교 때 경주로 와서 6년간 이곳에 다녔어요. 저는 주로 과학을 좋아했기 때문에,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주로 과학실에서 과학실 장학생으로 근무했어요. 그 때는 조례를 마당에서 했기에 주로 앰프를 들고 다니면서 스피커를 나무 위에 설치하는 일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nbspnbsp여러분들 만나서 반갑고요. 오늘 여러분과의 대화 시간은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나오는 지식적인 이야기 말고 정말 내가 고민하고 고뇌하는 이야기, 다시 말해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내 이야기를 하는 시간입니다. 무슨 하늘의 이야기나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지금 여기 나의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오늘은 정말 궁금한 걸 물어보는 시간입니다. ‘왜 그렇지? 왜 그래?’ 이렇게 정말로 궁금한 걸 물어보세요. 남이 들으면 ‘야, 그걸 질문이라고 하냐’ 할 만한 것이라도 괜찮아요. 남의 눈치 볼 필요 없이 내 이야기를 해보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선생님한테 물어보거나 책을 뒤져보거나 인터넷을 검색하면 나오는 이야기는 여러분이 저보다 검색을 더 잘 할 테니 그렇게 찾아보시고, 오늘은 우리들의 이야기를 가지고 같이 대화를 해봅시다.nbspnbsp그것이 무엇이든 질문의 종류는 관계가 없습니다. 서로 주거니 받거니 대화를 하면서 행복한 세계로 함께 나아가 보자는 거예요. 그러니 긴장하지 마시고 그냥 친구끼리 식당에서 앉아서 이야기 나누듯 편안하게 이야기해보면 좋겠어요. 자, 시작해보세요.”nbsp스님의 이야기가 끝나기 무섭게 여기저기서 미리 질문을 준비한 친구들이 손을 들었습니다.nbspnbsp한 학생은 3년 동안 세계 여행을 한 후 영화감독이 되는 것이 꿈인데 주위에서는 현실을 모르는 허황된 꿈이라고 해서 고민이 된다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고, 한 학생은 일상 생활을 하면서 화를 낼 때가 많은데 화를 내면 후회하게 되고 참으려고 하면 답답해져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고, 한 학생은 우리가 느끼는 행복감과 만족감이 일시적인 경우가 많아서 인생이 공허하게 느껴지는데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떤 이유가 필요한 것인지 물었고, 한 학생은 영재고등학교 입시에 실패해서 좌절을 했는데 어떻게 하면 주변 상황에 신경쓰지 않고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는지 물었고, 한 학생은 나와 성향이 맞지 않는 친구들과는 어떻게 잘 지낼 수 있는지 물었고, 마지막으로 질문한 고3 학생은 동생이 인생을 사는데 흥미가 없어보이는데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스님은 각각의 질문에 대해 명쾌한 답변을 들려주어 학생들 모두 기뻐하였습니다.nbspnbsp오늘은 그 중에서 최근에 어머니와 사이가 좋지 않게 되어 고민이라는 학생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학생의 눈높이에 맞게 재미있게 답변해 주는 스님의 모습에 많은 감동이 느껴졌습니다. 특히 스님은 어른들에게 강연할 때처럼 말을 너무 빨리하면 학생들이 못 알아들을 것을 염려하여 평소보다 아주 천천히 말을 하였습니다.nbspnbspnbsp“최근 들어 어머니와 사이가 매우 좋지 않게 되어 대선배님께 질문 드립니다. 저는 평소에 집에 돌아오면 어머니께 인사를 드리고 어머니 말씀도 잘 들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왔을 때 너무 피곤해서 어머니 말씀에 좀 소홀히 반응했습니다. 그랬더니 어머니가 왜 어머니 말에 시큰둥하냐며 크게 화를 내시고, 그 일 이후 제가 하는 행동들을 일일이 간섭하십니다. 이런 상황이 너무 싫은데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여쭤보고 싶습니다.”nbsp“싫으면 집을 나오면 돼요. 중국집에 취직해 짜장면 배달하거나 치킨집 보조 일 하면서 사는 게 나아요? 아니면 ‘아직은 자립할 때가 좀 멀었다’ 고 받아들이고 어머니 잔소리 좀 들으면서 학교 공부하는 게 나아요? 질문자의 선택이에요. 어느 쪽이 나아요?”nbsp“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습니다.” nbsp“지금은 내가 자립해서 살아요? 부모님 도움 받고 살아요?”nbsp“의존하면서 삽니다.”nbspnbsp“의존하고 살지요? 질문자가 나중에 어떤 사람을 도와주게 되면 ‘내가 너를 도와주니까 네가 내 말을 들어야 하지 않겠냐’라는 생각이 있을까요? 없을까요?”nbsp“있습니다.”nbsp“그러니 ‘엄마니까’ 하고 따지지 말고 질문자가 현명하게 판단해보세요. 질문자는 어린애예요? 어른이에요?”nbsp“아직은 어린...”nbspnbsp“아니요. 어른이에요. 15살 넘었잖아요. 광개토대왕이 왕위에 올라서 만주벌을 달릴 때가 19살이었어요. 옛날 같으면 장가 가서 애 하나 있을 나이 쯤 돼요. 그러니까 절대 어린애가 아니에요. 우리가 원시 시대에 산다면 독립을 12살 때부터 합니다. 12살부터 내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장점이 있는 대신에 부모로부터 독립해야겠지요. 내가 토끼를 잡든 뭐든 잡아서 먹고 살아야지, 부모가 절대로 안 도와줘요. 