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 수행과 실천
  • 스님의하루

2016.5.4 (저녁) 부산 청년 즉문즉설 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전에 KMA에서 열린 조찬 강연에서 이어서 저녁 7시부터는 부산 동아대 부민캠퍼스 국제관에서 청년들을 위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nbspnbsp동아대학교 부민캠퍼스는 영화 국제시장의 배경인 국제시장과 가깝고, 백화점, 영화관 등이 밀집해 있는 남포동과도 가까운 캠퍼스이기에 동아대학교 학생들은 이곳을 대학생활을 즐기기에는 더 없이 좋은 곳이라고 여긴다고 합니다.nbspnbspnbsp어제는 부산시민들에게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될 정도로 태풍이 부는 날씨였지만 오늘은 청년들의 미소를 닮은 청량하고 맑은 날씨가 지속되었습니다. 덕분에 강연의 주관을 맡은 부산 청년정토회 자원봉사자들은 강연장을 찾은 청중들을 환한 웃음으로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nbspnbsp스님의 소개영상이 끝나고 스님이 무대에 올라서자 강연장을 메운 500여 명의 청년들이 큰 박수로 스님을 맞이했습니다. 스님은 안부 인사와 함께 연휴의 시작이라 서울에서 내려올 때 도로가 막혀 10분 늦었다고 하며 강연을 시작하였습니다.nbspnbsp“내일부터 연휴라는데 놀러도 안 가시고 많이들 오셨네요. 갈 데가 없어요?”nbspnbsp“......” nbsp“전 서울에서 낮 1시 반에 출발했는데, 오는 길이 엄청 막혔어요. 차가 계속 막혀서 오늘 여러분들 얼굴도 못 볼 뻔했어요. 빨리 오려고 이리저리 돌아서 왔는데도 10분 늦게 도착했네요. 따뜻한 봄날에 다들 잘 지내고 계셨어요?”nbspnbsp“예.”nbspnbsp특히 늦게 도착한 탓에 저녁식사도 못하고 무대에 오른 스님이 오히려 청년들에게 식사는 하고 왔는지 안부는 물어봐주는 모습을 보며 마음 한 곳이 아련해지기도 했습니다. nbspnbsp질문지함에 넣은 질문지들이 많아서 거두절미하고 곧바로 즉문즉설이 시작되었습니다. 청년들은 강연장 입구에서 질문지를 적어내었고, 스님이 질문지를 뽑으시면 질문자가 일어나서 질문하는 방식으로 이어졌습니다.nbspnbsp총 10명이 스님에게 질문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매일 회사와 집을 오가는 것만 반복하고 있는데 언제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야 할지 몰라 답답하다는 분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nbspnbspnbsp“저는 매일 회사, 집, 회사, 집 이러고 있는데, 언제 결혼하고, 언제 애기를 낳을지 생각할수록 제 자신이 답답합니다. 계속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요?”nbsp“예, 그래도 돼요. 몇 살이에요? 30대 중반은 됐어요?”nbsp“서른 다섯입니다.”nbspnbsp“서른 다섯인데 회사, 집, 회사, 집 이렇게 다녀도 되느냐고 물으면, 저는 예순 넷인데 혼자 살아도 되는지 질문자한테 도로 물어볼 수밖에 없어요.”nbspnbspnbsp“스님은 스님이시니까요.” nbspnbspnbsp“그럼 질문자도 스님 하면 되겠네요.”nbsp“전 교회 다녀요.”nbspnbsp“그러면 전도사 하면 되겠네요. 아니면 수녀가 되세요. 스님도 이렇게 강의하고, 절에 가고, 강의하고, 절에 가고, 강의, 절, 강의, 절 이러고 살아요. 이것밖에 뭐가 더 있겠어요?nbspnbsp사람이라는 게 회사 갔다가 회사 끝나면 귀가해서 씻고, 자고, 아침에 일어나서 다시 회사 가고 그러는 거예요. 그것 말고 뭘 하겠어요? 이 세상 사람들이 다 그래요. 질문자만 그런 게 아니에요. 그런데 가끔 회사에서 회식도 할 거 아니에요. 그렇게 회식에 참석하고, 주말에 가끔 친구들과 모여서 어디 놀러가면 되죠. 그런 게 전혀 없어요?”nbsp“예, 그런 시간도 가지고 있고, 남자친구도 있어요. 그런데 제 또래 친구들이 사는 걸 보면, 결혼해서 애 돌잔치도 하고 그러는데 저는 이 나이가 되도록 이러고 있어서요.”nbsp“그럼 질문자도 결혼하면 되잖아요.”nbsp“그런데 저는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걱정이 많거든요.”nbspnbsp“어떤 걱정을 하는데요?”nbsp“예를 들어, 결혼한 뒤에 남편이 바람을 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합니다. 지금 남자친구는 저에게 그런 빌미도 준 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요.”nbsp“바람 좀 나면 어때요? 바람나면 바꾸면 되잖아요. 왜 평생 한 사람하고만 살아야 돼요? 둘 하고도 살아보고, 셋 하고도 살아볼 수 있는 것이지요. 젊은 사람이 참 고지식하네요.nbspnbspnbsp내가 이 남자 만나봤다가 싫어서 저 남자 만나고, 저 남자 만나봤다가 싫어서 또 다른 남자를 만나면, 우리 사회에서는 도덕적으로 좀 문제가 되잖아요. 그런데 남편이 바람나서 떠나는 것은 질문자의 잘못이 아니잖아요. 그러니 얼마나 좋아요? 자기가 알아서 가주니까. 그런데 그게 왜 겁이 나요?”nbsp“제가 상처를 받게 되잖아요.”nbsp“왜 상처를 받아요? 잘 된 일인데요.”nbspnbsp“버림받은 느낌이 들 것 같아요.”nbspnbsp“이 남자가 다른 여자한테 가면, 옛날 같으면 질문자 혼자 평생 살아야 되니까 버림받았다고 느낄 수가 있어요. 그런데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이 남자가 가줘야 질문자가 다른 남자를 만날 거 아니에요. 이 남자가 계속 질문자 옆에 있으면 질문자가 다른 남자를 만날 수가 없잖아요. 그런데 그게 무슨 큰일이라는 거예요?nbsp미래의 남편이 진짜 바람이 날지 어떨지 지금으로서는 모를 일이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그리고 설령 바람이 난다고 하더라도 걱정할 게 하나도 없습니다. 옛날 같으면 좀 걱정인데, 요즘은 하나도 걱정이 안 되는 일이에요. 궁합이 나쁘다거나 남편이 단명한다는 것도 괜찮은 일이에요. 남편이 일찍 죽으면 질문자는 다른 남자 만나면 되니까요. 질문자가 죽인 것도 아니고, 남편이 자기가 알아서 죽은 건데요, 뭐. 그런데 질문자는 도대체 어떤 집에서 자랐기에 그렇게 고지식한지 모르겠네요.nbspnbspnbsp질문자가 남편을 버리면 좀 문제지만 남편 스스로 알아서 가는 건 질문자의 잘못이 아니잖아요. 그런 일이 안 일어날 수도 있고, 일어날 수도 있는데, 일어나도 그건 걱정할 게 아니에요.nbsp그럼 애기를 낳으면 어떻게 키우나? 그런 걱정도 전혀 안 해도 돼요. 첫째, 애기가 생길지 안 생길지도 모르는 일이잖아요. 둘째, 닭이든 토끼든 개든 고양이든 어미가 되는 훈련을 받아서 어미가 됩니까? 아니면 새끼를 낳으면 저절로 어미 역할을 합니까?”nbspnbsp“저절로 어미 역할을 하죠.” nbspnbsp“예, 생물의 진화과정에서 저절로 어미 역할을 하게 돼있습니다. 아이를 낳기 전에 걱정하는 마음은 이해가 되는데, 낳으면 심리가 모성애로 바뀔 거예요. 생물학적으로 그렇게 돼 있기 때문에. 왜냐하면 우리가 종족을 보존해야 하거든요. 만약 모성애라는 게 없었다면 종족이 보존될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새끼를 낳기 전에는 ‘제 목숨을 버려서 새끼를 보호한다’는 생각을 할 수가 없는데, 새끼를 낳으면 그건 저절로 됩니다. 정신 이상자가 아닌 한, 즉 돈이나 어디에 미쳐서 정신 이상이 생긴 것이 아닌 이상 99는 자동으로 그렇게 하도록 돼 있습니다. 그러니 그건 연습 안 해도 되고, 미리 준비 안 해도 되고, 걱정 안 해도 됩니다. 또 무슨 걱정이 남았어요?”nbsp“글쎄요...” nbsp“더 이상 걱정이 없지요? 그러니까 ‘그런 일이 일어나도 괜찮다’라고 생각하면 두려움이 없어집니다. 설령 그런 일이 일어난다 하더라도 ‘그거 별 일 아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두려울 일이 없어집니다. 그런데 남편을 의심하고 그러면 늘 남편한테 신경을 써야 되니까 인생이 피곤해집니다. 남편이 좀 늦게 들어오면 ‘어디 갔다 왔나?’, ‘누구 만났나?’ 이렇게 자꾸 신경이 쓰이니까 인생이 피곤해지는 거예요. 왜 같이 살면서 그렇게 피곤하게 살려고 합니까?nbspnbspnbsp같이 살 때는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고 살되 각자 독자적인 생활도 좀 인정해 주면서 살아야 되는데, 여러분들이 하는 결혼은 서로를 너무 속박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결혼을 꿈꾸지만 막상 결혼하면 서로를 너무 간섭해서 답답해 하고 뛰쳐나가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조금씩 혼자 사는 연습을 해서, 함께 살면서도 귀찮지 않고, 그러면서 혼자도 있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두 사람이 같이 살아도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nbspnbsp그런데 결혼생활을 20년이나 했으면서도 남편 허락 없이는 수련에도 참가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제가 그래서 ‘도대체 너희 부부는 20년간 어떤 신뢰를 갖고 살았기에 20년을 한 이불 밑에 살면서도 서로를 못 믿느냐? 그게 무슨 행복이냐? 속박이지’ 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각자 자기 마음대로 살라는 건 아니지만, 함께 하면서도 자율성이 좀 있어야 될 거 아니겠어요?nbspnbsp그래서 그런 건 너무 걱정 안 해도 됩니다. 만약 질문자가 계속 그렇게 ‘남편이 바람피우면 어떻게 하나?’ 그러면 질문자는 계속 남편을 의심해야 됩니다. 요즘은 대학도 다 다니고, 이성 친구 사귀는 것도 자유로우니까, 남자든 여자든 결혼해서 살아도 남자친구나 여자친구로부터 전화가 올 수가 있어요. ‘동기들끼리 술 한 잔 하자’라고 할 수 있잖아요. 그런 걸 받아들이지 않고 살면 의심병에 걸려서 못 삽니다. 또 무슨 걱정이 있어요?”nbspnbsp“제가 한 남자랑 평생 살 수 있을까 걱정이 됩니다.”nbspnbsp“가만 보니, 남자가 아니라 질문자가 못 살겠다는 거네요?”nbspnbsp“예.”nbspnbsp“질문자가 한 남자와 살아보고 지루하면 ‘당신하고 사니까 너무 지루하다. 우리 따로 좀 살아보자’ 이렇게 얘기하면 됩니다. 그게 뭐가 어려운 일이라고 그래요? 그런데 상대가 ‘아니다. 그래도 같이 살자’ 하면 같이 살아보고, 또 몇 년 있다가 ‘아무래도 너하고 같이 살기 힘드니까 따로 한번 살아보자’라고 다시 얘기하면 됩니다. 이게 싸울 일은 아니에요. 성인이니까 서로 의견을 교환해서 조정할 수도 있잖아요. 질문자는 일단 시집을 가서 단 3일이라도 살아보고나 결정을 하세요. 결혼을 해 보지도 않고 앉아서 계속 걱정만 하고 있으면 해결이 안 됩니다. 일단 결혼을 한번 해 보세요. 남자친구가 있다면서요?”nbsp“예, 알겠습니다.”nbspnbsp“내일이라도 날을 잡아서 빨리 결혼을 해버려요.”nbspnbsp“감사합니다.”nbspnbsp스님의 단호한 대답에 망설이던 질문자도 움찔하며 정신을 차리는 모습이었습니다. 덕분에 청년들은 박장대소를 하며 웃을 수 있었는데, 질문자가 마지막에 환하게 웃자 격려의 박수 또한 크게 쳐주었습니다.nbspnbsp이 외에도 9명이 질문을 했습니다. 연애를 하면서 상대방에게 의지하려고 하는 모습이 고민이라는 분,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는데 상사가 부당한 일을 지시할 때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르겠다는 분, 상업고를 졸업 후 바로 취직하여 야간대학을 다니는데 삶은 계속 바빠지고 왜 이렇게 지내는지 모르겠다는 분, 대학이 재미없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분, 남편이 게임앱 개발한다고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었는데 언제까지 뒷바라지를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분, 좋아하는 공부를 더 하기 위해 편입을 했는데 공부에 흥미가 떨어졌다는 분, 가족과 친구에게 서운한 감정이 들 때 어떻게 해야하는지 궁금하다는 분, 사회생활과 그 인간관계 속에서 고민이 있다는 분, 사립고등학교를 나와서 친구들은 어학연수나 유학 등 해외로 나가는데 본인도 나가고 싶지만 경제적 상황이 여유롭지 않아 고민이라는 분이 있었습니다.nbspnbsp강연을 시작할 때는 스님과의 즉문즉설이 생소했는지 스님의 물음에 다소 소극적이었던 청년들이 많았는데, 시간이 무르익어 갈수록 웃음소리도 박수소리도 커져만 갔습니다.nbspnbsp스님과 청중과의 대화가 한참 깊어갈 무렵, 어느덧 밤 10시가 다 되었습니다. 대관이 10시까지라 그 전에 강연을 끝내야 했기에 아직 답변하지 못한 질문지가 더 있었지만 청년들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스님은 곧바로 정리 말씀을 시작했습니다. nbspnbsp“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그것이 행복의 조건이 되기도 하고, 불행의 조건이 되기도 합니다. 주어진 조건을 행복의 조건으로 보는 것을 ‘긍정적 사고’라고 하고, 불행의 조건으로 보는 것을 ‘부정적 사고’라고 합니다. 우리가 불행한 건 사물을 보는 사고방식이 부정적이기 때문이에요. 그러니 여러분들은 사고를 긍정적으로 바꿔야 합니다.nbspnbspnbsp물론 여러분들이 ‘지금 공부해야 되는데 힘들다’ 이렇게 말할 수가 있어요. 그런데 나중에 돌아보면, 밥만 먹고 공부만 해도 되는 때는 바로 지금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겁니다. 그럴 수 있는 시간이 그리 길지가 않아요. ‘결혼 못해서 걱정이다’라고 하지만 한번 결혼해 보세요. 처녀총각 때가 좋았습니다. 늙어보면 젊은 시절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인간이라는 게 청소년 때는 청소년이라 힘들다 그러고, 대학 때는 대학생이라 힘들다 그러고, 처녀 총각 때는 처녀 총각이라 힘들다 그러고, 신혼 때는 신혼이라 힘들다 그러고, 애 키울 때는 애 키우느라 힘들다 그럽니다. 그런데 다 지난 뒤에는 ‘아이고, 그때가 좋았다’고 합니다.nbspnbsp그래서 지금이 좋은 줄 아는 것, 그것이 지혜입니다. 지나고 보니 지금이 좋은 줄 아는 게 아니라 바로 지금 이 순간이 좋은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러면 여러분들은 늘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nbspnbsp그런데 여러분들은 ‘지금 힘들다’고 하면서 ‘앞으로 돈만 벌면’, ‘결혼만 하면’, ‘애만 낳으면’, ‘나이만 들면’, ‘승진만 하면 좋을 것이다’라고 합니다. 진짜 그렇다면 나이 들고, 승진하고, 돈 많고, 지위가 높은 사람들을 여기에 불러다가 진짜 행복한지 한번 물어볼까요? 여러분들은 그런 사람들을 못 만나봐서 그런 사람들이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저는 지위 높은 사람, 인기 많은 사람, 돈 많은 사람들을 다 만나보잖아요. 그 사람들이 저를 왜 만날까요? 괴로워서 입니다. 그 사람들은 여러분들보다 더 많이 괴로워요. 그러니 일시적으로는 돈이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나을 것 같지만 꼭 그렇다고 행복하지는 않습니다. 그것이 행복의 요건은 아닙니다.nbspnbsp그러니 여러분들은 지금 행복한 줄 알아야 합니다. 납득이 잘 안 되지요? ‘내가 어디가 어떻게 행복하다는 거냐?’라고 할 텐데, 기분 좋은 게 행복이 아닙니다. ‘괴로워 죽겠다’ 하는 것만 없으면 행복이에요. ‘지금 괴로워 죽겠다’ 하는 사람 손 한번 들어보세요. 없지요? 그럼 다 행복한 겁니다.nbspnbspnbsp행복의 정의를 잘 몰라서 늘 스스로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웃으면서 사세요. 기분 좋은 건 마약입니다. 기분 좋은 것에 너무 의지하지 말고 지금 여기에서 모두 행복하시기 바랍니다.”nbsp지혜는 지금이 좋은 줄 알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라는 말씀에 부산 청년들은 지금 이 순간을 만끽하려는 듯 큰 박수로 화답했습니다.nbspnbsp질문자에게 가서 스님과 대화를 해 본 소감이 어떤지 물어 보았습니다. 마음이 편안해졌어요.라며 웃음을 보였습니다. 용기를 내어 질문한 청년들에게도 지혜로운 답변을 준 스님에게도, 끝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박수를 보내준 청중들에게도 모두 감사한 마음이 들었던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nbspnbsp강연장 복도에서는 스님의 lt행복gt 책 사인회가 열렸습니다. 사인을 받으려고 줄서있는 청년들의 얼굴에는 봄꽃보다 더 예쁜 웃음꽃이 활짝 피어 있었습니다.nbspnbspnbsp사인회를 마치고 오늘 강연을 준비한 부산 청년정토회 봉사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활짝 웃는 모습이 봄꽃보다 더 아름다워 보였습니다.nbspnbspnbsp강연장을 나온 스님은 곧바로 울산 두북으로 이동해 오늘 일정을 마쳤습니다. 내일은 경주 서라벌문화회관에서 즉문즉설 강연이 있을 예정입니다.nbspnbsp 5월 21일 시청광장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청춘콘서트amp청춘박람회가 열립니다. 법륜 스님, 김제동, 박원순 서울시장, 노희경 작가가 펼치는 사이다 심쿵 토크, 봄밤의 정취를 느끼게 해 줄 뮤지션들의 공연, 42개 청년 단체가 참여하는 박람회 등 세상을 바꾸는 즐거운 축제가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전국 15개 도시에서 청춘 버스도 운영되니 많은 참여 바랍니다.nbspnbsp 티켓신청 바로가기 httpwww.jungto.org nbspnbsp

