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제주법당
신제주에 노형법당 개원으로 제주 전법의 삼각편대를 완성하다

2014년, 제주도 북쪽 지역에 제주법당을 시작으로 2016년에는 제주도 남쪽 지역에 서귀포법당이 개원을 했습니다. 2019년 11월에는 제주도에서 세 번째로 노형법당이 새로 문을 열게 되면서 전법의 삼각편대가 형성 되었습니다. 제주도 전 지역의 전법의 씨앗이 되어 줄 새 법당 노형법당 불사, 지난 여름 그 뜨거웠던 현장 이야기를 시작해 봅니다.

봄불교대학 신입생 50명,

제주도는 북쪽과 남쪽에 각각 제주시, 서귀포시 이렇게 두 개의 행정구역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2014년에는 제주법당이, 2016년에는 서귀포 법당이 차례로 개원을 했습니다. 법당의 규모는 작았지만 그 공간에서 옹기종기 모여 법회도 열고, 불교대학 수업을 하고, 크고 작은 행사를 진행해왔습니다. 그러던 중에 드디어 사건이 터졌습니다.

2019년 봄 불교대학 입학생이 자그마치 50여 명, 제주법당에 주간 20명, 저녁 29명의 학생이 입학했습니다. 그동안 법당에서 활동하던 도반들도 법당에서 법회나 행사가 열리면 회의를 하기 위해 공양간, 주변 카페, 도반의 집 등을 빌려야했습니다. 공간에 대한 아쉬움이 조금씩 커지던 중 마침 불교대학에 많은 학생이 입학한 것입니다. 무엇보다 불교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이 편안하게 나누기 하고, 법문을 들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습니다.

‘11월 1일 노형법당에서 첫 새벽예불을 올린 날! 모두가 주인입니다~!’
▲ ‘11월 1일 노형법당에서 첫 새벽예불을 올린 날! 모두가 주인입니다~!’

신제주지역에 불사를 도모하다

5월 중순, 향취 법사님을 모시고 제주시 지역의 법당 불사에 관한 정회원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신제주 지역은 제주시 서쪽의 노형동과 연동 일대로 제주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곳입니다. 활동가 중에서도 신제주지역에 거주하는 분이 많았고, 신 제주법당 불사 논의는 급물살을 탔습니다.

동서로 길쭉한 제주 지형에 맞게 서쪽에 신 제주권 법당을 새로 내고, 예전 도남동의 제주법당은 부족하고 낡은 공간을 여법하게 가꾸어서 제주 동서 지역에 전법의 씨앗을 뿌리자는데 의견이 모였습니다. 그 결과로 9-9차 천일결사 입재식(6월16일)에서 ‘신제주 법당 불사와 제주법당 이전불사’ 발대식이 열렸습니다. 동시에 두 개의 불사 진행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전법에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공감대가 만들어졌고 바로 기도정진이 시작되었습니다.

한여름 옥탑방에서의 불사원만성취 기도 정진

우선 신제주지역, 특히 제주도 서쪽지역 (외도, 하귀, 한림 등)과 가깝고 가장 많은 사람이 살고 있는 노형동에서 불사 발원하여,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8월 초 도반이 운영하는 옥탑방 공부방에서 새벽예불을 시작했습니다.

옥탑방에서 기도를 하는 첫날, ‘그동안 선배 도반들이 일구고 가꾸어 온 공간에서 편하게 불법을 만나고 공부해왔구나!’ 하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특히 공부방에 들인 부처님 액자 사진은 맨 처음 제주도에서 가정법회가 꾸려질 때 그 공간에 놓였던 부처님이어서, 제주도에 가정법회를 꾸리고 제주법당까지 내었던 선배도반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불사 발원문 중, ‘수 많은 분의 희생과 공덕으로 이 법이 나에게 전해졌음을 모르고 살았습니다’라는 문구를 읽을 때마다, 더더욱 이 불사가 원만히 성취되고 누군가 더 가까이, 더 쉽게 이 법을 만나 나처럼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었습니다. 불사야말로 최고의 수행 중 하나가 맞나 봅니다.

