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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5.3 (오전) 김천 즉문즉설 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오전 10시 30분에 김천시 문화예술회관에서 김천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한 후 저녁 7시에는 천안시청 봉서홀에서 천안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했습니다.nbspnbsp어제 밤부터 날씨가 흐려서 혹여나 비가 많이 올까봐 강연을 준비하는 김천 정토법당 봉사자들은 걱정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김천시 곳곳을 누비며 홍보에 힘쓴 김천 정토법당 회원들의 노고 덕분인지 비가 오고 있음에도 청중들이 하나 둘씩 입장하기 시작하여 530여 명이 자리했습니다.nbspnbspnbsp오늘 강연은 구미정토회 산하 왜관법당, 문경법당, 상주법당, 구미법당에서도 많은 봉사자들이 지원을 와서 도움을 주었습니다. 봉사자만 61명이었습니다.nbspnbsp소개 영상 후 무대에 오른 스님은 “비가 오는데도 많이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하면서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돈도 안 생기는데 왜 왔어요?”라며 농담을 던지자 청중석은 시작부터 웃음이 터져나왔습니다.nbspnbspnbsp그리고 “여기가 김천이니까 혹시 농사짓다가 오신 분 계세요?”라고 질문했는데 몇몇 분들이 손을 번쩍 들었습니다. 스님은 봄날에 하면 제일 좋은 일이 농사일이라고 알려주었습니다. 이어서 즉문즉설 강연의 취지만 간단히 설명한 후 곧바로 질문을 받았습니다.nbspnbsp“즉문즉설은 여러분들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겪는 이런저런 어려움이라든지 의문을 이야기하는 자리입니다. 살다보면 ‘그게 왜 그러지?’ 하고 의문이 생기잖아요. 참 착하게 사는데 일이 잘 안 풀리는 사람을 보거나, 또 우리가 볼 때는 진짜 인간이 나빠 보이는데도 떵떵거리고 잘사는 사람을 볼 때면 ‘하나님이 없나?’ 이런 의문이 들 때가 있죠. 그래서 즉문즉설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겪는 이런 의문과 인생을 살아가면서 겪는 고뇌를 가지고 대화해 보는 시간입니다. 꼭 질문을 해야 하는 건 아니고 자기 견해를 이야기해도 됩니다. ‘인생을 살아보니까 이러저러한 것은 참 좋았습니다’ 이렇게 자기의 경험을 함께 나누어도 됩니다.nbspnbsp제가 여러분들에게 일방적으로 ‘인생은 이렇게 살아야 한다’라고 할 만한 이야기는 따로 없습니다. 여러분들이 문제를 제기하면 저도 나이가 예순이 넘도록 살아왔고, 나름대로 이런저런 경험을 많이 했으니까 ‘그런 경우에 저는 이렇습니다’ 이렇게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자, 시작해 보죠.”nbsp이미 강연 전에 많은 분들이 질문지함 속에 여러 장의 질문지를 넣어 두었습니다. 스님은 하나씩 뽑은 후 선택된 질문자와 문답을 이어가기 시작했습니다.nbspnbsp총 6명이 질문을 했는데 오늘은 그 중에서 행복해진 엄마를 질투하는 아이에게 어떤 말을 해줘야 하는지 고민인 여성분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질문자는 특유의 호탕한 웃음을 간간히 발산하며 아주 재미있게 스님과 문답을 주고 받았습니다.nbspnbspnbsp“저는 행복을 찾기가 참으로 힘들었어요. 나이가 환갑인데 올해에야 두려움을 떨치고 ‘야, 나는 정말 행복해’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걸 보고 첫째 아들은 ‘엄마가 너무 멋있어’ 이렇게 생각해주는데, 둘째 아들은 ‘엄마가 행복한 게 미워. 엄마는 엄마만 바라보고 갔잖아’라고 해요. 그래서 제가 ‘너도 너를 바라봐. 나는 네가 행복하길 바란다’라고 이야기했어요. 그래도 둘째는 제 행복을 약간 질투합니다. 둘째 아이가 ‘엄마는 지금 내가 힘든 걸 모르고 엄마만 행복하잖아’라고 하기에 제가 ‘그러면 내가 너한테 어떻게 말을 해줘야 하냐? 나도 진실이고 너도 진실인데.’라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래도 엄마는 행복하고 자기는 행복하지 않다고 자꾸 이야기합니다. 애들 아버지 영향인가 싶기도 해요. 남편이 둘째 아들과 성향이 비슷하고 큰아들과 제가 성향이 비슷하거든요.nbsp그래서 제가 이 아이한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미안해. 나는 그 동안 살아오면서 정말 불행했기 때문에 어떻게든 벗어나려고 날 자꾸 찾다보니까 행복해질 수 있었다’라고 해야 할까요? 아이들에게 피해 안 주고 제가 일찍 일어나서 기도하고 스님 책 보면서 힘들게 찾은 행복이거든요. 둘째가 술 마실 때마다 ‘엄마는 왜 혼자 행복하냐?’ 이렇게 이야기하면 저는 어떻게 말을 해야 해요?”nbsp“둘째 아들이 엄마가 행복한 걸 보고 질투심이 난다고 하는데 이럴 때 어떻게 이야기해야 하느냐는 말이죠?”nbsp“예.”nbsp“간단해요. ‘아이고, 미안해’ 하면 됩니다.”nbspnbsp“미안하다고 했는데 조금 있다 또 이야기하고 조금 있다 또 이야기해서요.”nbsp“그 이상 말을 하려니까 복잡하죠. 아이가 뭐라고 해도 그냥 ‘미안해’ 이러면 돼요. ‘아이고, 내가 너보다 행복해서 미안해’라고요. ‘미안해’라고 하면 아들이 뭐라고 하는데요?”nbsp“조금 있다가 또 이야기해요. 술 마시면 항상 그래요. 조금 있다 또 하고, 또 하고, 자꾸 그러니까 힘들어요.”nbsp“술 마시고 이야기하든 뭐라고 이야기하든 똑같이 대답하면 돼요. 어떤 사람이 자꾸 ‘너는 잘났고, 나는 너보다 못났다’라며 시비를 걸면 ‘아이고, 내가 너보다 잘나서 미안해’라고 하면 됩니다. ‘너는 재산이 많고 나는 재산이 적다’라며 자꾸 이야기하면 ‘아이고, 재산이 많아서 미안해’라고 하면 됩니다. 그렇게 말하는 상대가 남편이든 자식이든 이웃사람이든 그건 신경 쓰지 마세요. 그런데 질문자는 별로 행복해 보이지도 않는데요.”nbspnbsp“아뇨, 행복해요. 얼마나 행복한데요. 하하하.”nbsp“재산을 예로 들어볼게요. 내가 10억이 있다고 꼭 부자라고 할 수도 없잖아요. 1억 가진 사람이 보면 부자지만 100억 가진 사람이 보면 가난뱅이예요. 그것처럼 자식이 보기에는 엄마가 자기보다 행복해 보이니까 그런 말을 하는 거예요. ‘아이고, 내가 너보다 행복하다고? 네가 보기에 그렇다고 하니까 엄마는 듣기 좋네. 고맙다. 그러나 미안하다.’ 이렇게 엄마가 행복하다고 해주니까 듣기 좋다고 말해주세요. ‘그래, 난 행복하다. 어쩔래?’ 이러지 말고요.nbspnbsp‘엄마도 힘들 때가 있다. 그러나 네가 보기에 엄마가 행복해 보인다니 참 다행이다. 그리고 네가 그런 엄마를 보고 질투한다니 내가 좀 미안하다. 나눠줄 수 있으면 나눠주고 싶은데 나눠줄 방법을 모르겠다. 네가 가져갈 수 있으면 가져가거라.’ 이러면 돼요.”nbsp“저도 행복을 줄 수 있으면 주고 싶어요. 그런데 아들은 행복하려는 노력을 하나도 안 했잖아요.”nbsp“그렇게 따지니까 싸우죠.”nbspnbsp“그러네요. 대놓고 따지지는 않았지만 속으로는 그렇게 따지고 싶었죠.”nbsp“꼭 그런 말을 입 밖으로 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그런 생각을 하니까 자꾸 번뇌가 되는 거예요. 아들은 아들 나름대로 노력을 하는 건데 그걸 두고 ‘너는 안 했다’ 이러지 마세요.nbsp언젠가 어떤 대학생이 자기 고민을 이야기하고 저한테 이렇게 물었어요.nbsp‘어떻게 하면 스님처럼 그렇게 지혜롭게 될 수 있습니까?’‘너가 보기에는 내가 지혜롭게 보이니?’‘네.’‘그래? 고생 좀 하면 되는데 한번 해볼래?’‘어떤 고생이요?’‘고문도 한번 당해보고, 죽을 고비도 넘겨보고, 단식도 한 70일 해보고, 이렇게 고생을 많이 하면 조금 도움이 될 텐데 한번 해볼래?’nbsp그랬더니 ‘아니요, 저는 안 할래요’ 이래요. 이렇게 대화를 해보세요.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그런 질문을 한다고 기분 나빠할 것도 없어요.nbspnbspnbsp스님이 네 가지를 이야기했어요. 첫째, 네 보기에 내가 행복해 보인다니까 다행이다. 좋게 봐줘서 고맙다. 둘째, 엄마인 내가 자식인 너보다 행복해서 미안하다. 셋째, 나눠주고 싶지만 나눠줄 방법을 내가 모르겠다. 넷째, 네가 가져가려면 마음대로 얼마든지 가져가라. 엄마는 챙기지 않을게. 나는 주고 싶어도 줄 방법을 모르니 네가 알아서 가져가려면 가져가거라. 이렇게 말하면 됩니다. ‘너는 고생도 안 하고 공짜로 먹으려고 드냐? 엄마는 얼마나 노력해서 행복을 얻었는데’ 이런 이야기는 하지 말라니까요.”nbsp“그런 이야기는 안 했어요. 생각만 했어요. 그래서 지혜로운 대답이 뭘까, 어떻게 말을 해야 하나 고민했던 거죠.”nbsp“말이 생각이 안 나면 ‘엄마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하면 돼요. 가장 진실한 말은 솔직한 것입니다. 질문을 했는데 답을 모르겠다면 ‘아이고, 나는 모르겠다’ 이게 진실이에요. 제 말 이해하셨어요?”nbsp“네.”nbsp“그런데 여러분들은 저한테 와서 묻고 그 대답을 외워가서 이야기해 주려고 하잖아요. 그러니까 머리가 복잡하죠. 모르면 그냥 ‘아이고, 엄마도 모르겠다’ 이러면 돼요. ‘엄마, 나 결혼해야 돼요? 말아야 돼요?’ 이러면 ‘나도 잘 모르겠다’라고 하면 돼요. 답을 알면 ‘하면 좋지’ 이러면 되고, 모르면 ‘아이고, 나도 잘 모르겠다’라고 하면 됩니다. 남자를 데려와서 ‘이 남자 어때?’라고 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알면 이야기하고 모르면 ‘아이고, 내가 남자 볼 줄 모른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됩니다. 그래도 또 물으면 ‘내가 남자를 그리 잘 보면 네 아버지 같은 사람을 만났겠니?’ 이러면 돼요.nbspnbspnbsp내가 내 남편도 못 골라서 지금 이렇게 힘들게 사는데 어떻게 딸 남편감을 보는 눈이 있겠어요? 그러니 아무리 와서 물어도 모른다고 해야 하는데, ‘키가 작아서 안 된다’, ‘종교가 달라서 안 된다’, ‘외국인이어서 안 된다’ 하면서 자기 인생도 못 사는 주제에 온갖 것에 간섭을 하려니까 머리가 아픈 거예요. 자기가 모르니까 점쟁이한테 물어봤다가 그래도 안 되면 저한테까지 와서 물어봅니다. ‘딸이 이렇게 묻는데 제가 뭐라고 대답해야 합니까?’라고요.nbspnbsp모르면 그냥 모른다고 하면 되지 그걸 뭐 그리 복잡하게 생각해요? 아이가 물었는데 답을 모르겠다면 ‘나도 잘 모르겠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되는 거예요. 알면 아는 대로 이야기하고요. ‘나는 고생해서 얻었는데 너는 고생도 안 하고 얻으려 드느냐’ 이런 이야기를 하면 상대가 기분 나쁘잖아요. 그러니까 ‘아, 네가 보기에 좋아 보이니? 다행이다’라고 받아주면 됩니다. 아름답다는 말이 칭찬이듯이 행복해 보인다는 건 어쨌든 칭찬해주는 말이잖아요. ‘엄마는 행복하네요’라고 하면 ‘고맙다’라고 받으세요. 그런데 부모자식 사이에 엄마는 행복하고 자식은 안 행복하다니까 조금 미안하잖아요. ‘미안하다. 주고 싶은데 나는 줄 방법을 모르겠다. 네가 가져갈 수 있거든 다 가져가도 엄마는 괜찮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되죠.”nbsp“네. 감사합니다.”nbspnbsp질문자는 특유의 호탕한 웃음 소리를 또한번 내며 감사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청중들도 스님의 시원스런 답변에 박수갈채를 보냈습니다.nbspnbsp이 외에도 총 6명이 질문을 했습니다. 남편으로부터 다른 여자가 생겼다는 충격적 고백을 들었다며 어떻게 해야하는지 묻는 여성분, 우울증을 앓고 있는 자기 딸이 걱정되는데 엄마로서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 묻는 분, 죽은 남편을 위해서 49재 기도를 하고 있는데 희한한 현상이 일어났다며 직접 사진까지 가져와 보여주는 분, 눈 앞에 불이 번쩍번쩍하고 귀에 환청이 있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묻는 분, 불교의 인연법에 대해서 알고 싶어 하는 분이 있었는데, 스님은 각각에 대해 명쾌한 답변을 들려주어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nbspnbsp강연은 2시간 30분 동안이나 계속 됐습니다. 비록 내 이야기가 아니었지만 스님과 질문자의 대화를 듣다보면 어느새 내 이야기가 되고 우리의 이야기가 되었습니다.nbsp마칠 시간이 되자 스님이 정리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오늘 질문자들이 문답을 통해 조금 더 행복해지는 쪽으로 나아갈 수 있었듯이 스님은 우리들도 누구나 행복할 수가 있음을 강조하면서 강연을 마쳤습니다.nbspnbsp“사람으로 태어난 사람은 누구나 다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습니다. 남편이 죽어도 행복하게 살 수 있고, 자식이 죽어도 행복하게 살 수 있고, 파산을 해도 행복하게 살 수 있고, 병이 들어도 행복하게 살 수 있고, 여자로 태어나도 행복하게 살 수 있고, 얼굴이 검어도 행복하게 살 수 있고, 신체장애가 있어도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종교가 어떻든 피부 빛깔이 어떻든 상관없이 모든 사람은 누구나 다 행복하게 살 수가 있어요. 이것이 ‘불성이 있다’, 다시 말해 ‘부처가 될 소질이 있다’는 말입니다.nbspnbspnbsp그런데 우리는 어떤 이유를 대고 행복하게 살고 있지 않습니다. 남편이 죽어서, 자식이 죽어서, 돈이 없어서, 늙어서, 신체장애가 있어서 등등 무슨 이유를 대서라도 ‘나는 괴롭다, 나는 괴롭다’라고 해요. 이것은 괴롭게 살고 싶어서 그런 거예요. 괴롭게 살고 싶으면 그냥 그렇게 사세요. 그런데 행복하게 살고 싶다면 자기는 이미 행복할 수 있는 존재임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니 조건을 붙이지 마세요. 그래야 행복하게 살 수 있어요.nbspnbsp‘이것만 이루어지면 나는 행복하겠다’라고 하면 죽을 때까지 행복할 수 없습니다. 옛날에 길 가다 보면 ‘때려주세요’라고 써 붙여놓은 두더지 잡기 게임기 알죠? 이걸 때리면 저게 튀어나오고, 저걸 때리면 이게 튀어나오고, 자식문제를 해결하면 남편문제가 튀어나오고, 남편 문제를 해결하면 돈문제가 튀어 나오고, 돈문제를 해결하면 병이 나고, 병을 치료하면 또 다른 뭐가 튀어나옵니다. 머리 하얀 할머니 할아버지들한테 물어보세요. 나이 든다고 해결이 됩디까? 갈수록 일이 더 복잡해져요.nbspnbsp그러니까 지금 행복해야 해요. ‘내일 행복할 거다’ 이렇게 생각하면 안 돼요. 선거 하는 사람이 ‘당선되면 행복할 거다’라고 생각하면 안 돼요. 선거하는 과정 자체가 행복하고 재미있어야 해요. 아이들은 공부하는 게 재미있어야 합니다. 어른은 일하는 게 재미있어야 해요. 남편이 바람을 피워도 ‘바람피운 남편을 어떻게 다스릴까’ 이걸 오늘부터 연구하면 재미있어요. 이 인간의 행동거지를 가만히 관찰하면서 양다리 걸치는 심리를 연구해보면 재미있어요. ‘이 인간이 16년이나 나하고 살았는데 어쩌다가 이런 생각을 했을까? 어릴 때 뭐가 부족해서 이리 되었을까?’ 그걸 오늘부터 연구해 봐요. 연구하다가 잘 안 되면 상대 여자를 만나보고 인터뷰도 해봐야 해요.nbspnbspnbsp이것은 좋은 연구 대상에요. ‘내 남자를 데려간 여자다’ 이렇게 생각하지 마세요. 그렇게 자꾸 연구해보면 나중에 ‘아, 인간 심리가 이래서 이런 일이 벌어졌구나’ 이렇게 결론을 얻을 수가 있는데 그게 재미입니다. ‘하나님이 해결해주세요’, ‘저 여자 죽여주세요’ 이게 재미가 아니에요. 그러면 그 여자가 죽을 때까지 매달려 살아야 하고, 남편이 돌아올 때까지 매달려 살아야 해요. 왜 내 인생을 그렇게 낭비합니까? 나는 지금부터 행복할 수가 있어요.nbspnbsp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누구나 다 행복할 수가 있다’라고 하셨습니다. 누구나 다 부처가 될 수 있다는 말이에요. 스님만 부처가 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머리 깎는다고 부처가 될 수 있다면 이발소만 갔다 오면 되고, 이런 옷 입었다고 부처가 될 수 있다면 옷만 한 벌 맞춰 입으면 되게요? 아니에요. 부처가 되는 것, 행복해지는 것은 그런 것과는 아무 관계가 없어요. 여러분들 스스로 ‘내가 행복할 권리가 있고, 나는 행복할 수가 있다’ 이 믿음을 가지시고 행복하셔야 해요.nbspnbspnbsp자꾸 조건을 붙이면 죽을 때까지 행복하지 못합니다. 남편이 죽었다고 슬퍼하고만 있으면 안 돼요. 같이 잘 살다가 돌아가셨으니까 ‘안녕히 가세요’ 하고, 혼자 사는 게 외로우면 남자친구를 사귀면 되고, 그냥 혼자 살아도 됩니다. ‘스님은 평생 혼자 사는데 나는 그래도 남자랑 같이 살아봤잖아. 그런데 굳이 또 둘이 살 게 뭐 있나?’ 하면 혼자 살아도 돼요. 둘이서도 한번 살아봤고 혼자서도 한번 살아보니까 혼자밖에 못 살아본 저보다 이익이잖아요. 그런데 슬퍼할 이유가 뭐가 있어요? 이유를 자꾸 만들어서 슬퍼하는 거예요. 그러지 말고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nbsp오랜 시간 선 채로 열정적으로 강연을 해준 스님에게 청중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로 화답했습니다.nbspnbspnbsp강연이 끝나고 스님의 책 ‘행복’ 사인회가 열렸습니다. 스님은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많은 분들에 ‘눈 좀 맞춰봐라’라고 하면서 웃음을 건네기도 했습니다. 어떤 분은 “스님을 직접 보니 너무 너무 행복하다”며 어쩔 줄 몰라하기도 했습니다. 김천시민들은 스님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일년에 한 번 뿐이어서 더욱 그랬던 것 같습니다.nbspnbspnbsp마지막으로 오늘 강연을 주관한 봉사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스님이 봉사자들에게 “어디에서 왔어요?”라고 묻자 봉사자들은 큰 목소리로 “김천이요”, “왜관이요.”, “구미요”, “상주요”라며 조금이라도 존재감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스님과 한 번의 눈맞춤으로도 봉사자들은 그동안의 수고로움이 녹아나는 듯 하다며 좋아했습니다.nbspnbspnbsp강연장을 나온 스님은 저녁 강연을 하기 위해 천안으로 향했습니다. 저녁 7시부터는 천안시청 봉서홀에서 천안 시민들을 위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 다음 이야기에 계속 됩니다.nbsp ※ 2016년 봄,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갑니다. 강연일정 확인하시고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오세요. 강연은 선착순 무료입장입니다. 질문자 접수는 강연장에서 받습니다.
2016.5.1 (오후) 정토회 저녁부, 청년부 자원활동가 봄나들이
nbsp안녕하세요? 새벽에 있었던 경전반 특강수련에 이어서 아침 10시부터는 정토회 저녁부와 청년부에서 모둠장 소임을 맡고 있거나 자원활동을 하고 있는 240여 명의 봉사자들과 함께 대야산 용추계곡으로 봄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nbspnbsp전국에서 새벽부터 출발한 자원활동가들은 아침 10시 무렵에 용추계곡 주차장에 모두 도착했습니다. 반갑게 인사하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에 스님도 주차장에 도착하고 곧바로 입재식이 시작되었습니다.nbspnbspnbsp약간 흐리고 쌀쌀한 듯했지만 입재식과 함께 나들이가 시작되자 해가 들며 날씨가 포근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스님은 인사말에서 “오늘 나들이의 핵심은 친목도모, 봄소풍, 그리고 경치를 충분히 즐기는 것”이라고 소개했습니다.nbspnbspnbsp그리고 간단하게 일정도 알려주었는데, 용추계곡을 따라 월영대까지 올라갔다가 선유동 계곡으로 내려와 점심을 먹고 스님의 법문을 듣는 일정이었습니다. 용추폭포가 볼 만하다는 스님 말씀에 기대가 되기도 했습니다.nbspnbsp스님은 “산행할 때 피곤한 기척을 보이는 사람은 평소에 108배를 안 한다는 사실을 입증한다”며 눈치를 주었는데, 대중들은 스님에게 들킬까봐 살짝 긴장하는 듯 하면서도 웃으면서 산길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nbspnbspnbspnbsp도시와 사무실을 벗어나 연두빛 산 속에서 푹신한 흙길을 걸으니 자연과 하나가 되는 듯했습니다. 산길을 걸으면서도 수신기를 통해 스님의 말씀을 들었는데, 오늘도 스님의 연달래에 대한 사랑을 크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스님은 연달래와 진달래, 그리고 철쭉에 대해 설명해 주었는데, 특히 연달래는 먹지 못하기 때문에 개꽃이라고 부른다는 사실도 알려주었습니다.nbspnbspnbsp용추 계곡에 들어서자 절로 탄성이 나오는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들어더니 널찍한 바위 사이로 흐르는 옥빛의 맑은 물은 영롱하게 반짝이기까지 했습니다. 삼삼오오 모여 사진도 찍고 물놀이도 하면서 올라오니 금세 월영대에 도착했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다리가 아프거나 몸이 불편한 사람은 곧바로 내려오고, 컨디션이 괜찮은 사람은 월영대를 한 바퀴 둘러보고 오라고 하셨는데, 대중을 세심하게 살피는 스님의 마음이 느껴져서 참 좋았습니다.nbspnbsp월영대를 한바퀴 둘러보고 선유동 계곡으로 내려오니, 계곡 옆으로 돗자리를 펴고 밥을 먹을 수 있는 널찍한 바위가 보였습니다. 대중은 삼삼오오 모여 집에서 준비해 온 도시락을 하나 둘씩 펴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맛있게 점심을 먹었습니다.nbspnbsp점심을 먹고난 후 즉문즉설이 시작되었습니다. 법문을 시작하기 전, 스님이 “점심식사 후 식곤증을 없애기 위해 대중들에게 노래를 보시할 사람은 나오세요.”하니 여러 사람이 나와서 준비한 율동을 선보였고, 어떤 활동가는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주었고, 대학생들은 7월에 있을 필리핀 선재수련을 홍보하며 ‘사랑의 배터리’ 노래를 깜찍한 율동과 함께 보여주었습니다. 선유동 계곡이 스님과 대중의 웃음소리로 가득 찼습니다.nbspnbsp한 차례 여흥을 즐긴 후에는 명상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죽비 삼성이 울리자 스님이 고요한 목소리로 명상하는 방법을 안내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눈을 지긋이 감고, 몸과 마음을 편안히 합니다. 내가 물소리를 듣지 말고 내가 물이 되어 졸졸 흘러가고, 내가 바람을 맞지 말고 내가 바람이 되어 불어 봅니다. 내가 바위 위에 앉아 있지 말고 내가 바위가 되어 가만히 있어 봅니다.nbspnbsp그리고 코구멍 끝에서 들락날락 하는 들숨과 날숨을 알아차려 봅니다. 숨이 들어가면 들어가는 줄을 알아차리고, 숨이 나가면 나가는 줄을 알아차립니다. 그냥 알아차리지 알아차리려고 애쓰지 않습니다. 모든 긴장과 애씀을 내려놓고 그저 편안히 앉아 있습니다. 그러나 혼침에 떨어지지 말고, 이런 저런 과거의 생각에 골똘히 빠지지 말고, 오직 호흡에 깨어 있고, 물소리, 바람소리에 깨어 있어 봅니다.”nbspnbspnbsp한참 시간이 지났을까 싶을 무렵 다시 죽비 삼성이 울렸습니다. 계곡의 물 흐르는 소리,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자연과 하나가 될 수 있었습니다.nbspnbsp드디어 본격적으로 활동가들이 스님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nbspnbspnbsp많은 분들이 질문을 했는데, 그 중에서 사업에 실패한 뒤 가족에게 미안하고 스스로도 의욕이 없어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는 남자분의 고민과 스님의 답변이 많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 중 일부분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nbspnbspnbsp“23년 동안 사업을 해오다가 얼마 전에 파산을 했습니다. 직원들도 많이 거느리고 있었고 잘 나가는 중소기업이었는데, 남들이 안 하는 블루오션 아이템을 한번 개발해보려고 도전했다가 성공을 하긴 했지만 판매권을 잘못 넘겨주는 바람에 폐업신고를 하고 파산을 해야 했습니다. 남은 공장 설비들을 대기업에서 인수해 가려고 여러 차례 접근해 왔는데, 계약 직전까지 갔다가 빈번이 취소가 되니까 더 힘들었습니다.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하느라 그동안 벌어놓은 30억원도 다 까먹었습니다.nbspnbsp이렇게 되니까 첫째, 가족들에게 너무 미안합니다. 둘째, 다른 일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데 이제는 자신이 없습니다. 세 가지 아이템을 개발했는데 비록 한 가지 아이템은 망했지만, 나머지 두 가지 아이템은 아직 가능성이 있거든요. 계약하는 기업들을 믿고 다시 시작해야 하는데 자신감이 없으니까 요즘에는 ‘나만 없어지면 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가족이 있기 때문에 겨우 버티고 있거든요. 어떻게 하면 제가 다시 자신감을 가질 수 있고, 가족들에게도 따뜻하게 다가갈 수 있을까요?” nbspnbsp“혹시 정토회에서 하는 깨달음의장에 다녀오셨어요?”nbspnbsp“6월에 다녀오기로 신청해 두었습니다.”nbsp“깨달음의장에 다녀오시면 좋아질 거에요. 지금 생각에는 내가 죽어버리면 다 해결될 것 같은데, 그것이 바로 사로잡혀 있는 상태입니다. 만약 질문자가 이 사로잡힘에서 벗어나면 아무 일도 아닙니다. 어떤 사람이 이 지팡이 하나에 너무 집착을 하게 되면 지팡이 하나 잃어버렸다고 죽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것처럼 질문자는 지금 그 일에 너무 집착되어 있기 때문에 ‘죽어버릴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겁니다.nbspnbspnbsp그러나 집착을 딱 놓고 평상심으로 돌아오면 아무 일도 아니에요. 20년 사업하다가 그만두든, 50년 사업하다가 그만두든, 100년 사업하다가 그만두든, 햇수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다만 햇수가 많으면 그만큼 집착이 강해진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질문자도 큰 충격이었겠지만 세월호 사고로 아들딸 죽은 것과 비교하면 그 분들은 더 큰 충격을 겪었고, 이 자리에 남편이 죽은 분이 있을지 모르지만 그것 또한 자녀가 죽은 분의 고통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더 큰 시각으로 이 지구 전체를 내려다보면 사람이 나고 죽는 것은 바다에 물결이 치는 것에 불과해요. 그것처럼 질문자가 20여 년 동안 중소기업 운영하다가 망한 것 때문에 죽을 생각을 했다면, 대기업 하다가 망한 사람은 자살을 열두 번도 더 해야될 것 아니겠어요?nbspnbsp그러니까 지금 그런 심리 상태는 어떤 것에 너무 집착되어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거에요. 우선 내가 삶을 기쁘게 살아야 새로운 아이템이라는 것도 의미가 있지 내가 곧 죽을 것처럼 살고 있는데 새로운 아이템이 무슨 의미가 있어요? 질문자가 지금 얼마나 어리석냐 하면, 그러면서 가족은 왜 또 걱정을 해요? 그건 가족한테 물어보면 되잖아요. ‘내가 파산을 했는데 내가 죽는 게 낫느냐? 그래도 살아 있는게 낫느냐?’ 이렇게 물어보고 ‘죽는 게 낫다’고 하면 죽고, ‘살아있는 게 낫다’고 하면 살면 되지요. 정말로 가족을 중심에 둔다면 그렇게 해야 된다는 겁니다.nbspnbsp내가 죽어도 살아있는 가족들이야 자기들끼리 알아서 잘 살겠지요. 다만 내가 나를 못이겨서 죽는 것이죠. 죽으려고 하는 사람이 살아있는 가족들까지 걱정하면 못 죽습니다. 그래서 살아있는 가족들 걱정하는 것을 보니 질문자는 못 죽을 것 같아요. 죽는 사람은 살아있는 가족들 걱정을 전혀 안 하기 때문에 죽을 수 있는 것이거든요.nbspnbspnbsp그런데 내가 죽는다고 해서 무슨 도움이 되나요? 교통사고가 나서 죽는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내가 나를 못 이겨서 죽는 건 집착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은 대학시험에 떨어져서 죽고, 어떤 사람은 연애에 실패해서 죽고, 어떤 사람은 이혼해서 죽고, 어떤 사람은 직장에서 해고가 되어서 죽고, 어떤 사람은 사업에 실패해서 죽었다고 할 때 그 사람들 나름대로는 다 이유가 있어서 죽었다고 하지만, 남들이 볼 때는 ‘그게 무슨 죽을 일이냐?’ 이렇게 생각하잖아요. 그 차이는 뭘까요? ‘그게 무슨 죽을 일이냐?’ 할 수 있는 건 집착이 안 되어 있기 때문이고, 죽을려고 하는 사람은 집착되어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nbspnbsp그래서 질문자도 어느 순간 집착을 탁 놓아버리면 아무 일도 아닌 것이 됩니다. 20년 넘게 해오던 사업을 문 닫은 것이 아무 일도 아닌 게 될 수 있어요. 혹시 사채가 많아요?”nbsp“사채는 없습니다.”nbsp“사채가 없으면 더 걱정할 것 없어요. 내가 돈을 챙기고 파산을 하면 욕을 얻어 먹지만, 내가 돈이 없어서 파산을 하면 법적으로든 도덕적으로든 아무 문제가 안 됩니다. 내가 아무리 빚을 많이 졌다고 하더라도 팬티만 딱 입고 ‘다 가져가라’ 하면 아무런 죄가 안 돼요. 내가 갖고 있으면서 남에게 안 주면 죄가 되지만요. 그래서 첫째, 파산했다고 해서 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nbspnbspnbsp둘째, 질문자는 스무살 때 돈도 없고 경험도 없는 상태에서도 이 사업을 일으켰던 거잖아요. 그런데 지금 질문자 나이에 질문자가 가진 경험 정도면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고 해서 스무살 때보다 못할 이유가 뭐가 있나요? 인맥으로나 경험으로나 모든 면에서 스무살 때보다 훨씬 나은 조건이잖아요. 다만 스무살 때는 없는 데서 시작했기 때문에 열심히 했고, 지금은 자꾸 옛날 생각을 하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나은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할 의욕이 없어진 겁니다.nbspnbsp대기업과 계약을 할 때도 그렇습니다. 