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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씨앗으로 만든 법당! 든든한 노후대책이었다네! - 고정희 님의 서천법당 불사 이야기

만일결사를 시작하며 전국 시군구에 법당을 하나씩 세우자는 원을 세우신 법륜스님! 불법의 은혜로 부부의 연을 맺었다는 고정희 님 부부는 ‘서천군에는 우리 부부가 법당을 세우겠다’라는 원을 세웠고 올 3월 그 원을 이루었습니다. 어떻게 그 큰 원을 이루게 되었는지 들어보려고 서천으로 달려갔습니다.

서천법당이 만들어지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나요?

청년 시절 남편과 홍제법당에서 만나 2000년 법륜스님의 주례로 결혼을 했어요. 서울에서 첫아이를 낳아 키우다가 시골에 내려올 계획을 세웠고 서천에 오게 되었어요. 그리고는 둘째 아이를 낳아서 법회 활동을 못 했어요. 그러다가 2010년부터 집에서 열린법회를 했고 2012년에는 서천에서 법륜스님 전국 순회강연도 했어요. 그러나 우리 집이 읍내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에 있어 전법이 잘 안되었어요. 2015년에 8평 크기의 사무실을 얻어 읍내로 진출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불교대학도 시작하게 되었고 6명이 입학했어요. 1년 동안 불교대학과 수행법회를 했어요. 그곳은 자취방 같은 분위기였어요. 장소가 비좁아 기획법회에 오셨던 분들이 한 번 오시고는 두 번 다시 오시지 않으셨어요. 특히 남자분들은 가까이 밀착해 앉아 법문 듣기가 부담스러우셨던 듯해요. ‘이렇게는 안 되겠다. 법당을 하나 만들어야겠다!’ 생각했어요. 여기저기 법당 자리를 알아보다가 2016년 1월에 발대식을 하고 3월 26일에 개원법회를 했어요.

자취방 같은 비좁은 공간이지만 한솥밥 먹으며 행복했던 시절
▲ 자취방 같은 비좁은 공간이지만 한솥밥 먹으며 행복했던 시절

법당 불사하며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나요?

불사 모연이 막막했었어요. 서천 지역이 기독교 뿌리가 깊고 신도의 비율도 높은 곳이라 불교의 전법이 어려운 곳이었어요. 그런데 발대식에 강명숙 국장님이 오셔서 “불사를 하면 마음속으로 내가 보시를 얼마 해야지! 이런 것이 이미 무의식으로 계산이 돼요. 나만 불사 보시할 생각하지 말고 나의 가족 주변 인연들까지 모연을 해보세요.” 하신 말씀이 힘이 되고 도움이 되었어요. 저는 남한테 아쉬운 이야기 못 하는 성격이거든요. 차라리 내가 내고 말지 누구에게 돈 달라기가 어려웠어요. 하지만 불사모연금은 내가 내기도 어려운 액수였어요. 게다가 불사는 조금씩이라도 많은 이들이 함께하는 것이 더 의미 있음을 알고 있었지요.

그때 한 도반의 나누기가 마음에 들어왔어요. ‘필요하면 구걸이라도 해야지’라는 말을 들으며 ‘아! 내가 구걸하려는 마음이 없구나! 숙이는 마음이 없구나!’ 하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어요. 그러니까 되더라고요. 3시간 동안 아는 지인 50여 명에게 간절한 마음을 담아 각각 다른 글귀들로 메시지를 보냈어요. 그것이 제가 산을 넘는 계기가 되었지요. 그 이후로 모연금이 50% 이상 모였고 저는 모든 일이 마음 먹기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내 생각으로 짓는 바는 아무것도 아님을 알았어요.

