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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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4 (저녁) 원주 통일의병 강연

nbsp아침에 발우공양을 마친 후 하루 종일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던 스님은 오후 4시 30분에 서울을 출발해 원주로 향했습니다.nbspnbsp통일의병에서 주최한 오늘 강연은 원주시 치악예술관 공연장에서 저녁 7시부터 열렸습니다.nbspnbsp▲ 원주시 치악예술관nbspnbsp강연에 들어가기에 앞서 대기실에서는 6시 20분부터 원주시의 지역 인사 분들과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간담회에는 특히 6.15 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강원본부에서 지도부를 맡고 있는 다섯 분이 함께 참석해 통일 문제에 대해 스님과 허심탄회하게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nbspnbsp▲ 간담회nbsp간담회에서는 통일이 되면 강원도민들이 얻게 되는 이익, 통일의 가능성은 어느정도 되는지,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은 어떻게 봐야하는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서 북한 인도적 지원은 어떻게 되고 있는지, 내년도에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어느정도 되는지 등에 대한 질문들이 이어졌고 스님은 그동안 보고 들은 정보를 바탕으로 스님의 생각을 편안하게 이야기해 주었습니다.nbspnbsp그 중에서 한 분이 “통일의 가능성이나 시기, 조짐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겠습니까?”라고 하자 스님은 이렇게 답변을 해주었습니다. 통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국내외적으로 어떤 입장을 취해나가야 하는지 일목요연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nbspnbsp“조금 기울기는 했지만 객관적으로 향후 5년까지는 통일의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봅니다. 미국과 중국의 세력 판도가 아직 다 짜이진 않았거든요. 판이 꽉 짜여버리면 우리 힘으로는 꼼짝을 못하겠지만 아직은 판을 짜들어가는 중이니까요. 이미 미국이 일본을 동아시아의 주력군으로 편재해서 좀 더 어려워지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은 통일의 가능성이 있습니다.nbspnbspnbsp예를 들어 사드 배치 같은 게 아직 확정이 안 났어요. 지금 대통령이 여러 가지를 잘못했다 해도 사드 배치에 사인을 안 한 것 하나는 잘 했어요. 박 대통령 정도의 고집이 있으니까 그걸 버틴 거지, 딴 사람 같았으면 미국에 갔을 때 그 압력에 못 버텼을 겁니다. 만약 이번에 사인을 해 버렸다면 판이 거의 짜여져 버렸다고 볼 수 있을 텐데, ‘안 한다’고 완전히 결정한 건 아니지만 ‘하겠다’고 결정을 안 한 것만 해도 다행입니다. 지금 사인을 해버리면 앞으로 정권이 바뀐다고 해도 뒤집기는 굉장히 어렵거든요. 이미 예산이 다 편성되어 버리니까요. 그런 면에서 아직 통일의 여유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nbspnbsp문제는 국내입니다. 국제적인 상황은 아직 괜찮지만, 남한에 통일을 하겠다고 확고히 결심한 정부가 들어서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통일은 어렵습니다. 북한이 통일하겠다고 아무리 결심해 봐야 북한은 실질적인 통일을 할 능력도 안 되고 국제사회를 움직일 능력도 안 돼요. 그런데 남한이 결심을 하면 우선 미국을 움직일 수가 있고, 중국도 어느 정도 움직일 수 있습니다.nbspnbsp첫째, 미국에 대해서는 한미동맹을 견고하게 유지하되 종속적 한미동맹에서 자주적 한미동맹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자주적 한미동맹이라는 건 ‘적어도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대한 한반도 이익문제는 한국의 이익을 우선으로 한다’는 자세가 중심이 돼야 해요. 지금 미국의 대중국 봉쇄정책은 미국의 이익을 우선으로 하고 있어요. 여기에 우리가 끌려가면 안 됩니다. 그렇다고 지금은 반미를 해서 될 수 있는 상황도 아닙니다. 이렇게 미국에 대한 외교적 입장이 분명해야 됩니다.nbspnbsp둘째, 중국에 대해서는 ‘적어도 통일에 방해는 하지 않는 우호관계’를 유지해야 합니다. 이게 어렵지요. 우리가 미국의 요구에 굴복하게 되면 중국과는 어차피 틈이 벌어질 수밖에 없고, 중국을 지나치게 고려하면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에서 배척당하기 쉬우니까요. 미국과 벌어지면 국내에서는 정권이 견디지를 못합니다. 미국이 우리를 잘라내는 게 겁나는 게 아니라 미국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정권으로 교체해서 자기들의 의도를 관철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nbspnbsp셋째, 북한을 포용해 줘야 합니다. 이 세 가지 정책만 세우면 통일은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일본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민간과의 경제·문화 교류는 활발하게 하되 ‘어떤 이유로든 한반도에 군사적인 도움은 필요 없다’고 선을 확실히 그어놓는 게 좋습니다.nbspnbspnbsp이런 입장만 확실하면 사실 통일이 그렇게 어려운 건 아닙니다. 통일이라고 해도 내일 당장 정치·군사적으로 통일하는 게 아니니까, ‘통일하겠다’는 입장만 정하면 북한이 어떻게 하든 조건을 맞춰가면서 유연하게 진행할 수 있어요.nbsp제일 중요한 건 경제적 통합입니다. 중국처럼 경제적인 통합을 해야 남한도 살고 북한도 삽니다. 지금 ‘북한개발’이라는 전략을 안 세우면 남한 경제는 더 이상 성장이 어려워요. 전에는 통일 안 하고도 남한이 발전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통일 없이 더 이상의 발전은 어렵다고 봐야 해요. 북한은 우리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에요. 통일 안 하고는 최소한의 생존권 유지도 어렵기 때문에, 지금처럼 해서는 오래 못 갑니다.nbspnbsp제일 큰 변수는 ‘남한이 미국의 사드 배치에 대해 얼마나 버티느냐’ 하는 것이고, 북한의 변수는 ‘북한정부가 중국에 고개를 안 숙이고 얼마나 버틸 수 있느냐’ 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이 정부는 버틸 것 같은데, 제가 보기에는 북한 상황이 조금 더 어려워지면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금 그럴 가능성을 이 잡듯이 잡아서 통제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북한의 현재 상황은 중국의 말을 안 듣고는 오래 버티기가 어려워요.nbspnbsp그러니 국제사회가 북한을 봉쇄해도 우리는 인도적 지원이란 이름으로 통로를 열어줘야 만약 북한이 넘어지더라도 우리 쪽으로 넘어집니다. 그런데 지금처럼 압력만 가해서는 북한 정부가 도저히 못 견딜 상황까지 갔을 때 중국으로 넘어질 확률이 높습니다. 지도부는 중국 쪽으로 기울어야 자기네 체제도 지키고, 권력도 유지할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되면 통일은 어려워집니다. 그게 지금 가장 큰 문제입니다.nbspnbspnbsp그런데 지금 우리 정부는 줄타기를 하는 중입니다. 박 대통령은 미국의 사드 배치 압력에 일단 버티고 있긴 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중국에게는 ‘너희가 북핵 문제만 좀 책임지고 관리해주라. 그러면 사드 배치 안 하겠다’고 압력을 넣고 있고, 미국에게는 ‘북핵을 해결하려면 중국의 협조를 얻어야 되는데, 사드를 배치하면 중국의 협조를 얻기가 어렵다’며 버티고 있는 것 같습니다.”nbsp간담회에 참석한 분들은 스님의 명쾌한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강연 시간이 다 되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고, 다함께 기념 사진을 찍은 후 곧바로 강연장으로 이동했습니다.nbspnbsp다소 쌀쌀한 초겨울 날씨에도 불구하고 총 420명이 객석을 가득 채워주었습니다. 저녁 7시가 되자 통일의병을 소개하는 영상과 스님 소개 영상이 연이어 상영되었습니다. 그리고 스님이 무대 위로 걸어나오자 모두들 환호와 함께 박수갈채로 스님을 반겼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오늘 강연을 주관한 단체가 ‘통일의병’이기 때문에 정토회에서 주관하는 강연처럼 인생 상담만 하면 안 된다고 하면서 오늘은 통일 문제에 대해서도 함께 대화를 나눠보자고 하면서 강연을 시작했습니다.nbspnbsp총 4명의 질문자가 인생 상담 및 통일과 관련하여 질문을 하였습니다. 첫 번째 질문자는 젊은 여성이었는데, 주변 사람들을 도와주면서 살다보니 오히려 사람들이 자신을 만만하게 여기고 함부로 대하는 것 같아서 고민이라고 하였습니다. 두 번째 질문자는 원주에서 직장을 다니는 30대 미혼의 남성이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한 가지 일을 꾸준하게 하지 못하고 주기적으로 다른 분야의 일로 진로를 바꾸면서 살다보니 사는 것이 고단하고 앞으로 힘든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두렵다고 하였습니다. 세 번째 질문자는 50대 남성으로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 세상에 일어나는 수많은 비극으로 희생된 사람들을 과연 불교의 인연과보의 논리로 설명할 수 있는지, 그들의 죽음이 개인의 잘못에서 발생되었다기에는 억울한 점이 있지 않은지를 질문하며 불교의 교리에 대해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하고자 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 질문자는 통일을 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인식하고는 있지만, 실제로 통일을 위해서 개인이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은 잘 모르겠다며 이에 대해 질문하였습니다.nbspnbsp오늘은 그 중에서 마지막 통일을 위한 개인의 실천을 질문한 내용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답변 내용이 길었기에 모두 다 소개하지는 못하고 일부만 소개해 드리겠습니다.nbspnbspnbsp“예전에는 통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별로 안 했지만 최근 들어서 관심이 좀 생겼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가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게 뭘까 궁금해 졌습니다. 생각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직접 행동을 하면 통일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질문 드립니다.”nbspnbsp“일본 제국주의와 싸우는 독립운동을 한다면 내가 나라의 독립을 위해서 뭘 할 수 있을까요? 여러 가지 길이 있겠지요. 우선 내가 독립군이 되는 길이 있어요. 그런데 독립군이 되려면 목숨을 걸어야 합니다. 대한민국 국민이 다 독립을 원한다 해도 다 목숨을 걸 수는 없어요. 100명 중 1명도 목숨을 걸지 못 할 겁니다. 우리가 2천 만 동포인데 개중 1인 20만 명만 목숨을 걸었다면 독립되고도 남았을 거예요. 그런데 20만 명이 목숨을 못 걸었기 때문에 200만 명이 넘게 희생되었습니다. 공식적으로 위안부로 20만 명, 학도병으로 20만 명, 징용으로 100만 명이 끌려갔고 그 외에도 희생된 사람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nbspnbspnbsp그런데 그렇게 수학적으로 계산이 안 되는 게 인간이잖아요. 실질적으로 독립운동에 참여했던 사람은 인구의 1가 안됐습니다. 물론 일제 식민지 36년 동안 전체적으로 보면 1가 넘지만, 계속 유지됐느냐가 문제였습니다. 초기의 1920년까지는 저항이 심했지만 민족주의자들의 저항이 실패로 끝나면서 소강상태로 접어들었어요. 그 다음에 사회주의 계열이 독립운동에 많이 참여했는데, 이 계열은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독자적 군대를 조성해 싸운 부대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다 동북항일연군이나 러시아, 혹은 장개석 군대의 일부로 참여했기 때문에 광복이 되었어도 연합군으로부터 인정을 못 받은 겁니다. 그래서 신탁통치인 미·소 군정으로 들어가게 되어서 결국 분단이 됐어요.nbsp독립운동은 그만큼 어려웠어요. 그러나 독립된 후에는 당시에 그렇게 어렵게 독립운동을 한 사람들을 우리가 추앙합니다. 일제침략 당시에 독립운동을 하는 건 쉬운 일도 아니었고, 사람들이 모두 독립만이 살길이라고 생각한 것도 아니었어요. 농사짓는 사람은 독립보다 한해 농사가 더 중요하고, 장사하는 사람은 장사가 더 중요하고, 기업하는 사람은 기업이 더 중요하고, 학생은 공부가 더 중요하다고 했어요. ‘직업을 어떻게 갖든 우리의 시대적 과제는 나라의 독립이다’라는 인식을 대부분이 하지 못했습니다.nbspnbspnbsp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국민들이 각자 경제도 발전시켜야 하고 복지도 해야 하고 교육도 해야 하는 등 온갖 할 일이 있겠지만, 50년 뒤 혹은 100년 뒤에 돌아보면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의 시대적 과제가 뭘까요? 제가 볼 때는 통일입니다. 그런데 지금을 사는 우리 입장에서는 그게 잘 눈에 안 띄어요. 그래서 시대인식, 역사인식이 필요합니다. 시대적 과제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있어야 이 문제를 볼 수 있거든요.nbspnbsp통일이 시대적 과제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걸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이유에는 우리 한국 정부의 문제나 한국 교육의 문제도 있겠지만 더 큰 이유가 있습니다. 짧게는 50년, 길게는 70년 동안 분단된 상태에서도 남한이 계속 발전해 왔기 때문입니다. 분단된 상태로도 우리가 발전해 왔다는 사실이 문제예요. 지금 1인당 GDP가 1960년의 100불에서 30,000불 정도로 300배 성장을 했고, 정치 민주화도 발전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나라 중에 산업화와 민주화가 모두 성공한 유일한 나라라고 할 정도입니다. 이건 사실 자부심을 가져도 좋습니다. 196070년대에 비해서 국방력도 엄청나게 증강됐어요. 한 나라의 발전에 가장 중요한 척도가 되는 정치, 경제, 안보가 통일을 안 하고도 모두 발전을 이룬 것입니다.nbspnbsp이렇게 지난 50년 간 꾸준히 발전해 왔기 때문에 우리는 이 분단된 상태로도 계속 발전할 수 있으리라는 사고의 관성을 갖게 됐어요. 지금은 조금 어려워졌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노력하면 될 거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그런데 문제는 ‘분단된 상태로 더 이상 성장은 안 된다, 정치, 경제, 안보, 모든 측면에서 더 이상 발전은 안 된다’는 인식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요. 많은 사람들이 통일의 중요성을 주장했지만, 지난 50년간 발전해 왔기 때문에 오히려 분단된 상태로도 성장을 할 수 있다는 쪽의 주장이 결과적으로는 승리한 것과 다름없습니다. 그래서 사회 전체가 우경화된 겁니다.nbspnbsp그런데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계가 보입니다. 우리 경제는 박정희 정권 18년간 연 평균 11, 전두환 정권 7년 동안 연 평균 10, 노태우 정권 때 연 평균 9, 김영삼 정권 때 연 평균 7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김대중 정부 때는 5, 노무현 정부 때는 4 성장했어요. 이명박 대통령이 경제성장 7를 들고 나온 이유가 여기 에 있습니다. 민주정부가 들어서기 전을 보면 최소한으로 잡아도 김영삼 정부 때 7 성장했으니까 자기가 하면 다시 최소한 7는 성장할 수 있다고 주장한 거예요.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성장율이 떨어져서 사람들이 답답해 했거든요. 이명박 대통령이 청렴하다고 생각했던 사람은 없었지만 그래도 돈이 우선이라서 ‘할 수 있다고 하니까 맡겨보자’ 했던 겁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747을 주장했습니다. 경제가 7 성장하면 앞으로 4만불 시대가 도래하고 세계경제 7위에 오를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끝날 때까지 5년 동안 성장률은 2.8였습니다. 그리고 세계경제 11위에서 14, 15위로 밀려났어요.nbsp그렇다고 이명박 대통령이 거짓말을 했거나 능력이 부족했던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성장 동력이 소진된 거에요. 앞으로 누가 대통령을 해도 3 성장하기가 어려워요. 박근혜 정부 들어와서 3.8 성장하겠다고 목표를 세웠다가 3.1로 수정하고, 다시 3 이하로 수정하고 있잖아요. 임기 마칠 때까지 평균 2.5 성장하면 잘했다고 평가받을 겁니다. 절대로 못 올라갑니다. 그리고 다음 대통령 때는 성장율이 2로 내려갈 거예요.nbspnbsp지금 국제기구에서 2020년 내지 2025년까지 경제성장률을 최대 2.5로 잡고 있습니다. 한국의 성장동력이 소진되어서 더 이상 성장은 없다고 보는 거예요. 우리가 그걸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런데 계속 성장해 오던 습관이 있다 보니, 성장을 안 하니까 지금 힘들어 해요. 이건 우리만 그런 게 아닙니다. 일본도 옛날에 이랬습니다. 일본이 한참 성장할 때는 미국을 능가하리라고들 했는데 턱걸이에 걸려서 20년 동안 저성장을 해왔고, 우리는 20년 전 일본의 전철을 밟는 초입에 들어가 있습니다. 우리가 김영삼 정부 시절 성장률이 6.8였는데, 두 자리 성장률을 보이던 중국이 우리가 그랬던 때로 지금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건 모방해서 따라 배우기한 결과예요. 간격이 많이 벌어질 땐 고속으로 따라가지만 근접할수록 자꾸자꾸 성장률이 떨어지는 게 자연의 이치예요. 이게 우리의 현실입니다.nbspnbspnbsp그런데 우리가 이렇게 저성장에 있는 와중에 재벌, 즉 대기업들은 자기네만 고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전체 파이는 저성장인데 그 안의 일부 세력은 고성장을 하니까 우리가 2.22.4의 성장을 한다고 해도 실제로는 마이너스입니다. 돈이 그 일부 세력 쪽으로 몰려버리니까 나머지는 빈부격차가 급격하게 벌어지잖아요. 빈부격차는 언제나 있게 마련이지만, 지금은 나라 안에서 빈부격차가 급격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전체 파이가 커지는 가운데 빈부격차가 생기는 것은 내 수입도 늘면서 격차가 생기는 것이니까 괜찮은데, 내 수입은 줄면서 빈부격차가 생기니까 불안해지기 시작하는 겁니다. 그래서 2030년 전보다 훨씬 먹고 사는 게 나은 지금 느끼는 불안이 오히려 그 때보다 훨씬 큽니다. 이렇게 정체된 성장을 다시 한 번 높이는 유일한 길은 통일 밖에 없습니다.nbspnbsp그러나 만약 통일을 하게 되면 남북한의 전체적인 시너지 효과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커요. 전에는 하나의 민족이니까 통일하자고 하고, 이산가족 만나서 한을 풀자는 식으로 통일의 필요성을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건 물론이고, 경제적으로 봐도 큰 이익이에요. 요즘 젊은이들은 손해나는 건 안 하려고 하잖아요. 하지만 통일은 돈으로 따져도 손해가 아니라 엄청난 이익이 됩니다. 그런데 이 통일은 미래의 일이니까 이익이라 해도 가능성이지 확실한 건 아니에요. 그래서 우리가 지금 망설이는 거예요. 적대관계로 지내온 상대에 대한 한도 아직 가슴에 남아 있고요. 그러니 우리가 나서서 이 문제를 풀어야 됩니다.nbspnbsp우선 북한 돕기도 해야 하고, 북한에 나무도 심어야 하고, 지금 할 일이 많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지금 식량이 없어서 굶어죽는데 돈을 공짜로 주지 말고 1인당 하루에 2천원만 주면 하루 종일 나무를 심을 수 있어요. 그런데 통일된 뒤에 그만큼 나무를 심으려면 하루 일당을 10만원씩 줘야 해요. 그러면 나무 심는 시기를 당기는 것은 물론이고 특히 그 비용이 지금 심는 것에 비해 천문학적으로 차이가 나요. 그러니 지금 지원하는 것은 북한 주민의 건강을 회복하는 역할도 하지만 엄청나게 효과적인 선투자가 됩니다. 이렇게 우리가 할 게 엄청나게 많아요.nbspnbspnbsp문제는 우리의 감정입니다. ‘저 자식들 좋아하는 꼬라지 보기 싫다’는 겁니다. 태국이나 하와이 가서 돈 쓰는 건 괜찮고, 북한 가서 돈 쓰는 건 ‘저 자식들 그 돈 갖고 군대는 무기 만들고, 지도자는 호화판 요트 사는 거 아냐? 기분 나빠서 주기 싫다’ 이래요. 꼭 돈을 따로 지원하지 않아도 어차피 놀러갈 거 금강산 놀러가서 쓰면 그 돈이 다 투자로 사용되잖아요. 그런데 여기서 감정이 문제가 돼요. 그리고 못 믿겠다고 하는 불신이 문제가 됩니다.nbsp이런 문제는 민간에서 아무리 오랫동안 열심히 노력해 봐도 해결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가 ‘통일하는 것이 우리 대한민국이 살 길이다’ 해서 통일을 하겠다는 쪽으로 확실히 방침을 정하는 겁니다. 그러면 실제 통일은 5년 후에 되든, 10년 후에 되든, 20년 후에 되든 아무 상관이 없어요. 우선 인도적 지원과 산림 회복 등을 비롯해 서로 상부상조하는 투자로 들어가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nbsp통일은 첫째로 정치적인 문제이고, 둘째로 외교적인 문제입니다. 미국을 어떻게 하고 중국을 어떻게 하느냐는 문제예요. 이 모든 것은 정부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습니다. 대한민국 정부만 딱 중심을 잡으면 돼요.nbspnbspnbsp그럼 우리 국민이 할 일은 없을까요? 지금 정부가 제대로 안 해서 통일의병이 일어난 것이잖아요. 그러니 첫째는 현 정부가 통일을 추진하도록 견인하고, 그래도 안 되면 다음 정부라도 통일을 추진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제는 더 이상 진보니 보수니 따지지 말고, 옛날 이야기도 그만합시다. 지금의 대한민국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지금과 미래의 관점에서 강력하게 통일을 추진할 정부를 우리 손으로 구성하자. 이것만이 우리가 재도약할 길이다’ 이렇게 목표를 세우자는 거예요.nbspnbsp독립운동할 때는 총 들고 싸우다가 죽었고, 민주화 투쟁할 때는 잡혀서 감옥 갔지만, 통일을 지향하는 정부를 구성하는 운동은 헌법에 보장이 돼 있어요. 손가락을 어느 쪽에 찍을지만 문제일 뿐 이걸로 불이익을 당할 이유도 없고 감옥 갈 이유도 없습니다. 이 정도도 하기 싫어서 안 하겠다면 통일을 못 해요. 우리 선조들이 일제 강점기 때 목숨 걸고 싸워서 나라를 독립시켰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일구어준 덕분에 지금 우리가 웬만큼 밥 먹고 살면서 투표만 해도 되는 거예요. 그런데 투표조차 안 하겠다면 할 수 없죠. 눈앞에 먹음직스러운 감이 떨어져도 안 집어먹겠다는데 어떻게 하겠어요?nbspnbspnbsp찍어도 나만 가서 찍는 것에 그치지 마세요. 우리는 한표 밖에 없는 소액주주예요. 재벌이나 권력자들은 언론매체를 쥐고 흔들면 한꺼번에 수십만 표를 움직일 수 있지만 우리는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으니 동조하는 사람이 많아야 합니다.nbspnbsp그러니 질문자가 정말 통일을 원한다면 우선 북한 돕기나 북한에 나무심기 이런 운동이 있으면 돈을 좀 내세요. 두 번째, 지금부터 통일지향적 정부를 수립하는 데 찬성하는 사람을 100명이라도 모으는 게 필요합니다. 이념적으로 설명하면 반대하는 사람이 많으니까 평소에 술 사주고 밥 사주면서 잘 해주세요.nbspnbsp애인이 있다면 우선 애인의 표부터 얻으려면 애인한테 잘 보여야 해요. 그래야 나중에 ‘네가 나한테 그렇게 잘해줬으니 나는 뭐해 줄까?’ 그러면 ‘다른 건 필요 없고 투표만 잘 찍어줘’라고 할 수 있어야 해요. nbspnbsp투표할 때 어느 당 밑에 줄서라고 하면 정치운동이 돼버려요. 우리는 끝까지 지켜보면서 ‘누가 가장 통일을 확실하게 추진하겠느냐’를 잣대삼아 평가를 하면 됩니다. 통일정책을 가지고 오면 보고 ‘이건 부족하니까 좀 고쳐라’ 지적해서 조금씩 고쳐가다 보면 경쟁하는 양쪽이 점점 비슷해질 거예요. 그러니 우리가 세력만 있으면 어느 쪽을 찍을지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둘이 비슷하면 둘 중 누가 되든 상관이 없잖아요. 국민이 주인인데 무엇 때문에 정치인 밑에 붙어서 하수인 노릇을 하겠어요?nbspnbsp이런 자세로 질문자가 마음을 딱 굳히면 지금부터 사는 게 달라집니다. 평소 주변 사람들에게 잘해주고 도움도 주면서 공덕을 많이 쌓으세요. 답례로 뭐 해줄까 물으면 2년 뒤에 도와달라고 하고요.nbspnbsp생각해 보면 강원도는 남북이 평화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통일되면 가장 큰 혜택을 보는 곳이에요. 그런데 왜 강원도 사람들이 통일에 대해서 무관심합니까? 적극적으로 나서야 해요.nbspnbspnbsp그리고 앞으로 지방분권이 확대되서 8도 연방제까지 가야 합니다. 전라도, 충청도, 경상남도, 경상북도, 경기도도 크다 싶으면 2개로 자르든지 해야 하는데, 강원도는 오히려 남북 통합을 해야 돼요. 나라만 통일해야 하는 게 아니라 강원도도 통일해야 합니다. 인구가 남쪽은 120만인데 북쪽은 180만입니다. 모두 합친 300만도 전라도나 충청도에 비하면 적긴 하지만, 엄청난 관광자원이 큰 힘이 될 거에요. 앞으로 강원도가 금강산까지 연계가 잘 되어서 원산 명사십리부터 죽 이어지면 중국관광객이 엄청나게 올 겁니다. 중국 사람만 와도 먹고 살아요. 그러니 우리 지역의 이익을 위해서도, 나라의 이익을 위해서도 통일이 되어야 합니다.nbspnbsp또 남북한이 통일되면 우리나라의 이익으로 끝나지 않아요. 일본과 중국이 다 협력하면서 동북아 3국은 물론 나아가 세계인류 전체에 이익이 됩니다. 남북이 합의통일을 하면 통일된 한국은 중국과 일본과 협력해서 동아시아 공동체를 만들 수 있어요. 그러면 세계 최대 경제 규모가 됩니다. 그리고 한국의 경제성장이 중국에 영향을 줬듯이 한국의 통일과 민주주의 발전은 중국에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그러니 우리의 꿈은 통일에 끝나는 게 아닙니다. 통일을 딛고 동아시아 공동체로, 동아시아 공동체의 발전에서 다시 세계문명의 중심으로 나아가는 목표를 한 세기 정도 기간을 잡아 세워볼 수 있어요. 그게 ‘새로운 백년’입니다.nbspnbsp그런데 통일을 못하면 미중의 패권 다툼 속에 남북이 미·중의 하위 변수로 전락해서 또 분쟁의 백년을 겪어야 하니까 지난 백년과 별 차이가 없어집니다. 어떤 백년을 우리가 선택해야 되겠습니까?nbspnbspnbsp핵심은 통일이고, 그 통일을 향한 열쇠는 통일을 강력하게 추진할 대한민국 정부를 만들어내는 게 출발점이 됩니다. 이게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nbsp“잘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nbsp스님의 통일 비전은 언제 들어도 가슴이 뛰는 것 같습니다. 막힘없이 쏟아지는 스님의 통일 이야기 속에서 간절한 염원을 가득 느낄 수 있었습니다. 2시간 30분 동안 강연장은 열기가 가득했습니다.nbspnbspnbsp마지막으로 스님을 비롯한 모든 참가자들이 자리에서 일어서서 손을 잡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를 부르며 마무리를 하였습니다. 청중들이 함께 부르는 노래 속에 통일에 대한 열정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것 같아 가슴이 벅찼습니다.nbspnbsp▲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 합창nbsp강연 후에는 스님의 사인회가 있었습니다. 스님의 사인을 받기를 기다리며 줄 서 있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생기와 웃음이 가득했습니다.nbspnbsp▲ 책 사인회nbsp한쪽에서는 원주 통일시민학교 참가신청서와 통일의병 후원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봉사자들이 열심히 홍보하고 있었습니다. 봉사자들은 많은 분들이 오늘 강연을 듣고 통일시민학교 신청서를 썼다며 기쁜 표정을 지었습니다.nbspnbsp▲ 원주시에서 열리는 통일시민학교를 알리고 있는 통일의병들nbsp끝으로 봉사자들은 스님과 함께 오늘 강연 날짜인 11월 24일이라는 글자가 적힌 종이를 들고서 스님과 단체 사진촬영을 하였습니다. 다 같이 주먹을 불끈쥐고 “통일 의병 의병 의병” 외치며 통일에 대한 결의를 다시 한번 다졌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수고한 봉사자들에게 악수를 건네며 “수고하셨어요”라는 말을 여러차례 하면서 감사 인사를 하고, 강연장을 나왔습니다.nbspnbsp곧바로 원주를 출발한 스님은 밤 11시가 넘어서 서울 정토회관에 도착해 오늘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nbspnbsp내일은 오전 10시 30분에 전남지방경찰청에서 초청 강연을 한 후, 오후 3시에는 목포해양대학에서 초청 강연을 하고, 저녁 7시에는 전남대학교에서 청년대학생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 하루 종일 연이어 세 차례나 강연이 있을 예정입니다.nbspnbsp※nbsp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52개 도시를 순회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 강연 일정을 확인한 후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강연장으로 오세요.nbspnbspnbsp강연은 선착순 무료 입장이며, 질문을 하고 싶은 분들은 강연장에 직접 오셔서 사전 신청을 하셔야 합니다.nbsp

