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4.12.22 동지법회

 

안녕하세요. 오늘은 2014년 동지법회가 열리는 날입니다. 

 

스님께서는 아침 일찍부터 업무를 보시고 원교 교정도 보시다가 9시30분에 얼마 전 박사 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한 쁘리앙카님을 만나 축하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쁘리앙카님은 스님께서 인도의 불가촉 천민마을인 둥게스와리에서 수자타 아카데미를 운영하면서 만난 인도인입니다. 수자타 아카데미 교장 선생님을 맡아서 자원봉사를 해오다가, 여성이 인도 사회에서 불교 포교를 하려면 어느정도 학력과 지위가 필요해서,  8년 전 한국으로 와서 지난 5년 동안 동국대 불교학과에서 학업을 계속해 왔습니다. 언어가 다른 낯설고 물설은 한국 땅에서 어려움이 많았고, 또 정토회에서 공동체 생활을 해야 했기에 학업에만 전념하기가 어려운 여건이었지만, 인도인이 한국어로 박사 논문 심사를 통과해낸 것입니다. 

 


▲ 쁘리앙카

 

스님께서는 고생한 쁘리앙카님에게 “수고 많았다”고 격려해 주시면서, “논문을 쓰면서 도움주신 모든 분들에게 식사라도 대접하면서 감사한 마음을 전하라”고 당부하시면서 격려금을 주셨습니다. 쁘리앙카님은 한국에서 받은 박사 학위를 기반으로 앞으로 인도 사회에 진출하게 될 경우 인도 사회에 불교를 전하는데 더 큰 일을 많이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됩니다.   

 

오전 10시부터는 서울정토회 주간반을 대상으로 동지법회가 열렸습니다. 세계 100회 강연을 마치고 4개월 만에 처음으로 한국에서 법회를 하신다는 소식을 듣고 현관 입구에 신발을 넣을 공간도 없이 많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올해는 세계 100회 강연으로 인해 스님의 연말 일정이 여유롭지 못해 동지법회와 송년법회를 겸해서 오늘 법회가 열렸습니다. 스님께서는 ‘동지’라는 절기가 갖는 수행적 의미를 쉽게 풀어주시면서, 동지 기도가 복을 구하는 의미가 아니라 우리들의 수행에도 많은 가르침을 줌을 강조해 주셨습니다. 정토회는 기복적인 신앙에 대해서는 일체 관여하지 않는데, 왜 동지 기도를 봉행하는지 명쾌한 설명을 덧붙여 주셨습니다. 

 

“오늘은 1년 중에서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다는 동지날입니다. 동지는 4절기 가운데 하나이고, 전통적으로는 24절기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런데 ‘동지가 불교와 무슨 관계가 있길래 동지 기도한다고 이렇게 소집을 하느냐?’ 이런 생각이 많이 드실 겁니다. 불교는 두 가지 성격이 있습니다. 하나는 부처님의 가르침인 진리를 말하는 불법이 있고요. 또 하나는 불교 문화입니다. 불교는 불법을 전파하는 데에 목적이 있지 문화를 전파하는 데에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예요. 그래서 불교는 불법을 전파할 때 그 나라 사람들의 문화를 불교 문화로 수용을 했습니다. 불교의 명절이 일반 국민의 명절이 된 것은 초파일이고, 반대로 일반 국민들의 명절이 불교 쪽으로 들어와서 자리 잡은 것이 정초기도, 동지기도입니다. 이것은 신도들이 갖고 있는 전통적인 문화를 절에서 오히려 수용한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왜 동지를 명절로 삼았을까요? 계절과 우리의 삶을 비교할 때 ‘매우 춥다’ 하는 것은 ‘삶의 고통’을 말하는 것이고, ‘따뜻하다’ 하는 것은 ‘괴로움에서 벗어난 것’을 상징한 것입니다. 그래서 어려움을 극복했다고 할 때 ‘겨울이 지났다’, ‘새 봄이 왔다’ 이렇게 많이 표현하잖아요? 봄이 왔다는 징표는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누구나 다 봄이 왔음을 알 수 있는 것은 언제일까요? 꽃이 피고 새싹이 돋는 것을 보고 알 수 있습니다. 개나리꽃이 피었다, 진달래가 피었다, 벚꽃이 피었다, 새싹이 돋았다 하면 누구나 다 봄이 왔음을 알 수 있지요. 적어도 계절적으로는 춘분이 지나야 하죠. 춘분이 지나야 우리는 봄이 왔다는 것을 눈으로 보고 피부로 느낄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조금 더 현명한 사람은 봄을 더 일찍 알 수 있어요. 한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옴을 알 수 있어요. 날씨가 아직도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얼음도 꽁꽁 얼어있지만 앞으로 이보다 더 큰 추위는 없다고 한다면 앞으로 갈수록 따뜻해진다 이런 얘기죠. 이것을 우리가 ‘입춘’ 이라고 합니다. 봄에 들어섰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입춘은 2월4일이니까 한참 추울 때입니다. 그런데 그때 벌써 봄이 시작되었다고 말하거든요. 이것은 현명한 사람이라야 알지 그냥 어리석은 사람은 “무슨 봄은 봄이야? 얼음이 꽝꽝 얼고 눈이 덮혀 있는데” 이렇게 말하죠. 그러나 봄은 이미 시작된 것입니다. 그래서 입춘을 우리는 새해의 시작으로 잡습니다. 봄이 시작될 때를 한해의 시작으로 잡습니다. 

