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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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4.21 (저녁) 여수 즉문즉설 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전에 해운대에서 열린 즉문즉설 강연에 이어서 저녁 7시부터는 한반도 남쪽의 아름다운 도시 여수에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nbspnbsp어제 밤부터 봄비가 많이 내려서 강연을 준비한 여수정토법당 봉사자들은 걱정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다행히 오후가 되자 비가 뚝 그쳤습니다.nbspnbsp오늘 강연이 열린 곳은 여수 시민회관입니다. 960석을 가진 대강당입니다. 좌석을 가득 메우기 위해 여수정토법당 자원활동가들은 한 달 전부터 홍보활동을 열심히 했다고 합니다. 더군다나 오늘은 인근 지역인 순천 정토법당과 광양 정토법당에서도 강연을 도와주러 많은 봉사자들이 함께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소개 영상이 끝나고 스님이 무대 위에 오르자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오늘도 스님은 봄날씨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습니다.nbspnbspnbsp“날씨 좋죠? 긴 겨울이 지나고 춥지도 덥지도 않는 봄날이 왔습니다. 이런 날씨를 비유로 들어서 우리들의 마음을 표현할 때가 많죠. 우리가 괴로워할 때는 한 겨울이라고 표현하고, 그 괴로움을 극복하고 편안함이 찾아오면 봄날 같다고 그러잖아요. 이렇게 바깥에는 봄이 왔는데 여러분들의 마음에도 봄이 왔습니까?”nbsp“네.”nbspnbspnbsp“그렇다면 다행입니다. 그런데 오늘 질문하실 분들은 봄이 왔으되 아직 마음의 봄은 오지 않은 사람들이지 않을까 싶어요. 저와 대화를 하면서 따뜻한 봄날을 맞이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nbsp이렇게 여는 이야기를 한 후 곧바로 질문을 받았습니다. 서두가 길어지면 질문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다며 거두절미하고 곧바로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nbspnbsp오늘도 역시 제비뽑기 방식으로 질문자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강연이 진행되었는데, 많은 분들이 질문지를 제출하였지만 시간 관계상 9명이 질문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nbspnbsp오늘은 그 중에서 무슨 일이든 너무 열심히 해서 금방 지치고 자꾸 일을 그만두게 되는 젊은 남성 분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어떻게 인생을 살아야 하는지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nbspnbspnbsp“일을 한 번 시작하면 최소한 3년은 해보라는 말씀을 자주 하셨는데, 왜 3년이라고 말씀하시는지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저는 평범한 집에서 태어나서 열심히 공부해서 명문대에 입학했고, 열심히 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는지 대학에 가서도 열심히 하니까 조기졸업도 하고, 졸업과 동시에 7급 공무원에도 합격했습니다. 학교에서는 열심히 공부하면 우등생이 되는데, 사회에서는 일을 열심히 하니까 힘들어서 일을 그만두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7급 공무원도 그만두게 되었어요.”nbsp“7급 공무원을 그만두었다고 얘기하지 말고, 업무를 열심히 해서 7급 공무원을 조기에 졸업했다고 생각하면 어떨까요?” nbsp nbspnbsp“네. 진짜 정년 퇴임하는 기분으로 공무원 생활을 마쳤어요. 그리고 나이 서른을 앞두고 다시 수능시험을 봐서 교육대학에 입학했습니다. 공무원을 그만둔 이유가 조직생활이 힘들었기 때문인데 막상 교사가 되어보니 여기도 조직생활이라 또 힘들어서 작년에 사직서를 냈습니다. 교장선생님이 미안하다고 사과를 해서 일단 사직서를 접긴 했는데, 아이들을 가르치다보니 이미 습관이 형성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현 교육제도하에서 쉽지가 않습니다. 그런데도 지금 열심히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월급도 안 오르고, 끊임없이 조직에 맞춰서 계속 일을 해야해서 또다시 그만둘까 하는 고민이 듭니다. 최소한 3년은 해보는 것이 수행이라고 생각하고 다니고는 있는데, 그냥 지금 그만두는 게 좋을지, 3년은 다녀보는 것이 좋을지 고민입니다. 어떡하면 좋을까요? 명쾌한 답변 부탁드립니다.”nbsp“어떤 일이든 내일 당장 그만둬도 돼요. 그런데 방금 한 얘기를 주욱 들어보면, 첫째, 질문자는 어떤 일을 하다가 그만두고 어떤 일을 하다 그만두는 업식이 있어요. 이런 업식을 갖고 있는 한은 앞으로 새로운 직장을 구해도 하다 보면 또 의미가 없어 보여서 직장을 그만둘 확률이 높아요. 반드시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요. 둘째, 이런 업식이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연애나 결혼도 그렇게 될 확률이 높아요. 연애도 너무 열심히 하면 상대가 질려서 도망가 버려요.nbspnbspnbsp하다가 그만두는 것을 반복하는 이런 업식을 고치려고 할 때 이 ‘3년’ 이라는 말이 나오는 겁니다. 그냥 아무 때나 3년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에요. 이 업식을 내가 한 번 고쳐봐야 되겠다고 한다면, 교장이 뭐라 하든, 학생들이 어떻든, 학부형이 뭐라 그러든, 무슨 사고가 생기든 수행삼아 3년을 버텨보는 겁니다. 그러면 고비가 찾아오는데, 이런 고비를 한 번 넘기고, 두 번 넘기고, 세 번 넘기면 그 다음에는 큰 문제가 아니게 됩니다. 이런 업식이 있는 사람은 조그만 일에도 도저히 못할 것 같고 그만둬야 할 것처럼 느끼거든요. 그런데 이런 고비들이 두 세 번 넘어가면 ‘아, 별 것 아니구나’ 하고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제가 보기에는 질문자가 이 업식을 한번 바꿔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이대로 살면 질문자의 인생이 너무 피곤해질 것 같아요.”nbsp“네. 저도 이래저래 너무 피곤합니다.”nbsp“교사 그만두면 다음에는 무엇을 하려고 해요?” nbspnbspnbsp“학원 강사를 할까 생각 중입니다.”nbsp“제가 보기에는 그건 1년 안에 그만둘 것 같은데요.”nbspnbsp“개인 과외를 해보니까 보수는 적지만 많이 자유롭더라고요. 그래서 학원 쪽이 저와 더 맞다는 생각이 들거든요.”nbsp“그것은 파트 타임으로 잠시 했던 거잖아요. 파트 타임으로 하면 출구가 있기 때문에 내 업식이 안 드러나요. 왜냐하면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다는 마음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직장이라는 틀 안에 딱 묶이게 되면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업식이 발동하게 됩니다. 장가는 갔어요?”nbspnbsp“아직 안 갔습니다.”nbsp“그러면 학교 교사라는 안정된 직업을 가져야 결혼하기 쉬울까요? 학원 선생처럼 뜨내기로 있어야 결혼하기 쉬울까요?”nbsp“그런데 저는 결혼할 마음이 전혀 없어서요.”nbsp“그 결심 하나는 아주 잘했네요.”nbspnbspnbsp“상대 여자분을 너무 고생시킬 것 같아서요.”nbspnbsp“그 수준에서 결혼하면 부인이 신뢰를 못해요. 자기 꼬라지를 잘 알고는 있네요. 그것만 해도 굉장히 훌륭한 겁니다. 그래도 이왕에 시작한 거 3년은 해보세요. 학교 교사 3년 한 후에 학원계로 진출한다고 해서 그렇게 지장을 받는 것은 아니거든요. 오히려 학교 경력 3년을 하면 학원계로 진출하는데 유리해요. 그러니 한 3년은 해보시지요.”nbsp“네. 3년 동안 아이들 열심히 가르쳐 보겠습니다.”nbsp“너무 열심히 가르치면 안 돼요. 그러면 또 그만두게 돼요. 대충 가르치세요. 선생님이 열심히 가르치면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은데, 아이들은 오히려 힘들어 해요. 위에 상사가 너무 열심히 일을 하면 밑에 직원들이 힘들어 해요. 시장이 되어서 일을 너무 열심히 하면 밑에 직원들은 죽어나요. 그러니 너무 열심히 하면 안 돼요. 잘리지 않을 수준으로만 대강 해보세요. 질문자는 너무 열심히 하는 것이 병이기 때문에 그냥 대강 하는 연습을 해야 돼요.nbspnbsp그리고 학생들을 가르칠 때는 이걸 아셔야 해요. 내가 낳아서 내가 키웠는데도 내 말을 안 듣는 것이 아이들입니다. 그런 아이들만 스무 명을 모아 놓은 것이 교실이에요. 자기가 낳은 조그마한 아이 한 명도 엄마가 키우기 힘들어서 죽겠다고 아우성인데 그런 아이들 스무 명을 질문자가 가르쳐야 하는 거잖아요. 그런 아이들이 질문자의 말을 잘 들을까요?”nbsp“말을 안 듣죠.”nbspnbspnbsp“아이들이 선생님 말을 안 듣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해야 해요. 아이들이 선생님 말을 잘 들어야 된다고 생각하면 선생 노릇하기 힘들어요. 내 말을 안 듣는 것이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면 그 중에 가끔 말을 잘 듣는 아이가 생기면 너무 기뻐요. ‘그래도 말을 듣는 아이도 있네’ 이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어떻게 선생님 말을 안 들을 수가 있어’ 이렇게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내가 힘들어져요. 지금 한 반에 몇 명이에요?”nbspnbsp“18명입니다. 그런데 제가 열심히 했던 게 꼭 아이들을 힘들게 한 것은 아닌 것 같아요. 그 이유가 제가 오늘 아이들에게 법륜 스님에게 질문해보고 이 일을 그만두라고 하면 너희들은 내일 다른 선생님한테 배워야 한다고 하니까 그러지 말라고 하는 아이들이 대다수였어요. 내일부터 안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는 아이가 여섯 명이었고요.”nbsp“그걸 지금 자랑이라고 얘기하는 거에요? 좀 모자란 사람 같은데요. 법륜 스님 만나러 오는 걸 초등학교 아이들하고 의논을 해요? 그것도 모자라서 나 좋은 사람 손들어 보라고 묻고요. 그 수준으로는 선생님 하면 안 될 것 같은데요. 그런 얘기는 아이들과 하는 게 아니에요.nbsp그러니까 아이들에게 ‘선생님이 내일 안 왔으면 좋은 사람?’ 하고 물었을 때는 한 명만 손들어도 그것은 99명이 손 든 것과 같은 겁니다. 왜냐하면 선생님 면전에 대고 손을 들 수 있는 아이는 거의 없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여섯 명이나 손을 들었다는 것은 절반 이상이 선생님을 싫어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선생님이 내일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 손들어 보라고 했을 때 절반 이상 손든 것은 두 명 정도만 손을 든 것과 같아요. 여러분들도 사석에는 다 대통령을 욕하지만 막상 대통령 앞에 가서는 아무도 욕을 못하는 것과 같아요. 수준을 보니까 진짜 선생을 그만둬야 할 것 같은데... nbspnbspnbsp그러니까 3년은 해야 됩니다. 대신에 너무 열심히 하면 안 되고, 아이들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들이 다음 네 가지만 잘 지키는 한도에서는 야단을 치면 안 돼요. 첫째, 남을 때리지 않는다. 둘째, 남의 물건을 뺏거나 훔치지 않는다. 셋째, 성추행하지 않는다. 넷째, 욕하고 거짓말하지 않는다. 이 네가지만 잘 지킨다면 아이들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수업 시간에 조는 것은 이 네가지 들어갑니까?”nbsp“안 들어갑니다.”nbsp“그러면 그것은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그러면 졸도록 내버려 두어야 하느냐? 수업 시간에 조는 것은 남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자기에게 손해입니다. 자신에게 손해를 끼치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기 때문에 선생님은 이것을 깨우쳐 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흔들어 깨워줘야 합니다. 그러나 야단을 치면 안 됩니다. 다섯 번을 흔들어 깨워도 계속 존다고 욕하면 안 됩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남에게 피해를 준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수업 시간에 떠드는 것은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이기 때문에 지적을 해주고, 그래도 말을 안 들으면 ‘밖에 나가서 놀아라’ 하고 교실 밖으로 내보내면 됩니다. 그래서 공부를 하고자 하는 아이들이 피해를 안 보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 관점을 갖고 어지간하면 간섭을 안 하는 것이 좋아요.nbspnbsp또 공부를 못하는 것도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야단치면 안 돼요. 그렇다고 내버려 둬야 하느냐. 아니에요. 공부를 하도록 깨우쳐줘야 합니다. 성적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 남에게 좋은 일을 한 것이에요. 남의 성적을 올려준 거잖아요. 칭찬을 못해 줄 망정 야단을 쳐서는 안 됩니다.nbspnbsp이런 원칙을 가지면 별 문제 없어요. 내가 아무리 몰라도 아이들보다는 많이 알잖아요. 그러니 아이들이 모르는 것 있으면 가르쳐주고, 또 아이들이 묻는 것 중에 내가 모르는 것도 있을 수 있어요. 그것을 창피하게 생각하지 말고 ‘선생님도 그건 잘 모르겠다. 알아보고 내일 다시 알려줄게’ 이렇게 얘기하면 됩니다.”nbsp“아이들은 대충 가르칠 수 있는데, 윗 분들이 시키는 것이 많아요.” nbspnbsp“무슨 일을 시키는데요?”nbsp“과학실 정리정돈하고 청소해 놓으라고 하고, 또 이것저것...”nbsp“그런 건 좀 하면 되죠. 아침 일찍 출근해서 해놓든지, 아이들 보내놓고 나서 해놓든지요. 그래도 공무원 중에서 가장 상하관계가 느긋한 곳이 교직에에요. 조직사회 중에서도 아랫 사람이 비교적 존중받는 곳이 또한 교직이고요. 물론 그 속에 들어가면 교장이 교사를 무시하고 그런 문제가 있긴 하지만요. 그러나 다른 조직에 비해서는 그런 측면이 좀 덜한 편이라고 볼 수 있어요. 그런 곳에서도 못 버텨서 자꾸 뛰쳐나온다면 숫제 시골에서 농사 짓는 것이 제일 좋아요.nbspnbsp그러니 너무 열심히 하지 마세요. 아이가 밥도 안 먹고 만화를 본다고 할 때 ‘열심히 만화를 본다’고 표현 안하잖아요. 게임에 빠져서 밥 먹으라고 두 번 세 번 불러도 대답이 없을 때 ‘게임을 열심히 한다’고 표현합니까. 안 해요. 열심히 하는 것은 좋은 것이 아니에요. 열심히 한다고 표현할 때는 하기 싫은 데도 불구하고 억지로 할 때 열심히 한다고 표현해요. 그래서 열심히 하는 것이 좋은 게 아니에요.nbspnbspnbsp그럼 하기 싫은 것은 안 해야 됩니까?nbsp하기 싫은데 안 해도 되면 안 하면 됩니다. 그러나 세상 일은 하기 싫어도 해야 될 때가 있잖아요. 교장 선생님이 ‘과학실 정리정돈을 좀 하세요’라고 하면 그 사회에서는 하기 싫어도 해야 되잖아요. 그럴 때는 기꺼이 하는 겁니다. 열심히 하지 말고요. 열심히 하면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하고 기꺼이 할 뿐이지 열심히 하지 마세요. 열심히 하는 것은 좋은 것이 아니에요.”nbsp“네. 잘 알겠습니다. 답변 감사합니다.”nbsp질문한 선생님은 마침내 환하게 웃으며 큰 목소리로 스님에게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청중들도 공감이 컸던지 큰 박수갈채가 쏟아졌습니다.nbspnbspnbsp이 외에도 8명의 질문이 더 있었습니다. 직장생활 20년 경력의 여성분은 신입사원에게 야단을 쳤더니 직장을 그만둔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며 회사가 어려워지니까 이제는 야단도 치지 못하는 상황이 답답하다고 고민을 말했고, 한 어머니는 딸이 식물인간 상태로 1년째 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 잘 모르겠다고 질문했고, 32살된 남자 교사분은 나이에 비해 지위가 높아서 어떻게 동료들을 대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질문했고, 또 다른 직장인 한 분은 동료들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이기고 싶다는 탐욕에 휩싸인 자신의 모습을 얘기하면서 이렇게 계속 가도 괜찮은지 질문했습니다.nbspnbsp또 공무원 생활을 하고 있다는 여성분은 남편이 정치에 발을 들여 선거 때마다 떨어져 재산을 탕진하는데 어떡하면 좋을지 질문했고, 29살 된 여성 분은 직장이나 모임 때문에 가끔 밤 12시 넘어서 집에 들어오는 경우가 있는데 그걸 이해해 주지 못하는 아버지 때문에 고민이라고 질문했고, 50대 여성분은 결혼한 조카가 부부싸움을 심하게 한 후 별거 중인데 어떻게 좋은 말로 화해를 시켜줄 수 있는지 물어 보았고, 32살 남자 분은 2년전 갑작스러운 사고로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 사는 것이 우울하기만 해서 고민이라고 질문했습니다.nbspnbsp같이 박수치고, 같이 웃고, 질문자들의 하소연에 같이 공감하다 보니 벌써 강연을 시작한지 두 시간이 넘어가고 있었습니다.nbspnbsp마지막 질문자의 답변을 마치고 스님은 다람쥐가 살 듯 토끼가 살 듯 인생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 말고 가볍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당부를 하면서 강연을 마쳤습니다.nbspnbspnbsp“너무 잘 살려고 하면 못 삽니다. ‘다람쥐도 살고 토끼도 사는데 내가 왜 못 살겠노’ 항상 이렇게 생각해 보세요. ‘개도 새끼를 낳아 키우는데 내가 왜 아이를 못 키우겠노’ 이렇게 생각하면 아이 키우는 것이 쉬워져요. 엄마가 아이 키우는 것을 힘들어 하면 아이가 불효를 하게 됩니다. 왜 그럴까요? 조그만 아기가 벌써 부모를 고생시키는 것이 되잖아요. 엄마는 아이 키우는 것이 힘들지 않고 재미가 있어야 해요. 그러면 조그만 아이가 벌써 엄마를 기쁘게 하잖아요. 얼마나 효자입니까. 그러니 저절로 아이가 잘 되는 거에요. 아이 키우는 걸 힘들어 하지 말고 재미있어 하며 키우세요. nbsp nbspnbsp조금 가볍게 생각하고 살면 좋겠어요. 삶을 너무 무겁게 생각하니까 사는 게 피곤한 거에요. ‘다람쥐도 잘 사는데 내가 못 살게 뭐 있노?’ 이렇게 가볍게 생각해야 돼요. 인생이 별 것 아니에요. 토끼 한 마리 사는 것이나 사람 한 명이 사는 것이나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다. 인생에 너무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에 사는 게 피곤해지는 겁니다. 그렇게 가볍게 즐겁게 사시기 바랍니다.”nbspnbsp스님의 주옥같은 말씀에 오랜 동안 박수가 이어졌습니다.nbspnbsp스님이 무대 아래로 내려가고 추첨으로 선정된 법륜스님의 사인이 담긴 책 선물을 받을 세 분의 명단이 발표되자 부러워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습니다. 퇴장하는 청중들의 얼굴에는 유쾌하고 활발한 기운이 가득했습니다. 모두들 강연 내용에 너무나 만족해 하는 듯한 느낌이 전해졌습니다.nbspnbsp로비에서는 책 판매 창구에 사람들이 모여들어 와글와글했습니다. 200권이 넘게 준비한 스님의 책 “깨어있기”, “행복”, “기도”, “야단법석” 등이 다 팔리고 남은 책이 없었습니다. 스님의 사인을 받고자 늘어서 있는 줄이 길어 한 시간 가까이 사인을 해야 했지만 끝까지 환한 웃음을 잃지 않았습니다.nbspnbspnbsp끝으로 오늘 강연을 준비한 여수, 순천, 광양에서 온 정토회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모두들 강연을 성공적으로 잘 마쳤다는 자부심에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습니다.nbspnbspnbsp여수를 출발한 스님은 문경 수련원으로 가서 오늘 일정을 마쳤습니다. 내일은 하루종일 정토회 주간반에서 봉사활동하는 모둠장과 자원활동가들과 함께 봄나들이를 다녀온 후 저녁에는 대구 시민들을 위해 통일이야기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 nbspnbsp ※ 2016년 봄,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갑니다. 강연일정 확인하시고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오세요. 강연은 선착순 무료입장입니다. 질문자 접수는 강연장에서 받습니다.

