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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7 (오전) 남양주 즉문즉설 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오전 10시 30분부터 남양주에 위치한 경복대학교에서 남양주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한 후 저녁 7시부터는 일산 정발산 성당에서 일산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했습니다. 먼저 남양주 즉문즉설 강연 소식부터 전해드리겠습니다.nbspnbsp어제밤 진주에서 통일 강연을 마치고 새벽 2시에 서울 정토회관에 도착한 스님은 밤을 꼬박 새며 새책 원고 집필 작업을 한 후 새벽 4시부터는 공동체 대중들과 함께 예불과 기도를 하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nbspnbsp9시에는 서울 정토회관을 출발해 즉문즉설 강연이 열리는 남양주시로 향했습니다. 차 안에서는 밤새 원고를 봤다고 하며 깊이 단잠을 주무셨습니다.nbspnbspnbsp강연이 열리는 남양주시 경복대학교에는 10시 10분에 도착했습니다. 건물 1층 로비에서는 가장 먼저 총장님 이하 몇몇 학교 직원 분들이 반갑게 인사를 건네며 스님을 총장실로 안내해 주었습니다. 담소를 나누기 위해 총장실에 들어가기 전, 정성스럽게 자필로 방명록을 남겼습니다. 미래를 이끌어나갈 청년들이 단순 지식보다 앞을 내다볼 수 있는 현명한 지혜를 쌓을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 보였습니다.nbspnbspnbspnbsp총장실에서 환담을 나누며 총장님은 “스님을 저희 학교에 모시게 되어서 영광이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고, 스님은 새책 ‘야단법석’을 사인해서 선물했습니다.nbspnbsp▲ 경복대학교 총장님과의 환담nbsp어제 첫눈이 내린 후 갑자기 겨울의 날씨가 된 듯 칼바람이 몰아칩니다. 강연 2시간 전부터 밖에서 피켓을 들고 안내하는 분에게 힘들지 않느냐고 묻자,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겁다”며 밝게 웃습니다.nbspnbsp▲ 오늘 강연이 열린 경복대학교 우당아트홀nbsp추위에도 물러섬 없는 봉사자들의 열정을 보며 오늘 남양주정토회에서 어떤 마음으로 이 강연을 준비했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늘 강연은 남양주법당, 구리법당, 양평법당, 포천법당, 의정부법당 5개 법당에서 90여 명의 봉사자들이 준비했습니다.nbspnbsp▲강연 준비로 분주한 봉사자들nbsp이른 시간부터 강연을 기다리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50대 여성 한 분은 “그동안 유투브로만 즉문즉설을 들어왔는데, 오늘 스님께 직접 말씀을 듣고 가정에 돌아가 아들에게 좋은 엄마가 되고 싶다”고 빙그레 웃어보였습니다.nbsp10시 30분이 되자, 사회자의 환영 인사와 스님 소개 영상으로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스님이 무대에 오르자 400여 명의 관객들은 열렬한 환호로 뜨겁게 스님을 맞아주었습니다.nbspnbspnbsp무대에 오른 스님은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감기 걸리지 않도록 건강을 당부하고, 즉문즉설의 취지에 대해 간단히 설명한 후 곧바로 질문을 받았습니다.nbsp오늘은 총 7명의 질문자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로 질문한 20대 여성 분은 자신은 친구들과 있을 때 고민을 들어주는 입장인데 더 많은 고민을 들어주는 스님은 스스로의 고민을 어떻게 해결하시는지 물었고, 두 번째로 질문자한 60대 남성 분은 7년간 막내아들의 출가를 반대하다 한 순간에 마음이 바뀌어 허락한 자기의 마음을 하소연 한 후 출가한 아들의 호칭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고, 세 번째로 질문한 50대 여성 분은 무서움이 많아 집에서 혼자 있지 못한다며 어떻게 이 두려움을 극복해야 할지 물었습니다.nbspnbsp네 번째로 질문자한 40대 여성분은 호스피스의 직업 상 아무 준비 없이 가족과 이별을 할 때 슬퍼하는 유가족을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지 물었고, 다섯 번째로 질문한 중1, 초2의 아들을 둔 엄마는, 아들 둘의 사이가 소원한 것이 큰 걱정이라며 질문했고, 여섯 번째로 질문한 40대 남성분은 개신교에는 헌금, 천주교에는 교무금, 불교에는 보시가 있는데 어떤 마음으로 돈을 내야 하는 것인지 물었습니다.nbspnbsp사전 신청한 질문자의 마지막 질문이 끝나고 2분이라는 시간이 남자, 그 짧은 시간도 허투루 쓰지 않으려 스님은 즉석에서 한사람 더 추가 질문을 받았습니다. 마지막 질문자는 기독교에 회의를 느껴 혼자 절에 다니고 있는데 불교에서는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 물었습니다.nbspnbsp명쾌한 스님의 답변에 질문자들의 표정은 밝아졌고, 관객들은 질문자와 함께 울고 웃으며 공감과 감동의 2시간 30분이 금새 지나갔습니다.nbspnbspnbsp오늘은 그 중 기독교에 회의를 느낀 마지막 질문자의 물음과 스님의 답변 내용을 소개합니다. 강연장을 찾은 불교 신자 뿐만 아니라 천주교, 개신교 신자들도 이 질문에 충분히 공감을 하고 이해를 할 수 있어서 너무 명쾌했다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했습니다.nbspnbspnbsp“신앙에 대한 의문입니다. 저희 집안은 다 기독교인데 저 혼자 버티면서 절에 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기독교에서 하나님한테 빌면 원하든 대로 이뤄진다고 하는 것에 회의를 느꼈고 가족들이 강요하는 것도 싫어서 교회에서 등을 돌렸어요. 그런데 저 역시 염원이 있으면 부처님께 이뤄지게 해달라고 기도하는데, 그런 기복적인 면이 불교 이치상 어긋난다고 아까 말씀하셔서 지금 혼란스럽습니다.”nbsp“이치로 따지면 기독교나 불교나 다 어긋납니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이 세상 사람들은 다 복을 받고 싶어 해요. 남의 복을 훔치는 것도 아니고, 복 달라고 한 대서 하나님이나 부처님이 주는지 안 주는지도 확실치 않으니 그걸 굳이 나쁘다고 말할 필요는 없어요.nbspnbspnbsp기복은 부처님이 가르치신 ‘인연과’에도 어긋나고, 예수님의 원래 가르침에도 어긋나요. 진정한 기독교인이라면 복을 받으려 들기보다는 복을 지어야 해요. 원래 기독교 가르침에 따르면 복을 짓고도 칭찬받으려 들지 말아야죠. 좋은 일을 하고 이 세상에서 대가로 받은 상은 작지만, 천국에 가서 받은 상은 매우 크다고 하잖아요. 이 말의 핵심은 많이 받고 적게 받고에 있지 않아요. 좋은 일을 하고도 칭찬받으려 들지 말라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다 알고 계셔서 나중에 천국에 오면 큰 상을 내릴 테니 이 세상에서 작은 이득에 연연하지 말라는 가르침이에요. 불교에서 말하는 무주상보시와 같아요. ‘내가 복을 짓고도 복 받을 생각을 안 하면 그 복은 한량이 없다’ 이걸 무루복이라고 합니다. 표현 방법이 다를 뿐 가르침의 내용은 비슷해요.nbspnbsp복 달라고 빌면서 부르는 이름만 부처님, 하나님이 서로 다르지, 사람의 심리는 똑같아요. 그런데 그거 하려고 굳이 교회에서 절까지 올 필요 있어요? 개인적으로 교회가 싫어서 절에 오는 것은 괜찮지만, 와놓고 하는 행동은 똑같잖아요. nbspnbspnbsp‘하나님, 복 주세요’, ‘부처님, 복 주세요’ 하고 기도하면,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어요. 되면‘ 가피 입었다’, ‘은혜 입었다’ 하고 좋아하지만 안 되면 ‘기도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네. 믿어봐야 소용 없네’라고 해요. 이 말은 자기 신앙을 부정하는 거예요. 하나님이나 부처님에게 나를 바치는 게 아니라 하나님이나 부처님을 내 욕망을 채우기 위해 종 부리듯이 부리려드는 거예요. ‘내가 원하는 걸 내놔라, 안 내놓으면 너를 안 믿겠다’ 그건 신앙이 아니에요. 복을 비는 것 자체가 나쁘다는 게 아니라, 그 속내를 살펴보면 참 신앙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라는 겁니다.nbsp그러면 어떻게 기도해야 할까요? 기독교 신자라면 아침에 일어나서 ‘하나님, 오늘도 주님의 은혜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해야죠. 감사 기도를 한다는 것은 복을 이미 받았다는 뜻입니다. 이게 믿음이에요. 이미 받았기 때문에 감사 기도를 하라는 겁니다. 여러분들이 몰라서 그렇지, 이미 복을 한량없이 받은 거예요. 이미 복을 받았으니 기도하면서 이것저것 생각할 필요 없이 감사 기도를 하면 됩니다. 그 분은 모든 걸 다 아시는 분이니까 내 마음도 이미 다 아시거든요.nbspnbspnbsp성경에 ‘기도할 때 은밀히 하라’ 이런 말씀도 있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자기가 원하는 걸 조목조목 짚어서 이야기하고, 그것도 모자라서 마이크 대놓고 큰 소리로 기도해요. 그 분이 전지전능하다는 걸 못 믿어서 조목조목 이야기 안 하면 잊어버리고, 크게 이야기하지 않으면 못 알아듣는 나 같은 수준일 거라고 생각해서 그래요. 그러나 그 분은 이미 내 마음을 다 아시는 전지한 분이시잖아요. 불교식으로 표현하면 관세음보살님은 눈이 천 개라서 다 보시고, 손이 천 개라서 다 구제하십니다. nbspnbspnbsp그런 분이 왜 내 요구를 안 들어주실까요? 쥐가 쥐약 든 고구마를 먹고 싶어 안달하는데 입이 안 닿아서 ‘하나님, 부처님, 이거 좀 먹게 해주세요’하고 빌면 저렇게 간절히 원하니까 먹도록 그 소원을 들어주어야 할까요?nbsp우리가 원하는 것이 때로는 안 이루어지는 편이 좋을 때가 굉장히 많아요. 간절히 빌어서 결혼했는데 지금 결혼 생활도 골치 아프고, 간절히 빌어서 애 낳았는데 지금 애 때문에 죽겠다고 하잖아요. 그러니 기도할 때는 ‘주여, 뜻대로 하옵소서’라고 해야 해요. 전지전능하신 분이 보셔서 내가 원하는 대로 이뤄지는 게 나으면 그리 해주시고, 안 이루어지는 게 나으면 또 그렇게 해주세요. 그러면 원하는 대로 이루어져도 감사하고 안 이루어져도 감사하니 신앙에 어긋날 이유가 없어요. 절과 교회를 오락가락하며 전전할 이유가 없습니다.nbspnbsp제가 조계사에서 대학생들 지도 법사로 있을 때 한 학생이 시위를 하다가 3년 형을 구형받았어요. 그 어머니가 날마다 조계사에 와서 ‘우리 아들 빨리 나오게 해달라’고 기도했는데 3개월 만에 집행유예로 나왔습니다. ‘부처님 가피를 입었다’며 어머니가 크게 기뻐했어요. 그런데 그만 3개월 만에 교통사고가 나서 아들이 세상을 떠나고 말았어요. 그러자 그 어머니가 저를 붙들고 ‘내가 나오라고 빌어서 아들을 죽였다’며 울었습니다. 이게 ‘인생지사 새옹지마’입니다. 감옥에서 나오는 게 꼭 좋다고 말할 수가 없었어요. 더 큰 재앙을 피하려고 들어가게 된 건지도 모르잖아요.nbspnbsp하나님을 믿고 부처님을 믿어서 기도하는 우리는 부처님 혹은 하나님의 뜻을 모릅니다. 그러니 ‘주여, 뜻대로 하옵소서’ 이렇게 기도해야 해요. 이게 신앙 고백이에요. 질문자도 교회 가서 ‘주여, 뜻대로 하옵소서’ 이렇게 기도하든지, 절에 가서 절하면서 ‘부처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이렇게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이렇게 기도하면 계속 행복해지고 고민도 줄어듭니다. ‘문화가 달라서 나는 교회보다 절이 좋다’ 이런 건 자기 취향에 따라 선택하는 거니까 괜찮아요.”nbspnbsp“교회는 사랑이라고들 말하는데 겪어보니 이중적인 느낌이 많이 들어서 싫어요.”nbsp“절에 가도 마찬가지예요.” nbspnbsp“하나님의 가르침이 거짓되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용서와 사랑으로 구원한다는 하나님이 안 믿는다는 이유로 불신자들을 불에 던져버리는 이야기를 듣고 환멸을 느꼈어요. 그 신이 과연 자비의 신인가 의문이 계속 들고요.”nbsp“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불교라고 하지만 대부분은 힌두교이고, 기독교라 하지만 대부분은 유대교에 가깝습니다. 질문자가 다닌 교회는 이름만 기독교일 뿐 유대교라고 생각하면 돼요. 예수님 이후의 하나님은 용서의 하나님입니다. 참된 크리스천이라면 천당에 갔을 때 스님도 와 있다면 반가워해야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은 ‘이교도가 여기 어떻게 왔지? 안 믿어도 오는데 괜히 믿었다’ 이러기 쉽습니다. 크리스천이라면 천국에서 저를 만나면 ‘하나님, 감사합니다. 이교도도 구원하시니 참으로 너그러우신 분입니다’ 이렇게 기뻐해야 합니다. 이게 사랑의 하나님입니다. nbspnbspnbsp크리스천들과 기독교가 그리 못 하는 건 현실입니다. 마찬가지로 불교도 원래의 가르침을 잘 따르지 못해요. 그러나 이건 인간의 문제이지, 부처님이나 하나님의 문제는 아니에요. 예컨대 시어머니가 절에 지극정성으로 다니면서 정작 며느리 대하는 건 형편없다면 그 며느리는 절에 안 다닙니다. 반발심으로 교회에 가버려요. 질문자는 가족들이 교회에 극성이면서 실제 말이나 행동은 다른 걸 보고 실망했잖아요. 그건 인간의 죄지 하나님의 잘못이 아닙니다. 그래도 다시 돌아간다면 하나님께서 다 용서해주십니다. 질문자가 절에 좀 다닌다고 해서 자비하신 하나님이 벌주시지는 않아요.nbsp옛날에 어떤 할머니 한 분이 이런 이야기를 제게 했어요. ‘스님, 하나 물어볼게요. 제가 고3 손녀딸 때문에 입시 합격 기도를 하는데 기도가 성취가 안 될 것 같아요. 손녀딸이 사실은 교회에 다니거든요.’ nbspnbsp그래서 제가 그랬어요. ‘할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부처님이 아무렴 할머니 마음 같을까요? 고등학생이 교회 좀 다닌다고 해서 붙을 시험도 떨어지게 만드는 건 부처님이 아니에요. 그러면 대자대비하시다는 표현을 안 써야죠.’nbspnbsp그러니 그런 거 걱정 마시고, 교회든 절이든 질문자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세요.”nbsp“주옥같은 말씀 감사합니다.” nbsp스님의 명쾌한 답변에 질문자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청중들도 공감이 컸는지 크게 박수를 쳤습니다.nbspnbspnbsp오늘은 종교에 대한 질문들이 이어지다 보니 종교의 본질에 대해 많은 것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이렇게 모든 질문에 대해 답변을 마치니 2시간 30분이 지났고 드디어 마칠 시간이 되었습니다.nbspnbsp스님은 마지막 질문에 대한 답변이 조금 부족했는지, 강연을 마무리하면서 변화된 시대에 우리는 종교에 대해, 세상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갖고 다가가면 좋을지 추가적으로 더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특히 융합의 시대를 설명하면서 ‘크리스천부디스트’라는 사람들의 등장을 이야기한 부분은 청중들의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습니다.nbspnbsp“옛날에는 일단 결혼하면 남편이 신혼 첫날밤에 죽어도 평생 재혼할 수 없었어요. 그런데 요즘은 결혼해서 아이 낳고도 이혼하고, 재혼도 할 수 있어요.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도 할 수 있어요. 옛날에는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만 살았기 때문에 다른 나라 사람 되는 게 불가능했지만 요즘은 다른 나라 사람도 될 수 있고, 다른 나라 사람과 결혼해 아이를 낳을 수도 있어요. 한국에서 태어난 사람이 미국 가서 살면 ‘코리안아메리칸’이라고 해요. 이렇게 시대가 바뀌고 있습니다.nbspnbsp종교도 마찬가지예요. 옛날에는 기독교 신자는 무조건 기독교만, 불교 신자는 무조건 불교만 믿어야 했어요. 그러나 지금은 기독교 신자로 자란 사람이 불교를 믿어도 되고, 그 반대도 됩니다. 그걸 배신이라고 한다면 한국 기독교인들은 전부 배신자입니다. 조상들이 전부 유교 아니면 불교를 믿었으니까요. 나는 배신 안 했어도 어머니나 할머니나 증조할머니처럼 가족이나 조상 중 누구 한 사람은 반드시 배신했어요. 이걸 따지면 말이 안 됩니다.nbsp그러니 여러분들은 뭘 해도 다 괜찮아요. 기독교 믿다가 불교로 바꿔도 되고, 불교 믿다가 기독교로 바꿔도 되고, 기독교와 불교를 동시에 믿어도 돼요. 이중국적과 같습니다. 지금은 한국과 미국 사이에 이중국적을 허용하지 않지만 앞으로는 일부 허용하게 될 거예요. 그것처럼 신앙은 기독교를 믿고 마음공부는 불교를 통해 하면 ‘크리스천부디스트’라고 합니다. nbspnbspnbsp미국에는 이런 사람들이 많습니다. 굳이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건 너무 가혹해요. 자기가 태어나서 성장해온 토대인 기독교도 소중하고, 불법 공부도 너무 소중한 거예요. 그래서 크리스천부디스트라는 이름이 만들어졌어요. 맨해튼에 있는 유니온 신학대학에 가보면 크리스천부디스트들이 많이들 공부하고 있고, 그 주제에 대한 연구도 활발합니다. 저도 거기서 강연을 했어요. 한편 신앙은 불교로 가지되 기독교 실천 활동이 너무 좋아서 기독교 신자가 된다면 ‘부디스트크리스천’이 되겠죠. 그래도 괜찮아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nbspnbsp제가 20년쯤 전에 중국에 가보니 공산당원들은 종교를 못 가진대요. 그런데 불교사상을 이야기해보면 마르크스 철학하고 유사한 면이 있잖아요. ‘세상이 다 연관되어 있다, 고정불멸하는 것은 없다’ 이런 원리가 비슷하다고 막 감동하기에 불교 믿으라고 했더니 자기는 공산주의자여서 절대로 안 된대요. 불교 신자로서 공산주의자가 될 수도 있고, 공산주의자로서 불교 신자가 될 수도 있지 않냐고 해도 절대로 안 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그랬어요.nbspnbsp‘그런 소리 하지 마세요. 옛날에 사회주의는 계획경제, 자본주의는 시장경제라고 해서 사회주의가 시장경제 하면 수정주의자라고 비난받았어요. 그런데 당신들은 지금 사회주의면서도 시장경제를 하잖아요. 그러니 공산당원 하면서도 불교인이 될 수 있습니다.’nbspnbsp20년 전 당시에는 말이 안 된다고 했지만 요즘은 중국 공산당원들 중에서도 불교 신자들이 꽤 있습니다. 공식적으로는 허용이 안 돼도 실제로는 믿는 사람들이 많아요.nbspnbspnbsp이걸 융합이라고 해요. 미래 학문의 핵심은 융합입니다. 요즘 생물과 화학을 합쳐서 생화학이라고 하듯이 인문학과 자연과학도 융합이 되고, 종교와 과학도 융합되어 새로운 것이 나올 겁니다. 미래의 시대는 새로운 시대, 창조의 시대입니다. 지금까지처럼 분열해서 장벽을 쌓는 시대가 아니라 모든 장벽을 허물고 서로 융합해서 새로운 길로 나아가는 시대예요. 이미 시대는 이렇게 변하고 있는데 여러분들 머릿속은 옛날 그대로 굳어 있어요. 저는 승려이긴 하지만 불교만 고집하지 않고, 종교인이지만 종교만 고집하지 않아요. 이렇게 앞서 나가니까 여러분들이 강연장에 이렇게 찾아들 오잖아요.nbspnbsp그러니 여러분들도 조금 사고의 폭을 넓히세요. 그런다고 자기 신앙이 흔들리는 것이 아니예요. 불교 신자로서 성경을 얼마든지 볼 수 있어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는 책이 성경인데 그걸 왜 안 봐요? 또 기독교 신자로서 불경을 봐야 해요. 인류의 귀중한 유산을 습득하지 않으면 자기만 손해예요. 앞으로 폐쇄적인 사람들과 개방적인 사람들이 경쟁하면 시간이 좀 걸려도 결국은 개방적인 사람이 승리합니다.nbspnbsp남북도 마찬가지예요. 북한은 폐쇄적이고 남한은 개방적인데 시간이 지날수록 남한이 유리해져요. 그런데 개신교보다는 천주교가 앞으로 매력이 훨씬 커질 거예요. 천주교는 자기를 지키지만 그러면서도 좀 개방적이니까요. 개방적인 것은 자기와 다른 것 중에서 유리한 것을 취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한계를 벗어야 합니다. 모든 것은 인간을 위해서, 인간의 자유와 행복을 위해서 있는 거예요. 그렇게 여러분들이 관점을 가져보면 좋겠어요.nbspnbspnbsp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머리가 약간 복잡할 수 있어요. 이렇게 생각하는 것을 ‘종교 다원주의’라고 해서 기독교 신앙에 어긋난다고들 하거든요. 그러나 그렇게 너무 배타적이 되면 지금 무슬림들의 일부처럼 극단적인 근본주의로 향하게 됩니다. 그러니 이제는 한 차원을 넘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시대와 다른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에 우리 자녀들도 우리 문화를 소중히 여기고 자기 정체성을 갖되 개방적인 사람이 되도록 키워야 합니다. 개방성을 강조하다 자칫 정체성을 잃어버리면 흐지부지되기 쉽고, 정체성을 키운답시고 너무 배타적으로 하면 폐쇄적이 되어 발전하지 못해서 문제가 됩니다. 자기 정체성은 갖되 개방적이어야 해요. 그런 관점을 갖고 여러분 모두 좀 더 자유롭고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nbsp스님의 명쾌한 답변 덕분에 오늘 즉문즉설 강연은 종교학 강의가 된 것 같습니다. 출가한 아들 때문에 근심걱정이 많았던 할아버지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통해서는 불교에서 말하는 출가 정신이 무엇인지 깊이 새겨들을 수 있었고, 마지막 질문자의 기복 신앙에 대한 회의감에 대한 물음에 대해서는 기독교의 본질이 무엇이고, 변화된 시대에 어떤 관점을 갖고 종교를 바라봐야 하는지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nbspnbsp강연을 마치고 나가는 한 분에게 오늘 강연을 들은 소감을 물어보았습니다. “저도 어릴 적부터 기독교를 믿어 왔지만 늘 의문이 들었던 점이 있었는데, 오늘 스님 말씀을 듣고 예수님의 본래 가르침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었어요. 말끔하고 개운해진 느낌입니다. 크리스천 부디스트가 되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라며 환한 웃음을 보였습니다.nbspnbsp중년의 부부는 “질문 하나하나가 다 우리 사는 이야기라 참 좋았다. 스님께서 명쾌하게 이야기 해주시는 데 속이 시원하고 내 머리가 다 정리되는 기분이었다” 고 말하면서 서로 마주보며 밝게 웃기도 했습니다.nbspnbsp이어진 책 사인회는 난방이 되지 않아 추운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밝은 얼굴로 질서정연하게 사인을 받았습니다. 스님은 한 분 한 분과 눈을 마주치며 정성껏 사인도 해주고, 환한 웃음으로 감사의 마음도 전했습니다.nbspnbsp▲ 책 사인회nbsp오늘은 질문 내용 중에 진정한 보시의 의미를 물었던 내용이 있어서 그런지 준비된 책도 한권도 빠짐없이 완판되었고, 특히 스님의 새책 ‘야단법석’은 일찌감치 완판이 되면서 책을 구하지 못해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구매한 책을 한아름 든 사람들이 사인을 기다리며 길게 줄을 섰습니다.nbspnbsp사인회가 끝나고 스님은 구리법당, 의정부법당, 양평법당, 남양주법당 순서로 봉사자들과 차례대로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모두 밝은 표정에 보람이 가득해 보였습니다.nbspnbspnbsp봉사자들은 급하게 다음 일정으로 떠나는 스님을 감사한 마음으로 배웅했습니다. 이어 강연장을 뒷정리를 모두 마치고 마음 나누기를 했습니다. 대부분이 “스님의 말씀을 듣고 가볍고 행복해진 관객들의 표정을 보는 것이 참 좋았다” 라고 하면서 “이보다 더 좋은 전법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봉사의 기쁨을 표현했습니다.nbspnbsp남양주를 출발한 스님은 곧바로 저녁 강연이 열리는 일산으로 향했습니다. 오후 3시 쯤 일산 정토법당에 도착해 원고 교정 업무와 각종 보고서들을 체크하며 업무를 보았습니다.nbspnbsp저녁 7시부터는 정발산 성당에서 일산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 다음 이야기에 계속 이어집니다...nbsp※nbsp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52개 도시를 순회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 강연 일정을 확인한 후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강연장으로 오세요.nbspnbspnbsp강연은 선착순 무료 입장이며, 질문을 하고 싶은 분들은 강연장에 직접 오셔서 사전 신청을 하셔야 합니다.nbsp
2015.11.25 (저녁) 광주 청년 즉문즉설 강연
