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4.4.20 농사, 부처님 오신 날 점등식
부처님 오신 날에 연등을 밝히는 이유

안녕하세요 오늘은 두북 수련원에서 농사일을 하고 부처님 오신 날 점등식을 하기 위해 서울로 이동했습니다.

스님은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친 후 곧바로 5시 30분부터 농사일을 시작했습니다. 원래 스님은 해외 활동가들에게 법주사를 안내할 계획이었지만 농사일이 많아 두북에 남았습니다. 먼저 고수와 상추를 수확했습니다.

“날이 선선해서 채소를 수확하기 딱 좋네요.”

햇볕이 쨍하면 채소를 수확하자마자 시드는데, 날이 흐려서 일하기도 좋고 채소도 신선했습니다. 상쾌한 기분으로 울력을 시작했습니다.




해외 출장으로 스님이 오랫동안 밭을 비웠지만, 겨울에 심어 놓은 채소는 쑥쑥 자라 있었습니다. 고수가 얼마나 빽빽이 자랐는지 한 가닥씩 베니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습니다. 스님은 낫을 가져와 고수를 슥슥 벴습니다. 채소를 수확하는 스님의 얼굴에 웃음이 번졌습니다.

“채소가 정말 많네요. 장마당에 팔아야겠어요.”




빈 텃밭에는 거름을 뿌려 뒤섞어 준 후 고수와 상추 씨앗을 뿌렸습니다.




스님은 아무 것도 없는 땅을 보고 웃으며 말했습니다.

“이번에 부탄과 미국을 다녀오면 싹이 나 있을 거예요.”

7시가 되어 봄나물을 한 상 차려 아침 식사를 했습니다.

“저는 어딜 가서 어떻게 지내든 싫다는 생각이 잘 들지 않는데 농사일을 하다 보면 가기 싫다는 생각이 들어요.”

밥을 먹자마자 바로 다시 일을 시작했습니다. 뒤쪽 텃밭에도 겨울에 심어 놓은 채소들이 잘 자라 있었습니다. 채소를 수확하고 텃밭 안팎에 난 풀을 뽑았습니다.




화단 곳곳에 난 풀도 뽑고 길게 자란 잔디도 낫으로 슥슥 다듬어주었습니다. 깨끗해진 밭을 보고 스님이 개운한 듯 말했습니다.

“이제야 밭이 되었네요.”




마지막으로 수확한 채소를 서울 공동체, 문경 공동체, 괴산에서 지내는 행자들에게 주기 위해 골고루 나누어 포장했습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울력을 하고 나니 10시가 넘었습니다.



작업복을 갈아입고 출발하기 전에 두북 수련원에서 잠시 자원봉사자 숙소 신축 회의를 했습니다.


11시가 넘어 채소를 가득 싣고 서울로 출발했습니다.

서울로 가는 길에 괴산 휴게소에서 괴산에서 치료를 하고 있는 행자들을 만나 채소를 전해주었습니다.

“스님 고맙습니다!”

주말에 차가 막혀서 오후 4시 30분에 서울 정토사회문화회관에 도착했습니다. 곧바로 평화재단을 찾아온 손님과 미팅을 했습니다. 손님을 배웅하고 나니 해가 저물었습니다.

저녁 7시 30분부터는 정토사회문화회관에서 불기 2568년 부처님 오신 날 점등식 행사를 시작했습니다.

모자이크 붓다를 실현하기 위한 염원을 담아 정토 행자 300여 명이 3층 설법전에 자리했습니다. 각 지부 지회를 비롯하여 전세계의 정토회 회원들과 가족분들, 연등 모연에 참석한 모든 분들이 온라인 생방송에 접속한 가운데 점등식을 시작했습니다.

정토회 대표님의 인사말을 들은 후, 대중이 삼배의 예로 법을 청하자 스님이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점등식을 하는 의미에 대해 법문을 해주었습니다.