2016.04.23. 110,758 읽음 댓글 36개

2016.4.21 (오전) 해운대 즉문즉설 강연

안녕하세요. 오늘은 부산시 수영구 민락동에 위치한 부산MBC 삼주아트홀에서 부산 시민들을 위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nbsp어제 저녁부터 부슬부슬 내리던 비는 아침이 되니 더 강한 빗줄기와 바람까지 동반해서 행사를 준비하는 봉사자들은 내심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봉사자들의 애타는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강연장 주변의 영산홍과 철쭉은 봄의 절정을 향해 그 예쁜 빛을 한껏 뽐내며 아름다운 장관을 이루고 있었구요.nbspnbsp아직 강연 시작하기도 전인 9시부터 강연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스님의 단비와 같은 법문을 들으려는 사람들의 열기가 참 대단하다 싶었습니다.nbspnbsp강연 시작 30분 전부터 구름같이 몰려오는 청중들로 인해, 강연장은 이미 좌석을 가득 메우고도 자리가 모자랄 정도였습니다. 소개영상이 끝나고 스님이 무대에 오르자 900여 명의 청중들은 가뭄에 단비를 반기는 듯 환호와 박수로 스님을 맞이합니다.nbspnbsp스님은 비가 오는데도 많은 분들이 참석한 것을 보고 날씨 이야기와 함께 강연을 시작했습니다.nbspnbsp“봄비가 오니까 좋지요?”nbsp“예.”nbsp“이렇게 봄비가 오는 날은 뭐하면 제일 좋을까요? 여러분들은 커피집에 앉아서 커피 마시는 것이 좋죠? 저는 아니에요. 봄비가 올 때는 고추모종이든 배추모종이든 모종을 내는 게 제일 좋아요. 저는 오늘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비가 오기에 ‘야, 오늘은 모종을 내면 좋겠다’ 싶었어요. 이번 봄에는 밭에 여러 가지 채소를 심었는데, 어떤 데는 소복소복 나고, 어떤 데는 듬성듬성 났어요. 그래서 오늘은 그걸 전부 고르게 했어요. 아직 모종이 작으니까 소복소복 난 데서 모종을 뽑아서 볼펜 같은 걸로 땅에 구멍을 뚫어서 아까 뽑은 걸 쏙쏙 집어넣었어요. 비오는 날은 모종을 아무렇게나 심어놓아도 잘 살거든요. 그런 생각 안 해 봤죠?nbspnbspnbsp이렇게 사람은 다 다릅니다. 저처럼 농사짓는 사람은 비오는 날에는 모종을 내고, 맑은 날에는 비료를 칩니다. 그런데 농사를 잘 지을 줄 모르는 사람은 ‘오늘 모종 내려했는데 날이 맑다’고 nbsp불평하고, ‘비료 치려는데 비가 온다’고 불평합니다. 그렇게 날씨 탓하면서 농사 못 지어먹겠다는 사람이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미리 모종 낼 준비도 해 놓고, 비료 칠 준비도 해 놨다가 아침에 일어났을 때 비가 오면 모종을 내고, 맑으면 비료를 칩니다. ‘비야, 오려면 와라. 맑으려면 맑아라’ 하는 식으로 날씨가 어떻더라도 좋습니다. 비도 가끔 와야 농사가 잘 되고, 또 맑기도 해야 농사가 잘 되잖아요. 그런데 그게 내 입맛에 딱 맞게 되진 않습니다. 그저 나는 형편대로 준비만 하면 되는 거예요. 그러니 똑같이 촌에 살면서도 한 사람은 신경질 내면서 살고, 한 사람은 생글생글 웃으면서 살게 되는 겁니다.nbspnbsp우리 인생살이도 똑같아요. 여러분들은 늘 ‘남편이 이래서 문제다’, ‘시어머니가 저래서 문제다’, ‘애가 이래서 문제다’, ‘회사가 저래서 문제다’라고 하지요. 좀 있다가 질문자들 하는 얘기 들어보세요. 다 그런 얘기일 거예요.nbspnbsp그런데 생각을 조금 달리 해보면 어떨까요. 인생의 행복은 재물을 많이 모으고, 출세를 하고, 인기가 높다고 얻어지는 게 아닙니다. 그래서 행복할 수 있다면 부처님께서 왜 출가를 하셨겠어요? 그냥 왕자로서 사셨겠지요. 그게 아니기 때문에 출가를 하셔서 이 길을 발견하신 거거든요. 그러니까 스님이 꼭 돼야 행복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생각해 보세요. 머리 깎는다고 해탈할 수 있을까요? 그럼 이발소만 다녀오면 누구나 다 해탈할 수 있게요?nbspnbspnbsp승복을 입는다고 해탈할 수 있을까요? 그럼 옷만 맞춰 입으면 되잖아요. 이런 것과는 아무 관계가 없어요. 결혼을 했든 안 했든, 고기를 먹든 안 먹든, 이런 거하고도 아무 관계가 없어요. 고기를 먹고 안 먹는 건 그냥 그 사람의 식성일 뿐이에요. 결혼을 하고, 안 하는 건 각자 선택한 생활방식일 뿐입니다. 그런 것과 관계없이 ‘이치를 알아서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한 거예요. 그러니 ‘누구나 행복할 권리가 있고, 행복할 수가 있다’는 건 ‘누구나 nbsp부처가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오늘도 그런 대화를 나눠보고자 하는 겁니다.”nbsp스님의 여는 이야기에 벌써부터 청중들은 마음이 활짝 열린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편안한 가운데 문답이 시작되었습니다.nbspnbsp오늘도 질문자들의 질문지를 스님이 제비뽑기 통에서 뽑으면, 뽑힌 질문자의 물음에 스님이 답해주는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총 5명이 질문을 했는데 모두들 기나긴 문답 끝에 결국 활짝 웃었습니다.nbspnbspnbspnbspnbsp스님의 답변 덕분에 오랜만에 호탕하게 웃었다는 질문자들에게 청중들도 뜨거운 격려의 박수를 보내 주었습니다.nbspnbspnbsp이 외에도 많은 질문이 있었습니다. 한국남자와 결혼한 후 15년째 한국에 살고 있는데 한일관계가 나빠지면 주눅이 들 때가 많다며 어떤 마음을 가지며 살아야 하는지 묻는 일본인 여성분, 부산에서 이변에 가까운 총선 결과가 나온 것과 현재 안철수 의원과 그가 속한 국민의당에 대해 묻는 분, 뇌졸중으로 십년간 몸져 누워 계신 어머니의 문제로 누나와 갈등하는 것을 해결할 방법을 묻는 분, 시어머니와 시누이가 신랑에게 과도한 집착을 하는 것 때문에 힘든데 어떻게 해야 할지 묻는 결혼 2년차 주부 등 다양한 질문에 대해 스님은 명쾌한 대답을 들려주었습니다.nbspnbsp5명의 각양각색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은 2시간 반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로 유쾌, 상쾌, 통쾌한 한마당이었습니다. 강연장을 가득 매운 청중들은 때로는 박장대소를 때로는 눈시울을 붉히거나 안타까운 탄성을 내며, 질문자와 한마음이 되어 스님의 법문을 스펀지처럼 받아들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nbspnbsp마지막 질문자에게 답변을 마친 후 스님은 “우리는 행복할 권리가 있어요, 여러분, 행복하게 사세요”라고 하며 강연을 마무리 했습니다. 청중들도 큰 박수로 화답했습니다.nbspnbsp강연이 끝난 후 로비에선 스님의 새 책 ‘행복’ 사인회가 있었습니다. 스님은 환한 웃음으로 한 명 한 명에게 정성껏 사인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사인회를 마친 후 오늘 강연을 주관한 해운대정토회 대연법당과 해운대법당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궂은 날씨에 내심 긴장을 놓지 않던 봉사자들은 성황리에 끝난 강연을 자축하며 큰 소리로 “화이팅”을 외쳤습니다.nbspnbspnbsp강연장을 나서는 청중들은 세차게 몰아치던 비가 거짓말같이 갠 것처럼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듯 보였습니다.nbsp이어서 스님은 정토회 해외지부 소속 하일숙님의 아버님이 오늘 아침 6시에 돌아가셔서 부산에 있는 장례식장에 들러 조문을 하고 대중과 함께 염불을 한 후 여수로 출발했습니다.nbspnbsp저녁 7시부터는 여수 시민회관에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 다음 이야기에 계속 이어집니다. nbsp ※ 2016년 봄,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갑니다. 강연일정 확인하시고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오세요. 강연은 선착순 무료입장입니다. 질문자 접수는 강연장에서 받습니다.

2016.04.22. 256,173 읽음 댓글 82개

2016.4.20 광주 청년 즉문즉설 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늘은 광주교육대학교 풍향문화관에서 청년대학생들을 위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nbspnbsp어제밤 목포에서 강연을 마치고 새벽 2시가 넘어서 서울에 도착한 스님은 잠시 눈을 붙인 후 아침 7시부터 오전 내내 평화재단에서 미팅과 회의 일정을 가졌습니다. 평화재단에서의 일정을 모두 마친 후 오후 3시에 강연이 열리는 광주로 향했습니다.nbspnbspnbsp강연이 열리는 광주교육대학교 풍향문화관에는 흐린 날씨와 강풍 때문인지 좌석이 다 차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300여 명이 넘는 청년대학생들이 자리에 앉아 스님의 강연을 기쁜 마음으로 기다렸습니다.nbspnbsp저녁 7시 30분, 소개 영상이 끝나고 스님이 무대에 올라서자 박수와 환호가 터져나왔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먼저 봄소식을 전하면서 사는 게 재미있느냐?는 질문을 던진 후 강연을 시작했습니다.nbspnbsp“사는 게 재미있습니까?”nbsp“.......”nbspnbsp“젊은 사람들은 대답이 없고, 늙은 사람들만 대답을 하네요. 어떤 일이든 재미있다고 생각하면 재미가 있고, 재미없다고 생각하면 재미가 없는 겁니다. 그런데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이니까 이왕이면 재미있게 하는 게 좋습니다. 그러면 누구한테 좋을까요? 자기한테 좋습니다.nbspnbsp누가 나한테 욕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 입장에서는 속이 시원할지 몰라도 몸에는 열이 오르기 때문에 건강에 안 좋습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상대가 화내는 걸 보고 ‘그렇게 화내면 자기만 손해인데…….’ 이렇게 측은하게 생각해 주세요.nbspnbspnbsp여기 이런 사람이 있습니다. 상대가 입으로 쓰레기를 뱉어 나한테 던졌어요. 그런데 나는 그걸 얼른 받아서 그 쓰레기를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보면서 ‘네가 어떻게 나한테 이런 쓰레기를 던질 수 있느냐’라면서 그것을 10년씩 들고 다니며 내내 곱씹어요. 그건 바보 같은 짓이에요. 내가 받은 게 쓰레기인 줄 알면 얼른 버리면 됩니다. 제일 좋은 건 처음부터 받지 않는 것이지만요. 그런데 그게 잘 안 되지요. 상대가 던지면 넙죽 잘도 받게 되잖아요.nbspnbsp그러니 ‘어떤 상황에 처하든 내가 어떻게 대응할거냐’하는 건 ‘어떻게 스스로를 행복하게 할 거냐’의 문제입니다. 누가 내 대신 인생을 살아주지도 않고, 나를 행복하게 해주지도 않아요. 그러니 내가 나를 행복하게 해야 합니다. 오직 자기만 할 수 있지, 누가 대신해 줄 수 없는 거예요. 그래서 부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nbspnbsp행복도 내가 만드는 것이네. 불행도 내가 만드는 것이네. 진실로 그 행복과 불행, 다른 사람이 만드는 것 아니네.nbsp그럼에도 우리는 이 행복과 불행을 다른 사람이 나에게 준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여러분들은 ‘나를 행복하게 해 주십시오’라며 매달리고, ‘왜 나한테 이런 불행을 주느냐’고 원망하면서 살아갑니다. 그러다 보니까 한평생을 자기가 자기 삶의 주인으로 못 살고, 남에게 매여 사는 거예요. 자, 그러면 오늘도 여러분들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겪는 문제들을 주제에 제한 없이 대화해 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시작하세요.”nbspnbsp상대가 던진 수많은 쓰레기들을 가슴에 안고 사는 것 같다는 말씀에 정신이 번쩍 차려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시작부터 머리가 시원해진 느낌입니다.nbspnbsp이어서 본격적으로 즉문즉설이 시작되었고, 2시간 동안 7명이 질문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낯선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덜 외롭고 스트레스를 안 받을 수 있는지 묻는 분, 지금까지 너무 열심히 살아와서 언제까지 계속 열심히 살아야 되는지 모르겠다는 여성 분, 공부를 하고 싶은데 취업을 할지 대학원에 진학 할 지를 묻는 분, 취업 준비를 해야 하는데 놀기만 하는 것이 걱정이라는 분, 출산을 앞두고 출산휴가와 직장일을 고민하는 여성분 등 다양한 질문이 이어졌습니다.nbsp오늘은 그 중에서 아버지가 재혼을 했는데 새어머니와 친어머니 중 누구를 결혼식에 모셔야 할지 고민이라는 여성분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스님은 답변 도중 지금까지 즉문즉설 중 이렇게 어려운 질문은 처음이라고 말할 정도로 해결책을 내기가 쉽지 않았던 질문이었습니다.nbspnbspnbsp“아버지는 제가 어렸을 때 재혼하셨는데, 저는 새어머니도 친어머니 못지않게 아끼고 사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올해 결혼을 하게 됐는데, 두 어머니 모두 제 결혼식 당일에 부모님 자리에 앉으시길 희망하셔서 고민입니다.”nbsp“어떤 사람은 앉을 사람이 없어서 고민인데, 질문자는 너무 많아서 고민이네요. 두 분 다 모시면 되지요.”nbspnbsp“그 생각도 해 봤는데, 그건 시댁 측에서 원치 않으십니다.”nbspnbspnbsp“질문자는 누굴 모시면 좋겠어요? 두 분 어머니 모두 모시고 싶은 마음은 이해가 되는데, 그래도 한 분만 선택해야 하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어쩔 수 없이 어떤 분을 모실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nbsp“처음에는 아버지랑 오래 사신 새어머니께서 앉는 게 맞다 생각했는데, 친어머니께서는 여태 혼자 외롭게 사셨기 때문에 자녀의 결혼식에 참석할 기회마저 빼앗기신다면 너무 힘들어하지 않으실까 염려됩니다.”nbspnbsp“친어머니는 재혼을 하셨어요?”nbsp“안 하셨어요.”nbsp“아버지는 누가 앉기를 원해요?”nbsp“아버지께서는 당연히 새어머니와 앉기를 희망하시는데, 그래도 제가 원한다면 결혼식 당일만큼은 친어머니와 앉겠다고 말씀은 하셨습니다.”nbspnbsp“그러면 새어머니한테 양해를 한번 구해 보세요. ‘마땅히 어머니께서 앉으셔야 되는데, 그래도 어머니는 제가 앞으로 계속 뵈면서 모시고 살 분이고, 생모는 혼자 사시기 때문에 앞으로 다시 이런 기회는 없으실 테니 섭섭하실 겁니다.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하고 말씀드려 보세요. 아버지와 새어머니 사이에도 자녀가 있어요?”nbsp“없습니다.”nbspnbsp“아이고, 이거 보통 일이 아니네요.”nbspnbsp“새어머니께서는 제가 힘들어하는 걸 아시고는 ‘우선은 네가 원하는 대로 하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제가 마음이 많이 쓰입니다. 그래서 제가 어떻게 새어머니를 위로해 드려야 할지 모르겠어요.”nbsp“두 분 어머니 모두 앉히면 어떨까요?”nbsp“아버지께서 ‘만약에 친어머니가 앉게 되면 새어머니는 결혼식에 못 오신다’고 말씀하신 상태입니다.”nbspnbsp“여태껏 누가 나한테 물었을 때 내가 답하기 쉽지 않은 일이 없었는데, 이번엔 쉽지 않네요. 친어머니와 아버지 사이에 자녀는 질문자 한 명뿐이에요?”nbsp“아니오, 오빠가 있습니다.”nbspnbsp“오빠는 결혼 했어요?”nbsp“안 했습니다.”nbspnbspnbsp“만약 오빠가 결혼한다면 예식장에 누굴 앉힐 것 같아요?”nbsp“오빠는 친어머니를 모시고 결혼한다고 했습니다.”nbspnbsp“그럼 질문자는 친어머니한테 양해를 구해 보세요.”nbspnbsp“제가 그 말씀도 드려봤는데 친어머니께서는 ‘그래도 내가 앉겠다’는 의견을 강하게 피력하십니다.”nbspnbsp“친어머니는 질문자를 몇 살까지 키웠습니까?”nbspnbsp“제가 3살 때 쯤 이혼하셨다고 들었습니다.”nbspnbsp“아버지는 질문자가 몇 살 때 재혼했어요?”nbspnbsp“제가 초등학교 3학년이었으니까 10살쯤입니다.”nbspnbsp“그 사이에는 누가 질문자를 키웠나요?”nbsp“할머니께서 키우셨습니다.”nbspnbsp“그럼 할머니가 앉아야 되겠네요.”nbspnbsp“예, 그런데 할머니께서는 돌아가셨습니다.”nbsp“아이고, 이거 점점 어려워지네요. 내가 즉문즉설 한 뒤로 이렇게 곤란한 질문은 처음입니다.”nbspnbsp“제가 너무 괴롭습니다. 저는 한 분이라도 서운한 분이 없도록 하고 싶어서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해 봤는데, 뾰족한 수가 없는 겁니다. 그래서 이제는 ‘두 분이 서운하시든말든 나도 모르겠다’ 싶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팟캐스트를 통해서 스님 법문을 들었을 때 스님께서 ‘어른들이 생각하시게 놔두라’는 말씀을 많이 하시기에 저도 ‘부모님들께서 서운함을 느끼신다면 그것은 당신들께서 감당해야 할 몫이다’라며 마음을 다잡고 지금은 크게 고민 안 하고 있지만 그래도 스님께 여쭤보고 싶습니다. 스님 생각은 어떠신가요?”nbsp“저도 잘 모르겠어요. 거 진짜 어렵네요.”nbspnbsp“예.”nbsp“제가 왜 질문자에게 꼬치꼬치 물었느냐 하면요, 만약 친어머니가 질문자를 9살까지 키웠다면 저는 질문자에게 친어머니를 모시라고 했을 거예요. 또 새어머니가 질문자를 3살부터 키웠다면 ‘새어머니가 엄마다. 누가 낳았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얘기를 했을 겁니다. 엄마는 낳은 사람이 아니라 기른 사람이 엄마거든요. 그런데 질문자의 중요한 시기를 사실은 할머니가 키워주셨네요. 그런데 그 할머니는 돌아가셨다고 하니, 이제 남은 두 어머니는 모두 ‘엄마의 절대적 자격’이 없습니다. 친어머니도 ‘내가 이 결혼식에 반드시 참여해야 된다’고 할 자격이 없어요. 질문자의 육신은 친어머니가 만들었지만 그렇다는 거예요. ‘육신’이라는 건 별로 중요하지 않거든요. 왜 그럴까요? 앞으로 정자와 난자를 인공수정해서 제3자의 자궁에서 기른 뒤에 데리고 와서 키우면, 그 아이는 낳은 사람의 외양은 하나도 안 닮았을 거잖아요? 그래도 낳긴 그분이 낳았잖아요. 그렇지요?”nbsp“예.”nbsp“또 미래에 인공자궁이 발명된다면, 그때는 부부가 결혼해도 아기를 안 낳을 겁니다. 인공수정을 해서 인공자궁에 넣어달라고 회사에 주문해 놓고는 아홉달 반 뒤에 가서 아기만 받아오면 될 거예요. 그런 것까지 생각해 보면 낳은 사람이 아니라 기른 사람이 엄마입니다.nbspnbspnbsp그리고 실제 육체는 생물학적으로 친부모를 닮지만 우리의 정신, 이 마음바탕은 기른 사람의 것을 다운 받습니다. 예를 들어서 애를 낳자마자 프랑스에 입양시켜서 프랑스인 어머니가 양육하도록 했다면, 그 사람은 외양만 동양인일 뿐 마음의 바탕이 되는 업식은 다 프랑스인 어머니의 것으로 형성됩니다. 그래서 한국적인 사고방식은 전혀 없는 사람이 되지요. 그런데 한국에서 3살까지 크다가 4살 때 입양을 가면, 마음바탕은 기본적으로 한국적인 것 위에 서양 것이 더해지기 때문에 생각은 서양식이라도 정서적으로 마음이 작용하는 건 한국식입니다.nbspnbsp그러니까 두 분 어머니 모두 엄마의 절대적 자격이 있다고도 말할 수 없고, 또 두 분 모두 자격이 없다고도 말할 수 없습니다. 두 분 중에 한 분이 양보를 하든지 해야지, 이건 질문자가 합당하게 결정하기가 어려운 문제예요. 이럴 때는 친어머니와 의논해 보는 게 좋겠어요. 새어머니는 자손이 없으니까 이런 기회가 앞으로도 없을 거잖아요.”nbsp“예.”nbspnbsp“그런데 친어머니는 앞으로 질문자 오빠의 결혼식에 참석할 기회가 남아있으니까, 먼저 친어머니한테 양해를 한번 구해 보는 게 좋겠습니다. 질문자는 종교가 있어요?”nbsp“예, 천주교입니다.”nbspnbsp“천주교라니 잘 됐네요. 그러면 질문자는 결혼식을 두 번 하면 되겠어요. 성당에서 신부님을 주례로 모시고 가족만 초대해서 천주교 식으로 한 번 하고, 또 한 번은 예식장에서 친척들 초대해서 하는 겁니다. 두 분 어머니 중에 어느 분이 천주교 신자예요?”nbsp“새어머니요.”nbspnbspnbsp“그러면 예식장에서 결혼할 때는 친어머니를 모시고 하고, 친구들과 모여서 성당에서 결혼할 때는 새어머니를 모시고 하면 좋겠네요. 신랑과 시어머니한테는 ‘저희 집안 사정이 이러이러해서 제가 어느 분도 외면하기가 어려우니, 대외적으로는 생모를 모시고, 대내적으로는 양모를 모시고 결혼식을 하면 어떻겠습니까?’ 하고 의논을 드려보세요. 그렇게 하면 두 분 어머니 중 누구도 섭섭하지 않으시겠지요. 그러나 역시 제일 좋은 방법은, 친어머니한테는 다음 기회가 있으니까 양해를 해 달라고 말씀드려보는 겁니다.”nbspnbsp“예, 감사합니다.”nbsp“네. 젊은 사람들은 성당에 좀 다니세요. 그래야 이런 문제가 생길 때 해결책이 나오지요.”nbsp스님도 선뜻 해결책을 내놓기가 어려웠던 질문은 정말 오늘이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마지막에 스님이 제시해준 해결책에 질문자도 환하게 웃었고, 청중들도 큰 박수로 격려를 해주었습니다.nbspnbsp7명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 마쳐갈 때 쯤 되자 시간은 어느덧 2시간을 훌쩍 지나 있었습니다. 쉼없이 답변을 이어가던 스님은 이제 마쳐야 될 시간이 되었다며 마무리 말씀을 들려주었습니다. 오늘도 긍정적 사고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며 강연을 마쳤습니다.nbspnbspnbsp“자꾸 사람을 미워하면 안 됩니다. 그리고 아무리 잘 나갈 때라도 너무 교만하면 안 됩니다. 교만은 재앙을 불러옵니다. 반대로 아무리 안 된다고 해도 좌절하면 안 됩니다. 꾸준히 하다보면 어느 순간에 해 뜰 일이 생깁니다. 이렇게 무엇이든 꾸준히 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욕하는데 에너지를 허비하지 말고, 세상을 좀 긍정적으로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건 ‘다 좋다’는 얘기와 다릅니다. 넘어지면 ‘아, 이래서 내가 넘어졌구나’ 하고 교훈을 얻어서 다음에는 안 넘어질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해요. 그러면 결과적으로 넘어진 게 안 넘어진 것보다 더 좋은 일이 됩니다. 그렇다고 일부러 넘어지자는 게 아니라 결과를 현실로 받아들이고, 거기서부터 또 출발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런 자세를 가지면 ‘실패가 곧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현실이 되고, 늘 웃고 살 수가 있어요.nbspnbsp이런 공부를 하는 게 원래 불교이지 복 비는 게 불교가 아니에요. 그러니 틈 날 때마다 와서 종교에 상관없이 이 공부를 하셔야 합니다. 여러분이 볼 때 보통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종교심’이라는 게 저한테는 있는 것 같아요? 없는 것 같아요? 없어요. 저 같은 사람도 이 공부를 하는데 여러분들이 왜 못 하겠어요? 믿음은 헌법에 보장된 권리로서 각자의 자유입니다. 그러나 ‘마음을 어떻게 긍정적으로 가지느냐. 그래서 어떻게 스스로 행복하게 사느냐’에 대한 이 공부는 누구나 하셔야 됩니다. 꼭 이 마음공부를 하셔서 여러분 모두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nbspnbsp오늘도 스님으로부터 행복의 기운을 듬뿍 선물 받은 기분입니다. 열정적으로 강연을 해준 스님에게 청년대학생들은 큰 박수갈채를 보냈습니다.nbspnbsp강연이 끝나고 로비에서는 스님의 새 책 ‘행복’ 사인회가 열렸습니다. 스님은 책에 사인을 해주며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린 많은 분들에게 웃음을 건넸습니다. 많은 분들이 스님에게 자신의 이름도 사인과 함께 적어달라고 했는데 스님은 “자기 이름은 자기가 적고, 내 이름은 내가 적겠다.”고 웃으며 거절해서 모두를 웃게 만들기도 했습니다.nbspnbsp질문을 했던 여성분에게 스님의 답변을 듣고 어땠는지 소감을 물어보니 “혼자만의 생각에 갇혀서 답을 찾기 어려웠던 문제를 스님께서 잘 꿰뚫어보시고 대답해 주셨다.”며 수줍은 듯 만족스러운 얼굴로 강연장을 나갔습니다.nbsp끝으로 오늘 강연을 주관한 광주 청년정토회 자원봉사자들과 스님은 “지화자, 좋다”라는 힘찬 구호로 다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밝고 웃는 얼굴로 친절하게 관객들을 맞이해준 봉사자들 덕분에 무사히 강연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nbspnbspnbsp내일은 오전 10시에 부산MBC 삼주아트홀에서 부산 시민들을 위한 즉문즉설 강연이, 저녁 7시에는 여수 시민회관에서 여수 시민들을 위한 즉문즉설 강연이 있을 예정입니다.nbspnbsp ※ 2016년 봄,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갑니다. 강연일정 확인하시고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오세요. 강연은 선착순 무료입장입니다. 질문자 접수는 강연장에서 받습니다.

