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검색
원하시는 검색어를 입력해 주세요
2015.12.25 쑥고개 성당 성탄절 미사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성탄절을 맞이하여 쑥고개 성당에서 열린 성탄절 미사에 참석해 축하 인사와 더불어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참뜻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nbspnbsp새벽 예불과 기도를 마친 스님은 원고 교정 업무를 보다가 아침 10시 20분에 정토회관에서 쑥고개 성당으로 향했습니다.nbspnbsp▲ 정토회 새벽 예불nbsp쑥고개 성당 입구는 성탄 미사를 드리기 위해 찾아온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렸습니다.nbspnbsp대기실에서는 쑥고개 성당의 김홍진 신부님을 비롯해 박남수 천도교 교령님, 김대성 원불교 교무님이 속속 도착해 스님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미사가 시작될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차담을 나누면서 스님은 어제 경동교회 성탄전야 예배에서 목사님이 해준 설교 내용이 무척 인상적이었다며 소개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nbsp아기 예수가 태어난 베들레헴이 최근 IS 테러로 인해 관광객이 대거 줄어든 반면 근방에 있는 산부인과를 찾는 사람들은 더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원정 출산하려는 사람들 때문인데, 그 중 상당수가 한국 기독교인들이라는 것입니다. 예수가 고난의 길을 간 것은 염두에 두지 않고, 성지에서 아이를 낳으면 축복 받는다는 생각에 IS 테러의 위협도 아랑곳하지 않는 기복 신앙의 전형을 보여준다고 꼬집었습니다. 신부님과 교령님, 교무님도 모두 공감하면서 지금 한국에는 오직 한 가지 신앙인 ‘돈교’만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nbspnbsp11시가 되자 드디어 성탄 축하 미사가 시작되었습니다. 2층에서는 성가대가 아름다운 목소리로 찬송가를 부르고 있는 가운데 신부님, 스님, 교령님, 교무님이 차례대로 입장을 했습니다.nbspnbsp▲ 쑥고개 성당nbsp김홍진 신부님의 안내로 아주 거룩하게 성탄절 미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적절한 시간이 되자 신부님이 “오늘은 특별한 손님들이 찾아오셨다”며 스님, 교령님, 교무님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이웃 종교인 세 분이 나란히 십자가 앞에 서자 열렬한 환호와 박수갈채가 쏟아졌습니다.nbspnbsp▲ 성탄절을 맞아 함께 자리한 이웃 종교인들. nbspnbsp신부님까지 포함하면 4대 종교가 함께 어우러져 성탄을 축하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화합이 무엇인지 행동으로 보여주는 네 분의 모습은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nbspnbsp먼저 박남수 교령님이 성탄 축하 인사를 한 후 이어서 스님이 앞으로 나와 성탄 축하 메시지와 함께 아기 예수가 이 땅에 오신 참뜻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습니다.nbspnbsp“성탄 축하드립니다. 한 사람의 삶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특히 성인들의 경우는 태어날 때와 죽을 때 가장 상징적으로 묘사되는 것 같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와 끝날 때 어떻게 했느냐를 보면 그 삶을 알 수 있습니다. 태어나실 때 어떤 모습으로 태어났으며 돌아가실 때 어떤 모습으로 돌아가셨는지를 보면 그 분의 삶의 의미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nbspnbspnbsp지금은 우리 모두가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지만, 예수님께서 처음 이 땅에 오실 때는 환영받지 못했습니다. 아무리 환영받지 못해도 제 부모에게는 환영받게 마련인데 예수님은 제 부모에게도 처음에는 환영받지 못했어요. 결혼을 하지도 않았는데 아기를 가졌으니 그 어머니가 너무나 놀랐고, 결혼을 하지도 않았는데 아내 될 사람이 아기를 가졌으니 그 아버지도 매우 놀랐습니다. 그 어머니가 놀라서 거부하고, 그 아버지가 놀라서 파혼을 하려고 할 때, 천사가 나타나서 이것은 ‘하느님의 뜻이다’라고 전했는데, 두 분은 원치 않았지만 주님의 뜻이라면 세상의 어떤 비난과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기꺼이 받아들이는 신앙이 있었기에 예수님을 받아들일 수 있었어요.nbspnbsp예수님이 태어날 당시의 자연적, 사회적 환경도 순탄치는 않았습니다. 따뜻한 봄날이 아니라 추운 겨울날에, 게다가 밝은 낮이 아니라 어두운 밤에, 그것도 따뜻한 방이 아니라 마구간에서 태어나셨어요. 또 로마의 지배를 받는 변방의 작은 나라에서, 그 속국의 왕이 자기 백성을 억압하는 나라에서 태어나셨습니다. ‘하느님의 선택된 민족’인 이스라엘 백성이 예수님의 탄생을 알지 못하고 오히려 이방인인 동방 박사들이 주님의 오심을 가장 먼저 알아본 것도 참으로 아이러니컬한 일입니다.nbspnbspnbsp하느님의 아들, 이스라엘의 왕이 이 땅에 태어났다는 이야기를 동박 박사들로부터 듣고 놀란 헤롯왕이 아기 예수를 죽이기 위해 베들레헴 주변의 갓난 애기들을 모두 죽이는 대참극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부모님 품에 안겨서 애굽까지 피난길에 올랐다가 간신히 돌아올 수 있었어요. 태어나실 때부터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nbspnbsp이야기를 하다 보니 오늘 아침에 본 뉴스가 생각납니다. 이스라엘 극우 세력들이 어린 아기를 포함한 팔레스타인 일가족을 불질러 학살하고, 죽은 아기의 사진을 들고 아기가 죽은 것을 축하하는 파티를 열었다는 기사를 보고 증오와 미움이 사람을 얼마나 타락시키는지 알 수 있었어요. 오늘 그 뉴스를 보면서, 마치 예수님이 이 세상에 오실 때의 상황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nbsp이처럼 예수님은 결코 오늘 우리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축하 받으면서 이 땅에 오시지 않았어요. 성경 말씀대로 표현하자면 ‘가장 작은 자’의 모습으로 오셨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높으신 분이 이 세상에서 가장 낮은 자의 모습으로 오셔서 가장 핍박을 받다가 가장 비참한 모습으로 돌아가셨어요. 세상 이치로 보면 실패한 인생이라고도 볼 수 있어요. 그런데도 결국은 부활하셔서 가장 높은 자가 되셨습니다. 긴 역사 속에서 보면 이 세상 그 누구보다 훌륭하고 성공적인 삶을 사신 것으로 만인이 추앙하게 되었습니다.nbspnbspnbsp이런 예수님의 탄생 모습을 생각해보면, 하느님의 축복이 우리가 생각하듯 꼭 영광으로만 오는 것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어쩌면 온갖 수난과 장애로 오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수난이 하느님의 축복인 줄 알지 못해서 오히려 하나님을 원망하고 수난을 피해가려 합니다. 실제로는 그 수난과 고통이 하느님이 우리에게 베푸신 축복이고 하늘 나라로 가는 유일한 길인데도 오늘 우리는 그 길을 피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nbspnbsp마태복음 25장 31절부터 보면 최후의 심판 날 천국과 지옥에 가는 심판의 그 기준이 무엇인지 나옵니다. ‘주께서 주렸을 때 먹을 것을 주었느냐?’, ‘목마를 때 마실 것을 주었느냐?’, ‘헐벗었을 때 옷을 입혀주었느냐?’, ‘나그네 되었을 때 영접했느냐?’, ‘병들었을 때 보살폈느냐?’, ‘억울하게 감옥에 갇혔을 때 면회 왔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 세상에서 가장 작은 자 하나에게 하지 않은 것이 곧 나에게 하지 않은 것이다’ 라고 했습니다. 생존의 위협을 받는 사람들, 다시 말해 굶주리는 사람, 병든 사람, 고향을 떠나 피난길에 오른 난민들, 죄 없이 감옥에 갇혀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내가 어떻게 했느냐가 기준이에요.nbspnbsp그런데 오늘 우리들은 그런 사람들을 외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에게는 하나님의 은총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유럽이 기독교 국가라고 하지만 오늘날 유럽을 향해 오는 중동 난민들을 유럽 사람들이 어떻게 대하는지를 생각해 보십시오. 유럽 사람들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우리 역시 이 땅에 온 많지 않은 무슬림, 이주민들을 벌써 잠재적 테러범으로 취급하면서 테러방지법을 만든다며 난리를 피우는 것을 보면 이것은 종교와 관계없는 인간의 어떤 야만성을 보여주지 않나 싶습니다.nbspnbsp예수님의 오심은 우리들에게 분명히 구원의 희망을 주는 것이지만 그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구원의 희망과는 다릅니다. 그러면 예수님의 오심을 통해서 우리는 어떤 구원의 희망을 가질 수 있을까요?nbspnbspnbsp지금 실패하고 패배하고 큰 어려움에 처한 처지가 단기적으로 보면 실패지만, 주님의 삶을 생각하며 길게 본다면 이것은 결코 실패한 삶이 아니고 패배도 아닙니다. 오히려 이것은 성공으로 가는 어떤 출발점일지 모릅니다. 우리들이 겪고 있는 이 고난은 그 분이 겪으신 고난에 비하면 고난이라고 할 것도 없어요. 그러니 우리가 신앙인이라면 이 어려움 속에서 신앙의 힘으로 이 어려움을 극복해내야 합니다. 즉 희망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나만 희망을 갖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절망에 빠진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가 희망의 메시지인 복음을 전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예수님을 따르는 길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nbsp또 예수님이 돌아가실 때의 마지막 모습, 즉 자기를 십자가에 못 박고 조롱하는 사람들을 두고 ‘주여, 저들을 용서하소서’라고 말씀하시는 모습에서 저는 깊은 영감과 믿음을 얻었습니다. 지금까지 유대교에서 전해 내려오는 하느님은 죄를 응징하는 하느님이었는데, 예수님 이후의 하나님은 죄를 응징하는 하느님에서 죄를 용서하는 하느님이 되셨어요.nbspnbsp또 ‘선한 사마리아인의 이야기’에서 보면 유대인만을 구원하는 폐쇄적 구원관이 아닌 이방인까지도 구원하는 열린 하느님과 개방된 구원관을 보여 줍니다. 나만을 사랑하는 하느님에서 만백성을 똑같이 사랑하는 하느님으로 바뀌었습니다. 이처럼 우리 또한 예수님을 통해 신앙관이 바뀌어야 합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스라엘 백성들은 예수님의 오심을 통해서도 자기성찰을 하지 못하고 주님을 알아보지 못했기에 신앙이 바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아직도 그 땅에는 미움과 증오, 복수가 계속되는 게 아닐까 합니다.nbspnbsp오늘날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른다는 기독교인 중에서도 일부이기는 하지만 증오와 복수로 신앙을 삼는 사람들이 아직 많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북한을 미워하더라도 신앙인들은 그들을 미워하지 않고 용서할 수 있어야 할 텐데 오히려 일반인들보다 더 나서서 미워하고 증오하고, 다른 종교에 대해서도 진정한 크리스천이라면 이해하고 포용해야 할 텐데 오히려 더욱 배척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는 이것은 기독교 신앙에 위배된다고 생각합니다.nbsp그래서 저는 기독교냐 불교냐 하는 논의를 넘어서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느님이 보시기에는 불교인들도 다 하느님의 창조물이고 하느님의 백성이지 않습니까? 문제는 ‘신앙이 무엇이냐’가 아니라 ‘어떤 신앙을 갖느냐’입니다. 우리의 신앙이 정말로 십자가를 기꺼이 짊어질 수 있는 신앙인지를 성탄절을 맞아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nbsp제가 어릴 때 배운 찬송가 중에 이런 찬송가가 있습니다. 초등학생 때 배워서 제목은 기억이 나지 않고 곡도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한번 불러보겠습니다.nbsp내 주를 가까이 하려 함은nbsp♬십자가 짐 같은 고생이나내 일생 소원은 늘 찬송하면서nbsp♬주께 더 나아가기 원합니다.nbspnbspnbsp노랫말에서 보듯이 우리가 주를 가까이 한다는 것은 십자가를 짊어진다는 뜻입니다. 십자가를 짊어지는 그 속에서 행복을 찾아야지, 물질적인 축복을 받는 데서 행복을 찾는다면 그것은 하느님의 자녀라고 하기 어렵습니다.nbspnbsp어릴 때 배운 노래니까 잊히지 않는데, 저는 통일운동을 하니까 통일운동을 하는 자세도 이 노랫말과 같다고 생각해요. 통일을 원한다면 분단의 갈등 속에서 뿌리내려온 증오와 미움이라는 십자가를 짊어질 각오를 해야 합니다. 증오하는 양쪽으로부터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일이에요. 그러니 우리가 통일 조국을 건설하는 것이 진정한 소원이라면, 그걸 기쁜 마음으로, 찬송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일 때에만 이 운동을 꾸준히 해나갈 수가 있습니다. 그래야 통일에 한발 더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중간에서 그만두게 됩니다.nbspnbsp가톨릭 순교의 역사를 보아도 그렇습니다. 아무 죄도 안 지었는데, 다시 말해 남을 때리지도 않고, 도둑질하지도 않고, 성추행하지도 않고, 거짓말하지도 않고, 술에 취해서 행패부리지도 않았는데, 그저 기독교 신앙을 가졌다는 한 가지 이유로 죽임을 당하면 억울하고 분할 수밖에 없잖습니까? 그런데도 사형당하는 형제들 간에 웃으면서 ‘잘 가라. 천국에서 점심 먹을 때 보자’라고 인사나눌 수 있는 이것이야말로 위대한 신앙입니다. 과연 우리가 죽음 앞에서 이렇게 원망 없이 웃으며 우리의 신앙을 지킬 수 있을까요?nbspnbspnbsp예수님은 이 땅에 오셔서 권세 있는 자를 위에서 내리치시고 비천한 자를 높이셨습니다. 그래서 만인을 평등하게 하셨어요. 오늘날 이 땅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는데 권세 있는 자에게 빌붙는 비굴한 삶보다는 가난하고 천대받는 사람과 함께함으로 해서 하느님의 영광을 누리는 삶을 우리가 함께 실천하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며 오늘 예수님 오신 뜻을 다시 한 번 새겨봅니다. 감사합니다.”nbspnbsp스님의 성탄절 축하 강론에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참뜻이 무엇인지 가슴 절절히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말씀이었습니다.nbspnbsp신부님은 스님의 강론을 열심히 경청한 후 “스님께서 예수님 탄생의 의미와 십자가의 신비에 대한 신학적 고찰에 대해 주임 신부인 저보다 더 잘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라며 웃었습니다.nbspnbsp▲ 쑥고개 성당 김홍진 신부님nbspnbsp함께 자리한 교인들도 웃음을 띠며 다시 한 번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nbspnbspnbsp이어서 김대성 원불교 교무님의 축한 인사가 이어졌고, 세 분의 종교지도자의 말씀이 모두 끝나자 신부님은 스님과 함께 온 정토회 식구들, 교령님과 함께 온 천도교 식구들을 모두 불러 일으켜서 인사를 시켜 주었습니다. 환영의 박수가 계속 이어졌습니다.nbspnbsp▲ 성당 식구들에게 인사하는 정토회 회원들nbsp이렇게 성탄절 미사에 4대 종교가 함께하는 모습은 그 모습 자체만으로 참 감동이었습니다.nbspnbsp이웃종교인들이 함께 어우러지며 훈훈한 열기를 더해가고 있는 가운데 드디어 본격적인 미사가 진행되었습니다. 가장 눈에 띈 건 세례명을 주는 의식이었는데 총 19명의 천주교인들이 대부, 대모와 함께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거룩한 의식을 가졌습니다. 웅장한 찬송가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여러 차례 십자가 앞으로 나오게 하여 한 명 한 명을 예수님이 가신 그 길로 인도해주는 모습은 아주 거룩한 분위기를 자아내었습니다.nbspnbsp▲ 세례를 받고 있는 천주교인들nbsp이렇게 2시간 동안의 성탄절 미사를 모두 마치고 오후 1시부터는 성당 2층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성당에서는 몇몇 분들이 아침 일찍부터 떡국과 갖가지 반찬을 정성껏 준비했다고 합니다.nbsp맛있게 떡국을 먹으며 신부님이 주신 미사주를 잔에 붓고 다함께 건배를 했습니다.nbspnbspnbsp특히 성당에서도 청년들이 20여 명 참께 했고, 정토회에서도 20여 명이 함께 자리해 서로 마주 앉아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nbspnbspnbsp분위기가 무르익자 김홍진 신부님은 “이웃 종교에 대해 서로 궁금한 것이 많으시죠?” 라며 잠시 즉문즉설의 시간을 갖자고 했습니다. 각자의 종교에 대해 궁금한 점에 대해 끼리 끼리 대화를 나누던 청년들은 이제 본격적으로 스님과 신부님, 교령님, 교무님 네 분의 종교지도자들에게 질문을 하기 시작했습니다.nbspnbsp먼저 쑥고개 성당에 다니는 한 분은 “요즘 저희 성당에서는 서로 일을 도맡아 하려고 하지 않고, 앞에서 끌어주는 사람이 없어서 너무 힘듭니다. 스님의 조언을 받고 싶습니다.”라고 질문했습니다.nbspnbspnbsp그러자 스님은 망설임 없이 곧바로 대답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nbsp“저희 정토회도 똑같아요. 방법이 없어요. 쑥고개 성당에 다니는 사람들만 그런 것이 아니고 모든 사람이 책임지고 하는 일은 가능한 안 하려고 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할 해답이 있으면 누가 저한테도 좀 이야기해 주시면 좋겠어요.” nbspnbsp예상치 못한 짧은 대답에 모두가 크게 웃었습니다. nbsp질문자가 “알겠습니다.”하고 자리에 앉자 스님도 “이것 봐요. 답을 주지 않아도 해결이 되어버리잖아요.” 하며 웃었습니다.nbspnbspnbsp이어서 성당과 정토회의 청년들 간의 교류와 친목의 시간이 펼쳐졌습니다. 스님은 교류의 시간을 갖기에 앞서 오늘의 만남이 갖는 의미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습니다.nbsp“종교 지도자 간의 교류는 예전부터 많이 있어 왔지만 오늘처럼 신자들 간의 교류는 거의 없었어요. 종교 지도자들이 신자들을 못 믿었나 봐요. 혹시 교류하다가 양떼 잃어버릴까 걱정이 되어서요. nbspnbspnbsp그러나 이제는 지도자 간에만 이루어지는 제한된 교류가 아니라 좀 더 전면적인 교류가 필요합니다. 지금처럼 사월 초파일과 크리스마스에 서로 오가는 것뿐 아니라 우리가 앞으로 교류를 더 넓혀 나가면 공동 활동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구 환경을 살리는 운동에서 공통점을 찾아 함께 할 수도 있고, 국제 구호활동도 선교나 전법이라는 목적을 떠나 인류애로서 함께 할 수 있고, 공동 바자회를 함께 열거나 통일운동을 함께 해볼 수도 있어요.nbspnbsp불교인이냐 기독교인이냐를 떠나 우리 사회에서 함께 살면서 겪어야 하는 공통의 문제와 해결과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간다면 그 과정에서 각자의 신앙도 더 깊어지리라 생각합니다. 교리를 비교해서 공통점이 있네 없네 따지는 것은 부차적인 문제예요. 믿음은 각자의 자유입니다. 그러나 세상의 문제는 우리 모두가 그 속에서 같이 살아가는 것이니까 머리를 맞대고 함께 의논해볼 수 있어요. 그런 측면에서 이런 교류 활동들이 더 넓어지면 좋겠습니다.nbspnbspnbsp신자님들이 더 많이 오시면 좋았겠지만 공간이 제한되어 있어서 오늘은 우선 양쪽의 젊은이들만 20여 명씩 초대해 이렇게 모였습니다. 그러니 청년 여러분들은 대화를 활발히 나눠주세요.nbspnbsp오늘은 신부님이 식사도 술도 다 내주십니다. 다이어트는 잊고 실컷 먹으면서 대화 나누고, 무엇이든 질문도 하세요. 질문하는 사람은 질문하기 전에 노래 한 곡을 하면 더 좋겠습니다.” nbsp스님의 제안에 먼저 정토회에서 온 청년들이 미리 준비해 온 크리스마스 캐롤송과 율동을 보여주었습니다. 두 곡을 준비했는데 첫곡은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아주 멋지게 불러주었습니다. 이어서 경쾌한 멜로디의 “울면 안돼” 노래를 재미있는 율동과 함께 보여주었습니다.nbspnbsp▲ 크리스마스 캐롤송에 맞춰 율동을 보여주고 있는 청년정토회 멤버들nbsp불자 청년들이 부르는 크리스마스 캐롤송과 재미있는 율동에 성당에서 온 청년들과 신부님, 수녀님들은 박장대소를 하며 웃고 즐거워했습니다.nbspnbspnbsp이어서 쑥고개 성당 청년들도 즉석에서 답가를 해주었습니다. “아름다운 세상” 이라는 노래를 반주에 맞춰 멋지게 불러주었습니다. 성가대를 하는 청년들이 많아서 그런지 다들 평범한 실력이 아니었고, 노래가 끝나자 정토회에서 온 청년들도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 nbspnbsp▲ 답가를 부르고 있는 쑥고개 성당 청년연합회 멤버들nbsp청년들끼리 이렇게 교류하는 모습을 보고 박남수 천도교 교령님은 짧게 소감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nbspnbsp“종교 간의 화합이 바로 이것입니다. 책에서 보거나 법문이나 강론으로 듣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보여주었잖아요. 정토회에 다니시는 분들이 남의 성당에 와서 이렇게 춤추고 노래하고 서로 대화하는 이런 모습이 바로 젊은이의 용기입니다. 이런 젊은이들의 용기야 말로 종교 간의 평화도 만들도 남북의 평화와 세상의 평화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nbsp교령님은 큰 감동을 받은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김대성 원불교 교무님도 “정말 감동적인 모습이었다”고 소감을 이야기해 주자 양쪽 청년들은 모두 공감을 표하며 함께 박수를 쳤습니다.nbspnbspnbsp이렇게 한껏 어우러진 후 즉문즉설의 시간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누구는 원불교에 대해, 누구는 천주교에 대해, 누구는 불교에 대해 허심탄회한 질문들이 쏟아졌고, 각 종교 지도자들은 알기 쉽게 대답을 해주어 청년들도 무척 좋아했습니다.nbspnbsp스님은 오후 3시부터 또다른 미팅 일정이 약속되어 있어 양해를 구하고 중간에 자리를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웃종교인들의 아름다운 만남은 오후 늦게 까지 계속 되었습니다.nbspnbsp평화재단으로 온 스님은 국제한민족재단 이창주 교수님과 연해주 블라디보스톡에 위치한 신한촌의 독립운동역사 재건을 위해 어떻게 모금을 해나갈지 회의를 한 후 오늘 공식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nbspnbsp▲ 연해주 신한촌 독립운동역사 재건을 위한 모금 준비 회의nbsp저녁에는 집무실에서 명상수련에 들어가기 전에 처리해야 할 업무들을 밤늦게까지 보았습니다.nbspnbsp내일을 시작으로 스님은 12월26일부터 30일까지 5일 동안 정토회 활동가들과 함께 한해를 마무리하는 명상수련을 할 예정입니다. 명상수련을 마치고 12월31일부터 1월2일까지는 3일 동안 정토회 실무자 수련이 있을 예정입니다.nbspnbsp※ 12월 26일부터 30일, 명상수련을 하는 기간 동안은 ‘스님의 하루’도 묵언의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명상을 모두 마치고 12월 31일 날 다시 찾아뵙겠습니다.nbsp ※ 카카오톡으로 법륜 스님의 하루를 매일 받아보세요. 아래 배너를 누르고 친구 추가
2015.12.23 (오전) 주간반 송년법회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서울 정토회관에서 오전에는 주간반 회원들을 대상으로, 저녁에는 저녁반 회원들을 대상으로 송년법회를 함께 했습니다.nbspnbsp아침 7시부터 조찬 모임을 마치고 서울 정토회관으로 돌아온 스님은 10시부터 송년법회에 참석했습니다. 오늘도 스님이 직접 강의를 하는 날이라 많은 대중들이 참석해 정토회관은 발디딜 틈 없이 자리가 가득 찼습니다.nbspnbspnbsp죽비 삼성과 함께 명상이 끝나고 스님의 법문이 시작되었습니다. 스님은 약 1시간 동안 수행자는 어떤 마음으로 한 해를 마무리해야 하는지 많은 가르침을 주었습니다.nbspnbsp“오늘은 어제의 결과이고 내일의 원인입니다. 지금은 지나간 과거의 결과이고, 앞으로 올 미래의 원인이 됩니다. 인생은 시작과 끝이 있는 듯 보이지만 본래 시작과 끝이 없어서 늘 흘러가는 물처럼 우리는 시간의 흐름 속에 있습니다. 현존하는 것은 늘 현재만 있습니다. 지난 뒤에 보면 성공한 일이든 실패한 일이든,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현재의 시점에서 보면 과거의 일이고, 과거의 일은 내 인생의 한 부분일 뿐입니다. 과거의 일은 성공이든 실패든 하나의 경험에 불과합니다.nbspnbspnbsp일이 일어날 그때 그때에는 성공하는 일은 좋고 실패하는 일은 나쁘게 보입니다. 그런데 지나고 보면 그때 좋은 일이 지금도 반드시 좋다고 할 수 없고, 그때 나쁜 일이 지금도 반드시 나쁘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그때 실패한 것이 오히려 지금은 더 큰 발전의 바탕이나 새로운 기회가 되어주기도 하고, 그때 성공했던 것이 지금 큰 낭패나 실패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미 지나가버린 것은 성공이든 실패든 현재의 나에게는 중요한 게 아닙니다. 현재의 나에게는 그냥 하나의 경험일 뿐이에요.nbspnbsp이 경험을 나의 자산으로 만들 지, 빚으로 만들 지는 그 사건이 결정하는 게 아니라 지금 내가 결정하는 거예요. 과거의 성공에 도취되어 자만하게 되면 지금 실패의 원인이 되고, 과거의 성공을 잘 살려서 계승한다면 지금 성공의 원인이 됩니다. 과거에 실패했던 것을 잘 반성하고 실패의 원인을 규명해서 경험화한다면 그것은 지금 성공의 원인이 됩니다. 그러나 과거의 실패에 상처를 입어서 좌절하고 절망해 버리면 지금 실패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순간순간은 성공과 실패, 좋음과 나쁨이 있지만, 지나가버린 일에 대해서는 객관적으로 좋은 일, 나쁜 일, 성공, 실패가 없습니다. 그것이 좋은 일이냐, 나쁜 일이냐는 지금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달렸습니다. 지금 그것을 교훈으로 삼아서 경험의 자산으로 삼을 지, 상처로 간직해서 지금 내 인생의 큰 빚으로 남길 것인지는 지금 나의 시각에 달린 거예요.nbspnbsp올 한해를 되돌아보면 좋은 일과 나쁜 일, 성공과 실패가 수없이 반복되었을 겁니다. 다사다난이라는 표현도 있잖아요. 그런데 그건 흘러간 물처럼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현재에 어떻게 남아 있느냐가 문제입니다. 지나가버리고 없지만 뭔가 흔적이 남아 있거든요. 그 흔적이 어떻게 남아 있느냐에 따라서 이게 미래의 좋은 자산이 되기도 하고 엄청난 빚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니 지금의 태도가 중요합니다. 성공했다고 자만하거나 교만하거나 들뜨지 말고, 실패했다고 좌절하거나 절망하지 마세요. 실패했든 성공했든 그건 그냥 내 인생의 일부입니다. 성공했다면 그 성공의 좋은 점들을 지금 간직해서 미래에 계승하고, 실패했다면 실패의 원인을 잘 규명해서 다시는 그런 실패를 반복하지 않도록 미래에 예비를 하세요. 그러면 그것도 소중한 내 인생의 자산이 됩니다.nbspnbspnbsp농사를 지을 때는 봄에 밭갈고 씨뿌리고, 여름에 김매고 거름 주는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가을에 추수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그런 일을 아무리 많이 했더라도 가을에 추수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앞서 해 놓은 일들이 다 의미가 없어집니다. 그래서 마무리를 잘해야 해요.nbspnbsp우리가 부지런히 사는 가운데 내가 원하는 대로 된 것도 있고, 안 된 것도 있고, 뜻하지 않은 일을 당하기도 합니다. 그때는 그것 때문에 헐떡거렸다 해도 한 해를 마무리하는 지금에 이르러서는 지나간 실패를 상처로 간직하지 마세요. 실패한 게 상처가 되는 것은 좌절하고 절망하기 때문입니다. 그 좌절과 절망은 욕심 때문에 생겨요. 한번 해 보고 안 되면 ‘이러면 안 되니까 저렇게 해 봐야지’, ‘이렇게 해도 안 되네? 또 다르게 해봐야지’ 이렇게 오히려 계속 연구를 하면 더 좋은 방법을 새로 발견해 나가게 됩니다. 그런데 안 된다고 좌절하고 절망하는 것은 연구하거나 노력하지 않고 공짜로 먹으려는 욕심 때문입니다. 그러면 실패가 상처로 남아서 다음에 할 때 두렵거나 망설이게 돼요.nbspnbsp겪었기 때문에 두려워하는 게 있고, 겪었기 때문에 오히려 두려움이 없어지는 게 있습니다. 처음 할 때 두렵지, 한두 번 해보면 ‘까짓 거, 전에도 해 봤는데’ 이런 경우가 있고, 처음 할 때는 오히려 괜찮았는데 한동안 해본 사람이 오히려 더 겁을 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객관적으로 보면 실패가 거듭되더라도 해볼수록 두려움이 없어지고 능수능란해져야 합니다. 그런데 욕심을 내면 마음에 상처를 입기 때문에, 즉 좌절과 절망을 하기 때문에 오히려 실패가 쌓여서 큰 빚이 됩니다. 어린 아이가 자전거를 배울 때 넘어지고 또 넘어지는 것은 자전거를 못 타는 게 아니라 곧 탈 수 있게 되는 과정입니다. 많이 넘어졌다는 것은 곧 잘 탈 때가 다 되어간다는 뜻이에요.nbsp이렇게 지나간 1년을 돌아보고 마무리할 때 실패한 것을 경험화해서 내년에는 그것이 좋은 아이디어 또는 참고사항이 되도록 하세요. 그러면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가 됩니다. 또 성공했던 것에 들뜨거나 교만에 빠지지 말고, 그것을 잘 계승해 나간다면 그것 또한 내년에 성공의 기초가 될 겁니다.nbspnbsp산다는 것은 다 수행이에요. 앞으로 엎어져도 수행이고, 뒤로 자빠져도 수행입니다. 성공했든 실패했든, 순간순간이 다 똑같은 시간이에요. 군대 입대하는 날이나 제대하는 날이나, 그믐날이나 초하룻날이나 다 같은 날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초하루는 여유가 있다며 낭비하고, 그믐날은 다 지나갔다며 포기합니다. nbspnbspnbsp똑같은 날이지만 이미 지나가버린 것을 경험화해서 축적시켜야 합니다. 그래서 매일 매일이, 하루하루가, 매년 매년이 늘 새로운 시작이에요. 이제까지는 다 연습이고, 그 연습을 기초로 해서 이번에는 제대로 하도록 노력하는 것의 반복입니다. 여태까지 100번을 했다면 101번째는 제대로 해 보고, 그 다음에 101번 연습한 걸 갖고 102번째는 더욱 제대로 해 보는 거예요. 그래서 오늘 하루는 그냥 하루가 아니라 이제껏 살아온 총 날수에 더해진 하루입니다.nbspnbsp그런데 보통 사람들은 어떻게 삽니까? 그냥 수학적으로 하루하루 살아요. 어제 것을 버리고 오늘 하루를 살고, 오늘 것을 버리고 내일 하루를 삽니다. 그러나 오늘 하루는 지금까지 살아온 날들 위에 또 얹어진 하루이기 때문에 오늘 하루는 어제 하루보다 훨씬 값져요. 10년 전의 하루보다는 오늘 하루가 훨씬 값집니다.nbspnbsp그런데 그렇게 살지 않으니까 인생에서 비약이 일어나지 않는 겁니다. 어느 정도 경험이 축적되면 문리가 터지듯이 비약이 일어나야 해요. 아이들이 공부해서 시험 치고 나면 쓰레기통에 버리고, 시험 치고 나면 쓰레기통에 버리기를 반복하니까 대학 졸업한 사람에게 뭘 물어봐도 중학교 수준이 안 돼요. 그게 계속 축적이 되어서 올라온 게 아니라서 그래요. 자기 필요에 의해서 공부하지 않고 억지로 했기 때문에 시험만 통과하면 그냥 버려버렸어요. 시험은 통과하기 위한 서류에 불과했거든요.nbspnbsp그나마 인생에서 다 버린 것까지는 괜찮은데, 그걸 또 녹화해 놨다가 내내 다시 틀어보면서 괴로워해요. 오지도 않은 10년 후, 20년 후의 일도 상상의 녹화를 해 놨다가 틀어보면서 ‘죽으면 어떡하나? 애가 어찌 되면 어떡하나?’라고 근심 걱정해요. 미래의 일을 근심 걱정하고 과거의 일을 괴로워 하느라 현재는 허수아비로 사는 거예요. 머릿속에는 내내 과거나 미래의 테이프를 틀어놓고 슬픔과 괴로움, 초조와 불안, 근심과 걱정 속에 인생을 사느라고 지금 여기 깨어있지 못한 겁니다. 그러니 지금 여기 깨어있어야 합니다. 이미 과거는 지나가버려서 없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아서 없고, 지금만 존재하니까요.nbspnbsp그리고 이 ‘지금’은 과거의 결과요, 미래의 시작입니다. 이미 지나가버리고 없는 과거를 우리가 돌이켜보는 것은 과거의 기억을 가지고 아파하려는 게 아니라 그것을 경험화해서 그 교훈으로 미래를 잘 살기 위해서여야 합니다. 그래서 어제의 하루와 오늘의 하루가 달라요. 오늘의 하루는 그만큼 축적된 하루예요. 우리가 인생의 계단을 올라갈 때, 10년 전의 한 층이 9층에서 10층으로 올라가는 것이었다면 지금의 한층은 100층에서 101층으로 올라가는 거예요. 보이는 전망이 달라요. 그리고 우리가 미래를 생각하는 이유는 내일이라는 게 내일이 되면 또 지금이 되니까 준비를 하는 거예요. 근심하고 걱정하라고 미래를 생각하는 게 아닙니다.nbspnbsp그러니 2015년을 마무리 하면서 개인적으로 인생을 잘 정리하세요. 실패든 성공이든 관계없이 다 정리해서 추수를 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해서 내년 1년을 간단히 설계해야 합니다. 멍하게 시작하지 말고요. nbspnbspnbsp처음에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시작해도 시간이 흐르면 멍청해지기가 쉬운데 대부분 새해를 멍청하게 시작하잖아요. 공부 잘 하는 아이는 공부를 많이 하는 아이가 아니라 오늘 뭘 배우는지 미리 알고 수업에 들어가는 아이예요. 그 시간에 배울 지식을 다 알고 들어간다는 게 아니라, 뭘 배울 예정이고 내가 뭘 모르는지를 알고 수업에 들어가야 선생님 말씀이 귀에 쏙쏙 들어옵니다. 이번 시간에 뭘 배우는지, 자기가 뭘 모르는지도 모르고 들어가면 들은 내용이 기억에 남지도 않고, 이해도 잘 안 되고, 끝난 뒤 복습을 아무리 해도 별로 효과가 없어요. 공부할 줄도 모르면서 괜히 책상에 앉아 애만 쓰는 꼴이에요. 그러니 한 해 마무리를 잘하고, 새해 기본준비를 해서 새해를 맞으세요. 항상 현재에 깨어있어야 합니다. 즉 지금에 충실해야 해요.”nbsp스님의 말씀을 들으니 한 해를 어떻게 마무리를 해야할지 명쾌하게 정리가 되고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주옥 같은 말씀을 해준 스님에게 대중들도 뜨거운 박수 갈채를 보내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nbspnbsp이어서 스님은 지난 1년을 돌아보며 모두들 만족스러운지 물어본 후 스님 자신은 대만족이라고 하며 그 이유를 아주 재미있게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우리들은 생각해보지 못한 새로운 측면에서 한해를 평가하는 스님의 모습을 보며 스님이 늘 웃음을 머금고 사는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nbspnbspnbsp“1년을 돌아보니 여러분 개인의 삶은 만족스러웠어요?”nbsp“......” nbspnbsp“저는 대만족입니다. 