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청주법당
정토회 노보살님께 물드는 두 시간, 김선숙 님의 봉사 이야기

봉사를 꾸준히 실천하는 김선숙 님이 청주법당 노보살님 댁을 방문하는 이야기입니다.

정토회 와의 인연, 정토회의 첫인상

저는 불교에 깊은 관심은 없었지만 절에는 다녀보고 싶었습니다. 적극적이지 못해 사찰을 직접 찾아가지 못하다가 친구의 소개로 일요일 수행법회에 나온 것이 인연이 되었습니다. 불교대학을 개강한 지 2~3주 지난 시점이었는데 불교대학도 같이 다녀보라는 권유에 별 거부감 없이 시작하게 되었고요.
다른 사찰에 다닌 경험이나 정토회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었고 불교를 잘 몰라서 그냥 꾸준히 다닌다는 생각으로 다녔죠. 저는 정토회가 처음이라 다른 곳과 차이를 몰랐고 낯설지 않았어요. 그리고 한 번 뭘 하면 이렇고 저렇고 크게 따지지 않는 편이에요. 나중에 알았지만 다른 분들은 나누기에 대한 부담이 상당하던데, 저에겐 나누기도 그냥 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서 큰 부담 없이 했던 것 같아요.

공양간 봉사(오른쪽)
▲ 공양간 봉사(오른쪽)

법당에서 봉사를 많이 하신다고 들었는데 주로 어떤 봉사를 하고 있나요?

글쎄요 많이 하는 것 같지 않은데요. 그냥 주어지는 대로 하고 있어요. 이것저것 하니까 그렇게 말을 하나 봐요. 경전반 다닐 때 공양간 봉사를 시작으로 꾸준히 하고 있어요. 공양간, 8대 행사 담당, 불기 관리, 천도재 준비 담당, 당직 관리, 음식물쓰레기 체크하고 EM을 활용한 옥상 텃밭 퇴비화. 요즘엔 사시예불을 배우고 지원팀 팀원으로 활동하면서 이것저것…. 그리고 실상화 보살님 댁에 일주일에 한 번씩 방문하는 것. 이렇게 말하고 보니 몇 가지 되네요.
제가 컴퓨터는 서툴다 보니 움직이는 일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공양간은 사람이 좀 필요한데 조금하다 보면 그만두고 해서 늘 사람이 부족하죠. 공양간의 어려운 상황을 아니까 챙겨주거나 같이 하곤 합니다. 요즘 이런 저런 일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법당에 나오죠. 제 생각에 정토회는 봉사하지 않으면 좀 쭈뼛거려지게 돼요. 어찌 되었든 불교대학 동기들과 또 도반들과 의지하고 화합하며 지금까지는 잘 해오고 있구나 싶어요.

옥상에서 된장 담그기(왼쪽)
▲ 옥상에서 된장 담그기(왼쪽)

청주정토회 원년 멤버인 실상화 보살님 댁에 방문하는 일은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는지, 또 하면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해요.

3년 전쯤 경전반 다닐 때, 노보살님이 살던 주택을 정토회에 기부하시고 아파트로 이사를 하게 되었는데요. 이사하는 날 법당 도반들과 함께 노보살님 댁엘 가게 되었죠. 그때 총무님이 보살님 댁을 방문하여 말벗과 조금의 도우미 역할을 할 분이 있는지 물었어요. 불교대학에 다니기 전에 부업으로 가사도우미를 한 경험이 있어 서슴없이 제가 해본다고 말했죠. 그렇게 시작해서 이제 만 3년이 되어 갑니다. 그전에는 법당의 도반들이 시간을 내어 돌아가면서 방문을 했다고 들었어요.

일주일에 한 번, 2시간 정도 있다 와요. 특별히 도와드리는 건 없어요. 노보살님이 허리랑 무릎이 안 좋아서 청소 정도 도와드리고요.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손수 하고 못하게 하시니까요. 주로 보살님 살아오신 이야기를 듣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같이 하기도 해요. 그러다 보면 2시간 훌쩍 지나 청소도 제대로 못해드리고 오는 경우도 있어요. 보살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삶의 지혜도 얻게 되고, 자기관리나 수행자의 자세도 배우게 되고, 또 친정어머니 같은 따뜻한 느낌도 듭니다,

보살님은 몸에 절약이 완전히 배어있어요. 이사 간 곳이 볕이 좋다고, 천국이라고 하시면서 겨울에도 난방을 거의 안 하시고요, 요구르트 하나를 드셔도 다 드시곤 물을 부어 한 번 더 드시죠. 하루에 두 끼 소식 하시고, 오래된 접시를 쓰신다고 누가 접시를 사다 드리면 쓰던 것도 멀쩡하다고 그대로 쓰시죠.