2016.04.21. 177,891 읽음 댓글 53개

2016.4.19 (저녁) 목포 즉문즉설 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전에 충주에서 열렸던 즉문즉설 강연에 이어서 저녁 7시부터는 목포에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nbspnbsp오랜만에 미세 먼지와 황사 없는 파란 하늘을 구경한 날입니다. 목포 부주산 자락을 따라 소풍나온 듯한 시민들이 강연장인 시민문화체육센터로 속속 들어왔습니다.nbspnbspnbsp강연 시작에 앞서 스님 소개 영상만으로도 큰 박수를 보내는 500여 명의 청중들은 영상이 끝나고 스님이 무대에 오르자 큰 함성으로 환영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따듯한 봄날에 만나서 더욱 반갑다고 하며 이럴 때에는 바깥에도 많이 나가보라는 이야기로 강연을 시작했습니다.nbsp원래는 청중들이 강연장 입구에서 질문지를 적어 낸 것을 추첨하는 방식으로 강연이 이루어지는데, 오늘은 진행측에서 꼭 질문을 해야 할 두 분이 있다고 해서 우선 두 분의 질문을 먼저 받은 후 추첨식으로 강연이 진행되었습니다.nbspnbsp총 7명이 질문을 했습니다. 한 여성분은 어머니가 정신질환으로 입원과 퇴원을 반복해서 힘들다며 질문했고, 사회 초년생 한 분은 서울에서 대학 졸업 후 부모님 권유로 지방으로 내려와 취업을 했는데 서울에서 직장생활 하는 친구들이 부럽고 부모님이 원망스럽기도 해서 재취업을 고민중이라며 어떡하면 좋을지 질문했고, 한 여성분은 가정사를 벗어나 자신의 열정을 받쳐 큰일을 하고 싶지만 각종 종교, 사회단체, 직장 등 모든 곳에서 문제점만 보이는 것이 고민이라고 질문을 했고, 남편이 말 잘하는 방법을 자주 묻는다는 한 여성분은 스님이 제일 말을 잘 하는 것 같다며 말 잘하는 방법을 질문했고, 국민참여운동을 15년째 해오고 있다는 한 남성분은 이러한 사회운동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질문했습니다. nbspnbsp오늘은 그 중에서 고3 수험생을 둔 한 어머니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질문 내용이 너무 재미있어서 시작부터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나왔습니다.nbspnbspnbsp“고3 수험생의 엄마입니다. 딸이 운이 너무 없다며 제게 어디 가서 기도 좀 해주시면 안 되냐고 해서, 소원을 들어주기로 하고 유명하다는 절을 찾아갔어요. 비바람이 엄청 몰아쳤지만 저는 너무 간절해서 열심히 기도했어요. 돌에 돈을 붙여봐서 붙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대서 동전을 던져보니 두 개 다 돌 위에 올라갔고요. 집에 왔더니 아이가 말하길, 엄마가 기도해줘서 자기 운이 좋아졌대요.nbspnbsp그런 뒤에 시험을 봤는데 평상시에는 대략 채점해 봐도 1등급이 나왔지만 이번에는 가채점해보니 다 틀렸대요. ‘기도발’이 너무 빨리 끝났으니 다시 가서 기도를 해달래요. 제가 계속 기도를 해야 할까요?”nbsp“본인도 질문해놓고 좀 우습죠?”nbsp“네. 그래도 고3 엄마여서 좀 절박하긴 해요.”nbsp“이왕 기도 이야기가 나왔으니까 이야기할게요. 질문자는 절에 나가요? 평소엔 안 나가는데 지금 답답해서 나가는 중이에요?”nbsp“평소에는 안 나가는데 지금은 절박해서 108배를 하고 있습니다.”nbspnbsp“네, 그러면 매일 아침에 108배 절하면서 ‘부처님, 우리 딸은 합격 안 해도 괜찮습니다. 제가 돌볼게요. 시험에 합격하기를 간절히 원하는 다른 집 아이들 먼저 합격시켜주시고, 혹시 자리가 비거들랑 우리 아이도 넣어주세요. 자리가 없어서 떨어져도 우린 괜찮아요.’ 이렇게 기도하세요. 이해가 안 되나 봐요?”nbsp“예. 잘 안 돼요.”nbsp“제 말 이해되는 사람 손들어 봐요.nbspnbsp......여러분들도 대부분 이해가 안 되시는 것 같네요. 그럼 다시 설명을 해 드릴게요. 질문자는 자기 욕심만 내서 동동거리는 사람들을 보면 좋아 보여요? 미워 보여요?”nbsp“미워 보여요.”nbsp“자기가 손해를 좀 보면서도 남을 돕는 사람들은 예뻐 보여요? 안 예뻐 보여요?”nbsp“예뻐 보여요.”nbsp“부처님은 질문자보다 더 정의롭고 마음이 넓으실까요? 더 속좁은 분이실까요?”nbsp“넓으시죠.”nbsp“그런 정의로운 부처님이 공부 못하는 아이의 부모가 ‘우리 아들 합격시켜 주세요’ 하고 돈 좀 갖다내고 절 좀 한다고 해서 ‘그래, 넣어줄게’ 하고 넣어주실까요?”nbsp“아니요.”nbspnbspnbsp“상식적으로 생각해봅시다. 공부를 못하지만 좋은 대학에 가고 싶다는 건 꼭 나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세상 사람이 다 갖는 마음이에요. 그런 마음은 이해가 되지만 그래도 공정한 경쟁에 의해서 들어가는 게 정의로운 사회잖아요. 그런데 어떤 사람이 대통령이든 총장이든 어떤 권력을 이용해 줄을 서서 몰래 들어갔다면 이건 부정입학이 됩니다. 돈을 한 보따리 갖다 주고 들어가도 부정입학이에요. 기부입학제가 있는 나라도 있지만 우리나라는 불법입니다. 부정입학은 돈 보따리를 갖다 주고 하는 것과 권력에 기대 줄을 서서 하는 것, 보통 두 가지예요.nbspnbsp그런데 전교 1등하고 전국 모의고사에서도 늘 1등하는 집 아이나 그 부모는 ‘서울대학교에 넣어주세요’ 이런 기도를 할까요? 제 힘으로 들어갈 수 있는데 할 필요가 뭐 있겠어요? 자기 실력으로는 도저히 못 갈 사람이 죽기살기로 기도하는 거예요.nbspnbspnbsp청와대든 이사장이든 총장이든 줄이 있거나, 돈을 재벌처럼 몇 십 억을 갖다 댈 수 있는 사람이라면 역시 기도하지 않고 바로 줄을 대든 돈을 쓰든 하겠죠. 그것도 들통나면 난리니까 은밀하게 합니다. 그런데 부처님이나 하나님은 워낙 힘이 세서 돈을 조금만 갖다 주거나 조금만 줄을 대도 효과가 나더라는 소문이 퍼졌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거기 가서 매달리는 거예요.nbsp우리 아이가 공부는 좀 못하지만 그래도 기도해서 서울대에 넣었다고 하는 경우에 그 넣는 방법을 한 번 생각해봅시다. 정원 외로 한 명 넣는 게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데 정원 외로 들어가는 경우를 실제로는 못 봤잖아요. 그러니 성적 되는 아이를 하나 빼버리고 대신 내 아이를 집어넣는 방법이 있겠죠. 그런데 나와 아는 사이라고, 나한테 엎드려 절했다고, 나한테 돈을 갖다주었다고 집어넣어주는 건 부정입학이에요. 부처님이나 하나님이 부정입학 시켜주는 입시브로커는 아니잖아요. 이걸 해 준다면 입시브로커가 되는 거예요. 입시브로커가 아니라면 이 일을 안 할 테고, 입시브로커라면 우리가 존경할 만한 분은 못 되는 거예요.nbsp그런데 우리는 하나님이나 부처님이 훌륭하신 분이기를 원하는 게 아니라 입시브로커이길 원해요. 뇌물 받고 자기 아는 사람을 집어넣어주는 부정직한 분이 되어야지만 내 소원이 성취되니까요. 논리적으로 따져보면 그래요. 그러니 절에 가서는 그런 기도를 하면 안 돼요. 부처님은 그런 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산신이나 동자신, 부엌신이나 뒷간신한테 가서 뭘 주면서 기도하면 그건 좀 될지도 몰라요. 그러나 법당이나 교회에 가서 그런 기도를 할 건 아니에요. 하나님이 보시기에 그렇게 부정한 생각을 갖는 사람이 예뻐 보일 리 없잖아요. 은총이 있을 수가 없어요. 지금 교회마다 절마다 그런 걸 영험이네 가피네 은총이네 하는데 그건 다 브로커들 집단이에요.nbspnbspnbsp그러니 질문자가 기도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질문자만 답답한 게 아니라 다른 학부모도 지금 답답하겠죠. 그러니 그 사람들을 좀 생각해줘야 해요.nbspnbsp‘저는 그래도 불자니까 우리 딸이 떨어져도 제가 감당할 능력이 있지만 저 분들은 그걸 감당 못합니다. 부처님이 능력이 없으면 할 수 없지만 능력이 있다면 저보다 더 답답한 사람들을 먼저 해결해주세요. 저는 신경 쓰지 마세요. 그래도 혹시 빈자리가 있으면 넣어주세요.’nbsp이렇게 기도하면 부처님 보시기에도, 하나님 보시기에도 좋아 보이겠죠. 그래야 은총이 내리죠. 이제 무슨 말인지 좀 알아들었어요?”nbsp“네.”nbspnbspnbsp“그렇게 기도해서 ‘기도발’이 받으면 떨어질 테고, 재수 없이 ‘기도발’이 안 받으면 걸릴 거예요. 그러니 기도발이 받아서 떨어져도 좋고, 기도발이 안 받아서 재수 없이 걸리더라도 그런 재수는 좀 없어도 괜찮아요. 재수 없이 걸리면 그냥 받아들이세요. 그렇게 하면 떨어지고 걸리고 여부에서 내가 자유로워집니다. 아시겠어요?”nbsp“감사합니다.”nbspnbsp“제 이야기 들어보니 그럴듯하죠? 그런데 왜 그럴듯한 건 안 하고, 얼토당토 않은 건 그리들 좋아해요? 이치에 맞는 일을 하세요.”nbsp스님으로부터 새로운 기도문을 받은 질문자는 얼굴이 환해지며 크게 웃었습니다. 청중들도 본인들의 문제가 해결된 것 마냥 함께 기뻐하며 질문자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냈습니다.nbspnbsp용기 내어 질문한 분들과 스님의 지루할 틈 없는 답변 덕분에 어느새 2시간이 금세 지나갔습니다. 마지막 답변을 마치며 “재미있어요?”하고 물으니 청중들은 일제히 “네”라고 대답을 합니다.nbspnbsp강연을 마무리하며 스님은 언제 어떤 상황이든 긍정의 마인드로 분노 없이 재밌게 세상을 바꾸어보면 좋겠다고 당부했습니다.nbsp“세상을 바꾸는 일도 그것이 무엇이든 웃으면서 바꿔나가야 합니다. 남편이 화를 내거나 술을 마실 때도 웃으면서 대해야 해요. 술 마시지 말라고 싸우면 나만 손해입니다. 마시지 말라고 해서 안 마실 인간이면 벌써 안 마셨지요. 그러니 ‘그래, 얼른 마시고 죽어라’라고 기도해야 해요.nbspnbspnbsp내가 아무리 얘기해도 남편은 어차피 마실 거잖아요. 그런데 방금 전에 얘기했듯이 하나님이나 부처님은 이기적인 소원은 잘 안 들어주시기 때문에 내가 아무리 기도해봐야 그 인간도 그리 빨리 안 죽어요. 그래서 마시고 죽을까 봐 겁낼 필요가 없어요. ‘실컷 마시거라.’ 이렇게 마음을 탁 바꿔 버리면 마시는 걸 봐도 괴롭지가 않아요.nbspnbsp그러니까 길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남편이 술을 안 마셔서 안 괴로운 길이 있고, 남편이 술을 마시는 데도 불구하고 안 괴로운 길이 있어요. 그런데 남편이 술을 안 마셔서 안 괴로운 길은 내가 결정할 수가 없으니 늘 거기 매달려서 살아야 해요. 그런데 남편이 안 바뀌어도 내가 안 괴로울 수 있는 길은 내가 결정할 수 있습니다. 내가 뭐라고 하든 어차피 마시는 거니까 ‘마셔라’라고 하면 돼요. ‘부처님, 우리 남편 술 많이 마시게 해주십시오’라고 기도하면 100퍼센트 들어주십니다.nbspnbsp부처님이 들어주실 수 있는 기도를 해야지, 부처님도 못 들어줄 기도를 자꾸 하니까 부처님도 힘들어요. 부처님 제자라면 부처님이 별로 할 게 없어서 편안하도록 해드려야죠. 이런 기도를 하면 기도의 효험도 확실합니다.nbspnbsp이런 걸 갖고 괴로워할 이유가 없다는 이야기에요. 우리는 다 행복하게 살 수가 있습니다. 행복하게 산다는 말은 세상이 어찌되든 좋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물론 바꿔야 할 일이 있으면 바꿔야 해요. 회사에서 상사가 ‘미스 김, 커피 한 잔 갖다 줘’ 이러면 ‘내가 커피 배달원이에요?’ 하고 화낼 필요 없어요. ‘네, 알겠습니다’ 하고 커피를 갖다 줄 때 ‘어이쿠’ 하고 넘어지면서 부어버리고는 ‘아이고, 죄송해요, 부장님’ 하고 사과하세요. 이렇게 세 번만 엎어버리면 그 뒤로는 안 시켜요.nbspnbspnbsp이렇게 좀 유머러스하게 대처해야 해요. 괴로워할 필요가 없어요. 그런 인간 때문에 내가 괴로워하면 나만 손해예요. 그렇다고 시킨 대로 할 필요도 없습니다. 여러분들은 괴로워하면서도 또 시킨 대로 해요. 남편 욕하면서 한편으로는 또 밥하고 그러잖아요. 아무 도움이 안 되는 인생을 산단 말이에요.nbspnbsp그러니 재미있게 사세요. ‘커피 끓여오너라’ 하면 ‘너는 손이 없냐?’ 이런 소리 하지 마세요. ‘알았다’ 해놓고 거기에 소금을 듬뿍 넣어 주든지 해봐요. 세 번만 그러면 끓여준다고 해도 ‘아냐, 아냐, 내가 타 마실게’ 이래요.nbspnbsp아이들이 방 안 치운다고 아이들과 싸울 필요가 없어요. 내가 치워주든지, 안 그러면 내버려두면 돼요. 자기 방을 자기가 어떻게 하든 나와 무슨 상관이 있어요? 아이들더러 밥 먹으라고 부르는 것도 절대로 두세 번씩 부르지 마세요. ‘밥 먹어라’ 하고 한번 알려줘도 안 먹으면 그냥 먼저 먹고 치워놓으면 돼요. 나중에 나와서 밥 달라고 하면 ‘찾아 먹어라’ 하면 돼요. 울면 ‘목청 좋네. 실컷 울어라’ 하고 두세요.nbspnbsp끌려다니면 안 된다는 말이에요. 성질내는 건 곧 끌려다니는 거예요. 부처님은 상대가 시키는 대로 해주라고 가르치신 적이 없어요. ‘화내지 말라’, ‘괴로워하지 말라’ 이런 말씀을 하셨지, ‘남의 노예가 되라’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없어요. ‘내가 주인이 되라’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걸 여러분들이 오해하는 거예요. 이제 뭐가 문제인지 대충 감 잡았어요?”nbsp“네”nbsp“그렇게 해서 인생을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nbspnbsp강연이 끝나는 순간까지 스님은 청중들을 웃게 해주었습니다. 강연장을 빠져나가는 청중들도 하나같이 얼굴이 밝고 발걸음도 가벼워 보였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는 괴롭지 않을 수 있다는 스님의 말씀이 오래토록 가슴에 남았습니다.nbspnbsp강연장 밖에서는 스님의 새책 ‘행복’ 사인회가 열렸습니다. 100여 명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다 스님과 마주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말을 건네며 사인을 청하자 스님은 일일이 눈을 마주치며 책을 건네주었습니다. nbspnbsp질문했던 분에게 스님의 답변을 듣고 어땠는지 소감을 물어보니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것을 스님이 이야기해 주신 것 같다”며 “정말 신선했고, 가슴이 후련해진 기분이다”라고 답해주었습니다.nbspnbsp사인회를 마친 스님은 오늘 강연을 준비한 목포정토회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하고 기념사진을 함께 찍었습니다. 스님과 자원봉사자들 모두 희망세상을 만들어간다는 기쁨으로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습니다.nbspnbspnbsp강연장을 나온 스님은 곧바로 서울로 향했습니다. 목포에서 서울까지 4시간 동안 부지런히 차로 달린 끝에 새벽 2시가 넘어서 서울 정토회관에 도착했습니다.nbspnbsp내일은 아침 7시부터 평화재단을 찾아온 손님들과 하루종일 미팅 및 회의를 한 후 다시 광주로 내려가 저녁 7시부터는 광주교대 풍향문화관에서 청년대학생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nbspnbsp ※ 2016년 봄,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갑니다. 강연일정 확인하시고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오세요. 강연은 선착순 무료입장입니다. 질문자 접수는 강연장에서 받습니다.