nbsp안녕하세요. 스님은 오전에 전남지방경찰청 초청강연과 오후에 목포해양대학교 초청강연에 이어서 저녁 7시부터는 전남대학교 컨벤션홀에서 광주 지역의 청년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했습니다.nbsp연이어 3번의 강연을 했기 때문에 피곤할 법도 한데 스님은 더 힘을 내어서 전남대학교 컨벤셜 홀로 들어섰습니다. 곳곳에 서 있는 주황색 티셔츠를 입은 봉사자들을 보고선 금새 환한 웃음도 보여주었습니다.nbspnbsp▲ 전남대학교 컨벤션홀nbsp이번 강연은 청년정토회와 광주 지역의 청년들이 서포터즈가 되어 한마음으로 준비했습니다. 모두들 3시부터 강연 준비를 시작해 신속하게 일 나누기를 하고 무대 점검과 사전 리허설을 마친 후 밝은 표정으로 찾아오는 청년들을 맞이했습니다.nbspnbspnbsp저녁 6시가 되자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이었지만 청년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령층의 청중들도 많이 참석해 400석의 자리를 꽉 채우고도 자리가 부족해 계단에 앉아야 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nbspnbsp강의가 시작되자 스님은 청중들에게 “저녁식사는 하셨어요?”라며 안부 인사를 전했습니다. 그리고 청중석을 살펴보더니 늙은 청년들이 보인다고 하면서 웃음을 보인 뒤 오늘 청년 강연의 취지에 대해 설명을 하면서 강연을 시작했습니다.nbspnbspnbsp“오늘 강연은 청년정토회가 주관하는 강연입니다. 일반인들이 매일 시부모 모시는 문제, 고부 갈등, 부부 갈등 같은 이야기만 하니까 청년들한테 안 맞는다는 의견이 있었어요. 그런 자리에 청년들이 들어가서 배울 것도 있지만 청년들에게 따로 시간을 내어서 청년들의 고민만 집중적으로 다뤄줬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그래서 오늘 광주에서 청년 즉문즉설 강연이 잡힌 겁니다. 오늘 참석하신 분들 중 나이가 많으신 분들은 참관만 하세요. 원래는 참석도 안 시켜야 되지만 자리가 비어서 참석은 허용했으니 그렇게 아시고 오늘은 35세 이하 청년 대학생들만 질문할 수 있도록 양해를 해 주시기 바랍니다. 괜찮으시죠?”nbsp“예.”nbspnbsp스님이 질문할 사람은 손을 들어보라고 하자 총 6명이 손을 들었습니다.nbspnbsp첫 번째 질문자는 21살 남학생이였는데 꿈을 크게 잡았지만 이게 허황된 것인지 아닌지 확인받고 싶어 하였고, 두 번째 질문자는 23살 여학생으로 주변 상황에 의해 마음이 불편해져 어떻게 해야 할지 그리고 헤어진 전 남자친구가 생각이 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물었고, 세 번째 질문자는 전남대학교 1학년 재학중인 남학생으로 부모님께 자신의 주장을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물었고, 네 번째 질문자는 31살 한국으로 유학 온 중국인 여학생으로 부모님이 있는 중국으로 돌아가야 할지 아니면 한국에 남아서 취직을 해야 할지 걱정이라며 질문했고, 다섯 번째 질문자는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여성으로써 매사에 부정적이고 죽음에 대해 자주 이야기하는 남편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물었고, 여섯 번째 질문자는 결혼을 생각하고 있는 여성으로써 사주를 보러 가서 안 좋은 이야기를 듣고 와 신경이 계속 쓰인다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습니다.nbspnbspnbsp이렇게 사전에 신청했던 질문자들의 질문이 모두 끝나고 시간이 남자 스님은 즉석에서 추가 질문을 받았습니다. 일곱 번째 질문자는 남자 교사로써 꿈이 없이 살아왔는데 주변에서 꿈을 갖고 살라는 말 때문에 자신이 잘 살고 있는 건지 궁금하고 또 아버지와의 관계 회복을 물었고, 여덟 번째 질문자는 27살 직장인 여성으로 자신이 결혼하고자 하는 사람이 도인의 길을 가려고 하는데 자신이 어떤 마음으로 함께 해야 하는지 물었습니다.nbsp오늘은 그 중에서 꿈이 없어서 고민이고 아버지와의 관계 회복에 대해 물었던 남자 교사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nbspnbsp“지금까지 꿈이 없이 살아온 게 고민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남들은 장래희망을 쓸 때 다 자기의 꿈이며 진짜 원하는 걸 적던데, 저는 꿈이 없어서 부모님의 기대나 주위 사람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그냥 제 꿈이라고 적었습니다. 대학에 입학할 때도 다른 친구들은 정말 자기가 원하는 전공에 따라 진학하는데 저는 그냥 수능성적에 맞춰서 대학을 갔습니다.nbspnbsp어쩌다 보니 제 꿈도 아니었지만 임용고시에 합격해서 35세인 지금은 학교 교사가 되었는데 이제 와서 딜레마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강연을 다녀봤지만, 흔히 말하는 성공하거나 행복하다는 사람들은 우선 꿈을 가지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저는 일단 꿈이 없어 고민입니다.nbspnbsp두 번째로, 저는 교사로서 학생한테 ‘너는 꿈을 가져야 된다. 너의 꿈을 이루어가기 위해서 이런 단계를 밟으면 좋겠다’는 등의 말을 하지만 정작 교사인 저는 꿈이 없습니다. 과연 꿈을 갖는 것만이 정말 행복한 길인지, 또 꿈을 갖지 않는다면 실패한 삶인지 고민입니다.”nbsp“그렇지 않아요. 꿈은 없을수록 좋아요. 있는 게 병입니다. 질문자는 지극히 정상적입니다. 토끼며 노루며 다람쥐는 다 꿈이 있어서 저렇게 살고, 나무는 뭐 꿈이 있어서 저렇게 자는 게 아니에요. 없는 게 자연스러운 겁니다.”nbsp“그런데 모든 책에서는 꿈이 있는 게 정상이라고 하니까요.”nbsp“그것은 책에 나오는 이야기이니까 신경 쓸 필요가 없어요.”nbspnbsp“많은 사람들도 ‘항상 꿈을 가지라. 꿈을 좇아서 살라’고 하니까요.”nbsp“부처님은 그런 이야기 안 했습니다. 그 사람들은 뭘 모르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질문자가 자기 반에서 조사해보면 ‘선생님, 저는 꿈이 없어요’ 이런 이야기를 하는 아이가 있었나요? 없었나요?”nbsp“사실 아무 생각 없이 그렇게 이야기하는 아이들이 더 많긴 합니다.”nbspnbspnbsp“그래요, 없다고 말하는 아이들이 더 많잖아요. 그런 아이들에게 질문자는 용기를 줘야 합니다. ‘꿈이 있는 게 문제지, 꿈이 없는 건 아무 문제도 안 된다. 선생님도 꿈이 없었지만 이렇게 선생님이 되어서 너희들을 가르치지 않니? 걱정하지 마라’ 이렇게 격려를 해 줘야합니다.nbsp현재 한국 사회의 교육이 잘못되어서 많은 젊은이와 아이들이 질문자처럼 ‘저는 꿈이 없어요’ 하는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고민이 지금 사회적으로 큰 문제입니다. 교육이 잘못돼서 그래요.nbspnbsp질문자는 교사가 되길 잘했습니다. 반에서 조사를 해 보세요. 3분의 1, 심하면 절반 이상은 꿈이 없습니다. 그게 지극히 정상적이에요. 학교 교육이 제대로 있기 전인 옛날에 시골 농가에서 태어나서 자란 사람들은 특별히 따로 꿈이 없었어요. 그냥 자라서 시집가고, 자라서 농사지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잘못된 교육 때문에 사람들이 병들게 됐어요.nbspnbsp제가 학교 다닐 때 운동을 굉장히 하고 싶어 하는 아이가 한 반에 한둘씩 있었어요. 소위 딴따라라고 하는 음악을 좋아하는 아이도 한 반에 한둘씩 있었고, 미술을 좋아하는 아이도 있었어요. 이렇게 특별한 아이들이 60명 중 부문별로 1, 2명 꼴로 있었어요. 그런 특기 있는 아이들이 중학교 때까지는 그 특기를 살리지만 고등학교 때부터는 부모가 그걸로 못 먹고 산다며 강력하게 반대해서 그 특기를 못 살리고 다 이과로 진학해 공대에 들어갔습니다. 우리 시절에는 문과보다 이과가 우세했거든요.nbspnbsp그런데 우리가 이제는 어느 정도 먹고 살 만해졌어요. 사람들이 먹고 사는 데만 전전긍긍해서는 행복하지가 않으니까 이제 ‘꿈’을 생각하게 된 겁니다. ‘나는 의사지만 사실은 음악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때는 음악을 해서는 못 먹고 살기 때문에 의사가 되었다’ 이렇게 됐어요. 그러다 보니까 자기 어릴 때 못 이룬 꿈을 생각해서, 자녀 세대에는 뭘 하고 싶은 사람은 그걸 할 길을 열어주자고 하게 됐어요. 그래서 ‘네가 원하는 게 있으면 그걸 해라’ 이런 분위기가 된 겁니다.nbspnbsp그런데 최근에 운동이나 예술을 해서 유명해지고 돈도 많이 번 사람들이 많다 보니 부모나 교사들이 돈 욕심에 미쳐서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골프를 시킨다, 테니스를 시킨다, 피아노를 시킨다 해요. 그러면서 자꾸 꿈이 없는 애들한테 ‘꿈을 가지라고 강요하니까 아이들이 도로 고민에 빠졌습니다. 지금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억지로 배우고 있는지 몰라요. 집중적으로 지도하면 아이들은 뭐든지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학교쯤 올라가서 진짜 본격적으로 자기 선택을 해야 될 때가 되면 다 지쳐서 나가떨어집니다. 그래서 다시 갈등이 시작돼요. 이게 잘못된 욕심이라는 겁니다. 전체가 미쳐서 ‘꿈을 가져라 꿈을 가져라’ 이렇게 강요하는 게 잘못됐다는 거예요.nbspnbsp물론 아이들 중에는 어릴 때부터 독특한 아이들이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만화 그리기를 좋아하는 아이가 있고, 노래를 좋아하는 아이가 있어요. 제가 시골에서 살 때 우리 윗집 총각은 학교도 안 다니면서 그렇게 노래를 잘했습니다. 그러나 옛날에는 그런 걸 아무도 안 알아줬기 때문에 그 재능을 살릴 수 있도록 도와주지 못했어요. 그런 특별한 ‘끼’는 극소수에게 있고, 다수에게는 없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이거 하라면 이거 하고 저거 하라면 저거 해요.nbspnbsp질문자는 특별한 ‘끼’가 없으니까 뭘 해도 됩니다. 선생님 하라면 선생님하고 공무원 하라면 공무원하고, 뭐든 다 할 수 있어요. 한 가지밖에 못하는 사람이 좋아요? 이것저것 다 하는 사람이 좋아요? 스님이 딱 불경밖에 모르는 게 좋아요? 성경 이야기도 하고 불경 이야기도 하고 과학 이야기도 하는 게 좋아요?”nbsp“여러 가지 하는 게 좋아요.”nbsp“그래요. 미래의 학문은 융합적인 게 좋아요. 그러니 질문자는 아무 문제가 없고, 선생님으로서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아이들에게 ‘꿈을 가져라’ 이런 이야기도 절대 하지 마세요. 다른 선생님이 그런 이야기를 해서 아이들이 질문자에게 물으면 이렇게 말해주세요.nbspnbsp‘꿈이라는 건 없어도 돼. 그런데 너 뭐 좋아하니?’nbsp‘좋아하는 거 없어요.’nbsp‘너는 욕심이 없구나. 아주 훌륭하다’nbspnbsp이렇게 격려를 해줘야 합니다. 좋아하거나 하고 싶은 게 있다고 하면 ‘좋다. 한번 해 봐라’ 이렇게 격려해주면 됩니다. 꿈이 있는 아이가 인생이 괴로운 법입니다. 야구선수 되고 싶은데 집에서 뒷바라지해줄 형편이 안 되면 괴로워해야 하잖아요. 특별히 되고 싶은 게 없는 것보다 좋은 게 없어요.nbspnbspnbsp그러니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지금 질문자는 ‘‘저는 걱정 없는 게 걱정이에요’ 이러는 것과 같아요. 질문자는 선생님으로서 아이들이 그렇게 ‘꿈이 없어요’ 할 때는 공감하지 못하는 다른 선생님들보다 훨씬 더 잘 격려해 줄 수 있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갖고 있는 고민은 ‘저는 이런 꿈이 있는데 실현을 못해요’가 아니라 ‘저는 꿈이 없어요’인 사회가 됐습니다. 교육이 얼마나 잘못됐는지 몰라요. 꿈이 없는 게 왜 문제고, 고민 없는 게 왜 고민입니까? 자꾸 ‘고민해라. 꿈을 가져라’ 하고 몰아붙이니까 그래요.nbspnbsp도의 최고 경지는 할 일이 없어지는 거예요. 할 일이 없어진다고 해서 논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가자’ 하면 할 일이 없기 때문에 가는 겁니다. ‘안 하겠다’하는 것은 그걸 안 하고 대신 해야 할 다른 일이 있다는 뜻이에요. 다시 말하면 이건 할 일이 있는 사람입니다. 할 일이 없는 사람은 ‘가자’ 하면 가고, 가다가 중간에 ‘돌아 가자’ 하면 도로 옵니다. 왜 이랬다 저랬다 하느냐고 화내지 않습니다. 다른 할 일이 없으니까 ‘이거 하자’ 하면 이걸 하고, ‘이거 그만 두고 저거 하자’ 하면 이걸 계속할 이유가 없으니 그만두고 저걸 합니다. 그게 도인입니다.nbspnbspnbsp물을 네모난 그릇에 부으면 네모가 되고, 둥근 그릇에 부으면 둥글게 되듯이, 정해진 모양 없이 형편에 따라 되는 겁니다. 이게 최고의 경지입니다. 질문자는 최고의 경지, 도인의 경지에 이를 소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알았습니까?”nbspnbsp“예, 알았습니다.” nbspnbsp“아무 문제가 없고, 선생님으로서도 아주 좋아요. 그런데 질문자가 헛된 생각으로 만들어 놓은 책이니 교육이니 하는 상에 얽매일 필요가 없습니다. 이것 때문에 지금 얼마나 많은 젊은이들이 없는 꿈을 만들려고 몸부림치는지 모릅니다. 그럴 때 질문자가 ‘나를 봐라. 나는 꿈 없이도 교사가 되었고, 꿈이 없기 때문에 꿈속에 살지 않고 항상 현실에 깨어있다. 괜찮다.’ 이래야 해요. 그래서 질문자는 내일이라도 선생님 하라면 선생님 하고, 공무원 하라면 공무원 하고, 농사지으라면 농사지으면 됩니다. 이게 도예요.nbspnbsp그래서 저도 여러분한테 주제를 정해주지 않고 아무거나 물으라고 하잖아요. 이거 물으면 이거 이야기하고 저거 물으면 저거 이야기하니 얼마나 좋아요? 그러니 질문자는 아주 훌륭한 선생님입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사세요. 더 이상 엉뚱한 소리는 듣지 말고요.” nbspnbspnbsp스님의 명쾌한 답변에 연이어 박수가 계속 쏟아져 나왔습니다. 질문자의 인상도 활짝 펴졌습니다. 특히 물이 그릇의 모양에 따라 모양을 달리하는 것이 도의 최고 경지라는 설명을 하면서 질문자는 그런 경지에 이를 소질 있다고 하자 청중도 웃고, 질문자도 활짝 웃었습니다. 무엇보다 잘못된 교육이 얼마나 아이들의 어깨를 무겁게 하는지 되돌아보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nbspnbsp마음이 가벼워진 질문자는 질문이 한가지 더 있다면 또 다른 질문을 했습니다.nbspnbspnbsp“한 가지 더 궁금한 게 있습니다. 아버지와의 관계가 굉장히 안 좋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의 억압 속에서 자랐고, 저는 말씀드렸다시피 꿈이 없었기 때문에 부모님이 시키는 대로 산 경향이 있었어요. 그런데 20살 넘어 대학생이 되고 자기 정체성이 생기면서 보니까 아버지와 굉장히 안 맞아서 충돌이 잦아졌어요.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말을 섞다 보면 서로 감정이 상하고 말싸움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다반사였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아예 말을 안 하고 있습니다.”nbspnbsp“그건 잘못됐어요. 아버지와 말을 안 하면 불효지요.”nbsp“모르겠습니다. 그걸 알지만 말을 하면 더 감정이 악화되니까요.”nbspnbspnbsp“말을 하는데 왜 감정이 악화됩니까?”nbsp“표현방법이 잘못됐는지도 모르겠습니다.”nbspnbsp“아니오, 질문자가 아버지한테 감히 주장하고 나서니까 그래요. 아버지가 무슨 이야기를 하면 ‘네, 알았습니다, 아버지. 네, 네’ 이러면 되지요.”nbsp“그런 말씀을 스님 책에서 읽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아직 스님의 경지에 오르지 못해서 그런지 생각처럼 잘 안 되더라고요.”nbsp“질문자는 꿈이 없다더니 꿈이 있네요. 아버지하고 싸워서 이기려는 꿈이 있잖아요.” nbspnbsp“그 꿈을 가지고 살면 될까요?”nbsp“아니오, 그 꿈은 헛된 꿈이니까 버려야 한다는 말입니다. 아버지와의 갈등에는 질문자가 배울 점이 있습니다. 아버지가 완고한 게 질문자는 좋았어요?”nbsp“좋지 않았습니다.”nbsp“그러면 질문자가 선생님으로서 아이들을 대할 때 완고한 게 좋을까요?”nbsp“안 좋습니다.”nbsp“그런데 질문자는 아이들한테 완고한 편이지요?”nbsp“예.” nbspnbspnbsp“질문자는 아버지가 완고한 것을 싫어하면서도 그대로 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아버지를 싫어하면서 아버지를 그대로 흉내 내고 살게 될 겁니다. 질문자가 정말 해야 할 일은 아버지와 싸우는 게 아닙니다. 어릴 때 아버지가 완고한 게 싫었다면 ‘나는 학생들이나 내 아이에게 완고하지 않아야 하겠다’ 이렇게 자기를 점검하는 게 필요합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내 인생에 너무 간섭해서 내가 억압을 받았다면 ‘나는 학생들이나 내 아이들에게 절대로 간섭하지 말아야겠다’ 이렇게 배울 수가 있어요. 그런데 질문자는 ‘아버지가 나에게 했던 게 싫었다’면서 아버지가 나에게 했던 그대로 따라 하고 있잖습니까. 아버지가 뭐라고 했을 때 아버지에게 반발하면 할수록 질문자는 아버지의 붕어빵이 될 겁니다.nbspnbsp아버지를 안 닮으려면 아버지를 안 미워해야 해요. 아버지가 완고하다는 사실을 알면서 거기에 대응을 한다는 건 질문자가 더 완고하다는 듯입니다. 그 완고한 영감한테 이기려 드니 얼마나 시건방진 생각입니까?nbspnbspnbsp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성격이 저런 줄을 아니까 이제는 기죽지 말고 ‘알겠습니다, 아버지 네, 그렇게 하지요’ 이렇게 말씀드리고 질문자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됩니다. ‘빨리 들어오너라’ 하시면 ‘네, 알겠습니다, 아버지’ 하고 일 다 본 뒤에 늦게 들어가면 됩니다. ‘왜 늦게 들어왔니?’ 하면 ‘아이고, 오늘 좀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하고, ‘내일은 빨리 들어와’ 하면 ‘알겠습니다.’ 이렇게 대답하고 내일 늦게 들어가면 됩니다. 질문자가 질문자 인생의 주인이니까 구애받을 필요가 없어요. 그러나 부모의 걱정은 질문자가 받아줘야 합니다.nbsp아버지가 나한테 지나치게 간섭해서 내가 어릴 때 참 안 좋았다 본인도 앞으로 아이들한테 간섭하지 마세요. 아버지가 엄마한테 너무 완고하게 하는 게 안 좋았으면 질문자도 결혼하면 아내한테 절대로 그렇게 하지 마세요. 그런데 질문자는 지금 상태로는 그렇게 할 확률이 100예요.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까?”nbsp“고치겠습니다.”nbspnbspnbsp“오늘 질문 잘 하셨어요. 고치는 방법은 아버지한테 대들지 않는 것입니다. 아직도 질문자의 마음 속에서 아버지에 대한 거부반응이 일어나는 것은 질문자도 똑같은 업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진짜 아버지 안 닮았나, 닮았나?’ 하는 걸 알 수 있는 건 아버지를 대면했을 때 알 수 있어요. 질문자가 아버지를 만났을 때 자연스러우면 안 닮아져가는 것이고, 아버지를 만났을 때 반발이 생기면 똑같이 닮아간다는 증거입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뭐라 그러든 질문자는 ‘네, 알겠습니다, 아버지’ 이렇게 하세요. 옛날처럼 비굴하게 복종도 하지 말고, 반발도 하지 말고, 그냥 아버지 말씀은 아버지 말씀으로 받아들이되 나는 내 인생을 살면 됩니다.”nbsp“감사합니다.”nbspnbsp대화 중에 스님이 ‘결국 아버지의 성질을 고치려고 하는 것이 질문자의 꿈이였군요’ 라고 하자 더 큰 웃음이 터져나왔습니다. 아버지의 완고한 고집을 꺽으려는 질문자는 아버지보다 더 완고한 고집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는 말씀이 뒷통수를 한 대 툭 치는 것 같은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우리들도 평소에 그렇게 남을 탓하고만 있지 않았는지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nbspnbsp무거운 문제도 가볍게 만드는 스님의 재치 있는 답변에 질문자는 한결 가벼워진 목소리와 밝아진 얼굴로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청중들도 스님과 질문자가 대화를 나누는 중에 해결책을 찾아가는 것에 시원함을 느꼈는지 큰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nbspnbspnbsp이렇게 모든 질문에 대해 답변을 마치고 나니 벌써 2시간이 훌쩍 지났습니다. 평소와 달리 약속한 2시간 보다 10분 일찍 강연을 마친 스님은 마지막으로 지금이 좋은 줄을 아는 것이 행복에 이르는 길이라고 하면서 청년들을 격려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청년 여러분, 지금 공부하려니 힘들지요?”nbsp“네.”nbsp“취직도 어렵지요?”nbsp“네.”nbsp“연애도 하고 싶은데, 못하지요?”nbsp“네.”nbsp“결혼도 못하고 있지요?”nbsp“네.”nbspnbsp“아이고, 불쌍하네요. 저는 늙어서 연애 안 해도 되고, 결혼 안 해도 되고, 취직 안 해도 되고, 공부 안 해도 되니 참 좋아요. 그런데 누가 여러분한테 ‘공부도 연애도 취직도 결혼도 할 필요 없는 70대 노인 할래? 아니면 연애도 공부도 취직도 결혼도 해야 하는 20대 청년 할래?’ 하고 물으면 어느 걸 할래요?”nbsp“20대 청년이요.”nbsp“그래요, 그러니까 젊은 여러분들은 저보다 지금 좋은 조건에 있다는 겁니다. 늙은 저도 이렇게 웃으면서 사는데 젊은 여러분이 왜 인상 쓰며 살아요? 지금 충분히 좋은데요. 그래도 저보단 나으니까 저 같은 처지를 하라면 안 하잖아요.nbspnbspnbsp연애 고민, 취직 고민, 공부 고민 모두 다 젊은 시절에 할 수 있는 거예요. 늙으면 그런 고민도 할 수 없습니다. 그런 고민 안 할 수 있는 늙은이가 되라면 다 안 한다잖아요. 그런데 저는 늙은 게 좋아요. 그런 거 하기 싫기 때문이에요. nbspnbsp그러니 늙은 사람은 늙은 게 좋아야 하고, 젊은 사람은 젊은 게 좋아야 합니다. 자기 세대와 자신에 대한 긍정성을 가져야 해요. 우리는 몇 살이고 어떤 처지이든 누구나 지금 여기에서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지금 여러분들에게 주어진 과제를 힘겹게 생각하지 마세요. 도저히 못 하겠으면 와서 저랑 바꿔요. nbspnbspnbsp나이든 사람의 입장에서는 ‘20대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공부도 하고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고 취직도 하겠다. 막노동을 해도 그게 낫겠다’ 이렇게 생각한다는 걸 안다면 여러분들은 결코 불행한 세대가 아닙니다. 그러니 다 좋을 때인 줄 알고 행복하게 사세요. 감사합니다.”nbsp스님의 유머가 섞인 따뜻한 격려에 모두들 웃음을 터뜨리며 기쁜 마음으로 감사의 박수를 보냈습니다.nbspnbspnbsp이후 강연장 밖에서는 스님의 책이 구비 되어있는 도서 부스에서 책을 사려는 사람들과 스님의 책에 사인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특히 스님의 신간 ‘야단법석’은 모두 완판이 되어서 책을 구매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분들이 많았습니다.nbspnbsp▲ 책 사인회nbsp강연장을 나가는 한 청년은 중국인 유학생의 질문에 대한 답변 중에서 “자신이 좋다고 생각해서 한 선택이 항상 좋지만은 않다. 상황에 따라 좋아질 수도 있고 안 좋아질 수도 있다. 그래서 어느 한 선택만이 꼭 옳은 선택이라 할 수 없다는 말이 참 인상적이었다”며 소감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또 질문을 했던 한 학생은 “질문하기 전에는 매우 답답했는데, 지금은 괜한 것으로 힘들어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라며 한층 밝아진 얼굴을 보여주었습니다.nbspnbspnbsp책 사인회가 끝나고 강연을 준비했던 서포터즈들과 함께 단체사진 촬영이 있었습니다. 청년들답게 광주 청년 파이팅을 신나고 우렁차게 외쳤습니다.nbspnbsp▲ 오늘 강연을 준비한 청년정토회 광주전라 지부 자원봉사자들nbsp스님이 수고했다고 악수를 건네자 다들 신나서 스님의 손을 잡아보고자 아우성이었습니다. 스님과의 악수 한 번에 너무나 기뻐하는 봉사자들을 보니 서포터즈 역할을 하느라 강연을 자세히 들을 수는 없었지만 누구보다도 주인된 마음으로 강연에 함께한 그 마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nbspnbsp전남대학교를 빠져나온 스님은 곧바로 서울로 향했습니다. 하루 종일 3번의 강연을 연이어 하느라 많이 피곤하셨는지 차 안에서는 깊은 잠에 드셨습니다. 밤새 고속도로를 달려 밤 12시 30분이 되어서 서울 정토회관에 도착해 오늘 일정을 마쳤습니다.nbspnbsp내일은 아침 7시부터 오전 내내 평화재단에서 실무자들과 회의와 미팅을 가진 후 저녁 7시에는 진주 경남정보고등학교 대강당에서 진주 시민들을 위해 ‘통일이야기’를 주제로 즉문즉설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nbspnbsp※nbsp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52개 도시를 순회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 강연 일정을 확인한 후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강연장으로 오세요.nbspnbspnbsp강연은 선착순 무료 입장이며, 질문을 하고 싶은 분들은 강연장에 직접 오셔서 사전 신청을 하셔야 합니다.nbsp
2015.11.24 (저녁) 원주 통일의병 강연
nbsp아침에 발우공양을 마친 후 하루 종일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던 스님은 오후 4시 30분에 서울을 출발해 원주로 향했습니다.nbspnbsp통일의병에서 주최한 오늘 강연은 원주시 치악예술관 공연장에서 저녁 7시부터 열렸습니다.nbspnbsp▲ 원주시 치악예술관nbspnbsp강연에 들어가기에 앞서 대기실에서는 6시 20분부터 원주시의 지역 인사 분들과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간담회에는 특히 6.15 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강원본부에서 지도부를 맡고 있는 다섯 분이 함께 참석해 통일 문제에 대해 스님과 허심탄회하게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nbspnbsp▲ 간담회nbsp간담회에서는 통일이 되면 강원도민들이 얻게 되는 이익, 통일의 가능성은 어느정도 되는지,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은 어떻게 봐야하는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서 북한 인도적 지원은 어떻게 되고 있는지, 내년도에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어느정도 되는지 등에 대한 질문들이 이어졌고 스님은 그동안 보고 들은 정보를 바탕으로 스님의 생각을 편안하게 이야기해 주었습니다.nbspnbsp그 중에서 한 분이 “통일의 가능성이나 시기, 조짐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겠습니까?”라고 하자 스님은 이렇게 답변을 해주었습니다. 통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국내외적으로 어떤 입장을 취해나가야 하는지 일목요연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nbspnbsp“조금 기울기는 했지만 객관적으로 향후 5년까지는 통일의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봅니다. 미국과 중국의 세력 판도가 아직 다 짜이진 않았거든요. 판이 꽉 짜여버리면 우리 힘으로는 꼼짝을 못하겠지만 아직은 판을 짜들어가는 중이니까요. 이미 미국이 일본을 동아시아의 주력군으로 편재해서 좀 더 어려워지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은 통일의 가능성이 있습니다.nbspnbspnbsp예를 들어 사드 배치 같은 게 아직 확정이 안 났어요. 지금 대통령이 여러 가지를 잘못했다 해도 사드 배치에 사인을 안 한 것 하나는 잘 했어요. 박 대통령 정도의 고집이 있으니까 그걸 버틴 거지, 딴 사람 같았으면 미국에 갔을 때 그 압력에 못 버텼을 겁니다. 만약 이번에 사인을 해 버렸다면 판이 거의 짜여져 버렸다고 볼 수 있을 텐데, ‘안 한다’고 완전히 결정한 건 아니지만 ‘하겠다’고 결정을 안 한 것만 해도 다행입니다. 지금 사인을 해버리면 앞으로 정권이 바뀐다고 해도 뒤집기는 굉장히 어렵거든요. 이미 예산이 다 편성되어 버리니까요. 그런 면에서 아직 통일의 여유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nbspnbsp문제는 국내입니다. 국제적인 상황은 아직 괜찮지만, 남한에 통일을 하겠다고 확고히 결심한 정부가 들어서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통일은 어렵습니다. 북한이 통일하겠다고 아무리 결심해 봐야 북한은 실질적인 통일을 할 능력도 안 되고 국제사회를 움직일 능력도 안 돼요. 그런데 남한이 결심을 하면 우선 미국을 움직일 수가 있고, 중국도 어느 정도 움직일 수 있습니다.nbspnbsp첫째, 미국에 대해서는 한미동맹을 견고하게 유지하되 종속적 한미동맹에서 자주적 한미동맹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자주적 한미동맹이라는 건 ‘적어도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대한 한반도 이익문제는 한국의 이익을 우선으로 한다’는 자세가 중심이 돼야 해요. 지금 미국의 대중국 봉쇄정책은 미국의 이익을 우선으로 하고 있어요. 여기에 우리가 끌려가면 안 됩니다. 그렇다고 지금은 반미를 해서 될 수 있는 상황도 아닙니다. 이렇게 미국에 대한 외교적 입장이 분명해야 됩니다.nbspnbsp둘째, 중국에 대해서는 ‘적어도 통일에 방해는 하지 않는 우호관계’를 유지해야 합니다. 이게 어렵지요. 우리가 미국의 요구에 굴복하게 되면 중국과는 어차피 틈이 벌어질 수밖에 없고, 중국을 지나치게 고려하면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에서 배척당하기 쉬우니까요. 미국과 벌어지면 국내에서는 정권이 견디지를 못합니다. 