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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4.28 (저녁) 대전 즉문즉설 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전에 수원에서 열린 즉문즉설 강연에 이어서 저녁 7시부터는 대전 충남대 정심화홀에서 대전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nbspnbsp스님은 즉문즉설이 열리는 대전 충남대학교 정심화홀에 6시 30분에 도착했습니다. 어제부터 오늘 새벽까지 봄비가 내리고 쌀쌀해서 행사를 준비하는 봉사자들이 내심 염려를 했습니다. 그런데 하늘이 봉사자들의 마음을 헤아렸는지 오전부터 비가 뚝 그쳤습니다.nbspnbspnbsp더구나 강연이 열리는 정심화홀 앞에는 철쭉꽃이 활짝 피어서 강연장을 찾는 청중들을 반갑게 맞이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매년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열리고 있는 정심화홀은 18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강당입니다. 강연 시작 세 시간 전부터 삼삼오오 짝을 지어오는 청중들로 인해 1층과 2층 좌석은 일찌감치 만석이 되었고, 급기야 자리가 모자라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습니다.nbspnbsp소개 영상이 끝나고 스님이 무대에 오르자 1800여 명의 청중들이 열렬한 박수로 스님을 맞이했습니다. 스님은 요즘 같은 화창한 봄날에는 야외에 나가 봄의 기운을 받아보면 좋겠다는 이야기로 강연을 시작하였습니다.nbspnbspnbsp강연장 입구에서 미리 질문지를 작성해서 제출하면 스님이 무대 위에서 추첨을 하는 방식으로 질문자가 선정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질문을 해주셨지만 시간 관계상 8명만 질문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nbspnbsp오늘은 그 중에서 스님이 하고 있는 다양한 사회적 활동들도 결국 욕망에 해당하는 것이 아닌지, 욕망과 원을 구분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물었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질문은 단순했지만 스님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욕구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각각에 대한 개인적 사회적 해결책은 무엇인지 통찰력 있는 답변을 해주었습니다. nbspnbspnbsp“스님께서는 ‘희망세상 만들기’를 목표로 전 세계를 방문하시어 다양한 종교지도자들, 정치인들, 그리고 일반인들과 즉문즉설을 통해 세상의 여러 갈등을 해결하려 애쓰시고 있습니다. 더 나은 세상, 더 행복한 세상은 스님에게 어떠한 세상을 의미하는 건가요? 그리고 그 또한 스님의 욕망이 아닐지요? 욕망이 아니라면 세상 사람들 중에 공공의 선을 목표로 하는 사람과 욕망을 가진 사람을 알아보는 방법은 무엇인가요?”nbspnbsp“앞에서는 슬쩍 스님을 칭찬하더니 뒤에서는 ‘그래 봤자 네 욕망이지 않느냐’는 얘기네요? 혹시 교회에서 오셨어요?” nbspnbsp“무교예요.”nbspnbspnbsp“내가 뭘 하고 싶다는 건 모든 중생이 다 갖고 있는 겁니다. ‘밥을 먹고 싶다’, ‘어디 가고 싶다’ 등. ‘뭘 하고 싶다’ 하는 건 사람뿐 아니라 짐승도 다 나름대로 갖고 있어요. 이걸 ‘욕구’라고 그래요. 그 욕구가 바로 행위의 원동력이 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사는 이 세계를 ‘욕계’라 하고, 우리를 ‘욕계중생’이라고 합니다.nbspnbsp그런데 이 욕구는 3가지로 나뉩니다. 첫째, 생존에 관계되는 욕구가 있습니다. 배가 고플 때 ‘먹고 싶다’, 피곤할 때 ‘자고 싶다’는 것처럼 생존에 필요한 욕구가 그것인데, 이걸 사회적 용어로 ‘기본적 욕구’라고 합니다. 이 기본적 욕구는 보장되어야 해요. 기본적 욕구를 충족 시키려는 것을 나쁘다고 말하면 안 됩니다. 그건 선악개념으로 판단할 게 아니거든요. 예를 들어서 뱀이 쥐를 잡아먹는 걸 ‘악’이라고 하면 안 된다는 겁니다. 자연생태계의 현상은 선악개념으로 판단할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기본적 욕구라고 해요. 사람도 생물의 일부이기 때문에 생존적 욕구가 있고, 그 생존적 욕구는 보장이 돼야 합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가 배가 고프면 밥을 먹고 싶어 하지만 밥 한 그릇을 먹으면 더 이상은 못 먹잖아요. 또 자고 싶다고 해서 한 달 내내 잘 수 있는 건 아니고 몇 시간 자고 일어나면 그만이잖아요. 그러니 이 기본적 욕구에는 한계가 있습니다.nbsp둘째, 이와 달리 상대적 욕구가 있는데, 이것은 예를 들어 ‘더 맛있는 거 먹고 싶다’, ‘더 좋은 옷 입고 싶다’, ‘더 큰 집에 살고 싶다’, ‘더 높은 지위에 오르고 싶다’ 하는 식으로 상대적인 비교에 의해서 더 나은 걸 갖고 싶어 하는 걸 말합니다. 이건 끝이 없어요. 이걸 ‘욕망’이라고 합니다.nbspnbsp셋째, 지나친 욕구가 있어요. ‘맛있다고 음식을 너무 많이 먹어서 배탈이 났다’, ‘술을 너무 많이 먹어서 취했다’, ‘기분 좋다고 마약을 먹고 취해서 병이 났다’ 하는 식으로 욕구가 충족되는 순간 바로 자기에게 손해가 나는 것, 이것을 지나친 욕구, 즉 탐욕이라고 합니다.nbspnbspnbsp그래서 욕구에는 ‘기본적 욕구’, ‘상대적 욕구’, ‘지나친 욕구’ 이렇게 세 가지가 있는데, 기본적 욕구는 ‘생존 본능’, 상대적 욕구는 ‘욕망’, 지나친 욕구는 ‘탐욕’을 각각 의미합니다. 첫째, 개인적으로 살펴보면, 기본적 욕구는 충족시키되, 상대적 욕구는 멈출 줄 알아야 되고, 과도한 욕구는 버려야 합니다. 둘째, 사회적으로 살펴보면, 기본적 욕구는 보장해 줘야 되고, 상대적 욕구는 공정한 경쟁을 하도록 해 줘야 되고, 탐욕은 규제를 해야 됩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본적 욕구를 충족할 권리가 있으니까 정부는 서민들의 기초생활권이나 생존권을 보장해 줘야 합니다. 반면 상대적 욕구는 끝이 없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절제할 줄 알아야 하고, 사회적으로는 경쟁이 공정할 수 있도록 관리를 해줘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는 공정한 경쟁이 되고 있나요? 안 되고 있나요?”nbspnbsp“안 되고 있어요.”nbspnbsp“공정한 경쟁이 안 되니까 어떤 문제가 생깁니까? 쉽게 말해서 ‘배고픈 건 참을 수가 있는데, 배 아픈 건 참을 수가 없다’ 이런 말이 나오는 거예요. 그러니까 ‘우리 나라에서 살기가 어렵다’는 말은 생존권 보장이 안 된다는 뜻이 아니고, 상대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공정한 경쟁이 보장이 안 된다는 뜻이에요. 여러분들이 지금 못 먹고사는 게 아닌데도 다 힘들다고 하잖습니까? 그래서 여러분들 개인적으로는 욕망을 절제하는 게 필요합니다. 그래서 제가 하는 일이 바로 ‘절제를 할 때 여러분들에게 더 큰 행복이 온다’ 하는 걸 깨우쳐주는 것입니다. 스님이 왜 자꾸 사회적 발언을 할까요? 바로 이런 ‘상대적 욕구’로 괴로워하는 문제를 사회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쟁을 공정하게 관리해 줘야 된다는 걸 깨우쳐주기 위함입니다.nbspnbsp그리고 지나친 욕구인 탐욕은 사회적으로 규제를 해야 돼요. 예를 들어 산으로 다니면서 토끼 사냥을 하는데 저도 한 마리 잡고, 나도 한 마리 잡다가 어느 날 둘이 협력해서 세 마리를 잡았다고 칩시다. 생산량이 늘었지요. 협력해서 토끼 사냥을 하니까 각자 할 때보다 결과가 좋아진 겁니다. 다시 말하면, 생산이 효율적으로 됐어요. 그런데 생산만 보면 안 됩니다. 왜일까요? 혼자 사냥할 때는 한 마리 잡아서 그냥 자기가 가지면 되잖아요. 분배를 생각할 필요가 없었어요. 그런데 둘이 협력해서 세 마리를 잡았을 때는 분배 문제가 발생합니다.nbspnbspnbsp방법에는 네 가지 길이 있겠지요. 내가 세 마리 다 가져가고 상대는 한 마리도 못 가져가는 경우, 나는 두 마리 가져가고 상대가 한 마리 가져가는 경우, 상대가 두 마리 가져가고 내가 한 마리 가져가는 경우, 상대가 세 마리 가져가고 나는 한 마리도 못가져가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경제가 곧 생산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아셔야 합니다. 생산물을 어떻게 나눌 거냐 하는 것도 같이 봐야 합니다. 이 때 ‘내가 세 마리 다 가져가고 싶다’ 하는 게 탐욕입니다. 내가 세 마리를 다 가져간다면 당장은 좋겠지만 한 마리도 못 가져간 상대는 내일부터는 나와 협력을 안 할 겁니다. 이것을 두고 ‘공동체가 깨진다’, ‘사회가 붕괴된다’라고 말하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상대만 손해가 아니고 나도 손해이지요. 나는 오늘 하루만 세 마리를 가져가지, 내일부터는 바로 다시 한 마리만 가져갈 수밖에 없게 되는 거예요. 그럼 내가 한 마리 이상 가져갈 수 있는 이익을 지속적으로 보장받으려면 상대한테 최소한 한 마리는 줘야 합니다. 그래서 다수 국민의 기본권과 생존권을 보장해주는 것은 결과적으로 부자들에게도 이익이 되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재벌은 욕망이 큰 편이예요? 아니면 거의 탐욕 수준이에요?”nbspnbsp“탐욕 수준이요.”nbspnbsp“그래서 사회가 그걸 규제해야 된다는 거예요. 안 그러면 사회가 붕괴됩니다. 이런 탐욕을 규제하지 않으니까 지금 우리 사회가 붕괴 조짐이 보이는 거예요. 지금 당장은 사회적 약자들만 고통스러운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한국사회 전체가 붕괴되면 부자도 당연히 손해를 입게 되겠지요. 그걸 모르고 있기 때문에 ‘어리석다’라고 말하는 겁니다. 맛있다고 치킨을 과식하면 배탈이 나는 것과 똑같은 겁니다. 그러니 탐욕은 버려야 됩니다.nbsp그럼 남은 문제를 살펴볼까요? 협력해서 잡은 세 마리를 먼저 나 한 마리, 상대 한 마리, 이렇게 나누어 가진 뒤 남은 한 마리는 어떻게 해야 될까요? 여기서 내 몫은 최대 두 마리, 최소 한 마리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사이에서 분배가 이루어지는 겁니다. 이론적으로는 1.5마리씩 나눠 가져야 하겠지만 그게 정답은 아닙니다. 그 이유는, 사냥에 능숙한 30살 짜리와 미숙한 15살 짜리가 협력을 했을 때 30살 짜리 입장에서는 똑같이 나누는 건 자기 손해라고 생각하겠지요. 그래서 둘 사이에 합의가 필요한 겁니다. 이상적인 건 1.5마리씩 나눠 갖는 건데, 현실적으로는 한 마리와 두 마리 사이에서 분배를 해야 합니다. 아무리 크게 기여했어도 두 마리 이상 가져가면 안 되고, 아무리 상대가 노력을 안 했어도 최소 한 마리는 줘야 됩니다. 이게 기본입니다.nbspnbsp여러분들이 이것만 잘 살펴봐도 우리 사회의 문제가 뭔지는 금방 알 수 있을 거예요. 이런 건 제가 경제전문가보다 설명을 더 잘 하는 것 같죠?nbspnbspnbsp이 한 마리와 두 마리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분배는 ‘경쟁’입니다. 그런데 경쟁은 승복을 해 줘야 그 의미가 있는 건데,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우리가 배 아픈 건 못 견디거든요. 그래서 승복을 잘 안 합니다. 그러니 경쟁의 과정이 공정하도록 관리해 줘야 됩니다. 그런데 오늘날 ‘금수저, 흙수저’ 얘기가 나오는 건 사람들이 느끼기에 경쟁이 공정하기 때문이에요? 불공정하기 때문이에요?”nbspnbsp“불공정하기 때문입니다.”nbspnbsp“경쟁이 불공정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으면 불만이 많아지고 즉, 배 아픈 사람이 많아지는 겁니다. 그래서 스님 같은 사람이 하는 역할은 ‘누굴 탓하기 전에, 내가 자꾸 남과 비교해서 남을 따라가려는 마음을 조금 내려놓지 않으면, 너는 영원히 헐떡거리다가 죽게 된다. 그러니까 조금 절제해라. 그래야 네 행복도가 높아진다’ 하는 걸 가르치는 겁니다. 그런데 이런 얘기만 하면 안 되고, 정치하시는 분들은 국민의 기본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해야 합니다. 한국에 태어나면 무조건 밥은 먹을 수 있게 기본권은 보장해 주고, 두 마리 이상 가지려는 재벌의 탐욕은 규제해야 합니다. 개인의 뛰어난 능력도 사회적으로 나누고 공유해야 하는 거니까요. 단, 분배는 사회의 발전 정도에 따라서 적절하게 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1.1마리 대 1.9마리, 그 다음에는 1.2마리 대 1.8마리, 그 다음에는 1.3마리 대 1.7마리씩 나누는 식으로, ‘그래, 그 정도는 네가 가져가도 좋다’ 하고 국민들이 납득하고 수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분배를 해나가야 한다는 겁니다.nbspnbspnbsp그리고 욕구를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부처님께서 ‘버려라’라고 하신 건 ‘탐욕을 버려라’, ‘욕망을 절제하라’는 뜻으로서 ‘기본권은 보장하라’는 뜻입니다. 이해가 되셨어요?”nbsp“예.”nbsp“좋은 세상을 만들겠다고 하는 것을 불교에서는 ‘원’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원과 욕망은 심리적으로 똑같습니다. 예를 들어서 ‘나라와 민족을 위해서 내가 대통령 역할을 하겠다’라는 원을 가진 사람이 있고, ‘내가 권력을 잡아 출세해야 되겠다’라는 욕망을 가진 사람이 있단 말입니다. 둘 다 뭘 하고 싶다는 것인데, 무엇이 원이고, 무엇이 욕망인지 어떻게 구별할 수 있는 걸까요? 욕망은 버려야 되고, 원은 가져야 되는 건데 말이에요.nbspnbsp제일 쉬운 방법은 이겁니다. 내가 어떤 일을 하다가 안 됐을 때 괴로우면, 내가 가졌던 건 욕망입니다. 예를 들어 ‘이번에 국회의원 선거에 나갔는데, 떨어져서 괴롭다’ 하는 사람은 욕망을 갖고 했던 겁니다. 그런데 ‘내가 노력이 부족해서 떨어졌구나. 앞으로 4년간 더 열심히 노력해서 다시 도전해 보겠다’ 하는 사람은 원을 품은 것입니다. 여러분 스스로 가만히 돌아보세요. 어떤 일을 할 때 주로 욕심으로 했습니까? 원으로 했습니까?nbspnbspnbsp예를 들어 자전거 타기를 배우는 어린 아이가 한 번, 두 번, 세 번 넘어지자 엎드려서 울면 걔는 자전거 타는 걸 배우고 싶은 욕심을 낸 것이고, 넘어지면 일어나서 또 타고, 넘어지면 일어나서 또 타고 하는 아이는 배우겠다는 원을 세운 것입니다. 그러니까 원을 세운 사람은 넘어질수록 자전거를 탈 줄 알게 되는 쪽에 가까워지게 되는 겁니다. 그런 경우를 두고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는 겁니다. 실패가 다음 성공의 기초가 된다는 겁니다. 그러니 실패했다고 슬퍼할 이유가 없어요. 실패했다고 절망하는 건 욕심을 냈기 때문입니다. 다섯 번 연습해야 될 일을 두 번만 하고 공짜로 먹으려는 심보이지요.nbsp그렇다면 스님이 통일운동을 하거나 우리 사회가 잘 되도록 여러 가지 일을 하는 것 자체가 욕심인지 원인지 구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스님이 하다가 안 된다고 실망하고, 다른 사람을 탓하고, 힘들다고 투덜대면 ‘저 중이 정토를 만들 욕심을 냈구나’라고 보시면 됩니다.nbspnbspnbsp그런데 스님이 오늘도 하고, 내일도 하고, 그래도 안 되면 다음날 또 하고, 이렇게 해 보고 안 되면 저렇게 해 보고 하면 ‘원을 세웠구나’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원은 끝이 없다’라고 해요. 질문은 이상하게 했는데, 제가 답을 잘 했지요?” nbspnbsp“예.”nbspnbsp“수행한다고 했을 때 아무 것도 안 하고 식물이나 돌멩이처럼 앉아만 있는 게 수행이 아닙니다. 뭐든지 부지런히 하는 게 수행입니다. 인상 쓰고, 괴로워하는 건 욕심으로 하는 것이지 수행이 아니에요. 그러니까 어떤 일도 웃으면서 해야 합니다. 아시겠죠?”nbsp“예.”nbspnbspnbsp스님의 답변을 듣고 나니 지금 한국 사회가 갖고 있는 모순이 무엇인지 명쾌하게 정리가 되면서 머리가 시원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질문자도 스님의 답변에 아주 만족해 하는 표정이었습니다.nbspnbsp이 외에도 8명의 질문이 있었습니다. 북한에서 온 새터민은 도매시장에서 일을 하는데 옆가게 사람들이 북한에서 왔다며 인격 모독을 해서 속상하다고 질문했고, 다리를 다쳐 휴식이 필요한 초등학생은 운동을 하고 싶은데 하지 못하는 상황이 너무 답답하다며 어떻게 마음을 달래야 하는지 질문했고, 미국과 일본에서 사신 할머니는 돌아가신 시부모에 대한 죄책감으로 괴롭고, 자신보다 주변 사람들을 먼저 생각하다보니 힘들다고 질문했고, 건강 상의 문제로 퇴사를 결정한 남성분은 앞으로 살아갈 일에 대한 막막함과 직장생활 동안 하지 못한 일에 대한 아쉬움에 대해 질문했고, 또 다른 젊은 여성분은 지나간 과거를 부여잡고 있어서 실천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 고민이라고 질문했고, 바르고 정직하게 살아야한다고 생각하는 여성분은 편법을 써서 성공하는 사람들을 보면 억울한 마음이 든다고 질문했고, 젊은 남성분은 어머니가 지인에게 너무 큰 돈을 빌려주려고 해서 어떻게 이를 막을 수 있는지 고민이라고 질문하였습니다.nbspnbsp오늘은 초등학생부터 할머니까지 정말 다양한 연령대의 질문자들이 있어서 더욱 풍성한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스님은 마지막으로 긍정을 바탕으로 사회를 개선하는 혁신의 자세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하면서 닫는 말씀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nbsp“살다보면 세상이 내 뜻대로 안 됩니다. 또 세상사람이 원하는 대로 내가 다 해줄 수도 없어요. 그러니까 내가 할 수 있는 건 하고, 못하는 건 포기하고, 그래도 미련이 남으면 또 하고, 그러면 되지 괴로워할 일은 아닙니다. 남이 원하는 걸 해 줄 수 있으면 해 주고, 못하면 미안하다고 하면 됩니다.nbspnbsp그리고 세상을 너무 좋게 생각하지도 말고, 나쁘게 생각하지도 마세요. 그냥 이런 게 세상이니까요. ‘대한민국이 문제다’ 라고 하지만 베트남이나 중국에 가서 보면 그래도 대한민국이 괜찮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다들 대한민국에 와서 살려고 하는 거 아니겠어요? 대한민국은 살만한 곳입니다. 그렇다고 이대로도 괜찮다는 건 아니지만 무조건 부정만 하지는 말라는 겁니다.nbspnbsp긍정을 바탕에 깔고 개선할 건 개선해 나가야 합니다. 긍정을 바탕에 깔고 비판하면 혁신이 일어나지만, 부정을 바탕에 깔고 비판하면 파괴가 일어납니다. 지금은 혁신을 할 때입니다. 우리 사회가 지금 많이 어렵긴 하지만 그래도 안 죽고 살아있는 것만 해도 괜찮다는 긍정을 바탕에 깔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이러한 것은 개선을 좀 하자고 해야 대화가 되는 겁니다. 그렇게 하면 함께 행복해지는 길로 나아갈 수가 있습니다.”nbsp2시간이 넘도록 열강을 해준 스님에게 다시 한 번 큰 박수가 쏟아졌습니다.nbspnbspnbsp강연장을 나서는 청중들의 얼굴도 모두 한층 밝아진 모습이었습니다. 몇몇 분들에게 오늘 강연에 참가한 소감을 물어보았습니다. 동료들과 같이 강연을 들으러 왔다는 한 직장인은 “우리 사회가 지금 처해있는 위기의 본질에 대해 어떤 경제전문가보다도 알기 쉽게 설명을 해준 것 같다”며 강연 내용에 아주 만족해 했습니다.nbspnbsp강연이 끝난 후 로비에서 스님의 사인회가 이어졌습니다. 신간 행복을 비롯해 부스에서 구매한 따끈따끈한 새 책에 스님의 사인을 받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문전성시를 이뤘습니다. 스님은 사인을 받으러 온 청중들과 눈을 맞추며 일일이 사인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책 사인회가 끝나고 강연을 준비한 대전정토회 봉사자들과 단체 사진촬영이 있었습니다. 사진을 찍으며 모두들 성황리에 끝난 강연을 자축하며 대전정토회 화이팅이라고 힘차게 외쳤습니다.nbspnbspnbsp강연장을 나온 스님은 곧바로 문경 정토수련원으로 향했습니다. 내일은 전국에서 모인 정토불교대학 모둠장들과 함께 문경 근처에 위치한 용추계곡으로 봄나들이를 다녀올 예정입니다.nbspnbsp ※ 2016년 봄,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갑니다. 강연일정 확인하시고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오세요. 강연은 선착순 무료입장입니다. 질문자 접수는 강연장에서 받습니다.