첫째, 올 한해도 안 죽고 살았거든요. 지구상에서 수많은 사람이 죽어가는 가운데 안 죽고 이렇게 살아남았잖아요. 둘째, 살아남았을 뿐만 아니라 큰 사고도 안 나고 살아남았어요. 깁스하고 병원에서 수액 맞아가며 살아남은 게 아니잖아요. 그런 것에 비하면 저는 이렇게 큰 사고 없이 살아남았어요. 또 신체 검사도 했는데 몇 가지 병명이 나오긴 나왔지만 암이나 무슨 큰 병은 아니고 사는 데 별 지장 없는 병들이었어요. 이것도 지난 한 해 동안 제가 잘 살았다는 거예요. 아프거나 사고 당해서 휴가 낸 사람들도 있는데 저는 지난 한 해 동안 휴가도 안 내고 잘 살았어요. 그런데 제가 한 해 잘 살았다고 생각하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지난 한 해도 지루하지도 않았고 ‘죽겠다’는 소리를 입에 달고 살지도 않았다는 겁니다. 힘들 때도 있었고 아플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다 지났습니다.nbspnbsp그런데 인생이 60살이 되면 시속 60㎞로 가고 70살이 되면 시속 70㎞로 간다더니, 빨리 가기는 확실히 빨리 가는 것 같습니다. 어릴 때는 설을 기다리는 열흘도 엄청나게 길었는데, 저는 벌써 내년이 다 가버렸습니다. 10월에 내년 수첩을 미리 받아서 강의 일정을 적어 넣어보니까 일정 없는 날이 열흘이 안 돼요. 수첩 일정에서 벌써 1년이 다 가버려서 저는 이미 꼼짝달싹 못합니다. 자유롭게 살라고 중이 됐는데, 이게 노예보다도 더 꽉 짜인 일정으로 살고 있어요. 다만 ‘내가 정했다’ 하는 정보 하나 때문에 자유롭다고 착각하지만 사실은 노예예요. 짜인 대로 사는 기계나 다름없는데 ‘내가 정했다’는 그 정보 하나 때문에 노예이면서도 노예가 아니라 주인인 양 착각하고 살아가게 하는 것 같아요. nbspnbsp여러분들은 어때요? 첫째, 개인수행도 좀 발전했어요? 수준이야 비슷비슷하겠지만 작년보다는 나아졌어요? ‘작년보다 나아졌다’, ‘아니다. 올해가 작년보다 못하다’, ‘작년이나 올해나 비슷하다’ 셋 중 어느 쪽이에요? 사람이 수행이 됐느냐는 걸 묻는 건 아니에요. 다들 형편없지만 그래도 작년하고 비교해서는 나아졌어요?”nbspnbsp“네.”nbspnbsp“작년하고 똑같아요?”nbsp“아니오.”nbspnbsp“더 못 해졌어요?”nbsp“아니오.”nbsp“그럼 나아졌다는 거네요. 그렇다면 그 다음으로, 우리가 이렇게 자기만 수행할 게 아니라 이 기쁜 소식을, 즉 복음을 전파를 해야 해요. 주위 인연들에게 정토불교대학을 소개하고, 천일결사에 입재하게 하고, ‘깨달음의 장’에도 가게 하고, 수행법회도 오게 하고, 즉문즉설 강연에도 참여하게 하고, 카카오스토리에서 희망편지도 읽게 하고, 카카오톡으로 스님의하루도 구독하게 해서 이 기쁜 소식을 주위에 널리 전파하는 전법을 해야 합니다.nbspnbsp그리고 수행자가 너무 칭찬에 신경을 써서는 안 되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송년법회를 통해서 서로가 고생한 것을 알아주고, 성과도 알아주는 것은 참 좋은 것 같아요. ‘우리가 늘 먹는 밥은 누가 해 줬지?’, ‘누가 늘 스님을 따라다니면서 스님의 하루를 매일 써서 올려주지?’ 이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알게 되면 좋잖아요. 법륜 스님은 얼굴 같고 나머지 정토행자는 다 몸 같아요. 손발 같은 사람이 몇 명 있어서 고생하는 게 남들 눈에도 보이기도 하지만 대다수는 옷에 가려져서 안 보이고 생색은 얼굴이 다 내요. nbspnbspnbsp법륜 스님 혼자 다 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지요. 그러니까 이럴 때 옷을 홀랑 벗고 각각의 역할과 속을 다 보여주면서 ‘아, 법륜 스님은 얼굴 마담이고 우리 정토회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손발이 되고 장기며 기관이 되어주었기에 정토회가 여기까지 왔구나’ 하는 것을 우리가 함께 공유하는 게 송년법회의 의미가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신년을 맞을 때는 지나간 것 중 나쁜 기억들은 다 털어버리고 교훈으로만 남겨서 그것을 경험삼아 새 출발을 할 수 있으면 좋겠지요. 그래서 이런 송년법회가 열리게 된 겁니다.nbsp세상에서 흔히 말하는 송년회는 ‘지긋지긋한 한해 잘 갔다. 그러니 한잔 먹고 놀자’는 의미이기 쉽습니다. 사실 올해도 수많은 사람이 죽었는데 안 죽고 산 것만 해도 축배 들 만해요. 그런데 우리는 너도 살고 나도 살았는데 새삼스럽게 축배까지 할 건 없고 이런 의미로 송년법회를 열었어요.nbsp여러분 모두, 특히 임원단들, 지난 한 해 동안 수고들 많으셨습니다. 일일이 제가 거명해서 이야기하긴 어렵지만 그래도 한 사람 한 사람 다 불러서 치하할까요,? 그냥 다 한 걸로 해요?” nbspnbsp“네.”nbspnbspnbsp“굳이 옷 벗어 보여주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지요? 수고하신 많은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말씀 드립니다. 표가 나든 안 나든 여러분들의 노고와 아껴서 보시한 돈에 의해 정토회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요즘 경제가 안 좋아서 어려운 속에서는 보시하기가 더 어려울 텐데, 감사합니다. 또 경제가 안 좋으니 일하러 가서 자기 재능을 한 푼이라도 받고 팔아야 할 텐데 그걸 가지고 봉사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렇게 보시와 봉사로 정토회가 유지되는데, 그 보시와 봉사를 할 수 있는 것은 수행이 기초이기 때문입니다. 수행이 안 되면 얼마 안 돼서 다 떨어져 나가는데 장기간 보시와 봉사를 한다는 것은 수행이 기초가 되었다는 거예요. 그래서 여러분들의 수행, 보시, 봉사 덕분에 오늘날 정토회가 이렇게 유지 발전되고 있습니다. 거기에 관여한 우리 모두는 바로 모자이크 붓다입니다. 비록 작지만 붓다를 이루는 작은 한 조각으로써 활동하고 있는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말씀을 드리며 한 해를 마무리하겠습니다.”nbsp한해 동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온갖 일들을 도맡아 준 정토회 자원봉사자들의 노고를 깊이 헤아려 볼 수 있었고, 이런 노고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계시는 스님께도 존경의 마음이 들었습니다.nbspnbsp이어서 지금 대중들이 편안하게 법회를 듣고 있는 중에도 지하 공양간에서 열심히 밥을 하고 있는 분들이 앞치마를 입고 불단 앞으로 걸어나왔습니다. 많은 대중들이 늘 밥만 먹고 가는 경우가 많은데, 오늘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결 같이 공양을 지어준 분들의 얼굴을 직접 보고 소감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nbspnbspnbsp공양팀장을 맡고 있는 이보경님은 “공양간에만 있다 보니까 스님 얼굴을 볼 기회가 없는데 오늘 이렇게 보게 되어서 너무 좋다”며 기뻐했습니다. 그리고 “정성스럽게 늘 음식을 준비해 놓는데 법회만 듣고 공양은 안 드시고 가는 분들이 많아서 아쉬울 때가 있다”며 대중들이 공양을 꼭 드시고 가주실 것을 부탁했습니다. 대중들도 그렇게 하겠다며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공양팀 한 분 한 분의 손을 꼭 잡아준 후 함께 기념 사진을 찍어 주었습니다. 대중들의 박수갈채가 계속 이어지면서 순식 간에 법당 안은 감동의 물결로 넘쳐 흘렀습니다.nbspnbsp▲ 한해 동안 대중들을 위해 공양간에서 밥을 해준 공양팀 자원봉사자들nbsp지난 한해 동안 서울정토회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영상을 시청한 후 특별히 수고한 분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유수 스님이 나와서 한 분 한 분에게 선물을 전달했습니다.nbspnbspnbsp그리고 올해도 대중들에게 소중한 가르침을 많이 설해 주신 법륜 스님께도 대중들은 감사의 마음을 담아 선물과 꽃다발을 전달했습니다. 모두들 스님께 감사한 마음을 어떻게든 표하고 싶은 마음이 큰데 대중을 대신해서 신성숙님이 꽃다발을 전하자 모두들 우레와 같은 함성과 함께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nbspnbspnbsp마지막으로는 2015년을 마무리하고 2016년 새해를 맞이하는 발원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대중들이 모두 일어서서 마주보고 합장을 하자 봄 불교대학을 다니고 있는 권혜진님이 발원문 낭독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nbsp권혜진님은 도박 중독과 알코올 중독에 빠져 황폐한 삶을 살고 있는 남편, 이런 아들을 보며 점점 야위어가는 시어머니, 주말이면 교회에 갈 것을 강요하는 시어머니 때문에 힘들어하는 아이들, 이렇게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든 상황 속에서 친구의 권유로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을 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24층 아파트 창문이 삶과 죽음의 경계로 느껴질 즈음에 만난 스님의 법문은 인생 최고의 선물이 되었다고 하면서 수행은 참는 것이 아니라 알아차리는 것이라는 스님의 법문을 아침마다 가슴에 새기며 기도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은 아침 기도 시간이 매일 기다려질 정도라며 이제는 남편과 시어머니, 아이들을 큰 분별심 없이 편안하게 바라보게 되었다고 하면서 앞으로는 수행, 보시, 봉사하는 삶을 주위에 더 널리 전하는 일을 하겠다는 발원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nbsp발원문을 들으며 많은 분들이 눈물을 닦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의 행복은 스님의 법문을 만나지 못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이야기에 모두가 공감을 했기 때문입니다.nbspnbsp바로 이어서 스님이 한 해를 마무리하는 간절한 발원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거룩하신 부처님, 대자대비하신 관세음보살님, 대원본존 지장보살님. 오늘 저희 정토행자들은 2015년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두 손 모아 합장하며 발원하옵니다.nbspnbspnbsp이 세상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뜻하는 대로 다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원하는 대로, 뜻하는 대로 다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되지 않을 때 우리는 원망하고 괴로워합니다.nbspnbsp세상 사람들이 나에게 원하는 것을 내가 다 해 줄 수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남이 원하는 것을 다 해 줘야 한다는 의무감과 부담을 갖고 살아가기에 해 줄 수 없는 나를 초라하게 여기고, 해달라는 그들을 원망합니다.nbspnbsp내가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면 다행이고 이루어지지 않아도 그만인, 남들이 원하는 것을 해 줄 수 있으면 좋고 해 줄 수 없으면 ‘죄송합니다’ 하면 그만인, 그러면 우리는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그런 가운데에서도 자유롭고 행복할 수가 있는데, 우리는 어리석음에 사로잡혀, 욕망에 사로잡혀, 자기견해에 사로잡혀 그렇게 살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nbspnbsp그가 나를 사랑하지 않기에 내가 그를 사랑할 수 없고,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행동을 하기에 내가 그를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은 나만이 아니라 이 세상사람 모두가 다 하고 있는 일입니다. nbsp다른 사람이 사랑할 수 없을 만한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 때,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내가 이해할 수 있을 때,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을 용납할 수 있을 때, 그럴 때 우리가 다른 사람과 달리 좀 더 수행자다운 삶, 다른 사람보다도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nbspnbsp그런데도 우리는 늘 비교를 합니다. ‘동네사람한테 물어봐라’, ‘어머니도 그렇게 생각하신다’ nbsp이렇게 남을 핑계 대며 자기를 합리화합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어떤 종류의 사람이든, 어떤 경험을 했든, 어떤 상황에 처해 있든 우리의 괴로움을, 불행을 합리화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것은 그들의 삶이고 그 가운데에서 나는 행복의 길을 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들을 행복으로 이끄는 것도 내가 행복한 가운데 해야 합니다. 그들을 행복하게 이끌기 위해서 내가 불행하다는 것은 자신을 학대하고 희생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항상 자기 먼저 행복하기, 자기 먼저 희망 갖기, 자기 먼저 사랑하기, 자기 먼저 나눠주기를 행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nbspnbspnbspnbsp이 자유의 길, 행복의 길, 주인의 길, 부처의 길을 열어주시고 보여주시고, 우리 또한 그 속에 들게 하여 주신 부처님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우리 또한 그 받은 은혜를 우리 이웃에게 나눠줄 것을 다짐하면서 한 해 동안 이렇게 죽지 않고 살아있고 행복할 수 있도록 돌봐주신 불보살님과 일체중생, 모든 천지만물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nbsp스님의 간곡한 발원에 더욱더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스님의 발원을 가슴에 새기며 한해를 감사한 마음으로 마무리 할 것을 다짐해 봅니다.nbspnbsp이렇게 송년법회를 모두 마친 후 스님은 정토회를 창립할 때인 20여년 전부터 법당을 지켜주고 계신 연화회 노보살님들을 챙겼습니다. 노보살님들만 따로 불러 모아서 함께 기념 사진을 찍어주니 노보살님들도 무척 기뻐했습니다.nbspnbspnbsp30대의 젊은 수행자에게 큰 신심을 보여주시고 오늘날 정토회가 있기까지 물심양면으로 마음을 써주신 것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하고 싶은 스님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nbspnbsp주간반 송년법회를 마친 후에는 내년 2월에 졸업하는 불교대학 학생들을 위한 졸업 축하 영상과 다다음주에 출발하는 인도성지순례 참가자들을 위한 환영 인사 영상을 함께 촬영했습니다.nbspnbsp그리고 오후에도 손님들과 미팅을 갖거나 원고 교정 업무를 하며 바쁜 일정을 보냈습니다. 대중들은 점심 식사 후 2부 프로그램을 가지며 서로 장기자랑도 하고, 노래도 부르면서 서로를 격려하는 등 여흥을 즐겼습니다.nbspnbsp저녁 7시 30분부터는 저녁반 자원활동가들을 위한 송년법회가 열렸습니다. 다음 이야기에 계속 됩니다...nbspnbsp ※ 카카오톡으로 법륜 스님의 하루를 매일 받아보세요. 아래 배너를 누르고 친구 추가
2015.12.17 (저녁) 쑥고개 성당 초청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후에 서울 정토회관에서 열린 통일의병교육에 이어서 저녁 8시부터는 쑥고개 성당에서 ‘민족의 화해와 남북의 통일’을 주제로 천주교 신자들을 위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nbspnbsp▲ 쑥고개 성당nbsp강연 시간보다 30분 일찍 쑥고개 성당에 도착한 스님은 대기실에 머물며 스님을 초청한 쑥고개 성당 김홍진 신부님과 담소를 나누었습니다.nbspnbsp▲ 스님을 초청한 김홍진 신부님nbsp신부님은 스님께 다음주 성탄절 미사에도 참석해서 강론을 해줄 것을 요청하면서 정토회에서 몇 명의 대중들이 함께 올 것인지 물어보았습니다. 매년 성탄절 미사에 스님과 정토회 대중들을 초청해서 미사를 마친 후 식당에서 식사를 대접해 주셨는데, 올해는 단골 식당이 문을 닫았다며 성당 사목회에서 직접 식사를 마련하겠다고 합니다. 특히 작년부터는 정토회 청년회와 쑥고개 성당 청년회 간의 교류 활동도 시작되었는데, 청년들이 많이 왔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스님도 성탄절 날 정토회 청년들과 함께 오겠다고 말하며 대기실을 나왔습니다.nbspnbsp200여 명의 천주교인들이 자리한 가운데 스님과 신부님이 함께 성당 안으로 들어서자 큰 박수로 스님을 반갑게 맞이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먼저 사회자가 지난 20여 년 동안 스님이 걸어온 통일을 위한 활동들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94년부터 시작된 북한의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해온 온갖 노력들, 좋은벗들을 설립해 북한 난민들을 도운 일, 평화재단을 설립해 다양한 통일정책 연구활동과 대중 통일교육을 해온 일, JTS를 설립해 북한의 탁아소, 양로원 등을 지원해온 일 등을 소개한 후 큰 박수로 스님을 무대 위로 모셨습니다.nbspnbsp스님은 오늘은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는 시간이라며 무엇이든 편안하게 물어볼 것을 제안하며 강연을 시작했습니다.nbspnbspnbsp“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주로 개인이 괴로워하는 문제를 다뤄요. 인생을 굳이 힘들게 살 필요가 없으니 생각을 좀 바꾸면 편안하게 살 수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런데 오늘은 개인이 아니라 개인들이 모여 이루는 공동체, 즉 국가 공동체 또는 민족 공동체를 우리가 어떻게 만들어갈 때 그 구성원인 우리들이 더 행복할 수 있느냐라는 문제를 가지고 대화하는 시간이에요.nbspnbsp그래서 이름은 통일문제라고 하지만 통일을 중심으로 하는 여러 사회 현상들에 대해 여러분과 대화를 나눠보고 싶어요. 제가 일방적으로 하는 것보다는 여러분과 주고받는 게 낫잖아요. 그래서 여러분들이 궁금해 하는 것을 이야기하려 합니다. 통일이든, 북한 사정이든, 주변 강대국들 이야기든, 한국 정치문제든, 요즘 일어나는 현상들을 보면서 어떤 게 궁금하고 어떤 게 이해가 잘 안 되는지, 미래를 예측할 때 어떤 게 잘 예측이 안 되는지, 자기가 문제 삼는 것을 물어보세요. 아들딸이나 배우자와의 문제 같은 개인의 문제처럼 우리 사회의 문제도 자기 문제의식을 갖고 대화를 해야 재미가 있습니다. 안 그러면 다들 재미없어서 졸아요. nbspnbspnbsp날씨도 추운데 졸면 힘들어요. 손들고 우리 공동체에 대해서 아무 이야기나 질문해보세요.”nbsp여기저기서 손을 들었고, 총 3명이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첫 번째 질문자는 통일이 과연 언제 될지 궁금하고, 스님은 통일의병이라는 단체를 만들어서 국민들의 의식을 깨우치는 일을 하고 계신데 어떤 노력을 해야 통일이 될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두 번째 질문자는 정치인들이 국민을 위해 봉사하기 보다는 자기 이익만 추구하는 것 같다며 어떻게 갈등을 통합할 수 있을지 물었습니다. 세 번째 질문자는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통일을 반대하는 젊은 사람들에게 한 말씀 해달라고 부탁한 후 스님이 생각하는 통일 방안은 무엇인지 물었습니다.nbspnbsp오늘은 그 중에서 정치인들의 행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며 국민통합을 이뤄가기 위한 방안을 물었던 내용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스님은 정치인들의 개인적 성향으로부터 시작해서 한국 사회가 갖는 승자 독식의 폐해, 제왕적 대통령제의 한계, 양당 구도로 인해 국민의 삶과 괴리되어 가는 정치 현실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nbspnbspnbsp“대한민국의 위정자들이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섬기는 마음으로 일하거나 국가의 통일에 주안점을 두고 움직이지 않고 자기 이익만 추구하는 것을 많이 경험합니다. 그러다보니 여론이 나눠져서 서로 상대를 비난하며 다투게 되고, 선거를 할 때도 정말로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하는 위정자를 뽑는 것이 아니라 자기 지역이나 종교가 일치하는 사람을 뽑으려 하다 보니 방향이 흔들리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무리 작은 선거라도 빠져본 적 없이 항상 주권을 행사하고는 있지만 이런 것들을 보다 보니 마음속에서는 정치나 경제의 주체가 되는 큰 세력들을 바꿀 힘이 나에게 없다, 대한민국의 변화가 정말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 점점 무관심해집니다. 젊은 사람들의 무관심이 이해가 가더라고요.nbspnbsp이런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다 보면 우측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빨갱이란 말을 듣고, 좌측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너무 우유부단하다는 말을 듣습니다. 저는 정치인이든 국민이든 통일이라는 그 목표에 초점을 맞춘다면 그런 대화는 전혀 문제가 안 될 것 같은데, 한국에서는 나눠진 여론 속에서 자기 이익만 내세우는 것 같아요. 그럴 때 마음을 어떻게 다스려야 정말로 이 변화를 만드는 데 동참할 수 있을까요?”nbsp“좋은 질문을 해주셨습니다. 그렇게 된 데에는 두 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하나는 개인의 성향문제이고 하나는 제도의 문제예요.nbsp개인의 성향부터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어릴 때부터 누가 아프다고 하면 팔도 주물러 주고 물도 떠주며 보살피는 심성이 있던 사람들이 의사가 되면 의사의 본분을 다하겠죠. 그런데 본인은 전혀 그런 심성도 생각도 없는데 성적이 좋으니까 주변에서 ‘의사 되라. 돈 많이 번다’ 해서 의대에 보냅니다. 부모든 아이든 돈 벌기 위해 의사가 되니까 아무리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를 읽고 의사의 본분을 이야기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의사 된 뒤에도 제일 돈을 많이 번다는 성형외과로만 몰려가고 일반 외과 수술은 기피해서 요즘 외과 의사가 부족해요. 이렇게 돈 많이 벌려고 의사가 됐으니까, 돈을 못 벌면 주변에서 ‘너는 의사가 돼서 왜 돈도 못 버냐’라는 말을 듣습니다. 처음부터도 잘못되었지만 중간에 정신을 차리려 해도 주위 사람들 때문에 멈출 수가 없어요. 돈을 못 벌면 왕따나 실패자가 됩니다. 그러니 아픈 사람이 없으면 의사가 좋아해야 할 텐도 오히려 ‘환자가 왜 안 올까’ 하고 걱정하는 거예요. 이 말은 ‘좀 아파야지. 그것도 이왕 아프려면 좀 크게 아파야지’라는 말입니다. nbspnbspnbsp게다가 돈 벌려고 과잉진료를 해서 검사 안 해도 될 것도 다 검사합니다. 그래서 요즘은 의사의 의술을 못 믿는 게 아니라 과잉진료를 못 믿어서 이 병원 저 병원을 전전합니다. 의료보험이며 여러 가지 부정이 생기는 이유도 출발이 이렇고 주변에서도 그런 시각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괴롭게 사니 주말 되면 술을 마시거나 골프를 치면서 다른 걸로 스트레스를 해소해야 하는 거예요.nbsp법대 가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어떤 사람이 법을 몰라서 시민으로서의 당연한 권리를 빼앗기는 걸 보고 정의감을 느낀 사람이 법대에 가서 판사든 검사든 변호사가 돼야 정의를 세우는 일을 하는데, 문과에서 공부 잘 하는 학생에게는 덮어놓고 법대 가라고 해요. 돈 많이 번다고요. 그러니 아무리 유명한 판사든 검사든 변호사든 권력이나 돈에 약할 수밖에 없어요. 지위가 높고 경력이 오랜 사람들이 나중에 다 불쌍하고 억울한 사람들을 변호하지 않고 대형 로펌에 가서 재벌 탈세하는 걸 뒤처리해주고 돈을 법니다. 그런 걸 해야 돈이 벌리니까 대법관 출신들은 다 후자로 가요.nbspnbsp개인이 문제라고도 할 수 있지만, 우리 사회가 지금 이렇게 잘못돼 있어요. 정치인도 그래요. 국가 권력이나 돈에 억압당하는 약자들을 보호하고자 정치인이 된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요? 우리는 직업을 막론하고 권력 지향적입니다. 의사협회 회장 하면 다음엔 국회의원 하고, 간호사 협회 회장도 다음에 국회의원 하고, 노동조합 전국위원장도 다음엔 국회의원 하고, 장애인 단체 회장도 다음에는 국회의원을 합니다. 이렇게 권력지향적인 사람들만 모여 있으니까 일반인보다 훨씬 더한 해바라기들이어서 이런 문제가 생기는 거예요. 이것은 제도 문제만으로도 해결이 안 되고, 개인을 욕한다고도 해결 안 돼요. 우리 사회 전체가, 우리 모두가 다 공범이에요. 이런 가치관의 문제가 있습니다.nbspnbsp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고 나서 몇 백 년 동안은 예수를 믿는다고 하면 손해를 보는 세상이었습니다. 손해 보는데도 믿는 것이 신앙이에요. 200년 전 조선에 천주교가 들어왔을 때 천주교를 믿으면 손해 보는 정도가 아니라 죽었어요. 그런데 지금 천주교 믿으면 재산 몰수당하고 직장 쫓겨나고 죽는다고 하면 믿을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요. 하나도 없진 않겠지만 거의 없을 거예요. 반면에 천주교든 불교든 그걸 믿으면 공부 못 해도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돈 많이 벌린다고 하니까 대다수가 그리로 쫓아갑니다. 이건 신앙과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언제부터 이렇게 되어버렸는지 모르겠어요.nbspnbsp이렇게 하나님의 은총이 신도 수와 돈으로 표현되니까 교회를 크게 지어야 성공한 목사이고 교회가 작으면 하나님의 은총이 없는 교회가 되는 것이지요. 큰 교회에 신도가 더 많이 가는 것은 거기가 하나님의 은총이 있는 곳이라서 그런 거예요. 일부 기독교인들이 작은 교회에는 구원이 없다고들 하잖아요. 종교마저 성전을 크게 짓고 사람들이 구름떼처럼 몰려와야 하나님의 은총을 받았다는 식으로 지금 접근하고 있습니다.nbspnbsp이렇게 된 게 첫째 문제입니다. 그러니 참답게 사는 가치를 회복해야 해요. 제가 보기에는 천주교, 개신교, 불교를 떠나서 지금 세상에는 돈교라는 딱 하나의 신앙만 있는 것 같아요. 신앙은 돈교 하나인데 그 밑에 점포가 여럿 있어서 ‘우리 집에 오면 돈 잘 벌린다’ 하며 서로 경쟁하는 거예요. 북한에는 김일성 유일신앙이 있고, 남한에는 돈이 유일 신앙이에요. nbspnbsp그런데 이런 사회 흐름에 거슬러 나타나는 현상이 세 가지 있다는 이야기를 얼마 전 어디서 읽었습니다. 그 첫 번째가 프란체스코 교황입니다. 이 분은 전부 다 돈을 따라 가는 로마카톨릭 교회에서 아웃사이더였는데 주류로 올라왔어요. 그래서 교황님이 좋은 말씀 많이 하시지만 여러분들 입장에서 받아들이려면 불편한 이야기도 있잖아요. 두 번째가 미국 민주당 대선 주자 중 힐러리 클린턴 다음인 버니 샌더스 의원입니다. 이 사람은 미국 사회에서 오랫동안 사회주의 운동을 해온 사람입니다. 옛날 같으면 명함도 못 냈을 사람이 2위로까지 올라와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어요. 세 번째는 ‘구식 좌파’라고 불릴 정도로 성향이 뚜렷한데도 영국 노동당의 당수가 된 제레미 코빈입니다. 특정한 사상이 정당하다거나 특정 인물이 훌륭하다는 뜻으로 말씀드리는 게 아니에요. 거대한 자본의 흐름에 약간 다른 징조가 지금 나타나기 시작한 반증이라는 겁니다. 이런 면에서 우리가 조금 미래사회를 주의 깊게 예측해볼 필요가 있습니다.nbsp이대로 흘러가서 같이 패망할지, 아니면 예수님 같은 성인이 또 나와서 이 흐름을 바꿀지 지금은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지금은 사회의 흐름이 이렇기 때문에 정치인들 개개인을 나무랄 수는 없어요. 여러분들이 생각하듯 순수하게 나라와 민족을 위해서 정치하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말만 그렇게 하지요. 그런데 정치인만 그런게 아니에요. 스님, 목사, 신부도 다 말만 그렇게 하잖아요. 주일 헌금을 공중에 집어던지면서 ‘하나님의 것이거든 하늘로 가고 내 것이거든 땅으로 떨어져라’라고 한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입니다. nbspnbspnbsp신앙을 흔들려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이만큼 우리가 물질적 가치로 치우쳐져 있다는 거예요. 물질적 가치가 아예 필요 없으니 중세 사람들이나 청교도처럼 살자는 게 아닙니다. 물질적 가치로 너무 치우쳐버려서 신앙의 근본까지도 놓쳐버렸다는 말씀을 드리는 거예요.nbsp다른 하나는 제도의 문제입니다. 첫째, 지역주의에 뿌리를 둔 양당 구조 때문입니다. 지역주의에 뿌리를 둔 양당구조 때문에 제3의 선택을 할 수 없어요. 경상도에서 아무리 새누리당이 미워도 전라도 당을 찍을 수 없고, 전라도에서 아무리 민주당이 미워도 경상도 당을 찍을 수 없으니 비판하다가도 표 찍을 때는 ‘우리가 남이가’ 하고 찍습니다. nbspnbspnbsp전라도에서 민주당을 반대하는 사람과 경상도에서 새누리당을 반대하는 사람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에요. 자기 투표가 국정에 반영된 적이 없으니까요. 이게 다 사표예요. 이런 시스템이 잘못됐다는 겁니다.nbspnbsp그러니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는 다당제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정당은 자기들이 획득한 득표율만큼의 의석 수를 가져야 해요. 예컨대 새누리당이 전체 표의 40퍼센트를 얻었다면 국회의원 수도 총 100명이라면 40명이어야 해요. 그런데 지역구에서 이미 40명이 넘어버렸다면 비례 대표는 받지 못해요. 그런데 지지율 5퍼센트를 얻으면 지역구에서는 한 자리도 못 얻는다 하더라도 5명을 배정해줘야 해요. 개인이 나서서 지역에서 경쟁해 올라온 사람과 비례대표제의 경우도 각 득표 별로 배정해줘서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줘야 해요.nbspnbsp옛날에는 자본가와 노동자를 딱 나누어서 자본가의 이익을 대변하는 게 보수당이고 노동자의 이익을 대변한 게 진보당이라고 말했는데 지금은 자본가와 노동자를 나누기 어려워요. 자본가 안에서도 재벌 기업과 중소기업의 이해관계는 완전히 달라요. 자영업자와도 또 이해가 다르고요. 자영업자는 노동자가 아닌 자본가인데도 재벌기업 노동자보다 수입이 적어요. 노동자 중에서도 재벌기업에서 일하거나 민노총에 소속된 노동자들은 연봉이 1억 가까운 경우도 많고요. 말은 노동자인데 학력이나 수입은 자본가인 자영업자보다 훨씬 높고, 중소기업 노동자와는 임금 차이가 배 가까이 나요. 또 중소기업 노동자들 중에서도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에 임금 차이가 배 가까이 나고요. 이제는 자본가니까, 혹은 노동자니까 이해관계가 같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nbspnbsp사회가 이렇게 다양해졌어요. 그러니 어느 한 당이 전 국민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말은 거짓말입니다. 현재 새누리당이라면 재벌기입의 이익을 대변한다, 즉 국민의 1퍼센트를 대변한다고 해야 맞아요. 야당은 소위 진보당까지도 민주노총의 이익을 대변한다고 보면 10퍼센트의 이익을 대변하는 셈입니다. 나머지 90퍼센트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은 대한민국에 없어요. 지역주의에 뿌리를 둔 양당 구조에서는 우리 피부에 와 닿는 생활 개선 정책이 나올 수 없어요. 또 이게 승자독식 구조니까 죽기 살기로 싸워요.nbspnbspnbsp그러니 다당제로 가서 연정을 해야 해요. 지역 정당을 하고 싶으면 지역 정당을 하고, 이념 정당을 하고 싶으면 이념 정당을 하고, 환경 정당을 하고 싶으면 환경 정당을 하되 연정을 통해 이해관계를 조율해야 합니다. 정치가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역할을 못 하니까 강정마을이다 밀양 송전탑이다 해서 온갖 충돌이 일어납니다. 공권과 국민이 직접 충돌하는 거예요. 원래는 그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치인이 의회 내에서 이익을 조율하고, 다시 현장에 내려가서 주민을 설득해야 합니다. ‘주민들의 이익을 도저히 다 수용할 수는 없지만 60퍼센트는 받아들일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설득하고 타협해서 조율해 나가야죠.nbspnbsp그런데 현재의 사회 구조에서는 갈등이 극심해서 한국의 갈등지수가 OECD 가입국 중 2위입니다. 1위인 터키는 종교와 민족이 엄청나게 섞여 있어서 당연히 갈등이 심할 수밖에 없는데, 그런 나라 다음으로 갈등이 극심한 나라가 대한민국이에요. 이 갈등으로 인한 손실이 몇 백 조에 이릅니다. 어떤 통계에서는 248조라고 계산해놨어요. 이런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는 것도 국민의 의사를 대변하는 정치세력이 없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입니다.nbspnbsp제왕적 대통령제도 문제입니다. 권력이 대통령에게 지나치게 집중되어 있는데 이게 대통령에게도 좋은 게 아닙니다. 대통령의 권력은 너무 크고 장관은 권력이 없어요. 삼권분립을 해야 하는데 의회에게도 사법부에게도 힘이 없어요. 뭐가 잘못되면 장관이 책임지고 나가야 할 텐데, 장관이 아무 권한이 없으니까 뭐가 잘못되면 죄다 대통령을 탓해요. 그러니 이건 대통령 개인에게도 불행이에요. 우리 역대 대통령들 중 성공한 대통령이 한분도 없잖아요. 지금 대통령도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nbspnbspnbsp이렇게 너무 큰 권력이 한 사람에게 몰려 있으니까 그 주위의 책임 없는 사람들이 권력을 행사하잖아요. 이런 일은 권한이 너무 비대해서 생겨요. 장기독재를 막기 위해 단임제 하는 것만 생각하고, 대통령의 막강한 권한을 줄일 생각은 안 하고 헌법을 만든 게 지금까지 왔어요. 그래서 역대 대통령들이 다 불행해졌습니다. 