미국이 우리를 잘라내는 게 겁나는 게 아니라 미국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정권으로 교체해서 자기들의 의도를 관철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nbspnbsp셋째, 북한을 포용해 줘야 합니다. 이 세 가지 정책만 세우면 통일은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일본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민간과의 경제·문화 교류는 활발하게 하되 ‘어떤 이유로든 한반도에 군사적인 도움은 필요 없다’고 선을 확실히 그어놓는 게 좋습니다.nbspnbspnbsp이런 입장만 확실하면 사실 통일이 그렇게 어려운 건 아닙니다. 통일이라고 해도 내일 당장 정치·군사적으로 통일하는 게 아니니까, ‘통일하겠다’는 입장만 정하면 북한이 어떻게 하든 조건을 맞춰가면서 유연하게 진행할 수 있어요.nbsp제일 중요한 건 경제적 통합입니다. 중국처럼 경제적인 통합을 해야 남한도 살고 북한도 삽니다. 지금 ‘북한개발’이라는 전략을 안 세우면 남한 경제는 더 이상 성장이 어려워요. 전에는 통일 안 하고도 남한이 발전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통일 없이 더 이상의 발전은 어렵다고 봐야 해요. 북한은 우리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에요. 통일 안 하고는 최소한의 생존권 유지도 어렵기 때문에, 지금처럼 해서는 오래 못 갑니다.nbspnbsp제일 큰 변수는 ‘남한이 미국의 사드 배치에 대해 얼마나 버티느냐’ 하는 것이고, 북한의 변수는 ‘북한정부가 중국에 고개를 안 숙이고 얼마나 버틸 수 있느냐’ 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이 정부는 버틸 것 같은데, 제가 보기에는 북한 상황이 조금 더 어려워지면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금 그럴 가능성을 이 잡듯이 잡아서 통제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북한의 현재 상황은 중국의 말을 안 듣고는 오래 버티기가 어려워요.nbspnbsp그러니 국제사회가 북한을 봉쇄해도 우리는 인도적 지원이란 이름으로 통로를 열어줘야 만약 북한이 넘어지더라도 우리 쪽으로 넘어집니다. 그런데 지금처럼 압력만 가해서는 북한 정부가 도저히 못 견딜 상황까지 갔을 때 중국으로 넘어질 확률이 높습니다. 지도부는 중국 쪽으로 기울어야 자기네 체제도 지키고, 권력도 유지할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되면 통일은 어려워집니다. 그게 지금 가장 큰 문제입니다.nbspnbspnbsp그런데 지금 우리 정부는 줄타기를 하는 중입니다. 박 대통령은 미국의 사드 배치 압력에 일단 버티고 있긴 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중국에게는 ‘너희가 북핵 문제만 좀 책임지고 관리해주라. 그러면 사드 배치 안 하겠다’고 압력을 넣고 있고, 미국에게는 ‘북핵을 해결하려면 중국의 협조를 얻어야 되는데, 사드를 배치하면 중국의 협조를 얻기가 어렵다’며 버티고 있는 것 같습니다.”nbsp간담회에 참석한 분들은 스님의 명쾌한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강연 시간이 다 되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고, 다함께 기념 사진을 찍은 후 곧바로 강연장으로 이동했습니다.nbspnbsp다소 쌀쌀한 초겨울 날씨에도 불구하고 총 420명이 객석을 가득 채워주었습니다. 저녁 7시가 되자 통일의병을 소개하는 영상과 스님 소개 영상이 연이어 상영되었습니다. 그리고 스님이 무대 위로 걸어나오자 모두들 환호와 함께 박수갈채로 스님을 반겼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오늘 강연을 주관한 단체가 ‘통일의병’이기 때문에 정토회에서 주관하는 강연처럼 인생 상담만 하면 안 된다고 하면서 오늘은 통일 문제에 대해서도 함께 대화를 나눠보자고 하면서 강연을 시작했습니다.nbspnbsp총 4명의 질문자가 인생 상담 및 통일과 관련하여 질문을 하였습니다. 첫 번째 질문자는 젊은 여성이었는데, 주변 사람들을 도와주면서 살다보니 오히려 사람들이 자신을 만만하게 여기고 함부로 대하는 것 같아서 고민이라고 하였습니다. 두 번째 질문자는 원주에서 직장을 다니는 30대 미혼의 남성이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한 가지 일을 꾸준하게 하지 못하고 주기적으로 다른 분야의 일로 진로를 바꾸면서 살다보니 사는 것이 고단하고 앞으로 힘든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두렵다고 하였습니다. 세 번째 질문자는 50대 남성으로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 세상에 일어나는 수많은 비극으로 희생된 사람들을 과연 불교의 인연과보의 논리로 설명할 수 있는지, 그들의 죽음이 개인의 잘못에서 발생되었다기에는 억울한 점이 있지 않은지를 질문하며 불교의 교리에 대해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하고자 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 질문자는 통일을 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인식하고는 있지만, 실제로 통일을 위해서 개인이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은 잘 모르겠다며 이에 대해 질문하였습니다.nbspnbsp오늘은 그 중에서 마지막 통일을 위한 개인의 실천을 질문한 내용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답변 내용이 길었기에 모두 다 소개하지는 못하고 일부만 소개해 드리겠습니다.nbspnbspnbsp“예전에는 통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별로 안 했지만 최근 들어서 관심이 좀 생겼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가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게 뭘까 궁금해 졌습니다. 생각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직접 행동을 하면 통일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질문 드립니다.”nbspnbsp“일본 제국주의와 싸우는 독립운동을 한다면 내가 나라의 독립을 위해서 뭘 할 수 있을까요? 여러 가지 길이 있겠지요. 우선 내가 독립군이 되는 길이 있어요. 그런데 독립군이 되려면 목숨을 걸어야 합니다. 대한민국 국민이 다 독립을 원한다 해도 다 목숨을 걸 수는 없어요. 100명 중 1명도 목숨을 걸지 못 할 겁니다. 우리가 2천 만 동포인데 개중 1인 20만 명만 목숨을 걸었다면 독립되고도 남았을 거예요. 그런데 20만 명이 목숨을 못 걸었기 때문에 200만 명이 넘게 희생되었습니다. 공식적으로 위안부로 20만 명, 학도병으로 20만 명, 징용으로 100만 명이 끌려갔고 그 외에도 희생된 사람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nbspnbspnbsp그런데 그렇게 수학적으로 계산이 안 되는 게 인간이잖아요. 실질적으로 독립운동에 참여했던 사람은 인구의 1가 안됐습니다. 물론 일제 식민지 36년 동안 전체적으로 보면 1가 넘지만, 계속 유지됐느냐가 문제였습니다. 초기의 1920년까지는 저항이 심했지만 민족주의자들의 저항이 실패로 끝나면서 소강상태로 접어들었어요. 그 다음에 사회주의 계열이 독립운동에 많이 참여했는데, 이 계열은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독자적 군대를 조성해 싸운 부대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다 동북항일연군이나 러시아, 혹은 장개석 군대의 일부로 참여했기 때문에 광복이 되었어도 연합군으로부터 인정을 못 받은 겁니다. 그래서 신탁통치인 미·소 군정으로 들어가게 되어서 결국 분단이 됐어요.nbsp독립운동은 그만큼 어려웠어요. 그러나 독립된 후에는 당시에 그렇게 어렵게 독립운동을 한 사람들을 우리가 추앙합니다. 일제침략 당시에 독립운동을 하는 건 쉬운 일도 아니었고, 사람들이 모두 독립만이 살길이라고 생각한 것도 아니었어요. 농사짓는 사람은 독립보다 한해 농사가 더 중요하고, 장사하는 사람은 장사가 더 중요하고, 기업하는 사람은 기업이 더 중요하고, 학생은 공부가 더 중요하다고 했어요. ‘직업을 어떻게 갖든 우리의 시대적 과제는 나라의 독립이다’라는 인식을 대부분이 하지 못했습니다.nbspnbspnbsp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국민들이 각자 경제도 발전시켜야 하고 복지도 해야 하고 교육도 해야 하는 등 온갖 할 일이 있겠지만, 50년 뒤 혹은 100년 뒤에 돌아보면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의 시대적 과제가 뭘까요? 제가 볼 때는 통일입니다. 그런데 지금을 사는 우리 입장에서는 그게 잘 눈에 안 띄어요. 그래서 시대인식, 역사인식이 필요합니다. 시대적 과제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있어야 이 문제를 볼 수 있거든요.nbspnbsp통일이 시대적 과제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걸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이유에는 우리 한국 정부의 문제나 한국 교육의 문제도 있겠지만 더 큰 이유가 있습니다. 짧게는 50년, 길게는 70년 동안 분단된 상태에서도 남한이 계속 발전해 왔기 때문입니다. 분단된 상태로도 우리가 발전해 왔다는 사실이 문제예요. 지금 1인당 GDP가 1960년의 100불에서 30,000불 정도로 300배 성장을 했고, 정치 민주화도 발전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나라 중에 산업화와 민주화가 모두 성공한 유일한 나라라고 할 정도입니다. 이건 사실 자부심을 가져도 좋습니다. 196070년대에 비해서 국방력도 엄청나게 증강됐어요. 한 나라의 발전에 가장 중요한 척도가 되는 정치, 경제, 안보가 통일을 안 하고도 모두 발전을 이룬 것입니다.nbspnbsp이렇게 지난 50년 간 꾸준히 발전해 왔기 때문에 우리는 이 분단된 상태로도 계속 발전할 수 있으리라는 사고의 관성을 갖게 됐어요. 지금은 조금 어려워졌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노력하면 될 거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그런데 문제는 ‘분단된 상태로 더 이상 성장은 안 된다, 정치, 경제, 안보, 모든 측면에서 더 이상 발전은 안 된다’는 인식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요. 많은 사람들이 통일의 중요성을 주장했지만, 지난 50년간 발전해 왔기 때문에 오히려 분단된 상태로도 성장을 할 수 있다는 쪽의 주장이 결과적으로는 승리한 것과 다름없습니다. 그래서 사회 전체가 우경화된 겁니다.nbspnbsp그런데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계가 보입니다. 우리 경제는 박정희 정권 18년간 연 평균 11, 전두환 정권 7년 동안 연 평균 10, 노태우 정권 때 연 평균 9, 김영삼 정권 때 연 평균 7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김대중 정부 때는 5, 노무현 정부 때는 4 성장했어요. 이명박 대통령이 경제성장 7를 들고 나온 이유가 여기 에 있습니다. 민주정부가 들어서기 전을 보면 최소한으로 잡아도 김영삼 정부 때 7 성장했으니까 자기가 하면 다시 최소한 7는 성장할 수 있다고 주장한 거예요.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성장율이 떨어져서 사람들이 답답해 했거든요. 이명박 대통령이 청렴하다고 생각했던 사람은 없었지만 그래도 돈이 우선이라서 ‘할 수 있다고 하니까 맡겨보자’ 했던 겁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747을 주장했습니다. 경제가 7 성장하면 앞으로 4만불 시대가 도래하고 세계경제 7위에 오를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끝날 때까지 5년 동안 성장률은 2.8였습니다. 그리고 세계경제 11위에서 14, 15위로 밀려났어요.nbsp그렇다고 이명박 대통령이 거짓말을 했거나 능력이 부족했던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성장 동력이 소진된 거에요. 앞으로 누가 대통령을 해도 3 성장하기가 어려워요. 박근혜 정부 들어와서 3.8 성장하겠다고 목표를 세웠다가 3.1로 수정하고, 다시 3 이하로 수정하고 있잖아요. 임기 마칠 때까지 평균 2.5 성장하면 잘했다고 평가받을 겁니다. 절대로 못 올라갑니다. 그리고 다음 대통령 때는 성장율이 2로 내려갈 거예요.nbspnbsp지금 국제기구에서 2020년 내지 2025년까지 경제성장률을 최대 2.5로 잡고 있습니다. 한국의 성장동력이 소진되어서 더 이상 성장은 없다고 보는 거예요. 우리가 그걸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런데 계속 성장해 오던 습관이 있다 보니, 성장을 안 하니까 지금 힘들어 해요. 이건 우리만 그런 게 아닙니다. 일본도 옛날에 이랬습니다. 일본이 한참 성장할 때는 미국을 능가하리라고들 했는데 턱걸이에 걸려서 20년 동안 저성장을 해왔고, 우리는 20년 전 일본의 전철을 밟는 초입에 들어가 있습니다. 우리가 김영삼 정부 시절 성장률이 6.8였는데, 두 자리 성장률을 보이던 중국이 우리가 그랬던 때로 지금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건 모방해서 따라 배우기한 결과예요. 간격이 많이 벌어질 땐 고속으로 따라가지만 근접할수록 자꾸자꾸 성장률이 떨어지는 게 자연의 이치예요. 이게 우리의 현실입니다.nbspnbspnbsp그런데 우리가 이렇게 저성장에 있는 와중에 재벌, 즉 대기업들은 자기네만 고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전체 파이는 저성장인데 그 안의 일부 세력은 고성장을 하니까 우리가 2.22.4의 성장을 한다고 해도 실제로는 마이너스입니다. 돈이 그 일부 세력 쪽으로 몰려버리니까 나머지는 빈부격차가 급격하게 벌어지잖아요. 빈부격차는 언제나 있게 마련이지만, 지금은 나라 안에서 빈부격차가 급격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전체 파이가 커지는 가운데 빈부격차가 생기는 것은 내 수입도 늘면서 격차가 생기는 것이니까 괜찮은데, 내 수입은 줄면서 빈부격차가 생기니까 불안해지기 시작하는 겁니다. 그래서 2030년 전보다 훨씬 먹고 사는 게 나은 지금 느끼는 불안이 오히려 그 때보다 훨씬 큽니다. 이렇게 정체된 성장을 다시 한 번 높이는 유일한 길은 통일 밖에 없습니다.nbspnbsp그러나 만약 통일을 하게 되면 남북한의 전체적인 시너지 효과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커요. 전에는 하나의 민족이니까 통일하자고 하고, 이산가족 만나서 한을 풀자는 식으로 통일의 필요성을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건 물론이고, 경제적으로 봐도 큰 이익이에요. 요즘 젊은이들은 손해나는 건 안 하려고 하잖아요. 하지만 통일은 돈으로 따져도 손해가 아니라 엄청난 이익이 됩니다. 그런데 이 통일은 미래의 일이니까 이익이라 해도 가능성이지 확실한 건 아니에요. 그래서 우리가 지금 망설이는 거예요. 적대관계로 지내온 상대에 대한 한도 아직 가슴에 남아 있고요. 그러니 우리가 나서서 이 문제를 풀어야 됩니다.nbspnbsp우선 북한 돕기도 해야 하고, 북한에 나무도 심어야 하고, 지금 할 일이 많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지금 식량이 없어서 굶어죽는데 돈을 공짜로 주지 말고 1인당 하루에 2천원만 주면 하루 종일 나무를 심을 수 있어요. 그런데 통일된 뒤에 그만큼 나무를 심으려면 하루 일당을 10만원씩 줘야 해요. 그러면 나무 심는 시기를 당기는 것은 물론이고 특히 그 비용이 지금 심는 것에 비해 천문학적으로 차이가 나요. 그러니 지금 지원하는 것은 북한 주민의 건강을 회복하는 역할도 하지만 엄청나게 효과적인 선투자가 됩니다. 이렇게 우리가 할 게 엄청나게 많아요.nbspnbspnbsp문제는 우리의 감정입니다. ‘저 자식들 좋아하는 꼬라지 보기 싫다’는 겁니다. 태국이나 하와이 가서 돈 쓰는 건 괜찮고, 북한 가서 돈 쓰는 건 ‘저 자식들 그 돈 갖고 군대는 무기 만들고, 지도자는 호화판 요트 사는 거 아냐? 기분 나빠서 주기 싫다’ 이래요. 꼭 돈을 따로 지원하지 않아도 어차피 놀러갈 거 금강산 놀러가서 쓰면 그 돈이 다 투자로 사용되잖아요. 그런데 여기서 감정이 문제가 돼요. 그리고 못 믿겠다고 하는 불신이 문제가 됩니다.nbsp이런 문제는 민간에서 아무리 오랫동안 열심히 노력해 봐도 해결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가 ‘통일하는 것이 우리 대한민국이 살 길이다’ 해서 통일을 하겠다는 쪽으로 확실히 방침을 정하는 겁니다. 그러면 실제 통일은 5년 후에 되든, 10년 후에 되든, 20년 후에 되든 아무 상관이 없어요. 우선 인도적 지원과 산림 회복 등을 비롯해 서로 상부상조하는 투자로 들어가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nbsp통일은 첫째로 정치적인 문제이고, 둘째로 외교적인 문제입니다. 미국을 어떻게 하고 중국을 어떻게 하느냐는 문제예요. 이 모든 것은 정부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습니다. 대한민국 정부만 딱 중심을 잡으면 돼요.nbspnbspnbsp그럼 우리 국민이 할 일은 없을까요? 지금 정부가 제대로 안 해서 통일의병이 일어난 것이잖아요. 그러니 첫째는 현 정부가 통일을 추진하도록 견인하고, 그래도 안 되면 다음 정부라도 통일을 추진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제는 더 이상 진보니 보수니 따지지 말고, 옛날 이야기도 그만합시다. 지금의 대한민국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지금과 미래의 관점에서 강력하게 통일을 추진할 정부를 우리 손으로 구성하자. 이것만이 우리가 재도약할 길이다’ 이렇게 목표를 세우자는 거예요.nbspnbsp독립운동할 때는 총 들고 싸우다가 죽었고, 민주화 투쟁할 때는 잡혀서 감옥 갔지만, 통일을 지향하는 정부를 구성하는 운동은 헌법에 보장이 돼 있어요. 손가락을 어느 쪽에 찍을지만 문제일 뿐 이걸로 불이익을 당할 이유도 없고 감옥 갈 이유도 없습니다. 이 정도도 하기 싫어서 안 하겠다면 통일을 못 해요. 우리 선조들이 일제 강점기 때 목숨 걸고 싸워서 나라를 독립시켰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일구어준 덕분에 지금 우리가 웬만큼 밥 먹고 살면서 투표만 해도 되는 거예요. 그런데 투표조차 안 하겠다면 할 수 없죠. 눈앞에 먹음직스러운 감이 떨어져도 안 집어먹겠다는데 어떻게 하겠어요?nbspnbspnbsp찍어도 나만 가서 찍는 것에 그치지 마세요. 우리는 한표 밖에 없는 소액주주예요. 재벌이나 권력자들은 언론매체를 쥐고 흔들면 한꺼번에 수십만 표를 움직일 수 있지만 우리는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으니 동조하는 사람이 많아야 합니다.nbspnbsp그러니 질문자가 정말 통일을 원한다면 우선 북한 돕기나 북한에 나무심기 이런 운동이 있으면 돈을 좀 내세요. 두 번째, 지금부터 통일지향적 정부를 수립하는 데 찬성하는 사람을 100명이라도 모으는 게 필요합니다. 이념적으로 설명하면 반대하는 사람이 많으니까 평소에 술 사주고 밥 사주면서 잘 해주세요.nbspnbsp애인이 있다면 우선 애인의 표부터 얻으려면 애인한테 잘 보여야 해요. 그래야 나중에 ‘네가 나한테 그렇게 잘해줬으니 나는 뭐해 줄까?’ 그러면 ‘다른 건 필요 없고 투표만 잘 찍어줘’라고 할 수 있어야 해요. nbspnbsp투표할 때 어느 당 밑에 줄서라고 하면 정치운동이 돼버려요. 우리는 끝까지 지켜보면서 ‘누가 가장 통일을 확실하게 추진하겠느냐’를 잣대삼아 평가를 하면 됩니다. 통일정책을 가지고 오면 보고 ‘이건 부족하니까 좀 고쳐라’ 지적해서 조금씩 고쳐가다 보면 경쟁하는 양쪽이 점점 비슷해질 거예요. 그러니 우리가 세력만 있으면 어느 쪽을 찍을지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둘이 비슷하면 둘 중 누가 되든 상관이 없잖아요. 국민이 주인인데 무엇 때문에 정치인 밑에 붙어서 하수인 노릇을 하겠어요?nbspnbsp이런 자세로 질문자가 마음을 딱 굳히면 지금부터 사는 게 달라집니다. 평소 주변 사람들에게 잘해주고 도움도 주면서 공덕을 많이 쌓으세요. 답례로 뭐 해줄까 물으면 2년 뒤에 도와달라고 하고요.nbspnbsp생각해 보면 강원도는 남북이 평화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통일되면 가장 큰 혜택을 보는 곳이에요. 그런데 왜 강원도 사람들이 통일에 대해서 무관심합니까? 적극적으로 나서야 해요.nbspnbspnbsp그리고 앞으로 지방분권이 확대되서 8도 연방제까지 가야 합니다. 전라도, 충청도, 경상남도, 경상북도, 경기도도 크다 싶으면 2개로 자르든지 해야 하는데, 강원도는 오히려 남북 통합을 해야 돼요. 나라만 통일해야 하는 게 아니라 강원도도 통일해야 합니다. 인구가 남쪽은 120만인데 북쪽은 180만입니다. 모두 합친 300만도 전라도나 충청도에 비하면 적긴 하지만, 엄청난 관광자원이 큰 힘이 될 거에요. 앞으로 강원도가 금강산까지 연계가 잘 되어서 원산 명사십리부터 죽 이어지면 중국관광객이 엄청나게 올 겁니다. 중국 사람만 와도 먹고 살아요. 그러니 우리 지역의 이익을 위해서도, 나라의 이익을 위해서도 통일이 되어야 합니다.nbspnbsp또 남북한이 통일되면 우리나라의 이익으로 끝나지 않아요. 일본과 중국이 다 협력하면서 동북아 3국은 물론 나아가 세계인류 전체에 이익이 됩니다. 남북이 합의통일을 하면 통일된 한국은 중국과 일본과 협력해서 동아시아 공동체를 만들 수 있어요. 그러면 세계 최대 경제 규모가 됩니다. 그리고 한국의 경제성장이 중국에 영향을 줬듯이 한국의 통일과 민주주의 발전은 중국에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그러니 우리의 꿈은 통일에 끝나는 게 아닙니다. 통일을 딛고 동아시아 공동체로, 동아시아 공동체의 발전에서 다시 세계문명의 중심으로 나아가는 목표를 한 세기 정도 기간을 잡아 세워볼 수 있어요. 그게 ‘새로운 백년’입니다.nbspnbsp그런데 통일을 못하면 미중의 패권 다툼 속에 남북이 미·중의 하위 변수로 전락해서 또 분쟁의 백년을 겪어야 하니까 지난 백년과 별 차이가 없어집니다. 어떤 백년을 우리가 선택해야 되겠습니까?nbspnbspnbsp핵심은 통일이고, 그 통일을 향한 열쇠는 통일을 강력하게 추진할 대한민국 정부를 만들어내는 게 출발점이 됩니다. 이게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nbsp“잘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nbsp스님의 통일 비전은 언제 들어도 가슴이 뛰는 것 같습니다. 막힘없이 쏟아지는 스님의 통일 이야기 속에서 간절한 염원을 가득 느낄 수 있었습니다. 2시간 30분 동안 강연장은 열기가 가득했습니다.nbspnbspnbsp마지막으로 스님을 비롯한 모든 참가자들이 자리에서 일어서서 손을 잡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를 부르며 마무리를 하였습니다. 청중들이 함께 부르는 노래 속에 통일에 대한 열정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것 같아 가슴이 벅찼습니다.nbspnbsp▲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 합창nbsp강연 후에는 스님의 사인회가 있었습니다. 스님의 사인을 받기를 기다리며 줄 서 있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생기와 웃음이 가득했습니다.nbspnbsp▲ 책 사인회nbsp한쪽에서는 원주 통일시민학교 참가신청서와 통일의병 후원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봉사자들이 열심히 홍보하고 있었습니다. 봉사자들은 많은 분들이 오늘 강연을 듣고 통일시민학교 신청서를 썼다며 기쁜 표정을 지었습니다.nbspnbsp▲ 원주시에서 열리는 통일시민학교를 알리고 있는 통일의병들nbsp끝으로 봉사자들은 스님과 함께 오늘 강연 날짜인 11월 24일이라는 글자가 적힌 종이를 들고서 스님과 단체 사진촬영을 하였습니다. 다 같이 주먹을 불끈쥐고 “통일 의병 의병 의병” 외치며 통일에 대한 결의를 다시 한번 다졌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수고한 봉사자들에게 악수를 건네며 “수고하셨어요”라는 말을 여러차례 하면서 감사 인사를 하고, 강연장을 나왔습니다.nbspnbsp곧바로 원주를 출발한 스님은 밤 11시가 넘어서 서울 정토회관에 도착해 오늘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nbspnbsp내일은 오전 10시 30분에 전남지방경찰청에서 초청 강연을 한 후, 오후 3시에는 목포해양대학에서 초청 강연을 하고, 저녁 7시에는 전남대학교에서 청년대학생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 하루 종일 연이어 세 차례나 강연이 있을 예정입니다.nbspnbsp※nbsp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52개 도시를 순회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 강연 일정을 확인한 후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강연장으로 오세요.nbspnbspnbsp강연은 선착순 무료 입장이며, 질문을 하고 싶은 분들은 강연장에 직접 오셔서 사전 신청을 하셔야 합니다.nbsp
2015.11.23 (저녁) 강서구 즉문즉설 강연