청주정토회 원년멤버 실상화 보살님
▲ 청주정토회 원년멤버 실상화 보살님

그리고 기도하시는 모습이 제겐 감동이었어요. 항상 염주를 들고 기도를 하시는데, 요즘은 허리랑 무릎이 안 좋아서 108배 절은 못하고 염주를 돌리면서 하루에 만 배씩 하세요. 허송세월 하지 않고 하루하루 당신이 정한 대로 기도하고 경전 읽고, 수요일엔 법당 나오고. 늘 한결 같으세요. 또 매사에 항상 고마워하시고요. 제게도 늘 고맙다고 하시고 뭔가를 해주려고 하시죠.

처음에 제가 간다고는 했지만 가끔 가기 싫을 때도 있었는데 다녀오면 좋고 마음이 편했어요. 요즘은 가기 싫은 마음이 들지 않아요. 이제 보살님도 저도 서로 의지가 되어 좋고, 저는 보살님께 삶의 지혜와 감사하는 마음을 자연스럽게 더 배우게 되어 좋습니다. 이제는 저도 법당이나 집에서 물을 한 번 더 생각하며 쓰게 되요. 손이 큰 편이라 뭘 해도 많이, 크게 하는 편이었는데 노보살님 댁을 다니면서 집과 법당에서 많이 적용하고 있고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모든 것이 감사한 일이구나 하는 마음도 들고요.

성격도 무뚝뚝해서 처음에는 도반들이나 노보살님들께 먼저 다가가지 않았어요. 요즘엔 스스럼없이 다가가니 노보살님도 친근하게 해주셔서 좋고, 저도 좀 더 활동적이고 적극적이 되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실상화 보살님을 방문 하다 보니 법당에서 다른 노보살님들 챙기는 일도 조금 더 세심해지더라고요. 자녀들이 멀리 있는 노보살님들을 가끔 찾아 뵙는 게 좋은 일인 것 같아요. 그분들의 삶도 이해하고 지혜도 얻을 수 있고. 이런 활동이 복지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바라는 측면이 될 수도 있고, 우리가 거기에 한발 실천하는 모습으로 나아가면 좋겠어요.

실상화 보살님께서 아프다가도 제가 가면 힘이 난다고 말씀해주시면 기분 좋기도 하고 마음 한 켠 뭉클해지기도 합니다. 또 어떤 때는 내게 무슨 인연이 있어 보광화를 만났누 하시는데, 저도 정토회와 인연이 아니었으면 이런 소중한 인연을 어찌 만날 수 있었을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감사하죠.

정토행자로서 그간의 변화 그리고 청주법당에 바라는 점

절하는 방법도 몰랐는데 절하는 법 배워서 기도를 시작했어요. 어느 날 천일결사에 입재해서 같이 수행 정진해보면 어떠냐는 권유를 받고 곧바로 시작해서 지금까지 빠지지 않고 꾸준히 해오고 있습니다. 봉사도 그런 마음으로 했고요. 꾸준히 하면서 감사한 마음을 많이 내게 됩니다.

가정에서는 남편과 아이들에게 불만을 많이 표시하고 갈등도 있었는데 배려하는 마음이 많이 생기고 편해졌습니다. 그리고 꾸준히 하다 보니 남편과 아이들도 인정해주어 스스로 긍정적이 되고 대인 관계도 더욱 좋아지고 활동적으로 변해 가는 것 같아 좋습니다. 앞으로도 봉사와 수행을 꾸준히 해야죠.
정토회가 다른 사찰에 비해 청년이 많긴 하지만, 청주법당도 청년들이 더 많아져서 활력이 더 넘치면 좋겠고, 청년들이 통일에 대한 관심도 더 많이 가져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글_김명종 희망리포터 (청주법당)
편집_함보현 희망리포터 (대전충청지부)

전체댓글 4

0/200

권용란

보살님~~늘 한결같고 연꽃처럼 고우신 보살님~~ 마음도 정말연꽃처럼 향기로우세요~ 사랑합니다.

2019-03-13 10:04:31

보리안

두 분 다 참 고우시네요.~
닮아가시는 듯....^^

2016-05-24 02:20:10

들풀

늘 한결같으신 보광화보살님 당신이 진정 보살이십니다

2016-05-21 22:17:34

전체 댓글 보기

정토행자의 하루 ‘청주법당’의 다른 게시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