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마닐라법당
수행•보시•봉사가 민들레 홀씨처럼….

정토회원 70여 명이 참석해 봉축법요식을 모시고, 부처님의 큰 뜻을 이어 해마다 나눔 행사를 하는 곳, 그 나눔 행사 수익금으로 불우가정 200가구에 생필품을 지원하고, 매주 토요일 결식아동들에게 밥 먹이는 일을 10년째 이어오고 있는 곳, 한해도 거르지 않고 부처님 오신 날, 쌀 1,000kg을 보시하는 도반이 있는 곳!

한국의 어느 규모 큰 법당인가보다 하시겠지만, 이곳은 필리핀 마닐라법당입니다.

1997년 어느 날, 가정법회라는 작은 만남으로 시작해 어느덧 20년이 훌쩍 넘는 시간의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는 마닐라정토회를 소개합니다.

● 마닐라법당의 발자취
☞ 1997년 가정법회를 시작으로 모임
☞ 2003년 법륜스님 막사이사이상(국제부문) 수상 계기로 마닐라법당 개원
☞ 2003년 필리핀JTS 설립 및 민다나오 활동 시작
☞ 2009년 말라테성당 기부 행사 및 결식아동 대상 급식 시작
☞ 2015년 마닐라법당 확장 이전
☞ 2019년 현재 50명 내외의 회원 활동

2019년 부처님 오신 날을 준비하며…

부처님 오신 날이 다가오면서 마닐라법당이 한층 분주해졌습니다. 여느 때와 다르게 이번 행사에는 민다니오 JTS국장으로 계신 향훈법사님을 초대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내빈으로는 [주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 한동만 대사님도 참석한다 했기에 손님 치를 준비를 어느 때보다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에 다들 마음이 바빠졌습니다.

마음은 바빠도 일은 차분히! 손님 안내와 주차 안내를 위한 의전팀, 행사 진행을 위한 진행팀, 그리고 공양간의 공양팀, 모두가 각자 역할에 대해 회의를 거쳐 확인에 확인을 거듭하며 행사 준비는 제 모습을 갖추어 가고 있었습니다. 헌화를 위한 꽃, 공양을 위한 음식 등 많은 기부와 지원이 이어졌음은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점등식과 함께한 전야제

드디어 전야입니다. 점등식은 늘 궂은 일 마다하지 않고 도맡아 주시는 배선철 님의 사회와 오현정 님의 집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전날 미리 오셔서 전야행사까지 함께 해주신 향훈법사님의 무게감으로 더욱 엄숙하고 차분한 전야제가 되었습니다.

화동으로 참여한 어린 학생들과 마닐라법당 연예인(?)들의 축하 공연으로 전야의 밤이 그렇게 깊어갑니다.

1부 봉축법요식 행사

마닐라법당에서는 매년 부처님 오신 날, 오전에는 1부 봉축법요식을 하고 오후에는 2부 나눔 행사를 진행합니다. 하지만 올해는 필리핀의 지방선거일이 부처님 오신 날 바로 다음 날인 5월 13일로 예정되어있어 부득이하게 나눔 행사를 한주 뒤인 19일로 연기하여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타종을 시작으로 향훈법사님의 헌향, 홍정순 님과 김숙자 님의 헌등, 그리고 윤보연 총무님의 헌화로 부처님 전에 풍성한 공양을 올리고 봉축법회를 시작했습니다. 70여 명의 도반님들과 불자님들, 그리고 [주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을 비롯한 한인 단체들이 참여해 자리를 빛내주었습니다.

축사를 준비하신 한동만 대사님께서는 “지금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이 종교와 이념이 다르더라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그 높고 깊은 뜻을 잘 헤아려 우리가 사는 지역과 한인사회에서 늘 존경받고 베풀 줄 아는 대한민국 국민이기를 염원합니다. 특히, 늘 그 선봉에 서주시는 정토회에 감사드립니다.”라고 인사말을 하셨습니다.

축사중인 한동만 대사님
▲ 축사중인 한동만 대사님

모든 도반이 열심히 준비한 만큼 봉축법요식은 여법하고 편안히 진행되었습니다. 이어진 공양 시간에도 참여하신 모든 분이 둘러앉아 담소를 나누고 그간의 소식을 전하는 모습이 마치 한국의 명절과 같이 정겨운 시간이었습니다.

2부 나눔행사

일주일이 눈 깜빡할 새 흘렀습니다. 이번 나눔의 행사는 말라테 성당에서 개최되었습니다. 말라테 성당과 마닐라법당의 인연은 지난 2009년으로 거슬러 갑니다. 매주 토요일, ‘말라테 성당 결식아동 급식봉사’를 10년째 저희 마닐라법당이 맡아 진행하면서 이미 이 지역에서 정토회의 위상은 높은 편입니다. 성당 측에서 선별한 200가구를 대상으로 빈민가정에 꼭 필요한 생필품 10여 가지를 전달하였습니다.

