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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3.29 (저녁) 대구 즉문즉설 강연(1) 사회문제편

nbsp안녕하세요? 오전에 있었던 서초구 즉문즉설 강연에 이어서 저녁 7시부터는 대구 시민들을 위한 즉문즉설 강연이 수성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렸습니다.nbspnbsp수성대학교 교정은 벌써부터 벚꽃이 활짝 피어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었습니다. 서울에서는 개나리꽃이 봄소식을 전해주더니 대구에서는 벚꽃이 봄소식을 전해주었습니다. 강연을 하러 전국을 다니다보면 자연의 변화를 가장 빨리 볼 수 있어 참 좋습니다.nbspnbsp▲ 대구 수성대 교정에 핀 벚꽃nbsp소개 영상이 끝나고 스님이 무대에 오르자 강연장을 찾은 800여 명의 대구 시민들은 열렬한 환호와 박수로 스님을 환영했습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수성대학교 대강당은 발디딜 틈 없이 붐볐습니다.nbspnbsp▲ 수성대 성요셉관 대강당nbsp스님은 환하게 웃으며 즉문즉설 강연의 취지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즉문즉답이라고 하지 않고 즉문즉설이라고 하는 이유는 지식으로 정답 맞추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번뇌가 사라지도록 하는 대화를 하기 때문이라고 얘기한 후 무엇이든 물어보라고 하자nbsp청중석에서는 번쩍 손을 들고 질문을 하기 시작했습니다.nbspnbsp총 5명이 스님에게 자신의 고민을 말했습니다. 중년의 여성 분은 남편에게 여자가 생겼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는데 아이들이 아직 학교를 다니고 있어서 이혼이 망설여진다며 어떻게 하면 좋겠는지 물었고, 젊은 여성 분은 결혼 4년차인데 아직 아이가 안 생겨서 시어머니는 시험관 아이라도 가지라고 해서 억지로 아이를 낳아야 하는지 고민이라고 물었고, 젊은 청년은 회사에 불이 나서 회사를 그만두게 된 이후 쉬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마음이 계속 불안해져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고, 직장인 여성 분은 회사에서 자기 이익만 챙겨먹는 사람들을 보면 나만 희생 당하는 것 같아서 화가 나는데 이것이 피해의식인지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물었습니다.nbspnbsp스님은 개인들의 다양한 인생 고민에 대해 때론 아주 재미있게 때론 아주 날카롭게 지혜로운 말씀을 들려주었습니다.nbspnbsp오늘은 그 중에서 최근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공천 갈등에 대한 실망감이 커서 투표를 해야할지조차 고민이 된다는 한 시민의 걱정스런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대구 시민들의 민심이 어떠한지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 있는 질문이었습니다. 스님은 대한민국은 국민이 주인인 민주공화국이며 모근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지금의 현실을 진단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보름 후면 국회의원 선거일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투표를 안 한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공천과정을 보니까 진짜 해도해도 너무 한다 싶어서 ‘투표를 하지 말아버릴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떤 인물인지, 어떤 정책을 갖고 있는지, 얼마나 지역과 나라를 위해서 일했는지는 안중에도 없어요. 공천권을 가진 사람이 무슨 신하를 뽑듯이 공천심사를 하는 걸 보니까 제가 정치에 대해 특별히 기대하는 사람도 아닌데 정말이지 이건 아니다 싶습니다. 그래도 이 귀한 투표권을 버려서는 안 되겠지요? 스님께서 시기적절하게 대구에 오셨으니 답답한 마음을 꺼냅니다.nbsp제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런 정치판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고, 또 이런 현실 속에서 어떤 기준을 가지고, 어떤 후보에게 투표해야 할지 스님의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nbsp“질문자는 지금 우리 정치권이 ‘해도해도 너무 한다’ 라고 했는데, 그래도 북한보다는 낫지 않아요? 아무리 이렇다 해도 ‘대한민국에서 살래? 북한으로 갈래?’ 그러면 질문자는 어떻게 대답할 거예요?” nbspnbspnbsp“대한민국에서 삽니다.”nbspnbsp“그러니 너무 실망하지 마세요. 그래도 대한민국이 나아요. 서로 욕하면서 닮아가는지 모르겠지만 아직은 그렇게 절망적인 상황은 아닙니다. 이렇게 긍정적으로 보세요.nbsp대한민국에는 진보적인 사람도 살고, 보수적인 사람도 살고, 경상도 사람도 살고, 전라도 사람도 삽니다. 또 기독교인도 살고, 불교인도 살고, 독립운동가 후손도 살고, 친일파 후손도 살고, 민족주의자도 살고, 친미주의자도 삽니다. 이렇게 서로 뜻이 다른 사람들이 뒤섞여 살고 있지만 그래도 우리 나라는 다른 나라보다는 덜 복잡합니다. 다른 나라에는 한 나라 안에 다른 인종이나 다른 민족이 사는 경우도 있잖아요. 그런 나라는 더 복잡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인종과 민족은 같잖아요.nbspnbsp물론 앞으로 30년 혹은 40년 후에는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현재 결혼이나 노동을 이유로 우리 나라에 이주해 온 외국인 중에서 귀화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추세니까요. 현재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노동자는 100만 명이 넘는데, 30년 안에 그 숫자가 전체 인구의 10, 그러니까 500만 명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합니다. 최소치가 그렇습니다.nbspnbsp그저께 제가 외국인노동자들과 법주사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그때 한국에 사는 스리랑카 사람이 몇 명이나 되느냐고 물어봤더니 3만 명이래요. 태국 사람은 6만 명, 베트남 사람은 10만 명이 산답니다. 어느 나라 외국인이 제일 많이 사느냐고 물어봤더니 조선족을 포함한 중국인이 30만 명 정도 산다고 해요. 지금 한국에는 19개국의 노동자가 사는데, 스리랑카는 그 중 작은 그룹에 속한다고 해요. 시간이 흐르면 우리가 미국에 가서 시민권 받듯이 외국인 노동자도 한국국적을 취득하는 사람이 늘어날 겁니다. 그러나 아직은 그렇게 복잡하지는 않지요.nbspnbspnbsp그러면 이념도 다르고, 종교도 다르고, 지역도 다르고, 여러 가지가 다른 사람들이 살고 있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우리는 무엇을 우리의 정체성으로 삼아야 할까요? 그건 바로 헌법입니다. 우리 모두는 헌법을 존중하고, 헌법 앞에서 평등해야 합니다. 만약 우리가 헌법을 존중하지 않고 부정하면 우리 사회는 갈등이 격화될 수밖에 없습니다.nbspnbsp대한민국 헌법 제1조 1항에 뭐라고 되어 있습니까?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대한민국은 민주제와 공화제가 결합되어 있습니다. 왕이 주인인 나라가 있고, 국민이 주인인 나라가 있는데, 왕이 주인인 나라가 군주제, 국민이 주인인 나라가 바로 공화제입니다.nbspnbsp예를 들어 현재 태국은 국가의 주권자가 왕입니다. 우리 조선시대가 그랬지요. 이런 나라를 제국이라고 합니다. ‘대한제국’, ‘일본제국’ 이라고 들어보셨지요. 그런데 현재 대한민국은 왕이 나라의 주인이 아니고 국민이 나라의 주인입니다. 왕이 주인일 때 백성은 신민, 즉 왕의 신하입니다. 그런데 주인이 국민으로 바뀌었잖아요. 그래서 나라 이름이 대한제국에서 대한민국으로 바뀐 겁니다. 그리고 독재자가 통치하는 국가는 ‘전제국가’라고 하고, 국민이 투표를 통해 자신들의 대리인을 자유롭게 선발하는 국가는 ‘민주국가’라고 합니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입니다.nbspnbspnbsp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에는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대한민국의 주인은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이나 시장이 아니라 국민입니다. 이건 우리가 다 동의한 바예요. 그런데 지난 5000년 동안 나라의 주인이 왕이었던 오랜 역사가 있다보니까 우리가 관습적으로 생각하는 면이 있는 것 같아요. 지금 법적으로는 권력이 국민에게 있는데, 관습적으로는 우리의 권력을 대신 행사하라고 뽑아놓은 일꾼인 대통령을 우리는 자꾸 왕처럼 생각하는 것 같아요. 이게 모순입니다.nbspnbsp회사에 비유하자면 우리가 주주예요. 모든 주주가 회사를 운영할 수는 없으니 주주총회를 열고 우리는 그 주주총회에 참석해서 경영실적 같은 걸 보고 CEO나 대표이사를 선출하는 겁니다. 그게 선거입니다. 선거를 통해서 우리는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도 뽑고, 입법기관인 국회의원도 뽑아서 구성하는 겁니다. 지방 정부를 구성하는 지방선거도 하고요. 그러니 우리가 이 나라의 주인이에요.nbspnbsp그런데 이번 공천 과정에서 여야를 불문하고 잡음이 많았습니다. 특히 대구에서 더 시끄러웠던 것 같아요. 이러한 공천 파동은 ‘국민이 국회의원을 선출한다’라고 생각한다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이런 게 북한과 비슷하다는 거예요. 북한에서도 선거한다는 사실을 아세요? 우리가 국회의원 선거 하듯 북한도 선거를 합니다. 그런데 북한에서는 딱 한 명만 당에서 추천을 합니다. 예를 들어 ‘수성구 갑 아무개’, ‘수성구 을 아무개’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그러면 그 한 명에 대한 찬반투표만 하는 식인데 보통 찬성이 99퍼센트 입니다. 그러니까 북한은 말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지 실상 모든 권력은 당에 있습니다. 당에서 지명을 하면 형식적으로 투표의 절차만 거치는 것일 뿐 이미 당에서 지명된 사람이 당선되리라는 건 예측이 가능하잖아요. 그런데 대구의 경우도 보세요. 모든 권력이 대구시민, 즉 국민에게 있는 게 아니라 당에 있잖아요. 대구시민 여러분은 최근 20년 동안 당에서 정한 후보를 바꿔본 적 있습니까?”nbspnbsp“없습니다.”nbspnbsp“대구에서 한나라당이나 새누리당이 아닌 사람이 당선된 적 있습니까?”nbspnbsp“없습니다.”nbspnbspnbsp“그러니 제가 볼 땐 북한하고 비슷하다는 거예요. 99 찬성이냐, 80 혹은 70 찬성이냐 하는 차이는 좀 있겠지만 당에서 지명한 사람이 당선된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 당에서 지명된 사람들은 당선이 떼놓은 당상이니까 국민들을 보면서 ‘선출해 주십시오’ 하지 않고, 당을 보면서 ‘지명해 주십시오’ 하겠지요. 후보들은 형식적으로만 국민에게 굽실거리지 국민들을 쳐다보지 않습니다. 그래서 선거운동다운 선거운동을 해 본 적도 없어요. 그냥 요란하게 다닐 뿐입니다.nbsp그런데 그 사람을 지명하는 것에 대해 국민이 지지해주지 않는다면 당에서 그런 무리한 지명을 할까요? 그러니 공천 파동은 당에만 책임이 있다고 할 수도 없겠지요. 여러분에게도 책임이 있는 거예요. 그러니 여러분이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탓이로소이다’라고 반성할 일이지, 자꾸 대통령이나 당만 욕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에요. 여러분들이 지금까지 그렇게 해 왔기 때문에 오늘날 이런 일이 빚어진 겁니다.nbspnbsp그런데 경상도만 그런 건 아니고, 전라도도 마찬가지입니다. 전라도도 민주당 깃발만 꽂아놓으면 당선됐잖습니까. 거기도 형식적 투표를 했어요. 전라도에서 한나라당이나 새누리당 후보로 나가면 당선될 가능성이 없었던 것처럼 경상도에서도 민주당이나 노동당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없었습니다. 인물하고도 아무 관계가 없었어요. 그런데 재작년 보궐선거 당시 전라도에서 먼저 ‘이건 아니다’ 해서 새누리당 후보를 뽑아주었잖아요. 벌써 몇 년 전부터 전라도 사람들은 변화했습니다. 민주당은 싫지만 그렇다고 바로 새누리당으로는 바꾸지 못 하겠으니 무소속을 많이 뽑아줬습니다. 그래서 전라북도는 자치단체장의 3분의 1이 무소속이에요.nbspnbsp지금 경상도는 전라도보다 대략 4년 정도 늦었지만 이번에 여러분도 투표권을 조금 회복할 수 있게 된 거예요. 잘하면 이번에는 여러분이 결정할 가능성이 높아졌어요. 즉 당의 지명을 못 받은 사람이 당선될 가능성이 있다 이 말이에요. 당이 지명한 사람이 괜찮으면 그 사람을 찍으세요. 당에서 지명한 사람이 다 나쁜 건 아니지요. 그런데 지명한다고 무조건 찍어주는 것도 안 됩니다. 그건 참정권을 포기하는 겁니다. 아시겠지요? 결국 여러분에게 선택권이 있습니다.nbsp전라도는 몇 년 전부터 무소속에게도 표를 줬는데, 이번엔 아예 새로운 정당 하나가 생겼어요. 신당이 전국적으로 영향력은 없지만 전라도 안에서는 기존 정당과 비교해보면 비슷비슷합니다. 그래서 총 28석 중 서로 많이 차지하겠다고 경쟁하고 있습니다. 이걸 부정적으로 말하면 분열이라고 하겠지만 긍정적으로 보면 드디어 결정권이 국민한테 돌아왔다고 할 수 있어요.nbspnbsp그래서 지금의 대구 상황을 나쁘다고 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저는 항상 부정 속에서 긍정을 찾는 사람이니까 제가 볼 때는 오히려 참 잘 됐다 싶습니다. 결정권이 우리 손, 국민의 손에 들어왔으니까 드디어 우리가 결정을 할 수 있게 됐잖아요. 그래서 선거운동하는 사람들이 여러분에게 예전보다 훨씬 절을 잘 할 거예요.nbspnbspnbsp그러니 이번 공천파동은 어쩌면 좋은 현상입니다. 만약 이번에 당에서 지명한 사람 중에 몇 사람이라도 당선이 안 된다면 다음부터는 공천에 더 신중을 기하겠지요. 그러니 공천파동이 기분 나쁘다고 투표를 안 하면 거기에 말려드는 겁니다. 생각 있는 사람들은 기분 나빠서 투표 안 하고, 생각 없는 사람들만 말뚝 보고 찍으러 투표장에 가면 결국 누군가의 의도대로 되겠지요.nbspnbsp지역주의가 활개를 칠 땐 우리가 지역주의에 사로잡힌 포로가 되어 참정권을 잃어버렸지만, 이제 몇 십 년 만에 우리가 직접 대표를 선출할 기회가 왔습니다. 그러니 이제 제대로 일할 사람을 찾아서 표를 줘야겠지요.nbspnbsp투표 할 때는 ‘저 사람이다’ 싶은 사람을 찍는 게 최선입니다. 최선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 사람이 조금 낫더라’ 싶은 사람을 찍는 게 차선이지요. ‘둘 다 꼴 보기 싫다. 뽑아줄 사람이 없다’ 싶으면 주로 기권을 하겠지요. 그런데 ‘둘 다 문제지만 어느 게 더 문제냐’ 하는 걸 찾아야 해요.nbspnbsp그래서 가장 문제인 사람이 최악, 그래도 좀 덜 문제인 사람이 차악입니다. 즉 후보자들 중에서는 최선, 차선, 차악, 최악, 이렇게 네 종류가 있을 수 있는데, 질문자가 봤을 때 최선이다 싶은 사람이 있었다면 저한테 물어보지도 않았겠지요. 최선이다 싶은 사람이 있으면 제가 찍지 말라고 해도 본인은 가서 찍을 거예요. 그리고 차선만 있어도 어지간하면 찍으러 갑니다. 그런데 차악과 최악밖에 없을 때는 주로 기권을 합니다. 차악과 최악 중에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일 때는 최악보다는 차악을 선택하는 게 이 조건에서는 최선입니다.nbspnbsp이걸 주식투자에 비유하면 ‘손절매’ 라고 합니다. 내가 10,000원 주고 주식을 샀는데, 20,000원 됐다면 배를 버니까 이때 팔면 최선입니다. 그런데 겨우 2,000원 밖에 안 올랐다면 섭섭하지만 손해 본 건 아니니까 이때 팔면 차선이에요. 그런데 10,000원 주고 샀는데 8,000원으로 떨어지면 손해지요. 그런데 조금 더 놔두면 5,000원으로 떨어질 것 같으면 8,000원에라도 파는 게 이익입니다. 이걸 손절매라고 합니다. 이렇게 손해를 보고도 팔 줄 알아야 주식투자를 잘할 수 있어요.nbspnbsp그러니 포기하면 안 됩니다. 차악과 최악 중에 차악을 선택해줘야 합니다. 그래야 나라 형편이 안 되는 중에라도 좀 덜 안 됩니다. 많이 안 되는 걸 막을 수 있어요. 조금 덜 손해 본다는 겁니다. nbspnbsp적어도 우리가 지금까지는 무조건 깃발만 보고 찍었는데, ‘깃발은 안 보겠다’ 하는데 동의가 되면 이제는 사람을 봐야겠지요. 경상도 사람은 의리를 좋아하잖아요. 저도 의리 좋아합니다. 그런데 같은 ‘의리’라 하더라도 정의로운 의리가 있고, 깡패 의리가 있습니다. 깡패 의리는 세상을 더 어지럽게 합니다. 의리라고 다 좋은 게 아니에요. ‘정치적인 의리를 지킨다고 할 때 누구를 위한 의리인가? 민주공화국에서 국가를 위한 의리인가? 국민을 위한 의리인가? 당을 위한 의리인가? 당파, 계파를 위한 의리인가? 개인을 위한 의리인가?’ 이런 걸 생각해 봐야 합니다.nbspnbsp마지막으로 저의 바람은 우리 경상도도 이제는 ’몰빵‘하지 말고, 좀 다양한 사람들이 당선되도록 하면 어떨까 싶어요.”nbsp“차악을 한번 잘 찾아보겠습니다.”nbspnbsp“물론 가슴이 아프죠. 이번에 저는 국회의원의 목숨이 저렇게 파리목숨인 줄 처음 알았습니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라는 건 국회의원들이 중심이 되어서 하는 줄 알았더니 2선, 3선까지 해서 제법 목에 힘주고 다니는 사람들까지도 자고 일어나보니 하루아침에 공천에서 떨어져 있어요.nbspnbsp그래서 권력은 좋은 게 아닌 것 같아요. 권력이야말로 무상한 거예요. 지금 권력을 행사하는 사람도 앞으로 2년만 지나면 어떻게 될까요? 그 때가 되면 그분들도 후회를 할 거예요. 물론 우리는 하루도 권력을 누리지 못하는데 2년이 남았다면 굉장히 길다고도 볼 수 있겠죠. 또 여러분들도 만약 권력을 잡으면 그 사람들과 똑같이 행동할 가능성이 있어요. 그래서 너무 미워하지는 마세요. 미워한다고 해결이 되는 게 아닙니다.nbspnbspnbsp다만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렇게 자기들 멋대로 공천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많다는 것을 국민들이 투표로 보여줘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개선이 된다는 겁니다. 그런 면에서 이번에 대구는 국민 투표권에 대한 중요한 시험대가 된 것 같아요. 국민들이 좀 본때를 보여줘야 하지 않겠어요?”nbsp“네.”nbspnbsp차악을 찾아보겠다는 우렁찬 대답에 스님도 활짝 웃고, 청중들도 큰 박수갈채를 보냈습니다.nbspnbsp스님의 답변은 대구 시민들의 답답했던 가슴을 조금이나마 시원하게 해준 것 같습니다. 이렇게 모든 질문에 대해 답변을 마치고 나니 벌서 약속한 2시간 30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바람을 피운 남편이 끝내 용서가 되지 않는다는 여성 분의 하소연이 계속 이어져서 강연이 조금 길어지긴 했지만 그럼에도 청중들은 모든 질문과 답변이 너무나 유익하고 재미있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nbspnbsp강연을 마치면서 스님은 다시 한번 대구 시민들의 답답한 마음을 어루만지고, 이전투구에 급급한 정치권에 대한 실망감을 어떻게 극복하면 좋을지 희망을 불어넣어 주었습니다.nbspnbspnbsp“대구 시민 여러분, 오늘 즐거웠어요?”nbsp“예.”nbspnbsp“오늘 질문자 중에는 부부갈등 때문에 괴로운 분도 있었고, 다른 여러 가지 이유로 힘들다는 분들도 있었는데, 우리가 이렇게 얘기해 보니까 ‘그게 괴로운 일이기는 하지만 꼭 괴로워할 일이냐’ 하는 생각도 들지요?”nbsp“예.”nbspnbspnbsp“우리는 그 괴로운 얘기를 하는 과정에서도 웃었지요? 남이 괴로운 게 뭐가 좋다고 그렇게 웃었을까요. 인생을 뒤집어보면 그게 꼭 울 일만은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이지요. 마찬가지로 지난 두 달 동안 공천 문제로 나라가 시끄러웠습니다. 저는 가끔 이런 의문이 들었어요. 우리는 지난 몇 달 동안 남북 갈등이 깊어지면서 전쟁 위기도 맞았는데, 보통 여야가 서로 정쟁하다가도 위기가 닥치면 통합을 하잖습니까. 통합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우선 대통령이나 여당이 야당한테 법안 같은 걸 좀 양보해야 통합이 가능하잖아요. 또 여당이 공천할 때도 친박이 비박의 요구를 조금 받아주면 통합이 되겠지요. 정말 나라가 위기에 처했다면 통합을 해야죠. 말은 위기라고 하면서 양보도 안 하고 고집만 부리면서 왜 분열을 더 가중시키는 것일까요? 지난 몇 달 동안 한국은 남북 간 갈등, 여야 간 갈등, 여당 안의 갈등, 야당 안의 갈등으로 사분오열됐습니다. 여기에 지도자의 책임이 있습니다.nbspnbsp대통령께서 후보시절 선거공약 중에 ‘국민 대통합’이라는 공약이 있었던 거 아세요? 그래서 당선되신 후에 국민통합위원회를 만들어서 위원장도 임명했잖아요. 그런데 지난 3년 동안 국민통합이 아니라 국민 분열이 커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물론 대통령께서 진실 되게 오직 나라를 위해서 열심히 헌신하셨지만, 국민통합을 위한 각계각층과의 소통에는 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nbspnbsp그러면 잘못만 했다는 거냐고요? 아니요. 저는 그렇게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대구시민들에게는 국민의 권리인 투표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잖아요. 이게 전화위복입니다. 그래서 나쁜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겁니다. 나쁨 속에 새로움이 있으니까요. 이제 우리에게는 정치적인 기회, 국민주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전에는 아무리 야당을 찍어봐야 당선된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당선될 수도 있겠지요. 또 비박도 찍어볼 수 있겠지요. 또 사람이 괜찮으면 친박도 찍을 수 있고요. 이런 선택권이 주어졌다는 게 좋은 거예요.nbsp이렇게 변화된 상황에서도 긍정적으로 좋은 점을 찾아서 우리는 나아가야 하는 거예요. 인생도 마찬가지예요. 그렇게 살면 여러분도 좀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겁니다. 부디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nbspnbsp청중들은 환한 웃음과 박수로 스님의 이야기에 공감을 표했습니다. 정치인들이 국민 무서운 줄을 알고, 정말로 국민이 주인이 되는 시대가 되도록 행동하는 시민이 될 것을 다시 한 번 다짐해 봅니다.nbspnbsp강연장 로비에서는 책 사인회가 열렸습니다. 길게 줄을 서서 오랜 시간 자신의 차례를 기다린 대구 시민들은 스님의 사인을 받고선 너무나 기쁜 표정을 지으며 집으로 돌아갔습니다.nbspnbsp▲ 책 사인회nbsp사인회가 끝나고 무대 위에서는 오늘 강연을 준비한 대구정토회 자원봉사자들 모두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희망 강연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에는 힘찬 기운과 활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nbspnbsp▲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기념 사진nbsp강연장을 나온 스님은 대구 정토법당에 잠시 들렀다가 밤 11시에 서울로 출발했습니다. 부지런히 고속도로를 달리면 새벽 3시 쯤에는 서울에 도착할 수 있을 듯 합니다.nbspnbsp스님은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잠시 눈을 붙인 후 내일 아침 7시부터 하루종일 평화재단에서 회의와 미팅을 연이어 갖고, 저녁 7시에는 홍익대학교에서 대학생들을 위한 즉문즉설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nbspnbsp※ lt스님의 하루gt에 실린 모든 내용, 디자인, 이미지, 편집구성의 저작권은 정토회에 있습니다. 허락없이 내용의 인용, 복제를 할 수 없습니다.nbsp ※ 2016년 봄,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갑니다. 강연일정 확인하시고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오세요. 강연은 선착순 무료입장입니다. 질문자 접수는 강연장에서 받습니다.