팔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비싸게 팔고 싶은 겁니다. 그게 나쁜 게 아니에요. 모든 사람의 심리가 팔 때는 비싸게 팔고 싶습니다. 반대로 사는 사람은 가능한 싸게 사고 싶어 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더군다나 부도가 났다거나 상대가 약점을 갖고 있으면 더 깎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이것을 나쁘게 생각하시면 안 돼요. 누구나 사고 팔 때는 심리가 그렇다는 것을 이해하셔야 합니다.nbspnbsp또 가족한테 미안할 것도 크게 없어요. 질문자가 그동안 사업을 잘 했기 때문에 아내도 마나님 소리 들으면서 한 번 살아볼 수 있었잖아요. 이 자리에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한 번도 마나님 소리 못 들어본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아내한테 그래도 마나님 소리 한번 들어보게 해줬으면 됐지 미안하긴 뭐가 미안해요?nbspnbspnbsp아내가 뭐라 뭐라 그러면 ‘알았다. 그래도 내 덕분에 마나님 소리 들으면서 한번 살아봤잖아. 그러면 됐지 않아? 그렇다고 지금 어떻게 할 수 없잖아’ 이렇게 당당하게 얘기 하세요. 이사갈 때 버리고 가면 그냥 혼자 살면 돼요.nbspnbsp안 그러면 정토회로 오세요. 몸도 건강해 보이고, 그 정도 경험 있으면 톱질도 할 줄 알고, 낫질도 할 줄 알고, 땅도 좀 팔 줄 알 것 아니에요? 저랑 같이 인도에 갈래요? 학교도 지어야 하고, 마을 개발도 해야 하고, 지금 할 일이 천지예요. 그래서 당신 같이 멀쩡한 사람이 죽는다고 하니까 저는 너무 아까워요. 그 몸 그냥 갖다 버릴 바에야 차라리 저를 주세요.nbspnbsp왜 쓸데 없는 곳에 갖다 버릴려고 그래요? 저에게 주면 쓸 곳이 천지예요. 앞으로도 한 20년은 더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옛날에는 이랬는데...’ 하면서 이미 지나가버린 일을 자꾸 생각하는 것은 죽은 자식 불알 만지는 격이에요. 탁 털고 일어나세요.nbspnbsp부도난 회사를 처분하는 문제도 그래요. 물론 옛날에 회사가 잘 나갈 때는 값이 잘 나갔겠죠. 그러나 일단 부도가 났다 하면 싸게 사려고 하지 비싸게 사려고 하지 않거든요. 자꾸 ‘옛날에 이게 얼마였는데...’ 이 생각을 하면 절대 못 팝니다. 그냥 갖다 버리느니 적절하게 요령껏 팔고, 계약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지금처럼 죽는다면서 상심하지 말고 다시 다른 곳을 물색해서 다시 계약을 시도해 봐야죠. 어차피 부도 나서 갖다 버려야 할 건데 다만 얼마라도 건지면 낫잖아요. 그냥 저한테 줄래요? 제가 적당하게 팔아 쓸게요.nbspnbspnbsp그런 심리를 갖고 있으니까 사업에 실패하지요. 사업하는 사람이 자기 욕심대로 안 된다고 죽어버리겠다고 하고 그러면 안 돼요. 100만원을 빌려줬으면 당연히 이자까지 쳐서 110만원을 돌려받아야 마땅하지만 때로는 상대가 원금도 못 갚는 상황이 될 수가 있는 거에요. 이 때 대부분 욕하고 말아버리는데 그러면 안 돼요. 욕도 하지 말고 계속 받으러 가야 합니다. 그런데 만약 상대가 줄 돈이 정말 없는 사람이면 받으러 가지 말아야 해요. 가봤자 소득이 없어요. 그러나 돈이 있는 사람이면 계속 받으러 가야 돼요. 이 때도 십만원만 주면 대부분 ‘내가 이거 받으려고 여기까지 왔나?’ 하고 화를 내고 말아버리는데, 그렇게 하면 안 됩니다. 일단 십만원을 받고 또 달라고 해야 됩니다.nbspnbsp그러니까 그렇게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사업하는 사람의 자세가 아닙니다. 지금 남은 것만 잘 정리해도 돈이 좀 될 겁니다. 그걸 왜 버려요? 제가 아는 한 사람은 형님이 수백억 원을 가진 자산가였는데 자살을 했어요. 그 이유가 자신이 보유한 주식이 폭락을 했기 때문이었어요. 형님이 자살을 했으니까 그 동생이 형님의 남은 유산을 정리했는데 25억원이나 되었다고 해요. 그러니까 25억원을 놓아두고 자살을 한 겁니다. 여러분 같으면 그 정도 돈이 있는데 자살을 하겠어요?nbspnbspnbsp질문자도 그와 똑같아요. 서울역에 있는 노숙자들도 다 이런 상태입니다. 한 때는 대기업 임원이든 식당 주인이든 한 자리 했던 사람들이 거기에 다 누워 있어요. 자기 뜻대로 안 되니까 괴로워 하면서, 그렇다고 막노동을 할 수도 없고, 가족들 보기에는 민망하고, 그래서 집에 들어가지 않고 술만 마시다 보니 알코올 중독이 되어서 그렇게 된 겁니다. 그러니 질문자는 깨달음의장에 먼저 다녀오시고, 그리고 ‘아무 일도 아니다’ 이렇게 받아들이셔야 해요.nbspnbsp‘스님은 안 겪어 봤으니까 그런 소리 하지’라고 말할 수 있는데, 네 맞아요. 저는 안 겪어봐서 아무런 집착이 없기 때문에 이런 얘기를 할 수 있는 거에요. 질문자는 겪어본 것이 뭐 큰 자랑인 줄 아세요? 겪어보고 남은 건 집착 밖에 없잖아요. 그래놓고 괜히 아까운 목숨만 버리려고 하잖아요. 한 번만 더 그런 생각을 하면 마누라한테 사인 받아서 저한테로 넘겨 주세요. 제가 아주 좋은 곳에 사용해 드릴게요.”nbspnbsp스님의 시원한 대답에 질문자도 얼굴이 밝아지고 대중들의 마음도 함께 가벼워졌습니다. 마지막에 질문자가 “감사합니다” 하고 인사하자 대중들도 질문한 분을 격려하며 박수를 보냈습니다.nbspnbsp문답이 오가는 사이에는 중간 중간 질문자들의 노래도 들었습니다. 자연 속에서 2시간 30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아주 재미가 있었습니다.nbspnbsp오늘 봄나들이에 참석한 대중들은 대부분 모둠장 소임을 맡고 있는 분들이었는데, 스님은 정토회가 모둠 활동을 시작하게 된 취지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모둠장들의 노고에 대해 특별히 격려 말씀을 더 해주었습니다.nbspnbsp“정토행자는 끊임없이 연구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지금은 여러분들이 주로 마음 공부와 수행을 중심으로 하고 있지만, 마음 공부와 수행이 된 여러분들은 이제 사회 각계 각층으로 나아가서, 정토회가 관심을 갖는 분야와 안 갖는 분야까지 포함해서, 계속해서 연구에 연구를 거듭해서 개선책을 마련해 나가야 합니다.nbspnbspnbsp지금 먹거리 문제가 많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저는 통일문제만 좀 해결되면 농사일과 허물어진 농촌공동체를 어떻게 복원할 것인가에 대해 연구를 해보고 싶어요. 왜 웃어요? 통일문제가 해결 안될 것 같아서요?nbspnbsp이렇듯 여러분들도 여러분에게 주어진 일을 조금씩 조금씩 개선해 나가면서 아이디어도 내고 새로운 길을 계속 만들어 나가야 해요. 이것을 ‘생활의 지혜’라고 해요.nbspnbsp이 때 다중의 지혜가 굉장한 힘을 발휘합니다. 어떤 천재 한 명의 지혜보다 범부들 100명의 지혜가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범부들이 그냥 힘들어 죽겠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조금씩 소통을 하면서 아이디어를 자꾸 공유하면 굉장한 힘을 발휘할 수가 있습니다. 인류 역사는 그렇게 발전해 온 것이지 천재들에 의해서만 발전해 온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한 때에 ‘똑똑한 한 명이 만 명을 먹여살린다’, ‘일류 기업 하나가 온 국민을 먹여 살린다’ 하면서 1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논리를 만들기도 했었습니다. 그 결과 빈부격차가 점점 더 심해지는 쪽으로 나아가게 된 겁니다.nbspnbspnbsp그래서 덜 똑똑한 우리들은 어떤 천재를 하나 만들려고 하기 보다는 다중의 지혜를 자꾸 공유해 나가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나가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덜 똑똑한 100명이 천재 1명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노력들이 필요한데, 이것이 바로 정토회가 하고자 하는 ‘대중주체 운동’입니다. 역사의 주체는 대중이지 한 명의 영웅이 아닙니다.nbspnbsp저의 목표는 몇 명의 스님을 깨닫게 해서 도인을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여러분들에게 이렇게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나중에 얼마나 효과가 나타날지는 모르겠지만, 여러분들처럼 고통받는 다수 대중들이 점점 의식이 깨어나서 역사의 주인, 사회의 주인, 수행의 주체로 올라가도록 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몇 명의 훌륭한 승려들이 나오는 데에만 초점을 맞추면 영웅 몇 사람 만드는 것으로 끝나고, 여러분들은 죽을 때까지 영웅의 노예 생활만 해야 된단 말입니다. 여러분들은 그 훌륭한 스님들 뒷바라지만 하다가 끝나고요. 그렇기 때문에 정토회가 표방하는 ‘대중주체’ 정신은 굉장히 중요한 겁니다. 그런 관점을 갖고 모둠 활동을 해나가시기 바랍니다.nbspnbsp모둠을 만든 이유는 종적인 조직이 아니라 횡적인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였습니다. 우리가 수행의 주체가 되고, 우리가 전법의 주체가 되고, 우리가 사회실천 활동의 주체가 되어야 하는데, 그 주체 단위를 모둠으로 하고자 했던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여러분들도 활동하기가 좀 벅찰 거예요. 내 살기도 바쁜 사람들을 모아놓고 ‘수행해라’, ‘전법해라’, ‘사회실천 해라’, ‘법당운영 해라’ 하니까 힘들다고 말하는 게 이해는 됩니다. 그런데 그 수준을 한꺼번에 높이려고 하면 부담스럽지만, 그런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 모둠 활동이 나온 것이라고 이해하고 한 발 한 발 나아간다는 자세를 가지면 할 만 합니다. 그렇게 모둠 활동을 해나가면서 개발한 아이디어들을 계속 서로 공유하고, 영역을 확대시켜 나가고, 시행착오 한 것들은 계속 개선해 나가면, 앞으로 12년만 지나면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겁니다.nbspnbspnbsp그러나 이렇게 한다고 반드시 성공한다고는 말할 수 없어요. 이렇게 해보니까 ‘이 방법은 대중의 정서에 안 맞다’라고 결론이 날 수도 있습니다. 이 때 여러분들은 ‘실패했다’ 이렇게 생각하는데 저는 ‘이건 아니다’라고 결론이 난 것도 굉장히 성공한 케이스라고 봅니다. 앞으로는 이 방법을 안 써도 되니까 굉장히 좋은 경험을 한 겁니다. 여러분들은 ‘괜히 시간만 낭비했다’라고 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저는 제가 몸이 아픈 것도 저에게 굉장히 은혜라고 생각해요. 몸이 아픔으로 해서 다음에는 어떻게 몸관리를 하면 되는지 교훈을 얻을 수 있잖아요. 실패는 늘 우리에게 교훈을 줍니다. 그렇게 항상 연구하는 자세를 가지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nbsp이렇게 격려를 해준 후 마지막으로 스님은 다 같이 부를 수 있는 노래를 하면 좋겠다고 제안했습니다. 지원자가 나타나지 않자 누군가가 “스님이 불러주세요” 하고 요청했습니다. 그러자 스님은 “산 위에서 부는 바람, 시원한 바람” 하며 운을 띄웠습니다. 덩달아서 모든 대중이 다함께 노래를 불렀습니다.nbspnbsp사홍서원을 끝으로 회향식까지 모두 마친 후, 스님은 세 가지 당부를 해주었습니다.nbspnbsp“여러분들 수고하셨습니다. 세 가지만 얘기할게요. 첫째, 개인은 어떤 상황에서든 행복하게 사셔야 해요. 스님의 가장 큰 장점은 행복하게 산다는 겁니다. 나이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젊은 사람들보다 행복하게, 혼자 사는데도 불구하고 결혼한 사람보다 행복하게 살잖아요. 그러니 어떤 이유를 붙여서 자기를 불행하게 만들지 말고 ‘살아있는 것만 해도 행복하다’ 이렇게 생각하고 행복하셔야 해요.nbspnbspnbsp둘째, 우리가 이 좋은 법을 만나서 행복하게 살게 된 이것을 주위에도 많이 전해서 대한민국의 국민 행복도를 좀 높입시다. 국민 행복도가 세계 117위가 뭐예요? 한 30위 쯤으로는 올라와야 되지 않나 싶어요. 그렇게 하는 것이 우리의 일입니다.nbspnbsp셋째, 대한민국을 좀 괜찮은 나라로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맨날 일본 욕하고, 미국 욕하고, 북한 욕하고, 중국 욕하고, 이렇게 남탓 하지 말고 우리가 좀 책임감을 가지고 국민 통합도 하고, 남북통일도 하고, 일본과 중국이 싸우면 서로 화해도 시켜주고 합시다. 배달의 후손으로서 우리 역사상 몇 천년 만에 좀 괜찮은 나라가 되도록 한번 만들어보자는 겁니다. 그러려면 여러분들이 작게나마 역할을 하셔야 합니다. 아셨죠? 그런 원을 세우면서 헤어지겠습니다. 감사합니다.”nbsp스님의 말씀을 마지막으로 단체 사진을 찍은 뒤 오늘의 나들이를 모두 마쳤습니다.nbspnbspnbsp대중들이 길을 잘 모르자 스님은 신발끈을 고쳐매고 앞장 서서 길을 안내해 주었습니다. 내려가는 길목에 자리를 잡은 스님은 한 사람 한 사람 모두에게 악수를 건네며 대중들을 배웅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대중이 탑승한 버스가 모두 출발하자 스님은 행사를 준비한 스텝들을 격려해 준 후 울산 두북으로 향했습니다. nbspnbsp ※ 2016년 봄,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갑니다. 강연일정 확인하시고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오세요. 강연은 선착순 무료입장입니다. 질문자 접수는 강연장에서 받습니다.
2016.4.30 청년학교 경주역사기행 및 즉문즉설
nbsp 안녕하세요? 오늘은 지난 3월부터 청년학교를 수강해 온 청년들과 함께하는 청춘캠프가 열리는 날입니다. 스님은 청년들을 위해 낮에는 경주역사기행 안내를, 저녁에는 즉문즉설 강연을 해주었습니다.nbsp nbsp 스님과 참가자들은 태종무열왕릉에 같은 시간에 도착했습니다. 스님이 태종무열왕릉에 모습을 드러내자 340여 명의 청년들은 열렬한 환호와 박수를 쏟아 내었습니다.nbsp nbsp ▲ 태종무열왕릉 nbsp 스님은 먼저 참가자들이 어느 지역에서 왔는지 지명 하나하나를 언급하며 손들어 보라고 하였습니다. 스님이 지역명을 부르고 있었는데 이 때 한 참가자가 ‘경주도요’ 라고 외쳤습니다. 경주 지역 참가자가 8명 밖에 되지 않자 스님은 ‘나도 경주 사람인데 이것밖에 안 왔냐’ 면서 웃음을 주었습니다.nbsp nbsp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스님은 “오늘의 현장학습 주제는 통일입니다”라고 경주역사기행의 취지에 대해 설명해 주었습니다. 이어 신라왕의 이름에 대한 설명, 가야와 신라의 합의통일, 김수로 왕의 부인인 아유다 공주, 신라의 삼국통일 과정 등 다양한 이야기 보따리들을 풀어주었습니다.nbsp nbsp nbsp 스님은 “우리는 가야와 신라의 합의통일을 통해 배워야합니다.”라고 말하며 우리나라도 합의통일을 잘 이뤄낸다면 통일신라처럼 한 발작 도약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설명 도중 역사에 관해 청년들에게 몇가지 질문을 던졌는데 대답을 못하자 “스님 강연을 들으려면 중학교는 졸업을 해야지”라고 해서 청년들 모두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습니다.nbsp nbsp 1시간 가량 흥미진진한 신라의 삼국 통일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어서 스님과 참가자들은 태종무열왕릉 일대를 둘러보기 위해 이동했습니다. 이동 중에 단체 촬영도 했습니다. 약 400여 명의 청년들은 “새로운 백년 청년학교” 구호를 외치며 우리가 100년을 책임지겠다는 각오를 다지기도 했습니다. nbsp nbsp 스님은 이동 중에 김춘추와 김유신 여동생의 러브스토리에 대한 재미있는 일화들을 들려주었습니다. nbsp nbsp nbsp 11시 30분 쯤에는 김유신장군묘에 도착했습니다. 참가자들은 김유신장군묘의 오른쪽 편을 중심으로 둥글게 앉았습니다. 다행히 그늘 속에 다 들어갈 수 있어서 편안한 자세로 스님의 이야기들을 들었습니다.nbsp nbsp ▲ 김유신장군묘 nbsp “김유신은 한 여인의 아들로서는 정말 훌륭하다고 볼 수 있지만, 한 여인의 남편이나 애인으로서는 썩 좋다고 할 수 없지 않을까요?”라며 김유신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습니다. 김유신이 술에 취한 자신을 애인의 집으로 데려간 말의 목을 애인이 보는 앞에서 베어버렸다는nbsp유명한 일화가 있지요. 김유신의 비범한 면이기도 하지만 그 애인의 입장에서는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었던 것이죠. 스님은 이 외에도 김유신의 면모를 알 수 있는 다양한 일화들을 재미있게 들려주었습니다. 김유신 장군은 죽고 난 후 후대에 ‘태대각간’, ‘흥무대왕’이라는 칭호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더 가서는 무신으로도 추앙을 받았다고 합니다. 김유신 장군에 대한 설명이 끝나고, 스님은 무덤 둘레를 따라 새겨진 12지신에 대해 설명해 주었습니다.nbsp nbsp 오후 1시, 참가자들과 스님은 점심을 먹으러 흥무공원으로 이동했습니다. 메뉴는 밥버거와 오렌지입니다. 단촐한 점심메뉴였지만 그 어느 밥 보다 맛있게 먹었습니다. 자유시간이 잠시 주어지자 참가자들은 한껏 봄날씨를 즐겼습니다. 조별로 각각 나누기를 하기도, 낮잠을 청하기도, 조원들과 사진을 찍기도 했습니다. nbsp ▲ 흥무공원 nbsp 달콤한 점심시간이 끝나고 ‘황룡사지’로 이동했습니다. 스님은 황룡사 9층탑에 대해 설명을 시작했습니다. 선덕여왕은 황룡사 9층탑을 통해 ‘국난 극복’과 ‘삼국통일’을 염원했으며, 당시 서쪽에선 백제가, 북쪽에선 고구려가, 동해바다에선 왜가 침공하였는데, 9층탑을 쌓은 이유가 1층엔 왜를, 2층엔 중화를, 3층엔 오월을…. 그렇게 9층까지 쌓아올려 외침을 막으려 했던 것이었다는 등 많은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nbsp nbsp ▲ 황룡사지 nbsp 마지막으로 스님은 중국 관광객들이 경주에 와보고선 ‘땅이 작으니 건축물도 작구나’ 라고 말한 것을 언급하며, “황룡사 9층탑을 어서 복원해야 한다”며 설명을 마쳤습니다. nbsp nbsp 이후 능지탑, 선덕여왕릉, 사천왕사지를 갔습니다. 참가자들은 약간 지친 기색을 보이기도 했지만 스님이 설명할 때는 반짝반짝한 눈으로 집중했습니다.nbsp nbsp ▲ 능지탑 nbsp 능지탑에서는 “문무대왕을 화장한 곳에 쌓은 호국의 의미가 있는 탑”이라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발해에도 비슷한 영광탑이 있다는 점을 말하며 동북아 역사기행을 살짝 소개해 주기도 했습니다. 이 동네 이름이 ‘배반’인데 옛사람들이 이 곳을 지날 때마다 문무대왕의 은혜를 생각하며 엎드려 절을 했기 때문이라고 알려주며 다음으로 이동했습니다.nbsp nbsp 선덕여왕릉에 도착해서는 광주 청년학교 참가자인 오은산님이 오카리나 연주를 들려주었습니다. 월령공주 OST와 춤추는 용 노래를 들으며 역사기행의 즐거움을 더했습니다.nbsp nbsp nbsp 스님은 선덕여왕 때에 신라가 삼국통일의 기초를 닦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때의 인재들이 2030년 후에 통일신라를 만드는데 큰 공을 세웠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또한 선덕여왕은 분황사, 황룡사 9층목탑, 영묘사, 첨성대 등 많은 유적도 남겼는데, 그에 대한 일화도 재미있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뜨거운 햇볕 탓에 스님은 사천왕사지에 설명도 미리 들려주었습니다.nbsp nbsp ▲ 선덕여왕릉 nbsp 사천왕사지는 신라를 공격하는 당나라군을 막기 위해 문두루 비법을 행했던 곳입니다. 사천왕사에서 행한 신령스러운 기도 덕분에 한 번도 아닌 두 번이나 당나라의 20만 대군을 물리칠 수 있었다고 하는데, 스님이 끝에 “믿거나 말거나”라고 말하자 진지하게 이야기를 듣던 청년들은 크게 웃음을 터트렸습니다. nbsp ▲ 사천왕사지 nbsp 이렇게 사천왕사지를 마지막으로 오늘의 경주역사기행을 마쳤습니다. 스님이 “재밌었어요?”라고 물어보자 청년들은 “네”라고 우렁차게 대답했습니다.nbsp nbsp 숙소로 이동한 후 저녁 7시 30분부터는 청년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즉문즉설’ 시간을 가졌습니다. 청년들은 지난 3월부터 청년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스님의 영상 강연과 책을 열심히 공부해 왔다고 합니다. 드디어 오늘, 그동안 공부하면서 들었던 의문과 고민을 마음껏 질문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입니다. nbspnbsp nbsp 스님이 무대 위로 등장하자 참가자들은 우레와 같은 환호성과 박수를 보냈습니다. 인생에 관한 질문 5가지와 사회에 관한 질문 3가지가 있었습니다. 스님은 각각에 대해 명쾌한 답변을 들려주어 청년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nbsp nbsp nbsp 오늘은 그 중에서 청년들의 호응이 가장 높았던 ‘행복’에 대해 질문한 내용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직장 생활이 행복하지 않아 얼마 전 휴직을 하고 새로운 길을 찾고 있는 한 청년이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는지, 스님은 정말 행복한지 질문했습니다.nbsp nbsp nbsp “27살 직장인입니다. 대학 졸업했고, 군대 갔다왔고, 호주에 2년 유학 다녀왔고, 취직도 했고, 지금까지 바쁘게만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지금 와서 돌아보니까 무엇을 해도 행복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nbsp nbsp 제 친구는 바리스타를 하는데 손님들에게 커피가 맛있다는 칭찬을 들으면 희열을 느낀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뭘 해도 희열을 느껴본 적이 없어요. 일을 하면서 칭찬을 받으면 칭찬을 받아서 좋은 것이지 내가 그 일로 인해서 희열을 느끼거나 행복한 건 아닙니다. 스님의 즉문즉설을 읽어 보면 행복은 자기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많이 말씀하시던데, 제 나름대로 생각한 행복은 결혼이에요. 매체에서 행복한 가정을 많이 보여주잖아요. 그래서 가정을 이루면 행복할 것이라고 어릴 때부터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먼저 장가 간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행복하지 않다고 합니다. 한 친구는 술을 마시고 말하길 자기는 월급 갖다 주는 현금인출기라고까지 합니다. 대기업에 다녀서 돈도 많이 버는 친구인데 정작 본인은 행복하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결혼이 주는 행복도 제가 생각했던 방향과는 좀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nbsp nbsp 얼마 전에 회사에 사직서를 냈다가 다시 마음을 바꿔서 4월부터는 휴직 중입니다. 통찰력 있는 스님께서 어떤 답을 주실지 궁금합니다.” nbsp “이야기 잘 들었어요. 그런데 질문거리가 별로 없는 것 같은데요. 질문자의 사정 이야기를 제가 잘 들었습니다. 답변이 필요 없는 것 같은데요.” nbsp “스님께서는 행복하세요?” nbsp “행복해요.” nbsp “그러면 어떻게 그 행복에 도달하셨는지요?” nbsp “저는 ‘행복하고 싶다’ 이런 생각 없이 살기 때문에 행복해요.” nbsp nbsp “그렇게도 생각할 수 있다는 건 방금 깨달았어요. 그래도 보통은 뭔가 할 때 행복한 게 있잖아요.”nbsp nbsp “그건 행복한 게 아니라 기분 좋은 거죠. 뭘 해서 자기 뜻대로 되었을 때는 기분 좋잖아요. 기분 좋음은 금방 기분 나쁨으로 바뀌어요.” nbsp “그런데 그게 희열까지는 연결이 안 되더라고요. 뭔가 쟁취하고 기쁜 그런 게...” nbsp “희열로 갔다면 그건 병이에요. 괴로움으로 가면 병인 것처럼 희열로 가도 병이에요. 예를 들어 어떤 여자와 만나서 희열을 느꼈다면 그 여자와 헤어지면 엄청난 괴로움에 빠지게 되고, 자녀를 낳아서 희열과 큰 행복을 느꼈다면 그 자녀를 잃으면 엄청난 괴로움에 빠지게 됩니다. 그런 건 진정한 행복과는 거리가 멀어요. 즐거움과 괴로움이라는 인생의 널뛰기에 불과합니다.nbsp nbsp 관점을 딱 바꿔보세요. 이번 투표를 예로 들어볼게요. 투표란 것은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을 찍는 거잖아요. 그런데 이 사람도 싫고 저 사람도 싫어서 누굴 찍어야 될지 모르겠다고들 하죠? 즉 ‘누가 더 좋으냐?’라고 했을 때는 아무리 봐도 다들 마음에 안 들다 보니 선택하기가 굉장히 어려워요. 그럴 때는 관점을 딱 바꿔서 ‘누가 더 싫으냐?’라고 보면 ‘아이고, 이게 더 싫다’ 이렇게 답이 금방 나와요. 그러면 덜 싫은 쪽을 찍으면 됩니다. 그래서 이번 투표 결과가 잘 나왔다고 하는 거예요. 이번에는 좋은 걸 찾아서 찍었어요? 제일 나쁜 걸 피하려고 그다음으로 나쁜 걸 찾아 찍었어요?” nbsp “제일 나쁜 걸 피하려고요.” nbsp “제일 나쁜 걸 혼내주려고 그 다음 걸 찍다 보니 투표하기가 쉬워졌잖아요. ‘누가 더 좋은가?’ 이런 관점에서는 누굴 찍어야 될지 도저히 잘 모르겠는데, 이 때는 관점을 바꿔서 ‘누가 더 싫은가?’ 이렇게 봐버리면 금방 구분이 됩니다. nbsp 그런 것처럼 행복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즉 행복은 괴로움이 없으면 되는 거에요. 직장을 다니면서 막 재미가 있고 희열이 느껴지고 그런 건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내가 직장을 다니는데 진짜 괴로워 죽겠고 못 살겠는지를 물어보세요. 제가 보니까 질문자가 그런 것 같지는 않은데요.”nbsp nbsp “예, 좋은 직장이라고 생각하고 잘 다니고 있긴 했는데... ” nbsp “직장 다니면서 ‘너 행복하냐?’라고 물었는데 ‘안 행복하다’라고 했다고 직장을 그만두면 안 돼요. 이럴 땐 질문을 이렇게 물어봐야 해요. ‘너 괴롭냐?’ 이렇게 물어보고 안 괴롭다면 그냥 다니면 됩니다.nbsp nbsp 어떤 남자나 여자를 만나서 사귀었다고 해봅시다. ‘이 사람을 만나서 행복하냐?’라고 물어보면 처음에 만날 때만 행복했지, 좀 지나보면 별로 행복하지 않아요. 골치 아픈 일만 많죠.nbsp nbsp nbsp 그래서 ‘행복하냐?’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봐서 ‘안 행복하다’ 이러면 헤어져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다시 되물어보세요. ‘그러면 이 사람하고 만나는 게 괴롭냐?’ 이렇게요. 이 때 ‘별로 안 괴롭다’ 그러면 헤어지지 말고 그냥 유지하면 됩니다. 사물을 보는 관점을 이렇게 가져보라는 겁니다. 한쪽 면만 보고 안 된다고 그만두면 나중에 후회를 할 수가 있습니다.” nbsp “그럼 행복하지 않아도 계속 그 일을 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건지요? 저는 다른 곳으로 이직할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nbsp “그거야 질문자의 선택이지요. 이 일을 하는 게 행복해도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할 수도 있는 것이고요. 가족들과 지금처럼 행복하게 살고 싶지만, 만약 나라를 일본에 빼앗겼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독립운동을 하면 내가 죽을지도 모르고, 가능하면 그런 일을 안 하고 싶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죽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내 행복을 포기하고서라도 독립운동을 해야겠다고 선택할 수 있는 거잖아요.nbsp nbsp nbsp 동남아에서 한국으로 시집을 오신 여성분들도 마찬가지예요. 자기 혼자만 생각하면 베트남에서 아무 남자하고나 결혼해서 살 수 있겠지요. 그런데 사랑하는 남동생이 이번에 대학 시험을 쳤는데 입학금도 못 내지, 아버지는 편찮으시지, 이런 여러 가지 사정이 있는데, 마침 한국의 어떤 남자한테 시집을 가면 돈을 많이 준다는 이야기를 들은 거예요. ‘나이가 좀 든 남자한테 시집가면 1만 달러 혹은 2만 달러를 준다니 그걸로 아버지 병도 치료하고 단칸방 집이라도 마련하고 남동생 대학도 보낼 수 있겠구나. 나 하나 희생하면 온가족이 편안한데, 이래도 살고 저래도 사는데 뭘.’ 이렇게 생각하고 실제로 시집오는 사람이 있다는 겁니다. 저희 세대에서는 여성들이 이런 집안 문제로 결혼이나 직장을 선택한 사람이 굉장히 많았어요.nbsp nbsp 이처럼 사람이 꼭 자기 좋아하는 것만 하고 살 수가 없습니다. 저는 스님이 되는 게 싫었는데도 어떻게 하다 보니 이렇게 되어 버렸어요. 그래도 이렇게 행복하게 살잖아요. 여러분은 어떤 일을 하면 기분이 좋고 신나고 하는 게 행복이라고만 생각하는데, 그런 건 오래 갈 수가 없어요. 어떤 사람을 만났을 때 막 가슴이 두근두근하고 집에 와서도 계속 보고 싶고 전화해도 또 하고 싶은 것을 여러분들은 ‘사랑’이라고 하는데, 심리적으로 정확하게 말하면 그건 미친 증상이에요. 정신이 흥분되어 있는 상태입니다.nbsp nbsp nbsp 반대로 어떤 사람이 너무 미워서 잠이 안 오고 ‘칼로 찔러죽일까? 가서 염산을 뿌려 죽일까?’ 이런 생각이 든다면 이것도 정신질환에 속합니다. 그 상황에서는 그런 마음이 들 수 있겠다고 이해는 하지만 심리적으로는 정신질환에 속해요.nbsp nbsp 그러면 정상적인 상태는 어떤 것일까요? 자신이 원하는 대로 되면 조금 기분이 좋아지지만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고, 원하는 대로 안 되면 조금 기분이 나쁘긴 하지만 다시 원래대로 돌아와서 늘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 다시 말해 마음이 들뜨지 않고 고요한 것이 원래의 건강한 마음상태예요. 이렇게 병든 중생들의 마음을 그런 원래의 건강한 상태로 돌려놓는 게 수행입니다.nbsp nbsp 그런데 질문자는 막 들뜨는 것을 행복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건 행복이 아니라 윤회의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굳이 말하면 ‘락’이라고 해요. 