nbsp오전에 인천시 평생학습관에서 열린 즉문즉설 강연에 이어서 저녁 7시부터는 강서구민회관에서 서울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nbspnbsp오후 5시 30분에 평화재단을 출발한 스님은 6시 30분에 강서구민회관이 위치한 우장산 기슭에 도착했습니다. 출발 전 병원에 들러 치료를 받았지만 건강이 계속 좋지 않으신지 차 안에서는 내내 쓰러져 주무셨습니다.nbspnbsp▲ 강서구민회관nbsp이번 강연은 양천정토회 산하 강서, 양천, 구로, 영등포 4개의 정토법당에서 110여 명의 봉사자가 함께 모여 준비를 하였습니다. 강연장 앞에서 봉사자들은 안내, 접수, 책 판매, JTS 모금 활동 등 각자의 역할을 분주히 하는 가운데 환한 미소로 강연장을 찾는 시민들을 반겼습니다.nbspnbsp▲ 양천정토회 자원봉사자들nbsp스님은 강연 전 내빈실에서 노현송 강서구청장과 상해 총영사를 지냈던 구상찬 전 국회의원님과 최근 일어나고 있는 정국 현안에 대해 잠시 환담을 나눈 후 새책 ‘야단법석’을 사인해서 선물한 후 강연장으로 들어왔습니다.nbspnbsp▲nbsp노현송 강서구청장과 상해 총영사를 지냈던 구상찬 전 국회의원님nbsp강서구민회관에는 1100여 명 이상의 청중들이 몰리는 바람에 2층까지 좌석을 다 채우고도 사람이 넘쳐나 어쩔 수 없이 일부는 돌아가고 많은 분들이 뒤쪽에 서서 강연을 들었습니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의 인사말씀에 이어 스님 소개 영상이 끝나고 드디어 법륜 스님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등장했습니다.nbspnbsp▲ 객석을 가득 메운 청중들nbsp청중들은 일제히 환호하며 박수를 치며 스님을 맞았습니다. 스님은 “저녁식사는 하셨어요?”라고 인사말을 가볍게 던진 후 “뒤에 서 계시는 분들이 많으시네요. 죄송합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지요. 저도 서 있는데요”라며 청중들을 웃게 한 뒤 서있는 청중을 앞으로 오게 와서 바닥에라도 앉게 하여 편안하고 유쾌한 분위기를 만든 후 강연을 시작했습니다.nbspnbspnbsp“즉문즉설이란 부처님을 이야기한 다음에 그걸 중생에게 적용하는 게 아니라 그와 정반대로 우리 이야기, 즉 중생의 이야기를 먼저 한 다음에 부처의 세계로 올라가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살아가면서 고뇌하는 게 곧 부처의 세계로 통합니다. 이것을 불교에서는 ‘번뇌즉보리’라고 말합니다. ‘번뇌’라는 것은 우리들의 고뇌이고, ‘보리’라는 것은 깨달음을 뜻합니다. ‘번뇌에서부터 깨달음의 길이 열린다’는 이야기입니다. ‘예토즉정토’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러니 본인의 의문이나 괴로움에 대해서 망설이지 말고 편안하게 무엇이든 서슴없이 이야기하시기 바랍니다.”nbsp스님이 시작을 알리자 총 6명의 질문자가 차례로 질문을 하였습니다. nbsp첫 번째 질문자는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마음으로 진짜 이해하는 것의 차이는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물었고, 두 번째 질문자는 직장생활하면서 상사 때문에 욱하고 화날 때가 많은데 참는 것이 능사인지 물었고, 세 번째 질문자는 자신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면 자신감이 부족한 것 같다면서 어려서부터 닥치지도 않는 일에 대한 불안이 많았는데 어떻게 하면 스스로에 대한 불신을 떨치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 물었습니다.nbspnbspnbsp네 번째 질문자는 주부인데 2가지 질문을 하였습니다. 첫째 질문은 최근에 아버지 같은 오빠를 잃었는데 그것이 요즘 제일 괴롭고 둘째 질문은 두 번째 질문자가 상사와의 관계가 괴롭다고 했는데 그것이 부부관계에도 적용될 수 있는지 궁금하다면서 자신과 성격이 맞지 않는 남편 때문에 괴롭다고 질문을 하였고, 다섯 번째 질문자는 미혼 여성인데 처음에는 적극적이었던 8세 연하 남친이 점차 자신을 멀리하는 것 같아서 그 마음을 알 수 없어서 괴롭고 답답하다고 질문을 하였고, 여섯 번째 질문자는 40대 주부인데 예민해서 잠이 잘 안 오고 자다가도 자주 깨니 건강도 상하는 것 같은데 어떻게 하면 잡념과 잡생각을 떨치고 편안하게 살 수 있을지를 질문하였습니다.nbsp오늘은 그 중에서 자기에게 기분을 맞춰줄 것을 강요하는 직장 상사 때문에 화날 때가 많은데 참는 것이 능사인지 질문하였던 남성분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nbspnbspnbsp“저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욱’ 하고 화나는 일이 많습니다. 참을수록 화는 더 쌓이는데, 꼭 참는 것만이 화를 다스리고 직장생활을 잘하는 것인지가 궁금합니다.”nbspnbsp“질문을 들어보니 이미 답을 정해놓고 묻고 있어요. 질문자는 지금 ‘참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라는 결론에 도달했지요?”nbspnbsp“네.”nbsp“그런데 왜 저한테 물어요?”nbsp“직장은 계속 다녀야 되니까요.”nbsp“직장에 안 다니면 되잖아요. 미우면 직장을 그만두면 됩니다. 마음에 안 들면 ‘안녕히 계십시오’하고 나오라고 스님이 늘 이야기하잖아요.nbspnbsp그런데 ‘안녕히 계십시오’라고 할 상황이 안 되면 그 상황을 수용해야 합니다. ‘사람은 좋은데 술을 먹고 가끔 주정을 해서 못 살겠다’ 이렇게 상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주정하는 사람이 정말 싫으면 저한테 묻기 전에 알아서 헤어졌겠지요. 다른 건 다 좋은데 주정하는 것만 싫으니 어떻게 해야 되느냐고 묻는 거예요.nbspnbsp그러니까 질문자가 결정을 해야 해요. 사람들은 대개 ‘고쳐가지고 살겠다’, ‘이것만 고치면 살겠다’고 미련을 갖는데 그건 불가능하거나 아주 어렵습니다. 사람이 자기 천성을 고치면 그걸 ‘기적’이라고 부를 정도예요. 고치는 걸 전제로 하면 죽을 때까지 거기에 매달려서 전전긍긍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그러니까 안 고쳐진다는 걸 미리 알아야 합니다. 고쳐서 살겠다, 혹은 고치면 살겠다는 건 그냥 질문자의 바람이에요. 안 고쳐진다고 딱 전제했을 때 ‘못 살겠다’ 싶으면 빨리 ‘안녕히 계십시오’ 하고, ‘안 고쳐진다’고 전제해도 아직 다른 게 좋은 게 많아서 ‘이건 손실이지만 좋은 게 많다’ 싶으면 수용해야지요. 이것도 저것도 다 내 뜻대로 되면 얼마나 좋겠어요? 그러나 세상살이가 안 그래요. 이것이 좋으면 저것은 문제가 있는 법입니다. 내 마음에 드는 이것을 받아들이면 마음에 안 드는 저것까지도 수용을 해야 됩니다.nbspnbspnbsp‘주정은 마음에 안 들지만 그래도 같이 살겠다’고 결론을 냈다면 이왕 사는 거 괴롭게 사는 게 좋아요? 행복하게 사는 게 좋아요?”nbspnbsp“행복하게 사는 게 좋겠지요.”nbsp“행복하게 살려면 술 마시는 걸 그냥 수용해야 합니다. 수용해 버리면 오히려 상대가 술을 마셔도 안 괴롭거든요. 술을 마시는 게 좋다는 게 아니라, 어차피 같이 살기로 결정을 했으면 술 마시는 걸 수용하라는 겁니다. 이걸 잘못 듣고 ‘스님은 자꾸 술 마시는 걸 놔두라고 하냐’ 이렇게 이해하시면 안 됩니다. 그걸 안 놔두겠다면 매일 싸워야 해요. 어차피 같이 살 거면 싸우면서 사는 것보다 안 싸우고 사는 게 낫잖아요. 질문자는 회사에서 누구 때문에 화가 나요? 회사 때문에 화가 나요? 동료나 상사 때문에 화가 나요?”nbsp“상사 때문입니다.”nbsp“상사를 쫓아낼 방법이 있어요?” nbspnbspnbsp“아니요. 없습니다.”nbsp“그러면 질문자가 회사를 나오면 되겠네요. 나오는 건 질문자가 결정할 수 있잖아요. 그게 ‘안녕히 계십시오’라는 겁니다. 그건 언제든지 쓸 수 있는 전략이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전략이자 최후의 전략입니다. 36가지 전략 중에 온갖 것을 다 해봐도 안 될 때 마지막으로 쓸 수 있는 전략이기 때문에 그 카드를 미리 꺼낼 필요가 없어요. 그러니 질문자는 가장 먼저 ‘수용하는 전략’을 써봐야 해요. 그 상사가 밉다고 회사를 그만 둘래요? 아니면 그래도 다닐래요?”nbsp“다니겠습니다.” nbspnbspnbsp“회사를 다니는 데는 세 가지 길이 있습니다. 그 상사를 쫓아내는 방법이 있고, 그 상사를 바꾸는 방법이 있고, 그 상사를 수용하는 방법이 있어요. 첫째, 질문자가 그 상사를 쫓아낼 수 있어요? 없어요?”nbsp“없습니다.”nbsp“둘째, 질문자가 그 상사를 바꿀 능력이 돼요? 안돼요?”nbsp“안 됩니다.”nbspnbsp“그러면 수용하는 방법밖에 없어요. ‘스님은 뭐든지 다 수용하라고 가르친다’ 이렇게 생각하면 안 돼요. 제가 현실을 모르고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닙니다. 회사를 그만두는 길도 있고 상사를 내보내거나 바꾸거나 수용하는 길도 있어요. 지금 질문자가 회사를 그만두는 길은 선택하지 않겠다고 했으니까 그 다음으로 상사를 내보내거나 바꿔보라고 했는데 그것도 안 되겠다고 했잖아요. 그러니 남은 길이 수용하는 길뿐이에요.nbspnbspnbsp질문자도 생각해보세요. 본인이 상사를 내보내거나 바꾸지 못 한다는 걸 알면서도 상사를 내보내거나 바꾸려는 생각을 계속 하고 있어요. 회사를 그만두지도 못 하면서 계속 그만두려는 생각을 하잖아요. 그러니 본인만 피곤한 겁니다. 그 상사가 뭐가 문제예요?”nbsp“말씀드리기 곤란합니다.”nbsp“말해도 관계없어요. 질문자가 그 상사에 대해서 뭐라고 말해도 그건 ‘그 상사가 나쁘다’는 뜻이 아니라 ‘질문자하고 어떤 점이 안 맞는다’는 뜻이니까요.”nbsp“모든 게 다 안 맞습니다.” nbspnbsp“그 사람과 모든 게 다 안 맞다는 건 질문자 본인이 문제라는 이야기입니다. 특별히 안 맞는 건 뭐예요?”nbsp“기분을 못 맞추겠습니다. 저에게 자기 기분을 맞춰줬으면 하고 바랍니다.”nbsp“상사가 바라든지 말든지 내가 안 맞추면 되잖아요. 지금 질문자는 기 싸움에서 지고 있네요. 상사의 기분을 질문자가 맞춰줘야 할 이유가 없어요. 상대가 화를 내고, 짜증을 낼 때 질문자는 오히려 빙긋이 웃어야 해요. 그러면 그 사람이 질문자 때문에 나갈 거예요. nbspnbspnbsp그 사람이 뭐라고 하면 질문자가 죽을만치 괴로워하니까 결국은 질문자가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상사가 화를 내면 질문자는 ‘화를 낼 일이 있나 보다. 오늘 집에서 마누라랑 싸웠나?’ 이렇게 생각하고, 그 사람이 웃으면 ‘뭐 좋은 일이 있나? 어젯밤에 애인 만났나?’ 이렇게 생각하세요. 그냥 ‘그 사람의 성질이 그렇구나’ 이렇게만 받아들이라는 겁니다. 그 사람이 질문자한테 화를 내도 ‘좋다’, ‘나쁘다’를 따지지 말고 ‘오, 화가 나셨네. 오늘은 기분이 안 좋으신가 보다’ 이렇게 받아들이세요. 그 사람이 ‘이리 가져와라’ 그러면 가져오고, ‘가져가라’ 하면 다시 가져가고, 갖고 가는데 ‘다시 가져와라’ 그러면 또 다시 가져오면 됩니다. 그런데 지금 질문자는 ‘왜 가라 그랬다가 오라 그랬다가 변덕을 부리나’라고 생각하니까 피곤한 겁니다. 그냥 ‘가라’고 하면 ‘네’ 하고 가고, ‘오라’고 하면 ‘네’ 하고 오면 됩니다. 이렇게 하면 그 사람이 자기 성질을 못 견디고 그 사람이 오히려 제게 상담을 하러 올 겁니다. nbspnbspnbsp‘밑에 들어온 직원이 마음에 안 들어서 도저히 못 살겠다’ 하고 상담하면 제가 ‘안녕히 계십시오’ 하고 나오라고 조언해줄게요. nbspnbsp질문자는 지금 기에서 밀려서 그러는 거예요. 그건 윗사람이니 아랫사람이니 하는 것과 아무 관계가 없어요. 그러니 거기에 말려들지 말고, 그냥 ‘아, 성격이 저러시구나. 오늘 기분이 좀 저러시구나’ 이렇게 이해하면 됩니다.nbsp오늘 가서 한번 연습해 보세요. 그렇게 이해를 하면 내가 답답하지 않고, 입가에 미소가 빙긋이 번지게 됩니다. ‘오늘은 또 무슨 일로 기분이 나쁘신 걸까?’ 하면서요. ‘이 분은 감정기복이 심한 분이구나’ 하고 알고, 그냥 연구를 한번 해 보세요. 그러면 ‘이 분의 성향은 이렇구나. 이 분이 나빠서가 아니라 기본 까르마가 이렇게 형성되어서 기분파가 되었구나. 그래서 기분이 좋았다가 나빴다가 하면서 널을 뛰는 거구나’ 이렇게 이해를 하게 돼요. 사람이 원래 그렇게 생겨서 그 사람도 자기를 어떻게 못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그냥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됩니다. 그러면 그 사람이 아니라 질문자한테 좋아요. 절에 다녀요? 교회 다녀요?”nbsp“교회 다닙니다.”nbspnbsp“교회에서 가장 중요한 정신이 십자가 정신입니다. 모든 교회에 예수님이 매달린 십자가를 걸어놓는 것은 그걸 보고 크리스천으로서 삶의 기준을 삼으라는 겁니다. 질문자가 크리스천이라면 십자가 정신을 가져야 합니다. 사람들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매달았어요. 재판정에서 ‘혹세무민한다’고 하여 사형판결을 내리자 예수님을 십자가에 매달아 사형을 집행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자신을 비난하고, 자기를 십자가에 매단 사람들을 향해 ‘주여, 저들을 용서하소서’라고 하셨어요. 우리 같으면 그런 마음을 못 내요. 평상시에 용서 잘 하더라도 자기를 죽이려는 사람들에게는 ‘주여, 다른 건 몰라도 저 두 놈은 지옥에 확 처넣어 주십시오’라고 할 거예요. 감정으로 하면 그렇게 할 텐데, 예수님은 그 감정을 뛰어넘으셨던 겁니다. 그러니까 성인이시지요.nbspnbspnbsp그런데 그 두 사람은 그냥 사형집행인이었습니다. 아침 먹고 나와서 하는 일이 판결 받은 사람을 십자가에 매다는 거예요. 자기들이 십자가에 매단 사람이 살았는지 죽었는지 확인하려고 창으로 찔러보기도 하지요. 매단 사람이 죽었으면 십자가에서 내린 뒤 거기에 다른 사람을 또 매달고요. 그 두 사람은 아침마다 출근해서 하는 일이 그런 일이었기 때문에 자기들이 뭘 잘못했는지 모릅니다. 그런 사람들을 두고 감정에 휩싸이면 내가 그 사람들을 미워하게 되는데, 예수님은 감정에 휩싸이지 않았기 때문에 ‘주여, 저들을 용서하소서. 저들은 자기 지은 죄를 모르옵니다’ 이렇게 말씀하신 것입니다. 십자가에 자신을 매단 사람들에 대한 이해가 있었기 때문에 미움이 없었던 겁니다. 그들의 행위가 옳은지 그른지를 떠나서, 그들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해하셨기 때문에 미워하지 않으셨던 거예요. 이것을 사랑이라고 합니다. 우리 같으면 증오할 텐데, 예수님은 증오하거나 미워하지 않았습니다.nbspnbsp예수님 이전의 하나님은 징벌의 하나님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을 안 들었다고 유황불로 지져버리고, 소금 기둥으로 만들어버렸다는 게 소돔과 고모라에 대한 이야기잖습니까. 그런데 예수님 이후의 하나님은 징벌의 하나님이 아니라 용서의 하나님입니다. 우리가 잘못한다고 벌을 주는 하나님이 아니라 다 용서해주는 하나님입니다. 용서를 해 주시니까 우리가 구원을 받을 수 있어요.nbspnbsp그런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들이 크리스천인데, 크리스천들이 저한테 와서 ‘예수 천당, 불신 지옥’ 이러면서 ‘네가 아무리 좋은 일하고 돌아다녀도 하나님 안 믿으면 지옥 간다’라고 합니다. 예수님은 당신을 십자가에 못 박은 사람도 용서해 주시는데, 제가 뭘 잘못했다고 용서를 안 해 주시겠어요? nbspnbspnbsp그 사람이 말하는 하나님은 예수님 이전 유대교의 하나님입니다. 즉 구약의 하나님, 징벌하는 하나님입니다. 그러니까 그 사람은 크리스천이 아니에요. 그 사람이 무슨 말을 해도 제가 끄떡도 안 하는 이유는 저와 종교가 달라서가 아니라, 크리스천이 아닌 사람이 크리스천 흉내를 내는 게 우습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제가 빙긋이 웃을 수밖에요.nbspnbsp질문자가 크리스천이라면 십자가 정신을 살려야 해요. 질문자가 예수님을 털끝만큼이라도 따라가려면 상사가 질문자의 목을 쳐도 ‘주여, 저 사람을 용서하소서’ 이래야 합니다. 상사가 가끔 짜증 좀 냈다고 해서 ‘저 인간 팍 지옥에 처넣어버릴까?’라고 생각한다면 질문자는 교회를 다닐 필요가 없으니 개종을 하세요. nbspnbspnbsp그러니 그 분을 이해해야 합니다. 이해를 안 하면 결국 질문자가 손해예요. 본인이 괴로워지는 거예요. 어차피 회사를 그만두지도 못할 처지이고, 그럴 용기도 없고, 상사를 쫓아내거나 고칠 능력도 없잖아요. 질문자의 처지에서는 용서해 주는 길밖에 없어요. 질문자의 처지가 형편없기 때문이 아니라, 질문자가 크리스천이기 때문이라고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생각하세요. ‘나는 뭐도 못하고 뭐도 못하니까 할 수 없이 용서해 줘야겠다’가 아니라 ‘나는 크리스천이니까 그를 이해하고 용서해야지’ 이렇게 적극적인 태도를 가지세요. 그래서 상사가 화낼 때마다 ‘아이고, 화나셨구나. 저분이 나빠서가 아니라 타고난 성질이, 직위가 저러니까 어떡하겠어?’ 이렇게 생각하고 빙긋이 웃으세요.nbspnbsp그게 잘 안 되면 십자가 붙들고 계속 기도하세요. ‘주여 주님은 당신을 죽이는 사람도 용서하고 사랑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저는 제게 화내는 사람 하나도 용서 못하고, 사랑도 못해서 오늘 또 성질내고 짜증냈습니다. 크리스천으로서 정말 부끄럽습니다. 오늘은 이 수준밖에 안 되지만 내일은 제가 주님의 제자답게 다시 한 번 도전해 보겠습니다.’nbspnbspnbsp이렇게 해 보고, 안 되면 또 하고, 안 되면 또 하면 됩니다. 안 된다고 드러누워서 울면 안 돼요. 그렇게 해 보세요.”nbspnbsp“감사합니다.”nbspnbsp질문자는 환하게 웃으며 스님에게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스님은 자기를 죽인 자조차 용서하는 예수님의 사랑에 대해 설명하면서 그 마음을 화 좀 내는 직장 상사에게 적용하면 아무 문제될 것이 없다고 명쾌하게 답변하였습니다. 종교를 초월하여 타인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강조한 스님의 답변에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였고 질문자의 환해진 얼굴을 보면서 함께 감동받은 청중들도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nbspnbspnbsp마지막으로 강연을 마치면서 스님은 다음과 같이 닫는 말씀을 하였습니다. 우리는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려고 하다보니 그 의미에 갇혀서 괴로움을 자초할 때가 많다고 하면서 살아있는 모든 사람은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nbspnbsp“재미있었어요? 사는 게 별 거 아니에요. 우리는 울고불고 난리지만 그렇게까지 살 만한 가치가 없습니다. 인생에는 특별한 의미가 없습니다. 의미는 내가 만들어서 부여하는 거예요. 기독교인들은 ‘하나님, 예수님, 천당’ 이런 의미를 부여하고 불교신자들은 ‘깨달음, 극락’ 이런 의미를 부여하는 것처럼, 우리가 의미를 부여하고 그 의미에 매달려서 사는 겁니다. 마치 누에고치가 자기 입에서 낸 실로 고치를 만들어놓고 그 속에 갇혀가지고 ‘죽네, 사네’ 하듯이, 우리는 자기 생각으로 일으켜서 만든 상에 갇혀서 스스로 속박 받고 살아요. 그러나 고치를 뚫고 나오면 나비가 되어 날아가는 것처럼, 이 상을 깨고 나가면 이 세상은 자유로운 세상입니다.nbspnbspnbsp토끼도 살고 다람쥐도 사는 세상인데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은 토끼나 다람쥐보다는 더 재미있게, 더 잘 살아야 되지 않겠어요? 그런데 다람쥐보다 재미있게 사는 사람이 드물어요. 얼마나 사는 게 괴로우면 날아가는 새를 보고 ‘아이고, 너는 좋겠다. 훨훨 날아가서’ 이러고, 다람쥐를 보고 ‘아이고, 너는 좋겠다. 근심, 걱정이 없어서’ 이러고 부러워하겠어요? 그렇게 동물을 좋아하면 다음 생에 동물로 태어난다고 합니다. 내가 아무리 못 살아도 새보다는 낫고, 다람쥐보다는 나아야 돼요. 그런데 우리는 스스로 일으킨 한 생각에 사로잡혀서, 그 환상 속에 묶여서 고통 받고 삽니다.nbspnbsp과거는 아무 상관없어요. 그건 다 지나간 일이에요. 제일 중요한 건 지금 살아있다는 점입니다. 아시겠어요? 내가 사생아로 태어났든, 고아로 자랐든, 남편과 사별했든 어쨌든 지금 내가 살아있다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살아있는 인간은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할 수가 있다는 뜻이에요. 그러니까 그 행복을, 내 권리를 찾는 게 중요해요. 자꾸 지난 이야기하면서 ‘내가 태어날 때 어땠고, 아버지가 어땠고, 남편이 어땠고, 부모가 어땠고’ 이러면서 자기 괴로움을 합리화하지 마세요.nbspnbspnbsp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제가 몇 번씩 이야기해줘도 자꾸 괴로워하면 ‘그래, 괴로워해라. 자기가 괴롭고 싶다는 데 뭐 어떡할 거야?’라고 이야기할 때도 있지만, 우리는 누구나 다 긍정적 사고를 가지면 행복할 수가 있습니다. 이 점을 명심해서 모두들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nbsp한마디 한마디 주옥같은 말씀에 감동을 받은 청중들의 뜨거운 박수가 이어졌습니다.nbspnbspnbsp강연을 마치니 어느덧 2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습니다. 스님은 평소보다 30분 일찍 강연을 마쳤음에도 많은 시민들이 스님의 책 사인을 받고자 북새통을 이루는 바람에 사인회는 30분 이상 계속되었습니다.nbspnbsp▲ 책 사인회nbsp조용히 미소 지으며 사인 받는 분이 있는가 하면 어떻게든 스님에게 말 한번 붙여보려고 이런 저런 질문을 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아이들을 함께 데리고 온 가족도 많았습니다. 모두 활짝 웃으며 행복한 모습이었습니다.nbspnbspnbsp생각과 마음의 차이를 질문하였던 첫 번째 질문자에게 스님의 말씀을 듣고 어땠는지 소감을 물어보니 “평소 궁금했던 것이 풀렸고 유튜브로 즉문즉설 영상도 많이 보았지만 직접 질문하니 속이 더 편안하고 후련하고, 직접 온 보람도 느껴진다.”라고 답해주셨습니다. 이 분은 한결 편안해진 표정으로 스님에게 책 사인도 받았습니다.nbspnbsp사인회를 마치고 스님은 양천정토회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환한 미소로 사진 촬영을 하였습니다. 자원봉사자 수가 너무 많아서 사진에서 잘리지 않으려고 봉사자들 모두가 스님을 중심에 두고 가운데로 마구 몰려들었습니다.nbspnbsp▲ 오늘 강연을 준비한 양천정토회 자원봉사자들과 함께nbsp봉사자들은 뭐가 그리 좋은지 연신 웃음꽃을 터뜨리면서 강연장을 나가는 스님에게 마지막까지 악수라도 한번 더 해보려고 안간 힘을 쓰는 모습이었습니다.nbspnbspnbsp스님이 떠난 뒤 봉사자들은 끝까지 남아 뒷마무리를 깔끔하게 하고 행사를 잘 마무리 하였습니다. 오늘은 즉문즉설을 들었던 청중과 자원봉사자들이 스님을 직접 뵌 감동과 함께 행복이라는 선물도 가득 가져갈 수 있었던 날인 것 같습니다.nbspnbsp▲ 강연장 뒷정리를 하는 봉사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는 스님nbsp강서구민회관을 빠져나온 스님은 서울 정토회관에 밤 10시가 다 되어 도착했습니다. 집무실에서 원고 교정 업무와 보고서를 체크하며 늦은 시간까지 업무를 보다가 오늘 일정을 마쳤습니다.nbspnbsp내일은 하루 종일 새책 원고 집필 업무를 보다가 저녁 7시부터는 원주 치악예술관 공연장에서 원주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과 통일이야기’를 주제로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nbspnbsp※nbsp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52개 도시를 순회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 강연 일정을 확인한 후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강연장으로 오세요.nbspnbspnbsp강연은 선착순 무료 입장이며, 질문을 하고 싶은 분들은 강연장에 직접 오셔서 사전 신청을 하셔야 합니다.nbsp
2015.11.23 (오전) 인천 즉문즉설 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인천 시민들을 위해 인천 평생학습관 미추홀 공연장에서 즉문즉설 강연을 했습니다.nbspnbsp어제밤 문경 정토수련원에서 하룻밤을 잔 스님은 새벽 예불과 기도를 한 후 5시 30분에 아침 식사를 하고 강연이 열리는 인천으로 향했습니다. 봄 날씨처럼 포근했던 며칠이 지나고 오늘은 아침부터 비와 함께 제법 쌀쌀한 기운이 감돕니다.nbspnbsp10시 무렵 강연이 열리는 인천시 평생학습관에 도착하니 두꺼운 겨울 잠바를 입은 시민들이 삼삼오오 입장하고 있었습니다. 한 봉사자는 찬 바람을 맞으며 1시간 째 안내 푯말을 들고 서 있었습니다.nbspnbsp▲ 인천시 평생학습관 미추홀nbsp이번 강연은 인천 정토법당, 송도 정토법당, 부평 정토법당, 강화 정토법당 등 인천정토회 봉사자들 총 70여 명이 합심하여 준비했다고 합니다. 오전 7시 30분부터 강연장에 모여 마음나누기를 하고 각자 위치에서 환한 미소로 시민들을 맞이했습니다. 입구에서 어서오세요 하고 반기는 봉사자들의 목소리가 유난히 밝고 경쾌했습니다. 그 기운에 더불어 들어오는 사람들의 기분까지 밝아집니다.nbspnbsp강연시작 1시간 전부터 길게 줄이 이어졌습니다. 힐링캠프, 유튜브, 스님의 하루, SBS스페셜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 법륜 스님을 알게 되었고, 법문을 통해 삶의 문제를 해결하게 되었다는 분들이 많았습니다.nbspnbsp일찍부터 제일 앞자리에 앉은 30대 중반의 남자분은 서울경기 지역에서 열리는 스님의 강연은 모두 찾아다닌다며, 세어보니 이번 강연이 10번째라면서 스님 강연에 큰 관심과 열정을 보여주었습니다.nbsp강연 시작 전에는 무대에서 한 봉사자가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거위의 꿈”을 불러 쌀쌀한 날씨에 차가워진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풀어주었습니다.nbspnbsp스님은 강연 전 오늘 강연장을 대여해 주신 인경식 관장님과 가벼운 담화를 나누었습니다. 관장님은 매일 전국을 돌아다니며 대중들의 고뇌를 해결해주는 스님의 노고에 깊은 존경의 마음을 표했고, 스님은 강연을 열릴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해 준 것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담아 새책 ‘야단법석’을 사인해서 선물했습니다.nbspnbsp▲ 평생학습관 인경식 관장님nbspnbsp스님의 소개 영상이 끝나고 500석을 가득 채운 객석을 가로질러 스님이 무대 위로 올라오자 인천 시민들은 우레와 같은 환호와 박수로 스님을 반겼습니다.nbsp스님은 “아침에 비가 많이 쏟아졌는데 오는데 불편하진 않으셨나요? 라며 따뜻하게 안부를 물었고 청중들은 네 하고 씩씩하게 답했습니다. 스님은 다행이네요 라며 활짝 웃어보인 후 오늘 즉문즉설 강연의 취지에 대해 일러주었습니다.nbspnbspnbsp“방금 평생학습원 원장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왔는데, 평생학습원에서 공부하는 내용과 즉문즉설 강연 내용이 일치해요. 둘다 성인 교육이잖아요. 인생공부라는 것은 학교 다닐 때만 하는 게 아니라 죽을 때까지 한 평생 해야 합니다. 늘 연구하는 자세로 삶을 산다면 삶이 그렇게 힘들지 않아요.nbspnbsp보통 자기 뜻대로 안 된다고 짜증내고 성내고 좌절하고 절망할 줄만 알지 ‘왜 이런 문제가 생겼을까?’,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까?’ 하고 연구하는 자세가 부족한 것 같아요. 어제도 정토불교대학 특강수련에서 학생들이 스님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다가 “어떻게 그걸 다 아시나요?” 하고 물었어요. 그래서 ‘저는 평생을 연구하면서 살기 때문이에요. 여러분이 모르는 건 맹하게 살기 때문이에요’ 라고 했습니다. nbspnbsp자기가 결혼해서 살면서 겪는 결혼의 문제점은 본인들이 더 잘 알아야 하는데 연구를 안 하니 몰라요. 아이를 키우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아이를 키우면서 연구를 하면 나보다 더 잘 알아야 하는데, 연구를 안 하니 스님인 저에게 그런 것까지 물어요. 수학선생이 수학을 다른 수학선생에게 묻는 건 흉이 아닌데, 수학선생이 수학을 영어선생한테 물으면 흉이지 않을까요? 안 그래요? 그러니까 여러분이 저한테 부부관계, 자녀문제 묻는 건 사실 흉이에요. 물으니 대답은 해주지만요. nbsp원인이 뭘까 찾아보면서 연구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어떤 문제가 생기면 ‘왜 이런 문제가 생겼을까’ 연구를 해야 해요. 그래서 평생교육의 핵심은 연구하는 자세, 탐구하는 자세예요. 이것은 수행자의 자세와 똑같습니다. 수행자의 자세라는 것은 어떤 어려움이 부딪혔을 때, 힘들어 하지 않고 그것을 연구해서 해결책을 찾아가는 것이에요.nbspnbsp오늘도 살아가면서 겪는 이런저런 문제를 내어놓고, 그걸 저하고 대화를 해보면서 연구를 해나가 봅시다. ‘왜 이런 문제가 생겼을까?’, ‘이건 어떻게 봐야할까?’ 하고 연구를 해보는 거예요. 