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2.6.14 꽃모종 만들기, 정토불교대학 인간붓다 제5강
“붓다가 깨닫고 나서 처음 설법한 내용이 무엇일까요?”

안녕하세요. 두북 수련원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아침부터 비가 계속 내렸습니다. 농사짓는 사람에게 어떤 소식보다 반가운 소식이 비 소식입니다. 반가운 비 소식을 전하면서 스님의 하루를 시작합니다.

오늘은 두북수련원 외부 해우소에 똥 푸는 울력을 하기로 했었는데,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바람에 결국 똥 푸는 울력을 미루고 다른 울력을 하기로 했습니다.

“똥 푸려고 옷을 다 갖춰 입었는데 아쉽네요.” (웃음)

울력을 시작하려는데 묘당법사님이 “오늘 문경 연수원에 출장을 가는 길에 국화와 맨드라미 모종을 전달해 주겠다”라고 했습니다. 스님은 모종을 둘러보았습니다.

“심은 지 얼마 안 되어서 아직 뿌리를 내리지 않았는데... 아침, 저녁으로 모종에 물을 주고 살펴봐야 하거든요. 혹시 문경 연수원에서 그 일을 할 사람이 있을까요?”

“예. 할 수 있을 겁니다.”

스님은 잠시 고민하다가 트럭에 모종을 실어주었습니다.



한 트럭 가득 모종을 실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모종 화분 만들기를 시작했습니다. 비가 와서 처마 아래에 화분 공장을 만들었습니다. 먼저 딸기 새순을 가져와 심었습니다.



오늘 대량으로 문경에 보낸 국화와 맨드라미도 밭에서 더 캐 와서 화분에 옮겨 심었습니다.




가져온 모종을 다 심고 물을 듬뿍 준 후 울력을 마쳤습니다.


오늘은 두북 공동체 대중이 다 함께 연찬을 하기로 한 공동체의 날입니다. 두북 공동체 대중은 ‘농산물 수확과 공양간 운영’을 주제로 연찬을 진행했습니다.

스님은 업무를 보다가 오후 4시부터 인도 성지순례 준비팀과 화상으로 회의를 했습니다. 이번 주 토요일에 있을 인도 성지순례 준비 회의를 앞두고 사전에 조사해야 할 것들이 많이 있어서 급하게 준비팀이 화상회의 방에 모였습니다.

1250명이 인도 성지순례를 하기 위해서는 항공편, 버스 대여, 순례 코스 등 점검해야 할 것이 많았습니다. 스님은 지난 30년 동안 성지순례를 다닌 노하우를 바탕으로 참가자들에게 인생의 추억으로 남으려면 준비팀이 무엇을 꼼꼼하게 준비해야 하는지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해가 저물고 저녁 8시부터는 정토불교대학 생방송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인간붓다 제5강을 하는 날입니다. 학생들은 지난 수업 시간에 붓다가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용맹 정진한 끝에 깨달음을 얻는 과정까지 배웠습니다. 오늘은 붓다가 깨달음을 얻고 나서 처음으로 법을 설한 후 전법 선언을 하는 내용까지 강의가 이어졌습니다.

“붓다는 깨달음을 얻자 하늘과 땅이 울리도록 소리쳤습니다.

‘이것을 고뇌의 최후라 선언하며 이제 여래의 세계를 선포하노라.’

이렇게 부처님은 어떤 고뇌도 두려움도 없는 경지를 스스로 체험하시고, 자신을 완전히 해방시켰습니다. 부처님은 깨달음을 얻고 나서 49일간 조용히 깨달음의 기쁨을 만끽하셨습니다. 이것을 ‘법열(法悅)’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좋은 법을 다른 누군가와 함께 나누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 법을 이해할 수 있을 만한 사람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제일 먼저 생각난 사람이 부처님께서 깨닫기 전에 스승으로 모셨던 웃다카 라마푸트라였는데, 그분은 이미 돌아가신 후였습니다. 두 번째로 생각난 사람은 그 이전에 스승이었던 알라라 칼라마였어요. 하지만 그분도 이미 돌아가신 후였습니다.

