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노원지회
전생에 은하계를 구했나 봅니다

우리는 인생에 좋은 일이 생겼을 때나 잘 맞는 반려자를 만났을 때 흔히 '전생에 나라를 구했다'고 표현합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전생에 나라를 구한 정도가 아니라 은하계를 구했기에 정토회를 만났다고 말합니다. 정토회를 만난 것이 일생에 가장 큰 행운이라는 뜻이겠지요? 정토회에 입문한 지 10년, 슬슬 지칠 수도 있을 만한 세월인데 윤희 님은 마치 이제 타오르는 첫사랑 말하듯이 정토회를 말합니다. 정토회와 무한한 사랑에 빠진 노원지회 육윤희 님의 수행담을 보겠습니다.

위기를 행복으로

2023년 연등 만들기 봉사, 향정법사님과 함께(오른쪽이 육윤희 님)
▲ 2023년 연등 만들기 봉사, 향정법사님과 함께(오른쪽이 육윤희 님)

2011년, 인생 최대의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원자폭탄에 맞은 것만큼 큰 사건이었습니다. 저는 장애인 교육 센터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 '제가 제일 잘한 선택이 특수교육 전공한 것이다' 할 정도로 일이 재미있었고 또 열심히 했습니다. 그에 따른 결과도 좋아 소위 잘나가는 학원이 되었습니다. 부, 인기, 명예 모든 것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한순간의 잘못으로 이 모든 것이 날아갔습니다. 한 아이를 훈육하겠다는 욕심으로 체벌을 한 것이 화근이 되어 아동폭력으로 송사에 휘말렸습니다.

재판 결과가 나오기까지 10개월 동안 극심한 고통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제 잘못도 있지만, 마녀사냥처럼 가해자로 낙인 찍히는 것에 억울한 감정도 있었습니다. 당시에 저는 모든 것을 후회했습니다. 센터를 운영한 것도, 그 좋아하던 특수교육을 전공한 것도 모두 후회하였습니다. 태어난 것을 부정하고 싶을 만큼 고통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결국 20여년 동안 해오던 일을 그만두었습니다. 그 즈음 지인으로부터 즉문즉설을 소개받았고, 친구의 권유로 2013년 봄불교대학에 입학했습니다. 그렇게 정토회와 인연 맺었습니다.

내 취미는 불교대학, 행복학교 권유하기

불교대학은 정말 재미있고 감동적이었습니다. 불교대학 입학 후 한 달 정도 되었을 무렵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강연 홍보활동을 권유받았습니다. 바로 주저하지 않고 “네 좋아요” 할 정도로 모든 활동이 재미있었습니다. 졸업 후 불교대학 담당, 행복학교, 행복한 회의 담당, 모둠장까지 주어지는 소임을 모두 받았습니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활동했습니다. 불교대학 담당과 경전반 담당을 다섯 번 하면서 불교대학 내용을 반복해서 들어도 재미와 감동은 여전했습니다. 그중에서 ‘모든 법에는 옳고 그름이 없다’는 말에 과거의 죄책감과 억울했던 마음이 모두 녹아내려 갔습니다.

자연스럽게 홍보까지 이어져 ‘취미가 정토회 홍보’라고 말할 정도로 열심히 했습니다. 남편 친구, 아이들 담임선생님, 학교 선배, 신부님, 수녀인 이모에게까지... 버스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유튜브를 보고 있으면, 더 재미있는 게 있다고 하면서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알려줬습니다. 이렇게 기회만 생기면 모두에게 홍보했습니다. 10년 동안 꾸준히 일 년에 4~5명씩 불교대학에 입학시킨 것 같습니다.

지금은 행복하지만, 예전에 힘들었던 순간을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누군가는 나같이 절실한 마음이지 않을까’하면서 어려운 사람을 찾아내어 이 좋은 법을 전하고 있습니다. 결국 그것이 나에게도 좋은 것임을 알고 있기 때문에 가볍고 즐겁게 합니다.

2023년 불교대학홍보(오른쪽 육윤희 님)
▲ 2023년 불교대학홍보(오른쪽 육윤희 님)

내 수행의 힘은 밴드 나누기

정토회 활동하면서 1년 정도는 가족에게 공부하러 다닌다고만 했습니다. 독실한 천주교 집안인 어머니와 남편이 이해하지 못 할 것 같아 조용히 저녁에 108배만 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때부터 5시에 일어나 수행했습니다. 다행히 별일 없이 지나갔습니다.

활동하면서 도반과의 갈등이나 걸리는 일이 생기면 저는 밴드에 솔직한 나누기를 적습니다. 10년 동안 거의 나누기를 놓친 적이 없습니다. 나누기를 위해 108배를 한다고 할 정도로 나누기에 진심을 담았습니다. 엄지발가락에 이상이 생겨 3개월 동안 108배를 하지 못했을 때도 나누기는 놓지 않았습니다. 하루에 일어났던 마음 중 걸림이 있는 것, 가장 불편한 점에 대해 나누기를 합니다. 사로잡힌 한 생각이 무엇인지 그 한 생각을 구체적으로 나누기하면서 돌이키는 연습을 매일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단어가 ‘번뇌 즉 보리’입니다.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번뇌라고 생각합니다. 번뇌를 탐구하면서 내가 이해 못하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 확인하고, 다른 이에 대한 이해가 넓고 깊어지면서 저 자신이 더 큰 존재가 되는 느낌입니다.

