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노원법당
왕초보 행자의 따끈따끈한 수행담

왕초보 행자의 따끈따끈한 수행담 _ 노원 봄불교대 신입생 안은정, 박금실 님 이야기

노원법당 새벽기도에 3월부터 꾸준히 나오는 불교대학 신입생 두 분이 있습니다. 안은정, 박금실 님이 그 주인공인데요, 두 분이 불교대학에 들어오고 새벽정진 하게 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안은정 님 이야기

불교대학에 들어온 계기는

남편이 2011년 백일출가를 했어요. 당시에 남편은 직장생활에 지쳐 있었고 저는 두 아이를 키우며 육아와 가사에 지쳐 있었어요. 서로가 힘들다 보니 상대를 원망하게 되고 그래서 자주 다투었어요. 그러던 중 남편은 직장을 그만두고 백일출가를 했고 저는 집 안에서 고스란히 육아와 생계를 담당해야 했어요. 그래서 법륜스님을 많이 원망했어요.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세상에서 법륜스님이 내 남편을 꼬드겨서 이상한 세계로 이끌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정토회와 법륜스님 모두를 부정적으로 보게 되었어요. 한 마디로 법륜스님의 안티였건 거죠. 백일출가 이후에도 관계가 그리 좋아지지는 않았어요. 남편은 이후로 계속 새벽 정진을 했지만 그런 남편을 바라보는 제 마음도 곱지 않았어요. 새벽기도를 하는 남편에게 ‘나나 도와주지’ 하는 말을 마음으로 하기도 하고 남편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백일출가를 다녀온 사람이 그것밖에 안 되냐고 비아냥거리기도 했어요. 작년 말 관계가 악화되어 이혼을 해야 하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어요. 그래도 이혼은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남편이 '스님의 하루'를 권해서 읽어보게 되었어요. 법륜스님의 즉문즉설도 듣게 되었고 그러면서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어요. 남편과 다투면서도 저는 계속 힘들었고 이걸 멈추고 싶었어요. 그러다가 남편이 먼저 깨달음의장을 권유하였고 저도 변하고 싶었기 때문에 가기로 했어요. 당시에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풀곤 했었는데 다녀오면 5일 동안이라고 덜 먹게 되겠지 하는 마음도 있었죠.

깨달음의장 이후 변화된 삶

깨달음의장에서 그동안 내가 얼마나 잘못된 생각을 했었는지 알게 되어 큰 충격을 받았어요. 예전에 남편이 ‘스님의 주례사’라는 책을 권해서 읽어 보았는데 읽으면서도 “뭐 이런 가부장적인 스님이 다 있어.”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 생각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깨닫게 되었어요. 깨달음의장에서 돌아와 남편에게 참회의 삼배를 하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어요. 그제야 스님의 말씀이 올곧이 들리고 그동안 내가 얼마나 편견과 아집에 사로잡혀 있었는지 깨닫게 되었죠. 깨장에서 얻게 된 마음을 이어가기 위해서 불교대학에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날이 불교대학 등록 마지막 날이었는데 남편이 노원법당 총무님께 전화해서 등록을 해 주었어요. 그리고 이어서 새벽기도에도 빠지지 않고 나가게 되었어요.

불교대학을 다니며 불법을 공부하다 보니 불법은 정말 완벽하여 반박할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은 나누기하듯이 남편의 이야기를 들어요. 과거에는 남편이 나약하고 어리석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은 남편의 힘든 것을 이해하게 되었고 고마운 마음이 들어 말도 곱게 하게 돼요 그런데도 아이들에게는 벌컥 화를 내기도 하는데 한번은 작은 아이가 “엄마는 깨달음의장을 갔다 와서 깨달은 줄 알았는데 아닌 것 같아.”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아, 그랬구나. 미안하다. 엄마가 공부를 좀 더 해야겠구나.”라고 말했어요. 제가 뭐든 꾸준히 하지 못하는 업식이 있는데 이번에는 정말 꾸준히 하고 싶어요. 지금은 괴로움이 많이 없어지고 많이 행복해요.

법당에서 주간 지원 봉사를 하는 안은정 님은 아이들이 학교에 있는 오후 2시 전까지는 법당에서 살림도 돕고 필요한 물품도 챙기고 보충하는 일을 합니다. 또한 환경 실천으로 3단계 설거지를 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물을 틀어놓고 설거지하다가 다른 볼일을 보기도 했는데 물의 소중함을 알게 되니 이것만이라도 꼭 실천하게 된다고 합니다. 또한 물건을 덜 사게 되고 냉장고에도 물건을 가득 채워두지 않게 되었다고 합니다. 108배로 습관이 잘 바뀌는 것 같지 않아 최근에는 박금실 님과 함께 절을 300배로 올렸다고 합니다.