“오늘은 부처님 오신 날을 준비하면서 등불을 미리 켜 부처님을 맞이하는 날입니다. 예전에는 부처님 오신 날을 부처님이 태어나셨다고 해서 불탄일(佛誕日)이라고 불렀습니다. 성탄절과 대비되는 이름이죠. 그러다가 순우리말로 표현하면서 부처님 오신 날이라고 옮겼는데, 의미를 잘 살린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처님 오신 날이라고 부르는 이유

부처님이 태어나신 날이라고 하면 이미 태어날 때부터 부처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 부처님은 부처님으로 태어나신 게 아니라 한 사람으로 태어나 출가하고 수행하여 깨달음을 얻음으로 해서 부처가 된 것입니다. 그러니 엄밀하게 말하면 '부처가 되실 분이 태어난 날'이라고 해야 합니다. '부처님이 태어나셨다'라고 하면 정확한 설명이 아닙니다. 이런 관점에서 '부처님이 태어난 날'보다는, '부처님이 되실 분이 태어난 날' 또는 '부처님이 되실 분이 이 세상에 오신 날'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합니다.

부처님 오신 날에 우리가 불을 밝히는 이유는 우리의 어리석음이 주로 어두움에 비유 되는 것과 관계가 있습니다. 어떤 사물이 무언가에 덮여 있으면 우리는 그 사물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모르는 상태가 곧 무지의 상태입니다. 즉 깜깜해서 아무것도 안 보일 때 우리는 주변에 대해 잘 모르는 무지의 상태가 됩니다. 그래서 지혜가 없는 어리석은 상태를 깜깜해서 아무것도 안 보이는 상태에 비유해서 말하기도 합니다. 반대로 지혜로운 눈으로 확연히 보는 상태는 불을 밝힌 것과 같습니다.

연등을 밝히는 의미

이 법당 안에서도 깜깜하면 불상이 어디에 있는지, 문은 어디에 있는지 아무것도 안 보입니다. 주변을 더듬으며 살필 때도 눈앞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니까 늘 불안합니다. 그러다가 불을 확 밝히면 불상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고, 다른 사물들도 어디에 있는지 한눈에 들어옵니다. 깨달음이라는 것도 이와 비슷합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슬프거나, 돈을 잃어버려서 괴롭거나, 자식을 잃고 슬픔에 빠져 있다가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정신이 번쩍 드는 건, 마치 깜깜한 어둠 속에서 불안해 하다가 불을 탁 켜는 순간 그 불안이 사라지는 것과 같습니다. 깨달음이라는 건 그렇게 눈을 확 뜨는 것입니다. 이것을 지혜라고 합니다. 등불은 지혜를 상징합니다.

부처님은 세상에 나오셔서 우리들의 어리석음을 깨우쳐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하셨습니다. 이는 마치 어두운 밤에 불을 밝힌 것과 같고, 깜깜해서 아무것도 안 보이는 사람에게 환하게 볼 수 있도록 안내를 해준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부처님 오신 날이 되면 법당과 도로변 절 주변에 등불을 밝혀서 부처님 맞이를 하는 것입니다.

찾아오는 손님을 맞이할 때 가로등을 켜고 집을 환하게 하듯이 부처님 오신 날에도 우리가 부처님을 맞이하는 의미를 담아 등을 밝히고 정성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의식은 그렇지만 등불을 켜는 원래 의미는 우리의 무지를 깨우쳐서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 행사를 준비하는 동안 힘들어서 신경질을 낸다거나 서로 의견이 안 맞아서 각자의 뜻을 고집하고, 짜증 내고, 미워하고, 중간에 때려치운다고 집에 갔다가 그 다음 날 다시 나오고 이런다면 행사를 준비하는 취지와 맞지 않습니다. 그렇게 등을 다는 것이라면 오히려 등을 달지 않는 게 나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준비 과정이 조금 힘들더라도 등을 다는 의미를 되새기면서 적어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는 한 달 동안은 서로 웃으면서 일하고, 의견이 안 맞는 부분이 있어도 상대의 의견을 존중하고 화합해서 합니다. 그래야 등불을 켜는 진정한 의미를 살리는 것입니다. 부처님을 맞이하는 불을 켠다고 하면서 막상 그 일로 서로 싸운다면 모순입니다. 오늘 연등을 밝히면서 이러한 의미를 잘 새기면 좋겠습니다.


