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유럽·중동·아프리카지구
아무리 멀어도 천일결사 입재식에는 꼭 참석합니다!
스위스에서프랑크푸르트까지

최근 유럽정토회에 새로운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가까운 곳에 지역 법당이 없어 교류가 적었던 유럽에서 런던, 더블린, 스트라스부르, 루체른, 투운, 제네바, 파리 등 거리를 문제 삼지 않고 수련이나 입재식이 있으면 어디서든 찾아오는 회원들이 늘고 있습니다. 멀리서 온종일 기차나 버스를 타고 와서 천일결사 입재식에 참석하는 분들을 보면서 지역 회원들도 더 열심히 수행해야겠다는 분발심과, 함께 수행하는 도반으로서 결속감도 느끼게 됩니다. 오늘은 융프라우의 만년설과 푸른 초원을 배경으로 호수가 돋보이는 아름다운 나라 스위스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까지 천일결사 입재식에 참석하러 온 김옥선, 박향숙 님을 소개합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법당에서 열린 정토행자 만일결사 중 제8차 천일결사 9차 백일기도 입재식에 참석한 박향숙 님 (뒷줄 중앙 왼쪽)과 김옥선 님 (뒷줄 중앙 오른쪽)
▲ 독일 프랑크푸르트법당에서 열린 정토행자 만일결사 중 제8차 천일결사 9차 백일기도 입재식에 참석한 박향숙 님 (뒷줄 중앙 왼쪽)과 김옥선 님 (뒷줄 중앙 오른쪽)

정토회를 만나게 된 계기는?

김옥선(이하 김) 이혼 후 심리치료를 받아도 해결되지 않고 롤러코스터 같이 오르내리는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 편안한 마음으로 살고 싶어 삶의 지혜를 찾고 있었습니다. 인터넷에서 스님의 즉문즉설을 우연히 접하고 "바로 이거다!" 했습니다. 그날 이후, 유튜브, 팟캐스트, 정토회 홈페이지에서 매일 스님의 법문을 접하게 되었지요. 2011년 스님께서 프랑크푸르트에 오셨을 때, "나는 왜 나쁜 남자만 만나게 되는 걸까요?"라고 다소 민망한 질문도 했었습니다. 싱글맘으로서 육아에 대한 부담과 새 직장에서는 과중한 업무와 동료와의 불화로 스트레스는 폭발 직전이었습니다. 템플스테이와 수련이 곁들인 휴식 정도로 기대하고 찾아간 깨달음의장에서 봉사가 눈을 번쩍 뜨는 것 같은 경험을 했습니다. 깨달음의장에 이어 명상수련에도 참여하면서 마음의 짐이 가벼워지고 그저 세상에 잘 쓰이고 싶은 마음이 일어났습니다.

박향숙(이하 박) 제겐 외로움을 잘 타는 엄마를 걱정하고 이해해주는 딸이 한 명 있습니다. 그런데 그 딸이 어느 날 갑자기 집을 나가 혼자 살아보겠다고 독립선언을 했습니다. 딸이 집을 떠난 후 우울증약을 먹어야 할 정도로 심리상태가 나빠졌습니다. 인터넷에서 만났던 어려운 법문과 달리 재미있고 쉬운 스님의 법문을 들으면서 저의 병은 약을 먹지 않아도 될 정도로 호전되었습니다. 2012년 깨달음의장에서 외로운 업식의 뿌리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모든 외로움의 원인을 외국에 사는 탓, 집을 떠난 딸의 책임으로 돌리며 남 탓만 하고 살았음을 알았습니다. 바깥으로 향해 있던 시선을 안으로 돌리니 모든 것이 나의 문제임을 알게 되면서 참회의 눈물이 쉼 없이 흘렀습니다. 이제는 딸과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할 수 있고, 다르다고 생각했던 남편에게서 공통점도 찾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입재식을 마치고. 왼쪽부터 김옥선, 박향숙 님
▲ 입재식을 마치고. 왼쪽부터 김옥선, 박향숙 님

천일결사에 동참하게 된 계기는?

