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3.5.30 조계사 힐링법회, 고양, 광명 강연

아침 7시 30분부터 북한현실과 이해의 모임이 있었습니다. 

회의를 마친 후 10시 20분부터 JTS가 ‘희망의 두유 30,000리터’를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을 통해 우리나라의 취약계층에 지원했습니다.

 

JTS에서는 이사장이신 법륜스님을 비롯해서 박지나 대표, 김기진 대표와 실무자들이 참석했고,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상임이사이신 원경스님과 사회복지재단 관계자 및 교계 기자들이 참석했습니다. 또, INEB 소속 스님들도 행사에 참석하셨습니다. 

11시부터는 조계사 앞마당에서 ‘법륜스님과 함께 하는 행복여행’이라는 제목으로 스님의 강연이 있었습니다. 

강연전에 조계사 주지스님이신 도문스님과 차담을 한 후 법당을 참배한 후에 강연에 들어갔습니다. 

며칠동안 내리던 비가 그치고 화사한 날씨속에 조계사 대웅전에 참배를 한 후 조계사 앞마당으로 들어서자 참석한 3천여 대중은 큰 환호와 박수로 스님을 맞이했습니다. 스님께서도 시청이나 구청강당등에서 강연을 해왔는데, 이렇게 내집에 와서 하니 더 반갑다고 인사하시면서 강연을 시작하셨습니다.

 

‘나’라는 것이 무엇인지, 저승에 가면 돌아가신 영감을 만날 수 있는지, 우리나라 복지에 대해서 걱정하며 질문 하시는 분, 남편이 거친행동을 해서 아이들이 본받는데도 남편에게 숙여야 되는지등 다양한 고민을 스님께 내어놓고 답을 구했습니다. 

그중에서도 77세 된 할머니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이 재미있었고 할머니도 환해졌습니다.

 

할머니는 몇 달전에 할아버지랑 사별했는데, 죽으면 다시 만날 수 있는지 꼭 다시 만나고 싶다고 했습니다.

이 질문을 들은 스님은 할머니께 다시 물었습니다. “남편이 4개월 병원에 있다가 돌아가셨다고 그랬죠? 만약에 한 4년 쯤 병원에 있다가 돌아가셨으면 어땠을까요? 할머니가 정말 복이 있었으면 남편이 한 4년 쯤 아프다가 돌아가셨을 거예요. 그랬으면 지금 이런 고민 안 할 겁니다. 4년 쯤 병원에 있으면 아무리 사랑해도 나중에 지쳐요. ‘아이고, 이래 사느니 그냥 죽는 게 낫지 않을까’ 이런 마음이 들 때 남편이 돌아가시면 울기는 울어도 이렇게 정이 남지는 않아요. 연세 드신 분들이 원하는 건 ‘자는 듯이 죽었으면 좋겠다’ 이런 거죠? 그러면 좋은곳에 못가요. 멀쩡하게 있다가 그냥 팍 죽으면 남편이든 자식이든 아내든 저렇게 아쉬워해요. 그러면 그립다고 계속 잡아당기겠죠. 그러면 남편이 무주고혼이 되지 좋은곳에 갈수없게 됩니다. (스님, 죽은 남편 생각이 하루라도 안 나는 날이 없어요)

나도 죽을 때 자식들한테 마찬가지예요. 내가 극락 가는 걸 방해하는 이 자식들을 정리 하려면 한 3년 쯤 앓아누워 정을 떼야 됩니다. 그러면 자식들 마음에서 ‘아이고 그만 돌아가시는 게 낫겠다’ 이렇게 해서 죽으면 자식들이 초상집에서 울기는 울어도 거기에 아무 집착이 없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울다가도 밥은 잘 먹고 또 와서 울고, 친구가 오면 한참 이야기 하다가 또 다시 와서 울고 이렇게 될 수 있습니다. 이건 정이 끊어졌다는 얘기이거든요. 그래서 조금 아프다가 죽는 게 더 좋아요. 자는 듯이 죽겠다 이런 생각 하지 마세요. 만약에 자는 듯이 죽었다면 이건 누구한테는 좋아요? 죽는 사람한테는 좋아요. 그런데 산 사람이 문제예요.

 

그럼 산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되느냐? 갑자기 돌아가시는 걸 갖고 슬퍼하지 마세요. 고생 안 하고 돌아가셨기 때문에 그건 죽은 사람을 위해서는 좋은 일입니다. 갑자기 돌아가셨기 때문에 좋은데 못가는 게 아니라, 내가 잡고 있기 때문에 좋은데 못가는 겁니다. 그래서 탁 놔버려야 합니다. 나는 좀 아쉽지만 남편한테는 좋은 일이예요. 탁 놔줘야 됩니다. 그래야 좋은 곳에 갑니다.  

죽는 사람과 산 사람이 입장이 이렇게 달라야 합니다. 죽는 사람한테는 탁 죽는 게 좋은데 그 때는 산 사람이 안 놔줘서 문제가 생기니까 산 사람들이 탁 놔줘야 됩니다. 그리고 병 치레 하면서 죽는다고 꼭 나쁜 게 아닙니다. 그러면 자식들이 저절로 집착을 끊어줍니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효자여서 3년까지 아플 필요가 없어요. 3개월만 누워있으면 집착을 끊어줘요. (웃음) 요즘 애들 효자죠? 그래서 덜 고생하고 죽어도 됩니다.”라고 답을 하자 청중들은 크게 웃으며 계속 귀를 기울였습니다.

 

할머니는 부족한 것이 있는지 죽으면 남편을 한번쯤 볼 수 있는지 다시 질문했습니다.