2016.05.06. 124,525 읽음 댓글 38개

2016.5.4 (오전) KMA 인문학 최고경영자과정 초청 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오전 7시에 KMA 주관으로 열린 인문학 최고경영자 과정 ‘수요일에 만나는 지혜의 향연’에서 초청 강연을 한 후 저녁 7시에는 부산 동아대학교 부민캠퍼스에서 청년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했습니다.nbspnbsp오전 7시에는 ‘수요일에 만나는 지혜의 향연’, 줄여서 ‘수지향’ 이라는 타이틀로 운영되고 있는 인문학 최고경영자 과정에서 초청 강연이 있었습니다. 7시부터 9시까지 조찬 모임을 겸한 방식으로 강연회가 이뤄졌는데, 스님에게 요청된 강연 주제는 ‘우리가 행복할 수 있을까?’였습니다. 참석자들 대부분이 회사의 CEO이거나 사업을 하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이런 곳에서도 스님의 강연을 간곡히 원하는 것을 보니 경영을 하시는 분들도 고뇌가 참 많음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nbspnbspnbsp먼저 사회를 맡은 연세대 김형철 교수님이 법륜 스님을 간단히 소개했습니다. “삶에 지치고, 관계에 상처 받고, 비즈니스 전쟁터에서 고통받는 경영자분들에게 종교를 초월해서 평화와 지혜의 메시지를 전해주실 법륜 스님을 큰 박수로 모시겠습니다.”nbspnbsp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와 함께 스님이 자리하자 곧바로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강연은 김 교수님이 스님에게 질문을 하는 대담 방식으로 이뤄졌습니다. 약 1시간 동안 사회자와의 문답이 있은 후, 나머지 30분은 청중석에서 질문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nbspnbspnbsp김 교수님은 오늘도 아침 출근길에 차가 막혀서 가슴이 답답했는데 이렇게 이유도 모르고 답답한 상황에서 어떻게 마음을 다스려야 하는지, 회사 일을 하거나 온갖 사람을 만나다보면 화나고, 짜증나고, 미워하고, 원망하는 다양한 감정이 일어나게 되는데 어떻게 감정을 다스려야 하는지, 자기보다 어려운 사람을 너무 지나치게 돕다보면 살림이 가난해질 수 있는데 이런 모습은 어떻게 봐야 하는지 등 다양한 질문을 했고, 스님은 각각에 명쾌한 답변을 들려주었습니다.nbspnbsp오늘은 그 중에서 중요한 순간을 앞두고 자꾸만 실수를 하게 되는 두려움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질문한 내용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스님은 누구나 그럴 수가 있다고 인정하면서 개인적인 차원 뿐만 아니라 회사 경영의 차원에서, 더 크게는 창조성 개발의 차원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nbspnbspnbsp“굉장히 중요한 순간을 앞두고 있을 때 ‘내가 실수하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에 초조하고 불안할 때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중요한 고객과 상담을 할 때 ‘혹시 내가 저 사람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모든 일이 흐트러질텐데’ 하는 마음에 불안할 때가 많거든요. 중요한 일을 앞두고 실수에 대한 두려움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nbspnbsp“저도 그럴 때가 있습니다. 친한 친구들과 얘기하거나 학생들 앞에서 강연할 때 보다 오늘처럼 어르신들 모셔놓고 이렇게 강연을 하게 되면 긴장을 더 많이 하게 되죠. 이것은 누구나 다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nbspnbspnbsp그런데, 왜 그런가 하고 잘 분석해 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해요. 남의 얘기만 들으면 지식에 불과하니까 자기가 직접 경험해 봐야 합니다. 연설을 할 때 긴장하면서 하면 연설을 더 잘 할까요? 편안하게 하면 연설을 더 잘 할까요? 결과적으로는 편안하게 하는 것이 더 잘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왜 긴장을 하게 되는 걸까요? 바로 ‘잘하겠다’ 하는 생각이 긴장을 하게 만듭니다. ‘잘하겠다’ 하는 생각이 오히려 결과를 더 못하게 만든다는 겁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어떤 일을 할 때 너무 잘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꼭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nbspnbsp예를 들어 연설을 할 때 자기 수준이 100이라면 한 80정도만 하면 됩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실력이 100인데 항상 150을 보여주려고 하거든요. 그렇게 욕심을 내니까 긴장을 하게 되어서 실제로는 50밖에 못 보여주고 버벅대다가 내려가기가 쉽습니다. 그런데 인생이라는 것은 이런 중요한 순간이 한 번만 있지 않고 자주 있잖아요. 그러니 늘 긴장하고 살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너무 잘 보이려고 하지 말라는 겁니다. 그렇다고 함부로 하라는 게 아니라 그냥 생긴대로 있는 만큼만 보여주라는 거예요. 그래서 사람들이 호응해주면 다행이고, 호응을 안해주면 연습을 좀 더하면 됩니다.nbspnbspnbsp중요한 사람을 만날 때일수록 실수하기가 더 쉽죠. 그리고 ‘내 인생에서 이것이 아니면 절대 안 된다’라고 보통 말하는데 많이들 살아보셨으니까 잘 아시잖아요. 꼭 그렇습디까? 이것이 안 되어도 또 다른 길이 있고, 저것이 안 되어도 또 다른 길이 있고 그렇습니다. 저도 중고등학교 시절에 시험칠 때마다 잘 하려고 애를 썼는데, 지금 돌아보면 중학교 2학년 기말고사에 80점을 받았으면 어떻고, 90점을 받았으면 어떻고, 그걸로 제 인생이 뭐가 달라졌겠습니까. 그런데 그 때는 그걸로 제 인생이 굉장히 달라질 것처럼 생각이 되었던 겁니다. 그러나 지나놓고 되돌아보면 그것이 그렇게 목 매달 일은 아니었음을 알 수 있죠. 그렇다고 공부 안 하고 마냥 놀으라는 얘기가 아니라, 공부를 열심히 하되 결과가 나오면 그냥 받아들이면 될 일이지 목 매달 일은 아니라는 겁니다.nbspnbsp이렇게 여러분들은 미래의 행복을 위해서 현재의 행복을 자꾸 훼손시킨다는 겁니다. 젊을 때는 내가 이렇게 고생했으니까 다음에는 행복하지 않겠나 했지만, 지금 다들 행복해지셨어요? 초등학교 때는 중고등학교만 가면 행복할 것 같고, 중고등학교에 가면 대학만 가면 행복할 것 같고, 대학에 가면 취직만 하면 행복할 것 같고, 취직하면 결혼만 하면 행복할 것 같고, 결혼하면 아이만 낳으면 행복할 것 같고, 아이 낳으면 아이들 장가만 보내면 행복할 것 같고, 늘 그러다가 생을 마감하는 겁니다.nbspnbsp공부할 때는 공부를 재미있어 해야 합니다. 즉, 목표는 두되 과정을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는 겁니다. 학생 때는 공부하는 게 힘들었지만 지나놓고 보면 밥만 먹고 공부만 해도 되는 그 때가 요즘은 그립잖아요. 결혼해서 살아보면 처녀 총각이었을 때가 그립듯이요. 왜 사람들은 그 당시에는 죽겠다고 하고 지나놓고는 그 때가 좋았다고 할까요? 군대 갔다 온 남자들 얘기 들어보면 군대 있을 때는 죽겠다고 했으면서 나오면 술자리 앉을 때마다 기합받은 얘기를 자랑삼아 하잖아요. 이런 경험을 몇 번 거듭하면 ‘아, 군대 있을 때는 군대 있을 때가 좋았고, 대학 다닐 때는 대학 다니는 게 좋았구나’라고 생각할 수가 있죠. 직장 다니는 사람들은 ‘지금이 힘들다’라고 하지만, 퇴직하고 나서 집에 있어 보세요. ‘그래도 일거리가 있을 때가 좋았구나’ 하게 됩니다.nbspnbsp현재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즐길 줄 알아야 합니다. 여러분들은 ‘즐긴다’고 할 때 술먹고 춤추고 노는 것만을 떠올리는데, 농사짓는 것도 즐기는 것이고, 원고 쓰는 것도 즐기는 것이고, 강의하는 것도 즐기는 것이 될 수 있어요. 매순간 지금을 즐길 줄 알아야 합니다. 하루 종일 회사에서 힘들어 하면서 일하고, 저녁에 술 마시면서 즐긴다는 것은 낭비라는 겁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즐길 줄 알면 저녁에 술 마시면서 스트레스를 안 풀어도 된다는 거죠. 몇 시간 일하고 몇 시간 논다는 것이 아니라 일하는 것과 노는 것의 경계가 사라지고 그냥 일이 계속 되는 거에요.nbspnbsp지금 이 자리에는 자영업을 하거나 회사 오너이신 분들이 많으신데, 노동자들은 하루에 돈 받은 만큼만 몇 시간 일하면 끝이지만 여러분들은 자기 회사이니까 사실 24시간 일하잖아요. 이 때 일이 그냥 자기 놀이가 되어버리면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어요.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우선 ‘주인의식’을 갖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nbspnbsp그래서 직원들에게도 자꾸 돈을 얼마 더 주고, 휴가를 며칠 더 주는 식으로만 접근하면 일시적 효과밖에 안 생깁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주인의식’을 심어주는 것입니다. 이 일이 자기 일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자기 일이 되게 하려면 성과를 자신에게 돌아오게 해줘야 합니다. 내가 죽도록 일해봐야 그 성과는 다 과장이 가져가고, 사장이 가져가고 나한테는 푼돈만 준다고 생각이 들면 자발성이 떨어지게 됩니다.nbspnbspnbsp조금 더 큰 차원에서 본다면, 지금까지 한국 경제는 모방 시스템이었습니다. 우리보다 앞서간 서양의 모델이 있고, 우리는 그것을 계속 모방해가는 시스템이었는데, 그 모방의 수준이 선진국 수준에 거의 근접했습니다. 전에는 우리가 따라가기에 급급했는데, 거의 근접해서 살펴보니까 선진국도 지금 어떻게 나아가야될지 몰라서 헤매고 있거든요. 그런데도 우리는 아직도 모든 사고와 습관이 모방에 젖어 있습니다.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이 소진되었다고 말할 때 가장 큰 원인 중에 하나가 바로 이것입니다.nbspnbsp이것을 뚫고 나가려면 창조를 해야 하는데 창조를 하려면 탐구를 해야 합니다. 탐구를 하려면 ‘주인의식’이 있어야 해요. ‘이것을 어떻게 해결하지?’ 이런 주인의식을 가져야 하는데, 우리의 교육시스템상 그렇게 훈련이 안 되어 있었을 뿐 아니라 사회시스템상으로도 그렇게 안 되어 있다는 겁니다. 그나마 우리 사회에서 약간의 창조성을 발휘하는 분야는 대중예술분야 정도이거든요. 왜냐하면 대중예술분야가 기존의 권위 의식이 가장 약했기 때문입니다. KPOP이나 한류 드라마는 우리가 외국에서 배워온다기 보다는 우리가 만든 것을 오히려 외국에서 배워가려고 할 정도가 됐거든요. 그러나 나머지 대다수의 분야는 아직도 벤치마킹에 급급한 모방 시스템이죠. 이제는 이런 모방시스템이 한계에 다달았다는 겁니다. 실패했다는 것이 아니라 모방시스템을 통해 성공했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는 겁니다. 일본도 이미 20년 전에 이런 상태에 도달했는데 창조성을 못 가졌기 때문에 정체가 된 것이거든요.nbspnbspnbsp이런 데서 여러분들이 운영하는 회사의 운영시스템도 바뀌어야 합니다. 그 핵심은 ‘주인의식’을 어떻게 심어주느냐입니다. 이것을 불교 용어로 말하면 ‘수처작주’라고 표현합니다. 처하는 곳마다 자기가 주인이 되라는 뜻입니다. 성경에서는 이것을 ‘5리를 가자고 하거든 10리를 같이 가주어라’라고 표현했습니다. 즉, 누가 억지로 5리를 가자고 해서 따라가면 내가 종이 됩니다. 그런데 ‘내가 10리 가줄게’ 하고 마음을 내어버리면 내가 주인이 된다는 겁니다. 이것은 종에서 주인으로의 삶의 전환을 의미하는 겁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이런 자세가 가장 필요합니다.nbspnbsp여러분들도 회사에서 직원들에게 명령을 내려서 따르게 하고, 말 안 듣는 사람은 야단을 쳐서 독려하고, 학교에서도 정답을 미리 만들어놓고 O X 테스트를 해왔는데, 지금까지는 그렇게 하는 것이 성공적이고 효율적이었어요. 왜냐하면 모방시스템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런 방식으로는 한계점에 이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대통령님이 창조경제를 강조한 것은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였어요. 그러나 아이디어는 굉장히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방식은 창조가 일어날 수 있는 방식이 아니에요. ‘창조 안 할거야? 빨리 창조해’ 이렇게 접근하는 것은 모방 시스템의 방식이지 창조의 방식이 아닙니다.nbspnbsp창조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사유의 자유를 주어야 하고, 주인의식을 심어줘야 하고, 소통이 자유롭게 되어야 합니다. 인문학과 자연과학, 불교와 기독교, 종교와 과학까지도 넘나들면서 사유의 자유를 주어야 창조가 일어납니다. 그런데 아직 우리 사회는 너무 칸막이가 많이 쳐져 있는 것 같아요. 유교 주자학의 영향을 많이 받은 측면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배타적인 성향이 창조성을 떨어뜨린 요인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nbsp“네, 감사합니다.”nbsp김 교수님은 주인의식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이 무척 인상깊었다고 하면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습니다. 청중석에서도 스님의 말씀 한 구절 한 구절을 열심히 수첩에 기록하는 등 열공 모드를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한국 경제의 모방시스템을 언급하면서 회사의 경영방식 또한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한 부분에서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하는 모습이었습니다.nbspnbsp이어서 청중석에서 질문을 받았습니다. 강연 주제가 행복이어서 그런지 스님은 가장 행복할 때가 언제였는지, 성적인 욕구는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 불교에서 말하는 오계는 무엇을 뜻하는지 등에 대한 질문이 있었습니다.nbspnbsp더 많은 질문이 나올 수 있었겠지만 약속한 1시간 30분이 지나자 곧바로 강연을 마쳤습니다.nbspnbsp강연장을 나온 스님은 다시 평화재단으로 이동해 10시부터 미팅과 회의를 연이어 한 후 오후에는 즉문즉설 강연을 하기 위해 부산으로 이동했습니다.nbspnbsp부산으로 가는 길에는 차가 많이 막혀 강연 시작 시간인 저녁 7시보다 10분 늦게 도착해서 가까스로 강연장 무대 위에 올랐습니다. 부산 동아대학교 부민캠퍼스 국제관에서는 청년들을 위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 다음 이야기에 계속 이어집니다.nbsp ※ 카카오톡으로 법륜 스님의 하루를 매일 받아보세요. 아래 배너를 누르고 친구 추가

2016.05.05. 84,982 읽음 댓글 18개

2016.5.3 (저녁) 천안 즉문즉설 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전에 김천에서 열린 즉문즉설 강연에 이어서 저녁 7시부터는 천안에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 늘 그렇듯 오늘도 스님은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전국을 누비며 강연 행진을 이어갔습니다.nbspnbsp스님은 강연 시간인 저녁 7시가 다 되어 강연장인 천안시청 봉서홀에 도착했습니다. 오랜만에 천안을 찾아 준 스님을 천안정토회 봉사자들은 환한 웃음으로 반겨주었습니다.nbspnbspnbsp어젯밤부터 한반도 전역에는 강풍주의보와 풍랑특보가 발효되었습니다. 비행기가 멈추고 간판이 날아가고 가로수가 뽑혔다는 뉴스를 들으며 한 달 전부터 강연을 준비해 온 천안정토회 자원봉사자들은 걱정부터 앞섰습니다. 이제나 저제나 비가 그칠까 애타게 기다렸는데, 강연 시작 시간인 저녁 7시가 가까워져도 비바람이 몰아치는 상황은 바뀌지가 않습니다. 그래도 봉사자들은 한 달 전부터 포스터와 현수막을 열심히 붙였고, 한 정토회 회원은 자신이 사는 아파트 600세대에 가가호호 전단지를 나누어주기도 하는 등 최선을 다했다며 크게 불안해 하지는 않는 모습이었습니다.nbsp다행히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1,000여 명의 대중들이 자리를 가득 메웠습니다. 강연장 입구에 마련된 질문지함에는 질문지가 수북이 쌓여 있었는데, 오늘은 스님이 또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설레기까지 했습니다.nbspnbsp천안에서는 그동안 열 번의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는데 한 번을 제외하고 모두 오전에만 열렸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직장에 다니느라 강연에 올 수 없었던 분들을 위해 특별히 저녁에 강연을 열었습니다. 나란히 함께 오는 부부들의 모습도 많이 보였고, 시각 장애인 두 분도 봉사자들의 안내로 무사히 강연장에 자리를 잡았습니다.nbspnbspnbsp어느덧 저녁 7시가 되어 스님이 무대에 오르자 1000여 명의 청중들은 열렬한 환호와 박수갈채로 보냈습니다. 스님은 청중들의 환호에 다소 놀란 듯 하며 말문을 열었습니다.nbspnbsp“충청도 사람이면 충청도 사람답게 점잖아야죠. 왜 충청도 사람답지 않게 그렇게 소리를 지르고 그래요? 다들 본적은 경상도나 전라도이면서 살기만 충청도에서 사는 거죠?nbspnbspnbsp충청도 사람들은 웃는 것도 담장 너머로 소리가 안 들리게 웃는다는 말이 있는데, 요즘 와서는 많이 바뀐 것 같네요. 예전에는 제가 강연을 해도 다들 빙긋이 미소만 짓지 반응이 별로 없어서 ‘강연을 제대로 못 했나?’ 싶었는데 강연 마치고 사인할 때가 되면 그때서야 ‘강연 잘 들었습니다’ 인사를 해서 웃을 때가 많았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왜들 그러세요?”nbsp“하하하...” nbspnbspnbsp스님의 솔직담백한 인사 덕분에 시작부터 웃음과 함께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이어서 스님은 즉문즉설과 즉문즉답의 차이에 대해 간단히 안내를 해주었습니다.nbspnbsp“여러분과 저는 종교가 다를 수도 있고, 태어나서 자란 지역이 다를 수도 있고, 현재 사는 환경이 다를 수도 있기 때문에 생각이나 견해, 느낌 또한 다 다를 수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대화가 필요합니다. 함께 대화를 하다보면 각자 자란 환경이나 관습, 가치관에서 봤을 때는 도저히 안 풀리던 것이 다른 관점에서 쉽게 길이 찾아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혼자 끙끙대는 것보다는 드러내서 함께 대화하는 게 좋습니다.nbspnbspnbsp이 강연은 ‘즉문즉설’이라고 했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자꾸 ‘즉문즉답’이라고 표현하는데, 즉문즉설과 즉문즉답은 다릅니다. 즉문즉답은 답을 주는 거예요. 즉 정답이 있는데 여러분들이 못 찾으니까 스님이 찾아주는 것, 그게 즉문즉답이에요. 그런데 인생에는 정답이 없기 때문에 스님이 답을 줄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여러분들이 갖고 있는 고뇌에 대해서 저에게 묻는다면, 저와 대화를 하는 과정 속에서 ‘별 거 아니네. 괴로워할 일 아니네’ 하면서 고뇌가 사라지게 될 겁니다. 이런 대화를 ‘설법’이라고 합니다. 부처님 가르침의 궁극적인 목표는 우리를 해탈과 열반에 이르도록 하는 것입니다. 열반이란 괴로움이 없는 상태, 모든 고뇌가 사라진 상태를 말하고, 해탈이란 온갖 무거운 짐과 속박으로부터 벗어난 상태를 말합니다.nbspnbspnbsp그래서 여러분과 제가 대화를 하다보면 완전하게는 아니더라도 지금보다는 조금 더 가벼워지는 길로 나아가게 될 겁니다. 이런 대화를 ‘설’이라고 해요. 이것은 ‘답’과는 성격이 좀 다릅니다. 그러니 오늘 이 강연을 통해 ‘스님이 답을 주신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안 돼요. ‘스님과 대화를 한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덧 조금씩 마음이 가벼워지실 겁니다. 자, 이제 여러분들의 얘기를 듣겠습니다.”nbspnbsp왜 스님의 강연을 ‘즉문즉설’ 이라고 하는지 이해를 한 청중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했습니다.nbspnbsp오늘 강연장은 천안시청이라 규정상 책 사인회를 할 수 없어 예정된 시간보다 조금 길게 강연이 진행됐습니다. 총 8명의 질문과 답변이 이어졌는데 그 중에 한 분의 사연을 소개해 드립니다.nbspnbsp초등학교에서 담임을 맡고 있는 분이셨는데, 수업시간에 계속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 때문에 힘들다며 하소연을 하자 스님은 충돌조절장애 아동을 다루는 방법에 대해 지혜로운 말씀을 들려주었습니다.nbspnbspnbsp“저는 초등학교 2학년 담임을 맡고 있습니다. 학생 중 한 학생이 혼자서 교실에 있는 장난감을 크게 벌려놓고는 수업이 시작됐는데도 절대 치우지 않는 겁니다. 결국 다른 학생들이 그것을 치웁니다. 이런 상황이 3월부터 지금까지 두 달 동안 지속되었어요.nbspnbsp그래서 제가 마지막 경고를 했습니다. ‘네가 앞으로 3번만 더 그렇게 하면 다시는 그 장난감을 못 가지고 놀게 하겠다’라고요. 그런데 그 학생은 3번이나 더 그런 행동을 반복했습니다. 정말 화가 많이 났지만 계속 참았어요. 결국 그 학생 하나 때문에 다른 학생들도 다 수업을 못하는 상황이 됐고, 그 학생은 심지어 쓰레기를 계속 교실 뒤편에 쏟아놓고, 이어서 남의 책상을 뒤집어 엎었고, 자기 책상도 뒤집어 엎었습니다. 그때 제 손도 부르르 떨렸지만 그 학생을 때리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저는 마지막으로 ‘네 자리는 치워야 하지 않겠니?’라고 했는데, 그 학생은 갖고 있던 색연필 세트에서 색연필을 하나씩 뽑아서 보란 듯이 뒤쪽으로 던진 후에 교실 한쪽에 쌓아둔 실로폰까지 무너뜨렸습니다. 저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그 학생 어깨를 딱 잡고는 ‘저리 가’라고 소리를 지른 후 그 상황을 정리했습니다.nbsp저는 ‘그 학생은 어린 아이이니까 내가 이해를 해야 된다. 아이는 자기 잘못을 모를 수도 있다’ 하는 생각도 들고, 또 그 학생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화가 나서 그럴 수도 있을 것 같긴 합니다. 그런데 보통의 아이라면 그렇게까지 행동하지는 않거든요. 그 학생이 가장 무서워하는 게 자기 아버지의 체벌인데, 제가 참다, 참다, 참다 결국 폭발을 해서 그 학생한테 ‘이렇게 하면 너희 부모님한테 말할 수밖에 없어’라고 협박을 했더니 학생이 엉엉 울면서 ‘죄송해요’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계속 이렇게 한 번씩 감정적으로 폭발을 하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많은 생각을 하게 돼요. 제가 어떤 식으로 이 학생을 다뤄야 될까요?”nbspnbsp“그 아이 한 명만 없으면 수업을 할 만 해요?”nbsp“네.”nbsp“그 아이의 역할은 다른 모든 아이를 착한 아이로 만드는 거예요. 만약 그 아이가 없으면 질문자는 또 다른 어떤 아이 때문에 수업하기 힘들다고 할 텐데, 그 아이가 지금 다른 모든 아이를 다 착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 아이에게는 그런 장점이 있어요.nbspnbspnbsp이렇게 스스로를 나쁘게 만들어서 남을 더 좋게 만드는 사람을 ‘역행보살’이라고 합니다. 얼마전 총선에서 우리 국민들이 투표를 잘 한 이유도 누구 한 사람이 굉장히 자기 고집대로 해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말하던데, 동의를 하시는지 모르겠어요. 대구경북에서는 지난 30년 간 진짜 한 당만 찍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대구경북에서 야당의원이 선출되는 변화가 온 이유는 온 국민들이 각성해서 그런 걸까요? 어떤 한 분이 잘해서 그런 걸까요? 어떤 한 분과 그 주위 사람들이 워낙 잘 하니까 국민들이 ‘이건 해도, 해도 너무 한다’ 하면서 변화를 가져온 것이라고 하잖아요. 여러분들도 그렇게 생각하시나요?”nbspnbsp“예.”nbspnbsp“역행보살이란 자기가 잘못 함으로써 세상을 좋게 만드는 사람을 말하는 거예요. 저처럼 이렇게 좀 잘해서 세상을 좋게 만드는 것보다는 자기를 확 나쁘게 만들어서 세상을 좋게 만드는 것을 말하는데, 그것처럼 이 아이 때문에 다른 20명의 아이들이 다 착한 아이가 된 거예요. 그 아이한테는 이런 장점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겁니다. 이해하셨어요?nbsp자,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 봅시다. 그 아이는 약간 문제가 있는 아이일까요? 환자일까요?”nbsp“환자인 것 같아요.”nbspnbsp“환자한테 왜 화를 내요? 질문자가 화를 내는 건 그 아이가 정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화가 나는 거예요. 그 아이는 자신을 스스로 컨트롤하는 것이 안 되는 아이예요.”nbspnbsp“예.”nbspnbsp“그 아이는 선생님의 말을 못 알아듣는 것도 아닌데, 선생님이 야단을 치면 딱 그만큼 반작용으로 반발을 계속 하는 거예요. 그럼 해결방법이 뭘까요? 칼로 목을 치듯이 그 아이한테 누군가가 완전히 세게 나가야 꺾이지, 그전까지는 그 아이 스스로 자기 통제가 안 됩니다. 아이가 집에서 그런 행동을 할 때는 아버지가 인정사정 없이 때리면서 폭력적으로 하니까 꺾일 수 있었던 거예요. 아이가 스스로 자기 행동을 반성해서가 아니고, 그 폭력에 못 이겨서 숙였던 거예요. 그러니 그 아이는 선생님이 야단친다고 달라지지 않습니다. 질문자가 그 아이한테 폭력을 행사해서 제압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의 교육시스템상 그러면 안 되지요. 그 아이 아버지도 자기가 아이를 때리는 건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선생님이 아이를 때린다고 하면 아마 난리를 칠 겁니다.nbspnbsp그렇기 때문에 그 아이를 보고 질문자가 화를 낼 필요가 없습니다. 그 아이는 환자이기 때문입니다. 그 아이가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니고, 자극을 받으면 그렇게밖에 안 되는 거예요. 그러니 질문자는 그 아이를 볼 때마다 마음 속으로 ‘환자다’ 하고 봐주세요. 아이 아버지한테 찾아가서 ‘얘는 환자입니다’라고 하지는 말고요.nbspnbspnbsp지금 그 아이가 했다는 행동 몇 가지만 딱 들어봐도 벌써 저는 ‘그 아이는 환자이구나’ 하는 걸 알 수 있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 교육의 가장 큰 문제가 그런 아이들의 행동이 정신질환임을 모른다는 거예요. 그것처럼 애인과 헤어졌다고 ‘죽고 싶다’ 하거나 남자가 바람을 피웠다고 ‘확 자살해 버리고 싶다. 내가 확 죽어버려야 저 인간이 반성할 것 같다’ 하는 심리상태는 다 정신질환상태입니다.nbspnbsp그런데 이런 정신질환은 병이 일어났다가 시간이 지나면 자연치유가 됩니다. 그래서 옛날부터 죽은 남편이나 자식을 못 잊는 사람한테는 시간이 흐르면 자연치유가 된다는 의미에서 ‘세월이 약이다’라고 말했던 거예요. 그래서 우리도 그런 사람들을 환자라고 생각을 안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은 실제로는 환자이거든요. 가만히 놔두면 치유되는 데에 3년이 걸리지만 조금만 치료하면 한 달 만에 극복할 수도 있는 거예요. 그런데 우리는 대부분 이것을 조기에 치료하지 않고 만성화시킵니다. 완전히 병이 깊어져서 머리를 산발하고 침을 흘리고 쓰레기통 뒤지고 다닐 때가 되어서야 ‘저 사람 미쳤다. 정신병자다’라고 하게 됩니다.nbspnbspnbsp이런 우리의 오랜 관습 때문에 자신이나 자녀가 정신과에 가는 걸 굉장히 꺼리거나 숨기게 됩니다. ‘정신병’이라고 하면 전부 이상 행동을 하는 미친 사람만 연상하기 때문이에요. 감기도 1주일이면 자연치유가 되지만 독감은 한 달씩 가잖아요. 감기 같은 걸 옛날에 누가 병이라고나 했습니까? 그런데 요즘은 감기 걸리면 바로 병원에 가잖아요. 그런 것처럼 교통사고가 나서 놀랐다든지 하면 다 정신적인 치료를 해야 됩니다. 월남전에 참전했던 미군들에게 육신만 치료하고 정신은 치료를 안 해서 나중에 엄청난 부작용이 있었잖아요. 그런데 나중에야 그것이 ‘트라우마’라는 질환임을 알게 되어서 정신적인 상처를 치유하는 프로그램들이 생겨나게 된 겁니다.nbspnbsp그 아이는 요즘 말로 ‘충동조절장애’가 있는 거예요. 그러니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그 아이가 하는 행동을 가만히 관찰해 보고 ‘좀 이상하다’ 싶으면 부모님을 학교로 오시라고 해서 의논을 하세요. ‘아이한테 약간 이런 장애가 있는 것 같으니까 집에서 야단만 치지 마시고, 검진을 받아서 치료를 한번 해 보면 어떻겠습니까?’ 하고 선생님이 안내를 해 줘야 합니다.nbspnbspnbsp그리고 아이가 벌써 아버지 얘기만 해도 겁을 낸다는 것은 아버지가 아이의 병에 대해서 모르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아이를 두드려 팬다고 개선될 병이 아니에요. 두드려 패면 아버지 앞에서만 겁을 내지 다른 데 가면 또 증상이 재발하는 거예요. 그 아이는 충동조절장애에 속하기 때문에 정신과 치료를 받게 하는 게 좋고, 어쩌면 신체적으로도 호르몬의 이상분비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필요하면 의사한테 진단을 받아서 약물치료도 받게 해야 해요. 그건 시간이 꽤 걸릴 겁니다. 그런데 만약 아이의 집에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질문자는 교장선생님과도 의논해 봐야 합니다. 왜냐하면 아이가 교실에서 이상행동을 하면 그 아이만 문제가 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수업에 방해를 받기 때문이에요.nbspnbsp더 나아가서, 학교에서는 이런 아이들에 대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은 100명을 모아놓고 선생님 혼자 가르쳐도 아무 문제가 없지만, 장애가 있는 아이는 1명을 위해 선생님 2명을 최소한 붙여야 해요. 우리나라 교육제도의 문제는 이겁니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소수만 모아놓고 선생님이 집중 지도를 하도록 해주고, 공부 못하는 아이들은 한꺼번에 모아놓고 지도하거든요.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일수록 한 반의 정원을 더 줄이고, 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위해서는 아이 한 명당 선생님 2명을 붙여서 교육을 해야 합니다. 이것이 공평한 교육이에요. 아이들의 형편에 맞게끔 교육을 하는 게 평등한 교육입니다. 그 아이도 그 아이의 처지에 맞게끔 치료받을 권리가 있고, 교육받을 권리가 있습니다.nbspnbspnbsp그런데 질문자는 그런 충동조절장애 아동을 교육하는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직접 그 아이를 교육하기 보다는 전문가에게 안내해 줘야 되는 거예요. 우선 ‘그 아이는 환자다’라고 생각하면 화가 나지는 않을 겁니다. 화가 나는데도 부들부들 떨면서 참는다고 하셨죠? 그러면 질문자는 스트레스가 쌓여서 언젠가는 폭발하게 될 겁니다. 그 아이가 지금은 초등학교 2학년이니까 질문자가 제압할 수 있지만, 앞으로 6학년만 되어도 선생님 머리를 잡아채고, 덤비고, 그럴 겁니다. 그래서 그런 아이는 건드리면 안 됩니다. 오히려 질문자는 그 아이가 하는 몇 가지 행동을 관찰해서 기록을 하든지 비디오로 찍든지 해서 전문가한테 의뢰를 하세요. 그런 장애는 전문가가 치료하도록 해야 합니다.”nbsp“네, 감사합니다.”nbsp예상치 못한 답변에 질문자는 아주 속시원해 하며 밝게 웃었습니다. 스님은 이런 아이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일러주면서 우선 질문자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고, 다음으로는 해결책에 대해 제시해주었습니다. 청중들도 모두 감탄을 하며 박수를 보냈습니다.nbspnbspnbsp이 외에도 7명의 질문이 더 있었습니다.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고 심지어 아이와 있을 때도 불편한 감정이 생겨서 걱정이라는 분, 같이 사는 시어머님이 불평불만이 많고 짜증을 입에 달고 살아서 그로 인해 자신의 일도 안 풀리는 것 같는 분, 유튜브에서 스님의 통일 강연을 듣고 너무 감동 받아서 직장 동료들에게 통일의 필요성을 얘기했더니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았다며 어찌해야 하는지 묻는 분, 어렸을 때부터 불치병을 앓았고 현재는 아토피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5살 아이를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 묻는 분, 남자 같은 스타일을 하고 있어서 여자 화장실에 갈 때마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 쓰인다는 분, 아이 둘을 낳고 산후우울증을 겪다보니 부모님을 원망하는 마음이 드는데 어떻게 마음을 다스려야 할지 묻는 분, 중3 딸이 학교를 가지 않겠다고 버티는데 아이가 어렸을 때 엄마가 우울증을 겪은 탓인 것 같다며 어떻게 아이를 품어주어야 할지 묻는 분 등 다채로운 질문에 대해 스님의 명쾌한 답변이 쏟아졌습니다.nbspnbsp강연은 2시간 30분 동안이나 계속 됐습니다. 자리를 뜨지 않고 집중해 준 청중들을 위해 스님이 마지막으로 정리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모든 강연 내용을 다 기억하지 못할테니 이 내용만큼은 꼭 명심해 주었으면 하는 스님의 바람이 묻어났습니다.nbspnbsp“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누구나 태어난 조건, 살아온 환경과 관계없이 모두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도 행복해야 합니다. 남편이 죽은 사람도 행복할 수가 있고, 자식이 죽은 사람도 행복할 수가 있고, 교통사고가 나서 장애가 생겨도 행복할 수가 있어요.nbspnbspnbsp그런데 실제 그런 상황에 처했을 때는 왜 불행해 하는 걸까요? 옛날 생각을 해서 그래요. 다리를 안 다쳤을 때에 집착하기 때문에, 현재 다리를 다쳤다는 것이 괴로운 겁니다. 다리 한 쪽이 부러졌을 때 ‘그래도 나머지 한 다리는 안 다쳐서 다행이다’, ‘그래도 안 죽고 살아서 다행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장애를 입었어도 미소를 머금을 수가 있습니다. 그런 미소는 누가 나에게 주는 게 아니에요. 내가 내 인생을 그렇게 만들어나가야 하는 거예요. 마지막으로 부처님 말씀을 한 번 따라해 보세요.nbspnbsp행복도 내가 만드는 것이네.불행도 내가 만드는 것이네.nbsp진실로 그 행복과 불행,nbsp다른 사람이 만드는 것 아니네.nbsp입으로 따라 하기는 해도 속으로는 여전히 행복과 불행을 다른 사람이 만든다고 생각하고 있죠? 네가 술을 먹어서, 네가 바람을 피워서, 네가 공부를 안 해서 내가 괴로운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잖아요. nbspnbspnbsp긍정적 사고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살아있는 것만 해도 다행이다’ 이걸 긍정적 사고라고 해요. ‘그 자식이 그러지만 않았어도 내 다리가 안 부러졌을 텐데’ 이걸 부정적 사고라고 해요. 부정적 사고를 하기 때문에 우리는 늘 번뇌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그러나 긍정적 사고를 하면 누구나 다 행복해질 수가 있습니다. 기독교인이든 불교인이든 관계가 없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신앙의 자유가 있으니까요. 또 남자든 여자든 관계가 없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다 행복할 수가 있습니다. 이걸 불교적으로 말하면 ‘모든 사람은 다 부처의 성품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자신의 소중한 권리인 행복할 권리를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nbsp스님의 말씀이 큰 울림이 되었는지 오랫동안 박수가 이어졌습니다.nbspnbspnbsp강연회를 마치고 나가시는 몇몇 분들에게 소감을 물어보니, 어떤 분은 “시간이 더 있었으면 아직 질문지함에 남아있는 다른 질문들에 대한 답변도 다 들을 수 있었을 텐데...” 하고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스님의 강연이 유익하고 재미있었다는 반증일 테죠.nbspnbsp스님이 강연장 통로로 걸어 나오자 천안시민들은 열렬한 박수와 환호를 보냈습니다. 스님도 환하게 웃으며 시민들과 악수를 한 후 강연장 밖으로 나왔습니다.nbspnbsp마지막으로 오늘 강연을 준비한 천안정토회 봉사자들과 함께 단체사진을 촬영했습니다. 지난 한 달 동안 고생한 봉사자들의 수고로움이 한꺼번에 녹아나는 순간입니다. 모두들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습니다.nbspnbspnbsp강연장을 나온 스님은 곧바로 서울로 향했습니다. 내일은 아침 7시부터 조찬 강연을 시작으로 10시에는 평화재단에서 미팅이 있고, 저녁 7시에는 부산 동아대 부민캠퍼스 국제관에서 청년들을 위한 즉문즉설 강연이 있을 예정입니다.nbsp ※ 2016년 봄,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갑니다. 강연일정 확인하시고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오세요. 강연은 선착순 무료입장입니다. 질문자 접수는 강연장에서 받습니다.

