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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지구 뒤셀도르프법당]
정토회는 내 인생의 나침반!
수행자는 길을 잃지 않습니다
뒤셀도르프법당의 김다현 님 수행담
오늘 유럽 정토행자 소식은 뒤셀도르프법당 소속으로 제 26차 인도 성지순례 해외 참가자를 챙기느라 많은 수고를 한 김다현 님을 소개합니다. 봉사와 수행의 연륜이 짧아 자신의 이야기를 선뜻 꺼내기가 주저되었다고 하면서, 차분하게 내어놓는 수행담을 통해 그동안 치열하게 살아온 정토행자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결혼과 이사 때문에 경전반을 못한 김다현 님은 새해 경전 공부도 하면서 현재 있는 곳에서 잘 쓰이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인터넷 즉문즉설을 통해 만난 정토회와의 인연
정확하게는 2010년 10월부터 도르트문트에서 석사과정에 입학하면서 그해 11월에 처음 뒤셀도르프법당에 나가기 시작했어요. 독일에서 노년학이라는 공부를 시작했는데 학사과정은 그 당시 독일에서 유일하게 Vechta라는 북쪽에 위치한 작은 시골 마을 밖에 없어서 그곳에서부터 유학을 시작했어요. 인구가 2만 명 되는 작은 시골 도시여서 한국 교민은 말할 것도 없고 한국 학생은 제일 많을 때가 저까지 포함해서 3명일 정도로 대학 자체도 무척 작았어요(지금은 한국 교환학생들도 오고 많이 달라졌다고 해요). 성격적으로 외향적인 편도 아니고 그때까지 살아본 곳도 다 대도시여서 그런지 그곳이 너무 외롭고 답답하게만 느껴졌어요.
학업도 내용으로는 재미있었지만, 외국어로 한다는 게 생각보다 매우 어렵더라고요. 그런 여러 가지 것들이 겹쳐지니 독일유학이 정신적으로 아주 힘들게 느껴졌었어요. 약간의 우울증이 찾아와 학교 심리상담소에 다니면서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삶이 가볍고 활기찬 느낌은 부족했어요. 그 당시를 떠올리면 소설가 김형경의 표현대로 제 삶이 정말 밤송이 같았어요. 손바닥뿐 아니라 온몸을 찔러대는 인생이라는 밤송이를 버릴 수도 감싸 쥘 수도 없어 어쩔 줄 몰라 쩔쩔매고 있었던 그런 시기였죠.
▲ 8-1차 천일결사 입재식 후 기념사진. 오른쪽 앞쪽 첫번째 김다현 님
그러던 중 우연히 인터넷에서 스님의 즉문즉설을 우연히 한 편 보게 되었는데 부처님 믿으라는 말씀 한마디 없이 정말 논리적으로 차분히 설하는 법륜스님의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어요.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독일에도 정토법당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석사를 준비하던 도시에서 1시간가량 떨어진 걸 알고는 이사하고 학교 입학하자마자 바로 전화 드린 후, 혼자 찾아갔어요. 그전까지 절이나 교회를 직접 혼자 찾아간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돌이켜보면 그만큼 답답함을 풀고자 했던 마음이 간절했던 것 같아요.
인생의 전환점이 된 깨달음의장
제 인생의 전환점으로 깨달음의장을 꼽고 싶어요. 11월에 뒤셀도르프법당을 처음 방문하고는 12월에 바로 법륜스님 강연에 참석할 수 있었어요. 그때 자기를 사랑하는 방법을 질문하고 답변을 받았는데 솔직히 잘 이해 못 했어요. 남의 질문에 대한 답변은 귀에 쏙쏙 잘 들리는데 제 질문에 대한 답변은 제 생각에 완전히 사로잡혀서 잘 이해도 안 가고 들리지도 않더라고요. 바로 그다음 해 4월, 깨달음의장에 가니 다른 사람이 또는 환경이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문제 삼는 제 태도에 진짜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되었어요. 그때서야 제가 얼마나 어리석으면서 고집이 센지 알겠더라고요. 즉문즉설 역시 깨달음의장을 하고 난 후에야 비로소 스님께서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어요.
이전까지는 그냥 좋은 말씀 하시는구나 정도였거든요. 깨달음의장을 마치고 집에 올 때는 너무 많은 것들을 문제 삼고 살아왔다가 한순간 그 모든 문제가 사라졌음에 신기했어요. 세상은 변한 것 없이 그대로인데 제 마음이 참 가볍고 시원해진 거에요. 저에게는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심리상담소를 1년을 넘게 다녀도 시원하지 않던 제 마음이 4박 5일 만에 이렇게 가벼워질 수 있나 싶어 불법이 참 신기하게 느껴졌어요. 불법을 좀 더 알고 배워보고 싶은 마음에 바로 천일결사도 입재하고 불교대학도 입학하게 되었고 그것들이 또 인연이 되어서 정토회의 다른 프로그램에 참가하거나 소임을 맡게 되었어요.