2016.4.28 (오전) 수원 즉문즉설 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오전 10시 30분에 수원 SK아리트리움에서 수원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한 후 저녁 7시에는 대전으로 이동하여 충남대 정심화홀에서 대전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했습니다.nbspnbsp전날 단비가 내려서 그런지 4월 내내 이어지던 미세 먼지 가득 찬 뿌연 공기가 한풀 씻겼습니다. 맑고 상쾌한 날씨처럼 수원 SK아트리움에서 열린 즉문즉설 또한 가슴 속까지 뻥 뚫리는 청량함을 선사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날씨, 시간, 장소를 가리지 않고 수원 곳곳을 누비며 홍보에 힘쓴 수원정토회 회원들의 홍보 덕분인지 강연 시작 두 시간 전인 아침 8시 30분부터 청중들이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입장 직전인 9시 30분에는 행사장 로비 밖까지 그야말로 큰 뱀이 꿈틀 대는 듯 장사진을 이루었습니다.nbspnbsp지난 번 같은 장소에서 열린 강연에서 1000석의 자리가 다 차서 100여명이 돌아갔었는데, 이번 강연 역시 평일 오전임에도 1000석이 꽉 차서 100여명은 돌아가고, 90여명은 로비에서 모니터로 강연을 마지막까지 경청했습니다.nbspnbsp▲ 강연장이 만석이 되어 로비에 남은 시민들nbspnbsp질문자 신청은 추첨식으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졌는지 전과는 다르게 강연장에 오자마자 질문신청 부스를 찾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질문 신청자들은 로비 한 쪽에 앉아서 백일장에 참여하듯이 자신의 문제를 글로 풀었습니다. 질문자가 많아서인지 질문함은 반 이상 찼습니다.nbspnbspnbsp1,2층 강연장을 가득 메운 1000여 명의 청중들은 스님이 나오자 모두 환한 표정과 큰 박수로 환호했습니다. 스님은 강연을 시작하기에 앞서 즉문즉설에 어떻게 참여하면 되는지 간단히 설명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nbsp“즉문즉설에 어떻게 참여하면 되는지 잘 아시죠? 질문이 있거나 자기 의견이 있거나 의문이 있으면 그냥 내지르면 돼요. 옆 사람 눈치 볼 것 없이 속 시원하게 가슴 터놓고 이야기하시면 됩니다. 여기 온 사람들은 누가 누구인지 서로 몰라요. 자기 하고 싶은 대로 이야기하고, 스님 이야기가 마음에 안 들면 반론도 제기하고, 의문이 안 풀리면 끝까지 마이크를 쥐고 제가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계속 이야기 해야 해요. 어지간한 경우가 아니면 제가 그만하란 소리를 안 합니다. ‘알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말이 나올 때까지 마음껏 하세요. 혼자서 한 시간 내내 해도 괜찮아요. 다른 사람들이야 듣기가 싫으면 나가겠죠. 하하하.nbspnbsp여기에 돈 내고 온 사람은 아무도 없잖아요. 혹시 돈 내고 온 사람 있어요?”nbsp“아니요.”nbsp“네. 모두 무료 강의예요. 저도 무료입니다. 강연을 준비하시는 분들도 다 자원봉사자들이에요. 그래서 시민들 누구나가 선착순으로 참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많은 분들이 오셨네요. 감사합니다.” nbspnbsp그리고 질문함에 질문이 너무 많이 들어와서 스님은 거두절미하고 바로 즉문즉설에 들어갔습니다.nbspnbsp총 7명이 질문을 했는데, 오늘은 그 중에서 딸이 아홉 살 된 손자를 때려 때리지 말라고 말리는 과정에서 딸과 싸운 것이 고민이 되어 딸과 연락을 끊고 산다는 60살 여성분의 질문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nbspnbsp“제 딸이 아홉 살 된 자기 아이를 잘못했다며 제 앞에서 때렸어요. 제가 때리는 걸 말렸더니 딸이 저한테 실수하는 거라며 굉장히 화를 냈어요. 그래서 딸과 싸웠습니다. 저는 ‘아이가 크게 잘못한 것도 아닌데 왜 아이를 때리느냐’라고 했고요. 딸은 부산에 살고 저는 수원으로 돌아왔는데 한 달 반째 전화 통화를 안 하고 있어요. 어떻게 해야 하나 싶어서 고민 중입니다.”nbsp“딸에게 전화를 다시 하고 싶어요? 하기 싫어요?”nbsp“전에는 늘 제가 먼저 했는데 이번에는 안 하고 싶어요.”nbspnbsp“혼내주고 싶고 버릇 고치고 싶어서요? 그런 목적으로 전화를 안 한다면 안 고쳐져요. 딸은 누구 닮았을까요?”nbspnbsp“......”nbsp“질문자는 아이 키울 때 안 때렸어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질문자가 잊어버린 거겠죠. 딸의 버릇을 고치려면 그렇게 하면 안 됩니다. 딸이 손자를 때릴 때 질문자도 딸을 때려보지 그랬어요?”nbsp“아, 그래서 저도 큰 소리를 냈어요.”nbspnbsp“큰 소리를 낼 게 아니라 때리라고요.”nbsp“이야기는 하고 왔어요. ‘또 때리면 나도 널 때릴 거다’라고 했어요.”nbsp“그렇게 해도 되긴 됩니다. 그런데 요즘은 내 자식이라도 때리면 안 된다고들 하죠? 그리고 요즘 뉴스에 보면 아이를 학대하는 부모들 가끔 나오죠? 질문자가 볼 때 아이를 때리는 정도가 학대하는 수준이라면 그때는 신고를 해야 해요. 내 딸이라도 신고를 해야지, 내가 딸을 때리면 내가 폭행죄로 들어가게 돼요. 스님 말을 잘 들었다면 때리면 안 돼요. 알았죠?nbspnbspnbsp그런데 가능하면 관여하지 않는 게 좋아요. 내가 봤을 때 학대하는 수준은 아니라면, 남의 일에는 간섭을 안 하는 게 좋아요.”nbsp“그런데 딸이 나무 몰딩으로 때렸거든요. 그래서 제가 말렸어요.”nbsp“그래서 상처가 났어요?”nbsp“아뇨, 때리기 전에 제가 못 때리게 말렸죠.”nbsp“질문자가 없었으면 안 때렸을 거예요. 겁주려고 하는 건데 질문자가 너무 미리 나선 것일 수도 있어요.”nbsp“아, 그런가요? 그래도 한 대는 맞았어요.”nbsp“그 정도는 괜찮아요. 개입하는 게 좋지 않다는 건 이런 뜻입니다. 예를 들어 아내가 아이를 야단치는데 남편이 개입하거나 남편이 아이를 야단치는데 아내가 개입하는 건 좋지 않아요. 그러면 조그마한 아이가 벌써부터 엄마가 뭐라고 하면 아빠한테 딱 달라붙고, 아빠가 뭐라고 하면 엄마한테 딱 달라붙는 기회주의자가 됩니다. 자기가 잘못한 걸 반성하지 않고요. 그래서 할머니가 아이들을 귀해 하는 것은 좋지만 ‘할머니 손에 자라면 아이 버릇 망친다’는 옛말이 있잖아요. 남의 자식 키우는 것에는 관여를 안 하는게 좋아요.”nbsp“그런데 저는 어린애들이 맞았다면서 방송에 나오는 걸 보면 그날 밤에 잠을 못 자요.”nbspnbsp“네, 그건 잘못됐어요. 때리는 건 잘못된 것입니다. 그런데 질문자가 거기에 관여하면 더 잘못되기 쉬워요. 질문자의 딸은 질문자가 키웠잖아요. 질문자가 딸을 키울 때 딸을 학대했어요? 안 했어요?”nbsp“학대는 안 했어요.”nbsp“그러면 딸도 절대로 자기 자식을 학대하지 않을 테니까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학대를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학대받으면서 자라서 자기도 모르게 자식을 학대하게 돼요.”nbsp“그런데 딸이 별로 성질이 안 좋아요.”nbsp“질문자가 보기에 자기 딸이 성질이 안 좋다면 질문자도 성질이 안 좋아요. ‘내림’이라는 게 있어요. 딸이 아이한테 짜증내고 성질내면 ‘나는 몰랐는데 나도 딸에게 저랬겠구나’ 이렇게 알면 돼요. 그래서 오히려 그럴 때는 딸한테 ‘아이고, 내가 너한테 미안하다’라고 해야 합니다. ‘엄마가 왜?’라고 하면 ‘네가 아이한테 하는 걸 보니 나도 너한테 그랬겠다. 나는 몰랐는데, 이제 생각해보니 네가 어릴 때 내가 너한테 짜증을 많이 냈겠다고 알게 됐다. 그래서 내가 사과한다’ 이렇게 하면 돼요.”nbsp“그렇게 하면 돼요?”nbsp“질문자는 그렇게 안 했겠죠.”nbsp“아뇨. 딸한테 미안하다는 편지를 써놓고 오긴 왔어요.”nbsp“그 때의 ‘미안하다’는 ‘내가 지금 너한테 짜증내고 성질내서 미안하다’라는 이야기잖아요. 그게 아니라 ‘네가 네 아이한테 짜증내는 걸 보니 나도 예전에 네게 그랬겠구나. 그래서 미안하다’라는 거예요. 질문자의 딸도 아이에게 짜증낸 걸 나중에는 기억 못할 거예요.”nbsp“하여튼 제가 보면 딸이 손자한테 짜증을 많이 내요.”nbsp“그런데 딸은 자기가 짜증낸 줄을 나중에 가면 모른다니까요.”nbspnbsp“그러면 이번에는 제가 전화해야 해요?”nbsp“전화하고 않고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딸이 아이에게 자꾸 짜증을 내는 것을 보았을 때 ‘내가 저 애를 키울 때 짜증을 많이 냈구나’ 이걸 질문자가 깨달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딸의 모습이 내 거울이니까요.”nbsp“저는 그렇게 짜증을 많이 안 낸 걸로 알고 있는데요.”nbspnbsp“질문자가 지금 객관적으로 보기에 딸이 손자에게 신경질을 많이 내는 것 같다면 질문자도 딸이 어릴 때 딸한테 신경질을 많이 냈다는 거예요. 이게 거울인 줄 질문자가 깨달아야 해요. 그래서 지금 딸이 하는 걸 보면서 ‘아, 저래서는 아이한테 안 좋겠다’ 싶으면 ‘아, 나는 그때 별 문제의식 없이 내 성질대로 그냥 애 잘 키운다고 했는데 그게 아이한테는 상처가 됐겠다’ 이렇게 질문자가 자각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딸의 그런 모습을 보면서 질문자가 참회를 해야 해요. ‘아이고, 미안하다. 네 하는 걸 보면서 네가 참 손자한테 잘못한다고 생각했는데, 나도 널 키울 때 너한테 그렇게 했겠구나. 나는 그냥 너 키울 때 힘들었다는 생각밖에 없었지만 네가 어릴 때 엄마한테 상처 입은 게 많겠다는 걸 내가 깨닫게 됐다. 미안하다. 옛날 일을 돌이켜서 사과할게’ 이렇게 해야 한단 말이에요.”nbsp“그런데 딸이 일곱 살 때까지 할머니 손에 컸거든요. 이어서 아들이 태어나니까 시어머니가 딸을 데려가서 키웠고요. 그리고 유치원 들어가면서 저한테 와서 컸거든요.”nbspnbsp“딸이 상처를 입었다면 그 상처는 할머니한테서 받았을 거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죠? nbsp아이고, 참.”nbspnbsp“그러지 않았나 싶어서요.”nbsp“오늘 아주 좋은 사례를 얘기해 주시네요. 그래서 할머니가 손자를 봐주면 안 된다는 거예요. 결과가 나쁘면 다 할머니 때문에 아이 버렸다고 하잖아요. 돌봐주면 저런 일이 벌어지니 절대로 돌봐주면 안 됩니다. 질문자도 손자한테 괜히 관심 가지면 나중에 또 그런 욕을 얻어먹어요. 그러니 신경 쓰지 말아야 해요. 손자를 돌봐주면 대부분 이렇게 말합니다. ‘아이고, 애가 왜 저러냐? 제 할머니 닮았나? 제 할머니 손에 크더니 애가 저리 됐구나’ 이런 식으로 이야기한단 말이에요.”nbsp“그러면 제가 전화해야 돼요? 스님?”nbsp“전화하고 안 하고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질문자는 딸이 손자한테 하는 걸 보면서 ‘애가 야단맞아야 해. 저래야 애가 잘 크지’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조그마한 애가 뭘 안다고 저렇게 짜증내고 성질내느냐? 한 번 해서 안 되면 두 번, 세 번 설득을 하지’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nbspnbsp“예, 잘 알겠습니다.”nbspnbsp“잘 알겠다고 꽁무니 빼지 말고 이야기해 봐요. 짜증내고 자기 성질대로 하는 게 좋아요? 아이한테는 좀 차근차근하게 대하는 게 좋아 보여요?”nbsp“차근차근한 게 좋아 보이죠.”nbsp“질문자도 딸한테 그렇게 했었으면 좋았을텐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거예요.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nbsp“60이에요.”nbsp“질문자는 지금 60살이나 되었는데도 딸이 손자한테 그럴 때 조용히 딸을 불러서 ‘얘야, 아직 어린 아이인데 그렇게 하면 안 좋지 않냐?’ 이렇게 차근차근 이야기하지 않잖아요. 60살이나 되었는데도 ‘애한테 그러면 어떡하냐’ 이렇게 나오잖아요. 그러니까 그 딸도 아이한테 ‘조그마한 게 왜 말 안들어’ 이렇게 나오는 거예요.”nbspnbspnbsp“네.”nbsp“교회 다녀요?”nbsp“절에 다녀요.”nbsp“이런 사람은 교회를 다녀야 해요. 교회에서는 이런 걸 ‘남의 눈의 티끌은 보면서 제 눈의 대들보는 못 본다’라고 해요. 내가 잘못한 건 하나도 모르고 딸이 잘못한 것만 눈에 보이는 거예요. 교회를 다녔으면 이런 걸 빨리빨리 깨달았을 텐데 절에 다니면서 복만 비니까 모르잖아요.”nbspnbsp“그리고 제 딸이 정토회 홈페이지와 법륜 스님의 카카오스토리 희망편지, 즉문즉설 유튜브 동영상을 많이 봐요.”nbsp“그런 소리 하지 마세요. 정토회에는 절대 그런 딸 없어요. 애를 때리면서 야단치는 사람은 정토회 회원이 아니에요.”nbsp“그런데 딸이 저한테 법륜 스님의 카카오스토리를 보여주면서 정토회를 알게 해줬어요.”nbsp“아이고, 창피하다. 그 이야기를 왜 지금 해요?”nbsp“잘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nbsp“다시 말씀드릴게요. 질문자의 딸이 어린아이에게 하는 것은 다른 데서 배워온 게 아닙니다. 자기도 어릴 때 엄마인 질문자에게 받았던 게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거예요. 아이를 딱 보면 그냥 팍 짜증이 나고 성질이 나는 거지, ‘야단쳐야지’ 하고 의도해서 하는 게 아니라는 말입니다. 의도하지 않고 저절로 나오는 건 다 환경에서 형성된 거예요. 이걸 업식이라고 해요. 이건 거의 다 엄마로부터 물려받은 거예요. 질문자도 지금 다 큰 딸한테 자기 성질대로 이야기하잖아요. 그러니 딸의 모습을 거울삼아서 자기를 되돌아봐야 합니다.nbspnbsp엄마가 자기 아이에게 야단을 칠 때는 그 엄마를 존중해줘야 해요. 그래서 주변에 사람이 없을 때 딸을 조용히 불러서 ‘아이고, 애 키울 때 그러면 안 좋다. 나는 너를 키울 때 몰라서 그렇게 키웠지만 너는 그래도 공부하지 않았니. 그러니까 이렇게 하면 어떨까?’ 이렇게 의견을 이야기하세요. 이래라 저래라 하지 말고요. 야단을 치고 있는데 그 자리에서 ‘그러면 어떡하냐’ 이렇게 끼어들면 엄마의 체면이 안 서버려요. 그러면 아이한테 엄마의 교육이 안 먹히고 무시당해요. 할머니가 엄마더러 나쁘다고 하니까 아이도 ‘엄마 나빠’ 이렇게 생각하거든요. 나쁜 사람 말을 왜 듣겠어요? 그래놓고도 잘했다고 계속 우길 거예요?”nbsp“아니요, 잘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nbsp“전화만 할 게 아니라 전화해서 잘못했다고 사과해야 해요.”nbsp“아, 예.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nbsp“할머니가 되어서 자식 집에 가면, 자식 부부가 싸우든, 자기네 아이를 야단치든, 못 본 척 하는 게 제일입니다. 남의 집 일에는 관여하면 안 돼요. 20살 넘은 성인이 스스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가능하면 관여를 안 하는 게 좋아요. 필요 없다는데 자꾸 김치며 감자며 뭘 가져다주는 것도 지나치면 안 됩니다.nbspnbspnbsp아파트나 가정집에서 쓰레기를 분류해서 쓸 만한 걸 골라내는 환경운동 하시는 할아버지가 계세요. 그런데 그 집에는 시장 볼 일이 없대요. 시골에서 시어머니나 친정어머니가 감자며 토마토 같은 걸 박스째로 보내주면 열어보지도 않고 박스째로 갖다버린대요. 다 그렇다는 게 아니라 그런 집이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그걸 다 가져와서 먹어요. 그런데 그럴 수 있겠다 싶은 이유가 있어요. 백화점이나 마트에 가면 감자든 토마토든 상품을 좋은 것만 담아놓잖아요. 그런데 시골에서 할머니들이 오래 살아온 습관은 어떤 상품을 생산했을 때 좋은 것은 팔고, 중간쯤 되는 건 아들딸한테 보내고, 상품 값어치가 제일 떨어지는 건 자기가 먹잖아요. 서울에서 돈만 주면 사먹는 입장에서는 시골에서 보내온 게 시장에서 산 것보다 겉보기에 안 좋아 보이니까 그냥 폐기하는 거예요. 이건 아들이나 딸이나 며느리가 잘못했다고 말하기도 어려워요.nbspnbsp그러니 이런 건 필요하다고 할 때만 주는 게 좋습니다. 항상 그냥 갖다주면 안 돼요. 김치를 담아서 딸이며 아들한테 가져다준다는 사람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그런데 아무리 부모라고 해도 내 집에 다른 사람이 불쑥불쑥 들어오면 안 좋아하잖아요. 그게 눈치가 보여서 1층에서 전화를 하면 ‘거기 놔두고 가세요’라고 해서 자식 집에 올라가보지도 못하고 김치만 두고 온대요. 추하게 왜 그런 바보 같은 짓을 자청해요? 그렇게 하는 젊은 사람도 문제라고 하지만, 그렇게 하는 어르신들도 스스로 자기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거예요.nbspnbsp며칠 전에도 제가 상담을 하면서 ‘요즘은 딸네 집이나 아들네 집에 갈 때도 미리 전화하고 가야 한다’라고 했어요. 그러자 누가 말하길, ‘아버님 오실 때 전화 좀 하고 오세요’라는 말을 듣고 너무너무 섭섭해서 1년을 안 갔대요. 섭섭하게 생각하면 섭섭하지만 또 생각해보면 이해가 돼요. 부부끼리 편하게 살다가 부모든 시부모든 오면 약간은 신경 쓰이잖아요. 미리 전화를 주면 조금이라도 준비를 할 수 있지만 어느 날 갑자기 덜컥 초인종 누르고 들어오면 부담스럽잖아요. 꼭 신고를 하고 가라는 게 아니라, 서로 사는데 약간의 예의가 필요하다는 거예요.nbspnbsp질문자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보면 그래요. 일단 결혼을 하면 독립된 가정을 이룬 거잖아요. 거기 가서 간섭을 하는 건 좋은 게 아니에요. 딸네 집이어서 그나마 덜 하지, 아들네에 가서 그랬으면 쫓겨났을 거예요. 딸네 집이니까 그렇게 한 번 싸우고 한 달 전화 안 하는 정도로 그치죠. 며느리 집에 가서 자꾸 그렇게 하면 아들이 혼자 살아야 해요. 요즘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요.nbspnbspnbsp어쨌든 질문자가 딸의 모습을 보고 ‘아, 내가 아이를 키울 때 나도 저렇게 키웠구나’ 이렇게 반성하면서 자기를 돌이킬 일이지, 간섭할 일은 아닙니다. 알았어요?”nbsp“네.”nbspnbsp질문한 60살 여성분은 마침내 환한 웃음을 보였습니다. 질문자가 마음이 편안해질 때까지 반복해서 친절히 설명해주는 스님의 자상한 모습에 잔잔한 감동이 일었습니다. 질문자가 조금 더 편안해지기를 기원해 봅니다.nbspnbsp이 외에도 아이를 출산했는데 친정 엄마가 집에 오시면 부담스럽고 안오면 섭섭하다는 30대 여성, 자신이 일중독인지 묻는 40대 기혼 여성, 온가족이 트럭에 부딪치는 교통사고를 당한 뒤 삶이 무의미 해져 사고 전의 활기찬 삶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40대 여성, 야권이 총선에서 이겼으니 이제 개성공단을 다시 되돌릴 수 있는지 묻는 60대 남성, 부모님이 사이가 좋지 않아 아버지를 요양원에 모시고 죄책감을 느끼는 40대 여성까지 총 7명의 다채로운 삶의 고민이 이어졌습니다.nbsp이번 강연은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내어놓는 질문자들, 어떤 문제든 지혜롭게 풀어주고 북돋워 주는 스님, 두 시간 반이 넘는 강연임에도 한 마디도 놓치지 않으려고 처음이나 마지막이나 같은 자세로 집중해서 듣는 청중,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함께한 봉사자까지 모두가 출연하는 큰 공연처럼 느껴졌습니다. 처음에는 질문자 개개인의 지극히 사적이고 개별적인 고민이었는데, 스님과 질문자의 대화를 듣다보면 어느새 내 이야기가 되고 우리의 이야기가 되었습니다.nbsp2시간 30분 동안의 강연을 마무리하면서 스님은 나도 행복할 권리가 있고, 상대도 행복할 권리가 있음을 강조해 주었습니다. 마지막 정리 말씀이 오래도록 여운이 남았습니다.nbspnbsp“여기 연세 드신 분들은 잘 들으세요. 아무리 자식이 어렵다고 해도 내 먹을 것, 내 집, 일정한 수준의 재산은 죽을 때까지 갖고 있어야 합니다. 내어주면 자식이 돌봐준다는 말을 믿으면 절대로 안 돼요. 정 아무것도 없으면 보따리에 신문지라도 둘둘 말아서 늘 껴안고 있어야 해요. 그래야 자식들이 ‘뭐가 있나’ 싶어서 한 번이라도 더 옵니다.nbspnbspnbsp자기 사는 것까지 포기하면서 자식에게 지원해주는 건 헌신이 아니라 바보 같은 짓이에요. 자기가 자기 사는 걸 최소한도로 단도리 하는 것은 욕심이 아니라 생존의 본능입니다. 그걸 넘어가면 욕심이에요. 그러니까 그걸 나쁘게 생각하면 안 돼요. 자기에게 주어진 권리를 찾지 못하는 것은 바보이지 착한 게 아니에요. 요즘 착한 바보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그러나 남의 권리를 침해하는 건 나쁜 사람이에요. 우리는 남의 권리를 침해하지 말아야 하지만 자기 권리도 행사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런 민주시민이 되셔야 합니다.nbspnbsp나도 행복할 권리가 있지만 내 배우자도 행복할 권리가 있고, 내 자식도 행복할 권리가 있고, 내 부모도 행복할 권리가 있고, 내 회사에 다니는 직원도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일하는 지위가 서로 다를 뿐 그 사람도 다 누군가의 소중한 아들 딸이고 중요한 사람들이에요. 그러니까 식당에서 종업원 한다고 함부로 사람을 무시하면 안 됩니다. 그 사람이 맡은 역할이 그것일 뿐이에요. 우리가 그런 정신으로 산다면 지금보다 훨씬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예요. 감사합니다.”nbsp강연이 끝나고 로비에서 진행 중인 책 사인회장으로 나가 보았습니다. 다른 때 보다 긴 사인줄에도 스님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 분 한 분의 눈을 맞춰주었고, 미처 스님과 눈을 맞추지 못하는 사람이 있으면 ‘눈을 맞춰야지’ 하며 시원하게 웃어주기도 했습니다. 틈틈이 농사를 짓느라 그런지 검게 그을린 손이 사인을 할 때 유독 눈에 띄었습니다.nbspnbspnbsp사인회를 마치고 권선 정토법당, 수원 정토법당, 영통 정토법당 순으로 봉사자들과 사진을 찍었습니다. 스님은 강연장과 세 법당이 어느 정도 거리에 있는지 일일이 물어본 후 시간이 안 되어 못들른다고 미안한 마음을 표현했습니다.nbspnbsp강연 후 모금함에 감사의 편지와 함께 백만원이 들어있어 봉사자들 모두 감동을 받았습니다. 감사편지에는 이렇게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nbspnbsp“안녕하세요. 법륜 스님 덕분에 매일 감사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제가 깨달은 바에 비하면 약소한 금액이지만 좋은 일에 잘 쓰이길 바랍니다. 스님, 늘 건강하세요.nbsp정토회 회원님들 항상 감사드립니다. 참고로, 이 돈은 저의 달라진 모습을 보고 남편께서 기꺼이 보시를 하라고 주셨습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nbsp자신의 변화로 고마워하는 남편이 주었다는 백만 원, 그 부부가 느낀 행복의 깊이가 얼마나 컸을지 편지를 통해 전해져 뭉클했습니다.nbspnbsp우리들 각자가 맡은 일은 역할일 뿐이라는 스님의 말씀이 마음에 남습니다. 오늘 내가 돌아갈 내 가정에서의 위치가, 내일 마주할 내 직장의 직책이, 다만 ‘나의 역할’일 뿐 그것이 ‘나’는 아니라는 말씀을 마음에 새기며 돌아갑니다. 강연장을 나서며 우리는 전보다 더 가볍고 행복해졌습니다.nbsp강연장을 나온 스님은 곧바로 대전으로 강연을 하기 위해 떠났습니다. 대전에 조금 일찍 도착해 찾아온 사회 인사분과 미팅을 가진 후 저녁 7시부터 충남대 정심화홀에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 대전 강연 소식은 다음 이야기에 계속 이어집니다.nbspnbsp ※ 2016년 봄,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갑니다. 강연일정 확인하시고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오세요. 강연은 선착순 무료입장입니다. 질문자 접수는 강연장에서 받습니다.