연구를 해보면 문제로 삼았는데 별 문제가 아닐 수도 있고, 이런 문제는 이렇게 보면 되지 않을까 하고 방향을 찾을 수도 있을 거예요.”nbsp평생 교육이란 별다른 게 아니라 늘 연구하는 자세로 삶을 살아나가는 것을 의미하고, 그것이 곧 수행자의 자세라는 이야기로 강연의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곧이어 여기저기서 손을 들고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nbspnbsp오늘은 총 6명이 질문을 했습니다. 직장에서 부하 직원에게 자꾸 화를 내는 성격을 고치고 싶은 40대 직장인, 직장 때문에 18개월 된 아이를 부모님께 맡겼는데 지금 6살이 된 아이가 정서적으로 안정이 되지 않아 걱정인 30대 여성 분, 전역을 앞둔 직업군인으로 진로 선택의 갈등을 겪고 있는 25살 남성 분, 새로운 직장에서 업무능력이 부족한 것 같아 우울하고 자존감이 떨어진다는 40대 직장인 여성 분, 올 2월에 돌아가신 아내의 묘 자리를 이장한 후 마음이 불편하신 70대 남성 분, 올케가 너무 일방적으로 동생을 고생시키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픈데 어떻게 해야 할지 묻는 40대 여성분 등 다양한 연령대의 가지각색의 사연이 담긴 질문이 있었습니다.nbspnbsp그 중 최근 새 직장에서 잘 적응하지 못하고 자꾸 자존감이 낮아지고 우울해진다며 이를 어떻게 하면 극복할 수 있는 지 물었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세상사람 누구나 가지고 있는 이상 속 나와 현실 속 나 사이의 괴리 속에서 이를 어떻게 조절해야할지 배울 수 있는 유익하고도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nbspnbspnbsp“저는 최근에 새 직장, 새 업무를 시작했는데요. 업무성과도 안 나고, 내가 일을 제일 못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너무 자존감이 떨어져요. 그 생각에 생활 전반이 우울해졌어요. ‘내가 이 정도 사람이었나?’ 라는 생각에 많이 힘듭니다. 그렇다고 직장을 그만둘 수도 없고... ”nbsp“직장에서 나가라고 그래요?”nbsp“그런 건 아니에요. 그런데 ‘내가 이렇게 무능한 사람이었나’ 라는 생각이 자꾸 들어서... 이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습니다.”nbsp“제가 보기에 질문자가 조금 시건방진 것 같아요. 조금 과대망상증이 있는 것 같아요. 본인이 굉장히 능력 있는 사람이라는 환영을 갖고 있어요. 뭐 그렇게 잘났어요? nbspnbspnbsp질문자는 ‘나는 굉장히 능력 있는 사람이다’ 라는 착각 속에 살고 있거나, ‘능력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착각을 하거나 둘 중에 하나예요.nbspnbsp예를 들어, ‘나는 키가 180은 되어야 해’ 이렇게 생각해서 그게 나인 줄 착각하면 현실의 나를 보면 키가 170밖에 안돼요. 그럼 자기를 보고 ‘키가 너무 작다. 난 왜 이렇게 키가 안 크지?’ 이렇게 되는 거예요. 내가 나라고 생각하는 것을 아상이라고 해요. 그 아상을 현실보다 높게 잡아놓은 상태에서 현실의 자기를 보니까 너무 못마땅한 거예요. 마음에 안 드는 것이지요. 그래서 문제가 생기는 거예요.nbspnbspnbsp그래서 노력을 해서 현실의 나를 끌어올려서 내가 만들어놓은 아상과 일치시키려고 하는데, 이게 그렇게 쉽게 안 끌어 올라가져요. 그럼 끌어올려서 맞추는 게 해결책이냐. 아니에요. 그렇게 되면 늘 자기 학대를 하게 되요. 그러니까 이 아상을 버려야 돼요. 환상을 버려야 해요. 꿈에서 깨라는 거예요. ‘지금 있는 그대로의 이게 나다’ 하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여야 해요.nbspnbsp키가 170이면 170이다, 이렇게 받아들여야 해요. 즉, 내 능력은 100인데 ‘150의 능력을 갖고 있는 나’를 나라고 생각하니까 늘 내가 못마땅한 거예요. 내 능력이 100인 걸 인정해버리면 아무 문제가 없어져요. 그래서 제가 늘 얘기하는 거예요. ‘꿈 깨라’, ‘네가 뭐 잘났니?’.nbsp두 번째로는, 이렇게 그 꿈에서 깨면 질문자가 못난이가 아니란 걸 알게 되요. 지금 이대로도 괜찮은 사람이에요. 요새 취직난인데, 취직 했어요? 못했어요?”nbsp“했어요”nbspnbsp“그러니까 자기 혼자서만 이렇게 속을 끓이지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질문자의 실력이 그 정도 되는걸 다 알아요. 상사도 알고, 동료도 알고, 다 알고 있어요. 자기 혼자만 그러는 거예요. 다른 사람들이 질문자 보고 나가라 소리 안하는 건 그렇게까지 만족은 안한다 하더라도 ‘너 그 정도 되는 줄은 알았다’ 이런 거예요. 그래서 쫓겨날 가능성은 별로 없어요. 그러니까 그냥 편안하게 다니세요. 쫓겨나면 ‘감사합니다. 그동안 부족한 저를 봐줘서 감사합니다’ 하고 나오면 되지 미리 발버둥 칠 필요가 없어요.nbspnbsp아무 문제가 없어요. 문제는 환상을 가지고 있는 게 문제예요. 이 격차가 너무 많이 벌어진 사람들이 있어요. 너무 많이 벌어지면 한편으로는 잘난 맛에 우쭐대고, 다른 한편으로는 못났다고 자기 학대를 해요. 현실에 있는 자기가 너무 못마땅한 거예요. 자기가 봐도 자기가 부끄러워요. 그래서 방안에서 안 나오게 됩니다. 이게 심해지면 자기가 너무 부끄러워서 남한테 보여주기가 싫어요. 나는 아무 쓸모가 없다고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간격이 너무 벌어지면 결국에는 자살로 이어지기도 하지요. 지금 질문자는 그 정도는 아니에요.nbspnbsp우린 누구나 다 그런 분열이 있습니다. 나를 현실보다 조금 더 높게 생각하고 그게 나인 줄 착각하고 있어요. 나를 높게 생각하는 상태에서 현실의 나를 보니까 자꾸 못마땅한 거예요. 남한테 ‘제가 부족합니다.’ 말해도 그건 다 거짓말이에요. 속으로는 다 잘났어요. 그래서 잘난 척하면 남이 보기에 약간 눈꼴시럽고, 또 한편으로 자기가 못났다고 자신을 미워해요.nbspnbspnbsp이 둘을 다 버려야 해요. 있는 그대로, 실수하면 실수한 대로, 모르면 모르는 대로 받아들이면 됩니다. 모른다고 ‘이것도 모르다니 부끄럽다’ 이렇게 생각할 게 아니라 모를 수도 있는 거예요. 모르면 ‘아이구, 제가 몰랐습니다. 어떻게 해야 되나요?’ 하고 물어서 알면 되고, 틀리면 ‘아이구, 제가 틀렸네요.’ 하고 고치면 되고, 잘못했으면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 했습니다.’ 하고 뉘우치면 돼요. 따라해 보세요. 모르면 물어서 알면 되고, 틀리면 고치면 되고, 잘못했으면 뉘우치면 된다.”nbsp모르면 물어서 알면 되고, 틀리면 고치면 되고, 잘못했으면 뉘우치면 된다.”nbsp질문자는 큰 목소리로 스님이 준 명심문을 따라했습니다. 그러자 청중들도 큰 목소리로 다 같이 명심문을 따라해 주며 격려의 마음을 모아주었습니다. 답변을 잘 이해한 질문자를 보며 스님도 빙긋이 웃음을 보였습니다. 그러면서 질문자가 이해하기 쉽게 조금 더 부연 설명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조마조마하게 인생을 살 필요 없어요. 그냥 되는대로 사세요. ‘그것도 모르나?’ 하면 ‘죄송합니다. 어떻게 하면 되는데요?’ 하고, ‘야, 또 틀렸잖아’ 하면 ‘죄송합니다. 고치겠습니다.’ 하면 되고, ‘너 잘못했잖아’ 하면 ‘죄송합니다’ 하고 뉘우치면 돼요.nbspnbsp그런데 내가 100가지 다 틀릴 수도 없고, 100가지 다 모를 수도 없어요. 그래도 평균적인 수준의 사람이라면 10개 중에 67개는 알 수 있어요. 그리고 10개 중에 다 틀리지는 않을 수 있어요. 그런데 내가 완벽한 존재라고 여기면 10개 중에 1개만 틀려도 자기를 막 학대해요. 10개 중 1개 정도는 틀릴 수 있는 거예요.nbspnbsp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의 차이가 어떤 사람은 10개를 다 맞추고, 어떤 사람은 1개도 못 맞추고 그런 게 아닙니다. 못한다고 해도 10개 중에 67개는 맞추고, 잘한다고 하더라도 9개를 맞추는 이 정도의 차이밖에 없어요. 사실은 별 차이가 없어요. 그걸 갖고 비교하니까 자꾸 힘든 거예요. 괜찮아요. 어때요? 질문자는 괜찮은 사람이죠?nbsp“예”nbspnbsp스님이 묻자 질문자도 활짝 웃으며 큰소리로 답했습니다.nbsp요즘 같은 세상에 취직이라도 했다는 것은 괜찮은 사람인 거예요. 그러니까 편안하게 다니세요. 질문자는 교회 다녀요? 절에 다녀요? 아니면 종교가 없어요?”nbsp종교는 따로 없어요.nbspnbsp그럼 하느님, 부처님 빼고, ‘저는 이대로 괜찮습니다.’ 하고 절을 해보세요. 한번 따라해 보세요. 저는 이대로 괜찮습니다.”nbsp저는 이대로 괜찮습니다.nbsp질문자는 괜찮은 사람이에요. 그러니까 자긍심을 가지고 사세요. 환상에 사로잡히니까 자기를 자꾸 못난이로 보는 거에요. 나를 내가 못난이로 보는데 누가 나를 잘 봐주겠어요. 남이 나를 못난이로 봐도, 니가 몰라서 그래, 나는 괜찮아 이렇게 자신감을 가지고 살아야 돼요. 그래도 무의식 중에서는 자꾸 그런 생각이 드니까 저는 이대로 괜찮습니다. 라고 기도를 하면서 자꾸 자기 암시를 줘야 해요.nbsp네, 스님 감사합니다.“ nbspnbsp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모자란 나를 인정하는 것부터가 괴로움을 해결하는 첫걸음임을 알려준 스님에게 모두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누구나가 가지고 있는 문제라 공감이 많이 되었나 봅니다.nbsp질문자 역시 말을 꺼낼 때만 해도 어둡게 드리웠던 표정이 스님과 오고가는 대화 속에서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얼굴이 밝아졌습니다.nbspnbsp이렇게 연령대도, 입장도, 처한 처지도 각양각색이었던 여러 질문에 스님의 지혜로운 답변을 듣다보니 어느새 마칠 시간이 되었습니다. 스님은 오늘 강연을 마무리하면서 “자기 인생을 행복하고 자유롭게 이끌어가길 바란다”는 희망 메시지를 마지막으로 전했습니다.nbspnbspnbsp강연장을 나서는 20대 여성분은 “마치 내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다”며 질문에 크게 공감을 했고,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많은 도움을 얻었다”며 벅찬 표정으로 감사함을 전했습니다. 또 진로 고민을 물었던 25살 직업군인 남자 분은 복잡했던 머리가 덜 아프다. 스님이 명쾌하게 방향을 제시해줘 한결 가볍다. 며 기쁜 마음을 전했습니다.nbsp▲ 책 사인회nbspnbsp강연이 끝나고 곧장 로비에서 사인회가 이어졌습니다. 신간 ‘야단법석’을 비롯해 부스에서 구매한 책에 스님의 사인을 받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줄을 선 사람들 중 책을 4권이나 가슴에 안고 있는 아주머니가 눈에 띄었습니다. “오늘 강연을 들으며 너무 행복했어요. 스님의 말씀을 오래 간직하고 싶어 책을 4권이나 샀어요.”라며 기쁨이 가득 담긴 표정을 내비쳤습니다.nbspnbspnbsp책 사인회가 끝나고 강연을 준비했던 봉사자들과의 단체 사진촬영이 있었습니다. 모두들 만족감과 뿌듯함이 흘러넘치는 얼굴로 인천 강연 파이팅하고 우렁차게 외쳤습니다. 유달리 씩씩하고 밝은 모습이었습니다.nbspnbsp▲ 오늘 강연을 준비한 인천정토회 자원봉사자들nbspnbsp스님은 수고했다며 봉사자들에게 악수를 건네고는 또 다음 일정을 위해 바삐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nbspnbspnbsp인천을 출발한 스님은 곧바로 평화재단으로 향했습니다. 차 안에서는 원고 교정을 보거나 전화 연락을 하며 바쁘게 업무를 보았습니다.nbspnbsp평화재단에 도착한 후 오후 2시부터는 김제동씨와 주진우 기자와 함께 늦은 점심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비롯해 최근의 많은 사회 문제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고, 내년에는 청년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청춘콘서트를 어떻게 할지 함께 계획을 세우기도 했습니다.nbspnbsp▲ 김제동, 주진우 기자와 점심식사nbsp그리고 연일 계속된 강연 일정으로 목소리가 갈라지고 목이 붓는 등 건강이 좋지 않아 병원에 들러 진료를 받았습니다. 스님은 왠만해선 병원에 잘 가지 않으시는 편인데 “이러다가 악화되면 나중에 강연도 못하게 되고 큰일난다”고 하면서 조기에 처방을 받아서 안정을 시키려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nbspnbsp이어서 저녁 7시부터는 강서 구민회관에서 강서구민을 비롯해 서울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 다음 이야기에 계속 됩니다... nbsp※nbsp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52개 도시를 순회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 강연 일정을 확인한 후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강연장으로 오세요.nbspnbspnbsp강연은 선착순 무료 입장이며, 질문을 하고 싶은 분들은 강연장에 직접 오셔서 사전 신청을 하셔야 합니다.nbsp
2015.11.22 (오전) 정토불교대학 가을학기 특강수련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새벽 6시부터 가을 경전반 수강생들을 위한 특강수련에 참가해 즉문즉설 시간을 가졌습니다.nbspnbsp오늘도 새벽 예불과 108배 정진으로 하루를 시작한 스님은 5시 30분에 아침 식사를 한 후 6시부터 정토불교대학 특강수련에 참가했습니다.nbspnbsp아직 해가 뜨지 않아서 그런지 특강수련이 열리는 문경 정토수련원의 대수련장은 겨울 추위 마냥 찬기운이 팽팽했고, 호호 불면 입김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불교대학 수강생들은 평소 집에 있었다면 늦잠을 늘어지게 잤을 일요일 아침이지만 오늘은 새벽 4시에 기상해서 108배 기도와 10분 명상, 경전 독송으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nbspnbspnbsp300여 명의 불교대학 학생들이 명상을 하며 즉문즉설 시간을 기다리고 있는 사이, 새벽 6시가 되자 대수련장 법상 위에 스님이 앉았습니다. 일요일 새벽이 아니면 강연 일정을 도저히 잡을 수가 없어 12월 중순까지는 매주 일요일마다 이렇게 새벽에 강연이 잡혀 있습니다.nbspnbspnbsp먼저 스님은 다들 간밤에 잘 주무셨는지 안부를 물으며 말문을 열었습니다. 졸린 눈을 비비며 스님을 바라보는 불교대학생들의 잠을 깨우기 위해 스님은 시작부터 농담을 던져가며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이였습니다.nbspnbsp“다들 잘 주무셨어요? 자기 방에서 혼자 자다가 이렇게 여럿이 자니 좋죠? 코 고는 소리가 여기저기 이어져 자장가처럼 들리잖아요. 날씨가 추울 때 문경 수련원에서 제일 좋은 게 무엇인지 아세요? 화장실이에요. 여러분들은 양변기를 쓰기 때문에 재래식 화장실이 좀 불편할 거에요. 그러나 겨울에 화장실에 가면 엉덩이가 시원해요. 밑에서 에어콘이 막 나오는 것 같아요. nbspnbsp우리가 이렇게 1박2일 수련한 경비를 화폐로 계산하면 얼마 안 나와요. 그런데 만약에 300여명이 호텔에 가서 1박2일 연수한다고 하면 어떨까요? 1인당 숙식비 10만원, 거기다가 식사비 3만원 이렇게 계산하면 굉장하겠죠. 그러니까 GDP 계산할 때 화폐수치로 나타내는 것이 삶의 질과 어쩌면 그렇게 관계가 없어요. 우리 정토회도 그렇게 계산해서 1년 예산이 얼마다 이렇게 하는 것과 달리 지금처럼 이렇게 생활하면 예산이 식재료값과 기름값 밖에 안 들어요. 그러니 여러분들이 약간 불편하겠지만, 불편을 감내하는 것이 수행 아닙니까. 이렇게 수행을 하는 것이 지구를 살리는 길이고 또 인류를 살리는 길이다 이렇게 말할 수 있어요.nbspnbsp살리고 죽이는 것이 무슨 큰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니에요. 싹이 조그맣게 텄을 때 오줌을 주면 말라 죽어버려요. 비료를 줘도 말라 죽어버립니다. 그런데 곡식이 컸을 때 오줌이나 비료를 주면 잘 자라죠. 그러니까 산에 가서 오줌 눌 때 오줌 줄기가 어느 방향이냐에 따라서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해요. 살리는 쪽으로 오줌을 누는 것이 도예요. 죽이는 쪽으로 오줌을 누면 악이 되요. 그래서 우리가 생활하면서 말 한마디, 행동 하나, 이런 작은 것에 도가 있는 것이지 일상생활을 함부로 하고 도를 찾는다는 것은 굉장히 어리석은 짓이에요.nbspnbspnbsp그런데도 진리라는 이름으로, 도라는 이름으로, 종교라는 이름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이고 얼마나 많은 사람을 고통스럽게 만들었습니까? 자기와 믿음이 다르다고 마녀라고 규정짓고 화형 시키고 또 자기들 나름의 윤리나 도덕의 잣대로 상대를 죄악시해서 고통에 빠뜨리는 경우가 얼마나 많았습니까. 그러니 진리라고 주장한다고 진리가 되는 것이 아니에요. 우리에게 가까이 적용하면 불교라고 이름 붙여졌다고 불교가 아니다 이런 얘기에요.nbspnbsp자, 그러면 여러분들이 평소에 불교대학 수업을 들으면서 궁금했던 점들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nbsp불편을 감내하는 작은 행동 하나가 곧 수행이고 지구를 살리는 길도 된다는 말씀에 불교대학생들은 어제의 불편을 가볍게 훌훌 털어버린 것 같았습니다.nbspnbsp이어서 스님은 불교대학생들이 그동안 수업을 들으며 궁금했던 점을 적어서 제출한 것을 하나씩 읽어가며 답변을 들려주었습니다. 새벽이라 조는 사람이 많이 생길 것을 대비해 스님은 평소보다 더 큰 목소리로 더 재미있게 설명을 해주면서 계속해서 수강생들이 웃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일요일 새벽마다 진행되는 특강수련 법문이 늘 가장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nbspnbsp오늘은 총 14명의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해주었습니다. 1번 질문자는 불교 용어가 너무 어렵다고 하면서 쉬운 한글로 바꿔서 배울 수 있게 하면 안 되는지 물었고, 2번 질문자는 불교에서는 욕구를 버리라고 했는데 깨달음을 얻겠다는 욕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고, 3번 질문자는 고요한 선정에 들어야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하는데 현실 생활에서는 상당한 긴장이 필요해서 어떻게 선정에 이를 수 있는지 물었고, 4번 질문자는 한 생각 돌이키면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했는데 생각과 마음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물었고, 5번 질문자는 네팔에 갔더니 부처님오신날이 우리와 달랐는데 왜 그런 것인지 물었고, 6번 질문자는 천일결사 기도를 할 때 광명진언이나 신묘장구대다라니 같은 것을 함께 읽어도 되는지 물었고, 7번 질문자는 보왕삼매론에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하는 구절이 또 다른 책에는 ‘성인께서 말씀하시되’ 라고 되어 있어서 이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 이 글을 쓴 묘협스님은 성인의 반열에 오른 사람인지 물었고, 8번 질문자는 스님의 즉문즉설을 듣다보면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결혼, 육아, 직장생활에 대해 그것도 심지어 목소리까지 흉내내면서 명쾌한 답변을 주시는데 평소에 어떤 훈련을 하는 것인지 물었습니다.nbspnbspnbsp9번 질문자는 산에 자주 다니다 보니 만나는 스님들이 저보고 객사를 한다고 가끔 말하는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물었고, 10번 질문자는 아침 정진을 매일 하기로 시작한지 몇 일 되었는데 벌써부터 하기 싫고 불교대학도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든다며 어떡하면 좋은지 물었고, 11번 질문자는 어제 기도를 마칠 때 평소와 달리 의식이 있으나 몸은 없는 듯한 묘한 느낌이 든 후 밤새 잠을 이룰 수 없었다며 이런 현상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물었고, 12번 질문자는 회사가 합병 되면서 고용이 불안정해졌는데 미래가 계속 걱정되어서 회사를 지금이라도 빨리 나오는 게 맞는지 물었고, 13번 질문자는 자동차 제조업을 하면서 인도네시아 노동자를 고용했는데 청소를 너무 안 해서 답답한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습니다. nbspnbsp이렇게 다양한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한 후 마지막으로 시간 여유가 생겨서 직접 손을 들고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nbspnbsp뒤쪽에서 손을 번쩍 든 한 분은 평소에 정말 궁금했다고 하면서 “불교에는 관세음보살, 보현보살, 지장보살 등 보살이라고 부르는 인물이 많이 등장하는데 부처님의 제자들 중에는 여자가 그렇게 많았던 것인지?” 라고 물었습니다. 스님과 청중들은 뜻 밖의 질문에 웃음이 빵 터졌습니다.nbspnbspnbsp경전에 등장하는 ‘보살’과 절에서 여성 불자들을 지칭하며 부르는 ‘보살’은 같은 의미가 아닌데 질문자는 이 사실을 전혀 몰랐던 겁니다. 불교대학에 다니는 분들 중 상당수가 불교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거의 없는 사람들임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스님은 참 재미있는 질문이라고 하면서 친절하게 그 뜻을 설명해 주었습니다.nbspnbsp오늘은 그 중에서 스님은 직접 경험해보지도 않고선 어떻게 즉문즉설을 그렇게 잘 할 수가 있는지 그 방법을 물었던 내용과 스님의 재치있는 답변을 소개합니다.nbspnbspnbsp“스님의 즉문즉설을 듣다가 보면 늘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답변을 하실 때 본인이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즉 스님이 겪지 않으신 결혼생활, 자녀양육, 직장생활 등에 대해서 심지어 목소리 흉내까지 내면서 어떻게 그렇게 잘 답변할 수 있는지요? 책이나 간접 경험으로는 도저히 그런 답변을 하실 수 없을 것 같은데 평소에 어떤 공부와 수행을 하시길래 그런 혜안과 통찰을 가질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nbsp여러분들이 하는 의심이 두 가지가 있는 걸 저도 알아요. 하나는 ‘스님이 직접 해봤나?’ 이렇게 의심을 하고, 다른 하나는 ‘스님이 책만 보고 저렇게 아는 소리를 겁도 없이 하나’ 이렇게 의심을 합니다. 그런데 중도라는 것은 이 둘을 다 떠나는 겁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둘 중에 하나겠지.’ 이렇게 생각하잖아요. 중도는 뭐라고요? 둘을 다 떠나야 됩니다. 둘에서만 답을 찾으려고 하지마라 이런 얘기에요. 더 설명이 필요하나요? nbspnbsp“네.”nbspnbspnbsp“그런데 제 육신의 나이는 63세이지만 사실은 한 300세 쯤 됩니다. 여러분들은 아침에 일어나서 밥 먹고, 잠자고, 옷 사러 다니는 시간 다 빼면 실제로 무엇인가에 연구하는 시간이 하루에 얼마 안 되잖아요. 옷 입는 것만 해도 옷장 열고 이거 입을까, 저거 입을까 고민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옷이 똑같은 색깔에 한 가지 모양이라 고민 않고 그냥 꺼내 입으면 끝이에요. 잠도 적게 자고, 먹는 것도 뭘 먹을까 고민하지 않고 있는 대로 먹고요. 남들처럼 신경 써서 갈등 일으킬 일도 별로 없어요. 그래서 하루에 어떤 것을 연구하는 시간이 여러분보다 몇 배로 많아요.nbspnbsp여러분들이 똑같은 걸 반복하며 멍하게 보내는 시간에 저는 늘 연구합니다. TV를 봐도, 만화를 봐도, 넘어져도 연구해요. 화를 내도 무엇이 문제가 되어서 짜증이 났는지 연구하고, 단식을 해도 단식을 하면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연구합니다. 이렇게 연구하기 때문에 그냥 밖에서 볼 때 이런 저런 일을 많이 하는 것과는 수준이 달라요. 저는 모든 게 연구대상이에요. 잘하고 못하고는 관계 없습니다.nbspnbsp지난번에 제가 해외 100강을 115일 동안 했습니다. 하루에 여덟 명씩 115일 동안 1,000여 명의 인생 고민을 들었으니 정보와 경험 면에서 여러분과 비교할 수 없습니다. 저는 감옥에도 있어 보았고, 고문도 당해봤고, 어릴 때 시골에서 자란 경험도 있고, 경끼를 일으켜 죽을 뻔도 해봤어요. 전 세계를 돌아다니고, 인도와 아프가니스탄에도 가서 살아봤어요. 전쟁터에도 가보고, 고산지대도 가보고, 열대지방에도 가보고, 민다나오에 가서 원주민들도 만났어요. 그런데 여러분들은 안 그랬잖아요. 그러면서 공짜로 먹으려고 하니 욕심이 많아요. nbspnbsp그러니 고생을 좀 많이 해야 해요. 편안하게 있을 때보다 고생하면 배우는 게 많아요. 호텔에서 잘 때보다 길거리에서 잘 때 배우는 게 훨씬 많아요. 집에서 내내 TV 보고 앉아서 편안하게 보내면 그저 평소와 똑같은 주말 하룻밤이지만, 여기 와서 이렇게 이야기도 듣고 절도 해보고 시원한 화장실에서 엉덩이에 바람도 쐬면 몸이 좀 피곤하더라도 머리에서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요. 똑같은 하루가 아니라는 거예요. 깨달음의 장 5일 동안 자각하는 양이 아마 10년 살면서 겪는 경험보다 많을 거예요. 그러니 깨달음의 장을 꼭 다녀오시고, 불교대학 강의도 잘 들으세요. 원래 불교대학생들은 깨달음의 장 참가가 의무였어요. 지금은 다 갈 수가 없으니까 의무에서 해지해 놓은 것이지, 안 가도 된다고 해지해놓은 게 아니에요. 반드시 신청해서 가고, 직접 한번 해봐야 해요.nbsp그러니 신체 나이를 갖고 자꾸 스님과 비교하려 하면 안 돼요. ‘스님은 1,000살이다. 아무리 못되어도 300살은 된다’ 이렇게 생각하세요. 그리고 저는 시골에서 자랐기에 또 옛날 일에 대한 경험을 많이 했어요. 제가 자란 시골에는 농사도 짓고, 길쌈도 하고, 도시 사는 사람들은 100년 전에도 못 봤던 일을 실제로 다 경험했어요. 거기서부터 현대의 초과학적인 현상까지 다 경험하고 있고, 매년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고, 고생도 많이 했고요. 또 스승님이나 남이 해주는 걸 얻어먹거나 부모에게 물려받아서 먹고 살지 않고, 털끝만한 것 하나도 다 직접 개척해서 여기까지 온 거에요.nbspnbspnbsp그러니 제가 결혼해서 살게 되면 여러분들의 결혼 생활과는 성격이 좀 다를 거에요. 저는 결혼해서 살면 사흘을 살아도 무슨 문제가 생기는지 연구할 사람이에요. ‘사람 심리는 어떻게 움직이고,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달라지고, 결혼 생활이 이러니까 사람들이 그런 질문을 하고 그런 문제가 생겼구나.’ 이렇게 연구합니다.nbspnbsp그런데 여러분들은 맹하게 살잖아요. 20년 같이 산 남자가 바람을 피웠을 때 저라면 무슨 이유로 저런 행동이 나오는지를 연구할 것 같아요. 그래서 남편하고 인터뷰를 해서 원인을 알아봐야 해요. 인터뷰해보니 술 마시고 저지른 단순한 실수라면 문제 삼을 필요가 없어요. 그런데 연구를 해보니까 ‘어릴 때 심리적으로 억압되어 있다가 나에게서 충족이 안 되니 그랬구나’ 하고 알게 됐어요. 그러면 그게 어떤 욕구인지, 예를 들면 섹시함에 대한 욕구인지 모성애에 대한 욕구인지를 더 알아봐야 해요. 남편만 인터뷰해서는 잘 모르겠다면 상대편 여자를 만나서 또 인터뷰를 해야 해요. nbspnbspnbsp선물도 좀 주고 잘 구슬러서 인터뷰를 해보고 어떤 문제가 원인이 되었는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그런 뒤에 ‘이 남자가 행복하려면 오히려 저 여자하고 사는 게 낫겠다’ 그러면 보내줄 수도 있어야 해요. ‘내가 조금 변하면 되겠다’ 하면 나를 바꿔야 하고요. 