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남양주법당
우리는 정토가 참 좋아 - 가을경전 졸업식 공연을 준비하며

 다 같이 예쁜 미소로 “정토!”
▲ 다 같이 예쁜 미소로 “정토!”

”......you, 아직은 얘기할 수 없지만
난, 있잖아 니가 정말 좋아.
사랑이라 말하긴 어설플지 몰라도
아주 솔직히 그냥 정토 참 좋아!“

7월 7일에서 14일, 목요일 저녁 7시 30분 남양주법당에서는 목탁 소리가 아닌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왔습니다. 무슨 일이냐구요? 2016년도 가을경전반 졸업식에서 남양주정토회가 졸업식 공연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지요. 연습하느라 얼굴은 땀으로 범벅, 옷은 물에 젖은 듯 흠뻑, 그래도 밝은 모습으로 서로 격려하며 웃음을 잃지 않았습니다. 연습은 끊이지 않는 열기로 가득했고요.

처음 우리 도반들은 “왜 우리야? 다른 법당에서 하면 안 돼? 이걸 언제 연습해!“라며 발을 동동 굴렀죠. 더구나 남양주법당만이 아닌 남양주정토회 공연이라니! 거리가 멀어 만나기 힘든 남양주, 구리, 양평, 의정부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함께해야 했지요.

아이디어 잔치 속 첫 번째 모임

첫 모임은 6월 30일 300배 졸업정진 하는 날 가졌습니다. 각 법당에서는 모두 머리를 맞대고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제안했습니다. 그중 이성자 님은 70년대 유행하던 트위스트 춤을 제안했고, 양평법당에서는 노래를 제안했습니다. 아이디어를 모은 결과, 최종적으로 주얼리의 ‘네가 참 좋아’를 개사한 ‘정토 참 좋아’ 라는 노래를 선정했고, 춤은 ‘Let's 트위스트’ 라는 춤을 추기로 했습니다.
거리가 멀어 다 같이 만날 수 없으니 기본 율동 동영상을 찍어 법당별로 나누어 연습해 오는 거로 했습니다. 마지막 졸업식 당일에 다 함께 모여 연습하는 거로 일정을 짰죠.

‘온종일 정신없이 바쁜’ 두 번째 모임

두 번째 모임은 7월 7일부터 본격적인 연습에 들어갔습니다.
이 동작 해봤다, 저 동작 해봤다, 이 동영상, 저 동영상 보면서 되도록 쉽고 잘 따라 할 수 있는 동작으로 맞췄습니다. 다행히 예전에 에어로빅을 해 본 이수진, 김이숙 님의 도움으로 쉽게 연습할 수 있었습니다. 다들 다리가 아프니, 허리가 아프니, 발바닥이 잘 안 비벼지니 하면서 힘들어했지만, 동영상을 찍어 다른 법당에 나누어 주어야 한다는 사명감(?)에 열심히 했습니다.
연습을 마치고 나니 거의 밤 11시였습니다. 공부도 이렇게 안 했는데 말입니다. 하하!

‘틈만 나면 연습 생각뿐인’ 세 번째 모임

세 번째 모임은 7월 14일 공연이 코앞으로 다가온 날 진행되었습니다.
노래도 익혀야 하고, 춤 동작도 익혀야 하고, 잘 되지는 않고, 준비는 안 된 것 같고... 남양주만이라도 주축이 되어 열심히 하자며 이것저것 동작이나 동선을 맞춰가며 연습, 또 연습했습니다. 공연 의상은 각자 몸빼 바지나 나팔바지, 두건이나 스카프, 머리띠 등 복고풍 소품이었습니다. 우리 중 제일 율동을 잘하는 김이숙 님이 앞에서 리드를 하고 나머지가 무대 위에서 보고 따라 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설레는 마음으로 마지막 연습을 마친 후 각자 졸업식 당일에 보기로 했습니다.

동작을 맞춰 연습 삼매경.
▲ 동작을 맞춰 연습 삼매경.

몸빼바지와 두건. 소품을 다 차려입고 연습에 또 연습.
▲ 몸빼바지와 두건. 소품을 다 차려입고 연습에 또 연습.

‘you 공연, 아직은 얘기할 수 없는’ 리허설

드디어 졸업식 당일.
아침부터 날씨가 좋지 않았습니다. 비 오고, 바람 불고, 게다가 일찍 도착해서 다 같이 모여 연습하기로 했는데 의정부에서 출발하는 버스가 40분을 넘겨 도착했습니다. 양평을 거쳐 화장실도 못 들리고 충주에 도착한 시간은 8시 30분이 넘었습니다.

