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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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0 (오전) 공주 즉문즉설 강연

nbsp안녕하세요. 스님은 새벽에 정토회 공동체 대중들과 함께한 발우공양을 마친 후 오전에는 공주교대에서 공주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했습니다.nbspnbsp오전 8시 30분에 서울을 출발해 강연이 열리는 공주에는 10시 무렵에 도착했습니다. 연일 비가 오더니 오늘은 안개가 공주의 산하를 포근히 감싸고 있습니다.nbspnbsp▲ 공주교대 청목관nbsp이른 아침부터 즉문즉설 강연이 열리는 공주교대 청목관에는 스님의 법문을 듣고자 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공주시엔 아직 정토법당이 없어서 대전 정토법당과 세종 정토법당에서 봉사자 40여 명이 출장을 다니듯 강연 준비를 했다고 합니다. 봉사자들은 아침 8시부터 모여 방긋 웃으며 인사를 나누고 각자 맡은 소임에 충실했습니다.nbspnbsp▲ 반갑게 손님들을 맞이하는 봉사자들nbsp멀리 논산에서 버스를 타고 왔다는 50대 아주머니는 정토회 홈페이지에 연재되고 있는 ‘스님의 하루’를 매일 보고 있는 ‘왕팬’이라며 소녀처럼 웃으며 자리에 앉기도 했습니다.nbspnbsp10시 30분이 되자 준비된 300석이 거의 다 채워지고 스님의 소개 영상과 함께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대중들은 열렬한 박수로 스님을 반겼습니다.nbspnbspnbsp스님이 열렬한 환호를 보고선 “충청도 사람들은 반응이 별로 없는 편인데 오늘 오신 분들은 다른 동네 사람들인가 보죠?” 라며 농담을 던지자 청중들도 웃음을 터뜨렸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즉문즉설의 취지에 대해 간단히 설명한 후 부드럽고 포근한 음성으로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면 주면서 야단법석을 열어주었습니다.nbspnbsp오늘은 총 6명이 질문을 했습니다. 첫 번째 질문자는 8살 된 딸아이한테 화내고 후회하는 일이 반복되는 것으로부터 벗어날 방법에 대해 물었고, 두 번째 질문자는 남편이 거짓말을 많이 하고 주식에 빠져있어 이혼하려 했지만 사랑해서 참고 살았는데 시어머니가 이혼하라고 보채고 돈 쓰는 것까지 일일이 간섭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 막막하다고 하소연을 했고, 세 번째 질문자는 공주대학교 생명공학과 학생으로, 동물의 생태를 연구하다보니 부득이하게 살생을 하게 된다며 생명이 귀하게 취급받거나 덜 귀하게 취급받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물었습니다.nbspnbspnbsp네 번째로 질문한 고2 아들을 둔 엄마는 아들이 게임만 하고 부모를 싫어해 힘든 일이 있어도 말을 안 한다고 답답함을 토로했고, 다섯 번째 질문자는 스무살 된 트랜스젠더 딸이 사회에서 힘들어하고 외롭다고 할 때 엄마로서 어떻게 해줘야 좋을지 알려달라고 물었고, 여섯 번째 질문자는 초등학교에서 청소년 상담자로 일하다보니 화나고 짜증나는 일이 많아 자신이 상담자로서 부족한 것 같다며 조언을 구했습니다.nbspnbsp오늘은 그 중에서 두 번째 질문자가 물었던 남편과의 이혼 문제와 시어머니와의 갈등에 대한 내용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질문자는 자신이 써온 글을 읽다가 끝내 서러움에 북받쳐 흐느껴 울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스님의 명쾌한 대답에 마침내 웃음을 띠었습니다.nbspnbspnbsp“저는 38살이고 남편은 37살입니다. 작년에 결혼했습니다. 결혼하자마자 남편이 거짓말을 너무 많이 해서 6개월간 많이 싸웠고, 주식에 큰 돈을 투자했다가 잃어서 이혼까지 생각했었어요. 그러나 부부상담도 받고 스님을 만나면서 많이 노력해서 참게 됐습니다. 그런데 최근 시부모님 때문에 다시 사이가 많이 안 좋아졌어요. 시어머니께서는 결혼하기 전부터 ‘네가 나이가 많으니 결혼해서 아이를 못 낳으면 밖에서 낳아오겠다’고 하셨어요. 나중에 사과는 하셨지만, 여전히 아들이 아깝다고 하시고요. 저희 집 돈 들어오고 나가는 사정을 일일이 물어보고, 한번은 남편 앞에서 제 뺨을 때리신 적도 있는데 지금도 왜 맞았는지 모르겠어요. nbspnbsp그리고 남편이 거짓말을 계속해서 사이가 안 좋은 가운데 또 거짓말을 하고 서울에 주식 강연을 들으러 갔어요. 제가 화가 너무 나서 광주의 친정으로 가버렸다가 밤에 전화를 해서, 술을 마시던 남편에게 택시를 타고 내려오라고 했어요. 차가 없어서 대전까지 택시를 타고 왔다가 다시 운전해서 광주까지 오긴 했습니다. 그런데 시부모님이 남편과 이야기하다가 그 일을 아시고는 이혼하라고 하셨대요. 술 마신 사람을 운전하게 만들어서 귀한 자식 죽인다고요.nbsp이렇게 남편과 시부모님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다 보니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방향을 잃어버린 것 같습니다. 아이를 낳아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왠지 업보 때문에 시누이가 장애를 갖게 된 것 같고, 저도 같은 이유로 아이를 낳으면 이상이 있을까 봐 걱정됩니다. 이혼을 굉장히 고민했지만, 지금은 남편과 이혼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시댁 문제와 아이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할지, 제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nbsp“질문자가 이혼 안 하려고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 사람과 결혼하려고 했던 이유가 뭔지 잘 모르겠어요. 왜 문제가 있다고 하면서도 결혼을 결정했어요?”nbsp“제 나이도 있었고, 남편을 정말 좋아하고 사랑해서 결혼했어요. 그런데 남편이 많이 속을 썩였고요. 제가 이야기도 하고, 부부 상담을 받으면서 상담사분의 설명을 들으면서 남편이 모르던 걸 많이 깨달았어요. 또 남편이 법륜 스님을 만나면서 이제는 세상 이치 같은 것도 많이 생각하더라고요.”nbspnbsp“질문자의 이야기를 죽 들어보니 한 여성으로서의 고뇌는 이해가 되지만, 솔직히 말하면 질문자는 결혼생활을 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질문자는 남하고 같이 살 성질이 못 돼요. 제3자로서 단순히 질문자 이야기만 들어도 ‘아이고, 그 성질 가지고 다른 사람과 같이 살기 어렵겠다’ 싶은 걸요. 그래서 왜 결혼했는지도 잘 모르겠고, 그렇게 괴롭다고 이야기하면서도 왜 이혼은 안 하려는지도 잘 모르겠어요.nbspnbspnbsp사랑하기 때문에 결혼했다고 말하지만 그게 무슨 사랑이에요? 사랑해서 결혼했다면 그 사람이 어떻게 해도 보살펴야죠. 이럴 것이라 생각하고 결혼했는데 저리 되어서 용납 못 하겠다는 건 장사이지 사랑이 아니에요. 질문자는 사랑이라고 주장하지만 질문자가 하는 말에서는 남편에 대한 사랑이 느껴지는 말이 한 마디도 없어요. 그냥 질문자의 일방적인 관점에서 본 이야기만 있죠.nbsp질문자의 그런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그렇게 해서는 결혼생활은 좀 어렵습니다. 그러니 애초에 결혼을 안 했어야 해요. 나이만 들었지 결혼할 준비가 안 되었어요. 나이 들었다는 게 무슨 결혼조건이에요? 같이 살 준비가 돼야 결혼을 하지, 내가 나이 들었다고 무턱대고 결혼해서 이렇게 결혼생활을 제대로 못해내면 상대는 얼마나 힘들겠어요?nbspnbsp질문자가 자기 성격으로는 결혼생활을 하기 어렵다고 깨달았으면 이혼하면 되는데 또 이혼은 왜 안 하겠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남편이 거짓말도 하고 이러쿵저러쿵 문제가 많다면서요. 그런데 서울에서 술 마시는 사람더러 거짓말했다고 당장 택시 타고 내려오라는 건 무리예요. 내려오겠다 해도 ‘오늘은 이왕 갔으니까 일단 거기서 자고 내일 아침에 내려와라. 내일 만나서 따질 걸 따지자’ 이렇게 해야지, 밤에 다짜고짜 내려오라고 하면 어떡해요?”nbspnbsp“처음에는 그렇게 이야기했어요. 그런데 남편이 처음에는 ‘안 갔다’고 하다가 ‘대전에 와 있고 서울은 안 갔다’고 하더니, 그 다음에는 또 ‘서울이긴 한데 강연은 안 가고 친구를 만나서 술을 마시고 있다’고 말을 바꿨어요. 그 전에 워낙 남편이 거짓말을 많이 했기에 ’친구를 바꿔달라‘고 했더니 친구가 아니라 강연을 같이 간 사람들이래요. 계속 거짓말을 해서 화가 터져버린 거예요.”nbsp“시어머니가 들었을 때는 중간의 이유가 필요 없어요. 어쨌든 결과만 보면 술 마신 자기 아들을 12시에 불러 내려서 운전하게 만들었다는 거잖아요. 이유 불문하고 그건 올바른 자세가 아니에요. 화가 나서 제 정신을 잃었다는 겁니다. ‘너 바른 말 안 했지?’ 이렇게 내가 확인하는 데만 몰두하느라 상대가 어떤 위험에 처할 수 있는지는 생각 안 했잖아요.nbsp그렇게 거짓말 한 거 확인해서 뭐 할래요? 자기 나름대로 뭔가 아내에게 말 못한 이유가 있을 텐데 그걸 굳이 밝힌다고 내 속이 시원해지지도 않아요. 갔는지 안 갔는지는 또 전화로 어떻게 확인해요? 전화로 확인하겠다는 것 자체가 어리석어요. 성질나서 제 정신이 아니니까 그러는 거예요. 어디냐고 물어봐야 거짓말한다는 걸 질문자가 미리 알았잖아요. 알았으면 ‘내일 아침에 만나서 이야기하자’ 하고 만나서 하나하나 따져보면 되잖아요. 그렇게 몇 번 해봐도 그대로면 거짓말하는 걸 덮어주고 살든지, 이렇게는 못 살겠다고 하고 헤어지면 돼요.nbspnbsp이 거짓말이라는 게 아주 나쁜 의미의 거짓말도 있지만 자꾸 둘러대다 보면 거짓말이 되는 경우가 있어요. 이야기하면 아내가 성질낼 것 같아서 둘러댔는데 또 뭐라고 해서 또 둘러대다 보면 거짓말이 커집니다. 남을 때리거나 도둑질하는 건 나쁜 짓이라고 할 수 있는데 거짓말은 때로는 나쁜 짓이라고 보기 어려울 때가 있어요. 그냥 자기들은 자기들대로 그런 시간이 필요한 거예요. 사람이란 말 못할 사정도 있는데 그런 걸 거짓말쟁이라면서 매번 꼬치꼬치 묻고 의심하면 같이 못 살아요. 그 사람이 거짓말했을 수도 있고 안 했을 수도 있는데, 내가 이렇게 의심병이 걸리면 상대가 못 살아요. 남편이 어떤 사람이냐를 떠나서 질문자가 남하고 같이 살 수준이 안 된단 말이에요. 그러니 시어머니가 보기에는 ‘내 귀한 아들에게 저게 미쳤나’ 싶죠. 질문자 입장에서는 아니지만 시어머니 입장에서는 그렇다는 말입니다.nbspnbsp친정어머니가 딸 집에 갔는데 딸은 침대에서 자고 사위가 밥해서 아이들 챙겨 먹이고 학교 보내면 아주 좋아 보이겠죠. 그런데 시어머니가 왔는데 며느리는 자고 있고 아들이 밥하고 손자 챙겨서 학교 보내는 걸 보면 난리 납니다. 딸이 친정에 와서 남자 동창들에게 전화해서 안부도 묻고 만나자고 하면 괜찮지만, 며느리가 시댁에 왔는데 남자 동창들에게 전화해서 보자고 하면 야단들이에요. 이렇게 입장이 서로 달라요. 그래서 제가 시어머니에게는 ‘며느리를 딸처럼 보면 별 것 아닙니다’ 라고 하고, 며느리에게는 ‘아들 빼앗긴 시어머니가 성인이 아닌 이상은 그럴 수밖에 없다는 걸 이해하세요’ 라고 하는 겁니다.nbspnbsp질문자가 결혼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성질난다고 시댁에 안 가버리니까 그 부모 입장에서는 기껏 아들 키워서 결혼시켜놓은 보람이 없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그리고 젊은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시어머니 입장에서는 아이를 못 낳으면 다른 데서 낳아 데려오기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어요. 부모의 심정이 그렇습니다. 결혼한 아들에게 아이가 없으면 다른 여자라도 하나 구해서 낳아야겠다고 어른들은 생각할 수도 있어요. 부모는 그런 생각이 드니까 그렇게 이야기하는 거예요.nbspnbspnbsp부모 이야기가 다 옳은 건 아니에요. 그러나 부모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볼 수 있다는 점은 받아들여야 합니다. ‘알았습니다, 네, 네’ 대답해주고 안 하면 되잖아요. 결정은 남편과 질문자가 하는 것이지 부모가 하는 게 아니에요. 질문자가 보기에 남편이 부모 말을 듣고 밖에서 애를 낳아 데려올 수준이라면 ‘안녕히 계십시오’ 하고 끝을 내면 되고, 입양하느니 그렇게라도 하는 게 낫겠다 싶으면 질문자도 동의해서 그렇게 하면 됩니다. 그게 시어머니를 나무랄 일은 아닙니다.nbspnbsp사람은 혼자 사는 존재가 아니에요. 회사에 가면 사장이 있고 상사가 있고 동료가 있듯이, 남편과 살려면 그 남자의 어머니가 있고, 그 남자의 아버지가 있고, 그 남자의 동생이 있어요. 그런데 제가 보기에 질문자는 이 인간관계를 받아들이고 형성할 기본자세가 안 되어 있습니다. 이야기를 죽 들어보면 그저 자기 생각밖에 안 하니까 결혼생활을 하기 어려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그렇게 해서는 결혼생활이 어렵습니다. 좀 직설적으로 말하면 이 남자하고만 안 되는 게 아니라 어떤 남자하고도 못 살아요.nbspnbsp이 남자하고 살려면 이 남자하고만은 안 살아집니다. 이 남자에게는 어머니가 있잖아요. 또 남편 입장에서 보면 질문자는 만난 지 얼마 안 되지만, 어머니는 어릴 때부터 키워줬으니까 거기에 또 심리적으로 묶여서 어머니의 비위를 맞추려고 해요. ‘이 남자’라고 하는 건 이 남자의 어머니, 이 남자의 아버지, 이 남자의 동생, 이 남자의 친구 등을 다 포함해서 이 남자이지, 이 남자만 낙동강 오리알처럼 떨어져 있는 게 아니에요.nbspnbsp내가 남편이 좋다면 그 남편을 좋게 만들어준 사람이 시어머니예요. 내가 봐도 괜찮은 남자인데 시어머니 눈에는 자기 아들이 얼마나 좋아 보이겠어요? 내가 ‘내 남자다’ 하는 게 강하겠어요? 그 시어머니가 ‘내 아들이다’ 하는 게 강하겠어요? 시어머니가 원래 주인이에요. nbspnbspnbsp원래 주인의 것을 임대했으니까 사용은 내가 하더라도 주인 대우는 좀 해줘야죠. 많이 힘들면 못 가서 죄송하다고 전화라도 한 통 하고요. 무조건 가서 참으라는 게 아니에요. 참으면 스트레스를 받으니까 언제 터져도 터져요. 그러면 자기도 괴롭잖아요. 그러니 안 살려면 몰라도 같이 살려면 참는 게 아니라 원래 주인한테 예의를 좀 갖춰주세요.nbspnbsp같이 살려면 첫째, 이 남자를 고쳐서 사는 건 불가능합니다. 안 고쳐져요. 자기 성질도 못 고치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을 고치겠어요. 또 남편이 엉겁결에 이리저리 거짓말을 하면 아내가 볼 때는 거짓말쟁이지만 사회에서는 융통성 있는 사람이라고 해요. 술집에 있으면서 카페에 있다고 해도 되는데 꼬박꼬박 술집에 있다고 해서 분란을 일으키는 사람이 있어요. 그런 건 정직하다고 하지 않고 고지식하다고 그래요. 거기에 비해 이 사람은 융통성이 있는 거예요. nbspnbspnbsp융통성이 있으면 사회생활은 잘 해요. 그러니까 그걸 일일이 간섭하지 마세요. 나이가 마흔 다 되어 가는 사람을 고치기는 불가능해요. 그러니 있는 그대로 몇 년 살아봐서 ‘이대로도 살 만하다. 혼자 사는 것보다는 같이 사는 게 낫겠다’ 이렇게 생각하면 같이 살고, ‘안 되겠다’ 하면 그만두세요.nbspnbsp두 번째, 이 사람이 괜찮아 보여서 선택할 때는 이 사람 옆에 붙어 있는 다른 사람들을 다 받아들여야 해요. 누군가를 좋아할 때 얼굴은 좋은데 두 팔은 싫다고 해서 떼버릴 수 없잖아요. 귀한 아들을 빼앗긴 시어머니의 분한 심정도 이해해서 뭐라 뭐라 성질을 내면 ‘죄송합니다’ 해주세요. 남편이 괜찮은 사람이라면 그건 시어머니가 만들어준 공덕이니까 ‘감사합니다’ 하고요.nbspnbsp시어머니에게는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두 가지 용어를 써야 해요. 남의 아들을 빼앗아갔으니 죄송하고, 잘 키워준 시어머니도 덕을 좀 봐야 할 텐데 내가 덕을 다 보니 감사하다는 마음으로 임해야 합니다. 그러면 그 시어머니하고 아무 문제가 없어요. 질문자는 그런 기본적인 감사함도 없고 죄송한 마음도 없기 때문에 미움을 사는 거예요. 안 그러면 이 남자는 물론 다른 남자와 살아도 계속 같은 일이 반복돼요. 오히려 더 독한 사람한테 걸려서 고생해요. nbspnbsp그런데 본인은 지금 같이 살겠다는 생각이 좀 더 강하잖아요. 같이 살려면 의심하면서 평생 사는 것보다 믿고 놔두는 게 나아요. 저는 ‘살아라, 살지 마라’ 하는 말은 안 합니다. 저도 혼자 사는데 왜 남더러 살라고 하겠어요? nbspnbsp이런 이야기 들을 때 제가 슬픈 표정 안 짓고 빙긋이 웃잖아요. 두 남녀가 같이 사는 것만도 얄미운데 잘 살면 제가 그걸 어떻게 봐주겠어요? 못 살고 괴로워해서 매일 이렇게 상담을 해줘야죠. 그래야 제가 혼자 살면서도 자신감을 갖죠. 하하. 상담하는 사람에게 끌려 들어가면 제가 상담을 못 해요. 감정 동화를 전혀 안 일으켜야 이렇게 바른 소리를 하죠.nbspnbspnbsp남편이나 시어머니를 위해서 그렇게 하라는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얼굴도 못 본 시어머니 편을 들 이유가 없잖아요. 편을 들려면 제 앞에서 우는 질문자 편을 들죠. 안 살려면 몰라도 같이 살려면 의심하고 살지 말라는 거예요. 그러면 내가 손해이고 내 인생이 피곤해요. 그렇다고 고쳐서 살겠다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러면 죽을 때까지 그거 고치느라 매달리면서 살아야 해요. 그러니 지금 상태를 딱 보고 점수를 매겨서 ‘이대로도 괜찮겠다’ 하면 그냥 놔두세요. 어차피 외국에 이민가거나 하지 않는 이상 한 나라 안에서 결혼해 살면서 자식이 어머니를 안 보고 살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잖아요. 시댁에 안 가면 나야 편할지 몰라도 남편은 부모와 이별해서 사는 게 되니 괴로움이에요. 남편이 괴로우면 내가 행복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어차피 시어머니를 대면해야 한다면 그렇게 안 보려고 애를 쓰다가 억지로 보는 것보다는 ‘좋은 아들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들 빼앗겨서 섭섭하시죠? 미안합니다’ 이런 마음으로 대해주면 됩니다.nbspnbsp키우기는 시어머니가 열심히 키웠지만 현재는 남편을 내가 차지하고 있으니 시어머니 앞에서 쪼그라들 이유가 없어요. 그러니 빼앗아가려고 온갖 소리를 해도 느긋해야죠. 일본이 뭐라 그래도 독도는 이미 우리가 차지하고 있는데 신경 쓸 게 뭐 있어요. 자기들이야 무슨 난리를 피워도 나는 빙긋이 웃으면서 그저 ‘아이고,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이러고 느긋하게 있으면 돼요. 거기에 휘둘려서 화내고 기 죽으면 나만 손해죠. 안 살겠다면 몰라도 남편과 같이 살려면 그렇게 살라는 이야기입니다. 안 사는 거야 질문자가 결정할 일이지 제가 간섭할 일이 아니에요. 저야 남 결혼시켜 줄 일도 없고 이혼시켜 줄 일도 없으니까요.” nbsp“감사합니다.” nbspnbsp처음에는 울먹이던 질문자가 점점 웃기도 하고 밝아지는 모습을 보여주자 강연장 분위기가 훈훈해 지면서 청중들도 흐뭇한 웃음을 머금었습니다. 마지막에 질문자가 스님에게 감사 인사를 하자 큰 박수로 격려의 마음을 전해주었습니다.nbspnbspnbsp이렇게 모든 질문에 대한 답변을 마치고 나니 2시간 30분이 훌쩍 지나 있었습니다.nbspnbsp스님은 끝으로 상담사로서의 능력이 부족한 것 같다며 자책하는 마지막 질문자의 물음에 답변해 주면서 우리 모두는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강연을 마쳤습니다.nbspnbspnbsp“우리가 인생을 살다보면 부족한 게 많아요. 잘못한 것도 많고 모르는 것도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부족할 수밖에 없는 존재이고, 다 알 수도 없는 존재이고, 틀릴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모르면 ‘모르겠습니다’ 하고 물어서 알면 되고, 틀리면 ‘아이고, 틀렸네요’ 하고 고치면 되고, 잘못했으면 ‘죄송합니다’ 하고 뉘우치면 돼요. 안 틀리려고 자꾸 애를 쓰니까 사는 게 힘들고 긴장됩니다. 틀려놓고 ‘나만 틀리냐? 너는 안 틀리냐?’ 이래도 안 돼요. 그러면 뻔뻔한 사람이 됩니다.nbspnbsp그래서 솔직하게 살아가면 지금보다 훨씬 더 삶이 자유로워지고 행복해집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다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그 권리를 행사하셔야 해요. 알았죠? 감사합니다.”nbspnbsp행복할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는 말씀에 청중들은 “네” 라고 큰 목소리로 대답하며 함박웃음을 띄었습니다. 그리고 열정적으로 강연을 해 준 스님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냈습니다.nbspnbspnbsp강연이 끝나고 집으로 향하는 시민들에게 소감을 물어보았습니다. 60대 초반의 아주머니는 “나는 앉아서 잘 들었는데, 2시간 반 내내 서 계신 스님께 죄송했어요.”라며 “스님 말씀은 언제 들어도 속 시원하고 재밌어요. 곰곰히 생각해볼수록 진리입니다.”라고 밝은 표정으로 소감을 전해줬습니다. 두 번째 질문을 했던 여자 분은 울어서 눈이 빨개진 채로 “그래도 질문하기 전보다 많이 후련해지고 가벼워졌어요.”라며 방긋 웃었습니다.nbspnbsp돌아가는 분들의 얼굴에 행복한 에너지가 넘치는 것을 보니 그동안 대전 정토법당과 세종 정토법당 봉사자들의 노고가 값지게 느껴졌습니다. “일만 하면 노예다. 일과 수행을 같이 해야 즐겁다.”는 스님 말씀이 다시 깨달아지는 순간이었습니다.nbspnbsp강연이 끝나고 스님은 곧장 책 사인회를 해주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눈을 맞추며 웃어주는 스님에게 대중들도 기쁜 표정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특히 머리가 하얀 할머니 두 분이 스님에게 감사 인사를 하면서 책을 내밀자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아름다워요” 라고 하면서 늘 행복하시라고 따뜻한 말도 해주기도 했습니다.nbspnbsp▲ 책 사인회nbsp사인회가 마친 뒤에는 이번 강연을 위해 고생한 봉사자들과 단체 사진 촬영을 했습니다. 모두들 얼굴에 행복과 보람이 가득차 보였습니다.nbspnbspnbsp이어서 봉사자들과 간담회 시간을 가졌습니다.nbspnbsp▲ 봉사자들과의 간담회nbsp간담회에는 공주 지역에서 정토법당을 만들고자 하는 봉사자 세 명도 함께 자리했는데 스님은 공주와 부여는 백제 불교가 왕성했던 지역이니 백제 불교를 부흥시킬려면 포교를 꼭 해야 한다고 하면서 힘을 복돋워 주었습니다.nbspnbspnbsp“옛날 백제 시대를 생각해 보면 사실 공주와 부여에도 정토법당이 하나 있어야 합니다. 백제는 불교 문화가 찬란히 꽃피웠던 곳이거든요. 경주에 있는 황룡사 9층탑이니 불국사 석가탑이니 하는 것도 다 백제 사람들이 지은 겁니다. 신라 사람들은 초기에 불교를 탄압했어요. 불교를 150년 동안 금지했거든요. 그런데 가야가 불교 국가이다보니 통합을 하면서 불교를 허용한 겁니다. 그래서 불교를 공인하고 나서도 초기에는 절을 어떻게 지어야 할지 몰라서 백제의 장인들이 데려와서 지었던 겁니다. 그래서 백제의 찬란한 불교 문화를 다시 일으킬려면 공주와 부여에 포교를 해야 해요.nbsp오늘 강연에서도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다들 좋아하잖아요. 그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불법을 만나서 행복해지도록 인연을 맺어주면 좋죠. 우선은 내가 불법을 만나서 행복해져야 하고, 거기에 머물면 안 되고 이웃에 있는 사람들도 이 불법을 만나서 행복해질 수 있도록 인연을 맺어줘야 합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지금 팀장도 맡고 담당자도 되고 하는 거잖아요. 경전반 다니면서 자기 공부도 하기 바쁜데 담당까지 맡아서 한다고 다들 수고가 많으신 것을 저도 잘 알고 있어요.”nbspnbsp스님의 따뜻한 격려에 모두들 크게 감동을 하며 기뻐했습니다. 특히 대전 정토법당에서 봄경전반을 다니는 학생들은 손수 준비한 꽃다발을 스님에게 전달했습니다.nbspnbspnbsp그리고 스님은 공주에도 정토법당이 생겨나길 기원하며 공주 지역의 봉사자들과 기념 사진을 찍어 주었습니다.nbsp▲ 공주에도 정토법당을 세워보겠다며 원을 세운 세 명의 봉사자들과 함께nbsp마지막으로 스님은 “조금 힘들지만 수행 정진 열심히 하세요” 라고 하면서 기를 “얏” 하고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스님의 기합에 봉사자들도 너무나 기뻐하는 모습이었습니다. nbspnbsp이렇게 공주 강연을 마치고 스님은 곧바로 전주로 향했습니다. 저녁 7시부터는 전북도청 대강당에서 전주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 다음 이야기에 계속 됩니다...nbsp※nbsp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52개 도시를 순회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 강연 일정을 확인한 후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강연장으로 오세요.nbspnbspnbsp강연은 선착순 무료 입장이며, 질문을 하고 싶은 분들은 강연장에 직접 오셔서 사전 신청을 하셔야 합니다.nbsp

