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0.9.12 천일결사 기도 생방송, 통일특위 온라인 간담회
“나쁜 언행이 꼭 나쁘다고만 볼 수 없는 이유”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새벽에 천일결사 기도를 생방송으로 한 후 오후에는 통일특별위원회 지역장 구역장들과 함께 온라인 간담회를 했습니다.

새벽 4시 30분, 맑은 종소리가 생방송 주소줄을 타고 전국의 정토행자들에게 울려 퍼졌습니다. 예불을 마치고 나서 스님은 카메라를 바라보고 서서 인사말을 건넸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9월 12일, 제10차 천일결사 2차 백일기도 중 90일째 되는 날입니다. 이제 다음 주면 3차 백일기도에 입재하게 됩니다. 오늘도 여느 때와 같이 기도를 하고, 끝날 때 다시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삼귀의, 수행문, 참회, 108배, 명상, 경전 독송을 차례대로 했습니다.


사홍서원으로 기도를 마친 후 스님은 다시 카메라를 바라보고 뒤돌아 앉아 법문을 시작했습니다.

“오늘 읽은 경전에 나오는 이야기는 부처님이 열반을 하신 후 제자들의 반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어떤 제자의 방자한 태도가 준 교훈

이들은 평소 수행 정진을 열심히 했지만, 늘 길을 안내해주던 스승이 돌아가시자 슬픔을 겨눌 수 없었습니다. 이때 마하가섭 존자는 다른 수행 대중 500여 명과 다른 곳에서 수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아프시다는 소식을 듣고 안거가 끝나는 대로 부처님의 뒤를 쫓았습니다. 그러나 파바 마을에 이르러 부처님의 열반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마하가섭 존자와 함께 있던 대중도 큰 슬픔에 빠졌습니다. 그때 제자 중 한 명이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슬퍼할 게 뭐가 있느냐. 그동안 부처님께서 이런 언행을 하라느니, 이런 언행은 하지 말라느니 잔소리가 많으셨는데, 이제 돌아가셨으니 우리가 원하는 대로 하고 싶은 것 하고, 하기 싫은 것은 안 하고 그렇게 편하게 살 수 있지 않느냐.’

이런 걸 보면 부처님이 살아계실 당시 승단에는 우리가 존경할 만한 수행자들도 많았지만, 동시에 이런 사람들도 함께 있었나 봐요. (웃음)

이 이야기를 들은 장로 비구들은 그 말이 한심하게 느껴졌을 겁니다. 마하가섭 존자도 이 이야기를 듣고 마음속에서 불쾌감이 올라왔다고 경전에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마하가섭 존자는 자신의 마음을 곧바로 알아차리고 살펴서 불쾌감에 빠지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대중에게 말합니다.

‘사랑하는 사람도 마음이 변하고, 사랑하는 사람의 육신도 늙고 죽고, 사랑하는 사람이 미운 사람이 되기도 하고, 또 미워했던 사람이 은인이 되기도 하는 것이 세상의 원리입니다. 그러니 여래의 열반도 너무 슬퍼하지 말고, 제자가 한심한 이야기를 해도 그 불쾌감에 휩쓸리지 않기를 당부합니다.’

나쁜 언행이 꼭 나쁘다고 볼 수 없는 이유

이 제자의 한심한 이야기는 경전의 제1결집이 서둘러 이루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결집(結集)’이란 부처님의 말씀을 모으는 것입니다. 마하가섭 존자는 ‘부처님이 열반에 드시자마자 벌써 계율에 대해 회의적인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나오는데, 시간이 흐르면 온갖 이야기가 다 나오겠구나’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나는 부처님으로부터 이렇게 들었다’며 자기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기 때문에 서둘러 부처님의 말씀을 모아야겠다는 생각이 든 거죠.