‘제주정토회 담당 향정법사님께서도 제주에 들르실 때마다 함께 정진에 동참해주셨습니다. 발원문을 다 함께 들고 찰칵~!’
▲ ‘제주정토회 담당 향정법사님께서도 제주에 들르실 때마다 함께 정진에 동참해주셨습니다. 발원문을 다 함께 들고 찰칵~!’

태풍에도 멈추지 않았던 기도정진

공부방에서 기도를 시작하며 액자를 놓고 방석을 옮기고 작고 소박한 그릇에 청수를 올리고는 설레는 마음을 첫 예불을 드리는데, 얼마나 마음이 뭉클했는지 모른다며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다시 흐뭇한 미소를 짓는 도반의 모습이 참 좋습니다.

많은 도반이 아침 수행에 동참했지만, 특히 그동안 제주법당 다니기가 너무 멀었는데 가까이에 법당이 생긴다니 너무 좋다며, 주인 된 마음으로 함께한 도반들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합니다.

태풍이 몰아쳐서 나무가 휘어지고 창문이 요란하게 덜컹거리고 거리에는 아무도 없는데, ‘새벽예불을 가야 하나’ 하고 고민하다가 문득 창밖에서 아무도 없는 거리에 택시 한 대가 ‘빈 차’ 등을 켜고 지나가는 것을 보고는 ‘먹고 사는 일에도 저렇게 정성을 들이는데, 불사 발원하는 사람으로서 이 정도 날씨에 망설이다니 창피하다’고 비바람을 뚫고 예불에 참석한 도반.

작은 쪽 창 하나 나 있고 한여름 무더위에 숨이 턱턱 막히는 옥탑에서 새벽에 소리죽여 조용조용 예불하고 정진하는 동안, 법당이 여법하게 존재한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는 도반. ‘한 번은 꼭 와봐야지’ 하고 벼르다가 마침내 40분 새벽길을 달려와 정진에 동참한 도반 등. 수많은 소중한 마음과 정성이 이 불사 과정에 녹아들어 순조롭고 원만하게 불사가 진행되었습니다.

‘노형동 공부방 마지막 예불 사진. 매일매일 정진한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는데 갈수록 가족사진 같아지는 건... 아마도 그냥 느낌이겠죠?’
▲ ‘노형동 공부방 마지막 예불 사진. 매일매일 정진한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는데 갈수록 가족사진 같아지는 건... 아마도 그냥 느낌이겠죠?’

신제주에 노형법당 불사를 시작합니다.

6월 16일 발대식을 시작으로 한 여름 정진하고 불교대학 홍보를 하고, 2019년 가을 불교대학 입학생을 신규 법당 이름으로 받아 가며 당차게 불사를 추진하던 중, 마침내 교통이 편리하고 거주민들이 자주 드나들기 좋은 곳에 제주 노형법당 개원에 대한 승인이 났습니다.

그동안 무더위와 장맛비에 이곳저곳 알아보던 수고로움이 한 번에 뿌듯함으로 바뀌는 기적 같은 순간, 도반들은 그동안 서로 수고 많았다고 격려하고 위로하며 남은 불사가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더욱 마음을 모았습니다.

텅 빈 공간에 기둥이 세워지고, 벽이 만들어지고, 전국 어디나 통일된 모습의 단정하고 소박한 정토법당. 그 공간을 만들기 위해 힘써주신 다양한 분야의 불사팀 여러분들의 표정도 너무나 편안하고 밝아서 보기 좋았습니다.

특히 법당에 벽을 세우는 방식이 최근의 공사 경향대로 철재 등을 이용하여 빠르고 간단하게 만드는 방식이 아닌, 목재를 이용하고 최대한 차가운 금속 재질을 쓰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음을 닦고 맑히는 공간인 만큼 공간을 채우는 소재까지도 공을 들이는 불사팀의 공사 진행 과정은 ‘지금까지의 170여 개의 정토법당이 이런 세심한 정성으로 마련되었구나, 그래서 이렇게 정법이 널리 퍼져나갈 수 있게 되었구나!’ 내심 자랑스럽기까지 합니다.

