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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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30 농사일 그리고 창원 통일의병 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새벽부터 오후까지 김장 준비와 농사일을 한 후 저녁 7시부터는 창원대학교 종합교육관에서 창원 시민들을 위해 “통일 이야기”를 주제로 즉문즉설 강연을 했습니다.nbspnbsp서울에서 미팅을 마치고 새벽 2시에 울산 두북에 도착한 스님은 잠시 눈을 붙인 뒤 4시에 일어나 새벽 예불과 기도를 마치고 곧바로 하루 일과를 시작했습니다.nbspnbsp아침 식사를 간단히 한 후 7시부터 김장 준비를 했습니다. 먼저 그동안 텃밭에서 농사 지은 배추와 무를 뽑았습니다. 스님은 배추와 무를 뽑아 김장을 언제할 수 있을지 시간을 내어보려고 여러 차례 기회를 엿보았는데 드디어 오늘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농사일을 위해 묘당 법사님과 자광 법사님, 여광 법사님, 희광 법사님도 함께 했습니다.nbspnbspnbsp배추를 쑥쑥 뽑아내는 스님의 얼굴에는 보람과 기쁨이 가득했습니다. 은퇴하면 농사꾼이 되는 것이 꿈이라는 스님의 말씀은 정말로 말씀 그대로인 것 같습니다.nbspnbsp스님이 뽑은 배추를 법사님들은 그 자리에서 바로 칼로 썰어서 소금에 절였습니다. 배추를 반으로 가르자 속에 노란 잎들이 꽉 찬 모습이 드러났습니다. 스님은 매일 전국을 돌아다니며 강연을 해야하기 때문에 배추를 심어 놓고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는데 법사님들은 속이 노랗게 잘 익은 모습을 보고 “다행이다” 라며 반갑게 웃었습니다.nbspnbsp▲ 소금에 절이기 위해 배추를 자르고 있는 법사님들nbsp큰 대야가 없어서 배추는 욕조에 소금물로 재워 두었습니다. 김장을 하려면 배추를 최소 24시간 이상 소금에 절여야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본격적인 김장은 내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nbspnbsp그리고 무를 뽑았습니다. 스님은 무를 뽑으면서 “둔턱을 더 높이 만들어주지 못해서 더 클 수 있는데 못 컸다”며 아쉬운 마음을 내비쳤습니다. “내년엔 더 잘해보자” 며 웃음을 머금고, 뽑은 무를 가지런히 모아서 흙을 털어내고 씻었습니다. 아직 더 클 수 있을 것 같은 몇몇 작은 무는 잎을 더 솎아주고 그대로 두었습니다.nbspnbspnbsp그리고 오늘의 가장 큰 일감은 김치를 보관할 장독을 땅에 묻는 일이었습니다. 냉장고에 공간이 부족해 장독을 땅에 묻기로 한 것입니다. 장독이 생각보다 길쭉해서 꽤 깊이 땅을 파야 했습니다.nbsp▲ 김치를 보관할 장독 구덩이를 팠습니다.nbspnbsp땀을 뻘뻘 흘리며 부지런히 땅을 팠습니다. 스님은 일일이 손으로 돌을 고르고 대야로 흙을 퍼내면서 “완전히 인도식이지” 라고 하면서 웃었습니다. 장독을 땅에 잘 묻고 나니 어서 빨리 김장 김치를 넣어 두고 싶어졌습니다.nbspnbsp▲ 열심히 땅을 팠더니 장독이 들어가기에 안성맞춤이 되었네요nbsp바깥 날씨가 너무 추워서 손이 얼얼 했는데 추위에 떠는 법사님들을 위해 스님은 장작을 가져와서 불을 지펴 주었습니다. 장작이 타오르자 감자와 고구마도 함께 구웠습니다.nbspnbsp▲ 추위를 피하기 위해 장작불을 지펴주고 있는 스님nbspnbsp정겨운 이야기를 나누며 몸을 따뜻이 하다가 감자와 고구마를 꺼내었습니다. 김이 모락 모락 나는 고구마를 한 입 물으니 단맛이 일품이었습니다.nbspnbsp▲ 맛있게 구워진 고구마nbspnbsp이렇게 김장을 위한 준비가 일단락 되자 법사님들은 탑곡 정토수련원으로 감을 따러 갔고, 스님은 텃밭을 정비하는 일을 했습니다. 우선 화분에 담긴 국화가 모두 꽃이 져서 땅으로 옮겨 심는 일을 했습니다. 꽃이 피었던 부분을 모두 가위로 잘라 내고, 뿌리만 살려서 화단에 나란히 심었습니다. 내년에 다시 예쁜 꽃으로 피어나주길 바래봅니다.nbspnbspnbsp▲ 철 지난 국화 화분을 다시 땅에 심어주었습니다.nbspnbspnbsp정성껏 심은 국화에 물도 시원하게 뿌려주었습니다. 마음이 가볍고 시원해지는 것을 보니 농사일이야 말로 정말 우리의 육체와 정신을 건강하게 해준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잠시도 쉬지 않고 부지런히 일거리를 만들며 하나씩 하나씩 정돈을 해나갔습니다. 창고에 불이 안 들어온다고 하자 드라이버를 가져와서 차단기를 열고 전선의 연결 부위를 수리했습니다.nbspnbsp▲ 전기불이 들어오지 않아서 차단기를 점검했습니다.nbspnbsp빨래줄이 헐렁하다고 하자 더 팽팽한 줄을 가져와 못을 박고 줄을 이었습니다. 잠시도 쉬지 않고 뭐든지 뚝딱 뚝딱 일사천리로 일을 하시는 모습을 보니 정말로 부지런함이 몸에 배어 있으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nbspnbsp▲ 빨래줄을 설치하기 위해 나무에 못을 박았습니다.nbspnbspnbsp오후에는 뒷 담벼락에 있는 감나무에 올라가 감을 땄습니다. 스님은 다람쥐처럼 날렵하게 나무 위로 올라갔습니다. 주전자에 밧줄을 묶어서 주전자가 다 채워지면 아래로 내려주었습니다.nbspnbsp▲ 순식간에 감나무에 올라간 스님nbspnbsp가지가 꺾어지는 소리가 몇 번 나더니 금새 주전자가 가득 채워졌습니다. 아주 숙련된 솜씨가 느껴졌습니다. 스님은 어릴적부터 이 감나무에서 열린 감을 매년 맛있게 먹었다고 합니다.nbspnbspnbsp드디어 감나무 위에 달린 감을 모두 따내고 마지막으로 까치밥 하라고 하나를 남겨 둔 뒤 나무에서 내려왔습니다.nbspnbsp마당에서는 스님이 딴 감과 법사님들이 탑곡 정토수련원에서 따온 감을 품질에 따라 분류를 한 뒤 등급을 매기고 박스에 가지런히 담는 일을 했습니다. 순식간에 56개의 박스가 만들어 졌습니다.nbspnbsp▲ 마당에서 감을 분류하고 있는 법사님들nbspnbsp스님은 김치며, 감이며 모두 정성껏 포장해서 인연이 닿는 몇몇 분들에게 선물을 할 것이라고 합니다. 그냥 도움만 받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감사한 마음을 정성으로 표하고자 하는 스님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nbspnbspnbsp이렇게 모든 일을 마치고 법사님들은 문경으로 돌아가시고 스님은 몸을 씻고 머리를 깍은 후 원고 교정 업무를 보다가 오후 5시가 되어 저녁 강연이 열리는 창원으로 향했습니다.nbspnbsp울산에서 창원으로 가는 차안에서는 계속 원고 교정 업무를 보았습니다. 11월까지 집필을 끝내주기로 약속한 원고여서 11월의 마지막날인 오늘까지 많은 부담이 되었나 봅니다. 강연장에 조금 일찍 도착했지만 차에서 내리지 않고 강연 직전까지 원고를 보았습니다.nbspnbsp▲ 차를 타고 이동하며 원고 교정에 여념이 없는 스님nbspnbsp가을의 끝자락 11월의 마지막 날인 30일입니다. 다행히 갑자기 몰려왔던 매서운 추위도 잠시 풀리고 가을 날씨답게 청명한 날이었습니다. 강연장에 일찍부터 모인 통일의병 봉사자들은 ‘지금 이 순간이 통일의 시작입니다. 방긋 웃으며 일하겠습니다.’ 라는 명심문을 합창한 후 차분히 자신의 자리에서 강연 준비를 시작했다고 합니다.nbspnbsp▲ 창원대학교 종합교육관nbspnbsp창원대학교 종합교육관에는 오후 6시가 되어 시민들의 입장이 시작되었습니다. 어린이들을 동반한 젊은 부부, 대학생인 듯한 젊은이들, 손주와 손잡고 함께 온 할머니, 성인이 된 아들 둘을 데리고 온 아버지 등등 성별도 다양하고, 세대도 다양한 사람들이 입장하였습니다. 500석이 빈자리 없이 모두 들어찼습니다. 보통은 여성 관객이 많았었다면 이번 강연은 성별도 세대도 골고루 섞여 있었습니다.nbspnbspnbsp스님의 강연을 듣기 전 먼저 구성진 소리공연이 있었습니다. 춘향가와 진도아리랑 소리에 공연장 분위기가 한층 고조되었습니다. 특히 아리랑은 청중과 함께 박수치며 불렀는데 시작부터 세대와 성별을 뛰어넘는 통일의 분위기를 물씬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nbspnbspnbsp통일의병 영남본부장의 인사말이 있고 나서, 드디어 박수와 함께 스님이 등장하였습니다. 먼저 스님은 자리가 없어 2층으로 올라간 청중들을 올려다 보며 “거기 있으면 내 머리통밖에 안 보일텐테” 하며 청중을 웃게 하더니, 오늘은 통일이야기가 주이고 인생 이야기는 부수적인 것이라며 말문을 열었습니다.nbspnbspnbsp그리고 저녁식사는 다들 했는지 안부를 물어본 후 오늘 스님도 바쁘게 일하다가 저녁도 못 먹고 왔노라며 가볍게 인사를 건넸습니다.nbspnbsp“저녁식사는 하셨어요? 못 드신 분도 계시네요. 집에 가서 드세요. 저도 저녁 못 먹고 왔어요. 오늘은 종일 열심히 일하다가 왔습니다. 제가 일하길 좋아하면서도 매일 강의 다닌다고 못 했는데, 오늘은 제가 그간 농사지은 무도 뽑고, 배추도 뽑아서 절이고, 감나무에 감도 따고, 땅 파서 독도 묻고, 꽃이 진 국화도 화분에서 땅으로 옮겨 심었어요. 새벽부터 종일 일하다가 강의시간 맞춰서 세수하고, 머리 깎고, 급하게 왔습니다. 그래서 저도 저녁을 못 먹었습니다.” nbsp스님의 환한 웃음과 함께 분위기도 밝아지고 드디어 본격적으로 대화가 시작되었습니다.nbspnbsp첫 번째 질문자는 20대의 청년이었는데 지금 용접 일을 배우고 있으며 의지가 약해 무엇이든 중간에 포기하는 것이 고민이라고 하였습니다. 두번째 질문자는 스님이 덕을 바라고 결혼하지 마라고 했지만 현실은 결혼이 비즈니스인 것 같다고 스님에게 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했습니다. 세 번째 질문자는 아버지와의 갈등이 고민인 30대 남성이었습니다. 현재 가게를 꾸리며 가족의 생계를 도맡고 있지만 어릴 때부터 계속 되어온 아버지의 질책과 간섭이 고민이라고 하였습니다.nbspnbsp네 번째 질문자는 핵발전소 반대 운동을 하고 있는데 대중들의 관심이 없어 고민이라며 스님의 핵발전소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마지막 질문자는 법륜 스님을 알고 나서 자신이 많이 바뀌었고 부인에게 법륜스님 얘기도 많이 하고 스님의 법문을 권하기도 하는데 부인이 안티 법륜이라며 어찌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하였습니다. 또 스님이 선거를 잘 하면 통일될 것이라고 하셨는데 실제로 공약대로 실천하지 않는 후보가 많기 때문에 어떤 후보가 가장 통일 지향적인 사람인지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nbsp각각의 질문에 대해 명쾌한 답변을 들려주었지만 오늘은 통일 강연이었기 때문에 마지막 통일에 대한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스님은 국민들이 어떻게 행동해야 통일지향적인 정부가 들어설 수 있는지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nbspnbspnbsp“스님께서는 ‘통일을 하자는 쪽으로 좋은 공약을 내는 사람을 우리가 투표해서 뽑고 그 사람이 잘 하도록 하면 통일에 가까이 갈 수 있다’고 항상 말씀하셨는데, 공약을 지키리라는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지난 대선에 지금 대통령이 후보로 나왔을 때도 공약은 굉장히 좋았지만 지금은 잘 지키지 않는다고 봅니다. 다음 대선에서도 후보들이 공약은 잘 내었다가도 막상 대통령이 되면 ‘내가 언제 그랬느냐’며 공약과는 전혀 반대로도 갈 수 있을 겁니다. 저희가 어떤 마음의 눈을 가져야 그런 사람을 잘 구별해 낼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nbsp“우리가 정치를 전문으로 하는 정치조직이 아닌데 현실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치인 아무개가 좋다고 따라다니면 그 정치인의 지지자가 됩니다. 질문자 개인이 ‘나는 정말 아무개가 좋다’라고 하면 개인으로서 자기 마음 따라 하면 됩니다. 우리는 누구나 정치적 지지 의사를 밝힐 자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 정치인의 지지모임에 들어가면 됩니다. 그런데 우리가 만든 통일의병은 시민단체, 즉 공식조직이기 때문에 특정 정치인을 지지할 수는 없습니다. 첫째, 그 사람이 통일을 잘 할 거라는 아무런 보장이 없어요. 게다가 둘째, 선거법을 위반할 수도 있으니까 현실적으로 지지할 수도 없습니다. 이게 현실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정치활동하려고 의병을 만든 게 아니잖아요. 통일하려고 만든 것이지요. 그러니까 ‘누가 되든 통일을 가장 강력하게 추진할 정부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다 동의합니까?”nbsp“예.”nbspnbspnbspnbsp“지금 스님이 통일을 위해서 막 뛰어다니는 것보다 통일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는 정부가 더 중요해요. 그러면 외교정책도 통일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됩니다. 중국이나 미국이나 러시아가 통일을 방해하지 않도록 해야 되고, 일본과 위안부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본이 통일에 방해가 되지 않고 통일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을 더 우선시해야 합니다. 중국과 경제교류도 중요하지만 중국이 적어도 통일을 방해하지는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nbsp지금 미국 입장에서는 대중봉쇄가 가장 큰 과제니까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자기들 편에 서서 큰 역할을 해 주기를 바랄 것입니다. 자기네 힘만으로는 좀 달리니까요. 그러려면 일본을 패전국으로 묶어놓은 걸 좀 풀어줘야 해요. 미국만으로는 돈이 부족하니 일본을 재무장시켜서 일본 돈도 좀 쓰고, 일본 군인도 좀 써먹어야죠. 그러니 한국을 비롯한 옆 나라의 우려는 안중에도 없는 겁니다. 우리에게는 엄청난 위협이 되는데도 자기네 필요에 의해서만 일본을 재무장시키는 거예요. 그게 끝이 아니라 한국도 미일동맹에 결합하라고 압력을 가하잖아요. 한국과 일본이 원수라서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을 따로 하려니 미국 입장에서는 작전이 잘 안 되거든요. 그러니 미국이 자꾸 ‘한일 간에 정상회담해라, 군사협력하라’며 엄청나게 압력을 넣고 그 결과 지금 일본과 군사정보교류협정을 맺었잖아요. 그러니까 지금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면 일본이 참여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열려 있게 됐어요. 우리로서는 용납이 안 되는 일인데도 미국의 입장에서는 그렇습니다.nbspnbsp이렇게 말려들어서 한반도에 사드까지 배치된다면 중국이나 러시아에게 한국은 이미 미국 편에 섰다고 보일 테고, 중국은 한국과의 경제적 교류나 협력을 다시 고려하겠지요. 또 자기네 말 안 듣는다고 좀 멀리했던 북한을 달래서 자기네 편으로 끌어들일 거예요. 그러면 앞으로 2, 30년을 내다보면 세계패권을 둔 미중의 경쟁이 강화될 텐데 그 가운데 한국은 미일의 하위변수로, 북한은 중국의 하위변수로 전락해 과거 미소가 경쟁할 때 남북이 그 아래에 있다가 6.25전쟁이 일어났듯이 또 새로운 갈등이 생길 거예요. 그러면 통일은 고사하고 평화조차 유지할 수 없습니다. 지금은 6.25전쟁 때보다 화력이 발전했고 집중돼있기 때문에 전쟁이 나면 피해도 엄청나게 더 클 거예요. 이는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우리 민족의 이익에 전혀 부합되지 않는 일입니다.nbspnbsp그렇다고 반미를 해도 우리가 설 자리는 없습니다. 지금 중국이 부상하고 있고 미국이 좀 하향세이긴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미국이 더 셉니다. 그러니 지금 중국 편에 서는 게 유리한지도 불확실하고, 지난 50년 간 동맹 관계를 맺어온 미국에 반대하겠다면 여론이 따라주지도 않아요. 반미는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습니다.nbspnbsp그러니까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은 자주적 한미동맹을 더 견고하게 하는 것입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관련된 일에서만큼은 우리의 입장을 우선시해 달라. 나머지는 미국의 입장을 따르겠다’라고 해야 합니다. 이게 자주적 한미동맹입니다. 반미하지도 말고, 종속적 친미도 하지 말고, 종속적 한미동맹에서 자주적 한미동맹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대한민국 정부가 통일에 대한 입장만 분명하다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nbspnbspnbsp이런 외교적인 문제부터 정부가 통일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해야 문제가 풀립니다. 어차피 통일을 남한 중심으로 한다면 첫째, 미국과는 자주적 한미동맹을 해야 하고, 둘째, 북한은 포용해줘야 합니다. 여러 가지 문제와 상황을 객관적으로 고려해보면 남북을 반반 섞어서 통일하는 것보다는 한국을 좀 더 리모델링해서 통일을 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그럴려면 북한을 좀 더 포용해 줘야 합니다. 한국이 중심이 된다고 해서 북한 것을 다 무시해 버리면 북한이 무엇 때문에 통일에 참여하려고 하겠어요? 끝까지 대항하지요.nbspnbsp이곳 창원은 옛날에는 가야 땅이었습니다. 가야하고 신라하고 통합할 때 신라 중심으로 통일을 했어요. 대신 가야 측에서는 2가지 요구조건을 내걸었습니다. 첫째는 ‘신분을 보장하라’, 즉 ‘우리 왕족을 다 신라왕족으로 해 달라’였습니다. 둘째는 ‘우리 신앙을 보장하라’, 즉 ‘불교를 공인하라’였습니다. 그런데 당시 신라는 불교를 금지했어요. 신라 안에서는 불교를 요즘 말로 하면 국가보안법으로 금지했으니까 보수세력은 불교 허용을 반대했고 젊은 세력은 찬성해서 갈등을 빚은 끝에 벌어진 일이 이차돈의 순교였습니다. 이차돈이 527년에 순교하고, 528년에 불교가 공인되고, 532년에 가야와 신라가 통일했어요. 요즘 식으로 말하면 국가보안법을 철폐하고 한국 내 사회주의 운동을 먼저 허용해서 북한 사람이 통일 후 여기에서 자기네 정치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해주는 거예요. 또 북한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자기네 나라 법률에 따라 애국했던 군인이며 경찰을 다 처벌한다면 통일하자고 안 할 거예요. 그러니 신분 보장도 해줘야 합니다. 그런데 그걸 남한의 보수세력이 엄청나게 반대합니다. 그걸 반대하면 통일은 안 돼요. 그러니까 그것을 수용해내야 하는데, 그러려면 여기서 그만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nbspnbsp그러면 어떻게 설득해야 됩니까? ‘남한 중심으로 통일하면 이런 이점이 있으니 이 정도는 허용해야 한다’는 식으로 설득해서 국민통합으로 가야 해요. 중국한테는 ‘통일 한국은 완전히 친미일변도로 가지는 않겠다. 즉 반중대열에는 서지 않고, 최소한 한일군사동맹은 안 맺겠다’는 약속을 해줘야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잘 했니 못 했니 하지만 이번에 미국에 갔을 때 미국이 사드 배치하라고 엄청나게 압력을 넣었는데도 서명하지 않았어요. ‘안 한다’고 결론을 내지는 않았지만 최소한 ‘한다’는 결론은 안 낸 채 돌아왔어요. 이번에 한다고 결론을 내버렸다면 정권이 바뀌어도 그 결정을 못 뒤집습니다. 그러면 반미가 되니까요. 그러니까 그것에 대해서는 잘했다고 평가해줘야 합니다. 대통령이 이번에 한 일은 국가를 위해서 잘 한 겁니다. 박근혜 대통령 정도의 고집이니까 그걸 막아냈지, 보통 사람 같았으면 막아내기 어렵습니다. 내년에는 또 어떻게 넘어갈지 모르겠지만, 일단 이번에 서명 안 한 건 잘한 일이에요. 거기에 서명했으면 통일도 물 건너갈 뿐더러 동아시아의 정세에도 큰 영향을 주게 되었을 겁니다.nbspnbspnbsp이렇게 국가가 입장을 확실히 해서 중국, 북한, 미국, 러시아를 설득해야 합니다. 일본하고도 관계를 잘 맺어야 됩니다. 일본하고는 절대로 군사협정을 하면 안 되지만 민간교류 같은 다른 영역은 더 활성화시켜야 합니다. 외교든 국방이든 경제든 통일을 우선시하는 이런 정책을 추진하는 정부를 세워야 합니다.nbsp통일된 뒤에 북한을 개발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식목 사업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지금 한국의 인건비는 공공근로를 해도 일당 5만원은 됩니다. 일당 5만원을 주고 북한에 나무를 심으려면 천문학적인 돈이 듭니다. 그런데 지금 북한주민들은 일당이 보통 1달러, 천 원 남짓합니다. 2천원만 주면 북한에 나무도 심고 북한 주민들이 먹고도 살 수 있게 되니 얼마나 효과적입니까? 이처럼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시베리아횡단철도를 연결하려면 3조 원이나 5조 원이 든다고 하는데, 그 돈은 향후 10년, 20년 간 물류혁명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본전을 다 뽑을 수 있어요. 돈이 드는 건 맞는데, 그 돈은 다 투자이지 소비가 아니라는 겁니다. 우리는 지금 인건비가 비싸서 생산기지 역할을 거의 못 합니다. 생산기지였던 중국도 인건비가 비싸져서 생산기지가 인도로 옮겨가고 있어요. 그런데 지금 북한의 저렴한 인건비와 한국의 자본 및 기술이 결합한다면 인도만큼의 규모는 아니더라도 새로운 생산기지 역할은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까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획기적인 전환이 일어나게 되는 겁니다.nbspnbsp이런 걸 다 정부가 해야 합니다. 우리 같은 민간인이 북한에 가서 누구를 만나고 축구대회를 하는 것은 다 낭만적인 일부분이고, 실제로는 거의 99의 일을 정부가 해야 해요. 그래서 우리가 통일에 결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그렇게 할 수 있는 정부를 구성하는 것입니다. 그런 정부를 구성하는 데에 우리의 미래가 달렸으니까 여러분들이 지금부터 전부 각성을 해서 2017년도만큼은 통일을 강력하게 추진할 정부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이번 총선에서도 ‘통일을 우선하고 강력하게 추진하는 정치적 발언을 할 만한 정치인을 뽑는다’는 원칙을 가지면 됩니다. 창원에 뭘 유치하겠다는 공약 같은 건 보지 말고요. 우리가 이렇게만 할 수 있다면 통일의 기회는 아직 남아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nbspnbspnbsp그런데 다음 정부 들어왔을 때 사드 배치를 하기로 한다든지, 북한이 더 이상 혼자 못 버텨서 중국에 고개를 숙여버리면 통일은 물 건너가는 겁니다. 중국과 미국 간에 세력균형이 일어나서 중국이 부상하고 미국이 몰락해서 다시 세계의 판도가 바뀌는 기회가 온다면 또 모르겠지만, 그러기 전에는 통일의 기회가 없어집니다. 그러니까 국가적으로 봤을 때 지금이 기회이자 위기입니다. 위기를 극복하면 기회가 되고, 기회를 놓치면 위기가 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그래서 ‘정부한테만 맡겨서는 안 되겠다. 임진왜란 때처럼 의병을 일으켜 구국운동을 좀 하자’ 이렇게 된 겁니다. 우리가 정부군하고 싸우겠다는 게 아니라 위기에 처한 국가를 구하자는 거예요. 국가를 구하자는데 여당 편들고, 야당 편들고, 진보 편 들고, 보수 편들면 안 돼요. 진보와 보수, 여와 야, 경상도와 전라도를 떠나서 나라를 구해야 합니다. 통일정책을 어느 당이 잘 하겠다거나 누가 잘 하겠다고 따지지 말자는 거예요. 과거는 더 이상 묻지 말고, 누구든 앞으로 통일정책을 가장 확실하게 추진할 사람을 우리가 밀어주자는 겁니다. 그건 우리 국민의 당연한 권리니까요.nbspnbsp그렇게 하자는 거니까 누가 잘 할지 지금 결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제 여당에서도 야당에서도 대통령 후보들이 나오겠지요. 그때 우리 통일의병 세력이 전국에 100만 표, 200만 표를 갖고 있다면 당선되고 싶은 사람은 우선은 립 서비스라도 우리 주장에 맞게 통일정책을 바꾸겠다고 약속할 겁니다. 다른 당 후보도 마찬가지로 우리 주장에 맞게 바꾸겠다 하겠죠. 그렇게 서로 지지받으려고 경쟁하다 보면 양측의 정책이 엇비슷하게 우리의 주장에 가까워집니다. 그러면 누굴 선택할지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엇비슷해지면 어느 쪽이 돼도 상관없잖아요. nbspnbspnbsp미리 특정 정치세력을 지지하려고 하지 마세요. 중심을 딱 잡고 후보들이 끝까지 우리에게 근접해 오도록 양쪽을 끌어당기면 누가 돼도 이미 공약이 비슷해져서 결국 우리가 원하는 통일의 길로 가게 됩니다. 그럴 때 최종적인 판단을 해야겠지요. 최종적인 판단은 여러 가지를 고루 봐야 해요. 결혼할 때도 얼굴만 보거나 언변만 보면 안 되잖아요. 선거기간 동안 겪어보면서 ‘이 쪽은 말은 그럴듯하지만 과거 경력을 보면 나중에 뒤집을 가능성이 있겠다’, ‘이 쪽은 말은 좀 어수룩하지만 진실성이 있어 추진하긴 하겠다’든지 해서 최종 판단을 내려야지요. 그런데 지금은 누가 후보로 올라올지도 모르고 어느 세력이 지지를 받을지도 모르는데 ‘누구 찍자’고 이야기할 상황도 아니니까 지금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통일지향적 정부를 구성하자’는 것만 확실히 해두면 됩니다.nbspnbsp아내 표 1장도 못 얻는 사람 되지 말고 오늘부터라도 아내에게 잘해줘서 남편 말이라면 아내도 지지하도록 만들어보세요. 지금은 주위 사람들에게 정치 이야기하지 말고 통일 이야기도 너무 많이 하지 말고 일단 주위 사람으로부터 호감을 먼저 얻으세요. 스님도 이렇게 즉문즉설 하면서 호감을 얻으면 사람들이 스님 이야기를 더 신뢰해주잖아요.nbspnbspnbspnbsp2017년까지 2년 밖에 남지 않았으니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합니다. 나 혼자만 하지 말고, 한 사람이 최소한 100명의 지지를 받아와야 합니다. 그렇게 우리가 의병 1만 명을 모으면 100만 명은 움직일 수 있어요. 그런데 원래 진보였던 사람들은 모을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가 굳이 모으려고 하지 않아도 찍을 사람들이니까요. 원래 극보수인 사람도 모을 필요가 없어요. 아무리 설득해도 안 찍을 사람이니까요. 그러니 중도에 있는 사람, 좌와 우의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을 잡아야 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커피 한 잔에도 생각을 바꿀 사람이니까 데려오기도 쉬워요. 데려오기 쉬운 사람이든 어려운 사람이든 표는 똑같이 1표니까 그런 관점을 가지고 하시면 됩니다. 연세 드신 분들은 자기 나이 또래의 사람들을 잘 설득해 보세요. 나이 육십을 훌쩍 넘겨버리면 설득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그 사람들을 나쁘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그 사람들은 전쟁의 피해를 직접 겪었기 때문에 북한이라고 하면 진절머리가 나는 거예요. 사실 전쟁을 경험해 봤기 때문에 전쟁을 더 막아야 하고 평화를 더 사랑해야 하지만, 경험했을 당시에 생긴 증오심과 복수심 때문에 이런 내용을 이해하고 동조하기가 쉽지 않습니다.nbspnbsp그러니 지금부터 너무 그렇게 미리 고민할 필요 없습니다. 큰 틀에서 ‘첫째, 전쟁은 절대로 없어야 된다. 둘째, 통일이 돼야 한다’ 이것만 명심하세요. 통일이 돼야 경제도 살고, 청년 일자리도 생기고, 국제적으로도 자주외교가 가능해지지, 분단된 상태로는 대한민국은 더 이상 전망이 없습니다. 지난 50년 동안은 분단된 상태로도 정치도 발전하고, 경제도 성장하고, 국방도 튼튼해졌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거의 성장이 끝났습니다. 경제성장 동력이 없어서 경제발전도 둔화되고 있잖아요. 정치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건 특정인의 잘못이라기보다는 분단된 상태에서 체제가 가질 수밖에 없는 한계이기 때문에 헌법을 개정해서 권력 구조를 바꾸어서 풀어야 할 문제예요.nbspnbspnbsp안보도 어려움에 빠졌습니다. 우리의 국방력은 옛날보다 튼튼해졌는데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이 최근 몇 년 사이에 여러 번 있었습니다. 국방예산이 크게 늘고 신무기도 많고 장병들 훈련도 열심히 하는데 전쟁위험이 오히려 고조된다는 것은 그만큼 안보가 불안해져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 모두가 지금 우리가 한계상황에 다다랐다는 사실을 증명합니다. 우리가 지금 여기서 안전도 도모하고 경제도 성장시키고 정치적인 민주화도 심화시키려면 통일의 길로 가야만 합니다.”nbsp스님의 간곡한 호소와 열정적인 강연에 모두들 공감과 지지를 표하며 큰 박수갈채를 보냈습니다.nbspnbspnbsp국민이 정치인에게 종속적으로 따라가는 모양새가 되면 안 되고, 정치인들이 국민의 눈치를 보고 통일 지향적이 되지 않을 수 없게 해야 한다는 주인된 자세와 관점이 정말 필요하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스님의 이야기를 들으니 정신이 번쩍 차려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nbspnbsp다소 무거웠던 통일 이야기였는데 스님의 쉽고 명료한 설명 덕분에 청중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강연에 잘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약속한 2시간이 모두 지나고 마칠 시간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너무 목숨걸고 하려고 애쓰지 말고 웃으면서 통일 대한민국을 만들자고 당부하면서 강연을 마쳤습니다.nbspnbspnbsp“재미있었어요?”nbspnbsp“예.”nbspnbsp“통일이야기 하니까 지루했어요?”nbsp“아니오.”nbspnbspnbsp“통일을 너무 목숨 걸고 하려 들지 마세요. 독립운동은 목숨 걸고 했고 민주화운동은 감옥 갈 각오를 하고 했지만 통일운동은 웃으면서 손가락만 가지고 하면 됩니다. 어느 쪽으로 찍을지만 결정하면 돼요. 통일운동이 이렇게 쉬워진 것은 우리 선배들이 독립된 나라도 만들어주고 민주화된 사회도 만들어준 덕분입니다. 그런데 이것조차 안 하겠다면 대안이 없습니다. 의식 있는 사람들이라면 최소한 행동을 해줘야지요. 극단적인 사람은 행동을 잘 하는데, 합리적인 사람은 행동을 잘 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요. 아무리 지식이 많고 지성이 뛰어나더라도 행동하지 않는 지성인은 세상의 변화에 아무 도움이 안 됩니다.nbspnbsp통일은 극단적으로 투쟁할 일도 아니고, 우리가 그렇게 할 필요도 없습니다. 대한민국은 지금 혁명이 필요한 게 아니라 혁신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합법적으로, 평화적으로, 그리고 대중의 정서에 맞도록 해야 합니다. 자꾸 30년 전 방식으로 하면 대중이 다 떨어져 나갑니다.nbspnbspnbsp그리고 지지의 핵심은 중간층 사람들입니다. 양다리 걸치고 있는 사람들의 지지를 받아야 실질적 승리가 가능해요. 한쪽으로 자꾸 편중되면 선거에서는 아무 도움이 안 됩니다. 그러니까 여러분들이 이념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반대하는 상대편의 이야기도 들어가면서 해야 해요. 반대도 다 이유가 있어서 하는 것이니까요. 상대의 입장을 인정하고 상대의 주장을 귀 기울여 듣되, 본인은 신념대로 자기 갈 길을 간다는 관점을 가져야 합니다. 의견이 다른 사람을 탓하고 욕할 일은 아니에요. 우리는 웃으면서 통일 대한민국을 만듭시다. 감사합니다.”nbsp다시한번 박수갈채가 쏟아지고, 이어서 참여한 모든 청중이 손에 손 잡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를 불렀습니다. 초등학생 어린이가 나와서 마이크를 잡고 선창을 불러주자 청중들도 흐뭇한 웃음을 지어보이며 함께 따라 불렀습니다.nbspnbsp▲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를 함께 부르고 있는 어린이nbspnbsp어린이의 똘망똘망한 눈망울을 보니 통일은 우리 자녀 세대의 미래를 위해 우리 세대가 꼭 이뤄내야 하는 일이라는 다짐이 절로 일었습니다. 스님도 어린이의 손을 꼭 잡고 함께 노래를 불렀습니다.nbspnbsp예상시간 보다 30분 늦게 강연이 끝났지만 많은 시민들이 스님의 사인을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섰습니다. 스님의 책을 사려는 사람들, 강연장 뒷정리에 정신이 없는 봉사자들이 섞여서 조금은 혼란한 분위기였지만 모두들 재미있고도 유익한 강연에 만족하는 얼굴이었습니다.nbspnbsp▲ 책 사인회nbspnbsp특히 오늘 강연에 뒤이어 창원에서도 통일시민학교가 열리게 되는데, 참가 신청서를 받기 위해 곳곳에서 통일의병들이 홍보 피켓을 들고 목청껏 소리를 외쳤습니다. 창원 지역에서도 통일의병 모임이 새로 생겨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많은 역할을 해주길 기원해 봅니다.nbspnbsp▲ 창원 통일시민학교를 열심히 홍보하고 있는 통일의병들nbspnbsp서둘러 돌아서는 몇몇 청중들에게 오늘의 강연에 대한 소감을 물었습니다. “스님 강의는 언제 들어도 명쾌한 강연이다”고 하시는 분, “대중에게 통일의 필요성을 잘 전달해주시는 것 같다”는 분, “어느 한 극단이 아니라 중도의 입장에서 통일에 대한 다양한 입장을 이해할 수 있었다”는 분,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다”는 분 등 많은 분들이 기쁜 마음을 표현했습니다.nbspnbsp마지막으로 오늘 강연을 준비한 통일의병들 모두가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늠름하고 씩씩하게 “통일 의병” 외치는 모습이 아주 활기차 보였습니다.nbspnbsp▲ 오늘 강연을 준비한 창원 지역 통일의병들nbspnbsp차가운 밤공기를 가르며 돌아가는 창원 시민들의 가슴에 아직은 작지만 뜨거운 통일의 불씨가 살아났으면 하고 바래봅니다. 그 불씨가 하나가 둘이 되고, 둘이 넷, 넷이 여덟으로 계속 퍼져 나가길...nbspnbspnbsp강연장을 나온 스님은 수고한 봉사자들에게 악수를 건네며 감사 인사를 한 후 곧바로 창원을 출발했습니다. 차 안에서도 계속 원고 집필 작업을 하다가 밤 12시가 다 되어 울산 두북에 도착한 후 오늘 일정을 마쳤습니다.nbspnbsp내일은 오전 10시 30분에 춘천 KBS홀에서 춘천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저녁 7시에는 서초 구민회관 대강당에서 서울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nbspnbsp※nbsp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52개 도시를 순회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 강연 일정을 확인한 후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강연장으로 오세요.nbspnbspnbsp강연은 선착순 무료 입장이며, 질문을 하고 싶은 분들은 강연장에 직접 오셔서 사전 신청을 하셔야 합니다.nbsp

