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멜번법당
지금 호주는 봄, 새싹같은 멜번 불교대학 도반들 이야기

남반구에 위치한 호주는 이제 겨울을 지나 따뜻한 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멜번법당은 지난 6월 스님의 강연을 발판삼아 집중 홍보를 통해 총 7명의 새로운 불교대학 도반을 모집하였습니다. 거기에 2명의 재수강생이 합류하면서 총 9명으로 멜번 6기 불교대학이 개강하였습니다. 그중에는 부부도 있고, 아직 아기를 키우는 젊은 엄마도 있습니다. 오랜 이민 생활에서 현지 절을 다니며 부처님 법을 찾던 분도 있고, 심지어 타 종교를 가진 분도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배경을 가진 도반들이 드디어 지난 8월, 제6기 불교대학 도반으로 만났습니다. 겨울의 끝자락에 시작해 이제 꽃이 만발한 봄을 맞이한 우리 도반들의 이야기 전해드립니다.

불교대학 입학식(목요반) 뒷줄 왼쪽부터 김지현 님, 박종철 님, 앞줄 왼쪽 두 번째 이정화 님
▲ 불교대학 입학식(목요반) 뒷줄 왼쪽부터 김지현 님, 박종철 님, 앞줄 왼쪽 두 번째 이정화 님

불교대학 입학식(금요반) 왼쪽부터 첫 번째 윤강이 님, 세 번째 송경향 님, 네 번째 이민자 님
▲ 불교대학 입학식(금요반) 왼쪽부터 첫 번째 윤강이 님, 세 번째 송경향 님, 네 번째 이민자 님

정토회와 인연 맺다

김지현 님: 우연한 기회에 유튜브에서 법륜스님의 실천적 불교라는 말씀을 접하고 불교의 사상이 어떻게 나의 실생활에서 적용될 수 있을까 궁금했습니다. 유튜브 법문만 듣다가 우연한 기회에 멜번법당의 수행법회에 참석하면서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진레오 님: 법당에 나온 지는 햇수로는 꽤 되었습니다. 평소 유튜브로 뵙던 법륜스님이 멜번에 강연을 오신다는 것을 알고 강연에 참여했다가 멜번에도 법당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때부터 인연이 되었습니다.

송경향 님: 멜번에 산 지 20년이 넘었습니다. 불교에 관심이 많아서 한국을 방문하면 꼭 사찰에 머물면서 여러 스님과 인연도 맺고 법문도 들었습니다. 호주에서는 현지 절에 다니고 있었는데 마음 한곳에 늘 내가 머물 곳이 없다는 허전함과 불교의 가르침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수행 공동체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습니다. 2010년쯤 법륜스님을 책으로 먼저 만나게 되었는데 그 후 현지 불교 행사 관련한 일로 법당을 방문했다가 부담스럽지 않고 편안한 분위기가 좋아서 오게 되었습니다.

박종철 님: 불교대학을 함께하고 있는 아내가 평소 유튜브로 스님의 법문을 많이 들었습니다. 스님 법문이 재미있고 명쾌해서 좋았는데 아내를 통해 아는 지인분이 정토회를 다닌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분의 평소 모습을 보고 ‘저런 분이 다니는 곳이면 괜찮은 곳이겠다’ 싶었고 아내가 먼저 법당에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함께 법당에 오게 되었습니다.

윤강이 님: 저는 법륜스님이나 정토회에 대해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먼저 정토 불교대학을 졸업하고 법당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지인의 권유로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행복한 마음공부에 참여한 박종철 님(앞줄 왼쪽), 윤강이 님(앞줄 오른쪽)
▲ 행복한 마음공부에 참여한 박종철 님(앞줄 왼쪽), 윤강이 님(앞줄 오른쪽)