2016.03.31. 79,695 읽음 댓글 62개

2016.3.29 (오전) 서초구 즉문즉설 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오전에는 서초구 구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했고, 차를 타고 이동해 저녁에는 대구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했습니다. 먼저 오전에 있었던 서초구 즉문즉설 강연 소식부터 전해드리겠습니다.nbspnbsp새벽 2시에 울산 두북을 출발해 6시에 서울 정토회관에 도착한 스님은 쉴 겨를도 없이 원고 교정을 보다가 9시 30분이 되어 강연이 열리는 양재동 더케이아트홀로 향했습니다. 아침부터 햇살이 따사롭더니 우면산과 양재천에는 개나리꽃이 노랗게 피어 봄날씨를 듬뿍 느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nbspnbsp▲ 양재천에 핀 개나리꽃nbsp강연이 열리는 더케이아트홀 앞에도 산수유꽃이 활짝 피어 강연장을 찾는 이들을 반갑게 맞이해 주는 듯 했습니다.nbspnbsp▲ 강연장 앞에 핀 산수유꽃nbsp소개 영상이 끝나고 스님이 무대에 올라서자 자리를 가득 메운 900여 명의 청중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와 함성으로 스님을 반겨주었습니다.nbspnbsp▲ 양재 더케이아트홀nbsp스님은 봄날씨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봄에는 땅의 기운을 좀 받으며 지내면 좋겠다는 이야기로 강연을 시작했습니다.nbspnbsp“따뜻한 봄날 여러분들을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어제 경주 남산에 갔었는데 진달래가 활짝 피었더라고요. 예전보다 1주일 내지 10일은 빨리 봄이 온 것 같아요 여러분은 봄이 빨리 온 것이 느껴집니까?nbspnbspnbsp매일 건물 속에 사니까. 요즘 같은 봄철에는 가능한 밖에 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생명체가 대지를 뚫고 새싹이 돋을 때 그때 기가 아주 많이 솟아납니다. 이런 봄날에 새로 솟아오르는 나물은 건강에도 아주 좋다고 해요. 그런 기운을 받으시면 여러분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에도 아주 좋습니다. 이런 봄날 흙을 만지면서 씨앗을 심거나 모종을 심는 것은 어떤 즐거움보다도 더 즐거운 일입니다 그런데 그걸 일이라고 고달프게 여기면 괴로움이 되지만 자연과 함께하는 좋은 기운이라 생각하면 큰 즐거움이 됩니다. 그러니 건물이나 집에만 있지 마시고 우면산이라도 산책을 하세요. 스님같이 그렇게 한가해야 그런 시간을 갖지 우리는 바쁜데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저도 바빠요 저도 바쁜 가운데서도 시간을 자꾸 내서 이런 시간을 가지는 겁니다.”nbspnbsp이어서 본격적으로 즉문즉설이 시작되었습니다. 올해부터 처음 도입된 제비뽑기 방식으로 강연이 이뤄졌습니다. 청중들은 미리 강연장 입구에서 질문지를 적어 내었고, 스님이 질문지를 뽑으면 해당 질문자가 일어나서 질문하는 방식입니다. 개인 고민은 녹색 종이에, 사회 문제는 보라색 종이에 적도록 되어 있었는데 보라색 종이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아직 일반 청중들은 사회 문제에 대한 관심보다는 개인 고민이 더 다급한 것 같습니다.nbspnbsp총 8명이 스님에게 질문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젊은 여성 한 분은 친구들이 나만 바라봐주면 좋겠다는 욕심 때문에 상처를 주기도 했는데 어떤 수행을 해야 하는지 질문했고, 폭력을 자주 행사하는 남편 때문에 딸 아이와 함께 집을 나와서 산다고 하는 여성 분은 딸 아이의 미래를 위해 아빠를 만나게 해줘야 하는지 질문했고, 혈우병과 또 한 가지 희귀병을 같이 앓고 있는 남성 분은 아내가 병간호를 힘들어 하며 이혼하기를 원하는데 이혼을 해야할지 말어야 할지 고민이라고 질문했고, 한 어머니는 공부를 하지 않는 아들이 자꾸 비싼 사교육을 시켜달라고 해서 고민이라고 질문했습니다.nbspnbsp한 청년은 여자친구와 헤어진 상처 때문에 현재 사귀고 있는 여자친구에게도 집착이 생겨 걱정된다며 진정한 사랑에 대해 질문했고, 한 여성분은 싱글맘일 때는 열심히 직장을 다녔는데 재혼을 하고 나서 집에 있으니 갑자기 불안한 마음이 든다며 어떻게 적응을 해야 하는지 질문했고, 마지막으로는 마흔살 여성분은 사귀고 있는 남자가 이혼남인데 거짓말을 자꾸하고 전 부인을 못 잊기도 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질문했습니다. nbspnbsp오늘은 그 중에서 소심한 남편 때문에 괴롭다고 하소연을 한 여성 분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nbspnbspnbsp“저는 결혼한 지 11년 되었습니다. 남편의 성격이 많이 여리고 소심하고, 제가 무슨 질문을 하거나 걱정하는 말만 해도 순간적으로 짜증내고 잘 삐집니다. 제 말투가 부드럽지 않고 비꼬는 말투라고 하면서 화를 내거나 쓸데없는 소리라며 제가 하는 말을 잘 안 들으려고 해요. 자기는 완벽하게 잘 하고 있는데 왜 자꾸 걱정을 하고 지적을 하느냐고 말합니다. 제 입장에서는 대화의 시도인데 남편은 이해를 못하고 화를 내니까 제가 아예 대화를 하지 말아야 하는지, 질문도 하지 말아야 하는지,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nbsp“화내는 건 남편의 사정이고 묻고 싶은 건 내 사정이니까 화를 내든지 말든지 질문이 있으면 질문을 자꾸 하세요. 어려울 게 없어요. 결국은 질문자도 삐지는 거 아니에요? 결국 질문자도 소심한 겁니다. 남편이 화를 내니까 말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는 걸 소심하다고 그래요. 화 내는 건 너의 사정이고 나는 물어볼 것이 있으면 물어버리면 되는 겁니다.”nbspnbsp“그런데 남자가 돼서 소심하게 자꾸 화를 내니까 그렇죠.”nbsp“여기에 ‘남자’라는 단어를 붙이면 그건 남녀차별입니다. 남자도 소심할 권리가 있는데, 남자는 소심하면 안 되고 여자는 소심해도 됩니까? 왜 좋은 것만 다 여자가 누리려고 그래요. 무거운 짐 들 때는 ‘남자가 그것도 못 드냐’ 그러고, 맛있는 거 먹을 때는 ‘남자가 무슨 먹는 것을 밝히냐’ 그러는데, 가만히 보면 심보가 못됐어요. 남자도 소심할 수 있어요. 왜 여자만 소심해야 돼요? 여자도 대범할 수 있고, 남자도 소심할 수 있습니다. 남자가 소심한 것은 남자 여자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성격이 좀 소심한 것입니다.”nbsp“그런데 남편이 짜증내는 것을 보면 저도 화가 나더라고요.”nbsp“남편이 짜증을 낸다고 해서 질문자도 왜 짜증을 내는데요?”nbsp“궁금한데 답변은 안 해주고 짜증을 내니까요.”nbsp“궁금하면 물어보면 되지 왜 짜증을 내요?”nbspnbsp“물어봤는데 대답을 안 해주고 짜증을 내니까요.”nbsp“대답을 안 하면 또 물어보면 되잖아요. 짜증을 내도 다시 물어보면 되지 왜 짜증을 내요? 그냥 또 물어보면 되잖아요.nbsp제가 보기에는 질문자나 남편이나 피장파장이다 이 말이에요. ‘나는 물어볼 뿐인데 너는 왜 짜증을 내느냐’ 이렇게 생각하는 거잖아요. 그러나 상대 입장에서는 ‘내가 짜증을 낸다고 너도 왜 짜증을 내느냐?’ 이렇게 물어보고 싶은 겁니다.”nbsp“네. 맞아요. 남편이 항상 그렇게 말해요.”nbspnbsp“그러니 ‘내가 물어볼 때 상대는 짜증을 내면 안 된다’ 라고 생각을 한다면, ‘상대가 짜증을 낸다고 나도 짜증을 내어서는 안 된다’ 이렇게도 생각을 해줘야 해요. 나는 ‘물어볼 뿐인데 왜 짜증을 내지?’ 이런 생각을 하는 것처럼 상대도 ‘내가 짜증을 낸다고 너도 왜 짜증을 덩달아서 내니?’ 이렇게 생각을 하는 거에요. ‘저 사람이 짜증을 내니 나도 짜증이 나는 것처럼 내가 물을 때 상대도 짜증을 낼 수 있겠구나’ 하고 상대가 짜증을 내는 것을 이해를 해야 합니다. 모르는 것을 묻거나 대답하기 싫은 걸 물으니 짜증이 나는 겁니다.nbsp그러니 ‘남편은 짜증을 낼 수 있겠다’ 하고 이해를 해주면서 ‘짜증내는 건 너 사정이고 나는 또 물어봐야 되겠다’ 하고 또 물어보면 되는 거예요. nbspnbspnbspnbsp고집은 하지 않고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그냥 물어보면 되는 거에요. 나는 그냥 편안하게 물어보는데 남편은 막 짜증을 내면 누가 더 괴롭겠어요?”nbsp“남편이요.”nbsp“남편도 정 괴로우면 대답을 하든지 답답해서 죽든지 무슨 수가 생기겠죠. 그러면 질문자는 시집 한 번 더 가면 되지 뭐가 걱정이에요? 그 때는 좀 더 대범한 남자를 구해서 결혼하면 되잖아요.nbspnbspnbsp그런데 대범한 사람을 구해서 결혼하면 질문자는 또 숨막혀서 못 살아요. 지금 남편은 물으면 짜증을 내는데 대범한 사람은 아예 독재를 해요. 그렇게 되면 구관이 명관이라고 숫제 짜증을 내는 게 낫지 이건 진짜 안 되겠구나 이런 생각이 든다 이 말입니다. 칼은 날카로워서 좋지만 손을 베이는 것처럼, 솜은 부드러워서 좋지만 줏대가 없는 것처럼 사물에는 늘 양면성이 있습니다. 아버님이 성격이 좀 강해요?”nbspnbsp“네.”nbsp“아버님의 강한 성격이 싫었기 때문에 질문자는 유약한 남자를 좋아했을 거예요. 유약한 남자는 친구하기가 참 좋잖아요. 그런데 막상 같이 살아보니 소심하고 줏대가 없죠. 자업자득에요.nbspnbspnbsp그러니 남편은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질문자가 너무 많은 것을 원하는 것입니다. 어떤 때는 대범하길 원하고, 어떤 때는 소심하길 원하고, 어떤 때는 부드러운 걸 원하잖아요. 그런데 친구처럼 부드럽고 사근사근한 남자를 구해서 살아보면 줏대가 없어 답답하고, 카리스마 있는 남자를 구해서 살아보면 완전히 자기 마음대로 삽니다. 그래서 어느 것이 좋다 나쁘다고 말할 수가 없어요. 내가 원하는 것은 줏대가 있어야 할 때 줏대가 있고, 사근사근해야 할 때 사근사근한 것인데 그것을 ‘욕심’이라고 그래요. 사람이 그렇게 될 수가 없어요.nbspnbsp스님이 이렇게 자상하게 대답해주니까 너무너무 좋아보이지만 가까이에서 만나면 냉정해요. 찬바람이 쌩 하게 난단 말입니다. 강연장 안에서는 이렇게 친절하게 대해주지만 강연장 밖에 나가서 ‘스님, 사진 같이 찍어요’ 부탁해 보세요. 눈도 하나 깜짝 안 해요. 사인할 때도 ‘내 이름 써주세요’ 라고 부탁해 보세요. 안 써줘요. ‘내 이름은 내가 쓸테니 니 이름은 니가 써라’ 이럽니다. nbspnbspnbspnbsp그래서 꽃도 멀리서 보면 예쁜 꽃이 있고 가까이서 보면 예쁜 꽃이 있습니다. 멀리서 보고 좋아서 덥석 물었다가 매이는 것입니다. 그런 것처럼 질문자가 좋아서 한 행동인데 이런 문제가 생긴 것이니까 받아들여야 해요. 남편의 성격이 그런 거에요. 남편도 안 그러고 싶은데 안 고쳐지는 겁니다. 왜냐하면 어릴 때 자란 환경과 카르마로 인해서, 즉 프로그램이 그렇게 짜여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남편을 고치려고 하지 마세요. ‘소심하다’, ‘나쁘다’ 이러지 말고 ‘남편은 저런 성격이 있구나’ 하고 이해해야 합니다.nbspnbsp그렇다고 모든 것을 다 맞춰줄 수는 없습니다. 남편이 성질내도 물어볼 것 있으면 또 물어보면 됩니다. ‘그걸 왜 물어봐’ 하고 화를 내면 ‘몰라서 물어보지’ 라고 대답하고, ‘그만 물어’ 하면 ‘또 물어보고 싶은데’ 이러면 됩니다.nbspnbsp그런데 질문자는 남편이 ‘그만 물어’ 이러면 ‘알았다. 다시는 안 물을거야’ 이런 성질이기 때문에 서로 성질이 똑같은 겁니다. 남편은 그런 성격이니까 ‘그런가 보다’ 하고 물어볼 것이 있으면 생글생글 웃으며 또 물어보면 됩니다. 서로 다를지라도 그것을 이해하면 사는 데 지장이 없습니다. 남편을 고치려고 하면 안 됩니다. 죽을 때까지 못 고쳐요. 천성은 못 고친다는 말 들어봤죠? 천성을 고치려면 죽어야 해요. 그래서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천성이 변하는 것을 보니 죽을 때가 다 됐구나’ 이런 말도 있어요. 고치면 죽어요. 명 대로 살게 그냥 놓아 두세요. 왜 남의 집 귀한 아들을 죽일려고 그래요?nbspnbsp성질내면 ‘알았다’ 하면서 또 묻고, 지풀에 지가 죽는 건 내가 상관할 바가 없어요. 그렇게 좀 대범해야 합니다. 아이고, 쫀쫀한 사람 둘이 만나서 참 고생이네요.nbspnbspnbsp남편이 쫀쫀하면 질문자가 좀 대범해야 합니다. 나사 못도 암나사가 있고 숫나사가 있잖아요. 하나가 들어가면 하나가 받아줘야 하듯이 하나가 소심하고 하나가 대범하면 아무 문제가 없어요. 소심한 두 사람이 같이 붙어 싸우니까 문제가 되지요. ‘남편이 소심해요’ 라고 말하는 순간 저는 벌써 질문자가 소심한 사람인 줄 알았어요. 질문자는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세요?”nbsp“저도 진짜 소심하거든요.”nbspnbsp“만약 남편이 저한테 질문을 한다면 이럴 거에요. ‘우리 마누라는요 진짜 소심해요. 여자가 왜 그렇게 소심해요? 엄마처럼 좀 푸근해야 하는데...’. 그러면 제가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요.nbspnbsp그런 것처럼 남편이 소심하다고 얘기하는 건 질문자도 소심하다는 걸 반증하는 거예요. ‘아이고, 우리 남편은 너무 고집이 세요’ 이렇게 말하는 건 아내도 고집이 세다는 것을 말해요. 그러니 남편이 대범해지면 좋겠다 싶으면 질문자부터 먼저 대범해지세요. 남편의 짜증에 대해서 크게 시비하지 말고 좀 받아주라는 겁니다.”nbspnbsp“네. 감사합니다. 그렇게 해보겠습니다.”nbspnbsp“막상 집에 가면 또 안 될 거에요. 안 되지만 연습하고 연습하고 연습해야 합니다. 알았죠?”nbspnbsp“네.”nbspnbsp스님의 답변에 청중들은 자지러지듯이 박장대소를 하고 웃었습니다. 청중들은 ‘코메디보다 더 웃기다’ 며 손뼉을 치기도 했습니다.nbspnbsp질문한 여성 분도 고민이 해결되었다며 스님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청중들도 질문자를 위해 격려의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nbspnbspnbsp8명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들으며 울고 웃고 하다보니 어느덧 2시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강연을 마치면서 스님이 “강연이 어땠어요?” 라고 물으니 청중석에서는 “좋았어요” 하고 큰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인생을 조금 더 길게 볼 수 있는 안목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하면서 닫는 말씀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사람이 태어나서 살다보면 온갖 일을 겪습니다. 원하는 것이 이루어져서 기쁠 때도 있고, 꼭 될 줄 알았는데 안 되는 경우도 있고, 믿는 사람에게 발등 찍히는 일도 있고, 이렇게 온갖 일을 겪게 됩니다. 나만 그렇게 겪는 게 아니라 이 세상 모든 사람이 겪게 됩니다. 우리는 그걸 갖고 좋았다 나빴다 즐거웠다 괴로웠다 하면서 파도타기를 합니다. 그런데 인생을 길게 놓고 보면 사실은 별 거 아닙니다.nbspnbspnbsp제가 중고등학교 때를 돌아보면 월말고사 성적이 그때는 굉장히 중요했는데, 지금 돌아보면 그때 성적이 더 올라갔다고 내 인생이 바뀌었을 것 같아요? 아무 것도 아니에요. 그러니 이런 파도타기를 이제는 그만 해야 돼요. 인생이란 건 늘 이런저런 일이 생기는 거예요. 다시 말하면 나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미워하는 사람도 있어요. 원래 사람들의 성질이 그래요. 그러니까 좋아하는 사람에게 너무 빠지면 나중에 더 큰 낭패가 되고, 싫어하는 것 때문에 너무 괴로워하면 그게 고통이 돼요. ‘저런 사람도 있네’, ‘이런 사람도 있네’ 하고, 내 뜻대로 되었다고 흥분해서 즐거움에 빠지지 말고, 내 뜻대로 안 되었다고 괴로워서 너무 침잠하지 말고 그냥 담담하게 ‘인생은 이런 거구나’ 이렇게 보는 거예요. ‘이런 경우도 있네’, ‘저런 경우도 있네’ 이렇게 생각하고 살면 지금보다 훨씬 인생살이가 가벼워져요.nbspnbsp여러분들은 인물이 예쁘니 못생겼니 하는데 늙어보면 다 마찬가지예요. 예쁜 사람이 늙는 게 견디기 힘들까요? 못 생긴 사람이 늙는 게 견디기 힘들까요? 누가 더 힘들 것 같아요?”nbsp“예쁜 사람이요.”nbspnbspnbsp“잘생긴 사람이 힘들겠죠. 그러니 잘생긴 사람이 잘난 척 하거든 ‘아이고, 늙으면 너가 더 고생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아무 문제가 없어요. 재산이 많은 사람이 집착을 내려놓고 죽기가 힘들까요? 없는 사람이 집착을 내려놓고 죽기가 힘들까요?”nbsp“재산이 많은 사람이요.”nbsp“재산이 많은 사람이 힘들겠죠. 그러니 ‘저 사람은 죽을 때 힘들겠구나. 가져가지도 못하고’ 이렇게 생각을 가지면 그게 특별히 부러운 일이 아니에요.nbspnbspnbsp그러니 피부가 검든 희든, 인물이 잘 생겼든 못 생겼든, 재물이 많든 적든, 인기가 있든 없든, 이런 것에 너무 매달려서 흥분하면 인생살이가 피곤해요. 조금만 길게 보면 우리는 행복할 수 있어요. 누구나 다 행복하게 살 수 있어요. 그러니 행복하게 사세요. 감사합니다.”nbsp잘생긴 사람은 늙으면 더 괴로워진다는 비유에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나왔습니다. 참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강연만으로도 이렇게 울고 웃고 할 수 있다는 것이 참 놀랍습니다. 질문한 모든 분들이 스님 말씀처럼 행복을 마음껏 누릴 수 있기를 기원해 봅니다.nbspnbsp강연이 끝나고 무대 위에서는 스님의 새책 ‘행복’ 사인회가 열렸습니다. 스님은 책에 사인을 해주며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린 많은 분들에게 웃음을 건넸습니다. 특히 질문한 분들과 눈이 마주칠 때면 “힘내세요”라고 격려의 말씀도 해주었습니다.nbspnbsp▲ 책 사인회nbsp마지막으로 오늘 강연을 주관한 서울정토회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희망 강연 파이팅” 이라고 외치는 얼굴에는 봄꽃보다 아름다운 미소가 가득했습니다.nbspnbsp▲ 서울정토회 자원봉사자들과 기념사진 촬영nbsp강연장을 나온 스님은 평화재단으로 이동해 점심 식사를 한 후 오후 2시에 대구 강연을 하기 위해 대구로 출발했습니다. 대구에서는 수성대학교 성요셉관 대강당에서 저녁 7시에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 대구 강연 소식은 다음 이야기에 계속 이어집니다.nbsp ※ 2016년 봄,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갑니다. 강연일정 확인하시고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오세요. 강연은 선착순 무료입장입니다. 질문자 접수는 강연장에서 받습니다.

