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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5.13 부처님오신날 전야제 및 점등식
nbsp안녕하세요? 오늘은 부처님오신날 전날입니다. 스님은 서울정토회 부처님오신날 전야제 및 점등식에 참여해 기념 법문을 한 후 대중들과 함께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심을 함께 기뻐했습니다.nbspnbsp서울 정토회관은 아침 일찍부터 많은 봉사자들이 모인 가운데 내일 있을 부처님오신날 행사 준비를 위해 바쁜 하루를 보냈습니다. 부처님오신날은 연중 가장 많은 대중들이 법당을 찾는 날이기 때문에 구석구석 청소도 하고, 비빔밥에 쓰일 음식 재료들도 미리 썰어 놓고, 큐시트에 따라 봉축법요식 리허설도 해보는 등 아주 분주한 모습이었습니다.nbspnbsp저녁 7시부터는 다함께 예불을 올린 후 부처님오신날 전야제 프로그램이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전야제의 시작을 알리는 여는 공연이 있었습니다. 괴로운 중생이 법을 만나 참자유를 얻게 되는 과정을 ‘승무’로 아름답게 보여주었습니다. 고깔을 쓰고 흰 장삼에 붉은 띠를 어깨에 매고 두 팔을 펄럭이자 대중들은 감탄사와 함께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nbspnbsp▲ 승무를 보여주고 있는 성균관대 김원지님nbsp이어서 봄 불교대학 토요반, 가을 불교대학 금요일 2반, 경전반 저녁반, 공동체 상주대중, 저녁반 사회활동팀 등을 비롯해 다양한 팀들이 차례로 나와 자신들의 장기를 보여주었습니다.nbspnbsp경전반 저녁반은 금강경의 사구게를 노래 속에 넣어서 불러서 큰 웃음을 자아내었고, 공동체 상주대중은 ‘터’ 노래를 합창으로 불렀고, 가을 불교대학 금요일 2반은 ‘사랑의 트위스트’ 노래를 정토회를 만나 변화된 자신들의 삶을 개사해서 불러서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nbspnbspnbspnbsp▲ ‘사랑의 트위스트’를 개사해서 부른 가을 불교대학 금요 2반nbsp“도반과 함께 불법을 배웠던 ♬ 잊지 못할 사랑의 정토불대nbsp불법 사랑에 정토를 누비던 ♬ 추억 속의 사랑의 정토불대nbspnbsp정토회 정토회 정토회 108배 하면서 난생 처음 불교를 알았고nbspnbsp정토회 정토회 정토회 108배 하면서 수행 속에 빠져들었던nbsp사랑했던 모든 도반들 ♬ 잊지 못할 추억의 정토도반”nbsp다소 어눌하고 우스꽝스러운 춤동작이 나오거나 음정과 박자가 전혀 맞지 않는 상황이 간간히 연출되자 대중들은 박장대소를 했습니다. 스님도 공연을 지켜보며 연신 웃음을 띠었습니다.nbspnbspnbsp팀별 장기자랑 시간이 모두 끝나자, 스님에게 평가 소감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사회자가 스님에게 소감을 묻자 스님은 웃으면서 짧게 얘기했습니다.nbspnbsp“수준이 너무 높아서 평가를 못하겠어요. 정토회 회원들이 이렇게 수준 이하인 줄은 처음 알았어요.nbspnbsp▲ 장기자랑을 지켜본 소감을 말하고 있는 스님nbsp오늘 전야제를 마련한 취지는 이렇습니다. 서울정토회의 경우 초파일에는 아침 7시부터 밤 10시까지 5회의 법요식이 진행되기 때문에 정토행자들끼리 친목을 도모할 시간이 없잖아요. 왜냐하면 찾아온 손님들 접대하느라 하루종일 바쁘니까요. 그래서 초파일 당일에는 손님들을 위해서 서비스를 하지만, 그 전날에는 우리들끼리 친목을 도모하자고 이 시간이 마련된 겁니다.nbspnbsp그런데 지금 보니까 첫째, 대중들의 참여가 너무 적네요. 이런 날은 대중들이 많이 모여서 법당이 발 디딜 틈이 없고, 앞마당까지 사람들이 미어터져야 하는데 말이에요. 둘째, 장기자랑을 할 때도 한두명이 나와서 노래를 부르는 팀이 많던데, 불교대학 한 반이 50명이라면 적어도 20명은 같이 나와서 뭔가를 보여줘야죠.nbspnbspnbsp올해 처음 시도한 것이니까 충분히 시행착오를 할 수 있겠다 싶긴 해요. 그런데 여러분들도 정토회에 나오고 계시니까 잘 알겠지만, 프로그램이 요일별로 다르고, 시간대별로 다르다보니 정토회에 누가 나오는지 서로 얼굴도 잘 모르잖아요. 그래서 내년에는 주간반, 저녁반, 불교대학, 경전반, 청년국, 대학생회, 공동체, 대중부, 이렇게 다양한 부서에서 각기 나와서 서로 소개도 하면서 정토회에 대해 좀 더 충분히 알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 싶습니다.”nbsp장기자랑을 보면서 그냥 웃기만 했는데, 스님 말씀을 듣고 나니 이렇게 즐기는 것 뿐만 아니라 내년에는 다양한 부서에 소속된 사람들을 조금 더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토회가 점점 커지다 보니 이런 날이 아니면 서로 소개를 할 수가 없으니까요.nbspnbsp드디어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상품은 코골이 방지 베개가 각각 주어졌습니다. 상품이 너무 소박해서 아쉬움이 남긴 했습니다. 우수상은 봄경전반 토요반이 받았고, 최우수상은 공동체 상주대중이 받았고, 대상은 양희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멋지게 부른 봄불교대학 화요반이 받았습니다. 스님은 각 수장자들과 기념사진도 흔쾌히 찍어 주었습니다.nbspnbsp▲ 대상을 수상한 봄불교대학 화요반nbsp이어서 8시부터는 잠시 후 마당에서 있을 점등식을 앞두고 스님에게 기념 법문을 청해 들었습니다. 청법가와 입정이 끝나자 스님이 법상에 올라와 점등식을 하는 의미에 대해 설법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내일이면 불기 2560년 부처님오신날이 됩니다. 그러니 오늘은 불기 2559년의 마지막 날이 되는 셈입니다.nbspnbspnbsp원래 점등식은 부처님오신날에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농촌문화가 도시문화로 바뀌기도 했고, 특히 서울정토회는 마당이 넓지 못한데다 내일 법회가 한 번만 있는 게 아니라 오후까지 다섯 번이나 있다 보니까 저녁에 따로 점등식을 하기가 어렵게 됐습니다. 아침에 법회를 들으러 오신 분들이 법당에서 저녁까지 머물 장소도 따로 없고요. 그래서 원래는 내일 저녁에 해야 될 점등식을 오늘 저녁으로 당겨서 하게 됐습니다.nbspnbsp‘점등’이라는 것은 ‘불을 밝힌다’는 뜻인데,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해서 왜 불을 밝힐까요? 불은 지혜를 상징합니다. 우리들의 모든 고뇌는 무지, 다시 말해 어리석음, 알지 못함으로부터 비롯됩니다. 그래서 모든 고뇌의 근본적인 원인을 ‘무명’이라고 해요. ‘무명’이란 밝음이 없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우리들의 고뇌, 즉 번뇌를 어둠에다가 비유하고, 깨달음, 즉 지혜를 빛에다가 비유하게 됐습니다. 아무리 어둡더라도 불을 켜면 환해지고, 천 년 동안 어두웠던 동굴도 불을 켜면 일순간에 밝아지듯이 세세생생 어리석은 중생으로 육도를 윤회하다가도 깨달으면 즉시 부처가 되어 모든 고뇌가 사라진다는 뜻이에요. 그래서 우리가 촛불을 켜고 불을 밝히는 것입니다. 불을 밝힐 때 그냥 밝히는 것이 아니라, ‘이 불을 밝히는 것은 내가 어리석음을 깨우쳐서 지혜를 증득하고자 함입니다’ 이런 원을 세우면서 불을 밝힙니다.nbspnbsp불을 켤 때는 사각등도 있고 팔각등도 있고 온갖 등이 있는데, 특별히 왜 연꽃 모양의 등을 더 선호할까요? ‘연등행렬’이라고들 말하잖아요. 그것은 연꽃이 대승불교의 보디사트바, 보살을 상징하는 꽃이기 때문이에요. 범부중생은 더러움에 물드는 사람이고, 성문, 연각은 더러움에 물들지 않으려고 더러움으로부터 멀리 떠나 있는 사람들, 다시 말해 세속으로부터 멀리 떠나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보살은 이 세속에 와서 범부중생들 속에 함께 있지만 더러움에 물들지 않아요. 그것은 마치 연꽃이 진흙 속에 뿌리를 박고 흙탕물 속에서 피어나지만 그 진흙에 물들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연꽃은 보살과 같다’ 해서 연꽃을 대승불교의 상징으로 기리게 됐습니다.nbspnbspnbsp우리가 해야 할 수행은 세속을 떠나 더러움이 없는 곳에 가서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더러움 속에서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 것입니다. 욕설하는 사람과 같이 어울려 살지만 욕설하지 않고, 화내는 사람하고 어울려 살지만 화내지 않고, 욕심내는 사람하고 같이 어울려 살지만 욕심내지 않고, 어리석은 사람들과 같이 어울려 살지만 어리석지 않고, 게으른 사람과 같이 어울려 살지만 게으르지 않고 정진하는 것이에요. 오히려 게으른 사람과 같이 살면서 게으른 사람을 부지런하게 만들고, 욕심내는 사람과 같이 살면서 그 욕심을 버리도록 만들고, 성내는 사람과 같이 살면서 성내지 않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보디사트바입니다.nbspnbsp그래서 보디사트바의 길을 가고자 한다는 뜻에서 연꽃 모양의 등을 다는 것이고,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된다는 뜻에서 불을 밝히는 것입니다. 성문, 연각의 길을 통해서 부처가 되고자 하는 게 아니라 보살의 길을 통해서 부처의 길을 가고자 하기 때문에 연등을 밝히는 거예요. 연등을 밝히면서 ‘세세생생 보살도를 행하겠다, 이 어리석음을 깨우쳐서 부처를 이루겠다’ 이렇게 원을 세우는 것입니다.nbspnbsp연등 불을 켜는 것에 관해서는 부처님 당시의 이야기라고 하면서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가난한 여인의 등불’ 이야기가 있어요. 부처님이 쉬라바스티에 왔을 때 그 나라의 왕인 프라세나짓 왕은 기원정사에다가 많은 불을 켜서 밝혔습니다. 부처님은 건물에 계시는 게 아니라 숲에서 머무르고 거기서 주무셨기 때문에, 밤이 되면 숲이 어두우니까 그 어둠을 밝히기 위해서 숲의 나뭇가지에 많은 불을 켰어요. 스님들이 1,250명이나 그 숲에서 거주하니까 한 사람당 등 하나씩만 켜도 1,250개를 켜야 하잖아요. 많은 등을 켜고 또 그 스님들에게 공양을 올렸습니다. 그러니 세상에서 칭찬이 자자했죠. 프라세나짓 왕이 과거 생에도 이렇게 큰 공덕을 지었기 때문에 지금 이 생에서 왕이 됐고, 지금도 저렇게 큰 공덕을 지으니까 다음 생에도 또 큰 과보를 받겠다는 소문이 났어요.nbspnbspnbsp그런 소식을 듣고 품을 팔아 먹고 사는 한 가난한 여인이 자기를 돌아보았어요. 자기는 과거 생에 베푼 게 없기에 이생에 공덕을 받지 못해서 가난하게 살고 있고, 또 이생에 가난하다 보니까 나 먹고 살기도 바쁜 나머지 작은 공덕도 하나 짓지 못하니 다음 생에 또 가난하게 살 수밖에 없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니까 너무 자신이 한심했어요. 그래서 ‘나도 먹고 살기 힘들긴 하지만, 미래세에 내가 복된 사람으로 살려면 이생에 내가 어렵더라도 공덕을 쌓아야겠다’ 이렇게 큰마음을 먹고 오늘 하루 종일 일해서 얻은 동전 두 닢을 가지고 기름집에 가서 기름을 달라고 했어요. 평소라면 그 돈으로 한 끼 식사를 구할 텐데 오늘은 굶기로 한 겁니다. 거지가 기름을 달라니까 기름집 주인이 ‘너는 밥이 필요할 텐데 기름이 왜 필요하냐?’라고 물었겠죠. 그랬더니 여인이 ‘내가 이 기름을 사서 부처님 처소에 불을 밝히고 싶다. 등을 공양으로 올리고 싶다’라고 대답했어요. 기름집 주인이 이 말을 듣고 감동해서 기름을 값어치보다 배로 줬어요. 그래서 작은 그릇에 기름을 담고 심지를 심어서 불을 밝히러 가보니까 왕이 이미 좋은 등불을 많이 켜놨기 때문에 자기 등불은 거기다 덧붙일 것도 없었어요. 그래서 숲의 맨 가장자리, 끝부분에 불을 밝히지 않은 곳이 있어서 거기다가 작은 등불을 하나 밝혀놓고는 두 손을 모으고 간절히 기도했습니다.nbspnbsp‘이 등불을 부처님께 올린 공덕으로 나도 다음 생에 성불하게 하여지이다.’nbsp이렇게 발원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나도 다음 생에는 부자가 되게 해주십시오’, ‘나도 다음 생에는 왕이 되게 해주십시오’, ‘나도 다음 생에는 예쁘게 태어나게 해주십시오’ 이렇게 복을 비는 기도를 하는데, 이 가난한 여인은 그런 복을 비는 기도를 한 게 아니라 ‘깨달음을 얻게 하여지이다’ 이렇게 발원을 했어요. 그리고 돌아갔습니다.nbsp이윽고 밤이 깊었어요. 부처님과 많은 수행자들이 잠을 자야 하기 때문에 켜놓았던 등불을 전부 껐습니다. 수많은 등불이 켜져 있을 때는 이 작은 등불이 보이지 않았는데, 모든 등불을 다 끄고 보니까 저 숲 변두리에 작은 등불이 하나 켜진 게 보여요. 불이 켜져 있으면 부처님이 주무시지 않으니까 저 등불도 꺼야 되겠다 싶어서 아난다가 가서 그 등불을 끄려고 했는데, 입으로 불어도 안 꺼지고 부채로 부쳐도 안 꺼지는 거예요. ‘이게 왠 일인가’ 해서 불을 끄려고 애쓰고 있는데 부처님이 오셔서 말씀하셨습니다.nbsp‘아난다야, 부질없는 짓을 하지 마라. 그 등불은 비록 작지만 큰 공덕이 깃들었기에 너의 힘으로는 끌 수가 없단다. 그 등불을 켠 여인은 그 등불을 켠 공덕으로 다음 생에 부처를 이루리라.’nbsp이렇게 부처님이 수기를 주셨습니다. 여러분들도 이제 내일 욕불의식한 공덕으로 ‘다음 생에 부처를 이루리라’는 수기를 받게 될 거예요.nbspnbspnbsp가난한 여인이 등불을 켠 공덕으로 수기를 받았다는 소문이 금방 퍼져서 프라세나짓 왕의 귀에도 들어갔어요. 그래서 프라세나짓 왕은 ‘그 여인은 작은 등불을 하나 켜고 다음 생에 부처를 이루리라는 수기를 받았다니 수천 개의 등불을 하루도 아니고 몇날 며칠을 켰고, 거기다가 공양까지 올린 나의 공덕은 수학적으로 계산하면 그 여인이 등불을 켠 공덕의 수천, 수만, 수십만, 수백만 배가 될 게 아닌가? 그러면 나는 내일 성불할까? 모레 성불할까?’ 이런 생각이 든 거예요. 그래서 급히 마차를 타고 달려서 부처님 처소로 왔어요. 부처님께 인사드리고 부처님께 여쭸어요. 요즘 말로 하면 ‘나는요?’ 이랬단 말이에요. ‘나는 언제 성불합니까?’ 이렇게 묻자 부처님께서 이렇게 답하셨습니다.nbsp‘대왕이시여, 이 도는 하나를 주고도 백천을 얻을 수도 있고, 백천을 주고도 하나를 얻지 못하기도 합니다.’nbsp이 말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하나의 인연을 심고 백천의 과보를 받을 수도 있고, 백천의 인연을 심고도 하나의 과보를 얻기 어렵다는 것인데, 도라는 게 이렇다는 거예요. 등불 개수로 따지면 왕은 가난한 여인보다 백천 배 많은 공덕을 쌓았다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자기가 가진 재산의 몇 퍼센트를 등불 공양하는데 썼느냐를 따지면, 왕은 1도 안 썼을 겁니다. 그런데 이 여인은 전 재산을 썼어요. 이렇게 계산해보면 이 여인이 베푼 공덕은 왕이 베푼 것에 비교가 될 수 없는, 백천 배의 공덕을 쌓았다고도 볼 수가 있겠죠. 수치로 계산하더라도 뭘 기준으로 계산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는 거예요.nbspnbsp가난할 때는 베풀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가난한 가운데 베푸는 것이야말로 많이 있어서 남는 걸 베푸는 것과는 수행 차원에서 비교할 바 없는 큰 공덕이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양으로만 계산할 게 아니라 우리가 어떤 상태에서도 베풀 수 있어야 합니다. 자기가 어려운 상태에서도 남을 위해서 베푸는 것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에요. 한갓 짐승도 자기가 배부르면 남은 음식을 다른 짐승이 먹어도 상관하지 않습니다. 남는 걸 베푸는 것은 짐승도 하는 일이라는 거예요. 그러나 짐승은 자기가 배고픈데도 자기 음식을 다른 이에게 주는 법은 절대 없습니다. 끝까지 싸우다가 죽을 것 같으면 도망갔으면 갔지 그냥 주는 법은 없어요. 사람만이 자기가 배고픈데도 배고픈 이를 돕고, 자기가 힘든데도 더 힘든 사람을 도와요. 이것이 인간이 짐승과 다른 점이고 소위 말해서 선을 닦는 것입니다.nbspnbsp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이 가난한 여인의 등불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오늘 우리가 등불을 밝히는 것도 바로 이런 마음으로 밝혀야 합니다. 그래서 여러분들도 꼭 있어서 베푸는 것이 아니라 형편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베푸는 마음을 내길 바랍니다.nbspnbspnbsp부처님오신날을 맞아서 우리는 이렇게 행복하게 보내지만, 지구상에는 아직도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먹을 것이 없어서 굶어죽는 사람들이 북한 동포들을 비롯해 많이 있고, 치료받지 못해서 병들어죽는 사람이 있고, 제때 학교도 다니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고뇌 속에 사는 사람들이 있고, 고통 속에 사는 사람들도 있어요. 우리는 이런 사람들에게도 작은 행복을 나눠가질 수 있어야 해요.nbspnbsp그래서 첫째, 배고픈 사람이 배불러지고, 병든 이가 쾌차하고, 배우지 못한 아이들이 배움을 성취하고, 고뇌 속에 잠 못드는 사람들이 그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수 있도록 생존을 보장하는 재물 보시를 행해야 합니다. 둘째, 정신적인 고뇌를 덜어주는 전법의 법보시를 행해야 합니다. 이렇게 행하는 것이 부처님오신날의 진정한 의미이고, 오늘 등불 공양을 하는 본래 의미입니다. 이런 뜻을 새기면서 오늘 점등식을 하도록 하겠습니다.”nbsp점등식의 의미를 자상하게 알려준 스님에게 대중들은 큰 박수로 감사의 마음을 보냈습니다.nbspnbspnbsp특히 하나를 주고도 백천을 얻을 수 있고, 백천을 주고도 하나를 얻지 못하기도 하다는 부처님의 말씀이 오랫동안 가슴에 남았습니다. 작은 일을 행하더라도 어떤 마음으로 하느냐가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나게 다가왔습니다.nbspnbsp이렇게 법문을 모두 마친 후 대중들은 ‘석가모니불’을 염하며 앞마당으로 나가 탑돌이를 하였습니다. 탑 앞의 큰 연등 주위에 원을 그리며 대중이 모두 자리하자 다함께 ‘보살의 서원’을 낭독했습니다.nbspnbsp▲ 점등을 하기 전, ‘보살의 서원’을 낭독하고 있는 대중들nbsp이어서 장엄한 북소리에 맞춰 가난한 여인의 등불을 상징하는 작은 등불을 들고, 인도옷 사리를 입은 한 여성이 천천히 걸어나와 가운데의 큰 연등에 불을 밝혔습니다.nbspnbsp▲ 연등에 불을 밝히는 여성nbsp그러자 앞마당에 줄지어 설치된 수백 개의 오색연등과 탑에도 일제히 불이 들어와 주변을 휘황찬란하게 밝혀 장관을 이루었습니다. 대중들은 크게 환호하며 박수를 쳤습니다.nbspnbsp▲ 점등이 되는 순간 환호하는 대중들nbsp이어서 스님과 대중들은 환하게 밝혀진 연등을 바라보며 두 손 모아 합장한 채 ‘발원문’을 다함께 낭독했습니다.nbspnbsp“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여 이곳에 모인 저희들은 부처님께서 이 땅에 나투신 큰 뜻 다시 새겨 이 시대 이 땅에 부처님의 뜻 꽃피우길 다짐하면서 청정한 마음으로 정성 기울여 참회 발원하오니 대자대비로 저희를 보살펴 주시옵소서.nbspnbsp▲ 발원문을 함께 낭독하고 있는 스님nbsp오늘 부처님오신날 헌공 예불한 인연공덕으로 배고픈 자는 배불러지고, 병든 이는 속히 나아지며, 어린 아이들은 배움을 성취하고, 가난한 자는 부유하여지고, 외로운 자는 평안하여지며, 방황하는 이는 바른 길로 나아가고, 어둠 속을 헤매는 자는 빛을 찾게 하고, 단명한 이는 장수하여 시방삼세의 유정 무정 모두가 복덕이 구족하고 지혜가 원만하게 성취토록 하여 주시길 간절히 발원하옵니다...”nbspnbsp정성을 기울여 발원을 하고 나니 아직도 이 세상 곳곳에서 고통받고 있을 많은 이들이 떠올랐습니다. 우리들의 이 간절한 마음이 굶주리는 북한 동포들, 질병과 문맹의 고통 속에 살고있는 제3세계의 아이들, 정신적으로 방황하는 많은 이들에게 작은 희망이라도 될 수 있기를 기원해 봅니다.nbspnbsp▲ 점등식이 열리고 있는 서울 정토회관nbsp사홍서원으로 점등식 행사를 모두 마쳤습니다. 끝으로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를 함께 불렀습니다. 남북관계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상황이어서 그런지 어느 때보다 평화적인 통일을 바라는 마음이 간절해졌습니다.nbspnbsp▲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 합창nbsp행사가 모두 끝나자 떡과 방울토마토가 간식으로 나왔습니다. 대중들은 간식을 먹으며 오랜만에 만난 도반들과 정겹게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고, 또 오색빛깔로 법당 앞마당을 수놓고 있는 연등 아래에서 삼삼오오 모여서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습니다. 모두들 밝게 웃는 모습이 어린 아이처럼 해맑아 보였습니다.nbspnbsp▲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대중들nbsp내일은 불기 2560년 부처님오신날입니다. 스님은 아침 7시 활동가들과 함께하는 1부 법회를 시작으로, 아침 10시 주간반을 대상으로 한 2부 법회, 오후 1시 저녁반을 대상으로 한 3부 법회, 오후 4시 이웃 종교인. 사회인사들과 함께하는 4부 법회, 저녁7시 청년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5부 법회까지 하루 종일 법당을 찾아오는 대중들을 위해 기념법문을 할 예정입니다.nbsp부처님오신날 전야제 및 점등식 풍경을 영상에 담아 보았습니다. 감동적이었던 순간을 영상으로 생생하게 만나보세요.nbspnbsp nbsp ※ 정토회에서는 불기 2560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여 전국 각 법당에서 연등 접수를 받습니다. nbsp이 세상 모든 이들이 평화롭고 행복하기를 발원하며 연등을 밝혀 보세요.nbsp전국 각 법당 연등 접수 안내nbsphttpgoo.glE8tZsC