외교, 안보, 국방, 통일이라는 국가에 대한 권한만 대통령이 갖고 나머지는 내각이 가져서 각자 나누어 집행하고 책임져야 국가가 제대로 유지되고 관리됩니다. 그래서 삼권분립을 다시 제대로 해야 하고, 행정부 안에서도 대통령의 권한을 내각으로 많이 이전해야 해요. 장관이 대통령의 비서가 되면 안 됩니다.nbspnbsp그리고 권력이 중앙에 너무 많이 모여 있으니 지방 분권을 추진해야 합니다. 중앙권력이 지방으로, 지방에서 다시 기초자치단체로, 기초자치단체에서 다시 주민센터로 분산되어야 해요. 돈이 분산되는 게 경제민주화, 권력이 분산되는 게 정치민주화예요. 이렇게 분산이 돼야 국민에게 그 권리가 가까이 다가오고 또 국민이 고루 잘 사는 세상이 되어서 국민의 행복지수도 높아집니다. 지금 이게 안 되니까 국민의 행복도가 자꾸 떨어져요.nbsp그러니까 이걸 질문자 말대로 바꿔줘야 해요. 여당 정치인들을 만나서 제가 질문자 같은 비판을 하면 대부분 답하기를, 줄서기 잘하는 것 외에는 개인이 어떻게 해볼 수가 없대요. 야당과 만나면 야합했다면서 배신자 취급을 하니 줄 서는 것 빼고는 다른 선택이 없다는 거예요. 정치인들의 그런 출발도 문제지만, 개중 괜찮은 정치인마저도 이런 체제 안에서는 운신할 폭이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오히려 밖에서 변화를 좀 도모해줬으면 좋겠다고 해요. 우리는 ‘너희가 어떻게 좀 잘해봐라’ 하는데 자기들은 우리더러 ‘밖에서 어떻게 좀 변화를 만들어줘야 우리가 어떻게 해본다’라고 하면서 얽혀 있어요.nbspnbsp이런 점을 이해해서 여러분들도 앞으로 권한이 시장과 도지사, 기초자치단체장, 또 그 아래 주민자치센터까지 내려올 수 있도록 하는 지방분권에 힘써야 합니다.nbspnbspnbsp또 국가는 통일을 해야 하니까 연방에 준하는 체제를 갖줘야 해요. 또 다당제로 가서 국민의 다양한 의견들이 수렴되고, 또 의회에서는 상시적으로 국민 각계각층의 이해를 조정할 수 있는 연정을 해야 해요. 그런데 지금은 국민이 51퍼센트 지지한 대선 후보가 대통령이 되고 49퍼센트 지지를 받은 사람은 그냥 떨어지는 승자독식구조입니다. 국민의 전체가 아닌 절반이 찍어준 거니까 절반의 대통령이에요. 그러나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면 나를 찍어주지 않은 절반도 국민이니 그들의 권익도 보전해줘야 합니다. 그러면 적어도 떨어진 사람을 국무총리로 임명하든지 해서 전체 국민의 의사를 최대한 반영해줘야 해요. 그런데 우리 나라는 지금 그렇게 안 돼 있다는 것이 저렇게 계속 싸우는 원인 가운데 하나이지 않을까 합니다.nbspnbsp첫째는 사람의 문제, 즉 참여한 개인의 참여 동기 문제이지만, 둘째는 제도의 문제도 함께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nbsp정치 갈등의 원인을 개인적 측면에서 그리고 제도적 측면에서 함께 이야기해 주어서 문제의 본질에 대해 더욱 명쾌하게 이해를 할 수 있었습니다. 스님의 논리적이고 명쾌한 설명에 모두들 감탄하며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nbspnbspnbsp이렇게 모든 질문에 대해 답변을 마치고 나니 약속한 2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너무 감정적 대응에만 치우쳐서 천년의 꿈을 이룰 절대절명의 기회를 놓치지 말고, 예수님의 십자가 정신을 상기하며 북한을 포용해내어서 세계 문명의 중심으로 도약하자고 강조하며 강연을 마쳤습니다.nbspnbsp“남북이 통일 되면 영토가 9만 8천에서 21만 제곱킬로미터, 인구가 5천만에서 7천 5백만이 됩니다. 그러면 이탈리아나 영국을 능가합니다. 조금만 내부 정비가 되면 스페인이나 이탈리아는 경쟁이 안 돼요. 지금 남한만으로는 어림없지만 통일이 되면 국가적으로 세계 10위에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립니다.nbspnbspnbsp그리고 통일 한국이 일본과 중국까지 협력해 동아시아공동체를 만들면 이 동아시아공동체의 경제력이 세계 경제집단 중 제일 커집니다. 그러면 유럽에서 미국으로 이동했던 세계 문명의 중심이 아시아로 와서 동아시아시대가 도래합니다. 빈말이 아니라 1세기, 즉 100년 정도만 우리가 이렇게 해나가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어요. 21세기 초에 우리가 남북통일을 이룩하고, 중엽에 동아시아공동체를 만들어 나간다면, 21세기 말엽에는 동아시아시대가 도래하고, 우리가 그 동아시아시대의 중심국가로 설 수 있습니다. 반드시 그렇게 된다는 건 아니지만 이런 가능성이 있어요.nbspnbsp이 가능성은 선조들의 노력 덕분에 가능한 것입니다. 그 어려운 속에서도 우리 선조들이 나라의 독립을 위해 싸워서 독립했고, 배고픈 걸 극복하는 산업화를 성공했고, 투쟁을 통해 민주화를 이루어놓았기 때문에 그들의 공로를 딛고 이제 우리가 마지막 과제인 통일을 이루자는 거예요. 통일을 해도 그저 통일에 머무르면 안 됩니다. 통일은 첫 발걸음이에요. 통일을 이루어서 동아시아 공동체로, 나아가 세계 문명의 중심으로 간다면 고구려와 발해 멸망 이후 천 년의 꿈을 실현하는 겁니다.nbspnbsp우리가 미래 100년을 이렇게 그려본다면 지금의 작은 이해관계와 다툼 정도는 능히 극복할 수 있습니다. 북한도 남한도 서로 여러 가지 상처를 입어서 적대감이 있는 건 사실이에요. 그러나 이 감정에 치우치면 우리에게는 미래가 없습니다. 이런 감정은 이해하지만, 감정을 뛰어넘어야 해요.nbspnbspnbsp그럴러면 예수님께서 ‘주여, 저들을 용서하소서’라고 하신 것과 같은 우리의 용서가 있어야 합니다. 자꾸 인간적 감정만 주장하면 우리에게 부활은 없습니다. 감정을 뛰어넘을 수 있어야 민족적 부활을 향해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니 누구보다 여러분들이 가장 앞장서 주시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며 마치겠습니다.”nbsp스님이 예수님의 십자가 정신을 이야기하며 민족적 부활을 이야기하자 천주교인들도 너무나 기쁜 마음으로 박수 갈채를 보냈습니다.nbspnbspnbsp오늘 강연 주제인 ‘민족의 화해와 남북의 평화통일’의 방법은 바로 예수님이 걸어가신 그 길 속에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nbspnbsp무엇보다 한국 사회가 갖고 있는 근본적인 모순들을 직시할 수 있어서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성인의 가르침을 따르기 보다 욕망을 쫓아왔던 우리들의 삶을 돌아볼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nbspnbspnbsp이렇게 강연을 마치고 스님은 다시 대기실로 이동해 스님을 초청한 김홍진 신부님을 비롯해 사목회 분들과 조촐하게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 분은 “어쩜 그렇게 논리적이고 명쾌하게 강연을 하실 수 있느냐?”고 하면서 “너무나 재미있게 강연을 들었다”며 소감을 말해주었습니다.nbspnbsp▲ 성당 사목회 분들과의 차담nbsp함께 자리한 수녀님은 불교에 대해 평소 궁금한 점이 많았다며 ‘보살은 무엇을 뜻하는지’, ‘비로자나 부처님은 어떤 분이신지’, ‘아라한은 무엇을 말하는지’ 물어보았고, 어떤 천주교인은 ‘스님은 성경도 정말 잘 알고 계신데 어떻게 성경을 공부하게 되셨는지’, ‘한국은 자살율이 세계 1위라고 하는데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등 여러 가지를 스님에게 물어보았습니다.nbspnbspnbsp스님이 쉽게 설명을 해주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고, 종교의 벽을 허물고 아주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되었습니다.nbspnbsp▲ 김홍진 신부님과 법륜 스님nbsp스님은 “크리스마스 날에 다시 뵙겠습니다”고 인사를 한 후 성당을 나왔습니다. 서울 정토회관에는 11시가 다 되어 도착한 후 오늘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 내일부터 이틀 간은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전문가 30여 명과 함께 2015년을 평가하고 2016년을 조망해 보는 통일 정책 연구 워크샵에 참석해 대화를 나눌 예정입니다.nbspnbsp ※ 법륜 스님의 세계 100회 강연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야단법석을 지금 인터넷 서점에서 만나보세요. 14만 킬로미터의 여정에서 만난 2만 2천여 명 세계인과의 행복한 대화가 생생하게 담겨 있습니다.nbspnbsp지금 구매하기nbspnbsp
2015.12.17 (오후) 통일의병교육 3,4,5강 녹화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오후 1시부터 5시간 동안 통일의병교육용 교재 제작을 위해 영상 촬영을 한 후 저녁 8시에는 쑥고개 성당에서 ‘민족의 화해와 남북통일’을 주제로 즉문즉설 강연을 했습니다.nbspnbsp새벽 예불과 기도를 마치고 서울공동체 대중들과 발우공양을 함께한 스님은 오전 내내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았습니다. 오후 1시부터는 서울 정토회관 1층 법당에서 통일의병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통일의병교육용 교재 제작을 위해 5시간 동안 녹화 촬영을 하였습니다. nbspnbspnbsp스님이 먼저 “지난번 1,2강 강의가 너무 어려웠어요?” 라고 물어보자 통일의병들은 “아니요” 라고 큰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스님은 웃음을 머금으며 곧바로 질문을 받기 시작했습니다.nbspnbsp오늘은 총 5명이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첫 번째 질문자는 정치인들이 국민들의 삶에는 관심이 없고 자기들끼리 파당지어 싸우기 바쁘다며 왜 이런 정치적 갈등이 갈수록 더 심해지는지 물었고, 두 번째 질문자는 아들을 군대에 보낸 후 부터는 남북 간의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가슴이 조마조마한데 우리는 어떻게 평화를 지켜야 하는지, 그리고 주변국에 대해 어떤 외교적 자세를 가져야 할지 물었습니다. 스님은 국민주권과 민주주의가 왜곡된 한국의 정치 현실과 긴장과 대결이 고조되는 안보 위기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nbsp세 번째 질문자는 통일은 왜 해야 하는지, 통일이 되면 무엇이 좋은지, 어떤 이익과 변화가 올 것인지 물었고, 네 번째 질문자는 통일을 대비해서 한국 사회는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물었습니다. 스님은 국민 행복과 국가발전의 열쇠는 통일 경제에 있으며 통일이 되면 안전과 평화가 보장되고 사상의 자유가 확대되며 국제 위상이 격상되고 국가브랜드 가치가 올라갈 수 있다며 다양한 이익에 대해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통일을 대비해서 경제민주화, 복지사회, 분권과 자치, 권력 분산, 다당제와 연정 등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nbspnbsp마지막으로 다섯 번째 질문자는 새로운 100년을 여는 통일한국을 건설하기 위해서 정부가 해야할 일과 국민들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이며, 특히 통일의병들이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오늘은 이 질문에 대한 스님의 대답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스님은 남한이 책임지는 통일, 북한에 대한 포용과 투자, 통일 지향적 정부 구성, 유권자 운동 등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nbspnbspnbsp“그 동안 스님의 강의를 통해서 통일이 동아시아 평화공동체를 여는 새로운 서막이며 우리에게 수많은 유익을 가져다준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어 설레었습니다. 그런데 이전에는 저부터도 그런 생각을 하지 못하고 막연하게 ‘통일로 나아가면 좋겠다’거나 ‘어떻게든 잘 되겠지’ 하는 안일한 희망을 품어온 것 같습니다. 스님께서는 통일로 나아가서 우리 민족이 도약하느냐, 아니면 정체국면으로 가느냐를 가르는 중요한 변화의 시기가 바로 지금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새로운 100년을 위한 통일한국을 만들려면 지금 우리 정부는 어떻게 해야 하고 우리 국민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습니다.nbspnbsp그리고 얼마 전에 통일의병 배지도 받고 의병번호도 부여받으면서 비장함과 약간의 두려움, 뿌듯함 등 다양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의병으로서 뭘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봤어요. 저는 이제 살만큼 살았으니 저를 위해서는 통일이 돼도 좋고 안 돼도 그만이지만 우리 아이들을 생각하니까 꼭 되어야 할 것 같아요. 게다가 저는 다음 생에도 한국에 태어날 생각이라 통일을 위해 뭐라도 해 봐야 하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통일의병들이 해야 할 역할과 과제를 자세히 짚어주셨으면 합니다.”nbspnbsp“첫째, 우리가 통일을 우리 역량으로 자주적으로 안 하면 통일이 안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다행히 국제사회의 변화에 따라 어떻게 우리에게 통일의 기회가 오더라도 중국이든 미국이든 일본이든 우리에게 통일을 가져다 준 나라의 속국이 되기 쉽습니다. 형식적인 독립이나 다름없는 그런 통일은 의미가 없어요. 그러니 통일지상주의가 되면 안 됩니다. 통일은 평화적으로 돼야 하고 통일된 국가는 자주적인 국가여야 합니다. 통일이 되면 좋기는 하지만, 통일만 된다고 무조건 좋은 게 아니에요. 통일이 누구에 의해, 어떤 과정을 거쳐서 하느냐에 따라 통일 이후 우리의 미래가 결정됩니다.nbspnbsp우리의 통일은 미국도, 중국도, 일본도, 러시아도 주도해서 해주지 않습니다. 그 나라들은 주도해 줄 의향도 없고, 설령 해 준다고 하더라도 결과가 좋지도 않습니다. 만약 미국이 주도해서 통일이 된다면 한국은 대중 전선에서 미국의 최전방으로 복무해야 해요. 미국은 우리에게 그거 하라고 통일시켰다고 할 거예요. 중국이 한국을 통일시키면 중국은 대미 방어전선에서 중국의 최전방으로 한국을 내세울 겁니다. 그들이 통일하도록 해주지도 않겠지만 해주더라도 결과가 그렇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통일은 우리가 중심이 돼서 해야 합니다. 주변국의 협조는 얻어야 하지만 중심은 우리가 되어야지, 남이 해주기를 바라면 안 됩니다.nbspnbsp자꾸 ‘미국이 어떻게 생각하느냐? 중국이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하지만 이건 지금 논할 필요가 없습니다. 먼저 우리가 중심에 서고, 그 다음에 그들의 방해를 어떻게 막고 협력을 이끌어낼 거냐 하는 외교적인 문제를 해결하면 됩니다.nbspnbsp그러면 당사자인 북과 남 사이에 누가 통일을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할까요? 우리 민족 전체로 보면 과거에는 통일운동의 주도세력이 북한이었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지금 자기 체제 지키기도 급급한 형편이라 통일을 주도하기 어렵습니다. 첫째, 자기 체제 지키기도 어렵다는 게 현실이에요. 두 번째, 북한이 희생을 무릅쓰더라도 남한을 설득하기 어렵습니다. 군사력으로도 안 되고, 정치적으로 안 되고, 경제적으로도 안 됩니다. 세 번째, 북한이 주변국인 중국과 미국을 설득할 능력이 없어요. 그들의 협력을 얻을 만한 이익을 줄 수가 없어요. 북한은 외교역량, 경제역량, 정치역량이 모두 안 됩니다. 하고 싶은 의지는 있지만 역량이 안 되는 게 현실입니다.nbspnbspnbsp그러면 남은 것은 대한민국입니다. 대한민국은 역량이 될까요? 제가 볼 때는 역량이 됩니다. 우선 북한을 경제적으로 도와줄 수 있어요. 정치적으로도 남한의 민주사회가 북한 주민이 볼 때는 북한체제보다 나아요. 국방력도 사실 물리적으로 우위에 있어요. 이렇게 역량은 되는데 의지의 문제가 남았어요. 또 한국은 미국을 어느 정도 설득할 수 있습니다. 한국이 어떻게 하느냐, 우리 정부가 얼마나 중심을 잡고 하느냐에 따라서 미국이 옛날처럼 한국을 마음대로 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중국도 한국을 마음대로 하긴 좀 어렵습니다. 한국이 중국 쪽으로 가느냐, 일본 쪽으로 가느냐, 미국 쪽으로 가느냐에 따라서 동아시아의 판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한국이 잘만 하면 외교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가 있습니다.nbspnbsp그런데 한국의 제일 큰 문제는 의지가 없다는 겁니다. 지도자들은 지금까지 대한민국을 지키고 발전시키는 데는 지도력을 발휘해 왔지만, 북한까지 아우른 전민족의 운명을 어떻게 끌고 갈 거냐 하는 통일 국가발전계획을 세우고 북한의 이익까지도 담보할 만한 정치지도자가 지금 없습니다. 그 동안 우리는 분단 상태로도 발전해 왔기 때문에 국민들도 현실에 안주해 있어요. 북한 주민들이 굶어죽는다고 해도 그에 대한 아픔이나 사랑, 자비심을 베풀 줄 모릅니다. 오히려 ‘저 사람들하고 같이 살면 손해 보지 않겠느냐’는 걱정부터 하는 수준입니다. 정치인들이 통일할 생각이 없다면 국민들이 그런 생각이 있든지, 국민들은 통일할 생각이 없어도 정치인들은 통일할 생각이 있든지 하면 희망이 있는데 지금은 정치인들도 국민들도 역량은 있는데 의지가 없어요. 그러면 통일은 힘들어요. 그래서 제가 볼 때는 이대로 두면 통일이 안 될 확률이 더 높아요.nbspnbsp그런데 통일이 되도록 하려면 어디를 설득해야 할까요? 가능성은 미국도 중국도 일본도 북한도 아닌 남한에 있습니다. 대한민국만 통일의지를 강력하게 가지면 역량이 되기 때문에 기회가 있습니다.nbspnbspnbsp그렇다면 대한민국의 어떤 사람이 주축이 되어야 할까요? 옛날에는 노동세력이었지만 지금은 노동세력이 주축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통일이 되면 실제로 노동자들이 제일 불이익을 볼 가능성이 높습니다. 북한의 값싼 노동력이 밀려들어오면 지금보다 노동조건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있으니까, 이념적으로는 통일을 이야기하지만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렵습니다. 북한도 말로만 통일하자고 하지 실제로는 더 어려워지니까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것과 똑같아요. 재벌은 지금 통일에 이해관계가 좀 있습니다. 통일되면 좀 돈벌이가 될 수 있어요. 그런데 삼성이나 현대는 이미 세계적인 기업이 되었기 때문에 북한 정도에서 얻는 이익은 이미 그들의 회사 크기에 비하면 큰 이익이 아닙니다. 위험부담을 안고 투자할 만한 장점이 별로 없다는 겁니다. 그러나 중소기업에게는 굉장한 이익이 됩니다. 지금 개성공단에 들어간 중소기업들이 목을 매다는 이유가 거기에 있어요. 이렇게 전체적으로 이익은 있지만 한국의 어떤 사람도 그 이익이 자기 개인의 이익과 딱 맞아떨어지는 경우가 별로 없어요.nbspnbsp젊은 학생들은 어떨까요? 생활고나 취직난 같은 자기문제에 빠져있는 젊은이들은 통일이 되면 득을 보긴 하지만, 지금 김정은의 행동 같은 걸 보고 정서적, 문화적으로도 안 맞아서 거부반응이 너무 많아요. 앞으로 노인들보다 더 극단적인 반북세력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nbspnbsp그러니 제가 보기에 그래도 제일 가능성이 있는 게 첫째, 40대, 50대 아줌마입니다. 아들이 군대에 갈 나이잖아요. 통일 되면 군대 안 가도 되거나 전쟁 위험이 없잖아요. nbspnbsp다음으로는 사업하는 사람들입니다.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작은 자영업을 하든 농사짓든 이런 사람들은 국제수출까지는 못해도 내수시장이 크게 확대되니까 이해관계가 있는 겁니다.nbspnbsp그래서 통일의 주축세력이 될 수 있는 것은 자녀를 둔 부모입니다. 미래의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될지 생각하면 답답하지만 통일이 되면 출구가 열리겠다는 데 동의하는 거예요. 아이는 자기가 자기 책임을 질 생각을 지금은 안 하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해도 잘 안 먹히지만, 엄마들은 이제 ‘아, 이 상태로는 어렵겠다’ 하니까 동의하죠. 자녀의 군대문제도 있지만 자녀의 미래 진로를 생각할 때 통일이 돼야 합니다. nbspnbsp경제적으로 어려운 게 통일이 돼야 풀린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40대, 50대입니다. 20대, 30대는 경제적으로 어려워도 자기가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않고 부모가 어떻게 해결해 주리라고 기대합니다. 등록금 반값 투쟁이 학부형에게는 설득력이 있지만 학생들한테는 설득력이 별로 없습니다. 돈을 부모님이 내주기 때문입니다. nbspnbspnbsp혜택은 젊은 세대에게 돌아가지만, 젊은 세대는 지금 자기 인생을 자기가 책임지지 않고 살고 있기 때문에 이게 오히려 부담스럽지요. 그래서 지금 제일 중요한 사람들은 세대로 보면 40대, 50대입니다. 그리고 30대까지도 포함할 수 있어요. 통일이 되고 북한 개발이 되면 거기 가서 주된 실무를 맡고 진두지휘할 사람이 대부분 30대, 40대 초반입니다. 이 사람들에게는 일자리나 사업이 늘어날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요. 그래서 중소기업가, 자영업자, 아줌마들이 사실 통일 이야기를 하면 가장 빨리 귀담아 듣고 통일이 되면 이해관계도 빠릅니다.nbspnbsp그리고 시민이 중심이 되어서 통일을 해야 통일된 국가가 시민이 주인 되는 국가가 됩니다. 전쟁을 해서 통일하면 군인이 중심인 국가가 되고, 재벌이 중심이 되어서 통일하면 재벌공화국이 됩니다. 그런 측면에서 대한민국이 중심이 되고, 대한민국 안에서도 바로 여러분들 같은 40대, 50대가 중심이 될 확률이 높고, 아저씨보다는 아줌마가 중심이 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봅니다. nbspnbsp문제는 인식입니다. 자기 삶에만 매몰된 사람들이 어떻게 통일에 대한 인식의 폭을 넓힐 수 있을까요? 이 사람들은 정치나 국제정세나 외교에 별 관심이 없어요. 그래도 이 세대는 그래도 고등학교나 대학을 졸업했고, 한국사회가 민주화될 때 직접 돌은 안 던졌더라도 옆에서 구경이라도 했고, 우리가 노력하면 변화가 온다는 경험을 한 사람들입니다. 이게 제일 중요해요. 이런 경험을 한 분들이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nbspnbsp그런데 통일이란 건 우리가 통일하자고 한다고 되는 게 아니에요. 통일은 남북 간의 정치문제입니다. 남한 안의 여러 가지 세력을 모아야 될 정치적 행위의 문제입니다. 또 주변 국가와의 외교적인 문제이기도 합니다. 북한과의 사이에서 혼란을 막으려면 군대를 활용해서 방어도 하고, 통제도 해야 됩니다. 남한이 공격하려고 해도 막아야 하고, 북한이 쳐들어오려고 해도 막아야 하는 국방의 문제입니다. 다시 말해 통일은 외교적 문제요, 정치적 문제요, 국방의 문제요, 경제적 문제입니다. 통일 이후에 북한 건설과 관련된 일은 국가가 할 일이에요.nbspnbspnbsp그러니까 통일은 외국이 아니라 우리가, 우리 중에서도 북한이 아니라 남한이, 남한 안에서도 민간이 아니라 정부가 해야 할 일입니다. 우리는 정부가 아니에요. 그런데 우리에게는 헌법에 명시된 권리가 있습니다. 즉 정부를 수립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핵심은 첫째, 통일을 강력하게 추진할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는 겁니다. 두 번째, 그 정부가 통일을 계속 추진해나갈 수 있도록 압력을 행사해서 강력한 지지 세력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이런 통일추진 국민운동이 일어나서 국민의 지지를 받는 정부가 구성되어 통일을 강력하게 추진해야 됩니다. 외교든 국방이든 국가의 최고 목표를 통일에 두어야 합니다. ‘북한에 이기느냐, 지느냐’가 아니라 ‘통일에 어떤 게 유리하냐’를 기준으로 해야 된다는 겁니다. 경제적 목표도 전부 ‘통일을 위해 시너지 효과가 나는 게 어떤 것이냐’를 따져야 합니다.nbspnbsp외교도 미국과는 자주적 한미동맹을 견고하게 해야 합니다. 중국과는 군사동맹은 맺지 않지만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적어도 우리가 반중 대열에 앞장서진 않아야 해요. 일본에 대해서는 우호관계를 유지하되 군사동맹은 맺지 않는다는 걸 분명히 해야 합니다. 러시아는 통일된 한국이 러시아의 시베리아 개발에 유리하다는 점을 내세워 설득해야 합니다.nbspnbsp북한에 대해서는 포용정책을 펼쳐야 합니다. 북한 주민들에게는 삶이 나아지리라는 점을, 북한 지배세력에게는 신변보호가 확실하며 통일 후에 어떤 차별도 하지 않겠다는 점을 확실히 하고 사전에 보여줘야 됩니다. 그럴려면 현실적으로 경제개발과 경제적 지원을 해서 당장 이익을 주어야 하고, 남한 안에도 사회주의 활동을 허용해 놓음으로 해서 ‘통일된 뒤에도 북한 주민들이 정치활동에 아무 지장을 안 받겠구나’ 이렇게 안심하도록 해 주어야 합니다.nbspnbspnbsp우리는 지금 방어에만 목적이 있어요. 북한에 안 먹히겠다는 생각만 하지 북한까지도 포용하겠다는 생각은 안 하는 겁니다. 그런 관점을 가지려면 자신감이 있어야 합니다. 외교적인 자신감이 있어야 하고, 북한에 대해서도 자신감이 있어야 하고, 국민을 설득할 때도 자신감을 가져야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의 비전이 된다고 믿어야 해요.nbspnbsp첫째, 이렇게 책임지는 주체의식을 분명히 가지고, 둘째, 남북 간의 합의를 존중하고 북한에 대해서는 포용하는 자세를 가지고, 셋째, 주변국에는 협조를 얻어야 합니다.nbspnbsp그리고 북한의 핵은 주변국이 다 우려하고 있으니까 ‘통일된 뒤에 핵은 폐기하겠다’라고 해야 됩니다. 우선은 그렇게 해야 국제사회의 지원이나 지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nbspnbsp이렇게 우리가 통일을 이루되, 통일된 한국은 통일에만 머물면 안 됩니다. 통일 자체도 시너지 효과가 있지만, 통일된 한국이 중심이 돼서 동북 삼성, 연해주, 일본까지 포함하는 환동해 경제권을 만들고, 또 중국 본토까지 포함하는 환서해 경제권을 만들고, 이 둘을 합친 동아시아 공동체를 만들어가면 결국은 이 동아시아의 중심국가가 한국이 됩니다. 게다가 민주주의도 심화되고, 인권도 더 보장되고, 복지사회도 이루어지고, 평화지향적이 되면 우리만 번영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국도 같이 번영하는 동아시아의 공동체의 번영을 이룰 수 있습니다. 미국도 해양세력의 일부로 이 속에서 더불어 발전하는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그러면 이 경제권이 유럽이나 북아메리카 경제권보다 규모가 커집니다. 여기에 우리가 창의성을 발휘해서 한류처럼 세계에서 본받고 배워가는 사례가 점점 늘어난다면 21세기 말에는 세계 문명의 중심국으로 설 가능성이 열립니다.nbspnbspnbsp우리는 ‘통일된 국가’, ‘자주적인 국가’라는 점만 해도 벌써 동아시아의 변방이 아니라 중심국가로 설 수 있습니다. 소위 강대국이 아니어도 강소국으로서 중심국가가 돼요. 여기에 창조력까지 겸해서 세계 문명의 중심이 되면 배달문명이 꽃피웠던 영화를 다시 일으킬 수 있어요. 우리는 이미 세계 최고의 문명을 이루었던 사람들의 후예들이기 때문에 우리가 세계 최고의 문명을 다시 일으키리라는 자신감을 가져야 됩니다. 그런데 우리 스스로 약소국이고 중국의 변방이라는 생각만 갖고 있으면 우리가 그렇게 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워요. ‘감히 어떻게 우리가’ 이렇게 생각하는 겁니다.nbspnbsp지금 한국에는 수많은 문제들이 총체적으로 뒤섞여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런 우리의 문제를 풀면 세계의 여러 문제가 동시에 풀립니다. 우리가 환경문제를 풀면 중국이 안고 있는 환경 문제의 답이 되고, 우리가 갈등문제를 풀면 다른 나라가 안고 있는 갈등의 답이 됩니다. 전 세계의 온갖 갈등이 한국에 잡탕처럼 모여 있어요. 한국은 민주주의가 급속도로 발전한 한편으로 봉건적 잔재도 뒤섞여 있어요. 북한 지배층도 가족주의, 재벌도 가족주의, 교회도 가족주의, 혹은 혈연주의잖아요. 여성교육이 이렇게나 발달했지만 아직도 성평등도가 세계 115위라고 합니다. 좋은 것도 물론 많긴 하지만 ‘헬조선’이라고 할 만한 것, 즉 세계에서 나쁜 것으로 손꼽히는 항목이 60가지나 된다고 합니다. 이런 문제를 우리가 극복하면 우리의 문제만 극복하는 게 아니라 전 세계가 안고 있는 문제를 극복하는 셈이 됩니다.nbspnbsp이렇게 우리의 문제를 푸는 게 바로 창조성입니다. 남한테 배워 와서 푸는 게 아니라 우리가 우리의 문제를 풀어야 해요. 남북 간의 문제도 자존심을 내세우는 북한과 어떻게 관계를 풀어갈 것인지 창조성을 발휘해야 합니다.nbspnbsp또 여기에 우리가 중도를 적용해서 한국사회의 통합을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합니다. 저 사람은 부친이 빨갱이라 안 되고 저 사람은 부친이 친일이라 안 된다는 식으로 하면 우리는 사분오열됩니다. 과거에 그런 경험이 있더라도 그걸 고집하지 않으면 과거는 묻지 않겠다, 과거에 어땠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헌법적 가치만 지킨다면 지금은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어떤 차별도 하지 않겠다는 열린 자세가 필요합니다. 북한 지배층의 극단적인 행동도 다 이해하고 협력해서 통일하자고 하면서 남한의 보수세력은 안 된다거나 진보세력은 안 된다거나 하면 안 돼요. 앞으로 일본이며 중국과도 협력해서 새로운 문명을 만들자고 하면서 국내에서는 경상도 사람이나 전라도 사람, 기독교인이라 안 된다고 할 수는 없잖아요. 이렇게 우리가 조금 더 새로운 차원의 자세로 통일문제를 풀어야 됩니다. 이건 단순히 남북문제가 아니라 국민 통합을 하기 위한 기본자세입니다.nbspnbsp그렇다고 극단주의에 끌려가서도 안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국민의 지지를 100퍼센트 다 받으려고는 하지 말고, 그렇다고 소수만을 뭉쳐서 하려고도 하지 말고, 70퍼센트 정도의 국민이 동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을 기본관점으로 잡아야 합니다. 조금 더디고 조금 부족하더라도 다수가 지지할 수 있는 방향을 내야 합니다. 그러나 다수라는 건 늘 될 가능성이 있을 때 확 움직이지만 어려울 때는 안 움직이는 성질이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우리만 움직일 것이 아니라, 다수가 생각은 하고 행동은 못하는 것을 먼저 뚫고 나가줘야 합니다. 소수가 먼저 움직이는 걸 보고 될 것 같아야 나머지 사람들도 참여하는 거예요.nbspnbsp통일은 이런 비전의 첫 출발입니다. 통일을 기반으로 동아시아 공동체를 이루고, 그 다음으로 동아시아 평화공동체를 만들고, 그 다음으로 세계문명의 중심이 되는 100년을 그려야 해요. 통일을 이루는 출발은 우선 대한민국을 잘 만드는 것과 통일을 추진할 세력을 모으는 것입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지금 원하는 걸 이루어줄 통일비전, 즉 정치민주화와 경제민주화를 달성하는 것은 물론 대한민국의 안전을 지키고 대한민국에 희망을 줄 통일비전을 제시해야 합니다. 그런 정부를 만들 수 있는 권한이 헌법에 의해 국민에게 주어져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기회가 있습니다.nbsp이렇게 한다면 통일은 가능합니다. 일제시대 때 총 들고 독립운동 한 것보다 가능성은 더 높고 위험은 더 적어요. 학생들이 민주화를 요구하며 시위하다가 잡혀갈 때에 비해서도 가능성은 훨씬 높고 위험은 훨씬 적어요. 그때보다는 국민 지지도 높아요. 그때는 거의 지지받지 못하다가 투쟁 막바지에 가서 대세가 바뀔 것 같으니까 국민들이 확 따라간 거예요.nbspnbsp그러니 희망을 가지시고 다짐을 하셔야 해요. 우리는 위험도 별로 없고 일도 굉장히 쉽지만 이 일을 하는 자세는 독립운동 하듯이 해야 합니다. 목숨 안 걸어도 되고 재산 안 걸어도 됩니다. 그러나 기본자세는 목숨 거는 자세로 해야 합니다. 그래야 번뇌가 없습니다. 죽을 일 아니면 눈도 깜짝 안 하는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 실제로 죽을 일도 없고, 손해 볼 일도 별로 없고, 감옥 갈 일도 별로 없어요. 다만 초기에 주위로부터 약간 왕따 당할 가능성이 있긴 합니다. nbspnbspnbsp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대박론을 이야기해 줘서 우리에게 아주 유리해졌어요. 우리를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이건 대통령께서 가장 강력하게 추진하시는 사업입니다. 우리는 그 뜻을 받아서 자발적으로 일어난 국내 유일의 민간 조직입니다’ 라고 말하면 됩니다. 민주평통이나 통일준비위원회는 다 관군에 속하지만 우리는 정부로부터 정말로 한 푼도 받지 않고 활동하는 의병이니까요.” nbsp강연을 듣는 내내 가슴이 뛰었습니다. 대한민국의 비전을 이렇게 가슴 뛰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또 누가 있을까요 무엇보다 통일의 주체세력은 40대, 50대이며 그 중에서 아줌마들이라고 지목한 부분에서 모두들 큰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오늘 참석한 통일의병들도 대부분 아줌마들이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스님이 ‘아줌마가 나라의 기둥이다’라고 말한 부분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nbspnbsp그리고 마지막에는 통일의병운동을 독립운동, 민주화운동과 비교하면서 가능성은 더 높고 위험은 더 낮아졌다며 용기와 자심감도 북돋워 주자 통일의병들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꽃이 피었고, 더불어 큰 박수가 함께 쏟아져나와습니다.nbspnbspnbsp이렇게 모든 질문에 대해 답변을 마치니 어느덧 강연을 시작한지 5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습니다. 중간에 화장실에 한 번 다녀온 것을 제외하고 스님은 5시간 동안 열정적으로 강연을 이어갔습니다. 통일을 이루고자 하는 스님의 간절한 희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nbspnbsp통일의병교육을 마치고 통일의병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마음나누기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 가정 주부는 “40대, 50대 아줌마가 통일의 주체 세력이 될 수 있다고 말한 부분에서 많이 웃을 수 있었다”며 “이런 중요한 시기에 역사적 소명을 다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비슷한 것을 느낀 것 같았습니다.nbspnbspnbsp교육이 예상보다 일찍 끝나서 집무실에서 업무를 더 보다가 저녁 7시가 되어서 스님은 저녁 강연을 해주기로 한 쑥고개 성당으로 향했습니다. 쑥고개 성당에서는 ‘민족의 화해와 남북의 통일’을 주제로 천주교 신자들과 즉문즉설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음 이야기에 계속 됩니다...nbsp ※ 법륜 스님의 세계 100회 강연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야단법석을 지금 인터넷 서점에서 만나보세요. 14만 킬로미터의 여정에서 만난 2만 2천여 명 세계인과의 행복한 대화가 생생하게 담겨 있습니다.nbspnbsp지금 구매하기nbspnbsp