2016.03.30. 117,801 읽음 댓글 71개

2016.3.21 태화강 100리길 산책 및 농사일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복안저수지, 가뫼들계곡 등 백운산 자락에 있는 태화강 100리길 중 일부 구간을 산책한 후 탑곡 정토수련원 농토를 둘러보고 내려와 어제에 이어서 텃밭 농사 준비를 마무리 했습니다.nbspnbsp어제 하루 종일 농사일을 함께 한 법사님들은 새벽 예불을 마치고 5시 30분에 문경 정토수련원으로 출발했습니다. 법사님들이 모두 떠난 후 아침 해가 뜨자마자 스님은 지팡이 하나를 들고 산책길에 나섰습니다.nbspnbspnbsp먼저 뒷산에 있는 부모님 산소를 참배했습니다. 무덤 앞 비석에는 돌아가신 연도가 표기되어 있었는데 올해 1월이 어머님이 돌아가신지 30주년이 되는 해였습니다. 스님은 해마다 1월에는 인도 성지순례 안내를 해야하기 때문에 어머니 제사에 한번도 참석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절을 하고 문안 인사를 올린 후 산소가 햇살을 잘 받기 위해서는 주위에 나무들을 어떻게 정비해야 할지 둘러 보았습니다.nbspnbsp이렇게 뒷산을 넘어오니 미호리 마을이 나타났습니다. 소똥 냄새가 진동하는 미호리 들녘의 봄풍경을 구경하며 시골길을 따라 한참 걸으니 앞에 아미산이 보였습니다. 스님은 아미산 중턱에 보현사라는 절이 있는데 그 절이 어렸을 때 어머님이 다니시던 절이라고 알려주었습니다. 가끔 법문에서 어렸을 때 어머니가 재일이 되면 목욕재계하고 절에 가서 정성을 기울이던 모습을 예로 들며 어떤 일을 할 때는 정성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하곤 하는데 바로 그 절을 먼 발치서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nbspnbsp▲ 미호리 마을nbsp미호리 마을을 지나 오르막길을 따라 걸으니 복안저수지 둑이 나타났습니다. 입구에는 태화강 100리길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어 지도와 함께 구간 별로 잘 안내가 되어 있었습니다. 바다와 만나는 명촌교에서부터 태화강의 최장 발원지 백운산 탑골샘까지 47.54km가 한 길로 이어진 것이 태화강 100리길이라고 합니다. 오늘 스님은 그 중에서 미호리에서 복안저수지, 가뫼들 계곡, 탑골샘에 이르는 제4구간의 7km를 걸었습니다.nbspnbsp▲ 복안저수지nbsp복안저수지는 겨울에 눈이 많이 내려서 그런지 모처럼 수량이 아주 풍부해 보였습니다. 조금만 수위가 더 올라가면 길 위로 물이 넘칠 것만 같았습니다. 스님은 “이 정도 수량이면 올해 농사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고 하면서 흡족해 했습니다.nbspnbspnbsp콘크리트로 포장된 저수지 둑길은 저수지가 끝나는 지점까지 평탄해서 걷기에도 아주 좋았습니다. 저수지가 끝나는 지점부터는 좁은 계곡이 나타났습니다. 이 계곡을 사람들은 ‘가뫼들’ 이라 부른다고 합니다. nbspnbsp▲ 가뫼들 계곡nbsp가뫼들 계곡도 수량이 많아서 경치가 일품이었습니다. 졸졸졸 물 흐르는 소리가 절로 발걸음을 경쾌하게 해주었습니다.nbspnbsp▲ 스님이 어릴 때 목욕을 했다고 하는 선녀탕nbsp가뫼들 계곡에 대한 안내 표지판에는 웅덩이마다 얽힌 전설 이야기로 관광 해설이 잘 되어 있다고 하는데, 스님은 “나는 그런 건 모르고 그냥 나무하러 왔던 기억 밖에 없다”고 하며 웃었습니다. 이곳까지 나무를 하러 올 정도였다고 하니 아마도 당시에는 민둥산이 대부분이었나 봅니다.nbspnbsp계곡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걷기를 30여 분. 골짜기마다 곳곳에 봄 소식이 가득했습니다. 양지 바른 곳에는 진달래가 이미 만개한 곳이 많았고, 생강나무꽃은 곳곳에서 노란색 불빛을 발하고 있었고, 개울가에는 버들강아지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습니다. 스님은 지팡이로 버들강아지를 가리키며 설명해 주었습니다.nbspnbsp“봄의 시작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것이 버들강아지야. 설이 지나고 얼음이 성성한 개울가에 벌써 피어나기 시작하거든.”nbsp▲ 버들강아지nbsp▲ 진달래nbsp▲ 생강나무꽃nbsp계곡을 조금 벗어났나 싶었는데 다시 논이 보이고 멀리 백운산이 눈에 들어 왔습니다. 오르막을 한 번 더 오르니 영남알프스 둘레길 구간인 내와길과 만났습니다.nbspnbsp내와길에서 백운산 쪽으로 조금 더 올라가니 ‘탑골’이 나왔습니다. 이 계곡 절터에 홍수로 탑이 굴러 내려와 아랫마을을 탑골이라 부르게 됐다는 데서 ‘탑골’이라는 지명을 얻었다고 합니다. 탑골 상류에는 태화강의 발원지인 탑골샘도 있습니다.nbsp또한 탑골에는 ‘탑곡 정토수련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2시간의 산행 끝에 탑곡 정토수련원에 도착한 스님은 먼저 감자가 심어진 밭을 둘러보았습니다. 북한에 씨감자를 보내기 위해 작년에 연구소에서 씨감자를 대량 주문했는데, 이번에 유엔안보리 제재로 보내지 못하게 되어 이곳 탑곡 수련원에서 실험재배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한 고랑은 씨감자로, 한 고랑은 일반 감자로, 번갈아가며 감자를 심어서 생산량을 비교해 볼 계획입니다.nbspnbsp▲ 씨감자를 심은 밭. 탑곡 정토수련원nbsp감자 밭만 대충 둘러보고 가려는데 갑자기 스님이 멈춰 서면서 외쳤습니다.nbspnbsp“저기 원추리 나물 봐라.”nbsp▲ 원추리 나물nbsp밭두렁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곳곳에 원추리 나물이 가득했습니다. 스님은 “먹는 것을 보고 어떻게 그냥 지나칠 수가 있니?” 라고 웃으면서 나물을 캐기 시작했습니다. 이쪽 밭두렁에도 소복히 있고, 저쪽 밭두렁에도 소복히 있어서 스님은 나물을 캐는데 한참을 시간을 보냈습니다. 가시나무가 가득한 밭두렁에도 원추리 나물이 소복히 있는 것을 발견한 스님은 낫으로 가시 나무까지 모두 베어내고 나물을 캤습니다.nbspnbspnbsp원추리 나물을 한 움큼 안고 탑곡 정토수련원을 내려왔습니다. 원추리 나물은 점심 식탁에 아주 맛있게 양념으로 버무려져 올라왔습니다. 야생에서 자란데다 돋아난지 얼마 안 된 새순이어서 그런지 정말 순하고 부드러웠습니다.nbspnbsp▲ 원추리 나물 무침nbspnbsp오후에는 다시 농사일을 시작했습니다. 먼저 장작을 패는 일을 했습니다. 스님은 “으라찻차” 하기를 수차례 반복하며 나무를 반으로 갈랐습니다. 나무가 쩍쩍 갈라지는 소리가 마당을 가득 채웠습니다. 갈라진 나무들은 장작으로 쓸 수 있게 아궁이 앞에 가지런히 쌓아 두었습니다.nbspnbspnbsp▲ 장작패기nbsp이어서 어제 마무리하지 못한 텃밭 농사일을 했습니다. 음식물쓰레기와 함께 한쪽 구석에 모아두었던 거름을 퍼와서 화분 모종을 만들었습니다. 어제는 배추, 무, 상추, 당근 등 밭에 바로 심어도 잘 자라는 것을 위주로 심었다면, 오늘은 모종으로 먼저 키운 후 옮겨심으면 더 잘 자라는 것을 심기로 했습니다.nbspnbsp▲ 거름 퍼오기nbsp채로 걸러서 고운 흙을 만든 후 모두 화분에 담았습니다. 다양한 크기의 화분 수십 개가 순식간에 만들어졌습니다. nbspnbsp▲ 화분 모종 만들기nbsp화분에는 갖가지 채소 씨앗을 심었습니다. 옥수수, 완두콩, 토마토, 쥬키니, 근대, 아욱, 단호박, 얼룩이 호박, 애호박 등 심은 씨앗의 종류가 정말 다양했습니다.nbspnbsp▲ 채소 씨앗 심기nbsp스님은 같은 종류의 씨앗을 심은 화분끼리 구분을 해둔 후 물뿌리개로 듬뿍 물을 주었습니다. 마침 유수 스님도 오랜만에 찾아와서 같이 농사일을 거들어 주었습니다.nbspnbsp▲ 물주기nbsp마지막으로 작년 가을에 통일의병대회를 하기 위해 칠백의총에 갔다가 주변 공원에서 얻어 온 코스모스 씨앗을 담벼락 밑에 심었습니다. 스님은 “코스모스는 생명력이 강해서 아무렇게 심어도 잘 자란다”고 하면서 호미로 땅을 일직선으로 파고 코스모스 씨앗을 줄지어 뿌렸습니다. nbspnbsp▲ 코스모스 심기nbsp올 가을에는 담벼락 밑에 코스모스가 만발한 모습을 마음껏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nbspnbsp삽과 호미, 장갑을 깨끗이 씻고 남은 씨앗은 봉인을 한 후 마당 곳곳에 듬성 듬성 보이는 잡초를 뽑았습니다. 잡초까지 말끔히 뽑고 나니 아주 개운한 기분이 들었습니다.nbspnbsp이렇게 해서 올 봄농사 준비를 잘 마쳤습니다. 지난주 월요일에 처음 농사 준비를 시작해서 서울을 왔다갔다 하는 가운데 총 4일이 걸린 셈입니다. 스님은 “예상했던 것보다 일찍 농사 준비를 마쳤다”고 하면서 흐뭇해 했습니다.nbspnbsp내일은 새벽 2시에 울산 두북을 출발해 6시에 서울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아침 7시 30분부터는 평화재단에서 연이어 미팅과 회의가 있을 예정입니다.nbsp ※ 카카오톡으로 법륜 스님의 하루를 매일 받아보세요. 아래 배너를 누르고 친구 추가

2016.03.22. 56,473 읽음 댓글 46개

2016.3.18 청주 즉문즉설 강연

nbsp저녁 7시부터 청주 CJB미디어센터에서는 ‘즉문즉설과 통일이야기’를 주제로 청주 시민들을 위한 강연이 열렸습니다. 앞서 통일에 관한 질문 내용과 법륜 스님의 답변을 전해드렸는데요.nbspnbsp▲ 청주 CJB미디어센터nbsp이어서 개인 고민에 대한 질문과 답변도 계속 있었습니다. 먼저 스님은 강연의 취지에 대해 간략히 이야기했습니다.nbspnbspnbsp“오늘 강연의 주제는 통일이지만 그래도 ‘법륜 스님’ 하면 인생 상담의 이미지가 크잖아요. 그래서 오늘은 반반씩 하려고 해요. 개인 고민도 받아주면서 통일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의 고민인 인생 문제에도 도움이 되고, 우리가 사는 세상의 변화에도 기여할 수 있는 두 가지 목표를 갖고 대화를 시작하겠습니다.”nbspnbsp스님은 한 번은 통일 질문, 한 번은 개인 질문 하는 식으로 번갈아가며 답변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여러 질문 중에서 바람피우는 모습이 아내에게 발각되어 이혼 위기에 처한 남성 분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비록 자신이 잘못을 저지르기는 했지만 가정만큼은 지키고 싶어하는 남성 분의 하소연에 스님은 지혜로운 답변을 들려주어 참석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자아내었습니다.nbspnbspnbsp“제가 바람을 피우다가 모텔에서 나오는 모습을 아내에게 카메라로 찍혔습니다. 그 뒤로 저 혼자 술도 많이 마시고, 자학도 많이 하고, 절에 가서 기도도 하고, 108배도 지금 137일째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절을 하다보니 미운 감정이 올라옵니다. ‘평생 동안 잘해주다가 그거 한 건이 걸렸을 뿐인데, 그 한 번을 용서해 주지 못하는 것일까’ 하는 마음에 가슴이 아픕니다. 30년을 같이 살아주었는데 재산 때문에 이러는 건가 싶어서 ‘가져갈 것 다 가져가라’ 했습니다. 어제 223일 만에 처음으로 아내와 통화를 했습니다. 27살, 28살 딸이 있고, 22살 아들이 있고, 막둥이가 고1인데 아이들이 너무 마음에 걸립니다. 그냥 이혼을 받아들여야 하는지, 가정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nbspnbsp그리고 이렇게 가정에 문제가 있어서 작년 3월경에 점을 봤는데, 점쟁이가 ‘사장님은 카메라에 찍힐 겁니다. 그리고 10월경에 날아오는 문서를 받게 될 겁니다. 조심하세요’ 라고 했어요. 그래서 제가 조심을 많이 했거든요. 그런데 이거 참 요지경인데, 이런 일치도 있나 싶게 점쟁이의 예언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아, 하늘에서 이런 벌도 주는구나’ 했거든요. 지금은 많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바람 피우다가 걸려서 이혼소송을 당했습니다. 이혼소송은 지금 진행 중입니다. 재판을 두 번 했고 어제가 세 번째 재판인데 제가 법정에 안 갔습니다.”nbsp“왜요?”nbsp“‘당신 원하는 대로 하십시오’ 하는 마음으로 안 갔습니다. 저는 변호사도 선임하지 않았어요. 저쪽에서 원하는 대로 다 해 주려고 합니다.”nbsp“질문자는 뭘 원해요?”nbspnbsp“이혼을 안 하길 원합니다.”nbsp“부인은 뭘 원해요?”nbsp“이혼을 원하는 것 같아요.”nbsp“그럼 재산을 절반으로 갈라서 주면 되잖아요.”nbsp“저는 ‘원하는 대로 다 가져가라’ 라고 했습니다, 솔직히 마음이 좀 아픕니다.”nbspnbsp“그러면 부인이 이혼 안 하겠다고 나올까 싶어서 그랬지요?”nbsp“예, 솔직히 그랬습니다.”nbspnbsp“질문자가 꼼수를 부렸네요. 그렇게 꼼수 부리다가 당합니다. 재산도 다 가져가고, 이혼도 해 버릴 수가 있어요.”nbspnbsp“그렇겠지요. 그래도 줘야지요. 뭐.”nbsp“저처럼 한 번도 결혼 안 해 보고 혼자 사는 사람도 있는데, 질문자는 결혼도 해 보고 아이도 낳아 키워 봤잖아요. 그러니 저 같은 사람을 생각하면 앞으로 혼자 사는 게 그리 어렵지 않을 겁니다.”nbspnbsp“그런데 스님, 도리어 혼자 살아왔다면 습관이 박혀서 수월했을 건데, 저는 아이들과 같이 살아봤기 때문에 혼자 사는 게 더 힘든 것 같습니다. 남들은 혼자 사는 게 편하다고 하던데 저는 상당히 어려운 것 같아요.”nbsp“객관적으로 봤을 때 결혼도 한번 못 해 본 사람하고, 결혼 한 번 해서 잘 살다가 그만 둔 사람 중에 누가 더 조건이 나아요?”nbsp“제가 좀 더 좋은 조건인 것 같습니다.”nbspnbsp“그런데 왜 힘들어요? 한 번도 안 해 본 저도 이렇게 싱글싱글 웃으면서 사는데요. 제가 볼 때는 별일 아니에요. 질문자는 지금 선택의 여지가 많잖아요. 다 넘겨주고 혼자 자유롭게 살든지요. 스님도 혼자 사니까요. 아니면 이혼은 했어도 전 부인한테 좋은 감정이 남아있다면 가끔 연락을 해서 연애를 하자고 하든지요. 결혼하자고 하지는 말고요. 아니면 또 다른 그 여자와 자유롭게 연애하든지요. 이혼했으니까 더 이상 부인 눈치 안 봐도 되잖아요. 아니면 부인이 마음을 바꿔서 ‘다시 집으로 오너라’ 할 수도 있으니까 다시 가서 살든지요. 길은 여러 가지인데 뭐가 걱정이에요?”nbsp“아이들의 결혼도 앞으로 남아있는데 울타리라는 게 필요하잖습니까?”nbsp“그런 걱정은 할 필요 없어요. 질문자가 재혼을 해서 산다면 몰라도 혼자 있으면 아이들이 결혼할 때만 가서 부인과 함께 쇼윈도우 부부 역할을 하면 됩니다. 그런 건 큰문제가 안 됩니다.nbspnbsp그런데 부인이 질문자한테 독하게 하는 건 부인이 질문자를 너무 믿었기 때문입니다. 부인이 평소에 질문자를 안 믿고 의심을 자주 했다면 이렇게까지 충격을 안 받았을 겁니다. 부인이 너무 질문자만 쳐다보고 살았기 때문에 충격이 너무 커서 지금 독하게 나오는 거예요.nbspnbsp그리고 사람마다 다 성격이 다르거든요. 여자분들 중에는 ‘다른 여자랑 살림을 차린 것도 아니고, 밖에 자식을 낳아둔 것도 아니고, 그냥 한번 그런 일이 있었던 것이니까 바가지만 좀 긁고 봐주자’ 하는 사람도 있고, 반면에 ‘나를 두고 딴 여자를 봐? 나는 혼자 살면 혼자 살았지 바람피운 인간과는 절대로 같이 살 수가 없다’ 하는 사람도 있다는 겁니다. 사람마다 다 가치관이 다르니까요. 지금 질문자는 ‘내가 평생 돈 벌어서 다 보살펴주고 그랬는데, 한 번 실수한 걸 가지고 이렇게까지 가혹할 수가 있느냐’ 하며 억울해 하는 것 같아요. 자기 잘못은 하나도 생각 안 하고 말이에요. 예를 들어 남의 뺨을 다섯 대나 때려놓고 항의를 받으니까 ‘미안하다’ 하고 한 번 사과를 했는데, 상대가 더 화를 낸다고 자기도 화를 내면서 ‘내가 미안하다고 그랬는데 왜 너는 계속 이렇게 항의를 하느냐?’ 라고 하는 것과 같다는 겁니다.nbspnbsp그러니까 질문자는 ‘아내에게 그것이 참 큰 충격이었구나. 나는 안 들키면 그만이고, 설사 들킨다고 해도 작은 문제겠지 하면서 가볍게 생각했는데, 부인한테는 큰 충격이었구나. 나는 돈 잘 벌어주는 게 중요한 줄 알았더니 아내는 그런 것보다는 자기만을 쳐다보기를 더 원하는 여자였구나’ 하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nbspnbsp그런데 질문자는 왜 그런 여자와 결혼을 했어요? 남자가 바람을 피워도 바가지만 좀 긁다가 그만두는 여자를 사귀지 그랬어요. 그런데 질문자는 이번 사건 이전에는 부인을 좋아했어요?”nbsp“그냥저냥 살았던 것 같습니다.”nbsp“그냥저냥 한데다가 이렇게까지 난리 피우는 여자랑 굳이 살려는 이유가 뭐예요? 그냥저냥 한다고 질문자가 먼저 이혼하자고 했다면 아이들한테 참 체면이 안 섰을 텐데, 이렇게 부인이 난리를 피우니까 오히려 질문자는 나중에 아이들한테 할 말이 있잖아요. ‘물론 내가 잘못은 했지만 너희 엄마가 저렇게까지 하니까 내가 무슨 방법이 있겠냐? 내가 어떻게 하겠냐?’ 하고 얘기하면 되지요. 오히려 마누라가 극성을 피울수록 질문자한테는 유리하네요.nbspnbspnbsp그러면 아이들한테 체면도 서잖아요. 아이들도 ‘아빠가 잘못했다’고 하다가도 엄마가 너무 극성을 부리면 나중에 ‘아무리 아빠가 잘못했지만 엄마도 너무 한다’ 라고 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부인이 극성을 부리는 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그리고 판사도 너무 그렇게 극성을 부리는 사람을 보면 판결에 반영을 합니다. 질문자는 법정에 가서 ‘판사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우리 부인은 정말 저를 사랑했고, 저도 부인을 사랑했는데, 친구들과 술 먹다가 이렇게 실수를 했습니다’라고만 말하세요.nbspnbsp그런데 질문자는 술 먹다가 딱 한 번 실수를 한 거예요? 아니면 원래 하나 봐뒀다가 따로 살림을 차린 거예요?”nbsp“고민이 있을 때 같이 대화를 많이 했습니다.”nbsp“그 정도면 부인의 입장에서는 화날 만하네요. ‘고민이 있으면 30년 같이 산 나하고 얘기해야지 어떻게 딴 여자한테 얘기를 하느냐? 몸은 나한테 있었지만 마음은 딴 데 가 있었네?’ 하니까 얼마나 섭섭하고 화나겠어요? 그러니까 질문자가 만약 이혼을 안 하고 싶다면 계속 ‘제가 잘못했습니다. 그러나 한 번만 용서해주면 가정을 잘 지키고 살겠습니다’라고 하세요. 그러면 판사가 중재를 합니다. 최종적으로 이혼을 하라고 판결을 내리더라도 질문자가 진심으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면 판사는 보이지 않게 질문자에게 유리하게 해 줍니다. 질문자가 바람을 피워서 이혼 사유를 제공을 했기 때문에 조금 불리하지만, 그래도 그렇게 사과를 해야지 ‘네가 재산 다 가져가라’라고 하면서 법정에 출석도 안 하면 질문자는 재산도 날리고 외로워집니다. 재산분할 됐어요?”nbsp“아니오.”nbsp“그냥 재산을 주는 건 바보입니다. 그렇게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아요. 오늘 질문 잘 했어요. 오늘 질문해서 딴 건 못 찾을지 몰라도 재산의 반은 찾았습니다.nbspnbspnbsp성질이 나서 어떤 걸 결정하면 안 돼요. 그렇다고 이해를 따져서 부인한테 하나도 양보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도 나쁘지만요. 질문자도 다 대한민국 국민이니까 대한민국의 헌법과 법률에 보장된 권리가 있습니다. 그걸 못 찾아먹는 건 바보이지 착한 사람이 아닙니다. 정당하게 주어진 권리를 찾는 건 나쁜 게 아닙니다.nbspnbsp그렇다고 질문자가 변호사를 살 이유는 없습니다. 질문자가 뭘 잘 했다고 변호사를 사겠어요? 질문자는 그저 법정에 나가서 ‘잘못했습니다. 용서를 빕니다.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라고만 하세요. 그렇다고 이혼을 안 당하는 건 아닙니다. 바람을 피운 건 이혼 사유에 해당되기 때문에 질문자가 불리하니까요. 그러니 질문자는 자기를 내세우지 말고 무조건 용서를 비세요. 그런데 ‘잘못 했습니다’ 라고 하는 것과 ‘내가 잘못했으니까 재산은 다 네가 가져라’ 라고 하는 건 다릅니다. 재산은 분할해서 부인을 드리세요. 그런데 질문자도 재산을 좀 가지고 있어야 나중에 아이들을 지원해 줄 수도 있고, 또 부인에게 다만 얼마라도 생활비로 보내줄 수 있지요. 그렇게 해야 좋지 지금 한꺼번에 다 주면 상대는 고마운 것도 모를 겁니다. 질문자는 실수를 한 번만 한 게 아니라 연속해서 하고 있어요. 질문자가 바보같은 거죠.”nbspnbsp“솔직히 얼마나 욕심 내는지 한번 보고 싶어서 다 가져가라고 얘기한 겁니다.”nbsp“그런 꼼수를 쓰면 안 되지요. 질문자는 지금 자기가 잘못했다는 마음이 전혀 없네요. ‘한 번 바람 피운 것 같고 그러냐?’ 하는 마음 뿐이네요. 만약 반대로 질문자가 부인이 오랫동안 외간 남자를 두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면 부인을 그냥 놔두었겠어요?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보세요. 질문자는 그냥 이혼만 청구할 사람이 아닙니다. 그냥 두드려 팰 사람이에요. 배우자를 두고 바람을 피우는 건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 보면 엄청나게 기분 나쁜 일입니다. 그러니 질문자가 잘못한 건 잘못했다고 해야 됩니다. 그러나 사과는 하되 법에 보장된 권리는 포기하면 안 됩니다. 그리고 ‘얼마나 가져가는지 한번 보자’ 하는 건 또 무슨 태도예요? 그게 잘못한 사람의 반성하는 태도라고 할 수 있겠어요?”nbsp“죄송합니다.”nbsp“일은 이미 벌어진 일이잖아요. 그죠?”nbsp“예.”nbsp“그래서 다시 주워 담을 수도 없어요. 부인한테 비굴하게 빌 건 아니지만 항상 ‘여보, 당신한테 너무 큰 충격을 줘서 미안해요. 힘들겠지만 한번만 용서해 준다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할게요. 나는 정말 당신과 아이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함께 지내고 싶어요’ 라고 해야 됩니다. 빈말이라도 자꾸 그렇게 해야 본인에게 유리해요.nbspnbsp그런데 그렇게 잘 안 될 거예요. 보면 성질이 나니까요. 그러니 질문자는 매일 108배를 하면서 ‘여보, 미안해요. 그게 당신한테 그렇게 큰 충격이 될지 내가 어리석어서 몰랐어요. 정말 미안해요’라고 하세요. 부인이 독하게 나올수록 질문자는 ‘재산 탐내나?’ 하고 생각하지 말고 ‘정말 충격이 컸나 보구나’ 하세요.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거린다는 말이 있듯이 착한 사람이 독심을 품으면 무서운 거예요.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말은 약자를 밟으면 그런 문제가 생긴다는 겁니다.nbspnbsp질문자가 부인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걸 참회하는 절을 자꾸 하다보면 부인이 화를 내고, 되지 않는 소리를 해도 질문자가 그걸 들을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처음에는 질문자도 부인에게 잘못했다고 하다가 부인이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세게 나오면 ‘나만 잘못했냐? 너는 잘했냐?’ 라고 하게 될 텐데, 그럼 사과했던 게 다 수포가 되니까 그럴 때일수록 10번 100번이라도 ‘미안하다’ 라고 해야 합니다. 그럴 힘을 키우려면 절을 해야 돼요. 그리고 법정에 가서는 ‘판사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가정을 지키고 싶습니다. 제가 가정을 지킬 수 있게 좀 도와주세요’ 라고 말하세요. 이미 엎질러진 물이지만 그렇게라도 해야 반이라도 주워 담을 수 있어요. 그마저도 ‘반 가지고 뭐 하느냐?’ 하면서 발로 차면 질문자만 손해에요.nbspnbsp여성분들, 남자 심정이 어떤지 이해가 돼요? 여기 여성분들만 손들어 봐요. ‘그래도 30년 살았는데 바람 한 번 피웠다고 이렇게까지 하는 건 좀 심하다’ 하는 남자들의 얘기가 이해가 된다 싶은 사람은 손 한번 들어봐요. 질문자는 한번 둘러보세요. 손든 여자가 한 명도 없잖아요. 질문자 부인이 독해서 그런 게 아니에요.”nbspnbsp“예, 잘 알았습니다. 많이 반성이 됩니다.”nbspnbsp근심이 가득했던 남성 분도 얼굴이 붉어지며 자신의 모습을 깊이 뉘우치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청중들은 큰 박수를 보내며 질문자를 격려해 주었습니다.nbsp이어서 스님은 청중석에 있는 여성 분들에게 다시 질문을 했습니다. 뉘우치고 반성하는 질문자는 그렇다치고, 여성들도 이런 남자를 좀 이해해주면 어떻겠는지 예수님을 예로 들며 물어보았습니다.nbspnbspnbsp“그런데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이해해 줄 수 있다는 여성이 한 명도 없어요. 예수님은 당신을 십자가에 매단 사람을 위해서도 ‘주여, 저들을 용서하소서’ 라고 하셨는데, 여러분은 바람 한 번 피운 남자 한 명을 용서 못한다는 거예요?”nbspnbsp “용서가 안 돼요. 저는 기독교인이 아니라서요.”nbsp“그러니까 교회를 좀 다니세요. 교회에 다니면 용서가 될 텐데 왜 교회를 안 다녀요. 일요일에 뭐해요? 교회에 좀 가세요.”nbspnbsp청중석은 순식간에 웃음 바다가 되었습니다. nbspnbsp이어서 다시 통일 문제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동서독 통일을 예로 들며 서독은 동독을 포용했는데, 남한은 어떻게 북한을 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한 청년의 질문이 있었고, 마지막으로 스님은 모든 면에서 앞서고 있는 남한이 자신감을 갖고 포용해줘야 하는 이유를 신라와 가야의 합의통일을 예로 들어 답변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강연을 모두 마치고 로비에서는 책 사인회가 열렸습니다. 질문했던 분들은 사인을 받으며 스님에게 거듭 감사 인사를 했고, 청중들도 강연이 너무 좋았다며 기뻐했습니다. 스님도 환한 웃음을 보여주며 인사에 답했습니다.nbspnbsp▲ 책 사인회nbsp마지막으로 오늘 강연을 준비한 대전충청지역 통일의병들과 다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을 찍기 전 통일의병 김진태 충청본부장님이 스님에게 2016년 첫번째 통일이야기 강연을 축하하며 꽃다발을 건넸습니다. nbspnbspnbsp또한 통일의병들은 “통일 해버리자”라는 푯말을 들고 힘차게 “화이팅”을 외쳤습니다. 통일의병들의 염원이 국민의 염원으로 확대되어 통일에 대한 새로운 희망이 싹트기를 간절히 기원해 봅니다.nbspnbsp▲ 오늘 강연을 준비해 준 충청본부 통일의병들nbsp강연을 마치고 차를 타러 이동하는 중에 늦게까지 주차봉을 들고 교통 안내를 하는 통일의병 봉사자들을 만났습니다. 스님은 “늦게까지 고생하시네요. 기념사진 같이 못 찍으셨죠?” 하면서 특별히 같이 사진을 찍어 주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고해주는 사람들까지 알뜰히 챙겨주고자 하는 스님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nbspnbsp▲ 밤늦게 까지 교통 안내를 맡아준 봉사자들과 함께nbsp청주에서 밤 10시에 출발한 스님은 12시가 다 되어 서울 정토회관에 도착했습니다. 내일은 아침 8시부터 파주 민족화해센터에서 제14기 평화리더십아카데미 입학생들을 위해 위크숍 특강을 한 후 오후에는 정토회 결사행자회의에 참석할 예정입니다.nbspnbsp ※ 2016년 봄,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갑니다. 강연일정 확인하시고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오세요. 강연은 선착순 무료입장입니다. 질문자 접수는 강연장에서 받습니다.