2016.5.12 (저녁) 파주 즉문즉설 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전에 안양에서 있었던 즉문즉설 강연에 이어서 저녁 7시부터는 파주에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nbspnbsp강연이 열린 파주시민회관 앞마당엔 꽃처럼 화려하지 않지만 보드라운 새 잎들이 상큼하게 강연장을 찾는 사람들을 맞아주었습니다.nbspnbsp3주 전부터 집중 홍보를 했고, 오후 1시부터 강연장에 나와 준비했다는 봉사자들 덕분에 조금 외진 곳에 위치한 파주시민회관임에도 불구하고 오후 5시부터 사람들이 모여들어 접수를 시작했습니다. 파주에 살고 있다는 최은서씨는 “평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기회라고 생각해서 왔다”고 하면서 행여 다른 사람에게 불편을 줄세라 휠체어를 타고 일찌감치 입장해 있었습니다. 조금 일찍 도착한 스님은 강연을 준비하는 봉사자들에게 인사를 건넨 뒤 대기실에서 차담을 나누었습니다.nbspnbsp평일 7시 강연인데도 900여 석의 자리를 꽉 메운 청중들은 열렬한 박수로 스님을 맞이하였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저녁밥은 먹었냐는 가벼운 인사로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왜 스님이 하는 강연을 즉문즉설이라고 부르는지 ‘설’의 의미에 대해 설명해 주었습니다.nbspnbsp“어떤 질문을 했을 때 그 질문을 가지고 대화를 하다 보면 의문이 풀리거나 괴로움이 좀 가벼워질 때가 있죠. 이렇게 괴로움이 가벼워지거나 사라지는 말을 ‘설’이라고 해요. 또는 ‘설법’, ‘설교’라고들 하죠. 요즘은 스님이나 목사님이나 신부님들이 하는 말씀이 ‘이렇게 살아야 한다’라는 답을 위주로 하기 때문에 이름은 ‘설교’나 ‘설법’이라고 하지만 좀 무거워요. 학생들이 학교 가서 공부하는 것 마냥 분위기가 좀 무겁습니다. 왜냐하면 답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그래요. 원래 성경이나 경전에 나오는 말씀은 사람을 자유롭게 하는 말씀이거든요.nbspnbspnbsp그런데 인생이란 그런 정답이 없어요. 자기 마음대로 살면 돼요. 괴롭게 살면 ‘어, 왜 그렇지?’ 이렇게 좀 돌아보고 가볍게, 즐겁게, 재미있게 살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설법이나 설교는 무거울 수가 없어요. 코미디를 볼 때처럼 배를 잡고 막 깔깔거릴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무거워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그래서 웃으면서 대화를 할 수 있는 거예요. 아시겠죠?nbsp자, 그러면 시작해보죠. 오늘도 질문들이 많이 들어와 있네요.”nbsp스님이 왜 웃으면서 가볍게 질문자들과 대화를 할 수 있는지 명쾌하게 이해가 되었습니다. 오늘은 또 어떤 분들이 이런 가벼움을 얻어갈지 시작부터 기대가 되었습니다.nbspnbsp본격적으로 즉문즉설이 시작되자 총 9명이 질문을 했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월급보다 카드 값이 더 많이 나오고, 사소한 것에 잘 삐지는 철없는 아버지 때문에 고민이라는 20대 여성의 질문에 대한 스님의 말씀을 소개합니다.nbspnbsp“저는 철없는 아빠 때문에 고민입니다. 저희 아빠는 월급보다 카드 값이 더 나옵니다. 또 빚이 이미 있는데도 대출을 받았습니다. 노후 걱정을 전혀 안 하시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너무 잘 삐칩니다. 어제는 아빠가 술을 드시다가 엄마에게 안주로 빵을 달라고 하셨는데 엄마가 설거지 중이니 직접 가져다 드시라고 하시니까 삐쳐서 그냥 주무시러 들어가셨습니다.nbspnbsp그리고 집안일도 거의 안 하십니다. 수입도 엄마가 더 많고 집안일도 거의 다 하십니다. 그 와중에 아빠는 골프를 치러 다니십니다. 이런 아빠를 볼 때마다 좀 한심해 보이고 어이가 없고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nbsp“남의 집 부부가 사는 데 너무 그렇게 끼어서 간섭하지 마세요. 자기들이 좋아서 그렇게 사는데 질문자가 왜 끼어들어서 그래요? 늙은 남자 붙들고 시비하지 말고, 나가서 질문자랑 살 젊은 남자나 구하세요.”nbsp“저도 그 생각을 했어요. 지금 취업준비생인데 이제 면접도 다 봤으니까 조만간 나갈 것 같은데요. 또 걱정인 게 저한테는 가족이지만 제가 결혼을 하게 되면 남편에게는 짐이 되지 않을까 해서요.”nbsp“질문자 남편한테 왜 짐이 되는데요?”nbsp“어머니 아버지가 노후 자금을 마련 안 했으면 그 부양 책임이 당연히 저한테 다 올 테니까요. 딸이 저 하나거든요.”nbsp“아니요, 안 와요. 앞으로는 노후 문제를 국가가 책임지지 질문자에게 책임지우지 않아요. 아무 걱정 안 해도 돼요.”nbsp“어머니 아버지가 수입이 없게 되면 집세랑 생활비랑...”nbsp“수입이 없으면 안 내도 돼요. 걱정 안 해도 돼요. 그건 아직 생기지도 않은 일이에요. 질문자는 결혼했어요?”nbsp“아직 안 했습니다.”nbsp“남자친구는 있어요?”nbsp“있어요.”nbsp“언제 결혼할 거예요?”nbsp“5년 뒤에 할 거예요.”nbsp“내년 대통령 선거 때 선거만 잘 하면 그런 건 다 국가가 책임지도록 돼요. 아시겠어요?”nbsp“그러면 지금 제가 아빠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건 어떻게 해요?”nbsp“질문자가 질문자와는 상관없는 남의 살림에 간섭을 해서 스트레스를 받는 거니까 그건 질문자의 문제지 아빠 문제가 아니에요. 아빠는 좋게 말하면 괜찮은 여자를 만나서 편하게 사는 거예요.nbspnbsp그게 샘나요? 질투심이 나고 얄미워요? 부부 둘이서 사는데 질문자가 관여할 일은 아니에요. 그게 뭐가 문제인지 저는 전혀 모르겠어요. 아빠가 술 마시고 있고, 엄마는 설거지하고 있고, 아빠가 안주로 빵 갖다 달라 했는데 엄마가 ‘네가 갖다 먹어라’ 그러니까 아빠가 삐쳐서 방에 들어가서 자면, 술도 덜 마시고 좋잖아요.nbspnbsp그런데 거기에 질문자가 관여할 일이 뭐가 있어요? 뭔가 나빠진 것도 없고, 아무 문제도 없는 일이잖아요. 그랬을 때 아빠가 상을 뒤집어엎거나 엄마를 때리거나 살림을 부순다면, 저와 대화가 필요한데, 굉장히 착한 아버지잖아요. 그냥 삐쳐서 방에 들어가서 조용히 자는 남자가 흔치 않아요. 질문자 복으로는 그런 남자 못 만나요.”nbspnbsp“그러면 아빠가 빚이 있는 것도 제가 걱정할 일이 아닌가요?”nbsp“걱정할 일 아니에요. 나중에 질문자에게 빚이 상속될 때 ‘나는 상속 안 하겠습니다’ 하고 서명해 버리면 끝이에요. 아무 문제 없어요. 빚도 상속이 되긴 돼요. 그런데 상속이란 부모님의 재산이 있더라도 내가 안 받겠다고 하면 국가로 가고, 빚도 내가 상속을 안 하겠다고 하면 국가로 가요. 질문자하고는 아무 상관없어요.”nbsp“그런데 이런 저희 부모님을 보고 남자친구가 좀 실망을 하면 어떡하죠? 그 걱정도 좀 됩니다.”nbsp“그런 수준의 인간이면 아예 결혼하지 마세요. 결혼해서 질문자와 처갓집 덕이나 좀 보려드는 수준의 남자친구라면 실망하겠죠. ‘뭐 좀 있나’ 싶어서 결혼했는데 별로 없다고 실망할 수준이면 미리 안 하는 게 낫죠. 집안 사정을 미리 공개를 해서 실망하는지를 딱 보고, 실망한다면 아까워하지 마세요. 살다가 헤어지는 것보다 미리 헤어지는 게 훨씬 나아요. 살다가 헤어지면 나중에 아이들의 촌수가 복잡해져요.”nbspnbsp“시부모님께서 반대하면 어떡하죠? ‘쟤네 집은 빚도 있고, 만나보니까 어머니 아버지가 좀 별로인 것 같다’라고 하면요?”nbsp“시댁에서 반대하는 게 질문자의 결혼과 무슨 관계가 있어요? 내가 시아버지와 결혼하는 것도 아니고 시어머니와 하는 것도 아닌데요. 그건 남자친구가 알아서 하겠죠. 부모가 반대한다고 망설이는 인간하고는 살 필요가 없어요. 그런 사람은 한 늙은 여자의 아들로서는 훌륭할지 몰라도 젊은 여자의 남편으로서는 살아보면 골치 아파요. 다들 살아보니까 그런 거 못 느껴요?nbspnbspnbsp같은 사람이라고 해도 늙은 여자의 아들로서는 괜찮은 사람이지만, 한 젊은 여자의 남편으로서는 신통찮은 남자가 있어요. 이 두 역할은 똑같이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그래서 효자하고 결혼해보면 별로 사는 데 도움이 안 돼요.”nbspnbsp“그럼 저는 이제 아빠가 대출을 받든 삐치든 그냥 상관 말까요?”nbsp“질문자와 아무 관계없는 일이에요.”nbspnbsp“‘그런가 보다’ 하고 그냥 제 할 일 하면 돼요?”nbsp“‘그런가 보다’ 할 것도 없어요. 관심을 꺼요. 신경을 끄세요.”nbsp“엄마가 또 스트레스 받아 하시니까요.”nbspnbsp“그건 부부 사이의 문제인데 시집도 안 간 질문자가 왜 남의 부부 사이에 관여를 해요? 거기 신경 쓸 에너지가 있으면 자기 결혼이나 빨리 해요.”nbsp“그러면 그냥 그것에 대해서 생각 안 하면 되는 건가요?”nbsp“생각을 안 하는 게 아니라 할 필요가 없어요. 생각이 들면 그냥 머리를 흔들어서 던져버리세요. 엄마가 뭐라고 하소연을 하면 그냥 들어주세요. 대신 엄마 하소연을 듣고 아빠를 미워하면 안 돼요.”nbsp“저는 아빠를 미워하는데요.”nbsp“그러면 질문자가 엄마의 경계에 팔린 거죠. 엄마의 꼬임에 질문자가 넘어간 거예요. 질문자가 아빠를 미워하면 질문자는 불효하는 거예요. 아빠가 질문자에게 아무 잘못도 안 했는데, 왜 아빠를 미워해요? 그건 나쁜 ‘니은여니은’이죠.”nbsp“그러면 어떻게 그 미움을 없애야 하나요?”nbsp“어떻게 없애긴요? 아빠는 질문자한테 아무런 잘못도 안 했는데 왜 그래요?”nbsp“저도 아빠한테 스트레스 받아요. 툭하면 삐치니까요.”nbsp“아니, 삐치는 건 자기 성질인데 뭘요. ‘아빠는 저런 성질이 있구나’ 이러면 되죠. 상대가 내가 원하는 대로 안 된다고 해서 그 사람이 나쁜 사람은 아니잖아요. 질문자가 제 팔을 붙들고 ‘스님, 나하고 결혼해요’ 하는데 제가 ‘안 한다’ 이런다고 제가 나쁜 사람이에요?”nbspnbsp“아뇨.”nbsp“그래요. 나는 ‘이랬으면 좋겠다’ 해도 아빠가 그렇게 안 해줘요. ‘빚 내지 마라’ 하는데도 빚 nbsp내고, ‘카드 긁지 마라’ 하는데도 긁고 다닌다고 해서 나쁜 사람인 건 아니에요. 카드회사 입장에서는 좋은 사람이고 훌륭한 고객이에요.nbspnbspnbsp누가 보느냐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아빠를 미워할 이유는 없다는 거예요. 아빠를 좋아하고 않고는 내 자유이지만, 질문자에게는 아빠를 미워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는 거예요. 내 마음에 안 든다고 미워하면 이 세상 사람들 다 미워해야 되잖아요. 오늘 소풍가려고 했는데 비가 온다고 하늘을 미워하면 질문자만 괴로워요. 내 마음에 들고 안 들고는 내 마음의 문제이지, 내 마음에 안 든다고 상대를 미워할 일은 아니라는 거예요. 두 부부가 자기들끼리 이야기 주고 받다가 자기들끼리 삐쳐서 한 명은 들어가 자고, 한 명은 설거지했는데, 그걸 가지고 질문자가 아빠를 미워할 이유가 뭐가 있어요? 질문자야말로 정신감정을 좀 해봐야겠어요.nbsp그러니 기도를 이렇게 해보세요. ‘아빠를 어떻게 바꿔주세요’ 이렇게 기도하면 하나님도 그건 못 들어줘요. 기도해봐야 해결도 안 되고요. 그런데 살펴보면 사실은 아무 문제도 없어요. 그러니 질문자가 교회에 다닌다면 이렇게 기도하세요.nbspnbsp‘하나님, 저는 아무 문제도 없습니다. 항상 주님의 은혜 속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nbspnbsp아무 문제가 없기 때문에 기도를 안 해도 되고, 만약 기도를 한다면 ‘감사합니다’ 하고 기도하면 된다는 말입니다.”nbsp“저는 제가 독립하는 게 방법이라고 생각하거든요.”nbsp“당연히 스무 살 넘었으니까 독립해야죠. 그 집에서 밥 먹고 살려면 밥값을 해야 해요. 방 하나는 질문자가 따로 써요?”nbsp“네.”nbspnbsp“그러면 부모님한테 방값을 내야 해요. 방값을 낼 형편이 안 되면, 반드시 최저임금 6,000원씩 계산해서 그만한 시간을 집에 취직했다 생각하고 일을 해야 해요. 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딱 지어서 ‘어머니, 아버지, 식사하십시오’ 이렇게 해서 식사하시게 하고, 설거지해놓고 출근하고, 퇴근하고 와서 빨래하고, 다른 일도 하세요. 그렇게 아침에 두 시간 저녁에 한 시간 일해서 세 시간 일하면 하루에 18,000원을 낼 수 있잖아요. 그렇게 곱하기 30일 해서 ‘방값 50만원, 제가 드렸습니다’ 하면 됩니다. 이렇게 딱 자립을 해야 한다는 거예요. 꼭 돈을 갖다 줘야 자립이 아니에요.nbspnbsp스무 살이 넘으면 우선 자기 생존을, 즉 자기 삶을 자립해야 합니다. 두 번째로 의사결정을 자기가 해야 해요. 아버지가 뭐라 그러든 어머니가 뭐라 그러든 그건 참고사항이고, 최종 결정은 내가 하는 거예요. 결혼을 하라 마라는 그들의 조언이고, 어떻게 할 건지는 내가 결정해야 하고, 책임도 내가 져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첫째, 의사결정의 자주성, 둘째, 생존에 대한 자립, 이 두 가지를 반드시 갖춰야 성인이 되는 거예요. 스무 살이 넘으면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렇게 안 하면 아무리 겉으로 나이를 먹었어도 미성년자예요. 스무 살이 넘었는데도 부모의 지원을 받고 있어서 자립을 못했다면 그런 건 다 빚이에요. 질문자가 지금 부모의 지원을 받고 살고 있다면, 아버지가 부모라서 돈을 주는 게 아니라 질문자에게는 스폰서예요. 질문자는 좋은 스폰서를 둔 거예요. 그러면 고맙게 생각해야죠. 스폰서가 술을 마시든, 부부끼리 싸우든, 그들의 인생일 뿐 나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어요.nbspnbsp그래서 나와서 사는 방법이 하나 있고, 그 집에 살더라도 방값을 내거나 그만큼 일을 하고 사는 방법이 있어요. 그러나 그 집일에는 관여를 하지 마세요. 그 집은 그 집 사람들이 알아서 살아갈 거예요. 질문자를 낳기 전부터 두 부부는 잘 살았잖아요. 그런데 질문자가 둘이 사는 데 개입해서 ‘이래라, 저래라’, ‘콩 놔라, 팥 놔라’ 하는 게 말이 돼요? 좀 상식적으로 생각해봐요. 불효막심한 짓이죠.nbspnbsp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기 전부터 그들은 그렇게 살아온 거예요. 그러니 그건 내가 관여할 일이 아닐뿐더러 설령 관여한다 하더라도 털끝만큼도 개선될 수 없는 일이에요. 질문자는 지금 쓸데없는 데 신경 쓰고 있는 거예요.”nbsp“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nbspnbsp남의 부부 사는데 신경 끊으라는 스님의 명쾌한 답변에 청중들은 배꼽을 잡고 웃었고, 질문한 여성분도 스님 말씀을 잘 이해한 듯 환하게 웃으며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nbspnbsp이 외에도 8명의 질문이 더 이어졌습니다. 첫 질문자는 결혼을 앞 둔 예비신부로, 자신이 사람한테 빨리 질리는데 혹시 살다가 싫증이 나면 어찌해야 되나 걱정이라고 질문했고, 두번째 질문자는 친정아버지와 오빠가 자기 역할을 안 해서 혼자 고생하는 엄마 때문에 아버지와 오빠가 미워지는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하냐고 질문했고, 세 번째 질문자는 함께 살던 아들이 결혼해서 떠나고 친정 어머니와 살게 됐는데 우울증으로 힘들다고 질문했고, 네 번째 질문자는 돌아가신 아버지 영정 사진 때문에 고민이라고 질문했고, 여섯 번째 질문자는 학교에서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는데 정규직과 비교되어 열등감이 생겨 고민이라고 질문했고, 일곱 번째 질문자는 지역 신문 기자로써 아무리 기사를 써도 달라지지 않는 비리 때문에 화가 난다는 질문을 했고, 여덟 번째 질문자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대인기피증으로 힘들다고 질문했고, 마지막 아홉 번째 질문자는 어려서부터 꿈이었던 디자이너가 되었지만 일 이외의 인간관계로 힘들다고 질문했습니다. 스님의 각각의 질문에 대해서도 지혜로운 말씀을 들려주었습니다.nbspnbsp스님 답변에 공감하고 감동하다 때론 질문자의 엉뚱한 반응에 깔깔거리고, 그렇게 울며 웃다 보니 어느 새 두 시간이 훌쩍 넘었습니다.nbspnbsp마지막으로 스님은 지금도 좋고 나중도 좋고, 나도 좋고 너도 좋은 게 진리라고 일러주면서 그런 길을 함께 가자고 당부하면서 강연을 마쳤습니다.nbspnbspnbsp“재미있었어요?”nbsp“네”nbsp“유익했어요?”nbsp“네”nbsp“재미도 있고 유익해야 해요. 재미가 있다는 건 지금 좋다는 것이고, 유익하다는 건 나중에 좋다는 겁니다. 그런데 스님이나 목사님이나 신부님의 설교는 유익한데 재미가 없어요. 지루하죠. 그래서 앉아서 다 졸아요. 반면, 코미디는 재미는 있는데, 끝나고 나면 남는 게 별로 없어요. 허전하죠. 그래서 재미도 있고 유익해야 진리에 가깝습니다.nbspnbsp이것은 질문자한테 우선 좋아요. 다 질문자 자기한테 좋으라고 하는 이야기예요. 그런데 이것은 남편이나 다른 사람한테 손해가 나요? 그 사람한테도 좋아요? 아빠가 삐치든지 말든지 자기들 살림이라고 내버려두면 우선 나한테 좋고, 아빠한테도 좋아요. 나도 좋고 너도 좋다는 겁니다. 나는 좋은데 네가 나쁜 것은 ‘욕심’이고, 너는 좋은데 내가 나쁜 것은 ‘희생’이에요. 희생은 오래 갈 수가 없어요. 이게 지속이 되려면, 나도 좋고 너도 좋아야 해요. 그래서 지금도 좋고 나중도 좋고, 나도 좋고 너도 좋은 게 진리예요. 진리라는 건 어려운 게 아닙니다.nbspnbsp그런 원칙을 딱 가지고 성경이며 불경을 읽으면 ‘아, 부처님과 예수님이 정말 위대하시구나’ 하는 걸 저절로 알 수 있어요. 억지로 믿으려고 하지 말고요. 우리의 스승이 이미 수천 년 전에 우리가 지혜롭고 행복하게 살 길을 열어주셨으니, 우리는 다만 그것을 가볍게 받아들이면 됩니다. 그래서 생활 속에서, 삶 속에서 진리가 살아있어야 합니다.nbspnbspnbsp여러분들이 기쁘게 살 때 부처님이 여러분들 속에 살아 있고, 여러분들이 행복하게 살 때 하나님이 여러분 속에 역사하고 계십니다. 그럴 때 그걸 두고 ‘은혜 속에서 산다’, ‘은혜가 충만하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거예요. 그걸 체험 해야지, 공연히 요란하게 떠들어봤자 소득이 별로 없어요. 그렇게 여러분들도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nbsp교회에서 자주 듣던 은혜 속에서 산다는 말씀을 스님이 이야기하자 청중들은 크게 웃으면서도 한편으로 공감하며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냈습니다. 진리는 생활 속에서 살아있는 것이라는 말씀이 오랫동안 가슴 속에 남았습니다.nbspnbsp강연이 끝나고 무대 위에서는 새책 ‘행복’ 사인회가 열렸습니다. 많은 분들이 줄을 서서 스님의 책에 사인을 받고 무대 아래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했습니다. 사진 찍을 때 어떻게든 스님의 모습을 뒷 배경으로 담으려 안간 힘을 쓰는 모습이 무척 재미있었습니다.nbspnbspnbsp지역 신문 기자로써의 아무리 기사를 써도 비리가 사라지지 않아 화가 난다는 질문을 했던 질문자는 스님께서 그런 쓸데없는 질문을 왜하냐고 혼내실 줄 알았는데, 분노하면 설득력이 약해지니 단 한 사람에게라도 사실을 알리는 직분에 충실하라, 기사를 써서 세상을 바꾸겠다는 것은 과도한 욕심이고 과대망상이라는 말씀이 굉장히 와 닿았다며 욕심내지 않고 꾸준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어 감사했다고 말했습니다.nbspnbsp평소 정토회에 관심이 많아 찾아왔다는 한 청중은 “질문자가 아무리 힘들고 무거운 이야기를 해도 명쾌, 통쾌한 답변으로 가벼운 마음이 들도록 해주는 스님의 답변이 좋았다”며, “다만 할 뿐이다는 말에 울림이 컸다”고 감회를 말했습니다.nbsp마지막으로 스님은 오늘 강연을 주관한 파주 정토법당 자원 봉사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 촬영을 마친 후에는 파주시 운정동에 두 번째 정토법당 개원을 준비하고 있는 파주정토법당 회원들을 격려해 주기도 했습니다.nbspnbspnbsp그리고 오늘은 파주 정토법당 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인 일산 정토법당과 김포 정토법당에서도 nbsp많은 봉사자들이 지원을 왔는데,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한 봉사자가 스님에게 꽃다발을 건넸습니다. 내일 모레가 스승의날이기 때문입니다.nbspnbspnbsp봉사자들은 “스승의 은혜” 노래를 함께 부르며 행복하게 사는 지혜를 늘 가르쳐주고 있는 스님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노래가 끝나자 많은 봉사자들이 눈시울을 붉히며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nbspnbsp강연장을 나온 스님은 곧바로 서울 정토회관으로 향했습니다. 내일은 부처님오신날 하루 전날이기 때문에 점등식 법회 및 전야제가 서울 정토회관 1층 법당과 앞마당에서 열릴 예정입니다.nbspnbsp ※ 정토회에서는 불기 2560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여 전국 각 법당에서 연등 접수를 받습니다. nbsp이 세상 모든 이들이 평화롭고 행복하기를 발원하며 연등을 밝혀 보세요.nbsp전국 각 법당 연등 접수 안내nbsphttpgoo.glE8tZsC
2016.5.12 (오전) 안양 즉문즉설 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늘도 많은 이들에게 행복을 전하고자 하는 스님의 여정은 계속됐습니다. 오전에는 안양에서 즉문즉설 강연이 있었고, 저녁에는 파주에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 nbspnbsp날씨가 화창하게 개어서인지 스님의 즉문즉설을 듣기 위해 안양 평촌아트홀로 들어서는 대중들의 모습은 산책을 나온 듯 가볍고 즐거워 보였습니다. 안양 평촌아트홀은 전철역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와야 하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안양시민들이 아침 일찍부터 문전성시를 이루었습니다.nbspnbspnbsp10시가 되어 스님이 로비에 모습을 드러내자 예상하지 못했던 대중들은 눈을 크게 뜨며 “스님을 가까이에서 봤다”고 하며 기뻐했습니다. 스님은 한 사람 한 사람 눈을 마주치며 악수도 청하고 인사도 건네면서 강연장으로 들어갔습니다.nbspnbsp강연 시작 직전에는 한꺼번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모여 강연장이 모두 만석이 되었습니다. 700여 명은 좌석에 앉을 수 있었지만, 만석이 되어서 강연장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200여 명은 로비에서 TV 모니터를 통해 강연을 들어야 했습니다. 안양 시민들의 스님 강연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높은지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nbspnbspnbsp스님이 강연장에 들어서자 안양 시민들은 우뢰와 같은 박수로 스님을 맞았습니다. 강연을 시작하기에 앞서 스님이 “안양은 극락이라는 뜻입니다. 여러분은 극락에 살고 계신데 알고 계셨어요?” 하고 물었습니다. 모르는 분들이 대부분이었는지 웃음 소리만 흘러나왔습니다.nbspnbspnbsp이어서 스님은 요즘은 지식이 중요한 게 아니라 문제해결능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대화를 시작했습니다.nbspnbsp“저희 세대의 공부 방식은 ‘외우기’, ‘암기’가 굉장히 중요했어요. 그래서 ‘기억력이 좋아야 공부를 잘 할 수 있다’, ‘책을 많이 읽어서 지식을 많이 알아야 공부를 잘 한다’라고 했고, 많이 아는 사람을 ‘박사’라고도 했어요. 그런데 앞으로는 이런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가진 많은 지식이 별로 쓸모가 없어질 수도 있어요. 요즘은 시험 칠 때 전자계산기를 사용해도 되잖아요. 그런 것처럼 앞으로는 시험 치러 갈 때 아이패드를 가져가서 네이버로 검색하면서 시험을 쳐도 될 거예요.nbspnbspnbsp앞으로는 ‘세상에서 제일 긴 강이 어느 강이냐?’ 하는 것처럼 단순 지식만 묻는 문제는 시험에 안 나올 겁니다. 대신 ‘부부 간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겠느냐?’와 같은 현실적 인생사나 ‘4대강 개발에 찬성하는 사람과 반대하는 사람의 의견을 어떻게 조절할 거냐?’ 와 같은 논쟁적 문제들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해결할 것인지를 묻는 문제가 시험에 출제될 겁니다.nbspnbsp‘학교에서 공부 잘했다고 꼭 사회생활을 잘하는 게 아니다’ 하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는, 이 세상은 지식만으로는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문제해결능력이 더 필요하지요. 물론 문제를 해결하려면 지식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제 지식은 우리가 굳이 암기하지 않아도 포털사이트 검색을 통해서 얼마든지 도움을 받을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앞으로는 지식중심, 암기중심의 교육은 지양하고, 문제해결중심 교육으로 전환되어야 합니다.nbspnbsp여러분들은 문제해결중심의 학습을 안 받아봤기 때문에 지금 자기네 부부관계도 해결을 못 하는 거예요. 둘이서 그렇게 오랫동안 한 이불 덮고 살아놓고도 둘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 해서 한 이불 밑에서 자본 적도 없는 저한테 묻고 그러잖아요. 또 자기가 낳아서 10년, 20년 키운 애하고도 대화가 안 돼서 그 애 얼굴도 못 본 저한테 묻고 그러잖아요. 부끄러운 줄 아세요.nbspnbspnbsp여러분이 저한테 불교교리를 묻거나 도에 대해서 묻는다면 그것은 여러분들이 몰라서 물을 수 있는 문제라고 제가 이해를 할 텐데, 이따 한번 보세요. 그런 거 묻는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거예요. 오히려 전부 자기네 전공, 즉 결혼 문제, 자식 문제, 회사 문제, 사업 문제에 대해서 저한테 물을 거예요.nbspnbsp예를 들어서 수학선생님이 영어를 몰라서 영어선생님한테 묻는 건 흉이 아닙니다. 그런데 수학선생님이 영어선생님한테 수학을 물으면 흉이 되겠지요? 그런 것처럼 여러분들이 자기 전공을 나한테 묻는다니까요. 내 전공을 묻는 게 아니고요. 왜 그럴까요? 바로 문제해결능력을 배양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nbspnbsp그러고보니 즉문즉설이야말로 문제해결능력을 키워주는 최고의 수업이 아닌가 싶네요. 오늘은 또 어떤 인생문제를 놓고 문제해결능력을 키워보는 시간을 가질지 시작부터 기대가 되었습니다.nbspnbsp총 5명이 질문을 했는데, 오늘은 그 중에서 마지막 순서로 질문한 중학교 2학년 남자 아이의 질문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자가면역 뇌염nbsp증세로 병원에서 매주 주사를 맞고 있는데 아빠를 너무 힘들게 하는 것 같아 죽고 싶다고 심경을 이야기했습니다. 스님과의 문답을 통해 아이는 점점 밝아져 갔는데 그 모습이 많은 감동을 주었습니다.nbspnbspnbsp“저는 지금 중학생인데요. 초등학교 2학년 때 갑자기 탈모가 왔어요. 그러다가 전신 탈모로 번져서 온몸에 있는 털이 다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해야 될지 고민하다가 그냥 모자를 쓰고 학교를 다녔어요. 친구들은 제가 모자를 쓴 이유가 궁금했는지 나중에는 전교생이 다 제 모자를 벗기려고 했어요. 그래서 저는 전학도 가고 그랬는데요. 아... 말을 잘 못 하겠어요...”nbsp“괜찮아요. 천천히 해 봐요. 빨리 하려고 하지 말고, 천천히 해 봐요.”nbspnbsp“그래서 아빠랑 병원도 다녀보고 그랬는데, 저는 아빠한테 ‘자연적으로 낫게 해 보자’라고 말하고 그냥 학교를 다녀서 이렇게 다시 머리카락이 났어요. 그런데 제가 초등학교 5학년 겨울방학 때 이모 집에 갔다가 사촌형이 게임 하는 걸 보고 저도 따라 하기 시작했거든요. 그래서 엄마 몰래 피씨방도 가고 했는데, 제가 하도 게임을 하다 보니까 어느 날 갑자기 머리에 경련이 왔어요. 저는 한번 경련을 하면 의식불명이 되어서 심폐소생술을 해야 됩니다. 그래서 세 번 쓰러져서 서울대 병원도 가보고, 온 병원을 다 가봤습니다. 아...”nbsp“잘 하고 있어요.”nbspnbsp“서울대 병원에 갔을 때 병명이 안 나오니까 의사들이nbsp자가면역 뇌염이라고 추정을 하더라고요. 요즘은 한 달에 네 번 정도 쓰러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한 달에 네 번씩 서울대 병원에 가서 ‘면역글로블린’이라는 주사를 맞고 다시 깨어나는데, 한 번 주사비가 200만 원입니다. 그런데 그걸 한 달에 네 번씩 맞아야 하니까 너무 힘들어요. 아빠는 돼지 농장에서 일하는데... 아빠는 매일 혼자 담양에서 돼지를 키우느라 고생하시고...”nbsp“계속 얘기해 봐요.”nbspnbsp“어떻게 하면 이 병이 나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매일 자살을 생각해 보기도 했고, 매일 죽을 것 같아요. 학교도 못 가고, 학교에 간다고 해도 수업을 하면 제가 막 이상한 질문도 합니다. 