2015.11.22. 49,463 읽음 댓글 37개

2015.11.18 (저녁) 과천 즉문즉설 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전에 용인시청에서 열린 즉문즉설 강연에 이어서 저녁 7시부터는 과천시민회관에서 과천 시민들을 위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nbspnbsp오전에 용인시청에서 강연을 마치고 오후 3시에 서울 정토회관에 도착한 스님은 원고 집필 업무를 보다가 오후 5시 30분에 저녁 강연이 열리는 과천으로 향했습니다.nbspnbsp잠시 안경점에 들러 안경 수리를 한 후 언제나 성심성의껏 안경을 보시해주는 사장님께 새책 ‘야단법석’ 책을 선물하고 가게를 나왔습니다.nbspnbsp▲ 안경점 사장님nbsp오늘 과천 즉문즉설 강연을 준비한 안양정토회 봉사자들은 비가 오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오후 2시부터 강연장에 모여서 강연 준비와 점검을 했다고 합니다. “방긋 웃으며 예 하고 합니다” 라는 명심문을 갖고 각자 자기 위치에서 강연 준비를 마친 봉사자들은 환하게 웃는 얼굴로 시민 분들을 맞이했습니다. nbspnbsp▲ 과천 시민회관nbspnbsp아침부터 비가 와서 참가인원이 적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는데 강연 시작 한시간 전인 6시부터 빗방울이 약해지더니 30분 전에는 비가 그치기 시작했습니다. 늦가을이긴 하지만 춥지 않고 포근함이 느껴지는 차분한 날씨였습니다.nbspnbspnbsp강연장을 찾아준 것도 고마운데 스님과 봉사자들을 위해서 찹쌀케?을 손수 만들었다며 한 상자를 건네주고 간 분이 있었습니다. 세 분의 여성이었는데 성함과 사는 곳을 물어봐도 알려주지 않고 스님의 법문을 감사히 잘 듣고 있다는 말씀만 남기고 사라졌습니다.nbspnbsp한편 스님은 저녁 6시 30분에 과천 시민회관에 도착해 대기실에서 지역 인사 분들과 환담을 나누었습니다. 먼저 이 지역 국회의원인 송호창 의원을 비롯해 시의회 의원 몇 분이 함께 찾아와 스님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송 의원은 매일 전국을 돌아다니며 즉문즉설 강연을 하고 있는 스님의 건강에 대해 안부를 물었고, 스님은 바쁜 일정이지만 즐겁게 하고 있다며 환한 웃음을 보였습니다.nbspnbsp▲ 송호창 국회의원과 시의회 의원들nbspnbsp이어서 신계용 과천시장님이 스님에게 인사를 하러 찾아왔습니다. 과천시에서는 ‘과천아카데미’라는 시민 교양 강좌를 올해로 13년째 운영해오고 있는데, 오늘은 스님의 강연을 듣고자 하는 시민들이 너무 많아서 특별히 스님을 초청했다고 하면서 초청에 응해준 스님에게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또 시장님은 오늘이 과천아카데미의 올해 마지막 강연인데 스님을 모시게 되어 무척 영광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스님은 과천 시장님과 담소를 더 나누다가 기념사진을 찍고 강연장으로 향했습니다.nbspnbsp▲ 신계용 과천시장nbsp이렇게 오늘 강연은 과천시와 정토회가 공동 주관으로 강연이 열렸습니다. 강연장에는 과천아카데미 수강생들 뿐만 아니라 많은 시민들이 홍보물을 보고 찾아왔습니다. 자리가 부족해 복도와 계단, 2층에도 사람들이 빈틈 없이 앉은 가운데 1100여 명이 강연장을 찾았습니다.nbspnbsp더 이상 수용을 하지 못해 강연장 안으로 들어오지 못한 많은 분들은 아쉬움을 달래며 로비에서 TV 화면을 통해 강연을 보았습니다.nbspnbsp▲ 만석이 되어 강연장에 들어가지 못해 로비에서 TV를 통해 강연을 시청하는 시민들nbsp강연을 시작하기에 앞서 신계용 과천시장님의 인사 말씀이 있었습니다. 과천시민 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의 시민까지 많이 참석하신 것 같다며 귀하고 좋은 만남의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하였습니다. 스님의 소개 영상이 끝나자 대중들의 환호와 열렬한 박수를 받으며 스님이 무대로 올랐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먼저 즉문즉설에 대해 설명을 짧게 해주었습니다. “여러분들이 살면서 겪는 이런 저런 고민들이 한편으로 보면 번뇌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그것이 곧 깨달음으로 가는 길이다” 라는 얘기를 들려주면서 궁금한 것은 무엇이든지 물어보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준 후 곧바로 질문을 받았습니다nbspnbsp오늘은 총 6명이 질문을 했습니다. 첫 번째 질문자는 주위 사람들을 실망시킬까봐 늘 불안함을 느낀다며 편안한 관계를 가질 수 있는 해법을 물었고, 두 번째 질문자에게는 스님이 광신도라는 핀잔을 주기도 했지만 분위기 전체를 활기있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 분은 남편과 이혼하면서 딸과 헤어져서 살았는데 딸을 다시 만나서 같이 살아야 할지, 직장을 여러번 이직을 하였는데 다닐 회사를 더 구해봐야 할지 수련 프로그램을 참가해보는 것이 좋을지 물었습니다. 세 번째 질문자는 50대의 여성 분이었는데, 술을 많이 마시고 늘 취해서 다니는 아들이 걱정이라고 하였고, 네 번째 질문자는 젊은 여성 분이었는데 어렸을 때 부모님이 가정불화로 자주 다투시고 오빠와 사이도 안 좋다고 하면서 앞으로 결혼도 해야 하는데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나가야 하는지 물었습니다.nbspnbspnbsp다섯 번째 질문자는 20대의 여자분으로 스님이 꿈이 없어도 괜찮다고 한 말씀이 이해가 안 된다고 하면서 그 뜻을 물었고, 여섯 번째 질문자는 남편이 직장에서 짤릴 것 같다는 말을 자주해서 본인도 불안하고 남편에게 무슨 말을 해줘야할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불안하고 답답해 했던 마지막 질문자를 위한 명쾌하고 시원한 답변을 끝으로 강연을 마쳤습니다. nbspnbsp그 중에서 오늘은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를 편안하게 맺는 방법을 물었던 첫 번째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스님은 어렸을 적 경험담을 들려주면서 청중들에게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nbspnbspnbsp“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불안함을 많이 느끼는 편입니다. 친구나 직장동료뿐 아니라 가족들에 이르기까지, 주변 사람들이 행여나 저를 싫어하거나 저에게 실망하는 게 너무 싫어요. 그래서 무언가를 선택할 때 다른 사람들이 실망할까 봐 제가 원하지 않는 것을 선택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요. 이럴 때마다 자신에게 미안하고, 실망스럽고, 답답한 마음이 듭니다. 사람들과의 관계에 조금 편안해질 수 있도록 도움이 될 만한 조언 부탁드립니다.”nbsp“질문자는 잘난 사람이에요? 못난 사람이에요?”nbsp“저 스스로는 많이 못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nbspnbsp“그게 무슨 말이에요? 잘났다는 거예요? 못났다는 거예요? 잘났다는 거네요. 그런데 부처님보다는 잘났어요? 못났어요?”nbsp“못났습니다.”nbsp“그런데 부처님도 당시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았을까요? 안 받았을까요?”nbsp“받으셨을 것 같아요.”nbsp“예수님보다는nbsp잘났어요? 못났어요?”nbsp“못났습니다.”nbsp“예수님은 그 당시에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았어요? 안 받았어요?”nbsp“받으셨습니다.”nbsp“받은 정도가 아니에요. 그렇게 훌륭하신 분도 혹세무민한다는 누명을 쓰고 십자가에 매달려 돌아가셨어요. 그런데 질문자가 뭐 얼마나 잘났다고 다른 사람들에게 실망을 안 주겠다고 해요? 그런 건방진 생각을 하면 안 돼요. 법륜 스님을 비난하는 사람도 많아요.nbspnbspnbsp다른 사람이 나를 보고 비난하거나 칭찬하는 것은 그들의 문제입니다. 우리는 그들의 생각과 느낌을 규제할 권리가 없어요. ‘너는 나보고 항상 칭찬만 해라’ 이러는 건 독재예요. 그러면 북한처럼 돼요. 99퍼센트 다들 칭찬만 하잖아요. 그렇다고 북한 가서 살고 싶지는 않잖아요.nbsp사람은 다섯 가지만 잘 살피면 됩니다. 첫째, 남을 해치면 안 됩니다. 내가 남을 때리거나 죽이는 것이 여기 해당됩니다. 둘째, 남을 손해 끼치는 건 안 됩니다.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빼앗는 것이 여기 해당됩니다. 셋째, 남을 괴롭히는 것은 안 됩니다. 즉 성추행하거나 성폭행하는 것은 안 됩니다. 넷째, 말로도 남을 괴롭히거나 손해 끼치는 건 안 됩니다. 거짓말하거나 욕설하는 게 여기 들어가요. 다섯째, 술 마시는 것까진 괜찮지만 술을 마시고 취해서 주정하거나 행패를 부리면 안 돼요. 술 마시고 남을 괴롭히면 안 된다는 말이에요. 이 다섯 가지를 제외하면 남이 뭐라 하든 신경 쓰지 않고 자기 살고 싶은 대로 살면 됩니다. 또 남이 어떻게 살든 내가 간섭하지 않아야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다 자유롭게 살 권리가 있기 때문이에요.nbsp질문자가 만약 학교 선생님이라면 수업 시간에 아이들이 조는 것은 이 다섯 가지에 안 들어가니까 야단치면 안 돼요. 공부를 못해서 이번 시험에 성적이 떨어진 것도 다섯 가지에 안 들어가니 야단치면 안 돼요. 야단치지 않는 건 물론이고 칭찬해줘야 해요. 다른 아이 성적을 올려줘서 남에게 이익을 줬잖아요. nbspnbspnbsp그런데 지금 선생님이나 부모가 잘못하지도 않았는데 잘못했다고 야단을 치기 때문에 우리 교육이 문제예요. 수업 시간에 떠드는 건 이 다섯 가지 안에 들어가니까 이야기해야 해요. ‘수업 시간에 떠들지 마라. 네가 말할 자유는 있지만 남의 공부를 방해할 자유는 없다.’nbspnbsp그래도 말을 안 들으면 때려야 할까요? 방금 전 1번에서 때리지 말라고 했으니 선생이라 해도 다른 사람을 때리면 안 돼요. 4번에서 이야기했으니 욕해도 안 돼요. ‘계속 이야기하려면 운동장에 나가 놀아라’ 이래야 해요. nbspnbsp그런데 수업시간에 조는 것은 남에게 손해 끼치는 것은 아니지만 자기에게 손해가 되는 일입니다. 남에게 손해 끼치는 것은 나쁜 행동이에요. 자기가 자기에게 손해를 끼치는 행동은 나쁜 행동은 아니지만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그러면 이것은 야단치는 게 아니라 깨우쳐줘야, 즉 가르쳐줘야 합니다. 그래서 조는 아이는 깨워줘야 합니다. 깨울 때 야단치거나 짜증내거나 성질내며 깨우면 안 됩니다. 나쁜 짓이 아니니까요. 깨워도 깨워도 못 일어나면 담요 덮어주면서 더 자라고 둬야 합니다. nbspnbsp관점을 이렇게 가져야 합니다. 세 살짜리가 이웃집에 가서 놀다가 친구의 장난감을 빼앗으면 세 살짜리라 해도 야단쳐야 해요. 세 살짜리라도 다른 아이를 밀쳐서 넘어뜨리면 야단쳐야 해요. 그럴 때 성질을 내면 안 돼요. 잘못된 행동이라고 확실히 가르쳐야 합니다. 그런데 오늘날 여러분들은 자녀를 키울 때 잘못하지 않은 것은 야단치고 잘못한 것은 야단을 안 치기 때문에 교육의 가장 핵심인 가정교육이 무너졌습니다. 그래서 학교에 와서도 제멋대로들 하는데, 학교 교육으로 이걸 되잡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학교 교육도 무너지고 사회적 질서도 무너지고 있어요. 청소년 폭력, 학교 폭력이라는 게 살펴보면 다 위에서 말한 것들이에요. 다른 아이 때리는 것, 물건 빼앗는 것, 성추행하는 것, 욕설하는 것이잖아요.nbspnbsp그러니 질문자는 위에서 말한 이 다섯 가지가 아니면 남의 눈치 볼 것도 없고 남한테 간섭할 것도 없이 당당하게 살면 돼요.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는 그 사람의 자유예요. 오늘 강연만 해도 그래요. ‘스님 법문 듣고 감동했다’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부처님 이야기 들으러 왔더니 스님이 2시간 내내 부처님 이야기는 안 하고 애 키우는 이야기며 부부 관계 이야기만 하더라’ 하고 실망해서 나가는 사람이 있어요. 그걸 제가 어떻게 할 수 없어요. 그건 그 사람의 자유예요. 사람마다 요구며 취향이며 취미며 기대가 다 다르기 때문입니다.”nbspnbsp“돌아보면 어릴 때 유치원에 같이 다녔던 친구가 생각나요. 초등학교도 같은 반에 들어갔는데 이 친구가 왕따를 당하는 걸 제가 봤어요. 그때 같이 놀아주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미안함이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혹시 그런 상황에 내가 빠지면 어떡하나’ 하는 불안한 마음으로 연결되는 것 같아요.”nbspnbsp“그럴 수도 있어요. 그걸 요즘 의학적인 용어로 ‘트라우마’라 해요. 어릴 때 상처받은 기억이 다 커서 어른이 된 지금까지 지배를 하는 거예요. 그때의 내 상처가 치유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몸은 커서 어른이 되었지만 어릴 때의 기억이 뇌리에 남아서 현재의 삶을 두렵게 만들고 있어요.nbspnbspnbsp질문자가 그 아이와 놀아줬다면 좋았겠죠. 그러나 그것도 질문자의 과대망상이에요. 자기가 어른이 되어서야 생각할 수 있는 걸 아이였던 당시의 자신에게 요구하잖아요. 지금 어른인 질문자는 그렇게 할 수 있을지 몰라도 그 나이대의 어린아이가 그렇게 생각하기란 천 명 중 한 명도 힘들어요.nbspnbsp저도 어릴 때를 돌아보면 아쉬움이 굉장히 많아요. 제가 초등학교 때 구슬치기며 딱지치기를 굉장히 잘 했는데, 산더미같이 딴 게 지금은 다 어디로 가버렸는지 하나도 없어요. 시합해서 따는 건 좋지만, 다 놀고 집에 돌아갈 때는 돌려줬다면 얼마나 좋았겠어요? 어차피 지금은 하나도 남아 있는 게 없는 걸요. 만약 그랬다면 스님을 취재하는 기자가 어릴 적 친구들을 인터뷰하면 ‘야, 스님은 어릴 때부터 달랐다. 구슬치기해서 따고도 집에 가기 전에 다시 나눠주더라’ 이렇게 말해줄 텐데요. 그런 걸 돌아보면 저도 얼마나 아쉬운지 몰라요. nbspnbspnbsp그런데 그때는 내가 어리기 때문에 그런 지혜가 없었던 거예요. 그래서 지금 가서 인터뷰하면 제 친구들이 해줄 말이 ‘법륜 스님은 어릴 때 딱지 잘 쳤다. 그래서 우리 딱지 다 따 가버렸어’ 이것밖에 없어요.nbsp그런데 그게 어릴 때의 나입니다. 그런 나를 너무 미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때의 나는 어린아이니까 어른의 생각을 못 하는 게 당연합니다. 제가 언젠가 인도에서 장기간 명상을 할 때의 일입니다. 명상하다가 어떤 생각이 딱 떠올랐어요. 제가 다니던 초등학교는 우리 학년 전체가 36명에 불과한 작은 시골 학교였지만 어쨌든 거기에서 제가 공부를 1등 하고 한 친구가 2등을 했어요. 그런데 제가 6년 내내 1등이었으니 그 친구는 1등을 한 번도 못 해봤잖아요. 그런데 그 어린 아이가 1등 해보고 싶어 하는 그 간절한 마음이 그 때 떠올라서 마음이 아팠어요.nbspnbsp제가 지금이라면 아마도 친구가 1등 하고 싶다 하면 ‘그래, 너도 한번 해라’ 하겠죠. 그거 1등 계속 해서 뭐 하겠어요? 그때 제가 그런 지혜가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겠어요? 그런데 그런 생각을 계속하는 건 과대망상입니다. 자기를 너무 훌륭한 사람이라고 착각하면 그런 망상이 들어요. 그런 생각을 할 줄 모르니까 어린애인 겁니다. 질문자가 그럴 때 딱 나서서 왕따 당하는 친구를 감싸주고, 때로는 대신 맞아가면서도 보살피고 놀아줬다면 질문자는 예수님의 반열에 올랐을 거예요. nbspnbspnbsp그래서 제가 질문자더러 부처님이며 예수님보다 낫냐고 물어보잖아요. 그때 못해준 게 미안한 마음은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그건 내가 어려서, 어리석어서 그런 거예요. 어리다는 건 나쁘다는 뜻이 아니라 어리석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지금은 그 어리석음을 깨우쳐야 해요. 내가 그때 딱지나 구슬을 못 돌려줬다고 늘 후회한다면 그것은 자기를 지나치게 높이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그게 그때의 나, 어린 나의 모습입니다.nbspnbsp다만 이 경험을 갖고 지금의 나는 ‘지금의 나에게 그 구슬이나 딱지 같은 게 뭘까?’를 생각해야 합니다. 내가 여든이 되어 또 지금을 돌아보면 어린 시절의 딱지며 구슬 같이 지금의 내가 움켜쥐고 있었던 것이 보일 겁니다. 과거의 경험을 후회할 것이 아니라,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서 지금 나에게 그 구슬 같은 것이 없는지 살펴야 해요. ‘지금 내 생각에는 굉장히 중요하다 싶지만 내가 죽을 때 되돌아보면 아무 필요 없는 것을 혹시 움켜쥐고 있는 건 없을까?’ 하고요.nbspnbsp예를 들어 제가 스님이랍시고 목에 힘주고 다닌다면 죽을 때 돌아보면서 좀 부끄러울 거예요. 목에 힘 빼라고 스님이 됐는데 스님이라고 힘줄 게 뭐 있어요? 이렇게 자기 잘났다고 목에 힘주고 다니는 걸 ‘아상’이라고 해요. 아상을 버리겠노라며 머리 깎고 스님이 되는데, 스님이 되면 아상보다 더 센 ‘중상’이 생깁니다. 절에 가면 여러분도 은연 중에 스님들에게서 권위주의적인 것을 느끼잖아요. nbspnbsp후회는 반성이 아닙니다. 후회는 ‘내가 잘났다’ 하는 것을 움켜쥐고 있기 때문에 하는 거예요. ‘나처럼 잘난 인간이 어떻게 바보처럼 그때 그걸 못 했을까?’ 이게 후회예요. 그때 그런 수준이 나라는 걸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해요. 그런 어리석은 행동을 다 커서도 반복하지 않으려면 지금 나에게 그때의 구슬 같고 딱지 같은 게 무엇일지를 늘 살피면서 나중에 또 20년쯤 세월이 지나 돌아봤을 때 후회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해야지요. 이게 과거의 실패가 현재의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것입니다.nbspnbsp질문자는 이제 다 컸으니 지금 우리 가족이나 내 주변에 혹시 왕따 당하는 사람이 있는지 살펴보고 보살펴주세요. 예를 들어 친정에서 올케 언니를 누가 구박한다면 내가 편이 되어 주고, 시댁에서 소외되는 사람이 있으면 또 편이 되어줄 수 있어요. 과거 나의 어리석었던 행동을 반성한다면 지금 그것이 교훈이 될 때 의미가 있지, 후회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질문자는 지금 자기 잘났다는 생각을 못 버려서 아직도 후회하고 있는 거에요. nbspnbsp왜 그런 걸 물어서 제 과거 치부를 다 드러내게 만들어요. 하하. nbspnbsp후회는 내가 잘난 맛에 생긴 거예요. 부모가 죽으면 불효자가 더 많이 울고 후회한다고들 하죠. 후회는 참회가 아닙니다. 교회 표현을 빌리자면 회개가 아니에요. ‘잘난 내가 왜 그때 바보같이 그랬을까?’ 이렇게 ‘잘난 나’라는 게 마음속에 있기 때문에 후회를 하는 거예요. 남을 용서 못하는 게 미움이라면 자기를 용서 못하는 게 후회입니다. 후회를 반성이라고 생각하면 안 돼요. 후회는 또 다른 집착입니다. 정말 반성을 했다면 ‘아, 그때 내가 잘못했구나’ 하고 깨달았을 때 앞으로 다시는 그런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해야 해요. 넘어지면 앉아서 울지 않고 다시 벌떡 일어나서 ‘다시는 넘어지지 말아야지’ 하는 걸 참회라고 해요. 육조 혜능대사는 참회를 이렇게 정의했습니다.nbspnbsp‘참이란 지나간 허물을 뉘우침이요, 회란 다시는 허물을 짓지 않겠다고 맹세하는 것이다.’nbsp그냥 ‘내가 잘못했구나’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잘못했구나. 다시는 이런 어리석은 짓을 하지 말아야지’까지 가야 참회입니다. 그래도 또 잘못할 수 있어요. 그러면 또 이런 나를 나무라지 말고 ‘잘못했구나’ 하고 알아차려서 ‘다음에는 잘못하지 말아야지’ 해야죠. 이렇게 인생은 연습입니다.”nbsp“명쾌한 답변 감사합니다.”nbsp스님의 말씀에 청중들도 크게 감동하며 박수를 쳤습니다. 후회는 또 다른 집착이지 진정한 참회가 아니라는 말씀이 큰 울림으로 가슴에 남았습니다.nbspnbspnbsp이렇게 모든 질문에 대해 답변을 마치고 나니 어느덧 2시간 30분이 훌쩍 지나 마칠 시간이 되었습니다.nbspnbsp마지막으로 스님은 남을 고치려고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것이라고 하면서 상대와 세상을 이해하면서 행복한 마음으로 세상의 변화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강연을 마쳤습니다.nbspnbsp“요즘 사회적인 문제로 스트레스들을 많이 받는다고 해요. 그런데 스트레스라는 것은 자기 뜻대로 하려고 들기 때문에 받는 거예요. 그게 잘 한다는 게 아니라,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다는 걸 이해해야 합니다. 그 사람들의 입장이 되어서 그 사람들이 내 친구, 내 배우자, 내 자식이라 생각하고 들어보면 다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요. 그래서 이해가 중요합니다. 이해가 되면 스트레스를 안 받고 화가 안 납니다. 그게 옳다는 말이 아니에요.nbspnbsp그러나 이해는 되지만 여전히 생각이 다르다면 우리는 자기 생각대로 살 권리가 있고, 자기 생각을 밝힐 권리가 있고, 자기 견해를 주장할 권리도 있습니다. 자기 권리를 포기하면 안 됩니다. 이해한다고 해서 가만히 있으라는 게 아니에요.nbspnbsp그러나 남을 고치려고는 하지 마세요. 쉽게 안 고쳐집니다. 내 자식도 못 고치는데 어떻게 남을 고치겠어요? 남을 고친다면 제일 쉬운 게 내가 낳아서 내 마음대로 키운 내 자식일 텐데 못 고치잖아요. 그보다 더 쉬운 건 자기 자신이고요. 그런데 다들 자기도 못 고치잖아요. 자기 고치기도 쉽지 않고, 제 자식 고치기는 좀 더 어렵고, 제 배우자부터는 고치기가 정말 어려워요. 남의 자식인데 내가 어떻게 고치겠어요? nbspnbspnbsp그러니 너무 그렇게 남을 고치려 들지 말고 세상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냥 안주하라는 게 아니라, 그러면 스트레스를 안 받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야 내가 행복할 수 있습니다.nbspnbspnbsp그 행복한 마음을 가지고 우리는 북한이 저렇게 하더라도 위험을 관리하면서 평화통일을 만들어가야 하고, 일본이 저렇게 하더라도 외교관계를 단절하지 않고 잘 풀어서 우리의 목표를 달성할 길을 모색해야 합니다. ‘지금 한국 사회와 정치의 상황이 이러저러하더라도 이 속에서 우리들에게 주어진,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권리를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가?’ 이것은 우리의 몫이에요. 화내고 짜증내면 폭력적인 분풀이밖에 안 나옵니다. 화가 나면 폭력적으로 가게 돼요. 이것은 개인적으로도, 수행적인 차원에서도, 민주사회에서도 올바른 방식은 아닙니다.”nbsp나의 행복과 세상의 변화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길을 쉽고 재미있게 알려준 스님에게 청중들은 열렬한 환호와 박수로 공감하는 마음을 표현했습니다.nbspnbspnbsp오늘 과천 강연도 무거운 인생의 문제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행복의 길로 안내한 정말로 귀하고 소중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nbspnbsp강연을 마치고 스님은 로비에서 책 사인을 해주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들고 있는 책은 이번에 새로 나온 ‘야단법석’이었습니다. 사인을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강연 소감을 물어보니 “시원하고 좋았다.”, “마음이 차분해졌다.”, “내 문제가 가벼워 진 것 같다”며 모두들 기뻐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질문을 했던 분에게도 소감을 물어보니 “몰랐던 자신의 모습을 알게 되었어요. 해답을 얻은 것과 숙제로 얻은 두 가지가 있는 것 같다” 고 하였습니다. 표정이 가볍고 밝아보였습니다nbspnbspnbsp▲ 책 사인회nbsp이번 강연은 안양정토회가 주관이 되어 안양 정토법당과 안산 정토법당, 군포 정토법회, 그리고 과천에서도 많은 봉사자들이 함께 힘을 모아서 강연을 준비했습니다. 스님은 봉사자들과 환한 웃음으로 사진 촬영을 함께해 주었습니다.nbspnbsp▲ 오늘 강연을 준비한 안양정토회 자원봉사자들nbsp사진 촬영을 마치고 나서는 각 지역의 봉사자들에게 손을 들어보라고 하며 일일이 챙기며 수고했다고 격려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과천 시민회관을 나온 스님은 봉사자들에게 합장하고 인사를 한 후 곧바로 서울로 향했습니다. 밤 10시에 서울 정토회관에 도착해 늦은 밤까지 업무를 보다가 오늘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nbspnbsp내일은 새벽에 서울 공동체 발우공양에 참석해 공동체 수행자들을 위해 짧은 법문을 해준 후 하루 종일 서울 정토회관에 머물며 새책 원고 집필 작업을 할 예정입니다.nbspnbsp※nbsp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52개 도시를 순회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 강연 일정을 확인한 후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강연장으로 오세요.nbspnbspnbsp강연은 선착순 무료 입장이며, 질문을 하고 싶은 분들은 강연장에 직접 오셔서 사전 신청을 하셔야 합니다.nbsp