2015.11.25. 39,163 읽음 댓글 27개

2015.11.24 (오전) “처음 일을 맡을 때, 그리고 천일 통일 기도를 하는 자세”

nbsp안녕하세요. 오늘도 스님은 새벽 4시에 일어나 예불과 108배 정진, 10분 명상, 경전독송을 하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nbspnbsp▲ 새벽 예불nbsp정진을 마치고 나서는 6시 30분부터 정토회 서울 공동체의 발우공양에 참석해 공양을 드셨습니다.nbspnbsp▲ 발우공양nbsp공양을 마치고 대중공사 시간이 되자 대중들의 참회 내용과 오늘 필리핀 민다나오로 3개월 간 해외 봉사활동을 떠나게 되는 두 부부의 인사말을 듣고 몇가지 당부의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특히 필리핀으로 봉사활동을 가는 두 부부 봉사자에게는 날씨 적응, 일할 때의 자세 등에 대해 지침이 될 수 있는 말씀들을 자세히 들려주었습니다.nbspnbsp“거사님과 보살님, 잘 다녀오시기 바랍니다. 필리핀 민다나오JTS 센터는 해발 고도가 1,000미터쯤 되는 곳에 위치해 있어서 밤과 새벽에 구름이 낄 때가 많고 좀 습합니다. 그래서 젊은 사람은 괜찮지만 노인들이 살기에는 조금 부족함이 있어요. 날씨가 기본적으로 더운 나라지만 해발 고도가 높다 보니 선선하고 밤에는 추울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좀 쌀쌀하니 잠바를 반드시 가져가세요. 손바닥만 한 전기방석이 있으면 하나씩 가져가세요. 잘 때 엉덩이 밑에 넣으면 좀 나아요. 나이 드신 분은 한기가 들면 뼛골이 쑤시니까요. nbspnbspnbsp공기도 맑고 기온도 선선하고 낮에는 따뜻하니 다른 건 다 좋습니다. 그런데 저희들이 선선한 곳을 찾는다고 너무 높은 곳을 잡다 보니, 안개가 계속 산에 걸려서 전체적으로 습하다는 점을 고려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따뜻한 나라인데도 약간 으슬으슬해서 불편한 점이 있으니 주의하시고요.nbsp사람은 어떤 일이든 오래 해보고 익숙해져야 잘 할 수 있게 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오래 하고 익숙하기 때문에 개선점이 안 보인다는 특성도 있어요. 타성에 젖어서 뭐가 문제인지 잘 못봅니다.nbspnbsp또 처음 가면 문제가 무엇인지 금방 보입니다. 하지만 처음 가면 자기 식대로 볼 수 있다는 위험이 있어요. 현지의 기후와 자연 환경, 사회 환경 등을 다 고려해서 사람들의 삶이 그렇게 정해져 있는데, 처음 가서 딱 보고 내 식대로 ‘이게 문제고 저게 문제다’ 하고 분별이 일어나요. 그건 살아보면 사실이 아닐 때가 아주 많습니다. 우리가 인도에 처음 가면 온갖 게 다 문제로 느껴지지만 경험해보면 문제라고 생각했던 부분에 그들의 오랜 삶의 지혜가 깃든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처음 가는 분들은 처음부터 자기 생각대로 주장하면 안 됩니다. 그게 객관성이 있는지 시간을 좀 두고 살펴서 검증을 해봐야 해요.nbspnbspnbsp정토회에도 처음 들어온 사람에게는 개선할 점이 잘 보입니다. 여기에 오래 살아서 익숙해진 사람은 여기에 젖어 있어서 좋은 점은 물론 문제점도 다 습관이 되어 있기 쉬워요. 즉 관습이 되었기 때문에 문제가 뭔지를 잘 모릅니다. 계급 차별과 여성 차별이 오래된 사회에서는 태어나서부터 그렇게 살았기 때문에 이런 게 차별이라는 사실조차 모릅니다. 그럴 때는 오히려 처음 간 사람이 더 예리하게 잘 볼 수 있습니다.nbspnbsp그런데 그게 분별심인지 사실대로 본 건지 구분하기가 어려워요. 평균적으로는 아무래도 오래된 사람이 잘 보고 처음 본 사람이 자기 식대로 분별을 내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예컨대 1년간 파견된다면 첫 3개월은 이러쿵저러쿵 말하지 않아야 합니다. 문제다 싶은 점은 메모해놓지, 그걸 가지고 문제제기하지 않아야 합니다. 로마에 오면 일단 로마법을 익히는 게 우선이어야 합니다. 내 생각을 앞세워 이러쿵저러쿵 하거나 어느 쪽이 더 낫다는 생각을 하기보다는 일단 현장의 규칙이나 관습을 따라해 봅니다. 그곳의 관습과 습관을 다 익힌 뒤에 ‘그래도 이게 더 효율적이다’ 싶으면 문제제기를 해야 해요. 그래야 새로운 사람에 의해서 모순이 극복되고 개선점이 생겨납니다.nbsp3개월밖에 안 계시니까 가능하면 문제제기를 하지 마시고 ‘여기 필리핀은 이렇게 사는구나. 이 사람들은 농사를 이런 식으로 짓는구나. 여기는 이렇게 생활하는구나’ 이렇게 그냥 배운다는 정도로 생각하세요.nbspnbspnbsp그리고 농사일을 하러 가는 것이니까 농사와 관련해서는 실험적으로 해보는 겁니다. ‘이 부분은 내 식으로, 혹은 한국식으로 실험을 좀 해보겠습니다’ 하는 것은 그렇게 해보되, 나머지는 거기 대부분 그 사람들이 사는 대로 따라서 먼저 해봅니다. 바깥에서 얼핏 보면 모순되어 보여도 그 사람들이 몇백 년 간 그렇게 살아온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nbspnbsp낫이나 호미 같은 연장도 그래요. 외국 가서 보면 연장이나 사용 방식이 영 달라서 발달이 안 된 것처럼 보여요. 그런데 자기들은 거기에 익숙하기 때문에 그걸 더 잘 씁니다. 우리는 고기를 칼로 써는데 인도에 가보면 칼은 세워두고 고기를 들고 썰어요. nbspnbspnbsp빨래도 우리는 빨래방망이로 빨래를 때리는데 인도 사람들은 빨래를 들고 돌에다 때립니다. 처음에 보면 좀 이상하죠. 그런데 그게 실제로는 발달이 덜 된 경우도 있지만 그 환경에서는 연장이 그렇게 생긴 것이, 또 그런 방식으로 일하는 것이 더 나은 경우도 있습니다. 산에 가면 우리는 낫이나 톱을 갖고 가는데 필리핀 원주민들은 큰 칼을 하나씩 차고 다녀요. 그런데 그 열대우림의 풀숲을 헤쳐 나가기에는 낫보다 칼이 훨씬 더 편리합니다.nbspnbsp그러니 나한테 익숙한 게 모든 사람에게 익숙하지는 않다는 점을 생각해서 현지에서 하는 방식을 먼저 익혀보세요. 그런 뒤에 이것도 좋지만 더 나은 방법이 있다면, 예컨대 ‘한국식 연장이 더 낫겠다’ 해서 오히려 보급할 수도 있습니다. ‘이거 한번 써보세요. 처음에는 좀 서툴겠지만 제가 보기에는 이게 더 효과적입니다.’ 이렇게 외래문물이 들여옴으로 해서 그 사회가 더 발전할 수도 있거든요. 그러나 외래문물이 그 사회의 좋은 점을 파괴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일단 파견 초기에는 현지 사람들의 규칙, 문화, 습관을 먼저 수용하는 게 우선입니다. 계속 그대로 따르라는 건 아니에요. 한 3개월 해본 뒤에는 ‘이건 이렇게 하는 게 낫지 않느냐, 이건 이렇게 개선하는 게 어떻겠느냐’ 하고 문제제기를 해도 됩니다.nbspnbspnbsp따라 배우지 않고 자기 식대로 해도 갈등이 생기고, 무조건 따라만 하다 보면 변화와 발전이 없어집니다. 새로운 사람이 왔으면 더 나은 쪽으로 개선하는 게 있어야 새로 간 의미가 있잖아요. 그러니 이 두 가지 성질을 잘 익혀서 다녀오시기 바랍니다.”nbsp필리핀으로 떠나는 두 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기 식대로 해서도 안 되고, 무조건 따라만 해서도 안 된다는 스님의 말씀을 가슴에 새겼습니다. 대중들도 낯선 곳에 처음 파견이 되었을 때 어떤 마음으로 임해야 하는지 소중한 교훈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nbspnbsp이어서 스님은 오늘 새벽에 예불하러 내려오면서 화장실 앞에 발닦이 걸레가 흐트러져 있었음에도 아무도 정돈하지 않는 모습을 지적하며 우리들이 타성에 젖어서 수행자의 본분을 놓치고 살고 있는 건 아닌지 상기시켜 주었습니다.nbspnbsp“오늘 3층 화장실 입구에 발닦이 수건이 단정하게 개켜져 있지 않고 흐트러져 있었는데 제가 몇 번씩 오가면서 지켜봤지만 들락날락하는 사람 중 누구 한 사람도 그것을 바로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여러분은 ‘스님이 좀 하시지 왜 안 하셨어요’ 하겠죠. nbspnbspnbsp맞는 말이에요. 아침기도 하러 내려오는 길에 봤는데, 기도를 마치고 다시 올라가면서 보니까 흐트러진 그대로였어요. 여기 여성 수행자들은 모두 3층 화장실을 쓰는 사람들이잖아요. 그걸 제가 일찍 봤는데도 계속 그냥 있었어요.nbspnbsp이런 모습이 바로 타성에 젖은 거예요. 깨어있지 못하거나 무관심한 겁니다. 수행에서 가장 중요한 게 깨어있는 것입니다. 수건이 흐트러져 있으면 누구든 딱 펴서 가지런히 해놓고 쓰레기가 보이면 치워놔야 해요. 내부에 사는 사람들끼리는 대충 이해하고 살지만, 바깥에서 온 수행자가 본다면 ‘말은 거창한데 실제 생활은 못 따라간다’고 바로 생각할 거예요.nbspnbsp제가 옛날에 만행을 할 때 수행 평판이 좋은 절들을 여러 곳 가봤습니다. 마당에서 그 사람들 하는 대로도 따라해 보고, 식당 가서 밥도 먹어보고, 처마 밑에서 잠도 자 봤어요. 처마 밑에서 자거나 법당에 가서 있어도 아무 관심들이 없어요. 우리도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부목 생활할 때 쓰레기장을 치우면서 보면, 쓰레기 상태를 통해 그 안에서 공부하는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었어요. 선방에서 수행한다는 사람들이 빵도 먹다가 절반 남겨서 버려놓고, 수박도 절반씩 버려놓고, 멀쩡한 양말도 그냥 버려놨어요. 그저 폼으로 어떻게 하루 종일 앉아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기본적으로 수행자의 자세가 아닙니다.nbspnbsp여기 계시는 분들이 그냥 세상에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은 될 수 있어요. 요즘 같은 이기주의적인 사회에 아침부터 저녁까지 자기의 온 삶을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쓰는 사람들은 극소수이니까 그것만 해도 칭찬받을 만해요. 그러나 수행자인지는 한 번 더 생각해봐야 합니다. 늘 이야기하지만 우리는 수행자로서 공공의 일을 하는 거예요. ‘수행자냐?’라는 관점에서 보면 수행자라고 할 수 있을까요? 정말로 늘 삶에 깨어 있는지 살펴야 해요.nbspnbsp‘눈치 보고 사느냐? 정말 스스로 자발적으로 사느냐?’ 이런 것도 자기 점검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내가 정말 몸이 피곤해서 쉬는지를 살피라고 한 거예요. 새벽 1시까지 들어오고 1시 이후에 들어오는 사람은 아침 예불을 안 해도 된다고 할 때 단순히 ‘나는 오늘 1시 넘어서 들어왔으니 아침에 빠져도 돼’ 이러면 수행자의 자세는 아닙니다. ‘새벽 1시에 들어왔든 새벽 2시에 들어왔든 나는 기도 시간에 기도한다’ 이게 수행자의 자세예요. 그러나 모든 사람이 그렇게 할 수는 없잖아요. 때로는 몸이 아플 수도 있고 늦게 들어와서 잠을 못 잘 수도 있기 때문에 ‘새벽 1시 이후에 들어오는 사람은 아침 예불에 빠져도 좋다’ 이렇게 허용해준 겁니다. 허용한 범위 안이라면 참여는 안 해도 돼요. 그러나 그 허용하고 말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자기가 어떤 자세로 사는지는 개인 수행의 문제입니다.”nbsp스님의 따끔한 일침에 모두들 정신이 번쩍 차려졌습니다. 일만 열심히 하고 있지 수행은 놓치고 있지 않았는지 다시 한 번 되돌아 볼 수 있었습니다. 몇몇 대중들은 비단 발닦이 걸레 뿐만 아니라 화장실에서 사용하는 신발이며 다각실에 놓여있는 공용컵이며 곳곳에 우리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흔적들이 많다며 스님의 말씀에 공감했습니다.nbspnbsp그리고 스님은 대중들이 참회하는 내용을 들으며 한 분이 평화통일 발원 천일 릴레이 기도를 하면서 졸았다고 이야기한 부분을 언급하면서 천일 통일 기도와 천일 개인 기도는 전혀 차원이 다른 문제임을 거듭 강조했습니다.nbspnbsp“아침 기도 시간에 조는 것은 개인의 문제입니다. 과보가 자기에게 돌아와요. 그런데 천일 통일 기도를 하면서 졸았다면 천일 통일 기도 전체의 문제가 됩니다. 천일 통일 기도를 시작할 때는 ‘천일 동안 1초도 쉬지 않고 깨어있어서 통일을 염원하자’ 이렇게 원을 세웠잖아요. 한 명이 잠깐 졸아버리면 예불 시간에 존 것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그러면 천일 통일 기도의 첫날부터 새로 해야 해요. 오늘까지 한 것을 다 포기하고 새로 입재를 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렇게 차원이 전혀 다른 문제예요. 한 사람의 잘못을 모든 사람이 연대책임을 져야 해요. 이렇게 성격이 다른 것을 똑같이 보면 안 돼요.nbspnbspnbsp나무라는 게 아닙니다. 혼자서 졸았든지 안 졸았든지 참회를 안했다면 아무도 몰랐을 텐데 고백한 것은 참 잘하신 겁니다. 그러나 이것은 이 천일 정진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주의해야 할 점입니다. 천일 통일 기도에 들어갔을 때는 그 기도를 잘못하면 전체의 기도를 망칩니다. 내가 개인기도 하는 것은 잘못하면 나만 그 기도에 흠이 생기는 것이지만, 천일 통일 기도는 달라요. 그걸 모르는 사람은 천일 통일 기도에 들어가면 안 돼요. 그러니 몸이 안 좋거나 졸 소지가 있는 사람은 신청을 하지 마세요. 우리 전체의 염원을 망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사실을 잘 알고 참여해야 해요. 개인 기도와 차원이 다른 문제를 똑같이 여긴다면 문제의식이 없거나 경솔한 자세입니다.nbspnbsp연대해서 릴레이로 천일 기도를 하는 것은 모든 사람이 곧 한 사람이 되는 입장입니다. 그것은 마치 400미터 경주를 혼자 하는 것과 4명이 릴레이로 하는 것과의 차이와 같습니다. 혼자 하는 경주는 자기가 잘못하면 자기만 늦으면 되는데 릴레이 경주는 한 사람이 잘못하면 전체가 다 늦어 버립니다. 그러니 자기가 힘들면 연락을 해서 교체를 요청하세요. 꼭 명심하세요.nbspnbspnbsp지난번에도 이야기했지만, 천일 통일 정진은 원래 처음 시작할 때 세운 원이 ‘천일 동안 통일의 염원을 1초도 쉬지 않고 이어가고, 그 힘으로 우리가 함께가자’는 것입니다. 다른 건 몰라도 통일 정진하는 그 기간은 꼭 깨어서 정진하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nbsp평화통일을 발원하는 천일 기도에 동참하는 대중들 중에는 스님이 강조하는 이런 취지를 잘 모르고 참여하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정말 유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 기도와 공동체를 위한 기도는 그 성격이 많이 다르고, 참여하는 자세도 남달라야 한다는 사실을 깊이 자각할 수 있었습니다.nbspnbsp이렇게 발우공양을 마친 후 스님은 하루 종일 집무실에 머물며 새책 원고 집필 작업과 각종 보고서를 검토하며 업무를 보았습니다. 점심 식사 후에는 며칠 전에 이가 하나 썩어 떨어져서 잠시 치과에 들러 부서진 부분을 때웠습니다.nbspnbsp원고 교정을 모두 마친 후 오후 4시 30분에는 서울을 출발해 통일 강연이 열리는 원주로 향했습니다. 차 안에서는 늘 그렇듯 밤새 일하느라 못다한 잠을 보충하며 휴식을 취했습니다.nbspnbsp원주에서는 저녁 7시부터 치악예술관 공연장에서 ‘즉문즉설과 통일이야기’를 주제로 원주 시민들을 위해 강연이 열렸습니다. 다음 이야기에 계속됩니다...nbsp※nbsp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52개 도시를 순회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 강연 일정을 확인한 후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강연장으로 오세요.nbspnbspnbsp강연은 선착순 무료 입장이며, 질문을 하고 싶은 분들은 강연장에 직접 오셔서 사전 신청을 하셔야 합니다.nbsp