2015.12.8 (저녁) 진주 청년 즉문즉설 강연
nbsp오후에 영남대병원에서 열린 초청강연에 이어서 저녁 7시부터는 진주교대 대강당에서 청년들을 위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nbspnbsp대구 영남대병원에서 오후 5시에 출발한 스님은 2015년 마지막 즉문즉설 강연을 하기 위해 진주교대로 향했습니다. 대구에서 진주로 가는 길에는 지평선 너머로 붉은 태양이 뉘엇뉘엇 넘어가면서 장관을 이루었습니다. 스님은 올 한해에도 100여 회의 즉문즉설 강연을 했는데, 오늘이 마지막 강연이라고 태양도 수고했다고 축하를 해주는 것만 같았습니다.nbspnbspnbsp진주시내에서 차가 많이 밀리긴 했지만 다행히 오후 6시 30분에 진주교대에 도착했습니다.nbspnbsp▲ 진주교대 대강당nbsp먼저 강연장으로 들어서며 수고하는 자원봉사자들에게 환한 웃음으로 격려를 해주었습니다.nbspnbspnbsp그리고 저녁 7시가 되자 520여 명의 청중들이 자리한 가운데 사회자의 밝은 목소리와 함께 드디어 2015년 스님의 마지막 즉문즉설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nbspnbspnbsp이번 강연은 진주 청년정토회와 진주교대 불교동아리 ‘선각회’ 학생들이 함께 모여 강연 준비부터 홍보, 진행까지 서로 도와가며 만들었습니다. 대학생 봉사자들이 많아 연신 발랄하고 즐거운 분위기로 접수부터 안내까지 진행되었습니다.nbspnbsp스님은 “저녁 식사는 하셨어요?”라는 가벼운 인사로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특히 이번 강연은 청년들을 위한 강연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삼삼오오 자리에 참석하였습니다.nbspnbsp“오늘은 2015년 마지막 강의입니다. 청년정토회에서 주관하는 청년들을 위한 강의도 오늘이 마지막이고요.nbspnbspnbspnbsp올해는 정토회가 주관하는 희망세상만들기 강연, 통일의병이 주관하는 통일이야기, 청년포럼이 주관하는 청춘콘서트, 청년정토회에서 주관하는 희망강연, 이렇게 이 4개 단체에서 강연을 열다보니 진주에 저도 여러 번 오게 되었어요. 진주가 좋긴 좋은가 봐요. 네 개 단체가 다 진주를 한 번씩 넣다 보니 올해 네 번이나 오게 됐습니다. 얼마 전에도 오더니 또 왔나 싶어서 식상하죠? 그런데 오늘은 청년들을 위한 강의예요. 청년들이 마음껏 질문할 수 있도록 기회를 좀 열어주세요.nbspnbsp제가 보기에는 이런저런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청년이라는 점만으로도 좋지 않을까 싶은데, 본인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가끔 물어봅니다.nbspnbsp‘공부도 해야 하고, 취직도 해야 하고, 연애도 해야 하고, 결혼도 해야 하고, 아이도 키워야 하고 일이 많은 건 알겠다. 나처럼 60대 되면 공부도, 취직도, 결혼도, 아이 키우기도 안 해도 된다. 지금 그런 일 다 하면서 2030대 할래, 한가로이 지낼 수 있는 6070대 할래?’nbspnbsp그러면 다들 2030대 하겠대요. nbspnbspnbsp그러니 6070대도 잘 사는데 2030대가 왜 못 살까요? 바꾸자고 해도 안 바꿀 정도로 그게 더 좋다면서요.nbsp그래서 제가 볼 때는 별로 걱정이 없을 것 같은데, 자기들은 힘들다고 야단입니다. 돈이 없어서 데이트도 못 한 대요. 데이트를 돈이 없어서 못 해요? 애인이 없어서 못 하죠. nbspnbsp저는 이해가 안 돼요. 여자와 남자만 있으면 나무 밑에 앉아서도 데이트 할 수 있고 진주성 산책하면서도 할 수 있는데요. 그러면 품위가 없어서 안 된대요. 멋진 카페에도 가야 하다 보니 데이트하는 경비가 많이 든대요. 요즘 세대는 우리 때와 다른가 봐요.nbspnbsp어쨌든 젊은이들은 고민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 기준을 우리 세대에 두고 보면 걱정거리가 아니고, 자기 세대에 두고 보면 엄청난 걱정거리예요. 누구 기준으로 하느냐가 문제입니다.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도 가난을 겪어본 670대 사람들을 기준으로 보면 문제가 아니지만 젊은 사람의 기준으로 보면 큰 문제가 됩니다. 그러다 보니 요즘은 이념적, 지역적인 차이보다 세대적인 견해 차이가 굉장히 커요. 여론 조사를 해보면 세대에 따른 여론 차이가 굉장히 큽니다. 세대 간의 단절이지요.nbspnbsp그래서 서로 이해하는 자세가 좀 필요합니다. 상대가 옳다고는 하지 않더라도, 그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겠다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젊은이들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겠다’, ‘어른들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겠다’, ‘그런 시대에 자라고 보고 들으며 살았으니 그럴 수 있겠다’ 이렇게 청년들은 부모 세대를 이해하고 부모 세대들은 청년들, 자녀들을 이해해야합니다. 항상 자기 기준만 세워서 ‘그게 뭐가 문제냐’ 이렇게 이야기하니까 소통이 잘 안 되는 것 같아요.nbspnbspnbsp그러니 오늘도 젊은이들은 자기 이야기와 고민을 실컷 편안하게 토로하고, 청년 아닌 분들은 우리 자녀들이 어떤 문제로 고민하는지 듣고 참고해서 이해의 폭을 넓혔으면 좋겠습니다. 자, 그러면 시작해보죠. 질문자들 손들어보세요.”nbsp스님의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여기저기서 손을 들고 질문을 하고자 했습니다. 총 7명이 스님께 질문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nbspnbspnbsp첫 번째 질문자는 3년째 원하는 곳에 취업을 하고자 취업 공부를 하고 있는 27살의 취업준비생인데 집에서는 그냥 평범한 곳에 취직하라고 한다면서 27살이나 돼서 자기가 원하는 것만 하려고 하는 것이 철없고 불효하는 것인지 물었고 두 번째 질문자는 행복이란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우리가 행복하다고 하는 순간이 현재가 아니라 과거에 행복했었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해야 현재에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는지 물었고, 세 번째 질문자는 살다보면 무기력해지는 때가 있는데 그때 스님은 어떻게 대처하는지 물었습니다.nbspnbsp네 번째 질문자는 2년 동안 공무원 시험에 떨어지고 사무보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취업준비생인데 현재 아르바이트 일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도 모르겠고 어떤 일을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는 질문을 하였고, 다섯 번째 질문자는 기간제 교사로 일하고 있고 집에 어머니가 아프신데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싶다는 질문을 하였고, 여섯 번째 질문자는 중국, 미국, 러시아 강대국들 사이에서 갈 길을 잃은 듯 보이는 한국의 통일 전망에 대해 질문했습니다.nbspnbsp특히 마지막 질문으로는 곧 직장에 들어가는데 형편이 안 되지만 외제차를 사고 싶은 욕심이 든다는 질문과 함께 스님의 희망 강연이 청년들에게 꼭 희망을 주는 것 같지 않다는 당돌한 질문이 나오면서 청중이 모두 크게 웃기도 했습니다. nbsp nbsp nbsp nbspnbspnbsp오늘은 여러 질문들 중에서 스님에게도 무기력한 시기가 있었고 그 극복 방법을 들을 수 있었던 질문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또 당돌했던 마지막 질문에 대해서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nbspnbspnbsp“철없는 청춘이 질문하겠습니다. 살다 보면 하루나 이틀, 길게는 일주일까지 무기력해져서 자기 생각에 빠져들 때가 있습니다. 그런 무기력함에 빠져들 때 어떻게 벗어나오거나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요? 스님께서는 보통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nbsp“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20대에 약간 무기력해지면 이렇게 했습니다. 무기력한 정도가 비교적 덜할 때는 제가 주로 활동했던 경주로 가서 황룡사 터나 김유신 장군 묘 옆, 혹은 무열왕릉 묘 옆에 몇 시간이고 누워 있었어요. 눈 감고 가만히 누워서 1,300년 전에 그 사람들이 활동했던 모습을 영화 보듯이 주욱 상상해보는 겁니다. 그러면 그 시대에 좋았던 것도 지나고 봤을 때 반드시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어요. 예컨대 연애하다가 헤어진 일이 역사 속 인물에게 더 잘된 일일 때도 있고, 어떤 사람이 실패한 게 결과적으로 잘 된 일인 경우가 역사에는 많습니다. 그렇게 옛일을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내가 지금 겪고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아니라는 자각이 되기도 했습니다. nbspnbspnbsp간단한 무기력은 그렇게 해결을 했는데, 심한 무기력은 단식을 했습니다. 5일 이상 굶으면 몸뚱이가 ‘뭘 먹어야지, 어떻게 해 봐야지’하고 살려고 합니다. 살려고 하는 욕구야말로 무기력을 극복하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무기력은 배부를 때 생기지, 배고프면 절대로 안 생깁니다.nbspnbsp제 경험을 이야기하는 겁니다. 배가 고파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일어날 때 ‘죽고 싶다’는 생각은 안 일어납니다. ‘살고 싶다’는 생각이 일어나지요. 자살을 하려고 산에 올라가서 나뭇가지에 줄을 매고 목에 딱 거는 순간 호랑이가 나타나면 ‘아이고, 잘 됐다. 안 그래도 죽으려던 참이니 나를 물어 죽여라’ 이러지 않아요. ‘사람 살려’ 소리지르며 줄행랑을 치지요. 자살하려고 목을 매달려는데 옆에서 폭탄이 터지면 도망갑니다. nbspnbspnbsp무기력한 것은 의식의 문제지만 살고자 하는 욕구는 생존의 문제입니다. 어떤 의식도 생존을 토대로 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생존의 욕구가 더 근본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정신이 약간 무기력해지면 자기 목숨을 자기가 죽일 수 있습니다. 남도 죽일 수 있듯이 자기도 죽일 수 있는 겁니다. 남을 죽이면 살인이고 자기를 죽이면 자살인데, 그건 정신이 약간 고장나서 그런 거예요. 그런데 생존 자체가 위협에 부딪치면 무기력은 날아가 버립니다. 제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겁니다. 저는 다른 사람에 대해서는 잘 모르니까요.nbspnbsp그래서 제 경험에 비추어서 말해 보자면, 질문자가 좀 굶어보면 어떨까요? 제가 직접 굶어 봤는데 45일을 넘어가면 ‘살아야지’ 이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 몸이 저절로 ‘살아야 되겠다’ 하는 게 일어납니다. 그러면 무기력이 극복됩니다.nbspnbsp그런데 제가 그 이후에 몸의 한계를 시험해본 적이 있습니다. 무기력을 극복하고자 한 것이 아니라, 북한 동포들이 굶어 죽어가는데도 제가 외면한 것을 생각해서 ‘저들은 굶어죽는데 어떻게 나만 밥을 먹을 수가 있겠어? 나도 같이 굶어야겠다’ 해서 30일 굶다가 중지한 적도 있어요. 최대로 굶어본 건 2008년에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던 때에 북한에서 또 대량아사사태가 일어나서 70일을 굶은 일입니다. 그래도 안 죽었습니다.nbspnbspnbspnbsp70일까지 굶어도 안 죽더라고요. 대신, 그렇게 굶을 때는 정신이 맑아야 됩니다. 일상생활은 nbsp아무 문제가 없는데, 심한 노동을 하거나 극심하게 분노하면 에너지 소모가 많아서 기력이 빨리 소진됩니다.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면서 단식을 하면 일상생활은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해 보니까 말이 잘 안 나와서 강연은 조금 힘들더라고요. 49일이 넘어가니까 기력이 급격히 떨어져서, 명상을 하면서 단식을 계속 했습니다. 명상을 하면 에너지 소모가 적거든요.nbspnbsp또 여러분들은 단식이라고 하면 굶는다고만 생각하는데 안 그렇습니다. 단식을 하면 하루에 300그램의 순수한 살코기만 먹고 삽니다. 무슨 말일까요? 자기 살코기를 먹고 산다는 겁니다. 그래서 단식은 채식이 아니라 육식입니다. 몸무게를 재보면 하루, 이틀, 삼일은 무게가 급격히 줄어듭니다. 대변이 빠지니까요. 그 다음부터는 하루 평균 300그램씩 몸무게가 빠집니다. 매일 똑같지는 않고, 몸의 수분 함유량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합니다. 소변이 잘 안 빠지면 어제와 몸무게가 똑같고, 소변이 빠져버리면 500그램이 빠집니다. 그래서 사람이 기초 체온을 유지하고 생각을 하고 약간 움직이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에너지를 주는 게 300그램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nbspnbsp그런데 명상을 시작하니까 평균 200그램씩 빠지고, 조금 더 명상을 하니까 평균 150그램씩 빠졌습니다. 머리 쓰는 데 에너지가 많이 드는데, 명상을 하면 머리도 거의 안 쓰고 대화도 안 하니까 에너지 소모량이 적어져서 체중감량의 정도도 덜했던 겁니다.nbspnbsp저는 굶으면 굶을 때 몸에 어떤 현상이 생기고 그로 인해 마음에는 어떤 현상이 생기는지 늘 연구를 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단식할 때 뭘 먹느냐? 복식은 언제 하느냐?’ 이런 연구를 하지만 저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굶는 데 무슨 방법이랄 게 있겠습니까? 안 먹으면 되는 거지요. 그런데 ‘복식’은 문제입니다. 음식이 조금씩 들어오기 시작하면 욕구가 어떻게 일어나는지, 생명과 정신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심리가 어떻게 변화하고, 몸이 어떻게 작용하고, 뭘 먹으면 설사를 하고, 뭘 먹으면 속이 불편한지, 양이 어떻게 느는지, 이런 걸 본인이 체험해 보면서 연구하는 게 제일 확실합니다.nbspnbspnbsp질문자 나이에 한 5일 굶으면 아마 일어날 거예요. 무기력 할 때 제일 좋은 것은 굶는 거예요. 무기력하다는 건 살고 싶지가 않다는 거예요. 그러면 약 먹거나 목매서 죽지 말고 그냥 굶어 죽으려고 해보면 됩니다. nbspnbspnbsp정신이 확 사로잡혀서 목을 매거나 약을 먹고 죽으면 돌이킬 수 없게 되지만, 굶으면 서서히 죽어가는 동안 죽을지 살지를 자기가 다시 판단하게 되니까 ‘아이고, 살아야지’ 하면서 기력이 다시 돌아올 거예요. 더 좋은 방법이 있다면 질문자가 찾아서 해 보세요.”nbsp“감사합니다.”nbspnbsp정말 무기력해 보였던 질문자의 표정이 환하게 밝아졌습니다. 스님의 경험을 진솔하게 들려주어서 더 가슴에 와 닿았던 답변이었습니다.nbspnbsp이렇게 모든 질문에 대해 답변을 마치자 어느덧 2시간이 훌쩍 지났습니다. 강연을 막 치려고 하는 찰나에 맨 앞에 앉아서 열심히 강연을 듣던 여학생이 번쩍 손을 들고 꼭 질문을 받아주기를 간청했습니다. 스님은 시계를 보더니 웃으면서 질문을 받아주었습니다.nbspnbsp학생의 질문은 지금까지와는 달리 외제차를 사고 싶다는 다소 엉뚱해보이는 질문이었습니다. 그런데 문답이 계속되면서 욕심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고 그 과정에서 청중들도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nbspnbspnbsp“곧 직장을 갖게 되는데, 저는 욕심이 많습니다. 저는 제가 욕심이 많다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욕심이 많으니까 이룬 것도 많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외제차를 사고 싶은데 살 능력이 없어요. 어떻게 해야 되는지 궁금합니다.”nbsp“안 사면 되지요.”nbspnbsp“그런데 제가 욕심이 있어요.”nbsp“사고 싶어도 안 사면 된다는 겁니다.”nbsp“출근을 해야 하니까요.”nbspnbsp“걸어서 출근하면 되지요.” nbspnbspnbsp“거리가 멀면 차를 타야 될 거 같은데요.”nbspnbsp“버스를 타면 되지요. 제가 지금 질문자의 질문을 농담으로 넘기는 게 아닙니다. 예를 들면 이렇게 묻고 답하는 것과 같은 거예요.nbspnbsp‘지하철을 탔는데, 앞에 앉은 여학생의 종아리가 너무너무 예뻐서 만지고 싶을 때 어떻게 해야 될까요?’nbsp‘만지지 말아야지요.’nbsp‘그래도 만지고 싶은데요?’nbsp‘그래도 만지지 말아야지요.’nbsp‘한번만 만지면 안 될 까요?’nbsp‘그래도 만지지 말아요.’nbspnbsp스님이 ‘그래, 만져라’라고 하겠어요?” nbspnbspnbsp“그런데 그건 부도덕한 질문이었고, 저는 부도덕한 것은 아니잖아요.”nbspnbsp“맞아요. 질문자가 외제차를 살 형편이 되면 사세요. 형편이 안 되니까 못 사는 거잖아요. 그런데 사고 싶긴 한데 못 사니까 질문자 자신도 모르게 점점 부도덕한 짓이나 불법행위를 해서라도 사는 쪽으로 가게 돼요. 그래서 제가 사지 말라고 하는 것입니다. 살 형편이 안 되는데 계속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에요. 외제차를 살 수만 있다면 누군가가 부도덕한 행위나 불법적인 행위를 요구해도 질문자가 그것을 감수하게 됩니다. 지금이야 누군가 부도덕한 행위나 불법적 행위를 요구해도 안 하겠지만, 어머니가 편찮으시거나 수술을 해야 하는 것처럼 돈이 간절히 필요한 상황이 되면 응하게 됩니다.nbspnbsp요즘 보이스피싱 많지요? 은행에 가서 한번만 돈을 찾아오면 몇 십만원을 주겠다는 사기꾼의 전화에 응하는 사람들은 형편이 풍족한 사람들이 아니라 궁한 사람들이에요. 그게 부도덕하거나 범법행위라는 생각을 전혀 안 하는 겁니다. ‘통장 줄 테니까 은행에 가서 돈만 찾아오면 된다. 한 번만 다녀오면 30만 원 주겠다’라고 하니까 ‘그게 뭐가 문제겠어?’라고 생각해서 요구에 응하다가 돈도 못 받고 체포되어 후회를 하게 되잖아요. 나중에 자기가 잘못했다는 걸 알게 되지요.nbspnbspnbsp며칠 전 TV를 보니까 노인 두 명이 사기를 치는 내용이 나와요. 술 마신 사람에게 일부러 부딪혀 넘어져놓고 다리가 부러졌다며 치료비를 내놓으라고 하거나, 젊은 사람을 약 올려서 욕을 유도해 놓고 옆에서 그 욕하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서 ‘노인한테 막말하는 젊은이’라는 제목으로 유튜브에 올리는 식으로 협박해서 300만 원씩 뜯더라고요. 왜 그런 짓을 하는지 봤더니 할머니가 궁하니까 할아버지를 도와서 그렇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사람이 다 궁해서 그런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nbspnbsp질문자처럼 형편이 안 되는데도 너무 욕심에 집중하면 그렇게 끌려가기 쉬워요. 지금은 당연히 ‘내가 왜 그런 짓을 해?’라고 생각하겠지만 눈에 뭐가 씌면 아무 것도 안 보여요. 은행 직원이 5억 원을 빼돌려서 썼다거나 경찰이 사기꾼 뒤를 봐주고 몇 억 원을 받았다는 사건 기억나지요? 그 사람들이 나쁜 사람이 아닙니다. 여러분들 생각에는 굉장히 나쁜 사람들 같지만 저는 그런 사람들을 면회하고 상담하잖아요. 집에 환자가 생겼거나, 주식에 실패해서 집을 날렸거나, 알고 보면 다 그런 유혹에 빠질만한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nbspnbsp질문자가 외제차를 사고 싶다는 욕심이 있는 건 좋아요. 그러나 그 욕심이 어느 순간에 쥐약처럼 되어서 질문자를 위험에 빠뜨리는 상황이 오게 됩니다. 그러니 욕심을 버리세요. 욕심을 버리라는 건 뭔가 하고 싶은 마음을 전혀 내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내가 대통령 되고 싶다’, ‘내가 외제차를 사고 싶다’ 이런 건 욕심이 아니에요. 대통령이 되고 싶다면서 노력을 안 하고, 외제차를 사고 싶다면서 노력을 안 하는 걸 욕심이라고 합니다.nbspnbspnbsp‘외제차를 사고 싶다.’nbsp‘사라.’nbsp‘그런데 살 형편이 안 된다.’nbsp‘그럼 사지 마라.’nbspnbsp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거기에 너무 집착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이런 덫에 걸려들 위험이 있다는 걸 자각하라는 겁니다.”nbsp“그럼 욕심을 가져도 된다는 말씀이신가요?”nbsp“욕심은 가지면 안 됩니다. 질문자가 ‘뭘 하겠다’ 하는 건 욕심이 아니에요. ‘외제차를 사고 싶다’ 이것도 욕심이 아닙니다. 그런데 ‘외제차를 살 형편이 안 되는데 사겠다’라고 하면 그건 욕심입니다.”nbspnbsp“그럼 살 형편을 만들면 되나요?”nbsp“그렇지요. 혹시 부모님이 재산이 좀 있나요?”nbsp“예.”nbspnbsp“그럼 부모님께 잘 하세요. 아침에 밥상도 차려드리고, 저녁에 안마도 해 드리고, 예쁘게 아양도 떨면서 ‘어머니, 아버지, 외제차 사주세요’ 하세요. 그게 밖에 나가 돈 버는 것보다 훨씬 돈 벌기가 수월할 겁니다. 돈 있는 남자를 만나든지, 직접 돈을 벌어서 사든지, 방법은 여러 가지입니다. 다만 돈 있는 남자를 만나더라도 부인 있는 남자는 안 돼요. 그건 부도덕한 일이기 때문에 비난을 받아요. 욕심이 많으면 그런 덫에 걸릴 확률이 높아요. 당시에는 본인이 굉장히 잘한 것 같지만 나중에 보면 큰 위험을 자초하는 법이에요. 그래서 스님이 ‘욕심은 내려놔라’라고 말하는 겁니다.”nbspnbsp조금 당돌하게 질문을 던졌던 이 여학생은 곧이어 또다른 질문을 당돌하게 던졌습니다. 오늘 강연을 들은 소감을 말하면서 왜 이 강연을 희망 강연이라고 부르는지 물었습니다. 답변을 주욱 들어보니 스님이 청년들의 희망을 오히려 꺾은 것 같다는 것이였습니다.nbspnbsp청중석에서 웃음이 터져나왔지만 스님은 일리가 있는 지적이라고 하면서 오히려 청중들의 전체 평가를 확인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런 후 차분하게 설명을 덧붙여 주었습니다.nbspnbspnbsp“강연을 처음부터 들었는데, 제 생각에 스님은 고민이 있는 청년들에 대해서 희망을 주는 게 아니라 희망을 꺾는 것 같습니다. 계속 ‘하지 말라’고 하시니까요. 어떤 점에서 스님의 강연이 ‘희망강연’이라고 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nbspnbsp“질문자는 그렇게 생각했군요. 스님은 질문한 각각의 질문자에게 희망을 주는 게 목적이겠어요? 지금 질문하고 있는 질문자한테 희망을 주는 게 목적이겠어요?”nbspnbsp“질문한 사람한테 희망을 주는 게 목적이겠지만 또한 듣는 사람들한테도 희망을 줘야 되는 거 아닌가요?”nbspnbsp“질문자한테 물어봤을 때 ‘나한테는 도움이 됐다’ 그러면 된 거 아닐까요?”nbsp“예. 그런데 이 강연의 방청객 중에도 질문자들의 처지와 비슷한 처지에 놓인 사람이 있다면 스님의 답에 영향을 받을 텐데, 저는 그게 좀 걱정이 됩니다.”nbspnbsp“좋은 아이디어네요. 저는 지금 질문자의 질문이 굉장히 좋은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제 강연을 평가를 해봐야겠어요.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스님이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말고 약간 거짓말을 섞더라도 격려를 해 주는 게 낫겠다. 그게 오히려 희망이 되겠다’라고 평가한다면 저도 앞으로는 강연하는 태도를 바꾸겠습니다. 질문자는 뒤로 돌아 방청객들을 향해 서보세요. 자, ‘오늘 스님이 즉문즉설을 통해 젊은이의 기를 팍 꺾었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손을 한번 들어보세요.”nbsp“저기 젊은이 2명이 손을 들었는데요.”nbspnbsp“자, 그럼 ‘스님이 젊은이의 기를 꺾은 것도 아니고, 기를 살린 것도 아니고, 사실대로 말했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손을 들어보세요. nbspnbspnbsp손을 내리세요. 보세요. 그러니 그 질문은 당신의 생각인 것 같아요. nbspnbsp100 만족할 수가 없습니다. 젊은이들이 꿈을 갖고 있다가도 부모님이나 은사님에게 찾아가 조언을 구할 때 ‘현실적으로 보고 꿈을 좀 포기하라’는 말을 듣는 사례가 많아서 이런 의문이 들지 않을까 싶은데요. 스님은 ‘부모의 말을 들어라’라는 말을 안 하잖아요. ‘부모의 희생 위에 살지 말라’고 하지요.nbspnbspnbsp다시 말해 자기가 뭘 하고 싶다고 남을 괴롭혀서는 안 된다, 내 이익을 위해서 남에게 손해 끼쳐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아까 ‘자립해서 살겠다’고 하는 사람에게 스님은 ‘그래, 네 맘대로 하라’고 했잖아요. 자립해서 살기 위해서는 부도덕하거나 범법 행위만 아니라면 무엇을 해도 좋고 누구의 눈치를 볼 것도 없어요. 그런데 부모의 지원을 받으면서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한다는 것은 범법 행위에 버금갈 만큼 아주 나쁜 행위입니다. 그건 빚지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nbsp“예, 이해했습니다. 감사합니다.”nbsp당돌했던 여학생은 그제서야 수긍을 하며 웃으면서 자리에 앉았습니다. 청중들도 명쾌한 답변에 박수갈채를 보냈습니다.nbspnbspnbsp오늘 강연은 참 다이나믹했던 것 같습니다. 청년들이여서 그런지 마음껏 질문하는 분위기였고, 스님도 편안하게 이야기해 주어서 아주 솔직한 대화가 오갔고, 그 속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nbspnbsp강연이 끝나고 곧장 책 사인회가 진행되었습니다. 스님은 청년들과 함께 눈인사를 하며 차분하게 사인회를 마쳤습니다.nbspnbspnbsp강연이 끝난 뒤 무기력증에 대해서 질문했던 참가자에게 다가가 스님의 답변을 듣고 난 소감이 어떤지 물어보았습니다. “참 현실적인 답변을 해주신 것 같고, 무기력은 배부른 상황에서나 할 수 있는 생각인 것 같다. 내년에 스님이 강연을 오시면 꼭 다시 참여하고 싶다”며 기쁜 표정을 지었습니다.nbspnbsp사인회를 마친 스님은 희망강연을 준비한 청년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사진도 찍고, 한 명 한 명 손을 잡고 악수도 해주었습니다.nbspnbspnbspnbsp자원봉사를 했던 진주교대 학생은 “스님의 손이 아기 손처럼 부드러워 놀랐다”며 무척이나 설레어 했습니다.nbspnbsp그리고 오늘은 2015년 마지막 즉문즉설 강연이었습니다. 진주청년정토회 봉사자들은 둥그렇게 서서 스님을 모시고 조촐하게 축하 이벤트를 했습니다.nbspnbspnbsp먼저 청년들이 준비한 작은 선물 전달식이 있었습니다. 선물을 받고 곧바로 포장지를 뜯어 보았는데, 작은 주머니 속에는 겨울을 따뜻하게 나게 해 줄 회색 장갑, 손목 토시, 양말이 가지런하게 담겨 있었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선물이네” 하면서 감사히 선물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2015년 한해 동안 100여 회의 즉문즉설 강연을 하느라 수고한 스님에게 한반도가 그려진 편지지에 통일의 염원과 감사의 메시지를 적어 건넸습니다.nbspnbspnbsp특히 편지 내용 중에는 평양이 위치한 곳에 점을 콕 찍고 “스님, 통일 되어 요기 평양에서 강연 들을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라고 적은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nbspnbspnbsp이 외에도 “올 한해 강연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스님, 저 인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인생에 희망과 행복을 느낄 수 있게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통일을 향해 계속해서 노력해 나가는 진주 통일 아가씨가 되겠습니다” 등의 메시지가 청년들의 강연 준비 모습이 담긴 사진과 함께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었습니다.nbspnbsp작은 선물에도 좋아해 주는 스님을 보면서 다함께 마음이 따뜻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nbspnbsp nbsp nbsp nbsp nbsp nbspnbspnbsp청년들에게 “수고했다”고 격려를 한 후 진주교대를 나온 스님은 곧바로 울산 두북으로 향했습니다. 밤 12시가 다 되어 도착해 오늘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nbspnbsp이렇게 2015년 희망세상만들기 즉문즉설 강연이 모두 끝났습니다. 무엇보다 전국을 누비며 잠도 거의 차 안에서 주무시며 강행군을 하며 많은 대중들에게 소중한 가르침을 설해준 스님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스님은 오늘도 강연을 마치고 나서 몸이 좀 안좋으신지 차 안에서 단잠을 주무셨습니다.nbspnbspnbsp내일은 오랜만에 강연이 없는 날입니다. 스님도 내일 하루 만큼은 아무런 약속을 잡지 않으시고 휴식을 취할 예정입니다. 물론 휴일에도 이것저것 소일거리를 만들어 하시는 스님의 일상은 그대로일 테지만. 운전하고, 촬영하고, 글을 쓰고, 식사를 챙기는 수행팀도 내일은 하루 휴식을 취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스님의 하루’도 내일 하루만 잠시 쉬어 가겠습니다. nbsp ※ 카카오톡으로 법륜 스님의 하루를 매일 받아보세요. 아래 배너를 누르고 친구 추가
2015.12.7 서울 관악구 통일의병 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관악구청 8층 강당에서 서울 시민들을 위해 ‘통일이야기’를 주제로 즉문즉설 강연을 했습니다. 통일 이야기를 주제로 전국 순회 강연을 시작한지 20번째를 맞이한 오늘은 올해의 마지막 통일 강연이 열리는 날입니다.nbspnbsp오늘도 새벽 예불과 기도로 하루를 시작한 스님은 원고 교정 업무를 보면서 아침 일정을 보냈습니다. 두북 정토수련원에 잠시 들러 선물용 김장 김치를 추가로 발송할 것을 마지막으로 점검한 후 시골 형님이 농사를 지어 보시한 쌀 여러 포대를 가정 형편이 어려운 봉사자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차에 실었습니다.nbspnbsp▲ 어제 추가로 포장한 선물용 김장 김치nbsp▲ 가정 형편이 어려움에도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분들에게 선물할 쌀포대nbsp그리고 그동안 선물용 김장 김치를 담그기 위해 수고가 많았던 화광 법사님에게 감사 인사를 한 후 울산 두북을 출발해 서울로 향했습니다. 서울에 도착한 후 치과에 들러 치료를 받은 후 오늘 강연이 있는 관악구청으로 갔습니다.nbspnbsp▲ 관악구청nbsp저녁 6시 30분에 관악구청에 도착한 스님은 접견실에서 머물며 유종필 관악구청장님을 비롯해 통일의병 대표를 맡고 있는 김홍신 작가님과 환담을 나누었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유 구청장님에게 강연 장소를 마련해 준 것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담아 새책 ‘야단법석’을 선물했고, 유 구청장님도 스님에게 책을 선물했습니다.nbspnbsp▲ 유종필 관악구청장님nbsp한편 일찌감치 관악구청 8층 강당에 모인 통일의병들은 서울시민들을 맞이할 준비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특히 오늘은 올해 마지막 강연이라 준비를 하는 와중에도 틈틈이 기념 촬영을 잊지 않았습니다.nbsp82328232▲ 추운 날씨에 서울대입구역에서 안내 푯말을 들고 있는 통일의병nbsp강연장 입구에서 60대 남성 분은 열심히 질문을 적고 있었습니다. 욱하는 성질이 있어서 스님께 꼭 nbsp여쭙고 싶다고 합니다. 사촌 3명이 함께 온 분들도 있었습니다. 각자의 종교는 천주교, 기독교, 불교라며 웃음을 내비칩니다. 그 중에 한 분은 천주교도인데 스님의 팬이라고 하면서 매일 아침을 카카오스토리에 올라오는 ‘스님의 하루’로 시작한다고 기분 좋게 말했습니다.nbspnbspnbsp네 대의 nbsp엘리베이터가 바삐 오르내리며 시민들을 nbsp8층으로 실어나른지 얼마 지나지 않아 금세 350개의 좌석이 다 채워졌습니다. 7시가 되자 만석을 넘어 입추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강연장 문을 열어주면 밖에 서서라도 듣겠다고 하는 분들이 있었지만 차마 그럴 수는 nbsp없어서 8232죄송한 마음으로 양해를 구하고 되돌아가시도록 안내를 해야 했습니다.nbsp82328232nbsp오늘은 올해 마지막 강연이라 통일의병 대표를 맡고 있는 김홍신 작가님이 특별히 참석해 환영 인사를 해주었습니다. 작가님은 오늘 강연을 듣고 모두 대한민국을 밝히는 찬란한 꽃이 되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nbspnbsp▲ 통일의병 대표 김홍신 작가님nbsp“옛날에는 귀신이 정말 많았잖아요. 그런데 요즘은 귀신이 없어졌어요. 그 많던 귀신이 어디로 갔죠? 바로 전기불 때문입니다. 거리가 밝아지고 세상이 밝아지니 귀신이 사라져 버렸어요. 지금도 아프리카나 동남아처럼 척박하고 가난한 지역은 아직도 귀신이 무지하게 많아요. 대한민국은 살기 좋아져서 많이 밝아졌는데 아직도 전기불이 비춰지지 않는 곳에 사는 사람들이 있어요. 바로 우리의 북녘 형제들입니다. 이제는 평화적인 통일이 반드시 이뤄져야 합니다. 통일이 되면 우리나라가 지구 상에서 가장 사람이 살만한 땅이 될 것입니다. 그 때를 우리는 대비해야 합니다. ‘광명’ 이라고 할 때 ‘명’은 자기를 밝히는 것이고 ‘광’은 남을 밝히는 것입니다. 광명을 밝히는 일을 하기 위해서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 모인 것입니다.nbsp강연이 끝나고 며칠 후에 통일시민학교가 열리는데 이것을 수강하면 통일의병 군번이 나옵니다. 나중에 통일이 되면 ‘당신은 통일을 위해 무엇을 했냐?’ 고 반드시 물을텐데 그 때 ‘나는 통일의병 군번 몇 번이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nbspnbsp그런데 저는 통일의병 대표인데 아직 군번이 없어요. 왜냐하면 저는 군번이 1000번으로 예약해 두었는데, 아직 통일의병이 1000명이 안되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이 모두 통일의병이 되셔서 저를 빨리 통일의병 군번을 받게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오늘 스님 말씀을 새겨 들어서 모두들 대한민국을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찬란한 꽃이 되어주시길 바랍니다.”nbsp청중들은 작가님의 간곡한 호소에 화답하며 큰 박수로 감사의 마음을 표했습니다.nbspnbspnbsp이어서 강연이 시작되고 nbsp밝은 얼굴로 스님이 무대로 걸어 나왔습니다. 강연 후 통일의병들과 쫑파티가 예정되어 있어서 강연을 일찍 마치기 위해 강연 취지에 대해서만 잠깐 소개한 후 곧바로 질문을 받기 시작했습니다.nbspnbspnbsp“오늘 강연은 ‘통일의병’이 주관한 강연입니다. 