모성애가 좀 부족하다면 내가 부인 역할에서 더 나아가 엄마 역할도 조금 해줘야 해요. 밤에 섹시함이 좀 부족하다 하면 밤에는 그런 쪽으로 좀 더 신경써주고요. 남편도 마찬가지겠지요. 할 수 있는 것은 하고, 못 하는 것은 역할 분담을 하든지 해서 조정을 해야 합니다.nbspnbsp아이도 마찬가지예요. 아이가 말을 안 듣고 사춘기 때 갑자기 변했다면 아이를 인터뷰하고 그날부터 행동을 관찰하면서 연구를 해야 해요. 잘했니 못 했니 시비하지 말고요. 그러면 ‘우리 아이, 사춘기의 삶’ 이런 책 한 권이 나와요. 이렇게 베스트셀러가 될 만한 좋은 소재를 어려분들은 안 써요. 착실하게 자란 아이는 소재가 안 돼요. 말썽을 더 일으켜야 소재가 됩니다. 남편에 대해서도 ‘늦바람난 남편 길들이기’ 이런 책을 낼 수 있어요. nbspnbspnbsp이렇게 연구를 해야 되는데 도대체 연구를 안 하고 맹하게 살아요. 정치하는 사람도 나라를 연구해야 하는데 저보다 더 연구를 안 해요. 북한에 대해서도, 미국에 대해서도, 국민들 생활에 대해서도 저보다도 더 모를 때가 많아요. 저는 평소에 연구를 하니까 법회를 가도 늘 새로운 것을 배워요. 예를 들면 용인 법회를 가면 잠깐이라도 시장을 만나서 경전철 문제는 어떻게 됐는지, 적자 처리는 어찌 되는지 물어보니까 상대방이 제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주잖아요. ‘적자도 문제지만 안전이 위험합니다.’ 전문적인 철도청에서 관리를 해도 안전 사고가 나는데 기초자치 단체가 철도회사를 설립해서 운영하면 적자가 나니 안전 전문가를 제대로 확보할 수 없고, 인원도 많이 배정할 수 없어요. 그러니까 그 이야기 듣는 순간에 ‘아, 재정문제보다 더 위험한 게 안전이구나’ 하고 알게 되죠. 그러면 이 문제는 가능하면 정부가 인수를 해서 전문 철도청으로 넘기고 그 적자폭을 어떻게든 줄이든지 해야 합니다. 시작은 지자체가 잘못했지만 안전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에서 나서줄 필요가 있어요. 이런 문제가 용인뿐 아니라 김해며 의정부에도 있습니다.nbspnbsp이렇게 어디를 가고, 누구를 만나고, 어떤 일을 겪어도 배울 게 있어요. 아이를 만나도 배울 게 있고, 어른을 만나도 배울 게 있고, 술주정꾼을 만나도 배울 게 있고, 말썽을 피워도 배울 게 있습니다.nbspnbsp어떤 사람이 고집이 세고 남의 말을 안 듣는 것은 겉으로 보기에는 문제예요. 그런데 고집이 세다고 다 나쁜 건 아니에요. 사물에는 모두 양면성이 있다는 겁니다. 문제가 있는 사람에게도 좋은 점이 있고, 착한 사람에게도 문제가 있습니다. 착하다는 사람들은 귀가 얇아서 압력에 쉽게 넘어가거든요. 때로는 남의 말 안 듣는 것도 이로운 점이 있어요. 이렇게 우리가 어떤 사물을 볼 때는 항상 균형 있게 종합적으로 봐야 해요. 비판할 때는 비판하더라도 두둔할 때는 두둔해줘야 합니다. 무조건 잘못했다거나 무조건 옳다고 하면 안 돼요. 종합적으로 봤을 때 실은 얼마이고 공은 얼마나 있는지 두루 살펴야 합니다.nbspnbspnbsp일제 시대 때 아부하고 친일한 사람들을 다 죽여버리자고 하면 안 돼요. 친일행위는 나쁘지만, 그래도 친일한다고 따라다니면서 그들이 배워온 기술이 있잖아요. 그건 버리지 않고 써야 해요. 북한의 경우에는 그 사람들을 다 숙청해 버려서 기술 발전이 안 되잖아요. 그런데 남한은 그 기술이 좋다고 활용하기에만 급급하다 보니 민족정기가 확립이 안 되었어요. 그러니 종합적으로 봐야 합니다. 그것처럼 정권이 바뀌더라도 상대편 정부에서 했던 정책을 싹 다 없애버리는 건 잘못된 거예요. 예컨대 앞대의 진보 정권이 한 것 중에 남북 문제를 풀려고 한 노력은 계승해주고, 부족한 것은 메꾸는 식으로 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뭐든지 다 O, X로만 사물을 봅니다.”nbsp“네, 잘 알겠습니다.”nbsp스님의 지혜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이 평소에 정말 궁금했는데, 스님의 답변을 듣고 나니 모든 것은 인연과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잠시라도 시간을 허투루 쓰는 법이 없고, 늘 연구하며, 또 온갖 풍파를 겪었으며, 한쪽 측면만 살피는 것이 아니라 종합적으로 판단하려고 하는 등 이런 노력의 결실이 지금의 법륜 스님을 만들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우리들도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 부지런히 정진하며 사는 길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nbspnbsp무려 14명의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하다 보니 법문을 3시간 동안이나 계속 되었습니다. 중간에 화장실도 다녀와야 하고 다리가 절일 법도 해서 스님은 잠깐의 휴식 시간을 주기도 했습니다.nbspnbsp다리를 펴고 기지개를 하는 사이 “노래 한 곡 불러줄 사람 있어요?” 라고 하자 한 분이 번쩍 손을 들고 달려나와 멋들어지게 노래도 불러주었습니다. nbspnbsp이렇게 모든 질문에 대해 답변을 모두 마치고 마지막으로 스님은 새벽부터 졸리운 가운데 끝까지 집중을 해준 대중들을 칭찬해 주면서 이제는 공부 뿐만 아니라 봉사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nbspnbspnbsp“새벽 6시부터 졸리운 가운데 잘 견뎠어요?”nbspnbsp“네.”nbsp“스님도 잠 깨워 가면서 가르치려니 법문하랴 재롱떨랴 힘들었어요. 도를 구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으면 새벽 6시가 아니라 3시라도 눈을 초롱초롱하게 뜨고 하나라도 놓칠 새라 집중할 텐데 다들 멍하네요. nbspnbspnbsp그래도 이 정도만 해도 잘 하는 거예요. 대한민국 사람들 중에 공부 한번 해보겠다고 주말에 놀러 안 가고 여기 와서 불편하게 침낭에서 자는 사람이 몇 명 없어요. 꼭두새벽에 일어나서 졸더라도 법문 듣겠다고 하는 건 굉장한 일이에요. nbspnbsp이렇게 공부한 인연으로 죽을 사람 살 기회가 열리고, 병들 사람 병 안들 기회가 열리고, 재앙 받을 사람 재앙 안 받을 기회가 열립니다. 눈에 보이는 이득만 복이 아니라, 일어날 손실이 안 일어나는 것도 큰 복이에요. 그래서 여러분들이 모르는 복이 굉장히 많아요. 여러분들은 꼭 자기 눈에 보이고 자기 손에 잡혀야만 복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오늘 이렇게 1박2일 수행을 하면서 보이지 않는 복을 한량없이 얻은 거예요. 그러니 열심히들 하세요. 알았죠?”nbsp“네.” nbspnbsp“지금까지는 공부하는 데에만 초점을 뒀는데, 이 특강수련 끝나고부터는 봉사를 해야 합니다. 봉사를 해야 진짜 보살이 돼요. 우리는 이 몸을 다 돈 받고 팔아먹습니다. 그런데 죽어라 일만 하고 임금을 못 받으면 강제노역, 즉 노예노동이에요. 그러나 내가 돈을 받고 일하면 임금노동이에요. 그런데 내가 돈을 내거나 돈을 안 받고 일하면 주인으로서 일하는 것이 돼요. 이것을 자원봉사라고 합니다.nbspnbsp자원봉사는 사랑과 같습니다. 여러분도 이제 사랑을 좀 하세요. 춤과 노래를 파는 기생이 자기 애인에게는 돈 안 받고 춤 춰주고 노래를 불러줍니다. 그 애인을 기둥서방이라고 불러요. 다른 사람이 보면 그 좋은 재주를 왜 바보같이 돈도 안 받고 그냥 해주나 싶죠. 그래서 그 남자가 여자를 뜯어먹고 사는 인간처럼 보여요. 그러나 기둥서방은 원래 나쁜 사람이 아니라 기생의 애인이에요. 몸을 팔고 살 수밖에 없는 기생에게도 사랑이 있는 거에요. 여러분들이 이 세상에서 돈을 받고 노동을 팔 수밖에 없지만 여러분에게도 사랑이 있어요. 그러니까 이제는 정토회라는 기둥서방을 새로 만났으니 사랑 연습을 해야 돼요. nbspnbspnbsp오늘부터는 법당에 오면 방석도 깔고, 끝나면 청소도 하세요. 갖다 주는 떡만 받아먹지 말고, 주말이며 연말에는 모금도 나가고요. 돈 많은 사람, 지위 높은 사람, 연예인들은 이 봉사 때문에 정토회에 못 와요. 이 사람들은 옆에서 다 챙겨주는 생활에 익숙하기 때문에 봉사할 줄을 몰라요. 길거리에 가서 모금하라고 하면 자기 돈 꺼내서 집어넣고 가버립니다. 그런데 길거리에 가서 모금하는 것이 수행에는 굉장히 도움이 됩니다. 처음에 서면 좀 부끄러워요. 자기 돈을 내서 메우고 가버리고 싶겠지만 그러면 안 돼요. 수행 삼아서 모금을 하는 것이니까요. 그렇게 앞으로 여러 봉사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합니다. 강제노역이 아니라 자원봉사를 해야 해요. 성추행 당하는 게 아니라 사랑을 해야 합니다.”nbsp자원봉사는 사랑이며 내가 주인이 되는 길이라는 말씀에 모두들 공감을 하며 큰 박수로 실천을 다짐했습니다.nbspnbspnbsp앞으로 곳곳에서 정토불교대학생들이 봉사활동 하는 모습이 눈에 자주 뛸 것 같다는 기대감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토불교대학은 실제 삶이 변하도록 해주는 곳임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nbspnbsp이렇게 법문을 마치고 스님은 다시 집무실로 돌아와 어제에 이어서 새책 원고 집필 작업을 오후 내내 했습니다.nbspnbsp그리고 오후 4시 30분부터는 전국 대의원 회의 회향식에 참석해 회향 법문을 해주었습니다. 전국 대의원 회의 회향식 소식은 다음 이야기에 계속 됩니다...nbsp※ 법륜 스님과 함께하는 인도 성지순례 참가자 접수가 진행 중입니다.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서 인도의 10대 성지를 내 발로 직접 밟아보고 그 감흥을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아래 배너에서 직접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nbsp
2015.11.21 전국 대의원 회의 (입재식)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정토회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전국 대의원 회의에 참석해 회의를 시작하기 전 입재 법문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오늘도 새벽 예불과 108배 정진을 하며 하루를 시작한 스님은 아침 7시에 외부 손님과 평화재단에서 조찬 모임을 가진 후 8시 20분에 서울을 출발해 문경 정토수련원으로 향했습니다.nbspnbsp문경 정토수련원에서는 아침 10시부터 전국 대의원 회의가 열렸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새벽부터 출발해 문경으로 모인 100여 명의 정토회 대의원들은 삼귀의 반야심경을 봉독한 후 스님에게 입재 법문을 청해 듣고자 기다렸습니다.nbspnbspnbsp원래는 전국 대의원 회의가 대전 정토법당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같은 시간에 가을 불교대학 특강수련이 문경 정토수련원에서 진행되고 있어서 법륜 스님을 비롯해 법사단이 강의를 해야 해서 이동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문경에서 회의가 열리게 되었습니다.nbspnbsp그런데 교통사고가 났는지 고속도로가 계속 막혀서 스님은 11시가 넘어서 겨우 문경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예정된 시간 보다 30분이 늦어진 채 곧바로 입재 법문이 시작되었습니다.nbspnbsp▲ 전국 대의원 회의 입재식nbsp매년 11월에 열리는 전국 대의원 회의는 내년도 사업 계획과 예산을 심의하고 결정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정토회는 일정한 자격을 갖춘 회원을 정회원으로 임명하고, 정회원들의 투표에 의해 각 지역별로 대의원을 선출하는 대의 민주주의를 구현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전국 대의원 회의는 국회와 비유하면 정기 국회에 해당하는 것입니다.nbspnbsp지금도 정기 국회가 지난 9월부터 열려서 12월 초까지 예산 심의를 하고 있는데 여야가 서로 갈등하는 바람에 제대로 진행이 안 되고 있어서 국민들의 걱정이 많은 상황이죠.nbsp스님은 이런 국회의 모습을 예로 들며 국가를 위해 국회의원이 하는 일이 곧 정토회의 대의원이 하는 일과 비슷하다고 하면서 대의원은 어떤 자세로 활동해야 하는지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nbspnbsp▲ 전국 대의원 회의nbsp먼저 대의원은 정토회의 설립 취지와 목표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정토회는 어떤 일을 하고자 설립된 단체인지 설명해 주었습니다.nbspnbsp“발전이라는 게 전 세계적인 현상이긴 하지만, 우리는 개중에서도 특히 고속으로 발전한 나라다 보니 발전을 하면서 나타나는 ‘환경 파괴’, ‘공동체 붕괴’, ‘자아 상실’ 등의 부작용 또한 세계에서 손꼽히게 심한 상태입니다. 나쁘게 말하면 더없이 혼란스러운 나라에 살고 있고, 좋게 말하면 우리나라의 문제를 풀면 세계인의 문제를 푼다고도 할 수 있어요. 우리가 제일 모순이 심한 편이기 때문에 우리의 문제를 풀면 세계의 문제가 풀립니다. 진흙탕 속에서 한 송이 연꽃을 피우듯이 가장 모순과 혼란이 극심한 이곳에서 우리가 세계의 문제를 풀 답을 찾아야 해요.nbspnbspnbsp더 이상은 다른 곳에서 답을 찾아서 여기에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외형의 발전은 다른 곳에서 모방해 와서 이루었지만 이제는 그것도 거의 끝에 도달해서 성장이 정체됐어요. 우리 내부적으로 일어나는 모순이 다른 곳에서 일어나는 모순보다 훨씬 더 극심하기 때문에, 우리가 답을 가진다면 다른 곳에 도움이 되지만 다른 곳이 가진 답은 우리에게 별로 도움이 안 됩니다.nbspnbsp우리 앞에 놓인 선택은 두 가지입니다. 급속도로 붕괴될 것인가? 아니면 이 두 가지 모순을 극복할 창조적인 대안을 찾아서 우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전 인류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양약으로 삼을 것인가? 이것은 위기이자 기회예요. 이 위기를 극복하면 우리는 세계 문명의 새로운 꽃을 피울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nbspnbsp정토회는 이런 진단과 가능성 위에 창립되었습니다. 출발 자체가 ‘단순한 불교 단체를 하나 만들자’, ‘불교계가 어려우니 좀 잘 해보자’, ‘좀 나은 시민 단체를 하나 만들자’, ‘우리나라를 좀 잘 만들어보자’, 이런 수준을 훨씬 넘어서는 문제의식이에요.nbspnbsp그런데 여기에 참여한 사람들이 이런 설립취지를 꼼꼼히 읽지 않아요. 정토회가 어떤 포부와 문제의식, 가능성에 맞춰서 운영되고 있고 운영되어야 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 중에 어떤 것을 계승해야 하고 어떤 것을 시정해야 하는지, 어떤 것이 부족해서 보충해야 하는지와 같은 문제의식을 가지려면 목표의식이 분명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정토회 안에서 새로운 방향, 개선점, 보충하는 역할에 대해 지도법사인 제가 많은 아이디어를 내고 시도한 이유가 ‘스님의 역량이 탁월해서다’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그러면 신비주의에 빠져서 결국에는 ‘스님 없으면 못 한다, 정체된다’라는 결론밖에 안 나와요. 제가 가진 역량은 여러분과 똑같습니다. 부처님이 저만 사랑해서 뒤에서 영감을 주는 것도 아니에요. nbspnbspnbsp다만 저는 목표의식과 문제의식이 뚜렷한 편이라면 여러분은 그 문제의식이 덜 뚜렷하다는 점이 차이입니다. 그냥 좋으니까 따라오는 수준을 넘어 이걸 꼼꼼히 살펴서 우리가 지금은 이렇게 부족하고 작은 씨앗이지만 그런 목표를 추구하며 나아가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렇게 가는 과정에서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현실 또한 수용해야 합니다. 현실을 수용한다고 해서 현실에 안주하면 안 되지만, 목표만을 앞세우느라 비현실적이 되어서도 안 됩니다. 이론이나 말로만 가지 말고 이 현실에서 실현해나가야 해요.”nbsp목표의식을 뚜렷이 갖고 있는 것이 얼마나 많은 차이를 만들어내는지 스님의 이야기를 통해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뚜렷한 목표의식을 어쩌면 ‘원’이라고 표현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nbspnbsp이어서 스님은 이런 일을 하는 정토회 회원들은 어떤 자세로 이 활동에 임해야 하는지 수행적 태도에 대해 강조했습니다. 즉, 이런 많은 활동을 하면서도 개인은 늘 행복해야 한다는 것이였습니다.nbspnbsp“늘 강조하지만 수행을 기초로 해야 합니다. 우리는 수행자로서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합니다. 그저 좀 더 좋은 세상을 만들자는 것도 아니고, 모인 우리만 행복하면 된다는 것도 아닙니다. 국가는 발전해야 하고 국민은 행복해야 한다는 목표처럼, 공동체인 정토회는 발전해야 하고 그 속에 있는 정토회 회원들은 행복해야 합니다.nbspnbspnbsp첫째, 정토회 회원들이 행복하려면 개개인이 수행이 되어야 해요. 둘째, 정토회가 발전하려면 사회적인 모순들을 우리가 해결해내야 합니다. 대안을 내야 대중이 지지를 해줍니다. 지친 대중에게 어떤 수행법을 전달해서 한 사람 한 사람 참여하면 행복한 개인들은 늘어나지만, 그들이 사는 공동체가 건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공동체가 건강해지려면 제도적 모순과 잘못된 관습은 개선하고 좋은 것은 계승·발전시켜야 해요. 그래서 우리는 사회적 실천을 피할 수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회적 실천을 하는 개인은 수행자가 돼야 합니다.nbspnbsp우리가 세상을 좋게 바꾸고 정토회를 발전시키고 법당을 늘리고 회원을 확충시키고 통일운동을 하는 등 여러 가지 일을 하다 보면 힘들고 지치기 쉬워요. 가정생활도 해야 하고 회사도 다녀야 하고 정토회 활동도 해야 하다 보니 몸도 지치고 가족들의 불만도 생깁니다. 이걸 극복하는 게 바로 수행입니다. 그 속에서 내가 지쳐 나가떨어지는 존재가 아니라 더 힘을 얻어가는 존재로 바뀌어야 하는데, 그게 수행이에요. 아침마다 매일 절은 하지만 활동하면서 지쳐 나가떨어진다면 그건 절만 했지 수행을 한 건 아니에요. 이런저런 과제가 닥치지만 수행적 관점을 딱 유지하고 해나간다면 내가 거기에 구애받지 않는 자가 되거나 그것들이 융합돼서 더 이상 장애가 되지 않습니다. 장애로 남아 있더라도 내가 거기에 쓰러지지 않고 넘어설 수 있고, 그러다 보면 그것들이 융합되어서 장애가 아니라 오히려 토대가 되어줍니다. 반대하는 남편에게 내가 억눌리는 게 아니라 구애받지 않는 존재가 되고, 나아가서는 반대하던 남편이나 자식이 오히려 나의 협력자, 후원자, 동지가 되는 과정을 거쳐나가는데 그 핵심이 수행이라는 겁니다. 그렇게 관점을 확실히 잡아서 행복해야 합니다.nbspnbspnbsp내일 하다 그만두든, 내일 죽든, 내가 이 세상에서 어떤 일을 하는 것보다 이 일이 더 보람차고 의미가 있어야 해요. 붓다의 길을 따르다가 중간에 희생된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목련존자도 이교도들에게 희생됐고, 앙굴리말라도 희생됐고, 병이 나서 중간에 죽은 사람들도 많았어요. 경전을 보면 그렇게 마지막을 맞는 제자들이 부처님의 손을 잡으면서 한결같이 한 이야기가 ‘부처님, 저는 아무런 후회도 없습니다’였습니다.”nbsp불법을 전하면서 엄청난 희생이 뒤따랐지만 죽는 순간까지 아무런 후회가 없었다는 부처님의 제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작은 일에도 대가를 바라고 인정받고 싶어하는 우리들의 모습이 많이 되돌아봐 졌습니다.nbspnbsp그러면서 스님은 이런 수행의 힘을 바탕으로 해서 우리 나라가 처한 분단의 모순을 극복할 뿐만 아니라 그 모델을 토대로 인류의 위기도 극복해 나가보자는 큰 비전을 그려주었습니다.nbspnbsp“우리는 이런 수행의 힘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모순, 즉 우리나라가 처한 분단의 모순과 통일의 과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인류가 처한 절대빈곤의 문제, 온갖 차별의 문제, 인권 문제, 평화 문제, 환경 문제, 빈부격차의 문제 등을 해결할 모델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지금 당장 한꺼번에 해결하자는 건 아니지만 모델을 만들자는 거예요. 좁게는 우리 정토회가 운영되는 이 방식이 작은 모델입니다. 이것이 실험실의 모델이라면 밖에 가서 실천가능한지를 봐야 해요. 정토회는 운전 교습소에서 하는 연습과 같다면 사회적 실천은 도로주행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nbspnbsp저는 그런 실천 모델이 대한민국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이 그런 나라가 될 수 있는지 적용해보자는 것입니다. ‘대한민국만 잘 되면 된다’는 애국주의나 ‘우리는 민족과 나라를 초월했기 때문에 나라 일에는 관심을 안 갖는다’는 초월주의가 아니라, 우리가 인연되어 살고 있는 이 나라를 가지고 실험을 해보는 겁니다. 과연 이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지, 평화를 유지해낼 수 있는지, 극단의 모순을 우리가 얼마나 해결해낼 수 있는지 조금 더 큰 실험을 해보는 거예요.nbspnbsp정토회는 우리끼리 하니까 조금 힘들어도 우리가 만들어 나갈 수 있어요. 그러나 온실에서 실험한 것은 밖의 노지에 나가서 실제로 농사를 지어보고 성공해야 농민들에게 널리 보급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좀 더 큰 실험을 해 봐야 인류에게 실제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실현 가능한 모델이 돼요. 그래서 우리가 대한민국의 문제에 집중하는 것은 단순한 애국심을 넘어서는 문제입니다. 우리가 여기 났기 때문에 나라를 사랑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저 제 나라만 사랑하는 애국심이 아니라 우리가 전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는 그런 모델로 이 나라를 잘 만들어보자는 거예요.nbspnbsp정토회의 설립취지는 불교중흥과 민족중흥입니다. 불교중흥이라는 것은 정토회가 새로운 불교의 모델이 되자는 뜻이고, 민족중흥이라는 것은 단순히 국수주의적인 애국주의를 넘어서서 우리나라를 이런 모순을 극복할 모델로 만들어보자는 뜻입니다. 이러한 우리의 실험을 기반으로 해서 자신감을 가지고 이것을 좀 더 보편화시켜서 인류애를 실현하는 쪽으로 확산시켜보자는 거예요. 이것이 제1차 만일결사의 목표이고, 인류애를 실현해보는 것이 제2차 만일결사의 목표입니다. 그런 큰 목표 속에서 지금 제8차 천일결사에 다다랐고, 그 8차 천일결사의 목표를 달성하고 마무리하는 내년도의 사업계획이 있습니다.”nbsp대한민국의 모순을 극복하는 길이 곧 인류 문명의 새로운 대안이 된다는 말씀에 정신이 번쩍 차려졌습니다. 스님은 정말 큰 그림을 그리고 이 일을 하고 해나가고 있음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nbspnbsp이어서 스님은 이런 큰 목표를 실행해 나가기 위한 대의원의 역할은 무엇인지 이야기해 주었습니다.nbspnbsp“첫째, 대의원 회의는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의사를 결정하는 기구입니다. 행정처가 결정된 의사를 집행하는 기능을 한다면 여러분은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기능을 해야 해요.nbspnbspnbsp둘째, 대중의 의견을 수렴만 한다면 민주주의가 갖는 최대의 위기인 대중 추수주의, 즉 세상을 바꿔가는 게 아니라 세상에 따라가는 쪽으로 가기 쉽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은 다시 그 회원들이 정토회의 목표를 끊임없이 숙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물론 연수원에서 중점적으로 해야 하지만 여러분도 그런 역할을 동시에 해야 해요. 회의할 때도 내 의견을 갖고 하기보다는 민주적으로 대중들의 의견을 잘 수렴해줘야 합니다. 또한 대중이 정토회의 이상과 목표를 향해 힘을 모아가도록 돕는 역할도 해야 합니다. 행정부가 끌고 가는 역할을 한다면 여러분은 뒤에서 밀어주는 역할을 해야 해요. 이런 두 가지 역할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nbspnbsp셋째, 정토회 안에서는 앞에서 방향을 잡아가는 역할, 그래서 사업계획을 심의하고 결정해주는 역할을 해야 해요. 또 한 해를 마치면 결산을 하고 일이 제대로 됐는지 평가를 해야 돼요. 아직 감사 기능이 제대로 없는데 앞으로 중간 과정에 감사 기능을 추가해야 합니다. 그렇게 계획 수립을 승인해주고, 중간에 제대로 되는지 감사 기능을 해주고, 결과가 나오면 결산을 해주고요. 결산은 사업결산 뿐 아니라 예산결산도 해줘야 합니다.nbspnbsp이런 관점에서 지금 당장의 현안 처리도 하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는 이것 역시 연습입니다. 우리가 하는 일이 세상에 좋은 일이어야 할 뿐 아니라 우리가 일하는 방식도 세상에 모범이 될 만해야 합니다. 과정을 좀 잘 못하더라도 결과가 좋을 수도 있어요. 독재를 해서라도 세상에 좋은 일을 만들어낼 수도 있잖아요. 그럴려면 성인 군자가 정치를 해야 할 텐데, 우리는 그런 성인 군자가 아니고 모자이크 붓다입니다. 부족한 우리들이 모여서 일한 결과가 부처님이 하시는 일처럼 되는 거예요. 부족한 우리들이 그런 결과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가장 최종 의결기구가 바로 대의원회입니다. 그래서 정토회가 하는 일은 그 과정도 모범적이어야 하고, 또는 모델이 될 만해야 해요.nbspnbsp그런데 지역에 다니면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과정에는 아직 일방통행이 많은 것 같아요. 사업을 추진해야 하다 보니 효율성이라는 문제와 과정의 민주성이라는 문제가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것 같아요. 상층은 그래도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것 같아요. 법사단 회의는 민주적으로 이루어지고, 대의원 대회도 어느 정도 그렇고, 집행위도 거의 민주적으로 진행되고요. 그런데 법당 수준으로 내려가면 거의 독재 수준입니다. 의견 수렴도 잘 안 되고, 집행도 상명하달식이이에요. 수행의 과제인 ‘예 하고 합니다’가 행정 집행의 명심문으로 쓰여서 뭔가 문제제기를 할라치면 ‘명심문이 뭐라고요?’ 이렇게 하면서 밀어붙인다면 이건 좀 문제가 있어요. nbspnbspnbsp그렇다고 의견을 다 수렴해주는 쪽으로 하다보면 집행이 안 되죠. 목표가 있어서 그 목표를 달성해야 하다 보니 이런 부작용이 생기는데, 대의원들이 이제는 법당 단위에서도 어떻게 민주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합니다. ‘집행부가 문제가 있다’ 이런 관점에서 풀라는 게 아니에요. 민주적으로 하면서도 집행이 일사불란한 길을 찾아야죠. 이게 모순이에요. 민주적으로 하려면 집행이 어렵거든요. 집행을 잘 하려면 지금까지 인류가 개발한 전제적인 방식이 효율적이에요. 중국은 전제적인 방식을 따라서 집행은 잘 되지만 민주주의가 잘 안 되고, 미국은 민주적인 건 잘 되지만 그러다보니 포퓰리즘에 빠져서 효율적이지 못하고 나눠먹기식이 됐어요. 