2015.12.01. 42,757 읽음 댓글 26개

2015.11.27 (저녁) 일산 즉문즉설 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전에 남양주에서 있었던 즉문즉설 강연에 이어서 저녁 7시부터는 정발산 성당에서 일산 시민들을 위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nbspnbsp올 들어 가장 추운 밤, 체감 온도가 영하 10도에 육박하는 매서운 날씨에도 성당 주변은 봉사자들과 속속 모여드는 청중들의 열기로 가득했습니다.nbspnbsp▲ 정발산 성당nbsp강연준비 총 책임을 맡은 오흥란 님은 “7시 강연인데 4시 40분경부터 사람들이 오기 시작했다”며 “김밥 100줄이 모자랐다. 공식적인 봉사자는 75명이지만 더 많이 온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성당 밖에서 안내를 맡은 류신애 님은 “팟캐스트에 올라온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은 하나도 빠지지 않고 다 들었지만 강연장은 처음”이라면서 “설레고 떨려서 추운 줄도 모르겠다”며 활짝 웃었습니다.nbsp그런데 어떻게 성당이 스님의 강연장소가 된 것일까요? 과거 일산 부근에 있는 화정 성당에서 성당 측 주최로 스님의 즉문즉설을 연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일이 인연이 되어 이번에 이 성당을 소개 받을 수 있었다 합니다. 장소 섭외를 담당한 박지영 님은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던 차였는데 주임 신부님께서 정말 흔쾌히 허락해주셨다”며 인연과보의 오묘함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했습니다.nbsp저녁 7시가 되자 어느새 성당은 800여 명이 넘는 청중이 1층부터 3층까지 가득 메웠습니다. 자리가 부족해 플라스틱 의자를 가지고 와 복도에도 나란히 앉았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예정보다 5분 정도 늦게 성당에 도착했습니다. 주임 신부님은 외부에 피정을 나간 상황, 스님은 성당 사무실에서 윤관영 시몬 보좌신부님과 사목회장님 등과 인사를 나누고 장소를 제공해 준 성당측에 고마움을 표시했습니다. “일찍 부근에 도착해 있었는데, 꼭 학교 가까이 사는 아이가 지각한다고, 5분이면 간다고 해서 늦게 출발했더니 그만 차가 막혀 늦었다”고 말해 일동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nbspnbsp▲ 윤관영 시몬 보좌신부님nbsp시몬 신부님은 스님에게 프란체스코 교황님의 책을 선물하며 반가운 마음을 전했습니다.nbsp청중의 열띤 박수를 받으며 단상에 오른 스님. 스님의 뒤편엔 커다란 십자가상이 걸려 있었습니다. 스님은 다시금 장소를 제공해준 성당측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사실 처음 천주교가 이 땅에 전파될 때 절에서 장소를 제공한 일이 많았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절도 함께 많은 핍박을 받았다고 했습니다.nbspnbsp“오늘 우리가 대화할 수 있는 좋은 장소로 성당을 사용하도록 허락해주신 신부님과 여기 성당에 나오시는 형제자매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가 작년에 전 세계 115개 도시를 115일간 다니면서 강의를 할 때 미국과 중남미에서는 성당에서 제일 많이 강의를 했습니다. 거기는 따로 공공장소가 없어서 주로 성당을 많이 이용했어요.nbspnbspnbsp그때 제가 ‘성당을 빌려서 강의를 하지만 우리가 그렇게 빚진 건 아닙니다’ 하고 농담을 했어요. 우리나라에 천주교가 처음 들어올 때 탄압을 피해 산속 암자에 가서 성경 공부를 했습니다. 그래서 천주교 첫 전래지가 천진암입니다. 천주교가 탄압받을 때 불교인들도 장소 제공자라 해서 피해를 많이 입었습니다. 그런 역사가 있기 때문에 스님이 성당을 좀 사용해도 큰 빚이 아니라고 농담하고 웃었습니다. nbspnbspnbsp오늘 이렇게 성당에서 여러분들을 만나게 되어 더욱 반갑습니다. 오늘은 불교니 기독교니 하는 특정 종교 이야기가 아니라 인생 이야기를 하는 자리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이런저런 인생의 애환이나 인생에 대한 의문을 드러내놓고 이야기를 해보는 시간이에요.”nbsp스님의 여는 이야기에 뭔가 시작부터 흐뭇한 기운이 감돌았습니다. ‘아, 그렇게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사이였구나’ 하고 빙긋이 미소가 지어졌습니다.nbspnbsp이어서 스님은 쓰레기가 곧 거름이라고 하면서 번뇌가 곧 깨달음이라는 즉문즉설의 취지를 알려주며 강연을 시작했습니다.nbspnbsp“우리는 쓰레기라고 하면 버려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쓰레기가 곧 거름입니다. 거름은 가장 요긴한 것이고 쓰레기는 가장 쓸모없는 것인데, 쓰레기가 곧 거름이에요. 그것을 ‘번뇌즉보리’라고 해요. ‘번뇌’는 ‘고뇌’를 뜻합니다. ‘보리’는 인도 말 ‘보디’에서 왔는데 ‘깨달음’이란 뜻이에요. 번뇌가 곧 깨달음이다, 쓰레기가 곧 거름이라는 이야기입니다.nbspnbspnbsp똑같은 똥이라도 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져요. 오물이라고 보면 갖다 버려야 하고, 거름이라고 보면 주워 와야 합니다. 우리가 어릴 때는 이웃집에 가서 놀다가도 똥오줌이 마려우면 자기 집에 가서 누고 왔어요. 거름이기 때문입니다. nbspnbsp오늘 대화에서 쓰레기처럼 보이는 이야기가 나와도 그걸 잘 살펴보면 쓰레기가 아니라 거름입니다. 자, 이야기를 시작해보죠.”nbsp스님의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여러명이 손을 들고 질문을 하고자 했습니다.nbspnbsp오늘은 총 5명이 질문을 했습니다. 첫 번째 질문자는 교회 목사님의 아내였습니다. 어렵게 신학을 공부하고 정성을 다해 목회일을 했지만 핍박받고 교회에서 내쫓겼다 했습니다. 남편의 고난을 지켜보기 괴롭다 하였습니다. 성당에서 진행되는 즉문즉설에 첫 질문자는 독실한 기독교인, 흔히 보기 힘든 광경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졌습니다.nbspnbsp두 번째는 간호사가 될 것인가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할 것인가 고민중인 간호대학생의 질문이었고, 세 번째 질문자는 올바른 종교의 역할이 무엇인지가 궁금한, 아주 조숙한 중학 3년생이었습니다. 네 번째는 이혼하고 홀로 힘들게 사남매를 키워온 친정어머니에게 사랑한다, 감사한다는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고 자꾸 화를 내는 것이 괴로운 40대 주부였습니다. 마지막 질문자는 밀린 공사대금을 받지 못해 소송을 제기했으나 계속 재판에서 지면서 정신적 경제적인 어려움에 빠진 안타까운 사연이었습니다.nbspnbsp스님의 얼굴을 볼 수 없는 3층 끝자리까지 꽉 들어 찬 청중들... 모두들 분명 오늘 하루, 바쁘고 힘들게 살았겠지요. 어떤 이들은 그저 스님 모습을 가까이에서 보고 싶어 한참을 서서 듣기도 했고, 또 어떤 이들은 졸음을 쫓기 위해 선 채로 스님 법문을 들었습니다. 모두들 웃고, 고개를 끄덕이고 때론 눈물 지으며 스님과 질문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습니다.nbsp오늘은 그 중에서 목사님을 남편으로 둔 아내의 고민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질문자는 남편이 교회 재건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지만 늘 핍박을 받았다며 안타까워 했습니다.nbspnbsp“지혜롭고 자애로우신 스님께 여쭐 수 있도록 허락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nbspnbsp“시작이 좋습니다.”nbsp“성실하고 최선을 다하는 남편에게 길이 열리지 않고 악한 일을 겪으니 괴롭습니다. 남편은 개신교 목사님인데 국내에서 석사를 마치고 세계 유수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형제 많은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난 남편에게는 쉽지 않은 길이었습니다. 유학길에 오르기 전에 모 단체의 장학생으로 선발되었으나 결국은 장학금을 받지 못했습니다. 선발자가 자기 지인으로 장학금 수여자를 변경해서 가로챘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실망이 컸지만 꿈이 있었기에 열심히 했습니다. 학위를 취득한 후에 돌아와 연구하며 강사 생활을 하다가 교수로 임용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도 연구 실적이나 심사기준에서 1등이였던 남편이 아니라 2등인 사람이 인맥을 내세워 임용되었습니다. 많이 울고 절망했지만 하나님의 뜻이 다른 곳에 있으리라 믿고 견뎠습니다.nbspnbsp그러다가 어떤 교회에 초빙이 되어 목회를 하게 되었는데 제 남편 전에 여러 명의 목사님을 핍박해서 내쫓은 전력이 있는 교회였습니다. 교회 역사가 그렇다 보니 성도님들이 다 떠나버리고 시골의 집성촌처럼 한 일가를 중심으로 하는 소수만 남아 있었고, 개중 대부분이 장로님과 권사님들이었습니다. 남편은 6년 간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최선을 다하면서 사랑으로 성도들을 보살피고 교회 재건에 힘썼습니다. 그런데 장로들이 5년째 되던 해부터 1년 동안 핍박과 조롱과 멸시와 인격모독을 비롯한 온갖 악랄한 방법으로 괴롭혀 결국 남편은 올해 3월에 사임했습니다. 용서하자 마음먹다가도 장로며 교회가 어찌 이리 악할 수 있나 싶어 참담하고 억울합니다. nbspnbsp이런 나날이 2년 정도 계속되다 보니 마음도 몸도 많이 상했습니다. 제가 어떻게 기도해야 남편의 길이 열릴까요? 어떻게 해야 늘 최선을 다하지만 빼앗기기만 하는 남편한테 하나님께서 교회를 교회 되게 하고 성도를 성도 되게 하는 지도자로서의 길을 열어주실까요?nbspnbsp더불어 여쭙고 싶은 한 가지는 가족과의 관계입니다. 시어머니는 삶이 힘들다 보니 제게 악담을 퍼붓거나 화풀이를 많이 하셨습니다. 그 동안은 이해하고 살았는데 우리 부부가 이렇게 어려운 일을 겪고 나니 부모 형제가 다 소용없다는 생각이 들어 서운합니다. 너무 힘들어서 부끄럽게도 가끔은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그런 생각을 하면 안 되지만 제가 너무 가치 없는 존재로 느껴집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nbsp“이분을 위해 큰 격려의 박수 한번 부탁드립니다.” nbspnbspnbsp“이건 어떤 인생의 길을 선택하는냐의 문제입니다. 그리스도의 길을 따를 것인지, 세상의 길을 따를 것인지를 먼저 선택하셔야 해요. 관점이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기 때문에 지금 혼란스럽지 않나 싶거든요.nbspnbsp그리스도의 길을 따른다는 관점에서 보면 지금 아무 문제가 없어요. 그런데 세상의 길을 따른다는 관점에서 보면 굉장한 고난을 겪고 있지요. ‘내가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라는 문제인데, 질문자는 지금 세상의 길이라는 관점을 갖고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러니 세상 일이 뜻대로 안 되고, 많은 어려움과 고통을 겪느라 원망도 생깁니다. 그래서 교회에 다니기는 하지만 질문자의 신앙은 그저 어려울 때 하나님이 돌봐주기를 바라는, 즉 나를 중심으로 놓고 하나님의 복을 비는 신앙의 틀을 못 벗어나고 있어요. 그런 관점에서 보면 하나님까지도 원망스럽습니다.nbspnbsp그런데 남편이 목사의 길을 갈 때는 세속의 이익이나 명예나 직위를 추구하는 길을 간 게 아니라 예수님을 따르는 길, 즉 고난의 길을 선택한 거예요. 그렇다면 지금 이 길은 축복받은 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두 가지를 섞어서 생각하니까 혼란스러운 거예요.nbspnbsp예수님은 고난의 길을 가신 분이잖아요. 한 번도 사회 기득권층으로부터 예수님이 인정받거나 환영받은 적이 없고, 마지막에는 혹세무민했다는 모함을 받아 사형 언도를 받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잖아요. 그런데 그때 예수님이 뭐라고 하셨어요? ‘주여, 저들을 용서하소서’라고 하셨습니다.nbsp저는 어릴 때 교회를 다녀서, 크리스마스 연극을 할 때마다 동방박사 역을 했습니다. 아기 인형을 구유에 뉘어 놓고 ‘동방 박사 세 사람 귀한 예물 가지고’ 이렇게 노래부르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해요. 그렇게 예수님은 이 세상에서 가장 낮은 자의 모습으로 와서 가장 높은 지위로 올라가신 분입니다. 그런데 이 세상에서는 평생을 고난의 길만 걸으셨어요. 한 번도 환영받는 길을 걸은 적이 없어요.nbspnbsp제가 1980년대에 고문을 당한 적이 있습니다. 무턱대고 잡아가서 ‘네 죄를 네가 알렷다‘ 하고 때리다가 물고문도 했어요. 영문도 모른 채 고문당하는 게 너무너무 억울해서 분노가 걷잡을 수 없이 일어났습니다. 그때 제 손에 총이 있었으면 그 사람들을 다 쏴 버렸을 겁니다. 저는 그때 나를 봤어요. 그 사람들은 말로는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해도 나를 때리고 고문할 뿐이지 실제로 죽이려고는 안 했어요. 그런데 저는 정말로 다 죽여 버리려 했거든요. 총이 없어서 못 쐈을 뿐이죠. 그때 그런 나를 보고 제가 굉장히 놀랐습니다. ’내가 엄청나게 독한 사람이구나‘ 하고 알게 됐어요.nbspnbspnbsp전에는 성경을 늘 읽어도 눈에 안 띄었는데, 그런 자기 모습을 본 뒤 성경을 읽었을 때 제일 눈에 띄는 말이 ‘주여, 저들을 용서하소서’였습니다. 저는 감히 흉내낼 수도 없는 말이었어요. 기독교를 믿고 안 믿고를 떠나 무릎을 꿇었을 정도로 예수님이 존경스러웠습니다. 사람의 몸을 가진 분이 한 말씀이지만 사람으로서는 그런 마음을 낼 수가 없어요. 저는 평소에 도인인 척 살다가 당해보니까 악심이 마구 솟구치는데, 맞는 정도가 아니라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면서 ‘저들을 용서하소서’라고 하는 것은 그 자체가 벌써 신성이에요.nbsp그리고 또 하나 고문당하면서 얻은 깨달음이 있어요. 그렇게 괴로워하고 분노하는 중에는 저를 고문하는 세 명의 장정이 악마 같은 사람들로 보였어요. 예수님을 못 박은 사람은 둘이었지만 저를 고문한 사람은 셋이었습니다. 그런데 고문하다가 중간에 쉬는 시간이 있어요. 저를 위해서 쉬는 게 아니라 자기들이 힘들어서 쉬면서 담배도 피우고 잡담을 나눕니다. 그런데 그 날이 마침 11월 15일, 예비고사일이었어요. 요즘 말로 하면 수능시험날이죠. 제가 사시나무 떨 듯 벌벌 떨고 있는데, 옆에서 자기들끼리 앉아서 담배를 피우면서 한 명이 동료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했어요. ‘야, 오늘 우리 딸이 시험을 잘 쳐야 할 텐데. 잘못 쳐서 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을 못 가고 지방대에 가면 내 박봉에 그걸 어떻게 뒷바라지하겠어? 그래도 서울 시내 대학에는 붙어야 어떻게 공부를 시키지 않겠냐.’nbsp그때 제가 엄청난 충격을 받았습니다. 악마인 줄 알았더니 악마가 아니고 그냥 우리 주위에 있는 애들 아빠인 거예요. 아까 저한테 그렇게 악독하게 굴던 사람들이 앉아서 담배 피우면서 하는 이야기가 딸 걱정인 거예요. 퇴근하고 집에 가면 저 사람도 한 아이의 사랑하는 아버지, 한 여인의 사랑하는 남편, 한 노인의 사랑하는 아들일 겁니다. 고문실을 나가서 사무실에 앉으면 착실한 직장인이고요.nbspnbsp그때 제 속에 있던 분노와 증오심이 확 녹아내렸어요. 제가 그 경험을 안 했다면 아마 고문당한 경험이 굉장한 상처가 되어서 ‘이 놈의 자식들, 나가기만 해봐라. 다 죽여버린다’ 이러거나 나중에 민주화가 된 뒤에 그 명단을 찾아서 처벌하려 들었을 거예요. 수행자가 증오심을 갖고 있으면 안 되잖아요. 그런데 그 경험을 통해서 제가 증오심을 내려놓게 됐어요.nbspnbsp이 경험을 하고 나니 그 전에는 아무리 읽어도 안 보이던 성경 구절이, 그리고 그 뒤 구절이 눈에 딱 들어왔어요. 예수님 말씀을 보면 그 뒤 구절이 ‘저들은 자기 지은 죄를 모르옵니다’입니다. 고문당하는 제게는 죽일 놈들이지만, 그 사람들은 자기가 죄를 짓는다고 생각하지 않고 공무 집행하는 중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nbspnbsp다시 성경으로 돌아가보면, 예수님을 십자가에 매단 사람들은 요즘 말로 하면 교도관들입니다. 사형 선고를 내렸으니 그 사람들이 집행을 하는데, 그 당시 사형 집행 방식이 교수형도 아니고 총살형도 아니고 십자가형이였어요. 거기 매달아뒀다가 죽으면 내리고 다시 새로운 사형수를 매다는 일을 어부가 물고기를 잡듯이 매일 출근해서 하는 사람들이에요. 그때 예수님은 그들을 온전히 이해하신 겁니다. 그러니 ‘주여, 저들을 용서하소서. 저들은 자기 지은 죄를 모르옵니다’ 이런 말이 가능한 거예요. 저도 그 악심이 내려놓아진 것은 용서해 주고 싶어서 혹은 용서를 하려고 해서 된 것이 아니라 그들에 대한 이해를 했기 때문이었어요. 딸 입학시험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면서 ‘그냥 평범한 시민이었구나. 나에게는 악마 같지만 자기들은 전혀 모르고 그냥 공무 집행하는 중이구나’하고 알게 된 거예요.nbsp남편이 그리스도의 길을 간다면 이 모든 과정은 하나님의 미움도 아니고 불교로 말하면 전생의 죄도 아니고, 또 사주팔자 탓도 아닙니다. 이 길을 선택하면 이렇게 가는 거예요. 이때 이런 고난을 딛고 가지 않고 대형 교회의 목사님처럼 환영받고 간다면 예수님께서 채찍으로 쫓아낸 유대의 랍비나 율법주의 학자들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제가 볼 때는 남편은 지극히 정상적인 길을 가고 있어요.nbspnbsp그러니 질문자가 ‘내 남편’이라는 생각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그리스도의 길을 가는 분’으로 바라보도록 관점을 좀 바꿔야 이 문제가 해결됩니다. 관점을 바꿔버리면 아무것도 문제가 안 돼요. 시어머니도 그리스도의 길을 가는 자로 보지 않고 아들로 보니까 그래요. 섭섭하니까 nbsp‘우리 아들은 원래 똑똑하고 착했는데 며느리 때문에 그리 되었다. 네가 들어와서 이 모양이 됐다’ 이렇게 생각해서 문제가 발생하거든요. 아내인 나도 남편의 삶 때문에 이렇게 힘든데 자기 아들이 그 길을 가는 모습을 보고 어머니는 얼마나 힘드실지 이해해 드려야 합니다. 내 힘듦을 어머니가 이해해주기를 바라지 말고요. 남편이 겪는 어려움을 아내가 보는 것보다는 아들이 겪는 어려움을 어미가 보는 게 훨씬 더 힘듭니다. 질문자도 자식이 있으니 알 거예요. 그러니 ‘아이고, 나도 이런데 어머니는 얼마나 힘드실까?’ 하고 어머니를 이해하면 좋겠습니다.nbspnbsp기도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우리가 부처님이나 하나님한테 기도하는 방식이 조금 잘못되었어요. ‘이렇게 해주세요’라고 비는 걸 기도라고 생각하는데, 해달라는 대로 해주면 ‘은혜를 입었다’고 하고 안 해주면 ‘기도해봐야 소용없더라. 믿어봐야 소용없더라’라고 합니다. 그러면 자기 신앙을 자기가 부정하는 게 됩니다.nbsp‘이렇게 해주세요’ 라는 말은 굉장히 정중하게 보이지만 사실은 명령입니다. ‘내가 이게 필요하니 가져와라. 안 가져오면 안 믿을 테다’ 이런 뜻이거든요. 이건 신앙이 아니에요. 그 분은 나보다 훨씬 지혜로운 분입니다. 그래서 전지하신 그분께서 다 아신다고 하잖아요. 그러니 그 분께서 다 아셔서 이게 나한테 좋다면 그 쪽으로 인도하실 거예요. 시험에 합격하는 게 나한테 좋다면 합격하는 쪽으로 인도하실 테고, 합격하는 게 당장은 좋아보여도 사실은 안 좋다면 또 합격하지 않는 쪽으로 인도하실 거예요. 그건 그 분한테 맡겨야 해요. 이것을 뜻하는 신앙고백이 ‘주여, 뜻대로 하옵소서’ 입니다. 항상 어떤 어려움이 생겨도 ‘주님, 뜻대로 하옵소서’ 이렇게 기도해야 합니다.nbspnbsp그리고 항상 감사 기도만 해야 합니다. ‘해주세요’라는 기도는 해주면 고맙고 안 해주면 미운 거예요. ‘주님, 이렇게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이렇게 감사 기도를 하면 이미 은혜를 받았다는 뜻입니다. 이 둘에는 하늘과 땅 같은 차이가 있습니다. 은혜를 받을 수도 있고 안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라, 나는 이미 은혜를 받은 사람이에요. 그래서 범사에 감사하라고 하는 거예요. 주님의 은총이 항상 나와 함께 하기 때문에, 주어진 이 길은 모두 주님의 뜻이라고 여기고 감사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감사하게 받아들이면 자연히 물 흐르듯이 좋은 길로 이어지게 되어 있어요.nbsp그런데 지금 질문자는 관점을 잘못 잡아서 세속의 관점에서 보다 보니까 힘이 들어요. 물론 사연을 들으면 절절히 이해가 됩니다. 참으로 어려운 고비를 건너왔고, 건너고 계십니다. 그런데 이쪽 관점에서 보면 그것은 그리스도의 길을 아주 순조로이 잘 따라가고 있는 거예요. 몇 년이나 일한 사람을 쫓아냈다고 하지만 그래도 십자가에 못 박은 건 아니잖아요.” nbspnbsp“그렇죠.”nbspnbsp“십자가에 못 박아도 ‘저들을 용서하소서’라고 하는데 교회에서 쫓아내는 것쯤이야 어때요. 게다가 별로 좋지도 않은 교회라면서요. 좋지 않다고 해서 내가 나와버리면 사랑이 아니라 분별이에요. 그런데 자기들이 싫다고 가라고 했으니 내 잘못은 없어요. 그러니 그것은 주님께서 오히려 길을 열어주신 거예요. 내가 못 견뎌서 나오면 내 공부가 덜 된 것이지만 그쪽에서 나가라고 하니 아주 잘 된 겁니다. 생각을 이렇게 좀 바꾸시면 좋겠습니다. 이 정도 말씀드리고 이제 질문자 이야기를 좀 더 들어봅시다.”nbsp“남편은 제게 스님이 해주신 말씀과 비슷한 이야기를 했어요. ‘그리스도의 제자라고 하면서 십자가를 거부하고는 살 수가 없다.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복은 그런 게 아니다. 이 길도 십자가의 길인데 거부하고 순종하지 않는 건 신앙인의 양심으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합니다. 오늘 스님 말씀을 들어보니 제가 그런 관점으로 있었기 때문에 문제가 된 것 같습니다. 사실은 남편이 저를 가장 불편해하는 것 같아요. 본인은 본인의 신앙 고백대로 양심적으로 그 길을 갔는데, 저는 남편이 가지고 있는 재능이나 학식이 너무 아깝다고 여겼거든요.” nbsp“그 재능이 속인으로서는 아까운 게 맞지만 한번 생각해보세요. 제게 만약 부인이 있어서 이러고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면 잔소리를 할까요? 안 할까요? nbspnbspnbsp대기업이든 관공서든 요청받아서 강의를 해주면 2300만원씩 받을 수 있어요. 그런데 강의를 그렇게 많이 하면서도 저는 강의료를 안 받아요. 초청 강의는 안 가고 무료 강의만 합니다. 그런데 마누라가 있으면 잔소리하겠죠. ‘왜 그렇게 밤잠도 못자고 종일 차로 돌아다니면서 자기 몸을 혹사하고, 준다는 돈도 안 받느냐?’ nbsp맞는 이야기예요. 그런데 원래 부처님 가르침이 그렇습니다. 절을 짓는 거야 원하는 신도들이 알아서 짓는 것이지만, 수행자 개인이 받을 수 있는 것은 입는 옷과 먹는 음식과 아플 때 쓰는 약과 잘 때 바닥에 까는 자리뿐입니다. 다른 건 못 받게 되어 있어요. 물론 지금은 시대가 바뀌어서 좀 달라지긴 했지만요. 그러니 그걸 누가 보느냐에 따라 다른 거예요.nbsp부모의 야단이나 주변의 유혹에 넘어가면 이 길을 못 갑니다. 어머니가 ‘네가 꼭 내 죽는 꼴을 봐야 되겠냐’ 이러다가 설령 정말로 돌아가신다 해도, 이 길을 가려면 ‘네. 어머니는 성인이시니까 어머니 알아서 하십시오. 장례는 치러 드리겠습니다’ 이렇게 해야 해요. 제가 지금 웃고 있지만 아주 냉정한 사람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 길을 갈 수가 없어요. 그런데 질문자의 남편인 목사님은 한 가지 잘못한 게 있습니다. 종교 지도자의 길을 가려면 혼자 가지, 왜 이렇게 예쁜 여성을 데려다가 고생을 시켜요? 두 가지 길을 다 가려니까 그 분도 힘든 거예요.” nbspnbsp“그런 것 같습니다.”nbsp“그래도 이왕 갔으니까, 이제 질문자가 ‘남편’이라는 생각을 잊어버려야 돼요. 자꾸 ‘남편’을 내세우면 죽을 때까지 이 번뇌가 끝이 안 나요. 부처님은 결혼해도 부인을 버리고 갔다잖아요. 그런데 나중에 부인이 출가해서 비구니가 됐어요. 질문자도 그냥 목사가 돼버리세요. nbspnbsp그렇게 관점을 딱 바꿔주는 수밖에 없어요. 이렇게 같이 사는 것만 해도 고맙게 여기세요. 그리고 신부님이나 스님들처럼 그냥 자기 길 가도록 항상 응원해주세요. 아무 관계없는 신자들도 응원해주는데 하물며 함께 사는 아내가 응원해주지 못할 게 뭐가 있겠어요? 그런데 ‘아이고, 저렇게 좋은 재능을 썩히니 아깝다. 제대로 하면 총장도, 교수도, 유명한 목사도 될 수 있을 텐데’ 이런 생각 하면 안돼요. 그런 재능을 다 버리고 가장 작은 자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게 그리스도의 길입니다. 길이 막혔다고 하지만 정작 이야기를 들어보니 질문자의 남편은 굉장히 훌륭한 분입니다. nbspnbsp아내로서는 좀 맘에 안 드는 게 이해는 됩니다. 안타까운 것도 이해는 돼요. 그러나 그것이 오히려 그리스도의 길로 잘 가는 길이에요. 한방에서 자는 사이면 목사님이 하는 이야기도 남편 이야기로 들리지 목사님 이야기로 안 들려요. 질문자가 자꾸 남편으로 보고 이야기를 하면 질문자도 힘들고 남편도 힘드니까 그냥 목사님으로 보세요. 이 정도면 아주 훌륭한 목사님이잖아요.nbspnbsp저는 그런 목사님을 눈 씻고 찾아보려고 해도 없던데요. 그러니 좋은 목사님을 존경하는 자세로 뒷바라지 해주세요. 그렇다고 뭐 재물 같은 것으로 뒷바라지하려 생각하면 안 돼요. 고난을 묵묵히 감내함으로 해서 영성이 더 성숙하는 쪽으로 가도록 도와드리세요. 그렇게 관점을 바꾸셔서 이미 하느님의 은총을 듬뿍 받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게 좋습니다.”nbsp“네, 스님. 감사합니다.” nbspnbsp울먹이며 질문하던 여성 분은 스님의 답변을 듣고 마침내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성당에서 이뤄진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에서 목사인 남편으로 인한 괴로움을 물었고, 스님은 예수님의 본래 가르침이 무엇인지 상기시켜 주며 질문자와 청중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주었습니다. 감동적인 설법의 현장이었습니다. 정말로 종교의 구분을 초월한 야단법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nbspnbsp이렇게 모든 질문에 대해 답변을 마치고 나니 약속한 2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습니다. 질문을 하고 싶다고 손을 들었으나 기회를 얻지 못한 한 명이 더 있었지만, 아쉬움을 뒤로 하고 그만 강연을 마쳐야 했습니다.nbspnbsp마지막으로 스님은 오늘의 대화를 통해 각자의 신앙이 좀 더 돈독해졌기를 바라면서 장소를 마련해준 성당 측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강연을 마쳤습니다.nbspnbspnbsp“부처님이나 예수님은 우리를 진정으로 사랑했기에 우리가 어떻게 마음을 가져야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를 가르쳐주셨습니다. 그러니 오늘 대화를 통해 여러분들 각자의 자기 신앙이 좀 더 돈독해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런 좋은 자리를 마련해주신 성당 측과 교우들, 신부님께 큰 감사의 박수 부탁드립니다.” nbsp마침내 큰 박수와 함께 강연이 끝났습니다. 9시 반을 훌쩍 넘긴 늦은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서 스님의 싸인을 받고자 기다렸습니다. 한결 후련하고 편안해진 얼굴들... 밝은 미소가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nbspnbsp첫 번째 질문했던 목사님의 부인은 처음엔 스님이 어떤 말씀을 하시는 것인지 좀 어리둥절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다 듣고 나니 “아, 내가 그동안 잘못 기도해 왔구나”라고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스님 말씀대로 관점을 바꿔 보니 나의 고민이 고민이 아닌 것 같다. 목회자의 아내로서 거부할 수 없는, 거부해서는 안 되는 나의 십자가를 냉정하고 준엄하게 일러주신 것 같다”며 “스님이 건강하게 오래오래 우리 곁에 계셨음 좋겠다”고 스님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시했습니다.nbspnbsp윤시몬 신부님은 “스님 자신의 깊고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말씀하시니까 더 힘이 실리는 것 같다. 종교를 떠나 모든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예를 드시는 것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고 강연 소감을 말해 주었습니다. 특히 “낮부터 와서 준비하는 정토회 봉사자들을 보면서 진실한 종교 지도자 한 분의 영향력이 얼마나 클 수 있는지 실감했다”며 “어렵고 힘든 분들이 와서 희망을 찾아가는 자리였던 것 같아 종교를 떠나 기쁘고 좋았다”고 말했습니다.nbsp이어서 책 사인회가 열렸습니다. 스님에게 사인을 받고자 많은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섰습니다. 사인을 받으며 많은 사람들이 스님에게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스님은 환한 웃음으로 그 마음을 받아주었습니다.nbspnbsp그리고 오늘 강연을 준비한 일산정토회 소속 봉사자들 모두가 십자가 아래에서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좁은 공간에 많은 시민들이 몰려들어 행사 진행이 만만치 않았을텐데 힘든 기색은 찾아보기 어렵고 다들 보람되고 기쁜 표정입니다.nbspnbsp▲ 오늘 강연을 준비한 일산정토회 자원봉사자들nbsp이 날은 인천경기서부지역에서 올해의 마지막 강연이었습니다. 책 사인회와 기념 사진 촬영이 끝나자 10시가 다 된 늦은 시간이었음에도 스님은 함께 케익 커팅도 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봉사자들을 격려했습니다.nbspnbspnbsp오늘 강연을 총괄한 일산정토회 총무님은 스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꽃다발을 선물했습니다.nbspnbspnbsp그리고 봉사자들이 스님에게 격려말씀을 부탁하자 스님은 오늘 강연 분위기가 참 좋았다고 칭찬을 한 후 낮에 일산 정토법당에 머물면서 남자 화장실을 사용한 소감을 이야기해 주면서 어떻게 수행을 해야 하는지 소중한 가르침을 주었습니다.nbspnbsp“제가 오늘 일산 정토법당에 가보니 같은 층에서 공용으로 사용하는 화장실에서 냄새가 너무 많이 나고, 휴지를 휴지통에 안 버려요. 변기 옆에 휴지통이 있고, 문에도 ‘휴지를 변기에 넣어주세요’라고 써 붙여놓았던데, 휴지를 변기에 넣거나 휴지통 안에 안 넣고 맨바닥에 마구 버려 놓았더라고요.nbspnbspnbsp정토회는 환경운동을 하는 단체인데 화장실에 휴지가 이렇게 널려 있으면 안 되겠지요. 우리가 늘 청소해서 깨끗하게 하든지, 건물에서 우리와 같은 층을 쓰는 사람들을 모아 교육을 시켜서 깨끗이 하든지 해야죠. 정토회가 없는 건물에 있는 공중 화장실 마냥 쓰고 있었어요. 우리가 사는 데를 늘 돌보고 가꿔야 합니다.nbsp절하고 참선한다고 수행자가 아닙니다. 항상 ‘지금, 여기’에 깨어있어야 해요. 누구든지 흐트러진 수건을 보면 바로잡아놓을 수 있어야죠. 공중화장실에 가더라도 휴지가 지저분하게 떨어져 있으면 정리해서 집어넣고요. 저는 비행기를 타면 화장실 청소를 할 때가 많아요. nbspnbspnbsp비행기 화장실에서는 휴지를 변기에 집어넣으면 안 되는데도 꼭 변기에 집어넣는 사람이 있어요. 그러면 변기에 바람이 빠져나갈 때 휴지가 거기에 붙어서 안 떨어집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그걸 끄집어내서 휴지통에 집어넣고 손을 씻은 뒤 나옵니다.nbsp그런데 우리는 그런 일상생활이 잘 안 돼요. 꼭 청소하는 사람이 청소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제가 유럽에서도 널려 있는 쓰레기를 주워서 휴지통에 넣으니까 유럽 사람들은 이래요. ‘스님, 하지 마세요. 그래야 청소하는 사람이 밥 먹고 살아요.’ 그런데 그건 제가 듣기엔 좀 엉뚱하고 안 맞는 소리 같아요. 일부러 어지르고 그걸 또 치우는 사람을 만들어서 일자리를 늘릴 필요가 뭐 있어요? 담배꽁초 버리지 말라고 써놓은 표지판 바로 밑에 보란 듯이 꽁초 한 개를 딱 갖다놨어요.nbspnbsp▲ 일산정토회 회원들과의 간담회nbsp수행은 고상하고 특별한 게 아닙니다. 우리는 수행이라고 하면 절을 몇 배 했느니 참선을 어떻게 얼마나 했느니 하는 걸 따지지만 이런 건 주로 기복적인 것을 따질 때 그렇게 하는 거예요. 수행이란 늘 일상에 깨어있고 자기 마음에 깨어있는 것입니다. 마음이 슬프거나 화가 날 때 자기가 사로잡힌 줄 바로 알아차리고 마음을 가볍고 기쁘게 갖는 게 수행이에요. 때로는 절도 하고 명상도 하지만 일상사에서 깨어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평소의 생활을 보면 깨어있는지 여부를 금방 알 수 있어요. 정토회는 생활불교를 하는 곳이니까 여러분들도 생활에서 늘 깨어있어야 합니다.”nbsp강연 준비에 여념이 없어서 생활이 흐트러지지는 않았는지 모두들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스님은 강연이 끝났다고 모두가 들떠 있는 사이에도 행여 수행을 놓칠까봐 따끔한 일침을 놓아주었습니다.nbspnbsp그리고 어떻게 하면 작은 법당이라 하더라도 화합하는 법당이 될 수 있는지, 나날이 발전하는 법당이 될 수 있는지 이야기해 주었습니다.nbspnbsp“먼저 배운 사람들은 많이 배웠으니 더 깨어있어야 하는데, 많이 배웠다고 꼭 더 나은 건 아니에요. 타성에 젖기 때문입니다. 늘 먼저 다닌 사람이 낫고 나중에 다닌 사람이 못하다면 발전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처음에 세웠던 모범을 유지하려면 먼저 다니는 사람이 모범이 돼야 해요. 먼저 다니는 사람이 모범이 됨으로 해서 뒤에 다니는 사람들이 따라배우면 사람이 아무리 많이 와도 흐트러지지 않습니다. 일산정토회를 예로 들면 만약 일산정토회가 갈수록 나쁜 방향으로 간다면 먼저 다닌 사람이 모범이 못 됐다는 뜻이에요.nbspnbspnbsp점점 좋아지지 않는 건 새로 온 사람의 책임입니다. 먼저 다닌 사람보다 새로 온 사람이 더 잘 하면 갈수록 개선이 되는데, 시간이 흘러도 개선이 안 된다면 뒤에 온 사람들이 깨어있지 못하다는 뜻입니다. 먼저 다닌 사람들은 수준이 원래 그것밖에 안 되는 사람이니까 새로 온 사람들이 그것보다 나아져야 해요. 그래서 제자가 스승보다 늘 못하면 그 학파나 집단은 갈수록 쇠퇴합니다. 제자가 스승보다 나아야 발전해요. 그러니 ‘먼저 다니는 사람만 잘 하고 뒤에 다니는 사람은 못해도 된다’ 이런 생각을 하면 안 돼요. 앞서 다니는 사람들이 못 지킨 규칙을 뒤에 다니는 사람이 더 잘 지켜야 개선이 됩니다.nbspnbsp그리고 먼저 다니는 사람들은 모범을 보이되 자꾸 자기를 고집하면 안 돼요. ‘우리는 늘 그렇게 해왔으니 괜찮아’ 이러면 안 됩니다. 새로운 사람이 문제 제기를 해도 그게 원칙에 맞고 합당하면 ‘맞아, 그러네. 우리는 그저 다니기만 했지 제대로 못 했네’ 이렇게 받아줘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 선후배가 조화를 이루어 발전할 수 있습니다. 선배가 자기를 고집하면 후배들이 답답해지고, 후배들이 우리는 책임 없다고 해서 무책임 의식을 갖게 되면 관계가 자발적이지 못하고 자꾸 명령조가 돼요. 자꾸 애들처럼 가르치려고 하다 보니 ‘요새 온 사람들은 수행을 안 해’라는 식으로 말하게 됩니다.nbspnbsp수행은 자발적이어야 합니다. 그래야 창조성도 있고 행복해지지, 시킨 대로 억지로 따라가는 방식은 활력도 떨어지고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그렇게 선후가 잘 조화를 이루어 하도록 합시다.nbsp그리고 책임을 맡은 사람을 중요시해야 합니다. 책임 진 사람에게 무조건 복종하라는 게 아니에요. 어떤 일을 옆에서 비판하기는 굉장히 쉽지만 막상 책임 맡아서 해보면 쉽지가 않아요. 우리가 정부 비판은 많이 하지만 막상 정부 일을 맡아서 해보면 간단하지가 않다는 겁니다. 그래서 총무니 팀장이니 해서 책임을 맡은 사람들을 소중히 여겨줘야 합니다. 다소 부족함이 있더라도 소중하게 여기고 항상 협조를 잘 해줘야 해요. 그리고 총무나 팀장들은 그게 특별한 지위가 아니라 대중에게 봉사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대중의 여론을 잘 수렴해줘야 합니다. ‘예 하고 합니다’라는 수행문을 명령조로 써먹으면 안 돼요. nbspnbsp임원은 항상 자발성에 기초하도록 북돋아주는 역할을 해야 하고, 대중은 임원의 이야기를 가능하면 잘 따라주고 협조해주는 분위기가 되면 조화를 이룰 수 있어요. 그렇게 안 되면 화합이 깨지고 분위기가 자꾸 경직돼요. 아래에서는 민주적으로 하지 않는다고 항의하고, 위에서는 말 안 듣는다고 해서 서로 충돌하게 됩니다. 우리는 수행 공동체이니까 이런 것도 함께 살펴서 조화를 이루며 해나가시기 바랍니다.”nbsp늦은 시간까지 봉사자들을 위해서도 소중한 가르침을 들려 준 스님에게 모두들 큰 함성과 박수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뒷모임을 마쳤습니다.nbspnbsp결국 스님은 10시 반을 넘겨서야 다시 차를 타고 서초법당으로 향했습니다. 강연은 끝났지만 이날따라 유난히, 예수님이 남긴 사랑과 희생, 부활의 메세지가 자꾸 마음 속에 되새김 되었습니다. 기도는 항상 “주여, 뜻대로 하옵소서”, 그리고 “오직 그저, 사랑하라, 사랑하라...” 추운 밤이지만 스님이 뿜어내어 주신 따뜻한 기운이 몸과 마음을 포근히 감싸안아 주는 것만 같았습니다.nbspnbsp서울 정토회관에 11시가 넘어서 도착한 스님은 밤늦게까지 업무를 보다가 오늘 일정을 마쳤습니다. 목소리가 갈라지고 무척 피곤해 보여서 스님의 건강이 다소 염려가 되었습니다.nbspnbsp내일은 평화재단 청년포럼 주관으로 대전 충남대학교에서 열리는 전국 청년학교 수료식에 참가해 졸업 특강을 할 예정입니다.nbspnbsp※nbsp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52개 도시를 순회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 강연 일정을 확인한 후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강연장으로 오세요.nbspnbspnbsp강연은 선착순 무료 입장이며, 질문을 하고 싶은 분들은 강연장에 직접 오셔서 사전 신청을 하셔야 합니다.nbsp