뇌가 이상하니까요.”nbsp“질문자가 선생님한테 이상한 질문을 한다고요?”nbspnbsp“예. 그리고 제가 친구들도 괴롭혀요. 제가 먼저 아무렇게나 행동하는데, 제 뇌가 어떤지 모르니까 자동으로 친구들을 괴롭히게 되는 거예요. 그래서 컴퓨터는 이제 안 하게 됐고요. 학교에서 저녁마다 배드민턴을 쳤는데, 운동을 하면 쓰러지고 그래서 이제는 하고 싶은 것도 못 하고 있어요. 또 서울에서 계속 주사를 맞아야 하니까 아빠한테도 못 내려가 보고, 학교도 못 가고, 하고 싶은 것도 아무 것도 못 하고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제가 어떻게 해야 될지를 모르겠어요.” nbspnbspnbspnbsp“스님은 질문자처럼 아프지도 않고 건강한데, 장가도 못 가고 이렇게 살고 있어요. 그런데 우리들 중에서도 하고 싶은 걸 다 하고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nbspnbsp“그건 아는데, 그래도 저는 빨리 낫고 싶어요. 지금 3년째 못 낫고 있어요. 평생 못 나을 것 같아요.”nbspnbsp“평생 못 나으면 어때요?”nbspnbsp“그러면 제가 죽잖아요.” nbsp nbsp nbspnbsp“우리 인간은 누구나 다 죽습니다. 질문자만 죽는 게 아니에요. 우리는 밥을 하루에 세 번 먹잖아요. 평생 그렇게 먹어야 하는데, 그것을 지겹다고 생각하나요? 딱 한 번만 먹고 평생동안 안 먹는 방법이 있을까요? 없어요. 밥은 하루에 세 번씩 평생 먹어야 하는데, 주사 맞는 건 1주일에 한 번만 맞으면 되잖아요. 그러니 밥을 하루에 세 번씩 평생 먹는 게 쉬워요? 주사를 1주일에 한 번씩 맞는 게 쉬워요?”nbspnbsp“밥을 하루에 세 번씩 먹는 게 더 쉬워요. 주사 맞는 게 지겨워서 죽을 것 같아요.”nbspnbsp“그래도 1주일에 한 번 맞는 게 더 쉬워요. 질문자는 주사를 ‘안 맞아도 된다’고 생각하니까 지겨워 죽겠는 거예요.”nbsp“주사는 돈이 들고, 아빠는 그 돈을 벌려고 하고 싶은 것도 못하고 있어요. 제 병원비 때문에 가족들 모두 하고 싶은 것도 못하고, 놀러 가지도 못하고 있는 거예요. 제 친구들은 주말마다 어디 놀러 가고, 해외여행 가는 친구도 있는데, 저희 가족은 저를 돌보느라고 어디 놀러가지도 못해요. 동생과 누나가 있는데, 동생은 저 때문에 친구들과 놀지도 못하고, 하고 싶은 것도 못하고 있어요. 제가 가족들을 힘들게 하니까 미칠 것 같아요.”nbsp“질문자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제가 질문자라도 그렇게 느낄 것 같아요. 그런데 질문자는 자기 건강이 좋지 않아서 엄마 아빠가 힘들다고 생각하는데, 엄마 아빠는 질문자가 건강이 안 좋더라도 행복하길 원할까요? 아니면 질문자가 가족 걱정 하느라고 불행하길 원할까요?”nbsp“제가 행복하길 원하지요.” nbspnbsp“또 질문자가 병원에 가서 주사라도 맞고 하루 하루 건강한 걸 원할까요? 병원비가 많이 드니까 질문자가 빨리 죽어버리길 원할까요?”nbspnbsp“그런데 그 주사는 계속 맞아야 돼요.”nbspnbsp“밥도 계속 먹어야 돼요.” nbspnbspnbsp“주사를 맞아도 병이 낫지가 않아요.” nbspnbsp“밥 먹는 것도 끝이 안 나요. 약의 종류에는 세 가지가 있어요. 먹으면 병이 낫는 약이 있고, 더 이상 병을 악화시키지 않는 약이 있고, 나빠지는 속도를 늦추는 약이 있어요. 그러니 질문자가 맞는 주사는 더 이상 병을 악화시키지 않게 하거나 나빠지는 속도를 늦추는 약인 거예요.”nbspnbsp“그래서 저는 하루에 한 시간씩 명상도 해 보고, 하루에 천수경을 21독씩 하고 있어요.”nbspnbsp“그 믿음은 좋아요. 그런데 제일 중요한 건 질문자의 마음이에요. 예를 들어 질문자는 머리카락이 빠진다는 것 때문에 고민을 했는데, 스님은 머리카락이 자꾸 나서 고민이거든요.nbspnbsp머리카락이 안 나면 스님은 매일 머리를 안 깎아도 되잖아요. 오늘도 여기 법문하러 오면서 머리를 깎고 왔단 말이에요. 매일 머리를 깎아야 되는 스님 입장에서는 머리카락이 나는 게 늘 일거리이고, 머리를 길러야 되는 사람 입장에서는 머리가 안 나면 그게 문제겠지요. 머리가 나든 안 나든 그 자체는 문제가 아니에요.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서 문제가 되기도 하고 문제가 안 되기도 한다는 겁니다. 그러니 머리카락이 안 나면 질문자는 ‘나는 머리 안 깎아도 되니까 스님이 되면 딱 맞겠네’라고 생각하면 됩니다.”nbspnbsp“그래서 엄마는 저더러 스님 되라고 합니다.”nbspnbsp“그래요. 그런데 머리카락이 나버렸잖아요. 안 나는 머리카락을 나게 하려고 그렇게 애를 썼는데 다시 머리카락을 깎으려면 아깝잖아요?”nbsp“저는 삭발하는 게 더 좋아요. 머리카락 있는 것도 다 빠졌으면 좋겠어요.”nbspnbsp“그런데 왜 머리카락 나기를 원했어요?”nbsp“친구들이 놀리니까 그때는 그랬죠.”nbspnbsp“그러니까 많은 사람들이 결혼하기를 원해 놓고는 막상 살다 보니까 ‘괜히 했다. 안 했으면 더 나았을 걸’ 그러는 것처럼, 머리가 안 날 때는 나기를 원하고, 머리가 나면 또 ‘에이, 안 나는 게 더 낫겠다’ 그러는데, 그러면 머리카락이 나도 문제, 안 나도 문제가 되잖아요. 그런데 머리가 안 날 때 ‘안 나는 게 더 좋다. 스님 되면 되겠네’ 이렇게 생각하고, 머리가 나면 질문자가 그렇게 원하던 머리가 났으니까 ‘머리카락이 나니까 좋다’ 이렇게 생각하면, 머리카락이 나도 좋고, 안 나도 좋은 게 되잖아요. 비가 오면 ‘모내기 할 수 있어서 좋다’, 비가 안 오면 ‘밭일하기 좋다’ 이렇게 주어진 조건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게 필요합니다. 질문자는 몸이 아프고 가끔 쓰러지기도 하지만, 그런 질문자도 행복할 권리가 있을까요? 없을까요?”nbsp“행복할 권리가 있어요.”nbspnbsp“그래요. 그러니까 행복해야 돼요. 그런데 질문자는 지금 행복하지 않다는 거잖아요?”nbsp“아니오, 행복해요.”nbsp“행복한데 왜 죽으려고 했어요? 나도 모르게 죽는 거야 어쩔 수 없지만, 왜 행복한데 스스로 죽으려고 했어요?”nbsp“부처님은 항상 행복하라고 하시잖아요. 그래서 저보다 더 힘들게 사는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그래도 나는 행복하다’라고 생각하고 있어요.”nbspnbsp“좋아요. 잘했어요. 거제도에 가면 지적장애인들을 보호하는 시설인 애광원이 있습니다. 중증장애인들은 도저히 집에서 부모가 보살피지 못 하니까 그런 시설에서 전문가들이 보살피고 있는 거예요. 경증장애인들은 대화도 되고, 사람을 알아보고 그럽니다. 그런데 중증장애인들은 아예 움직이지도 못하는 사람도 있고, 누워서만 지내는 사람도 있고, 걸어다닐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인지능력은 없어요. 스님이 아무리 눈을 마주치려고 해도 눈이 안 맞주쳐집니다. 그런 분들 30명과 그저께 손잡고 하루 종일 같이 소풍을 다녔거든요. 그런데 그런 분들 30명과 한번 소풍을 가려면 자원봉사자 60명이 필요합니다. 중증장애인 1명 당 돕는이 2명이 붙어야 하기 때문이에요. 휠체어로 다니기도 하고, 움직일 수 있는 사람도 막 뛰고, 처박히고, 머리 찧고 그러니까 머리보호대도 하나씩 씌우고 그래야 되거든요. 그런 아이들도 그렇게 여행을 하니까 행복하다고 해요. 질문자가 만약 애광원에 가서 자원봉사를 해 본다면 뭘 느낄 수 있을까요? ‘내 병은 아무 것도 아니구나. 이만 하길 다행이네’ 이러겠지요?”nbsp“예. 그럴 것 같아요.”nbspnbsp“그런데 지금 질문자는 자기 친구들과 비교하면서 ‘왜 다들 멀쩡한데 나만 문제일까?’ 이렇게 생각하니까 죽고 싶은 거예요.” nbspnbsp“그래서 그렇게 안 생각하려고요.”nbspnbspnbsp“예. 잘했어요. 그러니 질문자는 일주일에 한 번 병원에 가서 주사 맞고도 살 수만 있다면 살아야 돼요? 안 살아야 돼요?”nbsp“그런데 아빠가 이제 연세도 있으시고...” nbspnbspnbsp“아빠도 아직은 돈을 벌 수가 있잖아요. 2년만 버티면 돼요. 조금 있어 보세요. 2년만 기다리면 대통령이 바뀌잖아요. 그러면 국가에서 지원을 해 줄 겁니다. 지금 질문자가 지원을 못 받는 이유는 박근혜 대통령이 약속을 안 지켜서 그래요. 박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에 ‘1년에 100만 원 이상 병원비 드는 건 개인이 부담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공약했거든요.”nbsp“그러니까 제가 불쾌한 거예요.” nbspnbsp“막상 대통령이 되어보니까 돈이 없는건지 어떤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공약을 안 지키고 있어요. 공약을 안 지키니까 대통령인수위원회에 있던 분들이 더불어민주당으로도 갔고, 국민의당으로 갔고, 현 정부에서 복지부장관 했던 분도 더불어민주당으로 갔잖아요.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건 ‘경제민주화’와 ‘복지’인데, 후보 시절에는 그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하더니 막상 대통령이 되어서는 약속을 저버렸잖아요. 그런데 2년 후에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 이런 요구를 더 이상 외면하지는 못 할 겁니다. 그게 야당이든 여당이든 관계없이 신체장애나 난치병에 드는 치료비를 국가가 부담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하려고 할 거예요. 암도 요즘은 수술비가 100만 원이 넘으면 환자가 부담을 안 하고 의료보험공단에서 부담하듯이 말이에요. 이미 선진국은 그렇게 돼있거든요. 질문자의 아빠가 아직 젊으시니까 2년은 버틸 수 있을 거예요.”nbsp“아빠가 52세이세요.”nbspnbsp“52세가 어떻다는 거예요? 앞으로 10년은 더 일할 수가 있어요. 그러니까 괜찮습니다. 우리 사회의 보건의료시스템도 10년 안에는 좋아질 겁니다. 만약 2년 후에도 안 되면, 스님이 부처님이나 하나님의 힘을 빌려서라도 바꿔줄 테니까 걱정하지 마세요.nbsp우리 사회도 변화될 겁니다.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아플 수가 있고, 사고가 나서 아플 수도 있는 건데, 그 아픈 사람 한 사람 때문에 가족 모두가 힘들게 된다면 그건 사회적으로도 손해잖아요. 우리 모두는 행복할 권리가 있고, 질문자의 엄마 아빠도 행복할 권리가 있기 때문에, 질문자가 갖고 있는 병은 우리 사회 전체가 껴안고 함께 가야 될 문제라는 쪽으로 인식이 전환될 거예요. 캐나다의 경우는 병원비를 가족이 부담하지 않고 사회가 100 부담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 질문자를 간호하는 엄마의 월급도 국가가 지급합니다. 앞으로 우리 사회도 이런 방향으로 가야 되지 않겠어요?nbspnbspnbsp그러려면 대신 세금은 좀 많이 내야 돼요. 그런데 세금을 더 내라고 하면 다들 싫어하고, 증세 없이 복지만 확대한다고 하면 좋아하니까, 정치인들이 ‘증세 없는 복지’를 얘기하는데, 그건 다 거짓말이에요. 복지혜택을 늘리려면 세금도 조금 더 낼 생각을 해야 합니다.nbspnbsp제가 캐나다에 계시는 교포들을 만나보면 젊을 때는 다 캐나다에 안 살고 미국으로 가고 싶다고 해요. 캐나다는 세금을 많이 걷으니까요. 수입의 40를 세금으로 내야 하거든요. 그런데 미국은 세금을 1020 밖에 안 내니까 다 미국 가서 살고 싶다고 하는데, 나이 들면 캐나다 교포들이 전부 ‘스님, 아들 자식 아무 소용없어요. 국가가 제일 효자입니다. 국가만한 효자가 없어요’라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노후를 국가에서 책임져주니까요. 그건 다 세금으로 충당하는 거예요. 그러니 세금 내는 걸 아까워하면 안 됩니다.nbspnbsp유럽 사람들도 세금에 대한 저항이 별로 없고, 세금 내는 걸 너무 당연하게 생각을 합니다. 수입이 있을 때 많이 내고, 많이 버는 사람이 많이 내는 걸 너무 당연하게 생각한다니까요. 심지어, 예를 들어 100만 원 버는 사람이 세금으로 10만 원을 낸다면, 1000만 원 버는 사람은 세금으로 100만 원이 아닌 500만 원을 냅니다. 똑같은 비율로 세금을 내는 게 아니라 누진세처럼 이렇게 차이를 두는데, 그 세금을 다시 복지 예산으로 편성해서 차이는 조금씩 나지만 사회적 약자나 어린애나 노인들이 최소한의 생활은 유지할 수 있게 해줍니다.nbspnbsp그러니 질문자도 아빠를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아빠는 질문자만 행복하면 돼지 키우는 게 하나도 힘들지 않을 거예요. 반대로 질문자가 힘들어서 죽겠다고 하면, 아빠는 돼지 키우는 게 하나도 재미없을 겁니다. 돼지를 키워서 질문자 주사비라도 대야 재미가 있는 거예요. 그런데 질문자가 죽으면 아빠는 무슨 재미로 살겠어요? 세월호로 자식을 잃은 부모들도 자식이 죽고 나니까 세상사는 의미가 없다고들 하잖아요.” nbspnbsp“12주일마다 한 번씩 제가 경련을 해요.”nbspnbsp“그래도 매일 하는 것보다는 낫잖아요. 어떻게 생각해요? 매일 하는 게 나아요?” nbspnbsp“아니오.”nbspnbsp“김대중 대통령도 돌아가시기 전에 투석을 하셨는데, 투석이라는 게 우리 몸에 있는 피를 다 빼서 기계로 정화한 뒤에 도로 몸에 집어넣는 거예요. 그걸 한 달에 1번 하다가, 2주에 1번 하다가, 1주일에 1번 하다가, 나중에는 3일에 1번하다가 이틀에 1번까지 했다고 해요.”nbsp“제 병에는 약도 없다고 하거든요.”nbsp“투석하는 사람들에게도 약은 없어요.”nbspnbsp“진짜 미칠 것 같아요. 빨리 낫고 싶어요. 하고 싶은 것도 하고, 아빠도 고생 안하시고, 가족 모두 행복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nbsp“지금 질문자는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은데, 병이 안 나아서 못하고 있어요’라고 하는데, 그런 상태가 행복해요? 괴로워요?”nbsp“괴롭죠.” nbspnbsp“그러니 이렇게 생각해 보세요. ‘그래도 매일 하는 것보다는 낫다’라고요.”nbsp“제가 이렇게라도 살아있는 것에 만족하라는 말씀이죠?” nbspnbspnbsp“맞아요. 살아있는 것에 만족하고, ‘하루에 한 번씩 안 하고 1주일에 한 번씩 하니 그래도 얼마나 다행이냐’ 이렇게 생각하면 질문자는 천수경을 안 외워도 됩니다.”nbsp“기도는 제가 그냥 하고 싶어서 하는 건데요. 빨리 낫고 싶기도 하고요.” nbspnbsp“그런 마음으로 기도하면 더 괴로워지는 거예요.”nbsp“왜요?”nbspnbsp“빨리 낫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데도 안 낫잖아요. 그러면 ‘부처가 도대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뭐하는 거야’ 이런 생각을 하게 돼요. 그런 기도는 하지 마세요. 빨리 낫고 싶다는 생각으로 기도하지는 말란 얘기예요.”nbspnbsp“그냥 하고 싶어서 하라는 거죠?”nbspnbsp“기도를 하고 싶다면 ‘빨리 낫게 해 주세요’ 이렇게 기도하지 말고, ‘기도하면 하루에 한 번 주사 맞을 걸 한 주일에 한 번 맞을 수 있다’ 이렇게 기도하란 말이에요. 하루에 한 번 맞는 게 나아요? 1주일에 한 번 맞는 게 나아요?”nbsp“1일주일에 한 번이오.”nbspnbsp“기도를 안 하면 매일 주사를 맞아야 되는데, 내가 천수경을 하루에 21번 외우면 1주일에 한 번 맞거나 2주일에 한 번 맞을 수 있다고 하면 기분이 좋아요? 안 좋아요?”nbsp“좋아요.”nbsp“이렇게 기도하면 질문자의 기도가 금방 들어지잖아요. 이 병은 금방 낫는 병이 아니잖아요. 그런데 자꾸 ‘병 낫게 해 주세요’ 이렇게 기도하면 기도가 안 들어지잖아요.”nbspnbsp“저는 ‘부처님, 저를 행복하게 해 주세요’라고 기도하고 있어요.”nbspnbsp“‘행복하게 해 달라고 할 필요가 없어요. 왜냐하면 질문자 스스로가 부처인데, 남한테 부탁할 게 뭐 있어요? 질문자가 ‘살아있어서 행복하다’ 라고 하면 질문자가 부처예요. ‘부처님, 매일 맞을 걸 1주일에 1번 맞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하면 부처님이 늘 질문자를 보살피는 게 된단 말이에요.”nbsp“‘뭐 해 주세요’라고 하지 말고, 자기 마음 안에 있는 부처를 찾으라는 거죠?” nbspnbspnbsp“어디서 그런 얘기를 들었어요?”nbspnbsp“우리 아빠요.”nbspnbsp“질문자의 아빠가 부처네요.”nbspnbsp“아빠가 불교를 좋아해서 저희 가족 모두 종교가 불교가 되었거든요. 그래서 저도 애기 때부터 기도했어요.”nbspnbsp“그래서 지금 그 정도로 좋아진 거예요. 그렇게 기도하면서 천수경도 읽으면 학교 공부는 안 해도 돼요.”nbspnbsp“알아요. 저희 엄마도 제가 행복한 게 더 좋대요.”nbsp“부처님의 가르침은 남자든 여자든, 어른이든 아이든, 한국 사람이든 일본 사람이든, 피부가 검든 희든, 신체장애든 성한 사람이든, 이성애자이든 동성애자이든, 종교가 뭐든 관계없이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누구나 행복할 권리가 있고 행복할 수가 있다는 겁니다. 질문자는 절을 할 수 있어요?”nbspnbsp“매일 108배 하고 있어요.”nbspnbsp“그래요. 절할 때 ‘부처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살았습니다. 주사를 1주일에 한 번만 맞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절을 하면 행복해질 수가 있어요.”nbsp“우리 엄마도 ‘부처님, 오늘도 살아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기도하라고 말씀하세요.” nbspnbsp“그거예요.”nbspnbsp“감사합니다.”nbspnbspnbsp“얘기하다 보니까 괜찮아졌지요? 순간순간을 재밌고 즐겁게 보내면 됩니다.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서도 질문자보다 더 괴로운 사람이 많아요. 질문자보다 훨씬 빨리 죽을 사람도 많아요. 알았지요?”nbspnbsp“예, 행복하게 살겠습니다.”nbspnbsp“오래 살고 안 살고가 중요한 게 아니고, 지금 행복한 게 제일 중요해요. 돈 많이 벌면 뭐해요? 아침에 자고 일어나서 눈 안 떠지면 끝이에요. 그러니 아침에 눈 뜰 때마다 ‘오늘도 살아있어서 행복합니다’ 이렇게 기도하세요. 쓰러지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저녁에 눈 감고 잤다가 아침에 눈 뜨듯이, 눈 감았다가 병원에 가서 주사 맞고 눈 뜨면 되잖아요.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니에요.”nbsp“스님, 질문이 하나 더 있는데요, 제가 수컷 진돗개를 키우고 있는데요, 암컷을 또 살 예정이예요. 현재 수컷의 이름을 ‘금강’이라고 지었어요. 금강경의 금강이에요. 그래서 암컷 이름을 어떻게 지어야 될지 고민이에요.”nbspnbsp“스님이 남의 이름을 지어준 적이 한번도 없지만, 오늘은 질문자가 원하니까 하나 지어줄게요. 암컷은 ‘삼매’라고 하세요.”nbsp“삼매가 뭐예요?”nbsp“‘금강삼매경’이라는 경전에서 따온 거예요.”nbspnbsp“아, 예. 감사합니다.”nbspnbsp“엄마가 질문자를 잘 키웠네요. 흔히 장애인이나 환자를 자식으로 두게 되면, 대부분 엄마들의 욕심이 아이들을 크게 고통스럽게 합니다. 만약 정상인의 능력이 100이라면 장애인의 능력은 80만 되어도 엄마가 ‘그 능력으로도 너는 행복할 수 있다’ 이렇게 격려를 해야 되는데, 그걸 자꾸 100으로 만들려고 아이를 끌고 온 천지를 돌아다니다 보니까 아이는 아무리 노력해도 100이 안 되는 자신에 대해 열등의식을 갖게 되고, 엄마도 자식 치료하려다가 자기 인생이 없어집니다. 그래서 모두 괴롭게 되는 겁니다. 그러면 장애를 재앙이라고 하고, 부처님도 탓하게 되고, 하나님도 탓하게 됩니다.nbspnbspnbsp사실은 ‘이런 아이를 나에게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는 마음으로 아이를 키워야 합니다. 아이 스스로 다른 아이와 비교하면서 ‘나는 이래서 문제다’라고 열등의식을 갖더라도 엄마가 오히려 ‘아니다. 너는 행복할 수 있어. 지금 잘 하고 있는 거야’ 이렇게 격려하면서 아이를 키우면 아이의 마음이 맑아지게 됩니다. 팔도 없고, 다리도 없는 호주인 ‘닉 부이지치’라고 아시죠? 우리나라에서 그런 아이가 태어났다면 대부분 버려지거나 시설에 맡겨져서 마음에 상처가 많이 났을 거예요. 장애를 죄의 과보로 생각하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부모는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서 이런 애를 낳았느냐’ 하면서 하소연을 하게 되니까요.nbspnbsp그런데 얘기를 들어보니까 부이지치의 어머니는 기독교 신자인데, 딱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주여, 저에게 이런 선물을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했다는 겁니다. 그런 아이를 주의 축복으로 받아들인 거지요. 그렇게 구김살 없이 자랐기 때문에 팔 다리가 없는데도 전 세계를 다니며 많은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거예요. 중요한 건 공부를 잘 하고, 인물이 잘 생기고, 건강한 게 아니에요. 아이가 공부 잘 하고, 인물 잘 생기고, 건강하면, 그런 아이를 좋아하는 건 이웃집 아줌마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엄마’는 없고 전부 ‘이웃집 아줌마’만 있는 거예요.nbspnbsp아이가 아프고, 장애가 있고, 말도 안 듣고, 공부도 안 해서 천하의 사람들이 모두 ‘저런 애는 없는 게 낫겠다’라고 해도 그 아이를 사랑하는 게 엄마입니다. 지금 여러분들의 자녀들은 이웃집 아줌마가 필요한 게 아니라 엄마가 필요한 거예요. 아이들이 방황하는 이유는 이웃집 아줌마의 요구만 있지 엄마의 사랑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식 둔 엄마들은 반성을 좀 하시고, 질문자의 어머니를 많이 격려해 주시기 바랍니다.nbspnbspnbsp그리고 우리 사회도 이제 이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가정이 행복할 수 있도록 짐을 같이 져주고 공동책임을 지는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내가 벌어서 나만 먹는다’는 생각만 한다면 우리도 모르게 재앙이 찾아오게 됩니다. 여러분은 이걸 잘 아셔서 부디 우리 사회를 아름답게 만들어가면서 주어진 내 삶도 행복하게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nbspnbsp‘지금 살아있음에 감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스님의 답변을 ‘내 마음 안에 행복을 보라‘는 뜻으로 되받아치는 학생을 보며 대중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냄과 동시에 눈시울을 붉혔습니다.nbspnbsp그리고 스님은 이 학생을 잘 키우고 있는 엄마에게도 격려의 박수를 보내게 했는데, 가슴이 뭉클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또 스님이 장애를 죄의 과보로 생각할게 아니라 우리 모두가 공동 책임을 져야 하는 문제로 제시해 주자 청중들은 큰 박수로 힘찬 결의를 보여주었는데, 이 순간 강연장은 그야말로 감동의 물결로 출렁였습니다.nbspnbsp이 외에도 4명이 더 질문을 했습니다. 첫 번째 분은 아이들과 미국 이민을 가려고 하는데 과연 잘하는 것인지 물었고, 두 번째 분은 딸이 아이를 키울 능력이 안 되는데 손녀딸을 본인이 키워야할지 물었고, 세 번째 분은 자신의 회사 창고에 정신이 이상한 여자 아이가 불을 질러 재산의 절반이 날아가버렸는데 이 억울함을 어떻게 해야할지 물었고, 네 번째 분은 남편과 친정 엄마의 사이가 안 좋은데 이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물었습니다. 각각의 질문에 대해서도 스님은 지혜로운 말씀을 들려주어 청중들은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nbspnbsp강연을 마치고 나서는 로비에서 책 사인회가 열렸습니다. 정성스럽게 사인을 해주며 환하게 웃음을 보이는 스님에게 많은 분들이 “좋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 하고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nbspnbsp책 사인회가 끝나자 오늘 강연을 준비한 안양정토회 자원봉사자들 모두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화이팅을 외치는 모습 속에 열기와 기운이 가득 넘쳤습니다.nbspnbspnbsp마지막으로 다음주에 있을 스승의 날을 기념하여 스님에게 꽃다발을 선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님은 기쁘게 꽃다발을 받고선 “공부 열심히 하세요”라고 격려 말씀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nbsp강연장을 나온 스님은 다음 강연을 하기 위해 경기도 파주로 이동했습니다. 저녁 7시부터는 파주 시민회관에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 다음 이야기에 계속 됩니다. 5월 21일 시청광장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청춘콘서트amp청춘박람회가 열립니다. 법륜 스님, 김제동, 박원순 서울시장, 노희경 작가가 펼치는 행복 토크, 뮤지션들의 공연, 150여 개의 청년 단체가 참여하는 박람회 등 세상을 바꾸는 즐거운 축제가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티켓신청 바로가기 httpwww.jungto.org nbspnbsp