2016.03.19. 301,967 읽음 댓글 78개

2016.3.16 부처님 출가일 기념법회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서울 정토회관에서 부처님이 출가하신 날을 맞이해 기념법문을 했습니다.nbspnbsp불교에서는 4대 명절이 있는데, 첫째가 부처님이 탄생하신 날인 음력 4월 8일이고, 둘째가 출가하신 날인 음력 2월 8일, 셋째가 성도하신 날인 음력 12월 8일, 넷째가 열반하신 날인 음력 2월 15일입니다. 오늘은 그 중 출가하신 음력 2월 8일을 기념하는 날입니다.nbspnbspnbsp새벽 기도 후 아침 7시부터 스님은 평화재단에서 조찬 모임을 하느라 바쁜 아침을 보냈습니다. 조찬 모임을 마치고 아침 10시가 되어 출가일 기념법회를 하기 위해 정토회관에 도착했습니다.nbspnbsp스님이 법상에 오르고 10시 정각에 출가일 기념 법회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아침부터 지하철 3호선이 갑자기 멈추는 사고가 생겨서 유난히 늦게 도착하는 분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스님은 “전쟁이 난 것도 아닌데 왜 그래요?” 하며 환한 웃음과 함께 법문을 시작했습니다. 특히 출가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다양한 비유를 들어가며 재미있게 법문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오늘은 불기 2559년 부처님 출가 기념일입니다. 제가 ‘불기 2559년이다’ 그러니까 여러분들 눈치가 ‘2560년인데요’ 하는 것 같네요. 제가 왜 2559년이라고 했을까요? 아직 4월 초파일이 지나지 않았거든요. 4월 초파일이 지나야 2560년이 되는 거예요. 몰랐지요?”nbspnbsp“예.”nbspnbsp“2600여 년 전에 부처님께서는 인도 북쪽 히말라야 산 기슭 카필라바스투라는 작은 나라의 왕자로 태어나셔서 태자로 명명이 되고, 29년간 왕궁에서 살다가 오늘, 음력으로 2월 8일 밤에 아무도 몰래 동쪽 성문을 나와서 출가의 길을 가셨습니다. 그래서 오늘을 ‘출가일’, 또는 ‘출가절’이라고 합니다.nbspnbsp출가란 뭘까요? 글자 그대로만 따지면 집을 나간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래서 가출과 비슷해 보이지만 그 숨은 뜻은 다릅니다. 여기 사는 게 힘들어서 못 살겠다고 집을 뛰쳐나가는 건 가출이에요. 그래서 가출은 더 좋은 집으로 가고 싶은 게 전제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 남자하고 못 살겠다고 나가서 저 남자하고 살겠다는 격이지요. 그런데 출가는 집이 굴레임을 깨닫고 집을 불살라버리는 거예요. 가출과는 차이가 큽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들이 결혼생활해 보니까 ‘아, 결혼생활이 모든 고통의 원인이구나’, 직장에 다녀보니까 ‘아, 직장이 모든 고뇌의 원인이구나’, 돈 벌어보니까 ‘돈이 모든 번뇌의 원인구나’ 해서 그만둬버리는 게 출가입니다. 이 직장 나와서 며칠 있다가 또 저 직장 구해서 들어가고, 이혼했다가 또 다른 사람 만나서 결혼하고, 부모 속박이 싫어서 집 나왔다가 외로우니까 도로 집에 기어들어가고 이렇게 윤회하는 건 가출이에요.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는 건 가출이고, 출가는 오고감이 없어지는 겁니다.nbspnbsp그럼 왜 이렇게 집을 나가거나 들어오는 일을 반복하게 되는 걸까요? 집은 2가지 모순된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 집은 우리를 보호해 주는 보금자리입니다. 지붕이 있어서 비와 햇빛을 막아주고, 벽이 있어서 바람과 추위와 더위를 막아주고, 도둑도 막아줍니다. 그리고 집이라는 말 속에는 부모, 아내, 남편, 자식이 다 들어있습니다. 그래서 나를 보호해 주는 보금자리가 집입니다. 그런데 둘째로, 집은 나를 가두기도 합니다. 천장도 막혀있고 벽도 막혀있으니까 못 나가잖아요. 또 부모는 나를 보호해 주기도 하지만 나를 속박하는 굴레이기도 합니다. 남편이나 아내도 마찬가지로 나를 보호해 주기도 하지만 나를 속박하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집은 감옥, 굴레예요.nbspnbsp고향도 집과 그 뜻이 비슷합니다. 그래서 고향을 떠나 떠도는 사람을 ‘나그네’라고 하지요. 나그네는 보호받을 데가 없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그래서 나그네는 다 고향에 있는 집으로 돌아가기를 원하잖아요. 그런데 막상 고향으로 돌아가면 그곳에서의 삶은 또 감옥살이에요. 고향에 가면 양반, 상놈 따지고, 형님, 동생 따지고, 부모 자식 따지고, 예의 따지고, 윤리 따지고, 이렇게 구속받는 게 많잖아요. 이렇게 우리는 집이 감옥이나 굴레 같기 때문에 뛰쳐나가고 싶은 거예요. 그런데 막상 뛰쳐나가면 보금자리가 없어지니까 외로워서 또 고향을 찾고, 집을 찾게 됩니다. 그래서 다시 들어가면 얼마나 편안합니까? 대신에 또 조금 있으면 다시 감옥이나 굴레처럼 느껴져서 스트레스를 받으니까 또 뛰쳐나가는 겁니다.nbspnbsp이렇게 계속 들어갔다가 나왔다가를 반복하는데 집은 어디를 가나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들은 뭐가 잘 안 되면 이사를 하잖아요. 한국에서 뭐가 잘 안 되면 외국으로 가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서울에서 안 되면 지방으로 가고, 지방에 있던 사람은 또 서울에서 한번 살아보기를 원하지요. 또 요즘은 도시 사는 사람들이 귀농한다고 난리고, 결혼한 사람들은 ‘못 살겠다. 이혼하겠다’ 하는데, 또 결혼 못한 사람은 결혼한 게 부러워서 ‘어떻게 나도 결혼 한번 해 볼까’ 그러고, 자식 없는 사람은 자식 있는 사람을 부러워하고, 자식 있는 사람은 ‘무자식이 상팔자’라고 합니다. 이렇게 오고가는 게 윤회입니다. 그것처럼 집도 굴레로만 생각하고 집을 나가면 보금자리도 없어지니까 외로워져서 다시 찾아들어옵니다. 그런데 그 속에는 또 굴레의 성격이 들어있는 거예요. 이렇게 집은 두 가지 모순된 성격을 같이 품고 있습니다.nbspnbsp그런데 우리의 관념에는 ‘집은 보금자리다’ 하는 생각이 더 강하게 박혀 있잖아요. 그래서 보금자리는 원하지만 굴레는 싫은 거예요. 같이는 살되 간섭은 안 했으면 좋겠고, 지원은 해 주되 간섭은 안 하기를 바라는 거예요. 그런데 그런 건 없습니다. 누군가가 나와 같이 살면서 나를 지원한다면 그 사람은 반드시 나를 간섭하게 돼있어요. 그래서 스님은 누가 날 좋아한다고 하면 겁이 납니다. 뭘 또 간섭하겠다고 덤빌지 모르거든요. 그런데 사람들은 달콤함 때문에 독도 같이 받아 마시려고 하지요.nbspnbspnbsp경전에 보면, 부처님께서 출가하려고 뜻을 밝히면 부모가 말리고, 또 밝히면 부모가 말리기를 한 열 번쯤 하느라고 한 10년의 세월을 보낸 것 같아요. 그런데 부처님께서 그 10년을 단순히 방황만 하면서 보냈겠어요? 아닙니다. 그래도 이 세상에서 답을 찾아보려고 수행을 하신 거예요. 진짜 자발적으로 하신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출가하셔서 스승을 만난 뒤 3개월 만에 스승의 경지까지 오르셨던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능력이 뛰어나서 그런 게 아니라 스스로 많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이미 정진하신지가 오래 됐기 때문에 금방 그런 경지에 이를 수 있었던 겁니다.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왕궁이 안온한 보금자리가 아니라 모든 고통의 핵심임을 꿰뚫어보신 거예요. 그래서 새로운 길이 뭔지는 미처 몰랐지만 적어도 ‘이건 아니다’ 하는 건 확실히 알았기 때문에 미련 없이 떠났던 것입니다.nbspnbsp부처님은 부모님 허락을 받고 출가해 보려는 시도를 여러 번 해 보셨어요. 그러나 이 길은 허락받고 갈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아셨습니다. 왜냐하면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부처님께서는 어렵사리 출가를 하셨는데, 동문을 나가면서 ‘내가 깨닫기 전에는 차라리 죽을지언정 돌아오지 않겠다. 천 길 낭떠러지에 떨어져 죽을지언정, 극약을 먹고 죽을지언정, 깨닫기 전에는 돌아오지 않겠다’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은 고뇌에서 벗어날 수 있는 답을 찾으면 다시 돌아와서 당신의 가족들에게도 그 좋은 법을 알리겠다는 뜻이지요.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시종을 집으로 돌려보내면서 시종에게 ‘왕궁으로 돌아가서 아버님께 전해라. 내가 불만이 있어서 왕궁을 나간 것도 아니고, 나 혼자만의 이익을 위해서 나간 것도 아니며 나 혼자 천상에 태어나려고 궁을 나온 것도 아니라고 전해라. 일체 중생이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길을 찾아서 나는 궁을 나왔다. 내가 만약 이 답을 찾는다면 반드시 궁으로 돌아가서 부왕을 뵙고 좋은 법을 나눠가지겠다’ 라고 하셨습니다.nbspnbsp여러분들도 만약 집에 아들이나 딸이 갑자기 없어지거든 ‘이게 누구 꼬임에 빠졌나? 이게 불만이 있어서 그러나?’ 하고 생각할 거 아니겠어요? 우리 문경에도 가끔 그런 부모님들이 찾아오십니다. 부처님의 부모님도 당연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으니까 부처님께서 그렇게 해명을 하고자 하신 겁니다. 그렇게 해서 부처님께서는 새로운 길을 찾아 떠났습니다.nbspnbsp부처님께서 6년 고행을 통해서 성도한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부처님께서 성도할 수 있었던 건 출가라는 시작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출가가 가장 중요합니다. 새로운 길을 아직 못 찾았다고 하더라도 기존의 길은 아니라는 확실한 답을 얻고 나갔던 것이니까요. 그런데 오늘 우리는 아직도 ‘이게 아니다’는 결론을 못 내렸어요. 그래서 늘 미련을 못 버리는 거예요.nbspnbsp그런데 부처님은 깨닫고 나서 ‘꼭 집을 떠나야 되거나 결혼을 안 해야 되는 건 아니다’ 라고 하셨습니다. 그런 형식이 중요한 게 아니라 마음의 자세가 중요하다는 거지요. 즉 마음에서 집착이 끊어져야 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부처님 당신은 그 당시 풍속대로 출가수행자의 길을 걸으셨지만, 또한 새롭게 재가수행자의 길도 열어 주셨습니다.nbspnbsp재가수행자가 된다는 것은 몸은 세속에 있더라도 마음은 욕망의 가치관으로부터 떠나야 된다는 걸 의미합니다. 재가수행자는 그냥 욕망대로 살아도 되는 게 아닙니다. 출가수행자는 돈을 자꾸 만지면 돈에 욕심을 내고 돈에 대한 집착을 못 버리니까 못 만지게 하는 것이고, 여러분들은 만져도 집착을 안 하니까 재가수행자로 살도록 놔둔 거예요. 그러니 자기가 수준이 안 된다 싶으면 다들 출가를 하세요.nbspnbspnbsp스스로 점검했을 때 여자를 만나거나 돈을 만지거나 하면 거기에 집착한다든지, 높은 지위에 올랐을 때 그 지위를 자기 것이라고 착각한다든지, 자식이 다 컸는데도 집착을 한다면 ‘아, 나는 재가수행자 수준은 안 되는구나’하고 출가수행자의 길을 가세요. 그걸 제가 ‘안녕히 계십시오’ 하라고 표현한 겁니다. 가끔 오해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던데, ‘안녕히 계십시오’라는 건 ‘이혼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너는 자꾸 때가 묻어서 이 진흙탕 속에 살 수준이 안 된다’, 즉 ‘출가수행자가 되라’ 하는 뜻입니다. 웃는 걸 보니 여러분들도 재가수행자의 길을 엄청 좋아하네요.nbspnbsp그래요. 저는 도저히 수준이 안 되어서 지금 이렇게 출가수행자의 길을 가는데, 여러분은 얼마나 복을 많이 지었으면 이렇게 재가수행자의 길을 가십니까? 다들 훌륭하십니다.nbspnbspnbsp만약에 수행자가 정치를 하면 권력에 집착하지 않습니다. 단지 권력이나 지위가 세상과 중생을 이롭게 하기 때문에 그 권력이나 지위를 마땅히 쓰는 겁니다. 또 돈을 가졌다면 그 돈을 사유화하는 게 아니라 그 돈을 세상에 필요한 곳에 마땅히 쓰는 겁니다. 그렇게 할 수 있을 때 그 사람을 우리가 재가수행자라고 말합니다. 뭘 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것을 하는 나의 마음의 자세가 어떠냐가 중요합니다.nbspnbsp항상 우리는 부처님의 삶을 본받아야 합니다. 부처님은 다 떨어진 옷을 입고, 나무 밑에서 잠자고, 길거리에서 얻어먹고도 당당하셨고, 행복하셨고, 심지어 늘 남을 위해서 베풀고 사셨습니다. 그래서 부처님의 겉모습만 보면 거지라고 오해할 수도 있겠지만 부처님께서는 어디 가서 ‘달라’는 소리를 안 하셨기 때문에 거지가 아닌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다 먹고 살만하면서도 늘 의식주를 걱정하잖습니까? 얼마나 많이 먹어야, 얼마나 잘 입어야, 얼마나 큰 집에 살아야 이 걱정이 끝이 날까요? 그건 끝이 안 나는 걱정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늘 이 정도 먹는 것, 이 정도 입는 것, 이 정도 자는 것만 해도 고맙게 여기면서 생활하면 우리가 부처님보다 행복하지 못할 이유가 없어요.nbspnbsp그러니 수행자는 첫 번째, 당당해야 됩니다. 비굴해서는 안 됩니다. 두 번째 겸손해야 됩니다. 교만해서는 안 됩니다. 자기 아닌 것으로 자기를 삼는 게 교만입니다. 돈으로 자기를 삼고, 인물로 자기를 삼고, 지위로 자기를 삼는 게 교만입니다. 그리고 항상 자유롭고 행복해야 합니다. 부처님만큼 그렇게 원만한 성격으로 완전히 자기의 업식을 고치지는 못 하더라도, 자기도 모르게 성질을 내더라도 제자리로 얼른 돌아와야 합니다.nbspnbsp그것을 계속 붙들고 합리화하면 안돼요. ‘내가 또 업식에 끌렸구나’ 하고 돌아와야 합니다. 입이 한번 쑥 나왔다가도 금방 들어가야 되는데, 3일이고 4일이고 꽁 해서 있으면 곤란합니다. 그런 걸 두고 ‘사로잡혀서 수행자임을 망각했다’ 라고 합니다. 그렇게 빨리 돌아오다 보면 사로잡히는 횟수가 줄어들고, 업식이 일어나더라도 그 유지기간이 짧아집니다. 그래서 늘 행복하게 편안하게 지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남한테 의지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가 오히려 남의 보금자리가 되어주고, 의지처가 되어주려는 주인의 자세로 나아가게 됩니다. 그것의 출발이 출가입니다.nbspnbspnbsp오늘 출가절을 맞아서 앞으로 기도할 때는 ‘복 주세요’ 하지 말고, 주인의 자세로 돌아가셔서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나 아닌 것에 의지하고 살았던 것으로부터 벗어나서 마치 나비가 고치를 뚫고 나오듯이 집에서 나오세요. 그게 출가입니다. 이런 출가의 의미를 오늘 다시 한번 새겼으면 좋겠습니다.”nbspnbsp재가수행자의 길을 갈 수준이 안 되면 빨리 출가를 하라는 말씀에 모두들 웃음을 빵 터뜨렸습니다. 스님이 이야기해 준 출가의 의미를 가슴에 새기고 나니 마음이 참 가벼워졌습니다.nbspnbsp대중들은 출가의 의미를 다시 한번 곱씹으며 300배 정진을 함께 했습니다. 정토회는 오늘 출가일을 시작으로 다음주 수요일인 열반일까지 전국 법당에서 8일 동안 용맹정진 기간을 갖습니다. 매일 300배 정진을 하고 영상으로 스님의 법문을 듣습니다. 스님은 다음 열반일에 다시 서울 정토회관에서 기념법문을 직접 해줄 예정입니다.nbspnbsp출가일 기념법회를 마친 후 스님은 찾아온 손님과 몇 차례 미팅을 가진 후 오후 4시가 되어 울산 두북으로 출발했습니다. 오늘 밤에는 두북에서 하룻밤을 묵은 후 내일은 선거로 인해 희망강연이 취소되어 하루종일 농사일을 할 예정입니다.nbsp ※ 카카오톡으로 법륜 스님의 하루를 매일 받아보세요. 아래 배너를 누르고 친구 추가