2015.11.25. 42,145 읽음 댓글 26개

2015.11.23 (저녁) 강서구 즉문즉설 강연

nbsp오전에 인천시 평생학습관에서 열린 즉문즉설 강연에 이어서 저녁 7시부터는 강서구민회관에서 서울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nbspnbsp오후 5시 30분에 평화재단을 출발한 스님은 6시 30분에 강서구민회관이 위치한 우장산 기슭에 도착했습니다. 출발 전 병원에 들러 치료를 받았지만 건강이 계속 좋지 않으신지 차 안에서는 내내 쓰러져 주무셨습니다.nbspnbsp▲ 강서구민회관nbsp이번 강연은 양천정토회 산하 강서, 양천, 구로, 영등포 4개의 정토법당에서 110여 명의 봉사자가 함께 모여 준비를 하였습니다. 강연장 앞에서 봉사자들은 안내, 접수, 책 판매, JTS 모금 활동 등 각자의 역할을 분주히 하는 가운데 환한 미소로 강연장을 찾는 시민들을 반겼습니다.nbspnbsp▲ 양천정토회 자원봉사자들nbsp스님은 강연 전 내빈실에서 노현송 강서구청장과 상해 총영사를 지냈던 구상찬 전 국회의원님과 최근 일어나고 있는 정국 현안에 대해 잠시 환담을 나눈 후 새책 ‘야단법석’을 사인해서 선물한 후 강연장으로 들어왔습니다.nbspnbsp▲nbsp노현송 강서구청장과 상해 총영사를 지냈던 구상찬 전 국회의원님nbsp강서구민회관에는 1100여 명 이상의 청중들이 몰리는 바람에 2층까지 좌석을 다 채우고도 사람이 넘쳐나 어쩔 수 없이 일부는 돌아가고 많은 분들이 뒤쪽에 서서 강연을 들었습니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의 인사말씀에 이어 스님 소개 영상이 끝나고 드디어 법륜 스님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등장했습니다.nbspnbsp▲ 객석을 가득 메운 청중들nbsp청중들은 일제히 환호하며 박수를 치며 스님을 맞았습니다. 스님은 “저녁식사는 하셨어요?”라고 인사말을 가볍게 던진 후 “뒤에 서 계시는 분들이 많으시네요. 죄송합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지요. 저도 서 있는데요”라며 청중들을 웃게 한 뒤 서있는 청중을 앞으로 오게 와서 바닥에라도 앉게 하여 편안하고 유쾌한 분위기를 만든 후 강연을 시작했습니다.nbspnbspnbsp“즉문즉설이란 부처님을 이야기한 다음에 그걸 중생에게 적용하는 게 아니라 그와 정반대로 우리 이야기, 즉 중생의 이야기를 먼저 한 다음에 부처의 세계로 올라가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살아가면서 고뇌하는 게 곧 부처의 세계로 통합니다. 이것을 불교에서는 ‘번뇌즉보리’라고 말합니다. ‘번뇌’라는 것은 우리들의 고뇌이고, ‘보리’라는 것은 깨달음을 뜻합니다. ‘번뇌에서부터 깨달음의 길이 열린다’는 이야기입니다. ‘예토즉정토’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러니 본인의 의문이나 괴로움에 대해서 망설이지 말고 편안하게 무엇이든 서슴없이 이야기하시기 바랍니다.”nbsp스님이 시작을 알리자 총 6명의 질문자가 차례로 질문을 하였습니다. nbsp첫 번째 질문자는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마음으로 진짜 이해하는 것의 차이는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물었고, 두 번째 질문자는 직장생활하면서 상사 때문에 욱하고 화날 때가 많은데 참는 것이 능사인지 물었고, 세 번째 질문자는 자신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면 자신감이 부족한 것 같다면서 어려서부터 닥치지도 않는 일에 대한 불안이 많았는데 어떻게 하면 스스로에 대한 불신을 떨치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 물었습니다.nbspnbspnbsp네 번째 질문자는 주부인데 2가지 질문을 하였습니다. 첫째 질문은 최근에 아버지 같은 오빠를 잃었는데 그것이 요즘 제일 괴롭고 둘째 질문은 두 번째 질문자가 상사와의 관계가 괴롭다고 했는데 그것이 부부관계에도 적용될 수 있는지 궁금하다면서 자신과 성격이 맞지 않는 남편 때문에 괴롭다고 질문을 하였고, 다섯 번째 질문자는 미혼 여성인데 처음에는 적극적이었던 8세 연하 남친이 점차 자신을 멀리하는 것 같아서 그 마음을 알 수 없어서 괴롭고 답답하다고 질문을 하였고, 여섯 번째 질문자는 40대 주부인데 예민해서 잠이 잘 안 오고 자다가도 자주 깨니 건강도 상하는 것 같은데 어떻게 하면 잡념과 잡생각을 떨치고 편안하게 살 수 있을지를 질문하였습니다.nbsp오늘은 그 중에서 자기에게 기분을 맞춰줄 것을 강요하는 직장 상사 때문에 화날 때가 많은데 참는 것이 능사인지 질문하였던 남성분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nbspnbspnbsp“저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욱’ 하고 화나는 일이 많습니다. 참을수록 화는 더 쌓이는데, 꼭 참는 것만이 화를 다스리고 직장생활을 잘하는 것인지가 궁금합니다.”nbspnbsp“질문을 들어보니 이미 답을 정해놓고 묻고 있어요. 질문자는 지금 ‘참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라는 결론에 도달했지요?”nbspnbsp“네.”nbsp“그런데 왜 저한테 물어요?”nbsp“직장은 계속 다녀야 되니까요.”nbsp“직장에 안 다니면 되잖아요. 미우면 직장을 그만두면 됩니다. 마음에 안 들면 ‘안녕히 계십시오’하고 나오라고 스님이 늘 이야기하잖아요.nbspnbsp그런데 ‘안녕히 계십시오’라고 할 상황이 안 되면 그 상황을 수용해야 합니다. ‘사람은 좋은데 술을 먹고 가끔 주정을 해서 못 살겠다’ 이렇게 상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주정하는 사람이 정말 싫으면 저한테 묻기 전에 알아서 헤어졌겠지요. 다른 건 다 좋은데 주정하는 것만 싫으니 어떻게 해야 되느냐고 묻는 거예요.nbspnbsp그러니까 질문자가 결정을 해야 해요. 사람들은 대개 ‘고쳐가지고 살겠다’, ‘이것만 고치면 살겠다’고 미련을 갖는데 그건 불가능하거나 아주 어렵습니다. 사람이 자기 천성을 고치면 그걸 ‘기적’이라고 부를 정도예요. 고치는 걸 전제로 하면 죽을 때까지 거기에 매달려서 전전긍긍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그러니까 안 고쳐진다는 걸 미리 알아야 합니다. 고쳐서 살겠다, 혹은 고치면 살겠다는 건 그냥 질문자의 바람이에요. 안 고쳐진다고 딱 전제했을 때 ‘못 살겠다’ 싶으면 빨리 ‘안녕히 계십시오’ 하고, ‘안 고쳐진다’고 전제해도 아직 다른 게 좋은 게 많아서 ‘이건 손실이지만 좋은 게 많다’ 싶으면 수용해야지요. 이것도 저것도 다 내 뜻대로 되면 얼마나 좋겠어요? 그러나 세상살이가 안 그래요. 이것이 좋으면 저것은 문제가 있는 법입니다. 내 마음에 드는 이것을 받아들이면 마음에 안 드는 저것까지도 수용을 해야 됩니다.nbspnbspnbsp‘주정은 마음에 안 들지만 그래도 같이 살겠다’고 결론을 냈다면 이왕 사는 거 괴롭게 사는 게 좋아요? 행복하게 사는 게 좋아요?”nbspnbsp“행복하게 사는 게 좋겠지요.”nbsp“행복하게 살려면 술 마시는 걸 그냥 수용해야 합니다. 수용해 버리면 오히려 상대가 술을 마셔도 안 괴롭거든요. 술을 마시는 게 좋다는 게 아니라, 어차피 같이 살기로 결정을 했으면 술 마시는 걸 수용하라는 겁니다. 이걸 잘못 듣고 ‘스님은 자꾸 술 마시는 걸 놔두라고 하냐’ 이렇게 이해하시면 안 됩니다. 그걸 안 놔두겠다면 매일 싸워야 해요. 어차피 같이 살 거면 싸우면서 사는 것보다 안 싸우고 사는 게 낫잖아요. 질문자는 회사에서 누구 때문에 화가 나요? 회사 때문에 화가 나요? 동료나 상사 때문에 화가 나요?”nbsp“상사 때문입니다.”nbsp“상사를 쫓아낼 방법이 있어요?” nbspnbspnbsp“아니요. 없습니다.”nbsp“그러면 질문자가 회사를 나오면 되겠네요. 나오는 건 질문자가 결정할 수 있잖아요. 그게 ‘안녕히 계십시오’라는 겁니다. 그건 언제든지 쓸 수 있는 전략이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전략이자 최후의 전략입니다. 36가지 전략 중에 온갖 것을 다 해봐도 안 될 때 마지막으로 쓸 수 있는 전략이기 때문에 그 카드를 미리 꺼낼 필요가 없어요. 그러니 질문자는 가장 먼저 ‘수용하는 전략’을 써봐야 해요. 그 상사가 밉다고 회사를 그만 둘래요? 아니면 그래도 다닐래요?”nbsp“다니겠습니다.” nbspnbspnbsp“회사를 다니는 데는 세 가지 길이 있습니다. 그 상사를 쫓아내는 방법이 있고, 그 상사를 바꾸는 방법이 있고, 그 상사를 수용하는 방법이 있어요. 첫째, 질문자가 그 상사를 쫓아낼 수 있어요? 없어요?”nbsp“없습니다.”nbsp“둘째, 질문자가 그 상사를 바꿀 능력이 돼요? 안돼요?”nbsp“안 됩니다.”nbspnbsp“그러면 수용하는 방법밖에 없어요. ‘스님은 뭐든지 다 수용하라고 가르친다’ 이렇게 생각하면 안 돼요. 제가 현실을 모르고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닙니다. 회사를 그만두는 길도 있고 상사를 내보내거나 바꾸거나 수용하는 길도 있어요. 지금 질문자가 회사를 그만두는 길은 선택하지 않겠다고 했으니까 그 다음으로 상사를 내보내거나 바꿔보라고 했는데 그것도 안 되겠다고 했잖아요. 그러니 남은 길이 수용하는 길뿐이에요.nbspnbspnbsp질문자도 생각해보세요. 본인이 상사를 내보내거나 바꾸지 못 한다는 걸 알면서도 상사를 내보내거나 바꾸려는 생각을 계속 하고 있어요. 회사를 그만두지도 못 하면서 계속 그만두려는 생각을 하잖아요. 그러니 본인만 피곤한 겁니다. 그 상사가 뭐가 문제예요?”nbsp“말씀드리기 곤란합니다.”nbsp“말해도 관계없어요. 질문자가 그 상사에 대해서 뭐라고 말해도 그건 ‘그 상사가 나쁘다’는 뜻이 아니라 ‘질문자하고 어떤 점이 안 맞는다’는 뜻이니까요.”nbsp“모든 게 다 안 맞습니다.” nbspnbsp“그 사람과 모든 게 다 안 맞다는 건 질문자 본인이 문제라는 이야기입니다. 특별히 안 맞는 건 뭐예요?”nbsp“기분을 못 맞추겠습니다. 저에게 자기 기분을 맞춰줬으면 하고 바랍니다.”nbsp“상사가 바라든지 말든지 내가 안 맞추면 되잖아요. 지금 질문자는 기 싸움에서 지고 있네요. 상사의 기분을 질문자가 맞춰줘야 할 이유가 없어요. 상대가 화를 내고, 짜증을 낼 때 질문자는 오히려 빙긋이 웃어야 해요. 그러면 그 사람이 질문자 때문에 나갈 거예요. nbspnbspnbsp그 사람이 뭐라고 하면 질문자가 죽을만치 괴로워하니까 결국은 질문자가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상사가 화를 내면 질문자는 ‘화를 낼 일이 있나 보다. 오늘 집에서 마누라랑 싸웠나?’ 이렇게 생각하고, 그 사람이 웃으면 ‘뭐 좋은 일이 있나? 어젯밤에 애인 만났나?’ 이렇게 생각하세요. 그냥 ‘그 사람의 성질이 그렇구나’ 이렇게만 받아들이라는 겁니다. 그 사람이 질문자한테 화를 내도 ‘좋다’, ‘나쁘다’를 따지지 말고 ‘오, 화가 나셨네. 오늘은 기분이 안 좋으신가 보다’ 이렇게 받아들이세요. 그 사람이 ‘이리 가져와라’ 그러면 가져오고, ‘가져가라’ 하면 다시 가져가고, 갖고 가는데 ‘다시 가져와라’ 그러면 또 다시 가져오면 됩니다. 그런데 지금 질문자는 ‘왜 가라 그랬다가 오라 그랬다가 변덕을 부리나’라고 생각하니까 피곤한 겁니다. 그냥 ‘가라’고 하면 ‘네’ 하고 가고, ‘오라’고 하면 ‘네’ 하고 오면 됩니다. 이렇게 하면 그 사람이 자기 성질을 못 견디고 그 사람이 오히려 제게 상담을 하러 올 겁니다. nbspnbspnbsp‘밑에 들어온 직원이 마음에 안 들어서 도저히 못 살겠다’ 하고 상담하면 제가 ‘안녕히 계십시오’ 하고 나오라고 조언해줄게요. nbspnbsp질문자는 지금 기에서 밀려서 그러는 거예요. 그건 윗사람이니 아랫사람이니 하는 것과 아무 관계가 없어요. 그러니 거기에 말려들지 말고, 그냥 ‘아, 성격이 저러시구나. 오늘 기분이 좀 저러시구나’ 이렇게 이해하면 됩니다.nbsp오늘 가서 한번 연습해 보세요. 그렇게 이해를 하면 내가 답답하지 않고, 입가에 미소가 빙긋이 번지게 됩니다. ‘오늘은 또 무슨 일로 기분이 나쁘신 걸까?’ 하면서요. ‘이 분은 감정기복이 심한 분이구나’ 하고 알고, 그냥 연구를 한번 해 보세요. 그러면 ‘이 분의 성향은 이렇구나. 이 분이 나빠서가 아니라 기본 까르마가 이렇게 형성되어서 기분파가 되었구나. 그래서 기분이 좋았다가 나빴다가 하면서 널을 뛰는 거구나’ 이렇게 이해를 하게 돼요. 사람이 원래 그렇게 생겨서 그 사람도 자기를 어떻게 못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그냥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됩니다. 그러면 그 사람이 아니라 질문자한테 좋아요. 절에 다녀요? 교회 다녀요?”nbsp“교회 다닙니다.”nbspnbsp“교회에서 가장 중요한 정신이 십자가 정신입니다. 모든 교회에 예수님이 매달린 십자가를 걸어놓는 것은 그걸 보고 크리스천으로서 삶의 기준을 삼으라는 겁니다. 질문자가 크리스천이라면 십자가 정신을 가져야 합니다. 사람들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매달았어요. 재판정에서 ‘혹세무민한다’고 하여 사형판결을 내리자 예수님을 십자가에 매달아 사형을 집행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자신을 비난하고, 자기를 십자가에 매단 사람들을 향해 ‘주여, 저들을 용서하소서’라고 하셨어요. 우리 같으면 그런 마음을 못 내요. 평상시에 용서 잘 하더라도 자기를 죽이려는 사람들에게는 ‘주여, 다른 건 몰라도 저 두 놈은 지옥에 확 처넣어 주십시오’라고 할 거예요. 감정으로 하면 그렇게 할 텐데, 예수님은 그 감정을 뛰어넘으셨던 겁니다. 그러니까 성인이시지요.nbspnbspnbsp그런데 그 두 사람은 그냥 사형집행인이었습니다. 아침 먹고 나와서 하는 일이 판결 받은 사람을 십자가에 매다는 거예요. 자기들이 십자가에 매단 사람이 살았는지 죽었는지 확인하려고 창으로 찔러보기도 하지요. 매단 사람이 죽었으면 십자가에서 내린 뒤 거기에 다른 사람을 또 매달고요. 그 두 사람은 아침마다 출근해서 하는 일이 그런 일이었기 때문에 자기들이 뭘 잘못했는지 모릅니다. 그런 사람들을 두고 감정에 휩싸이면 내가 그 사람들을 미워하게 되는데, 예수님은 감정에 휩싸이지 않았기 때문에 ‘주여, 저들을 용서하소서. 저들은 자기 지은 죄를 모르옵니다’ 이렇게 말씀하신 것입니다. 십자가에 자신을 매단 사람들에 대한 이해가 있었기 때문에 미움이 없었던 겁니다. 그들의 행위가 옳은지 그른지를 떠나서, 그들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해하셨기 때문에 미워하지 않으셨던 거예요. 이것을 사랑이라고 합니다. 우리 같으면 증오할 텐데, 예수님은 증오하거나 미워하지 않았습니다.nbspnbsp예수님 이전의 하나님은 징벌의 하나님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을 안 들었다고 유황불로 지져버리고, 소금 기둥으로 만들어버렸다는 게 소돔과 고모라에 대한 이야기잖습니까. 그런데 예수님 이후의 하나님은 징벌의 하나님이 아니라 용서의 하나님입니다. 우리가 잘못한다고 벌을 주는 하나님이 아니라 다 용서해주는 하나님입니다. 용서를 해 주시니까 우리가 구원을 받을 수 있어요.nbspnbsp그런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들이 크리스천인데, 크리스천들이 저한테 와서 ‘예수 천당, 불신 지옥’ 이러면서 ‘네가 아무리 좋은 일하고 돌아다녀도 하나님 안 믿으면 지옥 간다’라고 합니다. 예수님은 당신을 십자가에 못 박은 사람도 용서해 주시는데, 제가 뭘 잘못했다고 용서를 안 해 주시겠어요? nbspnbspnbsp그 사람이 말하는 하나님은 예수님 이전 유대교의 하나님입니다. 즉 구약의 하나님, 징벌하는 하나님입니다. 그러니까 그 사람은 크리스천이 아니에요. 그 사람이 무슨 말을 해도 제가 끄떡도 안 하는 이유는 저와 종교가 달라서가 아니라, 크리스천이 아닌 사람이 크리스천 흉내를 내는 게 우습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제가 빙긋이 웃을 수밖에요.nbspnbsp질문자가 크리스천이라면 십자가 정신을 살려야 해요. 질문자가 예수님을 털끝만큼이라도 따라가려면 상사가 질문자의 목을 쳐도 ‘주여, 저 사람을 용서하소서’ 이래야 합니다. 상사가 가끔 짜증 좀 냈다고 해서 ‘저 인간 팍 지옥에 처넣어버릴까?’라고 생각한다면 질문자는 교회를 다닐 필요가 없으니 개종을 하세요. nbspnbspnbsp그러니 그 분을 이해해야 합니다. 이해를 안 하면 결국 질문자가 손해예요. 본인이 괴로워지는 거예요. 어차피 회사를 그만두지도 못할 처지이고, 그럴 용기도 없고, 상사를 쫓아내거나 고칠 능력도 없잖아요. 질문자의 처지에서는 용서해 주는 길밖에 없어요. 질문자의 처지가 형편없기 때문이 아니라, 질문자가 크리스천이기 때문이라고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생각하세요. ‘나는 뭐도 못하고 뭐도 못하니까 할 수 없이 용서해 줘야겠다’가 아니라 ‘나는 크리스천이니까 그를 이해하고 용서해야지’ 이렇게 적극적인 태도를 가지세요. 그래서 상사가 화낼 때마다 ‘아이고, 화나셨구나. 저분이 나빠서가 아니라 타고난 성질이, 직위가 저러니까 어떡하겠어?’ 이렇게 생각하고 빙긋이 웃으세요.nbspnbsp그게 잘 안 되면 십자가 붙들고 계속 기도하세요. ‘주여 주님은 당신을 죽이는 사람도 용서하고 사랑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저는 제게 화내는 사람 하나도 용서 못하고, 사랑도 못해서 오늘 또 성질내고 짜증냈습니다. 크리스천으로서 정말 부끄럽습니다. 오늘은 이 수준밖에 안 되지만 내일은 제가 주님의 제자답게 다시 한 번 도전해 보겠습니다.’nbspnbspnbsp이렇게 해 보고, 안 되면 또 하고, 안 되면 또 하면 됩니다. 안 된다고 드러누워서 울면 안 돼요. 그렇게 해 보세요.”nbspnbsp“감사합니다.”nbspnbsp질문자는 환하게 웃으며 스님에게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스님은 자기를 죽인 자조차 용서하는 예수님의 사랑에 대해 설명하면서 그 마음을 화 좀 내는 직장 상사에게 적용하면 아무 문제될 것이 없다고 명쾌하게 답변하였습니다. 종교를 초월하여 타인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강조한 스님의 답변에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였고 질문자의 환해진 얼굴을 보면서 함께 감동받은 청중들도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nbspnbspnbsp마지막으로 강연을 마치면서 스님은 다음과 같이 닫는 말씀을 하였습니다. 우리는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려고 하다보니 그 의미에 갇혀서 괴로움을 자초할 때가 많다고 하면서 살아있는 모든 사람은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nbspnbsp“재미있었어요? 사는 게 별 거 아니에요. 우리는 울고불고 난리지만 그렇게까지 살 만한 가치가 없습니다. 인생에는 특별한 의미가 없습니다. 의미는 내가 만들어서 부여하는 거예요. 기독교인들은 ‘하나님, 예수님, 천당’ 이런 의미를 부여하고 불교신자들은 ‘깨달음, 극락’ 이런 의미를 부여하는 것처럼, 우리가 의미를 부여하고 그 의미에 매달려서 사는 겁니다. 마치 누에고치가 자기 입에서 낸 실로 고치를 만들어놓고 그 속에 갇혀가지고 ‘죽네, 사네’ 하듯이, 우리는 자기 생각으로 일으켜서 만든 상에 갇혀서 스스로 속박 받고 살아요. 그러나 고치를 뚫고 나오면 나비가 되어 날아가는 것처럼, 이 상을 깨고 나가면 이 세상은 자유로운 세상입니다.nbspnbspnbsp토끼도 살고 다람쥐도 사는 세상인데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은 토끼나 다람쥐보다는 더 재미있게, 더 잘 살아야 되지 않겠어요? 그런데 다람쥐보다 재미있게 사는 사람이 드물어요. 얼마나 사는 게 괴로우면 날아가는 새를 보고 ‘아이고, 너는 좋겠다. 훨훨 날아가서’ 이러고, 다람쥐를 보고 ‘아이고, 너는 좋겠다. 근심, 걱정이 없어서’ 이러고 부러워하겠어요? 그렇게 동물을 좋아하면 다음 생에 동물로 태어난다고 합니다. 내가 아무리 못 살아도 새보다는 낫고, 다람쥐보다는 나아야 돼요. 그런데 우리는 스스로 일으킨 한 생각에 사로잡혀서, 그 환상 속에 묶여서 고통 받고 삽니다.nbspnbsp과거는 아무 상관없어요. 그건 다 지나간 일이에요. 제일 중요한 건 지금 살아있다는 점입니다. 아시겠어요? 내가 사생아로 태어났든, 고아로 자랐든, 남편과 사별했든 어쨌든 지금 내가 살아있다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살아있는 인간은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할 수가 있다는 뜻이에요. 그러니까 그 행복을, 내 권리를 찾는 게 중요해요. 자꾸 지난 이야기하면서 ‘내가 태어날 때 어땠고, 아버지가 어땠고, 남편이 어땠고, 부모가 어땠고’ 이러면서 자기 괴로움을 합리화하지 마세요.nbspnbspnbsp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제가 몇 번씩 이야기해줘도 자꾸 괴로워하면 ‘그래, 괴로워해라. 자기가 괴롭고 싶다는 데 뭐 어떡할 거야?’라고 이야기할 때도 있지만, 우리는 누구나 다 긍정적 사고를 가지면 행복할 수가 있습니다. 이 점을 명심해서 모두들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nbsp한마디 한마디 주옥같은 말씀에 감동을 받은 청중들의 뜨거운 박수가 이어졌습니다.nbspnbspnbsp강연을 마치니 어느덧 2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습니다. 스님은 평소보다 30분 일찍 강연을 마쳤음에도 많은 시민들이 스님의 책 사인을 받고자 북새통을 이루는 바람에 사인회는 30분 이상 계속되었습니다.nbspnbsp▲ 책 사인회nbsp조용히 미소 지으며 사인 받는 분이 있는가 하면 어떻게든 스님에게 말 한번 붙여보려고 이런 저런 질문을 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아이들을 함께 데리고 온 가족도 많았습니다. 모두 활짝 웃으며 행복한 모습이었습니다.nbspnbspnbsp생각과 마음의 차이를 질문하였던 첫 번째 질문자에게 스님의 말씀을 듣고 어땠는지 소감을 물어보니 “평소 궁금했던 것이 풀렸고 유튜브로 즉문즉설 영상도 많이 보았지만 직접 질문하니 속이 더 편안하고 후련하고, 직접 온 보람도 느껴진다.”라고 답해주셨습니다. 이 분은 한결 편안해진 표정으로 스님에게 책 사인도 받았습니다.nbspnbsp사인회를 마치고 스님은 양천정토회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환한 미소로 사진 촬영을 하였습니다. 자원봉사자 수가 너무 많아서 사진에서 잘리지 않으려고 봉사자들 모두가 스님을 중심에 두고 가운데로 마구 몰려들었습니다.nbspnbsp▲ 오늘 강연을 준비한 양천정토회 자원봉사자들과 함께nbsp봉사자들은 뭐가 그리 좋은지 연신 웃음꽃을 터뜨리면서 강연장을 나가는 스님에게 마지막까지 악수라도 한번 더 해보려고 안간 힘을 쓰는 모습이었습니다.nbspnbspnbsp스님이 떠난 뒤 봉사자들은 끝까지 남아 뒷마무리를 깔끔하게 하고 행사를 잘 마무리 하였습니다. 오늘은 즉문즉설을 들었던 청중과 자원봉사자들이 스님을 직접 뵌 감동과 함께 행복이라는 선물도 가득 가져갈 수 있었던 날인 것 같습니다.nbspnbsp▲ 강연장 뒷정리를 하는 봉사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는 스님nbsp강서구민회관을 빠져나온 스님은 서울 정토회관에 밤 10시가 다 되어 도착했습니다. 집무실에서 원고 교정 업무와 보고서를 체크하며 늦은 시간까지 업무를 보다가 오늘 일정을 마쳤습니다.nbspnbsp내일은 하루 종일 새책 원고 집필 업무를 보다가 저녁 7시부터는 원주 치악예술관 공연장에서 원주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과 통일이야기’를 주제로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nbspnbsp※nbsp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52개 도시를 순회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 강연 일정을 확인한 후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강연장으로 오세요.nbspnbspnbsp강연은 선착순 무료 입장이며, 질문을 하고 싶은 분들은 강연장에 직접 오셔서 사전 신청을 하셔야 합니다.nbsp

