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월간정토
괴로움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는 길

여름 명상 수련의 큰 복병은 졸음, 다리 통증 그리고 모기인 것 같습니다. 이정은 님의 글을 읽다 보니, 좁은 공간에서 명상할 때 모기는 평소보다 확실히 두려운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러나 모기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이정은 님은 명상 수련을 잘 마치고, 자신의 욕구와 괴로움을 바라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명상 수련에 참여하고 싶어지는 소소한 재미가 있는 이야기를 소개할 수 있어 기쁜 마음입니다.

황금연휴에 선택한 명상 수련

‘깨달음의 장’ 동기의 추천으로 온라인 주말 명상 수련을 신청하였습니다. 6월 초 황금연휴에 가족여행을 갈까도 생각했으나 명상 수련에 대한 궁금함이 앞서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일요 명상에 참여한 경험이 전부여서 2박 3일 명상은 얼마나 힘들지 걱정되면서도 정토회 프로그램이라 기대감 또한 있었습니다. 마땅한 장소를 고민하다가 집에서 가장 방해가 적은 베란다에서 명상을 하기로 했습니다.

이정은 님
▲ 이정은 님

모깃소리와 함께 시작한 명상

명상은 첫날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습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애쓰지 말고 하라는 스님 말씀을 듣고 명상을 시작했지만 이내 오른쪽 귓가로 뭔가 스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애앵~” 하는 소리가 들렸고, ‘모기다!’라고 생각한 순간부터 심장이 쿵쾅쿵쾅 뛰고 오른쪽 귓가가 덴 것처럼 화끈거리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이 좁은 공간에 모기와 함께 있다고 생각하니 식은땀이 났습니다. ‘모기가 나의 수행을 돕는구나!’ 생각하면서 온 힘을 다해 마음을 다잡아도 집중하기까지 한참이 걸렸습니다. 코끝에 집중하자 화끈거리던 귓가는 언제 그랬냐는 듯 아무런 느낌이 없었습니다. 더 이상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겨우 날벌레 하나에도 요동치는 마음과 몸의 변화를 고스란히 느낀 강렬한 경험이었습니다.

욕구와 괴로움을 바라보는 시간

첫날은 잠을 거의 이루지 못했습니다. 수련 시작 전 욕구를 참지 못하고 커피를 마신 것이 후회스러웠습니다. 잠을 잘 자지 못해서 명상에 방해가 될까 걱정스러워 쉬는 시간에는 주로 누워 있었고, 잠이 오면 잠을 잤습니다.

적게 먹는 것은 정말 오랜만이었습니다. 현미밥과 데친 브로콜리를 소금에 찍어 꼭꼭 씹어먹었고, 적은 양이지만 맛있게 감사히 먹었습니다. 생각보다 허기지거나 힘들지 않았고, 소식을 하니 속도 편안했습니다.

둘째 날 오전 수련까지는 크고 작은 걱정과 고민이 계속 올라오는 데다 다리 통증이 심해서 괴로웠습니다. 이 좋은 휴일에 왜 사서 고생을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정맥류 수술한 다리는 감각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아 걱정되었습니다. 의자에 앉아서도 해보았는데 발바닥이 퉁퉁 붓고 저리는 것은 여전하였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 비빔밥 공양 준비 중에(맨 오른쪽이 이정은 님)
▲ 부처님 오신 날 비빔밥 공양 준비 중에(맨 오른쪽이 이정은 님)

자유를 향해 끝없이 던져보는 농구공

둘째 날 오후 다시 마음을 잡고 숨에 집중하자 웬일인지 호흡이 잘 느껴지고 앞서 떠오르던 생각들이 차분히 가라앉아 한결 수월했습니다. 스님의 자세한 설명과 격려가 저를 돌이키게 했고, 욕구들로 괴롭던 요즘 저의 모습을 돌아보았습니다. 결정을 못 하고,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며 현재를 놓치고 있었습니다. 욕구로 인한 괴로움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는 것이 명상의 목적이라는 말씀이 마음에 새겨졌습니다.

3일째 마지막 날, 오전 4시 알람 소리에 깼으나 ‘20분 준비하는 시간이 있지’ 하며 다시 눈을 감았다가 새벽 명상 시간을 놓쳐버렸습니다. 천일결사 기도를 하고 발을 내려다보니 핏줄이 툭툭 불거져 있었습니다. 또다시 하지정맥류 걱정이 올라오며 명상 수련을 그만 해야 하는지 고민되었습니다. 어제 힘들던 상황이 떠오르기도 하고 하기 싫은 마음도 올라왔습니다. ‘다리가 문제라면 차라리 누워서 해보자’ 싶어 누워보았지만, 역시나 집중이 힘들고 잠이 와서 오히려 어려웠습니다. 한번 해보고는 다시 마음을 고쳐먹고 ‘조금만 더 해보자’ 하는 마음을 내서 배운 대로 해보았습니다. 그렇게 마지막 명상까지 잘 끝냈습니다.

2박 3일의 짧은 수련 동안 변덕스럽고 잘 참지 못하는 저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났고, 부끄러웠습니다. 농구 골대에 농구공을 넣듯 들어가도 들어가지 않아도 다시 하기를 반복하라는 말씀처럼 욕심내지 않고 꾸준히 연습하겠습니다. 잘하려고 애쓰지 않고, 그냥 하겠습니다. 욕구를 알아차리고 욕구로부터 자유로워지길 바라며 꾸준히 수행하겠습니다. 명상을 포기하지 않도록 이끌어주신 스님과 세심하게 진행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 글은 <월간정토> 2025년 8월 호에 수록된 명상수련 소감문입니다.

글_이정은(강원경기동부지부)
편집_월간정토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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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3월 정토불교대학

전체댓글 3

0/200

최상훈

고맙습니다 ^^

2026-03-02 07:52:30

남궁관숙

어려운 상황에서도 끝까지 명상 마치신 이정은님의 끈기가 대단하시네요~ 👏 👏 👏

2026-03-02 07:26:11

박은지

이정은님 반갑습니다🙏
온라인 명상
마치 저도 명상을
하고 있는듯한 느낌이였습니다

다음엔 4박 5일 도전 해 볼까요?
후기글 잘 읽고 갑니다 👍👍👍


2026-03-02 07: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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