락에는 반드시 그만한 높이의 ‘고’가 따릅니다. 고락의 널뛰기를 반복하는 것을 윤회라고 해요. 질문자는 지금 그 고락의 널뛰기 중에서 락을 행복이라 생각하지만, 그걸 추구하면 앞으로 인생이 오히려 고달파져요. nbsp 그리고 어떤 곳을 가도 락만 계속되는 곳은 없어요. 이 세상 사람들은 세상의 이치에 어리석어서 고락이 늘 붙어 있는 줄 모르고, 고는 없이 늘 흥분된 상태의 락만 유지되는 세상을 천상이라며 추구하고, 그런 걸 행복이라고 부르며 구하려고 하지만 그런 건 실제로 존재하지 않아요. 그런 걸 행복으로 여겨서 그런 행복을 추구하면 불행해집니다. 현실에는 그런 게 없기 때문이에요.nbsp nbsp 그래서 영화며 소설을 너무 많이 본 사람들은 결혼생활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영화는 상영하는 두 시간만 기분 좋은 거예요. 그 두 시간 안에 평생이라고 써놨을 뿐이죠. 영화나 소설에는 서로 연애하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결혼해서도 내내 좋고, 아이 낳아서도 서로 행복하고, 이런 좋은 모습이 극적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그래야 사람들이 열심히 보니까요. 그런데 자기가 직접 해보면 그렇게 안 돼요. 그래서 다 사는 게 재미가 없고, 연애도 재미가 없고, 결혼도 재미가 없는 거예요. 이것은 다 잘못된 행복을 추구하기 때문입니다.nbsp nbsp nbsp 그렇게 일시적으로 마냥 좋을 수 있는 게 두 가지가 있긴 합니다. 한 가지는 마약이에요. 잘못된 행복을 너무 추구하다 사는 게 재미가 없으니 마약을 입에 대면 이제 그렇게 되는 거예요. 기분 좋은 환영을 통해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고 기분이 막 들뜨고 좋아요. 괴롭다가도 마약 한 번 하면 기분이 좋아져서 소위 ‘홍콩 가는 거예요. 그래서 한 번 하고 두 번 하고 세 번 하다 보면 그 기분 좋음은 점점 정도가 덜해지는데 그걸 동일한 정도로 유지하려면 투여량을 자꾸 높여야 합니다. 그래서 중독이 되는 것이지 처음부터 일부러 마약 중독자가 되고 싶어서 된 사람은 하나도 없어요.nbsp nbsp 예를 들어 지금 기분이 우울해서 클럽에 가서 맥주 한 잔 마시고 있는데 누가 옆에 와서 넌지시 권하는 거예요. ‘너무 힘들어 보이는데 이거 한 대 피워보세요. 공짜예요. 피우면 기분이 좋아요.’ 공짜라니까 시험 삼아 피워봤더니 진짜 기분이 좋아졌어요. 그러면 집에 와서도 ‘아, 그때 참 기분 좋았는데’ 그런 생각이 들겠죠. 이게 좋은 줄 아니까 다음에 가서 ‘그거 없어요?’ 하면 또 한 대 준단 말이에요. 그렇게 몇 번 하다 보면 꼭 몸이 중독된다기보다는 정신적으로 중독이 돼요. 그 기분 좋음에 대한 그리움이 늘 있으니까요. 나중에는 상대가 ‘아이고, 저도 이제 없어요.’ 하고 나옵니다. 그래도 또 물으니까 ‘제가 부자도 아닌데 어떻게 계속 공짜로 줘요? 다 돈 주고 산 거예요’라고 합니다. 가격이 비싸도 그게 그리우니까 ‘내가 그 돈 줄 테니까 사다 주세요’ 하게 됩니다. 시간이 지나면 가격은 점점 오르고, 만족도는 점점 낮아집니다. 이렇게 처음에는 괴로워하는 사람만 골라서 권한 후에 점점 물들여가는 거예요. 그렇게 몇 년씩 중독되어 살다가 들통이 나서 줄줄이 감옥 가는 거 많이들 봤잖아요. nbsp 마약과 거의 같은 효과를 발휘하는 다른 한 가지는 소위 ‘옐로우 페이퍼’라는 거예요. 중독성 있는 성인용 잡지나 소설, 비디오 등을 말합니다. ‘옐로우 페이퍼’라는 명칭처럼 옛날에는 잡지나 소설이 대부분이었는데 요즘은 영상으로 나와요. 그래서 집에 가면 여자나 남자들 벌거벗은 사진, 성행위하는 묘사, 이런 것만 늘 검색해서 찾아보다가 중독이 됩니다. 아이들은 게임에 중독되기 쉽고요. 중독성에는 심리적인 것과 물질적인 것이 있는데 옛날에는 물질적 중독성만 있었다면 지금은 정신적 중독성까지 생겨서 거기에 빠질 위험성이 더 커졌어요. nbsp 그래서 삶에서 알콩달콩한 걸 너무 추구하면 안 좋아요. 실제로 인간의 삶이 안 그래요. 자연계를 한번 보세요. 산에 가면 다람쥐도 살고 토끼도 살고 노루도 살아요. 다람쥐가 괴로워서 못 살겠다고 나무에서 떨어져서 자살을 하고, 바위에 머리를 처박고, 미친 듯이 아우성을 치고 돌아다니는 경우는 없잖아요. 다 그냥 자기 일 하러 돌아다니는 거예요. 그러니 자살하는 사람, 죽겠다고 괴로워하는 사람, 울고불고 하는 사람, 죽이겠다고 쫓아다니는 사람은 짐승보다 못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또 반대로 생각해보면 짐승은 ‘와, 기분 좋다’ 이런 것도 없어요. 사람만 술 마시고 ‘기분 좋다 이러죠. nbsp nbsp 기분 좋음과 기분 나쁨은 육체의 문제가 아니라 다 정신적인 쾌락에 해당되는 문제입니다. 앞으로는 정신적인 자극을 주면 마약을 하지 않고도 기분 좋은 감정을 자극할 수 있어요. 전두엽이니 후두엽이니 해서 뇌의 어떤 부위에 어떤 자극을 주면 기분 좋음이 유지되는지를 지금 굉장히들 연구하고 있어요. 아기 낳는 것도 자기가 안 낳고 대리모를 통해서 낳는다는 이야기 들어봤죠? 좀 더 나아가서 인공자궁이 생기면 전부 공장에다가 주문해서 아기를 낳을 수가 있게 될 겁니다. 이제는 섹스라고 하는 것도 남녀가 직접 만나서 하는 것이 아니라 가상현실 안에서 동일한 효과와 기분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건 이미 벌써 개발이 상당히 진행되었어요.nbsp nbsp 인간의 삶이 쾌락을 쫓으면 계속 이런 쪽으로 가게 돼요. 그래서 옛날부터 인간이 쾌락에 빠지면 그 중독성 때문에 다들 망하잖아요. 의자왕이 처음에는 굉장히 선정을 펼쳤지만 나중에 쾌락에 빠져서 나라를 망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nbsp nbsp 그래서 어떤 평가를 할 때 막 흥분이 되고 기분이 좋다고 해서 꼭 ‘좋다’라고 말하면 안 돼요. 그런 기분이 일어난다고 다 병인 건 아니지만, 그런 기분이 일어나면 약간 진정을 해야 해요. 반대로 그런 기분이 안 일어나는 걸 가지고 문제 삼는 것은 영화며 소설, 연속극 같은 걸 보는 데서 오는 잘못된 견해입니다. 그것이 여러분들의 가정생활을 불행하게 만듭니다. nbsp 그러니 무던하게 사는 게 좋아요. 스님은 혼자 사는데 기분 좋을 게 뭐가 있겠어요? 제가 ‘행복하다’라고 하면 막 기분 좋은 일만 가득한 줄 알죠? 작은 방에 들어가서 혼자 자는데 뭐 그리 기분 좋은 일이 많겠어요? 대신 스님은 기분 나쁠 일이 별로 없어요. 여러분들은 지금 집에 돌아가면 부모가 잔소리를 하거나, 아내가 잔소리를 하거나, 남편이 잔소리를 하거나, 아이가 징징대며 우는 문제가 있잖아요. 그런데 저는 방에 들어가면 그런 게 없으니까 기분 나쁠 일이 별로 없어요. 그래서 스님은 행복하다는 거예요. 강의가 없는 날에는 종일 산을 타거나 농사짓는데 거기에 또 뭐 그리 기분 좋은 일이 많겠어요? 그러나 기분 나쁠 일이 없다는 말입니다.nbsp nbsp ‘열반’은 막 기분좋은 상태를 말하는 게 아니라 괴로움이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질문자는 생각을 조금 바꾸어야 해요. 그렇게 살면 자꾸 더 어려워집니다.” nbsp “네, 알겠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nbsp 질문자의 목소리도 크고 청년들도 함께 박수를 쳤지만, 스님의 답변을 듣고 난 표정들이 썩 개운치 않아 보였나 봅니다. 스님은 조금 미진했는지 한마디 덧붙였습니다.nbsp nbsp nbsp “그런데 이런 걸 언제쯤 알 수 있을까요? 대부분 나이가 좀 들어야 이걸 알 수 있어요. 젊을 때는 막 기분이 좋은 걸 우선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걸 좀 미리 알면 인생 낭비를 좀 덜 할 수 있어요. 이걸 모르면 한참 헤맨 뒤에야 돌아와서 ‘아, 쓸데없는 짓 하고 돌아다녔구나’ 합니다. 그래서 제가 여러분들을 만나면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지금 이게 딱 여러분들한테 받아들여지긴 쉽지 않지만 이렇게 미리 이야기를 들어놓으면 나중에 한쪽으로 치우쳐 헤매다가 ‘아, 스님 말씀이 이거였구나’ 하고 알게 되거든요. 지금 깨달으면 더 좋지만, 지금 못 깨달아도 돌아오는데 훨씬 효과적이에요. 그래서 여러분들이 별로 안 좋아하는 표정을 보면서도 제가 자꾸 이야기하는 거예요. 지금 여러분들한테 듣기 좋은 소리 해봐야 그건 오래 못 가요.” nbsp 마지막에 덧붙여 준 말씀이 울림이 컸는지 그제서야 더 큰 박수갈채가 쏟아졌습니다. 강연이 끝나고 몇몇 청년들에게 소감을 물어보니 이 말씀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고 이구동성으로 입을 모았습니다. ‘들뜨는 것을 행복으로 삼지 말라’ 이 말씀을 명심문처럼 가슴에 새겨 봅니다. nbsp nbsp 이 외에도 인생 고민에 대해서는 네 명이 더 질문을 했습니다. 모태솔로인데 어떻게 다른 사람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을 수 있는지, 직장에서 억울하게 해고를 당해서 힘든데 어떡해야 하는지, 돈을 주고 외국인 여자와 결혼하라고 계속 말하시는 부모님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깊은 인간관계를 못 사귀는데 어떻게 해야하는지, 부모님과 대화가 되질 않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스님은 역시 명쾌한 답변을 들려주었습니다. nbsp nbsp 그리고 강연 후반부에서는 사회에 관한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녹색당을 지지했는데 원내 진입에 실패했다며 녹색당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현 정부가 개성공단을 폐쇄한 것은 정말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데 북핵문제 해법에 대한 스님의 생각은 어떤지, 2017년에 통일이 된다고 어떤 기자가 주장했는데 이에 대해 스님은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한 질문이 있었습니다. nbsp nbsp 스님은 약속한 2시간 30분이 지났지만, 특히 마지막에 통일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더 시간을 할애하며 열정적으로 답변을 해주었습니다. 2017년 통일 가능성은 아마도 북한 붕괴론에 근거했을 수가 있는데 이는 올바른 시각이 아니라고 지적하면서 우리는 언제나 합의에 의한 평화적인 통일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합의에 의한 통일은 단순히 전쟁을 방지하는 것뿐만 아니라 청년들의 미래에도 크나큰 이익이 되는 것임을 알려주었습니다.nbsp nbsp “대한민국이 여기서 더욱더 도약을 하려면 남북통일을 통한 통일경제를 만들어가야 신라와 가야가 그랬듯 시너지 효과를 낼 수가 있어요. 북한의 값싼 노동력과 자원, 남한의 기술력과 자본이 결합하면 북한이 새로운 생산기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지금 여러분들에게 주어진 중소기업 하청 노동자로서의 일자리는 북한 노동자들이 맡고, 여러분에게는 고급 노동력이 필요한 일자리가 늘어납니다. 예를 들어 북한에 철도를 놓거나 도로를 닦는다면 현장의 단순노동은 북한 노동자들이 하겠지만, 측량하고 설계하고 감독하는 기술적인 건 다 여러분들이 해야 하니까 일자리가 급격히 늘어날 수 있어요. 그리고 북한 사람들이 구매하는 물건 소비가 늘어나니까 우리나라 각 공장 생산량도 늘어나게 되고, 각종 시설을 건설해야 하니까 전체적인 경기가 좋아지게 됩니다.nbsp nbsp nbsp 북한 개발에 돈이 많이 든다고들 하지만 그 돈은 투자의 개념이기 때문에 있으면 쓰고 없으면 외자를 유치하면 돼요. 철도를 놓으려면 아마 몇 조 원이 들 거예요. 그러나 그걸 통일비용이라고 하면 안 돼요. 그 철도를 놓아서 물류혁명을 일으키면 1020년 안에 본전을 뽑습니다. 그건 투자예요. 투자를 유치해서 하면 돼요. 우리나라의 고속도로며 철도도 다 외자를 유치해서 했잖아요. 돈 문제는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nbsp nbsp 또 북한 인구 2천만을 먹여 살려야 한다고들 걱정하는데, 그것도 걱정할 문제가 아닙니다. 지금 중국에서도 노동자의 월급이 500달러를 넘어갑니다. 그런데 북한은 개성공단 노동자들 임금이 지금 150달러예요. 그 정도의 저렴한 인건비로 그런 양질의 노동력을 쓸 수 있는 곳은 전 세계 어디에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노동력 자체가 엄청난 자산이에요. 자꾸 총량 계산만 해서 ‘돈이 얼마 든다’고 하니까 여러분들에게 두려움이 생기는데 사실은 이익이 훨씬 더 큽니다. 만약 평화시대가 되어서 북한 노동자 100만 명을 해외에 보내면 한 사람당 매달 몇 백 달러씩만 부쳐 와도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옵니다. 사람이 다 자산이 되는 거예요. 자원도 노동력도 다 우리 민족의 큰 자산이 됩니다.nbsp nbsp 통일을 한다면 반드시 합의통일이어야 하고, 평화적으로 통일을 해야 합니다. 통일이라고 해서 휴전선 허물고 군대 다 없애는 걸 꼭 안 해도 돼요. 북한 체제는 그냥 둔 채로 개방하고, 투자를 보장해주고, 남북이 통일을 전제로 한 통일경제를 먼저 해나간다면 우리는 지금도 12퍼센트에서 5퍼센트 이상 성장할 수 있고 북한은 100퍼센트 성장할 수 있어요. 이런 새로운 길이 열릴 수 있는데 지금은 감정적인 문제며 주변국과의 관계 문제 때문에 안 풀리고 있는 겁니다.nbsp nbsp 그러니 내년 대선에서는 진보니 보수니 너무 따지지 마세요. 진보며 보수가 지금 중요한 게 아니고, 경상도며 전라도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그냥 ‘힘으로 통일하겠다’ 이렇게 밀어붙이는 것도 중요한 게 아니에요. 통일을 지향하는, 다시 말해 ‘통일하는 쪽으로 가겠다’라는 생각을 확실히 가진 사람과 정당이 나라를 이끌게 되는 게 중요합니다. ‘통일을 하겠다’라는 것은 무력으로 통일하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평화적으로 통일하겠다는 생각을 말합니다. 그 생각만 확고히 가지면 통일 효과는 바로 볼 수 있습니다. 휴전선이며 군사 관련 협상은 하루아침에 안 돼요. 그런 건 5년, 10년, 20년이 걸릴 수 있습니다. 중국이 얼마나 현명했는지 보세요. 홍콩에 50년씩의 기한을 줘버렸어요. 홍콩을 중국에 합병할 때 50년의 기한을 안 줬다면 홍콩의 기술과 자본은 다 해외로 가버렸을 거예요. 50년을 주니까 나이든 사람은 ‘죽을 때까지 문제없네’ 이러고 다 거기 그냥 있는 거예요. 이런 대범함이 좀 필요합니다. nbsp nbsp 가야와 신라가 통합하는 과정에서도 가야의 요구조건을 신라가 수용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차돈의 순교와 같은 희생을 치렀던 겁니다. 그러나 그런 희생을 감수하면서 상대를 포용하고 받아들였기에 결국 그 통합의 시너지 효과로 신라가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어요.nbsp nbsp 그런 것처럼 합의통일을 해야 합니다. 우리가 군사적으로 밀어붙여서 통일을 한다면 통일을 이루기도 어렵겠지만 설령 통일이 된다 하더라도 통일된 한국은 중국과 군사적으로 대립하게 됩니다. 그러면 통일의 효과가 별로 없어요. 그런데 남북이 합의통일이 되면 중국이 간섭할 수가 없잖아요. 우리가 합의통일을 이루려면 중국의 요구조건도 받아들이고 미국의 요구조건도 받아들여야 해요. 이렇게 주변국의 요구를 받아들여 통일을 이룬다면 통일된 한국은 중국은 물론 일본이며 미국과도 동시에 우호관계를 가지니까 이 통일된 한국이 중심이 돼서 일본과 중국까지 포함한 아시아 전체의 협력을 이끌어갈 수 있어요. 다시 말해 한국이 캐스팅 보드를 쥘 수 있다는 거예요. 15년 정도만 지나도 미국이 51, 중국이 49 정도로 양국의 세력이 비슷해질 거예요. 이러면 한국이 10쯤만 돼도 캐스팅 보드를 쥘 수 있어요. 지금은 미국이 70이고 중국이 30이니까 우리가 10이라고 해도 보태봐야 별 영향을 못 끼치지만, 양쪽이 비슷비슷하면 10만 돼도 캐스팅 보드를 쥘 수 있는 거예요. 그러면 우리 덕분에 주변국이 다 균형을 잡을 수 있으니 모두에게 이익이 됩니다.nbsp nbsp nbsp 그러니 대한민국의 통일은 일본의 손해나 중국의 손해인 통일을 추구하면 절대로 이루어질 수가 없습니다. 한국의 통일이 중국에도 이롭고 일본에도 이롭고 미국에게도 손해가 없는 길을 추구해야 해요. 그래야 주변국들을 설득하기도 쉽습니다. 그런 국제 감각 위에서 통일을 추구해야지 미국이나 중국에게 통일해 달라고 해서 무조건 시킨 대로 하는 것은 안 됩니다. 그렇게 통일하면 그들의 이익이 될 뿐 우리의 이익이 안 돼요. 반대로 우리 이익만 추구해도 통일이 안 돼요. 자주적이면서 우리의 이익을 추구하되 그들에게도 손해가 나지 않고 이익이 되는 통일을 추구할 때만이 통일도 가능하고 통일 이후의 시너지 효과가 난다는 걸 여러분들이 꼭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nbsp 언제 들어도 스님의 통일 이야기는 가슴을 뛰게 하는 것 같습니다. 통일의 비전과 희망에 대해 이야기해준 스님에게 청년들은 다시 한 번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내며 환호했습니다.nbsp nbsp 신라와 가야의 합의통일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모태솔로와 연애 이야기, 행복에 대한 이야기, 21세기 남북의 평화통일에 대한 이야기까지 하루종일 스님의 법비를 흠뻑 맞을 수 있었습니다.nbsp nbsp 강연을 마치면서 스님은 5월 21일 시청광장에서 열리는 ‘청춘콘서트’에 대해 잠시 소개해 주었습니다. 오늘 스님 강의를 듣고 실천의지를 다지는 청년들이 많았는데, 마침 청년포럼에서는 청년들의 이런 결기를 함께 표출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는 것입니다.nbsp nbsp nbsp “오늘 행사를 주관한 청년포럼에서는 ‘대한민국 청년들의 힘을 한번 모아보자’ 하는 취지로 5월 21일에 청춘콘서트를 합니다. 시청 앞에서 1만 명 정도가 모여서 청년들의 유쾌하고 즐거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청년들의 어떤 사회적인 요구도 함께 제시한다면, 앞으로 국가에서도 청년들의 의사를 수용해 나가려고 노력하지 않겠어요? 스무살 성년이 되는 젊은이들을 축하한다는 의미도 담아서 행사 날짜를 성년의 날로 잡았습니다. 청년들의 즐거움도 추구하고 청년들의 어떤 결기도 보여줘서 ‘청년만이 미래다’, ‘통일 시대에 살아갈 사람은 청년이다’, ‘청년이 주인이다’ 이런 분위기를 여러분들이 한번 만들어 나갔으면 합니다. 청년 실업이니 뭐니 해서 청년들이 사회의 짐처럼 취급받는 분위기를 바꿔서 ‘청년만이 대한민국의 희망이다’ 이런 걸 보여주는 게 필요해요. 그러니 여러분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주위에도 열심히 권유해서 힘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nbsp nbsp “네” nbsp nbsp 대한민국 청년 1만 명이 모이는 청춘콘서트, 생각만 해도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 두근 뛰었습니다.nbsp nbsp 강연장을 나온 스님은 곧바로 문경 정토수련원으로 향했습니다. 내일은 새벽 6시부터 9시까지 문경 정토수련원에서 경전반 특강수련 법문을 한 후, 10시부터는 전국에서 모인 정토회 저녁반과 청년국 자원활동가들과 함께 속리산 법주사에서 봄나들이를 겸한 즉문즉설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nbsp nbsp 5월 21일 시청광장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청춘콘서트amp청춘박람회가 열립니다. 법륜 스님, 김제동, 박원순 서울시장, 노희경 작가가 펼치는 사이다 심쿵 토크, 조문근, 박베이비드라이버, 김지수, 버스터리드 등 봄밤의 정취를 느끼게 해 줄 뮤지션들의 공연, 42개 청년 단체가 참여하는 박람회 등 세상을 바꾸는 즐거운 축제가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전국 15개 도시에서 청춘 버스도 운영할 예정이오니 많은 참여 바랍니다.nbsp 티켓신청 바로가기 httpchungcon.kr nbsp
2016.4.29 정토불교대학 담당자 봄나들이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정토불교대학 담당자들과 함께 문경 대야산 자락 용추계곡으로 봄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전국에서 모인 정토불교대학 담당자들은 소풍과 친목도모, 상담을 겸한 즐거운 시간을 스님과 함께 보낼 수 있었습니다.nbspnbsp대중들이 용추계곡 주차장에 모두 모이자 먼저 스님이 오늘 행사의 취지와 오늘 산행 코스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오늘 행사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첫째, 소풍이에요. 둘째는 친목도모입니다. 그래서 전국에서 모인 담당자들이 서로 인사를 하고요. 셋째, 여러분들의 애로사항을 상담해보는 즉문즉설 시간을 가져봅시다. 알았죠? 마음 부담 갖지말고 가볍게 합시다.nbsp이곳은 월악산국립공원과 속리산국립공원 중간쯤에 위치한 경북 문경시 가은읍 완장리 범바위라는 곳입니다. 오늘 산행코스는 용추계곡을 따라 올라갑니다. 올라가는 왼편으로는 둔덕산, 오른쪽으로는 대야산입니다. 주차장에서 계곡 오른쪽을 따라 4050분을 오르면 월영대라는 곳이 나오는데 그곳에서 계곡을 건너 다시 오른쪽으로 내려와서 선유동 계곡에서 점심을 먹고 여러분들의 애로사항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질게요.”nbspnbspnbsp스님의 환한 웃음에 대중들도 함께 웃으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산행을 시작했습니다.nbspnbsp오늘 봄나들이에 참가한 대중들은 지난 3월에 전국에서 동시 개강한 정토불교대학을 담당하고 있는 활동가들과 모둠장들입니다. 벌써부터 모둠 운영하랴, 수업 준비하랴, 활동을 반대하는 가족들 상대하랴 힘들다는 분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자연 속에서 산책도 하면서 그동안 힘들었던 점에 대해 스님과 상담해보는 시간이 마련된 것입니다.nbspnbspnbsp스님은 담당자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정토회에서 봉사를 해왔는지 물어보았는데 대부분 이제 갓 불교대학을 졸업한 새내기 수준의 담당자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그러자 스님은 “얼마나 힘들어요? 나도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나보다 저학년들을 가르쳐 봐서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합니다.”라고 웃으면서 안쓰러운 마음을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nbspnbsp지나가는 길에 용소바위가 가장 먼저 나타났습니다. 스님의 설명이 송수신기를 통해 들려왔습니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는 말 들어보았죠? 여기가 바로 빈대 때문에 절 전체가 사라진 곳입니다.”nbspnbsp중간중간 세차게 소용돌이 치며 흐르는 맑은 계곡을 따라 대중들은 곳곳에서 삼삼오오 모여 사진을 찍으며 올라갔습니다. 널찍한 바위가 있는 터가 나타나자 스님은 대중들보다 서둘러 계곡을 훌쩍 뛰어넘어 건너더니 큰 돌을 주어와 금세 돌다리를 놓아주었습니다.nbspnbsp“여기가 월영대예요. 여기서 잠시 쉬어갑시다. 자, 편하게 자리를 잡고 앉아봅시다. 잠시 명상의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nbspnbsp간식을 꺼내 먹으며 쉬고 있던 대중들은 명상을 하기 위해 자리를 잡고 앉기 시작했습니다. 모두 눈을 감고 고요히 명상에 들자 다시 스님의 목소리가 송수신기로 흘러나왔습니다.nbspnbsp“자세를 편안히 하고, 몸을 편안히 합니다. 들숨을 알아차리고, 날숨을 알아차립니다. 물소리를 듣는 게 아니라 내가 물이 되어 흐르는 것을 느껴봅니다. 나와 자연을 분리하지 말고, 내가 자연입니다. 자연과 하나가 되어 봅니다. 이런저런 생각에 끌려가지 말고 자연의 일부가 되어봅니다.”nbspnbsp스님의 안내에 따라 대중들은 물 흐르는 소리와 새소리를 뒤로하고 깊은 명상에 잠겼습니다.nbspnbsp얼굴을 쓰다듬는 청랑한 바람을 한껏 느끼며 명상을 마쳤습니다. 스님은 고요해진 대중들을 바라보더니 “조용하니까 좋아요? 같이 동요를 불러볼까요?” 하며 분위기를 전환시켰습니다. 대중들은 한층 편안해진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며 함께 노래를 불렀습니다.nbspnbsp“산 위에서 부는 바람 시원한 바람 ♬ 그 바람은 좋은 바람 고마운 바람 ♬”nbspnbspnbsp휴식을 마치고 다시 계곡물을 따라 남은 산행길을 내려와 너른 터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각 지부별로 모여앉아 점심식사를 하였습니다.nbspnbspnbsp점심식사 후에는 장기자랑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중 한 분이 본인은 교회를 다녀서 복음성가를 개사하여 부르겠다고 하며 앞으로 나왔습니다. 마지막에 “하나님의 사랑을 가르쳐주신 스님께 감사드립니다.”라는 가사에 대중들은 박장대소를 했습니다.nbspnbspnbsp장기자랑 시간 덕분에 분위기가 아주 밝아지고 마음도 활짝 열린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어서 불교대학 담당자들의 애로사항을 스님에게 묻고 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nbspnbsp계곡물 소리가 졸졸졸 들리는 가운데 자연 속에서 야단법석이 펼쳐진 것입니다. 대중들은 이구동성으로 “정말 야단법석이다” 하며 기쁜 마음으로 스님에게 법문을 청했습니다.nbspnbsp총 8명이 스님에게 자신의 고민을 말하고 답변을 듣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같이 활동하는 도반이 인사를 받아주지 않고, 불편한 감정을 주위에 말하고 있어서 너무 화가 난다는 분의 고민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관계가 불편해졌을 때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 소중한 가르침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nbspnbspnbsp“같이 활동하는 한 도반이 어느 순간부터 제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제 인사를 외면하는 겁니다. 저는 ‘뭐지? 왜 그러지?’ 했지만 잊어버리고 지내다가 월요일에 출근할 때만 되면 매번 느끼게 되는 겁니다. 저도 이걸 모른 체 하고 넘어갈 정도의 그릇은 안 되기 때문에 그 다음부터 저도 그 도반에게 인사를 안 했습니다. 같이 인사를 안 하니까 화는 좀 덜 올라오더라고요.nbspnbsp그런데 그 도반이 저와의 관계가 너무 힘들다고 경전반 담당자한테 얘기를 했나 봐요. 저는 그 말을 전해들을 때 뒤통수를 맞은 것 같았어요. 나를 좀 싫어할 순 있지만 그렇게 갈등이 생길 만한 이유는 없었거든요. 그 전까지 저는 그 도반한테 별 감정도 없었는데, 그걸 전해 들으니까 기분이 너무 너무 나빴습니다. 지금은 관계가 풀릴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nbspnbsp그 도반은 모든 사람들이 ‘정말 착하고, 내성적이고, 차분하다’고 하는 분이고, 수행법회도 꼬박꼬박 나오시고, 나름대로 봉사도 굉장히 열심히 하시기 때문에 저는 시간이 좀 지나면 해결이 될 줄 알았어요. 그런데 지금 경전반 졸업이 몇 달 안 남았습니다. 그냥 이런 상태로 졸업을 해야 될 것 같기도 합니다. 얼마 전에는 그 도반과 단둘이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적이 있었는데, 자연스럽게 인사를 했지만 그 때도 저를 모른 척 했습니다. 분별심이 너무 올라와서 그날 봉사하고 수업 듣는 동안 집중도 안 되었고, 계속 그 생각에 끌려 다니자니 숨이 막혔습니다.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nbsp“그 사람이 질문자를 욕한 것도 아니고, 그 사람이 특별한 문제가 있는 사람도 아니고, 착하고, 얌전하고, 자기 일은 잘 하는 사람이라면서요. 그러면 그건 그 사람의 문제라고 보면 안 되고, 전적으로 질문자의 문제라고 봐야 합니다.nbspnbspnbsp우리가 지금 이 계곡에서 꽃이 예쁘다고 아무리 얘기한들 꽃이 고맙다고 반응해주지 않습니다. 산도 그렇고, 물도 그래요. 그래도 우리는 아무렇지도 않잖아요. 그런 것처럼 그 사람이 인사를 하든 안 하든 그건 상관하지 마세요. 그 사람한테 ‘안녕하세요’, ‘수고하셨어요’라고 인사하면서 그냥 질문자가 할 일만 계속 해 나가면 되지요.”nbspnbsp“그런데 그 도반이 몇 사람한테 저하고 불편한 관계에 있다고 얘기했대요.”nbspnbsp“그 사람 본인은 불편한 것이겠지요, 뭐. 그건 그 사람이 해결해야 될 일입니다. 불편한 건 그 사람이 해결해야 될 일이지 질문자가 도와줄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nbspnbsp“그 도반이 우리 둘 사이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얘기를 했다니까 제 마음이 불편해요.”nbspnbsp“질문자도 그 사람을 보면 불편하듯이 그 사람도 질문자를 보면 불편한 것이겠죠. 서로 같은 거죠, 뭐.”nbspnbsp“그 도반이 다른 사람들한테까지 얘기를 하고 다니니까요.”nbspnbsp“그 사람은 그 전부터 질문자의 인사를 안 받아서 질문자가 불편했다면서요. 그 사람이 남한테 무슨 얘기를 하기 전에 이미 두 사람이 엘리베이터에서 만났을 때 질문자가 인사해도 그 사람이 인사를 안 받았다면서요. 그 사람이 질문자한테 불편하다는 말을 안 해도 질문자는 이미 불편했잖아요. 그래서 ‘저 사람이 왜 저러지? 왜 저러지?’ 했듯이 그 사람도 나를 보면 불편한 겁니다. 꼭 둘이 무슨 논의를 하거나 시비를 해서 불편한 게 아닌 거잖아요. 대통령이 저한테 아무 얘기도 안 했는데 저도 대통령을 보면 불편할 때가 있거든요. 저랑 아무 이해관계가 없는데도 불편한 거에요.nbspnbspnbsp그런데 질문자는 이미 그 사람과 여러 번 만나봤잖아요. 그러는 사이 불편할 일이 있었을 수도 있지요. 그러나 그 사람이 나를 보고 불편해 하는 것은 그 사람의 문제이기 때문에 질문자가 지금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nbspnbsp만약 질문자가 그 사람의 불편한 마음까지 해결해 주려고 한다면 그것이 바로 보살의 마음입니다. 