2015.11.25. 52,768 읽음 댓글 56개

2015.11.23 (오전) 인천 즉문즉설 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인천 시민들을 위해 인천 평생학습관 미추홀 공연장에서 즉문즉설 강연을 했습니다.nbspnbsp어제밤 문경 정토수련원에서 하룻밤을 잔 스님은 새벽 예불과 기도를 한 후 5시 30분에 아침 식사를 하고 강연이 열리는 인천으로 향했습니다. 봄 날씨처럼 포근했던 며칠이 지나고 오늘은 아침부터 비와 함께 제법 쌀쌀한 기운이 감돕니다.nbspnbsp10시 무렵 강연이 열리는 인천시 평생학습관에 도착하니 두꺼운 겨울 잠바를 입은 시민들이 삼삼오오 입장하고 있었습니다. 한 봉사자는 찬 바람을 맞으며 1시간 째 안내 푯말을 들고 서 있었습니다.nbspnbsp▲ 인천시 평생학습관 미추홀nbsp이번 강연은 인천 정토법당, 송도 정토법당, 부평 정토법당, 강화 정토법당 등 인천정토회 봉사자들 총 70여 명이 합심하여 준비했다고 합니다. 오전 7시 30분부터 강연장에 모여 마음나누기를 하고 각자 위치에서 환한 미소로 시민들을 맞이했습니다. 입구에서 어서오세요 하고 반기는 봉사자들의 목소리가 유난히 밝고 경쾌했습니다. 그 기운에 더불어 들어오는 사람들의 기분까지 밝아집니다.nbspnbsp강연시작 1시간 전부터 길게 줄이 이어졌습니다. 힐링캠프, 유튜브, 스님의 하루, SBS스페셜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 법륜 스님을 알게 되었고, 법문을 통해 삶의 문제를 해결하게 되었다는 분들이 많았습니다.nbspnbsp일찍부터 제일 앞자리에 앉은 30대 중반의 남자분은 서울경기 지역에서 열리는 스님의 강연은 모두 찾아다닌다며, 세어보니 이번 강연이 10번째라면서 스님 강연에 큰 관심과 열정을 보여주었습니다.nbsp강연 시작 전에는 무대에서 한 봉사자가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거위의 꿈”을 불러 쌀쌀한 날씨에 차가워진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풀어주었습니다.nbspnbsp스님은 강연 전 오늘 강연장을 대여해 주신 인경식 관장님과 가벼운 담화를 나누었습니다. 관장님은 매일 전국을 돌아다니며 대중들의 고뇌를 해결해주는 스님의 노고에 깊은 존경의 마음을 표했고, 스님은 강연을 열릴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해 준 것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담아 새책 ‘야단법석’을 사인해서 선물했습니다.nbspnbsp▲ 평생학습관 인경식 관장님nbspnbsp스님의 소개 영상이 끝나고 500석을 가득 채운 객석을 가로질러 스님이 무대 위로 올라오자 인천 시민들은 우레와 같은 환호와 박수로 스님을 반겼습니다.nbsp스님은 “아침에 비가 많이 쏟아졌는데 오는데 불편하진 않으셨나요? 라며 따뜻하게 안부를 물었고 청중들은 네 하고 씩씩하게 답했습니다. 스님은 다행이네요 라며 활짝 웃어보인 후 오늘 즉문즉설 강연의 취지에 대해 일러주었습니다.nbspnbspnbsp“방금 평생학습원 원장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왔는데, 평생학습원에서 공부하는 내용과 즉문즉설 강연 내용이 일치해요. 둘다 성인 교육이잖아요. 인생공부라는 것은 학교 다닐 때만 하는 게 아니라 죽을 때까지 한 평생 해야 합니다. 늘 연구하는 자세로 삶을 산다면 삶이 그렇게 힘들지 않아요.nbspnbsp보통 자기 뜻대로 안 된다고 짜증내고 성내고 좌절하고 절망할 줄만 알지 ‘왜 이런 문제가 생겼을까?’,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까?’ 하고 연구하는 자세가 부족한 것 같아요. 어제도 정토불교대학 특강수련에서 학생들이 스님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다가 “어떻게 그걸 다 아시나요?” 하고 물었어요. 그래서 ‘저는 평생을 연구하면서 살기 때문이에요. 여러분이 모르는 건 맹하게 살기 때문이에요’ 라고 했습니다. nbspnbsp자기가 결혼해서 살면서 겪는 결혼의 문제점은 본인들이 더 잘 알아야 하는데 연구를 안 하니 몰라요. 아이를 키우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아이를 키우면서 연구를 하면 나보다 더 잘 알아야 하는데, 연구를 안 하니 스님인 저에게 그런 것까지 물어요. 수학선생이 수학을 다른 수학선생에게 묻는 건 흉이 아닌데, 수학선생이 수학을 영어선생한테 물으면 흉이지 않을까요? 안 그래요? 그러니까 여러분이 저한테 부부관계, 자녀문제 묻는 건 사실 흉이에요. 물으니 대답은 해주지만요. nbsp원인이 뭘까 찾아보면서 연구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어떤 문제가 생기면 ‘왜 이런 문제가 생겼을까’ 연구를 해야 해요. 그래서 평생교육의 핵심은 연구하는 자세, 탐구하는 자세예요. 이것은 수행자의 자세와 똑같습니다. 수행자의 자세라는 것은 어떤 어려움이 부딪혔을 때, 힘들어 하지 않고 그것을 연구해서 해결책을 찾아가는 것이에요.nbspnbsp오늘도 살아가면서 겪는 이런저런 문제를 내어놓고, 그걸 저하고 대화를 해보면서 연구를 해나가 봅시다. ‘왜 이런 문제가 생겼을까?’, ‘이건 어떻게 봐야할까?’ 하고 연구를 해보는 거예요. 연구를 해보면 문제로 삼았는데 별 문제가 아닐 수도 있고, 이런 문제는 이렇게 보면 되지 않을까 하고 방향을 찾을 수도 있을 거예요.”nbsp평생 교육이란 별다른 게 아니라 늘 연구하는 자세로 삶을 살아나가는 것을 의미하고, 그것이 곧 수행자의 자세라는 이야기로 강연의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곧이어 여기저기서 손을 들고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nbspnbsp오늘은 총 6명이 질문을 했습니다. 직장에서 부하 직원에게 자꾸 화를 내는 성격을 고치고 싶은 40대 직장인, 직장 때문에 18개월 된 아이를 부모님께 맡겼는데 지금 6살이 된 아이가 정서적으로 안정이 되지 않아 걱정인 30대 여성 분, 전역을 앞둔 직업군인으로 진로 선택의 갈등을 겪고 있는 25살 남성 분, 새로운 직장에서 업무능력이 부족한 것 같아 우울하고 자존감이 떨어진다는 40대 직장인 여성 분, 올 2월에 돌아가신 아내의 묘 자리를 이장한 후 마음이 불편하신 70대 남성 분, 올케가 너무 일방적으로 동생을 고생시키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픈데 어떻게 해야 할지 묻는 40대 여성분 등 다양한 연령대의 가지각색의 사연이 담긴 질문이 있었습니다.nbspnbsp그 중 최근 새 직장에서 잘 적응하지 못하고 자꾸 자존감이 낮아지고 우울해진다며 이를 어떻게 하면 극복할 수 있는 지 물었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세상사람 누구나 가지고 있는 이상 속 나와 현실 속 나 사이의 괴리 속에서 이를 어떻게 조절해야할지 배울 수 있는 유익하고도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nbspnbspnbsp“저는 최근에 새 직장, 새 업무를 시작했는데요. 업무성과도 안 나고, 내가 일을 제일 못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너무 자존감이 떨어져요. 그 생각에 생활 전반이 우울해졌어요. ‘내가 이 정도 사람이었나?’ 라는 생각에 많이 힘듭니다. 그렇다고 직장을 그만둘 수도 없고... ”nbsp“직장에서 나가라고 그래요?”nbsp“그런 건 아니에요. 그런데 ‘내가 이렇게 무능한 사람이었나’ 라는 생각이 자꾸 들어서... 이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습니다.”nbsp“제가 보기에 질문자가 조금 시건방진 것 같아요. 조금 과대망상증이 있는 것 같아요. 본인이 굉장히 능력 있는 사람이라는 환영을 갖고 있어요. 뭐 그렇게 잘났어요? nbspnbspnbsp질문자는 ‘나는 굉장히 능력 있는 사람이다’ 라는 착각 속에 살고 있거나, ‘능력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착각을 하거나 둘 중에 하나예요.nbspnbsp예를 들어, ‘나는 키가 180은 되어야 해’ 이렇게 생각해서 그게 나인 줄 착각하면 현실의 나를 보면 키가 170밖에 안돼요. 그럼 자기를 보고 ‘키가 너무 작다. 난 왜 이렇게 키가 안 크지?’ 이렇게 되는 거예요. 내가 나라고 생각하는 것을 아상이라고 해요. 그 아상을 현실보다 높게 잡아놓은 상태에서 현실의 자기를 보니까 너무 못마땅한 거예요. 마음에 안 드는 것이지요. 그래서 문제가 생기는 거예요.nbspnbspnbsp그래서 노력을 해서 현실의 나를 끌어올려서 내가 만들어놓은 아상과 일치시키려고 하는데, 이게 그렇게 쉽게 안 끌어 올라가져요. 그럼 끌어올려서 맞추는 게 해결책이냐. 아니에요. 그렇게 되면 늘 자기 학대를 하게 되요. 그러니까 이 아상을 버려야 돼요. 환상을 버려야 해요. 꿈에서 깨라는 거예요. ‘지금 있는 그대로의 이게 나다’ 하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여야 해요.nbspnbsp키가 170이면 170이다, 이렇게 받아들여야 해요. 즉, 내 능력은 100인데 ‘150의 능력을 갖고 있는 나’를 나라고 생각하니까 늘 내가 못마땅한 거예요. 내 능력이 100인 걸 인정해버리면 아무 문제가 없어져요. 그래서 제가 늘 얘기하는 거예요. ‘꿈 깨라’, ‘네가 뭐 잘났니?’.nbsp두 번째로는, 이렇게 그 꿈에서 깨면 질문자가 못난이가 아니란 걸 알게 되요. 지금 이대로도 괜찮은 사람이에요. 요새 취직난인데, 취직 했어요? 못했어요?”nbsp“했어요”nbspnbsp“그러니까 자기 혼자서만 이렇게 속을 끓이지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질문자의 실력이 그 정도 되는걸 다 알아요. 상사도 알고, 동료도 알고, 다 알고 있어요. 자기 혼자만 그러는 거예요. 다른 사람들이 질문자 보고 나가라 소리 안하는 건 그렇게까지 만족은 안한다 하더라도 ‘너 그 정도 되는 줄은 알았다’ 이런 거예요. 그래서 쫓겨날 가능성은 별로 없어요. 그러니까 그냥 편안하게 다니세요. 쫓겨나면 ‘감사합니다. 그동안 부족한 저를 봐줘서 감사합니다’ 하고 나오면 되지 미리 발버둥 칠 필요가 없어요.nbspnbsp아무 문제가 없어요. 문제는 환상을 가지고 있는 게 문제예요. 이 격차가 너무 많이 벌어진 사람들이 있어요. 너무 많이 벌어지면 한편으로는 잘난 맛에 우쭐대고, 다른 한편으로는 못났다고 자기 학대를 해요. 현실에 있는 자기가 너무 못마땅한 거예요. 자기가 봐도 자기가 부끄러워요. 그래서 방안에서 안 나오게 됩니다. 이게 심해지면 자기가 너무 부끄러워서 남한테 보여주기가 싫어요. 나는 아무 쓸모가 없다고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간격이 너무 벌어지면 결국에는 자살로 이어지기도 하지요. 지금 질문자는 그 정도는 아니에요.nbspnbsp우린 누구나 다 그런 분열이 있습니다. 나를 현실보다 조금 더 높게 생각하고 그게 나인 줄 착각하고 있어요. 나를 높게 생각하는 상태에서 현실의 나를 보니까 자꾸 못마땅한 거예요. 남한테 ‘제가 부족합니다.’ 말해도 그건 다 거짓말이에요. 속으로는 다 잘났어요. 그래서 잘난 척하면 남이 보기에 약간 눈꼴시럽고, 또 한편으로 자기가 못났다고 자신을 미워해요.nbspnbspnbsp이 둘을 다 버려야 해요. 있는 그대로, 실수하면 실수한 대로, 모르면 모르는 대로 받아들이면 됩니다. 모른다고 ‘이것도 모르다니 부끄럽다’ 이렇게 생각할 게 아니라 모를 수도 있는 거예요. 모르면 ‘아이구, 제가 몰랐습니다. 어떻게 해야 되나요?’ 하고 물어서 알면 되고, 틀리면 ‘아이구, 제가 틀렸네요.’ 하고 고치면 되고, 잘못했으면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 했습니다.’ 하고 뉘우치면 돼요. 따라해 보세요. 모르면 물어서 알면 되고, 틀리면 고치면 되고, 잘못했으면 뉘우치면 된다.”nbsp모르면 물어서 알면 되고, 틀리면 고치면 되고, 잘못했으면 뉘우치면 된다.”nbsp질문자는 큰 목소리로 스님이 준 명심문을 따라했습니다. 그러자 청중들도 큰 목소리로 다 같이 명심문을 따라해 주며 격려의 마음을 모아주었습니다. 답변을 잘 이해한 질문자를 보며 스님도 빙긋이 웃음을 보였습니다. 그러면서 질문자가 이해하기 쉽게 조금 더 부연 설명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조마조마하게 인생을 살 필요 없어요. 그냥 되는대로 사세요. ‘그것도 모르나?’ 하면 ‘죄송합니다. 어떻게 하면 되는데요?’ 하고, ‘야, 또 틀렸잖아’ 하면 ‘죄송합니다. 고치겠습니다.’ 하면 되고, ‘너 잘못했잖아’ 하면 ‘죄송합니다’ 하고 뉘우치면 돼요.nbspnbsp그런데 내가 100가지 다 틀릴 수도 없고, 100가지 다 모를 수도 없어요. 그래도 평균적인 수준의 사람이라면 10개 중에 67개는 알 수 있어요. 그리고 10개 중에 다 틀리지는 않을 수 있어요. 그런데 내가 완벽한 존재라고 여기면 10개 중에 1개만 틀려도 자기를 막 학대해요. 10개 중 1개 정도는 틀릴 수 있는 거예요.nbspnbsp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의 차이가 어떤 사람은 10개를 다 맞추고, 어떤 사람은 1개도 못 맞추고 그런 게 아닙니다. 못한다고 해도 10개 중에 67개는 맞추고, 잘한다고 하더라도 9개를 맞추는 이 정도의 차이밖에 없어요. 사실은 별 차이가 없어요. 그걸 갖고 비교하니까 자꾸 힘든 거예요. 괜찮아요. 어때요? 질문자는 괜찮은 사람이죠?nbsp“예”nbspnbsp스님이 묻자 질문자도 활짝 웃으며 큰소리로 답했습니다.nbsp요즘 같은 세상에 취직이라도 했다는 것은 괜찮은 사람인 거예요. 그러니까 편안하게 다니세요. 질문자는 교회 다녀요? 절에 다녀요? 아니면 종교가 없어요?”nbsp종교는 따로 없어요.nbspnbsp그럼 하느님, 부처님 빼고, ‘저는 이대로 괜찮습니다.’ 하고 절을 해보세요. 한번 따라해 보세요. 저는 이대로 괜찮습니다.”nbsp저는 이대로 괜찮습니다.nbsp질문자는 괜찮은 사람이에요. 그러니까 자긍심을 가지고 사세요. 환상에 사로잡히니까 자기를 자꾸 못난이로 보는 거에요. 나를 내가 못난이로 보는데 누가 나를 잘 봐주겠어요. 남이 나를 못난이로 봐도, 니가 몰라서 그래, 나는 괜찮아 이렇게 자신감을 가지고 살아야 돼요. 그래도 무의식 중에서는 자꾸 그런 생각이 드니까 저는 이대로 괜찮습니다. 라고 기도를 하면서 자꾸 자기 암시를 줘야 해요.nbsp네, 스님 감사합니다.“ nbspnbsp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모자란 나를 인정하는 것부터가 괴로움을 해결하는 첫걸음임을 알려준 스님에게 모두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누구나가 가지고 있는 문제라 공감이 많이 되었나 봅니다.nbsp질문자 역시 말을 꺼낼 때만 해도 어둡게 드리웠던 표정이 스님과 오고가는 대화 속에서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얼굴이 밝아졌습니다.nbspnbsp이렇게 연령대도, 입장도, 처한 처지도 각양각색이었던 여러 질문에 스님의 지혜로운 답변을 듣다보니 어느새 마칠 시간이 되었습니다. 스님은 오늘 강연을 마무리하면서 “자기 인생을 행복하고 자유롭게 이끌어가길 바란다”는 희망 메시지를 마지막으로 전했습니다.nbspnbspnbsp강연장을 나서는 20대 여성분은 “마치 내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다”며 질문에 크게 공감을 했고,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많은 도움을 얻었다”며 벅찬 표정으로 감사함을 전했습니다. 또 진로 고민을 물었던 25살 직업군인 남자 분은 복잡했던 머리가 덜 아프다. 스님이 명쾌하게 방향을 제시해줘 한결 가볍다. 며 기쁜 마음을 전했습니다.nbsp▲ 책 사인회nbspnbsp강연이 끝나고 곧장 로비에서 사인회가 이어졌습니다. 신간 ‘야단법석’을 비롯해 부스에서 구매한 책에 스님의 사인을 받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줄을 선 사람들 중 책을 4권이나 가슴에 안고 있는 아주머니가 눈에 띄었습니다. “오늘 강연을 들으며 너무 행복했어요. 스님의 말씀을 오래 간직하고 싶어 책을 4권이나 샀어요.”라며 기쁨이 가득 담긴 표정을 내비쳤습니다.nbspnbspnbsp책 사인회가 끝나고 강연을 준비했던 봉사자들과의 단체 사진촬영이 있었습니다. 모두들 만족감과 뿌듯함이 흘러넘치는 얼굴로 인천 강연 파이팅하고 우렁차게 외쳤습니다. 유달리 씩씩하고 밝은 모습이었습니다.nbspnbsp▲ 오늘 강연을 준비한 인천정토회 자원봉사자들nbspnbsp스님은 수고했다며 봉사자들에게 악수를 건네고는 또 다음 일정을 위해 바삐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nbspnbspnbsp인천을 출발한 스님은 곧바로 평화재단으로 향했습니다. 차 안에서는 원고 교정을 보거나 전화 연락을 하며 바쁘게 업무를 보았습니다.nbspnbsp평화재단에 도착한 후 오후 2시부터는 김제동씨와 주진우 기자와 함께 늦은 점심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비롯해 최근의 많은 사회 문제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고, 내년에는 청년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청춘콘서트를 어떻게 할지 함께 계획을 세우기도 했습니다.nbspnbsp▲ 김제동, 주진우 기자와 점심식사nbsp그리고 연일 계속된 강연 일정으로 목소리가 갈라지고 목이 붓는 등 건강이 좋지 않아 병원에 들러 진료를 받았습니다. 스님은 왠만해선 병원에 잘 가지 않으시는 편인데 “이러다가 악화되면 나중에 강연도 못하게 되고 큰일난다”고 하면서 조기에 처방을 받아서 안정을 시키려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nbspnbsp이어서 저녁 7시부터는 강서 구민회관에서 강서구민을 비롯해 서울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 다음 이야기에 계속 됩니다... nbsp※nbsp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52개 도시를 순회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 강연 일정을 확인한 후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강연장으로 오세요.nbspnbspnbsp강연은 선착순 무료 입장이며, 질문을 하고 싶은 분들은 강연장에 직접 오셔서 사전 신청을 하셔야 합니다.nbsp

2015.11.24. 51,800 읽음 댓글 47개

2015.11.22 (오후) 전국 대의원 회의 (회향식)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오전에 정토불교대학 가을학기 특강수련을 마친 후 오후에는 전국 대의원 회의 회향식에 참석해 회향 법문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오전에 3시간 동안 정토불교대학 가을학기 수강생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해 준 스님은 오후 내내 집무실에서 새책 원고 집필 작업을 했습니다. 늘 바빠서 무거운 원고 뭉치를 바랑에 넣고만 다니다가 봉투가 찢어질 정도가 되었는데, 오늘은 집중해서 원고를 볼 수 있었습니다.nbspnbsp오후 4시 30분부터 전국 대의원 회의를 마치는 대의원들을 위해 회향 법문을 해주었습니다. 스님은 어제 입재 법문에서 다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회향 법문에서 특별히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없다고 하면서 “1박 2일 동안의 전국 대의원 회의 내용에 대해서나 정토회 운영 전반에 대해서 의문이 있으면 말씀해보세요.” 라며 대의원들이 궁금해 하는 점에 대해 답변을 해주는 방식으로 회향 법문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 전국 대의원 회의 회향식nbsp먼저 매년 11월에 열리는 전국 대의원 회의에서는 예산 심의와 더불어 사업 계획도 함께 심의하게 되는데, 내년도 사업 계획을 11월 회의에서 최종 통과를 시킬지 2월 회의에서 최종 통과를 시킬지에 대한 질문이 있었습니다. 스님은 그동안의 관례와 회칙을 두루 고려하며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청취한 후 거수로 전체 의견을 파악하여 최종 결론을 내려주었습니다.nbspnbspnbsp그리고 이어진 질문에서는 백일 실천과제가 정해질 때 그 취지에 대해 사전 설명을 해주면서 자발성을 이끌어내는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에 대해 개선을 요구하는 제안이 있었습니다. 스님은 이 속에서 대의원들의 역할은 어떠해야 하는지 소중한 가르침을 들려주었습니다.nbspnbspnbsp“100일마다 실천과제를 하는 이유가 있잖습니까? 일반 사업체에서도 뭘 해야 한다면 왜 해야 하는지 잘 설명하고 내가 거기에 동의가 되면 열심히 하지만, 동의가 되지 않으면 하기는 해도 계속 ‘왜 하는데?’ 하는 생각 때문에 전심전력으로 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수행공동체이고 각자 선택해서 왔기 때문에 일단 마음의 동의를 얻는 게 가장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nbspnbsp그런데 갑자기 실천과제라고 하면서 알려주니까 대중들이 하긴 하는데 ‘왜 하지?’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은 ‘예, 하고 합니다’ 하는 마음이 기본적으로 있으니까 하라면 무조건 하는 분들이잖아요. 그런데 우리가 어떤 사업을 하려면 ‘왜 하지?’라는 의문을 갖는 사람들로부터도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항상 부족한 것 같습니다. 미리 ‘어떻게 해야 되는가?’를 연구해서 하는 게 아니고, 일단 주어지면 허둥지둥한다는 기분이 들어요. 그래서 실천과제에 대해서 사전 연구를 좀 많이 하면 좋겠습니다.”nbsp“정토회 회원들 중에는 저 같은 사람이 적은가 봐요. 저는 어릴 때부터 ‘부처님이 태어나자마자 섰다’ 그래도 ‘어떻게 설 수 있지?’ 이렇게 따지고, 성경에서 ‘성령으로 처녀가 애를 낳았다’ 해도 ‘어떻게 낳을 수 있지?’ 이렇게 의문을 던졌던 사람이거든요. nbspnbspnbsp실천과제를 선정하는 집행부가 이걸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즉 정토회의 정회원이 해야 할 일, 일반회원이 할 수 있는 일, 천일결사자가 할 수 있는 일을 구분해야 해요. 그런데 사업계획을 세울 때 이것을 별로 구분을 안 하는 것 같아요. 이것은 마치 학교 선생님들이 수업 계획을 세울 때 공부 잘하는 아이를 중심으로 두고, 공부 못하는 아이는 ‘오면 오고, 말면 말고’ 하는 식으로 하는 경우와 비슷합니다.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공부 잘하는 아이는 좋아하고, 공부 못하는 아이는 별로 안 좋아하기 쉬워요. 그래서 선생님이 계획을 세울 때는 공부 잘하는 아이들을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한지는 물론이고 공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한지까지 배려해서 계획을 세워야 해요.nbspnbsp오늘 아침에 불교대학생들을 상대로 질문을 받았는데 이런 질문이 있었어요. ‘경전을 읽어보면 보살 이야기가 참 많이 나오고, 몇 천, 몇 만 명의 보살이 있었다는데, 부처님 당시 제자 중에는 여자가 많았습니까?’ nbspnbspnbsp아주 좋은 질문이었어요. 정토불교대학에 입학하는 사람들은 이 정도의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잖아요. 그런데 여러분들은 이런 사람을 다룰 때 여러분과 수준이 같다고 생각하고 다룬다는 겁니다.nbspnbsp또 질문 중에 ‘불교용어가 많아서 어렵습니다’는 것도 있었어요. 그래서 이렇게 답변해 주었습니다. ‘그건 맞습니다. 그런데 일반 절에서 하고 있는 것은 제가 고칠 능력이 안 돼요. 정토회에서는 90는 쉽게 고쳤지만 아직도 예불, 반야심경, 해탈주를 독송할 때는 어려운 한문 용어를 사용합니다. 만일결사 회향 이후에는 없앨지도 모르겠지만 그 전까지는 유지할 겁니다. 이건 불교의 진리적 측면이 아니고 문화적인 요소라서, 이것마저도 없으면 우리가 다른 불교인들과 공유할게 없어서 유지하고 있는 거예요. 궁금하거나 어려운 점이 또 있습니까?’. 그랬더니 그것 외에는 용어가 어려운 것이 없다고 하더라고요.nbspnbsp그 질문자는 ‘어렵다’는 데 딱 부딪친 것입니다. 그 질문자와 같은 사람들은 일단 따라는 하지만 속으로는 어려워해요. 불교대학생 중에 중도하차하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 중에는 이런 이유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대중을 대하는 생각이 완전히 달라져야 해요. 이제 정토회에 오는 사람들은 전에 오던 사람들과 달라요. SNS나 유튜브에서 즉문즉설 동영상을 보고 알게 되어 찾아오기 때문에 불교문화에 대해서는 완전히 까막눈인 사람들이 오는 셈이에요. 부처님 제자들은 전부 여자였냐는 생각이 얼마나 재밌습니까? nbspnbspnbsp옛날에 어떤 어린이가 지장보살은 왜 머리가 새파랗냐고 물었을 때 제가 대답을 못했어요. 10년간 대답을 못하다가 드디어 답을 찾았는데, 위 질문들에 대해서는 오늘 답은 했지만 그런 질문을 할 거라는 예상까지는 미처 못 했습니다.nbsp지난번에 두북에서 깨달음의 장을 진행할 때 울산의 불교대학생들이 돕는이로 왔는데 자기네끼리 이런 이야기를 했데요. 저는 불교대학 커리큘럼 중에서 ‘부처님의 일생’ 편을 공부할 때 많은 학생들이 굉장히 감동한다는 이야기만 들었는데, 요즘은 그 과정에서 많이 떨어진대요. 부처님의 전생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코끼리로 태어났다거나 원숭이로 태어났다고 하는 게 학생들 입장에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법륜 스님은 지금까지 뭐든지 합리적으로 얘기하다가, 왜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나?’ 이러면서 그 내용이 가장 이해하기 어렵데요.nbspnbsp제가 그 이야기를 듣고 처음으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아, 서양문화에 젖어서 이런 인도의 문화가 생소한 사람들은 처음 들었을 때 좀 황당하겠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부처님이 코끼리로 태어났다가 원숭이로 태어났다가 한다니까 믿기 힘들겠다. 다음에 이 강의를 하게 되면 전생 이야기 부분을 빼든지 이런 인도 전통 설화 문화에 대해 설명을 해야겠다.’nbsp이런 질문을 들으면서 우리가 대중들에 대해 이해를 하게 되는 겁니다. 이렇게 질문을 안 해 주고 그냥 중도하차해 버리면 사람들이 다들 정토회를 좋아하는 줄 우리가 오해하게 돼요. 그래서 오늘도 제가 질문을 들으면서 ‘와, 저런 사람들이 여기까지 와서 1박 2일 동안 절하고, 예불하고, 108배를 하니 정말 대단하다’ 했습니다. 이건 마치 초등학생을 데려다가 무조건 300배를 시키고 예불을 가르치는 것과 비슷해요. 그러니까 우리가 이런 걸 고려해야 됩니다.nbspnbspnbsp이 이야기를 왜 하느냐 하면, 예를 들어 집행부에서 정회원은 이런 활동을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실천과제를 정했는데, 그것을 그냥 전체 대중에게도 똑같이 적용해 버리면 문제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모든 실천과제를 정회원을 중심에 두고 정하니까 나머지가 죽는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물론 그렇게 해서 정회원들의 성과가 더 나는 것은 맞지만, 나머지 토대가 무너진다는 점은 고려를 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즉 불교대학생을 봉사하게 하려고 첫 시간부터 봉사 활동에 배치를 하거나 보시하는 습관이 들게 해야 한다고 강제로라도 보시를 하게 한다거나 하면 점점 공무원 사회의 문화와 비슷해져요. 회의하는 사람들은 자꾸 자기들의 생각만으로 집행을 하려 드는데, 밑의 사람들은 그 생각과는 전혀 다른 상황에 처해 있다는 걸 고려해야 합니다.nbspnbsp대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결정하는 사업이 아니고 집행부가 결정하는 사업이다 보니 이런 결정이 나올 수 있어요. 이럴 때 대의원들이 해야 할 일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결정에 대한 의견을 내줘야 됩니다. 예컨대 ‘이런 결정은 대중의 일반 정서와 수준에 맞지 않다. 정회원에게는 맞는 이야기지만 일반회원들에게는 적용하기 힘들다’라고 해줘야죠. 둘째, 이렇게 결정된 사업에 대해 대중들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면, 대의원들이 나서서 충분히 설명하고 보충해줘야 합니다. 집행부는 행정적으로 처리하는 데서 그치기 쉬우니까 대의원들이 다시 충분히 설명하는 작업을 각 지역 단위로 더 해줄 필요가 있겠습니다.nbspnbsp지금 나온 사례 외에도 여러 가지 계획을 세울 때 공람 같은 게 필요하지 않을까요? 예를 들어 천일결사자들이 해야하는 실천과제라면 집행부에서 결정이 난 내용을 전국 총무단이나 대의원회에 보내서 대중들에게 찬반 의견을 묻고, 절대 다수가 반대한다면 수정을 하고, 조금 이견이 있다면 보완을 하고요. 이렇게 대중이 많이 참여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대중의 의사를 수용하는 게 좋겠습니다.nbspnbsp그런데 계획을 세우는 사람은 주로 우리 필요에 따라 사업계획을 세웁니다. 예컨대 ‘우리 정토회가 이 사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뭐가 필요하니까 이번에는 이 사업을 밀어야 한다’, ‘법당을 개척해야 되니까 어떤 사업을 밀어야 한다’는 식으로 생각하게 돼요. 그러나 이럴 때도 계획만 세우지 말고 대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역할은 물론 결정된 것을 대중들이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설명하는 방법도 함께 제공해야 합니다.nbspnbspnbsp‘왜 집행부가 독선적으로 하느냐?’ 이렇게 문제제기하라는 게 아닙니다. 그래서 집행부의 의견과 대의원의 의견이 좀 다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교과서 문제를 우리 정부가 진행하는 것도 그래요. 대통령이 저런 걸 하려고 하면 행정부가 일반 공무원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정치인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견수렴을 해서 먼저 들어보고 진행해야 하는데 그냥 결정을 해서 밀어붙이니까 문제가 되고 있잖아요. 반대가 많다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그냥 하세요’ 라고 하면 안 되겠지요.”nbspnbsp“정토회도 비슷합니다.”nbspnbspnbsp nbsp nbsp“정토회도 그렇다고요? 이래서 정토회가 어떻게 결과만이 아니라 과정도 모범적인 곳이 되겠어요?” nbspnbspnbsp대중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사업을 진행해 나가면 안 된다는 설명을 열심히 했는데, 마지막에 정토회도 그렇다고 하자 모두들 큰 웃음을 터뜨렸습니다.nbspnbsp정토회는 효율성과 민주성을 모두 갖춘 의사 결정 방식을 지향하고 있지만 아직은 부족한 것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런 부족한 점을 숨기지 않고 서슴없이 공론화 시킬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원래의 지향대로 잘 가고 있다는 반증일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nbspnbsp이 외에도 대의원들은 1박 2일 동안 열띤 토론을 하면서 많은 과제들을 찾아내고 대안을 모색해 볼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오늘 회의를 위해 한달 전부터 밤낮 가리지 않고 수고한 대의원들을 격려해 주면서 중도적 관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후 법문을 마쳤습니다.nbspnbspnbsp“여러분들 모두 회의하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진행과정에서 이런 저런 문제가 생기면 가장 중요한 것은 의견을 듣고 서로 의논해서 조율하는 것입니다. 항상 관점을 중도에 두어야 합니다. 여러 의견을 들어보고 조율을 잘 해나가시기 바랍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nbsp스님의 따뜻한 격려에 그동안의 수고가 모두 녹아내리는지 대의원들은 기쁜 표정으로 환호를 하며 박수를 쳤습니다.nbspnbspnbsp사홍서원을 끝으로 1박 2일 동안의 전국 대의원 회의를 모두 마쳤습니다. 특히 대의원들이 마음껏 회의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식사 준비를 도맡아 준 행자님들과 자원봉사자들에게는 더 큰 환호와 박수갈채가 쏟아졌습니다.nbspnbspnbsp그리고 스님은 수고한 전국 대의원들 모두와 함께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정토회가 잘 운영되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늘 고민하고 뒷받침해 주는 분들이 바로 대의원들이죠. 드러나진 않지만 바로 이 분들이야말로 진정한 정토회의 주인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nbspnbspnbsp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행자님들이 가래떡과 달콤한 배를 하나씩 나눠주었습니다. 대의원들은 가래떡을 입에 물고 함박 웃음을 머금으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문경 정토수련원을 내려갔습니다.nbspnbspnbsp이어서 스님은 밤늦은 시간까지 법사단과 함께 인도성지순례 준비회의를 했습니다. 이번 인도성지순례는 A팀, B팀, C팀 세 팀으로 나눠서 진행되기 때문에 조율할 일이 많아서 늦게까지 회의가 계속 되었습니다.nbspnbspnbsp내일은 오전 10시 30분에 인천 평생학습관에서 인천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하고, 저녁 7시에는 서울 강서구민회관에서 서울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