2016.04.21. 91,217 읽음 댓글 39개

2016.4.19 (오전) 충주 즉문즉설 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늘은 충주 문화회관에서 충주 시민들 700여 명이 자리한 가운데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nbspnbsp강연이 열리는 충주 문화회관 주위에는 아침부터 나무들이 연푸른 잎들을 드러내며 싱그러운 아침을 열어 주었습니다. 충주와 근접해 있는 제천, 음성, 청주 등 정토회 대전충청지부에서 많은 봉사자들이 새벽부터 도착해 강연을 준비했고, 강연장을 찾는 한 분 한 분을 환한 미소로 맞이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강연장을 가득 메운 700여 명의 충주 시민들은 스님이 무대 위로 걸어나오자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호로 스님을 맞이하였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봄소식을 전하면서 강연을 시작했습니다.nbspnbsp“요즘 날씨 좋지요? 바람이 좀 심하게 불긴 했지만 춥지도 덥지도 않은 고운 봄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4월과 10월의 날씨는 전 세계 어느 나라의 날씨보다도 더 좋은 것 같아요. 이런 좋은 봄날, 여러분을 만나게 되어서 반갑습니다.nbspnbspnbsp우리 인생에서도 고통스러웠던 시간을 지나 행복해지는 것을 날씨에 많이 비유하잖아요. 그래서 행복하면 ‘내 인생에도 봄날이 왔다’고 말하고, 불행하면 ‘봄은 왔으되 아직 내 마음에는 봄이 오지 않았다’고 말하잖아요. 여러분들 마음에는 지금 봄이 왔습니까?”nbsp“네.”nbspnbsp“다행입니다. 그러나 아직 마음에 봄이 오지 않은 분들, 아직 한겨울을 사는 분들은 ‘어떻게 하면 봄날을 맞을 수 있을까?’ 하는 질문들을 하실 것 같은데요. 오늘 강의는 특정 종교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제가 불교 얘기를 하려면 굳이 이런 강당에서 할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불교 얘기를 하려면 저는 절에서 하는 게 유리하거든요. 절에서 불교 얘기를 하면 저는 법상에 떠억 하니 앉아서 하고, 대중들은 마룻바닥에 앉아서 들어야 되니까요. 그런데 제가 이렇게 여러분들이 사는 세속으로 오니까, 여러분들이 유리하지요? 여러분들은 의자에 앉아서 편히 등을 기대고 듣고, 저는 이렇게 서서 얘기를 하니까요. 그래서 스님들은 이 세속에 안 나오는 게 좋은데... nbspnbspnbsp그러나 제가 산다는 것 자체가 다 여러분들 덕분이니까 은혜도 갚을 겸 여러분과 대화도 할 겸 해서 이렇게 나왔습니다. 자, 살면서 여러분들이 겪는 인생문제에 대해서 저와 함께 대화를 해 보시지요.”nbspnbsp대중들은 2시간 동안 선 채로 열정적인 강연을 해 줄 스님에게 큰 박수갈채를 보내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nbspnbsp2시간 동안 총 5명이 스님에게 질문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 중 두 번째 질문자는 얼마 전 치뤄진 총선을 언급하면서 총선 이후 당선자나 시민들은 어떤 마음으로 살면 좋겠는지 스님에게 한 말씀을 부탁했습니다. 그런데 스님이 그 질문이 진짜 본인의 고민인지 되물으면서 시작부터 청중들은 박장대소를 했습니다.nbspnbspnbsp“선거를 치른 지 얼마 안 돼서 그런지, 아니면 사전에 언론에서 보도한 내용과 다른 결과가 나와서 그런지, 국민들이 전과 달리 정치 뉴스에 관심을 많이 두는 것 같습니다. 한국 사회가 보다 더 발전하기 위해서 당선된 이들과 우리 국민들에게 각각 어떤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한지 스님께서 당부의 말씀을 해 주셨으면 합니다. 모두에게 이롭고 안락한 사회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책임 있는 자세’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책임 있는 자세가 무엇인지 말씀해 주신다면, 더 나은 방향을 찾는 저희에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nbspnbsp“그게 진짜 질문자의 고민이에요? 혹시 기자예요?”nbsp“기자를 한 번 한 적은 있었습니다.”nbsp“방금 질문자의 질문은 꼭 기자가 질문하는 것 같았어요. 그러지 마시고, 선거 관련해서 지금 본인이 뭐가 궁금한지를 말해 보세요. 당선자가 나한테 ‘앞으로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고 묻는다면 제가 할 얘기가 있겠지만 질문자는 당선자가 아니잖아요. 혹시 청중 중에 이번 선거의 당선자가 있으면 손을 한 번 들어보세요. 한 명도 없네요.nbspnbspnbsp저는 여기 있지도 않은 당선자를 위해서 얘기할 게 아니라 여기 있는 청중들을 위해서나 질문자를 위해서 얘기를 해야 되지 않겠어요? 그러니 질문자가 진짜 궁금한 걸 얘기해 보세요.”nbspnbsp“제가 만약 스님의 위치에서 그런 말을 일생에 단 한 번이라도 할 수 있다면 무척 영광일 텐데, 지금의 제가 그런 말을 한들 아무도 귀담아들어주지 않기 때문에 스님께 청했던 겁니다.” nbspnbsp“질문자는 저더러 막연히 좋은 소리를 해 달라고 하는데, 그런 건 제가 안 해도 매일 TV에 나옵니다. 질문자가 이번 선거를 지켜보면서 진짜 궁금했던 게 뭐예요?”nbsp“……”nbsp“별로 없나 보네요.”nbspnbsp“저는 직원 170명 규모의 중소기업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생산관리도 하고, 산업안전도 맡고, 회계도 맡는 등 이것저것 다하고 있어요. 딱 부러지게 고민을 말하자면, 특별한 기술이 없어서 미래가 불안합니다. 그래서 정치를 잘 해주셔야 우리 회사도 잘 돌아가고, 그래야 저도 구조조정 안 당하고 오래오래 직장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이미 어떤 정책으로 인해서 8년 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경험이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정치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졌을 때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해 주는 현자가 나타났으면 하는 바람으로 질문을 드렸던 것입니다.”nbspnbsp“질문자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제가 왜 자꾸 질문자가 진짜 궁금한 걸 얘기하라고 하느냐 하면, 오늘 이 자리는 공중에 붕 뜬 얘기, 막연한 얘기를 하는 자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즉문즉설이라는 것은 진짜 궁금한 얘기나 자신의 생각을 얘기하는 자리예요. 그런데 질문자가 그런 얘기를 안 하니까 제가 오히려 질문을 해 볼게요. 질문자는 지금 제 얘기를 듣고 싶은 거예요? 아니면 자기 생각을 스님이 대신 말해 주기를 원하는 거예요? 제 생각에는 지금 질문자는 자기가 원하는 말을 스님이 지금 여기 있는 사람들 앞에서 좀 해달라는 것 같아요. 질문자는 지금 본인이 저한테 한 질문에 대한 답을 이미 알고 있지요?”nbspnbsp“예, 그렇습니다.”nbspnbspnbsp“그러면서 스님한테 여기까지 온 이 어리석은 사람들을 좀 깨우쳐달라는 거지요? 그런데 여기 계신 분들은 질문자보다 훨씬 더 똑똑하다는 걸 아셔야 해요. 늘 ‘국민의 뜻’ 어쩌고 하지만 국민의 뜻과 아무 관계없이 자기 생각만 얘기하는 사람들이 정치를 하면 문제가 되는 것과 같아요. 자, 시간을 5분 줄 테니까 ‘정치인들은 이랬으면 좋겠다, 국민들은 이랬으면 좋겠다’라고 질문자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한번 해 보세요. 질문자가 나중에 충주 시의원으로 출마할 수도 있으니까요.”nbsp“후회가 엄청 밀려듭니다만, 간단히 한 말씀만 드리고 다음 분께 빨리 마이크를 넘기겠습니다. 우리 사회가 모두 다함께 잘 사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nbspnbsp“여러분이 봤을 때 우리나라 정치인들 중에 ‘나라나 국민을 위해서, 공공성을 위해서 내가 가진 재능을 좀 써봐야 되겠다’하는 사람들이 많나요? 아니면 ‘줄을 잘 서거나 눈치를 잘 봐서 출세 좀 해 보겠다’하는 사람이 많나요? 제 생각에는 후자가 많은 것 같아요. 그러니까 애초에 정치가 잘 될 수 없는 거에요.nbspnbsp예를 들어 열 명 중에 한두 명은 어릴 때 부모나 학교 선생님이 봤을 때 ‘쟤는 개인적 이익보다는 항상 공동체, 즉 가족이면 가족, 학급이면 학급의 이익을 위해서 봉사하거나 헌신하려고 노력한다’라고 평가받는 사람이 있잖아요. 그래서 부모조차도 ‘이 바보야, 너는 왜 그러니?’ 하고 야단치는 아이들이 있잖아요. 그런 사람이 공무원을 해야 돼요.nbspnbsp또 열 명 중에 한두 명은 어릴 때부터 누가 아프다고 하면 잘 보살펴 주는 사람이 있잖아요. 그런 사람이 의사가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어떤 사람들이 주로 의사가 되나요? 돈을 많이 벌고자 하는 사람들이 의사가 되잖아요. 아이가 조금만 공부를 잘 하면 부모는 ‘너는 돈 많이 버는 의사가 되어라’ 라고 하잖아요. 돈을 많이 벌려고 의사가 되었으니 실제로도 돈을 많이 벌어야 되잖아요. 부모들도 기대를 걸고 있고, 특히 거기에 맞춰서 결혼을 했으니까 부인도 기대를 걸 것 아니겠어요? 그런데 환자가 적으면 돈이 안 벌리니 고민이 될 수밖에 없겠지요. 그러다 보면 과잉진료를 하게 되거든요.nbspnbsp또 예를 들어서, 열 명 중에 한두 명은 어릴 때부터 억울한 사람을 보면 도와주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그런 사람이 변호사가 되어야 하는 거예요. 그런데 문과에서 공부 좀 잘 하면 법대 가라고 하지요? 그 말에는 ‘변호사 되면 돈 많이 번다’는 뜻이 숨어 있습니다. 실제 우리나라에서 대법관을 했거나 고등법원 원장을 했거나 검찰총장을 지내면 퇴직 후에 다 최대 규모의 법무법인에 들어가잖아요. 거기 들어가서 억울한 사람들을 위해 변호하기 보다는 탈세하다가 걸린 재벌기업을 도와서 벌금을 깎든지, 무효로 만드는 일을 하잖아요. 그렇게 해서 세금으로 낼 돈을 자기네 수임료로 몇십억 원씩 받아갑니다. 그건 법을 교묘하게 빠져나가서 이익을 취하는 거잖아요. 변호사는 주로 그런 일을 해야 돈을 벌지, 억울한 사람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 변호해 주다가는 밥 벌어먹기 어렵습니다. 그러니 이 세상이 거꾸로 돌아가는 겁니다. 이게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nbspnbspnbsp또 예를 들어서, 공심 있는 사람들이 정치인이 되지 않고 의사협회 회장이나 간호사협회 회장, 또는 전국 단위 노동단체의 대표처럼 무슨 ‘장’이 되고 나면 그 다음 단계가 ‘국회의원’이잖아요. 지금 시스템이 이렇습니다. 정치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나 경험이 있거나, 아니면 정말 어릴 때부터 공심이 있어서 시민들에게 봉사하며 살다가 국회의원이 된 사람은 우리나라에선 극히 드뭅니다.nbspnbsp여러분들이 투표할 때도 ‘공심이 얼마나 있느냐’가 투표의 기준이 아니잖아요. 여러분들 중에는 본인은 고등학교도 안 나왔으면서 누가 하버드대 나왔다고 하면 무조건 찍어주는 분이 계실 겁니다. 또 본인은 여자이면서 ‘여자가 무슨 정치를 해?’라고 하면서 남자 찍어주는 분도 있을 거예요. 그러니까 투표의 기준이 ‘우리의 의사를 얼마나 잘 반영해 줄 수 있는 사람이냐’ 하는 것이 아니고, ‘당에서 지명을 받은 사람이냐, 공천을 받은 사람이냐’ 하는 것이라는 겁니다. 경상도도 무조건 특정 정당, 전라도도 무조건 특정 정당을 찍는데 후보자들이 국민의 의사를 헤아릴 이유가 뭐가 있습니까?nbspnbsp이런 걸 보면 북한과 똑같아요. 북한에서도 투표를 하긴 하지만 당에서 지명한 한 명에 대해서 찬반 투표만 하잖습니까. 그러니까 북한에서는 투표를 하기 전에 이미 누가 당선될 것인지 결정이 되어 있어요. 그런데 경상도와 전라도도 마찬가지였잖아요. 이번에 비로소 바뀌기 시작했지만, 그 동안에는 특정 정당에서 공천 받은 사람이 당선되리라는 것, 나머지 후보들은 해 봐야 안 된다는 것을 쉽게 예측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후보자들이 자기를 공천해주는 사람들을 쳐다보지, 왜 국민들을 쳐다보겠습니까.nbspnbsp그런 의미에서 그동안 충청도는 멍청도라는 놀림을 좀 받았는데, 제가 볼 때는 가장 영리한 곳이 충청도민입니다. 한 번은 1번 찍고, 한 번은 2번 찍어서 그동안 실속을 좀 챙기는 편이었잖아요. 경상도와 전라도는 이미 패가 딱 갈려져 있으니까, 대통령이 되려면 왔다갔다 하는 충청도 민심을 잡아야 할 거 아니에요? 그래서 충청도가 실제 투자를 많이 받았잖습니까. 그래서 저도 경상도와 전라도에 갈 때마다 여러번 ‘충청도를 좀 본받으라’고 했더니 이번에는 좀 섞이는 결과가 나왔어요.nbspnbsp대한민국 헌법 제1조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되어 있고, 제2조에는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그동안은 실제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오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하느님의 계시인지, 국민들의 각성인지, 지역주의에서 많이 벗어난 투표를 함으로 해서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러나 제가 봤을 때는 이것도 며칠 지나면 또 전과 같아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기본 자질이 그렇기 때문이에요.nbspnbsp그러니 제가 당선자들한테 무슨 얘기를 해 봤자 그 사람들이 제 말을 듣겠어요? 당선자 본인이 저한테 직접 질문을 해서 제가 그에 대한 얘기를 해줘도 그가 안 들을 판에, 질문자가 저한테 질문을 해서 제가 얘기해 주는 걸 그 사람들이 듣겠느냐고요. 그런데 질문자는 그걸 저더러 하라는 거잖아요. 그런데 저는 바보가 아니에요. 제가 왜 그런 얘기를 하겠어요? 제 입만 아프게.nbspnbsp그렇지만 이 자리에 있는 국민, 즉 충청도민들에게 당부하는 얘기를 해 볼게요. 후보자들은 선거기간에만 와서 우리한테 ‘한 표 부탁합니다’ 하고 절을 하지, 선거 끝나면 절대 절 nbsp안 합니다. 오히려 국민들이 시의원, 시장, 국회의원들한테 가서 절할 일 밖에 없지요. 그래서 우리나라 민주주의는 4년 중에 선거 기간인 보름 동안만 유효합니다.nbspnbspnbsp그러니 앞으로는 첫째, 보름이 아니라 365일 ‘우리가 주권자다’ 하는 각성을 우리가 해야 합니다. 정치인들은 우리가 월급 주고 우리를 대신해서 일하라고 위임한 사람들이지, 주인들이 아닙니다. 만약 그들이 주인이라면 대한민국은 북한과 똑같고, 왕조시대와 똑같은 겁니다. 왕조시대에는 모든 권한이 왕한테 있었고, 당시 백성들은 신민, 즉 왕의 신하였습니다. 그래서 왕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대한제국에서 대한민국이 되었잖아요. 왕이 주인인 나라에서 백성이 주인인 나라로 바뀐 거예요. 우리가 이걸 각성해서 그에 맞게 투표를 해야 합니다.nbspnbsp둘째, 투표를 할 때 ‘저 사람 괜찮다. 공심이 있다’ 싶은 사람이 있으면 이렇게 제가 조언하지 않아도 여러분은 그 사람 찍을 거잖아요. 또 ‘그만큼은 안 되지만 딴 사람보다는 그래도 낫다’ 싶은 사람이 있어도 여러분은 그 사람 찍으러 가겠지요. 그런데 ‘후보로 나온 사람들이 다 신통치 않다. 다 꼴 보기 싫다’ 싶을 때는 기권을 많이 합니다. 그런데 바로 그 기권이 문제입니다. 이럴 때는 ‘둘 다 나쁜데 누가 더 나쁘냐’를 봐서 ‘저건 정말 아니다’ 하면 이것도 아니지만 저걸 막기 위해서 이쪽을 찍어야 합니다. 그러면 여러분이 손해를 좀 덜 보거나 나라가 좀 덜 거덜 납니다. 이걸 주권자인 우리가 결정해야 합니다.nbspnbsp그런데 ‘둘 다 꼴 보기 싫다’고 투표를 안 해 버리면 ‘최악’이 어부지리를 얻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독재를 하려면 국민들이 정치에 신물이 나도록 만들어버리면 됩니다. 그러면 국민들이 투표를 안 하러 가거든요. 그래서 국민 10명 중에 절반만 투표하러 가게 되면 셋을 가진 사람이 이깁니다. 첫 번째, 조직을 가진 사람이 이깁니다. 열 명을 다 조직은 못 하지만 한 명은 조직할 수 있잖아요. 두 번째, 언론을 가진 사람이 이깁니다. 선전, 선동을 해대면 열 명이 다 속지는 않지만 한 명은 속을 수 있거든요. 세 번째, 돈 가진 사람이 이깁니다. 열 명을 다 돈으로 매수할 순 없지만 한 명은 매수할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조직, 언론, 돈’을 가진 사람은 벌써 열 명 중에 세 명을 확보 했잖아요. 그러니까 투표율이 60이고 승률이 50라면, 열 명 중에 세 명만 잡으면 항상 당선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국민이 정치혐오를 하면 할수록, 그래서 투표를 안 하면 안 할수록 ‘조직, 언론, 돈’을 가진 사람이 당선되는 일은 계속 될 수 있는 겁니다.nbspnbsp그런데 이번 선거 전에도 정치인들이 국민들에게 엄청나게 혐오감을 줬으니까 국민들이 기분 나빠서 투표하러 많이 안 갈 줄 알았는데, 오히려 투표율이 더 높아졌지요. 그리고 국민들이 진짜 꼴 보기 싫은 사람을 배제하고 덜 꼴 보기 싫은 사람을 선택하는, 진짜 현명한 선택을 해서 선거문화가 조금 나아졌다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nbspnbspnbsp그러니 첫째, 집권층이 이번엔 반성을 많이 해야 합니다. ‘국민을 무시하고 안하무인으로 그렇게 횡포를 피워서는 안 되는구나’, ‘교만하면 재앙이 따르는구나’ 하는 걸 집권층이 알아야 합니다. 둘째, 야당도 국민들이 자기들을 진짜 지지했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최악을 피하려고 차악을 선택한 것이지 좋아서 선택한 게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합니다. 셋째, 이번에 가장 성공한 당이 ‘국민의당’이라고 하던데, 그것도 1번, 2번이 다 싫어서 3번을 찍었을 뿐이지 좋아서 찍은 게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합니다. 사실이 이렇다는 걸 우리나라 정당들이 알게 되면 나라가 좀 잘 될 텐데, 제가 볼 때는 정당들이 이런 사실을 알기가 쉽지는 않을 겁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nbspnbsp이번 총선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되면서 머리가 시원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청중석에서도 큰 박수갈채가 쏟아졌습니다. 정치인들도 스님이 이야기해 준 이런 민심을 잘 알고 있기를 바라봅니다.nbsp이 외에도 아들이 고2 중퇴를 하고 도박에 빠져 돈을 탕진하는데 어떡하면 좋을지 묻는 분, 행복이 무엇인지 묻는 교사 분, 남편의 말투가 거칠고 막말을 자주해서 고민이라는 분, 아들이 술을 먹고 나면 난폭해지고 이 문제로 아버지와 아들이 싸우기도 해서 그 사이에서 엄마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묻는 분 등 각각의 질문에 대해 스님읜 지혜로운 답변을 들려주었습니다.nbspnbsp스님과 질문자가 오고가는 대화 속에 강연장은 웃음바다가 되어 듣는 분들 모두 즐거워했고,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 속에서 스님이 들려준 지혜에 큰 박수가 연이어 쏟아졌습니다.nbspnbsp마지막으로 스님은 누구에게나 투표권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누구나 행복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강연을 마쳤습니다.nbspnbspnbspnbsp“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얼굴이 검든 희든, 남자든 여자든, 건강하든 장애가 있든, 종교가 뭐든, 자랄 때 어떤 경험을 했든, 예를 들어 성추행을 당했든 가난하게 자랐든, 지금 살아있는 사람은 누구나 다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여러분도 제 말에 동의하세요?”nbsp“예.”nbspnbsp“지금 살아있는 사람은 누구나 다 행복할 권리가 있고,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행복하지 못한 이유는 핑계를 대기 때문입니다. ‘나는 어릴 때 가난했기 때문에’, ‘나는 어릴 때 성추행을 당했기 때문에’, ‘나는 결혼을 안 했기 때문에’ 이런 핑계를 대면서 ‘나는 이래서 행복하지 못하다’ 라고 자신의 불행을 합리화하기 때문에 불행한 거예요. 불행이 그렇게 좋아요? 얼마나 좋으면 불행을 붙들고 안 놓는 거예요?nbspnbsp남편이 화를 내든 술주정을 하든 그건 남편의 문제이고, 그런 남편하고 살면서도 나는 행복할 수가 있는 겁니다. ‘이것만 바뀌면 나는 행복할 수 있을 텐데’라고 조건을 붙이는 조건부 행복은 진정한 행복이 아닙니다. 그러면 영원히 경계에 끌려 다니며 불행하게 살아야 해요.nbspnbsp여러분들은 행복할 수 있고,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행복해야 되는 겁니다. ‘결혼 했으니까 행복하다’, ‘자식이 있으니 행복하다’, ‘늙어서 취직할 일 없으니 행복하다’, ‘혼자 살아서 행복하다’ 이렇게 생각하면서 행복하세요. 주어진 조건은 행과 불행의 기준이 아닙니다. 그것은 다만 그것일 뿐이에요. 그것을 행복한 쪽으로 생각하는 걸 ‘긍정적 사고’라고 합니다. 불행한 사람들은 부정적 사고를 갖고 있기 때문에 불행한 것이에요. 그러니 여러분들도 가능하면 긍정적 사고를 갖도록 해보세요.nbspnbsp대학생들은 지금 공부하기 힘들지요? 그런데 밥만 먹고 공부만 해도 되는 시절은 지금밖에는 없어요. 그래서 나중에 취직해서 지금을 돌아보면 ‘대학시절이 좋았다’ 라고 할 거예요. 처녀, 총각 때는 결혼한 사람들을 부러워하지만 결혼해서 살다보면 ‘처녀, 총각 때가 참 좋았다’ 라고 할 겁니다. 그러니까 인생은 항상 좋은 거예요. 그런데 늘 당시에는 죽겠다고 하고 지나놓고 나서야 그 때가 좋은 줄을 알게 된다는 것이 문제죠.nbspnbspnbsp그러니 여러분들도 지금이 행복한 줄 아세요. 이게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일체중생 개유성불’ 입니다. 즉 모든 중생은 다 부처될 소질이 있고 부처의 성품을 갖고 있다는 겁니다. 무슨 구슬처럼 생긴 걸 갖고 있다는 게 아니라 모든 사람은 다 해탈, 열반을 성취할 수 있고, 상황과 조건에 관계없이 행복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번에 투표권을 잘 행사했던 것처럼 그렇게 여러분들에게 주어진 행복할 권리를 잘 행사하셔서 모두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nbspnbsp투표권에 대한 얘기에서 시작해 행복할 권리에 대한 얘기까지 감로의 법을 설해준 스님에게 다시 한 번 큰 박수가 쏟아졌습니다.nbspnbspnbsp로비에서는 스님 책 싸인회가 열렸습니다. 많은 분들이 스님의 책을 가슴에 안고 줄을 서 있었는데 모두들 얼굴 표정이 아주 가벼워 보였습니다.nbspnbspnbsp특히 질문을 했던 분에게 다가가 소감을 물어보니 한 분은 “관점을 잡아 주셔서 많이 편해졌고 앞으로 수행을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으며, 다른 한 분은 “마음이 홀가분하다”며 웃었습니다.nbspnbsp마지막으로 오늘 강연을 준비한 봉사자들 모두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환하게 웃는 얼굴 표정이 봄꽃보다 아름다워 보였습니다.nbspnbspnbsp사진 촬영 후 스님은 곧바로 이동을 했는데, 스님이 가시는 뒷모습을 보며 봉사자들은 큰 목소리로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nbspnbsp이어서 저녁 7시부터는 목포 시민문화체육센터에서 목포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 다음 이야기에 계속 이어집니다.

