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관악법당
불편한 마음을 통해 자라난 불법
봄불교대 주간 담당 김보경 님

외국에서 3년 생활을 마치고 돌아와 갓 서른이 넘은 젊은 나이에 불교대학 담당을 선뜻 응해 준 김보경 님을 만나봤습니다.

정토회에 오게 된 계기

힐링캠프에서 스님을 처음 뵙고 인상 깊어 유투브로 법문을 많이 보게 되었어요. 그러던 중 결혼하여 미국에 살게 되었습니다. 미국 생활이 점차 익숙해지자 제가 하는 일에 만족감이 떨어지고 무기력함을 느끼는 시기가 있었어요. 그 즈음 마침 제가 살던 지역 근처에서 스님의 강연이 있었지만 멀어서 가지 못하고 아쉬운 마음에 정토회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깨달음의장(이하 ‘깨장’)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깨장에 가기 위해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과 새벽 4시에 만나 합승하면서 정토회와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깨장에서의 시간이 신선했고 열린 마음으로 참여했습니다. 깨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바로 샌프란시스코 지부 불교대학에 등록하고 수업과 봉사를 통해 유익한 나날을 보냈습니다. 나눔의장이나 바라지장 같은 수련을 통해 나를 알아가고 또 타지에서 가족과 함께하지 못하는 허전함을 많이 채울 수 있었습니다. 특히 LA 수련원에서 먹었던 음식들이 생각나서 바라지장 봉사를 몇 번 참여했던 일이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 LA정토 수련원에서(왼쪽에서 두 번째)

▲ LA정토 수련원 바라지장(뒷 줄 오른쪽 첫 번째)

정토회 활동하면서 변화된 생활

활동하면서 생기가 돌고 가벼워졌습니다. 힘들고 어렵게 느껴질 때도 덜 두려워하고 나누기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의 성향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 화합하는 과정과 체계적인 방식이 좋은 공부거리가 되어 나를 성장시키고 또 힘들 때마다 일어나는 불편한 마음을 통해 나를 알아가는 시간들이 소중합니다.

기억에 남는 일은, 스님께서 해외 100강을 우리 지역에서 다섯 번의 강연을 연이어 하셨는데 그 중 저는 네 번을 외부 안내 담당으로 참여했었습니다. 해외 강연을 총괄했던 도반은 직장에 다니는 분이었는데, 바쁜 중에도 전체적으로 체계적이면서도 세부적인 것도 놓치지 않고 적재적소에 인력을 배치하고 소임을 나누는 걸 보면서 감동하고 봉사를 통해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인생 공부를 했습니다.

결혼 생활이 아직 시작에 불과하지만 가정에도 변화가 있었습니다. 전에 저는 바깥에서 돋보이는 일을 하거나 활동을 하는 것에 가치를 더 크게 두고 살았었습니다. 바깥 활동과 가정 생활의 균형을 잡기가 어렵다고 법사님께 질문했을 때 남편을 무조건 첫 번째로 하고 그 다음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하신 법사님의 말씀이 깊이 새겨졌습니다. 그 후로는 가정에서 하는 일이 하찮은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면서 남편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그 사람의 마음까지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아직은 부족하지만 그 때의 발견을 통해 조금씩 나아가는 중입니다.

▲ 봄불교대 주간반 남산순례 때 (앞 줄 가운데)

봄불교대학 담당을 하게 된 이유

지난해 12월 초에 3년의 외국 생활을 마치고 돌아와 제일 먼저 받은 제안이었고 그때 마음은 제가 하고 싶은 봉사보다 주어지는 것을 해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받아들였습니다.

▲ 좋은벗들 모임에서 에세이 발표하는 김보경 님

담당하면서 나의 특별한 마음가짐이 있다면

불교대학 수업 듣는 도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 나이가 어리다 보니 함께 배운다는 마음과 겸손하려는 마음이 큽니다. 가볍게 안내해 보고 혹시 지나친 권유를 하지 않은지 잘하려고 욕심내고 있지 않은 지 돌아보면서 하고 있습니다.

편하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

이번 봄불교대학 주간반 학생들과 만난 인연은 지난 30여 년의 세월 동안 스님께서 바른불교, 쉬운불교, 생활불교를 방방곡곡 찾아다니면서 법을 전해준 덕분으로 맺어진 인연이라 여겨집니다. 이 생각을 하면 정신이 번쩍 납니다. 이 귀한 만남을 담당자가 무관심해서 인연이 끊어지는 안타까운 상황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하고 있습니다. 서로 속 깊은 이야기도 나누어주고 봉사가 필요할 때 언제든 달려와주는 법당 도반들과 바쁜 중에도 일일이 답변해주는 선배 도반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지금 마음은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니 많은 추억들이 생각나고 즐거운 마음이 듭니다.

이 땅에 고통받는 중생이 한 사람도 없는 정토세계를 이루겠습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괴로움과 번뇌가 일어나지 않도록 수행정진 하겠습니다.
부처님 법 만난 것을 기뻐하며 모두 배우겠습니다.
일체중생과 더불어 꼭 성불하겠습니다.
저도 사홍서원을 마음깊이 새기면서
이 모두가 이루어지는 그날까지 꾸준히 수행정진하겠습니다.

글_윤옥희 희망리포터

▲ 김보경 님은 월간정토 표지 그림 봉사도 하고 있답니다. 보경 님이 그린 월간정토 표지랍니다.^^

전체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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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정

와~ 이 그림이 수행자님 솜씨였군요 ^^
훌륭한 도반과 함께 이 길을 걷고 있어 기쁩니다!

2016-05-10 12:52:51

천승현

그림 솜씨 넘 멋지십니다^^
재능기부~~실천하는 수행자의 모습 참 보기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

2016-05-09 22:36:05

보리안

우와~ 멋진 보살님이네요~ 해외 도반들이 많이 보여 뭔 일인가 깜짝 놀랐는데, 해외에서 맺은 정토인연 본국에서 꽃피우고 계신 모습 정말 흐뭇합니다! 월간정토 표지화를 보니 문경에 막 달려가고 싶어져요~ 감ㅅ합니다~~~

2016-05-09 22: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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