2015.11.23. 31,254 읽음 댓글 22개

2015.11.22 (오전) 정토불교대학 가을학기 특강수련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새벽 6시부터 가을 경전반 수강생들을 위한 특강수련에 참가해 즉문즉설 시간을 가졌습니다.nbspnbsp오늘도 새벽 예불과 108배 정진으로 하루를 시작한 스님은 5시 30분에 아침 식사를 한 후 6시부터 정토불교대학 특강수련에 참가했습니다.nbspnbsp아직 해가 뜨지 않아서 그런지 특강수련이 열리는 문경 정토수련원의 대수련장은 겨울 추위 마냥 찬기운이 팽팽했고, 호호 불면 입김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불교대학 수강생들은 평소 집에 있었다면 늦잠을 늘어지게 잤을 일요일 아침이지만 오늘은 새벽 4시에 기상해서 108배 기도와 10분 명상, 경전 독송으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nbspnbspnbsp300여 명의 불교대학 학생들이 명상을 하며 즉문즉설 시간을 기다리고 있는 사이, 새벽 6시가 되자 대수련장 법상 위에 스님이 앉았습니다. 일요일 새벽이 아니면 강연 일정을 도저히 잡을 수가 없어 12월 중순까지는 매주 일요일마다 이렇게 새벽에 강연이 잡혀 있습니다.nbspnbspnbsp먼저 스님은 다들 간밤에 잘 주무셨는지 안부를 물으며 말문을 열었습니다. 졸린 눈을 비비며 스님을 바라보는 불교대학생들의 잠을 깨우기 위해 스님은 시작부터 농담을 던져가며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이였습니다.nbspnbsp“다들 잘 주무셨어요? 자기 방에서 혼자 자다가 이렇게 여럿이 자니 좋죠? 코 고는 소리가 여기저기 이어져 자장가처럼 들리잖아요. 날씨가 추울 때 문경 수련원에서 제일 좋은 게 무엇인지 아세요? 화장실이에요. 여러분들은 양변기를 쓰기 때문에 재래식 화장실이 좀 불편할 거에요. 그러나 겨울에 화장실에 가면 엉덩이가 시원해요. 밑에서 에어콘이 막 나오는 것 같아요. nbspnbsp우리가 이렇게 1박2일 수련한 경비를 화폐로 계산하면 얼마 안 나와요. 그런데 만약에 300여명이 호텔에 가서 1박2일 연수한다고 하면 어떨까요? 1인당 숙식비 10만원, 거기다가 식사비 3만원 이렇게 계산하면 굉장하겠죠. 그러니까 GDP 계산할 때 화폐수치로 나타내는 것이 삶의 질과 어쩌면 그렇게 관계가 없어요. 우리 정토회도 그렇게 계산해서 1년 예산이 얼마다 이렇게 하는 것과 달리 지금처럼 이렇게 생활하면 예산이 식재료값과 기름값 밖에 안 들어요. 그러니 여러분들이 약간 불편하겠지만, 불편을 감내하는 것이 수행 아닙니까. 이렇게 수행을 하는 것이 지구를 살리는 길이고 또 인류를 살리는 길이다 이렇게 말할 수 있어요.nbspnbsp살리고 죽이는 것이 무슨 큰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니에요. 싹이 조그맣게 텄을 때 오줌을 주면 말라 죽어버려요. 비료를 줘도 말라 죽어버립니다. 그런데 곡식이 컸을 때 오줌이나 비료를 주면 잘 자라죠. 그러니까 산에 가서 오줌 눌 때 오줌 줄기가 어느 방향이냐에 따라서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해요. 살리는 쪽으로 오줌을 누는 것이 도예요. 죽이는 쪽으로 오줌을 누면 악이 되요. 그래서 우리가 생활하면서 말 한마디, 행동 하나, 이런 작은 것에 도가 있는 것이지 일상생활을 함부로 하고 도를 찾는다는 것은 굉장히 어리석은 짓이에요.nbspnbspnbsp그런데도 진리라는 이름으로, 도라는 이름으로, 종교라는 이름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이고 얼마나 많은 사람을 고통스럽게 만들었습니까? 자기와 믿음이 다르다고 마녀라고 규정짓고 화형 시키고 또 자기들 나름의 윤리나 도덕의 잣대로 상대를 죄악시해서 고통에 빠뜨리는 경우가 얼마나 많았습니까. 그러니 진리라고 주장한다고 진리가 되는 것이 아니에요. 우리에게 가까이 적용하면 불교라고 이름 붙여졌다고 불교가 아니다 이런 얘기에요.nbspnbsp자, 그러면 여러분들이 평소에 불교대학 수업을 들으면서 궁금했던 점들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nbsp불편을 감내하는 작은 행동 하나가 곧 수행이고 지구를 살리는 길도 된다는 말씀에 불교대학생들은 어제의 불편을 가볍게 훌훌 털어버린 것 같았습니다.nbspnbsp이어서 스님은 불교대학생들이 그동안 수업을 들으며 궁금했던 점을 적어서 제출한 것을 하나씩 읽어가며 답변을 들려주었습니다. 새벽이라 조는 사람이 많이 생길 것을 대비해 스님은 평소보다 더 큰 목소리로 더 재미있게 설명을 해주면서 계속해서 수강생들이 웃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일요일 새벽마다 진행되는 특강수련 법문이 늘 가장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nbspnbsp오늘은 총 14명의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해주었습니다. 1번 질문자는 불교 용어가 너무 어렵다고 하면서 쉬운 한글로 바꿔서 배울 수 있게 하면 안 되는지 물었고, 2번 질문자는 불교에서는 욕구를 버리라고 했는데 깨달음을 얻겠다는 욕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고, 3번 질문자는 고요한 선정에 들어야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하는데 현실 생활에서는 상당한 긴장이 필요해서 어떻게 선정에 이를 수 있는지 물었고, 4번 질문자는 한 생각 돌이키면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했는데 생각과 마음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물었고, 5번 질문자는 네팔에 갔더니 부처님오신날이 우리와 달랐는데 왜 그런 것인지 물었고, 6번 질문자는 천일결사 기도를 할 때 광명진언이나 신묘장구대다라니 같은 것을 함께 읽어도 되는지 물었고, 7번 질문자는 보왕삼매론에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하는 구절이 또 다른 책에는 ‘성인께서 말씀하시되’ 라고 되어 있어서 이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 이 글을 쓴 묘협스님은 성인의 반열에 오른 사람인지 물었고, 8번 질문자는 스님의 즉문즉설을 듣다보면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결혼, 육아, 직장생활에 대해 그것도 심지어 목소리까지 흉내내면서 명쾌한 답변을 주시는데 평소에 어떤 훈련을 하는 것인지 물었습니다.nbspnbspnbsp9번 질문자는 산에 자주 다니다 보니 만나는 스님들이 저보고 객사를 한다고 가끔 말하는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물었고, 10번 질문자는 아침 정진을 매일 하기로 시작한지 몇 일 되었는데 벌써부터 하기 싫고 불교대학도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든다며 어떡하면 좋은지 물었고, 11번 질문자는 어제 기도를 마칠 때 평소와 달리 의식이 있으나 몸은 없는 듯한 묘한 느낌이 든 후 밤새 잠을 이룰 수 없었다며 이런 현상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물었고, 12번 질문자는 회사가 합병 되면서 고용이 불안정해졌는데 미래가 계속 걱정되어서 회사를 지금이라도 빨리 나오는 게 맞는지 물었고, 13번 질문자는 자동차 제조업을 하면서 인도네시아 노동자를 고용했는데 청소를 너무 안 해서 답답한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습니다. nbspnbsp이렇게 다양한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한 후 마지막으로 시간 여유가 생겨서 직접 손을 들고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nbspnbsp뒤쪽에서 손을 번쩍 든 한 분은 평소에 정말 궁금했다고 하면서 “불교에는 관세음보살, 보현보살, 지장보살 등 보살이라고 부르는 인물이 많이 등장하는데 부처님의 제자들 중에는 여자가 그렇게 많았던 것인지?” 라고 물었습니다. 스님과 청중들은 뜻 밖의 질문에 웃음이 빵 터졌습니다.nbspnbspnbsp경전에 등장하는 ‘보살’과 절에서 여성 불자들을 지칭하며 부르는 ‘보살’은 같은 의미가 아닌데 질문자는 이 사실을 전혀 몰랐던 겁니다. 불교대학에 다니는 분들 중 상당수가 불교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거의 없는 사람들임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스님은 참 재미있는 질문이라고 하면서 친절하게 그 뜻을 설명해 주었습니다.nbspnbsp오늘은 그 중에서 스님은 직접 경험해보지도 않고선 어떻게 즉문즉설을 그렇게 잘 할 수가 있는지 그 방법을 물었던 내용과 스님의 재치있는 답변을 소개합니다.nbspnbspnbsp“스님의 즉문즉설을 듣다가 보면 늘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답변을 하실 때 본인이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즉 스님이 겪지 않으신 결혼생활, 자녀양육, 직장생활 등에 대해서 심지어 목소리 흉내까지 내면서 어떻게 그렇게 잘 답변할 수 있는지요? 책이나 간접 경험으로는 도저히 그런 답변을 하실 수 없을 것 같은데 평소에 어떤 공부와 수행을 하시길래 그런 혜안과 통찰을 가질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nbsp여러분들이 하는 의심이 두 가지가 있는 걸 저도 알아요. 하나는 ‘스님이 직접 해봤나?’ 이렇게 의심을 하고, 다른 하나는 ‘스님이 책만 보고 저렇게 아는 소리를 겁도 없이 하나’ 이렇게 의심을 합니다. 그런데 중도라는 것은 이 둘을 다 떠나는 겁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둘 중에 하나겠지.’ 이렇게 생각하잖아요. 중도는 뭐라고요? 둘을 다 떠나야 됩니다. 둘에서만 답을 찾으려고 하지마라 이런 얘기에요. 더 설명이 필요하나요? nbspnbsp“네.”nbspnbspnbsp“그런데 제 육신의 나이는 63세이지만 사실은 한 300세 쯤 됩니다. 여러분들은 아침에 일어나서 밥 먹고, 잠자고, 옷 사러 다니는 시간 다 빼면 실제로 무엇인가에 연구하는 시간이 하루에 얼마 안 되잖아요. 옷 입는 것만 해도 옷장 열고 이거 입을까, 저거 입을까 고민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옷이 똑같은 색깔에 한 가지 모양이라 고민 않고 그냥 꺼내 입으면 끝이에요. 잠도 적게 자고, 먹는 것도 뭘 먹을까 고민하지 않고 있는 대로 먹고요. 남들처럼 신경 써서 갈등 일으킬 일도 별로 없어요. 그래서 하루에 어떤 것을 연구하는 시간이 여러분보다 몇 배로 많아요.nbspnbsp여러분들이 똑같은 걸 반복하며 멍하게 보내는 시간에 저는 늘 연구합니다. TV를 봐도, 만화를 봐도, 넘어져도 연구해요. 화를 내도 무엇이 문제가 되어서 짜증이 났는지 연구하고, 단식을 해도 단식을 하면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연구합니다. 이렇게 연구하기 때문에 그냥 밖에서 볼 때 이런 저런 일을 많이 하는 것과는 수준이 달라요. 저는 모든 게 연구대상이에요. 잘하고 못하고는 관계 없습니다.nbspnbsp지난번에 제가 해외 100강을 115일 동안 했습니다. 하루에 여덟 명씩 115일 동안 1,000여 명의 인생 고민을 들었으니 정보와 경험 면에서 여러분과 비교할 수 없습니다. 저는 감옥에도 있어 보았고, 고문도 당해봤고, 어릴 때 시골에서 자란 경험도 있고, 경끼를 일으켜 죽을 뻔도 해봤어요. 전 세계를 돌아다니고, 인도와 아프가니스탄에도 가서 살아봤어요. 전쟁터에도 가보고, 고산지대도 가보고, 열대지방에도 가보고, 민다나오에 가서 원주민들도 만났어요. 그런데 여러분들은 안 그랬잖아요. 그러면서 공짜로 먹으려고 하니 욕심이 많아요. nbspnbsp그러니 고생을 좀 많이 해야 해요. 편안하게 있을 때보다 고생하면 배우는 게 많아요. 호텔에서 잘 때보다 길거리에서 잘 때 배우는 게 훨씬 많아요. 집에서 내내 TV 보고 앉아서 편안하게 보내면 그저 평소와 똑같은 주말 하룻밤이지만, 여기 와서 이렇게 이야기도 듣고 절도 해보고 시원한 화장실에서 엉덩이에 바람도 쐬면 몸이 좀 피곤하더라도 머리에서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요. 똑같은 하루가 아니라는 거예요. 깨달음의 장 5일 동안 자각하는 양이 아마 10년 살면서 겪는 경험보다 많을 거예요. 그러니 깨달음의 장을 꼭 다녀오시고, 불교대학 강의도 잘 들으세요. 원래 불교대학생들은 깨달음의 장 참가가 의무였어요. 지금은 다 갈 수가 없으니까 의무에서 해지해 놓은 것이지, 안 가도 된다고 해지해놓은 게 아니에요. 반드시 신청해서 가고, 직접 한번 해봐야 해요.nbsp그러니 신체 나이를 갖고 자꾸 스님과 비교하려 하면 안 돼요. ‘스님은 1,000살이다. 아무리 못되어도 300살은 된다’ 이렇게 생각하세요. 그리고 저는 시골에서 자랐기에 또 옛날 일에 대한 경험을 많이 했어요. 제가 자란 시골에는 농사도 짓고, 길쌈도 하고, 도시 사는 사람들은 100년 전에도 못 봤던 일을 실제로 다 경험했어요. 거기서부터 현대의 초과학적인 현상까지 다 경험하고 있고, 매년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고, 고생도 많이 했고요. 또 스승님이나 남이 해주는 걸 얻어먹거나 부모에게 물려받아서 먹고 살지 않고, 털끝만한 것 하나도 다 직접 개척해서 여기까지 온 거에요.nbspnbspnbsp그러니 제가 결혼해서 살게 되면 여러분들의 결혼 생활과는 성격이 좀 다를 거에요. 저는 결혼해서 살면 사흘을 살아도 무슨 문제가 생기는지 연구할 사람이에요. ‘사람 심리는 어떻게 움직이고,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달라지고, 결혼 생활이 이러니까 사람들이 그런 질문을 하고 그런 문제가 생겼구나.’ 이렇게 연구합니다.nbspnbsp그런데 여러분들은 맹하게 살잖아요. 20년 같이 산 남자가 바람을 피웠을 때 저라면 무슨 이유로 저런 행동이 나오는지를 연구할 것 같아요. 그래서 남편하고 인터뷰를 해서 원인을 알아봐야 해요. 인터뷰해보니 술 마시고 저지른 단순한 실수라면 문제 삼을 필요가 없어요. 그런데 연구를 해보니까 ‘어릴 때 심리적으로 억압되어 있다가 나에게서 충족이 안 되니 그랬구나’ 하고 알게 됐어요. 그러면 그게 어떤 욕구인지, 예를 들면 섹시함에 대한 욕구인지 모성애에 대한 욕구인지를 더 알아봐야 해요. 남편만 인터뷰해서는 잘 모르겠다면 상대편 여자를 만나서 또 인터뷰를 해야 해요. nbspnbspnbsp선물도 좀 주고 잘 구슬러서 인터뷰를 해보고 어떤 문제가 원인이 되었는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그런 뒤에 ‘이 남자가 행복하려면 오히려 저 여자하고 사는 게 낫겠다’ 그러면 보내줄 수도 있어야 해요. ‘내가 조금 변하면 되겠다’ 하면 나를 바꿔야 하고요. 모성애가 좀 부족하다면 내가 부인 역할에서 더 나아가 엄마 역할도 조금 해줘야 해요. 밤에 섹시함이 좀 부족하다 하면 밤에는 그런 쪽으로 좀 더 신경써주고요. 남편도 마찬가지겠지요. 할 수 있는 것은 하고, 못 하는 것은 역할 분담을 하든지 해서 조정을 해야 합니다.nbspnbsp아이도 마찬가지예요. 아이가 말을 안 듣고 사춘기 때 갑자기 변했다면 아이를 인터뷰하고 그날부터 행동을 관찰하면서 연구를 해야 해요. 잘했니 못 했니 시비하지 말고요. 그러면 ‘우리 아이, 사춘기의 삶’ 이런 책 한 권이 나와요. 이렇게 베스트셀러가 될 만한 좋은 소재를 어려분들은 안 써요. 착실하게 자란 아이는 소재가 안 돼요. 말썽을 더 일으켜야 소재가 됩니다. 남편에 대해서도 ‘늦바람난 남편 길들이기’ 이런 책을 낼 수 있어요. nbspnbspnbsp이렇게 연구를 해야 되는데 도대체 연구를 안 하고 맹하게 살아요. 정치하는 사람도 나라를 연구해야 하는데 저보다 더 연구를 안 해요. 북한에 대해서도, 미국에 대해서도, 국민들 생활에 대해서도 저보다도 더 모를 때가 많아요. 저는 평소에 연구를 하니까 법회를 가도 늘 새로운 것을 배워요. 예를 들면 용인 법회를 가면 잠깐이라도 시장을 만나서 경전철 문제는 어떻게 됐는지, 적자 처리는 어찌 되는지 물어보니까 상대방이 제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주잖아요. ‘적자도 문제지만 안전이 위험합니다.’ 전문적인 철도청에서 관리를 해도 안전 사고가 나는데 기초자치 단체가 철도회사를 설립해서 운영하면 적자가 나니 안전 전문가를 제대로 확보할 수 없고, 인원도 많이 배정할 수 없어요. 그러니까 그 이야기 듣는 순간에 ‘아, 재정문제보다 더 위험한 게 안전이구나’ 하고 알게 되죠. 그러면 이 문제는 가능하면 정부가 인수를 해서 전문 철도청으로 넘기고 그 적자폭을 어떻게든 줄이든지 해야 합니다. 시작은 지자체가 잘못했지만 안전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에서 나서줄 필요가 있어요. 이런 문제가 용인뿐 아니라 김해며 의정부에도 있습니다.nbspnbsp이렇게 어디를 가고, 누구를 만나고, 어떤 일을 겪어도 배울 게 있어요. 아이를 만나도 배울 게 있고, 어른을 만나도 배울 게 있고, 술주정꾼을 만나도 배울 게 있고, 말썽을 피워도 배울 게 있습니다.nbspnbsp어떤 사람이 고집이 세고 남의 말을 안 듣는 것은 겉으로 보기에는 문제예요. 그런데 고집이 세다고 다 나쁜 건 아니에요. 사물에는 모두 양면성이 있다는 겁니다. 문제가 있는 사람에게도 좋은 점이 있고, 착한 사람에게도 문제가 있습니다. 착하다는 사람들은 귀가 얇아서 압력에 쉽게 넘어가거든요. 때로는 남의 말 안 듣는 것도 이로운 점이 있어요. 이렇게 우리가 어떤 사물을 볼 때는 항상 균형 있게 종합적으로 봐야 해요. 비판할 때는 비판하더라도 두둔할 때는 두둔해줘야 합니다. 무조건 잘못했다거나 무조건 옳다고 하면 안 돼요. 종합적으로 봤을 때 실은 얼마이고 공은 얼마나 있는지 두루 살펴야 합니다.nbspnbspnbsp일제 시대 때 아부하고 친일한 사람들을 다 죽여버리자고 하면 안 돼요. 친일행위는 나쁘지만, 그래도 친일한다고 따라다니면서 그들이 배워온 기술이 있잖아요. 그건 버리지 않고 써야 해요. 북한의 경우에는 그 사람들을 다 숙청해 버려서 기술 발전이 안 되잖아요. 그런데 남한은 그 기술이 좋다고 활용하기에만 급급하다 보니 민족정기가 확립이 안 되었어요. 그러니 종합적으로 봐야 합니다. 그것처럼 정권이 바뀌더라도 상대편 정부에서 했던 정책을 싹 다 없애버리는 건 잘못된 거예요. 예컨대 앞대의 진보 정권이 한 것 중에 남북 문제를 풀려고 한 노력은 계승해주고, 부족한 것은 메꾸는 식으로 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뭐든지 다 O, X로만 사물을 봅니다.”nbsp“네, 잘 알겠습니다.”nbsp스님의 지혜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이 평소에 정말 궁금했는데, 스님의 답변을 듣고 나니 모든 것은 인연과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잠시라도 시간을 허투루 쓰는 법이 없고, 늘 연구하며, 또 온갖 풍파를 겪었으며, 한쪽 측면만 살피는 것이 아니라 종합적으로 판단하려고 하는 등 이런 노력의 결실이 지금의 법륜 스님을 만들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우리들도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 부지런히 정진하며 사는 길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nbspnbsp무려 14명의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하다 보니 법문을 3시간 동안이나 계속 되었습니다. 중간에 화장실도 다녀와야 하고 다리가 절일 법도 해서 스님은 잠깐의 휴식 시간을 주기도 했습니다.nbspnbsp다리를 펴고 기지개를 하는 사이 “노래 한 곡 불러줄 사람 있어요?” 라고 하자 한 분이 번쩍 손을 들고 달려나와 멋들어지게 노래도 불러주었습니다. nbspnbsp이렇게 모든 질문에 대해 답변을 모두 마치고 마지막으로 스님은 새벽부터 졸리운 가운데 끝까지 집중을 해준 대중들을 칭찬해 주면서 이제는 공부 뿐만 아니라 봉사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nbspnbspnbsp“새벽 6시부터 졸리운 가운데 잘 견뎠어요?”nbspnbsp“네.”nbsp“스님도 잠 깨워 가면서 가르치려니 법문하랴 재롱떨랴 힘들었어요. 도를 구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으면 새벽 6시가 아니라 3시라도 눈을 초롱초롱하게 뜨고 하나라도 놓칠 새라 집중할 텐데 다들 멍하네요. nbspnbspnbsp그래도 이 정도만 해도 잘 하는 거예요. 대한민국 사람들 중에 공부 한번 해보겠다고 주말에 놀러 안 가고 여기 와서 불편하게 침낭에서 자는 사람이 몇 명 없어요. 꼭두새벽에 일어나서 졸더라도 법문 듣겠다고 하는 건 굉장한 일이에요. nbspnbsp이렇게 공부한 인연으로 죽을 사람 살 기회가 열리고, 병들 사람 병 안들 기회가 열리고, 재앙 받을 사람 재앙 안 받을 기회가 열립니다. 눈에 보이는 이득만 복이 아니라, 일어날 손실이 안 일어나는 것도 큰 복이에요. 그래서 여러분들이 모르는 복이 굉장히 많아요. 여러분들은 꼭 자기 눈에 보이고 자기 손에 잡혀야만 복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오늘 이렇게 1박2일 수행을 하면서 보이지 않는 복을 한량없이 얻은 거예요. 그러니 열심히들 하세요. 알았죠?”nbsp“네.” nbspnbsp“지금까지는 공부하는 데에만 초점을 뒀는데, 이 특강수련 끝나고부터는 봉사를 해야 합니다. 봉사를 해야 진짜 보살이 돼요. 우리는 이 몸을 다 돈 받고 팔아먹습니다. 그런데 죽어라 일만 하고 임금을 못 받으면 강제노역, 즉 노예노동이에요. 그러나 내가 돈을 받고 일하면 임금노동이에요. 그런데 내가 돈을 내거나 돈을 안 받고 일하면 주인으로서 일하는 것이 돼요. 이것을 자원봉사라고 합니다.nbspnbsp자원봉사는 사랑과 같습니다. 여러분도 이제 사랑을 좀 하세요. 춤과 노래를 파는 기생이 자기 애인에게는 돈 안 받고 춤 춰주고 노래를 불러줍니다. 그 애인을 기둥서방이라고 불러요. 다른 사람이 보면 그 좋은 재주를 왜 바보같이 돈도 안 받고 그냥 해주나 싶죠. 그래서 그 남자가 여자를 뜯어먹고 사는 인간처럼 보여요. 그러나 기둥서방은 원래 나쁜 사람이 아니라 기생의 애인이에요. 몸을 팔고 살 수밖에 없는 기생에게도 사랑이 있는 거에요. 여러분들이 이 세상에서 돈을 받고 노동을 팔 수밖에 없지만 여러분에게도 사랑이 있어요. 그러니까 이제는 정토회라는 기둥서방을 새로 만났으니 사랑 연습을 해야 돼요. nbspnbspnbsp오늘부터는 법당에 오면 방석도 깔고, 끝나면 청소도 하세요. 갖다 주는 떡만 받아먹지 말고, 주말이며 연말에는 모금도 나가고요. 돈 많은 사람, 지위 높은 사람, 연예인들은 이 봉사 때문에 정토회에 못 와요. 이 사람들은 옆에서 다 챙겨주는 생활에 익숙하기 때문에 봉사할 줄을 몰라요. 길거리에 가서 모금하라고 하면 자기 돈 꺼내서 집어넣고 가버립니다. 그런데 길거리에 가서 모금하는 것이 수행에는 굉장히 도움이 됩니다. 처음에 서면 좀 부끄러워요. 자기 돈을 내서 메우고 가버리고 싶겠지만 그러면 안 돼요. 수행 삼아서 모금을 하는 것이니까요. 그렇게 앞으로 여러 봉사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합니다. 강제노역이 아니라 자원봉사를 해야 해요. 성추행 당하는 게 아니라 사랑을 해야 합니다.”nbsp자원봉사는 사랑이며 내가 주인이 되는 길이라는 말씀에 모두들 공감을 하며 큰 박수로 실천을 다짐했습니다.nbspnbspnbsp앞으로 곳곳에서 정토불교대학생들이 봉사활동 하는 모습이 눈에 자주 뛸 것 같다는 기대감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토불교대학은 실제 삶이 변하도록 해주는 곳임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nbspnbsp이렇게 법문을 마치고 스님은 다시 집무실로 돌아와 어제에 이어서 새책 원고 집필 작업을 오후 내내 했습니다.nbspnbsp그리고 오후 4시 30분부터는 전국 대의원 회의 회향식에 참석해 회향 법문을 해주었습니다. 전국 대의원 회의 회향식 소식은 다음 이야기에 계속 됩니다...nbsp※ 법륜 스님과 함께하는 인도 성지순례 참가자 접수가 진행 중입니다.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서 인도의 10대 성지를 내 발로 직접 밟아보고 그 감흥을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아래 배너에서 직접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nbsp