2016.04.20. 54,009 읽음 댓글 33개

2016.4.18 두북 어르신들 봄 나들이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울주군 두동면과 두서면에 살고 계신 마을 어르신들을 모시고 순천 선암사로 봄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농촌에서 혼자 사시는 독거노인분들은 무관심 속에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겪는 경우가 많은데요. 해마다 봄과 가을이 되면 스님은 노인 분들을 모시고 나들이 가는 일을 해오고 있습니다.nbspnbsp스님은 어르신들보다 먼저 두북 정토수련원 운동장에 도착해 어르신들을 맞이했습니다. 어르신들과 반갑게 인사하며 차에 오르는 것을 도왔습니다. 버스가 출발하고 각 버스의 어르신들에게 수신기가 전달된 후 스님의 인사말과 함께 오늘 목적지인 선암사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습니다.nbspnbsp“오늘 가는 순천은 경상도인 하동을 지나 섬진강을 건너 전라도인 광양 다음에 나타나는 도시입니다. 선암사는 순천에 있는 조계산의 동쪽 자락에 있는데, 한국 불교 태고종의 본사예요. 다른 큰 절과 달리 새롭게 불사를 하지 않았어요. 그 덕분에 옛 모습 그대로 유지할 수 있어 옛날의 운치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절입니다.nbsp버스에서 내리시면 15분 정도 걷는 길이 있는데, 걷기 힘드신 분들은 절에서 제공해주는 작은 버스를 타고 올라가도록 하겠습니다. 내려서 걷는 길 중에 있는 승선교가 우리나라 최초의 무지개 다리로 이 절의 유명한 볼거리에요. 또한 600년 된 천연기념물 홍매화와 백매화가 볼만한데 지금은 꽃피는 시기가 지나 꽃은 볼 수 없을 것 같아 아쉽네요.”nbsp11시가 조금 넘어 선암사에 도착하여 미리 안내한 대로 걷거나 차로 이동하여 스님의 설명을 들으며 사찰순례를 시작했습니다.nbspnbspnbsp주차장에서 절까지 15분 정도 걸으면서는 스님의 설명대로 승선교를 볼 수 있었습니다. 보물로 지정되어 있으며 신선이 승천하는 곳이라고 해서 ‘승선교’라고 이름이 지어졌습니다.nbspnbsp▲ 승선교를 지나nbsp바로 연이어서 또 하나의 보물인 ‘강선루’가 나타났습니다. 이곳은 반대로 신선이 내려 앉는다는 곳입니다. 때마침 범종루에서 종이 울렸는데 스님은 “불교에서 종을 울리는 이유는 지옥 중생을 구제하려는 의미이고, 북을 치는 이유는 짐승들을 구제하려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목어는 물고기를, 운판은 새들을 구제한다고 합니다. 불교는 이렇게 사람뿐만 아니라 지옥중생과 짐승까지도 구원하고자 하는 넓은 사고를 가지고 있습니다.”라고 설명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법회를 하기 위해 ‘만세루’로 이동하면서는 버스에서 간략하게 소개했던 선암사의 유래에 대해 더욱 자세히 설명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선암사의 기원은 신라 진흥왕, 백제 성왕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아도화상이 창건하였고, 이때로부터 1500년이 된 절입니다. 그 이후 통일신라 말에 도선스님에 의해 선암사로 재창건되었는데, 이때로부터는 1200년이 됩니다. 고려시대에 왕자의 신분으로 출가해서 스님이 된 대각국사 의천이 다시 선암사를 크게 중창했는데, 대각암에는 그 스님의 유골을 모신 승탑이 남아 있어서 보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nbspnbsp선암사도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절과 마찬가지로 임진왜란 때 불타 없어졌어요. 임진왜란 때 불에 탄 이유는 일부러 불태웠다기 보다 스님들이 주축이 된 의병들의 본거지가 사찰이었기 때문입니다. 의병을 소탕하려다 보니까 절을 불태웠던 겁니다. 6.25 때도 많은 사찰이 불에 타서 소실되었습니다.”nbspnbsp작은 사찰이지만 담길을 따라 꽃나무 아래를 걸었습니다. 스님은 “절 예쁘죠. 오목 조목하니…” 라며 웃음을 머금었습니다. 모퉁이를 돌아 조계산 전경이 펼쳐지자 어르신들은 “아 경치가 끝내주네.” 하고 크게 감탄을 했습니다.nbspnbspnbsp또 스님은 탐스럽게 열매처럼 핀 왕벚꽃이 나타나자 “아따 좋다 좋아” 라고 감탄사를 연발했습니다. 어르신들도 장면 장면에 따라 터지는 스님의 리액션에 함께 웃으며 기뻐했습니다.nbsp▲ 왕벚꽃nbsp‘신검당’을 지나면서는 현판을 읽으면서 ‘우리의 번뇌를 자르고 지혜를 증득한다’라는 의미라고 알려주었습니다.nbspnbspnbsp‘원통각’은 관세음보살을 모신 곳입니다. 여기서는 옛날 어느 스님이 꼬박 1000일을 기도했는데도 아무 영험이 없자 실망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할 때 어느 여인이 홀연히 나타나 구해주었는데, 그 여인이 알고 보니 관세음보살이었다는 전설 같은 옛이야기를 재미있게 해주었습니다. 또 정조대왕이 아들을 한참 동안 얻지 못하다가 이곳에서 기도를 한 후 순조 임금을 낳게 되었다는 영험한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고 설명해 주었습니다.nbspnbsp만세루에 도착해서는 주지스님인 호명 스님의 인사말씀을 청해 들은 후 이어서 법륜 스님이 어르신들을 위한 법문을 들려 주었습니다.nbspnbspnbsp특히 스님은 늙었을 때 꼭 유의해야 할 점을 어르신들의 눈높이에 맞춰 다양한 비유를 들어가며 아주 재미있게 얘기해 주었습니다.nbspnbsp“제가 작년에 법회할 때 나이 들어서 하면 안 되는 것이 있다고 했는데, 다들 기억하세요?”nbsp“예.”nbspnbsp“첫째, 과로하면 안 됩니다. 젊을 때와 달라서 이제 과로해서 한번 몸져누우면 건강에 아주 해롭습니다. 그래서 늘 과로를 조심하셔야 합니다. 농사도 재미로 지어야지 돈 생각하고 지으면 안 됩니다. 젊을 때는 악착같이 농사를 지어서 돈을 벌어야 했지만 이제는 운동삼아 지으세요. 아무 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으면 오히려 건강에 안 좋으니까요.”nbspnbsp“농사는 운동 삼아 지을 수가 없어요.”nbsp“그러니까 농사를 재미삼아 심심풀이로 하시라는 겁니다. 죽기 살기로 하면 힘들어서 못 합니다. 요즘 제가 젊은 사람들을 상담해 보면 이런 하소연을 많이 합니다. ‘부모님께 농사를 짓지 말라고 했는데도 부모님이 농사일을 벌려놓고는 저희더러 주말마다 와서 거들라고 하세요. 그래서 막상 가면 여기저기 아프다고 하시고, 또 아침이 되면 호미를 찾아 들고 밭에 가세요. 아프다고 할 거면 농사를 짓지 마시고, 농사를 지으려면 아프다고 하지 마시라고 해도 부모님이 말을 안 듣습니다.’ 그러니까 여러분은 자식들더러 자꾸 주말에 오라고 하지 마세요. 아셨지요?”nbspnbsp“예.”nbsp“그리고 요즘 같은 세상에는 며느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야 됩니까? ‘우리 아들 안 버리고 같이 살아주는 것만 해도 고맙다’ 라고 생각해야 됩니다. 요즘에는 여자들의 발언권이 커졌으니까요.nbspnbsp제가 며칠 전에 중국 북쪽 몽고족이 사는 도시에 다녀왔어요. 거기가 바로 우리 조상들이 5000년 내지 6000년 전에 살았던 곳이어서 유물이 엄청나게 많이 나왔다고 해서 이번에 다녀왔거든요. 그런데 지도만 보고 찾아가려니까 위치를 잘 모르겠기에 그 동네 할아버지께 여쭤보고 찾아갔어요. 유적지를 찾아가는 동안 그 할아버지와 대화하면서 알게 된 걸 여러분께 말씀드려 볼게요.nbspnbsp중국의 시골에는 여자들이 다 도시로 나가버려서 마흔에서 오십 먹은 노총각들이 많이 있어요. 그런 노총각들은 결혼하기가 어려우니까 북한여자라도 데리고 와서 같이 살려고 해요. 또 북한여자들은 중국으로 넘어왔으니까 어디에라도 숨어서 살아야 되잖아요. 그래서 요즘 우리나라에 베트남 여자들이 시집오듯이 북한여자들도 그렇게 중국 시골로 시집가는 거예요. 그런데 이번에 갔더니 결혼하려면 여자 집에 20만 위안, 즉 4,000만 원은 줘야 한 대요. 그래서 제가 ‘촌에 무슨 그런 큰 돈이 있느냐?’고 물으니까 ‘아들들이 촌에 안 있고 다 도시로 나간다. 그래서 돈을 벌어서 그 돈을 마련하면 장가가는 거고, 아니면 못 가는 거다. 그리고 요즘은 도시에 아파트도 마련해줘야 된다’고 말하더라고요. 아파트는 30만 위안, 즉 6,000만 원이 든답니다. 그러니까 아들 장가를 보내려면 얼마나 든다는 거예요?”nbsp“1억 원이요.”nbsp“그래서 제가 ‘그래서야 어떻게 장가를 보내느냐?’고 했더니 ‘그렇기 때문에 못 보내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세상이 지금 이렇게 바뀌었어요. 그러니까 며느리를 자꾸 구박하지 마세요. 만약 며느리랑 아들이 싸우면 여러분은 누굴 야단쳐야 됩니까?”nbsp“아들이요.”nbspnbspnbsp“예, 아들을 야단쳐야 돼요. ‘입 다물고 가만 있어라. 며느리가 너랑 살아주는 것만 해도 고맙게 생각해라’ 이래야지, 아들 편만 들면 안 됩니다. 지금 세상이 많이 바뀌었는데, 50년 전, 60년 전 옛날 생각만 하고 살면 안 됩니다.nbspnbsp농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농사를 죽기살기로 짓지 마세요. 그냥 놀이 삼아 조금 지어서 본인 드시고 남는 게 있으면 아들딸 왔을 때 상추나 좀 뽑아주고 그러세요. 여러분 입장에서는 아들이 와서 농사일을 도와주면 고맙겠지만 울산이나 부산에 사는 아들 내외가 여기까지 왔다가 집으로 돌아가서는 싸웁니다. 싸우는 거 아세요?”nbspnbsp“앞으로는 오라고 안 할게요.”nbsp“예, 자꾸 자식들 더러 오라고 하지 마세요. 알아서 와주면 고맙지만 억지로 오라고 하지는 마세요. 아들이 지금 여러분들 농사 좀 거드는 게 중요해요? 아들 내외가 안 헤어지고 잘 사는 게 중요해요?”nbsp“안 헤어지고 사는 게 중요하지요.”nbsp“예, 농사 좀 거들어주고 사는 게 효자가 아니고, 안 헤어지고 잘 사는 게 효자예요. 저도 촌에 살아봐서 여러분들 입장을 이해는 합니다만 땅을 놀리는 한이 있더라도 무리하지는 마시고, 과로하지도 마세요.nbspnbsp둘째, 과식하지 마세요. 맛있다고 너무 많이 먹어서 배탈 나면 안 됩니다.nbsp셋째, 술을 몇 잔 마시는 건 괜찮지만 과음하는 건 안 됩니다. 젊을 때는 토하고 자더라도 아침에 일어나면 괜찮았을지 모르지만 연세 들어서 그렇게 하면 안 됩니다. 이 세 가지는 하지 마시라고 작년에도 말씀드렸는데, 기억하세요?”nbsp“네.”nbsp“그리고 자식이 사업하다가 부도가 나서 어렵다고 하소연 해도 내 집, 내 먹을 것 심을 집앞 땅, 묘자리 할 선산, 이런 것들은 은행에 잡히면 안 됩니다. 부도가 나서 집이 없느니, 길거리에 나앉느니 해도, ‘엄마, 조금 있다가 금방 갚을게’라고 해도, 그런 말은 절대로 믿으면 안 됩니다. 저희 동네에도 그러다가 집이고, 땅이고, 다 도시 사는 사람들한테 팔고는 고향에 못 돌아오는 사람이 많습니다. 빈터라도 남겨놔야 나중에 아들 딸이 늙어서 고향으로 돌아올 거 아니겠어요? 그러니까 욕심으로 재산을 지키라는 게 아니라 나를 위해서, 나중에 아들 딸을 위해서 고향 땅을 지키라는 겁니다.nbspnbsp또 너무 큰 땅을 갖고 있으라는 게 아니고 누울 묘지 자리랑 식량 일굴 땅 몇 마지기 정도는 남겨놓아야 합니다. 내가 죽고 난 뒤에야 땅을 팔든지 말든지 알게 뭐예요. 그런데 살아있을 때는 꼭 내가 지니고 있어야 합니다. 늙어서 집도 땅도 없으면 추해지니까요.nbspnbsp아들 딸들이 안 해 줘도 우리끼리 이렇게 1년에 두 번씩 놀잖아요. 또 동네 청년들이 노인잔치도 해 주잖아요. 그리고 저희 동네에도 보니까 누가 차를 가지고 와서 동네 어르신들을 싣고 목욕도 다녀오더라고요. 그러니까 옛날에 어려울 때도 살았는데, 요즘 같은 세상에 왜 못 살겠어요. 그지요? 그러니 부디 편안하게 사시기 바랍니다.nbspnbsp그리고 화를 버럭버럭 내는 것보다는 참는 게 좋은데, 참기만 하면 병이 됩니다. ‘안 참으면 어쩌냐?’ 하시는데 참지 말라는 게 아니라 이해하시라는 겁니다. 며느리가 꼴 보기 싫어도 그걸 참을 게 아니라 ‘며느리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겠다. 내 입장에서는 그게 아니지만, 며느리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겠다’ 이렇게 이해하세요. 며느리가 옳다는 게 아니고 ‘며느리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겠다’ 하고 이해하면 화가 안 납니다. 화가 나더라도 덜 나요.nbsp며느리가 잘 했다는 게 아닙니다. 예를 들어 자식이 ‘선산을 잡히자’고 하면 ‘이놈아, 선산까지 팔아먹으려고 하느냐?’ 하지 말고 ‘자식이 사업을 하다 보니 궁해서 그럴 수도 있겠다’ 이렇게 이해하시라는 거예요. 그렇다고 주지는 마시고요. 아시겠어요?” nbspnbsp“예.”nbspnbsp“그럴 때는 ‘아이고, 그래. 네 마음 알겠다. 네가 지금 어렵구나’ 이렇게만 얘기해 주세요. 절대로 집문서, 땅문서는 주지 마시고요. 집문서, 땅문서를 주는 것은 옳지 않기 때문입니다. ‘엄마, 그렇게 내 마음을 이해한다면 선산이라도 잡혀주면 되잖아’라고 해도 ‘너를 이해는 하지만 주지는 못 하겠다’라고 하세요. ‘너 그러면 안 된다’ 하면서 화를 내면 내 건강에 해롭고, ‘네 말이 옳다’고 하면 재산을 줘야 되니까 내 살기가 어려워집니다. 그러니까 제일 좋은 방법은 뭐겠어요? 내가 자식을 이해하면 화가 안 나고, 자식에게 재산을 안 주면 내가 먹고는 살 수 있다는 겁니다. 이런 걸 ‘꾀가 많다’고 해요. 꾀가 많다는 건 나쁜 뜻이 아닙니다. 자기 살 궁리는 스스로 한다는 뜻이에요. 스스로 살 궁리는 해야 돼요.nbspnbsp그래서 제가 젊은 사람들한테는 ‘노인을 고치려고 하지 마라. 평생 그렇게 살았는데 어떻게 고치겠느냐? 그러니까 아침에 호미 찾으면 호미 갖다드리고, 저녁에 아프다고 하면 허리 주물러드리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합니다. 자식이 아무리 ‘어머니, 이러지 마세요. 아버지, 이러지 마세요’ 해도 노인들은 ‘응. 알았다’고 말만 하지 결국은 당신네들 뜻대로 하니까요. 그래서 젊은 사람들은 노인들이 하자는 대로 따르는 게 좋습니다. 그런데 제가 오늘은 젊은 사람들이 아니라 여러분들을 만났으니까 ‘젊은이들을 생각해서 농사 너무 벌이지 마라. 그리고 잔소리 너무 하지 마라’라고 말씀드리는 겁니다.nbspnbsp자식이 안 찾아오면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자식들이 안 오니까 내 살림이 좋구나’라고 고맙게 생각하세요. 또 자식이 찾아오면 ‘그래도 인사라도 오니 고맙다’고 생각해야 됩니다. 안 그러면 나이 들어서 자식 때문에 속상한 일만 생깁니다.”nbsp어르신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스님의 한 마디 한 마디에 공감했습니다. 어떤 분은 맞장구도 치면서 아주 기뻐했습니다.nbspnbsp이렇게 간단히 법문을 한 후 혹시 질문이 있으면 무엇이든 물어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습니다. 모두 같은 동네 사람들이다보니 소문이 날까 걱정되어서 그런 것 같았습니다. 더 이상의 질문이 없자 스님은 앞에서 강조한 ‘놀이삼아 해보라’는 말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주면서 법회를 마쳤습니다.nbspnbspnbsp“여기 공기 참 좋지요? 또 내가 심은 것 키워서 내가 먹으니까 좋으시지요? 요즘 식재료들이 오염이 되어서 문제가 많은데, 내가 심어서 깨끗하게 키워서 먹으니 얼마나 좋아요?”nbsp“예.”nbsp“여러분들이 사는 곳은 물이 맑기로 유명한 곳이잖아요. 가뫼들 가보시면 얼마나 좋습니까? 전 거기가 설악산보다 더 좋아요. 최근에 ‘태화강 백리길’이라는 관광상품으로 만든 후부터 관광객들이 너무 많이 다녀서 좀 문제이긴 합니다만, 물이 좋은 데서 사니까 건강에도 좋잖아요. 그렇다고 노인정에서 가만히 놀기만 하면 건강에 안 좋으니까 밭일도 조금씩 하기는 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제는 농사로 돈벌이를 하려고 하면 안 되고, 놀이 삼아 소일거리로 하면서 편안하게 생활하셔야 해요.” nbspnbsp스님의 감로 법문에 어르신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습니다.nbspnbsp법회가 끝나고 나서는 근처 식당으로 이동해 삼합과 각종 산나물이 곁들여진 점심식사를 함께 했습니다.nbspnbsp점심식사 후에는 야외 평상에 앉아 어르신들과 함께 여흥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각 마을에서 한 분씩 나와 스님에게 감사 인사를 하며 신나는 노래 한 곡씩을 불렀습니다.nbspnbsp올해 89세라고 소개한 한 어르신은 “세계적으로 덕 높으신 법륜 스님이 우리 마을 분이셔서 저는 참으로 영광입니다.”라며 노래 한 자락을 멋들어지게 불렀습니다. 또 다른 어르신은 “해마다 봄 가을로 이렇게 나들이와 잔치를 열어주시니 우리 마을 사람들은 너무 너무 행복하고 축복받은 사람들입니다.”라고 인사한 후 노래를 불렀습니다. 흥겨운 노래 가락은 쉼없이 계속 이어졌습니다.nbspnbspnbsp여흥을 모두 마치고 나서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모두 버스에 다시 탑승했습니다. 스님은 봉사자들에게 “돌아가는 길에도 어르신들이 즐겁고 신나게 즐기시도록 잘 도와주세요” 라고 재차 당부했습니다. 마을 입구 앞까지 길 안내를 하며 한 분 한 분에게 인사를 하며 조심히 내려드린 후 봄나들이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nbspnbsp내일은 두 번의 즉문즉설 강연이 있습니다. 오전 10시에는 충주시 문화회관에서 충주 시민들을 위해, 저녁 7시에는 목포시민문화체육센터에서 목포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이 열릴 예정입니다.nbspnbsp ※ 2016년 봄,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갑니다. 강연일정 확인하시고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오세요. 강연은 선착순 무료입장입니다. 질문자 접수는 강연장에서 받습니다.

