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마포법당
지금 기쁨의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이유, 김형수님 수행담

김형수님은 마포법당의 예스맨이십니다. 주어지는 소임에 항상 ‘예,하고 합니다’를 실제로 행하시는 분, 현재 가을경전 저녁반을 책임지는 담당자이자 공부하는 학생이기도 합니다. 법당행사나 정토회 행사에 항상 같이하시는 유쾌한 도반인 김형수님의 불법을 만나게 된 인연과 과정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결혼 18년 만의 이혼

27살에 결혼하여 딸 아들 낳고 잘 살던 가정이었다. 그러던 결혼생활 18년 만에 파경의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이했다. 그 때의 나는 어떻게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줄 몰랐다. 결국, 이혼이라는 참담함이 내 앞에 펼쳐졌다. 왜 난 내가 원치 않은 결과로 이렇게 되었을까? 난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정말 진지한 자문을 했다.

경전반입학식 앞줄 왼쪽 첫번째
▲ 경전반입학식 앞줄 왼쪽 첫번째

스님의 즉문즉설에서 불법을 만나다.

답을 찾으려는 노력으로 인문학을 접하게 되었고, 드디어 법륜스님의 법문을 만났다. 자석에 이끌리듯 법당을 찾았고, 불교대학에 입학을 했다. 불교대학을 다니며 이제까지 내가 해 온 어떤 일보다 열심히 불법에 파고들었다.

유튜브를 통해 고승들 법문과 법륜스님의 수많은 즉문즉설을 듣고 또 들었다. 불법이라는 바다에 빠져 살다시피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스님의 법문 중 '그 산은 동산도 아니요 서산도 아니다, 다만 그 산은 그 산일 뿐이다.' 라는 수없이 들었던 그 구절이 가슴 깊이 다가왔다. 그 순간 손뼉을 치며 기뻐했다. 정토회에 ‘깨달음의장’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주저없이 한달음에 프로그램을 신청하고 수련에 참여했다. 이런 멋진 경험이란! ‘깨달음의 장’ 수련을 통해 내 마음 깊은 곳의 세계를 볼 수 있었다. 동심으로 돌아간 듯, 나는 감추지 않고 나를 드러냈고, 선물로 나도 모르고 지나쳤던 내 상처와 만나는 소중한 경험을 했다.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서대문정토회도반님들과희망강연홍보중 오른쪽 첫번째분이 김형수님
▲ 서대문정토회도반님들과희망강연홍보중 오른쪽 첫번째분이 김형수님

명상수련에서 몰랐던 내 모습과 대면하다.

깨달음의 장을 다녀온 후, 정토회에서 하는 프로그램은 가능한 경우면 모두 참석하였다. 천일결사 입재식, 회향식,특강수련 등… 어느 날 ‘명상수련’이란 프로그램을 알게 된 후 단숨에 문경으로 달려갔다. 그런데 이제껏 맛보지 못한 또다른 벽이 느껴졌다. 4박5일의 시간이 힘들고 견디기 어려웠다. 인내심이 강한 줄로만 알고 있었던 내 모습이 여지없이 무너져 내렸다. 포기할 법도 한데 기회가 되자 또 이끌리듯이 이번에는 9박 10일 동안 스님과 함께하는 ‘여름명상’에 참가했다. 역시나, 9박 10일의 명상수련에서도 처참히 무릎 꿇었다. 그러나 두 차례의 명상수련 경험을 통해서 얻은 것도 있다. 9박 10일 간 문경에서 적게 먹고, 적게 자고, 묵언을 하며 지내다 보니, ‘일상의 모든 것을 떠나서도 살 수도 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고, ‘진짜 중요하다는 것 또한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만든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천 배를 하다!

우연히 절수행 앱을 다운받게 되었다. 앱을 다운받은 기념으로 바로 천 배를 하였다. 하루 이틀이 지나고 삼일 째 드디어 한계에 부딪쳤다. 삼백 배가 고비였다 삼백 배가 넘어가면 그 밑바닥 마음에서는 그만할까? 오로지 그 생각뿐이었다. 그러다 딸의 외식하자는 말 한마디에, (그만할 수 있다는 생각에) 힘겹던 절도 아주 가뿐히 마치는 것을 보며, ‘아, 몸이 힘든 것이 아니고, 마음이 힘든 거였구나!’하며 껄껄 웃었었다. 내 마음의 문제였다는 것을 여실히 힘겹게 몸으로 깨달은 소중한 경험이었다. 그렇게 ‘만 배’를 채웠다.

jts송년거리모금중 오른쪽
▲ jts송년거리모금중 오른쪽

바뀐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다

나의 수행은 이렇게 지금까지 이어졌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든다. ‘세상천지에 모든 것이 완벽하다. 가늘고 작은 바늘 하나 꽂을 틈 없이 완벽하고 아름답다.’ 세상은 변함없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내 눈이 바뀐 것이다.

그래, 세상은 모든 것이 다, 그곳에 그렇게 모두 완벽하게 존재하는 것 같다.
그런데 스님께서는 왜, 저리 외치고 다니실까, 부질없는 일 아닌가?
대승보다 소승이 맞는 것 아닌가,
그런데 그런 내 생각이 또 하나의 상이었다는 것을 얼마 후 알게 되었다.

그것은 마치 금강경 서문의 장면과 흡사했다.

붓다께서 매일 대중들의 맨 앞에서 걸식하시고, 수행하시던 모습
행동 하나하나가 모두 법문이었다는 것을 수보리가 보고 느낀 것처럼,
법륜스님의 그 가르침이 없었다면 어찌 내가 눈을 뜰 수 있었겠는가.
바보처럼 기쁨의 눈물이 흐른다.

글_김형수(서대문정토회 마포법당)
정리_이효정 희망리포터(서대문 정토회)
편집_ 권지연(서울제주지부)

전체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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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예원

힘들게 얻은 깨달음의 이야기도 법문처럼 느껴집니다~^^

2017-02-06 01:21:04

김월금

가슴 절절이 와 닿네요.
경험 해본사람 만 느끼는~~
그랬서 밝은 모습이었군요.
수행의 끈 놓지마시고 늘 행복 하세요.

2017-01-14 11:33:04

이수향

물 흐르듯 담담한 수행담 감동입니다.^^

2017-01-13 08: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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