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서울공동체
블로거가 전하는 행복세상

동안(童顔)의 완소남, 파워 블로거 이준길! 누가 봐도 20대 초반의 앳된 얼굴이지만 올해 나이 스물아홉 살이다. 2008년 블로그를 처음 접하고서 글을 쓰기 시작했고, 글을 통해 세상에 희망을 불어넣고 싶었단다. 그는 늘 열정적이다. 그는 어떤 이슈건 과제건 간에 만나면, 거기에 ‘새로움’을 불어넣기 위해 자신의 열정을 쏟아 붓는다. 그 덕분에 정토회의 프로그램이 새로워지고, 분위기도 젊어지고 있다. 한겨울 속의 봄을 잉태하는 입춘 즈음, 이준길 블로거를 인터뷰했다.

일에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지 배우고 익힌다. <정토행자 생활계본 34번째>

그는 2008년 5월, JTS에서 굶주리는 북한동포돕기 <미안하다 동포야> 캠페인을 펼치고 있을 때, 인터넷을 통해 북한동포들의 굶주리는 소식을 알리려고 처음으로 블로그를 만들어 글을 써서 올리기 시작했다.

“당시, 포털사이트 Daum의 모금코너에 북한동포들의 소식과 사연을 올렸는데, 다섯 시간 만에 1천만 원이 모금되었어요. 그 코너 개설 이래 최단시간에 최고액이 모금된 거라고 하더군요. 그때 새로운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북한동포들의 굶주리는 실상을 알게 되면 놀라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마음을 모아주는구나. 무엇보다 알리는 것이 정말 중요하구나. 이 일에 최선을 다해야겠다.’ 하고 다짐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유명한 블로거들의 글을 열심히 읽고 연구하기 시작했다. 어떤 날은 하루 종일 유명 블로거들의 글만 읽기도 했다. 처음에는 글 쓰는 요령을 몰라서 남의 글을 그대로 옮겨와 자신의 의견을 조금 덧붙이는 식으로 글을 써서 올려 보기도 하고, 행사가 있는 곳마다 찾아가서 열심히 취재도 했다. 어떤 날은 10시간에 걸쳐 취재했지만, 네티즌들의 반응이 없어 서운하기도 했다.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하려면 블로거 활동이 재미있어야지요. 제 성격이 한 가지에 집중하면 다른 건 못 보고 그것 하나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일하면서 이것을 파야겠다고 생각하면 심지어 잠잘 때도 연구해요(하하). 이런 기질 때문에 부서에 소속되어서 일할 때 동료들에게서 비판도 적잖이 받았지만, 한 가지에 몰입하면서 결국엔 무언가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그게 장점이 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온라인을 통한 세상의 변화 - 희망을 말한다

블로그 활동을 통해 북한동포돕기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결과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자신의 감정을 보면서 참회하는 시간도 많이 가졌다. 결과에 연연해하지 않고 과정에 충실하자고 다짐하지만, 결국에는 결과를 통해 성패를 따지는 자신의 모습을 반성했다. 아마도 그러한 모습들이 쌓여서 지금의 파워 블로거 ‘희망플래너’가 탄생하지 않았나 싶다.

“법회에 처음 오신 분이 자기소개를 하면서 ‘인터넷 블로그에서 법륜 스님 법문을 읽고 찾아왔습니다.’ 하는 사람이 늘어나도록 해야겠다는, 새로운 원을 세웠습니다. 그 분들이 불교대학에도 입학해서 자신들의 고뇌를 해결하고 행복과 기쁨을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지만 지금 그러한 사람이 늘고 있다. ‘희망플래너’의 블로그 기사를 보고 법륜 스님의 책을 읽게 되고, 법회에 참여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동포돕기를 하면서 네티즌에게 북한동포들의 실상을 알려냈고, JTS 후원회원이 늘어나게 하는 성과도 이뤘다. 그렇게 블로그를 통한 세상의 변화라는 꿀맛을 보고 있는 것이다.

누구나 한 번쯤 봤을 법한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법문 기사는, ‘바람 핀 남편, 스님의 답변’, ‘스님께 물었다- 직장다니기 힘들어요’ 등의 제목으로 포털사이트 메인화면에 소개되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 글을 추천하고 댓글달기를 하였다. 북한동포돕기를 할 때에는 북한동포를 돕자는 의견과 도우면 안 된다는 의견이 분명하게 양분되었지만, 즉문즉설 법문을 소개하는 기사에는 종교와 관계없이 ‘고맙습니다’라는 내용의 댓글이 주를 이루고 있다.