2016.5.11 부천 청년 즉문즉설 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늘은 경기도 부천에서 청년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이 열리는 날입니다.nbspnbsp어제밤 울산에서 즉문즉설 강연을 마치고 새벽 3시에 서울에 도착한 스님은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아침 7시부터 하루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평화재단에서 각종 회의와 미팅을 연이어 가진 후 저녁이 되자 강연을 하기 위해 부천으로 향했습니다.nbspnbsp저녁 7시부터는 ‘예쁜 꽃, 젊은 그대에게’라는 주제로 부천시 복사골 문화센터에서 청년들을 위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 강연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청년들이 하나 둘 강연장을 채웠습니다. 청년을 위한 강연이었지만, 개중에는 중년의 청중도 몇몇 보였습니다.nbspnbspnbsp스님이 입장하자 모두들 뜨거운 환영의 박수를 쳤습니다. 스님의 환한 미소를 보자 청년들의 얼굴에도 순식간에 밝은 기운이 번졌습니다.nbspnbsp스님은 인사를 건넨 후 즉문즉설은 내가 살아가면서 겪는 인생의 고뇌를 드러내고 대화하는 것이니 아무 이야기나 해도 좋다고 하면서 대화를 시작했습니다.nbspnbspnbsp총 여섯 명이 스님에게 질문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가정불화 속에서 부모님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것 때문에 엄마를 미워하고 있는 한 청년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스님은 청년이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점을 발견하게 해주어 청년의 마음을 환하게 만들어 주었는데, 이 모습은 청중들에게도 많은 감동을 주었습니다.nbsp질문자는 질문 내내 울먹울먹 하였고, 감정에 복받쳐 처음에는 말문이 잘 안 열리는 듯 했습니다.nbspnbspnbsp“제 고민은... 죄송합니다, 스님.” nbspnbsp“괜찮아요. 우세요...”nbsp“어렸을 적에 좀 가정불화가 있어서 남을 쉽게 믿지 못해요.”nbsp“가정불화의 주범이 누구예요?”nbsp“저희 부모님이요.”nbsp nbspnbsp“부모님끼리 싸웠는데 질문자를 뭘 어떻게 했다는 거예요? 자기들끼리 싸우다가 기분 나쁘면 질문자를 때리기라도 했어요?”nbsp“때리지는 않았는데, 어렸을 적에 부모님으로부터 관심과 사랑을 많이 못 받고 자랐습니다.”nbsp“저도 부모님으로부터 관심과 사랑을 못 받았어요. 저는 7남매인데다가 부모님이 농사일 때문에 바쁘셔서 우리 남매들 중에 한 명이 밥을 먹었는지 못 먹었는지도 몰랐어요. 질문자의 형제는 몇 명이에요?”nbsp“제 위에 오빠가 있습니다. 남매입니다.”nbspnbsp“오빠는 부모님의 사랑을 받았어요?”nbspnbsp“아니오.”nbsp“그럼 질문자는 누구하고 비교해서 사랑을 못 받았다는 거예요? 친구하고 비교한 거예요?”nbspnbsp“주변 사람들과 비교하기보다는 제가 생각하기에 그런 것 같다는...”nbsp“엄마가 질문자를 낳아줬잖아요. 그리고 질문자를 밥 먹여줬잖아요. 학교 보내줬잖아요. 옷 입혀줬잖아요. 남의 집 애를 그렇게 밥 먹여주고, 학교 보내주고, 옷 입혀주는 사람 봤어요?”nbspnbsp“못 봤습니다.”nbspnbsp“엄마가 질문자한테 그렇게 해 줬다면, 그것은 엄마가 질문자를 사랑하니까 그렇게 해 준 겁니다.”nbspnbsp“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도 저를 거둬주시고 키워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은 해요. 그런데 ‘엄마께 잘해 드려야지’,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지’ 하면서도 마음 속으로는 엄마를 자꾸 미워하게 됩니다.”nbspnbsp“왜 미워하는데요?”nbsp“제가 엄마와 같은 인생을 살까봐 두려웠던 것 같아요.” nbspnbspnbsp“질문자가 보기에 엄마가 인생을 잘 못 산 것 같아요?”nbsp“예.”nbsp“그럼 엄마를 불쌍하게 여겨야지, 왜 두려워 해요? 엄마와 아빠가 어떻게 살았는데요?”nbsp“아버지가 가정폭력이 좀 심하셨습니다.”nbspnbsp“그렇다면 아버지를 미워하는 건 이해가 되는데, 그렇게 맞아가면서 이혼도 안 하고 그저 질문자를 껴안고 먹여주고 키워준 엄마를 미워하면 어떻게 해요?”nbspnbsp“그런 걸 생각하니까 제가 되게 나쁜 사람인 것 같아서 많이 괴로웠던 것 같아요.”nbspnbsp“이유가 있을 거 아니에요. 왜 미워하는데요? 어떤 게 미움의 대상이에요? 아까 질문자는 ‘나를 사랑 안 해 줬다’ 했는데, 보통은 남편이 때리거나 돈만 안 벌어줘도 바로 별거해 버리는데, 질문자의 엄마는 맞아가면서도 애 둘을 이렇게 껴안고 키웠잖아요? 그것보다 더 큰 사랑이 어디 있다고 사랑을 못 받았다고 그래요?nbsp남편이 때리면 보통 여자 같으면 도망가 버릴 텐데, 엄마는 결국 질문자 때문에 도망을 못 갔을 것 아니에요? 엄마는 아빠가 좋아서 도망을 안 갔을까요? 아이 둘 때문에 도망을 못 갔을까요?” nbspnbsp“저희 둘 때문이에요.”nbspnbsp“이 세상에 그것보다 더 큰 사랑이 어디 있어요?”nbsp“그렇습니다.”nbsp“그런데 왜 미워해요? 질문자의 말이 모순이라서 스님이 물어보는 거예요. 스님 말에 무조건 동조하지 말고요. 방금 질문자는 ‘첫째, 엄마한테 사랑을 못 받았다. 둘째, 엄마가 밉다.’ 이렇게 말했잖아요. 그런데 스님이 보기에는 이렇게 저렇게 따져보니까 질문자는 사랑을 듬뿍 받았다는 겁니다. 그리고 엄마가 아빠한테 맞아가면서 지냈다고 하니까 아빠가 밉다는 건 이해가 되는데, 엄마가 미워진다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는 겁니다. 무슨 말인지 이해가 잘 안 돼요?”nbspnbsp“예.”nbspnbsp“스님이 너무 엉뚱하게 얘기를 하는 것 같아요? 엄마가 아빠한테 맞아가면서도 질문자를 키웠다는 생각을 못 해 봤어요? 다른 여자들 같으면 다 도망갔지요. 엄마가 질문자를 얼마나 사랑했으면 아버지의 폭행 속에서도 질문자를 키우려고 했겠어요? 그보다 더 큰 사랑이 어디 있겠어요?”nbsp“그렇네요. 스님.”nbsp“자, 다시 물을게요. 질문자는 사랑을 듬뿍 받았지요?”nbsp“예.” nbspnbspnbsp“남편이 돈도 벌어다 주고, 껴안아도 주고, 사랑도 듬뿍 주는 그런 엄마가 아이를 껴안아 주고, 학교도 챙겨주는 게 더 한 사랑일까요? 남편의 폭력과 술주정 속에서도 그 압박과 설움을 견디면서 두 아이를 이렇게까지 키워준 것이 더 한 사랑일까요? 스님이 보기에는 질문자가 너무너무 사랑을 많이 받았는데 왜 사랑을 못 받았다고 그래요?”nbsp“저와 엄마 사이에 대화가 없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일상적인 대화가 많이 부족한 편이거든요.”nbsp“아빠한테 두드려 맞는 데다가 아이 둘까지 키워내느라 정신이 없었을 텐데, 대화할 시간이 어디 있었겠어요?”nbspnbsp“그것까지는 생각을 못해 봤네요.”nbsp“남편한테 두드려 맞으면 확 뛰쳐나가고 싶었을 건데, 그래도 화를 참고 억누르면서 질문자 밥도 해고, 옷도 다려주고 한 거잖아요. 그런데 질문자와 말할 정신이 어디 있었겠어요? 질문자 같으면 말하고 싶었겠어요?”nbsp“말하기 싫을 것 같습니다.”nbsp“그래요. ‘너희들만 없었으면 나는 벌써 집 나가버렸다. 으이그, 이것들 진짜’ 이러면서 키웠단 말이에요. 그런 상황에서 질문자와 말하고 싶었겠어요? 그리고 엄마 입장에서는 나를 두드려 팬 인간의 피를 절반이나 받은 애가 뭐가 좋다고 말을 하고 싶었겠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자식이라고 사랑해서 키워놨더니 겨우 한다는 소리가 ‘사랑 못 받았다’는 거잖아요. 질문자는 몇 살이에요?”nbspnbsp“스물일곱 살입니다.”nbsp“엄마가 질문자를 낳았을 때 몇 살이었어요?”nbsp“저를 낳았을 때는 엄마가 스물다섯 살었답니다.”nbsp“그럼 엄마가 질문자를 낳았을 때는 지금의 질문자보다 어렸을 때잖아요. 질문자도 엄마처럼 그 나이에 아이를 낳았다면 지금쯤 다섯 살짜리 아들 하나, 세 살짜리 딸 하나가 있겠지요. 이런 상황에서 질문자는 남편한테 두드려 맞아가면서 다섯 살짜리, 세 살짜리 애를 키울 자신이 있어요?”nbsp“없죠.”nbsp“그런 상황에서 애하고 노닥거릴 시간이 어디 있었겠어요? 도망 안 간 것만 해도 엄청난 일이고, 밥해 준 것 만해도 엄청난 사랑이지요. 어린 나한테는 엄마가 굉장한 존재였지만 27살이었던 엄마가 그 나이에 무엇을 알았겠어요? 뭣도 모르고 시집가서 애만 둘 낳아놓고, 거기다가 남편한테 맞기까지 했으니까요. 요즘 같으면 다 현명하니까 도망갔을 텐데 옛날에는 도망도 못 가서 붙어살아야 했단 말이에요. 그런 엄마한테 뭘 더 원해요?”nbsp“제가 엄마한테 너무 바라기만 한 것 같네요.”nbsp“‘같네요’가 아니라 ‘바라기만 했다’가 맞지요. 불효막심한 년이지요. ‘년’이라는 말이 듣기 싫은 사람들도 있을 테니까 ‘니은 여 니은’이지요. 그런데 뭘 잘했다고 울고 그래요?nbspnbspnbsp그러니 오늘부터는 어머니께 감사 기도를 하세요. ‘어머니, 나보다 더 어린 나이에 시집 가서 애 둘 낳고, 남편이 두들겨패서 사랑도 못 받고 살면서, 그저 우리 남매 버리지 않으려고 그 압박과 설움 속에서 우리를 키우느라 얼마나 수고하셨습니까? 제가 정말 생각이 짧았습니다’ 이렇게 감사 기도를 하세요. 첫째는 키워주셨으니 ‘감사했습니다’ 하고 기도를 하고요. 둘째는 ‘내 생각만 하느라 엄마 고통을 몰랐습니다. 죄송합니다’ 이렇게 기도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마음 속에 엄마의 사랑이 가득 차야 해요.nbspnbsp엄마는 그 고통 속에서도 나를 키웠으니 남편이 뭐라고 해도 나를 희망이라고 생각하셨을 것 아니에요? ‘남편에게는 기대할 게 없고, 애들이라도 크면 나도 인생에 좋은 일이 있을까?’ 이렇게 생각하고 키웠는데, 이것들마저도 이렇게 나오니까 얼마나 가슴 아프겠어요?nbspnbsp그러니 내가 용돈이라도 좀 드릴 수 없다면 말로라도 엄마를 위로해 주세요. 엄마가 했던 말 또 하고, 했던 말 또 하고 그래도 ‘얼마나 힘들었으면 저런 말씀을 하실까?’ 이런 마음을 가지면, 이 세상에서 제일 훌륭한 사람이 엄마가 됩니다. 아빠도 또 따져보면 성질이 급했을 것 아니에요?”nbspnbsp“예.”nbsp“그때 아빠도 서른 몇 살 밖에 안 될 것 아니에요? 요즘은 마흔이나 먹었어도 제 진로도 제대로 못 찾아서 헤매는 사람이 있잖아요. 서른 몇 살 밖에 안 되는 남자가 애는 둘이지, 마누라는 꼬치꼬치 따지지, 성질은 나지, 그러니까 주먹이 먼저 나가고 그랬던 거예요. 사는 게 힘드니까 술 먹고 와서는 ‘에라, 모르겠다. 너 죽고 나 죽자’ 이랬던 겁니다. 그러니 아빠도 아빠 입장으로 돌아가서 보면 그 수준에서는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던 거예요. 어떻게 해야 될지 다른 방법을 몰랐던 겁니다. 그래서 일어난 일이에요. 그래도 마누라하고 안 헤어지고 산 이유는 사랑하는 애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nbspnbsp그러니 질문자는 굉장히 사랑받고 자란 거예요. 부부가 싸운 건 자기네 문제이지 나하고는 관계가 없습니다. 그래서 엄마 아빠가 많이 싸울수록 자식 사랑이 더 커요. 왜 그럴까요? 그렇게 부부가 싸웠을 때 자식이 없으면 둘이 헤어져야 되잖아요? 그런데 안 헤어지고 살았다는 건 누구 때문일까요? 자식 때문이라는 말이에요. 그러니 자식 입장에서 보면 ‘왜 둘이 싸우나?’ 하면서 ‘양육 과정에서 사랑이 없었다’라고 하지만, 두 부부 입장에서 보면 싸워서 둘이 원수가 됐는데도 같이 살 수밖에 없었던 것은 자식 사랑 때문에 그렇습니다.nbspnbsp그런데도 그렇게 참고 살아서 애들 키워놓으니까 겨우 하는 소리가 ‘부모가 밉다’, ‘사랑을 못 받았다’라고 하니까 배은망덕하지요. 저는 이런 꼴을 안 보려고 장가도 안 가고, 애도 안 낳았습니다.nbspnbsp제가 얼마나 현명합니까? 지금 생각해 봐도 참 잘했다 싶습니다. 제가 만약 자식을 낳아서 저런 얘기를 들었다면 속이 뒤집어져서 기절하고도 남았을 겁니다. 질문자는 고민이 해결됐어요?”nbsp“예, 해결됐습니다. 감사합니다.”nbspnbspnbsp“제가 말한대로 기도할 수 있겠어요?”nbspnbsp“예.”nbsp“오늘 얘기를 들을 때는 해결이 된 것 같았는데, 집에 가서 또 둘이 싸우는 꼬라지를 보면 또 본래대로 확 돌아가버려요. 그러니 웃으면서 ‘둘 중에 누가 이길까?’ 하면서 응원도 해 주고, ‘아, 아빠는 엄마한테 말이 딸리네?’, ‘엄마는 아빠 폭력에 못 이기네?’ 이러면서 그냥 구경하세요. 그 사람들은 그러고 몇 십 년을 살았기 때문에 그 천성을 못 고칩니다. 그러니 그것을 내가 구경할 수 있으면 상처도 안 입고, 아빠도 안 미워하고, 엄마도 안 미워할 수 있습니다.nbspnbsp엄마 아빠가 싸우는 걸 그냥 구경하세요. 그걸 내가 해결하려 들면 아빠도 내 말 안 듣고, 엄마도 내 말 안 들으니, 나는 아빠도 미워하게 되고, 엄마도 미워하게 돼요.nbspnbsp엄마, 아빠, 나 이렇게 셋을 꼭지점으로 하는 삼각형이 있다고 합시다. 엄마와 아빠만 싸우고, 나와 엄마는 좋고, 나와 아빠는 좋은, 즉 두 면이 좋고 한 면만 싸우는 게 좋아요? 말리려다가 엄마도 내 말 안 들으니까 미워하고, 아빠도 내 말 안 들으니까 미워해서 삼 면이 다 싸우는 게 좋아요?”nbsp“한 면만 싸우는 게 좋죠.”nbsp“엄마와 아빠가 싸우면 박수를 치면서 ‘누가 이기노?’ 이렇게 소싸움 구경하듯이 해보세요. ‘자식이 부모에게 어떻게 그래요?’ 하겠지만, 그렇게 하는 게 나한테도 이익이고, 부모한테도 이익입니다. 그런데 도저히 꼴 보기 싫어서 구경하는 것도 힘들다면, 문을 조용히 닫고 나가서 싸움 끝날 때까지 밖에서 노세요. 놀다가 들어와 보니 그릇 깨진 게 있으면 좀 치워주고, 엄마 상처난 곳에 약 좀 발라주면 됩니다.nbspnbsp이 때도 엄마 말 듣고 아빠를 미워하거나, 아빠 말 듣고 엄마를 미워하거나 그러면 안 돼요. 그건 자기네 문제이기 때문에 나는 어느 편도 들어서는 안 됩니다. 대다수는 엄마 편을 들기 때문에 아빠를 미워하게 되고, 아빠를 미워하게 되면 남자도 미워하게 됩니다. 그래서 결혼을 하면, 남편한테서 아빠 같은 습성이 조금만 나타나면 확 뒤집어지게 돼요. 그래서 엄마 아빠를 싫어하게 되면 나중에 커서 나도 그걸 꼭 닮게 되는 똑같은 결과가 반복되게 됩니다.nbspnbsp아버지가 술주정하는 걸 보고 ‘나는 절대로 저러지 않아야지’ 하는데, 그 집 아들이 크면 똑같이 술주정을 하게 됩니다. 이것을 ‘내림’이라고 그럽니다. 그래서 ‘그 부모의 그 자식이다’ 이런 소리가 나오는 거예요. 그런 아빠의 모습을 싫어했던 마음이 나의 무의식 세계에 깔려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걸 딱 끊으려면 ‘그런 속에서도 나를 낳고 키워준 부모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절을 해야 합니다. 오히려 감사한 마음을 가져버리면 내 속에 있던 그런 업이 녹아나버려요. 그래야 내가 행복해져요.nbspnbsp그리고 나이 드신 분들도 잘 들으셔야 해요. 지금 젊은이들이 하는 이런 얘기를 들으면 가정의 불화가 아이들한테 얼마나 큰 상처를 주는지 알 수 있잖아요. 자식들이 부모한테 말을 안 해서 그렇죠. 제발 좀 남자들은 술 먹고 와서 주정하고 폭력하지 마세요. 제발 좀 여자들은 남자가 술먹고 들어오면 ‘한잔 드셨네요. 한잔 더 드릴 게요’ 하면서 달래서 재워야지, ‘또 술 처먹고 왔다’ 이렇게 욕하다가 두들겨 맞고, 밤새도록 울고, 애 껴안고 ‘너희 아버지 때문에 못 살겠다’ 그러지 마세요. 그러려면 왜 결혼했어요? 그냥 저처럼 중이나 되지 그랬어요.nbspnbspnbsp제 얘기의 요점은 ‘이런 부모 밑에서도 나는 행복하게 살 수가 있다’ 입니다. 이 이치를 알고 내가 오히려 참회기도를 하고 감사기도를 해 버리면, 이런 부모 밑에서도 나는 행복하게 살 수가 있어요.nbspnbsp그런데 다른 집을 부러워하면서 ‘저 집 부모는 사이도 좋고 아이들을 위해서 사는데, 우리집은 매일 술 처먹고, 싸우고, 두들겨 패고, 살림살이 던져부시고, 우리는 그냥 온데 간데 신경도 안 쓴다’ 이렇게만 생각했기 때문에 내 인생도 꼭 그렇게 된다 이 말이에요. 오늘부터는 생각을 탁 바꾸세요. ‘아, 저 어려운 속에서도 우리를 안 버리고 키워주셨으니 사랑이 더 깊다’ 이렇게 생각해야 돼요. 따지면 실제로 그래요. 가정불화가 있는 부부가 같이 사는 이유는 남편, 아내 때문이 아니라 오직 자식 때문에 사는 겁니다. 그러니 그런 자식일수록 부모한테 더 감사기도와 참회기도를 하면, 내 속에 있는 부모의 까르마가 없어지고, 나는 그 내림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가 있어요. 그래서 제가 참회기도를 하라는 겁니다. 이런 이치를 모르는 사람들이 ‘왜 그런 사람한테 참회를 해야 되느냐?’ 이렇게 얘기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nbspnbsp“감사합니다.”nbsp조금 전까지만 해도 울먹이던 질문자가 거짓말처럼 환하게 웃자 청중들도 뜨거운 박수갈채로 격려의 마음을 보냈습니다. 질문자는 가정불화만 보고 힘들어 했는데, 따지고 보니 그 속에는 부모의 자식에 대한 크나큰 사랑이 있었음을 발견하게 되자 웃음이 나왔던 겁니다. 영화에서 나오는 대반전 그런 느낌이었습니다.nbspnbsp이 외에도 다섯 명의 질문이 더 있었습니다. 스물 일곱살 여성은 아버지의 가정폭력으로 엄마가 힘들게 살았는데 엄마의 힘듦을 해결해주고 싶지만 그게 어렵고 더 이상 가족을 안 보고 살고 싶은 마음이 자꾸 들어서 고민이라고 질문했고, 두 명의 어린 자녀를 둔 여성은 남편이 가정에 소홀하고 생활비를 주지 않고 있어 이혼을 고민 중인데 아이들이 마음에 상처를 입을까 고민이라고 질문했고, 20대 여성 한 분은 강자 앞에서 약한 부모님의 모습이 싫어 집을 뛰쳐나왔지만 막상 자신도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부모님과 똑같이 살고 있는 것 같아 고민이라고 질문했습니다.nbspnbsp마흔 살 남성은 창업을 준비 중 어려움을 겪고 포기했는데 이제는 나이가 많아 취업도 어렵고,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서 막막하다고 질문했고, 마지막으로 손을 든 한 30대 남성은 군대에서 사고로 인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고 있는데 취직도 하고 싶고 결혼해서 아이도 갖고 싶다며 어디까지가 욕심인지 질문했습니다.nbspnbsp모든 질문에 대해 답변을 마치니 어느덧 강연을 마쳐야 하는 9시가 되었습니다. 스님은 마지막으로 강연을 마무리하는 정리 말씀을 들려주었습니다. 오늘 대화에서는 청년들이 부모님을 미워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는데, 이럴 때 청년들이 무엇을 간과하고 있는 것인지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면서 청년들의 마음을 밝게 해주었습니다.nbspnbspnbsp“재밌었어요?”nbsp“예.”nbsp“많은 젊은이들이 부모님 때문에 힘들다고 하소연을 하고, 심지어 ‘내가 이런 집에 왜 태어났나?’ 이런 생각이 들어서 엄마한테 ‘이러려면 왜 나를 낳았느냐?’ 하고 따져 묻기도 하는데, 엄마 입장에서는 ‘그럼 너는 왜 하필 나한테 태어났느냐?’고 말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러면 여러분도 할 말이 없잖아요. 가장 중요한 것은 어쨌든 부모가 낳아줬기 때문에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지요?nbspnbsp그리고 자기네야 싸웠든 가난했든 어쨌든 그럴수록 나를 키워준 것이야말로 그들에게는 더 큰 사랑이었던 겁니다. 부잣집에서 아주 편안하게 자란 것보다 그게 사실은 더 진한 사랑이에요. 그 힘든 속에서도 나를 키워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부모에 대해서는 어떤 경우에도 원망하거나 미워해서는 안 됩니다. 부모를 원망하거나 미워하면 자기 자존감이 없어져요. 그러니 항상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어려운 가운데 저를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가정불화가 있었다면 진작 헤어졌어야 되는데, 나 때문에 못 헤어진 거잖아요. 그러니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부모한테 감사 기도를 해야 그 업으로부터 내가 자유로워집니다.nbspnbsp그리고 그런 집에서 태어났다고 내가 반드시 불행해야 한다면 그건 운명론입니다. 나는 그런 집에서 태어났어도 행복하게 살 수가 있어요. 이럴 때 내 인생의 주인이 내가 되는 거예요. 어떤 핑계를 대고 불행을 합리화하면 안 돼요. 이렇게 생각을 딱 바꾸면 나도 행복할 수가 있는 거예요. 장애인이라도 행복할 수가 있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라도 행복할 수가 있고, 입양아로 자라도 행복할 수가 있는 겁니다. 그런 건 따질 필요가 없어요. 중요한 것은 내가 지금 살아있다는 겁니다. 내가 지금 살아있다는 것에 대해서 감사할 줄을 안다면, 이 자리에 있는 누구나 행복하게 살 수가 있습니다. 그렇게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nbsp스님 말씀을 듣고 나면 정말로 어떤 경우에서도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사실이 명확해 집니다. 다만 우리들이 보지 못하고 있던 걸 보게 해 줄 뿐인데 말이죠.nbspnbsp강연 종료 후 강연장 밖에서는 스님의 책 사인회가 열렸습니다. 벅찬 표정으로 나오는 청중들은 길게 줄을 선 채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며 스님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더 보고자 애쓰는 모습이였습니다.nbspnbspnbsp마지막으로 스님은 오늘 강연을 준비한 청년정토회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오늘 강연 타이틀이 ‘예쁜 꽃, 젊은 그대에게’인데, 봉사자들의 얼굴은 예쁜 꽃보다 더 빛나 보였습니다.nbspnbspnbsp강연장을 나온 스님은 곧바로 서울 정토회관으로 향했습니다.nbspnbsp내일은 오전 10시 30분에 안양 평촌아트홀에서 안양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한 후 저녁 7시에는 파주 시민회관에서 파주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nbsp 5월 21일 시청광장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청춘콘서트amp청춘박람회가 열립니다. 법륜 스님, 김제동, 박원순 서울시장, 노희경 작가가 펼치는 행복 토크, 뮤지션들의 공연, 150여 개의 청년 단체가 참여하는 박람회 등 세상을 바꾸는 즐거운 축제가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티켓신청 바로가기 httpwww.jungto.org nbspnbsp