2016.05.04. 101,200 읽음 댓글 39개

2016.5.3 (오전) 김천 즉문즉설 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오전 10시 30분에 김천시 문화예술회관에서 김천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한 후 저녁 7시에는 천안시청 봉서홀에서 천안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했습니다.nbspnbsp어제 밤부터 날씨가 흐려서 혹여나 비가 많이 올까봐 강연을 준비하는 김천 정토법당 봉사자들은 걱정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김천시 곳곳을 누비며 홍보에 힘쓴 김천 정토법당 회원들의 노고 덕분인지 비가 오고 있음에도 청중들이 하나 둘씩 입장하기 시작하여 530여 명이 자리했습니다.nbspnbspnbsp오늘 강연은 구미정토회 산하 왜관법당, 문경법당, 상주법당, 구미법당에서도 많은 봉사자들이 지원을 와서 도움을 주었습니다. 봉사자만 61명이었습니다.nbspnbsp소개 영상 후 무대에 오른 스님은 “비가 오는데도 많이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하면서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돈도 안 생기는데 왜 왔어요?”라며 농담을 던지자 청중석은 시작부터 웃음이 터져나왔습니다.nbspnbspnbsp그리고 “여기가 김천이니까 혹시 농사짓다가 오신 분 계세요?”라고 질문했는데 몇몇 분들이 손을 번쩍 들었습니다. 스님은 봄날에 하면 제일 좋은 일이 농사일이라고 알려주었습니다. 이어서 즉문즉설 강연의 취지만 간단히 설명한 후 곧바로 질문을 받았습니다.nbspnbsp“즉문즉설은 여러분들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겪는 이런저런 어려움이라든지 의문을 이야기하는 자리입니다. 살다보면 ‘그게 왜 그러지?’ 하고 의문이 생기잖아요. 참 착하게 사는데 일이 잘 안 풀리는 사람을 보거나, 또 우리가 볼 때는 진짜 인간이 나빠 보이는데도 떵떵거리고 잘사는 사람을 볼 때면 ‘하나님이 없나?’ 이런 의문이 들 때가 있죠. 그래서 즉문즉설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겪는 이런 의문과 인생을 살아가면서 겪는 고뇌를 가지고 대화해 보는 시간입니다. 꼭 질문을 해야 하는 건 아니고 자기 견해를 이야기해도 됩니다. ‘인생을 살아보니까 이러저러한 것은 참 좋았습니다’ 이렇게 자기의 경험을 함께 나누어도 됩니다.nbspnbsp제가 여러분들에게 일방적으로 ‘인생은 이렇게 살아야 한다’라고 할 만한 이야기는 따로 없습니다. 여러분들이 문제를 제기하면 저도 나이가 예순이 넘도록 살아왔고, 나름대로 이런저런 경험을 많이 했으니까 ‘그런 경우에 저는 이렇습니다’ 이렇게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자, 시작해 보죠.”nbsp이미 강연 전에 많은 분들이 질문지함 속에 여러 장의 질문지를 넣어 두었습니다. 스님은 하나씩 뽑은 후 선택된 질문자와 문답을 이어가기 시작했습니다.nbspnbsp총 6명이 질문을 했는데 오늘은 그 중에서 행복해진 엄마를 질투하는 아이에게 어떤 말을 해줘야 하는지 고민인 여성분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질문자는 특유의 호탕한 웃음을 간간히 발산하며 아주 재미있게 스님과 문답을 주고 받았습니다.nbspnbspnbsp“저는 행복을 찾기가 참으로 힘들었어요. 나이가 환갑인데 올해에야 두려움을 떨치고 ‘야, 나는 정말 행복해’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걸 보고 첫째 아들은 ‘엄마가 너무 멋있어’ 이렇게 생각해주는데, 둘째 아들은 ‘엄마가 행복한 게 미워. 엄마는 엄마만 바라보고 갔잖아’라고 해요. 그래서 제가 ‘너도 너를 바라봐. 나는 네가 행복하길 바란다’라고 이야기했어요. 그래도 둘째는 제 행복을 약간 질투합니다. 둘째 아이가 ‘엄마는 지금 내가 힘든 걸 모르고 엄마만 행복하잖아’라고 하기에 제가 ‘그러면 내가 너한테 어떻게 말을 해줘야 하냐? 나도 진실이고 너도 진실인데.’라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래도 엄마는 행복하고 자기는 행복하지 않다고 자꾸 이야기합니다. 애들 아버지 영향인가 싶기도 해요. 남편이 둘째 아들과 성향이 비슷하고 큰아들과 제가 성향이 비슷하거든요.nbsp그래서 제가 이 아이한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미안해. 나는 그 동안 살아오면서 정말 불행했기 때문에 어떻게든 벗어나려고 날 자꾸 찾다보니까 행복해질 수 있었다’라고 해야 할까요? 아이들에게 피해 안 주고 제가 일찍 일어나서 기도하고 스님 책 보면서 힘들게 찾은 행복이거든요. 둘째가 술 마실 때마다 ‘엄마는 왜 혼자 행복하냐?’ 이렇게 이야기하면 저는 어떻게 말을 해야 해요?”nbsp“둘째 아들이 엄마가 행복한 걸 보고 질투심이 난다고 하는데 이럴 때 어떻게 이야기해야 하느냐는 말이죠?”nbsp“예.”nbsp“간단해요. ‘아이고, 미안해’ 하면 됩니다.”nbspnbsp“미안하다고 했는데 조금 있다 또 이야기하고 조금 있다 또 이야기해서요.”nbsp“그 이상 말을 하려니까 복잡하죠. 아이가 뭐라고 해도 그냥 ‘미안해’ 이러면 돼요. ‘아이고, 내가 너보다 행복해서 미안해’라고요. ‘미안해’라고 하면 아들이 뭐라고 하는데요?”nbsp“조금 있다가 또 이야기해요. 술 마시면 항상 그래요. 조금 있다 또 하고, 또 하고, 자꾸 그러니까 힘들어요.”nbsp“술 마시고 이야기하든 뭐라고 이야기하든 똑같이 대답하면 돼요. 어떤 사람이 자꾸 ‘너는 잘났고, 나는 너보다 못났다’라며 시비를 걸면 ‘아이고, 내가 너보다 잘나서 미안해’라고 하면 됩니다. ‘너는 재산이 많고 나는 재산이 적다’라며 자꾸 이야기하면 ‘아이고, 재산이 많아서 미안해’라고 하면 됩니다. 그렇게 말하는 상대가 남편이든 자식이든 이웃사람이든 그건 신경 쓰지 마세요. 그런데 질문자는 별로 행복해 보이지도 않는데요.”nbspnbsp“아뇨, 행복해요. 얼마나 행복한데요. 하하하.”nbsp“재산을 예로 들어볼게요. 내가 10억이 있다고 꼭 부자라고 할 수도 없잖아요. 1억 가진 사람이 보면 부자지만 100억 가진 사람이 보면 가난뱅이예요. 그것처럼 자식이 보기에는 엄마가 자기보다 행복해 보이니까 그런 말을 하는 거예요. ‘아이고, 내가 너보다 행복하다고? 네가 보기에 그렇다고 하니까 엄마는 듣기 좋네. 고맙다. 그러나 미안하다.’ 이렇게 엄마가 행복하다고 해주니까 듣기 좋다고 말해주세요. ‘그래, 난 행복하다. 어쩔래?’ 이러지 말고요.nbspnbsp‘엄마도 힘들 때가 있다. 그러나 네가 보기에 엄마가 행복해 보인다니 참 다행이다. 그리고 네가 그런 엄마를 보고 질투한다니 내가 좀 미안하다. 나눠줄 수 있으면 나눠주고 싶은데 나눠줄 방법을 모르겠다. 네가 가져갈 수 있으면 가져가거라.’ 이러면 돼요.”nbsp“저도 행복을 줄 수 있으면 주고 싶어요. 그런데 아들은 행복하려는 노력을 하나도 안 했잖아요.”nbsp“그렇게 따지니까 싸우죠.”nbspnbsp“그러네요. 대놓고 따지지는 않았지만 속으로는 그렇게 따지고 싶었죠.”nbsp“꼭 그런 말을 입 밖으로 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그런 생각을 하니까 자꾸 번뇌가 되는 거예요. 아들은 아들 나름대로 노력을 하는 건데 그걸 두고 ‘너는 안 했다’ 이러지 마세요.nbsp언젠가 어떤 대학생이 자기 고민을 이야기하고 저한테 이렇게 물었어요.nbsp‘어떻게 하면 스님처럼 그렇게 지혜롭게 될 수 있습니까?’‘너가 보기에는 내가 지혜롭게 보이니?’‘네.’‘그래? 고생 좀 하면 되는데 한번 해볼래?’‘어떤 고생이요?’‘고문도 한번 당해보고, 죽을 고비도 넘겨보고, 단식도 한 70일 해보고, 이렇게 고생을 많이 하면 조금 도움이 될 텐데 한번 해볼래?’nbsp그랬더니 ‘아니요, 저는 안 할래요’ 이래요. 이렇게 대화를 해보세요.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그런 질문을 한다고 기분 나빠할 것도 없어요.nbspnbspnbsp스님이 네 가지를 이야기했어요. 첫째, 네 보기에 내가 행복해 보인다니까 다행이다. 좋게 봐줘서 고맙다. 둘째, 엄마인 내가 자식인 너보다 행복해서 미안하다. 셋째, 나눠주고 싶지만 나눠줄 방법을 내가 모르겠다. 넷째, 네가 가져가려면 마음대로 얼마든지 가져가라. 엄마는 챙기지 않을게. 나는 주고 싶어도 줄 방법을 모르니 네가 알아서 가져가려면 가져가거라. 이렇게 말하면 됩니다. ‘너는 고생도 안 하고 공짜로 먹으려고 드냐? 엄마는 얼마나 노력해서 행복을 얻었는데’ 이런 이야기는 하지 말라니까요.”nbsp“그런 이야기는 안 했어요. 생각만 했어요. 그래서 지혜로운 대답이 뭘까, 어떻게 말을 해야 하나 고민했던 거죠.”nbsp“말이 생각이 안 나면 ‘엄마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하면 돼요. 가장 진실한 말은 솔직한 것입니다. 질문을 했는데 답을 모르겠다면 ‘아이고, 나는 모르겠다’ 이게 진실이에요. 제 말 이해하셨어요?”nbsp“네.”nbsp“그런데 여러분들은 저한테 와서 묻고 그 대답을 외워가서 이야기해 주려고 하잖아요. 그러니까 머리가 복잡하죠. 모르면 그냥 ‘아이고, 엄마도 모르겠다’ 이러면 돼요. ‘엄마, 나 결혼해야 돼요? 말아야 돼요?’ 이러면 ‘나도 잘 모르겠다’라고 하면 돼요. 답을 알면 ‘하면 좋지’ 이러면 되고, 모르면 ‘아이고, 나도 잘 모르겠다’라고 하면 됩니다. 남자를 데려와서 ‘이 남자 어때?’라고 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알면 이야기하고 모르면 ‘아이고, 내가 남자 볼 줄 모른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됩니다. 그래도 또 물으면 ‘내가 남자를 그리 잘 보면 네 아버지 같은 사람을 만났겠니?’ 이러면 돼요.nbspnbspnbsp내가 내 남편도 못 골라서 지금 이렇게 힘들게 사는데 어떻게 딸 남편감을 보는 눈이 있겠어요? 그러니 아무리 와서 물어도 모른다고 해야 하는데, ‘키가 작아서 안 된다’, ‘종교가 달라서 안 된다’, ‘외국인이어서 안 된다’ 하면서 자기 인생도 못 사는 주제에 온갖 것에 간섭을 하려니까 머리가 아픈 거예요. 자기가 모르니까 점쟁이한테 물어봤다가 그래도 안 되면 저한테까지 와서 물어봅니다. ‘딸이 이렇게 묻는데 제가 뭐라고 대답해야 합니까?’라고요.nbspnbsp모르면 그냥 모른다고 하면 되지 그걸 뭐 그리 복잡하게 생각해요? 아이가 물었는데 답을 모르겠다면 ‘나도 잘 모르겠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되는 거예요. 알면 아는 대로 이야기하고요. ‘나는 고생해서 얻었는데 너는 고생도 안 하고 얻으려 드느냐’ 이런 이야기를 하면 상대가 기분 나쁘잖아요. 그러니까 ‘아, 네가 보기에 좋아 보이니? 다행이다’라고 받아주면 됩니다. 아름답다는 말이 칭찬이듯이 행복해 보인다는 건 어쨌든 칭찬해주는 말이잖아요. ‘엄마는 행복하네요’라고 하면 ‘고맙다’라고 받으세요. 그런데 부모자식 사이에 엄마는 행복하고 자식은 안 행복하다니까 조금 미안하잖아요. ‘미안하다. 주고 싶은데 나는 줄 방법을 모르겠다. 네가 가져갈 수 있거든 다 가져가도 엄마는 괜찮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되죠.”nbsp“네. 감사합니다.”nbspnbsp질문자는 특유의 호탕한 웃음 소리를 또한번 내며 감사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청중들도 스님의 시원스런 답변에 박수갈채를 보냈습니다.nbspnbsp이 외에도 총 6명이 질문을 했습니다. 남편으로부터 다른 여자가 생겼다는 충격적 고백을 들었다며 어떻게 해야하는지 묻는 여성분, 우울증을 앓고 있는 자기 딸이 걱정되는데 엄마로서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 묻는 분, 죽은 남편을 위해서 49재 기도를 하고 있는데 희한한 현상이 일어났다며 직접 사진까지 가져와 보여주는 분, 눈 앞에 불이 번쩍번쩍하고 귀에 환청이 있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묻는 분, 불교의 인연법에 대해서 알고 싶어 하는 분이 있었는데, 스님은 각각에 대해 명쾌한 답변을 들려주어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nbspnbsp강연은 2시간 30분 동안이나 계속 됐습니다. 비록 내 이야기가 아니었지만 스님과 질문자의 대화를 듣다보면 어느새 내 이야기가 되고 우리의 이야기가 되었습니다.nbsp마칠 시간이 되자 스님이 정리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오늘 질문자들이 문답을 통해 조금 더 행복해지는 쪽으로 나아갈 수 있었듯이 스님은 우리들도 누구나 행복할 수가 있음을 강조하면서 강연을 마쳤습니다.nbspnbsp“사람으로 태어난 사람은 누구나 다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습니다. 남편이 죽어도 행복하게 살 수 있고, 자식이 죽어도 행복하게 살 수 있고, 파산을 해도 행복하게 살 수 있고, 병이 들어도 행복하게 살 수 있고, 여자로 태어나도 행복하게 살 수 있고, 얼굴이 검어도 행복하게 살 수 있고, 신체장애가 있어도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종교가 어떻든 피부 빛깔이 어떻든 상관없이 모든 사람은 누구나 다 행복하게 살 수가 있어요. 이것이 ‘불성이 있다’, 다시 말해 ‘부처가 될 소질이 있다’는 말입니다.nbspnbspnbsp그런데 우리는 어떤 이유를 대고 행복하게 살고 있지 않습니다. 남편이 죽어서, 자식이 죽어서, 돈이 없어서, 늙어서, 신체장애가 있어서 등등 무슨 이유를 대서라도 ‘나는 괴롭다, 나는 괴롭다’라고 해요. 이것은 괴롭게 살고 싶어서 그런 거예요. 괴롭게 살고 싶으면 그냥 그렇게 사세요. 그런데 행복하게 살고 싶다면 자기는 이미 행복할 수 있는 존재임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니 조건을 붙이지 마세요. 그래야 행복하게 살 수 있어요.nbspnbsp‘이것만 이루어지면 나는 행복하겠다’라고 하면 죽을 때까지 행복할 수 없습니다. 옛날에 길 가다 보면 ‘때려주세요’라고 써 붙여놓은 두더지 잡기 게임기 알죠? 이걸 때리면 저게 튀어나오고, 저걸 때리면 이게 튀어나오고, 자식문제를 해결하면 남편문제가 튀어나오고, 남편 문제를 해결하면 돈문제가 튀어 나오고, 돈문제를 해결하면 병이 나고, 병을 치료하면 또 다른 뭐가 튀어나옵니다. 머리 하얀 할머니 할아버지들한테 물어보세요. 나이 든다고 해결이 됩디까? 갈수록 일이 더 복잡해져요.nbspnbsp그러니까 지금 행복해야 해요. ‘내일 행복할 거다’ 이렇게 생각하면 안 돼요. 선거 하는 사람이 ‘당선되면 행복할 거다’라고 생각하면 안 돼요. 선거하는 과정 자체가 행복하고 재미있어야 해요. 아이들은 공부하는 게 재미있어야 합니다. 어른은 일하는 게 재미있어야 해요. 남편이 바람을 피워도 ‘바람피운 남편을 어떻게 다스릴까’ 이걸 오늘부터 연구하면 재미있어요. 이 인간의 행동거지를 가만히 관찰하면서 양다리 걸치는 심리를 연구해보면 재미있어요. ‘이 인간이 16년이나 나하고 살았는데 어쩌다가 이런 생각을 했을까? 어릴 때 뭐가 부족해서 이리 되었을까?’ 그걸 오늘부터 연구해 봐요. 연구하다가 잘 안 되면 상대 여자를 만나보고 인터뷰도 해봐야 해요.nbspnbspnbsp이것은 좋은 연구 대상에요. ‘내 남자를 데려간 여자다’ 이렇게 생각하지 마세요. 그렇게 자꾸 연구해보면 나중에 ‘아, 인간 심리가 이래서 이런 일이 벌어졌구나’ 이렇게 결론을 얻을 수가 있는데 그게 재미입니다. ‘하나님이 해결해주세요’, ‘저 여자 죽여주세요’ 이게 재미가 아니에요. 그러면 그 여자가 죽을 때까지 매달려 살아야 하고, 남편이 돌아올 때까지 매달려 살아야 해요. 왜 내 인생을 그렇게 낭비합니까? 나는 지금부터 행복할 수가 있어요.nbspnbsp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누구나 다 행복할 수가 있다’라고 하셨습니다. 누구나 다 부처가 될 수 있다는 말이에요. 스님만 부처가 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머리 깎는다고 부처가 될 수 있다면 이발소만 갔다 오면 되고, 이런 옷 입었다고 부처가 될 수 있다면 옷만 한 벌 맞춰 입으면 되게요? 아니에요. 부처가 되는 것, 행복해지는 것은 그런 것과는 아무 관계가 없어요. 여러분들 스스로 ‘내가 행복할 권리가 있고, 나는 행복할 수가 있다’ 이 믿음을 가지시고 행복하셔야 해요.nbspnbspnbsp자꾸 조건을 붙이면 죽을 때까지 행복하지 못합니다. 남편이 죽었다고 슬퍼하고만 있으면 안 돼요. 같이 잘 살다가 돌아가셨으니까 ‘안녕히 가세요’ 하고, 혼자 사는 게 외로우면 남자친구를 사귀면 되고, 그냥 혼자 살아도 됩니다. ‘스님은 평생 혼자 사는데 나는 그래도 남자랑 같이 살아봤잖아. 그런데 굳이 또 둘이 살 게 뭐 있나?’ 하면 혼자 살아도 돼요. 둘이서도 한번 살아봤고 혼자서도 한번 살아보니까 혼자밖에 못 살아본 저보다 이익이잖아요. 그런데 슬퍼할 이유가 뭐가 있어요? 이유를 자꾸 만들어서 슬퍼하는 거예요. 그러지 말고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nbsp오랜 시간 선 채로 열정적으로 강연을 해준 스님에게 청중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로 화답했습니다.nbspnbspnbsp강연이 끝나고 스님의 책 ‘행복’ 사인회가 열렸습니다. 스님은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많은 분들에 ‘눈 좀 맞춰봐라’라고 하면서 웃음을 건네기도 했습니다. 어떤 분은 “스님을 직접 보니 너무 너무 행복하다”며 어쩔 줄 몰라하기도 했습니다. 김천시민들은 스님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일년에 한 번 뿐이어서 더욱 그랬던 것 같습니다.nbspnbspnbsp마지막으로 오늘 강연을 주관한 봉사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스님이 봉사자들에게 “어디에서 왔어요?”라고 묻자 봉사자들은 큰 목소리로 “김천이요”, “왜관이요.”, “구미요”, “상주요”라며 조금이라도 존재감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스님과 한 번의 눈맞춤으로도 봉사자들은 그동안의 수고로움이 녹아나는 듯 하다며 좋아했습니다.nbspnbspnbsp강연장을 나온 스님은 저녁 강연을 하기 위해 천안으로 향했습니다. 저녁 7시부터는 천안시청 봉서홀에서 천안 시민들을 위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 다음 이야기에 계속 됩니다.nbsp ※ 2016년 봄,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갑니다. 강연일정 확인하시고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오세요. 강연은 선착순 무료입장입니다. 질문자 접수는 강연장에서 받습니다.

