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일산지회
나는 새내기 활동가입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일산지회 송연주 전법활동가입니다. 인터뷰를 요청했을 때, 자신은 새내기 활동가로 내세울 것이 없다며 부끄러워했습니다. 그런데 저도 초보 리포터여서 서로 의지하며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인터뷰 내내 본인의 경험담을 차분하고 잔잔하게 말하여 제 마음이 편안했습니다. 앞으로 정토회의 큰 일꾼이 될 당찬 기백을 품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 주인공을 여러분들께 소개합니다.

32차 인도성지순례 송연주 님
▲ 32차 인도성지순례 송연주 님

즉문즉설로 만난 정토회

저는 즉문즉설을 통해 법륜스님을 알았습니다. 자연스럽게 정토회 홈페이지를 구경하다 평화재단이 눈에 띄어 후원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불교대학은 마음은 먹었지만 미루고 미루다 2019년에 입학했습니다. 이어 경전대학까지 했지만, 직장 일로 바쁘다는 핑계를 대며 전법활동가는 선뜻 마음이 나지 않았습니다. 마음을 내지 않다 직장 일과 봉사를 병행하는 도반들을 보고, ‘그들도 나와 다르지 않은 상황일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나도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마음 먹었습니다. ‘많은 봉사자가 있었기에 내가 불교대학을 졸업할 수 있었다.’라는 사실도 돌아봐졌습니다. 빚 갚는 심정으로 마침내 2022년 전법활동가 교육을 신청하였고 올해 2월에 전법활동가가 되었습니다. 현재 저는 아직 수계증에 잉크도 마르지 않은 ‘새내기 활동가’입니다.

2020년 2월 불교대학 졸업식(오른쪽 송연주 님)
▲ 2020년 2월 불교대학 졸업식(오른쪽 송연주 님)

당신은 약발이 빨리 떨어지네요

지금 생각해 보면 웃음이 납니다. 처음 천일결사 입재 후 갑자기 밴드에 기도방이 만들어지고, 사전 공지도 없이 저를 밴드 모임에 묶는 것이 불쾌했습니다. 저는 ‘혼자 조용히 기도하고 싶었고, 왜 여러 사람이 모여서 같이 해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되었습니다. 그래서 짜증이 올라와 담당자에게 불만을 쏟아냈습니다. “불교대학 졸업하지 않아도 된다. 나 혼자 기도하겠다.”라며 내 꼬라지를 여실히 드러내었습니다. 그때 담당자가 “우리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하기도 했다. 그런데 발만 빼지 말고 있어 보라.”라고 말했습니다. 그 덕분에 지금까지 발을 안 빼고 있습니다. 그 도반에게는 두고두고 미안하고 감사한 마음이 올라옵니다.

정토회 활동하면서 누구보다 저를 잘 알고 이해하는 남편에게 가장 고마운 마음입니다. 남편은 가끔 제게 이렇게 말합니다. “스님께서 그렇게 가르치지 않은 것 같은데 당신 다시 배워야겠네요. 당신은 약발이 너무 빨리 떨어지네요.” 오히려 남편이 저보다 더 스님의 가르침을 잘 아는것 같아 남편의 이런 말들은 저를 되돌아보게 합니다. 퇴근 후 저녁 준비를 끝내고 저는 방에 들어가 온라인 활동을 합니다. 그동안 혼자서 밥 먹고 설거지하며 잔소리 안 하는 남편이 고맙습니다. 아이들도 ‘엄마는 요즘 저런 사람이다.’ 라고 생각하며 저의 활동을 이해해 주는 듯합니다.

2019년 북한어린이돕기 캠페인(왼쪽 두번째 송연주 님)
▲ 2019년 북한어린이돕기 캠페인(왼쪽 두번째 송연주 님)

나와 너무나도 다른 둘째 아들

둘째 아들은 중학교 입학 후 사춘기를 겪으며 공부를 멀리하였습니다. 사귀는 친구들도 학교에서 생활지도가 많이 필요한 아이들이었습니다. 규율을 따르고 공부를 우선시했던 저는 아들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아들의 감정을 공감해주지 못했고, 학교 규칙을 지켜야만 한다고 야단치고 다그치기만 했습니다. 공부 시기를 놓치면 따라가지 못할까 조바심이 났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많이 어리석었습니다.