2015.11.20. 116,727 읽음 댓글 60개

2015.11.18 (오전) 용인 즉문즉설 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오전 10시 30분에 용인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한 후 저녁 7시에는 과천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했습니다. 먼저 용인에서 열린 강연 소식을 전합니다. nbspnbsp오늘도 새벽 예불과 기도로 하루를 시작한 스님은 오전 7시부터 평화재단에서 조찬 모임을 가졌습니다. 국제한민족재단 이창주 교수님과 실무진이 찾아와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 있는 항일 독립운동 유적지인 신한촌 기념비 주위를 어떻게 복원할지에 대해 의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nbspnbsp조찬 모임을 마친 후 오전 9시에 평화재단을 출발해 강연이 열리는 용인시청으로 향했습니다.nbspnbsp▲ 용인시청nbsp강연시간 보다 30분 일찍 용인시청에 도착한 스님은 대기실에 머물며 정찬민 용인시장님과 잠시 환담을 나누었습니다. nbspnbspnbsp▲ 정찬민 용인시장nbsp스님은 몇 년 전부터 용인 경전철의 적자 문제로 어려움이 많았던 것을 기억하며 지금은 어떻게 되고 있는지 시장님에게 물었고, 시장님은 “용인 경전철 문제는 적자 문제를 넘어서서 안전 운행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면서 “오히려 정부가 인수해서 국가적인 지원과 전문성을 갖춘 안전 운행을 담보하는 것이 좋겠다”며 스님께서도 정부와 정치권에 권유해 줄 것을 요청하였습니다. 스님도 용인만이 아니라 김해, 의정부 등 경전철 운행의 어려움을 알고 있는 터라 시장님의 의견에 동의하면서 함께 노력해보자고 했습니다.nbsp이번 용인 즉문즉설 강연은 용인 정토법당이 주체가 되어 신생법당인 기흥 정토법당과 처인 정토법당에서도 참여하여 총 80여 명의 봉사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준비했습니다.nbspnbsp▲ 시민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는 용인정토회 봉사자들.nbspnbsp처음 봉사를 해보는 한 불대생 봉사자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선뜻 마음을 내어 봉사하는 게 놀랍고, 늘 스님의 법문으로 받기만 하는 입장이었는데 봉사를 통해 되돌릴 수 있어 뿌듯하다”고 들뜬 마음을 전했습니다.nbspnbsp▲ 강연장을 둘러보는 스님nbsp날이 흐리고 비도 조금씩 오는 탓에, 사람들이 많이 못 오면 어쩌나 걱정을 많이 했는데, 어느덧 좌석이 꽉 차고, 복도까지 매트를 깔고 앉아 총 700여 명이 참가했습니다.nbspnbsp10시 30분이 되자 정찬민 용인시장님의 간략한 인사말씀이 있었습니다. “스님을 모신 오늘이 최근 들어 가장 영광스럽고 경사스러운 날”이라며, “오늘 강연이 좋은 마음의 양식이 되기 바란다”는 축사를 해주었습니다.nbspnbsp▲ 인사말을 하고 있는 정찬민 용인 시장님nbsp이후 법륜스님 소개 영상이 흘러나왔습니다. 나도 좋고 남도 좋고, 미래도 좋고 지금도 좋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해 누구나 다 행복하고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희망 메세지가 잔잔한 멜로디와 함께 가슴에 와닿았습니다.nbsp드디어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영 속에 스님이 무대로 올라왔습니다. 먼저 스님은 2층까지 가득 차 있는 청중들을 살펴주었습니다. 고개를 계속 들고 할 수 없으니 스님의 반짝이는 머리만 보여도 양해해 달라며 청중들을 활짝 웃게 해준 후 본격적으로 즉문즉설을 시작했습니다.nbspnbspnbsp총 6명이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첫 번째 질문자는 아이가 넷인데, 아이 키우는 것이 너무 지치고 힘들어 아이들한테 자주 짜증내며 화내어,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드는 자신을 어떻게 다스려야할 지 물었고, 두 번째 질문자는 공황장애로 상담치료를 받고 있지만 항상 두려움이 많아 어떤 마음으로 수행하며 살아야 되는지 물었고, 세 번째 질문자는 고등학생 딸과 성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는데, 결혼하기 전 사랑하는 남자와 성관계를 맺겠다는 딸을 보며 개방적인 성문화 속에서 자녀를 어떻게 교육시켜야할지 물었고, 네 번째 질문자는 가을불대생으로, 남편과 이혼하고 싶은데 아이들을 어떻게 길러야 할지 물었고, 다섯 번째 질문자는 스님도 멘토가 있는지와 법정스님에 대해 라이벌 의식을 가지고 계시는지 물었고, 여섯 번째 질문자는 의료사고로 2년째 걷지 못하고 있는데 이 상황을 어떻게 슬기롭게 이겨낼 수 있을지 물었습니다.nbsp그 중 18살 고등학생 딸을 둔 어머니가 개방된 성문화 속에서 자녀에게 성교육을 어떻게 시키면 좋을지 물었던 질문과 답변을 소개합니다. 늘 접하던 질문과는 색다른 질문 내용에 청중들도 귀를 쫑긋하고 즐겁게 웃으며 들었습니다.nbspnbsp“저에겐 18살짜리 고등학생 딸이 있습니다. 저희는 성에 대한 대화를 자유롭게 하는 편인데, 딸아이가 자기는 결혼해서 남편과 처음 관계를 갖는 게 아니라 사랑하는 남자와 하겠다고 해요. 저는 성을 억압하는 분위기 속에서 자랐어요. 요즘처럼 개방적인 사회에서 딸을 키우려니 어떤 것을 기준으로 삼고 성교육을 시켜야 할지 굉장히 혼란스러워서 스님께 여쭈어봅니다.”nbsp“그건 성교육 상담 선생님한테 묻지, 그것까지 스님에게 물어봐요? 대답을 안해주면 ‘뭐든지 물으라고 해놓고 스님도 모르는 게 있구나’ 하고, 대답을 해주면 ‘스님이 뭘 그런 걸 다 알아’ 이럴 거잖아요. 지금 굉장히 곤란한 질문을 하고 있어요. 그렇지만 이야기해 보세요.” nbspnbspnbsp“요즘 너무나도 개방된 분위기 속에서 청년들의 성문화에 대해서 스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청년들에게 어른으로서 어떤 말씀을 해주시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청소년 자녀에게 성교육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궁금합니다.”nbsp“암수로 나누어진 모든 생물은 암수가 결합해서 새끼가 생깁니다. 그럴 때 동물 같은 경우에는 어미가 새끼를 보호하려는 본능이 저절로 일어납니다. 모든 생명은 자기 생명을 보호하려는 본능이 있어요. 이걸 ‘개체 보존의 본능’이라고 해요. 그런데 여기에 또 하나, ‘종족 보존의 본능’이 있습니다. 자기종족을 보존하려는 본능인데, 이 본능은 수컷에게는 거의 없고 암컷에게 주로 있어요. 항상 있는 게 아니라 새끼가 어릴 때만 강하게 나타납니다.nbspnbspnbsp닭을 키워보면 알아요. 큰 닭은 사람이 가까이 가면 보통 도망갑니다. 그런데 병아리를 데리고 있는 어미닭한테 가까이 가면 병아리를 버리고 도망가는 게 아니라 병아리를 날개 밑에 숨기고 머리 깃을 세우고 사람에게 덤벼요. 자기가 사람에게 이길 수 있는지 없는지는 아무 관계가 없어요. 이게 새끼를 보호하려는 어미의 본능이거든요. 이 종족 보존의 본능이 있기 때문에 종이 유지됩니다.nbspnbsp그러던 어미였는데, 병아리가 조금 자라면 사람이 병아리를 잡아가도 어미가 관여하지 않아요. 그 때는 개체보존의 본능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각각의 개채는 자기가 자기를 보호하지, 누가 대신 보호해주는 게 없습니다.nbspnbsp그런데 사람의 경우는 아이를 보살펴야 하는 기간이 길어요. 수렵채취 사회나 자연 상태에서 그냥 사람이 산다면 12살 정도에는 완전히 독립해야 해요. 자기가 먹고사는 것은 물론 죽고 사는 것도 자기가 결정해야지 어미가 돌보는 게 아니에요. 어릴 때는 어미가 자기 목숨을 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새끼를 돌보지만 자란 뒤에는 아닙니다.nbspnbsp그런데 농경사회에 오면 농토나 이런 저런 것이 필요하다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독립 연령이 15살쯤이 돼요. 사람이나 식생활에 따라 조금 다르지만 사람의 신체구조는 평균 15살 정도면 남성과 여성으로서의 성적 특성이 발현됩니다. 자연 생태계 적으로만 말하면, 즉 신체 구조만 보면 1516살에 결혼해도 돼요. 여기서 조금 조숙하면 1213살일 것이고, 조금 늦으면 1718살일 것이고, 여성은 월경을 한다면 더 이상 ‘여자 아이’가 아닌 ‘여자 성인’이 되었다고 볼 수 있겠죠. 윤리도덕을 떠나 자연생태계로만 보면 사람도 그 시기에 자연스럽게 다른 동물들처럼 교미를 하고 새끼를 낳을 겁니다.nbsp조선시대 같은 경우에는 15살 정도에서 결혼을 했기 때문에 요즘 말하는 청소년 성 문제 같은 게 생길 여지가 없었어요. 신체적인 발현을 그대로 사회제도적으로 받아 줬으니까요. 오히려 12살 때 남자를 장가보낸 탓에 아내가 남자를 동생이나 자식 키우듯이 한 3년 키워야 남자 구실을 할 정도였어요.nbspnbspnbsp그러다 산업사회에 들어오면서 교육기간이 자꾸 길어지다 보니 지금은 만 18세, 즉 우리 나이로 20살을 성년으로 정해서 이때부터 성인 대우를 합니다. 사회적 책임으로 보면 18세 이상 되어야 성인의 권리가 주어지는데 신체적으로 성적인 면에서는 15살부터 성인으로 인정해요. 그래서 사회적으로 성년이 되기 전에 연애를 하는 문제가 생겼어요. 이 문제는 신체 발달과 사회적 인정 차이에서 생겨나는 모순이지요. 15세 이상의 고등학생과 학교 선생이 서로 좋아해서 순수하게 연애를 했다면 처벌을 못 합니다. 성적인 면에서 본 성인은 만 15세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13살 초등학생과 선생이 아무런 강제성 없이 자발적으로 연애를 했다면 미성년자 보호법에 의해 처벌을 받습니다. 그러나 15살이 넘으면 도덕적으로는 비난을 좀 받을지 몰라도 법적인 처벌은 받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사회적인 성인은 만 18세, 우리 식으로 말하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인 20살이 되어야 하죠. 그러니 아이가 성적 욕구를 갖고 있으며 신체적으로 발현한다는 점을 부정하면 안 돼요.nbspnbsp고등학교 2학년인 딸이 연애를 해서 아이를 가졌다며 상담해온 분이 있었어요. 공개된 자리에서 말도 못하고 개인상담을 신청해서 사람들을 다 물린 뒤에야 겨우 이야기를 하는데 어머니가 마치 하늘이 무너진 양 굴어요. 그래서 제가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아무 일도 아니네요. 아기를 가졌다는 것은 딸이 신체적으로 건강하다는 증거입니다.’nbspnbspnbsp윤리적으로, 혹은 엄마의 요구대로 보면 큰일이지만 제가 볼 때는 달라요. 고등학교 2학년은 17, 18살이니까 옛날 같으면 시집가서 애 한둘은 낳았을 나이예요. 그러니 아이를 가졌다는 것은 신체가 건강하고 이상이 없다는 뜻이에요. 옛날에는 엄마가 딸을 시집보냈을 때 아이를 못 낳으면 걱정하지, 아이를 가졌다고 걱정하지는 않잖아요. 그러니 아이가 육체적, 정신적으로 잘 성장했다는 뜻인데 그걸 가지고 왜 그러시냐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잘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계속 울어요. 그래서 다시 물었습니다. ‘그럼 어떻게 하려고요? 결혼시키면 되지 않아요?’nbspnbsp그런데 그분 말씀이 상대 남자 아이도 고등학교 2학년인데 그 집에서는 반대한대요. 그럼 낙태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니까 불교 신자라서 불살생의 계율 때문에 낙태시킬 수는 없고, 그래서 아이를 낳으면 자기가 키우겠대요. 그래서 제가 그건 안 맞다고 했습니다. 할머니가 키우는 것까지는 좋지만 그러면 아이 엄마는 자기 아이를 평생 동생이라고 불러야 하고, 아이는 엄마를 언니라고 불러야 하고, 할머니는 이 비밀을 평생 간직해야 하잖아요. 아이가 나이 든 뒤에 ‘사실은 언니가 네 엄마란다’라고 이야기하면 아이의 정신적 충격이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물론 할머니가 지금 이 나이에 어린 아이를 다시 키우기도 쉽지 않고요. 아이를 가진 게 문제라고 생각하니까 해결한답시고 이런 궁리를 하는 거예요. 부처님께서 ‘제1의 화살을 맞을지언정 제2의 화살은 맞지 말라’라고 하셨는데 그게 이런 이야기입니다.nbspnbspnbsp낙태는 신앙 때문에 안 된다고 하므로 그렇다면 ‘입양을 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권했습니다. 낳자마자 엄마가 아이를 안 본 상태에서 바로 입양시키면 아이를 버리는 게 아니라 복 짓는 일이 됩니다. 아이를 원하지만 못 낳아서 못 키우는 사람들에게 내가 낳아서 줬으니까요. 그런 일을 해줬으니 좋은 일이잖아요. 다만 얼굴은 보지 말고, 나중에 절대 찾지도 말라고 했어요. 그래서 입양을 시켰어요. 보낸 뒤 처음에는 생각이 나고 보고 싶겠지만 아이를 아예 안 봤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그 감정이 차차 누그러집니다. 뱃속에서 태아일 때 잃은 것과 낳은 뒤 아이를 잃은 것은 다르게 느껴지잖아요. 그래서 시간이 흐르니 생모도 마음이 편해지고, 지금은 결혼해서 잘 살고, 상담자도 편안하게 자기 생활을 잘 하게 되었어요.nbsp이렇게 큰일이라고 생각해버리면 더 큰 일을 만들고 또 더 큰 일을 만듭니다. 큰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야 해요. 예전에 전교조가 탄압받던 시절 학교에서 쫓겨난 선생님들이 청소년들 상담을 해주는 참교육연구소를 만들었어요. 제가 방문해서 어려움이 뭐냐고 물었더니 아이들이 상담해야 할 문제는 상담하지 않고 엉뚱한 것만 상담해서 힘들대요. 어떤 상담이 힘드느냐고 하니 스님한텐 차마 이야기 못한다면서 한참 망설이더니 하는 이야기가 이래요. 전화해서 시험공부가 어렵다거나 진학 고민으로 상담을 하면 좋을 텐데, 전화해서 대뜸 ‘선생님, 제 고추가 섰어요’ 이런다는 거지요. nbspnbspnbsp그러니까 여선생님들이 전화를 받았다가 놀라서 ‘야, 너 어느 학교 몇 학년 몇 반이야?’ 이렇게 된대요. 그래서 제가 그랬어요.nbsp‘진로 상담이야 학교 내 상담소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상담이에요. 아이들이 괴로워하면서도 상담을 못하는 건 성적인 문제잖아요. 학교에서 못하는 참교육을 하는 상담소라기에 전화해서 물었는데 그렇게 난리를 피우면 간판을 떼야지요. 그게 무슨 참교육이에요?’nbspnbsp‘아이들이 그렇게 전화하는 걸 어떡해요?’nbsp‘어떡하긴요? 지금 몇 살인지 물어보고 그 나이에 그런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신체가 건강하게 잘 자랐다는 뜻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면서 그건 자연스러운 발현이라고 이야기해주면 되죠. 그런데 그걸 가지고 뭘 그리 난리를 피워요. 아이는 그게 힘드니까 전화해서 물은 거고, 선생님은 선생님이 할 수 있는 선까지 얘기해 주면 되잖아요.’nbsp이렇게 대답을 해주었는데요. 요즘은 아이들이 조숙하다고들 합니다. 그런데 남자 아이가 중학생이거나 초등학교 6학년쯤 되면 아이가 어릴 때처럼 엄마가 집안에서 옷을 제대로 안 갖춰 입거나 샤워하고 그냥 나오거나 하면 사춘기 아이들에게 정신적으로 큰 고통이 됩니다. 그리고 안그래도 충동이 일어서 어쩔 줄 모르는 아이에게 계속 보약을 사 먹여서 아이들이 감당을 못 하게 하고요. 이런 게 무지라는 거예요. 좋아할 줄만 알지 그 좋아함이 아이들에게 어떤 고통이 되는지를 전혀 모르고 생각지도 않아요. 그런 것들을 엄마들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해요.nbspnbspnbsp그리고 지금 질문에서 아이가 상담한 내용은 일리 있는 이야기예요. 좋아하는 사람과 사랑을 나누고 싶다는 건 좋은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첫째, 법률적, 사회제도적으로 만 18세, 즉 20살까지는 미성년으로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 전에 그런 일이 일어나면 뒤따르는 책임이 굉장합니다. 쥐가 쥐약을 먹듯이 먹고 싶어 먹었지만 조금 있다가 죽게 되듯이 그 행위 뒤에 책임져야 하는 일이 많아서 감당하기 어려워요. 그 욕망, 욕구는 이해되지만 뒤따르는 책임이 워낙 크기 때문에 자제하는 것을 지혜라고 해요. 어떤 물건을 갖고 싶다고 훔치면 처벌을 받고, 예쁜 여자를 안고 싶다고 껴안으면 성추행으로 처벌받습니다. 10원 빌리고 1,000원을 갚는 것처럼 큰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데도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에요. 돈이 필요한 건 이해되지만 그렇게 돈을 쓰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잖아요. 옳고 그른 걸 떠나서 바보 같다는 겁니다. 적자가 나는 인생이에요. 이걸 첫째로 이야기해줘야 해요.nbsp그래도 그런 욕구를 본인이 감당하지 못한다면 그 과보를 스스로 책임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도 해줘야 합니다. 이건 누구도 대신해줄 수가 없는 거예요. 이렇게 선택과 책임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게 좋습니다.nbspnbsp‘20살이 넘었을 때 그런 일이 생기면 그건 그때 가서 다시 이야기하자. 그런데 그때는 네가 선택할 자유가 있다. 그러나 선택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르기 때문에, 상대를 좋아하는 것은 좋지만 그에 따르는 책임을 네가 다 질 수 있는 관계인지 따져봐야 한다.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을 네가 다 감당할 수 없는 관계라면 그런 권리가 있더라도 행사하지 않고 다시 한 번 서로 의논해보는 것이 좋겠다. 지금은 욕구는 이해되지만 너가 미성년자이므로 선택의 권리가 없다. 선택의 권리가 없는데 행하면 과보가 더 크다. 20살이 지나서는 선택할 권리가 있지만 그 때도 선택에는 항상 책임이 따른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nbsp이렇게 대화를 해나가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nbspnbspnbsp현실에 엄연히 존재하는 욕구나 현상을 무시하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좋은 태도는 아닙니다. 그러면 엄마 몰래 만나요. 남자친구 만난다고 엄마한테 이야기하면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무슨 짓이냐’고 욕하니까 다음부터는 말을 안 해요. 그러다가 나중에 무슨 사고가 생겨서 학교에 불려 가면 ‘우리 아들, 딸이 이럴 줄 몰랐다’ 이러고 난리를 피워요. 그건 어리석은 짓입니다. 아이들의 이런 상담은 야단칠 일은 아니에요. 엄마가 생각하기에 옳은지 그른지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그 아이의 입장에서는 그게 궁금하기 때문에 문제 제기를 하는 겁니다. 그런 관점에서 여러분들이 자라나는 자녀들을 바라보고 대응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합니다.”nbsp“네, 감사합니다. ”nbspnbsp“그런데 어른들을 보면 자기도 학교 다녔을 때 공부 별로 못했으면서 아이들에게는 늘 공부 잘 하라고 해요. 자기도 고등학교 때 몰래 연애해놓고 아이들 앞에서는 늘 성인군자인 척 하고요. 그러지 마세요. 그 사람이 갖는 고뇌는 고뇌대로 받아주되, 다만 우리가 어릴 때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공부할 나이에 공부를 안 하니까 나중에 손실이 생겼으니 그 이야기를 해주세요. 그렇게 할 수는 있지만, 그렇게 했을 때 돌아오는 손실이 내가 보기엔 크다는 이야기를 해주는 겁니다.nbspnbsp‘엄마도 그 나이에 그랬다. 지금 돌아보면 그런 마음은 이해되지만 그 선택은 나중에 손실이 크니까 네가 심사숙고하는 게 좋겠다.’nbsp이렇게 대화를 해나갈 필요가 있어요.nbspnbspnbsp윽박지르면 결국에는 부모 몰래 하게 됩니다. 여러분들 모두 ‘우리 아들은 절대로 이상한 사진 안 보고 여자친구 안 만날 거야’라고 생각하죠? 안 그래요. 우리 어릴 때를 생각해보세요. 수십 년 전에도 이미 그런 소설을 가져와서 책상 밑으로 돌리고, 몰래 술 마시고 영화 구경하다가 잡혀서 정학 당했잖아요. 그러던 사람들이 지금 어른 노릇을 해요. nbsp여기에 우리 교육의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는 착실한 사람이 교사가 많이 되는데 이건 별로 좋은 현상이 아닙니다. 착실한 사람이 선생이 되니까 착실하지 못한 아이들을 이해하지 못해요. 공부 잘하던 사람이 교사가 되니까 공부 못 하는 아이를 이해 못 하고요. 이게 큰 문제입니다. 그러니 오히려 학교 다닐 때 말썽도 좀 피우고, 공부도 좀 못하고, 왕따도 당해본 사람들이 나중에 깨우쳐서 교육자가 되면 공부 못하거나 왕따 당하거나 말썽꾸러기 취급당하는 아이들을 대할 때 자기 어릴 때 경험을 생각해서 ‘저 나이 아이들은 저럴 수 있구나’ 이렇게 받아들이면서 아이들을 지도할 수 있어요.nbspnbsp그런데 우리는 착실한 사람이 대부분 교사가 되기 때문에 그런 아이들을 보면 눈이 확 돌아가서 ‘이 자식들이 어디서 담배를 피워?’ 이렇게 됩니다. 그러는 자기도 지금 담배를 피우고 있잖아요. 선생은 담배 피우면서 학생더러는 담배 피우지 말라고 하면 말이 안 되잖아요. 아이들에게 담배 피우지 말라고 하려면 교사가 담배를 피우지 않아야 하고, 아이더러 일찍 들어오라고 하려면 아빠가 일찍 들어와야 합니다. 그런데 자기는 늦게 들어오면서 아이에게는 일찍 들어오라고 야단치면 애들이 아무 대꾸 없이 방에 들어가서 문을 탁 닫아버려요. 그럴 때 겉으로는 아무 소리 않지만 속으로는 ‘너는? 너나 잘 해라’ 이러는 거예요. nbspnbspnbsp나이가 어리고 아직 밥 얻어먹는 처지니까 대놓고 말하지 않을 뿐이에요. 그러다 나이가 들어 키가 크고 힘도 세지고 살만해지면 부모에게 대들고 집을 나가는 거예요.”nbsp즉문즉설이 모두 끝나자 청중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내며 공감하는 마음을 표했습니다. 질문자도 “잘 알겠습니다” 하며 스님의 답변에 공감을 하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nbspnbspnbsp쉽게 답하기 곤란할 법도 한 질문에도, 역시나 스님은 명쾌하고도 유쾌하게 답을 주었습니다. 현실적인 예시를 들어주니 모두들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한바탕 크게 웃으며 즐거움과 더불어 지혜까지 얻어 갈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nbspnbsp마지막으로 스님은 강연을 마무리하면서 사물을 긍정적으로 보면 행복해질 수 있다고 강조해 주었습니다. 그러면서 2G폰을 아직도 쓰고 있는 스님의 이야기를 그 예로 들려주었습니다.nbspnbspnbsp“제가 지금 2G 전화기를 가지고 있는데, 그 이유는 이 세상에서 가장 최신식 전화기를 사기 위해서예요. 최신 폰이라고 하면서 새로 나왔는데 조금 지나면 또 새로운 폰이 나올까봐 싶어서 못 사는 거예요. nbspnbsp농담으로 하는 이야기지만 이렇게 사물을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는 말입니다. ‘하고 싶은데 못 한다’, ‘하면 안 된다’가 아니라, ‘할 수는 있지만 나는 안 한다’ 이렇게 생각하는 게 진정한 자유예요. ‘인생을 자유롭게 살아야지 묶여서 눈치보고 살 이유가 뭐가 있어요?’ 이렇게 얘기할 수는 있지만 ‘그렇게 하면 나에게 불이익이 생기니까 하지 않는다’ 이렇게 생각해야죠. 계율도 억지로 지키면 안 돼요. 지키는 게 나에게 유리하니까 지키는 거예요.nbspnbsp이렇게 사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게 여러분을 자유롭게 만듭니다. 내가 하고 싶은 걸 다 하는 게 자유가 아니에요. 감사합니다.”nbsp언제나 긍정적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스님의 이야기에 모두 큰 웃음을 지으며 공감의 박수를 보냈습니다.nbspnbspnbsp강연이 끝나고는 곧바로 책 사인회가 진행되었습니다. 사인회가 열리는 공간의 뒤쪽에는 lt야단법석gt 포스터가 크게 걸려 있었습니다. 세계 100개 도시를 다니면서 하루도 빠짐없이 전 세계의 사람들을 위해 즉문즉설을 펼친 신간 lt야단법석gt의 포스터였습니다. 모두들 강연의 여운이 가시지 않아 환희심 넘치는 표정으로 책을 껴안고 긴 줄을 섰습니다.nbspnbsp▲ 책 사인회nbsp첫 질문자였던 네 아이 엄마는 “스님의 답을 듣고 내 속의 문제를 알고 나니 감동의 눈물이 나고 속이 뻥 뚫린 느낌”이라고 했습니다. 이번에 소개된 질문의 주인공인 세 번째 질문자는 nbsp“선택과 책임이라는 부분에서 삶의 방향이 선명해진다”며, “기본을 잊고 살아온 삶에 대해 반성을 하는 계기가 되었다” 며 소감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딸을 이해하고 성교육을 잘 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었습니다.nbsp스님의 사인회가 끝나고 나서는 봉사자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번 용인 강연을 위해 발 벗고 뛰어다닌 용인법당, 기흥법당, 처인법당, 각 법당 별로 세 번에 나눠 사진을 찍었습니다.nbsp▲ 오늘 강연을 준비한 용인정토회 자원봉사자들.nbspnbsp강연을 준비한 봉사자들에게 따뜻한 악수를 청한 스님은 또 다음 강연장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nbsp▲ 봉사자들이 용인 법당, 기흥 법당, 처인 법당 중에서 어느 법당 소속인지 물어보고 있는 스님nbsp봉사자들은 스님과 함께 강연을 멋지게 해냈다는 기쁨에 서로에게 ‘수고 많으셨습니다’라며 인사하고 마무리를 하였습니다.nbsp가을이 끝나가는 겨울의 문턱에서 비에 흠뻑 젖은 낙엽들을 밟으며 용인시청 스님 강연에 오신 모든 분들이 따뜻하고 복된 선물 받아갔으리라 생각합니다.nbsp용인시청을 나온 스님은 곧바로 서울로 향했습니다. 오후 3시 무렵에 서울 정토회관에 도착해 원고 교정 작업과 업무를 보다가 오후 5시 30분에 저녁 강연이 열리는 과천으로 향했습니다. 과천에서 열린 즉문즉설 강연 소식은 다음 이야기에 계속 됩니다...nbsp※nbsp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52개 도시를 순회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 강연 일정을 확인한 후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강연장으로 오세요.nbspnbspnbsp강연은 선착순 무료 입장이며, 질문을 하고 싶은 분들은 강연장에 직접 오셔서 사전 신청을 하셔야 합니다.nbsp