농경사회에서는 독립이 15살이에요. 조선시대에는 15살이면 장가보내고 시집보냈어요. 임금도 7살에 임금이 되면 15살까지는 ‘수렴청정’이라고 해서 엄마가 뒤에서 보살피다가, 15살 딱 넘으면 ‘친정’이라고 해서 임금이 직접 정사를 결정하는 거예요. 오늘날에는 산업사회다 보니 학습기간이 길어졌어요. 그래서 세계적으로 만 18세가 성년이에요.nbsp그러니 질문자는 생물학적으로는 이미 어른이지만 현재 시스템 상으로는 아직 미성년자니까 부모의 밑에 있는 거예요. 미성년자의 장점은 부모의 도움을 받을 수가 있다는 것이고, 단점은 아직은 부모 말을 좀 들어야 한다는 거예요. ‘부모니까 말을 들어야 한다’ 이렇게 소극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나를 후원해주시는 분이니까 나도 좀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이렇게 생각하세요. 저라면 딱 집어치우고 중국집에 가버리겠어요. nbspnbspnbsp그런데 질문자는 지금 중국집에 가는 것보다는 엄마 잔소리 좀 듣고 공부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고등학교 졸업하고 성년이 될 때까지는 엄마의 지원을 받는 대신에 조금 비위 맞추고 사는 게 낫지 않을까요? ‘에잇, 비위 맞추기 싫다’ 이렇게 해서 중국집 짜장면 배달을 하더라도 독립하는 게 더 나을까요? 질문자가 생각하기에 18살 될 때까지 앞으로 2년 동안은 어떻게 사는 것이 둘 중에 더 나아 보여요?”nbsp“전자 쪽이...”nbsp“전자가 낫죠? 그러면 이걸 ‘엄마가 잔소리 하는데 어떻게 할까’ 하고 소극적으로 생각하지 마세요. 내가 먹고 살고 공부하는데 이 정도 잔소리 쯤은 능히 들어줄만 해요, 들어줄만 하지 않아요?”nbsp“들어줄 만합니다.” nbspnbsp“그래요. 그러니까 늘 ‘감사합니다’를 입에 달고 살고, 엄마가 잔소리 좀 해도 ‘감사합니다’ 하세요. 엄마는 어쨌든 의도적으로 질문자를 나쁘게 만들려고 잔소리하는 건 아니잖아요. 엄마는 나름 잘 한다고 하는 거예요. 엄마가 잘 한다고 하지만 그게 꼭 좋은 건 아닐 수도 있어요. 그러나 질문자의 지금 처지를 질문자가 알아야 해요. 얻어먹는 주제니까 주인 말을 좀 들어야 해요. 대신 고등학교를 딱 졸업하면 바로 독립하세요. 알았죠?”nbsp“예.”nbsp“그 때는 좀 더 얻어먹으려고 잔소리 듣는 것보다야 확 독립해버리는 게 나아요. 그러니까 지금 얻어먹는 동안에 공부 바짝 해서 괜찮은 대학에 가야겠죠? 아르바이트라도 하려면 괜찮은 대학에 들어가야 아르바이트 구하기도 좀 쉬울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소극적으로 임하는 건 바보예요. 지금 질문자가 엄마 성격을 바꿀 수 있을까요?”nbspnbsp“없습니다.”nbsp“그래요. 그런데 어차피 안 바뀌는 걸 바꾸려고 신경 쓰다가 자기 공부를 못 한단 말이에요. 이 상황을 그냥 유리하게 받아들이세요. 교회 다녀요?”nbsp“안 다닙니다.”nbspnbsp“교회 좀 다니세요. 교회 다니면 이런 경우에 딱 맞는 예수님 말씀이 있어요. ‘5리를 가자면 10리를 가주어라.’ 누가 나보고 5리를 가자고 해서 따라가면 가자고 한 사람이 갑이고 나는 을이에요. 그런데 내가 ‘10리 가 줄게’ 하고 마음을 내버리면 누가 갑이 돼요?”nbsp“제가 갑이에요.”nbsp“그래요. 그런데 질문자는 지금 엄마한테 을이잖아요. 엄마가 갑이고 질문자는 을이어서 ‘잔소리 듣기 싫어’ 이렇게 해왔는데, ‘잔소리 안 들으면 좋겠지만, 지금 내 형편을 보니까 12년은 엄마의 지원을 받고 공부를 하는 게 나한테 유리하다.’ 이렇게 생각을 바꿔 봐요. 그러면 스폰서에게 좀 잘 보이는 게 좋겠죠? 그렇게 생각하고 ‘죄송합니다. 제가 몸이 좀 피곤해서 들어갔는데 어머니께서 오해하셨나 봅니다. 잘 하겠습니다’ 이렇게 싹싹하게 2년은 잘 보여야 안 쫓겨나요. nbspnbspnbsp그런데 2년 넘어서도 계속 그렇게 빌붙어 살면 질문자는 주인이 못 됩니다. 질문자는 한 명의 독립된 인간이에요? 엄마의 노예예요?”nbsp“독립된 인간입니다.”nbsp“그래요. 그러니까 엄마의 노예가 되면 안 돼요. 2년만 딱 지나면 엄마 말을 안 들어도 불효가 아니에요. 그러나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지원을 받지 않을 때’라는 조건이 있어요.”nbsp“충분히 해결된 것 같습니다.” nbsp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명쾌한 즉문즉설이었습니다. 학생들도 예상치 못한 속시원한 답변에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 스님도 선생님들처럼 엄마 말 잘 들어라, 공부 열심히 해라, 이렇게 정해진 답변을 할 줄 알았는데, 예상 밖의 직설적인 답변에 깜짝 놀라 모두들 눈을 동그랗게 뜨는 모습이었습니다.nbspnbsp그리고 강연 중간에 스님의 강연을 듣고 싶어하는 고3 학생들이 우루루 몰려 들어왔습니다. 스님은 자발적으로 강연을 들으러 온 고3 학생들을 위해 수험생은 어떤 마음자세로 공부하면 좋은지 짧게 조언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nbsp“수능을 공부한다니까 여러분들을 위해서도 한 말씀 드릴게요. 시험을 부담스러워하지 마세요. 자기 실력보다 더 나오길 바라기 때문에 시험이 부담스러운 거예요. nbspnbsp시험 칠 때는 내가 가진 실력대로 치는 거예요. 내가 가진 실력이 100이라 할 때 밖으로 표현되는 것은 70 정도가 되면 평균적으로 잘 한 축에 속해요. 그런데 여러분들은 자기 실력이 100이면 120이나 130쯤 나오기를 바래요. 그러다가 70이 나오면 기대했던 130에 비해 반타작으로 느껴지니까 ‘으아, 시험 못 쳤다’ 이러는 거예요. 