말라테성당 외경
▲ 말라테성당 외경

토요 급식의 즐거운 한 때
▲ 토요 급식의 즐거운 한 때

● 마닐라법당 기부 및 나눔의 행사(연중)
☞ 5월 부처님오신날 나눔 행사 (지역 빈민 가구 대상 생필품 기부))
☞ 6월 한인체전 식음료판매 (JTS 민다나오 어린이 학용품 지원사업)
☞ 11월 한인성당 바자회 (JTS 지원사업 및 나눔 행사 자금 마련)
☞ 12월 연말 바자회 (나눔행사 자금마련)
☞ 매주 토요일 말라테성당 결식아동 급식 (2009년부터 시작해 연 4천 명, 누적 4만 명에게 점심 제공)


법당 연중 행사 중 11월에 있는 한인 성당 바자회는 처음에는 이원주 님의 의류 기부로 소규모로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곧 뜻을 같이하는 윤상식 님, 노재국 님의 참여로 현재 그 규모와 품목은 의류뿐 아니라 잡화 등으로 다양하게 확대되었습니다. 그리고 부처님 오신 날 나눔 행사의 기부품목 중 필수품목인 쌀은 필리핀 JTS대표인 이원주 님이 매년 1,000kg을 지원해 오고 있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 '나눔행사' 마치고 다 같이
▲ 부처님 오신 날 '나눔행사' 마치고 다 같이

나눔의 씨앗

필리핀정토회 마닐라법당이 이처럼 지속해서 바자회나 기부 행사를 할 수 있는 배경은 바로, 초창기부터 이어진 여러 도반님의 십시일반 보시입니다. 법당 도반들의 크고 작은 마음들이 마치 민들레 홀씨처럼 퍼져 이런 발심을 전하게 되었고, 그 발심이 싹을 틔워 여러 주위 분들까지 마음을 낼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또한 이러한 기부와 나눔 행사가 우리 정토회 안에만 머물지 않고 필리핀 지역사회와 한인사회로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도록 도반 한명 한명이 솔선수범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이원주 필리핀JTS 대표 (왼쪽 끝)
▲ 이원주 필리핀JTS 대표 (왼쪽 끝)

오늘 나눔 행사를 위해 여러 날 물품 선정과 구매를 위해 애쓰신 이규초 준비위원장님, 땡볕과 무더위 속에서도 부처님의 미소를 머금고 자원봉사 해주신 도반님들, 그리고 물심양면 도와주신 그 가족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또한 대상가구 선정 및 당일 안내봉사를 해주신 말라테 성당 관계자분들께도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나눔 행사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한금화 님의 소감을 끝으로 마닐라법당 나눔 행사 소식을 마무리합니다.

오른쪽 끝, 한금화 님
▲ 오른쪽 끝, 한금화 님

“섭씨 36도, 체감온도 46도, 햇빛은 쨍쨍~
10년 이상 해 온 행사라 도반들의 눈빛만 봐도 손발이 척척 맞습니다. 현장에 도착하니 뜨거운 뙤약볕 아래 생필품을 받아가려고 벌써 줄을 길게 늘어선 이들을 보니 우리 모두 마음이 급해집니다. 도반들은 서둘러 물품을 정리하고 각자의 위치에서 간단한 리허설 후에 바로 배분을 시작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물을 길 때 가장 필요한 양동이에 가벼운 물품부터 차례로 담습니다. 마지막 쌀 5kg까지 12가지 식품을 받아 들고서 무거운 줄도 모르고 행복한 얼굴로 떠나는 모습을 보며 저희도 덩달아 행복해졌습니다. 비 오듯 흐르는 땀을 연신 훔치고 서로 닦아주며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합니다. 나누는 행복이란 이런 것임을 체득하며 행복했습니다. 각자의 작은 나눔으로 큰일을 이루어내는 우리는 진정 모자이크 붓다임을 느꼈습니다. 함께 수고하신 도반 여러분 감사합니다!”

글_엄상철 (마닐라법당)
정리_남주현 희망리포터 (마닐라법당)
편집_박승희 (해외지부)

전체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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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연

엄상철 거사님의 필리핀 소식이 생생하게 전해집니다^^ 정말 아름다운 모습의 필리핀 정토회원님들^^ 특히 거사님들의 큰 손길이 이렇게 많은 이들의 배와 마음을 채워 주시고 계신다니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고맙습니다^^

2019-05-27 14:52:04

무지랭이

거룩합니다~~~^^

2019-05-27 10:17:23

큰바다

우와~~~멋있습니다. 마닐라법당!!
감사합니다...^^

2019-05-27 09: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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