정토회는 상처 입은 사람들이 오는 곳?

정토회는 고통과 아픔이 많은 사람이 오는 곳이라 흔히 말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일어나는 현상과 인생이 궁금하고, 과연 올바르게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찾아온다고 생각합니다. 세속적인 것에 집착해서 그게 성공한 인생인 줄 알고 생활하던 때와 다르게 정토회를 만나고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특히 남편에 대한 관점 변화가 많았습니다.

엄마, 이모 수녀님와 함께 산책 중(맨 뒷쪽이 육윤희 님)
▲ 엄마, 이모 수녀님와 함께 산책 중(맨 뒷쪽이 육윤희 님)

삼남매의 막내로 자유로운 성향인 저와 오남매의 맏이로 자라 권위적인 남편 사이에는 갈등이 많았습니다. 사회적으로 성공했을 때는 남편을 무시하고 더 나아가 “너 없이도 살 수 있어” 하는 마음마저 생겼습니다. '남편에게 숙여라.' 하는 말이 처음에는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계속 법문을 들으면서 남편이라는 존재에게 숙이라는 뜻이 아니라 내가 옳다는 분별심, 어리석음을 내려놓으라는 말임을 알았습니다. 남편을 나쁜 사람으로 생각하면 아이들은 나쁜 사람의 자식이고,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좋은 사람의 자식이 되는 결과를 알고 나니 모든 것이 새롭게 보였습니다.

능력이 아주 많음에도 경제 활동을 과감히 포기하고 봉사를 택한 도반을 보며 저를 다시 점검했습니다. 저도 먹고사는 일에 구애받지 않는 한 직업을 가지지 않겠다는 결정을 했습니다. 일을 안 하니 수입이 줄어 처음에는 매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점점 익숙해져 지금은 저축까지 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이런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여러 곳을 가보고 책도 많이 읽었습니다. 하지만 인연과보제법이 공함을 정확하게 알려준 곳은 정토불교대학이었습니다. 그 법의 이치를 몸소 실천하는 지도법사님과 청정한 사람들의 모임이 정토회 아닐까요? 청정함이 이렇게까지 구현된 조직이 또 있을까요? 또한 시스템을 날마다 업데이트하는 조직이 있을까요? 늘 감탄입니다. 이제는 흔들림 없이 정토회와 함께 가고 싶습니다. 스님의 안내를 잘 듣고 도반들과 행복하게 정토행자의 길을 잘 가는 것이 서원입니다. 그리고 이웃들과 같이 갈 수 있도록 꾸준히 안내하고 싶습니다.

이런 길을 갈 수 있게 저를 고소했던 그 어머니에게도 감사합니다. 덕분에 제가 가고 있는 방향도, 속도도 모르고 살던 삶을 잠시 멈추어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어리석고 무지했던 삶에서 벗어나 행복의 길로 안내해 준 은인입니다. 언젠가 편안하게 기회가 된다면 그 분께 깊은 참회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지금 제가 행복하듯이 그 아이와 부모님도 행복하기를 발원합니다.

2023 모둠활동(줍깅) (맨 왼쪽 육윤희 님)
▲ 2023 모둠활동(줍깅) (맨 왼쪽 육윤희 님)


인터뷰하면서 정토회에 대한 흔들림 없는 사랑은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고 반복적인 탐구속에 얻어진 결과물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그가 제일 잘한 일이 특수교육 전공한 것인 줄 알았는데, 지금 생각하면 정토회를 만난 것이라고 합니다. 정토회 활동은 매일 매일 나를 업데이트 하는 시간이고, 그 어떤 일보다 재미있는 일이라 말을 합니다. 천주교 모태신앙인 남편이 정토회 활동을 그만둘까 걱정하고, 집안 대대로 천주교 신자인 여든네 살의 어머니가 매일매일 즉문즉설을 듣는 풍경, 이 풍경을 만들어 낸 윤희 님의 능력이 부럽습니다.

글_이삼월 희망리포터(강원경기동부지부 남양주지회)
편집_윤정환(인천경기서부지부 안양지회)

전체댓글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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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병갑

대단하시다는 말외에 할말이 없는것 같네요. 정토회의 가치관을 정확하게 정립해주는 느낌입니다. 수행의 결과는 이렇게 나오는 것이 정답이라 일러 주는것 같습니다.

2023-12-20 07:29:07

고원

감사합니다. 진실의 향기가 멀리 퍼져 저에게로 왔습니다 🫶

2023-10-06 09:25:32

박정순

윤희님의 열정적인 수행담, 감동입니다.
윤희님의 알아차림 나누기를 본 적이 있습니다. 매우 세밀하게 자신을 알아차리는 모습에 자극을 받았는데.
그런 모든 과정이 오늘날의 윤희님을 만들었네요^^

2023-10-06 08:3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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