정토 불교대학생이 되다

김지현 님: 근래 들어 한국에 계시는 부모님이 많이 아프십니다. 자식으로서 부모님을 돌봐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과 한편으로는 부모님을 위해 내 생활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마음에 갈등이 심했습니다. 마음의 괴로움을 해소하기 위해 스님의 법문에 더 많이 의지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한 성인으로서 부모와 관계를 맺어야 하는구나 어렸을 때처럼 부모와 아이의 관계로 끌고 가서는 안되는구나’ 하는 관점을 잡게 되면서 부모님과의 관계에 많은 변화가 있었고 총무님의 권유가 더해져 불교대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진레오 님: 저는 평소에 짜증과 화가 많고 마음이 힘들 때도 있어서 마음수련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 불교대학 현수막을 보고 가볼까 했었는데 인연이 되지 않았다가 호주에 와서 법당에 나오면서 수행법회도 좋지만 불교대학을 통해 제 스스로 변화를 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아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송경향 님: 저는 스님들의 법문도 많이 듣고 해서 머릿속에 부처님 법에 대한 충분한 지식은 있는데 그것이 실천으로, 내 삶에 적용되는 것에는 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특히 혼자서 수행을 해나가는 것이 지속성을 갖기가 어려운데 정토회는 수행자 단체를 지향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 그동안 접해온 불교에 대한 이해를 다시 한번 종합 정리하고 공동체 안에서 함께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되겠다 싶어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박종철 님: 법회에서 스님의 법문을 들으면서 ‘스님 말씀의 근본이 어디서부터 왔을까? 부처님 법의 근본은 무엇인가? 하는 궁금증이 생겼어요. 사실 스님의 법문을 들어도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는데요. 예를 들면, 누군가가 나를 때렸다고 할 때, 피해자와 가해자가 명확하고 그러다 보면 가해자에 대해 원망하고 미워하는 마음이 나는 것은 당연한데, 법문에서는 미워하고 원망할 일이 없다 하시는 것이 언뜻 이해가 안 됐습니다. 그래서 부처님의 근본 말씀에 관해 공부하면 스님의 법문을 더 빨리 알아듣겠다 싶어서 수강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윤강이 님: 어려서 친가는 불교, 외가는 기독교로 종교가 달랐으나 부모님은 서로의 종교를 배척하기보다는 존중하는 분위기여서 자연스럽게 절과 교회를 오가게 되었습니다. 해외에 나와 살면서 종교학에 관심이 있어서 은퇴 후에 신학을 공부해 볼까 하던 중, 지인의 모임에서 멜번에도 불교대학이 있다는 것을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대학에 개설된 종교학과인 줄 알았다가 나중에 그 불교대학에서 강의하는 스님이 유튜브에 나오는 법륜스님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2016년 어렵게 시간을 내어 불교대학 졸업을 하였습니다. 이번에는 송경향 님이 불교를 공부해 보고 싶다기에 힘이 되어 드리고 저도 다시 한번 공부하고 싶어서 재수강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법당 화단 정리 봉사중인 불교대학생들
▲ 법당 화단 정리 봉사중인 불교대학생들

어느 날 돌아보니 내가 변했다?