2015.11.29. 146,554 읽음 댓글 134개

2015.11.27 (오전) 남양주 즉문즉설 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오전 10시 30분부터 남양주에 위치한 경복대학교에서 남양주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한 후 저녁 7시부터는 일산 정발산 성당에서 일산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했습니다. 먼저 남양주 즉문즉설 강연 소식부터 전해드리겠습니다.nbspnbsp어제밤 진주에서 통일 강연을 마치고 새벽 2시에 서울 정토회관에 도착한 스님은 밤을 꼬박 새며 새책 원고 집필 작업을 한 후 새벽 4시부터는 공동체 대중들과 함께 예불과 기도를 하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nbspnbsp9시에는 서울 정토회관을 출발해 즉문즉설 강연이 열리는 남양주시로 향했습니다. 차 안에서는 밤새 원고를 봤다고 하며 깊이 단잠을 주무셨습니다.nbspnbspnbsp강연이 열리는 남양주시 경복대학교에는 10시 10분에 도착했습니다. 건물 1층 로비에서는 가장 먼저 총장님 이하 몇몇 학교 직원 분들이 반갑게 인사를 건네며 스님을 총장실로 안내해 주었습니다. 담소를 나누기 위해 총장실에 들어가기 전, 정성스럽게 자필로 방명록을 남겼습니다. 미래를 이끌어나갈 청년들이 단순 지식보다 앞을 내다볼 수 있는 현명한 지혜를 쌓을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 보였습니다.nbspnbspnbspnbsp총장실에서 환담을 나누며 총장님은 “스님을 저희 학교에 모시게 되어서 영광이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고, 스님은 새책 ‘야단법석’을 사인해서 선물했습니다.nbspnbsp▲ 경복대학교 총장님과의 환담nbsp어제 첫눈이 내린 후 갑자기 겨울의 날씨가 된 듯 칼바람이 몰아칩니다. 강연 2시간 전부터 밖에서 피켓을 들고 안내하는 분에게 힘들지 않느냐고 묻자,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겁다”며 밝게 웃습니다.nbspnbsp▲ 오늘 강연이 열린 경복대학교 우당아트홀nbsp추위에도 물러섬 없는 봉사자들의 열정을 보며 오늘 남양주정토회에서 어떤 마음으로 이 강연을 준비했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늘 강연은 남양주법당, 구리법당, 양평법당, 포천법당, 의정부법당 5개 법당에서 90여 명의 봉사자들이 준비했습니다.nbspnbsp▲강연 준비로 분주한 봉사자들nbsp이른 시간부터 강연을 기다리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50대 여성 한 분은 “그동안 유투브로만 즉문즉설을 들어왔는데, 오늘 스님께 직접 말씀을 듣고 가정에 돌아가 아들에게 좋은 엄마가 되고 싶다”고 빙그레 웃어보였습니다.nbsp10시 30분이 되자, 사회자의 환영 인사와 스님 소개 영상으로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스님이 무대에 오르자 400여 명의 관객들은 열렬한 환호로 뜨겁게 스님을 맞아주었습니다.nbspnbspnbsp무대에 오른 스님은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감기 걸리지 않도록 건강을 당부하고, 즉문즉설의 취지에 대해 간단히 설명한 후 곧바로 질문을 받았습니다.nbsp오늘은 총 7명의 질문자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로 질문한 20대 여성 분은 자신은 친구들과 있을 때 고민을 들어주는 입장인데 더 많은 고민을 들어주는 스님은 스스로의 고민을 어떻게 해결하시는지 물었고, 두 번째로 질문자한 60대 남성 분은 7년간 막내아들의 출가를 반대하다 한 순간에 마음이 바뀌어 허락한 자기의 마음을 하소연 한 후 출가한 아들의 호칭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고, 세 번째로 질문한 50대 여성 분은 무서움이 많아 집에서 혼자 있지 못한다며 어떻게 이 두려움을 극복해야 할지 물었습니다.nbspnbsp네 번째로 질문자한 40대 여성분은 호스피스의 직업 상 아무 준비 없이 가족과 이별을 할 때 슬퍼하는 유가족을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지 물었고, 다섯 번째로 질문한 중1, 초2의 아들을 둔 엄마는, 아들 둘의 사이가 소원한 것이 큰 걱정이라며 질문했고, 여섯 번째로 질문한 40대 남성분은 개신교에는 헌금, 천주교에는 교무금, 불교에는 보시가 있는데 어떤 마음으로 돈을 내야 하는 것인지 물었습니다.nbspnbsp사전 신청한 질문자의 마지막 질문이 끝나고 2분이라는 시간이 남자, 그 짧은 시간도 허투루 쓰지 않으려 스님은 즉석에서 한사람 더 추가 질문을 받았습니다. 마지막 질문자는 기독교에 회의를 느껴 혼자 절에 다니고 있는데 불교에서는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 물었습니다.nbspnbsp명쾌한 스님의 답변에 질문자들의 표정은 밝아졌고, 관객들은 질문자와 함께 울고 웃으며 공감과 감동의 2시간 30분이 금새 지나갔습니다.nbspnbspnbsp오늘은 그 중 기독교에 회의를 느낀 마지막 질문자의 물음과 스님의 답변 내용을 소개합니다. 강연장을 찾은 불교 신자 뿐만 아니라 천주교, 개신교 신자들도 이 질문에 충분히 공감을 하고 이해를 할 수 있어서 너무 명쾌했다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했습니다.nbspnbspnbsp“신앙에 대한 의문입니다. 저희 집안은 다 기독교인데 저 혼자 버티면서 절에 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기독교에서 하나님한테 빌면 원하든 대로 이뤄진다고 하는 것에 회의를 느꼈고 가족들이 강요하는 것도 싫어서 교회에서 등을 돌렸어요. 그런데 저 역시 염원이 있으면 부처님께 이뤄지게 해달라고 기도하는데, 그런 기복적인 면이 불교 이치상 어긋난다고 아까 말씀하셔서 지금 혼란스럽습니다.”nbsp“이치로 따지면 기독교나 불교나 다 어긋납니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이 세상 사람들은 다 복을 받고 싶어 해요. 남의 복을 훔치는 것도 아니고, 복 달라고 한 대서 하나님이나 부처님이 주는지 안 주는지도 확실치 않으니 그걸 굳이 나쁘다고 말할 필요는 없어요.nbspnbspnbsp기복은 부처님이 가르치신 ‘인연과’에도 어긋나고, 예수님의 원래 가르침에도 어긋나요. 진정한 기독교인이라면 복을 받으려 들기보다는 복을 지어야 해요. 원래 기독교 가르침에 따르면 복을 짓고도 칭찬받으려 들지 말아야죠. 좋은 일을 하고 이 세상에서 대가로 받은 상은 작지만, 천국에 가서 받은 상은 매우 크다고 하잖아요. 이 말의 핵심은 많이 받고 적게 받고에 있지 않아요. 좋은 일을 하고도 칭찬받으려 들지 말라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다 알고 계셔서 나중에 천국에 오면 큰 상을 내릴 테니 이 세상에서 작은 이득에 연연하지 말라는 가르침이에요. 불교에서 말하는 무주상보시와 같아요. ‘내가 복을 짓고도 복 받을 생각을 안 하면 그 복은 한량이 없다’ 이걸 무루복이라고 합니다. 표현 방법이 다를 뿐 가르침의 내용은 비슷해요.nbspnbsp복 달라고 빌면서 부르는 이름만 부처님, 하나님이 서로 다르지, 사람의 심리는 똑같아요. 그런데 그거 하려고 굳이 교회에서 절까지 올 필요 있어요? 개인적으로 교회가 싫어서 절에 오는 것은 괜찮지만, 와놓고 하는 행동은 똑같잖아요. nbspnbspnbsp‘하나님, 복 주세요’, ‘부처님, 복 주세요’ 하고 기도하면,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어요. 되면‘ 가피 입었다’, ‘은혜 입었다’ 하고 좋아하지만 안 되면 ‘기도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네. 믿어봐야 소용 없네’라고 해요. 이 말은 자기 신앙을 부정하는 거예요. 하나님이나 부처님에게 나를 바치는 게 아니라 하나님이나 부처님을 내 욕망을 채우기 위해 종 부리듯이 부리려드는 거예요. ‘내가 원하는 걸 내놔라, 안 내놓으면 너를 안 믿겠다’ 그건 신앙이 아니에요. 복을 비는 것 자체가 나쁘다는 게 아니라, 그 속내를 살펴보면 참 신앙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라는 겁니다.nbsp그러면 어떻게 기도해야 할까요? 기독교 신자라면 아침에 일어나서 ‘하나님, 오늘도 주님의 은혜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해야죠. 감사 기도를 한다는 것은 복을 이미 받았다는 뜻입니다. 이게 믿음이에요. 이미 받았기 때문에 감사 기도를 하라는 겁니다. 여러분들이 몰라서 그렇지, 이미 복을 한량없이 받은 거예요. 이미 복을 받았으니 기도하면서 이것저것 생각할 필요 없이 감사 기도를 하면 됩니다. 그 분은 모든 걸 다 아시는 분이니까 내 마음도 이미 다 아시거든요.nbspnbspnbsp성경에 ‘기도할 때 은밀히 하라’ 이런 말씀도 있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자기가 원하는 걸 조목조목 짚어서 이야기하고, 그것도 모자라서 마이크 대놓고 큰 소리로 기도해요. 그 분이 전지전능하다는 걸 못 믿어서 조목조목 이야기 안 하면 잊어버리고, 크게 이야기하지 않으면 못 알아듣는 나 같은 수준일 거라고 생각해서 그래요. 그러나 그 분은 이미 내 마음을 다 아시는 전지한 분이시잖아요. 불교식으로 표현하면 관세음보살님은 눈이 천 개라서 다 보시고, 손이 천 개라서 다 구제하십니다. nbspnbspnbsp그런 분이 왜 내 요구를 안 들어주실까요? 쥐가 쥐약 든 고구마를 먹고 싶어 안달하는데 입이 안 닿아서 ‘하나님, 부처님, 이거 좀 먹게 해주세요’하고 빌면 저렇게 간절히 원하니까 먹도록 그 소원을 들어주어야 할까요?nbsp우리가 원하는 것이 때로는 안 이루어지는 편이 좋을 때가 굉장히 많아요. 간절히 빌어서 결혼했는데 지금 결혼 생활도 골치 아프고, 간절히 빌어서 애 낳았는데 지금 애 때문에 죽겠다고 하잖아요. 그러니 기도할 때는 ‘주여, 뜻대로 하옵소서’라고 해야 해요. 전지전능하신 분이 보셔서 내가 원하는 대로 이뤄지는 게 나으면 그리 해주시고, 안 이루어지는 게 나으면 또 그렇게 해주세요. 그러면 원하는 대로 이루어져도 감사하고 안 이루어져도 감사하니 신앙에 어긋날 이유가 없어요. 절과 교회를 오락가락하며 전전할 이유가 없습니다.nbspnbsp제가 조계사에서 대학생들 지도 법사로 있을 때 한 학생이 시위를 하다가 3년 형을 구형받았어요. 그 어머니가 날마다 조계사에 와서 ‘우리 아들 빨리 나오게 해달라’고 기도했는데 3개월 만에 집행유예로 나왔습니다. ‘부처님 가피를 입었다’며 어머니가 크게 기뻐했어요. 그런데 그만 3개월 만에 교통사고가 나서 아들이 세상을 떠나고 말았어요. 그러자 그 어머니가 저를 붙들고 ‘내가 나오라고 빌어서 아들을 죽였다’며 울었습니다. 이게 ‘인생지사 새옹지마’입니다. 감옥에서 나오는 게 꼭 좋다고 말할 수가 없었어요. 더 큰 재앙을 피하려고 들어가게 된 건지도 모르잖아요.nbspnbsp하나님을 믿고 부처님을 믿어서 기도하는 우리는 부처님 혹은 하나님의 뜻을 모릅니다. 그러니 ‘주여, 뜻대로 하옵소서’ 이렇게 기도해야 해요. 이게 신앙 고백이에요. 질문자도 교회 가서 ‘주여, 뜻대로 하옵소서’ 이렇게 기도하든지, 절에 가서 절하면서 ‘부처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이렇게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이렇게 기도하면 계속 행복해지고 고민도 줄어듭니다. ‘문화가 달라서 나는 교회보다 절이 좋다’ 이런 건 자기 취향에 따라 선택하는 거니까 괜찮아요.”nbspnbsp“교회는 사랑이라고들 말하는데 겪어보니 이중적인 느낌이 많이 들어서 싫어요.”nbsp“절에 가도 마찬가지예요.” nbspnbsp“하나님의 가르침이 거짓되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용서와 사랑으로 구원한다는 하나님이 안 믿는다는 이유로 불신자들을 불에 던져버리는 이야기를 듣고 환멸을 느꼈어요. 그 신이 과연 자비의 신인가 의문이 계속 들고요.”nbsp“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불교라고 하지만 대부분은 힌두교이고, 기독교라 하지만 대부분은 유대교에 가깝습니다. 질문자가 다닌 교회는 이름만 기독교일 뿐 유대교라고 생각하면 돼요. 예수님 이후의 하나님은 용서의 하나님입니다. 참된 크리스천이라면 천당에 갔을 때 스님도 와 있다면 반가워해야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은 ‘이교도가 여기 어떻게 왔지? 안 믿어도 오는데 괜히 믿었다’ 이러기 쉽습니다. 크리스천이라면 천국에서 저를 만나면 ‘하나님, 감사합니다. 이교도도 구원하시니 참으로 너그러우신 분입니다’ 이렇게 기뻐해야 합니다. 이게 사랑의 하나님입니다. nbspnbspnbsp크리스천들과 기독교가 그리 못 하는 건 현실입니다. 마찬가지로 불교도 원래의 가르침을 잘 따르지 못해요. 그러나 이건 인간의 문제이지, 부처님이나 하나님의 문제는 아니에요. 예컨대 시어머니가 절에 지극정성으로 다니면서 정작 며느리 대하는 건 형편없다면 그 며느리는 절에 안 다닙니다. 반발심으로 교회에 가버려요. 질문자는 가족들이 교회에 극성이면서 실제 말이나 행동은 다른 걸 보고 실망했잖아요. 그건 인간의 죄지 하나님의 잘못이 아닙니다. 그래도 다시 돌아간다면 하나님께서 다 용서해주십니다. 질문자가 절에 좀 다닌다고 해서 자비하신 하나님이 벌주시지는 않아요.nbsp옛날에 어떤 할머니 한 분이 이런 이야기를 제게 했어요. ‘스님, 하나 물어볼게요. 제가 고3 손녀딸 때문에 입시 합격 기도를 하는데 기도가 성취가 안 될 것 같아요. 손녀딸이 사실은 교회에 다니거든요.’ nbspnbsp그래서 제가 그랬어요. ‘할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부처님이 아무렴 할머니 마음 같을까요? 고등학생이 교회 좀 다닌다고 해서 붙을 시험도 떨어지게 만드는 건 부처님이 아니에요. 그러면 대자대비하시다는 표현을 안 써야죠.’nbspnbsp그러니 그런 거 걱정 마시고, 교회든 절이든 질문자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세요.”nbsp“주옥같은 말씀 감사합니다.” nbsp스님의 명쾌한 답변에 질문자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청중들도 공감이 컸는지 크게 박수를 쳤습니다.nbspnbspnbsp오늘은 종교에 대한 질문들이 이어지다 보니 종교의 본질에 대해 많은 것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이렇게 모든 질문에 대해 답변을 마치니 2시간 30분이 지났고 드디어 마칠 시간이 되었습니다.nbspnbsp스님은 마지막 질문에 대한 답변이 조금 부족했는지, 강연을 마무리하면서 변화된 시대에 우리는 종교에 대해, 세상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갖고 다가가면 좋을지 추가적으로 더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특히 융합의 시대를 설명하면서 ‘크리스천부디스트’라는 사람들의 등장을 이야기한 부분은 청중들의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습니다.nbspnbsp“옛날에는 일단 결혼하면 남편이 신혼 첫날밤에 죽어도 평생 재혼할 수 없었어요. 그런데 요즘은 결혼해서 아이 낳고도 이혼하고, 재혼도 할 수 있어요.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도 할 수 있어요. 옛날에는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만 살았기 때문에 다른 나라 사람 되는 게 불가능했지만 요즘은 다른 나라 사람도 될 수 있고, 다른 나라 사람과 결혼해 아이를 낳을 수도 있어요. 한국에서 태어난 사람이 미국 가서 살면 ‘코리안아메리칸’이라고 해요. 이렇게 시대가 바뀌고 있습니다.nbspnbsp종교도 마찬가지예요. 옛날에는 기독교 신자는 무조건 기독교만, 불교 신자는 무조건 불교만 믿어야 했어요. 그러나 지금은 기독교 신자로 자란 사람이 불교를 믿어도 되고, 그 반대도 됩니다. 그걸 배신이라고 한다면 한국 기독교인들은 전부 배신자입니다. 조상들이 전부 유교 아니면 불교를 믿었으니까요. 나는 배신 안 했어도 어머니나 할머니나 증조할머니처럼 가족이나 조상 중 누구 한 사람은 반드시 배신했어요. 이걸 따지면 말이 안 됩니다.nbsp그러니 여러분들은 뭘 해도 다 괜찮아요. 기독교 믿다가 불교로 바꿔도 되고, 불교 믿다가 기독교로 바꿔도 되고, 기독교와 불교를 동시에 믿어도 돼요. 이중국적과 같습니다. 지금은 한국과 미국 사이에 이중국적을 허용하지 않지만 앞으로는 일부 허용하게 될 거예요. 그것처럼 신앙은 기독교를 믿고 마음공부는 불교를 통해 하면 ‘크리스천부디스트’라고 합니다. nbspnbspnbsp미국에는 이런 사람들이 많습니다. 굳이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건 너무 가혹해요. 자기가 태어나서 성장해온 토대인 기독교도 소중하고, 불법 공부도 너무 소중한 거예요. 그래서 크리스천부디스트라는 이름이 만들어졌어요. 맨해튼에 있는 유니온 신학대학에 가보면 크리스천부디스트들이 많이들 공부하고 있고, 그 주제에 대한 연구도 활발합니다. 저도 거기서 강연을 했어요. 한편 신앙은 불교로 가지되 기독교 실천 활동이 너무 좋아서 기독교 신자가 된다면 ‘부디스트크리스천’이 되겠죠. 그래도 괜찮아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nbspnbsp제가 20년쯤 전에 중국에 가보니 공산당원들은 종교를 못 가진대요. 그런데 불교사상을 이야기해보면 마르크스 철학하고 유사한 면이 있잖아요. ‘세상이 다 연관되어 있다, 고정불멸하는 것은 없다’ 이런 원리가 비슷하다고 막 감동하기에 불교 믿으라고 했더니 자기는 공산주의자여서 절대로 안 된대요. 불교 신자로서 공산주의자가 될 수도 있고, 공산주의자로서 불교 신자가 될 수도 있지 않냐고 해도 절대로 안 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그랬어요.nbspnbsp‘그런 소리 하지 마세요. 옛날에 사회주의는 계획경제, 자본주의는 시장경제라고 해서 사회주의가 시장경제 하면 수정주의자라고 비난받았어요. 그런데 당신들은 지금 사회주의면서도 시장경제를 하잖아요. 그러니 공산당원 하면서도 불교인이 될 수 있습니다.’nbspnbsp20년 전 당시에는 말이 안 된다고 했지만 요즘은 중국 공산당원들 중에서도 불교 신자들이 꽤 있습니다. 공식적으로는 허용이 안 돼도 실제로는 믿는 사람들이 많아요.nbspnbspnbsp이걸 융합이라고 해요. 미래 학문의 핵심은 융합입니다. 요즘 생물과 화학을 합쳐서 생화학이라고 하듯이 인문학과 자연과학도 융합이 되고, 종교와 과학도 융합되어 새로운 것이 나올 겁니다. 미래의 시대는 새로운 시대, 창조의 시대입니다. 지금까지처럼 분열해서 장벽을 쌓는 시대가 아니라 모든 장벽을 허물고 서로 융합해서 새로운 길로 나아가는 시대예요. 이미 시대는 이렇게 변하고 있는데 여러분들 머릿속은 옛날 그대로 굳어 있어요. 저는 승려이긴 하지만 불교만 고집하지 않고, 종교인이지만 종교만 고집하지 않아요. 이렇게 앞서 나가니까 여러분들이 강연장에 이렇게 찾아들 오잖아요.nbspnbsp그러니 여러분들도 조금 사고의 폭을 넓히세요. 그런다고 자기 신앙이 흔들리는 것이 아니예요. 불교 신자로서 성경을 얼마든지 볼 수 있어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는 책이 성경인데 그걸 왜 안 봐요? 또 기독교 신자로서 불경을 봐야 해요. 인류의 귀중한 유산을 습득하지 않으면 자기만 손해예요. 앞으로 폐쇄적인 사람들과 개방적인 사람들이 경쟁하면 시간이 좀 걸려도 결국은 개방적인 사람이 승리합니다.nbspnbsp남북도 마찬가지예요. 북한은 폐쇄적이고 남한은 개방적인데 시간이 지날수록 남한이 유리해져요. 그런데 개신교보다는 천주교가 앞으로 매력이 훨씬 커질 거예요. 천주교는 자기를 지키지만 그러면서도 좀 개방적이니까요. 개방적인 것은 자기와 다른 것 중에서 유리한 것을 취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한계를 벗어야 합니다. 모든 것은 인간을 위해서, 인간의 자유와 행복을 위해서 있는 거예요. 그렇게 여러분들이 관점을 가져보면 좋겠어요.nbspnbspnbsp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머리가 약간 복잡할 수 있어요. 이렇게 생각하는 것을 ‘종교 다원주의’라고 해서 기독교 신앙에 어긋난다고들 하거든요. 그러나 그렇게 너무 배타적이 되면 지금 무슬림들의 일부처럼 극단적인 근본주의로 향하게 됩니다. 그러니 이제는 한 차원을 넘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시대와 다른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에 우리 자녀들도 우리 문화를 소중히 여기고 자기 정체성을 갖되 개방적인 사람이 되도록 키워야 합니다. 개방성을 강조하다 자칫 정체성을 잃어버리면 흐지부지되기 쉽고, 정체성을 키운답시고 너무 배타적으로 하면 폐쇄적이 되어 발전하지 못해서 문제가 됩니다. 자기 정체성은 갖되 개방적이어야 해요. 그런 관점을 갖고 여러분 모두 좀 더 자유롭고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nbsp스님의 명쾌한 답변 덕분에 오늘 즉문즉설 강연은 종교학 강의가 된 것 같습니다. 출가한 아들 때문에 근심걱정이 많았던 할아버지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통해서는 불교에서 말하는 출가 정신이 무엇인지 깊이 새겨들을 수 있었고, 마지막 질문자의 기복 신앙에 대한 회의감에 대한 물음에 대해서는 기독교의 본질이 무엇이고, 변화된 시대에 어떤 관점을 갖고 종교를 바라봐야 하는지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nbspnbsp강연을 마치고 나가는 한 분에게 오늘 강연을 들은 소감을 물어보았습니다. “저도 어릴 적부터 기독교를 믿어 왔지만 늘 의문이 들었던 점이 있었는데, 오늘 스님 말씀을 듣고 예수님의 본래 가르침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었어요. 말끔하고 개운해진 느낌입니다. 크리스천 부디스트가 되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라며 환한 웃음을 보였습니다.nbspnbsp중년의 부부는 “질문 하나하나가 다 우리 사는 이야기라 참 좋았다. 스님께서 명쾌하게 이야기 해주시는 데 속이 시원하고 내 머리가 다 정리되는 기분이었다” 고 말하면서 서로 마주보며 밝게 웃기도 했습니다.nbspnbsp이어진 책 사인회는 난방이 되지 않아 추운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밝은 얼굴로 질서정연하게 사인을 받았습니다. 스님은 한 분 한 분과 눈을 마주치며 정성껏 사인도 해주고, 환한 웃음으로 감사의 마음도 전했습니다.nbspnbsp▲ 책 사인회nbsp오늘은 질문 내용 중에 진정한 보시의 의미를 물었던 내용이 있어서 그런지 준비된 책도 한권도 빠짐없이 완판되었고, 특히 스님의 새책 ‘야단법석’은 일찌감치 완판이 되면서 책을 구하지 못해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구매한 책을 한아름 든 사람들이 사인을 기다리며 길게 줄을 섰습니다.nbspnbsp사인회가 끝나고 스님은 구리법당, 의정부법당, 양평법당, 남양주법당 순서로 봉사자들과 차례대로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모두 밝은 표정에 보람이 가득해 보였습니다.nbspnbspnbsp봉사자들은 급하게 다음 일정으로 떠나는 스님을 감사한 마음으로 배웅했습니다. 이어 강연장을 뒷정리를 모두 마치고 마음 나누기를 했습니다. 대부분이 “스님의 말씀을 듣고 가볍고 행복해진 관객들의 표정을 보는 것이 참 좋았다” 라고 하면서 “이보다 더 좋은 전법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봉사의 기쁨을 표현했습니다.nbspnbsp남양주를 출발한 스님은 곧바로 저녁 강연이 열리는 일산으로 향했습니다. 오후 3시 쯤 일산 정토법당에 도착해 원고 교정 업무와 각종 보고서들을 체크하며 업무를 보았습니다.nbspnbsp저녁 7시부터는 정발산 성당에서 일산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 다음 이야기에 계속 이어집니다...nbsp※nbsp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52개 도시를 순회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 강연 일정을 확인한 후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강연장으로 오세요.nbspnbspnbsp강연은 선착순 무료 입장이며, 질문을 하고 싶은 분들은 강연장에 직접 오셔서 사전 신청을 하셔야 합니다.nbsp