2016.04.20. 131,523 읽음 댓글 35개

2016.4.17 (저녁반) 정토불교대학 경주남산순례

nbsp안녕하세요?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스님은 정토불교대학 입학생들과 함께 경주 남산을 순례했습니다. 어제는 주간반 입학생 1200여 명과 함께 했다면 오늘은 저녁반 입학생 1500여 명과 함께 경주 남산에 올랐습니다.nbspnbsp어제밤에 광풍이 불고 비가 내린 탓에 많은 분들이 순례를 취소하였습니다. 원래는 1700여 명이 함께 하기로 하였으나 오늘 아침에 200여 명이 취소를 해서 약 1500여 명이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nbspnbsp새벽부터 전국에서 출발한 정토불교대학 저녁반 입학생들은 6시가 되자 대부분 경주 남산에 도착했습니다. 다섯 코스로 나뉘어져 법사님들과 함께 입재식을 가진 후 순례를 시작했는데, 스님은 그 중에서 대구경북, 광주전라지부 입학생 300여명을 인솔하여 어제처럼 삼릉골로 경주 남산을 올랐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삼릉골을 오르며 다소 가쁜 숨을 몰아쉬며 유물 하나하나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산을 오르는 동안에도 바람이 많이 불었는데, 바람을 피해 상사바위 근처에서 휴식을 취하고 간식을 하였습니다. 또 하산길에는 양지 바른 무덤 주위에 모여앉아 휴식 겸 소개의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nbspnbsp대중들이 휴식을 취하는 사이 스님은 “저는 먼저 통일암으로 내려가서 전국에서 온 불교대학생들을 맞이해야합니다”라며 양해를 구하고 먼저 하산했습니다.nbspnbsp통일암에 일찍 내려온 스님은 점심식사를 마친 후 속속 도착하는 대중들과 악수를 나누었습니다. 어제는 1200여 명과 악수를 했는데, 오늘은 1500여 명과 악수를 했습니다.nbspnbspnbsp점심 식사가 모두 끝날 즈음 장기자랑 시간을 가졌습니다. 많은 분들이 너도 나도 손을 들고 나와 신나는 춤과 노래를 뽐냈습니다. 흥겨운 노래 자락에 정말로 봄소풍을 왔다는 기분이 절로 들었습니다.nbspnbspnbsp이어서 많은 정토불교대학 학생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즉문즉설 시간이 되었습니다.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리본을 가슴에 달고 법상에 오른 스님은 대화를 시작하기에 앞서 어제가 세월호 참사 2주기였음을 상기시켜 주면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에 대한 대책 수립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강조했습니다.nbspnbsp“어제는 세월호 참사 2주기가 되는 날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사고들을 외국 사람들의 시선에서 보면 제3세계, 즉 개발도상국에서 일어날 만한 수준의 사건, 사고가 많아요. 그동안 경제가 성장하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생각했는데, 특히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는 우리의 사회제도가 아직도 국민의 안전에 얼마나 무감각한지를 뼈저리게 느끼는 국민적인 좌절을 겪었습니다.nbspnbspnbsp그러나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잖아요. 정말로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가 되려면 진상이 정확히 규명되고, 그 바탕위에 재발방지에 대한 확실한 대책이 세워져야 합니다. 이것이 미흡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쉽게 잊어버리다 보니 중요한 두 가지는 뒷전이 되고 지금은 사람들이 잊지 않도록 기억해달라는 울부짖음이 가장 커졌습니다. 그러나 기억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진상규명을 바탕으로 한 재발방지, 즉 안전입니다.nbspnbsp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중에 어떤 어머니가 이렇게 후회하시는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 때는 나와 아무 관계없는 일인 줄 알고 외면했었는데, 30년이 지나 내 아들이 세월호 사건으로 세상을 떠나는 일이 벌어졌다. 내가 조금이라도 각성을 해서 그때 그 일을 내 일처럼 생각했다면 지금 내가 겪는 이 슬픔을 막을 수도 있지 않았겠느냐?’nbspnbspnbsp대구도 옛날에 지하철 참사로 많은 학생들이 희생되는 일이 있었죠. 그러니 이제 우리는 이런 안전 문제에 대해서 조금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소득 수준이 얼마나 높으냐, 성장이 얼마나 빠르냐’ 이런 것도 물론 필요합니다. 필요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그러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안전입니다.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이하여 다시 한번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이 하루 속히 세워지기를 간절히 기원해 봅니다.”nbsp스님의 이야기에 순간 분위기가 숙연해졌습니다. 세월호만 생각하면 가슴 한켠이 저미어 오는지 모두들 표정이 잠시 굳어지기도 했습니다.nbspnbsp이어서 그동안 불교대학을 다니면서 들었던 의문이나 인생 고민에 대해 많은 분들이 손을 들고 질문을 했습니다. 그 중에 서울정토회에서 불교대학 수업을 듣고 있는 40대 남성분은 사람들이 불법 주차를 하거나 기초 질서를 어기는 모습을 보면 화가 많이 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습니다. 질문 내용이 너무 재미있어서 시작부터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나왔습니다.nbspnbsp“저는 서울에 사는 평범한 40대 직장인입니다. 제가 평소에 좀 예민하고, 나름 정의롭고, 고지식한 편이라 뉴스를 잘 보지 못합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불법 주차 차량을 스마트폰으로 찍어서 신고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스님 법문을 듣고부터 신고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nbspnbsp‘아, 내 마음에서 또 분별심이 일어나는구나’ 알아차리기만 하고 부조리를 고치지는 않고 있습니다. ‘나도 잘 못 고치는데 누구를 고치겠는가? 하물며 대통령도 못 고치는 이 사회를 내가 어떻게 고치겠는가?’ 하고 속으로 생각합니다. 며칠 전에는 횡단보도를 건너던 행인이 택시가 횡단보도를 침범했다며 기사와 승강이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결국 멱살잡이에 경찰까지 출동하는 것을 제3자 입장에서 보니 ‘그냥 지나가면 그뿐인 것을... 저 사람은 지옥에 사는구나’ 하는 마음이 들면서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좀 더 대범하게 살자, 너무 사소한 것에 예민하게 굴지 말자고 생각했습니다.nbspnbsp그런데 요즘 우리 사회에 어른이 없어졌다고 하지 않습니까? 길거리에서 청소년이 거리낌 없이 담배를 피워도 제재하는 사람도 없고, 제재했다가는 오히려 학생들에게 봉변을 당하기 일쑤입니다. 제가 어릴 때는 상상도 못하던 일이 이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제가 이런 사회의 부조리나 기초질서 문제에 대해 갖고 있는 아상, 법상, 분별심을 버리고 살아야 할지, 아니면 예전처럼 계속 스마트폰을 가지고 불법차량을 찍어서 신고해야 할지가 정말 궁금합니다.”nbsp“아주 정의로운 분이에요, 하하하. 요즘은 담배 피우는 학생들 보고 ‘조그마한 애들이 어디서 담배를 피워?’ 이렇게 꾸짖으면 오히려 학생들한테 맞기 십상이죠. 그래서 주의를 주려니까 학생들과 싸우게 될까 겁이 나고, 안 하려니까 내가 양심불량이고 정의롭지 못한가 싶어 고민이 되죠. 이것은 분별심을 갖고 접근하기 때문에 그래요. 아이들이 담배를 피우면 가만히 옆에서 기다렸다가 담배꽁초를 주우면 됩니다.nbspnbspnbsp먼저 담배꽁초를 줍고 난 뒤에 ‘학생들 담배 피우는 건 좋은데 꽁초를 이렇게 아무데나 버리면 안 되지’ 이렇게 말하면 됩니다. 아예 이런 말도 안 하면 더 좋아요. 아무 말도 안 하고 딱 앉아 있다가 담배꽁초를 던지면 줍고, 또 던지면 줍고, 또 던지면 주워요.nbspnbspnbsp‘아저씨 뭐예요?’ 이러면 ‘담배꽁초 줍는다. 담배 피우는 건 좋지만 이렇게 담배꽁초를 아무데나 자꾸 버리면 길거리가 지저분해지지 않니? 우리나라가 지금 개인소득 수준이 3만 달러로 선진국 수준이 되었으니 사회의 기본질서는 우리가 지켜야 하지 않을까? 내 생각은 그렇다’ 이렇게 말해주면 됩니다. 그러면 싸울 일도 없고, 학생들 기분도 안 나빠요. 학생들이 ‘아저씨, 죄송합니다’ 이러고 그냥 가요.nbspnbsp학교 선생님 말도 안 듣고, 자기 부모 말도 안 듣는 아이들인데, 길가는 아저씨가 담배 피우지 말라고 한다고 해서 들을 아이들이 아니잖아요. 그런 건 속으로 ‘그래 그래, 많이 피우고 빨리 죽어라’ 이렇게 생각하면 돼요. 그런 사람들이 해주는 좋은 역할도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세금을 많이 내주잖아요. 그러니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에요. ‘자기 건강을 해쳐가면서도 세금을 내겠다는데, 그걸 갖고 그렇게 기분나빠할 게 뭐가 있느냐’ 이렇게 생각을 좀 크게 해야 해요. 담배는 피워 봐야 자기 건강만 손해예요. 아무 문제가 없어요. 정의하고도 관계가 없습니다.nbspnbsp태국이나 미얀마에 가면 10살짜리 동자승과 70살 쯤 되는 노승이 밥 먹은 뒤에 나란히 계단에 앉아서 담배를 주거니 받거니 피우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처음 가서 보면 이상하게 보입니다. 담배는 이 세상에 나온 지가 400년 밖에 안 되고 부처님의 계율은 2600년 전에 생겼기 때문에 그렇게 철저하게 계율을 지키는 남방불교에도 ‘담배 피우지 말라’ 이런 계율은 없는 거예요. 우리가 밥 먹은 뒤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껌을 하나 주고 자기도 하나 씹듯이, 그 나라에서는 담배도 그런 거예요. 그렇게 관습이 되어 있으면 그게 아무 문제가 안 돼요.nbspnbspnbsp요즘은 담배가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니까 태국에서도 스님들한테 담배 보시 하지 말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어요. 스님들이 담배 피우는 걸 좋아하니까 신도들이 담배를 자꾸 보시하거든요. 여러분도 스님이 커피 좋아한다면 커피 보시하고 차 좋아한다면 차 보시하잖아요. 마찬가지로 담배를 좋아한다니 담배를 보시하는 거예요. 계율에 없거든요. 우리 생각에는 스님들이 담배 피우는 걸 보면 좀 꺼림칙해요. 숫제 술을 한 잔 마시는 것이 더 괜찮게 느껴질 정도예요.nbspnbsp여러분들이 생각할 때는 스님이 술 한 잔 마시는 게 보기 괜찮아요? 담배 피우는 게 보기 괜찮아요? 술 한 잔 마시는 건 ‘곡차’라고 해서 먹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잖아요. 저와 여러분이 농사짓다가 맥주나 막걸리를 한 잔 마신다고 해서 ‘저 스님, 안 되겠다’ 이러는 사람은 없잖아요. 그런데 담배 피우는 모습은 이상하잖아요. 그런데 남방 쪽은 그 반대예요. 맥주든 막걸리든 스님이 술을 마셨다 하면 완전히 난리가 납니다. 그러나 담배는 아무 문제가 없어요.nbspnbsp방금 전 이곳에 들어올 때 제가 여러분과 악수했죠?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태국, 스리랑카 사람들이 고생을 많이 한다고 얼마 전에 제가 법주사를 구경시켜줬거든요. 집으로 돌아갈 때 제가 일일이 악수를 해주려고 하니까 태국 여성들은 다 도망을 갔어요. 태국이나 스리랑카에서는 절대로 여성이 스님의 몸에 손을 대거나 신체적 접촉을 가지면 안 되거든요. 비행기 탈 때도 여성은 스님 옆에 앉지도 못하게 해요. 좌석을 배정하지 않고 딱 비워버립니다. 거기서는 옷자락도 스치면 안 되고, 악수나 손닿는 건 당연히 안 돼요. 그쪽에 가서 여기처럼 하면 계율을 크게 파하는 게 됩니다. 그러나 담배 피우는 건 아무 문제가 없어요. 그런데 방금 전에 어떤 여자분은 ‘한번 껴안아도 돼요?’ 이렇게 덤볐는데 임자 없다고 그렇게 함부로 하는 거 아니에요.nbspnbspnbsp물론 학생들이 담배를 피우면 건강에 해롭긴 하죠. 게다가 담배는 일종의 마약성이 있어서 크게 보면 계율에 어긋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형식적 계율에는 문제가 없어요. 그래서 정토회에서는 오계 중 다섯 번째 계율인 ‘술 마시지 말라’를 현대에 맞게끔 ‘중독성 물질을 섭취하지 말라’라고 바꾸었습니다. 그러면 계율 속에 담배를 피지 말아야 하는 것도 들어갈 수 있는데, 그냥 ‘술 마시지 말라’고 하면 담배는 다 빠지게 되거든요.nbspnbsp그래서 질문자는 그런 문제를 조금 융통성 있게 대할 줄 알아야 해요. 지금처럼 늘 잔소리를 하면 자기 아들한테도 ‘꼰대’라는 소리를 들어요.nbspnbsp불법주차 차량을 찍어서 신고해도 괜찮아요. 그런데 정말 얌체 같은 사람도 있지만, 질문자도 운전을 하다 보면 급해서 그럴 때가 있잖아요. 그러니 무조건 봐줘도 안 되고, 무조건 찍어서 신고해도 안 돼요. 몇 번 얌체짓을 반복하면 그 때 찍어서 신고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운전자가 나와서 성질을 부려도 빙긋이 웃으면서 ‘다 대한민국 잘 되자고 하는 일입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돼요.nbspnbsp소소한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소소한 데 너무 얽매이면 안 돼요. 대한민국을 바꾸기 위해서는 그런 사람들 신고하는 것보다 이번 총선 때 투표 잘 하는 게 훨씬 중요합니다.nbspnbsp그런데 제가 미국 가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이 ‘아, 미국은 지는 해구나’ 하는 것이었어요. 화장실에 가보면 휴지가 있잖아요. 손 씻고 나면 한 장만 떼서 닦으면 되고, 대변을 보고도 조금만 쓰면 되는데, 미국 사람들은 옆 칸에서 들어보면 ‘두루룩, 두루룩, 두루룩’ 소리가 납니다. 한꺼번에 몇 장씩 막 빼서 써요. 한국도 지금 그렇죠? 밑 닦는데 서너 칸이면 되지 뭐가 그리 많이 필요해요? 손도 한 장만 빼서 닦고, 그래도 물기가 좀 남으면 그때 한 장 더 빼면 되잖아요.nbspnbsp목욕탕에 가도 수건을 한 장만 쓰면 될 텐데, 제가 갔었던 어떤 목욕탕에서는 수건을 두 장씩 줘요. 그래서 제가 ‘저는 두 장 필요없어요. 하나면 되지 왜 두 장이나 줘요? 그냥 두면 한 장만 가져다 쓸 텐데 두 장을 주면 두 장 다 쓰게 되잖아요’ 라고 했더니 ‘아이고, 스님, 두 장만 쓰면 왜 이러겠어요?’ 라고 해요. 세 장, 네 장씩 쓰니까 도저히 감당이 안 돼서 아예 두 장씩 준다는 거예요. 이런 걸 보면 ‘아, 벌써 사람의 기본자세가 틀렸다. 이러면 나라가 망한다’ 싶거든요. 미국은 아마 앞으로 국운이 내려갈 거예요. 맥도날드 같은 패스트푸드점에 가면 일회용 케첩이 있는데 한 두 개 먹을 만큼 가져가는 게 아니라 한줌씩 쥐고 갑니다. 냅킨도 두세 장이면 충분할 텐데 한 뭉치씩 가져가요. 그런 걸 보면 국민들의 생활습성이나 나라의 앞날을 짐작할 수 있어요.nbsp그러니 작은 것도 중요해요. 목욕탕에서도 그렇게 하는 사람이 있으면 교육을 시키면 좋겠지만, 그걸 보고 성질내서 말하면 오히려 싸움이 됩니다. ‘네가 목욕탕 주인이냐?’ 이러면서 싸우게 된다는 겁니다. 그러니 가능한 말을 안 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히려 스님 같은 사람이 오늘처럼 이렇게 계속 일상교육을 통해서 해결 해 나가야 해요. 개인을 두고 시비를 하면 법에 정해진 범위 밖이기 때문에 싸움만 나요. 법에 정해진 것은 법집행을 강화시키면 개선이 됩니다. 예컨대 과속 같은 건 자꾸 신고하면 개선이 됩니다. 그러나 이런 기본 생활습관은 좀 달라요. 내가 기본을 지키고 실천하는 건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다고 남이 안 하는 걸 가지고 너무 시비하지는 마세요. 이것은 삶의 습관이기 때문에 쉽게 잘 안 바뀌거든요.nbspnbsp그래서 어릴 때부터 가정교육이 중요한 거예요. 없어서 못 쓰는 것이 아니라, 어릴 때부터 항상 이치에 맞게 쓰도록 훈련을 해야 해요. 화장실에 가면 요즘은 손 말리는 온풍기가 다 있죠? 그런데 막상 써보면 잘 안 말라요. 휴지로 닦으면 휴지를 너무 많이 쓰게 되고요. 그런데 제가 써보니까 휴지와 냉풍기를 같이 달아놓으면 제일 효과적인 것 같아요. 휴지로만 닦으면 두 장 쓰게 되고 온풍기만 쓰면 한참 말려야 하는데, 휴지 한 장으로 큰 물기를 닦아내고 온풍기를 쓰면 2, 3초만 틀어도 다 마르거든요. 이런 건 자꾸 교육시키고 훈련해야지 짜증내고 야단친다고 되는 건 아니에요.nbspnbspnbsp그래서 자기 성격을 부지런히 고쳐나가되 사회 개선을 위한 우리들의 노력까지 포기하면 안 돼요. 노력을 하되 시비조로 하지 말고 이렇게 조금 더 유머러스하게 재미있게 하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nbsp스님의 유머러스한 대처법에 대중들 모두가 박장대소를 하며 웃었습니다. 답변이 무척 재미있기도 했지만, 상황에 맞는 적절한 대처법 속에서 중도의 관점을 배울 수도 있었습니다.nbspnbsp여러 사람이 더 손을 들고 질문을 하고 싶어 했지만 약속한 2시간이 다 되어 마칠 시간이 되었습니다. 스님은 법회를 마치면서 사회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한 우리들의 마음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 다시 한번 정리를 해주었습니다.nbspnbspnbsp“마지막으로 다음의 부처님 말씀을 따라해 보세요.nbspnbsp행복도 내가 만드는 것이네.불행도 내가 만드는 것이네.nbsp진실로 그 행복과 불행,nbsp다른 사람이 만드는 것 아니네.nbspnbsp남 탓 하지 말고 마음을 편하게 가지되, 사회에 잘못된 것이 있으면 바꿔야 해요. 그러나 성질을 내면서는 하지 마세요. 담배를 피워도 성질을 내면서 이야기하지 말고, 담배꽁초를 먼저 주워주세요. 이렇게 접근을 하는 게 수행자입니다. 앉아서 명상만 하는 게 수행이라고 생각하면 안 돼요.nbspnbsp우리는 항상 모든 것이 연관되어 있는 연기적 세계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정치인이나 사회지도층 인사가 잘못하면 지적하고 비판해야 해요. 그 사람이 잘못하도록 계속 내버려두면 역사적으로 그 사람한테도 손해에요. 그 사람이 미워서 성질을 내고 화를 내고 욕을 하면 그건 수행자가 아니에요. 그러나 그 사람을 위해서도 이걸 개선하는 게 좋잖아요. 그러니 우리는 감정을 다스리면서 비판을 할 수 있어야 하고, 행동을 해서 개선도 해야 합니다. 그 사람이 더 큰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막아야 하니까요.nbspnbspnbsp예를 들어 내 어머니를 호랑이가 물어죽였다고 합시다. 내 어머니를 물어죽였기 때문에 호랑이를 죽이면 안 돼요. 그건 보복살생이에요. 이웃집 할머니까지 물어 죽이려고 하니까 호랑이를 죽일 수밖에 없는 거예요. 그렇게 해서 호랑이를 죽이면 과보를 안 받을까요? 받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랑이를 죽이는 것은 내가 과보를 받더라도 이웃집 할머니를 살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비난을 받더라도 사람을 살려야 하기 때문에 우리는 그 길을 가는 거예요. 이것이 보디사트바, 보살의 길입니다. 아시겠어요?”nbsp“네”nbsp스님의 명쾌한 설명에 대중들은 큰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스님도 활짝 웃으면서 대중들에게 인사를 한 후 다함께 줄을 서서 염불사로 내려왔습니다.nbspnbsp염불사 앞에는 두 개의 탑이 우뚝 솟아 있는데, 두 탑 사이에 1500여 명의 대중들이 다시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다섯 개의 코스로 흩어져서 경주 남산 순례를 정성껏 안내해 준 법사님들과 통일암 주위를 법회 장소로 사용할 수 있게 깨끗이 정비해준 대구경북, 경남지부 거사님들이 소개되자 큰 박수갈채가 쏟아져 나왔습니다.nbspnbspnbsp사홍서원으로 회향식을 한 후 탑 앞에서 각 지역별로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오후 햇살이 따뜻하게 비춰서 그런지 대중들의 표정도 더욱 밝게 빛났습니다.nbspnbspnbsp내일은 두북 정토수련원과 인연이 있는 두동면, 두서면 마을 어르신들을 위해 어르신 잔치를 여는 날입니다. 어르신들을 모시고 순천 선암사로 가서 사찰순례를 시켜 드린 후 어르신들을 위한 법문도 스님이 해줄 예정입니다.nbspnbsp ※ 2016년 봄,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갑니다. 강연일정 확인하시고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오세요. 강연은 선착순 무료입장입니다. 질문자 접수는 강연장에서 받습니다.