그러니까 시험을 한 두 번 못 쳐야지 맨날 못 치잖아요. nbspnbspnbsp▲ 자습 시간 중간에 강연을 들으러 온 고3 수험생들nbsp잘 하고 싶다는 마음은 좋은 마음이긴 하지만, 다른 말로 하면 자기 능력 밖을 원하는 거예요. 내가 실력이 100이라면 70이 나오는 게 정상입니다. 그러면 이것을 90으로 만들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요행으로 잘 치기를 바라지 말고, 실력을 한 150까지 끌어올리면 평균치로 해도 100 이상 나옵니다.nbspnbsp수능이 얼마 안 남았는데 지금 며칠 더 한다고 성적이 더 나오는 것도 아니고, 안 한다고 안 나오는 것도 아니고, 논다고 더 나오는 것도 아니에요. 그러니 얼마 안 남은 기간 동안 욕심내지 말고 편안한 마음으로 임하세요. 그러면 확률상 긴장했을 때보다 편안할 때가 잘 나와요. 자기 실력이 100인데 긴장했을 때 70이 나온다면 편안할 때는 75나 80이 나와요. 여러분들도 해봐서 알겠지만, 긴장하면 놓치는 경우가 많아요. 아닌 걸 고르라는데 꼭 맞는 걸 골라놓고 지난 뒤에 ‘어’ 하잖아요.nbspnbsp그래서 지금 중요한 것은 욕심을 줄이는 것입니다. 욕심을 내려놓으면 바보가 되는 것이 아니라, 긴장을 내려놓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여러분들의 실력을 표현하기가 훨씬 용이해집니다.”nbsp스님으로부터 깨알 같은 시험 공부 팁을 들은 학생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의 박수를 보냈습니다.nbspnbsp모든 질문에 대한 답변을 모두 마치니 약속된 2시간이 모두 지났습니다. 강연을 마무리 하면서 스님이 학생들에게 “재미있었어요?” 라고 묻자 모두들 큰 목소리로 “예” 하고 대답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후배 학생들이 살아가게 될 새로운 세상에 대해 이야기해 주면서 창조력의 중요성을 강조해 주었습니다.nbsp“제가 살아온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지금 여러분들이 속한 청소년 시기의 특징은 심리가 약간 불안하다는 점이에요. 대신 굉장히 궁금한 게 많고 엉뚱한 것도 많아요. 그런데 현재 우리의 교육 시스템은 이 궁금하고 엉뚱하고 뭔가 시도해보려는 것을 규격에 집어넣어서 일단은 안정시키는 쪽에 중점을 두는 모방 시스템이기 때문에, 어긋나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는 반면 창조력을 말살시키는 부작용도 함께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이 사회에 나가서 주요하게 살아갈 시기, 즉 지금부터 20년 후는 이런 모방 시스템이 거의 종말을 고하고 창조력이 빛나는 시대가 될 거예요. 어느 학교 나왔고 전공이 뭔지가 별로 중요하지 않고 실제 실력을 얼마나 갖추었느냐가 중요한 시기로 바뀌어가고 있어요. 물론 그때에도 아직 학벌이 있고 여러 가지가 있겠습니다만, 빠른 속도로 추세가 그렇게 변해가고 있습니다.nbspnbspnbsp그러니 이렇게 세상이 짜놓은 틀에 너무 얽매여 자기를 속박하지 마세요. 여러분들 한 사람 한 사람 다 소중한 사람들이에요. 성적이 조금 떨어졌다고 특별히 부족한 사람이 아니에요. 저도 여기 고등학교 다닐 때 월말고사 쳐서 수학성적이 조금 떨어지면 막 가슴아파했는데, 솔직히 그때 수학 점수가 70점에서 90점 됐다거나 100점에서 80점 되었다고 제 인생이 달라졌을까요? 그러니 실력은 쌓되 성적에는 너무 연연하지 마세요. 등수나 점수에 너무 연연하지 말라는 말이에요.nbspnbsp선생님들, 학부형들 계시는데 죄송합니다. 저를 초청했기 때문에 이런 말도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거예요. 저는 학생을 위해서 이야기하지, 학교를 위해서 이야기하지 않으니까요, nbspnbsp그런데 이건 실력을 쌓는다는 걸 전제로 하고 하는 이야기예요. 우리가 살아갈 미래의 사회에서는 실력은 필요하지만 등수는 그렇게 중요하진 않습니다.nbspnbsp그리고 여러분들이 지금 꿈꾸는 창의력, 혼자서 하는 망상, 이런 것이 창조력의 근본입니다.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 분황사에 들어가 살았는데 학생으로서는 공부도 안 하고 좀 엉뚱해졌어요. 그런데 거기서 제가 많은 상상력을 갖게 됐습니다. 최제우 선생에 대해서도 공부하고 원효대사에 대해서도 공부하고 다양한 것을 접하면서 여러 가지 꿈을 갖게 되었습니다. 과학이라고 하는 울타리 안에만 있다가 과학을 넘어서는 상상력을 갖게 됐어요.nbspnbsp여러분들이 살아갈 미래의 시대는 수학이면 수학, 화학이면 화학, 물리면 물리로 그치는 게 아니라 융합 학문이 됩니다. 나아가서는 이과와 문과까지 융합이 돼요. 종교도 불교와 기독교로 나뉘어 싸우는 시대가 아니라 불교와 기독교가 서로 융합해서 동서양이 통합된 새로운 철학을 만들어내고, 나아가서는 종교와 과학이 융합되는 새로운 창조가 나올 겁니다. 학문이 이제는 완전히 달라집니다.nbspnbspnbsp그런 새로운 시대에 여러분들이 지금 서 있으니까 성적 좀 떨어졌다고 너무 좌절하지 말고 여러분들이 가진 재능들을 살리고 키워서 새로운 창조를 해나간다면, 꼭 노벨상이 중요한 건 아니지만 우리 나라, 우리 학교에도 그 정도의 창조력을 가진 인물이 많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여러분들이 학교와 나라의 꿈을 이루어주길 바라면서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nbsp매일 성적에 연연하며 살아왔던 학생들은 스님이 그려주는 큰 그림을 듣고 시야가 확 넓어지고 가슴도 활짝 열리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감탄사를 연발하는 학생도 보였습니다. 