2015.11.28. 72,310 읽음 댓글 57개

2015.11.25 (저녁) 광주 청년 즉문즉설 강연

nbsp안녕하세요. 스님은 오전에 전남지방경찰청 초청강연과 오후에 목포해양대학교 초청강연에 이어서 저녁 7시부터는 전남대학교 컨벤션홀에서 광주 지역의 청년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했습니다.nbsp연이어 3번의 강연을 했기 때문에 피곤할 법도 한데 스님은 더 힘을 내어서 전남대학교 컨벤셜 홀로 들어섰습니다. 곳곳에 서 있는 주황색 티셔츠를 입은 봉사자들을 보고선 금새 환한 웃음도 보여주었습니다.nbspnbsp▲ 전남대학교 컨벤션홀nbsp이번 강연은 청년정토회와 광주 지역의 청년들이 서포터즈가 되어 한마음으로 준비했습니다. 모두들 3시부터 강연 준비를 시작해 신속하게 일 나누기를 하고 무대 점검과 사전 리허설을 마친 후 밝은 표정으로 찾아오는 청년들을 맞이했습니다.nbspnbspnbsp저녁 6시가 되자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이었지만 청년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령층의 청중들도 많이 참석해 400석의 자리를 꽉 채우고도 자리가 부족해 계단에 앉아야 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nbspnbsp강의가 시작되자 스님은 청중들에게 “저녁식사는 하셨어요?”라며 안부 인사를 전했습니다. 그리고 청중석을 살펴보더니 늙은 청년들이 보인다고 하면서 웃음을 보인 뒤 오늘 청년 강연의 취지에 대해 설명을 하면서 강연을 시작했습니다.nbspnbspnbsp“오늘 강연은 청년정토회가 주관하는 강연입니다. 일반인들이 매일 시부모 모시는 문제, 고부 갈등, 부부 갈등 같은 이야기만 하니까 청년들한테 안 맞는다는 의견이 있었어요. 그런 자리에 청년들이 들어가서 배울 것도 있지만 청년들에게 따로 시간을 내어서 청년들의 고민만 집중적으로 다뤄줬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그래서 오늘 광주에서 청년 즉문즉설 강연이 잡힌 겁니다. 오늘 참석하신 분들 중 나이가 많으신 분들은 참관만 하세요. 원래는 참석도 안 시켜야 되지만 자리가 비어서 참석은 허용했으니 그렇게 아시고 오늘은 35세 이하 청년 대학생들만 질문할 수 있도록 양해를 해 주시기 바랍니다. 괜찮으시죠?”nbsp“예.”nbspnbsp스님이 질문할 사람은 손을 들어보라고 하자 총 6명이 손을 들었습니다.nbspnbsp첫 번째 질문자는 21살 남학생이였는데 꿈을 크게 잡았지만 이게 허황된 것인지 아닌지 확인받고 싶어 하였고, 두 번째 질문자는 23살 여학생으로 주변 상황에 의해 마음이 불편해져 어떻게 해야 할지 그리고 헤어진 전 남자친구가 생각이 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물었고, 세 번째 질문자는 전남대학교 1학년 재학중인 남학생으로 부모님께 자신의 주장을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물었고, 네 번째 질문자는 31살 한국으로 유학 온 중국인 여학생으로 부모님이 있는 중국으로 돌아가야 할지 아니면 한국에 남아서 취직을 해야 할지 걱정이라며 질문했고, 다섯 번째 질문자는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여성으로써 매사에 부정적이고 죽음에 대해 자주 이야기하는 남편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물었고, 여섯 번째 질문자는 결혼을 생각하고 있는 여성으로써 사주를 보러 가서 안 좋은 이야기를 듣고 와 신경이 계속 쓰인다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습니다.nbspnbspnbsp이렇게 사전에 신청했던 질문자들의 질문이 모두 끝나고 시간이 남자 스님은 즉석에서 추가 질문을 받았습니다. 일곱 번째 질문자는 남자 교사로써 꿈이 없이 살아왔는데 주변에서 꿈을 갖고 살라는 말 때문에 자신이 잘 살고 있는 건지 궁금하고 또 아버지와의 관계 회복을 물었고, 여덟 번째 질문자는 27살 직장인 여성으로 자신이 결혼하고자 하는 사람이 도인의 길을 가려고 하는데 자신이 어떤 마음으로 함께 해야 하는지 물었습니다.nbsp오늘은 그 중에서 꿈이 없어서 고민이고 아버지와의 관계 회복에 대해 물었던 남자 교사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nbspnbsp“지금까지 꿈이 없이 살아온 게 고민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남들은 장래희망을 쓸 때 다 자기의 꿈이며 진짜 원하는 걸 적던데, 저는 꿈이 없어서 부모님의 기대나 주위 사람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그냥 제 꿈이라고 적었습니다. 대학에 입학할 때도 다른 친구들은 정말 자기가 원하는 전공에 따라 진학하는데 저는 그냥 수능성적에 맞춰서 대학을 갔습니다.nbspnbsp어쩌다 보니 제 꿈도 아니었지만 임용고시에 합격해서 35세인 지금은 학교 교사가 되었는데 이제 와서 딜레마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강연을 다녀봤지만, 흔히 말하는 성공하거나 행복하다는 사람들은 우선 꿈을 가지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저는 일단 꿈이 없어 고민입니다.nbspnbsp두 번째로, 저는 교사로서 학생한테 ‘너는 꿈을 가져야 된다. 너의 꿈을 이루어가기 위해서 이런 단계를 밟으면 좋겠다’는 등의 말을 하지만 정작 교사인 저는 꿈이 없습니다. 과연 꿈을 갖는 것만이 정말 행복한 길인지, 또 꿈을 갖지 않는다면 실패한 삶인지 고민입니다.”nbsp“그렇지 않아요. 꿈은 없을수록 좋아요. 있는 게 병입니다. 질문자는 지극히 정상적입니다. 토끼며 노루며 다람쥐는 다 꿈이 있어서 저렇게 살고, 나무는 뭐 꿈이 있어서 저렇게 자는 게 아니에요. 없는 게 자연스러운 겁니다.”nbsp“그런데 모든 책에서는 꿈이 있는 게 정상이라고 하니까요.”nbsp“그것은 책에 나오는 이야기이니까 신경 쓸 필요가 없어요.”nbspnbsp“많은 사람들도 ‘항상 꿈을 가지라. 꿈을 좇아서 살라’고 하니까요.”nbsp“부처님은 그런 이야기 안 했습니다. 그 사람들은 뭘 모르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질문자가 자기 반에서 조사해보면 ‘선생님, 저는 꿈이 없어요’ 이런 이야기를 하는 아이가 있었나요? 없었나요?”nbsp“사실 아무 생각 없이 그렇게 이야기하는 아이들이 더 많긴 합니다.”nbspnbspnbsp“그래요, 없다고 말하는 아이들이 더 많잖아요. 그런 아이들에게 질문자는 용기를 줘야 합니다. ‘꿈이 있는 게 문제지, 꿈이 없는 건 아무 문제도 안 된다. 선생님도 꿈이 없었지만 이렇게 선생님이 되어서 너희들을 가르치지 않니? 걱정하지 마라’ 이렇게 격려를 해 줘야합니다.nbsp현재 한국 사회의 교육이 잘못되어서 많은 젊은이와 아이들이 질문자처럼 ‘저는 꿈이 없어요’ 하는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고민이 지금 사회적으로 큰 문제입니다. 교육이 잘못돼서 그래요.nbspnbsp질문자는 교사가 되길 잘했습니다. 반에서 조사를 해 보세요. 3분의 1, 심하면 절반 이상은 꿈이 없습니다. 그게 지극히 정상적이에요. 학교 교육이 제대로 있기 전인 옛날에 시골 농가에서 태어나서 자란 사람들은 특별히 따로 꿈이 없었어요. 그냥 자라서 시집가고, 자라서 농사지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잘못된 교육 때문에 사람들이 병들게 됐어요.nbspnbsp제가 학교 다닐 때 운동을 굉장히 하고 싶어 하는 아이가 한 반에 한둘씩 있었어요. 소위 딴따라라고 하는 음악을 좋아하는 아이도 한 반에 한둘씩 있었고, 미술을 좋아하는 아이도 있었어요. 이렇게 특별한 아이들이 60명 중 부문별로 1, 2명 꼴로 있었어요. 그런 특기 있는 아이들이 중학교 때까지는 그 특기를 살리지만 고등학교 때부터는 부모가 그걸로 못 먹고 산다며 강력하게 반대해서 그 특기를 못 살리고 다 이과로 진학해 공대에 들어갔습니다. 우리 시절에는 문과보다 이과가 우세했거든요.nbspnbsp그런데 우리가 이제는 어느 정도 먹고 살 만해졌어요. 사람들이 먹고 사는 데만 전전긍긍해서는 행복하지가 않으니까 이제 ‘꿈’을 생각하게 된 겁니다. ‘나는 의사지만 사실은 음악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때는 음악을 해서는 못 먹고 살기 때문에 의사가 되었다’ 이렇게 됐어요. 그러다 보니까 자기 어릴 때 못 이룬 꿈을 생각해서, 자녀 세대에는 뭘 하고 싶은 사람은 그걸 할 길을 열어주자고 하게 됐어요. 그래서 ‘네가 원하는 게 있으면 그걸 해라’ 이런 분위기가 된 겁니다.nbspnbsp그런데 최근에 운동이나 예술을 해서 유명해지고 돈도 많이 번 사람들이 많다 보니 부모나 교사들이 돈 욕심에 미쳐서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골프를 시킨다, 테니스를 시킨다, 피아노를 시킨다 해요. 그러면서 자꾸 꿈이 없는 애들한테 ‘꿈을 가지라고 강요하니까 아이들이 도로 고민에 빠졌습니다. 지금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억지로 배우고 있는지 몰라요. 집중적으로 지도하면 아이들은 뭐든지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학교쯤 올라가서 진짜 본격적으로 자기 선택을 해야 될 때가 되면 다 지쳐서 나가떨어집니다. 그래서 다시 갈등이 시작돼요. 이게 잘못된 욕심이라는 겁니다. 전체가 미쳐서 ‘꿈을 가져라 꿈을 가져라’ 이렇게 강요하는 게 잘못됐다는 거예요.nbspnbsp물론 아이들 중에는 어릴 때부터 독특한 아이들이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만화 그리기를 좋아하는 아이가 있고, 노래를 좋아하는 아이가 있어요. 제가 시골에서 살 때 우리 윗집 총각은 학교도 안 다니면서 그렇게 노래를 잘했습니다. 그러나 옛날에는 그런 걸 아무도 안 알아줬기 때문에 그 재능을 살릴 수 있도록 도와주지 못했어요. 그런 특별한 ‘끼’는 극소수에게 있고, 다수에게는 없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이거 하라면 이거 하고 저거 하라면 저거 해요.nbspnbsp질문자는 특별한 ‘끼’가 없으니까 뭘 해도 됩니다. 선생님 하라면 선생님하고 공무원 하라면 공무원하고, 뭐든 다 할 수 있어요. 한 가지밖에 못하는 사람이 좋아요? 이것저것 다 하는 사람이 좋아요? 스님이 딱 불경밖에 모르는 게 좋아요? 성경 이야기도 하고 불경 이야기도 하고 과학 이야기도 하는 게 좋아요?”nbsp“여러 가지 하는 게 좋아요.”nbsp“그래요. 미래의 학문은 융합적인 게 좋아요. 그러니 질문자는 아무 문제가 없고, 선생님으로서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아이들에게 ‘꿈을 가져라’ 이런 이야기도 절대 하지 마세요. 다른 선생님이 그런 이야기를 해서 아이들이 질문자에게 물으면 이렇게 말해주세요.nbspnbsp‘꿈이라는 건 없어도 돼. 그런데 너 뭐 좋아하니?’nbsp‘좋아하는 거 없어요.’nbsp‘너는 욕심이 없구나. 아주 훌륭하다’nbspnbsp이렇게 격려를 해줘야 합니다. 좋아하거나 하고 싶은 게 있다고 하면 ‘좋다. 한번 해 봐라’ 이렇게 격려해주면 됩니다. 꿈이 있는 아이가 인생이 괴로운 법입니다. 야구선수 되고 싶은데 집에서 뒷바라지해줄 형편이 안 되면 괴로워해야 하잖아요. 특별히 되고 싶은 게 없는 것보다 좋은 게 없어요.nbspnbspnbsp그러니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지금 질문자는 ‘‘저는 걱정 없는 게 걱정이에요’ 이러는 것과 같아요. 질문자는 선생님으로서 아이들이 그렇게 ‘꿈이 없어요’ 할 때는 공감하지 못하는 다른 선생님들보다 훨씬 더 잘 격려해 줄 수 있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갖고 있는 고민은 ‘저는 이런 꿈이 있는데 실현을 못해요’가 아니라 ‘저는 꿈이 없어요’인 사회가 됐습니다. 교육이 얼마나 잘못됐는지 몰라요. 꿈이 없는 게 왜 문제고, 고민 없는 게 왜 고민입니까? 자꾸 ‘고민해라. 꿈을 가져라’ 하고 몰아붙이니까 그래요.nbspnbsp도의 최고 경지는 할 일이 없어지는 거예요. 할 일이 없어진다고 해서 논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가자’ 하면 할 일이 없기 때문에 가는 겁니다. ‘안 하겠다’하는 것은 그걸 안 하고 대신 해야 할 다른 일이 있다는 뜻이에요. 다시 말하면 이건 할 일이 있는 사람입니다. 할 일이 없는 사람은 ‘가자’ 하면 가고, 가다가 중간에 ‘돌아 가자’ 하면 도로 옵니다. 왜 이랬다 저랬다 하느냐고 화내지 않습니다. 다른 할 일이 없으니까 ‘이거 하자’ 하면 이걸 하고, ‘이거 그만 두고 저거 하자’ 하면 이걸 계속할 이유가 없으니 그만두고 저걸 합니다. 그게 도인입니다.nbspnbspnbsp물을 네모난 그릇에 부으면 네모가 되고, 둥근 그릇에 부으면 둥글게 되듯이, 정해진 모양 없이 형편에 따라 되는 겁니다. 이게 최고의 경지입니다. 질문자는 최고의 경지, 도인의 경지에 이를 소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알았습니까?”nbspnbsp“예, 알았습니다.” nbspnbsp“아무 문제가 없고, 선생님으로서도 아주 좋아요. 그런데 질문자가 헛된 생각으로 만들어 놓은 책이니 교육이니 하는 상에 얽매일 필요가 없습니다. 이것 때문에 지금 얼마나 많은 젊은이들이 없는 꿈을 만들려고 몸부림치는지 모릅니다. 그럴 때 질문자가 ‘나를 봐라. 나는 꿈 없이도 교사가 되었고, 꿈이 없기 때문에 꿈속에 살지 않고 항상 현실에 깨어있다. 괜찮다.’ 이래야 해요. 그래서 질문자는 내일이라도 선생님 하라면 선생님 하고, 공무원 하라면 공무원 하고, 농사지으라면 농사지으면 됩니다. 이게 도예요.nbspnbsp그래서 저도 여러분한테 주제를 정해주지 않고 아무거나 물으라고 하잖아요. 이거 물으면 이거 이야기하고 저거 물으면 저거 이야기하니 얼마나 좋아요? 그러니 질문자는 아주 훌륭한 선생님입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사세요. 더 이상 엉뚱한 소리는 듣지 말고요.” nbspnbspnbsp스님의 명쾌한 답변에 연이어 박수가 계속 쏟아져 나왔습니다. 질문자의 인상도 활짝 펴졌습니다. 특히 물이 그릇의 모양에 따라 모양을 달리하는 것이 도의 최고 경지라는 설명을 하면서 질문자는 그런 경지에 이를 소질 있다고 하자 청중도 웃고, 질문자도 활짝 웃었습니다. 무엇보다 잘못된 교육이 얼마나 아이들의 어깨를 무겁게 하는지 되돌아보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nbspnbsp마음이 가벼워진 질문자는 질문이 한가지 더 있다면 또 다른 질문을 했습니다.nbspnbspnbsp“한 가지 더 궁금한 게 있습니다. 아버지와의 관계가 굉장히 안 좋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의 억압 속에서 자랐고, 저는 말씀드렸다시피 꿈이 없었기 때문에 부모님이 시키는 대로 산 경향이 있었어요. 그런데 20살 넘어 대학생이 되고 자기 정체성이 생기면서 보니까 아버지와 굉장히 안 맞아서 충돌이 잦아졌어요.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말을 섞다 보면 서로 감정이 상하고 말싸움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다반사였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아예 말을 안 하고 있습니다.”nbspnbsp“그건 잘못됐어요. 아버지와 말을 안 하면 불효지요.”nbsp“모르겠습니다. 그걸 알지만 말을 하면 더 감정이 악화되니까요.”nbspnbspnbsp“말을 하는데 왜 감정이 악화됩니까?”nbsp“표현방법이 잘못됐는지도 모르겠습니다.”nbspnbsp“아니오, 질문자가 아버지한테 감히 주장하고 나서니까 그래요. 아버지가 무슨 이야기를 하면 ‘네, 알았습니다, 아버지. 네, 네’ 이러면 되지요.”nbsp“그런 말씀을 스님 책에서 읽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아직 스님의 경지에 오르지 못해서 그런지 생각처럼 잘 안 되더라고요.”nbsp“질문자는 꿈이 없다더니 꿈이 있네요. 아버지하고 싸워서 이기려는 꿈이 있잖아요.” nbspnbsp“그 꿈을 가지고 살면 될까요?”nbsp“아니오, 그 꿈은 헛된 꿈이니까 버려야 한다는 말입니다. 아버지와의 갈등에는 질문자가 배울 점이 있습니다. 아버지가 완고한 게 질문자는 좋았어요?”nbsp“좋지 않았습니다.”nbsp“그러면 질문자가 선생님으로서 아이들을 대할 때 완고한 게 좋을까요?”nbsp“안 좋습니다.”nbsp“그런데 질문자는 아이들한테 완고한 편이지요?”nbsp“예.” nbspnbspnbsp“질문자는 아버지가 완고한 것을 싫어하면서도 그대로 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아버지를 싫어하면서 아버지를 그대로 흉내 내고 살게 될 겁니다. 질문자가 정말 해야 할 일은 아버지와 싸우는 게 아닙니다. 어릴 때 아버지가 완고한 게 싫었다면 ‘나는 학생들이나 내 아이에게 완고하지 않아야 하겠다’ 이렇게 자기를 점검하는 게 필요합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내 인생에 너무 간섭해서 내가 억압을 받았다면 ‘나는 학생들이나 내 아이들에게 절대로 간섭하지 말아야겠다’ 이렇게 배울 수가 있어요. 그런데 질문자는 ‘아버지가 나에게 했던 게 싫었다’면서 아버지가 나에게 했던 그대로 따라 하고 있잖습니까. 아버지가 뭐라고 했을 때 아버지에게 반발하면 할수록 질문자는 아버지의 붕어빵이 될 겁니다.nbspnbsp아버지를 안 닮으려면 아버지를 안 미워해야 해요. 아버지가 완고하다는 사실을 알면서 거기에 대응을 한다는 건 질문자가 더 완고하다는 듯입니다. 그 완고한 영감한테 이기려 드니 얼마나 시건방진 생각입니까?nbspnbspnbsp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성격이 저런 줄을 아니까 이제는 기죽지 말고 ‘알겠습니다, 아버지 네, 그렇게 하지요’ 이렇게 말씀드리고 질문자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됩니다. ‘빨리 들어오너라’ 하시면 ‘네, 알겠습니다, 아버지’ 하고 일 다 본 뒤에 늦게 들어가면 됩니다. ‘왜 늦게 들어왔니?’ 하면 ‘아이고, 오늘 좀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하고, ‘내일은 빨리 들어와’ 하면 ‘알겠습니다.’ 이렇게 대답하고 내일 늦게 들어가면 됩니다. 질문자가 질문자 인생의 주인이니까 구애받을 필요가 없어요. 그러나 부모의 걱정은 질문자가 받아줘야 합니다.nbsp아버지가 나한테 지나치게 간섭해서 내가 어릴 때 참 안 좋았다 본인도 앞으로 아이들한테 간섭하지 마세요. 아버지가 엄마한테 너무 완고하게 하는 게 안 좋았으면 질문자도 결혼하면 아내한테 절대로 그렇게 하지 마세요. 그런데 질문자는 지금 상태로는 그렇게 할 확률이 100예요.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까?”nbsp“고치겠습니다.”nbspnbspnbsp“오늘 질문 잘 하셨어요. 고치는 방법은 아버지한테 대들지 않는 것입니다. 아직도 질문자의 마음 속에서 아버지에 대한 거부반응이 일어나는 것은 질문자도 똑같은 업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진짜 아버지 안 닮았나, 닮았나?’ 하는 걸 알 수 있는 건 아버지를 대면했을 때 알 수 있어요. 질문자가 아버지를 만났을 때 자연스러우면 안 닮아져가는 것이고, 아버지를 만났을 때 반발이 생기면 똑같이 닮아간다는 증거입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뭐라 그러든 질문자는 ‘네, 알겠습니다, 아버지’ 이렇게 하세요. 옛날처럼 비굴하게 복종도 하지 말고, 반발도 하지 말고, 그냥 아버지 말씀은 아버지 말씀으로 받아들이되 나는 내 인생을 살면 됩니다.”nbsp“감사합니다.”nbspnbsp대화 중에 스님이 ‘결국 아버지의 성질을 고치려고 하는 것이 질문자의 꿈이였군요’ 라고 하자 더 큰 웃음이 터져나왔습니다. 아버지의 완고한 고집을 꺽으려는 질문자는 아버지보다 더 완고한 고집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는 말씀이 뒷통수를 한 대 툭 치는 것 같은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우리들도 평소에 그렇게 남을 탓하고만 있지 않았는지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nbspnbsp무거운 문제도 가볍게 만드는 스님의 재치 있는 답변에 질문자는 한결 가벼워진 목소리와 밝아진 얼굴로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청중들도 스님과 질문자가 대화를 나누는 중에 해결책을 찾아가는 것에 시원함을 느꼈는지 큰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nbspnbspnbsp이렇게 모든 질문에 대해 답변을 마치고 나니 벌써 2시간이 훌쩍 지났습니다. 평소와 달리 약속한 2시간 보다 10분 일찍 강연을 마친 스님은 마지막으로 지금이 좋은 줄을 아는 것이 행복에 이르는 길이라고 하면서 청년들을 격려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청년 여러분, 지금 공부하려니 힘들지요?”nbsp“네.”nbsp“취직도 어렵지요?”nbsp“네.”nbsp“연애도 하고 싶은데, 못하지요?”nbsp“네.”nbsp“결혼도 못하고 있지요?”nbsp“네.”nbspnbsp“아이고, 불쌍하네요. 저는 늙어서 연애 안 해도 되고, 결혼 안 해도 되고, 취직 안 해도 되고, 공부 안 해도 되니 참 좋아요. 그런데 누가 여러분한테 ‘공부도 연애도 취직도 결혼도 할 필요 없는 70대 노인 할래? 아니면 연애도 공부도 취직도 결혼도 해야 하는 20대 청년 할래?’ 하고 물으면 어느 걸 할래요?”nbsp“20대 청년이요.”nbsp“그래요, 그러니까 젊은 여러분들은 저보다 지금 좋은 조건에 있다는 겁니다. 늙은 저도 이렇게 웃으면서 사는데 젊은 여러분이 왜 인상 쓰며 살아요? 지금 충분히 좋은데요. 그래도 저보단 나으니까 저 같은 처지를 하라면 안 하잖아요.nbspnbspnbsp연애 고민, 취직 고민, 공부 고민 모두 다 젊은 시절에 할 수 있는 거예요. 늙으면 그런 고민도 할 수 없습니다. 그런 고민 안 할 수 있는 늙은이가 되라면 다 안 한다잖아요. 그런데 저는 늙은 게 좋아요. 그런 거 하기 싫기 때문이에요. nbspnbsp그러니 늙은 사람은 늙은 게 좋아야 하고, 젊은 사람은 젊은 게 좋아야 합니다. 자기 세대와 자신에 대한 긍정성을 가져야 해요. 우리는 몇 살이고 어떤 처지이든 누구나 지금 여기에서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지금 여러분들에게 주어진 과제를 힘겹게 생각하지 마세요. 도저히 못 하겠으면 와서 저랑 바꿔요. nbspnbspnbsp나이든 사람의 입장에서는 ‘20대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공부도 하고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고 취직도 하겠다. 막노동을 해도 그게 낫겠다’ 이렇게 생각한다는 걸 안다면 여러분들은 결코 불행한 세대가 아닙니다. 그러니 다 좋을 때인 줄 알고 행복하게 사세요. 감사합니다.”nbsp스님의 유머가 섞인 따뜻한 격려에 모두들 웃음을 터뜨리며 기쁜 마음으로 감사의 박수를 보냈습니다.nbspnbspnbsp이후 강연장 밖에서는 스님의 책이 구비 되어있는 도서 부스에서 책을 사려는 사람들과 스님의 책에 사인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특히 스님의 신간 ‘야단법석’은 모두 완판이 되어서 책을 구매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분들이 많았습니다.nbspnbsp▲ 책 사인회nbsp강연장을 나가는 한 청년은 중국인 유학생의 질문에 대한 답변 중에서 “자신이 좋다고 생각해서 한 선택이 항상 좋지만은 않다. 상황에 따라 좋아질 수도 있고 안 좋아질 수도 있다. 그래서 어느 한 선택만이 꼭 옳은 선택이라 할 수 없다는 말이 참 인상적이었다”며 소감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또 질문을 했던 한 학생은 “질문하기 전에는 매우 답답했는데, 지금은 괜한 것으로 힘들어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라며 한층 밝아진 얼굴을 보여주었습니다.nbspnbspnbsp책 사인회가 끝나고 강연을 준비했던 서포터즈들과 함께 단체사진 촬영이 있었습니다. 청년들답게 광주 청년 파이팅을 신나고 우렁차게 외쳤습니다.nbspnbsp▲ 오늘 강연을 준비한 청년정토회 광주전라 지부 자원봉사자들nbsp스님이 수고했다고 악수를 건네자 다들 신나서 스님의 손을 잡아보고자 아우성이었습니다. 스님과의 악수 한 번에 너무나 기뻐하는 봉사자들을 보니 서포터즈 역할을 하느라 강연을 자세히 들을 수는 없었지만 누구보다도 주인된 마음으로 강연에 함께한 그 마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nbspnbsp전남대학교를 빠져나온 스님은 곧바로 서울로 향했습니다. 하루 종일 3번의 강연을 연이어 하느라 많이 피곤하셨는지 차 안에서는 깊은 잠에 드셨습니다. 밤새 고속도로를 달려 밤 12시 30분이 되어서 서울 정토회관에 도착해 오늘 일정을 마쳤습니다.nbspnbsp내일은 아침 7시부터 오전 내내 평화재단에서 실무자들과 회의와 미팅을 가진 후 저녁 7시에는 진주 경남정보고등학교 대강당에서 진주 시민들을 위해 ‘통일이야기’를 주제로 즉문즉설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nbspnbsp※nbsp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52개 도시를 순회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 강연 일정을 확인한 후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강연장으로 오세요.nbspnbspnbsp강연은 선착순 무료 입장이며, 질문을 하고 싶은 분들은 강연장에 직접 오셔서 사전 신청을 하셔야 합니다.nbsp

