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김천법당
우리 집은 정토회 법당으로 연결되는 징검다리입니다

세상 비판 많이 하고종교와는 거리가 멀고증권 해서 재산 많이 잃고술 먹고 물건 때려 부수고어항을 발로 차서 아킬레스건이 끊어져 6개월 동안 직장도 못 나가고··남편 앞에서 남의 이야기 하듯 담담하게 말하는 아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화를 이어가는 부부가 있습니다얼마만큼의 믿음이 있어 부끄러운 과거를 스스럼없이 내놓을 수 있는지 궁금증이 생겨서 비법을 물어보았습니다.

 


 

여행 좀 다녀오라며 술과 담배를 잔뜩 실어 문경으로 보냈어요

“2011년부터 스님의 즉문즉설을 알고 너무 좋아서 혼자 듣다가 남편이 술 먹고 누워있으면 컴퓨터 앞으로 끌고 가서 우리와 비슷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골라 틀어 놓고 들었어요자는 척 안 듣는 척했지만 나중에 스님 비판 하는 걸 보면 다 들었더라고요또 깨달음의장 신청을 남편 몰래 해놓고 4박 5일 동안 여행 좀 다녀오라며 차에다가 술과 담배를 잔뜩 실어주며 문경에 보냈어요되돌아 올 줄 알았는데 다른 사람이 되어 마치고 왔더라고요그리고 2014년에 법당에 가자며 정토회를 찾아가서 저이가 먼저 불교대학 들어가 올해 경전반 졸업이고 저는 올해 불교대학 졸업하고 경전반 입학해요예전엔 술을 먹으면 밤새 잡고 얘기하려 해서 도망 다니기 바빴는데 요즘은 술도 덜 먹고 먹어도 금방 자요그리고 저에게도 힘이 생겼는지 증권 하다가 돈 떨어지면 안하겠지 생각하니 싸울 일이 없어요또 늘 남 탓만 하던 제 마음도 안으로 돌려보니 모두 제 문제였어요그걸 알고 나니 편해졌어요.”

 

이상은 혁신도시로 이사해서 무려 열여섯 번이나 기획법회를 해 오신 이명희박세윤 님의 사연이었습니다.

 

2년 동안 김천법당 저녁부를 맡아 온 전순연 님 이야기 : "박세윤 님은 소임은 안하고 공부만 하는 학생이어서 눈에 띄지는 않았어요김천에 혁신도시가 생기고 인구도 늘어 이곳에 열린법회가 필요하겠구나 생각하고 장소를 물색했으나 임대료는 너무 비싸고 마땅한 대책이 없었어요어느 날 법당 식구들이 근처 식당에서 밥 먹고 기획법회를 하려고 하니 너무 시끄러워 고민하던 중 세윤 님이 우리 집에 가서 하자며 시작된 걸 기회로박세윤 님께 기획법회 담당자를이명희 님께 부담당자라는 소임을 맡겼어요그런데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거사님의 근기와 밀고 나가는 힘을 보았어요오는 사람들에게 편안한 분위기와 부드럽고 재치있는 말씀으로 소임을 해 나가는 두 분께 믿음이 가서 100일만 하자며 부탁했는데 벌써 100일을 넘기고 이제는 뿌리까지 내린 듯해 든든해요꼭 필요할 때 기획법회 담당해 주신 두 분께 감사드리며 한 곳에서 계속하기엔 너무 힘이 들 것 같아 다른 방법 찾는 중이예요그때까지 고생스럽더라도 수행과제 잘 만났다 생각하고 수고 좀 해주세요."

 


 

아내 덕에 부처님 법 만났으니 저는 복받은 사람이에요

저는 불편함은 없어요그냥 우리 집에 오는 이들이 편안했으면 좋겠어요우리 부부가 명상수련 함께 가며 열쇠를 주고 가자고 하니 아내가 망설이길래 생각할 거 없이 그냥 주고 가자고 했어요복잡한 일도 나름대로 쉽게 생각하려고 해요하지만 내일 법회에 아무도 안 오면 어쩌나 하는 신경은 좀 쓰여요.

 

이 열린법회가 새로 오는 분들에게 정토법당으로 가는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기에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그리고 매주 듣게 되는 스님의 법문은 제게 희망이며 삶의 활력소이니 얼마나 좋습니까또 이 일이 복짓는 일이라는 보살님 말씀에 로또 사는 기분입니다. (웃음)

 

경전반과 불교대학 졸업은 하늘과 땅 차이예요열심히 한다고 깨우쳐지는 건 아닌데 저사람 참 열심히는 해요저는 머리만 굴리려 하는데 몸과 머리가 함께 가요옆에서 보면 진도는 늦지만 저 사람이 맞는 것 같아요경전반 졸업하는 나도 못 갔는데 불교대학생이 부처님 나라 가서 부처님 발자취를 더듬고 온 발이라 그런지 아직 따끈따끈해요.

 

날이 밝기 직전이 가장 어둡잖아요아내 덕분에 가장 어둡고 힘들 때 부처님 법 만나 이렇게 좋아지고 있으니 저는 복 받은 사람입니다이 좋은 법 널리 알려서 많은 사람이 함께 행복한 세상이 되면 좋겠습니다.”

라고 속내를 내비치는 모습에서는 두 분의 사랑이 얼마나 깊은지 느껴졌습니다.

 

2016년 불교대학 담당과 부담당을 맡은 두 분올 한해 어떤 활약으로 김천법당을 반짝이게 할지 또 두 분은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지 내년이 기다려집니다.

 

_곽길선 희망리포터(구미정토회 김천법당)

전체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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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명

두분모습 아름답습니다. 감사합니다

2016-02-06 10:39:01

금강선

마음내어 주셔서 감사하고 두분 행복하셔요~

2016-02-05 23:40:35

도경화

멋집니다. 부럽네요~

2016-02-05 14:4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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