2시간 동안 후배들을 위해 열강을 해준 대선배님에게 경주고등학교 학생들은 큰 박수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nbspnbspnbsp성적에 연연하지 말라는 이야기에 뒤에 서 계시던 몇몇 선생님들이 약간 당혹스런 표정을 짓기도 했지만 스님의 취지에는 모두 공감해하는 모습이였습니다.nbspnbsp강당을 나온 스님은 학교 건물 앞에서 학생들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자랑스런 대선배님을 뵌 학생들의 기뻐하는 표정이 역력해 보였습니다. 함께 강연을 듣지 못한 고3 학생들도 2층과 3층 교실의 창 밖으로 손을 흔들며 “선배님, 감사합니다” 하고 외쳤습니다.nbspnbspnbsp그리고 학생들의 손을 꼭 잡아주며 격려도 해주었습니다. 몇몇 학생들은 스님에게 사인을 요청하면서 “좋은 말씀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며 거듭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습니다.nbspnbspnbsp학생들이 자습을 하러 다시 교실로 들어간 사이 스님은 교장실에서 학교 관계자 분들과 더 차담을 주고 받았습니다.nbspnbsp차담을 나누는 중에 스님은 “사춘기 때 모든 씨앗이 형성된다”고 강조하면서 스님의 중고교 시절 때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nbspnbspnbsp제가 고등학교 1학년 말에 절에 들어와서 살았는데, 저희 은사 스님이 늘 저보고 ’최제우 선생은 미래 100년을 내다보고 동학을 만들었다. 너는 1000년을 보고 살아라’ 라고 자주 말씀하셨어요. 그 때는 저도 무슨 뜻인지 잘 모르고 지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그 때 가졌던 막연한 생각들이 결국 문명을 길게 보게 만들어주었고, 한반도의 통일은 통일에 끝나는 것이 아니고 동아시아 공동체가 형성되면 1세기 후에는 동아시아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는 큰 그림을 그리게 만들어주었어요. 작은 그림을 그리면 자꾸 남북 사이에도 싸우게 되거든요. 큰 그림 속에서는 작은 것들을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이죠. 이렇게 크게 사물을 보는 눈이 필요해요. 그래서 오늘 저도 이런 얘기를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었어요.nbsp경주고등학교 관계자 분들은 스님의 이야기에 모두 공감하면서 “다음부터는 스님과 학생들만 딱 모여서 법문을 들을 수 있게 해드려야겠다” 며 웃었습니다. 왜냐하면 오늘 강연을 학부모들과 선생님들도 함께 들었는데, 그로 인해 자유롭게 대화가 오고가지 못한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nbspnbsp스님은 초청해준 학교 관계자 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한 후 학교를 나왔습니다. 저녁 7시에 울산 두북에 도착한 스님은 아침에 농사일을 도와 준 신규 법사님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한 후 오늘 일정을 마쳤습니다.nbspnbsp내일은 오전에 양산문화예술회관에서 양산 시민들을 위해, 저녁에는 경남문화예술회관에서 경남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nbspnbsp 2015년 한해 동안 전국을 순회하였던 청춘콘서트가 마지막 피날레 무대를 갖습니다. 11월1일 16시 서울 시청광장으로 오시면 김제동과 법륜 스님으로부터 듣는 행복 메시지를 비롯해 청년 인디밴드들의 다채로운 뮤직과 함께 신나는 페스티벌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nbspnbsp▼ 행복의나라 페스티벌 in 서울광장 참가 신청하기nbspnbsp 자세한 사항은 http청춘콘서트.kr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전 청춘콘서트와는 달리 2030 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가능합니다.

2015.10.27. 59,509 읽음 댓글 53개

2015.10.25 (저녁) 경주 즉문즉설 강연

nbsp안녕하세요. 스님은 1200여명의 정토불교대학생들과 함께 하루 종일 경주 남산 순례를 한 후 저녁 7시부터는 경주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했습니다.nbspnbsp불국사와 석굴암으로 유명한 경주는 인구가 26만여 명인 관광도시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울긋불긋한 단풍으로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경주의 남산은 하루 종일 등산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습니다. 거기다가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에는 경주 남산 순례를 하기 위해 3천여명의 정토회 대중들이 경주를 찾았습니다.nbsp오늘의 경주 강연을 위해 경주정토회의 불교대학 신입생 저녁반 회원들은 남산 순례 일정을 하루 앞당겨 어제 주간반과 함께 순례를 마치고 오늘은 강연 준비 자원봉사자로 나서는 열의를 보여주었습니다. 