그 사람이 질문자를 보고 불편해 하는 것을 질문자의 문제로 보고 그 사람의 마음이 불편하지 않도록 배려해 주는 것, 그게 보살심입니다. 그것은 ‘이타’에 들어갑니다.nbspnbsp그런데 수행은 내가 불편한 걸 먼저 해결하는 겁니다. 그 사람을 보고 내가 불편한 건 내 문제입니다. 그러니 먼저 내가 수행을 해서 나는 안 불편해야 돼요. 그 사람이 불편한 건 그 사람이 수행을 안 해서 그런 거니까 그건 그 사람의 문제입니다. 수행적 관점에서는 그렇다는 겁니다. ‘그건 내 문제가 아니다. 그 사람이야 불편하든 말든 나만 불편하지 않으면 나는 아무 문제없다’ 하는 건 소승수행입니다. 그래서 질문자가 그 사람의 불편까지도 받아들여서 사과를 하든지 해서 그 사람이 편안하도록 해 주면 그것은 ‘이타 수행’이고, 그게 ‘보살’입니다. 우리는 거기까지 지향해야 합니다.nbspnbsp그런데 질문자는 지금 그 사람을 편안하게 해 줄 여유도 없고, 우선 자기 불편한 것부터 해결해야 된다는 겁니다. 질문자가 불편한 걸 해결하는 방법은, 그 사람을 그냥 돌멩이나 나무처럼 생각하는 겁니다. 그 사람이 어떻게 하건 그 사람의 문제이고, 질문자는 수행자로서 인사도 하고, 안내도 해 주는 겁니다. 일부러 더 잘하려고 할 것도 없고, 일부러 더 못할 것도 없어요. 그냥 평상심으로 해 나가다가 그 사람이 아무 반응을 안 해도 내가 불편하지 않은 정도가 되면 그때는 ‘공부가 좀 됐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지금 질문자는 공부가 제대로 안 된 겁니다.nbspnbspnbsp금강경을 듣거나 경전반을 다니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금강경과 경전반에서 가르치는 내용이 바로 그 사람을 봤을 때 질문자가 불편하지 않는 경지로 나아가는 방법이란 말입니다. 그러니까 첫째, 질문자는 경전반이나 금강경에서 불교 용어만 배울 게 아니라 그 원리를 그 사람에게 적용해서 그 사람으로부터 질문자가 편안해지도록 하는 것을 연습해야 합니다. 둘째, 그 사람이 나를 보고 불편해 한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그래? 나는 별일 없어’ 이렇게 얘기하면 됩니다. ‘그 사람이 나를 보고 불편한가 보네’ 하고 이해는 할 수 있잖아요. 질문자도 예전에 그 사람을 봤을 때 불편한 적이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그 사람이 다른 사람한테 했다는 말을 전해 듣고 질문자가 더 불편해진다면 질문자는 공부가 안 된 겁니다.nbspnbsp가령 스님의 즉문즉설에 달린 댓글 중에는 스님을 비난하는 내용도 있습니다. 스님이 선거에 대해서 얘기하면 ‘중이 말이야, 수행은 안 하고 쓸데없이 정치나 한다. 아예 머리 길러서 정치하러 나서라’라는 댓글이 달리거나, 엄마의 역할에 대해서 얘기하면 또 ‘남자가 애도 안 낳아봤으면서 말은 잘 한다’라는 댓글이 달립니다. 그런데 이 세상 사람을 제가 다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그 사람이 특별히 질문자한테 욕하고 시비하면서 법당을 휘젓고 다녀서 질문자가 불편한 것이라면 그런 것은 스님한테 얘기를 해야 됩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질문자한테 아무 얘기도 안 한다면서요.nbspnbspnbsp그러니 그건 전적으로 질문자의 문제입니다. 그 사람에 대해서 논할 필요가 없어요. 그리고 질문자가 조금 여유가 생기면 질문자가 불편해서가 아니라 그 사람이 불편해 한다니까 보살심을 내서 직접 물어볼 수도 있겠지요. 질문자가 그 사람이 불편하지 않다면 직접 물어볼 수 있는데, 질문자가 아직 불편하니까 그 사람한테 말하기가 두려운 겁니다. 질문자가 불편한 마음으로 그 사람한테 얘기했을 때는 만약 그 사람의 반응이 좋지 않으면 질문자도 ‘내가 뭘 어쨌느냐?’라며 언성을 높이게 될 겁니다. 그러면 싸움이 날 소지가 있어요. 그런데 내가 불편하면 상대도 불편했을까요? 안 했을까요?”nbsp“불편했어요.”nbspnbsp“예, 대다수가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상대도 같이 언성을 높이게 되고, 서로 분이 터지니까 싸울 수가 있습니다. 아무 일도 아닐 수 있는데 감정이 쌓이면 싸움이 날 수 있는 겁니다.nbspnbsp그러니 첫째, ‘왜 불편하다고 난리야? 내가 뭘 어떻게 했는데?’라고 하면 더 화가 납니다. 그럴 때 내 마음을 살펴서 ‘아, 저 사람이 나 때문에 불편해 하는구나’ 하고 이해하면 편안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질문자는 먼저 자기가 편안해지는 공부를 하세요.nbspnbsp둘째, 질문자가 그 사람한테 직접 얘기하기가 어려우면 다른 도반한테 부탁해서 ‘우리 모두 같은 정토회 회원인데, 저 분이 저를 불편해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이유로 불편하신 건지 한번 점검을 좀 해 주세요’라고 요청을 하세요. 질문자는 별 이유가 없었다고 하는데, 질문자가 생각하지도 못한 이유가 있을 수 있거든요. 스님도 어떤 일에 집중하다보면 가까이 지나가던 사람이 ‘스님’ 하고 반갑게 인사하는 것을 모를 때가 있어요. 그래서 스님이 전혀 다른 데를 쳐다보고 지나갔다고 하면서 건방져보였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거든요. 그런데 저는 약간 집중력이 있어서 어떤 생각을 하면 옆에서 누가 뭐라고 해도 귀에 들리지가 않습니다. 그런 것처럼 그 사람한테도 이유가 있을 거예요. 그걸 알아보는 게 필요합니다.nbspnbsp질문자는 그 사람에 대해서 ‘내가 언제 그랬다는 거야?’라고 하지 말고 ‘아, 그래서 그랬구나’ 이렇게 이해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한번 대화를 해서 ‘저는 기억도 못하고 있어요. 제가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그런 게 아니라 아마 다른 데 집중을 하다 보니 이런 일이 생긴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부족한 걸 얘기해 주면 고치겠습니다’라고 얘기해 보세요. 의외로 대화를 통해 쉽게 풀릴 수도 있습니다. 꽁 해서 있지 말고요. 그러면 질문자 스스로 불편하잖아요.nbspnbspnbsp우선 원인을 알아서 대화를 하는 게 제일 좋을 것 같아요. 그렇다고 ‘꼭 대화를 해서 풀어야 된다’라고 목적을 정해서도 안 됩니다. 그러면 ‘대화를 했는데도 안 되더라’ 하면서 더 감정이 상하거든요. 그렇게 대화를 했는데도 문제가 안 풀리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는 겁니다. 사람은 다 다릅니다. 그렇다고 그 사람이 나쁜 사람은 아니에요. 하지만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대화를 해야 되는 거예요. 그런데 대화를 해도 문제가 해결이 안 될 수도 있다는 걸 아셔야 합니다. 우리는 서로 다 관점이 다르니까요.”nbspnbsp“네, 그렇게 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nbspnbsp대중들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는지 스님의 답변에 모두 공감을 표하며 박수를 보냈습니다. 더불어 질문자에게 응원의 마음도 함께 보내주었습니다. 사실 활동을 하다보면 일 때문에 힘들기보다는 관계 때문에 힘든 경우가 더 많은데, 불편한 관계를 풀어가는 방법에 대해 속시원한 답변을 들을 수 있어서 모두들 아주 좋아했습니다.nbspnbsp이 외에도 많은 질문이 있었습니다. 불교대학 입학생 중에 연세가 많은 남자분이 있는데 다른 사람들을 하대하고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을 거침없이 해서 어떻게 1년 동안 지내야할지 고민이라는 분, 불교대학 프로그램 중에 ‘마음나누기’가 있는데 다들 제각각 하고 있어서 마음나누기 방법을 어떻게 안내해야 하는지 묻는 분, 작년에 암 선고를 받고 너무 괴로웠는데 얼마전 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셔서 더욱더 괴로운 상황에 처했다며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하소연 하는 분, 남편이 정토회 활동 때문에 집을 비우는 것을 싫어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또 그런 자신이 학생들에게 정토회 활동을 권유하기가 부담스럽다고 말하는 분, 회사 동료가 보호 본능을 일으키는 외모로 모든 사람에게 집중적인 관심을 받는 것에 대해 질투심이 느껴진다며 어떻게 마음을 다스려야 하는지 묻는 분 등 총 8명이 이어서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nbspnbsp질문에 대한 답변을 모두 마치니 어느덧 2시간 30분이 훌쩍 지나 있었습니다. 원래는 주차장까지 내려가서 회향식을 가지려고 했는데, 스님은 이 자리에서 바로 마무리를 하자고 하면서 마지막으로 불교대학 담당자들을 위한 격려 말씀을 들려 주었습니다.nbspnbsp“모두들 불교대학 담당한다고 수고가 많으십니다. 행정국장님이 저에게 여러분들 좀 격려해 달라고 요청을 했어요. 그래서 이 자리를 빌어 격려를 드립니다.nbspnbspnbsp다 부족한 거 알아요. 아까 조사해 봤더니 불교대학 담당자들이 대부분 정토회 신출내기들이더라고요. 자기도 하나 감당 못하면서 선생 노릇까지 하시느라 고생들이 많으신 것을 저도 잘 압니다. 그래도 ‘초발심시 변정각’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일단 첫마음을 내면 여러 가지로 서툴고 부족해도 열심히 하기 때문에 사실은 거기에 감동이 있습니다.nbspnbsp제가 초등학교 때 초등학생을 가르치고, 중학교 때 초등학생을 가르치고, 고등학교 때 중학생을 가르칠 수 있었던 건, 제가 선생님보다 아는 게 많아서가 아닙니다. 어떤 선생님보다도 아이들을 좋아했기 때문이었어요. 객관적으로 많이 아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합니다. 제가 학원에서 수학선생을 했을 때도 모르는 게 너무 많아서 늘 다른 수학선생님들한테 ‘김선생, 이거 어떻게 풀어요?’라고 묻고 다녔습니다. 그래서 학원 원장님이나 다른 선생님들은 저에 대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아이들한테는 제가 절대적으로 인기가 많았습니다. 제가 가르친 아이들은 다 좋은 대학에 갔는데, 다른 선생님들은 인기도 별로 없었고, 가르치는 아이들도 좋은 대학에 많이 못 갔어요. 그러니 무엇을 많이 아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니까 우리가 가진 재능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합니다.nbspnbspnbsp그리고 아직도 여러분들은 마음을 잘 다스리지 못하잖아요. 그러니 불교대학 학생들한테 얘기할 때도 오히려 이렇게 격려를 해주면 좋겠습니다. ‘제가 뭘 다 알거나 마음을 잘 다스려서 여러분 앞에 나서는 게 아닙니다. 잘하는 사람이 앞에 나서면 여러분한테 모범이 될 수 있겠지만 저는 부족합니다. 그러나 부족한 저도 이렇게 해 나가니까 여러분들은 더 잘 해나갈 수 있으리라는 용기를 가질 수 있을 거에요.’nbsp그리고 자꾸 스님한테 ‘저는 부족합니다’라고 얘기하지 않아도 돼요. 여러분들이 얘기하지 않아도 이미 부족한 줄 잘 알고 있으니까요.nbspnbspnbsp학생들은 가까이에 있는 여러분들을 보고 불교대학에 다니는 겁니다. 부처님은 눈에 안 보이고, 법륜 스님은 자주 볼 수도 없으니까요. 그래서 담당자가 좋으면 출석을 잘하고, 담당자가 안 좋으면 결석을 많이 하고 그러는 거예요. 예를 들어 저도 학창 시절을 떠올려보면, 제가 과학을 잘 할 수 있었던 건 오직 선생님이 좋았기 때문이고, 영어를 제대로 안 배운 건 오직 선생님이 마음에 안 들었기 때문이거든요. 다른 이유가 없었어요. 그렇다고 불교대학 학생들이 결석을 자주 하다가 중도에 포기까지 하게 되는 것이 다 여러분 책임이라는 뜻이 아니에요. 여러분들이 ‘내가 조금이라도 더 잘해 주면 학생들이 불교대학을 다니는데 도움이 된다’ 이런 생각을 해달라는 겁니다. 사실은 그 사람들이 중도에 포기하는 건 스님 법문 때문일 거에요. 그런 줄 아시고 부담 갖지 말고 열심히 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nbsp격려도 해주면서 책임도 져주는 스님의 모습에 대중들도 큰 박수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좋은 마음으로 봉사를 시작했지만 막상 학생들과 이런 저런 일로 갈등이 생기면서 힘든 점이 많았는데, 스님의 격려 한마디에 무거웠던 마음이 홀가분해진 기분입니다.nbspnbspnbsp사홍서원과 함께 행사를 모두 마친 후 다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모두들 얼굴에는 밝은 웃음이 가득 했습니다.nbspnbsp주차장을 향해 남은 산길을 내려오면서 몇몇 분들에게 오늘 봄나들이 소감을 물어 보았습니다. 어떤 분은 저도 질문자처럼 주위에 불편한 사람이 있었는데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라고 말했고, 어떤 분은 스님의 얘기를 듣고 나니 불교대학 담당자 소임 자체가 나에게는 소중한 수행의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라며 웃음을 보였습니다.nbspnbsp스님은 내려오는 길목에 서서 담당자들 한 명 한 명에게 “수고하세요.”라는 말을 해주었습니다. 모두들 기뻐서 어쩔 줄 몰라했습니다.nbspnbsp내일은 청년포럼 주관으로 역사기행과 통일강연이 경주에서 있습니다. 스님은 하루 종일 경주 역사기행을 안내한 후 저녁에는 통일을 주제로 청년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nbspnbsp ※ 2016년 봄,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갑니다. 강연일정 확인하시고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오세요. 강연은 선착순 무료입장입니다. 질문자 접수는 강연장에서 받습니다.
2016.4.28 (오전) 수원 즉문즉설 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오전 10시 30분에 수원 SK아리트리움에서 수원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한 후 저녁 7시에는 대전으로 이동하여 충남대 정심화홀에서 대전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했습니다.nbspnbsp전날 단비가 내려서 그런지 4월 내내 이어지던 미세 먼지 가득 찬 뿌연 공기가 한풀 씻겼습니다. 맑고 상쾌한 날씨처럼 수원 SK아트리움에서 열린 즉문즉설 또한 가슴 속까지 뻥 뚫리는 청량함을 선사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날씨, 시간, 장소를 가리지 않고 수원 곳곳을 누비며 홍보에 힘쓴 수원정토회 회원들의 홍보 덕분인지 강연 시작 두 시간 전인 아침 8시 30분부터 청중들이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입장 직전인 9시 30분에는 행사장 로비 밖까지 그야말로 큰 뱀이 꿈틀 대는 듯 장사진을 이루었습니다.nbspnbsp지난 번 같은 장소에서 열린 강연에서 1000석의 자리가 다 차서 100여명이 돌아갔었는데, 이번 강연 역시 평일 오전임에도 1000석이 꽉 차서 100여명은 돌아가고, 90여명은 로비에서 모니터로 강연을 마지막까지 경청했습니다.nbspnbsp▲ 강연장이 만석이 되어 로비에 남은 시민들nbspnbsp질문자 신청은 추첨식으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졌는지 전과는 다르게 강연장에 오자마자 질문신청 부스를 찾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질문 신청자들은 로비 한 쪽에 앉아서 백일장에 참여하듯이 자신의 문제를 글로 풀었습니다. 질문자가 많아서인지 질문함은 반 이상 찼습니다.nbspnbspnbsp1,2층 강연장을 가득 메운 1000여 명의 청중들은 스님이 나오자 모두 환한 표정과 큰 박수로 환호했습니다. 스님은 강연을 시작하기에 앞서 즉문즉설에 어떻게 참여하면 되는지 간단히 설명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nbsp“즉문즉설에 어떻게 참여하면 되는지 잘 아시죠? 질문이 있거나 자기 의견이 있거나 의문이 있으면 그냥 내지르면 돼요. 옆 사람 눈치 볼 것 없이 속 시원하게 가슴 터놓고 이야기하시면 됩니다. 여기 온 사람들은 누가 누구인지 서로 몰라요. 자기 하고 싶은 대로 이야기하고, 스님 이야기가 마음에 안 들면 반론도 제기하고, 의문이 안 풀리면 끝까지 마이크를 쥐고 제가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계속 이야기 해야 해요. 어지간한 경우가 아니면 제가 그만하란 소리를 안 합니다. ‘알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말이 나올 때까지 마음껏 하세요. 혼자서 한 시간 내내 해도 괜찮아요. 다른 사람들이야 듣기가 싫으면 나가겠죠. 하하하.nbspnbsp여기에 돈 내고 온 사람은 아무도 없잖아요. 혹시 돈 내고 온 사람 있어요?”nbsp“아니요.”nbsp“네. 모두 무료 강의예요. 저도 무료입니다. 강연을 준비하시는 분들도 다 자원봉사자들이에요. 그래서 시민들 누구나가 선착순으로 참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많은 분들이 오셨네요. 감사합니다.” nbspnbsp그리고 질문함에 질문이 너무 많이 들어와서 스님은 거두절미하고 바로 즉문즉설에 들어갔습니다.nbspnbsp총 7명이 질문을 했는데, 오늘은 그 중에서 딸이 아홉 살 된 손자를 때려 때리지 말라고 말리는 과정에서 딸과 싸운 것이 고민이 되어 딸과 연락을 끊고 산다는 60살 여성분의 질문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nbspnbsp“제 딸이 아홉 살 된 자기 아이를 잘못했다며 제 앞에서 때렸어요. 제가 때리는 걸 말렸더니 딸이 저한테 실수하는 거라며 굉장히 화를 냈어요. 그래서 딸과 싸웠습니다. 저는 ‘아이가 크게 잘못한 것도 아닌데 왜 아이를 때리느냐’라고 했고요. 딸은 부산에 살고 저는 수원으로 돌아왔는데 한 달 반째 전화 통화를 안 하고 있어요. 어떻게 해야 하나 싶어서 고민 중입니다.”nbsp“딸에게 전화를 다시 하고 싶어요? 하기 싫어요?”nbsp“전에는 늘 제가 먼저 했는데 이번에는 안 하고 싶어요.”nbspnbsp“혼내주고 싶고 버릇 고치고 싶어서요? 그런 목적으로 전화를 안 한다면 안 고쳐져요. 딸은 누구 닮았을까요?”nbspnbsp“......”nbsp“질문자는 아이 키울 때 안 때렸어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질문자가 잊어버린 거겠죠. 딸의 버릇을 고치려면 그렇게 하면 안 됩니다. 딸이 손자를 때릴 때 질문자도 딸을 때려보지 그랬어요?”nbsp“아, 그래서 저도 큰 소리를 냈어요.”nbspnbsp“큰 소리를 낼 게 아니라 때리라고요.”nbsp“이야기는 하고 왔어요. ‘또 때리면 나도 널 때릴 거다’라고 했어요.”nbsp“그렇게 해도 되긴 됩니다. 그런데 요즘은 내 자식이라도 때리면 안 된다고들 하죠? 그리고 요즘 뉴스에 보면 아이를 학대하는 부모들 가끔 나오죠? 질문자가 볼 때 아이를 때리는 정도가 학대하는 수준이라면 그때는 신고를 해야 해요. 내 딸이라도 신고를 해야지, 내가 딸을 때리면 내가 폭행죄로 들어가게 돼요. 스님 말을 잘 들었다면 때리면 안 돼요. 알았죠?nbspnbspnbsp그런데 가능하면 관여하지 않는 게 좋아요. 내가 봤을 때 학대하는 수준은 아니라면, 남의 일에는 간섭을 안 하는 게 좋아요.”nbsp“그런데 딸이 나무 몰딩으로 때렸거든요. 그래서 제가 말렸어요.”nbsp“그래서 상처가 났어요?”nbsp“아뇨, 때리기 전에 제가 못 때리게 말렸죠.”nbsp“질문자가 없었으면 안 때렸을 거예요. 겁주려고 하는 건데 질문자가 너무 미리 나선 것일 수도 있어요.”nbsp“아, 그런가요? 그래도 한 대는 맞았어요.”nbsp“그 정도는 괜찮아요. 개입하는 게 좋지 않다는 건 이런 뜻입니다. 예를 들어 아내가 아이를 야단치는데 남편이 개입하거나 남편이 아이를 야단치는데 아내가 개입하는 건 좋지 않아요. 그러면 조그마한 아이가 벌써부터 엄마가 뭐라고 하면 아빠한테 딱 달라붙고, 아빠가 뭐라고 하면 엄마한테 딱 달라붙는 기회주의자가 됩니다. 자기가 잘못한 걸 반성하지 않고요. 그래서 할머니가 아이들을 귀해 하는 것은 좋지만 ‘할머니 손에 자라면 아이 버릇 망친다’는 옛말이 있잖아요. 남의 자식 키우는 것에는 관여를 안 하는게 좋아요.”nbsp“그런데 저는 어린애들이 맞았다면서 방송에 나오는 걸 보면 그날 밤에 잠을 못 자요.”nbspnbsp“네, 그건 잘못됐어요. 때리는 건 잘못된 것입니다. 그런데 질문자가 거기에 관여하면 더 잘못되기 쉬워요. 질문자의 딸은 질문자가 키웠잖아요. 질문자가 딸을 키울 때 딸을 학대했어요? 안 했어요?”nbsp“학대는 안 했어요.”nbsp“그러면 딸도 절대로 자기 자식을 학대하지 않을 테니까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학대를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학대받으면서 자라서 자기도 모르게 자식을 학대하게 돼요.”nbsp“그런데 딸이 별로 성질이 안 좋아요.”nbsp“질문자가 보기에 자기 딸이 성질이 안 좋다면 질문자도 성질이 안 좋아요. ‘내림’이라는 게 있어요. 딸이 아이한테 짜증내고 성질내면 ‘나는 몰랐는데 나도 딸에게 저랬겠구나’ 이렇게 알면 돼요. 그래서 오히려 그럴 때는 딸한테 ‘아이고, 내가 너한테 미안하다’라고 해야 합니다. ‘엄마가 왜?’라고 하면 ‘네가 아이한테 하는 걸 보니 나도 너한테 그랬겠다. 나는 몰랐는데, 이제 생각해보니 네가 어릴 때 내가 너한테 짜증을 많이 냈겠다고 알게 됐다. 그래서 내가 사과한다’ 이렇게 하면 돼요.”nbsp“그렇게 하면 돼요?”nbsp“질문자는 그렇게 안 했겠죠.”nbsp“아뇨. 딸한테 미안하다는 편지를 써놓고 오긴 왔어요.”nbsp“그 때의 ‘미안하다’는 ‘내가 지금 너한테 짜증내고 성질내서 미안하다’라는 이야기잖아요. 그게 아니라 ‘네가 네 아이한테 짜증내는 걸 보니 나도 예전에 네게 그랬겠구나. 그래서 미안하다’라는 거예요. 질문자의 딸도 아이에게 짜증낸 걸 나중에는 기억 못할 거예요.”nbsp“하여튼 제가 보면 딸이 손자한테 짜증을 많이 내요.”nbsp“그런데 딸은 자기가 짜증낸 줄을 나중에 가면 모른다니까요.”nbspnbsp“그러면 이번에는 제가 전화해야 해요?”nbsp“전화하고 않고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딸이 아이에게 자꾸 짜증을 내는 것을 보았을 때 ‘내가 저 애를 키울 때 짜증을 많이 냈구나’ 이걸 질문자가 깨달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딸의 모습이 내 거울이니까요.”nbsp“저는 그렇게 짜증을 많이 안 낸 걸로 알고 있는데요.”nbspnbsp“질문자가 지금 객관적으로 보기에 딸이 손자에게 신경질을 많이 내는 것 같다면 질문자도 딸이 어릴 때 딸한테 신경질을 많이 냈다는 거예요. 이게 거울인 줄 질문자가 깨달아야 해요. 그래서 지금 딸이 하는 걸 보면서 ‘아, 저래서는 아이한테 안 좋겠다’ 싶으면 ‘아, 나는 그때 별 문제의식 없이 내 성질대로 그냥 애 잘 키운다고 했는데 그게 아이한테는 상처가 됐겠다’ 이렇게 질문자가 자각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딸의 그런 모습을 보면서 질문자가 참회를 해야 해요. ‘아이고, 미안하다. 네 하는 걸 보면서 네가 참 손자한테 잘못한다고 생각했는데, 나도 널 키울 때 너한테 그렇게 했겠구나. 나는 그냥 너 키울 때 힘들었다는 생각밖에 없었지만 네가 어릴 때 엄마한테 상처 입은 게 많겠다는 걸 내가 깨닫게 됐다. 미안하다. 옛날 일을 돌이켜서 사과할게’ 이렇게 해야 한단 말이에요.”nbsp“그런데 딸이 일곱 살 때까지 할머니 손에 컸거든요. 이어서 아들이 태어나니까 시어머니가 딸을 데려가서 키웠고요. 그리고 유치원 들어가면서 저한테 와서 컸거든요.”nbspnbsp“딸이 상처를 입었다면 그 상처는 할머니한테서 받았을 거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죠? nbsp아이고, 참.”nbspnbsp“그러지 않았나 싶어서요.”nbsp“오늘 아주 좋은 사례를 얘기해 주시네요. 그래서 할머니가 손자를 봐주면 안 된다는 거예요. 결과가 나쁘면 다 할머니 때문에 아이 버렸다고 하잖아요. 돌봐주면 저런 일이 벌어지니 절대로 돌봐주면 안 됩니다. 질문자도 손자한테 괜히 관심 가지면 나중에 또 그런 욕을 얻어먹어요. 그러니 신경 쓰지 말아야 해요. 손자를 돌봐주면 대부분 이렇게 말합니다. ‘아이고, 애가 왜 저러냐? 제 할머니 닮았나? 제 할머니 손에 크더니 애가 저리 됐구나’ 이런 식으로 이야기한단 말이에요.”nbsp“그러면 제가 전화해야 돼요? 스님?”nbsp“전화하고 안 하고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질문자는 딸이 손자한테 하는 걸 보면서 ‘애가 야단맞아야 해. 저래야 애가 잘 크지’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조그마한 애가 뭘 안다고 저렇게 짜증내고 성질내느냐? 한 번 해서 안 되면 두 번, 세 번 설득을 하지’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nbspnbsp“예, 잘 알겠습니다.”nbspnbsp“잘 알겠다고 꽁무니 빼지 말고 이야기해 봐요. 짜증내고 자기 성질대로 하는 게 좋아요? 아이한테는 좀 차근차근하게 대하는 게 좋아 보여요?”nbsp“차근차근한 게 좋아 보이죠.”nbsp“질문자도 딸한테 그렇게 했었으면 좋았을텐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거예요.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nbsp“60이에요.”nbsp“질문자는 지금 60살이나 되었는데도 딸이 손자한테 그럴 때 조용히 딸을 불러서 ‘얘야, 아직 어린 아이인데 그렇게 하면 안 좋지 않냐?’ 이렇게 차근차근 이야기하지 않잖아요. 60살이나 되었는데도 ‘애한테 그러면 어떡하냐’ 이렇게 나오잖아요. 그러니까 그 딸도 아이한테 ‘조그마한 게 왜 말 안들어’ 이렇게 나오는 거예요.”nbspnbspnbsp“네.”nbsp“교회 다녀요?”nbsp“절에 다녀요.”nbsp“이런 사람은 교회를 다녀야 해요. 교회에서는 이런 걸 ‘남의 눈의 티끌은 보면서 제 눈의 대들보는 못 본다’라고 해요. 내가 잘못한 건 하나도 모르고 딸이 잘못한 것만 눈에 보이는 거예요. 교회를 다녔으면 이런 걸 빨리빨리 깨달았을 텐데 절에 다니면서 복만 비니까 모르잖아요.”nbspnbsp“그리고 제 딸이 정토회 홈페이지와 법륜 스님의 카카오스토리 희망편지, 즉문즉설 유튜브 동영상을 많이 봐요.”nbsp“그런 소리 하지 마세요. 정토회에는 절대 그런 딸 없어요. 애를 때리면서 야단치는 사람은 정토회 회원이 아니에요.”nbsp“그런데 딸이 저한테 법륜 스님의 카카오스토리를 보여주면서 정토회를 알게 해줬어요.”nbsp“아이고, 창피하다. 그 이야기를 왜 지금 해요?”nbsp“잘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nbsp“다시 말씀드릴게요. 질문자의 딸이 어린아이에게 하는 것은 다른 데서 배워온 게 아닙니다. 자기도 어릴 때 엄마인 질문자에게 받았던 게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거예요. 아이를 딱 보면 그냥 팍 짜증이 나고 성질이 나는 거지, ‘야단쳐야지’ 하고 의도해서 하는 게 아니라는 말입니다. 의도하지 않고 저절로 나오는 건 다 환경에서 형성된 거예요. 이걸 업식이라고 해요. 이건 거의 다 엄마로부터 물려받은 거예요. 질문자도 지금 다 큰 딸한테 자기 성질대로 이야기하잖아요. 그러니 딸의 모습을 거울삼아서 자기를 되돌아봐야 합니다.nbspnbsp엄마가 자기 아이에게 야단을 칠 때는 그 엄마를 존중해줘야 해요. 그래서 주변에 사람이 없을 때 딸을 조용히 불러서 ‘아이고, 애 키울 때 그러면 안 좋다. 나는 너를 키울 때 몰라서 그렇게 키웠지만 너는 그래도 공부하지 않았니. 그러니까 이렇게 하면 어떨까?’ 이렇게 의견을 이야기하세요. 이래라 저래라 하지 말고요. 야단을 치고 있는데 그 자리에서 ‘그러면 어떡하냐’ 이렇게 끼어들면 엄마의 체면이 안 서버려요. 그러면 아이한테 엄마의 교육이 안 먹히고 무시당해요. 할머니가 엄마더러 나쁘다고 하니까 아이도 ‘엄마 나빠’ 이렇게 생각하거든요. 나쁜 사람 말을 왜 듣겠어요? 그래놓고도 잘했다고 계속 우길 거예요?”nbsp“아니요, 잘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nbsp“전화만 할 게 아니라 전화해서 잘못했다고 사과해야 해요.”nbsp“아, 예.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nbsp“할머니가 되어서 자식 집에 가면, 자식 부부가 싸우든, 자기네 아이를 야단치든, 못 본 척 하는 게 제일입니다. 남의 집 일에는 관여하면 안 돼요. 20살 넘은 성인이 스스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가능하면 관여를 안 하는 게 좋아요. 필요 없다는데 자꾸 김치며 감자며 뭘 가져다주는 것도 지나치면 안 됩니다.nbspnbspnbsp아파트나 가정집에서 쓰레기를 분류해서 쓸 만한 걸 골라내는 환경운동 하시는 할아버지가 계세요. 그런데 그 집에는 시장 볼 일이 없대요. 시골에서 시어머니나 친정어머니가 감자며 토마토 같은 걸 박스째로 보내주면 열어보지도 않고 박스째로 갖다버린대요. 다 그렇다는 게 아니라 그런 집이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그걸 다 가져와서 먹어요. 그런데 그럴 수 있겠다 싶은 이유가 있어요. 백화점이나 마트에 가면 감자든 토마토든 상품을 좋은 것만 담아놓잖아요. 그런데 시골에서 할머니들이 오래 살아온 습관은 어떤 상품을 생산했을 때 좋은 것은 팔고, 중간쯤 되는 건 아들딸한테 보내고, 상품 값어치가 제일 떨어지는 건 자기가 먹잖아요. 서울에서 돈만 주면 사먹는 입장에서는 시골에서 보내온 게 시장에서 산 것보다 겉보기에 안 좋아 보이니까 그냥 폐기하는 거예요. 이건 아들이나 딸이나 며느리가 잘못했다고 말하기도 어려워요.nbspnbsp그러니 이런 건 필요하다고 할 때만 주는 게 좋습니다. 항상 그냥 갖다주면 안 돼요. 김치를 담아서 딸이며 아들한테 가져다준다는 사람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그런데 아무리 부모라고 해도 내 집에 다른 사람이 불쑥불쑥 들어오면 안 좋아하잖아요. 그게 눈치가 보여서 1층에서 전화를 하면 ‘거기 놔두고 가세요’라고 해서 자식 집에 올라가보지도 못하고 김치만 두고 온대요. 추하게 왜 그런 바보 같은 짓을 자청해요? 