2015.11.19. 63,796 읽음 댓글 41개

2015.11.17 평화재단 창립 11주년 기념 심포지엄

nbsp안녕하세요. 오늘은 평화재단 창립 11주년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스님은 창립 11주년 기념 심포지엄에 참석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경청한 후 ‘통일코리아를 위한 한국 사회의 성찰과 변화’에 대해 정리 말씀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오늘도 새벽 예블과 기도로 하루를 시작한 스님은 아침 7시부터 평화재단에서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을 시작으로 연이어 미팅과 회의를 한 후 오후 1시에 평화재단 창립 11주년 기념 심포지엄이 열리는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 도착했습니다.nbsp먼저 도착한 윤여준 전 장관님을 비롯한 내외빈 분들과 담소를 나누다가 1시 30분이 되자 식이 시작되었습니다.nbspnbsp▲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nbsp행사를 시작하면서 사회자가 “다함께 평화재단의 11주년 생일을 축하하는 의미로 큰 박수 부탁드리겠습니다.” 고 하자 모두들 환호와 함께 박수갈채를 보냈습니다.nbspnbspnbsp이어서 평화재단의 11주년을 기념하는 인사 말씀을 법륜 스님이 해주었습니다. 스님은 11년 전 보다 오히려 전쟁의 위기가 더 심해졌고 평화 지수도 더 낮아졌다며 지난 활동의 미약함을 반성했고, 대한민국이 발전했지만 왜 국민들은 행복하지 못한지 원인을 분석하며 그 대안으로 통일이 유일한 희망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nbspnbsp“지금부터 11년 전에 ‘앞으로 중국이 급격하게 부상하게 되면,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새로운 패권경쟁이 생기면서, 힘의 재편성이 이루어지지 않겠느냐. 그러한 세력 변환기에 우리가 잘하면 이 현상 변경을 통해서 통일의 기회를 잡을 수도 있겠지만 잘못하면 분단 고착화로 갈 위험도 있다. 그래서 다가올 10년 내지 20년은 우리에게 갈등의 위기이자 통일의 기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한반도에 다시는 전쟁이 없도록 항구적 평화를 정착시키고, 그 평화를 딛고, 우리의 비전인 통일한국을 만드는데 작은 힘이라도 기여해 보자’고 해서 민간 차원의 평화재단을 창립하게 된 것입니다. nbspnbspnbsp그런 후 11년이 흘렀는데 예측한 대로 중국이 급격히 부상하여 소위 G2시대라는 새로운 국제질서가 형성되었습니다. 우리가 예측은 잘 했지만 그것을 극복할 실천력은 담보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10년 전보다 한반도를 둘러싼 전쟁 위기, 안보 위기의 지수는 높아졌고, 남남갈등은 더 심해졌습니다. 이렇게 돌아보면, 저희들 활동의 미약함을 반성하게 됩니다.nbspnbsp올해로 분단 70년이 되었는데, 지난 70년을 돌아보면 전쟁과 분단의 어려움 속에서도 대한민국은 많은 발전을 해 왔습니다. 경제적으로 성장했고, 정치적으로 민주화를 달성했고, 안보적으로 국방력도 많이 강화됐습니다. 그래서 종합적으로 볼 때 ‘대한민국은 발전했다’ 이렇게 평가하는데 우리가 인색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에 사는 국민들의 행복지수가 높아졌는가 하면 여러 지표상 그렇지 않습니다. 가난했던 한국이 국가 GDP 세계 13위, 1인당 GDP 세계 28위 정도의 양적 발전을 했음에도 대한민국 국민의 행복지수는 세계 117위라고 합니다. 우리와 순위가 비슷한 나라들은 우리가 이름도 잘 모르는 아프리카의 나라들입니다. 자살률은 세계 1위, 출산율은 세계 최저인 소위 ‘행복하지 못한 대한민국 국민들’입니다.nbspnbspnbsp대한민국은 발전했는데 왜 국민들은 행복하지 못할까요? 첫째, 경제적으로 보면 절대빈곤에서는 벗어났지만 상대적 빈곤이 심화됐기 때문입니다. 양극화가 지나치게 심화돼서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빈곤감은 오히려 커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지속적으로 성장해 오던 한국 경제가 정체국면에 들어서서 ‘성장의 활로를 잃었다’, ‘성장 동력이 거의 소진됐다’고 평가되면서, 20년 전에 시작된 일본의 장기불황의 초입에 우리가 진입해 있습니다. 그래서 성장이 멈추고, 빈부격차가 심화되면서 국민의 삶의 질이 떨어지고 있습니다.nbspnbsp둘째, 여러 지자체 장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치적 민주화가 달성됐음에도 권력이 너무 중앙에 집중돼 있으니, 지방분권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또 양당이 지역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어서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마치 남북이 적대적 공존을 하듯, 양당도 적대적 공존을 하는 형국이 정치 발전에 큰 장애라는 것입니다. 또 일부에서 비판하듯이 행정부, 사법부, 입법부, 3권 분립이라는 헌법정신을 넘어서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문제도 있습니다.nbspnbsp셋째, 국방력이 상당히 발전했음에도 최근 몇 년을 돌아보면 6.25전쟁 이후 ‘전쟁위기’라는 말이 여러 번 제기될 만큼 전쟁의 위험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안보 불안감이 오히려 커졌습니다.nbspnbspnbsp이렇게 보면 양적 성장에 비추어서 질적으로는 오히려 불량해졌다는 평가를 하는 분도 있습니다. 과연 이런 우리의 실정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나아가 이 현실을 딛고 경제적으로 지속적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일까요? 또 빈부격차를 해소할 길은 무엇일까요? 정치적으로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은 무엇일까요? 남북 간의 긴장을 완화시키고, 또 남북 간의 협력을 강화하는 그런 길은 무엇일까요? 미.중이라는 양강의 패권경쟁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균형을 이루어야, 우리의 옛 친구인 미국과의 동맹 관계도 유지하고, 새로운 친구인 중국과도 협력하면서 우리의 안보도 유지하며 경제적 성장도 지속할 수 있을까요?nbspnbsp우리는 지난 50년간 대한민국만 발전하면 된다고 생각하며 달려왔고 일부 성과도 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대한민국만으로, 즉 분단체제 하에서 더 이상 대한민국의 발전은 없습니다. 또 대한민국만으로는 우리 민족의 미래를 설계하기도 어렵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대한민국을 넘어서서, 남북을 통합한 하나의 민족적 관점에서 새로운 대한민국, 통일대한민국을 그릴 때만 경제적 성장도, 정치적 발전도, 안보문제도 풀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통일은 단순히 ‘우리는 같은 민족이니까 통일하자’는 뜻을 넘어서서 통일은 우리의 경제적인 문제이고, 우리의 정치적 질을 높이는 문제이고, 우리가 발전과 평화로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 되고 있습니다. nbspnbspnbsp통일코리아로 가는 길에 결국 한국사회가 중심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오늘 심포지엄에서는 ‘한국사회는 어떤 자기성찰과 변화를 통해서 통일의 주역으로서 중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라는 문제를 살펴보게 되었습니다.”nbspnbsp스님의 현실 진단과 통일한국의 비전에 대해 참석한 전문가들과 청중들 모두 공감을 표하며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 스님의 인사 말씀 속에는 오늘 11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각 전문가들이 발표하고자 하는 내용의 핵심이 모두 들어있는 것 같았습니다.nbspnbsp이어서 지난 1년 동안의 평화재단 활동 모습이 담긴 영상을 시청했습니다. 평화재단은 하루 빨리 평화통일을 이뤄서 동북아의 평화, 나아가서는 세계의 평화 정착에 기여하고자 11년 전에 설립되었습니다. 평화재단에는 평화통일 연구를 하는 평화연구원과 우리 사회에 깨어있는 시민을 배출하는 평화교육원, 그리고 사회에 의미있는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직접 활동을 하는 평화운동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특정 사상이나 이념, 정파에 치우치지 않고 이 땅에 다시는 전쟁과 구조적인 폭력이 이뤄지지 않도록 시민들이 함께 할 수 있는 평화통일 활동을 고민하면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그 모습이 영상으로 생생하게 보여졌습니다. 영상물 상영이 끝나자 대중들은 평화재단의 이와 같은 노력에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냈습니다.nbspnbsp▲ 평화재단이 걸어온 지난 1년을 보여주는 영상nbsp그리고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님의 축사와 김형기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원장님의 여는말이 이어졌습니다. 두 분 모두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오히려 후퇴하고 있는 지금의 남북 관계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면서 이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난 11년 동안 한결 같이 평화통일을 위해 노력해 온 평화재단의 활동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nbspnbsp▲ 축사를 하고 있는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님nbsp▲ 여는말을 하고 있는 김형기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원장님nbsp이어서 오늘 사회와 발표를 맡은 분들 모두가 무대 앞으로 나와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nbspnbsp▲ 발표자들과 함께 기념 사진nbsp이렇게 기념식을 마치고 최상용 서울신학대학교 석좌교수님의 사회로 심포지엄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심포지움은 광복과 분단 70년을 맞아 한반도 통일을 위한 과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경제적·역사적·인문학적·정치안보적 입장에서 고민하는 자리로, 한반도의 미래인 통일코리아는 어떤 나라가 되어야 할지 희망의 모델을 그려보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nbspnbsp▲ 사회를 맡은 최상용 서울신학대학교 석좌교수님nbsp먼저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의 기조발제가 있었습니다. 김진현 이사장은 대한민국을 세계의 여러 문제점들이 첨단으로 나타나고 있는 ‘인류지구촌문제군의 중심’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가장 낙후된 후진국에서 유례없이 빠르고 압축적인 ‘근대화혁명’을 이룬 국가이지만, 동시에 그로인해 근대화의 모델이었던 서구보다도 두드러진 폐해가 나타나는 나라라고 분석하면서 이러한 대한민국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이는 곧 인류 전체의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문명을 창조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대한민국 내부를 ‘정의와 평화’가 번영하는 새로운 사회로 만들고, 이 힘을 기반으로 외부의 북한과도 진정한 평화와 통일의 길을 이룸으로써 세계적으로도 모델이 될 수 있는 새로운 문명을 창조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nbspnbsp▲ 기조발제를 하고 있는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nbsp이어서 본격적인 발표가 진행되었습니다. 첫 번째로 원용찬 교수님은 ‘욕망은 있으나 희망은 없는 사회 성장 신화와 한국인의 욕망’ 이라는 주제를 발표하면서 대한민국은 빠른 경제성장을 목표로 하는 국가주도의 자본주의로 운영되어 사회 전체가 경제성장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성장 신화에 포획되었다고 말했습니다. 물질적 부의 증대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사회풍조가 개개인의 다양한 종류의 욕망을 단일화함으로써 그 직선 안에서의 서열화·계층화를 야기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압축성장을 위한 불균형 투자 정책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서울과 지방, 영남과 호남 간의 양극화를 불러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고도성장이 불가능한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었으므로, 사회적 절망과 분열을 막기 위해서는 성장신화에서 벗어나 경제적 부의 커다란 불평등을 바로잡고, 경제적 부에만 몰려 있는 사회적 욕망을 다양한 가치로 분산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nbspnbsp▲ 첫번째 발표자. 원용찬 전북대학교 상과대학 경제학부 교수님.nbspnbsp이어서는 박태균 교수님이 “우리는 어떤 길을 걸어왔는가? 한국 현대사 조망과 성찰“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습니다. 박 교수님은 광복 이후 지난 대한민국의 역사를 돌아보면 시기 시기마다 커다란 기회와 위기가 교차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기회와 위기마다 그에 대한 제대로 된 성찰이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같은 종류의 위기가 정치·경제·사회 분야에서 그대로 반복되어 왔으며, 이는 작년의 세월호 사건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따라서 위기가 있을 때마다 이를 적절하게 성찰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nbsp▲ 두번째 발표자. 박태균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국제학과 교수님.nbspnbsp다음으로는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이 안보적 관점에서 한국 사회를 진단했습니다. 이대근 논설위원은 우리 국민들 사이의 북한에 대한 위협인식 정도와 대북 정책에 대한 의견은 한 쪽으로 수렴해가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자료를 들어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이와 달리 정치권에서는 안보 현안이 실제로 국가에 미치는 영향과 상관없이 정파의 이익을 위한 도구로 동원됨에 따라 사회적으로 매우 분열적이고 갈등적인 양상을 띠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혐오를 바탕으로 한 ‘종북 논쟁’은 그것이 등장할 때마다 정치사회적 이슈를 마비시키는 강력한 힘을 발휘하면서 보수정권의 헤게모니를 유지하는 기능으로 활용된다고 지적했습니다.nbsp▲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nbsp네 번째 발표는 고경빈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연구위원님이 평화재단에서 실시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발표를 진행했습니다. 평화재단은 통일시대를 준비한다는 면에서 우리 사회의 현 주소를 알아보기 위해 남한과 북한을 모두 경험해 본 북한이탈주민 530여명을 대상으로 남한 사회에 대한 의식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조사결과 북한이탈주민은 대다수가 북한보다 먹고 살만한 현 남한 생활에 만족하나, 남한의 심각한 양극화와 무한경쟁, 이를 부추기는 물질만능주의를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했습니다. 또한 돈이 인간의 가치에 앞서는 모습, 북한이탈주민이나 다문화 가정에 대한 남한 사람들의 편견과 차별을 지적하면서, 사람을 사람 그 자체로 존중하는 문화가 정착되지 않으면 통일이 되더라도 사회적 갈등이 심각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nbsp▲ 고경빈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연구위원nbsp마지막 발표는 김호기 교수님이 “통일 코리아를 위한 민주주의의 실현과 시민으로서의 각성 남남갈등 해소와 통일 교육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표했습니다. 김호기 교수는 통일 이후 한국이 갖게 될 정치체제는 무엇이 되던 넓은 의미의 민주주의 체제일 것이며, 이런 통일과 그 이후의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남남갈등 해소와 통일교육이 필수적이라고 말했습니다. 통일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남한 내에서 갈등이 첨예한 대북정책과 통일에 대한 민주적 합의를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고, 통일을 왜,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학교와 공론장에서의 시민교육 실시를 통해 통일을 준비해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nbspnbsp▲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님nbsp이렇게 한국 사회를 진단한 발표자들의 상호 토론을 통해 청중들은 현재의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다 종합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nbspnbsp발표가 끝난 후 두 번째 세션에서는 최상용 교수님의 사회로 발표자들의 활발한 토론이 이뤄졌습니다. 발표자들은 현재의 대한민국이 새로운 사회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는 한반도의 통일을 통해서라는데 입장을 같이 했으며, 이런 기회로서의 통일을 ‘어떻게’ 이뤄야 살릴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각자의 의견을 개진했습니다. 스님은 맨 앞자리 앉아 처음부터 끝까지 발표자들의 발표와 토론을 경청했습니다.nbspnbsp▲ 토론을 경청하고 있는 스님nbsp▲ 두번째 세션. 토론 시간. nbspnbsp마지막으로 청중석에서 질문을 받는 시간을 가졌는데 여러 질문자 중에 한 질문자는 스님에게 답변을 구하며 질문을 청했습니다. 갈등 상황에 놓인 구체적인 정황을 듣고 스님은 명쾌한 답변을 들려주었습니다.nbspnbsp“저는 지금 3남 1녀와 손자 8명, 도합 16명의 가장 역할도 해야 하고, 해탈과 열반을 추구하는 구도자의 역할과 통일의병의 역할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처지입니다. 저에게는 이 세 가지 역할이 다 소중합니다. 어떻게 하면 다른 것들을 희생시키지 않고, 이 세 가지 역할을 최선을 다해서 할 수 있을지요? 스님의 지혜를 빌려주십시오.”nbspnbspnbsp“16명의 가족과 함께 수행적 관점으로 나라의 통일을 위해서 역할을 한다면 세 가지 역할이 다 통일이 되지 않겠나, 이렇게 생각합니다.”nbspnbsp스님의 짧고 간단한 답변에 모두 웃음을 터뜨리며 공감의 박수를 보냈습니다. 물론 스님은 마지막 정리 말씀 속에서 이 답변에 대해 보충 설명을 더해 주긴 했습니다.nbspnbsp이렇게 무려 4시간 동안의 발표와 토론을 마친 후 마지막으로 스님이 단상에 올라 오늘 심포지엄을 마무리하는 정리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스님은 대한민국이 통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자심감을 회복해야 하고, 책임의식을 가져야 하며, 긍정적인 관점으로 바라봐야 함을 강조했습니다.nbspnbsp“제게 인생 상담을 해오는 질문자들은 주로 어린 아이들이 아닌 4060세 가량의 성인들입니다. 그런데 그 질문은 사회 현안과 관련된 것도 있지만 주로 살펴보면 어릴 때 입은 상처가 고뇌의 원인입니다. ‘엄마한테 야단맞았다,’ ‘아버지가 술주정을 했다’, ’엄마, 아빠가 이혼을 했다’, ‘어릴 때 가난했다’, ‘어릴 때 성추행을 당했다.’nbspnbspnbsp제가 질문자를 보면 나이도 들었고 사는 것도 다 괜찮은데, 어릴 때 입은 상처가 악령처럼 그 사람을 정신적으로 지배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서 나이든 어머니가 지금 병원에 누워 계시는데, 어머니를 보면 불쌍해서 간호하고 싶지만 어머니를 간호하다가 의견충돌이 생기면 어릴 때 어머니가 나를 야단쳤던 옛날의 분노가 폭발해서 ‘엄마 꼴도 보기 싫다’는 식으로 문제가 생기는 걸 봤습니다. 또 권위적인 아버지에 대한 상처 때문에 아버지 같은 말투를 쓰는 남편에게 격렬하게 저항을 하거나, 회사에 갔더니 사장이나 상사가 아버지 같은 말투라 못 견디게 힘든 경우를 봅니다. 이런 걸 보면 ‘사람이라는 게 지금을 사는 게 아니라 늘 과거 속에 산다’ 이런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nbspnbsp왜 이 말씀을 드리느냐 하면, 지금 우리 대한민국은 이웃나라가 볼 때는 괜찮은 나라예요. 경제적으로도 괜찮고, 군사적으로도 괜찮고, 정치적으로도 이만하면 동남아시아국가 중에는 괜찮은 편에 속합니다. 그런데 ‘옛날에 우리가 가난했고, 일제로부터 지배를 받았고, 독재시대에 살았고, 북한으로부터 침략을 받았다’는 이 옛날의 기억이 되살아나 피해의식처럼 격렬하게 반응해요. 작은 문제가 생겼을 때 어른임에도 어린애처럼 반응하는 것과 같습니다.nbspnbsp일부 보수 세력이 한편으론 ‘내일 북한이 망한다’고 이야기해요. 또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이 내일 쳐내려온다’며 지금 막 큰일이라도 난다는 식입니다. 그 둘은 앞뒤가 전혀 안 맞는 모순적인 이야기들이에요. ‘북한이 내일 망한다’고 하면서도 북한의 작은 행동에 과거의 기억이 되살아나면 또 ‘내일 쳐들어온다’고 합니다. 이런 과거의 피해의식을 조금만 극복한다면 지금 이대로도 우리는 괜찮은 나라입니다.nbspnbspnbsp과거에는 북한이 우리에게 위협적 존재였지만 지금은 위험한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협적 존재’와 ‘위험한 존재’는 다릅니다. 뱀은 우리에게 위협적인 건 아니고 위험한 존재이거든요. ‘위험’은 관리를 잘하면 됩니다. 그러니까 북한을 두려워할 게 아니라 북한이라는 위험을 잘 관리하면 될 것입니다.nbspnbsp또 통일로 나아가기 위해서 ‘북한이 나쁘다’는 식의 선긋기는 더 이상 하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개인 상담을 하면서 아빠가 어떠니, 남편이 어떠니 이런 이야기해 봐야 아무 도움이 안 되는 것과 같아요. 그런 아빠, 그런 남편하고도 살 건지, 안 살 건지를 본인이 결정해야죠. 살려면 현실을 수용하고 그 속에서 내가 행복해져야 되듯이, 북한하고 통일하는 것이 우리의 미래에 더 낫다면 북한과 어떻게 통일할 거냐 하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을 우리가 찾아나가야 되는 것이지, 북한에 대해서 악쓰고 욕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닙니다. 한편 ‘북한하고 안 살겠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통일에 대한 반대세력이라고들 얘기하지만 그게 꼭 통일에 반대하는 게 아니고 혐오가 있으니까 좀 거부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조금만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함께 가는 것이 모든 면에서 유리하고 이익임을 알 수 있어요.nbspnbsp이런 면에는 저는 첫째, 우리 대한민국이 조금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두 번째는 민족에 대한 책임의식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만 잘 보호하고, 잘 발전시키면 된다’ 하는 생각을 했다면 이제는 그런 생각을 조금 넘어서서 북한까지 포함한 우리 민족 전체, 즉 ‘한민족을 발전시키고 보호해야 된다’, 더 나아가서 ‘우리가 동아시아의 지역적 평화를 가져오고, 동아시아 전체의 이익을 가져와야겠다’고 하는 책임의식이 필요합니다.nbspnbspnbsp아까 질문에 짧게 대답해서 질문을 가볍게 여기는 것으로 느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저는 통일을 ‘통일이냐, 목숨이냐’ 이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일제시대 때 독립운동은 목숨을 걸고 했고, 민주화운동은 감옥 갈 각오를 하고 했지만 지금의 통일운동은 그렇게 목숨 걸고 할 일도 아니고, 감옥 갈 각오로 할 일도 아닙니다. 왜 그걸 이분법적으로 생각하는지 모르겠어요. 통일은 우리의 자녀들, 손자들까지 포함한 우리 모두에게 안전과 비전을 가져오는 일이니까 아이들하고 손잡고 같이 이 문제를 풀어도 됩니다. 내가 살아가는 삶과 이 문제를 왜 분리시켜서 ‘삶을 포기하고 통일운동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까? 내 삶을 더 잘 살기 위해서 통일운동을 하는 건데요.nbspnbsp통일에 드는 비용은 없어지는 비용이 아니라 철도든 도로든 건설해서 더 큰 이익을 가져오는 투자의 개념입니다. 투자는 돈이 많이 들면 빌려서 하면 되고, 빌릴 데가 없으면 천천히 하면 됩니다. 그런데도 통일 비용을 걱정하는 것 역시 개념인식을 잘못하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가 아닌가 합니다.nbspnbspnbsp꼭 경제적으로만 따져서 통일을 논하는 건 아니지만, 남북이 통일되면 시베리아 가스나 사할린의 석유 등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고, 시베리아의 횡단철도를 통한 물류 혁명이 일어나 경제적으로도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날 수도 있는데, 이 또한 개념인식을 잘못해서 비용만 계산하다보니 통일이 손해라고 여깁니다. 철도 놓는데 3조원 든다고 해서 이걸 통일비용으로만 계산해서는 안 됩니다. ‘그 3조원을 투자하면 10년 안에 본전이 빠지고, 20년 안에 이익이 얼마 난다’ 이렇게 생각하면 그 돈은 외국으로부터도 얼마든지 투자받을 수 있어요. 전 세계적으로 보면 투자처를 못 찾아서 돌아다니는 유동자금이 엄청나게 많거든요.nbspnbsp이렇게 긍정적인 관점에서 보는 게 필요합니다. 무턱대고 낙관적인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일어날 긍정성을 생각해야 해요.nbspnbsp방금 전 토론에서 ‘우리 사회를 먼저 좋은 사회로 만드느냐, 통일을 먼저 하느냐’는 문제를 이야기하셨는데, 그것도 선후의 문제는 아닙니다. 통일이 된다면 정체된 우리 사회에 ‘북한개발’이라는 하나의 성장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고, 남한의 자본과 기술에 북한의 노동력을 결합한다면 지금 세계 생산기지가 중국에서 인도로 이동하듯이 다음에는 북한이 새로운 생산기지가 될 수도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통일은 이렇게 많은 시너지 효과를 낼 여지가 있습니다.nbspnbsp또 우리 사회가 복지국가로 가는데 드는 비용을 부자들에게 빼앗아 쓰려면 저항이 많겠지만 성장을 해 나가면서 빈부격차를 줄이는 쪽으로 간다면 그게 훨씬 우리 사회를 아름답게 만들고 이념적 대립도 극복하기 용이한 길입니다. 우리 사회를 그렇게 빈부격차가 줄어드는 사회로, 민주주의가 심화되는 사회로 만들어간다면, 이것은 또한 북한 주민들이 볼 때 남한이 살고 싶은 나라가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북한 주민들의 통일에 대한 욕구가 훨씬 강해지기 때문에 그것이 곧 통일운동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굳이 어떤 게 먼저고 어떤 게 나중이 아니라 동시에 추진해 나갈 문제라고 생각합니다.nbspnbspnbsp아까 질문한 질문자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아이들 손잡고 생활해 가면서 통일운동을 하시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통일운동 한다고 해도 지금 정부와 충돌할 일도 없고, 벽돌 던질 일도 없잖아요. 통일운동의 핵심은 통일을 강력하게 추진할 정부를 구성하는 것이고, 그 정부를 구성하는 길은 투표만 잘하면 되는 것인데, 요즘 세상에 투표해서 감옥 갈 일은 없어요. 통일운동은 생활하는데 아무 지장이 없는 운동입니다. 다만 우리가 옆으로 확산을 시켜야 할 일 입니다.nbspnbsp그리고 수행이라는 게 앉아서 참선해야만 수행이 아니고, 부정적인 생각을 항상 긍정적으로 바꾸는 것이 수행입니다. 그러니 통일의 희망을 가지고 기쁜 마음으로 통일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꾸어가면서 운동을 하면 그것 자체가 수행인 것입니다. 참선하고 염불하고 절하는 건 다 부정적 사고를 긍정적 사고로 바꾸기 위함이 목적입니다. 통일운동을 보살행이라고 하는 것도 바로 그런 의미니까 통일운동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nbspnbspnbsp원효의 화쟁사상은 불교의 제 종파가 서로 갈등을 일으키는 것을 회통한다는 철학적 의미도 있지만 통일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삼국이 정치적으로는 통일됐으나 삼국의 사람들은 통일이 안 됐어요. 그것을 소위 ‘통일 후유증’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가야와 신라처럼 합의통일을 했다면 그런 부작용이 없었겠지만 무력으로 했기 때문에 같은 나라 안에서도 백제나 고구려 사람은 2등 국민, 거의 유민 수준의 취급을 받았어요. ‘그 후유증을 어떻게 치유해 낼 것이냐?’ 하는 것이 원효가 통일 이후 10년간 한 활동의 내용입니다. 원효는 사물을 신라의 기득권층 입장에서 보지 않았어요. 다시 말해 기득권을 버리고, 신라를 넘어서서 백제나 고구려의 유민까지 포함한 입장에서 활동했습니다. 원효가 신라의 지배층에게서 외면당한 이유는 종교적으로 승려라는 기득권을 버렸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삼국 사람을 똑같이 보고 민중적 입장에서 활동했기 ?문이기도 합니다.nbspnbsp그래서 원효는 신라시대에는 전혀 복권이 안 되다가 사후 500년 뒤인 고려시대에 와서 대각국사 의천이 ‘원효가 위대한 분이다’라고 재발견함으로써 복권이 됩니다. 그러면서 ‘화쟁국사’라는 시호가 추존되고 비석도 세워졌어요. 원효가 활동하던 당대 신라 사회에서는 내쳐진 아웃사이더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원효가 민중으로 돌아가 활동했던 10년 동안 그는 백제와 고구려 백성들의 정체성 혼란을 심리적으로 안정시키는, 다시 말해 삼국통일의 후유증을 치유하는 실천적인 활동을 하면서 생을 보냈습니다. 이 점을 우리가 다시 한 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nbspnbspnbsp우리가 통일에 대한 확신을 갖고 통일을 위해서 노력하되, 또한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통일 이후에 북한 주민들이 겪을 정신적인 고뇌, 열등의식 등을 통일 이후에 어떻게 최소화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평화재단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도 나왔지만, 통일 이후에 남한 사람들이 마치 지배세력이나 침략자처럼 북한 주민들에게 접근할 게 아니라 그들을 어떻게 껴안는 자세로 갈 것인지를 우리 남한 사회에서 미리 준비하지 않는다면 통일의 후유증은 굉장히 클 것입니다.nbspnbsp어떻게 통일의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통일의 시너지 효과는 최대로 하느냐 하는 문제는 우리가 통일을 해나가는 과정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달렸습니다. 그래서 통일하는 것만 중요한 게 아니라 통일의 과정을 어떻게 만드느냐도 중요해요. 우리가 무력으로 북한을 통일한다면 첫째, 북한이 저항함으로써 엄청난 피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중국이 개입할 여지가 있어서 통일의 성공 여부가 불투명해요. 세 번째, 설령 통일이 된다 하더라도 중국과 대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통일은 되더라도 동아시아의 평화와 공동 번영에는 될 수 있습니다.nbspnbspnbsp반면 남북이 합의해서 통일을 한다면 첫째, 피해는 없고 시너지 효과가 있습니다. 두 번째, 중국의 간섭을 받을 이유가 없고, 오히려 중국이나 일본과 협력하여 동아시아 공동체로 가는 길에 중심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통일을 통일로만 끝낼 게 아니라 그 통일을 어떤 방식으로 하느냐에 따라 통일 이후에 우리 국가의 발전이 좌우되므로, 또 대한민국만의 발전이 아니라 이웃 나라들과 공동으로 평화와 번영을 누릴 수 있는 길로서의 발전이 되도록 통일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또 그것이 오히려 통일의 쉬운 길이기도 합니다.nbspnbsp오늘 이렇게 발표해 주신 분들, 참가해 주신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nbspnbsp통일의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통일의 시너지 효과를 최대로 하기 위해서는 무력이 아닌 합의에 의한 평화적 통일을 해야 한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전문가들과 청중들도 모두 스님의 말씀에 공감하며 큰 박수로 화답했습니다.nbspnbspnbsp특히 통일의 과정 속에서 북한 주민들이 갖게 될 정신적인 고통과 열등의식을 어떻게 치유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말씀에는 설문조사가 시사하는 바가 컸는지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더 적극적인 공감을 보여주었습니다.nbspnbsp이렇게 심포지엄을 모두 마친 후 스님은 발표자 분들에게 찾아가 악수를 건네고 스님의 새책 ‘야단법석’을 선물하며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nbspnbspnbsp프레스센터를 나온 스님은 발표자 분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며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눈 후 서울 정토회관으로 들어왔습니다. 저녁에도 손님이 찾아와 밤늦게 까지 미팅을 더 가진 후 오늘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nbspnbsp내일은 아침 7시에 조찬 모임을 시작으로 오전 10시 30분에 용인시청에서 용인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한 후, 저녁 7시에는 과천 시민회관 대극장에서 과천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 nbspnbsp※ 법륜 스님과 함께하는 인도 성지순례 참가자 접수가 진행 중입니다.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서 인도의 10대 성지를 내 발로 직접 밟아보고 그 감흥을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아래 배너에서 직접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nbsp