불교대학생들까지 포함해 총 69명의 봉사자들이 오후 1시부터 서라벌문화회관에 모여 자신의 위치에서 맡은 바 소임을 다했습니다.nbspnbsp▲ 오늘 강연을 준비한 경주정토회 불교대학과 경전반 학생들nbsp경주 서라벌 문화회관에 6시 30분에 도착한 스님은 오렌지색 티셔츠를 입은 봉사자들이 서라벌 문화회관 로비를 가득 메운 모습을 보고 “청중보다 어찌 봉사자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하면서 격려와 더불어 환한 웃음을 보여주었습니다.nbspnbsp접수를 맡고 있는 한 불교대학 학생은 “처음으로 봉사를 하게 되었는데, 어제 남산 순례를 다녀와서 몸이 조금 피곤하지만 마음은 너무 설렌다.”면서 환하게 웃었고, 또 다른 봉사자들은 스님의 신간 야단법석 홍보 플랭카드를 배경으로 연신 사진을 찍으며 기쁨을 표현했습니다.nbsp스님은 대기실에서 잠시 머물면서 찾아온 손님들과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스님의 고향이 경주이다보니 지역 인사분들, 중고등학교 동기 동창 등 많은 분들이 스님을 뵙고 반가움을 표했습니다. 또 어떤 스님은 스님의 법문을 듣고 출가를 하게 되었다며 직접 인사를 하러 찾아오기도 했습니다.nbspnbsp▲ 스님의 법문을 듣고 출가를 하게되었다며 인사를 하러 온 스님nbsp저녁 7시 강연임에도 불구하고 선착순 입장이기에 5시부터 입장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경주 시민들의 얼굴에는 스님을 꼭 만나 보고 싶은 바램이 그대로 전해졌으며 스님의 신간 “야단법석”은 일찌감치 매진되어 찾는 이들의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7시가 가까워 오자 객석은 1층과 2층이 모두 만석이 되었고, 7시 정각이 되자 700여명이 자리한 가운데 우레와 같은 박수로 스님을 맞이했습니다.nbspnbsp▲ 경주 서라벌문화회관nbsp스님은 “고향에 왔다고 이렇게 박수를 많이 쳐 주는 것이냐”며 가벼운 웃음과 함께 강연을 시작했습니다.nbspnbsp“목사가 성경 이야기를 하거나 스님들이 불교 경전을 얘기 하거나 또 그것을 해석해주고 생활에 적용해 주는 것이 설법이고 설교입니다. 하늘 얘기를 땅으로 끌어내려서 우리들의 인간세계에 적용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즉문즉설은 그런 게 아니고 우리들 인간 세계의 얘기를 먼저 하는 거에요. 내가 고뇌 하는 것, 내가 의문을 갖는 것, 내 문제, 그리고 저기 문제가 아니고 여기 문제, 옛날 얘기도 아니고 미래도 아니고 지금, 그러니까 지금 여기 나, 이 문제를 가지고 이야기합니다. 그것이 무엇이든, 자식 때문에 괴롭든, 남편 때문에 괴롭든, 의심이 나든, 세상 문제든, 역사 문제든 뭐든지 이 문제를 가지고 서로 대화를 하면서 점점 하늘로 올라가는 이야기 방식입니다. 즉 땅에서 하늘로 올라가는 이야기 방식이 즉문즉설입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고뇌하거나, 인생을 살아가면서 누구한테도 말 못할 의문이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우리의 대화의 소재로 가장 좋습니다.nbspnbspnbsp그런데 자기 의문이나 자기 고민이 아닌 남의 얘기, 책에 있는 얘기는 요즘 인터넷에 검색하면 다 나옵니다. 그것은 집에 가서 혼자 찾아보시고 오늘은 어디에도 검색이 안 되는 그런 얘기를 우리가 같이 해보자, 이게 취지입니다. 이렇게 그동안 답답했던 얘기들을 하면서 서로 대화를 해보겠습니다. 아셨죠?”nbspnbsp청중들이 큰 목소리로 “네” 하고 대답했습니다. 스님이 “질문이 있는 사람은 손을 들어보세요” 라고 하자 여기저기서 손을 들었습니다.nbspnbsp총 8명이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결혼한 지 19년이 된 주부는 남편이 술 먹고 행패 부리는데 가정만은 지키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되는지 물었고, 죽을 때 nbsp고통 없이 편안히 갈 수 있는 방법을 궁금해 하는 40대 여성, 결혼을 할 때 약간의 빚과 몇 차례 아버지에게 마이너스 대출을 해 준 사실을 아내에게 숨겼는데 뒤늦게 알고 이혼을 요구하는 아내에게 어떻게 하면 되는지 묻는 남자분, 잘못을 저지른 지도자들이 제대로 처벌받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아이들도 패배 의식에 사로잡히게 되는데 불교의 인연과보에 비춰 설명을 해 달라는 30대 여성, 언니들과 달리 받은 게 별로 없는데도 계속 자기에게만 돈을 달라고 손 내미는 엄마가 이해 안 된다는 30대 여자분, 자존감이 낮은데 높일 수 있는 방법과 마음을 강하게 하려면 어떻게 하면 되는지 묻는 여대생, 살을 16Kg를 뺐는데 아직도 먹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어 해결 방안을 묻는 여학생, 술을 먹으면 유리를 깨는 등 폭력적으로 변해서 절대 자식한테 이런 습관을 대물림하고 싶지 않는데 어떻게 하면 되는지 묻는 26살 남자 대학생 등 다양한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nbspnbspnbsp스님의 명확한 답변에도 자꾸 자기 얘기만 반복하면서 이해를 하지 못하고 몇 번을 되묻고 울먹이고 다시 묻고를 반복하는데도 스님은 이해가 되지 않는 질문자를 위해 때로는 쉽게, 때로는 단호하게, 다시 묻기를 반복하면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nbspnbsp많은 질문들이 오고 갔지만 그 중에 한 가지 질문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nbspnbspnbsp“저는 시골에서 1남 3녀 중에 셋째로 태어났고요. 대학교에 가고 싶었는데 그 당시에 언니 두 명이 사립대를 가서 저는 대학을 포기하고 취직해서 10년 동안 직장을 다녔어요. 