경전의 결집에는 많은 대중이 서로 참여하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당시 부처님으로부터 아라한, 즉 깨달은 이라고 인정된 사람들 500명만 참가해서 결집을 하기로 합니다. 경전 결집이 이루어질 때 마하가섭 존자는 아난존자에게 부처님의 유훈이 있으셨는지 물어보게 되고, 아난존자는 ‘부처님께서 소소한 계율은 모두 유지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씀을 남기셨다고 전합니다. 그러자 마하가섭 존자가 ‘그 소소한 계율이 어떤 것인지 물어봤냐?’고 되묻자 아난존자는 ‘물어보지 않았다’고 대답합니다. 그러자 마하가섭 존자는 ‘그렇다면 여래의 말씀은 하나도 빼지 말고 모두 다 그대로 지키자’라고 제안합니다.

이렇게 해서 경전의 결집이 이루어지기 시작했는데, 우선 부처님의 말씀은 ‘경’으로 결집했고, 그다음으로 행은 ‘계율’로 결집했습니다. 계율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어떤 말과 행동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것으로 생활 속에서의 인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처님의 말씀이 깨우침과 사상에 대한 이야기라면, 계율은 구체적인 생활에 대한 이야기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부처님의 말씀인 경(經)과 부처님의 인격인 율(律)로 나누어 빠르게 경전이 결집될 수 있었던 것은 한 제자의 방자한 태도가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걸 보면 당시에 그 사람의 행동이 나빴다고 결과가 꼭 나쁘게 나온다고 볼 수가 없습니다. 당시에 이런 어긋난 제자가 있었기에 부처님의 말씀이 보다 빠른 시일 안에 결집될 수 있었습니다. 우리도 살다 보면 무언가 잘못하거나 어리석은 질문 끝에 좋은 법문이라는 결과가 나오기도 하잖아요. (웃음)

올바른 수행을 위해 명심해야 할 것 두 가지

우리에게 괴로움을 가져다주는 까르마를 소멸시키는 것이 바로 수행입니다. 사물을 부정적으로 보는 마음의 습관을 긍정적으로 보도록 변화를 시키는 것입니다. 이런 수행을 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를 명심해야 합니다.

첫째, 방향을 잘 잡아야 합니다.

방향을 바르게 잡는 방법은 부처님의 법에 기초하는 것입니다. 부처님의 법은 편견에 치우치지 않고, 사실 그대로 자각할 수 있도록 우리를 인도해 주기 때문입니다.

지혜를 뜻하는 ‘반야’도 모두 사실에 근거합니다. ‘반야’라는 말은 사실 자체를 말하기도 하고,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지하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철학적 용어로는, 사실 자체를 뜻할 때는 ‘실상반야’라고 하고,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지하는 지혜를 뜻할 때는 ‘관조반야’라고 합니다. 병에 걸렸을 때 그 병을 고치는 가장 바르고 손쉬운 방법이 있는 것처럼,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지하도록 다른 사람을 인도하는 지혜를 뜻할 때는 ‘방편반야’라고 합니다. 방편반야는 나보다는 타인에게 도움을 주는 반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노예도 본래는 자유인이었습니다. 그런데 노예로 길들여지면 나중에 자유인으로 풀어줘도 자유롭게 살지 못합니다. 그것처럼 우리도 본래 부처인데 중생으로 길들여진 것입니다. 원래는 주인이었는데 몇 대에 걸쳐서 노예생활을 하다 보니 주인이라는 사실을 잊은 것과 같습니다.

우리 민족은 원래 배달민족의 후손으로 자주적인 선진문명을 이룬 민족이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약소민족으로 전락해서 요즘은 과학기술도 발전하고, 예술 분야에서도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의 내면에서는 열등의식이 있습니다. 동시에 열등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외부적인 명성을 얻다 보니 다른 한편으로는 마음이 들뜨고 기고만장하게 됩니다. 이것도 사실을 사실대로 인지하지 못해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원래부터 우리 민족은 자주적인 민족이었고, 우리 개개인은 주인이었습니다. 내면으로부터 이러한 의식이 확고하면 외부로부터 얻는 명성에 그렇게 들뜨지 않습니다. 원래의 자기 모습을 되찾는 것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요즘 잘 되네’ 하면서 칭찬을 할지 모르지만, 사실을 사실대로 인지하고 있으면 그런 타인의 시선에 들뜨지 않게 됩니다. 수행자는 칭찬을 들을 때 빙긋이 웃고 말아야 합니다.