2015.11.18. 56,876 읽음 댓글 41개

2015.11.16 (저녁) 송파구 즉문즉설 강연

nbsp오전에 원주에서 열린 즉문즉설 강연에 이어 저녁 7시부터는 송파 구민회관에서 송파구민과 강동구민을 위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nbspnbsp비가 많이 내리고 있어서 좌석이 남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었으나, 강연 시간이 가까워지자 준비된 600석이 모두 채워졌고, 많은 봉사자들이 나와 시민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모습들이 즐거워보였습니다.nbsp▲ 송파구민회관nbsp한달 전부터 스님을 뵈면 질문하겠다고 미리 예약을 한 60대 질문자는 가게 문도 닫고 왔다면서 2시간 전부터 미리 객석에 앉아 스님을 기다리기도 하였습니다.nbspnbsp7시가 다 되어서 송파구민회관에 도착한 스님은 들어가는 입구에서 청중들을 맞이하는 봉사자들에게 “수고가 많아요” 라고 인사를 나누고 곧바로 3층 강연장으로 올라갔습니다.nbspnbsp▲ 구민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송파정토회 자원봉사자들nbsp1층과 2층까지 600여 명이 자리를 가득 메운 가운데 스님 소개 영상이 끝나자 곧바로 무대 위로 걸어나오는 스님을 보자 청중들은 큰 박수로 환호를 해주었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저녁식사 하셨어요?” 라고 인사한 후 비가 오는데 오시느라 고생하셨다는 말씀과 함께 즉문즉설은 우리들의 어려움을 친구에게 묻듯이 대화를 나누는 것이라고 하면서 대화를 시작했습니다.nbspnbsp“어릴 때 엄마가 나를 야단쳐서 마음에 상처가 된 경우가 많이 있죠. 그런데 내가 엄마 나이가 되어보니 나도 별 볼일 없는 인간이에요. ‘엄마도 짜증을 낼 수 있고 화도 낼 수 있고 욕도 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 엄마가 나를 괴롭히려 한 게 아니라 엄마도 그 나이에 사는 게 힘들어서 악을 쓴 것에 불과하구나.’ 하고 느끼게 됩니다. 어릴 때는 아이 입장에서만 엄마를 보다가 내가 커서 엄마가 되어 다시 아이들을 보면, 즉 입장을 바꿔놓고 보면 엄마가 이해가 됩니다. 한쪽만 보다가 전체를 보는 거예요. 그러면 미워했던 감정이 풀어지기 시작합니다.nbspnbspnbsp부처님이 와서 도와주거나 하나님이 와서 대신해주는 게 아니에요. 내가 지혜를 얻게 되면, 즉 깨달음을 얻게 되면 번뇌가 사라집니다. 불을 켜면 어두운 방이 밝아지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천 년 동안 어두웠던 방이라고 해서 불을 켜면 천 년 있다가 밝아지고, 어제 어두웠던 방이라고 불을 켜면 하루 있다가 밝아지는 게 아닙니다. 어둠이 얼마나 오래됐든 관계없이 불을 켜면 바로 밝아져요. 내가 그 상처와 괴로움을 얼마나 크게, 오래 안고 있었든지 관계없이 진실을 보게 되면 어둠이 불 앞에서 일거에 물러나듯 번뇌가 사라집니다.nbspnbsp부처님이 우리를 도와주시는 게 아니라 부처님의 가르침인 그 진리가 우리를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거예요.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라고 하셨어요. 진리를 너무 멀리, 높게 생각하지 말고 우리들이 겪는 일상의 삶으로부터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괴로워하고 의문을 갖는 거기로부터 진리로 통하는 문이 있습니다.nbspnbspnbsp그래서 불가에서는 ‘번뇌 즉 보리’, 즉 괴로워하는 여기로부터 깨달음에 이르는 길이 있다고 했습니다. 성경에서는 ‘고통 속에서 하나님의 음성이 들린다’라고 했습니다. 내 뜻대로 다 이루어져서 기분이 좋을 때가 아니라 우리가 고뇌할 때에야 진정으로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 오늘 여러분들도 편안한 마음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시면 됩니다.”nbsp스님의 이야기가 끝나자 여기저기서 손을 들고 질문을 했습니다.nbspnbspnbsp총 6명이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이혼 후 재혼을 했는데 자식들을 안 보고 살아도 되는지 묻는 40대 엄마, 6년 전에 스님 법문을 듣고 20년 마시던 술도 끊었고, 오늘은 가게 문도 닫고 질문을 하기 위해 2시간 전부터 기다리던 60대 질문자, 직장 상사의 잔소리가 너무 심해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30대 직장인, 짝사랑하는 남자와 7년째 사귀고 있는 남자 사이에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 갈등하는 젊은 여성, 중소기업에 다니며 안정되게 생활하고 있으나 미래가 보장되지 않고 흥미가 없어 자영업을 해볼까 고민 중인 직장인, 결혼 13년차 직장맘으로 가장 힘들 때 남편이 바람을 피웠는데 이혼하면 안 되냐고 묻는 두 아이의 엄마까지 다양한 질문에 대해 스님은 막힘 없이 명쾌한 답변을 들려주었습니다.nbspnbsp오늘은 그 중에서 큰 웃음을 선사하며 우문현답을 이끌어낸 60대 아주머니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nbspnbspnbsp“스님을 만난 지 6년이 되었는데 그동안 스님 기도문을 받아 하루도 안 빠지고 기도해와서 성과를 많이 얻었어요. 스님께서 ‘이 세상에서 착하고 어리석은 여자가 제일 무섭다’고 했는데 제가 그런 여자인 줄도 알게 되었고요. 20년 동안 하루도 안 빠지고 술을 마셔도 얼굴에 표가 나지 않으니 가족들도 몰랐는데, 기도한 지 3년이 되니 술도 고기도 노래도 싫어지고 40년 된 화병도 없어졌어요. 그런데 노래는 신기한 게, 트롯트 노래는 듣기도 싫고 하기도 싫지만 트롯트 노래 가사에 ‘관세음보살’을 넣어서 하면 그렇게 좋아요. nbspnbsp기도를 많이 하면 손자가 좋아진다고 하잖아요. 그리고 손자를 위해 보시를 많이 해야 한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되는지요? 스님한테 질문하려고 2년을 벼르고 오늘 가게 손님들도 다 내쫓고 왔어요.nbspnbsp또 딸이 하나, 아들이 하나 있는데 재산 때문에 걱정이에요. 아들이 장사를 두어 번 실패해서 빚을 크게 졌어요. 변변한 직장 없이 낮에 가게 일을 좀 도와주는 정도인데 제가 보기에 심리불안증도 있고 결벽증도 있고 성격 장애도 있는 것 같아요. 지금은 용도 변경한 25평짜리 단독주택 세를 받아서 그걸로 빚을 갚고 있어요. 제가 아들에게 그 집을 아예 넘겨주면 딸이 가만 있지 않을 테고, 놔두고 그냥 죽으면 애들끼리 싸움이 날 텐데 어떡하면 좋아요?”nbsp“다른 분들은 질문을 하나 하는데 질문을 여러 개 하셨으니까 제 답변을 듣기 전에 염불로 노래 한 곡 불러주세요. 관세음보살 트롯트 한번 들어봅시다.” nbspnbsp“노세 노세 젊어서 놀아 ♬ 늙어지면 못 노나니. 화무는 십일홍이요 ♬ 달도 차면 기우느니라.nbsp이 노래에 관세음보살을 넣어 부르면 이렇게 돼요.nbspnbsp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앗싸”nbsp대중들은 질문자가 노래의 곡조에 맞추어 구성지게 관세음보살을 부르니 장단을 맞추어 박수를 치다가 마무리 부분에서 ‘앗싸’라고 하자 박장대소하며 웃었습니다.nbspnbspnbsp“저는 이렇게 염불을 하면 제일 좋아요. 그래서 손님들 없을 때 혼자서 불러요.”nbspnbsp“그래요. 아주 훌륭한 스승님이 지금으로부터 1,300년 전에 이미 그렇게 했어요. 원효대사님이 그 분입니다. 원효대사는 원래 유명한 학승이어서 고상한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크게 깨달은 바가 있어서 요즘 말로 하면 큰 절의 주지를 그만두고 천민들이 사는 동네에 가서 그 사람들에게 불교를 쉽게 이야기했어요. 자기는 나름대로 굉장히 쉽게 했지만 사람들이 워낙 무식하니까 그것도 어렵다며 다 안 듣고 가버려요.nbspnbspnbsp그런데 자기가 이야기하면 다 졸다가 핫바지에 방귀 새듯 새어나가 버리던 사람들이 광대가 판을 벌려 춤추고 노래하는 곳에는 구름떼 같이 모여들어 재미있다고 깔깔 웃어요. 그래서 그걸 옆에서 가만히 보고 연구해서 자기도 그 흉내를 냈어요. 조롱박을 하나 두드리면서 무애의 노래를 불렀다고 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인 ‘무가애 무가애고’를 가지고 걸림 없는 노래를 불렀어요. 요즘 식으로 말하면 유행가 곡에 섞어서 부른 거죠. 그리고 무애의 춤, 즉 걸림 없는 춤을 췄어요. 보통은 춤추려면 좀 부끄러워지는데, 자기라는 것을 다 내려놓고 걸림 없이 춤을 추면서 ‘나무아미타불’을 지금 보살님처럼 부른 거예요. 그랬더니 천민들이 너무너무 재미있어 하면서 따라 불렀는데 살펴보면 그 노래가 ‘나무아무타불’을 부르며 극락을 발원하고 ‘관세음보살’을 부르며 중생의 고통을 수렴하는 내용이었습니다.nbspnbsp당시에는 신라 사람들 중 10퍼센트 남짓한 소수의 왕족이나 귀족, 지식층만 불교를 알았는데, 원효의 무애가와 무애무 덕분에 상민이나 천민, 소위 일반 민중까지도 다 부처님의 명호를 알게 되었어요. 이걸 민중불교라 합니다. 저도 흉내를 한번 내어보려 했지만 도저히 저는 못 하겠던데 보살님은 타고 났네요. 아주 잘 하셨어요.nbspnbspnbsp답을 하나만 해주려고 했는데 노래 공덕이 있으니까 다 해드릴게요. 하나씩 답해드릴 테니 1번부터 다시 물어보세요.”nbsp“기도를 많이 하면 손자가 좋아진다는데... 또 보시를 많이 하라는데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지요?”nbsp“보시를 많이 하라는 건 액수를 말하는 게 아니에요. 작은 나무는 나무 뿌리 가까이에 거름을 주고 큰 나무나 고목은 나무로부터 멀리 떨어져서 몇 미터 밖에 거름을 줍니다. 뿌리가 멀리 뻗어 있기 때문에 나무 밑에 거름을 주면 오히려 나무가 썩기 쉽고 뿌리가 영양분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거든요. 할머니는 고목과 같아서 손자에게 거름을 줄 때는 보이지 않게 줘야 해요. 부모가 자식을 위해서도 보이지 않는 복을 짓는데 할머니라면 더더욱 보이지 않는 복을 지어야 해요.nbspnbsp손자에게 유산을 물려주거나 손자가 잘 되길 바라면서 뭘 하기보다는 항상 손자를 생각하며 작은 돈이라도 꾸준히 베푸세요. 절에 가든 교회에 가든 지나가다 불쌍한 사람을 보고 돕든 상관없이, 움켜쥐지 않고 베풀면 그런 복들은 대부분 내 대와 아들 대를 건너뛰어서 손자 대에 나타납니다. 그러니 밑거름을 많이 해두십시오. 조금씩 조금씩 널리 보시를 하세요.”nbspnbsp“방송에서 처음으로 스님 법문을 듣고 6년째 기도하고 있기에 매일 ARS를 한 번씩 눌러서 기부를 해요. 이걸로도 보시가 되는가요?”nbsp“됩니다. 보시를 한 뒤 ‘내가 보시했다’ 하고 자꾸 생색을 내면 그 복이 탕감된다고 해요. 실제로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 김밥 할머니가 장학금으로 100만원을 냈다면 작은 단신 기사가 나가요. 그런데 알고 봤더니 그 분이 올해 처음 한 게 아니라 지난 10년 동안 아무도 모르게 보시를 계속해 왔다고 하면 단신 기사의 10배 크기보다 더 크게 기사가 나요. 우리는 복을 지으면 다 떠벌리는데 그걸 묻어둬야 해요. 복은 조금 지어놓고 크게 지었다고 선전하고, 죄는 크게 지어놓고 조금만 지었다고 과장하는 게 보통 인간 심리예요.nbspnbspnbsp그 정도는 그래도 봐줄 만하지만 절이나 교회에 다니는 사람은 심보가 이보다 더 더러워서 복은 하나도 안 지어놓고 자기한테 복 다 달라고 하고, 죄는 엄청나게 지어놓고 자기 벌 안 받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그건 인과법칙에 맞지 않아요. 이런 어리석음을 깨우치는 게 예수님이고 부처님이고 성인인데 지금 교회나 절은 그런 어리석음을 도리어 부추기는 역할을 합니다.nbspnbsp복을 지어놓고 복을 받겠다는 것은 당연한 법칙이에요. 인연과보의 법칙입니다. 그러나 수행자는 복을 지어도 지었다는 생각을 하지 않아요. 잊어버린다는 말이 아니라 그 복을 받으려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그래야 그게 더 큰 복이 됩니다. 기독교 식으로 설명하면 이 세상에서 지은 복의 보상은 아주 작은데 반해 이 세상에서 그 보상을 안 받고 저 하늘나라에 가면 하나님께서 헤아릴 수 없이 큰 복을 준다고 합니다. 불교에서는 ‘내가 복을 지었다’ 하는 상을 내려놓은 것을 ‘무주상보시’라고 해요. 무주상보시의 공덕은 이루 헤아릴 수가 없어어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7가지 보석으로 허공을 가득 채워도 그 공덕에는 못 미친다고 해요.nbsp우리가 남을 사랑하거나 도와주고자 어떤 일을 하면 마음속에는 ‘너, 내 공덕 알지?’ 이렇게 대가를 바라는 마음이 있어요. 그런데 그 대가가 안 돌아오면 기분이 나쁘고 섭섭해집니다. 그래서 베풀고 미워하고, 사랑하고 미워하게 됩니다. ‘사랑은 눈물의 씨앗이다’, ‘사랑하기 때문에 미워한다’고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사랑하면 기뻐요. 사랑이 미움의 씨앗이 되는 것은 사랑하기 때문이 아니라 사랑의 대가를 갈구하기 때문입니다.nbspnbspnbsp아무것도 베푼 것 없이 복을 받으려 하고, 자기는 사랑하지 않으면서 남으로부터 사랑받으려 하면 어리석은 중생입니다. 반면, 조금 사랑해놓고 많이 받으려고 하면 그나마 인연을 짓고 받으려 하는 것이니까 이 사람은 인연의 이치는 조금 아는 사람이에요. 이걸 현인이라고 해요. 그러나 현인은 역시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는 없어요. 대가가 돌아오면 다행이지만 안 돌아오면 배반감을 느껴서 괴로워집니다. 사랑하는 건 사랑으로 끝나고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는 게 무주상보시입니다. 그렇게 하면 사랑하는 결과가 미움으로 전환되지 않습니다. 설악산을 보면서 감탄하고 좋아하면 내가 좋아요? 설악산이 좋아요? 꽃을 보고 좋아하면 꽃이 좋아요? 내가 좋아요?”nbsp“내가 좋아요.”nbsp“그러니 내가 누군가를 좋아하면 내가 좋은 거예요. 산을 좋아하고 꽃을 좋아하면 아무 부작용이 없어요. ‘내가 설악산이 좋다고 10번이나 와 줬는데 산이 인사도 안 해준다’ 이렇게 화내는 사람은 없잖아요. 산더러 나를 좋아해달라는 대가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람에게는 ‘내가 너한테 사랑한다는 말을 했는데 너는 왜 안 하니? 나는 편지 세 번이나 했는데 너는 왜 한번도 안 하니?’라고 화냅니다. 이건 사랑이 아니라 거래예요. 이렇게 상거래를 하다 보니 ‘밑졌다, 손해다’ 하고 자꾸 계산이 되어서 미워하거든요. 돈만 주고받는다고 장사가 아니라 사랑도 장사처럼 해요. 좋아하는 것도 장삿속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밑졌다는 생각에 배신감을 느끼는 거예요.nbspnbspnbsp부모가 자식을 키울 때도 원래 장삿속으로 하진 않지만 중생의 습관이 워낙 깊이 배어 있다 보니 애가 말을 잘 안 들으면 ‘내가 너 키운다고 얼마나 고생했는데’ 이럽니다. 이건 본전 생각이 난다는 말이에요. 무슨 주식 투자하듯이 키웠다는 거예요.nbspnbsp손자를 도우려면 무주상보시를 해야 공덕이 큽니다. 질문자가 재벌도 아닌데 도우면 얼마나 돕겠어요? 큰 공덕이 되려면 바라는 마음을 버리세요. 손자에게 공덕이 될 거라는 생각도 하지 말고, 어떻게 좋은지도 따지지 말고 그저 베푸세요. 내가 이 세상의 어려운 사람을 위해서 베풀면 없어지는 게 아니라 다 좋게 돌아옵니다.nbspnbsp좋은 것이 나타나는 모습은 여러 가지예요. 예를 들어 살생, 즉 내가 누굴 죽였다면 과보는 내가 죽임을 당해야 해요. 그걸 단명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공덕을 쌓게 되면 단명보를 면한다고들 말해요. 우리가 좋은 일을 많이 했는데도 오히려 욕 얻어먹을 때가 있어요. 그럴 때 기분 나빠하지 말고 고마워해야 해요. ‘욕을 얻어먹으면 오래 산다’라는 말 들어봤죠? 이 말은 앞에 ‘좋은 일 하고’가 빠졌어요. 나쁜 일 하고 욕을 얻어먹어야 오래 사는 게 아니라 좋은 일 하고 욕을 얻어먹으면 오래 살아요. 예를 들면 이 사람은 원래 단명보로 일찍 죽을 운명인데 그 욕을 얻어먹음으로 해서 명을 길게 만들었다는 거예요. 그보다 더 큰 공덕이 없어요. 그러니 남을 도와주고 욕을 얻어먹더라도 이 인연의 이치를 알면 빙긋이 웃게 됩니다. ‘네가 날 욕해줘서 내 명이 길어졌다’ 이런 이야기입니다.nbspnbsp과보를 제대로 받으면 죽어야 하지만 그보다 조금 감해지면 병고에 시달려요. 이런 인연의 이치를 알면 병고에 시달린다고 한탄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안 죽고 살아 있는 것만 해도 다행이다’ 이러면 병고에 시달려도 행복하게 살 수 있어요.nbspnbsp그것보다 큰 복은 욕 얻어먹는 것이에요. 욕먹는 것으로 단명보를 면하니까요. 현상은 나쁘게 나타나는데 그게 절대로 나쁜 게 아니에요. 사실은 인연의 과보를 따지면 지옥에 떨어져야 될 것이 그 지은 인연 공덕으로 지옥에 안 떨어지고 이 세상에 와서 그래도 몸 좀 아픈 것이나 욕 좀 얻어먹는 걸로 때우니 엄청난 공덕이에요. 우리는 좋은 일만 생겨야 공덕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인연의 이치를 모르는 겁니다. 세상에서 말하는 재앙마저도 공덕인 줄 알면 이 세상을 사는데 두려울 게 없어집니다.nbspnbsp그런 이치를 모르면서 작은 시험에라도 걸리면 ‘아이고, 내가 베풀었더니 우리 손자가 잘 되는구나’ 하고, 떨어지면 ‘내가 그렇게 몇 십 년을 베풀었건만 아무 공덕도 없네’ 이러면 안 돼요. 그저 베푸는 것으로 끝내면 저절로 공덕이 됩니다. 노래 한 곡 하고 너무 많이 얻어가네요.” nbspnbsp“제일 중요한 게 한 가지 남았어요.”nbsp“재산을 어떻게 할까 하는 문제요? 아들 주면 딸이 난리고, 딸 주면 아들이 난리고, 안 주고 죽으면 자기들끼리 싸우겠다고 했죠. 그러면 이 재산이 없었으면 좋았을 원수덩어리잖아요. 그럴 때는 법륜 스님에게 주세요. nbspnbspnbsp그러면 자식은 안 싸우고, 질문자는 공덕을 짓고, 저는 그걸 받아서 북한의 굶어죽는 사람들과 인도의 가난한 사람들을 도울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그런데 그걸 뭐 고민거리라고 그래요. nbsp우선은 진 빚을 갚아야 하니 조금 놔두세요. 그런데 부모가 재산을 가지고 있으면 자식은 절대로 자립을 하지 않습니다.”nbsp“저는 재산이 없어요.”nbsp“집이 있다면서요. 명의가 누구 명의로 되어 있어요?”nbsp“아들하고 저, 둘 명의로 되어 있어요.”nbsp“그럼 반은 아들 거네요. 그냥 놔두세요.”nbspnbsp“그러면 제가 죽고 나면 딸하고 싸울 거 아니에요?”nbsp“절반은 아들 것이니까 절반은 아들 주고, 절반은 스님한테 드린다고 유언장을 써놓으면 안 싸운다니까요. 뭘 그걸 그리 어렵게 생각해요. nbspnbsp스님은 주기 싫어요? 스님 법문 듣고 기도문 받아서 자기가 좋아졌다면서 그 공덕에 대한 대가도 지불 안 해요? 저는 늘 후불제인데... 선불 받는 거 아니잖아요. 그렇게 공덕이 있었으면 나중에라도 좀 갚아야 될 거 아니에요?”nbsp“그런데 그 월세 나오는 걸로 저희 아들이 지금 빚을 갚는데, 착하긴 착하지만 뚜렷한 직장도 없어요. 깨달음의 장이랑 나눔의 장을 다녀왔어도 달라지는 게 없더라고요. 그렇게 힘들고 고통스러우면 스님한테 질문을 한번 해보라고 했지만 아들도 며느리도 용기가 없나 봐요.”nbspnbsp“시간 지나면 될 거예요. 괜찮으니 놔둬보세요.”nbsp“그럼 재산은 제가 죽기 전에 아들 앞으로 증여하지도 말고... 어떻게 해요?”nbsp“그냥 죽으세요. 스님 앞으로 주고 죽던지 그냥 죽으면 돼요. 그러면 자기들이야 싸우든지 말든지 알아서 할 테니까 걱정 안 해도 돼요.”nbspnbsp“어이구, 저 죽은 뒤에 또 둘이서 싸우면 어떡해요?”nbsp“걱정이 되면 스님한테 주라잖아요. 그런데 그걸 도저히 못 하겠다니까 그냥 두고 죽으라는 거예요. 아직 안 죽고 명이 좀 더 가겠으니 걱정하지 마시고 그냥 우선 생활하세요.”nbspnbsp스님의 대답에 청중들은 배꼽을 잡고 웃었습니다. 질문자도 처음에는 한 숨을 쉬더니 나중에는 환한 웃음을 보였습니다.nbspnbsp웃으며 박수를 치다보니 2시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모든 질문에 대한 답변을 마치고 나서 스님은 재미있었냐는 물음과 함께 인생은 복잡한 것 같아도 복잡하지 않고, 누에고치가 구멍을 내고 나비가 되어서 날아가듯이 사로잡힘에서 벗어나야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하면서 마무리 말씀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nbsp“재미있었어요?”nbspnbsp“네” nbspnbsp“인생이라는 게 복잡해 보이지만 찬찬히 들여다보면 별로 복잡할 것도 없어요. 누에가 자기 입에서 낸 실로 고치를 만들고 그 속에 갇혀 답답하다고 아우성치는 것처럼 우리도 자기가 일으킨 한 생각에 갇혀서 속박 받고 살아요. 자기 생각에서 못 벗어나는 이것을 ‘사로잡힘’이라고 합니다. 자기가 한 마음, 한 생각 일으킨 거기에 딱 사로잡혀서 철벽보다 더 두껍게 느껴요.nbspnbsp그런데 고치 안에 들어간 애벌레는 스스로 고치에 구멍을 내고 나와 나비가 되어서 날아가잖아요. 나비가 고치에서 나와 자유롭게 날아가듯이 우리가 자기 생각에 사로잡힌 여기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해탈이에요. 그래야 여러분들의 삶에 자유와 기쁨이 주어집니다. 주어진 상황 속에서도 얼마든지 자유로워지고 행복해질 수 있고,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어요.nbspnbsp예를 들면 지금 부처님의 가피 혹은 하나님의 은총이 마치 비 내리듯 내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다 제 그릇 따라 그 물을 받는데, 바가지를 거꾸로 쥐고 있는 사람은 아무리 오래 기다려도 물 한 방울 고이지 않아요. 지금은 바가지를 거꾸로 쥐고 있는 형국이에요. 그러니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누구나 다 행복할 수 있습니다.nbspnbspnbsp누구나 다 행복할 수 있다는 말은 곧 모든 중생은 다 부처의 성품을 갖고 있다, 즉 불성이 있다는 이야기예요. 기독교식으로 말하면 ‘모든 사람은 다 하나님의 아들딸이다’ 라고 합니다. 모든 사람은 하나님 앞에서 평등하다, 다시 말해 누구나 다 자유롭고 행복할 수 있는 신성을 가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걸 우리가 자각해서 자기의 소중함을 알고, 자신의 삶을 함부로 팽개치지 않고, 어떤 상황에 처하든 자기를 늘 아름답게 가꿔가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nbsp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누구나 다 행복할 수 있다는 스님의 말씀에 모두 공감을 하며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nbspnbspnbsp이어서 무대 위에서는 책 사인회가 열렸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서 책 사인회는 20분이 넘게 계속 되었습니다. 어떤 50대 여성 분은 “스님 법문을 매일 들으며 제 인생이 나날이 행복해지고 있습니다.” 라고 하면서 환한 웃음을 보였습니다.nbspnbsp▲ 책 사인회nbsp또 어떤 분은 방금 구입한 ‘야단법석’ 책에 “법륜 스님 우리 모두의 희망이자 사랑이십니다. 건강하세요.” 라고 문구를 미리 적어와 스님에게 사인을 받기도 했습니다.nbspnbspnbspnbsp마지막으로 오늘 강연을 준비한 송파정토회 자원봉사자들과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활짝 웃는 얼굴에는 행복이 가득 넘쳐 보였습니다.nbspnbsp▲ 송파정토회 자원봉사자들과 함께nbsp사진을 찍고 나서 스님은 봉사자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해주며 “수고했어요” 라고 격려해 주었고, 봉사자 중에 한 분이 “스님, 사랑합니다.” 라고 말하자 주위에는 웃음이 한가득 피었습니다.nbspnbsp오늘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을 통해 모든 봉사자들과 청중들이 나도 좋고 너도 좋고 오늘도 좋고 내일도 좋은 시간을 함께 만든 것 같습니다.nbspnbsp▲ 봉사자들에게 합장 반배를 하며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있는 스님nbsp행사장 뒷정리를 시작하는 봉사자들에게 공손히 합장하며 인사를 한 후 송파구민회관을 나온 스님은 밤 10시가 넘어서 서울 정토회관에 도착했습니다. 집무실에서 업무를 더 보다가 오늘 일정을 마쳤습니다.nbspnbsp내일은 아침 7시부터 평화재단에서 조찬 모임을 가진 뒤 오후 1시 30분부터는 ‘통일코리아를 위한 한국 사회의 성찰과 변화’를 주제로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리는 평화재단 창립 11주년 기념식 및 심포지엄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nbspnbsp ※ 법륜 스님과 함께하는 인도 성지순례 참가자 접수가 진행 중입니다.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서 인도의 10대 성지를 내 발로 직접 밟아보고 그 감흥을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아래 배너에서 직접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nbsp