둘째 아들은 어릴 때 이해력과 습득력이 빨랐습니다. 공부로 성공하기를 바라고 학원으로 뺑뺑이를 돌렸는데, 그때 아들이 억압을 많이 받았던 것 같습니다. 아들은 학교 시험이 있던 날 집에 돌아와 "저 오늘 백지 답안지 제출했어요."라고 말하여 저를 아연실색하게 만들었습니다. 어느 날은 “집에만 오면 사방 벽에서 공부하라는 소리가 들린다.”라고 말했습니다. 내 뱃 속에서 나왔으니 나와 비슷할거라 생각했지 내 속에서 나온 타인임을 몰랐습니다. 이제는 그런 아들을 옆집 아들 보듯 편하게 바라봅니다. 종종 저의 업식이 올라오기도 하지만, 그때마다 아들이 지적해주니 아차! 하고 또 알아차리면 됩니다.

변해가는 중입니다

정토회에 들어와 공부하면서 저는 자기주장이 강하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남에게 인정받고, 완벽하다는 소리를 듣고 싶은 욕구도 보았습니다. 제가 살아온 삶의 방식만이 정답이라 생각하며 자신감과 자만심으로 가득 차있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아들은 여러 번 죽비를 내리쳤지만, 그때마다 저의 화살은 아들에게 향하고 나에게 돌릴 생각은 못했습니다. 저는 아들이 제 생각과 다르게 행동할 때 매우 힘들었습니다.

2023년 2월 발심행자 수계식 향정법사님과
▲ 2023년 2월 발심행자 수계식 향정법사님과

정토회 들어오기 전 남동생의 권유로 처음 108배를 했는데, 하루를 마무리하며 잠자기 전에 했습니다. 천일결사 입재 후 108배를 아침 5시에 해야 한다고 했을 때 저항감이 올라왔습니다. ‘왜 아침에 해야 하나? 밤에 할 수도 있지’ 라고 생각하며 제 고집대로 밤에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주 놓쳤습니다. 생각을 바꾸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기도했습니다. 이제는 빠지지 않고 매일 아침 기도합니다. 뭐든지 투덜거리고 시작하는 업식과 내가 옳다는 생각을 하나씩 내려놓고 있는 중입니다. 천일결사 입재하고 3년이 지나니 제 꼬라지가 조금씩 보입니다. 남동생과 큰 아들은 제가 아주 조금 변했다고 말합니다. 둘째 아들은 “엄마가 정토회를 좀 더 일찍 다녔으면 제가 덜 힘들었을 것 같아요.”라고 합니다.

최고의 행운, 정토회

정토회 수행 프로그램은 참여하는 프로그램마다 참으로 경이롭습니다. 자원봉사로 운영되는 이곳에 이런 고품질의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부처님 법을 들을 곳은 많지만, 이를 현실에 적용하고 연습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정토회 프로그램은 실생활에 바로 적용하고 스스로 개선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점이 매우 좋습니다. 통일의병 교육을 통해 그동안 관심조차 없었던 사회, 복지, 평화, 환경에 대해서도 관심이 생겼습니다. 나와 내 가족에만 머물렀던 시야가 세상을 향해 넓어졌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배운 점을 실천하고자 합니다. 정토사회문화회관에 봉사 활동 갔을 때 스님이 “봉사하는 사람이 앞서가는 사람이다.”라고 말하셨습니다. 그 말씀을 듣고 끌려가기 보다 앞서가는 편을 선택했습니다.

2022년 불교대학 실천활동 복지캠페인(앞줄 오른쪽 송연주 님)
▲ 2022년 불교대학 실천활동 복지캠페인(앞줄 오른쪽 송연주 님)

남편과 아이들도 불법 만나 붓다의 깨달음을 공부할 수 있길 바래 봅니다. 또한 모든 사람이 이번 생에 부처님 법 인연이 닿으면 좋겠습니다. 꾸준히 '나를 바꾸어 가는 여정'에 도반들과 함께하게 되어 기쁘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 길을 함께 가는 모든 정토행자들이 정진으로 더 가벼워지고 편안해지길 발원합니다. 정토회를 만나서 저는 참으로 편안하고 행복합니다. 2차 만일결사와 함께 저도 지금 출발입니다.

32차 인도성지순례
▲ 32차 인도성지순례


송연주님이 수행하면서 느꼈던 소감과 감정이 저와 너무나 비슷하여 놀랐습니다. 저보다 한 발 앞서 나가는 송연주님에게 깊이 공감합니다. 직장과 가정에서 바쁘고 피곤한 생활에도 발심하여 활동하는 도반들이 있어 든든한 마음입니다.

글_민헌기(인천경기서부지부 인천지회)
편집_김윤희(강원경기동부지부 용인지회)

전체댓글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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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숫대야

고맙습니다 ()

2023-07-03 19:01:10

추향자

서두르지않고
발빼지않고
찬찬히 모두의 자리에서
밝고 긍정적으로 함께갑니다.~♡
찬찬,반듯,여유로운 마음 함께합니다~

2023-07-02 02:15:33

서응교

연주님
잘읽었습니다
화이팅^^^^

2023-07-01 21: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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