2016.5.10 (저녁) 울산 즉문즉설 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전에 진주에서 열린 즉문즉설 강연에 이어서 저녁 7시 30분부터는 울산 KBS홀에서 울산시민들을 위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nbspnbsp오늘 울산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비가 내렸습니다. 강연을 준비한 울산정토회 봉사자들은 혹시 청중들이 많이 오지 않으면 어떡하나 걱정이 앞섰지만, 그럼에도 일찍부터 강연 준비에 여념이 없었습니다.nbspnbspnbsp다행히 울산 KBS홀은 강연 1시간 전부터 청중이 들어차기 시작했고, 접수처에서 이것저것 문의를 하시는 분, 마음의 답답함을 풀고자 질문지를 작성하고 있는 분, 일찌감치 자리에 앉아서 기다리는 분, 스님의 책을 구입해 반갑게 펼쳐보는 분 등 많은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nbspnbspnbsp저녁 7시 30분이 되자 2000석의 울산 KBS홀은 3층까지 자리를 가득 메웠고, 소개 영상이 끝나고 스님이 무대 위로 오르자 청중들은 큰 함성과 박수로 환영했습니다.nbspnbspnbsp오늘 강연장에는 울산시민들이 자리했는데, 스님도 고향이 이 지역이다 보니 구수한 경상도식 표현으로 강연을 시작했습니다.nbspnbsp“비가 오는데도 이렇게 오셨네요. 비가 하루 종일 오기에 저는 오늘 강연 들으러 올 사람이 아무도 없을 줄 알았어요. ‘아무도 안 오면 나도 오늘 하루 놀겠다’ 했는데, 제가 노는 꼴은 못 보겠다는 거지요?nbspnbspnbsp경상도 식으로 ‘고맙다’. ‘반갑다’는 말을 이렇게 합니다. 경상도 사람들은 누가 ‘내일 우리 집에 놀러오너라’ 이러면 ‘응, 갈게’ 하면 되는데, ‘가면 뭐 주는데?’ 이러지요. 약속시간에 좀 늦어서 ‘내가 좀 늦었다. 미안하다’ 이러면 ‘난 너 오다가 죽은 줄 알았다’고 하고요.nbspnbsp저도 여기서 자라서 말투가 그래요. 고마우면 그냥 ‘고맙다’고 하면 되는데, 그렇게 못하고 늘 이렇게 삐딱하게 말해요. 장가 안 가길 천만다행이지 장가 갔으면 못 살 뻔했어요. 이쪽 남자들은 평소에 ‘사랑합니다’는 표현을 안 하지요? 그래서 섭섭하다는 부인들이 많던데, 그런 얘기를 하려면 등에 막 거머리가 기어가는 것 같아서 못 하는 거예요. 그래서 ‘그걸 꼭 말로 해야 되나?’ 이러지요.nbspnbspnbsp저도 반갑다는 말을 이렇게 밖에 할 줄 몰라요. 모두 저녁 드시고 오셨어요?”nbsp“아니오.”nbsp“직장인들은 못 드시고 오셨죠? 못 드시고 오신 분, 손 한번 들어보세요. 너무 많아서 제가 못 사드리겠네요. 사실은 저도 못 먹었어요. 그래도 못 먹고 앉아있는 게 낫겠어요? 못 먹고 저처럼 서있는 게 낫겠어요?” nbspnbspnbspnbsp역시 울산 사람들이어서 그런지 스님의 경상도식 인사가 제대로 먹혀 들었습니다. 시작부터 웃음 소리가 강연장을 가득 메웠습니다.nbspnbsp즉문즉설의 취지에 대해 간단히 소개한 후 곧바로 질문을 받았습니다. 총 6명이 스님에게 질문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nbspnbsp오늘은 그 중에서 언니가 키우는 강아지가 너무 좋아서 언니와 같이 살고 있는데, 언니가 비난과 욕설을 심하게 해서 고민이라는 여성분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질문을 처음 들었을 때는 청중들도 상식적으로 잘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문답이 진행될수록 더욱 흥미진진한 대화가 전개되었습니다.nbspnbspnbsp“저는 언니랑 같이 살고 있는데요, 언니는 저한테 말끝마다 비난과 욕설을 해요.”nbspnbsp“언니하고 왜 같이 살아요? 질문자는 지금 나이가 몇이에요?”nbsp“서른넷입니다.”nbsp“서른넷인데 언니하고 같이 살 일이 뭐가 있어요?”nbsp“언니가 키우는 강아지를 제가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이해를 못 하는 분이 많이 계실 것 같아요.”nbsp“이해 여부를 떠나서, 질문자가 그 강아지를 좋아해서 언니 집에서 사는 것이라면 언니의 그런 욕설은 들어줘야지요. 지금 질문자는 자기 좋은 것만 생각하잖아요. 좋아하는 강아지를 위해서 그 정도의 욕설은 참고 견뎌야지요.”nbspnbsp“그럴까요? 저는 언니와 함께 잘 지냈으면 좋겠거든요.”nbsp“그건 질문자 생각이고요. 언니 입장에서는 다 큰 게 우리 집에 와 있으니까 욕을 좀 해줘야지요. 그래야 질문자가 나갈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질문자는 인간의 도리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고 있는 거예요. 언니는 결혼 했어요?”nbsp“아니오.”nbsp“결혼 안 한 자매가 같이 사는 거예요?”nbsp“예.”nbsp“그래도 따로 살아야지, 같이 사는 건 좋지 않아요. 사이가 아주 좋으면 같이 살아도 되는데, 지금 질문자는 자매 사이가 안 좋다면서요. 그러니 제가 질문자한테 어떻게 하라고 얘기할 필요도 없지요, 뭐. 사이가 안 좋으면 따로 살면 되니까요. 원래 따로 살아야 될 사람들인데 같이 살고 있는 거잖아요.nbspnbspnbsp결혼한 남녀가 서로 사이가 안 좋다고 하면서 ‘따로 살아도 될까요?’라고 묻는다면 아이들 문제가 있으니까 제가 어떻게 하라고 말을 할 수가 없는데, 질문자와 언니는 따로 살아야 할 처지인데 같이 살아서 문제가 생긴 것이니까 제가 같이 살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거예요. 따로 살면 언니로부터 비난이나 욕설을 안 들어도 되기 때문에 질문자가 마음을 어떻게 가져야 된다고 얘기할 필요도 없다는 겁니다.”nbsp“저희가 원래는 따로 살았는데, 제가 언니 집에 들어가게 된 이유 중에 하나가 강아지 때문이거든요. 그런데 따로 살 때도 제가 언니한테 연락을 하면 언니는 항상 저한테 비난과 욕설을 했어요. 저는 언니가 가족이니까 연락까지 끊고 싶지는 않았던 거거든요.”nbsp“그러니 질문자가 언니와 가족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언니의 비난과 욕설을 감수해야지요. 만약 가족인데도 그 사람이 한국말을 못 하고 영어만 한다면, 그 사람은 항상 영어를 할 거 아니겠어요? 그럼 그 영어를 듣는 걸 감수해야지요. 그 영어를 듣기 싫으면 전화를 안 하면 되는 거고, 안 만나면 되는 거예요. 질문자와 언니는 안 만나도 아무 관계가 없다는 거예요. 질문자가 언니와 관계가 어려우면 같이 안 살면 되고, 또 전화할 때마다 하는 욕설이 듣기 싫다면 전화 안 하면 되는 거예요.”nbspnbsp“예, 그런데 가족행사가 있으면 안 볼 수가 없으니까요.”nbsp“왜 안 볼 수가 없어요? 질문자가 그 행사에 안 가면 되지요. 아니면 행사에 가서 욕을 좀 얻어먹으면 되지요.”nbspnbsp“예.”nbspnbsp“스님이 이상한 얘기를 한다 싶어요? 그것은 마치 사람이 물건을 살 때는 돈을 지불해야 되는 것과 같은 거예요. 언니가 주로 질문자한테 어떤 욕설을 하는데요?”nbspnbsp“음...”nbspnbsp“한번 해 보세요. 우리가 언니를 나쁘게 생각할까봐 그래요? 제가 지금 질문자가 문제라고 얘기하고 있잖아요. 다만, 언니가 어떤 욕설을 하기에 질문자가 못 견디는지 제가 들어보고 ‘그 정도면 들을 만 하다’ 든지 ‘그 정도면 못 견디겠다’ 든지 제3자로서 판단해 주려고 하는 거예요.”nbsp nbsp nbsp nbspnbsp“언니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해요. 만약 저와 연락이 안 되면, 언니는 제가 여자로서 수치심을 느낄 만한 말까지 하면서, 정말 말도 안 되는 망상까지 하면서 저를 비난합니다.”nbsp“질문자가 들었을 때 언니가 말도 안 되는 말을 한다면 언니는 정신질환이지요, 뭐. 그럼 질문자는 ‘언니는 환자구나’ 이렇게 생각하면 되지요. 어렵지 않잖아요. 예를 들어 실제 비싼 시계인데 언니가 자꾸 ‘그건 싼 시계다’라고 한다면, 언니는 미친 게 아니고 잘못 알고 있는 것일 뿐입니다. 그런데 비싼 시계를 언니가 자꾸 ‘이건 금이다’ 라거나 ‘이건 총이다’라고 한다면, 사람들이 뭐라고 하겠어요? ‘저게 미쳤나?’ 이런단 말이에요. 그런데 질문자가 ‘언니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고 하는 걸 보니까 언니가 미쳤네요.nbspnbspnbsp그런데 질문자는 왜 미친 사람하고 같이 살아요? 그리고 미친 사람에게는 시비하면 안 됩니다. 환자에게 왜 시비를 해요?”nbsp“예.”nbspnbsp“언니가 구체적으로 뭐라고 하는데요?”nbsp“저는 언니랑 대화를 통해서 욕은 하지 말고 좋게 얘기를 하자고 말하고 싶어요.”nbsp“그러니까 질문자는 저한테 언니가 욕설을 하지 않게 언니를 좀 바꿔달라는 얘기지요?”nbsp“예.”nbsp“스님이 좋은 방법을 써서 언니가 욕을 안 하게 해달라고 지금 저한테 부탁하는 거예요? 저는 그런 능력은 없어요. 질문자는 스님을 너무 과대평가하나 봐요. 만약 저한테 그런 능력이 있다면 제가 지금 질문자의 언니가 욕하는 걸 고쳐야 되겠어요? 아베 총리가 망언하는 걸 고쳐야 되겠어요?nbspnbsp저는 지금 아베 총리가 망언하는 것도 못 고쳐서 그냥 듣고 사는데, 질문자의 언니가 욕하는 걸 고칠 여유가 있겠어요? 첫째, 저는 고칠 능력이 없고, 둘째, 제가 그런 능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질문자의 문제가 저에게는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거예요. 그러니 번지수를 잘못 찾아왔어요. 그럴 땐 갓바위에 가서 ‘우리 언니가 욕설 안 하게 해 주세요’라고 비는 거예요.nbspnbspnbsp질문자는 즉문즉설이 뭔지도 모르고 여기 온 것 같네요. 즉문즉설이란 남을 바꿀 방법을 묻는 게 아니고, ‘내가 어떻게 할 거냐’를 묻는 자리예요. 그러니 질문자는 첫째, 언니가 욕하는 게 듣기 싫으면 같이 안 살면 됩니다. 둘째, 그래도 언니랑 살아야 된다면 욕설 정도는 감수해야 된다는 겁니다. 언니의 욕설을 그냥 영어라고 생각하고 들으면 됩니다.”nbspnbsp“네, 알겠습니다.”nbspnbsp“언니가 ‘이년아’라고 하면 그걸 ‘이 니은 여 니은 아’ 이렇게 파자해서 외국어 듣듯이 들으면 되는 겁니다. 그렇게 들으면 욕처럼 들리지가 않잖아요, 그지요?nbspnbsp그러니 질문자는 언니야 욕을 하든지 말든지 생글생글 웃으면 되는 거예요. 왜냐하면 욕이라고 정해진 건 없기 때문입니다. 듣는 사람이 욕이라고 생각하니까 욕이 되는 거예요.”nbspnbsp“알겠습니다.”nbsp“뭘 알았는지 한번 얘기해 봐요. 스님하고는 얘기해 봐야 말이 안 통한다는 거지요?” nbsp nbspnbspnbsp“아니요, 그게 아니라... 스님 말씀은 저더러 언니의 욕을 감수하라는 말씀이시잖아요.”nbsp“제가 언제 그랬어요? 이사를 나오라고 했지요. 강아지가 좋긴 좋은가 보네요. 그렇게 욕을 얻어먹으면서도 그 집에 붙어살 만큼 그렇게 강아지가 좋아요?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세요.”nbspnbsp“전에 강아지가 수술을 하다가 죽을 뻔한 적이 있어서 강아지한테 애착이 많이 가기도 하고요. 또 강아지가 저를 많이 따르거든요.”nbspnbsp“그러면 언니한테 한 2천만 원이나 3천만 원 주고 그 강아지를 사면 되잖아요.”nbspnbsp“아니오, 언니는 절대 그렇게 안 해줄 거예요.”nbsp“아무리 돈을 많이 줘도 안 판대요?”nbspnbsp“예. 그리고 언니는 제가 강아지 때문에 언니를 거역하지 못하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그걸 빌미로 저한테 그렇게 하는 것 같아요.”nbspnbspnbsp“그러니까 질문자는 언니한테 약점을 잡힌 거네요. 그러면 욕을 좀 얻어먹고 약점 잡힌 대로 그렇게 노예로 사세요. 예를 들어 누가 어디 가서 바람을 피우다가 카메라에 찍혔는데, 어떤 사람이 그 사진을 빌미로 협박을 하면 그 사람이 시키는 대로 해야 되듯이, 언니는 질문자가 강아지한테 필이 꽂힌 걸 알고 그걸 빌미로 질문자를 조정하는 거예요. 질문자가 좋아서 그러는 건, 뭐 어쩔 수가 없지요. 감수하고 사는 수밖에요.”nbsp“예, 알겠습니다.”nbsp질문자가 조금은 더 가벼운 마음이 되었길 바래봅니다. 질문자가 갖고 있는 모순을 끊임없이 자각하게 해주려고 노력하는 스님의 모습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nbspnbsp이 외에도 5명의 질문이 더 있었습니다. 5년 전에 부인과 사별하고 두 아이를 고모에게 맡겼는데 첫째 아이가 현재 초기정신분열로 약을 복용하고 있다며 아이가 원하면 떨어져서 지내야 하는지 물어보는 분, 자동화 관련 부품공장을 운영하는데 경기가 너무 안 좋고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답답하다는 분, 오계만이라도 지키고 싶은데 친구들과 어울리다보면 오계를 자꾸 어기게 되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는 분, 토막 살인 등 윤리적 규범을 깨는 행동에 대해서는 분노가 일어나기 마련인데 과연 분노를 안 할 수가 있는지 묻는 분, 가족 모두가 아버지를 꺼리고 피하고 자신도 아버지를 뵙는 게 불편하다고 묻는 분까지 각각의 질문에 대해 스님은 지혜로운 답변을 들려주었습니다.nbspnbsp어느덧 강연을 시작한지 2시간 20분이 넘어 가자 스님은 더 이상 질문을 받지 않고, 마무리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앞서 강아지와 언니 사이에서 고민하는 여성 분의 질문을 소개했는데, 마무리 말씀에서도 스님은 이 분의 질문에 대해 언급하면서 우리들이 왜 괴롭게 살게 되는지 다시 한 번 모순을 지적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재밌었어요?”nbsp“예.”nbsp“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할 수 없는 일이 있습니다. 내가 원한다고 세상이 다 내 뜻대로 안돼요. 그런데 안 된다고 괴로워하면 죽을 때까지 괴로운 인생을 살다가 갈 수 밖에 없습니다. 원하는 대로 안 되는 게 어쩌면 정상이에요.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닌데, 저마다 내가 원하는 대로 다 된다면 이 세상이 뒤죽박죽이 될 거 아니겠어요?nbspnbsp그리고 남이 원한다고 내가 다 해줄 수도 없어요. 해 줄 수 있다면 좋겠지만 해 줄 수가 없어요. 여러분들이 작성한 질문지가 이 질문지 함에 이렇게 꽉 차 있는데, 제가 다 답해 줄 수 있으면 좋지만 그렇게 해 줄 수가 없어요. 이 강연 끝나고 사인회를 할 때도 여러분들이 저한테 ‘사인해 주신 그 옆에 제 이름도 써주세요’ 라고 할 테지만 제가 그런 청을 다 들어줄 수가 없어요. 그러면 줄 선 사람들이 끝도 없이 기다려야 되니까요. 그래서 제가 ‘내 이름은 내가 쓸 테니까, 당신 이름은 당신이 쓰세요’ 라고 하는 겁니다.nbspnbspnbsp사진 촬영하는 것도 그래요. 한꺼번에 다 같이 찍으면 몰라도, 제가 어떻게 한 명씩 다 따로 찍어줄 수가 있겠어요? 그래서 제가 개별적으로 촬영하는 걸 거절하면 거절당한 사람은 섭섭해 하지요. ‘내가 스님을 얼마나 좋아하는데, 같이 사진 한 장 안 찍어줄 수가 있느냐?’ 라고 하겠지만 제가 그런 청을 다 들어주면 제 인생은 없어집니다.nbspnbsp그럴 때는 욕먹을 생각을 해야 돼요. 내가 원하는 걸 다 할 수도 없고, 남이 원하는 걸 내가 다 해 줄 수도 없는 게 우리 인생이에요. 그러니 내가 원하는 게 되면 다행이고, 안 돼도 또 해 보고 싶으면 다시 해 보고, 또 다시 해 보는 거고, 그래도 안 되면 그만두고, 그렇게 사는 거예요. 또 남이 원하는 걸 내가 해 줄 수 있으면 해 주고, 못 해 주면 ‘죄송합니다’ 하고 그냥 내 갈 길 가는 거예요. 달리 길이 없습니다.nbspnbsp강아지가 좋으면 언니 잔소리를 듣고 살든지, 잔소리 듣기 싫으면 이사를 나오든지 하면 되는데, 강아지도 갖고 싶고, 언니 욕도 안 듣고 싶다는 거잖아요. 그것은 이루어질 수가 없어요. 세상이 간단한 것 같지만 그렇지가 않습니다. 지금으로서는 제일 좋은 방법이, 따로 살면서 가끔 강아지 보고 싶을 때 언니 집에 가서 욕을 얻어먹는 길이 있겠네요.nbspnbspnbsp이런 길 외에 다른 길이 있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그런데 그런 길은 없어요. 저도 제가 원하는 게 다 됐으면 좋겠고, 남이 원하는 걸 제가 다 해 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그렇게 안 되는 게 현실입니다. 안 되는 현실을 자꾸 괴로워해 봐야 자기 인생만 손해지요. 이런 한계 상황 속에서 살고 있다는 걸 솔직하게 인정하면 행복하게 살 수가 있지만, 이걸 모르고 무지 속에서 다 하려고 하면 괴롭게 살게 되는 겁니다.nbspnbsp이왕 사는 거 행복하게 사는 게 낫잖아요. 괴롭게 살고 싶으면 그렇게 사세요. 어떻게 살지는 각자 자유니까요. 그런데 저는 굳이 괴롭게 살고 싶지가 않아요. 그래서 저는 저의 한계나 부족함을 인정하는 겁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뭐가 잘났다고 그렇게 자꾸 남을 고쳐서라도 다 하려고 해요?nbspnbsp언니 고쳐야 되고, 아버지 고쳐야 되고, 남편 고쳐야 되고... 고칠 능력이 있으면 고쳐서 사세요. 그런데 저한테 고쳐달라고는 하지 마세요. 저는 그럴 능력이 없다고 일찌감치 선언을 했으니까요. 그래도 꼭 고치고 싶다면 저한테 오지 말고 갓바위를 가세요.nbspnbspnbsp여러분들도 한계를 인정하고, 부족함을 인정하면, 바로 이 부족한 상태에서도 행복하게 살 수가 있어요. 그러나 인정을 안 하면 괴롭게 살게 됩니다. 그러니 각자의 한계나 부족함을 좀 인정하면서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nbsp스님의 따뜻한 격려 말씀에 청중들도 큰 박수와 함께 감사의 마음을 표했습니다.nbspnbsp이어서 로비에서는 책 사인회가 열렸습니다. 많은 분들이 사인을 받고 길게 줄을 섰는데, 스님은 지지치도 않고 쉼없이 웃음을 보여주었습니다.nbspnbspnbsp사인을 받는 중에는 스님과 악수도 해보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어떻게 사인하면서 악수하노?”라고 하면서도 바쁜 와중에 손을 내밀어 주었습니다.nbspnbsp마지막으로 오늘 강연을 주관한 울산정토회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화이팅” 외치는 얼굴에는 웃음꽃이 가득했습니다. 봉사자들은 비가 오는 날씨에도 2000석이 꽉 찼다는 사실에 모두들 고무된 분위기였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열심히 홍보하고 준비했는지 그 노고를 알 수 있었습니다.nbspnbspnbsp사진을 찍은 후 스님은 법당별로 손을 들어보라고 하면서 어느 법당에서 봉사자들이 왔는지 직접 확인해 보기도 했습니다. 또 봄불교대학, 가을불교대학, 봄경전반, 가을경전반도 일일이 손을 들어보라고 확인하며 “힘내세요”라고 응원도 해주었습니다.nbspnbspnbsp강연장을 나온 스님은 곧바로 서울로 향했습니다. 밤 10시가 넘은 시각. 울산에서 서울까지 부지런히 달려도 새벽 3시나 되어야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nbspnbsp내일은 아침에 잠시 눈을 붙인 뒤 7시부터 평화재단에서 각종 회의와 미팅이 계속 있습니다. 그리고 저녁 7시에는 부천 복사골 문화센터아트홀에서 청년들을 위한 즉문즉설 강연이 열릴 예정입니다.nbspnbsp ※ 2016년 봄,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갑니다. 강연일정 확인하시고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오세요. 강연은 선착순 무료입장입니다. 질문자 접수는 강연장에서 받습니다.
2016.5.10 (오전) 진주 즉문즉설 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오전 10시 30분에 진주에서 즉문즉설 강연을 한 후 저녁 7시 30분에는 울산에서 즉문즉설 강연을 했습니다.nbspnbsp아침부터 비가 내리고 있어서 참석자가 적으면 어쩌나 걱정스러웠지만 진주정토회 자원봉사자들은 일찍부터 모여 강연 준비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빠진 것은 없는지, 수정할 것은 없는지 꼼꼼히 챙기면서도 얼굴에서는 즉문즉설 강연에 대한 설레임과 기대가 한껏 묻어났습니다. 나무와 풀들이 하늘의 단비를 맞아 생기를 찾고 성장을 하듯 오늘 강연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스님 법문의 단비를 맞고 행복한 삶으로 전환하는 계기를 갖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nbspnbspnbsp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일찍부터 와서 기다리는 분들도 제법 계셨고, 강연 시작 시간이 가까워지자 많은 분들이 속속 입장하여 600여 명의 참석자와 봉사자가 경남과기대 100주년기념관을 훈훈하게 채웠습니다. nbsp nbsp nbspnbspnbsp사전 노래공연과 스님의 소개영상이 끝나자 청중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스님이 무대에 올랐습니다. 청중들의 얼굴에는 비오는 날의 쌀쌀함과 눅눅함을 날려버릴 기대와 열기가 느껴졌습니다.nbsp스님은 비가 내리고 있는 오늘 날씨를 언급하면서 수행이란 좀 더 크고 넓게 멀리 보는 것임을 강조하면서 강연의 문을 활짝 열었습니다.nbspnbsp“비가 오는 날씨에도 많은 분들이 와주셨네요. 비가 오면 마음이 좀 불편하죠. 그런데 농사를 지어보면 비가 자주 오는 걸 좋아하게 됩니다. 올해 봄에는 장마철인가 싶을 정도로 비가 너무 자주 오기는 했습니다만, 봄에 비가 오는 것은 도시 사는 사람들에게는 조금 불편할지 몰라도 농사짓는 사람들에게는 참 유용합니다.nbspnbsp그러니 어떤 일이 생기는 게 나한테 나쁘다고 해서 꼭 이 세상에도 나쁜 것은 아니에요. 어떤 일이 나한테 손해라고 해서 꼭 이 세상에도 손해인 것도 아니고, 나한테 이익이라고 해서 꼭 이 세상에 좋은 것도 아니에요. 그러니 자기한테 이익이 되는 일이 생기면 조금 미안한 마음을 갖고 받아들이고, 자기한테 손해가 일어날 때는 다른 사람이 이익 볼 걸 생각하면 비록 손해는 보더라도 입가에 빙긋이 미소를 지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세상일을 대할 때 내가 원하는 것이 되느냐 안 되느냐, 혹은 나한테 이익이냐 손해냐 하는 것에 좀 덜 민감할 수 있습니다. 나만 보지 말고 타인도 보고 우리 모두를 보면 저절로 감정기복이 좀 덜해집니다.nbsp비유를 들어볼게요. 명절 때 집에서 온 가족이 화투치기처럼 약간의 돈을 거는 놀이를 할 때가 있잖아요. 요즘은 안 하나요? 우리가 어렸을 때는 많이 했어요. 그런 걸 하다 보면 형이 좀 따고 동생이 잃거나, 반대로 동생이 따고 형이 잃었을 때, 형제간에 울고불고 싸우며 난리가 납니다. 한쪽은 잃었다고 울고 한쪽은 땄다고 좋아하면서 서로 싸우는 걸 보면 엄마가 뭐라고 해요? ‘아이고, 그만들 해라. 그래봤자 그게 그 돈인데 뭘 그러냐’ 이렇게 말하죠. 엄마, 아빠가 볼 때는 누가 따든 그게 그 돈이죠. 그런데 아이들 입장에서는 절대로 ‘그게 그 돈’이 아니에요. 그와 같다는 이야기입니다.nbspnbsp그래서 부모 입장이 되어보면, 다시 말해 가족 전체를 바라보는 눈을 가지면 조그마한 이익과 손실에 연연하지 않게 됩니다. 그게 그 돈인 줄 알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좁은 눈으로 바라보면, 다시 말해 아이들의 눈으로 바라보면 ‘나는 잃고 형은 땄다’, ‘내가 따고 형이 잃었다’ 이런 것에 기뻐하거나 슬퍼하면서 연연하게 됩니다.nbspnbsp수행이라는 건 다른 게 아니에요. 열심히 빌어서 뭘 이루는 게 수행이 아니라 조금 더 큰 눈을 갖는 것, 조금 멀리 보는 것, 조금 더 넓게 보는 것, 조금 더 깊이 보는 것이 수행입니다. 이런 눈을 갖게 되면 저절로 우리들의 번뇌가 잦아들고 사라집니다.nbspnbsp인생은 정답이 있는 게 아니에요. ‘이혼을 해야 하느냐? 안 해야 하느냐?’, ‘결혼을 꼭 해야 하느냐? 안 해야 하느냐?’ 이런 질문들에 대해 정해진 답이 있을까요? 여러분들은 스님이 답을 준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그런 적은 없습니다. 인생에는 정답이 없기 때문이에요. 다만 어떤 선택을 하든 그 선택에 대해 내가 책임을 지는 자세를 갖게 되면 어느 쪽을 선택하든 삶이 좀 여유로워집니다.nbspnbsp그런데 여러분들은 이런 선택을 해도 괴롭고, 저런 선택을 해도 괴로워요. 이러면 이게 문제고, 저러면 저게 문제입니다. 그런데 조금 눈을 크게 뜨게 되면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아요. 혼자 살아도 좋고 결혼해서 같이 살아도 좋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혼자 살면 외롭고, 같이 살면 귀찮다고 하죠.nbspnbspnbsp그런데 조금만 눈을 크게 뜨면 혼자 살아도 외롭지 않고, 같이 살아도 귀찮지가 않아요.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게 되는 거예요. 그것이 소위 진리의 길입니다. 그런 길로 나아가는 것을 절에서는 ‘설법’이라고 하고, 교회에서는 ‘설교’라고 해요. 그래서 ‘즉문즉답’이 아니라 ‘즉문즉설’이라고 말합니다. 자, 그럼 오늘도 여러분과 대화를 시작해보죠.”nbsp스님이 들어준 재미있는 비유에 시작부터 유쾌한 웃음이 곳곳에서 터져나왔습니다.nbspnbsp질문은 선착순으로 세 명을 먼저 받았고, 나머지는 추첨 방식으로 받기로 했는데 질문지함에 질문지를 넣은 분이 두 명 밖에 없어서 모두 다섯 명이 스님에게 질문할 기회를 얻었습니다.nbsp오늘은 그 중에서 행복한 가정을 이루었지만 아이를 유산한 이후 매사에 불안감이 엄습한다는 분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질문자가 처음에는 울먹였지만 스님의 답변을 다 듣고 나서 활짝 웃는 모습이 무척 감동적이었습니다.nbspnbspnbsp“저는 항상 정성을 다하고 노력하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는 신념으로 살았습니다. 그리고 참 감사하게도 원하는 꿈도 이루고 행복하게 가정도 이루어 잘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몇 달 전에 아이가 생겨서 일도 휴직하고 태교에 전념했는데 원인도 알 수 없고 증상도 없이 아이가 유산됐습니다. 이런 일을 겪고 나니까 내가 노력해도 어쩔 수 없이 찾아오는 슬픈 일들에 대한 근원적인 불안감이 가슴속에 생겼습니다. ‘그런 마음은 부질없다’,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하다가도 문득문득 ‘다음에 또 아이가 잘못되면 어떡할까?’, ‘오늘 비가 오는데 남편이 운전하다가 사고가 나면 어떡하지? 이건 내가 노력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일 텐데’ 이런 생각들이 듭니다. 이런 마음에서 좀 벗어나고 싶고 마음의 평화를 얻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nbsp“누구나 다 그래요. 만약 오늘이 소풍을 가는 날이라면, 비가 안 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기 마련입니다. 어제 정토회에서는 애광원 장애우들과 함께 나들이를 가는 행사가 있었는데, 다들 ‘비가 안 왔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비가 오면 휠체어 타고 내리는 게 굉장히 복잡해지잖아요. 그런데 비가 안 오니까 기독교 재단인 애광원에 계시는 분들은 다 하나님이 자기 기도를 들어줬다며 기뻐하고, 자원봉사자들은 전부 불교인이니까 부처님이 자기 기도를 들어줬다며 기뻐했습니다.nbspnbspnbsp그런데 나들이 장소였던 순천만 국가정원에 600년 묵은 팽나무가 있는데 거기 가서 빌면 뭐든지 다 들어준대요. 정원을 안내해주는 사람이 말하길 ‘지난번에 답사 왔던 사람이 여기서 기도하고 갔기 때문에 비가 안 왔다’는 겁니다. 이처럼 잘 되면 다 자기 덕이고 못 되면 다 남의 탓이에요.nbsp그런데 서두에서 제가 이야기했지만 비가 오면 꼭 나쁜 것만도 아니에요. 우리 어릴 때를 돌아보면 천수답에 비가 안 와서 모내기를 못하다가 비가 오면 비를 맞아가면서도 즐거이 모내기를 합니다. 비가 안 와서 모내기를 못 하는 게 나아요? 비가 와서 비를 맞으며 일하더라도 모내기를 하는 게 나아요? 연세드신 분들은 비 맞고도 모내기 하는 게 낫다고 대답할 거예요. 또 비 맞고 일도 기쁘게 하는데, 비 맞고 노는 게 무슨 큰일이겠어요? 비 맞고 일하는 것보다 비 맞고 노는 게 쉬워요.nbspnbsp그리고 ‘노는 데 굳이 비 맞고 놀 것까지 뭐 있나?’ 하면 안 놀면 되잖아요. 어디를 가기로 했는데 비가 와서 번거로워지는 게 싫다면 안 가면 되잖아요. 그런데 농사 짓는 사람들은 비가 안 와서 농사를 망치면 먹고 살기가 어려워져요. 그런데 여러분들은 자기 소풍가는 날 비 왔다고 난리잖아요. 