그렇게 하는 젊은 사람도 문제라고 하지만, 그렇게 하는 어르신들도 스스로 자기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거예요.nbspnbsp며칠 전에도 제가 상담을 하면서 ‘요즘은 딸네 집이나 아들네 집에 갈 때도 미리 전화하고 가야 한다’라고 했어요. 그러자 누가 말하길, ‘아버님 오실 때 전화 좀 하고 오세요’라는 말을 듣고 너무너무 섭섭해서 1년을 안 갔대요. 섭섭하게 생각하면 섭섭하지만 또 생각해보면 이해가 돼요. 부부끼리 편하게 살다가 부모든 시부모든 오면 약간은 신경 쓰이잖아요. 미리 전화를 주면 조금이라도 준비를 할 수 있지만 어느 날 갑자기 덜컥 초인종 누르고 들어오면 부담스럽잖아요. 꼭 신고를 하고 가라는 게 아니라, 서로 사는데 약간의 예의가 필요하다는 거예요.nbspnbsp질문자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보면 그래요. 일단 결혼을 하면 독립된 가정을 이룬 거잖아요. 거기 가서 간섭을 하는 건 좋은 게 아니에요. 딸네 집이어서 그나마 덜 하지, 아들네에 가서 그랬으면 쫓겨났을 거예요. 딸네 집이니까 그렇게 한 번 싸우고 한 달 전화 안 하는 정도로 그치죠. 며느리 집에 가서 자꾸 그렇게 하면 아들이 혼자 살아야 해요. 요즘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요.nbspnbspnbsp어쨌든 질문자가 딸의 모습을 보고 ‘아, 내가 아이를 키울 때 나도 저렇게 키웠구나’ 이렇게 반성하면서 자기를 돌이킬 일이지, 간섭할 일은 아닙니다. 알았어요?”nbsp“네.”nbspnbsp질문한 60살 여성분은 마침내 환한 웃음을 보였습니다. 질문자가 마음이 편안해질 때까지 반복해서 친절히 설명해주는 스님의 자상한 모습에 잔잔한 감동이 일었습니다. 질문자가 조금 더 편안해지기를 기원해 봅니다.nbspnbsp이 외에도 아이를 출산했는데 친정 엄마가 집에 오시면 부담스럽고 안오면 섭섭하다는 30대 여성, 자신이 일중독인지 묻는 40대 기혼 여성, 온가족이 트럭에 부딪치는 교통사고를 당한 뒤 삶이 무의미 해져 사고 전의 활기찬 삶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40대 여성, 야권이 총선에서 이겼으니 이제 개성공단을 다시 되돌릴 수 있는지 묻는 60대 남성, 부모님이 사이가 좋지 않아 아버지를 요양원에 모시고 죄책감을 느끼는 40대 여성까지 총 7명의 다채로운 삶의 고민이 이어졌습니다.nbsp이번 강연은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내어놓는 질문자들, 어떤 문제든 지혜롭게 풀어주고 북돋워 주는 스님, 두 시간 반이 넘는 강연임에도 한 마디도 놓치지 않으려고 처음이나 마지막이나 같은 자세로 집중해서 듣는 청중,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함께한 봉사자까지 모두가 출연하는 큰 공연처럼 느껴졌습니다. 처음에는 질문자 개개인의 지극히 사적이고 개별적인 고민이었는데, 스님과 질문자의 대화를 듣다보면 어느새 내 이야기가 되고 우리의 이야기가 되었습니다.nbsp2시간 30분 동안의 강연을 마무리하면서 스님은 나도 행복할 권리가 있고, 상대도 행복할 권리가 있음을 강조해 주었습니다. 마지막 정리 말씀이 오래도록 여운이 남았습니다.nbspnbsp“여기 연세 드신 분들은 잘 들으세요. 아무리 자식이 어렵다고 해도 내 먹을 것, 내 집, 일정한 수준의 재산은 죽을 때까지 갖고 있어야 합니다. 내어주면 자식이 돌봐준다는 말을 믿으면 절대로 안 돼요. 정 아무것도 없으면 보따리에 신문지라도 둘둘 말아서 늘 껴안고 있어야 해요. 그래야 자식들이 ‘뭐가 있나’ 싶어서 한 번이라도 더 옵니다.nbspnbspnbsp자기 사는 것까지 포기하면서 자식에게 지원해주는 건 헌신이 아니라 바보 같은 짓이에요. 자기가 자기 사는 걸 최소한도로 단도리 하는 것은 욕심이 아니라 생존의 본능입니다. 그걸 넘어가면 욕심이에요. 그러니까 그걸 나쁘게 생각하면 안 돼요. 자기에게 주어진 권리를 찾지 못하는 것은 바보이지 착한 게 아니에요. 요즘 착한 바보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그러나 남의 권리를 침해하는 건 나쁜 사람이에요. 우리는 남의 권리를 침해하지 말아야 하지만 자기 권리도 행사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런 민주시민이 되셔야 합니다.nbspnbsp나도 행복할 권리가 있지만 내 배우자도 행복할 권리가 있고, 내 자식도 행복할 권리가 있고, 내 부모도 행복할 권리가 있고, 내 회사에 다니는 직원도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일하는 지위가 서로 다를 뿐 그 사람도 다 누군가의 소중한 아들 딸이고 중요한 사람들이에요. 그러니까 식당에서 종업원 한다고 함부로 사람을 무시하면 안 됩니다. 그 사람이 맡은 역할이 그것일 뿐이에요. 우리가 그런 정신으로 산다면 지금보다 훨씬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예요. 감사합니다.”nbsp강연이 끝나고 로비에서 진행 중인 책 사인회장으로 나가 보았습니다. 다른 때 보다 긴 사인줄에도 스님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 분 한 분의 눈을 맞춰주었고, 미처 스님과 눈을 맞추지 못하는 사람이 있으면 ‘눈을 맞춰야지’ 하며 시원하게 웃어주기도 했습니다. 틈틈이 농사를 짓느라 그런지 검게 그을린 손이 사인을 할 때 유독 눈에 띄었습니다.nbspnbspnbsp사인회를 마치고 권선 정토법당, 수원 정토법당, 영통 정토법당 순으로 봉사자들과 사진을 찍었습니다. 스님은 강연장과 세 법당이 어느 정도 거리에 있는지 일일이 물어본 후 시간이 안 되어 못들른다고 미안한 마음을 표현했습니다.nbspnbsp강연 후 모금함에 감사의 편지와 함께 백만원이 들어있어 봉사자들 모두 감동을 받았습니다. 감사편지에는 이렇게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nbspnbsp“안녕하세요. 법륜 스님 덕분에 매일 감사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제가 깨달은 바에 비하면 약소한 금액이지만 좋은 일에 잘 쓰이길 바랍니다. 스님, 늘 건강하세요.nbsp정토회 회원님들 항상 감사드립니다. 참고로, 이 돈은 저의 달라진 모습을 보고 남편께서 기꺼이 보시를 하라고 주셨습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nbsp자신의 변화로 고마워하는 남편이 주었다는 백만 원, 그 부부가 느낀 행복의 깊이가 얼마나 컸을지 편지를 통해 전해져 뭉클했습니다.nbspnbsp우리들 각자가 맡은 일은 역할일 뿐이라는 스님의 말씀이 마음에 남습니다. 오늘 내가 돌아갈 내 가정에서의 위치가, 내일 마주할 내 직장의 직책이, 다만 ‘나의 역할’일 뿐 그것이 ‘나’는 아니라는 말씀을 마음에 새기며 돌아갑니다. 강연장을 나서며 우리는 전보다 더 가볍고 행복해졌습니다.nbsp강연장을 나온 스님은 곧바로 대전으로 강연을 하기 위해 떠났습니다. 대전에 조금 일찍 도착해 찾아온 사회 인사분과 미팅을 가진 후 저녁 7시부터 충남대 정심화홀에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 대전 강연 소식은 다음 이야기에 계속 이어집니다.nbspnbsp ※ 2016년 봄,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갑니다. 강연일정 확인하시고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오세요. 강연은 선착순 무료입장입니다. 질문자 접수는 강연장에서 받습니다.
2016.4.27 서울 청년 즉문즉설 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늘은 아침 7시부터 평화재단에서 하루 종일 미팅과 회의 일정이 있었습니다. 종교인 모임, 기획위원회 회의 ,천일준비위원회 회의 등 미팅과 회의를 모두 마치고 저녁 7시가 되어서 강연이 열리는 강남구민회관으로 향했습니다.nbsp저녁 7시 30분부터는 강남구민회관에서 청년들을 위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 강연이 시작되기 30여 분 전부터 500좌석이 꽉차 계단에 앉아 계신 분들도 종종 보였습니다. 많은 청년대학생들과 봉사자들의 후끈한 열기로 오늘은 어떤 좋은 말씀을 해주실지 들뜬 마음으로 강연을 기다렸습니다. nbspnbspnbsp소개 영상이 시작되면서 소란스럽던 실내가 고요하게 정돈되었습니다. 영상이 끝나고 스님이 등장하자 강당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큰 박수로 스님을 맞이하였습니다. 스님은 좋은 봄날 청중과 함께 하게 되어 기쁘다며 여는 말씀을 시작했습니다.nbspnbsp인사말을 간단히 건넨 후 곧바로 즉문즉설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은 현장에서 접수된 질문을 제비뽑기 방식으로 질문자를 선정하고 답변이 이루어졌습니다. 총 8명의 청년이 스님에게 질문할 기회를 얻었습니다.nbspnbspnbsp오늘은 그 중에서 한 남자분이 결혼할 나이가 되었지만 준비가 되지 않아 고민이라며 결혼을 준비할 때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하는지 질문한 내용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nbspnbsp질문자가 결혼준비와 결혼에 대한 부담감으로 좋아하는 사람에게 고백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는데요. 나중에 좋아하는 사람이 강연장에 와 있다고 해서 청중들 모두 설레는 마음으로 스님의 답변을 들었습니다. nbspnbspnbsp“좋아하는 여자가 있습니다. 저나 상대나 결혼할 나이입니다. 그런데 제가 결혼준비가 안 돼 있어서 사귀자는 고백을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제 마음이 저도 답답합니다. ‘내가 결혼준비가 돼있을 때 연애도 할 수 있는 거다’라는 생각때문에 제가 요즘 연애를 못하는 것 같아요. 제가 연애를 하려면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어떤 마음으로 생활해야 될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제가 어느 정도 결혼준비를 하려면 1년 내지 2년은 걸릴 것 같은데, 그 안에 그 친구한테 사귀자고 고백을 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아니면 지금처럼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혼자 앓고만 있는 게 나은 것인지 궁금합니다.” nbspnbsp“그런 질문을 꼭 혼자 사는 중한테 물어야겠어요? 저는 나이가 육십 넷인데도 혼자 사는데, 도대체 질문자는 나이가 얼마나 됐기에 나이 타령이에요?”nbspnbsp“......”nbsp“사람을 지나치게 목적지향적으로 만나는 건 좋지 않습니다. 남자와 여자든, 남자와 남자든, 여자와 여자든 관계없이 그냥 사람과 사람이 사귀게 되면, 성별, 나이, 직업, 종교, 인종과는 관계없이 평등하게 누구와도 사귈 수가 있는 겁니다. 그냥 사람과 사람으로 먼저 사귀어보니까 나는 상대에게 이성적 호감이 있는데 상대는 아니라면, 두 사람은 친구로는 지낼 수가 있는데 애인으로 발전하기는 어렵습니다.nbspnbspnbsp그래서 첫째, 서로 이성애자라야 합니다. 이성애자가 아닌 사람도 있거든요. 둘째, 서로 호감이 있어야 합니다. 나만 호감이 있다고 되는 게 아니에요. 사람은 네 종류가 있어요. 이성에게 호감이 가는 이성애자, 동성에게 호감이 가는 동성애자, 양성 모두에게 호감이 가는 양성애자, 누구에게도 호감이 안 가는 무성애자가 있습니다. 그러니 사람은 누구나 다 이성애자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다수가 이성애자이긴 하지만 다 이성애자는 아니니까요.nbspnbsp그리고 내가 상대에게 호감이 있다고, 상대도 나에게 호감이 있을 확률은 절반도 안 됩니다. 보통 내가 좋다면 상대는 나에게 별로예요. 내가 별로일 땐 상대가 또 나 좋다고 따라옵니다. 왜 그런 일이 생길까요? 그것은 우리가 약간 위를 쳐다보면서 사람을 사귀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결혼이나 연애를 전제로 사귈 때 약간 위로 쳐다보기 때문에 양쪽이 같이 좋아하기가 쉽지 않은 거예요.nbspnbsp그래서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일단은 그냥 친구로 사귀어야 돼요. 친구로 사귈 때는 상대가 이성애자든 동성애자든 양성애자든 무성애자든 관계가 없을 뿐 아니라 나이가 많든 적든, 결혼을 했든 안 했든 아무 관계가 없어요. 사귀어보니까 서로 이성애자이고, 서로에게 호감을 갖고 있다는 게 확인이 되면 연애로 발전할 수가 있습니다.nbspnbsp그렇게 사람을 먼저 사귀어 봤을 때 그 사람이 괜찮으면 나이가 열 살이 많아도, 스님이라 해도 큰 문제가 안 됩니다. 그러니까 연애를 하거나 결혼할 대상이 훨씬 폭넓어진다는 거예요. 그래서 먼저 사람과 사람으로 사귀고, 그 다음에 서로에게 호감이 있는지 확인되면 비로소 연애를 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연애나 결혼이라는 목적의식을 먼저 내걸면, 사람이 좋으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나이가 몇 살이냐’, ‘키가 얼마냐’, ‘직업이 뭐냐’, ‘얼굴이 어떻게 생겼느냐’를 기준으로 사람을 자르게 됩니다. 그렇게 고른 후에는 나는 상대에게 호감이 있지만 상대도 나에게 호감이 있을 확률은 절반은커녕 10도 안 됩니다.nbspnbspnbsp그런데 결혼은 또 연애와는 다른 문제입니다. 질문자가 얘기했듯이 결혼준비가 안 됐다든지 하면 결혼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있으니까요. 그래서 너무 결혼을 목적으로 상대에게 접근하지 말고, 우선 친구로 사귀어서 서로의 마음이 조금 확인이 되면 그 다음에 애인으로 사귀고, 결혼문제는 그 다음에 생각하는 게 좋습니다.nbspnbsp그리고 그 사람을 정말 좋아한다면 결혼준비는 전혀 할 필요가 없습니다. 사람만 있으면 돼요. 그런데 어떤 사람은 결혼준비 한다고 방도 얻어놓고, 물건도 사놓고, 다 장만했지만 정작 사람이 없는 경우도 있거든요. 사람만 있으면 방도, 집도, 돈도 없어도, 즉 아무 것도 없어도 결혼이 가능합니다. 그러니까 오늘 질문자가 왜 자기는 결혼준비가 되었느니, 안 되었느니 하는 얘기를 하느냐 하면 지금 상대가 없는데 결혼을 하려니까 그런 거예요.nbspnbspnbsp사람이 좋으면 일단 결혼해서 셋방 하나 구하고, 그 다음에 천천히 숟가락도 사고, 밥그릇도 사면 됩니다.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옛날에 무슨 준비를 잘 했기 때문에 결혼한 게 아닙니다. 그리고 지금도 인도의 가난한 마을에서는 초등학교도 못 나오고, 밥도 겨우 먹는 사람들이 열 몇 살만 되면 다 결혼해서 애 낳고 삽니다. 제 초등학교 동창이 36명이었는데, 그 중에서 중학교로 진학한 건 저를 포함해서 5명뿐이었어요. 나머지는 초등학교만 졸업한 건데, 그런데도 다 시집가고 장가가서 애 낳고, 그 애들 다 대학보내고, 부모 봉양하면서 살았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 제일 공부를 잘했던 저만 장가를 못 갔어요. 그러니까 결혼은 따로 준비를 안 해도 된다는 겁니다. 그런데 질문자는 그 사람을 친구로는 사귀고 있어요?”nbspnbsp“아니오.” nbspnbsp“그럼 그냥 지나가는 걸 쳐다만 보고 있는 거예요?”nbspnbsp“예.”nbspnbsp“아이고... 먼저 그 사람을 친구로 사귀세요. 지금 질문자처럼 연애와 결혼을 목적으로 해서 이성에게 접근하면 그 접근 자체가 불편한 일이 됩니다. 한번 주위 여성들한테 물어보세요. 여성들은 그냥 좋은 사람으로 사귀다가 호감이 가서 얘기를 하면 좋아하지만 처음부터 ‘나는 네 애인할 거다’, nbsp‘나는 너랑 결혼할 거다’ 이렇게 접근하면 부담스러워 합니다. 탁 부담이 되면 여성들은 접근하는 남자가 ‘키가 큰가? 돈이 있나?’ 이렇게 뜯어보게 됩니다. 그러니까 질문자가 만약 절에 다닌다면 그 여성을 도반으로, 교회에 다닌다면 교우로, 직장에 다닌다면 동료로 접근을 해서 같이 대화도 나누고, 밥도 먹고, 차도 마시고, 봉사활동도 다니면서 먼저 사귀어보세요. 자꾸 나이 얘기하지 말고요. 나이를 먹으면 무조건 결혼을 해야하는 게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질문자는 결혼에 대한 강박관념으로부터 좀 자유로워져야 됩니다.nbspnbspnbsp그런데 질문자는 결혼을 왜 하려고 하는 거예요? 행복하려고 하는 거예요? 불행하려고 하는 거예요? 또 결혼은 무조건해야 되는 겁니까? 결혼 안 하고도 저처럼 이렇게 잘 사는 사람도 있잖아요. 여기서 저보다 더 행복한 사람이 있으면 손 한번 들어보세요. 저보다 더 행복해요?”nbsp“예”nbspnbsp“늘 웃으며 살아요?”nbsp“예”nbspnbsp“아이고... 얼굴을 보니 지금도 인상 쓰고 있는데요, 뭐. 그러니까 나보다 돈이 더 많은 사람도 있을 수 있고, 나보다 지식이 더 많은 사람도 있을 수 있고, 나보다 키가 더 큰 사람, 나보다 지위가 더 높은 사람, 나보다 인기가 더 많은 사람, 나보다 더 건강한 사람은 있을 수 있지만, ’나보다 더 행복한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해?’ 이런 자세로 살아야 합니다. 혼자 살아도 행복하다면 결혼해서는 더 행복해야 될 거잖아요. 그런데 질문자처럼 그렇게 심각하게 접근하면 결혼해서 힘듭니다. 질문자뿐만 아니라 요즘 젊은이들 모두 결혼에 대한 지나친 부담감으로부터 좀 자유로워졌으면 좋겠어요. 결혼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니까요.nbspnbspnbsp그럼 결혼 안 해도 좋다는 얘기냐 하면 그건 아닙니다. 그렇지만 결혼을 하든 안 하든 본인이 행복하게 사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겁니다. 친구로서도 행복하게 사귈 수 있고, 혼자 있어도 행복하고, 연애를 해도 행복하고, 결혼을 해도 행복하고, 이렇게 본인이 행복하게 사는 게 중요해요.nbspnbsp그런데 호감이 가고, 인물도 잘났고, 돈이 많더라도, 성격이 안 맞으면 결혼생활은 굉장히 불행해집니다. 인물은 처음에 볼 때만 좋지, 결혼해서 살다보면 인물이 밥 먹여주는 것도 아니고, 인물이 원만한 성격을 보증해 주는 것도 아닙니다. 여러분들이 연애하거나 결혼할 때 대부분 상대를 사진으로 먼저 확인하지요? 그 다음으로 능력, 즉 직업을 확인하지요? 마지막으로는 성격을 확인하지요?nbspnbspnbsp그런데 실제 결혼해서 살 때는 인물은 아예 중요하지 않고, 능력은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무엇보다 성격입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제일 중요한 건 거의 안 보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결혼생활에 갈등이 많고, 불행한 겁니다. 제일 중요한 것을 제일 먼저 보고 비중도 많이 둬야 하는데, 제일 중요한 건 아예 안 보거나 비중을 낮추면서, 사는 데 아무 필요가 없는 건 제일 비중을 많이 두기 때문에 결혼생활이 생각보다 행복하지 못한 겁니다.nbspnbsp그러니까 질문자는 마음에 든다는 그 여성과 먼저 사람 대 사람으로 사귀어보세요. 먼저 성격이 나하고 맞는지는 잘 살펴봐야 합니다. 성격이란 업식, 까르마라고 할 수 있는데, 그게 서로 수용이 되는지를 살펴보라는 겁니다. 우리가 수행을 하는 이유는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이해하는 공부를 하다보면 성격적인 문제도 극복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nbspnbsp그러니까 상대의 능력에 기대어서 내가 덕 보려는 생각에서 서로 도우려는 생각으로 바꾸면 결혼하기가 훨씬 용이해집니다. 또 수행을 하면 상대의 인물이나 피부색 등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결혼 상대자를 고르는 폭이 훨씬 넓어집니다. 그래서 수행을 하면 쉽게 결혼할 수 있고, 또 결혼해서도 행복하게 살 수가 있습니다. 먼저 내 이익을 따지면 결혼하기도 어렵고, 결혼해서도 행복하기는커녕 불행을 자초할 수가 있습니다.nbspnbsp그리고 물질적인 준비보다는 사람이 먼저 있어야 합니다. 혹시 질문자가 좋아한다는 상대가 오늘 여기 왔어요?”nbsp“예, 여기에 와 있습니다.”nbspnbsp“질문자가 상대에게 말을 못하고 있다니까 기회를 줘야겠네요. 이렇게 모두가 보는 자리에서 그 상대가 누구인지 찍어볼래요?nbspnbsp“......”nbsp“부끄러워요?”nbspnbsp“예.”nbspnbsp“알겠어요. 질문자는 먼저 상대와 함께 봉사를 하든지, 기도를 하든지, 밥을 먹든지 해서 시작을 해 보세요. 그런 시간을 갖지 않고 질문자가 결혼하자는 속내부터 드러내면 상대는 부담스럽거든요. 질문자가 ‘내가 너 좋아한다’라고 말하는 순간 상대는 질문자를 위, 아래로 훑어보는 마음이 생기거든요. 알았지요?”nbsp“네, 감사합니다.”nbsp질문자가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감사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자 스님은 다시 이야기를 덧붙였습니다. 조금 설명이 부족했다 싶었는지 호감이 가는 상대가 나타났을 때 어떻게 다가가면 좋은지 두 가지 관점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첫째, 내가 호감 가는 상대가 있다면 그에게 저돌적으로 접근하는 건 안 좋지만 가능하면 빨리 의사표현을 하는 게 좋습니다. 뜸을 들이면 기회를 놓치게 돼요. 그 사람이 다른 사람과 사귈 수도 있잖아요. 또 ‘거절하면 어떡하나?’ 하는 부담 때문에 의사표현을 못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의사표현은 빨리 하는 게 좋습니다. 한편, 상대가 거절한다고 ‘퇴짜 맞았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건 욕심 때문입니다. 어쨌든 상대의 의사를 확인한다는 건 좋은 일이잖아요. 그 사람의 마음을 알았으니까 이제 그 사람을 향한 마음을 접고 다른 사람한테 시간을 할애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의사표현도 안 했으면서 ‘알아주겠지’라고 기대하는 건 시간낭비입니다. 상대는 모르거든요.nbspnbsp둘째, 상대가 ‘싫다’고 하는데도 나는 계속 호감이 있으면 굳이 포기하지 않아도 됩니다. 싫다는 사람에게 호감을 끌려면 좀 힘은 들겠지만 노력을 하면 되니까요. 확인을 해야 노력을 하든, 뭘 하든 할 거 아닙니까. 그런데 우리는 무조건 ‘내가 너 좋아하니까 너도 나 좋아해라’ 하는 마음으로 계산을 하니까 ‘내가 좋아한다고 말했다가 거절당하면 어떡하나?’ 하고 겁이 나서 말을 못하는 거예요. 상대가 나를 좋아하라는 법은 없습니다. 그냥 먼저 확인하고 체크를 해 보는 겁니다. 체크를 했을 때 상대도 나에게 호감이 있다고 하면 더 이상 시간낭비 안 해도 되고, 또 상대가 나에게 호감이 없다고 해도 더 이상 시간낭비 할 필요 없이 그 사람을 향한 마음을 접거나 접어지지 않는다면 노력을 하면 됩니다.”nbspnbsp스님의 아주 쿨한 연애론 강의에 참석한 청년들도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내며 공감했습니다. 이 질문이 첫 번째 질문이었는데, 오늘 청년 강연은 시작부터 달달한 연애 이야기와 함께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습니다.nbspnbsp이 외에도 의류매장을 운영하는 청년은 열심히 일하지 않는 직원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질문했고, 결혼 1년차의 여성분은 아이를 낳고 일을 쉴 생각인데 지금까지 쌓아온 경력이 아깝고 복직이 어렵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질문을 했습니다. 이어서 완벽주의적인 성향으로 지적인 부족함이 드러날 때 스스로 견디지 못한다는 대학생과 어릴 때부터 함께 어울린 친구들과 다툼이 있은 후 화해를 해야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스무 살 학생의 질문이 있었습니다. 또 다른 대학생은 하고 싶은게 너무 많아서 고민이라고 질문을 했고, 한 남자분은 존재에 이유가 있는지 스님의 생각이 궁금하다고 질문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30대 여자분은 성당에서 결혼을 고집하시는 시아버지 문제로 고민이라며 부모님을 실망시키지 않으면서 양가 부모님을 모시고 결혼할 방법이 없을까 질문을 했습니다.nbspnbsp모든 질문에 대한 답변을 마친 후 마지막으로 스님이 정리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오늘 강연장에서 나온 질문들을 하나씩 언급하면서 우리가 어떻게 생각을 바꾸면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는지 강조했습니다.nbspnbsp“여러분은 어떤 일이 잘 안 된다고 아우성인데, 실제로는 안 돼서 안 되는 게 아니고, ‘안 된다’라고 생각해서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면 안 된다’. ‘이건 안 되지 않느냐?’ 하면서 자꾸 어떤 걸 고집하기 때문에 안 되는 것이지, ‘된다’고 생각하면 별 일 아닌 경우가 많아요.nbspnbspnbsp그리고 남자친구가 나를 좋아하다가 다른 여자를 좋아하게 되었다고 괴로워하는 청년들이 많은데, 다른 여자를 좋아한다는 건 능히 있을 수 있는 일이잖아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여러분도 이 사람과 사귀지만 저 사람이 더 좋게 보일 때가 있잖아요. 그러니까 이런 마음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인간의 마음입니다. 그걸 두고 여러분들은 ‘전에 나 좋다고 할 땐 언제고, 지금 배신을 하느냐’ 하는데, 사람 마음이 하루에 열두 번도 더 바뀐다는 거 알잖아요. 그 사람이 나한테 거짓말했던 게 아니고, 그때는 정말 나를 좋아했는데 다른 사람이 나타나니까 마음이 변한 거예요. 마음이 변하는 것은 나쁘다고 생각할 게 아니라 원래 마음의 성질이 그렇다는 것을 아셔야 해요. 한번 먹은 마음이 끝까지 가는 사람은 드물어요.nbspnbsp그러니까 내가 좋아서 결혼해도 헤어질 수가 있고, 애를 낳은 후에도 헤어질 수가 있는데, 좀 사귀다가 헤어지는 게 뭐 그렇게 대단한 일이라고 여러분들은 아우성인 거예요? 그리고 또 그 인간이 나를 떠나가는 게 나에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에요. 그 인간이 계속 붙어있으면 나는 죽을 때까지 한 사람밖에 못 사귀잖아요. 그리고 내가 그 인간을 차버리면 양심에 좀 걸릴 텐데, 그 인간이 알아서 떠나가 주었으니까 좋잖아요. 빈자리가 나면 또 다른 사람이 오게 마련이니까요. 그러니까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나에게 일어난 일이 큰일은 아닙니다.nbspnbsp비가 오기도 하고, 눈이 오기도 하고, 구름이 끼기도 하고, 맑기도 하고, 춥기도 하고, 덥기도 하는, 이 자연스러운 현상을 두고 ‘더워서 못 살겠다’, ‘추워서 못 살겠다’, ‘왜 하필 비가 오느냐?’, ‘왜 뙤약볕이 내리쬐느냐?’라고 시비를 하면 날씨 때문에도 살기가 힘들어지는 거예요. 그러니까 우리의 삶이 힘든 게 아니고, 여러분들이 무엇인가를 움켜쥐고 있기 때문에 힘든 거예요. 그래서 이걸 놓아버리고 편안하게 받아들이면 되는 거예요.nbspnbsp그리고 회사에 갔더니 늙은 아저씨가 자꾸 나를 좋아한다는 것도 그래요. 그럴 수도 있는 거예요. 늙은 아저씨라 하더라도 나를 보고 좋아 하는 마음이 생기는 걸 어떻게 하겠어요? 그런데 문제는 나도 그 늙은 아저씨가 좋으면 괜찮지만, 싫다면 ‘싫다’고 표현을 하면 됩니다. 그래도 안 되면 질문자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가 있으니까 권리행사를 하면 되는 거예요. 바보같이 자꾸 울지 말고 권리행사를 하세요. 성추행 당했다고 자꾸 울 게 아니라 바로 신고를 해버리든지 송곳으로 찔러버리세요.nbspnbsp그건 위험하지 않느냐고요? 괜찮아요. 자기방어는 해야 되니까요. 자기에게 주어진 권리를 지키지 못하는 건 바보이지 착한 사람이 아니에요. ‘내 권리를 찾아먹겠다’ 하는 건 욕심이 아닙니다. 우리는 정당한 권리행사를 할 줄 알아야 돼요. 그러니 여러분도 정당한 권리행사를 하면서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nbsp2시간 30분 동안의 열강은 이렇게 끝을 맺었습니다. 강연 포스터의 “예쁜 꽃, 젊은 그대”라는 슬로건처럼 스님의 즉문즉설을 통해 청년들의 건강한 고민들을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3시간 동안 연애, 진로, 친구, 직장, 결혼, 육아 등 다양한 질문에 대해 함께 공감하며 웃고 위로받을 수 있었습니다.nbspnbsp강연이 끝나고 로비에서는 스님의 새 책 ‘행복’ 사인회가 열렸습니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스님을 한번 더 뵈려고 로비를 한 바퀴 감아도 될 만큼 긴 줄이 이어진 것으로도 청년들에 대한 스님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nbspnbsp강연을 들은 몇몇 청년들에게 소감을 물어보았습니다. 한 청년은 “아직 미혼인데 결혼에 대해 잘못 생각한 것이 많았던 것 같아요. 스님 말씀 듣고 관점이 명쾌하게 잡혀서 홀가분 합니다.”라고 답했고, 한 청년은 “이성을 대할 때 외모를 우선적으로 봤는데, 성격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게 된 것 같다”며 기쁜 표정을 지었습니다. 또 다른 청년은 “직장 동료와 마찰로 머리가 복잡해진 상태로 강연에 왔는데, 웃고 즐기며 강연을 듣는 동안 마음이 가벼워져서 너무 좋다”고 답했습니다.nbspnbsp사인회를 마친 후 오늘 강연을 주관한 서울 청년정토회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활짝 웃는 청년봉사자의 얼굴에 활기가 가득 차 보였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기념 사진을 함께 찍은 후 청년들에게 5월 21일 성년의날에 시청광장에서 열리는 청춘콘서트를 기약하며 청년정토회 봉사자들에게 행사를 잘 준비해 줄 것을 당부하며 강연장을 나왔습니다.nbspnbsp내일은 오전 10시 30분에 수원 SK아트리움에서 즉문즉설 강연이 있고, 저녁 7시에는 대전 충남대 정심화홀에서 즉문즉설 강연이 있을 예정입니다.nbspnbsp ※ 2016년 봄,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갑니다. 강연일정 확인하시고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오세요. 강연은 선착순 무료입장입니다. 질문자 접수는 강연장에서 받습니다.