둘째, 꾸준히 해야 합니다.

우리는 바짝 무언가를 하는 건 잘하는 편인데, 묵묵하게 꾸준히 무언가를 하는 건 조금 부족합니다. 기도를 할 때도 100일 정도를 꾸준히 하게 되면 자기의 모습을 조금 알게 됩니다.

‘내 까르마가 이렇구나’

‘나는 사물을 부정적으로 보는 습관이 있구나’

‘내가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이구나’

‘나에게 피해의식이 있구나’

아직 이렇다 할 변화가 있는 건 아니지만 자기의 상태를 알게 됩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면 자기 스스로 변화를 느끼게 되고, 주변 사람들도 무언가 달라졌다는 것을 감지하게 됩니다. 주변 사람들이 ‘사람이 바뀌었네’, ‘예전보다 많이 밝아졌네’ 이렇게 알아차릴 정도의 변화를 만들려면 적어도 3년 정도는 꾸준히 정진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천일결사 정진을 하는 것입니다.

붓다는 내 마음밖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무지와 어리석음, 잘못된 까르마로부터 벗어나면, 그때부터 우리는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것이 곧 붓다로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붓다는 우리가 숭배하거나 도움을 요청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누구나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길을 제시하신 분입니다. 그 길을 향해 많은 장애가 있지만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것이 정진의 목표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정진이 일상화되어야 합니다. 정진은 막 서둘러서 며칠 만에 해치우는 게 아니라 꾸준히 해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합장으로 인사를 한 후 스님은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방송이 끝나자마자 스님은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밭일을 하기 위해 비닐하우스로 향했습니다. 오늘 일거리는 참깨 두둑 정리입니다. 다 털지 못한 참깨 줄기는 수련원으로 옮기고, 배추를 심기 위한 준비를 했습니다.

참깨를 말리기 위해 박은 지지대와 줄을 다시 거뒀습니다. 줄은 풀어서 다시 감아놓고 지지대는 뽑았습니다.




바닥에 떨어진 참깨도 빗자루로 다 쓸어 모으고 천을 갰습니다.


바닥에 떨어진 참깨만 모아도 두 대야가 가득 나왔습니다.

뽑은 지지대를 크기별로 모아 묶었습니다.



ㄷ자 심도 자투리 끈으로 묶었습니다. 천도, 지지대도, ㄷ자심, 끈도 다음 농사에 쓰이기 좋도록 정리했습니다.


이랑에 깐 부직포는 배추를 심고 또 깔아야 합니다. 부직포 위에 쌓인 참깨 잎과 먼지를 쓸어내고 한쪽 ㄷ자심만 뺀 뒤 한쪽에 잘 말아두었습니다.


참깨 밭 정리를 다 못했는데 울력을 마칠 시간이 되었습니다.

농사일을 마치고 나서 다시 두북 수련원으로 돌아온 스님은 오후 1시부터 통일특별위원회 지역장, 구역장들과 온라인 간담회를 했습니다.

통일특별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190여 명의 지역장, 구역장들이 화상 회의 방에 입장했습니다.

스님은 밝게 웃으며 인사말을 했습니다.