2016.4.27 서울 청년 즉문즉설 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늘은 아침 7시부터 평화재단에서 하루 종일 미팅과 회의 일정이 있었습니다. 종교인 모임, 기획위원회 회의 ,천일준비위원회 회의 등 미팅과 회의를 모두 마치고 저녁 7시가 되어서 강연이 열리는 강남구민회관으로 향했습니다.nbsp저녁 7시 30분부터는 강남구민회관에서 청년들을 위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 강연이 시작되기 30여 분 전부터 500좌석이 꽉차 계단에 앉아 계신 분들도 종종 보였습니다. 많은 청년대학생들과 봉사자들의 후끈한 열기로 오늘은 어떤 좋은 말씀을 해주실지 들뜬 마음으로 강연을 기다렸습니다. nbspnbspnbsp소개 영상이 시작되면서 소란스럽던 실내가 고요하게 정돈되었습니다. 영상이 끝나고 스님이 등장하자 강당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큰 박수로 스님을 맞이하였습니다. 스님은 좋은 봄날 청중과 함께 하게 되어 기쁘다며 여는 말씀을 시작했습니다.nbspnbsp인사말을 간단히 건넨 후 곧바로 즉문즉설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은 현장에서 접수된 질문을 제비뽑기 방식으로 질문자를 선정하고 답변이 이루어졌습니다. 총 8명의 청년이 스님에게 질문할 기회를 얻었습니다.nbspnbspnbsp오늘은 그 중에서 한 남자분이 결혼할 나이가 되었지만 준비가 되지 않아 고민이라며 결혼을 준비할 때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하는지 질문한 내용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nbspnbsp질문자가 결혼준비와 결혼에 대한 부담감으로 좋아하는 사람에게 고백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는데요. 나중에 좋아하는 사람이 강연장에 와 있다고 해서 청중들 모두 설레는 마음으로 스님의 답변을 들었습니다. nbspnbspnbsp“좋아하는 여자가 있습니다. 저나 상대나 결혼할 나이입니다. 그런데 제가 결혼준비가 안 돼 있어서 사귀자는 고백을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제 마음이 저도 답답합니다. ‘내가 결혼준비가 돼있을 때 연애도 할 수 있는 거다’라는 생각때문에 제가 요즘 연애를 못하는 것 같아요. 제가 연애를 하려면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어떤 마음으로 생활해야 될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제가 어느 정도 결혼준비를 하려면 1년 내지 2년은 걸릴 것 같은데, 그 안에 그 친구한테 사귀자고 고백을 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아니면 지금처럼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혼자 앓고만 있는 게 나은 것인지 궁금합니다.” nbspnbsp“그런 질문을 꼭 혼자 사는 중한테 물어야겠어요? 저는 나이가 육십 넷인데도 혼자 사는데, 도대체 질문자는 나이가 얼마나 됐기에 나이 타령이에요?”nbspnbsp“......”nbsp“사람을 지나치게 목적지향적으로 만나는 건 좋지 않습니다. 남자와 여자든, 남자와 남자든, 여자와 여자든 관계없이 그냥 사람과 사람이 사귀게 되면, 성별, 나이, 직업, 종교, 인종과는 관계없이 평등하게 누구와도 사귈 수가 있는 겁니다. 그냥 사람과 사람으로 먼저 사귀어보니까 나는 상대에게 이성적 호감이 있는데 상대는 아니라면, 두 사람은 친구로는 지낼 수가 있는데 애인으로 발전하기는 어렵습니다.nbspnbspnbsp그래서 첫째, 서로 이성애자라야 합니다. 이성애자가 아닌 사람도 있거든요. 둘째, 서로 호감이 있어야 합니다. 나만 호감이 있다고 되는 게 아니에요. 사람은 네 종류가 있어요. 이성에게 호감이 가는 이성애자, 동성에게 호감이 가는 동성애자, 양성 모두에게 호감이 가는 양성애자, 누구에게도 호감이 안 가는 무성애자가 있습니다. 그러니 사람은 누구나 다 이성애자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다수가 이성애자이긴 하지만 다 이성애자는 아니니까요.nbspnbsp그리고 내가 상대에게 호감이 있다고, 상대도 나에게 호감이 있을 확률은 절반도 안 됩니다. 보통 내가 좋다면 상대는 나에게 별로예요. 내가 별로일 땐 상대가 또 나 좋다고 따라옵니다. 왜 그런 일이 생길까요? 그것은 우리가 약간 위를 쳐다보면서 사람을 사귀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결혼이나 연애를 전제로 사귈 때 약간 위로 쳐다보기 때문에 양쪽이 같이 좋아하기가 쉽지 않은 거예요.nbspnbsp그래서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일단은 그냥 친구로 사귀어야 돼요. 친구로 사귈 때는 상대가 이성애자든 동성애자든 양성애자든 무성애자든 관계가 없을 뿐 아니라 나이가 많든 적든, 결혼을 했든 안 했든 아무 관계가 없어요. 사귀어보니까 서로 이성애자이고, 서로에게 호감을 갖고 있다는 게 확인이 되면 연애로 발전할 수가 있습니다.nbspnbsp그렇게 사람을 먼저 사귀어 봤을 때 그 사람이 괜찮으면 나이가 열 살이 많아도, 스님이라 해도 큰 문제가 안 됩니다. 그러니까 연애를 하거나 결혼할 대상이 훨씬 폭넓어진다는 거예요. 그래서 먼저 사람과 사람으로 사귀고, 그 다음에 서로에게 호감이 있는지 확인되면 비로소 연애를 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연애나 결혼이라는 목적의식을 먼저 내걸면, 사람이 좋으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나이가 몇 살이냐’, ‘키가 얼마냐’, ‘직업이 뭐냐’, ‘얼굴이 어떻게 생겼느냐’를 기준으로 사람을 자르게 됩니다. 그렇게 고른 후에는 나는 상대에게 호감이 있지만 상대도 나에게 호감이 있을 확률은 절반은커녕 10도 안 됩니다.nbspnbspnbsp그런데 결혼은 또 연애와는 다른 문제입니다. 질문자가 얘기했듯이 결혼준비가 안 됐다든지 하면 결혼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있으니까요. 그래서 너무 결혼을 목적으로 상대에게 접근하지 말고, 우선 친구로 사귀어서 서로의 마음이 조금 확인이 되면 그 다음에 애인으로 사귀고, 결혼문제는 그 다음에 생각하는 게 좋습니다.nbspnbsp그리고 그 사람을 정말 좋아한다면 결혼준비는 전혀 할 필요가 없습니다. 사람만 있으면 돼요. 그런데 어떤 사람은 결혼준비 한다고 방도 얻어놓고, 물건도 사놓고, 다 장만했지만 정작 사람이 없는 경우도 있거든요. 사람만 있으면 방도, 집도, 돈도 없어도, 즉 아무 것도 없어도 결혼이 가능합니다. 그러니까 오늘 질문자가 왜 자기는 결혼준비가 되었느니, 안 되었느니 하는 얘기를 하느냐 하면 지금 상대가 없는데 결혼을 하려니까 그런 거예요.nbspnbspnbsp사람이 좋으면 일단 결혼해서 셋방 하나 구하고, 그 다음에 천천히 숟가락도 사고, 밥그릇도 사면 됩니다.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옛날에 무슨 준비를 잘 했기 때문에 결혼한 게 아닙니다. 그리고 지금도 인도의 가난한 마을에서는 초등학교도 못 나오고, 밥도 겨우 먹는 사람들이 열 몇 살만 되면 다 결혼해서 애 낳고 삽니다. 제 초등학교 동창이 36명이었는데, 그 중에서 중학교로 진학한 건 저를 포함해서 5명뿐이었어요. 나머지는 초등학교만 졸업한 건데, 그런데도 다 시집가고 장가가서 애 낳고, 그 애들 다 대학보내고, 부모 봉양하면서 살았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 제일 공부를 잘했던 저만 장가를 못 갔어요. 그러니까 결혼은 따로 준비를 안 해도 된다는 겁니다. 그런데 질문자는 그 사람을 친구로는 사귀고 있어요?”nbspnbsp“아니오.” nbspnbsp“그럼 그냥 지나가는 걸 쳐다만 보고 있는 거예요?”nbspnbsp“예.”nbspnbsp“아이고... 먼저 그 사람을 친구로 사귀세요. 지금 질문자처럼 연애와 결혼을 목적으로 해서 이성에게 접근하면 그 접근 자체가 불편한 일이 됩니다. 한번 주위 여성들한테 물어보세요. 여성들은 그냥 좋은 사람으로 사귀다가 호감이 가서 얘기를 하면 좋아하지만 처음부터 ‘나는 네 애인할 거다’, nbsp‘나는 너랑 결혼할 거다’ 이렇게 접근하면 부담스러워 합니다. 탁 부담이 되면 여성들은 접근하는 남자가 ‘키가 큰가? 돈이 있나?’ 이렇게 뜯어보게 됩니다. 그러니까 질문자가 만약 절에 다닌다면 그 여성을 도반으로, 교회에 다닌다면 교우로, 직장에 다닌다면 동료로 접근을 해서 같이 대화도 나누고, 밥도 먹고, 차도 마시고, 봉사활동도 다니면서 먼저 사귀어보세요. 자꾸 나이 얘기하지 말고요. 나이를 먹으면 무조건 결혼을 해야하는 게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질문자는 결혼에 대한 강박관념으로부터 좀 자유로워져야 됩니다.nbspnbspnbsp그런데 질문자는 결혼을 왜 하려고 하는 거예요? 행복하려고 하는 거예요? 불행하려고 하는 거예요? 또 결혼은 무조건해야 되는 겁니까? 결혼 안 하고도 저처럼 이렇게 잘 사는 사람도 있잖아요. 여기서 저보다 더 행복한 사람이 있으면 손 한번 들어보세요. 저보다 더 행복해요?”nbsp“예”nbspnbsp“늘 웃으며 살아요?”nbsp“예”nbspnbsp“아이고... 얼굴을 보니 지금도 인상 쓰고 있는데요, 뭐. 그러니까 나보다 돈이 더 많은 사람도 있을 수 있고, 나보다 지식이 더 많은 사람도 있을 수 있고, 나보다 키가 더 큰 사람, 나보다 지위가 더 높은 사람, 나보다 인기가 더 많은 사람, 나보다 더 건강한 사람은 있을 수 있지만, ’나보다 더 행복한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해?’ 이런 자세로 살아야 합니다. 혼자 살아도 행복하다면 결혼해서는 더 행복해야 될 거잖아요. 그런데 질문자처럼 그렇게 심각하게 접근하면 결혼해서 힘듭니다. 질문자뿐만 아니라 요즘 젊은이들 모두 결혼에 대한 지나친 부담감으로부터 좀 자유로워졌으면 좋겠어요. 결혼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니까요.nbspnbspnbsp그럼 결혼 안 해도 좋다는 얘기냐 하면 그건 아닙니다. 그렇지만 결혼을 하든 안 하든 본인이 행복하게 사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겁니다. 친구로서도 행복하게 사귈 수 있고, 혼자 있어도 행복하고, 연애를 해도 행복하고, 결혼을 해도 행복하고, 이렇게 본인이 행복하게 사는 게 중요해요.nbspnbsp그런데 호감이 가고, 인물도 잘났고, 돈이 많더라도, 성격이 안 맞으면 결혼생활은 굉장히 불행해집니다. 인물은 처음에 볼 때만 좋지, 결혼해서 살다보면 인물이 밥 먹여주는 것도 아니고, 인물이 원만한 성격을 보증해 주는 것도 아닙니다. 여러분들이 연애하거나 결혼할 때 대부분 상대를 사진으로 먼저 확인하지요? 그 다음으로 능력, 즉 직업을 확인하지요? 마지막으로는 성격을 확인하지요?nbspnbspnbsp그런데 실제 결혼해서 살 때는 인물은 아예 중요하지 않고, 능력은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무엇보다 성격입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제일 중요한 건 거의 안 보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결혼생활에 갈등이 많고, 불행한 겁니다. 제일 중요한 것을 제일 먼저 보고 비중도 많이 둬야 하는데, 제일 중요한 건 아예 안 보거나 비중을 낮추면서, 사는 데 아무 필요가 없는 건 제일 비중을 많이 두기 때문에 결혼생활이 생각보다 행복하지 못한 겁니다.nbspnbsp그러니까 질문자는 마음에 든다는 그 여성과 먼저 사람 대 사람으로 사귀어보세요. 먼저 성격이 나하고 맞는지는 잘 살펴봐야 합니다. 성격이란 업식, 까르마라고 할 수 있는데, 그게 서로 수용이 되는지를 살펴보라는 겁니다. 우리가 수행을 하는 이유는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이해하는 공부를 하다보면 성격적인 문제도 극복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nbspnbsp그러니까 상대의 능력에 기대어서 내가 덕 보려는 생각에서 서로 도우려는 생각으로 바꾸면 결혼하기가 훨씬 용이해집니다. 또 수행을 하면 상대의 인물이나 피부색 등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결혼 상대자를 고르는 폭이 훨씬 넓어집니다. 그래서 수행을 하면 쉽게 결혼할 수 있고, 또 결혼해서도 행복하게 살 수가 있습니다. 먼저 내 이익을 따지면 결혼하기도 어렵고, 결혼해서도 행복하기는커녕 불행을 자초할 수가 있습니다.nbspnbsp그리고 물질적인 준비보다는 사람이 먼저 있어야 합니다. 혹시 질문자가 좋아한다는 상대가 오늘 여기 왔어요?”nbsp“예, 여기에 와 있습니다.”nbspnbsp“질문자가 상대에게 말을 못하고 있다니까 기회를 줘야겠네요. 이렇게 모두가 보는 자리에서 그 상대가 누구인지 찍어볼래요?nbspnbsp“......”nbsp“부끄러워요?”nbspnbsp“예.”nbspnbsp“알겠어요. 질문자는 먼저 상대와 함께 봉사를 하든지, 기도를 하든지, 밥을 먹든지 해서 시작을 해 보세요. 그런 시간을 갖지 않고 질문자가 결혼하자는 속내부터 드러내면 상대는 부담스럽거든요. 질문자가 ‘내가 너 좋아한다’라고 말하는 순간 상대는 질문자를 위, 아래로 훑어보는 마음이 생기거든요. 알았지요?”nbsp“네, 감사합니다.”nbsp질문자가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감사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자 스님은 다시 이야기를 덧붙였습니다. 조금 설명이 부족했다 싶었는지 호감이 가는 상대가 나타났을 때 어떻게 다가가면 좋은지 두 가지 관점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첫째, 내가 호감 가는 상대가 있다면 그에게 저돌적으로 접근하는 건 안 좋지만 가능하면 빨리 의사표현을 하는 게 좋습니다. 뜸을 들이면 기회를 놓치게 돼요. 그 사람이 다른 사람과 사귈 수도 있잖아요. 또 ‘거절하면 어떡하나?’ 하는 부담 때문에 의사표현을 못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의사표현은 빨리 하는 게 좋습니다. 한편, 상대가 거절한다고 ‘퇴짜 맞았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건 욕심 때문입니다. 어쨌든 상대의 의사를 확인한다는 건 좋은 일이잖아요. 그 사람의 마음을 알았으니까 이제 그 사람을 향한 마음을 접고 다른 사람한테 시간을 할애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의사표현도 안 했으면서 ‘알아주겠지’라고 기대하는 건 시간낭비입니다. 상대는 모르거든요.nbspnbsp둘째, 상대가 ‘싫다’고 하는데도 나는 계속 호감이 있으면 굳이 포기하지 않아도 됩니다. 싫다는 사람에게 호감을 끌려면 좀 힘은 들겠지만 노력을 하면 되니까요. 확인을 해야 노력을 하든, 뭘 하든 할 거 아닙니까. 그런데 우리는 무조건 ‘내가 너 좋아하니까 너도 나 좋아해라’ 하는 마음으로 계산을 하니까 ‘내가 좋아한다고 말했다가 거절당하면 어떡하나?’ 하고 겁이 나서 말을 못하는 거예요. 상대가 나를 좋아하라는 법은 없습니다. 그냥 먼저 확인하고 체크를 해 보는 겁니다. 체크를 했을 때 상대도 나에게 호감이 있다고 하면 더 이상 시간낭비 안 해도 되고, 또 상대가 나에게 호감이 없다고 해도 더 이상 시간낭비 할 필요 없이 그 사람을 향한 마음을 접거나 접어지지 않는다면 노력을 하면 됩니다.”nbspnbsp스님의 아주 쿨한 연애론 강의에 참석한 청년들도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내며 공감했습니다. 이 질문이 첫 번째 질문이었는데, 오늘 청년 강연은 시작부터 달달한 연애 이야기와 함께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습니다.nbspnbsp이 외에도 의류매장을 운영하는 청년은 열심히 일하지 않는 직원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질문했고, 결혼 1년차의 여성분은 아이를 낳고 일을 쉴 생각인데 지금까지 쌓아온 경력이 아깝고 복직이 어렵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질문을 했습니다. 이어서 완벽주의적인 성향으로 지적인 부족함이 드러날 때 스스로 견디지 못한다는 대학생과 어릴 때부터 함께 어울린 친구들과 다툼이 있은 후 화해를 해야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스무 살 학생의 질문이 있었습니다. 또 다른 대학생은 하고 싶은게 너무 많아서 고민이라고 질문을 했고, 한 남자분은 존재에 이유가 있는지 스님의 생각이 궁금하다고 질문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30대 여자분은 성당에서 결혼을 고집하시는 시아버지 문제로 고민이라며 부모님을 실망시키지 않으면서 양가 부모님을 모시고 결혼할 방법이 없을까 질문을 했습니다.nbspnbsp모든 질문에 대한 답변을 마친 후 마지막으로 스님이 정리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오늘 강연장에서 나온 질문들을 하나씩 언급하면서 우리가 어떻게 생각을 바꾸면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는지 강조했습니다.nbspnbsp“여러분은 어떤 일이 잘 안 된다고 아우성인데, 실제로는 안 돼서 안 되는 게 아니고, ‘안 된다’라고 생각해서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면 안 된다’. ‘이건 안 되지 않느냐?’ 하면서 자꾸 어떤 걸 고집하기 때문에 안 되는 것이지, ‘된다’고 생각하면 별 일 아닌 경우가 많아요.nbspnbspnbsp그리고 남자친구가 나를 좋아하다가 다른 여자를 좋아하게 되었다고 괴로워하는 청년들이 많은데, 다른 여자를 좋아한다는 건 능히 있을 수 있는 일이잖아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여러분도 이 사람과 사귀지만 저 사람이 더 좋게 보일 때가 있잖아요. 그러니까 이런 마음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인간의 마음입니다. 그걸 두고 여러분들은 ‘전에 나 좋다고 할 땐 언제고, 지금 배신을 하느냐’ 하는데, 사람 마음이 하루에 열두 번도 더 바뀐다는 거 알잖아요. 그 사람이 나한테 거짓말했던 게 아니고, 그때는 정말 나를 좋아했는데 다른 사람이 나타나니까 마음이 변한 거예요. 마음이 변하는 것은 나쁘다고 생각할 게 아니라 원래 마음의 성질이 그렇다는 것을 아셔야 해요. 한번 먹은 마음이 끝까지 가는 사람은 드물어요.nbspnbsp그러니까 내가 좋아서 결혼해도 헤어질 수가 있고, 애를 낳은 후에도 헤어질 수가 있는데, 좀 사귀다가 헤어지는 게 뭐 그렇게 대단한 일이라고 여러분들은 아우성인 거예요? 그리고 또 그 인간이 나를 떠나가는 게 나에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에요. 그 인간이 계속 붙어있으면 나는 죽을 때까지 한 사람밖에 못 사귀잖아요. 그리고 내가 그 인간을 차버리면 양심에 좀 걸릴 텐데, 그 인간이 알아서 떠나가 주었으니까 좋잖아요. 빈자리가 나면 또 다른 사람이 오게 마련이니까요. 그러니까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나에게 일어난 일이 큰일은 아닙니다.nbspnbsp비가 오기도 하고, 눈이 오기도 하고, 구름이 끼기도 하고, 맑기도 하고, 춥기도 하고, 덥기도 하는, 이 자연스러운 현상을 두고 ‘더워서 못 살겠다’, ‘추워서 못 살겠다’, ‘왜 하필 비가 오느냐?’, ‘왜 뙤약볕이 내리쬐느냐?’라고 시비를 하면 날씨 때문에도 살기가 힘들어지는 거예요. 그러니까 우리의 삶이 힘든 게 아니고, 여러분들이 무엇인가를 움켜쥐고 있기 때문에 힘든 거예요. 그래서 이걸 놓아버리고 편안하게 받아들이면 되는 거예요.nbspnbsp그리고 회사에 갔더니 늙은 아저씨가 자꾸 나를 좋아한다는 것도 그래요. 그럴 수도 있는 거예요. 늙은 아저씨라 하더라도 나를 보고 좋아 하는 마음이 생기는 걸 어떻게 하겠어요? 그런데 문제는 나도 그 늙은 아저씨가 좋으면 괜찮지만, 싫다면 ‘싫다’고 표현을 하면 됩니다. 그래도 안 되면 질문자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가 있으니까 권리행사를 하면 되는 거예요. 바보같이 자꾸 울지 말고 권리행사를 하세요. 성추행 당했다고 자꾸 울 게 아니라 바로 신고를 해버리든지 송곳으로 찔러버리세요.nbspnbsp그건 위험하지 않느냐고요? 괜찮아요. 자기방어는 해야 되니까요. 자기에게 주어진 권리를 지키지 못하는 건 바보이지 착한 사람이 아니에요. ‘내 권리를 찾아먹겠다’ 하는 건 욕심이 아닙니다. 우리는 정당한 권리행사를 할 줄 알아야 돼요. 그러니 여러분도 정당한 권리행사를 하면서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nbsp2시간 30분 동안의 열강은 이렇게 끝을 맺었습니다. 강연 포스터의 “예쁜 꽃, 젊은 그대”라는 슬로건처럼 스님의 즉문즉설을 통해 청년들의 건강한 고민들을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3시간 동안 연애, 진로, 친구, 직장, 결혼, 육아 등 다양한 질문에 대해 함께 공감하며 웃고 위로받을 수 있었습니다.nbspnbsp강연이 끝나고 로비에서는 스님의 새 책 ‘행복’ 사인회가 열렸습니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스님을 한번 더 뵈려고 로비를 한 바퀴 감아도 될 만큼 긴 줄이 이어진 것으로도 청년들에 대한 스님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nbspnbsp강연을 들은 몇몇 청년들에게 소감을 물어보았습니다. 한 청년은 “아직 미혼인데 결혼에 대해 잘못 생각한 것이 많았던 것 같아요. 스님 말씀 듣고 관점이 명쾌하게 잡혀서 홀가분 합니다.”라고 답했고, 한 청년은 “이성을 대할 때 외모를 우선적으로 봤는데, 성격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게 된 것 같다”며 기쁜 표정을 지었습니다. 또 다른 청년은 “직장 동료와 마찰로 머리가 복잡해진 상태로 강연에 왔는데, 웃고 즐기며 강연을 듣는 동안 마음이 가벼워져서 너무 좋다”고 답했습니다.nbspnbsp사인회를 마친 후 오늘 강연을 주관한 서울 청년정토회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활짝 웃는 청년봉사자의 얼굴에 활기가 가득 차 보였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기념 사진을 함께 찍은 후 청년들에게 5월 21일 성년의날에 시청광장에서 열리는 청춘콘서트를 기약하며 청년정토회 봉사자들에게 행사를 잘 준비해 줄 것을 당부하며 강연장을 나왔습니다.nbspnbsp내일은 오전 10시 30분에 수원 SK아트리움에서 즉문즉설 강연이 있고, 저녁 7시에는 대전 충남대 정심화홀에서 즉문즉설 강연이 있을 예정입니다.nbspnbsp ※ 2016년 봄,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갑니다. 강연일정 확인하시고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오세요. 강연은 선착순 무료입장입니다. 질문자 접수는 강연장에서 받습니다.
2016.4.26. 불심도문 큰스님 82번째 생신
nbsp nbsp nbsp오늘은 불심도문 큰스님의 82번째 생신이었습니다. 스님은 울산 두북에서 출발하여 장수 죽림정사에 도착하여 유수스님과 함께 불심도문 큰스님께 인사를 올렸습니다. nbsp nbsp nbsp 큰스님의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는 인사를 올린 후 큰스님에게 용성진종조사의 유훈 실현에 대한 말씀을 다시 새겨들었습니다. nbsp nbsp 그리고nbsp죽림정사 도량을 한 바퀴 돌아보면서 용성조사 공적비, 유훈실현공덕비 등을 어디에 세울 것인지를 점검하였고, 또 손상이 심한 담벼락이나 돌계단 등을 보면서 어떻게 수리할지도 의논하였습니다. nbsp nbsp 또nbsp오늘은 불심도문 큰스님의 생신이자 큰스님의 어머님 재일이기도 하여 함께 천도재를 지냈습니다. nbsp nbsp 그리고 큰스님 생신을 맞이하여 상좌 스님들도 많이 자리하여 큰스님의 생신을 함께 축하하면서 기념촬영을 하였습니다. nbsp 죽림정사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스님은 바로 서울로 이동하였습니다. 저녁에는 외부 인사와의 만남이 있었습니다.nbsp nbsp 내일은 서울에서 청년들을 위한 희망강연이 있을 예정입니다. ※ 2016년 봄,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갑니다. 강연일정 확인하시고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오세요. 강연은 선착순 무료입장입니다. 질문자 접수는 강연장에서 받습니다.
2016.4.25 농사일 및 산행
nbsp nbsp 안녕하세요.nbsp오늘 스님은 울산 두북에서 농사일과 산행으로 하루 일정을 보냈습니다. 오랜만에 강연없이 자연과 함께 보낸 하루였습니다. nbsp 오늘은 울산에서 국제회의가 있어서 한국을 방문한 필리핀JTS의 이원주 대표님, 이규초 부대표님도 스님과 함께 하루를 보내기 위해 두북을 찾아왔습니다. 스님은 아침공양 후 고추모종을 심고 지지대를 세우는 일을 했습니다. 또nbsp텃밭에 있는 열무, 상추 등을 적절히 솎내아내고 풀을 뽑기도 하였습니다. nbsp 농사일로 아침 나절을 보낸 스님은 이어서 부모님 산소에 가서 절을 한 후 주변 나무들을 정리하였습니다. 자라는 나무는 가지치기를 해주고, 소나무가 너무 커서 산소 전경을 가로 막는 것은 큰 가지를 잘라내어 주기도 하였습니다. nbsp 산소 정비를 한 후에는 가뫼들 계곡을 산행하였습니다.nbsp관광객이 드문 월요일이라서 그런지 산행길이 한적했고, 며칠전 내린 비로 계곡에는 맑은 물이 많이 흐르고 있어 경치도 아주 좋았습니다. 꽃들은 거의 지고 없었지만, 연두빛 나뭇잎들이 푸르름을 자랑하며 계곡을 메우고 있었습니다. nbsp 이원주 대표님은 맑은 폭포에 눈길을 빼앗겨 사진을 찍다 물에 풍덩 빠지기도 하였고, 그 때문에 핸드폰을 물에 빠뜨려 잃어버리기도 하였지만 오랜만에 여유를 즐기는 하루였습니다. nbsp 산행 후 스님은 두 분에게 아직 남아 있을지도 모를 연달래를 보여주기 위해 소방도로를 따라 산악 드라이브를 하였습니다. 산정상 즈음에 조금 남아 있는 연달래를 보면서 봄의 정취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nbsp 두북 정토수련원에도 모란꽃과 철쭉이 만개하여 아름다움을 더 해 주었습니다. nbsp 자연과 함께한 하루 일정을 마친 다음, 이원주 대표님과 이규초 부대표님은 각각의 목적지인 서울과 부산을 향해 이동하였고, 스님은 텃밭을 좀 더 돌본 후에 원고 교정을 하면서 하루를 마무리하였습니다.nbsp ※ 2016년 봄,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갑니다. 강연일정 확인하시고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오세요. 강연은 선착순 무료입장입니다. 질문자 접수는 강연장에서 받습니다.