김지현 님: 불교대학 전의 나는 생활에서 내가 좀 어렵고 힘들 때, 예전에는 누군가가(신에게) ‘뭘 좀 해줬으면 좋겠다, 뭐가 좀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나를 좀 힘들게 안 했으면 좋겠다.’ 이렇게 생각을 했던 것을 지금은 ‘왜, 무엇 때문에, 내가 이렇게 힘든가? 어떤 부분에서 내가 이렇게 힘들지?’ 하면서 밖이 아닌 나의 내면으로 질문을 하는 겁니다. 그게 가장 큰 변화이고, 또 한 가지는 수행이라는 관점에서 저는 수행이 뭔지 몰랐고 사실 관심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기도”라는 책에서 “수행이라는 것은 나 자신을 이롭게 하고 남도 이롭게 한다.”라는 것이 매우 크게 다가왔어요. 사회라는 공동체 안에서 누군가가 이롭기 위해 다른 이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 누구의 것을 취해서 나의 이익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나와 남을 같이 이롭게 한다는 것이 너무 공감되고, 기도에 대한 관점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또한, 직장에서 간호사로 환자를 돌볼 때, 예전에는 병원의 프로세스에 맞춰 환자를 대했다면 이제는 그 환자의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겠다 이해가 되면서 환자를 대하는 것이 더 유연해졌습니다. 예를 들어 당뇨병 환자가 본인에게 좋지 않은 단 음식을 지속적으로 요구할 때, 전에는 ‘이게 당신 몸에 이롭지 않기 때문에 절대 안 된다’고 했다면 지금은 ‘아 저 환자는 어려서부터 단 음식을 먹어 왔고 본인도 몸에 이롭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본인도 스스로를 제어할 수 없구나, 얼마나 힘들까’ 하고 이해하는 마음이 나고 그러다 보면 원리원칙에 치우쳐서 하게 될 검사를 ‘이게 꼭 필요한 검사인가? 단 음식을 전혀 안 주는 것이 환자의 행복과 치료에 도움이 되는가?’ 하고 더 살펴보게 되고, 환자가 거듭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에 대해서도 ‘얼마나 힘들면 저럴까?’ 이해하는 마음이 나고 좀 더 유연하게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이 변화입니다.

진레오 님: 저는 여전히 오락가락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불교대학 수업에서 법문을 들을 때는 ‘그렇지’ 하면서 공감하다가도 경계에 부딪힐 때는 언제 그런 것에 공감했던가 싶게 예전과 똑같이 화내고 짜증내고 있습니다. 이러는 내가 참 한심해서 자괴감이 들 때도 있지만 조금의 변화라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이 또한 지나고 보면 별일 아니다” 하고 좀 더 가볍게 대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얼마 전 큰 차 사고가 났습니다. 다행히 몸을 다친 사람은 없었는데요. 이전 같으면 감정적으로 대처했을 일을 이미 일어난 일을 어떻게 수습할 것인가 하면서 차분하게 이성적으로 대처하는 저를 보면서 ‘아 그래도 안 되는 줄 알았는데 공부한 보람이 있구나’ 하면서 참 감사했습니다.

송경향 님: 저는 옳다, 그르다 흑백이 명확한 것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내 생각, 나의 기준일 뿐 옳다 그르다 할 게 없다는 것을 알고 나서 분별심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함께하는 파트너가 정토회 다니면서 제가 많이 달라졌다고 너무 좋아하고 제가 변하니 상대방도 변해서 함께하는 시간이 더 편안하고 즐겁습니다.

저는 심리상담사로, 주 상담 분야가 가정폭력, 성폭력 등 폭력 피해자들의 트라우마 상담인데 이런 분들은 폭력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에 상담 시 자신이 안전하다 느낄 수 있어야 자신의 이야기를 내어놓습니다. 그런 면에서 불교대학 공부와 정진이 큰 도움이 되는데요. 아침마다 나를 돌이키고 점검하는 시간이 나의 마음을 고요하게 하고 그것이 상담자에게 안정감을 주는 것 같습니다. 제 마음이 고요하고 온전하게 머물러 있는 상태에서 상담을 진행하니 집중도도 높고 상담자의 상황을 더 깊이 이해하면서도 상담자의 감정에 전이되어 힘들던 것이 줄어들었습니다.