지난번에 소풍 갈 때 비가 왔다고 해서 이번에 소풍 갈 때도 또 비가 올까 싶어 초조불안해 하고요. 이렇게 하는 것은 너무 자기중심적이라는 이야기예요.nbspnbsp질문자는 지금까지 자기가 원하는 것을 다 이루어 왔기 때문에 더 힘든 거예요. 그런데 어떤 사람은 지금까지 자기가 원하는 것이 하나도 돼 본 적이 없다고 아우성입니다. 이 사람은 힘들기는 하지만 앞으로 일이 잘 안 돼도 ‘아이고, 나는 원래 재수가 없어서 안 되더라’ 이러고 마는데, 지금 질문자는 자기가 원하는 것을 지금까지 다 이루었기 때문에 앞으로 만약 자기가 원하는 게 안 되면 충격이 더 큰 거예요.nbspnbspnbsp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그 결말은 반드시 실패하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최근의 대통령들이 특히 더 그래요. 이유가 뭘까요? 이 분들은 보통 사람들이 아니라 성공 신화를 이뤄낸 사람들이어서 그래요. 즉, 남들이 다 안 된다고 할 때 밀어붙여서 이뤄낸 사람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뭔가 잘못됐을 때 보좌진이나 누가 이야기를 해도 본인이 밀어붙이면 옆에서 말릴 수가 없어요. 옛날에 다들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반대할 때 이 분들은 된다고 밀어붙여서 성공한 경험이 있잖아요. 그래서 말리지를 못하는 겁니다. 말려도 듣지 않을뿐더러 말리는 힘이 강하지도 않아요. 왜 그럴까요? 저 분은 늘 세상에서 안 된다는 것을 이뤄낸 사람이기 때문입니다.nbspnbsp그래서 이런 사람들은 성공을 했다가도 항상 막판에 한꺼번에 말아먹어요. 이번 공천 때 누가 봐도 저렇게 밀어붙여서는 안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잖아요. ‘야, 저건 해도 너무했다. 좀 심하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그렇게 하면 안 될 텐데, 왜 그렇게 해도 된다고 생각했을까요? 늘 세상 사람이 안 된다고 한 걸 밀어붙여서 된 경험밖에 없기 때문에 그래요. 그래서 이번에 반쪽박을 찼잖아요. 여기서도 제대로 반성하면 되겠지만 안 그래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럴 때 반성을 하게 되는데, 이런 사람들은 오히려 이걸 다시 더 세게 밀어붙여서 뒤집으려고 해요. 그러면 이제 완전히 쪽박을 차게 되겠죠. 그래서 위험하다는 거예요. 이렇게 늘 자기 뜻대로 인생이 이루어진 사람은 항상 막판에 패가망신합니다. 질문자도 그럴 위험이 있어요. 앞에서 질문할 때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늘 자기가 원하는 대로 됐다고 했잖아요.nbspnbsp건강도 마찬가지예요. ‘내가 예순이어도 병원 한 번 안 가고, 감기 한 번 안 걸렸다’ 이런 사람은 다 일찍 죽습니다. 늙어서 몸이 쇠해지면 그에 맞게 조절을 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평생 살아왔던 대로 힘을 쓰다가 한꺼번에 팍 꺾여요. 반면 어릴 때부터 계속 여기저기 아픈 사람은 남이 볼 때는 ‘저게 제 명대로 살겠나’ 싶지만 오히려 벽에 똥칠할 때까지 삽니다. 이런 사람은 늘 조심하거든요. ‘아이고, 또 아프다’ 이러면서 절대로 무리하지 않으니까요.nbspnbspnbsp그러니 질문자가 한번 생각해보세요. 아기가 뱃속에 있을 때 유산되는 게 질문자한테 나을까요? 낳아서 일주일 안에 죽는 게 나을까요? 세 살 때까지 크다가 죽는 게 나을까요? 열 살이나 스무 살쯤까지 크다가 죽는 게 나을까요? 일단 안 죽는다는 선택지는 빼고 생각해보세요. 어느 게 나을까요?”nbsp“뱃속에 있을 때가 더 나을 것 같아요.”nbsp“그러니 아이가 유산된 것은 질문자에게 큰 복이라는 걸 질문자가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질문자는 그걸 지금 불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나중에 질문자가 겪어야 할 큰 아픔을 미연에 방지해준 셈이에요. 그러니 앞으로 아기가 또 생겼다가 유산을 하더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명을 제대로 타고 나지 못했으면 미리 뱃속에서 정리돼야 엄마를 덜 아프게 만들어요.nbspnbsp누가 발로 찼다거나 약을 잘못 먹었다든지 해서 유산된 것은 사고에 속하니까 경우가 좀 달라요. 그러나 자연유산은 아이가 형성은 되었지만 너무나 약해서 자궁 안에서조차 생존을 잘 못하는 거예요. 그래서 설령 태어나더라도 장애를 안게 되거나 제대로 건강하게 살지 못하고 죽기 쉽기 때문에 자궁 안에서 자연유산된 것은 털끝만큼도 괴로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자연유산이 안 되고 살아난 아이 중에서도 세상에 나와서는 제대로 적응을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엄마의 자궁 안에서조차 제대로 적응을 못 하는 아이는 슬퍼할 일이 아니에요. 아이와 엄마 모두에게 큰 불행을 미연에 방지한 것이라고 이해해야 합니다.nbspnbsp그러니 앞으로도 병원 검진은 잘 받되 자궁에서 아이가 미성숙 상태에서 유산되는 걸 두려워하지 마세요. 호랑이 새끼도 언덕에서 새끼를 떨어뜨려서 살아남는 놈만 키운다는 말이 있잖아요. 그게 모질어 보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이건 자연의 법칙이에요.nbspnbsp이건 누구의 죄도 아니에요. 하나님의 벌도 아니고 과거전생의 인연도 아닙니다. 관점을 그렇게 가지셔야 해요. 그렇게 안 가지면 앞으로 더 힘들어집니다. ‘아기를 낳고 싶다’ 하고 바랬더니 금방 아기가 낳아지고, 이렇게 늘 질문자가 원하는 대로 되면 나중에 오히려 더 큰 불행이 옵니다. 생명을 존중한다면 여러 가지 장애를 갖고 아이가 태어났다 해도 기꺼이 키워야 합니다. 그러나 질문자의 수준은 아이가 여러 가지 장애를 갖고 태어나느니보다는 태어나지 않은 것이 더 낫잖아요. 어떤 장애가 있다 하더라도 태어난 뒤에는 그 아이도 생존할 권리가 있고 행복할 권리가 있기에 당연히 돌봐야 하지만, 태어나지 않았다고 슬퍼할 일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그걸 슬퍼하는 것은 관점이 옳지 않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nbsp“네, 감사합니다.”nbsp울먹이던 질문자가 비로소 환하게 웃자 청중들도 박수를 보내며 위로의 마음을 보태었습니다.nbspnbsp이어서 스님은 덧붙여 추가 설명을 이어가며 마무리 말씀을 대신했습니다.nbspnbsp“내가 불행하다고 생각하면 불행인 거에요. 유산이 되는 것을 불행하다고 생각하면 불행이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사실 불행이 아닙니다. 엄마의 자궁에서조차 생존을 하지 못한 아이이니 만약 요행히 태어난다 해도 생존하기가 어렵습니다. 자궁 안에서 건강해도 나온 뒤에 생존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있잖아요. 그러니 그것을 슬퍼하는 것은 옳지 않아요. 다만 사고, 예를 들어 넘어졌거나 배를 걷어채였거나 어떤 충격을 받아서 유산한 경우는 다르죠. 아이가 충분히 건강한데도 불구하고 보호가 안 되어서 유산된 것이니까요. 우리가 건강한데도 교통사고 같은 사고가 나서 죽을 수도 있는 것과 같습니다.nbspnbspnbsp그러나 자연유산은 그걸 두려워할 필요가 없어요. 자연유산은 세 번, 네 번까지 하다가 제대로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니까 그것은 병원에서 검진을 통해 몸 상태를 잘 살펴보세요. 검진 결과에 따라 어떤 부분이 약하니까 무리하면 안 된다거나 뭐 하면 안 되는 식의 주의를 줄 테니까 그대로 따르면 됩니다. 보통 자연에서 동물들을 보면 아기 낳는 날까지 움직여도 됩니다. 자연 생태계가 그래요. 그래서 옛날에는 콩밭 매다가 아기 낳고, 여행하다가 비행기 안에서도 아기 낳고, 기차 안에서도 아기 낳고 이런 일들이 많았잖아요. 부처님도 마야 부인이 길을 가다가 낳았어요.nbspnbsp그러니 마음을 편하게 가져야 합니다. 아기에 대해서 너무 신경을 쓰면 오히려 건강한 아기를 낳기 어려워요. 아기를 가졌다고 해서 너무 조심하고 일일이 조바심을 내도 아기 건강에 안 좋습니다. 그러니 그런 걱정 하지 마세요. 낳기도 전에 벌써 저런 걱정을 하는데 아기가 어떻게 행복하게 살겠어요? 아기가 들어서면 기뻐하고, 행여 유산이 되면 나중에 힘든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고, 조금 있다가 또 새로 생기면 감사히 받아들이고, 그래도 안 생기면 인공수정을 시도해보면 되고, 그래도 안 되면 입양을 하면 됩니다. 요즘 세상이 얼마나 좋은데 그런 걸로 걱정하고 그래요? 조금 더 편안하게 생활해야 해요.nbspnbsp아이를 키울 때 엄마가 고생하면 아이는 대부분 부모의 기대에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아이 키우는 게 힘들수록 아이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기 때문이에요. 부모의 기대가 크기 때문에 아이가 부모의 기대를 만족시켜주지 못하니까 부모자식 간의 관계가 나빠지고 아이는 나중에 부모에게 저항하게 됩니다. 그래서 아이 키우는 게 힘들지 않아야 해요. 있는 젖 그냥 물리고, 있는 밥 먹이고, 있는 옷 입히고, 바쁘면 잠시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이렇게 대충 키워야 해요. 그래서 아이 키우는 게 별로 힘들지 않아야 합니다.nbspnbsp그리고 아이와 같이 있는 게 재미있어야 해요. ‘내가 너 키우는 게 힘들다. 너만 없었으면...’ 이런 게 아니라 ‘네가 있어서 내가 참 행복해졌다. 네가 없었으면 내가 무슨 재미로 살았겠니?’ 이렇게 엄마가 싱글벙글하면서 별로 힘을 안 들이고 아이를 키우면 아이한테 기대도 그리 크지 않고, 아이의 몸과 마음이 다 건강해집니다.nbspnbsp제가 쓴 책 ‘엄마수업’의 핵심은 엄마가 행복해야 한다는 거예요. 엄마가 지극정성으로 아이를 키워야 한다고 하지 않았습니다. 엄마가 행복하라는 거예요. 옛날에 시골분들을 보면 자식이 이미 대여섯씩 되어도 또 아이가 태어나면 다 귀하게 여깁니다. 몸이 좀 고단하긴 하지만 밭 매다가도 아이가 울면 젖먹이고, 밥하다가도 젖먹이고, 자다 깨서도 젖을 먹이지 ‘아이고, 이놈의 자식아 잠 좀 자야 하는데 왜 일어나서 우니? 젖 달라면 아까 달라고 하지 왜 한밤중에 달라고 하냐?’ 이러지 않아요nbspnbspnbsp그렇게 편안한 마음으로 키웠기 때문에 아이들이 다 건강한 거예요. 그런데 요즘은 아이를 한둘씩 낳아서 키우지만 대여섯씩 키우던 옛날보다 아이 키우기가 더 큰일이 되었습니다.nbspnbsp그리고 어제 한 통계를 봤는데, 지금 장애아가 태어날 확률이 100명당 5.5명이래요. 20년 전보다 3배 정도 늘었어요. 우선 우리가 먹는 음식이나 생활환경이 문제겠지요. 그런데 제가 볼 때는 주 원인이 산모의 스트레스 같아요. 산모가 지나치게 신경을 쓰면 자궁이 긴장되니까요.nbspnbspnbsp그러니 여러분들이 ‘토끼도 새끼 낳아서 키우고, 다람쥐도 새끼 낳아서 키우는데, 사람이 새끼 낳아서 못 키울 이유가 없다’ 이렇게 가볍게 생각하고 마음을 편안히 가져야 오히려 아이들이 더 건강해집니다. 아이를 가진 엄마가 힘들어하는 게 아니라 아이가 없는 것보다 있는 게 더 즐겁고 행복하다고 여겨야 아이들도 건강해져요.”nbsp오늘은 마치 태교 수업과 육아 수업을 들으러 왔나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엄마는 아이를 어떤 마음으로 잉태해야 하고, 태어난 아기는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에 대한 말씀들이 강연 말미에 주욱 이어졌습니다.nbspnbsp이 외에도 네 명의 질문이 더 있었습니다. 첫 번째 질문자는 임용시험에서 여러 차례 떨어졌고, 창업하려고 해도 주변에서 만류하고, 맘대로 되는 것도 없고 계획대로 되는 것도 없어서 점집에 갔는데, 점집에서 들었던 말들이 자꾸 신경이 쓰인다며 어떻게 생각해야 되는지 물었고, 두 번째 질문자는 별거했던 남편이랑 재결합해서 현재 3년이 됐다는 분이었는데, 불쑥불쑥 남편이랑 살기 싫다는 마음이 다시 올라와서 힘들다고 질문했고, 세 번째 질문자는 26살 된 발달장애아를 혼자서 키워 온 여성분이었는데, 자신의 양육방법이 잘못됐다는 생각에 우울증이 겹쳐서 모든 걸 포기하고 싶어질 때가 자주 있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물었고, 네 번째 질문자는 현재 직장생활이 힘들어서 사직을 결심했는데, 회사에서는 인력수급문제로, 집안에서는 동생 재수 문제로 1년 정도 더 근무하라고 해서 어떻게 해야할지 물었습니다.nbspnbsp스님과 질문자와의 대화는 한편의 코미디나 드라마처럼 많은 웃음과 감동을 주었습니다. 솔직하고 거침없는 이야기엔 같이 웃고, 아픈 이야기엔 함께 아파하고, 슬픈 이야기엔 눈물지으며 듣다 보니 어느새 시야가 툭 트이고, 주변이 환해지고, 삶이 가벼워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무겁고 절박하던 질문자들의 표정이 환해지고 밝아지면서 저절로 “감사합니다”를 외치는 모습을 보면서 진주 시민들도 아낌없는 격려와 응원의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nbspnbsp다섯 분의 대화를 들으며 웃고 감동하는 사이 어느덧 2시간이 훌쩍 지났습니다. 여러 경험과 비유를 들어가며 자유로움과 행복의 본질을 꿰뚫어 드러내주시는 스님의 말씀이 오랜 가뭄 끝의 단비와 같이 마음 밭에 아낌없이 스며든 시간이었습니다.nbspnbspnbsp강연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유산 후 불안증이 왔다는 질문자에게 스님의 답변을 듣고 난 소감을 물어보았습니다.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스님과의 대화 후에 너무나 가벼워졌다.”며 환하게 웃었습니다.nbsp스마트 폰을 최근에 갖게 되어 유튜브로 매일 스님의 법문을 듣고 있다는 50대 어르신은 “그 동안 잘못 살았구나, 잘 살아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자주 했다고 하면서 “내 인생에 어떤 복이 있어서 저런 분을 가까이서 뵐 수 있는지..” 하면서 고마워했습니다. 강연 내용을 꼼꼼히 적으면서 들었다는 한 남자분은 “일체유심조라는 말이 계속 떠올랐다. 남들이 보기엔 대단치 않은데 세상의 짐을 다 진 것처럼 그동안 살아왔음을 알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얘기해 주었습니다.nbspnbsp강연을 마치자마자 책 사인회가 열렸는데, 복도에 줄이 길게 이어졌습니다. 스님은 상기된 얼굴로 책을 들고 서 있는 한 사람 한 사람과 눈을 맞추며 정성껏 사인해 주었습니다.nbspnbsp사인회가 끝나고 오늘 행사를 위해 수고한 많은 봉사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환하게 웃는 표정 속에는 행복이 가득해 보였습니다.nbspnbspnbsp이어서 봉사자들은 다가오는 스승의 날을 기념하여 작은 꽃다발을 스님에게 전달한 후 스승의 은혜 노래를 함께 불렀습니다. 존경과 감사의 마음이 차올라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nbspnbsp스님은 봉사자들을 둘러보며 “수고했다”고 듬뿍 격려를 해준 후 다음 일정을 위해 출발했습니다. nbspnbsp저녁 7시 30분부터는 울산 KBS홀에서 울산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nbspnbsp ※ 2016년 봄,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갑니다. 강연일정 확인하시고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오세요. 강연은 선착순 무료입장입니다. 질문자 접수는 강연장에서 받습니다.
2016.5.9 지적장애인거주시설 애광원 봄나들이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지적장애인거주시설 애광원 식구들과 송광사와 순천만 국가정원으로 봄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nbspnbsp2003년부터 시작된 애광원 김임순 원장님과 법륜 스님의 인연은 매년 봄과 가을 두 차례씩 거동이 불편한 거주인들의 바깥나들이를 지원해주는 모습으로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행사가 10여 년 이어지다 보니 이제 경남 지방의 웬만한 장소는 한번쯤 다녀온 터라 매번 나들이 계획을 세우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경상도 땅을 벗어나 전라남도 순천에 있는 송광사와 순천만 국가정원을 나들이 장소로 정했습니다.nbspnbsp오전 10시 30분, 송광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날씨가 잔뜩 흐리고 간간이 가랑비까지 흩뿌려서 nbsp걱정부터 앞섰습니다. 하지만, 먼저 도착해 있던 정토회 경남지부와 마산정토법당에서 온 40명 가량의 봉사자들이 반갑게 스님을 맞이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같이 사진촬영을 하고 인사를 나누는데 봄에 입학한 정토불교대학 학생들이 제법 많았습니다. 스님이 웃으면서 “이제 정토회 온 지 두 달 밖에 안 된 사람들이 봉사는 할 줄 아나?” 하고 핀잔을 주니 봉사자들은 “초발심으로 더 잘 할 수 있습니다”라고 씩씩하게 대답하며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그러면서 스님은 “오늘은 원생들 중에서 중증 장애인들과 나들이를 하는 날이라 더욱 정신을 바짝 차리고 집중해야 한다”며 휠체어를 다룰 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습니다.nbspnbsp곧바로 애광원 식구들을 태운 버스가 도착하여 25명의 원생들과 김임순 원장님, 송우진 이사님, 그리고 9명의 선생님들이 버스에서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원생 한 명마다 봉사자 12명이 하루를 책임지는 친구로 배정되어 반갑게 손을 잡고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10여 년 간 매년 스님을 만나와서 그런지 이제는 스님을 보자마자 소리를 지르며 반가워 하는 장애인들도 있었습니다.nbspnbspnbsp그런데 몇몇 장애인들은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땅바닥에 드러누워서 봉사자들을 힘들게 하기도 했습니다. 사정을 알아보니 중증 장애인들은 거의 바깥나들이를 못하다보니 야외로 나가는 것 자체에 너무 들떠서 버스에서 내리기 싫어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라 합니다. 한참을 달랜 후 몇몇 원생들은 휠체어에 태운 후에야 겨우 송광사로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nbspnbsp궂은 날씨에 버스를 타고 송광사까지 올라갈까 하다가 스님은 “그래도 절은 걸어 올라갈 때 제대로 느낄 수 있다”며 내려올 때 버스를 타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마음먹고 걷기 시작하니 마침 빗줄기도 점점 가늘어졌고 어느덧 우산을 접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송광사에 이르는 아름다운 계곡길과 상쾌한 편백나무 숲길을 제대로 느끼며 나들이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먼저 스님이 송광사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이곳은 송광사입니다. 우리나라 사찰 중에서 중요 문화재가 가장 많이 있는 곳이에요. 국보가 4개, 보물이 21개나 있어요. 법정 스님이 머무셨던 불일암이 이 산 내에 있어요. 자, 그럼 한 바퀴 돌아보겠습니다.”nbsp숲길을 한참 걷고 나니 일주문이 나타났습니다.nbspnbsp“지금 우리가 지나가는 곳이 일주문이예요. 세속 세계와 부처의 세계가 둘이 아니고 하나라는 뜻으로 일주문이라고 부릅니다.”nbspnbspnbsp일주문을 지나자 척추당과 세월각이 나타났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생소한 이름인데, 스님은 이곳은 불교에서 천도재를 지낼 때 영가를 목욕시키는 곳이라고 설명해 주었습니다.nbspnbsp“죽은 영가도 남녀 구분이 있나봐요. 척추당은 남자 영가의 관욕처이고, 세월각은 여자 영가의 관욕처입니다. 관욕이라는 것은 영혼을 목욕시켜서 깨끗하게 모신다는 뜻이예요.”nbsp세월각을 지나자 애광원 식구들을 환영하기 위해 올해 새로 송광사 주지에 임명된 진화 스님과 교무국장 소임을 맡고 있는 정응 스님이 마중을 나와 주었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두 스님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 후 애광원 식구들과 함께 단체사진을 찍었습니다.nbspnbsp“자, 여기서 사진 찍겠습니다. 카메라를 보세요. 빠이 빠이.”nbspnbsp원생들은 모두 각기 다른 곳을 보고 있었지만 모두들 오랜만의 나들이에 즐거워하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원생들을 매일 돌보는 일을 하고 있는 한 선생님은 “오늘처럼 날씨가 궂으면 원생들이 정말 다운되거든요. 그런데 봉사해주시는 분들이 너무 잘해주시니까 이런 날씨에도 지금 굉장히 표정이 밝아요.”라고 놀라워하기도 했습니다. nbspnbsp사천왕문에 이르니 양 옆으로 무시무시한 표정을 한 네 명의 조각상이 원생들을 무섭게 했습니다. 스님은 웃으면서 가볍게 설명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저희는 지금 사천왕문을 지나고 있습니다. 하늘 나라 중에 첫 번째 하늘이 사왕천인데, 거기에서 동서남북을 각각 담당하는 네 분의 신이에요. 인도의 전설에 의하면 이 분들이 늘 인간 세상을 돌아보면서 나쁜 일을 한 사람은 벌을 주고, 좋은 일을 한 사람은 칭찬한다고 해요. 인도의 신들입니다.”nbsp사천왕문을 지나니 계단이 나타났습니다. 원생들이 계단을 오르기가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스님도 팔을 걷고 원생들의 손을 잡아주며 으라찻 힘을 주며 거들었습니다. nbspnbsp“자, 계단을 올라가겠습니다. 으라찻. 아이고, 잘 한다.”nbspnbsp스님의 따뜻한 목소리에 원생들은 기분이 좋아졌는지 소리를 “끼약” 하고 지르기도 했습니다.nbspnbsp이어서 교무 스님인 정응 스님이 대웅전까지 직접 안내도 해주었습니다. 한국 불교에는 삼보사찰이 있는데,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져있는 통도사가 불보사찰이고, 부처님의 가르침인 팔만대장경의 경판이 모셔져있는 해인사가 법보사찰, 그리고 한국불교의 승맥을 잇고 있다고 해서 송광사가 승보사찰이라고 합니다. 송광사가 승보사찰인 이유는 고려 때 보조 국사가 정혜결사를 통해 한국 불교의 전통을 확립했고, 그 이후에도 열다섯 명의 국사가 더 나와 그 전통을 면면히 이어왔기 때문이라고 합니다.nbspnbspnbsp스님은 휠체어를 탄 김임순 원장님 곁에서 같이 걸으면서 송광사 경내의 문화재와 약사전, 지장전 등을 하나하나 설명해 주었습니다. 특히 기독교 신앙을 가지고 있어서 지장보살이 무엇인지 처음 들어보는 원장님에게 재미있는 설명을 해주기도 했습니다.nbspnbspnbsp“지장전은 지장보살을 모신 곳이에요. 지장보살이라는 분은 전설에 따르면 부처님이 돌아가실 때 ‘내가 없는 세상에 다음 부처님이 오실 때까지 지옥에 있는 중생들을 다 구제하라’는 명을 받고 지금도 지옥 중생을 구제하고 있는 보살이예요. 많은 사람들이 죽으면 지옥갈까봐 겁을 내잖아요. 그러나 지장보살이 다 구제를 해준다고 하니까 주로 영가를 천도하거나 죽은 사람을 위해 기도할 때 이 지장보살을 부릅니다.nbspnbsp그리고 지장보살은 ‘지옥 중생이 한 사람이라도 남아 있는 한 나는 부처가 되지 않겠다’라고 큰 원을 세운 분이예요. 그래서 우리는 죽어서 지옥갈까 걱정을 안 해도 되는 이유는, 나를 구제해줘야 저 분이 부처가 되기 때문입니다. 내가 지옥에 있는 한 저 분도 부처가 못 되니까 우리는 마음 놓고 살아도 돼요. 하하하.” nbspnbsp김 원장님도 스님의 설명을 듣고 크게 웃었습니다. 두 분은 종교를 뛰어넘어 어떤 이야기도 거리낌이 없이 나누었습니다.nbspnbspnbsp다음은 약사전에 도착했습니다. 약사전에 대해서도 원장님이 생소해하자 스님의 설명이 이어졌습니다.nbspnbsp“저 분은 ‘약사여래불’이라고 해서 손에 약그릇을 쥐고 있어요. 저 그릇에 담긴 것이 약탕입니다. 그래서 이곳은 아픈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는 곳이에요. 애광원에는 아픈 사람들이 많으니까 ‘아픈 상태에서도 행복하게 살겠습니다’ 하고 다함께 기도를 하고 가겠습니다.”nbspnbsp스님의 제안에 다함께 합장하고 정성껏 기도를 한 후 송광사 경내를 나왔습니다.nbspnbsp법당을 나오자 마자 짙은 밤색 차림의 법복을 입은 베트남 스님들을 만났습니다. 베트남 스님들과 함께 인천에서 왔다는 한국 스님이 법륜 스님을 알아 보고는 반갑게 인사를 하며 이분들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베트남 노동자들 중 불자들을 모아서 법회를 해주기 위해 한국에 머물고 있는 스님들이라고 합니다.nbspnbspnbsp스님도 반가워 하면서 “정토회에서도 외국인노동자들을 위해 안산에 다문화센터를 열고 있다”며 “꼭 필요한 일을 잘 하고 계시네요” 라고 격려와 공감을 표해주었습니다.nbspnbsp이렇게 송광사 순례를 마치고 이어서 순천만 국가정원으로 향했습니다. 