2015.11.17. 50,299 읽음 댓글 46개

2015.11.11 천안 통일의병 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천안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과 통일이야기”를 주제로 강연을 했습니다.nbspnbsp어젯밤에는 원고 교정 작업과 업무를 하느라 집무실에서 밤을 샌 스님은 새벽 예불과 기도를 마친 후 아침 7시부터 하루 종일 평화재단에서 각종 미팅과 회의를 하였습니다.nbspnbsp▲ 새벽 예불nbsp지방 강연을 돌아다니면 차 안에서 주무실 수가 있는데, 서울에 계시니 계속 미팅과 회의 일정이 잡혀서 오히려 더 바쁜 하루를 보내게 되는 것 같습니다.nbspnbsp미팅과 회의를 모두 마치고 오후 5시에 강연이 열리는 천안으로 출발했습니다. 천안으로 향하는 길에는 많이 피곤하셨는지 의자를 뒤로 젖히고 단잠을 청했습니다.nbspnbsp차창 밖을 보니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하는 노래가 저절로 웅얼 거려지는 멋진 가을날입니다. 스님이 ‘즉문즉설과 통일이야기’를 시작한지 오늘로 11번째 강연인데, 11월 11일에 강연이 이뤄지는 우연이 겹쳐 시작부터 기분을 좋게 합니다.nbspnbsp▲ 오늘 강연이 열린 천안백석중학교 다목적실nbsp저녁 6시20분에 강연이 열리는 천안백석중학교에 도착하니 몇몇 지역 인사분들이 모여 스님과의 사전 간담회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천안 지역의 교수, 교사, 협동조합 이사장 등 약 10여분과 함께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간단한 소개로 시작하여 평양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공개된 로저 셰퍼드의 백두대간 종주 사진전에 대한 이야기, 새터민들의 현황이나 북한의 황폐한 삼림 문제 등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누었습니다.nbspnbspnbsp특히 대화의 말미에는 의인들의 고장인 천안에서 통일의병들이 많이 나와주기를 당부한 후 지금 통일의병이 필요한 이유와 어떤 활동을 할 것인가에 대해 설명해 주었습니다.nbspnbsp“남한의 보수와 북한이 대화를 해야 진정한 남북 대화라고 볼 수 있는데, 보수의 문제는 지금 북한을 적대하느라 북한과 대화를 못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보수가 집권하면 북한을 인정하고 대화를 해야 하고, 진보가 집권하면 보수와 합의해가며 남북관계를 진전시켜야 합니다. 보수와 합의 없이 남북 관계를 진전시키면 정권이 바뀌었을 때 되돌아가버려요. 지금이 그런 상황이잖아요.nbspnbsp‘진보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안 지킨다,’ ‘보수는 반통일 세력이다’ 이렇게 자꾸 다른 쪽을 비판만 하면 안 됩니다. 각자 이런 우려가 있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이 현실 위에서 통일을 어떻게 도모할지 접근해야 합니다.nbspnbsp결국 가장 핵심은 통일지향적 정부를 세우는 것입니다. 그런 정부가 들어서야만 통일 문제는 풀릴 수가 있어요. 제가 민간 차원에서 20년 간 통일을 위해 노력해봤지만 정부가 지금처럼 하는 한 민간에서 아무리 노력해본들 별 의미가 없어요. 통일만이 국가 운명과 민족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의지를 갖는 정부를 우리가 구성해내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물론 최선이 없으면 차선의 길이라도 가야겠지요. nbspnbsp이념 논쟁에서 벗어나려면 진보니 보수니 하는 잣대를 우리가 먼저 내려놓고 누가 더 통일지향적이냐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가야 합니다. 그러면 ‘보수가 통일지향적일 수 있느냐’라는 의문을 제기하는데요, 논조를 정파적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는 겁니다.nbspnbsp그런 관점에서 의병의 가장 중요한 일은 민간교류가 아니라 남한에 통일지향적 정부를 세우는 데 온 힘을 쏟을 사람들을 결집하는 것입니다. 특정 당이나 개인의 지지 세력이 되면 안 됩니다. 그러면 의병이 아니라 한낱 정파에 지나지 않아요.”nbsp왜 통일의병 모임이 만들어졌는지 그 취지를 이해하게 되자 모두들 공감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강연 시간이 다 되어 자리에서 일어나야 했습니다. 다함께 기념 촬영을 한 후 강연장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자고 하며 곧바로 강연장으로 이동했습니다.nbspnbspnbsp오늘 강연은 대전 통일의병 모임과 서울 통일의병 모임이 주축이 되고 천안에서 자원봉사를 자청한 분들이 함께 준비를 했습니다. 강연장이 학교 강당인지라 강연장으로 다시 셋팅을 하기 위해 봉사자들은 일찍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고 합니다. 가지런히 놓인 플라스티 의자들을 보니 그 수고로움이 절로 느껴졌습니다.nbspnbspnbsp300여명이 자리한 가운데 소개 영상에 이어서 스님이 무대에 오르자 큰 함성과 박수 소리와 함께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스님은 먼저 통일 강연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며 말문을 열었습니다.nbspnbsp“오늘은 정토회가 아니라 통일의병에서 주관하는 통일 강연회입니다. 강연 취지가 통일 이야기를 나누고자 하는 것이니까 개인적으로 인생 이야기를 묻는 사람은 반드시 통일의병에 가입한다는 전제 조건 하에 질문해 주세요. nbspnbspnbsp그냥 법륜 스님 인생 이야기만 들으러 오셨던 분들도 개인 이야기를 넘어서서 우리 공동체 모두의 삶을 발전시키는 것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 봅시다.”nbsp오늘 강연의 취지에 대해 모두 공감대를 이룬 후 본격적으로 즉문즉설이 시작되었습니다. 여기저기서 손을 들고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nbspnbsp첫 번째 질문자는 피해망상증을 앓고 있는 어머니를 위해 자식된 입장에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물었고, 두 번째 질문자는 남편이 주식을 하고 도박을 해서 1년 전에 이혼을 했는데 둘째 아이가 아빠의 성향을 많이 닮은 듯 해서 더 걱정이라며 어떻게 가족이 행복할 수 있는지 물었고, 세 번째 질문자는 의대에 진학하고자 외국어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재입학을 준비 중인 고1 학생이었는데, 불안한 마음을 해소하기 위해 어떻게 시간을 보내면 좋을지 물었고, 네 번째 질문자는 중학생이었는데 경제적 이유 말고 인도적 차원에서 통일이 되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물었고, 다섯 번째 질문자는 새터민이었는데 남쪽에 와보니 통일을 원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에 많이 감격했다며 과연 언제쯤 통일이 될지 울먹였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각각의 질문에 대해 명쾌한 답변을 들려주며 2시간 30분 동안 열정적인 강연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오늘은 통일이 그 누구보다 목마른 새터민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과연 언제쯤 통일이 될 것이냐는 질문에 스님은 어떻게 하면 통일이 가능해질 수 있는지 마치 그림을 그리듯이 자세히 이야기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저는 이북에서 온 이탈주민이고 한국에 온지는 두 달 되었습니다. 오늘 스님께서 통일 이야기를 하신다기에 우리 북녘 형제들이 제일 목말라하는 통일이 언제 오겠는지 알고 싶어서 왔습니다.nbspnbsp산을 넘고 강을 건너 목숨을 내걸고 오는 우리 이탈주민들은 통일이 가장 목마른 대한민국의 국민입니다. 북에서는 남한 분들이 통일을 염원하지 않는다고 어릴 때부터 세뇌교육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와서 보니까 통일을 지지하고 바라는 분들도 많고, 통일을 어떻게 해야 할지 연구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온 모든 분들에게 우리 북녘 동포들을 대표해서 정말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nbspnbsp스님, 통일은 과연 언제쯤 될까요?”nbsp새터민은 말을 다 잇지 못하고 끝내 눈물을 보였습니다. 통일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느껴져서 가슴이 짠해졌습니다. 스님은 어떻게 통일이 될 수 있는지 차근차근 답해 주었습니다.nbspnbsp“통일이 언제 될까 예측하는 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마음속에 노력은 하지 않고 결과만 바라는 마음이 있을 때 ‘언제쯤 되나’ 하고 예측하려는 심리가 일어나요. 통일이 오도록 우리가 노력을 하면 통일이 오겠고, 노력을 안 하면 안 오겠고, 노력을 많이 하면 빨리 오겠고, 노력을 게으르게 하면 늦게 오겠지요. 우리가 통일이 다급하다면 빨리 오도록 노력을 할 테고, 별로 다급하지 않으면 노력도 덜 해서 늦게 올 테고, 원치 않으면 안 올 것입니다.nbspnbspnbsp북한은 지난 90년대부터 지금까지 2530년 간 경제적으로 계속 나빠졌어요. 질문자가 어렸을 때보다 지금 상황이 더 안 좋을 겁니다. 정치적으로도 독재가 강화됐고, 안보적으로도 취약해졌습니다. 그래서 주민들이 통일을 더 강력하게 원할 수밖에 없어요. 말 그대로 ‘통일만이 살 길이다’ 이렇게 되는 겁니다.nbspnbsp반면 남한은 지난 50년을 돌아보면 분단된 상태로도 경제적으로 발전해왔고 정치적으로도 민주화가 되어왔어요. 국방도 튼튼해져서 군사적 우위를 점하게 되었습니다. 이렇다 보니 남한 사람들에게는 통일이 다급한 문제가 아닙니다. 되면 좋지만 안 돼도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통일을 굳이 할 필요가 있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상당히 많습니다. 연령적으로는 젊은 사람일수록 더 그렇습니다. 젊은이들은 북한에 대한 증오심은 없는 대신에 통일에 대한 의지도 별로 없어요. 나이 든 사람은 북한에 대한 미움은 있는데 그래도 통일하자는 생각은 강합니다. 이산가족의 경험도 있고 하니까요.nbspnbsp그런데 현재 한국에서 통일을 주장하는 나이 드신 분들은 북한 붕괴를 전제한 통일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붕괴까지는 아니어도 항복을 요구해요. 예를 들어 이명박 대통령의 비핵개방 3000 정책은 핵무기를 포기하고 개방하면 밥 먹고 살도록 해주겠다는 식의 접근이었습니다. 그런데 질문자가 북한에 살아봐서 알겠지만, 북한이 남쪽보다 여러 가지 면에서 부족하다고 하더라도 북한의 현 지도부나 군부가 남한한테 무릎 꿇고 항복할 가능성이 있을까요?“nbsp“항복할 가능성은 없다고 봅니다. 그 사람들이 굴복했다면 이미 통일이 되었을 겁니다.”nbsp“예. 특히 지도부는 쉽게 굴복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북한이 조금 군사력이 약하더라도 남쪽에 심각한 피해를 줄 정도의 군사력은 있다고 봐요? 없다고 봐요?”nbsp“북한은 일단 전쟁이 나도 기름이 없습니다. 국가 탱크에는 얼마나 차 있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북한 시민들은 장작을 때서 살기 때문에...”nbspnbsp“질문자의 이야기대로라면 우리가 군사력으로 밀어버리는 게 제일 낫겠네요?”nbspnbsp“그러면 남한도 북한도 손해가 많을 테니 가급적 평화적으로 통일하면 좋겠습니다.”nbsp“그렇습니다. 일방적으로 힘에 의한 통일이 아니라 합의에 의한 평화적 방법으로 통일해야 합니다. 그런데 남북이 합의해서 통일하려면 남한이 북한 측의 요구를 어느 정도 들어줘야 합니다. 주민들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남한에서 경제적 지원을 해줘야 하고 지도부의 저항을 막으려면 신분보장을 해줘야 해요. 그냥 처벌 안 하는 것으로 충분한 게 아니라 정치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자유를 허용해줘야 해요. 평화롭게 합의 통일을 하려면 현실적으로 이런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렇게 남한이 중심이 되어 통일 하기 위해 상대의 요구를 받아주는 것을 포용이라고 해요.nbspnbsp그런데 둘 사이에 세력 차이가 나서 세력이 큰 쪽, 즉 남한을 중심으로 통일을 하자고 하니 북한이 호응하기 어려워요. 그러니 힘으로 하면 전쟁이 날 것이고, 평화적으로 통일하려면 남한이 북한의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해줘야 합니다.nbspnbspnbsp독일의 통일이 그랬어요. 결과적으로 서독이 중심이 돼서 통일을 했는데, 통일과정의 30년 동안 서독이 동독에 거의 일방적인 지원을 했어요. 그리고 통일 전 분단된 상태에서도 서독은 이미 서독 안에서 공산당 활동을 합법적으로 허용했습니다. 이게 신분 보장이에요. 그러니까 동독의 일반 주민들은 통일되면 더 잘 살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환영했고, 동독의 지도부도 자기들의 정치적인 활동이 통일된 뒤에도 보장이 된다니 동의한 겁니다. 이렇게 동독의 기득권층이 통일 과정에서 손해를 하나도 안 봤기 때문에 나중에 특별한 저항이 없었습니다. 제일 꼭대기의 몇 명만 처벌했지, 나머지는 처벌을 면해주고 다들 정치활동도 허용해줬습니다.nbspnbsp우리로 치면 북한 주민들이 통일된 뒤에도 조선노동당을 만들어 출마해서 함경도는 조선노동당이 지역 정부를 구성할 수도 있도록 한 거예요. 그렇게 해주니까 저쪽에서 통일하자고 나온 겁니다.nbspnbsp이런 배경을 만든 건 서독이지만, 통일하자는 결정은 동독이 한 겁니다. 통일의 시기도 서독은 준비가 덜 되었으니 통일할 때가 멀었다고 봤는데 동독 쪽에서 하자고 몰려온 거예요. 당시 서독 장관을 지냈던 분에게 제가 ‘돈 많이 들면 저쪽에서 하자고 해도 안 하면 되지 않았어요?’ 하니까 ‘총 들고 넘어오면 총으로 막겠지만 숟가락 들고 넘어오는 사람들을 어떻게 막습니까?’라고 했어요. nbspnbspnbsp우리도 통일 준비는 남한이 하지만 통일을 언제 할지는 북한에게 선택권을 줘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경제적 지원도 하고 신분도 보장해줄 테니 통일을 언제 하면 좋을지는 너희가 결정해라. 너희가 좋다고 할 때까지 기다릴게.’ 이렇게요. 중국도 지금 홍콩이나 대만에 대해서 그렇게 하고 있잖아요. 중국처럼 어마어마하게 큰 나라가 조그마한 섬나라인 대만도 일대일로 딱 만나서 존중해 주고 ‘피는 물보다 진하다’라고 이야기하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지금 원수같이 여기니 통일이 되기 어렵죠.nbspnbsp객관적으로 보면 북한이 문제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의 관점에서 본다면 남한이 의지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의지가 있으면 포용을 해야 하는데, 하나하나 똑같이 싸우려 드니 통일되기가 어렵죠. 힘 있는 쪽에서 힘없는 쪽을 감싸줘야 해요. 난리를 피우고 속된 말로 지랄발광을 해도 감싼다면 통일이 가능하겠지만 그걸 일일이 대응한다면 군사적 충돌 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그런데 군사적인 통일은 현재 제가 보기에는 불가능해요. 남한에 핵발전소가 많이 있기 때문에 이곳이 공격 받는다면 이것은 전쟁의 승패를 떠나 통일에 아무 득이 없는 엄청난 피해를 몰고 오게 됩니다. 또 군사적 통일을 하려 들면 중국이 개입합니다. 그러나 남북이 합의해서 평화적으로 통일을 한다면 중국이 개입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nbspnbsp그래서 통일을 하려면 평화적으로 해야 하고, 평화적 통일을 하려면 남한 측에서 북한을 포용해야 합니다. 그런데 한국 정부는 지금 포용할 준비가 안 되어 있고, 북한 지도부 버르장머리 고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제가 보기에 통일의 시기는 더 길어질 거예요. 그러나 반드시 그렇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다음으로 들어서는 남한 정부가 자신감을 가지고 북한을 포용하는 자세를 가진다면 통일의 시기는 앞으로 훌쩍 당겨질 것이고, 계속 대결하는 정책으로 가면 통일의 시기는 뒤로 멀어질 것입니다.nbspnbspnbsp게다가 중국과의 관계도 변수가 됩니다. 질문자가 보기에는 북한이 현재 힘든 상황이긴 하지만 중국 말을 들을 것 같아요? 안 들을 것 같아요?”nbsp“좀 듣는다고 봐야죠.”nbsp“아이고, 북한에서 살았는데도 저리 모르네요. 한국 말도 안 듣고 미국 말도 안 듣는 북한인데 중국 말이라고 들을까요? 안 들어요.nbspnbsp그런데 저런 북한은 통일의 관점에서 보면 유리해요. 북한만 결정하면 통일이 되니까요. 그런데 자꾸 우리가 지금처럼 중국더러 북한에 압력 넣어달라고 요청하면 어떻게 될까요? 중국의 압력으로 북한이 개방하고, 중국이 북한의 군사적인 우산이 되는 대신 북한의 핵무기를 없애도록 하면 남북 간에 평화는 오지만 통일은 오히려 어려워집니다. 통일을 하고 싶어도 중국의 동의를 얻어야 해요. 주한미군 철수를 비롯해 이러저런 조건을 중국이 당연히 요구할 것입니다. 그러면 미국이 안 받아주겠죠. 미국이 요구하는 조건은 또 중국이 안 받아줄 테니 통일은 어려워져요. 그러니 북한이 중국에 기대지 않고 버티는 것은 현재의 긴장 국면에서 보면 굉장히 나쁜 요소지만 통일의 관점에서는 유리한 요소입니다.nbsp그러나 질문자도 알겠지만 북한이 독자적으로 계속 버티기는 거의 한계에 이르렀습니다. 조만간 무너지거나 중국으로 기울어질 가능성이 높아요. 버티고 버티다가 안 되면 중국으로 기울어지거나, 쿠데타가 일어나서 친중정권이 들어설 거예요. 그러면 긴장국면은 풀릴지 몰라도 통일의 기회는 상당히 뒤로 멀어집니다.nbspnbsp이런 전체적인 조건을 보면 지금은 통일의 시기가 굉장히 가까이 와 있습니다. 다만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할 한국 정부의 의지가 부족합니다. 북한이 중국 쪽으로 넘어지면 통일이 어려워지고, 남한이 미국 쪽으로 너무 가까워져서 사드 배치까지 해버린다면 중국이 남한을 경계하게 됩니다. 지금 중국이 북한까지 버리는 척 하면서 남한에 엄청난 공을 들이는 것에는 남한이 미일동맹체제에 합류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해서입니다. 남한이 미국의 압력을 못 견뎌서 미일동맹체제에 들어가면 중국은 아마 다시 북한을 감싸는 쪽으로 갈 겁니다. 지금 국제관계를 보면 미국과 중국이 세력 재편을 두고 엄청난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nbspnbsp그런데 이런 위기 속에서 정작 우리는 우리 민족의 이익과 자주성을 어떻게 보전하고 통일을 할 거냐는 관점에 서 있지 않고 서로 앙숙이 돼서 주도권을 놓고 싸우는 꼴이에요. 그런 가운데 민족적 이익은 점점 멀어져갑니다. 그러니까 계속 북한 욕만 하는 것은 통일에 도움이 안 됩니다. 북한이 나쁜 줄은 이미 천하가 다 알아요. 지금은 그런 북한을 어떻게 통일 대열에 참여시킬지 전략적 사고가 필요한 때입니다.nbspnbsp남한 정부가 통일을 적극적으로 지향하면 통일이 됩니다. 남한 국민은 북한과 달리 정부를 선택할 수 있어요. 남한 국민들이 진정 통일을 원한다면 그런 정부를 만들어버리면 되는데 그런 선택을 안 한다는 것은 남한 국민들이 통일에 그리 관심이 없다는 반증입니다. 국민의 절반 이상이 관심이 있어야 남한 정부가 바뀔 수 있어요.nbsp그래서 협력을 해야 합니다. 현 정부가 정책을 바꾸거나 다음 정부가 적극적인 통일정책을 추구한다면 통일은 굉장히 단시간에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지금 이런 식으로 대결 국면을 계속 끌고 가고 북한이 더 이상 버티질 못해 중국 쪽으로 기울어지면 통일의 시기는 먼 훗날로 넘어가버리고, 남북은 미중 양국체제의 하위변수가 되어서 다시 분단 고착화로 갈 위험이 있어요. 지금은 분단 고착화로 갈 위기와 통일로 갈 수 있는 기회가 함께 있어요. 이 위기를 극복하면 기회가 되고, 기회를 살리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국민과 정치 지도자들의 의식 수준을 보면 기회를 살리기보다는 위기를 극복 못할 가능성이 확률적으로는 더 높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기회를 한번 살려보자고 해서 우리가 이렇게 국민운동을 하는 거예요. 가만히 둬도 이루어진다면 가만히 있지 굳이 통일 운동을 할 필요가 없잖아요.nbspnbspnbsp꼭 휴전선이 무너져야 통일이 아닙니다. 통일은 내일 남한 정부가 북한하고 통일하겠다고 결심만 하면 통일이에요. 그러면 관계를 풀면서 교류가 가능해지고, 질문자도 고향에 가서 가족을 만날 수 있고 질문자가 번 돈을 가족에게 보내줄 수도 있잖아요. 통일하겠다고 정책적 결정만 나면 여러 가지 장애가 있더라도 그것은 극복 대상이지 별로 중요한 게 아닙니다. 완전히 이런저런 경계를 다 없애서 정치적으로 한 나라가 되는 것은 시간이 많이 걸리는 문제예요. 질문자가 원하는 통일은 남한에서 결정만 하면 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아주 빠른 시일 내에 올 수도 있어요. 그러니 지금의 기회를 살려내고자 통일의병 모임을 만들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데 질문자도 가입해서 힘을 좀 보태주세요.”nbspnbsp“예,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nbsp울먹이던 새터민은 환하게 밝아진 얼굴로 스님에게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강연을 마치고 나가는 길에는 통일시민학교도 듣겠다며 통일을 향한 실천 활동을 다짐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nbspnbsp스님의 명쾌한 답변 덕분에 통일을 향한 길을 환히 내다보게 된 청중들은 기쁜 마음으로 박수를 쳤습니다.nbspnbspnbsp모든 질문에 대한 답변을 마치고 나니 어느덧 2시간 30분이 훌쩍 지나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새터민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 이어서 통일이 되면 우리가 어떤 희망을 그려볼 수 있는지 이야기하면서 강연을 마쳤습니다.nbspnbsp“서울에서 신의주, 나진선봉, 블라디보스토크로 이어지는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만들려면 비용이 3조원 든다고 합시다. 10년이나 20년만 지나면 그 금액이 물류 비용에서 빠지게 됩니다. 그러면 이건 투자이지 소비가 아니에요. 천문학적 금액이 드는 건 맞지만 그건 다 나중에 본전이 빠지는 일인 거예요. 그러니 이 일은 우리가 돈이 없으면 빌려서 쓰면 돼요. 그걸 통일비용이라고 해서 마치 손해나는 것처럼 호도하기 때문에 국민들이 겁을 내는 거예요. 전 세계에 투자처를 찾는 돈은 널려 있습니다. 우리나라 안에서도 기업이 투자처를 못 찾아서 묶어둔 돈만 해도 어마어마합니다.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연결해서 물류 혁명이 일어나면 효과는 이루 말할 수 없어요. 사할린에 있는 석유며 시베리아에 묻힌 가스가 송유관을 통해 서울과 부산까지 바로 들어오면 가스비가 절반 가까이 떨어집니다. 또 북한에는 남한의 25배에 달하는 광산자원이 묻혀 있어요.nbspnbspnbsp이렇게 북한 개발이 이루어지면 경제가 살아납니다. 정치는 당분간 양국 체제를 유지하더라도 통합 경제와 북한 개발 없이는 한국 경제가 다시 성장할 수 없습니다. 북한의 노동력과 남한의 자본 및 기술이 결합하면 북한이 세계의 생산 기지가 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남한이 한 때 생산 기지였다가 중국으로 역할이 넘어갔는데 이제는 중국도 인건비가 비싸져서 인도로 넘어가고 있어요. 그런데 북한은 지금 중국 인건비의 3분의1 밖에 안 됩니다. 그러니 남한의 중소기업이 북한에 진출하면 활로를 열 수 있습니다. 북한에 중국 관광객이 엄청나게 늘어나는 것도 한 효과이고요.nbsp이렇게 대한민국이 통일되면 향후 2030년까지 세계 7위권 정도까지 올라갈 수 있고 2050년쯤 되면 세계 5위권까지 올라갈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습니다. 그러면 한국의 태도에 따라 중국이 유리해질 수도 있고 미국이 유리해질 수도 있기 때문에 한국이 미중 사이의 균형을 잡아줄 수 있어요. 그러면 우리의 평화뿐 아니라 동아시아의 평화가 도래하게 되고, 한국과 중국, 일본이 협력하는 동아시아 공동체를 만들면 이 경제규모가 세계 최대가 돼요. 이렇게 21세기 후반에는 동아시아 시대가 도래하고 그 중심에 우리가 설 수 있습니다.nbspnbspnbsp통일이 평화적으로 이루어진다면 그렇다는 겁니다. 군사적으로 통일이 이루어진다면 우리는 중국과 적대해서 미국과 협력하는 체제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통일은 되어도 동아시아 공동체로는 나아갈 수 없습니다. 통일이 어떻게 이루어지느냐에 따라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고 오히려 여러 가지 갈등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것이 현재 우리에게 놓인 선택입니다. 그러니 이런 가능성을 우리가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 고민해야 합니다.nbspnbsp21세기 초반에 통일을 하고, 21세기 중반에 동아시아 공동체를 만들고, 21세기 후반에 가면 세계 문명의 중심이 동아시아로 오는 새로운 꿈을 우리가 한번 꿔볼 수 있습니다. 문명이라는 것은 항상 그대로 있지 않고 변방으로 이동해갑니다. 유럽에서 미국으로, 미국에서 동아시아로 이동하고 있어요.nbspnbsp그런데 이 현대 문명은 많이 생산해서 많이 소비하는 것이 잘 산다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명 자체의 지속성에 한계가 있어요. 결국은 자원 고갈과 환경오염으로 인해 성장이 멈추고 쇠퇴하게 됩니다. 그러면 그 다음 문명이 무엇일까요? 그때까지 우리가 사는 건 아니지만 저는 이 문명 안에서의 우리의 역할을 넘어서서 다음 문명의 모델을 어떻게 만들 건지도 생각해야 한다고 봅니다. 현대 문명이 위기에 처했을 때 이걸 극복할 수 있는 대안 모델이 있어야 그것으로 갈아탈 수 있잖아요. 그래서 누가 그 모델을 만들거냐에 사실은 관심을 가져야 하고, 우리가 그걸 만들어 낸다면 새로운 문명의 중심에 설 수도 있습니다.nbspnbspnbsp왜 우리가 그 일을 할 수 있냐하면 현대 인류의 모든 모순이 이곳에 다 집약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융합해서 새로운 것을 창조해낸다면 인류의 모든 모순을 극복하는 단초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이게 곧 기회이자 위기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어떻게 사물을 볼 것인지가 매우 중요한 거예요.nbspnbsp그런 면에서 통일의병은 그저 옛날처럼 ‘분단됐으니까 통일하자’는 단계를 넘어섭니다. 통일이라는 용어가 식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이것은 문명 전환 운동이고 새로운 문명의 중심에 서는 운동입니다. 그 1단계가 통일이고, 2단계가 동아시아 협력관계이고, 3단계가 세계 문명의 중심으로 나아가는 역할을 우리가 하고 뒤이어 새로운 문명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nbspnbspnbsp우리는 그런 꿈을 꿀 수 있는 것은 지금으로부터 6천 년 전 배달나라가 건국될 때는 바로 그것이 세계 최고의 문명이었습니다. 그 세계 최고 문명의 DNA를 우리가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충분히 새로운 문명의 꽃을 피울 수 있습니다. 이런 자신감을 갖고 우리가 이 통일 운동을 하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그냥 같은 나라니까 하나가 되자는 식의 통일 운동을 했지만 지금은 그것보다 훨씬 더 높은 차원의 이상을 갖고 이 운동을 전개해 나가고자 하는 것입니다.”nbsp스님의 통일 비전은 언제 들어도 가슴이 뛰는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듣는 내내 가슴이 콩닥콩닥 거렸습니다.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이렇게 가슴 뛰도록 제시해주는 분이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소중하고 감사하게 다가왔습니다.nbspnbsp마지막으로 사회자가 나와 천안 지역에서 열리는 통일시민학교에 대해 알려 주었습니다. 그리고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청중 모두가 둥근 원을 만들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를 손에 손을 잡고 함께 불렀습니다.nbspnbspnbsp오늘 강연의 감흥이 컸는지 많은 분들이 눈시울을 붉힙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통일에 대한 간절한 염원을 가슴에 새겨볼 수 있었습니다.nbspnbsp노래를 마친 후 스님은 강당 뒤쪽으로 이동해 책 사인회 시간을 가졌습니다. 많은 분들이 스님 책을 사서 긴 줄을 섰고 서로 사진을 찍어 달라 부탁하며 즐거워하는 표정이었습니다. 모두들 스님에게 사인을 받고 밝은 표정으로 강연장을 빠져 나갔습니다.nbspnbspnbsp책 사인회가 이뤄지고 있는 사이 통일의병들은 통일시민학교를 알리고 후원을 받는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의인이 많이 난다는 천안에서 나라를 구할 통일의병들이 많이 생겨나길 간절히 기원해 봅니다.nbspnbspnbsp마지막으로 오늘 강연을 준비한 통일의병들과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통일 의병”을 늠름하게 외치는 얼굴에는 함박 웃음이 가득했습니다.nbspnbspnbsp이어서 스님은 “모두들 수고 했다”는 격려 말씀을 하며 악수를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앞서 질문한 자퇴한 여고생을 보면서 다시 한 번 격려를 해주면서 강연장을 빠져나갔습니다.nbspnbsp천안을 출발한 스님은 밤 11시가 다 되어 서울 정토회관에 도착했습니다. 집무실에서 늦은 시간까지 원고 교정과 업무를 보다가 오늘 일정을 마쳤습니다.nbspnbspnbsp내일은 아침 7시부터 평화재단에서 조찬 모임을 시작으로 각종 미팅과 회의를 연이어 가진 후 저녁 7시부터는 평화리더십아카데미 수강생들을 위해 ‘갈등의 대한민국, 화합과 통합의 길 찾기’ 란 주제로 특강을 할 예정입니다.nbspnbsp ※ 법륜 스님과 함께하는 인도 성지순례 참가자 접수가 진행 중입니다.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서 인도의 10대 성지를 내 발로 직접 밟아보고 그 감흥을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아래 배너에서 직접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nbsp

2015.11.12. 33,861 읽음 댓글 35개

2015.11.10 발우공양 후 ‘수행자의 본분’에 대한 말씀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정토회 서울공동체의 발우공양에 참석해 ‘수행의 자세’에 대해 법문을 한 후 하루 종일 새 책 원고 집필 업무를 하며 휴식을 취했습니다.nbspnbsp새벽 3시에 일어난 기도를 먼저 마친 스님은 원고 교정 업무를 하다가 새벽 5시가 되자 법당으로 내려와 공동체 대중들과 함께 예불을 올렸습니다.nbspnbsp▲ 새벽 예불과 명상nbsp예불을 마치고 나서는 서울 공동체의 발우공양에 참석해서 함께 공양을 드셨습니다.nbsp▲ 발우공양nbsp발우공양을 마친 후 대중대표가 스님에게 한 말씀을 청하자 스님은 수행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는 대중들을 위해 ‘수행자의 자세’에 대해 소중한 가르침을 들려주었습니다.nbspnbspnbsp먼저 그동안 행사가 많아서 공동체 생활이 많이 흐트러진 점일 지적하며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것을 당부했습니다.nbspnbsp“그 동안 행사가 많다 보니 생활이 규칙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최근에 특히 그랬는데, 불규칙적인 생활도 시간이 오래 경과되면 습관이 됩니다. 아침 기도 빠지는 것도 오래 되면 습관이 되고, 발우공양 빠지는 것도 오래 되면 습관이 되고, 울력에 빠지는 것도 오래 되면 무의식적으로 빠져도 될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자꾸 핑계가 생깁니다. 활동 때문에 바쁘셨던 분들도 이제는 생활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면서 일을 하도록 합시다.nbspnbspnbsp안 그러면 나중에 수행자의 대열에서 낙오되기 쉽습니다. 낙오된다는 게 다른 뜻이 아니라, 본인이 괜히 불만이 생기고 생활이 답답해져서 대중생활 때문에 일이 안 되는 것처럼 느껴지는 번뇌가 생깁니다. 그러니 일과를 잘 챙기고, 바깥에 나가 있을 때도 아침 기도를 하는 걸 놓치지 않도록 합시다. 놓치면 결국은 본인에게 손해가 돼요. 정토회에서 살다가 나간 사람들 중에서도 기도를 계속 챙겨서 하는 사람들은 밖에 나가 살아도 천일기도 입재식에도 참여하는 등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정토회 활동을 꾸준히 함께하는데, 기도를 안 챙기는 사람들은 천일결사에도 참여하지 않고 옛날에 우리가 세웠던 원이 뭔지도 까맣게 잊어버려서 일반회원보다도 못한 수준으로 떨어집니다.nbspnbsp기도를 정기적으로 한다는 게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사실은 굉장한 힘이 됩니다. 해외 나가 있는 사람들 중에서도 기도를 꼬박꼬박 챙기는 사람은 1년이면 1년, 3년이면 3년 정해진 기간을 끝까지 하는데 비해 아무리 똑똑하고 일을 잘 해도 기도를 챙기지 않는 사람들은 꼭 중간에 그만두고 귀국하거나 정토회를 나가거든요.nbspnbsp억지로 하면 기도도 스트레스가 돼요. 기도하는 시간을 내느라 자꾸 뭔가 일이 안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절에서 하는 게 굉장히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 딱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바깥 세상에 사는 사람들도 누구나 직장 다니고, 밥 해먹고, 살림 살고, 부모 모시고, 명절에는 주변을 다 챙기며 삽니다. 그러니 우리가 같이 밥 해먹고 청소하고 아침기도 하는 생활은 기본으로 지켜야 합니다.nbspnbsp그래서 lt금강경gt에서도 부처님의 일상생활을 앞 부분에 자세하게 기록해 놓았습니다. 문답이 나오기 전에 부처님의 일상생활을 먼저 이야기했어요. 그래서 옛 선사들도 ‘1장에 부처님의 모든 법문의 내용이 다 들어 있다. 말 없는 가운데 이미 모든 법문이 다 설해졌다.’ 고 했습니다. 수보리가 묻는 부분부터, 즉 우리가 주옥같이 여기는 문답을 오히려 ‘평지풍파를 일으킨 셈이다. 즉 고요한 연못에 공연히 돌을 던져 물결을 일으켰다.’ 라고 평가할 정도였습니다.nbspnbsp이렇게 일상생활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것은 남에게 보이기 위해서도 아니고, 자랑하기 위해서도 아닙니다. 우리의 일상생활을 꾸준히 정진하면서 지켜가면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건강도 지켜낼 수 있고 마음도 지켜낼 수 있습니다.nbspnbsp그런데 마장이라는 건 늘 핑계거리를 만듭니다. 몸이 아프거나 바깥 상황이 바쁘다 해서 기도를 한 번 빠지고 두 번 빠지고 하다 보면 빠지는 게 당연해지고, 기도하는 게 오히려 힘들어집니다. 그러니 생활이 흐트러진 사람들은 다시 다잡아서 추스르도록 합니다. 저도 막 돌아다니다 보면 잠자는 시간, 먹는 시간이 모두 제때를 벗어나 일상이 흐트러집니다. 규칙적으로 안 해주면 힘들잖아요. 일을 계속 해야 하니까 약이라도 먹고 버티는데, 그래도 1년에 두 차례씩 시간을 정해놓고 단식을 해서 몸에 밴 약 기운을 다 빼내서 원상복귀 시켜놓고, 또 하다가 안 되면 약의 도움을 좀 얻지만 그게 또 쌓이면 단식을 해서 빼고 새로 시작합니다.nbspnbspnbsp항상 이렇게 일상으로 돌아와서 정해진 일과를 규칙적으로 딱 하고, 또 좀 바쁘면 바쁘더라도 조금 흐트러졌다 싶으면 다시 일상을 탁 잡아야 해요. 기본을 잡아서 안정시킨 뒤에 다시 또 좀 흐트러지는 활동을 하더라도 해야 합니다. 이걸 놓쳐버리고 그냥 흐트러진 상태가 일상이 되어버리면 수행자로서는 굉장히 큰 마장에 부딪힐 위험이 있습니다. 그러니 일상을 지키는 것을 꼭 잊어버리지 않도록 합시다.”nbsp정해진 일과를 규칙적으로 잘 지키는 것이 마장을 극복하게 해주는 큰 힘이 된다는 말씀이었습니다. 대중들도 바쁜 업무 중에 놓친 점들을 많이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nbspnbsp이어서 스님은 임진왜란 때의 승병을 예로 들며 정토행자는 수행자로서의 본분을 지키면서 사회활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nbspnbsp“우리가 업무를 효율적으로 열심히 하는 건 다 좋지만, 정토행자는 수행자로서의 본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저 봉사 열심히 한다고 좋은 게 아니에요. 우리는 수행을 기초로 하고 수행자로서 봉사하고 사회활동을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수행자가 아닌 일반인으로서 열심히 사회활동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우리는 수행자로서 어려운 사람도 돕고 환경운동도 하고 통일운동도 하는 것이지 그냥 통일운동가나 환경운동가가 아닙니다. 그런데 하다 보면 자꾸 착각을 하게 돼요. 아무리 효율이 높은 길이 있다고 해도 수행자로서의 본분을 지켜가면서 해야 합니다.nbspnbsp임진왜란 때 승병들을 보세요. 전쟁하는 게 스님들이 원래 해야 할 일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전쟁할 때는 목숨을 바쳐 싸웠지만 전쟁이 끝나고 돌아왔을 때는 세속의 업식, 전쟁의 업식을 빼기 위해서 엄청난 정진과 참회를 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면 엄청난 자기희생을 했는데 왜 참회를 했을까요? 수행자로서는 참회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비록 상대가 적군이거나 나쁜 사람이라 하더라도 정상적인 때였다면 수행자들은 그들을 자비로 품어안아서 살려줘야 하는데, 긴급상황이다 보니 죽일 수밖에 없었잖아요. 그 악심을 전부 참회하고 또 참회해서 수행자의 본분을 잃지 않도록 이어갔어요.nbspnbsp그러나 개중에는 참회가 덜 된 사람도 있었어요. 수행자의 본분으로 돌아오는 게 늦거나 제대로 안 된 사람들은 흔히 말하는 땡초가 되거나 나중에 사회저항세력의 일원이 되거나 의병에서 반군으로 바뀌어 나가는 일이 생겨났습니다. 그래서 불교가 임진왜란 이후에 훨씬 더 빨리 근본을 놓쳐버리는 쪽으로 흘러갔어요. 고려 말부터 임진왜란이 있을 때까지는 탄압을 받아도 그래도 그 본분을 지켜가면서 해왔고, 그것은 임진왜란 때 승병으로서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바탕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전쟁이 7년이나 끌면서 수행자가 병사로서 7년을 살아버리니까 이미 그 업이 군인의 업이 되어버렸잖아요. 그걸 딱 끊고 돌아와서 엄청나게 정진을 해야 했는데 그게 부족했던 사람들은 수행자로서 탈락하게 되고, 그 이후에 계율이 급격하게 허물어졌습니다. 말은 수행자라고 하지만 거의 도적떼 비슷하게 가버린 경우도 많았습니다.nbspnbsp이렇게 절마다 계율이 엉망이 되어버렸어요. 그래서 다시 그 계율을 새로 세운다고 기도를 하고, 계를 새로 받는 등 복원 작업을 한 겁니다. 왜 용성조사님을 보고 조선불교중흥률 제6조라고 부를까요? 계가 없어져 버렸기 때문입니다. 전쟁을 하는데 무슨 계율을 지키겠어요? 그것도 12년짜리 전쟁도 아니었잖아요. 계가 끊어져버렸기에 새롭게 기도를 해서 복원을 했기 때문에 ‘조선불교중흥률’이라고 부른 겁니다.nbspnbsp우리도 그렇습니다. 특히 정토회는 사회활동을 많이 하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수행자로서의 본분을 놓치기가 매우 쉽습니다. 지금은 스님이 버티니까 유지되지만 시간이 좀 흐르면 이 안에서 사회활동을 완전히 빼버리고 명상하고 수행하는 쪽으로만 가는 부류가 생겨날 테고, 아예 사회운동만 하는 부류가 생겨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수행을 기초로 한다는 점을 늘 잊지 말아야 합니다.nbspnbsp그렇다고 수행만 해서도 안 돼요. 우리는 수행을 기초로 한 위에 수행자로서 사회활동을 해야하고 대중의 무거운 짐들을 같이 져주는 역할도 해야 하는 겁니다. 어떤 사회활동을 해도 좋아요. 다만 수행자로서 해야 합니다. 정치를 하더라도 수행자다운 사람으로서 해야 합니다. ‘아, 저 사람은 정치만 빼면 수행자다’ 이렇게 볼 수 있는 정치를 해야 다른 정치인과 다릅니다. 기업을 운영해도 수행자로서 운영해야 하고, 시민활동을 해도 수행자로서 시민활동을 해야 합니다. 농사를 지어도 수행자로서 농사를 짓는 거지 그냥 단순히 농사꾼이 되면 안 됩니다. 여러분들도 이것을 딱 지키는 것부터 시작해야 해요.nbspnbspnbsp특히 대외활동을 많이 하는 사람들은 항상 일정하게는 공동체 안으로 들어와서 수행 생활을 하고요. 그래서 우리가 매년 ‘안거’를 하잖아요. 포교활동을 하더라도 안거 때는 딱 들어와서 수행자로서 본분을 지키는 거예요. 우리는 옛 선배들처럼 그렇게 길게는 못하더라도 일상생활을 수행자로서의 본분을 놓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이게 가장 중요합니다.”nbsp스님은 대외활동을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수행자의 본분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를 했습니다. 갈라지는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더욱 힘을 주어 강조하는 모습 속에서 스님의 대중들에 대한 애정을 많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nbspnbsp마지막으로 스님은 오는 15일이 천일결사 입재식인데 그동안 기도를 빼먹은 사람들은 빼먹은 만큼 하루 날을 잡아서 보충할 것을 당부했습니다.nbspnbsp“이번주 주말인 15일에는 천일결사 입재식이 있으니까 기도를 중간에 빠지고 못 했던 분들은 날을 잡아서 자기가 빠졌던 만큼 합시다. 다른 건 못하더라도 절이라도 하세요. 100일 동안 10번 빠졌다고 하면 500배씩 나눠서 두 번을 하든지 하루 잡아서 1,000배를 하든지 해서 다른 건 못 하더라도 절이라도 빠진 걸 헤아려서 채우고 회향을 하세요. 그리고 새로 입재할 때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해야겠다는 새로운 다짐을 하고요. 자기가 세운 원이잖아요. 그렇게 해야 회향할 때 마무리가 깔끔합니다. 제 시간에 기도를 못하고 빼먹은 것은 참회해야 할 일입니다. 그러나 참회만 하고 마칠 일이 아니라 그것을 반드시 채워서 부족하나마 그렇게라도 입재자로서 자기 책임을 다한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nbspnbsp이런 저런 일을 하다 보면 법문도 자꾸 빠지잖아요? 다 아는 소리 같지만 법문도 자꾸 빠지다 보면 해이해져요. lt금강경gt을 한 번 읽으면 될 텐데 왜 500독을 하고 1,000독을 하겠어요? 부처님 법문을 매일 들으면 좋지만 최소한 일주일에 한 번은 법회를 꼭 들어야 합니다. 그러니 그것도 빠진 사람들은 반드시 다음에 챙겨 들읍시다.nbspnbsp이렇게 해서 자기 생활을 자기가 정비해야지, 누구 눈치를 보고 한다든지, 시켜서 하지 마세요. 수행의 가장 핵심은 자발성입니다. 스스로 할 때만 그게 수행이지, 억지로 하면 심리가 억압이 되기 때문에 나중에 반드시 반발심이라고 하는 부작용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항상 스스로 해야 해요. 언제 어디서나 항상 주인이 되어야 합니다.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말은 자발적으로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nbspnbspnbsp대중보다 우리가 더 수행을 해야 하는데 오히려 대중보다 더 수행을 안 하고 산다면 우리는 그냥 일꾼이에요. 우리가 수행을 더 해서 수행자로서의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데, 활동하다 보면 수행은 간 곳없고 그냥 한 사람의 일꾼 혹은 직원으로서 생활하게 됩니다. 이제 연말이 되고 하니 위에서 조직적으로 진행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그렇게 자기 정비를 잘 해주시기 바랍니다. 차분한 가을에 무르익은 오곡을 잘 추수하듯이 1년 동안 이리저리 뛰면서 활동했던 것들을 개인적으로는 내적으로, 또 조직적으로는 각 부서별로 수렴을 잘 하시기 바랍니다.”nbsp다른 사람 눈치를 보지 말고 자기 생활은 자기가 정비를 해야 할 뿐만 아니라 수행은 자발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아침부터 스님의 감로와 같은 법문을 들은 대중들은 그동안 흐트러졌던 마음을 바로 잡을 수 있었습니다.nbspnbsp발우공양을 마친 후 대중들은 “오늘 스님 말씀을 듣고 많은 반성이 되었다”, “스님이 왜 수행자의 본분을 강조하는지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스님이 버텨주시니까 그렇지 시간이 흐르면 정말 어떻게 될지 걱정이다. 지금부터라도 부지런히 정진하자” 등 여러 소감을 서로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오늘 스님의 말씀은 개인과 공동체의 수행 생활에 많은 지침이 될 것 같습니다.nbspnbsp스님의 말씀을 듣고 다기 기운을 낸 대중들은 각자의 부서로 돌아가서 기쁜 마음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했습니다.nbspnbsp이렇게 발우공양을 마친 후 스님은 하루 종일 집무실에서 12월에 출간 예정인 새 책 원고 집필 업무를 했습니다. 어제와 그제 연달아 하루에 3번씩 강의를 하느라 입안이 헐고 목이 붓고 편두통이 심했는데, 오늘은 틈틈이 휴식도 취하는 등 건강을 위해 몸을 추스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님에게 오랜만에 여유 시간이 생겨서 참 다행이다 싶었습니다.nbspnbsp ※ 법륜 스님과 함께하는 인도 성지순례 참가자 접수가 진행 중입니다.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서 인도의 10대 성지를 내 발로 직접 밟아보고 그 감흥을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아래 배너에서 직접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nbsp

