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거제법당
내가 선택한 삶의 방식

거제법당에 다니는 분이라면 이분을 모르고 싶어도 모를 수가 없습니다. 법회면 법회, 행사면 행사, 봉사면 봉사, 정토회에 관한 것이라면 여기 번쩍, 저기 번쩍, 무조건 달려가는 거제법당의 감초, 김복종 님. 어떻게 이렇게 정토회에 푹 빠지게 되었는지 궁금하시죠? 주인공의 수행담 한 번 들어 보실까요.

경주남산순례 중인 김복종 님
▲ 경주남산순례 중인 김복종 님

스님의 삶이 더 좋아보여서

4년 전부터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유튜브’를 통해서 법륜스님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스님의 말씀이 새롭고, 신기했습니다. 제가 모르는 사실이 많았습니다. 또한 ‘스님의 말씀을 들으며, 하나씩 깨쳐나가고 있구나’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제가 살아온 50년을 돌아 봤을 때 그렇게 잘 살지도 그렇다고 못살지도 않았습니다.

앞으로 50년 동안 살아 온대로 살아가도 별로 큰 문제는 안 생길 것이고, 길을 잃고 헤매도 제 식대로 잘 살아갈 것입니다. 하지만 유튜브를 통해서 보고, 느꼈던 스님의 삶의 방식이, 제 방식보다 낫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도 자유롭고 편안하게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삶’을 저도 꼭 배워보고 싶었습니다.

아내의 윤허로 대학에 입학

그렇게 1년 정도 유튜브를 듣다가 정토불교대학에 입학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아내가 가지 않았으면 하는 눈치라 일단 참았습니다. 그러던 중 스님이 유튜브에서 여러 차례 <깨달음의 장>을 언급하는 것을 듣고, 그해 5월에 <깨달음의 장>을, 11월에는 <나눔의 장>을 갔습니다. 그리고 다음 해 3월이 되어 다시 아내에게 허락을 구했습니다.

이번에는 막아도 안 될 것 같았는지 불교대학 입학을 허락해주었습니다. 그래서 불교대학을 거쳐 <명상수련>과, <인도성지순례도>도 다녀왔습니다. 지금은 경전반에 입학하여 돼지저금통 담당을 맡아 돼지도 분양하고 마릿수도 세고 있습니다. 가고자 하는 제 신념과 의지도 중요하지만, 제가 꾸준히 수행을 하니 아내가 길을 열어주었습니다.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입니다.

새법당 청소봉사 중인 주인공
▲ 새법당 청소봉사 중인 주인공

사수를 만나 화를 얻다

솔직히 저는 제가 봐도 일머리가 없고, 기계치입니다. 처음 하는 일이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리는 편이라, 상대방이 대충 설명해주면 저는 바로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회사조직이 개편되어 새 사수를 만났습니다. 어느 날 사수가 어떤 지시를 내렸는데, 제가 작업에 조금 늦어 정신이 없는 상황이라 그 지시가 빨리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사수가 사람들이 많이 보고 있는데, 제가 잘 모른다고 화를 내며 욕을 했습니다. 정확하게 이야기를 해주면 되는데 그러지 않았습니다. 저도 끝나고 나서 왜 그러냐고 물어보고 제 사정이 이랬다고 말했으면 됐는데, 자존심이 있으니 속으로 삭였습니다. 그런 상황이 계속 되풀이되었습니다. 스트레스가 심해져서 회사를 옮기고도 싶었지만 옮길 수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제는 맞추고 대화까지

그러다 <나눔의 장>에 갔습니다. 그곳에서 이 갈등에 대해서 화가 난 상태로 열변을 토해냈습니다. 그랬더니 마음이 좀 후련해졌고 이것을 받아들이는 나의 문제이지 상대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 일이 있고 난 뒤 2년 반이 지난 지금은 제가 그 사수에게 많이 맞추고 있습니다. 또한 작업이 반복적이고, 저도 웬만큼 눈썰미가 있으니 이제는 완벽하진 않지만 익숙해졌습니다. 사실 예전에는 제가 그 사수에게 삐져서 대화를 잘 안 나눴습니다.

이제는 사수가 뭐라고 해도 웃을 수 있는 여유까지 생겼습니다. 제가 먼저 말을 걸지는 않지만, 회의실에서 커피 마실 때 먼저 말을 걸어오면 저도 대꾸를 해줍니다. 그분은 제가 <정토회>를 다닌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데, 4박 5일 수련을 갔다 오는 것을 보더니, 저에게 대단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지금은 그분과 웬만큼 잘 지내고 있습니다만, 솔직히 조직 개편으로 바뀌면 좋겠다는 마음도 조금 있습니다.

불교대학졸업식에서 수계증 받는 김복종 님(뒷줄 한 가운데)
▲ 불교대학졸업식에서 수계증 받는 김복종 님(뒷줄 한 가운데)