2016.04.19. 83,434 읽음 댓글 56개

2016.4.16 (주간반) 정토불교대학 경주남산순례

nbsp안녕하세요? 오늘은 정토불교대학 입학생들과 함께 경주 남산 순례를 하는 날입니다. 전국에서 밤중부터 버스를 타고 출발한 대중들은 새벽 6시경에 대부분 경주에 도착했습니다. 모두 이번 봄에 입학한 주간반 정토불교대학생들인데 이번 순례에는 120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nbspnbsp정토회에서는 법사단도 모두 참석해 각 골짜기마다 안내를 맡았습니다. 스님은 정토회 대구경북지부, 광주전라지부 소속의 정토불교대학 입학생들과 함께 삼릉골을 선택해서 올라갔습니다. 원래 삼릉골 코스는 보수법사님이 안내할 계획이었으나 보수법사님이 발을 다쳐서 산행을 하기 어려워 스님이 대신해서 안내를 하게 되었습니다.nbsp대구경북지부에서 173명, 광주전라지부에서 95명, 모두 268명이 스님과 함께 삼릉골을 오르면서 곳곳에 있는 불상들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nbsp스님은 내려오는 길에 잠시 휴식하면서 어느 지역에서 몇 명이 왔는지 손을 들어 확인하기도 하였습니다.nbspnbsp대중들이 휴식을 하고 있는 사이 스님은 “저는 순례를 마치고 내려오는 다른 대중들도 맞이해야 해서 먼저 내려가겠습니다.”라고 양해를 구한 후 먼저 산을 내려왔습니다.nbspnbsp통일암 너른 터에 도착한 스님은 통일암 주위를 둘러보고 난 후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대중들보다 1시간 일찍 식사를 마친 후 막 내려오기 시작한 정토불교대학 학생들을 반갑게 맞이하며 한 명 한 명에게 악수를 건넸습니다. 약 1시간 동안 무려 1200여 명과 악수를 나누었습니다.nbspnbspnbsp대중들이 식사를 모두 마칠 때까지 기다리면서는 장기자랑 시간을 가졌습니다. 춤과 노래 실력을 뽐내는 대중들을 보니 정말 소풍을 온 것 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되었습니다.nbspnbspnbsp이어서 식사가 모두 끝나자 즉문즉설 시간을 가졌습니다. 불교대학생들은 영상강의로 스님의 법문을 듣다 보니 궁금한 점을 물을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했는데, 오늘은 그동안 공부하면서 들었던 의문, 인생살이에서 겪는 고충들에 대해 스님에게 마음껏 물을 수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질문을 했는데, 그 중에서 한 가지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nbspnbspnbsp“저는 64세, 남편은 67세입니다. 남편은 기계를 다루는 엔지니어로 30여 년째 자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기술이 있어 그런대로 운영은 하였으나 늘 힘들었어요. 남편의 꿈은 큰 공장을 운영하는 것이었습니다. 56년 주기로 시설을 인수받거나 일을 벌이고, 잘 안 되어서 집을 팔고 빚을 지고, 열심히 일해 빚을 다 갚을만 하면 또 크게 일을 벌이는 생활을 계속 했습니다. 실속 없는 생활이었지만 주변에서는 저희가 아직 잘 살고 있는 줄 알았고요. 남편은 최근에 아이들에게 명의를 빌려달라고 합니다. 법인체를 하나 꾸려서 일을 시작하고 주식을 나눠주겠다는 거예요. 아이들이 거절하니까 저더러 ‘뒤에서 아이들을 조종한다, 용서할 수 없다’라고 하면서 인감을 떼놓으라고 말하고 나갔습니다. 저는 의무감으로 밥은 해주지만 어이가 없어서 6개월 전부터는 따로 생활하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1년 전부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고요. 이런 상황에서 남편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너무 답답합니다.”nbsp“이야기를 들어보면 돈을 벌었다 망했다를 거듭했다는 게 요점이네요. 벌었다가 망했다가를 반복하더라도 한번 벌어본 게 나아요? 아예 한 번도 못 벌고 사는 게 나아요?” nbsp“한 번이라도 벌어본 게 낫죠.”nbsp“남편이든 자기든 크게 한번 벌어서 비까번쩍한 집을 사본 적이 없는 사람들 손들어 보세요.”nbspnbspnbsp“어찌저찌 돈을 벌어서 큰 집을 샀다가, 망해서 팔아먹었다가, 어찌저찌 또 벌어서 한 번 더 해봤다가 또 망한 건 지금 손든 사람들보다는 나아요? 안 나아요?”nbsp“나아요.”nbsp“예, 나아요. 걱정할 것 없어요.”nbspnbsp“앞으로 어떻게 살까 걱정입니다. 지금 또 일을 벌이고 있으니까요.”nbspnbsp“제가 말씀드리려는 요지는 이거예요. 지나간 과거를 돌아보면 크게 나쁜 건 아니에요. 번 돈을 계속 유지하고 싶은 마음에서 보면 나쁘게 보이는 건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런데 애초에 그런 큰 집도 한번 못 가져보고, 사업도 한번 비까번쩍하게 못 해본 사람에 비하면 이건 오르락내리락해도 좋은 편에 속해요. 사람 욕심이 한번 올라간 걸 그대로 유지하고 싶은데 유지를 못 해서 인생이 피곤한 건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래도 제법 사는 집 마나님 소리를 듣고 살았던 때도 있잖아요. 지나간 일을 자꾸 생각하면 지금 아르바이트 하는 생활이 너무 힘들게 느껴지긴 하겠지만, 그보다 훨씬 전부터 내내 아르바이트하면서 살아온 사람들도 많잖아요. 그런 사람들에 비하면 그래도 한번 잘 살아본 게 다행이라고 생각하세요.nbsp첫째, 남편을 미워할 이유는 하나도 없습니다. ‘그래도 내가 당신 덕분에 큰 집에서도 살아보고 마나님 소리도 들어봤으니 고맙소’ 이렇게 마음을 갖는 게 중요합니다.nbspnbsp둘째, 질문자는 예순넷이고 남편은 예순일곱 살이라고 했죠. 예순일곱 살쯤 되면 사업을 계속 벌여야 할 때가 아니라 있는 사업도 정리할 때잖아요. 요즘은 80세까지 건강한 경우도 많긴 하지만 어쨌든 일반적으로는 조금씩 정리를 해야 할 때인데 지금 사업을 새로 벌이겠다고 하는 거잖아요. 그나마 자기 돈으로 벌여도 말려야 할 때인데 자기 돈도 없으면서 아이들 명의까지 동원해서 사업을 벌이는 건 위험합니다. 그렇게 해서 요행히 성공할 수도 있겠지만 실패하면 남편과 질문자만 어려워지는 게 아니라 아이들까지 어렵게 만들 일이에요. 명의를 내어줘라 마라 하는 건 내 자식이라도 강요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nbspnbsp질문자가 조정했느니, 어떻게 하라느니 하는 이야기를 남편이 할 때 그 말에 끌려가서 ‘해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는 것 자체가 질문자의 심지가 굳지 않은 거예요. ‘아, 이건 내가 할 일이 아니다’라고 생각하면 심지가 굳은 사람은 남편이 ‘꼭 해와’라고 하면 ‘네, 알겠습니다’ 이러면 돼요. ‘왜 그걸 해오라 그래’ 이러고 싸우면 심지가 안 굳은 사람이에요. 심지가 굳은 사람은 ‘네, 알겠습니다’ 이러고 안 해주면 돼요. 심지가 굳지 않아서 자꾸 흔들리기 때문에 혼자서 ‘해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안 해주면 저 인간이 화를 내고 난리를 피울 테고, 해주면 아이들까지 어려워질 텐데’ 이런 머리를 굴리는 거예요.nbspnbsp수행자라면 남편이 아무리 난리를 피워도 ‘그것은 합당하지 않다’ 이렇게 생각하면 흔들리지 않아야 해요. 흔들리지 않으면 남편이 그럴 때 맞서 싸울 필요도 없고 ‘여보. 알겠어요. 그렇게 되면 얼마나 좋겠어요? 그런데 애들이 안 해줍니다.’ 이렇게 말하면 돼요.nbsp‘알겠다’라는 말이 곧 ‘해주겠다’라는 뜻은 아닙니다. ‘당신이 그렇게 하고 싶은 건 알겠다’라는 뜻이에요. ‘그건 잘못됐어요. 미쳤소? 나이가 지금 몇인데’ 이러지 말고요. ‘알겠습니다’라는 말은 ‘당신 마음을 알겠다’라는 말이에요. 그러고 싶은 마음은 이해가 되잖아요. ‘알겠어요. 그러나 그 말은 당신이 직접 하면 몰라도 나는 못 하겠습니다’ 이러든지, ‘한번 말해보니까 애들이 안 된다고 합니다’ 이러고 웃으면서 그만두면 돼요. 그러면서 밥도 착실히 해주고 ‘아이고, 그래도 당신 덕에 이렇게 지금까지 잘 살았으니 고맙습니다’ 이렇게 고마워하는 마음을 가지세요.nbspnbsp지금 보니까 질문자는 이 인간이 안 고마워요. 그러면서 또 마음 한켠으로는 ‘해줘야 하나?’ 이 생각이 드는 거예요. 부모가 자식에게 집착하면 ‘너 같은 걸 누가 데려가냐’ 하며 욕을 하면서 한편으로는 시집보낼 준비를 하는 거랑 똑같아요. 저한테 와서 ‘딸이 나이가 스물 몇인 게 말도 안 듣고 어쩌고저쩌고’ 하며 욕을 실컷 해놓고는 ‘스님, 어디 좋은 총각 없어요?’ 이래요.nbspnbspnbsp제가 바보 멍청이가 아닌 이상 자기 엄마도 싫어하고 못 믿는 처녀한테 좋은 총각을 소개시켜줄 리 없잖아요. ‘스님, 우리 딸은 착하고 이러저러한 게 참 좋아요. 어디 못난 남자 있으면 복 짓게 붙여주세요’ 이래도 해줄까말까 한데요. 그런데 이런 모순을 스스로는 몰라요. 집착이 되어 있으니까요.nbsp그러니 첫째, 남편한테 고맙게 생각하세요. 두 번째, 남편이 뭐라 그러든 그냥 ‘알았습니다, 네, 네’ 하고 넘어가세요. 미워도 밥은 해 준다느니 어쩐다느니 말하는 건 사실 밥도 해주기 싫고 빨래도 해주기 싫다는 심보예요. 내가 아르바이트 해서 먹고 살아야 하는 지금의 처지에 화가 나는 거예요.nbspnbsp그런데 한번 남편 입장을 생각해보세요. 잘 살다가 못 살다가를 반복하더라도 그래도 한 때 잘 살아본 사람들은 지금 자기가 사업에 조금 실패하면 자존심이 상해요. 바깥에 가서 기죽기가 싫으니까 뭔가 비까번쩍하게 보이고 싶어서 자꾸 시도하다가 또 실패하거든요. 그러니까 밖에서 자존심 상한 걸 집에서 부인이 왕처럼 대접하면서 좀 다독거려줘야 해요. 그러면 그게 좀 해소가 됩니다. 밖에서도 기를 못 펴는데 마누라도 돈 없다고 자기를 깡그리 무시하니까 밖에서는 큰소리 못 쳐도 마누라한테는 악을 쓰고 큰소리를 치며 행패를 부리는 거예요. 인간 심리가 그래요. 객관적으로 보면 나쁘지만, 그 사람의 심정에서 보면 그 사람이 나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그렇게 될 수밖에 없어요.nbspnbspnbsp그러니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첫째, 고맙다고 생각하는 것이고, 둘째, ‘아이고, 저 인간이 얼마나 힘들까’ 이렇게 이해해서 위로를 해주는 거예요. 그리고 셋째, 일을 벌이는 것에는 냉정하게 도움을 주지 않는 겁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애초에 도움을 줄 형편도 안 되잖아요. 내가 지금 아르바이트 하는 처지인데 어디 가서 돈을 꾸어오겠어요? 이제는 일을 벌이기보다는 인생을 조금씩 정리해야 할 시기이기 때문에 질문자는 편안하게 생각하면 돼요. 남편이 자기 혼자 난리 피우다가 집 나가버려도 어차피 내가 아르바이트 해서 먹고 사니까 걱정할 것도 없어요.nbspnbsp남자가 돈 못 번다고 해서 이사 갈 때 버리고 가는 건 안 되지만, 자기가 성질나서 나가는 건 상관할 필요가 없어요. 안 그래도 떼버리고 싶은데 알아서 나가주면 오히려 고맙죠. 뭘 그걸로 신경을 써요? 그래도 고민이 남았어요?”nbsp“감사합니다.”nbspnbsp“이렇게 기도하세요. ‘당신 덕분에 내가 그동안 잘 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미워하는 마음을 내면 오히려 내 심지가 굳지 못하고 자꾸 흔들려요. 그저 감사하는 마음을 내야 합니다. 어쨌든 옛정을 생각해서 고마워하는 마음을 내면 오히려 이런 데 안 흔들리게 됩니다. 기도를 그렇게 한번 해보세요. ‘돈 빌려와라, 문서 가져와라, 인감 떼 와라’ 이래도 웃으면서 ‘알았어요’ 하세요. 이튿날 ‘떼 왔나?’ 하면 ‘어제 못 갔어요’ 하고, 또 ‘떼 왔나?’ 하면 ‘오늘 아르바이트 한다고 바빴어요’ 하고, 성질내면 ‘아이고, 늙어서 화내면 중풍 걸린다는데 조심하세요’ 이렇게 말을 주고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심지가 굳어야 해요.nbspnbsp감사하다는 기도를 꾸준히 하면 성질이 안 나요. 고마운 줄을 모르면 ‘네가 잘 했냐, 내가 잘 했냐’ 이렇게 화를 내고 싸우게 되는데, 고마운 마음이 딱 들면 절대로 화를 내며 맞싸우지 않습니다. 그러니 고맙다고 더 기도를 해야 해요.”nbsp질문자가 웃으며 자리에 앉자 대중들도 뜨거운 격려의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 스님이 어투까지 리얼하게 흉내 내며 답변을 해주어서 전체가 웃음바다가 되었습니다.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되면 절대로 맞싸우지 않게 된다는 말씀이 오래도록 가슴에 남았습니다.nbsp모든 질문에 대한 답변을 마치니 약속한 2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아침부터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어서 불안했는데, 법회가 모두 끝나고 나서야 빗방울이 날리기 시작했습니다.nbspnbsp스님은 마지막으로 질문한 분에게 답변을 해주면서 일상생활 속에서 어떻게 수행을 해나가야 하는지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법회를 마쳤습니다.nbspnbspnbsp“천성은 못 고친다고들 하죠? 얼마나 고치기 어려우면 ‘천성’, 하늘이 내린 성품이라고 했겠어요? ‘천성은 못 고친다’라는 말은 고치는 게 불가능하다는 말이 아니라, 고칠 수는 있지만 고치기가 어렵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고치기 어려운 줄 애초에 알고 시작해야 합니다. 너무 쉽게 시작하면 하다가 그만두는 작심삼일이 됩니다. 이건 원래 고치기 어려운 것이니까, 고치려고 마음을 먹었다면 꾸준히 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결심이 아주 강해야 합니다. 쉽게 타협하면 안 돼요. 그래서 ‘죽어도 좋다’는 각오의 대결정심을 내야 하고, 또 꾸준히 해야 합니다. 며칠, 몇 달 하고 그만두는 게 아니라 꾸준히 해나가면 누구나 고칠 수 있고 변화할 수 있습니다.nbspnbsp특히 화를 잘 내는 사람들의 경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에 대한 이해입니다. 화가 잘 난다는 것은 상대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뜻이에요. ‘도대체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라고들 하잖아요. 모른다는 말은 무지를 뜻합니다. ‘내가 이해를 못 하겠다’라는 뜻이에요. 그 사람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어요. 화를 내고 괴로워하면 내가 손해이니까 나를 행복하게 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해하는 마음을 내되,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으면 단호하게 자르면 돼요.nbspnbsp그리고 천성은 고치기 어려운 줄을 알아야 해요. ‘생긴 대로 살겠다’ 이렇게 하라는 말이 아니에요. 고치기 어려운 줄을 알고 시작해야 한다는 겁니다. 우선은 ‘아, 내가 상대를 이해 못하는구나. 그래서 화가 나는구나’라고 알아야 합니다. 다음으로는 이게 내 습이 된 줄을 알아서, 화가 날 때 ‘어, 화가 난다’라는 걸 스스로 알아차려야 합니다. 그 순간에 놓쳐버렸다면 ‘아이고, 죄송합니다’ 하고 뒤에 참회해야 합니다. 이렇게 알아차리기와 참회하기를 꾸준히 하면 개선이 됩니다. 뭐든지 조급하게 생각하고 쉽게 생각하기 때문에 안 된다며 좌절하고 포기하게 돼요. 그러니 꾸준히 해 나가십시오.”nbsp알아차리기와 참회하기, 꾸준히 하기 등 스님이 이야기한 수행법에 대중들도 공감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모두 법회를 듣기 전보다 홀가분해진 마음이 되어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nbspnbspnbsp법회를 마치고 통일암을 내려 온 대중들은 다시 염불사 앞에 모여서 경주남산순례를 마무리하는 회향식을 가졌습니다.nbspnbsp신라에 불교가 전래된 이래 수많은 불교 유적이 계곡마다 조성된 경주남산은 신라인들의 역사와 문화, 신앙이 지금도 살아 숨쉬고 있는 영산입니다. 이곳 염불사지도 그러한데 삼국유사에는 ‘한 스님이 하루에 몇 번씩 시간을 정해 염불을 외우셨다. 법당에 앉아 나무아미타불을 부르는 그 소리가 당시 서라벌 360방 7만호에 들리지 않는 곳이 없어 사람들은 그를 공경하여 염불사라 불렀다’ 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nbspnbspnbsp염불사지 앞에는 석탑 2기가 나란히 세워져 있는데, 그 앞에서 각 지역별로 단체 사진을 찍었습니다. 오늘 하루가 무척 유익했는지 다들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습니다.nbspnbspnbsp내일은 전국에서 모인 정토불교대학 저녁반 입학생들과 함께 경주남산순례를 할 예정입니다.nbspnbsp ※ 2016년 봄,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갑니다. 강연일정 확인하시고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오세요. 강연은 선착순 무료입장입니다. 질문자 접수는 강연장에서 받습니다.