2015.11.27. 56,803 읽음 댓글 31개

2015.11.24 (저녁) 원주 통일의병 강연

nbsp아침에 발우공양을 마친 후 하루 종일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던 스님은 오후 4시 30분에 서울을 출발해 원주로 향했습니다.nbspnbsp통일의병에서 주최한 오늘 강연은 원주시 치악예술관 공연장에서 저녁 7시부터 열렸습니다.nbspnbsp▲ 원주시 치악예술관nbspnbsp강연에 들어가기에 앞서 대기실에서는 6시 20분부터 원주시의 지역 인사 분들과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간담회에는 특히 6.15 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강원본부에서 지도부를 맡고 있는 다섯 분이 함께 참석해 통일 문제에 대해 스님과 허심탄회하게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nbspnbsp▲ 간담회nbsp간담회에서는 통일이 되면 강원도민들이 얻게 되는 이익, 통일의 가능성은 어느정도 되는지,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은 어떻게 봐야하는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서 북한 인도적 지원은 어떻게 되고 있는지, 내년도에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어느정도 되는지 등에 대한 질문들이 이어졌고 스님은 그동안 보고 들은 정보를 바탕으로 스님의 생각을 편안하게 이야기해 주었습니다.nbspnbsp그 중에서 한 분이 “통일의 가능성이나 시기, 조짐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겠습니까?”라고 하자 스님은 이렇게 답변을 해주었습니다. 통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국내외적으로 어떤 입장을 취해나가야 하는지 일목요연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nbspnbsp“조금 기울기는 했지만 객관적으로 향후 5년까지는 통일의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봅니다. 미국과 중국의 세력 판도가 아직 다 짜이진 않았거든요. 판이 꽉 짜여버리면 우리 힘으로는 꼼짝을 못하겠지만 아직은 판을 짜들어가는 중이니까요. 이미 미국이 일본을 동아시아의 주력군으로 편재해서 좀 더 어려워지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은 통일의 가능성이 있습니다.nbspnbspnbsp예를 들어 사드 배치 같은 게 아직 확정이 안 났어요. 지금 대통령이 여러 가지를 잘못했다 해도 사드 배치에 사인을 안 한 것 하나는 잘 했어요. 박 대통령 정도의 고집이 있으니까 그걸 버틴 거지, 딴 사람 같았으면 미국에 갔을 때 그 압력에 못 버텼을 겁니다. 만약 이번에 사인을 해 버렸다면 판이 거의 짜여져 버렸다고 볼 수 있을 텐데, ‘안 한다’고 완전히 결정한 건 아니지만 ‘하겠다’고 결정을 안 한 것만 해도 다행입니다. 지금 사인을 해버리면 앞으로 정권이 바뀐다고 해도 뒤집기는 굉장히 어렵거든요. 이미 예산이 다 편성되어 버리니까요. 그런 면에서 아직 통일의 여유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nbspnbsp문제는 국내입니다. 국제적인 상황은 아직 괜찮지만, 남한에 통일을 하겠다고 확고히 결심한 정부가 들어서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통일은 어렵습니다. 북한이 통일하겠다고 아무리 결심해 봐야 북한은 실질적인 통일을 할 능력도 안 되고 국제사회를 움직일 능력도 안 돼요. 그런데 남한이 결심을 하면 우선 미국을 움직일 수가 있고, 중국도 어느 정도 움직일 수 있습니다.nbspnbsp첫째, 미국에 대해서는 한미동맹을 견고하게 유지하되 종속적 한미동맹에서 자주적 한미동맹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자주적 한미동맹이라는 건 ‘적어도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대한 한반도 이익문제는 한국의 이익을 우선으로 한다’는 자세가 중심이 돼야 해요. 지금 미국의 대중국 봉쇄정책은 미국의 이익을 우선으로 하고 있어요. 여기에 우리가 끌려가면 안 됩니다. 그렇다고 지금은 반미를 해서 될 수 있는 상황도 아닙니다. 이렇게 미국에 대한 외교적 입장이 분명해야 됩니다.nbspnbsp둘째, 중국에 대해서는 ‘적어도 통일에 방해는 하지 않는 우호관계’를 유지해야 합니다. 이게 어렵지요. 우리가 미국의 요구에 굴복하게 되면 중국과는 어차피 틈이 벌어질 수밖에 없고, 중국을 지나치게 고려하면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에서 배척당하기 쉬우니까요. 미국과 벌어지면 국내에서는 정권이 견디지를 못합니다. 미국이 우리를 잘라내는 게 겁나는 게 아니라 미국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정권으로 교체해서 자기들의 의도를 관철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nbspnbsp셋째, 북한을 포용해 줘야 합니다. 이 세 가지 정책만 세우면 통일은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일본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민간과의 경제·문화 교류는 활발하게 하되 ‘어떤 이유로든 한반도에 군사적인 도움은 필요 없다’고 선을 확실히 그어놓는 게 좋습니다.nbspnbspnbsp이런 입장만 확실하면 사실 통일이 그렇게 어려운 건 아닙니다. 통일이라고 해도 내일 당장 정치·군사적으로 통일하는 게 아니니까, ‘통일하겠다’는 입장만 정하면 북한이 어떻게 하든 조건을 맞춰가면서 유연하게 진행할 수 있어요.nbsp제일 중요한 건 경제적 통합입니다. 중국처럼 경제적인 통합을 해야 남한도 살고 북한도 삽니다. 지금 ‘북한개발’이라는 전략을 안 세우면 남한 경제는 더 이상 성장이 어려워요. 전에는 통일 안 하고도 남한이 발전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통일 없이 더 이상의 발전은 어렵다고 봐야 해요. 북한은 우리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에요. 통일 안 하고는 최소한의 생존권 유지도 어렵기 때문에, 지금처럼 해서는 오래 못 갑니다.nbspnbsp제일 큰 변수는 ‘남한이 미국의 사드 배치에 대해 얼마나 버티느냐’ 하는 것이고, 북한의 변수는 ‘북한정부가 중국에 고개를 안 숙이고 얼마나 버틸 수 있느냐’ 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이 정부는 버틸 것 같은데, 제가 보기에는 북한 상황이 조금 더 어려워지면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금 그럴 가능성을 이 잡듯이 잡아서 통제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북한의 현재 상황은 중국의 말을 안 듣고는 오래 버티기가 어려워요.nbspnbsp그러니 국제사회가 북한을 봉쇄해도 우리는 인도적 지원이란 이름으로 통로를 열어줘야 만약 북한이 넘어지더라도 우리 쪽으로 넘어집니다. 그런데 지금처럼 압력만 가해서는 북한 정부가 도저히 못 견딜 상황까지 갔을 때 중국으로 넘어질 확률이 높습니다. 지도부는 중국 쪽으로 기울어야 자기네 체제도 지키고, 권력도 유지할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되면 통일은 어려워집니다. 그게 지금 가장 큰 문제입니다.nbspnbspnbsp그런데 지금 우리 정부는 줄타기를 하는 중입니다. 박 대통령은 미국의 사드 배치 압력에 일단 버티고 있긴 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중국에게는 ‘너희가 북핵 문제만 좀 책임지고 관리해주라. 그러면 사드 배치 안 하겠다’고 압력을 넣고 있고, 미국에게는 ‘북핵을 해결하려면 중국의 협조를 얻어야 되는데, 사드를 배치하면 중국의 협조를 얻기가 어렵다’며 버티고 있는 것 같습니다.”nbsp간담회에 참석한 분들은 스님의 명쾌한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강연 시간이 다 되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고, 다함께 기념 사진을 찍은 후 곧바로 강연장으로 이동했습니다.nbspnbsp다소 쌀쌀한 초겨울 날씨에도 불구하고 총 420명이 객석을 가득 채워주었습니다. 저녁 7시가 되자 통일의병을 소개하는 영상과 스님 소개 영상이 연이어 상영되었습니다. 그리고 스님이 무대 위로 걸어나오자 모두들 환호와 함께 박수갈채로 스님을 반겼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오늘 강연을 주관한 단체가 ‘통일의병’이기 때문에 정토회에서 주관하는 강연처럼 인생 상담만 하면 안 된다고 하면서 오늘은 통일 문제에 대해서도 함께 대화를 나눠보자고 하면서 강연을 시작했습니다.nbspnbsp총 4명의 질문자가 인생 상담 및 통일과 관련하여 질문을 하였습니다. 첫 번째 질문자는 젊은 여성이었는데, 주변 사람들을 도와주면서 살다보니 오히려 사람들이 자신을 만만하게 여기고 함부로 대하는 것 같아서 고민이라고 하였습니다. 두 번째 질문자는 원주에서 직장을 다니는 30대 미혼의 남성이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한 가지 일을 꾸준하게 하지 못하고 주기적으로 다른 분야의 일로 진로를 바꾸면서 살다보니 사는 것이 고단하고 앞으로 힘든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두렵다고 하였습니다. 세 번째 질문자는 50대 남성으로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 세상에 일어나는 수많은 비극으로 희생된 사람들을 과연 불교의 인연과보의 논리로 설명할 수 있는지, 그들의 죽음이 개인의 잘못에서 발생되었다기에는 억울한 점이 있지 않은지를 질문하며 불교의 교리에 대해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하고자 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 질문자는 통일을 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인식하고는 있지만, 실제로 통일을 위해서 개인이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은 잘 모르겠다며 이에 대해 질문하였습니다.nbspnbsp오늘은 그 중에서 마지막 통일을 위한 개인의 실천을 질문한 내용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답변 내용이 길었기에 모두 다 소개하지는 못하고 일부만 소개해 드리겠습니다.nbspnbspnbsp“예전에는 통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별로 안 했지만 최근 들어서 관심이 좀 생겼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가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게 뭘까 궁금해 졌습니다. 생각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직접 행동을 하면 통일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질문 드립니다.”nbspnbsp“일본 제국주의와 싸우는 독립운동을 한다면 내가 나라의 독립을 위해서 뭘 할 수 있을까요? 여러 가지 길이 있겠지요. 우선 내가 독립군이 되는 길이 있어요. 그런데 독립군이 되려면 목숨을 걸어야 합니다. 대한민국 국민이 다 독립을 원한다 해도 다 목숨을 걸 수는 없어요. 100명 중 1명도 목숨을 걸지 못 할 겁니다. 우리가 2천 만 동포인데 개중 1인 20만 명만 목숨을 걸었다면 독립되고도 남았을 거예요. 그런데 20만 명이 목숨을 못 걸었기 때문에 200만 명이 넘게 희생되었습니다. 공식적으로 위안부로 20만 명, 학도병으로 20만 명, 징용으로 100만 명이 끌려갔고 그 외에도 희생된 사람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nbspnbspnbsp그런데 그렇게 수학적으로 계산이 안 되는 게 인간이잖아요. 실질적으로 독립운동에 참여했던 사람은 인구의 1가 안됐습니다. 물론 일제 식민지 36년 동안 전체적으로 보면 1가 넘지만, 계속 유지됐느냐가 문제였습니다. 초기의 1920년까지는 저항이 심했지만 민족주의자들의 저항이 실패로 끝나면서 소강상태로 접어들었어요. 그 다음에 사회주의 계열이 독립운동에 많이 참여했는데, 이 계열은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독자적 군대를 조성해 싸운 부대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다 동북항일연군이나 러시아, 혹은 장개석 군대의 일부로 참여했기 때문에 광복이 되었어도 연합군으로부터 인정을 못 받은 겁니다. 그래서 신탁통치인 미·소 군정으로 들어가게 되어서 결국 분단이 됐어요.nbsp독립운동은 그만큼 어려웠어요. 그러나 독립된 후에는 당시에 그렇게 어렵게 독립운동을 한 사람들을 우리가 추앙합니다. 일제침략 당시에 독립운동을 하는 건 쉬운 일도 아니었고, 사람들이 모두 독립만이 살길이라고 생각한 것도 아니었어요. 농사짓는 사람은 독립보다 한해 농사가 더 중요하고, 장사하는 사람은 장사가 더 중요하고, 기업하는 사람은 기업이 더 중요하고, 학생은 공부가 더 중요하다고 했어요. ‘직업을 어떻게 갖든 우리의 시대적 과제는 나라의 독립이다’라는 인식을 대부분이 하지 못했습니다.nbspnbspnbsp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국민들이 각자 경제도 발전시켜야 하고 복지도 해야 하고 교육도 해야 하는 등 온갖 할 일이 있겠지만, 50년 뒤 혹은 100년 뒤에 돌아보면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의 시대적 과제가 뭘까요? 제가 볼 때는 통일입니다. 그런데 지금을 사는 우리 입장에서는 그게 잘 눈에 안 띄어요. 그래서 시대인식, 역사인식이 필요합니다. 시대적 과제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있어야 이 문제를 볼 수 있거든요.nbspnbsp통일이 시대적 과제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걸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이유에는 우리 한국 정부의 문제나 한국 교육의 문제도 있겠지만 더 큰 이유가 있습니다. 짧게는 50년, 길게는 70년 동안 분단된 상태에서도 남한이 계속 발전해 왔기 때문입니다. 분단된 상태로도 우리가 발전해 왔다는 사실이 문제예요. 지금 1인당 GDP가 1960년의 100불에서 30,000불 정도로 300배 성장을 했고, 정치 민주화도 발전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나라 중에 산업화와 민주화가 모두 성공한 유일한 나라라고 할 정도입니다. 이건 사실 자부심을 가져도 좋습니다. 196070년대에 비해서 국방력도 엄청나게 증강됐어요. 한 나라의 발전에 가장 중요한 척도가 되는 정치, 경제, 안보가 통일을 안 하고도 모두 발전을 이룬 것입니다.nbspnbsp이렇게 지난 50년 간 꾸준히 발전해 왔기 때문에 우리는 이 분단된 상태로도 계속 발전할 수 있으리라는 사고의 관성을 갖게 됐어요. 지금은 조금 어려워졌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노력하면 될 거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그런데 문제는 ‘분단된 상태로 더 이상 성장은 안 된다, 정치, 경제, 안보, 모든 측면에서 더 이상 발전은 안 된다’는 인식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요. 많은 사람들이 통일의 중요성을 주장했지만, 지난 50년간 발전해 왔기 때문에 오히려 분단된 상태로도 성장을 할 수 있다는 쪽의 주장이 결과적으로는 승리한 것과 다름없습니다. 그래서 사회 전체가 우경화된 겁니다.nbspnbsp그런데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계가 보입니다. 우리 경제는 박정희 정권 18년간 연 평균 11, 전두환 정권 7년 동안 연 평균 10, 노태우 정권 때 연 평균 9, 김영삼 정권 때 연 평균 7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김대중 정부 때는 5, 노무현 정부 때는 4 성장했어요. 이명박 대통령이 경제성장 7를 들고 나온 이유가 여기 에 있습니다. 민주정부가 들어서기 전을 보면 최소한으로 잡아도 김영삼 정부 때 7 성장했으니까 자기가 하면 다시 최소한 7는 성장할 수 있다고 주장한 거예요.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성장율이 떨어져서 사람들이 답답해 했거든요. 이명박 대통령이 청렴하다고 생각했던 사람은 없었지만 그래도 돈이 우선이라서 ‘할 수 있다고 하니까 맡겨보자’ 했던 겁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747을 주장했습니다. 경제가 7 성장하면 앞으로 4만불 시대가 도래하고 세계경제 7위에 오를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끝날 때까지 5년 동안 성장률은 2.8였습니다. 그리고 세계경제 11위에서 14, 15위로 밀려났어요.nbsp그렇다고 이명박 대통령이 거짓말을 했거나 능력이 부족했던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성장 동력이 소진된 거에요. 앞으로 누가 대통령을 해도 3 성장하기가 어려워요. 박근혜 정부 들어와서 3.8 성장하겠다고 목표를 세웠다가 3.1로 수정하고, 다시 3 이하로 수정하고 있잖아요. 임기 마칠 때까지 평균 2.5 성장하면 잘했다고 평가받을 겁니다. 절대로 못 올라갑니다. 그리고 다음 대통령 때는 성장율이 2로 내려갈 거예요.nbspnbsp지금 국제기구에서 2020년 내지 2025년까지 경제성장률을 최대 2.5로 잡고 있습니다. 한국의 성장동력이 소진되어서 더 이상 성장은 없다고 보는 거예요. 우리가 그걸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런데 계속 성장해 오던 습관이 있다 보니, 성장을 안 하니까 지금 힘들어 해요. 이건 우리만 그런 게 아닙니다. 일본도 옛날에 이랬습니다. 일본이 한참 성장할 때는 미국을 능가하리라고들 했는데 턱걸이에 걸려서 20년 동안 저성장을 해왔고, 우리는 20년 전 일본의 전철을 밟는 초입에 들어가 있습니다. 우리가 김영삼 정부 시절 성장률이 6.8였는데, 두 자리 성장률을 보이던 중국이 우리가 그랬던 때로 지금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건 모방해서 따라 배우기한 결과예요. 간격이 많이 벌어질 땐 고속으로 따라가지만 근접할수록 자꾸자꾸 성장률이 떨어지는 게 자연의 이치예요. 이게 우리의 현실입니다.nbspnbspnbsp그런데 우리가 이렇게 저성장에 있는 와중에 재벌, 즉 대기업들은 자기네만 고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전체 파이는 저성장인데 그 안의 일부 세력은 고성장을 하니까 우리가 2.22.4의 성장을 한다고 해도 실제로는 마이너스입니다. 돈이 그 일부 세력 쪽으로 몰려버리니까 나머지는 빈부격차가 급격하게 벌어지잖아요. 빈부격차는 언제나 있게 마련이지만, 지금은 나라 안에서 빈부격차가 급격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전체 파이가 커지는 가운데 빈부격차가 생기는 것은 내 수입도 늘면서 격차가 생기는 것이니까 괜찮은데, 내 수입은 줄면서 빈부격차가 생기니까 불안해지기 시작하는 겁니다. 그래서 2030년 전보다 훨씬 먹고 사는 게 나은 지금 느끼는 불안이 오히려 그 때보다 훨씬 큽니다. 이렇게 정체된 성장을 다시 한 번 높이는 유일한 길은 통일 밖에 없습니다.nbspnbsp그러나 만약 통일을 하게 되면 남북한의 전체적인 시너지 효과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커요. 전에는 하나의 민족이니까 통일하자고 하고, 이산가족 만나서 한을 풀자는 식으로 통일의 필요성을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건 물론이고, 경제적으로 봐도 큰 이익이에요. 요즘 젊은이들은 손해나는 건 안 하려고 하잖아요. 하지만 통일은 돈으로 따져도 손해가 아니라 엄청난 이익이 됩니다. 그런데 이 통일은 미래의 일이니까 이익이라 해도 가능성이지 확실한 건 아니에요. 그래서 우리가 지금 망설이는 거예요. 적대관계로 지내온 상대에 대한 한도 아직 가슴에 남아 있고요. 그러니 우리가 나서서 이 문제를 풀어야 됩니다.nbspnbsp우선 북한 돕기도 해야 하고, 북한에 나무도 심어야 하고, 지금 할 일이 많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지금 식량이 없어서 굶어죽는데 돈을 공짜로 주지 말고 1인당 하루에 2천원만 주면 하루 종일 나무를 심을 수 있어요. 그런데 통일된 뒤에 그만큼 나무를 심으려면 하루 일당을 10만원씩 줘야 해요. 그러면 나무 심는 시기를 당기는 것은 물론이고 특히 그 비용이 지금 심는 것에 비해 천문학적으로 차이가 나요. 그러니 지금 지원하는 것은 북한 주민의 건강을 회복하는 역할도 하지만 엄청나게 효과적인 선투자가 됩니다. 이렇게 우리가 할 게 엄청나게 많아요.nbspnbspnbsp문제는 우리의 감정입니다. ‘저 자식들 좋아하는 꼬라지 보기 싫다’는 겁니다. 태국이나 하와이 가서 돈 쓰는 건 괜찮고, 북한 가서 돈 쓰는 건 ‘저 자식들 그 돈 갖고 군대는 무기 만들고, 지도자는 호화판 요트 사는 거 아냐? 기분 나빠서 주기 싫다’ 이래요. 꼭 돈을 따로 지원하지 않아도 어차피 놀러갈 거 금강산 놀러가서 쓰면 그 돈이 다 투자로 사용되잖아요. 그런데 여기서 감정이 문제가 돼요. 그리고 못 믿겠다고 하는 불신이 문제가 됩니다.nbsp이런 문제는 민간에서 아무리 오랫동안 열심히 노력해 봐도 해결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가 ‘통일하는 것이 우리 대한민국이 살 길이다’ 해서 통일을 하겠다는 쪽으로 확실히 방침을 정하는 겁니다. 그러면 실제 통일은 5년 후에 되든, 10년 후에 되든, 20년 후에 되든 아무 상관이 없어요. 우선 인도적 지원과 산림 회복 등을 비롯해 서로 상부상조하는 투자로 들어가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nbsp통일은 첫째로 정치적인 문제이고, 둘째로 외교적인 문제입니다. 미국을 어떻게 하고 중국을 어떻게 하느냐는 문제예요. 이 모든 것은 정부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습니다. 대한민국 정부만 딱 중심을 잡으면 돼요.nbspnbspnbsp그럼 우리 국민이 할 일은 없을까요? 지금 정부가 제대로 안 해서 통일의병이 일어난 것이잖아요. 그러니 첫째는 현 정부가 통일을 추진하도록 견인하고, 그래도 안 되면 다음 정부라도 통일을 추진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제는 더 이상 진보니 보수니 따지지 말고, 옛날 이야기도 그만합시다. 지금의 대한민국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지금과 미래의 관점에서 강력하게 통일을 추진할 정부를 우리 손으로 구성하자. 이것만이 우리가 재도약할 길이다’ 이렇게 목표를 세우자는 거예요.nbspnbsp독립운동할 때는 총 들고 싸우다가 죽었고, 민주화 투쟁할 때는 잡혀서 감옥 갔지만, 통일을 지향하는 정부를 구성하는 운동은 헌법에 보장이 돼 있어요. 손가락을 어느 쪽에 찍을지만 문제일 뿐 이걸로 불이익을 당할 이유도 없고 감옥 갈 이유도 없습니다. 이 정도도 하기 싫어서 안 하겠다면 통일을 못 해요. 우리 선조들이 일제 강점기 때 목숨 걸고 싸워서 나라를 독립시켰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일구어준 덕분에 지금 우리가 웬만큼 밥 먹고 살면서 투표만 해도 되는 거예요. 그런데 투표조차 안 하겠다면 할 수 없죠. 눈앞에 먹음직스러운 감이 떨어져도 안 집어먹겠다는데 어떻게 하겠어요?nbspnbspnbsp찍어도 나만 가서 찍는 것에 그치지 마세요. 우리는 한표 밖에 없는 소액주주예요. 재벌이나 권력자들은 언론매체를 쥐고 흔들면 한꺼번에 수십만 표를 움직일 수 있지만 우리는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으니 동조하는 사람이 많아야 합니다.nbspnbsp그러니 질문자가 정말 통일을 원한다면 우선 북한 돕기나 북한에 나무심기 이런 운동이 있으면 돈을 좀 내세요. 두 번째, 지금부터 통일지향적 정부를 수립하는 데 찬성하는 사람을 100명이라도 모으는 게 필요합니다. 이념적으로 설명하면 반대하는 사람이 많으니까 평소에 술 사주고 밥 사주면서 잘 해주세요.nbspnbsp애인이 있다면 우선 애인의 표부터 얻으려면 애인한테 잘 보여야 해요. 그래야 나중에 ‘네가 나한테 그렇게 잘해줬으니 나는 뭐해 줄까?’ 그러면 ‘다른 건 필요 없고 투표만 잘 찍어줘’라고 할 수 있어야 해요. nbspnbsp투표할 때 어느 당 밑에 줄서라고 하면 정치운동이 돼버려요. 우리는 끝까지 지켜보면서 ‘누가 가장 통일을 확실하게 추진하겠느냐’를 잣대삼아 평가를 하면 됩니다. 통일정책을 가지고 오면 보고 ‘이건 부족하니까 좀 고쳐라’ 지적해서 조금씩 고쳐가다 보면 경쟁하는 양쪽이 점점 비슷해질 거예요. 그러니 우리가 세력만 있으면 어느 쪽을 찍을지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둘이 비슷하면 둘 중 누가 되든 상관이 없잖아요. 국민이 주인인데 무엇 때문에 정치인 밑에 붙어서 하수인 노릇을 하겠어요?nbspnbsp이런 자세로 질문자가 마음을 딱 굳히면 지금부터 사는 게 달라집니다. 평소 주변 사람들에게 잘해주고 도움도 주면서 공덕을 많이 쌓으세요. 답례로 뭐 해줄까 물으면 2년 뒤에 도와달라고 하고요.nbspnbsp생각해 보면 강원도는 남북이 평화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통일되면 가장 큰 혜택을 보는 곳이에요. 그런데 왜 강원도 사람들이 통일에 대해서 무관심합니까? 적극적으로 나서야 해요.nbspnbspnbsp그리고 앞으로 지방분권이 확대되서 8도 연방제까지 가야 합니다. 전라도, 충청도, 경상남도, 경상북도, 경기도도 크다 싶으면 2개로 자르든지 해야 하는데, 강원도는 오히려 남북 통합을 해야 돼요. 나라만 통일해야 하는 게 아니라 강원도도 통일해야 합니다. 인구가 남쪽은 120만인데 북쪽은 180만입니다. 모두 합친 300만도 전라도나 충청도에 비하면 적긴 하지만, 엄청난 관광자원이 큰 힘이 될 거에요. 앞으로 강원도가 금강산까지 연계가 잘 되어서 원산 명사십리부터 죽 이어지면 중국관광객이 엄청나게 올 겁니다. 중국 사람만 와도 먹고 살아요. 그러니 우리 지역의 이익을 위해서도, 나라의 이익을 위해서도 통일이 되어야 합니다.nbspnbsp또 남북한이 통일되면 우리나라의 이익으로 끝나지 않아요. 일본과 중국이 다 협력하면서 동북아 3국은 물론 나아가 세계인류 전체에 이익이 됩니다. 남북이 합의통일을 하면 통일된 한국은 중국과 일본과 협력해서 동아시아 공동체를 만들 수 있어요. 그러면 세계 최대 경제 규모가 됩니다. 그리고 한국의 경제성장이 중국에 영향을 줬듯이 한국의 통일과 민주주의 발전은 중국에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그러니 우리의 꿈은 통일에 끝나는 게 아닙니다. 통일을 딛고 동아시아 공동체로, 동아시아 공동체의 발전에서 다시 세계문명의 중심으로 나아가는 목표를 한 세기 정도 기간을 잡아 세워볼 수 있어요. 그게 ‘새로운 백년’입니다.nbspnbsp그런데 통일을 못하면 미중의 패권 다툼 속에 남북이 미·중의 하위 변수로 전락해서 또 분쟁의 백년을 겪어야 하니까 지난 백년과 별 차이가 없어집니다. 어떤 백년을 우리가 선택해야 되겠습니까?nbspnbspnbsp핵심은 통일이고, 그 통일을 향한 열쇠는 통일을 강력하게 추진할 대한민국 정부를 만들어내는 게 출발점이 됩니다. 이게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nbsp“잘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nbsp스님의 통일 비전은 언제 들어도 가슴이 뛰는 것 같습니다. 막힘없이 쏟아지는 스님의 통일 이야기 속에서 간절한 염원을 가득 느낄 수 있었습니다. 2시간 30분 동안 강연장은 열기가 가득했습니다.nbspnbspnbsp마지막으로 스님을 비롯한 모든 참가자들이 자리에서 일어서서 손을 잡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를 부르며 마무리를 하였습니다. 청중들이 함께 부르는 노래 속에 통일에 대한 열정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것 같아 가슴이 벅찼습니다.nbspnbsp▲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 합창nbsp강연 후에는 스님의 사인회가 있었습니다. 스님의 사인을 받기를 기다리며 줄 서 있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생기와 웃음이 가득했습니다.nbspnbsp▲ 책 사인회nbsp한쪽에서는 원주 통일시민학교 참가신청서와 통일의병 후원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봉사자들이 열심히 홍보하고 있었습니다. 봉사자들은 많은 분들이 오늘 강연을 듣고 통일시민학교 신청서를 썼다며 기쁜 표정을 지었습니다.nbspnbsp▲ 원주시에서 열리는 통일시민학교를 알리고 있는 통일의병들nbsp끝으로 봉사자들은 스님과 함께 오늘 강연 날짜인 11월 24일이라는 글자가 적힌 종이를 들고서 스님과 단체 사진촬영을 하였습니다. 다 같이 주먹을 불끈쥐고 “통일 의병 의병 의병” 외치며 통일에 대한 결의를 다시 한번 다졌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수고한 봉사자들에게 악수를 건네며 “수고하셨어요”라는 말을 여러차례 하면서 감사 인사를 하고, 강연장을 나왔습니다.nbspnbsp곧바로 원주를 출발한 스님은 밤 11시가 넘어서 서울 정토회관에 도착해 오늘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nbspnbsp내일은 오전 10시 30분에 전남지방경찰청에서 초청 강연을 한 후, 오후 3시에는 목포해양대학에서 초청 강연을 하고, 저녁 7시에는 전남대학교에서 청년대학생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 하루 종일 연이어 세 차례나 강연이 있을 예정입니다.nbspnbsp※nbsp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52개 도시를 순회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 강연 일정을 확인한 후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강연장으로 오세요.nbspnbspnbsp강연은 선착순 무료 입장이며, 질문을 하고 싶은 분들은 강연장에 직접 오셔서 사전 신청을 하셔야 합니다.nbsp