2016.4.24 경전반 특강수련 및 경주불교학생회 동문회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새벽 6시부터 경전반 특강수련에 참여해서 즉문즉설을 한 후 오후에는 경주 불교학생회 동문회 초청으로 통일암에서 법회를 가졌습니다.nbspnbsp어제 오후부터 문경 정토수련원에서는 전국에서 400여 명의 경전반 수강생들이 모인 가운데 특강수련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특강수련 이틀째로 새벽 6시부터 9시까지 그동안 수업을 들으면서 궁금했던 점에 대해 묻고 답하는 즉문즉설 시간을 가졌습니다.nbspnbspnbsp새벽 4시 30분에 시작된 천일결사 기도가 끝나고 6시 정각이 되자 스님이 법상 위로 올라와 환한 웃음과 함께 “잘 주무셨어요?” 하고 인사말을 건넸습니다. 대답이 별로 크지가 않았습니다. 아마도 집에서 혼자만 자다가 대중이 여러 명 모여서 자니까 코를 고는 사람도 많고, 잠이 잘 오지 않았을 겁니다. 스님은 잠을 제대로 못 잔 사람들을 위로해주기 보다는 “대웅전에 올라가서 삼천배라도 좀 하지 그랬어요?”라며 농담을 던졌습니다. 그러면서 “코 고는 소리에는 잠을 못자면서 스님의 법문을 들으면서는 어떻게 그렇게 잘 주무실 수가 있어요?”라고 말하자 모두 박장대소를 하였습니다.nbspnbspnbsp아직 해가 뜨지 않은 이른 새벽이었지만, 스님의 농담 덕분에 모두들 잠을 확 깰 수 있었습니다. 스님은 거두절미하고 곧바로 질문에 답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전에 질문지를 모두 작성해서 제출했는데, 스님은 질문지 한 장 한 장을 직접 읽고 답변해주는 방식으로 강연을 이어갔습니다.nbspnbspnbsp14개의 질문이 있었는데, 그 중에 한 가지 질문과 답변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상을 짓는 것과 원을 세우는 것이 과연 양립할 수 있는지에 대해 물었는데, 스님은 상을 짓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다양한 비유를 들어가며 쉽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금강경에는 상을 짓지 말라는 구절이 수없이 반복되어 나옵니다. 마침 경전반 수강생들은 금강경을 공부하고 있었는데, 스님의 명쾌한 답변 덕분에 아주 만족스런 표정을 지었습니다.nbspnbspnbsp“상을 짓지 않는 것과 뜻을 세우는 것이 양립할 수 있나요? 스님의 금강경 강의에서 ‘무주상보시’가 무엇을 뜻하는지 잘 들었습니다. 분별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 마음에 평온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것이 어렴풋이나마 이해가 되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통일을 염원하거나 정토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 상을 짓지 않는 것과 배치되는 것이 아닌지 의문이 듭니다. 만일 정토세상을 염원하게 되면 정토세상과 배치되는 사람들 또는 그들의 행동에 대해 분별심이 날 것 같습니다. 통일을 방해하는 사람들과 그들의 행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고요. 상을 짓지 않고도 뜻을 세워 추구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번뇌 없이 인생을 의미 있게 살 수 있어 제일 좋을 것 같습니다.”nbspnbsp“그런데 질문자가 약간 오해하고 있는 것 같아요. 상을 짓는 것과 뜻을 세우는 것은 상반되는 문제가 아닐 뿐만 아니라 양립할 수가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nbspnbsp예를 들어 우리나라에 지금 전쟁이 일어난다면 죽는 사람이 수십만 명 생기겠죠. 수십만 명이 죽으면 그 가족들은 아마 백만 명이 될 것이고, 이 사람들은 굉장히 심적으로 괴롭겠죠. 또 난민이 많이 생기게 되겠죠. 그럼 여러분들도 집과 재산을 다 두고 도망을 다녀야 하고, 다른 나라에 가서 천막을 치고 산다든지, 학교 같은 데에 임시로 수용돼서 살아야 하니까 생활도 굉장히 불편하고, 마음도 굉장히 괴롭겠죠. 이 때의 괴로움은 지금 여러분들이 아이가 말을 안 들어서 괴롭다고 하는 것과는 비교가 안 됩니다. 남편이 술 먹고 들어와서 못 살겠다 하는 것과도 비교가 안 됩니다. 회사에서 부하가 말을 안 듣는다, 상사가 잔소리를 해서 괴롭다 하는 것과도 비교가 안 됩니다.nbspnbsp물론 그런 상황 속에서도 수행자는 남을 도우면서 싱글벙글하고 살 수 있어야 됩니다. 그러나 대다수의 국민들은 그 고통이 이루 말할 수가 없을 겁니다. 그럴 때 제가 지금처럼 한 사람 한 사람을 상담해 줘서 인생이 행복해지게 하는 것도 물론 필요한 일이긴 합니다만, 그것보다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는 일이야 말로 절대 다수 국민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일이 되겠죠. 그러니까 우리가 인간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목표라면, 같은 조건하에서는 개개인들이 노력해서 행복도를 더 높이도록 하는 것이 과제가 될 테지만, 개개인들을 둘러싼 이 환경이 조금 더 나빠지는 것을 방지하거나 조금 더 나은 쪽으로 만들 수 있다면 우리는 더 행복해질 수가 있겠죠. 즉, 같은 조건에서 개인이 마음을 어떻게 갖느냐에 따라서 괴로움이 줄어들고 행복이 늘어나도록 하는 것을 ‘수행’이라 말하고, 주어진 환경이 나빠지는 것을 방지하거나 조금 더 나은 쪽으로 개선함으로 해서 사람들의 행복들을 높이는 것을 ‘정토세상 만들기’라고 말합니다. 이해가 되세요?”nbsp“네.”nbsp“그러면 ‘수행’과 ‘정토세상 만들기’, 이 두 가지가 다 필요해요, 그냥 개인이 수행만 하면 될 것 같아요?”nbspnbsp“두 가지가 모두 필요합니다.”nbspnbsp“예. 그렇다면 ‘불교를 믿는 사람이 개인 수행만 하면 되지 왜 세상 문제에 관심을 갖느냐?’ 이렇게 말하는 것은 부처님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얘기가 됩니다. 그렇게 말하는 불교는 잘못된 불교입니다. 인간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불교잖아요.nbsp그래서 부처님의 원래 가르침은 두 가지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첫째, 환경이 어떻든 자기 수행을 해서 그 주어진 환경 안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 이런 환경 자체가 악화되는 것을 막고 개선되는 쪽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부처님이 계급 제도를 부정하거나 남녀 차별을 부정하는 얘기를 하실 필요가 없었겠죠. 지금도 인도는 계급 차별이 얼마나 심합니까? 그런데 부처님은 그런 것들을 다 부정하셨습니다.nbspnbspnbsp그것처럼 지금 남북이 분단되어 있으니까 서로 미워하고 군비 경쟁을 하는데, 평화적으로 통일하는 것이 이렇게 싸우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보고 그런 통일을 추구함으로 해서 그 안에서 살고 있는 중생들이 조금이라도 더 행복해지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로 수행자가 해야 할 일인 것입니다. 전쟁을 해서라도 통일만 되면 된다는 그런 뜻이 아닙니다. 사람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서 통일을 하자는 것인데, 전쟁을 해서라도 통일하자는 것은 사람들이 괴롭든지 말든지 통일만 하면 된다는 통일 지상주의에 사로잡힌 생각입니다.nbspnbsp이렇게 ‘통일만 하면 된다’고 고집하는 것을 ‘상을 짓는다’라고 말하는 겁니다. 이와 달리 분단된 상태보다는 통일된 상태가 그래도 사람들에게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여주고 행복도를 높여준다고 보고 그것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바로 통일에 대한 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상을 짓는 것과 원을 세우는 것은 차원이 다릅니다.nbspnbsp우리가 일본에 대해서 무조건 ‘우리 나라가 옳고, 일본은 틀렸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분별심에 해당합니다. 이것은 우리가 옳다고 하는 상을 가진 것입니다. 그런데 일본이 우리를 억압하고 한국 사람들을 차별하기 때문에 우리가 이 차별에서 벗어나는 것은 한국 사람들의 행복도를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보고 독립운동을 펼치는 것은 상을 짓는 것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여성이 만약 차별을 받는다면 이 차별을 없애는 것은 바로 정토세상을 만드는 일에 해당합니다. ‘남자들은 나쁜 놈들이다’ 이렇게 주장하는 것과는 성격이 다릅니다.nbspnbsp상이 무엇인지 쉽게 비유하면 이렇습니다. 만약 제 안경에 파란 색깔이 입혀져 있다고 칩시다. 그러면 이 흰색 벽이 제 눈에는 파랗게 보이겠죠. 이 때 진실은 저 벽은 흰색인데 내 눈에는 파랗게 보인다는 것이죠. 그런데 제가 안경을 끼고 있는 상태에서는 그렇게 인식이 안 되고 ‘저 벽이 파랗다’ 이렇게 인식이 됩니다. 여기서 안경에 입힌 색깔과 같은 것이 바로 ‘업식’입니다. 여러분들은 다 자기 나름대로의 업식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자기의 업식으로 사물을 보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사물을 본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나에게 그렇게 인식이 될 뿐인 겁니다. ‘저 인간은 나쁜 놈이다’라고 말할 때 그 사람이 본래 나쁜 사람이 아니라 내 업식에 비춰진 인상이 나쁜 놈으로 인식되는 겁니다. 똑같은 행위라 하더라도 누가 보느냐에 따라 달리 인식된다는 얘기입니다. 어떤 행동은 본래 좋은 행동도 아니고 나쁜 행동도 아닌데 그것을 인식하는 과정에서는 그 행동을 나쁜 행동으로 인식하는 사람도 있고, 좋은 행동으로 인식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죠.nbspnbspnbsp그런데 우리는 나에게 나쁜 행동이라고 인식이 될 때 ‘그 사람이 진짜 객관적으로 나쁜 행동을 했다’라고 착각한다는 겁니다. ‘저 벽은 내 눈에는 파랗게 보이는구나’ 이렇게 알고 있지 않고 ‘저 벽은 본래 파란색이야’ 이렇게 알고 있다는 겁니다. 이렇게 주관을 객관화시키는 것을 ‘상을 짓는다’라고 말합니다. 상을 짓는다는 것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셨어요?”nbsp“네.”nbsp“상을 안 짓는다는 것은 저 벽을 곧바로 하얗게 보는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저 벽이 파랗게 보일 때 ‘내 눈에는 저 벽이 파랗게 보이는구나’ 이렇게 아는 것도 또한 상을 안 짓는 것이 된다는 겁니다. ‘내 눈에는 저 행동이 나쁘게 보이네’ 이렇게 자각하는 것은 상을 짓는 것이 아닙니다. 그 행동이 잘된 것인지 잘못된 것인지는 나도 몰라요. 그러나 ‘내 눈에는 나쁘게 보이네’라고 아는 겁니다. 그러니까 누군가가 저 벽을 보고 ‘빨갛다’라고 주장해도 ‘눈이 삐었나?’ 이렇게 화내지 않는다는 겁니다.nbspnbspnbsp상을 짓기 때문에 시비가 일어나는 겁니다. 상을 짓지 않으면 시비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네 눈에는 저 벽이 빨갛게 보이는구나’ 이렇게 될 뿐입니다. 상을 짓지 않으면 이렇게 서로 다르게 봐도 시비가 일어나지 않게 됩니다. 저 벽이 빨갛게 보인다고 해서 무조건 상을 지은 것이 아닙니다. ‘내 눈에는 저렇게 보이는구나’ 하고 자각하는 것이 상을 짓지 않는 겁니다. 그러면 ‘다시 한번 살펴보자’ 이렇게 나오게 되고 서로 소통을 할 수 있게 되죠. 한 사람은 빨갛다고 하고 한 사람은 파랗다고 해도 서로 소통이 가능해지고 갈등이 생기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저 벽은 파랗다’ 이렇게 객관적으로 여기니까 상대가 빨갛다고 하면 ‘저 사람이 미쳤나?’ 이렇게 시비하게 되는 겁니다.nbspnbsp그러나 상을 짓지 않으면 서로 다른 견해를 갖고도 서로 소통을 할 수 있습니다. ‘상을 어떻게 안 지어요’라고 반문하겠죠. 예, 맞습니다. 우리는 상을 지을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주관적으로 인식된 것을 객관화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수행자라면 ‘파랗다’라고 할 때 얼른 자각을 해서 ‘아, 내 눈에는 파랗게 보이는거지’ 이렇게 사실대로 돌아올 수 있어야 합니다. 저 벽은 하얗다고 인식하는 것만이 사실이 아니라 ‘내 눈에는 파랗게 보인다’라고 인식하는 것도 사실인 거에요. 이렇게 상을 짓지 않으면 우리의 삶이 더 행복해지고, 인간관계가 더 좋아지고, 세상이 더 평화로워질 수가 있습니다.nbspnbsp그러니 이렇게 상을 짓는 것과 ‘지구 환경을 보존해야겠다’, ‘저 가난한 사람들을 좀 도와야겠다’ 하고 원을 세우는 것과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그런데 남을 도와주어야겠다는 것도 상을 지으면 본질에서 어긋나게 됩니다. 남을 도와야 한다는 상을 지으면 상대가 도움이 필요없다고 하는데도 돕겠다고 고집하게 됩니다. 도움이라는 것은 상대가 필요로 하는 것을 도와주는 것이잖아요. 상대가 필요하지 않는 것을 돕겠다고 하는 것은 내 기분에 불과한 것이지 실제로는 아무런 도움이 안 됩니다. 상대에게는 고통이 되는데도 자기는 돕는다고 난리인 경우가 있잖아요. 그런 행동은 사실 다 자기가 좋아서 하는 행동에 불과한 겁니다. 그래서 상을 짓는 것은 그것이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다 일을 그릇되게 만듭니다.nbspnbspnbsp예를 들어 ‘깨달아야 되겠다’ 하는 것도 상을 짓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 깨달음이라는 것을 객관화시키는 순간 깨달음이라고 하는 허상에 매이게 됩니다. 그래서 깨달았느니 못 깨달았느니 하는 것으로 상대를 시비하게 됩니다. 이것은 깨달음이라는 것으로 또 하나의 상을 만든 것입니다. 질문자는 의문이 좀 해소가 되었어요?”nbsp“아니요. 아직 해소가 안 되었습니다. 뜻을 세워서 그것이 이뤄지기를 간절히 염원하게 되면, 그것이 안 될 때 실망을 하게 되잖아요.”nbsp“실망을 하게 되면 그것은 상을 지은 것이 됩니다. 안 되었다고 왜 실망을 해요? 안 되면 될 수 있게 다시 하면 되죠.”nbsp“그럼 ‘안 되어도 좋다’ 이렇게 생각해야 하나요?”nbspnbsp“안 되어도 좋다고 생각하라는 것이 아니라 노력을 했지만 어쩔 수 없이 안 된 것이잖아요. 안 되는 것이 뭐가 좋긴 좋아요?”nbsp“그렇게 안 이루어졌을 때 어떻게 하면 다시 에너지가 생길 수 있을까 궁금하거든요.”nbspnbsp“뜻을 세우는 것은 좋은데 상을 짓게 되면 그것이 안 되었을 때 괴로워집니다. 그러나 상을 짓지 않게 되면, 안 되었을 때 괴로워하지 않고 다시 노력하게 됩니다. 괴로워하고 있을 시간에 한번 더 노력하지 왜 괴로워하고 있어요? 기분이 나쁘면 ‘아, 내가 집착을 했구나’ 하고 알아차려서 탁 놓고 다시 시작해야죠.nbspnbspnbsp어떤 결과를 보고 기분 나빠하면 내가 상을 지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집착을 했다는 것을 반증합니다. 결과가 좋도록 최선을 다하되 결과가 주어지면 받아들이고 다시 개선을 위해서 노력해야죠. 부족하다 싶으면 ‘다음에 또 잘해야지’ 이렇게 다짐하고요.nbspnbsp그래서 ‘보살은 다만 할 뿐이다’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지장보살도 상을 지으면 성질이 나서 지옥에 오래 못 있습니다. 중생을 구제하는 것이 힘든 것이 아니네요. 지옥에 떨어진 것은 자기가 잘못해서 떨어진 건데 너무 힘들어하니까 구제를 해줬단 말이에요. 그렇게 한 번 구해줬으면 정신차리고 다시는 지옥에 안 와야 하잖아요. 그런데 조금 있으면 또 지옥에 떨어진단 말입니다. 구제해주면 또 떨어지고, 구제해주면 또 떨어지고를 반복합니다. 저 같으면 세 번만 반복하면 그냥 포기해버릴 겁니다. 그 이유는 ‘내가 구제했다’ 하는 상을 짓기 때문입니다.nbspnbsp그러나 지장보살은 ‘지옥에 떨어지는 것은 그 사람의 일이고, 그것을 구하는 것은 나의 일이기 때문에 나는 구하기만 할 뿐이다’라고 하면서 ‘저 사람은 두 번 떨어졌다, 세 번 떨어졌다’ 하고 따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원본존 지장보살이라고 부르는 겁니다. 그 원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대원’이라고 표현하는 겁니다.nbspnbsp상대가 실수를 하더라도 보통 세 번까지는 봐주는데 그 이상이 되면 여러분들도 도저히 못 봐주잖아요. 지장보살을 염한다는 것은 우리도 그렇게 될 수 있도록 그 폭을 점점 넓혀간다는 것을 말합니다. 억울하게 고통받는 사람들을 구제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벌받을 짓을 한 사람들까지도 불쌍하게 여겨서 돕고자 하는 것이니까 그 원이 얼마나 큽니까. 그러니까 남편이 바람을 피워놓고 그 상대 여자와 관계가 안 풀려서 너무 너무 괴로워하고 있는데, 그것을 도와주는 것이 지장보살이다 이 말입니다.nbspnbspnbsp왜 지장보살을 ‘대원’이라고 부르는지 이해가 좀 되세요? 그러니 상을 짓게 되면 원이 그렇게 커질 수가 없습니다. 처음에 마음을 내었다가 자기 뜻대로 안 되면 성질이 나서 금방 집어치워 버리게 됩니다. 여러분들도 그동안 통일운동을 열심히 했는데 지금 돌아가는 상황은 오히려 거꾸로 가는 것 같으니까 절망감이 들지요? 이 때 절망감이 드는 이유는 ‘내가 노력했다’ 하는 상을 짓기 때문이에요. 뒤로 밀리게 되면 물러나서 다시 밀면 되거든요. 우리가 차를 밀다보면 밀고 있는데도 뒤로 밀릴 때가 있잖아요. 그러면 우리가 바보 같은 짓을 한 것이냐. 아니에요. 내가 밀지 않았다면 뒤로 밀릴 때 더 멀리 밀려나가게 되었을 겁니다. 내가 밀어서 앞으로 간 것도 성과이지만, 가만히 내버려두면 뒤로 10m 밀려날 것을 그래도 내가 열심히 밀어서 5m만 밀리게 했다면 이것도 큰 성과입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이것을 성과라고 생각하지 않잖아요. 죽어라고 노력했는데 오히려 안 좋아졌다고 여깁니다.nbspnbspnbsp이런 어려운 시기에도 포기하지 않고 통일운동을 계속 해나가는 것은 앞으로 못 간다 하더라도 뒤로 덜 밀리도록 막는 효과는 있는 겁니다. 즉 5000원 손해 날 것을 3000원만 손해나게 하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는 이렇게라도 해야 역사를 발전시킬 수가 있는 겁니다.”nbsp“이제 이해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nbspnbsp몇 번의 문답이 오가고 마침내 질문자가 환하게 웃자 청중들도 큰 박수로 공감을 표했습니다. 질문자가 계속 질문을 해주었기 때문에 스님으로부터 더 분명한 가르침을 들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nbspnbsp십여 개의 질문에 모두 답하고 나니 어느덧 법문을 시작한지 3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습니다. 잠시도 쉬지 않고 열정적으로 설명을 해준 스님에게 경전반 수강생들은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냈습니다.nbspnbsp법문을 마치면서 스님은 수행은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nbspnbspnbsp“목표로 세운 일이 잘 안 된다고 쉽게 절망하지 마세요. 반대로 잘 된다고 너무 흥분해서도 안 됩니다. 여러분들은 지금 통일의 희망이 별로 없어 보이죠? 그렇지 않습니다. 꾸준히 해나가면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습니다. 그래서 꾸준히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nbspnbsp수행도 마찬가지입니다. 100일 해보고 안 된다고, 200일 해보고 안 된다고 ‘에잇, 수행해도 소용없다’ 이렇게 생각하면 안 됩니다. 분기점을 넘으려면 시간이 좀 걸려요. 보통 그 시간을 못 참습니다. 그래서 작심삼일이 됩니다. ‘일은 사람이 하고 뜻은 하늘이 이룬다’는 말도 있잖아요. 다만 할 뿐이어야 합니다. 최선을 다하되 결과에 연연하지 않아야 합니다. ‘남편한테 잘하면 남편이 바뀐다던데 어떻게 하면 바뀌지?’ 이런 마음으로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면 더 성질이 나게 되어서 ‘이 인간은 내가 노력해도 안 되네’ 하고 포기하게 됩니다. 수행은 내가 하는 것이고, 바뀌는 것은 남편이 할 일인 겁니다. 연관을 지으면 안 됩니다. 그래야 내가 꾸준히 할 수가 있습니다.”nbsp이렇게 법문을 마친 후 마지막으로 스님은 세 가지를 약속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nbspnbsp“세 가지를 저와 약속해야 합니다. 첫째, 경전반을 졸업해야 합니다. 중간에 그만두면 안 됩니다. 둘째, 기도를 빼먹지 말고 매일 해야 합니다. 셋째, 깨달음의장은 다 다녀왔을 테니 나눔의장이든 명상수련이든 둘 중에 하나는 올해 중에 반드시 해야 합니다. 할 수 있겠어요?”nbsp“네.”nbspnbsp“이 세가지를 다 했으면, 그 다음에는 정토회 정회원 가입신청서를 제출해서 발심행자가 되어야 합니다. 정회원이 되었다면, 그 다음에는 통일의병이 되어야 합니다. 통일의병이 되어야 동북아 역사기행에 참가할 자격이 주어집니다. 올해 8월에 가는 동북아 역사기행에는 처음으로 러시아 연해주에도 가게 됩니다. 그러니 이 모든 과정에 부지런히 참여하시기 바랍니다.”nbsp경전반 수강생들은 큰 박수로 스님과 함께한 세 가지 약속을 꼭 지킬 것을 맹세했습니다.nbspnbsp문경 정토수련원을 나온 스님은 곧바로 경주로 향했습니다. 오후 1시부터는 경주 남산자락의 통일암 너른 터에서 경주 불교학생회 동문회 초청으로 법회가 열렸습니다. 스님이 통일암에 도착하자 이미 도착해 있던 많은 동문들이 스님을 반갑게 환영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경주 불교학생회는 스님이 고등학교 시절에 열심히 활동했던 서클이었습니다. 스님은 이 불교학생회 회장을 했던 인연으로 불심 도문 큰스님을 만나 분황사에서 출가를 하게 되었지요.nbspnbsp경주 불교학생회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있지만 동문회는 그 명맥이 잠시 끊겼다가 4년 전에 신심있는 몇 사람에 의해 다시 복원이 되었다고 합니다. 오늘 법회 역시 경주 불교학생회 동문회가 다시 명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준 사람들에게 공로패를 전달하고, 앞으로도 왕성한 활동을 도모하고자 마련된 자리라고 합니다.nbspnbsp스님이 통일암에 도착했을 무렵에는 이미 오전에 경주 남산 산행을 마치고 내려온 후였습니다. 오랜만에 모인 동문들은 같이 점심식사를 하면서 옛시절을 회상하며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먼저 동문회에서 만든 새책 출간 기념식을 간단히 한 후 법회가 시작되었습니다.nbspnbspnbsp100여 명의 동문들이 참석한 가운데 삼귀의 반야심경으로 스님에게 법을 청하자 스님은 환한 웃음과 함께 편안하게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nbspnbsp“우리가 어린 학생시절이었지만, 민족 중흥과 불교 중흥이라는 큰 원을 세웠습니다. 후배 여러분들은 잘 모르시겠지만, 분황사에서 살 때는 황룡사 대종과 9층 목탑을 한번 복원해 보겠다고 원을 세웠던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주말마다 리어카를 끌고 고철을 주우러 다녔어요. 그걸로 황룡사 대종 만든다고 하면서요. 또 황룡사 터에 호미 들고 가서 기와 조각을 주워 와서는 집집마다 건네면서 이런 얘기를 했었습니다. ‘국민 여러분,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이 무엇입니까? 금은보화입니까? 아닙니다. 조상의 얼입니다. 여기 조상의 얼이 담겨 있는 기와 조각을 하나씩 보낼 테니 장롱 속에 고이 간직하십시오.’ 요즘 같으면 문화재관리법 위반으로 잡혀갈 일이죠. 하하하.nbspnbsp우리가 그 꿈을 아직 이루지는 못했지만 그런 우리들의 꿈이 있었기에 그 꿈은 언젠가 새로운 불교의 꽃으로 피어나게 될 것이고, 민족 중흥의 꿈도 또한 통일 대한민국으로 실현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nbspnbsp그런데 제가 여러분들을 가만히 지켜보니까 첫 번째는 군대에 다녀오면서 그 꿈이 희미해지더니, 두 번째는 결혼을 하고 나서 더욱더 희미해져버린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은 그 꿈을 많이 잊어버리셨을텐데, 이제는 결혼도 했고 사회에서도 자기 나름대로 한 분야에서 역할도 해보셨잖아요. 그렇다면 지금에 이르러서는 우리가 무엇으로 인생의 의미를 가질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께 이런 제안을 드리고 싶어요. 우리가 어릴 때 가졌던 그 꿈을 다시 한 번 실현해보자구요.nbspnbsp저희 스승님께서 어린 우리들을 앉혀놓고 수계를 할 때마다 ‘네가 출가를 하든지, 네가 못하면 너의 자식들 중 하나를 출가시키든지, 그것도 못하면 손자들 중에라도 하나 출가를 시켜서 불교를 중흥하겠느냐?’라고 말씀하셔서 우리들 모두 ‘네’ 하고 약속하지 않았습니까. 기억이 안 나요?nbspnbspnbsp여러분들이 기억을 하든 못하든 큰스님께 약속을 했기 때문에 그 약속을 지켜야 하지 않겠어요. 그래서 오늘 제가 여기 온 이유는 큰스님을 대신해서 그 빚을 좀 받으려고 온 겁니다. 하하하. nbspnbspnbsp그러니 늙었지만 지금이라도 출가를 하든지, 안 그러면 자식을 출가시키든지, 어쨌든 옛 일을 추억으로만 여기지 말고, 그 때 같이 꾸었던 꿈을 앞으로 한번 만들어 봤으면 합니다.”nbsp이렇게 오늘 모임의 취지에 대해 스님의 생각을 들려준 후 곧이어 질문을 받았습니다. 많은 동문들이 스님에게 평소 궁금하던 것들을 질문했고, 스님은 지혜로운 답변을 들려주었습니다.nbspnbsp법회를 모두 마치고 나서는 현수막을 펼치고 다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화창한 봄날 오랜만에 옛 인연들과 뜻깊은 만남을 가졌습니다.nbspnbspnbsp스님의 설법이 있었기에 오늘 모임이 더욱 유익했던 것 같다며 모두들 기뻐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통일암을 나와서는 울산 두북으로 이동한 후 오늘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nbspnbsp ※ 2016년 봄,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갑니다. 강연일정 확인하시고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오세요. 강연은 선착순 무료입장입니다. 질문자 접수는 강연장에서 받습니다.