불사팀이 노형동에 왔습니다.

10월 24일 시작된 공사는 예정대로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 제주도라서 공사팀과 공사 물품들이 항공편, 배편을 통해 들어오게 되는데 그 스케줄을 맞추는 것이 어려웠지만 마침내 공사 1주일 만에 신제주에 여법한 제주노형법당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불사 현장, 도반님들의 땀방울과 입김이 스미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 불사 현장, 도반님들의 땀방울과 입김이 스미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하루하루 쓸고 닦을 때마다 다음 날 짠~ 하고 변신하는 놀라운 불사 공사 현장! ’
▲ ‘하루하루 쓸고 닦을 때마다 다음 날 짠~ 하고 변신하는 놀라운 불사 공사 현장! ’

법당 공사가 시작되고 매일 마스크와 두건을 두르고, 손에는 장갑과 걸레, 빗자루를 들고 모여 내 집만큼 구석구석 쓸고 닦은 도반들 덕분에, 다음날 공사도 순조롭게 이루어졌고 모든 일이 연기법에 따라 일어나고 사라지는 과정이었습니다. 새로운 공간에 대한 감사함과 공사를 해주시는 분들의 노고에 대한 감사함이 어우러져 공사 기간 내내 봉사하는 도반들의 밝은 웃음과 따뜻함으로 법당이 채워졌습니다.

그동안 불사 발원 기도를 할 수 있게 해준 소중한 공간이었던 공부방에서의 새벽 정진을 마무리 하고, 마침내 11월 1일 신제주 노형법당에서 첫 새벽예불을 드렸습니다. 그 감동적인 순간에 많은 도반이 함께했습니다. 모두가 정성 들여 일군 소중한 공간에서 더 많은 분이 몸과 마음 편안해지기를 기원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노형법당을 처음 방문하신 분들은 법당이 참 아늑하고 따뜻하다는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아마도 이 공간을 만든 도반들의 정성이 법당 곳곳에 스며들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노형법당의 탄생을 함께 기뻐하다

9월에 노형법당으로 미리 입학하신 가을불교대학 주간 저녁 도반들도 6주간의 제주법당 살이를 정리하고 11월 둘째 주부터 노형법당에서 수업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수행법회도 적은 인원이지만 알콩달콩 즐겁게 시작하였습니다.

‘11월 25일 노형법당 개원법회’
▲ ‘11월 25일 노형법당 개원법회’

마침내 11월 25일, 서울제주지부 상임 법사이신 묘덕법사님과 제주정토회 담당 법사이신 향정법사님, 지부사무국장님을 모시고 개원법회를 열었습니다. 묘덕법사님께서는 법문 중에 그동안의 노고를 위로해 주시면서 청정과 화합을 일구는 법당이 되기를 축원해 주셨습니다. 보태어 불사의 뜨거웠던 열정을 잘 살려서 이제 법당을 잘 일구어 내실을 다지는데 필요한 마음가짐에 대한 법문도 들려주셨습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뜨거웠던 지난여름의 열정에서 그치지 않고, 이 마음을 더 잘 가꾸어서 청정과 화합의 전법 도량이 되도록, 그래서 제주도 땅에 바른 법을 전하는 따뜻하고 여법한 전법의 도량이 되도록 도반들과 함께 나아가겠습니다.

글_김문정 희망리포터 (제주정토회 제주법당)
편집_권지연 (서울제주지부)

전체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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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길

늦었지만 축하합니다.
부처님의 정법을 배우고 실천,수행하는 불자의 전당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2020-09-06 12:00:09

무지랭이

축하드립니다~^^

2020-01-28 17:12:30

세명화

불사도 수행의 일환으로 하는 것인게 이제서야 보입니다ㆍ 여럿 도반님들의 간절한 마음이 녹아있을 제주법당? 따뜻하고 정감가는 공간은 정성으로 만들어지는것임을 배웁니다

2020-01-14 22: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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