2016.4.22 (저녁) 대구 통일이야기 강연
nbsp안녕하세요? 낮에 있었던 정토회 전국 모둠장 봄나들이 행사에 이어서 저녁 7시부터는 대구 수성대학교 대강당에서 ‘통일이야기’를 주제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nbspnbsp오늘 강연을 주관한 단체인 ‘새로운 100년을 여는 통일의병’은 화해와 상생의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만든 비영리 민간단체로 올해 6월 17일이면 설립 3주기가 되며 법륜 스님은 이곳에서 고문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nbspnbsp같은 장소에서 지난 3월말에 강연을 했을 때는 벚꽃이 막 피기 시작했는데 오늘은 여름이 온 듯 땀이 날 정도였습니다. 오후 5시, 강연 2시간 전부터 대중들을 맞이할 준비를 끝낸 봉사자들은 꼭지별로 모여 손을 모아 큰 소리로 파이팅을 외치며 서로 기를 북돋웁니다. 얼굴엔 약간의 긴장감이 감돌았지만 기합소리 만큼은 활기차 보입니다.nbspnbsp강연을 한 번 치르려면 50명에서 60명의 봉사자가 필요합니다. 무대, 내부안내, 접수, 지원, 책 판매 등 꼭지별로 봉사자가 배치됩니다. 대부분 통일시민학교에서 교육을 받아 의병번호를 부여받은 통일의병들입니다. 통일의병이라고 특별한 어떤 사람들이 아니라, 의병이니 이름을 드날릴 마음은 없고, 그저 우리나라의 통일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작은 일이라도 온 힘을 다해 한다는 열정으로 모인 평범한 대구시민들입니다.nbsp오늘 강연에는 3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석했습니다. 스님이 무대에 등장하자 대구시민들은 “와”하는 함성과 함께 우레와 같은 박수를 치며 스님을 맞이했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먼저 왜 젊은 사람들이 통일에 무관심하게 되었는지 그 이유에 대해 설명하면서, 만약 통일이 된다면 우리에게 어떤 희망이 생기는지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설명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통일을 하면 오히려 돈이 많이 드는 것 아니냐고 많이들 얘기합니다. 젊은이들이 특히 통일에 반대하거나 무관심한 이유는 ‘돈이 든다’, ‘우리 세대에 부담이 클 거다’ 하는 게 제일 큰 이유입니다. 어른들은 반대를 하더라도, 또 경제적으로는 조금 부담이 되더라도, 그래도 고향엔 가야 되고 통일도 해야 된다는 게 정서적인 공감대입니다. 그런데 젊은이들은 이런 정서적인 공감대가 없어요. 왜냐하면 태어날 때부터 분단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통일에 대한 생각만 있을 뿐이지 정서적으로는 북한과 같이 살아야 한다는 것이 오히려 불편해요. 오히려 거부반응이 일어나요. 거기다가 이해관계에 있어서도 손해라는 생각도 들기 때문입니다.nbspnbspnbsp그런데 북한과 남한이 서로 협력을 하게 되면 경쟁관계에 놓이지 않고 서로 상생 효과가 발생합니다. 북한은 노동력이 아주 값싸단 얘기 들었지요? 우리나라에서는 지금 생활용품이든, 일반상품을 만들어서 이윤을 남기기가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인건비가 비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업들이 전부 다 중국으로 나갔는데, 이제는 중국도 인건비가 비싸져서 중국도 버리고 다시 방글라데시나 인도로 나가고 있습니다. 그나마 한국에 있는 공장들도 한국 노동자의 인건비가 비싸니까 공장만 한국에 있지 노동자는 다 동남아시아에서 데리고 와요. 한국 사람들은 적어도 100만 원 이상 임금을 줘야 하는데, 동남아 사람들은 50만 원에서 70만 원만 주고 일을 시킬 수가 있거든요. 이렇게 기업들이 다 외국으로 나가니까 일자리가 점점 없어지는 것이고, 또 기업들이 한국에 있다 하더라도 여러분들의 일자리 하고는 관계가 없는 겁니다. 그러니까 기업주는 노동력이 싼 곳으로 공장을 옮기든지, 값싼 노동자를 한국에 데려오든지, 이렇게 두 길로 지금 버티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한국의 젊은이들은 일자리가 점점 없어지는 거예요. 이렇게 지금 우리 경제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동안 중국으로 진출해서 유지했는데, 지금은 중국에서 다시 다른 곳으로 옮겨가고 있어요. 그렇게 하지 못하면 포기하거나요.nbsp그런데 중국보다도 더 값싼 노동력이 있습니다. 요즘 중국에서도 자국민들 노동력이 너무 비싸지니까 북한에서 노동력을 데려다 쓰고, 중국에서 북한으로 옮겨가서 가공무역을 합니다. 북한의 노동력은 우수할 뿐만 아니라 값이 싸거든요.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의 임금이 70불 정도 됩니다. 수당하고, 뭐하고, 밥 먹는 것까지 전부 합하면 한 150불 되거든요. 150불이면 우리 돈으로 17만원 정도 밖에 안 돼요. 지금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해도 그렇게 값싸게는 임금을 지불할 수가 없어요. 세계 어디를 가도 그런 노동력은 없어요. 그러니까 북한은 이렇게 값싸고 양질의 노동력을 갖고 있고, 남한은 자본과 기술을 갖고 습니다. 이 둘이 잘 결합하면 150불이 아니라 300불을 줘도 그런 노동력은 전 세계에 없어요. 우리 한민족은 일을 잘 하잖아요. 그동안 한국이 생산기지 역할을 해오다가 다시 중국이 세계의 생산기지 역할을 해왔는데, 중국도 노동력이 비싸지니까 지금은 인도가 생산기지가 되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보다 월등하게 뛰어난 기술과 자질을 갖고 있으면서 우리나라 바로 옆에 있고, 임금은 더 싼 것이 바로 북한의 노동력입니다. 거기다가 북한이 갖고 있는 지하자원은 그 양이 한국의 수십 배에 달합니다. 이렇게 남한의 자본과 기술, 북한의 자원과 노동력이 결합을 하면 인도나 중국만큼 그렇게 큰 규모는 아니지만 북한이 세계 생산기지의 일부가 될 수 있습니다. 북한도 급격하게 발전하지만 그것은 곧 한국경제의 출구가 될 수 있습니다.nbspnbsp그리고 북한에 사회 인프라를 구축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지금 우리는 북한 때문에 섬이 되어 있어서 유럽에 가려면 비행기밖에 못 타고 가잖아요. 그런데 만약 북한을 통과하는 시베리아 횡단철도가 연결된다면 물류 비용이 대폭 떨어집니다. 여러분들이 중국으로 가는 여행 경비도 대폭 싸지고요. 그러면 북한의 철도를 개선해서 연결할 때 돈이 수십조 원이 들 수 있겠지요. 그런데 그것은 10년, 20년 지나면 본전을 다 뽑을 수 있는 돈이에요. 즉 광산을 개발하든, 도로를 닦든, 철도를 놓든, 이런 일들은 전부 소비가 아니고 시간이 흐르면 다 본전을 뽑을 수 있는 투자란 말입니다. 그러니 북한에 철도를 놓는 일은 우리한테 엄청난 이익이에요. 물류혁명이 가져오는 효과의 크기는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nbspnbsp그렇기 때문에 이런 투자는 우리 돈이 있으면 우리 돈 들여서 건설하고, 우리 돈이 없으면 외자를 유치하면 됩니다. 그러면 우리에게도 출구가 열리는 겁니다. 여러분들 개개인이 운영하는 상점도 다 좋아집니다. 예를 들어 제주 감귤 장사를 한다고 합시다. 남한의 5,000만 명만 놓고 생각하면 판매량이 제한되어 있잖아요. 그러니까 과잉생산이 되어서 밭을 팔거나 농장문을 닫아야 하는 지경인데, 북한에는 감귤 농사가 안 되니까 2,000만 명의 수요가 생기게 되니 수익이 올라가지 않겠어요?nbspnbspnbsp또 건축업을 한다면 북한을 개발하기 위해서 건물을 많이 지어야 하잖아요. 그러면 철근이 들어가고 시멘트가 들어가고 무엇이든 많이 들어가야 할 것 아니에요? 그렇게 되면 일단 우리 가게의 물건이든 우리 기업의 생산품이든 많이 팔릴 수밖에 없게 되지요. 외형적으로만 계산해서 돈이 얼마든다고 말하면 ‘헉’ 이렇게 되지만, 그것은 실제로는 전부 다 생산유발 효과를 내는 투자인 것입니다.nbsp우리가 올림픽을 하나 개최할 때도 돈이 엄청나게 들어 가잖아요. 그러나 그것을 비용이라고 보지 않고 생산유발 효과가 얼마라는 식으로 투자로 계산하잖아요. 그것처럼 통일 경제는 우리에게 출구가 될 수 있는 거에요. 그러나 통일 경제는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에요. 만약 남북이 서로 상생경제를 하게 되면, 서로 죽기살기로 싸우는 안보문제도 어느 정도 진정이 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남북이 각각 국방비에 투자할 돈을 엄청나게 줄일 수 있겠지요. 지금 이걸 못하는 이유는 불신 때문입니다. 첫째, 서로 못 믿기 때문입니다. 둘째, 미국과 중국이라는 강대국 간의 경쟁 사이에 우리가 끼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 두 가지 요인 때문에 이 좋은 길을 가지 못하고, 더 나쁜 길로 가고 있는 겁니다.nbspnbsp그러니 앞으로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제가 경제를 성장시키겠습니다’라고 공약을 펼 때 만약 그 논거로 ‘남북문제를 풀어서 통일경제로 이 답을 풀겠습니다’라고 주장한다면 그건 가능성이 있는 얘기예요. 그러지 않고 그냥 ‘제가 경제를 성장시키겠습니다’라고 주장하는 건 전혀 가능성이 없는 얘기인 겁니다. 아시겠어요?”nbsp“네.”nbsp“만약 누군가가 대통령이 되어서 남북문제를 잘 풀면, 이것은 동아시아에도 희망을 주는 일이 됩니다. 제가 말하는 통일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처럼 정치 군사적으로 남북이 완전히 하나가 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통일의 핵심은 ‘통일 경제’입니다. 하나의 통합 경제를 운영하는 것을 말합니다. 자본과 노동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으면 그것이 바로 사실상의 통일인 겁니다. 정치적으로 통합하는 것은 당장은 쉽지가 않고 시간이 좀 걸립니다.nbsp그것처럼 얼마 전 총선 때 대구에서 야당이 절반 이상 당선되지는 않았지만 이번에 일어난 변화만 보더라도 이것은 사실상 정치혁명이 일어난 것과 같은 거에요. 나머지는 시간이 흘러가면서 점점 발전해 나갈 테니까요. 이런 것을 보면 새로운 시대는 바로 국민들의 힘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 젊은이들도 너무 좌절하지 마세요.nbspnbspnbsp만약에 통합경제가 되면 경제성장만 되는 게 아니라 복지의 증진도 도모할 수 있습니다. 자꾸 가진 사람 것만 빼앗아서 복지하겠다고 하면, 가진 사람이 안 내놓습니다. 물론 성장이 없을 때는 복지가 더 필요합니다. 그러나 성장 없는 복지는 사회적 저항이 엄청납니다. 사회적 갈등이 어마어마하게 생기게 됩니다. 현재의 경제 구조를 바꾸려면 구조조정을 엄청나게 해야 되는데, 만약 현대중공업에서 3,000명의 직원을 내보낸다면 시끄럽겠지요. 노동자도 어려워지고, 자본가도 그렇게 하기 어렵고, 모든 상황이 어렵습니다. 내가 부당하게 가졌든 어떻게 가졌든 가진 걸 내놓으라고 하면 사람의 심리가 안 내놓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이 남북 문제를 풀어서 성장의 길을 새로 열면서 있는 건 그대로 두고, 앞으로 만약 70이 더 성장했다면 50만 가져가고 20은 내어놓으라고 하면 그건 비교적 쉬운 일이 됩니다. 내 손에 아직 안 들어온 걸 적게 가져가라고 하면 저항이 작아진다는 겁니다.nbspnbsp이렇게 통일 경제를 통해 한 쪽으로는 성장을 풀면서 다른 쪽으로는 분배문제를 개선해야지, 그냥 분배문제만 풀겠다고 하면 사회가 너무 시끄러워져서 배가 산으로 가는 문제가 생깁니다. 그러니 통일이야말로 안보문제도 해결하고, 평화문제도 해결하고, 성장문제도 해결하고, 분배문제도 해결하는 길이 되는 겁니다.nbspnbsp또 통일은 민주주의도 발전시켜 줍니다. 우리가 민주주의를 충분히 자유롭게 구현하지 못하는 이유는 뭡니까? 남북이 대치하고 있기 때문에 자꾸만 ‘네가 그런 생각을 하면 북한한테 이롭다’ 하는 식의 우려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그런데 서독은 통일하기 전에 이미 서독 안에서 자유롭게 공산주의 활동을 허용했거든요. 그것처럼 우리도 남한 안에서 공산주의 활동을 허용한다면, 북한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요? ‘통일된 뒤에도 자기들의 정치활동이 자유롭겠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니까 지금처럼 막 죽기살기로 반대를 안 할 것 아니에요. 지금은 ‘건드리기만 해봐라’ 이렇게 나오는데 이것은 자기들이 붕괴될지도 모른다는 극도의 두려움 때문에 그런 겁니다.nbspnbsp이렇게 어떤 변화를 우리가 만들어내야 우리의 안전도 담보하고, 미래의 비전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통일로 나아가면 젊은이들의 직장도 많이 생기겠죠? 괜찮은 직장들이 급속도로 생겨 납니다. 북한에 철도 놓고, 뭐 놓고 하면, 밑에 막노동은 북한 노동자가 하겠지만 측량도 하고, 기술 지도도 하는 건 다 남한에서 해야 될 것 아니에요? 남한이 선진 기술을 갖고 있으니까요.nbspnbspnbsp그러니 젊은 사람들은 ‘통일이 되어도 우리와는 관계없다’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투표는 우리와 관계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젊은이들이 투표하러 많이 가니까 변화가 일어났잖아요. 투표가 우리의 주권을 행사하는 정당한 권리이듯이 수행 차원에서는 여러분들도 행복할 권리가 있어요. 그러듯이 통일에 있어서도 여러분에게 권리가 있는 겁니다. 그 권리를 행사해서 우리가 통일 대한민국을 만들어낸다면 외국의 어떤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에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이 된다는 발표도 나왔습니다. 그렇게까지 되지는 않더라도 우리가 북한을 생산기지화 할 수만 있게 되어도 일본을 능가하는 것이 가능할지 모릅니다. 일본은 지금 우리처럼 통일이라는 그런 출구가 없거든요.nbspnbsp지금까지는 분단이 우리에게 큰 장애였는데, 만약 통일 경제를 이룩해 낸다면 분단은 우리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고 한 단계 도약하게 해주는 큰 혜택이 될 수 있습니다.”nbspnbsp통일에 대해 이렇게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시민들은 모두들 감탄을 하며 귀를 쫑긋 세웠습니다.nbspnbsp서론이 길었습니다. 강연 주제가 ‘통일이야기’이니까 여기까지가 본론인 것이지요. 여기까지 설명을 마치고 스님은 질문지 함에 수북이 쌓인 질문지들을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질문이 많아 다 답해주지 못할 것 같아서 저 혼자 길게 이야기했어요. 그래도 질문을 더 받아볼까요?”nbspnbsp청중들이 “네” 하고 간청을 하자, 스님은 질문지를 뽑았습니다. 첫 번째 질문자는 다른 사람에게 질문할 기회를 양보하였습니다. 두 번째로 뽑힌 질문자는, 대구의 선거 결과가 전과 다르게 나와서 희망적으로 보고 있는데 정부 여당은 자신의 잘못을 아직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총선 이후 전망을 물었습니다. 세 번째 질문자는 두 돌 된 아기를 키우려 휴직 중인데, 신랑이 본인보다 심성이 더 나은 것 같아 남은 1년을 신랑이 키우게 하는 게 맞는지 질문했습니다.nbspnbsp그 중에서 오늘은 총선 이후 전망에 대해 질문한 내용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질문자는 이번 선거를 보며 무척 희망적이라는 낙관론을 제기했는데, 스님은 꼭 단정할 수는 없다며 장단점을 두루 설명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이번 여소야대 정국이 저에게는 매우 희망적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뉴스를 보면 정부 여당은 자신의 잘못을 인식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현재 상황에서 희망적이다가도 ‘아직 정신을 못 차렸나,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희망을 가져도 될까’ 싶어서 걱정스러운 마음이 있습니다.nbspnbsp남북관계에서도 개성공단이 재개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게 되고, 이번 정권 3년 동안 일어났던 문제들이 남은 2년 동안 좀 바뀌어지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게 되는데, 그런 희망을 갖는 제가 좀 순진한가 싶기도 합니다. 통일문제도 그렇고요. 스님께서는 희망적이신지 여쭤보고 싶습니다.”nbsp“좀 순진하네요. 저는 즉설을 하는 사람이니까 솔직히 말씀드리는 겁니다. 이번 총선에서 일어난 변화의 원동력은 국민이 각성을 했거나, 야당이 잘 했거나, 신당이 나와서 비전을 제시했거나 해서 일어난 일이 아닙니다. 법륜 스님이 강연을 많이 다녀서 이렇게 된 것도 아니에요. 저는 오히려 친박들의 횡포가 이런 변화의 시초가 됐다고 진단합니다.nbspnbspnbsp그렇기 때문에 정부 여당이 이번 결과를 두고 ‘어, 우리가 좀 교만했다’고 주춤할 정도까지는 되더라도 여론을 받아들여서 확 바뀔 가능성은 좀 낮다고 봅니다. 제가 보기에 대통령이나 일부 정치인들은 이번 결과를 두고 자신들이 잘못했다고 느끼기보다는 ‘진의를 국민이 못 알아주고 오해했다’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고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이 투표한 결과를 가지고 ‘국민이 어리석다’라고 말할 수는 없잖아요. 반면에 ‘아, 내가 잘못 생각했다. 국민의 뜻을 몰랐다. 앞으로는 국민의 뜻을 반영해서 의회와 의논을 해서 진행하겠다’ 이런 표현도 일절 없고요.nbspnbsp그렇기 때문에 첫째, 이것 하나는 확실합니다. 지금 잘못된 것을 시정할 가능성은 없지만 계속 잘못된 것을 밀어붙이는 힘은 좀 약해졌다는 사실입니다. 그것만 해도 피해가 많이 줄어들 거예요. 100원 손해날 걸 80원 손해보도록 만든 것만 해도 저는 위대한 승리라고 봅니다. 이익 보도록까지는 못 만들어도 이것만 해도 잘 된 거에요. 둘째, 여당 안에 친박 세력이 많아졌어요. 여당의원의 절대적인 숫자는 적어졌지만 그 안에서의 비율을 따져보자면 친박 세력이 굉장히 많아진 셈이에요. 전에는 전체의 3분의1 정도였지만 지금은 60 이상 됩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여당 안에서도 합리적인 사람들의 발언권이 좀 커질 거예요. 그러면 여당이 대권 후보를 정할 때 ‘네가 해라’ 하고 줄 세워서 지명하는 사람보다는 그 안에서 경쟁을 해서 정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어요.nbspnbsp설령 여당이 또 정권을 잡는다고 해도 여당이 이렇게 좀 좋게 변하면 상황이 지금보다는 더 나아질 겁니다. 저는 여당이 정권을 잡으면 절대로 안 된다는 생각은 안 해요.nbspnbsp야당이든 여당이든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는 국민의 뜻을 받아들이고, 민주주의를 심화시키고, 남북관계를 어느 정도 풀어나가고, 미국과도 싸우지 않고 잘 협력하되 미국의 하수인은 되지 않아야 해요. 다시 말해 미국과 협력은 잘 하되 자주적인 한미동맹을 해야지 종속적 한미동맹을 하면 안 됩니다. 일본과도 무조건 싸우는 건 안 되지만 자존심은 지켜가면서 관계를 풀어야 해요.nbspnbspnbsp예를 들어 위안부문제는 함께 협력해서 풀어나가되, 안 풀리면 이것 때문에 한일관계를 끊기보다 이 문제는 잠시 덮어두고 한일관계를 풀어가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 같은 식으로 자존심을 구겨서 돈 몇 푼 받고 푸는 건 안 돼요. 피해 할머니들의 한을 생각하면 그렇게 해서는 안 되지요. 이런 건 무효화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한일관계를 전부 백지로 돌리자는 건 아니에요. 이건 일단 덮어두고 풀고, 이 문제는 다음 정권이나 후손들에게 넘겨야 해요. 그래야 후손들이 이 문제를 계속 풀 수가 있잖아요. ‘이걸로 끝이다’ 누구도 그렇게 할 수는 없어요. 이 문제가 안 풀린다고 한일 관계를 다 단절하는 것도 안 돼요. 그건 우리에게도 손해예요. 독도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문제가 있지만 한일관계를 풀어야 해요. 그러나 그 문제를 제대로 못 풀면 유보시켜야지, 이렇게 적당하게 푸는 것은 도움이 안 됩니다.nbspnbsp마찬가지로,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밝히는 문제나 국정교과서 문제도 합리적으로 풀어가야 합니다. 국정교과서는 무조건 반대한다거나 다 폐지하라는 게 아니에요. 합리적이라는 건 이런 뜻입니다. 국정교과서가 필요하다는 사람이 우리 사회에 다수는 아니더라도 일부 있긴 했잖아요. 다수가 반대하면 이걸 강행하면 안 돼요. 그러나 이것의 필요성이 있다고 보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타협을 해야 합니다. 물론 다수의 의견을 받아들여서 국정교과서를 백지화하면 제일 좋겠지요. 그러나 국정교과서를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검인정교과서가 7개라고 할 때 국정교과서를 하나 더 만들어서 8개를 자유경쟁에 부쳐보는 거에요. 국정교과서가 좋다면 갈수록 채택률이 높아지겠죠. 국민이 선택해서 채택률이 점점 높아지면 그때 가서 이걸 하나로 만들자고 하면 사람들이 동의할 수 있습니다.nbspnbsp4대강 개발도 무조건 안 하는 게 좋다는 건 아니고, 좋다는 사람도 있었어요. 반대하는 사람이 더 많으면 무조건 자기 임기 안에 밀어붙여서 강행할 게 아니라 네 개 중 한 개만 먼저 해보는 거예요. 이게 타협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아예 하나도 하지 말자고 하거나 한꺼번에 다 하자고만 합니다. 국민이 다 내 마음 같으면 어느 한쪽으로 결정하기 좋겠지만 서로 의견이 다른 국민이 있잖아요. 그러면 ‘어느 한 개를 먼저 해보자. 괜찮으면 다음을 이어서 하고, 안 괜찮으면 그만두자.’라고 해야죠. ‘네 개 강을 다 하되 각각 일부 구간에서만 해보자’ 라고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이게 타협이라는 거예요.nbspnbsp질문자는 지금 ‘이제는 전부 개선이 될 것이고, 잘 되지 않겠냐’라고 낙관하지만 그리 될 수가 없어요. 개인도 자기의 천성을 못 고치는데 질문자는 어떻게 여러 개의 집단을 금방 고치려 들어요? 그렇게는 안 돼요. 다만 이번에 여당이 이겼으면 지금까지 문제가 많거나 잘못된 것들을 계속 강행했을 텐데 그건 어느 정도 멈췄으니까 그것만 해도 큰 성과예요.nbsp그러면 야당을 한번 생각해 봅시다. 이번에 두 번째 당이 1등을 했다는데, 그게 자기 힘으로 이긴 거예요? 아니에요. 사람들이 좋아해주고 지지해줘서 이긴 게 아니라 수도권 사람들의 경우에는 최악을 견제하려다보니 2번을 찍을 수밖에 없었던 거에요. 그래서 전국 정당 지지로는 3위인데 의석수로는 1당이 된 겁니다. 그것만 봐도 최악을 견제하려다 보니 차악이 선택된 것이지 그게 좋다고 선택한 것은 아닌 줄 알 수가 있죠.nbspnbsp신당은 참신한 것을 내서 희망을 줬기에 표를 얻었을까요? 아니에요. 여당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해서 곧바로 야당을 찍기는 좀 그래서 제3당을 찍었고, 전라도 사람들은 기존의 야당을 좀 혼내주려고 제3당을 찍은 거예요. 그래서 자기들이 생각한 것보다 표가 더 나온 거예요. 지금 이걸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몰라 하는 것 같아요.nbspnbsp그러니 ‘아, 정치에 희망이 있다’ 이런 생각을 하면 곧 실망합니다. 그러나 적어도 나쁜 정책을 펼치는 1당 독주는 견제가 됐어요. 무조건 밀고 나가거나 무조건 발목 잡는 건 이제 없어졌어요. 그 동안은 그렇게밖에 할 줄 몰랐는데 이제 새로운 판이 됐으니까 처음에는 좀 혼란스럽겠죠. 그런데 혼란이 꼭 나쁜 건 아니에요. 혼란을 겪으면서 이제 새로운 걸 또 만들어나갈 거예요.nbspnbsp국민들이 좋아서 찍은 게 아니라 어느 쪽이 더 싫은가, 그나마 덜 싫은가를 따져서 나온 게 지금의 결과이기 때문에 앞으로 1년쯤 지켜보면 아예 쫄딱 망하는 곳도 생기고 세를 확 불리는 곳도 생길 거예요. 이번 같은 경우에 이것도 저것도 싫어서 제3당을 찍은 건 제3당의 입장에서는 어부지리거든요. 아무리 하라 그래도 용기가 없어서 못 했는데 나서서 어부지리를 얻는 것도 자기 실력이에요. 어부가 바닷가에 가서 조개와 새가 싸우는 걸 구경하고 있다가 잡는 것도 어부의 재주예요. 다른 사람은 아예 바닷가에 안 갔는데 그 사람은 갔으니까 그런 걸 잡을 수 있었잖아요.nbspnbsp그런 면에서 너무 큰 기대는 걸지 마세요. 그러나 희망의 길은 열렸습니다. 다시 말해 절망은 막았다는 말이에요. 저는 그렇다고 아직 ‘야, 희망이다’ 이렇게 볼 건 아무것도 없다고 봅니다. 그러니 조금 진정하세요. 그러나 절망은 막았다, 새로운 길의 출발에 섰다, 이제 약간은 가능성이 열렸다고는 말할 수 있습니다.nbspnbsp더 가능성을 열기 위해서는 다음 대선에 또 예의주시해서 더 잘하는 쪽을 선택하면 되겠죠. 예컨대 통일문제는 국가권력의 문제잖아요. 외교, 국방, 경제, 안보의 문제니까 국회의원 선거 정도 갖고는 안 돼요. 아무리 진보적인 사람들이 다수당이 된다 해도 통일은 국가과제이기 때문에 해결이 안 돼요. 이제는 ‘대통령과 정권을 어떻게 선택하느냐’라는 진짜 중요한 과제를 우리가 안고 있습니다.nbspnbspnbsp그러나 저는 이걸 두고 미리 ‘무조건 야당이면 된다’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좀 더 나은 사람, 희망을 걸 만한 사람이 없으면 현실에서는 최소한 더 나쁘게는 안 만드는 쪽을 찍을 수밖에 없어요. 그러나 우리가 조금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한다면,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들이 보여준 변화된 모습이 여당 안에서도 야당 안에서도 ‘아, 정말 세상이 바뀌었구나’라고 느끼고 좀 더 공심이 있고 합리적인 사람이 정치의 전면에 나올 수 있는 기회를 줬다는 점입니다. 전에는 줄 서서 정치해야 하고, 앞에 나가면 얻어맞으니까 말도 못하고 뒤에 숨어 있었는데, 이제는 새로운 기회가 열렸다 싶어서 너도 나도 백가쟁명식으로 나설 거예요. 어떻게 보면 혼란스럽지만, 저는 그걸 혼란스럽다고 보지 않고 가능성이라고 봅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크게는 긍정적으로 봅니다. 그러나 질문자처럼 낙관적으로까지는 안 봐요.”nbsp“예, 스님. 개인적으로 8년여 만에 처음으로 희망을 봐서 약간 흥분한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진정하겠습니다.” nbsp“이 자리를 빌려서 말씀드립니다. 여러분들이 누구를 찍었든 그건 개인의 자유예요. 특정 정당을 찍었다고 해서 잘못 됐고, 다른 당을 찍었다고 해서 잘 됐다는 식으로 평가하면 안 돼요. 그러나 대구 시민 전체의 입장에서는 우리 정치의 골수 병폐인 지역주의를 어쨌든 이번에 조금이라도 극복했잖아요. 이건 정말 칭찬해주고 싶은 일이에요. 잘했습니다”nbspnbsp스님의 칭찬에 대구 시민들도 박수갈채로 화답했습니다. 스님의 답변을 듣고 다시 진정을 되찾겠다고 말하는 질문자를 보며 모두 웃음을 터뜨렸습니다.nbspnbsp통일이야기라 진지하고 다소 엄숙한 분위기에서 강연이 진행되었습니다. 자신의 문제를 상담하던 즉문즉설 때와는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간이 스님의 유머에 웃음이 터졌습니다. 그 중 경허 스님이 역행보살행을 한 일화가 기억에 남습니다. 나쁜 일을 하여 다른 사람에게 본을 보여주는 것이 더 어렵다는 얘기였습니다. 이번 선거에 그와 같은 역행보살행을 한 사람이 있다는 말씀에 모두 한껏 웃기도 했습니다. 누구일지는 상상에 맡기겠습니다.nbspnbsp강연을 마치면서 스님은 다시 한 번 통일이 우리의 희망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통일의 유일한 대상이면서 현실적 위협이기도 한 이 모순을 극복하는 것이 우리에게 남은 과제라고 덧붙였습니다. nbspnbspnbsp“통일 문제를 푼다면 한일관계도 풀기가 쉬워지고, 창조성의 문제도 풀기가 쉬워집니다. 통일이 된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통일이 되면 그렇게 되기가 쉽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당장 정치적으로 통합하자는 얘기도 아닙니다. 남북이 통일 지향적인 관점을 분명히 가지면 그것이 곧 통일이라는 겁니다. 이렇게 목표를 같이 인식하고 있으면 둘 사이에 갈등이 생겨도 조율을 할 수가 있습니다. 두 남녀 사이에서도 결혼이라는 목표만 분명히 갖고 있으면 갈등을 조율할 수가 있는데, 지금은 서로 결혼을 할지 말지 결론조차 안 내고 있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제가 얘기하는 통일은 “서로 결혼하자”라고 결론을 먼저 내놓고 조율할 것은 또 싸우면서 조율해 나가자는 것을 말합니다.nbspnbsp통일하자고 해서 무조건 북한이 하자고 하는대로 끌려가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하자는 대로 북한이 절대 안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미국과 친하다고 미국과 통일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요. 북한은 원수이긴 하지만 우리가 통일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대상은 북한밖에 없어요. 그러니 목표는 통일로 하되 현실에서는 우리의 최대 위협 세력이 북한이라는 점을 또한 인정해야 합니다. 현실에서는 미국이나 일본보다 북한이 더 큰 위협 세력이 맞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에는 북한과 함께 가야 합니다. 이 모순을 극복해가는 것이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이런 것을 염두에 두고 우리가 희망을 한번 가져보면 좋겠습니다.” nbspnbspnbsp대구가 바뀌면 대한민국이 바뀐다고들 하지요. 마지막으로 스님은 대구가 통일운동의 중심이 되어보면 어떻겠느냐고 당부했습니다. 모두들 스님의 당부에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냈습니다.nbspnbsp강연을 마친 후 다함께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를 함께 불렀습니다. 강연의 열기가 아직 생생하게 남아서 그런지 노래 가사가 오롯이 가슴에 새겨지는 것 같았습니다.nbspnbspnbsp로비에서는 책 사인회가 열렸습니다. 스님은 환한 웃음으로 모든 분들을 반갑게 응대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마지막으로 오늘 강연을 준비한 대구경북 지역 통일의병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통일의병들이 “의병이 통일해 버리자”라고 힘차게 구호를 외치자 스님도 활짝 웃음을 띠었습니다.nbspnbspnbsp강연장을 나온 스님은 곧바로 울산 두북으로 이동해 오늘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 내일은 평화리더십아카데미 수강생들을 위해 경주역사기행 안내를 해준 후 저녁에는 통일코리아의 비전에 대해 특강을 할 예정입니다.nbsp ※ 2016년 봄,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갑니다. 강연일정 확인하시고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오세요. 강연은 선착순 무료입장입니다. 질문자 접수는 강연장에서 받습니다.
