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양덕법당
밝은 지혜 가져다 준 '다만 할 뿐'

양덕 법당에 30대 싱그러운 도반이 있습니다. 2015년도 정토회와 인연이 되어 활동하고 있는데요, 어린 두 아이들을 데리고 어찌나 열심히 활동하는지 넘쳐나는 에너지가 주변까지 활기차기 만들어줍니다. 2017년 가을 불교대학 담당을 맡았고 얼마 전 학생들이 졸업했습니다. 본인이 학생일때도 좋았지만 불교대학 담당을 통해 또 많은 것을 배웠다는 오늘의 주인공. 지금 양덕법당의 JTS 거리모금 담당으로 열일하고 계시는 홍예지 님을 만나보겠습니다.

홍예지 님은 수행법회부터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주변 또래 젊은 엄마들에게 수행법회를 권유해서 법문을 함께 들었습니다. 천일결사 입재를 먼저한 홍예지 님은 불교대학과 경전반까지 마쳤습니다. 학생으로 공부하면서 꾸준히 JTS 거리모금을 비롯해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 적극적인 수행자입니다. 혼자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은 물론 주변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가서 불법을 전하고 함께 참여합니다.

불교대학 졸업생과 함께(앞줄 왼쪽 세번째 홍예지 님)
▲ 불교대학 졸업생과 함께(앞줄 왼쪽 세번째 홍예지 님)

“불교대학 담당은 참다운 인생 배움의 장입니다.
38년 동안 보지 못한 많은 것들이 눈에 들어오는 시간이었습니다.”

탈출구를 찾고 싶은 심정으로 찾은 법당

2015년 봄, 같은 아파트 같은 라인에 살고 계시던 포항 양덕법당 총무님을 만난 것은 정말 우연이었습니다. 수행법회에 나와 보라는 총무님을 따라 무작정 법당에 나갔습니다. 아무 말이 든 다 털어놓고 통일 기도에도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따라갔습니다. 육아에 찌들어 있던 저는 그것이 탈출구라도 되는 양 아무 생각 없이 어디론가 도망치고 싶은 마음에 따라다녔던 것 같습니다.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정말 눈 깜짝한 것 같은데 시간이라는 놈이 획 지나가 버렸습니다. 결혼 후 아무도 없는 낯선 동네, 포항 문덕이라는 곳에 와서 한 남자의 아내로서, 아이 둘의 엄마로서 살아가는 것을 너무 쉽게 생각했습니다. ‘그냥 하면 되지. 사는 게 다 똑같지.’ 라고 자신을 위로하며 결혼 생활 5년째 되던 해였습니다. 저는 답답하고 외롭고 막막한 마음으로 법당을 찾았습니다.

통일의병대회참석 후(왼쪽 두번째 홍예지 님)
▲ 통일의병대회참석 후(왼쪽 두번째 홍예지 님)

유아교육을 전공했으니 아이들 키우는 일이 저에게 가장 적합한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어른들에게 항상 칭찬받고 인정받고 살아왔으니 시 어르신들에게도 칭찬받고 귀염받겠지.’라는 막연한 기대는 현실과 다르게 저를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밥하고 빨래 하고 아이돌보고, 청소하고 장보고, 아이 재우고 매일 반복되는 일상들....

나에 대한 걱정이나 인정보다는 집에서 노는 줄로만 알고 툭툭 내뱉으시는 시 어른의 말씀들. 일만 하고 나에게는 아무 말을 걸지도 않고 아무 말도 듣지 않는 신랑. 나 혼자서 아이 둘을 데리고 아무 곳에도 갈 수 없는 상황이 답답하기만 했습니다. 결혼 전 혼자 계시는 엄마로부터 도망 치듯 결혼 하고, 아이 낳고 다른 지역에서 살아온 5년이라는 시간이 어느 순간 너무 힘겹게 느껴졌습니다.