2015.11.23. 78,564 읽음 댓글 50개

2015.11.21 전국 대의원 회의 (입재식)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정토회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전국 대의원 회의에 참석해 회의를 시작하기 전 입재 법문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오늘도 새벽 예불과 108배 정진을 하며 하루를 시작한 스님은 아침 7시에 외부 손님과 평화재단에서 조찬 모임을 가진 후 8시 20분에 서울을 출발해 문경 정토수련원으로 향했습니다.nbspnbsp문경 정토수련원에서는 아침 10시부터 전국 대의원 회의가 열렸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새벽부터 출발해 문경으로 모인 100여 명의 정토회 대의원들은 삼귀의 반야심경을 봉독한 후 스님에게 입재 법문을 청해 듣고자 기다렸습니다.nbspnbspnbsp원래는 전국 대의원 회의가 대전 정토법당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같은 시간에 가을 불교대학 특강수련이 문경 정토수련원에서 진행되고 있어서 법륜 스님을 비롯해 법사단이 강의를 해야 해서 이동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문경에서 회의가 열리게 되었습니다.nbspnbsp그런데 교통사고가 났는지 고속도로가 계속 막혀서 스님은 11시가 넘어서 겨우 문경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예정된 시간 보다 30분이 늦어진 채 곧바로 입재 법문이 시작되었습니다.nbspnbsp▲ 전국 대의원 회의 입재식nbsp매년 11월에 열리는 전국 대의원 회의는 내년도 사업 계획과 예산을 심의하고 결정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정토회는 일정한 자격을 갖춘 회원을 정회원으로 임명하고, 정회원들의 투표에 의해 각 지역별로 대의원을 선출하는 대의 민주주의를 구현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전국 대의원 회의는 국회와 비유하면 정기 국회에 해당하는 것입니다.nbspnbsp지금도 정기 국회가 지난 9월부터 열려서 12월 초까지 예산 심의를 하고 있는데 여야가 서로 갈등하는 바람에 제대로 진행이 안 되고 있어서 국민들의 걱정이 많은 상황이죠.nbsp스님은 이런 국회의 모습을 예로 들며 국가를 위해 국회의원이 하는 일이 곧 정토회의 대의원이 하는 일과 비슷하다고 하면서 대의원은 어떤 자세로 활동해야 하는지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nbspnbsp▲ 전국 대의원 회의nbsp먼저 대의원은 정토회의 설립 취지와 목표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정토회는 어떤 일을 하고자 설립된 단체인지 설명해 주었습니다.nbspnbsp“발전이라는 게 전 세계적인 현상이긴 하지만, 우리는 개중에서도 특히 고속으로 발전한 나라다 보니 발전을 하면서 나타나는 ‘환경 파괴’, ‘공동체 붕괴’, ‘자아 상실’ 등의 부작용 또한 세계에서 손꼽히게 심한 상태입니다. 나쁘게 말하면 더없이 혼란스러운 나라에 살고 있고, 좋게 말하면 우리나라의 문제를 풀면 세계인의 문제를 푼다고도 할 수 있어요. 우리가 제일 모순이 심한 편이기 때문에 우리의 문제를 풀면 세계의 문제가 풀립니다. 진흙탕 속에서 한 송이 연꽃을 피우듯이 가장 모순과 혼란이 극심한 이곳에서 우리가 세계의 문제를 풀 답을 찾아야 해요.nbspnbspnbsp더 이상은 다른 곳에서 답을 찾아서 여기에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외형의 발전은 다른 곳에서 모방해 와서 이루었지만 이제는 그것도 거의 끝에 도달해서 성장이 정체됐어요. 우리 내부적으로 일어나는 모순이 다른 곳에서 일어나는 모순보다 훨씬 더 극심하기 때문에, 우리가 답을 가진다면 다른 곳에 도움이 되지만 다른 곳이 가진 답은 우리에게 별로 도움이 안 됩니다.nbspnbsp우리 앞에 놓인 선택은 두 가지입니다. 급속도로 붕괴될 것인가? 아니면 이 두 가지 모순을 극복할 창조적인 대안을 찾아서 우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전 인류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양약으로 삼을 것인가? 이것은 위기이자 기회예요. 이 위기를 극복하면 우리는 세계 문명의 새로운 꽃을 피울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nbspnbsp정토회는 이런 진단과 가능성 위에 창립되었습니다. 출발 자체가 ‘단순한 불교 단체를 하나 만들자’, ‘불교계가 어려우니 좀 잘 해보자’, ‘좀 나은 시민 단체를 하나 만들자’, ‘우리나라를 좀 잘 만들어보자’, 이런 수준을 훨씬 넘어서는 문제의식이에요.nbspnbsp그런데 여기에 참여한 사람들이 이런 설립취지를 꼼꼼히 읽지 않아요. 정토회가 어떤 포부와 문제의식, 가능성에 맞춰서 운영되고 있고 운영되어야 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 중에 어떤 것을 계승해야 하고 어떤 것을 시정해야 하는지, 어떤 것이 부족해서 보충해야 하는지와 같은 문제의식을 가지려면 목표의식이 분명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정토회 안에서 새로운 방향, 개선점, 보충하는 역할에 대해 지도법사인 제가 많은 아이디어를 내고 시도한 이유가 ‘스님의 역량이 탁월해서다’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그러면 신비주의에 빠져서 결국에는 ‘스님 없으면 못 한다, 정체된다’라는 결론밖에 안 나와요. 제가 가진 역량은 여러분과 똑같습니다. 부처님이 저만 사랑해서 뒤에서 영감을 주는 것도 아니에요. nbspnbspnbsp다만 저는 목표의식과 문제의식이 뚜렷한 편이라면 여러분은 그 문제의식이 덜 뚜렷하다는 점이 차이입니다. 그냥 좋으니까 따라오는 수준을 넘어 이걸 꼼꼼히 살펴서 우리가 지금은 이렇게 부족하고 작은 씨앗이지만 그런 목표를 추구하며 나아가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렇게 가는 과정에서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현실 또한 수용해야 합니다. 현실을 수용한다고 해서 현실에 안주하면 안 되지만, 목표만을 앞세우느라 비현실적이 되어서도 안 됩니다. 이론이나 말로만 가지 말고 이 현실에서 실현해나가야 해요.”nbsp목표의식을 뚜렷이 갖고 있는 것이 얼마나 많은 차이를 만들어내는지 스님의 이야기를 통해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뚜렷한 목표의식을 어쩌면 ‘원’이라고 표현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nbspnbsp이어서 스님은 이런 일을 하는 정토회 회원들은 어떤 자세로 이 활동에 임해야 하는지 수행적 태도에 대해 강조했습니다. 즉, 이런 많은 활동을 하면서도 개인은 늘 행복해야 한다는 것이였습니다.nbspnbsp“늘 강조하지만 수행을 기초로 해야 합니다. 우리는 수행자로서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합니다. 그저 좀 더 좋은 세상을 만들자는 것도 아니고, 모인 우리만 행복하면 된다는 것도 아닙니다. 국가는 발전해야 하고 국민은 행복해야 한다는 목표처럼, 공동체인 정토회는 발전해야 하고 그 속에 있는 정토회 회원들은 행복해야 합니다.nbspnbspnbsp첫째, 정토회 회원들이 행복하려면 개개인이 수행이 되어야 해요. 둘째, 정토회가 발전하려면 사회적인 모순들을 우리가 해결해내야 합니다. 대안을 내야 대중이 지지를 해줍니다. 지친 대중에게 어떤 수행법을 전달해서 한 사람 한 사람 참여하면 행복한 개인들은 늘어나지만, 그들이 사는 공동체가 건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공동체가 건강해지려면 제도적 모순과 잘못된 관습은 개선하고 좋은 것은 계승·발전시켜야 해요. 그래서 우리는 사회적 실천을 피할 수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회적 실천을 하는 개인은 수행자가 돼야 합니다.nbspnbsp우리가 세상을 좋게 바꾸고 정토회를 발전시키고 법당을 늘리고 회원을 확충시키고 통일운동을 하는 등 여러 가지 일을 하다 보면 힘들고 지치기 쉬워요. 가정생활도 해야 하고 회사도 다녀야 하고 정토회 활동도 해야 하다 보니 몸도 지치고 가족들의 불만도 생깁니다. 이걸 극복하는 게 바로 수행입니다. 그 속에서 내가 지쳐 나가떨어지는 존재가 아니라 더 힘을 얻어가는 존재로 바뀌어야 하는데, 그게 수행이에요. 아침마다 매일 절은 하지만 활동하면서 지쳐 나가떨어진다면 그건 절만 했지 수행을 한 건 아니에요. 이런저런 과제가 닥치지만 수행적 관점을 딱 유지하고 해나간다면 내가 거기에 구애받지 않는 자가 되거나 그것들이 융합돼서 더 이상 장애가 되지 않습니다. 장애로 남아 있더라도 내가 거기에 쓰러지지 않고 넘어설 수 있고, 그러다 보면 그것들이 융합되어서 장애가 아니라 오히려 토대가 되어줍니다. 반대하는 남편에게 내가 억눌리는 게 아니라 구애받지 않는 존재가 되고, 나아가서는 반대하던 남편이나 자식이 오히려 나의 협력자, 후원자, 동지가 되는 과정을 거쳐나가는데 그 핵심이 수행이라는 겁니다. 그렇게 관점을 확실히 잡아서 행복해야 합니다.nbspnbspnbsp내일 하다 그만두든, 내일 죽든, 내가 이 세상에서 어떤 일을 하는 것보다 이 일이 더 보람차고 의미가 있어야 해요. 붓다의 길을 따르다가 중간에 희생된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목련존자도 이교도들에게 희생됐고, 앙굴리말라도 희생됐고, 병이 나서 중간에 죽은 사람들도 많았어요. 경전을 보면 그렇게 마지막을 맞는 제자들이 부처님의 손을 잡으면서 한결같이 한 이야기가 ‘부처님, 저는 아무런 후회도 없습니다’였습니다.”nbsp불법을 전하면서 엄청난 희생이 뒤따랐지만 죽는 순간까지 아무런 후회가 없었다는 부처님의 제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작은 일에도 대가를 바라고 인정받고 싶어하는 우리들의 모습이 많이 되돌아봐 졌습니다.nbspnbsp그러면서 스님은 이런 수행의 힘을 바탕으로 해서 우리 나라가 처한 분단의 모순을 극복할 뿐만 아니라 그 모델을 토대로 인류의 위기도 극복해 나가보자는 큰 비전을 그려주었습니다.nbspnbsp“우리는 이런 수행의 힘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모순, 즉 우리나라가 처한 분단의 모순과 통일의 과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인류가 처한 절대빈곤의 문제, 온갖 차별의 문제, 인권 문제, 평화 문제, 환경 문제, 빈부격차의 문제 등을 해결할 모델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지금 당장 한꺼번에 해결하자는 건 아니지만 모델을 만들자는 거예요. 좁게는 우리 정토회가 운영되는 이 방식이 작은 모델입니다. 이것이 실험실의 모델이라면 밖에 가서 실천가능한지를 봐야 해요. 정토회는 운전 교습소에서 하는 연습과 같다면 사회적 실천은 도로주행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nbspnbsp저는 그런 실천 모델이 대한민국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이 그런 나라가 될 수 있는지 적용해보자는 것입니다. ‘대한민국만 잘 되면 된다’는 애국주의나 ‘우리는 민족과 나라를 초월했기 때문에 나라 일에는 관심을 안 갖는다’는 초월주의가 아니라, 우리가 인연되어 살고 있는 이 나라를 가지고 실험을 해보는 겁니다. 과연 이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지, 평화를 유지해낼 수 있는지, 극단의 모순을 우리가 얼마나 해결해낼 수 있는지 조금 더 큰 실험을 해보는 거예요.nbspnbsp정토회는 우리끼리 하니까 조금 힘들어도 우리가 만들어 나갈 수 있어요. 그러나 온실에서 실험한 것은 밖의 노지에 나가서 실제로 농사를 지어보고 성공해야 농민들에게 널리 보급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좀 더 큰 실험을 해 봐야 인류에게 실제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실현 가능한 모델이 돼요. 그래서 우리가 대한민국의 문제에 집중하는 것은 단순한 애국심을 넘어서는 문제입니다. 우리가 여기 났기 때문에 나라를 사랑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저 제 나라만 사랑하는 애국심이 아니라 우리가 전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는 그런 모델로 이 나라를 잘 만들어보자는 거예요.nbspnbsp정토회의 설립취지는 불교중흥과 민족중흥입니다. 불교중흥이라는 것은 정토회가 새로운 불교의 모델이 되자는 뜻이고, 민족중흥이라는 것은 단순히 국수주의적인 애국주의를 넘어서서 우리나라를 이런 모순을 극복할 모델로 만들어보자는 뜻입니다. 이러한 우리의 실험을 기반으로 해서 자신감을 가지고 이것을 좀 더 보편화시켜서 인류애를 실현하는 쪽으로 확산시켜보자는 거예요. 이것이 제1차 만일결사의 목표이고, 인류애를 실현해보는 것이 제2차 만일결사의 목표입니다. 그런 큰 목표 속에서 지금 제8차 천일결사에 다다랐고, 그 8차 천일결사의 목표를 달성하고 마무리하는 내년도의 사업계획이 있습니다.”nbsp대한민국의 모순을 극복하는 길이 곧 인류 문명의 새로운 대안이 된다는 말씀에 정신이 번쩍 차려졌습니다. 스님은 정말 큰 그림을 그리고 이 일을 하고 해나가고 있음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nbspnbsp이어서 스님은 이런 큰 목표를 실행해 나가기 위한 대의원의 역할은 무엇인지 이야기해 주었습니다.nbspnbsp“첫째, 대의원 회의는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의사를 결정하는 기구입니다. 행정처가 결정된 의사를 집행하는 기능을 한다면 여러분은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기능을 해야 해요.nbspnbspnbsp둘째, 대중의 의견을 수렴만 한다면 민주주의가 갖는 최대의 위기인 대중 추수주의, 즉 세상을 바꿔가는 게 아니라 세상에 따라가는 쪽으로 가기 쉽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은 다시 그 회원들이 정토회의 목표를 끊임없이 숙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물론 연수원에서 중점적으로 해야 하지만 여러분도 그런 역할을 동시에 해야 해요. 회의할 때도 내 의견을 갖고 하기보다는 민주적으로 대중들의 의견을 잘 수렴해줘야 합니다. 또한 대중이 정토회의 이상과 목표를 향해 힘을 모아가도록 돕는 역할도 해야 합니다. 행정부가 끌고 가는 역할을 한다면 여러분은 뒤에서 밀어주는 역할을 해야 해요. 이런 두 가지 역할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nbspnbsp셋째, 정토회 안에서는 앞에서 방향을 잡아가는 역할, 그래서 사업계획을 심의하고 결정해주는 역할을 해야 해요. 또 한 해를 마치면 결산을 하고 일이 제대로 됐는지 평가를 해야 돼요. 아직 감사 기능이 제대로 없는데 앞으로 중간 과정에 감사 기능을 추가해야 합니다. 그렇게 계획 수립을 승인해주고, 중간에 제대로 되는지 감사 기능을 해주고, 결과가 나오면 결산을 해주고요. 결산은 사업결산 뿐 아니라 예산결산도 해줘야 합니다.nbspnbsp이런 관점에서 지금 당장의 현안 처리도 하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는 이것 역시 연습입니다. 우리가 하는 일이 세상에 좋은 일이어야 할 뿐 아니라 우리가 일하는 방식도 세상에 모범이 될 만해야 합니다. 과정을 좀 잘 못하더라도 결과가 좋을 수도 있어요. 독재를 해서라도 세상에 좋은 일을 만들어낼 수도 있잖아요. 그럴려면 성인 군자가 정치를 해야 할 텐데, 우리는 그런 성인 군자가 아니고 모자이크 붓다입니다. 부족한 우리들이 모여서 일한 결과가 부처님이 하시는 일처럼 되는 거예요. 부족한 우리들이 그런 결과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가장 최종 의결기구가 바로 대의원회입니다. 그래서 정토회가 하는 일은 그 과정도 모범적이어야 하고, 또는 모델이 될 만해야 해요.nbspnbsp그런데 지역에 다니면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과정에는 아직 일방통행이 많은 것 같아요. 사업을 추진해야 하다 보니 효율성이라는 문제와 과정의 민주성이라는 문제가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것 같아요. 상층은 그래도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것 같아요. 법사단 회의는 민주적으로 이루어지고, 대의원 대회도 어느 정도 그렇고, 집행위도 거의 민주적으로 진행되고요. 그런데 법당 수준으로 내려가면 거의 독재 수준입니다. 의견 수렴도 잘 안 되고, 집행도 상명하달식이이에요. 수행의 과제인 ‘예 하고 합니다’가 행정 집행의 명심문으로 쓰여서 뭔가 문제제기를 할라치면 ‘명심문이 뭐라고요?’ 이렇게 하면서 밀어붙인다면 이건 좀 문제가 있어요. nbspnbspnbsp그렇다고 의견을 다 수렴해주는 쪽으로 하다보면 집행이 안 되죠. 목표가 있어서 그 목표를 달성해야 하다 보니 이런 부작용이 생기는데, 대의원들이 이제는 법당 단위에서도 어떻게 민주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합니다. ‘집행부가 문제가 있다’ 이런 관점에서 풀라는 게 아니에요. 민주적으로 하면서도 집행이 일사불란한 길을 찾아야죠. 이게 모순이에요. 민주적으로 하려면 집행이 어렵거든요. 집행을 잘 하려면 지금까지 인류가 개발한 전제적인 방식이 효율적이에요. 중국은 전제적인 방식을 따라서 집행은 잘 되지만 민주주의가 잘 안 되고, 미국은 민주적인 건 잘 되지만 그러다보니 포퓰리즘에 빠져서 효율적이지 못하고 나눠먹기식이 됐어요. 그래서 니콜라스 베르그루엔이 만든 베르그루엔 거버넌스 연구소에서는 동양식 정치의 전통, 즉 유교적 정치의 전통인 전제 정치 혹은 왕도 정치와 서양에서 전통으로 내려온 민주 정치를 서로 어떻게 보완·융합해서 새로운 정치 시스템을 마련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토회는 그 사람보다 이걸 먼저 고민한 거예요. nbspnbsp정토회가 창립되기 전에 ‘서원과 연대’라고 하는 잡지를 발행한 적이 있습니다. ‘서원’이라는 것은 개인이 철저하게 수행을 해서 우리가 먼저 행복한 사람이 되면서 이 땅을 정토화하는 실천을 하자는 것을 말합니다. ‘연대’라는 것은 그것을 상호 민주적으로 하자는 것을 말합니다. 민주적으로 운영하되 수행자이기 때문에 일사불란함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제도적으로 밀어붙이거나 강압에 의한 일사불란함이 아니라, 수행자들이 모여있기 때문에 ‘합니다’ 하면 ‘네’ 하고 받아들여서 일사불란하게 하는 거예요. 그러나 회의를 할 때는 민주적으로 연대하고요. 이런 ‘서원과 연대’라는 문제의식을 가졌던 것은 바로 ‘이 두 가지 모순을 어떻게 극복할 거냐’에 대한 초보적인 문제의식이었어요. 정토회는 처음부터 그런 입장과 목표를 두고 창립되었습니다.”nbsp정토회를 창립하기 전부터 효율성과 민주성의 모순을 극복하려는 문제의식을 가졌었다는 이야기에 모두 감탄을 하면서 지금의 현실도 함께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정토회가 창립된지 20여 년이 흘렀지만 지금 그 실험은 진행 중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nbspnbsp마지막으로 입재 법문을 마치면서 스님은 이 모순을 극복하는 길은 바로 개개인들이 수행자적 관점을 확실히 갖는 것이라고 명쾌하게 정리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이런 토대 위에서 효율성과 민주성을 어떻게 융합해 내느냐가 우리의 과제입니다. 쉽지는 않겠지요. 쉬우면 다른 데서 이미 다 했을 테니까요.nbspnbsp제가 보기에 이 일은 수행자라는 관점만 확실히 가지면 가능합니다. 그런데 수행자적 관점을 갖지 않으면 어떤 질서를 만들거나 사회를 변화시키려면 부담이 되고 억압이 됩니다. 그러면 괴로워지니까 수행의 본분에 어긋난다는 문제가 발생해요. 행복하려고 여기 왔는데 다시 괴로워지고, 세상이 너무 힘들어서 여기 왔는데 더 힘들어져버려요. 그래서 우리가 수행적 관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고, 그 중에서도 대승보살의 수행적 관점을 가져야 합니다.nbspnbsp명상하고 절하는 것만 수행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이런 과제를 수행으로 돌려서 상구보리하고 하화중생한다는 수행적 관점을 가질 때에만 우리의 이런 이상을 실현할 최소한의 모델이라도 만들 수 있습니다. 인류 문명의 꽃을 피우는 건 우리 후손들이 해야 할 일이지만, 그럴려면 우리가 우리 시대에 그 씨앗을 심고 싹을 틔워주는 일을 해야 합니다.”nbspnbsp수행적 관점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씀이 가슴에 깊이 남았습니다. 왜 스님이 항상 수행을 강조하는지 더 큰 시각에서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었습니다.nbspnbsp스님의 입재 법문을 듣고 있는 대의원들의 눈빛은 반짝 반짝 빛이 났습니다. 간간히 터져 나오는 웃음 속에는 공감의 뜻과 실천에 대한 의지가 가득 묻어 났습니다. 모두들 스님이 그려주는 비전을 나의 비전으로 삼으며 마냥 설레여하는 모습이었습니다.nbspnbsp이렇게 정토회의 설립 취지와 목표, 대의원의 역할에 대해 자각하는 시간을 가진 후 대의원들은 내년도 사업계획과 예산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습니다. 분과별로 흩어져서 꼼꼼히 검토를 해보고 같이 토론도 해보는 등 다양한 문제점과 가능성을 발견하며 함께 의견을 모아 나갔습니다. nbspnbspnbsp대의원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는 사이에 스님은 집무실에 머물며 오후 내내 새책 원고 집필 작업을 했습니다.nbspnbsp내일은 새벽 6시부터 9시까지 경전반 특강수련 참가자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한 후 오후에는 전국 대의원 회의를 마치며 회향 법문을 할 예정입니다.nbspnbsp※ 법륜 스님의 세계 100회 강연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야단법석을 지금 인터넷 서점에서 만나보세요. 14만 킬로미터의 여정에서 만난 2만 2천여 명 세계인과의 행복한 대화가 생생하게 담겨 있습니다.nbspnbsp지금 구매하기nbsp