 


 

그런데 더 지혜로운 사람은 ‘동지날이 지나면 이미 봄이 온다’ 이렇게 알 수 있어요. 왜냐하면 오늘이 낮이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길죠. 그러니까 내일부터 해가 조금씩 길어지니까 이미 봄은 올 수밖에 없는 겁니다. 이미 봄은 오늘로써 시작이 된다고 볼 수 있어요. 그런데 내일부터 해가 길어지면 따뜻해져야 하는데 날씨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낮이 길어지는데도 불구하고 내일부터 더 추워져요. 앞으로 한달 가까이 더 추워지는데 왜 그런가? 그것은 지금 낮이 길어지는 것에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니고 이미 한달 전에 낮이 짧아진 것에 대한 결과물이 지금 나타나는 겁니다. 지구에 햇볕이 쪼이고 그 결과가 드러나는 데에는 실제로 한달 정도 시차가 생겨요. 만약에 우리 몸에 병이 걸렸다고 한다면, 세균이 몸에 침투하고 병이 나는 데에는 잠복기가 한달 정도 걸린다는 것과 같은 얘기입니다. 겨울에 군불을 때면 몇시간이 지나야 방이 따뜻해지죠? 불을 때는 데도 방이 싸늘하고, 나중에는 불이 없는 데도 방이 뜨끈뜨끈하고 그러잖아요. 불이 없는 데도 방이 따끈한 것은 이미 불을 지펴놓은 결과이고, 지금 불을 넣는데도 방이 찬 것은 불이 없었을 때의 결과입니다. 그래서 해가 제일 짧은 것은 12월 22일인데 제일 춥기는 한달 후입니다. 그래서 동지가 지나고 나서 소한이 있고 대한이 있는 겁니다. 그러니 동지가 봄이라는 것을 알기가 어렵죠. 동지가 지났는데도 날이 점점 추워지니까요. 봄이 온다는 것을 예측하기가 어렵지요.

 


 

이런 계절의 문제가 우리들의 수행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오늘부터 부처님 법에 귀의해서 부지런히 기도를 시작합니다. 그럼 오늘부터 좋아져야 되잖아요? 그런데 기도를 해보면 대부분 그렇지가 않습니다. 오히려 더 나빠집니다. 그래서 ‘기도를 잘못하고 있나?’ 하는 의심이 들어서 그만두고, 나빠지니까 ‘에잇, 기도해봐야 소용없다’ 하고 그만둡니다. 이것은 동지날 이후에는 해가 길어진다고 하니까 ‘이제 추위 끝났네’ 하고 있는데 더 추워지니까 ‘봄은 없구나’ 하고 절망에 빠지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기도 입재를 해서 정진을 하면 100일까지는 상황이 더 나빠집니다. 바로 좋아지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입니다. 그러나 100일을 계속 정진하면 ‘아, 내가 고집이 좀 있는 사람이구나’, ‘내가 짜증이 참 많은 사람이구나’, ‘내가 끈기가 참 없는 사람이구나’, ‘내가 잔소리가 참 많은 사람이구나’, ‘내가 분별심이 참 많은 사람이구나’ 이렇게 자기에 대해서 좀 알게 돼요. 이것을 알게 되면 그 다음부터는 기도하지 말라고 해도 자기가 스스로 기도를 합니다. 