“안녕하세요. 화면을 통해서 보니까 여러분들 얼굴이 콩알만 하게 보이네요. 이렇게 화면으로나마 여러분들을 다 뵐 수 있어서 반갑고 고맙습니다. 지금 화상회의 방에 입장한 인원이 많아서 여러분들의 얼굴이 한꺼번에 안 나오고, 조금씩 바뀌어가면서 나오고 있습니다.” (웃음)

이어서 본격적인 간담회에 앞서 통일특별위원회를 왜 만들었는지 그 취지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통일특별위원회를 만든 이유는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를 전쟁의 위험이 없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요즘은 전 세계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경제적으로도 매우 어려워지고, 사회 전반적으로 방역 비상사태에 돌입했지만, 사실 한반도의 경우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직면한 어려움은 전쟁의 위험에 비할 바가 못 됩니다. 가령 이웃나라인 일본의 경우에는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이지 전쟁의 위험은 거의 없는 나라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코로나 바이러스도 심각한 문제이긴 하지만 이보다 전쟁의 위험이 훨씬 더 심각한 문제인 나라입니다. 지금 전쟁이 일어나지 않아서 그렇지, 한반도는 아직까지도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더 큰 위험이 잔존하는 곳

미국과 중국이 협력 관계에 있을 때에는 한반도에서 분쟁이 일어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설령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국지적인 충돌로 끝나게 됩니다. 반면 미국과 중국이 세계의 패권을 두고 전면적으로 갈등할 때는 한반도에서의 분쟁이 국제전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풍요는 다른 나라와는 달리 아주 위험한 바탕 위에 누리고 있는 풍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통일특별위원회가 활동하는 목표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평화를 지켜내는 것입니다. 남북관계의 개선을 떠나서 지금 대한민국은 미중 사이의 패권 경쟁 속에서 어떤 포지션을 취해야 하는지도 가늠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현재로서는 남북관계가 미국과 중국의 대리전 양상을 띌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사람이 괴로움 없이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라는 원(願)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리고 이 땅에 태어나 살고 있는 인연으로, 한반도에 현존하고 있는 전쟁의 위험을 막아내는 데에 기여를 해야 합니다. 그런 취지에서 통일특별위원회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정토회 전체가 이 방향으로 움직이기는 하지만 일상적으로 활동하기 어려우므로 정토회 안에 통일특별위원회라는 조직을 따로 만든 겁니다.

여러분의 본분은 한반도의 평화를 지켜내는데 기여하는 것입니다. 비상시에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기꺼이 행동할 수 있는 사람들로 구성된 결사조직이 바로 통일특별위원회입니다. 비록 여러 가지 사회적 조건에 의해 현재는 이 방향으로 적극적인 활동을 못하고 있지만, 우리가 모인 목적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이라는 것을 늘 명심해 주셨으면 합니다.

지금 북한 주민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

현재 적극적인 활동이 없다고 해서 아무런 문제가 없는 시기는 아닙니다. 북한에는 지금도 엄청난 사람들이 고통을 겪고 있어서 우리 모두가 매일 한 끼를 굶고 그 돈을 모아서 지원을 해도 모자랄 만큼 비상 상황입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경제 봉쇄가 되었기 때문에 생활만 어려운 게 아니라 식량 부족 현상까지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가 이렇다 할 활동을 하거나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위기 상황에 봉착해 있지만, 우리가 딱히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기 때문에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마냥 기다리고만 있어서는 안 되겠죠? 이럴 때일수록 비상 상황에 대비해서 부지런히 준비를 해놓아야 합니다. 현장에서 진행되는 세부적인 일들은 여러분들이 저보다 더 잘 알고 있을 거예요. 여러분들이 활동을 하면서 겪는 어려움이나 제안사항들은 중앙에 잘 전달되어서 수렴이 되어야 합니다.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지, 현장의 상황이나 목소리를 듣지 않고 중앙에서 일괄적으로 지시를 하면 문제 해결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현장에서 진행되는 일은 스님이 아니라 여러분이 가장 전문가입니다. 그러니 여러분이 제안할 내용이 있으면 재빨리 중앙에 알려주시고, 어느 한 지역에서 잘 된 모델이 개발되면 서로 신속하게 벤치마킹해서 나누고, 실패한 내용이 있으면 원인을 분석해서 함께 공유해야 합니다. 특히 요즘은 온라인 방식으로 대부분 바뀌면서 소통은 보다 신속하게 이루어질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지금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상황이 급격하게 변할 때는 이 일이 내 취향에 맞는지, 도움이 얼마나 되는지를 논하기보다는 주어진 환경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우리가 이 상황을 외면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그럴 때는 우리가 상황에 맞게끔 적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은 온라인 시대에 통일특위가 어떻게 활동하면 좋을지에 대해 대화하는 자리입니다. 스님은 _“특별한 누군가가 방향을 제시해서 움직이기보다는 모두가 함께 제안하고 의논하며 좋은 방법을 찾아가 보자”_고 하며 질문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총 12명이 화상으로 연결되어 스님에게 질문할 기회를 가졌습니다.