스님께서는 이번에는 따끔하게 꾸짖어 주십니다. “남편이 극락에 가서 지금 잘 살고 있는데 자기가 보고싶다고 여기까지 다시 데려오려면 남편을 다시 죽어야 되잖아요. 그런 생각을 하면 안돼요. 그건 굉장히 나쁜 생각이에요. 할머니는 지금 자기 생각만 하지 도무지 할아버지에 대해서는 털끝만큼도 고려가 없는 것입니다.”라고 하자 할머니는 결국 할아버지를 만날 수 없다는 얘기냐며 스님께 되묻습니다.  

스님께서는 “영감 만나고 싶으면 다른 영감 만나면 되잖아요! (웃음)

노보살님께는 정을 탁 끊으셔야 됩니다. 그러니까 그런 생각 하지 마시고 ‘잘 가서 살고 있다.’ 이렇게 생각해야 좋아요. 내가 외로우면 다른 영감 하나 만나서 즐겁게 살면 돼요. 죽은 남편을 데려오려고 하면 안돼요. 여기 외로운 영감들 많으니까 생각을 탁 바꾸셔야 되요.”하니 이번에는 할머니도 우스운지 함께 웃으셨습니다.

 

스님께서는 할머니와 대중들에게 다시 죽은 사람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정리해주셨습니다. “저는 윤회를 한다, 천당에 간다, 지옥에 간다, 딱 정해서 말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각자의 믿음에 해당되는 것이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말할 수가 없어요. 그러나 만약 윤회를 한다고 대부분 믿고 있다고 치고 말씀 드릴께요. 영감이 만약에 죽어서 윤회를 해서 애기로 태어나 어느 집에서 잘 자라고 있는데, 자기가 지금 보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되요? 급사 시켜야 데려 올 수 있을 거 아니에요? 그렇게 되면 질문자는 윤회에 대한 믿음의 논리가 안 맞지 않나요? 자기 좋은 데로만 하려고 하지 도무지 상대편을 고려 안 해요. 살아서도 고려 안하고 죽어서도 고려 안 해요. 그저 자기 생각만 하는 거예요. 그래서 이것을 집착이라는 겁니다. 그저 자기 생각대로만 하기 때문에 나는 남편을 위한다고 하는데 남편은 나 때문에 고통을 겪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게 사랑이라고 말하지만 이건 사랑이 아니고 집착이에요. 그래서 집착을 놓으라고 하는 겁니다. 그것은 서로를 속박하는 것입니다. 함께 결혼해서 살 때는 정성을 기울여서 살되, 돌아가시면 ‘안녕히 가십시오’ 하고 딱 정을 끊어야 됩니다. 사람이 그리우면 다른 사람을 또만나면 됩니다.”

듣고 있던 대중들은 스님의 명쾌한 정리에 큰 박수를 보내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강연후 조계사 신도님들이 정성껏 준비해주신 점심공양을 함께 하면서 기념촬영도 하였습니다. 식사후 오늘 행사를 주최한 법보신문 관계자들과도 각 종교의 미래, 불교계의 현황과 나아갈 길, 젊은 청년들을 위한 법회의식등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누었습니다.

 

오후 3시에는 고양시 여성회관에서 강연이 있었습니다. 강연전에 고양시장의 사모님, 여성회관관장님과 차담을 나누었습니다. 시장님께서는 고양 킨텍스에서 행사가 있어서 강연시작시간에 오셔서 끝까지 강연을 들었습니다.

 

방황하는 자녀 때문에 고민하시는 학부모, 자신의 아토피성 피부 때문에 고민하는 여성분, 몽골에서 시집와서 시어머니와 갈등 때문에 고민인 분, 중1아들이 있는데 아버지와 부딪혀서 고민인 분, 외국에서 유학할 때 사귄 여자친구가 아직도 그립고 또 한국에 와서 직장을 구해야 하는데 어떤 직장을 구하는 것이 좋은지, 화가 많은편인데, 화를 제어하는 수행법은 무엇인지,등 다양한 질문들이 있었습니다.

 

고양시 강연을 마치고 광명시 강연을 위해 이동하는 중간에 그동안 북한 지원활동을 함께 해왔던 이용선 님의 아버님의 장례식장에 들러서 조문을 하고 광명 강연장으로 왔습니다. 

광명시민회관에서 진행된 강연에는 약730여명이 참석하여 강연장을 꽉메우고 넘쳐 복도에 앉기도 했습니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힘든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이가 둘인데 큰 아이가 학교에 가지를 않아서 고민인 분, 아버님이 이제 거동을 못하는데 자식중 누구도 모실 형편이 안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자식들도 잘 살고 아무 걱정이 없는데 할아버지와 너무 싸운다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질문하는 할머니, 하는일마다 잘 안되어서 걱정인 분, 언어치료사인데 책을 내려고 하는데 스님의 책을 쓴 노하우를 알려달라는 분등 오늘도 다양한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그중에서도 할아버지와 너무 싸운다고 질문한 할머니는 스님과의 문답을 통해 처음에는 할머니 생각을 고집하더니 나중에는 스님의 가르침대로 기도하겠다고 하셔서 오늘 참석한 대중들을 너무나 즐겁게 해주셨고 웃을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오늘도 빠듯한 일정을 소화하신 스님께서는 내일은 창원, 울산 강연이 있기 때문에 내일은 또다시 새벽에 출발해야 합니다.

전체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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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희

이렇게 정리하여 올려 주시는 은혜..<br />정말 정말 고맙습니다..

2013-06-08 15:33:59

박재후

도기말님 감사합니다 조계사홈 가서 잘 들었습니다

2013-06-02 15:00:34

나는'나다'

부처님 손바닥 위에 핀 크고 작은 연꽃들 참 아름답습니다.<br />나와 모든 님들, 행복의 길로 가시길...

2013-06-01 12: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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