버스 타고 30분 가량을 이동하자 순천만 국가정원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정원 안에 있는 식당으로 향했습니다.nbspnbspnbsp오늘은 모두 중증 장애인들이라 간단한 비빔밥으로 식사를 준비했는데도 식사를 원할히 하기가 생각처럼 만만치 않았습니다. 많은 원생들이 휠체어에 탄 채로 식사를 해야 하고, 몇몇 원생들은 일반 식사가 불가능해 따로 죽을 먹어야 했습니다.nbspnbspnbsp거동이 불편한 원생들은 대부분 스스로 식사를 할 수가 없어 대부분의 봉사자들이 본인의 식사는 건너뛰어야 했습니다. 그래도 원생들이 맛있게 먹어주니 봉사자들 모두가 자기 배고픈 줄은 하나도 모르겠다는 듯 밝게 웃기만 했습니다.nbspnbsp봉사자들이 휠체어를 밀며 꽃이 만발한 정원을 걸어가는 모습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웠습니다. 스님도 걸을 수 있는 원생 한 명과 손을 잡고 정원을 걸었습니다.nbspnbspnbspnbsp날씨가 흐리고 비가 오락가락 하니 좋은 점도 있었습니다. 순천만 국가정원의 경우 맑은 날씨에는 햇빛을 피하기가 어렵습니다. 더운 날씨에 휠체어를 밀어가면서 넓은 정원을 느긋하게 관람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휠체어를 타지 않은 원생들도 모두 중증의 상태여서 봉사자들이 늘 곁에 바짝 붙어서 손을 잡거나 팔짱을 낀 채 안다시피 걸어야 했기 때문에 모두들 흐린 날씨를 고마워했습니다. 스님이 법문 때 늘 하시는 말씀처럼 날씨가 흐리면 흐린 대로 이 상황에 맞게 즐길 뿐입니다.nbspnbspnbsp모두가 홍학이 무리지어 모여 있는 연못에서 한참 쉬었습니다. 홍학들이 있는 연못 옆 호수에는 고니 무리가 멀찌 감치 있었는데 해설사가 “곤” 하고 부르면 온다고 해서 모두 소리모아 “고오온” 하고 부르니 정말로 두 마리의 고니가 앞으로 다가와서 꽥꽥 거리며 반겨주었습니다.nbspnbspnbsp순천만 국가정원을 만들게 된 취지를 설명하는 해설사의 이야기가 정말 멋있었습니다. “순천만 글자의 받침을 보시면 ‘ㄴ’이 세 개입니다. 이것은 자연, 인간, 공존의 3받침을 뜻합니다. 세계 5대 연안 습지인 순천만으로 도심이 점점 침입해 오고 있는데, 이것을 막기 위해 그 중간 지대에 국가정원을 만들었습니다. 이런 환경적 의미에 공감한 세계적인 정원 설계자 찰스젱스가 자원봉사로 이 정원을 설계해 주었습니다.”nbspnbsp수많은 사람들의 자원봉사와 자원 재활용으로 이루어진 정원이라는 해설을 들으니 정토회에서 하고 있는 쓰레기제로운동의 의미가 더욱더 뜻깊게 다가오기도 했습니다.nbspnbspnbsp순천만 국가정원은 넓고도 길었습니다. 길마다 각 국가가 조성해놓은 색다른 정원들이 줄지어 있었고, 온갖 색깔과 모양의 꽃, 이름 모를 나무들이 빈틈없이 드넓은 대지를 메우고 있었습니다. 그 속에서 휠체어를 앞세우고 JTS의 파란조끼와 애광원의 빨깐조끼를 입고 걸어가는 사람들의 무리가 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오후의 정원을 수놓고 있었습니다.nbspnbspnbsp원생들과 오소리, 거북이, 미어캣, 왈라비 등이 있는 작은 동물원도 관람하고, 뒤이어 15분짜리 3D 입체영화 ‘달의 정원’도 보았습니다. 입체 영화를 잘 접하지 못한 원생들에게는 아마도 오래도록 남을 좋은 추억이 되었을 것입니다.nbspnbsp동문 근처 잔디밭에 이르러서는 간식을 먹으며 레크리에이션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어서 연잎으로 ‘컵등’을 만들어 보기도 했습니다. 비록 대부분의 작업은 봉사자들의 손으로 이루어졌지만 함께 무릎을 맞대며 눈을 맞추어 본 것만으로도 교감할 수 있는 게 많았습니다.nbspnbspnbsp이렇게 순천만 국가정원을 한바퀴 돌고나니 벌써 오후가 저물었습니다. 아쉽지만 더 지치기 전에 마무리를 하고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식당에서는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을 함께 가졌습니다. 신이 난 원생들이 앞에 나와 노래를 한 곡씩 부르자 식당 안은 웃음이 넘쳐 흘렀습니다.nbspnbspnbsp먼저 김임순 원장님이 정토회의 매년 계속되어 온 지원활동에 감사를 표했습니다. 오늘 하루의 추억이 원생들에게는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그리고 정토회와의 나들이를 원생들이 얼마나 기다리는지에 대해서 가감없이 소개하며 고마워 했습니다.nbspnbsp“지적장애인들을 사랑하시는 하느님이 오늘 여러분들을 보내주신 것 같습니다. 오늘 좋은 구경 많이 하고, 좋은 사람들 많이 만나고 돌아갑니다. 우리 애광원 직원들은 여러분들이 전해준 이 사랑 잊지 않고 우리 식구들을 더욱더 열심히 돌보겠습니다. 가정에 늘 하느님의 축복이 같이 하시기를 바랍니다.”nbspnbsp하느님의 축복을 내려주심에 정토회 봉사자들은 환호를 하며 감사의 마음을 표했습니다. 이어서 법륜 스님이 앞으로 나와 마무리 인사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스님의 환한 웃음에 순식간에 분위기가 한층 밝아졌습니다.nbspnbspnbsp“애광원 식구 여러분, 재미있게 놀았어요?”nbsp“예.”nbsp“또 봉사자들은 봉사하는 것이 보람 있었어요?”nbsp“예.”nbspnbspnbsp“솔직하게 말해서 애광원 식구들 덕택에 구경 잘 했지요? 저도 덕택에 순천만 국가정원은 처음 구경했습니다. 이런 기회가 아니면 저도 사실 이런 곳에 올 시간이 없어요. ‘올 봄에는 애광원 식구들과 순천만 국가정원에 가기로 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제가 와보지도 않았으니 안내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미리 둘러볼 시간도 없었거든요. 그런데 지난번에 여수에 강의하러 온 김에 이곳을 들렀습니다. 그런데 안까지 들어오지는 못 했고 바깥에서 이 안쪽만 쳐다보다 갔어요. 그 때 안이 잘 안 보여서 서운했는데, 오늘 이렇게 안쪽까지 들어와서 저도 구경을 잘 했습니다.nbspnbsp송광사도 지난번에 시골 어르신들 모시고 가긴 했는데, 차타고 올라갔기 때문에 계곡 길은 걸어보지 못 했어요. 그런데 오늘 여러분과 같이 계곡 길을 걸을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다 여러분들 덕택입니다.”nbspnbsp“저희도 좋았습니다.”nbsp“그런데 우리는 오늘 하루만 이렇게 따라다녔는데도 힘들잖아요. 그렇죠?”nbsp“예.”nbspnbsp“그런데 애광원 선생님들은 이런 일을 365일 하시니 얼마나 힘드시겠습니까? 월급이 문제가 아니에요. 그러니 우리가 시간을 좀 내어서 오늘처럼 이렇게 함께 하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구나 싶습니다. 이런 기회를 빌어서 애광원 원장님 이하 직원 여러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말씀 드립니다.nbspnbsp원장님, 정말 참 애쓰셨습니다. 스물 몇 살 때 학생 몸으로 전쟁 고아들을 돌보기 시작하셨고, 그 일이 다 끝났으면 쉬셔야 되는데 또 이렇게 지적장애인들을 돌보느라 평생을 보내시고 계시네요. 그래도 만약 원장님이 결혼하셔서 가정을 꾸렸으면 자녀를 많이 낳아봐야 대여섯 명이었을 건데, 지금 원장님이 돌본 자녀가 천 명도 넘잖아요.”nbspnbsp“예.”nbsp“오늘 원장님과 함께 하면서 한 사람의 원이 얼마나 큰 일을 해내는지도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도 작지만 원을 세워서 오늘처럼 이분들을 돕는 일이라도 계속 해나가면 좋겠습니다. 오늘 다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nbspnbsp애광원 선생님들도 박수를 치며 감사의 마음을 표했고, 원생들도 끼약 하고 소리를 지르며 기쁜 마음을 표했습니다.nbspnbsp그리고 다함께 원장님과 스님에게 드리는 “스승의 은혜” 노래를 함께 불렀습니다. 두 분의 스승님이 있었기에 오늘 봉사자들과 원생들의 만남이 가능했던 것이지요. 눈시울이 붉어지고 가슴이 뭉클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nbspnbspnbsp마지막으로 애광원과 정토회가 서로 감사의 마음을 담은 선물을 증정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특히 스님이 새책 ‘행복’을 직접 사인해서 건네자 애광원 선생님은 무척 기뻐했습니다.nbspnbspnbsp공식적인 행사를 마무리하고 저녁을 함께 먹었습니다. 저녁을 다 먹고나면 헤어진다고 생각하니 한 숟가락 챙겨먹이는 봉사자들의 손길도 간절해지는 것 같았습니다.nbspnbspnbsp짧은 만남이었지만 울컥하는 봉사자도 보였습니다. 애틋한 마음에 “내년에도 꼭 봉사올테니 그때 봐요” 하는 얘기들을 서로 주고 받았습니다. 말 못하는 원생들의 눈빛만 메아리처럼 돌아왔습니다.nbspnbspnbsp멀리 산그림자가 길어질 무렵 원생들 모두가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스님과 봉사자들도 모두 배웅을 나와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습니다. 원생들은 차창 밖을 하염없이 바라보았습니다. 애광원 봄, 가을 나들이는 앞으로 계속될 것이지만 늘 헤어지는 순간은 이렇게 짠합니다.nbspnbsp스님은 남은 봉사자들에게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수고가 많았다”고 하면서 격려를 듬뿍 해준 후 오늘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nbspnbsp내일은 오전 10시 30분에 진주 경남과학기술대학교에서 즉문즉설 강연을 한 후 저녁 7시 30분에는 울산 KBS홀에서 즉문즉설 강연이 있을 예정입니다.nbsp 애광원 봄나들이 풍경을 영상으로 담아 보았습니다. 스님의 하루를 영상으로 더욱 생생하게 만나 보세요.nbspnbsp nbsp글을 읽은 소감은 댓글로 남겨주시고, 감동은 SNS로 통해 주위에 널리 전하세요
2016.5.8 (오후) 저녁부 정토불교대학 담당자 봄나들이
nbsp안녕하세요? 스님은 새벽 6시에 있었던 청년·대학생 정토불교대학 특강수련을 마친 후 아침 9시 30분부터는 정토회 저녁부 정토불교대학과 경전반에서 교실 운영을 맡고 있는 담당자 및 모둠장들과 문경 용추계곡으로 봄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nbspnbsp오늘 봄나들이 행사는 그동안 저녁부에서 봄학기 불교대학과 경전반을 준비하고 운영하느라 수고한 봉사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입니다. 9시가 되자 입재식이 열리는 용추계곡 주차장에는 전국에서 260여 명의 봉사자들이 모두 모였습니다. 삼귀의 반야심경 봉독과 함께 봄나들이가 시작되었습니다.nbspnbspnbsp지난 주에 봄비가 흠뻑 대지를 적신 뒤라 하늘은 높고 바람은 시원하며 풀과 나무는 싱그러웠습니다. 스님은 그 어느 때보다도 밝은 표정으로 대중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걸어왔습니다.nbspnbsp“그늘진 곳으로 몇 걸음 물러나 깔판을 깔고 앉으세요.”nbspnbspnbsp스님의 배려에 시작부터 마음이 훈훈해졌습니다. 스님은 지부별로, 정토회별로 손을 들어보라고 한 뒤 멀리 제주도와 강릉에서도 참가한 것을 확인하고선 “아이구, 제주에서도 오셨네요. 감사합니다.” 라며 더욱더 반겨 주었습니다.nbspnbsp스님은 용추계곡의 지리적 환경을 설명하면서, 과거 용추계곡 밑에 있는 유원지가 경치가 좋아서 정토수련원 자리로 검토했었던 적이 있었다는 얘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결국 지금의 정토수련원 자리를 선택했는데, 이유인 즉, 그곳은 500년이 지나도 관광지가 될 가능성이 없는 곳이어서 누가 팔아먹을 일이 없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먼 훗날까지도 내다보고 수행도량을 지으려고 했던 스님의 의지와 혜안에 절로 머리가 숙여졌습니다.nbspnbsp10시부터 용추계곡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지나가는 분들에게 불편을 끼칠세라 한 줄로 서서 길을 올랐습니다. 스님은 “오늘 나들이의 목적은 친목과 산책, 그리고 소풍이니 천천히 오세요”라고 당부에 당부를 했습니다. 푸르른 나무 사이로 긴 행렬을 이루는 모습은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웠습니다. nbspnbspnbsp계곡을 따라 둘레길처럼 편안하고 사람이 거의 없는 호젓한 산길을 오르니 넓고 큰 바위를 타고 맑은 물이 힘찬 소리를 내며 흐릅니다. 물이 엄청 깊어 보이는 폭포를 만나자 저절로 탄성이 나옵니다.nbspnbspnbspnbsp대중들이 걸음걸이를 늦추며 사진을 찍고 자연과 어우러지는 분위기가 되자, 스님은 “용추계곡은 지나가는 사람이 없어 좋다”며 올해 봄나들이의 주제곡이 되다시피한 “산위에서 부는 바람 시원한 바람♪”을 대중들이 다같이 따라 부르게 했습니다. 순간 동심으로 돌아가 어린 아이처럼 자연과 하나가 됩니다.nbspnbspnbsp계곡을 따라 월령대까지 오르다가 계곡 반대편 길을 따라 선유동 계곡으로 내려가니 넓은 바윗돌이 있고 그 위로 맑은 물이 흐르고 모였다가 다시 흐릅니다. 대중은 가장자리의 바윗돌에 정토회별로, 법당별로 둘러앉아 맛있게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2시간 가까이 산행을 한 뒤라 밥맛이 꿀맛 같았습니다.nbspnbsp즉문즉설 시간이 되자 모두 스님을 향해 앉았습니다. 먼저 스님이 “저녁부 부장님이 여러분이 그동안 불교대학과 경전반을 운영하느라 수고가 많았으니 격려를 좀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하면서 “격려합니다.”라고 힘주어 말하자 대중들도 크게 웃었습니다.nbspnbspnbsp이어서 “누가 나와서 노래 좀 불러보세요”라고 하자, 보살님 한 분과 거사님 한 분이 나와 각각 노래를 불렀습니다. 거사님은 장기자랑을 위해 작은 앰프까지 준비해 왔습니다.nbspnbspnbsp장기자랑이 끝나자 계곡물 소리를 배경음으로 명상을 했습니다. 계곡물, 시원한 바람과 하나가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nbspnbsp즉문즉설을 시작하기에 앞서 청년정토회 경전반 담당자 한 분이 “오늘이 어버이날이고 다음 주가 스승의 날이니 노래 한 곡 불러드리겠다”고 하면서 “스승의 은혜”를 불렀습니다. 대중들 모두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르자, 겉옷 속에 살포시 감추고 있었던 카네이션을 떼어 스님의 가슴에 달아드렸습니다. 모두가 ‘아, 우리 모두가 놓친 걸 챙겨주셨네...’ 하는 마음으로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nbspnbspnbsp즉문즉설 시간에는 모두 9명이 질문을 했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처남과 동종 업계에서 사업을 하게 되면서 사이가 계속 안 좋아지고 있는데 어떻게 관계를 풀면 좋을지 물었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질문한 분은 ‘소양강 처녀’ 노래를 멋드러지게 부르며 여흥을 돋운 후 질문을 시작했습니다.nbspnbspnbsp“저는 15년 동안 처남 밑에서 직장생활을 했습니다. 이제는 처남이 자기 아들한테 업을 물려주겠다고 하고 있고, 제 아내도 거기에 지분이 좀 있었습니다. 저도 회사가 어느 정도 성장하는데 기여를 했는데, 처남이 회사를 자기 아들한테 물려준다고 하면서 저와 사이가 나빠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바로 근처에 있는 동종 업체를 인수해서 운영해 보겠다고 나섰는데, 처남은 제가 자기를 배신했다면서 ‘그동안 내가 돌봐줬는데, 너가 나가서 얼마나 잘 되나 보자’는 식으로 경쟁심을 보이더라고요. 그래도 처음에는 저를 좀 도와줄 것처럼 하더니 결국 안 도와줘서 제가 2년간 엄청 고생했어요. 그렇게 고생하는 동안 저는 정토회를 알게 되어서 스님의 즉문즉설도 많이 들었습니다.nbspnbsp지금도 처남은 거래처가 넘쳐나도 다른 사람한테는 줄지언정 저한테는 주지 못하겠다고 하고 있고, 제 아내가 갖고 있던 지분도 나눠주지 못하겠다고 합니다. 형님이 처남한테 얘기도 해 봤지만 처남은 ‘내 밑에 있어야 될 사람이 왜 배신하고 나가서 나를 힘들게 만드느냐? 앞으로 안 보고 살아도 좋다’는 식으로 얘기를 했답니다. 저도 제 사업을 하면서 금전적으로 많이 어려웠는데, 이제야 조금 손익분기점을 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는 15년간 처남 밑에서 일할 때 알았던 거래처들을 상대로 영업하는 수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이런 문제로 마찰이 심해지니까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nbsp“그냥 경쟁하세요. 질문자가 도둑질을 하는 것도 아니고, 빼앗아오는 것도 아닌데, 경쟁하면 되지 고민할 게 뭐가 있어요? 우리나라의 어떤 대기업 회장도 자기 형님과 싸우면서 ‘한 푼도 못 준다’고 하는 거 못 봤어요? 그런 경우도 있는데, 처남이 자기 거래처를 안 나눠주겠다고 한다고 뭘 그렇게 신경을 써요? 질문자는 벌써 동종의 사업장을 인수했다면서요? 그것은 처남과 경쟁관계에 놓였다는 거잖아요. 질문자가 일을 저질러놓고 뭘 그래요? 경쟁을 시작했으면 정당하게,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마음껏 경쟁하면 되지요.nbspnbspnbsp어쨌든 질문자는 처남 회사에 있다가 동종 업체를 차린 거니까 처남으로서는 질문자가 배신했다고 여길만하잖아요. 그러니 처남이 욕을 하면 ‘그래, 네 입장에서는 배신이라고 여길만하다. 그러나 나도 먹고 살아야 되는데, 내가 배운 게 이 일밖에 없지 않느냐? 어쩔 수 없다’라고 하면 됩니다.nbspnbsp만약 제가 미국에서 어렵게 어렵게 절을 하나 냈다고 칩시다. 한 10년 운영하니까 절이 조금 커졌는데, 더 이상은 혼자 못 하겠는 거예요. 형편이 어려울 때는 저 혼자 죽기 살기로 해 보겠지만 절이 좀 커지고 수입이 되면, 저 혼자 그렇게까지 힘들게 할 필요가 없잖아요. 그러면 한국에 있는 젊은 스님 한 명을 구해 와서 비자를 내주고 미국에 있는 절에 데려다 놓으면, 저는 그 스님한테 절을 좀 맡겨놓고 돌아다닐 수도 있잖아요. 그렇게 한 1년 지났더니 젊은 스님을 따라서 신도도 많이 늘고 했는데, 모든 권한은 여전히 주지인 제가 갖고 있다면 자연히 젊은 스님도 불만이 생길 거 아니겠어요? 게다가 신도들도 그 옆에서 ‘스님, 뭣 때문에 그 절에 붙어서 그렇게 삽니까? 나와서 따로 하시면 되지요’라고 부추기면 갈등이 생겨서 결국 그 스님이 나가서 절을 세울 거 아니겠어요? 그럼 그 스님이 LA에 있다가 뉴욕까지 가서 절을 세우겠어요? LA에다 절을 세우겠어요?”nbsp“LA에 세우겠죠.”nbspnbspnbsp“또 그 스님이 이 절에서 알던 신도들 중 일부를 데리고 갈 수밖에 없잖아요. 그 스님 처지로 보면 그렇다는 거예요. 그러면 제 절 신도 중에 3분의 1이 됐든 절반이 됐든 그 절로 갔다고 해서 제가 그 스님한테 ‘네가 나를 배신했다. 나는 처음에 혼자 LA에 와서 10년을 고생한 끝에 절을 이만큼 만들어놨는데, 네 놈은 내가 내준 비자로 LA에 와놓고, 1년 만에 우리 절 신도까지 데리고 나가서 바로 옆에 절을 새로 차리다니...’라고 하면 서로 원수가 되어 왕래를 안 하게 되는 겁니다.nbspnbsp그런데 LA에 한국 절이 처음에는 하나로 시작해서 또 나눠지고, 또 나눠지고 하면, 결과적으로 LA에 절이 10개나 생기게 되는 거잖아요. 무슨 말인지 아시겠어요?”nbspnbsp“예.”nbspnbsp“처음에는 신도 100명이 있었지만 제가 혼자 관리를 못해서 스님을 1명 더 데리고 와서 관리를 하다가 50명이 떨어져 나가서 50명씩 2개의 절이 되었는데, 각각 또 잘 운영하면 신도가 100명으로 늘게 될 거잖아요. 그러면 또 스님을 각각 1명씩 더 데리고 와서 관리를 시키게 되겠죠. 그러면 벌써 신도 50명 규모의 절이 4개나 됐잖아요. 그러니 결국 이런 ‘분열’이 바로 절이 더 커지는 길 아니에요?nbspnbspnbsp절이 꼭 하나만 있어야 될 이유는 없잖아요. 힘을 합해서 신도 400명 규모의 절 하나만 운영해도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게 되지 않잖습니까? 그런데 ‘내가 어떻게 고생했는데...’ 하면서 항상 자기 생각만 하니까 원수가 되는 거예요. 현실적으로는 교회도 그렇고, 절도 그렇고, 세탁소도 그렇고, 다 마찬가지입니다.nbspnbsp미국의 세탁소는 대부분 한국사람이 잡고 있는 거 아세요? 왜 그렇게 됐을까요? 전부 질문자와 같은 이유로 그렇게 된 거예요. 미국으로 이민 가서 세탁소 하나 내서 운영하다가 보니까 세탁소가 잘되자 한국에 사는 동생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서 세탁소 하나를 맡기고 자기는 또 세탁소 하나 더 내서 운영하는 겁니다. 그렇게 3, 4년 하다 보면 동생이 아니라 누구라도 오빠 밑에서 말뚝 박고 계속 월급쟁이만 하겠어요? 안 하지요. 그럼 싸우고 나간단 말이에요. 그럼 나갈 때는 자기가 맡아서 운영하던 세탁소를 가지고 나가든지, 아니면 어떻게 하겠어요? 미국에 와서 4년 동안 배운 건 세탁소 일이고, 아는 고객이라고는 그 동네 사는 고객밖에 없는데, 다른 동네로 가서 업종을 바꿔 일을 시작하겠어요? 그렇게 안 하겠죠? 그런데 거기다 대고 ‘세탁소를 차리려면 다른 데 가서 차리든지 하지 어떻게 옆에 차리느냐?’면서 난리를 치는 거예요.nbspnbsp그런 게 세상사입니다. 선임자 입장에서는 질문자를 배신자라고 볼 수 있는 것이고, 그러나 또 질문자 입장에서는 ‘배신을 하려는 게 아니라 나도 먹고 살아야 되지 않느냐’ 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러니 질문자는 ‘아, 처남 입장에서는 그렇게 볼 수도 있겠다’라고 이해를 하세요.nbspnbsp또 질문자는 ‘처남 회사에서 15년간 일을 해줬다’고 했는데, 그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질문자 입장에서는 ‘내가 15년 간 너를 도와줬다’라고 생각하겠지만, 처남 입장에서는 ‘내가 15년 간 너 밥 먹여줬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서로 관점이 다른 겁니다. 그러니 그런 것을 자꾸 생각해 봐야 소용없어요. 이왕 벌인 일이니까 그냥 경쟁을 하세요.nbspnbsp그런데 처남은 질문자를 배신자로 생각하니까 혼내주려고 하겠지만, 질문자는 처남을 굳이 혼낼 이유도 없잖아요. 또 덕 보려는 생각도 하지 마세요. 질문자 입장에서는 ‘그래도 너는 내 처남이고, 내가 네 회사에서 15년간 너를 도와줬는데, 거래처 남는 거 있으면 나한테 좀 넘겨주면 안 되나?’ 하는 생각이 들겠지만, 처남은 갖다버릴지언정 절대로 질문자한테는 안 줄 거예요. 그러니 그냥 열심히 일이나 하세요. 사업이 안 되면 접으면 되지 처남을 욕할 필요는 없어요. 그리고 질문자는 ‘아내의 지분’에 대해서는 얘기하면 안 됩니다. 그건 자기 형제들끼리의 문제이니까요.nbspnbspnbsp질문자는 처남에게 ‘15년간 네 회사에서 잘 지냈다. 덕분에 기술도 배웠고, 고객도 확보할 수 있었으니 고맙다’라고 하면 됩니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해서 고객을 유치하세요. 그런데도 처남이 계속 욕을 하면 ‘그래도 내가 아는 게 이 일밖에 없는데 어떻게 하나? 미안하다’ 하면서 자신의 길을 가면 됩니다.nbspnbsp“제가 처남한테 ‘서로 좋은 방향으로 가자’며 6개월을 쫓아다녔습니다. 그런데 이제 처남은 저를 아예 안 보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계속 마음이 상합니다.”nbsp“질문자가 어리석은 거지요. 자기 밑에 있다가 나가서 딴 살림 차린 사람이 ‘같이 하자’라고 하면 누가 같이 하겠습니까? ‘지사를 하나 내달라’ 그래도 줄까 말까 한데요. 그러니까 욕을 하면 실컷 얻어 드세요. ‘그래, 네 집에 있다가 딴 살림을 차리니까 네가 그럴 만하다’라고 마음을 먹어요. 상대가 아무리 나를 욕하고 비난해도 질문자는 아무 상관하지 말고 인사도 하면서 인간적으로 지내세요. 그런데 ‘같이 하자’라고는 하지 마세요. 아직은 질문자가 부족한 입장이니까 도울 일도 없겠지만 앞으로 혹시 도울 일 있으면 돕고 그러세요. 그렇게 세월이 흐르다 보면 풀리게 돼있습니다.”nbspnbsp“처남은 아예 제 인사를 안 받습니다. 저를 쳐다보지도 않아요.”nbsp“그래도 질문자가 ‘잘 있었나?’ 하면서 인사하면 되지요. 우리가 여기 계곡에 와서 ‘계곡이 좋다’라고 아무리 인사해도 계곡이 ‘고맙다’고 인사하던가요? 안 하잖아요. 상대가 인사 안 한다고 질문자도 인사를 안 하면 질문자가 감옥살이를 하게 됩니다. 상대야 인사하든지 말든지, 불편해 하든지 말든지, 질문자는 자기 볼일 보면서 ‘잘 있었나?’ 하고 다니면 질문자는 자유롭고, 처남은 불편한 겁니다. 처남은 질문자 안 보려고 도망가야 되고, 피해야 되고, 악 써야 되고 하니까, 상대가 과보를 받게 되는 겁니다. 그러니 질문자는 과보 받을 일을 하지 마세요.”nbspnbspnbsp걱정스런 눈빛이 역력했던 질문자는 그제서야 편안하게 미소를 지었습니다. 대중들도 큰 박수로 함께 격려를 해주었습니다. 나 중심으로 좁게만 보던 시야를 더 크게 넓히게 되니 ‘별일 아니네’ 할 수 있었던 명쾌한 답변이었습니다.nbspnbsp이 외에도 많은 질문들이 있었습니다. 가을 불교대학, 봄 불교대학 담당이면서 불교대학 팀장까지 맡았는데 일은 힘들지 않지만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게 흔쾌하지 않다는 분, 불교대학을 담당하는 분과 관계가 불편하다는 법당 부총무님, ‘도솔이 무슨 뜻이냐?’