세 번째로 생각난 사람이 둥게스와리 전정각산 고행림에서 6년간 함께 수행했던 도반들이었습니다. 부처님이 고행으로는 깨달음을 얻을 수 없음을 깨닫고 고행을 멈추었을 때 그들은 부처님이 타락했다고 비난하며 부처님을 떠나갔습니다. 그들은 바라나시 근교에 시체를 갖다 버리는 사르나트라고 하는 고행림에 있었습니다. 부처님은 그 다섯 비구를 찾아갔습니다. 부처님이 다섯 비구를 만난 곳에 후대에 영불탑이라는 큰 탑이 세워졌습니다. 지금도 인도에 가면 탑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붓다가 깨닫고 나서 처음 설법한 내용

부처님께서는 영불탑에서 북쪽으로 1km 정도 자리를 옮긴 후 초저녁부터 다섯 비구와 함께 선정을 닦았습니다. 선정으로 마음을 편안히 한 상태에서 새벽녘에 부처님께서 다섯 비구에게 조용히 법을 설하셨습니다. 먼저 수행자들이 욕망으로부터 벗어나서 해탈을 얻기 위해 버려야 할 장애가 무엇인지 말씀하셨습니다.

‘양극단으로 치우친 쾌락주의와 고행주의를 버리고 중도를 행해야 한다. 중도를 행하기 위해서는 여덟 가지 성스러운 길인 팔정도를 실천해야 한다.’

이어서 고집멸도의 네 가지 진리인 사성제를 설하셨습니다.

‘나고 죽는 모든 것이 괴로움이다. 이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괴로움의 원인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괴로움의 원인은 집착이다. 집착을 없애버리면 괴로움이 없는 경지에 이르게 된다. 괴로움이 없는 경지를 지속시키려면 항상 깨어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덟 가지 바른 길인 팔정도를 행해야 한다.’

중도, 사성제, 팔정도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이미 실천적 불교사상에서 다 배웠습니다. 이렇게 부처님이 처음으로 설법한 내용은 ‘중도’, ‘사성제’, ‘팔정도’입니다. 아주 간단했어요. 부처님이 설한 법을 듣고 다섯 비구 중에 콘다냐가 제일 먼저 진리의 눈을 뜹니다. 봉사가 눈을 뜨듯이 마음의 장벽이 탁 무너지면서 콘다냐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습니다. 콘다냐는 너무나 기뻐서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을 향해 스승의 예를 갖추어 무릎을 꿇고 공경을 표했습니다.

갑자기 콘다냐가 그런 모습을 보이자 나머지 네 비구는 어리둥절했어요. 하지만 부처님은 콘다냐가 깨달았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고 크게 기뻐합니다.

‘오! 콘다냐가 깨달았다.’

이 법을 깨닫는 것이 부처님한테만 가능한 게 아니라 다른 사람도 가능하다는 게 증명이 된 거예요. 이 법이 보편적으로 가능하다는 첫 번째 실험이 성공한 겁니다. 그러나 아직 다른 네 비구는 무슨 상황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3일을 더 대화하고 두 명이 더 깨달았어요. 4일째 깨달은 세 비구가 자리에서 일어나서 걸식을 하러 갔습니다. 부처님과 깨닫지 못한 두 비구는 그 자리에 앉아서 계속 정진하며 법담을 나눴어요. 깨달은 세 비구가 얻어온 음식으로 여섯 명이 나눠 먹으며 3일이 지나 일주일이 되었습니다. 일주일이 되자 다섯 비구 모두가 깨달음을 얻었어요. 이 다섯 비구는 웃타카 라마푸트라 밑에서 함께 정진했고 전정각산에서 6년 고행할 때 함께 했던 분들이었습니다. 이렇게 나름대로 순수한 정진의 힘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붓다의 가르침을 듣고 지혜의 눈이 금방 열린 겁니다.