그리고 언니도 지금 취업을 했는데 저보다 훨씬 좋은 직장에서 다니고 있음에도 부모님은... 부모님도 지금 살만하신데 저희 언니랑 똑같이 저한테 ‘김치냉장고 사 달라’, ‘해외 보내 달라’, ‘용돈 달라’, 이렇게 요구하시거든요. 저는 스무살 때부터 도와드렸는데 언니는 대학교도 갔으니까 더 많이 도와줘야 하는 게 맞잖아요.nbspnbsp그런데 자꾸 부모님이 저한테도 언니랑 똑같이 바라는 게 밉습니다. 저한테 미안하지도 않는지 아니면 약간 양심이 없는건가 이런 생각이 자꾸 들어요. 물론 부모님이 잘해주신 것 맞지만 물질적으로 따졌을 때 저는 19살 이후부터는 부모님 돈을 받은 적이 없거든요. 그런데 부모님이 자꾸 저한테 물질적으로 바라니까 부모님이 밉게 되고 자꾸 돈을 따지게 되거든요.”nbspnbsp“여기 A집이 있고 B집이 있는데 내가 돈을 빌리러 가면 A집은 잘 빌려주고 B집은 안 빌려줘요. 그러면 자기는 곤궁할 때 A집에 가서 빌려달라 그러겠어요? B집에 가서 빌려달라 그러겠어요?”nbsp“A집이요.”nbsp nbspnbsp“그래요. 그러니 어릴 때부터 늘 자신을 도와 준 사람한테 엄마는 도와달라 그러는 것이지요. 도와주지 않았던 사람한테 도와달라고 하기가 어렵잖아요.”nbspnbsp“그럼 스님 말씀은 제가 만만하니까 그렇다는 거잖아요.”nbspnbsp“만만한 게 아니라 이게 습관이라는 거예요.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니고 우리는 늘 누구한테 받으면 받는 습관이 들어요. 늘 주면 주는 습관이 들어요. 그래서 돈 벌어가지고 부모한테 용돈 주는 아들 따로 있고, 부모가 그 용돈 받아서 사고치는 아들한테 주는 거 따로 있어요. 그래서 부모는 사고치는 아들한테 계속 돈을 주고요. 옆에서 보면 ‘그냥 안주면 될 것 아니가’ 하지만 그렇게 안 됩니다. 그런데 또 돈을 주는 아들도 ‘부모한테 안 주면 될 것 아니가’ 그러는데 이 아들도 또 엄마가 힘들어하는 것을 보면 안 주고는 못 배겨요. 아시겠어요? 그것처럼 질문자도 자기가 안 주고는 못 배겨서 주는 것이지요. 엄마가 달라고 해도 안 주면 되는 겁니다.”nbsp“아니에요. 제가 안 주면 언니가 난리 나요. N분의 1로 무조건 달라고 요구하거든요.”nbsp“그래도 안 주면 되지요. 그게 무슨 상관이예요? 자식이 부모를 모시는 것은 선택 사항에 들어가요. 즉, 좋은 일은 의무가 아니고 선택에 들어가요. 하면 좋고, 안 해도 그만이예요. 그러나 나쁜 일은 금기, 즉 의무에 들어가요. 하면 절대로 안 되고, 안 하면 그만인 일이예요. 즉, 자식을 낳아놓고선 제대로 안 키우면 이것은 나쁜 행위에 들어갑니다. 그러나 내가 아무리 자식을 알뜰히 돌봤다 해도 그것은 선이 아닙니다. 이건 당연히 해야 하는 것입니다. 반면, 내가 부모를 돌본 것은 선행에 들어가요. 그러나 내가 부모를 돌보지 않는 것은 악행에 안 들어갑니다. 그러니까 질문자가 지금 부모님을 돌보는 건 좋은 일이예요. 그런데 안 해도 그건 아무 문제가 없는 일이예요.”nbsp“그런데 자꾸 해달라는 부모님이 이해가 안 되는데요?”nbsp“아니지요. 그건 부모의 마음이 그런데 어떡해요? 남의 마음까지 자기가 컨트롤 하려고 그래요? 그것은 자기가 나쁜 거예요. 자기가 부모한테 안 해 주는 건 자기의 자유이지만 부모에게 그런 걸 요구하지 말라는 건 부모의 성질을 뜯어 고치려는 거잖아요. 그건 불효에 들어가요. 제 말이 잘 이해가 안 가요?”nbspnbsp“네, 스님 말씀에 수긍이 안 가요.”nbsp“부모님이 나한테 돈 달라 할 때 안 주는 것은 나의 자유에 속해요. 주고 안 주고는 내 선택에 속하는데 부모님에게 ‘그런 요구를 하지 마세요’ 하는 것은 불효에 해당합니다. 왜 그럴까요? 부모의 생각과 마음을 자식이 감히 고치려고 하잖아요. 어떤 사람이 스님에게 이래라 할 때 그걸 안하는 건 내 자유에 속하지만 그 사람에게 ‘그런 말 하지마라’ 하는 것은 남을 고치려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비불교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nbspnbsp그럼 자기 이야기를 해보세요. 뭐가 어렵다는 거예요? 부모님이 돈 달라고 하면 주고 싶으면 주고, 안 주고 싶으면 안 주면 됩니다. 언니가 N분의 1로 하자 했을 때 그렇게 하고 싶으면 하고, 안 하고 싶으면 안 하면 된다는 겁니다.”nbsp“그렇게 하면 언니와 사이도 틀어지고, 부모님과의 사이도 안 좋아지잖아요...”nbsp“상대의 요구를 안 들어주면 당연히 사이가 틀어지지요. 틀어지는 걸 감수해야지요. 사이가 틀어지는 게 싫으면 질문자가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돈으로 때워야지요.” nbspnbspnbsp“부모님이 저한테 잘못을 저지를 땐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해야 되는 거잖아요.”nbsp“아니요. 부모님은 잘못한 게 없어요. 부모님은 자기 나름대로 그렇게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지 내 맘에 안 든다고 잘못된 것이 아니예요. 화낼 필요는 없다는 겁니다. 화내는 건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됩니다. 자기가 괴로워하는 것도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됩니다. 엄마가 아무리 얘기해도 자기가 계속 안 해버리면 엄마가 자기한테 요구를 더이상 안 해요. 대신에 엄마의 따뜻한 사랑은 못 받지요. 욕을 좀 얻어먹지 그래요? 그런데 자기는 그 욕 얻어먹는 건 또 싫잖아요. 그러면 그 욕을 뭘로 갚는다고요? 돈을 줘서 무마를 하는 수밖에 없는 거에요.”nbspnbsp“네, 알겠습니다” nbspnbsp“여러분들은 질문자가 참 착해 보이죠?”nbsp “네.”nbsp“스님이 보기엔 절대로 착한 게 아니에요. 