막상 불사를 시작하게 되니 불사를 전적으로 맡았던 남편은 매우 힘들었어요. 직장 끝나고 밤에 작업해야 했지요. 비용도 최대한 절약을 해보자 해서 몸으로 뛰는 일은 남편과 도반들이 하고 아는 분들의 몸 보시를 받았어요. 돈을 들이면 쉽게 할 수 있는데도 아끼려고 하다 보니 연구를 많이 했고, 자투리 시간과 저녁 시간을 법당 일에 매달렸어요. 두어 달 동안 잠도 잘 못 자고 머리를 쓰느라 많이 피곤했어요. 우리 집 짓는 데는 이렇게 고민하고 연구하지 않았는데 법당은 깊이 연구하며 공사를 했어요. 우리 법당 도반들이 모두 직장인들이라 시간을 오래 끌 수 없었고 집약해서 끝날 수 있어서 다행이었어요.

많은 도반의 몸 보시로 불사는 차근차근 진행되고.
▲ 많은 도반의 몸 보시로 불사는 차근차근 진행되고.

불사 정말 잘했다?

불사 전의 법회 장소는 시내 중심에 있긴 했으나 장소가 너무 비좁아 기획법회에 오셨던 분들이 한 번 오시고는 두 번 다시 오시지 않으셨어요. 법당을 만드니 그때 한번 참여하고 안 오셨던 분들이 불교대학에 입학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전법을 하는 방법으로 이렇게 법당을 만드는 것이 참 중요하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되었어요. 공간이 생기니 마음을 내시는 분들이 와서 공부할 기회가 많이 생기잖아요. 활동이 아직 여력이 안 되어 못 하긴 하지만 일주일에 한 번 명상수행이나 기도 정진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또 지금은 저녁반만 운영하지만 주간반도 개설할 꿈을 갖고 있어요.

서천법당이 전법의 문을 열던 날(앞줄 오른쪽 끝이 고정희 님)
▲ 서천법당이 전법의 문을 열던 날(앞줄 오른쪽 끝이 고정희 님)

서천법당을 만들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이었을까요?

마음의 씨앗인 것 같아요. 서천에 내려오기 전 은평법당에서 1년 동안 집전을 하며 ‘서천에 내려가면 법회를 내가 해야지!’ 하며 준비를 했어요. 내가 마음을 먹으면 그게 씨앗이 되어 굴러가는 것 같아요. ‘법륜스님 만나 가정을 이루고 이렇게 행복하게 사는 것을 회향하는 길은 법당을 만드는 것이다!’라고 남편과 이야기하곤 했어요. 물론 힘든 순간마다 ‘왜 법당을 만들자고 했을까?’ 생각할 때도 있었지만 마음이 초지일관 가는 건 아니잖아요. 파도를 치며 이렇게 왔던 것 같아요.

새로이 심고 싶은 씨앗.
이것이 우리의 노후대책이에요. 직장을 그만두고 남편과 내가 봉사를 할 수 있는 곳이 이곳 법당이지요. 아이를 키우며 법당일 하는 것이 걸림돌이 되기도 하고 회의가 들기도 해요. 하지만 엄마, 아빠가 봉사하고 기도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아이에게 어떤 씨앗을 심을 수 있겠다 싶어요.

서천법당이 부부의 노후대책이라는 고정희 님 가족의 행복한 산책길
▲ 서천법당이 부부의 노후대책이라는 고정희 님 가족의 행복한 산책길

법당에서 봉사하는 것이 노후대책이라며 웃는 고정희 님의 얼굴에서 빛이 나는 것은 불사를 통해 불도를 이루었기 때문일까요? 서천법당을 통해 전해질 불법의 씨앗들이 널리 널리 퍼져나가 꽃을 피우길 빌며 고정희 님과의 소중한 만남을 뒤로하고 돌아오는 길이 참 따뜻하고 행복했답니다.

글_이옥선 희망리포터 (대전정토회 대전법당)

전체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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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아빠

노후대책을 벌써 세우셨네요.
축하드려요.

동기법우 부지런히 할거에요

2016-05-13 14:32:07

이상헌

고정희님 화이팅~~!!!
감사합니다

2016-05-11 07:27:29

권지연

작은 씨앗이 먼 곳까지 날아가
아름다운 꽃을 피웠네요~~
멋진 소식 감사합니다^^

2016-05-10 13: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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