 

그래서 한 1000일 쯤 기도하면 어떠냐? 꽃 피고 움 트는 것과 비슷해서 ‘요즘 너 좀 변했다’ 고 하면서 다른 사람들도 다 그 변화를 알아요. 그래서 여러분들이 오늘 입재를 하면 이치적으로는 오늘부터 좋아지는 거예요. 그런데 드러나는 현상은 기도해도 더 나쁜 결과가 나타나요. 기도를 하면 화가 덜 나는 것이 아니고 화를 더 내고, 짜증도 더 나고, 잔소리도 더 하게 되고, 갈등도 더 생기고, 재수없는 일들도 더 많이 생겨요. (청중들 웃음) 

 


 

왜 그런가? 이것은 기도하기 때문에 오는 것이 아니라 그 전에 지은 인연의 과보가 지금 몰아쳐 오는 것입니다. 기도를 하는 사람은 ‘기도하니까 좋아진다’ 이런 생각을 하면 안되고, ‘기도하면 빚을 갚는다’ 이런 생각을 해야 돼요. 이전에 지은 인연의 과보를 받는다, 즉 ‘빚을 갚는다’ 이런 자세로 기도를 하면, 기도 하면서 온갖 어려움이 닥쳐도 ‘아이고, 내가 빚을 많이 졌구나’ 하고 어려움을 쉽게 넘어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기도를 다 욕심으로 하기 때문에 좋은 일은커녕 더 나쁜 일이 생기니까, 돈이 들어오기는커녕 빚 받을 사람이 더 많이 나타나니까 ‘기도해봐야 오히려 재앙만 온다’ 고 생각하고 기도를 다 그만두게 됩니다. 

 

그래서 입재하는 날은 ‘동지’와 같고, 이제 100일쯤 지나서 내 꼬라지를 아는 때는 ‘입춘’과 같고, 한 3년 정도 1000일 기도를 하고 나면 꽃피고 움트는 춘삼월과 같아 주위에서 남편도 자식도 ‘변한 것 같다’ 고 얘기하기 시작합니다. 그 전에는 나는 변한 것 같은데 주위에서는 인정을 안해줘요. (청중들 웃음) 

 


 

잘못이 잘 안고쳐지는 이유가, 잘못을 하면 바로 그 자리에서 손해가 탁 나타나면 누구나 다 잘못을 안하겠죠? 그런데 잘못을 해도 그 과보가 금방 안드러나요. 이것도 잠복기가 있기 때문에 그래요. 잘못을 해도 과보가 안드러나니까 잘못에 대해 자꾸 유혹을 느끼게 됩니다. 좋은 일은 해도 금방 안드러나니까 하기가 싫은 겁니다. 그래서 사람이 잘못된 행동은 하기가 쉽고, 좋은 행동은 하기가 어려운 겁니다. 그런데 조금만 길게 보면 잘못하면 그것의 과보가 드러나는 것이고, 좋은 일을 하면 그것의 공덕이 드러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뜨거운 컵을 쥐었을 때 ‘앗, 뜨거!’ 하는 것처럼 그 과보가 즉시 나타나면 어때요? 우리가 굳이 “잘못된 행동을 하지 마라” 이런 말을 할 필요가 없어요. 