그래서 통일에 대한 이야기를 하라고 저를 데려온 거예요. 항상 저만 보면 아이나 배우자와 관계된 개인의 인생 고민을 묻고 싶어 하시지만 오늘은 좀 참아주세요. 그런 이야기로 시간이 다 가버리면 주관한 단체에서 다시는 저를 안 불러줄 겁니다. ‘스님이 오시면 사람은 많이 오는데 도무지 우리가 목적하는 통일 이야기는 할 수 없습니다’ 라고 하니까요. 그래서 오늘은 통일 이야기로 질문을 받겠습니다.”nbsp스님의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통일 강연이었지만 그래도 개인 고민을 묻는 분이 한 분이 있었습니다. 첫번째 질문자였는데요. nbsp화를 잘 내고 못된 오기가 있어서 8232상대가 아무리 좋은 이야기를 8232해도 마음에 안들면 그 이야기를 틀렸다고 하는 습관이 있는데 어떻게 하면 고칠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스님은 개인 고민을 묻는 사람은 통일시민학교를 반드시 들어야 한다고 해서 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nbsp두 번째 질문자부터 네 번째 질문자까지는 통일에 관한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두 번째 질문자는 통일이 되면 좋을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우리에게 어떤 변화가 오는지 막연하다며 통일이 되면 우리에게 어떤 이익과 변화가 오는지 물었고, 세 번째 질문자는 미국 중국 등 주변국은 현상 유지가 자신들에게 더 이익이 되기 때문에 통일을 원하지 않는 것 같은데 통일이 되기 위해서는 주변국과 어떻게 관계를 풀어야 하는지 물었고, 네 번째 질문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대박을 이야기하고 통일준비위원회를 만들어서 통일을 적극 추진할 것을 기대했지만 남북관계에 변화가 별로 없다며 현 정부에 어떤 입장과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 물었습니다.nbspnbsp질문자의 대답과 nbsp스님의 말씀이 씨줄과 날줄이 되어 착착 맞아 nbsp들어 가고 순간순간 터져나오는 시민들의 웃음 소리는 강연장을 더욱 훈훈하게 해주었습니다. 강연장 여기 저기에는 필기를 열심히 하시는 분, 연신 고개를 끄덕이시는 분 등 스님 말씀을 잠시라도 놓치지 않으려 애쓰시는 분들이 많이 보였습니다.nbspnbsp오늘은 그 중에서 통일은 구체적으로 우리에게 어떤 이익을 주는지 물었던 내용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올해 마지막 통일 강연이니 만큼 스님은 그동안 진행된 강연을 총정리하면서 가슴 뛰는 통일 비전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 너무나 명쾌하게 종합적으로 설명을 해주었기에 듣는 내내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nbspnbspnbsp“통일이 되면 너무 좋을 것 같긴 한데 그 변화가 좀 막연하고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통일이 되면 우리에게 어떤 이익과 변화가 오는지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십시오.”nbsp“통일을 위해 열심히 노력할 생각은 않고 통일된 뒤의 떡고물부터 탐내시네요.” nbspnbsp“질은 일단 놔두고 양적으로 우선 설명해 보면 경제와 정치, 안보 모든 측면의 돌파구가 됩니다. 현재의 대한민국, 즉 남한만 보면 인구가 5천만이고 국토가 9.8만 제곱킬로미터입니다. 1인당 GDP는 약 3만 달러 가까이 되고, 총 GDP는 세계 13위 정도예요. 노무현 대통령 때 11위로 가장 순위가 높았습니다.nbspnbsp그런데 이명박 후보가 대선에 출마했을 때 ‘경제를 모르는 사람이 연이어 대통령이 되어서 우리나라 경제를 망쳤다’라고 주장하면서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시기를 가리켜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런 말을 한 근거가 있긴 합니다. 박정희 대통령 18년 동안에 평균 GDP 성장, 즉 경제성장률이 11퍼센트였습니다. 전두환 대통령 때 정치는 문제가 많았지만 경제만큼은 비약적으로 성장해서 7년 동안 연 평균 10퍼센트씩 성장했어요. 노태우 대통령 5년 동안에는 9퍼센트, 김영삼 대통령 5년 동안에는 7퍼센트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김대중 대통령 5년 동안에는 5퍼센트, 노무현 대통령 5년 동안에는 4퍼센트 성장했어요. 그러니 이명박 후보가 그렇게 말할 만 했어요. ‘그 전에는 아무리 못해도 7퍼센트 성장했는데 저 두 사람 때문에 우리나라가 10년을 잃어버렸다. 내가 대통령이 되면 아무리 못 해도 7퍼센트 성장을 달성하겠다. 그러면 1인당 GDP 4만 달러 시대가 도래해서 세계 경제 11위에서 7위로 올라설 수 있다’고 큰소리 친 게 소위 747 정책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BBK며 여러 가지 문제가 있는 줄 알면서도 이명박 대통령을 밀어줬어요. 경제 성장의 향수 때문이었습니다.nbspnbsp그런데 이명박 대통령 5년 동안에 3퍼센트 성장했습니다. 7퍼센트는 고사하고 전대 대통령들 만큼도 달성하지 못했어요. 더 정확하게 말하면 2.8퍼센트예요. 지금 박근혜 대통령은 3.8퍼센트 정도를 목표로 세웠지만, 임기 끝날 때까지 2.5퍼센트 정도 하면 잘 한 축에 들 겁니다.nbspnbspnbsp그러나 이것은 특정한 대통령의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다음 선거에 어떤 대통령 후보든 ‘내가 당선되면 5퍼센트 성장시키겠다’라고 주장해도 믿으면 안 됩니다. 우리나라의 성장동력이 소진됐기 때문입니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3퍼센트 이상은 더 끌어올리기 어려워요. 앞으로 20년 이상은 갈수록 성장이 둔화되어 평균 2퍼센트 성장도 어렵다고 이미 국제기구에서 예측하고 있습니다. 20년 전 일본이 걸었던 길인 장기불황에 우리도 들어섰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걸 못 받아들이죠. 왜? 지난 50년 동안 분단된 상태로도 이렇게 성장해왔기 때문입니다. 분단된 상태로도 경제를 비약적으로 발전시켰고, 정치 민주화를 이루었고, 국방력도 크게 증가시켰기 때문에 지금 조금 문제가 있긴 하지만 우리가 잘 하면 다시 경제도 성장하고, 정치 민주화도 더 나아가고, 안보도 튼튼해지리라고 믿습니다. 그러나 이건 과거의 향수 때문에 착각하는 거예요.nbspnbsp현실을 보면 국내적으로 이미 성장 동력이 소진됐어요. 첫째 원인은 모방 시스템의 한계입니다. 미국이 100이라면 유럽이 93, 일본이 90, 우리가 한 83까지 따라왔어요. 그 차이가 클 때는 따라잡는 성장속도가 빠르지만 차이가 좁혀질수록 성장속도도 느려집니다.nbspnbspnbsp중국도 차이가 많이 날 때는 두 자리 수 성장하다가 차이가 줄어드니 7퍼센트 아래로 떨어졌잖아요. 조금 더 가면 5퍼센트 대로 떨어질 겁니다. 갈수록 둔화되고 정체되는 것이 우리만 겪는 현상이 아니라 정상이라는 겁니다. 일본은 우리보다 앞서 가다가 이미 20년 전에 저성장에 돌입한 거예요.nbspnbsp그래서 우리도 장기불황에 대비책을 세워야 합니다. 계속 잘 되리라고 아무리 믿어도 실제로는 그렇게 될 수가 없습니다. 인구 구성을 봐도 노령 인구가 많아지고 출산율은 떨어집니다. 국제산업구조를 봐도 뒤에서는 중국이 바짝 추격해오고 앞에는 일본이 버티고 있습니다. 이 모든 조건이 이제 더 이상 고성장은 어렵다는 겁니다. 국제적인 상황도 그렇습니다. 한때 수출이 매년 2, 30퍼센트씩 늘었지만 지금은 줄어들잖아요. 작년보다 올해는 더 많이 줄었습니다. 이게 지금 우리가 놓여 있는 상황입니다.nbspnbsp문제는 경제만이 아닙니다. 정치며 안보도 그래요. 그동안 우리는 분단된 속에서도 독재에서 민주화를 이루었고, 지방 자치도 이루었어요. 그런데 이명박 정부 들어오고, 특히 박근혜 정부 들어오면서 민주화가 느리더라도 조금씩 더 나아가는 게 아니라 오히려 거꾸로 간다는 인식들이 팽배합니다. 지금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이야기도 나와요. 지방 자치단체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지방에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들 할 정도입니다. 국회도 지역주의에 뿌리를 둔 양당구조가 국민의 정치수요를 수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고질적인 줄 세우기를 벗어나지 못합니다.nbspnbsp이런 게 꼭 대통령 개인이나 특정 정당의 문제라고만 하긴 어렵습니다. 분단된 상태에서의 민주주의는 여기서 더 이상 나아가기가 어렵게 되어 있어요. 안보도 국방력이 엄청나게 강해졌는데도 최근 56년 사이에 전쟁 직전까지 간 위기가 벌써 몇 번이나 있었습니다. 그 전에 국방력이 그리 튼튼하지 않을 때도 전쟁 위험을 이렇게 걱정하지는 않았잖아요. 물리력은 엄청나게 강해졌는데도 실질적인 전쟁 위험은 오히려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nbspnbspnbsp앞서 말했듯 경제도 성장했는데 내적인 질은 안 좋고요. 겉으로는 살기 좋은 편인 것 같이 보이지만 국민 행복도는 세계 117위여서 카메룬, 말리 같은 나라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성 평등도는 115위이고 자살률과 저출산율은 세계 1위입니다. ‘헬조선’의 악명을 세계적으로 떨치는 항목이 60여 가지나 된다고 할 정도입니다. 외적인 규모는 커졌지만 내부 질은 굉장히 부실한 거예요. 그런데 그 양의 성장마저 이제는 거의 멈췄습니다.nbspnbsp전에는 미국 중심의 일극 체제였어요. 미국이 전 세계 부의 30퍼센트와 전 세계 국방예산의 50퍼센트 정도를 가지고 있었기에 누구도 미국과 대적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미국과 동맹을 맺고 가장 가까이에 있었기에 안보도 안심할 수 있었고, 과학기술도 바로 받아들일 수 있었고, 경제도 성장했고, 정치도 어느 정도 민주화가 된 거예요. 그런데 최근 들어 중국의 급격한 부상으로 G2 시대가 도래하면서 이제는 일극이 아닌 양극 체제로 가게 됐습니다. 그 결과 우리는 현재 안보는 미국에 의지해있고 경제는 중국에 의지해 있어요. 중국에의 수출량이 미국에의 수출량 두 배가 넘고, 우리의 흑자는 대부분 중국에서 나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갈등을 하니까 어느 한 발을 떼야 하는데, 안보도 못 떼고 경제도 못 떼는 진퇴양난에 빠졌어요. 그래서 지금 미국이 한국더러 대중 견제에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안보 면에서 계속 압력을 넣는 거예요. 한미일 군사동맹에 참여해라, 사드 배치하라는 게 그래서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여기에 들어가면 중국과는 갈등관계가 됩니다. 지금은 중국과의 경제관계를 유지하고자 친중 외교를 하려고 하다 보니 또 미국으로부터 엄청난 압력을 받고 불신을 제기해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그래도 어떻게 줄타기를 해왔지만, 이게 올해까지 갈지 내년까지 갈지 모릅니다.nbspnbsp이런 속에서는 우리의 안보도, 경제도, 정치도 더 이상 성장과 발전은 없다는 현실진단이 우선돼야 합니다. 그렇다고 일본처럼 그냥 정체국면으로 갈 수도 없습니다. 일본과 달리, 우리의 정체국면은 곧 불안정으로 이어집니다. 우리에게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거나 몰락하는 양 길밖에 없어요. 정체상태를 유지하는 것만도 어렵습니다.nbspnbsp그런데 지금 우리에게는 통일이라는 돌파구가 있습니다. 통일이 되면 일단 인구가 7천3백만, 영토가 21만 제곱킬로미터로 늘어납니다. 여기에 정치적 갈등과 군사적 갈등이 사라지고 북한의 저렴한 양질의 노동력과 한국의 자본력과 기술이 결합한다면 우리는 다시 세계적인 생산기지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한때 세계적인 생산기지였다가 중국에 그것을 넘겨줬잖아요. 지금은 중국에서 인도로 이동해가고 있는데, 그만한 규모는 아니지만 다시 한국이 생산기지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면 북한개발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는 1020년 동안은 다시 57퍼센트 대의 성장을 이룰 수 있습니다. 철도, 도로와 항만, 비행장, 공장 등 인프라 건설만 하더라도 북한개발에는 엄청난 수요가 있습니다. 미국이 동부가 정체국면에 빠졌을 때 서부개척을 통해 위기를 극복했듯 우리도 그렇게 할 수 있어요. 일본은 이렇게 할 수가 없습니다. 100년 전에는 위기 극복을 노리고 한국을 침략해서 실제로 위기를 극복했지만, 지금은 침략을 할 수 없으니까 길이 없어요. 그러나 우리에게는 이 정체국면을 당분간 해소할 새로운 길이 있습니다. 그게 통일이에요.nbspnbspnbsp통일은 남한에게만 좋은 게 아니에요. 북한도 생존의 위기에서 탈출구를 찾을 수 있습니다. 남북한이 통합경제, 즉 통일경제로 간다면 북한은 연 10퍼센트 이상 성장은 당연하고 연 100퍼센트 성장도 가능합니다. 국제통계학에서 이미 관련 예상 수치가 다 나와 있어요. 통일하고 20년만 지나면 통일한국의 인구, 규모, 영토, 경제력은 세계 7위권까지 올라간다고 보고들 있어요. 남북한과 동북 3성, 연해주, 일본까지 결합하는 환동해권 인구만도 3억 5천만 명 가까이 됩니다. 그 영토는 유럽과 맞먹습니다. 거기에 시베리아나 사할린의 가스가 파이프라인을 통해서 바로 들어와요. 그러면 중동이 저렇게 불안해도 걱정 없이 값싼 에너지원을 들여와 이용할 수 있어요. 경제적으로 활력이 생기고, 청년들의 일자리가 급속도로 늘어나는 것은 물론입니다.nbsp그러면 여러분들은 돈이 많이 들지 않냐고 우려하겠죠. 돈이 많이 드는 건 맞아요. 그런데 이 돈은 전부 투자비용입니다. 시베리아 횡단철도 연결 비용이 몇 년 전 계산으로 4조원이었으니 지금은 56조 정도 될 겁니다. 그런데 이 돈은 1020년 안에 회수할 수 있어요. 시베리아 횡단철도가 연결되면 한국에는 물류혁명이 일어납니다. 물류가 부산항에서 유럽까지 바로 연결되는 거예요. 이렇게 투자비용이기 때문에, 돈이 있으면 우리 돈으로 하고 없으면 외자 유치해서 하면 됩니다. 세계에 투자처를 찾는 자본은 엄청나게 많습니다. 나머지도 다 그냥 허공에 뿌리는 돈이 아니라 투자비용이에요.nbspnbsp북한의 2천만 인구까지 먹여 살려야 한다고 걱정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먹여 살린다는 측면에서는 돈이 든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그러나 양질의 값싼 노동력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북한의 2천만 인구 자체가 엄청난 자산입니다. 그리고 북한에 묻혀 있는 희귀 금속과 각종 지하자원은 적게 잡으면 4조 달러, 많이 잡으면 8조 달러의 가치를 지닙니다. 매장량의 가치가 남한의 30배에 달해요. 그러니 하나하나 이야기할 것도 없이 완전히 새로운 일이 벌어지게 됩니다.nbsp그리고 통일이 되면 우리의 사고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지금은 무슨 이야기하다가도 ‘그런 이야기 하면 종북으로 몰린다’ 이럴 정도로 사고에 늘 어떤 벽이 있잖아요. 통일되면 그런 벽이 다 허물어져서, 자본주의든 공산주의든 어떤 사상이든 자유로이 토론하고 연구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면 젊은이들의 사고의 창의성이 굉장히 발달합니다. 특히 미래에는 모방이 아니라 창조가 과제잖아요.nbspnbsp그리고 한국 브랜드 가치가 어마어마하게 성장합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말 들어봤죠? 한국은 지금은 잘 나갈지 몰라도 언제든 전쟁이 나서 국가기반 시설 몇 개만 폭격당해버리면 하루아침에 경제가 붕괴되는 위험을 안고 있어요. 이걸 ‘코리아 리스크’라고 해요. 우리의 실력이 100이라면 국제사회에서는 70밖에 평가를 안 해줍니다. 언제든 위험 부담이 있기 때문이에요. 이렇게 코리아 디스카운트라고 해서 값어치가 저평가 되어 있는데, 통일이 되면 코리아라는 상표가 제 값어치를 발휘하게 됩니다. 우리는 북한을 생각하지 않으니 잘 모르지만, 국제사회에서 ‘코리아’라고 하면 핵, 전쟁, 기아, 독재, 인권문제 같은 이미지가 지배적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삼성, 현대가 한국 기업인지 아는 사람들은 의외로 적습니다. 코리아 상표가 아닌 자기 상표로 자리 잡은 거예요.nbsp그런데 통일이 되어 코리아의 이미지가 좋아지면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도 코리아 상표에 힘입어 살아날 수 있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면도날은 독일제가 좋더라’ 하지 않고 ‘뭐든지 독일제면 좋더라’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듯, 한국도 그리 될 수 있어요. 대기업은 자기 상표를 갖고 국제 사회에서 경쟁력이 있지만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자기 상표를 가질 수가 없잖아요. 그런데 코리아 상표가 좋아져버리면 모든 중소기업이 다 살아납니다. 그냥 화장지 하나, 드라이버 하나도 한국제라고 하면 무조건 좋다는 인상을 심어주게 돼요. 통일되기 전에는 이런 일이 일어나기 어렵습니다.nbspnbspnbsp이렇듯 통일 뒤에 얻어지는 부가가치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여기에 더해 이산가족의 아픔 같은 우리들의 오래된 한을 풀 수도 있고, 진정한 역사 바로 세우기도 할 수 있습니다. 남북한이 적대적으로 경쟁하다 보니 북한도 역사가 왜곡돼 있고 남한도 역사가 왜곡돼 있어요. 지금 교과서 논란은 아무것도 아닐 정도로 엄청난 역사 왜곡이 있습니다. 우리는 북한을 부정해야 하다 보니 독립운동할 때 사회주의 계열에 섰거나 훗날 북한 정부 수립에 참여한 사람들은 다 제외시켜버려서 독립운동사가 빈약합니다. 북한은 또 독재를 해야 하다 보니 중요한 독립운동은 김일성과 주변 인물들이 다 했다 하고 북한정부 수립에 참여했던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을 역사에서 죄다 제거해버렸어요. 이런 역사적 왜곡이 아주 심한데, 통일되면 이런 역사가 전부 복원될 수 있어요.nbspnbsp통일의 효과는 문학과 예술 면에도 미칠 겁니다. 제가 보기에 남북 평화 통일을 이루면 우리가 가장 빨리 받을 수 있는 노벨상이 평화상과 문학상입니다. 이 분단의 고통, 전쟁의 고통을 승화시켜서 낸 소설이 지금 노벨상을 받는다면 남쪽에서 나온 작품은 북쪽에서 반대할 테고 북쪽에서 나온 작품은 남쪽에서 반대할 겁니다. 받을 만한 사람들은 이미 대략 윤곽이 나와 있어요. 통일이 되면 그런 걸림돌이 없으니 바로 문학상 수상자가 탄생할 겁니다.nbsp외교 면에서도 완전히 새로운 변화가 일어납니다. 지금은 미중이 각축하는 가운데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는 데 우선 목적이 있으니까 일본을 내세워요. 전후 패전국의 이미지를 다 지우고 재무장시켜서 미국의 대리인으로 내세우고, 거기에 한국도 붙으라고 압력을 가하는 거예요. 한일 간에 군사협력을 하라는 게 그런 이야기입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중국과 완전히 적대 관계에 놓여야 해요. 통일 한국은 어디로 갈지 모르니까 지금 미국은 남한만 떼 와서 미국의 대중 방어선에 붙이려 들어요. 중국은 지금 남한을 거기 못 들어가게 하려고 잡아당기고는 있지만 안 되겠다 싶으면 북한을 껴안을 겁니다. 그러면 북한은 중국의 아래에, 남한은 미국의 아래에 붙어서 미중의 싸움 속에서 다시 서로 갈등해야 합니다. 미국과 소련 사이에서 남북이 갈등하고 전쟁했던 것과 별 차이가 없어요. 그런데 남북이 통일국가를 형성해서 어느 정도 규모가 생기면 한국이 중국 쪽으로 협력하느냐 미국 쪽으로 협력하느냐에 따라 동아시아의 질서, 판도가 달라져요. 그래서 우리만 중심을 잡으면 오히려 우리 덕분에 동아시아가 평화지대가 될 수 있습니다.nbspnbspnbsp그리고 통일한국에 중국과 일본, 미국까지 손을 잡아 동아시아 경제공동체를 형성하면 그 규모가 유럽이나 미국을 훨씬 능가합니다. 그러면 일부 학자들이 이야기하듯이 문명의 중심이 유럽에서 미국으로 옮겨갔다가 동아시아로 다시 옮겨올 가능성이 있어요. 그런데 동아시아가 지금처럼 민족적인 갈등을 하고 있으면 문명의 중심이 될 수 없습니다. 문명의 중심이 되려면 경제 규모나 군사 규모만 커져서 되는 게 아니라 민주주의의 발전, 인권의 신장, 학문의 창조성, 이런 많은 요소가 다 결합해야 하잖아요.nbsp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만약 21세기 초반에 통일을 하고 중반에 동아시아 공동체를 형성해서 새로운 문명을 만들어나간다면, 21세기 후반에는 세계 문명의 중심이 동아시아로 오고 우리가 그 동아시아 문명의 중심이 됨으로 해서 결국은 세계 문명의 중심국가로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반드시 그렇게 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될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지금 열려 있는데 그 첫 발이 통일입니다.nbspnbsp우리가 미중의 하위 변수로 전락해서 갈등의 분쟁 지역이 될 것이냐, 아니면 통일국가를 형성해 미중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나아가 동아시아 번영의 중심이 될 거냐를 가르는 위기인 동시에 기회예요. 위기를 극복하면 기회가 되고 기회를 놓치면 위기가 됩니다. 이런 새로운 변화의 기로에 서 있기 때문에 우리가 더 큰 이익을 생각해서 작은 감정이나 손실, 즉 북한을 포용할 때 일어나는 문제를 감수해내야 해요. 그런데 지금 우리는 과거에 입었던 피해에 대한 복수심에 너무 사로잡혀서 미래의 큰 이익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nbsp우리의 통일은 단순히 남북한의 통일에서 끝나는 게 아닙니다. 남북한의 통일 자체로도 의미가 크지만, 그 통일이 합의통일이 되면 시너지 효과가 나서 일본 및 중국과 동아시아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고, 더 나아가서는 세계 문명의 중심국가로 갈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그러나 무력으로 북한을 굴복시켜 통일하게 되면 통일은 될지 몰라도 중국과 우리는 갈등관계에 놓이게 됩니다. 그러면 통일의 시너지 효과가 없어집니다.nbspnbspnbsp그러니 통일이 돼야 하지만 통일이 어떻게 되느냐는 방법론도 매우 중요합니다. 지금 남북이 대등하게 통일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한쪽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을 거예요. 남한 사람인 제가 이런 주장을 하니 북한 입장에서는 기분 나쁘게 들릴지 몰라도, 현실적으로 대등하게 통일하기가 어려워요. 남한도 문제가 없진 않지만 남한을 좀 리모델링해서 통일의 중심을 삼을 수밖에 없어요. 그렇게 하려면 우리가 북한의 요구를 좀 들어줘야 해요. 경제만 먼저 통합하되 정치는 10년이든 20년이든 중국처럼 여유를 두고 기다려줘야 합니다. 북한 자체에 어떤 변화가 올 때까지 좀 열어둬야 해요. 그러나 경제 문제는 내일이라도 당장 통합경제, 통일경제로 가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민족이 살 수 있습니다.nbspnbsp통일의 이익이라는 것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통일을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확신이 없어요. 미래는 불안정하잖아요. 미국 가서 이야기해봐도 그래요. 자기들이 봐도 통일된 한국이 미국 편에 딱 붙는다는 보장이 없으니까 쉽게 도와주지 않으려 합니다. 중국에서도 손을 쉽게 내밀어주지 않아요. 지금의 한국이 미국과 군사며 뭐며 전부 결합되어 있는데 통일됐다고 해서 중국과 협력관계가 되리라고 확신하기 어렵잖아요. 자기 쪽으로 온다는 게 확실하면 지지하겠지만, 미래의 불확실성보다는 현실에 주어진 확고한 것을 확실히 가지려 드는 거예요. 그러다보니 미국은 남한을 확실하게 끌어오는 쪽으로 관심을 갖고, 중국은 남한이 미국과 결합하는 것까지는 어쩔 수 없지만 일본까지 결합하지는 않도록 잡아당기고 있어요. 중국이 지금은 우리에게 잘 해주지만, 안 되겠다 싶으면 바로 북한을 잡을 겁니다. 지금은 한국을 잡으려고 북한과 거리를 좀 두고 있다는 거예요.nbspnbsp이런 위태로운 균형이 유지되는 것도 몇 년 안 남았습니다. 이번에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 가서 사드 배치에 사인을 안 했기 때문에 그나마 아직 시간이 좀 있는 거예요. 사드 배치에 사인하면 대세가 거의 기울어진다고 봐야 해요. 그리고 북한의 김정은 정권이 아직은 중국에 고개를 안 숙이고 버티고 있으니 시간을 번 겁니다. 그런데 저걸 얼마나 더 버티겠어요? 고개 숙여버리면 끝나요. 남쪽이든 북쪽이든 아직은 통일의 기회가 있는데, 어느 쪽이든 더 이상 못 견뎌서 이쪽이든 저쪽으로든 기울어지면 통일은 어려워집니다. 그러면 우리는 미중의 하위변수로 편제되어 장기간 분단 상태로 가야 합니다. 미중의 패권 경쟁은 앞으로도 몇 십 년은 이어질 거예요. 그러면 미래의 100년 역시 과거의 100년과 다름없는 상태로 가야 해요.nbspnbspnbsp이렇게 미래가 불확실한 상황에 우리가 놓여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알아서, 국민이 뜻을 모아야 합니다. 현재의 정부가 통일을 강력하게 추진하도록 여론을 조성하고 압력을 가하고, 현 정부가 그리 하지 못하면 다음에는 통일을 확실하게 추진할 정부를 구성한다든지 하는 행동을 해야 합니다. 국민의 행동 없이 현재의 정치인들만 가지고는 마치 임진왜란 때 관군만 가지고는 안 되었듯이 통일도 좀 어려우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 의병운동이 일어나는 거예요. 여러분은 시험이 중요하고 결혼이 중요하고 자녀 문제가 중요하겠지만 우리가 사는 전체 공동체가 지금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분단된 상태에서도 여기까지 온 것은 잘 했어요. 그러나 지금은 굉장히 불확실한 조건에 놓여 있는데, 이걸 지금 안 보고 그 안에서 자기 개인 문제에만 안주해 있으면 미래는 어둡습니다. 조선말엽에 소위 서세동점이라는 국제적인 위기에 처했는데도 아무런 방비 없이 내부에서 사색당쟁만 하다가 중국에서 일본으로 세력 교체 되는 시기에 결국은 나라를 잃고 식민 지배를 겪었잖아요. 지금 그와 비슷한 새로운 위기이자 새로운 기회가 우리에게 오고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통일의 이익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nbsp스님의 가슴 뛰는 통일 이야기에 우레와 같은 박수 갈채가 쏟아져 나왔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통일이 가져다 줄 이익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는 말씀을 여러 차례 반복했습니다. 그동안 통일에 대해 막연히 생각해 왔는데 어떤 이익이 있는지 너무나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들으니 새로운 기운이 약동하는 듯한 희망찬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불안해 하고만 있는 우리들의 앞길에 대해 이렇게 멋진 청사진을 그려주시는 어른이 있어 너무나 감사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nbspnbsp이렇게 모든 질문에 대해 답변을 마치고 나니 벌써 약속한 2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습니다.nbspnbsp마지막으로 스님은 통일 대박론을 내세우면서도 아무런 진전이 없는 현 정부에 대해 어떤 태도와 입장을 가져야 하는지 물었던 마지막 질문에 대해 답하면서 지금 통일을 위해 우리는 어떤 관점을 갖고 어떤 실천을 해야 하는지 강조하면서 강연을 마쳤습니다.nbspnbsp“우리는 주권자입니다. 우리는 국가의 이익과 발전, 국민의 행복을 위해서 대통령에게 권력을 위임했기 때문에 그렇게 선출된 대통령은 민주주의의 발전과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실행해야 해요. 만약 대통령이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다음에는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을 우리가 임명해야 합니다. 회사에 위기가 닥치면 주주들이 모여 주주총회를 열고 CEO를 새로 뽑아야 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대주주는 사람 수는 적지만 표를 많이 가지고 있는 데 반해, 소액주주는 힘을 많이 모아야 해요. 돈이 많거나 권력이 있거나 언론을 장악한 사람들은 몇 십만 표를 가지고 있는 것과 같아요. 그러나 우리는 그렇지 않으니 우리가 각성해서 다음 선거에는 반드시 국가의 목표를 평화와 통일에 두고 국가의 비전을 만들어갈 지도자를 뽑아야 합니다. 그렇게 투표의 기준을 세워야 해요. ‘우리 지역 발전을 위해 공장을 세운다’ 이런 공약에는 그만 현혹되고요.nbspnbspnbsp‘사실상 통일에 준하도록 해서 북한 개발을 하면 우리는 최소한 5 이상의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다’라고 말하면 진짜지만, 무턱대고 그냥 경제 발전시키겠다는 것은 다 거짓말입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피땀 흘려 이뤄온 발전,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안전수칙이 평화입니다. 그러니 반드시 평화를 기초로 하고, 여기서 더 나아가는 비전을 가지려면 통일이 있어야 한다는 관점을 가져야 합니다.nbspnbsp우리의 공동체인 국가는 발전계획이 있어야 하고 그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은 행복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국가는 발전했을지 몰라도 국민은 행복하지 않아요. 아까 국민 행복도가 세계 117위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국민이 행복할 수 있는 국가운영체계가 마련돼야 합니다. 그런 쪽으로 여러분이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랍니다.nbspnbsp의병은 반군이 아닙니다. 반군은 정부군과 싸우지만, 의병은 정부군과 손잡아서 외세와 싸우는 거예요. 국가의 목표인 평화와 통일을 해나가는데 정부만으로는 힘이 미약하니까 우리가 밀어줘서 그 목표를 이루자는 의미입니다. 이런 관점을 가지고 해나간다면 대한민국에게 새로운 희망, 비전이 있지 않겠는가 합니다.nbsp그러니 여기서 이념이나 지역, 종교 같은 논쟁은 이제 좀 빼면 어떨까 해요. 국가 전체의 목표를 설계하려면 과거를 떠나 다 같이 힘을 합쳐야 합니다. 정치 민주화를 이룬 사람들도, 경제 산업화를 이룬 사람들도 모두 힘을 모아야 해요. ‘저 사람들은 친일 후손이다’, ‘저 사람은 빨갱이 후손이다’ 이런 말 너무 하지 마세요. 그 사람도 다 같은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대한민국 헌법정신에 의해서 해야지, 자꾸 과거 따지고 연좌제 따지지 마세요. 과거가 어땠든 지금 그가 이 평화와 통일 대의에 동의한다면 그 누구도 함께할 수가 있다는 관점에 서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관점에 가장 가까이 서 있는 지도자를 우리가 뽑아줘야 해요. 그게 국민의 당연한 권리이기도 합니다. 그런 관점을 갖고 평가를 하면 좋겠습니다.nbspnbspnbsp다음 대선까지는 아직 2년이 남았습니다. 현 정부가 남은 2년 동안 통일을 위해 일하도록 강력한 지원과 압력을 넣고, 현 정부가 그걸 못 하면 다음은 그렇게 할 수 있는 정부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nbsp스님의 간곡한 호소는 언제 들어도 새롭게 들리고, 정신도 번쩍 차릴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는 정부 정책이 정말로 통일지향적이 되도록 하고, 그렇지 않으면 다음 정부는 반드시 통일지향적이 되도록 해야겠다는 다짐이 절로 일었습니다.nbspnbsp이어서 다함께 손에 손을 잡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를 함께 불렀습니다. 스님의 말씀 중에 와닿는 것이 너무 많았던지 오늘따라 가사가 더욱 간절하게 다가왔습니다.nbspnbspnbsp▲ 함께 부르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nbsp강연이 끝나고 나서는 책 사인회가 열렸습니다. 길게 늘어선 줄이 끝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스님 건강하세요”라고 인사하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고, 스님도 한 명 한 명과 눈을 마주치며 환한 웃음으로 강연장을 찾아준 것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nbspnbsp▲ 책 사인회nbsp몇몇 분들에게 오늘 강연을 들은 소감을 물어보았습니다. 한 분은 “오늘 스님 말씀 중에 이제는 성장이 한계에 다달았다, 통일만이 유일하게 남은 길이라는 말씀이 가슴 깊이 다가왔다”며 강연 내용 전반에 대해 아주 만족해 했습니다. 또 한 분은 “내일 스님의 하루에 오늘 강연 소식이 올라가면 주변 친구들에게 열심히 전달을 할 것이다” 라며 기쁜 표정을 지었습니다. nbspnbsp많은 사람들이 집으로 발길을 돌리는 가운데서도 통일의병들은 ‘통일시민학교’ 참가자 모집 에 열과 성을 다했습니다. 들고 열정적으로 홍보 활동을 전개했습니다. 오늘 강연을 계기로 관악구에서도 많은 통일의병들이 탄생해서 통일을 위한 작은 초석이 되어주길 기원해 봅니다.nbspnbsp▲ 통일시민학교에 접수 신청을 하고 있는 시민들nbsp오늘은 올해 마지막 통일 강연이었습니다. 그래서 시민들이 모두 돌아가고 텅빈 강연장에 다시 통일의병들이 모두 모여 조촐하게 쫑파티를 가졌습니다.nbspnbsp강연장의 불을 끄고 어둡게 한 상태에서 스님과 김홍신 작가님이 들어오자 통일의병들은 모두 핸드폰 불빛을 비추며 두 분을 반겼습니다.nbspnbsp▲ 2015년 통일이야기 20회 순회 강연을 마무리하는 쫑파티nbsp‘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를 함께 부르는 동안 스님과 김홍신 작가님이 무대 위로 올라왔고, 이어서 지난 전국 순회 20회 강연 모습이 담긴 영상을 함께 보았습니다. 영상을 보니 보이지않는 곳곳에서 수고해 준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다시 한 번 애틋하게 느껴졌습니다.nbspnbsp▲ 20회 강연을 돌아보는 영상 상영nbsp곧이어 통일의병들은 전국을 다니며 강연을 해준 스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선물을 전달했습니다. 내년에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가벼운 발걸음으로 더 많은 곳을 종횡무진 다니시라고 운동화를 선물했습니다.nbspnbsp▲ 스님에게 선물을 건네는 통일의병nbsp선물을 받고 나서 스님은 수고한 통일의병들에게 격려 말씀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올 한해 20회 강연을 준비하느라 수고들 많이 하셨어요. 