2016.05.04. 85,487 읽음 댓글 31개

2016.5.2 농사일

nbsp nbsp nbsp 안녕하세요.nbsp어제 경전반 특강수련 강연과 저녁부 담당자 봄나들이를 마친 스님은 오늘은 농사일을 하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치술령 산행을 계획하기도 했으나, 오늘은 휴식 하는게 좋겠다는 주변의 만류에 따라 계획을 변경하여 농사일을 하였습니다. nbsp 먼저 겨우내 화분에 있던 국화를 마당으로 옮겨 심었습니다.nbsp nbsp nbsp nbsp그리고 새로 사온 고추, 오이고추, 수박, 참외 등을 밭에 심었습니다. nbsp nbsp nbspnbsp nbsp 또nbsp감나무 밑에는 열무를 심고, 꽃양귀비, 겨자채도 심었습니다.nbspnbsp nbsp 마당이 좁다 보니 모종을 화분에 심기도 했는데, 특히nbsp작년 가을에 심었던 도토리가 싹을 틔워 자라나기 시작해서 스님도 흐뭇한 웃음을 보였습니다.nbsp nbsp nbsp nbsp 북한에 보내기 위해 씨감자를 시범적으로 심었던 곳에는 감자가 잘 자라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일부에는 싹이 나지 않는 곳도 있었습니다.nbsp도토리는 너무 깊게 심어서인지 일부는 속에서 썩어 있기도 했습니다.nbsp nbsp nbspnbsp 오전 내내 작업을 한 후 점심에는 밭에서 직접 기른 상추와 청경채를 솎아서 상추쌈을 맛있게 먹었습니다.nbsp nbsp 두북 정토수련원에서 봄농사 짓느라고 수고가 많았던 화광 법사님을 초청하여 점심을 같이 먹었는데, 스님은 법사님과 함께 씨감자의 싹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이유에 대해 논의를 하기도 했습니다.nbsp nbsp nbsp 오후에는 화분들을 다시 모아 정비를 했습니다. 그리고 저녁 무렵에는 예쁜 소나무를 한 그루 더 심었습니다.nbsp nbsp 저녁 식사를 한 후에는 중국역사기행 업무를 점검하면서 하루를 마무리 하였습니다. nbsp nbsp nbsp내일은 오전 10시 30분에 김천에서 즉문즉설 강연이 있고, 저녁 7시에는 천안에서 즉문즉설 강연이 있습니다.nbsp ※ 2016년 봄,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갑니다. 강연일정 확인하시고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오세요. 강연은 선착순 무료입장입니다. 질문자 접수는 강연장에서 받습니다.

2016.05.04. 40,240 읽음 댓글 32개

2016.5.1 (오후) 정토회 저녁부, 청년부 자원활동가 봄나들이

nbsp안녕하세요? 새벽에 있었던 경전반 특강수련에 이어서 아침 10시부터는 정토회 저녁부와 청년부에서 모둠장 소임을 맡고 있거나 자원활동을 하고 있는 240여 명의 봉사자들과 함께 대야산 용추계곡으로 봄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nbspnbsp전국에서 새벽부터 출발한 자원활동가들은 아침 10시 무렵에 용추계곡 주차장에 모두 도착했습니다. 반갑게 인사하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에 스님도 주차장에 도착하고 곧바로 입재식이 시작되었습니다.nbspnbspnbsp약간 흐리고 쌀쌀한 듯했지만 입재식과 함께 나들이가 시작되자 해가 들며 날씨가 포근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스님은 인사말에서 “오늘 나들이의 핵심은 친목도모, 봄소풍, 그리고 경치를 충분히 즐기는 것”이라고 소개했습니다.nbspnbspnbsp그리고 간단하게 일정도 알려주었는데, 용추계곡을 따라 월영대까지 올라갔다가 선유동 계곡으로 내려와 점심을 먹고 스님의 법문을 듣는 일정이었습니다. 용추폭포가 볼 만하다는 스님 말씀에 기대가 되기도 했습니다.nbspnbsp스님은 “산행할 때 피곤한 기척을 보이는 사람은 평소에 108배를 안 한다는 사실을 입증한다”며 눈치를 주었는데, 대중들은 스님에게 들킬까봐 살짝 긴장하는 듯 하면서도 웃으면서 산길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nbspnbspnbspnbsp도시와 사무실을 벗어나 연두빛 산 속에서 푹신한 흙길을 걸으니 자연과 하나가 되는 듯했습니다. 산길을 걸으면서도 수신기를 통해 스님의 말씀을 들었는데, 오늘도 스님의 연달래에 대한 사랑을 크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스님은 연달래와 진달래, 그리고 철쭉에 대해 설명해 주었는데, 특히 연달래는 먹지 못하기 때문에 개꽃이라고 부른다는 사실도 알려주었습니다.nbspnbspnbsp용추 계곡에 들어서자 절로 탄성이 나오는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들어더니 널찍한 바위 사이로 흐르는 옥빛의 맑은 물은 영롱하게 반짝이기까지 했습니다. 삼삼오오 모여 사진도 찍고 물놀이도 하면서 올라오니 금세 월영대에 도착했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다리가 아프거나 몸이 불편한 사람은 곧바로 내려오고, 컨디션이 괜찮은 사람은 월영대를 한 바퀴 둘러보고 오라고 하셨는데, 대중을 세심하게 살피는 스님의 마음이 느껴져서 참 좋았습니다.nbspnbsp월영대를 한바퀴 둘러보고 선유동 계곡으로 내려오니, 계곡 옆으로 돗자리를 펴고 밥을 먹을 수 있는 널찍한 바위가 보였습니다. 대중은 삼삼오오 모여 집에서 준비해 온 도시락을 하나 둘씩 펴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맛있게 점심을 먹었습니다.nbspnbsp점심을 먹고난 후 즉문즉설이 시작되었습니다. 법문을 시작하기 전, 스님이 “점심식사 후 식곤증을 없애기 위해 대중들에게 노래를 보시할 사람은 나오세요.”하니 여러 사람이 나와서 준비한 율동을 선보였고, 어떤 활동가는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주었고, 대학생들은 7월에 있을 필리핀 선재수련을 홍보하며 ‘사랑의 배터리’ 노래를 깜찍한 율동과 함께 보여주었습니다. 선유동 계곡이 스님과 대중의 웃음소리로 가득 찼습니다.nbspnbsp한 차례 여흥을 즐긴 후에는 명상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죽비 삼성이 울리자 스님이 고요한 목소리로 명상하는 방법을 안내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눈을 지긋이 감고, 몸과 마음을 편안히 합니다. 내가 물소리를 듣지 말고 내가 물이 되어 졸졸 흘러가고, 내가 바람을 맞지 말고 내가 바람이 되어 불어 봅니다. 내가 바위 위에 앉아 있지 말고 내가 바위가 되어 가만히 있어 봅니다.nbspnbsp그리고 코구멍 끝에서 들락날락 하는 들숨과 날숨을 알아차려 봅니다. 숨이 들어가면 들어가는 줄을 알아차리고, 숨이 나가면 나가는 줄을 알아차립니다. 그냥 알아차리지 알아차리려고 애쓰지 않습니다. 모든 긴장과 애씀을 내려놓고 그저 편안히 앉아 있습니다. 그러나 혼침에 떨어지지 말고, 이런 저런 과거의 생각에 골똘히 빠지지 말고, 오직 호흡에 깨어 있고, 물소리, 바람소리에 깨어 있어 봅니다.”nbspnbspnbsp한참 시간이 지났을까 싶을 무렵 다시 죽비 삼성이 울렸습니다. 계곡의 물 흐르는 소리,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자연과 하나가 될 수 있었습니다.nbspnbsp드디어 본격적으로 활동가들이 스님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nbspnbspnbsp많은 분들이 질문을 했는데, 그 중에서 사업에 실패한 뒤 가족에게 미안하고 스스로도 의욕이 없어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는 남자분의 고민과 스님의 답변이 많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 중 일부분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nbspnbspnbsp“23년 동안 사업을 해오다가 얼마 전에 파산을 했습니다. 직원들도 많이 거느리고 있었고 잘 나가는 중소기업이었는데, 남들이 안 하는 블루오션 아이템을 한번 개발해보려고 도전했다가 성공을 하긴 했지만 판매권을 잘못 넘겨주는 바람에 폐업신고를 하고 파산을 해야 했습니다. 남은 공장 설비들을 대기업에서 인수해 가려고 여러 차례 접근해 왔는데, 계약 직전까지 갔다가 빈번이 취소가 되니까 더 힘들었습니다.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하느라 그동안 벌어놓은 30억원도 다 까먹었습니다.nbspnbsp이렇게 되니까 첫째, 가족들에게 너무 미안합니다. 둘째, 다른 일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데 이제는 자신이 없습니다. 세 가지 아이템을 개발했는데 비록 한 가지 아이템은 망했지만, 나머지 두 가지 아이템은 아직 가능성이 있거든요. 계약하는 기업들을 믿고 다시 시작해야 하는데 자신감이 없으니까 요즘에는 ‘나만 없어지면 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가족이 있기 때문에 겨우 버티고 있거든요. 어떻게 하면 제가 다시 자신감을 가질 수 있고, 가족들에게도 따뜻하게 다가갈 수 있을까요?” nbspnbsp“혹시 정토회에서 하는 깨달음의장에 다녀오셨어요?”nbspnbsp“6월에 다녀오기로 신청해 두었습니다.”nbsp“깨달음의장에 다녀오시면 좋아질 거에요. 지금 생각에는 내가 죽어버리면 다 해결될 것 같은데, 그것이 바로 사로잡혀 있는 상태입니다. 만약 질문자가 이 사로잡힘에서 벗어나면 아무 일도 아닙니다. 어떤 사람이 이 지팡이 하나에 너무 집착을 하게 되면 지팡이 하나 잃어버렸다고 죽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것처럼 질문자는 지금 그 일에 너무 집착되어 있기 때문에 ‘죽어버릴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겁니다.nbspnbspnbsp그러나 집착을 딱 놓고 평상심으로 돌아오면 아무 일도 아니에요. 20년 사업하다가 그만두든, 50년 사업하다가 그만두든, 100년 사업하다가 그만두든, 햇수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다만 햇수가 많으면 그만큼 집착이 강해진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질문자도 큰 충격이었겠지만 세월호 사고로 아들딸 죽은 것과 비교하면 그 분들은 더 큰 충격을 겪었고, 이 자리에 남편이 죽은 분이 있을지 모르지만 그것 또한 자녀가 죽은 분의 고통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더 큰 시각으로 이 지구 전체를 내려다보면 사람이 나고 죽는 것은 바다에 물결이 치는 것에 불과해요. 그것처럼 질문자가 20여 년 동안 중소기업 운영하다가 망한 것 때문에 죽을 생각을 했다면, 대기업 하다가 망한 사람은 자살을 열두 번도 더 해야될 것 아니겠어요?nbspnbsp그러니까 지금 그런 심리 상태는 어떤 것에 너무 집착되어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거에요. 우선 내가 삶을 기쁘게 살아야 새로운 아이템이라는 것도 의미가 있지 내가 곧 죽을 것처럼 살고 있는데 새로운 아이템이 무슨 의미가 있어요? 질문자가 지금 얼마나 어리석냐 하면, 그러면서 가족은 왜 또 걱정을 해요? 그건 가족한테 물어보면 되잖아요. ‘내가 파산을 했는데 내가 죽는 게 낫느냐? 그래도 살아 있는게 낫느냐?’ 이렇게 물어보고 ‘죽는 게 낫다’고 하면 죽고, ‘살아있는 게 낫다’고 하면 살면 되지요. 정말로 가족을 중심에 둔다면 그렇게 해야 된다는 겁니다.nbspnbsp내가 죽어도 살아있는 가족들이야 자기들끼리 알아서 잘 살겠지요. 다만 내가 나를 못이겨서 죽는 것이죠. 죽으려고 하는 사람이 살아있는 가족들까지 걱정하면 못 죽습니다. 그래서 살아있는 가족들 걱정하는 것을 보니 질문자는 못 죽을 것 같아요. 죽는 사람은 살아있는 가족들 걱정을 전혀 안 하기 때문에 죽을 수 있는 것이거든요.nbspnbspnbsp그런데 내가 죽는다고 해서 무슨 도움이 되나요? 교통사고가 나서 죽는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내가 나를 못 이겨서 죽는 건 집착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은 대학시험에 떨어져서 죽고, 어떤 사람은 연애에 실패해서 죽고, 어떤 사람은 이혼해서 죽고, 어떤 사람은 직장에서 해고가 되어서 죽고, 어떤 사람은 사업에 실패해서 죽었다고 할 때 그 사람들 나름대로는 다 이유가 있어서 죽었다고 하지만, 남들이 볼 때는 ‘그게 무슨 죽을 일이냐?’ 이렇게 생각하잖아요. 그 차이는 뭘까요? ‘그게 무슨 죽을 일이냐?’ 할 수 있는 건 집착이 안 되어 있기 때문이고, 죽을려고 하는 사람은 집착되어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nbspnbsp그래서 질문자도 어느 순간 집착을 탁 놓아버리면 아무 일도 아닌 것이 됩니다. 20년 넘게 해오던 사업을 문 닫은 것이 아무 일도 아닌 게 될 수 있어요. 혹시 사채가 많아요?”nbsp“사채는 없습니다.”nbsp“사채가 없으면 더 걱정할 것 없어요. 내가 돈을 챙기고 파산을 하면 욕을 얻어 먹지만, 내가 돈이 없어서 파산을 하면 법적으로든 도덕적으로든 아무 문제가 안 됩니다. 내가 아무리 빚을 많이 졌다고 하더라도 팬티만 딱 입고 ‘다 가져가라’ 하면 아무런 죄가 안 돼요. 내가 갖고 있으면서 남에게 안 주면 죄가 되지만요. 그래서 첫째, 파산했다고 해서 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nbspnbspnbsp둘째, 질문자는 스무살 때 돈도 없고 경험도 없는 상태에서도 이 사업을 일으켰던 거잖아요. 그런데 지금 질문자 나이에 질문자가 가진 경험 정도면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고 해서 스무살 때보다 못할 이유가 뭐가 있나요? 인맥으로나 경험으로나 모든 면에서 스무살 때보다 훨씬 나은 조건이잖아요. 다만 스무살 때는 없는 데서 시작했기 때문에 열심히 했고, 지금은 자꾸 옛날 생각을 하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나은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할 의욕이 없어진 겁니다.nbspnbsp대기업과 계약을 할 때도 그렇습니다. 팔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비싸게 팔고 싶은 겁니다. 그게 나쁜 게 아니에요. 모든 사람의 심리가 팔 때는 비싸게 팔고 싶습니다. 반대로 사는 사람은 가능한 싸게 사고 싶어 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더군다나 부도가 났다거나 상대가 약점을 갖고 있으면 더 깎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이것을 나쁘게 생각하시면 안 돼요. 누구나 사고 팔 때는 심리가 그렇다는 것을 이해하셔야 합니다.nbspnbsp또 가족한테 미안할 것도 크게 없어요. 질문자가 그동안 사업을 잘 했기 때문에 아내도 마나님 소리 들으면서 한 번 살아볼 수 있었잖아요. 이 자리에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한 번도 마나님 소리 못 들어본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아내한테 그래도 마나님 소리 한번 들어보게 해줬으면 됐지 미안하긴 뭐가 미안해요?nbspnbspnbsp아내가 뭐라 뭐라 그러면 ‘알았다. 그래도 내 덕분에 마나님 소리 들으면서 한번 살아봤잖아. 그러면 됐지 않아? 그렇다고 지금 어떻게 할 수 없잖아’ 이렇게 당당하게 얘기 하세요. 이사갈 때 버리고 가면 그냥 혼자 살면 돼요.nbspnbsp안 그러면 정토회로 오세요. 몸도 건강해 보이고, 그 정도 경험 있으면 톱질도 할 줄 알고, 낫질도 할 줄 알고, 땅도 좀 팔 줄 알 것 아니에요? 저랑 같이 인도에 갈래요? 학교도 지어야 하고, 마을 개발도 해야 하고, 지금 할 일이 천지예요. 그래서 당신 같이 멀쩡한 사람이 죽는다고 하니까 저는 너무 아까워요. 그 몸 그냥 갖다 버릴 바에야 차라리 저를 주세요.nbspnbsp왜 쓸데 없는 곳에 갖다 버릴려고 그래요? 저에게 주면 쓸 곳이 천지예요. 앞으로도 한 20년은 더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옛날에는 이랬는데...’ 하면서 이미 지나가버린 일을 자꾸 생각하는 것은 죽은 자식 불알 만지는 격이에요. 탁 털고 일어나세요.nbspnbsp부도난 회사를 처분하는 문제도 그래요. 물론 옛날에 회사가 잘 나갈 때는 값이 잘 나갔겠죠. 그러나 일단 부도가 났다 하면 싸게 사려고 하지 비싸게 사려고 하지 않거든요. 자꾸 ‘옛날에 이게 얼마였는데...’ 이 생각을 하면 절대 못 팝니다. 그냥 갖다 버리느니 적절하게 요령껏 팔고, 계약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지금처럼 죽는다면서 상심하지 말고 다시 다른 곳을 물색해서 다시 계약을 시도해 봐야죠. 어차피 부도 나서 갖다 버려야 할 건데 다만 얼마라도 건지면 낫잖아요. 그냥 저한테 줄래요? 제가 적당하게 팔아 쓸게요.nbspnbspnbsp그런 심리를 갖고 있으니까 사업에 실패하지요. 사업하는 사람이 자기 욕심대로 안 된다고 죽어버리겠다고 하고 그러면 안 돼요. 100만원을 빌려줬으면 당연히 이자까지 쳐서 110만원을 돌려받아야 마땅하지만 때로는 상대가 원금도 못 갚는 상황이 될 수가 있는 거에요. 이 때 대부분 욕하고 말아버리는데 그러면 안 돼요. 욕도 하지 말고 계속 받으러 가야 합니다. 그런데 만약 상대가 줄 돈이 정말 없는 사람이면 받으러 가지 말아야 해요. 가봤자 소득이 없어요. 그러나 돈이 있는 사람이면 계속 받으러 가야 돼요. 이 때도 십만원만 주면 대부분 ‘내가 이거 받으려고 여기까지 왔나?’ 하고 화를 내고 말아버리는데, 그렇게 하면 안 됩니다. 일단 십만원을 받고 또 달라고 해야 됩니다.nbspnbsp그러니까 그렇게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사업하는 사람의 자세가 아닙니다. 지금 남은 것만 잘 정리해도 돈이 좀 될 겁니다. 그걸 왜 버려요? 제가 아는 한 사람은 형님이 수백억 원을 가진 자산가였는데 자살을 했어요. 그 이유가 자신이 보유한 주식이 폭락을 했기 때문이었어요. 형님이 자살을 했으니까 그 동생이 형님의 남은 유산을 정리했는데 25억원이나 되었다고 해요. 그러니까 25억원을 놓아두고 자살을 한 겁니다. 여러분 같으면 그 정도 돈이 있는데 자살을 하겠어요?nbspnbspnbsp질문자도 그와 똑같아요. 서울역에 있는 노숙자들도 다 이런 상태입니다. 한 때는 대기업 임원이든 식당 주인이든 한 자리 했던 사람들이 거기에 다 누워 있어요. 자기 뜻대로 안 되니까 괴로워 하면서, 그렇다고 막노동을 할 수도 없고, 가족들 보기에는 민망하고, 그래서 집에 들어가지 않고 술만 마시다 보니 알코올 중독이 되어서 그렇게 된 겁니다. 그러니 질문자는 깨달음의장에 먼저 다녀오시고, 그리고 ‘아무 일도 아니다’ 이렇게 받아들이셔야 해요.nbspnbsp‘스님은 안 겪어 봤으니까 그런 소리 하지’라고 말할 수 있는데, 네 맞아요. 저는 안 겪어봐서 아무런 집착이 없기 때문에 이런 얘기를 할 수 있는 거에요. 질문자는 겪어본 것이 뭐 큰 자랑인 줄 아세요? 겪어보고 남은 건 집착 밖에 없잖아요. 그래놓고 괜히 아까운 목숨만 버리려고 하잖아요. 한 번만 더 그런 생각을 하면 마누라한테 사인 받아서 저한테로 넘겨 주세요. 제가 아주 좋은 곳에 사용해 드릴게요.”nbspnbsp스님의 시원한 대답에 질문자도 얼굴이 밝아지고 대중들의 마음도 함께 가벼워졌습니다. 마지막에 질문자가 “감사합니다” 하고 인사하자 대중들도 질문한 분을 격려하며 박수를 보냈습니다.nbspnbsp문답이 오가는 사이에는 중간 중간 질문자들의 노래도 들었습니다. 자연 속에서 2시간 30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아주 재미가 있었습니다.nbspnbsp오늘 봄나들이에 참석한 대중들은 대부분 모둠장 소임을 맡고 있는 분들이었는데, 스님은 정토회가 모둠 활동을 시작하게 된 취지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모둠장들의 노고에 대해 특별히 격려 말씀을 더 해주었습니다.nbspnbsp“정토행자는 끊임없이 연구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지금은 여러분들이 주로 마음 공부와 수행을 중심으로 하고 있지만, 마음 공부와 수행이 된 여러분들은 이제 사회 각계 각층으로 나아가서, 정토회가 관심을 갖는 분야와 안 갖는 분야까지 포함해서, 계속해서 연구에 연구를 거듭해서 개선책을 마련해 나가야 합니다.nbspnbspnbsp지금 먹거리 문제가 많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저는 통일문제만 좀 해결되면 농사일과 허물어진 농촌공동체를 어떻게 복원할 것인가에 대해 연구를 해보고 싶어요. 왜 웃어요? 통일문제가 해결 안될 것 같아서요?nbspnbsp이렇듯 여러분들도 여러분에게 주어진 일을 조금씩 조금씩 개선해 나가면서 아이디어도 내고 새로운 길을 계속 만들어 나가야 해요. 이것을 ‘생활의 지혜’라고 해요.nbspnbsp이 때 다중의 지혜가 굉장한 힘을 발휘합니다. 어떤 천재 한 명의 지혜보다 범부들 100명의 지혜가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범부들이 그냥 힘들어 죽겠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조금씩 소통을 하면서 아이디어를 자꾸 공유하면 굉장한 힘을 발휘할 수가 있습니다. 인류 역사는 그렇게 발전해 온 것이지 천재들에 의해서만 발전해 온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한 때에 ‘똑똑한 한 명이 만 명을 먹여살린다’, ‘일류 기업 하나가 온 국민을 먹여 살린다’ 하면서 1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논리를 만들기도 했었습니다. 그 결과 빈부격차가 점점 더 심해지는 쪽으로 나아가게 된 겁니다.nbspnbspnbsp그래서 덜 똑똑한 우리들은 어떤 천재를 하나 만들려고 하기 보다는 다중의 지혜를 자꾸 공유해 나가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나가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덜 똑똑한 100명이 천재 1명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노력들이 필요한데, 이것이 바로 정토회가 하고자 하는 ‘대중주체 운동’입니다. 역사의 주체는 대중이지 한 명의 영웅이 아닙니다.nbspnbsp저의 목표는 몇 명의 스님을 깨닫게 해서 도인을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여러분들에게 이렇게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나중에 얼마나 효과가 나타날지는 모르겠지만, 여러분들처럼 고통받는 다수 대중들이 점점 의식이 깨어나서 역사의 주인, 사회의 주인, 수행의 주체로 올라가도록 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몇 명의 훌륭한 승려들이 나오는 데에만 초점을 맞추면 영웅 몇 사람 만드는 것으로 끝나고, 여러분들은 죽을 때까지 영웅의 노예 생활만 해야 된단 말입니다. 여러분들은 그 훌륭한 스님들 뒷바라지만 하다가 끝나고요. 그렇기 때문에 정토회가 표방하는 ‘대중주체’ 정신은 굉장히 중요한 겁니다. 그런 관점을 갖고 모둠 활동을 해나가시기 바랍니다.nbspnbsp모둠을 만든 이유는 종적인 조직이 아니라 횡적인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였습니다. 우리가 수행의 주체가 되고, 우리가 전법의 주체가 되고, 우리가 사회실천 활동의 주체가 되어야 하는데, 그 주체 단위를 모둠으로 하고자 했던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여러분들도 활동하기가 좀 벅찰 거예요. 내 살기도 바쁜 사람들을 모아놓고 ‘수행해라’, ‘전법해라’, ‘사회실천 해라’, ‘법당운영 해라’ 하니까 힘들다고 말하는 게 이해는 됩니다. 그런데 그 수준을 한꺼번에 높이려고 하면 부담스럽지만, 그런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 모둠 활동이 나온 것이라고 이해하고 한 발 한 발 나아간다는 자세를 가지면 할 만 합니다. 그렇게 모둠 활동을 해나가면서 개발한 아이디어들을 계속 서로 공유하고, 영역을 확대시켜 나가고, 시행착오 한 것들은 계속 개선해 나가면, 앞으로 12년만 지나면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겁니다.nbspnbspnbsp그러나 이렇게 한다고 반드시 성공한다고는 말할 수 없어요. 이렇게 해보니까 ‘이 방법은 대중의 정서에 안 맞다’라고 결론이 날 수도 있습니다. 이 때 여러분들은 ‘실패했다’ 이렇게 생각하는데 저는 ‘이건 아니다’라고 결론이 난 것도 굉장히 성공한 케이스라고 봅니다. 앞으로는 이 방법을 안 써도 되니까 굉장히 좋은 경험을 한 겁니다. 여러분들은 ‘괜히 시간만 낭비했다’라고 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저는 제가 몸이 아픈 것도 저에게 굉장히 은혜라고 생각해요. 몸이 아픔으로 해서 다음에는 어떻게 몸관리를 하면 되는지 교훈을 얻을 수 있잖아요. 실패는 늘 우리에게 교훈을 줍니다. 그렇게 항상 연구하는 자세를 가지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nbsp이렇게 격려를 해준 후 마지막으로 스님은 다 같이 부를 수 있는 노래를 하면 좋겠다고 제안했습니다. 지원자가 나타나지 않자 누군가가 “스님이 불러주세요” 하고 요청했습니다. 그러자 스님은 “산 위에서 부는 바람, 시원한 바람” 하며 운을 띄웠습니다. 덩달아서 모든 대중이 다함께 노래를 불렀습니다.nbspnbsp사홍서원을 끝으로 회향식까지 모두 마친 후, 스님은 세 가지 당부를 해주었습니다.nbspnbsp“여러분들 수고하셨습니다. 세 가지만 얘기할게요. 첫째, 개인은 어떤 상황에서든 행복하게 사셔야 해요. 스님의 가장 큰 장점은 행복하게 산다는 겁니다. 나이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젊은 사람들보다 행복하게, 혼자 사는데도 불구하고 결혼한 사람보다 행복하게 살잖아요. 그러니 어떤 이유를 붙여서 자기를 불행하게 만들지 말고 ‘살아있는 것만 해도 행복하다’ 이렇게 생각하고 행복하셔야 해요.nbspnbspnbsp둘째, 우리가 이 좋은 법을 만나서 행복하게 살게 된 이것을 주위에도 많이 전해서 대한민국의 국민 행복도를 좀 높입시다. 국민 행복도가 세계 117위가 뭐예요? 한 30위 쯤으로는 올라와야 되지 않나 싶어요. 그렇게 하는 것이 우리의 일입니다.nbspnbsp셋째, 대한민국을 좀 괜찮은 나라로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맨날 일본 욕하고, 미국 욕하고, 북한 욕하고, 중국 욕하고, 이렇게 남탓 하지 말고 우리가 좀 책임감을 가지고 국민 통합도 하고, 남북통일도 하고, 일본과 중국이 싸우면 서로 화해도 시켜주고 합시다. 배달의 후손으로서 우리 역사상 몇 천년 만에 좀 괜찮은 나라가 되도록 한번 만들어보자는 겁니다. 그러려면 여러분들이 작게나마 역할을 하셔야 합니다. 아셨죠? 그런 원을 세우면서 헤어지겠습니다. 감사합니다.”nbsp스님의 말씀을 마지막으로 단체 사진을 찍은 뒤 오늘의 나들이를 모두 마쳤습니다.nbspnbspnbsp대중들이 길을 잘 모르자 스님은 신발끈을 고쳐매고 앞장 서서 길을 안내해 주었습니다. 내려가는 길목에 자리를 잡은 스님은 한 사람 한 사람 모두에게 악수를 건네며 대중들을 배웅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대중이 탑승한 버스가 모두 출발하자 스님은 행사를 준비한 스텝들을 격려해 준 후 울산 두북으로 향했습니다. nbspnbsp ※ 2016년 봄,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갑니다. 강연일정 확인하시고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오세요. 강연은 선착순 무료입장입니다. 질문자 접수는 강연장에서 받습니다.