2016.03.18. 52,167 읽음 댓글 28개

2016.3.6 (호주 1일째_오후) 시드니(Sydney) 즉문즉설 강연

nbsp오전 11시부터 오후에 3시까지 진행되었던 시드니와 멜번 정토불교대학 졸업식에 이어서 오후 4시부터는 시드니에 살고 있는nbsp교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nbspnbsp강연이 열린 시드니대학교 이스턴 에비뉴 오디토리엄에는 시드니정토회 회원들이 일찍부터 와서 곳곳을 장식하고 안내 표지를 붙이며 분주한 모습이었습니다. 특히 시내 한 가운데에 위치해 장소를 찾아오기가 어려워 여러명의 봉사자들이 곳곳에서 안내를 도맡아 주었습니다.nbspnbsp▲ 시드니대학교 이스턴 에비뉴 오디토리엄nbsp특히 어제 저녁에는 오페라하우스 앞에도 찾아가 전단지를 돌리는 등 많은 사람들이 오늘 강연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의 노력 덕분에 강연장은 좌우에 빈자리를 조금 남기고 거의 만석이 되어 350여 명이 자리했습니다. 특히 젊은 청년들이 많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습니다.nbspnbspnbsp소개 영상에 이어서 스님이 무대에 오르자 교민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성으로 스님을 반겼습니다. 스님은 개신교를 믿는 사람들이 많은 교민 사회의 여건을 헤아리며 오전에 교회는 잘 다녀왔는지 물어보며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nbspnbspnbsp“오전에 교회는 다 잘 다녀오셨어요? 왜 강연시간을 오후 4시로 잡았을까요? 여러분들이 오전에는 교회에 다녀오라고 그런 거예요. 강연을 오전에 하면 ‘교회 가야 되나? 강연 가야 되나?’ 고민할까 싶어서요.nbspnbsp저는 한국에서 4일 전에 출발해서 필리핀에 들렀다가 왔습니다. 저희 JTS가 필리핀 민다나오에 있는 산악지대의 원주민 마을과 무슬림 분쟁지역에서 구호활동을 하고 있거든요. 산악지역에는 공산반군인 신인민군이 있고요, 무슬림지역에는 MILF라는 모로이슬람민족해방전선이 있습니다. 두 곳 모두 분쟁지역이다 보니까 학교가 제대로 운영이 안 됩니다. 학교 건물도 없지만 선생들도 안 가려고 하고요. 그래서 저희 JTS에서는 2003년부터 1년에 3개 내지 5개의 학교를 계속 지어왔습니다. 그렇게 저희가 학교를 지어주면 교육청에서는 선생님을 파견해 주겠다고 약속이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필리핀에 47번째와 48번째 학교의 준공식을 하고 이곳으로 온 겁니다...” nbspnbspnbsp필리핀 민다나오에 48번째 학교를 준공했다는 소식에 모두 박수를 보냈습니다. 이렇게 안부를 전한 후 곧이어 질문을 받았습니다.nbspnbsp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손을 들고 스님께 자신의 고민을 말했습니다. 6명이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대부분 청년들이었는데, 아주 솔직한 질문에 대중들도 귀를 쫑긋 세우고 재미있게 법문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nbspnbsp오늘은 그 중에서 엄마가 동생을 너무 편애해서 힘들다고 하소연했던 한 여성분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질문한 분은 대구에서 온 여성이었는데, 경상도 사투리로 아주 솔직한 표현들을 거침없이 해서 대중들 모두가 배꼽을 잡고 웃었습니다.nbspnbspnbsp“엄마는 제 동생을 너무 편애하셨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편애라고 생각을 안 하세요. 제 동생이 어릴 때부터 엄청 왕따를 당했는데, 저는 동생이 맞고 들어오면 때린 애를 찾아가서 두들겨 패줬습니다. 어릴 때부터 대학 때까지 그랬어요. 그런데 어릴 때부터 엄마가 남동생을 너무 편애하시니까 저는 독립적으로 제 일은 제가 다 알아서 했습니다. 그런데 엄마는 동생이 20살이 넘은 다음에도 계속 편애하시더라고요. 동생이 오토바이를 사달라고 하면 사주고, 차도 사달라면 사주고, 졸업할 때 60만 원짜리 신발도 사주고, 120만 원짜리 옷도 사주고요. 그러니까 제가 ‘왜 동생한테만 해 주고 나는 안 해 주느냐?’고 했더니 엄마는 ‘너는 돈 벌잖아’라고 하셨습니다. 동생과 저는 2살 밖에 차이가 안 나는데요.nbspnbsp동생은 군대에 갔을 때도 불쌍한 척하면서 ‘아, 다른 애들은 다 사먹는데, 나만 못 먹고 있다’며 전화를 해서 저는 미칠 지경이었지만 1, 2만 원씩 보태줬습니다. 그렇게 받기만 했으면 엄마한테도 그만큼 해 드려야 되는데, 동생은 전혀 신경을 안 씁니다. 그러니까 동생은 고마운 마음이 없는 겁니다. 동생이 머리는 좋아서 대기업에 취직을 했는데, 입사하자마자 차를 샀습니다. 그런데 차 보험료가 비싸니까 엄마한테 달라고 했나 봐요. 그 얘기를 들으니까 제가 돌겠더라고요. 동생은 완전 ‘또라이’에요.”nbspnbsp“동생이 좀 얄미운 짓을 한다는 건 알겠어요. 그런데 질문의 요점이 뭐예요?”nbsp“얼마 전에 남편 때문에 안 좋은 일이 있었어요. 남편 친구 때문에 제가 법원에 가야 될 상황이 된 거예요. 그런데 벌써 그런 일이 두 번째입니다. 제가 속상해서 엄마한테 말씀드렸더니 항상 하던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참아야 된다고. 제가 결혼한 지 거의 2년째인데, 무조건 참으라는 건 옳지 않은 것 같아요.” nbspnbspnbsp“그러니까 질문자는 지금 남편이 문제예요? 엄마가 문제예요?”nbsp“엄마요. 엄마는 전혀 공감을 못 하세요. 제 얘기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동생한테만 관심이 있어요.”nbspnbsp“질문자의 아이가 몇 살이에요?”nbsp“아직 아이는 없어요.”nbspnbsp“그러면 질문자가 아직 아이를 못 낳아봐서 그래요. 아이를 낳아서 키워보면 엄마가 왜 그렇게 하는지 알게 됩니다. 부모가 관심을 갖고 예뻐하는 아이는 스스로 알아서 잘 하는 아이가 아닙니다. 부모는 뭘 잘 못해서 ‘아이고, 저게 나 없으면 어떻게 살까’ 하고 걱정되는 자식한테 더 정을 갖는 법이에요. 그러니까 엄마는 동생이 남자아이라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동생이 어릴 때부터 왕따 당하고 자기 일을 잘 못 챙기기 때문에 더 신경을 쓰게 되어 있습니다. 그게 자연의 이치입니다. 그런데 부모가 제 자식을 아끼는데, 그걸 왜 질문자가 질투해요?”nbsp“제가 한국에 살았을 때는 100만 원씩 꼬박꼬박 저금을 해서 엄마한테 한꺼번에 천만 원씩 드렸어요. 저는 필요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그 돈이 다 동생한테 들어가는 거예요. 그래서 너무 짜증이 났습니다. 그런데 동생은 저보다 더 많이 벌어요. 월급이 400만 원인데, 왜 엄마가 걔한테 돈을 주는지 저는 도대체 이해가 안 갑니다.”nbspnbspnbsp“그건 질문자가 엄마가 안 되어 봐서 그래요. 큰아들은 돈을 잘 벌고 작은아들은 돈벌이가 시원찮으면, 큰아들한테 받은 돈을 작은 아들한테 주는 거예요. 큰아들이 노름을 해서 빚을 지면 엄마가 큰아들에게 욕은 해도, 작은 아들한테 돈을 얻어서 큰아들 빚을 갚아주고 그러는 거예요. 그게 부모의 심정이에요. 그건 옳다 그르다고 따질 수가 없습니다. 그런 게 엄마의 인생이니까 질문자는 엄마에게 간섭을 안 하는 게 제일 좋습니다. 질문자가 엄마한테 돈을 줬으면 그 돈으로 엄마가 엿을 사먹든 빵을 사먹든 동생을 주든 그건 엄마의 자유입니다.”nbsp“그게 문제가 아니라 동생은 ‘나는 결혼을 하면 엄마를 안 모시고 살 거다. 내가 왜 모시고 사냐?’ 라고 말합니다.”nbsp“그렇게 말할 수 있어요. 그건 동생의 자유입니다.”nbsp“그건 자식의 도리가 아니잖아요.”nbsp“20살이 넘으면 부모의 짐을 안 져도 됩니다.”nbsp“엄마는 20살이 넘은 동생한테 계속 지원을 하고 있는데요.”nbsp“그건 엄마가 좋아서 하는 거니까 질문자가 상관할 일이 아니에요.”nbsp“그래서 제가 동생과 근 5년간 연락을 안 했습니다.”nbsp“제가 보기에는 질문자가 또라이네요. 질문자가 힘들어하는 핵심 원인은 엄마의 사랑에 대한 질투심이에요. 그건 안 좋은 거예요. 질투할 사람이 없어서 동생한테 질투를 해요?”nbspnbsp“제 고민이 질투심 때문이라는 건 한 번도 생각 안 해 봤어요.”nbsp“그걸 질문자가 모르니까 저한테 질문하는 것이지요. 첫 번째, 20살이 안됐을 때 부모가 나를 도와주는 건 부모의 책임과 의무이고, 내가 그런 부모의 말을 들어야 되는 것도 하나의 책임과 의무에 속합니다. 그런데 20살이 넘으면 자식이 어떻게 하든, 부모가 어떻게 하든, 서로 간섭하면 안 됩니다. 그런데 질문자가 엄마한테 천만 원을 줬다는 건 자기가 좋아서 준 거잖아요. 질문자도 스스로 얘기했듯이 ‘필요 없어서 줬다’고 했잖아요. 자기가 돈이 필요 없으니까 엄마한테 갖다 버린 거란 말이에요. 엄마는 큰딸이 갖다버린 걸 주워서 작은 아들을 줬는데, 그게 뭐가 문제예요?”nbsp“제가 경상도 사람이다 보니 부끄러우니까 ‘아, 필요 없다. 가져라’고 말했던 거지요.”nbspnbsp“그래도 그렇게 말한 책임을 져야지요. 질문자가 엄마한테 돈을 줄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하는 게 스스로에게 더 낫고 기분이 더 좋으니까 그렇게 한 거잖아요. 그리고 엄마는 그걸 받아서 자기가 주고 싶은 사람이나 자기가 봤을 때 ‘안됐다’ 싶은 사람한테 주는 거지요.nbspnbsp많은 분들이 저한테 ‘이건 꼭 스님 쓰세요’라고 말하면서 돈이나 옷, 음식을 줍니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이해가 됩니다만 실제로 사람들이 주는 걸 제가 다 먹었으면 저는 벌써 배가 터져서 죽었을 거고, 제가 다 입었으면 매일 10겹은 껴입고 다녀야 할 겁니다. 그래서 제가 주시는 분들께 ‘감사합니다’ 라고 말은 하지만 실제로는 같이 일하는 사람들 중에 필요한 사람들과 나눠서 씁니다.nbspnbsp그러니까 질문자가 ‘내가 준 돈은 엄마가 썼으면 좋겠다’ 하는 건 질문자의 마음이고, 그 돈을 자기가 쓰는 게 좋을지, 아들한테 주는 게 좋을지는 엄마가 결정할 일입니다. 그런데 질문자는 자꾸 엄마를 간섭하잖아요. 그건 잘못된 것입니다. 질문자는 엄마한테 돈을 준 걸 여기서 막 자랑하는 것 같아요.”nbsp“제가 엄마한테 돈을 드리는 이유는 엄마 집이 전셋집입니다. 한국에서는 2년마다 전셋집 계약을 갱신하잖아요. 그러니까 제가 일부러 목돈을 만들어서 드리는 거예요. 한국의 전세가가 얼마나 오르는지 제가 모르니까요. 그런데 엄마는 반찬도 허름하게 드시면서, 돈은 외제차 끌고 다니는 아들한테 다 주니까 제 마음이 안 좋아요.”nbspnbsp“질문자는 엄마가 선택한 인생에 자꾸 간섭하고 있어요. 부모가 자식을 간섭해도 자식이 싫어하는데, 자식이 왜 엄마를 간섭해요? 엄마에게 돈을 안 주는 건 불효가 아닌데, 엄마 인생에 간섭하는 건 불효에 속합니다.”nbsp“그럼 얼마 정도 드려야 돼요?” nbspnbsp“천만 원을 주든 1억 원을 주든 10원 한 장 안 주든 그건 질문자의 자유예요. 제 말은 준 것을 어떻게 쓰는지에 대해서는 간섭하지 말라는 거예요.nbsp질문자의 동생이 굉장히 현명한 거예요. 약간의 보호 본능을 일으켜서 엄마로부터도 도움을 받고, 또 취직을 해서 돈도 벌고, 또 결혼해서는 엄마도 안 모시고요. 그런데 질문자는 돈 벌어서 엄마한테 주고, 나중에 또 엄마 모셔야 되고... 제가 볼 때는 질문자가 엄마를 모실 것 같아요.”nbspnbsp“예, 맞아요. 이리로 모시고 오려고요.”nbsp“좋은 거예요. 동생이 안 모시겠다는 게 문제가 아니에요. 내 엄마 내가 모시는데, 누가 모시든 무슨 상관이에요. 스님이 보기엔 동생이 또라이가 아니라 질문자가 또라이에요.nbspnbspnbsp자기 모습을 자기가 못 보고 있어요. 영리한 척 잔머리는 굴리지만요. 질문자의 고민은 동생 문제도 아니고, 엄마 문제도 아니고, 자기 문제입니다. 자유로운 인간사를 자기 생각대로 규정짓고 있거든요. 늙은 부모를 자꾸 자기의 가치기준으로 어떻게 해 보려고 하는 게 잘못된 생각입니다. 지금 질문자도 생각을 잘못하고 있어요. 그런 마음으로 엄마를 모시면 같이 살면서 서로 원수가 됩니다.nbspnbsp어린 자식한테는 모범을 보여야 되고, 늙은 부모한테는 맞춰야 됩니다. 그저 부모가 하자는 대로 따르고, 마음대로 하시도록 배려해야 됩니다. 엄마가 주고 싶은 대로 주고, 살고 싶은 대로 살겠다는데, 왜 질문자가 그걸 보고 미쳐서 날뛰고 그래요? 질문자의 생각이 잘못된 거예요. 정말 고쳐야 해요. 계속 그러면 부모형제 사이에 서로 감정이 상해서 질문자만 외로워집니다. 엄마하고도 연락 안 하고, 동생하고도 연락 안 하고 살면 자기만 외롭지요.”nbsp“그런데 저는 이렇게 연락 안 하고 사는 게 오히려 편하기도 합니다. 진짜 편해요.”nbsp“편하면 그렇게 사세요. 그런데 자기가 진짜 편하면 저한테 왜 질문을 할까요? 안 편하니까 묻겠지요. 아이고, 진짜로 질문자가 또라이 맞네요.”nbspnbspnbsp“예, 엄마하고 연락 안 하는 건 불편하더라고요. 엄마랑 연락 안 한지 8개월쯤 되니까 남편이 ‘이건 아닌 것 같다’면서 스님께 한번 여쭤보라고 하더라고요.”nbsp“남편이 답을 몰라서 스님한테 물어보라고 한 게 아니에요. 남편이 말해 봐야 질문자가 말귀를 못 알아들으니까 그나마 질문자가 좋아하는 법륜 스님이 말하면 좀 알아들을까 싶어서 물어보라고 한 거예요. 제가 한 얘기를 남편한테 전해 보세요. 그럼 남편이 ‘내가 똑같은 얘기를 벌써 몇 번이나 했잖아’ 라고 할 거예요.”nbspnbsp“속이 시원합니다. 이제 해결됐어요. 감사합니다.”nbspnbsp스님의 물음에 경상도 특유의 사투리로 꼬박꼬박 대답을 잘 하던 질문자는 마침내 활짝 웃었습니다. 스님도 경상도 출신이어서 경상도 사투리로 대답을 해주었는데 사투리가 죽이 척척 맞아들어가는 모습에 대중들은 박장대소를 했습니다.nbsp질문자가 웃으며 자리에 앉자 청중석에 앉아 있던 다른 한 분이 질문자에게 응원의 한 마디를 해주고 싶다며 손을 들고 말했습니다.nbspnbsp“스님, 제가 질문자에게 응원의 한 마디를 해 드리고 싶어서요. 조금 창피할 수도 있을 텐데 저렇게 용기 내어서 말씀하시는 걸 들으니까 질문하신 분은 참 순수한 분이세요.”nbsp아마도 질문자에게 스님이 또라이라고 농담한 것이 마음에 걸려서 응원의 마음을 보내고 싶었나 봅니다. 그러자 스님은 경상도 사투리를 잘 이해해야 한다고 하면서 몇 가지 재미있는 이야기를 더 들려주었습니다.nbspnbspnbsp“예, 맞아요. 제가 질문자한테 농담으로 또라이라고 그랬는데 그게 순수하다는 뜻입니다. 결혼생활 20년이 됐는데도 남편이 아내한테 항상 ‘아이고, 못 생긴 게. 나나 너를 데리고 살지 누가 너를 데리고 살겠어’ 라고 하는 건 ‘예쁘다’는 뜻입니다. 경상도 남자들은 ‘예쁘다’는 말을 하려면 머리에 개미가 기어가는 것 같아서 제대로 못합니다.nbspnbsp그러니까 질문자도 ‘엄마, 이거 엄마 용돈으로 쓰세요’라고 예쁘게 말을 못 하고 ‘나 필요 없으니까 엄마 가져라’라고 했다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걸 잘 알아들어야 해요. 질문한 당사자는 제가 ‘또라이’라고 해도 아무렇지도 않아 하잖아요. nbspnbsp경상도 사람들은 말을 삐딱하게 하는 습관이 있어요. 그래서 울산, 경주 쪽은 이럽니다. ‘내일 우리 집에 놀러와라’ 그러면 ‘응, 갈게’ 하고 대답하면 될 텐데, ‘가면 뭐 주는데?’라고 말합니다. 약속시간에 좀 늦으면 ‘좀 늦었구나’ 하면 될 텐데, ‘난 니 오다가 뒈진 줄 알았다’ 그래요.nbspnbspnbsp말투가 그래요. 저도 그럴 때가 있어요. 공양간 봉사자들이 설거지를 끝내고 뒤늦게 밥 먹는 걸 보면 ‘아이고, 수고했다. 다른 사람 공양할 수 있도록 다 준비해 주느라 이제야 먹는구나’ 하면 좋을 텐데, 저도 어렸을 때부터 자라온 내력이 그래서 ‘아직도 먹나? 몇 그릇 째고?’ 라고 말이 나가요. 경상도 사람들은 제가 무슨 뜻으로 그런 말을 하는지 다 알아듣는데 서울 사람들은 못 알아듣습니다. 그래서 ‘스님이 어떻게 그런 말을 하느냐? 공양간 뒷정리까지 다 하고 이제 겨우 숟가락 들었는데 몇 그릇 째냐고요?’ 라고 항의를 합니다. 그래서 저도 참회한 적이 있습니다.”nbspnbsp경상도 사투리가 쏟아지면서 강연장은 웃음 바다가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보다 더 웃기는 코메디가 없다며 박수를 쳤습니다.nbspnbspnbsp이렇게 질문에 대한 답변을 모두 마치니 벌써 약속한 2시간 30분이 다 되었습니다. 정말 유익하고 재미있고, 너도 행복하고 나도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nbspnbsp마지막으로 스님은 젊은 청년들이 오늘 강연에 많이 참석한 것을 헤아리며 너무 눈치보면서 살지 말고 조금 더 유연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격려해 주었습니다. nbspnbsp“젊을 때는 욕도 좀 얻어먹고, 실수도 하면서 살아야지, 실수를 안 하려고 하면 아무 일도 못 해요. 실수도 하고, 반성도 하고, 사과도 하면서 살 생각을 해야 자유롭게 살 수 있어요. 살얼음판 걷듯이 세상을 살다 보면 평생 내 인생을 못 삽니다. 이렇게 자유로운 세상에 태어나 무엇 때문에 그렇게 눈치 보며 살아요?nbspnbspnbsp오히려 살아가면서 조정을 하세요. 그냥 덜렁덜렁 살면서 ‘저 사람은 서울 사람이라 이런 얘기를 못 알아듣는구나. 그러니까 말조심을 해야 되겠다’, ‘저 사람 하는 말에 내가 상처를 입었는데, 저 사람이 경상도 남자라 저러지 속마음은 안 그렇구나’ 하는 걸 알아 가면 됩니다. 정토회에서 오래 수행한 보살님이 말하길, 자기 남편이 ‘내가 못 생긴 너하고 살아준 것만 해도 고마운 줄 알아라’고 하는 말이 ‘예쁘다’는 뜻인 줄 알아듣기까지 20년이 걸렸답니다. 그 보살님이 절에 간다고 할 때마다 남편이 ‘가지 마라’ 라고 하니까 보살님이 ‘그래도 가야 된다’ 고 했대요. 그러니 남편이 ‘가려거든 다시는 들어오지 마라’ 라고 했답니다. 그랬더니 보살님이 ‘예, 알겠어요. 빨리 들어올게요’ 라고 웃으며 대답했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남편이 거칠게 말은 하지만 그 말이 ‘빨리 들어오라’는 뜻임을 헤아린 거예요. 그런데 그렇게 알아들을 수 있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립니다.nbspnbsp그냥 살아가면서 맞춰가면 되는 거예요. 요즘은 너무 존중하고 또 존중받으려니까 결혼생활이 피곤해서 오래 같이 못 사는 사람들이 많은 겁니다. 그러니 그냥 대충 사세요. 대충 살면서 맞춰 가면 됩니다. 시댁에 가보면 대강 시댁 분위기가 파악되잖아요. nbsp‘남편만 봐서는 이해가 잘 안 됐는데, 시댁에 가보니까 집안의 분위기가 이래서 남편이 저렇다는 걸 알겠다’ 이렇게 헤아리면서 이해하고 맞춰 살면 됩니다. 사람이 한 번에 탁 바뀔 수는 없어요. 그리고 이 세상 사람들은 다 이기적이에요? 안 이기적이에요?”nbsp nbsp“이기적이에요.”nbspnbsp“그런데 왜 자꾸 남을 이기적이라고 비난해요? 모든 인간이 이기적인데요. 그 이기적인 인간들끼리 서로 적절하게 이익을 공유하는 게 세상입니다. 사람들은 다 성격도, 생각도, 믿음도 다르니까 그 다름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조절해 가면서 살아야 하는 거예요. 극단주의는 우리가 서로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오직 자기만 옳다고 하기 때문에 생겨나는 겁니다. 그러니 여러분들은 삶을 조금 유연하게 사세요.nbspnbsp내일 당장 천국에서 기차가 와서 ‘데려가겠다. 가자’고 하면 당장 따라갈 거예요? 아마 안 가겠다고 하는 사람이 많을 거예요. ‘죽겠다, 못 살겠다’고 하지만 여기서 더 살고 싶지요? 그러니 조금만 양보하면 얼마든지 행복하게 살 수 있어요. 이왕 사는 거 조금 더 행복하게 삽시다.”nbspnbsp스님의 마무리 말씀이 끝나자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와 함성이 오랫동안 계속 되었습니다. 그만큼 오늘 강연이 참 감동적이었고 좋았다는 대중들의 마음이 그대로 전달이 되었습니다.nbspnbsp강연을 마친 후 책 사인회가 무대 앞에서 열렸습니다. 먼 길을 달려온 스님을 가까이에서 뵙고자 많은 교민들이 길게 줄을 서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습니다.nbspnbsp▲ 책 사인회nbsp스님은 환한 웃음과 함께 교민들 한 명 한 명과 눈도 맞추어 주고 “힘내세요” 라고 격려 말씀도 해주었습니다. nbspnbspnbsp교민들이 모두 강연장을 빠져나가자 행사장 뒷정리를 하고 있던 시드니정토회 회원들 모두가 함께 모여서 스님과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오늘 강연장 곳곳에서 보여준 모습처럼 회원들 모두가 열정적으로 활동을 해서 그런지 1년 사이에 봉사자들이 부쩍 늘어난 모습이었습니다.nbspnbsp▲ 오늘 강연을 준비한 시드니정토회 회원들nbsp스님은 봉사자들 모두에게 한국에서 가져온 단주를 하나씩 손목에 걸어주었습니다. 단주가 동그란 알맹이로 되어 있어서 공항 검색대에 걸려서 갖고 나오는데 어려움이 있긴 했지만, 너무나 기뻐하는 봉사자들의 모습을 보니 이보다 더 좋은 선물이 없다는 생각과 함께 가져오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nbspnbsp▲ 단주를 선물하고 있는 스님nbsp수고한 봉사자들에게 합장으로 감사 인사를 한 후 스님은 다시 시드니공항으로 향했습니다.nbspnbspnbsp공항으로 가는 길에는 운전 봉사를 해주는 거사님이 가는 길에 오페라하우스가 보인다며 데려다 주었습니다. 스님은 해외에 어디를 가도 늘 공항에서 강연장만 왔다가기 바쁜데, 오늘은 조금 여유가 생겨서 오페라하우스를 잠시 거닐어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nbspnbsp▲ 하버 브릿지의 야경nbsp바닷가에 다다르니 저 멀리 하버 브릿지가 보이고, 그 옆에 웅장한 규모의 오페라하우스가 그 모습을 드러내었습니다. 바닷 바람이 강해서 아주 시원했습니다. 사진 한 장만 간단히 찍고 다시 공항으로 향했습니다.nbspnbsp▲ 시드니의 랜드마크인 오페라하우스nbsp밤 10시에 시드니공항을 출발한 비행기는 11시 40분에 멜번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어제도 밤 비행기, 오늘도 밤 비행기를 탔는데, 내일도 밤 비행기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제 밤 비행기가 점점 익숙해지고 있습니다.nbspnbsp▲ 밤 11시 40분. 멜번공항 도착nbsp멜번공항을 나오니 멜번정토회에서 김승주님이 마중을 나와 스님 일행을 안전하게 멜번 정토법당까지 데려다 주었습니다. 새벽 1시에 멜번 정토법당에 도착하니 늦게까지 집에 가지 않고 기다리던 멜번정토회 회원들이 스님에게 삼배를 올렸습니다.nbspnbsp▲ 멜번 정토법당nbsp스님은 “수고 많으셨다”고 감사 인사를 한 후 휴식을 취하러 방으로 들어갔습니다.nbspnbsp내일은 멜번 정토법당에 머물다가 오후 5시에 강연이 열리는 박스힐 타운홀로 이동할 예정입니다. 저녁 6시부터 8시까지 멜번 교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한 후 밤 11시 비행기로 한국으로 출발합니다.nbsp ※ 카카오톡으로 법륜 스님의 하루를 매일 받아보세요. 아래 배너를 누르고 친구 추가