2016.04.18. 121,059 읽음 댓글 38개

2016.4.15 수행공동체 경주남산 봄소풍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정토회 공동체에서 상주하는 대중들과 함께 경주 남산으로 봄소풍을 다녀온 후 오랜만에 대화의 시간을 가졌습니다.nbspnbsp아침 8시에 두북 정토수련원에 도착한 스님은 곳곳에 흩어져 있던 공동체 대중들을 운동장으로 불러 모았습니다.nbspnbsp▲ 두북 정토수련원nbsp대중들이 모두 모이자 오늘 봄소풍 일정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다들 안 죽고 살아 있네요. 반갑다는 표현을 경상도 식으로는 이렇게 말해요. 오늘 봄소풍 일정에 대해 간단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오전에는 경주 남산을 종주할 거에요. 그런데 몸이 아픈 환자들이 있으니까 오후에는 차를 타고 백운산 자락을 한 바퀴 돌 예정입니다. 소방도로가 나 있어서 차를 타고 가면서도 꽃구경을 할 수 있어요.nbspnbsp그러니까 우리는 남산의 북쪽 상서장에서 출발해서 남쪽 끝 새갓골로 내려오겠습니다. 환자들은 상서장에서 같이 출발을 하되 남산 아래를 차를 타고 돌면서 부처 바위 보고, 보리사 보고, 창림사지 보고, 포석정 보고, 삼불사 보고 오면 되겠습니다. 아시겠죠? 자, 그럼 출발하겠습니다.”nbsp몸이 아픈 환자들까지 배려하는 스님의 깨알 같은 배려에 대중들은 기쁜 마음으로 환호를 했습니다. 또 오랜만에 사무실을 벗어나 자연을 만끽한다는 설레임에 모든 대중들이 들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nbspnbsp차량 여러 대에 나눠서 탑승한 후 상서장으로 향했습니다. 대중들이 모두 도착하자 스님은 경주 남산에 대해 개괄적인 설명을 우선 해주었습니다.nbspnbsp▲ 상서장nbsp경주 남산은 정토불교대학에 입학하면 봄과 가을마다 순례를 오게 되는데, 공동체에 상주하는 대중들은 오래 전에 정토불교대학을 졸업한 경우가 많아 오랜만에 스님의 안내를 들을 수 있게 되었다며 무척 기뻐했습니다.nbspnbsp“지금 우리가 가는 남산은 경주 남쪽에 있다고 해서 남산이라 부릅니다. 2개의 봉우리가 있는데, 하나는 금오산, 하나는 고위산이에요. 고위산과 금오산 사이로 흐르는 계곡이 용장계곡이고, 남북으로 8㎞, 동서로 4㎞로 뻗어 있는 산입니다.nbspnbsp옛날엔 남산에서 옥돌이 많이 났다고 해서 속담에 ‘남산 돌이라고 다 옥돌인가?’ 하는 말도 있습니다. 아무리 남산에서 옥돌이 많이 난다고 해도 남산 돌이 다 옥돌은 아니라는 뜻인데, 쉽게 설명을 드리면 ‘정토행자라고 해서 다 정토행자인가?’ 하는 뜻입니다. 정토행자라고 해도 그 중에는 정토행자가 아닌 사람도 좀 섞여있다는 겁니다.nbspnbspnbsp보통은 주로 남산의 서쪽으로 올라가서 동쪽으로 내려오든지, 동쪽으로 올라가서 서쪽으로 내려오든지 합니다. 동서의 종단 길이가 4㎞로 비교적 짧으니까, 주로 등산을 동서로 하는 겁니다. 그리고 남북은 길다 보니까 남쪽과 북쪽은 골짜기 수가 적어요. 그러다 보니 대중들을 데리고 남북으로 종주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남쪽으로 올라가는 건 부처바위 골이 거의 유일합니다.nbspnbsp그리고 남산은 현재 47개의 골짜기가 있고, 각 골짜기마다 절터, 탑, 불상, 무덤, 민속신앙, 전설 등 약 700개의 문화유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유네스코에도 등록된 자연박물관입니다. 지금 우리가 서있는 곳은 북쪽 끝으로서, 시내 쪽으로 가장 튀어나온 부분입니다. 우리는 여기로부터 출발해서 올라갈 겁니다.”nbsp스님의 설명대로 일반 사람들은 거의 가지 않는 코스를 선택해서 가게 되었지만, 막상 걸어보니 코스가 완만해서 정말 산책하듯이 걷기에 아주 좋았습니다.nbspnbsp이어서 스님은 우리가 출발하는 이곳이 상서장인데, 상서장에 대한 설명도 해주었습니다. 상서장은 신라 말기의 대학자 고운 최치원 선생이 나랏일을 걱정하여 시무십여조의 글을 진성여왕에게 올렸던 곳입니다. 최치원 선생의 영정이 모셔져 있는데, 매년 4월에 이곳에서 제사를 지낸다고 합니다.nbspnbsp더욱이 스님은 최치원 선생의 후손인지라 얼마 전에 최치원 선생 문집 출판 기념회에 초청을 받아 축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스님의 최치원 선생의 삶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는 자세히 이야기해 주었습니다.nbspnbsp“현재의 상서장은 조선 말에 지었는데, 최치원이 진성여왕에게 시무십여조를 건의한 곳이라고 합니다. 왕궁이 바로 앞이니까 여왕이 산책을 나오거나 하는 자리에서 건의를 했는지도 모르겠네요.nbspnbspnbsp최치원은 신라 말에 6두품으로 태어나서 12살에 당나라로 유학을 갔습니다. 신라 말에는 골품제도라는 신분제도가 있어서 재주가 있어도 등용이 잘 되지 않으니까 최치원의 부친이 아들의 미래를 걱정해서 당나라에 유학을 보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최치원은 당나라에 유학을 가서 6년 만에 외국인을 위한 ‘빈공과’라는 과거에 급제했습니다. 당시 당나라 안에는 자국민을 위한 과거가 있고, 외국인을 위한 과거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외국인이란 신라인, 발해인 및 티벳인 등 여러 동남아인들을 뜻하는데, 당시 외국인이 당나라에서 과거급제를 한다는 것은 요즘 우리가 미국에 유학 갔다가 거기 정부 관리가 된 것과 같습니다. 그러니까 최치원은 당나라에서 과거급제 후 지방관리가 되었다가 나중에는 높은 관리까지 올라간 겁니다. 병마도총 고변 대장군의 막후로 들어가서, 주로 당나라 말에 있었던 ‘황소의 난’에 대해서 ‘토황소격문’이라는 글도 쓰는 등 해서 당나라에서 출세를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nbspnbsp그런데 최치원이 외국인이니까 당나라에서 출세하는 데 한계가 있었는지, 신라에서 불렀는지, 어쨌든 29살의 젊은 나이에 이미 당나라에서 문장가로서 이름을 날린 뒤 귀국을 했습니다. 당시 신라에는 신분제도, 즉 골품제도가 있었기 때문에 인재등용이 제대로 안 됐습니다. 특히 당시는 신라 말 진성여왕 때였는데, 최치원은 당시의 정국 혼란을 개혁하기 위해 시무십여조를 왕에게 바쳤습니다. 6두품으로서 가장 출세하는 게 지방군수 수준이었는지, 최치원은 당시 두 군데의 지방군수를 하다가 관직을 그만두고 해인사로 들어가서 평생을 보내셨습니다.nbspnbsp우리나라 사람으로서 중국에 널리 이름을 알린 사람 중에 신라시대에 가장 대표적인 사람이 원효와 최치원입니다. 그런데 원효는 국내파로서 외국의 문물을 국내에서 연구하여 깨달은 뒤 중국에까지 이름이 난 세계적인 불교학자가 되었고, 최치원은 유학파로서 중국으로 가서 유학을 전공한 뒤 신라로 들어왔는데, 선진 문물인 당나라 문화를 익힌 후에 우리의 전통사상적 입장에서 재해석함으로써 중국에까지 널리 이름을 떨친 분입니다.nbspnbsp시진핑 주석이 우리나라 대통령을 만났을 때 최치원의 시를 읊고 얘기했는데, 대통령이 못 알아들었다고 해요. 또 옛날에 일본 총리가 한국에 와서 불국사를 가고 싶다고 해서 우리나라 대통령이 데리고 갔는데, 일본 총리는 불국사 법당에 가서 절을 하고 우리나라 대통령은 기독교인이라고 밖에 서있었다는 우스운 일화도 있습니다.nbspnbsp반면에 인도의 모디 총리는 중국을 방문할 때 제일 먼저 백마사를 찾아갔습니다. 즉 인도에서 불경을 처음으로 중국에 가져와서 세운 절인 ‘백마사’를 제일 먼저 방문한 후 그 다음으로 현장법사가 경전을 번역한 곳을 방문했습니다. 그 의미가 뭐겠습니까? ‘너희 중국이 아무리 잘났다 해도 우리가 옛날에 불교라는 선진 문물을 전해준 덕분이다’ 라는 뜻이 있겠고, 또는 문화교류라고 할 수도 있겠지요. 먼저 문화를 내세우고, 그 다음에 북경에 가서 정치를 논하고, 상해에 가서 경제를 얘기했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대통령마다 외국에 가면 경제문제부터 얘기하잖아요. 그런데 문화국가에서는 경제가 중요하긴 하지만 문화도 굉장히 중요시 합니다. 문화는 품위의 문제이거든요. 우리의 수준이 아직 그 수준이에요.nbspnbsp최치원이 당나라에서 쓴 시들을 모아서 국내에서 최초로 만든 개인 문집이 ‘계원필경’입니다. 최치원 선생은 원래 유학자이지만 도교와 불교를 같이 공부해서 유불선 3교를 융합했는데, 그것을 또 우리의 전통신앙인 선도의 입장에서 융합했기 때문에 ‘풍류도’, ‘현묘지도’라고 불렀습니다. 그리고 워낙 명문장가였기 때문에 신라 말에 유명한 스님들인 국사들이 돌아가시면 비문을 다 써주셨습니다. 그래서 유명한 ‘사산비문’이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지요.nbspnbspnbsp최치원 선생은 불교에도 굉장히 조예가 깊은 분이라 이황 등 유학자들은 고운 선생을 별로 안 좋아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불교를 배척했기 때문에 최치원 선생은 유교의 시조임에도 불구하고 불교와 타협했다는 이유로 한때 서원에 모셔진 최치원의 위패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얼마나 편협하고 배타적인 생각입니까? 그런 면에서 원효가 화쟁사상으로 불교의 제 종파를 통합하는 관점을 가졌다면, 최치원은 유불도선 사상을 융합하는 입장이었습니다. 이것은 오늘날 우리가 동양과 서양, 종교와 과학을 융합하여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기 위한 하나의 원형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nbspnbsp스님의 설명이 끝나자마자 다함께 상서장을 참배했습니다. 영정이 모셔져 있는 영정각 앞에 선 대중 일동은 합장 삼배로 인사를 올렸습니다.nbspnbspnbspnbsp이어서 경주 남산 산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스님의 설명대로 남산의 북쪽 끝에서 출발해 남쪽 끝으로 내려오는 종주 산행이 되겠습니다.nbspnbsp▲ 경주 남산. 상서장에서 새갓골까지.nbsp출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산성처럼 쌓여진 둑을 만났습니다. 스님은 이것이 신라 시대 때 서라벌을 지켰던 ‘남산신성’ 이라고 알려주었습니다. 산성을 가로지르도록 만들어진 산길을 지나갈 때는 양 옆으로 높이 쌓은 산성의 윤곽을 더욱 확연히 볼 수 있었습니다. 비교적 야트막한 산봉우리와 계곡을 이어 쌓은 성인데, 울창한 나무들이 없었을 당시에는 왕성인 월성과 경주평야를 훤히 내려다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nbspnbsp▲ 남산신성nbsp상서장을 출발해 이영재를 지나 새갓골로 내려오는 길은 약 4시간이 소요 되었습니다. 산길에는 진달래 꽃잎이 흩뿌려져 있어서 마치 꽃길을 걷는 기분이었습니다. 스님은 “산에 나무들도 우리가 온 것을 축하해 주려고 이렇게 꽃비를 내려주었네요” 하며 웃음을 보였습니다.nbspnbspnbsp어느 시 구절처럼 진달래 꽃잎을 사뿐히 즈려 밟으면서, 도반들과 정다운 이야기도 나누며 오랜만에 자연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nbspnbspnbsp경주 남산을 내려와서는 다시 두북 정토수련원으로 돌아와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묘덕 법사님과 최말순 보살님이 정성껏 국과 반찬을 준비해주어 맛있게 식사를 한 후 오후 소풍을 위해 다시 차량에 올라탔습니다.nbspnbsp오후에는 백운산 자락에 진달래가 산 전체를 물들인 곳이 있는데 그곳을 찾아갔습니다. 환자들을 배려해서 차를 타고 이동했는데, 마침 소방도로가 산 주위를 빙 돌 수 있게 잘 정비가 되어 있어서 차를 타고 가면서도 봄구경을 실컷 할 수 있었습니다.nbspnbsp진달래는 이미 꽃이 진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연달래는 이제야 곳곳에 활짝 피어 있었습니다. 흐드러지게 핀 연달래를 바라보며 스님은 진달래와 연달래에 대한 스님의 생각을 말해주기도 했습니다.nbspnbsp“저도 젊을 때는 진달래를 더 좋아했어요. 색깔이 더 진하고 예뻐보이잖아요. 그런데 나이가 드니까 요즘은 연달래가 더 좋아 보여요. 왜냐하면 연달래는 약간 색이 연하긴 하지만 잎이 진달래처럼 뾰족하지 않고 둥글거든요. 마치 귀부인을 보는 것 같아요. 여러분들은 어때요?”nbspnbspnbsp스님의 진달래와 연달래 사랑은 언제 들어도 대중들을 웃음 짓게 하는 것 같았습니다. 어떤 행자님은 꽃을 보고 좋아하는 스님을 보고 “그럼에도 우리들에겐 꽃보다 스님”이라며 웃기도 했습니다.nbspnbsp이렇게 오늘은 하루 종일 자연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스님으로부터 그 어떤 비싼 선물보다 더 큰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습니다.nbspnbsp저녁 7시부터는 스님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정토회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며 작년 8월부터 24시간 1초도 쉬지 않는 1000일 기도를 시작했고, 또 평화재단을 통해 많은 사회활동을 하고 있는데, 수행자로서 공동체 대중들은 어떤 마음으로 사회 활동에 임해야 하는지 소중한 가르침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nbspnbspnbsp특히 그저께 총선이 끝나고 투표 결과에 대해 수많은 평가와 예측이 난무하고 있지요. 이에 대한 스님의 견해도 함께 들려주었습니다.nbspnbsp“봄을 맞아서 이렇게 같이 산책도 하고 식사도 하니 참 좋습니다. 업무가 나뉘어 있다 보니까 한꺼번에 만나서 생활하기가 조금 어려워지네요. 정토회가 커갈수록 더할 것입니다. 해외에 나가 계신 분들은 더 말할 것도 없지요. 앞으로 우리가 큰 공동체를 형성하게 되면, 가능한 도시생활은 대중부에서 하고, 본부는 산속이나 농촌에서 농사지으면서 같이 모여 살면 제일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꼭 결혼을 해서 애기를 낳아야 가족이 되는 게 아니라 같이 밥 먹고 살면 가족이 되는 거니까요.nbspnbspnbsp그런데 우리가 속한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아서 우리가 수행공동체를 구성하는 것만으로 우리의 할 일을 다 했다고 할 수 없는, 즉 우리가 우리들의 삶만을 위해 살 수 없는, 여러 가지 사회적인 문제까지도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되는, 이런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우리가 태평성대에 태어났다면 수행에만 집중할 수 있었을 테지만, 물이 고이면 수평을 이루다가 경사가 지면 졸졸졸 흐르듯이, 지금 우리가 발 딛고 사는 이 사회는 아직 분단이 극복되지 못한 상태이고, 여러 사회적 문제들도 있어서 우리가 거기에 대응을 하다 보니 사회적인 실천 활동도 함께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nbspnbsp그런데 수행이라는 것은 상황에 따라서 하는 것입니다. 혹시 어떤 분들은 ‘우리가 사회적인 활동을 하는 게 과연 수행인가?’ 이렇게 달리 생각하는 분도 물론 있겠습니다. 그러나 애초에 저희가 이 공동체를 구성할 때는 ‘우리가 사는 이 사회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을 외면하지 말고, 나의 문제로 받아들여서 문제들을 풀어가자’ 하는 원을 세웠습니다. 그 ‘원’이란 사회적으로는 분단을 극복하고 평화통일을 이루는 것이고, 불교적으로는 부처님의 본래 가르침에 충실하게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 이 공동체에 참여하는 분들은 이런 방향으로, 즉 이 두 개의 수레바퀴를 굴리며 생활을 해 나가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임진왜란 시기에는 백성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지옥으로 떨어질 과보를 각오하고 창과 활을 들어 전투를 했지 않습니까. 그런 때에 비하면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는 평화롭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nbspnbsp이런 관점하에서 현재 우리 사회의 어떤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요? 현 시스템에서 그 변화의 계기는 독립운동 같은 무장투쟁도 아니고 투표, 즉 선거라고 할 것입니다. 그렇게 보면 옛 선조들에 비해 우리는 훨씬 더 적법하고, 지옥 갈 각오까지는 안 해도 되는 평화로운 시대를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저께 투표를 통해서 우리들의 권리를 최대한 행사해 봤습니다.nbspnbsp보름 전까지만 해도 힘을 가진 사람들은 그 힘을 지나치게 믿고서 우리가 ‘대한민국이 과연 민주공화국인가?’ 하는 회의를 할 만큼 지나친 권력행사를 해 왔는데, 그것이 선거를 통해서 보름 만에 국민의 심판을 받는 걸 볼 수 있었죠. 역시 우리가 민주공화국인 게 맞긴 맞는 것 같습니다. 만약 권력이 국민들에게 있지 않고 특정한 계급이나 사람에게 있다면 국민이 이렇게 반대한다고 해도 눈도 깜짝 안 했겠지만, 현재의 제도가 국민의 의사를 따라야 한다는 민주주의이기 때문에 선거를 무시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nbspnbsp그래서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제도적 권리를 최대한 활용해서 결국 조금 개선될 가능성은 열어놓은 셈입니다. 진짜 개선될지, 안 될지는 이제부터 지켜봐야 하겠지만요. 그러나 힘을 가진 자들이 국민을 두려워하는, 그래서 만용을 부릴 수 없게 하는 계기를 만들었고, 또 지나치게 실망해서 의기소침해 있던 사람들로 하여금 ‘가능성이 있겠다. 희망을 가져도 되겠다’라고 하는 계기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nbspnbsp그런 일에 여러분들이 작은 기여라도 하게 된 것이고, 그 힘이 미약했다 하더라도 그것이 바로 민심이었던 것이지요. 그런데 민심이 있어도 그게 효과적으로 드러나지 않을 때도 많습니다. 이번에도 아주 절묘하게 민심이 드러났는데, 사실 교차투표를 하지 않았다면 결과적으로 정부 여당이 다수의석을 차지할 가능성이 컸거든요. 그래서 이번 선거결과는 기적이라고 할 만합니다. 종교적으로 말하면 기도의 공덕이라고 볼 수 있고, 사회적으로 말하면 국민의 올바른 주권행사의 결과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nbspnbsp앞으로 가야 할 길은 더 험난할 것입니다. 선거결과를 봤을 때 누가 승리했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누가 가장 나빴느냐의 문제였습니다. 첫 번째로 정부여당이 최악의 행패를 부렸기 때문에 국민은 일단 그것을 견제해서 여당에게 표를 안 줬다고 볼 수도 있고요. 두 번째로 야당도 정말 꼴불견이었습니다. 지역주의에 안주한 야당에게 전라도에서는 ‘이건 아니다’라고 명확하게 의사표시를 했잖습니까. 또 경상도에서는 그렇게까지 표현은 안됐지만 20년 만에 처음으로 대구에서 야당이 당선되고, 경상도 전체에서는 무소속 야당이 17명이나 당선됐잖습니까. 이것은 전라도에서 국민의 당이 이긴 것이나 다름없는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nbsp수도권에서도 최악을 막기 위해서 차악인 야당을 선택했을 뿐이지, 야당을 지지하지 않았다는 것은 정당투표에서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습니까. 국민들은 ‘너희가 좋아서 투표한 거 아니다’라는 말을 정당 투표로 표현한 겁니다. 그러면 제3당인 국민의당이 정말 잘해서 그렇게 높은 지지를 받았을까요? 아니지요. 새로 생긴 정당이라 아직 구체적으로 잘못한 것이 없기에, 또 최악과 차악을 피하다 보니까 국민의당도 마음에 안 들지만 선택했을 뿐입니다. 그것을 국민들이 국민의당을 지지했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만약 그렇게 오해한다면 짧게는 1년, 길게는 4년 안에 그 결과가 다시 나타날 것입니다.nbspnbsp그러니 모든 정당은 반성하면서 겸손한 자세로 길을 모색해야 할 텐데, 제가 볼 때는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또 실망해서 ‘진짜 꼴보기 싫다’ 라고 할 게 아니고, 다음 대선에서 다시 심판해서 확실하게 국민의 뜻을 보여줘야 합니다.nbspnbsp그래서 다음 대선에서는 좀 더 좋은, 국민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결과가 나왔으면 합니다. 또 그렇게 되어야 지금 남북 간의 극단적 안보위기, 즉 전쟁위기까지 거론되는 작금의 상황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또 미중 또는 중일이 벌이는 강대국의 각축전 속에서 갈팡질팡하면서 우리의 운명을 강대국 손에 쥐어주고 있는데, 우리가 오히려 강대국들의 힘의 역학관계를 이용해서 평화통일도 달성하고, 또 우리로 인해서 주변국들의 갈등이 오히려 융화되는, 그래서 동아시아의 평화를 가져오고 동아시아 공동체의 번영을 가져올 수 있는 쪽으로 방향을 틀 수 있다면, 작은 힘이지만 오히려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중생을 편안하게 하는 중요한 방법인 것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을 깨우치게 하여 그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생이 사는 환경 자체를 개선해 줌으로써 그 속에 사는 중생들의 고통이 덜어지도록 하는 게 중요할 때도 있거든요.nbsp다시 강조하지만 사회변화와 개인변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게 정토회의 설립 목표이자 취지입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수행을 통해서 어떤 상황에서도 괴로움이 없는 자유로운 사람으로 거듭 나야 하고, 동시에 우리가 사는 이 사회를 보다 평화롭고, 보다 평등하고, 보다 자유로운 곳으로 만드는 일도 꾸준히 해 나가야 합니다. nbspnbspnbsp이번 선거 결과를 보면서 다들 많은 것을 느끼셨을 텐데요. 조금 잘 됐다고 들뜨거나 조금 안 됐다고 가라앉는 것은 수행의 원칙에 맞지가 않습니다. 성공했을 때는 들뜨지 않고 오히려 그 성과를 바탕으로 해서 더 큰 성공을 향해 노력하는 게 필요하고, 실패했을 때는 실패한 것을 교훈삼아 다음에 성공할 수 있는 기회로 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게 수행자의 본분입니다.”nbsp선거 결과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혼란스러워하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스님의 말씀을 듣고 나니 관점이 명확히 잡히고,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 앞으로 남은 과제가 무엇인지도 다시 정리해 볼 수 있었습니다.nbspnbsp이어서 궁금한 점이 있으면 무엇이든 물어보라며 대중들과 즉문즉설 시간을 가졌습니다. 대중들은 그동안 총선을 앞두고 벌어진 한국사회의 모습을 보며 들었던 많은 의문들을 스님에게 질문했습니다. 스님은 각각의 질문에 대해 명쾌한 답변을 들려주었습니다.nbspnbsp모든 질문에 대해 답변을 마치고 나니 밤 10시가 다 되었습니다. 모임을 마치면서 스님은 “내일은 세월호 참사가 있은지 2주기가 되는 날”이라며 “내일은 정토불교대학생들과 함께 경주 남산순례를 하게 되는데, 순례를 시작하기 전에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의식을 꼭 하면 좋겠다”고 당부했습니다. 스님의 제안에 따라 법사님들은 세월호 노란 리본을 가슴에 단 후 오늘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nbspnbsp내일은 정토불교대학생들과 함께 봄소풍을 겸한 경주 남산순례를 할 예정입니다. 오후에는 통일암에 모여서 장기자랑 한마당과 즉문즉설 시간도 가질 예정입니다. nbspnbspnbsp ※ 카카오톡으로 법륜 스님의 하루를 매일 받아보세요. 아래 배너를 누르고 친구 추가

2016.04.17. 93,878 읽음 댓글 38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