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세종법당
세종법당 봉사의 꽃! 김경옥 님을 소개합니다

 

 

[대전정토회 세종법당]

세종법당 봉사의 꽃! 김경옥 님을 소개합니다

 

눈부신 가을 날, 대전 동학사 입구에 JTS가 새겨진 빨간 하트들이 반짝거렸습니다.

"굶주리는 지구촌 아이들의 엄마가 되어주세요." 등산객으로 붐비는 주차장에서 행여 놓칠세라 목이 터져라 구호를 외치는 분은 세종법당 김경옥 님입니다. 세종법당은 매월 둘째 주 토요일 동학사 앞에서 정기적으로 JTS거리모금 캠페인을 진행합니다. "아직은 쌩~! 외면하고 가는 분들에게 분별이 올라 올 때도 있지만 선뜻 모금해주시는 분들을 만나면 서운함이 눈 녹듯 사라져요. 저도 아이가 셋인데 아직도 굶주리는 아이들이 지구촌에 이렇게 많은 줄 정토회를 만나고 알게 되었어요."

선한 미소가 예쁜 세종법당 봉사의 꽃 김경옥 님을 소개합니다.

 


 왼쪽부터 설성문, 조창남 부총무, 김경옥, 김규림 님, 김지우 어린이(1)

 

정토회와의 인연이 궁금해요?

결혼하고 10년간 시부모님을 모셨습니다. 시어머님은 장사를 해서 바쁘셨고 아버님은 집짓는 일을 했는데 일이 없어 집에 계셨습니다. 집안 살림과 아버님 수발, 일 년에 여섯 번이나 있는 집안 제사를 혼자 맡아 했습니다. 어린 젖먹이들 돌보고 하루 세끼 아버님 식사를 챙기는 게 너무 힘들었습니다.

착하지 않음에도 착한 척 하려니 괴로웠습니다. 그러곤 친정엄마를 원망했습니다.

힘들어 전화하면 왜? 무뚝뚝하게 묻는 엄마, 오남매 중 넷째인 저는 어려서부터 존재를 알리기 위해 관심을 받기 위해 착해야 했습니다. 양보해야 했습니다. 착한 병에 걸려 싫다, 힘들다, 말은 못하고 밤마다 울면서 남편을 괴롭혔습니다.

 

분가를 해서 딸 둘에 늦둥이 아들을 낳아 행복한 듯 보였습니다.

엄마, 빨간 신호등인데 차가 없다고 건너가는 애들이 잘못 한 거지?” 착하고 바른 아인데 친구들은 답답하고 막혔다고 비난했고 딸아인 힘들어 했습니다. 마음과 달리 그냥 너도 건너가지!” 그 말에 딸아인 입을 닫았고 마음은 안아주고 싶은데 표현을 못했습니다. 그런 내 모습에 무뚝뚝한 엄마가 겹쳐지며 힘들었고 그럴수록 원망은 더 늘어갔습니다. 힘들어하는 아이들 지켜보며 괴로워하던 중 유튜브에서 법륜스님을 만났습니다. 모든 것은 다 내 마음이 일으킨다고?? 이러다간 아이들도 나처럼 엄마를 원망하고 불행한 삶을 살겠구나!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2013년 봄 불교대학에 입학했습니다.

깨달음의장에서 나의 어리석음을 보았습니다. 엄마도 그 어려운 살림에 자식들 키우느라 힘들었겠다, 엄마의 고단한 삶이 느껴졌고 새벽일 나가기 전 항상 머리를 빗겨주었던 게 떠올랐습니다. 그때는 졸리고 아프고 싫었는데 아이 셋을 키우다보니 그게 엄마의 사랑표현이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시아버님께도 참회했습니다. 일이 없어 집에 계시며 어머님께 용돈 받아쓰시는 아버님도 힘드셨겠구나, 늘 우리 착한 며느리, 이쁜 며느리 항상 자랑하고 다니셨습니다. 받은 게 휠 씬 많은데 힘든 것만 기억하며 괴로워했구나. 눈물이 펑펑 났습니다.

 

세종법당 봉사의 꽃으로 활짝 피어나셨다는데?

불교대를 졸업하고 경전반 입학을 하며 필요한 곳에 쓰이자 마음을 냈습니다.

자유롭게 행복하게 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기에 가능했습니다. 봄불교대 부담당, 경전반학생, 기획법회봉사, JTS모금, 통일정진, 희망강연봉사, 집전교육까지 네! 하고 했습니다. 내 수준을 알기에 잘하려는 마음보다 그냥 했습니다. 여전히 대중 앞에 서는 게 낯설고 얼굴도 달아오르지만 피하지 않습니다. 실수하는 나도 버벅거리는 나도 제 모습이니 받아줍니다. 봉사하면서 일상에서 벗어나 쓰인다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니가 저기서 걸어오면 엄마는 그게 넌 줄 알아! 넌 이쁜 애니까! 넌 내 딸이니까!" 돌아가시기 전 엄마가 해준 말! 무뚝뚝함 뒤에 그 깊은 사랑을 왜 이제야 알았을까요? 아니 지금이라도 알았으니 감사합니다.

 


 8-5차 천일결사 입재식 김경옥 님

 

그러던 중 조창남 부총무님의 권유로 8-5차 천일결사에 입재했습니다. 엄마 때문이야! 남편 때문이야! 시부모님 때문이야! 밖으로 탓하던 것들을 매일 아침 엎드리며 내 안으로 돌리게 되었습니다. 아무도 나를 힘들게 하려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 행복했습니다. 모든 것은 다 내 마음이 일으킨다고?? , 맞습니다!

 

바빠진 엄마를 남편과 아이들은 잔소리 안 한다며 좋아했고 매일 아침 기도하는 엄마를 아내를 신기하게 바라봤습니다. 항상 내편이었던 남편, 아이들, 이제는 주저 없이 두 팔 벌려 꼭 안아줍니다

 

웃었다 울었다, 경옥 님 인터뷰에 마음이 따뜻했습니다.

 


 경전반 죽림정사 사찰순례 왼쪽부터 김경옥, 염정혜, 최영숙, 김귀람 님

 

경전반 동기인 제가 본 김경옥 님은 법당에 오면 제일 먼저 부처님 전에 삼배를 올리고 점심공양 할 쌀을 씻습니다. 일 년 동안 한결 같습니다. 묵묵히 드러냄 없이 수고해주는 경옥 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수행 보시 봉사의 삶에 첫 발을 내딘 보살님이 있어 세종법당은 행복합니다.

 

_전혜진 희망리포터

전체댓글 6

0/200

자비화

우리 모두 누구의 딸이자 엄마임을 깨닫게 되는 따스한 얘기네요~~ 가슴이 찡하네요_()_

2015-12-09 19:43:44

보리안

마음도 얼굴도 참 예쁘네요.^^ 마음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5-12-08 23:06:19

지혜장

네가 제일 예뻐서 멀리서봐도 너인줄 안다는 무뚝뚝한 엄마의 말씀에 울컥함이 올라오네요.감동입니다.

2015-12-08 18:58:59

전체 댓글 보기

정토행자의 하루 ‘세종법당’의 다른 게시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