 

또 우리는 나쁜 것은 가능하면 안 밝히고 숨겨 놓으려고 하잖아요. 좋은 것은 요만큼 해놓고 이만큼 했다고 선전을 하려고 하잖아요. 그러나 좋은 일을 하고도 없었던 일처럼 묻어두면 나중에는 어마어마한 이자가 붙어서 공덕이 한량이 없어집니다. 예를 들어 김밥 할머니가 장학금 100만원 내었다고 하면 신문에 기사가 작게 납니다. 그런데 김밥 할머니가 장학금을 100만원 내었는데 조사를 해봤더니 지난 10년 간 묵묵히 했다 이러면 어떻게 돼요? 기사가 크게 나가게 되는 겁니다. 반대로 나쁜 일을 조금 했다고 하면 기사가 작게 나가는데, 그 사람 알고 봤더니 지난 10년 동안 못된 짓을 했다고 하면 기사가 더 크게 뻥튀기가 되는 겁니다. 그러니 나쁜 일은 빨리 드러내 놓아서 더 이상 새끼를 못치게 해야 합니다. 실수를 하고 나서 그 자리에서 싹 엎드리면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나는데, 숨기다 보면 문제가 커집니다. 그러니 나쁜 일은 빨리 드러내는 것이 좋고, 좋은 일은 좀 묻어 두는 것이 좋은데, 우리는 성질이 급해서 그렇게 못하죠. 

 

우리는 계절을 보면서도 이런 수행의 이치를 알 수 있습니다. 진정한 수행자는 ‘동지’의 마음을 가져야 됩니다. 기도를 하면서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 라고 생각하지 말고, ‘내가 알게 모르게 지은 과거의 모든 과보를 내가 다 받아내야 되겠다’ 이렇게 과보를 받을 생각을 해야 합니다. 어떤 일을 시작할 때도 ‘공덕을 쌓겠다’ 이렇게 생각하지 말고 ‘빚을 갚는다’ 이런 마음으로 시작해야 합니다. 빚을 갚는다고 생각하면 내가 어떤 일을 해주고 상대로부터 칭찬을 받으려는 마음이 없겠죠? 남을 도와줄 때도 ‘내가 옛날에 진 빚을 갚는다’ 이런 마음을 내면 이것이 바로 ‘무주상보시’ 가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좋은 일을 하면서도 ‘내가 세상을 위해서 일한다’ 이런 생각을 자꾸 하니까 나중에 억울해지는 겁니다. 내가 사는 것 자체가 세상의 은혜입니다. 그래서 입은 은혜 중에 전부는 못 갚더라도 일부라도 갚고 가야되겠다 이런 마음을 내어 봉사도 하고 보시도 하면 저절로 수행자의 자세가 됩니다.  

 


 

그래서 오늘 동지기도를 다만 10분이라도 하시고 오늘부터 정진을 시작하세요. 그런다고 당장 좋은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꾸준히 해나가면 결국은 행복이 찾아옵니다. 이렇게 우리가 기도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여기까지 있게 된 것은 조상의 은혜가 큽니다. 자기를 있게 해준 부모님과 조상을 생각하는 것은 스스로에게 자긍심을 심어 줍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처럼 이렇게 좋은 날은 항상 나를 있게 한 부모님과 조상님을 생각하면서 다만 차 한잔이라도 올리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동지기도의 의미를 이해하고 대중들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스님께서는 세계 100회 강연을 무사히 다녀왔음을 알리고 대중 여러분께 인사를 했습니다. 대중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내며 스님을 환영했습니다. 

 