2015.11.11. 47,227 읽음 댓글 50개

2015.11.9 (저녁) 인천 청년 즉문즉설 강연

nbsp오늘 스님은 오전에 시흥 즉문즉설 강연과 오후에 야단법석 북콘서트에 이어서 저녁 7시부터는 인천시 계양구청 대강당에서 청년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청년정토회의 인천경기서부지부 자원봉사자들은 스님과 청중을 맞이하기 위해 오후 4시부터 계양구청 대강당에 모여 무대를 점검하고 사전 리허설을 했습니다.nbspnbsp▲ 인천 계양구청nbspnbsp저녁 6시가 되자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강연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더 많은 청중들이 우르르 몰려들었고, 봉사자들의 손길도 바빠졌습니다. 봉사자들은 먼 곳에서 찾아오는 청중들의 길라잡이가 되어 주었습니다.nbsp▲ 강연 준비를 하고 있는 봉사자들을 격려해주고 있는 스님nbsp해가 일찍 저물어서 계양구청으로 가는 길은 어두웠습니다. 하지만 스님 강연의 열기는 뜨거웠습니다.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이었지만 청년들뿐만 아니라 연세가 있어 보이는 늙은 청춘 분들도 많이 참석해 주었습니다. 380석의 자리를 꽉 채우고도 자리가 부족해 강연장 복도에 앉아야 하는 청중도 많이 보였습니다.nbspnbsp조계사 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야단법석 북콘서트가 오후 5시 20분에 끝났기 때문에 퇴근길 교통 체증을 감안하면 인천시 계양구청까지 제 시간에 도착하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nbspnbsp스님은 점심 식사도 못했는데 저녁 식사도 할 여유가 없이 곧바로 강연을 들어가야 할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차가 막히지 않아 30분 일찍 계양구청에 도착해 구청 앞 식당에서 칼국수 한 그릇을 먹고 강연장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nbspnbsp저녁 7시가 되어 스님이 강연장에 들어서자 청중들은 일제히 환호의 박수를 쳤습니다. 스님은 환한 얼굴로 웃으면서 “저녁은 드시고 오셨는지?” 반갑게 인사를 건넸습니다.nbspnbspnbsp그리고 오늘은 청년들을 위해 늙은 청년들은 좀 양보하라며, 35세 이하만 질문하라고 우스갯소리를 하면서 강연을 시작했습니다.nbspnbsp“이 자리는 여러분들이 살아가면서 겪는 인생의 이런저런 고뇌, 고통, 의문을 아무런 구애 받지 말고 편안하게, 자유롭게 대화하는 자리예요. 그렇게 하다 보면 ‘우리도 중생인 줄 알았더니 부처의 씨앗을 갖고 있구나, 부처님이 될 소질이 있구나’ 이런 희망을 갖게 됩니다. 땅의 이야기를 하지만 이야기하다보면 ‘아, 우리도 하늘나라로 가고 있구나’ 이렇게 천국 가는 길이 열린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우리의 삶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합니다.nbspnbsp청년들은 오늘 어떤 의문과 고뇌를 가지고 질문을 할지 저도 궁금합니다. 오늘 질문은 35세 이하로 연령 제한이 있습니다. nbspnbspnbsp연령제한이 없는 일반인 강연에서는 나이든 사람들이 주로 마이크를 독점해서 늘 아이 키우는 이야기, 부부 싸움하는 이야기예요. 그래서 청년들이 자기들 이야기도 좀 하고 싶다기에 청년들만을 위한 자리를 마련한 게 오늘 강연이예요. 늙은 청춘들은 오늘 질문자가 아니라 참관인이 되어 아들딸들이 무슨 고민을 하는지 들어보는 시간이 되겠습니다. 아시겠죠?”nbsp스님의 이야기가 끝나자 여기저기서 손을 들었습니다. 총 8명이 스님에게 질문할 기회를 얻었습니다.nbsp첫 번째 질문자는 결혼 4년차 주부였는데 신랑이 같이 술 먹기를 좋아해서 짜증이 나고, 또 신랑이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부동산 일을 하려고 해서 걱정이고, 또 신랑보다 남동생에게 더 정신적으로 의지하게 되는 것 같다며 고민을 말했고, 두 번째 질문자는 현재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지만 만족스럽지 못해서 진로를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물었고, 세 번째 질문자는 여럿이서 대화할 때 의사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서 눈물이 자주 나곤 하는데 어떻게 하면 대화법을 개선할 수 있을지 물었고, 네 번째 질문자는 36세 직장 여성이었는데 취업을 못하고 있는 남자 친구 때문에 걱정이고, 결혼을 할지 말지 고민이 되고, 업무 이해도가 떨어져서 상사와 의사소통이 잘 안되는 것이 고민이라고 물었고, 다섯 번째 질문자는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갔지만 학교 근처에서 자취하며 혼자 지내는 것이 너무 외롭다며 울먹였습니다.nbspnbsp이렇게 사전에 신청했던 질문자들의 질문이 모두 끝나고 시간이 남자 스님은 다른 청년들의 추가 질문을 받았습니다.nbspnbsp여섯 번째 질문자는 10년 간 여러 남자친구를 만났으나 내가 상대에게 맞춰주기 보다는 쿨하게 헤어지는 것을 반복했는데 어떻게 하면 사랑을 주면서 사람을 사귈 수 있는지 물었고, 일곱 번째 질문자는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 늘 시간이 부족한데 어떻게 하면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지 물었고, 여덟 번째 질문자는 선의의 거짓말을 자주 하게 되는데 그래도 괜찮은지 물었습니다.nbspnbsp스님의 재치 있는 답변에 청중들은 때론 배꼽 잡고 웃거나, 때론 깊은 울림으로 감동을 받았습니다.nbspnbsp오늘은 그 중에서 남자 친구 때문에 고민인 직장인 여성의 고민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선택 앞에서 망설임이 클 때 어떻게 판단을 해야 하는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nbspnbspnbsp“36살 직장인입니다. 결혼을 생각하고 있는 남자친구가 2년 동안 월급을 안 받고 수학강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남자친구가 학원을 그만두려 할 때마다 학원장이 ‘앞으로 국제학교를 열면 높은 연봉을 주고 데려가겠다’며 정작 월급도 안 주고 지금까지 부려먹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국제학교로 너를 데려갈 수는 없다’고 하고, 학원도 접은 마당입니다. 더 기가 막힌 건 남자친구가 배신당했다고 생각하지 않고 원장에게 또다른 신기술을 배우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게 전망이 있다는 건 알지만, 그 원장 때문에 다니던 학교도 그만두고 월급도 2년이나 못 받는 등 남은 게 하나도 없는데 아직도 그 원장을 믿고 따르고 있습니다. 벗어나면 좋겠지만 남자친구는 앞으로도 그 원장과 같이 일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종교에 심취한 것처럼 사람도 이상해졌어요. 사람을 바꿀 수 없다는 걸 알기에 저는 이제 좀 포기한 상태지만, 모두들 이 남자와 결혼하면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립니다. 헤어져야 하나요? 말아야 하나요?”nbspnbsp“네 알아서 하세요.” nbsp“처음에는 ‘이 남자가 못 벌면 어떻게든 내가 벌어서 가정을 끌고 가야겠다’ 했는데 고집을 피우고 계속 그 원장을 따르겠다고 하니 무척 답답합니다.”nbsp“그건 그 사람의 인생인데 어쩌겠어요. 질문자가 선택을 해야지 그 사람을 바꾸려 들면 안 되죠. 정토회에도 지금 돈 안 받고 일하는 자원봉사자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부모며 애인들이 다 미쳤다고 해요.” nbspnbspnbsp“그것과는 다른 것 같아요. 정토회에서 봉사활동하는 것은 뜻깊은 일이니까요. 제 남자친구는 먹고 살아야 하는데 계속 그러니까요. 남자친구가 저보다 10살 어린데 똑똑하지만 고집이 셉니다. 자기가 뭘 해야 하는지는 알지만 너무 고집이 세서 도저히...”nbsp“남자친구가 10살 어리다면 26살이겠네요. 26살이면 아직 자기가 어떤 것을 책임질 생각이 없는 거예요. 학원에서도 자기 나름대로 꿈을 가지고 원장 말을 믿으면서 이것도 배우고 저것도 배우고 있는 것입니다. 질문자가 보기에는 어리석고 바보 같지만 그 바보 같은 것도 자기가 선택해서 하는 것이라면 존중해줘야 해요. 친구로만 지내면 상관없잖아요. 결혼을 꼭 하고 싶어요?”nbsp“본인은 결혼하고 싶어 하고, 결혼하자고 계속 말도 해요. 그 원장과 신기술을 배우면서 지금부터라도 아르바이트를 해서 결혼 자금을 모으겠다고는 합니다. 내년 3월에 상견례하고 5월에 결혼하자며 나름 계획도 있지만 2년 동안 해온 걸 보면 안 될 것 같아요.”nbsp“그 정도 어린 남자랑 결혼하면 질문자가 좀 먹여 살려도 안 될까요?” nbspnbsp“그래서 제가 먹여 살리겠다고 했지만 원장과는 인연을 안 끊겠다고 하니까요.”nbsp“원장과 인연 끊을 바엔 먹여 살릴 게 뭐 있어요? 자기 알아서 먹고 살지요. 그런 재미로 다니려고 하니 질문자가 후원을 해줘야죠.”nbspnbsp“언제까지요?” nbsp“언제까지란 건 없어요. 죽을 때까지요.”nbsp“저는 일을 너무 오래 해서 지쳤어요. 결혼하면 좀 평온하게 살고 싶어요.”nbspnbsp“그러면 그 남자와는 안 맞죠.”nbspnbsp“그러면 제가 알아서 선택하면 될까요?”nbsp“그렇죠.” nbsp“남자친구가 좀 바보 같진 않아요?”nbsp“그 남자는 하나도 바보 같지 않아요. 정토회 다니는 사람들이 다 바보 같아요? 제가 보기에는 똑똑해요.” nbspnbsp“그래도 그건 유익한 활동이잖아요. 이것과는 좀 다른 것 같아요.”nbsp“똑같아요. 정토회 회원들도 상당수가 밖에서는 종교에 미쳤다는 소리를 듣고 삽니다. 질문자는 이걸 유익하다고 보지만 다른 사람들이 보면 바보라고들 해요. 숫제 머리를 깎고 중이 되면 모를까 머리를 길러서 승도 속도 아닌 것이 돈을 받는 것도 아니고 전망이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래서 당신 아들은 정토회에서 뭘 하냐고 물으면 할 말이 없대요.nbspnbsp또 ‘스님이면 스님이지 실무자는 또 뭐냐?’라고 물어요. 실무자라고 해서 ‘일만 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하기도 이상하잖아요. 그래서 애매모호하다고 다들 난리예요. 예전에는 사이비라고 난리였는데 그래도 요즘은 스님이 좀 유명해지니까 ‘사이비는 아닌가보다’ 해줍니다. nbspnbspnbsp질문자가 가만히 한번 따져보세요. 남자친구가 약간의 미혹에 빠져서, 즉 누구한테 세뇌되어서 저럴 수도 있어요. 어떤 이상한 종교에 세뇌되어서 저렇게 있는 건지 정토회처럼 자기가 좋아서 있는 건지 살펴보세요. 정토회는 세뇌시키는 데는 아니거든요. 여기서 봉사하면 나중에 돈을 많이 번다든지, 여기 와서 봉사하면 죽어서 천국 간다든지, 여기서 수행하면 나중에 좋은 혼처를 얻는다든지 하는 주장을 미끼로 내걸어서 사람을 잡고 있으면 좀 의심해볼만 합니다. 정토회는 그런 아무런 미끼가 없어요. 복도 빌지 말라고 하고, 죽어서 좋은 데 간다는 소리도 안 합니다. ‘좋은 일 하면 복 받는다’ 이런 소리도 안 하고 그냥 ‘네가 좋으면 해라’ 이렇게 말하잖아요.nbsp그러니 남자친구와 가만히 대화를 해보세요. 대화해봐서 사고가 정상적이라면 자기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 자꾸 상대에게 요구하지 말고 내가 선택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질문자는 지금 남자가 마음에 들고 젊기도 해서 다 좋은데 돈을 못 벌어서 불만인 거예요. 요것만 고치면 쓸 만하다 싶죠? 그런데 여기 있는 사람들 다 그래요. ‘술 만 안 마시면 이 남자 참 괜찮은데,’ ‘시어머니에게만 안 매여 있으면 생활이 다 좋은데’ 이러면 끝이 없어요. 죽을 때까지 이렇게 살아야 해요. 그러니 변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그냥 두세요. 설령 거기서는 나온다 하더라도 이런 성격이라면 예컨대 정토회에 오면 또 푹 빠져서 그럴 수도 있어요.”nbsp“정토회에 빠지는 건 괜찮을 것 같습니다.” nbspnbsp“거기 빠지나 정토회에 빠지나 똑같은데 뭘 그래요. 제 말은 그걸 고칠 수 있는 방법은 없으니 질문자가 선택을 해야 한다는 거예요. 이 사람과 결혼을 하려면 내년 봄까지 어떻게 하고 언제까지 취업하겠다는 계획을 의논해서 정하고 그 시점까지 딱 지키는지 한번 보세요. 그런데 사람이란 게 약속을 안 지켰는데도 또 미련을 갖잖아요. 그냥 무조건 ‘네가 뭘 하든 좋다. 난 널 사랑하니까 결혼하자’ 이렇게 가든지, 아니면 ‘아무리 사랑하지만 서로 책임을 져야 하지 않느냐? 내 몫까지 벌어 먹이라는 소린 안 하지만 네 몫은 벌어먹어야 하지 않겠느냐?’ 이런 의사가 분명하다면 ‘좋다, 약속하자. 언제까지 취직하고 언제까지 뭘 할 거냐?’ 이렇게 딱 정해보고 그때 봐서 안 되면 결정을 내리세요.nbspnbsp제가 보기엔 약속 지키기는 거의 불가능해 보이지만, 그래도 기회를 한번 주세요. 기한을 정해보고, 그때까지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그래, 너 좋을 대로 살아라’ 하고 정리해야죠. 계속 끌려가면 금방 40살, 50살 넘어가요.”nbspnbsp“결혼이란 걸 해야 하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지금 세 번째 남자친구예요.”nbsp“그거야 자기 선택이죠. 스님한테 물으면 결혼하라고 하겠어요? 결혼하려면 나부터 하지 왜 나는 안 하면서 남보곤 하라고 하겠어요? 엄마한테 물어보면 당연히 ‘해야 한다’ 하는데, 스님한테 물어보면 뭐라고 하겠어요?nbspnbsp그런데 저는 제가 결혼하기를 원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남더러 ‘안 해야 한다’ 이런 말은 안 해요. 사실 저는 ‘결혼을 안 하는 게 낫다’라고 말하고 싶긴 하지만, 남의 인생에 간섭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해야 한다,’ ‘안 해야 한다’라는 말은 안 하고 그저 ‘네가 알아서 해라’ 합니다.”nbsp“저희 어머니는 애를 낳아보지 않은 여자는 뭘 모른다고 하세요.”nbsp“맞아요. 그 말은 저도 인정해요.”nbsp“그럼 결혼해야 되겠네요.”nbsp“질문자의 대화 수준을 보니 결혼하고 싶어 하는 수준이에요. 그런데 그걸 왜 저한테 물어요? nbspnbsp결혼하겠다면 서로 뚜렷하게 자기 입장을 밝히세요. ‘나는 이런 일로 평생 봉사를 하겠다. 네가 좋고 결혼하고 싶지만 경제적으로는 책임을 못 진다. 내 이런 현상을 인정하고 결혼해서 같이 살려면 결혼해보자’ 이렇게 남자가 이야기를 하든지, 아니면 질문자가 ‘언제까지 이러저러하게 한다는 약속을 지키면 결혼하겠다’ 이런 식으로 입장을 분명히 표명하고 이야기를 해봐야죠. 계약서까지 분명히 써놓고 결혼해도 결혼하고 나면 약속을 안 지켜요. 그런데 계약서도 없이 말 한마디만 믿고 기다리는 것을 보니 젊은 남자가 좋긴 좋은가 봐요.” nbspnbsp“결혼하자는 남자가 이 남자밖에 없어서 선택했어요.”nbsp“그러니까요. 그 남자가 3년 뒤 취직시켜준다는 유혹에 빠져서 붙어 있듯이 질문자도 결혼하자는 유혹에 빠져서 지금 붙어 있는 거예요. 부모가 보면 질문자야말로 홀린 거예요. 남자보다 자기가 지금 더 빠져 있어요. 거기는 3년이지만 질문자는 평생이에요. nbsp그런 건 내가 미련이 있기 때문에 빠지는 겁니다. 학원장더러 뭐라 할 필요가 없어요. 남자친구는 뭔가 자기의 욕망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미혹돼 있는 거예요. 질문자도 결혼에 욕망이 있으니까 이리 미혹되는 것이고요. 나중에 지나놓고 객관적으로 보면 영 아니었는데 결혼하고 싶은 생각에 그래요. 아무도 결혼하자고 안 하는데 이 남자만 결혼하자고 하니 지금 거기에 미련을 갖는 거예요. 그래도 한번 해보지 그래요? nbspnbsp결혼해서 하루 살고 그만둬도 ‘결혼 안한 노처녀’라는 소리는 안 들어도 되잖아요. 노처녀가 나아요? 이혼녀가 나아요? 저는 이혼녀가 낫겠어요. 하하.” nbspnbspnbsp스님이 밝게 웃자 질문자도 웃음을 터뜨리며 욕심껏 준비해온 다음 질문을 마저 했습니다.nbspnbsp“한 가지만 더 질문하겠습니다. 업종을 전환해서 늦은 나이에 신입사원으로 들어갔는데 선임자인 대리님이 저더러 업무 이해도도 많이 떨어지고 의사소통이 안 된다며 무척 답답해하십니다. 입사 3개월이 되었는데도 일이 진행되지 않는다고요. 말이 많은 편이시라서 듣는 저도 피곤하긴 하지만 잘리지만 않는다면 어떤 일도 참을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업무 이해도를 높여서 저도 발전하고 대리님도 흡족해하며 잘 지낼 수 있을까요?”nbsp“그냥 잘릴 때까지 있으면 돼요. ‘내가 나간다’ 이렇게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요. 내가 잘리고 안 잘리고는 위의 상사가 결정하는 것이지 내 업무가 아니잖아요. 내가 있기를 원해도 잘릴 수 있고, 나가기를 원해도 안 잘릴 수 있어요. 그건 내 업무가 아니니까 그냥 상사한테 맡기고 현재 나의 업무에 충실하세요. nbspnbsp지금 상사와 의사소통이 잘 안 돼서 고민이라는 거죠? 질문자가 보기에는 상사가 문제예요? 자기가 문제예요?”nbsp“둘 다 약간 문제가 있어요. 그 분은 말이 너무 빠르고 많고, 저는 말이 좀 없는 편이에요.”nbsp“그 분 말을 질문자가 100퍼센트까지는 이해 못 하는 거예요?”nbsp“네.”nbsp“그러면 다시 물어보면 되잖아요. 다시 물어보면 말 못 알아듣는다고 화내요?”nbsp“그렇기도 하고요. 지금은 그냥 말 안 해도 대충 넘어가고 있어요.”nbsp“그런 건 커피를 한잔 사든지 따라다니든지 살갑게 굴든지 해서 ‘제가 조금 둔하니까 천천히 분명하게 말씀 좀 해주세요. 아까 말씀을 대충은 알아들었는데 정확하게는 못 알아들었으니 설명을 다시 해주세요.’ 이렇게 노력을 해야죠. 그냥 대충 넘어가지 말고요.nbspnbspnbsp내가 잘 못 알아들었다면 확인 작업을 해야 합니다. 내가 상사라면 이런 부하직원을 답답하게 생각하지 말고 ‘이해했어? 들은 대로 다시 이야기해 봐’ 이렇게 확인 작업을 해줘야 해요. 내가 부하직원이라면 물어서 확인 작업을 해야 하고요. 상사가 성질을 내더라도 방글방글 웃으면서 살갑게 물어서 자꾸 확인하는 작업을 해주면 이 문제는 극복됩니다. 그런데 ‘에이, 성질 더러운 양반한테 이야기해 뭐 하나. 대충 하자’ 이렇게 되면 계속 갈등이 생깁니다. 확인 작업을 해야 해요. 모르면 물어야 해요. 상대가 성질낸다고 놀라거나 두려워하지 말고, 알 때까지 집요하게 물어야 해요. 그렇게 물어서 확인 작업을 통해 정확하게 일하는 버릇을 가지면 좋겠어요.”nbspnbsp“예, 알겠습니다.”nbsp“자기 업무도 그렇게 확인 작업을 하고, 남자 친구도 확인 작업을 하세요. 딱 부러지게 ‘그래, 나하고 결혼하자는 남자는 세상에 태어나서 너밖에 없었다. 내가 밥 먹여줘도 좋으니 결혼하자’ 이렇게 전부 껴안고 하든지, ‘그래도 네가 나와 결혼하려면 네 밥벌이는 네가 해야 하지 않겠니? 약속을 했으면 지켜야지’ 이런 생각이 있으면 시한을 정해놓고 계획을 다시 정확하게 의논하세요. 그렇게 지켜보다가 ‘사람은 좋지만 같이 살면 신뢰를 못할 사람이다’ 이러면 아무리 젊거나 인물이 괜찮아도 안 돼요. 같이 살 때는 인물이 아니라 신뢰를 갖고 삽니다. 믿음을 가져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면 함께 살기 어려워요.nbspnbsp‘며칠까지 취직할래? 사인해.’ 이렇게 해서 안 지키면 아무리 상대가 좋아도 ‘알았다, 너는 거기서 너 좋을 대로 살아라’ 하고 끝내야죠. 이 상사에게도 불평은 좀 접어두고 모르는 건 묻고, 성질내도 따라다니면서 물어요. ‘에이, 제가 좀 둔해서 그러니 한 번 더 말씀해주세요’ 이렇게 농담조로 넘어가고요. 질문자는 사실 둔하지 않고 똑똑하잖아요. 다만 말귀를 잘 못 알아들어서 그렇죠. 확인 작업을 통해 정확하게 하는 걸 노력해서 연습하면 누구나 다 고칠 수 있어요.”nbspnbsp“대리님에게 계속 질문을 하면 바보 같은 질문을 한다고 생각하실까 봐서요.”nbsp“괜찮아요, ‘바보’ 소리 좀 들으면 되죠. 이야기를 들어보니 바보 같은데요. 뭘. 바보 같은 질문을 한다고 하면 ‘아니에요, 대리님. 바보 같은 게 아니라 바보예요’ 이렇게 이야기하세요. 그러면 ‘알긴 아네’ 이러면서 분위기가 좀 풀려요. ‘알다 뿐인가요? 제가 소크라테스 수준은 됩니다’라고 하고요. 내가 바보인 줄을 알면 ‘네 자신을 알라’고 한 소크라테스 수준이에요. 그걸 심각하게 듣지 말고 유머러스하게 받아들이면서 자기 걸 챙길 줄 알아야 해요.” nbspnbsp“예. 감사합니다.”nbspnbsp질문자는 줄곧 뚱한 목소리였는데 마지막엔 한결 밝아진 목소리로 감사 인사까지 했습니다. nbsp청중들도 스님의 말을 흔쾌히 알아듣고 환하게 웃는 질문자에게 큰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nbspnbspnbsp약속한 시간이 어느덧 흘러 9시 20분 경에 강연이 모두 끝났습니다. 뜨거운 박수와 함께 스님은 강단에서 내려왔습니다. 많은 청중들이 복도를 걸어 나오는 스님의 손을 잡고 악수를 청했습니다.nbspnbsp강연이 끝나고 봉사자들은 더욱 분주해졌습니다. 도서구입 부스와 사인회 부스에는 스님의 사인을 받기 위한 청중들의 줄이 길어졌습니다. 스님은 책에 일일이 이름을 적어주며 사인을 해주었습니다. 스님의 모습을 먼발치에서라도 보고자 하는 청중들은 카메라로 스님을 찍으며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습니다.nbspnbsp사인회가 이루어지는 동안 오늘 강연을 준비한 몇몇 봉사자들에게 소감을 물어 보았습니다.nbsp오늘 강연 총괄을 맡은 안재호님은 “2년새 청년정토회가 이렇게 커져서 현재 인천경기서부 소속 청년들로만 팀을 꾸려 강연을 준비한 게 뜻깊다” 라고 말했고, 실무 담당인 강유진님은 “이렇게 큰 행사에서 여러 가지로 미숙했던 준비과정이 마음에 걸립니다. 일과 수행의 통일을 체험할 수 있었다” 고 했습니다. 모두 평소 스님의 법문을 들으며 자원봉사도 열심히 하는 청년들인데 강연 준비 과정도 그대로 수행의 과정이었음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nbspnbspnbsp이윽고 북사인회가 마무리되고 청중들이 모두 빠져나갔습니다. 스님은 오늘 강연을 준비한 청년정토회의 인천경기서부 지부 봉사자들과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nbspnbspnbsp그리고 일일이 악수를 해주면서 수고했다고 도닥여 준 후 강연장을 빠져나왔습니다. 스님의 좋은 법문과 따뜻한 격려 덕분에 청년들도 기운을 듬뿍 받고 마음도 풍성해지는 가을밤이었던 것 같습니다.nbspnbspnbsp계양구청을 출발해 밤 10시가 넘어서 서울 정토회관에 도착한 후 스님은 오늘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nbspnbsp내일은 하루 종일 서울 정토회관에 머물며 연일 무리한 강연 일정으로 인해 쌓인 피로를 풀며 휴식도 취하고 새책 원고 교정 업무도 보면서 하루를 보낼 예정입니다.nbsp※nbsp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52개 도시를 순회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 강연 일정을 확인한 후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강연장으로 오세요.nbspnbspnbsp강연은 선착순 무료 입장이며, 질문을 하고 싶은 분들은 강연장에 직접 오셔서 사전 신청을 하셔야 합니다.nbsp