2016.4.23 평화리더십아카데미 경주 워크숍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제14기 평화리더십아카데미 수강생들을 위해 “신라의 삼국통일로 본 통일코리아의 전망”을 주제로 경주역사기행을 안내한 후 즉문즉설 시간을 가졌습니다.nbspnbsp새벽 6시에 서울에서 출발한 평화리더십아카데미 수강생들은 11시가 다 되어 경주 법흥왕릉에 도착했습니다. 스님은 법흥왕릉에 도착한 수강생들을 환한 웃음으로 반겨 주었습니다.nbspnbsp이번 경주역사기행은 참가자가 총 26명이어서 단촐하게 진행됐습니다. 그러나 스님은 마치 260명에게 설명을 할 때와 같이 아주 열정적으로 설명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 법흥왕릉nbsp우선 법흥왕릉 앞에서는 반도의 동남쪽에 치우친 작은 부족국가에 불과했던 신라가 어떻게 삼국통일의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 그 비결은 신라와 가야의 합의통일에 있었음을 강조하면서 그 일이 일어난 때가 법흥왕 때였음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수강생들은 문명이 월등히 발달한 오늘날 남한도 북한을 포용해내기가 쉽지 않은데 당시 신라와 가야는 어떻게 평화적인 통합을 이뤄낼 수 있었는지 모두들 감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더욱이 어떤 역사학자들에게서도 들어보지 못한 스님의 예리한 통찰력에 모두들 큰 박수를 보내며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nbspnbsp스님은 법흥왕릉에 온 김에 다함께 기념사진을 찍자고 했습니다. 영상으로만 뵙던 스님을 하루 종일 가까이 할 수 있게 된 수강생들은 “개인 과외를 받는 기분”이라며 아주 들뜬 모습이었습니다. nbspnbspnbsp다음은 태종무열왕릉으로 향했습니다. 태종무열왕릉 앞에는 거북이 문양을 한 큰 비석이 참가자들을 가장 먼저 맞이해 주었습니다. 스님은 이 비석에 대해 간단히 설명했습니다.nbspnbsp▲ 태종무열왕릉비nbsp“이것은 이 무덤이 태종무열왕릉임을 알려주는 비석입니다. 다른 무덤은 전해내려오는 전설인 경우가 많은데, 이 비석을 보면 이 앞에 무덤은 태종무열왕릉이 확실한 겁니다.nbspnbsp비석의 받침을 한번 보세요. 거북이 모양으로 만들었어요. 거북이 등 위에 비신을 높이 세우고, 비신 위에 용 문양을 올려놓은 겁니다. 그런데 지금 보면 비신이 없습니다. 보통 비석의 머리 부분과 받침 부분은 많이 남아있는데 비신은 별로 남은 게 없습니다. 그 이유는 비신은 돌을 깎아서 판판하고 네모지게 되어 있어서 빨래할 때 빨랫돌로 쓸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사천왕사지에도 가면 비석에 비신이 없는데 동네 수돗가에서 빨랫돌로 쓰고 있던 것을 한조각 다시 찾았습니다.nbsp거북이 문양을 한 번 보시면, 1300년이 되었는데도 마치 방금 조각을 한 것처럼 깔끔합니다. 비석의 머리 부분에는 여섯 마리의 용이 그려져 있습니다. 옆에서 보시면 이쪽에 세 마리, 저쪽에 세 마리가 그려져 있죠. 여의주를 가운데 두고 서로 다투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국보입니다.”nbspnbsp동네 사람들이 비신을 주로 빨랫돌로 사용했다는 얘기에 모두들 크게 웃었습니다. 지금도 살아있는 것 같은 거북이 받침대를 스마트폰으로 한 장씩 사진을 찍은 후 태종무열왕릉 앞에 모두 자리했습니다.nbspnbsp▲ 태종무열왕릉nbsp신라의 발전은 국가 형성기, 국가 발전기, 통일시기 이렇게 크게 셋으로 나눌 수 있는데, 앞서 법흥왕릉에서 국가 형성기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면 이곳 태종무열왕릉에서는 국가 발전기에 대해 자세한 얘기를 들려주었습니다.nbspnbsp nbsp“신라의 국가 발전기는 총 150년 정도 되는데, 이것을 다시 셋으로 나누면 법흥왕진흥왕 때의 비약적 발전 시기, 진지왕진평왕 때의 안정적 시기, 선덕여왕진덕여왕태종무열왕 때의 통일 준비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우리 남한도 지난 50년은 비약적 발전기를 겪었으니까 이제는 남은 50년은 통일 준비기가 되어야하지 않겠어요? 그래서 21세기 말에는 통일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의 중심으로 발돋움해서 세계 문명의 중심으로까지 나아가야겠죠.nbspnbspnbsp태종무열왕이 된 사람이 김춘추인데, 통일 준비기 때 대당 외교를 담당한 사람이 김춘추였습니다. 그래서 신라의 삼국통일에 있어서 첫 번째 공로자가 바로 태종무열왕이라고 할 수 있어요. 두 번째 공로자가 김유신이고, 세 번째 공로자가 문무대왕입니다.nbspnbsp결국 신라는 가야와 합병을 함으로 해서 국가규모가 커진 반면에 주위로부터 원한을 사게 되면서 다시 위기를 맞이합니다. 그 국난을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 하는 문제에 있어서 첫째, 정치군사적인 역할을 해낸 사람이 김춘추와 김유신이었고, 둘째 정신적인 역할로 선덕여왕이 황룡사에 9층탑을 쌓고 기도를 했던 것이죠. 이렇게 정신적인 역할과 정치군사적인 역할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게 되면서 삼국통일의 주역이 된 것입니다. 그 중 가장 큰 힘이 되었던 것이 김춘추가 담당했던 외교였습니다. 자체적인 힘보다는 외교적인 성과가 더 컸다는 겁니다.nbspnbsp그러다보니 일부에서는 ‘외세와 손잡고 동족의 나라를 없앤 것 아니냐’고 비판을 하기도 합니다. 이런 비판은 일리가 있다고도 볼 수 있는데 그것은 지금의 우리가 봤을 때의 아쉬움이지 그 당시의 신라, 고구려, 백제가 과연 동족 의식이 있었느냐 하는 것은 새로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고 볼 수 있어요.nbspnbspnbsp신라는 꼭 이웃나라를 멸망시키고자 하는 목표가 있었던 것이 아니었어요. 영토를 넓힘으로 해서 이웃 나라와 원수가 되었고, 이웃 나라가 쳐들어오니까 그것을 막는데 급급했고, 이웃 나라와 화친이 안 되니까 결국 당나라에 협조를 요청해서 동맹을 맺게 되었고, 그런 와중에 결과적으로 삼국통일이 이뤄진 겁니다.”nbspnbsp뚜렷한 국가 목표 없이 국난 극복의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삼국통일을 하게 되었다는 얘기에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아마도 지금 남한도 통일이라는 뚜렷한 국가 목표 없이 그저 좁은 안목에서 우리만의 살 길을 찾고 있는 것은 아닌가 되돌아봐지면서 많은 것을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nbspnbsp태종무열왕릉 뒤로는 4개의 큰 무덤이 있는데 아직 무덤의 주인이 누구인지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큰 무덤들을 한 바퀴 돌아 선도산 남쪽 아래에 자리잡은 진흥왕, 진지왕의 무덤을 둘러본 후 김유신장군묘로 향했습니다.nbspnbspnbsp김유신장군묘에 도착해서는 양지 바른 곳에 앉아서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특히 김유신장군의 성품을 알 수 있는 재미있는 일화들을 얘기해주어서 어느 때보다 많이 웃을 수 있었습니다.nbspnbsp▲ 김유신장군묘nbsp“김유신은 훌륭한 장군이었던 것과 동시에 자신이 어떻게 해야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 정무적인 감각도 뛰어났던 것 같아요. 김춘추는 황태자였는데, 황태자와 친한 친구 사이였거든요. 그런데 친구 사이만으로는 한계가 있잖아요. 그래서 자기의 여동생을 김춘추와 결혼시킵니다. 김춘추가 왕 위에 오르자 왕의 처남이 되었고, 김춘추의 아들인 문무왕이 왕위에 오르자 왕의 외삼촌이 되었죠. 그렇게 되니까 신라가 삼국통일을 하는데에 김유신의 영향력 또한 막강해졌던 겁니다. 김유신은 원래 가야 사람이었는데, 신라 안에서 이민자로서 가질 수밖에 없었던 자신의 한계를 이렇게 극복함으로해서 삼국통일에도 기여를 하게 된 겁니다.”nbspnbsp이 외에도 김유신장군이 가졌던 굳은 심지와 자주적인 민족 의식에 대해서도 많은 얘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백제와 고구려가 멸망하고도 당나라가 이 땅을 떠나지 않고 도독부를 설치하자, 신라는 이에 반발하고 나당 전쟁을 8년 동안 하게 되는데, 그 중심에 김유신이 있었던 것입니다. 이를 두고 스님은 “만약 한미연합군이 한반도를 통일했을 때 미군이 북한을 통치한다면 과연 남한이 미국과 다시 전쟁을 해서라도 통일할 수 있겠는가?”라고 질문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신라의 삼국통일을 두고 외세와 결탁했다고 비판하는 경우가 많은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nbspnbsp역사기행 일정이 빠듯하다 보니 별도로 점심 식사 시간을 가지지 않고, 이동하는 중에 차 안에서 다과로 점심을 해결했습니다.nbspnbsp이어서 도착한 곳은 황룡사지입니다. 아주 너른 들판에 기초석만 부분 부분 남아 있었는데, 스님의 자세한 설명을 들으면서 이곳에 얼마나 어마어마한 규모의 절과 탑이 세워져 있었을지 상상해 볼 수 있었습니다. 황룡사지 발굴 조감도에는 건물이 세워졌던 대략적인 위치가 잘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nbspnbspnbsp“황룡사의 건축은 이미 진흥왕 때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한참 후대에 100년 가까이 지난 후인 선덕여왕 때에 삼국통일을 발원하면서 이곳에 9층 목탑을 세웠습니다. 첫째는 외부로부터 침입이 잦으니까 국난극복을 발원하면서 세웠고, 둘째는 이런 국가 위기를 극복하는 최고의 방법은 바로 통일이었기 때문에 삼국통일을 발원하고 탑을 세웠습니다. 이 탑을 세운 후 30년이 지나서 통일이 되었기 때문에 선덕여왕은 바로 통일의 기초를 닦은 사람이 될 수 있었습니다.nbspnbsp이 탑은 그 높이가 227척, 67m 였습니다. 제가 지난주에 중국에 가서 42m 높이의 요나라 시대 탑을 직접 봤는데, 밑에서 쳐다보니까 고개가 아플 정도였어요. 그런데 67m 높이라고 하니까 얼마나 높았겠습니까. 몽고가 아홉 번에 걸쳐 침입을 했는데, 9차 친입 때 이곳을 다 불질러 버렸습니다.”nbspnbsp어마어마한 규모의 절과 탑이 불에 타버리고 말았다고 하니 너무나 안타깝기만 했습니다. 이어서 금당 자리에 도착했습니다.nbspnbsp▲ 황룡사지nbsp“여기가 금당 자리입니다. 380평 정도 되는데 그 당시에 이렇게 큰 규모의 건물을 지었다고 하니까 굉장하죠. 여기에 장육존불을 모셨는데, 불상이 워낙 크고 무거우니까 기초를 돌로 만들었던 거에요.nbspnbsp여기가 옛날에는 다 동네였는데. 제가 어렸을 때도 이 자리는 그대로 남아 있었어요. 그런데 이 자리를 그 때 무엇으로 사용했느냐면 소를 여기다가 둘러메어 놓았어요. 그래서 이 주위가 다 소똥밭이었습니다.nbspnbsp제가 황룡사지 앞에 있는 분황사에서 출가를 했는데, 어린 시절에 이곳에 살면서 황룡사 대종과 이 9층 목탑을 복원하겠다고 원을 세웠었습니다. 그런데 아직 손도 못 대고 있어요. 고등학교 다닐 때는 주말마다 리어커를 끌고 다니면서 고철을 주우러 다녔어요. 고철 주워서 복원 하겠다고 말이죠. 실현되고 안 되고에 관계없이 그럴 정도의 간절한 원을 세웠다는 겁니다.”nbsp역사 의식이 투철했던 스님의 학창 시절 이야기에 모두들 크게 웃었습니다. 이곳 경주에서 나고 자란 스님이 아니면 이런 설명은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을 것입니다.nbspnbsp▲ 황룡사 9층 목탑 복원 모형도가 그려진 비석nbsp이제 참가자들은 능지탑과 선덕여왕릉, 사천왕사지가 있는 낭산 자락으로 향했습니다. 능지탑에서는 문무대왕의 호국정신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고, 선덕여왕릉에서는 여왕이 가졌던 선견지명과 지혜로움, 다양한 인재를 발굴해낸 리더십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일화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nbspnbsp▲ 선덕여왕릉nbsp드디어 역사기행의 마지막 코스인 사천왕사지에 도착했습니다. 사천왕사지에서는 삼국 통일의 과정에서 외세의 개입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신라는 당나라 20만 대군의 침입을 앞두고 이곳 사천왕사지에서 나라의 명운을 비는 기도를 올렸는데, 만약 우리도 남북통일의 과정에서 강대국의 영향력을 통일에 유리하도록 활용하려면 바로 이곳 사천왕사지를 잘 복원하고 이곳에서 기도를 올리면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스님의 말씀에 참가자들도 모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nbspnbsp▲ 사천왕사지nbsp스님의 열정적인 설명 덕분에 1500년의 세월을 넘나드는 아주 유익한 시간 여행을 한 기분입니다. 이렇게 역사기행을 모두 마치고, 다시 숙소로 돌아온 참가자들은 저녁 식사 후 다시 강당에 모였습니다.nbspnbspnbsp저녁 7시부터는 “신라의 삼국통일로 본 통일코리아의 전망”을 주제로 특강이 열렸습니다. 스님은 먼저 여는 이야기로 신라의 삼국통일이 오늘날 남북통일에 주는 교훈에 대해 설명을 한 후 곧바로 궁금한 점에 대해 질문을 받았습니다.nbspnbsp총 4명이 손을 들고 오늘 역사기행을 하면서 들었던 의문에 대해 질문을 nbsp했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북핵 문제 해법에 대해 질문한 내용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nbspnbsp항상 통일을 이야기할 때마다 북한의 핵문제를 빼놓고서는 어떤 얘기도 진전이 될 수가 없는데, 스님은 어떻게 해야 북핵 문제가 해결되어질 수 있는지 명쾌한 답변을 들려주었습니다.nbspnbspnbsp“북한에서 핵실험을 했을 때 고등학교 2학년에 다니는 딸이 ‘북한이 핵을 가지면 안 되느냐’라고 물었습니다. 저도 가끔 그런 생각을 해요. 우리가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는데 북한이 핵을 가진 상태에서 남북통일이 되면 아무도 우리를 건드리지 못할 테고, 그것은 우리가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힘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nbspnbsp“물론 북한이 핵을 가질 수도 있겠지요. 남한에서도 일부가 ‘우리도 핵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잖아요. 그럴 수도 있고요. 핵을 꼭 강대국만 가져야 한다고 정해진 법은 없으니까요. 그러나 그 전에 ‘우리의 국가발전 전략을 어떻게 세울 거냐 하는 것을 먼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제가 볼 때는 우리가 중국, 일본, 미국 같은 다른 국가들과 적대해서 이겨야 한다는 국가발전 전략을 세운다면 오히려 국가 발전에 장애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작지만 강한 나라’ 같은 국가 전략을 세워야지 ‘강대국’이 되겠다는 국가발전 전략을 세우면 조금 어렵지 않을까 해요.nbspnbspnbsp그런 면에서 생각해보면 핵을 굳이 가져서 우리에게 이익 될 게 뭐가 있을까요? 오히려 국제사회에 갈등만 유발시키기 쉽습니다. 특히 우리는 그동안 국제협력 속에서 국가가 발전했는데, 핵을 소지하겠다고 하면 지금의 국제사회와 엄청난 갈등을 겪어야 해요. 그러면 경제를 비롯해 많은 분야에서 오히려 추락하는 결과가 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핵보유국들은 중국은 물론이고 이란만 하더라도 영토나 인구의 규모가 크니까 외부에서 좀 차단을 해도 자급자족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전체 사회구조가 그렇게 안 되어 있습니다.nbspnbsp그리고 핵을 가져야겠다 할 때는 통일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야 해요. 통일 이후에는 모르겠어요. 그건 또 그때 가 봐야겠지요. 그러나 일단 통일할 때까지는 주변국들로부터 양해와 도움이 필요합니다. 주변국의 눈치를 보는 것과는 달라요. 그런 중요한 상황에서 핵을 갖겠다고 하면 오히려 주변 국가들로부터 굉장히 경계를 받아서 통일에도 큰 장애가 된다고 저는 판단합니다.nbsp다음으로, 저는 우리가 ‘우리 민족만 잘 되면 된다’ 이런 국가발전 전략을 세우면 오히려 발전이 더뎌진다고 봅니다. 인류의 평화나 인류 전체의 공영을 추구하는 입장에 서 있을 때 오히려 국가의 발전에 더 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지구 환경을 함께 보존해내자’, ‘인권을 더 신장하자’, ‘평화 공존을 하자’ 이런 주장을 해서 작지만 어려운 약소국가들의 이익도 대변해준다면, 그들의 지지를 받아서 국제사회에서 강대국 못지않은 지위를 가질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우리의 이익만 추구하는 입장이 되면 국제사회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매우 작아집니다. 일본이 가장 대표적인 예입니다. 일본은 그동안 세계에서 2위의 경제력을 지녀왔고, 지금 중국한테 밀려도 아직 3위인데다가 인구는 우리의 2.5배나 되는 큰 나라입니다. 그런데도 일본이 국제사회에 영향력이 크지 않은 것은 너무 자국 중심의 사고방식을 고수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국력에 걸맞는 국가위상을 못 가지고 있는 거예요.nbspnbsp그런 면에서, 우리가 핵을 가질 수는 있지만 굳이 가질 필요가 없고, 가진다 해도 그게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한미 간의 원자력 협약 같은 걸 좀 개선할 필요는 있습니다. 현재의 협약 내용에 따르면 완전히 에너지 주권이 없고, 전부 미국에 하청을 받는 식으로 되어 있어요. 재처리 시설 같은 걸 우리가 운영할 수 있도록 해서 비록 핵은 만들지 않지만 만의 하나 최종적으로 국가위기가 왔을 때는 단시간에 방어를 위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는 가능성만 열어놓으면 되지, 핵을 굳이 가질 필요는 없지 않느냐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nbspnbsp“제가 질문하고 싶은 것은 우리나라가 핵을 갖는 문제가 아닙니다. 북한이 갖는 것에 대해서 우리가 꼭 결사적으로 반대해야 하는지가 궁금합니다.”nbsp“북한이 핵을 갖는 것을 우리가 결사적으로 반대한다고 북한이 핵을 안 가지는 건 아닙니다. 북한의 입장과 처지에서 생각해보면 북한은 핵을 가질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경제 규모나 수준이 한국의 50분의 1밖에 안 되고, 인구도 절반이 안 되고, 우리는 한미군사동맹 같은 군사동맹을 갖고 있지만 북한은 외부와 일절 군사동맹이 없는 상태잖아요. 자력으로 방어를 해야 하는데 재래식 무기만으로는 도저히 방어할 수가 없겠다고 생각하니까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해서 ‘우릴 건드리지 마라. 건드리면 너 죽고 나 죽는다’라는 벼랑끝 전술을 쓸 수밖에 없는 겁니다. 그런 면에서 이해를 한다면 적어도 이해는 할 수 있습니다.nbspnbspnbsp그런데 그런 전략은 굳이 안보 하나만 떼놓고 보면 이해가 되지만, 요즘 국력이라는 것은 안보만 가지고 이야기하지 않아요. 경제, 인권, 민주주의 등 여러 가지를 종합해서 주민들 스스로가 ‘내 나라를 지켜야겠다’ 하는 조국 사랑을 가져야 해요. 북한은 옛날에는 그런 게 비교적 강한 편이었지만 지금 주민들이 저렇게 일부 이탈하는 걸 보면 국가를 위한 개인의 희생이 너무 커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점점 개인들이 못 견뎌서 마음이 자꾸 이반되고 있는 상태거든요. 제가 보기에 이런 상태는 고구려가 천리장성을 쌓은 것과 좀 비슷하지 않을까 해요. 거대한 당나라를 막기 위해서 군사적으로 천리장성을 쌓는 것은 맞지만, 그 성을 쌓는다고 백성들을 너무 힘들게 만들어서 민심 이반이 일어났어요. 민심 이반이 일어나니까 결국 백성들 입장에서는 내 나라를 지켜야 할 필요성이 없어진 거예요. 그래서 천리장성 축조는 고구려 국방의 필요성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고구려 패망의 원인이기도 했습니다.nbspnbsp북한이 핵을 갖는 것은 그런 양날의 칼이지 않을까 합니다. 한쪽으로 보면 필요하지만 다른 한쪽으로 보면 그게 북한을 안보 면에서 더욱 어렵게 만든다는 두 가지 문제가 있어요. 그런데, 북한은 안보 문제에만 너무 집착되어 있으니까요. 이번에 새누리당이 국민 누가 봐도 ‘저러면 안 될 것 같은데’ 싶은 일들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이 한쪽으로 인식이 쏠리면 그게 안 보여요. 북한도 지금 너무 한쪽으로 치우쳐 있어서 종합적으로 보는 눈이 약합니다. 자기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절박한 심정이 이해는 돼요. 그러나 그렇게 너무 한쪽으로만 사물을 보기 때문에 오히려 국가를 존립시키는 데 커다란 걸림돌을 또 하나 만드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nbspnbsp그래서 현재 북한 스스로 이 문제를 풀기는 좀 어렵다고 봅니다. 한국이 한국의 발전은 물론 민족 전체의 이익을 위해서도 이 문제를 풀어야 할 텐데, 그렇다고 당장 북한더러 ‘핵을 완전히 없애라’ 이렇게 을러대는 것은 북한의 경직성을 푸는 좋은 방법이 아니에요. 진짜 만들었는지, 어느 정도 만들었는지를 북한 말만 듣고 어떻게 믿겠어요? 다른 건 북한 말을 잘 안 믿으면서 그건 또 굉장히 믿더라고요.nbspnbspnbsp일단 자기들이 만들었다고 하니까 그렇다고 치고, ‘여기서 일단 멈추자’라는 주장이 중요해요. 실제로 만들었는지 안 만들었는지는 따지지 말고, 일단 여기서 세 가지를 멈추자고 해야 합니다. 첫째, 핵물질을 더 이상 생산하지 말 것. 둘째, 기술개발을 더 이상 하지 말 것. 즉 핵실험을 더 이상 하지 말라는 것이죠. 셋째, 운반수단인 장거리미사일 실험을 더 이상 하지 말 것. 없애라는 것보다는 이 상태에서 멈추자는 겁니다.nbspnbsp그렇게 입구 전략으로 ‘개발중지’를 하고, 출구 전략으로 시간을 좀 두고 폐기하는 걸 목표로 하는 겁니다. 그러면서 ‘대신에 너희가 우려하는 게 뭐냐?’라고 이야기를 들어주면 좋겠습니다. 이번에 북한 쪽에서 제기한 게 한미군사훈련을 중지하라는 요구였어요. 