처음에는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힘들다고 하더니 20회를 진행해 보고 나니 이력이 좀 생겼죠? 오늘은 발 디딜 틈도 없이 많은 사람들이 왔네요. 내년 일정을 잡아보니까 상반기에 9회, 하반기에 9회, 총 18회 강연 일정이 나와요.nbspnbspnbsp어떤 일이든 처음에 굴릴 때가 어려워요. 왔다갔다 할 때는 미는 게 무척 힘이 드는데, 한번 굴러가기 시작하면 잘 굴러가요. 아직은 저절로 굴러가는 수준까지는 안 된 것 같아요. 아직 좀 더 밀어야하지 않나 싶은데, 이 일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신다면 개인적인 다른 일들이 장애가 되더라도 이 일에 조금 더 정열을 바쳐 주시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힘들어도 독립운동을 하거나 민주화운동을 했던 사람들에 비하면 훨씬 수월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직장 생활하면서 이 일을 하는 것이 힘들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요. 그러나 누군가는 이 일을 해야 세상이 변하지 가만히 앉아있기만 해서는 변하지 않잖아요.nbspnbspnbsp극단적인 사람들의 장점은 행동한다는 겁니다. 죽기 살기로 싸우든지, 인터넷에 댓글 다는데 목을 매든지, 데모를 하든지 하는데, 합리적인 사람들은 사람만 신사이지 행동을 잘 안하니까 역사를 바꾸는데 큰 도움이 안 돼요. 그러니 우리는 행동하는 신사가 되어야 합니다. 행동하는 중도, 행동하는 합리주의자가 되어야 합니다. 행동할 수 있어야 시민이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신민에 불과한 거죠. 그래서 여러분들은 행동하는 시민이 되기를 바랍니다.”nbspnbsp행동하는 시민이 되어달라는 당부 말씀에 모두들 힘찬 박수로 결의를 보여주었습니다.nbspnbspnbsp다음은 통일 강연을 준비하기 위해 봉고차 한 대에 짐을 싣고 유랑극단처럼 전국을 누비고 다닌 ‘즉통팀’의 소감을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짧은 한마디 속에 그동안 수고로움이 그대로 전해졌습니다.nbspnbsp▲ 20회 강연을 하는 동안 봉고차 한 대에 짐을 싣고 전국을 누빈 즉통팀 nbspnbsp“통일을 알리는 일에 미력하나마 보탬이 되는 일을 했다고 생각하니 뿌듯합니다. 우리가 뿌린 이 씨앗을 잘 가꾸어서 풍성한 결실을 맺도록 내년에도 열심히 하겠습니다.”nbsp“평생 못해본 현수막 아줌마, 전단지 아줌마도 해보면서 덕분에 세상을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nbsp“처음에는 얼떨결에 시작했는데 어느새 제 가슴 속에 통일이라는 단어가 선명하게 새겨졌습니다.”“정말 재미있었어요. 내년에도 스타렉스에 몸을 맡기고 전국을 누비고 싶습니다.”nbspnbsp특별히 고생한 ‘즉통팀’을 위해 모두들 더 큰 박수를 쳐주었습니다. 스님도 소감 한 마디 한 마디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하면서 박수를 쳐주었습니다.nbspnbspnbsp이어서 숫자 ‘20’ 이 꽂혀 있는 케익이 무대 가운데에 자리했습니다. ‘20’은 올 한해 진행된 통일 강연 20회를 상징하는 숫자입니다. 박수와 함성 속에서 스님과 김홍신 작가님이 함께 ‘후’하고 촛불을 끈 후 케익 컷팅을 했습니다.nbspnbsp▲ 20회 강연 마치며 기념 케익을 자르는 스님과 김홍신 작가님nbsp이어서 통일의병 노래팀인 ‘학수고대’가 20회 강연을 원만히 마친 것을 기념하여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 노래를 열창해 주었습니다.nbspnbsp▲ 통일의병 노래팀 학수고대의 축하 공연nbsp“내가 가는 길이 험하고 멀지라도 ♬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nbsp기타 반주에 아름다운 선율의 노래를 불러주며 그동안 수고했던 서로를 격려해 주었습니다. 스님은 언젠가 학수고대가 노래를 잘 하면 통일이 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었는데, 스님께 노래를 들은 소감을 여쭈어보았습니다. 그러자 스님이 “통일이 다 되어 간다” 라고 말해 큰 웃음을 주었습니다.nbspnbsp이렇게 서로 웃으며 쫑파티를 마무리한 후 다함께 오늘의 역사적인 순간을 사진으로 남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통일의병들은 글자 하나씩을 들고 “통일이야기 20강 완수. 의병아 통일 해버리자” 는 문장을 만든 후 환한 웃음을 머금으며 “통일 의병”을 외쳤습니다.nbspnbspnbsp우렁찬 목소리를 들으니 내년에는 정말 통일로 성큼 다가서게 해줄 기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포크로 케익을 서로 먹여주는 훈훈한 모습을 보며 스님은 강연장을 나왔습니다.nbspnbsp스님은 관악구청을 나와 서울 정토회관에 밤 10시가 넘어 도착한 후 오늘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nbspnbsp내일은 새벽 4시 30분에 서울 정토회관을 출발하여 울산 두북에 들렀다가 오후 3시 30분에 영남대병원에서 초청 강연을 한 후, 저녁 7시에는 진주교대에서 청년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nbspnbsp※ 카카오톡으로 법륜 스님의 하루를 매일 받아보세요. 아래 배너를 누르고 친구 추가
2015.12.1 (저녁) 서초구 즉문즉설 강연
nbsp안녕하세요. 스님은 오전에 춘천 KBS홀에서 열린 즉문즉설 강연에 이어 저녁 7시부터는 서초구민회관에서 즉문즉설 강연을 했습니다. nbspnbsp손님과의 미팅을 마친 후 평화재단을 출발한 스님은 저녁 6시 50분 즈음에 서초구민회관에 도착했습니다.nbspnbsp오늘은 12월의 첫날인데요. 서울은 겨울 날씨답지 않게 하루 종일 맑고 온화했습니다. 그래서인지 평일 저녁인데도 올해 남은 마지막 한 달을 좀 더 의미 있게 보내고 싶은 사람들이 강연 시작 한참 전부터 삼삼오오 짝을 이루어 즉문즉설 강연장을 찾았습니다.nbspnbspnbspnbsp그중에서 올해 환갑이 되었다는 수원에 사는 조명자 님은 기독교 신자라고 자신을 소개하면서도 강연 시간보다 무려 2시간이나 일찍 강연장에 도착했는데 그 이유를 묻자 “지난번 강연 때 조금 늦게 왔더니 좌석이 없어 강연 시간 내내 통로에 쭈그리고 앉아 강연을 들어야 했어요. 그 이후로는 미리 강연장을 찾는 게 습관이 되었습니다. 내 종교와 달라도 스님 법문이 성경과 다 일맥상통하니 앞으로도 수도권에서 강연이 있으면 무조건 시간을 내어 참석하고 싶어요.”라며 의욕을 보였습니다.nbspnbsp또 엄마와 함께 강연장을 찾은 초등학교 6학년 남자 어린이에게 어떻게 강연장에 오게 되었는지 묻자 아주 솔직한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엄마가 오늘 저녁에 햄버거를 사준다고 했어요. 그래서 함께 왔어요. 그래도 혹시 스님에게 질문할 기회가 생긴다면 ‘어떤 계기로 머리를 깎고 스님이 되었는지 물어보고 싶어요.” 옆에 있던 아이 엄마의 손에는 아이와 약속한 대로 햄버거 세트가 들려 있었습니다. 아이 엄마는 “지금 사춘기 남자 아이를 혼자 키우면서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평소 문제 극복을 위해 팟캐스트를 찾아서 듣다가 오늘 난생 처음으로 강연장을 찾았어요. 아직 낯선 사람들 앞에서 질문을 할 정도로 용기가 생기지는 않지만 다른 질문자들의 답변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답을 얻어가고 싶어요”라고 말했습니다.nbspnbsp또 어떤 여성분들 대여섯 명은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앉아 ‘센스쟁이. 스님’, ‘최고예요. 왕짱’이라는 푯말을 계속 들고 있으면서 열정적인 팬임을 드러내 대중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습니다.nbspnbspnbsp강연장을 찾는 이유야 각자의 인생만큼 천차만별이고 다를 수 있겠지만 괴로움에서 벗어나 온전히 행복해지고 싶다는 그 마음만큼은 똑같지 않을까 싶었습니다.nbsp오늘 강연은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약 2시간에 걸쳐 서초구민회관 대강당에서 있었습니다. 좌석은 총 800석인데요. 저녁 6시 50분경이 되자 강연을 위해 준비한 자리가 모두 차서 조금 늦게 강연장을 찾은 분들은 아쉽게도 발걸음을 돌려야 했습니다. 그동안은 통로에 보조의자를 놓거나 때로는 무대 위에 자리를 잡고 강연을 듣기도 했지만 오늘은 시설관리팀에서 안전상의 이유로 정원수 만큼만 입장할 수 있다는 지침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아쉬울 따름이었습니다.nbspnbsp▲ 서초구민회관nbsp저녁 7시가 되자 스님이 강연장으로 들어섰습니다. 이에 청중들은 뜨거운 박수로 스님을 맞이했습니다.nbspnbspnbsp“여기 강연장 안에 있는 사람보다 조금 늦게 온 사람들 중 많은 분들이 못 들어오고 돌아갔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무대 위에도 앉고 그랬는데 안전이 제일 중요해서 정원만 받았으니 깊이 양해하시기 바랍니다. 그분들은 집에 가셔서 유튜브를 보시면 됩니다. 즉문즉설 어떻게 하는지 잘 알죠? 거두절미하고 시작하죠. 질문 신청하신 분 누굽니까? 손 번쩍 드세요.”nbsp스님의 간단한 인사말이 끝나자 곧바로 즉문즉설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은 총 6명이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nbspnbsp첫 번째 질문자는 큰 아이가 평소 공부를 열심히 하고 모의고사에서도 성적이 좋은데 큰 시험만 보면 망쳐서 삼수를 하고 있다며 자책감이 들고 두려울 때가 있는데 엄마로서 어떤 자세를 가지고 기도하면 좋을지 물었습니다. 두 번째 질문자는 고등학생 딸과 중학생 아들, 그리고 아내를 둔 가장으로서 주말부부를 하면서 토요일에는 파킨슨병에 걸린 아버지를 돌보고, 일요일 단 하루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가족 내에서 자신의 존재감이 점차 없어지는 것 같아 걱정된다며 과연 누구도 실망시키지 않을 방법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세 번째 질문자는 결혼한 지 30년이 되었는데 술만 마시면 시작되는 폭언과 행패, 그리고 처갓집 식구를 무시하는 남편 때문에 가출했는데 최근 들어 용서를 구하는 남편 말을 믿고 다시 집으로 들어가야 할지, 아니면 깨끗이 포기하고 이혼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물었습니다.nbspnbspnbsp네 번째 질문자는 평소 중요한 시험이 있을 때마다 시험불안증이 있어서 시험을 망치곤 했는데 앞으로 시험 공포증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물었습니다. 다섯 번째 질문자는 어린 시절부터 일방적으로 가족을 위해 희생을 강요당하며 살아야 했고, 간암이 발병한 지 3년 만에 돌아가신 엄마를 대신해 집안 경제를 책임지다가 도망치듯이 한 결혼에 실패한 후 최근에 재혼할 사람이 생겼는데, 언니가 자기 아이를 돌봐달라고 한다며 이제라도 이기적인 언니와 가족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물었습니다. 여섯 번째 질문자는 결혼 초 남편이 외도를 하면서 자신에게 이혼을 요구했는데 억울한 마음에 12년 동안 거부해오다가 5년 전부터 반대로 남편에게 이혼하자고 말하는데 지금은 남편이 거절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이가 성년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할지, 아니면 양육비를 본인이 전적으로 책임지고서라도 이혼을 감행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물었습니다.nbsp오늘은 그중에서 세 번째 질문자의 질문 내용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nbspnbsp“결혼한 지 30년 동안 남편과 싸워도 대문 밖을 나간 적이 없는데, 어제로 집을 나온 지 100일째 됐습니다. 남편이 술을 좋아하는데 마시면 자기도 기억을 못하는 악담을 많이 합니다. 예를 들어 자기는 좋은 부모 밑에서 집안 교육을 잘 받았는데 저는 안 그렇다면서 ‘독한 년’이라고 불러요. 또 본인은 좋은 소리라고 하지만 반복하면 듣는 입장에서는 잔소리가 되잖아요. 남편은 술을 먹으면 기본으로 3시간은 잔소리를 합니다. 아이들이 다 커서 29살, 25살, 21살이 된 지금까지도 불러서 앉혀놓고 잔소리를 합니다. 저와 싸우면 저녁에만 술을 마시는 게 아니라 다음날 아침까지 마시면서 잔소리를 해요. 항상 ‘네가 뭘 알겠느냐’는 식으로 무시하는 말을 하고요.nbspnbsp남편이 갈수록 심해지기도 하지만 이번에는 친정집 식구들, 돌아가신 지 40년이 된 친정아버지까지 들먹이는 걸 보면서 더 이상은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나가고 싶으면 나가봐라. 노래방 아니면 네가 갈 데가 어디 있겠냐. 먹고 살 길이 없어서 며칠 안에 돌아올 텐데 나가서 뭐 하냐?’라고 늘 무시하는 것도 화가 났어요. 더 참을 수 없어서 남편이 자는 사이 몰래 가방을 싸서 집을 나오자마자 전화기도 꺼버렸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제가 집을 나온 지 3일 만에 옷이나 이불 등 제 물건을 모조리 쓰레기봉투에 넣어서 내다버렸대요. 그 이야기를 아이들을 통해서 듣고 나니 ‘아, 이제는 내가 진짜 결심을 해야 되겠다’ 싶어서 서울의 큰딸 집에 와 있어요. 남편은 저를 죽인다고 하면서도 큰딸 성격이 자기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는 걸 알기에 아직 직접 찾아오지는 않았습니다.nbspnbsp집을 나온 뒤 취직해서 바쁘게 일을 하니까 마음도 좀 놓이고 잊혀졌나 싶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집에 두고 온 아이들이 성인이긴 하지만 걱정됩니다. 남편도 딸 몰래 두 번이나 저를 출근길에 만나러 와서 한 번만 기회를 달라고 빌어요. 제가 남편 일을 도왔는데 남편도 취하지 않았을 때는 제가 고생하는 줄 알고 인정해줬거든요. 친정어머니는 ‘혼자 사는 것보다는 같이 사는 게 낫다. 술 안 마실 때는 괜찮은 사람이니까 한번 생각을 해 보라’고 하시는데, 동생이나 다른 사람들은 제가 돌아간다면 다시는 절 보지 않겠다고 합니다. 아이들은 처음에는 ‘아빠를 버리라’고 하더니 이제는 한 번쯤 용서해 주라고 하고, 남편은 자기가 또 술을 마시고 행패를 부리면 당신이 집을 나가도 더는 찾지 않을 테니 한 번만 용서해달라고 합니다. 그런 소리를 듣고 살면서도 돌아갈 궁리를 하니 남들이 들으면 미쳤다고 하겠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갈등이 심합니다.”nbsp“그런 사람이 뭐가 좋아서 30년을 살았어요? 나빴던 것은 이제 그만 이야기하고 좋았던 것을 이야기해 보세요.”nbspnbsp“그 사람이 처음부터 그러지는 않았습니다. 10년 전에 시동생이 죽고 난 뒤부터 시동생이 술 먹었을 때 하는 행동을 남편이 똑같이 하기 시작했어요. 점을 보니 ‘동생 귀신이 씌었다고 하기에 제가 시동생을 위해 천도재도 지냈습니다. 그런데 잠시 좋아졌다가 시간이 좀 지나면 다시 똑같아졌어요. 무당 말을 안 믿으려고 해도, 술만 마시면 죽은 시동생과 똑같은 행동을 해요. 옛날에는 안 그랬는데 왜 저러는지 모르겠어요.”nbspnbsp“남편이 옛날에는 안 그랬던 게 아닙니다. 시아버지는 어때요?”nbsp“시아버지가 젊었을 때는 이렇게까지는 안 했다고 하더라고요.”nbsp“어머니는 살아 계세요?”nbspnbsp“예.”nbsp“남편이 어릴 때 시아버지나 시어머니가 어땠는지 들어봤어요?”nbsp“시아버지가 술을 드시고 나서 이런 식으로 잔소리를 하면 시어머니는 좀 피해 있곤 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제가 나간다면 대문을 걸어 잠글 정도예요. 그리고 제가 좋아서 남편과 결혼을 했으니까, 저는 집을 나가겠다는 생각은 전혀 안 해봤습니다.”nbspnbsp“시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남편이나 시동생의 속에도 그런 씨앗이 형성이 되어는 있었어요. 시동생이 먼저 발현됐고 시동생이 죽으니까 남편 안에 있던 것도 발현이 된 것이지, 없던 게 생긴 건 아닙니다. 그건 그렇다 치고, 남편이 좋았던 점은 뭐예요?”nbsp“성실합니다. 일단은 일을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nbspnbsp“그래서 돈은 잘 벌었겠네요?”nbsp“잘 번 건 아닌데요.” nbspnbsp“어쨌든 먹고 살만큼은 벌었잖아요?”nbsp“예.”nbsp“어쨌든 아내가 번 것으로 먹고 산 게 아니고, 같이 하긴 했지만 남편이 벌어서 식구들을 먹여 살렸네요. 또 뭐가 좋았어요? 애를 셋이나 낳을 정도면 금슬은 좋았나 봐요.”nbsp“예, 좋았습니다. 그리고 남편이 술을 안 먹었을 때는 엄청 자상하고 가정적입니다.”nbspnbsp“그러니까 그런 좋은 점이 있기 때문에 술만 안 마시면 좋겠죠? 이제는 안 마시겠다고 하니까 한 번만 믿어볼까 하고 솔깃한 거잖아요.”nbsp“예.”nbsp“그런데 질문자가 집에 들어가면 남편이 술을 마실까요, 안 마실까요?”nbsp“한동안은 안 마셔도 나중에는 마시겠지요.”nbsp“남편이 나중에라도 술을 마시면 그 증상이 이전과 똑같이 나타날까요, 안 나타날까요?”nbsp“안 나타날 것 같기도 합니다. 제가 집을 나온 지 100일이나 되니까 남편이 엄청 겁을 먹었거든요.”nbsp“아이고, 저렇게 순진해서 어떻게 해요. 질문자가 집에 들어가면 남편은 전과 똑같이 술을 마시고 똑같은 주정을 할 가능성이 99.9입니다. 그러니까 ‘남편이 예전처럼은 안 할 거다’라는 걸 전제하고 집에 들어가지 마세요. 그렇게 전제하고 들어가면 또 집을 나와야 돼요. 그러니까 ‘예전처럼 하더라도 들어가자’ 이런 마음이 들면 들어가세요.”nbspnbsp“큰딸은 ‘아빠는 죽을 때까지 안 바뀐다’면서 저를 못 들어가게 합니다.”nbsp“딸이든 엄마든 다른 사람이 하는 이야기는 듣지 마세요. 남편은 어릴 때 억압심리가 생겼기 때문에 술을 먹고 취했을 때 의식은 없어지고 무의식이 작동해서 어린 시절의 억압된 심리가 튀어나오는 거예요. 누구든 붙들고 욕을 해야 하는 거예요. 그건 정신질환과 같은 것이기 때문에 고쳐질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남편이 결심한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남편이 안 취했을 때는 ‘내가 고치겠다’고 결심하지만 술에 취하면 그게 안 되잖아요. 남편이 나빠서 그러는 것도 아니고, 그러고 싶어서 그러는 것도 아니에요. 어릴 때 심리가 억압되었기 때문에 술을 먹으면 자동으로 그렇게 나오게 돼 있는 거예요. 그러니 남편을 미워할 필요도 없습니다.nbspnbsp그래도 질문자가 남편과 살겠다면 남편에게 술을 먹지 말라든지 주정하지 말라는 말을 하면 안 돼요. 그러면 더 심해집니다. 그러니까 남편이 술을 마시고 욕을 하면 ‘그래, 그래. 당신 말이 맞아. 아이고, 내가 이렇게 못난이인데 당신 입장에서 우리 부모님이 뭐가 좋겠어? 그래, 그래’ 이렇게 등을 두드려줘야 합니다. 남편의 주정은 일종의 질환이기 때문에 그 주정하는 말에 집착하면 안 됩니다.”nbspnbsp“제가 그리 했기 때문에 여태까지 살아온 거예요. 남이 부끄러워서라도 그렇게 했어요.”nbsp“그건 참아온 거잖아요. 남편 속의 작은 아이를 내 아들처럼 불쌍하게 여기란 말이에요. 남편이 아버지가 주정하고 엄마가 악쓰는 가운데 자라서 술만 먹으면 어릴 때로 돌아가는 겁니다. 그때 억압된 심리로 이렇게 주정을 하는 거니까 질문자는 남편을 보면서 ‘너무 너무 불쌍하다’ 이런 마음을 내세요. 남편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아들을 달래듯 하세요. 질문자의 아들도 이제 또 그렇게 됩니다.”nbsp“그게 걱정입니다. 그래서 남편이 술을 먹으면 그냥 재우기 위해서 제가 항상 다독거려줬어요. 지금 돌이켜 보면 제가 그렇게 한 게 잘못이다 싶어요. 오히려 처음에 확 잡았으면 이렇게까지는 안 됐을 것 같아요.”nbsp“확 잡으려 들다가 잘못하면 칼 맞아 죽어요. 질문자가 그렇게 남편을 다독거려줬는데도 효과가 안 나는 것은 참고 했기 때문입니다. 참고 한 것은 성내는 것보다 결과가 더 못합니다. 진짜 불쌍하게 여겨야 됩니다. 남편이 주정하는 게 괘씸하지 않고 너무너무 불쌍해야 됩니다. 질문자의 아들이 그러고 있다면 며느리는 아들과 싸우겠지만 질문자는 아들이 너무너무 불쌍해서 ‘아이고, 저게 제 아버지 닮아서 저렇구나. 내가 악을 써서 저렇구나. 쯧쯧’ 이럴 거 아니에요? 이렇게 아들 보듯이 해야 됩니다. 남편이라고 생각하지 말고요. 그렇게 등 두드리면서 살려면 집에 들어가도 됩니다. 전제조건은 붙이지 마세요.nbsp그런데 질문자가 ‘내가 이 나이에 그렇게까지 하면서 살 이유가 뭐가 있나? 지금까지 산 것만 해도 다행이고 아이들도 모두 20살이 넘었으니까, 나는 어디 가서 파출부 하면서 살더라도 편안하게 내 인생 살겠다’라고 생각한다면 아무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남편이 한 번만 오라고 해도 ‘네, 알았어요. 좀 더 있다가 갈게요’ 이렇게 말하고 안 가면 됩니다. 안 간다고 버티면서 다툴 필요도 없고, 약속 지키네 마네 하는 이야기도 할 필요 없어요. 그냥 ‘조금 더 따로 살아봅시다. 나도 너무 힘들었어요, 여보. 내가 조금 더 살아보고 들어갈 테니 먼저 가세요’ 이러고 그냥 살면 됩니다. 어느 걸 선택할래요? 집에 들어가고 싶으니까 저한테 물었겠지요? 스님한테 ‘가거라’는 말을 듣고 싶어서 여기 온 건데, 저는 그 말을 해 주기가 싫어요. nbspnbspnbsp질문자는 우선 남편은 전과 똑같이 행패를 부릴 거라는 사실을 아셔야 해요. 똑같다는 걸 전제하고, 질문자가 택할 수 있는 길이 두 가지 있습니다. ‘전에는 남편의 주정 때문에 힘들어했지만 이제는 불쌍한 아들로 여기고 다독이며 살겠다. 진짜 관세음보살 같은 마음을 내서 불쌍하게 여기겠다. 얼마나 힘들면 저렇게 술만 마시면 악을 쓸까? 아이고, 저 한을 내가 풀어줘야 되겠다’ 이렇게 마음을 먹고, 매일 ‘우리 남편한테 내가 관세음보살이 되겠습니다’라고 절하면서 진짜 남편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으로 들어가려면 들어가도 됩니다.nbspnbsp그렇지 않고 ‘내가 이 정도 했으니 남편이 이제 정신 차리지 않겠냐?’라고 생각한다면 절대 안 그렇습니다. 질문자가 집에 들어가면 남편은 더 보복을 할 거예요. 술을 안 마실 때는 괜찮겠지만 술을 마시면 ‘네가 나를 두고 도망을 가? 한 번 더 가면 다리몽둥이를 부러뜨린다.’ 이렇게 나올 겁니다. 남편이 질문자를 찾아갔을 때는 술을 안 마셨으니까 그렇죠. 사람이 똥 누러 갈 때 마음과 똥 누고 온 마음이 달라요. 결혼할 때 그렇게 사랑한다고 해놓고 막상 결혼하니까 딴 짓하는 걸 이미 경험해 놓고 뭘 또 물어요? ‘내가 더 튕기면 남편이 고쳐질 거다’ 이런 생각도 하면 안 됩니다.nbspnbsp어떻게 할래요? 딱 그대로 수용하고 들어가든지, 그냥 끝내든지요. 아이들 모두 20살 넘을 때까지 키웠으니까 이제 남편과 안 살아도 도덕적, 윤리적, 법률적으로 아무 문제가 안 됩니다. 그렇게 마음 졸여가면서 살 필요가 뭐가 있어요? 다 행복하려고 태어났는데 질문자도 행복하게 살아야지요. 그러니 질문자가 자기 인생을 딱 결정하세요. 그 남자가 술 먹고 행패 부려서가 아니라 ‘나도 이제는 내 인생을 살겠다.’ 이렇게 결정하면 돼요. 딸이나 엄마가 뭐라 그러든 남의 말을 들을 필요 없습니다. 자기 인생을 자기가 살아가면 됩니다. 남편이 와서 빌면 ‘알겠어요. 먼저 내려가세요. 내가 혼자 좀 더 살아보고 내려갈게요.’ 이렇게 좋게 이야기해 주세요. ‘난 안 간다. 너하고는 다시는 안 산다.’ 이런 말을 할 필요가 없어요. ‘내일 가겠다.’ 이런 말도 할 필요가 없고요.”nbsp“어제 남편을 만나서 이야기를 했는데, ‘마지막 기회를 한 번만 달라. 다시 그런 일이 있으면 당신이 나가도 다시는 안 찾겠다’라고 했는데요.” nbspnbsp“그런 말은 믿지 말라니까요. 질문자가 경험을 해봤잖아요. 술 안 마셨을 때 했던 말은 술 마시면 달라진다니까요. 그 말을 믿고는 가지 말라는 겁니다.”nbsp“예, 잘 알겠습니다.”nbsp“가고 싶으면 그냥 가세요.” nbspnbsp“감사합니다.”nbsp“연세가 몇이에요?”nbsp“51살입니다.”nbspnbsp“아이고, 아직 남자가 필요할 나이네요. 이해는 되는데, 남편이 술을 안 마시거나 다시는 주정 안 할 거라고 생각하고 가지는 마세요. 병이기 때문에 못 고쳐요. 앞으로 남편이 어떤 행동을 해도 ‘이건 병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크게 힘이 안 들어요. 무슨 말인지 아시겠어요? 그러니까 ‘두 다리가 부러져서 똥, 오줌 받아내는 것보다는 그래도 잔소리 좀 듣고 사는 게 낫다’는 마음으로 ‘아이고, 여보, 그랬구나. 그래, 그래, 당신 말이 맞다.’ 이렇게 등 두드려주며 살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고칠 거라는 전제하에 들어가려면 가지 말라는 거예요.nbspnbspnbsp들어가고는 싶지만 못 들어가고 있었는데 마침 남편이 빌러오니까 그걸 빌미로 들어가려고요? 턱도 없는 소리입니다. 들어가려면 그런 말 믿지 말고 그냥 들어가세요. 남편은 옛날 모습 그대로입니다. 대신에 질문자가 바뀌어야 해요. 남편은 그대로지만 ‘내가 옛날엔 악쓰고 살았지만 이제는 악쓰고 살지는 않겠다. 주정은 병이다. 다른 병 수발하는 것보다는 그 병 수발하는 게 낫다.’ 이렇게 생각하면 괜찮습니다.”nbsp스님의 반복되는 설명 끝에 그제서야 질문자도 수긍이 갔는지 넙죽 감사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청중들은 질문자를 위해 격려의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nbspnbsp오늘은 질문자들이 모두 연이어서 스님의 말뜻을 알아듣지 못해서 스님의 답변도 많이 길어졌는데 이 모습을 본 몇몇 청중들은 “이제 그만해” 하며 답답한 마음을 표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자 스님은 질문자도 얼마나 답답하면 그러겠냐며 그 마음을 대신 헤아려주며 청중들을 진정시켜 주기도 했습니다.nbspnbspnbsp“여러분들이 보시기에는 답답할지 몰라도 듣는 우리가 더 답답하겠어요, 질문하는 분이 더 답답하겠어요? 질문하는 분은 더 답답해요. 여러분들은 제3자 입장에서 들으니까 서너번만 들으면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되는데 자기 문제가 되면 제 얘기가 귀에 안 들려요. 본인도 길게 얘기하고 싶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얼마나 답답했으면 그러겠어요. 그러니 1시간이고 2시간이고 계속 얘기해도 괜찮아요.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좋은 게 아니잖아요. 한 사람이라도 답답한 사람의 마음을 해결해주는 것이 중요하지요. 듣는 여러분들은 귀찮을 수 있지만 즉문즉설은 단 한 명을 위해서도 1시간, 2시간을 할 수 있는 겁니다.” nbspnbspnbsp한 사람의 고민이라도 제대로 해결해주고자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지 스님의 애틋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nbspnbsp모든 질문에 대한 답변을 마치고, 닫는 말씀을 하면서도 스님은 우리가 어떤 마음 자세를 가져야 행복의 길로 들어설 수 있는지 이야기해주었습니다.nbspnbsp“재미있었어요?”nbsp“네.”nbsp“질문하신 분들은 참 고마운 분들이에요. 사실 자기 이야기 꺼내기가 어렵잖아요. 그런데 꺼낸 이야기를 들어보니 내 이야기하고 비슷한 것도 있어요. 나를 대신해서 질문해 준 셈입니다. 그러니 좋은 이야기를 들을 기회를 주신 6명의 질문자들께 큰 박수 한 번 주세요. 저도 감사드립니다.nbspnbspnbsp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남자든 여자든, 얼굴이 검든 희든, 노인이든 청년이든,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종교가 뭐든, 어릴 때 성추행을 당했든 학대를 받았든, 지금 살아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우리는 다 행복할 권리가 있어요. 이혼해서, 애가 있어서,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이런 핑계를 자꾸 대면서 ‘나는 불행할 수밖에 없다’고 하는 건 자기 권리를 포기하는 겁니다. 이미 지나간 옛날 기억에 사로잡히거나 오지도 않은 미래의 상상에 사로잡혀 꿈속을 헤매면서 괴로워하는 거예요. 그런 과정을 겪고도 지금 안 죽고 살았잖아요. 지금 살아있다는 게 중요합니다. 당장 내일 죽을지도 모르지만 사는 동안에는 누구나 다 행복할 권리가 있고, 행복할 수가 있습니다.nbspnbspnbsp그러니 자기 괴로움을 자꾸 합리화하지 마세요. 여러분들이 자꾸 이유를 대는 건 ‘나는 괴로울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예요. ‘애가 시험에 떨어져서 괴롭다’, ‘남편이 술을 마셔서 괴롭다.’ 다 이해는 됩니다. 그건 결국 자기가 괴롭고 싶다는 소리일 뿐이에요. 얼마나 괴롭고 싶으면 온갖 이유를 다 갖다 대면서 괴롭다고 그렇게 주장하겠어요? 그러니 그런 핑계 대지 말고 ‘지금부터 나는 행복할 수가 있다’는 걸 아세요. 그걸 두고 부처님은 ‘모든 중생은 다 부처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부처’라는 말은 ‘행복하게 살 수가 있다’는 뜻입니다. 예수님은 ‘모든 사람은 다 하나님 앞에 평등하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다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했어요. 하나님의 아들이 괴로워해서 되겠어요? 그러니까 자꾸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괴로워하지 마세요. 우리는 다 행복할 권리가 있고 행복할 수가 있습니다. 이걸 아시고 모두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자기 권리를 포기하지 마세요. 행복할 권리를 당당하게 행사하며 사시기 바랍니다.”nbsp“감사합니다.” nbspnbsp오늘도 6명의 질문자가 우리를 대신해 자신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고 간절하게 답을 구했으며 그 덕분에 우리 또한 인생에서 새로운 가능성과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nbspnbsp오늘 즉문즉설 강연은 서초 정토법당 봄불교대학과 봄경전반, 그리고 가을불교대학과 가을경전반 80여 명이 주축이 되어 진행되었습니다. 강연을 마치고 나서 봉사자들은 곧바로 팀별로 흩어져 마음나누기를 했습니다.nbspnbsp▲ 강연을 마치고 마음나누기를 하고 있는 봉사자들nbsp그중 봄경전반 소속 박경래 님은 오늘 오후 강연장 물품 나르는 봉사를 위해 기쁜 마음으로 반가를 내고 일찌감치 강연장으로 달려왔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그동안 스님의 하루에 올라온 글을 스마트폰으로 쉽게 읽으면서도 거기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고가 숨어 있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이렇게 직접 강연장에 나와 보고서야 법륜 스님은 물론이고, 참으로 많은 봉사자들의 시간과 노력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오늘 저의 동참이 또 다른 분들에게 미약하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nbsp이어서 로비에서는 책 사인회가 열렸습니다. 길게 줄을 서서 스님의 사인을 기다리는 청중들의 얼굴에는 가볍고 행복한 표정이 가득했습니다. 스님은 강연장을 찾아와 준 사람들과 일일이 눈을 마주치며 환한 웃음을 보여주었습니다.nbspnbsp▲ 책 사인회nbsp간혹 어린이들이 보일 때면 “안 지루했어? 엄마가 억지로 데려와서 힘들었겠구나” 하면서 그 마음을 헤아려주기도 했습니다.nbspnbspnbsp오늘은 정토회 서울제주 지부에서 주관한 올해 마지막 강연이기에 종강연 기념 행사를 조촐하게 가지려고 했으나 서초구청 측에서 공간 사용을 허락지 않아 그냥 마쳐야 했습니다. 봉사자들은 아쉬움을 달래며 스님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nbspnbsp오늘 하루 종일 강연 준비를 위해 분주히 움직였던 봉사자들은 스님과의 사진 한 장으로 그 노곤함이 모두 녹아나는가 봅니다. 모두들 얼굴에 환한 웃음이 가득했습니다.nbspnbspnbsp봉사자들을 격려한 후 서초구민회관을 나온 스님은 밤 10시가 다 되어 서울 정토회관에 도착해 오늘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nbspnbsp내일은 하루 종일 집무실에서 새책 원고 집필 작업을 한 후 저녁 7시에는 성남시 수정청소년 수련관에서 성남 시민들을 위해 ‘통일 이야기’를 주제로 즉문즉설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nbsp ※ 카카오톡으로 법륜 스님의 하루를 매일 받아보세요. 아래 배너를 누르고 친구 추가