정토회는 내 인생의 나침반
정토회는 저에게 인생의 나침반 같은 존재에요. 인생을 살아가면서 의문이 들거나 방황할 때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가야 하는지, 계속 삶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고마운 존재에요. 법륜스님의 책 《우물 속에서 바다로 간 개구리》의 첫 장에서 “부처님은 길 잃은 자들에게 안내도를 주며 알아서 자기 집으로 찾아가라고 하는 구조자 같은 분”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정말 딱 정토회가 저에게 그런 존재에요. 물론 인생이라는 길은 스스로 걸어야겠지만, 정토회 덕분에 마음을 나누고 보담아 주는 도반님들과 함께 그 길을 갈 수 있어 더욱 고마운 존재이죠. 제가 정토회로부터 받은 게 참 많은데 적게나마 소임 맡아 빚을 갚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 2013년 독일 나눔의장에서 설거지 중에 찰칵. 닦을수록 빛나는 얼굴들.
해외사무국 봉사 후에 돌아온 공덕
현재 해외사무국 이종경 님의 지원을 받으며, 열린법회와 해외 인도 성지순례를 담당하고 있어요. 열린법회와 관련해서는 보고서 취합 및 법문 제공을 하고 있고 해외 인도 성지순례는 접수 받고 공지사항 전달, 개인 정보 수집 및 전달하는 업무를 했어요. 현재 제 상황을 잠시 설명하자면 작년에 결혼하고 신랑 따라 잠시 독일 남부 지역으로 내려가 지냈어요. 열린법회가 있는 뮌헨과도 대략 2시간 정도 떨어진 곳이라 법회에도 나가기가 쉽지 않았던 상황이었는데, 유럽지구장 소임을 맡고 있는 김선희 님 추천으로 해외사무국에서 소임을 맡게 되었어요.
해외사무국에서 소임 맡은 후 부처님의 가피인지 우연히 법당 나오기 전부터 알고 지내던 지인의 소개로 신랑이 뒤셀도르프로 덜컥(!) 직장을 구하게 되었어요. 신랑의 취직 덕택에 다시 이 지역으로 이사 와서 저도 학업을 계속 이어가고 법당에도 나갈 수 있어 정말 기뻤어요. 다만 이사 준비를 하면서 열린 법회와 해외 인도 성지순례 업무를 동시에 담당하다 보니 처음에는 버겁게 느껴지긴 했어요. 특히 해외 인도성지순례 업무는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일이기에 일의 양이 어느 정도 되는지 감도 오지 않고 또 어떻게 해야 효율적으로 하는지에 대한 아이디어가 많이 부족했었거든요. 그래도 제가 봉사자라는 걸 아셔서 그런지 실수가 있어도 참가자 분들이 큰 불평 없이 잘 넘어가주셔서 감사할 뿐이에요.
▲ 제 24차 인도성지순례 중에. 왼쪽에서부터 김다현, 베를린법당의 성소현, 묘당법사님, 이희정 독일 총무, 김선희 유럽지구장과 함께
열린법회 담당도 마찬가지지만 해외 인도성지순례를 담당하면서 좋았던 점은 감사하다는 말을 많이 하고, 또 들어보았던 거에요. 제 평생 그렇게 많이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하고 들어본 적이 없었어요. 이게 돈을 받고 하는 일이었다면 그렇게 많이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서로 주고받는 것이 가능했을까 싶어요. 또 제 실수에 그렇게 너그럽게 넘어가 주셨을까 싶기도 하고요. 너그럽게 저를 대해주셨기 때문에 저 역시 일을 배운다는 마음으로 가볍게 할 수 있어 참 고맙고 좋았어요.
해외 인도성지순례 참가자분들의 연령대는 물론이고 사는 곳도 사우디아라비아에서부터 베트남, 스위스, 미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호주까지 전 세계적으로 정말 다양한데요, 이런 분들을 대상으로 제가 책임지고 공지사항 전달하고, 필요한 개인정보를 조사하고 챙겨드려야 하는 일을 이렇게 집중적으로 해보기는 처음이에요. 처음이라 미숙하기는 했지만 어떻게 소통해야 더 효율적으로 될 수 있을까를 많이 시도해보고 고민해보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인맥이 넓은 편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해본 적이 많지 않았는데 그런 부족한 부분을 짧게나마 소임을 통해 배울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마지막으로 성지순례 담당 일을 하다 보니 참가 신청하고 중간에 상황이 여의치 않아 취소하시는 분들도 꽤 있었는데, 인도성지순례 참가가 마음 먹기부터 실제로 참가하기까지 생각만큼 쉽지 않음을 다시 한 번 느꼈어요. 그에 비해 저는 정말 운이 좋아 별문제 없이 잘 다녀왔구나 싶어 감사했고요. 이번에 해외에서 인도성지순례 참가하시는 분들은 제가 직접 만나지는 못해 아쉽지만 그분들 또한 건강하게 잘 다녀오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글_김다현
정리_신재숙 희망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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