는 학생의 질문에 제대로 답을 못했다며 그 의미를 묻는 분, 불교대학 모둠장을 처음 하는데 사람의 마음을 잘 읽지 못해 상대하기가 어렵다는 분, 불교대학 담당을 맡기 전에는 수행을 열심히 했는데 담당을 맡고부터는 수행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분, 수행정진을 강조하니까 학생 2명이 카톡방을 나갔다며 수행정진을 강조하지 말아야 하는지 묻는 분, 탐진치 삼독심 중 치심의 개념에 대해 묻는 분, 경전반 담당인데 스님은 스승님에 대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 지 묻는 청년, 불교대학 수업에 들어갈 때 항상 쫓기는 마음이 들어 불편하다는 분 등 질문자도 많았고 그 내용도 다양했습니다.nbspnbsp대중들이 계곡의 나무그늘 아래 옹기종기 모여서 법문을 듣는 모습을 둘러 보니, 부처님 당시에도 많은 제자들이 이렇게 숲속에서 설법을 들었겠구나 싶었습니다. 그야말로 ‘야단법석’이 펼쳐진 셈입니다.nbspnbsp스님은 이렇게 2시간 넘게 즉문즉설을 한 후 마무리 말씀을 했습니다. 앞에서 질문자에게 답변한 내용을 다시 상기시켜 주면서 인생을 조금 더 크게 보고, 가볍게 살면 좋겠다고 당부하면서 강연을 마쳤습니다.nbspnbsp“재밌었어요?”nbsp“예.”nbspnbsp“사는 걸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산에 사는 한 마리 토끼처럼 그냥 가볍게 사세요. 여러분들이 굉장한 거 같지만 지구 전체로 보면 별거 아니에요. 네팔에도 어느 동네에 가면 부자라고 굉장히 잘난 척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없을까요?”nbsp“있어요.”nbsp“방글라데시에도 동네마다 계급이 높다며 잘난 척하는 사람들이 한둘은 꼭 있을 겁니다. 그러니까 지구적인 차원에서 보면 사람이란 그냥 지구에 붙어사는 개미처럼 바글바글한 것에 불과하지 아무 것도 아닙니다. 이렇게 우리가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돼요. 아무 것도 아니니까 다 죽어야 된다는 게 아니라 그냥 살면 된다는 겁니다.nbspnbsp어떻게 사는 게 그냥 사는 걸까요? 놀면서 살아도 돼요. 괜찮아요. 그런데 놀기만 하면 지루하잖아요. 예를 들어 70년 가까이 우리는 통일을 못 해 봤잖아요. 그런데 통일하면 좋을 것 같으니까 그거나 한번 해본다든지, 또 이 부처님 법이 참 좋은데 사람들에게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으니까 이걸 한번 알려본다든지, 이런 소일거리를 하나 마련해서 노는 게 좋지 않아요?nbspnbsp정토불교대학 안 나왔으면 언제 모둠장 해보고, 앞으로 어디 가서 총무도 해보고 그러겠어요? 학교 다닐 때 반장도 한번 못 해봤는데, 언제, 어디 가서 그런 걸 해보겠어요? 그리고 대구정토회나 동래정토회 같이 큰 법당에는 가봤자 내 차례 돌아오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신생 법당이니까 수준도 안 되는데도 중책을 맡겨주고 그러는 거예요. nbspnbspnbsp제가 시골에 있는 학교를 다녔고, 학교에 선생님이 부족했으니까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아이들을 가르치는 경험도 해 볼 수 있었지, 도시에 있는 학교를 다녔으면 어떻게 그런 경험을 할 수 있었겠어요. 그리고 제가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으니까 아르바이트 한다고 아이들을 가르쳐보려고 했지, 부자 집에서 태어났으면 어떻게 그런 경험을 할 수 있었겠어요? 그때는 힘든 일이었지만 지나고 보면 다 도움이 되는 일이었어요.nbspnbsp예를 들어 아버님이 일찍 돌아가시고, 어머님이 혼자서 일하게 되면, 자식은 엄마를 도와서 식당 일을 하느라 다른 집 애는 공부할 시간에 나는 식당 일을 해야 했다고 하소연 할 수도 있겠지만, 그로 인해서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사는 데 겁이 없을 수 있잖아요. 여차 하면 식당 하나 내면 되니까요. 안 해본 사람은 식당 내는 게 쉽지는 않잖아요. 대학 나온 건 써먹을 데가 그리 많지 않지만, 어릴 때 농사일을 해보거나 식당 일을 해본 경험은 언제든지 여차하면 써먹을 수가 있는 거예요. 그게 진짜 공부예요. 스님이 다른 사람보다 생존력이 더 있다면, 그건 수행했기 때문도 아니고, 학교를 더 다녀서도 아니고, 어릴 때 촌에서 밥 한 숟가락 얻어먹으려고 죽기 살기로 일한 덕분이에요.nbspnbsp그러니 인생이라는 게 별 게 아닙니다. 제가 꿈꾸던 물리학자가 돼서 미국으로 가서 유명해져봤자 무기 공장에 가서 미사일 만드는데 재능을 팔든지 했겠지요. 안 그럴 수도 있지만 그럴 확률이 더 높다는 겁니다. 그 길로 갔으면 그렇게 됐을 거고, 이 길로 왔으니까 이렇게 된 거예요. 인생이라는 게 이렇게 따져보고 저렇게 따져봐야 별 거 아니에요. 그래서 인생이 별 거 아닌 줄 알면 그렇게 목에 힘줄 것도 없어요.nbspnbspnbsp여러분들도 가정생활을 좀 가볍게 하세요. 남편이 성질을 내면 ‘좀 성질 날 일이 있으시구나’ 하면서 ‘죄송합니다. 맛있는 밥 지어 줄게요’ 하고 슬쩍 넘어가세요. ‘내가 놀다 왔나? 내가 정토회 다니면서 얼마나 좋아졌는지 모르나?’ 하면서 따지지 말고요.nbspnbsp또 정토회에 와서도 가볍게 생활하세요. 농땡이 치라는 게 아니라 너무 부담 갖지 말고 하라는 거예요. 신생법당 하나 내면 혼자 부총무에다가 팀장에다가 담당에다가 청소까지 자기가 혼자 다 할 수 있잖아요. 좋잖아요. 그런데 그게 뭐가 힘들다는 거예요? 청소가 좀 힘들면 다른 사람이 왔을 때 ‘청소 좀 해 주세요’ 하고 적당하게 나눠서 하면 되지요. 혼자 청소 다 해 놓고, 준비 다 해 놓으려면 너무 힘이 드니까 하는 만큼만 하고, 못 하는 일은 다른 사람과 나누세요.nbspnbsp또 실수하는 일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이 비판하면 솔직하게 ‘죄송합니다. 제가 부족해서 그렇습니다’ 하고 인정하고요. 이렇게 좀 모자라는 척하고 살면 사는 게 편안합니다. 모자라는 게 안 모자라는 척 하려니까 힘든 거예요. 완벽하지만 모자라는 척 하라는 게 아니라 원래 모자라잖아요.nbspnbspnbsp우리가 이렇게 모자라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활동을 해도 사회에 변화를 조금씩 가져오고 있잖아요. 그렇지요?”nbspnbsp“예.”nbspnbsp“우리가 조금만 노력하면 정토회만 좋게 하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도 바꿀 수가 있습니다. 굳이 총 들고 안 싸워도, 두 손만 가지고도 변화를 가져올 수가 있는 거예요. 다만 여러분이 지금 별 거 아닌 인생에 너무 투자를 많이 해서 지금 지쳐있는 겁니다.nbspnbsp아까 질문하신 분도, 남 밑에서 일하다가 새로 살림을 낼 때는 원래 동종업을 하면 안 됩니다. 그것도 형제간에 그러는 게 말이 돼요? 그러니까 처남 아들이 회사를 인수하면 한 발 물러나서 무슨 허드렛일이나 하다가 아내가 주식이 있다니까 배당이나 좀 받아서 살고 그러면 되는데, 질문자도 배운 게 있으니까 ‘한번 해 보겠다’ 했던 것 아니에요? 그렇다면 욕 얻어먹을 각오를 해야 되는데, 욕은 안 얻어먹으려니까 골치가 아픈 겁니다. ‘당연히 욕하겠지. 원수 되겠지. 그래 원수 좀 되지, 뭐. 나도 살아야 되니까 어떡해. 너만 사장하라는 법 있냐? 나도 사장 한번 해 보자’ 하는 배짱이라도 있어야 된다는 거예요. 경제적으로도 좋아지고, 지위도 높아지고, 인기도 좋아지고, 욕도 안 먹는 길은 없어요. 그러니 인생을 조금 더 가볍게 생각하고 삽시다.”nbspnbsp“예.”nbspnbspnbsp“그리고 정토회 운영도 잘 해야겠지만, 올해와 내년에는 나라가 잘 되는데 좀 더 힘을 씁시다.”nbsp“예.”nbspnbsp“나라가 잘 되도록 하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에요. 얼마나 답답하면 제가 이러겠어요? 내버려둬도 잘 되면 저도 편하고 좋지요. 그런데 중은 원래 옛날부터 좀 먼 데를 보잖아요. 지금 우리나라의 기운이 좀 안 좋아요. 100년 전에 겪었던 불행을 안 겪게 하려고 저도 이렇게 노력을 하는 겁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개인사는 좀 접어두고, 필요할 때는 나라를 위한 일도 해야 합니다. 알았지요?”nbspnbsp“예.” nbsp스님의 격려말씀 중간중간에 ‘하하하’ 하는 웃음소리가 쉼없이 계곡에 울려 퍼졌습니다. 웃음소리 만큼이나 유익하고 즐거웠던 시간이었습니다.nbspnbsp사홍서원으로 행사를 마치고 다함께 단체사진을 찍었습니다. 맑고 깨끗한 자연 속에서 몸을 힐링하고, 스님의 감로 법문을 들으며 마음을 힐링한 시간이었습니다. 모두들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어 있었습니다. nbspnbspnbsp산에서 주차장으로 내려오는 길에 몇몇 참가자들에게 소감을 물어보았습니다. “오늘 하루 너무 행복했다”라고 하면서 “앞으로는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불교대학과 경전반을 운영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기쁜 표정을 지었습니다.nbspnbsp대중이 탑승한 차량이 모두 출발하자 스님도 울산 두북으로 향했습니다.nbsp ※ 2016년 봄,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갑니다. 강연일정 확인하시고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오세요. 강연은 선착순 무료입장입니다. 질문자 접수는 강연장에서 받습니다.
2016.5.8 (오전) 청년·대학생 정토불교대학 특강수련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새벽 6시 20분부터 9시 20분까지 청년·대학생 정토불교대학 입학생들을 위한 특강수련에서 즉문즉설 강연을 한 후 10시부터는 정토회 저녁부 정토불교대학 담당자들과 함께 용추계곡으로 봄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nbspnbsp어제부터 문경 정토수련원에서 1박 2일 간의 일정으로 특강수련을 하고 있는 청년·대학생 정토불교대학 입학생들은 오늘 새벽 4시에 일어나서 108배와 명상으로 둘째날 하루를 시작했습니다.nbspnbsp명상을 마치고 새벽 6시가 되자 스님이 법상 위에 올라 환한 웃음과 함께 인사말을 건넸습니다.nbspnbspnbsp“연휴라서 다들 놀러가기 바쁜데 그래도 수행하겠다고 놀러 안 가고 이렇게 온 것만 해도 대단합니다. 오기는 왔는데 수행은 제대로 하는 거예요? 지금 불교대학 어디까지 배웠어요? 실천적 불교사상 끝났어요?”nbspnbsp“아뇨.”nbsp“아직 안 끝났어요?”nbsp“네.”nbsp“그러면 모두 초짜들이구나. 어제 300배는 해 봤어요?”nbsp“108배 했어요.”nbsp“108배 하고 나니까 어때요? 아침에 걸을 때 다리 아팠어요?”nbsp“네.”nbsp“원래 학습을 제대로 하려면 수업 듣고 나서 바로 그 자리에서 질문해야 하는데, 제가 과학기술의 힘을 빌려도 능력이 거기까진 아직 안 됩니다. 저를 동시에 여러 곳에서 여러분 앞에 나투는 것까지는 되지만 여러분들이 저한테 동시에 나타나게 하는 것은 아직 못 하고 있어요.nbspnbspnbsp그래서 여러분들이 수업 끝나자마자 바로 질문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 아직 갖추어지지 못했습니다. 지금까지 대략 8강까지 수업을 들었을 것 같은데, 지금까지 수업을 들으면서 들었던 의문이 있다면 오늘 한꺼번에 모아서 답변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nbsp스님이 힘찬 기운을 불어 넣어 준 덕분에 청년·대학생들은 새벽 잠이 확 달아난 듯한 눈빛으로 스님의 이야기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nbspnbsp사전에 쪽지로 적어낸 질문지가 9장 있었고, 이어서 현장에서 직접 손을 들고 질문한 사람도 추가로 생기면서 십여 명의 청년·대학생들이 스님에게 질문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nbsp오늘은 그 중에서 108배를 왜 하는지 그 이유를 물었던 것에 대한 스님의 답변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어제 특강 수련 프로그램 중에서 108배를 해보는 시간이 있었는데, 태어나서 처음으로 108배를 해보는 사람들도 많았나 봅니다. 스님의 답변에 대해 많은 청년들이 공감하고 좋아했습니다.nbspnbspnbsp“108배를 하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nbspnbsp“우리는 살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요. 특히 하고 싶은 욕구가 억제될 때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여행가고 싶는데 못 가서 스트레스 받고, 여자친구나 남자친구가 있으면 좋겠는데 없어서 스트레스 받고, 성적 욕구를 참는 것도 스트레스이고, 여러 가지 이유로 우리는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받아요. 하기 싫은 것을 하는 것도 스트레스이고, 하고 싶은 것을 못 하는 것도 스트레스예요. 이 스트레스의 대부분은 ‘내가 옳다’, 즉 자기가 옳다는 생각과 관계가 있습니다. 내 생각이 관철이 안 될 때 특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습니다.nbspnbsp몸과 마음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자세히 관찰해보면 알 수 있어요. 두 사람이 누워서 이러쿵저러쿵 이야기를 하다가 의견 차이가 생겼어요. ‘그거 아니야’, ‘맞다니까?’, ‘아니라니까 그러네’ 이렇게 의견 차이가 계속되면 계속 누워서 목소리를 높일까요? 벌떡 일어나 앉을까요? 누워서 이야기하다가 벌떡 일어나 앉겠지요. 앉아서 둘이 이야기하다가 자꾸 의견 차이가 생기면 어떻게 될까요? ‘뭐? 이게 진짜 두고 보자니까’ 이러면서 벌떡 일어서죠. 그러면 고개를 숙이고 이야기합니까? 고개를 쳐들고 이야기합니까?”nbsp“고개를 쳐들고 이야기합니다.”nbsp“내가 옳다는 생각이 강할수록 ‘뭐?’ 하면서 이렇게 고개를 쳐들고 눈을 부릅뜹니다. 이게 우리 몸에서 나타나는 현상이에요.nbspnbsp반면에 ‘어, 내가 생각을 잘못했다’ 이런 생각이 탁 들면, 우선 부릅떴던 눈이 약간 내리감기고, 쳐들었던 고개가 약간 숙여져요. 그러면서 ‘미안합니다’라고 하게 되죠. 미안하다고 할 때 눈을 딱 부릅뜨고 ‘미안합니다’ 이러는 사람은 없잖아요.nbspnbspnbsp미안하다고 할 때는 다 고개를 숙이면서 ‘아이고, 죄송합니다’ 이럽니다. 더 잘못했다 싶으면 허리를 굽힙니다. ‘죄송합니다’ 하고요. 그보다 더 잘못했다 싶으면 무릎을 꿇고 이마를 땅에 댑니다. 즉 절을 한다는 거예요.nbspnbsp이렇게 절을 한다는 건 ‘정말 내가 옳다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뜻입니다. 이럴 때 우리 몸은 무릎을 꿇고 이마를 땅에 댑니다. 전쟁을 묘사한 영화를 보면, 적장을 사로잡았을 때 항복하라고 해도 안 하고, 무릎 꿇으라 해도 안 꿇어요. 그러면 몽둥이로 무릎을 때려서 억지로 무릎을 꿇리고, 고개를 안 숙이니까 목을 억지로 내리눌려서 이마를 땅에 대게 하잖아요. 이렇게 강제로 하면 굴복이 됩니다. 그러나 자발적으로 그렇게 하면 겸손이 되고 승복이 됩니다. nbsp자발적으로 ‘아, 내가 잘못했구나’, ‘아, 내가 몰랐구나’ 이렇게 내려놓으면 스트레스가 사라집니다. 그런데 억지로 내리눌리면 스트레스가 더 강해집니다. 그래서 굴복을 하게 되면 반드시 다음에 기회가 왔을 때 저항을 하거나 복수를 하게 됩니다. 국가도 그렇고 개인도 그래요. 그런데 스스로 ‘아, 내가 잘못했구나. 내가 몰랐구나’ 이렇게 엎드려 절을 하면 자기 몸과 마음에 있던 스트레스가 해소됩니다. 절하는 것은 ‘제가 부족합니다’, ‘제가 몰랐습니다’, ‘제가 잘못 알았습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이런 표현이에요. 그래서 절을 하는 거예요.nbsp그러면 왜 108배를 하는가? 꼭 108배를 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보통 ‘100번은 해야 된다’, ‘1,000번은 해야 한다’, ‘10,000번은 해야 한다’ 이런 의미로 쓰여요. 그럼 100번 하면 되지 왜 108번일까요? 전통적으로 ‘108번뇌’라는 말이 있습니다. 인간의 수많은 고뇌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번뇌’라고 말하고, 다른 말로는 ‘4고, 8고, 108번뇌’라고 말합니다. 그보다 더 많은 수를 말할 때는 ‘팔만사천 번뇌 망상’이라고 말해요. 다시 말해 108번뇌라는 말은 모든 고뇌라는 뜻이에요. 108배 절을 한다는 것은 108번뇌를 없앤다는 뜻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모든 고뇌에서 벗어난다는 뜻입니다.nbspnbsp그러면 ‘왜 108이라는 숫자가 생겨났습니까? 우리 번뇌가 108가지입니까?’ 이렇게 물을 수도 있겠죠. 번뇌가 어떻게 108가지뿐이겠어요? 훨씬 많아요. 불교대학 수업 2학기에 가면, 번뇌가 어떻게 생기는지를 배우게 될 겁니다. 우리들의 번뇌라는 것은 눈이 없어서 보지 못하면 안 생겨요. 귀가 없어서 듣지 못하면, 코가 없어서 냄새 맡지 못하면, 혀가 없어서 맛보지 못하면, 손이나 피부가 없어서 감촉하지 못하면, 머리가 없어서 생각하지 못하면 번뇌가 생기지 않아요. 번뇌가 생기는 이유는 우리 몸에 여섯 가지 감각 기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여섯 가지 감각 기관을 ‘안이비설신의’라고 해요.nbspnbsp설령 ‘안이비설신의’가 있다고 하더라도 빛이 없으면 보이지 않고, 소리가 없으면 들리지 않고, 냄새가 없으면 냄새를 맡지 못하고, 맛이 없으면 맛을 보지 못하고, 부딪히지 않으면 느끼지 못 하겠죠. 이런 대상, 다시 말해서 보는 대상, 듣는 대상, 냄새맡는 대상 등 여섯 가지 인식대상을 ‘색성향미촉법’이라고 해요. 근본 불교교리 시간에 배우게 될 내용입니다. 눈이 보려면 그 대상인 모양과 빛깔이 있어야 하는데 이 모양과 빛깔을 한자로는 색이라고 해요. 귀의 감각 대상인 소리를 성이라고 하고, 코의 대상인 냄새를 향, 혀의 대상인 맛을 미라고 합니다. 감각의 대상을 촉, 생각의 대상을 법이라고 해요. 그래서 감각기관인 안이비설신의와 감각 대상인 색성향미촉법이 서로 부딪혀서 소위 말하는 온갖 번뇌가 일어납니다. 그래서 안이비설신의의 6에 색성향미촉법의 6을 곱하면 36가지의 번뇌가 생기게 되죠.nbspnbsp그런데 우리들의 번뇌는 지금 이 순간에 일어나는 것만 있는 게 아니라 과거에 일어난 것, 지금 일어나는 것, 미래에 일어날 것이 있어요. 그래서 앞의 36가지에 이미 지나가버린 일, 현재 일어나는 일, 미래에 예상되는 일, 이렇게 3을 곱하면 108가지가 돼요. 그래서 ‘번뇌는 이렇게 해서 형성되는 것으로 그 외에 따로 없다’라고 해서 모든 번뇌를 지칭할 때 ‘108번뇌’라고 부릅니다.nbspnbspnbsp그러니 108이라는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모든 번뇌’라는 뜻이 중요합니다. 108배를 하고, 염주도 108개의 알로 만드는 것은 우리가 모든 번뇌로부터 벗어나고 싶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108배를 하는 겁니다.nbsp아침에 일어나서 108배를 하면, 우선 ‘내가 옳다’라고 하는 몸에 밴 아상을 내려놓게 되고, 동시에 마음에 밴 아상도 내려놓게 되어서 머릿속에 있는 번뇌를 소멸해 나갈 수가 있습니다.nbspnbsp그리고 108배를 하면 건강에도 좋아요. 종교와 상관없이 그냥 아침에 일어나서 108배만 해도 전신 운동이 됩니다. 특별한 병이 없는 보통 사람이라면 매일 108배만 하면 1,000미터 높이의 산을 5시간 정도 등산하는 데 아무 이상이 없습니다. 그래서 산에 가서 걸을 때 여러분들이 다리가 아프다고 하면 제가 ‘너 108배 안 하지?’ 이렇게 물어요. 그러면 거의 100퍼센트 맞습니다.nbspnbspnbsp이처럼 108배는 첫째, 건강에 좋아요. 그러니 운동 삼아서라도 해야 합니다. 3,000배를 한다, 10,000배를 한다, 이건 극기훈련도 될 수 있어요. 108배는 그냥저냥 하면 되지만 3,000배나 10,000배를 하려면 힘이 들잖아요. 힘들면 대부분 중도에 다 포기하게 되는데 그 하기 싫은 마음을 이겨내는 극기훈련의 대상으로 좋기에 3,000배를 하기도 하고, 10,000배를 하기도 합니다.nbspnbsp그러나 진짜 108배를 하는 이유는 이런 게 아니에요. ‘내가 옳다’라는 생각을 내려놓기 위해서 108배를 하는 거예요. 설령 다리가 아파서 절을 못 해도 ‘아, 내가 또 고집했구나’, ‘아, 내가 또 잘못 알았구나’ 이렇게 마음을 돌이킬 수 있으면 참회가 된 거예요. 108배는 참회의 표현입니다. 그래서 108배를 하는 거예요. 108배를 처음에는 운동삼아 했다 하더라도, 몸을 억지로 숙이다 보면 마음도 같이 숙여져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굉장히 맑아집니다.nbspnbsp또 어떤 한 가지를 꾸준히 하면 사람이 덜 흔들리게 됩니다. 어떤 일을 좀 하다가 마는 것을 반복하는 사람은 108배를 100일, 1000일 동안 꾸준히 하면 소위 ‘끈기’, ‘꾸준함’이라고 하는 것이 형성됩니다. 여러분들의 제일 큰 문제가 재능은 있는데 끈기가 부족해요. 지속성이 없습니다. 뭐든지 하다가 말고 하다가 말아요. 연애도 금방 하다가 말고, 직장도 다니다 말고, 학과도 이리 바꾸고 저리 바꾸고, 자기 마음에 안 들면 금방 그만두고요. 그래서 108배를 시켜도 젊은 사람은 사흘 하다가 그만두고, 일주일 하다가 그만두고 그래요.nbspnbspnbsp아침에 일어나서 108배를 하고 하루를 시작하는 것을 평생 동안 밥 먹듯이 꾸준히 실천하면, 여러분들의 삶에 흔들림이 없어질 뿐만 아니라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nbsp“네, 충분히 이해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nbsp질문자가 큰 목소리로 감사 인사를 하자 청중들도 큰 박수로 공감을 표했습니다.nbsp오늘 새벽기도 시간 때까지만 해도 왜 108배를 해야하는지 거부감이 있었던 청년들도 스님의 설명을 듣고 나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속시원해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nbspnbsp강연이 끝나고 몇몇 청년들에게 소감을 물어보니 대부분 “108배를 하는 이유를 설명해 준 부분이 너무 좋았다”고 하면서 “오늘부터 매일 108배를 해보기로 했어요”, “그동안 108배를 하다가 말다가를 반복했는데, 꾸준히 해보는 것을 실천해 볼 거예요”라고 각오를 말하기도 했습니다.nbspnbsp모든 질문에 대한 답변을 마치차 어느덧 3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습니다. 스님은 9시 30분부터 다른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고 하면서 곧바로 강연을 마쳤습니다.nbspnbsp마무리 정리 말씀으로는 5월 21일에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청춘콘서트가 열린다고 소개하면서 많은 청년들의 참여를 당부했습니다. nbspnbsp“5월 21일에 서울시청 앞에서 1만 청년이 모이는 청춘 박람회와 청춘콘서트가 열립니다. 출연진은 김제동씨, 박원순 시장, 노희경 작가, 법륜스님 이렇게 네 명이고, 한 사람당 30분 정도씩 대화하는 시간이 있고, 밴드들의 공연도 많이 보실 수 있어요. 행사를 하게 된 목적은 ‘청춘의 날’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왜 꼭 5월이냐고 묻는다면, 여러분들이 처음으로 20살이 되어서 성인이 되는 ‘성년의 날’에 맞춘 거예요. 성인이 된 사람들을 위한 기념 축제를 앞에 잠시 해준 후에 여러분들처럼 35세까지의 청년들을 위한 행사가 펼쳐집니다. 요즘 청년들이 약간 기가 죽어 있으니까 기를 좀 살리자는 뜻이에요.nbspnbspnbsp또 무교동 골목에는 150여 개의 청년단체들이 참여하는 부스를 설치해서 장사도 하고, 자기들 단체를 선전도 하는 청춘박람회를 12시부터 6시까지 하고,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는 청춘콘서트를 시청광장에서 하게 됩니다. 그러니 친구들과 와도 좋고, 그 누구와 와도 좋습니다. 청년이면 다 돼요.nbsp첫째는 청년들이 희망을 좀 가지자는 겁니다. 둘째는 청년들이 더 이상 지금처럼 기성 세력에게 ‘청년들을 위해서 뭘 베풀어주세요’라고 구걸만 할 게 아니라 앞으로는 청년들이 직접 자기들의 요구를 사회적으로 관철시켜 나가자는 겁니다. 이번 총선에서 여러분들이 투표를 조금이라도 많이 하니까 변화가 일어나는 걸 봤잖아요. 이런 계기를 점점 더 많이 마련하기 위해서 하는 거니까 일가 친척 친구는 물론 화장실 갔다가 마주친 사람까지도 다 함께 데려오세요.”nbspnbsp“네. 그렇게 하겠습니다.”nbspnbsp스님의 당부에 청년들은 큰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스님으로부터 청춘콘서트의 취지에 대한 설명을 직접 듣고 나니 5월 21일이 벌써부터 기다려졌습니다.nbsp청년들이 오늘 들은 법문을 가슴에 새기며 명상을 하고 있는 사이 스님은 법상에서 내려와 곧바로 다음 행사 장소인 용추계곡으로 향했습니다.nbspnbsp아침 9시 30분부터는 용추계곡에서 정토회 저녁반 불교대학 담당자들과 함께 봄나들이 및 즉문즉설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음 이야기에 계속 이어집니다.nbsp 5월 21일 시청광장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청춘콘서트amp청춘박람회가 열립니다. 법륜 스님, 김제동, 박원순 서울시장, 노희경 작가가 펼치는 행복 토크, 뮤지션들의 공연, 150여 개의 청년 단체가 참여하는 박람회 등 세상을 바꾸는 즐거운 축제가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티켓신청 바로가기 httpwww.jungto.org nbspnb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