불교문화와 전통문화를 배우는 시간

우리가 이런 행사를 하는 것은 하나의 문화입니다. 수행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종교 문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주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온 문화이기 때문에 '이 불을 켜면 나도 깨닫는다' 이렇게 맹신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고, 반대로 '이건 수행이 아닌데 왜 이런 행사를 하냐' 하고 따지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따지기 시작하면 끝이 없어요. 수행적 관점으로만 생각한다면, 우리가 입고 있는 옷도 굳이 이렇게 만들 필요가 없이 그냥 몸만 가릴 수 있게 만들면 되고, 옷감에 색을 넣을 필요도 없겠죠. 머리도 그냥 묶기만 하면 되지 여러 가지 스타일이 있을 이유도 없습니다. 그러나 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이러한 문화적 요소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동물은 먹고 자기만 하면 되겠지만, 인간은 동물과는 달리 문화라는 걸 만들면서 살아갑니다. 머리 모양도 손질하고, 옷도 종류별로 다양하게 만들어서 입고 이런 게 모두 문화입니다. 이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인간이 문명사회를 만들고 살아오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생겨난 것입니다. 그걸 우리가 문화라고 부르는 거예요.

사람이 죽으면 그냥 시체를 버리면 되는데, 그걸 두고도 땅에 묻느냐, 물에 버리느냐, 불에 태우느냐 등 여러 가지 문화가 있습니다. 그래서 세계 각 민족들은 각자 자기 터전에 살아오면서 다양한 문화를 만들어 왔고, 우리 민족도 이 땅에 살면서 우리의 생활 습관에 맞는 문화를 만들어 왔습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우리의 문화에 대해서 잘 모릅니다. 어릴 때부터 서양 문화에 노출되어 살아왔기 때문에 오히려 서양 문화를 친숙하게 대하고, 우리의 전통문화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실 우리가 생활 속에서 행해지는 많은 것들이 서양 문화입니다.

앞으로 부처님 오신 날을 준비하는 한 달여 기간 동안에는 불교문화와 우리의 전통문화를 배우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막상 우리가 잘 보전하고 있는 전통문화가 잘 없습니다.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와서 우리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게 해주려고 해도 그럴 수 있는 게 별로 없어요. 요즘 한국 문화라고 하면 주로 드라마나 국적이 모호한 노래 정도인데, 그래도 부탄에 가서 보면 우리보다는 자신들의 전통을 잘 지키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부탄에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을 하는데, 물론 설산 등 자연환경이 좋은 면도 있지만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그들의 전통문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부탄을 다녀보면 밭에 가서 일하는 사람을 제외하고, 학교에서 일하는 선생님, 관공서에서 일하는 공무원을 비롯해서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들과 심지어 택시 기사들도 모두 전통 의상을 입습니다. 이건 마치 서울 시내 사람들이 모두 한복을 입고 다니는 것과 같아요.

그리고 부탄은 아무리 높은 건물을 짓는다고 하더라도 주변에 있는 절보다 건물이 높으면 안 되고, 아무리 현대 건물이라고 하더라도 왕궁보다 높이 짓는 건 안 됩니다. 이건 우리나라에서 시멘트 건물을 짓더라도 지붕은 전부 한옥 양식으로 짓고 단청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여러분도 시멘트로 지은 기와집을 본 적 있죠? 만약 우리도 고층 건물을 짓더라도 맨 위에는 기와를 얹고 단청을 해 놓으면 외국 사람들이 볼 때 독특한 문화라고 인식을 할 거예요. 이렇게 하면 당장은 건축비가 조금 더 들고, 생활에 불편함이 조금 있을지 모르지만 결국 우리의 문화를 잘 보존하는 길이 됩니다. 특히 부탄과 같이 특별한 자원이 없는 나라는 사람들을 봐도 색다르고, 집을 봐도 색다르니까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고 그게 곧 나라의 자산이 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문화가 중요한 거예요.