저는 중지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미군사훈련을 중지하지 못한다면 적어도 공격형 훈련은 안 했으면 좋겠다 싶습니다. ‘참수 작전’은 공격형 훈련이잖아요. 이런 거는 좀 안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우리가 훈련하는데 너희가 무슨 상관이냐’ 이렇게 나온다면, 이것은 북한이 ‘우리가 핵무기 만드는데 너희가 무슨 상관이냐’라고 나오는 것과 똑같은 거잖아요. 그러니까 북한이 위협으로 느끼는 것은 어느 정도 조정을 해주면서 대량살상무기를 만드는 것 같은 부분만 일부 제재를 가하고, 나머지 부분은 열어주는 식으로 해서 공동발전을 추구할 수 있는 출발점을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핵을 완전히 없애야만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식의 태도는 현재의 상황을 풀 수 없는 길이라고 생각해요.nbspnbsp우리는 북한이 핵무기를 갖는 걸 인정하는 쪽으로 나아갈 수는 없어요. 첫째, 우리 국민 여론이 받아내기 어렵습니다. 설령 일리가 있다 하더라도 정치라는 것은 옳고 그른 것만 가지고는 안 되잖아요. 부부관계도 꼭 옳고 그른 것만 갖고는 안 되는 것과 같아요. 정서적인 부분도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치거든요. 너무 기분에 치우쳐서는 안 되겠지만 국민 정서를 봐서도 받아들이기 어렵고, 북한의 진지한 노력도 같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미국은 무조건 ‘핵은 절대 안 된다’고만 하고, 북한은 미국에게 ‘적대적 정책을 폐기하라’고만 하니 이 두 가지가 부딪히면 해결책이 없어요.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미국이나 중국보다 더 나서서 북한과 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국제사회의 요구인 핵 폐기는 동일한 정책노선으로 나가되 절차에 있어서는 약간의 여유를 주는 식으로 우리가 중재를 해야 해요. 핵개발 중지를 우선 입구 전략으로 삼고, 폐기를 출구 전략으로 삼아서 그 과정에서 협상해 나가야 합니다.nbspnbsp예컨대 북한에서 ‘적대 정책을 폐기해라’라고 요구하면, 우리는 ‘그럼 적대 정책이 뭐냐?’라고 물어보고, 구체적으로 공격형 군사훈련을 중지하라고 요구한다면 우리는 사드 배치를 중지시켜 준다든지 할 수 있을 겁니다.nbspnbspnbsp평화협정 문제도 있어요. 과거 노태우 정부때 맺었던 남북 간의 불가침 협정 같은 걸 다시 확인하고 미국과 중국이 보증을 서줘야 합니다. 전에는 미국과 중국이 보증을 안 서고 국회비준도 안 되었거든요. 남북관계를 가장 전향적으로 진척시킨 것은 김대중 대통령 때나 노무현 대통령 때가 아니라 노태우 대통령 때입니다.nbspnbsp또 북한은 한국이 아닌 미국과 평화협정을 맺자고 말하지만, 저는 남북이 당사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북한의 주장은 첫째, 전쟁 당사자가 미국과 북한이지 남한이 아니라는 거예요. 휴전협정 당사자가 미국하고 북한이지, 남한은 당사자가 아니라는 옛날 주장을 계속하고 있거든요. 옛날에 그랬다 하더라도 지금은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가 북한하고 미국은 아니잖아요. 물론 북한은 ‘너희는 전시작전권도 없지 않느냐’ 이런 주장도 하지요. 그래서 저는 한미동맹을 유지하더라도 전시작전권 같은 것은 우리가 가져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주권 국가가 군사 주권을 안 갖고 있다는 건 말이 안 되잖아요.nbspnbsp이렇게 해서 우리가 주도권을 가지고 남북 간에 불가침 협정을 맺거나 더 나아가 전쟁 종식 선언을 해야 합니다. 한국전쟁은 아직 공식적으로는 끝이 안 났거든요. 그렇게 전쟁을 종식시키고 평화협정을 맺되 남북이 당사자가 되고 미국과 중국이 보증을 서줘야 해요. 북한 입장에서는 남한과 북한만 협정을 맺어서는 신뢰가 안 간다는 것이지요. 미국이 공격해버리면 끝나잖아요. 그렇다고 남, 북, 미 3자만 참여하면 중국이 ‘미국이 참여하는데 왜 우리는 빼놓느냐’라고 시비를 걸 겁니다. 옛날에는 남, 북, 미 3자만 가지고도 됐지만 지금은 중국을 빼기에는 이미 너무 커졌어요. 그렇다고 중국이 너무 개입하는 것 또한 맞지 않습니다. 그러니 남북이 중심이 되고 미국과 중국이 보증을 서는 식으로 점진적으로 조금씩 풀어나가야 해요.nbspnbsp가장 우선적인 것은 경제협력입니다. 정치군사적인 것은 시간이 걸려요. 전쟁까지 하고 오랫동안 서로를 적대하며 으르렁대던 걸 당장 내일 아침에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통일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경제적인 통합은 가능해요. 지금 한국경제가 굉장히 어렵잖아요. 그 출구는 통일경제, 북한개발입니다. 북한도 지금 굉장히 어려운데 그 출구가 남북협력입니다. 통일경제로 가기 위해서 우선 남한은 투자에 대한 안전보장이 우려되고, 북한은 개방에 대한 우려가 있겠죠. 주민들을 통제하기가 쉽지 않을 테니까요. 이런 서로의 우려를 고려해서 협상을 통해 점진적으로 풀어나가는 한편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북한에 대한 불신을 우리가 중재해서 조금 완화시켜 나간다면 저는 충분히 진척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nbspnbsp그 초안이 잡힌 게 2005년에 한국, 북한,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6자 간에 이루어진 9·19 합의입니다. 에너지 지원을 해주는 대신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와 북미간 신뢰구축 등을 끌어낸 그 합의가 지금까지 있었던 합의 중 가장 현실적인 합의예요. 그건 미국의 조야 인사들 사이에서도 동조세력이 많고 중국에서도 동의하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미국의 일부 강경세력과 북한의 일부 강경세력이 그 문제를 놓고 서로 힘겨루기를 계속하고 있고, 일본이 중간에 자기 책임을 다 하지 않고 뒤틀어 버렸죠. 다른 나라들은 다 에너지를 얼마씩 지원하기로 했는데 일본은 납치 문제를 들고 나와서 책임을 회피했거든요. 납치 문제는 당연히 풀어야 하지만 이 합의에서 다루는 동아시아 평화 문제와 직결된 것은 아닌데 이걸 끝까지 걸고넘어져 자기 임무를 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6자 회담이 파탄 나는데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nbspnbsp그런 문제들을 풀어나가면서 한국이 중심 역할을 해야 해요. 한미 간의 동맹은 굳건히 하되 종속적인 입장에서는 벗어나야 합니다. 지금의 한미동맹은 미국의 이익을 위한 대 아시아 전략에 한국이 바둑돌이 되어 있는 종속적 한미동맹이에요. 한국은 장기적으로 중국에 대한 견제 문제가 남아 있기 때문에 한미동맹을 그만둬서는 안 됩니다. 한미동맹은 더욱 견고히 다져야 하되, 한국의 자주적인 입장은 분명히 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우리 마음대로 한다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즉, 전 세계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의 이익에 우리가 동조를 하지만,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는 즉, 평화와 통일이라고 하는 우리의 이익만큼은 우리가 이니셔티브를 쥐고 적극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는 겁니다. 저는 이것을 ‘자주적 한미동맹’이라고 합니다.nbspnbspnbsp지금처럼 미국한테 가서 부탁하고, 중국한테 가서 부탁하는 방식으로는 풀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미국과 중국은 자국의 이익이 중심이지 우리의 이익이 중심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만약 우리의 얘기를 들어준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자국의 이익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할 뿐인 겁니다. 그런데 지금의 정부는 지난 몇 년 동안 중국에 너무 지나친 기대를 했어요. 그러다 이번에는 중국에 대한 실망을 또 너무 빨리 드러내버렸습니다. 사드배치 카드를 이용해서 미국과 중국을 다 견인해야 하는데 카드를 너무 빨리 꺼내버렸기 때문에 중국은 결국 이 문제를 한국하고 안 풀고 미국하고 직접 풀기로 해버린 거예요. 중국이 지금까지는 한국을 어떻게든 구슬리고 달래서 사드 배치가 진행되지 못하도록 막아왔는데, 한국이 카드를 너무 일찍 꺼내버리니까 ‘아, 이 문제는 한국하고 풀 게 아니라 미국하고 풀 문제다’ 라고 해서 시진핑 주석이 직접 나서서 오바마 대통령과 푼단 말이에요. 이제 우리는 아무런 영향력도 발휘하지 못하고 주도권을 빼앗겨 버린 셈입니다. 중국이 한반도 문제를 미국과 풀려다가 잘 안 되니까 우리하고 의논하도록 만들었어야 하는데, 오히려 카드를 잘못 빼들어서 우리와 의논하던 것을 미국과 의논하도록 만들어버렸다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이것이 외교 문제에 있어서 큰 실책이었다고 봅니다.”nbsp핵을 가진 북한과 통일하면 좋은 점도 있지 않느냐는 가벼운 질문이었는데, 우리의 국가 발전 전략을 어떻게 세울 것인지부터 시작해서 북한 핵문제 해법까지 명쾌한 답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nbspnbsp인생 문제에 있어서도 그렇지만 통일에 대해서도 스님은 그 어떤 질문에도 막힘없이 해법을 들려주는 것 같습니다. 이어진 세 명의 질문에 대해서도 스님은 속시원한 답변을 들려주었습니다.nbspnbsp마지막 질문자는 통일을 위해서 평화리더십아카데미 수강생들이나 우리 국민들이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 질문했습니다. 이 질문에 대해 스님은 이렇게 답변하면서 강연을 마쳤습니다.nbspnbspnbsp“통일 문제의 해결은 안보를 튼튼히 하면서 주변국을 설득하는 외교를 해야하고, 통일비용을 감당하는 경제정책을 운용해야 하고, 국민의견을 수렴하는 정치적 결단을 해야 가능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개인이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국가가 나서야 하는 문제입니다. 그래서 선거가 중요하고 투표가 중요한 겁니다. 이 선거야말로 국가의 운명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아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가 옛날처럼 왕조국가라면 왕이 잘못해서 그렇다고 왕에게 책임을 전가할 수 있는데, 지금 우리는 주권 재민의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나라가 잘못되는 것은 결국 국민의 책임입니다. 우리가 주권자이기 때문에 그 책임이 우리에게 있지 정치인들에게 있지 않습니다. 왜 우리가 그들을 선택했느냐는 것이죠. ‘나는 저 사람을 선택하지 않았다’라고 말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란 말이에요. 그런데서 여러분들이 소극적으로 투표만 할 것이 아니라 헌법에 보장된 주권자로서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살려내는 역할을 좀 해주셨으면 합니다.”nbsp통일 강연을 할 때마다 늘 강조되었긴 했지만, 다시 한 번 투표와 선거의 중요성을 되새길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처럼 하루 종일 신라의 삼국통일과 역사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 다시 이 얘기를 들으니 그 깊이가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왕조국가였던 삼국시대, 임진왜란 때도 나라를 지키기 위해 분연히 일어섰던 선조들이 있었는데, 또 나라를 빼앗긴 일제강점기에도 자기를 희생한 의병들이 있었는데, 주권이 국민에게 있는 오늘날 우리가 통일을 이룩해내지 못할 이유가 없는 것이겠죠. 스님의 말씀을 곱씹으며 통일코리아의 희망을 가슴에 품고 오늘 하루를 마무리해 봅니다.nbspnbsp강연장을 나온 스님은 곧바로 문경 정토수련원으로 향했습니다. 내일은 새벽 6시부터 9시까지 정토회 경전반 수강생들을 위해 즉문즉설을 해준 후 오후에는 경주 불교학생회 동문회 초청으로 통일암에서 즉문즉설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nbspnbsp ※ 민족의 역사를 올바르게 정립하고, 러시아 연해주 독립운동의 성지인 신한촌의 역사 회복과 재건을 위해 대중 여러분들의 후원금을 받습니다. 소정의 기금 출연으로 역사 회복에 동행하는 마음과 정성을 함께 담아 주시기 바랍니다.nbspnbsp 계좌번호 국민은행 57860101272869 예금주 좋은벗들nbsp
2016.4.22 (저녁) 대구 통일이야기 강연
nbsp안녕하세요? 낮에 있었던 정토회 전국 모둠장 봄나들이 행사에 이어서 저녁 7시부터는 대구 수성대학교 대강당에서 ‘통일이야기’를 주제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nbspnbsp오늘 강연을 주관한 단체인 ‘새로운 100년을 여는 통일의병’은 화해와 상생의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만든 비영리 민간단체로 올해 6월 17일이면 설립 3주기가 되며 법륜 스님은 이곳에서 고문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nbspnbsp같은 장소에서 지난 3월말에 강연을 했을 때는 벚꽃이 막 피기 시작했는데 오늘은 여름이 온 듯 땀이 날 정도였습니다. 오후 5시, 강연 2시간 전부터 대중들을 맞이할 준비를 끝낸 봉사자들은 꼭지별로 모여 손을 모아 큰 소리로 파이팅을 외치며 서로 기를 북돋웁니다. 얼굴엔 약간의 긴장감이 감돌았지만 기합소리 만큼은 활기차 보입니다.nbspnbsp강연을 한 번 치르려면 50명에서 60명의 봉사자가 필요합니다. 무대, 내부안내, 접수, 지원, 책 판매 등 꼭지별로 봉사자가 배치됩니다. 대부분 통일시민학교에서 교육을 받아 의병번호를 부여받은 통일의병들입니다. 통일의병이라고 특별한 어떤 사람들이 아니라, 의병이니 이름을 드날릴 마음은 없고, 그저 우리나라의 통일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작은 일이라도 온 힘을 다해 한다는 열정으로 모인 평범한 대구시민들입니다.nbsp오늘 강연에는 3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석했습니다. 스님이 무대에 등장하자 대구시민들은 “와”하는 함성과 함께 우레와 같은 박수를 치며 스님을 맞이했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먼저 왜 젊은 사람들이 통일에 무관심하게 되었는지 그 이유에 대해 설명하면서, 만약 통일이 된다면 우리에게 어떤 희망이 생기는지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설명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통일을 하면 오히려 돈이 많이 드는 것 아니냐고 많이들 얘기합니다. 젊은이들이 특히 통일에 반대하거나 무관심한 이유는 ‘돈이 든다’, ‘우리 세대에 부담이 클 거다’ 하는 게 제일 큰 이유입니다. 어른들은 반대를 하더라도, 또 경제적으로는 조금 부담이 되더라도, 그래도 고향엔 가야 되고 통일도 해야 된다는 게 정서적인 공감대입니다. 그런데 젊은이들은 이런 정서적인 공감대가 없어요. 왜냐하면 태어날 때부터 분단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통일에 대한 생각만 있을 뿐이지 정서적으로는 북한과 같이 살아야 한다는 것이 오히려 불편해요. 오히려 거부반응이 일어나요. 거기다가 이해관계에 있어서도 손해라는 생각도 들기 때문입니다.nbspnbspnbsp그런데 북한과 남한이 서로 협력을 하게 되면 경쟁관계에 놓이지 않고 서로 상생 효과가 발생합니다. 북한은 노동력이 아주 값싸단 얘기 들었지요? 우리나라에서는 지금 생활용품이든, 일반상품을 만들어서 이윤을 남기기가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인건비가 비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업들이 전부 다 중국으로 나갔는데, 이제는 중국도 인건비가 비싸져서 중국도 버리고 다시 방글라데시나 인도로 나가고 있습니다. 그나마 한국에 있는 공장들도 한국 노동자의 인건비가 비싸니까 공장만 한국에 있지 노동자는 다 동남아시아에서 데리고 와요. 한국 사람들은 적어도 100만 원 이상 임금을 줘야 하는데, 동남아 사람들은 50만 원에서 70만 원만 주고 일을 시킬 수가 있거든요. 이렇게 기업들이 다 외국으로 나가니까 일자리가 점점 없어지는 것이고, 또 기업들이 한국에 있다 하더라도 여러분들의 일자리 하고는 관계가 없는 겁니다. 그러니까 기업주는 노동력이 싼 곳으로 공장을 옮기든지, 값싼 노동자를 한국에 데려오든지, 이렇게 두 길로 지금 버티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한국의 젊은이들은 일자리가 점점 없어지는 거예요. 이렇게 지금 우리 경제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동안 중국으로 진출해서 유지했는데, 지금은 중국에서 다시 다른 곳으로 옮겨가고 있어요. 그렇게 하지 못하면 포기하거나요.nbsp그런데 중국보다도 더 값싼 노동력이 있습니다. 요즘 중국에서도 자국민들 노동력이 너무 비싸지니까 북한에서 노동력을 데려다 쓰고, 중국에서 북한으로 옮겨가서 가공무역을 합니다. 북한의 노동력은 우수할 뿐만 아니라 값이 싸거든요.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의 임금이 70불 정도 됩니다. 수당하고, 뭐하고, 밥 먹는 것까지 전부 합하면 한 150불 되거든요. 150불이면 우리 돈으로 17만원 정도 밖에 안 돼요. 지금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해도 그렇게 값싸게는 임금을 지불할 수가 없어요. 세계 어디를 가도 그런 노동력은 없어요. 그러니까 북한은 이렇게 값싸고 양질의 노동력을 갖고 있고, 남한은 자본과 기술을 갖고 습니다. 이 둘이 잘 결합하면 150불이 아니라 300불을 줘도 그런 노동력은 전 세계에 없어요. 우리 한민족은 일을 잘 하잖아요. 그동안 한국이 생산기지 역할을 해오다가 다시 중국이 세계의 생산기지 역할을 해왔는데, 중국도 노동력이 비싸지니까 지금은 인도가 생산기지가 되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보다 월등하게 뛰어난 기술과 자질을 갖고 있으면서 우리나라 바로 옆에 있고, 임금은 더 싼 것이 바로 북한의 노동력입니다. 거기다가 북한이 갖고 있는 지하자원은 그 양이 한국의 수십 배에 달합니다. 이렇게 남한의 자본과 기술, 북한의 자원과 노동력이 결합을 하면 인도나 중국만큼 그렇게 큰 규모는 아니지만 북한이 세계 생산기지의 일부가 될 수 있습니다. 북한도 급격하게 발전하지만 그것은 곧 한국경제의 출구가 될 수 있습니다.nbspnbsp그리고 북한에 사회 인프라를 구축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지금 우리는 북한 때문에 섬이 되어 있어서 유럽에 가려면 비행기밖에 못 타고 가잖아요. 그런데 만약 북한을 통과하는 시베리아 횡단철도가 연결된다면 물류 비용이 대폭 떨어집니다. 여러분들이 중국으로 가는 여행 경비도 대폭 싸지고요. 그러면 북한의 철도를 개선해서 연결할 때 돈이 수십조 원이 들 수 있겠지요. 그런데 그것은 10년, 20년 지나면 본전을 다 뽑을 수 있는 돈이에요. 즉 광산을 개발하든, 도로를 닦든, 철도를 놓든, 이런 일들은 전부 소비가 아니고 시간이 흐르면 다 본전을 뽑을 수 있는 투자란 말입니다. 그러니 북한에 철도를 놓는 일은 우리한테 엄청난 이익이에요. 물류혁명이 가져오는 효과의 크기는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nbspnbsp그렇기 때문에 이런 투자는 우리 돈이 있으면 우리 돈 들여서 건설하고, 우리 돈이 없으면 외자를 유치하면 됩니다. 그러면 우리에게도 출구가 열리는 겁니다. 여러분들 개개인이 운영하는 상점도 다 좋아집니다. 예를 들어 제주 감귤 장사를 한다고 합시다. 남한의 5,000만 명만 놓고 생각하면 판매량이 제한되어 있잖아요. 그러니까 과잉생산이 되어서 밭을 팔거나 농장문을 닫아야 하는 지경인데, 북한에는 감귤 농사가 안 되니까 2,000만 명의 수요가 생기게 되니 수익이 올라가지 않겠어요?nbspnbspnbsp또 건축업을 한다면 북한을 개발하기 위해서 건물을 많이 지어야 하잖아요. 그러면 철근이 들어가고 시멘트가 들어가고 무엇이든 많이 들어가야 할 것 아니에요? 그렇게 되면 일단 우리 가게의 물건이든 우리 기업의 생산품이든 많이 팔릴 수밖에 없게 되지요. 외형적으로만 계산해서 돈이 얼마든다고 말하면 ‘헉’ 이렇게 되지만, 그것은 실제로는 전부 다 생산유발 효과를 내는 투자인 것입니다.nbsp우리가 올림픽을 하나 개최할 때도 돈이 엄청나게 들어 가잖아요. 그러나 그것을 비용이라고 보지 않고 생산유발 효과가 얼마라는 식으로 투자로 계산하잖아요. 그것처럼 통일 경제는 우리에게 출구가 될 수 있는 거에요. 그러나 통일 경제는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에요. 만약 남북이 서로 상생경제를 하게 되면, 서로 죽기살기로 싸우는 안보문제도 어느 정도 진정이 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남북이 각각 국방비에 투자할 돈을 엄청나게 줄일 수 있겠지요. 지금 이걸 못하는 이유는 불신 때문입니다. 첫째, 서로 못 믿기 때문입니다. 둘째, 미국과 중국이라는 강대국 간의 경쟁 사이에 우리가 끼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 두 가지 요인 때문에 이 좋은 길을 가지 못하고, 더 나쁜 길로 가고 있는 겁니다.nbspnbsp그러니 앞으로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제가 경제를 성장시키겠습니다’라고 공약을 펼 때 만약 그 논거로 ‘남북문제를 풀어서 통일경제로 이 답을 풀겠습니다’라고 주장한다면 그건 가능성이 있는 얘기예요. 그러지 않고 그냥 ‘제가 경제를 성장시키겠습니다’라고 주장하는 건 전혀 가능성이 없는 얘기인 겁니다. 아시겠어요?”nbsp“네.”nbsp“만약 누군가가 대통령이 되어서 남북문제를 잘 풀면, 이것은 동아시아에도 희망을 주는 일이 됩니다. 