가족도 도반같이, 도반도 가족같이 (맨왼쪽 도반, 오른쪽 홍예지 님 가족)
▲ 가족도 도반같이, 도반도 가족같이 (맨왼쪽 도반, 오른쪽 홍예지 님 가족)

내 마음 살피는 공부, 밝은 지혜를 가져오다

수행법회에 참석하고 이어서 불교대학 입학을 하고 시어머님 말씀대로 일도 해 보았습니다. 결정적으로 제 생각이 바뀐 것은 <깨달음의장>을 다녀온 후였습니다. 그곳에서 저 또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있었고, 내가 말하는 것은 다 옳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입니다. 그 후 어머니 말씀도 한번 들어 보고 신랑에게도 내가 열심히 일해서 받은 월급을 모두 줘보았습니다. 그러자 그동안 신랑에게 덕 본 것에 대한 고마움을 느꼈고, 시어머니께서 얼마나 힘들게 아이들을 키우셨을까싶어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전반에 올라가고 과정 중 금강경 수업이 너무 너무 재미있어 법문 시간이 너무나 기다려졌습니다. 일 다니고, 아이들 키우고, 집안일 하고 새벽에 기도하고, 몸은 힘든데 이상하게도 에너지가 생기는 것을 느꼈습니다. 월요일이면 금강경을 듣고 일주일을 살고, 살고 또 살아 봤습니다. 수업을 듣고 내 마음 살피는 공부를 하면 할수록 힘이 생기고 말도 더 잘하게 되고 생각이 밝고 지혜로워졌습니다. 실제로 제가 느끼니 주위 사람들에게도 불교대학 입학을 계속 권유 했습니다. 말할 때도 이상하게 법다운 말을 하고 있는 저를 발견하였습니다.

윙크가 귀여운 딸과 함께하는 평화집회
▲ 윙크가 귀여운 딸과 함께하는 평화집회

다만 했을 뿐

그러던 중 평화협정 평화시위 날이 정해졌습니다. 날은 점점 추워지고 한 해가 지나가면서 나의 일상도 무언가 정리 되는 듯했습니다. 신랑과 친정엄마 아이 둘을 데리고 광화문광장에서 마구마구 소리치고 나니 속이 다 시원했습니다. 신 나고, 힘 나고 가벼워지는 내 모습에 다시 힘이 났습니다. 무언가 한없이 감사할 뿐 괴로움과 고통이 없어졌습니다. 스님 말씀에 따라 다만 했을 뿐인데 너무 많은 변화가 왔습니다.

JTS 거리모금을 마치고 (왼쪽 두번째 홍예지 님)
▲ JTS 거리모금을 마치고 (왼쪽 두번째 홍예지 님)

어느덧 첫째 아이는 학교 갈 나이가 되었고 저는 지금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를 둔 학부모입니다. 내년에는 법당 가까이에 있는 곳으로 이사를 합니다. 지금까지 저에게 일어난 일들 모두 공부가 되어 우리 아이들을 키우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어떤 일이 생겨도 지혜롭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힘이 생기니 두려움도 줄었습니다. 아이들 키우며 힘들어하는 30대 젊은 엄마들도 부처님 법 만나 힘을 얻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함께 하는 모든 도반님께 감사드립니다.
부처님 감사합니다.

글_홍예지(포항정토회 양덕법당)
정리_하상의 희망리포터(포항정토회 양덕법당)
편집_박정미(대구경북지부)

전체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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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aTaeCJ

1

2023-11-15 22:54:48

세명화

아이 키우는 엄마로써 절절하게 와 닿는 내용이네요ㆍ저도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엄마들에게 많이 수행법회 권유 해 봐야겠어요? 아이들이 복 받았습니다ㆍ

2018-08-31 00:59:11

무량덕

그많은 일을 하면서도 에너지가 생김을 느끼셨다니 정말 신기하네요. 가족에겐 몸소 실천해서 전법해야 한다는 말씀을 확인하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2018-08-22 13:5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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