부처님이 다섯 비구에게 설법하여 깨달음을 얻게 한 것을 처음으로 법바퀴를 굴렸다고 하여 ‘초전 법륜’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해서 삼보가 성립이 되었습니다. 삼보는 세 가지 보배를 뜻하는데, 첫째, 스스로 깨달은 이 ‘붓다’입니다. 둘째, 깨달은 이가 깨닫지 못한 이를 깨닫게 하기 위해서 설한 법인 ‘담마’입니다. 셋째, 깨달은 이의 가르침을 듣고 깨달은 이들의 모임인 ‘상가’입니다. 요즘은 머리 깎은 스님을 ‘상가’라고 부르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상가란 깨달은 자를 의미해요. 이렇게 불법승 삼보가 성립이 되어서 여섯 명이 숲 속에서 함께 정진을 했습니다.

그때 야사라는 젊은이가 말을 타고 그 숲 속을 지나갔습니다. 시체가 엎어지고 자빠져서 막 엉켜있는 흉측한 모습과 악취 때문에 야사는 토할 것 같았습니다. 인상을 쓰고 빨리 지나가려고 했어요. 그런데 그 시체더미 사이에 어떤 사람이 떡하니 앉아서 편안하게 선정에 들어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 모습이 너무너무 존경스러워 보였습니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말에서 내려서 합장을 하고 지나갔습니다. 그러자 붓다가 다섯 비구에게 ‘저 젊은이가 내일이면 이곳에 와서 수행자가 되겠구나’라고 말합니다.

야사는 집으로 돌아온 그날 저녁에 친구들을 불러서 파티를 엽니다. 부잣집 아들이니까 친구들과 어울려서 무희들과 퇴폐적인 파티를 하다가 술에 취해서 그 자리에 쓰러져 자게 됩니다. 그러다 새벽에 목이 말라 일어나서 둘러보니까 파티를 하던 친구들과 무희들이 전부 술에 취해 엎어지고 자빠지고 엉켜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어제 오후에 시타림에서 엉켜있던 시체들이 떠올랐습니다. 야사는 ‘아름답던 내 연회장이 왜 무덤과 같이 되었는가’ 하면서 괴로움을 호소합니다.

집을 나온 야사는 정처 없이 걷다가 자신도 모르게 어제 오후에 숲 속에서 정진하던 부처님의 모습이 떠올라 마치 불을 향해 나방이 날아들듯이 그곳으로 가게 됩니다. 부처님은 괴롭다고 하소연하는 야사를 잘 위로한 후에 야사의 마음이 안정되자 중도와 고집멸도와 사성제를 설했습니다. 야사는 설법을 듣고 단박에 깨달아 버렸습니다.

좀 이상하지 않나요? 스승 밑에서 엄청나게 수행하고 부처님과 6년 고행까지 한 오래된 수행자들도 부처님 설법을 못 알아듣고 며칠 있다 깨쳤는데 이 젊은이는 수행이라고는 해본 적도 없고 쾌락 속에서 놀던 젊은이인데, 단박에 법문을 듣고 탁 지혜의 눈이 열려버렸잖아요. 왜냐하면 이 젊은이는 바로 어젯밤에 즐거움이 곧 괴로움이라는 것을 확연히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즐거움이라고 취했던 것들이 모두 괴로움의 원인임을 붓다의 설법을 듣고 알게 되었기 때문에 단박에 그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된 겁니다.

야사가 출가수행자가 됐다는 소문이 퍼지자 바라나시에서 어제까지 함께 술 마시고 쾌락을 즐겼던 야사의 아주 절친한 네 명의 친구들은 야사가 모든 욕망을 버리고 출가수행자가 됐다는 소문이 도무지 믿기지 않았습니다. 틀림없이 이상한 사람에게 홀렸거나 그게 아니라면 정말 위대한 스승을 만난 것이라고 판단하고 친구들은 야사를 찾아갑니다. 야사가 홀렸으면 구제를 하고, 위대한 스승을 만났으면 그들도 법을 듣기로 했습니다. 아주 편안하고 행복한 표정으로 말하는 야사 비구의 권유에 그들도 부처님의 법을 듣고 그 자리에서 출가를 해버립니다.

