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서울공동체
대머리 독수리, 하늘을 날다

주인공은 JTS에서 간사로 활동하고 있는 서동우씨다.

대머리 독수리, 그가 선조로부터 물려 받은 유전자 덕분에 생긴 별명이다. 그의 아버지는 대머리 였고, 그의 할아버지도 대머리였다. 어머니에게 들었다는 그의 대머리에 얽힌 탄생이야기는 이렇다.

"태어 났을 때, 머리카락이 하나도 없었어. 애 머리를 보고 할아버지가 엄청 좋아하셨어. 왜냐면 거지중에 대머리 본적 없다고 '이녀석 배 곯지는 않고 살겠다고' 기분 좋게 술 한잔 드시고 출생신고 하러 가셔서 주민등록상의 생일이 실제와 다르게 되었지."(출생 신고는 맨정신에 해야 한다는 교훈 ㅋㅋ)

아버지께 물려 받은 건 대머리 유전자 뿐만 아니다. 아버지가 장사를 하다가 망하고 건설현장을 다닐 때, 군장교가 일주일만 일하게 해 달라고 하여 함께 일을 한적이 있다고 한다. 그 장교는 약속한 일주일을 꼬박 노동하고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볼 때, 거칠고, 일하다가 나무 밑이나 길거리에 누워 자는 모습을 보고 더럽다 생각했었다. 그런데 일주일 함께 일을 해 보니 순박하고, 소중한 사람들이라고"

아버지는 서동우씨에게 자주 말씀하셨다. 사람은 소중한 거라고. 그래서 그런지 그는 지금 국제구호단체인 JTS에서 활동하고 있다. 대학을 다니면서 정토회와 인연이 되었고, 졸업후 활동을 시작했으니 벌써 5년차 활동가라고 한다.

그가 하는 일은 프로젝트 관리와 해외 사업장에 물품을 지원하는 일이다.

어떻게 활동을 하게 되었는지 그 사유가 궁금했다.

대학을 다니던 1999년 중국여행을 하다 우연히 만난, 북한 꽃제비라고 그는 말한다.

"연길시장에서 꽃제비 3명을 만났는데, 유독 한명의 아이가 언제 잡힐지 모르는 불안감 때문에 초조하고 불안해 했어요. 아이는 배고파서 중국으로 왔고, 언제 잡혀 갈지 몰라서 늘 불안하다고 했습니다. 제가 밥을 사서 함께 먹었는데 그 불안한 아이가 어찌나 초조하고 주위를 두리번 거리면서 먹던지 가슴이 아팠습니다."

14~5살의 아이가 느끼는 감정이 '불안' 이란 사실이 너무도 가슴 아팠다고 한다. 그때 세상의 모든 아이들은 아이답기를 기원했고, 그때의 바램대로 그는 국제구호 단체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요즘 어느때보다 바쁘게 지내고 있다고 한다. 미얀마과 중국 그리고 북한의 아사소식까지 아시아의 대재앙이라 할만한 일들이 연일 계속되고 있기때문이다.

미얀마 싸이클론 피해지역 지원한 쌀을 받고 가는 아이의 모습
▲ 미얀마 싸이클론 피해지역 지원한 쌀을 받고 가는 아이의 모습

함경북도 고아원과 양로원에 보내는 밀가루 200톤 선적식
▲ 함경북도 고아원과 양로원에 보내는 밀가루 200톤 선적식

북한은 지난 95~98년까지 300만명이 굶주림으로 사망했다고 한다. 그 시기를 고난의 행군이라고 부른다. 6·25로 남북한 200만명의 사망자가 있었으니 실로 엄청난 사람들이 굶어서 죽었다.

최근 북한주민들의 식량난이 심각해져 다시 굶어죽는 사람이 생겼다고 한다. 이 소식을 접하고 긴급하게 지난 5월 27일 밀가루 200톤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그는 새로운 깨달음이 있었다고 한다.

"저는 몇년을 책상위에서만 일을 했습니다. 현장에서 벗어나 있으니, 늘 일은 내게 해 치워야 할 업무였습니다. 게다가 지원과정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그저 거래처나 관공서 관계자일 뿐이었죠."

북한에 아사자가 발생한다는 소리를 듣고 밀가루 200톤이 가기까지 몇일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가난한 나라에 지원하는 물품이라고 늘 저렴한 가격으로 밀가루를 주는 영남제분, 직원들이 며칠을 24시간 밤낮없이 공장을 가동해서 밀가루 200톤을 생산하였고, 북한에 물품을 지원할려면 통일부에서 반출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그 시간이 3주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3일만에 반출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계속 사람들을 이야기 했다.

"관세업무처리의 관세사 최 사장님, 운송을 담당하는 동용해운의 김과장님, 선적식에 협조 해 준 정 과장님, 행사를 원활하게 진행하도록 협조하신 부산항만공사 담당자, 운송해 주었던 기사님들, 부두에서 컨테이너 작업을 했던 항만공사 사람들."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 노고에 의해서 진행되는 것을 보고 감사하고 간절함이 많이 올라왔다고 한다.

이번에만 이렇게 일을 했는가 그건 그렇지 않다고 한다. 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협조속에 일을 하였는데 이제서야 그 분들의 고마움을 뼈속 깊이 체험한 적이 없다고 한다.

그가 아버지가 늘 말씀하시던 사람의 소중함을 알았던 순간이었다.

언제 보람을 느끼냐고 묻자.

"현장에서 지원물품 받고 기뻐하는 사람들의 모습의 사진이나 동영상을 볼때"라고 한다.

청진 애육원의 아이들이 내복을 받고 좋아하는 모습
▲ 청진 애육원의 아이들이 내복을 받고 좋아하는 모습

북한에 물품을 지원하면 정말 주민들이 받아보는 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그는 물론 전달하는 과정에서 일부가 특권계층이 많이 가지게 되는건 있지만 주민들에게 들어간다고 말한다.

그리고 전달받은 물품이나 식량을 받고 웃는 모습의 사진을 받아 볼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우리는 공짜를 좋아하면 대머리가된다고 말한다.

그는 배고프고, 병든 사람들에게 공짜를 선물하는 대머리 독수리다.

늘 책상에 앉아서 일하는 대머리 독수리, 서동우 간사

나는 그의 이야기를 듣고, 하늘을 날고 있는 커다란 대머리 독수리가 생각이 났다.

글_달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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