2015.11.25. 38,863 읽음 댓글 27개

2015.11.23 (저녁) 강서구 즉문즉설 강연

nbsp오전에 인천시 평생학습관에서 열린 즉문즉설 강연에 이어서 저녁 7시부터는 강서구민회관에서 서울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nbspnbsp오후 5시 30분에 평화재단을 출발한 스님은 6시 30분에 강서구민회관이 위치한 우장산 기슭에 도착했습니다. 출발 전 병원에 들러 치료를 받았지만 건강이 계속 좋지 않으신지 차 안에서는 내내 쓰러져 주무셨습니다.nbspnbsp▲ 강서구민회관nbsp이번 강연은 양천정토회 산하 강서, 양천, 구로, 영등포 4개의 정토법당에서 110여 명의 봉사자가 함께 모여 준비를 하였습니다. 강연장 앞에서 봉사자들은 안내, 접수, 책 판매, JTS 모금 활동 등 각자의 역할을 분주히 하는 가운데 환한 미소로 강연장을 찾는 시민들을 반겼습니다.nbspnbsp▲ 양천정토회 자원봉사자들nbsp스님은 강연 전 내빈실에서 노현송 강서구청장과 상해 총영사를 지냈던 구상찬 전 국회의원님과 최근 일어나고 있는 정국 현안에 대해 잠시 환담을 나눈 후 새책 ‘야단법석’을 사인해서 선물한 후 강연장으로 들어왔습니다.nbspnbsp▲nbsp노현송 강서구청장과 상해 총영사를 지냈던 구상찬 전 국회의원님nbsp강서구민회관에는 1100여 명 이상의 청중들이 몰리는 바람에 2층까지 좌석을 다 채우고도 사람이 넘쳐나 어쩔 수 없이 일부는 돌아가고 많은 분들이 뒤쪽에 서서 강연을 들었습니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의 인사말씀에 이어 스님 소개 영상이 끝나고 드디어 법륜 스님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등장했습니다.nbspnbsp▲ 객석을 가득 메운 청중들nbsp청중들은 일제히 환호하며 박수를 치며 스님을 맞았습니다. 스님은 “저녁식사는 하셨어요?”라고 인사말을 가볍게 던진 후 “뒤에 서 계시는 분들이 많으시네요. 죄송합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지요. 저도 서 있는데요”라며 청중들을 웃게 한 뒤 서있는 청중을 앞으로 오게 와서 바닥에라도 앉게 하여 편안하고 유쾌한 분위기를 만든 후 강연을 시작했습니다.nbspnbspnbsp“즉문즉설이란 부처님을 이야기한 다음에 그걸 중생에게 적용하는 게 아니라 그와 정반대로 우리 이야기, 즉 중생의 이야기를 먼저 한 다음에 부처의 세계로 올라가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살아가면서 고뇌하는 게 곧 부처의 세계로 통합니다. 이것을 불교에서는 ‘번뇌즉보리’라고 말합니다. ‘번뇌’라는 것은 우리들의 고뇌이고, ‘보리’라는 것은 깨달음을 뜻합니다. ‘번뇌에서부터 깨달음의 길이 열린다’는 이야기입니다. ‘예토즉정토’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러니 본인의 의문이나 괴로움에 대해서 망설이지 말고 편안하게 무엇이든 서슴없이 이야기하시기 바랍니다.”nbsp스님이 시작을 알리자 총 6명의 질문자가 차례로 질문을 하였습니다. nbsp첫 번째 질문자는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마음으로 진짜 이해하는 것의 차이는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물었고, 두 번째 질문자는 직장생활하면서 상사 때문에 욱하고 화날 때가 많은데 참는 것이 능사인지 물었고, 세 번째 질문자는 자신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면 자신감이 부족한 것 같다면서 어려서부터 닥치지도 않는 일에 대한 불안이 많았는데 어떻게 하면 스스로에 대한 불신을 떨치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 물었습니다.nbspnbspnbsp네 번째 질문자는 주부인데 2가지 질문을 하였습니다. 첫째 질문은 최근에 아버지 같은 오빠를 잃었는데 그것이 요즘 제일 괴롭고 둘째 질문은 두 번째 질문자가 상사와의 관계가 괴롭다고 했는데 그것이 부부관계에도 적용될 수 있는지 궁금하다면서 자신과 성격이 맞지 않는 남편 때문에 괴롭다고 질문을 하였고, 다섯 번째 질문자는 미혼 여성인데 처음에는 적극적이었던 8세 연하 남친이 점차 자신을 멀리하는 것 같아서 그 마음을 알 수 없어서 괴롭고 답답하다고 질문을 하였고, 여섯 번째 질문자는 40대 주부인데 예민해서 잠이 잘 안 오고 자다가도 자주 깨니 건강도 상하는 것 같은데 어떻게 하면 잡념과 잡생각을 떨치고 편안하게 살 수 있을지를 질문하였습니다.nbsp오늘은 그 중에서 자기에게 기분을 맞춰줄 것을 강요하는 직장 상사 때문에 화날 때가 많은데 참는 것이 능사인지 질문하였던 남성분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nbspnbspnbsp“저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욱’ 하고 화나는 일이 많습니다. 참을수록 화는 더 쌓이는데, 꼭 참는 것만이 화를 다스리고 직장생활을 잘하는 것인지가 궁금합니다.”nbspnbsp“질문을 들어보니 이미 답을 정해놓고 묻고 있어요. 질문자는 지금 ‘참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라는 결론에 도달했지요?”nbspnbsp“네.”nbsp“그런데 왜 저한테 물어요?”nbsp“직장은 계속 다녀야 되니까요.”nbsp“직장에 안 다니면 되잖아요. 미우면 직장을 그만두면 됩니다. 마음에 안 들면 ‘안녕히 계십시오’하고 나오라고 스님이 늘 이야기하잖아요.nbspnbsp그런데 ‘안녕히 계십시오’라고 할 상황이 안 되면 그 상황을 수용해야 합니다. ‘사람은 좋은데 술을 먹고 가끔 주정을 해서 못 살겠다’ 이렇게 상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주정하는 사람이 정말 싫으면 저한테 묻기 전에 알아서 헤어졌겠지요. 다른 건 다 좋은데 주정하는 것만 싫으니 어떻게 해야 되느냐고 묻는 거예요.nbspnbsp그러니까 질문자가 결정을 해야 해요. 사람들은 대개 ‘고쳐가지고 살겠다’, ‘이것만 고치면 살겠다’고 미련을 갖는데 그건 불가능하거나 아주 어렵습니다. 사람이 자기 천성을 고치면 그걸 ‘기적’이라고 부를 정도예요. 고치는 걸 전제로 하면 죽을 때까지 거기에 매달려서 전전긍긍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그러니까 안 고쳐진다는 걸 미리 알아야 합니다. 고쳐서 살겠다, 혹은 고치면 살겠다는 건 그냥 질문자의 바람이에요. 안 고쳐진다고 딱 전제했을 때 ‘못 살겠다’ 싶으면 빨리 ‘안녕히 계십시오’ 하고, ‘안 고쳐진다’고 전제해도 아직 다른 게 좋은 게 많아서 ‘이건 손실이지만 좋은 게 많다’ 싶으면 수용해야지요. 이것도 저것도 다 내 뜻대로 되면 얼마나 좋겠어요? 그러나 세상살이가 안 그래요. 이것이 좋으면 저것은 문제가 있는 법입니다. 내 마음에 드는 이것을 받아들이면 마음에 안 드는 저것까지도 수용을 해야 됩니다.nbspnbspnbsp‘주정은 마음에 안 들지만 그래도 같이 살겠다’고 결론을 냈다면 이왕 사는 거 괴롭게 사는 게 좋아요? 행복하게 사는 게 좋아요?”nbspnbsp“행복하게 사는 게 좋겠지요.”nbsp“행복하게 살려면 술 마시는 걸 그냥 수용해야 합니다. 수용해 버리면 오히려 상대가 술을 마셔도 안 괴롭거든요. 술을 마시는 게 좋다는 게 아니라, 어차피 같이 살기로 결정을 했으면 술 마시는 걸 수용하라는 겁니다. 이걸 잘못 듣고 ‘스님은 자꾸 술 마시는 걸 놔두라고 하냐’ 이렇게 이해하시면 안 됩니다. 그걸 안 놔두겠다면 매일 싸워야 해요. 어차피 같이 살 거면 싸우면서 사는 것보다 안 싸우고 사는 게 낫잖아요. 질문자는 회사에서 누구 때문에 화가 나요? 회사 때문에 화가 나요? 동료나 상사 때문에 화가 나요?”nbsp“상사 때문입니다.”nbsp“상사를 쫓아낼 방법이 있어요?” nbspnbspnbsp“아니요. 없습니다.”nbsp“그러면 질문자가 회사를 나오면 되겠네요. 나오는 건 질문자가 결정할 수 있잖아요. 그게 ‘안녕히 계십시오’라는 겁니다. 그건 언제든지 쓸 수 있는 전략이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전략이자 최후의 전략입니다. 36가지 전략 중에 온갖 것을 다 해봐도 안 될 때 마지막으로 쓸 수 있는 전략이기 때문에 그 카드를 미리 꺼낼 필요가 없어요. 그러니 질문자는 가장 먼저 ‘수용하는 전략’을 써봐야 해요. 그 상사가 밉다고 회사를 그만 둘래요? 아니면 그래도 다닐래요?”nbsp“다니겠습니다.” nbspnbspnbsp“회사를 다니는 데는 세 가지 길이 있습니다. 그 상사를 쫓아내는 방법이 있고, 그 상사를 바꾸는 방법이 있고, 그 상사를 수용하는 방법이 있어요. 첫째, 질문자가 그 상사를 쫓아낼 수 있어요? 없어요?”nbsp“없습니다.”nbsp“둘째, 질문자가 그 상사를 바꿀 능력이 돼요? 안돼요?”nbsp“안 됩니다.”nbspnbsp“그러면 수용하는 방법밖에 없어요. ‘스님은 뭐든지 다 수용하라고 가르친다’ 이렇게 생각하면 안 돼요. 제가 현실을 모르고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닙니다. 회사를 그만두는 길도 있고 상사를 내보내거나 바꾸거나 수용하는 길도 있어요. 지금 질문자가 회사를 그만두는 길은 선택하지 않겠다고 했으니까 그 다음으로 상사를 내보내거나 바꿔보라고 했는데 그것도 안 되겠다고 했잖아요. 그러니 남은 길이 수용하는 길뿐이에요.nbspnbspnbsp질문자도 생각해보세요. 본인이 상사를 내보내거나 바꾸지 못 한다는 걸 알면서도 상사를 내보내거나 바꾸려는 생각을 계속 하고 있어요. 회사를 그만두지도 못 하면서 계속 그만두려는 생각을 하잖아요. 그러니 본인만 피곤한 겁니다. 그 상사가 뭐가 문제예요?”nbsp“말씀드리기 곤란합니다.”nbsp“말해도 관계없어요. 질문자가 그 상사에 대해서 뭐라고 말해도 그건 ‘그 상사가 나쁘다’는 뜻이 아니라 ‘질문자하고 어떤 점이 안 맞는다’는 뜻이니까요.”nbsp“모든 게 다 안 맞습니다.” nbspnbsp“그 사람과 모든 게 다 안 맞다는 건 질문자 본인이 문제라는 이야기입니다. 특별히 안 맞는 건 뭐예요?”nbsp“기분을 못 맞추겠습니다. 저에게 자기 기분을 맞춰줬으면 하고 바랍니다.”nbsp“상사가 바라든지 말든지 내가 안 맞추면 되잖아요. 지금 질문자는 기 싸움에서 지고 있네요. 상사의 기분을 질문자가 맞춰줘야 할 이유가 없어요. 상대가 화를 내고, 짜증을 낼 때 질문자는 오히려 빙긋이 웃어야 해요. 그러면 그 사람이 질문자 때문에 나갈 거예요. nbspnbspnbsp그 사람이 뭐라고 하면 질문자가 죽을만치 괴로워하니까 결국은 질문자가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상사가 화를 내면 질문자는 ‘화를 낼 일이 있나 보다. 오늘 집에서 마누라랑 싸웠나?’ 이렇게 생각하고, 그 사람이 웃으면 ‘뭐 좋은 일이 있나? 어젯밤에 애인 만났나?’ 이렇게 생각하세요. 그냥 ‘그 사람의 성질이 그렇구나’ 이렇게만 받아들이라는 겁니다. 그 사람이 질문자한테 화를 내도 ‘좋다’, ‘나쁘다’를 따지지 말고 ‘오, 화가 나셨네. 오늘은 기분이 안 좋으신가 보다’ 이렇게 받아들이세요. 그 사람이 ‘이리 가져와라’ 그러면 가져오고, ‘가져가라’ 하면 다시 가져가고, 갖고 가는데 ‘다시 가져와라’ 그러면 또 다시 가져오면 됩니다. 그런데 지금 질문자는 ‘왜 가라 그랬다가 오라 그랬다가 변덕을 부리나’라고 생각하니까 피곤한 겁니다. 그냥 ‘가라’고 하면 ‘네’ 하고 가고, ‘오라’고 하면 ‘네’ 하고 오면 됩니다. 이렇게 하면 그 사람이 자기 성질을 못 견디고 그 사람이 오히려 제게 상담을 하러 올 겁니다. nbspnbspnbsp‘밑에 들어온 직원이 마음에 안 들어서 도저히 못 살겠다’ 하고 상담하면 제가 ‘안녕히 계십시오’ 하고 나오라고 조언해줄게요. nbspnbsp질문자는 지금 기에서 밀려서 그러는 거예요. 그건 윗사람이니 아랫사람이니 하는 것과 아무 관계가 없어요. 그러니 거기에 말려들지 말고, 그냥 ‘아, 성격이 저러시구나. 오늘 기분이 좀 저러시구나’ 이렇게 이해하면 됩니다.nbsp오늘 가서 한번 연습해 보세요. 그렇게 이해를 하면 내가 답답하지 않고, 입가에 미소가 빙긋이 번지게 됩니다. ‘오늘은 또 무슨 일로 기분이 나쁘신 걸까?’ 하면서요. ‘이 분은 감정기복이 심한 분이구나’ 하고 알고, 그냥 연구를 한번 해 보세요. 그러면 ‘이 분의 성향은 이렇구나. 이 분이 나빠서가 아니라 기본 까르마가 이렇게 형성되어서 기분파가 되었구나. 그래서 기분이 좋았다가 나빴다가 하면서 널을 뛰는 거구나’ 이렇게 이해를 하게 돼요. 사람이 원래 그렇게 생겨서 그 사람도 자기를 어떻게 못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그냥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됩니다. 그러면 그 사람이 아니라 질문자한테 좋아요. 절에 다녀요? 교회 다녀요?”nbsp“교회 다닙니다.”nbspnbsp“교회에서 가장 중요한 정신이 십자가 정신입니다. 모든 교회에 예수님이 매달린 십자가를 걸어놓는 것은 그걸 보고 크리스천으로서 삶의 기준을 삼으라는 겁니다. 질문자가 크리스천이라면 십자가 정신을 가져야 합니다. 사람들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매달았어요. 재판정에서 ‘혹세무민한다’고 하여 사형판결을 내리자 예수님을 십자가에 매달아 사형을 집행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자신을 비난하고, 자기를 십자가에 매단 사람들을 향해 ‘주여, 저들을 용서하소서’라고 하셨어요. 우리 같으면 그런 마음을 못 내요. 평상시에 용서 잘 하더라도 자기를 죽이려는 사람들에게는 ‘주여, 다른 건 몰라도 저 두 놈은 지옥에 확 처넣어 주십시오’라고 할 거예요. 감정으로 하면 그렇게 할 텐데, 예수님은 그 감정을 뛰어넘으셨던 겁니다. 그러니까 성인이시지요.nbspnbspnbsp그런데 그 두 사람은 그냥 사형집행인이었습니다. 아침 먹고 나와서 하는 일이 판결 받은 사람을 십자가에 매다는 거예요. 자기들이 십자가에 매단 사람이 살았는지 죽었는지 확인하려고 창으로 찔러보기도 하지요. 매단 사람이 죽었으면 십자가에서 내린 뒤 거기에 다른 사람을 또 매달고요. 그 두 사람은 아침마다 출근해서 하는 일이 그런 일이었기 때문에 자기들이 뭘 잘못했는지 모릅니다. 그런 사람들을 두고 감정에 휩싸이면 내가 그 사람들을 미워하게 되는데, 예수님은 감정에 휩싸이지 않았기 때문에 ‘주여, 저들을 용서하소서. 저들은 자기 지은 죄를 모르옵니다’ 이렇게 말씀하신 것입니다. 십자가에 자신을 매단 사람들에 대한 이해가 있었기 때문에 미움이 없었던 겁니다. 그들의 행위가 옳은지 그른지를 떠나서, 그들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해하셨기 때문에 미워하지 않으셨던 거예요. 이것을 사랑이라고 합니다. 우리 같으면 증오할 텐데, 예수님은 증오하거나 미워하지 않았습니다.nbspnbsp예수님 이전의 하나님은 징벌의 하나님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을 안 들었다고 유황불로 지져버리고, 소금 기둥으로 만들어버렸다는 게 소돔과 고모라에 대한 이야기잖습니까. 그런데 예수님 이후의 하나님은 징벌의 하나님이 아니라 용서의 하나님입니다. 우리가 잘못한다고 벌을 주는 하나님이 아니라 다 용서해주는 하나님입니다. 용서를 해 주시니까 우리가 구원을 받을 수 있어요.nbspnbsp그런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들이 크리스천인데, 크리스천들이 저한테 와서 ‘예수 천당, 불신 지옥’ 이러면서 ‘네가 아무리 좋은 일하고 돌아다녀도 하나님 안 믿으면 지옥 간다’라고 합니다. 예수님은 당신을 십자가에 못 박은 사람도 용서해 주시는데, 제가 뭘 잘못했다고 용서를 안 해 주시겠어요? nbspnbspnbsp그 사람이 말하는 하나님은 예수님 이전 유대교의 하나님입니다. 즉 구약의 하나님, 징벌하는 하나님입니다. 그러니까 그 사람은 크리스천이 아니에요. 그 사람이 무슨 말을 해도 제가 끄떡도 안 하는 이유는 저와 종교가 달라서가 아니라, 크리스천이 아닌 사람이 크리스천 흉내를 내는 게 우습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제가 빙긋이 웃을 수밖에요.nbspnbsp질문자가 크리스천이라면 십자가 정신을 살려야 해요. 질문자가 예수님을 털끝만큼이라도 따라가려면 상사가 질문자의 목을 쳐도 ‘주여, 저 사람을 용서하소서’ 이래야 합니다. 상사가 가끔 짜증 좀 냈다고 해서 ‘저 인간 팍 지옥에 처넣어버릴까?’라고 생각한다면 질문자는 교회를 다닐 필요가 없으니 개종을 하세요. nbspnbspnbsp그러니 그 분을 이해해야 합니다. 이해를 안 하면 결국 질문자가 손해예요. 본인이 괴로워지는 거예요. 어차피 회사를 그만두지도 못할 처지이고, 그럴 용기도 없고, 상사를 쫓아내거나 고칠 능력도 없잖아요. 질문자의 처지에서는 용서해 주는 길밖에 없어요. 질문자의 처지가 형편없기 때문이 아니라, 질문자가 크리스천이기 때문이라고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생각하세요. ‘나는 뭐도 못하고 뭐도 못하니까 할 수 없이 용서해 줘야겠다’가 아니라 ‘나는 크리스천이니까 그를 이해하고 용서해야지’ 이렇게 적극적인 태도를 가지세요. 그래서 상사가 화낼 때마다 ‘아이고, 화나셨구나. 저분이 나빠서가 아니라 타고난 성질이, 직위가 저러니까 어떡하겠어?’ 이렇게 생각하고 빙긋이 웃으세요.nbspnbsp그게 잘 안 되면 십자가 붙들고 계속 기도하세요. ‘주여 주님은 당신을 죽이는 사람도 용서하고 사랑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저는 제게 화내는 사람 하나도 용서 못하고, 사랑도 못해서 오늘 또 성질내고 짜증냈습니다. 크리스천으로서 정말 부끄럽습니다. 오늘은 이 수준밖에 안 되지만 내일은 제가 주님의 제자답게 다시 한 번 도전해 보겠습니다.’nbspnbspnbsp이렇게 해 보고, 안 되면 또 하고, 안 되면 또 하면 됩니다. 안 된다고 드러누워서 울면 안 돼요. 그렇게 해 보세요.”nbspnbsp“감사합니다.”nbspnbsp질문자는 환하게 웃으며 스님에게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스님은 자기를 죽인 자조차 용서하는 예수님의 사랑에 대해 설명하면서 그 마음을 화 좀 내는 직장 상사에게 적용하면 아무 문제될 것이 없다고 명쾌하게 답변하였습니다. 종교를 초월하여 타인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강조한 스님의 답변에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였고 질문자의 환해진 얼굴을 보면서 함께 감동받은 청중들도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nbspnbspnbsp마지막으로 강연을 마치면서 스님은 다음과 같이 닫는 말씀을 하였습니다. 우리는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려고 하다보니 그 의미에 갇혀서 괴로움을 자초할 때가 많다고 하면서 살아있는 모든 사람은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nbspnbsp“재미있었어요? 사는 게 별 거 아니에요. 우리는 울고불고 난리지만 그렇게까지 살 만한 가치가 없습니다. 인생에는 특별한 의미가 없습니다. 의미는 내가 만들어서 부여하는 거예요. 기독교인들은 ‘하나님, 예수님, 천당’ 이런 의미를 부여하고 불교신자들은 ‘깨달음, 극락’ 이런 의미를 부여하는 것처럼, 우리가 의미를 부여하고 그 의미에 매달려서 사는 겁니다. 마치 누에고치가 자기 입에서 낸 실로 고치를 만들어놓고 그 속에 갇혀가지고 ‘죽네, 사네’ 하듯이, 우리는 자기 생각으로 일으켜서 만든 상에 갇혀서 스스로 속박 받고 살아요. 그러나 고치를 뚫고 나오면 나비가 되어 날아가는 것처럼, 이 상을 깨고 나가면 이 세상은 자유로운 세상입니다.nbspnbspnbsp토끼도 살고 다람쥐도 사는 세상인데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은 토끼나 다람쥐보다는 더 재미있게, 더 잘 살아야 되지 않겠어요? 그런데 다람쥐보다 재미있게 사는 사람이 드물어요. 얼마나 사는 게 괴로우면 날아가는 새를 보고 ‘아이고, 너는 좋겠다. 훨훨 날아가서’ 이러고, 다람쥐를 보고 ‘아이고, 너는 좋겠다. 근심, 걱정이 없어서’ 이러고 부러워하겠어요? 그렇게 동물을 좋아하면 다음 생에 동물로 태어난다고 합니다. 내가 아무리 못 살아도 새보다는 낫고, 다람쥐보다는 나아야 돼요. 그런데 우리는 스스로 일으킨 한 생각에 사로잡혀서, 그 환상 속에 묶여서 고통 받고 삽니다.nbspnbsp과거는 아무 상관없어요. 그건 다 지나간 일이에요. 제일 중요한 건 지금 살아있다는 점입니다. 아시겠어요? 내가 사생아로 태어났든, 고아로 자랐든, 남편과 사별했든 어쨌든 지금 내가 살아있다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살아있는 인간은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할 수가 있다는 뜻이에요. 그러니까 그 행복을, 내 권리를 찾는 게 중요해요. 자꾸 지난 이야기하면서 ‘내가 태어날 때 어땠고, 아버지가 어땠고, 남편이 어땠고, 부모가 어땠고’ 이러면서 자기 괴로움을 합리화하지 마세요.nbspnbspnbsp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제가 몇 번씩 이야기해줘도 자꾸 괴로워하면 ‘그래, 괴로워해라. 자기가 괴롭고 싶다는 데 뭐 어떡할 거야?’라고 이야기할 때도 있지만, 우리는 누구나 다 긍정적 사고를 가지면 행복할 수가 있습니다. 이 점을 명심해서 모두들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nbsp한마디 한마디 주옥같은 말씀에 감동을 받은 청중들의 뜨거운 박수가 이어졌습니다.nbspnbspnbsp강연을 마치니 어느덧 2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습니다. 스님은 평소보다 30분 일찍 강연을 마쳤음에도 많은 시민들이 스님의 책 사인을 받고자 북새통을 이루는 바람에 사인회는 30분 이상 계속되었습니다.nbspnbsp▲ 책 사인회nbsp조용히 미소 지으며 사인 받는 분이 있는가 하면 어떻게든 스님에게 말 한번 붙여보려고 이런 저런 질문을 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아이들을 함께 데리고 온 가족도 많았습니다. 모두 활짝 웃으며 행복한 모습이었습니다.nbspnbspnbsp생각과 마음의 차이를 질문하였던 첫 번째 질문자에게 스님의 말씀을 듣고 어땠는지 소감을 물어보니 “평소 궁금했던 것이 풀렸고 유튜브로 즉문즉설 영상도 많이 보았지만 직접 질문하니 속이 더 편안하고 후련하고, 직접 온 보람도 느껴진다.”라고 답해주셨습니다. 이 분은 한결 편안해진 표정으로 스님에게 책 사인도 받았습니다.nbspnbsp사인회를 마치고 스님은 양천정토회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환한 미소로 사진 촬영을 하였습니다. 자원봉사자 수가 너무 많아서 사진에서 잘리지 않으려고 봉사자들 모두가 스님을 중심에 두고 가운데로 마구 몰려들었습니다.nbspnbsp▲ 오늘 강연을 준비한 양천정토회 자원봉사자들과 함께nbsp봉사자들은 뭐가 그리 좋은지 연신 웃음꽃을 터뜨리면서 강연장을 나가는 스님에게 마지막까지 악수라도 한번 더 해보려고 안간 힘을 쓰는 모습이었습니다.nbspnbspnbsp스님이 떠난 뒤 봉사자들은 끝까지 남아 뒷마무리를 깔끔하게 하고 행사를 잘 마무리 하였습니다. 오늘은 즉문즉설을 들었던 청중과 자원봉사자들이 스님을 직접 뵌 감동과 함께 행복이라는 선물도 가득 가져갈 수 있었던 날인 것 같습니다.nbspnbsp▲ 강연장 뒷정리를 하는 봉사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는 스님nbsp강서구민회관을 빠져나온 스님은 서울 정토회관에 밤 10시가 다 되어 도착했습니다. 집무실에서 원고 교정 업무와 보고서를 체크하며 늦은 시간까지 업무를 보다가 오늘 일정을 마쳤습니다.nbspnbsp내일은 하루 종일 새책 원고 집필 업무를 보다가 저녁 7시부터는 원주 치악예술관 공연장에서 원주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과 통일이야기’를 주제로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nbspnbsp※nbsp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52개 도시를 순회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 강연 일정을 확인한 후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강연장으로 오세요.nbspnbspnbsp강연은 선착순 무료 입장이며, 질문을 하고 싶은 분들은 강연장에 직접 오셔서 사전 신청을 하셔야 합니다.nbsp