2015.11.30 농사일 그리고 창원 통일의병 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새벽부터 오후까지 김장 준비와 농사일을 한 후 저녁 7시부터는 창원대학교 종합교육관에서 창원 시민들을 위해 “통일 이야기”를 주제로 즉문즉설 강연을 했습니다.nbspnbsp서울에서 미팅을 마치고 새벽 2시에 울산 두북에 도착한 스님은 잠시 눈을 붙인 뒤 4시에 일어나 새벽 예불과 기도를 마치고 곧바로 하루 일과를 시작했습니다.nbspnbsp아침 식사를 간단히 한 후 7시부터 김장 준비를 했습니다. 먼저 그동안 텃밭에서 농사 지은 배추와 무를 뽑았습니다. 스님은 배추와 무를 뽑아 김장을 언제할 수 있을지 시간을 내어보려고 여러 차례 기회를 엿보았는데 드디어 오늘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농사일을 위해 묘당 법사님과 자광 법사님, 여광 법사님, 희광 법사님도 함께 했습니다.nbspnbspnbsp배추를 쑥쑥 뽑아내는 스님의 얼굴에는 보람과 기쁨이 가득했습니다. 은퇴하면 농사꾼이 되는 것이 꿈이라는 스님의 말씀은 정말로 말씀 그대로인 것 같습니다.nbspnbsp스님이 뽑은 배추를 법사님들은 그 자리에서 바로 칼로 썰어서 소금에 절였습니다. 배추를 반으로 가르자 속에 노란 잎들이 꽉 찬 모습이 드러났습니다. 스님은 매일 전국을 돌아다니며 강연을 해야하기 때문에 배추를 심어 놓고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는데 법사님들은 속이 노랗게 잘 익은 모습을 보고 “다행이다” 라며 반갑게 웃었습니다.nbspnbsp▲ 소금에 절이기 위해 배추를 자르고 있는 법사님들nbsp큰 대야가 없어서 배추는 욕조에 소금물로 재워 두었습니다. 김장을 하려면 배추를 최소 24시간 이상 소금에 절여야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본격적인 김장은 내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nbspnbsp그리고 무를 뽑았습니다. 스님은 무를 뽑으면서 “둔턱을 더 높이 만들어주지 못해서 더 클 수 있는데 못 컸다”며 아쉬운 마음을 내비쳤습니다. “내년엔 더 잘해보자” 며 웃음을 머금고, 뽑은 무를 가지런히 모아서 흙을 털어내고 씻었습니다. 아직 더 클 수 있을 것 같은 몇몇 작은 무는 잎을 더 솎아주고 그대로 두었습니다.nbspnbspnbsp그리고 오늘의 가장 큰 일감은 김치를 보관할 장독을 땅에 묻는 일이었습니다. 냉장고에 공간이 부족해 장독을 땅에 묻기로 한 것입니다. 장독이 생각보다 길쭉해서 꽤 깊이 땅을 파야 했습니다.nbsp▲ 김치를 보관할 장독 구덩이를 팠습니다.nbspnbsp땀을 뻘뻘 흘리며 부지런히 땅을 팠습니다. 스님은 일일이 손으로 돌을 고르고 대야로 흙을 퍼내면서 “완전히 인도식이지” 라고 하면서 웃었습니다. 장독을 땅에 잘 묻고 나니 어서 빨리 김장 김치를 넣어 두고 싶어졌습니다.nbspnbsp▲ 열심히 땅을 팠더니 장독이 들어가기에 안성맞춤이 되었네요nbsp바깥 날씨가 너무 추워서 손이 얼얼 했는데 추위에 떠는 법사님들을 위해 스님은 장작을 가져와서 불을 지펴 주었습니다. 장작이 타오르자 감자와 고구마도 함께 구웠습니다.nbspnbsp▲ 추위를 피하기 위해 장작불을 지펴주고 있는 스님nbspnbsp정겨운 이야기를 나누며 몸을 따뜻이 하다가 감자와 고구마를 꺼내었습니다. 김이 모락 모락 나는 고구마를 한 입 물으니 단맛이 일품이었습니다.nbspnbsp▲ 맛있게 구워진 고구마nbspnbsp이렇게 김장을 위한 준비가 일단락 되자 법사님들은 탑곡 정토수련원으로 감을 따러 갔고, 스님은 텃밭을 정비하는 일을 했습니다. 우선 화분에 담긴 국화가 모두 꽃이 져서 땅으로 옮겨 심는 일을 했습니다. 꽃이 피었던 부분을 모두 가위로 잘라 내고, 뿌리만 살려서 화단에 나란히 심었습니다. 내년에 다시 예쁜 꽃으로 피어나주길 바래봅니다.nbspnbspnbsp▲ 철 지난 국화 화분을 다시 땅에 심어주었습니다.nbspnbspnbsp정성껏 심은 국화에 물도 시원하게 뿌려주었습니다. 마음이 가볍고 시원해지는 것을 보니 농사일이야 말로 정말 우리의 육체와 정신을 건강하게 해준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잠시도 쉬지 않고 부지런히 일거리를 만들며 하나씩 하나씩 정돈을 해나갔습니다. 창고에 불이 안 들어온다고 하자 드라이버를 가져와서 차단기를 열고 전선의 연결 부위를 수리했습니다.nbspnbsp▲ 전기불이 들어오지 않아서 차단기를 점검했습니다.nbspnbsp빨래줄이 헐렁하다고 하자 더 팽팽한 줄을 가져와 못을 박고 줄을 이었습니다. 잠시도 쉬지 않고 뭐든지 뚝딱 뚝딱 일사천리로 일을 하시는 모습을 보니 정말로 부지런함이 몸에 배어 있으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nbspnbsp▲ 빨래줄을 설치하기 위해 나무에 못을 박았습니다.nbspnbspnbsp오후에는 뒷 담벼락에 있는 감나무에 올라가 감을 땄습니다. 스님은 다람쥐처럼 날렵하게 나무 위로 올라갔습니다. 주전자에 밧줄을 묶어서 주전자가 다 채워지면 아래로 내려주었습니다.nbspnbsp▲ 순식간에 감나무에 올라간 스님nbspnbsp가지가 꺾어지는 소리가 몇 번 나더니 금새 주전자가 가득 채워졌습니다. 아주 숙련된 솜씨가 느껴졌습니다. 스님은 어릴적부터 이 감나무에서 열린 감을 매년 맛있게 먹었다고 합니다.nbspnbspnbsp드디어 감나무 위에 달린 감을 모두 따내고 마지막으로 까치밥 하라고 하나를 남겨 둔 뒤 나무에서 내려왔습니다.nbspnbsp마당에서는 스님이 딴 감과 법사님들이 탑곡 정토수련원에서 따온 감을 품질에 따라 분류를 한 뒤 등급을 매기고 박스에 가지런히 담는 일을 했습니다. 순식간에 56개의 박스가 만들어 졌습니다.nbspnbsp▲ 마당에서 감을 분류하고 있는 법사님들nbspnbsp스님은 김치며, 감이며 모두 정성껏 포장해서 인연이 닿는 몇몇 분들에게 선물을 할 것이라고 합니다. 그냥 도움만 받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감사한 마음을 정성으로 표하고자 하는 스님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nbspnbspnbsp이렇게 모든 일을 마치고 법사님들은 문경으로 돌아가시고 스님은 몸을 씻고 머리를 깍은 후 원고 교정 업무를 보다가 오후 5시가 되어 저녁 강연이 열리는 창원으로 향했습니다.nbspnbsp울산에서 창원으로 가는 차안에서는 계속 원고 교정 업무를 보았습니다. 11월까지 집필을 끝내주기로 약속한 원고여서 11월의 마지막날인 오늘까지 많은 부담이 되었나 봅니다. 강연장에 조금 일찍 도착했지만 차에서 내리지 않고 강연 직전까지 원고를 보았습니다.nbspnbsp▲ 차를 타고 이동하며 원고 교정에 여념이 없는 스님nbspnbsp가을의 끝자락 11월의 마지막 날인 30일입니다. 다행히 갑자기 몰려왔던 매서운 추위도 잠시 풀리고 가을 날씨답게 청명한 날이었습니다. 강연장에 일찍부터 모인 통일의병 봉사자들은 ‘지금 이 순간이 통일의 시작입니다. 방긋 웃으며 일하겠습니다.’ 라는 명심문을 합창한 후 차분히 자신의 자리에서 강연 준비를 시작했다고 합니다.nbspnbsp▲ 창원대학교 종합교육관nbspnbsp창원대학교 종합교육관에는 오후 6시가 되어 시민들의 입장이 시작되었습니다. 어린이들을 동반한 젊은 부부, 대학생인 듯한 젊은이들, 손주와 손잡고 함께 온 할머니, 성인이 된 아들 둘을 데리고 온 아버지 등등 성별도 다양하고, 세대도 다양한 사람들이 입장하였습니다. 500석이 빈자리 없이 모두 들어찼습니다. 보통은 여성 관객이 많았었다면 이번 강연은 성별도 세대도 골고루 섞여 있었습니다.nbspnbspnbsp스님의 강연을 듣기 전 먼저 구성진 소리공연이 있었습니다. 춘향가와 진도아리랑 소리에 공연장 분위기가 한층 고조되었습니다. 특히 아리랑은 청중과 함께 박수치며 불렀는데 시작부터 세대와 성별을 뛰어넘는 통일의 분위기를 물씬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nbspnbspnbsp통일의병 영남본부장의 인사말이 있고 나서, 드디어 박수와 함께 스님이 등장하였습니다. 먼저 스님은 자리가 없어 2층으로 올라간 청중들을 올려다 보며 “거기 있으면 내 머리통밖에 안 보일텐테” 하며 청중을 웃게 하더니, 오늘은 통일이야기가 주이고 인생 이야기는 부수적인 것이라며 말문을 열었습니다.nbspnbspnbsp그리고 저녁식사는 다들 했는지 안부를 물어본 후 오늘 스님도 바쁘게 일하다가 저녁도 못 먹고 왔노라며 가볍게 인사를 건넸습니다.nbspnbsp“저녁식사는 하셨어요? 못 드신 분도 계시네요. 집에 가서 드세요. 저도 저녁 못 먹고 왔어요. 오늘은 종일 열심히 일하다가 왔습니다. 제가 일하길 좋아하면서도 매일 강의 다닌다고 못 했는데, 오늘은 제가 그간 농사지은 무도 뽑고, 배추도 뽑아서 절이고, 감나무에 감도 따고, 땅 파서 독도 묻고, 꽃이 진 국화도 화분에서 땅으로 옮겨 심었어요. 새벽부터 종일 일하다가 강의시간 맞춰서 세수하고, 머리 깎고, 급하게 왔습니다. 그래서 저도 저녁을 못 먹었습니다.” nbsp스님의 환한 웃음과 함께 분위기도 밝아지고 드디어 본격적으로 대화가 시작되었습니다.nbspnbsp첫 번째 질문자는 20대의 청년이었는데 지금 용접 일을 배우고 있으며 의지가 약해 무엇이든 중간에 포기하는 것이 고민이라고 하였습니다. 두번째 질문자는 스님이 덕을 바라고 결혼하지 마라고 했지만 현실은 결혼이 비즈니스인 것 같다고 스님에게 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했습니다. 세 번째 질문자는 아버지와의 갈등이 고민인 30대 남성이었습니다. 현재 가게를 꾸리며 가족의 생계를 도맡고 있지만 어릴 때부터 계속 되어온 아버지의 질책과 간섭이 고민이라고 하였습니다.nbspnbsp네 번째 질문자는 핵발전소 반대 운동을 하고 있는데 대중들의 관심이 없어 고민이라며 스님의 핵발전소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마지막 질문자는 법륜 스님을 알고 나서 자신이 많이 바뀌었고 부인에게 법륜스님 얘기도 많이 하고 스님의 법문을 권하기도 하는데 부인이 안티 법륜이라며 어찌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하였습니다. 또 스님이 선거를 잘 하면 통일될 것이라고 하셨는데 실제로 공약대로 실천하지 않는 후보가 많기 때문에 어떤 후보가 가장 통일 지향적인 사람인지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nbsp각각의 질문에 대해 명쾌한 답변을 들려주었지만 오늘은 통일 강연이었기 때문에 마지막 통일에 대한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스님은 국민들이 어떻게 행동해야 통일지향적인 정부가 들어설 수 있는지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nbspnbspnbsp“스님께서는 ‘통일을 하자는 쪽으로 좋은 공약을 내는 사람을 우리가 투표해서 뽑고 그 사람이 잘 하도록 하면 통일에 가까이 갈 수 있다’고 항상 말씀하셨는데, 공약을 지키리라는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지난 대선에 지금 대통령이 후보로 나왔을 때도 공약은 굉장히 좋았지만 지금은 잘 지키지 않는다고 봅니다. 다음 대선에서도 후보들이 공약은 잘 내었다가도 막상 대통령이 되면 ‘내가 언제 그랬느냐’며 공약과는 전혀 반대로도 갈 수 있을 겁니다. 저희가 어떤 마음의 눈을 가져야 그런 사람을 잘 구별해 낼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nbsp“우리가 정치를 전문으로 하는 정치조직이 아닌데 현실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치인 아무개가 좋다고 따라다니면 그 정치인의 지지자가 됩니다. 질문자 개인이 ‘나는 정말 아무개가 좋다’라고 하면 개인으로서 자기 마음 따라 하면 됩니다. 우리는 누구나 정치적 지지 의사를 밝힐 자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 정치인의 지지모임에 들어가면 됩니다. 그런데 우리가 만든 통일의병은 시민단체, 즉 공식조직이기 때문에 특정 정치인을 지지할 수는 없습니다. 첫째, 그 사람이 통일을 잘 할 거라는 아무런 보장이 없어요. 게다가 둘째, 선거법을 위반할 수도 있으니까 현실적으로 지지할 수도 없습니다. 이게 현실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정치활동하려고 의병을 만든 게 아니잖아요. 통일하려고 만든 것이지요. 그러니까 ‘누가 되든 통일을 가장 강력하게 추진할 정부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다 동의합니까?”nbsp“예.”nbspnbspnbspnbsp“지금 스님이 통일을 위해서 막 뛰어다니는 것보다 통일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는 정부가 더 중요해요. 그러면 외교정책도 통일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됩니다. 중국이나 미국이나 러시아가 통일을 방해하지 않도록 해야 되고, 일본과 위안부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본이 통일에 방해가 되지 않고 통일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을 더 우선시해야 합니다. 중국과 경제교류도 중요하지만 중국이 적어도 통일을 방해하지는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nbsp지금 미국 입장에서는 대중봉쇄가 가장 큰 과제니까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자기들 편에 서서 큰 역할을 해 주기를 바랄 것입니다. 자기네 힘만으로는 좀 달리니까요. 그러려면 일본을 패전국으로 묶어놓은 걸 좀 풀어줘야 해요. 미국만으로는 돈이 부족하니 일본을 재무장시켜서 일본 돈도 좀 쓰고, 일본 군인도 좀 써먹어야죠. 그러니 한국을 비롯한 옆 나라의 우려는 안중에도 없는 겁니다. 우리에게는 엄청난 위협이 되는데도 자기네 필요에 의해서만 일본을 재무장시키는 거예요. 그게 끝이 아니라 한국도 미일동맹에 결합하라고 압력을 가하잖아요. 한국과 일본이 원수라서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을 따로 하려니 미국 입장에서는 작전이 잘 안 되거든요. 그러니 미국이 자꾸 ‘한일 간에 정상회담해라, 군사협력하라’며 엄청나게 압력을 넣고 그 결과 지금 일본과 군사정보교류협정을 맺었잖아요. 그러니까 지금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면 일본이 참여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열려 있게 됐어요. 우리로서는 용납이 안 되는 일인데도 미국의 입장에서는 그렇습니다.nbspnbsp이렇게 말려들어서 한반도에 사드까지 배치된다면 중국이나 러시아에게 한국은 이미 미국 편에 섰다고 보일 테고, 중국은 한국과의 경제적 교류나 협력을 다시 고려하겠지요. 또 자기네 말 안 듣는다고 좀 멀리했던 북한을 달래서 자기네 편으로 끌어들일 거예요. 그러면 앞으로 2, 30년을 내다보면 세계패권을 둔 미중의 경쟁이 강화될 텐데 그 가운데 한국은 미일의 하위변수로, 북한은 중국의 하위변수로 전락해 과거 미소가 경쟁할 때 남북이 그 아래에 있다가 6.25전쟁이 일어났듯이 또 새로운 갈등이 생길 거예요. 그러면 통일은 고사하고 평화조차 유지할 수 없습니다. 지금은 6.25전쟁 때보다 화력이 발전했고 집중돼있기 때문에 전쟁이 나면 피해도 엄청나게 더 클 거예요. 이는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우리 민족의 이익에 전혀 부합되지 않는 일입니다.nbspnbsp그렇다고 반미를 해도 우리가 설 자리는 없습니다. 지금 중국이 부상하고 있고 미국이 좀 하향세이긴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미국이 더 셉니다. 그러니 지금 중국 편에 서는 게 유리한지도 불확실하고, 지난 50년 간 동맹 관계를 맺어온 미국에 반대하겠다면 여론이 따라주지도 않아요. 반미는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습니다.nbspnbsp그러니까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은 자주적 한미동맹을 더 견고하게 하는 것입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관련된 일에서만큼은 우리의 입장을 우선시해 달라. 나머지는 미국의 입장을 따르겠다’라고 해야 합니다. 이게 자주적 한미동맹입니다. 반미하지도 말고, 종속적 친미도 하지 말고, 종속적 한미동맹에서 자주적 한미동맹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대한민국 정부가 통일에 대한 입장만 분명하다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nbspnbspnbsp이런 외교적인 문제부터 정부가 통일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해야 문제가 풀립니다. 어차피 통일을 남한 중심으로 한다면 첫째, 미국과는 자주적 한미동맹을 해야 하고, 둘째, 북한은 포용해줘야 합니다. 여러 가지 문제와 상황을 객관적으로 고려해보면 남북을 반반 섞어서 통일하는 것보다는 한국을 좀 더 리모델링해서 통일을 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그럴려면 북한을 좀 더 포용해 줘야 합니다. 한국이 중심이 된다고 해서 북한 것을 다 무시해 버리면 북한이 무엇 때문에 통일에 참여하려고 하겠어요? 끝까지 대항하지요.nbspnbsp이곳 창원은 옛날에는 가야 땅이었습니다. 가야하고 신라하고 통합할 때 신라 중심으로 통일을 했어요. 대신 가야 측에서는 2가지 요구조건을 내걸었습니다. 첫째는 ‘신분을 보장하라’, 즉 ‘우리 왕족을 다 신라왕족으로 해 달라’였습니다. 둘째는 ‘우리 신앙을 보장하라’, 즉 ‘불교를 공인하라’였습니다. 그런데 당시 신라는 불교를 금지했어요. 신라 안에서는 불교를 요즘 말로 하면 국가보안법으로 금지했으니까 보수세력은 불교 허용을 반대했고 젊은 세력은 찬성해서 갈등을 빚은 끝에 벌어진 일이 이차돈의 순교였습니다. 이차돈이 527년에 순교하고, 528년에 불교가 공인되고, 532년에 가야와 신라가 통일했어요. 요즘 식으로 말하면 국가보안법을 철폐하고 한국 내 사회주의 운동을 먼저 허용해서 북한 사람이 통일 후 여기에서 자기네 정치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해주는 거예요. 또 북한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자기네 나라 법률에 따라 애국했던 군인이며 경찰을 다 처벌한다면 통일하자고 안 할 거예요. 그러니 신분 보장도 해줘야 합니다. 그런데 그걸 남한의 보수세력이 엄청나게 반대합니다. 그걸 반대하면 통일은 안 돼요. 그러니까 그것을 수용해내야 하는데, 그러려면 여기서 그만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nbspnbsp그러면 어떻게 설득해야 됩니까? ‘남한 중심으로 통일하면 이런 이점이 있으니 이 정도는 허용해야 한다’는 식으로 설득해서 국민통합으로 가야 해요. 중국한테는 ‘통일 한국은 완전히 친미일변도로 가지는 않겠다. 즉 반중대열에는 서지 않고, 최소한 한일군사동맹은 안 맺겠다’는 약속을 해줘야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잘 했니 못 했니 하지만 이번에 미국에 갔을 때 미국이 사드 배치하라고 엄청나게 압력을 넣었는데도 서명하지 않았어요. ‘안 한다’고 결론을 내지는 않았지만 최소한 ‘한다’는 결론은 안 낸 채 돌아왔어요. 이번에 한다고 결론을 내버렸다면 정권이 바뀌어도 그 결정을 못 뒤집습니다. 그러면 반미가 되니까요. 그러니까 그것에 대해서는 잘했다고 평가해줘야 합니다. 대통령이 이번에 한 일은 국가를 위해서 잘 한 겁니다. 박근혜 대통령 정도의 고집이니까 그걸 막아냈지, 보통 사람 같았으면 막아내기 어렵습니다. 내년에는 또 어떻게 넘어갈지 모르겠지만, 일단 이번에 서명 안 한 건 잘한 일이에요. 거기에 서명했으면 통일도 물 건너갈 뿐더러 동아시아의 정세에도 큰 영향을 주게 되었을 겁니다.nbspnbspnbsp이렇게 국가가 입장을 확실히 해서 중국, 북한, 미국, 러시아를 설득해야 합니다. 일본하고도 관계를 잘 맺어야 됩니다. 일본하고는 절대로 군사협정을 하면 안 되지만 민간교류 같은 다른 영역은 더 활성화시켜야 합니다. 외교든 국방이든 경제든 통일을 우선시하는 이런 정책을 추진하는 정부를 세워야 합니다.nbsp통일된 뒤에 북한을 개발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식목 사업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지금 한국의 인건비는 공공근로를 해도 일당 5만원은 됩니다. 일당 5만원을 주고 북한에 나무를 심으려면 천문학적인 돈이 듭니다. 그런데 지금 북한주민들은 일당이 보통 1달러, 천 원 남짓합니다. 2천원만 주면 북한에 나무도 심고 북한 주민들이 먹고도 살 수 있게 되니 얼마나 효과적입니까? 이처럼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시베리아횡단철도를 연결하려면 3조 원이나 5조 원이 든다고 하는데, 그 돈은 향후 10년, 20년 간 물류혁명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본전을 다 뽑을 수 있어요. 돈이 드는 건 맞는데, 그 돈은 다 투자이지 소비가 아니라는 겁니다. 우리는 지금 인건비가 비싸서 생산기지 역할을 거의 못 합니다. 생산기지였던 중국도 인건비가 비싸져서 생산기지가 인도로 옮겨가고 있어요. 그런데 지금 북한의 저렴한 인건비와 한국의 자본 및 기술이 결합한다면 인도만큼의 규모는 아니더라도 새로운 생산기지 역할은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까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획기적인 전환이 일어나게 되는 겁니다.nbspnbsp이런 걸 다 정부가 해야 합니다. 우리 같은 민간인이 북한에 가서 누구를 만나고 축구대회를 하는 것은 다 낭만적인 일부분이고, 실제로는 거의 99의 일을 정부가 해야 해요. 그래서 우리가 통일에 결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그렇게 할 수 있는 정부를 구성하는 것입니다. 그런 정부를 구성하는 데에 우리의 미래가 달렸으니까 여러분들이 지금부터 전부 각성을 해서 2017년도만큼은 통일을 강력하게 추진할 정부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이번 총선에서도 ‘통일을 우선하고 강력하게 추진하는 정치적 발언을 할 만한 정치인을 뽑는다’는 원칙을 가지면 됩니다. 창원에 뭘 유치하겠다는 공약 같은 건 보지 말고요. 우리가 이렇게만 할 수 있다면 통일의 기회는 아직 남아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nbspnbspnbsp그런데 다음 정부 들어왔을 때 사드 배치를 하기로 한다든지, 북한이 더 이상 혼자 못 버텨서 중국에 고개를 숙여버리면 통일은 물 건너가는 겁니다. 중국과 미국 간에 세력균형이 일어나서 중국이 부상하고 미국이 몰락해서 다시 세계의 판도가 바뀌는 기회가 온다면 또 모르겠지만, 그러기 전에는 통일의 기회가 없어집니다. 그러니까 국가적으로 봤을 때 지금이 기회이자 위기입니다. 위기를 극복하면 기회가 되고, 기회를 놓치면 위기가 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그래서 ‘정부한테만 맡겨서는 안 되겠다. 임진왜란 때처럼 의병을 일으켜 구국운동을 좀 하자’ 이렇게 된 겁니다. 우리가 정부군하고 싸우겠다는 게 아니라 위기에 처한 국가를 구하자는 거예요. 국가를 구하자는데 여당 편들고, 야당 편들고, 진보 편 들고, 보수 편들면 안 돼요. 진보와 보수, 여와 야, 경상도와 전라도를 떠나서 나라를 구해야 합니다. 통일정책을 어느 당이 잘 하겠다거나 누가 잘 하겠다고 따지지 말자는 거예요. 과거는 더 이상 묻지 말고, 누구든 앞으로 통일정책을 가장 확실하게 추진할 사람을 우리가 밀어주자는 겁니다. 그건 우리 국민의 당연한 권리니까요.nbspnbsp그렇게 하자는 거니까 누가 잘 할지 지금 결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제 여당에서도 야당에서도 대통령 후보들이 나오겠지요. 그때 우리 통일의병 세력이 전국에 100만 표, 200만 표를 갖고 있다면 당선되고 싶은 사람은 우선은 립 서비스라도 우리 주장에 맞게 통일정책을 바꾸겠다고 약속할 겁니다. 다른 당 후보도 마찬가지로 우리 주장에 맞게 바꾸겠다 하겠죠. 그렇게 서로 지지받으려고 경쟁하다 보면 양측의 정책이 엇비슷하게 우리의 주장에 가까워집니다. 그러면 누굴 선택할지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엇비슷해지면 어느 쪽이 돼도 상관없잖아요. nbspnbspnbsp미리 특정 정치세력을 지지하려고 하지 마세요. 중심을 딱 잡고 후보들이 끝까지 우리에게 근접해 오도록 양쪽을 끌어당기면 누가 돼도 이미 공약이 비슷해져서 결국 우리가 원하는 통일의 길로 가게 됩니다. 그럴 때 최종적인 판단을 해야겠지요. 최종적인 판단은 여러 가지를 고루 봐야 해요. 결혼할 때도 얼굴만 보거나 언변만 보면 안 되잖아요. 선거기간 동안 겪어보면서 ‘이 쪽은 말은 그럴듯하지만 과거 경력을 보면 나중에 뒤집을 가능성이 있겠다’, ‘이 쪽은 말은 좀 어수룩하지만 진실성이 있어 추진하긴 하겠다’든지 해서 최종 판단을 내려야지요. 그런데 지금은 누가 후보로 올라올지도 모르고 어느 세력이 지지를 받을지도 모르는데 ‘누구 찍자’고 이야기할 상황도 아니니까 지금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통일지향적 정부를 구성하자’는 것만 확실히 해두면 됩니다.nbspnbsp아내 표 1장도 못 얻는 사람 되지 말고 오늘부터라도 아내에게 잘해줘서 남편 말이라면 아내도 지지하도록 만들어보세요. 지금은 주위 사람들에게 정치 이야기하지 말고 통일 이야기도 너무 많이 하지 말고 일단 주위 사람으로부터 호감을 먼저 얻으세요. 스님도 이렇게 즉문즉설 하면서 호감을 얻으면 사람들이 스님 이야기를 더 신뢰해주잖아요.nbspnbspnbspnbsp2017년까지 2년 밖에 남지 않았으니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합니다. 나 혼자만 하지 말고, 한 사람이 최소한 100명의 지지를 받아와야 합니다. 그렇게 우리가 의병 1만 명을 모으면 100만 명은 움직일 수 있어요. 그런데 원래 진보였던 사람들은 모을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가 굳이 모으려고 하지 않아도 찍을 사람들이니까요. 원래 극보수인 사람도 모을 필요가 없어요. 아무리 설득해도 안 찍을 사람이니까요. 그러니 중도에 있는 사람, 좌와 우의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을 잡아야 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커피 한 잔에도 생각을 바꿀 사람이니까 데려오기도 쉬워요. 데려오기 쉬운 사람이든 어려운 사람이든 표는 똑같이 1표니까 그런 관점을 가지고 하시면 됩니다. 연세 드신 분들은 자기 나이 또래의 사람들을 잘 설득해 보세요. 나이 육십을 훌쩍 넘겨버리면 설득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그 사람들을 나쁘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그 사람들은 전쟁의 피해를 직접 겪었기 때문에 북한이라고 하면 진절머리가 나는 거예요. 사실 전쟁을 경험해 봤기 때문에 전쟁을 더 막아야 하고 평화를 더 사랑해야 하지만, 경험했을 당시에 생긴 증오심과 복수심 때문에 이런 내용을 이해하고 동조하기가 쉽지 않습니다.nbspnbsp그러니 지금부터 너무 그렇게 미리 고민할 필요 없습니다. 큰 틀에서 ‘첫째, 전쟁은 절대로 없어야 된다. 둘째, 통일이 돼야 한다’ 이것만 명심하세요. 통일이 돼야 경제도 살고, 청년 일자리도 생기고, 국제적으로도 자주외교가 가능해지지, 분단된 상태로는 대한민국은 더 이상 전망이 없습니다. 지난 50년 동안은 분단된 상태로도 정치도 발전하고, 경제도 성장하고, 국방도 튼튼해졌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거의 성장이 끝났습니다. 경제성장 동력이 없어서 경제발전도 둔화되고 있잖아요. 정치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건 특정인의 잘못이라기보다는 분단된 상태에서 체제가 가질 수밖에 없는 한계이기 때문에 헌법을 개정해서 권력 구조를 바꾸어서 풀어야 할 문제예요.nbspnbspnbsp안보도 어려움에 빠졌습니다. 우리의 국방력은 옛날보다 튼튼해졌는데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이 최근 몇 년 사이에 여러 번 있었습니다. 국방예산이 크게 늘고 신무기도 많고 장병들 훈련도 열심히 하는데 전쟁위험이 오히려 고조된다는 것은 그만큼 안보가 불안해져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 모두가 지금 우리가 한계상황에 다다랐다는 사실을 증명합니다. 우리가 지금 여기서 안전도 도모하고 경제도 성장시키고 정치적인 민주화도 심화시키려면 통일의 길로 가야만 합니다.”nbsp스님의 간곡한 호소와 열정적인 강연에 모두들 공감과 지지를 표하며 큰 박수갈채를 보냈습니다.nbspnbspnbsp국민이 정치인에게 종속적으로 따라가는 모양새가 되면 안 되고, 정치인들이 국민의 눈치를 보고 통일 지향적이 되지 않을 수 없게 해야 한다는 주인된 자세와 관점이 정말 필요하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스님의 이야기를 들으니 정신이 번쩍 차려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nbspnbsp다소 무거웠던 통일 이야기였는데 스님의 쉽고 명료한 설명 덕분에 청중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강연에 잘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약속한 2시간이 모두 지나고 마칠 시간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너무 목숨걸고 하려고 애쓰지 말고 웃으면서 통일 대한민국을 만들자고 당부하면서 강연을 마쳤습니다.nbspnbspnbsp“재미있었어요?”nbspnbsp“예.”nbspnbsp“통일이야기 하니까 지루했어요?”nbsp“아니오.”nbspnbspnbsp“통일을 너무 목숨 걸고 하려 들지 마세요. 독립운동은 목숨 걸고 했고 민주화운동은 감옥 갈 각오를 하고 했지만 통일운동은 웃으면서 손가락만 가지고 하면 됩니다. 어느 쪽으로 찍을지만 결정하면 돼요. 통일운동이 이렇게 쉬워진 것은 우리 선배들이 독립된 나라도 만들어주고 민주화된 사회도 만들어준 덕분입니다. 그런데 이것조차 안 하겠다면 대안이 없습니다. 의식 있는 사람들이라면 최소한 행동을 해줘야지요. 극단적인 사람은 행동을 잘 하는데, 합리적인 사람은 행동을 잘 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요. 아무리 지식이 많고 지성이 뛰어나더라도 행동하지 않는 지성인은 세상의 변화에 아무 도움이 안 됩니다.nbspnbsp통일은 극단적으로 투쟁할 일도 아니고, 우리가 그렇게 할 필요도 없습니다. 대한민국은 지금 혁명이 필요한 게 아니라 혁신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합법적으로, 평화적으로, 그리고 대중의 정서에 맞도록 해야 합니다. 자꾸 30년 전 방식으로 하면 대중이 다 떨어져 나갑니다.nbspnbspnbsp그리고 지지의 핵심은 중간층 사람들입니다. 양다리 걸치고 있는 사람들의 지지를 받아야 실질적 승리가 가능해요. 한쪽으로 자꾸 편중되면 선거에서는 아무 도움이 안 됩니다. 그러니까 여러분들이 이념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반대하는 상대편의 이야기도 들어가면서 해야 해요. 반대도 다 이유가 있어서 하는 것이니까요. 상대의 입장을 인정하고 상대의 주장을 귀 기울여 듣되, 본인은 신념대로 자기 갈 길을 간다는 관점을 가져야 합니다. 의견이 다른 사람을 탓하고 욕할 일은 아니에요. 우리는 웃으면서 통일 대한민국을 만듭시다. 감사합니다.”nbsp다시한번 박수갈채가 쏟아지고, 이어서 참여한 모든 청중이 손에 손 잡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를 불렀습니다. 초등학생 어린이가 나와서 마이크를 잡고 선창을 불러주자 청중들도 흐뭇한 웃음을 지어보이며 함께 따라 불렀습니다.nbspnbsp▲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를 함께 부르고 있는 어린이nbspnbsp어린이의 똘망똘망한 눈망울을 보니 통일은 우리 자녀 세대의 미래를 위해 우리 세대가 꼭 이뤄내야 하는 일이라는 다짐이 절로 일었습니다. 스님도 어린이의 손을 꼭 잡고 함께 노래를 불렀습니다.nbspnbsp예상시간 보다 30분 늦게 강연이 끝났지만 많은 시민들이 스님의 사인을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섰습니다. 스님의 책을 사려는 사람들, 강연장 뒷정리에 정신이 없는 봉사자들이 섞여서 조금은 혼란한 분위기였지만 모두들 재미있고도 유익한 강연에 만족하는 얼굴이었습니다.nbspnbsp▲ 책 사인회nbspnbsp특히 오늘 강연에 뒤이어 창원에서도 통일시민학교가 열리게 되는데, 참가 신청서를 받기 위해 곳곳에서 통일의병들이 홍보 피켓을 들고 목청껏 소리를 외쳤습니다. 창원 지역에서도 통일의병 모임이 새로 생겨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많은 역할을 해주길 기원해 봅니다.nbspnbsp▲ 창원 통일시민학교를 열심히 홍보하고 있는 통일의병들nbspnbsp서둘러 돌아서는 몇몇 청중들에게 오늘의 강연에 대한 소감을 물었습니다. “스님 강의는 언제 들어도 명쾌한 강연이다”고 하시는 분, “대중에게 통일의 필요성을 잘 전달해주시는 것 같다”는 분, “어느 한 극단이 아니라 중도의 입장에서 통일에 대한 다양한 입장을 이해할 수 있었다”는 분,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다”는 분 등 많은 분들이 기쁜 마음을 표현했습니다.nbspnbsp마지막으로 오늘 강연을 준비한 통일의병들 모두가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늠름하고 씩씩하게 “통일 의병” 외치는 모습이 아주 활기차 보였습니다.nbspnbsp▲ 오늘 강연을 준비한 창원 지역 통일의병들nbspnbsp차가운 밤공기를 가르며 돌아가는 창원 시민들의 가슴에 아직은 작지만 뜨거운 통일의 불씨가 살아났으면 하고 바래봅니다. 그 불씨가 하나가 둘이 되고, 둘이 넷, 넷이 여덟으로 계속 퍼져 나가길...nbspnbspnbsp강연장을 나온 스님은 수고한 봉사자들에게 악수를 건네며 감사 인사를 한 후 곧바로 창원을 출발했습니다. 차 안에서도 계속 원고 집필 작업을 하다가 밤 12시가 다 되어 울산 두북에 도착한 후 오늘 일정을 마쳤습니다.nbspnbsp내일은 오전 10시 30분에 춘천 KBS홀에서 춘천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저녁 7시에는 서초 구민회관 대강당에서 서울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nbspnbsp※nbsp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52개 도시를 순회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 강연 일정을 확인한 후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강연장으로 오세요.nbspnbspnbsp강연은 선착순 무료 입장이며, 질문을 하고 싶은 분들은 강연장에 직접 오셔서 사전 신청을 하셔야 합니다.nbsp