2015.11.22. 35,086 읽음 댓글 32개

2015.11.20 (저녁) 전주 즉문즉설 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전에 있었던 공주 즉문즉설 강연에 이어 저녁 7시부터는 전주 전북도청 대강당에서 전주 시민들을 위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nbspnbsp공주 강연을 마치고 전주로 향하는 길에는 잠시 휴게소에 들러 아침에 법당에서 싸온 도시락으로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스님은 “대중들로부터 식사 접대를 받기 시작하면 이것이 관례가 되어 시간이 흐르면 대중들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내 밥은 내가 챙겨 먹어야 한다”고 하면서 맛있게 도시락을 드셨습니다.nbspnbsp▲ 점심 식사nbsp그리고 전주시 근처에 통일 씨감자 농사를 하고 있는 연구소가 있다고 해서 잠깐 들렀습니다. 지난번 정동영 전 장관님의 소개로 북한의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일반 감자보다 생산량이 훨씬 뛰어난 씨감자 농법을 개발한 농장을 방문했는데, 오늘은 그 씨감자 연구소에 들러 구체적으로 어떻게 씨감자를 북한에 지원해줄 수 있을지 점검해 보았습니다.nbspnbsp▲ 씨감자 연구소nbsp특히 씨감자를 연구하고 개발한 김재훈 박사님의 안내로 직접 그 제작 공정과 시설을 둘러보기도 했습니다.nbspnbsp▲ 감자줄기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바이오리액터nbsp김박사님은 바이오리액터에서 조직배양 방식으로 감자줄기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방법을 개발했는데, 박사님이 보여준 바이오리액터 배양기는 일반 시중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생수통이였습니다. 그리고 배양된 감자 줄기는 농민들이 흔히 사용하는 모판에서 재배를 할 수 있었습니다.nbspnbsp▲ 조직 배양된 감자줄기nbsp이 생수통에서 감자줄기를 4주에 10배씩 증식시키고 1만개의 줄기마디를 배양한 후 새로운 바이오리액터에 다시 배양하면 2개월 만에 100만개 까지 증식 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50평 남짓한 배양실에서 월 1,000만개의 감자줄기 마디를 생산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 이렇게 생산된 씨감자는 1년에 두 번 정도의 생산을 할 수 있고, 무균, 무병에 의해 100 에 가까운 발아율을 보이며, 단위 생산량이 재래 방식에 비해 2배 정도 더 생산할 수가 있다고 합니다.nbspnbspnbsp스님은 재배장을 둘러보면서 기존 육묘장을 재활용하는 모습을 보고선 “정말 효과적이네” 하면서 웃음을 보였습니다. 추가적으로 재배, 관리할 장소가 필요 없다보니 생산비용이 절감되는 효과도 있는 것입니다. 다만 노지 재배 단계에서 얼마나 더 잘 자라도록 하는지에 대해서는 연구가 조금 부족해 보였는데, 계속 연구와 실험을 하면 더 나은 방법이 찾아지지 않을까 싶었습니다.nbspnbsp▲ 모판에서 재배한 씨감자nbsp스님은 일단 씨감자 10만개 정도를 실험적으로 내년 봄에 북한에 지원해보는 것을 검토해 보기로 하고, 문경과 봉화, 두북 등 정토수련원에서도 실험 재배를 해보고자 씨감자 샘플을 얻어 왔습니다. 그리고 스님은 “다른 감자와 비교해서 생산량이 어느정도 많은지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면서 일반 감자를 두 고랑씩 심고 그 사이에 한 고랑씩 심어보기로 했습니다.nbspnbspnbsp북한의 식량난 해결에 성심성의껏 도움을 주고자 마음을 낸 연구소 분들에게 스님은 감사의 마음을 담아 새책 ‘야단법석’을 사인해서 선물했습니다.nbspnbsp씨감자 연구소를 나와서는 곧바로 즉문즉설 강연이 열리는 전주 전북도청으로 향했습니다. 모처럼 쾌청하고 포근한 날씨 속에서 붉게 물든 태양이 뉘엿뉘엿 저물고 있었습니다.nbspnbspnbsp이번 전주 강연을 위해서 전주 정토법당과 더불어 인근 정읍 정토법당, 익산 정토법당, 군산 정토법회, 남원 정토법회, 무주 정토법회, 장수 정토법회까지 60여 명의 봉사자들이 일심단결해 준비했다고 합니다.nbspnbsp▲ 오늘 강연이 열린 전북도청nbsp강연 한달 전부터 봉사자들은 곳곳에서 강연 홍보를 재미있게 했는데 어떤 날은 비옷을 입고 새벽과 저녁에 시간 나는 대로 전단지를 배포하고 포스터를 붙이며 전주 시내를 종횡무진 다녔다고 합니다. 강연장 입구에서는 봉사자들이 직접 오카리나를 연주해서 한층 격조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습니다.nbsp▲ 강연장을 찾은 시민들을 위해 오카리나 연주를 들려주는 봉사자들nbspnbsp강연 시작 시간인 7시가 되자 객석이 모두 드러찼고, 7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렬한 환호와 박수를 받으며 스님이 무대 위로 걸어나왔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저녁 식사는 하고 오셨어요?”라고 운을 띄우며 2층에 자리한 사람들을 향해 “높으신 분들이라 2층에 자리 잡으셨는가 봐요.” 라며 청중들을 웃게 한 뒤 유쾌한 분위기로 강연이 시작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즉문즉설 방식으로 강연을 하게 된 취지에 얘기해 주면서 강연을 시작했습니다.nbspnbspnbsp“원래 석가모니 부처님은 마치 즉문즉설 하듯이 이렇게 설법을 하셨어요. 주로 식사 끝나고 둘러앉아서 차 마시는 자리에서 대중이 물으면 거기에 대해서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을 기록 해놓은 게 경전이에요. 그런데 시간이 점점 흘러가면서 부처님의 말씀이 자꾸 관념화 되고, 형식화 되면서 우리들의 생활과 점점 멀어졌어요. 그래서 다시 형식을 떠나서 우리들의 삶의 문제를 갖고 대화하면서 고뇌를 풀어나가 보자고 해서 이렇게 즉문즉설을 하게 됐습니다.”nbsp스님의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여기 저기서 손을 들고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오늘은 총 7명이 질문을 했습니다.nbspnbsp첫 번째 질문자는 결혼한지 얼마 안 된 여성분으로, 지금 배 속에 아이가 있다고 하면서 남편이 화를 벌컥 내면 자신도 분노에 가까운 반응을 하게 된다며 남편과 평화롭게 살 수 있는 방법을 물었고, 두 번째 질문자는 어떤 일이든 계속 참는데, 참은 것이 터지게 되면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게 된다며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물었고, 세 번째 질문자는 남편과 재혼해 5년째 살고 있는데, 남편의 자녀들이 다 큰 성인이 되었음에도 일방적으로 자녀 편을 드는 남편과의 관계에서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물었습니다.nbspnbspnbsp네 번째 질문자는 늘 남과 비교하는 열등감으로 힘겨워하는 고민을 내놓았고, 다섯 번째 질문자는 20년 동안 정신분열로 힘겨운 삶을 살아오면서 이제는 주변에 피해를 주는 상황까지 발생되는데 치료가 될 수 있을지 물었고, 여섯 번째 질문자는 30년 가까이 남편이 술을 먹고 들어와 새벽까지 술주정을 하는데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 할 지 물었고, 일곱 번째 질문자는 태어난 운명은 정해져 있어서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은 인연을 맺을 수 있는지 그 방법을 물었습니다.nbsp오늘은 그 중에서 여섯 번째 질문인, 술 먹는 남편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방법을 물었던 것에 대한 스님의 답변이 무척 감명 깊었습니다.nbspnbsp스님은 먼저 질문자가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마음이 얼마나 절실한지 테스트할 수 있는 질문을 던지며 답변을 시작했습니다.nbspnbspnbsp“남편이 술을 좋아합니다. 요즘은 좀 덜하지만 술을 많이 마시면 밤새 술주정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제가 어떤 마음을 내야 싸우지 않고 앞으로라도 잘 살 수 있을지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nbsp“요즘 같은 세상에 그런 남편이랑 뭐 하러 살아요. 그냥 ‘안녕히 계십시오’ 하고 끝내버리지요. 뭐가 그렇게 좋아요? 몇 년 살았어요?”nbsp“30년 가까이 살았습니다.”nbsp“그래도 더 살고 싶어요?”nbsp“그래도 제 부족한 점을 메워주는 면이 있습니다. 술 먹고 주정부리는 것 빼면 괜찮은 사람이에요”nbsp“그거 빼고 다른 게 다 괜찮은데, 지금 내가 잔소리한다고 그게 고쳐질까요?”nbsp“안 고쳐진다고 알고 있습니다.”nbspnbsp“말하는 것 보니 아직도 고쳐졌으면 하는 미련이 있는 것 같네요. 지금 딱 고쳤으면 좋겠죠?”nbsp“네. 예전보다는 많이 좋아졌는데 제 욕심에 이웃한테도 부끄럽고, 애들한테도 부끄럽습니다.”nbsp“제가 남편의 술 마시는 병을 고쳐주면 얼마까지 낼 자신이 있어요? 한 1억은 내겠어요?”nbsp“제가 경제 수준이 높지 않아서 그 액수를 지금 어떻게 말씀 드릴수가 없습니다.”nbspnbsp“별로 고치고 싶지 않다는 이야기에요. 제가 질문자한테 돈 뜯어서 뭐하겠어요. 어느 정도로 고치고 싶은지 확인해보려고 묻는 거예요. 1억이 아니라 3억이라도 내겠다 하면 정말 고치고 싶어하는구나 할 텐데, 질문자는 별로 고치고 싶지 않은 거니까 그냥 그렇게 사세요.”nbsp“이렇게는 못살겠습니다. 너무 힘듭니다.” nbspnbsp“그럼 천만 원은 내겠어요?”nbspnbsp“......”nbsp“보세요, 그냥 물어보는 건데도 대답을 못하잖아요. 고치고 싶다고 말만 하지 사실은 별 뜻이 없어요. 저라면 빚을 내서라도 일단 선불을 주고 해볼 텐데요. 돈이 문제가 아니에요. 1억이 아니라 10억을 줘도 못 고치는 병이에요. 애들이 몇 살이에요? 30년 살았으면 애들도 다 커서 20살 넘었겠네요.”nbsp“네.”nbsp“그럼 이제 됐어요. ‘여보, 안녕히 계세요. 혼자서 많이 드세요.’ 이러고 비켜주면 술 마시는 남자를 좋아하는 다른 여자가 데리고 갈 거예요. 남 줘버리세요.”nbsp“아니요. 놓으려니 아깝고 들자니 무겁습니다. 약간의 미련이 있습니다.” nbspnbspnbsp“그래서 확실히 정하라는 거예요. 남편을 고치지 못한다는 걸 확실히 받아 들여야 해요. ‘좀 더 살면 고쳐지겠지’ 하면 죽을 때까지 이렇게 마음고생 하고 살아요. 고치지는 못 해요. 못 고친다는 걸 전제로 하고 살지 말지 정하라는 말이에요. 지금 질문자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래도 살아야지 어떡하느냐’ 이렇게 정한 것 같네요.nbspnbsp고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이 남자하고 같이 산다면, 남편이 술을 마시든 말든 내가 안 괴롭게 살 수는 있어요. 이렇게 기도하세요.nbspnbsp‘부처님, 술은 우리 남편에게 보약입니다.’nbspnbsp보약은 매일매일 꼬박꼬박 챙겨먹어야 해요. 그런데 남편이 알아서 마시고 오면 따로 안 챙겨줘도 되니까 좋은 일이에요. 또 깜빡 잊고 안 마시고 오면 챙겨줘야 합니다. nbspnbspnbsp그러니 오늘부터는 언제든지 술을 챙겨 줄 준비를 집에 딱 해놓으세요. 안 마시고 오는 날은 반드시 술상을 차려주면서 ‘보약 챙겨 드세요’ 이렇게 하세요. 남편이 무슨 소리냐고 하면 ‘스님이 당신에게는 술이 보약이어서 안 마시면 빨리 죽는다니까 꼭 먹어야 해요.’ 이렇게 말씀하세요. 이 사람은 술을 마시고 주정을 해야 명이 길어져요.”nbsp“그런데 제가 너무 괴롭습니다. 그 소리를 다 들으려면...”nbsp“그 소리 안 듣기 위해 남편이 죽는 게 나아요? 그렇게 좀 주정하지만 그래도 남편이 살아있는 게 나아요?”nbsp“살아있는 게 낫지만 그 소리도 안 들었으면 좋겠습니다.”nbsp“그건 안 된다니까요. 결정을 해야 해요. 제가 고등학교 때 절에 들어와서 저희 어머니가 울면서 난리를 피우니까 저희 스승님이 이렇게 말했어요. ‘보살님 이 아이가 어떻게 될 줄 알아요?’ 어머니가 모른다 하니까 ‘저는 알아요. 그럼 아는 사람이 지도해야 돼요? 모르는 사람이 지도해야 돼요?’ 하고 다시 물었어요. ‘아는 사람이 지도해야죠.’ 그래서 저희 스승님이 지도권을 가진 거예요. 저희 어머니가 ‘이 아이가 어떻게 되는데요?’ 하고 물었어요. ‘밖에 나가면 단명하고 절에 들어오면 삽니다.’ 그래서 우리 어머니 생각에 중이 되더라도 아들이 안 죽고 사는 게 낫다 싶어서 딱 포기하고 ‘그럼 스님 아들 하세요’ 하고 가버렸어요. 이게 사랑이에요.nbspnbsp질문자는 어떻게 할래요? 술 먹고 주정 하더라도 남편이 그래도 사는 게 나아요? 술 안 먹고 빨리 죽는 게 나아요?”nbsp“사는 게 낫습니다.”nbspnbspnbsp“만약 남편이 갑자기 죽으면 틀림없이 울면서 이럴 거예요. ‘아이고, 이래 죽을 줄 알았으면 그렇게 좋아하는 거 실컷 마시게 놔둘 걸.’ 그런 후회를 안 하려면 남편이 마시고 싶어 할 때 실컷 마시게 해주세요. 그래야 죽고 나서도 내가 후회하지 않아요. 남편 잘 되라고 그러는 게 아니라 내가 잘 살려고 그러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렇게 기도하면 남편이 살아도 괴롭지가 않고, 남편이 죽어도 나는 후회가 안 돼요. 제가 질문자 잘 되라고 이야기해주지, 무엇 때문에 주정꾼 남편을 위해 이야기하겠어요?nbspnbsp그러니 ‘술은 우리 남편에게 보약입니다’ 이렇게 기도하세요. 이 말은 꼭 더 챙겨 드셔야 한다는 거예요. 자기가 알아서 챙겨먹고 오면 ‘내 고생 안 시키려고 알아서 마시고 와줘서 감사합니다’ 하고, 안 마시고 오면 ‘아이고, 나하고 같이 마시려고 안 마시고 왔네요’ 이러고 챙겨주세요. 하루도 빠지면 안 돼요.”nbsp“남편이 너무 좋아할 것 같습니다. 스님 고맙습니다.” nbspnbsp온갖 인상을 찌푸리던 질문자가 스님에게 기도문을 받고 환하게 웃자 청중들은 박장대소를 하면서 박수를 쳤습니다. 이어서 스님은 왜 이런 기도문을 하면 효과가 있는지 자세히 설명해 주었습니다.nbspnbsp“남편이 좋은 게 아니라 질문자한테 좋다니까요. 이렇게 마시면 남편 건강에 안 좋아요. 안 좋은데도 남편은 질문자를 위해서 이렇게 마셔주는 거예요. 이렇게 마셔야 남편이 명을 이어가요.nbspnbsp그리고 남편은 어릴 때 심리가 억압이 됐습니다. 엄마한테 야단을 맞았든, 선생님한테 야단을 맞았든 심리가 억압됐어요. 술만 안 마시면 착한 사람이에요. 말이 밖으로 안 나옵니다. 그런데 술만 마시면 옛날의 억압된 심리가 주정의 형태로 나와서 반복돼요. 그러니까 그걸 귀찮게 생각하지 말고 항상 들어줘야 해요. 듣기가 힘들면 귀에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들으면서라도 항상 맞장구를 쳐주세요. ‘여보, 그랬어. 얼마나 힘들었어. 그랬구나. 아이고, 그랬구나.’ 이렇게 계속 맞장구를 쳐줘야 해요. ‘또 그 소리다. 몇 번째야?’ 이러면 안 돼요. 그러면 막 집어 던지고 깨부수면서 행패를 부립니다. 그러니 술이 취했을 때는 7살짜리 애를 다루듯 ‘여보, 그래. 그때 그랬구나’ 이렇게 등을 두들겨 주세요.nbspnbspnbsp그러면 억압되어 막혔던 심리가 조금씩 풀어져요. 그런데 그걸 되받아치면 미쳐서 난리를 피우고 술주정이 더 심해집니다. 계속 맞장구치고 받아주면 술을 마시더라도 주정이 잦아들고 명도 길어져요.nbspnbsp그런데 질문자가 기도를 하지 않으면 그걸 못 견디고 괴로워져요. 오늘 스님 말 듣고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막상 남편이 주정하는 꼬라지를 보면 또 속이 확 뒤집어집니다. ‘스님이 살지 말라고 할 때 그렇게 할 걸... 왜 같이 산다고 했을까?’ 싶을 거예요. 그러니 매일 108배 절하면서 뭐라고 기도하라고요?”nbsp“부처님, 남편에게 있어서 술은 보약입니다.” nbspnbsp질문자는 큰 목소리로 스님이 준 기도문을 또렷하게 말했습니다. 그러자 청중들도 큰 박수로 격려를 해주었고, 스님도 흔쾌히 마음을 낸 질문자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보였습니다.nbspnbsp남편이 어릴 때부터 억압된 심리로 인해 발생된 문제이니 반발하기보다는 다독이며 받아주라는 말씀에 질문자도 한결 가벼워졌고 그 원리를 이해하게 되면서 문제를 스스로 녹여낼 수 있었습니다.nbspnbsp이렇게 모든 질문에 대해 답변을 마치고 나니 어느덧 2시간 30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마칠 시간이 되자 스님은 오늘 강연을 마무리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nbspnbsp“농사꾼이 내일은 농약을 쳐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비가 와서 못 치게 되면 성질을 냅니다. ‘이 놈의 날씨가 약도 못 치게 한다.’ 그렇게 성질내면서 술 한 잔 마시고 누워 있다가 또 ‘비 오니까 내일은 고추모종이나 내야지’ 합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날이 쨍쨍해요. 그러면 또 날씨보고 성질을 부립니다.nbspnbspnbsp그런데 훌륭한 농사꾼은 아침에 일어나보고 비가 오면 고추모종 내고, 날이 맑으면 농약 치고, 이렇게 자기 준비가 늘 되어 있습니다. ‘비가 오려면 오고, 날이 맑으려면 맑아라.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나는 구애 안 받는다. 비가 오면 오는 대로, 맑으면 맑은 대로 하겠다.’ 이게 자유입니다.nbspnbsp술 마시는 남편 이야기도 그렇습니다. 다른 건 다 좋은데 술만 안 마시면 좋겠다고 하지만, 사람을 반으로 가르지 않는 이상 뭐는 빼고 뭐만 가질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같이 살려면 술 마시는 걸 받아들여야 해요. 술 주정한다고 화를 내면 반발해서 더 행패를 피우지만, 등 두들겨 주면서 맞춰주면 행패를 안 피워요. ‘이 웬수가 또 술 처먹고 왔네’ 해서 싸우다가 한 대 맞고 억울해서 밤새도록 ‘살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괴로워하는 것보다는 ‘아이고, 한 잔 했네요. 오늘은 좀 덜 드셨네. 한 잔 더 하세요’ 이렇게 달래서 재워놓고 나도 편안하게 자는 게 나아요.nbspnbspnbsp주어진 조건을 내가 어떻게 유리하게 만들어 내느냐는 내 문제에요. 같이 살고 안 살고는 여러분들이 결정하면 되는데, 이왕 살려면 안 괴롭게 사는 게 현명하다는 거예요. 같이 살려면 간섭하지 말고, 그렇게 살고 싶지 않으면 ‘안녕히 계십시오’ 하고 끝내고 혼자 사세요. 세상을 다 자기 욕심대로 할 수는 없어요.nbspnbsp이렇게 자기에게 주어진 삶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서 자유롭고 행복하게 가꾸어 나가되 그런 자유와 행복 속에서 다시 주위 환경을 바꿔나가야 해요. 부당한 게 있다면 개선해 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개선하는 과정에서 화를 내고 애를 쓰면 우선 내가 괴롭고, 또 오래 하지 못해요. 지쳐버리거든요. 싱글싱글 웃으면서 하면 오래 할 수 있어요. 개선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개선해도 되지만 즐겁게 하라는 겁니다.nbspnbspnbsp남편 등을 두들겨 주면서 받아줬더니 남편이 술을 먹다가 빨리 죽어버릴 수도 있어요. 그러면 시집을 한 번 더 갈 수 있잖아요. 자기가 먹고 죽었지 내가 죽인 것도 아니잖아요. 이렇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세요. 남편이 없으면 없는 대로 나는 또 내 길이 있어야지요. 그런데 우리는 남편이 죽으면 후회하고, 같이 살면 또 못 살겠다고 아우성쳐요. 남편이 살면 살아서 좋은 일이고, 죽으면 술 마시고 행패 부리던 양반이 없어졌으니 또 좋은 일이에요. 이렇게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삶을 살아야 내가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이걸 해탈이라고 해요. 여러분들 모두 해탈하셔야 합니다. 아시겠죠?”nbsp“네” nbspnbsp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삶을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에 청중들도 크게 웃으며 박수를 쳤습니다. 스님의 말씀을 듣고 있노라면 정말로 살아있는 사람은 누구나 행복할 수 있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것 같습니다. 어떤 질문을 해도 스님은 그 상황 속에도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을 늘 일러주시기 때문입니다.nbspnbsp강연이 끝난 후 스님은 무대에서 내려와 질문한 분들에게 따뜻한 악수를 건네며 격려를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힘내라는 말도 잊지 않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스님과의 소중한 추억을 가슴에 품으며 행복한 모습으로 돌아갔습니다.nbspnbspnbsp아쉽게도 이곳 전북도청의 운영 규정 상 책 판매를 하지 못해 책 사인회는 열리지 못했습니다. 몇몇 분들은 집에서 가져 온 스님의 책을 들고 서 있다가 아쉬움을 뒤로 하고 발걸음을 돌렸습니다.nbspnbsp누구보다 밝은 표정으로 강연장을 나가는 여자분께 강연을 듣고 난 소감을 물어보았습니다. “그동안 인터넷 상으로만 법문을 접하다가 오늘 직접 강연장에 와서 스님의 법문을 들으니 감동이 배가 된다”며 벅차오른 마음을 전해주었습니다. 열등감이 고민이라던 네 번째 질문자는 “질문을 하고 나니 한결 삶이 가벼워지고 행복해진 것 같아요. 바뀔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라며 환한 미소를 보여주었습니다. 또 어떤 분은 병원에서 입원 중임에도 환자복에 외투만 걸치고 목발을 짚은 채 강연에 끝까지 함께해 훈훈한 감동을 주기도 했습니다.nbspnbsp청중들이 모두 강연장을 빠져 나간 뒤 무대 위에서는 오늘 강연을 준비한 봉사자들이 작은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오늘이 정토회 광주전라 지부에서 준비한 올해 마지막 강연이여서 이것을 기념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nbspnbspnbsp봉사자들은 전주 정토법당 불교대학 재학생들이 직접 만든 떡 케이크에 촛불을 켜고 ‘스승의 은혜’ 노래를 합창한 후 스님에게 감사한 마음을 담아 꽃다발을 전했습니다.nbspnbspnbsp그리고 봉사자들이 스님께 하고 싶은 말을 적어서 롤링페이퍼를 만들어 선물했습니다. 모두들 스님의 법문을 듣고 행복해진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며 감사의 마음을 가득 적어 주었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각 지역 별로 손을 들어보라며, 군산은 법당 마련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익산은 얼마 전에 법당이 생겼는데 잘 운영되고 있는지, 정읍 정토법당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하나 하나 살펴주었습니다. 스님의 애정과 세심한 배려에 감동이 배가 되었습니다.nbsp스님은 그동안 광주전라 지역에서 강연을 준비하느라 수고가 많았던 봉사자들을 격려해 주면서 이 좋은 법을 주변에 더 널리 알리고 우리 사회를 더 나은 사회로 만다는데 작은 기여라도 함께 해나가자고 당부했습니다.nbspnbsp“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지역에도 좋은 가르침이 전파되어서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들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줍시다. 첫째는 내가 먼저 좋아져야 합니다. 남이 어떻게 되든 우선 내가 먼저 수행을 해야 합니다. 둘째, 이 좋은 것을 나만 간직하는 것이 아니라 이웃과 함께 나눠가져야 합니다.nbspnbspnbsp이것이 기본이고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면 종교를 떠나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들을 푸는데 작은 기여라도 해야 합니다. 남북의 평화와 통일, 경제민주화, 지방분권, 청년들의 실업문제 등 이런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하는, 즉 시민의식이 있는 시민이 되어야 합니다. 맹한 불교 신자가 되지 말고 의식 있는 불교 신자가 되어야 합니다. nbspnbsp더 나아가 그 의식이 글로벌해져야 합니다. 세계 시민으로서도 부족함이 없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지 ‘불교 밖에 모른다’ 이런 소리를 듣는 사람이 되면 안 됩니다. ‘역시 불교인들은 사물을 보는 눈이 다르구나’ 이런 소리를 듣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첫째는 내가 행복해야 되고, 둘째는 이런 인식의 폭이 넓어져야 합니다. 그래서 정토회는 한편으로는 괴로움에서 벗어나도록 해주는 행복의 장이 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대한민국이 좀 더 선진화되고 시민의식이 높아지도록 하는 교육의 장이 되기도 해야 합니다. 질문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생각이 너무 좁잖아요. 생각을 좀 넓혀서 다른 나라 사람들도 좀 이해하고, 북한에서 온 사람들도 좀 포용하고, 조선족들과도 함께 가야 되는데 너무 자기 종교, 자기 가족 밖에 모르는 것 같아요.nbspnbsp우리 나라는 바깥으로는 굉장히 발달한 것처럼 보이는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기주의와 결합이 되어 있어서 재벌들의 행태를 보면 부의 분배 문제도 가족적으로 풀어 나가고, 심지어 교회까지도 사유화 해서 가족적으로 승계를 해나가기도 합니다. 이런 모습들은 대한민국의 높아진 위상에 맞지 않는 낡은 사고방식들입니다.nbspnbspnbsp그래서 정토회는 우리가 하는 일도 좋은 일이어야 하지만 이 일을 하는 방식도 가능한 민주적이고, 가능한 뜻을 맞춰서 화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부족하지만 이렇게 자꾸 연습해 나가시기 바랍니다.”nbspnbsp환한 웃음으로 당부의 말을 해주는 스님에게 봉사자들도 모두 큰 박수와 환호로 그 실천을 다짐했습니다.nbspnbsp그리고 다함께 스님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광주전라 지역에도 수행하고 봉사하는 정토회와 같은 모임들이 점점 많이 생겨나길 간절히 기원해 봅니다.nbspnbspnbsp끝으로 봉사자들은 전주 시민들과 정토회 회원, 봉사자들 모두가 행복하고 하나되는 계기를 만들어준 스님에게 머리 숙여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nbspnbsp전북도청을 빠져나온 스님은 곧바로 서울로 향했습니다. 하루 종일 강연을 하느라 피곤했는지 차 안에서는 의자를 눕히고 잠깐이라도 휴식을 취했습니다. 밤 12시가 넘어서 서울 정토회관에 도착한 스님은 업무를 더 보다가 잠자리에 들었습니다.nbspnbsp내일은 아침 7시에 평화재단에서 조찬 모임을 가진 후 문경 정토수련원으로 이동해 정토회 전국 대의원 회의에 참석한 대의원들을 위해 입재 법문을 해줄 예정입니다.nbsp nbsp※nbsp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52개 도시를 순회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 강연 일정을 확인한 후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강연장으로 오세요.nbspnbspnbsp강연은 선착순 무료 입장이며, 질문을 하고 싶은 분들은 강연장에 직접 오셔서 사전 신청을 하셔야 합니다.nbsp