질문자는 양다리를 걸치고 있어요. 부모한테 돈은 주기 싫고, 욕은 안 얻어먹고 싶기 때문에 ‘돈은 조금 주면서 칭찬은 어떻게 많이 들을 수 있을까’ 이런 잔머리를 굴리는 거란 말이에요. 그러니까 상대의 요구를 안 들어주면 비난이 오는 거에요. 친구가 돈을 빌려달라 하는데 내가 그 돈이 아까우면 욕을 얻어먹어야 되고, 욕을 얻어먹기 싫으면 돈을 줘야 되는 거에요.nbspnbsp그런데 저한테 이렇게 고민을 얘기하는 이유는 뭘까요? 돈도 안 주고 욕도 안 얻어먹는 방법이 없느냐는 것이지요. 방법은 하나 있어요. 부적을 하나 그려주면 되는데 그 부적 값이 엄마가 달라는 그 돈보다 더 비싸요. nbspnbsp즉, 그런 방법은 없다 이 말이에요. 인연과보라는 것은 이걸 선택하면 이런 결과가 나오고, 저걸 선택하면 저런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뜻합니다. 여러분들이 복을 비는 행위는 인연과보의 법칙에 어긋나는 거에요. 복을 지어야 복을 받는데 복도 안 지어놓고 복을 달라 그러잖아요.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 돼요. 그런데 벌을 안 받겠다 하잖아요. 이것은 전혀 인연과보의 법칙에 안 맞는 거에요. 그래서 부처님이 이런 허황된 인간의 마음을 깨우쳐서 바르게 인도한 거에요.nbspnbsp‘너 돈 빌리고 싶니? 그럼 갚을 각오를 해라.’nbsp‘갚기 싫니? 그럼 빌리지 마라.’nbsp‘너가 죄를 지었니? 그럼 과보를 받아라.’nbspnbsp그런데 과보를 안 받겠다고 하잖아요. 말 몇 마디 해서 신뢰를 회복하려고 그러잖아요. 상대는 완전히 속이 뒤집어져 있는데 몇 마디 말을 해서 어떻게 면피해 보려고 하고, 면피가 안 되니까 상대 보고 고집이 세다고 그러잖아요. 자기 생각대로 안 되면 무조건 고집이 세다고 그래요. 그러니까 자기 생각밖에 안 하는 거에요. 잘못을 했으면 과보를 기꺼이 받아야 된다 이 말이에요. 제 대답을 듣고 질문자는 무엇을 느꼈어요?”nbspnbsp“그러면 스님이 저희 부모님한테 한마디 해주셨으면 좋겠어요.”nbspnbsp“질문자의 부모님한테 제가 해줄 말은 ‘딸 한테서 본전을 뽑아라’ 입니다.” nbspnbsp“저희 부모님은 이미 저한테서 본전을 다 뽑은 것 같은데요. 중학교는 의무 교육이었고, 고등학교는 장학금 받아서 다녔고, 고3 때 부터는 취업을 했으니까요.”nbsp“부모님이 자기를 낳기 위해서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요? 키울 때도 얼마나 힘들었는데요. 질문자는 이미 다 큰 것만 생각하는데 어릴 때 키워준 것은 돈으로 환산이 안 돼요.”nbspnbsp“그런데 엄마가 애 키우는 건 스님이 의무라고 하셨잖아요.”nbsp“그건 엄마가 그렇게 생각을 해야 되는 거예요. 지금처럼 질문자가 자꾸 따지니까 엄마도 질문자에게 그렇게 따지는 거예요.”nbspnbsp“그러니까 스님께서 저희 엄마한테 조언을 해주세요.”nbsp“질문자가 이렇게 따지니까 저도 질문자의 엄마한테 ‘당신도 딸한테 따져서 받을 건 받아라.’ 라고 말해주는 겁니다. 누가 딸이 엄마한테 그렇게 따져요? 고3때 취업을 했고, 중학교는 의무교육이었고, 뭐 어쩌고 저쩌고 그렇게 따지는 딸이 어디 있어요? nbspnbspnbsp그러니까 어떤 경우에도 엄마를 원망하면 안 됩니다. 그건 불효예요. 그런데 스무 살이 넘었으니까 엄마 말 안 듣는 건 자유예요. 그냥 안 들으면 되지 원망은 하지 마라 이 말이에요. 그래도 아직 이해가 안 돼요?”nbsp“아니요. 알아들었어요.”nbsp“엄마한테 그런 요구를 하지 마라는 겁니다. 그건 불효라는 거예요. 그렇게 말하는 건 엄마의 자유에 속하는 거예요. 엄마의 자유를 막지 마세요. 엄마는 요구할 자유도 있고, 요청할 자유도 있고, 말할 자유도 있습니다. 질문자가 엄마 말을 안 들으면 되지 엄마를 원망하지는 마라는 것입니다.”nbsp“그런데 엄마가 저한테 그럴 권리가 있나라는 생각이..”nbsp“그렇게 말할 자유가 있다니까요. 아따, 고집 세네요. 엄마가 나한테 어떤 말을 하든 엄마한테는 말할 자유가 있는 겁니다. 이해하시겠어요? 그럼 나한테는 무슨 자유가 있다고요? 하고 안 하고는 내 자유에요. 그런데 상대에게 그런 말을 하지 마라고 할 권리는 나에게 없어요. 언론의 자유가 있잖아요.nbspnbsp질문자가 아직도 이해를 못하는 것 같네요. 그럼 강연 끝나고 질문자가 집에 가기 전에 누가 좀 깨우쳐 주세요.” nbspnbsp문답이 계속 오고갔지만 질문자는 아직도 납득이 안 된다는 눈치였습니다. 결국 시간이 제한되어 있어서 대화를 더 주고 받을 수는 없었지만, 다음 사람의 질문과 대답이 계속 이어지면서 그제서야 질문자도 스님의 대답을 이해하게 되었는지, 강연 끝나고 책 사인회를 하고 있는 스님을 찾아와 “정말 감사하다”고 인사했습니다.nbspnbsp모든 질문에 대해 답변을 마치니 2시간 30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어떤 어려움을 겪었든 지금 살아있다면 누구나 다 행복할 수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마무리 말씀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제 말의 요지는 이거에요.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이런 저런 경우를 당하지 않습니까. 태어날 때 사생아로 태어났다, 엄마가 나를 고아원에 가져다 맡겼다, 태어날 때 입양을 시켰다, 어릴 때 성추행을 당했다, 신체장애다, 결혼에 속았다, 연애하다가 실패했다, 사업이 망했다, 어떤 경험을 했다 하더라도 현재 살아있다면 그는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즉, 지금 살아있다면 그는 행복할 수가 있습니다.nbspnbspnbsp그런데 우리가 행복하지 못 한 이유는 항상 과거를 핑계 대기 때문입니다. 