그래서 니콜라스 베르그루엔이 만든 베르그루엔 거버넌스 연구소에서는 동양식 정치의 전통, 즉 유교적 정치의 전통인 전제 정치 혹은 왕도 정치와 서양에서 전통으로 내려온 민주 정치를 서로 어떻게 보완·융합해서 새로운 정치 시스템을 마련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토회는 그 사람보다 이걸 먼저 고민한 거예요. nbspnbsp정토회가 창립되기 전에 ‘서원과 연대’라고 하는 잡지를 발행한 적이 있습니다. ‘서원’이라는 것은 개인이 철저하게 수행을 해서 우리가 먼저 행복한 사람이 되면서 이 땅을 정토화하는 실천을 하자는 것을 말합니다. ‘연대’라는 것은 그것을 상호 민주적으로 하자는 것을 말합니다. 민주적으로 운영하되 수행자이기 때문에 일사불란함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제도적으로 밀어붙이거나 강압에 의한 일사불란함이 아니라, 수행자들이 모여있기 때문에 ‘합니다’ 하면 ‘네’ 하고 받아들여서 일사불란하게 하는 거예요. 그러나 회의를 할 때는 민주적으로 연대하고요. 이런 ‘서원과 연대’라는 문제의식을 가졌던 것은 바로 ‘이 두 가지 모순을 어떻게 극복할 거냐’에 대한 초보적인 문제의식이었어요. 정토회는 처음부터 그런 입장과 목표를 두고 창립되었습니다.”nbsp정토회를 창립하기 전부터 효율성과 민주성의 모순을 극복하려는 문제의식을 가졌었다는 이야기에 모두 감탄을 하면서 지금의 현실도 함께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정토회가 창립된지 20여 년이 흘렀지만 지금 그 실험은 진행 중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nbspnbsp마지막으로 입재 법문을 마치면서 스님은 이 모순을 극복하는 길은 바로 개개인들이 수행자적 관점을 확실히 갖는 것이라고 명쾌하게 정리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이런 토대 위에서 효율성과 민주성을 어떻게 융합해 내느냐가 우리의 과제입니다. 쉽지는 않겠지요. 쉬우면 다른 데서 이미 다 했을 테니까요.nbspnbsp제가 보기에 이 일은 수행자라는 관점만 확실히 가지면 가능합니다. 그런데 수행자적 관점을 갖지 않으면 어떤 질서를 만들거나 사회를 변화시키려면 부담이 되고 억압이 됩니다. 그러면 괴로워지니까 수행의 본분에 어긋난다는 문제가 발생해요. 행복하려고 여기 왔는데 다시 괴로워지고, 세상이 너무 힘들어서 여기 왔는데 더 힘들어져버려요. 그래서 우리가 수행적 관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고, 그 중에서도 대승보살의 수행적 관점을 가져야 합니다.nbspnbsp명상하고 절하는 것만 수행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이런 과제를 수행으로 돌려서 상구보리하고 하화중생한다는 수행적 관점을 가질 때에만 우리의 이런 이상을 실현할 최소한의 모델이라도 만들 수 있습니다. 인류 문명의 꽃을 피우는 건 우리 후손들이 해야 할 일이지만, 그럴려면 우리가 우리 시대에 그 씨앗을 심고 싹을 틔워주는 일을 해야 합니다.”nbspnbsp수행적 관점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씀이 가슴에 깊이 남았습니다. 왜 스님이 항상 수행을 강조하는지 더 큰 시각에서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었습니다.nbspnbsp스님의 입재 법문을 듣고 있는 대의원들의 눈빛은 반짝 반짝 빛이 났습니다. 간간히 터져 나오는 웃음 속에는 공감의 뜻과 실천에 대한 의지가 가득 묻어 났습니다. 모두들 스님이 그려주는 비전을 나의 비전으로 삼으며 마냥 설레여하는 모습이었습니다.nbspnbsp이렇게 정토회의 설립 취지와 목표, 대의원의 역할에 대해 자각하는 시간을 가진 후 대의원들은 내년도 사업계획과 예산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습니다. 분과별로 흩어져서 꼼꼼히 검토를 해보고 같이 토론도 해보는 등 다양한 문제점과 가능성을 발견하며 함께 의견을 모아 나갔습니다. nbspnbspnbsp대의원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는 사이에 스님은 집무실에 머물며 오후 내내 새책 원고 집필 작업을 했습니다.nbspnbsp내일은 새벽 6시부터 9시까지 경전반 특강수련 참가자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한 후 오후에는 전국 대의원 회의를 마치며 회향 법문을 할 예정입니다.nbspnbsp※ 법륜 스님의 세계 100회 강연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야단법석을 지금 인터넷 서점에서 만나보세요. 14만 킬로미터의 여정에서 만난 2만 2천여 명 세계인과의 행복한 대화가 생생하게 담겨 있습니다.nbspnbsp지금 구매하기nbsp
2015.11.20 (오전) 공주 즉문즉설 강연
nbsp안녕하세요. 스님은 새벽에 정토회 공동체 대중들과 함께한 발우공양을 마친 후 오전에는 공주교대에서 공주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했습니다.nbspnbsp오전 8시 30분에 서울을 출발해 강연이 열리는 공주에는 10시 무렵에 도착했습니다. 연일 비가 오더니 오늘은 안개가 공주의 산하를 포근히 감싸고 있습니다.nbspnbsp▲ 공주교대 청목관nbsp이른 아침부터 즉문즉설 강연이 열리는 공주교대 청목관에는 스님의 법문을 듣고자 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공주시엔 아직 정토법당이 없어서 대전 정토법당과 세종 정토법당에서 봉사자 40여 명이 출장을 다니듯 강연 준비를 했다고 합니다. 봉사자들은 아침 8시부터 모여 방긋 웃으며 인사를 나누고 각자 맡은 소임에 충실했습니다.nbspnbsp▲ 반갑게 손님들을 맞이하는 봉사자들nbsp멀리 논산에서 버스를 타고 왔다는 50대 아주머니는 정토회 홈페이지에 연재되고 있는 ‘스님의 하루’를 매일 보고 있는 ‘왕팬’이라며 소녀처럼 웃으며 자리에 앉기도 했습니다.nbspnbsp10시 30분이 되자 준비된 300석이 거의 다 채워지고 스님의 소개 영상과 함께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대중들은 열렬한 박수로 스님을 반겼습니다.nbspnbspnbsp스님이 열렬한 환호를 보고선 “충청도 사람들은 반응이 별로 없는 편인데 오늘 오신 분들은 다른 동네 사람들인가 보죠?” 라며 농담을 던지자 청중들도 웃음을 터뜨렸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즉문즉설의 취지에 대해 간단히 설명한 후 부드럽고 포근한 음성으로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면 주면서 야단법석을 열어주었습니다.nbspnbsp오늘은 총 6명이 질문을 했습니다. 첫 번째 질문자는 8살 된 딸아이한테 화내고 후회하는 일이 반복되는 것으로부터 벗어날 방법에 대해 물었고, 두 번째 질문자는 남편이 거짓말을 많이 하고 주식에 빠져있어 이혼하려 했지만 사랑해서 참고 살았는데 시어머니가 이혼하라고 보채고 돈 쓰는 것까지 일일이 간섭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 막막하다고 하소연을 했고, 세 번째 질문자는 공주대학교 생명공학과 학생으로, 동물의 생태를 연구하다보니 부득이하게 살생을 하게 된다며 생명이 귀하게 취급받거나 덜 귀하게 취급받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물었습니다.nbspnbspnbsp네 번째로 질문한 고2 아들을 둔 엄마는 아들이 게임만 하고 부모를 싫어해 힘든 일이 있어도 말을 안 한다고 답답함을 토로했고, 다섯 번째 질문자는 스무살 된 트랜스젠더 딸이 사회에서 힘들어하고 외롭다고 할 때 엄마로서 어떻게 해줘야 좋을지 알려달라고 물었고, 여섯 번째 질문자는 초등학교에서 청소년 상담자로 일하다보니 화나고 짜증나는 일이 많아 자신이 상담자로서 부족한 것 같다며 조언을 구했습니다.nbspnbsp오늘은 그 중에서 두 번째 질문자가 물었던 남편과의 이혼 문제와 시어머니와의 갈등에 대한 내용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질문자는 자신이 써온 글을 읽다가 끝내 서러움에 북받쳐 흐느껴 울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스님의 명쾌한 대답에 마침내 웃음을 띠었습니다.nbspnbspnbsp“저는 38살이고 남편은 37살입니다. 작년에 결혼했습니다. 결혼하자마자 남편이 거짓말을 너무 많이 해서 6개월간 많이 싸웠고, 주식에 큰 돈을 투자했다가 잃어서 이혼까지 생각했었어요. 그러나 부부상담도 받고 스님을 만나면서 많이 노력해서 참게 됐습니다. 그런데 최근 시부모님 때문에 다시 사이가 많이 안 좋아졌어요. 시어머니께서는 결혼하기 전부터 ‘네가 나이가 많으니 결혼해서 아이를 못 낳으면 밖에서 낳아오겠다’고 하셨어요. 나중에 사과는 하셨지만, 여전히 아들이 아깝다고 하시고요. 저희 집 돈 들어오고 나가는 사정을 일일이 물어보고, 한번은 남편 앞에서 제 뺨을 때리신 적도 있는데 지금도 왜 맞았는지 모르겠어요. nbspnbsp그리고 남편이 거짓말을 계속해서 사이가 안 좋은 가운데 또 거짓말을 하고 서울에 주식 강연을 들으러 갔어요. 제가 화가 너무 나서 광주의 친정으로 가버렸다가 밤에 전화를 해서, 술을 마시던 남편에게 택시를 타고 내려오라고 했어요. 차가 없어서 대전까지 택시를 타고 왔다가 다시 운전해서 광주까지 오긴 했습니다. 그런데 시부모님이 남편과 이야기하다가 그 일을 아시고는 이혼하라고 하셨대요. 술 마신 사람을 운전하게 만들어서 귀한 자식 죽인다고요.nbsp이렇게 남편과 시부모님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다 보니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방향을 잃어버린 것 같습니다. 아이를 낳아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왠지 업보 때문에 시누이가 장애를 갖게 된 것 같고, 저도 같은 이유로 아이를 낳으면 이상이 있을까 봐 걱정됩니다. 이혼을 굉장히 고민했지만, 지금은 남편과 이혼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시댁 문제와 아이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할지, 제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nbsp“질문자가 이혼 안 하려고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 사람과 결혼하려고 했던 이유가 뭔지 잘 모르겠어요. 왜 문제가 있다고 하면서도 결혼을 결정했어요?”nbsp“제 나이도 있었고, 남편을 정말 좋아하고 사랑해서 결혼했어요. 그런데 남편이 많이 속을 썩였고요. 제가 이야기도 하고, 부부 상담을 받으면서 상담사분의 설명을 들으면서 남편이 모르던 걸 많이 깨달았어요. 또 남편이 법륜 스님을 만나면서 이제는 세상 이치 같은 것도 많이 생각하더라고요.”nbspnbsp“질문자의 이야기를 죽 들어보니 한 여성으로서의 고뇌는 이해가 되지만, 솔직히 말하면 질문자는 결혼생활을 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질문자는 남하고 같이 살 성질이 못 돼요. 제3자로서 단순히 질문자 이야기만 들어도 ‘아이고, 그 성질 가지고 다른 사람과 같이 살기 어렵겠다’ 싶은 걸요. 그래서 왜 결혼했는지도 잘 모르겠고, 그렇게 괴롭다고 이야기하면서도 왜 이혼은 안 하려는지도 잘 모르겠어요.nbspnbspnbsp사랑하기 때문에 결혼했다고 말하지만 그게 무슨 사랑이에요? 사랑해서 결혼했다면 그 사람이 어떻게 해도 보살펴야죠. 이럴 것이라 생각하고 결혼했는데 저리 되어서 용납 못 하겠다는 건 장사이지 사랑이 아니에요. 질문자는 사랑이라고 주장하지만 질문자가 하는 말에서는 남편에 대한 사랑이 느껴지는 말이 한 마디도 없어요. 그냥 질문자의 일방적인 관점에서 본 이야기만 있죠.nbsp질문자의 그런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그렇게 해서는 결혼생활은 좀 어렵습니다. 그러니 애초에 결혼을 안 했어야 해요. 나이만 들었지 결혼할 준비가 안 되었어요. 나이 들었다는 게 무슨 결혼조건이에요? 같이 살 준비가 돼야 결혼을 하지, 내가 나이 들었다고 무턱대고 결혼해서 이렇게 결혼생활을 제대로 못해내면 상대는 얼마나 힘들겠어요?nbspnbsp질문자가 자기 성격으로는 결혼생활을 하기 어렵다고 깨달았으면 이혼하면 되는데 또 이혼은 왜 안 하겠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남편이 거짓말도 하고 이러쿵저러쿵 문제가 많다면서요. 그런데 서울에서 술 마시는 사람더러 거짓말했다고 당장 택시 타고 내려오라는 건 무리예요. 내려오겠다 해도 ‘오늘은 이왕 갔으니까 일단 거기서 자고 내일 아침에 내려와라. 내일 만나서 따질 걸 따지자’ 이렇게 해야지, 밤에 다짜고짜 내려오라고 하면 어떡해요?”nbspnbsp“처음에는 그렇게 이야기했어요. 그런데 남편이 처음에는 ‘안 갔다’고 하다가 ‘대전에 와 있고 서울은 안 갔다’고 하더니, 그 다음에는 또 ‘서울이긴 한데 강연은 안 가고 친구를 만나서 술을 마시고 있다’고 말을 바꿨어요. 그 전에 워낙 남편이 거짓말을 많이 했기에 ’친구를 바꿔달라‘고 했더니 친구가 아니라 강연을 같이 간 사람들이래요. 계속 거짓말을 해서 화가 터져버린 거예요.”nbsp“시어머니가 들었을 때는 중간의 이유가 필요 없어요. 어쨌든 결과만 보면 술 마신 자기 아들을 12시에 불러 내려서 운전하게 만들었다는 거잖아요. 이유 불문하고 그건 올바른 자세가 아니에요. 화가 나서 제 정신을 잃었다는 겁니다. ‘너 바른 말 안 했지?’ 이렇게 내가 확인하는 데만 몰두하느라 상대가 어떤 위험에 처할 수 있는지는 생각 안 했잖아요.nbsp그렇게 거짓말 한 거 확인해서 뭐 할래요? 자기 나름대로 뭔가 아내에게 말 못한 이유가 있을 텐데 그걸 굳이 밝힌다고 내 속이 시원해지지도 않아요. 갔는지 안 갔는지는 또 전화로 어떻게 확인해요? 전화로 확인하겠다는 것 자체가 어리석어요. 성질나서 제 정신이 아니니까 그러는 거예요. 어디냐고 물어봐야 거짓말한다는 걸 질문자가 미리 알았잖아요. 알았으면 ‘내일 아침에 만나서 이야기하자’ 하고 만나서 하나하나 따져보면 되잖아요. 그렇게 몇 번 해봐도 그대로면 거짓말하는 걸 덮어주고 살든지, 이렇게는 못 살겠다고 하고 헤어지면 돼요.nbspnbsp이 거짓말이라는 게 아주 나쁜 의미의 거짓말도 있지만 자꾸 둘러대다 보면 거짓말이 되는 경우가 있어요. 이야기하면 아내가 성질낼 것 같아서 둘러댔는데 또 뭐라고 해서 또 둘러대다 보면 거짓말이 커집니다. 남을 때리거나 도둑질하는 건 나쁜 짓이라고 할 수 있는데 거짓말은 때로는 나쁜 짓이라고 보기 어려울 때가 있어요. 그냥 자기들은 자기들대로 그런 시간이 필요한 거예요. 사람이란 말 못할 사정도 있는데 그런 걸 거짓말쟁이라면서 매번 꼬치꼬치 묻고 의심하면 같이 못 살아요. 그 사람이 거짓말했을 수도 있고 안 했을 수도 있는데, 내가 이렇게 의심병이 걸리면 상대가 못 살아요. 남편이 어떤 사람이냐를 떠나서 질문자가 남하고 같이 살 수준이 안 된단 말이에요. 그러니 시어머니가 보기에는 ‘내 귀한 아들에게 저게 미쳤나’ 싶죠. 질문자 입장에서는 아니지만 시어머니 입장에서는 그렇다는 말입니다.nbspnbsp친정어머니가 딸 집에 갔는데 딸은 침대에서 자고 사위가 밥해서 아이들 챙겨 먹이고 학교 보내면 아주 좋아 보이겠죠. 그런데 시어머니가 왔는데 며느리는 자고 있고 아들이 밥하고 손자 챙겨서 학교 보내는 걸 보면 난리 납니다. 딸이 친정에 와서 남자 동창들에게 전화해서 안부도 묻고 만나자고 하면 괜찮지만, 며느리가 시댁에 왔는데 남자 동창들에게 전화해서 보자고 하면 야단들이에요. 이렇게 입장이 서로 달라요. 그래서 제가 시어머니에게는 ‘며느리를 딸처럼 보면 별 것 아닙니다’ 라고 하고, 며느리에게는 ‘아들 빼앗긴 시어머니가 성인이 아닌 이상은 그럴 수밖에 없다는 걸 이해하세요’ 라고 하는 겁니다.nbspnbsp질문자가 결혼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성질난다고 시댁에 안 가버리니까 그 부모 입장에서는 기껏 아들 키워서 결혼시켜놓은 보람이 없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그리고 젊은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시어머니 입장에서는 아이를 못 낳으면 다른 데서 낳아 데려오기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어요. 부모의 심정이 그렇습니다. 결혼한 아들에게 아이가 없으면 다른 여자라도 하나 구해서 낳아야겠다고 어른들은 생각할 수도 있어요. 부모는 그런 생각이 드니까 그렇게 이야기하는 거예요.nbspnbspnbsp부모 이야기가 다 옳은 건 아니에요. 그러나 부모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볼 수 있다는 점은 받아들여야 합니다. ‘알았습니다, 네, 네’ 대답해주고 안 하면 되잖아요. 결정은 남편과 질문자가 하는 것이지 부모가 하는 게 아니에요. 질문자가 보기에 남편이 부모 말을 듣고 밖에서 애를 낳아 데려올 수준이라면 ‘안녕히 계십시오’ 하고 끝을 내면 되고, 입양하느니 그렇게라도 하는 게 낫겠다 싶으면 질문자도 동의해서 그렇게 하면 됩니다. 그게 시어머니를 나무랄 일은 아닙니다.nbspnbsp사람은 혼자 사는 존재가 아니에요. 회사에 가면 사장이 있고 상사가 있고 동료가 있듯이, 남편과 살려면 그 남자의 어머니가 있고, 그 남자의 아버지가 있고, 그 남자의 동생이 있어요. 그런데 제가 보기에 질문자는 이 인간관계를 받아들이고 형성할 기본자세가 안 되어 있습니다. 이야기를 죽 들어보면 그저 자기 생각밖에 안 하니까 결혼생활을 하기 어려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그렇게 해서는 결혼생활이 어렵습니다. 좀 직설적으로 말하면 이 남자하고만 안 되는 게 아니라 어떤 남자하고도 못 살아요.nbspnbsp이 남자하고 살려면 이 남자하고만은 안 살아집니다. 이 남자에게는 어머니가 있잖아요. 또 남편 입장에서 보면 질문자는 만난 지 얼마 안 되지만, 어머니는 어릴 때부터 키워줬으니까 거기에 또 심리적으로 묶여서 어머니의 비위를 맞추려고 해요. ‘이 남자’라고 하는 건 이 남자의 어머니, 이 남자의 아버지, 이 남자의 동생, 이 남자의 친구 등을 다 포함해서 이 남자이지, 이 남자만 낙동강 오리알처럼 떨어져 있는 게 아니에요.nbspnbsp내가 남편이 좋다면 그 남편을 좋게 만들어준 사람이 시어머니예요. 내가 봐도 괜찮은 남자인데 시어머니 눈에는 자기 아들이 얼마나 좋아 보이겠어요? 내가 ‘내 남자다’ 하는 게 강하겠어요? 그 시어머니가 ‘내 아들이다’ 하는 게 강하겠어요? 시어머니가 원래 주인이에요. nbspnbspnbsp원래 주인의 것을 임대했으니까 사용은 내가 하더라도 주인 대우는 좀 해줘야죠. 많이 힘들면 못 가서 죄송하다고 전화라도 한 통 하고요. 무조건 가서 참으라는 게 아니에요. 참으면 스트레스를 받으니까 언제 터져도 터져요. 그러면 자기도 괴롭잖아요. 그러니 안 살려면 몰라도 같이 살려면 참는 게 아니라 원래 주인한테 예의를 좀 갖춰주세요.nbspnbsp같이 살려면 첫째, 이 남자를 고쳐서 사는 건 불가능합니다. 안 고쳐져요. 자기 성질도 못 고치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을 고치겠어요. 또 남편이 엉겁결에 이리저리 거짓말을 하면 아내가 볼 때는 거짓말쟁이지만 사회에서는 융통성 있는 사람이라고 해요. 술집에 있으면서 카페에 있다고 해도 되는데 꼬박꼬박 술집에 있다고 해서 분란을 일으키는 사람이 있어요. 그런 건 정직하다고 하지 않고 고지식하다고 그래요. 거기에 비해 이 사람은 융통성이 있는 거예요. nbspnbspnbsp융통성이 있으면 사회생활은 잘 해요. 그러니까 그걸 일일이 간섭하지 마세요. 나이가 마흔 다 되어 가는 사람을 고치기는 불가능해요. 그러니 있는 그대로 몇 년 살아봐서 ‘이대로도 살 만하다. 혼자 사는 것보다는 같이 사는 게 낫겠다’ 이렇게 생각하면 같이 살고, ‘안 되겠다’ 하면 그만두세요.nbspnbsp두 번째, 이 사람이 괜찮아 보여서 선택할 때는 이 사람 옆에 붙어 있는 다른 사람들을 다 받아들여야 해요. 누군가를 좋아할 때 얼굴은 좋은데 두 팔은 싫다고 해서 떼버릴 수 없잖아요. 귀한 아들을 빼앗긴 시어머니의 분한 심정도 이해해서 뭐라 뭐라 성질을 내면 ‘죄송합니다’ 해주세요. 남편이 괜찮은 사람이라면 그건 시어머니가 만들어준 공덕이니까 ‘감사합니다’ 하고요.nbspnbsp시어머니에게는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두 가지 용어를 써야 해요. 남의 아들을 빼앗아갔으니 죄송하고, 잘 키워준 시어머니도 덕을 좀 봐야 할 텐데 내가 덕을 다 보니 감사하다는 마음으로 임해야 합니다. 그러면 그 시어머니하고 아무 문제가 없어요. 질문자는 그런 기본적인 감사함도 없고 죄송한 마음도 없기 때문에 미움을 사는 거예요. 안 그러면 이 남자는 물론 다른 남자와 살아도 계속 같은 일이 반복돼요. 오히려 더 독한 사람한테 걸려서 고생해요. nbspnbsp그런데 본인은 지금 같이 살겠다는 생각이 좀 더 강하잖아요. 같이 살려면 의심하면서 평생 사는 것보다 믿고 놔두는 게 나아요. 저는 ‘살아라, 살지 마라’ 하는 말은 안 합니다. 저도 혼자 사는데 왜 남더러 살라고 하겠어요? nbspnbsp이런 이야기 들을 때 제가 슬픈 표정 안 짓고 빙긋이 웃잖아요. 두 남녀가 같이 사는 것만도 얄미운데 잘 살면 제가 그걸 어떻게 봐주겠어요? 못 살고 괴로워해서 매일 이렇게 상담을 해줘야죠. 그래야 제가 혼자 살면서도 자신감을 갖죠. 하하. 상담하는 사람에게 끌려 들어가면 제가 상담을 못 해요. 감정 동화를 전혀 안 일으켜야 이렇게 바른 소리를 하죠.nbspnbspnbsp남편이나 시어머니를 위해서 그렇게 하라는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얼굴도 못 본 시어머니 편을 들 이유가 없잖아요. 편을 들려면 제 앞에서 우는 질문자 편을 들죠. 안 살려면 몰라도 같이 살려면 의심하고 살지 말라는 거예요. 그러면 내가 손해이고 내 인생이 피곤해요. 그렇다고 고쳐서 살겠다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러면 죽을 때까지 그거 고치느라 매달리면서 살아야 해요. 그러니 지금 상태를 딱 보고 점수를 매겨서 ‘이대로도 괜찮겠다’ 하면 그냥 놔두세요. 어차피 외국에 이민가거나 하지 않는 이상 한 나라 안에서 결혼해 살면서 자식이 어머니를 안 보고 살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잖아요. 시댁에 안 가면 나야 편할지 몰라도 남편은 부모와 이별해서 사는 게 되니 괴로움이에요. 남편이 괴로우면 내가 행복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어차피 시어머니를 대면해야 한다면 그렇게 안 보려고 애를 쓰다가 억지로 보는 것보다는 ‘좋은 아들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들 빼앗겨서 섭섭하시죠? 미안합니다’ 이런 마음으로 대해주면 됩니다.nbspnbsp키우기는 시어머니가 열심히 키웠지만 현재는 남편을 내가 차지하고 있으니 시어머니 앞에서 쪼그라들 이유가 없어요. 그러니 빼앗아가려고 온갖 소리를 해도 느긋해야죠. 일본이 뭐라 그래도 독도는 이미 우리가 차지하고 있는데 신경 쓸 게 뭐 있어요. 자기들이야 무슨 난리를 피워도 나는 빙긋이 웃으면서 그저 ‘아이고,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이러고 느긋하게 있으면 돼요. 거기에 휘둘려서 화내고 기 죽으면 나만 손해죠. 안 살겠다면 몰라도 남편과 같이 살려면 그렇게 살라는 이야기입니다. 안 사는 거야 질문자가 결정할 일이지 제가 간섭할 일이 아니에요. 저야 남 결혼시켜 줄 일도 없고 이혼시켜 줄 일도 없으니까요.” nbsp“감사합니다.” nbspnbsp처음에는 울먹이던 질문자가 점점 웃기도 하고 밝아지는 모습을 보여주자 강연장 분위기가 훈훈해 지면서 청중들도 흐뭇한 웃음을 머금었습니다. 마지막에 질문자가 스님에게 감사 인사를 하자 큰 박수로 격려의 마음을 전해주었습니다.nbspnbspnbsp이렇게 모든 질문에 대한 답변을 마치고 나니 2시간 30분이 훌쩍 지나 있었습니다.nbspnbsp스님은 끝으로 상담사로서의 능력이 부족한 것 같다며 자책하는 마지막 질문자의 물음에 답변해 주면서 우리 모두는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강연을 마쳤습니다.nbspnbspnbsp“우리가 인생을 살다보면 부족한 게 많아요. 잘못한 것도 많고 모르는 것도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부족할 수밖에 없는 존재이고, 다 알 수도 없는 존재이고, 틀릴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모르면 ‘모르겠습니다’ 하고 물어서 알면 되고, 틀리면 ‘아이고, 틀렸네요’ 하고 고치면 되고, 잘못했으면 ‘죄송합니다’ 하고 뉘우치면 돼요. 안 틀리려고 자꾸 애를 쓰니까 사는 게 힘들고 긴장됩니다. 틀려놓고 ‘나만 틀리냐? 너는 안 틀리냐?’ 이래도 안 돼요. 그러면 뻔뻔한 사람이 됩니다.nbspnbsp그래서 솔직하게 살아가면 지금보다 훨씬 더 삶이 자유로워지고 행복해집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다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그 권리를 행사하셔야 해요. 알았죠? 감사합니다.”nbspnbsp행복할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는 말씀에 청중들은 “네” 라고 큰 목소리로 대답하며 함박웃음을 띄었습니다. 그리고 열정적으로 강연을 해 준 스님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냈습니다.nbspnbspnbsp강연이 끝나고 집으로 향하는 시민들에게 소감을 물어보았습니다. 60대 초반의 아주머니는 “나는 앉아서 잘 들었는데, 2시간 반 내내 서 계신 스님께 죄송했어요.”라며 “스님 말씀은 언제 들어도 속 시원하고 재밌어요. 곰곰히 생각해볼수록 진리입니다.”라고 밝은 표정으로 소감을 전해줬습니다. 두 번째 질문을 했던 여자 분은 울어서 눈이 빨개진 채로 “그래도 질문하기 전보다 많이 후련해지고 가벼워졌어요.”라며 방긋 웃었습니다.nbspnbsp돌아가는 분들의 얼굴에 행복한 에너지가 넘치는 것을 보니 그동안 대전 정토법당과 세종 정토법당 봉사자들의 노고가 값지게 느껴졌습니다. “일만 하면 노예다. 일과 수행을 같이 해야 즐겁다.”는 스님 말씀이 다시 깨달아지는 순간이었습니다.nbspnbsp강연이 끝나고 스님은 곧장 책 사인회를 해주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눈을 맞추며 웃어주는 스님에게 대중들도 기쁜 표정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특히 머리가 하얀 할머니 두 분이 스님에게 감사 인사를 하면서 책을 내밀자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아름다워요” 라고 하면서 늘 행복하시라고 따뜻한 말도 해주기도 했습니다.nbspnbsp▲ 책 사인회nbsp사인회가 마친 뒤에는 이번 강연을 위해 고생한 봉사자들과 단체 사진 촬영을 했습니다. 모두들 얼굴에 행복과 보람이 가득차 보였습니다.nbspnbspnbsp이어서 봉사자들과 간담회 시간을 가졌습니다.nbspnbsp▲ 봉사자들과의 간담회nbsp간담회에는 공주 지역에서 정토법당을 만들고자 하는 봉사자 세 명도 함께 자리했는데 스님은 공주와 부여는 백제 불교가 왕성했던 지역이니 백제 불교를 부흥시킬려면 포교를 꼭 해야 한다고 하면서 힘을 복돋워 주었습니다.nbspnbspnbsp“옛날 백제 시대를 생각해 보면 사실 공주와 부여에도 정토법당이 하나 있어야 합니다. 백제는 불교 문화가 찬란히 꽃피웠던 곳이거든요. 경주에 있는 황룡사 9층탑이니 불국사 석가탑이니 하는 것도 다 백제 사람들이 지은 겁니다. 신라 사람들은 초기에 불교를 탄압했어요. 불교를 150년 동안 금지했거든요. 그런데 가야가 불교 국가이다보니 통합을 하면서 불교를 허용한 겁니다. 그래서 불교를 공인하고 나서도 초기에는 절을 어떻게 지어야 할지 몰라서 백제의 장인들이 데려와서 지었던 겁니다. 그래서 백제의 찬란한 불교 문화를 다시 일으킬려면 공주와 부여에 포교를 해야 해요.nbsp오늘 강연에서도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다들 좋아하잖아요. 그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불법을 만나서 행복해지도록 인연을 맺어주면 좋죠. 우선은 내가 불법을 만나서 행복해져야 하고, 거기에 머물면 안 되고 이웃에 있는 사람들도 이 불법을 만나서 행복해질 수 있도록 인연을 맺어줘야 합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지금 팀장도 맡고 담당자도 되고 하는 거잖아요. 경전반 다니면서 자기 공부도 하기 바쁜데 담당까지 맡아서 한다고 다들 수고가 많으신 것을 저도 잘 알고 있어요.”nbspnbsp스님의 따뜻한 격려에 모두들 크게 감동을 하며 기뻐했습니다. 특히 대전 정토법당에서 봄경전반을 다니는 학생들은 손수 준비한 꽃다발을 스님에게 전달했습니다.nbspnbspnbsp그리고 스님은 공주에도 정토법당이 생겨나길 기원하며 공주 지역의 봉사자들과 기념 사진을 찍어 주었습니다.nbsp▲ 공주에도 정토법당을 세워보겠다며 원을 세운 세 명의 봉사자들과 함께nbsp마지막으로 스님은 “조금 힘들지만 수행 정진 열심히 하세요” 라고 하면서 기를 “얏” 하고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스님의 기합에 봉사자들도 너무나 기뻐하는 모습이었습니다. nbspnbsp이렇게 공주 강연을 마치고 스님은 곧바로 전주로 향했습니다. 저녁 7시부터는 전북도청 대강당에서 전주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 다음 이야기에 계속 됩니다...nbsp※nbsp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52개 도시를 순회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 강연 일정을 확인한 후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강연장으로 오세요.nbspnbspnbsp강연은 선착순 무료 입장이며, 질문을 하고 싶은 분들은 강연장에 직접 오셔서 사전 신청을 하셔야 합니다.nbsp