스님께서는 간략히 세계 100회 강연을 다녀오신 소회를 함께 나누어 주셨고, 특히 “알음알이가 아닌 수행을 통한 자기 삶의 변화가 무엇보다 중요” 함을 강조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올 한해 동안 저희 대중들을 항상 바르게 살도록 가르침을 주신 스님께 꽃다발과 선물을 증정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어서 서초정토회에서 불교대학을 다니고 있고 자원봉사도 열심히 하고 계신 오지훈님이 올한해 동안 우리들에게 소중한 가르침을 주신 스님께 감사편지를 낭독했습니다. 대중들은 모두 일어서 합장하고 서서 눈을 감고 편지 낭독을 들었습니다. 스님의 가르침을 듣고 지난 1년 간 변화해 온 그 과정을 들으니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오지훈입니다. 저는 혼자 일하기 때문에 무척 외로웠습니다. 힘든 일이 있어도 마음 나눌 사람도 없었기 때문에 뭔지 모를 불안감이 항상 제 마음에 깔려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랬는지 아내와 자식들에게 쉽게 화를 내는 사람이었습니다. 불안감이 제 마음을 휘감아도 돈만 잘 벌면 된 것이지 뭐가 문제냐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그렇게 살던 제가 어느 날부터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되었습니다. 돈 잘 버는 능력이 곧 나라고 믿던 저에게 큰 시련이 닥친 것입니다. 저는 두려움에 휩싸였습니다. 수입이 줄어드니 내 몸이 깎여 나가는 것 같은 공포가 밀려왔습니다. 숨이 막힐 것 같았고 머리가 어지러웠습니다. 정말 무서웠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마음고생을 하던 중, 누나를 통해서 정토회를 알게 되었습니다. 누나가 수행하는 모습을 보고 나도 한번 가보면 뭔가 달라질 것 같아서 봄 불교대학 모집 공고를 보자마자 바로 등록했습니다. 매일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서 기도를 했습니다. 몸이 아파도 하고 졸려도 하고 바빠도 무조건 기도했습니다. 돈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를 탁! 끊어버리고 싶다는 마음에 몸부림을 쳤습니다. 

 

그렇게 130일 정도 되었을 때 처음으로 제가 제 꼬라지를 보게 되었습니다. 돈에 중독 되어버린 마음과 그 마음의 밑바닥 있는 외로움과 두려움의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내 마음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하니 마음은 점점 외로워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었고 돈 버는 능력이 곧 나 자신이라고 믿었으니 가난해져서 내 존재가 사라질까봐 그렇게 두려웠던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제 모습을 조금씩 알아가게 되자,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제 모습이 이해되었습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내와 아이들에게 행했던 나쁜 말과 행동들을 진심으로 사과했습니다. 그래서 아이와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내가 무슨 일이 있을 때 소리 지른 적 많았지? 내가 겁쟁이라서 나쁜 일이 벌어질까봐 무서워서 소리부터 질렀어. 미안해. 아빠는 겁쟁이야. 근데 이제는 괜찮아졌어. 괜찮아 ... 다 괜찮아.”  

 

현실은 그저 현실 그대로 평화롭게 있는데 내 마음 속에서 온갖 잡음이 올라와 현실을 보지 못하게 했다는 것을 이제는 느낄 수 있습니다. 만약 경제 위기가 아니었다면 훗날 더 큰 고통을 맛보았을 텐데 지금 이렇게 마음공부 할 수 있게 되어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큰 자각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신 스님께 감사드리며 열심히 수행 정진하여 고통스러워하는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세상에 잘 쓰이는 사람이 되기를 발원합니다.”

 


 

스님께서는 오지훈님의 편지 낭독을 듣고, 오늘 참석한 대중들 모두를 위해 축원 기도를 해주셨습니다. 스님께서는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라고 축원 기도를 해주셨는데 주위의 은혜를 모르고 지금 행복한 줄 모르고 지냈던 지난 어리석음이 참회가 되어 곳곳에서 훌쩍 훌쩍 눈시울을 붉히는 분들이 참 많았습니다. 

 


 

이어서 오늘 우리들을 있게해준 조상 영가님들을 위해 천도 기도를 지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많은 분들이 스님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며 조상님들을 비롯한 세상의 은혜를 헤아리며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님께서는 주간반을 대상으로 한 동지법회를 모두 마치시고, 오후1시에는 싱가폴에서 최양희님이 임신한 따님과 함께 찾아오셔서 잠깐 인사 나누는 시간을 가지셨습니다. 

 


 

그리고 1시30분에는 최근에 강남 고속터미널 근처에 정토회 본부 건물로 구매할만한 저렴한 가격의 건물이 나왔다고 해서 유수 스님, 김기진 감사님과 함께 건물을 한번 둘러보러 가셨습니다. 건물을 둘러보시면서 지하철역과의 거리, 주차 공간, 건물 평수, 정토회의 자산 규모 등 다양한 측면에서 함께 검토해보셨습니다. 