체육관에 부랴부랴 도착하니 이를 어쩌나, 바로 리허설을 한답니다. 다 모여서 한 번도 맞춰보지도 못했는데 우왕좌왕하면서 무대 위로 올라갔습니다. 대충 리허설을 끝내고 보니 모두 ‘이거 큰일 났다.’ 싶은 표정이었습니다. 행사까지 채 30분도 남지 않았는데, 다들 어떻게든 최종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지요. 그래서 2층 복도에 따로 모여 잘 들리지도 않는 음악 소리에 맞춰 노래와 춤을 연습했습니다.

오전 1부 행사가 끝난 후, 다른 졸업생들이 점심 먹느라 분주한 시간에 좁은 복도에서 마지막 동작을 맞춰 보는 것으로 리허설을 마쳤습니다. 짧게 남은 시간에 허둥지둥 점심을 먹고 나니 2부 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2부 일정은 축하공연과 스님 법문, 그리고 공연으로 이어졌습니다. 남양주정토회의 공연은 마지막 순서인 두 번째 공연이었습니다. 대기하는 동안 가사 외우랴 춤 동작 외우랴 다들 분주했어요.

“그냥 신나게 해봐요.” 연습하다 웃음보가 터진 우리 도반들.
▲ “그냥 신나게 해봐요.” 연습하다 웃음보가 터진 우리 도반들.

‘프로라 말하기 어설플지 모를’ 우리들의 공연

드디어 공연 시작!
수많은 대중 앞에서 무대에 오르는 영광을 우리 남양주정토회가 가지게 되다니! 야호!
서로 마지막 ‘파이팅’을 외치고 무대 앞으로 나갔습니다. 자리정돈 후 바로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온종일 정신없이 바쁘다가도, 틈만 나면 정토 생각나.....“

목소리들은 잘 안 나오고, 가사는 틀렸습니다. 이를 어쩌나요!
이어서 트위스트 춤 순서가 돌아왔습니다. 준비해 간 빨간색 토끼 머리띠를 두르고 음악에 맞춰 준비한 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에그머니나, 긴장한 탓에 처음부터 박자가 안 맞네요.....

법륜스님, 유수스님, 법사님들, 도반들의 즐거워하며 웃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이윽고 긴장이 풀리는지 점점 열심히 몸을 움직이며 무대를 즐겼습니다. 나이 드신 분도, 처음 맞춰본다는 분도, 다들 하나가 되어 열심히 하는 모습 그 자체가 감동이었습니다. 모두 짧은 시간에 놀라운 결과를 보여주는 저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정토회라 그럴까요?

드디어 공연 시작! “온종일 정신없이 바쁘다가도”
▲ 드디어 공연 시작! “온종일 정신없이 바쁘다가도”

무대 아래에서는 김이숙 님이 동작 지도를 했습니다.
▲ 무대 아래에서는 김이숙 님이 동작 지도를 했습니다.

앞으로 이런 삶을 살아보아요. “수행! 보시! 봉사! 평화! 통일!”
▲ 앞으로 이런 삶을 살아보아요. “수행! 보시! 봉사! 평화! 통일!”

‘아주 솔직히 그냥 참 좋았던’ 피날레

드디어 공연이 끝났습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환호성!
내려오면서 서로를 격려하며 해냈다는 감동이 얼굴에 가득했습니다.

2016년 남양주 가을경전 졸업공연은 영원히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이었습니다. 더없이 행복하고, 감사한 마음이었지요. 공연을 준비하면서 서로 의지하며 같이 하면 뭐든 해낼 수 있다는 소중한 마음을 배웠답니다.
앞으로도 함께 가는 소중한 도반으로 수행 ? 보시 ? 봉사 ? 평화 ? 통일을 실천하며 열심히 수행 정진하는 수행자로 거듭나기를 바라봅니다. 우리는 정토가 참 좋으니까요!

오늘의 공연을 기억하며.
▲ 오늘의 공연을 기억하며.

글_김영신 희망리포터(남양주정토회 남양주법당)
편집_전은정(강원경기동부)

전체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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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옥

감동입니다. 혼자면 불가능 했을 일을 가능으로 만든 도반님들 덕분에 많이 웃고 기억에 남을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2016-07-26 10:56:45

정복선

그 날의 감동의 공연에 함께했던 1인입니다.
많이 웃고 즐거웠던 하루, 지나고 나니 정말 소중한 추억이 되었네요.
재밌게 글 써 주셔서 감사드리고...
함께했던 소중한 도반님들 모두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2016-07-26 09:51:23

박명희

기사를 접하니 그때 기억이 되살아나며
감동의 물결이 밀려옵니다.
걱정부터 앞섰던 부담감을 말끔히 씻어버리고
멋진 추억을 만들었던 남양주 도반님들 짱이었습니다.

2016-07-26 09:3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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