박종철 님: 저는 성격이 모 아니면 도, 흑백이 분명하고, 옳고 그름을 명확히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성격이 굉장히 강해서 저와 같은 성향의 사람을 만나면 많이 부딪히게 됩니다. 불교대학을 공부하면서는 옳고 그름이 내 마음이 일으킨다는 것을 알고 ‘저 사람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겠다. 저 사람은 저렇게 생각 하는구나’ 하고 이해하는 마음을 내니 부딪침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윤강이 님: 저는 한인노인회 관련 복지 활동과 말기암 환자를 위한 호스피스 케어 활동을 하는데요. 예전에는 나름 좋은 일을 하는데 비난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화가 나고 이해가 안 돼 원망하는 마음이 있었어요. 그런데 불교대학 공부를 하고는 우리는 모두 다르다는 것을 아니 혹 비난하는 상대를 만나더라도 저 사람이 무슨 일이 있나 보다. 측은지심이 나고 그러니 자연히 상대에 대한 원망이 사라지고 이렇게 활동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수행법회에 함께한 불교대학 도반들
▲ 수행법회에 함께한 불교대학 도반들

새로운 인생을 꿈꾸다

진레오 님: 정토회에서 하는 〈깨달음의 장〉, 인도 성지순례 등 수련에 참여해 보고 싶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봉사도 참여하고 싶습니다.

박종철 님: 불교대학에 이어 경전반도 하고 싶고 내가 쓰일 곳이 있다면 봉사도 참여하고 싶습니다.

송경향 님: 저는 대학에서 생물학을 공부했습니다. 일할 때도 ‘얼마나 버는가 보다 그 일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특히 정토회 활동 중 환경 활동에 마음이 많이 갑니다. 적게 먹고, 적게 입고, 적게 자는 수행자의 삶을 지향하며 내 삶 속에서 에코붓다를 실현해 보고 싶습니다.

윤강이 님: 정토회 활동을 하다 보면 나 자신만을 생각하던 것에서 가족, 이웃 또 내가 살아가는 자연환경까지 확장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환경 관련하여 일회용품, 세제 등 사용이 확실하게 줄었습니다. 나 자신이 일상생활에서 일회용품을 줄이려는 노력도 하고 또 아는 주변 지인에게도 권유해 함께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계속 정토회와 함께하고 싶습니다.

입학식 진행중인 이민자 님
▲ 입학식 진행중인 이민자 님

더하기 인터뷰 - 교실 담당자 이야기

이민자 님: 제가 불교대학을 공부할 때 관점을 못 잡고 공부를 해서 힘듦이 있었는데 이제 교실 담당자로서 마음은, 함께하는 도반들이 관점을 잘 잡아서 저처럼 힘들지 않고 해나가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지나고 나서 돌이켜보니 ‘시간 낭비란 없다. 그 또한 인연 따라 차근차근 이루어질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어 내려놓게 됩니다. 진행자로서 특별히 제가 무엇을 한다는 마음보다 가볍게 해보는 연습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이정화 님: 불교대학 도반님들이 부처님 법을 배우면서 각자의 생활에 적용해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즐겁고 행복합니다. 또한 교실 담당자로 다시 한번 이 귀한 법문을 들을 수 있어 감사하고 또 들어도 새롭고 재미있습니다. 특히 강의 후 이어지는 수행맛보기를 통해 배운 것을 생활 속에서 적용해보는 부분이 내 생활을 점검하는데 도움이 되어 감사합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봄꽃처럼 화사한 도반들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초발심의 에너지로 가득한 파릇파릇한 새싹들이 불교대학을 함께 하며 어떤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지 기대됩니다. 멜번법당 6기 불교대학 도반들의 여정을 응원합니다.

글_안진 희망리포터(멜번법당)
편집_박승희 (해외지부)

전체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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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지

브리즈번 에서도 얼마전에 3기 불교대학이 시작되었는데요, 이렇게 멜번에서도 불교대학생 분들이 함께 공부하고 계시다고 생각하니 든든합니다. 다음에 멜번에 가면 꼭 법당에 들르겠습니다 ^^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_()_

2019-11-30 13:09:05

eastwindy

호주 소식은 늘 남반구의 다른 계절만으로도 참 새롭고 남다릅니다. 그래도 같은 수행을 하니 더욱 친밀하다고나 할까요. ㅎㅎㅎ

2019-11-25 17:16:21

세명화

멜번 불대 알알이 차오릅니다

2019-11-25 15: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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