2016.05.03. 150,167 읽음 댓글 63개

2016.5.1 (오전) 경전반 특강수련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새벽 6시부터 9시까지 3시간 동안 전국에서 모인 경전반 수강생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한 후 9시 30분부터는 문경 용추계곡에서 정토회 저녁반과 청년국 자원활동가들과 함께 봄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nbspnbsp문경 정토수련원에서는 어제부터 1박 2일 동안 경전반 특강수련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지난주말에는 수도권에서 경전반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들을 위한 수련이 있었고, 이번 주말은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에서 모인 경전반 학생들을 위한 수련입니다.nbspnbspnbsp대수련장에서 하룻밤을 잔 대중들은 새벽 4시에 기상해 108배와 명상을 한 후 스님이 수련장에 들어오기를 기다렸습니다. 새벽 6시, 죽비 삼성과 함께 명상이 끝나자 스님이 인사말을 건넸습니다.nbspnbspnbsp“잘 주무셨어요? 코 고는 소리 들으니까 잠이 잘 오죠? 혼자 자면 외로워서 잠을 못 잤는데 여러 사람이 같이 자니까 잠이 잘 왔을 겁니다.” nbspnbsp스님의 환한 웃음에 그제서야 눈을 비비며 잠을 깨는 분도 눈에 보였습니다. 스님은 대중들이 어느 지역에서 왔는지 알아보기 위해 지역명을 하나씩 말하며 손을 들어 보라고 했습니다. 대구경북, 경남, 부산울산, 광주전라, 대전충청 등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각 지역에서 500여 명이 참석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어서 스님은 지금 수업 진도가 어느 정도 나갔는지도 확인했습니다.nbspnbsp“지금 금강경 배우고 있죠? 몇 분까지 배우셨어요?”nbspnbsp“6강까지 배웠어요.”nbsp“금강경 제1분 법회인유분, 제2분 선현기청분, 제3분 대승정종분... 이런 거 몰라요? 여러분들 수준이 어떤지 대충 알겠어요.”nbspnbspnbsp시작부터 자신들의 수준을 들켜버린 덕분에 대중들도 잠에서 확 깨어난 눈치였습니다. 새벽에 하는 법문이기 때문에 이어진 질문과 답변 속에서도 스님은 일부러 대중들의 졸음을 깨워주려고 무던히 노력하는 모습이었습니다.nbspnbsp사전에 질문지로 올라온 신청이 무려 25개나 되었습니다. 주어진 시간은 3시간인데 모두 답할 수 있을지 가늠할 수가 없었지만, 일단 스님은 질문을 하나씩 읽어내려가며 정성껏 답변을 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대부분 금강경을 배우고 있어서 그런지 ‘상을 짓지 않는다’는 개념이 무엇인지, 그것을 자신의 고민을 풀어나가는데 적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묻는 질문이 많았습니다.nbspnbsp오늘은 그 중에서 두 가지 질문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일곱 번째로 질문한 여성분은 남자친구와 사주가 나쁘다며 결혼을 반대하는 부모님 때문에 너무 괴롭다며 어떻게 이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nbspnbspnbsp“결혼하려고 하는 남자친구가 사주도 최악으로 안 좋고, 아집이 있어서 고생할 거라며 격하게 말리시는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제가 결혼하려고 노력할수록 위독한 병세로 건강이 악화되시는 부모님을 보고 있기가 괴롭습니다. 저는 남자친구와 결혼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가족들은 저를 원망하고, 남자친구도 저희 가족을 원망합니다. 저는 제가 모두를 괴롭히고 있다는 생각에 스스로가 원망스러워 참회기도를 해보기도 했습니다. 경전반 수업에서 ‘상이 상이 아닌 줄 알라. 있는 그대로 보라’라고 들었습니다. 상인 줄 알아차리고 내려놓으면 괴로울 게 없다고 하셨는데, 저는 제가 어떤 상을 내려놓아야 이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nbsp“하나도 어려운 일이 아니에요. 첫째, 부모님께 얘기 하세요. ‘제가 결혼하기를 원하십니까? 안 하기를 원하십니까?’라고 물었을 때 ‘결혼하기를 원한다’고 하시면 ‘저한테는 이 남자밖에 없습니다. 이 남자가 안 된다고 하시면 저는 당분간 결혼은 어렵습니다. 둘 중에 선택하세요’ 하고 공을 부모님께 넘기세요. 왜 공을 내가 받아서 고민을 합니까?nbspnbsp부모님이 죽으면서까지 그 공을 갖고 놀든지 말든지 상관마세요. ‘돌아가시기 전에 제가 결혼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면 사주가 좋든 안 좋든 저한테는 이 남자밖에 없습니다’라고 얘기를 했는데도 부모님이 ‘사주가 안 좋으니까 결혼하지 마라’라고 하시면 ‘그럼 부모님이 돌아가시기 전까지는 결혼하라는 소리는 하지 마세요’라고 얘기하세요.nbspnbsp또 남자친구가 ‘이렇든 저렇든 결정을 하라’고 하면 ‘우리 부모님 돌아가신 뒤에야 당신하고 결혼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 부모님 돌아가실 때 까지 기다리든지 급하면 다른 여자에게로 가든지 하세요.’ 이렇게 얘기하면 됩니다. 왜 질문자가 공을 갖고 전전긍긍해요? 공을 줘버려요. 고민이 해결됐습니까?” nbspnbsp“네. 해결됐습니다.”nbspnbsp“그래요. 삶을 좀 지혜롭게 살아야 해요. 대학을 나왔다고 지혜로운 게 아니에요. 생활의 지혜가 있어야 돼요. 공을 빨리 상대한테 넘겨버리세요. 공을 넘기기 제일 쉬운 대상이 누구일까요? 부처님입니다. 부처님은 우리가 주는 공을 다 받아주시니까요. 그러니까 질문자도 ‘부처님이 하라고 그러시면 하고, 하지 말라고 하시면 안 할게요’ 하고 부처님께 떠넘기고는 기다려 보는 거예요. ‘하라’는 소리가 나올 때까지요. 아마 죽을 때까지 그런 소리가 안 돌아올 거예요.nbspnbsp이런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어요. 어떤 목사가 주일에 들어온 헌금을 공중에 탁 던지면서 ‘주여, 주의 것이거든 하늘로 가져가시고, 저의 것이거든 땅으로 떨어지게 하소서’라고 했단 얘기가 있잖아요 웃을 일이 아니에요. 그게 얼마나 지혜로운 건데요. 내가 주님께 안 드리고 혼자 다 쓰는 게 아니고, 일단 드리긴 드렸단 말이에요. 그런데 안 가져가시고 다 돌려주시니 그게 내 것이다 이겁니다. 이 정도 지혜는 있어야지요. 이렇게 돈을 먹는 사람이 여러분들은 얄미워 보여요? 저는 ‘야, 그 정도면 먹을 만하다’라고 생각해요.nbspnbspnbsp제가 지난번에 세계 100회 강연을 다닐 때 독일에서 있었던 일이에요. 신호등에 걸려서 정차를 하고 있었는데,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애들이 적신 수건으로 차창을 막 닦더니 돈을 달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독일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 ‘주지 마세요. 동유럽에서 온 아이들이 저래요’ 하는 거예요. 독일에서는 ‘닦아라’라고 서로 계약이 되지 않은 건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예요. 그런데 한국 사람들은 또 안 그렇잖아요. 내가 닦으라고 했든 안 했든, 애가 차창을 닦아줬으니까 다만 동전이라도 줘야 될 거 아니에요. 그래서 제가 1유로 짜리를 주려고 하니까 현지 사람이 말린 거예요. 그래도 제가 주려고 하니까 ‘그럼 1유로만 주세요’라고 해서 결국 차창을 열고 2유로를 건네줬는데, 애가 잘못 받아서 그 2유로짜리 동전이 도로 우리 차 속으로 떨어진 거예요. 그렇다고 좁은 차 안에서 그 동전을 주워서 다시 건네기는 좀 그러니까, 제가 우리 일행한테 ‘하나만 더 줘라’고 해서 2유로를 다시 얻어서 그 애한테 건넨 뒤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도착해서 차 안을 뒤져보니까 2유로가 아니라 1센트 짜리가 떨어져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 애는 1유로를 받는 척하면서 미리 손에 쥐고 있던 1센트를 차 안에 떨어뜨림으로 해서, 즉 좁은 차 안에서 바닥에 떨어진 걸 줍기가 번거롭다는 점을 이용해서 2유로를 더 받아낸 겁니다.”nbsp“아...” nbspnbsp“그 정도면 2유로를 더 챙길만 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저는 그 일이 기분 나쁘다기 보다는 ‘야, 재주 좋다’ 싶었어요. 그렇듯이 질문자도 공을 떠넘기란 말이에요.nbspnbsp너무 고지식하게 살지 말고, 약간 지혜가 있어야 합니다. 부모님이 ‘결혼하라’고 하면 ‘네’ 하고, ‘언제 할 거니?’ 하면 ‘곧 할게요. 그런데 아직 남자가 없습니다’ 이러면 되잖아요. 또 남자가 있는데 사주가 안 좋다고 하면 아까 제가 얘기했듯이 그렇게 공을 떠넘기세요. 그러니까 이건 발뺌하는 것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자꾸 압박을 받을 때 그것을 다 받아치려면 피곤하니까 옆으로 약간 비켜서 피해 가는 거예요. 적이 쏘는 화살을 다 잡을 수 없다면 이렇게 피하고 저렇게 피해 보는 거예요. 중국 무협지 안 봤어요? 진짜 고수는 확 멀리 피합디까? 살랑살랑 조금씩 옆으로 피합디까? 화살이 날아오면 딱 1㎝ 옆으로만 피하잖아요. 질문자도 그렇게 사세요.nbspnbspnbsp우리가 살아가는데 부모가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괴로움의 원인이기도 합니다. 어릴 때 밥 좀 먹여줬다고 얼마나 자식들 인생에 간섭을 하는지 몰라요. 아이들 얘기 들어보면 성질이 나서 먹었던 밥 다 게워내서 주고는 인연을 끊어버리고 싶을 정도라고 합니다. 키운 건 키운 걸로 끝나야지, 너무 간섭을 하면 안 된다는 거예요.nbspnbsp그런데 부모가 그렇게 간섭하는 원인이 또 있는 것 같더라고요. 자기가 결혼해서 너무 너무 고생을 했기 때문에 제 자식도 결혼해서 고생을 해봐야 자기 심정을 알 수 있으니까요. 제 자식이 말을 안 들으면 부모가 ‘너도 나중에 결혼해서 자식 한번 낳아봐라. 내 속을 알게 될 거다’ 라고 하잖아요. 그 말은 결혼해서 행복하라는 거예요? 고생하라는 거예요? 내 속을 알기 위해선 너도 고생해야 된다는 거예요. 이건 저주에 속합니다. 부모란 사람이 자식한테 그렇게 저주를 해서 되겠습니까? ‘나는 너 키운다고 고생했지만 너는 나중에 나처럼 살지 마라’ 이렇게 얘기를 해줘야지요. 그러니까 부모 말이라고 다 들을 게 못 됩니다. 저를 보세요. 고등학교 때부터 부모 말을 안 듣고 사니까 이렇게 잘 살잖아요.”nbspnbsp스님의 재치있고 유쾌한 답변에 질문자도 웃고 청중들도 웃었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답변을 듣고선 경전반 학생 중 한 명은 스님이 코메디언보다 더 웃긴다 며 무릎을 치기도 했습니다. nbspnbsp계속해서 질문과 답변이 이어지는 가운데, 14번째 질문자는 스님의 법문을 듣고 나니 오히려 좋은 글과 말을 접해도 언어의 개념에 빠져있을 뿐이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습니다. 스님은 우리가 자꾸 정답 찾기를 하다보면 법상과 법집에 빠질 수 있음을 쉽게 비유를 들어 설명해 주었습니다. nbspnbsp“요즘 저는 스님의 법문과 금강경의 가르침을 받아 지니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것을 자꾸 써먹으려는 마음이 강해집니다. 특히 좋은 글이나 말을 들을 때 그 글이나 말이 언어의 개념에 빠져있을 뿐 참된 지혜로 읽히지 않아서 자꾸 지적을 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 ‘시련을 극복하면 좋은 결실이 온다’라는 말을 했다면 저는 속으로 ‘시련이 시련이 아니다. 시련이란 상을 짓고 개념화하기 때문에 잘못된 것이다. 그러니 시련도 없고, 시련 아니랄 것도 없다’ 하는 식으로 생각하거나 그런 생각을 친구들에게 말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일부 친구들은 이런 저를 좀 마뜩치 않게 여기는 것 같아요. 제가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nbspnbsp“질문 잘 하셨어요. 누군가가 ‘시련을 극복하면 좋은 결실이 온다’라고 하면 질문자는 ‘그려려니’ 하고 그냥 들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nbspnbspnbsp‘사물이 공하다’ 하면 공한 줄 알면 되지, ‘공하다’는 상을 짓게 되면 다른 사람이 ‘공하지 않다’ 하는 걸 못 받아들입니다. 여기 산이 하나 있는데, 이 동네 사람들은 동산이라 부르고, 저 동네 사람들은 서산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다가 서로 어떤 이름이 맞는지를 두고 싸우게 됐어요. 그래서 양쪽이 첫 번째로 확인 작업을 합니다. ‘우리 동네 사람한테 물어볼까?’. 다수 의견을 확인하자는 건데, 그건 양쪽이 다 자신이 있었습니다. 각자 자기네 동네에서는 다 동산이라거나 서산이라고 하니까요. 두 번째로 ‘역사 기록을 한번 볼까?’ 하고 나옵니다. 이 또한 양쪽이 다 자신 있었어요. 자기네 동네 기록에는 다 동산이라거나 서산이라고 기록돼 있으니까요. 세 번째로는 ‘실제로 우리 확인을 한번 해 보자. 산에서 해가 뜨는지 지는지’ 라고 했습니다. 이 또한 양쪽이 다 자신이 있어요. 각자 늘 자기 동네에서 해가 뜨는 걸 보거나 해가 지는 걸 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동산이라고 하는 사람은 동산이라는 확신을 갖고, 서산이라는 사람은 서산에 대한 확신을 갖는 겁니다. 나만 그런 것도 아니고 많은 사람이, 지금만 그런 게 아니고 옛날부터, 그리고 과학적으로 확인까지 됐다면, 이제 이건 객관화 되는 겁니다. 이게 ‘상을 짓는다’는 거예요.nbspnbsp이렇게 되면 갈등이 생기게 됩니다. 첫 번째는 서로 주장을 하다가, 그 다음에는 서로 ‘미친놈’이라며 대화를 중단했다가, 그래도 ‘대화를 해야지’ 하면서 다시 서로 설득을 하는 과정이 되풀이 되는데, 이것이 갈등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갈등을 할 때는 시종일관 ‘내가 옳다’ 하는 걸 힘으로 관철시키려 한다든지, 설득해서 관철시키려 한다든지, 하여간 ‘관철’이 목표이기 때문에 모든 대화는 형식적 대화에 불과해 집니다. 대화라는 건 자기가 옳다는 주장을 일단 내려놓고 들을 자세를 가져야 되는 건데, 일단 자기가 옳다는 걸 딱 쥐고, 외면하느냐, 대화하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 나는 변화가 없는 겁니다.nbspnbsp가끔 정치인들을 보면 대화하러 가면서 ‘일단 대화는 해 보겠지만 저는 변함이 없을 겁니다’라고 말하는 걸 볼 수 있잖아요. 이 사람들은 이미 도덕적으로 ‘내가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옳은 걸 관철해야 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옳은 걸 내려놓으면 ‘내가 진다’는 생각을 하는 겁니다. 이런 사람들이 대화를 하니까 대화가 안 되는 거예요. 여러분들은 ‘왜 대화를 통한 타협이 안 되나?’ 생각하겠지만 스님은 그들을 잠깐 만나 봐도 그런 성격이 파악되니까 ‘오, 저 사람들은 대화로는 안 된다’ 하는 걸 금방 알 수 있습니다. 형식만 대화이지 결론은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상대의 의견을 듣고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렇게 해 봅시다’ 이런 게 없거든요. 고집이 되게 센 거지요.nbspnbsp그러면 각각 동산, 서산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대화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일단 각자의 마을에서 나와야 합니다. 각각 자기 동네에서 나온 사람은 ‘오, 동산 아니네?’, ‘오, 서산 아니네?’ 이렇게 첫 번째로 느낀다면 그걸로 갈등은 끝나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또 ‘동산도 아니고 서산도 아니면 그럼 뭐라는 거야?’라며 또 다른 상을 짓습니다. 우리의 사고체계에는 꼭 뭐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nbspnbspnbsp늘 ‘동산이다’ 하다가 ‘오, 동산 아니네?’ 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일단 갈등이 없어집니다. 그러면 끝이에요. 그런데 우리의 사고시스템에서는 ‘그럼 무슨 산인고?’ 또 이렇게 정답을 찾는 거예요. 동산도 아니고 서산도 아니니까 ‘비동비서산’이 되는 거예요. ‘동산도 가짜고, 서산도 가짜고, 진실은 비동비서산이다’ 이렇게 또 답을 만듭니다. 진실이라는 상을 또 짓는다는 말이에요. 이것 역시 누가 서산이라고 하니까 ‘택도 없는 소리다. 동산이다’, 누가 동산이라고 하니까 ‘택도 없는 소리다. 서산이다’ 이러는 것과 똑같아요. 즉 누가 동산이라고 하니까 ‘택도 없는 소리다. 비동비서산이다’, 누가 서산이라고 하니까 ‘택도 없는 소리다. 비동비서산이다’라고 하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또 진리냐, 진리가 아니냐는 갈등이 생깁니다. 상에 집착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동산이다’ 하는 것이 아상이라면, ‘이건 동산도 아니고 서산도 아니고 공이다’ 하는 상을 짓는 것은 법상이예요.nbspnbsp그러니까 공인 줄 알아야지, 공이라는 상을 지으면 안 됩니다. 공이라는 상을 지으면 또 갈등이 생기거든요. 그러면 이번에 생기는 갈등은 앞에 있었던 갈등보다도 더 세집니다. ‘동산이다’, ‘서산이다’ 라고 주장할 때는 사실 자기가 틀릴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비동비서산’이라는 것을 알아버린 사람은 이제는 자기가 틀릴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런 진리라는 고집은 천년을 갑니다.nbspnbspnbsp그러니 ‘동산이 아니다’, ‘서산이 아니다’ 하는 걸 알게 되었을 때 거기서 끝내야 되는 겁니다. 거기서 끝내면 누가 뭐라고 말해도 더 이상 갈등을 안 해요. 그런데 정답을 만든 사람은 누가 뭐라고 말하면 갈등이 생깁니다. 마치 동산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서산이라고 주장하는 사람과 갈등하듯이, 비동비서산이라는 답을 찾은 사람은 동산이라고 주장하거나 서산이라고 주장하는 사람과 또 갈등을 해요. 그러나 ‘동산이 아니다’, ‘서산이 아니다’ 라고 알게 되었을 때 거기서 끝내면, 누가 ‘동산이다’ 하면 ‘저 사람은 저 동네에서 왔나 보다’ 라고 이해하고, 누가 ‘서산이다’ 하면 ‘이 사람은 이 동네에서 왔나 보다’ 라고 이해할 수가 있습니다.nbspnbsp그래서 이러한 법집, 법상, 진리라는 집착, 진리라는 상을 뛰어넘어야 해요. 이걸 노자의 표현을 빌리면 ‘도라 하면 이미 도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겁니다. 우리는 거기까지 가야 합니다. 누가 ‘시련을 극복하면 좋은 결실이 온다’라고 말하면 그걸 듣는 사람은 그냥 고개를 끄덕끄덕 하면 되는 겁니다. ‘시련을 극복하면 좋은 결실이 온다’고 할 때 그는 시련을 시련이라고 생각을 한 것입니다. 그 사람한테는 시련이 있는 것이고, 그것을 참고 이겨내면 또 좋은 결실이 오리라는 것도 그 사람의 수준에서는 맞긴 맞는 얘기잖아요. 그러니 ‘그런가 보다’ 하면 됩니다. 물론 시련을 시련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극복한다는 생각도 할 게 없어지지요. ‘시련을 극복하면 좋은 결실이 온다’는 말도 할 필요가 없어지고요. 그러나 그 사람 입장에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가 있는 겁니다.nbspnbspnbsp예를 들어 그 사람이 ‘이 마이크와 비교해서 이 컵은 작다’라고 하는데 질문자가 자꾸 ‘작은 것도 아니고 큰 것도 아니다’라고 말하면 그 사람 입장에서는 ‘저 사람이 미쳤나’ 하고 생각하게 되는 겁니다. 이것은 질문자가 또 진리라는 상을 지었기 때문에 그런 겁니다. 이해가 되셨습니까?”nbsp“네. 이해했습니다.”nbspnbsp스님은 질문자가 이해를 제대로 했는지 확인을 했는데, 질문자는 큰 목소리로 대답을 했습니다. 스님이 너무나 쉽게 비유를 들어 주어서 금방 이해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nbspnbsp어느덧 약속한 3시간이 다 지나가고 시계는 9시가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25번째 질문에 대한 답변까지 모두 마치자 스님은 “아무튼 답변을 다 마쳤습니다.”라며 웃음을 보였습니다. 대중들도 바쁜 시간을 할애해서 열정적으로 강연을 해준 스님에게 박수갈채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nbspnbsp문경 정토수련원을 출발한 스님은 곧바로 대야산 자락의 용추계곡으로 향했습니다. 용추계곡에서는 오전 9시 30분부터 전국에서 모인 정토회 저녁반과 청년국 자원활동가들과 함께 봄나들이 겸 즉문즉설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음 이야기에 계속 이어집니다.nbsp ※ 2016년 봄,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갑니다. 강연일정 확인하시고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오세요. 강연은 선착순 무료입장입니다. 질문자 접수는 강연장에서 받습니다.