저는 어릴 때 이런 일을 겪어서. 엄마가 이렇게 해서, 나를 돌보지 않아서, 나를 대학을 안 보내줘서, 남편이 이렇게 해서, 어떻게 해서, 그래서 제가 ‘그게 뭐가 문젠데?’ 그러면 ‘그게 왜 문제가 아니에요?’ 이럽니다. 이 말은 ‘나는 안 괴로울 수가 없는 인간이다.’ 하는 것이죠. nbspnbsp괴로워해야 하는 것들을 정해놓고 ‘나는 이러이러해서 괴롭다’ 이렇게 움켜쥐고 있으니 제가 ‘너 안 괴로워해도 된다’ 그러면 ‘아니에요, 저는 괴로워야 되요’ 하고 막 아우성을 쳐요. 이것은 ‘너 부처다’ 하는데 ‘아니에요, 난 중생이에요’ 이렇게 아우성을 치는 것과 똑같아요. 부처님이 ‘일체 중생은 다 불성이 있다’고 하셨던 그 말은 부처가 될 씨앗이 모두에게 있다는 말이잖아요. 이 말은 ‘누구나 다 행복할 수 있다’, ‘누구나 다 괴로움이 없는 삶을 살 수가 있다’, ‘누구나 다 자유로운 삶인 해탈을 증득할 수가 있다’ 하는 것을 부처님께서 증명해 준 거에요.nbspnbsp사람을 99명을 죽인 살인자 앙굴리말라, 아들이 죽어서 미친 여자, 천민들 등 그 한 사람, 한 사람은 도저히 용서받을 수 없거나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람들이 붓다를 만나 행복해졌어요. 그러니 여러분들은 자꾸 괴로움을 합리화하지 마세요. ‘세상이 이래서’, ‘엄마가 이래서’, ‘나는 어릴 때 이래서’ 다들 그러는데, 그 모든 조건 속에서도 지금 안 죽고 살았다는 이 사실이 제일 중요해요. 그 어떤 과정을 겪었든 지금 살아있다는 것이 현실이고 이게 제일 중요한 거 아니에요?nbspnbspnbsp살아있는 사람은 누구나 다 행복할 수가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그냥 행복할 수가 있는 거에요. 노력해서 행복한 게 아니에요. 그냥 지금 바로 행복할 수가 있는 거에요. 머리가 자꾸 과거 필름을 돌리면 그 화면을 좀 꺼야 돼요. 옛날 영화만 너무 보지 마세요. 그렇게 해서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nbspnbsp누구나 다 행복할 수가 있다는 말씀이 가슴 깊이 다가왔습니다. 왜냐하면 스님은 2시간 30분 동안 질문을 했던 모든 분들에게 어떻게 하면 누구나 다 행복할 수 있는지 직접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nbspnbsp질문을 했던 한 분은 “역사 의식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계신 스님의 법문이 너무 감동적이다. 잘 알지 못했던 나의 잘못된 가치관, 선입관을 교정해서 내 생각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질문의 기회를 가지게 되어 너무 좋았다.”며 환한 웃음을 내비쳤습니다.nbspnbsp강연을 마치자 로비에서는 스님의 책 사인회가 열렸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지만, 스님은 끝까지 웃음을 띄면서 일일이 사인을 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 책 사인회nbsp사인회를 다 마친 후에는 강연을 위해 수고한 불교대학 학생들과 경전반 학생들을 불러 모아 함께 사진을 찍는 시간을 가졌는데 모두들 입이 귀에 걸릴 정도로 기뻐했습니다.nbspnbspnbsp단체 사진 촬영 후 스님은 “모두 수고했어요.”라며 인사를 건네며 봉사자들의 손을 꼭 잡아주었습니다. 봉사자들은 뒷정리를 재빠르게 한 후 봉사하면서 느낀 점을 서로 나누면서 한결 가벼워진 마음을 드러내었습니다.nbsp스님은 다시 대기실로 자리를 옮겨 강연장을 찾아온 진병길 신라문화원 원장님, 김구석 경주남산연구소 소장님과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특히 두 분과는 용성 조사님의 유훈 10사목 중에 하나인 경주 남산의 천룡사와 중생사를 잘 가꾸어라는 것과 황룡사지에서 사천왕사지에 이르는 통일 순례길을 어떻게 개발할 것인지 등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nbspnbsp▲ 김구석 남산연구소 소장님과nbsp진병길 신라문화원 원장님nbsp이 외에도 스님의 학창시절부터 인연이 있었던 몇몇 분들과 반갑게 인사를 하고 새책 ‘야단법석’을 선물한 후 강연장을 나왔습니다.nbspnbspnbsp경주 시내를 빠져나와 밤 11시가 다 되어 울산 두북에 도착해 오늘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 내일은 오전에 탑곡 정토수련원으로 올라가 농사일을 한 후 오후 3시부터는 스님의 모교인 경주고등학교를 방문하여 후배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nbsp 2015년 한해 동안 전국을 순회하였던 청춘콘서트가 마지막 피날레 무대를 갖습니다. 11월1일 16시 서울 시청광장으로 오시면 김제동과 법륜 스님으로부터 듣는 행복 메시지를 비롯해 청년 인디밴드들의 다채로운 뮤직과 함께 신나는 페스티벌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nbspnbsp▼ 행복의나라 페스티벌 in 서울광장 참가 신청하기nbspnbsp 자세한 사항은 http청춘콘서트.kr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전 청춘콘서트와는 달리 2030 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가능합니다.

2015.10.27. 39,671 읽음 댓글 26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