 

그리고 2시에는 이비인후과를 방문하여 진료를 받으셨습니다. 세계 100회 강연을 하시면서 계속 건강이 안 좋으셨는데 오늘은 특별히 시간을 내셔서 의사의 집중적인 치료를 받으셨습니다. 

 

정토회관으로 들어오셔서 업무를 보시다가, 저녁7시30분부터는 서울정토회 저녁반을 대상으로 동지법회에 참석하셔서 법문을 해주셨습니다. 저녁반에서도 오랜만에 한국에 귀국하신 스님을 뵙기 위해 발디딜 틈없이 많은 분들이 참석해 법당을 가득 메웠습니다. 

 

법문 후 저녁반에서는 얼마전 경전반을 졸업하고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는 김승년님이 한해 동안 소중한 가르침을 주신 스님께 감사 편지를 낭독했습니다. 김승년님은 대장암에 걸려 대장과 직장을 모두 잘라내는 큰 수술을 받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는데, 스님의 법문을 듣고 공부를 해왔던 덕분에 괴로워하지 않고 담담히 수술을 받아내었다는 감동적인 사례를 함께 나누어 주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김승년입니다. 서울정토회 저녁반에서 봉사활동을 본격적으로 하려고 마음먹고 있던 지난 6월, 대장암 말기 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의사는 “조금 더 살게 해 주겠다”,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잠깐 세상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지만 마음에 큰 불편없이 받아들여 지더라구요. 수술을 마치고 의사가 “대장과 직장을 모두 잘라냈다”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설명을 해줄 때도 저는 가볍게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제 자신을 보니, 스님의 가르침을 따라가면서, 마음을 괴롭히지 않고 마음 편하게 살아가고 있는 거예요. 그러면서 ‘그래, 좀 불편한 몸으로 살면 되지’ 하는 마음이 생기더라구요

 

지난 가을부터 매주 일요일이면 법당에 나가 주리반특 회원들, 불교대학 봉사자들과 함께 청소도 하고 깊은 나누기도 하면서 수행자의 마음을 배우고 있어요. 스님께서 법문과 실천으로 가르쳐 주시는 대로 하나씩 알아가며 따라가 보려고 해요. 저는 스님 덕분에 이렇게 편하게 살고 있어요. 그리고 스님이 원하시는, 평화롭고 건강한 통일한국이 하루 빨리 이루어졌으면 좋겠어요. 저도 함께 할게요. 스님과 도반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셔서 스님 감사해요.” 

 

스님의 법문을 단순한 지식으로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직접 몸으로 체험한 김승년님의 이야기에 모두가 깊은 감동을 느끼고 큰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 편지를 낭독하고 김승년님은 스님께 다가와 악수를 하면서 편지를 선물로 전달했습니다. 스님께서도 웃으시며 감사히 받으셨습니다. 

 


 

이어서 천도기도가 이어졌고, 법회를 모두 마치니 밤10시가 다 되었습니다. 

 


 

스님께서는 10시부터 정토회 실무자들과 밤늦게까지 회의를 하신 후 오늘 일과를 마치셨습니다. 내일은 평화재단 평화교육원 리더십 아카데미 졸업생들의 송년모임이 있습니다. 또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전체댓글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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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불이

스님, 감사합니다. 정토회를 운영하는 모든 활동가님, 감사합니다. <br />스님의 법문을 읽고, 보면서 삶에 큰 위안을 삼고 있습니다. 운영자님, 청하건데, 스님의 법문중 일부를 제 블러그로 모셔가도 될런지요 ? 물론, 출처는 밝히겠구요.

2015-01-02 10:26:27

곽노진

이웃 절에서 동지법회하고 법당에는 못갔는데 스님의 하루에서 이렇게 법문을 들어 감사합니다. 잘 새겨 듣고 내 인생에 도움이 되어 나와 이웃에 잘 쓰ㅣ겠습니다.

2014-12-27 08:01:41

공덕행

감사합니다.덕분입니다^^.<br />스승님의 &amp;#44226;에서 더 많은것을 보고 듣고 실천하는 <br />정토법사로 거덥나고 싶은 마음으로 발원을 해보고자 합니다.

2014-12-25 22:2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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