제가 말하는 통일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처럼 정치 군사적으로 남북이 완전히 하나가 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통일의 핵심은 ‘통일 경제’입니다. 하나의 통합 경제를 운영하는 것을 말합니다. 자본과 노동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으면 그것이 바로 사실상의 통일인 겁니다. 정치적으로 통합하는 것은 당장은 쉽지가 않고 시간이 좀 걸립니다.nbsp그것처럼 얼마 전 총선 때 대구에서 야당이 절반 이상 당선되지는 않았지만 이번에 일어난 변화만 보더라도 이것은 사실상 정치혁명이 일어난 것과 같은 거에요. 나머지는 시간이 흘러가면서 점점 발전해 나갈 테니까요. 이런 것을 보면 새로운 시대는 바로 국민들의 힘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 젊은이들도 너무 좌절하지 마세요.nbspnbspnbsp만약에 통합경제가 되면 경제성장만 되는 게 아니라 복지의 증진도 도모할 수 있습니다. 자꾸 가진 사람 것만 빼앗아서 복지하겠다고 하면, 가진 사람이 안 내놓습니다. 물론 성장이 없을 때는 복지가 더 필요합니다. 그러나 성장 없는 복지는 사회적 저항이 엄청납니다. 사회적 갈등이 어마어마하게 생기게 됩니다. 현재의 경제 구조를 바꾸려면 구조조정을 엄청나게 해야 되는데, 만약 현대중공업에서 3,000명의 직원을 내보낸다면 시끄럽겠지요. 노동자도 어려워지고, 자본가도 그렇게 하기 어렵고, 모든 상황이 어렵습니다. 내가 부당하게 가졌든 어떻게 가졌든 가진 걸 내놓으라고 하면 사람의 심리가 안 내놓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이 남북 문제를 풀어서 성장의 길을 새로 열면서 있는 건 그대로 두고, 앞으로 만약 70이 더 성장했다면 50만 가져가고 20은 내어놓으라고 하면 그건 비교적 쉬운 일이 됩니다. 내 손에 아직 안 들어온 걸 적게 가져가라고 하면 저항이 작아진다는 겁니다.nbspnbsp이렇게 통일 경제를 통해 한 쪽으로는 성장을 풀면서 다른 쪽으로는 분배문제를 개선해야지, 그냥 분배문제만 풀겠다고 하면 사회가 너무 시끄러워져서 배가 산으로 가는 문제가 생깁니다. 그러니 통일이야말로 안보문제도 해결하고, 평화문제도 해결하고, 성장문제도 해결하고, 분배문제도 해결하는 길이 되는 겁니다.nbspnbsp또 통일은 민주주의도 발전시켜 줍니다. 우리가 민주주의를 충분히 자유롭게 구현하지 못하는 이유는 뭡니까? 남북이 대치하고 있기 때문에 자꾸만 ‘네가 그런 생각을 하면 북한한테 이롭다’ 하는 식의 우려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그런데 서독은 통일하기 전에 이미 서독 안에서 자유롭게 공산주의 활동을 허용했거든요. 그것처럼 우리도 남한 안에서 공산주의 활동을 허용한다면, 북한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요? ‘통일된 뒤에도 자기들의 정치활동이 자유롭겠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니까 지금처럼 막 죽기살기로 반대를 안 할 것 아니에요. 지금은 ‘건드리기만 해봐라’ 이렇게 나오는데 이것은 자기들이 붕괴될지도 모른다는 극도의 두려움 때문에 그런 겁니다.nbspnbsp이렇게 어떤 변화를 우리가 만들어내야 우리의 안전도 담보하고, 미래의 비전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통일로 나아가면 젊은이들의 직장도 많이 생기겠죠? 괜찮은 직장들이 급속도로 생겨 납니다. 북한에 철도 놓고, 뭐 놓고 하면, 밑에 막노동은 북한 노동자가 하겠지만 측량도 하고, 기술 지도도 하는 건 다 남한에서 해야 될 것 아니에요? 남한이 선진 기술을 갖고 있으니까요.nbspnbspnbsp그러니 젊은 사람들은 ‘통일이 되어도 우리와는 관계없다’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투표는 우리와 관계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젊은이들이 투표하러 많이 가니까 변화가 일어났잖아요. 투표가 우리의 주권을 행사하는 정당한 권리이듯이 수행 차원에서는 여러분들도 행복할 권리가 있어요. 그러듯이 통일에 있어서도 여러분에게 권리가 있는 겁니다. 그 권리를 행사해서 우리가 통일 대한민국을 만들어낸다면 외국의 어떤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에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이 된다는 발표도 나왔습니다. 그렇게까지 되지는 않더라도 우리가 북한을 생산기지화 할 수만 있게 되어도 일본을 능가하는 것이 가능할지 모릅니다. 일본은 지금 우리처럼 통일이라는 그런 출구가 없거든요.nbspnbsp지금까지는 분단이 우리에게 큰 장애였는데, 만약 통일 경제를 이룩해 낸다면 분단은 우리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고 한 단계 도약하게 해주는 큰 혜택이 될 수 있습니다.”nbspnbsp통일에 대해 이렇게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시민들은 모두들 감탄을 하며 귀를 쫑긋 세웠습니다.nbspnbsp서론이 길었습니다. 강연 주제가 ‘통일이야기’이니까 여기까지가 본론인 것이지요. 여기까지 설명을 마치고 스님은 질문지 함에 수북이 쌓인 질문지들을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질문이 많아 다 답해주지 못할 것 같아서 저 혼자 길게 이야기했어요. 그래도 질문을 더 받아볼까요?”nbspnbsp청중들이 “네” 하고 간청을 하자, 스님은 질문지를 뽑았습니다. 첫 번째 질문자는 다른 사람에게 질문할 기회를 양보하였습니다. 두 번째로 뽑힌 질문자는, 대구의 선거 결과가 전과 다르게 나와서 희망적으로 보고 있는데 정부 여당은 자신의 잘못을 아직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총선 이후 전망을 물었습니다. 세 번째 질문자는 두 돌 된 아기를 키우려 휴직 중인데, 신랑이 본인보다 심성이 더 나은 것 같아 남은 1년을 신랑이 키우게 하는 게 맞는지 질문했습니다.nbspnbsp그 중에서 오늘은 총선 이후 전망에 대해 질문한 내용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질문자는 이번 선거를 보며 무척 희망적이라는 낙관론을 제기했는데, 스님은 꼭 단정할 수는 없다며 장단점을 두루 설명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이번 여소야대 정국이 저에게는 매우 희망적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뉴스를 보면 정부 여당은 자신의 잘못을 인식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현재 상황에서 희망적이다가도 ‘아직 정신을 못 차렸나,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희망을 가져도 될까’ 싶어서 걱정스러운 마음이 있습니다.nbspnbsp남북관계에서도 개성공단이 재개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게 되고, 이번 정권 3년 동안 일어났던 문제들이 남은 2년 동안 좀 바뀌어지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게 되는데, 그런 희망을 갖는 제가 좀 순진한가 싶기도 합니다. 통일문제도 그렇고요. 스님께서는 희망적이신지 여쭤보고 싶습니다.”nbsp“좀 순진하네요. 저는 즉설을 하는 사람이니까 솔직히 말씀드리는 겁니다. 이번 총선에서 일어난 변화의 원동력은 국민이 각성을 했거나, 야당이 잘 했거나, 신당이 나와서 비전을 제시했거나 해서 일어난 일이 아닙니다. 법륜 스님이 강연을 많이 다녀서 이렇게 된 것도 아니에요. 저는 오히려 친박들의 횡포가 이런 변화의 시초가 됐다고 진단합니다.nbspnbspnbsp그렇기 때문에 정부 여당이 이번 결과를 두고 ‘어, 우리가 좀 교만했다’고 주춤할 정도까지는 되더라도 여론을 받아들여서 확 바뀔 가능성은 좀 낮다고 봅니다. 제가 보기에 대통령이나 일부 정치인들은 이번 결과를 두고 자신들이 잘못했다고 느끼기보다는 ‘진의를 국민이 못 알아주고 오해했다’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고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이 투표한 결과를 가지고 ‘국민이 어리석다’라고 말할 수는 없잖아요. 반면에 ‘아, 내가 잘못 생각했다. 국민의 뜻을 몰랐다. 앞으로는 국민의 뜻을 반영해서 의회와 의논을 해서 진행하겠다’ 이런 표현도 일절 없고요.nbspnbsp그렇기 때문에 첫째, 이것 하나는 확실합니다. 지금 잘못된 것을 시정할 가능성은 없지만 계속 잘못된 것을 밀어붙이는 힘은 좀 약해졌다는 사실입니다. 그것만 해도 피해가 많이 줄어들 거예요. 100원 손해날 걸 80원 손해보도록 만든 것만 해도 저는 위대한 승리라고 봅니다. 이익 보도록까지는 못 만들어도 이것만 해도 잘 된 거에요. 둘째, 여당 안에 친박 세력이 많아졌어요. 여당의원의 절대적인 숫자는 적어졌지만 그 안에서의 비율을 따져보자면 친박 세력이 굉장히 많아진 셈이에요. 전에는 전체의 3분의1 정도였지만 지금은 60 이상 됩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여당 안에서도 합리적인 사람들의 발언권이 좀 커질 거예요. 그러면 여당이 대권 후보를 정할 때 ‘네가 해라’ 하고 줄 세워서 지명하는 사람보다는 그 안에서 경쟁을 해서 정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어요.nbspnbsp설령 여당이 또 정권을 잡는다고 해도 여당이 이렇게 좀 좋게 변하면 상황이 지금보다는 더 나아질 겁니다. 저는 여당이 정권을 잡으면 절대로 안 된다는 생각은 안 해요.nbspnbsp야당이든 여당이든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는 국민의 뜻을 받아들이고, 민주주의를 심화시키고, 남북관계를 어느 정도 풀어나가고, 미국과도 싸우지 않고 잘 협력하되 미국의 하수인은 되지 않아야 해요. 다시 말해 미국과 협력은 잘 하되 자주적인 한미동맹을 해야지 종속적 한미동맹을 하면 안 됩니다. 일본과도 무조건 싸우는 건 안 되지만 자존심은 지켜가면서 관계를 풀어야 해요.nbspnbspnbsp예를 들어 위안부문제는 함께 협력해서 풀어나가되, 안 풀리면 이것 때문에 한일관계를 끊기보다 이 문제는 잠시 덮어두고 한일관계를 풀어가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 같은 식으로 자존심을 구겨서 돈 몇 푼 받고 푸는 건 안 돼요. 피해 할머니들의 한을 생각하면 그렇게 해서는 안 되지요. 이런 건 무효화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한일관계를 전부 백지로 돌리자는 건 아니에요. 이건 일단 덮어두고 풀고, 이 문제는 다음 정권이나 후손들에게 넘겨야 해요. 그래야 후손들이 이 문제를 계속 풀 수가 있잖아요. ‘이걸로 끝이다’ 누구도 그렇게 할 수는 없어요. 이 문제가 안 풀린다고 한일 관계를 다 단절하는 것도 안 돼요. 그건 우리에게도 손해예요. 독도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문제가 있지만 한일관계를 풀어야 해요. 그러나 그 문제를 제대로 못 풀면 유보시켜야지, 이렇게 적당하게 푸는 것은 도움이 안 됩니다.nbspnbsp마찬가지로,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밝히는 문제나 국정교과서 문제도 합리적으로 풀어가야 합니다. 국정교과서는 무조건 반대한다거나 다 폐지하라는 게 아니에요. 합리적이라는 건 이런 뜻입니다. 국정교과서가 필요하다는 사람이 우리 사회에 다수는 아니더라도 일부 있긴 했잖아요. 다수가 반대하면 이걸 강행하면 안 돼요. 그러나 이것의 필요성이 있다고 보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타협을 해야 합니다. 물론 다수의 의견을 받아들여서 국정교과서를 백지화하면 제일 좋겠지요. 그러나 국정교과서를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검인정교과서가 7개라고 할 때 국정교과서를 하나 더 만들어서 8개를 자유경쟁에 부쳐보는 거에요. 국정교과서가 좋다면 갈수록 채택률이 높아지겠죠. 국민이 선택해서 채택률이 점점 높아지면 그때 가서 이걸 하나로 만들자고 하면 사람들이 동의할 수 있습니다.nbspnbsp4대강 개발도 무조건 안 하는 게 좋다는 건 아니고, 좋다는 사람도 있었어요. 반대하는 사람이 더 많으면 무조건 자기 임기 안에 밀어붙여서 강행할 게 아니라 네 개 중 한 개만 먼저 해보는 거예요. 이게 타협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아예 하나도 하지 말자고 하거나 한꺼번에 다 하자고만 합니다. 국민이 다 내 마음 같으면 어느 한쪽으로 결정하기 좋겠지만 서로 의견이 다른 국민이 있잖아요. 그러면 ‘어느 한 개를 먼저 해보자. 괜찮으면 다음을 이어서 하고, 안 괜찮으면 그만두자.’라고 해야죠. ‘네 개 강을 다 하되 각각 일부 구간에서만 해보자’ 라고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이게 타협이라는 거예요.nbspnbsp질문자는 지금 ‘이제는 전부 개선이 될 것이고, 잘 되지 않겠냐’라고 낙관하지만 그리 될 수가 없어요. 개인도 자기의 천성을 못 고치는데 질문자는 어떻게 여러 개의 집단을 금방 고치려 들어요? 그렇게는 안 돼요. 다만 이번에 여당이 이겼으면 지금까지 문제가 많거나 잘못된 것들을 계속 강행했을 텐데 그건 어느 정도 멈췄으니까 그것만 해도 큰 성과예요.nbsp그러면 야당을 한번 생각해 봅시다. 이번에 두 번째 당이 1등을 했다는데, 그게 자기 힘으로 이긴 거예요? 아니에요. 사람들이 좋아해주고 지지해줘서 이긴 게 아니라 수도권 사람들의 경우에는 최악을 견제하려다보니 2번을 찍을 수밖에 없었던 거에요. 그래서 전국 정당 지지로는 3위인데 의석수로는 1당이 된 겁니다. 그것만 봐도 최악을 견제하려다 보니 차악이 선택된 것이지 그게 좋다고 선택한 것은 아닌 줄 알 수가 있죠.nbspnbsp신당은 참신한 것을 내서 희망을 줬기에 표를 얻었을까요? 아니에요. 여당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해서 곧바로 야당을 찍기는 좀 그래서 제3당을 찍었고, 전라도 사람들은 기존의 야당을 좀 혼내주려고 제3당을 찍은 거예요. 그래서 자기들이 생각한 것보다 표가 더 나온 거예요. 지금 이걸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몰라 하는 것 같아요.nbspnbsp그러니 ‘아, 정치에 희망이 있다’ 이런 생각을 하면 곧 실망합니다. 그러나 적어도 나쁜 정책을 펼치는 1당 독주는 견제가 됐어요. 무조건 밀고 나가거나 무조건 발목 잡는 건 이제 없어졌어요. 그 동안은 그렇게밖에 할 줄 몰랐는데 이제 새로운 판이 됐으니까 처음에는 좀 혼란스럽겠죠. 그런데 혼란이 꼭 나쁜 건 아니에요. 혼란을 겪으면서 이제 새로운 걸 또 만들어나갈 거예요.nbspnbsp국민들이 좋아서 찍은 게 아니라 어느 쪽이 더 싫은가, 그나마 덜 싫은가를 따져서 나온 게 지금의 결과이기 때문에 앞으로 1년쯤 지켜보면 아예 쫄딱 망하는 곳도 생기고 세를 확 불리는 곳도 생길 거예요. 이번 같은 경우에 이것도 저것도 싫어서 제3당을 찍은 건 제3당의 입장에서는 어부지리거든요. 아무리 하라 그래도 용기가 없어서 못 했는데 나서서 어부지리를 얻는 것도 자기 실력이에요. 어부가 바닷가에 가서 조개와 새가 싸우는 걸 구경하고 있다가 잡는 것도 어부의 재주예요. 다른 사람은 아예 바닷가에 안 갔는데 그 사람은 갔으니까 그런 걸 잡을 수 있었잖아요.nbspnbsp그런 면에서 너무 큰 기대는 걸지 마세요. 그러나 희망의 길은 열렸습니다. 다시 말해 절망은 막았다는 말이에요. 저는 그렇다고 아직 ‘야, 희망이다’ 이렇게 볼 건 아무것도 없다고 봅니다. 그러니 조금 진정하세요. 그러나 절망은 막았다, 새로운 길의 출발에 섰다, 이제 약간은 가능성이 열렸다고는 말할 수 있습니다.nbspnbsp더 가능성을 열기 위해서는 다음 대선에 또 예의주시해서 더 잘하는 쪽을 선택하면 되겠죠. 예컨대 통일문제는 국가권력의 문제잖아요. 외교, 국방, 경제, 안보의 문제니까 국회의원 선거 정도 갖고는 안 돼요. 아무리 진보적인 사람들이 다수당이 된다 해도 통일은 국가과제이기 때문에 해결이 안 돼요. 이제는 ‘대통령과 정권을 어떻게 선택하느냐’라는 진짜 중요한 과제를 우리가 안고 있습니다.nbspnbspnbsp그러나 저는 이걸 두고 미리 ‘무조건 야당이면 된다’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좀 더 나은 사람, 희망을 걸 만한 사람이 없으면 현실에서는 최소한 더 나쁘게는 안 만드는 쪽을 찍을 수밖에 없어요. 그러나 우리가 조금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한다면,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들이 보여준 변화된 모습이 여당 안에서도 야당 안에서도 ‘아, 정말 세상이 바뀌었구나’라고 느끼고 좀 더 공심이 있고 합리적인 사람이 정치의 전면에 나올 수 있는 기회를 줬다는 점입니다. 전에는 줄 서서 정치해야 하고, 앞에 나가면 얻어맞으니까 말도 못하고 뒤에 숨어 있었는데, 이제는 새로운 기회가 열렸다 싶어서 너도 나도 백가쟁명식으로 나설 거예요. 어떻게 보면 혼란스럽지만, 저는 그걸 혼란스럽다고 보지 않고 가능성이라고 봅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크게는 긍정적으로 봅니다. 그러나 질문자처럼 낙관적으로까지는 안 봐요.”nbsp“예, 스님. 개인적으로 8년여 만에 처음으로 희망을 봐서 약간 흥분한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진정하겠습니다.” nbsp“이 자리를 빌려서 말씀드립니다. 여러분들이 누구를 찍었든 그건 개인의 자유예요. 특정 정당을 찍었다고 해서 잘못 됐고, 다른 당을 찍었다고 해서 잘 됐다는 식으로 평가하면 안 돼요. 그러나 대구 시민 전체의 입장에서는 우리 정치의 골수 병폐인 지역주의를 어쨌든 이번에 조금이라도 극복했잖아요. 이건 정말 칭찬해주고 싶은 일이에요. 잘했습니다”nbspnbsp스님의 칭찬에 대구 시민들도 박수갈채로 화답했습니다. 스님의 답변을 듣고 다시 진정을 되찾겠다고 말하는 질문자를 보며 모두 웃음을 터뜨렸습니다.nbspnbsp통일이야기라 진지하고 다소 엄숙한 분위기에서 강연이 진행되었습니다. 자신의 문제를 상담하던 즉문즉설 때와는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간이 스님의 유머에 웃음이 터졌습니다. 그 중 경허 스님이 역행보살행을 한 일화가 기억에 남습니다. 나쁜 일을 하여 다른 사람에게 본을 보여주는 것이 더 어렵다는 얘기였습니다. 이번 선거에 그와 같은 역행보살행을 한 사람이 있다는 말씀에 모두 한껏 웃기도 했습니다. 누구일지는 상상에 맡기겠습니다.nbspnbsp강연을 마치면서 스님은 다시 한 번 통일이 우리의 희망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통일의 유일한 대상이면서 현실적 위협이기도 한 이 모순을 극복하는 것이 우리에게 남은 과제라고 덧붙였습니다. nbspnbspnbsp“통일 문제를 푼다면 한일관계도 풀기가 쉬워지고, 창조성의 문제도 풀기가 쉬워집니다. 통일이 된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통일이 되면 그렇게 되기가 쉽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당장 정치적으로 통합하자는 얘기도 아닙니다. 남북이 통일 지향적인 관점을 분명히 가지면 그것이 곧 통일이라는 겁니다. 이렇게 목표를 같이 인식하고 있으면 둘 사이에 갈등이 생겨도 조율을 할 수가 있습니다. 두 남녀 사이에서도 결혼이라는 목표만 분명히 갖고 있으면 갈등을 조율할 수가 있는데, 지금은 서로 결혼을 할지 말지 결론조차 안 내고 있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제가 얘기하는 통일은 “서로 결혼하자”라고 결론을 먼저 내놓고 조율할 것은 또 싸우면서 조율해 나가자는 것을 말합니다.nbspnbsp통일하자고 해서 무조건 북한이 하자고 하는대로 끌려가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하자는 대로 북한이 절대 안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미국과 친하다고 미국과 통일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요. 북한은 원수이긴 하지만 우리가 통일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대상은 북한밖에 없어요. 그러니 목표는 통일로 하되 현실에서는 우리의 최대 위협 세력이 북한이라는 점을 또한 인정해야 합니다. 현실에서는 미국이나 일본보다 북한이 더 큰 위협 세력이 맞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에는 북한과 함께 가야 합니다. 이 모순을 극복해가는 것이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이런 것을 염두에 두고 우리가 희망을 한번 가져보면 좋겠습니다.” nbspnbspnbsp대구가 바뀌면 대한민국이 바뀐다고들 하지요. 마지막으로 스님은 대구가 통일운동의 중심이 되어보면 어떻겠느냐고 당부했습니다. 모두들 스님의 당부에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냈습니다.nbspnbsp강연을 마친 후 다함께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를 함께 불렀습니다. 강연의 열기가 아직 생생하게 남아서 그런지 노래 가사가 오롯이 가슴에 새겨지는 것 같았습니다.nbspnbspnbsp로비에서는 책 사인회가 열렸습니다. 스님은 환한 웃음으로 모든 분들을 반갑게 응대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마지막으로 오늘 강연을 준비한 대구경북 지역 통일의병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통일의병들이 “의병이 통일해 버리자”라고 힘차게 구호를 외치자 스님도 활짝 웃음을 띠었습니다.nbspnbspnbsp강연장을 나온 스님은 곧바로 울산 두북으로 이동해 오늘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 내일은 평화리더십아카데미 수강생들을 위해 경주역사기행 안내를 해준 후 저녁에는 통일코리아의 비전에 대해 특강을 할 예정입니다.nbsp ※ 2016년 봄,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갑니다. 강연일정 확인하시고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오세요. 강연은 선착순 무료입장입니다. 질문자 접수는 강연장에서 받습니다.
