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전주법당
폐현수막을 이용한 재활용품 만들기

 

[전주정토회 전주법당]

폐현수막을 이용한 재활용품 만들기

 

한 해가 저물어가는 12월을 맞아 전주법당 도반들은 수행법회를 마친 매주 수요일 오후, 법당에 둘러앉아 바느질을 하며 겨울나기에 들어갔습니다. 바로 수거된 폐현수막을 이용한 재활용품 만들기가 바느질의 주인공인데요, 지난 1년 동안 홍보를 위해 곳곳에 내걸었던 현수막을 수거해와 법당에 옹기종기 둘러앉아 바느질하는 모습이 사뭇 진지해보입니다.

 


진지한 표정으로 바느질을 하고 있는 도반들

 

사실 현수막을 이용한 재활용품 만들기는 예전에도 한번 진행한 적이 있었지만 올해는 도반들이 손수 수거해온 현수막 수량도 많아졌거니와 함부로 버리지 않고 모아준 정성을 생각하여 좀 더 의미 있는 것들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도반들의 가정에 있는 작은 재봉틀이 하나 둘 법당으로 옮겨지고 모아둔 현수막을 펼쳐놓고 나니 처음엔 무엇부터 시작해야할지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았답니다.

 


법당 바닥에 가득 펼쳐진 현수막들

 

인터넷으로 검색도 하고 시장바구니를 참고해가며 현수막을 자르기 시작합니다. 작게 잘라낸 현수막은 장바구니신발주머니를 만들고 큼지막하게 잘라 재봉틀로 몇 번 박음질해준 커다란 보자기 가방은 수거한 현수막을 넣어 보관하기로 했답니다. 그리고 여러 개의 현수막을 붙여 두 겹으로 도톰하게 박음질 하여 만든 야외용 돗자리는 펼쳐놓으니 법당에 가득 찹니다. 보관용 가방까지 만들어서 넣으니 예쁘기도 하고 이제 전주법당 야외행사용 돗자리는 따로 챙길 필요 없이 이것 하나면 충분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야외용 돗자리와 돗자리 보관가방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도반들이 가져온 재봉틀은 3대나 되었지만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은 멀리 진안에 사는 이귀영 도반 1명뿐~. 첫 날은 혼자서 재봉틀을 책임졌지만 두 번째 날은 바빠서 참석하지 못하였으니 결국 재봉틀은 한쪽에 모셔두고 100% 수작업으로 한 땀 한 땀 정성들여 손바느질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데요, 어느 도반은 듬성듬성 바느질로 1시간만에 재활용가방을 하나 뚝딱 만들기도 했지만 바느질이 서툰 도반은 무려 3시간에 걸쳐 완성하는 기록도 세웠답니다.

 


3시간 째 바느질 중인 희망리포터와 1시간 만에 손바느질로 완성한 재활용 가방

 

더군다나 둘째 날 수행법회에 처음 나온 도반이 요즘 질 좋은 장바구니며 재활용품 가방을 여기저기서 많이 나눠주던데 이렇게 고생해서 만들어 봐야 별로 예쁘지도 않고 너무 힘든 작업같다.”라고 말해 바느질 하는 도반들의 사기를 약간 떨어뜨리는 일도 있었는데요. 홍보를 위해 저녁에 걸었다가 아침에 되걷어오기를 수없이 반복하며 현수막을 지켜준 도반들의 정성을 생각하면 그냥 재활용품 수거함에 밀어 넣기는 싫었답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바느질~! 허리도 아프고 바늘에 손도 찔려가며 무심히 서있는 재봉틀을 이용할 줄 몰라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바느질하는 손맛도 꽤 괜찮았다는 후문입니다.

 


맨위 재봉틀로 만든 가방과 가운데 손바느질로 만든 가방 그리고 아래는 실제 가정에서 활용중인 가방

 

결국 셋째 날엔 두 명의 도반이 재봉틀 사용법을 익혀서 조심스럽게 만들기에 도전하게 되었는데 청출어람이라! 손재주가 뛰어난 임애림 법우의 재봉틀 솜씨는 방금 배웠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좋아서 가르쳐준 선배도반의 솜씨를 능가했다는 얘기까지 나왔답니다. 특히 커다란 현수막을 재단하고 손잡이로 이용할 조각 천에 힘을 가하여 반듯하게 펴주고 잡아주는 역할을 해준 남자 도반들의 도움도 컸다고 하는데 바느질이 도반들의 화합에도 한 몫 한 것 같습니다.

 




재봉틀로 박음질 중인 스승(오른쪽 이귀영 님)과 제자(왼쪽 임애림 님). 그리고 아래 사진은 임애림 법우가 만든 가방들.

 

재활용품 만들기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예정인데요, 자그마한 손가방을 만들어 통일의병들에게 선물할 계획도 세웠고 재활용품 보관함이나 시장바구니도 넉넉하게 만들어 필요한 도반들에게도 나누어 줄 예정입니다. 화려하고 값비싼 물건은 아니지만 도반들의 정성이 들어간 재활용품 만들기로 전주법당은 올 겨울 도반들의 따뜻한 사랑방이 되어줄 것입니다.

 

_장미라 희망리포터

전체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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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저는 현수막 하나라도 갖고 싶은데요 ..그냥 보관만 해도 가문의 영광일 것 같습니다^^

2015-12-26 22:18:50

오진수

환경실천을 제대로 실천하는 도반님께 감사와 찬사을 보냅니다

2015-12-25 06:16:30

미콩

현수막을 가방으로 만든 것부터 너무 소중하네요..

2015.12.25 04: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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