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서초법당
지객을 아십니까

만약 누군가 마음이 어지러워 고통 속에서 살다가 그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법당에 왔는데 아무도 반겨주지 않고 모른 척하고 지나간다면 얼마나 더 외롭고 마음이 아플까요. 한편, 무거운 마음을 가볍게 하고 싶어 절에 왔는데 법당문을 열자마자 누군가가 부처님같이 환한 표정으로 반갑게 맞이해준다면 얼마나 마음이 편안해질까요. 아마도 그 사람은 법당에 들어서는 그 순간부터 마음의 짐을 덜어낸 느낌을 받을 것입니다.

서울정토회 서초법당 입구에 들어서면 부처님 같은 밝은 얼굴로 도반과 손님을 맞아주는 봉사자들이 있습니다. 이분들이 바로 ‘지객(知客)’ 소임을 맡은 분들입니다. 지객이란 절에서 오고 가는 손님을 접대하고 안내하는 일을 뜻하는 불교용어입니다. 한마디로 법당의 얼굴과 같은 소임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서초법당에는 하루에도 적게는 수십에서 많게는 수백여 명의 사람들이 오고 갑니다. 매일 매일 우편물을 가져다주시는 우체부 아저씨, 택배 기사님, 불교대와 경전반 학생, 점심 공양을 위해 법당에 들르는 행정처 봉사자들, 다른 절에서 방문하신 스님들, 정토회가 어떤 곳인가 궁금해서 한번 들어와 보았다는 손님, 지나는 길에 절이 있기에 부처님께 삼배를 올리려고 들어왔다는 손님 등등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방문합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오고 가기 때문에 지객 소임은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합니다.서초법당에 드나드는 사람들을 친절히 응대하면 서초법당 뿐만 아니라 정토회 전체에 대한 인상이 좋아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일석이조가 아닐까요? 그야말로 살아있는 전법 활동이 되는 것이지요.

지객 소임을 수행하고 있는 장덕자 님
▲ 지객 소임을 수행하고 있는 장덕자 님

지객 봉사는 여러 봉사자가 시간을 나누어 담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봉사자마다 4시간 30분가량씩을 맡아서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매일 돌아가며 하고 있다니 쉽지만은 않아 보였습니다. 취재를 위해서 서초법당에 방문한 날에는 주간반 신성숙 님이 지객을 맡고 있었습니다. 법당에 들어서자 신성숙 님은 밝은 표정으로 합장하면서 희망리포터를 반겨주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 맑은 목소리로 인사 받으니 제 기분이 참 좋아졌습니다. 지객 소임에 대해 취재하려고 왔다고 밝히니 별것도 아닌 것을 다 취재한다며 손사래를 치다가 이런 나누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지객을 하면서 우리 법당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오고 가는 것을 처음 알았어요. 같은 법당 도반뿐만 아니라 외부 손님도 참 많이 옵니다. 손님이 오셨을 때 그때그때 상황에 맞는 적절한 대응을 하기가 그렇게 쉽지만은 않아요. 하지만 우리 법당에 처음 오신 분이 어색함을 덜고 편안한 얼굴로 업무를 보고 가시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주 흡족하고 기분이 뿌듯하답니다. 마치 제가 큰 전법을 한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도 있답니다.”

지객 소임을 맡아 합장하고 있는 신성숙 님
▲ 지객 소임을 맡아 합장하고 있는 신성숙 님

취재를 마치고 법당에서 나오면서 부처님 말씀 중에, 얼굴에 화색을 띠고 부드럽고 정다운 얼굴로 남을 대하라는 말씀인 ‘화안시(和顔施)’가 떠올랐습니다. 상대를 생각하고 배려하는 밝은 마음이 밝은 표정을 부르고 그 표정을 보고 상대방의 기분도 좋아지면서 결국 그렇게 모두가 행복해지는 첫걸음이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요. 이것이 바로 생활 속의 전법이 아닐까 합니다. 이렇게 좋은 뜻이 담겨 있는 지객 소임이 더욱 활성화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마음속을 스쳤습니다.
이상, 행복한 마음이 가득한 서초법당 소식이었습니다.

글_오지훈 희망리포터(서초법당)
편집_권지연(서울제주지부)

전체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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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순남

늘 환한 웃음으로 반겨주시는 보살님들이 계셔서 법당이 가까워 오면 발걸음이 빨라집니다.
서초법당의 연꽃같은 지객보살님들 감사힙니다.

2016-06-17 17:52:05

광명화

어느날, 회의 날짜를 잘 못 알고 방문한 저를 보고
멀리서 왔는데 어쩌냐며 안타까워하는 지객님께 위로 받고 간 적이 있습니다.
지객님 감사합니다.^^

2016-06-16 09:15:48

묘명행

좋은 글 감사합니다~
지객님들 덕분에 법당이 더 정겹습니다.
애써주시는 장덕자. 신성숙 보살님과 지객보살님들 감사드립니다~♡어르신들이 모범을 보여주시니 배울것이 많습니다

2016-06-15 21:4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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