2016.4.22 정토회 전국 모둠장 봄나들이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정토회에서 모둠장 소임을 맡고 있거나 자원활동을 하고 있는 봉사자 190여 명과 함께 대야산 용추계곡으로 봄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nbspnbsp새벽부터 전국에서 출발한 자원활동가들은 9시 30분에 대야산 용추계곡 주차장에 모두 집결했습니다. 출발하기 전 입재식에서 스님은 “아침 일찍 먼 길 오느라 고생하셨어요. 그리고 그동안 활동하느라 수고하셨어요. 감사드립니다.”라고 인사를 건넨 후 “오늘은 정해진 길이 아닌 정해지지 않은 길로 산책을 할 예정”이라고 하면서 앞장 서서 산길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nbspnbsp▲ 입재식nbsp입재식이 끝난 후 10시부터 용추 계곡 주차장을 가로 질러 용추폭포 쪽으로 산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초입부터 좁은 산길이라 한 줄로 길게 늘어선 대열은 스님의 설명을 수신기로 들으면서 계곡을 따라 걸었습니다. 널찍한 바위와 높은 키의 나무들, 계곡을 따라 흐르는 힘찬 물소리는 봄소풍 나온 우리들을 반겨주는 듯 하였습니다.nbspnbsp용추폭포는 문경시가 지정한 문경팔경 중 하나입니다. 3단으로 흘러내리는데 제일 상단은 거대한 암반이 수천 년 동안 물에 닳아서 원통형의 홈이 파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그 홈을 타고 맑은 계류가 엿가락처럼 꼬아 돌며 아래로 떨어집니다. 중단은 상단보다 넓은 소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마치 잘 다듬어놓은 천연의 목욕통을 연상시킵니다. 하단은 중단에서부터 완만한 경사를 이루며 3m가량 암반을 타고 물이 흐르다가 얕고 넓은 소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용은 물을 상징하는 신령스런 동물이라 날이 가물 때는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내기도 했다고 합니다.nbsp상단에 이르니 계단 모양으로 된 용추폭포 물줄기가 시원하고 우렁찼습니다. 스님은 “여기는 옛날 전설에 명주실 끝에 돌을 달아 떨어뜨리면 명주실 한 타래가 다 들어가는 깊이에요”라며 이곳이 얼마나 깊은지 비유를 들어 주었습니다.nbsp특히 스님은 “용추계곡의 넓직한 바위는 천연 미끄럼틀”이라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정말로 미끄럼틀처럼 넓직한 바위를 보니 맨몸이어도 좋고, 튜브를 타고 내려와도 짜릿한 슬라이딩을 경험할 수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nbspnbsp▲ 용추계곡nbsp30분쯤 올라 갔을 쯤 스님은 분홍색 연달래를 발견했습니다. “저는 색이 진한 진달래보다 연달래가 더 좋아요”라는 말씀부터 시작해서 봄꽃과 자연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nbspnbsp▲ 연달래nbsp계곡의 중반쯤에서는 물이 불어난 탓에 계곡을 건너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러자 스님은 법복 상의를 벗고선 손수 돌다리를 놓아 주며 대중들이 쉽게 건널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대중들은 스님이 놓아준 돌다리를 밟고 사뿐히 계곡을 건넜습니다.nbspnbsp▲ 대중들을 위해 돌다리를 놓고 있는 스님nbsp스님은 틈틈이 “경치 좋지요?”라며 연달아 감탄사를 연발했습니다. 넓은 길이 나왔을 때는 뒤따라오는 모둠장 중 한 명에게 노래도 시키기도 했습니다. 경산 정토법당 총무 소임을 맡고 있는 장선옥님의 ‘아리랑 고개’ 노랫 소리는 시원한 물소리 만큼이나 가슴을 시원하게 해 주었습니다.nbspnbsp즐겁게 산행을 하다보니 12시가 다 되어 선유동 산장에 도착했습니다. 모두 자리를 잡고 앉아 집에서 준비해 온 도시락을 펼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난 후 선유동 산장 뒷마당에서 즉문즉설 시간을 가졌습니다.nbsp즉문즉설을 시작하기에 앞서 몇 분이 앞에 나와 함께 박수치며 여흥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통일활동을 담당하는 이숙영님의 힘찬 통일 노래에 모두 박수를 치며 환호를 했습니다.nbsp스님은 “봄볕이 참 좋지요”라는 인사 말씀과 함께 법문을 시작했습니다. 모둠장들과 자원활동가들은 그동안 봉사 활동을 해오면서 겪는 여러 가지 어려움에 대해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스님은 다양한 고민에 대해 속시원한 답변을 들려주어 대중들을 기쁘게 해주었습니다.nbspnbsp▲ 즉문즉설 시간nbsp오늘은 그 중에서 스님의 법문을 주위에 전할 때 상대의 눈치를 자꾸 보게 된다며 어떤 마음으로 이 법문을 전해야 하는지 물었던 활동가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불교에서는 법문을 주위에 전하는 일을 ‘전법’이라고 표현하는데요. 스님은 전법을 하는 마음 자세에 대해 아주 재미있고 속시원하게 설명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저는 전법팀 소임을 맡고 있습니다. 전법팀에서는 천일결사 입재식, 모둠 관리, 즉문즉설 강연을 주된 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모둠 관리를 열심히 하려고 하면 그것은 자원활동팀 업무니까 신경쓰지 말라고 하고, 강연 준비를 열심히 하려고 하면 그것은 일회성 행사이니까 전법팀답게 전법을 제대로 하라고 합니다. 그러나 업무 특성상 상시적으로 진행되는 전법이라고 할 만한 것이 별로 없거든요. 저희 전법팀의 정체성이 굉장히 혼란스러워서 질문드립니다.nbsp그리고 소임을 맡은 지 1년이 조금 넘었는데, 다른 업무는 괜찮지만 주변 지인들에게 법회나 불교대학을 안내할 때 부담스러워서 고민입니다. 스님의 법문을 주위에 전하고자 하는 마음은 있으나 상대의 반응이 어떨지, 혹시 그 사람에게 내가 피하고 싶은 사람이 되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됩니다. 가볍게 전법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까요?”nbsp“우리가 상대의 마음을 다 읽을 수 있는 수준이 된다면 좋겠죠. 부처님의 다섯 가지 신통력 중 ‘타심통’이 상대방의 마음을 미리 헤아릴 수 있는 힘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여기 있는 우리는 누구도 그런 능력이 없어요. 수십 년을 같이 산 배우자 마음도 헤아리지 못하고, 자기가 낳아 키운 아이의 마음도 헤아리지 못하는 세상에서 사람의 마음을 미리 헤아린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요.nbspnbsp그것처럼 우리가 전법을 할 때는 상대가 이 법을 원하는지 원하지 않는지 모르죠. 원하는데 내가 전하지 않으면 그 사람과 인연을 지어주지 못하는 것이 되고, 원하지 않는데 억지로 법을 전하려고 하면 그 사람은 싫어하는 마음을 자꾸 내겠죠. 그걸 미리 알 수 있으면 좋겠지만 미리 알 수 없다면 일단 찔러는 봐야 될 것 아니에요? 그래서 그냥 찔러보는 거예요.nbspnbspnbsp일부 종교인들처럼 아니라고 하는데도 계속 달라붙어서 남을 귀찮게 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찔러보지도 않고 내버려두는 것은 전법의 정신이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전화를 걸었는데 상대가 반응이 좋으면, 나도 물론 기분이 좋겠죠. 그런데 내 기분 좋자고 전법하는 건 아니잖아요. 전화를 받은 아홉 명이 거절하고 한 명이 호응을 한다면 우리는 열 번 전화해서 한 명을 찾아낸 거잖습니까. 그러면 백 번 전화하면 열 명을 찾는 셈이 되는 거잖아요. 그런 자세를 가져야 해요.nbspnbsp예를 들어 길거리에서 팜플렛을 나눠준다면, ‘열 명 중 한 명 정도만 이걸 받는다’라고 처음부터 알고 가야 해요. 또 팜플렛을 받아주는 사람 중에서도 관심을 보이는 사람은 열 명 중 한 명 꼴이에요. 아홉 명은 받은 전단지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한 명이 집에 가져가는 겁니다. 그렇게 전단지를 집에 가져간 사람 열 명 중 한 명이 전화를 해요. 이렇게 생각해보면 전단지 천 장을 뿌려야 한 명이 오는 셈입니다. 그러니 오늘 전단지를 나눠줬는데 열 명 중 여덟 명이 안 받았다면 그래도 두 명이나 받아갔으니 고맙게 여겨야 합니다. 전단지를 받아도 읽지 않고 바로 쓰레기통에 버리는 사람이 태반인데 두 명이 내용까지 읽었다면 큰 성공인 겁니다. 또 내용을 읽은 열 명 중 한 명이 연락해 와도 다행인데 그 중 두 명이 연락해 왔다면 그건 대성공인 거예요.nbspnbsp이처럼 확률을 잘 계산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정토불교대학 전단지 천 장을 뿌려야 신청자가 한 명 온다고 해 봅시다. 그러면 ‘서른 명을 모집하기 위해서는 삼만 장을 인쇄해서 뿌려야겠다’ 이렇게 계산하고 나눠주면 힘들지 않아요. 그런데 여러분은 열 장을 나눠주면 열 명이 오고, 백 장을 나눠주면 백 명이 오리라고 생각하니까 힘든 거예요. ‘욕심으로 한다’, ‘어리석다’, 혹은 ‘너무 쉽게 생각한다’ 이렇게 말할 수 있어요. 내가 원하는 대로 안 되기 때문에 힘이 드는 겁니다. 그러니 질문자가 전화를 할 때는 거절당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고 전화해야 해요.nbspnbsp늘 홍보물을 가지고 와서 문 두들기고 귀찮게 하는 종교인들 아시죠? 그런데 그 사람들을 자세히 보면 절대로 귀찮게 하는 게 아니에요. 진실로 권유할 뿐 해꼬지하는 것도 아니에요. 문 두드린다고 열어주는 집은 열 집에 한 집이 안 될 거예요. 열 집을 두드리면 사람 있는 집이 한 집이 안 되고, 사람 있는 집 열 집 중에 문 열어주는 집이 한 집 안 되고, 그 문 열어준 집 열 집 중에 이야기를 들어주는 집이 한 집이 안 됩니다. 그런데도 그 사람들은 꾸준히 하는 거예요. 예를 들어 신문배달 하듯 하루에 100집을 간다고 하면 상대가 문을 열어주든 안 열어주든, 사람이 있든 없든 그 사람들은 신경 안 써요. 제가 보기에는 우리보다 그 사람들이 훨씬 수행자답습니다. 예컨대 한 달에 천 집을 다닌다고 계획해서 실천한다면 한 달에 한 명을 전교하는 셈이에요. 그러면 1년에 12명이에요. 1년 동안 12배로 늘어나는 셈입니다.nbspnbsp겉으로 잘 드러나 보이지는 않지만 그 한 명은 불교신자 천 명보다 믿음이 강합니다. 그런 사람이 십만 명이라고 하면 엄청난 위력이에요. 그 사람들은 몇 십 년을 꾸준히 그렇게 전교해온 거예요. 스님이 강연할 때 이렇게 구름떼처럼 많은 사람이 모이는 건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그 사람들은 그냥 평소에 꾸준히 하는 거예요. 우리가 볼 때는 ‘도대체 어떤 사람이 저기에 갈까’ 싶지만 실제로 보면 착실히 수가 늘어납니다. 꾸준히 계속 하니까 그 수가 수십만이 되죠.nbspnbsp이 사람들은 굉장히 편향되어 있기도 하고 소위 세뇌됐다고 할 정도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그 믿음이 아주 견고해요. 그래서 죽인다고 협박해도 자기 믿음을 바꾸지 않고 꾸준히 전교를 해나갑니다. 그래서 정부에서 탄압하거나 사회에서 비난해도 버티는 거예요. 그런데 우리 불교 신자들은 비록 천만 명이라 해도 힘이 없어요. 그냥 자기 복빌러 여기 갔다가 저기 갔다가 하기 때문이에요. 스님이고 신도고 할 것 없이 정치적으로 조금 손해나겠다 싶으면 다 그만두고, 정치적으로 좀 이익 되겠다 싶으면 거기에만 다 가서 붙어 있어요. 사회를 변화시키거나, 사회 변화까지는 못 시키더라도 자기라도 지키는 수준이 되어야 할 텐데 그러지 못하고 그저 세상의 흐름에 휩쓸려 다닙니다.nbspnbsp질문자는 지금 너무 쉽게 생각하기 때문에 오히려 부담을 느끼는 거예요. 정토회에 와 주는 사람 한 명 한 명을 굉장히 귀하게 여겨줘야 합니다. 그냥 일이 있을 때마다 대중을 모아서 대충 쓰고, 떨어져 나가면 떨어져 나가는 대로 내버려두니까 잘 안 되는 거예요. 전화를 해서 ‘법회 오세요’라고 권할 때 열 명 중 다섯 명만 거절해도 성질나죠? 앞으로는 ‘열 명 중 한 명만 전화 받아줘도 고맙다’라고 목표를 정해 보세요.nbspnbsp사람을 소중하게 여겨야 해요. 전화해서 그 사람이 호응을 할지 안 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 일단은 전화를 걸어봐야 해요. 전화할 때는 전화하는 번호에 표시를 해두세요. 우선 강력하게 거부하는 사람이 있겠죠. ‘전화하지 마라 나는 정토회 탈퇴했는데 왜 전화하냐’ 이렇게 성질내는 사람은 X표를 해두고 다음 전화를 1년 후에 해요. 거부한다고 아예 전화를 안 하는 게 아니에요. 1년 후에 사람이 바뀔 가능성도 있잖아요. 그러니까 1년 후에 하는 거예요.nbspnbspnbsp좀 싫어하는 사람은 6개월 후에 하고, 귀찮아하는 사람에게는 1달 후에 하고, 전화를 안 받으면 1주일 뒤에 다시 해보는 거예요. 이렇게 분류를 해보면 부정적인 사람이 있고, 긍정도 부정도 아닌 사람이 있고, 긍정적이지만 전화를 잘 못 받는 사람이 있어요. ‘아이고, 요새 바빠서 못 갔다’라고 대답하면 어떻게 대응하고, ‘깜빡 잊어버렸다’라고 대답하는 사람은 어떻게 대응한다는 걸 생각해두세요. 이런 식으로 전화 받아주는 열 명 중 긍정적인 한 두 명을 먼저 확보해두고, 중립적인 사람에게는 꾸준히 전화를 더 걸고, 부정적인 사람은 모아서 1년 뒤에 전화한다고 날짜를 표시해 두는 겁니다.nbspnbsp성질내는 사람에게 오늘, 내일, 모레 연달아 세 번 전화하면 폭발하겠죠. 그러나 아무리 성질내는 사람이라 해도 1년 후에 전화하면 또 성질은 낼지언정 그렇게 폭발하진 않아요. 그렇게 1년마다 한 번씩 전화해서 3년 동안 3번 권해봤지만 이 사람은 계속 부정적이라면 명단에서 지우는 겁니다. 이런 식으로 해야 해요. 조금 거부한다고 버리면 안 돼요. 사람 마음이라는 건 늘 바뀌니까요. 정토회에 대해서 어떤 이미지가 박혀서 기분 나쁘게 생각했는데, 어쩌다 언론보도 같은 걸 보고 이미지가 바뀔 수도 있고요. 그러니 부정적이라고 무조건 빼면 안 되고, 그런 경우에는 간격을 조금 두었다가 다시 연락을 취해 봐야죠. 이렇게 전법을 하면 돼요.nbspnbsp질문자는 그나마 정토회 일을 하고 있으니까 다행이지, 사업이나 영업을 그렇게 했으면 망하기 십상이에요.nbspnbsp장사를 해도 그렇게 체계적으로 고객을 찾아내야 해요. 너무 귀찮게 하면 거부 반응이 생기니까 그런 경우에는 템포를 조금 늦춰야 해요. 조금만 관심가져 주면 오지만 관심을 안 가져주면 안 나오는 소극적인 유형은 관심을 자꾸 가져줘서 당겨줘야 해요. 적극적인데도 잊어버렸거나 다른 일이 생겨서 못 나오는 사람은 확인을 한 번 더 해주고요. 이렇게 사람들에게 인연을 맺어줘야 해요. 장사로 말하면 고객관리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고객관리가 목적이 아니잖아요. 이 좋은 법을 그 사람이 모르고 놓칠 수 있으니까 어느 정도 자기가 자발적으로 할 수 있을 때까지는 옆에서 도와줘야 합니다. 아이가 자립할 때까지는 부모가 도와주듯이 우리도 인연을 맺어서 일정하게 수행을 관리를 해줘야 그 사람이 수행자로 정착할 수 있어요.nbspnbsp여러분도 정토회에 오게 된 과정을 생각해 보세요. 처음에 어떤 인연이 닿아서 오게 됐듯이, 첫째, 그 인연을 맺어주는 게 중요합니다. 둘째, 오긴 왔는데 중간에 마음이 좀 안 내킬 때가 있잖아요. 사람들이 별로 관심을 안 가져주니까 혼자서는 쑥스러워서 안 나오는 경우도 있어요. 그 때 조금만 누가 관심을 가져주면 나오게 됩니다. 그런 과정을 생각해서 전법을 하면 좋겠어요. 전법팀에서 할 일이 없다니 그게 무슨 소리예요?nbspnbspnbsp정토불교대학 입학생 모집도 그렇습니다. 입학식이 있는 봄과 가을에만 모으지 말고 365일 꾸준히 모아야 해요. 지금부터 계속 불교대학 문의를 받아서 ‘입학은 언제입니다. 그 전에 법회에 나오세요. 그 전에는 스님 책을 읽어보세요’ 이렇게 안내하고 관리하다가 입학식 날짜가 가까워지면 다시 안내해주고요. 불교대학 입학 공고 내기 전에 절반을 이렇게 모아놓고 나머지 절반을 또 모아야 할 텐데, 여러분들은 내내 내버려뒀다가 불교대학 입학 한 달 전에 급하게 난리를 피우고 SNS 홍보를 하라는 둥 독촉을 해댑니다. 그런 난리가 어쩌다가 한번 정도가 아니라 연례행사예요.nbspnbsp학생들이 시험 치는 것과 똑같아요. 월말고사를 치고 후회가 되었다면 시험 끝난 다음날부터 공부를 해야 할 텐데, 시험 치기 전에는 ‘내가 이번 시험만 끝나면 열심히 공부한다’ 다짐해놓고 시험만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놀다가 또 시험 일주일 전부터 밤샘 한다 뭐 한다 난리를 피워요. 그게 한두 번이 아니라 계속 반복돼요. 반복되는 걸 윤회라 그래요. 이건 어리석은 중생입니다. 저녁에 술 마시고, 아침에서 후회하고, 저녁 되면 또 마시고, 다음날 또 후회하는 거예요. 한두 번은 실수라고 할 수 있지만 한두 번 해보고 ‘아, 이건 아니다’ 싶으면 딱 대책을 세워서 대응을 해나가야죠. 전법팀이 할 일이 얼마나 많은지 몰라요. 나중에 저한테 물어보면 평생 해도 남을 일을 알려드릴게요.nbspnbsp다른 팀에서 일을 달라면 다 줘버리세요. 일은 무궁무진하게 많아요. 그걸 두고 ‘다른 팀에 업무를 다 줘버리면 우리는 할 게 뭐 있냐’라고 하는 것은 전법이 얼마나 소중한지, 어떤 게 전법인지 몰라서 그래요. 사회활동팀이 좋아보이면 부서를 바꾸든지요.nbspnbsp정토회는 전법이 중심이어야 해요. 전법이 중심이고, 그걸 기초로 해서 사회활동이 있는 거예요. 그런데 아무래도 바깥으로 드러나는 건 사회활동이다 보니까 기초가 되는 전법보다는 사회활동이 정토회의 중심인 양 느껴지는 거예요. 얼굴이 우리 몸의 전부가 아니잖아요. 정작 얼굴은 없어도 사는 데 별 지장이 없어요. 그러나 다른 부위는 다 옷 아래 숨겨져 있고 얼굴만 드러나 있으니까 잘생겼다느니 못생겼다느니 난리잖아요. 다들 그것만 보고 결혼해서 지금 이 고생들인 거예요.nbspnbsp얼굴이 아닌 다른 부분을 보면 괜찮은 사람인 줄 금방 알 수 있는데, 밥 먹여주는 것도 아닌 얼굴을 따지느라 자꾸 착각이 생기는 거예요. 관상이 어떻더라, 키가 작더라 하면서 사람 됨됨이나 능력은 안 보잖아요.nbspnbsp질문자는 전법팀의 정체성이 불분명하다고 했지만 저는 지금 정체성이 분명하다고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전법팀의 업무 중 제일 중요한 것은 첫째, 사람들이 스님의 법문을 들을 수 있게 수요법회에 오도록 홍보를 해가는 거예요. 둘째는 불교대학을 다니도록 하는 것이고, 불교대학을 다닌 사람은 경전반에 다니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깨달음의 장에 가도록 하는 것, 천일결사에 입재하도록 하는 것, 책을 사보도록 하는 것, 유튜브 동영상을 보도록 하는 것도 다 전법이에요. 다른 팀 업무라고 하면 다 빼서 나눠주세요. 예를 들어 전법의 가짓수가 10개쯤 되는데 그 중 5개가 다른 팀이 이미 하고 있는 일이라면 5개의 업무는 다 나눠주고 남는 업무는 다 전법팀 업무인 거예요. 남는 업무가 얼마 안 된다는 건 사실이 아니에요. 전법팀이 해야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요. 늘 행사 때만 반짝 하려고 하니까 불교대학 모집 같은 것도 어려운 거예요. 일상적으로 전법을 해야죠.nbspnbsp그런데 여러분들은 이 좋은 법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 안 들어요? 깨달음의 장에 다녀오면 ‘아이고, 누구도 깨달음의 장에 보내봐야지’ 이런 마음이 들어요 안 들어요?”nbsp“들어요.”nbsp“그런 것처럼 불교대학을 졸업하고 나면 ‘불교대학을 다른 사람들한테도 소개시켜 주고 싶다’, 스님 즉문즉설을 들으면 ‘아이고, 우리 누구도 저 즉문즉설을 들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들잖아요. ‘아, 이 좋은 법을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라는 마음 말이에요. 우선 주변의 아는 지인들이 알았으면 좋겠고, 지인이 아니라도 길 가는 사람들이 이걸 많이들 알았으면 좋겠다 싶으면 이걸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요.nbspnbsp그런데 여러분들이 이것을 꺼리는 것은 자꾸 남의 눈치를 보기 때문이에요. 우리가 무슨 세력을 늘리거나 돈을 벌려고 이걸 하는 게 아니잖아요. 사람들을 위해서 좋은 길을 안내하는 건데 꺼릴 이유가 뭐 있어요? 상대가 불법을 모르니까 거부할 수는 있어요. 그러니 거부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해야 해요. 그런데 여러분은 거부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커요. 그러면 전법을 못 해요.nbsp미국의 모르몬교를 보세요. 기독교 국가인 미국 안에서도 이단으로 취급받아 처지가 어려운데도 꿋꿋이 미국 안에 자리를 잡고, 모르몬교가 뭔지도 모르는 한국 같은 곳까지 와서 전교하잖아요. 미국 사람들이 둘씩 짝지어서 넥타이 매고 양복 입고 서투른 한국말 하면서 집집마다 찾아다녀요. 우리보다 100배는 더 효율이 떨어져요. 그런데도 꾸준히 해서 그 사람들이 지역마다 자리 잡은 걸 보세요. 이런 종교들은 교리가 뛰어난 것도 아니고 환경이 좋은 것도 아니었어요. 오직 꾸준히 했기 때문에 성장할 수 있었어요. 남이 보면 턱도 없을 것 같지만, 꾸준히 하면 같은 성향이거나 거기에 감동하는 사람이 생겨요.nbspnbsp그러니 여러분도 법당을 내든, 집에서 법회를 열든, 이런 정도의 마음 자세가 되어야 합니다. 자기 혼자서라도 꾸준히 동영상 틀어놓고 법문을 듣는 겁니다. 그런데 옆에 누가 오면 ‘아, 내가 마침 보고 있으니까 같이 듣자’라고 권해서 같이 들으면 됩니다. 처음 개척할 때부터 총무니 부총무니 직함을 붙여가며 부담스럽고 힘들게 할 필요가 없어요. 나는 이 법이 너무 좋아서 나 혼자라도 듣고 싶으니까 요일을 정해놓고 듣는 거예요. 그러다 친구나 주변 사람을 만나면 권해 보고요. 내가 어차피 듣는데 다른 사람 하나 더 온다고 뭐가 문제겠어요? 차 한 잔 더 끓여주면 되죠.nbspnbsp‘내가 좋아서 어차피 하는데 한두 명 더 붙는다.’ 이런 마음으로 해야 하는데 여러분들은 자기는 안 하면서 늘 사람만 긁어모으려고만 해요. 오라고 다 연락해놨는데 막상 아무도 안 오고 자기밖에 없다면 법문 영상도 안 틀고, 사람이 안 온다며 문까지 닫아버려요. 그게 잘못됐다는 거예요.nbspnbsp내가 좋아서 내가 보는 게 기본이고, 어차피 내가 하니까 이왕이면 같이 와서 보고 같이 나누자고 권하는 거예요. 어차피 내가 하는데 다른 사람이 한 명 더 와서 본다고 부담될 이유가 없잖아요. 그렇게 해서 남이 오면 좋은 일이고, 안 와도 아무 문제가 없어요. 어차피 나는 볼 거니까요.nbspnbsp이런 자세로 하면 되는데 여러분들은 이걸 자꾸 ‘일’로 만들어요. 이왕 하는 것이니 열 명, 스무 명이 와야 한다고 생각하고, 안 오면 실패했다고 생각해요. 안 오면 나 혼자 하면 돼요. 그러면 별로 힘이 안 들어요. 그러면 또 ‘스님은 안 해봐서 몰라요’ 하겠죠. 저도 다 해봤어요. nbspnbsp답사를 할 때도 ‘이건 답사다. 저기까지 올라가야지. 저기까지 내려가야지. 갔던 곳 또 가야 하네’ 이렇게 생각하면 일거리가 되지만 운동삼아 하면 괜찮아요. 요즘 봄날이 좋으니 일부러 산꼭대기까지 등산 다니는 사람들도 많잖아요. 그러니 어차피 운동 삼아 하고, 한 번 더 갔다 오라 해도 운동은 더 하면 좋은 거니까 기분 좋게 갔다 오고, 마음을 이렇게 내야 해요. 농사일도, 봉사도 마찬가지에요. 이렇게 좋은 날 시골에 가서 밭일을 운동삼아 한다고 생각하면 괜찮은데 그걸 자꾸 봉사로 생각하고 점수로 계산하려 드니까 ‘바쁜데 가야 한다’라고 부담스럽게 여기게 되잖아요.nbspnbsp일을 놀이삼아 해야 해요. 놀이화 한다고 해서 대강 하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놀자고 하면 다들 열심히 놀잖아요. 디스코텍에 가보면 죽기 살기로 뜁니다. 일이 아니라 놀이로 하면 집중력도 높아지고, 기분도 좋아지고, 몸이 좀 피곤해도 금방 회복돼요. 저도 즉문즉설이며 이런 활동들을 모두 놀이삼아 하니까 하지, 일로 생각했다면 벌써 과로사했어요.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고, 놀이삼아 하는 거예요.”nbsp“감사합니다. 큰 힘이 되었습니다.”nbspnbsp스님의 답변을 듣고 나니 힘이 불쑥불쑥 다시 생겨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스님이 “속이 시원해요?”라고 묻자 모두 큰 목소리로 “네” 하고 대답했습니다. 이어서 “저를 따라 산책하며 재미있게 걷겠습니다.”라고 하자 대중들도 가뿐히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산을 내려오기 시작했습니다.nbspnbsp스님은 “이곳 선유동계곡은 상류 용추계곡으로 이어지고 고개를 넘으면 충청북도의 화양동계곡과 선유동계곡으로 연결이 되어 있다”고 설명해주었습니다.nbspnbsp중간에 벚꽃잎이 가득 내려 앉아 바위를 뒤덮은 곳이 나타나자 스님은 “아따, 좋다 꽃잎을 고이 즈려밟고 오소서”라며 시구절을 읊어주기도 해 대중들 모두 “너무 이뻐요” 하며 즐거워 했습니다.nbsp굽이굽이 흐르는 계곡물을 따라 제6곡 탁정대를 지나고 제3곡 관란암을 지났습니다. 진달래와 개나리를 예쁘게 심어 놓은 모습이 너무나 예뻤습니다.nbspnbsp선유동촌 구름다리 위에서 내려다 보는 용추계곡은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오래된 고목이 떡 하니 지키고 있는 제2곡 영사석에서는 10분 간의 자유시간을 가졌습니다. 자유시간 동안 너른 바위 위에서 지부별로 스님과 함께 기념사진도 찍었습니다. 활짝 웃는 모습이 참 편안해 보입니다.nbspnbspnbsp자유시간 동안 계곡에 발을 담그는 사람, 삼삼오오 계곡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 바위에 누워 햇살을 느껴보는 사람 등 모두들 오랜만에 봄을 만끽해 봅니다.nbspnbsp▲ 지역별 기념 사진 촬영nbsp큰 나무들이 병풍처럼 둘러 쌓인 경치가 나타나자 스님은 “정토수련원 근방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는지 몰랐죠? 정토수련원이 있는 곳은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에요”라며 웃음을 보였습니다. 대중들은 “네” 하고 같이 웃음을 터뜨렸습니다.nbsp오던 길을 되돌아 대야교를 지나 고선사에서 활짝 핀 왕벚꽃을 뒤로 한 채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보며 스님은 “매일 아침마다 108배를 안 하나봐? 힘들어하는 걸 보니...” 라며 농담을 하기도 했습니다.nbspnbsp주차장에서 후미의 사람들을 기다리는 동안 어떤 대중이 “스님께서 어릴 때 잃어버린 걸 찾아왔다”며 구슬을 스님에게 건넸습니다. 그러자 스님이 “잃어버린 건 한 단지인데, 하나만 찾아왔네” 라고 대답해 또한번 한바탕 웃을 수 있었습니다.nbspnbsp용추계곡 주차장에서 오늘 봄나들이를 마무리하는 회향식을 가졌습니다. 스님은 마지막으로 수고한 봉사자들에게 다시 한번 격려 말씀을 해주면서 기운을 북돋워 주었습니다.nbspnbsp“스님을 좋아하면 과로사 한다는데, 모두 다 공감해요? 제가 좀 심하게 노는가 봐요.nbspnbsp▲ 회향식nbsp지난 봄에 수고들 많이 하셨습니다. 격려를 보냅니다. 이제 5월에는 초파일 행사 잘 준비해 주시고요. 초파일 때는 늘 손님 대접하느라 바쁘기만 한데, 그러지 말고 올해는 활동가들끼리 친목도 도모를 할 수 있도록 너무 행사 위주로만 하지 말았으면 해요. 여름에는 명상수련과 동북아 역사대장정이 있고, 하반기에는 해외 순회 강연이 있어요. 지금 남북 관계가 많이 안 좋은데, 남북 관계를 잘 풀어서 국제 관계도 좋게 하고, 우리 후손들에게는 통일 대한민국을 물려줄 수 있으면 정말 좋겠죠? 그러려면 첫째, 개인 수행을 잘해야 합니다. 둘째, 그렇게 수행한 힘으로 정토 세상을 만들어가는 정토행자가 했으면 좋겠습니다.”nbspnbsp회향식을 모두 끝내고 스님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악수를 건네며 격려를 해주었습니다. 전국에서 모인 모둠장들과 자원활동가들은 오늘 스님으로부터 듬뿍 기운을 받고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nbspnbsp몇몇 대중들에게 오늘 봄나들이 소감을 물어보았습니다. 다들 이구동성으로 “매일 같이 법을 설해주는 것도 너무나 감사한데 봉사자들도 세심히 챙겨주는 스님의 따뜻한 마음에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스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nbspnbsp모둠장과 활동가들의 봄나들이를 모두 마치고 스님은 곧바로 대구로 향했습니다. 대구 수성대학교 성요섭관 대강당에서는 저녁 7시부터 ‘통일이야기’를 주제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 다음 이야기에 계속 이어집니다...nbsp ※ 2016년 봄,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갑니다. 강연일정 확인하시고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오세요. 강연은 선착순 무료입장입니다. 질문자 접수는 강연장에서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