2015.11.25. 52,409 읽음 댓글 56개

2015.11.23 (오전) 인천 즉문즉설 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인천 시민들을 위해 인천 평생학습관 미추홀 공연장에서 즉문즉설 강연을 했습니다.nbspnbsp어제밤 문경 정토수련원에서 하룻밤을 잔 스님은 새벽 예불과 기도를 한 후 5시 30분에 아침 식사를 하고 강연이 열리는 인천으로 향했습니다. 봄 날씨처럼 포근했던 며칠이 지나고 오늘은 아침부터 비와 함께 제법 쌀쌀한 기운이 감돕니다.nbspnbsp10시 무렵 강연이 열리는 인천시 평생학습관에 도착하니 두꺼운 겨울 잠바를 입은 시민들이 삼삼오오 입장하고 있었습니다. 한 봉사자는 찬 바람을 맞으며 1시간 째 안내 푯말을 들고 서 있었습니다.nbspnbsp▲ 인천시 평생학습관 미추홀nbsp이번 강연은 인천 정토법당, 송도 정토법당, 부평 정토법당, 강화 정토법당 등 인천정토회 봉사자들 총 70여 명이 합심하여 준비했다고 합니다. 오전 7시 30분부터 강연장에 모여 마음나누기를 하고 각자 위치에서 환한 미소로 시민들을 맞이했습니다. 입구에서 어서오세요 하고 반기는 봉사자들의 목소리가 유난히 밝고 경쾌했습니다. 그 기운에 더불어 들어오는 사람들의 기분까지 밝아집니다.nbspnbsp강연시작 1시간 전부터 길게 줄이 이어졌습니다. 힐링캠프, 유튜브, 스님의 하루, SBS스페셜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 법륜 스님을 알게 되었고, 법문을 통해 삶의 문제를 해결하게 되었다는 분들이 많았습니다.nbspnbsp일찍부터 제일 앞자리에 앉은 30대 중반의 남자분은 서울경기 지역에서 열리는 스님의 강연은 모두 찾아다닌다며, 세어보니 이번 강연이 10번째라면서 스님 강연에 큰 관심과 열정을 보여주었습니다.nbsp강연 시작 전에는 무대에서 한 봉사자가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거위의 꿈”을 불러 쌀쌀한 날씨에 차가워진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풀어주었습니다.nbspnbsp스님은 강연 전 오늘 강연장을 대여해 주신 인경식 관장님과 가벼운 담화를 나누었습니다. 관장님은 매일 전국을 돌아다니며 대중들의 고뇌를 해결해주는 스님의 노고에 깊은 존경의 마음을 표했고, 스님은 강연을 열릴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해 준 것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담아 새책 ‘야단법석’을 사인해서 선물했습니다.nbspnbsp▲ 평생학습관 인경식 관장님nbspnbsp스님의 소개 영상이 끝나고 500석을 가득 채운 객석을 가로질러 스님이 무대 위로 올라오자 인천 시민들은 우레와 같은 환호와 박수로 스님을 반겼습니다.nbsp스님은 “아침에 비가 많이 쏟아졌는데 오는데 불편하진 않으셨나요? 라며 따뜻하게 안부를 물었고 청중들은 네 하고 씩씩하게 답했습니다. 스님은 다행이네요 라며 활짝 웃어보인 후 오늘 즉문즉설 강연의 취지에 대해 일러주었습니다.nbspnbspnbsp“방금 평생학습원 원장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왔는데, 평생학습원에서 공부하는 내용과 즉문즉설 강연 내용이 일치해요. 둘다 성인 교육이잖아요. 인생공부라는 것은 학교 다닐 때만 하는 게 아니라 죽을 때까지 한 평생 해야 합니다. 늘 연구하는 자세로 삶을 산다면 삶이 그렇게 힘들지 않아요.nbspnbsp보통 자기 뜻대로 안 된다고 짜증내고 성내고 좌절하고 절망할 줄만 알지 ‘왜 이런 문제가 생겼을까?’,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까?’ 하고 연구하는 자세가 부족한 것 같아요. 어제도 정토불교대학 특강수련에서 학생들이 스님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다가 “어떻게 그걸 다 아시나요?” 하고 물었어요. 그래서 ‘저는 평생을 연구하면서 살기 때문이에요. 여러분이 모르는 건 맹하게 살기 때문이에요’ 라고 했습니다. nbspnbsp자기가 결혼해서 살면서 겪는 결혼의 문제점은 본인들이 더 잘 알아야 하는데 연구를 안 하니 몰라요. 아이를 키우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아이를 키우면서 연구를 하면 나보다 더 잘 알아야 하는데, 연구를 안 하니 스님인 저에게 그런 것까지 물어요. 수학선생이 수학을 다른 수학선생에게 묻는 건 흉이 아닌데, 수학선생이 수학을 영어선생한테 물으면 흉이지 않을까요? 안 그래요? 그러니까 여러분이 저한테 부부관계, 자녀문제 묻는 건 사실 흉이에요. 물으니 대답은 해주지만요. nbsp원인이 뭘까 찾아보면서 연구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어떤 문제가 생기면 ‘왜 이런 문제가 생겼을까’ 연구를 해야 해요. 그래서 평생교육의 핵심은 연구하는 자세, 탐구하는 자세예요. 이것은 수행자의 자세와 똑같습니다. 수행자의 자세라는 것은 어떤 어려움이 부딪혔을 때, 힘들어 하지 않고 그것을 연구해서 해결책을 찾아가는 것이에요.nbspnbsp오늘도 살아가면서 겪는 이런저런 문제를 내어놓고, 그걸 저하고 대화를 해보면서 연구를 해나가 봅시다. ‘왜 이런 문제가 생겼을까?’, ‘이건 어떻게 봐야할까?’ 하고 연구를 해보는 거예요. 연구를 해보면 문제로 삼았는데 별 문제가 아닐 수도 있고, 이런 문제는 이렇게 보면 되지 않을까 하고 방향을 찾을 수도 있을 거예요.”nbsp평생 교육이란 별다른 게 아니라 늘 연구하는 자세로 삶을 살아나가는 것을 의미하고, 그것이 곧 수행자의 자세라는 이야기로 강연의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곧이어 여기저기서 손을 들고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nbspnbsp오늘은 총 6명이 질문을 했습니다. 직장에서 부하 직원에게 자꾸 화를 내는 성격을 고치고 싶은 40대 직장인, 직장 때문에 18개월 된 아이를 부모님께 맡겼는데 지금 6살이 된 아이가 정서적으로 안정이 되지 않아 걱정인 30대 여성 분, 전역을 앞둔 직업군인으로 진로 선택의 갈등을 겪고 있는 25살 남성 분, 새로운 직장에서 업무능력이 부족한 것 같아 우울하고 자존감이 떨어진다는 40대 직장인 여성 분, 올 2월에 돌아가신 아내의 묘 자리를 이장한 후 마음이 불편하신 70대 남성 분, 올케가 너무 일방적으로 동생을 고생시키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픈데 어떻게 해야 할지 묻는 40대 여성분 등 다양한 연령대의 가지각색의 사연이 담긴 질문이 있었습니다.nbspnbsp그 중 최근 새 직장에서 잘 적응하지 못하고 자꾸 자존감이 낮아지고 우울해진다며 이를 어떻게 하면 극복할 수 있는 지 물었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세상사람 누구나 가지고 있는 이상 속 나와 현실 속 나 사이의 괴리 속에서 이를 어떻게 조절해야할지 배울 수 있는 유익하고도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nbspnbspnbsp“저는 최근에 새 직장, 새 업무를 시작했는데요. 업무성과도 안 나고, 내가 일을 제일 못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너무 자존감이 떨어져요. 그 생각에 생활 전반이 우울해졌어요. ‘내가 이 정도 사람이었나?’ 라는 생각에 많이 힘듭니다. 그렇다고 직장을 그만둘 수도 없고... ”nbsp“직장에서 나가라고 그래요?”nbsp“그런 건 아니에요. 그런데 ‘내가 이렇게 무능한 사람이었나’ 라는 생각이 자꾸 들어서... 이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습니다.”nbsp“제가 보기에 질문자가 조금 시건방진 것 같아요. 조금 과대망상증이 있는 것 같아요. 본인이 굉장히 능력 있는 사람이라는 환영을 갖고 있어요. 뭐 그렇게 잘났어요? nbspnbspnbsp질문자는 ‘나는 굉장히 능력 있는 사람이다’ 라는 착각 속에 살고 있거나, ‘능력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착각을 하거나 둘 중에 하나예요.nbspnbsp예를 들어, ‘나는 키가 180은 되어야 해’ 이렇게 생각해서 그게 나인 줄 착각하면 현실의 나를 보면 키가 170밖에 안돼요. 그럼 자기를 보고 ‘키가 너무 작다. 난 왜 이렇게 키가 안 크지?’ 이렇게 되는 거예요. 내가 나라고 생각하는 것을 아상이라고 해요. 그 아상을 현실보다 높게 잡아놓은 상태에서 현실의 자기를 보니까 너무 못마땅한 거예요. 마음에 안 드는 것이지요. 그래서 문제가 생기는 거예요.nbspnbspnbsp그래서 노력을 해서 현실의 나를 끌어올려서 내가 만들어놓은 아상과 일치시키려고 하는데, 이게 그렇게 쉽게 안 끌어 올라가져요. 그럼 끌어올려서 맞추는 게 해결책이냐. 아니에요. 그렇게 되면 늘 자기 학대를 하게 되요. 그러니까 이 아상을 버려야 돼요. 환상을 버려야 해요. 꿈에서 깨라는 거예요. ‘지금 있는 그대로의 이게 나다’ 하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여야 해요.nbspnbsp키가 170이면 170이다, 이렇게 받아들여야 해요. 즉, 내 능력은 100인데 ‘150의 능력을 갖고 있는 나’를 나라고 생각하니까 늘 내가 못마땅한 거예요. 내 능력이 100인 걸 인정해버리면 아무 문제가 없어져요. 그래서 제가 늘 얘기하는 거예요. ‘꿈 깨라’, ‘네가 뭐 잘났니?’.nbsp두 번째로는, 이렇게 그 꿈에서 깨면 질문자가 못난이가 아니란 걸 알게 되요. 지금 이대로도 괜찮은 사람이에요. 요새 취직난인데, 취직 했어요? 못했어요?”nbsp“했어요”nbspnbsp“그러니까 자기 혼자서만 이렇게 속을 끓이지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질문자의 실력이 그 정도 되는걸 다 알아요. 상사도 알고, 동료도 알고, 다 알고 있어요. 자기 혼자만 그러는 거예요. 다른 사람들이 질문자 보고 나가라 소리 안하는 건 그렇게까지 만족은 안한다 하더라도 ‘너 그 정도 되는 줄은 알았다’ 이런 거예요. 그래서 쫓겨날 가능성은 별로 없어요. 그러니까 그냥 편안하게 다니세요. 쫓겨나면 ‘감사합니다. 그동안 부족한 저를 봐줘서 감사합니다’ 하고 나오면 되지 미리 발버둥 칠 필요가 없어요.nbspnbsp아무 문제가 없어요. 문제는 환상을 가지고 있는 게 문제예요. 이 격차가 너무 많이 벌어진 사람들이 있어요. 너무 많이 벌어지면 한편으로는 잘난 맛에 우쭐대고, 다른 한편으로는 못났다고 자기 학대를 해요. 현실에 있는 자기가 너무 못마땅한 거예요. 자기가 봐도 자기가 부끄러워요. 그래서 방안에서 안 나오게 됩니다. 이게 심해지면 자기가 너무 부끄러워서 남한테 보여주기가 싫어요. 나는 아무 쓸모가 없다고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간격이 너무 벌어지면 결국에는 자살로 이어지기도 하지요. 지금 질문자는 그 정도는 아니에요.nbspnbsp우린 누구나 다 그런 분열이 있습니다. 나를 현실보다 조금 더 높게 생각하고 그게 나인 줄 착각하고 있어요. 나를 높게 생각하는 상태에서 현실의 나를 보니까 자꾸 못마땅한 거예요. 남한테 ‘제가 부족합니다.’ 말해도 그건 다 거짓말이에요. 속으로는 다 잘났어요. 그래서 잘난 척하면 남이 보기에 약간 눈꼴시럽고, 또 한편으로 자기가 못났다고 자신을 미워해요.nbspnbspnbsp이 둘을 다 버려야 해요. 있는 그대로, 실수하면 실수한 대로, 모르면 모르는 대로 받아들이면 됩니다. 모른다고 ‘이것도 모르다니 부끄럽다’ 이렇게 생각할 게 아니라 모를 수도 있는 거예요. 모르면 ‘아이구, 제가 몰랐습니다. 어떻게 해야 되나요?’ 하고 물어서 알면 되고, 틀리면 ‘아이구, 제가 틀렸네요.’ 하고 고치면 되고, 잘못했으면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 했습니다.’ 하고 뉘우치면 돼요. 따라해 보세요. 모르면 물어서 알면 되고, 틀리면 고치면 되고, 잘못했으면 뉘우치면 된다.”nbsp모르면 물어서 알면 되고, 틀리면 고치면 되고, 잘못했으면 뉘우치면 된다.”nbsp질문자는 큰 목소리로 스님이 준 명심문을 따라했습니다. 그러자 청중들도 큰 목소리로 다 같이 명심문을 따라해 주며 격려의 마음을 모아주었습니다. 답변을 잘 이해한 질문자를 보며 스님도 빙긋이 웃음을 보였습니다. 그러면서 질문자가 이해하기 쉽게 조금 더 부연 설명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조마조마하게 인생을 살 필요 없어요. 그냥 되는대로 사세요. ‘그것도 모르나?’ 하면 ‘죄송합니다. 어떻게 하면 되는데요?’ 하고, ‘야, 또 틀렸잖아’ 하면 ‘죄송합니다. 고치겠습니다.’ 하면 되고, ‘너 잘못했잖아’ 하면 ‘죄송합니다’ 하고 뉘우치면 돼요.nbspnbsp그런데 내가 100가지 다 틀릴 수도 없고, 100가지 다 모를 수도 없어요. 그래도 평균적인 수준의 사람이라면 10개 중에 67개는 알 수 있어요. 그리고 10개 중에 다 틀리지는 않을 수 있어요. 그런데 내가 완벽한 존재라고 여기면 10개 중에 1개만 틀려도 자기를 막 학대해요. 10개 중 1개 정도는 틀릴 수 있는 거예요.nbspnbsp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의 차이가 어떤 사람은 10개를 다 맞추고, 어떤 사람은 1개도 못 맞추고 그런 게 아닙니다. 못한다고 해도 10개 중에 67개는 맞추고, 잘한다고 하더라도 9개를 맞추는 이 정도의 차이밖에 없어요. 사실은 별 차이가 없어요. 그걸 갖고 비교하니까 자꾸 힘든 거예요. 괜찮아요. 어때요? 질문자는 괜찮은 사람이죠?nbsp“예”nbspnbsp스님이 묻자 질문자도 활짝 웃으며 큰소리로 답했습니다.nbsp요즘 같은 세상에 취직이라도 했다는 것은 괜찮은 사람인 거예요. 그러니까 편안하게 다니세요. 질문자는 교회 다녀요? 절에 다녀요? 아니면 종교가 없어요?”nbsp종교는 따로 없어요.nbspnbsp그럼 하느님, 부처님 빼고, ‘저는 이대로 괜찮습니다.’ 하고 절을 해보세요. 한번 따라해 보세요. 저는 이대로 괜찮습니다.”nbsp저는 이대로 괜찮습니다.nbsp질문자는 괜찮은 사람이에요. 그러니까 자긍심을 가지고 사세요. 환상에 사로잡히니까 자기를 자꾸 못난이로 보는 거에요. 나를 내가 못난이로 보는데 누가 나를 잘 봐주겠어요. 남이 나를 못난이로 봐도, 니가 몰라서 그래, 나는 괜찮아 이렇게 자신감을 가지고 살아야 돼요. 그래도 무의식 중에서는 자꾸 그런 생각이 드니까 저는 이대로 괜찮습니다. 라고 기도를 하면서 자꾸 자기 암시를 줘야 해요.nbsp네, 스님 감사합니다.“ nbspnbsp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모자란 나를 인정하는 것부터가 괴로움을 해결하는 첫걸음임을 알려준 스님에게 모두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누구나가 가지고 있는 문제라 공감이 많이 되었나 봅니다.nbsp질문자 역시 말을 꺼낼 때만 해도 어둡게 드리웠던 표정이 스님과 오고가는 대화 속에서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얼굴이 밝아졌습니다.nbspnbsp이렇게 연령대도, 입장도, 처한 처지도 각양각색이었던 여러 질문에 스님의 지혜로운 답변을 듣다보니 어느새 마칠 시간이 되었습니다. 스님은 오늘 강연을 마무리하면서 “자기 인생을 행복하고 자유롭게 이끌어가길 바란다”는 희망 메시지를 마지막으로 전했습니다.nbspnbspnbsp강연장을 나서는 20대 여성분은 “마치 내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다”며 질문에 크게 공감을 했고,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많은 도움을 얻었다”며 벅찬 표정으로 감사함을 전했습니다. 또 진로 고민을 물었던 25살 직업군인 남자 분은 복잡했던 머리가 덜 아프다. 스님이 명쾌하게 방향을 제시해줘 한결 가볍다. 며 기쁜 마음을 전했습니다.nbsp▲ 책 사인회nbspnbsp강연이 끝나고 곧장 로비에서 사인회가 이어졌습니다. 신간 ‘야단법석’을 비롯해 부스에서 구매한 책에 스님의 사인을 받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줄을 선 사람들 중 책을 4권이나 가슴에 안고 있는 아주머니가 눈에 띄었습니다. “오늘 강연을 들으며 너무 행복했어요. 스님의 말씀을 오래 간직하고 싶어 책을 4권이나 샀어요.”라며 기쁨이 가득 담긴 표정을 내비쳤습니다.nbspnbspnbsp책 사인회가 끝나고 강연을 준비했던 봉사자들과의 단체 사진촬영이 있었습니다. 모두들 만족감과 뿌듯함이 흘러넘치는 얼굴로 인천 강연 파이팅하고 우렁차게 외쳤습니다. 유달리 씩씩하고 밝은 모습이었습니다.nbspnbsp▲ 오늘 강연을 준비한 인천정토회 자원봉사자들nbspnbsp스님은 수고했다며 봉사자들에게 악수를 건네고는 또 다음 일정을 위해 바삐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nbspnbspnbsp인천을 출발한 스님은 곧바로 평화재단으로 향했습니다. 차 안에서는 원고 교정을 보거나 전화 연락을 하며 바쁘게 업무를 보았습니다.nbspnbsp평화재단에 도착한 후 오후 2시부터는 김제동씨와 주진우 기자와 함께 늦은 점심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비롯해 최근의 많은 사회 문제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고, 내년에는 청년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청춘콘서트를 어떻게 할지 함께 계획을 세우기도 했습니다.nbspnbsp▲ 김제동, 주진우 기자와 점심식사nbsp그리고 연일 계속된 강연 일정으로 목소리가 갈라지고 목이 붓는 등 건강이 좋지 않아 병원에 들러 진료를 받았습니다. 스님은 왠만해선 병원에 잘 가지 않으시는 편인데 “이러다가 악화되면 나중에 강연도 못하게 되고 큰일난다”고 하면서 조기에 처방을 받아서 안정을 시키려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nbspnbsp이어서 저녁 7시부터는 강서 구민회관에서 강서구민을 비롯해 서울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 다음 이야기에 계속 됩니다... nbsp※nbsp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52개 도시를 순회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 강연 일정을 확인한 후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강연장으로 오세요.nbspnbspnbsp강연은 선착순 무료 입장이며, 질문을 하고 싶은 분들은 강연장에 직접 오셔서 사전 신청을 하셔야 합니다.nbsp

2015.11.24. 51,508 읽음 댓글 47개

2015.11.22 (오전) 정토불교대학 가을학기 특강수련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새벽 6시부터 가을 경전반 수강생들을 위한 특강수련에 참가해 즉문즉설 시간을 가졌습니다.nbspnbsp오늘도 새벽 예불과 108배 정진으로 하루를 시작한 스님은 5시 30분에 아침 식사를 한 후 6시부터 정토불교대학 특강수련에 참가했습니다.nbspnbsp아직 해가 뜨지 않아서 그런지 특강수련이 열리는 문경 정토수련원의 대수련장은 겨울 추위 마냥 찬기운이 팽팽했고, 호호 불면 입김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불교대학 수강생들은 평소 집에 있었다면 늦잠을 늘어지게 잤을 일요일 아침이지만 오늘은 새벽 4시에 기상해서 108배 기도와 10분 명상, 경전 독송으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nbspnbspnbsp300여 명의 불교대학 학생들이 명상을 하며 즉문즉설 시간을 기다리고 있는 사이, 새벽 6시가 되자 대수련장 법상 위에 스님이 앉았습니다. 일요일 새벽이 아니면 강연 일정을 도저히 잡을 수가 없어 12월 중순까지는 매주 일요일마다 이렇게 새벽에 강연이 잡혀 있습니다.nbspnbspnbsp먼저 스님은 다들 간밤에 잘 주무셨는지 안부를 물으며 말문을 열었습니다. 졸린 눈을 비비며 스님을 바라보는 불교대학생들의 잠을 깨우기 위해 스님은 시작부터 농담을 던져가며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이였습니다.nbspnbsp“다들 잘 주무셨어요? 자기 방에서 혼자 자다가 이렇게 여럿이 자니 좋죠? 코 고는 소리가 여기저기 이어져 자장가처럼 들리잖아요. 날씨가 추울 때 문경 수련원에서 제일 좋은 게 무엇인지 아세요? 화장실이에요. 여러분들은 양변기를 쓰기 때문에 재래식 화장실이 좀 불편할 거에요. 그러나 겨울에 화장실에 가면 엉덩이가 시원해요. 밑에서 에어콘이 막 나오는 것 같아요. nbspnbsp우리가 이렇게 1박2일 수련한 경비를 화폐로 계산하면 얼마 안 나와요. 그런데 만약에 300여명이 호텔에 가서 1박2일 연수한다고 하면 어떨까요? 1인당 숙식비 10만원, 거기다가 식사비 3만원 이렇게 계산하면 굉장하겠죠. 그러니까 GDP 계산할 때 화폐수치로 나타내는 것이 삶의 질과 어쩌면 그렇게 관계가 없어요. 우리 정토회도 그렇게 계산해서 1년 예산이 얼마다 이렇게 하는 것과 달리 지금처럼 이렇게 생활하면 예산이 식재료값과 기름값 밖에 안 들어요. 그러니 여러분들이 약간 불편하겠지만, 불편을 감내하는 것이 수행 아닙니까. 이렇게 수행을 하는 것이 지구를 살리는 길이고 또 인류를 살리는 길이다 이렇게 말할 수 있어요.nbspnbsp살리고 죽이는 것이 무슨 큰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니에요. 싹이 조그맣게 텄을 때 오줌을 주면 말라 죽어버려요. 비료를 줘도 말라 죽어버립니다. 그런데 곡식이 컸을 때 오줌이나 비료를 주면 잘 자라죠. 그러니까 산에 가서 오줌 눌 때 오줌 줄기가 어느 방향이냐에 따라서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해요. 살리는 쪽으로 오줌을 누는 것이 도예요. 죽이는 쪽으로 오줌을 누면 악이 되요. 그래서 우리가 생활하면서 말 한마디, 행동 하나, 이런 작은 것에 도가 있는 것이지 일상생활을 함부로 하고 도를 찾는다는 것은 굉장히 어리석은 짓이에요.nbspnbspnbsp그런데도 진리라는 이름으로, 도라는 이름으로, 종교라는 이름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이고 얼마나 많은 사람을 고통스럽게 만들었습니까? 자기와 믿음이 다르다고 마녀라고 규정짓고 화형 시키고 또 자기들 나름의 윤리나 도덕의 잣대로 상대를 죄악시해서 고통에 빠뜨리는 경우가 얼마나 많았습니까. 그러니 진리라고 주장한다고 진리가 되는 것이 아니에요. 우리에게 가까이 적용하면 불교라고 이름 붙여졌다고 불교가 아니다 이런 얘기에요.nbspnbsp자, 그러면 여러분들이 평소에 불교대학 수업을 들으면서 궁금했던 점들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nbsp불편을 감내하는 작은 행동 하나가 곧 수행이고 지구를 살리는 길도 된다는 말씀에 불교대학생들은 어제의 불편을 가볍게 훌훌 털어버린 것 같았습니다.nbspnbsp이어서 스님은 불교대학생들이 그동안 수업을 들으며 궁금했던 점을 적어서 제출한 것을 하나씩 읽어가며 답변을 들려주었습니다. 새벽이라 조는 사람이 많이 생길 것을 대비해 스님은 평소보다 더 큰 목소리로 더 재미있게 설명을 해주면서 계속해서 수강생들이 웃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일요일 새벽마다 진행되는 특강수련 법문이 늘 가장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nbspnbsp오늘은 총 14명의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해주었습니다. 1번 질문자는 불교 용어가 너무 어렵다고 하면서 쉬운 한글로 바꿔서 배울 수 있게 하면 안 되는지 물었고, 2번 질문자는 불교에서는 욕구를 버리라고 했는데 깨달음을 얻겠다는 욕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고, 3번 질문자는 고요한 선정에 들어야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하는데 현실 생활에서는 상당한 긴장이 필요해서 어떻게 선정에 이를 수 있는지 물었고, 4번 질문자는 한 생각 돌이키면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했는데 생각과 마음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물었고, 5번 질문자는 네팔에 갔더니 부처님오신날이 우리와 달랐는데 왜 그런 것인지 물었고, 6번 질문자는 천일결사 기도를 할 때 광명진언이나 신묘장구대다라니 같은 것을 함께 읽어도 되는지 물었고, 7번 질문자는 보왕삼매론에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하는 구절이 또 다른 책에는 ‘성인께서 말씀하시되’ 라고 되어 있어서 이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 이 글을 쓴 묘협스님은 성인의 반열에 오른 사람인지 물었고, 8번 질문자는 스님의 즉문즉설을 듣다보면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결혼, 육아, 직장생활에 대해 그것도 심지어 목소리까지 흉내내면서 명쾌한 답변을 주시는데 평소에 어떤 훈련을 하는 것인지 물었습니다.nbspnbspnbsp9번 질문자는 산에 자주 다니다 보니 만나는 스님들이 저보고 객사를 한다고 가끔 말하는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물었고, 10번 질문자는 아침 정진을 매일 하기로 시작한지 몇 일 되었는데 벌써부터 하기 싫고 불교대학도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든다며 어떡하면 좋은지 물었고, 11번 질문자는 어제 기도를 마칠 때 평소와 달리 의식이 있으나 몸은 없는 듯한 묘한 느낌이 든 후 밤새 잠을 이룰 수 없었다며 이런 현상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물었고, 12번 질문자는 회사가 합병 되면서 고용이 불안정해졌는데 미래가 계속 걱정되어서 회사를 지금이라도 빨리 나오는 게 맞는지 물었고, 13번 질문자는 자동차 제조업을 하면서 인도네시아 노동자를 고용했는데 청소를 너무 안 해서 답답한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습니다. nbspnbsp이렇게 다양한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한 후 마지막으로 시간 여유가 생겨서 직접 손을 들고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nbspnbsp뒤쪽에서 손을 번쩍 든 한 분은 평소에 정말 궁금했다고 하면서 “불교에는 관세음보살, 보현보살, 지장보살 등 보살이라고 부르는 인물이 많이 등장하는데 부처님의 제자들 중에는 여자가 그렇게 많았던 것인지?” 라고 물었습니다. 스님과 청중들은 뜻 밖의 질문에 웃음이 빵 터졌습니다.nbspnbspnbsp경전에 등장하는 ‘보살’과 절에서 여성 불자들을 지칭하며 부르는 ‘보살’은 같은 의미가 아닌데 질문자는 이 사실을 전혀 몰랐던 겁니다. 불교대학에 다니는 분들 중 상당수가 불교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거의 없는 사람들임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스님은 참 재미있는 질문이라고 하면서 친절하게 그 뜻을 설명해 주었습니다.nbspnbsp오늘은 그 중에서 스님은 직접 경험해보지도 않고선 어떻게 즉문즉설을 그렇게 잘 할 수가 있는지 그 방법을 물었던 내용과 스님의 재치있는 답변을 소개합니다.nbspnbspnbsp“스님의 즉문즉설을 듣다가 보면 늘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답변을 하실 때 본인이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즉 스님이 겪지 않으신 결혼생활, 자녀양육, 직장생활 등에 대해서 심지어 목소리 흉내까지 내면서 어떻게 그렇게 잘 답변할 수 있는지요? 책이나 간접 경험으로는 도저히 그런 답변을 하실 수 없을 것 같은데 평소에 어떤 공부와 수행을 하시길래 그런 혜안과 통찰을 가질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nbsp여러분들이 하는 의심이 두 가지가 있는 걸 저도 알아요. 하나는 ‘스님이 직접 해봤나?’ 이렇게 의심을 하고, 다른 하나는 ‘스님이 책만 보고 저렇게 아는 소리를 겁도 없이 하나’ 이렇게 의심을 합니다. 그런데 중도라는 것은 이 둘을 다 떠나는 겁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둘 중에 하나겠지.’ 이렇게 생각하잖아요. 중도는 뭐라고요? 둘을 다 떠나야 됩니다. 둘에서만 답을 찾으려고 하지마라 이런 얘기에요. 더 설명이 필요하나요? nbspnbsp“네.”nbspnbspnbsp“그런데 제 육신의 나이는 63세이지만 사실은 한 300세 쯤 됩니다. 여러분들은 아침에 일어나서 밥 먹고, 잠자고, 옷 사러 다니는 시간 다 빼면 실제로 무엇인가에 연구하는 시간이 하루에 얼마 안 되잖아요. 옷 입는 것만 해도 옷장 열고 이거 입을까, 저거 입을까 고민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옷이 똑같은 색깔에 한 가지 모양이라 고민 않고 그냥 꺼내 입으면 끝이에요. 잠도 적게 자고, 먹는 것도 뭘 먹을까 고민하지 않고 있는 대로 먹고요. 남들처럼 신경 써서 갈등 일으킬 일도 별로 없어요. 그래서 하루에 어떤 것을 연구하는 시간이 여러분보다 몇 배로 많아요.nbspnbsp여러분들이 똑같은 걸 반복하며 멍하게 보내는 시간에 저는 늘 연구합니다. TV를 봐도, 만화를 봐도, 넘어져도 연구해요. 화를 내도 무엇이 문제가 되어서 짜증이 났는지 연구하고, 단식을 해도 단식을 하면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연구합니다. 이렇게 연구하기 때문에 그냥 밖에서 볼 때 이런 저런 일을 많이 하는 것과는 수준이 달라요. 저는 모든 게 연구대상이에요. 잘하고 못하고는 관계 없습니다.nbspnbsp지난번에 제가 해외 100강을 115일 동안 했습니다. 하루에 여덟 명씩 115일 동안 1,000여 명의 인생 고민을 들었으니 정보와 경험 면에서 여러분과 비교할 수 없습니다. 저는 감옥에도 있어 보았고, 고문도 당해봤고, 어릴 때 시골에서 자란 경험도 있고, 경끼를 일으켜 죽을 뻔도 해봤어요. 전 세계를 돌아다니고, 인도와 아프가니스탄에도 가서 살아봤어요. 전쟁터에도 가보고, 고산지대도 가보고, 열대지방에도 가보고, 민다나오에 가서 원주민들도 만났어요. 그런데 여러분들은 안 그랬잖아요. 그러면서 공짜로 먹으려고 하니 욕심이 많아요. nbspnbsp그러니 고생을 좀 많이 해야 해요. 편안하게 있을 때보다 고생하면 배우는 게 많아요. 호텔에서 잘 때보다 길거리에서 잘 때 배우는 게 훨씬 많아요. 집에서 내내 TV 보고 앉아서 편안하게 보내면 그저 평소와 똑같은 주말 하룻밤이지만, 여기 와서 이렇게 이야기도 듣고 절도 해보고 시원한 화장실에서 엉덩이에 바람도 쐬면 몸이 좀 피곤하더라도 머리에서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요. 똑같은 하루가 아니라는 거예요. 깨달음의 장 5일 동안 자각하는 양이 아마 10년 살면서 겪는 경험보다 많을 거예요. 그러니 깨달음의 장을 꼭 다녀오시고, 불교대학 강의도 잘 들으세요. 원래 불교대학생들은 깨달음의 장 참가가 의무였어요. 지금은 다 갈 수가 없으니까 의무에서 해지해 놓은 것이지, 안 가도 된다고 해지해놓은 게 아니에요. 반드시 신청해서 가고, 직접 한번 해봐야 해요.nbsp그러니 신체 나이를 갖고 자꾸 스님과 비교하려 하면 안 돼요. ‘스님은 1,000살이다. 아무리 못되어도 300살은 된다’ 이렇게 생각하세요. 그리고 저는 시골에서 자랐기에 또 옛날 일에 대한 경험을 많이 했어요. 제가 자란 시골에는 농사도 짓고, 길쌈도 하고, 도시 사는 사람들은 100년 전에도 못 봤던 일을 실제로 다 경험했어요. 거기서부터 현대의 초과학적인 현상까지 다 경험하고 있고, 매년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고, 고생도 많이 했고요. 또 스승님이나 남이 해주는 걸 얻어먹거나 부모에게 물려받아서 먹고 살지 않고, 털끝만한 것 하나도 다 직접 개척해서 여기까지 온 거에요.nbspnbspnbsp그러니 제가 결혼해서 살게 되면 여러분들의 결혼 생활과는 성격이 좀 다를 거에요. 저는 결혼해서 살면 사흘을 살아도 무슨 문제가 생기는지 연구할 사람이에요. ‘사람 심리는 어떻게 움직이고,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달라지고, 결혼 생활이 이러니까 사람들이 그런 질문을 하고 그런 문제가 생겼구나.’ 이렇게 연구합니다.nbspnbsp그런데 여러분들은 맹하게 살잖아요. 20년 같이 산 남자가 바람을 피웠을 때 저라면 무슨 이유로 저런 행동이 나오는지를 연구할 것 같아요. 그래서 남편하고 인터뷰를 해서 원인을 알아봐야 해요. 인터뷰해보니 술 마시고 저지른 단순한 실수라면 문제 삼을 필요가 없어요. 그런데 연구를 해보니까 ‘어릴 때 심리적으로 억압되어 있다가 나에게서 충족이 안 되니 그랬구나’ 하고 알게 됐어요. 그러면 그게 어떤 욕구인지, 예를 들면 섹시함에 대한 욕구인지 모성애에 대한 욕구인지를 더 알아봐야 해요. 남편만 인터뷰해서는 잘 모르겠다면 상대편 여자를 만나서 또 인터뷰를 해야 해요. nbspnbspnbsp선물도 좀 주고 잘 구슬러서 인터뷰를 해보고 어떤 문제가 원인이 되었는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그런 뒤에 ‘이 남자가 행복하려면 오히려 저 여자하고 사는 게 낫겠다’ 그러면 보내줄 수도 있어야 해요. ‘내가 조금 변하면 되겠다’ 하면 나를 바꿔야 하고요. 모성애가 좀 부족하다면 내가 부인 역할에서 더 나아가 엄마 역할도 조금 해줘야 해요. 밤에 섹시함이 좀 부족하다 하면 밤에는 그런 쪽으로 좀 더 신경써주고요. 남편도 마찬가지겠지요. 할 수 있는 것은 하고, 못 하는 것은 역할 분담을 하든지 해서 조정을 해야 합니다.nbspnbsp아이도 마찬가지예요. 아이가 말을 안 듣고 사춘기 때 갑자기 변했다면 아이를 인터뷰하고 그날부터 행동을 관찰하면서 연구를 해야 해요. 잘했니 못 했니 시비하지 말고요. 그러면 ‘우리 아이, 사춘기의 삶’ 이런 책 한 권이 나와요. 이렇게 베스트셀러가 될 만한 좋은 소재를 어려분들은 안 써요. 착실하게 자란 아이는 소재가 안 돼요. 말썽을 더 일으켜야 소재가 됩니다. 남편에 대해서도 ‘늦바람난 남편 길들이기’ 이런 책을 낼 수 있어요. nbspnbspnbsp이렇게 연구를 해야 되는데 도대체 연구를 안 하고 맹하게 살아요. 정치하는 사람도 나라를 연구해야 하는데 저보다 더 연구를 안 해요. 북한에 대해서도, 미국에 대해서도, 국민들 생활에 대해서도 저보다도 더 모를 때가 많아요. 저는 평소에 연구를 하니까 법회를 가도 늘 새로운 것을 배워요. 예를 들면 용인 법회를 가면 잠깐이라도 시장을 만나서 경전철 문제는 어떻게 됐는지, 적자 처리는 어찌 되는지 물어보니까 상대방이 제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주잖아요. ‘적자도 문제지만 안전이 위험합니다.’ 전문적인 철도청에서 관리를 해도 안전 사고가 나는데 기초자치 단체가 철도회사를 설립해서 운영하면 적자가 나니 안전 전문가를 제대로 확보할 수 없고, 인원도 많이 배정할 수 없어요. 그러니까 그 이야기 듣는 순간에 ‘아, 재정문제보다 더 위험한 게 안전이구나’ 하고 알게 되죠. 그러면 이 문제는 가능하면 정부가 인수를 해서 전문 철도청으로 넘기고 그 적자폭을 어떻게든 줄이든지 해야 합니다. 시작은 지자체가 잘못했지만 안전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에서 나서줄 필요가 있어요. 이런 문제가 용인뿐 아니라 김해며 의정부에도 있습니다.nbspnbsp이렇게 어디를 가고, 누구를 만나고, 어떤 일을 겪어도 배울 게 있어요. 아이를 만나도 배울 게 있고, 어른을 만나도 배울 게 있고, 술주정꾼을 만나도 배울 게 있고, 말썽을 피워도 배울 게 있습니다.nbspnbsp어떤 사람이 고집이 세고 남의 말을 안 듣는 것은 겉으로 보기에는 문제예요. 그런데 고집이 세다고 다 나쁜 건 아니에요. 사물에는 모두 양면성이 있다는 겁니다. 문제가 있는 사람에게도 좋은 점이 있고, 착한 사람에게도 문제가 있습니다. 착하다는 사람들은 귀가 얇아서 압력에 쉽게 넘어가거든요. 때로는 남의 말 안 듣는 것도 이로운 점이 있어요. 이렇게 우리가 어떤 사물을 볼 때는 항상 균형 있게 종합적으로 봐야 해요. 비판할 때는 비판하더라도 두둔할 때는 두둔해줘야 합니다. 무조건 잘못했다거나 무조건 옳다고 하면 안 돼요. 종합적으로 봤을 때 실은 얼마이고 공은 얼마나 있는지 두루 살펴야 합니다.nbspnbspnbsp일제 시대 때 아부하고 친일한 사람들을 다 죽여버리자고 하면 안 돼요. 친일행위는 나쁘지만, 그래도 친일한다고 따라다니면서 그들이 배워온 기술이 있잖아요. 그건 버리지 않고 써야 해요. 북한의 경우에는 그 사람들을 다 숙청해 버려서 기술 발전이 안 되잖아요. 그런데 남한은 그 기술이 좋다고 활용하기에만 급급하다 보니 민족정기가 확립이 안 되었어요. 그러니 종합적으로 봐야 합니다. 그것처럼 정권이 바뀌더라도 상대편 정부에서 했던 정책을 싹 다 없애버리는 건 잘못된 거예요. 예컨대 앞대의 진보 정권이 한 것 중에 남북 문제를 풀려고 한 노력은 계승해주고, 부족한 것은 메꾸는 식으로 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뭐든지 다 O, X로만 사물을 봅니다.”nbsp“네, 잘 알겠습니다.”nbsp스님의 지혜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이 평소에 정말 궁금했는데, 스님의 답변을 듣고 나니 모든 것은 인연과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잠시라도 시간을 허투루 쓰는 법이 없고, 늘 연구하며, 또 온갖 풍파를 겪었으며, 한쪽 측면만 살피는 것이 아니라 종합적으로 판단하려고 하는 등 이런 노력의 결실이 지금의 법륜 스님을 만들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우리들도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 부지런히 정진하며 사는 길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nbspnbsp무려 14명의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하다 보니 법문을 3시간 동안이나 계속 되었습니다. 중간에 화장실도 다녀와야 하고 다리가 절일 법도 해서 스님은 잠깐의 휴식 시간을 주기도 했습니다.nbspnbsp다리를 펴고 기지개를 하는 사이 “노래 한 곡 불러줄 사람 있어요?” 라고 하자 한 분이 번쩍 손을 들고 달려나와 멋들어지게 노래도 불러주었습니다. nbspnbsp이렇게 모든 질문에 대해 답변을 모두 마치고 마지막으로 스님은 새벽부터 졸리운 가운데 끝까지 집중을 해준 대중들을 칭찬해 주면서 이제는 공부 뿐만 아니라 봉사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nbspnbspnbsp“새벽 6시부터 졸리운 가운데 잘 견뎠어요?”nbspnbsp“네.”nbsp“스님도 잠 깨워 가면서 가르치려니 법문하랴 재롱떨랴 힘들었어요. 도를 구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으면 새벽 6시가 아니라 3시라도 눈을 초롱초롱하게 뜨고 하나라도 놓칠 새라 집중할 텐데 다들 멍하네요. nbspnbspnbsp그래도 이 정도만 해도 잘 하는 거예요. 대한민국 사람들 중에 공부 한번 해보겠다고 주말에 놀러 안 가고 여기 와서 불편하게 침낭에서 자는 사람이 몇 명 없어요. 꼭두새벽에 일어나서 졸더라도 법문 듣겠다고 하는 건 굉장한 일이에요. nbspnbsp이렇게 공부한 인연으로 죽을 사람 살 기회가 열리고, 병들 사람 병 안들 기회가 열리고, 재앙 받을 사람 재앙 안 받을 기회가 열립니다. 눈에 보이는 이득만 복이 아니라, 일어날 손실이 안 일어나는 것도 큰 복이에요. 그래서 여러분들이 모르는 복이 굉장히 많아요. 여러분들은 꼭 자기 눈에 보이고 자기 손에 잡혀야만 복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오늘 이렇게 1박2일 수행을 하면서 보이지 않는 복을 한량없이 얻은 거예요. 그러니 열심히들 하세요. 알았죠?”nbsp“네.” nbspnbsp“지금까지는 공부하는 데에만 초점을 뒀는데, 이 특강수련 끝나고부터는 봉사를 해야 합니다. 봉사를 해야 진짜 보살이 돼요. 우리는 이 몸을 다 돈 받고 팔아먹습니다. 그런데 죽어라 일만 하고 임금을 못 받으면 강제노역, 즉 노예노동이에요. 그러나 내가 돈을 받고 일하면 임금노동이에요. 그런데 내가 돈을 내거나 돈을 안 받고 일하면 주인으로서 일하는 것이 돼요. 이것을 자원봉사라고 합니다.nbspnbsp자원봉사는 사랑과 같습니다. 여러분도 이제 사랑을 좀 하세요. 춤과 노래를 파는 기생이 자기 애인에게는 돈 안 받고 춤 춰주고 노래를 불러줍니다. 그 애인을 기둥서방이라고 불러요. 다른 사람이 보면 그 좋은 재주를 왜 바보같이 돈도 안 받고 그냥 해주나 싶죠. 그래서 그 남자가 여자를 뜯어먹고 사는 인간처럼 보여요. 그러나 기둥서방은 원래 나쁜 사람이 아니라 기생의 애인이에요. 몸을 팔고 살 수밖에 없는 기생에게도 사랑이 있는 거에요. 여러분들이 이 세상에서 돈을 받고 노동을 팔 수밖에 없지만 여러분에게도 사랑이 있어요. 그러니까 이제는 정토회라는 기둥서방을 새로 만났으니 사랑 연습을 해야 돼요. nbspnbspnbsp오늘부터는 법당에 오면 방석도 깔고, 끝나면 청소도 하세요. 갖다 주는 떡만 받아먹지 말고, 주말이며 연말에는 모금도 나가고요. 돈 많은 사람, 지위 높은 사람, 연예인들은 이 봉사 때문에 정토회에 못 와요. 이 사람들은 옆에서 다 챙겨주는 생활에 익숙하기 때문에 봉사할 줄을 몰라요. 길거리에 가서 모금하라고 하면 자기 돈 꺼내서 집어넣고 가버립니다. 그런데 길거리에 가서 모금하는 것이 수행에는 굉장히 도움이 됩니다. 처음에 서면 좀 부끄러워요. 자기 돈을 내서 메우고 가버리고 싶겠지만 그러면 안 돼요. 수행 삼아서 모금을 하는 것이니까요. 그렇게 앞으로 여러 봉사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합니다. 강제노역이 아니라 자원봉사를 해야 해요. 성추행 당하는 게 아니라 사랑을 해야 합니다.”nbsp자원봉사는 사랑이며 내가 주인이 되는 길이라는 말씀에 모두들 공감을 하며 큰 박수로 실천을 다짐했습니다.nbspnbspnbsp앞으로 곳곳에서 정토불교대학생들이 봉사활동 하는 모습이 눈에 자주 뛸 것 같다는 기대감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토불교대학은 실제 삶이 변하도록 해주는 곳임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nbspnbsp이렇게 법문을 마치고 스님은 다시 집무실로 돌아와 어제에 이어서 새책 원고 집필 작업을 오후 내내 했습니다.nbspnbsp그리고 오후 4시 30분부터는 전국 대의원 회의 회향식에 참석해 회향 법문을 해주었습니다. 전국 대의원 회의 회향식 소식은 다음 이야기에 계속 됩니다...nbsp※ 법륜 스님과 함께하는 인도 성지순례 참가자 접수가 진행 중입니다.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서 인도의 10대 성지를 내 발로 직접 밟아보고 그 감흥을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아래 배너에서 직접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nbsp

