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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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
방콕 정토회 아나운서 성미연 님의 깨장 후기

태국 방콕 정토법당의 아나운서 성미연 님을 소개합니다. 성미연 님은 집에서 법당까지 두 시간 넘는 거리를 매주 수업과 봉사를 위해 빠짐없이 나오는 열정의 수행자입니다. 올봄 불대를 졸업하고 경전반 공부를 시작하면서 일손이 부족한 법당에서 여러 소임을 맡아 솔선수범하고 천일결사에도 동참하여 수행과 봉사로 정진 중입니다. 유학 시절 만난 태국인 남편을 따라 방콕에서 12년째 살고 있는 성미연 님은 현지 대학에서 10여 년 강의하며 다듬어진 차분하고 아름다운 목소리로 수행 법회 사회를 봐서 방콕 법당의 아나운서로 불립니다. 외국에서 살다 보니 정토인이라면 꼭 다녀와야 한다는 깨달음의장을 가기가 그리 쉽지 않습니다. 일부러 가족과 떨어져 혼자 비행기를 타고 5월 10일부터 14일까지 문경 깨달음의장 (이하 깨장) 에 다녀온 성미연 님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방콕 즉문즉설 강연 후 법륜스님과 함께한 성미연 님과 딸 유진이
▲ 방콕 즉문즉설 강연 후 법륜스님과 함께한 성미연 님과 딸 유진이

인연의 시작

시아버지와의 갈등이 심해서 남편과 많이 싸웠습니다. 너무 괴로워서 이혼까지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혼을 하면 딸이 나로 인해 평생 받을 고통을 생각하니 차마 그럴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신문에 소개된 법륜스님의 기사를 읽고 알게 된 즉문즉설 동영상을 3년 전부터 거의 매일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방콕에도 정토법당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마침 10여 년 강의하던 대학을 그만두면서 생긴 시간의 여유로 정토법당과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깨장을 가게 된 동기

불교대학을 다닐 때부터 총무 소임을 맡은 황소연 님이 깨달음의장을 꼭 다녀오라고 추천을 많이 하셨어요. 그러나 마음이 선뜻 내키지 않았습니다. 굳이 꼭 가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아직 어린 딸과 며칠이나 떨어져 지내는 것도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불교대학 하반기 리포트를 쓰면서 지난 일 년을 되돌아보니 불교 지식은 늘었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은 마음이 보였습니다. 게다가 경전반 공부에는 깨장이 필수라니 어차피 가야겠구나 하고 용기를 냈습니다.

불교 대학 졸업식에서 법륜스님, 도반들과 함께한 성미연 님 (왼쪽에서 두 번째)
▲ 불교 대학 졸업식에서 법륜스님, 도반들과 함께한 성미연 님 (왼쪽에서 두 번째)

깨장을 가기 전과 후에 달라진 것이 있나요?

깨장을 가기 전에는 시아버님만 생각하면 화가 올라왔습니다. 시아버님의 부탁을 받고 바쁜 시간을 쪼개어 회사 일을 도와드렸는데 오히려 갈등이 생기고 원망하는 마음이 생기더니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불대 공부와 수행 법회를 들으면 잦아드는 듯하다가도 다시 올라와 괴로웠습니다. 108배를 하며 ‘아버님, 감사합니다’ 하고 되뇌어도 그 미워하는 마음은 내려놓을 수 없었죠. 고집불통 아버님과 저 사이에서 남편은 더욱 힘들었을 거예요. 어린 딸도 엄마와 할아버지의 문제를 눈치채고 즉문즉설 강연 때 자기가 직접 질문하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깨장을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를 타기 전 공항에서 저는 시아버님 선물을 고르고 있더라고요.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여기에 오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지금은 마음이 아주 편안하고 가볍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지금의 이 마음을 유지하기 위해서 수행만이 살길이란 것을 절실히 느낍니다. 다시는 과거의 나로 돌아가서 스스로를 괴롭히고 싶지 않아요. 방콕에도 정토법당이 있어 그 덕분으로 공부하고 수행하고 깨장을 통해 제 마음이 행복해졌으니 저도 이 행복을 봉사로 나누고 싶습니다. 나중에 더 나이가 들어서는 도반들과 함께 수행하며 생활하는 태국 실버 정토 타운을 만들고 싶은 행복한 꿈도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제가 쓰일 수 있는 곳에서 기쁘게 잘 쓰이겠습니다.

딸 유진이와 함께 환한 웃음을 짓는 성미연 님
▲ 딸 유진이와 함께 환한 웃음을 짓는 성미연 님

깨장 가기를 망설이는 분들에게

깨장은 저에게 미움의 대상이던 아버님이 곧 보살임을 알게 해 주었습니다. 자기 자신에게 해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을 찾고 계신다면 깨장을 다녀오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것이 나를 위하는 길이고, 내 가족을 위하는 길이고, 온 만물을 사랑하는 길임을 배웠습니다.

인터뷰를 진행한 저도 아직 깨장을 다녀오지 못했습니다. 막연했던 그곳이 빨리 가보고 싶어집니다. 학생인 아이들을 남편에게만 맡길 엄두를 못 냈는데 하루빨리 일정을 잡아야겠습니다. 그래서 전보다 훨씬 환하고 아름답게 빛나는 성미연 님의 미소에 담긴 깨장의 신비(?)를 경험해 보겠습니다.

글_박동주 희망리포터 (아시아_태국)
편집_이진선 (해외지부)

전체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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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량원

태국에 \'실버 정토 타운이 생기는 그날을 기대해봅니다~ 잘 읽었습니다!

2017-06-05 20:10:09

부동심

깨장의 감동이 다시 한번 진하게 밀려옵니다. 감사합니다♡♡♡

2017-06-05 08:39:44

안진

글 속에서 한걸음 한걸음 행복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보여 저도 행복 하네요.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모두 나날이 행복해 지기를~~

2017-06-05 08:2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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