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전주법당
작은 돌멩이로 잘 쓰이고 있습니다

한 자밤의 설탕이 요리의 감칠맛을 완성하듯이 지역별 퍼포먼스는 법회행사의 맛을 한껏 살려줍니다. 지난 2월 9일 정회원을 위한 법륜스님의 광주전라지부 순회법회에서 전주정토회 퍼포먼스를 담당한 배기숙 님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평소 조용하게 묵묵히 봉사하시는 모습이었는데 이번 퍼포먼스 기획을 담당하셨다고 하여 솔직히 의외였습니다. 어떻게 맡게 되었나요?

총무님의 짐을 덜어드려야겠다는 마음과 전주정토회에 대한 애정으로 맡게 되었습니다. 큰 행사에서 지역별 퍼포먼스를 선보일 때, 우리 지역을 다른 지역과 비교하며 잘 못하는 것 같아 속상하곤 했는데, 직접 나서서 해보지도 않고 이렇게 했으면 저렇게 했으면 하며 후회하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그저 따라가면서 이럴 걸 저럴 걸 안타까워하기 전에 이번에는 내가 기획해 보고 후회를 하더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라 잘해야겠다는 의욕에, 퍼포먼스 준비를 기꺼이 도와주는 가족에게 완벽을 요구하며 극성스러운 엄마가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정초법회에서 들은 ‘내가 시비하는 것이 죽음 앞에서도 정말 시빗거리가 될까?’라는 말씀이 스치며 중요한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엄마의 극성스러운 요구를 너그러이 들어주며 음악과 포스터 제작을 도와주는 두 딸과 쭈뼛거리며 항상 뒤로 빠져있던 남편이 반주에 맞춰 함께 노래하며, 퍼포먼스를 완성해 가는 것이 감사했습니다. 어느새 행복의 한 순간순간을 만들어가고 있었습니다. 법당 소임을 떠나 가족과 함께한 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모릅니다. 연습한 것보다 법회 당일 공연이 아쉬웠지만 도반들과 함께한 과정이 기쁘고 즐겁고 행복했기에 더 멋진 내년 공연을 벌써 머릿속에 그려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수행을 좀 더 열심히 했더라면 이번 경험이 더 크게 와닿았을 것 같아 올해부터는 좀 더 수행정진에 마음을 내보려 합니다.

 

두 딸과 함께 만든 작품, 행복
▲ 두 딸과 함께 만든 작품, 행복

도반들과 함께하는 즐거운 연습(정면을 바라보고 있는 배기숙 님)
▲ 도반들과 함께하는 즐거운 연습(정면을 바라보고 있는 배기숙 님)

배기숙 님은 2014년 무렵 남편 사업을 비롯해 이런저런 어려움으로 이렇게 살다가 제 명을 살지 못하겠다 싶어 마음을 다스려 보려고 불교대학을 다니게 되었다고 합니다.

2016 가을불교대학 입학 축하 공연 전(가운데 배기숙 님)
▲ 2016 가을불교대학 입학 축하 공연 전(가운데 배기숙 님)

2017년에는 어린 세 아이의 엄마가 멀리서 버스를 타고 와서 회계 소임을 하는 모습을 보고 안쓰러워 하다가 회계는 익숙한 일이라 자청해서 전주정토회 회계팀장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소임을 하며 ‘행복은 내가 만드는 것이다’를 알게 해 준 정토회가 유지 발전하는데 작게라도 이바지 하는 것 같아 기쁘다는 마음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정토회에는 쉼 없이 부지런히 수행하고, 큰 깨달음을 얻고, 큰 봉사를 하는 분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배기숙 님 자신처럼 수행은 얕고 법당을 놀이 삼아 다니는 작은 돌멩이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기회가 될 것 같아 용기를 내어 기사 작성을 수락하였다고 합니다. 튼튼한 담장에는 여러 가지 크기의 돌이 어우러져 있는 법입니다. 배기숙님의 이야기를 전하며 희망리포터라는 작은 돌멩이인 저도 함께 흐뭇해집니다. 

글_이은정 희망리포터 (전주정토회 전주법당)
편집_양지원 (광주전라지부)

전체댓글 15

0/200

묘광

고맙습니다

2019-02-26 01:58:50

노금찬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_()_

2019-02-24 20:10:26

안정근

-법당일도 하시면서 가족들과 행복한 경험을 만드는게
감동이였습니다.
작은 돌멩이와 큰 돌멩이가 모여 예쁜 산 같이 만들어 보아요~^^

2019-02-23 11:5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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