2016.03.07. 126,733 읽음 댓글 54개

2016.3.4 (필리핀 3일째_저녁) 마닐라(Manila) 즉문즉설 강연

nbsp민다나오 가가얀데오로 공항에서 갑자기 비행기 출발이 지연되는 바람에 저녁 7시부터 예정된 마닐라 즉문즉설 강연이 위태롭게 되었습니다. nbspnbsp강연을 취소할 수는 없으니 급히 국적기인 필리핀 에어라인으로 비행기편을 변경하여 새로 티켓팅을 했습니다. 늦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강연 시간 전에 도착하기 위해 우선 스님과 이원주 필리핀JTS 대표님만 먼저 민다나오를 출발했습니다.nbspnbsp▲ 마닐라로 먼저 출발하는 스님과 이원주 대표님nbsp스님을 먼저 보내고 난 후 나머지 일행들은 오후 4시가 되어서야 마닐라행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었습니다. 원래 2시에 출발 예정이었으니 2시간이나 연발이 된 것입니다.nbspnbsp마닐라공항도 활주로가 하나 밖에 없는데다 도착하는 비행기들이 많아서 비행기는 관제탑의 명령을 기다리며 주위를 한참동안 돌았습니다. 저녁 6시에 무사히 마닐라 공항에 내리긴 했지만 공항에서 도심으로 들어가는 도로도 정체가 심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스님은 저녁 식사도 하지 못하고 겨우 강연 시간에 맞춰 도착했습니다. nbspnbsp강연은 마닐라nbsp도심에 위치한 마카티 스포츠클럽에서 필리핀정토회 주관으로 열렸습니다. 약 200여 명의 교민들이 자리를 가득 메운 가운데 스님 무대 위에 오르자 뜨거운 박수갈채로 환영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 강연장 뒤편에는 필리핀JTS의 민다나오 활동 모습이 사진으로 전시되어 있었습니다.nbspnbsp스님은 오늘 민다나오에서 마닐라로 오면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면서 강연을 시작했습니다.nbspnbsp“저녁 못 드시고 오신 분들 있으시죠? 저도 그랬어요. 피장파장이예요. 민다나오에 갔다가 오늘 마닐라로 들어오는데 비행기가 연발을 해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왔는데도 공항에서 또 길이 막혀서 겨우 시간 맞춰 오느라고 저도 밥을 못 먹었습니다.nbspnbspnbsp우리는 몸의 건강을 위해서는 매일 밥을 먹어주는데, 마음의 건강을 위해서는 좋은 말씀을 잘 안 들어요. 밥은 오히려 너무 많이 먹어서 건강에 해롭다고 할 정도입니다. 그러니 오늘 저녁 한끼 정도는 안 드셔도 괜찮아요.nbsp외국인들은 종종 저한테 ‘한국은 살만한데 왜 한국 사람들의 행복도가 세계에서 최하위 수준입니까? 한국 사람들이 성격이 급해서 그럴까요? 욕심이 많아서 그럴까요?’ 라고 묻습니다. 왜 그럴까요? 외국인들이 한국을 방문해 보면 한국은 경제적으로도 제법 잘 사는 나라에 속한다고 평가가 되는데, 한국은 청소년 불행도 1위, 어린이 불만족도 1위, 자살률도 1위, 저출산율도 1위입니다. 자살률이 높다는 건 지금의 삶에 희망이 없다는 의미이고, 아이를 안 낳는다는 건 미래에도 희망이 없다는 의미거든요.nbspnbsp이런 한국병을 치유할 수 있는 약이 아직도 경제의 발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물론 그런 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사람들이 경제 때문에 불행도 1위라면 필리핀 사람들은 어떻겠어요? 물론 경제 발전도 필요합니다. 빈부격차를 줄이고 인권을 존중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정말 필요한 건 정신적인 건강인 행복입니다. 기독교식으로 말해서 ‘사람이 빵만으로는 살 수 없고, 말씀으로도 산다’, 즉 정신적인 문제가 중요하다는 겁니다. 우리가 너무 물질에서만 행복을 찾기 때문에 불행한 거예요.nbspnbspnbsp그래서 오늘은 우리의 이런 번뇌, 즉 괴로움, 초조, 불안, 미움 등의 정신적인 아픔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해서 여러분과 함께 대화하고자 합니다.”nbspnbsp스님이 환한 웃음으로 말문을 열자 어색했던 분위기도 금새 따뜻하게 달구어졌습니다. 교민들은 스님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오늘을 손꼽아 기다렸다며 연이어 스님에게 질문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약 2시간 30분 동안 10명이 질문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nbspnbsp오늘은 그 중에서 두 번째로 질문한 대학생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하고 싶은 일을 반대하는 부모님 때문에 고민이라며 스님에게 심각한 표정으로 질문을 했습니다.nbspnbspnbsp“저는 음악을 전공하고 싶은데, 아버지와 오빠는 위험성이 높다며 굉장히 반대합니다. 아버지가 지원을 안 해 주신다면 제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라도 포기하고 아버지 말을 따라야 할까요? 아니면 제가 가출을 해서라도 하고 싶은 걸 해야 할까요?”nbsp“가출해서 하고 싶은 걸 하면 돼요.”nbsp“그런가요?”nbsp“질문자는 솔직히 독립해서 혼자 살 자신이 없지요?”nbsp“네.”nbspnbspnbspnbsp“준비가 덜 됐다면 아버지한테 의지하고 살아야 되고, 의지하고 살려면 아버지 의견도 좀 존중하는 수밖에 없지요. 질문자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려면 자립해야 합니다. 그러니 아버지가 질문자의 의견을 반대한다는 것 때문에 질문자가 괴로워할 필요는 없어요. 아버지는 자식이 음악을 하면 인생이 평탄하지 않을 것 같아서 그러는 거니까요. 그런데 질문자가 아버지 말을 안 들으면 지원을 끊을 수도 있겠지요. 그건 아버지의 권한이니까 그걸 가지고 아버지를 미워할 필요는 없어요.nbspnbsp그러니 질문자가 어떤 인생을 살 것인지는 이제 스스로 선택을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부모는 자녀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는 지원해 줄 의무가 있지만 그 이상은 부모의 의무가 아니거든요. 그 이상은 부모와 자식이 성인 대 성인의 관계가 됩니다. 부모는 20살이 넘은 자녀를 지원해 주고 싶으면 지원해 주고, 안 해 주고 싶으면 안 해 줘도 돼요. 질문자도 부모 말을 듣고 싶으면 듣고, 안 듣고 싶으면 안 들어도 됩니다. 질문자가 선택할 문제예요.nbspnbspnbsp만약 질문자가 스님이 되겠다고 하면 부모가 반대하겠지요. 하지만 반대하는 부모를 원망할 이유는 없잖아요. 부모가 봤을 때 그 길은 너무 어려운 길이다 싶어서 반대 의견을 낸 것이니까요. 그러니 부모의 의견은 존중해야겠지만 그렇다고 내가 무조건 부모 말만 따른다면 나는 부모의 노예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nbsp“예, 그렇습니다.”nbsp“그러니까 질문자가 자신의 길을 가려면 부모의 지원을 안 받고 갈 수 있는 길로 가야 된다는 겁니다. 단, 지원 안 해 주는 부모를 원망하는 건 안 된다는 거예요. 부모한테 지원도 받고, 내가 살고 싶은 대로도 살겠다는 건 욕심이에요. 제가 스님도 하고, 결혼도 하고, 부자도 되고, 사람들한테 존경도 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그런 걸 욕심이라고 하는 겁니다.nbspnbsp그러니 질문자는 스스로 선택을 해야지요. 질문자가 ‘스님의 길을 가겠다’고 했을 때는 부모가 ‘너 내 죽는 꼴 보고 싶니?’ 라고 해도 질문자가 가고 싶은 길을 가려면 ‘그건 어머니의 인생이니까 알아서 하세요’라고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자기 길을 가지, 안 그러면 어떻게 자기 길을 가겠어요?nbspnbspnbsp질문자가 스스로 선택한 길을 가는 게 불효는 아니라는 거예요. 20살이 넘으면 누구든 자기 인생을 살 권리가 있습니다. 단, 반대하는 부모를 원망하면 안 된다는 거예요. 부모는 부모의 의견을 말할 권리가 있으니까요. 부모가 질문자를 해치려고 그러는 게 아니고, 당신들 인생 경험에 비춰봤을 때 질문자가 가려는 길이 어렵다는 걸 아니까 걱정하는 거예요. 일반 학문을 전공해서 취직을 하면 삶이 무난하잖아요. 그런데 음악가가 되거나 스님이 되면 어쩌다 성공할 수도 있겠지만 대체로 기복이 심하잖습니까. 부모가 자식을 생각할 때 가장 중요시하는 게 안전입니다. 자녀가 음악을 전공해서 성공하면 당연히 부모도 기쁘겠지만 성공 못할 가능성이 더 높으니까 그것보다는 위험부담이 없는 게 좋은 거예요. 부모는 아무리 자식이 나이 들어 쉰이 되고, 예순이 되어도 ‘길조심해라’, ‘차조심해라’ 하면서 자식의 안전을 걱정하는 겁니다. 그게 부모의 마음이에요.nbspnbsp그러나 우리들 인생에서 안전이 유일한 가치는 아니잖아요? 모험도 하고 실패도 해야 인생이 성장하지요. 이제 질문자는 20살이 됐으니까 부모님과 협상을 해야지요. 질문자가 독립을 하든지, 부모님의 지원을 받으려면 부모가 시키는 대로 일반 학교를 다니면서 질문자 나름대로 시간을 내어 음악 공부를 하든지, 아니면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아버지를 설득해서 일정한 기간까지 지원을 받든지, 선택을 하세요. ‘무조건 내가 원하는 대로 해 달라’ 하는 건 어리광입니다. 질문자 스스로 해결해야 되는 겁니다.”nbsp“알겠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nbsp스님의 명쾌한 답변에 질문한 학생은 큰 목소리로 감사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청중들도 박수를 보내며 학생을 격려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이어서 스님은 강연 말미에 다시 한번 질문한 학생을 언급하며 욕심을 내려놓은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해 주었습니다.nbspnbsp“어떤 학생이 ‘어떻게 하면 스님처럼 지혜를 가질 수 있습니까?’라고 질문하기에 제가 ‘고생을 많이 하면 된다. 한번 해 볼래?’ 그러니까 ‘아니오’ 하더라고요.nbspnbspnbsp고생을 많이 한다고 무조건 득이 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굶어보면 한 술의 밥이 얼마나 귀한 줄을 알게 되고, 아프가니스탄 같은 데 가서 어려움 속에서 위험을 겪어보면 공항에서 쪽잠을 자도 그곳이 얼마나 편안한 곳인지를 알게 되는 겁니다. 그리고 질문자가 혼자 살아보면 부모의 따뜻한 손길이 얼마나 귀한 줄을 알게 될 거예요. 사람이 젊어서 고생을 좀 해 보면 세상이 고마운 줄 알게 됩니다. 질문자처럼 떼쓴다고 다 해결되는 그런 인생이란 없어요. 어릴 때는 떼쓰는 게 통할지 몰라도 커보면 세상이 그런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됩니다. 이 세상은 다 서로 주고받게 돼있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자꾸 공짜로 먹으려고 하니까 사는 게 힘든 거예요.nbspnbsp그렇다고 반드시 고생을 하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부처님께서도 고행을 할 필요가 없다고 하셨잖아요. 그러니 고행을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욕심을 내려놓는 게 중요합니다. 돈을 만지지 않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집착은 하지 말라는 얘기입니다.”nbspnbsp오늘은 스님의 답변을 들으며 우리가 얼마나 자기 중심적이고 욕심이 많았는지 돌아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nbsp10명의 질문에 모두 답하고 나니 2시간 30분이 훌쩍 지나 있었습니다. 스님은 시계를 잠시 본 후 마지막으로 필리핀 교민들을 위해 어떤 마음으로 살면 조금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 격려 말씀을 해주면서 강연을 마쳤습니다.nbspnbspnbsp“첫째, 살아있는 사람은 누구나 다 행복할 수 있습니다. 행복하지 못한 건 누구 책임입니까?”nbsp“내 책임입니다.”nbspnbsp“예, 그러니 행복하게 사셔야 돼요. 자꾸 ‘누구 때문에’라는 조건을 붙이면 끝이 없습니다. 그건 ‘난 불행하고 싶다. 엄마 핑계, 남편 핑계, 세상 핑계 대면서 불행하게 살고 싶다’ 하는 뜻입니다. 불행하고 싶어서 그렇게 사는 분은 계속 그렇게 사세요.nbspnbspnbsp그러나 행복하게 살고 싶다면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밥 먹는 것만으로 행복하다. 스님은 결혼도 못 하고 애도 없는데, 우리는 결혼도 하고 애도 있으니까 행복하다. 스님은 늙었는데도 저렇게 웃으면 사는데, 나처럼 젊은 사람이 불행할 이유가 뭐가 있나?’ 이렇게 돌이키면서 행복하게 사셔야 합니다.nbspnbsp그리고 이왕 살 바에야 남한테 빚지고 사는 것보다는 돕고 사는 게 좋지 않을까요? 하나님이 보시기에도 그게 예뻐 보이지 않을까요? 하나님이 예쁘게 볼 만한 일을 하는 게 천국으로 가는 지름길이잖아요. 천국으로 가는 길에 대해서 뭐라고 써놨는지 성경을 자세히 읽어보세요. ‘교회에 열심히 다녀라’ 하는 말은 없습니다. 마태복음 25장 31절을 보면 ‘너희는 내가 나그네 됐을 때 영접했느냐? 내가 목마를 때 마실 물을 줬느냐? 내가 배고플 때 먹을 음식을 줬느냐? 내가 헐벗었을 때 입을 걸 줬느냐? 내가 병들었을 때 약을 줬느냐? 내가 감옥에 갇혔을 때 나를 면회 왔느냐?’ 이렇게 딱 6가지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제자들이 ‘주가 언제 그런 적이 있었습니까?’ 라고 물으니까 ‘이 세상에서 가장 작은 자 하나에게 하지 않는 것이 곧 나에게 하지 않는 것이니라’ 라고 말씀하셨다잖아요.nbspnbsp무엇보다 첫 번째, 내가 기뻐야 돼요. 남을 위해서 희생하면 원망이 생깁니다. 두 번째, 남에게 조금 도움이 되면 좋습니다. 세 번째, 이 세상에는 구조적, 제도적 문제가 많잖아요. 계급차별이나 인종차별, 전쟁 등의 문제를 우리가 개선하면 개선하는 만큼 우리에게 좋습니다. 예를 들어 시리아가 긴 내전 때문에 고통받고 있는데, 그 원인 중 하나가 900년 만에 찾아온 가뭄 때문이라고 합니다. 가뭄이 지난 30년 간 지속되면서 농민들이 농사를 다 파하고 도시로 몰려들어 빈민이 되었고, 거기에서 문제가 발생하면서 갈등이 지속되다가 정치 문제와 종교 문제로 비화되었다고 해요. 가뭄이 내전의 원인 중 하나라는 겁니다. 그런 것처럼 기후환경의 변화는 우리들에게 굉장히 새로운 위기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제 우리는 대량생산해서 대량소비하는 삶의 패턴을 바꿔야 합니다. nbspnbspnbsp또 지구에는 아직도 제 때 배우지 못하고, 간단한 질병도 치료받지 못하고, 식량이 없어서 굶어죽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런 건 우리가 해결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꼭 내 나라, 내 종교, 내 아이가 아니라도 말이에요. 또 오랜 시간 인류는 사상, 이념, 종교가 다른 사람들끼리 갈등하고 심지어는 전쟁까지 해 왔으니까 이제는 서로를 좀 존중하면 좋지 않을까요?nbspnbsp남한과 북한도 서로 조금씩만 존중하면 좋을 텐데, 오히려 지금은 서로 보복하겠다고 날을 세우고 있습니다. 그건 증오심 때문입니다. 그런데 나와 다른 상대방을 증오하는 건 5,000년 전 사람들이 했던 일입니다. 함무라비 법전에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라고 쓰여 있잖아요. 지금 북한과 남한도 서로에게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이라며 악을 쓰고 있는 형국입니다. 여기에 종교인까지 개입해서 부추기고 있어요. 우리의 문명 수준이 5,000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습니다. 인간의 감정적인 측면에서 이해는 됩니다. 그러나 그게 바람직한 건 아니에요. 그래 봤자 우리끼리 싸워서 서로 이 뽑고, 눈 파내는 거 아니겠어요? 시간이 흐른 후에 보면 다 바보 같은 짓이에요.nbspnbsp그러니 우리는 이 세상을 좀 더 평화롭게, 친환경적으로 만드는데 에너지를 좀 쏟아야 합니다. 필리핀에 와서 너무 돈만 벌려고 하지 말고요. 어려운 사람을 좀 도우세요.nbspnbspnbsp그리고 여기서 번 돈이 있다면 그 중에 10는 십일조 내듯이 이런 좋은 활동에 좀 써야 돼요. 그런 생각을 안 하니까 하나님이 복을 주려고 해도 줄 수가 없는 거예요. 주고 싶지가 않은 거예요. 그렇게 우리 삶의 모순들을 좀 바꿔가면서 살면 우리가 조금은 더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 마음으로 함께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합니다.”nbsp너무 돈만 벌려고 하지 말고 세상을 평화롭고 친환경적으로 만다는데 에너지를 좀 쓰자는 말씀에 교민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박수로 화답했습니다.nbspnbsp특히 최근 남북의 대립을 보면서 우리의 문명 수준이 5천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다고 말씀하신 부분은 큰 울림으로 남았습니다. 오늘 강연 제목이 ‘살맛나는 세상 만들기’였는데, 정말 그런 기운을 듬뿍 받을 수 있는 강연이었던 것 같습니다.nbspnbsp강연이 끝나자 필리핀정토회 회원들은 일사분란하게 흩어져서 집으로 향하는 교민들을 배웅했습니다. 한 팀은 모금함을 들고 JTS의 민다나오 구호활동 성금을 모았고, 한 팀은 스님의 책을 부지런히 판매했고, 한 팀은 질서정연하게 책 사인회가 열릴 수 있게 안내했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줄을 선 교민들과 일일이 눈을 마주치며 사인을 해주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분들이 많아서 그런지 악수를 하며 반가움을 표하기도 했습니다.nbspnbsp▲ 책 사인회nbsp사인회를 마친 후 오늘 강연을 준비한 모든 봉사자들과 함께 무대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활짝 웃는 모습에 기쁨과 보람이 가득해 보였습니다.nbspnbspnbsp오늘 밤은 필리핀정토회 이원주 대표님 댁에서 잔 후 내일은 오후 1시부터 마닐라 정토법당에서 동남아시아 지역 정토불교대학 졸업생들을 위해 수계식 및 졸업식을 가질 예정입니다. 수계식 후에는 공항으로 이동해 밤 비행기를 타고 호주 시드니로 이동할 예정입니다.nbspnbsp ※ 2016년 법륜 스님의 정토불교대학이 신입생을 모집합니다.nbsp불교에 대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배워보고 싶은 분들은 지금 신청하세요.nbspnbspnbspnbspnbsp