박금실 님 이야기

불교대학에 들어온 계기는

엄마가 종교를 가져야 아이에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종교 생활을 하고 싶었어요. 전부터 수행하는 삶을 살고 싶어 다른 종교보다 불교에 관심을 두고 있었어요. 화계사가 참선하는 절이라 마음에 들어 화계사에 적을 두고 아이들도 일요법회에 보냈었어요. 그러다가 즉문즉설과 희망편지로 법륜스님을 알게 되어 정토회에 관심을 갖게 되었지요. 아는 지인에게 정토회 얘기를 꺼냈더니 그분이 오랫동안 정토회에 몸담고 있었다면서 정토회에 대해 이것저것 알려주었어요. 제가 많이 좋아하는 분이었는데 한 번도 정토회에 다닌다고는 얘기를 하지 않았는데 그분을 통해 정토회에 대해 더 알게 되었어요. 올해 정초기도 때부터 노원법당에 다니게 되었어요. 정초기도 때 스님법문 중 108배를 하는 의미에 대해 듣고 기도를 시작하고 천일결사 8-8차 입재식에도 갔었지요. 그리고 불교대학도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이후에 안은정 님과 함께 새벽기도에도 나가고 있어요.

수행을 하면서 달라진 삶

수행하면서 뭐가 달라졌는지 함께 사는 조카에게 물었더니 몸매가 달라졌대요.(웃음) 내면적인 것이야 잘 보이지 않고 쉽게 달라지는 것이 아니니까요. 제가 아이들에게 화를 잘 내는데 기도를 시작한 후에도 어느 날 아이들에게 화를 크게 내었어요. 스님의 법문 중에 오계를 어기면 전기충격기로 지지든가 아니면 천배를 하라는 말씀이 생각났어요. 전기충격기로 지질 수는 없어서 “오계를 지키겠습니다.”라며 천배를 했어요. 남들에게 저 절 잘한다고 자랑하기 위해서가 아니었어요. 무릎이 아프기는 했어요. 절을 하면 내 업식이 잘 보이게 돼요. 스님께서 절을 하라고 하시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절을 하면 마음이 달라짐을 느끼게 됩니다. 내 업식을 소멸시키는 데는 절이 많이 도움이 된다는 것을 몸소 알게 되었어요. 천배 정진 이후 아이들에게 화를 안 내게 되었어요.

문경수련원 새벽예불에 동참

제가 지방으로 갈 때가 많은데 그럴 때면 근처 법당에 전화해서 새벽기도 하냐고 물어요. 대부분 새벽기도를 하지 않더라고요. 그런 점에서 노원법당은 참 특별한 것 같아요. 처음 새벽기도 나와서는 사람들이 별로 없고 다른 법당에 비해 보살님들보다는 거사님들이 많아서 좀 놀랐어요. 다른 법당은 주로 보살님들이 기도하는데 거사님들이 직접 집전도 하고 보기 좋더라고요. 그런데 며칠 있다 안 나오시더라고요. 알고 보니 돌아가며 새벽기도를 담당하고 있었대요. 전에는 가끔 빠지기도 했는데 저랑 안은정 님이 새벽기도 나온 후로는 모두 긴장을 하게 되었대요. 한번은 새벽에 기도하러 왔는데 법당문이 잠겨있더라고요. 법당 안에는 들어갈 수가 없어서 앞에서 자리를 깔고 나름대로 정진을 했어요. 그 덕분에 법당 열쇠도 받게 되었고 힘도 더 받을 수 있었어요. 지금은 집전자가 없어도 음원 속의 유수스님과 함께 정진 할 수 있어 좋아요.

이번 연휴 때 문경에 가는데 문경수련원에 전화해서 새벽예불에 참여할 수 있는지 물어봤어요. 처음에는 알아보고 연락을 주겠다고 하셨어요. 그러다가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았는데 이런 경우가 전에는 한 번도 없었다고 해요. 남들은 제게 대단하다고 하지만 저는 살고 싶어서 내가 좀 괜찮은 사람이 되고 행복해지고 싶어서 정진하는 거예요.

수행하며 가정에서의 반대 등 어려움이 없냐는 물음에 박금실 님은 남편과는 서로의 생활을 존중하며 살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안 된다고 합니다. 새벽기도나 불교대학 수업은 가정생활에 큰 지장을 주지 않으니까 문제가 안 되고, 다만 특강수련이나 깨달음의장 등 장기간 집을 비워야 할 때는 댁에서 하숙하고 있는 조카가 하숙비를 받지 않는 대신 아이들을 돌봐 주어 괜찮다고 합니다. 깨달음의장을 신청해서 6월에 가게 될 거라는 박금실 님은 도대체 깨달음의장이 무엇이기에 다들 깨장, 깨장 하는지 궁금해서 꼭 가봐야겠다고 합니다. 봉사도 환경 실천도 많이 못 하고 본인의 실속만 챙기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에 이번 주 일요일 조계사 앞에서 하는 연등회 전통문화마당행사에서 에코붓다 부스 봉사를 한다고 합니다.

아직 정토회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백일정진을 다 마친 것도 아닌데 무슨 인터뷰냐며 주저했던 두 분이지만 짧은 시간 동안에 삶에 큰 변화를 느끼고 명심문처럼 인생의 주인으로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서로 거울이 되어 함께 정진하는 안은정, 박금실 님의 수행담이 참 따끈따끈 합니다.

글_오미숙 희망리포터(노원정토회 노원법당)

전체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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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례

자랑스러운 노원법당 불대학생 입니다.

2016-05-11 19:21:22

육윤희

제가 두분의 불대 담당이라능!!!
아오~~~
자랑스러버라!!!^^

2016-05-11 18:28:31

최인자

ㅋㅋㅋㅋ 두분 화이팅~!!

2016-05-11 17:5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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