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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정토회 여수법당]
복 지어라 뚝딱! 덕 쌓아라 똑딱!
여수법당 불사 이야기
올해 초 묘당법사님이 순회법회를 왔을 때 한 도반의 불사에 관한 제안이 있었습니다. 그 후로도 꾸준히, 법당이 협소하고 회의를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땅치 않다는 등 다양한 문제점들이 제기되면서 여수법당에서도 불사에 관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수차례에 걸친 불사 회의를 바탕으로 다른 건물로 확장 이전을 하는 것이 좋겠는가, 아니면 현 위치에서 증축 공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는가, 교통의 편리와 비용 절감에 중점을 둔 논의가 계속 되었습니다. 마침 지난 8월, 현재 강의실로 사용하고 있는 건물 4층 옆 바이올린 학원의 임대계약이 완료되어 공실이 되어있었고, 현 위치에서 그 학원을 임대해서 증축 공사를 하는 것이 비용 절감과 효용성 면에서 더 좋겠다는 의견이 많은 도반들의 지지를 얻게 되었습니다.
▲ 여수법당 이전 모습
불사 승인이 나고, 건물주와의 계약이 완료되고 나서는 불사도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10월 3일 오전 10시, 법문과 발원문을 시작으로 불사 발대식을 가졌습니다. 도반들과 법당에서 불사가 원만 성취되기를 발원하는 300배 공양을 올리면서 머리털 나고 한 그 어떤 절보다 간절한 마음으로 임한 염원의 시간이었다는 불사 담당 김창희 님. 매주 토요일 도반과 함께하는 불사 원만성취 새벽 예불을 기획하면서 점이 모여 선이 되고 선이 모여 면이 되듯이 넘어야할 크고 작은 산들이 있겠지만, 고비 고비마다 정해진 바 없다는 법문의 힘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가짐을 밝혀주었습니다.
▲ 뿌린 씨앗이 불국정토를 밝히는 등불이 되기를(오른쪽 끝 김창희 님)
불사는 인테리어 사업을 했던 경험이 있는 송홍신 님이 직접 공사 감독을 맡아 자재 구매부터 방음 처리까지 대부분의 작업을 도반들 손으로 직접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침 8시면 법당에 나와 저녁 늦게까지 주도적으로 일을 하고 있는 송홍신 님은 겉으로 보기에도 살이 많이 빠졌습니다. 외부의 손을 되도록 적게 빌리려고 하다 보니 다소 더디게 진행되는 불사 상황이 염려되었는지, 감기에 걸려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법당에 나와 작업을 강행해가고 있습니다. 불사가 단순히 집을 짓는 것이 아니라, 왜 수행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는지 뼛속까지 체험하게 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 강의실 석고와 방음 작업 중인 장희석, 송홍신 님(왼쪽부터)
예상했던 것보다 모연은 빨리 마감이 되었지만, 도면과 견적이 나오고 나서도 창문 처리와 전기 공사, 화장실 수리에 관한 협의가 계속되었습니다. 최종 견적과 예산서 검토, 영상과 음향 설치 등은 장희석 님이 맡아주었습니다. 거의 날마다 출근을 해서 꼼꼼히 조언을 해주고 청소는 물론 직접 드라이버까지 손에 드는 문지순 님과 마스크를 쓰고 먼지를 꽃비처럼 함빡 맞고 있는 기남용 님, 부족한 일손을 거드는 여러 도반들의 정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막상 불사를 시작하고 보니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문을 다시 사용하다보니 문짝이 맞질 않아 떼어다가 붙이기를 수없이 반복해야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하고, 방음처리를 잘못해서 재공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겨우 강의실에 블라인드가 달리고 사무실과 공양간이 정비되었습니다. 조금 느리고 부족하지만 도반들의 정성어린 손길로 장식한 몰딩에 추억을 싣고, 재활용하여 이리저리 오려 맞춘 장판에 이야기를 더하며 오늘도 여수법당은 망치소리가 뚝딱거리고 경쾌한 드릴 소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 법당 바닥을 해체해서 강의실에 설치하고 있는 기남용, 반청 님(왼쪽부터)
오전 10시와 오후 3시, 간식 준비만으로도 하루가 짧을 것만 같은 부총무 반청 님은 도반이 공사를 직접 맡아서 하는 것이 모험이 아닐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공사가 시작되자, 일손이 필요하다고 공지를 하면 어디선가 달려와 주는 도반들이 있었습니다. 협력해서 한다는 기쁨, 모자이크 붓다의 의미를 그 어느 때보다 절감하고 있다고 합니다. ‘나는 법을 전하는 정토행자입니다’라는 명심문 제창을 할 때마다 손님 맞을 준비를 하는 주인 된 자가 늘어나기를 바라는 새로운 희망을 조심스레 더해보는 요즈음입니다.
글_정수미 희망리포터
▲ 대법당 전기공사를 하고 있는 도반들(12월 11일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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