2015.11.23. 78,258 읽음 댓글 50개

2015.11.21 전국 대의원 회의 (입재식)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정토회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전국 대의원 회의에 참석해 회의를 시작하기 전 입재 법문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오늘도 새벽 예불과 108배 정진을 하며 하루를 시작한 스님은 아침 7시에 외부 손님과 평화재단에서 조찬 모임을 가진 후 8시 20분에 서울을 출발해 문경 정토수련원으로 향했습니다.nbspnbsp문경 정토수련원에서는 아침 10시부터 전국 대의원 회의가 열렸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새벽부터 출발해 문경으로 모인 100여 명의 정토회 대의원들은 삼귀의 반야심경을 봉독한 후 스님에게 입재 법문을 청해 듣고자 기다렸습니다.nbspnbspnbsp원래는 전국 대의원 회의가 대전 정토법당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같은 시간에 가을 불교대학 특강수련이 문경 정토수련원에서 진행되고 있어서 법륜 스님을 비롯해 법사단이 강의를 해야 해서 이동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문경에서 회의가 열리게 되었습니다.nbspnbsp그런데 교통사고가 났는지 고속도로가 계속 막혀서 스님은 11시가 넘어서 겨우 문경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예정된 시간 보다 30분이 늦어진 채 곧바로 입재 법문이 시작되었습니다.nbspnbsp▲ 전국 대의원 회의 입재식nbsp매년 11월에 열리는 전국 대의원 회의는 내년도 사업 계획과 예산을 심의하고 결정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정토회는 일정한 자격을 갖춘 회원을 정회원으로 임명하고, 정회원들의 투표에 의해 각 지역별로 대의원을 선출하는 대의 민주주의를 구현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전국 대의원 회의는 국회와 비유하면 정기 국회에 해당하는 것입니다.nbspnbsp지금도 정기 국회가 지난 9월부터 열려서 12월 초까지 예산 심의를 하고 있는데 여야가 서로 갈등하는 바람에 제대로 진행이 안 되고 있어서 국민들의 걱정이 많은 상황이죠.nbsp스님은 이런 국회의 모습을 예로 들며 국가를 위해 국회의원이 하는 일이 곧 정토회의 대의원이 하는 일과 비슷하다고 하면서 대의원은 어떤 자세로 활동해야 하는지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nbspnbsp▲ 전국 대의원 회의nbsp먼저 대의원은 정토회의 설립 취지와 목표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정토회는 어떤 일을 하고자 설립된 단체인지 설명해 주었습니다.nbspnbsp“발전이라는 게 전 세계적인 현상이긴 하지만, 우리는 개중에서도 특히 고속으로 발전한 나라다 보니 발전을 하면서 나타나는 ‘환경 파괴’, ‘공동체 붕괴’, ‘자아 상실’ 등의 부작용 또한 세계에서 손꼽히게 심한 상태입니다. 나쁘게 말하면 더없이 혼란스러운 나라에 살고 있고, 좋게 말하면 우리나라의 문제를 풀면 세계인의 문제를 푼다고도 할 수 있어요. 우리가 제일 모순이 심한 편이기 때문에 우리의 문제를 풀면 세계의 문제가 풀립니다. 진흙탕 속에서 한 송이 연꽃을 피우듯이 가장 모순과 혼란이 극심한 이곳에서 우리가 세계의 문제를 풀 답을 찾아야 해요.nbspnbspnbsp더 이상은 다른 곳에서 답을 찾아서 여기에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외형의 발전은 다른 곳에서 모방해 와서 이루었지만 이제는 그것도 거의 끝에 도달해서 성장이 정체됐어요. 우리 내부적으로 일어나는 모순이 다른 곳에서 일어나는 모순보다 훨씬 더 극심하기 때문에, 우리가 답을 가진다면 다른 곳에 도움이 되지만 다른 곳이 가진 답은 우리에게 별로 도움이 안 됩니다.nbspnbsp우리 앞에 놓인 선택은 두 가지입니다. 급속도로 붕괴될 것인가? 아니면 이 두 가지 모순을 극복할 창조적인 대안을 찾아서 우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전 인류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양약으로 삼을 것인가? 이것은 위기이자 기회예요. 이 위기를 극복하면 우리는 세계 문명의 새로운 꽃을 피울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nbspnbsp정토회는 이런 진단과 가능성 위에 창립되었습니다. 출발 자체가 ‘단순한 불교 단체를 하나 만들자’, ‘불교계가 어려우니 좀 잘 해보자’, ‘좀 나은 시민 단체를 하나 만들자’, ‘우리나라를 좀 잘 만들어보자’, 이런 수준을 훨씬 넘어서는 문제의식이에요.nbspnbsp그런데 여기에 참여한 사람들이 이런 설립취지를 꼼꼼히 읽지 않아요. 정토회가 어떤 포부와 문제의식, 가능성에 맞춰서 운영되고 있고 운영되어야 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 중에 어떤 것을 계승해야 하고 어떤 것을 시정해야 하는지, 어떤 것이 부족해서 보충해야 하는지와 같은 문제의식을 가지려면 목표의식이 분명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정토회 안에서 새로운 방향, 개선점, 보충하는 역할에 대해 지도법사인 제가 많은 아이디어를 내고 시도한 이유가 ‘스님의 역량이 탁월해서다’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그러면 신비주의에 빠져서 결국에는 ‘스님 없으면 못 한다, 정체된다’라는 결론밖에 안 나와요. 제가 가진 역량은 여러분과 똑같습니다. 부처님이 저만 사랑해서 뒤에서 영감을 주는 것도 아니에요. nbspnbspnbsp다만 저는 목표의식과 문제의식이 뚜렷한 편이라면 여러분은 그 문제의식이 덜 뚜렷하다는 점이 차이입니다. 그냥 좋으니까 따라오는 수준을 넘어 이걸 꼼꼼히 살펴서 우리가 지금은 이렇게 부족하고 작은 씨앗이지만 그런 목표를 추구하며 나아가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렇게 가는 과정에서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현실 또한 수용해야 합니다. 현실을 수용한다고 해서 현실에 안주하면 안 되지만, 목표만을 앞세우느라 비현실적이 되어서도 안 됩니다. 이론이나 말로만 가지 말고 이 현실에서 실현해나가야 해요.”nbsp목표의식을 뚜렷이 갖고 있는 것이 얼마나 많은 차이를 만들어내는지 스님의 이야기를 통해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뚜렷한 목표의식을 어쩌면 ‘원’이라고 표현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nbspnbsp이어서 스님은 이런 일을 하는 정토회 회원들은 어떤 자세로 이 활동에 임해야 하는지 수행적 태도에 대해 강조했습니다. 즉, 이런 많은 활동을 하면서도 개인은 늘 행복해야 한다는 것이였습니다.nbspnbsp“늘 강조하지만 수행을 기초로 해야 합니다. 우리는 수행자로서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합니다. 그저 좀 더 좋은 세상을 만들자는 것도 아니고, 모인 우리만 행복하면 된다는 것도 아닙니다. 국가는 발전해야 하고 국민은 행복해야 한다는 목표처럼, 공동체인 정토회는 발전해야 하고 그 속에 있는 정토회 회원들은 행복해야 합니다.nbspnbspnbsp첫째, 정토회 회원들이 행복하려면 개개인이 수행이 되어야 해요. 둘째, 정토회가 발전하려면 사회적인 모순들을 우리가 해결해내야 합니다. 대안을 내야 대중이 지지를 해줍니다. 지친 대중에게 어떤 수행법을 전달해서 한 사람 한 사람 참여하면 행복한 개인들은 늘어나지만, 그들이 사는 공동체가 건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공동체가 건강해지려면 제도적 모순과 잘못된 관습은 개선하고 좋은 것은 계승·발전시켜야 해요. 그래서 우리는 사회적 실천을 피할 수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회적 실천을 하는 개인은 수행자가 돼야 합니다.nbspnbsp우리가 세상을 좋게 바꾸고 정토회를 발전시키고 법당을 늘리고 회원을 확충시키고 통일운동을 하는 등 여러 가지 일을 하다 보면 힘들고 지치기 쉬워요. 가정생활도 해야 하고 회사도 다녀야 하고 정토회 활동도 해야 하다 보니 몸도 지치고 가족들의 불만도 생깁니다. 이걸 극복하는 게 바로 수행입니다. 그 속에서 내가 지쳐 나가떨어지는 존재가 아니라 더 힘을 얻어가는 존재로 바뀌어야 하는데, 그게 수행이에요. 아침마다 매일 절은 하지만 활동하면서 지쳐 나가떨어진다면 그건 절만 했지 수행을 한 건 아니에요. 이런저런 과제가 닥치지만 수행적 관점을 딱 유지하고 해나간다면 내가 거기에 구애받지 않는 자가 되거나 그것들이 융합돼서 더 이상 장애가 되지 않습니다. 장애로 남아 있더라도 내가 거기에 쓰러지지 않고 넘어설 수 있고, 그러다 보면 그것들이 융합되어서 장애가 아니라 오히려 토대가 되어줍니다. 반대하는 남편에게 내가 억눌리는 게 아니라 구애받지 않는 존재가 되고, 나아가서는 반대하던 남편이나 자식이 오히려 나의 협력자, 후원자, 동지가 되는 과정을 거쳐나가는데 그 핵심이 수행이라는 겁니다. 그렇게 관점을 확실히 잡아서 행복해야 합니다.nbspnbspnbsp내일 하다 그만두든, 내일 죽든, 내가 이 세상에서 어떤 일을 하는 것보다 이 일이 더 보람차고 의미가 있어야 해요. 붓다의 길을 따르다가 중간에 희생된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목련존자도 이교도들에게 희생됐고, 앙굴리말라도 희생됐고, 병이 나서 중간에 죽은 사람들도 많았어요. 경전을 보면 그렇게 마지막을 맞는 제자들이 부처님의 손을 잡으면서 한결같이 한 이야기가 ‘부처님, 저는 아무런 후회도 없습니다’였습니다.”nbsp불법을 전하면서 엄청난 희생이 뒤따랐지만 죽는 순간까지 아무런 후회가 없었다는 부처님의 제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작은 일에도 대가를 바라고 인정받고 싶어하는 우리들의 모습이 많이 되돌아봐 졌습니다.nbspnbsp그러면서 스님은 이런 수행의 힘을 바탕으로 해서 우리 나라가 처한 분단의 모순을 극복할 뿐만 아니라 그 모델을 토대로 인류의 위기도 극복해 나가보자는 큰 비전을 그려주었습니다.nbspnbsp“우리는 이런 수행의 힘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모순, 즉 우리나라가 처한 분단의 모순과 통일의 과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인류가 처한 절대빈곤의 문제, 온갖 차별의 문제, 인권 문제, 평화 문제, 환경 문제, 빈부격차의 문제 등을 해결할 모델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지금 당장 한꺼번에 해결하자는 건 아니지만 모델을 만들자는 거예요. 좁게는 우리 정토회가 운영되는 이 방식이 작은 모델입니다. 이것이 실험실의 모델이라면 밖에 가서 실천가능한지를 봐야 해요. 정토회는 운전 교습소에서 하는 연습과 같다면 사회적 실천은 도로주행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nbspnbsp저는 그런 실천 모델이 대한민국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이 그런 나라가 될 수 있는지 적용해보자는 것입니다. ‘대한민국만 잘 되면 된다’는 애국주의나 ‘우리는 민족과 나라를 초월했기 때문에 나라 일에는 관심을 안 갖는다’는 초월주의가 아니라, 우리가 인연되어 살고 있는 이 나라를 가지고 실험을 해보는 겁니다. 과연 이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지, 평화를 유지해낼 수 있는지, 극단의 모순을 우리가 얼마나 해결해낼 수 있는지 조금 더 큰 실험을 해보는 거예요.nbspnbsp정토회는 우리끼리 하니까 조금 힘들어도 우리가 만들어 나갈 수 있어요. 그러나 온실에서 실험한 것은 밖의 노지에 나가서 실제로 농사를 지어보고 성공해야 농민들에게 널리 보급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좀 더 큰 실험을 해 봐야 인류에게 실제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실현 가능한 모델이 돼요. 그래서 우리가 대한민국의 문제에 집중하는 것은 단순한 애국심을 넘어서는 문제입니다. 우리가 여기 났기 때문에 나라를 사랑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저 제 나라만 사랑하는 애국심이 아니라 우리가 전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는 그런 모델로 이 나라를 잘 만들어보자는 거예요.nbspnbsp정토회의 설립취지는 불교중흥과 민족중흥입니다. 불교중흥이라는 것은 정토회가 새로운 불교의 모델이 되자는 뜻이고, 민족중흥이라는 것은 단순히 국수주의적인 애국주의를 넘어서서 우리나라를 이런 모순을 극복할 모델로 만들어보자는 뜻입니다. 이러한 우리의 실험을 기반으로 해서 자신감을 가지고 이것을 좀 더 보편화시켜서 인류애를 실현하는 쪽으로 확산시켜보자는 거예요. 이것이 제1차 만일결사의 목표이고, 인류애를 실현해보는 것이 제2차 만일결사의 목표입니다. 그런 큰 목표 속에서 지금 제8차 천일결사에 다다랐고, 그 8차 천일결사의 목표를 달성하고 마무리하는 내년도의 사업계획이 있습니다.”nbsp대한민국의 모순을 극복하는 길이 곧 인류 문명의 새로운 대안이 된다는 말씀에 정신이 번쩍 차려졌습니다. 스님은 정말 큰 그림을 그리고 이 일을 하고 해나가고 있음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nbspnbsp이어서 스님은 이런 큰 목표를 실행해 나가기 위한 대의원의 역할은 무엇인지 이야기해 주었습니다.nbspnbsp“첫째, 대의원 회의는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의사를 결정하는 기구입니다. 행정처가 결정된 의사를 집행하는 기능을 한다면 여러분은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기능을 해야 해요.nbspnbspnbsp둘째, 대중의 의견을 수렴만 한다면 민주주의가 갖는 최대의 위기인 대중 추수주의, 즉 세상을 바꿔가는 게 아니라 세상에 따라가는 쪽으로 가기 쉽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은 다시 그 회원들이 정토회의 목표를 끊임없이 숙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물론 연수원에서 중점적으로 해야 하지만 여러분도 그런 역할을 동시에 해야 해요. 회의할 때도 내 의견을 갖고 하기보다는 민주적으로 대중들의 의견을 잘 수렴해줘야 합니다. 또한 대중이 정토회의 이상과 목표를 향해 힘을 모아가도록 돕는 역할도 해야 합니다. 행정부가 끌고 가는 역할을 한다면 여러분은 뒤에서 밀어주는 역할을 해야 해요. 이런 두 가지 역할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nbspnbsp셋째, 정토회 안에서는 앞에서 방향을 잡아가는 역할, 그래서 사업계획을 심의하고 결정해주는 역할을 해야 해요. 또 한 해를 마치면 결산을 하고 일이 제대로 됐는지 평가를 해야 돼요. 아직 감사 기능이 제대로 없는데 앞으로 중간 과정에 감사 기능을 추가해야 합니다. 그렇게 계획 수립을 승인해주고, 중간에 제대로 되는지 감사 기능을 해주고, 결과가 나오면 결산을 해주고요. 결산은 사업결산 뿐 아니라 예산결산도 해줘야 합니다.nbspnbsp이런 관점에서 지금 당장의 현안 처리도 하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는 이것 역시 연습입니다. 우리가 하는 일이 세상에 좋은 일이어야 할 뿐 아니라 우리가 일하는 방식도 세상에 모범이 될 만해야 합니다. 과정을 좀 잘 못하더라도 결과가 좋을 수도 있어요. 독재를 해서라도 세상에 좋은 일을 만들어낼 수도 있잖아요. 그럴려면 성인 군자가 정치를 해야 할 텐데, 우리는 그런 성인 군자가 아니고 모자이크 붓다입니다. 부족한 우리들이 모여서 일한 결과가 부처님이 하시는 일처럼 되는 거예요. 부족한 우리들이 그런 결과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가장 최종 의결기구가 바로 대의원회입니다. 그래서 정토회가 하는 일은 그 과정도 모범적이어야 하고, 또는 모델이 될 만해야 해요.nbspnbsp그런데 지역에 다니면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과정에는 아직 일방통행이 많은 것 같아요. 사업을 추진해야 하다 보니 효율성이라는 문제와 과정의 민주성이라는 문제가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것 같아요. 상층은 그래도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것 같아요. 법사단 회의는 민주적으로 이루어지고, 대의원 대회도 어느 정도 그렇고, 집행위도 거의 민주적으로 진행되고요. 그런데 법당 수준으로 내려가면 거의 독재 수준입니다. 의견 수렴도 잘 안 되고, 집행도 상명하달식이이에요. 수행의 과제인 ‘예 하고 합니다’가 행정 집행의 명심문으로 쓰여서 뭔가 문제제기를 할라치면 ‘명심문이 뭐라고요?’ 이렇게 하면서 밀어붙인다면 이건 좀 문제가 있어요. nbspnbspnbsp그렇다고 의견을 다 수렴해주는 쪽으로 하다보면 집행이 안 되죠. 목표가 있어서 그 목표를 달성해야 하다 보니 이런 부작용이 생기는데, 대의원들이 이제는 법당 단위에서도 어떻게 민주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합니다. ‘집행부가 문제가 있다’ 이런 관점에서 풀라는 게 아니에요. 민주적으로 하면서도 집행이 일사불란한 길을 찾아야죠. 이게 모순이에요. 민주적으로 하려면 집행이 어렵거든요. 집행을 잘 하려면 지금까지 인류가 개발한 전제적인 방식이 효율적이에요. 중국은 전제적인 방식을 따라서 집행은 잘 되지만 민주주의가 잘 안 되고, 미국은 민주적인 건 잘 되지만 그러다보니 포퓰리즘에 빠져서 효율적이지 못하고 나눠먹기식이 됐어요. 그래서 니콜라스 베르그루엔이 만든 베르그루엔 거버넌스 연구소에서는 동양식 정치의 전통, 즉 유교적 정치의 전통인 전제 정치 혹은 왕도 정치와 서양에서 전통으로 내려온 민주 정치를 서로 어떻게 보완·융합해서 새로운 정치 시스템을 마련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토회는 그 사람보다 이걸 먼저 고민한 거예요. nbspnbsp정토회가 창립되기 전에 ‘서원과 연대’라고 하는 잡지를 발행한 적이 있습니다. ‘서원’이라는 것은 개인이 철저하게 수행을 해서 우리가 먼저 행복한 사람이 되면서 이 땅을 정토화하는 실천을 하자는 것을 말합니다. ‘연대’라는 것은 그것을 상호 민주적으로 하자는 것을 말합니다. 민주적으로 운영하되 수행자이기 때문에 일사불란함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제도적으로 밀어붙이거나 강압에 의한 일사불란함이 아니라, 수행자들이 모여있기 때문에 ‘합니다’ 하면 ‘네’ 하고 받아들여서 일사불란하게 하는 거예요. 그러나 회의를 할 때는 민주적으로 연대하고요. 이런 ‘서원과 연대’라는 문제의식을 가졌던 것은 바로 ‘이 두 가지 모순을 어떻게 극복할 거냐’에 대한 초보적인 문제의식이었어요. 정토회는 처음부터 그런 입장과 목표를 두고 창립되었습니다.”nbsp정토회를 창립하기 전부터 효율성과 민주성의 모순을 극복하려는 문제의식을 가졌었다는 이야기에 모두 감탄을 하면서 지금의 현실도 함께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정토회가 창립된지 20여 년이 흘렀지만 지금 그 실험은 진행 중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nbspnbsp마지막으로 입재 법문을 마치면서 스님은 이 모순을 극복하는 길은 바로 개개인들이 수행자적 관점을 확실히 갖는 것이라고 명쾌하게 정리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이런 토대 위에서 효율성과 민주성을 어떻게 융합해 내느냐가 우리의 과제입니다. 쉽지는 않겠지요. 쉬우면 다른 데서 이미 다 했을 테니까요.nbspnbsp제가 보기에 이 일은 수행자라는 관점만 확실히 가지면 가능합니다. 그런데 수행자적 관점을 갖지 않으면 어떤 질서를 만들거나 사회를 변화시키려면 부담이 되고 억압이 됩니다. 그러면 괴로워지니까 수행의 본분에 어긋난다는 문제가 발생해요. 행복하려고 여기 왔는데 다시 괴로워지고, 세상이 너무 힘들어서 여기 왔는데 더 힘들어져버려요. 그래서 우리가 수행적 관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고, 그 중에서도 대승보살의 수행적 관점을 가져야 합니다.nbspnbsp명상하고 절하는 것만 수행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이런 과제를 수행으로 돌려서 상구보리하고 하화중생한다는 수행적 관점을 가질 때에만 우리의 이런 이상을 실현할 최소한의 모델이라도 만들 수 있습니다. 인류 문명의 꽃을 피우는 건 우리 후손들이 해야 할 일이지만, 그럴려면 우리가 우리 시대에 그 씨앗을 심고 싹을 틔워주는 일을 해야 합니다.”nbspnbsp수행적 관점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씀이 가슴에 깊이 남았습니다. 왜 스님이 항상 수행을 강조하는지 더 큰 시각에서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었습니다.nbspnbsp스님의 입재 법문을 듣고 있는 대의원들의 눈빛은 반짝 반짝 빛이 났습니다. 간간히 터져 나오는 웃음 속에는 공감의 뜻과 실천에 대한 의지가 가득 묻어 났습니다. 모두들 스님이 그려주는 비전을 나의 비전으로 삼으며 마냥 설레여하는 모습이었습니다.nbspnbsp이렇게 정토회의 설립 취지와 목표, 대의원의 역할에 대해 자각하는 시간을 가진 후 대의원들은 내년도 사업계획과 예산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습니다. 분과별로 흩어져서 꼼꼼히 검토를 해보고 같이 토론도 해보는 등 다양한 문제점과 가능성을 발견하며 함께 의견을 모아 나갔습니다. nbspnbspnbsp대의원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는 사이에 스님은 집무실에 머물며 오후 내내 새책 원고 집필 작업을 했습니다.nbspnbsp내일은 새벽 6시부터 9시까지 경전반 특강수련 참가자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한 후 오후에는 전국 대의원 회의를 마치며 회향 법문을 할 예정입니다.nbspnbsp※ 법륜 스님의 세계 100회 강연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야단법석을 지금 인터넷 서점에서 만나보세요. 14만 킬로미터의 여정에서 만난 2만 2천여 명 세계인과의 행복한 대화가 생생하게 담겨 있습니다.nbspnbsp지금 구매하기nbsp

2015.11.22. 34,783 읽음 댓글 32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