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월간정토
지금 이대로 좋습니다!

김인환 님은 ‘청년 붓다’로 정토사회문화회관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낮에는 회사에서 일하고 새벽과 저녁에는 공동체와 함께 생활하는데 그 생활이 아주 만족스럽다고 합니다. 대학교를 졸업할 때의 김인환 님은 남보다 우위에 서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그 때문에 흥미도 없는 세무사 시험공부를 하느라 힘들고 스트레스가 많았지만, 사회적 기준에 얽매이지 않고 나답게 잘 쓰이며 살아가고 있는 지금이 참 고맙고 행복하다고 합니다. 괴로움이 없는 삶으로 가는 길을 영리하게도 일찍부터 찾은 지혜로운 청년이구나 하는 생각에 감탄하며 글을 소개합니다.

청년특별지부 출정식에서
▲ 청년특별지부 출정식에서

불안하던 청년, 법문을 만나다

어릴 때부터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있었습니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도 커서 대학교를 졸업한 뒤에도 학교에 남아 세무사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세무사가 되어 자아실현을 하겠다는 뜻보다는, 사회에서 인정받고 비교적 돈을 많이 버는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얻고 싶었습니다. 남보다 우위에 서고 싶은 마음에서 공부를 시작했을 뿐, 세무 분야에는 큰 흥미가 없었고 공부도 쉽지 않아 스트레스가 많았습니다. 공부하면 할수록 막막하고 공허하고 답답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유튜브에서 법륜 스님의 법문을 들었습니다. 관점에 따라 행복과 불행이 늘 바뀌고 움직인다는 내용이었는데, 법문이 너무 쉽고 명쾌해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나도 정토회에 직접 가서 배워봐야겠다’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보람 있었던 불교대학 기획단 활동

2016년 가을, 정토불교대학에 입학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법당에서 여러 활동을 경험했고, 코로나 이후에는 온라인 정토회로 전환되면서 전법 회원으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맡은 소임 중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불교대학 기획단 활동이었습니다.

불교대학 기획단은 학생들의 졸업률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진 팀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불교대학 커리큘럼이 무척 좋다고 느꼈지만, 다른 학생들에게는 다소 어렵거나 와 닿지 않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불교대학을 진행할 때 일입니다. 한 학생이 처음에는 꾸준히 출석하다가 ‘인간 붓다’ 장에 들어가면서 결석이 잦더니 결국 그만두겠다고 했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인간 붓다’의 내용을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좀 더 흥미롭게 들을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안했고, 실제로 반영된 것 중 하나가 ‘즉문즉설 같이 보기’입니다. ‘인간 붓다’에서 다루는 내용과 관련된 즉문즉설을 학생들과 함께 보는 것입니다. 그냥 원론적인 설명을 듣는 것보다 즉문즉설을 통해 ‘인간 붓다’를 지금의 내 삶과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지 살펴보니 학생들의 이해가 깊어졌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도움이 된 것 같아 무척 뿌듯했습니다.

동북아역사기행 중에(뒷줄 맨 오른쪽이 김인환 님)
▲ 동북아역사기행 중에(뒷줄 맨 오른쪽이 김인환 님)

‘나눔의 장’에서 아버지를 이해하다

어릴 적 아버지는 화를 잘 내고 술을 마시고 늦게 들어오는 날이 많아 어머니와 자주 다투었습니다. 아버지는 주 6일을 일하고, 쉬는 날에는 주로 잠을 잤습니다. 어린 저는 시끄럽게 떠들고 놀 때가 많았는데, 그럴 때마다 아버지가 시끄럽다고 야단쳐서 서운한 마음이 들곤 했습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그때 서운함이 마음속에 남아 있는 것을 알았고, 그 마음을 극복하고 싶어 ‘나눔의 장’ 수련을 갔습니다.

나눔의 장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함께한 도반들과 각자 아버지나 남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제가 아들로서 아버지에게 기대감을 품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좀 더 가정적이었으면 좋겠다.’, ‘말투가 부드러웠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은 결국 제가 만들어낸 아버지의 상이었습니다. 그 기대를 내려놓으니, 아버지는 그저 한 인간이자 남자일 뿐이었고, 아버지에 대한 반감이 서서히 사그라들었습니다. ‘아버지도 나와 어머니의 기대를 알고 있었을 텐데, 그걸 다 채워주지 못해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었습니다. 그 마음이 느껴지자, 눈물이 쏟아졌고, 깊은 참회가 일어났습니다. 그 이후로 아버지에 대한 제 마음은 한결 편안해졌습니다.

청년 붓다 홍보 영상 노래 녹음 중에
▲ 청년 붓다 홍보 영상 노래 녹음 중에

지금 이대로 좋은, 청년 붓다의 삶

저는 지금 ‘청년 붓다’로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청년 붓다는 크게 세 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정토사회문화회관에서 종일 상주하거나 직장을 다니며 상주하는 것, 주말에만 상주하는 것입니다. 저는 그중 직장을 다니며 상주하는데, 낮에는 회사에서 일하고 새벽과 저녁에는 공동체와 함께 생활합니다.

저는 청년 붓다 공동체 생활이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도반들과 서로 상황을 살피며 조율하고, 조화롭게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그동안 매우 개인주의적인 삶을 살았고, 심지어 그게 저에게 더 유리한 삶이라고 믿었습니다. 회사에서도, 친구 관계에서도 제 이익을 먼저 챙기려 했음을 느낍니다. 이제는 먼저 베풀고 도와주려 합니다. 이미 그렇게 하고 있는 도반들을 통해 많이 배웠고, 베풀고 돕는 것이 결국 나 자신을 위한 길임을 조금씩 깨닫고 있습니다.

백일법문 회향식 공연 중에
▲ 백일법문 회향식 공연 중에

정토회와 인연을 맺은 지도 어느덧 10년이 되어갑니다. 그동안 수행하며 마음에 깊이 새긴 명심문은 ‘지금 이대로 좋다’ 입니다. 무언가를 이루어야 잘사는 것이라는 사회의 기준에 얽매이지 않고,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는 관점이 저를 많이 편안하게 해주었습니다.

또한 봉사를 하면서 좀 더 주인의식을 갖고 살아가는 자세를 배웁니다. 수동적이던 제가 이제는 스스로 마음을 내고, 주도적으로 살아갑니다. 예전에는 남들이 하라는 대로 살았다면, 지금은 제 마음이 가는 대로 살아갑니다. 나답게 잘 쓰이며 살아가고 있는 지금이 참 고맙고 행복합니다.

두북에서 베트남 청년들과 만남에서
▲ 두북에서 베트남 청년들과 만남에서


이 글은 <월간정토> 2025년 12월호에 수록된 청년수행톡톡입니다.

글_김인환(청년특별지부)
편집_월간정토 편집팀


2026 여름명상

전체댓글 2

0/200

견오행

늘 함께 합니다.고맙습니다.()()()

2026-07-06 08:24:47

최상훈

고맙습니다.

2026-07-06 07:3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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