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정토행자의 하루
세상의 행복을 위한 원이 생겼습니다

지난 11월 26일부터 27일까지 1차 만일 결사를 회향하는 1박 2일의 회향수련이 있었습니다. 개인 법당에서 수행자로서의 '나'를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회향수련에서 발표한 동래지회 전윤미 님과 송파지회 김진의 님의 소감문을 글로 만나 봅니다.

부산울산지부 동래지회 전윤미 님

저는 만일결사의 마지막 100일을 함께 했습니다. 새로운 만 일의 시작이 아닌 1차 만일결사의 마지막을 함께 할 수 있어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30년에 한 번 있는 만일결사 회향식에 참여할 수 있어 매우 기쁩니다.

저는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내용이 좋아서 불교대학에 입학했고, 현재는 경전대학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정토회는 법륜스님이 이끌고 계신 곳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또 그때는 개념이 없어서 정토회원은 법륜스님을 따르는 불교신자라고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불교대학, 경전대학에서 공부하며 돕는이의 존재를 알고 그들이 대가 없이 그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내어 정토회를 이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의문이 들기도 했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원봉사만으로 정토회가 잘 운영되고 있어 신기하기도 하였습니다. 나라면 저 정도의 희생과 책임을 다하는 것이 어려운데 어디서 저런 힘이 나올까 궁금했습니다.

회향식을 지켜보며 희생과 책임을 다 해온 행자, 법사님들이 일군 과정을 한 번에 볼 수 있었습니다. 정토회를 이끌어 온 힘은 법륜스님 혼자가 아니구나, 법사님들과 회원들이 있었구나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지난 만 일을 함께한 것이 아님에도 여러분들이 이룬 것을 태동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연대순으로 살펴보니, 감동으로 먹먹해졌습니다.

가장 감동 깊었던 것은 통일운동이었습니다. 2017년도에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졌을 때, 저는 아무런 생각 없이 위험한 순간이 있었던 것도 잊고 살 정도로 무심하였습니다. 그때 정토회는 이러한 평화 유지를 위해 광화문에서 집회를 하고, 국내외 서명 운동을 하고, 미국에 가서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실질적인 활동을 한 것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운이 좋아 전쟁이 일어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이러한 숨은 노력들이 내가 지금 평화로운 한국에 살 수 있게 한 이유란 것을 알았습니다.

또한 인도에서 뜻을 이루고자 학교를 만들다 사고 당하신 분이 있고 그럼에도 그 일을 끝까지 완수하시는 봉사자들을 보며 위대함을 느꼈습니다. 이렇게 체계적이고 대대적으로 활동을 하고 있는 정토회 그 규모와 체계성을 보고 놀라기도 하였습니다.

법륜스님은 어제 말씀하시길 새로운 만일을 준비하며 30,40,50대의 역할이 크다고 하였습니다. 현재 저는 100일 간 새벽예불을 한 날보다 하지 않은 날이 더 많은 게으른 행자입니다. 또한 전법에 대해서도 소극적이고 거부감도 없지 않아 있는 초보행자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정토회 끈을 놓지 않고 내가 먼저 행복해지면 그 마음을 나누고 싶은 원이 저절로 생기리라 기대하며 새로운 만일을 정진을 위해 힘쓰겠습니다. 법륜스님이 말씀하신 대로 떨어져 나가지만 않게 괴롭지 않도록 잘 수행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서울제주지부 송파지회 김진의 님

저는 정토회라는 새로운 울타리에서 정진을 시작한 지 600여 일 밖에 되지 않은 초보자입니다. 딸내미 입시 때 해 본 천 배 이후 1080배를 해야 하는 생애 두 번째 부담이었습니다. 부담감을 떨치고 이번 만일 회향에 참여하여 마무리도, 새롭게 시작하는 출발도 함께 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어서 해결해서 자유롭고 행복해지고 싶은 열망으로 수행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하루 종일 법문과 정토의 30년 역사가 담긴 영상들을 보면서 제 개인의 수행을 넘어 어느덧 모자이크 붓다를 꿈꾸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마치 고속도로 톨게이트에 진입해서 되돌아나갈 수 없는 느낌이었습니다.

정토회를 만나 수행을 시작한 기간만 보면 이제 막 걸음마를 뗀 것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선배 도반들이 일구어온 30년의 역사를 간접경험으로 받아들이고 다음 30년을 향한 마음으로 절을 하고 법문을 들이니 이미 저는 정토회에 깊이 뿌리내린 사람처럼 느껴졌습니다.

영상 속 30여 년 전 청년 법륜 스님, 어린 법사님들의 모습과 저의 젊은 날이 겹쳐졌습니다. 환경, 복지, 통일, 평화를 위해 해 온 실천 활동에서 눈을 떼지 못하였습니다. 영상 속 풋풋한 스님과 법사님들의 모습부터 머리가 하얗게 센 스님과 법사님의 지금을 돌아보며, 제 욕구 불만과 성질에 좌절하며 보낸 저의 젊은 날이 떠올라 참 아깝고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직 어려운 사람을 보고 자비심을 가지고 대한민국을 넘어서 북한의 식량실태, 난민실태를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한 노력들. 인도 수자타아카데미 설성봉 거사님의 사고를 의연하게 극복하고 그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실천 활동을 이끌어온 모습. 이러한 행이 인이 되고 스승의 연이 되어 격동기의 빛이 되겠다는 염원으로 지구 곳곳에 파노라마처럼 펼쳐 놓은 역사의 기록들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눈시울을 적시며 보았습니다.

이 모든 일들이 개인의 욕망과 성질을 이기지 못해 괴로워했던 저의 지난날들 사이에 이루어지고 있었다는 생각을 하니 지금이라도 선배 도반님들의 노고에 빚을 갚아야겠다는 마음이 절로 났습니다.

‘1080배를 어찌해야 하나?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어제의 그 마음이 어느새 오늘은 한 배 한 배 올리면서 감사함으로 변했습니다. 제가 이 자리에서 편안하게 공부하며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은 다른 이들의 노고 덕분이라는 마음이 자리하니 천 배가 버겁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만일 회향에 참여하며 앞으로 살아가면서 생길 수 있는 장애나 난관을 어떤 안목으로 대하고 기회로 삼아야 하는지 정확하게 제시해 주신 것을 잊지 않고 살겠습니다. 역사적인 기록물일 수 있으니 놓치지 말고 그저 눈에 익혀 공부하겠다는 처음의 그 마음은 어느새 정토행자의 마음이 되어 다음 30년에 모자이크 붓다로서 제대로 살아가보자는 마음으로 바뀌었습니다.

정토회가 자랑스럽습니다. 잠자리 들기 전 지금, 감사한 마음입니다. 정토행자를 바른 길로 이끌어주시는 법륜스님과 송파지회 향음법사님, 손바닥만 한 제 마음을 이렇게 크게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정토회를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새싹 도반들의 소감문을 읽으며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개인의 괴로움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원이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발원으로 바뀌는 과정을 생생하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나도 좋고 너도 좋은 길'을 함께 가기로 한 발원이 참 소중하고 고맙습니다.

<정토행자의하루>는 동안거에 맞춰 12월 30일까지 휴간입니다. 1월 2일, 도반들의 소식으로 다시 찾아 오겠습니다!

글_전윤미(동래지회), 김진의(송파지회)
편집_정토행자의하루

전체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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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현

고맙습니다

2023-01-01 09:08:19

사공엽

양말도 신지 않고 1080배를 하다가 오른쪽 발등이 까졌던 기억이 나네요. 다들 멋지십니다. 🙏

2022-12-26 16:07:16

조애자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22-12-26 15: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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