2015년 베를린에서 열린 나눔의장에 참석했습니다. 휴식이나 취하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참석한 제게 나눔의장은 새로운 지평이 열리는 경험이었습니다. 내 감정의 세계를 타인의 눈을 통해 보면서 내 감정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졌습니다. 나눔의장에서 만난 천일결사자 도반들을 보면서 수행을 하면 사람이 변할 수 있음을 알았고 "앞으로 내게 남은 것은 수행뿐이다"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법륜스님 말씀처럼 "백일을 기도하면 내 꼬라지가 보이고 천일을 기도하면 업식을 바꿀 수 있다는 말씀을 믿어보자. 어떤 일이 있어도 천일은 해보자. 정말 이 징글맞은 업식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는지 그때 가서 판단해보자!" 하고 결심했습니다.

김옥선 님의 권유로 동참하게 되었는데, 지금까지 혼자 수행해온 제게 함께 수행하는 힘이 얼마나 큰지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혼자가 아니고 함께 가는 도반들이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든든합니다

정토회를 만난 후 달라진 점은?

감정의 롤러코스터에 바로 승차하지 않고 널뛰는 감정을 지켜보는 시간이 점점 늘어갑니다. 업식으로 인해 올라오는 어두운 생각도 자책하지 않고 바라보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밉고 싫은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이제는 나를 미워하고 싫어하는 사람과도 웃으며 대화하는 여유가 생겼습니다. 제게 일어난, 저만 아는 기적 같은 일입니다.

일단 우울증에서 벗어났고 편안하고 안정된 마음으로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전에는 형제들과 떨어져 외국에서 살아서 외롭고 공허했는데 이제 이런 마음이 제 업식에서 오는 꿈과 같은 것임을 알고 나니 더는 괴롭지 않고 행복합니다.

2014년 세계 100강 순회강연차 스위스를 방문하신 스님과 박향숙 님 부부
▲ 2014년 세계 100강 순회강연차 스위스를 방문하신 스님과 박향숙 님 부부

박향숙 님은 2014년 스님께서 세계 100강 순회강연을 하실 때 스님 일행을 자택에 모실 수 있었던 것이 큰 축복이었다고 합니다. 2013년 스님께서 스위스에 오셨을 때 값싼 유스호스텔에 묵으신 것을 알고 안타까워 2014년에는 강연장 근처 호텔로 숙소를 예약해 드리려고 했으나 스님께서 "내 돈이 귀하면 남의 돈 귀한 것도 알아야 한다. 집에서 돈 따로 들이지 않고 묵을 수 없다면 저렴한 숙소를 이용하겠다."고 하셔서 박향숙 님 댁에 모시게 되었습니다. 스님과의 감동적인 만남은 박향숙 님이 오랫동안 혼자 묵묵히 정진할 수 있었던 힘이 되었다고 합니다. 스님을 만나 아내가 다시 행복해지는 것을 지켜본 스위스인 남편도 스님이 떠나시기 전 삼배로 감사와 존경을 표했다고 합니다. 두 분은 현재 함께 열심히 수행정진하고 있습니다.

스위스 기획법회에 참가한 도반들과 함께 오른쪽에서 세 번째에 박향숙 님
▲ 스위스 기획법회에 참가한 도반들과 함께 오른쪽에서 세 번째에 박향숙 님

천일결사에 동참한 지 아직 천일이 되려면 멀었지만 벌써 마음이 편해지고 삶이 행복해졌다는 김옥선 님. 앞으로 불교대학에 다니며 부처님의 말씀을 계속 배우고 마음작용의 원리에 대해 더 알아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김옥선 님은 불교대학에 입학하고 싶어 하는 도반들을 모아 지난 4월부터 스위스에서 기획법회를 주관하고 있습니다. 일곱 명으로 시작한 모임은 현재 아홉 명으로 늘었고 그 중 내년 인도 성지순례를 신청한 분도 네 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초발심으로 시작한 모임이지만 불법에 대한 갈증은 한결같아 조만간 스위스에서도 열린법회가 자리 잡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스위스 기획법회

Leonhardstrasse 12, 8001 Zuerich, Switzerland
매달 격주 일요일 10시
이메일 lucere@hanmail.net
전화번호: 078 936 0865

글_신재숙 희망리포터 (유럽중동아프리카지구)
편집_이진선 (해외지부)

전체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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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필

두분을 인도성지순례에서 만나게 된다니 반갑고 기쁩니다. 두 보살님의 수행담 감사합니다.

2017-01-04 21:55:00

김재명

이제야 봤네요. 국경을 넘어 입재식에 가시다니 대단하십니다!

2016-08-23 05:41:58

오세령

감사합니다.
법에 대한 믿음과 나를향한 정진의 길에 함께하겠습니다.

2016-07-11 10: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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