2016.4.22 정토회 전국 모둠장 봄나들이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정토회에서 모둠장 소임을 맡고 있거나 자원활동을 하고 있는 봉사자 190여 명과 함께 대야산 용추계곡으로 봄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nbspnbsp새벽부터 전국에서 출발한 자원활동가들은 9시 30분에 대야산 용추계곡 주차장에 모두 집결했습니다. 출발하기 전 입재식에서 스님은 “아침 일찍 먼 길 오느라 고생하셨어요. 그리고 그동안 활동하느라 수고하셨어요. 감사드립니다.”라고 인사를 건넨 후 “오늘은 정해진 길이 아닌 정해지지 않은 길로 산책을 할 예정”이라고 하면서 앞장 서서 산길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nbspnbsp▲ 입재식nbsp입재식이 끝난 후 10시부터 용추 계곡 주차장을 가로 질러 용추폭포 쪽으로 산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초입부터 좁은 산길이라 한 줄로 길게 늘어선 대열은 스님의 설명을 수신기로 들으면서 계곡을 따라 걸었습니다. 널찍한 바위와 높은 키의 나무들, 계곡을 따라 흐르는 힘찬 물소리는 봄소풍 나온 우리들을 반겨주는 듯 하였습니다.nbspnbsp용추폭포는 문경시가 지정한 문경팔경 중 하나입니다. 3단으로 흘러내리는데 제일 상단은 거대한 암반이 수천 년 동안 물에 닳아서 원통형의 홈이 파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그 홈을 타고 맑은 계류가 엿가락처럼 꼬아 돌며 아래로 떨어집니다. 중단은 상단보다 넓은 소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마치 잘 다듬어놓은 천연의 목욕통을 연상시킵니다. 하단은 중단에서부터 완만한 경사를 이루며 3m가량 암반을 타고 물이 흐르다가 얕고 넓은 소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용은 물을 상징하는 신령스런 동물이라 날이 가물 때는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내기도 했다고 합니다.nbsp상단에 이르니 계단 모양으로 된 용추폭포 물줄기가 시원하고 우렁찼습니다. 스님은 “여기는 옛날 전설에 명주실 끝에 돌을 달아 떨어뜨리면 명주실 한 타래가 다 들어가는 깊이에요”라며 이곳이 얼마나 깊은지 비유를 들어 주었습니다.nbsp특히 스님은 “용추계곡의 넓직한 바위는 천연 미끄럼틀”이라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정말로 미끄럼틀처럼 넓직한 바위를 보니 맨몸이어도 좋고, 튜브를 타고 내려와도 짜릿한 슬라이딩을 경험할 수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nbspnbsp▲ 용추계곡nbsp30분쯤 올라 갔을 쯤 스님은 분홍색 연달래를 발견했습니다. “저는 색이 진한 진달래보다 연달래가 더 좋아요”라는 말씀부터 시작해서 봄꽃과 자연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nbspnbsp▲ 연달래nbsp계곡의 중반쯤에서는 물이 불어난 탓에 계곡을 건너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러자 스님은 법복 상의를 벗고선 손수 돌다리를 놓아 주며 대중들이 쉽게 건널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대중들은 스님이 놓아준 돌다리를 밟고 사뿐히 계곡을 건넜습니다.nbspnbsp▲ 대중들을 위해 돌다리를 놓고 있는 스님nbsp스님은 틈틈이 “경치 좋지요?”라며 연달아 감탄사를 연발했습니다. 넓은 길이 나왔을 때는 뒤따라오는 모둠장 중 한 명에게 노래도 시키기도 했습니다. 경산 정토법당 총무 소임을 맡고 있는 장선옥님의 ‘아리랑 고개’ 노랫 소리는 시원한 물소리 만큼이나 가슴을 시원하게 해 주었습니다.nbspnbsp즐겁게 산행을 하다보니 12시가 다 되어 선유동 산장에 도착했습니다. 모두 자리를 잡고 앉아 집에서 준비해 온 도시락을 펼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난 후 선유동 산장 뒷마당에서 즉문즉설 시간을 가졌습니다.nbsp즉문즉설을 시작하기에 앞서 몇 분이 앞에 나와 함께 박수치며 여흥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통일활동을 담당하는 이숙영님의 힘찬 통일 노래에 모두 박수를 치며 환호를 했습니다.nbsp스님은 “봄볕이 참 좋지요”라는 인사 말씀과 함께 법문을 시작했습니다. 모둠장들과 자원활동가들은 그동안 봉사 활동을 해오면서 겪는 여러 가지 어려움에 대해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스님은 다양한 고민에 대해 속시원한 답변을 들려주어 대중들을 기쁘게 해주었습니다.nbspnbsp▲ 즉문즉설 시간nbsp오늘은 그 중에서 스님의 법문을 주위에 전할 때 상대의 눈치를 자꾸 보게 된다며 어떤 마음으로 이 법문을 전해야 하는지 물었던 활동가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불교에서는 법문을 주위에 전하는 일을 ‘전법’이라고 표현하는데요. 스님은 전법을 하는 마음 자세에 대해 아주 재미있고 속시원하게 설명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저는 전법팀 소임을 맡고 있습니다. 전법팀에서는 천일결사 입재식, 모둠 관리, 즉문즉설 강연을 주된 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모둠 관리를 열심히 하려고 하면 그것은 자원활동팀 업무니까 신경쓰지 말라고 하고, 강연 준비를 열심히 하려고 하면 그것은 일회성 행사이니까 전법팀답게 전법을 제대로 하라고 합니다. 그러나 업무 특성상 상시적으로 진행되는 전법이라고 할 만한 것이 별로 없거든요. 저희 전법팀의 정체성이 굉장히 혼란스러워서 질문드립니다.nbsp그리고 소임을 맡은 지 1년이 조금 넘었는데, 다른 업무는 괜찮지만 주변 지인들에게 법회나 불교대학을 안내할 때 부담스러워서 고민입니다. 스님의 법문을 주위에 전하고자 하는 마음은 있으나 상대의 반응이 어떨지, 혹시 그 사람에게 내가 피하고 싶은 사람이 되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됩니다. 가볍게 전법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까요?”nbsp“우리가 상대의 마음을 다 읽을 수 있는 수준이 된다면 좋겠죠. 부처님의 다섯 가지 신통력 중 ‘타심통’이 상대방의 마음을 미리 헤아릴 수 있는 힘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여기 있는 우리는 누구도 그런 능력이 없어요. 수십 년을 같이 산 배우자 마음도 헤아리지 못하고, 자기가 낳아 키운 아이의 마음도 헤아리지 못하는 세상에서 사람의 마음을 미리 헤아린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요.nbspnbsp그것처럼 우리가 전법을 할 때는 상대가 이 법을 원하는지 원하지 않는지 모르죠. 원하는데 내가 전하지 않으면 그 사람과 인연을 지어주지 못하는 것이 되고, 원하지 않는데 억지로 법을 전하려고 하면 그 사람은 싫어하는 마음을 자꾸 내겠죠. 그걸 미리 알 수 있으면 좋겠지만 미리 알 수 없다면 일단 찔러는 봐야 될 것 아니에요? 그래서 그냥 찔러보는 거예요.nbspnbspnbsp일부 종교인들처럼 아니라고 하는데도 계속 달라붙어서 남을 귀찮게 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찔러보지도 않고 내버려두는 것은 전법의 정신이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전화를 걸었는데 상대가 반응이 좋으면, 나도 물론 기분이 좋겠죠. 그런데 내 기분 좋자고 전법하는 건 아니잖아요. 전화를 받은 아홉 명이 거절하고 한 명이 호응을 한다면 우리는 열 번 전화해서 한 명을 찾아낸 거잖습니까. 그러면 백 번 전화하면 열 명을 찾는 셈이 되는 거잖아요. 그런 자세를 가져야 해요.nbspnbsp예를 들어 길거리에서 팜플렛을 나눠준다면, ‘열 명 중 한 명 정도만 이걸 받는다’라고 처음부터 알고 가야 해요. 또 팜플렛을 받아주는 사람 중에서도 관심을 보이는 사람은 열 명 중 한 명 꼴이에요. 아홉 명은 받은 전단지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한 명이 집에 가져가는 겁니다. 그렇게 전단지를 집에 가져간 사람 열 명 중 한 명이 전화를 해요. 이렇게 생각해보면 전단지 천 장을 뿌려야 한 명이 오는 셈입니다. 그러니 오늘 전단지를 나눠줬는데 열 명 중 여덟 명이 안 받았다면 그래도 두 명이나 받아갔으니 고맙게 여겨야 합니다. 전단지를 받아도 읽지 않고 바로 쓰레기통에 버리는 사람이 태반인데 두 명이 내용까지 읽었다면 큰 성공인 겁니다. 또 내용을 읽은 열 명 중 한 명이 연락해 와도 다행인데 그 중 두 명이 연락해 왔다면 그건 대성공인 거예요.nbspnbsp이처럼 확률을 잘 계산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정토불교대학 전단지 천 장을 뿌려야 신청자가 한 명 온다고 해 봅시다. 그러면 ‘서른 명을 모집하기 위해서는 삼만 장을 인쇄해서 뿌려야겠다’ 이렇게 계산하고 나눠주면 힘들지 않아요. 그런데 여러분은 열 장을 나눠주면 열 명이 오고, 백 장을 나눠주면 백 명이 오리라고 생각하니까 힘든 거예요. ‘욕심으로 한다’, ‘어리석다’, 혹은 ‘너무 쉽게 생각한다’ 이렇게 말할 수 있어요. 내가 원하는 대로 안 되기 때문에 힘이 드는 겁니다. 그러니 질문자가 전화를 할 때는 거절당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고 전화해야 해요.nbspnbsp늘 홍보물을 가지고 와서 문 두들기고 귀찮게 하는 종교인들 아시죠? 그런데 그 사람들을 자세히 보면 절대로 귀찮게 하는 게 아니에요. 진실로 권유할 뿐 해꼬지하는 것도 아니에요. 문 두드린다고 열어주는 집은 열 집에 한 집이 안 될 거예요. 열 집을 두드리면 사람 있는 집이 한 집이 안 되고, 사람 있는 집 열 집 중에 문 열어주는 집이 한 집 안 되고, 그 문 열어준 집 열 집 중에 이야기를 들어주는 집이 한 집이 안 됩니다. 그런데도 그 사람들은 꾸준히 하는 거예요. 예를 들어 신문배달 하듯 하루에 100집을 간다고 하면 상대가 문을 열어주든 안 열어주든, 사람이 있든 없든 그 사람들은 신경 안 써요. 제가 보기에는 우리보다 그 사람들이 훨씬 수행자답습니다. 예컨대 한 달에 천 집을 다닌다고 계획해서 실천한다면 한 달에 한 명을 전교하는 셈이에요. 그러면 1년에 12명이에요. 1년 동안 12배로 늘어나는 셈입니다.nbspnbsp겉으로 잘 드러나 보이지는 않지만 그 한 명은 불교신자 천 명보다 믿음이 강합니다. 그런 사람이 십만 명이라고 하면 엄청난 위력이에요. 그 사람들은 몇 십 년을 꾸준히 그렇게 전교해온 거예요. 스님이 강연할 때 이렇게 구름떼처럼 많은 사람이 모이는 건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그 사람들은 그냥 평소에 꾸준히 하는 거예요. 우리가 볼 때는 ‘도대체 어떤 사람이 저기에 갈까’ 싶지만 실제로 보면 착실히 수가 늘어납니다. 꾸준히 계속 하니까 그 수가 수십만이 되죠.nbspnbsp이 사람들은 굉장히 편향되어 있기도 하고 소위 세뇌됐다고 할 정도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그 믿음이 아주 견고해요. 그래서 죽인다고 협박해도 자기 믿음을 바꾸지 않고 꾸준히 전교를 해나갑니다. 그래서 정부에서 탄압하거나 사회에서 비난해도 버티는 거예요. 그런데 우리 불교 신자들은 비록 천만 명이라 해도 힘이 없어요. 그냥 자기 복빌러 여기 갔다가 저기 갔다가 하기 때문이에요. 스님이고 신도고 할 것 없이 정치적으로 조금 손해나겠다 싶으면 다 그만두고, 정치적으로 좀 이익 되겠다 싶으면 거기에만 다 가서 붙어 있어요. 사회를 변화시키거나, 사회 변화까지는 못 시키더라도 자기라도 지키는 수준이 되어야 할 텐데 그러지 못하고 그저 세상의 흐름에 휩쓸려 다닙니다.nbspnbsp질문자는 지금 너무 쉽게 생각하기 때문에 오히려 부담을 느끼는 거예요. 정토회에 와 주는 사람 한 명 한 명을 굉장히 귀하게 여겨줘야 합니다. 그냥 일이 있을 때마다 대중을 모아서 대충 쓰고, 떨어져 나가면 떨어져 나가는 대로 내버려두니까 잘 안 되는 거예요. 전화를 해서 ‘법회 오세요’라고 권할 때 열 명 중 다섯 명만 거절해도 성질나죠? 앞으로는 ‘열 명 중 한 명만 전화 받아줘도 고맙다’라고 목표를 정해 보세요.nbspnbsp사람을 소중하게 여겨야 해요. 전화해서 그 사람이 호응을 할지 안 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 일단은 전화를 걸어봐야 해요. 전화할 때는 전화하는 번호에 표시를 해두세요. 우선 강력하게 거부하는 사람이 있겠죠. ‘전화하지 마라 나는 정토회 탈퇴했는데 왜 전화하냐’ 이렇게 성질내는 사람은 X표를 해두고 다음 전화를 1년 후에 해요. 거부한다고 아예 전화를 안 하는 게 아니에요. 1년 후에 사람이 바뀔 가능성도 있잖아요. 그러니까 1년 후에 하는 거예요.nbspnbspnbsp좀 싫어하는 사람은 6개월 후에 하고, 귀찮아하는 사람에게는 1달 후에 하고, 전화를 안 받으면 1주일 뒤에 다시 해보는 거예요. 이렇게 분류를 해보면 부정적인 사람이 있고, 긍정도 부정도 아닌 사람이 있고, 긍정적이지만 전화를 잘 못 받는 사람이 있어요. ‘아이고, 요새 바빠서 못 갔다’라고 대답하면 어떻게 대응하고, ‘깜빡 잊어버렸다’라고 대답하는 사람은 어떻게 대응한다는 걸 생각해두세요. 이런 식으로 전화 받아주는 열 명 중 긍정적인 한 두 명을 먼저 확보해두고, 중립적인 사람에게는 꾸준히 전화를 더 걸고, 부정적인 사람은 모아서 1년 뒤에 전화한다고 날짜를 표시해 두는 겁니다.nbspnbsp성질내는 사람에게 오늘, 내일, 모레 연달아 세 번 전화하면 폭발하겠죠. 그러나 아무리 성질내는 사람이라 해도 1년 후에 전화하면 또 성질은 낼지언정 그렇게 폭발하진 않아요. 그렇게 1년마다 한 번씩 전화해서 3년 동안 3번 권해봤지만 이 사람은 계속 부정적이라면 명단에서 지우는 겁니다. 이런 식으로 해야 해요. 조금 거부한다고 버리면 안 돼요. 사람 마음이라는 건 늘 바뀌니까요. 정토회에 대해서 어떤 이미지가 박혀서 기분 나쁘게 생각했는데, 어쩌다 언론보도 같은 걸 보고 이미지가 바뀔 수도 있고요. 그러니 부정적이라고 무조건 빼면 안 되고, 그런 경우에는 간격을 조금 두었다가 다시 연락을 취해 봐야죠. 이렇게 전법을 하면 돼요.nbspnbsp질문자는 그나마 정토회 일을 하고 있으니까 다행이지, 사업이나 영업을 그렇게 했으면 망하기 십상이에요.nbspnbsp장사를 해도 그렇게 체계적으로 고객을 찾아내야 해요. 너무 귀찮게 하면 거부 반응이 생기니까 그런 경우에는 템포를 조금 늦춰야 해요. 조금만 관심가져 주면 오지만 관심을 안 가져주면 안 나오는 소극적인 유형은 관심을 자꾸 가져줘서 당겨줘야 해요. 적극적인데도 잊어버렸거나 다른 일이 생겨서 못 나오는 사람은 확인을 한 번 더 해주고요. 이렇게 사람들에게 인연을 맺어줘야 해요. 장사로 말하면 고객관리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고객관리가 목적이 아니잖아요. 이 좋은 법을 그 사람이 모르고 놓칠 수 있으니까 어느 정도 자기가 자발적으로 할 수 있을 때까지는 옆에서 도와줘야 합니다. 아이가 자립할 때까지는 부모가 도와주듯이 우리도 인연을 맺어서 일정하게 수행을 관리를 해줘야 그 사람이 수행자로 정착할 수 있어요.nbspnbsp여러분도 정토회에 오게 된 과정을 생각해 보세요. 처음에 어떤 인연이 닿아서 오게 됐듯이, 첫째, 그 인연을 맺어주는 게 중요합니다. 둘째, 오긴 왔는데 중간에 마음이 좀 안 내킬 때가 있잖아요. 사람들이 별로 관심을 안 가져주니까 혼자서는 쑥스러워서 안 나오는 경우도 있어요. 그 때 조금만 누가 관심을 가져주면 나오게 됩니다. 그런 과정을 생각해서 전법을 하면 좋겠어요. 전법팀에서 할 일이 없다니 그게 무슨 소리예요?nbspnbspnbsp정토불교대학 입학생 모집도 그렇습니다. 입학식이 있는 봄과 가을에만 모으지 말고 365일 꾸준히 모아야 해요. 지금부터 계속 불교대학 문의를 받아서 ‘입학은 언제입니다. 그 전에 법회에 나오세요. 그 전에는 스님 책을 읽어보세요’ 이렇게 안내하고 관리하다가 입학식 날짜가 가까워지면 다시 안내해주고요. 불교대학 입학 공고 내기 전에 절반을 이렇게 모아놓고 나머지 절반을 또 모아야 할 텐데, 여러분들은 내내 내버려뒀다가 불교대학 입학 한 달 전에 급하게 난리를 피우고 SNS 홍보를 하라는 둥 독촉을 해댑니다. 그런 난리가 어쩌다가 한번 정도가 아니라 연례행사예요.nbspnbsp학생들이 시험 치는 것과 똑같아요. 월말고사를 치고 후회가 되었다면 시험 끝난 다음날부터 공부를 해야 할 텐데, 시험 치기 전에는 ‘내가 이번 시험만 끝나면 열심히 공부한다’ 다짐해놓고 시험만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놀다가 또 시험 일주일 전부터 밤샘 한다 뭐 한다 난리를 피워요. 그게 한두 번이 아니라 계속 반복돼요. 반복되는 걸 윤회라 그래요. 이건 어리석은 중생입니다. 저녁에 술 마시고, 아침에서 후회하고, 저녁 되면 또 마시고, 다음날 또 후회하는 거예요. 한두 번은 실수라고 할 수 있지만 한두 번 해보고 ‘아, 이건 아니다’ 싶으면 딱 대책을 세워서 대응을 해나가야죠. 전법팀이 할 일이 얼마나 많은지 몰라요. 나중에 저한테 물어보면 평생 해도 남을 일을 알려드릴게요.nbspnbsp다른 팀에서 일을 달라면 다 줘버리세요. 일은 무궁무진하게 많아요. 그걸 두고 ‘다른 팀에 업무를 다 줘버리면 우리는 할 게 뭐 있냐’라고 하는 것은 전법이 얼마나 소중한지, 어떤 게 전법인지 몰라서 그래요. 사회활동팀이 좋아보이면 부서를 바꾸든지요.nbspnbsp정토회는 전법이 중심이어야 해요. 전법이 중심이고, 그걸 기초로 해서 사회활동이 있는 거예요. 그런데 아무래도 바깥으로 드러나는 건 사회활동이다 보니까 기초가 되는 전법보다는 사회활동이 정토회의 중심인 양 느껴지는 거예요. 얼굴이 우리 몸의 전부가 아니잖아요. 정작 얼굴은 없어도 사는 데 별 지장이 없어요. 그러나 다른 부위는 다 옷 아래 숨겨져 있고 얼굴만 드러나 있으니까 잘생겼다느니 못생겼다느니 난리잖아요. 다들 그것만 보고 결혼해서 지금 이 고생들인 거예요.nbspnbsp얼굴이 아닌 다른 부분을 보면 괜찮은 사람인 줄 금방 알 수 있는데, 밥 먹여주는 것도 아닌 얼굴을 따지느라 자꾸 착각이 생기는 거예요. 관상이 어떻더라, 키가 작더라 하면서 사람 됨됨이나 능력은 안 보잖아요.nbspnbsp질문자는 전법팀의 정체성이 불분명하다고 했지만 저는 지금 정체성이 분명하다고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전법팀의 업무 중 제일 중요한 것은 첫째, 사람들이 스님의 법문을 들을 수 있게 수요법회에 오도록 홍보를 해가는 거예요. 둘째는 불교대학을 다니도록 하는 것이고, 불교대학을 다닌 사람은 경전반에 다니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깨달음의 장에 가도록 하는 것, 천일결사에 입재하도록 하는 것, 책을 사보도록 하는 것, 유튜브 동영상을 보도록 하는 것도 다 전법이에요. 다른 팀 업무라고 하면 다 빼서 나눠주세요. 예를 들어 전법의 가짓수가 10개쯤 되는데 그 중 5개가 다른 팀이 이미 하고 있는 일이라면 5개의 업무는 다 나눠주고 남는 업무는 다 전법팀 업무인 거예요. 남는 업무가 얼마 안 된다는 건 사실이 아니에요. 전법팀이 해야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요. 늘 행사 때만 반짝 하려고 하니까 불교대학 모집 같은 것도 어려운 거예요. 일상적으로 전법을 해야죠.nbspnbsp그런데 여러분들은 이 좋은 법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 안 들어요? 깨달음의 장에 다녀오면 ‘아이고, 누구도 깨달음의 장에 보내봐야지’ 이런 마음이 들어요 안 들어요?”nbsp“들어요.”nbsp“그런 것처럼 불교대학을 졸업하고 나면 ‘불교대학을 다른 사람들한테도 소개시켜 주고 싶다’, 스님 즉문즉설을 들으면 ‘아이고, 우리 누구도 저 즉문즉설을 들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들잖아요. ‘아, 이 좋은 법을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라는 마음 말이에요. 우선 주변의 아는 지인들이 알았으면 좋겠고, 지인이 아니라도 길 가는 사람들이 이걸 많이들 알았으면 좋겠다 싶으면 이걸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요.nbspnbsp그런데 여러분들이 이것을 꺼리는 것은 자꾸 남의 눈치를 보기 때문이에요. 우리가 무슨 세력을 늘리거나 돈을 벌려고 이걸 하는 게 아니잖아요. 사람들을 위해서 좋은 길을 안내하는 건데 꺼릴 이유가 뭐 있어요? 상대가 불법을 모르니까 거부할 수는 있어요. 그러니 거부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해야 해요. 그런데 여러분은 거부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커요. 그러면 전법을 못 해요.nbsp미국의 모르몬교를 보세요. 기독교 국가인 미국 안에서도 이단으로 취급받아 처지가 어려운데도 꿋꿋이 미국 안에 자리를 잡고, 모르몬교가 뭔지도 모르는 한국 같은 곳까지 와서 전교하잖아요. 미국 사람들이 둘씩 짝지어서 넥타이 매고 양복 입고 서투른 한국말 하면서 집집마다 찾아다녀요. 우리보다 100배는 더 효율이 떨어져요. 그런데도 꾸준히 해서 그 사람들이 지역마다 자리 잡은 걸 보세요. 이런 종교들은 교리가 뛰어난 것도 아니고 환경이 좋은 것도 아니었어요. 오직 꾸준히 했기 때문에 성장할 수 있었어요. 남이 보면 턱도 없을 것 같지만, 꾸준히 하면 같은 성향이거나 거기에 감동하는 사람이 생겨요.nbspnbsp그러니 여러분도 법당을 내든, 집에서 법회를 열든, 이런 정도의 마음 자세가 되어야 합니다. 자기 혼자서라도 꾸준히 동영상 틀어놓고 법문을 듣는 겁니다. 그런데 옆에 누가 오면 ‘아, 내가 마침 보고 있으니까 같이 듣자’라고 권해서 같이 들으면 됩니다. 처음 개척할 때부터 총무니 부총무니 직함을 붙여가며 부담스럽고 힘들게 할 필요가 없어요. 나는 이 법이 너무 좋아서 나 혼자라도 듣고 싶으니까 요일을 정해놓고 듣는 거예요. 그러다 친구나 주변 사람을 만나면 권해 보고요. 내가 어차피 듣는데 다른 사람 하나 더 온다고 뭐가 문제겠어요? 차 한 잔 더 끓여주면 되죠.nbspnbsp‘내가 좋아서 어차피 하는데 한두 명 더 붙는다.’ 이런 마음으로 해야 하는데 여러분들은 자기는 안 하면서 늘 사람만 긁어모으려고만 해요. 오라고 다 연락해놨는데 막상 아무도 안 오고 자기밖에 없다면 법문 영상도 안 틀고, 사람이 안 온다며 문까지 닫아버려요. 그게 잘못됐다는 거예요.nbspnbsp내가 좋아서 내가 보는 게 기본이고, 어차피 내가 하니까 이왕이면 같이 와서 보고 같이 나누자고 권하는 거예요. 어차피 내가 하는데 다른 사람이 한 명 더 와서 본다고 부담될 이유가 없잖아요. 그렇게 해서 남이 오면 좋은 일이고, 안 와도 아무 문제가 없어요. 어차피 나는 볼 거니까요.nbspnbsp이런 자세로 하면 되는데 여러분들은 이걸 자꾸 ‘일’로 만들어요. 이왕 하는 것이니 열 명, 스무 명이 와야 한다고 생각하고, 안 오면 실패했다고 생각해요. 안 오면 나 혼자 하면 돼요. 그러면 별로 힘이 안 들어요. 그러면 또 ‘스님은 안 해봐서 몰라요’ 하겠죠. 저도 다 해봤어요. nbspnbsp답사를 할 때도 ‘이건 답사다. 저기까지 올라가야지. 저기까지 내려가야지. 갔던 곳 또 가야 하네’ 이렇게 생각하면 일거리가 되지만 운동삼아 하면 괜찮아요. 요즘 봄날이 좋으니 일부러 산꼭대기까지 등산 다니는 사람들도 많잖아요. 그러니 어차피 운동 삼아 하고, 한 번 더 갔다 오라 해도 운동은 더 하면 좋은 거니까 기분 좋게 갔다 오고, 마음을 이렇게 내야 해요. 농사일도, 봉사도 마찬가지에요. 이렇게 좋은 날 시골에 가서 밭일을 운동삼아 한다고 생각하면 괜찮은데 그걸 자꾸 봉사로 생각하고 점수로 계산하려 드니까 ‘바쁜데 가야 한다’라고 부담스럽게 여기게 되잖아요.nbspnbsp일을 놀이삼아 해야 해요. 놀이화 한다고 해서 대강 하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놀자고 하면 다들 열심히 놀잖아요. 디스코텍에 가보면 죽기 살기로 뜁니다. 일이 아니라 놀이로 하면 집중력도 높아지고, 기분도 좋아지고, 몸이 좀 피곤해도 금방 회복돼요. 저도 즉문즉설이며 이런 활동들을 모두 놀이삼아 하니까 하지, 일로 생각했다면 벌써 과로사했어요.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고, 놀이삼아 하는 거예요.”nbsp“감사합니다. 큰 힘이 되었습니다.”nbspnbsp스님의 답변을 듣고 나니 힘이 불쑥불쑥 다시 생겨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스님이 “속이 시원해요?”라고 묻자 모두 큰 목소리로 “네” 하고 대답했습니다. 이어서 “저를 따라 산책하며 재미있게 걷겠습니다.”라고 하자 대중들도 가뿐히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산을 내려오기 시작했습니다.nbspnbsp스님은 “이곳 선유동계곡은 상류 용추계곡으로 이어지고 고개를 넘으면 충청북도의 화양동계곡과 선유동계곡으로 연결이 되어 있다”고 설명해주었습니다.nbspnbsp중간에 벚꽃잎이 가득 내려 앉아 바위를 뒤덮은 곳이 나타나자 스님은 “아따, 좋다 꽃잎을 고이 즈려밟고 오소서”라며 시구절을 읊어주기도 해 대중들 모두 “너무 이뻐요” 하며 즐거워 했습니다.nbsp굽이굽이 흐르는 계곡물을 따라 제6곡 탁정대를 지나고 제3곡 관란암을 지났습니다. 