우리가 그렇게까지는 못하더라도 문화를 잊지 않고 이어가는 것 정도는 필요하지 않을까요? 우리가 백중날에는 백중 행사를 하고, 단오에는 그네를 타고 이렇게 전통문화를 이어나가면, 굳이 빼빼로 데이나 핼러윈 데이와 같은 서양 문화가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을 거예요. 그런데 우리가 전통문화를 잃어버리니까 오히려 외국의 문화가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옵니다. 요즘은 유치원 때부터 서양 문화에 노출되니까 우리 문화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귀신 이야기가 나와도 한국 귀신은 별로 인기가 없고, 외국 귀신들이 인기가 더 많다고 해요. (웃음)

외국에 나가보면 외국 사람들은 한국 흉내를 많이 내는데, 막상 한국 사람들은 외국 흉내를 많이 냅니다. 그렇게 해서 결국 본전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경제 발전도 많이 이루고 문화적으로도 많은 콘텐츠를 만들어 내고 있는데,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우리의 전통문화를 지키고 한국의 특색을 가미한다면, 외국인들에게도 지금보다 더 매력적으로 다가가고 문화적 자존심도 지키는 나라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요즘 주변을 보면 그나마 한국 전통 의상을 입고 있는 사람은 스님 밖에 없고, 한국 전통식으로 집을 짓고 사는 곳은 사찰 밖에 없고, 한국 전통 음식을 가장 많이 취급하는 곳도 절이 아닌가 싶어요. 그런데 절에서도 이제는 차를 마시는 것 대신 커피로 바뀌고 있다고 합니다. 설령 전통문화라고 해도 과한 것에는 항상 폐해가 있기 마련이지만, 기본적으로 자기의 전통문화에 대해서는 잘 알고 유지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의 헌법 전문(前文)을 봐도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 이렇게 시작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준비하는 점등식이나 사월초파일 행사를 꼭 종교적이라고 바라보지 말고, 하나의 종교 문화, 불교문화, 전통문화라는 관점에서 참여하면 좋겠습니다. 젊은이들도 이런 기회를 통해 우리의 전통문화를 배우고 체험하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좋겠어요.

평화의 등불 화합의 등불 희망의 등불

내 마음에 불을 밝히는 것은 수행의 상징이고, 세상에 불을 밝히는 것은 전법의 상징입니다. 이렇게 마음의 불을 밝히고, 세상의 불을 밝혀서 우리는 전쟁 위기를 극복하는 평화의 등불을 밝히기를 염원합시다. 또, 국민이 서로 갈라져 대립과 갈등을 하고 있는 데는 화합의 등불을 밝히고, 국가가 장기 침체로 빠져들고 있는 데는 다시 원기를 회복해서 지속적 발전을 할 수 있는 희망의 등불을 밝힙시다.

오늘 이러한 의미를 되새기며 점등식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도 불을 켤 때 그런 마음을 내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점등의식을 시작하겠습니다."

법문이 끝난 후 회관 1층 앞마당으로 이동하여 점등 행사를 이어나갔습니다.


캄캄한 앞마당에서 스님이 보살의 서원을 선창 했습니다 생방송 화면을 통해 자막을 보며 대중들도 함께 서원을 낭독했습니다.


낭독을 마치고 정토회 회원들의 평화 서원을 모은 영상을 보았습니다. 나와 내 가족의 안위를 넘어, 모자이크 붓다의 한 조각이 되어 온 세상의 행복과 평화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전 세계 정토 행자들이 평화 서원을 하였습니다.

이어서 평화의 서원을 담은 등불이 온 세상을 밝게 비추기를 발원하면서, 회관에 모인 200여 명의 정토회 회원과 온라인에서 함께하는 정토회 회원들이 모두 한마음으로 연등을 밝혔습니다.

사회자의 선창을 시작으로 대중도 큰 목소리로 외쳤습니다. 탑과 대등에 불이 켜지자 탑을 둘러싼 300여 명도 저마다 연등불을 밝혔습니다. 이윽고 머리 위에 연등이 환하게 밝아졌습니다.


“평화의 등불로"

“온 세상을 물들이다"


평화의 등불이 환하게 밝혀졌습니다. 형형색색의 등불 아래에서 온 세상에도 이와 같이 밝은 빛이 가득하기를 간절히 염원했습니다. 온라인 생방송을 시청하고 있는 정토회 회원들도 각자의 방에서 함께 등불을 밝혔습니다.