모든 질문에 대해 자상하게 답변을 한 후 마지막으로 스님은 통일의병의 본분을 잊지 말 것을 다시 한번 당부했습니다.

“온라인으로 2시간 이상 회의를 하면 피로도가 높습니다. 주로 온라인 회의는 1시간 내지 1시간 반 정도 하는 게 적당한 것 같아요. 그런데 오늘은 통일특위 위원장님이 여러분들이 묻고 싶은 질문이 많다며 2시간 반 동안 법문을 해달라고 요청했어요. 앞으로도 여러분이 필요하다고 하면 이런 자리를 또 마련하겠습니다. 여러분이 피곤해서 못하겠다면 어쩔 수 없지만, 저는 이런 회의를 계속해도 괜찮아요. 오늘 가져온 고민들은 거의 다 해결되었어요?” (웃음)

“네.”

“첫째, 여러분이 통일의병의 본분을 잊지 마셨으면 합니다.

둘째, 본분을 잊지는 않되 현재는 본분에 충실할 일이 많지 않은 상황이니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야 합니다. 남북문제가 다 해결되어서 우리의 역할이 없는 게 아니에요. 사실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재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지금은 우리가 마땅히 할 수 있는 일이 없기 때문에 우리의 역할이 없는 겁니다. 지금으로서는 열심히 행복학교를 진행하며 일상 업무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일상 업무를 보다 전투적으로 해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큰 박수와 함께 온라인 간담회를 마쳤습니다.

참석한 모두가 네모난 화면 속에서 하트 표시를 하며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스님도 손가락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 보여주며 네모난 화면 속의 한 조각을 차지했습니다.


3시에 오후 공양을 한 후 스님은 다시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비닐하우스로 향했습니다. 아침에 정리하다 만 참깨 밭을 법사님들과 함께 정리했습니다. ㄷ자 심을 하나하나 빼고 부직포를 차곡차곡 갰습니다.




부직포를 다 걷은 뒤 두둑에 덮었던 비닐도 다시 쓸 수 있게 먼지를 털고 돌돌 말았습니다.

두둑에 깔아 두었던 점적 호스도 비닐하우스 측면에 걸어두었습니다.

부직포, 비닐, 끈, ㄷ자심은 종류별로 깔끔하게 정리했습니다.

빨갛게 익은 고추와 병든 고추도 따고 호박도 땄습니다.


울력을 마치고 비닐하우스 밖으로 나오니 보슬비가 내렸습니다.

저녁에는 원고 교정 업무와 각종 업무들을 처리한 후 오늘 일정을 마쳤습니다.

내일도 농사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낮에는 원고 교정을 하고 태풍으로 넘어진 벼를 세운 뒤 저녁에는 일요 명상수련을 생방송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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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숙여래심

한국민으로 통일과 평화에 대한 열망이 그에 준하는 준비와 역할로 이어지는 통일의병에 관심가져봅니다

2020-10-12 23:54:50

보각

스님의 원이 느껴져서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스님

2020-09-18 09:01:51

양계홍

북한의 어려운 생활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현재에 집중하여 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0-09-17 01: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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