2015.11.27 (저녁) 일산 즉문즉설 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전에 남양주에서 있었던 즉문즉설 강연에 이어서 저녁 7시부터는 정발산 성당에서 일산 시민들을 위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nbspnbsp올 들어 가장 추운 밤, 체감 온도가 영하 10도에 육박하는 매서운 날씨에도 성당 주변은 봉사자들과 속속 모여드는 청중들의 열기로 가득했습니다.nbspnbsp▲ 정발산 성당nbsp강연준비 총 책임을 맡은 오흥란 님은 “7시 강연인데 4시 40분경부터 사람들이 오기 시작했다”며 “김밥 100줄이 모자랐다. 공식적인 봉사자는 75명이지만 더 많이 온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성당 밖에서 안내를 맡은 류신애 님은 “팟캐스트에 올라온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은 하나도 빠지지 않고 다 들었지만 강연장은 처음”이라면서 “설레고 떨려서 추운 줄도 모르겠다”며 활짝 웃었습니다.nbsp그런데 어떻게 성당이 스님의 강연장소가 된 것일까요? 과거 일산 부근에 있는 화정 성당에서 성당 측 주최로 스님의 즉문즉설을 연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일이 인연이 되어 이번에 이 성당을 소개 받을 수 있었다 합니다. 장소 섭외를 담당한 박지영 님은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던 차였는데 주임 신부님께서 정말 흔쾌히 허락해주셨다”며 인연과보의 오묘함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했습니다.nbsp저녁 7시가 되자 어느새 성당은 800여 명이 넘는 청중이 1층부터 3층까지 가득 메웠습니다. 자리가 부족해 플라스틱 의자를 가지고 와 복도에도 나란히 앉았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예정보다 5분 정도 늦게 성당에 도착했습니다. 주임 신부님은 외부에 피정을 나간 상황, 스님은 성당 사무실에서 윤관영 시몬 보좌신부님과 사목회장님 등과 인사를 나누고 장소를 제공해 준 성당측에 고마움을 표시했습니다. “일찍 부근에 도착해 있었는데, 꼭 학교 가까이 사는 아이가 지각한다고, 5분이면 간다고 해서 늦게 출발했더니 그만 차가 막혀 늦었다”고 말해 일동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nbspnbsp▲ 윤관영 시몬 보좌신부님nbsp시몬 신부님은 스님에게 프란체스코 교황님의 책을 선물하며 반가운 마음을 전했습니다.nbsp청중의 열띤 박수를 받으며 단상에 오른 스님. 스님의 뒤편엔 커다란 십자가상이 걸려 있었습니다. 스님은 다시금 장소를 제공해준 성당측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사실 처음 천주교가 이 땅에 전파될 때 절에서 장소를 제공한 일이 많았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절도 함께 많은 핍박을 받았다고 했습니다.nbspnbsp“오늘 우리가 대화할 수 있는 좋은 장소로 성당을 사용하도록 허락해주신 신부님과 여기 성당에 나오시는 형제자매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가 작년에 전 세계 115개 도시를 115일간 다니면서 강의를 할 때 미국과 중남미에서는 성당에서 제일 많이 강의를 했습니다. 거기는 따로 공공장소가 없어서 주로 성당을 많이 이용했어요.nbspnbspnbsp그때 제가 ‘성당을 빌려서 강의를 하지만 우리가 그렇게 빚진 건 아닙니다’ 하고 농담을 했어요. 우리나라에 천주교가 처음 들어올 때 탄압을 피해 산속 암자에 가서 성경 공부를 했습니다. 그래서 천주교 첫 전래지가 천진암입니다. 천주교가 탄압받을 때 불교인들도 장소 제공자라 해서 피해를 많이 입었습니다. 그런 역사가 있기 때문에 스님이 성당을 좀 사용해도 큰 빚이 아니라고 농담하고 웃었습니다. nbspnbspnbsp오늘 이렇게 성당에서 여러분들을 만나게 되어 더욱 반갑습니다. 오늘은 불교니 기독교니 하는 특정 종교 이야기가 아니라 인생 이야기를 하는 자리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이런저런 인생의 애환이나 인생에 대한 의문을 드러내놓고 이야기를 해보는 시간이에요.”nbsp스님의 여는 이야기에 뭔가 시작부터 흐뭇한 기운이 감돌았습니다. ‘아, 그렇게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사이였구나’ 하고 빙긋이 미소가 지어졌습니다.nbspnbsp이어서 스님은 쓰레기가 곧 거름이라고 하면서 번뇌가 곧 깨달음이라는 즉문즉설의 취지를 알려주며 강연을 시작했습니다.nbspnbsp“우리는 쓰레기라고 하면 버려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쓰레기가 곧 거름입니다. 거름은 가장 요긴한 것이고 쓰레기는 가장 쓸모없는 것인데, 쓰레기가 곧 거름이에요. 그것을 ‘번뇌즉보리’라고 해요. ‘번뇌’는 ‘고뇌’를 뜻합니다. ‘보리’는 인도 말 ‘보디’에서 왔는데 ‘깨달음’이란 뜻이에요. 번뇌가 곧 깨달음이다, 쓰레기가 곧 거름이라는 이야기입니다.nbspnbspnbsp똑같은 똥이라도 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져요. 오물이라고 보면 갖다 버려야 하고, 거름이라고 보면 주워 와야 합니다. 우리가 어릴 때는 이웃집에 가서 놀다가도 똥오줌이 마려우면 자기 집에 가서 누고 왔어요. 거름이기 때문입니다. nbspnbsp오늘 대화에서 쓰레기처럼 보이는 이야기가 나와도 그걸 잘 살펴보면 쓰레기가 아니라 거름입니다. 자, 이야기를 시작해보죠.”nbsp스님의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여러명이 손을 들고 질문을 하고자 했습니다.nbspnbsp오늘은 총 5명이 질문을 했습니다. 첫 번째 질문자는 교회 목사님의 아내였습니다. 어렵게 신학을 공부하고 정성을 다해 목회일을 했지만 핍박받고 교회에서 내쫓겼다 했습니다. 남편의 고난을 지켜보기 괴롭다 하였습니다. 성당에서 진행되는 즉문즉설에 첫 질문자는 독실한 기독교인, 흔히 보기 힘든 광경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졌습니다.nbspnbsp두 번째는 간호사가 될 것인가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할 것인가 고민중인 간호대학생의 질문이었고, 세 번째 질문자는 올바른 종교의 역할이 무엇인지가 궁금한, 아주 조숙한 중학 3년생이었습니다. 네 번째는 이혼하고 홀로 힘들게 사남매를 키워온 친정어머니에게 사랑한다, 감사한다는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고 자꾸 화를 내는 것이 괴로운 40대 주부였습니다. 마지막 질문자는 밀린 공사대금을 받지 못해 소송을 제기했으나 계속 재판에서 지면서 정신적 경제적인 어려움에 빠진 안타까운 사연이었습니다.nbspnbsp스님의 얼굴을 볼 수 없는 3층 끝자리까지 꽉 들어 찬 청중들... 모두들 분명 오늘 하루, 바쁘고 힘들게 살았겠지요. 어떤 이들은 그저 스님 모습을 가까이에서 보고 싶어 한참을 서서 듣기도 했고, 또 어떤 이들은 졸음을 쫓기 위해 선 채로 스님 법문을 들었습니다. 모두들 웃고, 고개를 끄덕이고 때론 눈물 지으며 스님과 질문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습니다.nbsp오늘은 그 중에서 목사님을 남편으로 둔 아내의 고민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질문자는 남편이 교회 재건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지만 늘 핍박을 받았다며 안타까워 했습니다.nbspnbsp“지혜롭고 자애로우신 스님께 여쭐 수 있도록 허락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nbspnbsp“시작이 좋습니다.”nbsp“성실하고 최선을 다하는 남편에게 길이 열리지 않고 악한 일을 겪으니 괴롭습니다. 남편은 개신교 목사님인데 국내에서 석사를 마치고 세계 유수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형제 많은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난 남편에게는 쉽지 않은 길이었습니다. 유학길에 오르기 전에 모 단체의 장학생으로 선발되었으나 결국은 장학금을 받지 못했습니다. 선발자가 자기 지인으로 장학금 수여자를 변경해서 가로챘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실망이 컸지만 꿈이 있었기에 열심히 했습니다. 학위를 취득한 후에 돌아와 연구하며 강사 생활을 하다가 교수로 임용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도 연구 실적이나 심사기준에서 1등이였던 남편이 아니라 2등인 사람이 인맥을 내세워 임용되었습니다. 많이 울고 절망했지만 하나님의 뜻이 다른 곳에 있으리라 믿고 견뎠습니다.nbspnbsp그러다가 어떤 교회에 초빙이 되어 목회를 하게 되었는데 제 남편 전에 여러 명의 목사님을 핍박해서 내쫓은 전력이 있는 교회였습니다. 교회 역사가 그렇다 보니 성도님들이 다 떠나버리고 시골의 집성촌처럼 한 일가를 중심으로 하는 소수만 남아 있었고, 개중 대부분이 장로님과 권사님들이었습니다. 남편은 6년 간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최선을 다하면서 사랑으로 성도들을 보살피고 교회 재건에 힘썼습니다. 그런데 장로들이 5년째 되던 해부터 1년 동안 핍박과 조롱과 멸시와 인격모독을 비롯한 온갖 악랄한 방법으로 괴롭혀 결국 남편은 올해 3월에 사임했습니다. 용서하자 마음먹다가도 장로며 교회가 어찌 이리 악할 수 있나 싶어 참담하고 억울합니다. nbspnbsp이런 나날이 2년 정도 계속되다 보니 마음도 몸도 많이 상했습니다. 제가 어떻게 기도해야 남편의 길이 열릴까요? 어떻게 해야 늘 최선을 다하지만 빼앗기기만 하는 남편한테 하나님께서 교회를 교회 되게 하고 성도를 성도 되게 하는 지도자로서의 길을 열어주실까요?nbspnbsp더불어 여쭙고 싶은 한 가지는 가족과의 관계입니다. 시어머니는 삶이 힘들다 보니 제게 악담을 퍼붓거나 화풀이를 많이 하셨습니다. 그 동안은 이해하고 살았는데 우리 부부가 이렇게 어려운 일을 겪고 나니 부모 형제가 다 소용없다는 생각이 들어 서운합니다. 너무 힘들어서 부끄럽게도 가끔은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그런 생각을 하면 안 되지만 제가 너무 가치 없는 존재로 느껴집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nbsp“이분을 위해 큰 격려의 박수 한번 부탁드립니다.” nbspnbspnbsp“이건 어떤 인생의 길을 선택하는냐의 문제입니다. 그리스도의 길을 따를 것인지, 세상의 길을 따를 것인지를 먼저 선택하셔야 해요. 관점이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기 때문에 지금 혼란스럽지 않나 싶거든요.nbspnbsp그리스도의 길을 따른다는 관점에서 보면 지금 아무 문제가 없어요. 그런데 세상의 길을 따른다는 관점에서 보면 굉장한 고난을 겪고 있지요. ‘내가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라는 문제인데, 질문자는 지금 세상의 길이라는 관점을 갖고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러니 세상 일이 뜻대로 안 되고, 많은 어려움과 고통을 겪느라 원망도 생깁니다. 그래서 교회에 다니기는 하지만 질문자의 신앙은 그저 어려울 때 하나님이 돌봐주기를 바라는, 즉 나를 중심으로 놓고 하나님의 복을 비는 신앙의 틀을 못 벗어나고 있어요. 그런 관점에서 보면 하나님까지도 원망스럽습니다.nbspnbsp그런데 남편이 목사의 길을 갈 때는 세속의 이익이나 명예나 직위를 추구하는 길을 간 게 아니라 예수님을 따르는 길, 즉 고난의 길을 선택한 거예요. 그렇다면 지금 이 길은 축복받은 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두 가지를 섞어서 생각하니까 혼란스러운 거예요.nbspnbsp예수님은 고난의 길을 가신 분이잖아요. 한 번도 사회 기득권층으로부터 예수님이 인정받거나 환영받은 적이 없고, 마지막에는 혹세무민했다는 모함을 받아 사형 언도를 받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잖아요. 그런데 그때 예수님이 뭐라고 하셨어요? ‘주여, 저들을 용서하소서’라고 하셨습니다.nbsp저는 어릴 때 교회를 다녀서, 크리스마스 연극을 할 때마다 동방박사 역을 했습니다. 아기 인형을 구유에 뉘어 놓고 ‘동방 박사 세 사람 귀한 예물 가지고’ 이렇게 노래부르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해요. 그렇게 예수님은 이 세상에서 가장 낮은 자의 모습으로 와서 가장 높은 지위로 올라가신 분입니다. 그런데 이 세상에서는 평생을 고난의 길만 걸으셨어요. 한 번도 환영받는 길을 걸은 적이 없어요.nbspnbsp제가 1980년대에 고문을 당한 적이 있습니다. 무턱대고 잡아가서 ‘네 죄를 네가 알렷다‘ 하고 때리다가 물고문도 했어요. 영문도 모른 채 고문당하는 게 너무너무 억울해서 분노가 걷잡을 수 없이 일어났습니다. 그때 제 손에 총이 있었으면 그 사람들을 다 쏴 버렸을 겁니다. 저는 그때 나를 봤어요. 그 사람들은 말로는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해도 나를 때리고 고문할 뿐이지 실제로 죽이려고는 안 했어요. 그런데 저는 정말로 다 죽여 버리려 했거든요. 총이 없어서 못 쐈을 뿐이죠. 그때 그런 나를 보고 제가 굉장히 놀랐습니다. ’내가 엄청나게 독한 사람이구나‘ 하고 알게 됐어요.nbspnbspnbsp전에는 성경을 늘 읽어도 눈에 안 띄었는데, 그런 자기 모습을 본 뒤 성경을 읽었을 때 제일 눈에 띄는 말이 ‘주여, 저들을 용서하소서’였습니다. 저는 감히 흉내낼 수도 없는 말이었어요. 기독교를 믿고 안 믿고를 떠나 무릎을 꿇었을 정도로 예수님이 존경스러웠습니다. 사람의 몸을 가진 분이 한 말씀이지만 사람으로서는 그런 마음을 낼 수가 없어요. 저는 평소에 도인인 척 살다가 당해보니까 악심이 마구 솟구치는데, 맞는 정도가 아니라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면서 ‘저들을 용서하소서’라고 하는 것은 그 자체가 벌써 신성이에요.nbsp그리고 또 하나 고문당하면서 얻은 깨달음이 있어요. 그렇게 괴로워하고 분노하는 중에는 저를 고문하는 세 명의 장정이 악마 같은 사람들로 보였어요. 예수님을 못 박은 사람은 둘이었지만 저를 고문한 사람은 셋이었습니다. 그런데 고문하다가 중간에 쉬는 시간이 있어요. 저를 위해서 쉬는 게 아니라 자기들이 힘들어서 쉬면서 담배도 피우고 잡담을 나눕니다. 그런데 그 날이 마침 11월 15일, 예비고사일이었어요. 요즘 말로 하면 수능시험날이죠. 제가 사시나무 떨 듯 벌벌 떨고 있는데, 옆에서 자기들끼리 앉아서 담배를 피우면서 한 명이 동료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했어요. ‘야, 오늘 우리 딸이 시험을 잘 쳐야 할 텐데. 잘못 쳐서 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을 못 가고 지방대에 가면 내 박봉에 그걸 어떻게 뒷바라지하겠어? 그래도 서울 시내 대학에는 붙어야 어떻게 공부를 시키지 않겠냐.’nbsp그때 제가 엄청난 충격을 받았습니다. 악마인 줄 알았더니 악마가 아니고 그냥 우리 주위에 있는 애들 아빠인 거예요. 아까 저한테 그렇게 악독하게 굴던 사람들이 앉아서 담배 피우면서 하는 이야기가 딸 걱정인 거예요. 퇴근하고 집에 가면 저 사람도 한 아이의 사랑하는 아버지, 한 여인의 사랑하는 남편, 한 노인의 사랑하는 아들일 겁니다. 고문실을 나가서 사무실에 앉으면 착실한 직장인이고요.nbspnbsp그때 제 속에 있던 분노와 증오심이 확 녹아내렸어요. 제가 그 경험을 안 했다면 아마 고문당한 경험이 굉장한 상처가 되어서 ‘이 놈의 자식들, 나가기만 해봐라. 다 죽여버린다’ 이러거나 나중에 민주화가 된 뒤에 그 명단을 찾아서 처벌하려 들었을 거예요. 수행자가 증오심을 갖고 있으면 안 되잖아요. 그런데 그 경험을 통해서 제가 증오심을 내려놓게 됐어요.nbspnbsp이 경험을 하고 나니 그 전에는 아무리 읽어도 안 보이던 성경 구절이, 그리고 그 뒤 구절이 눈에 딱 들어왔어요. 예수님 말씀을 보면 그 뒤 구절이 ‘저들은 자기 지은 죄를 모르옵니다’입니다. 고문당하는 제게는 죽일 놈들이지만, 그 사람들은 자기가 죄를 짓는다고 생각하지 않고 공무 집행하는 중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nbspnbsp다시 성경으로 돌아가보면, 예수님을 십자가에 매단 사람들은 요즘 말로 하면 교도관들입니다. 사형 선고를 내렸으니 그 사람들이 집행을 하는데, 그 당시 사형 집행 방식이 교수형도 아니고 총살형도 아니고 십자가형이였어요. 거기 매달아뒀다가 죽으면 내리고 다시 새로운 사형수를 매다는 일을 어부가 물고기를 잡듯이 매일 출근해서 하는 사람들이에요. 그때 예수님은 그들을 온전히 이해하신 겁니다. 그러니 ‘주여, 저들을 용서하소서. 저들은 자기 지은 죄를 모르옵니다’ 이런 말이 가능한 거예요. 저도 그 악심이 내려놓아진 것은 용서해 주고 싶어서 혹은 용서를 하려고 해서 된 것이 아니라 그들에 대한 이해를 했기 때문이었어요. 딸 입학시험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면서 ‘그냥 평범한 시민이었구나. 나에게는 악마 같지만 자기들은 전혀 모르고 그냥 공무 집행하는 중이구나’하고 알게 된 거예요.nbsp남편이 그리스도의 길을 간다면 이 모든 과정은 하나님의 미움도 아니고 불교로 말하면 전생의 죄도 아니고, 또 사주팔자 탓도 아닙니다. 이 길을 선택하면 이렇게 가는 거예요. 이때 이런 고난을 딛고 가지 않고 대형 교회의 목사님처럼 환영받고 간다면 예수님께서 채찍으로 쫓아낸 유대의 랍비나 율법주의 학자들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제가 볼 때는 남편은 지극히 정상적인 길을 가고 있어요.nbspnbsp그러니 질문자가 ‘내 남편’이라는 생각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그리스도의 길을 가는 분’으로 바라보도록 관점을 좀 바꿔야 이 문제가 해결됩니다. 관점을 바꿔버리면 아무것도 문제가 안 돼요. 시어머니도 그리스도의 길을 가는 자로 보지 않고 아들로 보니까 그래요. 섭섭하니까 nbsp‘우리 아들은 원래 똑똑하고 착했는데 며느리 때문에 그리 되었다. 네가 들어와서 이 모양이 됐다’ 이렇게 생각해서 문제가 발생하거든요. 아내인 나도 남편의 삶 때문에 이렇게 힘든데 자기 아들이 그 길을 가는 모습을 보고 어머니는 얼마나 힘드실지 이해해 드려야 합니다. 내 힘듦을 어머니가 이해해주기를 바라지 말고요. 남편이 겪는 어려움을 아내가 보는 것보다는 아들이 겪는 어려움을 어미가 보는 게 훨씬 더 힘듭니다. 질문자도 자식이 있으니 알 거예요. 그러니 ‘아이고, 나도 이런데 어머니는 얼마나 힘드실까?’ 하고 어머니를 이해하면 좋겠습니다.nbspnbsp기도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우리가 부처님이나 하나님한테 기도하는 방식이 조금 잘못되었어요. ‘이렇게 해주세요’라고 비는 걸 기도라고 생각하는데, 해달라는 대로 해주면 ‘은혜를 입었다’고 하고 안 해주면 ‘기도해봐야 소용없더라. 믿어봐야 소용없더라’라고 합니다. 그러면 자기 신앙을 자기가 부정하는 게 됩니다.nbsp‘이렇게 해주세요’ 라는 말은 굉장히 정중하게 보이지만 사실은 명령입니다. ‘내가 이게 필요하니 가져와라. 안 가져오면 안 믿을 테다’ 이런 뜻이거든요. 이건 신앙이 아니에요. 그 분은 나보다 훨씬 지혜로운 분입니다. 그래서 전지하신 그분께서 다 아신다고 하잖아요. 그러니 그 분께서 다 아셔서 이게 나한테 좋다면 그 쪽으로 인도하실 거예요. 시험에 합격하는 게 나한테 좋다면 합격하는 쪽으로 인도하실 테고, 합격하는 게 당장은 좋아보여도 사실은 안 좋다면 또 합격하지 않는 쪽으로 인도하실 거예요. 그건 그 분한테 맡겨야 해요. 이것을 뜻하는 신앙고백이 ‘주여, 뜻대로 하옵소서’ 입니다. 항상 어떤 어려움이 생겨도 ‘주님, 뜻대로 하옵소서’ 이렇게 기도해야 합니다.nbspnbsp그리고 항상 감사 기도만 해야 합니다. ‘해주세요’라는 기도는 해주면 고맙고 안 해주면 미운 거예요. ‘주님, 이렇게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이렇게 감사 기도를 하면 이미 은혜를 받았다는 뜻입니다. 이 둘에는 하늘과 땅 같은 차이가 있습니다. 은혜를 받을 수도 있고 안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라, 나는 이미 은혜를 받은 사람이에요. 그래서 범사에 감사하라고 하는 거예요. 주님의 은총이 항상 나와 함께 하기 때문에, 주어진 이 길은 모두 주님의 뜻이라고 여기고 감사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감사하게 받아들이면 자연히 물 흐르듯이 좋은 길로 이어지게 되어 있어요.nbsp그런데 지금 질문자는 관점을 잘못 잡아서 세속의 관점에서 보다 보니까 힘이 들어요. 물론 사연을 들으면 절절히 이해가 됩니다. 참으로 어려운 고비를 건너왔고, 건너고 계십니다. 그런데 이쪽 관점에서 보면 그것은 그리스도의 길을 아주 순조로이 잘 따라가고 있는 거예요. 몇 년이나 일한 사람을 쫓아냈다고 하지만 그래도 십자가에 못 박은 건 아니잖아요.” nbspnbsp“그렇죠.”nbspnbsp“십자가에 못 박아도 ‘저들을 용서하소서’라고 하는데 교회에서 쫓아내는 것쯤이야 어때요. 게다가 별로 좋지도 않은 교회라면서요. 좋지 않다고 해서 내가 나와버리면 사랑이 아니라 분별이에요. 그런데 자기들이 싫다고 가라고 했으니 내 잘못은 없어요. 그러니 그것은 주님께서 오히려 길을 열어주신 거예요. 내가 못 견뎌서 나오면 내 공부가 덜 된 것이지만 그쪽에서 나가라고 하니 아주 잘 된 겁니다. 생각을 이렇게 좀 바꾸시면 좋겠습니다. 이 정도 말씀드리고 이제 질문자 이야기를 좀 더 들어봅시다.”nbsp“남편은 제게 스님이 해주신 말씀과 비슷한 이야기를 했어요. ‘그리스도의 제자라고 하면서 십자가를 거부하고는 살 수가 없다.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복은 그런 게 아니다. 이 길도 십자가의 길인데 거부하고 순종하지 않는 건 신앙인의 양심으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합니다. 오늘 스님 말씀을 들어보니 제가 그런 관점으로 있었기 때문에 문제가 된 것 같습니다. 사실은 남편이 저를 가장 불편해하는 것 같아요. 본인은 본인의 신앙 고백대로 양심적으로 그 길을 갔는데, 저는 남편이 가지고 있는 재능이나 학식이 너무 아깝다고 여겼거든요.” nbsp“그 재능이 속인으로서는 아까운 게 맞지만 한번 생각해보세요. 제게 만약 부인이 있어서 이러고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면 잔소리를 할까요? 안 할까요? nbspnbspnbsp대기업이든 관공서든 요청받아서 강의를 해주면 2300만원씩 받을 수 있어요. 그런데 강의를 그렇게 많이 하면서도 저는 강의료를 안 받아요. 초청 강의는 안 가고 무료 강의만 합니다. 그런데 마누라가 있으면 잔소리하겠죠. ‘왜 그렇게 밤잠도 못자고 종일 차로 돌아다니면서 자기 몸을 혹사하고, 준다는 돈도 안 받느냐?’ nbsp맞는 이야기예요. 그런데 원래 부처님 가르침이 그렇습니다. 절을 짓는 거야 원하는 신도들이 알아서 짓는 것이지만, 수행자 개인이 받을 수 있는 것은 입는 옷과 먹는 음식과 아플 때 쓰는 약과 잘 때 바닥에 까는 자리뿐입니다. 다른 건 못 받게 되어 있어요. 물론 지금은 시대가 바뀌어서 좀 달라지긴 했지만요. 그러니 그걸 누가 보느냐에 따라 다른 거예요.nbsp부모의 야단이나 주변의 유혹에 넘어가면 이 길을 못 갑니다. 어머니가 ‘네가 꼭 내 죽는 꼴을 봐야 되겠냐’ 이러다가 설령 정말로 돌아가신다 해도, 이 길을 가려면 ‘네. 어머니는 성인이시니까 어머니 알아서 하십시오. 장례는 치러 드리겠습니다’ 이렇게 해야 해요. 제가 지금 웃고 있지만 아주 냉정한 사람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 길을 갈 수가 없어요. 그런데 질문자의 남편인 목사님은 한 가지 잘못한 게 있습니다. 종교 지도자의 길을 가려면 혼자 가지, 왜 이렇게 예쁜 여성을 데려다가 고생을 시켜요? 두 가지 길을 다 가려니까 그 분도 힘든 거예요.” nbspnbsp“그런 것 같습니다.”nbsp“그래도 이왕 갔으니까, 이제 질문자가 ‘남편’이라는 생각을 잊어버려야 돼요. 자꾸 ‘남편’을 내세우면 죽을 때까지 이 번뇌가 끝이 안 나요. 부처님은 결혼해도 부인을 버리고 갔다잖아요. 그런데 나중에 부인이 출가해서 비구니가 됐어요. 질문자도 그냥 목사가 돼버리세요. nbspnbsp그렇게 관점을 딱 바꿔주는 수밖에 없어요. 이렇게 같이 사는 것만 해도 고맙게 여기세요. 그리고 신부님이나 스님들처럼 그냥 자기 길 가도록 항상 응원해주세요. 아무 관계없는 신자들도 응원해주는데 하물며 함께 사는 아내가 응원해주지 못할 게 뭐가 있겠어요? 그런데 ‘아이고, 저렇게 좋은 재능을 썩히니 아깝다. 제대로 하면 총장도, 교수도, 유명한 목사도 될 수 있을 텐데’ 이런 생각 하면 안돼요. 그런 재능을 다 버리고 가장 작은 자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게 그리스도의 길입니다. 길이 막혔다고 하지만 정작 이야기를 들어보니 질문자의 남편은 굉장히 훌륭한 분입니다. nbspnbsp아내로서는 좀 맘에 안 드는 게 이해는 됩니다. 안타까운 것도 이해는 돼요. 그러나 그것이 오히려 그리스도의 길로 잘 가는 길이에요. 한방에서 자는 사이면 목사님이 하는 이야기도 남편 이야기로 들리지 목사님 이야기로 안 들려요. 질문자가 자꾸 남편으로 보고 이야기를 하면 질문자도 힘들고 남편도 힘드니까 그냥 목사님으로 보세요. 이 정도면 아주 훌륭한 목사님이잖아요.nbspnbsp저는 그런 목사님을 눈 씻고 찾아보려고 해도 없던데요. 그러니 좋은 목사님을 존경하는 자세로 뒷바라지 해주세요. 그렇다고 뭐 재물 같은 것으로 뒷바라지하려 생각하면 안 돼요. 고난을 묵묵히 감내함으로 해서 영성이 더 성숙하는 쪽으로 가도록 도와드리세요. 그렇게 관점을 바꾸셔서 이미 하느님의 은총을 듬뿍 받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게 좋습니다.”nbsp“네, 스님. 감사합니다.” nbspnbsp울먹이며 질문하던 여성 분은 스님의 답변을 듣고 마침내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성당에서 이뤄진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에서 목사인 남편으로 인한 괴로움을 물었고, 스님은 예수님의 본래 가르침이 무엇인지 상기시켜 주며 질문자와 청중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주었습니다. 감동적인 설법의 현장이었습니다. 정말로 종교의 구분을 초월한 야단법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nbspnbsp이렇게 모든 질문에 대해 답변을 마치고 나니 약속한 2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습니다. 질문을 하고 싶다고 손을 들었으나 기회를 얻지 못한 한 명이 더 있었지만, 아쉬움을 뒤로 하고 그만 강연을 마쳐야 했습니다.nbspnbsp마지막으로 스님은 오늘의 대화를 통해 각자의 신앙이 좀 더 돈독해졌기를 바라면서 장소를 마련해준 성당 측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강연을 마쳤습니다.nbspnbspnbsp“부처님이나 예수님은 우리를 진정으로 사랑했기에 우리가 어떻게 마음을 가져야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를 가르쳐주셨습니다. 그러니 오늘 대화를 통해 여러분들 각자의 자기 신앙이 좀 더 돈독해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런 좋은 자리를 마련해주신 성당 측과 교우들, 신부님께 큰 감사의 박수 부탁드립니다.” nbsp마침내 큰 박수와 함께 강연이 끝났습니다. 9시 반을 훌쩍 넘긴 늦은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서 스님의 싸인을 받고자 기다렸습니다. 한결 후련하고 편안해진 얼굴들... 밝은 미소가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nbspnbsp첫 번째 질문했던 목사님의 부인은 처음엔 스님이 어떤 말씀을 하시는 것인지 좀 어리둥절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다 듣고 나니 “아, 내가 그동안 잘못 기도해 왔구나”라고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스님 말씀대로 관점을 바꿔 보니 나의 고민이 고민이 아닌 것 같다. 목회자의 아내로서 거부할 수 없는, 거부해서는 안 되는 나의 십자가를 냉정하고 준엄하게 일러주신 것 같다”며 “스님이 건강하게 오래오래 우리 곁에 계셨음 좋겠다”고 스님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시했습니다.nbspnbsp윤시몬 신부님은 “스님 자신의 깊고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말씀하시니까 더 힘이 실리는 것 같다. 종교를 떠나 모든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예를 드시는 것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고 강연 소감을 말해 주었습니다. 특히 “낮부터 와서 준비하는 정토회 봉사자들을 보면서 진실한 종교 지도자 한 분의 영향력이 얼마나 클 수 있는지 실감했다”며 “어렵고 힘든 분들이 와서 희망을 찾아가는 자리였던 것 같아 종교를 떠나 기쁘고 좋았다”고 말했습니다.nbsp이어서 책 사인회가 열렸습니다. 스님에게 사인을 받고자 많은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섰습니다. 사인을 받으며 많은 사람들이 스님에게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스님은 환한 웃음으로 그 마음을 받아주었습니다.nbspnbsp그리고 오늘 강연을 준비한 일산정토회 소속 봉사자들 모두가 십자가 아래에서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좁은 공간에 많은 시민들이 몰려들어 행사 진행이 만만치 않았을텐데 힘든 기색은 찾아보기 어렵고 다들 보람되고 기쁜 표정입니다.nbspnbsp▲ 오늘 강연을 준비한 일산정토회 자원봉사자들nbsp이 날은 인천경기서부지역에서 올해의 마지막 강연이었습니다. 책 사인회와 기념 사진 촬영이 끝나자 10시가 다 된 늦은 시간이었음에도 스님은 함께 케익 커팅도 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봉사자들을 격려했습니다.nbspnbspnbsp오늘 강연을 총괄한 일산정토회 총무님은 스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꽃다발을 선물했습니다.nbspnbspnbsp그리고 봉사자들이 스님에게 격려말씀을 부탁하자 스님은 오늘 강연 분위기가 참 좋았다고 칭찬을 한 후 낮에 일산 정토법당에 머물면서 남자 화장실을 사용한 소감을 이야기해 주면서 어떻게 수행을 해야 하는지 소중한 가르침을 주었습니다.nbspnbsp“제가 오늘 일산 정토법당에 가보니 같은 층에서 공용으로 사용하는 화장실에서 냄새가 너무 많이 나고, 휴지를 휴지통에 안 버려요. 변기 옆에 휴지통이 있고, 문에도 ‘휴지를 변기에 넣어주세요’라고 써 붙여놓았던데, 휴지를 변기에 넣거나 휴지통 안에 안 넣고 맨바닥에 마구 버려 놓았더라고요.nbspnbspnbsp정토회는 환경운동을 하는 단체인데 화장실에 휴지가 이렇게 널려 있으면 안 되겠지요. 우리가 늘 청소해서 깨끗하게 하든지, 건물에서 우리와 같은 층을 쓰는 사람들을 모아 교육을 시켜서 깨끗이 하든지 해야죠. 정토회가 없는 건물에 있는 공중 화장실 마냥 쓰고 있었어요. 우리가 사는 데를 늘 돌보고 가꿔야 합니다.nbsp절하고 참선한다고 수행자가 아닙니다. 항상 ‘지금, 여기’에 깨어있어야 해요. 누구든지 흐트러진 수건을 보면 바로잡아놓을 수 있어야죠. 공중화장실에 가더라도 휴지가 지저분하게 떨어져 있으면 정리해서 집어넣고요. 저는 비행기를 타면 화장실 청소를 할 때가 많아요. nbspnbspnbsp비행기 화장실에서는 휴지를 변기에 집어넣으면 안 되는데도 꼭 변기에 집어넣는 사람이 있어요. 그러면 변기에 바람이 빠져나갈 때 휴지가 거기에 붙어서 안 떨어집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그걸 끄집어내서 휴지통에 집어넣고 손을 씻은 뒤 나옵니다.nbsp그런데 우리는 그런 일상생활이 잘 안 돼요. 꼭 청소하는 사람이 청소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제가 유럽에서도 널려 있는 쓰레기를 주워서 휴지통에 넣으니까 유럽 사람들은 이래요. ‘스님, 하지 마세요. 그래야 청소하는 사람이 밥 먹고 살아요.’ 그런데 그건 제가 듣기엔 좀 엉뚱하고 안 맞는 소리 같아요. 일부러 어지르고 그걸 또 치우는 사람을 만들어서 일자리를 늘릴 필요가 뭐 있어요? 담배꽁초 버리지 말라고 써놓은 표지판 바로 밑에 보란 듯이 꽁초 한 개를 딱 갖다놨어요.nbspnbsp▲ 일산정토회 회원들과의 간담회nbsp수행은 고상하고 특별한 게 아닙니다. 우리는 수행이라고 하면 절을 몇 배 했느니 참선을 어떻게 얼마나 했느니 하는 걸 따지지만 이런 건 주로 기복적인 것을 따질 때 그렇게 하는 거예요. 수행이란 늘 일상에 깨어있고 자기 마음에 깨어있는 것입니다. 마음이 슬프거나 화가 날 때 자기가 사로잡힌 줄 바로 알아차리고 마음을 가볍고 기쁘게 갖는 게 수행이에요. 때로는 절도 하고 명상도 하지만 일상사에서 깨어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평소의 생활을 보면 깨어있는지 여부를 금방 알 수 있어요. 정토회는 생활불교를 하는 곳이니까 여러분들도 생활에서 늘 깨어있어야 합니다.”nbsp강연 준비에 여념이 없어서 생활이 흐트러지지는 않았는지 모두들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스님은 강연이 끝났다고 모두가 들떠 있는 사이에도 행여 수행을 놓칠까봐 따끔한 일침을 놓아주었습니다.nbspnbsp그리고 어떻게 하면 작은 법당이라 하더라도 화합하는 법당이 될 수 있는지, 나날이 발전하는 법당이 될 수 있는지 이야기해 주었습니다.nbspnbsp“먼저 배운 사람들은 많이 배웠으니 더 깨어있어야 하는데, 많이 배웠다고 꼭 더 나은 건 아니에요. 타성에 젖기 때문입니다. 늘 먼저 다닌 사람이 낫고 나중에 다닌 사람이 못하다면 발전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처음에 세웠던 모범을 유지하려면 먼저 다니는 사람이 모범이 돼야 해요. 먼저 다니는 사람이 모범이 됨으로 해서 뒤에 다니는 사람들이 따라배우면 사람이 아무리 많이 와도 흐트러지지 않습니다. 일산정토회를 예로 들면 만약 일산정토회가 갈수록 나쁜 방향으로 간다면 먼저 다닌 사람이 모범이 못 됐다는 뜻이에요.nbspnbspnbsp점점 좋아지지 않는 건 새로 온 사람의 책임입니다. 먼저 다닌 사람보다 새로 온 사람이 더 잘 하면 갈수록 개선이 되는데, 시간이 흘러도 개선이 안 된다면 뒤에 온 사람들이 깨어있지 못하다는 뜻입니다. 먼저 다닌 사람들은 수준이 원래 그것밖에 안 되는 사람이니까 새로 온 사람들이 그것보다 나아져야 해요. 그래서 제자가 스승보다 늘 못하면 그 학파나 집단은 갈수록 쇠퇴합니다. 제자가 스승보다 나아야 발전해요. 그러니 ‘먼저 다니는 사람만 잘 하고 뒤에 다니는 사람은 못해도 된다’ 이런 생각을 하면 안 돼요. 앞서 다니는 사람들이 못 지킨 규칙을 뒤에 다니는 사람이 더 잘 지켜야 개선이 됩니다.nbspnbsp그리고 먼저 다니는 사람들은 모범을 보이되 자꾸 자기를 고집하면 안 돼요. ‘우리는 늘 그렇게 해왔으니 괜찮아’ 이러면 안 됩니다. 새로운 사람이 문제 제기를 해도 그게 원칙에 맞고 합당하면 ‘맞아, 그러네. 우리는 그저 다니기만 했지 제대로 못 했네’ 이렇게 받아줘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 선후배가 조화를 이루어 발전할 수 있습니다. 선배가 자기를 고집하면 후배들이 답답해지고, 후배들이 우리는 책임 없다고 해서 무책임 의식을 갖게 되면 관계가 자발적이지 못하고 자꾸 명령조가 돼요. 자꾸 애들처럼 가르치려고 하다 보니 ‘요새 온 사람들은 수행을 안 해’라는 식으로 말하게 됩니다.nbspnbsp수행은 자발적이어야 합니다. 그래야 창조성도 있고 행복해지지, 시킨 대로 억지로 따라가는 방식은 활력도 떨어지고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그렇게 선후가 잘 조화를 이루어 하도록 합시다.nbsp그리고 책임을 맡은 사람을 중요시해야 합니다. 책임 진 사람에게 무조건 복종하라는 게 아니에요. 어떤 일을 옆에서 비판하기는 굉장히 쉽지만 막상 책임 맡아서 해보면 쉽지가 않아요. 우리가 정부 비판은 많이 하지만 막상 정부 일을 맡아서 해보면 간단하지가 않다는 겁니다. 그래서 총무니 팀장이니 해서 책임을 맡은 사람들을 소중히 여겨줘야 합니다. 다소 부족함이 있더라도 소중하게 여기고 항상 협조를 잘 해줘야 해요. 그리고 총무나 팀장들은 그게 특별한 지위가 아니라 대중에게 봉사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대중의 여론을 잘 수렴해줘야 합니다. ‘예 하고 합니다’라는 수행문을 명령조로 써먹으면 안 돼요. nbspnbsp임원은 항상 자발성에 기초하도록 북돋아주는 역할을 해야 하고, 대중은 임원의 이야기를 가능하면 잘 따라주고 협조해주는 분위기가 되면 조화를 이룰 수 있어요. 그렇게 안 되면 화합이 깨지고 분위기가 자꾸 경직돼요. 아래에서는 민주적으로 하지 않는다고 항의하고, 위에서는 말 안 듣는다고 해서 서로 충돌하게 됩니다. 우리는 수행 공동체이니까 이런 것도 함께 살펴서 조화를 이루며 해나가시기 바랍니다.”nbsp늦은 시간까지 봉사자들을 위해서도 소중한 가르침을 들려 준 스님에게 모두들 큰 함성과 박수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뒷모임을 마쳤습니다.nbspnbsp결국 스님은 10시 반을 넘겨서야 다시 차를 타고 서초법당으로 향했습니다. 강연은 끝났지만 이날따라 유난히, 예수님이 남긴 사랑과 희생, 부활의 메세지가 자꾸 마음 속에 되새김 되었습니다. 기도는 항상 “주여, 뜻대로 하옵소서”, 그리고 “오직 그저, 사랑하라, 사랑하라...” 추운 밤이지만 스님이 뿜어내어 주신 따뜻한 기운이 몸과 마음을 포근히 감싸안아 주는 것만 같았습니다.nbspnbsp서울 정토회관에 11시가 넘어서 도착한 스님은 밤늦게까지 업무를 보다가 오늘 일정을 마쳤습니다. 목소리가 갈라지고 무척 피곤해 보여서 스님의 건강이 다소 염려가 되었습니다.nbspnbsp내일은 평화재단 청년포럼 주관으로 대전 충남대학교에서 열리는 전국 청년학교 수료식에 참가해 졸업 특강을 할 예정입니다.nbspnbsp※nbsp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52개 도시를 순회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 강연 일정을 확인한 후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강연장으로 오세요.nbspnbspnbsp강연은 선착순 무료 입장이며, 질문을 하고 싶은 분들은 강연장에 직접 오셔서 사전 신청을 하셔야 합니다.nb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