진달래와 개나리를 예쁘게 심어 놓은 모습이 너무나 예뻤습니다.nbspnbsp선유동촌 구름다리 위에서 내려다 보는 용추계곡은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오래된 고목이 떡 하니 지키고 있는 제2곡 영사석에서는 10분 간의 자유시간을 가졌습니다. 자유시간 동안 너른 바위 위에서 지부별로 스님과 함께 기념사진도 찍었습니다. 활짝 웃는 모습이 참 편안해 보입니다.nbspnbspnbsp자유시간 동안 계곡에 발을 담그는 사람, 삼삼오오 계곡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 바위에 누워 햇살을 느껴보는 사람 등 모두들 오랜만에 봄을 만끽해 봅니다.nbspnbsp▲ 지역별 기념 사진 촬영nbsp큰 나무들이 병풍처럼 둘러 쌓인 경치가 나타나자 스님은 “정토수련원 근방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는지 몰랐죠? 정토수련원이 있는 곳은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에요”라며 웃음을 보였습니다. 대중들은 “네” 하고 같이 웃음을 터뜨렸습니다.nbsp오던 길을 되돌아 대야교를 지나 고선사에서 활짝 핀 왕벚꽃을 뒤로 한 채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보며 스님은 “매일 아침마다 108배를 안 하나봐? 힘들어하는 걸 보니...” 라며 농담을 하기도 했습니다.nbspnbsp주차장에서 후미의 사람들을 기다리는 동안 어떤 대중이 “스님께서 어릴 때 잃어버린 걸 찾아왔다”며 구슬을 스님에게 건넸습니다. 그러자 스님이 “잃어버린 건 한 단지인데, 하나만 찾아왔네” 라고 대답해 또한번 한바탕 웃을 수 있었습니다.nbspnbsp용추계곡 주차장에서 오늘 봄나들이를 마무리하는 회향식을 가졌습니다. 스님은 마지막으로 수고한 봉사자들에게 다시 한번 격려 말씀을 해주면서 기운을 북돋워 주었습니다.nbspnbsp“스님을 좋아하면 과로사 한다는데, 모두 다 공감해요? 제가 좀 심하게 노는가 봐요.nbspnbsp▲ 회향식nbsp지난 봄에 수고들 많이 하셨습니다. 격려를 보냅니다. 이제 5월에는 초파일 행사 잘 준비해 주시고요. 초파일 때는 늘 손님 대접하느라 바쁘기만 한데, 그러지 말고 올해는 활동가들끼리 친목도 도모를 할 수 있도록 너무 행사 위주로만 하지 말았으면 해요. 여름에는 명상수련과 동북아 역사대장정이 있고, 하반기에는 해외 순회 강연이 있어요. 지금 남북 관계가 많이 안 좋은데, 남북 관계를 잘 풀어서 국제 관계도 좋게 하고, 우리 후손들에게는 통일 대한민국을 물려줄 수 있으면 정말 좋겠죠? 그러려면 첫째, 개인 수행을 잘해야 합니다. 둘째, 그렇게 수행한 힘으로 정토 세상을 만들어가는 정토행자가 했으면 좋겠습니다.”nbspnbsp회향식을 모두 끝내고 스님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악수를 건네며 격려를 해주었습니다. 전국에서 모인 모둠장들과 자원활동가들은 오늘 스님으로부터 듬뿍 기운을 받고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nbspnbsp몇몇 대중들에게 오늘 봄나들이 소감을 물어보았습니다. 다들 이구동성으로 “매일 같이 법을 설해주는 것도 너무나 감사한데 봉사자들도 세심히 챙겨주는 스님의 따뜻한 마음에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스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nbspnbsp모둠장과 활동가들의 봄나들이를 모두 마치고 스님은 곧바로 대구로 향했습니다. 대구 수성대학교 성요섭관 대강당에서는 저녁 7시부터 ‘통일이야기’를 주제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 다음 이야기에 계속 이어집니다...nbsp ※ 2016년 봄,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갑니다. 강연일정 확인하시고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오세요. 강연은 선착순 무료입장입니다. 질문자 접수는 강연장에서 받습니다.
2016.4.21 (저녁) 여수 즉문즉설 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전에 해운대에서 열린 즉문즉설 강연에 이어서 저녁 7시부터는 한반도 남쪽의 아름다운 도시 여수에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nbspnbsp어제 밤부터 봄비가 많이 내려서 강연을 준비한 여수정토법당 봉사자들은 걱정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다행히 오후가 되자 비가 뚝 그쳤습니다.nbspnbsp오늘 강연이 열린 곳은 여수 시민회관입니다. 960석을 가진 대강당입니다. 좌석을 가득 메우기 위해 여수정토법당 자원활동가들은 한 달 전부터 홍보활동을 열심히 했다고 합니다. 더군다나 오늘은 인근 지역인 순천 정토법당과 광양 정토법당에서도 강연을 도와주러 많은 봉사자들이 함께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소개 영상이 끝나고 스님이 무대 위에 오르자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오늘도 스님은 봄날씨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습니다.nbspnbspnbsp“날씨 좋죠? 긴 겨울이 지나고 춥지도 덥지도 않는 봄날이 왔습니다. 이런 날씨를 비유로 들어서 우리들의 마음을 표현할 때가 많죠. 우리가 괴로워할 때는 한 겨울이라고 표현하고, 그 괴로움을 극복하고 편안함이 찾아오면 봄날 같다고 그러잖아요. 이렇게 바깥에는 봄이 왔는데 여러분들의 마음에도 봄이 왔습니까?”nbsp“네.”nbspnbspnbsp“그렇다면 다행입니다. 그런데 오늘 질문하실 분들은 봄이 왔으되 아직 마음의 봄은 오지 않은 사람들이지 않을까 싶어요. 저와 대화를 하면서 따뜻한 봄날을 맞이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nbsp이렇게 여는 이야기를 한 후 곧바로 질문을 받았습니다. 서두가 길어지면 질문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다며 거두절미하고 곧바로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nbspnbsp오늘도 역시 제비뽑기 방식으로 질문자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강연이 진행되었는데, 많은 분들이 질문지를 제출하였지만 시간 관계상 9명이 질문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nbspnbsp오늘은 그 중에서 무슨 일이든 너무 열심히 해서 금방 지치고 자꾸 일을 그만두게 되는 젊은 남성 분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어떻게 인생을 살아야 하는지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nbspnbspnbsp“일을 한 번 시작하면 최소한 3년은 해보라는 말씀을 자주 하셨는데, 왜 3년이라고 말씀하시는지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저는 평범한 집에서 태어나서 열심히 공부해서 명문대에 입학했고, 열심히 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는지 대학에 가서도 열심히 하니까 조기졸업도 하고, 졸업과 동시에 7급 공무원에도 합격했습니다. 학교에서는 열심히 공부하면 우등생이 되는데, 사회에서는 일을 열심히 하니까 힘들어서 일을 그만두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7급 공무원도 그만두게 되었어요.”nbsp“7급 공무원을 그만두었다고 얘기하지 말고, 업무를 열심히 해서 7급 공무원을 조기에 졸업했다고 생각하면 어떨까요?” nbsp nbspnbsp“네. 진짜 정년 퇴임하는 기분으로 공무원 생활을 마쳤어요. 그리고 나이 서른을 앞두고 다시 수능시험을 봐서 교육대학에 입학했습니다. 공무원을 그만둔 이유가 조직생활이 힘들었기 때문인데 막상 교사가 되어보니 여기도 조직생활이라 또 힘들어서 작년에 사직서를 냈습니다. 교장선생님이 미안하다고 사과를 해서 일단 사직서를 접긴 했는데, 아이들을 가르치다보니 이미 습관이 형성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현 교육제도하에서 쉽지가 않습니다. 그런데도 지금 열심히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월급도 안 오르고, 끊임없이 조직에 맞춰서 계속 일을 해야해서 또다시 그만둘까 하는 고민이 듭니다. 최소한 3년은 해보는 것이 수행이라고 생각하고 다니고는 있는데, 그냥 지금 그만두는 게 좋을지, 3년은 다녀보는 것이 좋을지 고민입니다. 어떡하면 좋을까요? 명쾌한 답변 부탁드립니다.”nbsp“어떤 일이든 내일 당장 그만둬도 돼요. 그런데 방금 한 얘기를 주욱 들어보면, 첫째, 질문자는 어떤 일을 하다가 그만두고 어떤 일을 하다 그만두는 업식이 있어요. 이런 업식을 갖고 있는 한은 앞으로 새로운 직장을 구해도 하다 보면 또 의미가 없어 보여서 직장을 그만둘 확률이 높아요. 반드시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요. 둘째, 이런 업식이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연애나 결혼도 그렇게 될 확률이 높아요. 연애도 너무 열심히 하면 상대가 질려서 도망가 버려요.nbspnbspnbsp하다가 그만두는 것을 반복하는 이런 업식을 고치려고 할 때 이 ‘3년’ 이라는 말이 나오는 겁니다. 그냥 아무 때나 3년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에요. 이 업식을 내가 한 번 고쳐봐야 되겠다고 한다면, 교장이 뭐라 하든, 학생들이 어떻든, 학부형이 뭐라 그러든, 무슨 사고가 생기든 수행삼아 3년을 버텨보는 겁니다. 그러면 고비가 찾아오는데, 이런 고비를 한 번 넘기고, 두 번 넘기고, 세 번 넘기면 그 다음에는 큰 문제가 아니게 됩니다. 이런 업식이 있는 사람은 조그만 일에도 도저히 못할 것 같고 그만둬야 할 것처럼 느끼거든요. 그런데 이런 고비들이 두 세 번 넘어가면 ‘아, 별 것 아니구나’ 하고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제가 보기에는 질문자가 이 업식을 한번 바꿔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이대로 살면 질문자의 인생이 너무 피곤해질 것 같아요.”nbsp“네. 저도 이래저래 너무 피곤합니다.”nbsp“교사 그만두면 다음에는 무엇을 하려고 해요?” nbspnbspnbsp“학원 강사를 할까 생각 중입니다.”nbsp“제가 보기에는 그건 1년 안에 그만둘 것 같은데요.”nbspnbsp“개인 과외를 해보니까 보수는 적지만 많이 자유롭더라고요. 그래서 학원 쪽이 저와 더 맞다는 생각이 들거든요.”nbsp“그것은 파트 타임으로 잠시 했던 거잖아요. 파트 타임으로 하면 출구가 있기 때문에 내 업식이 안 드러나요. 왜냐하면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다는 마음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직장이라는 틀 안에 딱 묶이게 되면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업식이 발동하게 됩니다. 장가는 갔어요?”nbspnbsp“아직 안 갔습니다.”nbsp“그러면 학교 교사라는 안정된 직업을 가져야 결혼하기 쉬울까요? 학원 선생처럼 뜨내기로 있어야 결혼하기 쉬울까요?”nbsp“그런데 저는 결혼할 마음이 전혀 없어서요.”nbsp“그 결심 하나는 아주 잘했네요.”nbspnbspnbsp“상대 여자분을 너무 고생시킬 것 같아서요.”nbspnbsp“그 수준에서 결혼하면 부인이 신뢰를 못해요. 자기 꼬라지를 잘 알고는 있네요. 그것만 해도 굉장히 훌륭한 겁니다. 그래도 이왕에 시작한 거 3년은 해보세요. 학교 교사 3년 한 후에 학원계로 진출한다고 해서 그렇게 지장을 받는 것은 아니거든요. 오히려 학교 경력 3년을 하면 학원계로 진출하는데 유리해요. 그러니 한 3년은 해보시지요.”nbsp“네. 3년 동안 아이들 열심히 가르쳐 보겠습니다.”nbsp“너무 열심히 가르치면 안 돼요. 그러면 또 그만두게 돼요. 대충 가르치세요. 선생님이 열심히 가르치면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은데, 아이들은 오히려 힘들어 해요. 위에 상사가 너무 열심히 일을 하면 밑에 직원들이 힘들어 해요. 시장이 되어서 일을 너무 열심히 하면 밑에 직원들은 죽어나요. 그러니 너무 열심히 하면 안 돼요. 잘리지 않을 수준으로만 대강 해보세요. 질문자는 너무 열심히 하는 것이 병이기 때문에 그냥 대강 하는 연습을 해야 돼요.nbspnbsp그리고 학생들을 가르칠 때는 이걸 아셔야 해요. 내가 낳아서 내가 키웠는데도 내 말을 안 듣는 것이 아이들입니다. 그런 아이들만 스무 명을 모아 놓은 것이 교실이에요. 자기가 낳은 조그마한 아이 한 명도 엄마가 키우기 힘들어서 죽겠다고 아우성인데 그런 아이들 스무 명을 질문자가 가르쳐야 하는 거잖아요. 그런 아이들이 질문자의 말을 잘 들을까요?”nbsp“말을 안 듣죠.”nbspnbspnbsp“아이들이 선생님 말을 안 듣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해야 해요. 아이들이 선생님 말을 잘 들어야 된다고 생각하면 선생 노릇하기 힘들어요. 내 말을 안 듣는 것이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면 그 중에 가끔 말을 잘 듣는 아이가 생기면 너무 기뻐요. ‘그래도 말을 듣는 아이도 있네’ 이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어떻게 선생님 말을 안 들을 수가 있어’ 이렇게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내가 힘들어져요. 지금 한 반에 몇 명이에요?”nbspnbsp“18명입니다. 그런데 제가 열심히 했던 게 꼭 아이들을 힘들게 한 것은 아닌 것 같아요. 그 이유가 제가 오늘 아이들에게 법륜 스님에게 질문해보고 이 일을 그만두라고 하면 너희들은 내일 다른 선생님한테 배워야 한다고 하니까 그러지 말라고 하는 아이들이 대다수였어요. 내일부터 안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는 아이가 여섯 명이었고요.”nbsp“그걸 지금 자랑이라고 얘기하는 거에요? 좀 모자란 사람 같은데요. 법륜 스님 만나러 오는 걸 초등학교 아이들하고 의논을 해요? 그것도 모자라서 나 좋은 사람 손들어 보라고 묻고요. 그 수준으로는 선생님 하면 안 될 것 같은데요. 그런 얘기는 아이들과 하는 게 아니에요.nbsp그러니까 아이들에게 ‘선생님이 내일 안 왔으면 좋은 사람?’ 하고 물었을 때는 한 명만 손들어도 그것은 99명이 손 든 것과 같은 겁니다. 왜냐하면 선생님 면전에 대고 손을 들 수 있는 아이는 거의 없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여섯 명이나 손을 들었다는 것은 절반 이상이 선생님을 싫어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선생님이 내일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 손들어 보라고 했을 때 절반 이상 손든 것은 두 명 정도만 손을 든 것과 같아요. 여러분들도 사석에는 다 대통령을 욕하지만 막상 대통령 앞에 가서는 아무도 욕을 못하는 것과 같아요. 수준을 보니까 진짜 선생을 그만둬야 할 것 같은데... nbspnbspnbsp그러니까 3년은 해야 됩니다. 대신에 너무 열심히 하면 안 되고, 아이들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들이 다음 네 가지만 잘 지키는 한도에서는 야단을 치면 안 돼요. 첫째, 남을 때리지 않는다. 둘째, 남의 물건을 뺏거나 훔치지 않는다. 셋째, 성추행하지 않는다. 넷째, 욕하고 거짓말하지 않는다. 이 네가지만 잘 지킨다면 아이들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수업 시간에 조는 것은 이 네가지 들어갑니까?”nbsp“안 들어갑니다.”nbsp“그러면 그것은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그러면 졸도록 내버려 두어야 하느냐? 수업 시간에 조는 것은 남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자기에게 손해입니다. 자신에게 손해를 끼치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기 때문에 선생님은 이것을 깨우쳐 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흔들어 깨워줘야 합니다. 그러나 야단을 치면 안 됩니다. 다섯 번을 흔들어 깨워도 계속 존다고 욕하면 안 됩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남에게 피해를 준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수업 시간에 떠드는 것은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이기 때문에 지적을 해주고, 그래도 말을 안 들으면 ‘밖에 나가서 놀아라’ 하고 교실 밖으로 내보내면 됩니다. 그래서 공부를 하고자 하는 아이들이 피해를 안 보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 관점을 갖고 어지간하면 간섭을 안 하는 것이 좋아요.nbspnbsp또 공부를 못하는 것도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야단치면 안 돼요. 그렇다고 내버려 둬야 하느냐. 아니에요. 공부를 하도록 깨우쳐줘야 합니다. 성적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 남에게 좋은 일을 한 것이에요. 남의 성적을 올려준 거잖아요. 칭찬을 못해 줄 망정 야단을 쳐서는 안 됩니다.nbspnbsp이런 원칙을 가지면 별 문제 없어요. 내가 아무리 몰라도 아이들보다는 많이 알잖아요. 그러니 아이들이 모르는 것 있으면 가르쳐주고, 또 아이들이 묻는 것 중에 내가 모르는 것도 있을 수 있어요. 그것을 창피하게 생각하지 말고 ‘선생님도 그건 잘 모르겠다. 알아보고 내일 다시 알려줄게’ 이렇게 얘기하면 됩니다.”nbsp“아이들은 대충 가르칠 수 있는데, 윗 분들이 시키는 것이 많아요.” nbspnbsp“무슨 일을 시키는데요?”nbsp“과학실 정리정돈하고 청소해 놓으라고 하고, 또 이것저것...”nbsp“그런 건 좀 하면 되죠. 아침 일찍 출근해서 해놓든지, 아이들 보내놓고 나서 해놓든지요. 그래도 공무원 중에서 가장 상하관계가 느긋한 곳이 교직에에요. 조직사회 중에서도 아랫 사람이 비교적 존중받는 곳이 또한 교직이고요. 물론 그 속에 들어가면 교장이 교사를 무시하고 그런 문제가 있긴 하지만요. 그러나 다른 조직에 비해서는 그런 측면이 좀 덜한 편이라고 볼 수 있어요. 그런 곳에서도 못 버텨서 자꾸 뛰쳐나온다면 숫제 시골에서 농사 짓는 것이 제일 좋아요.nbspnbsp그러니 너무 열심히 하지 마세요. 아이가 밥도 안 먹고 만화를 본다고 할 때 ‘열심히 만화를 본다’고 표현 안하잖아요. 게임에 빠져서 밥 먹으라고 두 번 세 번 불러도 대답이 없을 때 ‘게임을 열심히 한다’고 표현합니까. 안 해요. 열심히 하는 것은 좋은 것이 아니에요. 열심히 한다고 표현할 때는 하기 싫은 데도 불구하고 억지로 할 때 열심히 한다고 표현해요. 그래서 열심히 하는 것이 좋은 게 아니에요.nbspnbspnbsp그럼 하기 싫은 것은 안 해야 됩니까?nbsp하기 싫은데 안 해도 되면 안 하면 됩니다. 그러나 세상 일은 하기 싫어도 해야 될 때가 있잖아요. 교장 선생님이 ‘과학실 정리정돈을 좀 하세요’라고 하면 그 사회에서는 하기 싫어도 해야 되잖아요. 그럴 때는 기꺼이 하는 겁니다. 열심히 하지 말고요. 열심히 하면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하고 기꺼이 할 뿐이지 열심히 하지 마세요. 열심히 하는 것은 좋은 것이 아니에요.”nbsp“네. 잘 알겠습니다. 답변 감사합니다.”nbsp질문한 선생님은 마침내 환하게 웃으며 큰 목소리로 스님에게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청중들도 공감이 컸던지 큰 박수갈채가 쏟아졌습니다.nbspnbspnbsp이 외에도 8명의 질문이 더 있었습니다. 직장생활 20년 경력의 여성분은 신입사원에게 야단을 쳤더니 직장을 그만둔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며 회사가 어려워지니까 이제는 야단도 치지 못하는 상황이 답답하다고 고민을 말했고, 한 어머니는 딸이 식물인간 상태로 1년째 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 잘 모르겠다고 질문했고, 32살된 남자 교사분은 나이에 비해 지위가 높아서 어떻게 동료들을 대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질문했고, 또 다른 직장인 한 분은 동료들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이기고 싶다는 탐욕에 휩싸인 자신의 모습을 얘기하면서 이렇게 계속 가도 괜찮은지 질문했습니다.nbspnbsp또 공무원 생활을 하고 있다는 여성분은 남편이 정치에 발을 들여 선거 때마다 떨어져 재산을 탕진하는데 어떡하면 좋을지 질문했고, 29살 된 여성 분은 직장이나 모임 때문에 가끔 밤 12시 넘어서 집에 들어오는 경우가 있는데 그걸 이해해 주지 못하는 아버지 때문에 고민이라고 질문했고, 50대 여성분은 결혼한 조카가 부부싸움을 심하게 한 후 별거 중인데 어떻게 좋은 말로 화해를 시켜줄 수 있는지 물어 보았고, 32살 남자 분은 2년전 갑작스러운 사고로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 사는 것이 우울하기만 해서 고민이라고 질문했습니다.nbspnbsp같이 박수치고, 같이 웃고, 질문자들의 하소연에 같이 공감하다 보니 벌써 강연을 시작한지 두 시간이 넘어가고 있었습니다.nbspnbsp마지막 질문자의 답변을 마치고 스님은 다람쥐가 살 듯 토끼가 살 듯 인생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 말고 가볍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당부를 하면서 강연을 마쳤습니다.nbspnbspnbsp“너무 잘 살려고 하면 못 삽니다. ‘다람쥐도 살고 토끼도 사는데 내가 왜 못 살겠노’ 항상 이렇게 생각해 보세요. ‘개도 새끼를 낳아 키우는데 내가 왜 아이를 못 키우겠노’ 이렇게 생각하면 아이 키우는 것이 쉬워져요. 엄마가 아이 키우는 것을 힘들어 하면 아이가 불효를 하게 됩니다. 왜 그럴까요? 조그만 아기가 벌써 부모를 고생시키는 것이 되잖아요. 엄마는 아이 키우는 것이 힘들지 않고 재미가 있어야 해요. 그러면 조그만 아이가 벌써 엄마를 기쁘게 하잖아요. 얼마나 효자입니까. 그러니 저절로 아이가 잘 되는 거에요. 아이 키우는 걸 힘들어 하지 말고 재미있어 하며 키우세요. nbsp nbspnbsp조금 가볍게 생각하고 살면 좋겠어요. 삶을 너무 무겁게 생각하니까 사는 게 피곤한 거에요. ‘다람쥐도 잘 사는데 내가 못 살게 뭐 있노?’ 이렇게 가볍게 생각해야 돼요. 인생이 별 것 아니에요. 토끼 한 마리 사는 것이나 사람 한 명이 사는 것이나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다. 인생에 너무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에 사는 게 피곤해지는 겁니다. 그렇게 가볍게 즐겁게 사시기 바랍니다.”nbspnbsp스님의 주옥같은 말씀에 오랜 동안 박수가 이어졌습니다.nbspnbsp스님이 무대 아래로 내려가고 추첨으로 선정된 법륜스님의 사인이 담긴 책 선물을 받을 세 분의 명단이 발표되자 부러워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습니다. 퇴장하는 청중들의 얼굴에는 유쾌하고 활발한 기운이 가득했습니다. 모두들 강연 내용에 너무나 만족해 하는 듯한 느낌이 전해졌습니다.nbspnbsp로비에서는 책 판매 창구에 사람들이 모여들어 와글와글했습니다. 200권이 넘게 준비한 스님의 책 “깨어있기”, “행복”, “기도”, “야단법석” 등이 다 팔리고 남은 책이 없었습니다. 스님의 사인을 받고자 늘어서 있는 줄이 길어 한 시간 가까이 사인을 해야 했지만 끝까지 환한 웃음을 잃지 않았습니다.nbspnbspnbsp끝으로 오늘 강연을 준비한 여수, 순천, 광양에서 온 정토회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모두들 강연을 성공적으로 잘 마쳤다는 자부심에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습니다.nbspnbspnbsp여수를 출발한 스님은 문경 수련원으로 가서 오늘 일정을 마쳤습니다. 내일은 하루종일 정토회 주간반에서 봉사활동하는 모둠장과 자원활동가들과 함께 봄나들이를 다녀온 후 저녁에는 대구 시민들을 위해 통일이야기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 nbspnbsp ※ 2016년 봄,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갑니다. 강연일정 확인하시고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오세요. 강연은 선착순 무료입장입니다. 질문자 접수는 강연장에서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