2016.03.05. 84,672 읽음 댓글 42개

2016.2.28 서원행자대회 회향 법문

nbsp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서원행자대회 2일째를 맞이하여 모둠토론 내용을 경청한 후 정리 말씀과 회향 법문을 해주었습니다.nbsp nbsp 서원행자대회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사이 스님은 10시 30분부터 제3수련장에서 JTS, 좋은벗들, 에코붓다 3개 사회단체 총회를 했습니다. 총회 구성원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기회를 오늘 같은 행사날이 아니면 마련하기 어려워서 부득이하게 서원행자대회 중 총회를 갖게 되었습니다.nbsp nbsp nbsp 특히 좋은벗들 총회에서는 민족사 정립 차원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신한촌 독립운동 역사 복원 사업이 새롭게 제안되어 스님이 그 취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해주기도 했습니다. 스님은 이와 관련해 오는 3월 10일13일 러시아 현지로 가서 신한촌기념관 기공식에 참석할 예정입니다.nbsp nbsp 한편 서원행자대회는 아침식사 시간을 가진 후 오전 11시부터 모둠별 토론 내용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니다. 모둠별 토론은 ‘SNS를 통한 불교대학 홍보’, ‘정회원 양성 기관으로서 불교대학의 역할’, ‘정토회의 사회활동’ 세 가지 주제에 대해 SWOT 분석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300여 명의 정회원들은 모둠별로 흩어져 열띤 토론을 벌였고, 모둠장들이 나와 토론 결과들을 재미있게 발표해 주었습니다.nbsp nbsp nbsp 이어서 3분 스피치 시간을 가졌습니다. 어떤 주제든 상관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마음껏 해보는 자유발언대인데, 몇몇 분들이 발언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대학생정토회 팀장 소임을 맡고 있는 분은 자녀들이나 주위에 대학생들을 대학생 불교대학에 많이 참여시켜 줄 것을 요청했고, 무변심 법사님은 활동은 열심히 하지만 법회 출석 등 정회원 자격 유지를 하지 못해 자격 정지가 되는 분들이 있어 안타깝다며 정회원 자격 유지에 유념을 해줄 것을 당부했으며, 평소 법사님들이 각종 수련으로 과로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안타까웠던 한 분은 법사님들이 건강을 잘 챙길 수 있게 제도적으로 뒷받침이 되면 좋겠다는 제안을 해주었고, 잠시 활동을 쉬었다가 오랜만에 나오신 분은 다시 열심히 활동하겠다는 다짐을 말해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nbsp nbsp nbsp 다음은 모둠 토론 결과에 대한 발표와 3분 스피치를 경청한 스님에게 발표 내용에 대한 정리말씀을 청해 들었습니다.nbsp nbsp nbsp 모둠 토론 내용 중에 백일기도 실천 과제가 SNS로 전법하기로 정해지면서 익숙하지 않은 대중들이 어려움과 혼란이 일부 있었다는 발표가 있었는데, 스님은 대중이 참여해야 하는 일을 정할 때는 사전에 실험 과정을 거치면 좋겠다는 제안을 해주었습니다.nbsp nbsp “앞으로는 아무리 아이디어가 좋다고 해도 그걸 단박에 실천과제로 정하기보다는 반드시 먼저 실험과정을 거쳤으면 좋겠습니다. 목표는 달성해야 되는데 시간은 없으니까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뭐든지 해서 일단 성과를 내보자는 부담이 있다 보니까 실험 없이 실천과제로 정하게 되는데, 그래도 먼저 검증하는 절차를 거쳐야 대중들이 정토회를 믿게 됩니다. 예를 들어 어떤 방침이 갑자기 주어졌다 하더라도 대중들이 ‘아, 지금은 우리가 이렇게 힘들지만, 정토회는 반드시 대책을 다 챙겨놨을 것이다. 그러니 우리보고 하라는 것 아니겠느냐?’ 라고 믿어준다는 것입니다.nbsp nbsp nbsp 정토회에서 어떤 사업을 추진했는데 그게 잘 안 되면 대중들은 ‘우리가 잘못 선택한 거 아닌가?’ 하고 의심이 들 수 있습니다. 그 때 신뢰를 쌓아 놓았다면 대중들은 ‘아, 이번엔 잘 안 됐지만 이건 이미 다 위에서 예상하여 실험을 했을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일단 해 보자’며 믿고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불만을 토로할 때 ‘너 수행 안 됐다’고 해 버리면 대중들은 참고 억지로 하거나 시키면 시키는 대로만 하는 경향이 생기게 됩니다. 이러면 안 됩니다.nbsp nbsp 어떤 문제점을 사전에 다 파악해서 계획을 했더라도 현실에 적용하면 또 안 될 때가 있습니다. 그러니 어떤 새로운 것을 도입할 때는 반드시 먼저 실험으로 시행을 해 보는 게 필요합니다. 제가 대중들을 데리고 경주에 가거나 중국역사기행을 가거나 인도성지순례를 갈 때, 작은 계획도 그냥 변경하는 일은 없습니다. 반드시 먼저 답사해서 점검한 후에 변경하지, 아무 준비 없이 그냥 어디가 좋다고 하니까 대중을 데리고 가는 일은 없습니다. 그런 이유 때문에 정토회에서 어디를 간다고 하면 사람들이 신뢰를 하는 겁니다.nbsp nbsp 특히 이번에 페이스북으로 홍보하도록 한 일은 부작용이 일부 지적되고 있습니다. 계정을 만들 줄도 모르는 사람한테 ‘실천과제이니까 무조건 하라’고 하니까 어찌어찌 만들어서 무조건 올리고 했다는데, 그러면 SNS 유저들이 싫어합니다. 그런 홍보는 효과가 별로 없다며 문제제기하는 분도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어떤 일을 처음 할 때는 언제나 서툽니다. 제대로 배워서 하는 게 아니니까요. 그런데 이제는 정토회의 규모가 커졌기 때문에, 그리고 정토회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커졌기 때문에 대중들은 우리가 무모하게 한다는 생각은 안 할 거란 말이에요. 그러니 앞으로 새로운 걸 도입할 때는 반드시 일부 계층 또는 일부 지역에 먼저 실험을 거쳐서 확대했으면 좋겠습니다.nbsp nbsp nbsp 우리는 새로운 모델을 자꾸 개발을 해야 되잖아요. 초파일 법회도 젊은이들에게는 좀 안 맞아서 좀 바꿔야 하는데, 그래서 올해 제가 청년국에는 ‘서울정토회 초파일 5부 법회를 너희가 회의해서 마음껏 기획해 봐라. 부처님 오신 날의 정신도 살리면서 청년들의 특성에 맞게 재미있게 한번 만들어 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것은 하고 저것은 고쳐라 등 아무런 지침도 안 줬습니다. 어쨌든 그렇게 한번 실험해 보면 이후에 무슨 평가가 있겠지요. 이렇게 뭔가를 바꾸려면 실험을 먼저 해 보고, 평가를 거쳐서 바꿔야 된다는 말씀을 드립니다.”nbsp nbsp 대증들에게 새로운 제안을 할 때는 늘 사전에 실험해보고 점검해야 한다는 말씀에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습니다. 특히 이번에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기에 어느 때보다 공감이 잘 되었습니다.nbsp nbsp 이어서 스님은 최근 악화되고 있는 남북관계에 대해 모두들 궁금해 하면서, 특히 한 분이 손을 들고 질문을 하자 앞서 모둠 토론과 관련하여 통일을 이루기 위한 정토회의 사회활동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는지 다양한 측면에서 이야기해를 해주었습니다.nbsp nbsp “방금 전 어떤 분이 ‘스님이 너무 정치적인 문제, 즉 통일문제에 관여를 하시니까 거부감을 갖는 사람들이 있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저도 그렇게 느끼는 분들이 계시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스님도 사회문제에 관여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에요. 지금 전쟁 위기로 치닫는 이 상황을 막아내지 못하면 앞으로 엄청난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있습니다. 만약 그런 상황이 온다면 우리는 또 그 상황을 받아들이면서도 우리가 할 일을 해야 되겠지만, 그러나 우리가 그런 상황을 미리 예방할 수 있다면 이익이 더 클 것입니다. 즉 정토회가 남북 갈등을 평화적으로 조정하는데 기여한다면 첫째, 민족적 이익에 도움이 되고요, 둘째, 우리가 나중에 세계적으로 정토회 활동을 하게 되었을 때 그 경험이 우리의 엄청난 자산이 될 것입니다.nbsp nbsp nbsp 그러나 우리가 당면한 이 문제에 기여를 못 한다면, 우리가 세계에 나갔을 때 사람들이 ‘정토회에서 마음 닦고, 편안해졌다’ 라고는 해도 ‘정토회가 세상을 변화시킨다’ 라고는 안 할 것입니다. 세계인들이 우리한테 ‘너희는 너희 나라 문제도 하나 해결 못하면서 무슨 세상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냐?’고 할 거 아니겠어요? 그럼 정토회가 여태껏 ‘좋은 세상을 만들자’고 해온 사회활동적인 면은 기가 좀 꺾이게 됩니다. 성공사례가 없으니까요. 성공사례가 있어야 다른 나라에 가서도 ‘불교가 희망이다. 대안이다’ 라고 할 것 아니에요? 미국에 가서도 ‘미국의 빈부격차를 해소하고, 민주주의를 더 발전시키는 데 불교가 새로운 이념으로서 희망이 될 것이다’ 라고 말할 수 있을 것 아니에요?nbsp nbsp 그런데 서양에서는 아직 불교의 이미지가 개인의 마음을 조금 편안하게 하는 것 정도이지 사회를 좀 더 건강하게 하는 것으로서 인식되지는 않습니다. 최근 들어 불교가 과학, 즉 물리학이나 신경계통의 학문과 융합하는 등 새로운 학문적 시도를 하고는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불교에서 말하는 까르마, 즉 마음과 생각의 작용에 대해서 제가 늘 여러분께 이야기했잖아요. 그런 것들을 과학적으로 계속 규명해 나가고 있는 겁니다. 서양에서는 불교가 그런 데까지는 접근해가고 있는데, 아직 사회적인 측면, 즉 사회를 평화롭고 평등하게 하는 원리로써는 접근해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앞으로 정토회의 과제입니다.nbsp nbsp 그러니 우리가 그에 대한 실험을 해서 모델을 만들어 놓으면 그 파급효과가 굉장할 것입니다. 그래서 어쩌면 우리에게는 우리 나라가 하나의 실험모델입니다. 더 길게 보면 우리나라를 위해서도 그렇고, 세계 속의 정토회를 위해서도 이런 실험적인 모델을 만들어내는 게 결코 손실이 아닙니다.nbsp nbsp nbsp 남북관계나 정치 상황을 보니 좀 절망감이 들지요? 그러나 아직 길은 있습니다. 길이 있으니까 우리가 이렇게 걱정하지 길이 없으면 걱정을 안 하지요. 하늘이 두 쪽 나도 더 이상 길이 없다면 탁 포기하고 잊어버리는 게 수행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아직 통일 문제에 관심을 쏟는 이유는, 주식에 비유하자면 주가가 폭락하더라도 잘 운용하면 그냥 불에 태워버리는 것보다는 잔금이라도 받아서 종자돈을 챙기는 게 낫기 때문입니다. 그런 관점을 갖고 열심히 임하시면 좋겠습니다.” nbsp 전쟁 위기로 내몰리고 있는 남북관계에 대해 다들 우려하는 마음이 컸는데 스님의 말씀을 듣고 나니 더욱더 힘을 내어서 우리가 할 수 있는데까지 해봐야겠다는 다짐이 일었습니다. 서원행자들은 큰 박수로 스님의 말씀에 공감을 표했습니다.nbsp nbsp nbsp 이 외에도 스님은 모둠 발표 내용에 대한 피드백으로 약 2시간 동안 많은 이야기를 풀어내어 주었습니다.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 정토회의 서원행자들이기 때문에 스님은 더욱더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nbsp nbsp 이어서 대청소 시간을 1시간 동안 가진 후 오후 4시에 다시 대수련장 강당에 모여 서원행자대회를 마치면서 스님에게 회향 법문을 청해 들었습니다.nbsp nbsp nbsp 앞서 모둠 발표 내용에 대한 정리말씀 시간에 많은 이야기를 했기에 회향 법문에서는 활동가들을 격려해주는 말씀을 간단하게 해주었습니다. nbsp nbsp nbsp “우리가 세운 원을 다 성취하려면 얼마나 해야 될까요?”nbsp nbsp “죽을 때까지 해야 돼요.”nbsp nbsp “죽을 때까지요? 참 쉽게 생각하네요. 죽을 때까지만 해도 된다면 죽으면 끝이잖아요. 세세생생 해야 됩니다. 아시겠어요?” nbsp nbsp “예.”nbsp nbsp nbsp “첫 번째, 꾸준히 해야 됩니다. 먼 길을 갈 사람이 너무 조급하게 급히 뛰면 오래 못 가고, 또 게을러서 놀아도 안 되잖아요. 그래서 ‘꾸준히’란 말에는 게으르지도 말고, 또 조급해 하지도 말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건 부처님께서 마지막으로 남기신 말씀이기도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불방일, 즉 ‘게으르지 말고 부지런히 정진해라.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이’라고 하셨습니다. 우리에게는 이번 nbsp1차 만일결사뿐 아니라 2차 만일결사도 남아 있기 때문에 조급하게 한다고 될 일이 아닙니다. 먼 길 가려면 꾸준히 평정심을 가지고 해나가야 합니다. nbsp nbsp 두 번째, 힘들여서 하면 하다가 지치기 때문에 꾸준히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재미있고 즐겁게 해야 됩니다. 인상을 쓰다가도 금방 ‘엇?’ 하고 인상을 탁 피면서 웃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남이 여러분한테 ‘네 장점이 뭐냐?’고 물으면 여러분은 ‘능력은 없는데 있다면 그저 꾸준히 뭐든지 즐겁게 하는 편입니다. 행복이 제가 가진 최고의 장점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돼요.nbsp nbsp nbsp 세 번째, 일을 즐겁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연구해 가면서 해야 일이 재미있습니다. ‘야, 절벽이 높다. 어디로 올라갈까? 사다리 만들까? 줄을 타고 올라갈까?’ 이렇게 연구를 하면서 해야 재미가 있습니다. 그냥 도전을 하면 결국 실패가 많아지고 지치게 됩니다. 연구를 하면서 일하면 실패를 해도 소기의 성과가 남습니다. ‘이러니까 안 되네?’ 하는, 그 안 되는 걸 배울 수 있습니다. 연구를 안 하면서 하면 실패가 낭비가 되는데, 연구를 하면서 하면 실패가 축적이 되고 경험이 되어서 자꾸 쌓입니다. 실패가 곧 배움이 되는 겁니다. 그래서 이게 일정한 한도를 넘으면 문리가 트이게 됩니다.nbsp nbsp 문리가 트인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아세요? 예를 들어 서당에서 한문을 1천자, 2천자 배우다 보면 나중엔 안 배운 글자도 저절로 알 수 있게 되는 현상을 문리가 트인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동차 수리를 오래 하다보면 엔진 소리만 들어도 어디가 고장 났는지 알고, 의사도 오래 하다 보면 진료실에 들어오는 사람의 얼굴 빛깔만 봐도 어디가 아픈지를 알게 되는 겁니다. 화두라는 것도 결국 탐구입니다. ‘이 뭐꼬?’ 하고 탐구를 거듭 하다 보면 어느 날 고무풍선이 툭 터지듯이 지혜의 눈이 환하게 뜨이는 겁니다.nbsp 그런 것처럼 우리도 문리가 트여서 한두 가지만 탁 보고도 윤곽을 잡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연구를 많이 해야 됩니다. 발명가 에디슨은 연구에 재미를 붙여서 하니까 집중력이 굉장히 높았다고 합니다.nbsp nbsp 그런데 우리는 그렇게 안 하니까 힘든 거예요. 정토회 일하는 게 힘들어요? 재미있지 않아요? 이거 안 하면 무슨 재미로 살아요? 스님만 그래요? nbsp nbsp nbsp 즉문즉설 하면 스님은 재밌어요. 그래서 3시간이 갔는지 4시간이 갔는지도 잘 모르고 하는 거예요. 그런데 제가 웃겨서 재미가 있는 게 아니고 질문자가 웃겨서 재미가 있는 거예요. 질문자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앞뒤 없이 막 하잖아요. 그걸 듣는 사람들은 배꼽을 잡고 웃는데, 정작 본인은 뭣 때문에 사람들이 웃는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뭐든지 재미있게 하셔야 돼요. 재미있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된다고요?” nbsp “연구해야 돼요.” nbsp “예, 그러면 재미가 있고, 재미가 있으면 저절로 꾸준히 하게 됩니다. ‘꾸준히 하겠다’고 결심한다고 되는 게 아니고, 그냥 재미있게 하다 보면 남이 보고 ‘꾸준히 한다’고 평가를 해 줍니다. 아이들이 만화를 꾸준히 보지요? 왜 그럴까요? 재미가 있어서 그래요. 재미가 있으면 저절로 꾸준히 하게 됩니다. 재미가 있으면 누가 말려도 하고, 숨어서도 합니다. 산에 가면 거기에서도 배울 게 있고, 외국에 가면 거기에서도 배울 게 있고, 힘들면 힘든 속에서도 배울 게 있습니다. 여러분은 술을 마시더라도 ‘어느 정도 마시면 정신이 혼미해지지?’ 하는 걸 연구하면서 마셔야 해요.nbsp nbsp nbsp 스님은 위내시경 검사할 때 마취주사 맞고도 ‘내가 어디까지 정신을 차릴 수 있나?’ 하는 걸 테스트합니다. 잘 지켜보다가 어느 순간 깜빡 정신을 잃었는데 다시 정신을 차려보니까 시간이 한참 지났더라고요. 내가 딱 다섯 번만 더 테스트해 보면 정신이 언제 가는지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에요.nbsp nbsp 그렇게 하면 죽는 것도 괜찮을 것 같더라고요. 죽을 때 보통 발버둥을 치다가 깜빡 가기가 쉬운데, 정신이 가물가물해지는 것을 잘 지켜보면서 옆에서 우는 소리도 들으면서 ‘아이고, 울기는 왜 우나?’ 이러면서 죽으면 되겠더라고요. nbsp nbsp 누가 나를 재미있게 해 주길 기대하는 건 안 됩니다. 그건 남의 손에 놀아나는 것일 뿐이에요. 자기가 자기를 연구하면서 살면, 남이 나를 보고 뭐라고 하든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나는 재미있으니까요. 그러니까 연구하면서 살면 인생이 재미가 있고, 재미가 있으면 꾸준히 하게 됩니다. 그렇게 살아갑시다. 올해는 국내외 주변 상황도 좋지 않고, 또 8차 천일결사에서 미처 못 한 과제도 많이 남았지만 부담스러워하지 마세요. 우리가 짊어져야 될 짐이 얼마나 되는지 살펴보고, 개미가 하나하나 물어다 날라서 개미집을 짓듯이 꾸준히 하면 뭐든지 해낼 수가 있으니까요. 설령 올해 아무리 열심히 해도 다 못 했다 하더라도 어떻습니까? 다음에 또 해 나가면 되지요. 게을러서 안 한 것과는 다르잖아요. 그렇게 꾸준히 재밌게 연구해 가면서 합시다.”nbsp nbsp 스님의 애정이 듬뿍 담긴 격려 말씀에 서원행자들은 힘찬 기운을 받고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냈습니다. 스님의 말씀을 듣다 보니 저절로 웃음이 나고 신나게 일할 생각에 힘이 샘솟는 것 같았습니다.nbsp nbsp nbsp 사홍서원으로 서원행자대회를 모두 마친 후 다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을 찍으면서는 스님의 주신 기운을 이어 받아 사회자의 선창으로 다함께 구호를 힘차게 외쳤습니다.nbsp nbsp “나는 서원행자 만들자 정토세상 언제까지? 세세생생”nbsp nbsp nbsp 구호를 외치는 서원행자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지만 서원행자들이 희망의 씨앗이 되어 작은 기여라도 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해 봅니다.nbsp nbsp 행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함박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습니다. 모두들 기쁜 마음에 정토수련원의 설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종종 걸음으로 산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한 모습을 바라보니 절로 감탄사가 쏟아지고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습니다.nbsp nbsp nbsp 서원행자대회를 마친 후 저녁 6시부터는 행자대학원 제8기 졸업식이 정토수련원 대웅전에서 열렸습니다. 스님은 졸업하는 행자님을 위해 졸업기념 법문을 해주었습니다. 다음 이야기에 계속 이어집니다. nbsp nbsp ※ 2016년 법륜 스님의 정토불교대학이 신입생을 모집합니다.nbsp불교에 대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배워보고 싶은 분들은 지금 신청하세요.nbspnbspnbsp