2016.05.02. 108,253 읽음 댓글 27개

2016.4.30 청년학교 경주역사기행 및 즉문즉설

nbsp 안녕하세요? 오늘은 지난 3월부터 청년학교를 수강해 온 청년들과 함께하는 청춘캠프가 열리는 날입니다. 스님은 청년들을 위해 낮에는 경주역사기행 안내를, 저녁에는 즉문즉설 강연을 해주었습니다.nbsp nbsp 스님과 참가자들은 태종무열왕릉에 같은 시간에 도착했습니다. 스님이 태종무열왕릉에 모습을 드러내자 340여 명의 청년들은 열렬한 환호와 박수를 쏟아 내었습니다.nbsp nbsp ▲ 태종무열왕릉 nbsp 스님은 먼저 참가자들이 어느 지역에서 왔는지 지명 하나하나를 언급하며 손들어 보라고 하였습니다. 스님이 지역명을 부르고 있었는데 이 때 한 참가자가 ‘경주도요’ 라고 외쳤습니다. 경주 지역 참가자가 8명 밖에 되지 않자 스님은 ‘나도 경주 사람인데 이것밖에 안 왔냐’ 면서 웃음을 주었습니다.nbsp nbsp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스님은 “오늘의 현장학습 주제는 통일입니다”라고 경주역사기행의 취지에 대해 설명해 주었습니다. 이어 신라왕의 이름에 대한 설명, 가야와 신라의 합의통일, 김수로 왕의 부인인 아유다 공주, 신라의 삼국통일 과정 등 다양한 이야기 보따리들을 풀어주었습니다.nbsp nbsp nbsp 스님은 “우리는 가야와 신라의 합의통일을 통해 배워야합니다.”라고 말하며 우리나라도 합의통일을 잘 이뤄낸다면 통일신라처럼 한 발작 도약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설명 도중 역사에 관해 청년들에게 몇가지 질문을 던졌는데 대답을 못하자 “스님 강연을 들으려면 중학교는 졸업을 해야지”라고 해서 청년들 모두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습니다.nbsp nbsp 1시간 가량 흥미진진한 신라의 삼국 통일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어서 스님과 참가자들은 태종무열왕릉 일대를 둘러보기 위해 이동했습니다. 이동 중에 단체 촬영도 했습니다. 약 400여 명의 청년들은 “새로운 백년 청년학교” 구호를 외치며 우리가 100년을 책임지겠다는 각오를 다지기도 했습니다. nbsp nbsp 스님은 이동 중에 김춘추와 김유신 여동생의 러브스토리에 대한 재미있는 일화들을 들려주었습니다. nbsp nbsp nbsp 11시 30분 쯤에는 김유신장군묘에 도착했습니다. 참가자들은 김유신장군묘의 오른쪽 편을 중심으로 둥글게 앉았습니다. 다행히 그늘 속에 다 들어갈 수 있어서 편안한 자세로 스님의 이야기들을 들었습니다.nbsp nbsp ▲ 김유신장군묘 nbsp “김유신은 한 여인의 아들로서는 정말 훌륭하다고 볼 수 있지만, 한 여인의 남편이나 애인으로서는 썩 좋다고 할 수 없지 않을까요?”라며 김유신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습니다. 김유신이 술에 취한 자신을 애인의 집으로 데려간 말의 목을 애인이 보는 앞에서 베어버렸다는nbsp유명한 일화가 있지요. 김유신의 비범한 면이기도 하지만 그 애인의 입장에서는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었던 것이죠. 스님은 이 외에도 김유신의 면모를 알 수 있는 다양한 일화들을 재미있게 들려주었습니다. 김유신 장군은 죽고 난 후 후대에 ‘태대각간’, ‘흥무대왕’이라는 칭호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더 가서는 무신으로도 추앙을 받았다고 합니다. 김유신 장군에 대한 설명이 끝나고, 스님은 무덤 둘레를 따라 새겨진 12지신에 대해 설명해 주었습니다.nbsp nbsp 오후 1시, 참가자들과 스님은 점심을 먹으러 흥무공원으로 이동했습니다. 메뉴는 밥버거와 오렌지입니다. 단촐한 점심메뉴였지만 그 어느 밥 보다 맛있게 먹었습니다. 자유시간이 잠시 주어지자 참가자들은 한껏 봄날씨를 즐겼습니다. 조별로 각각 나누기를 하기도, 낮잠을 청하기도, 조원들과 사진을 찍기도 했습니다. nbsp ▲ 흥무공원 nbsp 달콤한 점심시간이 끝나고 ‘황룡사지’로 이동했습니다. 스님은 황룡사 9층탑에 대해 설명을 시작했습니다. 선덕여왕은 황룡사 9층탑을 통해 ‘국난 극복’과 ‘삼국통일’을 염원했으며, 당시 서쪽에선 백제가, 북쪽에선 고구려가, 동해바다에선 왜가 침공하였는데, 9층탑을 쌓은 이유가 1층엔 왜를, 2층엔 중화를, 3층엔 오월을…. 그렇게 9층까지 쌓아올려 외침을 막으려 했던 것이었다는 등 많은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nbsp nbsp ▲ 황룡사지 nbsp 마지막으로 스님은 중국 관광객들이 경주에 와보고선 ‘땅이 작으니 건축물도 작구나’ 라고 말한 것을 언급하며, “황룡사 9층탑을 어서 복원해야 한다”며 설명을 마쳤습니다. nbsp nbsp 이후 능지탑, 선덕여왕릉, 사천왕사지를 갔습니다. 참가자들은 약간 지친 기색을 보이기도 했지만 스님이 설명할 때는 반짝반짝한 눈으로 집중했습니다.nbsp nbsp ▲ 능지탑 nbsp 능지탑에서는 “문무대왕을 화장한 곳에 쌓은 호국의 의미가 있는 탑”이라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발해에도 비슷한 영광탑이 있다는 점을 말하며 동북아 역사기행을 살짝 소개해 주기도 했습니다. 이 동네 이름이 ‘배반’인데 옛사람들이 이 곳을 지날 때마다 문무대왕의 은혜를 생각하며 엎드려 절을 했기 때문이라고 알려주며 다음으로 이동했습니다.nbsp nbsp 선덕여왕릉에 도착해서는 광주 청년학교 참가자인 오은산님이 오카리나 연주를 들려주었습니다. 월령공주 OST와 춤추는 용 노래를 들으며 역사기행의 즐거움을 더했습니다.nbsp nbsp nbsp 스님은 선덕여왕 때에 신라가 삼국통일의 기초를 닦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때의 인재들이 2030년 후에 통일신라를 만드는데 큰 공을 세웠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또한 선덕여왕은 분황사, 황룡사 9층목탑, 영묘사, 첨성대 등 많은 유적도 남겼는데, 그에 대한 일화도 재미있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뜨거운 햇볕 탓에 스님은 사천왕사지에 설명도 미리 들려주었습니다.nbsp nbsp ▲ 선덕여왕릉 nbsp 사천왕사지는 신라를 공격하는 당나라군을 막기 위해 문두루 비법을 행했던 곳입니다. 사천왕사에서 행한 신령스러운 기도 덕분에 한 번도 아닌 두 번이나 당나라의 20만 대군을 물리칠 수 있었다고 하는데, 스님이 끝에 “믿거나 말거나”라고 말하자 진지하게 이야기를 듣던 청년들은 크게 웃음을 터트렸습니다. nbsp ▲ 사천왕사지 nbsp 이렇게 사천왕사지를 마지막으로 오늘의 경주역사기행을 마쳤습니다. 스님이 “재밌었어요?”라고 물어보자 청년들은 “네”라고 우렁차게 대답했습니다.nbsp nbsp 숙소로 이동한 후 저녁 7시 30분부터는 청년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즉문즉설’ 시간을 가졌습니다. 청년들은 지난 3월부터 청년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스님의 영상 강연과 책을 열심히 공부해 왔다고 합니다. 드디어 오늘, 그동안 공부하면서 들었던 의문과 고민을 마음껏 질문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입니다. nbspnbsp nbsp 스님이 무대 위로 등장하자 참가자들은 우레와 같은 환호성과 박수를 보냈습니다. 인생에 관한 질문 5가지와 사회에 관한 질문 3가지가 있었습니다. 스님은 각각에 대해 명쾌한 답변을 들려주어 청년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nbsp nbsp nbsp 오늘은 그 중에서 청년들의 호응이 가장 높았던 ‘행복’에 대해 질문한 내용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직장 생활이 행복하지 않아 얼마 전 휴직을 하고 새로운 길을 찾고 있는 한 청년이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는지, 스님은 정말 행복한지 질문했습니다.nbsp nbsp nbsp “27살 직장인입니다. 대학 졸업했고, 군대 갔다왔고, 호주에 2년 유학 다녀왔고, 취직도 했고, 지금까지 바쁘게만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지금 와서 돌아보니까 무엇을 해도 행복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nbsp nbsp 제 친구는 바리스타를 하는데 손님들에게 커피가 맛있다는 칭찬을 들으면 희열을 느낀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뭘 해도 희열을 느껴본 적이 없어요. 일을 하면서 칭찬을 받으면 칭찬을 받아서 좋은 것이지 내가 그 일로 인해서 희열을 느끼거나 행복한 건 아닙니다. 스님의 즉문즉설을 읽어 보면 행복은 자기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많이 말씀하시던데, 제 나름대로 생각한 행복은 결혼이에요. 매체에서 행복한 가정을 많이 보여주잖아요. 그래서 가정을 이루면 행복할 것이라고 어릴 때부터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먼저 장가 간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행복하지 않다고 합니다. 한 친구는 술을 마시고 말하길 자기는 월급 갖다 주는 현금인출기라고까지 합니다. 대기업에 다녀서 돈도 많이 버는 친구인데 정작 본인은 행복하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결혼이 주는 행복도 제가 생각했던 방향과는 좀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nbsp nbsp 얼마 전에 회사에 사직서를 냈다가 다시 마음을 바꿔서 4월부터는 휴직 중입니다. 통찰력 있는 스님께서 어떤 답을 주실지 궁금합니다.” nbsp “이야기 잘 들었어요. 그런데 질문거리가 별로 없는 것 같은데요. 질문자의 사정 이야기를 제가 잘 들었습니다. 답변이 필요 없는 것 같은데요.” nbsp “스님께서는 행복하세요?” nbsp “행복해요.” nbsp “그러면 어떻게 그 행복에 도달하셨는지요?” nbsp “저는 ‘행복하고 싶다’ 이런 생각 없이 살기 때문에 행복해요.” nbsp nbsp “그렇게도 생각할 수 있다는 건 방금 깨달았어요. 그래도 보통은 뭔가 할 때 행복한 게 있잖아요.”nbsp nbsp “그건 행복한 게 아니라 기분 좋은 거죠. 뭘 해서 자기 뜻대로 되었을 때는 기분 좋잖아요. 기분 좋음은 금방 기분 나쁨으로 바뀌어요.” nbsp “그런데 그게 희열까지는 연결이 안 되더라고요. 뭔가 쟁취하고 기쁜 그런 게...” nbsp “희열로 갔다면 그건 병이에요. 괴로움으로 가면 병인 것처럼 희열로 가도 병이에요. 예를 들어 어떤 여자와 만나서 희열을 느꼈다면 그 여자와 헤어지면 엄청난 괴로움에 빠지게 되고, 자녀를 낳아서 희열과 큰 행복을 느꼈다면 그 자녀를 잃으면 엄청난 괴로움에 빠지게 됩니다. 그런 건 진정한 행복과는 거리가 멀어요. 즐거움과 괴로움이라는 인생의 널뛰기에 불과합니다.nbsp nbsp 관점을 딱 바꿔보세요. 이번 투표를 예로 들어볼게요. 투표란 것은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을 찍는 거잖아요. 그런데 이 사람도 싫고 저 사람도 싫어서 누굴 찍어야 될지 모르겠다고들 하죠? 즉 ‘누가 더 좋으냐?’라고 했을 때는 아무리 봐도 다들 마음에 안 들다 보니 선택하기가 굉장히 어려워요. 그럴 때는 관점을 딱 바꿔서 ‘누가 더 싫으냐?’라고 보면 ‘아이고, 이게 더 싫다’ 이렇게 답이 금방 나와요. 그러면 덜 싫은 쪽을 찍으면 됩니다. 그래서 이번 투표 결과가 잘 나왔다고 하는 거예요. 이번에는 좋은 걸 찾아서 찍었어요? 제일 나쁜 걸 피하려고 그다음으로 나쁜 걸 찾아 찍었어요?” nbsp “제일 나쁜 걸 피하려고요.” nbsp “제일 나쁜 걸 혼내주려고 그 다음 걸 찍다 보니 투표하기가 쉬워졌잖아요. ‘누가 더 좋은가?’ 이런 관점에서는 누굴 찍어야 될지 도저히 잘 모르겠는데, 이 때는 관점을 바꿔서 ‘누가 더 싫은가?’ 이렇게 봐버리면 금방 구분이 됩니다. nbsp 그런 것처럼 행복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즉 행복은 괴로움이 없으면 되는 거에요. 직장을 다니면서 막 재미가 있고 희열이 느껴지고 그런 건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내가 직장을 다니는데 진짜 괴로워 죽겠고 못 살겠는지를 물어보세요. 제가 보니까 질문자가 그런 것 같지는 않은데요.”nbsp nbsp “예, 좋은 직장이라고 생각하고 잘 다니고 있긴 했는데... ” nbsp “직장 다니면서 ‘너 행복하냐?’라고 물었는데 ‘안 행복하다’라고 했다고 직장을 그만두면 안 돼요. 이럴 땐 질문을 이렇게 물어봐야 해요. ‘너 괴롭냐?’ 이렇게 물어보고 안 괴롭다면 그냥 다니면 됩니다.nbsp nbsp 어떤 남자나 여자를 만나서 사귀었다고 해봅시다. ‘이 사람을 만나서 행복하냐?’라고 물어보면 처음에 만날 때만 행복했지, 좀 지나보면 별로 행복하지 않아요. 골치 아픈 일만 많죠.nbsp nbsp nbsp 그래서 ‘행복하냐?’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봐서 ‘안 행복하다’ 이러면 헤어져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다시 되물어보세요. ‘그러면 이 사람하고 만나는 게 괴롭냐?’ 이렇게요. 이 때 ‘별로 안 괴롭다’ 그러면 헤어지지 말고 그냥 유지하면 됩니다. 사물을 보는 관점을 이렇게 가져보라는 겁니다. 한쪽 면만 보고 안 된다고 그만두면 나중에 후회를 할 수가 있습니다.” nbsp “그럼 행복하지 않아도 계속 그 일을 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건지요? 저는 다른 곳으로 이직할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nbsp “그거야 질문자의 선택이지요. 이 일을 하는 게 행복해도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할 수도 있는 것이고요. 가족들과 지금처럼 행복하게 살고 싶지만, 만약 나라를 일본에 빼앗겼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독립운동을 하면 내가 죽을지도 모르고, 가능하면 그런 일을 안 하고 싶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죽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내 행복을 포기하고서라도 독립운동을 해야겠다고 선택할 수 있는 거잖아요.nbsp nbsp nbsp 동남아에서 한국으로 시집을 오신 여성분들도 마찬가지예요. 자기 혼자만 생각하면 베트남에서 아무 남자하고나 결혼해서 살 수 있겠지요. 그런데 사랑하는 남동생이 이번에 대학 시험을 쳤는데 입학금도 못 내지, 아버지는 편찮으시지, 이런 여러 가지 사정이 있는데, 마침 한국의 어떤 남자한테 시집을 가면 돈을 많이 준다는 이야기를 들은 거예요. ‘나이가 좀 든 남자한테 시집가면 1만 달러 혹은 2만 달러를 준다니 그걸로 아버지 병도 치료하고 단칸방 집이라도 마련하고 남동생 대학도 보낼 수 있겠구나. 나 하나 희생하면 온가족이 편안한데, 이래도 살고 저래도 사는데 뭘.’ 이렇게 생각하고 실제로 시집오는 사람이 있다는 겁니다. 저희 세대에서는 여성들이 이런 집안 문제로 결혼이나 직장을 선택한 사람이 굉장히 많았어요.nbsp nbsp 이처럼 사람이 꼭 자기 좋아하는 것만 하고 살 수가 없습니다. 저는 스님이 되는 게 싫었는데도 어떻게 하다 보니 이렇게 되어 버렸어요. 그래도 이렇게 행복하게 살잖아요. 여러분은 어떤 일을 하면 기분이 좋고 신나고 하는 게 행복이라고만 생각하는데, 그런 건 오래 갈 수가 없어요. 어떤 사람을 만났을 때 막 가슴이 두근두근하고 집에 와서도 계속 보고 싶고 전화해도 또 하고 싶은 것을 여러분들은 ‘사랑’이라고 하는데, 심리적으로 정확하게 말하면 그건 미친 증상이에요. 정신이 흥분되어 있는 상태입니다.nbsp nbsp nbsp 반대로 어떤 사람이 너무 미워서 잠이 안 오고 ‘칼로 찔러죽일까? 가서 염산을 뿌려 죽일까?’ 이런 생각이 든다면 이것도 정신질환에 속합니다. 그 상황에서는 그런 마음이 들 수 있겠다고 이해는 하지만 심리적으로는 정신질환에 속해요.nbsp nbsp 그러면 정상적인 상태는 어떤 것일까요? 자신이 원하는 대로 되면 조금 기분이 좋아지지만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고, 원하는 대로 안 되면 조금 기분이 나쁘긴 하지만 다시 원래대로 돌아와서 늘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 다시 말해 마음이 들뜨지 않고 고요한 것이 원래의 건강한 마음상태예요. 이렇게 병든 중생들의 마음을 그런 원래의 건강한 상태로 돌려놓는 게 수행입니다.nbsp nbsp 그런데 질문자는 막 들뜨는 것을 행복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건 행복이 아니라 윤회의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굳이 말하면 ‘락’이라고 해요. 락에는 반드시 그만한 높이의 ‘고’가 따릅니다. 고락의 널뛰기를 반복하는 것을 윤회라고 해요. 질문자는 지금 그 고락의 널뛰기 중에서 락을 행복이라 생각하지만, 그걸 추구하면 앞으로 인생이 오히려 고달파져요. nbsp 그리고 어떤 곳을 가도 락만 계속되는 곳은 없어요. 이 세상 사람들은 세상의 이치에 어리석어서 고락이 늘 붙어 있는 줄 모르고, 고는 없이 늘 흥분된 상태의 락만 유지되는 세상을 천상이라며 추구하고, 그런 걸 행복이라고 부르며 구하려고 하지만 그런 건 실제로 존재하지 않아요. 그런 걸 행복으로 여겨서 그런 행복을 추구하면 불행해집니다. 현실에는 그런 게 없기 때문이에요.nbsp nbsp 그래서 영화며 소설을 너무 많이 본 사람들은 결혼생활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영화는 상영하는 두 시간만 기분 좋은 거예요. 그 두 시간 안에 평생이라고 써놨을 뿐이죠. 영화나 소설에는 서로 연애하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결혼해서도 내내 좋고, 아이 낳아서도 서로 행복하고, 이런 좋은 모습이 극적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그래야 사람들이 열심히 보니까요. 그런데 자기가 직접 해보면 그렇게 안 돼요. 그래서 다 사는 게 재미가 없고, 연애도 재미가 없고, 결혼도 재미가 없는 거예요. 이것은 다 잘못된 행복을 추구하기 때문입니다.nbsp nbsp nbsp 그렇게 일시적으로 마냥 좋을 수 있는 게 두 가지가 있긴 합니다. 한 가지는 마약이에요. 