2015.11.11. 47,687 읽음 댓글 28개

2015.11.9 (오후) 야단법석 북 콘서트

nbsp오전에 시흥시에서 열린 즉문즉설 강연을 마친 후 스님은 점심도 먹지 못하고 곧바로 야단법석 북 콘서트가 열리는 조계사 불교역사문화기념관으로 향했습니다.nbspnbsp콘서트장으로 가기 전에 급히 병원에 들러야 했습니다. 그제와 어제 연달아 비를 맞고 걸었고, 또 어제는 3시간짜리 강연을 3번을 하다 보니 몸에 무리가 갔는지 입안이 헐고 목이 붓고 편두통이 심해졌다며 스님은 급히 병원으로 가자고 했습니다. nbspnbsp▲ 병원 진료nbsp오후 북 콘서트와 저녁 강연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응급처방을 한 뒤 곧바로 조계사로 향했습니다. 스님의 건강이 많이 염려되는 상황이었습니다.nbspnbsp오후 2시 40분에 조계사에 도착한 스님은 먼저 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에 들러 조계종 자성과쇄신추진결사본부장인 도법 스님을 만나 환담을 하였습니다. 두 분은 좌우 대립이 심한 한국 사회의 문제점과 최근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에 대해 대화를 나누기도 했습니다.nbspnbsp▲ 도법 스님과 환담nbsp이어서 오후 3시부터는 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 2층에 자리한 전통불교문화예술공연장에서 스님의 새 책 ‘야단법석’의 북 콘서트가 열렸습니다.nbspnbsp▲ 조계사 불교역사문화기념관nbsp공연장 입구에는 포토존과 야단법석 구매 코너, 다과 코너 등 다양한 부스들이 마련되어 풍성함을 더했습니다.nbspnbsp▲ 스님의 새 책 야단법석nbsp4대 인터넷 서점에서 사전 신청을 한 분들 중심으로 300여 명이 자리를 가득 메운 가운데 열렬한 환호와 박수로 북 콘서트가 시작되었습니다.nbspnbsp먼저 조성환 님의 피리 연주가 강연장에 울려 펴지자 아주 차분한 분위기가 되면서 가을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늘 북 콘서트의 주제와도 맞는 멋진 연주를 들려준 조성환 님에게 청중들도 힘찬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nbspnbsp▲ 피리 연주자 조성환님nbsp오늘 북 콘서트의 사회를 맡은 분은 KBS 1라디오에서 ‘인문학 산책’을 진행하고 있는 이주향 교수님입니다. 이 교수님은 감미로운 목소리로 청중들을 집중시키며 말문을 열었습니다.nbspnbsp먼저 야단법석 책이 나오기까지 세계 115개 도시를 순회했던 스님의 기나긴 여정을 영상으로 만나보았습니다.nbspnbsp▲ 스님이 지난 115일 동안 걸어온 세계 100회 강연 모습이 담긴 영상nbsp이 교수님은 “사람이 절망인 시대,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면 인간관계가 기적이라고 느낄 때가 있다”라고 하면서 “꽃보다 아름다운 분, 사람이 희망인 분입니다.” 라며 스님을 무대 위로 모셨습니다.nbspnbsp▲ 야단법석 북콘서트nbsp이 교수님은 “600페이지에 육박하는 내용을 거의 다 읽고 왔다”고 하면서 “책을 읽기가 참 쉬웠는데, 그만큼 메시지가 너무나 명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책을 읽은 소감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책 내용 중에서 의미있게 다가왔던 부분들을 짚어가며 스님에게 몇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nbspnbsp이주향 교수님은 왜 책의 이름을 야단법석이라고 지었는지, 왜 하루 1개 도시에서의 강연을 고집했는지, 사랑 받으려고 하면 100 실패한다고 얘기하셨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 행복에 대해서도 욕심을 내면 안된다고 하셨는데 그 의미는 무엇인지, 또 자기를 이기는 것이 가장 큰 장부라고 하신 말씀의 의미가 무엇인지, 또 매일 아침 108배를 해보라고 권유한 대목이 인상적인데 그 이유는 무엇인지 등 다양한 질문을 스님에게 했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각각의 질문에 대해 명쾌한 답변을 들려주었습니다. 그 중에서 야단법석 책에서 자기를 이기는 것이 가장 큰 장부라고 이야기한 이유와 자기 자신을 이기는 방법에 대해 질문한 내용과 스님의 답변을 잠깐 소개하겠습니다. 알아차림이 왜 수행의 핵심이 되는지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nbspnbsp▲ 오늘 사회를 맡은 이주향 교수님nbsp“야단법석 책 속에서 밖의 100만 대군을 이기는 것보다 자기 자신을 이기는 것이 더 큰 장부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이 대목이 무척 인상적이었는데요.”nbsp“부처님이 계신 건물 이름을 ‘대웅전’이라고 그러잖아요. 이 세상에서 그 어떤 영웅보다도 부처님보다 더 큰 영웅은 없다. 즉, 가장 큰 영웅이라는 뜻으로 ‘대웅’ 이라고 하는데 붓다는 바로 자기를 이긴 자입니다. 그래서 자기 운명의 주인이 되었습니다. 여기서 자기를 이겼다고 할 때 그 ‘자기’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자기의 까르마, 업을 말합니다.nbspnbspnbsp우리는 이 업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해요. 그래서 이 업에 늘 끌려다니면서 살기 때문에 운명론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당신의 운명은 이미 정해져 있다고 하는 것이죠. 그만큼 고치기가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운명론을 부정하시고 이 운명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해탈의 길을 보여주셨습니다.nbspnbsp우리가 자유와 행복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때 이것을 건강에 비유하면 이렇습니다. 이 방안을 무균 상태로 만들었다면 우리가 병들 이유가 없겠죠. 이것이 바로 천당, 극락이라고 말해지는 이상 세계입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해탈과 열반은 이런 무균 상태에서 건강한 것이 아니고 우리 몸에 어떤 세균이 들어와도 능히 이겨 낼 면역력을 갖추는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이 방안 뿐만 아니라 천하 어디를 다녀도 병들지 않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면역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태가 바로 해탈입니다.nbspnbsp아무런 장애가 없어서 행복한 것이 아니고 어떤 장애가 벌어지더라도 내가 거기에 구애받지 않는 것이 해탈입니다. 어떤 객관적인 상황을 두고 좋은 세상 나쁜 세상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누구나 다 그런 경지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nbspnbspnbsp그런데 그렇게 잘 안 되는 이유는 우리의 까르마가 경계에 부딪히면 그 경계에 자동적으로 반응하고 끌려가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까르마에 대한 충동적 반응이라고 그럽니다. 의식에서 통제가 되지 않는 것입니다. 나도 모르게 튀어나와 버리는 겁니다. 그러나 이 반응을 자기가 그 즉시 바로 알아차리면 충동적으로 반응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것을 깨어있음이라고 말합니다. 이 정도가 되어야 진짜 자기를 이기는 영웅이라고 말할 수 있겠죠”nbspnbsp“그렇다면 자기 까르마를 아는 방법이 있을 것 같아요. 그것이 수행일 것이고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주시죠.”nbspnbsp“화가 일어날 때 화를 참는 것이 아니라 화를 알아차려야 합니다. 심리가 불편할 때 자기 상태를 딱 알아차려서 진정을 시키는 것입니다 .‘너 또 욕심내고 있구나’ 이렇게 자기 마음을 자기가 알아차리는 겁니다. 그러면 옆에 사람이 볼 때는 ‘저 친구는 화도 안 내고 욕심도 안 내고 사람 참 좋다’고 얘기합니다. 그러나 본인은 자신이 화가 있고 욕심이 있는 줄을 잘 알고 있어요. 세상 사람들은 나를 모르는데 나는 나를 압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넌 욕심도 없니?’ 라고 물으면 ‘아니야. 나도 욕심이 있어. 욕심 없는 사람이 어디 있어?’ 이렇게 사실대로 얘기했는데 다른 사람들은 ‘야, 저 사람은 겸손까지 하네’ 이렇게 얘기합니다. nbspnbspnbsp이렇게 내가 나를 알아야 합니다. 이 알아차림이라는 것은 밖을 주시해서 알아차린다는 뜻이 아니고, 자신의 기분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것을 알아차린다는 뜻입니다. 생각을 알아차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생각을 알아차리는 것은 쉬워요. 그러나 기분이나 마음 작용은 무의식으로부터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의식이 잘 못알아차립니다. 그래서 아주 예의주시해야 순간적으로 반응하는 기분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nbspnbsp12연기에서는 ‘수’, 즉 느낌이라고 표현합니다. 이 ‘수’에서 맹목적인 충동으로 일어나는 것이 ‘애’ 즉 마음입니다. 마음은 감정입니다. 이 마음을 알아차려야 하는데, 그래서 신심명에서는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다. 사랑하고 미워하지 않으면 된다’고 표현을 합니다. 여기서 사랑과 미움은 남녀 간의 감정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좋고 싫고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좋고 싫고로부터 자유롭지가 못하죠. 좋으면 반드시 가지려고 하고, 싫으면 멀리하려고 합니다. 이 좋고 싫고 하는 감정을 12연기에는 ‘애’라고 합니다. 좋다는 것을 ‘갈애’라고 하고, 싫다는 것을 ‘혐오’라고 합니다. 이 좋고 싫고가 일어나면 반드시 집착이 일어나요. 이 집착을 ‘취’라고 합니다.nbspnbsp그래서 좋고 싫고 하는 감정은 일어나지만 거기에 끌려가지 않고 의지로 차단하는 것이 계율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계율을 지켜야 합니다. 좋고 싫은 감정이 일어나지만 적어도 말하고 행동하지는 않는 것입니다.nbspnbspnbsp그러나 화가 났는데 화를 안 내면 내가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그래서 한 번 두 번 참게 되지만 압력이 쌓여서 나중에 폭발을 하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계율을 범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폭발하지 않도록 계율을 굳건히 지켜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자꾸 터지게 돼요. 그래서 계율을 지키는 것도 큰 수행이지만 그것만으로는 해탈에 이를 수 없습니다. 계율을 지킨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nbspnbsp그래서 바로 그 전 단계로 가야 합니다. 그것은 선정을 닦는 것입니다. 선정을 닦기 위해서는 첫째, 마음이 들뜨지 않고 고요해야 합니다. 둘째, 집중을 해야 합니다. 셋째, 뚜렷이 알아차림이 있어야 합니다. 즉, 아주 고요한 가운데 아주 뚜렷한 알아차림이 유지되는 것이 선정입니다. 이 선정에 든 상태에서는 느낌이 일어날 때나 마음에서 감정이 일어나는 순간을 아주 금방 알아차릴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선정을 닦는 것입니다. 고요한 것만이 선정이 아니라 거기에는 뚜렷한 알아차림이 있어야 선정입니다.nbspnbsp그러나 알아차림을 유지하려면 긴장이 돼요. 그래서 고요함을 놓치게 됩니다. 알아차림을 유지하기 위해서 긴장을 하거나 애를 쓰게 되면 고요해질 수가 없습니다. 이를 악 다물고 하면 그것은 선정이 아닙니다. 선정은 모든 긴장을 풀고 편안한 가운데 임해야 합니다. 그러면 졸리고 멍청해집니다. 그리고 망상이 치성해요. 온갖 잡념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온갖 잡념이 일어나고 졸리는 가운데도 뚜럿이 알아차림을 유지해야 합니다. 이것이 연습되면 상대를 보고 기분이 팍 나쁘면 벌써 자신이 감지를 할 수 있어요. 호흡이 가빠지거나 몸에 열이 나거나 하기 때문에 벌써 ‘너 화날 조짐이 보여’ 이렇게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화가 나면 ‘너 화 나고 있어’ 하고 바로 알아차려지는 것입니다.nbspnbspnbsp화가 나서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하는데 이를 악 다물고 참는 것은 계율은 지키는 것에 해당합니다. 이건 알아차림이 아니예요. 선정은 마음이 들뜨거나 상할 때 바로 알아차리는 것을 말합니다. 이렇게 알아차림이 유지되면 그 기분이 자연적으로 사라지게 되어 있습니다.nbspnbsp그래서 자기를 이기는 방법은 첫째, 계율을 지키는 것입니다. 이미 감정이 일어나버리면 그럼에도 말이나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것도 자기가 자기를 이기는 것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이기기는 이기는데 자기를 억압하고 있기 때문에 나중에 폭발해서 계율을 어겨버릴 가능성도 높고, 본인이 스트레스를 받게 되어 괴롭습니다. 그래서 그 전 단계인 ‘알아차림’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우선 느낌을 알아차리고, 느낌에서 놓치면 그 다음 단계인 마음을 알아차리면 이 감정이 일어났다가 사라지게 됩니다. 그러면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nbspnbspnbsp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알아차림을 통해서 저절로 감정이 조절이 되는 것입니다. 이 때 ‘해야지’ 하는 의지를 불러일이키면 안 됩니다. 이렇게 알아차림이 지속되면 자기를 이기는 쪽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이기게 되는 것이지 이기기 위해 이를 악 다물면 이기지 못합니다.”nbsp스님 말씀을 들으니 바깥 대상이나 지식이 아니라 나의 감정 자체가 내 공부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이 무척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그러면서 나 자신을 온전하게 긍정하게 되는 것 같았습니다.nbspnbsp이 교수님은 스님의 명쾌한 답변에 여러 차례 감탄을 하며 계속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이렇게 교수님과 스님의 야단법석 책에 대한 대화를 모두 마친 후 이후에는 청중들과 함께하는 즉문즉설 시간을 가졌습니다.nbspnbsp전 세계를 누비며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더불어 지혜를 들려준 스님인데, 오늘 북콘서트에도 스님의 위로와 지혜가 필요한 사람이 많았습니다. 청중들은 강연장에 들어오면서 미리 자신이 스님에게 묻고 싶은 질문을 질문지함에 넣어둔 상태였습니다.nbspnbsp질문지함이 무대 위로 올라오자 먼저 스님이 손을 넣어 질문지 한 장을 뽑았습니다. 이 교수님이 질문지를 적은 사람의 이름을 부르자 직접 그 분이 일어나서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nbspnbsp▲ 청중들이 미리 써놓은 질문지를 하나 고르고 있는 스님nbsp첫 번째로 뽑힌 분은 남동생이 사업을 하다가 부도를 내게 되었는데 뒤늦게 부모님이 사는 집을 동생에게 이전해준 사실을 알게 되었다며 오빠는 이 사실에 대해 분개하고 있고, 자신은 부모님의 집을 찾아드리고 싶은 마음인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고, 두 번째 질문자는 자신이 아끼는 팀원이 고등학교 동창의 합당하지 않은 유혹에 자꾸 넘어가는 것 같아 어떻게 해야할지 물었고, 세 번째 질문자는 수면제를 먹는 것이 습관이 되어서 어떻게 이 습관을 고칠 수 있을지 물었고, 네 번째 질문자는 매사에 남탓하는 습관을 어떻게 고칠 수 있는지 질문했습니다.nbspnbspnbsp그 중에서 남탓하는 습관과 아버지에 대한 감사함이 없는 자신을 어떻게 고칠 수 있는지 물었던 내용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자신의 습관을 어떻게 바꾸어나갈 수 있는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nbspnbspnbsp“저는 어렸을 때부터 문제가 잘 안 풀리면 항상 남탓을 했어요. 결혼 전에는 아빠 탓을 하고, 결혼한 후에는 시어머니 탓을 했고요. 이런 안 좋은 모습을 좀 바꾸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남탓을 하지 않고 제 탓을 하면서 지낼 수 있을까요?”nbsp“네, 남 탓을 안 하면 됩니다.” nbsp“그리고 친정 아버지에게 감사한 마음이 없어서 아이들에게도 나쁜 영향을 주는 것 같은데 어떻게 하면 아버지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가질 수 있을까요?”nbsp“아버지에 대해 감사하면 됩니다.” nbspnbspnbsp“더 물어봐도 되요? 저도 알고는 있는데요. 아버지를 보면 그게 잘 안돼요.”nbsp“어릴 때 친정 어머니가 자기가 있는 데서 남편 탓, 시어머니 탓을 많이 했어요?”nbsp“아버지가 술을 많이 잡수셔서 아버지에 대해 불만이 많이 있으셨어요.”nbsp“어머니가 아버지 때문에 늘 힘들어해서 아이 안고 아버지를 원망하고 투덜댔기 때문에 자기의 무의식 세계에 아버지에 대한 이미지가 좀 부정적이예요.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고의 습관이 형성되었기 때문에 나중에 커서 ‘아버지는 괜찮은 사람이다’ 라고 이성적으로 생각한다고 하더라도 아버지를 보면 마음에서는 거부 반응이 일어납니다. 보면 그냥 짜증이 나는 겁니다. 이것은 생각이 통제를 못합니다. 부딪히면 자동으로 거부 반응이 일어나고 또 찬찬히 되돌아보면 아버지는 잘못한 것이 하나도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nbspnbsp그래서 어릴 때 부모가 자식을 야단치고 너무 많이 간섭을 하면 아이들의 심리에는 거부 반응이 형성되지만 그러나 부모가 자신에게 잘 해준 것에 대해서는 고마운 마음이 들어서 정신적인 갈등이 아주 심해집니다. 부모 때문에 못 살겠다고 하면서 집을 나와 놓고는 또 늘 부모를 걱정합니다. 그런 것처럼 질문자는 무의식 세계에 아버지에 대한 거부 반응을 가지고 있습니다.nbspnbsp어릴 때는 아무것도 모르니까 무지로 인해서 그럴 수가 있어요. 그런데 지금 커서 다시 돌아보니 아버지가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이해가 되잖아요. 질문자는 어렸을 때 아버지의 어떤 모습 때문에 가장 힘들었어요?“nbspnbsp“아버지의 사업이 많이 힘들어지면서 아버지한테 굉장히 짜증을 많이 내었어요.”nbsp“그것이 근본 원인은 아니에요. 아버지에 대한 호의적인 감정이 있으면 아버지의 사업이 실패하면 오히려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일어나는 것이 정상이예요. 아버지의 사업 실패를 보고 짜증이 났다면 그것보다 훨씬 이전에 아버지에 대한 부정적인 마음이 형성되었기 때문입니다. 질문자가 그것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질문자가 엄마의 업을 물려받은 것입니다. 엄마가 아빠 때문에 힘들어하는 모습을 그대로 물려 받았기 때문에 그것은 고치기 어렵습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듯이요.nbspnbspnbsp그래서 나의 바탕이 그렇게 형성되었기 때문에 아버지를 보면 반갑고, 호의적이 되기는 어려워요. 그렇게 되려고 너무 욕심을 내게 되면 그렇게 안 되는 나를 또 학대하게 돼요.nbspnbsp그러나 커서 다시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니 아버지가 나한테 잘못한 것은 아무것도 없잖아요. 나를 공부시키고 키워주신 분이잖아요. 그러니 절을 하면서 이렇게 기도하세요.nbspnbsp‘아버지, 저를 사랑하고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nbspnbsp절을 하면서 이렇게 자꾸 반복하게 되면 암시 효과가 있습니다. 자기가 자기에게 끊임없이 암시하는 겁니다. 일종의 자기 최면이죠. 자기에게 끊임없이 암시를 하면 무의식의 바탕에 아버지에 대한 부정적인 업이 형성되어 있어서 처음에는 상충이 되니까 거부 반응이 생겨서 절을 하고 싶지가 않아요. 짚어 치우고 싶은데 지속적으로 절을 하면 거부 반응이 감사한 마음으로 조금씩 바뀌어 가요. 그러면 아버지에 대해 호의적이 될 수 있습니다.nbspnbspnbsp어느 정도로 호의적으로 바뀌었는지는 아버지를 만나서 테스트를 해보면 돼요. 백일마다 한번씩 아버지를 만나서 대화를 나눠보면 혼자서 기도할 때는 호의적이 된 것 같은데 탁 부딪혀보면 거부 반응이 쏙 튀어나옵니다. ‘아, 아직도 바닥은 청소가 안 되었구나’ 알 수 있죠. 그러면 또 돌아가서 열심히 기도하고, 부딪히면 또 돌아가서 열심히 기도하고, 이렇게 반복하면 자신의 까르마가 변해나갑니다.nbspnbsp대신 욕심을 내면 안 돼요. 이걸 빨리 바꾸려고 하면 자학 증상이 생겨요. 빨리 안 바뀌는 나를 내가 또 나무라게 되거든요. 그러니 바뀌기는 바뀌지만 바뀌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시작하면 안 바뀐다고 좌절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지난번 보다는 거부 반응이 조금 약하네’ 이렇게 신기해 하면서 재미가 붙습니다.nbspnbsp완전히 소멸되려면 부처님이나 예수님처럼 한번 죽었다가 다시 태어나야 합니다. 생사를 건 수행을 통해 까르마를 완전히 소멸하면 몰라도 그렇지 않고 우리들의 수준에서 수행을 하면 완전히 없앨 수는 없고 그 거부반응을 약화시킬 수는 있습니다.nbspnbspnbsp다른 사람을 탓하는 것도 여기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에 남편을 만나면 남편을 탓하고, 아이를 만나면 아이를 탓하고, 시어머니를 만나면 시어머니를 탓하고, 절에 오면 스님을 탓하게 됩니다. 탓하는 마음이 일어나는 것은 현실이지만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감사하니까 감사 기도를 자꾸 하면 감사한 쪽으로 조금씩 나아가게 됩니다. 목표는 감사한 쪽이고, 현실은 탓하는 것인데, 수행은 그 사이에 놓인 과정을 말하는 것입니다. 계속 절을 하시면 조금씩 개선이 될 겁니다. 감사 기도를 많이 하시면 좋겠습니다.”nbsp“네, 감사합니다.”nbsp질문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스님 말씀을 듣다 보니 내가 머리를 싸메고 고민하는 일들이야 말로 나를 알아가는 거울이 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nbspnbsp이주향 교수님은 어떤 질문에도 막힘 없이 명쾌한 대답을 들려주는 스님에게 냉철한 지혜를 가진 사람 같다며 감탄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청중들은 각자 자신의 고민들을 더 꺼내놓고 스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했지만 마칠 시간이 다 되어 아쉬움을 달래야 했습니다.nbspnbspnbsp북콘서트를 마무리하면서 이 교수님은 오늘 참석한 청중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씀 들려달라고 스님에게 부탁했습니다. 스님은 살아있는 모든 사람은 행복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긍정적 사고의 중요성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nbspnbsp“살아있는 모든 사람은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권리를 제대로 행세를 못해요. ‘아이가 말을 안 들어요.’, ‘남편이 맨날 늦게 들어와요.’ 이렇게 자기는 괴로울 수 밖에 없다고 이미 정해놓고 그 이유를 찾아요. 그런데 제가 듣기에는 괴로워해야 할 이유가 별로 안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남편이 죽어서 울고 있는 한 도반의 장례식장에 가서 문상을 하고 나서는 그 분의 귀에 대고 그랬어요. ‘당신은 좋겠소. 시집 한 번 더 갈 수 있잖아.’ nbspnbspnbsp일반 사람 같았으면 뺨때기를 맞았을 수도 있었겠지만, 도를 공부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이런 이야기를 서로 나눌 수가 있는 거예요. 죽었다는 관점에서 보면 슬프지만, 결혼을 한 번 더 할 기회가 생겼다는 관점에서 보면 기분 좋은 일이예요. 결혼을 한 번 더 할 필요가 없겠다 싶으면 혼자 살면 되죠. 즉 선택의 폭이 넓어진 거에요. 왜냐하면 스님은 결혼을 해보지도 못했는데 그래도 결혼을 한 번 해봤잖아요. 그래서 불행해 할 요소가 아니예요. 그런데 사람들은 자꾸 불행하다고만 생각을 하거든요. 어떻게 사물을 보느냐 이 문제입니다.nbspnbsp부처님은 있는 왕위도 버리고 출가를 했잖아요. 그런데 국회의원 떨어졌다고 해서 그게 괴로워할 일이예요? 국회의원 선거에 나와보지도 못한 사람들도 수두룩 한데요. 재산을 잃어버렸다는 것이 슬픈 일이예요? 아니예요. 어차피 부처가 되려면 있는 재산도 다 버려야 하는데요. 뭘.nbspnbsp우리가 사물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그 일은 좋은 일이 되기도 하고 나쁜 일이 되기도 합니다. 그 일 자체는 공이에요. 그 일 자체는 좋은 일도 아니고 나쁜 일도 아니에요. 그 사람 자체는 좋은 사람도 아니고 나쁜 사람도 아니에요. 남편이 바람을 피웠다고 합시다. 내 쪽에서 보면 배신자이지만 그런데 상대편 여자가 볼 때는 더 진실한 사랑이 됩니다. 총각도 아니고 아내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피해까지 감수하고 나를 사랑해준다고 평가할 수 있는 일이 됩니다.nbspnbsp그래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그냥 책 속에 있는 내용 따로 현실 따로 이렇게 이해하면 안 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신앙심이 깊지 못한 것입니다. 존재 자체는 선도 아니고 악도 아니고 다만 그것일 뿐입니다. 그것을 우리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그것은 좋은 일이 되기도 하고 나쁜 일이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일체유심조입니다. 금이라고 하면 금이 되고 똥이라고 하면 똥이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 분별이 다 마음에서 일어난다는 뜻입니다.nbspnbsp그러니 괴로움이란 것은 사물을 부정적으로 보고 거기에 사로잡혀 있을 때 일어나는 것입니다. 그것을 내려놓으면 괴로움이 사라지고, 사물을 긍정적으로 보면 즐거워집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사물을 매사에 부정적으로 봅니다. 그래서 자기의 괴로움을 합리화합니다.nbspnbsp그러니 여러분들은 스스로 중생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주인이 되고 싶어요? 종이 되고 싶어요?“nbspnbsp“주인이 되고 싶습니다.”nbspnbsp“진짜예요? 테스트를 한 번 해볼게요. 두 사람이 밭에서 일을 하는데 저 둘 중에 누가 주인이고 누가 객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고맙습니다 인사를 하면 누가 주인이예요? 인사하는 사람이 주인이예요.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돈을 주면 누가 주인이예요? 돈을 주는 사람이 주인이예요. 그런데 여러분들은 인사를 하고 싶어해요? 인사를 받고 싶어해요?”nbsp“인사를 받고 싶어해요.”nbspnbsp“돈을 주고 싶어해요? 돈을 받고 싶어해요?”nbspnbsp“돈을 받고 싶어해요.” nbspnbspnbsp“거 봐요. 주인이 되기 싫잖아요. 내가 주인이 되기 싫어서 주인이 안 되는 것이지 내가 주인이 되려고 하는데 못 되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여러분들의 눈에는 종이 되는 것이 좋아 보이는 겁니다. 그래서 주인이 못 되는 거예요. 부처가 되는 것이 어려워서 못 되는 것이 아니고, 되기 싫기 때문에 안 되는 겁니다. 아무리 큰 바가지를 들고 빗물을 받아도 거꾸로 들고 있으면 물이 안 고입니다. 즉, 주인이 되기 싫다는 겁니다. 행복하기 싫다는 겁니다.nbspnbsp사랑하는 마음을 내면 행복해지는데, 사랑 받으려고 하면 내가 상대에게 종속되잖아요. 내 행복이 상대의 손에 달려있게 되잖아요. 상대에 따라서 내 행복과 불행이 좌우되잖아요. 그래서 사랑 받으려고 하지 말고 사랑하라 말하는 것입니다. 도움 받으려고 하지 말고 베풀어라. 이해 받으려고 하지 말고 이해해라. 이것은 다른 사람을 위해서 그렇게 하라는 것이 아니고 내가 자유롭고 행복하기 위해서 그렇게 하라는 것입니다. 부처님과 예수님이 무슨 억한 심정이 있어서 우리를 괴롭히려고 하겠어요? 우리 자신을 가장 행복하고 자유롭게 하도록 하기 위해서 하신 말씀입니다.nbspnbsp과거에 사생아로 태어났든, 고아로 자랐든, 어릴 때 성추행을 당했든, 사업에 실패했든, 자식이 없든, 자식이 먼저 죽었든, 누가 돌아가셨든, 그 수많은 경험을 겪고도 여러분들은 지금 살았어요? 죽었어요?“nbsp“살았어요.”nbspnbsp“살아있는 사람은 행복할 권리가 있어요. 자식이 죽었다고 해서 불행해야할 아무런 이유가 없어요. 나의 자유와 행복은 다른 누구에게 양보할 수 있는 게 아니예요. 사랑하기 때문에 괴로운 것이 아니고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괴로운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들도 주인이 될 권리, 행복할 권리를 마음껏 누리시기를 바랍니다.”nbspnbsp살아있는 모든 사람은 행복할 권리가 있다는 스님의 간곡한 호소에 청중들도 뜨거운 박수를 보냈습니다.nbspnbspnbsp마지막 순서는 재즈 가수 말로의 멋진 공연이 펼쳐졌습니다. 가을과 초겨울이 다가오고 있는 요즘에 듣기에는 너무나 안성맞춤인 아름다운 목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nbspnbsp▲ 재즈가수 말로nbsp말로 씨는 멋진 노래를 들려준 후 “좋은 강연을 듣고 맑은 정신을 가지신 분들에게 이런 공연을 하게 되어 너무 영광”이라며 기쁜 마음을 나누어 주기도 했습니다.nbspnbsp이렇게 북콘서트를 모두 마친 후 이어서 스님이 참가한 청중들 모두에게 책 사인을 해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nbspnbspnbsp▲ 야단법석 책 사인회nbsp청중들은 스님과 눈을 마주치며 소중한 가르침을 준 스님에게 거듭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특히 어떤 분은 “스님 책을 읽으며 제 인생이 얼마나 행복해졌는지 몰라요” 라며 그 기쁨을 감출 줄 몰라 했습니다.nbspnbspnbsp사인회를 모두 마치고 나서는 오늘 강연을 준비한 정토회 컨텐츠사업국 자원봉사자들과 모두와 함께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활짝 웃는 얼굴 속에는 오늘도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할 수 있어 보람 있었다는 뿌듯함이 가득 묻어 있었습니다.nbspnbsp▲ 오늘 북콘서트를 함께 준비한 정토회 컨텐츠사업국 자원봉사자들nbsp스님은 북콘서트를 마친 후 폴짝 폴짝 뛰듯이 계단을 지나 곧바로 저녁 강연이 열리는 인천시 계양구청으로 향했습니다. 차가 막히게 되면 강연 시간에 늦을 수도 있는 상황이라 많이 서둘렀습니다.nbspnbsp저녁 7시부터는 인천시 계양구청에서 청년들을 위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 다음 이야기에 계속 됩니다...nbspnbsp※ 법륜 스님의 세계 100회 강연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야단법석을 지금 인터넷 서점에서 만나보세요. 14만 킬로미터의 여정에서 만난 2만 2천여 명 세계인과의 행복한 대화가 생생하게 담겨 있습니다.nbspnbsp지금 구매하기nbsp

2015.11.10. 53,431 읽음 댓글 53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