2016.02.29. 50,106 읽음 댓글 17개

2016.2.18 (주간) 정초순회법회 7일째 대전충청 지부

nbsp안녕하세요? 오늘은 대전 정토법당에서 대전충청지부 정회원들을 대상으로 정초 법회가 열리는 날입니다. 오후 2시에는 주간부 정회원들을 위해, 저녁 7시 30분에는 저녁부 정회원들을 위해 각각 열렸습니다.nbspnbsp아침 8시에 서울 정토회관을 출발해 대전 정토법당으로 향했습니다. 대전으로 가는 길에 잠시 청주에 사시는 실상화 보살님 집을 방문했습니다. 실상화 보살님은 청주정토회가 처음 생길 당시부터 물심양면으로 보시와 봉사를 해주어 많은 정토행자들의 모범이 되어주신 분입니다. 지금은 연세가 많으시고 몸이 편찮으셔서 활동을 못하고 계신데, 스님은 오랜 인연을 생각하여 잠시 보살님 집을 방문해 인사를 드렸습니다.nbspnbsp▲ 실상화 보살님nbsp오후 1시에 대전 정토법당에 도착하자 신규 정회원들이 퍼포먼스 공연을 준비하느라 곳곳에서 까르륵 웃으며 연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흡사 잔칫집 같았습니다. nbspnbsp법회 시작 전 스님의 책 사인회가 있다고 공지가 나오자 모두들 ‘행복’ 책을 한두 권씩 가슴에 안고 긴 줄을 서기 시작했습니다. 늘 영상으로만 스님을 뵙다가 가까이서 스님의 얼굴을 보니 너무나 반가운 표정들입니다.nbspnbspnbsp삼귀의와 반야심경 봉독 후 법회가 시작되었고, 대전정토회 대표 소임을 맡고 있는 정경주님의 인사말이 있었습니다. 대표님은 “스님과 함께 시간을 갖게 되어 마음이 가볍고 즐겁다”고 하면서 “올해는 8차 천일의 마지막 해인 만큼 미진한 우리들이지만 스님이 주시는 기운을 듬뿍 받아 8차 천일의 마무리를 잘하자”는 격려말씀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 정경주 대전정토회 대표님nbsp다음은 대전충청 지부의 강명숙 사무국장님이 성원보고를 해 주었습니다. 대전충청 지부는 산하에 대전정토회, 청주정토회, 천안정토회 3개의 정토회가 있습니다. 정회원 총 400여 명 중 주간반 정회원은 총 198명인데 오늘은 그 중 108명이 참석했고, 문경 공동체 살림팀과 저녁반에서도 10여 명이 함께 자리해 총 130여 명이 함께 하고 있다고 알려주었습니다.nbspnbsp다음은 참가자 소개가 청주정토회, 천안정토회, 대전정토회, 문경공동체 순으로 있었습니다. 청주법당에서 온 노보살님은 “오라고 하면 오고, 가라고 하면 가는 수행자입니다” 라고 소개해 모든 분들이 빵 터졌습니다. 장판 때만 묻히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하는 분도 있었지만, 대부분 크거나 작거나 소임을 하나씩 맡고 있었습니다.nbspnbspnbsp신규 정회원들의 재기발랄한 퍼포먼스는 쉼없이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청주정토회에서는 두건을 두르고 백세인생 노래를 개사해 부르면서 율동을 했는데 “40대에 통일되면 뭐가 좋냐고 하거든 통일의병 할 일 없다고 전해라”하면서 율동을 잘 하다가 중간에 박자를 놓쳐 순식 간에 관광버스 춤이 되어 큰 웃음을 선사했습니다.nbspnbspnbsp천안정토회에서는 “연습할 시간이 없어 지금 무대에서 처음으로 연습 겸 실전 공연을 보여주겠다”고 하며 화끈하게 공연을 보여주었습니다. 대전정토회는 신나는 음악에 맞춰 전문가 뺨치는 아주 화려한 율동을 보여주었습니다. 마지막에는 “서원행자가 될 때가지 쭈욱”이라는 푯말을 펼쳐 많은 박수와 환호를 받았습니다.nbspnbsp이렇게 한바탕 어우러진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법륜 스님의 법문을 청해 들었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설 명절은 잘 지냈는지 안부를 물으면서 충남과 충북 먼 곳에서 오시느라 수고가 많았다고 격려하고nbsp법문을 시작했습니다. 불교는 기존의 종교와는 차원이 다르며 꿈을 깨는 도리를 말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nbspnbsp“우리 인생의 고뇌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소위 싹싹 빌어서, 내가 원하는 것을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서 이루면 그게 해결이라고들 생각하는데, 이게 오늘 날의 종교입니다. 그걸 비유로 말해 볼까요?nbspnbspnbsp강도가 도끼를 들고 나를 따라오는데 아무리 도망을 가도 피해지지가 않는 거예요. 그래서 막바지에 가서는 ‘하나님, 부처님, 관세음보살님, 지장보살님, 도와주세요’라고 싹싹 빌었더니 관세음보살이 나타나서 나를 보호해 주는 거예요. 그래서 ‘너무 너무 고맙습니다. 이 은혜는 목숨을 바쳐 갚겠습니다’라고 했는데, 눈을 딱 뜨니까 방금 전의 상황은 꿈, 악몽이었던 거예요. 눈 뜨기 전에는 분명히 강도가 있었고, 그래서 나는 두려웠고, 그래서 나는 도망을 갔고, 피할 길이 없어서 도움을 요청했고, 관세음보살이 나타나서 도와줬고, 그래서 나는 도움을 받았고, 그래서 그분에게 감사했는데, 눈을 뜨고 보니 본래 강도도 없었고, 그래서 두려울 일도 없었고, 도망갈 일도 없었고, 도움을 요청할 일도 없었고, 도움을 받을 일도 없었고, 도움을 줄 사람도 없었고, 감사할 일도 없었던 겁니다.nbspnbsp붓다는 이렇게 깨달아서, 꿈에서 깨서, 모든 고뇌로부터 벗어나는 방식으로 인생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모든 속박으로부터 벗어나는 걸 우리가 열반과 해탈이라고 하지요. 바로 이 열반과 해탈을 향해서 나아가는 자를 수행자라고 부릅니다. 그러니 거기에는 힘 있는 자도 없고, 빌 일도 없고, 중개자는 더더욱 필요가 없어요. 차원이 다른 거예요. 붓다는 인간과 신, 즉 비는 인간이나 도와준다는 신, 그 모두를 깨우치는 스승입니다. 꿈속에서는 도와주는 사람과 도움을 받는 사람이 있는데, 붓다는 그 둘을 다 깨우쳐서 꿈에서 깨도록 하는 스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부처님을 천인사라고 하는 겁니다.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으셨을 때 ‘나는 신과 인간의 모든 굴레로부터 벗어났다. 이것을 고뇌의 최후라 선언하노라’ 이렇게 말씀하셨잖아요. 그러니 붓다는 신이 아니고, 능력자가 아니고, 우리가 뭘 빌면 들어주는 자가 아닙니다. 붓다는 우리를 깨우쳐주는, 깨달음의 길로 안내하는 안내자이자 위대한 스승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가르침을 따르는 수행자입니다. nbsp nbsp nbsp nbsp nbspnbspnbspnbsp그런데 세월이 흐르면서 불교가 세속에 물들어서 변질이 되었습니다. 우리의 위대한 스승인 붓다는 신으로, 출가수행자는 사제로, 재가수행자는 신자로 변질되어서 붓다의 위대한 가르침인 불교도 종교로 전락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날의 불교는 세상의 많은 종교 가운데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게 현실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부처님의 본래 가르침으로 돌아가자는 겁니다. 신자가 아니라 수행자로, 사제가 아니라 수행자로 돌아가자는 겁니다. 그래서 정토회가 설립이 된 거예요. 그러니까 여러분들은 불교 신자가 아니라 수행자입니다. 복을 비는 신자가 아니라 해탈과 열반을 향해 나아가는 수행자입니다.”nbsp이렇게 정토회 정회원은 수행자임을 강조한 후 스님은 “그럼 재가수행자와 출가수행자 중 누가 도가 높냐”고 물었습니다. 어떤 분이 “재가수행자입니다.” 라고 크게 대답했는데, 그러자 스님이 “대답은 잘하시네요.” 라고 해서 모두가 한바탕 크게 웃었습니다. 그러면서 스님은 왜 재가수행자가 더 수행을 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설명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예를 들어서 돈을 만지게 했더니 돈에 집착하면 돈을 못 만지게 하는 출가수행자의 길을 가도록 하고, 돈을 아무리 만져도 돈에 집착하지 않으면 돈을 만져도 되는 재가수행자의 길을 가도록 했으니, 재가수행자는 출가수행자보다 도가 높고 또 그만큼 수행도 더 해야 합니다.”nbspnbsp그러면서 “수행자는 어떠한 경우에도 행복해야 하고 행복을 양보해서도 안 된다”고 마무리 법문을 해 주었습니다.nbsp이어서 활동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으면 마음껏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총 3명이 손을 들고 스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nbspnbsp첫 번째 질문자는 정토회에서 통일의병 활동을 하고 있지만 시댁에서 종교가 다른 것을 꺼려하고 있어 마음껏 활동을 못하는 점이 불편하다며 해결책을 물었고, 두 번째 질문자는 법당에서 8대 행사를 담당하고 있는데 대중들이 정토회에서 왜 천도재를 지내는지 그 이유를 물어보면 어떻게 대답을 해주어야 하는지 물었고, 세 번째 질문자는 결혼한지 22년이 되었는데 남편과의 대화에서는 서로 욱하게 되어 대화가 안 된다며 마음 다스리는 법을 물었습니다.nbspnbsp오늘은 그 중에서 욱하는 성질을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 물었던 내용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스님의 시원한 답변에 대중들은 박장대소를 했습니다.nbspnbspnbsp“저는 1남 4녀를 둔 홀시어머니가 있는 집으로 시집을 간지 22년이 됐습니다.”nbspnbsp“잘 선택했네요. 아무도 안 가려고 하니까 질문자가 보살심을 내서 갔네요.”nbsp“맞습니다. 그래서 시어머니 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았고, 남편과의 싸움도 잦았습니다. 시어머니가 돌아가신 후로 스트레스도 많이 없어졌고, 또 정토회를 만난 후로는 자녀들과의 관계도 많이 편안해졌습니다. 그런데 ‘요놈의 남편’ 때문에 스트레스가 아직도 있습니다. 제가 남편이 가볍게 얘기하는 것을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저도 남편도 다 욱하는 성격이긴 한데 저보다는 남편이 좀 심해서, 남편이 말문이 턱턱 막히게 하는 얘기를 하면 저도 모르게 정색을 하고, 화난 말투로 얘기를 하다 보니까 결국 싸우게 되어서 대화가 진도를 못 나갑니다. 그런 게 반복되다 보면 ‘서로 말을 말자. 우리는 얘기만 하면 싸운다’며 서로 핀잔만 주고 대화는 그걸로 종료됩니다. 돌이켜 보면, 저에게는 남편의 욱하는 성격 때문에 받은 상처, 시어머니에 대한 묵은 감정 등이 아직 많이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정색을 하며 화난 말투로 얘기하는 습관을 고치고 싶은데, 그래서 참회의 절도 많이 했는데, 막상 그런 상황이 닥치면 잘 안 되고, 도루묵이 됩니다. 그래서 수행을 하다 보면 맥이 빠집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nbsp“홀어머니에 시누이가 넷이나 되는 집의 외아들에게 시집가서 사느라고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심심한 위로를 드립니다.”nbspnbsp“제가 고생을 하긴 했어요. 시어머니가 8년간 병원에 계셨거든요. 그래서 그 뒷바라지 하느라고 경제적인 면으로나 정신적인 면으로 고생을 좀 했습니다.”nbsp“그만큼 고생했으면 됐어요. 계속 거기에 붙어서 살 이유가 뭐 있어요? 그만 살아요. 그러면 고생 끝, 행복 시작이에요. 인생이라는 게 길거리에 있는 ‘두더지 게임기’와 같아요. 시어머니 때리면 남편이 툭 튀어 올라오고, 남편을 때리면 시어머니가 튀어 올라오고, 시누이 때리면 자식이 튀어 올라오고, 이렇게 끝이 안 나요. 그러니까 그 정도 살아줬으면 됐어요. 그 정도면 복 많이 지었어요. 그러니 ‘여보, 어머니도 돌아가셨고, 내가 이 정도 해 줬으면 당신 혼자 살 수 있잖아요. 그러니 혼자서 웃고 사세요. 나는 갈래요’ 이러고 정토회로 오세요.nbspnbsp“저는 가볍게 얘기한다고 했는데, 저도 모르게 제가 순간적으로 정색을 하면서 퉁명스런 말투로 말을 하나 봐요. 그래서 아이들도 ‘엄마, 화났어요?’ 그래요. 저는 화난 게 아닌데, 자꾸 그렇게 얘기를 하니까 저도 어찌할 바를 모르겠어요.”nbsp“질문자의 친정어머니도 그렇게 욱하고 성질을 잘 냈어요?”nbsp“예, 그런데 어머니보다는 아버지가 더 하셨어요.”nbsp“아버지가 그랬어도 친정어머니한테 반사가 되어서 자기가 받은 것이니까, 질문자도 자식한테 물려주고 그렇게 사는 거지요, 뭐. 그건 잘 안 고쳐져요. 못 고쳐요. 어릴 때 형성된 까르마를 고치려면 한 번 죽었다가 다시 태어나야 합니다. 부처님 고행상 보셨지요. 그렇게 바짝 고행을 하든지, 아니면 질문자가 몹쓸 병에 걸려서 수술을 다섯 번이나 하는 등 완전히 죽었다가 살아나면 조금 고쳐져요. 죽을 때쯤 되어서 ‘아이고, 아무 것도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 확실히 좀 고쳐집니다. 안 그러면 질문자가 남편과 이혼하고, 자식은 길 떠나고, 재산도 다 잃고, 병이 나서 혼자 외로이 죽는 꿈을 꾸고 깨어나면 ‘아, 내가 복에 겨워서 그랬구나’ 이렇게 돌이켜지면서 좀 고쳐지든지 할 거예요.nbspnbspnbsp그러니 한번 죽었다가 다시 살아날 만큼 자발적으로 고행을 하든지, 거듭 재앙을 겪든지 해야 고쳐진다는 겁니다. 질문자가 자신의 그런 까르마를 변화시키길 간절히 원하면 재앙이 닥칠 겁니다. 재앙이 닥쳐야 질문자의 원이 성취가 되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질문자는 재앙을 자초하고 있어요. 재앙을 받아서 그걸 고치고 살래요? 재앙을 안 받고 그냥 생긴 대로 살래요?”nbsp“생긴 대로 살겠습니다.”nbspnbspnbsp“그렇게 나오는데 까르마가 어떻게 고쳐지겠어요? ‘까짓 거, 이혼을 하든지 죽든지 병에 걸리든지 내가 고치고 말겠다’ 이래야 고쳐지지요. 그러니까 고칠 생각을 하지 마세요. 질문자는 그걸 고치려고 하면 안 고쳐지기 때문에 수행을 하다가 낙담하게 됩니다. 그러지 말고 그냥 알아차리기만 하세요. 옛날에는 욱하고 성질이 나면 그 욱하는데 빠져서 남편한테 시비를 했다면, 요즘은 욱하다가도 스스로 ‘너 또 더러운 성질 나온다’ 이렇게 알아차리세요. 그러면 자기가 성질 내놓고 남한테 책임전가 하는 건 안 하는 수준까지는 갈 수 있어요. 그러나 욱하는 건 못 고쳐요. 어릴 때 형성된 건 쉽게 안 고쳐집니다.nbspnbspnbsp그러나 욱함에도 불구하고 행복하게 살 수는 있습니다. 질문자가 욱했을 때 남편이 ‘너 지금 또 화냈다’ 그러면 ‘아이고, 내가 또 그랬지요? 또 내 더러운 성질이 나오네요. 여보, 지적해 줘서 고마워요’ 이러고, 애들이 ‘엄마, 또 화내네?’ 그러면 ‘그래, 네 말이 맞다. 엄마가 또 그랬지?’ 이렇게 탁 받아들이면 질문자가 남편이나 아이들과 사는데 아무 지장이 없어요. ‘내가 언제 화냈어? 나만 냈어? 너는 안 냈어?’ 이러면 안 됩니다. 그건 책임을 상대에게 전가하는 거예요.nbspnbsp또 하나의 방법은, ‘안녕히 계십시오’ 이러고 출가수행자가 되면 됩니다. 출가하면 욱 할 일이 별로 없거든요. 만약 저도 결혼해서 살았다면 엄청 성질 냈을 거예요. 그런데 저는 옆에서 긁는 사람이 없으니까 발병할 일이 별로 없는 거예요. 그래서 질문자에게 출가수행자가 되라고 얘기하는 겁니다. 재가수행자가 되려면 긁히고, 긁히고, 긁혀가면서 고쳐나가야 됩니다. 그런데 못 고치면 어떻게 하라고요? 자기가 더러운 성질을 갖고 있는 줄 알고 살면 됩니다. 상대가 뭐라고 하면 ‘미안해요. 내가 또 인상이 굳었지요?’ 이렇게 하면 돼요. 고치려고 하지 마세요. 쉽게 안 고쳐지는 걸 고치려고 하면 나중에 자학 증상이 생깁니다.”nbspnbsp“이제는 남편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요. 욱하는 성질을 좀 어떻게 해 보고 싶은데요.”nbspnbsp“잘 안 됩니다. 생긴 대로 사세요. 그런 성질 가지고 그런 집에 시집가서 그 정도 산 것만 해도 장해요. 박수 좀 쳐주세요. nbspnbspnbsp거기서 더 잘하려고요? 욕심 좀 내지 마세요. 천성이 변하면 죽을 때가 다 된 거라고 하지요? 질문자가 변하면 질문자가 죽든지, 남편이 죽든지 할 거예요. 누구든 죽으면 재미없잖아요. 성질 더럽게 살더라도 좀 더 사는 게 낫지 않아요? 그러니까 성질대로 사세요. 그렇게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게 중요합니다. 이 성질을 꼭 고쳐야 내가 행복할 수 있는 게 아니고, 내가 성질도 더럽고, 재주도 없고, 남편이 바람 피고, 남편도 욱하고, 그런 속에서도 행복할 수 있어야 그게 진짜 수행입니다. 그게 진짜 해탈입니다. 그런데 새삼스럽게 그 나이에 성질 고쳐서 신혼으로 돌아가 보려고 그러는 거예요? nbspnbspnbsp쉽게 안 고쳐지는 성질을 고치려고 하면 결국 안 고쳐지는 자신을 미워하게 돼요. 그러니까 ‘이 정도 성질로도 이런 남자 만나서 안 헤어지고 산 것만 해도 잘했다. 홀어머니에 시누이가 넷이나 있는 집에 시집 와서 이혼 안하고 잘 살았다’ 이렇게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아이들이 뭐라고 하면 ‘그래, 엄마가 또 화냈다. 미안하다’ 이렇게 인정을 하면 됩니다. ‘나 화 안 났다’ 이러지 말고요. 내가 화가 안 났더라도 상대가 났다고 그러면 난 거예요. 그냥 그렇게 넘어가요.nbspnbsp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을 하면 첫째, 성질을 안 고치고도 살 수가 있고, 둘째, 그러면 고치기가 오히려 더 쉬워져요. 고치려고 안 했는데도 어느덧 고쳐진다는 말입니다. ‘고쳐야 된다’고 악쓰는 것보다 그게 더 나아요. 다른 성질은 몰라도 욱하는 건 쉽게 안 고쳐집니다. 그래도 고치겠다면, 스님이 여러 번 처방 내줬지요? 그게 뭐예요?”nbspnbsp“전기충격기요.”nbspnbspnbsp“한 번 화낼 때마다 전기충격기로 지지는 것을 다섯 번만 하면 고쳐져요. 그런데 질문자는 그렇게까지 하면서도 고치고 싶어요?”nbspnbsp“성질 잘 다독이며 살아보겠습니다.”nbspnbsp“그러니까 못 고친다는 거예요. 다독일 것도 없어요. 그냥 생긴 대로 살아요.nbspnbsp그런데 남편도 성질이 그래서 질문자 말고는 다른 여자한테 갈 수도 없을 거예요. 지금 그 나이에 연한 배 같은 여자를 만나기가 쉽지 않거든요. 질문자가 조금씩 자연스럽게 좋아지면 남편도 살기가 좀 편해지잖아요. 그러면 남편이 후원자가 된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질문자가 정토회를 안 간다고 하면 남편은 오히려 겁을 낼 겁니다. 질문자가 정토회 안 가면 또 성질 낼까봐 저절로 후원자가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불리한 조건이 한번 뒤집히면 유리한 조건이 됩니다. 그래서 이 세상은 유·불리를 바로 단정할 수가 없습니다.nbspnbsp우리가 이런 이치를 많이 알다보면 좀 좋다고 들뜨지도 않고, 좀 나쁘다고 가라앉지도 않고, 좋아도 약간 좋지 좋음에 빠지지 않고, 나빠도 거기에 빠져서 울고 그러지 않는다는 겁니다. 눈물이 한번 쓱 스칠 뿐이에요. 그렇게 마음이 점점 고요해지는 쪽으로 가는데, 그 과정에서는 호수처럼 약간 출렁이면서 가게 되는 겁니다. 그렇게 열반의 세계로 가는 거예요. 그래서 꼭 좋은 걸 좋다, 나쁜 걸 나쁘다고 할 수 없어요. 그래서 ‘좋고 나쁜 게 없다’는 거예요. 겨울에 많이 추우면 농사에 유리한 점도 있다는 거 아세요? 너무 추우면 벌레가 많이 죽으니까 이듬해에 병충해가 적고, 너무 따뜻하면 병충해가 심한 법입니다. 그렇게 다 장단점이 있습니다.nbspnbsp질문자의 짜증과 성질에 남편이나 자식들이 이제는 다 적응되어 있는데 갑자기 질문자가 천사로 변하면 다 멘붕에 빠지게 됩니다.nbspnbspnbsp그러니 변하려고 하지 말고 성질이 나면 전에는 남한테 책임을 전가했지만 이제는 ‘그래, 내 성질이 더러워서’ 이렇게 받아들이는 정도만 되어도 사는데 아무 지장이 없습니다. 자기가 너무 변하면 오히려 가족들이 ‘죽을 때가 다 됐나?’ 하고 걱정해요. 그러니까 안 되는 걸 빨리 되게 하려는 것도 욕심이라는 것을 아셔야 돼요. 욕심으로 수행하면 좌절이 따릅니다.”nbspnbsp“네, 감사합니다.”nbspnbspnbsp질문자는 환하게 웃으며 큰 목소리로 감사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화가 날 때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말고 내 성질을 알아차리는 정도만 되어도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말씀이 오래도록 가슴에 남았습니다. 우리는 수행도 욕심으로 하는 경우가 많음을 되돌아볼 수 있었습니다.nbspnbsp질문자에게 스님의 답변을 들은 소감을 물어보았습니다. “수행자라면 당연히 욱하는 성질을 고쳐야 하는 줄 알았는데, 고치려고 하기 보다는 남탓 하지 말고 내 문제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라는 말씀에 마음이 무척 가벼워졌다” 하면서 싱글벙글 웃었습니다. nbspnbspnbsp마지막으로 스님은 고생을 일부러 할 필요는 없지만 고생을 기꺼이 받아들여 재미있게 살면 좋겠다는 당부를 하면서 법문을 마쳤습니다.nbspnbsp법회를 마치고 대정충청지부 상임법사님인 덕생법사님과 묘광법사님의 인사 말씀이 있었습니다. 덕생법사님은 “작은 일에 시비분별 하며 목숨 걸지 마세요. 내 꼬라지를 그냥 인정하면서 가면 좋겠습니다” 하고 대중들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말씀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 대전충청지부 상임법사, 묘광법사님과 덕생법사님nbsp이어서 정회원들은 스님에게 새해 인사로 삼배를 한 후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를 함께 불렀습니다. 노래가 시작되자 정회원 모두가 함께 준비한 퍼포먼스가 펼쳐졌습니다.nbspnbsp정회원들 모두가 통일의병의 상징인 주황색 나비 문양을 손에 들고 흔들자 법당 뒤편에서는 큰 태극기가 펼쳐졌습니다. 이 태극기는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보관하고 있는 우리 나라 최초의 태극기 모양이라고 합니다. “통일이여 오라” 라고 하면서 노래가 끝나자 모두들 환호를 하며 함께 박수를 쳤습니다.nbspnbsp▲ 통일 염원 퍼포먼스nbsp마지막으로 지역 정토회 별로 기념사진을 찍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요즘 페이스북으로 정토불교대학 소개하기 실천과제를 하고 있어서 그런지 사진을 찍을 때도 “김치”가 아니라 “좋아요” 라고 다들 외쳤습니다. nbspnbspnbsp스님은 집으로 돌아가는 정회원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해주었습니다. 스님과의 악수 한 번에 대중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 번졌습니다. 게다가 법문까지 듬뿍 들어서 그런지 발걸음도 무척 가벼워 보였습니다.nbspnbsp돌아가는 분들에게 소감을 물어보니 한 분은 “고난을 피하지 말고 탐구하고 연구하라는 말씀이 가장 와 닿았다” 고 했고, 어떤 분은 “신자와 수행자의 차이를 낱낱이 말씀해 주셔서 수행자로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크게 내었다” 고 했습니다.nbspnbsp법회 후 스님은 휴식을 취하며 원고 교정 업무를 보았습니다. 원고 교정 업무를 마치니 곧이어 저녁반 정회원들을 위한 법회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nbspnbsp저녁 7시 30분부터는 대전충청지부 저녁반 정회원들을 위한 정초 법회가 열렸습니다. 다음 이야기에 계속 됩니다.nbsp ※ 2016년 법륜 스님의 정토불교대학이 신입생을 모집합니다.nbsp불교에 대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배워보고 싶은 분들은 지금 신청하세요.nbspnbspnbsp

2016.02.19. 85,094 읽음 댓글 31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