잘못된 행복을 너무 추구하다 사는 게 재미가 없으니 마약을 입에 대면 이제 그렇게 되는 거예요. 기분 좋은 환영을 통해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고 기분이 막 들뜨고 좋아요. 괴롭다가도 마약 한 번 하면 기분이 좋아져서 소위 ‘홍콩 가는 거예요. 그래서 한 번 하고 두 번 하고 세 번 하다 보면 그 기분 좋음은 점점 정도가 덜해지는데 그걸 동일한 정도로 유지하려면 투여량을 자꾸 높여야 합니다. 그래서 중독이 되는 것이지 처음부터 일부러 마약 중독자가 되고 싶어서 된 사람은 하나도 없어요.nbsp nbsp 예를 들어 지금 기분이 우울해서 클럽에 가서 맥주 한 잔 마시고 있는데 누가 옆에 와서 넌지시 권하는 거예요. ‘너무 힘들어 보이는데 이거 한 대 피워보세요. 공짜예요. 피우면 기분이 좋아요.’ 공짜라니까 시험 삼아 피워봤더니 진짜 기분이 좋아졌어요. 그러면 집에 와서도 ‘아, 그때 참 기분 좋았는데’ 그런 생각이 들겠죠. 이게 좋은 줄 아니까 다음에 가서 ‘그거 없어요?’ 하면 또 한 대 준단 말이에요. 그렇게 몇 번 하다 보면 꼭 몸이 중독된다기보다는 정신적으로 중독이 돼요. 그 기분 좋음에 대한 그리움이 늘 있으니까요. 나중에는 상대가 ‘아이고, 저도 이제 없어요.’ 하고 나옵니다. 그래도 또 물으니까 ‘제가 부자도 아닌데 어떻게 계속 공짜로 줘요? 다 돈 주고 산 거예요’라고 합니다. 가격이 비싸도 그게 그리우니까 ‘내가 그 돈 줄 테니까 사다 주세요’ 하게 됩니다. 시간이 지나면 가격은 점점 오르고, 만족도는 점점 낮아집니다. 이렇게 처음에는 괴로워하는 사람만 골라서 권한 후에 점점 물들여가는 거예요. 그렇게 몇 년씩 중독되어 살다가 들통이 나서 줄줄이 감옥 가는 거 많이들 봤잖아요. nbsp 마약과 거의 같은 효과를 발휘하는 다른 한 가지는 소위 ‘옐로우 페이퍼’라는 거예요. 중독성 있는 성인용 잡지나 소설, 비디오 등을 말합니다. ‘옐로우 페이퍼’라는 명칭처럼 옛날에는 잡지나 소설이 대부분이었는데 요즘은 영상으로 나와요. 그래서 집에 가면 여자나 남자들 벌거벗은 사진, 성행위하는 묘사, 이런 것만 늘 검색해서 찾아보다가 중독이 됩니다. 아이들은 게임에 중독되기 쉽고요. 중독성에는 심리적인 것과 물질적인 것이 있는데 옛날에는 물질적 중독성만 있었다면 지금은 정신적 중독성까지 생겨서 거기에 빠질 위험성이 더 커졌어요. nbsp 그래서 삶에서 알콩달콩한 걸 너무 추구하면 안 좋아요. 실제로 인간의 삶이 안 그래요. 자연계를 한번 보세요. 산에 가면 다람쥐도 살고 토끼도 살고 노루도 살아요. 다람쥐가 괴로워서 못 살겠다고 나무에서 떨어져서 자살을 하고, 바위에 머리를 처박고, 미친 듯이 아우성을 치고 돌아다니는 경우는 없잖아요. 다 그냥 자기 일 하러 돌아다니는 거예요. 그러니 자살하는 사람, 죽겠다고 괴로워하는 사람, 울고불고 하는 사람, 죽이겠다고 쫓아다니는 사람은 짐승보다 못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또 반대로 생각해보면 짐승은 ‘와, 기분 좋다’ 이런 것도 없어요. 사람만 술 마시고 ‘기분 좋다 이러죠. nbsp nbsp 기분 좋음과 기분 나쁨은 육체의 문제가 아니라 다 정신적인 쾌락에 해당되는 문제입니다. 앞으로는 정신적인 자극을 주면 마약을 하지 않고도 기분 좋은 감정을 자극할 수 있어요. 전두엽이니 후두엽이니 해서 뇌의 어떤 부위에 어떤 자극을 주면 기분 좋음이 유지되는지를 지금 굉장히들 연구하고 있어요. 아기 낳는 것도 자기가 안 낳고 대리모를 통해서 낳는다는 이야기 들어봤죠? 좀 더 나아가서 인공자궁이 생기면 전부 공장에다가 주문해서 아기를 낳을 수가 있게 될 겁니다. 이제는 섹스라고 하는 것도 남녀가 직접 만나서 하는 것이 아니라 가상현실 안에서 동일한 효과와 기분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건 이미 벌써 개발이 상당히 진행되었어요.nbsp nbsp 인간의 삶이 쾌락을 쫓으면 계속 이런 쪽으로 가게 돼요. 그래서 옛날부터 인간이 쾌락에 빠지면 그 중독성 때문에 다들 망하잖아요. 의자왕이 처음에는 굉장히 선정을 펼쳤지만 나중에 쾌락에 빠져서 나라를 망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nbsp nbsp 그래서 어떤 평가를 할 때 막 흥분이 되고 기분이 좋다고 해서 꼭 ‘좋다’라고 말하면 안 돼요. 그런 기분이 일어난다고 다 병인 건 아니지만, 그런 기분이 일어나면 약간 진정을 해야 해요. 반대로 그런 기분이 안 일어나는 걸 가지고 문제 삼는 것은 영화며 소설, 연속극 같은 걸 보는 데서 오는 잘못된 견해입니다. 그것이 여러분들의 가정생활을 불행하게 만듭니다. nbsp 그러니 무던하게 사는 게 좋아요. 스님은 혼자 사는데 기분 좋을 게 뭐가 있겠어요? 제가 ‘행복하다’라고 하면 막 기분 좋은 일만 가득한 줄 알죠? 작은 방에 들어가서 혼자 자는데 뭐 그리 기분 좋은 일이 많겠어요? 대신 스님은 기분 나쁠 일이 별로 없어요. 여러분들은 지금 집에 돌아가면 부모가 잔소리를 하거나, 아내가 잔소리를 하거나, 남편이 잔소리를 하거나, 아이가 징징대며 우는 문제가 있잖아요. 그런데 저는 방에 들어가면 그런 게 없으니까 기분 나쁠 일이 별로 없어요. 그래서 스님은 행복하다는 거예요. 강의가 없는 날에는 종일 산을 타거나 농사짓는데 거기에 또 뭐 그리 기분 좋은 일이 많겠어요? 그러나 기분 나쁠 일이 없다는 말입니다.nbsp nbsp ‘열반’은 막 기분좋은 상태를 말하는 게 아니라 괴로움이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질문자는 생각을 조금 바꾸어야 해요. 그렇게 살면 자꾸 더 어려워집니다.” nbsp “네, 알겠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nbsp 질문자의 목소리도 크고 청년들도 함께 박수를 쳤지만, 스님의 답변을 듣고 난 표정들이 썩 개운치 않아 보였나 봅니다. 스님은 조금 미진했는지 한마디 덧붙였습니다.nbsp nbsp nbsp “그런데 이런 걸 언제쯤 알 수 있을까요? 대부분 나이가 좀 들어야 이걸 알 수 있어요. 젊을 때는 막 기분이 좋은 걸 우선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걸 좀 미리 알면 인생 낭비를 좀 덜 할 수 있어요. 이걸 모르면 한참 헤맨 뒤에야 돌아와서 ‘아, 쓸데없는 짓 하고 돌아다녔구나’ 합니다. 그래서 제가 여러분들을 만나면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지금 이게 딱 여러분들한테 받아들여지긴 쉽지 않지만 이렇게 미리 이야기를 들어놓으면 나중에 한쪽으로 치우쳐 헤매다가 ‘아, 스님 말씀이 이거였구나’ 하고 알게 되거든요. 지금 깨달으면 더 좋지만, 지금 못 깨달아도 돌아오는데 훨씬 효과적이에요. 그래서 여러분들이 별로 안 좋아하는 표정을 보면서도 제가 자꾸 이야기하는 거예요. 지금 여러분들한테 듣기 좋은 소리 해봐야 그건 오래 못 가요.” nbsp 마지막에 덧붙여 준 말씀이 울림이 컸는지 그제서야 더 큰 박수갈채가 쏟아졌습니다. 강연이 끝나고 몇몇 청년들에게 소감을 물어보니 이 말씀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고 이구동성으로 입을 모았습니다. ‘들뜨는 것을 행복으로 삼지 말라’ 이 말씀을 명심문처럼 가슴에 새겨 봅니다. nbsp nbsp 이 외에도 인생 고민에 대해서는 네 명이 더 질문을 했습니다. 모태솔로인데 어떻게 다른 사람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을 수 있는지, 직장에서 억울하게 해고를 당해서 힘든데 어떡해야 하는지, 돈을 주고 외국인 여자와 결혼하라고 계속 말하시는 부모님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깊은 인간관계를 못 사귀는데 어떻게 해야하는지, 부모님과 대화가 되질 않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스님은 역시 명쾌한 답변을 들려주었습니다. nbsp nbsp 그리고 강연 후반부에서는 사회에 관한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녹색당을 지지했는데 원내 진입에 실패했다며 녹색당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현 정부가 개성공단을 폐쇄한 것은 정말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데 북핵문제 해법에 대한 스님의 생각은 어떤지, 2017년에 통일이 된다고 어떤 기자가 주장했는데 이에 대해 스님은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한 질문이 있었습니다. nbsp nbsp 스님은 약속한 2시간 30분이 지났지만, 특히 마지막에 통일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더 시간을 할애하며 열정적으로 답변을 해주었습니다. 2017년 통일 가능성은 아마도 북한 붕괴론에 근거했을 수가 있는데 이는 올바른 시각이 아니라고 지적하면서 우리는 언제나 합의에 의한 평화적인 통일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합의에 의한 통일은 단순히 전쟁을 방지하는 것뿐만 아니라 청년들의 미래에도 크나큰 이익이 되는 것임을 알려주었습니다.nbsp nbsp “대한민국이 여기서 더욱더 도약을 하려면 남북통일을 통한 통일경제를 만들어가야 신라와 가야가 그랬듯 시너지 효과를 낼 수가 있어요. 북한의 값싼 노동력과 자원, 남한의 기술력과 자본이 결합하면 북한이 새로운 생산기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지금 여러분들에게 주어진 중소기업 하청 노동자로서의 일자리는 북한 노동자들이 맡고, 여러분에게는 고급 노동력이 필요한 일자리가 늘어납니다. 예를 들어 북한에 철도를 놓거나 도로를 닦는다면 현장의 단순노동은 북한 노동자들이 하겠지만, 측량하고 설계하고 감독하는 기술적인 건 다 여러분들이 해야 하니까 일자리가 급격히 늘어날 수 있어요. 그리고 북한 사람들이 구매하는 물건 소비가 늘어나니까 우리나라 각 공장 생산량도 늘어나게 되고, 각종 시설을 건설해야 하니까 전체적인 경기가 좋아지게 됩니다.nbsp nbsp nbsp 북한 개발에 돈이 많이 든다고들 하지만 그 돈은 투자의 개념이기 때문에 있으면 쓰고 없으면 외자를 유치하면 돼요. 철도를 놓으려면 아마 몇 조 원이 들 거예요. 그러나 그걸 통일비용이라고 하면 안 돼요. 그 철도를 놓아서 물류혁명을 일으키면 1020년 안에 본전을 뽑습니다. 그건 투자예요. 투자를 유치해서 하면 돼요. 우리나라의 고속도로며 철도도 다 외자를 유치해서 했잖아요. 돈 문제는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nbsp nbsp 또 북한 인구 2천만을 먹여 살려야 한다고들 걱정하는데, 그것도 걱정할 문제가 아닙니다. 지금 중국에서도 노동자의 월급이 500달러를 넘어갑니다. 그런데 북한은 개성공단 노동자들 임금이 지금 150달러예요. 그 정도의 저렴한 인건비로 그런 양질의 노동력을 쓸 수 있는 곳은 전 세계 어디에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노동력 자체가 엄청난 자산이에요. 자꾸 총량 계산만 해서 ‘돈이 얼마 든다’고 하니까 여러분들에게 두려움이 생기는데 사실은 이익이 훨씬 더 큽니다. 만약 평화시대가 되어서 북한 노동자 100만 명을 해외에 보내면 한 사람당 매달 몇 백 달러씩만 부쳐 와도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옵니다. 사람이 다 자산이 되는 거예요. 자원도 노동력도 다 우리 민족의 큰 자산이 됩니다.nbsp nbsp 통일을 한다면 반드시 합의통일이어야 하고, 평화적으로 통일을 해야 합니다. 통일이라고 해서 휴전선 허물고 군대 다 없애는 걸 꼭 안 해도 돼요. 북한 체제는 그냥 둔 채로 개방하고, 투자를 보장해주고, 남북이 통일을 전제로 한 통일경제를 먼저 해나간다면 우리는 지금도 12퍼센트에서 5퍼센트 이상 성장할 수 있고 북한은 100퍼센트 성장할 수 있어요. 이런 새로운 길이 열릴 수 있는데 지금은 감정적인 문제며 주변국과의 관계 문제 때문에 안 풀리고 있는 겁니다.nbsp nbsp 그러니 내년 대선에서는 진보니 보수니 너무 따지지 마세요. 진보며 보수가 지금 중요한 게 아니고, 경상도며 전라도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그냥 ‘힘으로 통일하겠다’ 이렇게 밀어붙이는 것도 중요한 게 아니에요. 통일을 지향하는, 다시 말해 ‘통일하는 쪽으로 가겠다’라는 생각을 확실히 가진 사람과 정당이 나라를 이끌게 되는 게 중요합니다. ‘통일을 하겠다’라는 것은 무력으로 통일하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평화적으로 통일하겠다는 생각을 말합니다. 그 생각만 확고히 가지면 통일 효과는 바로 볼 수 있습니다. 휴전선이며 군사 관련 협상은 하루아침에 안 돼요. 그런 건 5년, 10년, 20년이 걸릴 수 있습니다. 중국이 얼마나 현명했는지 보세요. 홍콩에 50년씩의 기한을 줘버렸어요. 홍콩을 중국에 합병할 때 50년의 기한을 안 줬다면 홍콩의 기술과 자본은 다 해외로 가버렸을 거예요. 50년을 주니까 나이든 사람은 ‘죽을 때까지 문제없네’ 이러고 다 거기 그냥 있는 거예요. 이런 대범함이 좀 필요합니다. nbsp nbsp 가야와 신라가 통합하는 과정에서도 가야의 요구조건을 신라가 수용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차돈의 순교와 같은 희생을 치렀던 겁니다. 그러나 그런 희생을 감수하면서 상대를 포용하고 받아들였기에 결국 그 통합의 시너지 효과로 신라가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어요.nbsp nbsp 그런 것처럼 합의통일을 해야 합니다. 우리가 군사적으로 밀어붙여서 통일을 한다면 통일을 이루기도 어렵겠지만 설령 통일이 된다 하더라도 통일된 한국은 중국과 군사적으로 대립하게 됩니다. 그러면 통일의 효과가 별로 없어요. 그런데 남북이 합의통일이 되면 중국이 간섭할 수가 없잖아요. 우리가 합의통일을 이루려면 중국의 요구조건도 받아들이고 미국의 요구조건도 받아들여야 해요. 이렇게 주변국의 요구를 받아들여 통일을 이룬다면 통일된 한국은 중국은 물론 일본이며 미국과도 동시에 우호관계를 가지니까 이 통일된 한국이 중심이 돼서 일본과 중국까지 포함한 아시아 전체의 협력을 이끌어갈 수 있어요. 다시 말해 한국이 캐스팅 보드를 쥘 수 있다는 거예요. 15년 정도만 지나도 미국이 51, 중국이 49 정도로 양국의 세력이 비슷해질 거예요. 이러면 한국이 10쯤만 돼도 캐스팅 보드를 쥘 수 있어요. 지금은 미국이 70이고 중국이 30이니까 우리가 10이라고 해도 보태봐야 별 영향을 못 끼치지만, 양쪽이 비슷비슷하면 10만 돼도 캐스팅 보드를 쥘 수 있는 거예요. 그러면 우리 덕분에 주변국이 다 균형을 잡을 수 있으니 모두에게 이익이 됩니다.nbsp nbsp nbsp 그러니 대한민국의 통일은 일본의 손해나 중국의 손해인 통일을 추구하면 절대로 이루어질 수가 없습니다. 한국의 통일이 중국에도 이롭고 일본에도 이롭고 미국에게도 손해가 없는 길을 추구해야 해요. 그래야 주변국들을 설득하기도 쉽습니다. 그런 국제 감각 위에서 통일을 추구해야지 미국이나 중국에게 통일해 달라고 해서 무조건 시킨 대로 하는 것은 안 됩니다. 그렇게 통일하면 그들의 이익이 될 뿐 우리의 이익이 안 돼요. 반대로 우리 이익만 추구해도 통일이 안 돼요. 자주적이면서 우리의 이익을 추구하되 그들에게도 손해가 나지 않고 이익이 되는 통일을 추구할 때만이 통일도 가능하고 통일 이후의 시너지 효과가 난다는 걸 여러분들이 꼭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nbsp 언제 들어도 스님의 통일 이야기는 가슴을 뛰게 하는 것 같습니다. 통일의 비전과 희망에 대해 이야기해준 스님에게 청년들은 다시 한 번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내며 환호했습니다.nbsp nbsp 신라와 가야의 합의통일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모태솔로와 연애 이야기, 행복에 대한 이야기, 21세기 남북의 평화통일에 대한 이야기까지 하루종일 스님의 법비를 흠뻑 맞을 수 있었습니다.nbsp nbsp 강연을 마치면서 스님은 5월 21일 시청광장에서 열리는 ‘청춘콘서트’에 대해 잠시 소개해 주었습니다. 오늘 스님 강의를 듣고 실천의지를 다지는 청년들이 많았는데, 마침 청년포럼에서는 청년들의 이런 결기를 함께 표출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는 것입니다.nbsp nbsp nbsp “오늘 행사를 주관한 청년포럼에서는 ‘대한민국 청년들의 힘을 한번 모아보자’ 하는 취지로 5월 21일에 청춘콘서트를 합니다. 시청 앞에서 1만 명 정도가 모여서 청년들의 유쾌하고 즐거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청년들의 어떤 사회적인 요구도 함께 제시한다면, 앞으로 국가에서도 청년들의 의사를 수용해 나가려고 노력하지 않겠어요? 스무살 성년이 되는 젊은이들을 축하한다는 의미도 담아서 행사 날짜를 성년의 날로 잡았습니다. 청년들의 즐거움도 추구하고 청년들의 어떤 결기도 보여줘서 ‘청년만이 미래다’, ‘통일 시대에 살아갈 사람은 청년이다’, ‘청년이 주인이다’ 이런 분위기를 여러분들이 한번 만들어 나갔으면 합니다. 청년 실업이니 뭐니 해서 청년들이 사회의 짐처럼 취급받는 분위기를 바꿔서 ‘청년만이 대한민국의 희망이다’ 이런 걸 보여주는 게 필요해요. 그러니 여러분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주위에도 열심히 권유해서 힘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nbsp nbsp “네” nbsp nbsp 대한민국 청년 1만 명이 모이는 청춘콘서트, 생각만 해도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 두근 뛰었습니다.nbsp nbsp 강연장을 나온 스님은 곧바로 문경 정토수련원으로 향했습니다. 내일은 새벽 6시부터 9시까지 문경 정토수련원에서 경전반 특강수련 법문을 한 후, 10시부터는 전국에서 모인 정토회 저녁반과 청년국 자원활동가들과 함께 속리산 법주사에서 봄나들이를 겸한 즉문즉설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nbsp nbsp 5월 21일 시청광장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청춘콘서트amp청춘박람회가 열립니다. 법륜 스님, 김제동, 박원순 서울시장, 노희경 작가가 펼치는 사이다 심쿵 토크, 조문근, 박베이비드라이버, 김지수, 버스터리드 등 봄밤의 정취를 느끼게 해 줄 뮤지션들의 공연, 42개 청년 단체가 참여하는 박람회 등 세상을 바꾸는 즐거운 축제가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전국 15개 도시에서 청춘 버스도 운영할 예정이오니 많은 참여 바랍니다.nbsp 티켓신청 바로가기 httpchungcon.kr nbsp