인사고과로부터도 자유로운 나

회사에서 그 일뿐만 아니라 고과로 인한 스트레스가 있었습니다. 2년 반 동안 회사는 저보다 그 사수에게 고과를 좋게 줬습니다. 누구도 여기에 관해 설명해주지 않아 기분이 나빴습니다. 올해 상반기 <정일사 정진> 때 그것 하나만 잡고 일주일 동안 300배 정진을 하며 기도를 하고 나니 어느 정도 제 마음이 풀렸습니다. <정일사 회향식> 때 법사님께 질문을 드렸더니, “그 사람에게 한 번 물어보시죠”라고 말씀하였습니다. “지금 물어보면 화가 나서 언성을 높이고 싸울 것 같아서 나중에 사그라지면 물어보겠습니다.”라고 하니, 그렇게 하시라 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로도 그 사수에게 묻지 않았습니다. 그것도 제 문제라고 생각하고 내려놓았습니다. “내가 일을 잘했으면 줬겠지”하고 내려놓았습니다. 또 고과를 받는 연말이 오고 있습니다. “100% 이번에도 나는 안 주겠지”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밑 마음에는 혹시 하는 마음도 있습니다만, 그래도 앞으로는 고과를 좀 안 좋게 받아도 덜 섭섭할 것 같습니다. 저를 봐도 ‘그분이 저보다 낫다’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불교대학 도반들과 JTS거리모금 중인 김복종 님(맨 뒷쪽)
▲ 불교대학 도반들과 JTS거리모금 중인 김복종 님(맨 뒷쪽)

판을 정리하는 수행자

어느 날 회사에서 오토바이와 자전거 사고가 났는데, 주위 사람들이 보고만 있었습니다. 저는 그때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중이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자전거를 한쪽에 세워두고, 교통정리를 했습니다. 차가 많이 다니는데,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진 사람이 차도에 있어서 일으켜서 한쪽으로 비키게 해줬습니다. 그렇게 얼추 정리하고 있으니 교통담당 안전관이 와서 저는 쓱 자전거를 타고 갔습니다. 그런 저를 보고 흐뭇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런 것이 수행의 힘이 아닌가 싶습니다.

회사에서는 생산 관련 일을 하다 보니 생산에 맞춰서 모든 것이 돌아갑니다. 그러다 보니 회사에서는 대부분 사람의 행동과 말이 거칩니다. 저는 그런 것이 싫고, 저 역시 그 상황에서 부드럽게 대하기가 여전히 힘들기는 합니다. 그리고 24살에 입사를 했을 때부터 싫었던 것이 회사에서는 친한 척하지만, 밖에 나가서는 끝인 관계였습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도 조금 있긴 했지만. 앞뒤가 다른 모습에 염증을 느꼈습니다.

예비결사자 환영의 날에 도반들과(앞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 김복종 님)
▲ 예비결사자 환영의 날에 도반들과(앞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 김복종 님)

나누기가 좋다

다른 모임에 가서도 이렇게 속마음을 내어놓기가 어려웠습니다. 함께 회식하고, 술도 마시고 이야기도 나누지만 저는 술을 좋아하지 않아서인지. 대화가 수박 겉핥기식입니다.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게 살아가는데, 저만 다른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법당에 오면 인간 대 인간으로서 마음을 나누니 좋습니다.

여기가 아닌 다른 곳에서는 소소한 마음을 나누기가 어려운데, 여기서는 나눌 수 있어서 좋습니다. 마음을 나누고 나면 제 마음이 후련해지고, 제 마음을 객관화시킬 수 있어 좋습니다. 회사에서는 제 마음을 알아주지 않지만, 법당에서는 제 마음을 알아줍니다. 또한 부처님이 좋고, 법륜스님의 법문이 좋고, 같은 방향으로 가는 도반이 있어서 좋습니다.

인도성지순례 중인 김복종 님
▲ 인도성지순례 중인 김복종 님

수행은 적금이다

지금 돈이 많지 않지만, 이제는 많이 벌고 싶다는 생각도 없습니다. 지금 이대로 길고 가늘게 갔으면 좋겠습니다. 돈 많고 화내고 짜증내는 것보다, 돈이 적어도 아이들과 아내를 이해하며 괴로움이 없고 편안하게 살았으면 합니다. 수행문에 나와 있는 것처럼 ‘이 절, 저 절, 이 사람, 저 사람 찾아다니지 않고’도 이 수행문이 저한테 온전히 흡수만 되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상대를 이해하니 내 마음이 편해집니다...
▲ 상대를 이해하니 내 마음이 편해집니다...

잘 안되지만, 수행문이 완전히 제 안에 들어올 수 있게끔 꾸준히 노력하겠습니다. 사실 앞으로 조선소가 어려우니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또한 한 살 한 살 먹어가니 주위 환경도 달라지고 제 몸과 마음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운동과 수행을 병행하여 마음을 굳건히 먹으면 비바람이 몰아쳐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또한 만약 제가 회사를 그만두고 나오더라도 여여하게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꾸준한 수행은 적금이라는 말씀을 마음에 새기며, 앞으로도 꾸준히 수행 정진하겠습니다. 또한 문제가 생기면 저를 돌이키며 살겠습니다. 도반들과 함께 이끌어주기도 하고 기대기도 하며 그렇게 앞으로도 같이 가고 싶습니다.


항상 정토회 모든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김복종 님을 멀리서 바라보며, 어떻게 저렇게 정토회를 삶의 중심에 두고 살아가는지 궁금했습니다. 그 궁금증을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알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김복종 님은 뭐가 그리 좋으냐고 묻는 제 물음에, 좋은데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정토회 자체가 그냥 좋은 것이었습니다. 그런 주인공을 바라보니 저 역시 순수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또한 거제 법당에서 앞으로 끝까지 함께 갈 도반을 얻은 것 같아 든든한 마음입니다. 수행담을 나눠주셔서 고맙습니다.

글_ 박경진 희망리포터(진주정토회 거제법당)
편집_ 이종명(전주정토회 전주법당)

전체댓글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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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수

솔직담백한 수행담 감동적이었습니다^^

2020-11-13 11:18:22

무지랭이

감사합니다~^^

2020-11-08 18:45:47

이수미향

응원합니다~
도반님~

2020-11-07 13: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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