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양덕법당
두근두근 이런 수업 처음이야
봄불교대학 첫 수업 시간

 

두둥.

불교대학 수업이 드디어 시작되었습니다포항 양덕법당에는 이른 시간부터 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움직였습니다그동안 도반들은 불교대학 홍보를 하느라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뛰어다녔는데요목표는 오직 하나더욱 많은 이들이 부처님법 만나서 행복해지는 것이었습니다열심히 홍보한 덕분에 불교대학 주간과 저녁반에서 공부해보고 싶다는 분들이 찾아왔답니다참 반갑고 고마운 인연이죠덕담이 오가는 입학식을 거쳐 첫 수업시간리포터는 궁금하고 기쁜 마음으로 법당을 찾았습니다.

 

수업 전 미리 모인 봉사자들은 오늘 일정을 계획하고 점검을 하고 있었습니다방석을 깔고영상과 사회멘트를 맞춰보고공지사항을 살피고 공양준비도 하고 있었지요바지런히 움직이는 모습 속에도 즐겁고 행복한 기운이 폴폴 날렸습니다수행을 통해서 얻은 이 기쁘고 행복한 마음을 불교대생들에게 고스란히 돌려주고 싶은 것이죠~

10시가 되어가니 하나둘 학생들이 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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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대학 입학식 모습

 

"어서 오세요안녕하세요반갑습니다^^"

주고받는 인사 속에 기대와 궁금함행복감이 가득합니다삼배하고 앉으시는 분그냥 앉으시는 분주위를 두리번 살피시는 분지금은 모두 낯설지만 시간이 지나면 함께 공부하고 수행하는 도반으로 거듭나겠지요.

 

수업이 시작된다는 사회자의 안내멘트에 모두 자리에서 일어섭니다스님이 안 계시는 법당에서 수행자들이 이끌어가는세상에 둘도 없는 특별한 삼귀의옛 인연을 이어서 새 인연을 만들려는 사람들의 청법가와 산란한 마음을 가라앉히는 입정을 한 후화면에 몸을 나투신 스님께 듣는 첫 수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약 한 시간 반의 수업그리고 어색한 명상에 이어진 정토회의 꽃인 나누기가 있었습니다살짝 엿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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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나누기 처음이지 말입니다~^^

 

ㅡ 앉아 있으려니 허리가 아프고 잘 안 들렸다.

ㅡ 고통이 무지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ㅡ 나누기가 부담스럽다.

ㅡ 자기 생각에 사로잡혀있다는 법문이 와 닿는다남편과 딸의 시선으로 봐야겠다.

ㅡ 안다는 생각이 많았다깨달음의장을 다녀와서인지 다르게 들린다.

ㅡ 깨달음을 얻고 싶다색안경을 벗고 싶다.

ㅡ 열반 해탈 깨달음이 편안한데 왜 안 할까왜라는 의문이 생겼다.

 

다양하면서도 비슷한욕망을 향한 세속에서의 삶의 단면을 들여다보는 것 같은 나누기를 듣다 보니 내 일상의 삶도 자연스럽게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그중에 한 분은 연세가 8학년인데요손녀가 포항에 있는 학교에 다니면서 함께 지내기 위해 왔는데 심심하다고 했더니 아들이 인터넷을 뒤져서 정토불교대학에 입학시켜줬다고 했습니다연세가 높다고몸은 좀 불편해도공부하기에는 장애가 될 수 없죠비록 의자에 기대앉아서 듣는 수업이지만 참 좋다며 활짝 웃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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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팔순인 젊은 학생~

 

ㅡ 제가 절에 15년 동안 스님 시봉하며 살았어요얼마 전 입적하실 때까지 모셨죠그런데 불법에 대해 배운 게 없어요. ‘깨달음이라고 말들을 하는데 무엇을 깨달음이라고 하나참 궁금했는데 물어보지를 못했어요스님 열반하시는 걸 보고 마음 참 많이 허허했는데 오늘 여기서 참 잘 배웠어요너무 기쁩니다.

 

높은 연세지만 수업을 잘 이해하고 궁금했던 것을 해결해서인지 얼굴이 환해진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불법 만나 행복해지는 데는 나이는 의미가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알았답니다~

그리고 다소 어색하기도 한 이 나누기도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수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일상의 변화와 발전을 가져온다는 것을 학생들도 차츰 알게 되겠지요.

 

이어진 공양 시간.

정토회에서의 공양은 반찬을 두 가지(김치 제외)만 준비한다는 것과 오신채를 사용하지 않는 것그릇을 깨끗이 닦아 먹는 것과일은 껍질째 먹기와 식후 쌀뜨물을 이용한 삼단 설거지에 관한 얘기를 나누며 공양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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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공양

 

그릇을 닦아 먹는다는 말에는 대부분 웃고 말았습니다그 심정을 왜 모르겠어요이렇게까지 해야 하나왠지 더러운걸찝찝하다마음에 새겨진 업식의 무늬들이 춤을 추는 것을요그렇지만 내가 하면 다 할 수 있는 것정토회의 환경실천을 알게 되면 그릇 닦아 먹는 것 정도는 아~주 우습게 하게 될 걸 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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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하지만 한번 해봐요그릇 닦아 먹기.

 

오늘 수업을 해보니 어떠냐는 질문에 대부분 아직은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었습니다휴지 대신 뒷물을 사용한다는 말에 어떤 분은 한숨을 쉬기도 했고요그러나 돌이켜보면 저도 처음에 아주 당황스러웠던걸요그저 습관이 되었다는 것을 이해 못 하던 시절에는 불편함으로만 다가왔으니까요그러나 이런 표정 저런 반응도 이제 모두 희망적인 모습이라는 것을 알지요~

 


▲ 
법당 생활 안내도 잘 들어요~

 


▲ 
보시의 행을 배웁니다

 

부처님은 말씀하셨지요.

'세상에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이 어렵고사람으로 태어나서 불법 만나는 것이 어렵고불법 만나더라도 바르게 수행하는 것을 아는 것이 어렵다.'

 

그 어려운 걸 인연이 닿아 만나게 되었는데 행복의 길을 가지 않을 수 있나요가다 보면 장애가 불쑥불쑥 튀어나오기도 하겠지만 꾸준하게 함께 걸어가면 좋겠다고 생각한 건 저만이 아니겠지요.

양덕법당 봉사자들은 온 마음으로 불교대학생들을 환영합니다우리 열심히 해봐요~

 

_하상의 희망리포터(포항정토회 양덕법당)

전체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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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길선

입학식 풍경 빠뜨리지않고 재미나게 그러면서도 정토회의 많은것을 알려주신 보살님 고맙습니다

2016-03-24 09:54:38

김인숙

깨달음 꼭 이루시기를( )

2016-03-22 21:46:28

정근환

글 잘읽었읍니다.가슴에와닿읍니다.같은 도반으로 성장하기를 간절히 바라옵니다.

2016-03-22 16: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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