2015.11.22. 64,149 읽음 댓글 32개

2015.11.20 (오전) 공주 즉문즉설 강연

nbsp안녕하세요. 스님은 새벽에 정토회 공동체 대중들과 함께한 발우공양을 마친 후 오전에는 공주교대에서 공주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했습니다.nbspnbsp오전 8시 30분에 서울을 출발해 강연이 열리는 공주에는 10시 무렵에 도착했습니다. 연일 비가 오더니 오늘은 안개가 공주의 산하를 포근히 감싸고 있습니다.nbspnbsp▲ 공주교대 청목관nbsp이른 아침부터 즉문즉설 강연이 열리는 공주교대 청목관에는 스님의 법문을 듣고자 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공주시엔 아직 정토법당이 없어서 대전 정토법당과 세종 정토법당에서 봉사자 40여 명이 출장을 다니듯 강연 준비를 했다고 합니다. 봉사자들은 아침 8시부터 모여 방긋 웃으며 인사를 나누고 각자 맡은 소임에 충실했습니다.nbspnbsp▲ 반갑게 손님들을 맞이하는 봉사자들nbsp멀리 논산에서 버스를 타고 왔다는 50대 아주머니는 정토회 홈페이지에 연재되고 있는 ‘스님의 하루’를 매일 보고 있는 ‘왕팬’이라며 소녀처럼 웃으며 자리에 앉기도 했습니다.nbspnbsp10시 30분이 되자 준비된 300석이 거의 다 채워지고 스님의 소개 영상과 함께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대중들은 열렬한 박수로 스님을 반겼습니다.nbspnbspnbsp스님이 열렬한 환호를 보고선 “충청도 사람들은 반응이 별로 없는 편인데 오늘 오신 분들은 다른 동네 사람들인가 보죠?” 라며 농담을 던지자 청중들도 웃음을 터뜨렸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즉문즉설의 취지에 대해 간단히 설명한 후 부드럽고 포근한 음성으로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면 주면서 야단법석을 열어주었습니다.nbspnbsp오늘은 총 6명이 질문을 했습니다. 첫 번째 질문자는 8살 된 딸아이한테 화내고 후회하는 일이 반복되는 것으로부터 벗어날 방법에 대해 물었고, 두 번째 질문자는 남편이 거짓말을 많이 하고 주식에 빠져있어 이혼하려 했지만 사랑해서 참고 살았는데 시어머니가 이혼하라고 보채고 돈 쓰는 것까지 일일이 간섭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 막막하다고 하소연을 했고, 세 번째 질문자는 공주대학교 생명공학과 학생으로, 동물의 생태를 연구하다보니 부득이하게 살생을 하게 된다며 생명이 귀하게 취급받거나 덜 귀하게 취급받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물었습니다.nbspnbspnbsp네 번째로 질문한 고2 아들을 둔 엄마는 아들이 게임만 하고 부모를 싫어해 힘든 일이 있어도 말을 안 한다고 답답함을 토로했고, 다섯 번째 질문자는 스무살 된 트랜스젠더 딸이 사회에서 힘들어하고 외롭다고 할 때 엄마로서 어떻게 해줘야 좋을지 알려달라고 물었고, 여섯 번째 질문자는 초등학교에서 청소년 상담자로 일하다보니 화나고 짜증나는 일이 많아 자신이 상담자로서 부족한 것 같다며 조언을 구했습니다.nbspnbsp오늘은 그 중에서 두 번째 질문자가 물었던 남편과의 이혼 문제와 시어머니와의 갈등에 대한 내용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질문자는 자신이 써온 글을 읽다가 끝내 서러움에 북받쳐 흐느껴 울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스님의 명쾌한 대답에 마침내 웃음을 띠었습니다.nbspnbspnbsp“저는 38살이고 남편은 37살입니다. 작년에 결혼했습니다. 결혼하자마자 남편이 거짓말을 너무 많이 해서 6개월간 많이 싸웠고, 주식에 큰 돈을 투자했다가 잃어서 이혼까지 생각했었어요. 그러나 부부상담도 받고 스님을 만나면서 많이 노력해서 참게 됐습니다. 그런데 최근 시부모님 때문에 다시 사이가 많이 안 좋아졌어요. 시어머니께서는 결혼하기 전부터 ‘네가 나이가 많으니 결혼해서 아이를 못 낳으면 밖에서 낳아오겠다’고 하셨어요. 나중에 사과는 하셨지만, 여전히 아들이 아깝다고 하시고요. 저희 집 돈 들어오고 나가는 사정을 일일이 물어보고, 한번은 남편 앞에서 제 뺨을 때리신 적도 있는데 지금도 왜 맞았는지 모르겠어요. nbspnbsp그리고 남편이 거짓말을 계속해서 사이가 안 좋은 가운데 또 거짓말을 하고 서울에 주식 강연을 들으러 갔어요. 제가 화가 너무 나서 광주의 친정으로 가버렸다가 밤에 전화를 해서, 술을 마시던 남편에게 택시를 타고 내려오라고 했어요. 차가 없어서 대전까지 택시를 타고 왔다가 다시 운전해서 광주까지 오긴 했습니다. 그런데 시부모님이 남편과 이야기하다가 그 일을 아시고는 이혼하라고 하셨대요. 술 마신 사람을 운전하게 만들어서 귀한 자식 죽인다고요.nbsp이렇게 남편과 시부모님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다 보니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방향을 잃어버린 것 같습니다. 아이를 낳아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왠지 업보 때문에 시누이가 장애를 갖게 된 것 같고, 저도 같은 이유로 아이를 낳으면 이상이 있을까 봐 걱정됩니다. 이혼을 굉장히 고민했지만, 지금은 남편과 이혼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시댁 문제와 아이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할지, 제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nbsp“질문자가 이혼 안 하려고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 사람과 결혼하려고 했던 이유가 뭔지 잘 모르겠어요. 왜 문제가 있다고 하면서도 결혼을 결정했어요?”nbsp“제 나이도 있었고, 남편을 정말 좋아하고 사랑해서 결혼했어요. 그런데 남편이 많이 속을 썩였고요. 제가 이야기도 하고, 부부 상담을 받으면서 상담사분의 설명을 들으면서 남편이 모르던 걸 많이 깨달았어요. 또 남편이 법륜 스님을 만나면서 이제는 세상 이치 같은 것도 많이 생각하더라고요.”nbspnbsp“질문자의 이야기를 죽 들어보니 한 여성으로서의 고뇌는 이해가 되지만, 솔직히 말하면 질문자는 결혼생활을 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질문자는 남하고 같이 살 성질이 못 돼요. 제3자로서 단순히 질문자 이야기만 들어도 ‘아이고, 그 성질 가지고 다른 사람과 같이 살기 어렵겠다’ 싶은 걸요. 그래서 왜 결혼했는지도 잘 모르겠고, 그렇게 괴롭다고 이야기하면서도 왜 이혼은 안 하려는지도 잘 모르겠어요.nbspnbspnbsp사랑하기 때문에 결혼했다고 말하지만 그게 무슨 사랑이에요? 사랑해서 결혼했다면 그 사람이 어떻게 해도 보살펴야죠. 이럴 것이라 생각하고 결혼했는데 저리 되어서 용납 못 하겠다는 건 장사이지 사랑이 아니에요. 질문자는 사랑이라고 주장하지만 질문자가 하는 말에서는 남편에 대한 사랑이 느껴지는 말이 한 마디도 없어요. 그냥 질문자의 일방적인 관점에서 본 이야기만 있죠.nbsp질문자의 그런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그렇게 해서는 결혼생활은 좀 어렵습니다. 그러니 애초에 결혼을 안 했어야 해요. 나이만 들었지 결혼할 준비가 안 되었어요. 나이 들었다는 게 무슨 결혼조건이에요? 같이 살 준비가 돼야 결혼을 하지, 내가 나이 들었다고 무턱대고 결혼해서 이렇게 결혼생활을 제대로 못해내면 상대는 얼마나 힘들겠어요?nbspnbsp질문자가 자기 성격으로는 결혼생활을 하기 어렵다고 깨달았으면 이혼하면 되는데 또 이혼은 왜 안 하겠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남편이 거짓말도 하고 이러쿵저러쿵 문제가 많다면서요. 그런데 서울에서 술 마시는 사람더러 거짓말했다고 당장 택시 타고 내려오라는 건 무리예요. 내려오겠다 해도 ‘오늘은 이왕 갔으니까 일단 거기서 자고 내일 아침에 내려와라. 내일 만나서 따질 걸 따지자’ 이렇게 해야지, 밤에 다짜고짜 내려오라고 하면 어떡해요?”nbspnbsp“처음에는 그렇게 이야기했어요. 그런데 남편이 처음에는 ‘안 갔다’고 하다가 ‘대전에 와 있고 서울은 안 갔다’고 하더니, 그 다음에는 또 ‘서울이긴 한데 강연은 안 가고 친구를 만나서 술을 마시고 있다’고 말을 바꿨어요. 그 전에 워낙 남편이 거짓말을 많이 했기에 ’친구를 바꿔달라‘고 했더니 친구가 아니라 강연을 같이 간 사람들이래요. 계속 거짓말을 해서 화가 터져버린 거예요.”nbsp“시어머니가 들었을 때는 중간의 이유가 필요 없어요. 어쨌든 결과만 보면 술 마신 자기 아들을 12시에 불러 내려서 운전하게 만들었다는 거잖아요. 이유 불문하고 그건 올바른 자세가 아니에요. 화가 나서 제 정신을 잃었다는 겁니다. ‘너 바른 말 안 했지?’ 이렇게 내가 확인하는 데만 몰두하느라 상대가 어떤 위험에 처할 수 있는지는 생각 안 했잖아요.nbsp그렇게 거짓말 한 거 확인해서 뭐 할래요? 자기 나름대로 뭔가 아내에게 말 못한 이유가 있을 텐데 그걸 굳이 밝힌다고 내 속이 시원해지지도 않아요. 갔는지 안 갔는지는 또 전화로 어떻게 확인해요? 전화로 확인하겠다는 것 자체가 어리석어요. 성질나서 제 정신이 아니니까 그러는 거예요. 어디냐고 물어봐야 거짓말한다는 걸 질문자가 미리 알았잖아요. 알았으면 ‘내일 아침에 만나서 이야기하자’ 하고 만나서 하나하나 따져보면 되잖아요. 그렇게 몇 번 해봐도 그대로면 거짓말하는 걸 덮어주고 살든지, 이렇게는 못 살겠다고 하고 헤어지면 돼요.nbspnbsp이 거짓말이라는 게 아주 나쁜 의미의 거짓말도 있지만 자꾸 둘러대다 보면 거짓말이 되는 경우가 있어요. 이야기하면 아내가 성질낼 것 같아서 둘러댔는데 또 뭐라고 해서 또 둘러대다 보면 거짓말이 커집니다. 남을 때리거나 도둑질하는 건 나쁜 짓이라고 할 수 있는데 거짓말은 때로는 나쁜 짓이라고 보기 어려울 때가 있어요. 그냥 자기들은 자기들대로 그런 시간이 필요한 거예요. 사람이란 말 못할 사정도 있는데 그런 걸 거짓말쟁이라면서 매번 꼬치꼬치 묻고 의심하면 같이 못 살아요. 그 사람이 거짓말했을 수도 있고 안 했을 수도 있는데, 내가 이렇게 의심병이 걸리면 상대가 못 살아요. 남편이 어떤 사람이냐를 떠나서 질문자가 남하고 같이 살 수준이 안 된단 말이에요. 그러니 시어머니가 보기에는 ‘내 귀한 아들에게 저게 미쳤나’ 싶죠. 질문자 입장에서는 아니지만 시어머니 입장에서는 그렇다는 말입니다.nbspnbsp친정어머니가 딸 집에 갔는데 딸은 침대에서 자고 사위가 밥해서 아이들 챙겨 먹이고 학교 보내면 아주 좋아 보이겠죠. 그런데 시어머니가 왔는데 며느리는 자고 있고 아들이 밥하고 손자 챙겨서 학교 보내는 걸 보면 난리 납니다. 딸이 친정에 와서 남자 동창들에게 전화해서 안부도 묻고 만나자고 하면 괜찮지만, 며느리가 시댁에 왔는데 남자 동창들에게 전화해서 보자고 하면 야단들이에요. 이렇게 입장이 서로 달라요. 그래서 제가 시어머니에게는 ‘며느리를 딸처럼 보면 별 것 아닙니다’ 라고 하고, 며느리에게는 ‘아들 빼앗긴 시어머니가 성인이 아닌 이상은 그럴 수밖에 없다는 걸 이해하세요’ 라고 하는 겁니다.nbspnbsp질문자가 결혼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성질난다고 시댁에 안 가버리니까 그 부모 입장에서는 기껏 아들 키워서 결혼시켜놓은 보람이 없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그리고 젊은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시어머니 입장에서는 아이를 못 낳으면 다른 데서 낳아 데려오기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어요. 부모의 심정이 그렇습니다. 결혼한 아들에게 아이가 없으면 다른 여자라도 하나 구해서 낳아야겠다고 어른들은 생각할 수도 있어요. 부모는 그런 생각이 드니까 그렇게 이야기하는 거예요.nbspnbspnbsp부모 이야기가 다 옳은 건 아니에요. 그러나 부모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볼 수 있다는 점은 받아들여야 합니다. ‘알았습니다, 네, 네’ 대답해주고 안 하면 되잖아요. 결정은 남편과 질문자가 하는 것이지 부모가 하는 게 아니에요. 질문자가 보기에 남편이 부모 말을 듣고 밖에서 애를 낳아 데려올 수준이라면 ‘안녕히 계십시오’ 하고 끝을 내면 되고, 입양하느니 그렇게라도 하는 게 낫겠다 싶으면 질문자도 동의해서 그렇게 하면 됩니다. 그게 시어머니를 나무랄 일은 아닙니다.nbspnbsp사람은 혼자 사는 존재가 아니에요. 회사에 가면 사장이 있고 상사가 있고 동료가 있듯이, 남편과 살려면 그 남자의 어머니가 있고, 그 남자의 아버지가 있고, 그 남자의 동생이 있어요. 그런데 제가 보기에 질문자는 이 인간관계를 받아들이고 형성할 기본자세가 안 되어 있습니다. 이야기를 죽 들어보면 그저 자기 생각밖에 안 하니까 결혼생활을 하기 어려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그렇게 해서는 결혼생활이 어렵습니다. 좀 직설적으로 말하면 이 남자하고만 안 되는 게 아니라 어떤 남자하고도 못 살아요.nbspnbsp이 남자하고 살려면 이 남자하고만은 안 살아집니다. 이 남자에게는 어머니가 있잖아요. 또 남편 입장에서 보면 질문자는 만난 지 얼마 안 되지만, 어머니는 어릴 때부터 키워줬으니까 거기에 또 심리적으로 묶여서 어머니의 비위를 맞추려고 해요. ‘이 남자’라고 하는 건 이 남자의 어머니, 이 남자의 아버지, 이 남자의 동생, 이 남자의 친구 등을 다 포함해서 이 남자이지, 이 남자만 낙동강 오리알처럼 떨어져 있는 게 아니에요.nbspnbsp내가 남편이 좋다면 그 남편을 좋게 만들어준 사람이 시어머니예요. 내가 봐도 괜찮은 남자인데 시어머니 눈에는 자기 아들이 얼마나 좋아 보이겠어요? 내가 ‘내 남자다’ 하는 게 강하겠어요? 그 시어머니가 ‘내 아들이다’ 하는 게 강하겠어요? 시어머니가 원래 주인이에요. nbspnbspnbsp원래 주인의 것을 임대했으니까 사용은 내가 하더라도 주인 대우는 좀 해줘야죠. 많이 힘들면 못 가서 죄송하다고 전화라도 한 통 하고요. 무조건 가서 참으라는 게 아니에요. 참으면 스트레스를 받으니까 언제 터져도 터져요. 그러면 자기도 괴롭잖아요. 그러니 안 살려면 몰라도 같이 살려면 참는 게 아니라 원래 주인한테 예의를 좀 갖춰주세요.nbspnbsp같이 살려면 첫째, 이 남자를 고쳐서 사는 건 불가능합니다. 안 고쳐져요. 자기 성질도 못 고치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을 고치겠어요. 또 남편이 엉겁결에 이리저리 거짓말을 하면 아내가 볼 때는 거짓말쟁이지만 사회에서는 융통성 있는 사람이라고 해요. 술집에 있으면서 카페에 있다고 해도 되는데 꼬박꼬박 술집에 있다고 해서 분란을 일으키는 사람이 있어요. 그런 건 정직하다고 하지 않고 고지식하다고 그래요. 거기에 비해 이 사람은 융통성이 있는 거예요. nbspnbspnbsp융통성이 있으면 사회생활은 잘 해요. 그러니까 그걸 일일이 간섭하지 마세요. 나이가 마흔 다 되어 가는 사람을 고치기는 불가능해요. 그러니 있는 그대로 몇 년 살아봐서 ‘이대로도 살 만하다. 혼자 사는 것보다는 같이 사는 게 낫겠다’ 이렇게 생각하면 같이 살고, ‘안 되겠다’ 하면 그만두세요.nbspnbsp두 번째, 이 사람이 괜찮아 보여서 선택할 때는 이 사람 옆에 붙어 있는 다른 사람들을 다 받아들여야 해요. 누군가를 좋아할 때 얼굴은 좋은데 두 팔은 싫다고 해서 떼버릴 수 없잖아요. 귀한 아들을 빼앗긴 시어머니의 분한 심정도 이해해서 뭐라 뭐라 성질을 내면 ‘죄송합니다’ 해주세요. 남편이 괜찮은 사람이라면 그건 시어머니가 만들어준 공덕이니까 ‘감사합니다’ 하고요.nbspnbsp시어머니에게는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두 가지 용어를 써야 해요. 남의 아들을 빼앗아갔으니 죄송하고, 잘 키워준 시어머니도 덕을 좀 봐야 할 텐데 내가 덕을 다 보니 감사하다는 마음으로 임해야 합니다. 그러면 그 시어머니하고 아무 문제가 없어요. 질문자는 그런 기본적인 감사함도 없고 죄송한 마음도 없기 때문에 미움을 사는 거예요. 안 그러면 이 남자는 물론 다른 남자와 살아도 계속 같은 일이 반복돼요. 오히려 더 독한 사람한테 걸려서 고생해요. nbspnbsp그런데 본인은 지금 같이 살겠다는 생각이 좀 더 강하잖아요. 같이 살려면 의심하면서 평생 사는 것보다 믿고 놔두는 게 나아요. 저는 ‘살아라, 살지 마라’ 하는 말은 안 합니다. 저도 혼자 사는데 왜 남더러 살라고 하겠어요? nbspnbsp이런 이야기 들을 때 제가 슬픈 표정 안 짓고 빙긋이 웃잖아요. 두 남녀가 같이 사는 것만도 얄미운데 잘 살면 제가 그걸 어떻게 봐주겠어요? 못 살고 괴로워해서 매일 이렇게 상담을 해줘야죠. 그래야 제가 혼자 살면서도 자신감을 갖죠. 하하. 상담하는 사람에게 끌려 들어가면 제가 상담을 못 해요. 감정 동화를 전혀 안 일으켜야 이렇게 바른 소리를 하죠.nbspnbspnbsp남편이나 시어머니를 위해서 그렇게 하라는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얼굴도 못 본 시어머니 편을 들 이유가 없잖아요. 편을 들려면 제 앞에서 우는 질문자 편을 들죠. 안 살려면 몰라도 같이 살려면 의심하고 살지 말라는 거예요. 그러면 내가 손해이고 내 인생이 피곤해요. 그렇다고 고쳐서 살겠다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러면 죽을 때까지 그거 고치느라 매달리면서 살아야 해요. 그러니 지금 상태를 딱 보고 점수를 매겨서 ‘이대로도 괜찮겠다’ 하면 그냥 놔두세요. 어차피 외국에 이민가거나 하지 않는 이상 한 나라 안에서 결혼해 살면서 자식이 어머니를 안 보고 살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잖아요. 시댁에 안 가면 나야 편할지 몰라도 남편은 부모와 이별해서 사는 게 되니 괴로움이에요. 남편이 괴로우면 내가 행복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어차피 시어머니를 대면해야 한다면 그렇게 안 보려고 애를 쓰다가 억지로 보는 것보다는 ‘좋은 아들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들 빼앗겨서 섭섭하시죠? 미안합니다’ 이런 마음으로 대해주면 됩니다.nbspnbsp키우기는 시어머니가 열심히 키웠지만 현재는 남편을 내가 차지하고 있으니 시어머니 앞에서 쪼그라들 이유가 없어요. 그러니 빼앗아가려고 온갖 소리를 해도 느긋해야죠. 일본이 뭐라 그래도 독도는 이미 우리가 차지하고 있는데 신경 쓸 게 뭐 있어요. 자기들이야 무슨 난리를 피워도 나는 빙긋이 웃으면서 그저 ‘아이고,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이러고 느긋하게 있으면 돼요. 거기에 휘둘려서 화내고 기 죽으면 나만 손해죠. 안 살겠다면 몰라도 남편과 같이 살려면 그렇게 살라는 이야기입니다. 안 사는 거야 질문자가 결정할 일이지 제가 간섭할 일이 아니에요. 저야 남 결혼시켜 줄 일도 없고 이혼시켜 줄 일도 없으니까요.” nbsp“감사합니다.” nbspnbsp처음에는 울먹이던 질문자가 점점 웃기도 하고 밝아지는 모습을 보여주자 강연장 분위기가 훈훈해 지면서 청중들도 흐뭇한 웃음을 머금었습니다. 마지막에 질문자가 스님에게 감사 인사를 하자 큰 박수로 격려의 마음을 전해주었습니다.nbspnbspnbsp이렇게 모든 질문에 대한 답변을 마치고 나니 2시간 30분이 훌쩍 지나 있었습니다.nbspnbsp스님은 끝으로 상담사로서의 능력이 부족한 것 같다며 자책하는 마지막 질문자의 물음에 답변해 주면서 우리 모두는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강연을 마쳤습니다.nbspnbspnbsp“우리가 인생을 살다보면 부족한 게 많아요. 잘못한 것도 많고 모르는 것도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부족할 수밖에 없는 존재이고, 다 알 수도 없는 존재이고, 틀릴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모르면 ‘모르겠습니다’ 하고 물어서 알면 되고, 틀리면 ‘아이고, 틀렸네요’ 하고 고치면 되고, 잘못했으면 ‘죄송합니다’ 하고 뉘우치면 돼요. 안 틀리려고 자꾸 애를 쓰니까 사는 게 힘들고 긴장됩니다. 틀려놓고 ‘나만 틀리냐? 너는 안 틀리냐?’ 이래도 안 돼요. 그러면 뻔뻔한 사람이 됩니다.nbspnbsp그래서 솔직하게 살아가면 지금보다 훨씬 더 삶이 자유로워지고 행복해집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다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그 권리를 행사하셔야 해요. 알았죠? 감사합니다.”nbspnbsp행복할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는 말씀에 청중들은 “네” 라고 큰 목소리로 대답하며 함박웃음을 띄었습니다. 그리고 열정적으로 강연을 해 준 스님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냈습니다.nbspnbspnbsp강연이 끝나고 집으로 향하는 시민들에게 소감을 물어보았습니다. 60대 초반의 아주머니는 “나는 앉아서 잘 들었는데, 2시간 반 내내 서 계신 스님께 죄송했어요.”라며 “스님 말씀은 언제 들어도 속 시원하고 재밌어요. 곰곰히 생각해볼수록 진리입니다.”라고 밝은 표정으로 소감을 전해줬습니다. 두 번째 질문을 했던 여자 분은 울어서 눈이 빨개진 채로 “그래도 질문하기 전보다 많이 후련해지고 가벼워졌어요.”라며 방긋 웃었습니다.nbspnbsp돌아가는 분들의 얼굴에 행복한 에너지가 넘치는 것을 보니 그동안 대전 정토법당과 세종 정토법당 봉사자들의 노고가 값지게 느껴졌습니다. “일만 하면 노예다. 일과 수행을 같이 해야 즐겁다.”는 스님 말씀이 다시 깨달아지는 순간이었습니다.nbspnbsp강연이 끝나고 스님은 곧장 책 사인회를 해주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눈을 맞추며 웃어주는 스님에게 대중들도 기쁜 표정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특히 머리가 하얀 할머니 두 분이 스님에게 감사 인사를 하면서 책을 내밀자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아름다워요” 라고 하면서 늘 행복하시라고 따뜻한 말도 해주기도 했습니다.nbspnbsp▲ 책 사인회nbsp사인회가 마친 뒤에는 이번 강연을 위해 고생한 봉사자들과 단체 사진 촬영을 했습니다. 모두들 얼굴에 행복과 보람이 가득차 보였습니다.nbspnbspnbsp이어서 봉사자들과 간담회 시간을 가졌습니다.nbspnbsp▲ 봉사자들과의 간담회nbsp간담회에는 공주 지역에서 정토법당을 만들고자 하는 봉사자 세 명도 함께 자리했는데 스님은 공주와 부여는 백제 불교가 왕성했던 지역이니 백제 불교를 부흥시킬려면 포교를 꼭 해야 한다고 하면서 힘을 복돋워 주었습니다.nbspnbspnbsp“옛날 백제 시대를 생각해 보면 사실 공주와 부여에도 정토법당이 하나 있어야 합니다. 백제는 불교 문화가 찬란히 꽃피웠던 곳이거든요. 경주에 있는 황룡사 9층탑이니 불국사 석가탑이니 하는 것도 다 백제 사람들이 지은 겁니다. 신라 사람들은 초기에 불교를 탄압했어요. 불교를 150년 동안 금지했거든요. 그런데 가야가 불교 국가이다보니 통합을 하면서 불교를 허용한 겁니다. 그래서 불교를 공인하고 나서도 초기에는 절을 어떻게 지어야 할지 몰라서 백제의 장인들이 데려와서 지었던 겁니다. 그래서 백제의 찬란한 불교 문화를 다시 일으킬려면 공주와 부여에 포교를 해야 해요.nbsp오늘 강연에서도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다들 좋아하잖아요. 그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불법을 만나서 행복해지도록 인연을 맺어주면 좋죠. 우선은 내가 불법을 만나서 행복해져야 하고, 거기에 머물면 안 되고 이웃에 있는 사람들도 이 불법을 만나서 행복해질 수 있도록 인연을 맺어줘야 합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지금 팀장도 맡고 담당자도 되고 하는 거잖아요. 경전반 다니면서 자기 공부도 하기 바쁜데 담당까지 맡아서 한다고 다들 수고가 많으신 것을 저도 잘 알고 있어요.”nbspnbsp스님의 따뜻한 격려에 모두들 크게 감동을 하며 기뻐했습니다. 특히 대전 정토법당에서 봄경전반을 다니는 학생들은 손수 준비한 꽃다발을 스님에게 전달했습니다.nbspnbspnbsp그리고 스님은 공주에도 정토법당이 생겨나길 기원하며 공주 지역의 봉사자들과 기념 사진을 찍어 주었습니다.nbsp▲ 공주에도 정토법당을 세워보겠다며 원을 세운 세 명의 봉사자들과 함께nbsp마지막으로 스님은 “조금 힘들지만 수행 정진 열심히 하세요” 라고 하면서 기를 “얏” 하고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스님의 기합에 봉사자들도 너무나 기뻐하는 모습이었습니다. nbspnbsp이렇게 공주 강연을 마치고 스님은 곧바로 전주로 향했습니다. 저녁 7시부터는 전북도청 대강당에서 전주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 다음 이야기에 계속 됩니다...nbsp※nbsp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52개 도시를 순회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 강연 일정을 확인한 후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강연장으로 오세요.nbspnbspnbsp강연은 선착순 무료 입장이며, 질문을 하고 싶은 분들은 강연장에 직접 오셔서 사전 신청을 하셔야 합니다.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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