이 소문은 다른 나라까지 쫙 퍼졌습니다. 야사는 워낙 부잣집 아들이라 국제적으로 친구들이 많았다고 해요. 이 소문을 듣고 다른 나라에 있던 50명의 절친한 친구들이 야사 비구와 네 명의 친구들을 구제하겠다고 부처님을 찾아옵니다. 괴력을 가진 사람에게 홀린 게 분명하다고 생각한 거죠. 그런데 억류된 것도 아니고, 홀린 것도 아니고, 아주 행복하고 편안하게 있는 다섯 명의 친구들을 보고 그들도 부처님의 설법을 듣게 됩니다. 그들도 깨달아서 50명이 동시에 출가를 합니다. 그리하여 이 세상에 깨달은 자가 60명이 생겼습니다. 이 60명을 앞에 두고 부처님께서 전법 선언을 하십니다.

‘나는 신과 인간의 모든 굴레로부터 벗어났다. 너희들도 해탈을 얻었다. 세상 사람들과 신들의 안락과 이익을 위해서 이제 전법의 길을 떠나라. 처음도 중간도 끝도 조리 있게 법을 설해라. 그리고 청정한 범행을 지켜야 한다. 나도 우르웰라 병장촌으로 가서 교화전법을 하겠다.’

부처님과 60명의 제자들은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나만 간직할 게 아니라 세상 사람들도 간직할 수 있도록 돕기로 한 겁니다. 세상 사람들의 이익과 안락을 위하는 것이 전법의 목표입니다. 세력을 얻기 위해서도 아니고, 돈을 벌기 위해서도 아니고, 세상 사람들의 이익과 안락을 위해서 이 법을 전하는 거예요.

이 법을 전할 때 가져야 할 마음의 자세는 어떠해야 할까요? 세상 사람들이 괴로움 속에 있는 것을 불쌍히 여기고 그들의 마음을 안아주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이것을 ‘애민섭수’라고 해요.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 이 법을 전해야 할까요? 처음도 중간도 조리 있게 법을 설해야 합니다. 얼렁뚱땅 전하지 말고 의미가 분명하도록 법을 설해야 해요. 그리고 말로만 해서는 안 되고 청정한 행을 해야 세상 사람들이 이 법에 믿음을 갖고 법을 듣는 귀를 갖게 됩니다. 이것이 전법 선언서에 들어있는 내용이에요.

이렇게 해서 실험은 이제 끝났어요. 이 법이 해탈과 열반을 증득할 법임이 분명해진 겁니다. 이제 부처님은 자신감을 가지고 6년 동안 고행할 때 눈여겨봐 둔 우르웰라 카샤파라고 하는 수행자를 찾아갑니다. 그는 엄청난 수행 집단을 거느리고 있었는데 그들에게 이 법을 전하러 길을 나섭니다.

오늘 강의는 여기까지입니다. 이제 여러분도 법을 전하는 활동을 한 번 해보시기 바랍니다. 오늘 부처님이 전법 선언을 하신 것처럼 여러분들도 본인이 감동을 받은 즉문즉설이나 희망편지를 주위에 전해서 그들이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인연을 맺어주는 활동을 해보면 좋겠어요.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여기까지 법문을 한 후 생방송 수업을 마쳤습니다. 학생들은 교실별로 화상회의 방에 입장하여 마음 나누기를 이어나갔습니다.

내일은 오전에 농사일을 한 후 정토회 기획위원회 사회활동 분과와 온라인으로 회의를 하고, 오후에는 군 전법을 위한 화상회의를 한 후 INEB 사무총장과 미팅을 하고, 저녁에는 수행법회 생방송을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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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각

5비구가 먼저 깨달았을 때 진한 감동이 느껴졌습니다. 부처님께 감사하고 부처님 법에 감사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승가에 감사합니다 _()_ 고맙습니다 스님

2022-06-23 10:25:37

김탤미

스님 좋은 가르침 배우고 갑니다

2022-06-22 12:55:40

윤순도

스님법문 고맙습니다~(())

2022-06-21 07: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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