이어서 탑을 돌며 석가모니불 정근을 했습니다. 부처님 법이 전 세계로 미래로 전해지길 염원하며, 스님을 선두로 세계 전법의 주역인 국제지부 회원과 정토회의 희망인 청년지부 회원들, 그리고 미래 전법의 주인공인 정토회 회원의 자녀 분들이 탑 주위를 함께 돌았습니다.




다음은 찬불가 '연등' 노래를 함께 불렀습니다. 이어서 부처님의 수기를 낭독하고 스님이 축원 기도를 해주었습니다.

“거룩하신 부처님이시여 저희는 지난 세월 동안 어리석음에 빠져, 남을 탓하며 스스로를 괴롭히고 살아왔습니다. 나를 낳아준 부모를 원망하기도 하고, 내가 낳은 자식을 원망하기도 하고, 나와 함께 평생 살아온 아내와 남편을 원망했습니다. 때로는 조상을 원망하고 세상 사람들을 원망했습니다. 또는 사주팔자를 원망하고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나 하고 전생을 탓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 깨우쳐 돌이켜보니, 이 모든 것이 다 나의 어리석음, 나의 욕심과 나의 성질이 빚어온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 밖을 보고 탓하지 않고 마음을 안으로 돌이켜 나의 어리석음을 깨우쳐 괴로움이 없고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겠습니다. 남을 탓하고 원망하거나 미워하기보다는 나와 다른 그를 인정하고 '그의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겠다' 하고 이해하겠습니다. 그럼으로써 나는 괴롭지 않고 또한 나와 그의 관계는 서로 화목해지며 이렇게 가르침을 널리 전법해 나간다면, 우리 사회는 평화로워지고 더 나아가서는 이 세상이 정토가 될 것입니다.

거룩하신 부처님, 지금 한반도에는 전쟁 위기의 먹구름이 쏟아지고 있고 이번 총선에서도 보듯이 국민의 마음은 갈라져서 남북 분단 아래 동서 분단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깊은 정체 국면에 들어가서 성장 동력이 소진되어 가고 있습니다. 정토 행자들은 부처님처럼 큰 원을 세워, 이 땅에 다시는 전쟁이 없는 평화를 만들어 내고 분열된 국론을 통합하고 또 우리나라가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듯이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미래에도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아가서, 우리 선조들이 그토록 꿈꾸던 자주독립 국가 대한민국이 세계 평화를 위해서 세계인들의 행복을 위해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고자 합니다.

오늘 정토 행자들이 이렇게 큰 원을 세우니 제불 보살님들께서는 저희의 발원을 증명하여 주옵시고, 천룡팔부 신중님들은 저희의 발원이 성취될 수 있도록 옹호하여 주옵소서. 오늘 저희가 세운 큰 발원을 일체중생에게 회향하오니, 배고픈 자는 배불러지고 병든 자는 쾌차하여지며, 배우지 못한 아이들은 배움이 성취되길 바랍니다. 특히 북한에 경제난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북녘 동포들에게도 삶의 희망, 평화의 희망 통일의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저희를 옹호하여 주옵소서.”

어둠을 밝게 비추는 연등처럼 모자이크 붓다가 되어 온 세상을 환하게 비추는 정토행자들의 마음을 모으는 시간이었습니다. 스님의 축원으로 더 뜻깊은 점등식이 되었습니다.

사홍서원을 하고 산회가를 다 같이 부르고 불기 2568년 부처님 오신 날 점등식을 모두 마쳤습니다.

스님은 평화재단으로 이동하여 한 차례 더 미팅을 한 후 하루 일과를 마쳤습니다.

내일은 정토회 2차 만일결사 1차 천일결사 중 제5차 백일기도 입재식에 참석한 후 오후에는 부탄 왕실 및 내각실 관계자들과 온라인으로 회의를 하고, 저녁에는 인천공항으로 이동하여 부탄으로 가기 위해 출국을 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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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이

연등의 의미를 알게됩니다ㆍ
점등식 행사에 참여하고 싶어지네요ㆍ
스님이 보살의발원도 감사히 잘들었습니다ㆍ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ㆍ

2024-05-01 19:46:30

박민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2024-04-26 11:05:56

임영현

내 마음에 불을 밝히는 것은 수행의 상징이고, 세상에 불을 밝히는 것은 전법의 상징이라는 말씀을 잘 새기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24-04-26 07:2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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