2016.05.02. 100,130 읽음 댓글 24개

2016.4.29 정토불교대학 담당자 봄나들이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정토불교대학 담당자들과 함께 문경 대야산 자락 용추계곡으로 봄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전국에서 모인 정토불교대학 담당자들은 소풍과 친목도모, 상담을 겸한 즐거운 시간을 스님과 함께 보낼 수 있었습니다.nbspnbsp대중들이 용추계곡 주차장에 모두 모이자 먼저 스님이 오늘 행사의 취지와 오늘 산행 코스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오늘 행사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첫째, 소풍이에요. 둘째는 친목도모입니다. 그래서 전국에서 모인 담당자들이 서로 인사를 하고요. 셋째, 여러분들의 애로사항을 상담해보는 즉문즉설 시간을 가져봅시다. 알았죠? 마음 부담 갖지말고 가볍게 합시다.nbsp이곳은 월악산국립공원과 속리산국립공원 중간쯤에 위치한 경북 문경시 가은읍 완장리 범바위라는 곳입니다. 오늘 산행코스는 용추계곡을 따라 올라갑니다. 올라가는 왼편으로는 둔덕산, 오른쪽으로는 대야산입니다. 주차장에서 계곡 오른쪽을 따라 4050분을 오르면 월영대라는 곳이 나오는데 그곳에서 계곡을 건너 다시 오른쪽으로 내려와서 선유동 계곡에서 점심을 먹고 여러분들의 애로사항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질게요.”nbspnbspnbsp스님의 환한 웃음에 대중들도 함께 웃으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산행을 시작했습니다.nbspnbsp오늘 봄나들이에 참가한 대중들은 지난 3월에 전국에서 동시 개강한 정토불교대학을 담당하고 있는 활동가들과 모둠장들입니다. 벌써부터 모둠 운영하랴, 수업 준비하랴, 활동을 반대하는 가족들 상대하랴 힘들다는 분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자연 속에서 산책도 하면서 그동안 힘들었던 점에 대해 스님과 상담해보는 시간이 마련된 것입니다.nbspnbspnbsp스님은 담당자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정토회에서 봉사를 해왔는지 물어보았는데 대부분 이제 갓 불교대학을 졸업한 새내기 수준의 담당자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그러자 스님은 “얼마나 힘들어요? 나도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나보다 저학년들을 가르쳐 봐서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합니다.”라고 웃으면서 안쓰러운 마음을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nbspnbsp지나가는 길에 용소바위가 가장 먼저 나타났습니다. 스님의 설명이 송수신기를 통해 들려왔습니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는 말 들어보았죠? 여기가 바로 빈대 때문에 절 전체가 사라진 곳입니다.”nbspnbsp중간중간 세차게 소용돌이 치며 흐르는 맑은 계곡을 따라 대중들은 곳곳에서 삼삼오오 모여 사진을 찍으며 올라갔습니다. 널찍한 바위가 있는 터가 나타나자 스님은 대중들보다 서둘러 계곡을 훌쩍 뛰어넘어 건너더니 큰 돌을 주어와 금세 돌다리를 놓아주었습니다.nbspnbsp“여기가 월영대예요. 여기서 잠시 쉬어갑시다. 자, 편하게 자리를 잡고 앉아봅시다. 잠시 명상의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nbspnbsp간식을 꺼내 먹으며 쉬고 있던 대중들은 명상을 하기 위해 자리를 잡고 앉기 시작했습니다. 모두 눈을 감고 고요히 명상에 들자 다시 스님의 목소리가 송수신기로 흘러나왔습니다.nbspnbsp“자세를 편안히 하고, 몸을 편안히 합니다. 들숨을 알아차리고, 날숨을 알아차립니다. 물소리를 듣는 게 아니라 내가 물이 되어 흐르는 것을 느껴봅니다. 나와 자연을 분리하지 말고, 내가 자연입니다. 자연과 하나가 되어 봅니다. 이런저런 생각에 끌려가지 말고 자연의 일부가 되어봅니다.”nbspnbsp스님의 안내에 따라 대중들은 물 흐르는 소리와 새소리를 뒤로하고 깊은 명상에 잠겼습니다.nbspnbsp얼굴을 쓰다듬는 청랑한 바람을 한껏 느끼며 명상을 마쳤습니다. 스님은 고요해진 대중들을 바라보더니 “조용하니까 좋아요? 같이 동요를 불러볼까요?” 하며 분위기를 전환시켰습니다. 대중들은 한층 편안해진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며 함께 노래를 불렀습니다.nbspnbsp“산 위에서 부는 바람 시원한 바람 ♬ 그 바람은 좋은 바람 고마운 바람 ♬”nbspnbspnbsp휴식을 마치고 다시 계곡물을 따라 남은 산행길을 내려와 너른 터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각 지부별로 모여앉아 점심식사를 하였습니다.nbspnbspnbsp점심식사 후에는 장기자랑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중 한 분이 본인은 교회를 다녀서 복음성가를 개사하여 부르겠다고 하며 앞으로 나왔습니다. 마지막에 “하나님의 사랑을 가르쳐주신 스님께 감사드립니다.”라는 가사에 대중들은 박장대소를 했습니다.nbspnbspnbsp장기자랑 시간 덕분에 분위기가 아주 밝아지고 마음도 활짝 열린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어서 불교대학 담당자들의 애로사항을 스님에게 묻고 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nbspnbsp계곡물 소리가 졸졸졸 들리는 가운데 자연 속에서 야단법석이 펼쳐진 것입니다. 대중들은 이구동성으로 “정말 야단법석이다” 하며 기쁜 마음으로 스님에게 법문을 청했습니다.nbspnbsp총 8명이 스님에게 자신의 고민을 말하고 답변을 듣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같이 활동하는 도반이 인사를 받아주지 않고, 불편한 감정을 주위에 말하고 있어서 너무 화가 난다는 분의 고민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관계가 불편해졌을 때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 소중한 가르침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nbspnbspnbsp“같이 활동하는 한 도반이 어느 순간부터 제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제 인사를 외면하는 겁니다. 저는 ‘뭐지? 왜 그러지?’ 했지만 잊어버리고 지내다가 월요일에 출근할 때만 되면 매번 느끼게 되는 겁니다. 저도 이걸 모른 체 하고 넘어갈 정도의 그릇은 안 되기 때문에 그 다음부터 저도 그 도반에게 인사를 안 했습니다. 같이 인사를 안 하니까 화는 좀 덜 올라오더라고요.nbspnbsp그런데 그 도반이 저와의 관계가 너무 힘들다고 경전반 담당자한테 얘기를 했나 봐요. 저는 그 말을 전해들을 때 뒤통수를 맞은 것 같았어요. 나를 좀 싫어할 순 있지만 그렇게 갈등이 생길 만한 이유는 없었거든요. 그 전까지 저는 그 도반한테 별 감정도 없었는데, 그걸 전해 들으니까 기분이 너무 너무 나빴습니다. 지금은 관계가 풀릴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nbspnbsp그 도반은 모든 사람들이 ‘정말 착하고, 내성적이고, 차분하다’고 하는 분이고, 수행법회도 꼬박꼬박 나오시고, 나름대로 봉사도 굉장히 열심히 하시기 때문에 저는 시간이 좀 지나면 해결이 될 줄 알았어요. 그런데 지금 경전반 졸업이 몇 달 안 남았습니다. 그냥 이런 상태로 졸업을 해야 될 것 같기도 합니다. 얼마 전에는 그 도반과 단둘이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적이 있었는데, 자연스럽게 인사를 했지만 그 때도 저를 모른 척 했습니다. 분별심이 너무 올라와서 그날 봉사하고 수업 듣는 동안 집중도 안 되었고, 계속 그 생각에 끌려 다니자니 숨이 막혔습니다.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nbsp“그 사람이 질문자를 욕한 것도 아니고, 그 사람이 특별한 문제가 있는 사람도 아니고, 착하고, 얌전하고, 자기 일은 잘 하는 사람이라면서요. 그러면 그건 그 사람의 문제라고 보면 안 되고, 전적으로 질문자의 문제라고 봐야 합니다.nbspnbspnbsp우리가 지금 이 계곡에서 꽃이 예쁘다고 아무리 얘기한들 꽃이 고맙다고 반응해주지 않습니다. 산도 그렇고, 물도 그래요. 그래도 우리는 아무렇지도 않잖아요. 그런 것처럼 그 사람이 인사를 하든 안 하든 그건 상관하지 마세요. 그 사람한테 ‘안녕하세요’, ‘수고하셨어요’라고 인사하면서 그냥 질문자가 할 일만 계속 해 나가면 되지요.”nbspnbsp“그런데 그 도반이 몇 사람한테 저하고 불편한 관계에 있다고 얘기했대요.”nbspnbsp“그 사람 본인은 불편한 것이겠지요, 뭐. 그건 그 사람이 해결해야 될 일입니다. 불편한 건 그 사람이 해결해야 될 일이지 질문자가 도와줄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nbspnbsp“그 도반이 우리 둘 사이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얘기를 했다니까 제 마음이 불편해요.”nbspnbsp“질문자도 그 사람을 보면 불편하듯이 그 사람도 질문자를 보면 불편한 것이겠죠. 서로 같은 거죠, 뭐.”nbspnbsp“그 도반이 다른 사람들한테까지 얘기를 하고 다니니까요.”nbspnbsp“그 사람은 그 전부터 질문자의 인사를 안 받아서 질문자가 불편했다면서요. 그 사람이 남한테 무슨 얘기를 하기 전에 이미 두 사람이 엘리베이터에서 만났을 때 질문자가 인사해도 그 사람이 인사를 안 받았다면서요. 그 사람이 질문자한테 불편하다는 말을 안 해도 질문자는 이미 불편했잖아요. 그래서 ‘저 사람이 왜 저러지? 왜 저러지?’ 했듯이 그 사람도 나를 보면 불편한 겁니다. 꼭 둘이 무슨 논의를 하거나 시비를 해서 불편한 게 아닌 거잖아요. 대통령이 저한테 아무 얘기도 안 했는데 저도 대통령을 보면 불편할 때가 있거든요. 저랑 아무 이해관계가 없는데도 불편한 거에요.nbspnbspnbsp그런데 질문자는 이미 그 사람과 여러 번 만나봤잖아요. 그러는 사이 불편할 일이 있었을 수도 있지요. 그러나 그 사람이 나를 보고 불편해 하는 것은 그 사람의 문제이기 때문에 질문자가 지금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nbspnbsp만약 질문자가 그 사람의 불편한 마음까지 해결해 주려고 한다면 그것이 바로 보살의 마음입니다. 그 사람이 질문자를 보고 불편해 하는 것을 질문자의 문제로 보고 그 사람의 마음이 불편하지 않도록 배려해 주는 것, 그게 보살심입니다. 그것은 ‘이타’에 들어갑니다.nbspnbsp그런데 수행은 내가 불편한 걸 먼저 해결하는 겁니다. 그 사람을 보고 내가 불편한 건 내 문제입니다. 그러니 먼저 내가 수행을 해서 나는 안 불편해야 돼요. 그 사람이 불편한 건 그 사람이 수행을 안 해서 그런 거니까 그건 그 사람의 문제입니다. 수행적 관점에서는 그렇다는 겁니다. ‘그건 내 문제가 아니다. 그 사람이야 불편하든 말든 나만 불편하지 않으면 나는 아무 문제없다’ 하는 건 소승수행입니다. 그래서 질문자가 그 사람의 불편까지도 받아들여서 사과를 하든지 해서 그 사람이 편안하도록 해 주면 그것은 ‘이타 수행’이고, 그게 ‘보살’입니다. 우리는 거기까지 지향해야 합니다.nbspnbsp그런데 질문자는 지금 그 사람을 편안하게 해 줄 여유도 없고, 우선 자기 불편한 것부터 해결해야 된다는 겁니다. 질문자가 불편한 걸 해결하는 방법은, 그 사람을 그냥 돌멩이나 나무처럼 생각하는 겁니다. 그 사람이 어떻게 하건 그 사람의 문제이고, 질문자는 수행자로서 인사도 하고, 안내도 해 주는 겁니다. 일부러 더 잘하려고 할 것도 없고, 일부러 더 못할 것도 없어요. 그냥 평상심으로 해 나가다가 그 사람이 아무 반응을 안 해도 내가 불편하지 않은 정도가 되면 그때는 ‘공부가 좀 됐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지금 질문자는 공부가 제대로 안 된 겁니다.nbspnbspnbsp금강경을 듣거나 경전반을 다니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금강경과 경전반에서 가르치는 내용이 바로 그 사람을 봤을 때 질문자가 불편하지 않는 경지로 나아가는 방법이란 말입니다. 그러니까 첫째, 질문자는 경전반이나 금강경에서 불교 용어만 배울 게 아니라 그 원리를 그 사람에게 적용해서 그 사람으로부터 질문자가 편안해지도록 하는 것을 연습해야 합니다. 둘째, 그 사람이 나를 보고 불편해 한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그래? 나는 별일 없어’ 이렇게 얘기하면 됩니다. ‘그 사람이 나를 보고 불편한가 보네’ 하고 이해는 할 수 있잖아요. 질문자도 예전에 그 사람을 봤을 때 불편한 적이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그 사람이 다른 사람한테 했다는 말을 전해 듣고 질문자가 더 불편해진다면 질문자는 공부가 안 된 겁니다.nbspnbsp가령 스님의 즉문즉설에 달린 댓글 중에는 스님을 비난하는 내용도 있습니다. 스님이 선거에 대해서 얘기하면 ‘중이 말이야, 수행은 안 하고 쓸데없이 정치나 한다. 아예 머리 길러서 정치하러 나서라’라는 댓글이 달리거나, 엄마의 역할에 대해서 얘기하면 또 ‘남자가 애도 안 낳아봤으면서 말은 잘 한다’라는 댓글이 달립니다. 그런데 이 세상 사람을 제가 다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그 사람이 특별히 질문자한테 욕하고 시비하면서 법당을 휘젓고 다녀서 질문자가 불편한 것이라면 그런 것은 스님한테 얘기를 해야 됩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질문자한테 아무 얘기도 안 한다면서요.nbspnbspnbsp그러니 그건 전적으로 질문자의 문제입니다. 그 사람에 대해서 논할 필요가 없어요. 그리고 질문자가 조금 여유가 생기면 질문자가 불편해서가 아니라 그 사람이 불편해 한다니까 보살심을 내서 직접 물어볼 수도 있겠지요. 질문자가 그 사람이 불편하지 않다면 직접 물어볼 수 있는데, 질문자가 아직 불편하니까 그 사람한테 말하기가 두려운 겁니다. 질문자가 불편한 마음으로 그 사람한테 얘기했을 때는 만약 그 사람의 반응이 좋지 않으면 질문자도 ‘내가 뭘 어쨌느냐?’라며 언성을 높이게 될 겁니다. 그러면 싸움이 날 소지가 있어요. 그런데 내가 불편하면 상대도 불편했을까요? 안 했을까요?”nbsp“불편했어요.”nbspnbsp“예, 대다수가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상대도 같이 언성을 높이게 되고, 서로 분이 터지니까 싸울 수가 있습니다. 아무 일도 아닐 수 있는데 감정이 쌓이면 싸움이 날 수 있는 겁니다.nbspnbsp그러니 첫째, ‘왜 불편하다고 난리야? 내가 뭘 어떻게 했는데?’라고 하면 더 화가 납니다. 그럴 때 내 마음을 살펴서 ‘아, 저 사람이 나 때문에 불편해 하는구나’ 하고 이해하면 편안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질문자는 먼저 자기가 편안해지는 공부를 하세요.nbspnbsp둘째, 질문자가 그 사람한테 직접 얘기하기가 어려우면 다른 도반한테 부탁해서 ‘우리 모두 같은 정토회 회원인데, 저 분이 저를 불편해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이유로 불편하신 건지 한번 점검을 좀 해 주세요’라고 요청을 하세요. 질문자는 별 이유가 없었다고 하는데, 질문자가 생각하지도 못한 이유가 있을 수 있거든요. 스님도 어떤 일에 집중하다보면 가까이 지나가던 사람이 ‘스님’ 하고 반갑게 인사하는 것을 모를 때가 있어요. 그래서 스님이 전혀 다른 데를 쳐다보고 지나갔다고 하면서 건방져보였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거든요. 그런데 저는 약간 집중력이 있어서 어떤 생각을 하면 옆에서 누가 뭐라고 해도 귀에 들리지가 않습니다. 그런 것처럼 그 사람한테도 이유가 있을 거예요. 그걸 알아보는 게 필요합니다.nbspnbsp질문자는 그 사람에 대해서 ‘내가 언제 그랬다는 거야?’라고 하지 말고 ‘아, 그래서 그랬구나’ 이렇게 이해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한번 대화를 해서 ‘저는 기억도 못하고 있어요. 제가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그런 게 아니라 아마 다른 데 집중을 하다 보니 이런 일이 생긴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부족한 걸 얘기해 주면 고치겠습니다’라고 얘기해 보세요. 의외로 대화를 통해 쉽게 풀릴 수도 있습니다. 꽁 해서 있지 말고요. 그러면 질문자 스스로 불편하잖아요.nbspnbspnbsp우선 원인을 알아서 대화를 하는 게 제일 좋을 것 같아요. 그렇다고 ‘꼭 대화를 해서 풀어야 된다’라고 목적을 정해서도 안 됩니다. 그러면 ‘대화를 했는데도 안 되더라’ 하면서 더 감정이 상하거든요. 그렇게 대화를 했는데도 문제가 안 풀리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는 겁니다. 사람은 다 다릅니다. 그렇다고 그 사람이 나쁜 사람은 아니에요. 하지만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대화를 해야 되는 거예요. 그런데 대화를 해도 문제가 해결이 안 될 수도 있다는 걸 아셔야 합니다. 우리는 서로 다 관점이 다르니까요.”nbspnbsp“네, 그렇게 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nbspnbsp대중들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는지 스님의 답변에 모두 공감을 표하며 박수를 보냈습니다. 더불어 질문자에게 응원의 마음도 함께 보내주었습니다. 사실 활동을 하다보면 일 때문에 힘들기보다는 관계 때문에 힘든 경우가 더 많은데, 불편한 관계를 풀어가는 방법에 대해 속시원한 답변을 들을 수 있어서 모두들 아주 좋아했습니다.nbspnbsp이 외에도 많은 질문이 있었습니다. 불교대학 입학생 중에 연세가 많은 남자분이 있는데 다른 사람들을 하대하고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을 거침없이 해서 어떻게 1년 동안 지내야할지 고민이라는 분, 불교대학 프로그램 중에 ‘마음나누기’가 있는데 다들 제각각 하고 있어서 마음나누기 방법을 어떻게 안내해야 하는지 묻는 분, 작년에 암 선고를 받고 너무 괴로웠는데 얼마전 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셔서 더욱더 괴로운 상황에 처했다며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하소연 하는 분, 남편이 정토회 활동 때문에 집을 비우는 것을 싫어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또 그런 자신이 학생들에게 정토회 활동을 권유하기가 부담스럽다고 말하는 분, 회사 동료가 보호 본능을 일으키는 외모로 모든 사람에게 집중적인 관심을 받는 것에 대해 질투심이 느껴진다며 어떻게 마음을 다스려야 하는지 묻는 분 등 총 8명이 이어서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nbspnbsp질문에 대한 답변을 모두 마치니 어느덧 2시간 30분이 훌쩍 지나 있었습니다. 원래는 주차장까지 내려가서 회향식을 가지려고 했는데, 스님은 이 자리에서 바로 마무리를 하자고 하면서 마지막으로 불교대학 담당자들을 위한 격려 말씀을 들려 주었습니다.nbspnbsp“모두들 불교대학 담당한다고 수고가 많으십니다. 행정국장님이 저에게 여러분들 좀 격려해 달라고 요청을 했어요. 그래서 이 자리를 빌어 격려를 드립니다.nbspnbspnbsp다 부족한 거 알아요. 아까 조사해 봤더니 불교대학 담당자들이 대부분 정토회 신출내기들이더라고요. 자기도 하나 감당 못하면서 선생 노릇까지 하시느라 고생들이 많으신 것을 저도 잘 압니다. 그래도 ‘초발심시 변정각’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일단 첫마음을 내면 여러 가지로 서툴고 부족해도 열심히 하기 때문에 사실은 거기에 감동이 있습니다.nbspnbsp제가 초등학교 때 초등학생을 가르치고, 중학교 때 초등학생을 가르치고, 고등학교 때 중학생을 가르칠 수 있었던 건, 제가 선생님보다 아는 게 많아서가 아닙니다. 어떤 선생님보다도 아이들을 좋아했기 때문이었어요. 객관적으로 많이 아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합니다. 제가 학원에서 수학선생을 했을 때도 모르는 게 너무 많아서 늘 다른 수학선생님들한테 ‘김선생, 이거 어떻게 풀어요?’라고 묻고 다녔습니다. 그래서 학원 원장님이나 다른 선생님들은 저에 대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아이들한테는 제가 절대적으로 인기가 많았습니다. 제가 가르친 아이들은 다 좋은 대학에 갔는데, 다른 선생님들은 인기도 별로 없었고, 가르치는 아이들도 좋은 대학에 많이 못 갔어요. 그러니 무엇을 많이 아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니까 우리가 가진 재능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합니다.nbspnbspnbsp그리고 아직도 여러분들은 마음을 잘 다스리지 못하잖아요. 그러니 불교대학 학생들한테 얘기할 때도 오히려 이렇게 격려를 해주면 좋겠습니다. ‘제가 뭘 다 알거나 마음을 잘 다스려서 여러분 앞에 나서는 게 아닙니다. 잘하는 사람이 앞에 나서면 여러분한테 모범이 될 수 있겠지만 저는 부족합니다. 그러나 부족한 저도 이렇게 해 나가니까 여러분들은 더 잘 해나갈 수 있으리라는 용기를 가질 수 있을 거에요.’nbsp그리고 자꾸 스님한테 ‘저는 부족합니다’라고 얘기하지 않아도 돼요. 여러분들이 얘기하지 않아도 이미 부족한 줄 잘 알고 있으니까요.nbspnbspnbsp학생들은 가까이에 있는 여러분들을 보고 불교대학에 다니는 겁니다. 부처님은 눈에 안 보이고, 법륜 스님은 자주 볼 수도 없으니까요. 그래서 담당자가 좋으면 출석을 잘하고, 담당자가 안 좋으면 결석을 많이 하고 그러는 거예요. 예를 들어 저도 학창 시절을 떠올려보면, 제가 과학을 잘 할 수 있었던 건 오직 선생님이 좋았기 때문이고, 영어를 제대로 안 배운 건 오직 선생님이 마음에 안 들었기 때문이거든요. 다른 이유가 없었어요. 그렇다고 불교대학 학생들이 결석을 자주 하다가 중도에 포기까지 하게 되는 것이 다 여러분 책임이라는 뜻이 아니에요. 여러분들이 ‘내가 조금이라도 더 잘해 주면 학생들이 불교대학을 다니는데 도움이 된다’ 이런 생각을 해달라는 겁니다. 사실은 그 사람들이 중도에 포기하는 건 스님 법문 때문일 거에요. 그런 줄 아시고 부담 갖지 말고 열심히 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nbsp격려도 해주면서 책임도 져주는 스님의 모습에 대중들도 큰 박수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좋은 마음으로 봉사를 시작했지만 막상 학생들과 이런 저런 일로 갈등이 생기면서 힘든 점이 많았는데, 스님의 격려 한마디에 무거웠던 마음이 홀가분해진 기분입니다.nbspnbspnbsp사홍서원과 함께 행사를 모두 마친 후 다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모두들 얼굴에는 밝은 웃음이 가득 했습니다.nbspnbsp주차장을 향해 남은 산길을 내려오면서 몇몇 분들에게 오늘 봄나들이 소감을 물어 보았습니다. 어떤 분은 저도 질문자처럼 주위에 불편한 사람이 있었는데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라고 말했고, 어떤 분은 스님의 얘기를 듣고 나니 불교대학 담당자 소임 자체가 나에게는 소중한 수행의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라며 웃음을 보였습니다.nbspnbsp스님은 내려오는 길목에 서서 담당자들 한 명 한 명에게 “수고하세요.”라는 말을 해주었습니다. 모두들 기뻐서 어쩔 줄 몰라했습니다.nbspnbsp내일은 청년포럼 주관으로 역사기행과 통일강연이 경주에서 있습니다. 스님은 하루 종일 경주 역사기행을 안내한 후 저녁에는 통일을 주제로 청년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nbspnbsp ※ 2016년 봄,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갑니다. 강연일정 확인하시고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오세요. 강연은 선착순 무료입장입니다. 질문자 접수는 강연장에서 받습니다.

2016.05.01. 140,124 읽음 댓글 35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