“블로그 기사의 조회수가 20~30만 명이 되고, 스님의 법문을 읽고 자신들의 인생에 도움을 많이 얻었다는 댓글이 많습니다. 또 우연히 글을 읽고 마음이 많이 가벼워졌다고 하는 댓글을 보면 보람을 느낍니다. 무엇보다 「즉문즉설」책이 많이 팔리는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희망플래너’의 희망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그러자 향후에는 웹의 변화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기존 미디어에서 점점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온라인으로 10원씩 내는 사람 천만 명을 모으는 방식으로 모금캠페인을 진행할 수 있을 거라고 내다봤다.

“무한대의 사람을 대상으로 ‘1원의 기적’, ‘100원의 기적’ 프로그램을 진행해 보는 거죠. 강한 인상을 남겨야 하는데, 그것은 진정성과 감동을 줄 때 그 그물망에 서로 영향을 주고, 그럼으로써 힘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봅니다. 촛불집회는 분노와 저항의 힘이 있지만,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은 행복한 삶의 가치, 마음의 평화를 전파시키는 것입니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인연 이야기

그는 학교에서 선배들과 북한동포돕기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정토회를 알게 되었고, 그래서 즉문즉설 법회에 참가한 후 ‘깨달음의 장’ 수련에 다녀왔다고 한다.

“제가 좋아하는 선배가 저도 가면 좋겠다고 해서 그냥 갔어요. 무척 좋았고, ‘깨달음의 장’ 수련 이후로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제 인생을 ‘깨달음의 장’ 가기 전과 갔다 온 후로 구분할 수 있다고 말할 정도로요. 고민이 참 많았는데, 고민이 없어졌고, 무거운 맘이 가벼워져서 좋았어요.”

그때 이후로 정토회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고, 한 달에 한 번 정도 법회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학교를 졸업하면 교사생활을 하면서 살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인도의 오지로 국제자원활동 프로그램인 선재수련을 다녀왔습니다. 또 지리산 산행길에서 어느 선배가 아프가니스탄 난민촌 아이들에게 옷을 전달해주러 가는데 같이 가자고 해서 다녀왔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폐허가 된 도시, 전쟁난민들을 보고 너무 마음이 아팠죠.”

가슴 뛰는 삶

“아프가니스탄 난민지원활동 이후 ‘가슴 뛰는 삶’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수행공동체 정토회에서 마음공부를 하면서 세상에 행복을 전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가슴 뛰는 삶’, 정말 좋은 말이다. 그 말은 누구라도 가슴 뛰게 만드는 마법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가족들은 남다를 것 같다. 경북 안동에 계신 부모님들은 노심초사 아들걱정이시다. 간혹 전화해서 별일 없으시냐고 안부를 여쭈면 “나한테는 니가 그렇게 사는 게 별일이다.”라고 무뚝뚝하게 대답하신다. 그래도 언젠가는 이해해 주실 거라고 믿고 있다.

지난 설에 갔을 때는 어머니가 군대나 빨리 가라고 재촉하시기에, 그만하라고 역정을 냈더니 “니가 마음공부가 된 줄 알았더니, 아직 아니네!” 하셔서 뜨끔했단다. 보통 사람과는 다른 삶의 방식을 선택한 아들에 대해, 부모님은 따로 말씀은 안 하셔도 마음공부하며 산다고 은근히 기대를 하고 계셨나 보다.

“부모님을 위해 매일 저녁 자기 전에 삼 배를 드리고 있어요. 지금은 그 분들이 원하는 삶의 방식대로 살고 있진 못하지만, 언젠가는 이해해 주실 거라 믿어요.”

끝으로 파워 블로거로서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요청했더니 자기 같은 파워 블로거가 많이 생겨나서 무궁무진한 인터넷 홍보의 힘으로 함께 행복을 전파했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는 언제나 수수하다. 운동화는 너덜너덜, 10년은 넘은 것 같다. 일하다가 밥 먹는 시간도 잊어버리고, 때론 약속한 회의 시간도 잊어버린다. 아침운동을 좋아하지만, 시간이 부족하다고 아쉬워한다. 목표를 향해 전력투구하는 ‘희망플래너’. ‘희망플래너’는 온라인을 종횡무진하며 사람들의 내일을 희망으로 가득 채워 주고 싶다고 말한다. 그러곤 이렇게 외친다.

“나는 지금 행복합니다. 당신도 행복하십시오”

인터뷰 및 정리_전성지
편집_서예경
사진_박석동
일러스트_김영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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