2015.11.18 (저녁) 과천 즉문즉설 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전에 용인시청에서 열린 즉문즉설 강연에 이어서 저녁 7시부터는 과천시민회관에서 과천 시민들을 위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nbspnbsp오전에 용인시청에서 강연을 마치고 오후 3시에 서울 정토회관에 도착한 스님은 원고 집필 업무를 보다가 오후 5시 30분에 저녁 강연이 열리는 과천으로 향했습니다.nbspnbsp잠시 안경점에 들러 안경 수리를 한 후 언제나 성심성의껏 안경을 보시해주는 사장님께 새책 ‘야단법석’ 책을 선물하고 가게를 나왔습니다.nbspnbsp▲ 안경점 사장님nbsp오늘 과천 즉문즉설 강연을 준비한 안양정토회 봉사자들은 비가 오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오후 2시부터 강연장에 모여서 강연 준비와 점검을 했다고 합니다. “방긋 웃으며 예 하고 합니다” 라는 명심문을 갖고 각자 자기 위치에서 강연 준비를 마친 봉사자들은 환하게 웃는 얼굴로 시민 분들을 맞이했습니다. nbspnbsp▲ 과천 시민회관nbspnbsp아침부터 비가 와서 참가인원이 적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는데 강연 시작 한시간 전인 6시부터 빗방울이 약해지더니 30분 전에는 비가 그치기 시작했습니다. 늦가을이긴 하지만 춥지 않고 포근함이 느껴지는 차분한 날씨였습니다.nbspnbspnbsp강연장을 찾아준 것도 고마운데 스님과 봉사자들을 위해서 찹쌀케?을 손수 만들었다며 한 상자를 건네주고 간 분이 있었습니다. 세 분의 여성이었는데 성함과 사는 곳을 물어봐도 알려주지 않고 스님의 법문을 감사히 잘 듣고 있다는 말씀만 남기고 사라졌습니다.nbspnbsp한편 스님은 저녁 6시 30분에 과천 시민회관에 도착해 대기실에서 지역 인사 분들과 환담을 나누었습니다. 먼저 이 지역 국회의원인 송호창 의원을 비롯해 시의회 의원 몇 분이 함께 찾아와 스님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송 의원은 매일 전국을 돌아다니며 즉문즉설 강연을 하고 있는 스님의 건강에 대해 안부를 물었고, 스님은 바쁜 일정이지만 즐겁게 하고 있다며 환한 웃음을 보였습니다.nbspnbsp▲ 송호창 국회의원과 시의회 의원들nbspnbsp이어서 신계용 과천시장님이 스님에게 인사를 하러 찾아왔습니다. 과천시에서는 ‘과천아카데미’라는 시민 교양 강좌를 올해로 13년째 운영해오고 있는데, 오늘은 스님의 강연을 듣고자 하는 시민들이 너무 많아서 특별히 스님을 초청했다고 하면서 초청에 응해준 스님에게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또 시장님은 오늘이 과천아카데미의 올해 마지막 강연인데 스님을 모시게 되어 무척 영광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스님은 과천 시장님과 담소를 더 나누다가 기념사진을 찍고 강연장으로 향했습니다.nbspnbsp▲ 신계용 과천시장nbsp이렇게 오늘 강연은 과천시와 정토회가 공동 주관으로 강연이 열렸습니다. 강연장에는 과천아카데미 수강생들 뿐만 아니라 많은 시민들이 홍보물을 보고 찾아왔습니다. 자리가 부족해 복도와 계단, 2층에도 사람들이 빈틈 없이 앉은 가운데 1100여 명이 강연장을 찾았습니다.nbspnbsp더 이상 수용을 하지 못해 강연장 안으로 들어오지 못한 많은 분들은 아쉬움을 달래며 로비에서 TV 화면을 통해 강연을 보았습니다.nbspnbsp▲ 만석이 되어 강연장에 들어가지 못해 로비에서 TV를 통해 강연을 시청하는 시민들nbsp강연을 시작하기에 앞서 신계용 과천시장님의 인사 말씀이 있었습니다. 과천시민 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의 시민까지 많이 참석하신 것 같다며 귀하고 좋은 만남의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하였습니다. 스님의 소개 영상이 끝나자 대중들의 환호와 열렬한 박수를 받으며 스님이 무대로 올랐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먼저 즉문즉설에 대해 설명을 짧게 해주었습니다. “여러분들이 살면서 겪는 이런 저런 고민들이 한편으로 보면 번뇌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그것이 곧 깨달음으로 가는 길이다” 라는 얘기를 들려주면서 궁금한 것은 무엇이든지 물어보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준 후 곧바로 질문을 받았습니다nbspnbsp오늘은 총 6명이 질문을 했습니다. 첫 번째 질문자는 주위 사람들을 실망시킬까봐 늘 불안함을 느낀다며 편안한 관계를 가질 수 있는 해법을 물었고, 두 번째 질문자에게는 스님이 광신도라는 핀잔을 주기도 했지만 분위기 전체를 활기있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 분은 남편과 이혼하면서 딸과 헤어져서 살았는데 딸을 다시 만나서 같이 살아야 할지, 직장을 여러번 이직을 하였는데 다닐 회사를 더 구해봐야 할지 수련 프로그램을 참가해보는 것이 좋을지 물었습니다. 세 번째 질문자는 50대의 여성 분이었는데, 술을 많이 마시고 늘 취해서 다니는 아들이 걱정이라고 하였고, 네 번째 질문자는 젊은 여성 분이었는데 어렸을 때 부모님이 가정불화로 자주 다투시고 오빠와 사이도 안 좋다고 하면서 앞으로 결혼도 해야 하는데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나가야 하는지 물었습니다.nbspnbspnbsp다섯 번째 질문자는 20대의 여자분으로 스님이 꿈이 없어도 괜찮다고 한 말씀이 이해가 안 된다고 하면서 그 뜻을 물었고, 여섯 번째 질문자는 남편이 직장에서 짤릴 것 같다는 말을 자주해서 본인도 불안하고 남편에게 무슨 말을 해줘야할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불안하고 답답해 했던 마지막 질문자를 위한 명쾌하고 시원한 답변을 끝으로 강연을 마쳤습니다. nbspnbsp그 중에서 오늘은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를 편안하게 맺는 방법을 물었던 첫 번째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스님은 어렸을 적 경험담을 들려주면서 청중들에게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nbspnbspnbsp“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불안함을 많이 느끼는 편입니다. 친구나 직장동료뿐 아니라 가족들에 이르기까지, 주변 사람들이 행여나 저를 싫어하거나 저에게 실망하는 게 너무 싫어요. 그래서 무언가를 선택할 때 다른 사람들이 실망할까 봐 제가 원하지 않는 것을 선택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요. 이럴 때마다 자신에게 미안하고, 실망스럽고, 답답한 마음이 듭니다. 사람들과의 관계에 조금 편안해질 수 있도록 도움이 될 만한 조언 부탁드립니다.”nbsp“질문자는 잘난 사람이에요? 못난 사람이에요?”nbsp“저 스스로는 많이 못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nbspnbsp“그게 무슨 말이에요? 잘났다는 거예요? 못났다는 거예요? 잘났다는 거네요. 그런데 부처님보다는 잘났어요? 못났어요?”nbsp“못났습니다.”nbsp“그런데 부처님도 당시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았을까요? 안 받았을까요?”nbsp“받으셨을 것 같아요.”nbsp“예수님보다는nbsp잘났어요? 못났어요?”nbsp“못났습니다.”nbsp“예수님은 그 당시에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았어요? 안 받았어요?”nbsp“받으셨습니다.”nbsp“받은 정도가 아니에요. 그렇게 훌륭하신 분도 혹세무민한다는 누명을 쓰고 십자가에 매달려 돌아가셨어요. 그런데 질문자가 뭐 얼마나 잘났다고 다른 사람들에게 실망을 안 주겠다고 해요? 그런 건방진 생각을 하면 안 돼요. 법륜 스님을 비난하는 사람도 많아요.nbspnbspnbsp다른 사람이 나를 보고 비난하거나 칭찬하는 것은 그들의 문제입니다. 우리는 그들의 생각과 느낌을 규제할 권리가 없어요. ‘너는 나보고 항상 칭찬만 해라’ 이러는 건 독재예요. 그러면 북한처럼 돼요. 99퍼센트 다들 칭찬만 하잖아요. 그렇다고 북한 가서 살고 싶지는 않잖아요.nbsp사람은 다섯 가지만 잘 살피면 됩니다. 첫째, 남을 해치면 안 됩니다. 내가 남을 때리거나 죽이는 것이 여기 해당됩니다. 둘째, 남을 손해 끼치는 건 안 됩니다.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빼앗는 것이 여기 해당됩니다. 셋째, 남을 괴롭히는 것은 안 됩니다. 즉 성추행하거나 성폭행하는 것은 안 됩니다. 넷째, 말로도 남을 괴롭히거나 손해 끼치는 건 안 됩니다. 거짓말하거나 욕설하는 게 여기 들어가요. 다섯째, 술 마시는 것까진 괜찮지만 술을 마시고 취해서 주정하거나 행패를 부리면 안 돼요. 술 마시고 남을 괴롭히면 안 된다는 말이에요. 이 다섯 가지를 제외하면 남이 뭐라 하든 신경 쓰지 않고 자기 살고 싶은 대로 살면 됩니다. 또 남이 어떻게 살든 내가 간섭하지 않아야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다 자유롭게 살 권리가 있기 때문이에요.nbsp질문자가 만약 학교 선생님이라면 수업 시간에 아이들이 조는 것은 이 다섯 가지에 안 들어가니까 야단치면 안 돼요. 공부를 못해서 이번 시험에 성적이 떨어진 것도 다섯 가지에 안 들어가니 야단치면 안 돼요. 야단치지 않는 건 물론이고 칭찬해줘야 해요. 다른 아이 성적을 올려줘서 남에게 이익을 줬잖아요. nbspnbspnbsp그런데 지금 선생님이나 부모가 잘못하지도 않았는데 잘못했다고 야단을 치기 때문에 우리 교육이 문제예요. 수업 시간에 떠드는 건 이 다섯 가지 안에 들어가니까 이야기해야 해요. ‘수업 시간에 떠들지 마라. 네가 말할 자유는 있지만 남의 공부를 방해할 자유는 없다.’nbspnbsp그래도 말을 안 들으면 때려야 할까요? 방금 전 1번에서 때리지 말라고 했으니 선생이라 해도 다른 사람을 때리면 안 돼요. 4번에서 이야기했으니 욕해도 안 돼요. ‘계속 이야기하려면 운동장에 나가 놀아라’ 이래야 해요. nbspnbsp그런데 수업시간에 조는 것은 남에게 손해 끼치는 것은 아니지만 자기에게 손해가 되는 일입니다. 남에게 손해 끼치는 것은 나쁜 행동이에요. 자기가 자기에게 손해를 끼치는 행동은 나쁜 행동은 아니지만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그러면 이것은 야단치는 게 아니라 깨우쳐줘야, 즉 가르쳐줘야 합니다. 그래서 조는 아이는 깨워줘야 합니다. 깨울 때 야단치거나 짜증내거나 성질내며 깨우면 안 됩니다. 나쁜 짓이 아니니까요. 깨워도 깨워도 못 일어나면 담요 덮어주면서 더 자라고 둬야 합니다. nbspnbsp관점을 이렇게 가져야 합니다. 세 살짜리가 이웃집에 가서 놀다가 친구의 장난감을 빼앗으면 세 살짜리라 해도 야단쳐야 해요. 세 살짜리라도 다른 아이를 밀쳐서 넘어뜨리면 야단쳐야 해요. 그럴 때 성질을 내면 안 돼요. 잘못된 행동이라고 확실히 가르쳐야 합니다. 그런데 오늘날 여러분들은 자녀를 키울 때 잘못하지 않은 것은 야단치고 잘못한 것은 야단을 안 치기 때문에 교육의 가장 핵심인 가정교육이 무너졌습니다. 그래서 학교에 와서도 제멋대로들 하는데, 학교 교육으로 이걸 되잡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학교 교육도 무너지고 사회적 질서도 무너지고 있어요. 청소년 폭력, 학교 폭력이라는 게 살펴보면 다 위에서 말한 것들이에요. 다른 아이 때리는 것, 물건 빼앗는 것, 성추행하는 것, 욕설하는 것이잖아요.nbspnbsp그러니 질문자는 위에서 말한 이 다섯 가지가 아니면 남의 눈치 볼 것도 없고 남한테 간섭할 것도 없이 당당하게 살면 돼요.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는 그 사람의 자유예요. 오늘 강연만 해도 그래요. ‘스님 법문 듣고 감동했다’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부처님 이야기 들으러 왔더니 스님이 2시간 내내 부처님 이야기는 안 하고 애 키우는 이야기며 부부 관계 이야기만 하더라’ 하고 실망해서 나가는 사람이 있어요. 그걸 제가 어떻게 할 수 없어요. 그건 그 사람의 자유예요. 사람마다 요구며 취향이며 취미며 기대가 다 다르기 때문입니다.”nbspnbsp“돌아보면 어릴 때 유치원에 같이 다녔던 친구가 생각나요. 초등학교도 같은 반에 들어갔는데 이 친구가 왕따를 당하는 걸 제가 봤어요. 그때 같이 놀아주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미안함이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혹시 그런 상황에 내가 빠지면 어떡하나’ 하는 불안한 마음으로 연결되는 것 같아요.”nbspnbsp“그럴 수도 있어요. 그걸 요즘 의학적인 용어로 ‘트라우마’라 해요. 어릴 때 상처받은 기억이 다 커서 어른이 된 지금까지 지배를 하는 거예요. 그때의 내 상처가 치유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몸은 커서 어른이 되었지만 어릴 때의 기억이 뇌리에 남아서 현재의 삶을 두렵게 만들고 있어요.nbspnbspnbsp질문자가 그 아이와 놀아줬다면 좋았겠죠. 그러나 그것도 질문자의 과대망상이에요. 자기가 어른이 되어서야 생각할 수 있는 걸 아이였던 당시의 자신에게 요구하잖아요. 지금 어른인 질문자는 그렇게 할 수 있을지 몰라도 그 나이대의 어린아이가 그렇게 생각하기란 천 명 중 한 명도 힘들어요.nbspnbsp저도 어릴 때를 돌아보면 아쉬움이 굉장히 많아요. 제가 초등학교 때 구슬치기며 딱지치기를 굉장히 잘 했는데, 산더미같이 딴 게 지금은 다 어디로 가버렸는지 하나도 없어요. 시합해서 따는 건 좋지만, 다 놀고 집에 돌아갈 때는 돌려줬다면 얼마나 좋았겠어요? 어차피 지금은 하나도 남아 있는 게 없는 걸요. 만약 그랬다면 스님을 취재하는 기자가 어릴 적 친구들을 인터뷰하면 ‘야, 스님은 어릴 때부터 달랐다. 구슬치기해서 따고도 집에 가기 전에 다시 나눠주더라’ 이렇게 말해줄 텐데요. 그런 걸 돌아보면 저도 얼마나 아쉬운지 몰라요. nbspnbspnbsp그런데 그때는 내가 어리기 때문에 그런 지혜가 없었던 거예요. 그래서 지금 가서 인터뷰하면 제 친구들이 해줄 말이 ‘법륜 스님은 어릴 때 딱지 잘 쳤다. 그래서 우리 딱지 다 따 가버렸어’ 이것밖에 없어요.nbsp그런데 그게 어릴 때의 나입니다. 그런 나를 너무 미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때의 나는 어린아이니까 어른의 생각을 못 하는 게 당연합니다. 제가 언젠가 인도에서 장기간 명상을 할 때의 일입니다. 명상하다가 어떤 생각이 딱 떠올랐어요. 제가 다니던 초등학교는 우리 학년 전체가 36명에 불과한 작은 시골 학교였지만 어쨌든 거기에서 제가 공부를 1등 하고 한 친구가 2등을 했어요. 그런데 제가 6년 내내 1등이었으니 그 친구는 1등을 한 번도 못 해봤잖아요. 그런데 그 어린 아이가 1등 해보고 싶어 하는 그 간절한 마음이 그 때 떠올라서 마음이 아팠어요.nbspnbsp제가 지금이라면 아마도 친구가 1등 하고 싶다 하면 ‘그래, 너도 한번 해라’ 하겠죠. 그거 1등 계속 해서 뭐 하겠어요? 그때 제가 그런 지혜가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겠어요? 그런데 그런 생각을 계속하는 건 과대망상입니다. 자기를 너무 훌륭한 사람이라고 착각하면 그런 망상이 들어요. 그런 생각을 할 줄 모르니까 어린애인 겁니다. 질문자가 그럴 때 딱 나서서 왕따 당하는 친구를 감싸주고, 때로는 대신 맞아가면서도 보살피고 놀아줬다면 질문자는 예수님의 반열에 올랐을 거예요. nbspnbspnbsp그래서 제가 질문자더러 부처님이며 예수님보다 낫냐고 물어보잖아요. 그때 못해준 게 미안한 마음은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그건 내가 어려서, 어리석어서 그런 거예요. 어리다는 건 나쁘다는 뜻이 아니라 어리석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지금은 그 어리석음을 깨우쳐야 해요. 내가 그때 딱지나 구슬을 못 돌려줬다고 늘 후회한다면 그것은 자기를 지나치게 높이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그게 그때의 나, 어린 나의 모습입니다.nbspnbsp다만 이 경험을 갖고 지금의 나는 ‘지금의 나에게 그 구슬이나 딱지 같은 게 뭘까?’를 생각해야 합니다. 내가 여든이 되어 또 지금을 돌아보면 어린 시절의 딱지며 구슬 같이 지금의 내가 움켜쥐고 있었던 것이 보일 겁니다. 과거의 경험을 후회할 것이 아니라,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서 지금 나에게 그 구슬 같은 것이 없는지 살펴야 해요. ‘지금 내 생각에는 굉장히 중요하다 싶지만 내가 죽을 때 되돌아보면 아무 필요 없는 것을 혹시 움켜쥐고 있는 건 없을까?’ 하고요.nbspnbsp예를 들어 제가 스님이랍시고 목에 힘주고 다닌다면 죽을 때 돌아보면서 좀 부끄러울 거예요. 목에 힘 빼라고 스님이 됐는데 스님이라고 힘줄 게 뭐 있어요? 이렇게 자기 잘났다고 목에 힘주고 다니는 걸 ‘아상’이라고 해요. 아상을 버리겠노라며 머리 깎고 스님이 되는데, 스님이 되면 아상보다 더 센 ‘중상’이 생깁니다. 절에 가면 여러분도 은연 중에 스님들에게서 권위주의적인 것을 느끼잖아요. nbspnbsp후회는 반성이 아닙니다. 후회는 ‘내가 잘났다’ 하는 것을 움켜쥐고 있기 때문에 하는 거예요. ‘나처럼 잘난 인간이 어떻게 바보처럼 그때 그걸 못 했을까?’ 이게 후회예요. 그때 그런 수준이 나라는 걸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해요. 그런 어리석은 행동을 다 커서도 반복하지 않으려면 지금 나에게 그때의 구슬 같고 딱지 같은 게 무엇일지를 늘 살피면서 나중에 또 20년쯤 세월이 지나 돌아봤을 때 후회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해야지요. 이게 과거의 실패가 현재의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것입니다.nbspnbsp질문자는 이제 다 컸으니 지금 우리 가족이나 내 주변에 혹시 왕따 당하는 사람이 있는지 살펴보고 보살펴주세요. 예를 들어 친정에서 올케 언니를 누가 구박한다면 내가 편이 되어 주고, 시댁에서 소외되는 사람이 있으면 또 편이 되어줄 수 있어요. 과거 나의 어리석었던 행동을 반성한다면 지금 그것이 교훈이 될 때 의미가 있지, 후회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질문자는 지금 자기 잘났다는 생각을 못 버려서 아직도 후회하고 있는 거에요. nbspnbsp왜 그런 걸 물어서 제 과거 치부를 다 드러내게 만들어요. 하하. nbspnbsp후회는 내가 잘난 맛에 생긴 거예요. 부모가 죽으면 불효자가 더 많이 울고 후회한다고들 하죠. 후회는 참회가 아닙니다. 교회 표현을 빌리자면 회개가 아니에요. ‘잘난 내가 왜 그때 바보같이 그랬을까?’ 이렇게 ‘잘난 나’라는 게 마음속에 있기 때문에 후회를 하는 거예요. 남을 용서 못하는 게 미움이라면 자기를 용서 못하는 게 후회입니다. 후회를 반성이라고 생각하면 안 돼요. 후회는 또 다른 집착입니다. 정말 반성을 했다면 ‘아, 그때 내가 잘못했구나’ 하고 깨달았을 때 앞으로 다시는 그런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해야 해요. 넘어지면 앉아서 울지 않고 다시 벌떡 일어나서 ‘다시는 넘어지지 말아야지’ 하는 걸 참회라고 해요. 육조 혜능대사는 참회를 이렇게 정의했습니다.nbspnbsp‘참이란 지나간 허물을 뉘우침이요, 회란 다시는 허물을 짓지 않겠다고 맹세하는 것이다.’nbsp그냥 ‘내가 잘못했구나’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잘못했구나. 다시는 이런 어리석은 짓을 하지 말아야지’까지 가야 참회입니다. 그래도 또 잘못할 수 있어요. 그러면 또 이런 나를 나무라지 말고 ‘잘못했구나’ 하고 알아차려서 ‘다음에는 잘못하지 말아야지’ 해야죠. 이렇게 인생은 연습입니다.”nbsp“명쾌한 답변 감사합니다.”nbsp스님의 말씀에 청중들도 크게 감동하며 박수를 쳤습니다. 후회는 또 다른 집착이지 진정한 참회가 아니라는 말씀이 큰 울림으로 가슴에 남았습니다.nbspnbspnbsp이렇게 모든 질문에 대해 답변을 마치고 나니 어느덧 2시간 30분이 훌쩍 지나 마칠 시간이 되었습니다.nbspnbsp마지막으로 스님은 남을 고치려고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것이라고 하면서 상대와 세상을 이해하면서 행복한 마음으로 세상의 변화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강연을 마쳤습니다.nbspnbsp“요즘 사회적인 문제로 스트레스들을 많이 받는다고 해요. 그런데 스트레스라는 것은 자기 뜻대로 하려고 들기 때문에 받는 거예요. 그게 잘 한다는 게 아니라,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다는 걸 이해해야 합니다. 그 사람들의 입장이 되어서 그 사람들이 내 친구, 내 배우자, 내 자식이라 생각하고 들어보면 다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요. 그래서 이해가 중요합니다. 이해가 되면 스트레스를 안 받고 화가 안 납니다. 그게 옳다는 말이 아니에요.nbspnbsp그러나 이해는 되지만 여전히 생각이 다르다면 우리는 자기 생각대로 살 권리가 있고, 자기 생각을 밝힐 권리가 있고, 자기 견해를 주장할 권리도 있습니다. 자기 권리를 포기하면 안 됩니다. 이해한다고 해서 가만히 있으라는 게 아니에요.nbspnbsp그러나 남을 고치려고는 하지 마세요. 쉽게 안 고쳐집니다. 내 자식도 못 고치는데 어떻게 남을 고치겠어요? 남을 고친다면 제일 쉬운 게 내가 낳아서 내 마음대로 키운 내 자식일 텐데 못 고치잖아요. 그보다 더 쉬운 건 자기 자신이고요. 그런데 다들 자기도 못 고치잖아요. 자기 고치기도 쉽지 않고, 제 자식 고치기는 좀 더 어렵고, 제 배우자부터는 고치기가 정말 어려워요. 남의 자식인데 내가 어떻게 고치겠어요? nbspnbspnbsp그러니 너무 그렇게 남을 고치려 들지 말고 세상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냥 안주하라는 게 아니라, 그러면 스트레스를 안 받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야 내가 행복할 수 있습니다.nbspnbspnbsp그 행복한 마음을 가지고 우리는 북한이 저렇게 하더라도 위험을 관리하면서 평화통일을 만들어가야 하고, 일본이 저렇게 하더라도 외교관계를 단절하지 않고 잘 풀어서 우리의 목표를 달성할 길을 모색해야 합니다. ‘지금 한국 사회와 정치의 상황이 이러저러하더라도 이 속에서 우리들에게 주어진,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권리를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가?’ 이것은 우리의 몫이에요. 화내고 짜증내면 폭력적인 분풀이밖에 안 나옵니다. 화가 나면 폭력적으로 가게 돼요. 이것은 개인적으로도, 수행적인 차원에서도, 민주사회에서도 올바른 방식은 아닙니다.”nbsp나의 행복과 세상의 변화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길을 쉽고 재미있게 알려준 스님에게 청중들은 열렬한 환호와 박수로 공감하는 마음을 표현했습니다.nbspnbspnbsp오늘 과천 강연도 무거운 인생의 문제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행복의 길로 안내한 정말로 귀하고 소중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nbspnbsp강연을 마치고 스님은 로비에서 책 사인을 해주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들고 있는 책은 이번에 새로 나온 ‘야단법석’이었습니다. 사인을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강연 소감을 물어보니 “시원하고 좋았다.”, “마음이 차분해졌다.”, “내 문제가 가벼워 진 것 같다”며 모두들 기뻐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질문을 했던 분에게도 소감을 물어보니 “몰랐던 자신의 모습을 알게 되었어요. 해답을 얻은 것과 숙제로 얻은 두 가지가 있는 것 같다” 고 하였습니다. 표정이 가볍고 밝아보였습니다nbspnbspnbsp▲ 책 사인회nbsp이번 강연은 안양정토회가 주관이 되어 안양 정토법당과 안산 정토법당, 군포 정토법회, 그리고 과천에서도 많은 봉사자들이 함께 힘을 모아서 강연을 준비했습니다. 스님은 봉사자들과 환한 웃음으로 사진 촬영을 함께해 주었습니다.nbspnbsp▲ 오늘 강연을 준비한 안양정토회 자원봉사자들nbsp사진 촬영을 마치고 나서는 각 지역의 봉사자들에게 손을 들어보라고 하며 일일이 챙기며 수고했다고 격려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과천 시민회관을 나온 스님은 봉사자들에게 합장하고 인사를 한 후 곧바로 서울로 향했습니다. 밤 10시에 서울 정토회관에 도착해 늦은 밤까지 업무를 보다가 오늘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nbspnbsp내일은 새벽에 서울 공동체 발우공양에 참석해 공동체 수행자들을 위해 짧은 법문을 해준 후 하루 종일 서울 정토회관에 머물며 새책 원고 집필 작업을 할 예정입니다.nbspnbsp※nbsp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52개 도시를 순회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 강연 일정을 확인한 후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강연장으로 오세요.nbspnbspnbsp강연은 선착순 무료 입장이며, 질문을 하고 싶은 분들은 강연장에 직접 오셔서 사전 신청을 하셔야 합니다.nb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